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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상원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7. 10. 선고 98노14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변호인의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전무이사로 근무하다가 1995. 4. 13.부터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자인바, 1995. 12. 23.경 서울 마포구 소재 위 회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2로부터 승강기 설치대금 136,000,000원 중 금 79,000,000원을 수령하여 회사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그 임무에 위배하여 그 중 금 41,840,000원을 피고인의 채무변제 등으로 임의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인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과 같이 회사를 위하여 보관 중이던 금원을 피고인의 처 등에게 교부하여 임의소비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시한 다음, 피고인이 위 회사에 대하여 금 211,193,950원 상당의 채권을 가지고 있어서 위 금원으로 그 채권의 변제에 충당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위 횡령금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여지는 이상, 피고인이 위 회사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채권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우선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에 의하여 인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위 회사가 공소외 3 주식회사에게 판매한 승강기대금 중 금 79,000,000원을 지급받아서 그 중 금 41,840,000원을 피고인의 개인용도에 소비하고 나머지 금원은 종업원들의 퇴직금 등으로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피고인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 회사에 대하여 금 211,193,950원 상당의 양도대금채권을 가지고 있어서 위 추심한 금원으로 그 채권의 변제에 충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그에 대한 자료들도 기록상 제출되어 있다.
그런데 회사에 대하여 개인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는 회사 소유의 금전으로 자신의 채권의 변제에 충당하는 행위는 회사와 이사의 이해가 충돌하는 자기거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승인 등의 절차 없이 그와 같이 자신의 회사에 대한 채권을 변제하였더라도 이는 대표이사의 권한 내에서 한 회사채무의 이행행위로서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위 회사에 대하여 양도대금채권을 가지고 있고, 위 추심금 중 일부를 그 채권의 변제에 충당하였다면, 그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대표이사의 권한 내에서 한 회사채무의 정당한 이행행위로서 유효하고,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입증자료들도 제출하고 있는 이상, 그 주장하는 양도대금채권이 과연 존재하는지, 그리고 존재한다면 그 정확한 액수는 얼마인지 여부와 피고인이 위 추심금의 일부를 임의사용한 행위를 위 채권의 변제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보다 충분한 심리를 한 연후에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나아가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위 추심금의 일부를 임의소비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에게는 위 횡령금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한 후, 피고인이 위 회사에 대하여 양도대금채권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함으로써 곧바로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결국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1995. 3. 14. 선고 95도59 판결은, 일단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업무상 보관 중이던 타인의 금전을 횡령하여 횡령죄가 성립한 이후 횡령행위자가 물건의 소유자에 대한 기존 채권을 주장하면서 그 횡령금채무의 상계를 주장하는 것은 횡령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로서 이 사건과는 구체적인 사안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위 판례를 인용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원심의 잘못을 지적하는 변호인의 상고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변호인의 다른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영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1998. 6. 3. 선고 98노82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인바,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0. 13. 선고 97도3337 판결, 1997. 6. 27. 선고 95도1964 판결, 1996. 11. 12. 선고 96도221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구 새마을금고법(1997. 12. 17. 법률 제54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는 새마을금고의 사업목적으로서 새마을금고 회원들에 대한 대출만을 허용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7조는 비회원이 새마을금고의 사업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 중 특히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서 비회원에게 대출을 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고, 새마을금고 임직원이 위와 같은 새마을금고의 사업목적을 벗어난 행위를 하게 되면 같은 법 제66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공소외 주식회사 새마을금고의 정관에도 새마을금고법과 같은 내용의 규정이 있고, 공소외 주식회사는 금고의 회원이 아니며, 위 금고의 정관 제72조에 의하면 금고의 회원에 대한 대출이라도 대출심사위원회의 심사결정을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러한 절차도 밟지 아니한 채 비회원인 회사로부터 아무런 담보도 제공받지 아니하고 대출을 하여 주었다면, 결과적으로 위 대출금이 모두 금고의 회원인 회사근로자들에게 상여금으로 모두 입금·처분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금고의 회원이 아닌 위 회사의 일방에만 긴급하게 금고의 자금을 유용하도록 하여 주는 행위에 불과하여 피고인의 행위가 회원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이라는 새마을금고의 궁극적인 목적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대출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로 피고인의 정당행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새마을금고법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형법이 정하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 [1] 형법 제20조 / [2] 형법 제20조 , 구 새마을금고법(1997. 12. 17. 법률 제54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27조, 제66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지형
【원심판결】
수원지법 성남지원 1998. 11. 25. 선고 98고합18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2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항소이유보충서 기재 항소이유 포함)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보자등록신청서에만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였을 뿐이고 선거인들에게 배부된 선거공보 등에는 허위의 학력을 전혀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의 학력을 게재하여 공표한 것이 아니고 이에 대한 고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학력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선거법'이라 한다)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
여러 가지 양형 사정에 비추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8. 6. 4. 실시된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하남시 (동이름 생략) 선거구의 시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된 자로서, 사실은 남원시 월락초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인 사실, 피고인은 1998. 5. 19. 하남시 신장 2동 소재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내에서 하남시의회 의원 후보자 등록을 하면서, 후보자등록신청서의 학력란에 '고졸(남원농업고등학교 68년도 졸업)'이라고 기재하여 제출한 사실 및 같은 날부터 1998. 6. 3.까지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 게시판에 위와 같은 내용이 공고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점에 대해서는 피고인도 자백하고 있으므로, 위 후보자등록신청서에 기재한 내용이 허위이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공표되었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렇다면 나아가 과연 피고인이 위와 같이 후보등록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제출할 당시에 위와 같은 허위의 내용이 공고된다는 데 대한 고의가 있었는가, 그리고 피고인에게 당선될 목적이 있었는가 하는 이 사건 쟁점에 관하여 본다.
선거법 제250조 제1항 소정의 '공표'라 함은 그 수단이나 방법의 여하를 불문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하고, 행위자 스스로 직접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허위 사실을 알리는 것을 요하지 아니하며 단 한 사람에게 알리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 것이 예견될 때에는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1) 공직선거 후보자가 선거법 제49조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등록신청서를 작성하여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이를 심사하여 수리한 다음 선거법 제55조의 규정에 따라 위 신청서에 기재된 그대로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 4]의 6호 서식에 의한 공고문을 작성하여 선거관리위원회 게시판에 이를 공고하여야 하도록 되어 있는 점, (2) 그리고 그와 같은 공고 내용의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위 후보자등록신청서 서식 하단의 작성방법 제3항에는 '학력은 최종 출신학교명과 그 졸업 또는 수료 연한을 명확하게 사실 그대로 기재'하여야 한다고 주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점, (3) 위와 같은 공고는 공식적인 것으로서 선거인들이 이를 볼 수도 있고 특히 언론기관에서는 위와 같은 공고 내용을 그대로 인용 보도하게 되며, 피고인의 경우도 지역신문인 교차로저널에서 피고인이 제출한 후보자등록신청서에 기재된 것에 근거하여 공고된 내용에 따라 고졸이라는 허위의 학력을 그대로 전재·보도하여 선거인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또한 후보자 경력 방송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방송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4) 피고인은 선거공보나 선거벽보에는 초등학교 졸업이라는 실제 학력을 기재하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비롯하여, (5) 선거법 제250조 제1항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 등을 공표하여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인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후보자등록신청서를 작성·제출함에 있어서 거기에 기재된 내용이 그대로 공고됨으로써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외 불특정·다수의 사람에게 알려질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충분히 예견하였다고 보이므로, 그와 같이 공고된다는 데 대하여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볼 것이다.
또한,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선거법위반죄에서 '당선될 목적'은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할 것인데, 위에서 본 여러 사정을 비롯하여 이 사건에서 나타난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허위 표시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볼 때 피고인이 위와 같이 허위의 학력을 기재한 후보자등록신청서를 제출함에 있어서 피고인이 당선될 목적이 있었다고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그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수단·방법, 범행의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2,000,000원의 형으로 처단한 것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에 관한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이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모두 원심판결의 그것과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여기에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선거법 제250조 제1항(벌금형을 선택하고, 허위의 정도 및 이번 선거에서 차점자로 낙선한 이 사건 고소인 이상호와의 표차가 불과 수십표밖에 안 되어 이 사건 허위 학력 공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므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당선무효형을 선고한다).
2.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3.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환(재판장) 황정근 이균용 |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0조 제1항 ,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0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법무법인 대륙 담당변호사 함승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8. 26. 선고 98노197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이 적용한 법률에 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판결은, 피고인들이 컴퓨터통신정보제공자로 일하고 있는 공소외 1과 공모하여, 1997. 4.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컴퓨터정보통신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BIG'이라는 사설게시판을 개설하여 수수료를 받고서 음란한 영상화면을 수록한 컴퓨터 프로그램파일 73개를 컴퓨터 통신망을 통하여 전송하는 방법으로 판매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법 제243조, 제30조를 적용하여 유죄로 판결하였다.
그러나 형법 제243조는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서 피고인들이 판매하였다는 컴퓨터 프로그램파일은 위 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2의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형법 제243조의 규정을 적용하여 유죄의 판결을 한 데에는 위 형법 제243조의 음화판매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천경송 지창권(주심) 신성택 | 형법 제243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1998. 10. 22. 선고 98고합18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국선변호인 및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피고인은 컴퓨터와 프린터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하여 원심 판시 각 통화들을 복사하였을 뿐, 행사할 목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그 판시의 통화위조죄를 저질렀다고 사실을 그릇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고, 둘째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한국은행 발행 10,000원권 지폐와 20$권 미화를 스캐너를 이용하여 컴퓨터에 입력하고 이를 칼러프린터기로 인쇄하는 방법으로 4회에 걸쳐 위 10,000원권 49매, 위 20$권 22매를 인쇄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통화위조죄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위와 같이 통화를 인쇄한 것만으로 부족하고, 이를 통화로 '행사할 목적'이 있어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위 인쇄된 통화들의 행사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인쇄지의 앞, 뒷면을 정확하게 맞추어 인쇄한 뒤 지폐의 형태로 몇 매를 가위로 자른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같은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컴퓨터 및 프린터기를 조작하여 인쇄하다 조잡하게 인쇄되어 버린 용지들을 찢거나 인식불가능하게 처리하지도 않은 상태로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린 사실(실제로 미합중국 공군비행장 군산기지 내 쓰레기처리장에서 피고인이 버린 인쇄용지들이 발견됨으로써 이 사건 범행이 인지되었다.), 더군다나 1998. 3. 6. 위 쓰레기처리장에서 인쇄용지들과 함께 피고인의 은행거래내역서 및 안전교육필 증명서가 같이 발견되는 바람에 위 은행거래내역서 등을 근거로 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사실, 또한 1998. 1. 20. 처음으로 화폐들이 인쇄된 인쇄용지가 발견된 이후 수개월 동안 위 미군기지 근처에서 위조화폐가 사용된 흔적이 전혀 없었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행사할 목적으로 이 사건 통화들을 위조하려고 하였다면, 위조를 하려다 남긴 위와 같은 증거물들을 피고인의 신원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은행거래내역서 등과 함께 버린다는 것은 건전한 상식에 반한다 할 것이고, 오히려 컴퓨터와 스캐너 및 프린터기의 세팅을 최적의 상태로 하기 위하여 지폐를 인쇄하였다는 피고인의 변소에 수긍이 간다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화폐를 양면으로 정확하게 인쇄하여 지폐의 형태로 잘랐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행사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그릇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국선변호인 및 변호인의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당원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1. 1998. 1. 19. 시간미상경 군산시 옥서면에 있는 미합중국 공군 군산기지 내 피고인의 주거인 군인숙소 D에서 그 곳에 설치된 피고인 소유의 스캐너(ASTRA200S)를 이용하여 한국은행 발행 10,000원권 지폐 양면의 형상을 펜티엄급 컴퓨터에 입력한 다음, 위 컴퓨터를 조작하여 칼러프린터기(HP DESKJET 720C SERIES)로 복사지에 위 지폐의 양면을 복사하는 방법으로 통용되는 대한민국의 10,000원권 지폐 48장을 각 위조하고, 2. 같은 해 2. 5. 시간미상경 같은 장소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20$권 미화의 양면을 복사하여 내국에서 유통하는 외국의 지폐인 20$권 미화 3장을 각 위조하고, 3. 같은 달 15. 시간미상경 같은 장소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통용하는 대한민국의 10,000원권 지폐 1장과 내국에서 유통하는 외국의 지폐인 20$권 미화 11장을 각 위조하고, 4. 같은 해 3. 초순 시간미상경 같은 장소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내국에서 유통하는 외국의 지폐인 20$권 미화 8장을 각 위조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함은 앞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천호(재판장) 김진상 김정호 | 형법 제207조 제1항 , 제2항 , 형사소송법 제325조 , 제364조 제6항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8. 7. 선고 97노74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소외 1,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서의 기재와 검찰주사보가 작성한 공소외 1, 공소외 2와의 전화통화내용을 기재한 수사보고서에 대하여, 공소외 1, 공소외 2가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데다가 그 각 진술서 중 공소외 2 작성의 일부 진술서의 필체가 공소외 1 작성의 진술서의 필체와 유사하게 보이나 이것만으로는 공소외 2 작성의 진술서의 진정성립을 부정할 수 없고 그 각 진술서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다고 보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있다고 인정하여 이를 유죄의 증거로 명시하고 있다.
먼저 위 공소외 1, 공소외 2 작성의 각 진술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진술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정하여 진술을 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진술 또는 서류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경우에 한하여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원진술자의 진술 없이도 증거능력을 가지는바, 여기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1995. 6. 13. 선고 95도523 판결, 1997. 4. 11. 선고 96도286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수사기록 및 공판기록에 편철된 공소외 1, 공소외 2 작성의 각 진술서는 각 그 작성자인 공소외 1, 공소외 2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데다가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기재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보여져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졌다고 보여지므로 위 각 진술서는 증거능력이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나 검찰주사보가 작성한 공소외 1, 공소외 2와의 전화통화내용을 기재한 수사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검찰주사보가 작성한 위 각 수사보고서는 수사기관인 검찰주사보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 대한 고소보충 기타 참고사항에 관하여 조사함에 있어서 그들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그 대화내용을 문답형식으로 기재한 후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없이 위 검찰주사보만 기명날인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검찰주사보 작성의 각 수사보고서는 전문증거로서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에 의하여 제311조 내지 제316조에 규정된 것 이외에는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인데, 위 각 수사보고서는 제311조, 제312조, 제315조, 제316조의 적용대상이 되지 아니함이 분명하므로, 결국 제313조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여야만 제314조의 적용 여부가 문제될 것인바, 제313조가 적용되기 위하여는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그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위 각 수사보고서에는 검찰주사보의 기명날인만 되어 있을 뿐 원진술자인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각 수사보고서는 제313조에 정한 진술을 기재한 서류가 아니어서 제314조에 의한 증거능력의 유무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할 것이고, 이는 검찰주사보가 법정에서 그 수사보고서의 내용이 전화통화내용을 사실대로 기재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이와 다른 원심 판단은 위 각 수사보고서의 증거능력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 각 수사보고서를 제외하고 증거능력 있는 다른 증거들의 신빙성을 따져 이 피고사건에 대하여 각 범죄의 증명이 있는지를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
2.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수시로 중국에 드나들면서 실크무역업을 하여 오던 중, 사실은 정당한 초청서류를 구비하여 중국교포들을 한국에 초청하여 입국시켜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4. 5. 초순 일자불상경 중국 연길시 ○○○○○○공사 사무실에서 무역공사 총경리 공소외 1에게 중국교포들을 차질 없이 한국에 초청하여 그들이 한국에 입국하면 직장까지 알선하여 주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동인과 동인이 모집한 중국교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초청하여 주기로 약속한 후 위 공소외 1로 하여금 그 무렵부터 같은 해 11. 중순경까지 사이에 중국 연길시 일원에서 한국 초청을 희망하는 중국교포 피해자 공소외 3 등 39명을 모집하게 하여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위 공소외 3 등이 공소외 1에게 한국초청 대가로 지불한 수수료 중 일부를 공소외 1로부터 같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위 ○○○○○○공사 등지에서 직접 수령하거나 자신의 중국은행 서울지점 예금계좌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을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공소장 및 공소장변경신청서에 피기망자로 적시된 공소외 1을 바로 피해자로 인정하여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처벌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 자체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3 등이 공소외 1에게 한국초청 대가로 지불한 수수료는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합계 금 331,274위안이라는 것이고, 그 중에서 피고인이 직접 수령하거나 자신의 예금계좌로 송금받아 편취하였다는 같은 범죄일람표 (2) 기재 금액은 합계 금 339,954위안 및 8,145달러라는 것인데, 통상의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 또는 기망을 당한 자가 지불한 것을 초과하여 재물을 편취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원고가 공소외 1로부터 직접 수령하거나 송금받은 그 구체적 내역을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은 벌써 이 점에서 그 이유가 모순되는 등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원심은, 원심에서의 1998. 7. 13.자 공소장변경에 의하여서도 검사는 여전히 피기망자를 공소외 1, 피해자를 공소외 3 등 39명으로 하였는데도(제1심판결은 피기망자를 공소외 1, 피해자를 공소외 3 등 39명으로 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벌하였다)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피기망자 겸 피해자를 공소외 1로 하여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포괄일죄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처벌하였다. 그러나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판단에 앞서, 이 사건 공소사실의 피해자가 과연 누구인지, 피해자가 초청희망 중국교포라면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16 피해자 이외에 순번 17번 기타 성명불상자 23명 금액 96,609위안 기재 부분은 과연 각 피해자와 피해자별 피해액에 대한 공소사실이 특정된 것인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수수료 금 331,274위안을 초과하는 같은 범죄일람표 (2) 기재 금 339,954위안 및 8,145달러는 피고인이 위 공소외 1로부터 어떤 명목으로 수령한 것인지 여부를 심리하여 보고, 나아가 원심판결과 같이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피기망자 겸 피해자를 공소외 1로 보아 처벌하려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여야 할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과연 원심과 같이 피해자를 달리 인정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는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여 본 후에, 피고인에 대한 유죄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을 지적하여 두고자 한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사소송법 제314조/ [2]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제314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영대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9. 2. 선고 98노146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준강도는 절도범인이 절도의 기회에 재물탈환, 항거 등의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이므로, 그 폭행 또는 협박은 절도의 실행에 착수하여 그 실행중이거나 그 실행 직후 또는 실행의 범의를 포기한 직후로서 사회통념상 범죄행위가 완료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될 만한 단계에서 행하여짐을 요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84. 9. 11. 선고 84도1398, 84감도214 판결 참조).
원심이,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서 절도범행을 마친지 10분 가량 지나 피해자의 집에서 200m 가량 떨어진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서 피고인을 절도범인이라고 의심하고 뒤쫓아 온 피해자에게 붙잡혀 피해자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피해자를 폭행한 것은 사회통념상 절도범행이 이미 완료된 이후라 할 것이므로 준강도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법 제335조 / [2] 형법 제335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기승 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1998. 11. 20. 선고 97노1754 판결
【주 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중 각 추징에 관한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으로부터 금 53,00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이 지난 후에 접수된 변호인 변호사 박만호의 보충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유선방송사업자로 선정되도록 공소외 2의 정당 재직증명서를 공소외 1이 발급받는 데 협력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보처 고위 공무원들을 찾아가 공소외 1이 유선방송사업자로 선정되도록 개입·청탁을 하고 그 명목으로 제1심이 인정한 금 203,000,000원을 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변호사법 제90조 제1호에서 금지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이 제1심이 인정한 금 203,000,000원을 ○○○○교회 또는 피고인에게 각 교부하기 전인 1994. 1. 14. 공소외 1이 대표자로 되어 있는 설립중의 공소외 3 주식회사(그 이후인 같은 해 3. 9. 설립등기가 되었고, 최대주주인 공소외 1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이하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가 충청남도 제1시·군 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대상 업체로 선정되었음을 알 수 있으나, 한편 공소외 1이 제1심이 인정한 금 203,000,000원을 위와 같이 교부할 당시에 시행되고 있었던 구 종합유선방송법(1991. 12. 31. 법률 제4494호와 1994. 1. 7. 법률 제4737호) 제7조 제1항은 종합유선방송국을 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를 거쳐 공보처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제1호 내지 제3호는 공보처장관은 그 허가를 하고자 할 때에는 종합유선방송의 목적과 내용이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국가의 이익을 저해하지 아니할 것, 종합유선방송의 지역적·사회적·문화적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을 것, 종합유선방송국의 운영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 등의 사항을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8조 제1항, 제3항은 공보처장관은 제7조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함에 있어서는 일정한 종합유선방송구역을 전담하여 운영하는 권리(지역사업권)를 부여할 수 있고, 그와 같은 지역사업권을 부여함에 있어서 공공의 이익 증진과 수신자의 편의 도모, 허가사항의 확실한 이행에 관하여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구 종합유선방송법시행령(1992. 6. 30. 대통령령 제13692호와 1994. 4. 22. 대통령령 제14221호) 제4조 제1항 내지 제5항은 법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종합유선방송국의 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허가신청인·사업계획 및 시설설치계획 등이 포함된 종합유선방송국허가신청서를 시·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공보처장관은 시·도지사로부터 그 신청서와 시·도지사의 의견서를 송부받아 체신부장관과의 합의 등을 거쳐 종합유선방송국의 허가를 한 때에는 종합유선방송국허가장을 신청인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며, 기록에 의하면, 당시 공보처장관이나 주무국장인 방송행정국장 등 공보처의 고위직 공무원들은 공소외 3 회사를 제1시·군 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대상업체로 선정하기 전부터 이미 제1시·군 지역 내의 지역화합과 종합유선방송의 조기 정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공소외 1측에 대하여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경합을 벌였던 공소외 2, 공소외 4측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하였고, 종합유선방송 허가대상업체 선정 발표 이후에도 계속하여 1994. 4. 19., 같은 해 5. 16.에 공소외 3 회사에 공문을 보내어 위와 같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를 받을 것을 권유하였으며, 같은 해 9. 12.에는 공소외 1측과 공소외 4측을 참석시킨 가운데 공보처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종합유선방송국 허가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위와 같은 컨소시엄을 재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 공소외 3 회사에 제1시·군 지역 종합유선방송국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결의를 하고, 같은 달 22. 공소외 3 회사에 공문을 보내어 공소외 3 회사가 주주재구성을 위한 지분양도 용의가 없다는 주주들의 의견을 공보처에 알려 온 것을 보면 공소외 3 회사는 허가신청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이행각서상의 사업목적 및 방송이념 구현을 위하여 요청되는 방송의 공공성·공익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적격법인인지 심히 우려되므로 공보처로서는 신청법인간 컨소시엄 재구성을 통하여 지역밀착형 매체의 원만한 운영을 위한 지역화합 실현 및 방송의 공공성 구현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지 아니하는 한 공소외 3 회사에 대하여 허가장 교부를 보류할 수밖에 없다는 통지를 하였고, 마침내 공소외 3 회사는 같은 해 10. 7. 공보처의 컨소시엄 재구성 권유를 받아들이겠다는 공문을 공보처장관에게 발송하고, 그에 따라 다음날인 같은 달 8. 공보처장관이 공소외 3 회사에 허가장을 교부함으로써 공소외 3 회사를 제1시·군 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으로 허가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관련 법령의 규정과 제1시·군 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를 둘러싼 공보처와 공소외 1측의 절충 과정을 보면 비록 1994. 1. 14. 공소외 3 회사가 제1시·군 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대상업체로 선정되었다 하더라도 그로써 바로 공소외 3 회사가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반드시 허가를 받게 되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며, 공소외 1의 입장에서는 공보처의 행정지도에 따라 공소외 2, 공소외 4측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경우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지배를 상실하거나 지배력이 약화될 것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공보처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아니한 채 최종적인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를 받고자 하는 입장이었던 것임이 분명하고, 거기에다가 피고인과 공소외 1은 전혀 모르는 사이이었는데, 공소외 3 회사가 제1시·군 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를 받는 데에 도와줄 유력인사를 소개하여 달라는 공소외 1의 부탁을 받은 공소외 5의 소개로 1993. 12. 8. 처음으로 만났고, 피고인이 1994. 1.에 공소외 1이 공소외 2의 정당 재직증명서를 발급받는 데에만 협력한 것이 아니고, 이후 위와 같은 공보처의 행정지도가 계속되고, 공소외 1은 이를 거부하고 있었던 1994. 5. 중순경, 같은 해 7. 중순경 및 같은 해 10. 4. 각 공보처 고위직 공무원들을 찾아가거나 전화로 공소외 1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아니하고도 제1시·군 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였던 것이므로 컨소시엄 재구성에 관하여 위와 같은 절충이 진행되고 있었던 제1심이 인정한 각 일자에 공소외 1이 ○○○○교회 또는 피고인에게 제1심이 인정한 금 203,000,000원을 교부한 것은 피고인이 공보처 고위직 공무원들이 취급하는 공소외 1의 사건에 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결국 원심의 판시에는 용어 선택상 다소 부정확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원심은 공소외 1이 제1심이 인정한 금 203,000,000원을 교부한 것은 피고인이 공보처 고위직 공무원들이 취급하는 공소외 1의 사건에 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그와 같은 조치에 변호인들이 논하는 바와 같은 변호사법 제90조 제1호에 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변호인들의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2. 원심판결 중 추징 부분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변호사법 제94조는 같은 법 제90조 제1호의 죄를 범한 자 또는 그 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금품 기타 이익은 이를 몰수하고,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규정의 취지는 변호사법 제90조 제1호의 죄를 범한 범인 또는 그 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금품 기타 이익을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불법한 이득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그 이익이 개별적으로 귀속한 때는 그 이익의 한도 내에서 개별적으로 추징하여야 하고 그 이익의 한도를 넘어서 추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비록 변호사법 제90조 제1호의 죄를 범한 범인이라 하더라도 불법한 이득을 보유하지 아니한 자라면 그로부터 해당 금품을 몰수·추징할 수 없고, 피고인이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하게 한 경우에는 피고인이 그 제3자로부터 그 금품을 건네 받아 보유한 때를 제외하고는 피고인으로부터 그 금품 상당액을 추징할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82. 7. 27. 선고 82도1310 판결, 1993. 12. 28. 선고 93도1569 판결,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1이 교부한 금 203,000,000원 중 피고인이 받은 돈은 금 53,000,000원이고, 나머지 금 150,000,000원은 ○○○○교회에 헌금 형식으로 교부되었으며, 기록에 의하면 위 금 150,000,000원은 공소외 1이 피고인을 거치지 아니하고, 또한 피고인의 이름이 아니라 공소외 1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교회에 교부한 것임이 뚜렷하고, 또한 피고인이 ○○○○교회에 대하여 그와 같은 헌금을 할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사후에 피고인이 ○○○○교회로부터 금 150,000,000원을 건네 받아 보유하게 되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받은 금품 상당액인 금 53,000,000원을 추징할 수 있을 뿐이고, 공소외 1이 ○○○○교회에 헌금 형식으로 교부한 금 150,000,000원 상당액은 이를 추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금 203,000,000원을 추징한 것은 변호사법 제94조의 몰수와 추징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추징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 법원이 판단하기에 충분하므로 제1심판결 중 추징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으로부터 금 53,000,000원을 추징하고,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 변호사법 제90조 제1호, 제94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1. 27. 선고 98노686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원심은, "피고인이 1994. 10. 초순경부터 1997. 12. 2.경까지 서울 은평구 (주소 생략) 소재 지하 1층 지상 3층 점포 및 주택에 부설된 옥내 주차장을 주점으로 개조하여 임대하여 줌으로써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는 구 주차장법(1995. 12. 29. 법률 제5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제19조의4 제1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를 하는 시점에서 범죄가 성립·완성되는 이른바 즉시범이고, 그 공소시효는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를 한 시점부터 바로 진행하므로, 용도변경일로부터 3년이 지나 제기된 이 사건 공소는 시효가 완성되었다 하여 면소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구 주차장법 제29조 제1항은 "부설주차장을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부설주차장을 임대하여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하게 하였다면,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와 이로 인한 위법 상태는 계속되고 있었으므로 그 때까지는 공소시효가 진행되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부설주차장이 주차장 외의 용도로 변경되는 즉시 범행이 종료되어 그 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 구 주차장법(1995. 12. 29. 법률 제5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의4 제1항, 제29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8. 12. 10. 선고 98노2800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공소시효는 공소의 제기로 진행이 정지되고, 공범의 1인에 대한 공소시효의 정지는 다른 공범자에 대하여 효력이 미치고 당해 사건의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제2항 소정의 공범관계의 존부는 현재 시효가 문제되어 있는 사건을 심판하는 법원이 판단하는 것으로서 법원조직법 제8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법원의 판단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위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2항 소정의 재판이라 함은 종국재판이면 그 종류를 묻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도3065 판결 참조), 공범의 1인으로 기소된 자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공동으로 하였다고 인정되기는 하나 책임조각을 이유로 무죄로 되는 경우와는 달리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공범 중 1인이 무죄의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를 공범이라고 할 수 없어 그에 대하여 제기된 공소로써는 진범에 대한 공소시효정지의 효력이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과 위 공소외인이 공범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위 공소외인에 대한 공소제기로 인한 공소시효정지의 효력이 피고인에게 미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제1심 판시 제2항 각 범죄사실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면소를 선고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 공소시효의 정지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이돈희(주심) 이임수 | 형사소송법 제253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웅기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9. 2. 선고 98노39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私人)이 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는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 규정 이외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를 바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하여는 첫째, 녹음테이프가 원본이거나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녹음디스크에 복사할 경우에도 동일하다)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 둘째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도2417 판결 참조), 사인이 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대화 상대방 몰래 녹음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판시와 같은 조건이 갖추어진 이상 그것만으로는 그 녹음테이프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사인이 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상대방 몰래 비디오로 촬영·녹음한 경우에도 그 비디오테이프의 진술 부분에 대하여도 위와 마찬가지로 취급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제1심이 증거로 든 각 녹음테이프, 녹음디스크, 비디오테이프 중, 증 제14-8호(비디오테이프), 증 제8호(녹음테이프)의 일부, 증 제11-3호(녹음테이프) 및 증 제10호(녹음테이프)의 공소외 1, 공소외 2의 대화내용 부분은 인위적으로 재편집되었을 가능성이 있거나 원진술자들이 공판기일에서 그 녹음내용이 진술한 대로 녹음되었다는 것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만 제1심 및 원심 감정결과 모두 원본이거나 인위적 편집 없이 복사된 사본으로서 원진술자들이 법정에서 그 녹음된 진술내용이 본인들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고 인정되므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이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녹음테이프, 녹음디스크, 비디오테이프 부분에 대하여도, 그것들과 함께 제출된 일부가 위와 같이 재편집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한 이상, 역시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나, 이는 독자적인 견해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2.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공소외 3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제1항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 비디오테이프(증 제14-7호, 증 제14-9호), 녹음디스크(증 제13-5호, 증 제13-7호, 증 제13-8호), 녹음테이프(증 제10호증 중 공소외 4의 진술 부분)의 각 녹음 및 녹화내용, 공소외 3 작성의 회계장부, 일당지급대장, 선거일지의 각 기재 등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이를 비롯한 원심 및 제1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채용하여, 피고인이 제1심 판시 제1의 가, 나, 다항 기재와 같이 각 금품을 제공한 범죄사실 및 피고인이 회계책임자인 공소외 5와 공모하여 그 판시 제2의 선거비용지출보고서의 내용이 허위인 점을 인식하고 위 지출보고서를 제출한 범죄사실을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한 조처는 수긍이 가고(제1심 판시 제1의 나, 다항의 공모관계의 인정 여부는 다음 3항에서 판단한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공범의 성립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족하고(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959 판결 참조), 이에 대하여는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당△△△구 지구당위원장 겸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1996. 3. 20. 동 지구당 소속 잠실 4동 협의회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고, 1996. 4. 2. 위 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한 것을 비롯하여 선거운동기간 동안 적어도 두 차례는 위 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 1996. 3. 24.에는 방이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같은 해 3. 28.에는 지구당 사무실에서, 협의회장 회의가 각 열려 피고인의 선거운동 일정, 선거운동 지침 등이 모두 위 협의회에 통보된 사실, 잠실 4동 협의회 총무인 공소외 3은 회장인 공소외 6에게 선거자금의 부족을 호소하였고 그로 인하여 서로 다투기까지 한 사실, 공소외 7 역시 지구당 기획실장으로서 피고인의 핵심 참모였으며, 피고인도 지구당에서 선거운동원을 동원하여 편지작업을 하거나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의 선거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제1심 판시 제1의 나, 다항 기재 각 금원의 지급에 관하여 피고인과 지구당의 자금집행자와의 사이에 적어도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원심 판시 제1의 나항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당△△△ 지구당 선거대책본부장 공소외 8, 조직부장 공소외 9, 총무부장 공소외 5 및 위 공소외 6 등과 공모하여 범하였고, 그 판시 제1의 다항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위 공소외 7과 공모하여 범한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기록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그 설시에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그 결론은 옳게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공모에 관한 법리오해, 무죄추정의 원칙 등을 위배한 위법 등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선법이라 한다) 제61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선거사무소 또는 선거연락소라 함은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선거운동 기타 선거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일체의 고정된 장소적 설비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선거사무소 또는 선거연락소의 수를 제한하는 취지가 재력·위력 또는 권력 등에 의하여 좌우되지 아니하는 공정한 선거를 도모하고자 함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선거사무소·선거연락사무소가 정당법 제3조 단서 소정의 정당연락소와 구별되는 차이점은 결국 그 장소에서 취급하는 사무의 내용이 특정의 선거에 관하여 특정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표를 얻거나 얻게 하기 위하여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필요하고도 유익한 선거운동 기타 선거에 관한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구체적인 행위가 선거운동 기타 선거에 관련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지 그 행위의 명목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결정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행위가 행하여진 시기·장소·방법·대상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를 위한 투표획득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필요하고도 유리한 행위인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도477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잠실 4동 협의회는 선거운동기간 개시일에 임박하여 설치되었다가 선거가 끝난 직후 폐쇄되었고, 위 협의회를 설치한 목적은 처음부터 잠실 4동 내에서 기동성 있고 효율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위 협의회는 그것이 설치되어 있는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선거사무원 또는 자원봉사자들이 명함이나 그에 대한 홍보물 등을 자원봉사자들에게 배부하는 장소 등으로 이용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사정이 이와 같다면 위 협의회 사무실은 실질적으로는 선거연락소로서 기능을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협의회 사무실의 임대료, 개소식비용, 유지비 등 사무실을 설치, 유지하기 위한 일체의 비용은 그 명목이 어떻든 위 협의회 사무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총체적인 선거운동에 대한 포괄적 대가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것이고, 그렇다면 피고인이 공소외 3에게 절값 명목으로 지급한 50만 원은 물론 제1심 판시 제1의 나항 별표기재 순번 1 내지 6, 8, 9, 11번의 각 금원(개소식 비용보조금, 사무실경비보조금, 운영비 등)은 협의회 사무실의 설치 및 유지에 필요한 비용으로서 선거운동의 대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구 공선법(1997. 11. 14. 법률 제5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6조 제3항 제10호는 같은 법 제118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위 제118조는 후보자와 후보자 가족 또는 정당의 당직자는 선거일 후에 당선되거나 되지 아니한 데 대하여 선거구민에게 축하 또는 위로 기타 답례를 하기 위한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는 등 일정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후보자가 선거일 이후 일반 선거구민에게 당선 축하 또는 낙선 위로 등의 답례를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규정으로서, 여기의 일반 선거구민은 선거운동에 관여하지 아니한 일반 유권자를 가리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제1심 판시 제1의 나항 별표기재 순번 12번의 당선포상금 지급 부분은 공소외 3이 일반 유권자의 자격에서 답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잠실 4동 협의회 총무로서 선거운동에 직접 관여하여 그 선거운동의 대가로서 이를 지급받은 것이어서 그에 관하여는 위 구 공선법 제256조 제3항 제10호, 제118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보아, 변호인들의 주장, 즉 구 공선법 제256조 제3항 제10호가 적용되어야 하는데 위 규정은 같은 법 제273조에서 정해진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는 범죄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까지 재정신청을 받아들인 재정결정은 법률의 규정에 위배한 공소제기이어서 이 부분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배척한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이 점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이돈희(주심) 이임수 | [1]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2] 형법 제30조/ [3]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61조 제1항 제2호, 정당법 제3조/ [4]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7. 1. 13. 법률 제53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8조, 제256조 제3항 제10호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준용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8. 12. 24. 선고 98노90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강도살인죄와 강도예비죄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가. 피해자에 대한 강도살인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경영의 소주방에서 금 35,000원 상당의 술과 안주를 시켜 먹은 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술값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피고인의 허리를 잡고 피고인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자 피고인은 그 술값을 면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곧바로 피해자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 75,000원을 꺼내어 갔다고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당시 그 소주방 안에는 피고인과 피해자 두 사람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는바, 그와 같은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하여 술값 채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고, 피해자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하여 술값 채권을 가지고 있음이 알려져 있지 아니한 탓으로 피해자의 상속인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하여 그 채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없다 하겠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라 할 수 있고,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와 즉석에서 피해자가 소지하였던 현금을 탈취한 행위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살인행위를 이용하여 재물을 탈취한 행위라고 볼 수 있으니 원심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에 대하여 강도살인죄의 성립을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대법원 1985. 10. 22. 선고 85도1527 판결 참조), 그와 같은 조치에 피고인이 논하는 바와 같은 강도살인죄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해자에 대한 강도살인죄에 대한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강도예비의 점
원심이 그대로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판시 강도예비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2. 국선변호인의 심신장애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직전에 술을 마신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을 전후한 행동,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음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의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심신장애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관련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국선변호인이 논하는 바와 같은 심신장애에 대한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국선변호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의 전력, 피고인이 사소한 재물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귀중한 인명을 무참하게 칼로 찔러 살해하는 등 범행 방법이 잔인하고 죄질이 불량한 점, 그 밖에 범행의 경위와 정황, 성행, 가정형편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 검토하여 보면 제1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무기징역형은 적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국선변호인의 논지도 이유가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 형법 제338조 | 형사 |
【재항고인】
【변호인】
변호사 조수찬
【원심결정】
수원지법 1999. 2. 11.자 99로3 결정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62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한 집행유예를 받은 자가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위반한 경우에 그 위반사실이 동시에 범죄행위로 되더라도 그 기소나 재판의 확정 여부 등 형사절차와는 별도로 법원이 보호관찰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형법 제64조 제2항에 규정된 집행유예 취소의 요건에 해당하는가를 심리하여 준수사항이나 명령 위반사실이 인정되고 위반의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집행유예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이 이 사건 집행유예와 함께 수강명령을 선고받으면서 서면으로 고지받은 준수사항 중 특별준수사항 제4호로 향정신성의약품 등의 물질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이 포함된 사실, 재항고인이 이 사건 집행유예 기간 중에 두 차례에 걸쳐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위반의 정도가 무겁다고 인정되므로, 위 메스암페타민 투약사실로 인하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여부와 관계없이, 원심이 재항고인에 대한 이 사건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한 제1심의 결정을 정당하다고 하여 재항고인의 항고를 기각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재항고이유 주장과 같은 집행유예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형법 제62조의2 , 제64조 제2항 , 보호관찰등에관한법률 제47조 , 제64조 , 보호관찰등에관한법률시행령 제19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6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해원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1. 24. 선고 98노2124 판결
【주 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 피고인 12, 피고인 13, 피고인 14, 피고인 15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00일씩을 피고인 1, 피고인 7에 대한 본형에 각 산입한다.
【이 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 1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이유 제1점 및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 피고인 12, 피고인 13, 피고인 14의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위 피고인들 및 피고인 16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이 취득한 이익 및 피해자가 입은 손해액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피해자인 삼성전자 주식회사(이하 삼성전자라고만 한다)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관계 자료를 취득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그 자료가 가지는 재산가치 상당이고, 그 재산가치는 그 자료를 가지고 경쟁사 등 다른 업체에서 제품을 만들 경우 그 자료로 인하여 기술개발에 소용되는 비용이 감소되는 경우의 그 감소분 상당과 나아가 그 자료를 이용하여 제품생산에까지 발전시킬 경우 제품판매이익 중 그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을 경우와의 차액 상당으로서 그러한 가치를 감안하여 시장경제원리에 의하여 형성될 시장교환가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에 대한 입증이 없고, 그 자료에 대한 활용가능성과 성패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이 자료를 유출함으로써 얻은 재산상 이익의 정도가 불명이라는 이유로, 피고인들이 얻은 이익이 공소외 1 회사가 투입한 기술개발비 상당인 것을 전제로 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고, 형법상의 업무상배임죄로 다스렸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인정·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이익 내지 손해범위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들은 어느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고인 17의 검찰에서의 자백이 그 내용에 신빙성이 없다고 하여 배척하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17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인 1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그 주장과 같이 자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변호인 변호사 정해원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 피고인 12, 피고인 13, 피고인 14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제1심 판시 범죄사실 4항에 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공소사실 중 피고인 17의 가담부분을 제외하고서, 제1심 판시 범죄사실을 수정 인용한 바와 같이, 공소외 1 회사의 직원이었던 피고인 3을 비롯하여 피고인 6,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1, 피고인 2 및 공소외 2이 공모하여 공소외 2이 입수한 공소외 1 회사의 영업비밀인 64M SDRAM 회로도를 KSTC 사무실 내의 워크스테이션에 입력한 후 데이터 커트리지 테이프에 저장하여 대만의 공소외 3 회사에 그 일부의 출력도면을 건네줌으로써 영업비밀을 누설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거기에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부정경쟁방지법위반죄의 요건으로서 공범의 신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제1심 판시 범죄사실 8, 13, 14항에 관하여
영업비밀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고, 영업비밀의 보유자인 회사가 직원들에게 비밀유지의 의무를 부과하는 등 기술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이상, 역설계가 가능하고 그에 의하여 기술정보의 획득이 가능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기술정보를 영업비밀로 보는 데에 지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6. 11. 26. 선고 96다31574 판결, 1996. 12. 23. 선고 96다16605 판결 등 참조).
또한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바, 이 경우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기업의 영업비밀을 사외로 유출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 회사의 직원이 경제적인 대가를 얻기 위하여 경쟁업체에 영업비밀을 유출하는 행위는 피해자와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도2339 판결 참조).
원심이, 피고인들이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유출한 판시 자료들은 모두 공소외 1 회사에서 많은 인력과 자력을 투여하여 만들어 낸 핵심공정자료들로서 ○○반도체의 특유한 생산기술에 관한 영업비밀이고, 일부 내용의 경우 제품을 분해하여 고율의 전자현미경으로부터 분석하면 그 내용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거나, 그 제품의 생산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말하는 영업비밀과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제1심 판시 범죄사실 6의 나, 9의 가, 10, 12, 15항에 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해당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그 주장과 같은 불법영득의 의사, 공동정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1, 피고인 7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씩을 본형에 각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신성택 송진훈(주심) | [1] 형법 제355조 제2항/ [2] 구 부정경쟁방지법(현행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3]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대전지법 1998. 9. 4. 선고 97노181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과 같이 태풍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어민들이 국가로부터 피해복구보조금을 지원받게 되는 일련의 절차는, 먼저 읍·면장이 일응 피해를 입은 어민 등으로부터 피해신고를 받아 이를 근거로 현지확인을 거쳐 피해물량 및 피해액을 군수 등에게 보고하고, 이어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시·도지사가 보고한 피해집계상황 등을 토대로 피해가 클 경우에는 중앙합동조사반에게, 피해가 경미할 경우에는 시·도의 자체조사반에게 피해조사를 실시케 하여 조사·확인된 피해물량 및 피해액에 따라 피해복구 사업자(피해어민) 선정을 한 다음, 그 사업자가 군청에 피해복구보조금 지원신청서를 제출하여 보조금교부결정을 받게 되고, 그 후 실제로 사업자가 자비를 가지고 당해 복구사업을 시행·완료한 경우에 한하여 위 보조금을 지급받게 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이 행정당국에 의한 실사를 거쳐 피해자로 확인된 경우에 한하여 보조금 지원신청을 할 수 있게 하는 위 보조금지원절차에 비추어 볼 때, 피해어민의 피해신고는 국가가 피해복구보조금의 지원 여부 및 정도를 결정을 함에 있어 그 직권조사를 개시하기 위한 참고자료에 불과한 것일 뿐이고 그 지원 여부 등을 좌우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과 같이 실제로 태풍에 의한 피해발생이 없었으면서도 마치 피해가 있는 것처럼 관할면장에게 피해신고를 하였다는 것만 가지고는 위 보조금 편취범행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은 허위의 피해신고를 하였으나 결국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였다면서 피해복구보조금에 대한 사기미수죄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에 있어서, 위 허위신고만으로는 피고인이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형법 제347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1998. 10. 29. 선고 98노129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밀항단속법 제3조에서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밀항'이라 함은, 같은 법 제1조 및 제2조 제1호의 각 규정에 비추어 볼 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관계 당국에서 발행한 여권·선원수첩 기타 출국에 필요한 유효한 증명 없이 대한민국 외의 지역으로 도항 또는 월경하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외국인이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대한민국 외의 지역으로 도항하는 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밀항단속법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외국인 국내불법체류자인 방글라데시 국적 공소외인 등 10명을 여수선적 ○○호에 은닉하여 일본국에 밀출국시키려다가 중도에 검거됨으로써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는 것인바, 법원이 공판심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위 피고 사건의 범의 내용은 외국인의 밀출국에 관한 것으로 국한되어 있음이 명백하므로,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그 자체로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피고인의 밀항의 점에 대한 심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밀항단속법 제1조, 제2조 제1호, 제3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1998. 12. 31. 선고 98노29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향정신성의약품 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1997. 2. 초순경 인천 남동구 만수동 소재 도로변에 주차된 공소외 1 성불상인 소유의 승용차 안에서, 메스암페타민 0.03g을 1회용 주사기에 넣고 물로 희석한 다음 팔 혈관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투약하여 사용하였다는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경찰관 공소외 2로부터 검문을 당할 당시 소지하고 있던 주사기들에서 모두 메스암페타민염이 검출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체포된 후 채취된 소변에서는 메스암페타민염이 검출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모발에 대한 감정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검찰에서 한 자백을 보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보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결론에 있어서 피고인의 자백 이외에는 위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판결을 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족할 뿐만 아니라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으며, 또한 자백과 보강증거가 서로 어울려서 전체로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면 유죄의 증거로 충분하다고 함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도2890 판결,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 1997. 11. 25. 선고 97도2084 판결, 1997. 4. 11. 선고 97도47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검찰에서 한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 검사가 제출한 자료들로서는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당시 피고인을 검문하였던 경찰관 공소외 2의 제1심에서의 증언과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 피고인의 친구로서 공소사실기재 일시에 함께 있었던 공소외 3의 제1심에서의 증언과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다가 버린 1회용 주사기 4개에서 메스암페타민염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감정인 공소외 4)이 작성한 감정의뢰회보서 등이 있고,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체포된 후 채취된 소변에서는 메스암페타민염이 검출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모발에 대한 감정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 공소사실 기재의 범죄혐의를 받고 도주하였다가 그로부터 1년 2개월이 경과된 후 체포되었으므로, 체포 후 피고인의 소변검사에서 메스암페타민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정은 피고인이 과연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는지 여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이 분명하고, 위 감정의뢰회보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의 소변에서 대마성분이 검출됨으로써 소변시험보다 시약 및 재료비가 수십 배 이상 소요되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모발시험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모발에 대한 감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 또한 피고인의 위 자백의 진실성을 인정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위에서 든 증거들과 기록에 나타난 모든 자료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범죄사실로 1993년과 1994년에 2회에 걸쳐서 유죄판결을 받고 실형을 복역하기까지 하였으므로 자신에 대한 이 사건 혐의사실을 자백함으로써 어떠한 불이익을 받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메스암페타민 투약 사실을 그 방법과 투약 후의 상태, 동기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자백하였던 점, 공소외 2가 피고인을 검문할 당시 위와 같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전력이 있는 피고인이 매우 짧은 시간 전에 메스암페타민 투약에 사용되었음이 분명한 주사기들을 소지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데, 단순히 친구인 공소외 1 성불상인의 부탁을 받고 버려주기 위하여 이들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경험칙상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은 검문 직전 위 공소외 1 성불상인로부터 받은 약품을 주사기로 주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그 약품은 메스암페타민이 아니라 진통제인 누바인이었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당시 정황들에 의하면 그 주사기는 바로 피고인이 검문 당시 버렸던 것들 중 하나로 추단되는데 거기에서는 위와 같이 메스암페타민염이 검출된 점, 검문 당시 피고인과 함께 있었던 공소외 3이 피고인에게 "메스암페타민을 맞았느냐."고 물었을 때 피고인은 웃으면서 아니라고 대답하고 주사기를 싼 휴지를 숨겨서 "아직도 하느냐."고 말하였으며, 피고인의 얼굴이 말라 있고 어두워서 마약을 투약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이 인정되는바, 그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는 위 자백은 그 진실성이 넉넉히 인정되므로 결국 위 증거들은 피고인의 위 자백을 보강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증거들은 피고인의 위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서 부족하고 달리 이를 보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위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필경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채증법칙에 위반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1] 형사소송법 제310조/ [2] 형사소송법 제310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9. 11. 선고 98노592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서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소유자로 등록되어 있는 승용차에 대하여 피고인을 납세의무자로 하여 부과된 면허세와 자동차세 합계금 1,350,060원을 체납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자동차세에 관한 구 지방세법(1997. 8. 30. 법률 제5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96조의3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자동차세는 자동차의 소유사실을 과세요건으로 하여 부과되는 재산세의 성질을 가진 조세임이 분명하나, 같은 법 제196조의2, 자동차관리법 제5조 규정상 자동차의 소유 여부는 자동차등록원부상의 등록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고, 면허세 또한 자가용자동차의 등록을 과세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자동차세나 면허세의 납부의무를 면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누15448 판결, 1991. 6. 25. 선고 90누9704 판결 등 참조), 그 밖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의 위 체납사실에 따른 이 사건 지방세법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지방세법 제196조의2 , 제196조의3 , 자동차관리법 제5조 , 제6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8. 12. 2. 선고 98노59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순천시 (주소 1 생략) 임야 298㎡(이하 이 사건 임야라고 한다)는 분할 전의 (주소 2 생략) 임야 2정 8단 2무보(이하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라고 한다)에서 순차 분할되어 나온 토지로서 당초 피고인 1의 증조부인 망 공소외 1(○○○)이 사정받은 토지인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가 1959. 12. 1. (주소 2 생략) 임야 2정 7단 8무보와 (주소 3 생략) 임야 4무보로 분할되면서 그 임야분할조서의 소유자 명의가 공소외 2(○○△)로 바뀌어 기재되고, 이후 1970. 6. 5. (주소 3 생략) 임야 4무보에서 이 사건 임야가 분할될 때에도 임야대장상 그 소유자 명의가 공소외 2로 기재되었으며, 망 공소외 3은 공소외 1의 장남이고, 망 공소외 4은 공소외 3의 장남이고, 피고인 1는 공소외 4의 장남인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 1의 상고이유의 논지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임야에 대한 임야대장의 소유자란에 기재된 공소외 2(○○△)는 공소외 1(○○○)의 다른 이름인데 피고인 1이 위 공소외 2라는 이름 옆에 공소외 1과는 관계 없는 다른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이 사건 임야의 소유자 명의가 공소외 1로부터 다른 사람으로 변경되어 버린 사실을 알고, 임야대장 소관청에 항의하고 진정을 하였더니 임야대장 소관청에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1992. 11. 30. 법률 제4502호, 그 부칙 제2조의 규정에 의하여 1994. 12. 31. 실효, 이하 특별조치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하면 된다고 하므로 피고인 1은 그 말만 믿고 정당한 소유자 명의로 등기하기 위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특별조치법에 의한 보증서와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를 등기공무원에게 제출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인 1에게는 허위의 보증서를 작성하거나 허위의 방법으로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를 행사한다는 고의가 없었거나, 설령 그러하지 아니하다 하더라도 피고인 1은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피고인 1을 특별조치법위반죄로 처벌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 1이 작성하거나 발급받아 행사한 보증서와 확인서의 기재 내용은 "[피고인 1의 아들인] 공소외 5가 이 사건 임야를 1985. 1. 19.경 공소외 2로부터 상속받아 현재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는 것인바, 이 사건 임야에 대한 임야대장에 기재된 공소외 2의 주민등록번호에 비추어 보면 임야대장에 기재된 공소외 2가 공소외 1과 동일인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임야대장에 기재된 공소외 2가 공소외 1과 동일인이라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임야가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3, 공소외 4를 순차로 거쳐 피고인 1에게 상속되었다 하더라도 공소외 5는 피고인 1의 장남이기는 하지만 피고인 1이 살아 있는 이상 이 사건 임야가 공소외 5 앞으로 상속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그 점에서 위 보증서는 허위의 보증서로서 피고인 1에게는 허위의 보증서를 작성하고, 허위의 방법으로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를 행사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피고인 1이 임야대장 소관청으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듣고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제1심은 그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2는 실제로는 1992. 10. 하순 일자불상경 공소외 2의 아들인 공소외 6으로부터 (주소 4 생략) 전 360㎡를 사실상 증여받았으면서도 1993. 4. 26.경 "피고인 2가 1983. 5. 10.경 공소외 2로부터 (주소 4 생략) 전 360㎡를 매수하여 현재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증서를 작성하고, 같은 달 30.경 위 보증서를 첨부하여 확인서를 발급받고, 같은 해 7. 26.경 등기공무원에게 이를 제출하여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 2의 위 각 행위에 대하여 특별조치법 제13조 제1항 제3호, 제1호, 제4호를 적용하였고, 원심은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에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특별조치법 제3조는 1985. 12. 31. 이전에 매매·증여·교환 등 법률행위로 인하여 사실상 양도된 부동산, 상속받은 부동산에 대하여 위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피고인 홍정길가 1992. 10. 하순 일자불상경 김상문으로부터 같은 동 574의 1 전 360㎡를 사실상 증여받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법률행위는 특별조치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인데 피고인 홍정길가 그 법률행위의 일자를 그 적용대상이 되는 일자로 허위로 기재하여 보증서를 작성하고,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를 행사한 것은 설령 그 결과 등재된 부동산등기부의 표시가 실체관계에 부합한다 할지라도 특별조치법 제13조 제1항 제3호, 제1호, 제4호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 또는 법령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피고인 2에 대하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의 형을 선고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1]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법률 제4502호, 1994. 12. 31. 실효) 제13조 제1항/ [2]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법률 제4502호, 1994. 12. 31. 실효) 제1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2
【변 호 인】
법무법인 21세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성렬 외 5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8. 12. 30. 선고 98노58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검사의 상고에 대한 판단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2항 제5호는 제1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은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3조 제1호는 누구든지 공직선거(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의 의원선거를 말한다)에 있어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행위와 관련하여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조 제2호는 '정치자금'을 정의하면서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 후원회의 모집금품과 정당의 당헌·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기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직선거에 있어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행위와 관련하여 금전이 수수되었다 하여도 그것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라면, 같은 법 제30조 제2항 제5호 위반죄가 될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 사이에 수수된 금전이 정치자금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 공소사실은 증명이 없다고 한 것은 옳고, 피고인들이 같은 법 제30조 제2항 제5호 위반죄의 주체가 될 수 없어 무죄라고 한 것이 아님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2의 상고에 대한 판단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3조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배우자는 당해 선거에 관한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후보자의 기부행위는 그것이 선거운동이 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같은 법 제112조 제2항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금지된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도1558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1998. 6. 4. 실시된 제2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로부터 시장 후보공천을 받아 시장선거에 출마하려고 ○○○○○○○시지구당위원장 국회의원 공소외인의 동생인 피고인 1에게 후보공천과 관련하여 금전을 제공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위 법 제112조 제2항이 허용하는 예외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하므로 같은 법 제113조가 금지하는 기부행위에 해당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 [1]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조 제2호, 제13조, 제30조 제2항 제5호/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3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사랑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나석호
【원심판결】
광주지법 1998. 6. 18. 선고 97노178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농지개량조합법 제37조 제1항은 누구든지 특정인을 임원으로 당선되게 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금품의 제공 등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제99조는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 위 법에서는 선거인의 정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농지개량조합 정관 제18조 제2항은 임원의 선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임원선거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이에 따라 위 농지개량조합 임원선거규정 제2조는, "임원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령 및 정관에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 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제4조는 "조합원명부에 등재된 자 중 선거일 공고일 현재 만 20세 이상인 자는 선거권을 가지며 '선거인'은 타인으로 하여금 선거권을 대리하여 행사하게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농지개량조합은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 그 내부 운영에 있어서 조합 정관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되므로, 농지개량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임원선거규정은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농지개량조합법 및 조합 정관과 더불어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농지개량조합법에서 선거인 등의 정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위 임원선거규정에서 그에 대한 규정들을 두고 있으므로 농지개량조합법 제37조 제1항, 제99조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위 임원선거규정의 내용도 기초로 삼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위 농지개량조합의 경우, 농지개량조합법 제37조 제1항의 '선거인'인지의 여부는 위 임원선거규정 제4조의 규정에 따라 선거일 공고일에 이르러 비로소 확정되므로 같은 법 제99조의 죄는 선거일 공고일 이후의 금품 제공 등의 경우에만 성립하고, 그 전의 행위는 유추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선거인에 대한 금품제공이라고 볼 수가 없으므로 위 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소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위 임원선거규정 제5조,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선거인명부에의 등재가 선거권을 창설하여 주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확인하는 효력을 가지는데 불과하다거나, 농지개량조합법 제37조 제2항이 "임원이 되고자 하는 자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거일 공고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인을 호별로 방문하거나 특정장소에 모이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위와 같은 해석이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선거일 공고일 이전의 행위에 대하여는 농지개량조합법 제99조, 제37조 제1항의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별지 제1 내지 제17항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처는 정당하다. 원심에 농지개량조합법의 해석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증거판단 잘못에 의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증거품부적정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심판결 별지 제18항 기재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농지개량조합법 제37조 제1항, 제99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성한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8. 7. 16. 선고 97노286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인데, 침술행위는 경우에 따라서 생리상 또는 보건위생상 위험이 있을 수 있는 행위임이 분명하므로 현행 의료법상 한의사의 의료행위(한방의료행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도78 판결, 1996. 7. 30. 선고 94도12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5조 소정의 영리의 목적이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행하는 자가 반드시 그 경제적 이익의 귀속자나 경영의 주체와 일치하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도848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처벌한 제1심의 조치를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5조의 의료행위와 영리의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 | [1] 의료법 제25조 / [2]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5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순천지원 1998. 11. 11. 선고 98고단219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8. 5. 16. 03:35경 음주운전을 하다가 여수경찰서 미평파출소에서 위 파출소 소속 순경 이원명으로부터 단속되어 혈중알콜농도 측정을 요구받게 되자 친구인 공소외 유제성인 것처럼 행세할 것을 마음먹고, 위 경찰관의 물음에 '주소 여수시 화치동 (번지 생략), 주민등록번호 (생략), 성명 유제성'이라고 답하여 그 정을 모르는 위 경찰관으로 하여금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에 위 유제성의 인적 사항을 기재하게 한 후 위 경찰관으로부터 서명날인을 요구받자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위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의 음주운전자 확인란에 검정색 볼펜으로 '유제성'이라고 기재하고 그 옆에 피고인의 무인을 찍어 사실증명에 관한 위 유제성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하고, 그 자리에서 위조한 위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를 그 정을 모르는 위 이원명에게 교부하여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의 운전자 확인란에 '유제성'이라고 기재하고 그 옆에 피고인의 무인을 찍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문서위조죄는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 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조하는 죄로서, 여기서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라 함은 권리·의무에 관한 문서 외의 문서로서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를 말하고, 사문서위조행위를 처벌하는 입법 취지도 사적 거래에 있어서의 문서의 증명적 기능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사문서위조죄의 성립 여부 또한 그 문서의 형식과 외관은 물론 그 문서의 작성경위, 종류, 내용 및 일반거래에 있어서 그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이 형사피의자로 입건되어 조사받으면서 자신의 신분을 감출 생각으로 인적 사항을 허위 고지하고 위 운전자 확인란에 타인의 성명을 기재한 것만으로는 그 기재 부분이 이른바 공사병존문서에 있어서의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후, 이 부분 공소사실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주취운전적발보고서상의 운전자 확인란은 사인인 운전자가 공무원 작성의 적발내용에 대하여 이를 확인한다는 취지로 스스로 작성한 사문서의 성격을 가지고 위 보관서의 진정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호할 필요성 및 문서로서의 증명적 기능도 충분히 수행하고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3. 당원의 판단
살피건대, 문서위조죄의 보호법익이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는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라 함은 권리·의무에 관한 문서 외의 문서로서 사적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만을 뜻한다고 볼 것이 아니라 그 밖의 중요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도 포함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단속경찰관의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 중 운전자 확인란에 주취운전사실을 확인하는 서명날인 또는 무인을 하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4. 결 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도로교통법위반 부분은 피고인이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확정되었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위에서 본 공소사실의 요지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원심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1.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1.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유제성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1.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 중 판시 위조사실에 부합하는 기재 및 그 현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판시 사문서위조의 점:형법 제231조(징역형 선택)
판시 위조사문서행사의 점:형법 제234조, 제231조(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죄질이 더 무거운 판시 위조사문서행사죄에 정한 형에 가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판사 정갑주(재판장) 강성명 김성수 | [1] 형법 제231조 , /[2] 형법 제231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형상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7. 5. 23. 선고 96노44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대하여
저작권법 제98조 제1호는 저작재산권 그 밖의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공연·방송·전시 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저작권법상 저작재산권의 하나로 배포권이 인정되나, 그렇다고 하여 권리침해의 복제행위 외에 '배포'행위까지 위 법조에 의해 반드시 처벌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어서, 위와 같이 처벌규정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배포'행위를 복제행위 등과 별도로 처벌하는 것은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을 금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저작권법은 권리의 침해에 대한 민사상의 구제에 관하여는 제91조 제1항에서 "저작권 그 밖의 이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는 그 권리를 침해하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권리침해의 구체적인 태양을 구분하지 아니하나, 처벌규정인 제98조 제1호에서는 굳이 권리침해행위의 태양을 '복제·공연·방송·전시 등'이라고 열거하면서도 '배포'는 들고 있지 않는 점에 비추어 이를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으며, 또한 저작권법에서는 제92조 제1항 제2호에서 권리침해로 보는 행위로서, 저작권 그 밖의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건을 그 정을 알고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제99조 제4호에 의하여 그러한 행위를 한 자도 처벌을 받도록 하되 제98조 제1호에 규정된 침해자의 경우보다 형을 가볍게 정하고 있는바, 만일에 제98조 제1호에 '배포'하는 행위까지 포함이 된다면, 권리침해의 복제행위 등에 의한 물건을 정을 알고 배포하는 행위는 양 조항에 모두 해당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므로, 결국 제98조 제1호에는 '배포'행위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복제의 방법에 의한 저작재산권침해의 죄에 있어서는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저작권자의 저작물을 복제함으로써 범행이 종료되어 기수에 이르는 것이고, 그 복제물의 배포가 별도로 위 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저작권법 제98조 제1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검사가 서울 송파구 소재 공소외 1 주식회사를 경영하는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이 1987. 12.경 피해자 공소외 2와 사이에 테이프 60개와 책 3권으로 된 '○○○○영어'를 출판하여 음성교재로 판매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위 책을 합본하여 음성교재가 아닌 2차적 저작물인 일반교재로 판매하기로 합의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3. 3. 초순경부터 1993. 10. 하순경까지 사이에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음성교재로 발행된 ○○○○영어(테이프 60개, 책 3권)를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상태로 '○○○○영어 1, 2'라는 이름으로 수험용 일반교재(이하 이 사건 책자라고 한다)로 재편집하여 복제·판매함으로써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고 하여 저작권법 제98조 제1호를 적용, 공소를 제기한 데 대하여, 저작권법 제98조 제1호가 규정하는 저작재산권침해의 죄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102조에 의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의하면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공소사실의 범행기간으로 적시된 1993. 3. 초순경부터 같은 해 10. 하순경까지 사이에 피고인이 이 사건 책자를 복제·출판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해자는 적어도 1992. 6. 23.경에는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발행된 일반교재로 편집된 이 사건 책자가 시중의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므로, 그 때부터 6월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1993. 8. 30.에 제기된 이 사건 고소는 고소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위 고소에 터잡아 제기된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고, 더욱이 피해자의 이 사건 고소의 취지는 당초 일반교재용으로 작성된 피해자의 원고를 피고인이 임의로 음성교재로 만들었다는 것이지 음성교재를 일반교재로 재편집하였다는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우선 이 사건 공소사실은 1993. 3. 초순경부터 1993. 10. 하순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책자를 복제·판매하여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이전에 복제된 책자를 위 기간 중에 판매하였다는 취지로 볼 수는 없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의 이 사건 고소의 주된 취지는 당초 일반교재용으로 작성된 피해자의 원고를 피고인이 임의로 음성교재로 만들었다는 것이기는 하나, 피해자는 고소장에서 이 사건 책자의 발행이 피해자의 허락 없이 이루어진 점도 지적하고 있고 수사기관에서 그 부분에 관하여도 피고인의 처벌을 바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무릇 고소는 고소인이 일정한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이므로 그 고소한 범죄사실이 특정되어야 할 것이나 그 특정의 정도는 고소인의 의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사실을 지정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고 있는 것인가를 확정할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고, 고소인 자신이 직접 범행의 일시, 장소와 방법 등까지 구체적으로 상세히 지적하여 그 범죄사실을 특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1213 판결, 1988. 10. 25. 선고 87도111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심 판시와 같이 피해자가 1992. 6. 23.경에는 피고인이 경영하는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발행된 이 사건 책자가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안 것은 그 이전의 복제행위에 관한 것일 뿐이므로 위 시점이 그 이전의 복제행위로 인한 죄에 대한 고소기간의 기산점이 될 수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 이후의 복제행위에 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고소기간도 그 때부터 진행된다고 할 수는 없으며, 1993. 8. 30. 제기된 이 사건 고소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범행일시로부터 6월 이내에 이루어진 것임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이 사건 고소가 고소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기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들고 있는 사유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공소기각의 판결을 할 것은 아니고, 본안에 들어가 심리한 결과 원심 판시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라면 무죄의 선고를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고소가 고소기간 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또한 고소가 제기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데서 상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지창권 변재승 | [1] 저작권법 제91조 제1항, 제92조 제1항 제2호, 제98조 제1호, 제99조 제4호/ [2] 형사소송법 제223조/ [3] 형사소송법 제223조, 제230조, 저작권법 제98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명완식
【원심판결】
서울형사지법 1993. 10. 13. 선고 93고합95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 한다.
