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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린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의 모습
172 | 재난 씨, 우리 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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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붕을 피한 학생들도 천장에 쌓여 있다 쏟아지는 눈에 맞아 쓰러지곤 했어요.”
그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들어온 뒷문으로 일제
히 도망쳤다. 출입문의 폭은 2.5m가량 됐지만 학생들이 문을 열려 해도 열리지
않았다. 결국 천장이 내려앉으며 창문이 깨지고 벽 사이가 갈라지자 그 사이로 학
생들이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체육관은 학생들이 서로 엉키며 아수라장이 되
었다. 서로 밀려 넘어진 뒤 머리와 발목을 밟혀 상처를 입기도 했다.
밖으로 탈출한 뒤에도 아수라장은 계속되었다. 길옆으로 치워 놓은 눈 때문에
앞에 있는 학생이 허우적거리자 뒤쪽에 학생들도 빠르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결
국 100여 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체육관 건물이 무너졌고 이로 인해 수많
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극심한 혼잡 속에서 이루어진 구조활동
체육관이 붕괴되었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곧바로 출동지령이 내려졌다. 경주소
방서는 즉시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경주시장에게
•협소한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진행 중인 모습
제10장·붕괴사고 |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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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과 대설이 초래한 지붕 붕괴
재난상황을 보고하고 사고 발생 15분 만에 경주시청에 재해대책본부가 설치되었
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당시 중앙기관과 지자체에는 다중 밀집 시설의 대형사고에 대비하여 관련 대
응 매뉴얼이 구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매뉴얼은 화재사고 위주의 내용으로 작
성되어 있었기에 이번처럼 건물 붕괴 사고에 적용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
다. 따라서 당시 경찰, 군, 사설 구조대 등의 많은 지원 인력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현장지휘소의 체계적인 조정과 통제가 미흡하여 일부 지원 인력이 독자적으로 행
동하는 등 많은 혼선이 발생하였다.
인접 지역인 울산광역시 소방본부에서도 지원 인력이 도착했다. 그러나 사고
지역은 해발 500미터의 산악 지역으로 무선교신이 원활하지 않아 기관 간 의사소
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구조대는 싸락눈과 슬러시 상태로 얼어 있는 노면 때문에 현장 진입에 어려움
을 겪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 주변은 더 미끄러워졌고 차량이 이동하기 힘들
어졌다. 다행스러운 점은 모든 구조·구급 차량에 스노우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
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좁고 결빙된 현장과 진입도로에는 경찰의 교통 통제가
•당시 극심한 교통 정체와 혼잡했던 구조현장
다중 밀집 시설 재난현장은
대형사고 매뉴얼에 구조와 대응이 최우선!
주관기관·유관기관의 재난현장 보도지침을
역할과 기능이 마련하여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현장 활동 방해
접근하기
있었다면…. 최소화!
힘든 지역이나
대규모 재난에 대비해서
광역통신이 가능한
무선통신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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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지자체와 구조기관의 차량, 그리고 취재를 위한
보도 차량이 뒤엉켜 극심한 교통 혼란이 발생하였다. 결국 붕괴 현장에 신속하게
진입할 수 없었던 구조대는 차량을 세우고 구조장비를 들고 도보로 이동해야 했
다.
한편, 현장지휘소 역시 혼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협소한 공간임에도 여러 언
론사들이 몰려들어 취재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현장 담당자는 언론사들의 쇄
도하는 질문에 대응하느라 정작 중요한 현장 지휘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다.
환자 분류와 이송이 미흡했다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울산시와 경주시에서 구급차 20여 대가 출동했다.
이중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경주시 양남 119 구조대의 구급차였다. 이들은 붕괴
된 체육관으로 진입하지 못한 대신, 본관에 대피해 있던 학생들 중에서 경상자 8
환자의 상태에 따라
사망자(흑색), 긴급(적색), 민간 구급차에 대한
의료인의 복장, 비표 응급(황색), 비응급(녹색) 등의 일원화된 통제와 관리
착용 등에 대한 규정이 인식표 부착 필요! 체계가 있었다면….
있었다면 신속한 현장
진입이 가능했을 것이다.
제10장·붕괴사고 |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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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과 대설이 초래한 지붕 붕괴
명을 이송하였다.
이후 경주시 보건소, 경상북도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의료진들이 속속 도착하
였다. 그러나 출입을 위한 비표를 착용하지 않아 보건소 직원의 현장 출입과 누가
어디에서 온 의료진인지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재난 현장의 의료인들에
대한 통일된 복장이나 비표 착용 등의 규정이 있었음에도 이를 준수하지 않아 혼
란이 가중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현장에 도착한 의료진들은 본관 출입구 쪽에 응급의료소 텐트를 설치한 뒤 응
급처치와 환자 분류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전담 인력이 부족해 구조물에 깔린
환자의 피해상태를 분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환자 이송 시에는 상태에
따른 중증도 구분을 위한 태그나 출동 처치 기록지를 부착하지 않아서 사상자 조
기 파악과 긴급 구조 활동에 혼선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피해 현장에 지원 나온
민간 구급차가 현장응급의료소의 지시와 통제에 따르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현
장응급의료소가 지정한 병원이 아닌 다른 장소로 환자를 이송하는 바람에 사상자
현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무엇이 체육관 지붕을 붕괴시켰을까?
현장 수습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사고 원인 규명 작업에 착수하였다. 당
시 경주 지역은 사고 발생 12일 전인 2월 6일부터 사고 당일까지 43.8㎝의 많은
적설량을 기록하였다. 특히 폭설이 계속됨에 따라 2월 13일 경주시는 마우나오션
리조트 측에 전화를 걸어 “쌓인 눈을 치워 달라”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