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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현영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3. 11. 선고 2009노70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 및 검사의 무죄 부분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들의 특수강도강간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강도강간죄는 강도라는 신분을 가진 범인이 강간죄를 범하였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강간범이 강간행위 후에 강도의 범의를 일으켜 그 부녀의 재물을 강취하는 경우에는 강도강간죄가 아니라 강도죄와 강간죄의 경합범이 성립될 수 있을 뿐이나, 강간범이 강간행위 종료전, 즉 그 실행행위의 계속 중에 강도의 행위를 할 경우에는 이때에 바로 강도의 신분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이후에 그 자리에서 강간행위를 계속하는 때에는 강도가 부녀를 강간한 때에 해당하여 「형법」제339조 소정의 강도강간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 대법원 1988. 9. 9. 선고 88도1240 판결 참조),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조 제2항은 「형법」제334조(특수강도) 등의 죄를 범한 자가 「형법」제297조(강간) 등의 죄를 범한 경우에 이를 특수강도강간 등의 죄로 가중하여 처벌하는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수강간범이 강간행위 종료 전에 특수강도의 행위를 한 이후에 그 자리에서 강간행위를 계속하는 때에도 특수강도가 부녀를 강간한 때에 해당하여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조 제2항에 정한 특수강도강간죄로 의율할 수 있다」.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특수강도강간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강간 및 강도행위를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조 제2항에 정한 특수강도강간죄로 의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특수강도강간죄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또한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이 부분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본 것은 정당한 판단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신미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특수강간미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제1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인정 사실 및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에 대한 특수강간미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1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이 아니면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상고이유로 할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제383조 제4호),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제1심이 그 판시와 같은 증거판단 등을 토대로 피고인 2에 대한 특수강간미수의 공소사실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로 인정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불복한다는 취지의 상고장을 제출하였음에도 상고이유서에서 그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를 기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다.
5. 직권 판단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무허가 일반게임제공업 영위의 점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제2조 제6호의2 (나)목에서 일반게임제공업을 “ 제21조의 규정에 따라 등급분류된 게임물 중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과 전체이용가 게임물을 설치하여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영업”으로 정의한 다음, 제26조 제1항에서 일반게임제공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면서, 이에 위반하여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영업을 한 자를 제45조 제2호에 의하여 처벌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위 법률조항의 문언 및 체계와 아울러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등급분류를 받지 아니한 게임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은 위 법률 제2조 제6호의2 (나)목에 규정된 일반게임제공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러한 영업을 관할 관청의 허가 없이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 법률 제45조 제2호, 제26조 제1항에 의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4590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 중 무허가 일반게임제공업 영위 부분은, 위 피고인이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허가 없이 등급분류를 받지 아니한 게임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영업을 하였다는 것이고,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제45조 제2호, 제26조 제1항에 정한 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관련 법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의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 중 무허가 일반게임제공업 영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위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부분과 「형법」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6.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상고 및 검사의 무죄 부분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형법 제339조 / [2] 형법 제297조, 제334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2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 참조) / [3]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의2 (나)목, 제26조 제1항, 제45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영선외 1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7. 