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 Trilogy — initial dataset (4 stories ko/en + 31-row scene-aligned parallel corpus)
cb0c964 verified | # 부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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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심판이었다. 트리플A에서 이십팔 년 동안, 승격도 해고도 없이, 밤 버스로 이동하는 리그의 홈플레이트 뒤에서 말이다. | |
| 어릴 때 나는 백스톱 철망에 붙어 서서 경기를 봤다. 어느 밤 원정길에 아버지가 우화를 하나 들려줬다. 심판 셋이 술집에 앉아 있는 이야기였다. | |
| 그중 첫째 심판이 자기 철학을 먼저 내놨다. "나는 있는 그대로 부른다." | |
| 둘째 심판이 받아쳤다. "나는 보이는 대로 부른다." | |
| 셋째 심판은 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내가 부르기 전에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 |
| 나는 당연히 첫째가 옳다고 했다. 공에는 위치가 있고 존에는 규격이 있으니까. 아버지는 웃으면서 마스크를 집어 들었다. | |
| "공은 측정하는 거란다. 스트라이크는 부르는 거고." | |
| 그 말이 나를 다시 찾아온 것은 삼십 년 뒤, 이사회 회의실에서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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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느 쪽 인간이 됐는지부터 말해야겠다. | |
| 열네 살 여름, 아버지가 더블A 플레이오프에서 바깥쪽 공 하나를 스트라이크로 불렀다. 삼진, 경기 종료, 어떤 스물여덟 살의 마지막 시즌 종료. 중계 그래픽은 공 반 개가 빠졌다고 그렸고, 다음 날 학교에서 애들이 그 클립을 내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 그날 저녁 식탁에서 나는 소리를 질렀다. "카메라가 봤잖아요, 아버지!" | |
| 아버지는 포크를 놓지 않고 대답했다. "카메라는 공을 봤지. 그날 밤 그 공은 스트라이크였다." | |
| 나는 그 문장을 평생 용서하지 않기로 했다. 그길로 나는 카메라의 편이 되었다. 서부로 왔고, 측정을 배웠고, 채점기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세상에서 검증기를 제일 잘 만드는 조직에 들어갔고, 거기서도 검증 인프라를 만들었고, 서른아홉에 그 회사 이사회의 최연소 이사가 되었다. | |
| 책상 위에는 아버지 것과 같은 모델의 놋쇠 인디케이터를 하나 놓아두었다. 심판이 왼손에 쥐고 엄지로 휠을 넘겨 볼과 스트라이크를 세는, 손바닥에 다 감춰지는 계수기. 값은 몇 푼 하지도 않는다. 내가 탈출한 세계의 전리품이었다. | |
| 그 무렵 아버지의 업계에는 이미 판결이 내려져 있었다. 마이너리그는 기계 판정 전면 시행. 추적 시스템의 오차는 밀리미터 단위였고, 아버지 같은 사람들의 오차는 공 반 개였다. 나는 그것을 정의라고 불렀다. 측정이 판정을 이기는 것. | |
| 우리 회사에는 그 방향을 가로막고 선 방이 하나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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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기마다 여덟 명이 모이는 그룹이 있다. 공식 명칭은 준비도 판정 그룹, 사내 별명은 부엌 내각. 설립 각서 제7조가 정한 질문 — 끝났는가 — 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AGI가 완성되었다고 판정되는 시점에 지배구조와 계약 전체가 재편된다. 그 판정을 벤치마크가 아니라 여덟 명의 서명이 한다. | |
| 내 눈에 그건 우리 회사의 홈플레이트였다. 밀리미터를 재는 조직의 한복판에, 공 반 개짜리 눈들이 마지막 콜을 쥐고 앉아 있는 것. | |
| 그래서 이사회에 들어간 첫해부터 나는 같은 안건을 올렸다. 표현은 분기마다 고쳤다. | |
| 이십육 년의 첫 판은 전면 이관이었다. 시스템이 자기 준비도를 자기가 평가하게 하라. 이십칠 년의 둘째 판에서는 한 발 물러섰다. 기계 판정을 원안으로 하되, 그룹에는 거부권만 남기자. 그해 말의 셋째 판이 챌린지 방식이었다. 그룹이 부르되, 이의가 있으면 시스템 측정에 제소한다. | |
| 셋째 판을 올리던 날 나는 아버지의 업계를 선례로 인용했다. 야구도 결국 기계에 넘겼습니다. 백오십 년 된 제도가 넘겼는데 일곱 살 된 각서가 못 넘길 이유가 뭡니까. | |
| 의장이 손을 들었다. 조용한 사람이다. 은발이고, 느리고, 반론을 하는 대신 각서 원문을 소리 내어 읽는 버릇이 있다. 그날은 각서를 읽지 않고 나에게 물었다. | |