피고인을 징역1 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중 15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공여약속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점
(1) 피고인이 1990. 2. 말경 공소외 1로부터 금 2,500만 원을 교부받고, 또한 1990. 3. 말경 공소외 2로부터 금 3,000만 원은 교부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위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금원을 피고인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제3자에게 전달하기로 상호 약속하였다는 공소사실은 위 각 금원이 위 공소외 1 및 공소외 2가 지지하는 후보자의 선거자금으로 제공된 것일 뿐,피고인 개인에 대하여, 또한 현재의 그 직무에 관련된 뇌물이라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뇌물의 범위와 직무관련성에 관한 해석을 잘못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이 각종 공사와 관련하여 각 금 5,000만 원을 초과하는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은 축산업협동조합이 정부의 직접관리 하에 있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공무원이 아닌 점, 피고인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범률상의 정부관리기업체의 간부직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위 법률의 시행령이 상위규범의 위임 취지에 반하고, 위 법률의 법정형은 그 형사 책임에 대하여 적정한 형의 부과를 요구하는 헌법의 정신에 반할 정도로 너무 무거워 위헌의 소지가 있어서 무효로 해석할 수 있는 점, 위 각종의 공사업무는 정부가 위 축산업협동조합에 위임하여 처리하는 업무와 전혀 무관한 점 등에 비추어 위 공소사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의 뇌물수수로 의율하여서는 아니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공사관련 금전수수 부분을 또두 유죄로 인정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129조 제1항으로 의율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주장
피고인의 나이가 많고 평생을 농촌의 계몽운동 등에 헌신하여 온 점,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범행이 피고인의 사리사욕과는 무관하게 관행상 행해진 것인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후 그 잘못을 뉘우쳐 깊이 반성하고 수사책임있는 관서에 자수한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이 위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의 양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당원의 판단
가. 당원의 심판범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원심판결 및 재심대상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재심의 청구를하지 않았으나, 위 각 판결은 이와 함께 경합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의 뇌물 및 제3자 뇌물공여약속의 점에 관하여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위 판결 전부에 대하여 심리를 하되 다만 위 업무상횡령의 점은 새로 피고인에 대한 양형을 정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 한정하여 심리를 하기로 한다.
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86. 7. 14.부터 1990. 4. 12.까지는 임명제 축산업협동조합(이하 ‘축협’이라 한다) 중앙회장으로, 그 이후부터는 선거제 축협 중앙회장으로 근무 하면서 위 중앙회의 임무를 총괄하던 자인바, (가) 1990. 2. 말경 서울 도봉구 수유3동 (상세주소 생략) 소재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축협 중앙회 부장 공소외 1로부터 같은 해 4. 13. 실시되는 중앙회장 선거에 피고인이 당선된 후 위 공소외 1을 위 중앙회 상임이사로 선임하여 달라는 청탁과 함께 교부되는 금 500만 원을, 같은 해 4. 초순경 서울 강동구 성내동 (상세주소 생략) 소재 위 중앙회 내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같은 명목으로 금 1,000만 원을, 같은 해 4. 초·중순경 같은 곳에서 같은 명목으로 금 1,000만 원을 각 교부받아 피고인의 직무에 관하여 합계 금 2,5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나) 1990. 3. 말경 위 중앙회 내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축협 중앙회 부장 공소외 2로부터 전항과 같은 취지의 청탁과 함께 금 3,000만 원을 교부하겠다는 제의를 받자 위 공소외 2로 하여금 동 금원을 피고인의 위 중앙회장 선거운동을 위하여 경남·북지역 조합장에게 대신 전달하도록 하고, 위 공소외 2가 이를 승낙함으로써 피고인의 직무에 관하여 제3자에게 뇌물의 공여를 약속하고, (다) 1993. 1. 15.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상호불상 한정식집에서 공소외 3 주식회사 대표이사 공소외 4로부터 축협 중앙회가 발주하고 위 회사가 수주한 인천, 함안사료공장의 시설공사시 감독완화 내지 설계변경 등의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금 3억 2,000만 원이 입금된 가명인 정원일 명의의 한국외환은행 보통예금통장(계좌번호 : (생략)) 1장과 위 정원일의 이름이 새겨진 목도장 1개를 교부받아 피고인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고, (라) 1993. 1. 하순경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조선호텔 커피숍에서 공소외 5 주식회사 대표이사 공소외 6으로부터 축협 중앙회가 발주하고 위 회사가 수주한 김제육가공공장의 건설공사시 감독완화 내지 설계변경 등의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금 4억 원이 입금된 가명인 이부헌 명의의 서울신탁은행 보통예금통장(계좌번호 : (생략)) 1장과 위 이부헌의 이름이 새겨진 목도장 1개를 교부받아 피고인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고, (마) 1993. 4. 초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커피숍에서 공소외 7 주식회사 대표이사 공소외 8로부터 축협중앙회가 발주하고 위 회사가 수주한 군산사료공장의 건설 공사시 감독완화내지 설계변경 등의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금 2억 원이 입금된 가명인 이경순 명의의 한미은행 보통예금통장(계좌번호 : (생략)) 1장과 위 이경순의 이름이 새겨진 목도장 1개를 교부받아 피고인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심판결과 재심대상판결은 축협 중앙회 임원을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있는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4. 6. 28. 법률 제4760호로 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2항, 위 법률시행령 제2조 제34호를 적용하여 축협 중앙회장인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 중 뇌물수수의 점에 관하여는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129조 제1항을, 제3자 뇌물공여약속의 점에 대하여는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130조를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1995. 9. 28. 93헌바50호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위헌소원사건에 관하여,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서는 정부관리기업체의 간부직원은 이를 공무원으로 보고 위 정부관리기업체 및 간부직원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위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의 규정은 수뢰죄와 같은 신분범에 있어서 그 주체에 관한 구성요건 규정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광범위하여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및 제13조 제1항 전단과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75조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위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공여약속의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않는 것임에도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결 론
원심은 위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공여약속의 점과 유죄로 인정된 업무상횡령의 점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나머지 항소이유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기로 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을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1986. 7. 14.부터 1990. 4. 12.까지는 임명제 축산업협동조합(이하 ‘축협’이라 한다) 중앙회장으로, 그 이후부터는 선게제 축협 중앙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중앙회의 임무를 총괄하던 자인바, 1990. 1.경부터 1992. 12. 말경까지 사이에 서울 강동구 성내동 (상세주소 생략) 소재 축협 중앙회 사무실에서 인근 식당 등지로부터 임의로 수집한 허위 세금계산서를 지출결의서에 첨부하여 일반업무추친비 예산항목 중 유보예산에서 위 세금계산서의 액면금 상당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합계 금 6억 4,700만 원(해당부서의 요청 없이 배정하는 단독배정분 2억 7,000만 원+해당부서의 요청에 의해 배정하는 요청배정분 3억 7,700만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또한 1990. 1.경부터 1990. 12. 말경까지 축협의 축산진흥기금 특별회계에서 배정되는 업무추진비 중 실제 업무추진비로 사용하고 남은 금액을 실제로 축산진흥기금관리업무에 사용한 것인양 위와 같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하여 위 금원 상당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합계 금 6,700만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여 1990. 1.경부터 1992. 12. 말경까지 사이에 도합 금 7억 1,400만 원(일반업무추진비 유보예산 배정분 6억 4,700만 원, 축산진흥기금분 6,700만 원)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여 업무상 보관 중, 1990. 1.경부터 1992. 12. 말경까지 사이에 실시된 지역조합장 선거시 당선유력자에게 선거지원금으로 1인당 100만 원 정도씩 연간 3,000만 원, 위 3년간 합계 금 9,000만 원, 상당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국회의원 및 관련 공무소직원들에 대한 명절선물비로 1990년에는 2회에 걸쳐 금 800만 원 상당, 1991년에는 2회에 걸쳐 금 400만 원 상당, 1992년에는 400만 원 상당, 합계 금 1,600만 원 상당을 소비하고, 1990. 1.경부터 1992. 12.경까지 사이에 관련 공무소 직원들의 해외출장시 출장비 지원 명목으로 연간 500만 원씩 합계 금 1,500만 원을 소비하여 도합 금 1억 2,100만 원 상당을 업무 이외의 용도에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법령의 적용】
1. 범죄 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종의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징역형 선택)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피고인의 나이가 많고 평생을 농촌의 계몽운동 등에 헌신하여 온 점,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의 사리사욕과는 무관하게 관행상 행해진 것인 점 등 참작)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공여약속의 점의 요지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위 파기 이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채영수(재판장) 김동오 이내주 | [l] 형사소송법 제342조 제2항 / [2]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4. 6. 28. 법률 제47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헌법 제12조, 제13조, 제75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1998. 11. 20. 선고 98노1085 판결
【주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중 각 추징에 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으로부터 금 4,236,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징역형에 대한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징역 10월에 2년간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추징이 위법하다는 점에 대하여
변호사법 제94조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같은 법 제27조의 규정에 위반하거나 같은 법 제90조 제1호, 제2호 또는 제92조의 죄를 범한 자 또는 그 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금품 기타 이익을 그들로부터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수인이 공동하여 같은 법 제90조 제2호에 규정한 죄를 범하고 교부받은 금품을 분배하는 경우에는 각자가 실제로 분배받은 금품만을 개별적으로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도2490 판결, 1993. 12. 28. 선고 93도156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이동두 등 교통사고 피해자들과 보험회사 사이에 화해사무를 취급하면서 이동두 등으로부터 교부받은 합계 금 10,590,000원을 위 공소외 1과 피고인이 6:4의 비율로 분배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하여야 할 금액은 금 4,236,000원(10,590,000×0.4)뿐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으로부터 위 금 10,590,000원 전부를 추징한 제1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변호사법 제94조 소정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원심판결 중 추징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은 당원이 직접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1조, 제396조 제1항에 의하여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중 각 추징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이 교통사고 피해자들과 보험회사 사이의 화해사무를 취급하면서 이동두 등으로부터 교부받은 합계 금 10,590,000원 중 피고인이 분배받아 소비한 금 4,236,000원에 대해서는 변호사법 제94조를 적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그 가액을 추징하고, 피고인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변재승(주심) | 변호사법 제90조 제1호 , 제2호, 제92조 , 제94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황계룡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1. 13. 선고 98노230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원심 판시 제2의 죄에 대한 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각 상고이유(피고인이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절도죄에 대하여
절도죄에 있어 영득의 의사라 함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할 의사를 말하는 것인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과 피고인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현금 등이 들어 있는 피해자의 지갑을 가져갈 당시에 피해자의 승낙을 받지 않은 사실을 알아볼 수 있으므로 가사 피고인이 후일 변제할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절도 범죄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강간치상죄에 대하여
강간죄에 있어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함께 있다가 욕정을 일으켜 피고인의 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겁을 먹은 피해자에게 자신이 전과자라고 말하면서 캔맥주를 집어던지고 피해자의 뺨을 한 번 때리면서 성행위를 요구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과 피해자의 연령이 어린 점 및 다른 사람들의 출입이 없는 새벽에 건물 내실에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단둘이 있는 상황인 점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강간치상 범죄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각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나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강간이 미수에 그치거나 간음의 결과 사정을 하지 않은 경우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강간치상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강간치상죄에 있어 상해의 결과는 강간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으로부터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간음행위 그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나 강간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발생한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므로, 가사 피고인이 성기의 삽입을 시도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였다던가 또는 사정을 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강간행위에 수반된 추행이나 간음행위 자체로 인하여 피해자가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외음부좌상을 입은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강간치상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 이 점에 관한 각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주문기재의 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법 제329조 / [2] 형법 제297조 / [3] 형법 제301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박만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4. 28. 선고 97노222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에 관한 부분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피고인 1, 2의 여론조사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과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3, 4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1, 2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4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선거기획단, 동향파악조, 선거유세팀 및 자필서신팀의 일부 운영경비에 관한 부분과 '신화는 없다' 책자에 관한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1)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 1995. 11. 22.부터 2개월간 선거기획단을 운영하면서 그 단원으로 참가한 공소외 이용준의 보수로 금 1,000,000원, 선거기획단 사무실의 청소비 및 난방연료비로 금 1,000,000원, 식대로 금 3,500,000원, 접대비로 금 3,000,000원 등 합계 금 8,500,000원을 지출하고, 1996. 2. 말부터 같은 해 3. 초까지 상대후보자의 동향파악조로 일한 공소외 서정국, 김현수에게 각 금 1,000,000원을 지급하고, 1996. 3. 11.경 피고인 1의 저서 책자 6,000부 대금 합계 금 23,100,000원 상당을 피고인 1의 관내 선거인들에게 배부하고, 1996. 3. 26.부터 4. 10.까지의 선거운동기간 중 선거유세팀의 일원으로 선거운동을 한 공소외 방경은과 강별님에게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수당 외에 각 금 1,180,000원을 별도로 지급함으로써,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고한 제한액을 초과하는 선거비용을 지출하고, ㉡ 그 지출을 누락한 허위의 '선거비용의 수입과 지출보고서'를 제출하고, (2) 피고인 1, 2, 3이 공모하여, 위와 같이 선거유세팀의 일원으로 선거운동을 한 방경은과 강별님에게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수당 외에 금원을 별도로 지급하고, 1996. 2. 5.부터 같은 해 4. 5.까지 사이에 피고인 1의 지지를 호소하는 자필서신을 작성하는 일을 담당한 성명불상자 6명에게 같은 해 3. 26.경부터 4. 7.경까지 사이에 합계 금 5,39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각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고, (3) 피고인 1, 2, 4가 공모하여, 위와 같이 상대방 후보에 대한 동향파악조로 일한 서정국, 김현수에게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모두 무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선거유세팀 중 봉고차량 운전기사에 대한 보수 부분
선거사무원이 선거유세장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승용한 자동차의 운전기사에게 그 운전의 대가로 지급된 금원은, 법 제120조 제6호에서 선거비용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비용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선거사무원 등이 승용하는 자동차의 운영경비에 해당하고, 그 승용 자동차에 일부 선거사무원이 아닌 자가 동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1996. 3. 26.부터 4. 10.까지 선거유세팀에서 봉고차량 운전사로 일한 공소외 김중기에게 금 82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김중기 운전의 봉고차량은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된 강별님, 방경은 등 10여 명이 유세장으로 이동하는 데 사용한 차량이므로 김중기가 지급받은 금원은 법 제120조 제6호가 선거비용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한 선거사무원 승용 자동차의 운영경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김중기가 지급받은 금원 부분에 대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허위보고서 제출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고 있다.
기록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법상의 선거비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여론조사비용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15대 국회의원 선거운동기간 중인 1996. 3. 말경 및 같은 해 4. 7.경 각 1,000명의 관내 선거인을 대상으로 피고인 1의 선거운동을 위하여 2회의 여론조사(이하 '이 사건 여론조사'라고 한다)를 실시하여 그 비용으로 같은 해 4. 3. 및 같은 해 4. 16. 각 금 10,000,000원씩 합계 금 20,000,000원을 지출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외 박인주가 경영하는 '월드 리서치'에서 1995. 11. 중순경부터 1996. 4. 11. 선거일까지의 사이에 총 8회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과 공소사실과 같이 1996. 4. 3. 및 같은 달 16. 2회에 걸쳐 '월드 리서치'의 직원인 공소외 박승렬 명의의 계좌에 각 금 10,000,000원이 공소외 정경윤을 송금인으로 하여 입금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박인주가 제1심 법정에서 이 사건 여론조사는 피고인 1의 형인 공소외 1이 피고인 1의 당선가능 여부에 관한 개인적인 관심으로 피고인 1에게는 알리지 않고 자신에게 부탁하여 실시한 것으로 그 비용도 공소외 1이 대표이사로 있는 공소외 2 합자회사의 직원인 정경윤으로부터 송금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제1심 증인 정경윤의 진술, 검사 작성의 공소외 1, 정경윤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역시 위와 같은 박인주의 법정 진술에 부합하므로, 이와 달리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박인주의 제3회 검찰진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공소외 김학량의 각 검찰 진술은 이 사건 여론조사에 대한 피고인 1의 공모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의 선거기획팀에서 정세분석실장으로서 여론조사결과 분석과 정세판단의 업무를 담당하였다는 김학량(수사기록 1권 545, 547면, 수사기록 2권 5, 6면)은 검찰에서, 1995. 11. 중순경 가상후보에 대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12. 초순경 유권자들의 후보자지지 성향 등의 기초사항에 관한 면접여론조사, 1996. 1. 하순경 제3후보 출마의 경우에 대한 예상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2. 중순경 취약지역에 대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3. 초순경 후보자별 지지율 변화추이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3. 25. 선거전 돌입에 대한 상황점검을 위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4. 1. 선거 중반전 판세분석을 위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4. 6. 최종 선거결과 예상을 위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고 진술하고(수사기록 1권 548면), '월드 리서치'를 운영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였다는 박인주(수사기록 2권 2면)도 검찰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2권 15 내지 17면), 이러한 진술에 의하면 총 8회의 여론조사가 각기 독자적인 목적을 가지면서도 상호 유기적인 연관 아래 선거일에 이르기까지 순차 계획적으로 실행되었음을 알 수 있고, 또 김학량은 검찰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피고인 1과 같이 모여서 그 실시에 관한 의논을 하여서 실시하였다(수사기록 1권 549면)."고 진술하고, 박인주 역시 검찰에서, "여론조사는 피고인 1과 의논하여 실시하였고(수사기록 2권 18면)", "그 비용지출은 피고인 2가 일일이 사전 보고를 하거나 사후 결재를 받아 지출하였다(수사기록 2권 165면)."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증거자료들을 종합하면 2회에 걸친 이 사건 여론조사도 8회에 걸쳐 실시된 전체 여론조사의 일환으로 최종 실시된 것으로서 그 실시 및 비용지출에 관하여 피고인 1, 2와 상의를 거쳤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가 있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여론조사의 비용이 공소외 1이 운영하는 공소외 2 합자회사의 직원으로 있는 정경윤 명의로 송금되기도 하였으나(수사기록 2권 213, 237면), 정경윤은 당시 피고인 1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하여 같은 피고인의 지구당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수사기록 3권 705, 707, 708면) 그 비용의 송금인 명의가 정경윤으로 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그 지출까지 피고인 1이나 피고인 2와 상관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볼 수가 없고, 또 원심 판시와 같이 이 사건 여론조사는 공소외 1이 그의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피고인 1에게는 알리지 아니한 채 실시하였다는 박인주의 제1심 법정 진술이나 같은 취지의 정경윤의 제1심 법정 진술 및 검사 작성의 공소외 1, 정경윤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이 사건 여론조사의 실시시기나 그 이전에 실시한 다른 여론조사와의 상관관계, 그리고 여론조사 분석을 담당하였을 뿐 여론조사 자체에는 관여하지 아니한 김학량이 위와 같이 이 사건 여론조사의 목적 등을 분명히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신빙성이 크게 의심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여론조사 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허위보고의 점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별다른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러한 증거들을 배척하고 신빙성이 의심되는 반대 증거들을 믿어 그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는 결국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2.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2, 4의 자백의 임의성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 4에 대한 검사 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서상의 자백 부분이 임의성이 있다고 보아 이를 피고인 1, 2, 4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는 증거로 삼은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증거능력 없는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선거기획단 운영경비 부분
(1) 법 제58조 제1항 소정의 선거운동은 특정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대법원 1992. 4. 28. 선고 92도344 판결, 1996. 4. 26. 선고 96도138 판결 등 참조),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인 준비행위에 해당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나 통상적인 정당활동과는 구별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여 사무기기를 비치하고 선거운동원 등을 채용하여 선거운동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행위는 특정후보자의 당선 등을 도모하는 목적의지가 뚜렷하여 이를 단순히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라거나 정당인으로서의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라고 할 수 없고(대법원 1996. 7. 9. 선고 96도820 판결 참조), 그와 같은 사무실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이 이루어진 경우 그 사무실을 설치·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선거운동에 대한 포괄적인 대가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1998. 6. 9. 선고 97도856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피고인 1이 이 사건 오피스텔을 임차·사용하게 된 경위와 시기, 선거운동 기간 전에 선거기획단에서 기획하고 실행한 각종 계획('제15대총선선거전략마스터플랜'의 기획, 자원봉사자들이 피고인 1의 행적을 찬양하고 지지하는 내용의 서신을 작성하여 선거인들에게 발송하는 자필서신팀 운영, 자원봉사자들이 선거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 1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전화홍보실 운영 등)의 내용과 방법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선거기획 등을 업무로 하는 '월드 리서치'를 경영하고 있는 박인주를 영입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선거기획단을 운영하고 활동한 것은 피고인 1을 당선되게 하기 위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를 가리켜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라든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명시하지 아니하여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을 위반하였거나, 법상의 선거운동이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 4에 대한 보수와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한 월세 및 관리비 부분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선거기획단에서 기획·홍보를 담당한 피고인 4가 형식적으로는 공소외 1이 경영하는 공소외 2 합자회사의 과장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로부터 월급을 받았으나 실질적으로는 공소외 1과 피고인 1의 동의하에 전적으로 선거기획단의 기획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그 대가로 이 사건 공소사실상의 금 7,500,000원을 지급받은 것이어서 그 금액은 선거비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함과 아울러 피고인 1의 처남인 공소외 3이 피고인 1 및 피고인 2와 통모하여 선거기획단의 사무실로 사용한 이 사건 오피스텔의 월세 금 1,000,000원과 관리비 금 440,000원 상당을 지출한 것 역시 선거비용에 해당한다고 본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자필서신팀 운영경비 부분
(1)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1996. 2. 5.경부터 4. 5.경까지 사이에 자원봉사자 30명을 동원하여 16,000통의 자필서신을 작성하여 선거인들에게 발송하는 자필서신팀을 운영하면서 공소외 선진엔터프라이즈를 통하여 채용한 자원봉사자 18명에게 같은 해 4. 11.부터 4. 17.까지 사이에 합계 금 13,722,000원, 개별적으로 채용한 아르바이트생 10여 명에게 같은 해 3. 26.부터 4. 7.경까지 사이에 합계 금 7,000,000원을 각 지급하고 위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비로 같은 해 2. 말부터 3. 말까지 '개포정'이라는 식당 주인인 공소외 이순복에게 금 820,000원을 같은 해 4. 초순경 '초원'이라는 한식당의 주인인 공소외 최기화에게 금 220,000원을 지급함과 아울러 같은 해 3. 26.부터 4. 5.경까지 사이에 자필서신 발송료로 금 2,400,000원을 지출하여 선거비용을 초과지출하고, 그 지출을 누락시켜 허위의 보고서를 제출하고, 피고인 1, 2 및 3은 위 자원봉사자 및 아르바이트생 중 제1심 판시의 22명에게 합계 금 15,332,000원을 지급함으로써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위와 같은 자필서신팀 운영경비를 피고인 3이 자비로 지출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로 규정한 법 제257조 제1항 제2호, 제135조 제3항이 1996. 2. 6.부터 공포·시행되었으나(1996. 2. 6. 법률 제5149호로 개정된 법 부칙 제1항) 그에 의하여 처벌대상으로 되는 것은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이므로 금품제공행위가 그 시행 이후에 이루어진 이상 그와 대가관계가 있는 선거운동 자체는 그 시행 이전에 행하여진 것이라도 무방하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위 개정 법조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2) 한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 2 및 3이 공모하여 위와 같이 자필서신팀을 운영하면서 그에 속한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비로 '개포정'의 주인인 이순복에게 금 820,000원, '초원'의 주인인 최기화에게 금 220,000원을 각 지급함으로써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고 있는바, 이순복과 최기화에게 식사비를 지급한 것이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자원봉사자의 식사비로 지급된 것이기 때문이므로 이 때 금품제공의 상대방은 이순복과 최기화가 아니라 자원봉사자라 할 것이고, 법 제257조 제1항 제2호, 제135조 제3항에서 처벌대상으로 삼는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그 수령자 마다 각 1죄가 성립하는 것이어서, 그 죄를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 수령자별로 금품수령행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3은 검찰에서 "유급 아르바이트생들이 '개포정'이나 '초원' 등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제가 직접 식당 측과 식권발행에 대한 구두계약을 한 후 식권을 발행하였고, 그 식권으로 아르바이트생이 식당에서 식사를 한 다음 주인이 그 식권을 모아서 가지고 오면 식대를 지불하였다."고 진술하고(수사기록 2권 879, 880면), 자필서신팀의 일원이었던 서승범과 박혜경, 김혜영은 검찰에서 공소외 주식회사 선진엔터프라이즈를 통하여 공급된 아르바이트생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채용된 아르바이트생도 식권으로 식사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3권 108, 323, 351면), 위와 같은 진술이나 최기화와 이순복의 검찰진술(수사기록 3권 182 내지 194면) 등의 원심과 제1심이 드는 각 증거 어디에도 식사를 한 자원봉사자 내지 아르바이트생을 특정하여 인정할 자료가 전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결국 아무런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피고인 1, 2, 3의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가 있다.
라. 전화홍보실 운영경비 부분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 2, 3이 공모하여 선거운동기간 동안 제1심 판시의 정명목 등 10명으로 이루어진 전화홍보실의 자원봉사자들로 하여금 선거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 1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1996. 4. 10.경부터 같은 달 11.경까지 사이에 제1심 판시와 같이 합계 금 6,115,000원을 지급함으로써 선거비용을 초과지출하고 그 지출을 누락시킨 허위 보고서를 제출함과 아울러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 3이 자비로 그 비용을 지출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그 유죄 인정의 증거로서 든 것 중 정명옥, 한현실, 김미정에 대한 검사 작성의 진술조서는 진술서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선거비용초과지출죄와 선거비용지출보고서 허위제출죄에 있어서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부분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에서 선거비용 제한액을 초과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거기에도 법상의 선거비용의 정의규정인 법 제119조 제1항이 적용되고, 따라서 법 제119조 제1항에서 선거비용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전선거운동 등 법에 위반된 선거운동을 위하여 지출된 비용도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의 선거비용에 포함된다. 또한 법 제258조 제1항 제2호에서 선거비용지출보고서의 허위제출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저비용의 선거풍토 정착이라는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선거비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보고의 대상은 선거비용의 수익과 지출이라는 객관적 사항에 그치고 그 지출과 관련한 회계책임자의 형사적 책임에 관한 사항까지 보고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므로 법 제258조 제1항 제2호가 헌법 제12조 제2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선거비용초과지출죄와 선거비용지출보고서 허위제출죄에 있어서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바. 범인도피 부분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 2, 4가 공모하여 벌금 이상의 죄를 범한 피고인 3을 해외로 도피시킴에 있어 피고인 3이 죄를 범한 자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의 여론조사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부분과 피고인 1, 2, 3의 자원봉사자 식사비 지급에 의한 금품제공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이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의 나머지 선거비용초과지출과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 및 금품제공에 의한 법 위반의 점과 피고인 3의 금품제공에 의한 법 위반의 점 중 유죄 부분과 각각 포괄일죄 혹은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의 법 위반에 관한 부분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유죄 부분 전부와 피고인 1, 2에 대한 여론조사비용과 관련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법 위반에 관한 부분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1, 2의 여론조사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피고인 3, 4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1, 2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4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 |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 /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 / [3]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7. 1. 13. 법률 제52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5조 제3항 , 제257조 제1항 제2호 / [4]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9조 제1항 , 제257조 제1항 제1호 / [5]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8조 제1항 제2호 , 헌법 제12조 제2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18. 선고 98노4150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자기가 발행한 가계수표를 피해자 이길영이 교부받아 소지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또한 그 수표가 적법히 지급 제시되어 수표상의 소구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의 분실사유를 들어 공시최고 신청을 하고 이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제권판결을 받음으로써 수표상의 채무를 면하여 그 수표금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도3213 판결 참조),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제1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피고인이 이 사건 가계수표를 할인받기 위하여 사채업자에게 이를 발행, 교부하고 그 할인대금을 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그 수표를 선의로 취득한 소지인에게는 그러한 사유를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처음부터 수표상의 채무를 부담하지 않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변재승(주심) | 형법 제347조 , 민사소송법 제458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조재석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9. 1. 11. 선고 98노103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55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형법 제28조는 범죄의 음모 또는 예비행위가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관세법 제182조 제2항은 제180조 소정의 관세포탈죄 등을 범할 목적으로 그 예비를 한 자를 미수범과 함께 본죄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규정하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7항은 관세법 제18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를 일정한 요건하에 가중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이는 관세포탈죄를 비롯한 관세범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조직성, 전문성, 지능성, 국제성을 갖춘 영리범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기수와 미수, 미수와 예비가 그 법익침해 가능성이나 위험성에 있어서 크게 차이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관세법의 입법목적 달성 및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하여 그 예비행위를 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일 뿐이고, 합리적 근거 없이 어느 특정인을 일반 국민과 차별하거나 조세범처벌법상 조세포탈죄 등 다른 특정범죄와 차별하여 특별히 엄단하려 하는 것은 아니므로, 관세포탈예비죄에 관한 위 규정들은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이나 헌법 제10조의 기본적 인권보장의 원리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 제2점 및 피고인의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등은 1998. 2. 17. 중국 하남남강진출구 유한회사와 녹두 1,000t의 수입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같은 달 25. 과세가격 사전심사를 신청할 때에도 위 계약서를 그대로 제출하였으나, 실제로는 중국 회사에 수입물량의 10%에 해당하는 대금을 더 지급하고 물량을 그 만큼 더 수입하되 그 부분에 대하여는 수입신고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그에 해당하는 관세를 포탈하기로 결의한 후, 같은 해 7. 7.까지 3차에 걸쳐 330t의 녹두를 수입 통관하고 나머지 770t을 수입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 조처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관세법 제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관세의 납부의무자는 수입신고를 하는 때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세관장에게 당해 물품의 가격에 대한 신고를 하여야 하지만, 같은 법 제9조의15는 납세신고를 하여야 할 자가 과세가격결정의 기초가 되는 사항에 관하여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가격신고 전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서류를 갖추어 관세청장 또는 세관장에게 미리 심사하여 줄 것을 신청할 수 있고, 세관장은 관세의 납세의무자가 위 사전심사서에 의하여 납세신고를 한 경우에 당해 납세의무자와 사전심사 신청인이 일치하고 수입신고된 물품 및 과세가격신고가 사전심사서상의 내용과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전심사서의 내용에 따라 과세가격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관세를 포탈할 목적으로 수입할 물품의 수량과 가격이 낮게 기재된 계약서를 첨부하여 수입예정 물량 전부에 대한 과세가격 사전심사를 신청함으로써 과세가격을 허위로 신고하고 이에 따른 과세가격 사전심사서를 미리 받아 두는 행위는 관세포탈죄의 실현을 위한 외부적인 준비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바, 이러한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 등이 실제로 수입 통관한 녹두 330t을 제외한 나머지 770t에 관하여 관세법 제182조 제2항 소정의 관세포탈예비죄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7항으로 의율하였음은 옳고, 거기에 관세포탈예비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기록을 살펴보면, 위 과세가격 사전심사서의 유효기간이 1998. 8. 25.까지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피고인 등이 나머지 녹두 770t을 실제로 수입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 등이 자의로 그 수입을 포기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되지도 아니할 뿐만 아니라, 중지범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후 자의로 그 행위를 중지한 때를 말하는 것이고 실행의 착수가 있기 전인 예비음모의 행위를 처벌하는 경우에 있어서 중지범의 관념은 이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1. 6. 25. 선고 91도436 판결 참조),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인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55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관세법 제18조 제2항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7항 , 헌법 제10조 , 제11조 , 형법 제28조 / [2] 관세법 제9조의2 제1항 , 제9조의15 , 제18조 제2항 / [3] 형법 제26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24. 선고 98노1262, 1076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공소외 김천동이 남편되는 공소외 신수원과 함께 1988.경 홍콩으로 이민가서 그 곳에서 거주하면서 신성모텔을 경영하고 있으며 국내에 거주하는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위하여 자주 귀국하기는 하지만 계속하여 국내에서 3개월 이상 머무르지는 않고 출국하는 방식을 취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후, 폐지된 구 외국환관리법(법 제4447호) 제3조 제1항 제12호 및 제13호, 제2항 그 법의 시행령 제8조 제3항 단서 제1호, 제3호의 비거주자라고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경우에는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분이 명백한 때문에 위의 시행령 제8조 제3항 제1호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법 제3조 제2항이 규정하는 '제1항 제12호 및 제13호의 규정에 의한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분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란 대한민국 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개인 또는 주된 사무소를 둔 법인 아닌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대한민국 내에 주소, 거소 또는 사무소를 두고 있는 경우라도 대한민국 외에도 주소, 거소 또는 사무소를 함께 두는 등의 사정으로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분이 명백하지 아니한 이 사건과 같은 경우도 포함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상고이유에서 든 판례는 이 사건과 구체적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결국, 원심이 김천동을 위의 법리에 따라 비거주자라고 판단한 데에는 거주자와 비거주자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 이용훈 조무제(주심) | 구 외국환관리법(1998. 9. 16. 법률 제5550호 외국환거래법 부칙 제3조로 폐지) 제3조 제1항 제12호, 제13호, 제2항(현행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2호, 제13호, 제2항 참조), 구 외국환관리법시행령 제8조 제3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2. 17. 선고 97노236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공소외 C 관련 금 12억 5,000만 원 수수의 알선수재죄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993. 3.경부터 1995. 12.경까지의 사이에 C로부터 청탁을 받아오면서 이와 관련하여 1993. 12.부터 1995. 12.까지의 사이에 매월 금 5,000만 원씩 합계 금 12억 5,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것이고, 제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1993. 3.부터 C로부터 청탁을 받아오면서 이와 관련하여 1993. 10.경 금 50억 원이 예금된 피고인의 가명 계좌를 실명전환받고, 이를 보관·관리하게 하면서 1993. 12.부터 1995. 12.까지의 사이에 매월 금 5,000만 원의 이자를 지급받는 금융상의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공소사실과 그 제1심 판시가 범행의 일시와 방법 등에서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각각 기초가 되는 사실로 보면 청탁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매월 금 5,000만 원을 수수하였다는 점에서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며, 제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이 포괄일죄로서 공소사실과는 그 전체 범행의 시기와 종기 및 상대방이 각 동일하고 수수내역도 질적인 면에서 공소사실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며, 피고인이 매월 금 5,000만 원을 수수한 것이 금 50억 원이 예금된 피고인의 가명계좌를 실명전환하여 관리하면서 이에 대한 이자조로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 심리가 이루어졌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었다고 보여지며, 만약 매월 금 5,000만 원을 수수하게 된 기본적 원인인 가명계좌의 실명전환 부분을 금융상의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정의와 형평에 현저히 반한다는 이유로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이와 같이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 뿐더러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한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755 판결, 1990. 10. 26. 선고 90도122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인이 1993. 12.부터 1995. 12.까지의 사이에 매월 금 5,000만 원씩 합계 금 12억 5,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제1심은 "1993. 10.경 금 50억 원이 예금된 피고인의 가명 계좌를 실명전환받는 금융상의 편의제공과 그 금원을 보관·관리하게 하면서 1993. 12.부터 1995. 12.까지 매월 금 5,000만 원의 이자를 지급받는 금융상의 편의제공을 받아 그 각 이익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그 판시의 앞부분은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아니한 전혀 새로운 사실을 인정한 것이며, 그 판시의 뒷부분은 공소사실에 적시된 바 없는 사실을 일부 추가하여 인정한 것이므로 공소된 금품수수라는 행위와 인정된 이익수수라는 행위는 그 범죄행위의 내용 내지 태양에서 서로 달라서 그에 대응할 피고인의 방어행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
그와 같이 유죄판결의 이유로서 명시되어야 하는 범죄사실 기재가 공소사실에 기재되지 아니한 새로운 사실을 인정하거나 범죄행위의 내용 내지 태양을 달리하는 것이 분명한 이상, 비록 그에 대하여 공판절차에서 어느 정도 심리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소장의 변경을 요하는 사항이어서 피고인으로서는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다른 사실을 인정하지는 아니할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는 것이므로, 제1심이 인정한 '금융상의 편의 제공'이라는 점에 대응하는 변소와 증거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어서 그 부분에 관련하여 충분한 심리가 되었다고 할 수 없고 그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상 실질적인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사실심으로서는 그 부분의 심판대상에 관하여 공소장의 변경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절차를 거치는 경우에도 당초의 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이 공소사실로서의 동일성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를 따져 본 후에 실체 판단에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위와 같이 사실인정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그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를 받아들인다.
나. C 관련 금 524,209,370원 수수의 알선수재죄에 관하여
피고인이 C에게 합계 금 2,275,790,630원의 예금통장과 자기앞수표를 보관하게 하였다가 2회에 걸쳐 금 3억 원 및 금 25억 원 등 합계 금 28억 원을 반환받은 시기와 경위, C가 피고인에게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 등에 관하여 부탁의 시기와 경위 및 그 구체적인 내용, C로부터 초과 반환받은 금원의 규모와 지급방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초과반환사실 및 이에 대한 부탁과의 대가성을 인식하였다고 본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그 판단에는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이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조세포탈 부분(뒤에 판시하는 라.항을 제외한 부분)에 관하여
(1) 조세범처벌법 제9조, 특정범죄가증처벌등에관한법률 제8조가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77. 5. 10. 선고 76도4078 판결 참조), 과세권자가 조세채권을 확정하는 부과납부방식의 소득세와 증여세에 있어서 납세의무자가 조세포탈의 수단으로서 미신고·과소신고의 전(후)단계로서 '적극적인 소득은닉 행위'를 하는 경우에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D, E, F 등으로부터 활동비·이자 명목으로 거액의 금원을 교부받게 되자 과세관청의 자금출처조사 및 세금부과를 회피할 의도로 다른 사람 명의의 예금계좌 즉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자금세탁'하거나 전전 유통된 헌 수표를 교부받아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금원에 대한 자금흐름을 은닉할 의도로 제1심 판시 나.항 기재와 같이 활동비 혹은 이자 명목으로 교부받은 금원들을 차명계좌에 분산 입금케 하거나 미리 자금세탁된 헌 수표를 전달받아 이 중 일부를 다시 차명계좌에 분산 입금시키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증여재산 혹은 이자소득을 은닉하고 그에 대한 과세표준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이 증여세 또는 이자소득세(종합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금원을 '금융자산의 차명거래'의 방법을 이용하거나 '자기앞수표의 반복적 유통'의 방법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은닉한 것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 명의의 예금계좌를 빌려 예금하였다 하여 그 차명계좌 이용행위 한 가지만으로써 구체적 행위의 동기, 경위 등 정황을 떠나 어느 경우에나 적극적 소득은닉 행위가 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세대상의 미신고나 과소신고와 아울러 장부상의 허위기장 행위, 수표 등 지급수단의 교환반복행위 기타의 은닉행위가 곁들여져 있다거나, 차명계좌의 예입에 의한 은닉행위에 있어서도 여러 곳의 차명계좌에 분산 입금한다거나 순차 다른 차명계좌에의 입금을 반복하거나 단 1회의 예입이라도 그 명의자와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은닉의 효과가 현저해 지는 등으로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진 경우에는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견해에서 피고인의 자금임을 알 수 없도록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이 부분의 각 은닉행위를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본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조세범처벌법 제9조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8조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 등은 없다.
상고이유에서 내세우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른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함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2)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함으로써 성립하는 조세포탈범은 고의범이지 목적범은 아니므로 피고인에게 조세를 회피하거나 포탈할 목적까지 가질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조세포탈죄에 있어서 범의가 있다고 함은 납세의무를 지는 사람이 자기의 행위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을 인식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조세포탈의 결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부정행위를 감행하거나 하려고 하는 것이다.
원심이 피고인의 학력·경력·사회적 지위, 금융실명제와 관련하여 차명계좌의 개설·관리경위, 자기앞수표의 수수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증여세 또는 종합소득세를 포탈할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는바, 기록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 등을 찾을 수 없다.
조세포탈의 고의에 관한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가사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과 같은 정치자금 성격의 활동비 지원에 대하여 이를 증여 또는 이자로 보고 전례 없이 증여세 또는 종합소득세를 부과하면서 조세포탈죄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으로서는 금품이 수수된 목적과 경위에 관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보다는 적용하기 용이한 조세포탈죄를 적용 처단함으로써 자의적인 법운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알선의 대가인 활동비에 대하여는 법정형이 낮은 알선수재죄로 처벌하고 알선의 대가가 아닌 활동비에 대하여는 법정형이 높은 조세포탈죄로 처벌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하더라도, 알선수재죄와 조세포탈죄는 각각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각 죄의 법정형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므로, 위와 같은 각 사유는 어느 것도 위의 범죄의 성립을 조각할 사유라 할 수 없어 이 사건 판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도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E 관련 현금 5억 원 수증 부분{제1심판결의 1.나.(2).(나)기재 부분}에 관하여
제1심은 피고인이 1995. 6. 하순경 E로부터 자기앞수표 금 5억 원 상당을 직접 받은 점을 유죄로 인정한 외에, 그로부터 3, 4일 후 현금 5억 원을 G를 통하여 증여받아 일자불상의 시기에 성명불상자의 차명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그 금 5억 원에 관한 증여세를 포탈하였다는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하였고 원심은 같은 이유로 그 부분의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이미 판시한 바와 같이 차명계좌에의 예입행위가 한 번이라도 있기만 하면 그를 바로 은닉행위라고 단정할 것이 못될 뿐만 아니라, 현금을 성명불상자의 차명계좌에 입금하였다는 진술만으로써는 그 계좌 명의자와 이용자와의 관계라던가 그 계좌에의 예입한 시기와 방법 등을 알수 없으니 어떠한 적극적 은닉행위가 있었던가 하는 당시의 정황을 확정할 수 없어서 이 부분 부정한 행위에 관하여는 유죄의 입증이 되지 않았다 할 것이다.
사실심으로서는 위의 자기앞수표 수증행위와는 별개의 행위로 보아야 할 현금 5억 원의 수증행위에 관하여 이용된 차명계좌의 특정 등 은닉행위를 더 자세히 심리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여 받아들이기로 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공소외 H 관련 금 15억 원 수수의 알선수재죄에 관하여
기록에 비추어 보니, 피고인이 H로부터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 15억 원을 수수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는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이나 경험칙, 논리칙의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알선수재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없다.
상고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할 만한 것이 아니다.
이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C 관련 금 12억 5,000만 원 수수의 알선수재죄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C로부터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 등에 관한 부탁을 받으면서 1993. 12.부터 1995. 12.까지의 사이에 매월 금 5,000만 원씩 25회에 걸쳐 합계 금 12억 5,0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와 같은 피고인과 C의 금 50억 원에 관한 법률관계는 이른바 소비임치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지급받은 위 금 12억 5,000만 원은 C에게 실명전환 및 관리·사용이 위탁된 피고인의 자금 50억 원에 대한 대가로 매월 1%의 통상의 사채 금리에 따라 제공된 이자 상당의 금융상의 편의에 불과하고 그 금 12억 5,000만 원 그 자체를 수수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금 12억 5,000만 원 그 자체를 수수한 점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본즉,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고, 그 판단에는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소비임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에는 원심이 공소장변경 없이 실명전환 및 C에게 관리·사용이 위탁된 피고인의 자금 50억 원에 대한 이자 상당으로 금 12억 5,000만 원을 받은 금융상의 편의를 제공받았다고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금융상의 편의를 제공받은 이익을 추징하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앞서 1.의 가.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금 12억 5,00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위와 같은 금융상의 편의제공 받은 것으로 인정한 원심 판단이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되는 이상, 이 상고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다. D 관련 증여세 포탈죄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니, 피고인이 1994. 5.경, 1994. 8.경 및 1995. 11.경 3회에 걸쳐 D로부터 증여받은 각 금 6,000만 원 부분의 조세포탈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성명불상자의 차명계좌에 입금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관한 입증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처는 위의 이 법원의 판시 취지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이나 경험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 등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C 관련 금 12억 5,000만 원 수수의 알선수재 부분과 E 관련 현금 5억 원 수증의 조세포탈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위법이 있어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그 파기되는 부분은 원심판결의 나머지 유죄인정 부분과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 이용훈 조무제(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54조 , 제298조 / [2] 형사소송법 제254조 , 제298조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 [3] 조세범처벌법 제9조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8조 / [4] 조세범처벌법 제9조 / [5] 조세범처벌법 제9조 / [6] 조세범처벌법 제9조 , 형사소송법 제383조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1999. 1. 14. 선고 98노142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370조에서 말하는 경계는 반드시 법률상의 정당한 경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비록 법률상의 정당한 경계에 부합되지 아니하는 경계라고 하더라도 이해관계인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이면 이는 이 법조에서 말하는 경계라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682 판결 참조), 또 그 경계표는 그것이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통용되는 사실상의 경계를 표시하는 것이라면 영속적인 것이 아니고 일시적인 것이라도 이 죄의 객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제거한 판시 말뚝과 철조망은 위 법조 소정의 경계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을 경계침범죄로 처벌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이를 기록과 위에 밝힌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즉 원심의 그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나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법 제370조 / [2] 형법 제370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8. 4. 8. 선고 97노62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인 전북 완주군 삼례읍 신탁리 231의 3 답 63㎡(약 19평)는 원래 공소외 망 한영록의 소유였으나 위 망인이 약 50여 년 전 그 소유의 다른 토지 2필지와 함께 위 부동산을 피고인의 아버지인 망 공소외 1 소유의 원심 판시 부동산들과 서로 교환하여 소외 망 공소외 1은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3필지상에 집을 짓고 소유해 오다가 동인의 사망으로 피고인이 상속했던 부동산인데 다른 2필지 토지에 대하여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이 사건 토지 답 63㎡에 대하여는 원심 판시와 같은 사유로 등기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망 한영록의 상속인인 한상원과 다툼이 생겨 임료를 지급해 오다가 1977. 3. 5.경 한상원으로부터 피고인의 집 담장 안에 있던 이 사건 부동산을 목측으로 15평 정도로 보아 "동쪽 콘크리트 축조물 내 15평"으로 토지를 특정하고, 백미를 주고 매수한 사실과 위 토지의 표시 방법은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아 이 사건 토지 63㎡(약 19평)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토지에 대한 등기방법으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1992. 11. 30. 법률 제4502호로 개정된 것)이 시행되자 1995. 2. 18. 피고인이 1972. 4. 1. 망 한영록으로부터 매수하여 소유하고 있다는 확인서를 당국으로부터 발급받아 1995. 4. 11. 위 확인서를 사용하여 피고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이 1977. 3. 5. 위 부동산을 한상원으로부터 매수하고도 1972. 4. 1. 등기명의인인 위 망 한영록으로부터 직접 매수하였다는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를 행사하였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 제1조, 제6조, 제10조 제1항의 규정 취지로 보아 확인서의 발급신청서에의 그 양도인 또는 양수인의 기재는 그 사실상의 양도인 또는 양수인 본인은 물론 그 상속인도 포함한다 할 것이고, 그 매매일자도 위 법 적용대상인 1985. 12. 31. 이전의 그들 사이의 법률행위에 인한 것인 이상 그 이전의 어느 일자를 특정하여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거기에 이해관계 있는 타인의 권리를 해칠 염려가 없는 이상 이를 가리켜 허위의 방법으로 확인서를 발급받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위 판시이유를 기록과 대조·검토한즉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며, 위 등기를 마칠 당시 위 법률이 적용되는 대상은 원심 판시와 같이 관계 법령이 개정되었으므로 개정되기 전 법령을 전제로 적용대상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고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지창권 변재승 |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법률 제4502호, 1994. 12. 31. 실효) 제13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대전지법 1998. 10. 2. 선고 98노179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대마취급자가 아닌 자가 절취한 대마를 흡입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는 절도죄의 보호법익과는 다른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절도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절도죄에 포괄흡수된다고 할 수 없고 절도죄 외에 별개의 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며, 절도죄와 무허가대마소지죄는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1, 2와 합동하여 피해자 소유의 대마밭에서 위 제1심 공동피고인 2와 피고인은 쏘나타 승용차 안에서 전조등으로 대마밭을 밝게 비추면서 망을 보고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대마밭에 들어가 대마초를 따서 이를 절취하고, 대마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마를 흡연할 목적으로 공모하여, 같은 일시경 위 승용차량 내에서 위와 같이 절취한 대마초를 소지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거시 증거에 의하면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대마밭에 들어가 5분 정도 대마순을 따고 있는 데 피고인 등이 타고 간 승용차 앞에서 차가 한 대 오는 것이 보여 피고인이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차가 온다고 소리치니까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얼른 차에 타고 훔친 대마순을 차량의자 밑에 숨겨두고, 마주오는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주오던 차량에서 경찰관들이 내려 피고인 등을 검거하고, 차안에서 대마순을 찾아 낸 것임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의 무허가대마소지행위는 대마 절취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인 결과로서 일시적으로 행하여진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마 절취행위에 포괄흡수되어 특수절도죄와는 별도로 무허가대마소지죄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대마소지행위가 비록 절취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흡입할 목적으로 소지한 이상 절도죄의 보호법익과는 다른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절도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절도죄에 흡수된다고 할 수 없고 절도죄 외에 별개의 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며, 그 소지행위가 일시적인 것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의 무허가대마소지행위가 대마 절취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인 결과로서 일시적으로 행하여진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대마 절취행위에 포괄흡수되어 별개의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불가벌적 수반행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형법 제37조 , 제329조 , 대마관리법 제3조 , 제20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형철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2. 9. 선고 98노228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1998. 12. 9. 이후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 및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채증법칙 위배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거시 증거인 검사 작성의 압수조서(수사기록 16쪽)의 기재에 의하면, 검사는 이 사건 대마 수입 범행 당일 김포국제공항 김포세관 입국검사장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대마초 합계 82.5g을 임의제출받아 압수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수입한 대마의 중량이 82.5g이라고 판시한 원심의 사실인정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대마관리법상의 대마수입죄 및 그 기수시기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대마관리법 제18조 소정의 대마의 수입이라 함은 국외로부터 대마를 우리 나라의 영토 내로 반입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반입의 목적이나 의도 및 반입량의 다과 등은 수입의 성립 여부와는 상관이 없고(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도1271 판결,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 등 참조), 한편 대마관리법은 대마의 관리를 적정히 하여 그 유출을 방지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같은 법 제1조), 대마를 항공기를 이용하여 수입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한 국민보건에 대한 위해발생의 위험성은 대마의 지상반입에 의하여 이미 발생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대마를 항공기에서 지상으로 반입하는 때에 기수에 달하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1994. 3. 11. 선고 93도3416 판결,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거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8. 5. 18. 23:40경 필리핀국 마닐라시에서 성명불상의 택시운전사로부터 대마초 82.5g을 구입하여 그 중 0.5g은 지갑 속에 넣고, 나머지 대마초 82g은 41g씩 운동화 1켤레의 각 안창 밑에 넣은 다음, 그 다음날인 같은 달 19. 13:00경 마닐라국제공항에서 위 대마가 들어 있는 지갑을 휴대하는 한편 위 운동화를 신고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하였다가, 같은 날 17:30경 위 항공기가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자, 그대로 위 항공기에서 내려 그 곳 세관 검사장 내에서 검색을 받다가 세관공무원에 의하여 적발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대마수입죄는 피고인이 대마가 들어 있는 지갑을 휴대하고 운동화를 신은 채 항공기에서 내려 지상에 반입하는 때에 이미 기수에 달하였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대마 반입행위를 대마관리법상의 수입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대마관리법상의 대마 수입 및 그 기수 시기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자수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라 함은 범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를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2130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대마초 0.5g은 지갑 속에 넣어 휴대하고, 대마초 41g씩은 은박지에 포장하여 운동화 1켤레의 각 안창 밑에 넣은 다음 이를 신은 채 김포세관 문형 검색장치를 통과하려고 할 때 금속탐지음이 울리자, 김포세관 소속 공무원인 고광남이 피고인에게 휴대품을 꺼내도록 한 다음 다른 휴대품이 있는지 여부를 물으면서 휴대용 금속탐지기로 피고인의 몸을 검색하였는데, 그래도 피고인의 하체 부근에서 계속 금속탐지음이 나므로, 위 고광남이 피고인에게 무엇이냐고 묻자 피고인은 담배라고 대답하였다가, 이에 대마초인 것을 직감한 위 고광남이 다시 대마초냐고 되묻자, 피고인이 그 때서야 비로소 대마초를 은닉 소지한 사실을 시인하여, 피고인을 김포세관 특수조사과에 인계한 사실이 인정되고, 한편 위 고광남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보조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인다.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사실상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보조하는 세관 검색원에게 이 사건 대마 수입 범행을 시인하였지만, 이는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금속탐지기에 의하여 이미 대마초 휴대 사실이 곧 발각될 상황에서 세관 검색원의 추궁에 못 이겨 한 것이므로, 이는 자발성이 결여되어 자수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를 자수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다음 자수감경을 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이를 탓하는 상고 논지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1] 대마관리법 제4조 제1호 , 제18조 / [2] 형법 제52조 제1항 / [3] 형법 제52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2. 22. 선고 98노217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조서말미에 피고인의 서명만이 있고, 그 날인(무인 포함)이나 간인이 없는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고, 그 날인이나 간인이 없는 것이 피고인이 그 날인이나 간인을 거부하였기 때문이어서 그러한 취지가 조서말미에 기재되었다거나,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피의자신문조서의 임의성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67. 9. 5. 선고 67도959 판결, 1981. 10. 27. 선고 81도1370 판결, 1992. 6. 23. 선고 92도954 판결 참조).
원심이,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말미에 피고인의 서명만이 있고, 그 날인이나 무인이 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며, 피고인은 원심에서 그 진정성립을 부인하였다는 이유로,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형식적 진정성립을 부정하여 그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조치는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신성택(주심) 이임수 | 형사소송법 제312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1998. 9. 10. 선고 97노246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은, 피고인이 동생 소유의 승용차에 여자친구 오지선을 태우고 이를 운전하여 중앙선 없는 도로를 진행하다가 우로 굽은 지점에서 왼쪽으로 치우쳐 운전한 잘못으로 반대방향에서 오던 엄화용 운전의 승용차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낸 사실, 피고인은 위 사고로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고 팔·다리가 마비되는 등의 부상을 입고 약 10여 분간 차에 그대로 앉아 있었는데, 엄화용이 피고인 쪽으로 와서 "운이 나빠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자. 다른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니 우선 차를 옆으로 빼자."는 등의 말을 하므로,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하였고, 이에 엄화용은 차량수리비만 변상해 주면 된다고 하며 경찰에 신고하였으니까 경찰이 올 때까지 차 안에 앉아서 기다리자고 한 사실, 그 후 경찰이 사고장소에 도착하여 엄화용에게 피해상황을 묻고 피고인에게 주민등록증과 면허증의 제시를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이나 오지선은 이를 소지하지 않고 있어서 제시하지 못하였고, 이에 경찰은 피고인 및 오지선의 인적사항을 따로 기재하지 않은 채 차량등록증만을 건네받은 후 119구급차가 도착하자 피고인을 119구급차에 실어 병원으로 보내면서 치료가 끝난 다음 경찰서로 오라는 말을 하지 않은 사실, 경찰은 엄화용과 그 승용차에 동승하고 있던 일행 2명에게 별다른 외상이 없자 경찰차에 태워 파출소로 데리고 가서 사고조사를 하면서 나중에 진단서를 받아 제출하라고 한 사실(그들은 사고 후 10여 일이 지나서 2주 또는 3주의 치료를 요한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경찰에 제출하였다), 한편 오지선은 피고인과 동행하여 병원에 도착한 다음 자신이 보호자로서 인적사항을 기재하여 접수하고 피고인으로 하여금 응급치료를 받게 하였는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요구하자 피고인은 병원비가 없어 나중에 치료받을 생각으로 오지선과 함께 아무런 말도 없이 병원에서 나온 후 경찰에 연락을 취하지 않은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살펴보니,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은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사고장소를 이탈하여 사고야기자로서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하는바(1998. 3. 24. 선고 98도3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그 자신이 부상을 입고 경찰에 의하여 병원으로 후송된 것일 뿐 스스로 사고장소에서 이탈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이 그 후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던 도중 아무 말 없이 병원에서 나와 경찰에 연락을 취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당시에는 이미 경찰에 의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 후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사고장소를 이탈하여 사고야기자로서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30. 선고 98노912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사기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유가증권위조 및 위조유가증권행사의 점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대하여,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불허한 다음,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여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허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대법원 1975. 10. 23. 선고 75도2712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검사가 처음 공소제기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1997. 6. 2. 17:00경 기산상호신용금고에서 박서종 명의의 배서가 위조된 액면 3억 원의 약속어음을 마치 진정하게 배서된 것처럼 위 금고의 직원인 시영철에게 제시하여 "박서종이 배서한 어음이니 할인하여 달라. 박서종의 인영이 신고된 인감과 다른 것은 박서종이 도장을 잘못 건네주어 그런 것인데 박서종으로 하여금 다음에 나와서 다시 찍게 하겠다."고 거짓말하여 시영철을 속이고, 그로부터 할인금 명목으로 297,698,631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에서 공소장변경을 신청한 공소사실은, 범행의 일시와 장소 및 피해내용 등은 모두 위와 같고, 다만 기망행위의 방법으로, "사실은 피고인이 약 5억 원 정도의 채무가 있고 피고인 소유의 부동산에 이미 담보가 설정되어 있어 위 약속어음을 할인하더라도 지급기일에 이를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지급기일에 틀림없이 결제할 것처럼 가장하였다."는 것을 추가하였을 뿐이므로, 결국 이는 원래의 공소사실과 동일성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다음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심리하였어야 옳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불허한 채 원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사기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익우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8. 12. 18. 선고 98노7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선거관리위원장은 형사소송법 제197조나 사법경찰관리의직무를행할자와그직무범위에관한법률에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행할 자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밖에 달리 사법경찰관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혐의사실에 대하여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한 법관이 당해 형사피고사건의 재판을 하는 경우 그것이 적절하다고는 볼 수 없으나 형사소송법 제17조 제6호의 제척원인인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행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의 제척원인인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그 기초되는 조사에 관여한 때'라 함은 전심재판의 내용 형성에 사용될 자료의 수집·조사에 관여하여 그 결과가 전심재판의 사실인정 자료로 쓰여진 경우를 말하므로 법관이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혐의사실에 대하여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하고, 그 후 당해 형사피고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하는 경우 역시 적절하지는 않으나 위 제척원인인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그 기초되는 조사에 관여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에 형사소송법 제17조 제6호 및 제7호에 위배하여 판결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이 판결에 관여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새정치국민회의 군 지구당위원장으로서 당원집회를 개최하는 때에는 집회 장소에 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검인을 받아 당원집회임을 표시하는 표지를 게시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1998. 5. 10. 19:00경부터 같은 날 20:30경까지 사이에 제주도 소재 호텔2층 연회실에서, 6·4 지방선거에 대비하여 당원 등 450여 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당원단합대회를 개최함에 있어서 당원집회의 표지를 게시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새정치국민회의 군 지구당위원장으로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6조 제2항 소정의 당부의 간부에 해당함이 명백한데, 행사 당일 16:00경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당원집회의 표지가 게시되지 않은 사실을 피고인에게 알려 주어 피고인은 그 사실을 집회 전에 이미 알았으나 집회를 연기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였다는 것이므로 당원집회의 표지를 게시하지 아니한 데 대하여 피고인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 정당법과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6조, 제141조에 관한 법리오해 등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1] 형사소송법 제17조 제6호 / [2]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 | 형사 |
【신청인】
【변호인】
변호사 김형철
【주문】
이 사건 위헌제청 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위헌제청 신청이유를 본다.