8. 22. 선고 2007노2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구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0조 제2항 제1호는 제6조의3을 위반하여 후원금을 모집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제6조의3 본문은 국회의원 후원회가 연간 모금할 수 있는 한도액(이하 ‘연간 모금한도액’이라 한다)을 1억 5천만 원으로 정하면서 전년도 이월금은 연간 모금한도액에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구 정치자금법(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부 개정되어 2006. 3. 2. 법률 제78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치자금법’이라 한다) 제45조 제2항 제2호는 제12조 제1항을 위반하여 후원금을 모금한 자를 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한다고 하고 그 제12조 제1항 본문에서 연간 모금한도액을 1억 5천만 원으로 정하면서 전년도 이월금을 연간 모금한도액에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가, 2006. 3. 2. 법률 제7851호로 개정된 정치자금법 제12조 제1항 본문은 다시 ‘연간 모금한도액은 전년도 이월금을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2005. 1. 1.부터 1년 이내에 이루어진 한도초과 모금행위에 대한 것으로서 행위시법인 구 정치자금법 제12조 제1항에 따라 2004년도 이월금을 포함한 연간 모금한도액 1억 5천만 원을 초과한 이후의 모금행위가 구 정치자금법에 따른 범죄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그 후 2006. 3. 2. 개정된 정치자금법이 전년도 이월금을 연간 모금한도액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경과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개정 취지는 범죄구성요건인 연간 모금한도액을 규정함에 있어 전년도 이월금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는 구법의 처벌규정이 부당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4년도 이월금에 해당하는 한도초과 모금행위 부분은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나, 다만 범죄 후 법령의 개폐로 그 형이 폐지되었을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26조에 의하여 실체적 재판을 하기에 앞서 면소판결을 하여야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61. 12. 7. 선고 4292형상705 판결, 대법원 1969. 12. 30. 선고 69도201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이에 관하여 무죄로서의 실체적 재판을 한 것은 위법하여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고 그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여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데 그 입법 목적이 있고( 제1조), 이에 따라 정치자금법이 허용하는 정치자금의 종류를 당비, 후원회에 대한 후원금, 기탁금, 국고보조금 등으로 나누어 명시하고 각 정치자금 종류별로 기부 한도와 절차 등에 관하여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국회의원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목적으로 설립·운용되는 단체인 후원회는 회원과 사무소를 기초로 활동한 결과로 모금한 후원금에서 모금에 직접 소요된 경비를 공제한 후 지체 없이 국회의원에게 기부하도록 하는 한편, 후원회의 연간 모금한도액 및 연간 기부한도액을 엄격히 제한하여 이에 위반되는 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구 정치자금법 제45조 제2항 제2호는 제12조 제1항을 위반하여 후원금을 모금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2조 제1항 단서는 ‘신용카드·예금계좌·전화 또는 인터넷전자결제시스템 등에 의한 모금으로 부득이하게 연간 모금한도액을 초과하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되, 그 이후에는 후원금을 모금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단서 조항에서 정하는 모금방법은 후원회의 모금의사 내지 행위와는 무관하게 후원인의 일방적인 의사와 행위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어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모금으로 연간 모금한도액을 초과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그 한도액 초과에 대해 후원금 모금자에게 형사책임을 지운다면 이는 형사상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게 되는 점, 만약 위 단서 조항에 정해진 방법에 의한 모금을 하였다는 사실 외에 피고인에게 모금한도액 초과상태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에 별도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음을 증명하도록 요구한다면 이는 피고인에게 후원인들로 하여금 연간 모금한도액이 초과되지 않는 범위에서 기부하도록 하는 별도의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되어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이 되는 점, 그 밖에 위 단서 조항의 문언 내용,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단서 조항에 정해진 방법에 의하여 후원금을 모금하는 경우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연간 모금한도액 초과상태에 이르게 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구 정치자금법 제45조 제2항 제2호 위반죄가 성립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다만 그러한 초과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모금하거나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위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나. 원심 및 제1심의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의 국회의원 보좌관 겸 후원회 회계책임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당시 공소외 1의 변호사 사무실 여직원이면서 국회의원 정치자금 회계책임자를 겸하고 있던 공소외 2에게 후원금 관리계좌의 통장 및 도장을 보관시켜 두고 피고인의 구체적 지시·감독 아래 이를 관리하여 온 사실, 피고인은 2005. 12. 12.경까지 수회에 걸쳐 후원회 계좌에서 공소외 1의 정치자금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2005년도 연간 기부한도액을 이미 모두 기부하였고, 공소외 2가 서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2005년도 연간 기부금 현황과 같은 해 모금된 후원금이 2005. 