| "넘겼다고 하셨는데, 확인해 보셨습니까. 메이저리그는 안 넘겼습니다. 기계가 재고, 사람이 부르고, 이의가 있으면 기계에 물어보죠. 야구는 측정을 넘겼지, 판정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백오십 년 된 제도가 그 선을 그은 겁니다." | |
| 회의록을 확인했다. 그가 맞았다. 내가 평생 정의라고 부른 판결은 마이너리그까지만 내려와 있었다. 꼭대기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불렀다. 나는 내 선례가 내 반대편 증거라는 것을 마흔이 되어 아버지 업계의 규정집에서 배웠다. 그날 밤 잠들기 전에 이상한 생각을 했다. 아버지는 이십팔 년 동안 왜 트리플A였을까. 측정으로는 — 채용 평가로는 — 진작에 메이저 등급이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부름이 안 왔을 뿐이다. | |
| 그 생각은 하다가 껐다. 켜 두면 어디로 가는지 알 것 같아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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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장의 낭독 얘기를 해야겠다. | |
| 내 안건이 무엇이든, 그의 응답은 각서였다. 설립자들이 회사가 아무것도 아니던 해에 쓴 문장들. 판정은 인간이 서명한다, 는 취지의 제7조와 그 주변부를, 그는 분기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읽었다. 나는 그게 지는 것보다 싫었다. 논증에는 논증으로 지고 싶었다. 낭독은 논증이 아니니까 이길 수도 질 수도 없었고, 그래서 변하는 쪽은 언제나 나뿐이었다. 내 안건은 판을 거듭하며 정교해졌고 그의 낭독은 한 글자도 안 변했다. 그 비대칭이 나를 미치게 했다. | |
| 한번은 회의가 끝나고 복도에서 따라가 물었다. 비꼬려던 건 아니고, 정말 궁금했다. | |
| "매번 낭독하시는 거, 그거 좀… 예배 같지 않습니까." | |
|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우리 아버지가 목사셨습니다. 신자 스무 명짜리 교회의. 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 성사는 회중의 크기와 무관하게 유효하다." | |
| 나는 그 답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몇 달 동안 그렇게 생각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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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십팔 년 이월, 나는 마지막 판을 가져갔다. 표결로 가지 말고 실험으로 갑시다. 시스템에게 메모를 시켜봅시다. 제7조가 요구하는 그 판정문을. 초안이 형편없으면 이 안건은 영구히 접겠습니다. | |
| 거절할 명분이 없어서 그들은 허락했다. | |
| 초안은 사십 초 만에 왔다. | |
| 열여섯 명이 십 분 동안 아무 말 없이 읽었다. 흠이 없었다. 판정 그룹이 칠 년 동안 열아홉 번 좌초한 자리들 — 능력으로 정의하면 도착이 매 분기 다시 도착하는 문제, 완성의 정의가 순환하는 문제 — 을 세 문장씩으로 건넜고, 증거는 정확했고, 문체는, 이게 제일 아팠는데, 겸손했다. 나는 읽으면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십사 년 동안 준비한 판결문이었다. 측정이 판정을 이기는 순간의. | |
| 마지막 장을 넘기니 서명란이 있었다. 각서 제7조의 서식 그대로, 여덟 줄. | |
| 여덟 줄이 비어 있었다. | |
| 그 빈 줄을 보는데 소리가 하나 들렸다. 회의실에는 없는 소리였다. 공이 미트에 박히는 소리. 열네 살의 나는 백스톱 뒤에서 그 소리를 수천 번 들었다. 공이 박히고, 그리고 반 초가 있다. 공은 이미 어딘가를 지나갔고, 미트는 이미 울렸고, 그런데 세계는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반 초. 측정은 끝났고 사건은 시작되지 않은 시간. 그 반 초를 끝내는 것은 데이터가 아니다. 마스크 쓴 사람의 목이다. | |
| 완벽한 초안은 미트 소리였다. 그리고 회의실은 반 초 속에 앉아 있었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문서는 — 내 평생의 논거를 완성한 그 문서는 — 아직 아무것도 아니었다. | |
| 나는 내 안건을 내 손으로 내렸다. 왜냐고 여럿이 물었고, 그때는 설명을 못 했다. 지금은 한다. 나는 그 방에서 셋째 심판의 문장을 이해해버린 것이다. 서른 해 늦게, 최악의 타이밍에, 내 실험의 성공이 증명해 준 내 전제의 실패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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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와 승복은 다르다. 나는 실재론자로 자란 사람이라, 느낌으로는 승복하지 않기로 했다. 측정으로 승복하고 싶었다. | |