대마관리법이 1997. 12. 31. 법률 제5484호로 개정되어 같은 법 제18조 제1항 소정의 대마수입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이 가벼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칙 제1조에서 신법의 시행시기를 공포한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된 때로 정하고, 또 부칙 제2조에서 신법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 적용에 있어서는 구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형법 제1조 제2항 및 제8조에 의하면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신법에 경과규정을 두어 이러한 신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도 허용되는 것으로서, 형을 종전보다 가볍게 형벌법규를 개정하면서 그 부칙으로 개정된 법의 시행 전의 범죄에 대하여 종전의 형벌법규를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하여 헌법상의 형벌불소급의 원칙이나 신법우선주의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도2787 판결, 1992. 2. 28. 선고 91도2935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형법 제1조 제2항 , 제8조 , 대마관리법 제18조 제1항 , 부칙 제2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훈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1. 28. 선고 98노320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50일을 제1심 판시 제7의 각 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살인미수죄를 포함한 각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범죄의 실행행위에 착수하고 그 범죄가 완수되기 전에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범죄의 실행행위를 중지한 경우에 그 중지가 일반 사회통념상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중지미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지만,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장경순을 살해하려고 그의 목 부위와 왼쪽 가슴 부위를 칼로 수 회 찔렀으나 피해자의 가슴 부위에서 많은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겁을 먹고 그만 두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것이라면, 위와 같은 경우 많은 피가 흘러나오는 것에 놀라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일반 사회통념상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도957 판결 참조), 이를 자의에 의한 중지미수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제7항의 각 범행 당시 술에 취하여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는 옳은 것으로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피고인에게 징역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2.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법 제37조 후단에 의하면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말하는 '판결'에는 약식명령도 포함된다고 하는 것이 이 법원의 견해이다(대법원 1982. 4. 13. 선고 80도537 판결, 1990. 7. 10. 선고 90도952 판결, 1994. 1. 11. 선고 93도1923 판결 각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제1심 판시 1998. 3. 12.자 약식명령에 의하여 1998. 5. 1. 확정된 죄와 그 이전에 범한 제1심 판시 제1 내지 6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이 위 각 죄에 대하여 같은 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제1심 판시 제7의 각 죄와는 별도로 형을 선고한 조처는 옳고, 거기에 형법 제37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제1심 판시 제7의 각 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신성택(주심) 이임수 | [1] 형법 제26조 / [2] 형법 제37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남부지원 1999. 1. 29. 선고 98고합5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수당을 지급받은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1997. 12. 31.자로 소속정당으로부터 면직되어 수당을 지급받을 당시 정당의 유급당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공소외인이 정당의 유급당원이라 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 단
정당의 유급당원이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및 회계책임자를 겸하는 경우 실비만을 보상할 수 있도록 하고 수당을 지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선거법'이라 한다) 제135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선거법 제135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정당의 유급당원'이라 함은 정당(중앙당)과 사이에 고용관계를 맺고 근로에 대한 대가로 정당이 지급하는 보수 내지 급료를 받는 당원을 말한다.
기록에 의하면, (1) 피고인은 1998. 6. 4. 실시된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 후보자로 출마한 최병렬의 구로구갑선거연락소 회계책임자로, 공소외인은 같은 연락소 선거연락소장으로 일하였고, 각 1998. 5. 19.부터 6. 3.까지 16일간의 수당으로 1일 5만 원 80만 원씩을 지급받은 사실(1일 5만 원은 법정 한도액을 넘지 않은 것이다), (2) 공소외인은 한나라당 구로구갑지구당 사무국장으로, 피고인은 같은 지구당 조직부장으로 일하면서 한나라당 중앙당으로부터 보수를 받아 오다가 중앙당의 인원 감축 계획에 따라 사직원을 제출하여 1997. 12. 31.자로 모두 면직된 사실, (3) 그러나 피고인은 위 지구당 김기배 위원장의 부탁에 따라 지구당에서 조직부장으로 계속 일을 하면서 위원장 개인이 부정기적으로 주는 활동비를 받아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이 사건 수당을 지급받을 당시 한나라당과 사이에 고용관계가 없었고 한나라당으로부터 고정적인 급료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선거법 제135조 소정의 정당의 유급당원이라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피고인과 공소외인이 정당의 유급당원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4호와 제135조 제3항을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유급당원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논지는 그 이유 있다.
3. 결 론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8. 6. 4. 실시된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 후보자로 출마한 최병렬의 구로구갑선거연락소 회계책임자였던 자인바, 정당의 유급당원 등이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및 회계책임자 등을 겸한 때에는 실비만을 보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998. 6. 3. 서울 구로구 개봉본동에 있는 위 선거연락소에서 선거연락소장으로 선임 신고된 유급당원인 공소외인과 피고인에게 80만 원씩 합계 160만 원을 수당으로 지급하였다."라고 함에 있는바,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환(재판장) 김광태 황정근 |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35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석수
【원심판결】
인천지법 1998. 11. 9. 선고 98노115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해자 한종수와 공소외 한태영은 1994. 9. 4. 피고인이 사무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법무사 공소외 1 사무실로 찾아가 피고인에게 위 한태영 및 공소외 유치상 앞으로 지분등기되어 있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한태영 앞으로의 공유물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후 피해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의뢰한 사실, 당시 피고인은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아 오면 즉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밟아주겠다면서, 다만 피해자의 주거지가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는 통작거리가 20㎞를 넘어 농지매매증명을 받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한 사실, 피고인은 1994. 9. 16. 위 한태영 앞으로의 공유물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접수시켜 같은 날 한태영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피해자는 1994. 9. 15.경 피해자의 주거지와 이 사건 토지와의 거리를 실측해 본 결과 20㎞ 이내인 사실을 확인한 후 피고인을 찾아가 농지매매증명신청서를 교부받아, 토요일인 1994. 9. 24.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았고, 당일 피해자의 동생인 공소외 한종만이 피고인에게 농지매매증명을 갖다주면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서둘러 줄 것을 부탁한 사실, 피고인은 월요일인 1994. 9. 26. 위 농지매매증명을 첨부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신청을 하여 1994. 9. 29.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사실, 한편 이에 앞서 1994. 9. 22.경 공소외 유영섭이 피고인을 찾아와 위 유영섭의 위 한태영에 대한 금 145,000,000원의 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당시까지 위 한태영 명의로 남아 있던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피해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가압류를 신청하겠다고 하자, 피고인은 이를 승낙하고 신청사건을 담당하던 같은 사무실 직원인 공소외 한상철에게 위 유영섭을 소개하여 가압류신청사건을 처리하도록 한 사실, 이에 위 한상철은 가압류신청서류를 구비하여 1994. 9. 26. 인천지방법원에 가압류신청서류를 접수시켰고, 1994. 9. 28.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가압류결정이 내려진 사실, 1994. 9. 30.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등기수수료로 금 402,000원을 입금시키라고 하였고, 피해자가 위 금원을 송금하자, 수수료산정이 잘못되었다면서 다음날인 1994. 10. 1. 다시 추가로 등기수수료 금 869,930원을 송금하라고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지연시킨 사실, 같은 날 법원의 촉탁에 의해 김포등기소에 접수번호 26776호로 위 유영섭의 가압류기입등기촉탁서가 접수되었고, 피고인은 그 직후에 위 등기소에 접수번호 26828호로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접수시킨 사실, 위 한태영이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후 수년간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 등의 업무를 수차례 피고인에게 의뢰한 적이 있어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당초부터 잘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 유영섭은 피고인의 친구의 동생인데다가 농기구대리점을 운영하면서 피고인에게 여러 차례 근저당권설정등기 등의 등기업무을 의뢰하거나 민사문제를 상담해 와서 피고인과 평소부터 잘 아는 사이였던 사실, 위 유영섭은 가압류신청 며칠 전에 위 한태영과 같이 피고인을 찾아와 피해자가 제출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살펴보고 간 적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상과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유영섭이 가압류신청한 토지가 이 사건 토지라는 것을 알면서, 위 유영섭의 가압류 기입 등기 촉탁 후 피해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접수시키기 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업무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킴으로써 위 유영섭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2. 당원의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다는 인식 이외에도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득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관한 의사 내지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배임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도2919 판결, 1997. 6. 13. 선고 97도618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그 간접사실 중에는 피고인이 배임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징표와 어긋나는 사실의 의문점이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배임행위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가압류등기를 먼저 경료되게 하고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이 필요한바,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인의 신청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반면 위 가압류 기입등기는 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그 가압류등기촉탁서가 등기소에 접수되는 것은 피고인의 통제범위 밖에 있어, 가압류등기를 먼저 경료되게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위 가압류 기입등기 촉탁서가 등기소에 접수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고,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동일한 토지에 관하여 같은 날 두 개의 등기가 신청된 경우에는 접수 순서에 따라 등기효력의 선후가 결정되므로, 그 접수 순서를 맞추기 위하여 피고인이 어떠한 행위를 하였는지가 피고인이 배임의 범의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결정하는 징표가 될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1994. 9. 30. 등기수수료를 잘못 산정한 것처럼 하여 추가로 송금을 받는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지연시켰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하루 지연시켰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날로서 가압류기입등기촉탁서가 접수된 동일한 날인 1994. 10. 1.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류를 접수하는 경우에는 다시 가압류기입등기촉탁서가 먼저 접수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 후순위로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를 접수할 것이 요구되므로, 이 사건에서 과연 피고인의 그와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피고인의 이 사건 배임죄의 고의 및 배임행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실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점에 대한 증거로서 원심이 거시하고 있는 증거는 이 사건 피해자인 한종수의 진술이 유일한바, 위 한종수의 진술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1994. 9. 30. 위 한태영으로부터 전화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신청 독촉을 받고 김포등기소에 알아 본 결과 위 유영섭의 가압류 결정문이 도착되지 않은 것을 알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지연시키기 위하여 고의로 수수료 일부만 송금하라고 하였다가 그 다음날 위 가압류 서류가 도착된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나머지 수수료를 송금하라고 하여 고의로 지연시킨 것이라는 취지인바(수사기록 179면), 이는 위 한종수가 직접 경험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추측이라고 보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실제로 피고인이 어떤 방법으로 이 사건 가압류 기입등기 촉탁서가 이미 등기소에 접수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는지에 대하여 심리를 하였어야 할 것이다.
또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수사기록 89면)의 접수인에 의하면 그 서류는 1994. 10. 1. 12:00에, 가압류등기촉탁서(수사기록 139면)의 접수인에 의하면 그 서류는 같은 날 16:00에 각 김포등기소에 접수된 것으로 되어 있는 반면, 그 접수번호는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가 26828번이고 가압류등기촉탁서는 26776번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등기소 접수인에 나타난 접수시각에 의할 경우에는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가 가압류등기촉탁서보다 먼저 위 김포등기소에 접수된 것으로 보여, 이 점에서 피고인이 고의로 이 사건 가압류등기촉탁서가 접수된 후에야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를 접수하였다는 공소 사실에는 배치되는 반면에 오히려 피고인의 변소 내용과 합치되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서류들의 접수시간과 접수번호의 순서가 달리된 경위에 관하여도 심리해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점들에 대하여 심리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피고인이 이 사건 배임죄를 범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배임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사실을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한 경우를 말하고,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케 할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므로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명백하게 산정되지 않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나, 본인에게 발생된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여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잘못 산정하는 것은 위법하다(대법원 1990. 3. 27. 선고 89도1083 판결,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도641 판결 등 참조).
한편, 한 물건에 대한 소유권과 제한물권이 한 사람에게 돌아갔을 때는 제한물권은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 물건이 제3자의 권리 목적으로 되어 있고 또한 제3자의 권리가 혼동된 제한물권보다 아래순위에 있을 때에는 혼동된 제한물권이 소멸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62. 5. 3. 선고 62다9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피해자 한종수는 이 사건 유영섭 명의의 가압류 등기 이전인 1993. 1. 9. 이 사건 토지 중 위 한태영의 지분인 1893분의 700지분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금 250,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피해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위 유영섭의 가압류등기 이후에 경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유영섭의 가압류등기에 앞서 경료된 피해자 명의의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는 혼동으로 소멸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는 적어도 위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액만큼은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토지의 시가 및 위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액 등에 관하여 심리한 후 그 차액과 위 가압류 청구채권액을 비교하여 피해자에게 발생된 구체적 손해액을 산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점을 간과하여 위 가압류 청구채권 전액을 막바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으로 인정한 것은 배임죄의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미진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논지도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1] 형법 제355조 제2항 / [2] 형법 제355조 제2항 / [3] 형법 제355조 제2항 / [4] 민법 제191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외 3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1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진영진외 2인
【원심판결】
제주지방법원 1998. 12. 22. 선고 97고단710·877(병합)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형을 각 금고 10월로, 피고인 3,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한 형을 각 벌금 7,000,000원으로 각 정한다.
피고인 3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원심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 47일씩을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위 형에 각 산입한다.
다만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3, 피고인 4 주식회사는 위 각 벌금 상당액을 가납하여야 한다.
【이 유】
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3의 변호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 3의 변호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즉 피고인 3은 원심 판시 농산물공판장 철근콘크리트공사가 시행되는 동안 동바리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서면 및 구두로 시정지시를 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여 왔고, 이 사건 사고 전날인 1997. 5. 21. 에도 지하층 바닥으로부터 7.50m 높이의 1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위한 동바리 설치작업이 전체적으로 허술하게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콘크리트 폐기물더미 위에 설치되어 있던 동바리 2개를 직접 해체시키기도 하였으며,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2 등에게 1997. 5. 22. 시행할 예정이던 1층 바닥의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그런데도 시공회사는 피고인 3이 직접 해체시킨 동바리 2개만을 다시 세운 채 검측승인도 받지 않고 피고인 3이 출근하기 전인 1997. 5. 22. 07:00경부터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강행하다가 이 사건 붕괴사고에 이른 것으로서 감리자로서 책임을 다한 피고인 3에게 어떠한 과실도 없다 할 것임에도 원심 판결은 판시와 같이 피고인 3이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하여 책임감리를 한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즉, 이 사건 공사수급인인 시공회사들( 피고인 2가 건축부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공소외 1 주식회사와 공소외 2 주식회사가 공동도급 받아 피고인 1이 건축부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공소외 3 주식회사가 하도급을 주어 공사를 시행 중이었다)은 지하층 바닥으로부터 7.50m 높이의 1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A·B·C·D 4개 구간으로 나누어 1997.2.23.경 C구간부터 동바리 설치 및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시작하여 B구간까지 마친 후 1997.4.17.경부터 이 사건 A구간에 대한 동바리 설치작업을 시작하여 이 사건 붕괴사고 2일전인 1997. 5. 20.까지 약 15,000여 개의 동바리를 설치하여 1층 바닥 거푸집에 콘크리트 타석작업만이 남아있었다. 그와 같이 콘크리트 타설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원수급회사의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2가 검측요구서를 지참하여 책임감리원인 피고인 3에게 검측을 요청하면 피고인 3이 현장을 검측하며 하자가 있는 부분을 지적하고, 특별히 지적 사항을 시정한 후 그의 확인을 받고 공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공회사가 지적받은 하자 부분을 시정하고 따로 피고인 3의 확인 내지 승인을 받음이 없이 검측을 승인한 것(이때 비로소 피고인 2가 지참하고 있던 검측요구서를 피고인 3에게 교부한다)으로 보아 우선 공사를 진행하여 왔고, 검측승인서는 추후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 피고인 3으로부터 건네받아 왔다. 이 사건 사고 전날인 1997.5.21.에도 피고인 2가 직원들과 같이 철근 및 동바리 설치 검측요구서를 지참하고 피고인 3에게 검측을 요청하여 피고인 3이 16:30경부터 이 사건 A구간에 대한 1층 바닥의 거푸집 철근상태 등을 검측하고 지하로 내려와 동바리의 설치상태에 대한 검측을 시행하게 되었는데, 피고인 3은 동바리의 설치상태를 검측하면서 전날 시정하도록 지시하였음에도 그대로 콘크리트 더미 위에 설치되어 있던 동바리를 가리키며 그 때까지도 시정되지 않은 것을 나무라는 투로 다음날인 1997.5.22. 1층 바닥에 콘크리트를 타설 하려면 콘크리트 더미를 치워 동바리를 설치하고 콘크리트 더미를 치우지 않고 놓아둘 것이면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말라고 말하였고, 그 사항을 시정한 후 따로 자신의 확인이나 승인을 받으라는 말은 달리 하지 않았다. 피고인 2는 직원들에게 그 콘크리트 더미를 치우고 동바리를 설치하도록 하였고 17:40경 피고인 1이 인부들을 시켜 이를 시정하였다. 다음날인 1997. 5. 22. 07:00경부터 1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시작되었고 10:55경 계획된 콘크리트 타설량 860루베 중 기둥 및 보 부분에 약 360루베의 콘크리트를 타설한 상태에서 거푸집 동바리가 타설된 콘크리트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여 무너져 내려 이 사건 붕괴사고에 이르게 되었다. 피고인 3은 이 사건 붕괴사고 2일 내지 3일 전부터 타설해야 할 콘크리트 물량이 많으므로 아침 07:00경부터 콘크리트 타설공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사건 붕괴사고 당일 레미콘 물량이 모자라 토목 감리원 공소외인이 백록레미콘 영업과장과 협의하여 제주레미콘에 연락하여 공급을 주선한 것을 그 직후 공소외인으로부터 전해듣기도 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주문을 취소하라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건 사고 난 A구간의 동바리 설치공사는 기존의 공사를 마친 B, C구간과 같이 기존의 관행대로 허술하게 시행되었고 그러한 동바리 설치공사에 대하여 피고인 3이 별다른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면서 피고인 3이 지적하는 사항은 특별히 시정 후 감리단의 확인을 받으라고 지시한 사항 외에는 그 지적 사항을 시공회사가 자체적으로 시정하여 피고인 3의 확인 내지 승인 없이 진행되어 왔고, 이 사건 붕괴사고 전날 동바리 설치상태에 대한 피고인 3의 지시 역시 그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 3이 시정 후 확인을 요구하지도 않은 것임이 인정되며, 피고인 3이 공사현장에 출근 후 공사를 중단시킬 시간이 충분하였음에도 공사현장에 있던 시공회사 직원들에 대하여 공사중단을 지시한 흔적이 없는 사정(감리원은 피고인 2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공사현장에 있는 누구에게도 필요하면 공사중단 지시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시공회사의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2에게만 공사중단 지시를 할 수 있는데 그가 없어 공사중단지시를 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 3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 3이 공소외인으로부터 제주레미콘에 레미콘 공급을 요청하였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이 이 사건 사고 전날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중지하도록 시공회사에게 지시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 3이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공회사가 안전한 공사방법에 따르지 않고 기존의 관행대로 허술하게 동바리 설치공사를 시행한 것을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보이고 결국 피고인 3에게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하여 책임감리를 한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므로(이 사건 붕괴사고가 동바리 설치상태의 부실뿐만 아니라 거푸집 설치상태 불량, 레미콘의 급격한 타설 등도 사고의 한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할 것인데, 그 중 거푸집 설치상태의 불량을 시정하도록 조치하지 않은 것은 피고인 3의 잘못이라 할 수 있으나 레미콘의 급격한 타설에 대해서는 피고인 3의 잘못으로 돌릴 수 없으므로 그러한 사정은 피고인 3의 형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한다) 피고인 3의 변호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변호인들의 양형부당 주장
위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건물 등이 부실시공으로 붕괴되는 경우 필연적으로 참혹한 인명피해를 야기하고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우려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관련 법령에 따르지 않고 기존의 업계 관행에 따른 시공을 하고 감리를 한 위 피고인들의 죄질은 결코 가볍다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의 양형을 선뜻 수긍 못할 바는 아니다. 다만 이 사건 붕괴사고로 인해 9명의 피해자가 전치 2주 내지 1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고, 공사복구로 인한 물적 피해액이 2억 내지 3억원에 이르는 등 피해결과가 대형 붕괴사고 치고는 그리 중하지는 아니한 사정, 이 사건 붕괴사고로 인한 피해자들과 모두 원만하게 합의된 사정,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고 후 모두 직장을 떠난 사정, 피고인 1, 피고인 2는 1회의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밖에 없고 피고인 3은 초범인 사정을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연령, 경력, 가정환경,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기여정도( 피고인 1, 피고인 2의 이 사건 사고에 대한 기여정도는 동바리, 거푸집 설치 뿐 아니라 레미콘 타설 등 부실공사를 수행하였다는 측면에서 피고인 3 보다는 직접적이고 광범위하다), 피해결과 등 그 밖에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양형은 피고인들에게 무거운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그 점에서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2. 검사의 피고인 3, 피고인 4 주식회사(아하 '피고인 4 회사'라 한다)에 관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및 적용법조
피고인 3, 피고인 4 회사에 대한 공소사실 중 이 사건 건설기술관리법위반의 점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3은 건축공사의 감리화사인 피고인 4 회사 소속 책임감리원으로서 신축공사 현장에서 공사감리를 함에 있어서, 피고인 3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등 책임감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하고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하여 책임감리를 한 업무상 과실로, 그 콘크리트 구조물이 건축공사 도중에 타설된 콘크리트의 하중에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피해자 김동열 등 9명에게 원심 판시 별지 '피해자 및 피해내용' 기재와 같이 약 12주간 내지 2주간의 상해를 각 입게하였고, 피고인 4 회사는 그 소속의 책임감리원인 피고인 3이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위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로서 구 건설기술관리법(1997. 1. 13. 법률 제52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1조의2 제2항, 제41조 제2항, 제1항이 거시되고 있다.
나. 관련법령
(1) 신·구 건설기술관리법 관련법령
㉮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41조 제1항 ;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1호, 책임감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하여 책임감리를 함으로써 건설업법 제21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내에 교량·터널·철도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하여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 제2호(생략)
㉯ 건설기술관리법 제41조 제2항 ; 제1항 각호의 조를 범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건설기술관리법 제41조의2 제1항 ; 업무상 과실로 제41조 제1항 각호의 죄를 범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41조의2 제2항 ; 업무상 과실로 제41조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 제62조 ; 법 제41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물"이라 함은 고가도로, 지하도, 활주로, 삭도, 댐, 항만시설 중 외곽시설·임항교통시설·계류시설, 연면적 5천㎡ 이상인 공항청사·철도역사·자동차여객터미널·종합여객시설·종합병원·판매시설·관광숙박시설·관람집회시설 기타 16층 이상인 건축물을 말한다.
(2) 구 건설업법 관련법령
㉮ 구 건설업법(1996. 12. 30. 법률 제5230호 건설산업기본법으로 전문이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의2 제1항 ; 수급인은 발주자에 대하여 건설공사의 목적물이 벽돌쌓기식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철골구조·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 기타 이와 유사한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10년의 범위내에서, 기타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5년의 범위내에서 공사의 종류별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이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담보책임이 있다. {제2항, 제3항 (생략)}
㉯ 구 건설업법시행령(1997. 7. 10. 대통령령 제15433호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조의2 ; 법 제21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한 공사종류별 하자담보책임기간은 별표 5와 같다. [별표 5] (1호 내지 13호 생략) 14호 공사별 : 건축, 세부공종별 : ① 대형공공성 건축물(공동주택·종합병원·관광숙박시설·관람집회시설·대규모소매점과 16층 이상 기타 용도의 건축물)의 기둥 및 내력벽, 하자담보책임기간 :10년, ② 대형공공성 건축물 중 기둥 및 내력벽 이외의 구조상 주요부분과 ① 이외의 건축물 중 구조상 주요부분, 하자담보책임기간 : 5년 (이하 생략)
다. 원심의 판단 및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은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41조 제2항, 제1항 제1호에 따른 책임감리원의 형사책임은 구 건설업법 제21조의2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 내에 발생한, 즉 '하자담보책임의 발생시기인 건설공사의 완공일 부터 하자담보책임의 종기까지 사이에' 시설물의 구조상 중요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하여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거나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로 한정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목적물의 시공 도중에 시설물의 구조상 중요부분에 손괴를 야기한 경우에는 책임감리원에 대하여 위 조항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고, 이는 시공회사의 형사책임을 규정하고 있는 구 건설업법 제58조의2에서 시공자인 건설업자의 형사책임 개시시기를 '공사착공 후'로 규정하고 있는 점과 대비되는 것으로서 이를 단순히 입법상의 불비나 착오로 단정할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책임감리원의 형사책임 개시시기를 위 조항의 명문규정보다 앞당겨 해석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 3과 피고인 3이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 4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건설기술관리법위반의 점에 대한 주위적 공소 사실은 모두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원심은 예비적 죄명인 건축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도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검사가 그 점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41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건설업법 제21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내'라는 의미는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종기(종점)만을 규정한 것으로 형사책임의 발생기간인 시기(시점)와 종기(종점)를 모두 규정한 것이 아니고, 이는 공사현장에 상주하며 공사전반에 관하여 감리를 행하는 책임감리원의 형사책임 발생시기를 유사한 입장에서 '공사 착공 후'부터 형사책임을 지는 건설업자나 건설기술자와 구별하여 '공사 완공 후'부터로 그 책임을 제한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명백하며, 따라서 책임감리원의 형사책임의 발생 기간은 시기(시점)를 '공사 착공 후'로 해석하고 그 종기(종점)를 구 건설업법 제21조의2에서 정한 '하자담보책임 기간 내'라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므로 원심 판결은 구 건설기술관리법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주장한다.
라. 당심의 판단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1조는 "이 법은 건설기술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관리하게 함으로써 건설기술수준을 향상시키고 건설공사시공의 적정을 기하여 공공복리의 증진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이어 제2조 제6호에서 "책임감리라 함은 발주청이 발주하는 일정한 건설공사에 대하여 제28조의 규정에 의한 감리전문회사가 당해 공사의 설계도서 기타 관계서류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품질관리·공사관리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며, 발주자의 위탁에 의하여 관계법령에 따라 발주자로서의 감독권한을 대행하는 것을 말하되, 책임감리는 이를 공사감리의 내용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전면책임감리 및 부분책임감리로 구분하다."고 규정하고, 제7호에 "감리원이라 함은 감리전문회사에 종사하면서 책임감리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책임감리원의 역할과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책임감리원을 제외한 건설·건축과 관련한 자들의 형사책임에 관하여 살펴보면, 건설업자나 건설기술자는 구 건설업법 제58조의2 제1항에서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하여 건설공사를 시공함으로써 착공 후 제21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 내에 교량·터널·철도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하여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자는 10년에 징역에 처한다."고 범죄의 기본적 구성요건을 규정한 후, 제2항에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처벌을 가중하고 있고, 과실범인 경우 제58조의3 제1항에서 "업무상과실로 제58조의2 제1항의 조를 범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처벌을 경하게 하고 있으며, 제58조의3 제2항에서 "업무상과실로 제58조의2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상대적으로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그리고 구 건축법(1997. 12. 13. 법률 제54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상의 설계건축사·공사시공자 또는 공사감리자의 경우도 구 건축법 제77조의2 제1항에서 "…규정에 위반하여 설계·시공 또는 공사감리를 함으로써 공사가 부실하게 되어 착공 후 건설업법 제21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 내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조상 주요부분에 중대한 손궤를 야기하여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역시 범죄의 기본적 구성요건을 규정한 후, 제2항에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처벌을 가중하고 있고, 과실범의 경우 제77조의3 제1항에서 "업무상 과실로 제77조의2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처벌을 경하게 하고 있고, 제77조의3 제2항에서 "업무상과실로 제77조의2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이렇듯 구 건설업법상의 건설업자 또는 건설기술자의 형사책임규정이나 구 건축법상의 설계건축사·공사시공자·공사감리자의 형사책임규정은 모두 형사책임의 발생기간에 관하여 '착공 후 구 건설업법 제21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내'라고 규정함으로써 그 문면상으로는 형사책임 발생의 시기(시점)가 '공사 착공 후'이고 그 종기(종점)가 '구 건설업법 제21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 내'임을 명시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설계건축사·공사시공자·공사감리자 등이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손괴 등의 사고를 예방할 의무라는 것은 그 성질상 공사를 완공하기 전과 완공한 후로 나누어 구별할 필요가 없이 공사에 착공함으로써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므로 결국 위 법령들에서 형사책임의 발생 시점 규정인 '착공 후'라는 문언은 당연한 내용을 설시한 주의적규정에 불과하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돌이켜 이 사건 구 건설기술관리법상의 책임감리원의 형사책임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그 문면상으로는 원심 판시대로 구 건설업법 제21조의2의 규정 내용과 같이 '완공일'로부터 10년 이내의 기간 동안만 해당 형사책임을 지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지 않으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규정한 민법 제667조 제1항에서 "완성된 목적물 또는 완성전의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때 건축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의 하자담보책임은 그 개념 자체에서 건물의 완공 또는 일부 성취를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으며, 따라서 구 건설업법 제21조의2 제1항에서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라는 규정은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연히 하자담보책임의 개념에 내재된 것에 불과하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고 결국 담보책임이 끝나는 시점, 즉 종기가 언제인지 여부만 문제가 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앞서 본 구 건설기술관리법의 목적 및 책임감리원의 지위와 권한이 구 건설업법상의 건설업자나 건설기술자 또는 구 건축법상의 설계건축사·공사시공자·공사감리자들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사정, 또 하자담보책임기간이라는 단어가 완공 후를 전제로 하는 이상 종기로서만의 의미를 갖는 것이고 '착공 후'라는 단어 역시 당연한 주의적인 규정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서, 결국 책임감리원의 형사책임에 관한 기본적 구성요건인 제41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하여 책임감리를 함으로써 건설업법 제21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기간 내'라는 의미는 책임감리원의 형사책임의 종기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 시기와 종기를 모두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하고, 결국 그 시기는 해석상 당연히 착공 후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석한다고 하여 그 것이 법규정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법형성이나 법창조행위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없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벗어난 확대해석을 함으로써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금지되는 입법의 미비를 덮으려는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형사책임의 시기와 종기가 문제되었던 1991. 4. 23. 선고 90도1287 판결과는 그 사안을 달리한다).
그렇다며 이 사건 붕괴사고가 공사완공 전에 발생한 사고이므로 피고인 3, 피고인 4 회사에 대한 건설기술관리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구 건설기술관리법 관련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그 점에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결론
이에 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판결한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말미에 "피고인 4 회사는 그 소속의 책임감리원인 피고인 3이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하고"를 추가하는 외에는( 피고인 3에 대해서도 구 건설기술관리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그 범죄사실을 추가할 필요가 있으나 그 기재 내용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원심 판시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적용법조
가. 피고인 1에 대하여
각 업무상 과실치상의 점 ;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 각 구 건설업법위반의 점 ; 각 구 건설업법 제58조의3 제2항, 제58조의2 제2항, 제1항,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나. 피고인 2에 대하여
각 업무상 과실치상의 점 ;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 구 건설업법위반의 점 ; 각 구 건설업법 제58조의3 제2항, 제58조의2 제2항, 제1항,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1호, 제29조 제1항
다. 피고인 3에 대하여
각 업무상 과실치상의 점 ;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 각 건설기술관리법위반의 점 ; 각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41조의2 제2항, 제41조 제2항, 제1항
라. 피고인 4 회사에 대하여
각 건설기술관리법위반의 점 ; 각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44조 제2항, 제41조의2 제2항, 제41조 제2항, 제1항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피고인들 판시 각 죄 상호간 :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하여는 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김동열에 대한 판시 구 건설업법위반죄에 정한형에, 피고인 3, 피고인 4 회사에 대하여는 역시 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피해자 김동열에 대한 구 건설기술관리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각 처벌)
1. 형의 선택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하여는 각 금고형, 피고인 3에 대하여는 벌금형
1.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피고인 3에 대하여)
1. 판결선고전 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하여, 단 피고인 3에 대하여는 벌금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에 산입)
1. 형의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하여 : 앞서 본 양형부당 이유 참작)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3, 피고인 4 회사에 대하여)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4. 14.
판사 김상균(재판장) 강선명 조정현 | 구 건설업법(1996. 12. 30. 법률 제5230호 건설산업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의2(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참조), 제58조의2(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93조참조), 제58조의3(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94조참조), 구 건설업법시행령(1997. 7. 10. 대통령령 제15433호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의2(현행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제30조참조), 구 건설기술관리법(1997. 1. 13. 법률 제52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6호, 제7호, 제28조, 제41조, 제41조의2,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 제62조, 구 건축법(1997. 12. 13. 법률 제54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7조의2, 제77조의3, 민법 제667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18. 선고 98노1012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57조 제1항이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유기징역형 등에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이 피고인의 도망이나 증거인멸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여도 그에 의하여 피고인이 받는 고통이나 구금 중의 처우 등이 유기징역형 등의 집행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에 그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법률적 성질은 형의 내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형의 집행에 관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점은 형사소송법 제482조가 정하고 있는 상소제기 후의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이 형 집행기관에 맡겨져 있고, 판결에서는 이를 명시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대법원 1989. 11. 10. 선고 89도808 판결, 1991. 7. 26. 선고 91도1196 판결 등 참조), 더욱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형법 제57조 제1항의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이 '판결 전 구금의 산입일수'를 형의 선고와 동시에 판결로써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그 취지는 어디까지나 형법 제57조 제1항의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의 범위가 법정통산의 경우와는 달리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음을 고려하여 집행과의 관계에서 그 산입의 범위를 명백히 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재판의 집행과 그 범위의 확정은 형사소송법 제482조가 상소제기 후의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의 산입을 판결에 의하지 아니하고 집행단계에서 소송기록에 의하여 확정하도록 하고 있는 점 외에도 형사소송법 제460조 제2항이 재판의 집행지휘를 소송기록 소재 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의 검사가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재판서 및 그에 준하는 서면 외에 소송기록이 당연히 그 근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면서 판결에서 그 산입일수를 명시하지 않고, 단지 그 전부를 산입한다고만 표시하더라도 구금일수의 일부를 산입하는 경우와는 달리 형의 집행단계에서 소송기록을 통하여 그 산입의 범위가 충분히 확정되므로, 이 때문에 판결주문의 내용이 명확하지 아니하다거나 또는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한 주문표시가 형의 집행실무에 있어서 필요 없는 번거로움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어, 굳이 종래의 실무관행을 바꿀 필요까지 있었느냐 하는 점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는바, 이 판결에는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돈희,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지창권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2.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돈희,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지창권의 반대의견
형법 제57조 제1항이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유기징역형 등에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이 판결 전 구금의 산입일수를 형의 선고와 동시에 판결로써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판결의 주문에서 그 산입되는 일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명백히 할 것을 명하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은 본형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판결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는 그 산입을 규정한 형법 제57조가 같은 법 제1편 제3장 '형(刑)'의 제2절 '형(刑)의 양정(量定)'란에, 판결 전 구금의 산입일수의 선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21조가 같은 법 제2편 제3장 '공판(公判)'의 제3절 '공판(公判)의 재판(裁判)'란에 각 위치하고 있고,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은 법원의 재량에 속하며,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통산에 관하여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고(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도2500 판결 참조),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가 산입된 때는 산입된 일수에 상당하는 형이 집행된 것으로 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분명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형사판결의 주문에서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를 산입하게 하는 것이 단지 형의 집행에 관한 것이라거나 집행과의 관계에서 그 산입 범위를 명백히 하고자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만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5편 '재판(裁判)의 집행(執行)'란에 규정된 같은 법 제482조 제1항이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법정통산의 경우를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60조 제2항이 재판의 집행지휘를 소송기록이 소재하는 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의 검사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그야말로 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어서, 위와 같은 규정이 있다고 하여 판결주문에서 구체적인 구금일수를 명확하게 하지 아니한 채 선고하여도 괜찮다는 이유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무릇 형사판결의 주문은 재판의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단순하고 명확하여야 하며, 주문 자체로써 집행에 의문이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특정될 수 있어야 하고, 최소한 판결이유와 대조하여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표시하여야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에 따라 판결 전 구금의 '산입일수'를 형의 선고와 동시에 판결로써 선고함에 있어서는 그 구체적인 일수를 확정하여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소송기록에 의하여 다시 구체적인 일수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위 법조가 규정하고 있는 산입하여야 할 '구금일수'는 원칙적으로 구금된 날의 수효를 의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현행 형사소송절차에 있어서 피의자 내지 피고인의 인신구속 및 석방에 관한 다양한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 그 구금일수가 간명하게 파악되지 아니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임에 비추어 볼 때, 판결주문에서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전부'를 산입한다고만 선고하면 그 산입될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전부'라는 것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가 판결 주문만으로써는 전혀 확실하지 아니하다. 법원이 그 본형에 산입될 구금일수를 판결 주문에서 확인하여 정하지 아니하고 그 확정을 집행기관에 맡기는 것은 재판의 본질에 맞지 아니하는 것이며, 또 그 경우에는 형의 집행을 둘러싸고 피고인과 형 집행기관과의 사이에 필요 없는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와 같이 형사판결의 주문에서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만 기재하고 그 이유에서도 산입되는 구금일수가 얼마인지에 관하여 전혀 특정한 바가 없다면, 그 주문 자체뿐만 아니라 판결이유를 대조하더라도 그 산입할 구금일수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판결의 주문은 결국 주문으로서의 특정성과 명확성을 결여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전부'를 산입한다는 제1심판결의 주문이 특정성과 명확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형사판결 주문의 특정성과 명확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에 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정귀호(주심)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송진훈 서성 조무제 변재승 | 형법 제57조 제1항 ,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 , 제460조 제2항 , 제482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7. 2. 5. 선고 96노789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피고인이 1995. 4. 1.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4가 7의 1 소재 남부종합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 B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1,150만 원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공소외 C 소유인 서울 구로구 D 소재 주택에 대한 피고인의 임차보증금 2,500만 원 중 1,150만 원의 반환채권을 피해자에게 양도하고도 C에게 그 채권양도 통지를 하지 않은 채 1995. 4. 20. 서울 구로구 E 소재 F 복덕방에서 C가 반환하는 임차보증금 2,500만 원을 교부받아 그 중 이미 피해자에게 그 반환채권을 양도함으로써 피해자의 소유가 된 1,150만 원을 보관하던 중 이를 피해자에게 돌려주지 아니한 채 그 무렵 그 곳에서 피고인의 동생인 공소외 G에게 빌려주어 이를 횡령하였다고 하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채권양도인인 피고인이 채권양수인인 피해자와의 위탁신임관계에 의하여 피해자를 위하여 C로부터 반환받은 임차보증금 중 1,150만 원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채권양도는 채권을 하나의 재화로 다루어 이를 처분하는 계약으로서, 채권 자체가 그 동일성을 잃지 아니한 채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로 바로 이전한다. 이 경우 양수인으로서는 채권자의 지위를 확보하여 채무자로부터 유효하게 채권의 변제를 받는 것이 그 목적인바, 우리 민법은 채무자와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으로서 채무자에 대한 양도의 통지 또는 채무자의 양도에 대한 승낙을 요구하고, 채무자에 대한 통지의 권능을 양도인에게만 부여하고 있으므로, 양도인은 채무자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거나 채무자로부터 채권양도 승낙을 받음으로써 양수인으로 하여금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해 줄 의무를 부담한다. 그리고 양도인이 채권양도 통지를 하기 전에 타에 채권을 이중으로 양도하여 채무자에게 그 양도통지를 하는 등 대항요건을 갖추어 줌으로써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면 양수인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므로, 양도인이 이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양수인으로 하여금 원만하게 채권을 추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의무도 당연히 포함된다.
양도인의 이와 같은 적극적·소극적 의무는 이미 양수인에게 귀속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고, 그 채권의 보전 여부는 오로지 양도인의 의사에 매여있는 것이므로, 채권양도의 당사자 사이에서는 양도인은 양수인을 위하여 양수채권 보전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채권양도의 당사자 사이에는 양도인의 사무처리를 통하여 양수인은 유효하게 채무자에게 채권을 추심할 수 있다는 신임관계가 전제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와 같이 양도인이 채권양도 통지를 하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채권을 추심하여 금전을 수령한 경우, 아직 대항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이상 채무자가 양도인에 대하여 한 변제는 유효하고, 그 결과 양수인에게 귀속되었던 채권은 소멸하지만, 이는 이미 채권을 양도하여 그 채권에 관한 한 아무런 권한도 가지지 아니하는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귀속된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수령한 것이므로, 채권양도의 당연한 귀결로서 그 금전을 자신에게 귀속시키기 위하여 수령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오로지 양수인에게 전달해 주기 위하여서만 수령할 수 있을 뿐이어서, 양도인이 수령한 금전은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양수인의 소유에 속하고, 여기에다가 위와 같이 양도인이 양수인을 위하여 채권보전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양도인은 이를 양수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채권양도 통지를 하기 전에 C로부터 지급받은 임차보증금 2,500만 원 중 1,150만 원은 그 양수인인 피해자의 소유에 속하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자로서 피해자에게 돌려주지 아니하고 처분한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횡령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바, 이 판결에는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신성택, 대법관 이용훈, 대법관 변재승의 반대의견과 대법관 송진훈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이외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2.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신성택, 대법관 이용훈, 대법관 변재승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횡령죄는 타인 소유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하는 때에 성립한다. 따라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먼저 행위자가 타인 소유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나.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고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이 사건에서 채무자는 그의 채권자(채권양도인)에게 변제할 의사로 금전을 교부하였다고 할 것이고, 채권자는 이를 자신이 취득할 의사로 교부받았다고 할 것이므로(채권자가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채 이를 수령한 것이 신의에 반한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채무의 변제로서 교부한 금전의 소유권은 채권자에게 귀속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경우,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교부한 금전이 채권양도인과 채권양수인 사이에서는 채권양수인의 소유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법률상의 근거가 없다. 재물을 보관하는 관계가 신의칙이나 조리에 따라 성립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재물의 소유권의 귀속은 민사법에 따라야 할 것이고 형사법에서 그 이론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채권양도인과 채권양수인과의 사이에 채무자가 채권양도인에게 채무의 변제로서 금전을 교부하는 경우, 이를 채권양수인에게 귀속하는 것으로 하기로 특약을 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양도인이 채무자로부터 교부받은 금전을 그대로 채권양수인에게 넘겨야 하거나 채권양수인의 지시에 따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채권양도인이 위 금전을 채권양수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그러므로 오로지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는 등 대항요건을 갖추어 주어야 할 민사상의 의무를 진다는 이유만으로, 명확한 법리상의 근거 없이 채권양도인이 채무자로부터 교부받은 금전이 채권양수인의 소유에 속하는 것이라 하고 또, 채권양도인이 이를 보관하는 관계에 있다고 의제하여, 횡령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인정하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채권양도인이 채무자로부터 인도받은 금전을 임의로 처분하는 행위를 가벌성이 큰 배신행위라는 이유로 처벌하려 한다면, 이는 형법의 자유보장적 기능을 바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신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배신행위 중에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은, 그 행위의 가벌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처벌된 전례가 없는, 채권양도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새삼스럽게 처벌하고자 하는 것은 옳지 아니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법리가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라는 원칙에 따르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
3. 대법관 송진훈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소수의견은 채권의 양도인과 양수인과 사이에 채무자로부터 교부받은 금전을 양도인이 양수인을 위하여 보관하기로 하는 등의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양도인이 채무자로부터 채무변제로서 교부받은 금전의 소유권은 양도인에게 귀속하고, 따라서 양도인은 그 금전을 양수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는 취지이다.
횡령죄는 자기가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영득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횡령죄의 대상이 되는 재물은 그 소유권이 타인에게 속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민법 이론에 의하면, 특히 금전은 봉함된 경우와 같이 특정성을 가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점유가 있는 곳에 소유권도 있는 것이어서, 이를 횡령죄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금전은 특정물로 위탁된 경우 외에는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민법 이론은 고도의 대체성이 있는 금전에 대하여 물권적 반환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이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금전이 교환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전전 유통됨을 전제로 하여 동적 안전을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어서, 내부적으로 신임관계에 있는 당사자 사이에서 재물의 소유자, 즉 정적 안전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횡령죄에서 금전 소유권의 귀속을 논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당사자 사이의 신임관계 내지 위탁관계의 취지에 비추어 일정한 금전을 점유하게 된 일방 당사자가 당해 금전을 상대방의 이익을 위하여 보관하거나 사용할 수 있을 뿐 그 점유자에 의한 자유로운 처분이 금지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민법의 채권채무관계에 의하여 상대방을 보호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점유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위하여 당해 금전 또는 그와 대체할 수 있는 동일한 가치의 금전을 현실적으로 확보하여야 하고, 그러한 상태를 형법상으로 보호한다는 의미에서 민법상 소유권과는 다른 형법상 소유권 개념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대법원 판례가 일관하여, 용도를 특정하여 위탁된 금전을 그 용도에 따르지 않고 임의사용한 경우(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도1946 판결, 1994. 9. 9. 선고 94도462 판결, 1995. 10. 12. 선고 94도2076 판결 등 참조),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가 그 행위에 기하여 위임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수령한 금전을 소비한 경우(대법원 1995. 11. 24. 선고 95도1923 판결, 1996. 6. 14. 선고 96도106 판결, 1998. 4. 10. 선고 97도3057 판결 등 참조) 에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여 온 것은 이와 같은 취지에 따른 것이다.
소수의견은 양도인이 임의로 처분할 의사로 수령한 이상 그 금전의 소유권은 양도인에게 귀속한다는 것으로서, 양도인의 의사 여하에 따라 금전의 특성상 그 소유권의 귀속을 달리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보이나, 양도인이 임의로 처분할 의사로 수령하였다 함은 그 수령에 불법적인 동기가 있는 것에 불과하고, 그로 인하여 수령한 금전의 처분권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그리고 횡령죄에서 '재물의 보관'이라 함은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그것이 반드시 사용대차, 임대차, 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무관리, 관습, 조리, 신의칙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는 것인바(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도1778 판결, 1996. 5. 14. 선고 96도410 판결 등 참조),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기 이전에 스스로 채무자로부터 추심한 금전에 대하여 그 사전 사후 당사자 사이에 위탁보관관계를 성립시키는 특별한 약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양도인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양수인을 위하여 채권보전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고, 그 금전도 양수인에게 귀속된 채권의 변제로 수령한 것인 만큼, 그 목적물을 점유하게 된 이상 이를 양수인에게 교부하는 방법으로도 채권양도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 비추어, 양도인으로서는 신의칙 내지 조리상 그가 수령하여 점유하게 된 금전에 대하여 양수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소수의견에 의하면, 다수의견은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가벌성이 큰 배신행위라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나, 형법상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서 '보관'이라 함은 규범적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으로서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비로소 구체적 사건에 적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다수의견이 횡령죄에서의 '보관'의 개념을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구성요건상의 어의(語義)의 객관적인 한계를 초과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정귀호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송진훈(주심) 서성 조무제 변재승 |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6. 7. 9. 선고 95노284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C를 강제추행하여 외음부 열상(熱傷)을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가 입은 그 상해는 극히 경미한 것으로 이로 인하여 신체의 완전성이 손상되었다거나 건강 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 하여 검사에 의하여 공소제기된 범죄인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그 범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던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을 강제추행죄로 처벌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의 판단
가. 공소장변경의 요부(要否)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의 보장을 비롯한 적법절차의 준수는 형사소송에서 어길 수 없는 원칙이며 공소장변경제도는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 중의 하나이어서 그의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그런데 정의와 형평의 기조 아래서의 실체적 진실의 신속한 발견 역시 형사소송이 목적하는 바이므로 형사소송에서는 적법절차를 준수하면서 동시에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도록 요청된다(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도1283 판결, 1990. 10. 26. 선고 90도1229 판결, 1984. 11. 27. 선고 84도2089 판결, 1983. 11. 8. 선고 82도2119 판결 등 참조).
공소사실의 변경과 관련하여 이처럼 일응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적절히 조화시키기 위하여는,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줄 우려가 없을 경우에 한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검사의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게 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에서 공소제기된 강제추행치상의 공소사실 중에는 강제추행의 공소사실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므로 강제추행치상의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행위는 동시에 강제추행의 공소사실에 대한 방어행위를 겸하고 있으며 한편, 고소와 그의 취소는 고소의 대상이 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의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그의 효력이 미치는 것이어서(대법원 1985. 8. 20. 선고 85도1171 판결 참조), 피고인으로서는 그 방어행위의 일환으로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강제추행치상죄에서의 상해를 입힌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법원이 그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죄로 처벌하는 경우까지도 대비하여 강제추행죄에 관한 고소인의 고소취소의 원용 등 일체의 방어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법원이 사건의 실체적 사실관계나 공소요건을 포함한 절차적 사실관계에 관하여 심리를 거쳐 판단한 이상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강제추행치상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강제추행죄를 인정·처벌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미처 예기하지 못한 불의의 타격을 가하여 강제추행죄에 관한 방어권행사에 어떠한 불이익을 주었다고는 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공소제기된 강제추행치상죄는 친고죄가 아닌 반면 원심법원에 의하여 인정된 강제추행죄는 친고죄라 하여 달라질 것은 아닐 터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소제기된 강제추행치상죄가 입증되지 않고 강제추행죄만 입증되는 경우에 법원은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강제추행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고, 그 때 그 강제추행죄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 사실이 인정되면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지 강제추행치상죄의 증명이 없다 하여 무죄의 선고를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8. 3. 8. 선고 87도2673 판결 참조).
결국, 원심이 이 사건에서 강제추행치상죄로 공소제기된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강제추행죄를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공소장변경이나 심판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고소취소의 시한(時限)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은 "고소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원래 고소의 대상이 된 피고소인의 행위가 친고죄에 해당할 경우 소송요건인 그 친고죄의 고소를 취소할 수 있는 시기를 언제까지로 한정하는가는 형사소송절차운영에 관한 입법정책상의 문제이기에 형사소송법의 그 규정은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피해자의 의사에 의하여 좌우되는 현상을 장기간 방치하지 않으려는 목적에서 고소취소의 시한을 획일적으로 제1심판결 선고시까지로 한정한 것이다. 따라서 그 규정을 현실적 심판의 대상이 된 공소사실이 친고죄로 된 당해심급의 판결 선고시까지 고소인이 고소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항소심에서 공소장의 변경에 의하여 또는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법원 직권에 의하여 친고죄가 아닌 범죄를 친고죄로 인정하였더라도 항소심을 제1심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88. 3. 8. 선고 85도2518 판결 참조), 항소심에 이르러 비로소 고소인이 고소를 취소하였다면 이는 친고죄에 대한 고소취소로서의 효력은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5. 2. 8. 선고 84도2682 판결 참조).
원심이 강제추행치상죄로 공소제기된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강제추행죄를 인정하면서 고소취소의 의사표시가 담긴 합의서가 제1심판결 후에 제출되었으므로 고소취소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에는 친고죄에 있어 고소취소의 시기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래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상고이유 제2점의 판단
기록에 의하니, 피고인은 원심에서 평소 조울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취하여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였음이 명백하고 그 주장은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사유에 관한 진술에 해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그 주장에 관하여 판단을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관련 증거를 대조하여 본즉, 피고인이 위 범행 당시 조울증이나 음주 등의 원인에 의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되므로, 원심의 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상고이유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박준서, 대법관 이돈희, 대법관 김형선의 반대의견을 제외하고는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5. 반대의견
가. 공소장변경 요부(要否)의 점에 관한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돈희, 대법관 김형선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1) 형사소송법은 공소제기시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죄명과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를 기재하여야 하고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도록 규정함으로써(제254조 제3항, 제4항), 법원의 심판대상과 피고인의 방어대상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공소사실을 법률적·사실적으로 특정하도록 하고 있고, 검사는 공소제기시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과 적용법조를 예비적 또는 택일적으로 기재할 수 있음은 물론(제254조 제5항), 공소제기 후 공판단계에서도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를 추가·철회·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제298조 제1항), 공소장에 특정된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이 인정될 경우 피고인이 처벌을 면하게 되거나 또는 검사가 이미 제기한 공소를 취소하고 다시 공소를 제기하여야 하는 소송경제적인 불이익을 방지하는 한편,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소장변경절차를 통하여 현실적 심판의 대상이 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법원이 이를 심판할 수 있도록 하여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를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심리 결과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이 상이한 경우,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원칙적으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쳐 인정된 공소사실을 현실적 심판의 대상으로 삼아 피고인에게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방어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한 다음에 이를 인정하여야 하고, 다만 예외적으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도 이를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서 검사는 피고인을 친고죄가 아닌 강제추행치상죄로 공소제기하였고 원심은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피고인을 친고죄인 강제추행죄로 인정하였는데, 다수의견은 강제추행치상의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행위는 동시에 강제추행의 공소사실에 대한 방어행위를 겸하고 있다는 점과 고소 및 그 취소는 고소의 대상이 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의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친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으로서는 강제추행죄로 처벌될 경우까지도 대비하여 고소취소의 원용 등 일체의 방어행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로 법원이 강제추행치상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강제추행죄를 인정·처벌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어떠한 불이익을 주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이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첫째, 강제추행치상죄의 공소사실 중에는 강제추행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실체법적 측면에서는 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한 방어행위가 강제추행죄에 대한 방어행위를 겸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송법적 측면에서 볼 때, 강제추행치상죄의 경우 고소나 고소취소는 피해자와의 합의나 마찬가지로 양형조건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지만, 친고죄인 강제추행죄에 있어서는 소송조건인 고소의 부존재나 고소취소는 공소기각이라는 유리한 형식판결을 선고받을 수 있는 결정적인 방어방법이 되므로 양 죄는 그 방어방법을 전혀 달리하는 것이고, 따라서 강제추행치상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강제추행죄를 인정할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체법적 측면에만 치중하여 다른 결과적 가중범에서와 같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강제추행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공소장변경제도가 없는 직권주의 법제하의 해석으로는 별론으로 하고 공소장변경제도를 채택한 당사자주의 법제하의 해석으로서는 수긍하기 어려우며, 이러한 견해는 편면적인 축소이론에 집착하여 공소장변경제도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으로서 소송법적 측면에서 피고인이 받을 우려가 있는 불이익을 고려하지 아니하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폭행치상죄로 공소제기된 사건을 심리한 결과 폭행사실만을 인정한 법원은 검사의 폭행죄로의 공소장변경절차 없이는 폭행죄로 단죄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71. 1. 12. 선고 70도2216 판결 등은 다수의견의 견해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공소의 효력이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있는 범위 내의 범죄사실에 모두 미친다고 하여도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그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은 법원의 현실적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소 및 그 취소의 효력이 고소의 대상이 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의 공소사실 전부에 미친다고 하여도 고소의 대상이 된 범죄사실이 공소장에 기재되거나 그 변경절차를 거쳐 공소사실로 특정되지도 아니한 채 곧바로 피고인이 방어하여야 할 대상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고소 및 그 취소의 효력을 들어 피고인으로 하여금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이 인정될 것에 대비하여 미리 방어행위를 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보지 아니한다면, 방어의 대상을 명백히 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채택된 공소사실의 특정 및 그 변경제도의 입법 취지도 몰각하게 될 것이다.
셋째, 검사로서는 강제추행치상죄의 공소제기 당시 상해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할 것에 대비하여 공소장에 강제추행죄를 예비적, 택일적으로 기재하거나,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언제든지 스스로 또는 법원의 요구에 응하여 강제추행죄로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었음에도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피고인에 대하여만 법원이 강제추행죄를 인정할 것에 대비하여 미리 피해자로부터 고소취소를 받는 등의 방어행위를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당사자주의 원칙이나 무기대등의 원칙에도 반한다.
넷째, 다수의견과 같은 견해를 취하면 검사의 잘못된 공소제기로 인하여 피고인이 고소인과의 합의나 고소취소나 양형의 참작사유로서의 효과는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여 고소취소의 방법을 택하지 아니하고 합의만 주장하였을 뿐인 경우에도 잘못된 공소제기로 인한 불이익을 검사에게 돌리기는커녕 오히려 그 불이익을 피고인에게 돌려,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었을 피고인에게 유죄의 판결을 선고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사건에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고인은 실질적 불이익을 받은 것이 실증되었다.
(3) 이상과 같은 여러 점에 비추어 볼 때 강제추행치상죄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친고죄인 강제추행죄를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미처 예기치 못한 불의의 타격을 가하여 방어권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고, 한편 이 경우에 검사가 강제추행의 범죄사실을 예비적으로 기재하거나 소송의 추이에 따라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친다고 하여 다수의견이 염려하는 실체적 진실의 신속한 발견에 특별히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경우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강제추행죄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따라서 강제추행치상죄는 입증되지 아니하나 강제추행죄가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함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므로 강제추행치상죄로 공소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 점에서 파기를 면하지 못한다 할 것이다.
나. 친고죄에 있어서의 고소취소 시한에 관한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박준서, 대법관 이돈희, 대법관 김형선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1)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소정의 고소는 친고죄의 고소를 의미하고,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나 고소취소와 같은 소송조건의 구비 여부는 현실적 심판대상이 된 공소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위 조항은 친고죄에 있어 고소는 현실적 심판대상이 된 친고죄에 대한 제1심판결의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친고죄가 아닌 죄로 공소가 제기되어 제1심에서 친고죄가 아닌 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경우, 제1심에서 친고죄의 범죄사실은 현실적 심판대상이 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판결을 친고죄에 대한 제1심판결로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친고죄에 대한 제1심판결은 없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사건의 항소심에서도 고소를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이 원용하고 있는 대법원 1988. 3. 8. 선고 85도2518 판결은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2) 다수의견은 요컨대, 친고죄의 소송조건인 고소를 취소할 수 있는 시기를 언제까지로 한정하는가는 형사소송절차운영에 관한 입법정책의 문제이기에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은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피해자의 의사에 의하여 좌우되는 현상을 장기간 방치하지 않고 제한하려는 맥락에서 고소취소의 시기를 친고죄가 심판대상이 되었는지 여부를 막론하고 획일적으로 제1심판결의 선고 전까지로 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이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첫째, 친고죄에 있어 고소취소의 시한을 언제까지로 할 것인가 하는 점이 입법정책의 문제라 하더라도, 위 조항 소정의 제1심판결이 현실적 심판대상이 된 친고죄에 대한 것인가 아니면 이를 불문하는가 하는 점은 위 조항에 관한 해석의 문제라 할 것이다. 위 조항의 입법 취지는 친고죄에 있어 국가의 형벌권이 고소인의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을 제한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것인바, 친고죄가 아닌 죄로 공소가 제기되어 제1심에서 친고죄가 아닌 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는데, 항소심에서 친고죄가 아닌 죄의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비로소 친고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고소인의 고소취소 여부와는 관계없이 제1심판결은 어차피 유지될 수 없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제1심판결이 선고된 후 고소취소의 효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국가의 형벌권이 고소인의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둘째, 친고죄는 원래 피해자가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 즉 고소에 따라 국가의 형벌권이 행사될 수 있는 범죄라는 그 성질상 고소취소에 의한 불처벌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고소취소의 여부는 고소인의 의사에 좌우될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피해변상을 하는 등 정당한 방법으로 고소취소를 받을 기회를 부여하는 것 또한 방어권 보장의 한 내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국가의 형벌권 추구만을 위한 고소취소의 제한은 필요한 한도를 넘어 이로 말미암아 관계 당사자의 이익이 부당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고소취소의 시한을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한다면, 제1심에서 현실적 심판의 대상이 된 공소사실이 친고죄가 아닌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제1심 당시 고소취소는 양형조건에 불과할 뿐 소송조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에 고소취소의 실질을 갖추고도 통상적으로 관대하게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합의서만 제출하는 등 굳이 고소취소의 형식요건에 해당하는 방어활동을 하지 아니하고 그 후 항소심에서 비로소 친고죄로 공소장이 변경되는 경우에도 피고인의 귀책사유 없이 친고죄에 대한 고소취소로 대응할 수 없게 되는 결과,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함에 있어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고, 고소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피고인과의 합의에 의하여 피해를 회복할 기회를 상실할 염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국가형벌권 행사에 집착하여 친고죄의 성질과 관계 당사자의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제1심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친고죄가 아닌 강제추행치상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고, 항소심에서 비로소 치상의 점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죄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제1심 당시 현실적 심판대상이 친고죄가 아닌 강제추행치상죄로 되어 있었고 제1심법원 또한 그와 같이 판단하고 있었던 관계로, 피고인이 굳이 고소취소의 방식을 택하지 아니하고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사실만 주장하였을 뿐인데(제1심판결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을 양형조건의 하나로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제1심판결이 이미 선고되었다는 이유로 그 항소심에서 고소가 취소되더라도 친고죄에 대한 고소취소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한다면, 검사나 법원이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치상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함으로 인한 불이익을 그러한 잘못으로 인하여 방어권행사에 지장을 받은 피고인에게 전가시키는 결과로 되어 참으로 부당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친고죄인 강제추행죄를 현실적 심판대상으로 한 판결이 선고된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고죄가 아닌 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한 제1심판결이 선고된 이상 그 후의 고소취소는 친고죄에 대한 고소취소로서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원고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친고죄에 있어 고소취소의 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 점에 있어서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어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정귀호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주심)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송진훈 서성 조무제 변재승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 형법 제298조 , 제301조 / [2] 형사소송법 제232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경천
【주 문】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자신의 장모인 공소외 2가 피해자 1(여, 28세)의 어머니인 공소외 1과 약 10년 전부터 같은 동네에서 절친하게 지내온 사이였고 피해자 1과도 금전거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자신도 1995. 4.경 처 공소외 3과 결혼한 이후부터 서울 용산구 후암동 (번지 생략) 소재 공소외 2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피해자 1과는 공소외 2의 집이나 같은 계모임에서 만나기도 하는 등 평소 알고 지내던 중, 1996. 4. 16.경 피고인이 그때까지 처 공소외 3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그 대금채무의 연체액이 약 900만 원 상당에 이르자 그 무렵 피해자 1로부터 800만 원을 빌려 그 차용금 등으로 카드사용대금을 일부 변제하였으나, 다시 같은 해 8. 21.경 피고인의 카드사용대금채무액 약 1,000만 원 상당이 연체되고 당시로부터 1년 전인 1995. 8. 22. 국민은행 후암동지점에서 처 공소외 3 명의의 통장을 통하여 대출받은 500만 원의 변제기까지 도래함으로써 심한 금전적 부담을 받게 되자,
1. 1996. 8. 22. 21:20경 서울 용산구 후암동 (번지 생략) 소재 다세대주택 3층 피해자 1의 집에 찾아가 그 곳에서 피해자 1과 동녀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는 등의 문제에 관하여 심하게 다투던 중 순간적으로 격분하여 피해자 1과 동녀의 딸인 피해자 2(일본명 ○○○, 여, 4세)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 1의 목을 양손으로 잡고 누르며 머리를 그 곳의 벽이나 바닥, 모서리 등에 수회 찧어 피해자 1로 하여금 다발성 뇌좌상 및 두개골 골절상 등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여 동녀를 살해하고,
2.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 1의 딸인 피해자 2의 목을 양손으로 누르고 머리를 벽 등에 찧어 동녀를 살해하고자 하였으나 동녀가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두개골 골절 및 두개기저부 골절상 등을 입고 기절하여 쓰러지자 이를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그냥 나가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치고,
3. 다음날 00:20경 다시 피해자 1의 집을 찾아가 위 범행을 강도의 소행으로 위장하고 나아가 위 장소에 방화를 함으로써 죄증을 인멸하기 위하여 그 곳 방안의 장롱서랍 등을 열어 놓고 피해자 1이 사망하여 쓰러져 있던 작은 방의 책장에 진열된 책과 이불, 커텐 등 집안의 여러 곳에 불을 놓아 방문 및 각종 집기 등을 태워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건조물을 소훼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의 증명력을 다투는 동시에 자신은 이 사건 당시 범행현장에 간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들도 제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법원은, 형사재판에 있어 사실의 인정은 증거능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되 그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이어야 한다는
) 대법원 1998. 11. 13. 선고 96도1783 판결,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도2316 판결 외 다수.