12. 12. 현재 합계 134,656,200원이라는 내용의 보고서에 결재까지 한 사실, 피고인은 공소외 1의 주선으로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겸 회장인 공소외 4가 위 회사의 제2공장을 서산시에 신설하는 것과 관련하여 서산시장 등과 간담회를 가질 당시 그 장소에 공소외 1을 보좌하여 함께 동행하였던 사실, 공소외 4는 위 회사의 경영진과 조직을 통하여 전국에 산재한 회사의 지점 및 영업소 직원들에게 공소외 1의 후원회에 대한 후원금 기부를 권고하고 본사 차원에서 후원한 직원들의 명단까지 파악하는 등 후원금 기부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사실, 이에 따라 공소외 4가 2005. 12. 7. 100만 원의 후원금을 기부한 이래 위 회사 임직원들이 불과 14일 동안 10만 원가량씩 모두 5,420만 원의 후원금을 공소외 1의 후원회에 집중적으로 기부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위 보고서 결재 당시 전년도 이월금을 제외하고도 추가 모금한도액 잔액이 약 1,5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정을 이미 알고 있었고, 후원금계좌의 통장 등을 실제 보관하고 있으면서 매일 후원회 계좌에 입금된 후원금 내역을 확인하고 있던 공소외 2에게도 그 입금내역을 보고하도록 지시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그 무렵 위 회사 직원들로부터 후원금 기부방법 등에 관한 문의전화를 직접 받기도 하였고, 당시 위 회사 직원들이 하루에도 수십명씩 후원금계좌로 후원금을 집중적으로 송금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같은 부서 내 10여 명의 후원금을 1명이 일괄송금한 다음 그 개별 명단을 팩스로 송부하는 이례적인 방법이 동원된 사정까지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 실제로 피고인이 연간 모금한도액 현황을 파악한 다음날인 2005. 12. 13. 및 같은 달 14일 양일간에 걸쳐 합계 18,500,000원이 후원회 계좌로 기부됨으로써 이미 연간 모금한도액 1억 5천만 원(2004년도 이월금 제외)을 상당 부분 초과한 모금이 이루어진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5. 12. 15.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후원자 170명으로부터 합계 22,640,000원을 후원회 계좌로 송금받는 방법으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국회의원 보좌관과 후원회 회계책임자를 겸하고 있으면서 연간 모금한도액 잔액이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고, 당시 해당 지역구 내에서의 공장설립과 관련한 민원을 갖고 있던 위 회사의 임직원들이 거의 매일 수십명씩 이례적인 방법을 동원해 가며 후원금을 집중적으로 기부하고 있었으므로 조만간 연간 모금한도액을 초과하게 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불과 2일 후인 2005. 12. 14.경 위 소외 회사 직원들의 집중적 기부행위로 연간 모금한도액을 상당 부분 초과하게 되었으므로, 늦어도 2005. 12. 14.경에는 연간 모금한도액 초과사실을 알았거나 미필적으로나마 인식 또는 예견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피고인이 적어도 위 2005. 12. 14.경 이후에도 후원금계좌를 폐쇄하거나 후원금 기부를 문의하는 후원자들에게 다음 연도 기부방법을 안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후원회 계좌로의 입금이 계속 이루어지도록 한 행위는 연간 모금한도액 초과사실을 알면서도 후원금을 계속 모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국회의원 후원회의 회계책임자인 피고인이 위 단서규정에 열거된 모금방법에 의하여 후원회 모금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연간 모금한도액 1억 5천만 원의 초과 여부 확인 및 그에 따른 조치를 게을리한 점은 인정되나, 이 사건 후원회의 한도초과 모금행위가 구 정치자금법 제12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신용카드 등에 의한 모금으로 부득이하게 연간 모금한도액을 초과하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한 후 이를 무죄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치자금법상 한도초과 모금행위 관련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1조 제2항, 구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3, 제30조 제2항 제1호, 구 정치자금법(2006. 3. 2. 법률 제78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 제45조 제2항 제2호, 정치자금법 제12조 제1항, 제45조 제2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 [2] 형법 제1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 [3] 구 정치자금법(2006. 3. 2. 법률 제78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 제45조 제2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07. 6. 28. 선고 2007노27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은 “피고인의 출정 없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피고인이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단, 대리인 또는 변호인이 출정한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18조 제2항), 한편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피고인이 그 정식재판절차의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여야 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458조 제2항, 제365조).
법 제458조 제2항, 제365조는 피고인이 출정을 하지 않음으로써 본안에 대한 변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는 일종의 제재적 규정으로(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1803 판결 참조), 이와 같은 경우 피고인의 출정 없이도 심리판결할 수 있고 공판심리의 일환으로 증거조사가 행해지게 마련이어서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증거조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법 제318조 제2항의 규정상 피고인의 진의와는 관계없이 법 제318조 제1항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게 되어 있는 점( 대법원 1991. 6. 28. 선고 91도865 판결 참조), 법 제318조 제2항의 입법 취지가 재판의 필요성 및 신속성 즉, 피고인의 불출정으로 인한 소송행위의 지연 방지 내지 피고인 불출정의 경우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결정하지 못함에 따른 소송지연 방지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피고인이 정식재판절차에서 2회 불출정하여 법원이 피고인의 출정 없이 증거조사를 하는 경우에 법 제318조 제2항에 따른 피고인의 증거동의가 간주된다고 할 것이다 .
