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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휴양 관광지 제주도, 이곳의 |
겨울은 육지에 비해 짧고 따뜻한 것이 특징이다. 기상청이 관측한 이래 제주시 |
도심에서 10cm 이상 눈이 쌓인 것은 약 다섯 차례, 이 중 가장 많은 눈이 |
쌓인 것은 1984년 1월의 13.9cm가 최고였다. 그런데 2016년 1월 23일 |
제주도에서는 한파와 강한 바람이 불면서 많은 눈이 오기 시작했다. 이날 내린 |
눈은 오후 8시쯤 최대 12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1984년 이후 32년 만에 |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것이다. |
이날 제주공항에서는 폭설과 난기류로 인한 기상특보가 발효되면서 1월 |
23일 오후 5시 50분부터 활주로 운영과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되었다. |
항공기 운항 중단이 지속되면서 공항 내 체류객에 대한 구호물품과 숙소, |
이동수단 등이 부족해 많은 불편이 발생하였다. 특히 일부 항공사가 운항재개 |
를 하기 위해 항공권을 선착순 배부하기 시작하면서 공항 내부는 아수라장을 |
방불케 했다. 당초 1월 25일 오전 9시까지로 예고됐던 활주로 폐쇄는 한 차례 |
연장되었고, 결국 약 50여 시간 만인 오후 8시부터 항공기 운항을 재개할 |
수 있었다. 불편을 겪은 관광객은 약 8만 6천여 명. 이 유례없는 대규모 고립 |
사건은 체류객을 고려한 재난구호시스템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었다. |
제2장·대설 | 0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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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로 인한 8만여 명의 공항 고립 사태 |
구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체류객들 |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의 고립 첫날인 1월 23일, 항공기 결항이 속출하자 공항 |
카운터는 승객들의 문의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휴대전화는 사용자 폭주로 한동안 |
먹통이 되었고 곳곳에서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충전을 위한 콘센트 선점 경쟁 |
이 시작되었다. 의자 대신 사용할 공항 카트를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도 벌어졌다. |
몇몇 사람들은 바닥에 깔 대형 박스를 공수하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기도 했다. 공 |
항 내 편의점의 식료품은 순식간에 동이 나 버렸다. |
해가 지자 공항 내 체류객을 위한 생수 수십 박스가 조달되었지만 턱없이 부족 |
했다. 어둠이 내려앉자 사람들은 공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버스와 택 |
시 정류장은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정류장에 버스 한 대 |
가 들어오자 어림잡아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 |
같은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아수라장에 외마디 비명들이 터져 나왔다. 누군가 외 |
쳤다. |
“어딜 가든 여길 빠져나가야 해!” |
체류객들에게 재난상황 정보와 숙소, |
이동수단 등의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
비행기 장기결항으로 |
평상시 도서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충분한 |
인한 불편을 |
구호물자를 비축해 두어야 한다. |
해소하려면? |
•2016 1월 제주공항 대합실의 체류객들 |
036 | 재난 씨, 우리 헤어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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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주공항 기능 마비 |
1월 23일부터 시작된 비행기 결항과 탑승 대기로 인해 공항 내 체류객은 최대 |
1,600여 명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24일 오전까지 항공기 결항 사태에 대한 상 |
황 정보와 교통, 숙박 등의 지원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모포와 간식 지원 등의 |
구호 활동도 미흡하여 체류객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
당시 국내 재난구호시스템은 지자체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구호 활동을 전 |
개하도록 이루어져 있었다. 따라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구호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2014년에 |
「공항 체류관광객 대응체계 구축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이 계획은 최대 500 |
명을 기준으로 수립되었기에 당시 고립 사태에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
이었다. 공항공사와 항공사의 비상대응시스템도 문제였다. 대부분 공항 활주로와 |
항공기 정상 운영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에 기상악화로 인한 공항 내 장기 체류자 |
에 대한 보호조치는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는지 답답해 미치겠어요.” |
“공항에서 밤을 새워야 하는데 담요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
•대기번호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선 체류객들 |
제2장·대설 | 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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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로 인한 8만여 명의 공항 고립 사태 |
불편을 가중시킨 탑승안내시스템 |
항공기 결항으로 발생한 체류객들은 이후 운행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좌석 |
을 예약하게 된다. 제주공항의 고립사태 당시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 |
시아나항공은 기존 예약순서에 따라 탑승 3시간 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
로 알렸다. 공항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게 유도한 것이다. 그러나 저비용 항공사 |
들의 조치는 이와 달랐다. |
당시 저비용 항공사들은 공항에서 대기하던 승객들에게 선착순으로 좌석을 배 |
부하였다. 그 결과 조금이라도 일찍 돌아가고 싶은 체류객들이 대기 순번표를 받 |
기 위해 공항에서 계속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오랜 기다림에 지쳐 화 |
가 머리끝까지 치민 체류객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저비 |
용 항공사들은 재난상황에 대비한 문자시스템을 구축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
방법을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결국 대기번호를 받기 위한 체류객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고 공항의 모든 카 |
트는 의자로 이용되었다. 체류객들이 즐비한 공항은 밤이 되면 마치 난민촌처럼 |
변해 갔다. 일부 체류객들은 종이박스로 집을 짓기도 했고 가지고 있던 텐트를 설 |
치하기도 했다. 난간과 가방 위에는 빨래가 걸려 있었다. |
- 공항공사와 지자체가 사전에 협력 |
기상악화로 비행기 결항이 |
- 저비용 항공사의 항공권 발권 시스템 |
또 발생한다면? |
개선 |
038 | 재난 씨, 우리 헤어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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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주공항 기능 마비 |
당시 제주공항에서 체류객들의 대규모 노숙 사태가 벌어진 이유 중에는 공 |
항을 빠져나갈 수 있는 대중교통이 부족한 측면도 있었다. 제주공항은 도심과 |
4~5km 정도 떨어져 있었으므로 영하의 한파 속에서 도보로는 이동하기 힘든 상 |
황이었다. 대중교통과 택시 등은 심야시간에는 운행이 종료되었고, 일부 택시는 |
도심까지 턱없이 비싼 요금을 받아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
늦었지만 큰 힘이 되었던 유관기관들의 협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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