우리 법상 증거재판주의와 자유심증주의의 원칙하에서,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의 증거능력 및 증명력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살핀다.
1. 피해자 2의 진술
피해자 2는 이 사건 범행현장에서 살아남아 범인을 직접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고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내용의 진술을 하고 있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증거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 2의 진술의 증명력 등에 대하여 상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 2의 진술에 관한 증거로는,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피해자 2의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12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피해자 2의 각 진술기재 부분, 각 수사보고서 중 피해자 2의 진술에 관한 기재(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 198∼200장, 360∼361장, 595∼597장) 등이 있는바, 먼저 증언능력 및 증거능력에 관하여 검토한 후에 증거능력 있는 증거들에 한하여 그 신빙성 및 증명력 여부를 판단한다.
가. 피해자 2의 증언능력에 관한 판단
우리 형사소송법은 법원은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동법 제146조) 증인의 증언능력에 관하여 연령에 의한 제한을 가하지 아니하고 법원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고 있으므로 유아(幼兒)
) 어린아이, 흔히 취학연령 이전의 아이를 이른다. 동아 새국어사전(제3판) 참조.
의 증언능력의 유무는 진술자의 연령만에 의할 것이 아니라 그의 지적 수준 등에 따라 법원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1. 5. 10. 선고 91도579 판결. 동 판결은, 유아의 증언능력의 유무는 진술자의 연령, 지적 수준은 물론 진술의 태도 및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경험한 과거의 사실이 진술자의 이해력, 판단력 등에 의하여 변식될 수 있는 범위 내에 속하는가의 여부도 충분히 고려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만 3년 6월된 여아의 증언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증인 피해자 2는 1992. 1. 31.생으로서 이 사건 당시에는 만 4세 6개월 남짓, 법정에서의 증언 당시에는 만 6세 11개월 남짓된 여자아이인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이전에 이미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고 학습지도 구독하고 개인방문 학습지도도 받는 등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었고, 위 증인이 경험한 사건은 "누군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목을 조르고 머리를 벽 등에 찧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하려 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사실 자체는 비교적 단순하여 위 증인 연령 정도의 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알고 그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보여지며, 아래 다.의 (3)항의 피해자 2의 증언요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 2가 위와 같은 사건의 핵심적 사항에 관한 질문의 취지를 대체로 이해하고 이에 대하여 간단히 긍정 또는 부정하는 식으로 답변하고 있음을 볼 때, 위 증인에게, 그 증언의 신빙성 및 증명력 여부와는 별도로,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사실을 그 기억에 따라 진술할 수 있는 증언능력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피해자 2 진술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이 증언능력이 있는 증인의 진술을 기재한 제3회 공판조서가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이 있음은 물론이고, 피고인이 증거로 할 수 있음을 동의한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 198∼200장, 595∼597장) 중 피해자 2의 진술에 관한 기재는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 나아가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12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피해자 2의 각 진술기재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진술자인 피해자 2가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경찰관이나 검사에게 엄마와 증인을 때린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기억나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대답하였을 뿐 위 각 진술조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한 바는 없으나,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진술이나 조서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때에는 전문(傳聞)증거인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인데, ① 여기서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때'라 함은 출석불능의 경우에 한하지 않고 출석한 경우라도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 예컨대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경우
) 대법원 1992. 8. 14. 선고 92도1211 판결.
나 기억상실을 이유로 증언을 거절한 경우
) 이에 관한 사례로는, 日本最高裁判所 昭和 29(あ)741호 동년 7. 29. 결정{新判例 系-刑事訴訟法(5), 新日本法規出版(株), 1978. 4. (重版), 6866면}, 日本東京高等裁判所 昭和 61(う)751호 昭和 63. 11. 10. 판결(判例時報 1343호, 215∼222면) 외 다수. 일본 형사소송법은 원칙적으로 전문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아니하되, 예외적으로 '그 공술(供述)자가 사망, 정신 또는 신체의 고장, 소재불명 또는 국외에 나가 있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공술할 수 없는 때' 등의 일정한 요건하에 전문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어 우리 법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일본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324조 참조).
와 나아가 공판정에서 진술을 한 경우라도 증인신문시에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그 진술의 일부가 재현불가능하게 된 경우
) 이에 관한 사례로는, 日本札幌高等裁判所 昭和 26(う)475호 동년 8. 7. 판결{위 新判例 系-刑事訴訟法(5), 6866∼6867면} 등. 나아가 同 裁判所 昭和 26(う)33호 동년 7. 30. 판결(같은 책, 6822∼6826면)에서는, 강간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함에 있어 검사의 신문에 대하여 증인이 범인의 모습이나 범행시의 상황 등에 대하여 진술한 이후 검사가 '그 남자가 증인의 뒤에 있는가'라고 묻자 당시 뒤에 있던 피고인을 보고 심하게 울어 그 이후에는 증인신문을 할 수 없었던 경우도 위와 같은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증인이 진술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 작성의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등도 포함한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의 경우는 원진술자인 피해자 2가 진술을 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②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2의 진술내용이나 그에 대한 조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어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해자 2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기재 부분은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 다만 1996. 8. 27.자 수사보고서(수사기록 360∼361장)는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였는데 위 서류에는 원진술자인 피해자 2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없어 같은 법 제314조의 적용을 받을 수 없으므로 결국 증거능력이 없어 공소사실에 관한 증거로 사용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도2742 판결.
다. 피해자 2 진술의 요지
) 피해자 2는 이 사건 이후인 1996. 10. 16. 아버지 공소외 12를 따라 일본에 가기 전까지는 같은 또래 유아 수준의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었으나 위와 같이 일본에 가서 생활하다 1998. 9. 20. 귀국하였을 때에는 한국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일본어를 사용하였으므로 그 이후의 진술은 통역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1) 이 사건 이후부터 1996. 8. 26.까지의 피해자 2의 진술에 관한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 198∼200장, 595∼597장)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 2는 이 사건 다음날인 1996. 8. 24. 경찰관에게 "범인이 자신의 뺨을 1회 때렸고 여러 차례 피해자를 (피해자 1의 이름 생략)라고 불렀다", "아는 아저씨이고 낮에 2회 왔으며 얼굴 보면 알 수 있다."는 취지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같은 해 8. 25. 경찰관 및 공소외 12, 외할머니 공소외 1 등에게 "누구인지 이름은 모르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는 범인이 2번에 걸쳐 찾아와 (피해자 1의 이름 생략)라고 부르면서 때렸다."는 취지로(수사기록 168∼169장), 같은 해 8. 26. 공소외 1에게 "범인은 낮에도 오고 밤에도 왔다. 아저씨 1개가 엄마도 때리고 저도 때렸다. 무섭다. 엄마와 나를 때린 아저씨는 애기아저씨다. 집에 갔는데 애기도 있었다."는 취지로(수사기록 198∼200장) 각 진술하였다는 것이다.
(2)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공소외 12에 대한 진술조서 중 피해자 2의 진술기재 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 (누가 엄마와 자신을 그렇게 하였느냐고 묻자) 애기아저씨가 그랬어. (옆에 있던 아버지 공소외 12의 목 조이는 흉내를 내며) 이렇게 하였어. 엄마 머리에서 피가 났어. 나도 머리 피났어. 우리가 본 아저씨야. 두 번 할머니랑 엄마랑 나랑 갔어. 걸어 갔어. 나혼자 걸어갈 수 있어. 차조심해서 갔어. 애기 있었어. 애기랑 장난감 가지고 놀았어. 띵동 소리가 나서 내가 문을 열어 주었어. 애기아저씨가 조금 말한 다음에 때렸어. 엄마는 내방에 피흘리고 쓰러졌어. 나는 엄마방에 있었어. 애기아저씨는 하얀 옷 입었어. 머리는 짧았어. 점있는 아저씨. 점이 하나 있었어(집 찾아 갈 수 있냐고 묻자 겁먹은 얼굴을 하면서 모른다고 하다가 아빠가 여러번 설득하자 집을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1996. 9. 7.자 경찰진술).
(나) (엄마와 자신을 때린 사건을 기억하느냐고 묻자 울먹거리며 겁에 질린 표정을 하며) 기억한다. (피고인의 사진을 보여 주며 이 아저씨가 엄마와 ○○○를 때린 아저씨냐고 묻자) 맞다. 그날 문은 띵동 소리가 나서 자신이 열어 주었다. (그날 몇번 애기아저씨가 왔느냐고 묻자) 처음 와서 애기아저씨가 때려 쓰러졌기 때문에 그 후 몇번 왔는지는 기억없다. 자신은 쓰러진 다음 언제인지 모르지만 깨어나니 연기가 나고 있었다. 그 후에 일어난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애기아저씨가 자신의 집에 놀러온 적이 있고, 올 때는 혼자 온 것 같다(1998. 9. 20.자 경찰진술).
(다) (한국말을 할 줄 아느냐고 묻자) 잊어버렸어. (누가 엄마를 때리고 ○○○를 때렸냐고 묻자) (한국말로) 애기아저씨. (애기아저씨가 또 무엇을 하였냐고 묻자) 집 가운데에 불을 질렀어. (애기아저씨가 어떻게 때렸나) 집에 들어와서 엄마를 먼저 때리고 의자를 뒤집어 엎었어. 그리고 ○○○를 때리고 불을 질렀어. (애기아저씨 이마에 점이 있냐고 묻자 왼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가리키며) 응 검은 점이 있어. (피고인의 사진을 가리키며 이 아저씨가 엄마와 ○○○를 때린 애기아저씨냐고 묻자) 응. (애기아저씨 집에 놀러간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응. (엄마가 죽은 날 밤에도 아저씨가 ○○○ 집에 왔느냐고 묻자) 응. 애기아저씨가 집에 들어와서 잠깐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와 ○○○를 때리고 의자를 뒤집었어. ○○○는 맞아서 넘어졌어. 그리고 불을 질렀어. (애기아저씨가 엄마와 싸웠냐고 묻자) 애기아저씨가 먼저 소리를 질렀어. (애기아저씨가 어디서 엄마를 때렸냐고 묻자) ○○○ 방에서 엄마를 때렸어. ○○○는 ○○○ 방 앞에서 넘어졌어. (애기아저씨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느냐고 묻자) 응. (문은 누가 잠그었냐고 묻자) 애기아저씨가 문을 닫고 나갔어. (안에서 문을 누가 잠그었냐고 묻자) 모르겠어. (불이 났는데 왜 문을 열지 못했느냐고 묻자) 열려고 했는데 뜨거워서 문이 열리지 않았어. (애기아저씨가 ○○○를 때리기 전에도 집에 온 적이 있냐고 묻자) 응(1998. 11. 13.자 검찰진술).
(3) 피해자 2는 이 사건 당시로부터 2년 4개월 남짓 지난 이 법원 제3회 공판기일(1999. 1. 12.)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가) 검사의 신문에 대하여, ① (옛날 1996. 8.경에 ○○○와 엄마를 때리고 불을 지른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묻자) 애기아저씨이다. ② (전에 할머니, 엄마와 함께 그 애기아저씨 집에 두 번 놀러갔는데 그때 애기가 있어서 애기랑 놀았는가라고 묻자) 놀았다. ③ (애기아저씨가 낮에 놀러온 적도 있는가라고 묻자) 모르겠다. ④ (애기아저씨의 얼굴을 잘 아는가라고 묻자) 잘 안다. ⑤ (애기아저씨 이마에 점이 하나 있는가라고 묻자) 있다. ⑥ (애기아저씨가 엄마와 ○○○를 때리고 불을 질렀는가라고 묻자) 때렸다. ⑦ (그래서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기억이 나는가라고 묻자) 잘 모르겠다. ⑧ (그리고 병원에서 퇴원하여 1996. 9. 7. 가든호텔에서 경찰관에게 엄마와 ○○○를 때린 사람이 애기아저씨라는 내용으로 이야기한 것이 기억이 나는가라고 묻자) 모르겠다. ⑨ (그리고 작년에 경찰관하고 검사실에 가서 엄마와 ○○○를 때린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기억이 나는가라고 묻자) 모르겠다. ⑩ (○○○랑 엄마랑 애기아저씨한테 맞고 난 뒤에 아버지나 외할머니한테 애기아저씨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기억나는가라고 묻자) 기억난다. ⑪ (아버지한테 애기아저씨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버지 등과 함께 애기아저씨 집에 찾아간 것이 기억나는가라고 묻자) 기억난다. ⑫ (애기아저씨를 보여줘도 놀라지 않겠는가라고 묻자) 무섭다. 지금 만나기 싫다.
(나) 변호인의 신문에 대하여, ① (엄마와 증인을 때린 사람이 당일 아침에도 집에 왔었는가라고 묻자) 왔다. ② (아침에 엄마와 싸우지 아니하고 갔는가라고 묻자) 싸우지 않았다. ③ (아침에 엄마와 무슨 이야기를 하였는지 생각이 나는가라고 묻자) 모르겠다. ④ (그 사람이 보통 때도 집에 온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잘 모르겠다. ⑤ (그 사람이 엄마와 손도 잡고 껴안은 적도 있는가라고 묻자) 모르겠다. ⑥ (그 사람이 엄마와 반말을 하던가, 존대말을 하던가를 묻자) 보통말을 했다. ⑦ (그 사람이 엄마를 때릴 때 엄마이름 "(피해자 1의 이름 생략)"라고 부르며 때렸는가라고 묻자) 잘 모르겠다. ⑧ (엄마를 때리기 전에 무슨 이야기를 서로 하였는가라고 묻자)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⑨ (엄마를 때린 아저씨가 그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왔는가라고 묻자) 모르겠다. ⑩ (병원에 있는 동안 경찰관이 하루에 두 번씩 여러 차례 와서 증인에게 누가 증인을 때렸는지 물어봤는가를 묻자) 잘 모르겠다. ⑪ (병원에 있을 때 엄마 때린 사람의 집을 간 적이 있기 때문에 찾아갈 수 있었는가라고 묻자) 잘 모르겠다. ⑫ (왜 사고난 지 다섯밤이나 자고 나서 범인을 지목하였는가를 묻자) 아빠가 가보자고 해서 갔고 모르겠다. ⑬ (피고인이 증인의 집에 모두 몇번 왔는가를 묻자) 두 번 왔다. ⑭ (피고인이 전화를 하여 증인이 받았을 때 지금 가도 되느냐고 물었고 그때 증인이 엄마에게 물어보니 엄마가 안된다고 한 적이 있었는가를 묻자) 없다. ⑮ (피고인이 엄마를 무어라고 부르고 엄마는 피고인을 무어라고 불렀던가를 묻자) 모르겠다.
(다) 재판장의 신문에 대하여, ① (증인은 몇살이냐고 묻자) 모르겠다. ② (지금은 무엇을 하느냐고 묻자) 아버지가 학교에 보내줄 수 있다고 했다. ③ (애기아저씨가 엄마를 때렸느냐고 묻자) 그렇다. ④ (애기아저씨의 얼굴을 보면 지금 알 수 있는가라고 묻자) 안다. ⑤ (이때 퇴정하였던 피고인을 법정에 출정시킨 후 피고인을 가리키며 피고인이 애기아저씨인가라고 묻자) 피고인이 들어오자 무섭다면서 탁자밑으로 몸을 숨기고 대답을 안하는 등으로 진술을 하거나 진술태도를 보였다.
라. 피해자 2 진술의 증명력에 관한 판단
(1) 범인식별진술의 일반적 문제점
범인과 피고인의 동일성에 관한 증거로서 피해자나 목격자의 진술이 유일하거나 그것이 주된 증거인 경우 그 진술의 증명력의 평가는 신중하게 하여야 한다. 그와 같은 범인지목 내지 식별의 진술(이하 '범인식별진술'이라 한다)은, 진술증거는 사람이 범죄를 지각하고 이를 기억하였다가 표현하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오류가 끼어들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 물증(物證) 등 비진술증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증명력이 낮을 수 있다는 일반적인 위험성 이외에도, 범죄의 피해자 등이 일반인으로서는 이례적·충격적인 상황인 범죄현장에서 목격한 범인에 대한 기억을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피고인의 사진이나 실물 등과 비교, 대조하여 범인과 피고인의 동일성을 진술하게 된다는 진술의 고유한 특성으로부터 말미암은 오류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위험성을 피하기 위하여, ① 피해자 등과 범인과의 관계(특히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피해자 등이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인지 여부), ② 범행 당시의 명암, 거리, 위치관계, 관찰시간 등 관찰의 객관적 조건, ③ 피해자 등의 연령, 성격, 신체상태(시력 등), 심리상태(공포, 긴장 등)와 같은 진술자의 주관적 요소, ④ 범행의 목격과 범인의 식별 사이의 시간적 간격과 그 사이의 외부영향에 의한 진술의 왜곡가능성 등의 기준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그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여야 한다.
) 石井一正, "犯人識別供述の證明力", 判例タイムス 738호, 1990. 12., 52∼53 및 58∼61면.
이 사건에는, 피해자 2의 진술과 아래에서 거시하는 여러 증거들에 비추어 볼 때 범행을 목격한 피해자 2가 피고인을 사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 및 피해자 2가 사건 당시 범인의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는 사실 등은 모두 명백하므로 이러한 점들은 위 ①, ②의 기준과 관련하여 피해자 2의 진술의 증명력을 뒷받침하는 사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 2는 나이 어린 유아로서 이 사건 이후 경찰관이나 가족들로부터 범인에 관한 질문을 계속하여 받았고 이 법정에서의 증언은 사건 당시로부터 2년 4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이하에서 위 ③, ④의 기준을 중심으로 피해자 2 진술의 신빙성 내지 증명력에 관하여 본다.
) 이러한 기준들과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판례들이 있는바, 유아의 범인식별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하기 위한 여러 관점을 제공해 준다는 면에서 참고할 가치가 있다. 다만 이러한 판례들 중에는 유아인 피해자나 목격자의 진술이 모순·번복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과장·구체화되어 간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예가 많은데,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 2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한 법정증언내용이 오히려 단순할 뿐만 아니라 그 사이의 진술내용에 특별한 모순·번복 등이 없으므로 이러한 사례들과는 사정을 달리 하는 경우임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① 대법원 1991. 5. 10. 선고 91도579 판결{위 註 3)의 판결}
강간치상죄의 피해자가 사고 당시는 만 3년 3월 남짓, 증언 당시는 만 3년 6월 남짓된 여아로서 그녀가 경험한 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팬티를 벗기고 바닥에 눕힌 후 피고인의 바지와 팬티를 내린 후 그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밀어 넣으려고 하였다."는 것으로서 비교적 간단하고 단순하므로 피해자 연령 정도의 유아라 하더라도 이를 알고 그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보아 피해자의 증언능력을 인정함은 물론, 위와 같은 사정과 피해자가 피해를 당한 직후의 목격 증인의 진술 등에 비추어 그 증언의 신빙성도 인정하였다.
② 日本最高裁判所 昭和 63(あ)130호 平成元年 10. 26. 판결(判例タイムズ 713호, 75∼81면)
피고인이 당시 9세로서 소학교 4년생 여아인 피해자를 자신이 살고 있는 맨숀(아파트)의 계단 등으로 30분간 데리고 다니며 강제추행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日本東京高等裁判所 昭和 62(う)138호 동년 12. 15. 판결}은, ⓐ 범인은 피해자가 이미 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피해자는 이러한 범인과 약 30분간 함께 있었다는 점, ⓑ 피고인은 백인계 외국인이었데 순수한 백인과도 다른 용모를 가지고 있는 등의 특징이 있었다는 점, ⓒ 피해자가 사건 3일 후의 경찰서에서의 대면시에 주저없이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였다는 점, 그리고 ⓓ 범인이 본건 맨숀의 주인이라는 피해자의 범인식별진술이 피해자가 사건 다음날 동급생들과의 대화로부터 암시를 받아 알게 된 것을 그대로 진술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점에 대하여는, 피해자가 제1심에서 범인은 처음 본 사람이 아니라 본건 맨숀의 슈퍼마켓 내에서나 A동 앞 부근에서 2∼3회 본 인물이고 피해 당시 이미 그와 같이 느껴졌다고 진술하였고 다시 원심에서도 피해 당시부터 범인이 본건 맨숀의 주인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는 점에 비추어 피해자가 동급생과 대화로부터 암시를 받아 본건 맨숀의 주인인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상고심은, ⓐ 피해자 스스로도 본건 맨숀에 사는 피고인을 2∼3회 정도 보았을 뿐 말을 나눈 사실도 없는 사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 범인의 용모, 복장 등 특징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 직후보다 시간이 갈수록 상세하고 확실해지는 점, ⓒ 피해자와 피고인과의 대면은 이미 피해자의 어머니 및 담임교사가 그와 같은 사실을 전해듣고 경찰도 피고인을 용의자로 임의동행한 후에 이루어졌다는 점, ⓓ 피해자가 사건 다음날 본건 맨숀 A동 14층에 사는 동급생으로부터 일본어에 능한 외국인이 맨숀의 엘리베이터에서 5층 버튼을 눌렀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고 있는 등 그 진술에 비추어 피해자가 사건 당시에는 범인이 본건 맨숀에 사는 사람인지 여부를 몰랐다가 위와 같은 동급생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와 같이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였다.
③ 日本大阪高等裁判所 昭和 41(う)1419호 昭和 44. 1. 28. 판결(判例時報 572호, 88∼96면)
자동차사고의 목격자가 목격 당시에는 3세 4개월이었고 그로부터 3년 3개월이 지난 후에 증언한 것이라면, 그 사이에 경찰관, 가족 등에 의한 여러 종류의 유도·암시가 작용할 수 있고 또한 기억의 상실·변용( 容)가능성이 높으며, 처음의 진술내용은 간단한 것 밖에 없는데 그 후의 구체적인 진술은 일관성 없고 동요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6세 7개월 된 목격자의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하였다. 반면 이 사건의 원심(日本大阪地方裁判所 사건번호 불상 昭和41. 6. 29. 판결)은 유아인 목격자가 "그 애가 에비스(エビス)屋(피고인은 주식회사 에비스屋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였다)의 붕붕(ブウブウ)에 부딪혀 넘어져서 울었다."는 등의 유아의 자발적 표현으로 보이는 진술을 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였었다.
④ 日本福岡高等裁判所 昭和 49(う)145호 昭和 50. 10. 16. 판결(判例時報 817호, 120∼126면)
피해 당시 6세인 피해자가 당초에는 2회에 걸쳐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음에도 그 어머니가 어제 아침에 있었다는 취지로의 정정을 시사하여 피해자가 이에 따랐고,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고인을 데리고 와서 피해자에게 대면을 시킬 때 "못된 짓을 한 사람이 이 사람이냐"는 등으로 질문하여 피해자가 암시 내지 유도질문으로 말미암아 피고인으로부터 범인상(犯人像)을 찾아냈을 우려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자가 흥분된 양친으로부터의 질문에 영합적(迎合的) 태도를 취하였을 수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였다.
⑤ 日本京都地方裁判所 사건번호 불상 昭和 42. 9. 28. 판결(判例時報 501호, 120∼122면)
피고인이 그 집앞에의 길 근처에서 당시 4세인 피해자 A와 당시 8세로서 A의 언니인 B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그 중 A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동녀의 하의를 벗기고 음부에 손가락을 넣은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인인 A와 B가 경험한 사실은 '자매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 어떤 남자가 A를 그의 집으로 데려가서 위와 같이 추행하였다.'는 단순한 사건이므로 이들 연령 정도라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보아 피해자들의 증언능력을 인정하고, 나아가 A가 '까까머리(ぼうず)'의 남자를 알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범행 며칠 후 A, B로부터 이와 같은 사실을 들은 양친들이 각자 (들은) 경위에 관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A, B들의 증언은 기억에 근거한 사실을 그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인정되어 그 진술에 양친들로부터의 암시에 의한 영향이나 기억의 틀림, 거짓말, 인식부족 등의 의문이 있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였다.
(2) 유아의 정신적 능력과 관련한 판단
우리의 경험칙상 유아의 진술이 일반적으로 성인의 진술보다 신빙성이 낮다고는 말할 수 없고,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유아의 진술의 신빙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다만 유아의 진술은 성인의 그것에 비하여, 관찰의 부정확, 인식력·기억력 및 표현력의 부족, 주위 사람들의 영향에 의한 보다 높은 왜곡가능성 등의 점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할 것이나,
) Robert S. Siegler, Children's Thinking(3rd edition), Prentice Hall College Div., (1998), 175-177면. 이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사람의 기억으로부터 진술까지의 과정은, 정보를 기호화하여(encoding) 저장하여 두었다가(storage) 이를 되살려 표현하는 것(retrieval)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유아의 경우 기호화단계에서는 정보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보이는 사실 그대로만을 기억하고 또한 사물의 이치에 관한 빈약한 지식으로 인하여 무엇이 중요하고 무슨 상황이 발생하였는가를 기호화하지 못하고, 저장단계에서는 유아는 성인에 비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빨리 기억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암시성 있는 질문에 의하여 영향받기 쉬우며, 기억의 회복·표현단계에서는 특히 유아 자신이 피해자인 경우 처음에는 경험사실을 이야기하지 않거나 못하다가 보다 구체적인 내용의 질문을 받고서야 기억을 회복시켜 이를 진술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유아도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그 정신적 연령에 맞는 수준에서 실체적 진실에 부합되게 기억하고 진술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고, 다만 유아는 개괄적인 질문에 대하여 자신이 스스로 사건의 실체를 기억해내어 이를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고 보다 구체적인 내용의 질문을 받고서야 기억을 회복시켜 이를 진술할 수 있는 성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 Robert S. Siegler, 전게서, 178면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주로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Sexual Abuse)사건에 있어서 아동의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기 위하여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는데,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아동기억의 위와 같은 단계에 따른 특징을 제시하면서 아동으로부터 정확한 진술을 듣기 위하여는 질문자가 중립적인 견지에서 아동의 기억을 이끌어내는 데에 필요한 정도로 상세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여야 하되, 필요 이상으로 질문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 사건에 있어, 첫째 피해자 2는 이 사건 당시 만 4세 6개월이 지난 나이로서 그 이전에 이미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고 학습지도 구독하고 개인방문 학습지도도 받는 등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었으며 평소 똑똑하고 의사전달을 분명히 하였다는 것이고(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15, 공소외 16, 공소외 17의 각 진술), 이 사건 직후 현장에서 구출될 당시에도 정신이 또렷한 상태로서 "아저씨가 때렸다."는 취지의 말을 하여 구출소방관들이 아이가 범인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할 정도의 표현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공소외 18, 공소외 19의 각 진술), 둘째 위 가.항에서 증언능력과 관련하여 살핀 바와 같이 위 법정증언 당시에는 만 6세 11개월 남짓된 아이로서 이 사건으로부터 2년 4개월 이상이 지난 상태에서 그 당시 경험한 주요 상황에 관하여 질문의 취지를 대체로 이해하고 간단히 긍정 또는 부정하거나 모르겠다는 식으로 답변하고 있는 점, 셋째 피해자 2의 전체적인 진술의 핵심내용은 "애기아저씨가 자신과 엄마를 때리고 불을 질렀다."는 것으로서 그 진술취지가 일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애기아저씨"란 표현은 그 또래 유아의 연령, 지능에 상응한 단순, 자발적인 표현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결국 피해자 2는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할 충분한 정신적 능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피해자 2의 법정에서의 진술을 살펴보면, 범인이 피고인인 애기아저씨라고 진술하면서도 위 나.(3)의 (가)의 ③과 같이 애기아저씨가 낮에 놀러온 적도 있는가라는 물음에 "모르겠다."고 대답한 이후에 다시 위 (나)의 ①과 같이 범인이 당일 아침에도 집에 왔었는가라고 물음에는 "왔다"고 대답하고 있고, 당시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받은 사실과 병원에 있을 때나 퇴원한 이후인 1996. 9.경 및 귀국한 이후인 1998. 9. 및 11.경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은 사실 등에 관한 위 (가)의 ⑦, ⑧, ⑨, (나)의 ⑩의 각 물음, 범인이 증인의 어머니와 무슨 이야기를 하였고 어떠한 말과 태도를 보였는가에 관한 위 (나)의 ③, ④, ⑤, ⑦, ⑧, ⑨, ⑮의 각 물음, 어떻게 범인의 집을 찾아갈 수 있었고 왜 사고난 지 며칠이 지나서야 범인을 지목하였냐는 위 (나)의 ⑪, ⑫의 각 물음, 증인이 몇살이냐고 묻는 위 (다)의 ①의 재판장의 물음 등에 대하여 모두 "모르겠다."는 취지로 각 답변하고 있어 그 진술이 다소 모순되고 구체적인 질문에 대하여는 그 취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나, 이는 대부분 피해자 2가 목격한 직접적 범행장면이 아닌 그와 관련된 정황적인 사항에 관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라는 점, 피해자 2가 위 증언 당시에 있어서도 만 6세 11개월 남짓한 아이로서 어머니와 범인간의 관계 등을 묻는 등의 내용의 질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 위 증언은 범행 당시로부터 2년 4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위와 같이 범행의 직접적 장면 이외의 다른 상황들에 대하여는 기억을 상실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 및 위 증언 당시 피해자 2는 한국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여 통역인을 통하여 증언하였으므로 그 과정에서 의사전달의 미흡함이 있을 수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위와 같이 다소 모순되거나 질문의 취지를 알아듣지 못하고 한 답변은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같은 또래의 아이로부터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정도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저하시킬 수 없다.
(3) 외부영향에 의한 왜곡가능성에 관한 판단
유아의 경우에는 성인이나 나이든 아동에 비하여 특히 편향적(biased)이거나 암시적(suggestive)으로 반복되는 질문에 영향을 받기 쉬운데,
) Maggie Bruck, Stephen J. Ceci & Helene Hembrooke, "Reliability and Credibility of Young Children's Reports", American Psychologist, 1998. 2., 140-141면. 여기에서는, 유아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편향적·암시적 신문의 형태(Interviewer bias and Suggestive interviewing techniques)로, ① Misleading questions(잘못된 진술을 유도하는 질문으로서, 예컨대 어떤 사람이 아동을 접촉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가 너를 만질 때 무슨 옷을 입고 있었니"라고 묻는 등이다), ② Stereotype inducement(선입견을 주는 것으로서, 예컨대 질문 전에 어떤 사람이 '나쁘다'든가 '이러한 나쁜 짓을 한다'는 등의 말을 해 주는 등이다), ③ Impartial or threatened atmosphere(불공정하거나 위압적인 분위기하에서의 신문으로서, 예컨대 질문자가 자신이 원하는 아동의 대답이 나오면 강하게 긍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도 그렇지 아니한 대답에는 이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등이거나, 나아가서는 원하는 대답을 듣기 위하여 아동을 위협 내지 회유하는 등이다), ④ Guided imagery or memory work(상상을 통하여 진술케 하는 것으로서, 예컨대 질문자가 아동으로 하여금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는가를 머리속에 그려 보고 말하여 보라고 하는 등이다) 등을 들고 있다.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해자이자 유일한 목격자인 피해자 2에 대하여 수사경찰관이나 주위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질문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편향적·암시적 형태의 질문이 있을 수 있고 그에 의하여 유아인 피해자 2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외부의 영향에 의하여 피해자 2가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였는지 여부를 살피지 아니할 수 없다. 다만 그와 같은 왜곡가능성은 초기 수사단계에서 유일한 목격자인 피해자 2로부터 범인식별진술을 듣고자 반복적으로 질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할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앞서 본 바 있는 1996. 8. 24.부터 같은 해 8. 26.까지의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 198∼200장, 595∼597장)상에 나타난 피해자 2의 진술을 중심으로 하여 그 이후 피해자 2가 사건 당시의 상황에 대한 기억·진술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이 없었는지에 대하여 판단한다.
(가) 수사기관에 의한 왜곡가능성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1996. 8. 23.자 압수조서(수사기록 38∼39장)의 기재, 압수된 가계부 1권(증 제2호), 피고인명함 1장(증 제3호)의 각 현존 및 기재와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32∼133장)의 기재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 직후인 1996. 8. 23. 사건현장에서 피고인의 명함이 수거되었고 그와 함께 수거된 피해자 1의 가계부에는 1996. 4. 11.자로 '피고인 막내언니 남편 PM 11시 약속함', 같은 해 4. 15.자로 '공소외 3 부부, 공소외 4 옴', 같은 해 4. 16.자로 '△△이 남편 4월 24, 25일 갚는 걸로 하고 800만을 꿔감(철거비용)', 같은 해 5. 2.자로 '피고인 200만 가져오고 나머지 200은 내일 3시 30분쯤 □□희 제일로 보낸다고 했음. 차용증서는 알아서 없애라고 했음' 등의 기재가 있으며 피해자 1의 전화번호부에는 피고인의 호출기번호가 기재되어 있어, 사고 직후에 이미 강도위장 살인·방화사건으로 추정된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초기 수사단계에서부터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을 받았음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1996. 8. 23.부터 같은 해 8. 25.까지의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상에 나타난 피해자 2의 진술의 요지는 '자신이 아는 아저씨로서 엄마를 (피해자 1의 이름 생략)라고 부르며 그날 낮에도 왔던 범인이 엄마와 자신을 때렸다.'는 것이고, 같은 해 8. 26.자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98∼200장)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 2는 8. 26.에 가서야 외할머니인 공소외 1에게 "엄마와 자신을 때린 아저씨는 애기아저씨다. 집에 갔는데 애기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는 것인데,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20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및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55∼56장, 132∼133장, 170∼172장, 214∼215장, 229∼231장, 246∼247장, 270∼271장, 272∼279장(의사 공소외 33 작성의 확인서 및 피고인에 대한 사진들 포함)}의 각 기재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후부터 범인이 피해자 1과 이미 알고 있던 관계에 있는 남자라는 점을 전제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피해자 1이 과거 외국인을 상대로 윤락행위를 하던 여자로서 부유한 일본인과 결혼하여 꽤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과 피해자 1에게는 그 이성동복(異姓同腹) 남매가 모두 4명이나 되는데 그들 중 일부는 동녀에게 금원차용을 요구하였다가 거절당한 일이 있었다는 점 등을 발견하여 피고인 이외에도 피해자 1의 이성동복 오빠들인 공소외 5, 공소외 6과 큰형부인 공소외 7, 나아가 피해자 1 소유 건물의 철거공사를 한 공소외 20 등도 용의자로 보고 사건 당시의 행적 등을 추궁하며 진술조서를 받는 등 수사를 하였고 이와 같은 수사는 피해자 2가 '애기아저씨'라는 진술을 한 위 8. 26. 이후에도 일부 계속되다가(수사기록 214∼215장, 216장 이하, 229∼231장, 232장 이하, 246∼247장, 248장 이하 참조), 같은 해 8. 27.에 이르러 피고인이 피해자 1이 피고인의 처 공소외 3 명의로 국민은행 후암동지점에 개설한 가계금전신탁통장에서 같은 해 4. 16. 인출한 800만 원권 자기앞수표를 1장을 같은 날 100만 원권 자기앞수표 5장, 10만 원권 자기앞수표 5장, 나머지는 현금으로 교환한 사실 등이 밝혀지고 나서야(위 수사기록 270-271장의 수사보고서 참조) 비로소 피고인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피해자 2에게 피고인의 사진을 보여 주고 직접 대면시킨 후 피고인을 긴급구속하여 그의 몸에 난 상처를 확인하는 등의 수사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수사경과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2가 위 1996. 8. 26.자 수사보고서상에 나타난 바와 같이 "애기아저씨가 그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할 당시에는 수사기관이 피해자 2에게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편향적·암시적 질문을 함으로써 동녀가 그에 따라 위와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또한 위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 198∼200장, 595∼597장)의 기재 등에 의하면 피해자 2는 사고 당일인 1996. 8. 23.에는 사고로 인한 부상 및 충격으로 인하여 경찰관들의 질문에 응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고 같은 해 8. 24.부터 8. 26.까지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상태로서 하루에 두 번 각 20분씩만 면회가 허용되었는데 경찰관들이 면회시간에 찾아가 질문하는 동안에도 동녀가 엄마를 찾으며 무섭다고 하면서 자주 울고 짜증을 내어 간호원이 경찰관들의 질문을 제지하기도 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위와 같은 단편적인 진술 이외에는 제대로 질문을 듣고 이에 응하여 대답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보여지므로, 결국 위 "애기아저씨가 그랬다."는 취지의 진술을 포함하여 1996. 8. 24.부터 8. 26.까지의 피해자 2의 진술들이 수사기관이 편향적·암시적 질문에 의하여 이끌어내어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이 1996. 8. 26.자로 '애기아저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이후 피해자 2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진술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을 범인으로 확실케 하기 위한 편향적·암시적 질문의 영향이 있었는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위 나.의 (2)에서 본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공소외 12에 대한 진술조서 중 피해자 2의 진술기재 부분을 자세히 보면, 피해자 2가 나이 어리고 사건 당시 받은 충격·공포 등으로 인하여 스스로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기억·진술하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수사기관이 피고인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였음은 인정되나, 피해자 2가 자발적으로 피고인의 범행에 대하여 진술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고 전체적인 진술의 내용 자체로부터도 수사기관이 피해자 2가 유아이므로 특히 진술의 객관성을 보장하고자 하였던 점이 엿보이므로 결국 피해자 2가 그 이후의 수사과정에서 편향적·암시적 질문의 영향을 받아 그릇된 진술을 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나) 주위 사람들에 의한 왜곡가능성
피해자 2의 진술청취에 관한 위의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 198∼200장, 595∼597장)의 기재와 공소외 12, 공소외 1, 공소외 8 등의 경찰, 검찰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일부 진술(아래에서 일부 증명력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의하면, 경찰관들의 위와 같은 진술청취 당시 피해자 2의 아버지 공소외 12, 외할머니 공소외 1, 이모 공소외 8 등이 입회한 바 있고 위 공소외 12는 그 이후의 피해자 2의 검찰 및 경찰진술 당시 줄곧 입회하면서 같이 진술을 하였으므로, 피해자 2의 가족인 동인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 2를 간호하거나 보호하면서 함께 있는 과정에서 동녀에게 편향적·암시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법원이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하는 모든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12는 피해자 1과 결혼한 이후에도 주로 일본에 거주하면서 한달에 1∼2회 정도 한국에 오곤 하면서 피고인과는 몇번 정도 밖에 보지 아니한 사이로서 피해자 2로 하여금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할 특별한 이유가 없고, 공소외 1은 피고인의 장모인 공소외 2(일명 한양할머니)와 약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내오며 이 사건 무렵에도 수시로 공소외 2의 집에 놀러갈 정도로 친분이 있는 사이로서 그 집에 함께 살던 피고인과도 잘 알고 지내온 사이였는바 비록 이 사건 이후 자신의 아들들인 공소외 5, 공소외 6이 이 사건의 용의자로서 수사대상이 되었었다 하더라도( 공소외 1이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았는지도 알 수 없다.) 그것만으로 피고인을 범인으로 만들려는 동기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해자 2에게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케 할 별다른 이유가 없으며, 공소외 8 역시 사건 당시까지 피고인과는 전혀 모르는 관계로서 피해자 2에게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케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2는 사고 당일인 1996. 8. 23.은 물론 같은 해 8. 24.부터 8. 26.까지 사이에도 주위 사람들의 질문에 대하여 자주 울고 짜증을 내는 등의 상태였으므로 결국 위와 같은 모든 상황으로 보아 피해자 2가 주위 사람들에 의하여 영향을 받아 경험하지 아니한 사실을 진술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다만 위 1996. 8. 26.자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98∼200장)의 기재을 보면 피해자 2의 "애기아저씨가 그랬다."는 취지의 진술은 공소외 1이 피해자 2로부터 청취한 내용을 경찰관이 듣고 기재한 것으로 되어 있어 공소외 1이 피해자 2의 진술을 경찰관에게 전달함에 있어 어떠한 오류 내지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해 볼 수도 있으나, 위 수사보고서에 기재된 진술내용이 구체적으로 "범인은 낮에도 오고 밤에도 왔다. 아저씨 1개가 엄마도 때리고 저도 때렸다. 무섭다. 엄마와 나를 때린 아저씨는 애기아저씨다. 집에 갔는데 애기도 있었다."는 것으로서 그 표현방식이 유아적이고 전달내용이 명확하다고 판단되므로 위와 같은 오류 내지 왜곡의 위험성은 없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법정에서의 피해자 2의 진술은 비록 사건 당시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의 것이기는 하나 동녀가 수사단계에서 한 진술 중 주요 내용(범인은 '애기아저씨'인 피고인이다.) 정도를 반복한 것이어서 위 수사시의 진술 이후 별도로 주위 사람들에 의한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여지가 없다.
(다) 이 사건 목격상황의 특수성과 왜곡가능성
유아 내지 아동의 범죄증언과 관련하여서는 특히 미국에서 주로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Sexual Abuse)사건에 관한 피해아동의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는데, 대부분의 연구들의 소재가 실제 상황과는 달리 직접적인 성적 접촉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 결과에 의하여 편향적이거나 암시적인 신문으로 말미암아 아동의 진술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하여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William Damon, Handbook of Child Psychology, Vol.4(5th edition), John Wiley & Sons, Inc., (1997), 724-726면. 이에 의하면, 근래에는 아동들이 과연 중요하거나 두드러진(important or salient) 사건에 있어서도 종래의 연구결과에 나타난 정도 만큼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그 소재를 더욱 성적 접촉에 유사한 사건으로 설정함과 동시에 보다 다양한 형태의 편향적·암시적 신문들의 효과를 탐구하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해자 2가 경험한 사실 자체가 '누군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도 살해하려 한 후 자신이 살던 집에 불을 질렀다.'는 것으로서 성적 학대 정도와는 비할 수 없이 중대하고 충격적인 사실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 2가 범인이 어머니와 다투는 과정에서부터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상황을 바로 옆에서 똑똑히 목격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 있어 피해자 2가 단지 나이 어린 유아라 하여 자신이 경험하지 아니한 사실을 외부의 영향에 의하여 기억·진술(즉 범행현장에서 보지 아니한 피고인을 범인이라고 착각하거나 피고인이 범인이 아님을 알면서도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고 볼 여지는 더욱 없다.
(4) 증명력 판단의 소결(小結)
피해자 2는 법정에서의 증언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직후 및 이 법정에서의 증언 당시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할 정신적 능력이 있다고 보여지고, 동녀의 진술에 관한 증거들 중 각 증거능력이 있는 1996. 8. 24.부터 같은 해 8. 26.까지의 위 각 수사보고서에 나타난 피해자 2의 진술에 관한 기재부분,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공소외 12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피해자 2의 각 진술기재 부분 및 이 법원 제3회 공판조서 중 피해자 2의 진술기재 등은 '자신이 목격한 범인은 애기아저씨인 피고인이다.'이라는 것이 주된 취지로서 진술의 핵심적 부분에 있어 일관성이 있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므로 아래에서 거시하는 다른 증거들과 종합하여 범죄사실을 증명할 충분한 증명력이 있다.
2. 공소외 12, 공소외 1, 공소외 8의 각 진술
피해자 1의 남편인 공소외 12, 어머니인 공소외 1, 이성동복 형제들인 공소외 8, 공소외 6 등은 이 사건이 발생한 1996. 8. 22.과 8. 23. 전후의 정황, 피해자 2가 피고인을 대면하고 범인으로 지목한 같은 해 8. 27.의 상황, 그리고 피해자 1, 피해자 2 등과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등에 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각 진술을 하고 있다. 동인들의 진술에 관한 증거로는, 이 법원 제6회 공판기일에서의 증인 공소외 8, 공소외 6의 각 진술,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2의,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의 각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공소외 12, 공소외 1에 대한 각 진술조서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12( 공소외 1, 공소외 8의 각 진술부분 포함), 공소외 1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등이 있는바, 그 증거능력 및 증명력에 관하여 살핀다.
가.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공소외 12, 공소외 1, 공소외 8, 공소외 6의 위와 같은 진술 내지 진술기재 중 피해자 2가 한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부분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는 전문 또는 재전문(再傳聞)진술이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진술자인 피해자 2가 형사소송법 제314조나 제316조 제2항에 규정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다고 보여지므로 결국 동인들의 각 진술은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
)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日本東京高等裁判所 昭和 30(う)2568호 昭和 31. 2. 7. 판결{위 新判例 系-刑事訴訟法(5), 6868-6870면}. 이 판결은 일본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1항 제3호의 '정신 또는 신체의 고장으로 인하여 공술(供述)할 수 없는 때'에는 진술자가 시일의 경과 그 밖의 사유에 의하여 당시 기억을 잃어버려 진술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된다는 전제하에, 어떤 증인(A)의 법정에서의 진술 중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부분이 있어 그 타인(B)이 증인으로 나와 진술을 하였는데 그가 일부 신문에 대하여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경우 그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부분에 대하여는 위 제321조 제1항 제3호상의 '공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전문증언(A의 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나. 증명력에 관한 판단
동인들의 각 진술 또는 진술기재 가운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거나 부합하는 듯한 진술의 요지는 아래와 같은바, 이 중 아래 공소외 1의 (2)의 (라), (마)부분 진술과, 공소외 8의 (3)의 (나)부분 진술 및 공소외 6의 법정에서의 진술은 다른 사람들의 진술 내지 자신의 다른 진술과 모순되거나 그 자체로 일관성이나 합리성이 없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그 밖의 공소외 12, 공소외 1, 공소외 8의 각 진술들은 일부 구체적인 사항에서 진술이 번복되거나 다소 과장, 모순되는 점이 발견되나, 이는 동인들이 사건 발생 이후부터 이 법원에서의 증거조사시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진술하는 과정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정도의 범위 내인 것으로 판단되고(특히 공소외 1의 경우 1926. 3. 11.생으로서 사건 당시 이미 70세가 넘은 노인이므로 일반인만큼 진술의 정확성이나 논리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의 가족들은 일단 누군가를 범인으로 믿은 이후에는 그에 대하여 불리한 측면으로 진술하려는 경향이 있음이 경험칙상 통상적이므로 그 진술의 일부에 모순·과장이 있다 하여 전체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의심할 바는 못 되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동인들의 각 진술이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사항에 있어서는 대체적으로 일관되고 그 자체나 상호간의 진술에 큰 모순은 없다 할 것이므로, 결국 동인들의 진술 중 위에서 믿지 아니한 부분{ 공소외 1의 (2)의 (라), (마) 진술, 공소외 8의 (3)의 (나) 진술 및 공소외 6의 법정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증명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1) 공소외 12의 진술요지
(가) 평소 피해자 1에게 일본에서 하루 1회 정도 안부전화를 하였는데 사건 당일인 1996. 8. 22.에도 20:30경 전화통화를 하다가 20:45경 피해자가 평소와 달리 먼저 전화를 끊자고 하여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나서 걱정도 되고 기분도 나빠 23:50∼52분경 전화를 3번 했는데 음성메모리만 되어 있었고, 익일 00:20∼30경 사이에 3번 했을 때는 신호만 갔거나 신호가 아예 가지 않았다(1996. 8. 23.부터 8. 24.까지의 경찰진술, 1998. 11. 13.자 제1회 검찰진술).
(나) 1996. 8. 27. 딸인 피해자 2를 일반병실에서 간호하고 있을 때 12:30경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사진 3장을 들고 왔으며 다시 15:30경 피고인을 데려왔다. 사진을 보여 주자 사진 속의 남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엄마를 때리고 자신도 목을 조르고 발로 찬 사람이라고 하였고, 사진을 치우라면서 손으로 치기도 하였다. 그 후 경찰관들이 위 남자를 병실로 데리고 들어왔을 때 딸이 침대에 앉아 있다가 그를 보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덜덜 떨었고(검찰에서는 당시 피고인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곁눈질로 힐끔힐끔 보았고 그 다음에 계속하여 손짓으로 피고인을 내보내라고 하면서 말도 못하고 덜덜 떨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관들이 그를 데리고 나가자 떨면서 빨리 병실문을 잠그라고 하였다. 당시 처음에는 딸하고 둘이 있었는데 경찰관들이 위 남자를 데리고 왔고, 그를 데리고 나가자 바로 공소외 1과 공소외 8이 들어 와서 피해자 2와 무슨 이야기를 하였다(1996. 8. 27.자 경찰진술, 1998. 11. 13.자 제1회 검찰진술). 위 대면 당시 피고인은 더운 여름인데도 상의 맨 윗단추까지 잠그고 왔고, 자신과 피고인은 과거 몇 번 본 일이 있어 평소 인사를 하였었는데 그날 병원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1998. 9. 20.자 경찰진술). 위와 같이 피해자 2는 피고인의 사진을 볼 때나 직접 대면할 당시 피고인을 범인으로 정확히 지목하였고 피고인과의 대면 당시에는 무서움에 떨었으며, 피고인 역시 평소 안면이 있던 자신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였다. 피해자 2는 1996. 9. 9. 경찰의 실황조사시 자신과 공소외 21(사고현장 건물의 건물주), 공소외 22(통역인) 등과 함께 사건현장에서 피고인이 살던 공소외 2의 집까지 정확히 찾아간 사실이 있다(제3회 공판기일의 법정진술).
(다) 자신은 피고인을 3∼4번 본 것으로 기억되는데(검찰에서는 5번 정도라고 진술), 그 장모인 공소외 2(한양할머니)의 70회 생일, 그 처남인 공소외 9의 결혼식날, 그리고 피해자 1과 함께 공소외 2의 집에 빌린 돈을 갚으러 갔을 때 등에 만난 사실이 있다. 자신이 일본에서 피해자 1과 평소 전화통화를 할 때 피해자 1은 자주 한양할머니 집에 피해자 2와 같이 갔다 왔다는 말을 하였는데, 자신이 알기로는 1주일에 1번 이상은 피해자 1이 피해자 2를 데리고 갔을 것이다. 자신이 피고인을 만날 때 피해자 2는 3번 정도 같이 있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 2를 볼 때마다 귀엽다며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기도 하며 어르고 장난하였고 둘이 친한 것 같았다. 피해자 2는 아기를 좋아해서 피고인의 집에 가면 피고인의 아들인 아기(1995. 11. 1.생)를 안고 쓰다듬어 주면서 놀곤 하였다(1996. 8. 29.자 경찰진술, 1998. 11. 13.자 제1, 2회 검찰진술).
(2) 공소외 1의 진술요지
(가) 1996. 8. 22. 오전 11시경 딸 피해자 1의 집에 놀러 가서 잠시 손녀 피해자 2하고 놀다가 나왔고 오후 7시경 다시 딸의 집에 가 보니 딸이 손녀를 목욕시킨 후 자기도 목욕하고 잠옷으로 갈아 입고 있었다. 그 후 딸이 밥을 차려 주어 같이 먹고(법정진술에서는 딸이 손녀에게 밥을 차려 주는 것을 보고 나왔을 뿐이라고 하고 있다.) 자신은 20:30경 이전에 나왔는데 당시 딸이 가라는 소리를 한 바는 없다(1996. 8. 23.자 경찰진술에서는 8. 21. 22:00경 딸 집에 들렸을 때 딸이 임신 2개월이라고 알려 준 것이 마지막 본 것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잘못 진술한 것이라며 위와 같이 번복하였다)(1996. 9. 5.자 및 10. 17.자 경찰진술, 제5회 공판기일의 법정진술).
(나) 피해자 2는 1996. 8. 27.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사진을 보여주니 엄마와 나를 때린 아저씨라 말하고 무섭다면서 사진을 치우라 하였고, 형사들이 피고인을 데리고 병실에 들어오자 그를 보는 순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채 눈을 감았으며, 얼마 후 피고인을 밖으로 내보내니 문을 닫으라고 하며 계속 무섭다고 하였다. 피해자 2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하지 않아 그때 자신과 공소외 8은 밖으로 나와 있었고 그 후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데리고 나가기에 병실로 들어와 자신이 피해자 2에게 조금 전에 온 아저씨가 너와 엄마를 때린 사람이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며 고개를 끄떡거렸다(1996. 8. 27.자 및 9. 5.자 경찰진술, 제5회 공판기일의 법정진술).
(다) 피고인의 장모인 공소외 2는 같은 동네에서 약 10년 전부터 안 사이로서 자신은 그 집에 자주 갔고, 딸인 피해자 1도 그녀와 돈거래를 많이 하였다. 자신은 피고인의 결혼식날 딸과 함께 간 적도 있고 그 집에 많이 놀러 가서 피고인을 잘 알며, 딸인 피해자 1도 피해자 2를 데리고 그 집에 몇번 놀러 갔고 일본인 사위를 데리고도 한 번 놀러 갔던 사실이 있다. 자신이 피해자 2만 데리고 간 적도 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 2와 한자리에서 밥도 먹기도 하였고 그 집에서 좌약식 변비약을 투약하기도 하였다. 피해자 2는 위와 같이 피고인이 살던 집에 몇번 갔는데 아기를 매우 좋아하여 주로 피고인의 아들인 아기와 놀았다(1996. 9. 5.자 경찰진술, 1998. 11. 10.자 검찰진술).
(라) 1996. 8. 22. 20:30경 위 (가)항과 같이 딸의 집에서 나올 때 피해자 2가 도로까지 나와 들어가라고 하였고, 자신은 손녀가 들어가는 것을 보기 위하여 집 앞의 어두운 곳에 숨어 있었는데 그때 집 앞 벽쪽에서 누군가 아는 듯한 남자가 튀어나와 공소외 2의 집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골목에 가로등이 있어 옆모습을 보았는데 아는 사람이 분명하였고, 골목길 벽에 서 있다가 자신이 나오니까 그 곳에 그대로 서 있으면 가로등 불빛에 모습이 보일까봐 튀어나와서 돌아가는 것 같았다(1998. 11. 10.자 검찰진술).
(마) 피해자 2는 1996. 8. 23.부터 며칠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그 후 일반병실로 옮겼는데, 중환자실에 있을 때인 8. 24.경부터 자기와 엄마를 때린 사람을 확실하게 피고인인 '애기아저씨'라고 지목하였으나 다만 자신이 주위사람들이나 경찰에게 8. 27. 이전까지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제5회 공판기일의 법정진술).
(3) 공소외 8의 진술요지
(가) 1996. 8. 27. 피해자 2에게 피고인을 대면시키는 장면은 직접 보지 못하였는데, 그 직후에 병실에 들어가니까 피해자 2가 무서우니 문을 닫으라고 하기에 자신이 문을 닫으니 다시 왜 문을 잠그지 않느냐고 하여 피해자 2 보는 데에서 문을 잠그니 가만히 있었으나 계속 겁을 먹은 상태에서 누가 문을 두드리면 열어주지 말라고 하였다(1997. 8. 27.자 경찰진술).
(나) 1996. 8. 27. 피해자 2에게 피고인을 대면시킬 때 자신은 병실 안에 있었다. 피해자 2는 위 대면 이전 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초기부터 '애기아저씨'인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였다(이 진술은 다시, 사고 후 2∼4일이 지난 때에 피해자 2가 정신을 차린 후 물어 보아 알게 되었다고 번복되었다). 이와 같은 피해자 2의 말을 들었을 때 경찰관에게 바로 알렸다(제6회 공판기일의 법정진술).
(4) 공소외 6의 법정진술요지
1996. 8. 23. 자신이 피해자 2를 병원에서 처음 보았을 때 피해자 2가 범인이 '애기아저씨'라고 하였고, 당시 그 이야기를 경찰관들도 들었다(제6회 공판기일의 법정진술).
3. 공소외 18, 공소외 19, 공소외 23, 공소외 16, 공소외 17의 각 진술
공소외 18은 이 사건 화재 당시 이를 진압하고 피해자 2를 구출한 소방관이고, 공소외 19는 위 진압과정에 참여한 후 현장조사를 담당한 소방관이며, 공소외 23, 공소외 16은 피해자 1의 집 윗층(4층)에, 공소외 17은 아래층(2층)에 각 살고 있던 주민들로서, 동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전후하여 자신들이 듣거나 본 바를 수사기관에서 각 진술하고 있다. 이들의 각 진술에 관한 증거로는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8의,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9의 각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공소외 18, 공소외 19, 공소외 23, 공소외 16, 공소외 17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공소외 19 작성의 진술서의 기재 등이 있는바, 위 증거들은 이 사건 범행의 시각이나 방법 등을 인정하는 데에 증명력이 있다. 이들의 진술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공소외 18의 진술요지
1996. 8. 23. 00:35분 40초에 용산소방서 상황실에서 화재신고를 접수, 즉시 출동하여 00:39경 현장에 도착하여 보니 관할 후암소방파출소 소방장 공소외 24 외 6명이 현관출입문이 잠겨 있다고 하면서 그 손잡이를 도끼로 부수고 있었다. 자신이 구조대원을 시켜 도끼를 넘겨받아 손잡이를 내리치고 지렛대를 이용하여 도어장치를 파괴한 후 문을 열고 제일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연기가 자욱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안쪽으로 몇 발자국 걸어 들어가는데 피해자 2가 화장실 앞에서 자신의 다리를 붙잡으며 "아저씨"라고 수회 불러 바로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오는데 또다시 "아저씨"라고 불러 자신이 엄마는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손가락으로 집안쪽을 가리키며 "엄마가 저 안에 있다."고 하였다. 자신이 아이의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왜 피가 나느냐"고 물어보니 손으로 때리는 흉내를 내면서 "아저씨가 때렸다."고 대답을 하여 아는 사람이 그런 것으로 직감하였다. 당시 피해자 2는 정신이 또렷한 상태였고 말을 아주 또렷하게 하여 똑똑한 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고, 엄마와 자기를 때린 아저씨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화재시각은 당시 불이 난 정도로 보아 약 10∼20분 전이라 생각한다.
나. 공소외 19의 진술요지
공소외 18의 진술과 대체로 같되, 화재현장을 조사한 결과 집안 이곳 저곳에 고의로 불을 놓은 방화사건으로 판단되었는데 범인이 가장 많이 불을 놓은 곳은 피해자 1의 사체가 있던 방이었고, 화재가 발생한 정도로 보아 화재시각은 1996. 8. 23. 00:30경(제1회 검찰진술) 혹은 화재신고 5∼10분 전(제2회 검찰진술)으로 추정된다. 현장조사 후 바로 병원에 가서 누가 그랬느냐고 피해자 2에게 물어보니 "아저씨가 엄마 때리고 불질렀다."고 하였고, 혹시 아빠가 그랬느냐고 수차례 물어보았으나 아빠는 아니라고 하였으며, 아저씨가 누구냐고 물어보았더니 이름은 모른다고 하였다. 당시 피해자 2는 정신이 또렷하였다.
다. 공소외 23의 진술요지
1996. 8. 22. 21:20경까지 자신이 동생들과 거실에서 TV연속극을 보고난 직후 아래층에서 여자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나면서 머리가 벽에 부딪치는 소리가 쿵쿵 수차례 들리다가 몇 분 후 조용해졌다. 처음에는 아래층 여자가 딸을 심할 정도로 때리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여자의 고함소리와 쿵쿵하는 소리도 들려 여자가 누군가와 다투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남자의 목소리는 듣지 못하였으나 여자가 대들며 발악하는 듯한 고함소리가 들려 누군가 더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모 공소외 16이 익일 00:20∼30경 집에 들어오면서 무슨 타는 냄새가 난다 "뭐 태워먹었냐"고 물어보았고, 잠시 후 고모가 목욕탕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연기가 난다면서 나와 주방의 창문을 통하여 밑을 내다보니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고모와 동생들과 함께 급히 밖으로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 갔더니 3층 현관문에서 시커먼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었고, 어린애가 문을 두드리며 울면서 "문열어 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문을 열려고 하니 잠겨 있어 어린애에게 잠금장치를 돌려보라고 말을 하여도 문을 열지 못하자 할 수 없이 밖으로 나와 사촌동생 공소외 25가 119에 신고를 하여 몇 분 후 소방차들이 왔다. 불이 난 시간은 고모가 올라올 때 타는 냄새가 났다는 말을 한 것으로 보아 00:20경인 것으로 생각한다.