그리고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피고인이 정식재판절차의 제1심에서 2회 불출정하여 법 제318조 제2항에 따른 증거동의가 간주된 후 증거조사를 완료한 이상, 간주의 대상인 증거동의는 증거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철회 또는 취소할 수 있으나 일단 증거조사를 완료한 뒤에는 취소 또는 철회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 증거동의 간주가 피고인의 진의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점 등에 비추어, 비록 피고인이 항소심에 출석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간주된 증거동의를 철회 또는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적법하게 부여된 증거능력이 상실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피고인이 정식재판절차에서 2회 불출정함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가운데 검사 제출의 유죄증거에 관하여 법 제318조 제2항에 따른 증거동의 간주를 하여 증거능력을 부여한 제1심의 조치를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하여 이를 채용한 조치는, 기록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증거동의 간주 및 그 철회 내지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인 증거의 취사선택 및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원심판결의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 제365조, 제458조 제2항 / [2]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 제365조, 제458조 제2항 / [3]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 제365조, 제458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세영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0. 2. 10. 선고 2009노286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4조 제2항에 의하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경찰공무원은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 여부를 호흡측정기에 의하여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그 측정에 응할 의무가 있으나, 운전자의 신체 이상 등의 사유로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이 불가능 내지 심히 곤란한 경우에까지 그와 같은 방식의 측정을 요구할 수는 없으며, 이와 같은 경우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의 신체 이상에도 불구하고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을 요구하여 운전자가 음주측정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못한 결과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7125 판결 참조).
또한, 구 도로교통법 제150조 제2호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제4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에서 규정한 경찰공무원의 측정은 같은 법 제44조 제2항 소정의 호흡조사에 의한 측정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같은 법 제44조 제3항 소정의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을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음은 법문상 명백하다. 따라서, 신체 이상 등의 사유로 인하여 호흡조사에 의한 측정에 응할 수 없는 운전자가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을 거부하거나 이를 불가능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은, 피고인이 척추장애로 인하여 지체장애 3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점, 정상인에 비하여 피고인의 폐활량은 약 26.9%에 불과하고 1초간 노력성 호기량은 약 33.5%에 불과한 점, 경찰공무원이 피고인에게 제시한 음주측정기가 작동하기 위하여는 최소 1.251ℓ의 호흡유량이 필요하나 피고인의 폐활량은 0.71ℓ에 불과하여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음주측정기에 숨을 불다가 끊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에 응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는 한편, 구 도로교통법 제150조 제2호 소정의 ‘경찰공무원의 측정’은 같은 법 제44조 제2항에 의한 ‘호흡조사에 의한 측정’에 한정되는 것이므로 경찰공무원의 혈액채취에 의한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제1심의 조치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음주측정불응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2항, 제150조 제2호(현행 제148조의2 제2호 참조) / [2]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2항, 제3항, 제150조 제2호(현행 제148조의2 제2호 참조) / [3]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2항, 제3항, 제150조 제2호(현행 제148조의2 제2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대영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0. 1. 28. 선고 2009노185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나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하였거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직권판단
변호사가 아닌 사람의 법률사무 취급을 금지하기 위한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의 입법 취지, 위 조항의 문언 등을 고려할 때, 위 조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비변호사의 행위는 변호사라면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의 경우 지구대 소속 경찰관이던 피고인이 2006년 12월경 피해자들을 조사하고, 피의자들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한 다음 그 사건을 경찰서로 인계하는 행위는 권한의 남용이나 대가의 수수에 따라 다른 범죄를 구성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 자신의 업무행위라고 볼 수 있을 뿐 변호사가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이 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변호사법 위반죄에 있어 금하고 있는 법률사무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06년 12월경의 변호사법 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위 죄는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 / [2]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최승수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8. 9. 24. 