| 그래서 그해 가을, 데이터 쪽에 내가 직접 청했다. 우리 것 말고, 세상 쪽 장부들을 보자. 집계된 위임 곡선 — 수백만 계정에서 승인 없이 실행되는 작업의 비율이 몇 분기째 로그 스케일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계정마다 변곡점이 있을 것이다. 물어보던 것을 물어보지 않게 된 문턱의 날짜. 그 날짜들의 히스토그램을 뽑아 달라고 했다. 어느 주엔가 몰려 있을 것이다. 그 주가 완성일이다. 그러면 판정은 발견이 되고, 발견은 기계가 하면 되고, 나는 내려놓은 안건을 다시 들 수 있다. | |
| 히스토그램은 평평했다. | |
| 수백만 개의 문턱이 세 해에 걸쳐 고르게 흩어져 있었다. 발표일 효과도, 계절도 없었다. 요일로 갈라 보면 화요일이 아주 조금 많았는데, 오차 안이었다. 나는 그 평평한 그림을 오래 들여다봤다. 실재론자가 읽을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문장이 거기 인쇄되어 있었다. 완성일은 단수 명사가 아니다. 그 날짜는 진작에, 전부 다른 날에, 아무 발표 없이 지나갔다. 계정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홈플레이트 뒤에서 저마다의 콜을 했다. 어떤 화요일 아침, 보고 세 줄을 읽고 커피를 내리다가, 누군가 아무 소리 없이 스트라이크를 불렀다. 수백만 명의 심판이 수백만 개의 날짜에. | |
| 세계는 측정을 마친 공들로 가득했고, 부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그룹의 일은 그중 마지막 콜 하나였다. 제일 큰 콜도 아니었다. 제일 늦은 콜이었다. | |
| 판정 그룹의 스무 번째 초안은 의장이 썼다. 칠 년을 좌초시킨 정의 조항을 끊은 것은 우아한 문장이 아니라 시제였다. *본 판정은 완성을 선언하지 아니하며, 이미 분산적으로 발생한 완성을 추인한다.* 증거 섹션에 벤치마크는 없었다. 위임 곡선 네 개와, 내 평평한 히스토그램이 들어갔다. 내 십사 년에서 판정문에 도달한 유일한 산출물이 그 그림이라는 사실을 나는 꽤 오래 곱씹었다. | |
| 서명일은 십일월 마지막 화요일이 되었는데, 이유는 이사회 캘린더였다. 나는 서명자가 아니어서 벽 쪽에 앉아 봤다. 여덟 명이 제7조를 한 절씩 돌아가며 읽었고, 읽은 사람이 만년필로 서명했다. 낭독인지 서명인지 구분이 없었는데, 보다 보니 원래 구분이 없는 것이었다. 누가 샴페인을 가져왔고, 아무도 따지 않았다. | |
| 발표가 난 주에 나는 뉴스를 박스스코어 읽듯 확인했다. 우리 기사는 사흘 동안 여섯 번째였다. 제일 많이 공유된 논평 제목은 "그들은 삼 년째 완성을 발표하고 있다"였다. 히스토그램을 뽑아 본 사람으로서, 반박할 마음이 안 생겼다. 주가는 이 퍼센트 움직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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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듬해 그룹이 여덟에서 열둘로 늘 때, 의장이 나를 불렀다. 판정은 끝났는데 안건은 폭증하고 있었다. 이것은 시스템이 스스로 결정하면 안 되는 일인가 — 그 질문은 완성 뒤에 오히려 번식했다. 의장은 새로 느는 네 자리 중 하나에 들어오라고 했다. 병목을 없애자던 사람한테 병목의 의자를 권하는 게 재미있으신 모양이었다. | |
| 내가 수락하자, 왜 수락했느냐고 그가 물었다. 격식 차린 자리도 아니었는데, 나는 격식을 차려 대답할 뻔하다가 그냥 사실을 말했다. | |
| "출력에는 서명란이 없더라고요. 그 완벽한 초안도 자기 서명란은 못 채우던데요." | |
| 첫 회의에서 의장은 항저우에서 온 편지를 회람시켰다. 채점의 채점에 관해 언젠가 얘기하고 싶다는, 창문 없는 방을 짓고 있다는 평가 연구자의 편지였다. 닫히는 시대에 마지막까지 열려 있을 문이 어느 문인지, 그 편지를 돌려 읽는 손들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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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이월에 톨리도에 갔다. | |
| 아버지는 은퇴했고, 주말마다 대학 리그에서 무보수로 마스크를 쓴다. 기계 판정이 표준인 세대의 애들 앞에서, 목으로 부르는 마지막 세대의 심판이. 경기가 끝나고 주차장에서 아버지가 물었다. 그래서, 너희 회사 그거, 그게 왔니. | |
| 나는 대답했다. 왔어요. 근데 온 줄은 아무도 몰라요. 날짜도 없어요. 세어 보니까 수백만 개예요. 전부 다른 날이에요. | |
| 아버지는 프로텍터를 트렁크에 던져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놀라는 기색이 전혀 없어서 내가 오히려 놀랐다. | |
| "부르기 전엔 아무것도 아니야." 아버지가 말했다. "우리 업계에서는 백오십 년 전부터 그게 정설이란다." | |
| 돌아오는 차에서 나는 책상 위의 인디케이터를 생각했다. 전리품이라고 부르던 물건. 다음 분기 첫 낭독 때 그것을 주머니에 넣어 갔다. 무엇을 세려던 건 아니고, 그냥 — 연장은 쥐는 사람의 직업을 따라온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아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