라. 공소외 16의 진술요지
1996. 8. 22. 23:50경 자신이 경영하는 근처 비디오가게 문을 닫고 걸어서 집으로 왔다(걸어서 약 10∼15분 정도 되는 거리인데 오다가 슈퍼에서 샴푸를 샀다). 3층에 있는 피해자 1의 집 앞을 지나가는데 현관문이 안에서 불빛이 보일 정도로 약간 열려 있었고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났는데 연기가 나오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자신이 집에 들어와 잠시 쉬다가 샤워를 하기 위하여 목욕탕에 들어가니 목욕탕 창문 사이로 연기가 올라와서 다시 뛰어나와 밖을 내다 보니 3층의 주방창문을 통하여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급히 아이들하고 3층에 내려왔는데 안에 어린애가 있었고, 자신은 1, 2층 집에 벨을 눌러 주고 나서 3층에서 아이와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하였는데, 아이는 계속하여 안에서 문을 밀고 흔들면서 "문열어 주세요."라고 하고 있었고, 자신은 현관문을 열려고 하니 안에서 잠겨 있어서 문꼭지를 돌리라고 말하였는데도 아이가 문만 밀면서 열지 못하여 119에 신고하였다(아이가 문을 치면서 밀어 문이 조금 흔들렸는데 아마 당황해서 열지 못한 것 같다). 평소에 피해자 1과 수도요금을 함께 냈는데 그녀는 돈계산을 철저하게 하였으며, 피해자 2는 주거지인 4층 다세대주택의 아래층부터 옥상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보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였고 똑똑한 애였다.
마. 공소외 17의 진술요지
1996. 8. 22. 20:30경 무렵 처와 함께 귀가하던 길에 집앞에서 피해자 2를 보았는데, 다세대주택 출입구 앞 도로 중앙에 피해자 2가 발을 구르며 울고 있고 3층 도로변 창문쪽에서 그 엄마가 "○○○"라고 부르면서 빨리 들어오라 하는 것을 보고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 3층에서의 쿵쿵소리는 9시 뉴스를 약 15분 정도 보다가 컴퓨터를 하러 작은 방에 들어간 지 약 5∼10분이 경과한 후(약 21:20경)에 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이가 침대 위에서 방바닥으로 뛰어내리는 듯한 쿵쿵 소리가 수회 정도 약간의 간격을 두고 들렸다. 싸움소리나 비명소리는 듣지 못하였다.
4. 피고인의 상처에 관한 증거들
피고인의 몸에 난 상처에 관한 증거로는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33의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공소외 33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공소외 33 작성의 진료차트사본의 기재 포함), 수사보고서(수사기록 272∼279장)의 기재 및 그에 첨부된 의사 공소외 33 작성의 확인서 및 피고인의 상처를 촬영한 사진들의 기재 또는 영상 등이 있는바, 위 증거들에 의하면 1996. 8. 27. 경찰은 피고인을 긴급구속한 직후 그의 목부위 등 상반신에 손톱자국이 있고 왼쪽 눈썹 부위에 멍이 들어 있는 등의 상처가 있음을 보고 의사 공소외 33으로 하여금 이를 진단케 하여 피고인의 우측 측두골 부위에 피하출혈증, 전경부와 양측 상박부에 찰과상 및 좌상(반흔(瘢痕)상태)이 있다는 확인을 받았는데, 위 공소외 33의 보다 구체적인 판단으로는 ① 위 우측 측두골 부위의 피하출혈증은 어느 물체에 부딪치거나 둔탁한 물건 등에 맞았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상처였고, ② 전경부와 양측 상박부의 찰과상 및 좌상은 상처부위의 위치상 손가락으로 꽉 잡아 누르거나 당겨서 생긴 상처로서 손톱자국으로 추정할 수 있었으며, ③ 왼쪽 눈썹 위의 부종(浮腫)은 어디에 맞거나 부딪쳐 생긴 상처로 보였는데 당시 부종이 희미하여 진료차트에서 빠진 것 같고, ④ 당시 상처는 약 3∼4일에서 1주일 정도 경과된 것으로서 동시에 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 증거들은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피해자 1의 반항에 의하여 상처를 입은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상당한 증명력이 있다.
5. 피고인과 피해자 1 간의 관계에 관한 증거들
피고인과 피해자 1 간의 금전거래 기타의 관계에 관한 증거로는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각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일부 각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공소외 26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일부 각 진술기재, 공소외 27 작성의 진술서의 기재,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32∼133장, 270∼271장, 564∼576장, 592∼594장, 929∼930장, 999∼1002장, 1012∼1027장)의 각 기재, 압수된 가계부 1권(증 제2호), 국민은행 후암동지점 발행 800만 원권 자기앞수표(수표번호 1 생략) 1장(증 제4호), 국민은행 후암동지점 발행 100만 원권 자기앞수표(수표번호 2 생략) 4장(증 제5호)의 각 현존 등이 있는바, 이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증거들은 피고인이 사건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 1의 집에 찾아가 동녀와 금전차용 등의 문제로 싸우던 중 위 피해자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정하는 데에 상당한 증명력이 있다.
가. 피고인의 장모인 공소외 2가 피해자 1의 어머니인 공소외 1과 절친하였고 피해자 1과도 금전거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자신도 피해자 1과는 공소외 2의 집이나 같은 계모임에서 수회 만나는 등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피해자 1의 전화번호부에는 피고인의 호출기번호가 기재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1996. 5. 2.에 2회, 같은 해 5. 3.에 1회 자신의 핸드폰으로 피해자 1과 통화한 바도 있었다. 또한( 피해자 1의 가계부 기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1이 밤 11시에 만날 약속을 한 적이 있고, 피고인과 그 처인 공소외 3, 처형인 공소외 4 등이 피해자 1의 집을 방문하는 등 서로간에 왕래가 있었다. 피고인이 살고 있던 공소외 2의 집에서 피해자 1의 집까지는 약 250m 정도되는 거리로서 걸어서 약 2∼3분이 소요되는 같은 동네에 위치하고 있다.
나. 이 사건 당시 국민은행에 개설된 피고인의 처 공소외 3 명의 통장은 가계금전신탁통장( (계좌번호 생략)) 1개, 저축예금통장 3개 등 모두 4개인데, 당시 5,900만 원 상당이 예금되어 있던 가계금전신탁통장 및 저축예금통장 2개는 피해자 1이 차명으로 개설, 거래하여 온 것으로서 개설일이 모두 1993. 4. 8.이고, 공소외 3이 직접 사용한 통장( (계좌번호 생략))은 개설일이 1995. 6. 30.이다. 피고인은 위 1995. 6. 30.자 개설한 처 명의의 통장으로 1995. 8. 21. 500만 원까지 1년을 변제기로 자동대출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대출을 받았고 같은 해 9. 25. 같은 방법으로 500만 원을 다시 대출받았다.
다. 피고인은 다시 위 1995. 6. 30.자 통장개설 당시 함께 발급받은 처 명의의 신용카드로 1995. 7. 19.부터 1996. 5. 6.까지 33회에 걸쳐 22,320,400원 상당을 사용하였다(일부 공소외 3이 사용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채무로 인하여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 1로부터 1996. 4. 16. 800만 원을 자기앞수표로 빌려 즉시 이를 국민은행 후암동지점에서 수표 100만 원권 5장, 10만 원권 5장, 현금 250만 원으로 교환한 후, 그 날 위 수표로 카드사용대금채무 중 450만 원을 변제하였고 이틀 후인 4. 18. 나머지 돈 등으로 다시 410만 원 상당을 변제하였다. 이와 같이 변제한 이후에도 이 사건 당시에는 카드사용대금채무가 약 1000만 원 이상 연체되어 있었다.
라. 한편, 피고인은 1995. 4. 8. 공소외 3과 결혼할 당시부터 실내악 이벤트업을 하고 있었는바, 그 수입이 일정치 않아 월수입은 성수기(봄, 가을)에는 200∼250만 원 내지 그 이상, 비수기(7∼8월, 1∼2월)에는 100만 원 이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1996. 1.경부터는 이재성의 사무실에 전화만을 두고 실내악연주 등의 의뢰를 받았는데 이 사건 무렵과 같은 비수기에는 의뢰전화가 거의 없는 편이었다. 피고인은 이러한 재정상황하에서 위와 같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마이너스통장대출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이 사건 무렵에는 약 1,000만 원 이상의 카드사용대금채무를 연체하여 변제독촉을 받고 있었고, 이 사건 전날인 1996. 8. 21.에는 위와 같이 대출받은 1,000만 원 중 500만 원의 변제기가 도래한 상태였다.
마. 한편 카드연체관리업무를 담당하던 국민은행 후암동지점 과장 공소외 27은 이 사건 당일인 1996. 8. 22. 당시 공소외 3 명의의 국민카드사용대금이 상당액 연체되어 있던 상태에서 동녀 명의로 위 가계금전신탁예금( (계좌번호 생략))이 있는 것을 파악하고 같은 날 그 예금에 대하여 지급정지 조치를 취하였다(그러나 동인이나 같은 지점의 대리 공소외 32가 위와 같은 지급정지 사실을 공소외 3이나 피고인에게 통보하였거나 위 예금의 실제 소유자가 피해자 1이라는 사실을 알고 동녀에게 이를 통보하였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6. 기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
가. 피고인, 공소외 3, 공소외 2의 각 일부 진술
제1, 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각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일부 진술기재,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1996. 8. 28.자 제3회 진술조서의 일부 진술기재, 피고인 작성의 각 진술서의 각 일부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스스로도 (1) 사건 당일인 1996. 8. 22. 11:00경과 21:00경 무렵 각 외출한 사실, (2) 자신의 몸에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상처가 난 사실, (3) 자신이 카드사용대금 연체를 해결하기 위하여 피해자 1로부터 800만 원을 차용한 바가 있었던 사실, (4) 위와 같이 피해자 1로부터의 차용금 등으로 카드사용대금을 일부 변제하였음에도 이 사건 당시 다시 카드사용대금채무가 약 1,000만 원 정도 되었고, 처 공소외 3 명의의 통장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받은 500만 원의 변제기도 도래한 상황이었던 사실, (5) 1996. 8. 27.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용산병원에서 피해자 2와 대면할 당시 동녀가 자신을 보는 순간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을 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수사기록 426장), (6) 자신의 이마에는 이 사건 당시에는 피해자 2의 진술에서 나오는 바와 같은 검은 점이 있었는데, 피고인은 사건 직후인 1996. 8. 26. 이 점을 빼는 치료를 위해 친구가 하는 의원에 예약을 하였던 사실{1996. 8. 27.자 진술서(수사기록 285장) 참조, 피고인은 그로부터 2년 이상 지난 1998. 11. 3. 경찰조사시 이 사건 2∼3주 전인 1996. 8. 초순경에 친구 공소외 28이 운영하는 개인의원에서 레이져수술로 점을 뺐다고 번복, 진술하나, 이는 수사초기의 위 1996. 8. 27.자 진술 및 같은 날짜 수사보고서(수사기록 272∼279장)에 첨부된 피고인에 대한 사진들의 영상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등을 인정하고 있고,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각 진술조서와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일부 진술기재에 의하면 동인들도 피고인이 인정하는 바에 대하여는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고 있으므로, 위 각 증거들은 공소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증거로서의 증명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나아가 피고인은 아래 제7의 다.(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사초기에는 피해자 1로부터의 금전차용사실 및 그녀와의 통화사실을 모두 부인하였다가 객관적 자료에 의하여 이러한 사실들이 확인되자 결국 이를 시인하였는바, 피고인이 이와 같이 허위진술을 하였던 점은 이 사건 범죄사실에 관한 다른 증거들의 증명력을 보완하는 증거가치를 가진다).
나. 공소외 13, 공소외 21, 공소외 14, 공소외 15의 각 진술
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15의 각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2는 이 사건 이전인 1996. 3. 8.부터 같은 해 5.말경까지 (명칭 생략)유치원에 다녔고 그 이전에도 어린이집에 2년간 다녔으며 이 사건 당시에는 개인방문 학습지도(국어, 수학)도 받고 또다른 학습지도 구독하고 있는 등 취학연령 이전의 유아로서는 상당한 정도의 교육을 받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 유치원 교사인 위 공소외 13에게는 피해자 2가 당시 같은 또래의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사고판단력이 빠른 편이고 자기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고, 공소외 21(사고현장의 건물주)의 진술에 의하면, 자신은 1996. 9. 9. 수사경찰관, 공소외 12 등과 함께 경찰의 실황조사에 참여하여 피해자 2가 혼자 손짓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다른 사람들은 뒤따라가는 등으로 사고현장에서 피고인이 살던 집까지 찾아가는 과정을 보았다는 것이므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동인들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피해자 2의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에 그 증명력이 있다.
다. 피해 결과에 관한 증거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작성의 사체부검의뢰회보에 첨부된 동 연구소 감정인 공소외 29 작성의 피해자 1에 대한 부검감정서의 기재, 의사 공소외 30, 공소외 31 각 작성의 피해자 2에 대한 각 상해진단서의 각 기재, 수사기록 705장에 편철된 견적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피해자 1은 다발성 뇌좌상, 두개골 골절 등의 두부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화재는 위와 같은 손상에 의한 사망 이후에 발생한 사실, 같은 현장에서 발견된 피해자 2는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상지 및 양측 하지의 2∼3도 화상과 안면부열상 및 두개골골절, 두개기저부골절, 두피열상 등의 상해를 입은 사실,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 1의 주택 및 그 내부의 집기 등 합계 1,935만 원 상당이 소훼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라. 그 밖의 증거들에 관한 판단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32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검증조서(수사기록 1284장 이하)와 사법경찰관 작성의 각 실황조사서(수사기록 652장 이하, 706장 이하)의 각 기재는 원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각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각 증거능력이 없으며, 그 밖에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은 판시 범죄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필요하지 아니한 것들로 판단되어 증거로 삼지 아니한다.
7. 공소사실에 반대되는 증거들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이 변소하는 진술요지
(1) 사건 당일의 행적:1996. 8. 22. 9:00경 장모 공소외 2, 처남 공소외 9 부부가 쌍문동에 있는 처형 공소외 4의 집에 집들이 음식장만을 도와주러 간 이후 자신은 계속 집에 있다가 11:00경 공소외 1이 고추장 단지를 가지러 왔길래 이를 공소외 1 집에 자신의 승용차로 실어다 준 후 바로 집에 돌아와 그때부터 다시 처자와 함께 집에 있었다. 같은 날 21:00경 9시 뉴스 시작하고 잠시 후 그날 처로부터 햄버거와 사과가 먹고 싶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 자주색 반바지와 흰색 소매없는 티셔츠를 입고 처에게 그냥 나갔다 오겠다고 하고 집에서 나와 제일은행 앞에서 택시를 타고 남영동 하디스 앞에서 내려 햄버거 1개를 사고, 다시 택시를 타고 제일은행 앞에서 내려 후암시장의 과일가게에 가서 사과 2천 원 어치를 산 다음 다시 제일은행을 거쳐 집으로 가는 길의 동네 정육점에서 아기 이유식용으로 소고기 반근을 갈아서 사 가지고 21:30(또는 21:40)경 집에 도착하였다. 햄버거는 처가 먹었고 사과는 깎아서 같이 먹었으며 소고기는 밤톨만하게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였고, 그 후 아기와 놀기도 하고 주로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컴퓨터게임(카드놀이)을 하였다. 자정 무렵 장모, 처남, 처남댁이 돌아와 이야기 몇마디 하다가 각자 방으로 들어가 다음날인 8. 23. 01:00경 잤다. 02:00경(또는 02:30경) 자고 있는데 사고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와 장모가 파출소로 갔고 처남이 따라 나갔다. 자신이 무슨 내용인지 처남댁에 물어보니 피해자 1이 죽었다고 하여 이 사건을 알게 되었고, 장모 등이 파출소에 갈 때 자신은 따라 나가지 않은 것 같다.
(2) 몸에 난 상처:머리에 난 상처는 1996. 8. 24. 11:00경 걸음마 단계인 아들이 응접실 의자를 잡고 옆걸음 하다 의자와 넘어지는 것을 보고 아이를 붙잡다가 자신도 넘어져 탁자 밑 나무에 부딛쳐 생긴 것이다. 왼쪽 팔과 겨드랑이는 같은 해 8. 21. 17:30경 반바지에 런닝셔츠를 입고서 지붕을 타고 올라가 안테나 선을 더 높게 연결하기 위해 위로 팔을 뻗다 안테나 모서리 내지 안테나에 감긴 철사에 긁힌 것이다. 오른팔 팔굼치 윗부분은 안테나를 교정하고 다시 거꾸로 지붕을 타고 기어 대추나무 밑으로 내려오다가 가지에 긁힌 것이다. 앞가슴과 목부위에 난 상처는 같은 해 8. 20. 밤 12시경 잠자리에서 자신이 처의 음부를 입으로 빨며 성행위를 하려고 하자 처가 빨지 못하도록 뿌리치면서 난 것이다. 왼쪽 눈가 부위의 상처에 대하여는 모르겠다.
(3)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자 1은 자신이 살던 장모 공소외 2의 집에, 1995. 9.경 딸 피해자 2를 데리고 왔고, 1996. 2.경 다시 와서 딸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쳐 보고 싶다고 하여 자신이 명함에 호출기, 핸드폰 번호 등을 적어 준 일이 있으며, 같은 해 3∼4.경 남편과 딸을 데리고 온 적이 있고, 그 외에도 같은 계원으로서 곗날 만난 것이 2번 정도 된다. 자신은 피해자 1의 집에 간 적도 없고 어디인지도 모르며 단지 자신이 처가식구들과 몇번 간 바 있는 후암성당 앞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 피해자 1로부터 자신의 호출기로 연락이 와 몇번 통화를 한 적은 있는 것 같은데, 피해자 2의 바이올린 레슨관계나 빌린 돈을 갚을 때 계좌번호를 받아 적는다고 통화하였을 것이다. 한편 자신이 처 몰래 처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채무가 약 800∼900만 원 정도 있던 중 1996. 4. 16. 12:00경 국민은행 후암동지점 앞 노상에서 우연히 피해자 1을 만나 "어려운 일이 있어서 그러니 며칠만 쓰고 갚아 주겠다. 800만 원만 빌려달라"고 부탁하였더니 피해자 1이 승낙하며 집 철거비용이니 날짜만 제대로 지켜달라고 하면서 잠시 후 제일은행 후암동지점 앞에서 만나 피해자 1로부터 800만 원권 자기앞수표 1장을 건네받고 즉석에서 차용증도 써 주었다. 받은 수표는 즉시 100만 원권 수표, 10만 원권 수표, 현금 등으로 교환하여 당일 수표 450만 원은 카드대금을 변제하는데 입금시키고 나머지는 이틀 후인 4. 18. 남은 카드대금을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 피해자 1에게 빌린 돈은, 그 무렵 400만 원을 변제하였고, 같은 해 5. 2. 200만 원을 변제하였으며, 같은 해 5. 3. 200만 원을 피해자 1이 지정하는 □□희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는 등 모두 변제하였는데, 무슨 돈으로 갚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4) 자신의 채무관계:이 사건 당시, 위와 같이 카드사용대금을 일부 변제하였음에도 다시 카드사용대금채무가 연체금액 약 900만 원 상당에 미청구금액 약 70만 원 상당 등 도합 1,000만 원 가량 정도 되었고, 앞서 본 처 공소외 3 명의의 통장으로 대출받은 500만 원의 변제기도 도래한 상황이었다. 한편 자신은 카드사용사실을 처가 알까봐 1995. 12.경 카드회사에 동생 공소외 10이 살고 있는 서울 성북구 정릉4동 (상세주소 생략)로 주소지 변경신청을 하였고 그 곳으로 배달된 카드사용내역서 등은 자신이 동생으로부터 받아 본 후 모두 없애버렸다. 그러나 자신의 카드대금연체로 인하여 피해자 1의 차명예금통장이 지불정지된 사실은 알지 못하였고, 피해자 1이 자신의 처 명의로 차명예금통장을 사용하는 것도 알지 못하였다.
나.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는 증거들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위 가.항의 (1) 사건 당일의 행적, (2) 몸에 난 상처, (4) 피고인의 채무관계 등에 대하여 피고인의 진술과 거의 일치하는 진술을 하고 있고, 피고인의 처남 공소외 9, 처형 공소외 4, 처남댁 공소외 11은 피고인의 위 가.의 (1)의 변소와 관련하여 일부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진술들을 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행적에 관한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598∼599장, 621∼622장, 과일가게 주인인 이선자, 박재명 부부와 정육점 주인인 박근순을 상대로 한 수사보고서)의 기재 등이 일부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듯이 보인다.
다. 반대증거들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사건 당일 오전 11시경과 오후 9시 이후경에 각 외출한 사실이 있을 뿐 이 사건 각 범행 일시에 범행장소에 간 바는 전혀 없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다(위 각 수사보고서의 기재내용은 과일가게 주인과 정육점 주인 등이 모두 피고인이 사과와 고기를 사간 적은 있으나 사건 당일에 사갔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으로서 별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 아니하다). 특히 오후 9시 이후경의 외출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택시를 타고 남영동에 있는 하디스에 가서 햄버거를 사왔다는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 자신도 사온 햄버거를 어떻게 하였는가에 대하여는 아무런 진술이 없다가 1998. 10. 20.자 제6회 경찰진술에 가서야 공소외 3이 이를 먹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3 역시 최초 1996. 8. 27.자 경찰진술에서는 피고인이 당시 사과와 고기 등을 사가지고 왔다고 진술하였을 뿐이었고 당일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하였다는 말은 진술 전체에서 명확히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사온 햄버거를 먹었다는 내용의 진술은 1998. 11. 11.자 검찰진술에 이르러서야 하고 있는 등 이 점에 관한 동인들의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없다.
(2) 피고인은 자신의 상처에 관하여 모두 그럴듯한 변명을 하고 있고 공소외 3이 그 일부 내용에 관하여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피고인의 목부위에 난 손톱자국이 위 변명과 같은 경위로 발생하였다고는 믿기 어려운 점, 수군데의 상처가 이 사건 무렵에 각각 다른 경위로 동시에 발생하였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 점, 앞서 본 수사보고서(수사기록 272∼279)에 첨부된 사진들의 영상에 의하면 왼쪽 눈썹부위의 부종은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일 정도의 멍인데도 이에 대하여는 피고인 스스로도 그 상처를 입은 경위에 대하여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및 공소외 3의 위 각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없어 앞서 살펴 본 피고인의 상처에 관한 증거들의 증명력을 저하시킬 수 없다.
(3) 피고인은 피해자 1과의 관계에 대하여는 평소 개인적으로 전화하거나 만나지 아니하고 그의 장모 공소외 2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아는 정도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 1로부터 8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이 밝혀지거나(수사기록 270∼271장의 수사보고서) 자신의 핸드폰으로 그녀와 통화한 사실이 발견되기까지(수사기록 592∼594장의 수사보고서) 위와 같은 사실들을 모두 부인하다가(수사기록 404장, 630장, 646장, 661장, 923장 등) 결국에는 이를 번복, 시인하였다. 또한 피고인이 자신의 변명과 같이 위 피해자와 단순히 알고 지내던 관계일 뿐이었는데도 노상에서 우연히 위 피해자를 만나 800만 원을 차용하였다는 점도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
(4) 피고인이 자신의 카드사용대금채무 연체로 인하여 피해자 1의 예금이 지불정지된 사실은 알지 못하였다고 변명하고 있는 바와 관련하여, 이 법원은 피고인이나 피해자 1이 사건 당일인 1996. 8. 22. 위 예금이 지급정지된 사실을 알았다는 점을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이 자신의 카드사용대금채무의 연체액이 상당액에 이르고 또한 처 공소외 3 명의의 통장을 이용한 마이너스통장대출금의 변제기가 바로 도래한 상황에서 평소 금전거래관계가 있던 피해자 1과 이와 같은 문제 등으로 만나 이야기하다가 동녀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정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5) 그 밖에 피고인은 피해자 2가 자신을 범인으로 진술하는 것에 대하여 이는 어린아이의 착각일 것이고 또한 동녀가 자신을 무서워한다면 이는 1996. 7.경 공소외 1이 피해자 2를 데리고 왔을 때 피해자 2가 변비가 있다 하여 항문좌약을 넣은 적이 있는데 그때 동녀가 막무가내로 울어 자신이 무섭게 나무라준 적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등의 진술을 하나, 이러한 변명은 피해자 2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6. 8. 27. 피고인과의 대면 당시나 1999. 1. 12. 법정에서의 증언 당시에 보여준 반응(두려움)을 설명할 아무런 설득력이 없고 그 밖에 피해자 2의 진술을 의심케 할 근거를 제공하지 못한다.
(6) 이상과 같이 피고인의 진술과 이를 일부 뒷받침하는 듯한 공소외 3, 공소외 9, 공소외 4, 공소외 11의 각 진술 등은 모두 합리성 및 신빙성을 결여하고 있어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에 있어 어떠한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하지 못한다.
8. 결 론
판시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은 증거들을 종합하면 모두 그 증명이 있다.
(1) 제1, 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2)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피해자 2, 공소외 12의,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8, 공소외 33의,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일부 믿지 않는 부분 제외), 공소외 19의 각 진술기재
(3)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4) 검사 작성의 공소외 12( 피해자 2의 진술기재 부분 포함), 공소외 1, 공소외 18, 공소외 19, 공소외 23, 공소외 16, 공소외 17, 공소외 33(동인 작성의 진료차트사본 포함), 공소외 26, 공소외 3(일부 진술기재)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각 진술기재
(5)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및 1996. 8. 28.자 제3회 진술조서의 각 일부 진술기재
(6)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12( 피해자 2, 공소외 1, 공소외 8의 각 진술기재 부분 포함), 공소외 1, 공소외 18, 공소외 19, 공소외 23, 공소외 16, 공소외 17, 공소외 33, 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15, 공소외 21, 공소외 3(일부 진술기재), 공소외 2(일부 진술기재)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7) 피고인(일부 기재), 공소외 19, 공소외 27 작성의 각 진술서의 각 기재
(8) 피해자 2의 진술에 관한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53∼154장, 157장, 168∼169장, 198∼200장, 595∼597장), 피고인의 상처에 관한 수사보고서(수사기록 272∼279장, 의사 공소외 33 작성의 확인서 및 피고인의 상처를 촬영한 각 사진들 포함), 피고인의 금전거래·채무관계에 대한 각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32∼133장, 270∼271장, 564∼576장, 592∼594장, 929∼930장, 999∼1002장, 1012∼1027장)의 각 기재 및 위 사진들의 각 영상
(9)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작성의 사체부검의뢰회보에 첨부된 동 연구소 감정인 공소외 29 작성의 피해자 1에 대한 부검감정서의 기재, 의사 공소외 30, 공소외 31 각 작성의 피해자 2에 대한 상해진단서의 각 기재, 수사기록 705장에 편철된 견적서의 기재
(10) 압수된 가계부 1권(증 제2호), 국민은행 후암동지점 발행 800만 원권 자기앞수표(수표번호 1 생략) 1장(증 제4호), 국민은행 후암동지점 발행 100만 원권 자기앞수표(수표번호 2 생략) 4장(증 제5호)의 각 현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살인의 점:형법 제250조 제1항
살인미수의 점:형법 제254조, 제250조 제1항
현주건조물방화의 점:형법 제164조 제1항
2. 형의 선택
각 무기징역형 선택
3. 경합범 처리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제50조(형 및 죄질이 가장 무거운 살인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무분별한 신용카드사용 등으로 금전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피해자 1을 찾아가 금원차용 등의 문제로 다투다가 동녀를 살해하였다. 피고인은 또한 아무 것도 모르는 피해자 2마저 범행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동녀의 목을 조르고 머리를 찧는 등의 방법으로 동녀를 살해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가까운 거리에 있던 자신의 집에 가 있다가 죄증을 인멸하기 위하여 범행현장에 다시 돌아와 방화를 하고 강도의 소행으로 위장한 파렴치한 짓도 저질렀다.
피해자 1은 28세의 젊은 여인으로서 과거 외국인을 상대로 윤락행위에 종사하던 시절에 만난 부유한 일본인 사업가인 공소외 12의 현지처였는데, 그와 결혼식을 올리고 가정을 꾸린 이후로는 동인으로부터 받은 돈을 악착같이 모아가며 그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피해자 2를 열심히 키우며 살던 중에 피고인에 의하여 허무하게 살해되었다. 또한 피해자 2는 그 자신이 피고인에게 살해당할 뻔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눈앞에서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였고 다시 피고인의 방화로 인하여 집안에 갇힌 채 죽음의 공포에 떨고 상당한 정도의 화상까지 입는 등 만 4세 6개월 남짓한 어린아이로서는 견디기 힘든 충격과 고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범행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유일한 목격자이자 피해자인 피해자 2가 어린아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동녀가 자신을 범인이라고 지목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착각일 뿐이라는 등의 주장을 하고, 피해자 2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모든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범행을 전적으로 부인하며 설득력 없는 변명만을 늘어놓는 등 범행 후에도 전혀 뉘우치는 빛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실내악 이벤트업을 하는 자로서 이 사건 이전까지는 경미한 벌금형 전과 이외에 특히 처벌받은 전력 없이 살아온 자이기는 하나 이러한 사실은 이 사건과 같은 죄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다만 이 법원은 이 사건 범행의 경위나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미리부터 치밀한 계획하에 피해자들을 살해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고려한다. 이상과 같은 양형의 조건들을 참작하여 피고인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현주건조물방화치상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 이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와 같이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에 사용하는 건조물을 소훼함으로써 피해자 2로 하여금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상지 및 양측 하지 등에 2∼3도의 화염 화상 등을 입게 한 것이라고 함에 있으므로 살피건대, 현주건조물방화치상죄와 같이 결과로 인하여 형이 중한 죄에 있어서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을 때에는 중한 죄로 벌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위에서 본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2항과 같이 피해자 2를 살해하고자 동녀의 목을 양손으로 누르고 머리를 벽 등에 찧어 동녀가 기절하여 쓰러지자 이를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그 장소에서 나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이와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 2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자신의 방화행위로 동녀가 상해를 입으리라는 것을 예견하면서도 위 제3항 기재와 같이 불을 놓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현주건조물방화치상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현주건조물방화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이수(재판장) 홍용호 이상현 | [1] 형사소송법 제146조, /[2] 형사소송법 제146조, /[3] 형사소송법 제314조, /[4] 형사소송법 제308조, /[5]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영준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1. 선고 98노615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 제35조 위반죄는 각 해체행위마다 1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도1544 판결 참조), 각 해체행위마다 그 일시, 장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백히 하여야만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995. 9.경부터 1998. 1. 6.경까지 경기 고양시 소재 회사에서 자동차 동력 전달장치의 일종으로 해체가 금지되어 있는 자동차 부품인 등속조인트를 가공, 재생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폐차된 자동차의 부품인 등속조인트 약 2,918개 시가 금 81,410,000원 상당을 분해하여 자동차의 장치를 무단해체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소사실을 기재하는 것은 각 범죄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한 것이 아니어서 적법한 공소사실의 기재로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공소사실 전부를 포괄적 1죄로 보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자동차관리법위반죄의 죄수 및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자동차관리법 제35조가 금지하는 행위는 '자동차로부터 일정한 장치를 무단해체하는 행위'이지 '일단 해체된 자동차 장치를 다시 해체(분해)하는 행위'라고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이 한 행위는 '폐차된 자동차의 부품인 등속조인트틀 분해'한 것이라는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자동차관리법 제35조 위반행위자를 처벌하는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 위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위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의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음은 자동차관리법 제35조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 또한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1] 자동차관리법 제35조 , 제80조 제3호 / [2] 자동차관리법 제35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장익현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1. 15. 선고 98노309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고소인 고소인이 1997. 11. 25. 그의 처인 제1심 공동피고인 제1심 공동피고인으로부터 그녀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간통하였다는 말을 들은 후 같은 날 피고인의 집을 찾아가 피고인이 자신의 처와 간통하였다고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리면서 피고인에게 간통사실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쓰라고 강요한 사실 및 고소인이 1998. 6. 3. 피고인을 이 사건 간통죄로 고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고소인은 적어도 1997. 11. 25.경에는 자신의 처인 제1심 공동피고인과 피고인이 간통한 사실을 알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때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1998. 6. 3.에 제기된 이 사건 고소는 고소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고, 이 사건 공소는 이와 같이 부적법한 고소에 터잡아 제기된 것이어서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해 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은 옳고, 이에 비추어 고소인이 적어도 1997. 11. 25.경에는 자신의 처인 제1심 공동피고인과 피고인이 간통한 사실을 알았다고 본 원심의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제1점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본문은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범인을 알게 된다 함은 범인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범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인식함으로써 족하며, 범인의 성명, 주소, 연령 등까지 알 필요는 없다.
그리고 간통죄의 고소에 있어서도 간통의 범죄사실이 특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 특정의 정도는 고소인의 의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사실을 지정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고 있는지를 확정할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고, 고소인 자신이 직접 범행의 일시, 장소와 방법 등까지 구체적으로 상세히 지적하여 범죄사실을 특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8. 10. 25. 선고 87도1114 판결 참조), 이와 다른 견해에서 간통의 일시, 장소 등 간통죄의 구성요건적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 날에 범인을 안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제2점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형사소송법 제230조의 고소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변재승(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 [2] 형법 제241조 , 형사소송법 제254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오제도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1. 22. 선고 98노2706 판결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의 변호인들과 피고인 피고인 6 및 검사의 상고이유를 다음과 같이 항목별로 나누어 판단한다.
1. 피고인 피고인 1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직선거법'이라 한다) 제18조 제3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소송절차가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은 선거범과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를 분리 심리하여 따로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선거범이 아닌 다른 죄가 선거범의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단지 형법 제38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분리 심리하여 형을 따로 선고하여야 한다는 것이므로, 선거범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에 대하여는 여전히 형법 제40조에 의하여 그 중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해야 하고, 이때 공직선거법에서 선거범을 달리 취급하는 입법 취지와 그 조항의 개정 연혁에 비추어 볼 때 그 처벌받는 가장 중한 죄가 선거범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선거범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모든 죄는 통틀어 선거범으로 취급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에 따른 공판절차의 진행은 사건기록을 분리할 필요는 없이 처음 공판기일에 선거범을 다른 죄와 분리 심리할 것을 결정 고지하고, 같은 기록에 별도의 공판조서를 작성하여 진행하며,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나의 판결문으로 선고하되, 형만을 분리하여 선거범에 대한 형벌과 그 밖의 죄에 대한 형벌로 나누어 정하면 되는바(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의 개정에 따른 업무처리요령에 관한 대법원 송무예규 제546호 참조), 만일 공소사실에 불명확한 점이 있어 선거범과 다른 죄가 형법 제38조의 적용을 받는 경합범으로 기소되어 있는지가 분명하지 아니하다면 법원으로서는 그 불명확한 점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소사실을 특정한 다음에 사건을 선거범과 다른 죄로 분리하여 심리하여야 하고, 이로써 족하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에서는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일부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여러 차례 석명을 구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는 한편, 검사가 신청한 2회에 걸친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 제8회 공판기일에 이르러 비로소 피고인들에 대한 모든 공소사실이 확정되자, 이에 따라 이 사건을 선거범 및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죄에 대한 사건과 나머지 죄에 대한 사건으로 분리 심리하여 결심한 후 선거범 및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는 통틀어 선거범으로 취급하여 나머지 죄와는 별도로 형을 선고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조치가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나 소송절차에 관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 내지 라항(김대중 X-파일 사건 등)에 대하여
가.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6, 피고인 5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6, 피고인 5가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 내지 라항 기재 각 범죄사실을 범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피고인 5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한하며,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출판물에 의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형법 제309조 제2항 위반죄에는 위법성조각에 관한 형법 제310조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도234 판결 참조).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책자 및 기사의 내용이 모두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형법 제309조 제2항 위반의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더라도 형법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 피고인 6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어떠한 행위가 위법성조각사유로서 정당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인바,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법익과 침해법익의 권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 1992. 9. 25. 선고 92도152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국가안전기획부장의 비서실장으로서 국가기관인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라 한다)의 자금으로 허위의 사실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책자를 발간·배포하거나 기사를 게재하도록 하였다는 것이어서, 그러한 책자의 발간·배포나 기사의 게재가 상관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위와 같은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라. 피고인 피고인 6의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즈음하여 상관은 하관에 대하여 범죄행위 등 위법한 행위를 하도록 명령할 직권이 없는 것이며, 또한 하관은 소속상관의 적법한 명령에 복종할 의무는 있으나 그 명령이 이 사건에서와 같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에 대하여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허위의 사실을 담은 책자를 발간·배포하거나 기사를 게재하도록 하라는 것과 같이 명백히 위법 내지 불법한 명령인 때에는 이는 벌써 직무상의 지시명령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없고(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도2358 판결 등 참조), 설령 안기부가 그 주장과 같이 엄격한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안기부 직원의 정치관여가 법률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피고인도 상피고인 피고인 1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으며, 여기에 피고인의 경력이나 지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이 강요된 행위로서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마, 바항(오익제 편지 사건 등)에 대하여
가.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사실오인 및 공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8도3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과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은 공모하여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마항 기재 범죄사실을, 나아가 피고인 피고인 1는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바항 기재 범죄사실을 각 범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한편 원심판결에서 인용한 제1심판결은 위 피고인들이 공모에 이르게 된 과정과 구체적 행위의 분담 내용을 적절히 설시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이유불비, 이유모순, 공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정당행위, 정당방위 및 긴급피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안기부와 같은 국가기관은 비록 그에 대한 야당이나 일반인의 공격이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적법한 절차와 수단으로 이에 대응하여야 하고,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킴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언동을 최대한 자제하여야 할 것인바, 공소외 오익제의 편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새정치국민회의(이하 '국민회의'라고 한다)의 김대중 후보와 오익제의 친분관계에 대한 수사결과를 장황하게 기재함으로써 스스로 야당에게 정치적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점, 또 야당의 정치적 공격이 안기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이 적법한 절차와 방법을 어기면서까지 이에 대응하여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방법도 법에 의하여 공개가 금지된 편지의 내용을 공개하고 언론과 우익단체 등을 동원하여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을 자행하는 등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인들의 행위를 정당행위,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정당행위,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에 관한 법리오해나 그 전제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하여서는 적시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하고 그 내용과 성질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다는 동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되,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보다 우월한 동기에서 된 것은 아니더라도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거기에 상당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99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은 밀입북한 오익제가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앞으로 보낸 편지가 압수수색영장 청구과정에서 언론에 공표되어 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자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하여 강력 대응하기로 한 다음, 피고인 피고인 2는 국회 정보위 소집을 요구하여 국민회의측을 압박하고, 북경에서 온 제2의 편지 내용에 대한 의혹 해명을 촉구하며, 마지막으로 김대중 후보의 해방 직후 좌익행적 등을 공격한다는 내용의 기본대응계획을 작성하고, 피고인 피고인 4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오익제의 편지 전문을 공개하면서 김대중 후보와 오익제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배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이 기자간담회를 통하여 오익제의 편지를 공개한 취지는 김대중 후보가 오익제의 월북에 관여하거나 북한 당국과 모종의 관계에 있는 등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어서는 안될 인물이라는 인신공격적 비방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한 공공의 이익과 사적 이익 사이의 상당성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라.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3, 고성진의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안기부가 그 주장과 같이 엄격한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안기부 직원의 정치관여가 법률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위 피고인들 모두가 상피고인 피고인 1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으며, 여기에 위 피고인들의 경력이나 지위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이 강요된 행위로서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로 위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마.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제11조는, 누구든지 같은 법에 규정된 통신제한조치 등으로 취득한 내용은 같은 법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하는 경우 외에는 이를 다른 기관 또는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제12조에서는, 제9조의 규정에 의한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으로 인하여 취득된 우편물 또는 그 내용과 전기통신의 내용은 통신제한조치의 목적이 된 제5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나 이와 관련되는 범죄를 수사ㆍ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또는 그 범죄로 인한 징계절차에 사용하는 경우, 통신의 당사자가 제기하는 손해배상소송에서 사용하는 경우, 기타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하는 경우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가사 이 법에 규정된 통신제한조치로 취득한 오익제 편지의 존재 및 일부 내용이 이미 압수수색영장 청구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되었고, 그 이후 위 피고인들이 이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하게 된 것은 야당의 공세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오익제의 편지가 북한의 대남공작 차원에서 보내진 것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2조 소정의 예외 사유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통신제한조치에 의하여 입수된 오익제의 편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 같은 취지로 위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4.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사항(윤홍준 기자회견 사건)에 관하여
가. 피고인 피고인 1의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사항 기재 범죄사실을 범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피고인 1의 정당행위 및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대공수사를 담당하는 안기부에서 각 대선후보 진영의 대공혐의점에 대하여 수사를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민간인을 내세워 특정 후보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도록 하였다면 그러한 행위는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나 그 전제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한하며, 형법 제307조 제2항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위법성조각에 관한 형법 제310조는 적용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도234 판결 참조), 같은 이유로 형법 제307조 제2항 위반의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더라도 형법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사안이 다른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5.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공소외 1 의원 명함사건)에 관하여
가.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3의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 피고인 1와 피고인 3이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범죄사실을 범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3의 정당한 직무집행행위라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위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공소외 공소외 1의 명함 배포행위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대공수사를 담당하는 안기부로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범죄 성립 여부를 검토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음을 별론으로 하고, 그 사실을 반대 정당에 제공하고, 또 이를 언론에 보도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특정 정당 또는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비방하는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는 정당한 직무집행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정당한 직무집행행위에 관한 법리오해나 그 전제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 피고인 1의 형사책임론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의 이 부분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안기부장으로 있으면서 국민회의 소속 공소외 1 의원 명함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 뒤 반대편인 신한국당 사무총장 강삼재 의원 및 언론기관에 그에 관한 자료와 비판논리를 제공함으로써, 신한국당으로 하여금 이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게 하고, 언론으로 하여금 이를 보도하게 하여 국민회의 등을 비방함으로써 정치에 관여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전체적으로 볼 때 피고인이 신한국당이나 언론을 이용하여 저지른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처벌받는 것이지 자신과 관계 없는 신한국당의 발표행위로 인하여 처벌받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에 형사책임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라. 피고인 피고인 3의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안기부가 그 주장과 같이 엄격한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안기부 직원의 정치관여가 법률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피고인도 상피고인 피고인 1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으며, 여기에 피고인 피고인 3의 경력이나 지위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이 강요된 행위로서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6.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공소외 2 감금 사건)에 관하여
가. 피고인 피고인 1의 사실오인 내지 특별권력관계 내에서 가능한 직무명령의 범위에 속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안기부장의 직권을 남용하여 안기부 직원인 공소외 공소외 2을 감금하였다는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 범죄사실을 범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지시하여 임의동행을 거부하는 공소외 2을 강제로 연행하여 조사하였으나 위법사실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안기부 건물 1014호실에 변호인의 접견을 포함한 외부와의 일체의 연락을 차단한 채 대통령선거가 끝날 때까지 10일간 연금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처럼 공소외 2을 연금하게 된 경위나 태양, 방법, 기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안기부장으로서 그 소속 직원에 대한 직무명령 범위 내의 행위가 아니라 그 직권을 남용하여 법률의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감금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바, 같은 취지로 직무범위 내의 행위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특별권력관계 내에서 가능한 직무명령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피고인 피고인 1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서 위법성이 없거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안기부법 제11조에서는 부장ㆍ차장 및 기타 직원이 그 직권을 남용하여 법률에 의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안기부장인 피고인으로서는 그 소속 직원이라 할지라도 법률에 의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감금할 수 없는 것인바, 공소외 2이 국민회의와 연계하여 양심선언을 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 할지라도 그가 허위사실을 공표할 것이라는 확증이 없고, 불법적인 감금이 아닌 다른 합리적인 방법으로도 그 예방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행위를 허위사실 공표 등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없고, 또 그에 앞서 소속 법제관실의 의견을 들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불가피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거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다는 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 피고인 1의 과잉방위 내지 과잉피난의 형사책임 감면에 관한 법리오해 및 판단유탈의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2을 감금하면서 그가 허위사실을 공표할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확증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국민회의와 연계하여 양심선언을 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던 것에 불과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나 현재의 위난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의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의 요건에서 그 방위행위나 피난행위의 정도가 초과된 과잉방위나 과잉피난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의 이와 같은 형의 감면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으나, 그 주장은 결국 이유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지 않은 결과에서는 정당하여 원심의 이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7.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6, 피고인 5에 대한 변조사진 관련 무죄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실행의 착수시기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안기부법 제9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치관여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사실의 유포는 일정한 사실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널리 퍼뜨리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어떤 사실을 유포 의도자와 특별한 관계가 없는 특정인에게만 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특정인이 전파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그 행위는 사실의 유포에 해당하나, 만약 그 사실을 전달받은 특정인이 유포하고자 하는 사람과 공범자이거나 유포 의도자를 조력하는 관계에 있어서 유포 의도자로부터 그 사실을 제3자에게 유포하여 달라고 부탁받은 것에 불과하다면 그것만으로는 이 법에서 규정한 사실의 유포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그 특정인이 부탁받은 대로 제3자에게 그 사실을 전달한 때에 비로소 유포행위의 실행의 착수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에서는,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6, 피고인 5는 김대중 후보에 대한 반대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김대중 후보 사진이 한민통 행사에서 북한 인공기나 김일성 사진과 같이 부착된 것처럼 변조된 사진 3매를 일본 주간지에 보도되게 한 후 이를 국내에 배포하거나 국내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기로 모의한 다음, 피고인 피고인 5가 일본으로 가 공소외 김예호에게 변조사진 3매를 교부하면서 이를 일본 잡지에 게재하여 달라고 부탁한 사실, 그런데 공소외 3는 피고인 피고인 5의 오랜 지인으로서 그가 경영하는 회사의 동경지사장으로 종사하여 왔으며, 평소에도 김대중 후보에 대한 미확인 정보들을 피고인 피고인 5에게 제공하여 왔고, 잡지에 김대중 후보에 대한 비방기사를 게재하는 등 김대중 후보에 대한 반대 성향을 보여온 사실, 피고인 피고인 5는 변조사진 3매도 공소외 3를 통하여 입수하였고, 다시 그에게 이를 전달하면서 부탁한 내용은 인사이더월드나 그가 발행하는 잡지인 민단정론에 이를 게재하여 달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본 잡지에 변조사진을 게재하고 일본어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하여 달라는 것인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이에 비추어 보면, 결국 공소외 3는 피고인 피고인 5와 공범자이거나 그를 도와주는 관계에서 허위사실의 확산, 유포를 부탁받은 자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3는 피고인 피고인 5의 위와 같은 부탁을 실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므로, 결국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범행은 정치관여의 예비 또는 음모의 단계에서 그치고 실행의 착수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안기부법상 사실유포로 인한 정치관여죄의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3, 고성진 의 오익제 평양방송 보도 관련 무죄 부분에 관하여
(1) 사실오인 내지 공모공동정범에 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오익제의 평양방송 연설의 보도가 위 피고인들이 대책회의 당시 의도한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 오익제가 평양방송을 통하여 자신의 월북 동기 등에 대한 연설을 한 시점은 1997. 12. 12.로서 그 이전에 개최된 같은 달 6.자 대책회의에서 위 피고인들이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 그 대책회의 당시 위 피고인들이 김대중 후보를 비방하기 위하여 북경에서 온 제2 편지의 공개 등 새로운 이슈의 제공과 해방 이후의 좌익행적, 인사이더월드지의 내용, 한민통 활동, 김일성 사망 조문 옹호 등에 대한 해명 촉구 등의 방법을 논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과거에 이루어진 여러 사건을 이용하여 김대중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모의를 한 것으로 보일 뿐, 대책회의 이후에 발생할 평양연설을 보도하는 방법으로 비방하는 내용의 모의까지 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며, 나아가 대책회의 결과 작성된 기본대응계획 중 상당 부분은 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원래의 문안대로 실행되지 않았으므로, 대책회의 당시 제1심판결 판시 제1의 바항 범행에 대한 공모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고, 또한 그 후에 위 피고인들이 상피고인 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원심 공동피고인 2과 판시 제1의 바항 범행을 별도로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였다거나 공모공동정범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2) 피고인 ㅍ의 실행행위 가담부분에 대한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한국방송공사 사장 홍두표에게 압력을 가하여 오익제의 평양연설을 보도하게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이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피고인 피고인 2의 실행 가담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판단유탈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오익제의 평양연설 내용 보도와 관련하여 상피고인 피고인 1 등과 별도로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제1심의 조치를 시인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판단한 이상, 그에 관하여 증거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8. 그러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지창권 송진훈(주심) 변재승 |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8조 제3항 /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8조 제3항 / [3] 형법 제307조 제1항 , 제309조 제2항 , 형법 제310조 / [4] 형법 제20조 / [5] 형법 제12조, 제20조 / [6] 형법 제30조 / [7]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 / [8] 통신비밀보호법 제11조 , 제12조 / [9] 구 국가안전기획부법(현행 국가정보원법) 제9조 제2항 제2호 , 제18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익성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2. 16. 선고 98노2180 판결
【주문】
검사 및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범죄단체조직 및 가입의 점에 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에 규정된 범죄단체라 함은 폭력을 내용으로 하는 각종 범죄를 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특정다수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속적이고 최소한 통솔체제를 갖춘 조직체를 의미하고, 또 폭력범죄단체로 인정하여 처단하기 위하여는 일정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여러 명의 공범이 가담하였다는 정도를 넘어서 그들이 일정한 통솔체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행동하고, 계속적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할 우려가 있을 정도로 유기적인 결합체를 이룬 경우를 의미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범죄단체의 구성을 결의하거나 이를 조직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인정·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 소정의 범죄단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 피고인 1 및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공소사실의 특정은 공소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공소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족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그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1989. 12. 12. 선고 89도2020 판결, 1987. 1. 20. 선고 86도226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피고인 2에 대한 폭행죄의 공소사실로서 그 범행의 일시, 장소, 수단 등이 특정된 것으로 인정되므로, 단지 피해자가 성명미상으로 표시되어 있다 하여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그 공소제기가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 피고인 2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원심판결과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피고인 1의 판시 상해죄에 대하여 심신미약의 감경을 하지 아니한 것과,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의 판시 폭행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모두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검사 및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지창권 송진훈(주심) 변재승 | [1] 형사소송법 제254조 / [2] 형사소송법 제254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조갑술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9. 2. 10. 선고 98노97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강간치상의 점은 형법 제301조에 의하여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이고, 형사소송법 제282조는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인 없이 개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제1심의 공판절차 중 제2회 공판절차는 사선 변호인과 국선 변호인이 모두 불출석한 채 개정되어 국선 변호인 선정 취소 결정이 고지된 후 변호인 없이 피해자 전미경에 대한 증인신문 등 위 사건에 대한 심리가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강간치상죄에 관하여는 그와 같은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전미경에 대한 증인신문 등 일체의 소송행위가 모두 무효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도2347 판결, 1995. 9. 29. 선고 95도1721 판결 등 참조).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제1심의 그와 같은 위법을 간과한 채, 제1심의 증거조사가 적법하다 하여 제1심이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기하여 피고인의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를 배척하는 한편, 나아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직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제1심판결이 거시한 증거를 그대로 인용하여 유죄판결을 하였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다만,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이 없거나 출석하지 아니한 채 공판절차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 공판절차가 위법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절차에서의 소송행위 외에 다른 절차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진 소송행위까지 모두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0. 6. 8. 선고 90도646 판결 참조), 적법하게 조사를 마친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위법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간치상의 점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한 증거들에 관하여 본다.
증인 피해자의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증거로 할 수 없고, 또 피해자 피해자의 검찰, 경찰에서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13조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 진술자인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거나 증명된 때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는데, 위와 같이 제1심 제2회 공판절차가 무효인 이상 그 절차에서 성립의 진정함이 진술된 이들 조서는 같은 법 제312조, 제313조에 의한 증거능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경우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기타사유로 인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때에는 같은 법 제314조에 따라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전미경은 원심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소환받고도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유로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망, 질병, 외국거주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같은 법 제314조에 의한 증거능력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 그리고 피고인은 경찰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피고인의 검찰 및 제1심과 원심법정에서의 진술로 이 사건 강간치상의 점을 인정할 수 없고, 그 밖의 증거들은 모두 정황증거에 불과하여 역시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원심은 이 사건 강간치상의 점에 관하여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할 것이다.
3. 한편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중감금의 점에 관하여도 같은 증거들을 채택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강간치상죄와 중감금죄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단하였는바, 피고인이 여러 죄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있는 경우 그 중 한가지 죄에 대하여 파기사유가 있을 때에는 그 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변재승(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82조 / [2] 형사소송법 제314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우동
【원심판결】
대전지법 1997. 1. 17. 선고 96노134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모두 부정경쟁행위의 방지를 통한 공정한 경업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부정경쟁방지법이 모든 부정경쟁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포괄적인 법률인 반면, 상표법은 상표와 관련된 특수한 형태의 부정경쟁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적 성격을 갖는 법률이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양 법의 통일적인 해석을 위해서라도 상표법과 관련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 상표나 서비스표의 범위는 상표법 제6조 제2항에 의하여 특별현저성을 갖춘 상표나 서비스표에 한정되는 것이고, 한편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상표법에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상표법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은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며, 또한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서비스표는 본래 자타 서비스업에 대한 식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서비스표를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하면 다른 사람들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되므로, 이러한 점을 방지하고자 하는 공익적인 이유에서 상표법은 그러한 서비스표의 등록을 금지하고 있고, 또한 등록이 되더라도 서비스표권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인데, 만일 이러한 서비스표와 동일, 유사한 영업표지를 사용하였다고 하여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처벌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이러한 영업표지에 대한 특정인의 독점적인 사용을 용인하는 것이 되어 위 상표법의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게 되므로, 결론적으로 상표법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서비스표는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보호대상인 영업표지가 아니라고 인정·판단한 후 나아가 이 사건 서비스표인 '종로학원'을 보면 '학원'은 그 사용서비스업인 학원경영업의 보통명칭 또는 내용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여 식별력이 없음은 물론 서비스표의 부기적 표시에 지나지 아니하고, '종로'는 서울특별시 구 중의 하나인 종로구의 명칭이고 '서울의 종각이 있는 큰 거리'를 뜻하는 것이므로, 위 '종로학원'은 전체적으로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서비스표라 할 것이어서 결국 이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므로,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하여 보호될 수 없다는 이유로 이와 유사한 '천안종로학원'이란 명칭으로 입시학원을 운영한 피고인의 행위는 부정경쟁행위가 아니라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규정은 상표법 등에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하도록 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상표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일지라도 그 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고(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도2054 판결, 1995. 11. 7. 선고 94도3287 판결, 1996. 5. 13.자 96마217 결정 각 참조),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행위는 상표권 침해행위와는 달라서 반드시 등록된 상표(서비스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호를 사용하는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 포장 기타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의 판매 등을 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1464 판결, 1996. 5. 31. 선고 96도197 판결 각 참조).
따라서 비록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상표나 서비스표이어서 상표법상 보호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오랫동안 사용됨으로써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어떤 특정인의 영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인식하게 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영업표지(서비스표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타인의 성명이나 상호, 표장 기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일체의 표지를 포함한다)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두 영업자의 시설이나 활동 사이에 영업상, 조직상, 재정상 또는 계약상 어떤 관계가 있는 것으로 오인될 경우에도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6도2650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상표법상 보호되지 아니하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서비스표에 대하여는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타인의 영업표지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부정경쟁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그러한 원심판결에는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데서 상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지창권 변재승 | [1] 구 부정경쟁방지법(현행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15조 / [2] 구 부정경쟁방지법(현행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 제15조 ,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 / [3] 구 부정경쟁방지법(현행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 제15조 , 제18조 ,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심일동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6. 9. 선고 98노29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피해자의 진술기재와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해자, 이은영에 대한 각 진술조서는 그 증거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증명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소정의 조서에 해당하는 위 진술조서를 증거로 하려면, 같은 법 제314조에서 규정하는 필요성과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라는 두 가지 요건이 구비되어야 할 것인바, 위 조문에서 말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을 때라고 함은 단순히 소재탐지로 인한 소재확인이 불능인 모든 경우에 그 필요성이 충족되는 것이라고는 해석할 수 없고, 다만 조서 또는 서류작성시에는 그 주거지에서 정상적으로 생업에 종사하고 있던, 당분간 그 주거지를 떠나리라고는 예상되지 아니하던 진술자가 이후 증인으로 채택된 시점에 이미 부득이한 사유로 주거지를 떠나 소재탐지에 의하여도 도저히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되었을 때에야 그 필요성의 요건이 충족되는 것이고 이러한 경우 그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 여부를 판단하여 증거능력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진술 또는 조서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나.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경찰에서의 피해자 조사시 위 피해자는 이미 가출한 상태에서 다방 취직을 위하여 송탄시에 일시 체류하게 된 것으로서 당시는 오히려 영업주를 고소하는 입장이 되어 송탄시에 더 이상 체류하기 어려운 사정에 있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특별히 본가로 복귀하리라는 사정이 보이지도 아니하며 피고인이 범행을 적극 부인하여 검찰에서의 피해자에 대한 조사 및 법원에서의 증언필요성이 쉽게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미 가출한 본가의 주소지만을 기재하고 다른 연락방법을 전혀 확보하지 아니한 채 조사를 종료하여(피해자의 이모인 공소외 1이 피해자의 신병을 인수하여 갔다고는 하나 경찰에서는 위 공소외 1의 연락처도 조서에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위 공소외 1의 신병인수사실이나 연락처도 이후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후 검찰에서조차 피해자를 조사하지 못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하에서 이미 이 사건 이전에 가출로 인하여 연락이 두절되어 있는 주소지로 소환장을 보내고 그 송달이 불능되자 그 주소지로 소재탐지를 하여 소재불명이란 회보를 받았다 하여 위 조문에서 말하는 원진술자가 공판정에서 진술할 수 없는 때라고 할 수 있는지는 극히 의문이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 피해자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강간이 있었다는 일시 이후에도 계속 피고인 경영의 다방에서 일하다가 그로부터 1개월 이상 경과하여 고소 및 진술에 이른 점, 진술시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전화번호 이외에 이모인 공소외 1의 연락처 등 다른 어떤 연락수단도 남기지 아니하였고 그나마 이모의 집에서 바로 가출하여 소재를 감춘 점 등 진술이 이루어진 전후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피해자의 진술조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진술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 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인 위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지도 못하였고, 동법 제314조 소정의 필요성과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증거능력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가사, 위 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해석하더라도 그 내용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 피해자는 다방에 취업한 상태로 주간에는 종업원으로 종사하면서 3일에 걸쳐 계속하여 밤마다 동일인에게 강간을 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기록상 주간에 감금 등 어떠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던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는 점, 원심 판시 제1, 2의 강간시 여관방에 있으면서 구조요청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원심 판시 제3의 강간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다방 내실 밖의 홀에는 위 이은영 등 다방종업원들이 있어 피고인으로서는 강간을 시도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피해자로서도 충분히 타인에게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거니와 위 이은영도 당시에는 강간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3일에 걸친 강간행위가 있었음에도 원심 판시 제2의 강간시 깨진 병조각에 약간 긁힌 것 외에는 상처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그 신빙성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이은영에 대한 진술조서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이 그 조서에 주소지로 기재된 경기 화성군 매송면 월리 201로 소재탐지촉탁을 하여, 공소외 안하진이 1997. 1.경 위 이은영을 우연히 만나 데리고 거주하다가 1997. 9.경 위 이은영이 아무말 없이 위 주거를 떠났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기는 하였으나, 위 회신의 기재 자체로도 위 주소지는 일시적인 주거로서 영속성이 있는 주소로 보기 어려워, 과연 원진술자가 공판정에서 진술할 수 없는 때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어서 그 증거능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내용도 제1심 판시 제1의 범행에 관하여는 위 피해자로부터 강간사실을 들었다는 것이고, 제1심 판시 제2의 범행에 관하여는 여관에서 피고인이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여 30분 정도 옆방에 있었는데 후에 위 피해자로부터 그 사이에 강간당했다고 들었다는 것이며, 제1심 판시 제3의 범행에 관하여는 다방 내실에서 피해자와 같이 있는데 피고인이 나가 있으라고 하여 홀에서 잠이 들었고 새벽에 피해자로부터 강간사실을 들었다는 것으로서, 모두 전문의 진술에 불과하여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되지 못한다.
2. 기록과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다.
다만, 원심이 그 판결이유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제1심 및 원심이 위 김수진 및 이은영에 대한 증인소환장이 송달불능되어 수회에 걸쳐 그 소재탐지촉탁을 하였으나 그 소재를 알지 못하게 된 이상, 이는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의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정하여 진술을 할 수가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위 김수진 등이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당시 일정한 주거가 없이 거처를 자주 옮겨 다니는 형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추후에 공판정에서 그들의 진술을 요할 경우 등에 대비하여 그 소재를 알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 않았다거나, 진술조서에 실제 거주지가 아닌 주민등록지를 주소지로 기재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위 법조문 소정의 '원진술자가 공판정에서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같은 법 제312조 소정의 조서나 같은 법 제313조 소정의 서류 등을 증거로 하려면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정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여야 한다는 요건 이외에 그 진술 또는 서류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라야 한다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할 것인바, 이 점에 관하여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위 피해자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진술 기재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판단은, 그 이유설시에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흠이 없지 아니하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볼 때,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결국, 거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칠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볼 때, 원심이 설사 위 피해자 및 이은영의 진술조서 등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신빙성에 의심이 있다는 이유로 그 증명력이 없다고 한 조처 또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형사소송법 제314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강정면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1. 7. 선고 98노290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과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피해자(여, 25세)의 방안에 침입하여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를 식칼로 위협하여 반항을 억압한 다음 1회 강간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경부압박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성폭력범죄처벌법'으로 줄여 쓴다) 제9조 제1항, 제6조 제1항, 형법 제297조 및 형법 제319조 제1항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성폭력범죄처벌법위반죄와 주거침입죄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였다.