선고 2008노56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구「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인바, 여기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소외 주식회사에 입사할 때 영업비밀을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였고, 피고인 1의 경우 퇴사할 때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취득한 제품의 소스코드 등 기업비밀은 회사의 소중한 자산임을 인지하고 사무실 외로 반출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기업비밀보호 서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공소외 주식회사가 프로그램파일의 비밀을 유지함에 필요한 별다른 보안장치나 보안관리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고 중요도에 따라 프로그램파일을 분류하거나 대외비 또는 기밀자료라는 특별한 표시를 하지도 않았던 점, 연구원들은 회사의 파일서버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서 파일서버 내에 저장된 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열람·복사할 수 있었고 복사된 저장매체도 언제든지 반출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은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영업비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업무상배임의 점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이 배임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고,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공소외 주식회사를 퇴사하기 직전에야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하여 취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그 대부분은 공소외 주식회사에 근무하면서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복사 및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공소외 주식회사에서는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이 비밀로 관리되지 않은 채 피고인들과 같은 연구원들의 경우 별다른 제한 없이 이를 열람·복사할 수 있었고 복사된 저장매체도 언제든지 반출할 수 있었던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하여 취득한 것은 업무인수인계를 위한 것이거나 자료정리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은 점, 피고인들이 공소외 주식회사를 퇴직한 후 개발한 FCS 증권분석 프로그램은 공소외 주식회사의 Win-station 프로그램과 유사하거나 이를 변형 또는 참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에 대한 감정촉탁회신결과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실제로도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FCS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이용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하여 취득할 당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들의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상배임의 고의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3.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공소외 주식회사를 퇴사하기 직전에야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제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그 대부분은 공소외 주식회사에 근무하면서 업무의 일환으로 복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의 경우 공소외 주식회사에 근무할 당시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별다른 제한 없이 복제할 수 있었던 점,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의 복제행위는 업무인수인계를 위한 것이거나 자료정리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은 점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제할 당시 정당한 권원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정당한 권원 없이 복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당한 권원 없는 프로그램 복제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제18조 제2항 / [2] 형법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6. 10. 4. 법률 제80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제46조 제1항 제1호(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길영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0. 1. 21. 선고 2008노611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골프 카트는 안전벨트나 골프 카트 좌우에 문 등이 없고 개방되어 있어 승객이 떨어져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 골프 카트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골프 카트 출발 전에는 승객들에게 안전 손잡이를 잡도록 고지하고 승객이 안전 손잡이를 잡은 것을 확인하고 출발하여야 하고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는 경우에도 골프 카트의 좌우가 개방되어 있어 승객들이 떨어져서 다칠 우려가 있으므로 충분히 서행하면서 안전하게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으로서 골프 카트에 피해자 등을 태우고 진행하기 전에 피해자 등 승객들에게 안전 손잡이를 잡도록 고지하지도 않고 또한 승객들이 안전 손잡이를 잡았는지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만연히 출발하고 각도가 70˚가 넘는 우로 굽은 길을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고 급하게 우회전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골프 카트에서 떨어지게 하여 피해자에게 두개골골절, 지주막하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판단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 법리를 토대로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형법 제268조,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2010. 1. 25. 법률 제99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 [2] 형법 제268조,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2010. 1. 25. 법률 제99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0. 2. 10. 선고 2009노32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노동조합 전임운용권이 노동조합에 있는 경우에도 그 행사가 법령의 규정 및 단체협약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재적 제한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노동조합 전임운용권의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임운용권 행사에 관한 단체협약의 내용, 그러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노조원의 수 및 노조업무의 분량,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 비슷한 규모의 다른 노동조합의 전임자운용실태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9347 판결 참조).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들, 즉 ① 공소외 1은 2002. 2. 14. 원주축산업협동조합(이하 ‘원주축협’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2006. 9. 1.부터 전국축산업협동조합노동조합 원주지부장으로 활동하며 동부지점에서 카드담당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공소외 1이 근무하는 위 축협 동부지점장은 공소외 1의 불손한 언행, 상사의 지시불응 등을 이유로 원주축협에 전보조치를 요구하였던 점, ② 이에 원주축협이 2008. 7. 7. 공소외 1을 생축장으로 전보하는 인사명령을 하자, 공소외 1은 같은 달 10일부터 결근하였고 위 인사명령 직후인 같은 달 17일경 전국축협노동조합 원주지부는 공소외 1을 원주지부 전임자로 임명하는 이 사건 노조전임통지를 하였던 점, ③ ‘2006년도 단체협약’은 원주축산업협동조합의 전체 직원 73명 중 노조원 52명인 상황에서 체결되었는데 이 사건 노조전임통지 당시에는 노조원이 단 6명밖에 남지 않았던 점, ④ 공소외 1은 노조원 6명인 위 축협의 노조지부장이었고, 조합원 중 1명인 공소외 2는 전국축산업협동조합 강원지역본부장으로 노조전임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점, ⑤ 원주지부장인 공소외 1이 전보발령 전 근무하던 동부지점에서 전보된 생축장까지 최대 4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고, 당시 노조원의 수가 6명에 불과하였던 사정(위 공소외 2를 제외하면 공소외 1을 포함하여 원주지부에서 실제 활동하는 노조원은 5명임)에 비추어, 공소외 1이 생축장에서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노조원들과 원격지에 고립되어 제대로 노조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⑥ 공소외 1이 위 전보발령에 대하여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2008. 