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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굴착기의 요란한 굉음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콘크리트 더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육중한 굴착기의 무게에 눌린 콘크리트들
이 내려앉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콘크리트 판이 몸을 압박해 왔
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머리 위로 한줄기 햇살이 비쳐들었다. 포크레인이 그
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 판을 들어올린 것이다. 박승연 씨는 있는 힘껏 외쳤다.
“살려 주세요!”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더니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거기 사람 있어요?”
“여기 사람 있어요. 살려 주세요!”
구조대원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손으로 콘크리트 조각을 파냈다. 그
러자 조그만 공간이 생겼고 드디어 그녀는 지상으로 끌어올려졌다. 그때는 붕괴
이후 16일이 지난 뒤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심하게 다친 곳이 없었다. 반
드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이 그녀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준 것이다. 그날 구조된
박승연 씨는 이 참혹한 붕괴사고의 마지막 생존자였다.
장기적인 관점의 사고 수습이 필요하다
삼풍백화점 붕괴 후 한 달이 지나면서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남은 건물의 철거
문제가 대두되었다. 정부는 사고 발생 22일이 경과한 시점에 기존 사고대책본부
를 ‘삼풍사고수습대책위원회’로 전환하였다. 이 수습대책위원회에서는 ‘생사 미확
인 실종자 관리, 잔여 건물 철거, 보상을 위한 사실 확인과 보상 업무 추진’을 담당
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보상 문제의 경우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가 남아 있었고, 발견된 시
신의 수와 신고된 사망자 수에 차이가 있었다. 또한 붕괴 사고의 책임자인 삼풍백
제10장·붕괴사고 |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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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백화점 건물 붕괴
화점 측의 재산만으로는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없었는데, 조속한 보상을 위
한 재원 확보 문제와 삼풍백화점 측 재산에 대한 관리 문제도 불거졌다.
잔여 건물 철거는 제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었
다. 하지만 사망자 발굴 문제와 관련된 실종자 가족들의 반대로 계속 미루어지고
있었다.
“실종자의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를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
해 철거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았고, 한여름의 찌는 듯한 무더위가 계속되
고 있었다. 1995년 여름,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대표적인 재난 사례로 기록되었다. 두 번 다시 같은 사고를 되풀
이 하지 않기 위해서 국민 모두가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안전 최우선의 생활 습
관을 길러나가야 한다.
실종자 신원 확인, 사고 원인 조사,
보상업무 등을 담당할 전문위원회를
사전에 확보했다면
사고 발생 직후부터 장기적인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은 발생하지
재난수습 준비를 병행했다면
않았을 것이다.
피해자의 심적 아픔을
줄일 수 있었다.
168 | 재난 씨, 우리 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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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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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부실시공과 대설이 초래한 지붕 붕괴
2014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프롤로그
그해 경주의 겨울은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다. 아이들은 온 세상을 가득 덮은
눈에 즐거워했고 관광객들은 천 년의 도시 경주의 설경에 감탄했다. 그러나
경주시 재난 담당 부서의 직원들은 계속되는 비상근무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2014년 2월 6일부터 17일까지 경주지역은 43.8cm의 기록적인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2월 11일 경주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실내
체육관 지붕이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다음
날에는 한 공장의 지붕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가 계속되자
경주시에서는 관내 주요 건축물의 관리 담당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눈이 많이 오니 지붕에 쌓인 눈을 치워 주세요.”
그러나 예상 밖의 장소에서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2월 17일 오후
9시 5분경. 한 대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진행되던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 사고로 10명이
사망했고 중상 2명 등 총 1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붕괴 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더 치명적인
요인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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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과 대설이 초래한 지붕 붕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체육관 지붕
2014년 2월 17일 오후 3시 30분경, 부산외국어대학교의 신입생 1천 12명이 총
학생회가 주관하는 1박 2일 일정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마우나오션리조
트에 도착했다. 오후 7시경 저녁을 먹은 아시아학과 학생 560명은 숙소에서 저녁
행사 장소인 실내 체육관으로 향했다. 이들만 따로 모인 것은 아시아학과 학생들
이 단과대학 단위의 행사를 계획했기 때문이었다.
오후 8시 10분경 한창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되는 가운데 ‘쿵’ 하는 소리가 들렸
다. 일부 학생은 이 소리를 들었지만, 레크리에이션에 집중하던 대부분의 학생들
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잠시 뒤 뒤쪽에 앉아 있던 한 신입생은 체육관 천장이 물
결처럼 출렁이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레크리에이션이 한창이라 순간적으로 ‘이
것도 특수효과의 일종인가?’라고 생각했다. 체육관 지붕은 출렁인 뒤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곧 도미노가 넘어지듯 무대 앞쪽부터 순차적으로 체
육관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지붕이 앞에서부터 무너져 내리자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
며 도망쳤다.
“천장이 V자로 꺾여 내려오면서 밑에 있는 학생들이 지붕에 깔려 다쳤어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