원심은, 성폭력범죄처벌법 제6조 제1항은 그 범행 방법으로서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한 경우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주거침입의 경우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행위 중 흉기를 휴대하여 피해자를 강간하고 상해를 입게 한 행위가 성폭력범죄처벌법 제9조 제1항, 제6조 제1항의 죄를 구성하는 것과 별도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안에 침입한 행위는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성폭력범죄처벌법 제5조 제1항은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자가 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성폭력범죄처벌법 제9조 제1항은 같은 법 제5조 제1항의 죄와 같은 법 제6조의 죄에 대한 결과적 가중범을 동일한 구성요건에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그 전체가 포괄하여 같은 법 제9조 제1항의 죄를 구성할 뿐이지, 그 중 주거침입의 행위가 나머지 행위와 별도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주거침입죄가 별도로 성립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을 성폭력범죄처벌법위반죄와 주거침입죄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성폭력범죄처벌법 제9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지창권 송진훈(주심) 변재승 |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5조 제1항 , 제6조 , 제9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정해원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1999. 2. 3. 선고 98노275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1와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주장에 대하여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업무상배임죄의 공소사실은 불명료한 점이 있으나, 이를 정리하여 보면 그 요지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피고인 1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자이고, 원심 공동피고인은 1995. 11. 하순 일자불상경부터 1996. 3. 26.경까지 인천 계양구 소재 아파트 하자보수추진위원회 총무로서 위 아파트 보수공사의 시공업자 선정 및 그 공사대금 지출업무 등 실무를 총괄하였던 자인바(이하 위 아파트를 이 사건 아파트, 위 하자보수추진위원회를 이 사건 위원회라고 한다),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은 위 하자보수 시공업자를 선정하면서 이 사건 위원회의 이름으로 시공업자와 이중의 계약서를 작성하여 그 리베이트 형식으로 금원을 취득하기로 공모하여, 원심 공동피고인은 이 사건 위원회의 총무로서 시공업자를 선정하고, 그 공사 도급금액을 지출하기로 하였으므로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을 위하여 건설업면허를 가지고 있는 시공업자로서 이 사건 아파트 하자보수공사를 최저가격에 직접 시공할 사람을 선정하여 공사를 하게 하고, 실제 공사도급금액을 지출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사실은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1996. 2. 15.경 이 사건 아파트 201동 201호 이 사건 위원회 위원장 피고인 2의 집에서 피고인 1는 건설업면허를 대여받은 공소외 공소외 1를 소개하여, 공소외 1로 하여금 공사 도급금액 금 140,000,000원에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공사를 하게 하였음에도, 공소외 1로 하여금 공사 도급금액 금 300,973,873원에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공사를 시공하게 한 것처럼 이 사건 위원회와 계약을 작성하도록 하고, 그 공사비로 같은 달 15.경 계약금과 중도금 중 일부 금 150,486,940원, 같은 해 3. 2. 중도금 중 일부로 금 21,000,000원, 같은 해 5. 20.경 잔금 중 일부로 금 73,054,097원을 각 피고인 1가 개설한 통장으로 입금받거나 직접 피고인 1가 지급받아 실제 공사한 공사대금 140,000,000원을 제외한 금 104,514,037원 상당을 그 무렵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2) 제1심과 원심의 판단
제1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였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모아보면, 원심 공동피고인은 이 사건 위원회의 총무로서 피고인 1와 공모하여 공소외 1를 이 사건 위원회에 소개하여 실제로는 금 140,000,000원에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공사를 하게 하였음에도 그 공사대금을 금 300,973,873원으로 하는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 공사대금조로 총 금 244,514,037원을 피고인 1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여, 금 140,000,000원에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 사건 위원회와는 무관한 피고인 1와 민승기 사이의 개별적인 약정에 불과하다는 피고인 1의 주장을 배척하고, 제1심 판시 범죄사실을 그대로 인용하고, 그에 대하여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56조, 제355조 제2항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위 공소사실이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시 범죄사실은 그 자체로는 피고인 1가 공소외 1를 누구에게 소개하였다는 것인지, 또 공소외 1와 사이에 누가 도급금액을 금 140,000,000원으로 하는 하자보수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인지 애매하지만, 원심의 위와 같은 판시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이 공소외 1를 이 사건 위원회에 소개하여, 이 사건 위원회 혹은 이 사건 위원회를 대리하거나 대표한 원심 공동피고인이 공소외 1와 도급금액을 금 140,000,000원으로 하는 하자보수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판단한 것이고, 공소사실의 내용도 그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본다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업무상배임죄의 공소사실은 피고인 1가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피고인 1는 건설업면허를 대여받은 공소외 공소외 1를 이 사건 위원회 혹은 원심 공동피고인에게 소개하고, 또한 이 사건 위원회로 하여금 실제로는 공소외 1와 공사 도급금액을 금 140,000,000원으로 하는 이 사건 아파트 하자보수공사계약을 체결하고도 그 실질과는 달리 이 사건 위원회 명의로 공소외 1와 공사 도급금액을 금 300,973,873원으로 하는 이 사건 아파트 하자보수공사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합계 금 245,514,037원을 피고인 1에게 지급하도록 하여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은 그 차액 상당인 금 104,514,037원의 이익을 취득하고,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에는 1993. 7.경 주민들이 입주하였는데 그 건설 시공업체인 주식회사 뉴서울주택이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공사 책임을 부담하는 기간 안에 하자보수를 해 주지 아니하고 부도가 나버리자 피고인 2을 위시한 주민들이 주식회사 뉴서울주택의 하자보수의무를 보증한 주택사업공제조합과 협상하는 등의 노력을 한 끝에 1996. 2. 10. 금 298,625,724원의 보증금을 작전 뉴서울 2차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이하 이 사건 대표회의라고 한다) 회장인 공소외 윤철은 명의 통장으로 입금받게 되었고, 다음날 이 사건 대표회의의 주민 대표들과 이 사건 아파트의 노인회 및 부녀회 임원들로 이 사건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당시 노인회 회장이었던 피고인 2이 이 사건 위원회의 위원장이 되고, 이 사건 대표회의의 총무이었던 원심 공동피고인이 이 사건 위원회에서도 총무를 맡게 되었으나,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공사에 관한 같은 달 15.자 도급계약서상 도급계약을 체결한 도급인은 이 사건 위원회가 아니라 이 사건 대표회의로 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대표회의를 도급인으로 하고, 공소외 문화종합건설 주식회사를 수급인으로 하고, 도급금액을 금 300,973,873원으로 하여 체결된 이 사건 아파트 보수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고 한다).
나아가 과연 원심이 인정한 것처럼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이 공소외 1를 이 사건 대표회의 혹은 이 사건 위원회에 소개하여, 이 사건 대표회의 혹은 이 사건 위원회가 공소외 1와 도급금액을 금 140,000,000원으로 하는 하자보수공사계약을 체결하였는가 하는 점( 원심 공동피고인이 이 사건 대표회의 혹은 이 사건 위원회를 대리하거나 대표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 중 피고인 1와 공소외 1의 진술 가운데 그에 부합하는 듯한 일부 진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와 같은 진술을 믿기 어렵다. 피고인 1는 전체적으로 자신이 공소외 1를 원심 공동피고인에게 소개시켜 공소외 1가 공소외 문화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문화종합건설이라고 한다) 명의로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이 역시 다음에서 보는 바에 의하면 믿기 어렵다. 공소외 1는 자신은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방수공사, 도장공사 및 조경공사를 대금 140,000,000원에 하도급받아 문화종합건설의 명의를 대여받아 공사를 하였고, 피고인 1와 공소외 1가 위와 같이 대금 140,000,000원에 이 사건 아파트의 방수공사, 도장공사, 조경공사 등을 하기로 약정한 후 피고인 1가 1996. 2. 15. 공소외 1에게 도급금액이 금 300,973,873원으로 기재되고 수급인이 기재되지 아니한 도급계약서(아마도 이것이 이 사건 도급계약서로 완성된 것으로 짐작된다)를 주어 공소외 1가 그것을 가지고 문화종합건설에 가서 그 직원에게 도급금액의 약 5%인 금 15,000,000원을 면허대여료로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그 수급인란에 문화종합건설의 기명 날인을 받고, 문화종합건설의 등기부등본, 인감증명, 사업자등록증 사본 등을 받아 가지고 와서 피고인 1에게 교부하였을 뿐 이 사건 도급계약서가 작성되기까지 이 사건 대표회의 혹은 이 사건 위원회에서 이 사건 도급계약의 체결을 주도한 원심 공동피고인을 포함하여 이 사건 대표회의 혹은 이 사건 위원회의 어떠한 사람도 만나본 일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원심 공동피고인과 피고인 2, 이 사건 대표회의 회장으로서 그 명의로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한 윤철은 등은 같은 날 원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1로부터 문화종합건설이 날인한 도급계약서를 건네받아 위 세사람이 모여 윤철은은 도급인 대표로서 서명 날인하고, 피고인 2은 도급인의 보증인으로서 서명 날인하여 이 사건 도급계약서를 완성하였으며, 그 때까지 문화종합건설의 대표나 대리인 또는 직원이나 공소외 1를 만난 일조차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 도급계약은 이 사건 대표회의(윤철은) - 원심 공동피고인 - 피고인 1 - 공소외 1 형태의 순차적인 접촉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이 사건 대표회의는 피고인 1나 공소외 1와 접촉한 일이 없고, 공소외 1 역시 이 사건 대표회의나 원심 공동피고인과 접촉한 일이 없는 상태에서 이 사건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점은 대금의 지급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바,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대표회의나 이 사건 위원회는 공소외 1에게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한 일은 없고, 이 사건 대표회의 회장인 윤철은이 원심 공동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같은 날 금 50,486,940원을 피고인 1가 개설한 문화종합건설 명의의 통장에 입금시키고, 같은 날 원심 공동피고인에게 만기 지급액 100,828,729원의 양도성 예금증서(CD) 1매를 교부하여 원심 공동피고인이 이를 피고인 1에게 교부하고, 같은 해 3. 2. 금 21,000,000원, 같은 해 5. 20. 금 73,045,738원을 각 피고인 1가 개설한 문화종합건설 명의의 통장에 입금시켰을 뿐이고, 공소외 1는 피고인 1로부터 같은 해 2. 17.부터 같은 해 12.까지 합계 금 71,200,000원( 공소외 1로부터 다시 도장공사를 재하도급받은 공소외 정명구에게 피고인 1가 직접 지급한 금 5,000,000원과 공소외 1로부터 다시 조경공사를 재하도급받은 공소외 이재순에게 피고인 1가 직접 지급한 금 23,000,000원 포함)만을 지급받았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만약 이 사건 대표회의 또는 이 사건 위원회나 원심 공동피고인이 공소사실에 기재되고 원심이 인정한 것처럼 공소외 1와 사이에 이중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 사건 대표회의 또는 이 사건 위원회나 원심 공동피고인이 공소외 1와의 이면 약정에 따른 공사대금을 공소외 1에게 직접 지급하였을 것이고, 피고인 1에게 지급하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다).
다음으로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에는 옥상우레탄방수공사, 도장공사, 조경공사(이상이 공소외 1가 피고인 1와의 약정에 의하여 금 140,000,000원에 시행하기로 한 공사 부분이다) 이외에도 설비공사가 포함되어 있고, 이 사건 도급계약의 도급금액은 옥상우레탄방수공사 금 62,767,700원, 도장공사 금 68,617,500원, 조경공사 금 32,835,000원, 설비공사 금 40,000,000원에 직접 노무비의 3.4%인 산재보험료 금 4,306,084원, 재료비와 직접노무비 합계액의 1.8%인 안전관리비 금 5,699,652원, 재료비와 노무비 합계액의 5.3%인 기타 경비 금 12,987,576원, 재료비와 노무비 합계액의 5%인 일반관리비 금 11,360,675원, 공사비의 3%인 제세공과 금 11,679,475원, 공사비의 8%인 이윤 금 23,358,950원, 공사비의 10%인 부가가치세 금 27,361,261원 등을 더한 금액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업무상배임죄는 위태범으로서 그 성립을 위하여 현실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것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재두가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을 위하여 적정한 가격으로 하자보수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할 임무가 있는 이동훈과 공모하여 이 사건 대표회의로 하여금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대금채무를 부담하게 하였다면 그로써 곧바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고, 그 이후에 이 사건 대표회의가 현실로 공사대금채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는 업무상배임죄의 성립과는 관계가 없다 할 것이고, 그 경우 배임액은 이재두와 이동훈이 공모하여 이 사건 대표회의로 하여금 체결하도록 한 이 사건 도급계약의 도급금액 전액에서 정당한 도급금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보아야 할 것 이고, 실제로 이 사건 대표회의가 이 사건 도급계약의 이행으로서 지출한 금액에서 정당한 도급금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볼 것은 아니라 하겠다. 한편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도급계약에는 공소외 1가 하도급금액 금 140,000,000원에 수행하기로 한 방수공사, 도장공사, 조경공사 이외에도 설비공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배임액은 이 사건 도급금액에서 위 설비공사를 포함한 이 사건 도급계약 전체의 목적인 공사를 도급하는 데에 필요한 정당한 금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굳이 덧붙이자면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설비공사 부분은 이 사건 위원회에서 직영하기로 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인 1가 이 사건 대표회의로부터 지급받은 금액 중 금 40,000,000원을 다시 원심 공동피고인에게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주장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기록에 의하면 위 설비공사에 대한 도급금액(산재보험료, 안전관리비, 기타 경비, 일반관리비, 제세공과 및 이윤을 가산하기 전 금액) 금 40,000,000원 역시 피고인 1와 원심 공동피고인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부당하게 높게 책정되었을 개연성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심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 있어서 정당한 도급금액은 피고인 1가 공소외 1에게 하도급 준 옥상우레탄방수공사, 도장공사 및 조경공사 대금 140,000,000원이라고 인정하고, 이 사건 대표회의가 피고인 1에게 지급한 금액에서 위 금액만을 공제한 금액을 배임액으로 인정한 셈인바, 이는 업무상배임죄의 구성요건과 배임액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한 논지는 위에서 인정한 범위 안에서는 이유가 있다.
나. 업무상배임죄와 배임증재죄의 관계에 대한 주장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와 배임증재죄는 별개의 범죄로서 배임증재죄를 범한 자라 할지라도 그와 별도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과 공범으로서는 업무상배임죄를 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원심은 그와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는바,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는 이유가 없다.
다. 업무상배임죄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라는 점에서 보면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이고,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라는 점에서 보면 단순배임죄에 대한 가중규정으로서 신분관계로 인하여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신분관계가 없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가 있는 자와 공모하여 업무상배임죄를 저질렀다면, 그러한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 대하여는 형법 제33조 단서에 의하여 단순배임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609 판결, 1986. 10. 28. 선고 86도151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인 1는 이 사건 피해자인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의 하자보수공사를 위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님이 분명한데도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하여 구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만을 적용하여 구 형법 제356조의 소정형 중 징역형을 선택한 형기범위 내에서 피고인 1를 처단하였는바, 이는 법률적용을 그르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가 있다.
2. 피고인 2과 그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 이동락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2과 국선변호인이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1] 형법 제355조 제2항 , 형법 제356조 / [2] 형법 제30조 , 제356조 , 제357조 제2항 / [3] 형법 제33조 , 제355조 제2항 , 제356조 | 형사 |
【피고인및피감호청구인】
【상고인】
피고인 및 피감호청구인
【변호인】
변호사 이규학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9. 2. 3. 선고 98노897, 98감노6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이하 다만 피고인이라고 한다)과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채증법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과 변호인이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심신미약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의 과거 전력,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에 취한 피고인의 행동,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이미 아래에 기재하는 것과 같이 1962.부터 1996.까지 15회에 걸쳐 절도 등의 범행을 하여 기소유예처분, 소년부송치처분, 유죄의 판결 등을 받은 전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일자는 처분이나 판결의 일자임).
1962. 8. 24. 절도. 소년부송치.
1963. 1. 11. 절도. 처분미상.
1964. 1. 14. 절도. 기소유예.
1965. 10. 12. 절도. 징역 4월.
1970. 3. 19. 절도. 기소유예.
1975. 9. 24. 절도. 기소유예.
1977. 5. 4. 절도. 기소유예.
1979. 6. 14. 절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1982. 2. 4. 절도. 처분미상.
1984. 12. 4. 준강도, 특수절도. 처분미상.
1986. 4. 3.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징역 1년 6월.
1989. 5. 26. 절도. 징역 8월.
1992. 4. 8.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징역 10월.
1993. 11. 30.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징역 1년 6월.
1996. 7. 15.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징역 1년 6월.
또한 기록에 의하여 피고인의 위와 같은 각 범행 중 최근의 범행 내용을 보면, 피고인은 1991. 9. 18. 청바지노점상에서 물건을 고르는 손님의 손가방을 열고 그 안에서 현금을 꺼내어 절취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1993. 9. 12. 의류노점상에서 티셔츠 1벌을 절취하였고, 1996. 5. 23. 의류노점상에서 물건을 고르는 손님의 핸드백을 절취하였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은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받으면서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절취할 생각이 없었다고 부인하면서, 경찰관이나 검사가 무슨 이유로 거듭하여 절도 범행을 저질렀냐고 묻자 "저도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라거나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훔치고 싶어 훔쳤습니다." 또는 "교도소에 갔다 오면 또 뭔가 마음이 이상해지면서 남의 물건에 욕심이 생기고 하였습니다. 저도 이상하게 마음이 울렁거리기만 하면 집에서 나가고 싶고, 나가보면 이상한 마음이 들어 물건을 훔치고 하였던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② 피고인의 장남인 공소외 1은 검찰에서 피고인은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타인의 물건을 가방에 넣는 나쁜 습관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바 있고, 제1심법정에 출석하여 피고인이 바깥에 나가면 소지품을 두고 오는 경향이 있으며, 남의 물건을 생각 없이 가져오는 경우가 있고, 아들인 자신의 지갑에 손을 대는 경우도 있고, 피고인의 그와 같은 증세는 공소외 1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인의 차남인 공소외 2는 원심법정에 출석하여 피고인은 소녀시절부터 생리기간만 되면 우울증이 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의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있었고, 그 때문에 피고인의 남편이 피고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게 하였으나, 피고인의 남편이 사망한 후에는 피고인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하고 생리 때나 우울증이 심할 때는 밖에 나가는 것을 억제하고, 신경안정제 등을 복용하였으나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못하였다고 증언하였다.
③ 피고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으면서 1962. 8. 24. 처음으로 절도 범행을 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았을 때는 피고인이 집에서 놀고 있으면서 정신이 이상하여 집에서 굿을 한 일이 있는데 이상하게 남의 물건을 보면 훔치고 싶었고, 피고인이 30대 중반쯤 되었을 때에 피고인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였는지 기억하지 못하는데 피고인이 사람을 괴롭히고 이상한 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남편이 피고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약을 먹은 일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1998. 8. 22. 제1심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하여 피고인이 구치소 안에서 이 사건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고 발작을 일으켰으며, 피고인이 위와 같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유가 무엇인지, 또한 자신이 겪은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왜 자꾸 벌어지는지 정신감정을 받아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④ 피고인은 1993. 9. 12.의 절도 범행에 대하여 재판을 받으면서 이른바 생리절도라는 주장을 하였으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주장이 배척된 일이 있다. 그러나 이미 그 전의 1991. 9. 18.의 절도 범행에 대하여 재판을 받으면서 피고인이 생리로 인하여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고, 그에 대한 부산고등법원 1992. 4. 8. 선고 92노94 판결은 피고인은 생리 때만 되면 남의 물건을 훔치고 싶은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이 일어나고, 위 범행 당시에도 생리중으로서 절도의 충동이 발동하여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는데 그 당시 피고인의 심리상태는 그 충동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미 피고인에게 우울증 기타 정신병이 있고, 특히 생리 때가 되면 남의 물건을 훔치고 싶은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이 일어나고, 이 사건 범행도 피고인으로서 어떻게 할 수 없는 그와 같은 종류의 절도 충동이 발동하여 저지르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을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경찰에서부터 이 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은 돈을 주고 구매할 생각으로 제1심 판시 장신구들을 피고인의 가방에 집어넣었던 것이고, 그 장신구들을 절취할 의사는 없었다는 식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검찰에서는 이 사건 범행 당일에는 매장에 진열된 장신구들을 보고 가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도 아니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여, 위와 같은 심신장애의 주장과는 모순되는 태도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범행을 저지르고도 어떻게든 처벌을 모면하려는 심리에서 나온 진술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피고인이 이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사실만 가지고, 위와 같은 심신장애에 대한 의심을 온전히 해소시킬 수는 없다.
그런데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현상은 정상인에게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로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성격적 결함을 가진 자에 대하여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고 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기대할 수 없는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물을 변별할 수 있는 능력에 장애를 가져오는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이 도벽의 원인이라거나 혹은 도벽의 원인이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매우 심각하여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절도 범행은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으로 보아야 할 것(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3163 판결 참조) 이다.
그러므로 제1심이나 원심으로서는 나아가 전문가에게 피고인의 정신상태를 감정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과연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의 정신상태가 피고인이 호소하는 바와 같이 우울증이나 생리의 영향으로 인하여 그 자신이 하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변별하고, 그 변별에 따라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을 상실하였거나, 그와 같은 능력이 미약해진 상태이었는지 여부를 확실히 가려보아야 하였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심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심신장애 주장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하였고, 원심은 역시 그와 같은 조사·심리를 전혀 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과거 전력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말았는바, 이는 심신장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적어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보호감호처분의 당부에 대하여
사회보호법 제20조 제4항은 보호감호와 치료감호의 요건이 경합하는 때에는 치료감호만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피고인의 심신장애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 경우라면 재범의 위험성을 요건으로 하여 피고인은 치료감호대상자에 해당하게 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해소되지 아니하는 마당에 원심이 그 점에 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을 보호감호에 처한 것 역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도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1] 형법 제10조 , 제329조 / [2] 형법 제10조 , 제329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신진근
【원심판결】
광주지법 1999. 1. 7. 선고 98노146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은, 피고인이 1996. 6. 초순 일자불상경 여천시 봉계동 제1토지상에 있는 피고인 소유의 주택 뒤에 담장을 쌓으면서 그 중 일부는 마을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되었던 곳임에도 이를 막고 블록 벽돌로 담장을 쌓아 교통을 방해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공중의 교통의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육로라 함은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된 장소, 즉 특정인에 한하지 않고 불특정다수인 또는 차마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를 말한다(이 법원 1984. 9. 11. 선고 83도261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담장을 설치한 곳은 위 봉계동 제2토지와 같은 동 제3토지 사이의 경계선상인바, 위 제2토지는 원래 마을 사람들이 통행로로 사용하던 도로였으나 폭이 좁아 같은 동 제1토지 및 같은 동 제4토지의 일부에 대체도로가 개설되면서 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같은 동 제1토지에 사실상 편입되어 그 토지의 소유자가 점유·사용하다가 피고인이 1974.경 위 제1토지를 매수하면서 함께 인도받아 그 지상에 건축한 주택의 마당으로 사용하던 토지이고, 위 제3토지는 같은 동 제5토지상에 있는 별정우체국의 진입로로서 그에 연접한 토지의 소유자들인 이 사건 고발인들도 그 토지를 통하여 대로에 통행하고 있으며, 또 위 제2토지와 제3토지 사이에는 원래 피고인이 설치한 담장이 있었는데 피고인은 고발인들의 요구로 그 담장의 일부를 헐고 고발인 등이 대로에 이르는 지름길로서 위 제2토지와 그 안쪽에 있는 피고인 소유의 제1토지를 통행하는 것을 묵인하다가 고발인 등이 그 토지상에 차량을 주차시키는 등의 행위로 피고인의 토지이용을 방해하자 원래의 경계선상에 다시 이 사건 담장을 설치한 것으로 보일 뿐, 그 안쪽의 토지가 불특정다수인 또는 차마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점에 관하여 자세히 가려보지 아니한 채 제1심판결이 든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설치한 이 사건 담장 안쪽의 장소가 육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형법 제185조의 육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 [1] 형법 제185조 / [2] 형법 제185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1998. 12. 17. 선고 96노57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약사법 제38조는, "약국개설자·의약품제조업자·수입자 및 의약품판매업자 기타 이 법의 규정에 의하여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의약품 등의 유통체계 확립 및 판매질서 유지에 필요한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같은 법 제76조 제1항은 "--- 제38조 ---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각 규정하고, 약사법시행규칙(1999. 1. 6. 보건복지부령 제92호로 개정되기 전인 1994. 7. 18. 보건사회부령 제933호로 전면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57조는 제1항은 "법 제38조의 규정에 의하여 약국개설자·의약품제조업자·수입자 및 의약품판매업자 기타 법의 규정에 의하여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는 의약품의 유통체계를 확립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어 제6호로서 "부당한 방법이나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바, 원심은 피고인이 약국개설자로서 의약품을 공장도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행위는 위 제6호 소정의 부당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약국개설자가 의약품을 실제로 구입한 가격 이상으로 판매하였다면 그 판매가격이 공장도가격 미만이라 하더라도, 이를 위 제6호 소정의 부당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즉, 피고인의 이 사건 의약품 판매행위시에 시행되던 보건복지부 고시(제1995-4호, 1995. 2. 15.부터 시행)인 의약품가격표시및관리기준 제14조 제2항 제2호는 "약국 등 판매업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공장도가격보다 낮게 판매하는 등 부당한 방법이나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고시는 의약품가격의 기재에 관련된 약사법 제50조, 약사법시행규칙 제74조의 위임규정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것일 뿐, 이 사건에서 문제된 의약품 등의 판매질서에 관련된 약사법 제38조, 약사법시행규칙 제57조 제1항 제6호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것은 아니므로, 위 고시 제14조 제2항 제2호는 형벌법규로서는 상위법규에 위임의 근거가 없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바로 적용될 여지가 없으며, 또한 약국개설자가 의약품을 실제로 구입한 가격 이상으로 판매하는 한 이를 부당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1999. 1. 6. 보건복지부령 제92호로 개정된 약사법시행규칙 제57조 제1항 제6호가 종전과 달리 "의약품도매상 또는 약국 등의 개설자는 현상품·사은품 등 경품류를 제공하는 등의 부당한 방법이나 실제로 구입한 가격(사후 할인이나 의약품의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구입한 경우에는 이를 반영하여 환산한 가격을 말한다)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규정한 점도 위와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3. 그렇다면 피고인의 행위가 이 사건 시행규칙 제57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부당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힌"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실제 구입한 의약품가격을 밝혀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밝혀 보지도 아니한 채 피고인이 판매한 의약품 가격이 단지 공장도가격 미만이라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바로 유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시행규칙 제57조 제1항 제6호의 해석을 그르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 약사법 제38조 , 제76조 제1항 , 구 약사법시행규칙(1999. 1. 6. 보건복지부령 제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 제6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문성윤
【원심판결】
제주지방법원 1999. 1. 26. 선고 98고단1351 판결
【주 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7. 4. 8.경부터 1998. 7. 9.경까지 제주시 이도2동 (상세주소 생략) 소재 피고인이 경영하는 '(상호 생략)'에서 범퍼접착시설, 범퍼세척시설, 범퍼도색시설 등을 갖추고 폐차장 등지에서 수집한 각종 화물차량의 범퍼를 절단, 세척, 도색하는 등의 방법으로 현대자동차주식회사의 등록의장인 등록일자 1996. 7. 4. 등록번호 (생략) 엑센트 승용차의 앞 범퍼 등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기재와 같이 대우자동차 주식회사,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의 등록의장인 자동차 용 앞·뒤 범퍼 등과 동일한 자동차용 범퍼 1,000개 합계 시가 70,000,000원 상당을 제작하여 제주시내 일원의 상호불상 자동차정비업소 등에게 판매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의장등록을 업으로서 실시하여 위 각 회사의 의장권을 침해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1997. 4. 8. 제주세무서에 업종을 차량범퍼 재생업으로 하여 '(상호 생략)'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그 무렵부터 제주시 이도2동 (상세주소 생략) 지상의 비닐하우스 내에서 차량범퍼 재생사업을 하여 온 사실, 피고인이 한 차량범퍼의 재생작업은 먼저 제주도 내의 정비공장, 카센타, 폐차장 등에서 폐기되거나 방치되어 있는 범퍼 중 재생이 가능한 범퍼를 선별하여 수거한 후 비닐하우스 내의 접착시설, 세척시설, 도색시설 등을 이용하여 수거된 범퍼를 세척, 흠집제거, 절단(수집된 범퍼의 모양을 바꾸어 기존의 의장등록된 범퍼를 모방한다는 뜻이 아니라 수리과정 중에 일부 구부러지거나 파손된 부분 등을 당초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행하는 절단작업을 의미한다), 도색 등의 방법으로 수리하여 원래의 범퍼와 동일한 형상 및 색채를 갖춘 범퍼로 재생하는 것인 사실, 피고인은 그와 같이 재생한 범퍼를 제주도 내의 정비공장, 카센터 등지에 '중고품'으로 판매하였는데, 그 판매가격이 신품(정품)에 비하여 30% 내지 40% 정도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위와 같은 범퍼 재생행위가 재도의 제조로서 "생산"에 해당하여 의장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당해 의장품에 대한 용진적 효과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가 하는 점과 당해 의장물품에 관한 의장권자와 구입자의 이익을 비교 형량하여 어느 쪽이 사회통념 또는 건전한 상관습상 시인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면서, 이 사건에 있어서 ① 이 사건 범퍼의 재생을 위한 도색·세척·절단 등의 작업은 의장등록된 범퍼를 새로 만들거나 이를 모방하는 작업이 아니라 수거한 범퍼의 파손 내지 손상된 부분을 보수하고 세척·도색작업을 통하여 기존의 형상과 색채를 복원하는 작업에 불과 하다고 보여질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내용기간이 지난 범퍼를 이용하여 새로운 범퍼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내용기간 내에 있는 범퍼를 사회통념상 그 동일성이 유지되는 한도 내에서 수리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여지며, ② 의장권자에 의하여 생산되어 적법하게 유통에 놓인 물품에 대하여 그 구입자가 내용기간이 지나기 이전까지 그 물품을 사용하는 행위는 물론, 구입자 또는 제3자가 이를 수리하여 사용하거나 판매하는 행위에 대하여도 이른바 용진의 효과가 미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자동차 범퍼의 경우에는 그 특성상 전문적인 수리업체에 의한 경우가 아니면 이를 수리하거나 재활용하여 사용하는 행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영업으로서 위와 같은 '수리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의장권자의 이익에 대한 특별한 침해가 된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고, ③ 오히려 이와 같이 내용기간 내에 있는 자동차 부품을 재생하여 사용하는 것은 자원의 절약, 폐기물의 발생억제, 재활용의 촉진 등 공공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보여질 뿐 아니라 자동차 등의 경우 계속되는 신제품의 출시로 인해 자동차 부품의 생산기간이 사용연한에 비해 짧아서 재활용 업체 등에 의한 중고품의 재생이 일반 소비자들에 대하여도 이익을 가져오게 되며, ④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은 재생한 자동차 범퍼를 재생품임을 명시하여 신품(정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소비자들이 재생품과 신품을 혼동하게 되는 등 거래상 부당한 혼란이 생길 염려가 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중고범퍼를 재생하여 판매한 행위가 의장권에 대한 침해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달리 피고인이 의장권을 침해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이 이미 범퍼로서 효용성을 상실한 폐범퍼를 대량으로 수거한 다음 폐범퍼의 손상 부위를 절단하고 그와 동일한 형태의 다른 폐범퍼에서 떼어낸 부분을 손상 부위에 접착한 후 이를 세척하고 도색하여 범퍼를 재생하였으므로 그 행위는 단순한 수리행위가 아니라 의장권자들의 등록의장과 동일한 새로운 범퍼를 창출한 것이고, 그렇게 창출된 재생범퍼는 원래 유통에 제공된 물건 그 자체가 아니어서 의장권의 효력범위에 관한 용진론이 적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원심판결은 피고인의 범퍼 재생행위에 대한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의장권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주장한다.
4. 당심의 판단
의장법은 의장의 보호 및 이용를 도모함으로써 의장의 창작을 장려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록적으로 하는 것이고( 의장법 제1조), "의장"이라 함은 물품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으로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을 지칭하고( 의장법 제2조 제1호), 의장권은 설정등록에 의하여 발생하며( 의장법 제39조 제1항), 등록을 마친 의장권자나 그로부터 전용실시권을 설정받은 전용실시권자는 업으로서 그 등록의장 또는 이와 유사한 의장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게 된다( 의장법 제41조, 제47조). 그리고 이와 같은 의장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의장권에 대한 침해죄로 규정하고 있는 바( 의장법 제82조), 의장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하는 행위라 함은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등록의장 또는 이와 유사한 의장을 업으로 실시하거나 타인의 등록의장 또는 이와 유사한 의장물품의 모조를 업으로 실시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이때 "실시"라 함은 의장에 관한 물품을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품의 양도 대여의 청약(양도나 대여를 위한 전시를 포함한다)을 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의장법 제2조 제6호).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바, 그러한 사실관계 아래서 피고인이 일정한 작업과정을 거쳐 폐범퍼를 재생하는 행위가 의장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그러한 행위가 의장권자만이 독점하고 있는 "생산"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고, 그 판단은 이 사건 폐범퍼들에 대하여 의장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용진의 효과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가를 고려하고 아울러 의장권자의 이익과 구입자의 이익을 비교하고 나아가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까지 고려하여 어느 쪽이 사회통념 또는 건전한 상관습상 시인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할 것인바, 앞서 본 의장법의 목적과 의장권의 개념, 침해행위의 의미 등과 아울러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의 "폐차"라 함은 자동차를 해체하여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자동차의 장치를 그 성능을 유지할 수 없도록 압축·파쇄 또는 절단하거나 자동차를 해체하지 아니하고 바로 압축·파쇄하는 것을 말하고(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5호),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폐차대상 자동차장치 중에 '차체 및 차대'도 해당하나 '범퍼·문짝·본네트·캡·휀다'는 그 대상에서 명시하여 제외하고 있는 점(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제138조 제1항 제3호), 뿐만 아니라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폐기물의 발생억제, 자원의 절약 및 재활용촉진을 통하여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국민복지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에서 사용되었거나 사용되지 아니하고 버려진 후 수거되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재활용하는 것이 그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고 재활용이 쉽도록 제품의 구조나 재질의 개선 등이 필요한 제품을 '제1종지정제품'으로 정의하고 '자동차'를 그 제품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위 법률시행령 제3조 제1호), 그외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내구기간 내에 있는 범퍼가 부분적으로 손상되어 폐차장 등에 버려졌다 하여 바로 검사의 주장과 같이 그 수명이 다된 것이고 용진의 효과도 소멸되었다 할 수는 없으며, 달리 문제의 범퍼들이 내구기간을 경과한 것들이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들도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앞서본 피고인의 행위는 손상된 부분을 부분적으로 수리하는 행위에 불과하고 의장권을 침해하는 생산이라 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그러한 취지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항소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4. 28.
판사 김상균(재판장) 강선명 조정현 | 의장법 제82조 ,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5호 ,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제138조 제1항 ,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시행령 제3조 제1호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나천열 외 1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1999. 1. 14. 선고 98노61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7조 제1항 제1호, 제113조 위반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57조 제1항 제1호, 제113조 위반의 점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998. 6. 4. 실시된 충청북도 의회 의원 선거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서 법 제112조 제1호가 정하는 기부행위제한기간에 속하는 1997. 12. 22. 충북 소재 마을회관 겸 경로당 준공식장에서 그 곳에 참석한 선거구 주민들을 상대로 시가 금 1,200원 상당의 수건 300장을 배포하여 기부행위를 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위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여기에 변호인들이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변호인들의 논지는 이유가 없다.
다음으로 위 기부행위 당시 피고인은 그 날이 법 제112조 제4항 제1호가 정하는 기부행위제한기간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법 제112조 제4항 제1호는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에 있어서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를 기부행위를 할 수 없는 기간으로 규정하고 있고, 법 제34조 제1항은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의 선거일을 규정하면서 그 제3호에서 지방의회의원의 선거는 그 임기만료일 전 30일 이후 첫번째 목요일을 선거일로 규정하고 있고, 위 기부행위 당시 시행되던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8. 2. 6. 법률 제5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같은 조 같은 항 제3호는 지방의회의원의 선거는 그 임기만료일 전 60일 이후 첫번째 목요일을 선거일로 규정하고 있었으며, 충청북도 의회 의원의 임기만료일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었던 것이므로 피고인이 자신이 위 기부행위를 한 날이 법이 정하는 기부행위제한기간에 속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설령 피고인이 이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부행위를 제한하는 법률의 부지(不知)와 유사한 것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범의가 없었다거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변호인들의 논지도 이유가 없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위 기부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하여 본다. 법은 제113조에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그 배우자는 기부행위 제한 기간 중 당해 선거에 관한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제112조 제1항에서 처벌대상이 되는 기부행위의 종류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후, 같은 조 제2항에서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바, 이러한 법의 규정방식에 비추어 법 제112조 제1항에 해당하는 금품 등의 제공행위가 법 제112조 제2항과 이에 근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그 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로서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금지위반을 처벌하는 법 제257조 제1호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있고, 다만 후보자 등이 한 기부행위가 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유로 위법성의 조각을 인정함에는 신중을 요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249 판결, 1996. 12. 10. 선고 96도1768 판결, 1996. 5. 10. 선고 95도28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위 마을회관 겸 경로당 준공식장에서 피고인이 배포한 수건에는 '마을회관 준공기념 1997. 12. 15.'이라는 표시와 함께 '리장 피고인'이라는 피고인의 직함과 성명의 표시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이 그 수건을 마을회관 겸 경로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 곳에 비치한 것이 아니고 그 준공식에 참가한 사람들이 집으로 가지고 돌아가도록 그들에게 이를 배포하였음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바, 피고인이 당시 이장이었고, 위 마을회관 겸 경로당의 준공식에서 위 마을의 부녀회장인 공소외 공소외 1은 음식을 마련하여 참석자들에게 제공하고, 새마을지도자인 공소외 공소외 2은 효자손 200개를 마련하여 참석자들에게 제공하였으며,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수건을 준비하여 제공하라고 권유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 도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피고인이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은 기념품을 마련하여 약 300명에 달하는 준공식 참석자들에게 나누어 준 행위에 대하여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거나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점에 대한 변호인들의 논지도 이유가 없다.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6조 제3항 제8호, 제79조 제5항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이 점에 대하여 제1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후보자는 선거운동 자동차에 부착된 확성장치를 사용함에 있어 확성나발의 수가 1개를 넘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1998. 5. 20.경부터 같은 달 23.경까지 사이에 자신의 선거운동 자동차인 레간자 승용차에 부착된 확성장치에 확성나발 2개를 사용하였다."라는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법 제256조 제3항 제8호, 제79조 제5항 위반의 죄로 인정하여 처벌하였고, 원심은 위와 같은 판단을 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법 제79조 제1항은 후보자 또는 그 배우자나 연설원(이하 이 조에서 '후보자 등'이라 한다)은 선거운동기간 중에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기타 필요한 사항을 홍보하기 위하여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서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이라 함은 후보자 등이 도로변·광장·공터·주민회관·시장 또는 점포 기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장소를 방문하여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거나 청중의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대담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같은 조 제3항은 후보자 등과 사회자는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을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자동차와 이에 부착된 확성장치 및 휴대용 확성장치를 각각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3호에서 지역구 시·도의원 선거에서는 후보자마다 1대·1조로 제한하고, 같은 조 제5항은 자동차에 부착된 확성장치를 사용함에 있어 확성나발의 수는 1개를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법 제256조 제3항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8호에서 "제79조 제1항·제3항 내지 제9항 또는 제1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을 한 자"를 들고 있다. 이와 같은 법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도의원 선거의 후보자 등이 자동차에 확성나발의 수가 2개 이상되는 확성장치를 부착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확성장치를 사용하여 공개장소에서 연설·대담을 하였을 때에 비로소 법 제256조 제3항 제8호, 제79조 제5항 위반의 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단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인정한 것처럼 도의원 선거의 후보자가 선거운동 자동차에 부착된 확성장치에 확성나발 2개를 사용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위 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제1심 판시 확성장치를 사용하여 연설이나 대담을 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며, 제1심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포함하여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 보아도 피고인이 제1심 판시 확성장치를 사용하여 연설이나 대담을 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심이 그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사실만을 인정하고 이를 법 제256조 제3항 제8호, 제79조 제5항 위반의 죄로 처단한 것은 법 제256조 제3항 제8호, 제79조 제5항 위반의 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법리 내지는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아니면 증거 없이 범죄될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변호인들의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변호인 변호사 나천열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1]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8. 2. 6. 법률 제5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1항 제3호 ,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2조 제4항 제1호 /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2조 , 제113조 , 제257조 / [3]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79조 제1항 , 제2항 , 제3항 , 제5항 , 제256조 제3항 제8호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승채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9. 1. 20. 선고 98노76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에서 규정한 '특정 정당의 지지 또는 추천을 표방하는 행위'라 함은 일반유권자로서 사회통념상 후보자가 특정 정당의 지지 또는 추천을 받고 입후보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외관을 의식적으로 내세우는 행위를 뜻한다고 볼 것이다(당원 1999. 3. 9. 선고 98도4615 판결 참조).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선거공고물에 새정치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그 명의의 임명장 등을 수록하고 위 정당의 당원경력을 표시함과 아울러 '엄선하여 추천된 후보입니다.'라고 표시한 행위는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특정 정당의 지지 또는 추천을 표방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및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유철균 외 8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2. 10. 선고 98노2776 판결
【주문】
피고인 1의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 상고 이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육군 준장인 공소외 1에 대한 육군 소장으로의 직위진급 결정이 국방부장관의 직무에 속함을 전제로 피고인 1에 대한 제1심 판시 제4.의 가. 기재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국방부장관의 직무 범위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13조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범인이 취득한 당해 재산을 범인으로부터 박탈하여 범인으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고 그 금품 중의 일부를 실제로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청탁과 관련하여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로 공여하거나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므로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함은 논하는 바와 같으나(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도3064 판결, 1993. 12. 28. 선고 93도1569 판결, 1982. 7. 27. 선고 82도1310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자가 그 금품 중의 일부를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하였다 하더라도 당초 금품을 받을 당시부터 그 금품을 그와 같이 사용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그와 같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범인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범인이 받은 돈을 소비하는 방법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금액 역시 범인으로부터 추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도2405 판결, 1986. 11. 25. 선고 86도1951 판결 등 참조).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교부받은 금 65,000,000원과 관련된 추징액에 대한 변호인의 주장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금 65,000,000원을 받아 그 중 금 40,000,000원을 다시 국방부장관에게 같은 취지로 청탁하여 달라는 명목으로 공소외 2에게 2회에 걸쳐 교부하였고, 그 중 금 15,000,000원은 공소외 1으로부터 받은 돈을 그대로 전달하였으므로 금 15,000,000원을 피고인 1에 대한 추징액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위 금 15,000,000원을 추징액에서 제외하려면 피고인 1이 공소외 2에게 금 15,000,000원을 교부한 것이 당초 공소외 1으로부터 금 65,000,000원을 받은 취지에 따른 것이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피고인 1의 공소외 1 관련 범죄사실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국방부장관에게 부탁하여 공소외 1을 직위진급할 수 있도록 해 주거나, 만약 진급이 불가능하다면 방위산업체 등에 재취업할 때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그 교제비 명목으로 2회에 걸쳐 합계 금 65,000,000원을 교부받아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것인바, 그에 의하면 피고인 1이 공소외 2에게 금 15,000,000원을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당초 공소외 1으로부터 금 65,000,000원을 받은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공소외 1이 국방부장관의 처조카인 공소외 2를 통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청탁을 하여 달라는 명목으로 금 65,000,000원을 피고인 1에게 교부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 공소외 1은 공소외 2를 통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청탁하여 달라는 취지로 피고인 1에게 금 65,000,000원을 교부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고, 단지 피고인 1이 국방부장관과 각별한 사이라고 하므로 국방부장관에게 부탁하여 달라는 취지로 금 65,000,000원을 피고인 1에게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서 그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데, 원심이 위 금 15,000,000원을 추징액에서 제외하지 아니한 조치는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진술을 믿지 아니한 취지라고 생각되고,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아도 원심의 그와 같은 조치에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 1이 그 주장과 같이 금 40,000,000원을 공소외 2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1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서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원심이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받은 금 65,000,000원 전액을 피고인 1으로부터 추징한 조치에 논하는 바와 같은 추징에 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도 이유가 없다.
2. 피고인 2, 손성경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가 성립하려면 알선을 의뢰한 사람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공무원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367 판결, 1988. 11. 22. 선고 87도2353 판결 등 참조), 알선을 의뢰한 사람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공무원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하는 사람(이하 알선행위자라고 한다) 이외의 제3자가 알선을 의뢰한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알선행위자에게 이를 전달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그 제3자가 알선행위자의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그와 같은 전달행위를 하여 이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실행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제3자가 그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 없이 위와 같은 금품 기타 이익을 중간에서 전달한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05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2은 피고인 3을 통하여 효산그룹의 서울스키리조트 회원권 사기분양 수사가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자신이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1을 피고인 3과 공소외 3에게 소개하였고, 피고인 2이 1998. 6. 22. 피고인 1, 피고인 3 및 공소외 3을 만났을 때에도 피고인 3과 공소외 3을 피고인 1에게 소개하여 주기만 하고 그 자리를 떠났고, 그 후부터는 피고인 1이 공소외 3을 데리고 다니며 위 수사사건에 관하여 알선하였고, 피고인 2은 그 알선행위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처음부터 공소외 3이 피고인 2을 통하여 피고인 1에게 금품을 전달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 아닌데 공소외 3이 피고인 3에게 이를 부탁하고, 피고인 3이 피고인 1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몰라 다시 피고인 2 에게 이를 부탁하여 피고인 2이 그 심부름으로 피고인 1에게 금품을 전달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2이 알선행위자인 피고인 1의 알선행위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그와 같은 전달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검사도 피고인 2을 피고인 1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것은 아니므로 결국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알선수재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정범인 피고인 2의 알선수재죄가 성립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인 3의 그에 대한 방조범 역시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2과 피고인 3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여기에 검사가 논하는 바와 같은 알선수재죄에 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피고인 1의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하고,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상고 이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 제13조 /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태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0. 14. 선고 98노631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본즉,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가 고객으로부터 탁송을 의뢰받아 지정된 곳으로 발송 예정인 서류의 포장 안에 피해자 회사 직원 신상래에게 통상의 기독교 선교 인쇄물을 집어넣는다고 말하고 신상래가 모르는 사이에 타종교를 비방하는 내용의 영문종교전단(이하 이 사건 전단이라 한다)을 집어넣어 함께 발송되게 하였다고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업무방해죄에 있어 업무를 '방해한다'함은 업무의 집행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널리 업무의 경영을 저해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사실관계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다면, 고객의 의뢰에 따라 항공속달에 의하여 서류를 배달하는 것을 업무로 하는 피해자 회사가 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객이 배달을 의뢰하지 않은 이 사건 전단이 서류와 함께 전달이 됨으로써 이를 배달받은 사람으로서는 위 서류뿐 아니라 이 사건 전단도 배달을 의뢰한 고객이 보낸 것으로 오인하게 되고 더구나 이 사건 전단의 내용이 특정 종교를 심하게 비방하는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용인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해자가 배달을 의뢰한 고객의 위탁취지에 어긋나게 업무를 처리한 결과가 되었다고 할 것이고, 배달을 의뢰받은 서류 자체가 훼손되지 않고 배달되었다고 하여 피해자의 업무가 방해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배달을 의뢰한 고객의 위탁취지에 어긋나게 배달이 이루어짐으로써 종국에는 피해자의 업무의 경영이 저해될 위험이 발행하였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배달을 의뢰받은 서류 포장 안에 이 사건 전단을 집어넣어 함께 배달되게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서류 배달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판단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사실관계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다면, 피고인이 신상래가 모르는 사이에 이 사건 전단을 서류 포장 안에 집어넣어 함께 발송되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업무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피고인이 신봉하는 교리를 선교할 목적으로 그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업무방해의 고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와 반대의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법 제314조 제1항 / [2] 형법 제314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오용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23. 선고 98노645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공문서부정행사죄는 사용권한자와 용도가 특정되어 작성된 공문서 또는 공도화를 사용권한 없는 자가 사용권한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부정한 목적으로 행사하거나 또는 권한 있는 자라도 정당한 용법에 반하여 부정하게 행사하는 경우에 성립되는 것인바(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도1701 판결, 1981. 12. 8. 선고 81도1130 판결 등 참조), 주민등록표등본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주민의 성명, 주소, 성별, 생년월일, 세대주와의 관계 등 주민등록법 소정의 주민등록사항이 기재된 개인별·세대별 주민등록표의 기재 내용 그대로를 인증하여 사본·교부하는 문서로서 그 사용권한자가 특정되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 용도도 다양하며, 반드시 본인이나 세대원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주민등록법 제1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주민등록표등본의 교부신청은 본인 및 세대원뿐만 아니라 공무상 필요한 경우나 관계 법령에 의한 소송·비송사건·경매목적 수행상 필요한 경우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제3자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타인의 주민등록표등본을 그와 아무런 관련 없는 사람이 마치 자신의 것인 것처럼 행사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문서부정행사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1] 형법 제230조 / [2] 형법 제230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석수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12. 8. 선고 98노126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제1심판결 판시 제1의 각 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판시 범죄사실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 및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이주택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는 제1심법원이 그를 증인으로 채택, 수회에 걸쳐 소환장과 구인영장을 발부하여 그가 소환장을 직접 받은 적도 있었으나, 중풍, 언어장애 등 장애등급 3급 5호의 장애로 인하여 법정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것이고, 그 후 신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속초로 간 후에는 그에 대한 소재탐지가 불가능하게 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의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할 자가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고, 그 진술내용도 피고인이 투자금을 더 투자하기로 한 후에 가등기를 거치기로 하였음에도 이를 어기고 고소인 박현상이 법무사 사무실에 맡겨 둔 가등기 서류를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되찾아 가등기에 필요한 박현상 명의의 서류를 위조하여 가등기를 경료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박현상의 진술과도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이주택의 경찰, 검찰에서의 진술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 한 진술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주택의 각 진술조서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은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박현상과 이주택은 피고인이 가등기에 필요한 거래신고서, 매매예약서, 위임장 등을 위조하여 피고인의 종형인 공소외 공소외 1 명의의 가등기를 경료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으나 어차피 피고인에게 돈을 반환할 처지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 가등기를 피고인이 투자한 1억 1천만 원의 반환채무를 담보하는 것으로 보기로 약정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문서위조나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가 성립한 후, 사후에 피해자의 동의 또는 추인 등의 사정으로 문서에 기재된 대로 효과의 승인을 받거나,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범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대법원 1983. 6. 28. 선고 82도1823 판결, 1998. 4. 14. 선고 98도1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이러한 법리에 따라 피고인을 유죄로 다스린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다.
3. 제3점에 대하여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에 의하면,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성명, 기타 피고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 죄명, 공소사실, 적용법조를 기재하게 되어 있고, 형사소송규칙 제118조 제2항은, 공소장에는 사건에 관하여 법원에 예단이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 기타 물건을 첨부하거나 그 내용을 인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소장에는 법령이 요구하는 사항만 기재하고, 공소사실의 첫머리에 공소사실과 관계없이 법원의 예단이 생기게 할 사유를 불필요하게 나열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공소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도 원칙적으로 범죄의 구성요건에 적어야 하고, 이를 첫머리 사실로서 길고 장황하게 나열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함은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다(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도1751 판결 참조).
그러나 이 사건 공소장에 기재된 첫머리 사실은 다소 길고 장황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이는 이 사건 문서위조의 객체,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의 내용 및 위증의 범의와 내용을 명확히 나타내기 위하여 공소범죄사실에 이르게 된 경위를 적시한 것으로 보이고, 법원의 예단이 생기게 할 우려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아니하므로, 그러한 사실이 기재되었다 하여 공소제기의 방식이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는 할 수 없다.
(2) 기록과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 제1의 다항에서 피고인이 1990. 2. 26. 남양주군청 민원실에서 위조사문서인 피해자 명의의 토지등거래신고서를 행사한 것으로, 제1의 라항에서 피고인이 남양주등기소에서 위조된 매매예약서 등을 등기공무원에게 제출하여 그 정을 모르는 등기공무원으로 하여금 공정증서원본인 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그 무렵 이를 그 등기소에 비치하게 하여 행사한 것으로 기소하고, 제1심판결도 공소사실대로 범죄사실을 인정, 판시한 후 법령의 적용에서 위조사문서 행사,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 그 행사로 의율하였을 뿐 위조사문서행사죄를 상상적 경합관계로 보지는 아니하였다.
이로 미루어 보면, 공소사실 제1의 라항에서 위조된 매매예약서 등을 등기공무원에게 제출하였다는 기재 부분은 공소사실 중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 행위의 내용을 적시한 것에 불과하여 검사가 이 부분을 따로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기소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그 취지가 분명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사실심인 원심으로서는 이 점에 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 대한 공소 범죄사실의 내용과 그에 대한 적용법조를 명확하게 특정하도록 한 다음 이를 심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피고인이 위조된 매매예약서와 위임장을 동시에 행사한 것에 대하여도 기소된 것으로 속단한 나머지, 위조된 매매예약서 및 위임장을 행사한 부분까지도 유죄로 인정하여 이를 상상적 경합범으로 의율하였는바(또한 원심판결의 법률적용란에는 두 죄 상호간을 범정이 무거운 판시 위조된 매매예약서 행사죄에 정한 형에 가중한다고 기재하였으나, 이는 그 앞에 적용법조로 형법 제40조, 제50조를 기재한 것에 비추어 범정이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는 것의 오기로 보인다.), 이는 판결 이유에 모순이 있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와 단순일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양형의 조건을 참작함에 차이가 생겨 선고형을 정함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만일 검사가 위조된 토지등거래신고서의 행사죄만을 기소한 것으로 본다면 원심의 이러한 법률적용상의 위법 또한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6. 9. 선고 97도856 판결, 1996. 5. 10. 선고 96도51 판결 등 참조).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는 공무원에 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신고하여 공정증서원본에 그 허위사실을 기재케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인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판시 제1의 가, 나항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함께 법무사 사무실에 맡겨둔 가등기 서류를 피해자 모르게 혼자서 되찾아 가등기의 원인인 매매예약의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고소인간에 목적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예약이 성립된 것처럼 백지 매매예약서와 위임장을 이용하여 그 백지 부분을 임의로 보충하는 방법으로 가등기 절차에 필요한 매매예약서와 위임장을 위조하여 이를 등기공무원에게 제출하여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였다는 것이므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의 범죄사실은 가등기 원인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가등기 원인사실이 있는 것처럼 불실의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판단하였음을 충분히 알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의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거나, 불실기재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적이 없으면서 종형인 공소외 1에게 그로부터 받은돈으로 토지매매대금이 전액 지급된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그로 하여금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이 있는 것처럼 잘못 믿어 반소를 제기하도록 하고, 그 가등기를 경료하는 과정에서 위조한 피해자 명의의 서류들을 증거로 제출하고, 더 나아가 허위의 증언을 하였다고 인정하고서, 그 중 반소를 제기하여 소송을 수행하게 한 행위를 소송사기의 미수죄로 다스림과 아울러, 피고인이 그 민사소송에서 실질적인 당사자의 역할을 하는 한편으로 그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증한 행위를 소송사기와 별도로 위증죄로 다스린 것은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송사기 및 위증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이 위조된 매매예약서와 위임장을 행사한 점에 대하여도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공소제기된 것으로 오인하여 이를 상상적 경합범으로 의율하는 한편, 그 판시 사문서위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그 행사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단한 제1심판결 판시 제1의 각 죄인 사문서위조, 그 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그 행사에 대한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이를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지창권 송진훈(주심) 변재승 | [1] 형법 제228조 , 제231조 / [2] 형사소송법 제254조 / [3] 형법 제40조 ,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최재호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2. 5. 선고 98노1227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피고인 1의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간통의 유서는 명시적으로 할 수 있음은 물론 묵시적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방식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어떤 행동이나 의사의 표시가 간통의 유서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배우자의 간통사실을 확실하게 알면서 그와 같은 간통사실에도 불구하고 혼인관계를 지속시키려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만 하고(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도2409 판결 참조), 피고소인들이 수년간 동거하면서 간통하고 있음을 고소인이 알면서 특별한 의사표시나 행동을 하지 않은 경우에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고소인이 위 간통을 묵시적으로 유서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71. 2. 23. 선고 71므1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 고소인 고소인이 피고인들의 간통을 유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기록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것과 같은 간통의 유서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사실오인으로 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간통죄는 성교행위마다 1개의 죄가 성립한다고 함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며, 피고인들이 장기간에 걸쳐 동거하며 간통을 하였다고 하여 포괄 1죄로 볼 것은 아니다.
이 점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지창권 변재승 | [1] 형법 제241조 / [2] 형법 제241조 | 형사 |
【피고인겸피감호청구인】
【상고인】
피고인겸피감호청구인
【변호인】
변호사 서예교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2. 4. 선고 98노3086, 98감노18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감호청구사건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사건에 관한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85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겸피감호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과 그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피고 사건에 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볼 때,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절도의 습벽에 기인한 것임이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을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죄로 처벌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구속이 위법하다는 주장은 그같은 위법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 한(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위법은 원심판결 선고 이후에 발생한 것이므로 그것이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임은 명백하다) 독립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소정의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고,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는 주장 또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보호감호청구사건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1972. 8. 29.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8월을, 1973. 2. 20. 같은 법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1년을, 1974. 6. 18. 같은 법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2년을, 1982. 9. 29. 같은 법원에서 특수절도죄로 징역 2년을 각 선고받고, 1986. 3. 11.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죄로 징역 5년 및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아 청송 제2보호감호소에서 위 보호감호 처분의 집행을 받던 중 1996. 4. 26. 가출소(감호기간 종료 예정일 : 1997. 6. 1.)한 자인바, 상습으로, 1998. 3. 7. 14:30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 7의 13에 있는 향군회관 1층 예식장에서 열리는 신부 임정란의 결혼식장에 이르러 신부측 하객인 것처럼 가장하여 신부측 접수대에서 접수를 도와주는 척 하다가 감시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150,000원이 들어 있는 신부측 혼주인 피해자 임병권 소유의 축의금 봉투 3개를 몰래 들고 나와 이를 절취한 것으로써, 피고인의 그 동안의 행적, 범죄경력, 가정환경, 범행대상과 범행수법의 동종성 그리고 상습범행으로 나타난 절도의 습벽 등에 비추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사회보호법 제5조에 규정된 보호감호요건인 재범의 위험성이라 함은 재범의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감호청구인이 장래에 다시 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고도의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피감호청구인의 직업과 환경, 연령, 가족관계,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회수,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 당해 범행이 상습의 습벽에 의한 것이라 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반드시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9. 22. 선고 92감도13 판결, 1991. 11. 12. 선고 91감도128 판결, 1989. 11. 28. 선고 89감도149 판결 등 참조).