10. 30. 위 신청이 받아들여진 후 2008. 12. 1. 원직으로 복귀되자, 2008. 12. 3. 공소외 1에 대한 노동조합 전임자 해제통보가 이루어졌고, 원주축협이 2008. 12. 9. 공소외 1에 대해 대기발령 처분을 하자 2008. 12. 10. 다시 공소외 1에 대한 노동조합 전임자 통보가 이루어 진 점, ⑦ 공소외 1은 수사기관에서 “원래의 업무를 계속하였다면 노조 전임까지는 요구할 생각이 없었지만, 생축장으로 부당하게 발령이 났기 때문에 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던 점, ⑧ 전체 직원 중 노조원의 수, 노조원의 활동 등과 사용자인 원주축협이 떠안게 되는 경제적 부담(노조 전임을 인정할 경우 연봉 3,600만 원임)을 비교하여 보더라도 전체 6명의 노조원 중 1명이 이미 전임자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공소외 1을 상시 전임으로 임명하였음을 통지하는 것은 정상적인 노동조합 전임운용권의 행사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⑨ 2008. 3/4분기 전국축협노동조합 54개 지부 중 9개의 지부만이 노동조합 전임을 운용하고 있고, 강원지역에서는 4개 지부(춘천철원, 강릉, 횡성, 원주) 중 원주지부에서만 공소외 2를 노동조합 전임으로 운용하고 있었는데, 각 조합원 수는 춘천철원 51명, 강릉 45명, 횡성 48명, 원주 6명인 점에 비추어 원주지부에서만 2명을 전임으로 운용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노조전임통지는 공소외 1에 대한 인사명령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노동조합 전임운용권의 행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 [2]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제92조 제1호(현행 제92조 제2호 참조), 제9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염옥남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 22. 선고 2008노191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거나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정한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99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662 판결,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6도171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이 당초에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자백하기는 하였으나 제1심 공판 이후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가족이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지 못하였던 점, 피고인들이 수사과정에서 다른 피고인들이 이미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오인하거나, 검사가 피고인들에게 범행을 자백하면 선처받을 수도 있다고 말하여 자백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를 아는 사이였는지, 수원역 부근의 여관 주차장에서 먼저 폭행한 사실이 있는지, 그 이후 피고인들 일행과 피해자가 함께 수원고등학교까지 가게 된 경위, 수원고등학교에 정문과 후문 중 어느 쪽으로 어떻게 들어갔는지와 문이 열려 있었는지 여부 및 도착 이후의 상황에 관한 피고인들의 각 자백진술이 서로 모순되거나, 불일치하거나, 명확하지 아니한 점,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추어 피해자를 때릴 만한 음침한 장소를 찾기 위하여 수원고등학교까지 가게 되었다는 피고인들의 진술은 쉽게 믿기 어려운 점, 당시 수원고등학교 정문에 설치되어 있던 무인카메라에 피고인들의 모습이 전혀 찍혀 있지 않고 주위에서 싸우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점, 범행 현장에서 피고인들의 지문이나 유류물 기타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검찰에서의 각 자백진술은 그 진실성 및 신빙성이 의심스럽고, 그 밖의 증거들은 이를 믿기 어렵거나 피고인들의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상해치사의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이유불비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3]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0. 5. 19. 선고 2010노32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대구 06나 (이하 생략)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피고인이 위 차량의 제2축에 축 하중 제한기준 10t을 초과하여 11.25t의 모래를, 제3축에 같은 제한기준을 초과하여 11.10t의 모래를, 제4축에 같은 제한기준을 초과하여 10.75t의 모래를 적재하고, 총 중량도 제한기준 40t을 초과하여 42.05t의 모래를 적재한 상태로 위 차량을 운행하였다는 도로법 위반의 범죄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2009. 6. 10. 13:33경 경북 고령군 소재 객기 골재채취장에서 위 차량에 모래를 적재하고 운행을 시작하였다가 같은 날 14:39경 경북 고령군 우곡면 사촌리 소재 국도상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과적으로 단속되게 된 사실, 피고인이 위 골재채취장을 출발할 당시 총 중량을 계측한 결과 39.870t으로 계측되었던 사실을 각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이 피고인이 모래를 적재한 후 위 차량을 운행하기 전에 총 중량을 측정한 결과 차량운행 제한기준 내임이 확인된 점, 단속결과에 의하더라도 위 차량의 제2, 3, 4축에 중량이 초과된 정도 및 총 중량이 초과된 정도가 크지 않아 피고인이 출발 당시의 위와 같은 총 중량 측정결과를 의심하거나 초과 적재된 사정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모래가 적재된 상태에서 총 중량이 제한기준 이내로 측정되었다면 모래가 불균형하게 적재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량의 축 하중이 제한기준을 초과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이 출발 당시 총 중량을 측정하면서 축 하중도 측정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회피한 것이라고 볼 자료도 없는 점, 출발 당시 모래가 고르게 적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운행과정에서 모래가 적재함 내에서 이동하면서 특정 부분의 축 하중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위험성도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는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축 하중 제한기준과 총 중량 제한기준을 초과하여 모래를 적재한 상태로 위 차량을 운행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에게 판시 범죄사실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보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도로법 위반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차한성 신영철(주심) | 도로법 제59조 제1항, 구 도로법(2010. 3. 22. 법률 제101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1항 제2호(현행 제101조 제1항 제1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동인 담당변호사 이철외 1인
【원심판결】