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 판시와 같이 수차례의 절도 전과가 있는 데다가 상습절도죄로 보호감호처분까지 받고 가출소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피고인은 보호감호소에 재감 중에 직업훈련을 받아 화훼재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1996. 4. 26. 가출소 직후부터 가출소시 지급받은 작업보상금으로 스넥식당을 경영하다가 여의치 않자 형의 도움을 받아 가죽의류판매점을 경영하던 중 1997. 4. 22.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을 훔친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으나 같은 해 12. 9.경 보석으로 석방된 후 1998. 3. 10. 대법원에서 무죄확정판결을 받은 사실, 피고인은 석방 후 장시간의 구금생활 등으로 인하여 위 의류판매점의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중 1998. 3. 7. 이 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절도범행을 저지르게 되었고, 검사는 같은 해 4. 21. 피고인이 초범이고(어떠한 연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위 사건 기록에 첨부된 피고인의 범죄경력조회서에는 피고인이 종전에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다) 사안이 경미하며 피해품이 회수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사실, 그런데 검사는 피고인이 같은 해 6. 6.에 또다른 절도범행(이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이 무죄를 선고하였다)을 저질렀다고 송치되어 오자 위 기소유예하였던 1998. 3. 7.자 범행까지 포함하여 피고인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죄로 구속, 기소한 사실, 피고인은 1945. 11. 23.생으로 초로의 나이이며, 유죄로 인정된 절도범행에 대하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고, 그 형제들도 피고인이 다시는 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피고인의 갱생을 돕겠다는 취지의 탄원을 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이 사건 범죄사실은 경위야 어떻든지간에 검사가 처음에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던 사안인데,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다른 범죄사실을 기소하면서 함께 기소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피고인으로서는 위 기소유예처분 후에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등 상황변화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소유예되었던 범죄행위에 대하여 기소되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었는바, 위와 같이 기소유예되었다가 다시 기소된 사정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출소 후의 갱생노력,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된 동기와 수단, 개전의 정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본형을 복역하고 출소한 후 동종, 유사한 죄를 다시 저지를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다른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더 심리하여 보기 전에는 섣불리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에게 사회보호법 제5조 소정의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피고인을 보호감호에 처한 조치에는 보호감호의 요건인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사건에 관한 상고는 기각하고, 감호청구사건에 관한 부분은 이를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1] 사회보호법 제5조 / [2] 사회보호법 제5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이영학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4. 22. 선고 97노568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조치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지적하는 것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이 점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2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고',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는 검사의 공소장 변경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대법원 1975. 10. 23. 선고 75도2712 판결 참조),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도3297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원심 제5회 공판기일 직전에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을 일부 수정하고, 예비적으로 장물운반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음에도 원심은 이를 허가하지 아니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에 대한 원래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공소외 공소외인과 합동하여 1997. 2. 2. 00:00경 동두천시 생연동 400의 3 앞길에서 피해자 정원형 소유의 경기5 크1760호 그레이스 승합차를 절취하였다.'는 것이고, 예비적으로 추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1997. 2. 3. 01:40경(1997. 2. 2. 01:40경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 동두천시 생연동 소재 신천교에서 같은 동 398 소재 금시당 앞길까지 공소외 공소외인이 절취하여 온 피해자 정원형 소유의 경기5 크1760호 그레이스 승합차가 장물인 정을 알면서 운전하여 가 장물을 운반하였다.'는 것이어서, 그 시기와 장소 및 행위의 태양을 다소 달리하기는 하나 시기와 장소는 매우 근접해 있고, 피해자와 피해품이 같아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이 다르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공소외인의 전화를 받고 1997. 2. 2. 01:40경 동두천시 생연동 소재 신천교에서 경기5 크1760호 그레이스 승합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 위 공소외인을 만나 위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같은 동 398 소재 금시당 앞길까지 와 그 곳에서 위 공소외인과 다투다가 집에 가겠다고 하면서 위 승합차 운전석에 올라타고 있다가 검거되었다고 일관되게 변소하고 있는바, 제1심 및 원심의 증거조사는 피고인이 공소장 기재 일시·장소에서 위 승합차를 절취한 것인지에 관한 것이고, 위 예비적 공소사실이 심판대상이 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의 경우 위 각 공소사실이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결국 그에 관한 증거관계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기록에 의해 살펴보아도 원래의 공소사실인 절도의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 것과 마찬가지로 위 예비적 공소사실인 장물운반의 점을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여지고, 달리 장물운반의 점만을 입증할 만한 다른 증거가 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경우라면 원심으로서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을 허가하고 추가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심리를 하였다고 한들 결국 이 부분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각 무죄를 선고하였을 것임이 분명하므로, 검사의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지 아니한 채 변경 전의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있다고 할 것이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결국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지창권 변재승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2. 5. 선고 98노401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은 수표를 발행하거나 작성한 자가 그 수표를 회수한 경우 수표소지인이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아 같은 조 제2항 및 제3항의 죄를 이른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취지라고 해석함이 상당하고(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1971 판결, 1994. 5. 10. 선고 94도475 판결 등 참조),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 및 고소취소 불가분의 원칙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33조의 규정이 반의사불벌죄에 준용되지 아니함(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도1689 판결 참조) 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의 입법 취지는 수표거래질서의 확보를 위한 본래의 법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정수표를 회수한 경우 등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부도를 낸 기업인의 기업회생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는 것인바, 부정수표의 회수는 수표소지인이 수표를 여전히 소지하면서 단순히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만을 표시하는 경우와는 달리 그 회수사실 자체가 소극적 소추조건이 되고, 그 소지인의 의사가 구체적·개별적으로 외부에 표출되지도 아니하며, 부정수표가 회수되면 그 회수 당시의 소지인은 더 이상 수표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는 점,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부정수표를 돌려주거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수표소지인이라 함은 그 수표의 발행자나 작성자 및 그 공범 이외의 자를 말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부정수표가 그 발행자나 작성자 및 그 공범에 의하여 이미 회수된 경우에는 그 수표에 관한 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수표소지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는 점 및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의 규정 형식상 '수표소지인의 명시한 의사'는 수표를 회수하지 못하였을 경우에 소추조건이 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부정수표가 공범에 의하여 회수된 경우에 그 소추조건으로서의 효력은 회수 당시 소지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다른 공범자에게도 당연히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부정수표를 실제로 회수한 공범이 다른 공범자의 처벌을 원한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부정수표단속법위반 공소사실 중 이 사건 공소제기 이전에 공범인 공소외인에 의하여 이미 회수된 그 판시의 수표 5장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를 적용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형사소송법 제233조 및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 , 형사소송법 제233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1998. 12. 31. 선고 98노293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항은 '도검'이라 함은 칼날의 길이가 15㎝ 이상되는 칼·검·창·치도(w$刀)·비수 등으로서 성질상 흉기로 쓰여지는 것과 칼날의 길이가 15㎝ 미만이라 할지라도 흉기로 사용될 위험성이 뚜렷이 있는 것 중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므로, 같은 조항 후단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규정한 도검은 칼·검·창·치도(w$刀)·비수 등으로서 성질상 흉기로 쓰여지는 것 가운데 칼날의 길이가 15㎝ 미만이어서 같은 항 전단 소정의 도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흉기로 사용될 위험성이 뚜렷이 있는 것을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법시행령 제4조 제1항과 같은 조 제2항 관련 [별표 1]은 법 제2조 제2항이 정의한 도검의 종류를 칼날의 길이가 15㎝ 이상인 월도·장도·단도·검·창·치도(w$刀)·비수(법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7호)와 칼날의 길이가 15㎝ 이하이면서 칼날의 길이가 6㎝ 이상인 재크나이프(같은 항 제8호), 칼날의 길이가 5.5㎝ 이상이고, 45도 이상 자동으로 펴지는 장치가 있는 비출나이프(같은 항 제9호) 등으로 구분하고, 법시행령 제4조 제2항 관련 [별표 1]은 그 종류에 따른 도검의 규격과 형태를 다시 규정하면서, 다시 법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0호는 그 밖의 6㎝ 이상의 칼날이 있는 것으로서 흉기로 사용될 위험성이 뚜렷이 있는 도검을 법 제2조 제2항의 도검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법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0호는 법 제2조 제2항 후단의 규정에 따라 법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9호 소정의 도검류의 형태를 갖추었으나 칼날의 길이가 15㎝ 미만인 것 중에서 칼날의 길이가 6㎝ 이상이고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뚜렷이 있는 것을 도검의 종류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손도끼들은 그 종류나 형태 자체가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도검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하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손도끼들을 소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법 제71조 제1호, 제12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법 제2조 제2항, 법시행령 제4조 제1항, 제2항의 도검의 정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 |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제2조 제2항 ,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0호 | 형사 |
【피고인】
【재항고인】
피고인
【원심결정】
부산고법 1999. 2. 23.자 99초31 결정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원심법원에서 징역 3년 6월의 형을 선고받은 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상고를 포기하였지만 가족들의 권유 등에 따라 당초의 의사를 바꾸어 다시 상고심의 판단을 받기 위하여 이 사건 상소권회복청구에 이르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상소를 포기한 자는 다시 상소를 제기할 수 없어 상소권회복을 청구할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의 상소권회복청구를 형사소송규칙 제154조에 근거한 절차속행의 신청으로 본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내세우는 점은 피고인의 상고포기를 부존재 또는 무효라고 볼 사유가 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상소권회복청구를 기각하였다.
2. 상소권회복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사람이 이를 청구하는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9. 2. 10. 원심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같은 날 상고를 포기한 후 상고제기기간 내인 같은 달 13. 원심법원에 상고의 포기가 무효임을 주장하여 상고를 제기하면서 이 사건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상고제기기간이 경과하기 전에는 상고포기의 효력을 다투면서 상고를 제기하여 그 상고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으면 되고, 별도로 상소권회복청구를 할 여지는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상소권회복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3. 한편 형사소송규칙 제154조의 규정에 의한 상소절차속행신청은 상소가 제기된 후 피고인 등이 상소를 포기하거나 취하하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하거나 또는 공판정에서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는 이유로 재판 없이 상소절차가 종결처리된 경우에 상소포기 또는 취하의 부존재 또는 무효를 주장하여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라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9. 4. 26.자 99모10 결정 참조),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의 이 사건 상소권회복청구를 형사소송규칙 제154조에서 정한 상소절차속행신청으로 본다 하더라도,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피고인이 상고를 포기한 후 상고를 제기한 경우에는 피고인으로서는 그 상고에 의하여 계속된 상고절차나 원심법원의 상고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절차 등에서 피고인의 상고포기가 부존재하거나 무효임을 주장하여 구제받을 수 있으므로, 위 규정에 의한 상소절차속행신청을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상소를 포기한 자는 형사소송법 제354조에 의하여 그 사건에 대하여 다시 상소를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의 상고포기에 부존재 또는 무효 사유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부적법한 상소권회복청구에 대한 이 사건 판단과는 별도로, 이와 함께 제기된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상고포기로 인한 상소권 소멸 후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결정으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0. 4. 4.자 80모11 결정 참조).
4. 원심이 그 설시 이유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의 상소권회복청구를 배척하였음은 결과적으로 옳고, 여기에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변재승(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45조 / [2] 형사소송규칙 제154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문성윤
【원심판결】
제주지법 1998. 12. 24. 선고 98고단10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소송비용 중 국선변호료 10만 원은 피고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피고인의 항소이유 제1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운행하던 도로는 모래와 흙 등으로 뒤덮여 중앙선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이 중앙선이 있는 것을 인식하고 중앙선을 침범하여 사고를 냈다고 사실을 그릇 인정하거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2호 소정의 '중앙선 침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고, 항소이유 제2점의 요지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데 있다.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운전하여 온 선흘 2리 삼가로에서 사고장소 이전 지점까지의 도로 및 사고 지점 이후의 도로에는 중앙선이 다소 마모되어 희미해지기는 하였으나 육안으로도 충분히 중앙선 인식이 가능한 상태에 있었으며 사고 장소 부근을 전후한 100m 정도만 흙으로 뒤덮여 식별하기가 어려웠던 사실, 그런데 피고인은 차량을 운전하여 원심 판시와 같이 커브길인 이 사건 사고지점 부근을 운행하다가 제대로 우회전을 하지 못한 채 중앙선을 훨씬 넘어 침범하여 마주오던 피해 차량과 충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비록 사고지점이 흙으로 뒤덮여 그 지점의 중앙선에 대한 인식이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앞서 피고인이 진행하여온 차로에 중앙선이 표시되어 있었고 피고인도 이를 인식하였던 점, 중앙선 식별이 어려운 지점이 불과 100m 정도에 불과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운전자인 피고인으로서는 사고장소 부근에도 중앙선이 설치되어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중앙선을 훨씬 침범하여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일으켰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이나 교통사고 전력이 없는 초범인 사정, 피해자들에게 상당 금액을 배상하고 합의하여 피해자들도 그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사정, 피고인이 사고지점 부근의 도로는 초행길이었고 사고지점의 중앙선을 식별하기 쉽지 않았던 사정,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생활태도, 가정환경, 개전의 정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모든 조건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무겁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해당란의 기재 내용과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적용법조 및 형의 선택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제2항 단서 제2호, 형법 제268조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판시 각 죄 상호간:범정이 더 무거운 피해자 정미련에 대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종류의 선택
벌금형 선택
1.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앞서 본 정상 참작, 유예된 형:벌금 1,000,000원, 노역장 유치기간 1일 금 20,000원)
1. 소송비용의 부담
형사소송법 제186조
판사 김상균(재판장) 강선명 조정현 |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창주
【원심판결】
제주지법 1998. 9. 29. 선고 98고단109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을 벌금 2,000,000원으로 정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4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2일을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에 산입한다.
피고인은 위 벌금 상당액을 가납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등속조인트 해체의 점에 관한 자동차관리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유】
피고인의 첫 번째 항소이유의 요지는 이 사건과 같이 이미 자동차로부터 분해·유통되고 있는 폐기된 등속조인트를 해체하는 행위는 자동차에 붙어 있는 등속조인트를 해체하는 행위와는 다른 것이어서 그러한 행위를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에 해당하는 행위로는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등속조인트 해체 행위를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고 그에 대하여 자동차관리법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함으로써 자동차관리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 항소이유의 요지는 가사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가 유죄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다만, 검사가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등속조인트 해체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누구든지 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를 해체하여서는 아니됨에도, 1997. 5. 1.경부터 1998. 6. 30.까지 제주시 용담1동 1614 소재 5평 규모의 창고에서 자동차 폐부품을 수거하여 재생, 판매할 목적으로 그라인더, 구리스, 페인트, 고무부트 등을 구비하여 놓고, 해체가 금지되어 있는 동력전달장치 중의 하나인 등속조인트 폐품을 카센타 등지에서 수거한 다음 등속조인트 폐품에 부착된 고무부트, 핀, 베어링 등을 함부로 떼어내고 미리 준비한 다른 베어링과 고무부트를 끼우고 구리스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등속조인트 3,105개 시가 합계 1억여 원 상당(정품시가 3억 4천여 만 원)을 재생하여 제주도 일원의 카센타 등지에 판매함으로써 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를 해체하고"를 "누구든지 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 등을 해체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폐부품을 수거한 후 해체·재생하여 판매하기로 마음먹고, 1997. 5. 1. 제주시 용담1동 1614 소재 5평 규모의 창고에서 그라인더, 그리스, 페인트, 고무부트 등을 구비하여 놓고 쏘나타 승용차의 동력전달장치 중의 하나인 등속조인트 폐품을 카센타 등지에서 수거한 다음 등속조인트 폐품에 부착된 고무부트, 핀, 베어링 등을 함부로 떼어내고 미리 준비한 다른 베어링과 고무부트를 끼우고 구리스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등속조인트를 해체·재생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1998. 6. 30.까지 같은 장소에서 등속조인트 3,105개(정품시가 3억 4천여 만 원)를 해체·재생하여 제주시 일원의 카센타 등지에 판매함으로써 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를 해체하고"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을 신청하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으나 그 구체적인 행위내용을 좀더 자세하게 기재한 외에 다른 내용이 없어 이로 말미암아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소사실의 변경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할 필요는 없고 이하에서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피고인의 이 사건 등속조인트 해체 행위가 이미 자동차로부터 분해되어 유통되고 있는 폐기된 등속조인트를 해체한 행위임은 변경된 공소사실의 기재 내용을 비롯하여 이 사건 기록상 명백하다. 그리고 등속조인트가 자동차관리법 제35조,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제57조 제1항 및 자동차관리법시행령 제8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동력전달장치인 사실과 동력전달장치를 포함하여 자동차의 장치 중 자동차관리법시행령 제8조 제2항 제1호 내지 제10호 소정의 장치는 자동차의 점검·정비 또는 구조·장치의 변경을 하고자 하는 경우나 폐차를 하는 경우 등 자동차관리법이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것의 해체가 금지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자동차관리법 제35조 각 호 참조). 그러나 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처벌 법규로 적시한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는 '제35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자동차'를 무단 해체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자동차관리법 제35조가 규정한 행위와는 문면상 그 객체를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자동차관리법 제35조의 위반 행위의 객체는 '자동차의 장치'인 반면,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에 규정된 행위의 객체는 '자동차'이다. 따라서 어떠한 행위를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에 규정된 행위로 볼 수 있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즉 우선은 자동차관리법 제35조에 위반하여 자동차관리법시행령 제8조 제2항 제1호 내지 제10호 소정의 자동차의 장치를 해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는 그러한 행위가 곧 자동차의 해체의 한 유형으로 파악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자동차관리법 소정의 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인 등속조인트를 분리·해체함으로써 자동차의 장치를 해체하였던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나 앞서 본 자동차관리법의 해석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피고인의 그 행위를 자동차를 해체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통상 자동차의 해체라는 것은 자동차에 붙어 있는 부속품들을 떼어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이미 자동차에서 분해되어 나온 자동차의 장치를 분리·해체하는 것을 자동차의 해체로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앞서 보았듯이 자동차를 '폐차'하는 경우에는 자동차의 장치를 해체할 수 있는바, 그에 따라 자동차를 해체하는 경우 일정한 자동차의 장치는 반드시 그 성능을 유지할 수 없도록 압축·파쇄 또는 절단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등속조인트는 그 동력전달장치로서 그와 같은 압축·파쇄 또는 절단의 대상이 되는 자동차 장치에 해당하지 않는 사정(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5호, 그 시행규칙 제138조 제1항), 그리고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폐기물의 발생억제, 자원의 절약 및 재활용촉진을 통하여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국민복지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에서 사용되었거나 사용되지 아니하고 버려진 후 수거되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재활용하는 것이 그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고 재활용이 쉽도록 제품의 구조나 재질의 개선 등이 필요한 제품을 '제1종 지정제품'으로 정의하고 '자동차'를 그 제품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정(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위 법률시행령 제3조 제1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결국 피고인이 이미 자동차로부터 분해·유통되고 있던 이 사건 등속조인트 해체 행위는 자동차의 해체 행위에 해당한다 할 수 없고 오히려 이 사건 등속조인트는 자동차에서 분해되어 나온 후에도 수명이 남아 있는 한 재생되어 사용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그와 같은 행위를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에 따라 처벌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등속조인트 해체 행위는 결국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 소정의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행위를 범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령 적용을 잘못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자동차관리법위반죄 부분이 무죄로 인정되는 이상 그에 터잡은 원심판결 전부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항소 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및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 후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1998. 6. 29.경 제주시 이도 2동 (상세주소 생략) 공소외 인이 경영하는 '(상호일부 생략) 카센터'에서 자동차정비업 등록을 하지 아니한 공소외인이 성명불상의 고객 2명으로부터 세피아 승용차의 수리를 의뢰받고 그 차량들의 등속조인트를 교체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등속조인트 재생품을 주문하자, 공소외인에게 위와 같이 재생한 등속조인트 2개를 8만 원에 납품하여 주어,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이를 이용하여 승용차의 등속조인트 부분을 정비케 함으로써 공소외인의 무등록 자동차정비영업행위를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이에 부합하는 진술
1. 검사가 작성한 송봉수, 신상민, 윤종열, 공소외인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자동차관리법 제79조 제3호, 제53조 제1항, 형법 제32조 제1항
1. 형의 종류의 선택
벌금형 선택
1. 법률상 감경
형법 제32조 제2항, 제53조 제1항 제6호
1.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1. 가납 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자동차관리법위반의 점에 대한 요지는 피고인이 자동차관리법 제35조에 의하여 무단 해체가 금지되어 있는 자동차 장치의 일종인 등속조인트를 해체함으로써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3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이 사건 등속조인트 해체 행위는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균(재판장) 강선명 조정현 |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5호 , 제35조 , 제80조 제3호 , 자동차관리법시행령 제8조 제2항 ,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제138조 제1항 ,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 제2조 ,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시행령 제3조 제1호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9. 1. 29. 선고 96노7175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통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당국으로부터 음반 및 비디오물 제작업자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판매 또는 대여의 목적으로 음반 또는 비디오물을 복제하였고, 음반 및 비디오물 판매·대여업자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음반 및 비디오물을 판매·대여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행정청이 피고인들의 제작업자나 판매·대여업자 등록의 수리를 별다른 이유 없이 거절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행정쟁송으로 다툼은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이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제작업이나 판매·대여업을 한 이상 이는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0. 8. 10. 선고 90도1062 판결, 1986. 9. 9. 선고 85도1355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벌금 7,000,000원의 형이 선고된 원심판결에 대하여는 형의 양정이 부당함을 들어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 제26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8. 7. 선고 97노733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채택한 증거를 인용하여, 피고인은 1989. 11. 18. 그 소유의 충남 아산군 C 전 6,304㎡와 D 전 3,306㎡ 등 2필지 합계 9,610㎡ 중 2,000평을 피해자인 E, F, G, H에게 평당 금 60,000원에 매도하였으나 그 소유명의는 여전히 피고인 앞으로 신탁하여 둔 사실(이하 위 2필지 합계 9,610㎡를 '이 사건 토지'라고 하고, 그 중 피해자들이 매수한 위 2,000평을 '계쟁 토지'라고 한다), 피고인은 1995. 6. 14. 피해자들을 대표한 E로부터 계쟁 토지를 같은 해 7. 15.까지 평당 금 120,000원에 매도하되 그로 인한 양도소득세, 소개비 등 일체의 경비는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도위임을 받은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공소외 I에게 이 사건 토지의 매수자를 알선하여 줄 것을 의뢰하였는데, I는 당시 이 사건 토지를 비롯한 인근 토지들을 아파트 부지로 사용하고자 하는 공소외 J(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으로부터 위 토지들을 평당 금 250,000원 이하의 가격으로 매수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1995. 6. 28. I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평당 금 210,000원에 매도하라는 제의를 받고 I와 타협 끝에 이를 평당 금 250,000원에 매도하기로 하여 다음날 소외 회사의 매수실무자였던 공소외 K와 같은 내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금 150,000,000원을 교부받은 사실, 피고인은 같은 해 7. 3. 피해자들에게 위와 같은 매매계약체결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계쟁 토지를 평당 금 120,000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으로 금 30,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그 뒤 소외 회사와의 매매계약체결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같은 해 8. 16. 위 매도위임가격을 초과한 매도대금 중 평당 금 45,000원만 피고인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였다가 피고인의 이의로 다시 1996. 4. 17. 평당 금 90,000원을 피고인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1995. 6. 14.자 매도위임약정은 피고인에게 계쟁 토지를 평당 금 120,000원 이상으로 매도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일 뿐 피해자들과 피고인 사이에 매도위임가격을 초과하는 부분을 모두 피고인에게 귀속시킨다는 특약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 약정이 '매도위임'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상 피고인이 이를 제3자에게 매도한 후의 매도위임가격을 초과한 매도대금에 관한 정산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되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들에게 실제 매도가격을 고지할 의무가 있으며, 그 밖에 피고인이 계쟁 토지를 매도한 후 2회에 걸쳐 피해자들과 합의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이 1995. 7. 3.자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소외 회사와 사이의 매매계약 체결사실을 고지받았다면 그와 같은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충분히 추단할 수 있고, 피고인은 계쟁 토지에 관하여 이미 명의신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다시 그에 관한 매도위임까지 받았으므로 이를 제3자에게 매도하는데 아무런 법률상, 사실상의 장애가 없었고, 실제로 이미 소외 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위와 같이 피해자들과 새로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까지 지급한 것은 피해자들과 사이에 이루어져야 할 계쟁 토지의 매도대금에 관한 정산을 피하고자 하는 피고인의 편취 범의가 객관적으로 발현된 것이라고 볼 것이다라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사기미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원심은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계쟁 토지를 평당 금 120,000원 이상에 매도할 것을 허용하였던 것이라고 하나, 위 처분권 위임시 작성된 각서 및 매도위임장(증 제1호)에는 매도가격을 평당 금 120,000원으로 정한다고 명기되어 있어 평당 금 120,000원 이상에 매도하기로 하였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처분문서인 위 각서 등의 문면과 일치하지 아니하고 달리 원심이 들고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원심이 적법히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해자들 스스로 그 대금 및 단기의 처분기한을 정하여 계쟁 토지의 처분권을 피고인에게 위임하였고, 위 처분에 따른 양도소득세와 소개비 등 제 경비는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경우 원심 판단대로 그 처분 대금 중에서 위임된 가격과의 차액을 추후 다시 정산하여야 하는 것이라면 어째서 피고인이 위 처분에 소요되는 비용과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기로 하였는지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계쟁 토지를 피해자들에게 매도한 이후에도 여전히 공부상의 소유명의를 보유하면서 6년 가까이 이를 관리하여 왔으며, 위 관리기간 중 지목변경에 소요된 비용 및 수해복구에 지출된 비용을 부담한 외에는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계쟁 토지의 관리비용을 지급하거나 직접 이를 관리한 바가 없는 점, 피해자들 스스로도 계쟁 토지를 매도한 후 피고인과 피해자들과 사이에 피고인을 매수인으로 한 새로운 매매계약서를 적성한 것은 당초의 처분권 위임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정산절차상의 필요에 의한 것일 뿐 그것을 가지고 새로운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지위 및 신분, 상호관계, 계쟁 토지의 매수 및 관리에 관한 그간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1995. 6. 14.자 피해자들과 피고인 사이의 매도위임약정은 피고인이 그 노력과 비용하에 계쟁 토지를 타에 매도하되 실제 매도대금의 다과와 상관없이 피해자들에게 평당 금 120,000원에 상당한 금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초과이득은 피고인에게 귀속하며 이에 대하여 피해자들은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것이었다고 볼 여지가 크고, 사실관계가 그와 같다면 설령 피고인이 계쟁 토지를 위임받은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타에 매도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을 피해자들에게 고지하여야 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채택한 증거만으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계쟁 토지를 평당 금 120,000원 이상으로 매도할 것을 허용하였을 뿐이어서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실제 매도대금 중 매도위임가격을 초과하는 이득에 관한 정산의무가 남아있다고 단정하고, 이를 전제로 소외 회사와의 매매계약체결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피고인의 행위를 사기죄의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처분권 위임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사기죄에 있어서 고지의무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형법 제347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윤학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8. 12. 30. 선고 98노74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제출기한이 지난 후에 접수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제84조의 위헌 주장에 대하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84조는 "자치구·시·군의회의원 선거의 후보자와 무소속후보자는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할 수 없다. 다만, 정당의 당원경력의 표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법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법 제84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이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에 대하여 위와 같이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하는 행위(이하 그와 같은 행위를 '정당표방행위'라고 한다)를 금지하고,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의 정당표방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자치구·시·군의 기초자치가 소규모 생활자치·주민자치인 점을 고려하여 기초의회인 자치구·시·군의회의 의원선거가 정당의 대리전화하는 것을 예방하고, 후보자들 사이에 공평한 조건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서 그 방법으로 특정 정당이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에 대하여 지지를 한다거나 또는 그 후보자를 추천하였다는 뜻을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것을 금지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한편, '표방'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생각이나 의견 혹은 주의나 주장 따위를 공공연하게 밖으로 드러내어 내세우는 것이므로, 법 제84조가 금지하는 행위는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가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혹은 특정 정당으로부터 후보자로 추천을 받았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드러내어 내세우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법 제84조가 금지하는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어떠한 표현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적, 지리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시기, 그 선거구의 일반적인 유권자들이 그 표현을 접할 때에 특정 정당이 당해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를 지지하고 있거나, 혹은 특정 정당이 당해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하였다는 뜻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에 따라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볼 때에 법 제84조가 정당표방행위의 유형을 개별적·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어떠한 표현이 법 제84조가 금지하는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하는지, 해당하지 않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가능하다 할 것이고, 법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제84조가 규율하려고 하는 범죄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하게 되어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가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법의 위 각 조항이 헌법의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이 그대로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그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이 사건에서 원심이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사회적 사실은, 피고인이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목포시 북교동 선거구에서 목포시의회 의원 후보자로 출마하여 1998. 5. 12.경 목포시 용당동에 있는 하성인쇄소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피고인의 선거공보를 제작하고 이를 목포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여 같은 달 24.경 피고인이 출마한 선거구 관내 2,237세대와 부재자 142명에게 위 선거공보(이하 이 사건 선거공보라고 한다)를 발송하게 하였다는 것인바, 이를 나누어 보면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이다.
①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시장후보와 도의원후보와 같이 1면에 새모양의 초록색 바탕에 후보자인 피고인의 사진을 게재하고,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도의원후보와 같이 같은 면 하단부에는 새모양의 노란색 바탕에 기호와 성명을 표시한 점.
② 2면에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위원장인 김홍일 국회의원과 촬영한 사진을 게재한 점.
③ 4면에 약력 부분에는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에서 시의원 후보자들에게 통일되게 부여한 새정치국민회의 '현(現)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북교동 지방자치위원장'이라는 당직을 게재한 점.
이하 위 세 가지 표현이 각각 혹은 전체로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하는지 차례로 살펴본다.
나. 1면의 초록색 새모양 바탕과 노란색 새모양 바탕
기록에 의하면 각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목포시장 후보 권이담과 목포시 제1선거구 도의원 후보 정순태가 그들의 선거공보의 1면에 왼쪽 위로 날아가는 형상의 초록색 새모양과 그 새모양을 둘러싸고 있는 하늘색 테두리 및 왼쪽 상단의 짙은 파란색 바탕 위에 후보자의 사진을 게재하였고, 그와 같은 표현 방식에 있어서 피고인의 선거공보는 완전히 동일하고, 정순태는 그의 선거공보의 1면 하단에 역시 왼쪽으로 날아가는 형상의 노란색 새모양 바탕 위에 파란색으로 후보자의 이름을 표시하였고, 그와 같은 표현 방식에 있어서 피고인의 선거공보는 완전히 동일함을 알 수 있고, 또한 피고인이 출마한 목포시 북교동 선거구는 동시에 위와 같이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목포시장 후보 및 도의원 후보들의 선거구이기도 하기 때문에 목포시 북교동 선거구의 유권자들은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목포시장 후보 및 도의원후보들의 선거공보와 피고인의 선거공보를 모두 접하도록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선거공보의 표현은 그 자체만으로는 피고인이 새정치국민회의 또는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거나 혹은 그로부터 추천을 받았다는 뜻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지만,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목포시장 후보 및 도의원 후보들의 선거공보 표현과 동일한 표현을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피고인이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것이라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주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더욱이 기록에 의하면,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에서 1998. 4. 하순경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새정치국민회의의 추천을 받아 출마하는 목포시장 후보 권이담과 도의원후보 정순태, 이완식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내천(內薦)을 받아 출마하는 목포시의회 의원 후보인 피고인 등 25명의 선거공보의 디자인과 제작을 일괄하여 화성디자인 인쇄소를 경영하는 공소외 서재갑에게 발주하였고, 서재갑이 5종의 선거공보 디자인을 만들어 목포시장 후보와 도의원 후보들에게 제시하는 선거공보 디자인과 목포시의회 후보들에게 제시하는 선거공보 디자인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위 각 후보들에게 마음에 드는 선거공보 디자인을 고르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위의 모든 후보들이 선거공보의 1면에 왼쪽 위로 날아가는 형상의 초록색 새모양과 그 새모양을 둘러싸고 있는 하늘색 테두리 및 왼쪽 상단의 짙은 파란색 바탕 위에 후보자의 사진을 게재하는 표현을 한 선거공보 디자인을 선택하게 되어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관할 선거구에 통일된 선거공보 표현이 출현하여 유권자들에게 통일적으로 제시되었던 것으로서 위와 같은 표현은 객관적으로도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내천에 기인한 것이다.
결국 원심이 위와 같은 표현이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는 이유가 없다.
다. 2면의 피고인이 김홍일과 함께 촬영한 사진
기록에 의하면 김홍일은 이 사건 선거공보의 배포 당시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위원장이고, 이 사건 선거공보의 2면에 실린 사진은 김홍일이 의자에 앉아 있고, 피고인이 그 옆에 붙어 서 있고, 그 밖의 다른 인물은 나타나지 아니하고, 인물 뒤의 배경으로 촬영을 위하여 바닷가의 산과 건물 등을 그려 만든 세트가 보이는 사진임을 알 수 있다(이하 이 사건 사진이라고 한다).
만약 과거 어느 시점에서 피고인이 김홍일과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을 찍은 사진을 선거공보에 게재하고, 그 사진에 대하여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촬영한 사진이라는 설명을 첨부하였다면 그와 같은 표현은 법 제84조 단서가 규정하는 정당의 당원경력 표시 등에 해당하거나 후보자의 과거 활동 경력을 소개하는 표현으로 볼 소지가 많고, 따라서 법 제84조가 금지하는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사진은 위에서 본 표현 형식이나 구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와는 달리 그 사진을 찍은 시점에서 김홍일과 피고인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두 사람의 합의하에 의식적으로 자세를 취하고 찍은 사진임이 명백하고, 김홍일은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위원장이고, 피고인은 목포시의회 의원 후보자라는 두 사람의 정치적·사회적 입지와 지위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여 보면 표현행위자가 위 사진을 통하여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김홍일과 피고인 사이의 특별한 관계라는 것은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위원장인 김홍일이 목포시의회 의원 후보자인 피고인을 지지하는 관계라는 것이 될 것이다. 더욱이 이 사건 선거공보의 같은 면에는 그 사진 자체에 대한 설명은 없고, 상단에 큰 글씨로 '김홍일 의원이 인정하고 국민의 정부가 보증한 일꾼'이라는 기재를 한 후 그 주위를 푸른색 박스로 처리하고, 위 사진 옆에는 "의정활동은 문창부처럼 해야 한다. 이 말은 김홍일 의원이 직접 한 이야기입니다. ...중략... 김홍일 의원이 자랑하시고 보증하는 인물-"이라는 기재를 하고 있어서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위원장인 김홍일이 목포시의회 의원 후보자인 피고인을 지지한다는 인상을 더욱 더 구체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결국 피고인이 김홍일과 위와 같은 사진을 찍고 이를 선거공보에 게재하여 배포한 행위도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도 이유가 없다.
라. 4면의 '현(現)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북교동 지방자치위원장'이라는 당직 게재
이 사건 선거공보 4면에는 피고인의 여타 경력이 순차로 기재되어 있고, 맨 마지막에 '현(現)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 북교동 지방자치위원장'이라는 당직의 표시가 되어 있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동 지방자치위원장"이라는 당직명은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이 목포시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내천(內薦)하고 내천을 받은 후보들에게 통일적으로 부여한 당직의 이름이고, 북교동은 피고인이 입후보한 목포시의회 의원 선거의 선거구와 일치함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위 당직명의 기재를 보는 일반 유권자로서는 피고인이 새정치국민회의 목포시·신안군 갑지구당의 지지 또는 추천을 받아 목포시의회 의원 선거에 입후보한 것으로 인식할 여지가 많다고 할 것이며, 피고인 또한 이 점을 의식하고 이러한 선전벽보를 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위 당직명을 표시한 행위 역시 정당표방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도 이유가 없다.
4.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1,000,000원의 형을 선고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는 것은 정당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 [3]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 [4]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 제256조 제1항 제1호 (라)목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전주지법 1998. 10. 30. 선고 98노681, 93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피고인이 단란주점 영업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1996. 5. 10.경부터 1997. 8. 21.까지 및 1997. 9. 30.에 익산시에서 약 45평의 점포(방 11개)에 노래방기계를 설치하고 주류편의점이란 상호로 불특정 다수인에게 맥주, 안주 등을 판매하고 노래를 부르게 함으로써 단란주점영업을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식품위생법 제21조 제2항에 근거한 같은법시행령 제7조 제8호 (다)목에 의하면 단란주점영업이라 함은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게 하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같은법시행규칙 제20조의 [별표 9] 업종별시설기준에서 식품접객업의 공통시설기준으로 영업장, 급수시설, 조명시설, 화장실과 함께 '조리장'을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시행령에서 말하는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은 단순히 주류를 그 곳에서 음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류와 함께 안주용의 음식류를 조리하여 판매하는 영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주류편의점에서 객실을 갖추고 손님들에게 술과 포장된 안주를 판매하였다 하더라도 음식류를 조리하여 판매한 사실이 없는 이상 이를 두고 단란주점영업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식품위생법 제22조 제1항의 위임에 의한 같은법시행령 제9조는 시행령 제7조 제8호 소정의 식품접객업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영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 제7조 제8호는 식품접객업의 세부종류를 휴게음식점영업, 일반음식점영업, 단란주점영업, 유흥주점영업으로 구분하여 각 영업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단란주점영업에 관하여는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게 하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으로, 유흥주점영업에 관하여는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관련 법령에 '조리(調理)'의 개념에 관하여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는 그 사전(辭典)적인 의미대로 "음식물을 잘 맞추어 요리한다."는 뜻으로 풀이하여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주류를 '조리'한다는 표현 자체가 가능한지에 의문이 들 뿐더러, 나아가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이 가능하고 또 현실로 있다 하여도 이를 두고 통상적인 형태의 주점영업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며, 식품위생법의 입법 취지도 그와 같은 특수한 형태의 주점영업만을 규제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단란주점영업과 유흥주점영업에 관하여 시행령이 규정한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이란 의미는 이러한 사정 및 관련 규정의 연혁이나 규정 상호간의 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식품위생법시행령의 규정은 식품접객업의 세부종류를 대중음식점영업, 유흥접객업, 과자점영업, 다방영업, 휴게실영업으로 구분하여 각 영업의 범위를 정하였던 구 식품위생법시행령(1992. 12. 21. 대통령령 제137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7호를 개정한 것으로, 개정 후 시행령의 단란주점영업 및 유흥주점영업은 개정 전 시행령의 유흥접객업에 속하였던 것인데, 개정 전 시행령은 유흥접객업에 관하여 '주류 및 음료수와 음식물을 조리·판매하며 유흥종사자를 둘 수 있는 영업으로서…'라고 규정하여 개정 후 시행령에서와 같이 '조리·판매'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으나, 법문상 그 말이 서술하는 대상에는 주류뿐 아니라 음식물도 포함되어 있고, 개정 전 시행령이 대중음식점에 관하여 '주로 탕반류·면류·죽류·도시락 등을 '조리·판매'하면서, 주류 및 음료를 '판매'할 수 있는 영업으로서…'라고 규정하여 음식류에 대하여는 '조리·판매'라는 말을 사용하면서도 주류나 음료에 대하여는 '조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개정 전 시행령에서 유흥접객업에 관하여 '주류 및 음료수와 음식물을 조리·판매하며…'라고 할 때 '조리'란 말은 '주류'를 서술하는 말은 아니라고 보여진다(대법원 1993. 10. 22. 선고 93누10576 판결 참조).
그렇다면 식품위생법시행령이 단란주점영업 및 유흥주점영업에 관하여 규정한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이라는 표현에서의 '주로 주류를'이라는 말은 '주로 주류를, 부수적으로 음식류 등을'이라는 의미로 보아야 하고, '조리'라는 말은 법문상 표현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음식류'를 서술하는 것이지 '주류'를 서술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한편,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20조의 [별표 9] 업종별시설기준에는 식품접객업의 공통시설기준으로서 '조리장'을 규정하고 있고, 원심은 이를 근거로 음식류를 조리하는 것은 단란주점영업의 개념요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안주용의 음식류를 조리하여 판매하여야만 단란주점영업에 해당하고 단순히 주류를 음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단란주점영업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였으나, 시행규칙이 규정한 시설기준은 식품접객업허가를 받거나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기준으로서 그 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하면 영업허가를 받을 수 없고, 허가를 받은 후에 그 기준을 위반하면 허가취소 등의 사유가 되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뿐이지, 식품접객업의 시설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식품접객업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필연적인 관계는 없고, 오히려 식품접객업의 시설기준을 위반한 영업자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그 기준에 적합하지 않더라도 식품접객업에 해당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식품위생법시행령에서 단란주점영업에 관하여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게 하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이라고 규정한 것은 '주로 주류를 판매하고 부수적으로 음식류 등도 조리하여 판매 할 수 있는 영업으로서 손님으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 하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은 단란주점 영업에 해당한다는 취지이지 반드시 음식류를 조리하여 판매하여야만 단란주점영업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볼 것은 아니므로, 원심이 이와 달리 해석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데에는 법령의 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 식품위생법 제22조 제1항 , 식품위생법시행령 제7조 제8호 , 제9조 ,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20조 [별표 9]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9. 2. 11. 선고 98노120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27조 제2, 3항은 "회계책임자는 모든 선거비용의 수입과 지출을 제1항의 예금계좌를 통해서만 하여야 한다.", "회계책임자가 아니면 선거비용을 지출할 수 없다."고 각 규정하고 있으므로 후보자가 비록 회계책임자의 입회하에 선거비용을 지출하였다 하더라도 위 법조소정의 예금계좌를 통한 것이 아닌 한 위 법조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2. 후보자가 선거구 내 거주자에 대한 결혼축의금으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한 금액인 금 30,000원을 초과하여 금 50,000원을 지급한 사유가 후보자가 모친상시 그로부터 받은 같은 금액의 부의금에 대한 답례취지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미풍양속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각 위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27조 /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7조의2 , 형법 제20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건웅외 10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2. 5. 선고 98노260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5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 유】
피고인과 국선 및 사선 변호인의 각 상고이유를 아래와 같이 항목별로 판단한다.
1. 공모에 관한 사실오인 등의 주장에 대하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이 그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모의 점과 함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도2654 판결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의 매제로서 원심 판시 제1, 2의 범행의 실행(구입, 운반, 통관 등)에 적극 관여한 사실, 위 각 범행으로 밀수된 물품들은 그 화물요금이 베트남까지가 아닌 서울까지만 납부된 사실, 위 각 범행 전후에도 피고인이 간접적으로 관여하거나, 또는 직접적으로 관여한 밀수범죄가 원심 공동피고인들과 공소외 1에 의하여 자행된 사실(원심이 이에 대하여 일부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이는 그 밀수품들에 대한 물품원가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등이 인정되는 바, 전후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들 및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원심 판시 제1, 2의 범행을 저질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이 부분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 판시 제2항의 밀수품의 품목과 수량에 관한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 판시 제2의 범죄사실 중 밀수품의 품목과 수량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카메라 등 물품의 국내 도매가격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세관 주사보 공소외 2 작성의 1999. 1. 26.자 감정서(공판기록 465쪽 이하, 이하 ‘이 사건 감정서’라고 한다)의 기재에 의하여 원심 판시 제1의 카메라 5대 등 5종의 국내 도매가격을 금 33,932,353원으로, 원심 판시 제2의 카메라 5대 등 5종의 국내 도매가격을 금 34,752,860원으로 각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감정서는 수사기록에 편철된 공소외 2 작성의 1998. 6. 16.자 종전 감정서(수사기록 318-319쪽)와 내용에 있어 약간 차이가 나고 있으나, 오히려 이 사건 감정서의 기재내용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여지고, 한편 이 사건 감정서에 기재된 '시가'란 국내 도매가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골프채의 물품원가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1) 이 사건 4-스타 아이언 골프채를 제외한 나머지 골프채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은, 이 사건 4-스타 아이언 골프채를 제외한 나머지 골프채의 물품원가에 관하여, 이 사건 감정서에 기재된 도착가격에 의하여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김해세관장이 원심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회보를 하면서 송부한 보고서인 '공소외 3 주식회사 골프채 통관분 품목별 세액계산내역'(공판기록 332쪽) 내지는 관련 서류(이하 위 보고서와 관련 서류를 ‘이 사건 회보자료’라고 한다) 또는 이 사건 회보자료 중 증거로 제출된 서류를 근거로 판시 일제혼마골프채목록 기재와 같이 이를 인정하였음이 명백하다.
그런데, 관세법 제179조 제2항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2항, 제6항에 규정되어 있는 '물품원가'는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법률상의 증거능력이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한 엄격한 증명이 요구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회보자료는 형사소송법 제272조 제1항 소정의 조회의 결과로 얻어진 것으로 위 조회가 증거조사는 아니므로, 이 사건 회보자료 자체는 이에 대한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치지 아니하고서는 이 부분 물품원가를 산정하는 증거로 삼을 수 없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4, 5의 변호인은 이 사건 회보자료 중 일부 서류(이하 ‘이 사건 증거서류’라고 한다, 이에 의하여도 원심이 인정한 이 부분 물품원가를 인정할 수 있다)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입증취지를 '변소사실'로 밝혔고, 이 사건 증거서류에 대하여 검사가 동의를 하여 증거로 채택되어 원심 제2, 3회 공판기일에서 형사소송법 제292조에서 정하는 방식에 의하여 증거조사가 실시되었는데, 그 후 변론과정에서 원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6의 변호인은 이 부분 물품원가는 이 사건 감정서에 의하여 인정되어서는 아니되고 이 사건 증거서류에 의하여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변론하였고, 피고인의 변호인도 원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6의 변호인의 위 변론을 원용하여 변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위와 같다면, 이 사건 증거서류는 비록 검사나 피고인측이 아닌 원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4, 5의 변호인이 제출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검사뿐만 아니라 피고인도 이 부분 물품원가를 인정하는 증거로 함에 모두 동의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에 대하여 적법한 증거조사도 거쳐졌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증거서류에 의하여 이 부분 물품원가를 인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들어 적법한 증거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실을 인정하였다거나, 탄핵증거에 의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89. 10. 10. 선고 87도 966판결 참조).
다만, 원심은, 원심판결의 증거의 요지란에 이 사건 증거서류를 증거로 설시하지 않은 잘못이 있음은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으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증거서류에 의하여 이 부분 물품원가를 인정하였다고 보여지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증거설시의 잘못은 착오에 기한 것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4-스타 아이언 골프채에 관하여
「 관세법 제179조 제2항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2항, 제6항에 규정되어 있는 '물품원가'라 함은 수입의 경우에는 수입지의 도착가격(이른바 CIF 가격)을 말하는 것이고, 여기에 관세 등의 제세금과 통관절차비용 및 기업의 적정 이윤까지 포함한 국내 도매물가시세인 가격이 관세법 시행령 제149조의9에 규정된 '국내 도매가격'을 말하는 것이며, 한편 관세청 고시 제1996-27호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국내 도매가격에 시가역산율을 곱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은 여행휴대품 등의 특수한 물품의 경우에만 인정되는 방법이지만 그것은 국내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관세 등의 제세금과 통관절차비용, 기업의 적정이윤을 공제한 수입지의 도착가격(물품원가)을 산정하는 방식이므로, 국내 도매가격이 실제거래가격을 충실히 반영하는 방법으로 결정되었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산정한 도착가격이 실제의 가격과 차이가 있다는 유력한 증거가 없는 한 위법한 방식이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1. 6. 25. 선고 91도436 판결,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도479 판결, 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도329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은, 이 사건 4-스타 아이언 골프채의 물품원가를 이 사건 감정서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하였고, 이 사건 감정서를 작성한 공소외 2는 위 골프채와 같은 일제 혼마 골프채의 독점 수입업체인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위 업체가 국내도매업자에게 공급하는 가격인 국내 도매가격을 알아내어 그 국내 도매가격에 관세청 고시 소정의 시가역산율(48.3%)을 곱하여 위 골프채의 도착가격을 산정하였음을 알 수 있고, 위 회보자료 등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골프채의 도착가격을 원심과 달리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바, 사정이 위와 같다면, 이 사건 감정서에서 취한 위 골프채의 도착가격의 산정방식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위 감정서의 기재에 의하여 이 부분 물품원가를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벌금형 병과 및 노역장유치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7항에서 '관세법 제18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제1항 내지 제6항의 예에 의한 그 정범 또는 본죄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정범이나 본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는 뜻으로( 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도1635 판결 참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6항 제2호에 '수입한 물품원가'라고만 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2항, 관세법 제179조 제2항과 대비하여 볼 때, 미신고수입예비죄의 경우 그 밀수입하려던 물품원가가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때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6항 제2호에 의하여 그 밀수입하려던 물품원가의 2배에 상당하는 벌금이 병과되는 것이다」( 대법원 1982. 4. 13. 선고 82도256 판결 참조).
원심이 위와 같은 취지에서 원심 판시 제3 범죄사실(미신고수입 예비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6항 제2호를 적용하여 벌금형을 병과하고, 나아가 노역장유치명령 및 가납명령을 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벌금형 병과 및 노역장유치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6. 피고인의 상고이유 중 양형부당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신성택(주심) 이임수 | [1] 형법 제13조, 제30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 [2] 구 관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9조 제2항, 구 특정법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7. 8. 22. 법률 제53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4항, 제5항, 특정법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2항, 제6항 / [3] 구 특정법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7. 8. 22. 법률 제53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4항, 제5항, 제6항, 특정법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2항, 제6항 제2호, 제7항, 구 관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9조 제2항 제1호, 제182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민건식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9. 1. 27. 선고 98노77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1998. 6. 4.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 진도군 군의원선거에서 공소외 1을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인 공소외 한태신에게 합계 금 150,000원을, 공소외 곽윤복에게 금 100,000원을 각 교부하였다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이 범의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해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2점에 대하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65조 단서의 "다른 사람의 유도 또는 도발에 의하여 당해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되게 하기 위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규정은 "선거사무장 등이 당해 선거에 있어서 같은 법 제230조(매수 및 이해유도죄) 등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징역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는 그 후보자의 당선은 무효로 한다."는 같은 법 제265조 본문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것에 불과할 뿐, 위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같은 법 제230조에 규정된 죄를 저지른 선거사무장 등에게 그 범죄의 성립을 조각시키는 별도의 사유를 규정한 것은 아니다.
이와 다른 견지에서 피고인이 다른 사람의 유도 또는 도발에 의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으니 같은 법 제265조 단서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230조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로서 받아들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이 같은 법 제265조 단서에 해당하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3점에 대하여
변호인은, 원심이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양형의 조건을 제대로 참작하지 아니함으로써 양형의 법칙에 위배하였다는 주장도 상고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위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의 주장에 불과하여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의 양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이돈희(주심) 변재승 |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30조 , 제265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노원욱
【원심판결】
대전지법 1999. 1. 8. 선고 98노216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1의 팔을 잡아 당긴 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지만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은 1. 1998. 1. 19. 13:00경 공주시 (주소 1 생략) 소재 공소외 2의 집 앞 노상에서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등으로부터 (종중명칭 생략) 종중 소유인 (주소 2 생략) 대지 1,068㎡ 등 5필지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대한 측량신청을 받고 나온 대한지적공사 충청남도지사 공주출장소 직원인 공소외 1이 측판을 설치하려는 것을 막고, 현장에 나와 있던 공소외 6에게 '내 허락 없이 측량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소리치고 '협잡꾼, 사기꾼 같은 인간들'이라고 하며 약 30분 동안 시비를 하는 등 위력을 과시하여 공소외 1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현황측량업무를 방해하고, 2. 같은 해 2. 5. 09:00경 위 같은 리 205 소재 공소외 7의 집 앞 노상에서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등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측량신청을 받고 나온 위 공소외 1이 측판을 설치하려는 것을 막고, 현장에 나와 있던 공소외 3에게 '내 허락 없이 측량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소리치고 그와 약 40분 동안 시비를 하는 등 위력을 과시하여 공소외 1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현황측량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의 그 판시 행위를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의 일부인 '위력'이라 함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도158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위 종중이 이 사건 토지 위에 가옥을 소유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 11명에게 그 점유 부분을 매도하기로 결의하고 측량신청을 한 사실, 피고인은 평소 자신이 원심 판시 종중의 정당한 종손인데 공소외 4 등이 1979.경 자신의 호적단자(종손에게 상속되어 내려온 문서)를 탈취하였다고 주장하여 온 사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정당한 종손인 자신의 동의도 없이 종중이 부당하게 위토인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종중원들과 마을 주민들 10여 명과 지적공사 직원 3명이 모여 있는 데 나타나서 혼자 측량을 반대하며 측량기사인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는 자신과 관련된 땅이고 측량을 신청한 사람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하면서 측량을 하지 말라고 하고 종중원들에게 호적단자를 내놓기 전에는 측량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종중원들과 서로 욕을 하면서 원심 판시와 같이 소리치며 말다툼을 한 사실, 공소외 1은 피고인과 종중원들이 위와 같이 시비하는 것을 보고 이 사건 토지는 종중 소유로 피고인과 종중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측량을 신청한 공소외 6에게 오늘은 측량을 할 수 없다고 하자 공소외 6이 연기신청을 하여 철수를 하였고, 공소외 1이 두번째도 현장에 가보니 피고인과 종중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고 서로 말다툼을 하자 경찰 순찰차가 와서 피고인과 종중원 1명을 태우고 가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는 토지로 생각하고 철수를 한 사실, 공소외 1은 경찰과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종중원들에게 측량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자 종중원들이 공소외 1에게 다음에 해야되겠다고 하여 측량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지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측량을 못하게 하여 그렇게 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한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측량을 하지 말라고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이 측량을 하지 않은 것은 종중원들간의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꺼려한 것일 뿐, 이로써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측판설치를 방해하였다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은 1923.생으로서 이 사건 당시 만 74세를 넘긴 노인인 점과 주위에 종중원들 및 마을 주민들 10여 명과 지적공사 직원 3명이 모여 있는 데 나타나서 혼자 측량을 반대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6이나 공소외 3에게 원심 판시와 같이 소리치며 시비를 하였다고 하여 공소외 1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위 행위를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한 조치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법 제314조 제1항 / [2] 형법 제314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정광진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7. 6. 19. 선고 96노145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1995. 7. 31. 이전의 판매행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해초무침을 식품공전 및 식품첨가물공전 상의 절임류로 보지 않고 해조류의 혼합가공품으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구 식품위생법(1995. 12. 29. 법률 제50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에 의하여 보건사회부장관이 작성한 구 식품공전(1995. 2. 17. 보건복지부고시 제199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해조류에는 천연상태 및 단순가공, 혼합가공, 절임류 등을 불문하고 청색 1호 및 황색 4호 또는 이를 함유하는 제재의 사용을 일체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식품 등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하여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 식품위생법 제7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처벌하여 오다가 1995. 2. 17. 보건복지부고시 제1995-5호로 위 고시가 개정되어 그 시행일인 1995. 8. 1.부터는 혼합가공의 경우 해조류에 위 각 색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제는 이와 같은 판매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은 고시의 개정은 종래의 규정에 따른 금지 자체가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형법 제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6조에 의하여 위 개정 고시 시행일 이전의 판매행위에 대하여는 면소판결을 하여야 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다만 무죄를 선고한 1995. 8. 1. 이후의 공소범죄사실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주문에서 따로이 면소판결을 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 고시의 변경은 법률이념의 변천으로 종래의 규정에 따른 처벌 자체가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해조류 식품의 국내 수요 확대 등 여건의 변화에 따른 규제범위의 합리적 조정의 필요와 식품제조원료의 공급상태, 식품의 안정성 제고 등 그때 그때의 특수한 필요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여지므로, 이와 같이 위 각 색소가 첨가된 해조류의 혼합가공식품의 판매가 허용되었다 하더라도 그 고시가 변경되기 전에 이미 범하여진 위반행위에 대한 가벌성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고시 변경 전의 판매행위를 형법 제1조 제2항 소정의 범죄 후 법령의 개폐로 인하여 형이 폐지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면소판결을 하여야 할 것이라고 한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이나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이 1994. 2. 1.부터 1995. 7. 31.까지 사이에 이 사건 해초무침을 판매하였다는 범죄사실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 , 식품위생법 제7조 제4항 , 형법 제1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고석상
【원심판결】
제주지법 1999. 1. 7. 선고 98고단1751 판결
【주 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의 변호인의 첫 번째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은 삼기원, 엔젤리스, 런닝셔츠, 팬티, 양말, 허리보호대, 목걸이, 비누, 바르니아 등이 의약품이 아님에도 피고인들이 거기에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표시 또는 광고하여 판매하였다고 판시하여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우선 '삼기원'은 의약품이고 '팬티, 양말, 런닝셔츠, 허리띠, 목걸이, 베개' 등 6박자 제품은 개념상 약사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55조 제2항 소정의 '의약품이 아닌 것'에 해당될 수 없어 의약품과 유사한 의학적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광고 등을 금지하는 법 제55조 제2항 소정의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고, 가사 삼기원, 팬티, 양말 등이 법 제55조 제2항 소정의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그 제품의 용기·포장, 첨부문서에 의학적 효능·효력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를 한 바 없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제품을 특정인들에게 설명한 것을 가리켜 광고라 볼 수도 없으므로 원심은 법 제77조 제1항 제1호, 제55조 제2항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하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 1은 이 사건 범죄사실과 같은 혐의로 1996년 가을경에는 서귀포경찰서에서, 1997. 2. 초경에는 제주경찰서에서 각 조사를 받았으나 아무런 처벌을 받음이 없이 내사 종결된 바 있어 피고인들은 이 사건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였고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임에도 원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형법 제16조 소정의 법률의 착오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것으로서, 결국 피고인들의 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무죄라는 취지이다.
2. 판 단
가. 약사법에 대한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들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삼기원'이 법 제2조 제4항에서 규정하는 "의약품"에 해당되므로 의약품이 아님에도 의약품과 유사한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는 법 제55조 제2항 소정의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변소한다.
살피건대, 법에서 말하는 의약품은 대한약전에 수재된 것 외에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의 진단, 치료, 경감, 처치 또는 예방에 사용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거나 혹은 사람 또는 동물의 신체의 구조 또는 기능에 약리적 기능을 미치게 하는 것이 목적으로 되어 있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단 기계기구, 화장품 제외)이고(법 제2조 제4항) 반드시 약리작용상 어떠한 효능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 성분, 형상(용기, 포장, 의장 등), 명칭, 거기에 표시된 사용 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회일반인이 볼 때 한 눈으로 식품으로 인식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것이 위와 같은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거나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경우에는 모두 의약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기는 하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도292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삼기원은 인삼과 같은 생약재를 주원료로 하는 음료에 키토산 성분을 첨가하여 음료의 보향, 보미, 방부효과 및 건강음료로서의 효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특허도 키토산 함유음료로 하여 받은 사실, 피고인 1은 영업의 종류를 식품판매업으로 하여 영업허가를 받아 삼기원을 판매하였는데, 삼기원은 분말가루 상태로 포(1포당 70㎜)에 들어 있고 60포가 직사각형의 종이상자에 들어 있는 사실, 그 상자의 우측면에는 "인삼음료" 내지는 "건강증진제품입니다."라는 등의 문구와 함께 성분 및 "건강증진용으로 1일 2포씩 복용하십시요."라는 복용방법이 기재되어 있는 외에 제품의 용기·포장, 첨부문서 등에 의학적 효능·효과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이 사건 삼기원의 성분에 키토산, 녹용, 인삼, 구기자, 백봉영, 대추 등 의약품 재료의 일부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자체를 의약품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들이 삼기원을 판매하면서 그 함유성분인 키토산이 정혈, 항균, 항암, 성인병예방 등의 작용을 한다고 설명하였다 하더라도 삼기원은 그 성분, 명칭, 표시된 사용목적, 효능·효과 등에 비추어 볼 때 법 제2조 제4항에서 말하는 의약품으로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삼기원은 법 제55조 제2항 소정의 규제 대상인 '의약품이 아닌 것'에 해당된다.
(2) 또 피고인들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팬티, 양말, 런닝셔츠, 허리띠, 목걸이, 베개 등 이른바 6박자 제품이 개념상 '의료용구가 아닌 것'에 해당될 수 있을지언정 '의약품이 아닌 것'에는 해당될 수 없으므로 법 제55조 제2항을 적용한 것은 부당하고 변소한다.
살피건대,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의 진단·치료·경감·조치 또는 예방의 목적에 사용되는 것과 사람 또는 동물의 구조·기능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용구·기계 또는 장치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지정하는 것을 "의료용구"라 말하고(법 제2조 제9항), 피고인들이 의약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팬티, 양말, 런닝셔츠, 허리띠, 목걸이, 베개는 개념상 용구·기계 또는 장치에 유사하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위 물품들이 의료용구에 해당되는지, 해당되지 않는다면 그 용기·포장 또는 첨부문서에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의 광고를 한 경우 그러한 행위를 법 제74조 제1항, 제55조 제2항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그런데 법 제55조 제2항은 "의약품이 아닌 것은 그 용기·포장 또는 첨부 문서에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이와 같은 내용의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이와 같은 의약품과 유사하게 표시되거나 광고된 것을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저장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59조는 "의약부외품 및 화장품에 관하여는 제54조 내지 제57의 규정을 준용한다. 이 경우 의약품은 의약부외품 또는 화장품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61조는 "의료용구 및 위생용품에 관하여는 제59조를 준용한다. 이 경우에는 의약부외품 또는 화장품은 의료용구 또는 위생용품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의료용구 또는 '의료용구가 아닌 것'에 관하여 같은 법리의 준용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벌칙조항에서는 이를 더 명백히 하기 위하여 법 제74조 제1항에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호 제5조 제3항·제16조 제1항·제21조 제1항·제26조 제1항·제34조 제1항·제34조의2·제35조 제1항·제45조 제1항·제55조(제59조 및 제61조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각각 포함한다)의 규정에 위반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법 규정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면, 의료용구가 아닌 것을 그 용기·포장 또는 첨부문서에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의 광고를 하였다면 법 제74조 제1항, 제55조 제2항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공소사실 기재가 반드시 명백한 것은 아니고, 또 공소장에서 적용법조를 법 제74조 제1항, 제55조로만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팬티, 양말, 런닝셔츠, 허리띠, 목걸이, 베개가 의료용구가 아님은 그 물건 자체의 형상이나 내용, 성질상 명백하고 나아가 그와 같이 의료용구가 아닌 것에 대하여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하였다면 이는 법 제74조 제1항, 제55조 제2항의 규제대상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팬티 등도 법 제55조 제2호(제61조 준용 포함) 소정의 규제대상인 '의료용구가 아닌 것'에 해당된다.
(3) 또 피고인들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법 제55조 제2항은 의약품 등이 아니면서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제품의 용기·포장·부속서류'에 하는 경우에 한하여 금지하는 것이지,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제품들의 성분인 '키토산'에 관한 신문기사나 '원적외선'에 관한 신문기사를 복사하여 모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설명하였을 뿐인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변소한다.
살피건대, 법 제55조 제2항(제61조의 경우도 같다)에서 금지하는 광고는 광고내용이 용기·포장 또는 첨부문서에 기재된 경우만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의 인쇄물은 물론 판매할 당시 구두로 의약품 등이 아니면서 의약품 등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선전 또는 설명을 하는 경우도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 사건 '삼기원'과 같은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그 광고내용이 법 제55조 제2항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6조 제2항 [별표 3]에서 건강보조식품 등을 대상으로 허위표시·과대광고로 보지 않도록 규정한 것, 즉 (1)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체조직 기능의 일반적인 증진을 주목적으로 하는 표현, (2) 임신수유기 영양보급, 노약자 영양보급 등과 같이 식품영양학적으로 공인된 사실의 표현, (3) 제품의 함유된 주요영양성분의 식품영양학적 기능·작용에 대한 표현, (4) 특정질병을 지칭하지 아니하는 단순한 권장내용의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도2925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범행시마다 70여 명 내지 100여 명 가량의 노인 등을 모아놓고 구체적 병명까지 열거하며 삼기원은 키토산이 함유된 음료인데 키토산은 항암작용을 하고, 뇌졸중, 당뇨병 등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신장암, 식도암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선전한 사실, 피고인들은 런닝셔츠, 팬티, 허리띠, 목걸이, 양말, 베개 등에도 키토산, 원적외선 게르마늄을 함유하고 있어 이들을 착용하면 간암의 예방과 치료, 고혈압·저혈압·당뇨병 등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 변비, 치질 등 특정 병의 치료·예방에 좋다고 선전한 사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선전을 하면서 키토산 성분이 항암작용을 하고, 성인병의 예방 및 치료에 좋다는 등의 내용이 실린 신문기사 등을 복사하고 나누어 주는 한편, 간경화나 중풍 또는 고혈압으로 고생하다가 6박자 제품을 쓰고 삼기원을 복용하니 좋아졌다는 내용의 비디오까지 상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구체적인 병명 또는 의학적 효능·효과를 명시하여 광고를 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는 법 제74조 제1항, 제55조 제2항(제61조 준용 포함)의 규제 대상 행위에 당연히 해당한다 할 것이다.
(4) 결국 피고인들의 약사법과 관련한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형법 제16조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1이 이 사건 범죄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1996년 가을경 서귀포경찰서에서, 1997. 2.초경 제주경찰서에서 두 번에 걸쳐 조사를 받았으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그 직원인 피고인 2도 피고인 1이 그와 같이 처벌받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가 죄가 되는 줄 알지 못하였으며, 그렇게 믿는 데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살피건대, 형법 제16조가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0. 13. 선고 97도333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제품들이 특허를 받거나 품질인증을 받았으며 일부는 국제박람회에 출품되고 수출을 하고 있는 사실, 피고인 1이 1998. 3.경에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면서 50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남·여들에게 과대선전을 하고 있다는 혐의로 내사를 받았으나 특허나 품질보증을 받은 제품들이고 건강식품협회로부터 위생교육을 받아 선전·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기는 하나(1996년도에 서귀포경찰서에서도 조사를 받았다는 자료는 없다), 피고인들이 삼기원 등의 용기·포장 등에는 교묘하게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을 표시하지 않은 반면 매수인들 앞에서는 구체적인 병명까지 열거하면서 그러한 병의 치료·예방 등에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과장하여 선전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본다면, 피고인들이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명백히 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을 알고서 법망을 피해가기 위하여 그러한 방법으로 광고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과 같이 삼기원 등을 판매하면서 행한 광고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볼 수도 없거니와 그와 같이 믿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이 믿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균(재판장) 강선명 조정현 | [1] 약사법 제2조 제4항 , /[2] 약사법 제55조 제2항 , 제74조 제1항 , /[3] 약사법 제55조 제2항 , 제59조 , 제61조 , /[4] 약사법 제55조 제2항 , /[5] 형법 제16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9. 3. 26. 선고 98노380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들은 각 목사인바, 공모하여 1997. 9. 1. 부산 사하구 다대동 소재 상호 불상 인쇄소에서 "존경하는 선배 목사님들과 동역자 목회자님들에게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이하 이 사건 유인물이라고 한다) 4장 8쪽 중 3쪽에 '2. 공소외 1 전도사의 목사고시 시취유보 요청 결의건'이라는 소제목 아래 "공소외 1이 1996. 4. 하순 침례교 영남지역 목회자 체육대회 출전을 위한 지방회 공식 축구연습 도중 작전에 대한 여러 의견을 개진하던 중 갑자기 얼굴을 붉히고 웃옷을 벗어 던지며 X같은 놈들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며 목회자로서 입에 담지도 못할 언행을 하였고, 1996. 6. 10. 지방회 월례회시 공소외 1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는 커녕 원인 제공자가 누구냐고 따지는 등 안하무인격의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등 비인격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목사안수가 되었다."는 내용(이하 이 사건 표현이라고 한다)을 담은 위 유인물을 약 1,000부 인쇄하여 같은 달 2. 부산 중구 중앙동 소재 중앙우체국에서 서울 동작구 동작동 소재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본부를 비롯한 각 교단 교회 약 600여 곳에 각 1부씩 우편으로 발송함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공소외 1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피고인들의 위법성조각 주장에 대한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그에 대하여, 제1심은 피고인들 스스로도 피고인들에 대한 제명처분이 교단 총회에서 가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개인적인 동기에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자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1심이 그대로 인정한 위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표현은 그 소제목에 피해자의 성명을 바로 기재한 표현의 방법과 이로 인하여 훼손되는 피해자의 명예의 침해 정도가 크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교회의 공익에 관한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여 피고인들의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였고, 원심은 제1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하여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할 목적으로 그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그 사실이 진실한 것임이 증명되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그 행위를 처벌하지 아니하는 것인바, 형법 제310조에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1998. 10. 9. 선고 97도158 판결, 1997. 4. 11. 선고 97도88 판결, 1996. 10. 25. 선고 95도1473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표현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인 피고인들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과 공소외 1은 모두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한국침례회라고 줄여서 부른다) 소속의 목사들이다. 한국침례회는 가입 침례교회들로 구성되고, 가입교회가 파송하는 대의원들로 한국침례회 총회를 구성하는데, 가입교회의 목사들은 한국침례회 총회의 대의원들이다. 한국침례회 지방회 규약 제11조는 "본 회는 교역자를 시취하고 안수하기 위하여 시취위원회를 둔다. 시취위원회의 규정은 별도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에 의거하여 제정된 한국침례회 지방회 시취위원회 규약 제1조 제1항은 한국침례회 지방회 목사의 시취 자격으로 '본 교단 신학교(신학대학원) 졸업자로서 전도사 시취 후 한 교회에서 3년 이상 무흠(無欠)하게 교역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침례회 지방회 시취위원회 규약 제4조는 7명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임기 3년의 시취위원으로 시취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른 한편 한국침례회 총회 규약과 한국침례회 지방회 규약에 의하면 한국침례회 회원에 대한 징계는 한국침례회 지방회 월례회에서 결의하여 한국침례회 총회에 보고하고, 한국침례회 정기총회가 최종적으로 징계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다.
공소외 1은 1996. 4.경 한국침례회 전도사로서 목사고시 시취중에 있었는데, 같은 달 하순경 침례교 영남지역 목회자 체육대회 출전을 위한 지방회 공식 축구연습 도중 작전에 대하여 의논을 하던 중 다른 사람의 의견 개진에 대하여 얼굴을 붉히고, 운동복 상의를 벗어던지며 여러 선배 목사들이 있는 가운데 "좆같은 놈들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는 말을 하였다. 같은 해 6. 한국침례회 지방회(이하 단지 지방회라고 한다) 임원회는 공소외 1의 위와 같은 행태를 이유로 공소외 1은 목회자 윤리상 문제가 있다 하여 지방회 시취위원회에 대하여 공소외 1이 근신하는 태도를 보일 때까지 목사시취를 유보하여 줄 것을 결의하고 이를 지방회 월례회에서 총무가 보고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같은 해 6. 10. 지방회 월례회에서 총무가 이에 관하여 보고하려고 하자 지방회 회장이 자신이 하겠다고 나서면서 공소외 1을 앞으로 나오게 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공소외 1은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지 아니하고 "원인 제공자가 누구냐?"고 따졌다. 그러자 지방회 시취위원장인 박선제 목사가 시취위원장으로서 시취중인 전도사의 비인격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지방회 시취위원회가 가시적으로 징계할 것이니 양해하여 달라고 하면서 공소외 1에 대한 목사안수는 공소외 1이 근신하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유보하겠다고 참석자들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1은 같은 해 7. 6. 목사안수를 받았다.
한편 그 무렵 지방회 임원회와 월례회는 공소외 공소외 3에 대하여도 공소외 3의 학력에 문제가 있어 한국침례회 목사고시 시취 자격이 없다는 문제 제기를 하였으나 지방회 시취위원회는 공소외 3을 목사고시로 시취한 후 목사안수를 받게 하였다.
피고인 피고인 2은 지방회 총무, 피고인 피고인 1는 지방회 서기, 피고인 3은 지방회 청소년부장을 각 맡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목사안수에 문제가 있으므로 지방회 시취위원회의 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방회의 임원직을 사퇴하고, 지방회에서 탈퇴한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7. 29. 임시총회에 출석하여 탈퇴를 선언하였다.
지방회 월례회는 1997. 5. 12. 피고인들을 교단에서 제명하는 징계결의를 하여 한국침례회 총회에 보고하였고, 같은 해 8. 14. 개최된 한국침례회 제8차 임원회에서 지방회가 요청한 피고인들에 대한 징계건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다루기로 결정하였고, 같은 해 9. 2. 한국침례회 제9차 임원회가 개최되어 피고인들에 대한 징계건에 관하여 조사위원들의 보고를 받은 후 총회에 상정하여 결정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유인물에 이 사건 표현 외에도 ① 공소외 3은 한국침례회 총회 규약과 지방회 규약이 정하는 목사의 학력 기준에 미달하는데도 지방회 시취위원회(위원장 공소외 2 목사, 위원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목사)가 불법적으로 공소외 3을 목사고시로 시취하였다는 주장, ② 권위있는 교단인 대한 예수교 장로회 총회가 1996. 6.경 다락방운동은 이단성이 있다고 공고하고 다락방운동 참여자들을 징계하였는데, 공소외 6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부산 침례교회에서 다락방운동 정기집회가 매월 1회 개최되었다는 주장, ③ 1990. 5.에 개최된 침례회연합 부산복음화대성회에서 공소외 2 목사, 공소외 6 목사, 공소외 5 목사 등이 임원회나 준비위원회에 보고하지 아니하고 헌금을 증발시키고 이 사건 유인물 작성 당시까지도 그에 대하여 해명하지 아니하고 있다는 주장 등을 싣고, 나아가 지방회 시취위원회에 대하여는 위에서 지적한 사항들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지방회와 그 임원회에 대하여는 공소외 2,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목사의 전횡에 대하여 제동을 걸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을 추종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제명 결의를 한 것에 대하여 비난하고, 이 사건 유인물을 수령하게 될 목회자들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은 지방회 시취위원회 또는 공소외 2,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목사의 전횡에 대한 항의로 지방회를 탈퇴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침례회 총회에서 정식으로 그와 같은 문제들을 다루어 줄 것을 호소하였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유인물을 전국의 한국침례회 교단 목사들에게 배포하였다.
피고인들이 이 사건 표현행위에 이르게 된 위와 같은 경위와 이 사건 유인물의 전체적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피고인들에 대한 제명의 징계처분을 면하기 위하여 이 사건 표현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다른 한편 이 사건 표현은 지방회 시취위원회 또는 그 시취위원들이 지방회 규약의 규정을 무시하고 인격적으로 목사안수를 받을 자격이 없는 자로 하여금 목사안수를 받도록 하였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한국침례회 또는 지방회 교인들이라는 특정한 사회 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에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지방회 시취위원들의 전횡을 한국침례회 총회에 대의원으로 참석하는 목회자들에게 널리 알려 이 사건 유인물에서 지적한 문제들을 한국침례회 교단 안에서 공론화함으로써 한국침례회 또는 지방회의 내부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볼 수 있고, 위와 같이 이 사건 유인물 배포에 피고인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면하기 위한 개인적인 동기가 함께 개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를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보는 데에 장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표현이 공소외 1의 말과 행동에 대하여 적시한 사실들은 공소외 1 자신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등 모두가 진실한 것임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표현 중 공소외 1의 말과 행위가 '목회자로서 입에 담지도 못할 언행'이라거나 '안하무인격의 불손한 태도로서 비인격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이라고 표현한 부분은 그 전제로서 적시된 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평가나 의견을 표시한 것에 불과하고, 이미 적시된 공소외 1의 말과 행동에 대한 사실 이외에 다른 어떤 사실을 암시적으로라도 적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피고인들이 이 사건 표현을 한 행위는 형법 제310조가 규정하는바,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제1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그 적시한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을 명예훼손죄로 처벌한 것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위법성의 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 [1] 형법 제307조 , 제310조 / [2] 형법 제307조 , 제310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두우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최정환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2. 29. 선고 98노2896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비정규학력의 기재의 점과 특정정당의 지지 또는 추천받았음을 표방한 점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한 사실오인, 심리미진,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선거공보상의 '○○대학교 국제경영대학원 원우회 부회장'이라는 기재만으로도 통상의 선거구민에게 피고인이 위 대학원을 수료 또는 졸업한 자로 인식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지므로, 비록 그것이 학력란이 아닌 경력란에 기재되어 있고, 졸업 또는 수료라는 문구가 없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기재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0조 제1항 소정의 '비정규학력의 기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각 허위사실 공표의 점과 선거기간 중의 시정활동 보고의 점을 각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과 경험칙에 위배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0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창원지법 1998. 12. 10. 선고 98노73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 및 업무방해의 점의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처벌한 제1심판결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법령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구 노동쟁의조정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로 폐지) 제13조의2에서 쟁의행위에 개입을 금지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로서 취급되는 경우란 '상당한 기간 내에 그 해고가 부당노동행위이거나 무효라고 주장하여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이나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효력을 다투는 자'에 국한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0. 11. 27. 선고 89도157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해고근로자가 법률적 쟁송 이외의 방법으로 개별적 또는 집단적 협의과정을 통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다 하여 위 법조에서 말하는 제3자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없는 것이고(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120 판결 참조), 또한 쟁의행위에 개입할 당시에 이미 법률적 쟁송의 방법으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어야 위 법조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은 1996. 2. 5. 또는 같은 달 7.경 자신들이 해고되자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5. 28.까지 모두 기각된 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같은 해 8. 말에서 9. 초까지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9항의 각 범행을 하였고, 이 사건으로 기소된 후인 같은 해 11. 20.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위 범행 전까지 노동조합비를 납부하고, 회사에 대하여 복직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해고의 효력을 다투었다 할지라도, 위 범행 당시에는 피고인들이 구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노동쟁의조정법위반의 점의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처벌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해고무효확인소송의 제기시점을 잘못 판단하여 쟁의행위에 개입할 수 있는 제3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 | 구 노동쟁의조정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로 폐지) 제13조의2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덕수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창국 외 5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2. 10. 선고 97노433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관하여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고만 쓴다) 제4조 제1항은 "음반제작업자 또는 비디오물제작업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문화체육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의 제2조 제4호에는 비디오물제작업자라 함은 비디오물의 제작을 업으로 하는 자를 말한다고 함으로써 그 구성요건에 '업으로 하는 자'라고 하는 일반적·규범적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같은 법 제1조에서는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은 음반 및 비디오물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고 음반 및 비디오물산업의 건전한 육성·발전을 촉진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생활 및 정서생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4조 제1항에서 비디오물제작업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문화체육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단서, 법시행령 제4조는 등록을 요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로서 기획제작만을 하고 복제 등의 방법으로 제조행위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제작하는 경우, 법령에 의하여 설립된 교육·연수기관이 자체교육·연수의 목적에 사용하기 위하여 제작하는 경우, 방송법에 의한 방송법인,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국 및 프로그램공급업의 허가를 받은 자가 방송의 목적에 사용하기 위하여 제작하는 경우,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정부투자기관 또는 정부출연기관이 그 사업의 선전에 사용하기 위하여 제작하는 경우, 관혼상제·종교의식에 관한 것 등 기념으로 남기기 위한 음반·비디오물을 제작하는 경우로서 일반에게 판매·배포·대여 또는 시청제공할 목적이 아닌 경우라고 규정함으로써 주로 비영리목적의 비디오물제작업자 중 일부의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법 및 법시행령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니, 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등록을 필요로 하는 비디오물제작업자를 반드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정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반복적으로 비디오물을 제작하고자 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이와 다른 견해에서 원심의 판단을 비난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기록영화 등이 담긴 비디오물의 '기획제작'의 범위를 넘어, 그 비디오물을 자신의 비디오재생기(VTR)나 한교프로덕션, 중앙영상 등의 복제업체에 의뢰하여 여러 개 복사한 후 이를 푸른영상의 회원이나 일반인들에게 배포, 판매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피고인은 법 제4조 제1항 단서 및 법시행령 제4조 제1호에 등록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기획제작만을 하고 복제 등의 방법으로 제조행위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니,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는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법시행령 소정의 등록예외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점에 관하여
법 및 법시행령, 법시행규칙이 비디오물제작업자에 대하여 일정한 시설을 갖추어 문화체육부장관에게 등록할 것을 명하는 것은 비디오물산업의 건전한 육성·발전을 촉진하고 국민의 문화생활 및 정서생활에 이바지하며, 비디오물제작에 필수적인 기본시설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폐해방지 등을 위하여 주무 행정관청이 비디오물제작업자의 실태를 파악해서 이를 건전하게 육성하고, 공공의 이익과 질서유지에 합당하게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는 등 자의적인 입법을 하지 아니한 이상 예술의 자유나 언론·출판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법 제4조 제2항, 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 법시행규칙 제3조, 별표 2에서 피고인과 같은 비디오물(테이프)제작업자에 대한 등록시설의 기준으로서 영상편집기 1세트 이상, 칼라모니터 3대 이상, 2분의 1 인치 복사용녹화기 100대 이상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정도의 시설은 비디오물제작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비디오물제작업자로서는 수인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시설을 구비할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이를 갖추지 못하여 등록을 할 수 없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 이용훈 조무제(주심) | [1] 구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1999. 2. 8. 법률 제5925호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조 제4호(현행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 참조) , 제4조 제1항(현행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제4조 참조) ,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시행령 제4조 / [2] 구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1999. 2. 8. 법률 제5925호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4조 제1항, 제2항,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 ,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시행규칙 제3조 , 헌법 제21조 , 제22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들
【피고인들의변호인】
변호사 김윤수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2. 26. 선고 98노4165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각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7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들과 국선변호인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279조 및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제1항에 의하면, 재판장은 소송지휘의 일환으로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석명을 구하거나 입증을 촉구할 수 있는바, 여기에서 석명을 구한다고 함은 사건의 소송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당사자에 대하여 사실상 및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질문을 하고 그 진술 내지 주장을 보충 또는 정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말하므로, 어떤 사항에 대한 당사자의 진술 내지 주장이 명확한 경우 그 사항은 석명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구석명을 포함한 소송지휘권의 행사는 신속하고 공평한 재판을 그 지표로 삼아야 마땅할 것이다. 또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자는 항소심의 공판기일에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 이 경우 항소심 법원으로서는 판결이유에서 그 철회된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을 설시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이와 같이 항소이유를 철회하면 이를 다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게 되는 제한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항소이유의 철회는 명백히 이루어져야만 그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피고인 1은 항소이유서를 통하여 양형부당과 함께 사실오인을 그 항소이유로 주장하고 있음이 명확하고, 피고인 피고인 2는 항소이유서의 표지에는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표시하였지만 그 내용에서는 사실오인도 역시 항소이유로 주장하였음이 분명하므로, 피고인들이 내세운 항소이유는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의 제1회 공판조서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항소이유서에 의하여 항소이유를 각 진술한 다음, 피고인 피고인 1은 재판장의 구석명에 따라 그 항소이유가 양형부당의 취지라고 석명하고 있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는 모두 양형부당이라고 설시하고 있는바, 앞서 본 석명 및 항소이유 철회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피고인 1이 명확하게 내세운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의 주장은 철회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 피고인 2가 내세운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의 주장 역시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인들의 항소이유가 양형부당뿐이라고 본 것은 잘못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의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이유 있다고 인정하고 제1심판결을 파기한 다음 자판하면서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함으로써 결국 사실오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서는 이를 배척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67. 1. 31. 선고 66도1581 판결, 1989. 9. 12. 선고 89도129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피고인 1에 대한 이 피고사건 중 위조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사기, 사기미수, 절도의 각 점 및 피고인 피고인 2에 대한 이 피고사건 중 사기, 사기미수의 각 점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각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7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사소송법 제279조 ,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279조 , 제364조 ,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제1항 / [3] 형사소송법 제279조 , 제364조 ,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제1항 / [4] 형사소송법 제383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영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8. 27. 선고 98노331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임원들로서 공소외 1 주식회사가 등록법인인 씨티아이반도체 주식회사(이하 씨티아이라고 한다)로부터 의뢰받은 협회중개시장등록(장외시장등록) 및 전환사채에 대한 지급보증과 발행주선업무를 추진하던 중 씨티아이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알게 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를 이용하여 1996. 11. 9. 씨티아이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청약하여 배정받는 데 이용하였다.
2. 관련규정 및 개정내용
구 증권거래법(1997. 1. 13. 법률 제5254호로 개정되어 1997. 4. 1.부터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증권거래법'이라고만 한다) 제188조의2 [내부자거래의 금지]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제1호 내지 제5호의 1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날부터 1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를 포함한다)로서 상장법인 또는 등록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를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자와 이들로부터 당해 정보를 받은 자는 당해 법인이 발행한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그 정보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를 이용하게 하지 못한다. 1. 당해 법인의 임원·직원·대리인, (제2호, 제3호는 생략), 4. 당해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자, 5. 제2호 내지 제4호의 1에 해당하는 자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제2호 내지 제4호의 1에 해당하는 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그 임원·직원 및 대리인)"이라고 규정함으로써 내부자의 거래를 금지하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제208조 제6호에 의하여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익이나 회피손실액의 3배가 2천만 원을 넘는 경우에는 그 금액)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개정된 증권거래법(1997. 1. 13. 법률 제5254호로 개정되어 1997. 4. 1.부터 시행된 것, 이하 '개정된 증권거래법'이라 한다)에서는 위 제188조의2의 제목 중 "내부자거래"를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로, 그리고 제1항 본문 중 '등록법인'을 "협회등록법인"으로 개정하여 내부자거래의 금지대상을 축소시키는 한편 이에 대한 벌칙으로 구 증권거래법 제208조 제6호를 삭제하고 제207조의2를 신설하여 징역형의 상한을 10년으로 대폭 강화하였고, 한편 구 증권거래법 제3조는 "유가증권 발행의 공정과 기업의 공시를 위하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발행인은 증권관리위원회에 등록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1. 유가증권시장에 유가증권을 상장하고자 하는 법인, 2.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지 아니한 유가증권의 발행인(이하 '비상장법인'이라 한다)으로서 유가증권을 모집 또는 매출하고자 하는 법인, 3.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유가증권의 발행인(이하 '상장법인'이라 한다)과 비상장법인이 합병하고자 하는 경우의 그 비상장법인, 4. 제194조의 규정에 의한 장외거래에 의하여 당해 법인이 발행한 유가증권이 거래되도록 하고자 하는 비상장법인(이하 제5호, 제6호 생략)"이라고 정한 후 그에 따라 증권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법인을 '등록법인'이라고 규정하는 한편(제6조), 유가증권시장 외에서의 매매거래에 관한 사항은 장외거래로 분류한 후 그 구체적인 사항은 증권관리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하여(제194조) 그 위임을 받은 증권관리위원회에서는 '유가증권의장외거래에관한규정'을 마련하였는데, 위 규정에 의하면 등록법인 중에서도 한국증권업협회에 추가로 등록을 한 회사가 발행한 주식은 한국증권업협회의 구성원인 증권회사를 통하여 매매거래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위와 같이 한국증권업협회에 등록한 회사를 '장외등록법인'이라고 규정하였다가(위 규정 제2조 제3호, 제5호, 제3조 등 참조), 개정된 증권거래법은 대체로 위 구 증권거래법 제3조, 제6조와 같은 등록법인에 관한 규정을 존치하면서(다만, 일부 자구가 수정되었다) 제2조 제15항을 신설하여 "이 법에서 '협회등록법인'이라 함은 제172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협회에 등록한 법인을 말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172조의2에서는 "협회중개시장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유가증권이 거래되도록 하고자 하는 법인은 증권회사를 통하여 협회에 등록하여야 한다.", 제2조 제14항에서는 "이 법에서 '협회중개시장'이라 함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유가증권의 매매거래의 중개를 위하여 …(중략)… 한국증권업협회(이하 '협회'라 한다)가 운영하는 시장을 말한다."고 각 규정함으로써 종래 유가증권의장외거래에관한규정에 의하여 정의되던 '장외시장'의 개념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면서 그 명칭을 '협회중개시장'으로 부르게 되었고, 개정된 증권거래법 부칙에 제188조의2와 이에 대한 벌칙규정의 개정과 관련된 경과규정이 없고 같은 부칙 제17조에 의하면 종전의 장외등록법인은 협회등록법인으로 보게 되었다.
3. 판 단
기록에 의하면 씨티아이가 증권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증권거래법상의 등록법인이 된 것이 1996. 10. 23.이고, 다시 한국증권업협회에 등록함으로써 장외등록법인이 된 것은 1997. 3. 15.인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들의 각 행위는 그 행위 당시인 1996. 11. 9.에는 구 증권거래법 제208조 제6호, 제188조의2 제1항 제4호, 제5호에 의하여 처벌받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그 후 개정된 증권거래법에서는 씨티아이와 같이 등록법인이지만 아직 한국증권업협회에의 등록을 마치지 아니하여 장외등록법인 내지 협회등록법인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회사의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를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피고인들의 위 행위는 개정된 증권거래법에 의하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법률규정이 변경되었고, 그 변경된 취지는 유가증권시장이나 협회중개시장을 통하여 주식 등의 유가증권이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장외등록법인)의 경우와는 달리 단순한 등록법인의 경우에는 유가증권의 발행이나 매매거래의 공정성 및 원활한 유통성의 확보나 투자자의 보호 차원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우까지 내부자거래의 규제 대상으로 삼은 종전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이러한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들의 각 행위에 대하여 면소의 판결을 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형법 제1조 제2항 , 구 증권거래법(1997. 1. 13. 법률 제52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8조의2 제1항 , 제208조 제6호 ,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1항 , 제207조의2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8. 12. 24. 선고 98노338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피고인 1에 대한 뇌물수수의 점과 피고인 우경식에 대하여
뇌물죄에 있어서의 직무라 함은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하는 직무행위 및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 29. 선고 98도3584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경찰청 정보과에 근무하는 경찰관(경감)인 피고인 피고인 1이 피고인 피고인 2로부터 그가 경영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인 공소외 공소외 2에 의하여 외국인산업연수생에 대한 국내관리업체로 선정되는 데 힘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금전 및 각종 향응을 받았다고 하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정보과 형사인 피고인 피고인 1이 국내외에 걸쳐 발생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분야의 일들 중 일정 중요도 이상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는 직무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추상적으로는 위 국내관리업체 선정도 피고인 피고인 1의 정보수집 대상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원래 위 국내관리업체 선정이 당시의 통상산업부(현 산업자원부) 또는 그 산하 중소기업청의 소관으로서 피고인 피고인 1이 소속된 경찰청의 업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피고인 피고인 1의 출입처가 되어 본 적이 없는 점, 비밀리에 행하여지는 정보업무의 특성 등에 비추어 피고인 피고인 1이 직무를 통하여 위 국내관리업체 선정에 어떠한 영향을 준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의 국내관리업체 선정은 피고인 피고인 1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단지 피고인 피고인 1은 공소외 2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하여 피고인 피고인 2를 공소외 2에게 소개시켜 주거나 위와 같은 청탁을 하였을 뿐이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즉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뇌물죄에 있어서 직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피고인 1에 대한 횡령의 점에 대하여
민법 제746조에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뜻은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고, 또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어서 결국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 박해롱이 피고인 우경식로부터 공소외 박상희에 대한 뇌물공여 또는 배임증재의 목적으로 전달하여 달라고 교부받은 금전은 불법원인급여물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은 피고인 박해롱에게 귀속되는 것으로서 피고인 박해롱이 위 금전을 박상희에게 전달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횡령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1] 형법 제129조 제1항 / [2] 형법 제129조 제1항 / [3] 형법 제355조 제1항 , 민법 제746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1999. 2. 26. 선고 98노3467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3. 기재 수표는 원래 피고인이 공소외 김규섭에게 같은 범죄일람표(1) 순번 2. 기재 액면 금 35,290,000원으로 된 수표를 발행하면서 그 이자 상당액을 담보하기 위하여 금액란을 백지로 하여 교부한 수표인데 그 후 피고인이 부도가 나자 김규섭은 피고인의 재산에 대하여 진행되는 경매절차에서 위 순번 2. 기재 수표금 채권액인 위 금 35,290,000원을 확보할 의도에서 그 금원의 10배 상당인 금 352,900,000원으로 위 순번 3. 기재 수표의 금액란을 보충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일반적으로 수표의 금액란이 보충권 남용에 의하여 부당보충된 경우 발행인은 그 보충권의 범위 내에 한정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고 그 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는 그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지만(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도2464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수표소지자가 채권에 대한 이자를 담보하기 위하여 교부받은 백지수표에 대하여 그 이자가 아닌 원본액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을 기재하여 발행하였다면 이는 오히려 보충권의 위임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결국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하여 보충권 없이 작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발행인으로서는 위 수표의 금액 전부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2. 판 단
원심은, 일반적으로 수표의 금액란이 보충권 남용에 의하여 부당보충된 경우 발행인은 그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만 그 부당보충의 정도가 심하여 당초의 백지수표와 부당보충된 후의 수표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백지수표 발행인이 그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도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 아니한다는 전제에 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액란이 백지인 수표의 소지인이 보충권을 남용하여 그 금액을 부당보충하는 행위가 백지 보충권의 범위를 초월하여 발행인의 서명날인이 있는 기존의 수표용지를 이용한 새로운 수표를 발행하는 것에 해당하여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도 백지수표의 발행인은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진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72. 6. 13. 선고 72도897 판결, 1995. 9. 29. 선고 94도2464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 원금 35,290,000원에 대한 이자 상당액의 보충권이 부여되어 있는 위 순번 3. 기재 수표에 관하여 위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는 피고인이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원심 판시와 같은 경위나 내용으로 부당보충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결론이 달라질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부당보충된 금액 전부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조치에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만호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8. 9. 11. 선고 98노226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1996. 7. 내지 10. 일자 불상경 장소 불상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메스암페타민 불상량을 투약하였다."라는 것인바, 여기서 '불상…' 부분은 내용이 공허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기재이므로 이를 빼고 공소사실을 다시 적으면, 단순히 "피고인은 1996. 7.에서 1996. 10. 사이에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라는 것으로 된다. 위와 같은 기재만으로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의 요건에 맞는 구체적인 사실의 기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는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유죄의 판결을 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 제1점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필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박세환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8. 19. 선고 98노157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 부분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토목건축공사업 일반건설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기술적 자격요건으로 토목분야 기술자 4인 이상, 건축분야 기술자 4인 이상을 고용하여야 하는바, 1997. 7.경 건설교통부에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신청하면서 건설안전기사 2급 자격취득자인 공소외 공소외 1 등 토목기술자 4명의 면허자격증을 금 1,900만 원에 대여받고, 건축기사 1급 자격취득자인 공소외 공소외 2 등 건축기술자 5명의 면허자격증을 금 2,000만 원에 대여받아 외관상 자격요건에 맞는 건설기술자를 보유한 것인 양 허위서류를 작성, 제출하는 방법으로 같은 해 9. 23.경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일반건설업면허를 취득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받아 건설업을 영위한 것이다."라는 점에 관하여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 제96조 제1호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같은 법 제96조 제1호의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받고"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는 면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 면허를 받았을 때를 가리킨다고 할 것인데,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에 따른 건설업면허기준은 건설업면허를 주는 행정관청을 기속하는 규범이라고 할 것이고, 건설업을 영위하려고 하는 자가 이와 같은 기준들을 구비하지 않았음에도 행정관청에 건설업면허를 신청하는 것을 부정한 행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며, 행정관청으로서는 위와 같은 면허기준을 구비하지 않고 건설업면허를 신청하는 경우에 신청인에게 면허발급기준에 맞추어 면허를 신청하도록 보정을 명하거나 이에 불응하면 면허발급을 거부하면 되는 것이며,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제9조는 "건설교통부장관은 법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건설업면허신청서를 제출한 자에 대한 면허적격여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시설 및 장비의 보유상황을 실제 확인하거나 재무관리상태의 진단결과를 제출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 면허를 받은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한 제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그러나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목적은 건설공사의 기본적인 사항과 건설업의 면허 및 등록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에 있고(같은 법 제1조), 그에 따라 건설업면허를 부여하면서 기술능력에 관하여 기준을 둔 이유는 일정한 기술능력을 가진 업체에 한하여 건설업면허를 부여함으로써 적정한 시공을 담보하려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법령의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하여 자격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면허기준요건에 맞는 기술능력을 보유한 것처럼 명의를 빌려 자격기술자에 관한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여 제출한 다음 그에 기하여 면허를 받은 것은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1항 소정의 부정한 방법, 즉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 이와 다른 원심의 견해는 수긍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를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1항 소정의 부정한 방법, 즉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1항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2. 업무상횡령죄 및 뇌물공여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는 상고장에서 상고의 범위를 원심판결 전부라고 명시하였으나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업무상횡령죄와 뇌물공여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개진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그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그 부분 공소는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와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동종의 형으로 처벌할 때에는 하나의 형으로 처벌하게 되어 있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 부분에 파기사유가 있으면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할 수밖에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이돈희 지창권(주심) |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 제10조 , 제96조 제1호 ,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제13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9. 2. 5. 선고 98노1034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의 정당방위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면서,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과 원심 증인 공소외인의 증언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1997. 7. 10. 21:25경 피고인의 약혼자인 공소외 공소외인을 피고인 소유의 승용차에 태우고 서울 성동구 용답동 233의 10 앞 노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술에 취하여 인도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 피해자가 피고인 운전의 차를 자신의 회사직원이 타고가는 차로 오인하고 차도로 나와 위 승용차를 세우고 위 승용차에 타려고 하였던바, 이로 인하여 피고인과 위 피해자가 서로 말다툼을 하면서 위 피해자는 피고인의 허리춤을 잡아 끌어당기고, 피고인은 위 피해자의 양손을 잡고 버티는 등으로 몸싸움을 하면서 피고인의 바지가 찢어졌고 피고인과 위 피해자이 함께 땅바닥에 넘어졌으며, 피고인이 넘어진 위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타 양 손목을 잡고 위 공소외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약 3분 가량 위 피해자를 누르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타서 양 손목을 잡고 땅바닥에 약 3분 정도 누르고 있었던 행위는 피고인이 위 피해자로부터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위 행위는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정당방위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2.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와 같이, 위 피해자가 야간에 술에 취하여, 피고인 운전의 차량 앞에 뛰어 들어 함부로 타려고 하였고, 이에 항의하는 피고인의 바지춤을 잡아 끌어당겨 바지가 찢어지기까지 하였고, 이에 반하여 피고인이 피고인을 잡아 끌고 가려다가 넘어진 위 피해자의 양 손목을 잡아 누르고 있었던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원심은 "피고인이 위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타 누르고 있었다."고 인정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 손목을 누를 당시 그의 배에 올라타고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공소장이나 제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도 단지 "배 위에서 양 손목을 잡고 눌렀다."고만 되어 있다), 피고인의 행위는 위 피해자에 대항하여 폭행을 가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의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거나 이를 방어하기 위하여 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고,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목적, 수단, 의사 등과 피고인의 방어행위로 인하여 입은 위 피해자의 피해가 극히 미미하다는 점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방위가 아닌 과잉방위로 인정한 조치에는 정당방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형법 제21조 | 형사 |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변득수
【원심판결】
대구고법 1999. 2. 2. 선고 98노57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및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각하였다.
피고인은 겨우 3살에 불과한 장녀인 피해자 피해자 1이 자주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올 정도로 병약하여 밤에 잠을 자다가도 자주 깨어나 울어서 처인 피해자 피해자 2과의 성관계를 가질 수 없게 하고, 경기불황으로 인한 실직으로 피해자 1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어린 딸을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기회를 엿보던 중, 위 피해자 1이 혼자 집에 있게 된 틈을 이용하여 살해하기 위하여 물을 채운 세탁기에 빠뜨렸으나, 위 피해자 1이 세탁기에서 머리를 내밀며 '아빠'라고 불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피해자 1을 다시 세탁기에 빠뜨린 후 둔부를 눌러 빠져나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어나지도 못한 어린 피해자 1의 생명을 빼앗고, 나아가 교묘하게 피해자 1이 세탁기에 매달려 놀다가 실수로 세탁기에 빠져 죽은 것처럼 위장하여 그 범행을 은폐하였고, 그 후 그 집에서 한달 넘게 계속 생활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한 채 처인 피해자 피해자 2에게 집요하게 성관계를 요구하다 피해자 2가 이를 거절한다는 이유만으로 과도로 목을 찔러 위 피해자 2를 살해하고, 이에 그치지 아니하고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딸인 피해자 피해자 3까지 살해하기 위하여 이불포대기 끈으로 목을 1회 감아 잡아당겼으나 생명이 끊기지 아니하자, 다시 1회 더 감아 재차 잡아당겨 피해자 3의 생명마저 빼앗아 버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하고 나서도, 그 범행을 강도가 침입하여 저지른 것으로 은폐하기 위하여 피해자 2의 지갑과 그 속에 들어 있던 돈을 방바닥에 떨어뜨려 놓고 방문을 잠근 뒤 자신은 유유히 범행현장에서 벗어나 친구의 집에서 놀다가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방안에 들어갔다가 뛰쳐나와 울기까지 하면서, 옆방의 사람으로 하여금 이 사건 범행이 마치 강도에 의하여 저질러진 것처럼 경찰에 신고하게 하여 이 사건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 등 이 사건 범행의 동기, 태양, 죄질,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관계 등 제반 정상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오로지 어린 자녀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병약한 자녀가 처인 피해자 2와의 성관계에 지장을 주고 있고 처가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만으로, 독선적이고 고집이 센 피고인을 만나 주위로부터 요즈음 보기 드문 색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착실하게 살아온 처인 피해자 피해자 2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딸들인 피해자 피해자 1, 피해자 3을 무참하게 살해함으로써 스스로 사회공동체의 일원이기를 포기한 반인륜적 범죄로 볼 수밖에 없어 그 죄책이 극히 무겁다 할 것이고, 따라서 형사법본연의 존재의의라 할 응보 및 일반예방의 견지에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극형이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제1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3세 무렵에 아버지를 여의고 생활고에 찌들려 어머니의 사랑과 교화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성장하여 그 성격이 내성적으로 되고 충동의 억제력을 기르지 못하였으며,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사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34세 11개월 안팎이었는데 1984.에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50,000원을 선고받은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자로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샤시 기술 등을 배워 사회에 적응하고 다른 사람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일 없이 단칸 사글세방에서 4인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여 왔으며, 가족 외의 사람에게는 온순하게 행동하여 온 사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미리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은 없고 경찰 이래 이 사건 범행 모두를 순순히 자백하면서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 사실, 피고인은 평소에는 비교적 온순하고 사회에 대한 반감을 가지거나 공격적이지는 아니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원심이 들고 있는 바와 같은 사소한 동기만으로 착한 처와 철없는 어린 두 딸을 무참히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려고 기도하였다는 것은 선듯 납득이 되지 아니하는바, 원심으로서는 극형을 선택함에 있어서 마땅히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 잔악성, 피해자의 수, 피고인의 연령, 피고인의 성장환경, 교육정도, 지능정도, 성격, 범행 당시의 생활형편 등의 사정을 평면적으로만 참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 사건 범행이 가족을 상대로 한 특수한 유형의 범행임을 유의하여 정신과 의사나 임상심리학자로 하여금 감정을 하게 하여 그들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어보는 등, 가족간에 흐르는 복잡미묘한 상호심리관계 및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결의하고 준비하며 실행할 당시를 전후한 피고인의 정신상태나 심리상태의 변화 등에 대하여 깊이 있는 심리를 하여 본 다음에 그 결과를 종합하여 양형에 나아갔어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범행의 참혹함과 반인륜성에 너무 이끌려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을 선택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것은 양형의 자료에 대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양형을 그르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주장하는 상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 형법 제250조 , 형사소송법 제383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임흥순
【원심판결】
제주지법 1998. 12. 8. 선고 97고단1637 판결
【주 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의 항소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변호인의 첫 번째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한 사실이 있을 뿐 원심 판시와 같이 피해자에게 협박을 가하거나 폭행을 가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심은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하였고, 가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협박 등을 가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혼인을 빙자하여 공소외 1을 간음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러한 허위의 사실을 조작하여 부당한 이득을 보려는 피해자의 행위에 대한 정당방위 내지 긴급피난, 또는 자구행위에 불과함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것이며, 두 번째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데 있다.
먼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가 1997. 6. 6.과 1997. 6. 7. 피고인의 집을 찾아와 피고인에게 공소외 1과의 관계 등을 따지고 난 후 다시 1997. 7. 6. 12:00경 피고인의 집에 찾아왔는데 피고인이 집에 없자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2에게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의 성관계 이야기를 하며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자신에게 전화를 하도록 한 사실,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연락을 받고 그날 13:00경 피해자와 통화를 하면서 원심 판시와 같이 "야 이 개새끼야. 네 놈의 정체가 뭐야, 할 말이 있으면 공소외 1을 데려와 죽여버리기 전에"라고 말한 사실, 그런데 피해자가 다시 그날 오후 공소외 2에게 전화를 하여 제주국제공항이라며 만나자고 하여 공소외 2가 공항으로 나갔다가 공항에서 원심 공동피고인 들을 배웅하는 피고인을 우연히 만나 피해자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사실, 이에 피고인은 그날 18:00경 제주국제공항 2층 '공항그릴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공소외 2를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를 찾아가 "이런 새끼 법대로 잡아 넣어야 돼. 이런 놈은 죽여야 돼. 네 놈 가정도 파괴하고 네 놈은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라는 등의 말을 하고, 원심 공동피 고인도 이에 가세하여 "이 새끼 너 사람 잘못 건드렸어. 너 정체를 밝혀. 순 사기 협박 공갈치는 놈이구만. 이런 놈은 죽여야 돼. 이런 새끼는 죽여버려야 해"라는 등의 말을 하여 피해자를 협박하고 피해자의 팔을 잡아 식당 밖으로 끌어내려고 당겨 폭행을 가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심 판시와 같이 협박죄와 폭행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혼인을 빙자하여 공소외 1을 간음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 고소장 등을 각 관련 기관과 언론사에 보내겠다고 말하였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이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거나 긴급피난, 자구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변호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이 그와 같이 피해자에 대하여 협박과 폭행을 가하게 된 것은 처자가 있는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짐으로 인하여 야기된 사정,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진정하고 있는 사정, 그 밖에 피고인의 신분, 나이, 가정환경, 범죄전력, 이 사건범행의 동기, 경위, 결과, 개전의 정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두루 참작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 앞으로 피해 변제조로 각 300만 원을 공탁한 사실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따라서 피고인의 변호인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검사의 항소에 대한 판단
가.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는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혼인빙자간음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하여, 공소외 1, 피해자, 공소외 5의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일관된 증언 내지 진술기재와 피고인 스스로도 자신이 1996. 12. 21. 피해자 공소외 1을 소개받을 때 굳이 총각이 아니라고 밝히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정, 피고인이 작성한 서약서의 내용, 피고인이 처와 함께 공소외 1을 찾아가 합의하려 하였고 적지 않은 금액을 공탁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공소사실을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고, 혼인 적령기가 지난 두 남녀 사이에서 "사랑한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우리가 열 여덟 살 어린애냐"라는 말은 혼인의사에 대한 묵시적인 표현이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일관성 없는 피고인의 변소를 취신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나.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혼인빙자간음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대학이름 생략)대학교 교육대학원 원우회 동료인 피해자 공소외 1과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 1997. 1. 6. 23:00경 서울 성북구 정릉3동 (번지 생략) 소재 (상호명 생략) 피고인의 하숙방에서 공소외 1에게 "('성' 생략)선생을 사랑한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우리가 열 여덟 살 먹은 어린애냐"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공소외 1과 1회 성교하고, 나. 1997. 1. 9. 23:00경 같은 장소에서 가.항과 같은 기망에 의하여 착오에 빠져 있는 공소외 1과 1회 성교하고, 다. 1996. 5. 24. 22:00경 강릉시 안현동 (번지 생략) 소재 송월장 여관 320호에서 가.항과 같은 기망에 의하여 착오에 빠져 있는 공소외 1과 1회 성교함으로써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이 없는 공소외 1을 각 간음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혼인빙자간음죄에 있어서 혼인을 빙자한다고 함은 혼인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혼인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을 말하고 나아가 그 상대방이 이와 같이 위장된 혼인의사를 전제로 하여 성관계를 허용한 경우에 비로소 혼인빙자간음죄가 성립한다고 설시한 후,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의 각 일시·장소에서 공소외 1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혼인을 빙자한 사실은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소외 1은 피고인을 1996. 12. 21. 대학원 친구인 공소외 3, 4를 통하여 미혼으로 소개받아 알게 되었고 피고인 자신도 스스로 미혼이라고 소개하였었는데 피고인이 "사랑한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우리가 열 여덟 살 어린애냐"고 말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을 결혼 상대자로 믿고 성관계를 갖게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그와 같은 공소외 1의 진술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증거는 없고, 오히려 공소외 1이 이 사건 훨씬 이전인 1996. 7. 21.부터 피고인과 공통과목을 수강하거나 원우회 사무실을 같이 사용하면서 알게 되었고, 피고인이 1996. 8.경 대학원생들의 모임인 원우회 회장 선거 때 공소외 1 등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그 선거운동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준 사실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공소외 1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있다고 판단하는 한편, 가사 공소외 1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은 말을 하게 된 정황과 그 내용, 공소외 1과의 관계, 피고인과 공소외 1의 나이·직업·사회적 경험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혼인을 빙자하였다거나 혹은 피해자가 위장된 혼인의사를 전제로 하여 성관계를 허용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또 피해자, 공소외 5의 진술 등은 공소외 1부터 전해들은 것이거나 위 성관계 이후의 정황에 관한 것으로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하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검사가 유죄의 자료로 들고 있는 증거들로 공소외 1, 피해자, 공소외 5의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증언 내지 진술기재와 제반 사정들에 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1) 공소외 1의 원심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증언 내지 진술기재
우선, 공소외 1과 피고인 모두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그들이 1996. 7.경부터 방학기간 동안 수강하여 학위를 취득하는 계절학기 대학원인 (대학이름 생략)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은 체육교육학을, 공소외 1은 유아교육학을 각 전공한 사실, 피고인과 공소외 1은 1996. 12. 21.부터 1997. 1. 14.까지 대학원 건물 근처에 있는 식당 겸 하숙집인 '전주식당'에 다른 학생 10여 명과 하숙을 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과 공소외 1이 3회에 걸쳐 공소사실 기재의 일시·장소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실, 피해자는 공소외 1의 먼 친척으로서 1983. 3. 1.부터 강릉시 소재 (유치원 이름 생략)유치원 원장으로 재임하고 있고, 공소외 1은 1987. 3. 1.부터 (유치원 이름 생략)유치원에 근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 사실을 다툼이 없이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공소외 1은 자신이 위와 같이 피고인과 3회의 성관계를 가지게 된 데 대하여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 내지 진술하고 있다.
즉, 공소외 1 자신은 1996. 7. 21. 유아교육과에 입학하였는데 1996. 12. 21. (대학이름 생략)대학교 교직원식당에서 대학원 친구인 공소외 3, 4로부터 우연히 피고인을 소개받았다. 소개받을 당시 공소외 3, 4가 피고인을 미혼이라고 하였다. 그 때 피고인도 전주식당에서 하숙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날 밤 일행 모두 같이 노래방에 가서 놀고 하숙집으로 돌아왔는데 피고인이 방도 구경할 겸 자기의 방으로 가자고 하여 피고인을 따라 갔다. 그 때 피고인에게 결혼을 하였느냐고 물었더니 미혼이라고 대답하였고, 왜 결혼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얼굴이 빨개지면서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공소외 1 본인에게 유아교육과에서 제일 예쁘고 키도 크다며 사귀고 싶다고 하였고 애인이 있느냐고 물어 애인이 있다고 하니까 먼저 차지한 사람이 임자라며 앞으로 잘해 보자고 하며 헤어졌다. 그 후 피고인이 원우회 회장이고 대학원 선배여서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냈는데 그러던 중 1997. 1. 6. 23:00경 피고인 이 방으로 찾아와서 자기 방으로 오라고 하여 갔더니 "('성' 생략)선생 같은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뺏기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방바닥에 눕히려고 하여 이를 거절하자 "사랑한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우리가 열 여덟 살 어린애냐"고 말하여 피고인을 결혼 상대자로 믿고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 후에도 여자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두 차례 더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공소외 1을 알게 된 것은 1996. 8. 초경 대학원생들의 모임인 원우회장 선거 때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피해자는 피고인이 유부남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서로 좋아서 성관계를 갖게 된 것이지 혼인을 빙자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살피건대,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성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 피고인이 혼인을 빙자하였기 때문인지 여부는 언제부터 두 사람이 서로 알게 되었는지, 각자의 남녀관계는 어떠한지, 성관계를 가지게 된 구체적 경위와 그 전후 사정, 피고인들의 나이, 신분관계 나아가 오늘날의 남녀 정교관계에 관한 사회통념 등이 중요한 판단자료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객관적인 제3자로서 공소외 1과 같이 유아교육과 대학원생이었던 원심 증인 전윤선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이 1996. 8. 초경 대학원 여름학기 원우회장 선거에 나섰을 때 공소외 1 등 유아교육과 여학생들이 그 선거운동을 해 주었는데, 피고인이 원우회장으로 당선된 후 유아교육과 여학생들이 원우회 사무실을 자주 사용하면서 그 사무실에 공소외 1을 비롯한 다른 여학생들과 피고인이 같이 있을 때도 있었고 공소외 1과 피고인 단 둘이 있을 때도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서로 알게 된 때는 공소외 1의 진술과는 달리 1996. 8. 초경이라 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남자관계에 대하여 공소외 1은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때 피고인이 애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사실은 애인은 없었으나 선을 본 사람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염두에 두고 애인이 있다고 답하였다는 취지로 진술(수사기록 234장)하였다는 것인데, 원심 법정에 제출한 진술서에는 대학원을 졸업하면 결혼하기로 정혼한 약혼자가 있었다고 진술(공판기록 150장, 151장)하고 있는 사정, 피고인의 당시의 나이에 비추어 오히려 결혼을 한 사람으로 보아야 함이 통상적이라 할 것인 점(전윤선 역시 1996. 8. 초경 피고인이 결혼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등에 비추어 보면, 전체적으로 공소외 1의 증언 내지 진술기재의 신빙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가사 공소외 1의 진술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자신을 미혼으로 소개하였고 성관계를 가지기 직전에 "사랑한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우리가 열 여덟 살 어린애냐"고 말하였다 하더라도, 공소외 1 스스로 피고인을 소개받은 1996. 12. 21.부터 최초로 성관계를 가진 1997. 1. 6.까지 사이에 연인 기분으로 데이트를 한 적도 없고 피고인, 공소외 3, 4 등과 같이 노래방에 몇 번 다녔으며, 하숙집에서 식사가 제공되지 않아 밖에서 열 번 정도 피고인과 단둘이서 또는 공소외 4, 전윤성 등과 같이 식사를 하기도 하였고, 피고인이 공소외 1의 하숙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둘이서 같이 통계학 특강 문제와 체육교육과의 과제물을 작성하며 의논한 일이 있을 뿐이라는 것으로서 공소외 1이 진술하는 피고인과의 당시 친밀도는 통상적인 대학원 동료로서의 관계로 보이고 결혼을 전제로 한 특별한 관계로까지 진전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첫 번째 성관계를 가지게 된 경위 역시 공소외 1이 1997. 1. 6. 피고인으로부터 꼭 자신의 방으로 와달라는 말을 듣고 피고인의 방에 갔다가 피고인이 "('성' 생략)선생 같은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뺏기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갑자기 불을 끄고 방바닥에 눕히려고 하여 저항을 하며 "이러시면 안돼요."라고 하였더니 피고인이 완력으로 누르면서 "사랑한다."고 하였고 "이러시면 안돼요.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어요."라고 하자 "우리가 뭐 열 여덟 살 먹은 어린앤가. 모든 것을 책임질테니 걱정 말아요."라고 말하여 결국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인데 그와 같은 대화내용은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남녀라 할지라도 처음 성관계를 가지면서 있을 수 있는 대화내용에 불과하다. 그리고 공소외 1이 피고인과 세 차례 성관계를 갖는 동안 5개월 상당의 시간이 있었고 두 사람 모두 결혼을 할 나이치고는 상당히 늦은 나이여서 결혼을 전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면 서둘러 피고인과 사이에 결혼을 언제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양가 부모들에게 언제 결혼의사를 밝히고 인사를 할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야 할 것임에도 그렇지 않았고( 공소외 1도 원심 법정에서 이를 인정하고 있다), 서로 특산물과 초콜릿을 주고 받았을 뿐 1997. 1. 14. 종강 후 헤어져 각자 고향에 내려간 이래 세 번째 성관계를 가질 때까지 사이에 한 번도 만나지도 않았고 그 밖에 통상적으로 상대방을 결혼할 사람으로 정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어떠한 언행을 보인 바도 없다( 공소외 1의 어머니인 공소외 5는 원심 법정에서 공소외 1이 1997. 5. 하순경에 이르러서야 남자가 생겼으니 결혼하겠다는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게다가 공소외 1이 처음 피고인을 소개받았을 때 피고인이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으나 피고인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만 39세 가량 되는 남자를 결혼 상대방으로 여겼다면 성관계를 갖는 5개월의 기간 동안 다시 한 번 그 확실한 사유를 확인함이 통상적이라 할 것임에도 그러한 행동조차 보이지 않았고 그러한 관계에 불과한 피고인을 택하기 위해 대학원 졸업 후 결혼할 예정이라던 약혼자를 쉽게 포기해 버렸다는 것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사정, 당시 피고인은 중학교 교사로서 만 39세 가량이고 공소외 1은 만 34세 정도의 유치원 교사로서 양쪽 모두 상당한 사회적 경험을 가지고 있어 성관계에 대하여도 스스로 분별력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보이는 사정, 만약 공소외 1이 피고인을 곧 결혼하여야 할 상대방으로 생각하였다면 그 동안 직접 피고인이 고향인 제주로 찾아가 피고인의 신분 등을 확인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예견되는 행위라 할 것임에도 성관계를 세 차례나 가진 후에 비로소 먼 친척 겸 자신이 근무하는 유치원 원장인 피해자를 제주로 보내었으며, 공소외 1의 결혼 상대방으로 피고인이 적절한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하러 갔다는 피해자가 1997. 6. 7.경 피고인에게 찾아가 작성받은 서약서(수사기록 124장, 공판기록 148장, 225장)는 피고인이 더 이상 공소외 1을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서 결혼 상대로 생각하였던 남자에게 처자가 있음이 밝혀진 데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내용이라고는 보여지지 않는 사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오늘날의 보편적인 도덕관념이나 사회통념상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의 3회에 걸친 성관계가 진실로 혼인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이를 가장하여 혼인을 빙자한 피고인의 행위에 의하여 이루어 졌다거나, 피고인이 혼인의 의사를 위장했고 공소외 1도 피고인의 위장된 혼인을 전제로 해서 비로소 성관계를 허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2) 그 밖의 증거자료
피해자나 공소외 1의 어머니인 공소외 5의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증언 내지 진술기재는 모두 공소외 1로부터 전해들은 것이나 성관계 이후의 정황에 관한 것들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1의 증언 내지 진술기재를 믿지 않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피해자, 공소외 5의 증언 내지 진술기재 역시 신빙성이 없다.
그 밖에 공소외 1, 공소외 1의 부모, 공소외 1의 올케 등이 연명으로 작성한 각 사실 증명서, 정갑수가 작성한 사실증명서 역시 성관계 이후 정황에 관한 사정을 기재한 것들로서 1997. 7. 16.경과 1997. 7. 22.경에 피고인의 처와 누나가 피고인과 함께 또는 그들만이 공소외 1의 집을 찾아와 피고인의 잘못을 인정하였다는 내용이나, 이는 공소외 1 측이 1997. 7. 11. 서울지방검찰청에 이 사건 고소장을 접수하자 피고인이 교사 신분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을 우려하여 원만한 화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말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그 사실증명서 자체에도 혼인을 빙자하였다는 직접적인 기재는 없다.
그리고 피고인이 공소외 1, 피해자 앞으로 각 300만 원을 공탁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가지고 피고인이 혼인빙자간음의 범행사실을 자인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공탁서에 기재된 공탁사유 역시 피해자와 합의하에 세 차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있어 위자료로 제공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3) 결국 위와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취지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균(판사) 강선명 조정현 | [1] 형법 제304조 , /[2] 형법 제304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김동주
【원심판결】
광주지법 순천지원 1998. 12. 24. 선고 98고단24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2를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2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3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2로부터 금 40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998. 1. 21.자 조업금지구역 위반의 점은 무죄
피고인 1, 3, 4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수산업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52조 제1항 제3호, 수산자원보호령(이하 '보호령'이라고만 한다.) 제30조 제4호, 제17조 제1항 [별표 19]에 따르면 근해형망어업의 조업구역에 전라남도 연해가 제외되어 있으나, 한편 법 제27조 제3항, 제4항, 수산업법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 제17조 [별표 1], 어업면허및어장관리에관한규칙 제16조 [별표 7], 제26조 등에 의하면 보호령 17조 제1항 [별표 19]의 적용이 배제되어야 하고, 더구나 해양수산부가 전라남도 공유수면에서 동 어업허가 외에 패류를 채취할 수 있다고 질의답변하였으므로 결국 근해형망어업허가를 받은 이 사건 어선이 허가구역을 이탈하여 선적항이 소재한 전라남도의 공유수면에서 조업한 것은 정당하고, 피고인들의 조업행위를 조업구역 위반의 수산업법위반죄로 의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2. 당원의 판단
가. 관련 처벌 법규정의 해석
법 제52조 제1항은 "어업단속, 위생관리, 유통질서 기타 어업조정을 위하여 다음 각 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3호로 '조업구역, 어업의 시기와 포획, 채취할 수 있는 수산동식물의 종류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를 들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보호령은 제17조 제1항에서 "법 제52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하여…근해형망어업…의 조업구역과 허가의 정수를 [별표 19]와 같이 한다."고 규정하면서 [별표 19]로써 근해형망어업의 조업구역과 허가의 정수를 정하고 있는데 전라남도 연해는 조업구역 및 허가의 정수 해당란에 그 규정이 없으며, 제1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업구역을 위반하여 어업을 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으로서 제30조 제4호를 두고 있다. 따라서 위 각 법규정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라남도 연해는 근해형망어업의 조업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이므로 타 지역을 조업구역으로 하는 근해형망어업허가를 받은 어선으로 전라남도 연해에서 근해형망어업의 조업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이어 피고인들이 들고 있는 규정들에 대하여 본다.
법은 제41조 내지 제45조에서 어업을 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어선 또는 어구 등마다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도록 하는 허가 및 신고어업에 관하여 규정을 하는 한편, 법 제8조 내지 제40조에서는 일정한 수면을 구획한 어장에서 어업을 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면허를 받도록 하는 면허어업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인들이 들고 있는 법 제27조 제3항, 제4항, 시행령 제17조 제1항 [별표 1], 어업면허및어장관리에관한규칙 제16조, 제26조 등은 관리선의 사용과 그 제한·금지에 관한 규정, 마을어업의 포획·채취방법 등에 관한 규정, 관리선 사용의 지정 또는 승인 신청에 관한 규정으로서 면허어업에 관한 규정들이다.
즉, 법 소정의 면허를 받은 어업권자는 관할 관청의 지정을 받아 관리선(면허를 받은 어업권자가 그 어업의 어장관리에 필요한 어선)을 사용할 수 있고, 이 경우 관리선은 어업권자의 소유 또는 임차어선에 한하며(법 제27조 제1항), 어업권자가 면허받은 어업의 어장에 관리선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근해어업허가를 받은 어선도 관할 관청의 승인을 얻어 사용할 수 있고(같은 조 제3항), 관리선의 사용을 지정받은 어업권자는 그 지정받은 어장구역 또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승인을 얻은 구역 외의 수면에서 수산동식물을 채취하기 위하여 당해 관리선을 사용해서는 아니되지만, 다만 어업권자가 근해어업허가를 받은 어선을 관할 관청의 승인을 얻어 관리선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같은 조 제4항), 법 제27조 제4항 단서의 의미는 그 어선은 관리선으로 승인을 얻은 것과는 별도로 근해어업허가도 받은 어선이므로 어업면허를 받은 어장 내에서 관리선으로 조업하는 외에 근해어업허가시 허가받은 조업구역 안에서도 조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위 조항으로 인하여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법 제27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승인을 얻은 구역 외의 근해어업의 조업금지구역에서도 조업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이 들고 있는 시행령 제17조 제1항, 어업면허및어장관리에관한규칙 제16조, 제26조 제3항은 면허를 받은 어업권자가 당해 어장 안에서 형망어업이 허가된 어선을 관리선으로 사용하기 위한 지정·승인신청절차 내지 관리선의 제한·금지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여 피고인들이 관리선으로 승인받은 어장 외의 전라남도 연해에서 근해형망어업을 조업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다. 피고인들의 조업이 적법한지 여부
법 소정의 면허를 받은 어업권자가 근해형망어업이 허가된 어선을 관리선으로 사용승인받은 경우 당해 어장 안에서 사용할 수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들이 이러한 요건하에 이 사건 조업행위를 하였는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위 조업 당시 사용하였던 어선 중 남성호에 대하여만 어업권자 이계훈이 관리선사용지정을 받았을 뿐, 수성호, 금영 1호는 관리선 사용지정 및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 위 조업구역이 모두 면허를 받은 어장이 아닌 공유수면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이 위 어선들을 관리선으로 지정 및 승인받아 면허어장 안에서 적법하게 조업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라. 법률의 착오 여부
공판기록에 편철된 해양수산부장관이 작성한 1997. 12. 12.자 질의답변서의 기재에 의하면, "근해형망어업 허가의 정수가 없는 전라남도의 관할 해역 안의 패류채취방법"에 대한 답변으로 "전라남도의 관할 수역 중 공유수면일 경우 동 어업허가 외에 구획형망어업 및 잠수기 어업 등으로 패류를 채취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사실을 알 수 있고, 한편, 해양수산부장관이 작성한 1998. 9. 16.자 질의답변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내용 중 "동 어업허가 외에"라는 문구는 "근해형망어업을 제외한다."는 취지로 작성 회신한 것이라는 내용의 질의답변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위 1997. 12. 12.자 답면서 내용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나머지 공소 사실과 같은 피고인들의 조업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위와 같은 조업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직권으로 살피건대, 공판기록에 편철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이 작성한 불기소증명원 등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2가 1997. 8. 15. 07:00경 전남 구여천군 세포리 남방 0.3마일 해상 일원에서 형망어구를 사용하여 바지락 40포 시가 금 400,000원 상당을 포획하다가 입건된 사실에 대하여 1998. 1. 15. 담당검사가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불기소 결정 6일 후에 이루어진 같은 달 21.자 위 피고인의 조업금지구역 위반 조업행위는 위 피고인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저지른 것으로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이 부분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결 론
따라서 피고인 1, 3, 4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은 같은 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원심판결 공소사실 중 제1의 나.항을 삭제하는 외에는 원심판결 중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3호, 제2항, 수산자원보호령 제30조 제4호, 제17조 제1항 [별표 19]
1.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추 징
수산업법 제52조 제4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무죄부분에 대한 판단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피고인이 1998. 1. 21. 조업금지구역을 위반한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가 1998. 1. 21. 11:00경 전남 구여천군 돌산읍 군내리 선착장 동남쪽 200m 해상일원에서 위 피고인이 선주 겸 선장인 남성호와 형망어구를 이용하여 바지락 20포 시가 금 220,000원 상당을 포획함으로써 조업금지구역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 바, 위 파기이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정갑주(재판장) 김성수 황기선 |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3호 , 제2항 , 수산자원보호령 제17조 제1항 [별표 19] , 제30조 제4호 |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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