춘천지법 2009. 10. 30. 선고 2009노1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57조 제1항에 정한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원칙적으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야 그 범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그러한 신분을 가지지 아니한 자는 신분 있는 자의 범행에 가공한 경우에 한하여 그 주체가 될 수 있으며 (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663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도3504 판결 등 참조),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를 가진 자에게 부정한 청탁을 행하여야 성립하는 것으로 형법 제357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은 행위를 처벌하는 별도의 구성요건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타인의 사무처리자의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경우에 배임수재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991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이 춘천시에서 발주한 이 사건 도시형폐기물종합처리시설 건설사업(이하 ‘이 사건 건설사업’이라고 한다)의 기본설계 적격심의 및 평가위원으로서 그 임무와 관련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 등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판시 범죄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제1심 공동피고인 등으로부터 경쟁 업체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설계도면에 유리한 점수를 주어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은 이후인 2007. 11. 15.에 비로소 이 사건 건설사업의 평가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건설사업의 평가위원으로 선임된 이후에 그 임무에 관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 등으로부터 어떠한 청탁을 받았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등으로부터 원심 판시와 같은 청탁을 받을 당시에 춘천시가 발주한 이 사건 건설사업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인을 배임수재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수재죄에 있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 | [1] 형법 제357조 제1항 / [2] 형법 제1조 제1항, 제357조 제1항, 헌법 제12조 제1항 / [3] 형법 제35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9. 12. 8. 선고 2009노483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 26. 법률 제8289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 제48조 제1항은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정보통신망법 제62조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면서 제6호에서 “ 제4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이용자의 신뢰 내지 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과 그 정보의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위 규정에서 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허용되는 범위를 설정하는 주체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라 할 것이므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계정 명의자가 아닌 제3자가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경우 그에게 위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도870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 및 해석론에 따르면, ‘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그 전제가 되는 정보의 귀속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의하여 그 접근권한이 부여되거나 허용된 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정해져야 할 것이고, 이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정한 인터넷온라인 게임 이용약관상 계정과 비밀번호 등의 관리책임 및 그 양도나 변경의 가부, 그에 필요한 절차와 방법 및 그 준수 여부, 이용약관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행해질 수 있는 조치내용, 캐릭터 및 아이템 등 게임정보에 관한 이용약관상 소유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
나아가 형벌법규 해석에 있어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 점도 그 해석에 있어 고려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도6525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3053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인터넷온라인 게임의 이용자이자 계정 개설자 겸 명의자인 피고인이 자신의 계정을 양도한 이후 그 계정을 현재 사용 중인 전전양수인이 설정해 둔 비밀번호를 변경한 행위가 ‘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 법리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5. 6. 21. 공소외 1에게 인터넷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의 계정 및 캐릭터를 유상으로 양도하면서 계정포기각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그 후 공소외 1은 공소외 2에게 이를 양도하였고, 공소외 2는 2006. 9. 중순경 공소외 3에게 다시 이를 유상으로 양도한 사실, 공소외 3은 위 양수 후 자신의 이메일로 비밀번호를 변경한 사실, 피고인은 2006. 10. 18. 계정 설정 당시 사용하였던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초기화한 다음 비밀번호를 변경하여 공소외 3의 접속을 불가능하게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더 나아가 위 게임의 이용약관상 피고인의 이러한 유상 양도행위가 허용되는지 여부, 위 계정에 대한 정당한 접근권한이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외 3에게로 적법하게 이전되었는지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앞서 본 법리 및 관계 법령에 비추어 위 게임의 이용약관에 따른 계정의 변경가능 여부, 비밀번호의 관리책임 및 변경의 주체·방법, 이용자가 자신의 계정 및 캐릭터 등을 제3자에게 이용하게 하거나 양도하는 행위가 허용되어 있는지 여부, 이용자가 이용약관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행해질 수 있는 조치내용, 캐릭터 및 아이템 등 게임정보에 관한 소유관계 등을 면밀히 따져 본 다음, 그에 기초하여 위 계정에 대한 정보통신망법상 정당한 접근권한자가 누구인지를 밝혀 과연 피고인의 행위가 ‘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정 사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위 범죄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범죄의 성립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 등이 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 |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 26. 법률 제8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 [2]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 26. 법률 제8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49조, 제62조 제6호(현행 제71조 제11호 참조) / [3]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 26. 법률 제8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49조, 제62조 제6호(현행 제71조 제11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강동구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09. 11. 27. 선고 2009노171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하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이거니와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또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법경찰관이 위 규정을 위반하여 영장없이 물건을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은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이와 같은 법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위법한 압수가 있은 직후에 피고인으로부터 작성받은 그 압수물에 대한 임의제출동의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경찰이 피고인의 집에서 20m 떨어진 곳에서 피고인을 체포하여 수갑을 채운 후 피고인의 집으로 가서 집안을 수색하여 칼과 합의서를 압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법한 시간 내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 발부받지도 않았음을 알 수 있는바,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칼과 합의서는 임의제출물이 아니라 영장없이 위법하게 압수된 것으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따라서 이를 기초로 한 2차 증거인 임의제출동의서, 압수조서 및 목록, 압수품 사진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압수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2.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안성철의 증언이나 그 진술을 기재한 진술조서 등은 믿기 어렵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307조, 제308조의2 / [2]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제307조, 제308조의2 / [3]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제216조, 제217조, 제307조,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설창일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 13. 선고 2009노222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있어서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어느 범죄에 2인 이상이 공동가공하는 경우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 비록 암묵적으로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가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진다(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도171 판결 참조). 또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을 폭행·협박하여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결과적 가중범으로서, 이러한 결과적 가중범의 공동정범은 기본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가 있으면 성립하고 결과를 공동으로 할 의사는 필요 없으므로 행위자가 그 결과를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으면 족하다(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2도919 판결 참조).
위 법리와 원심이 인정한 판시 각 사정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2007. 8. 10. 다른 시위참가자들과 공모공동하여 다중의 위력으로 시위질서 유지의 직무를 집행하는 경찰관을 폭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있어서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과 관련된 채증법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다.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 등에 대하여
형법 제185조 중 ‘육로를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가2 결정 참조). 따라서 이와 관련된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각 일반교통방해의 점과 관련된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라. 국가보안법 제2조에서 정한 반국가단체에 관한 법리오해 등 주장에 대하여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남·북한 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화통일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로서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반국가단체 등을 규율하는 국가보안법의 규범력도 계속 유효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이다(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르면 원심이 같은 취지의 제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가보안법 제2조에서 정한 반국가단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마.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가 이적단체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3항이 규정하는 이른바 ‘이적단체’라 함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이하 ‘반국가단체 등’이라 한다)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여 특정 다수인이 결성한 계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를 가리킨다. 이와 같은 이적단체 구성·가입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할 때에는,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한다”는 국가보안법의 목적( 같은 법 제1조 제1항)과 “이 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이 법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는 국가보안법 해석·적용의 기본원칙( 같은 법 제1조 제2항),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정신에 비추어서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다만, 어느 단체가 표면적으로는 강령·규약 등에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는 등의 활동을 목적으로 내걸지 않았더라도 그 단체가 주장하는 내용, 활동 내용, 반국가단체 등과 의사 연락을 통한 연계성 여부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단체가 실질적으로 위와 같은 활동을 그 단체의 목적으로 삼았고 그 단체의 실제 활동에서 그 단체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된다면 그 단체를 이적단체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①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이하 ‘실천연대’라 한다)의 강령, 규약, 출범식 보도문 등에 나타나는 그 구체적인 강령 내용 중 ‘반미자주화’, ‘미국의 한반도 지배양식 제거’ 등은 6.15공동선언, 10.4공동선언의 내용과 무관하고 오히려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하여 온 내용에 부합하며, 그 밖에 실천연대가 주장하거나 활동하여 온 내용의 상당 부분은 북한의 주체사상, 선군정치, 강성대국론, 핵실험에 대한 찬양·홍보와 그에 기한 사상교육의 시도, 반미자주화를 위한 물리력 행사와 민중 폭력의 당위성 강조 등으로, 이는 결국 그 실질에 있어서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고자 하는 의도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실천연대는 대법원 판결에 의하여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과의 연계성을 이유로 이적단체임이 확인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이하 ‘범민련’이라 한다)에 참여한 단체들을 주축으로 구성되어 위 범민련 정신의 실천을 위해 노력할 것을 밝히고 있고, 실천연대의 주요 구성원들은 국가보안법위반 전력자이고 그 주요 직책 역시 대법원 판결에 의하여 이적단체임이 확인된 기수(期數)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간부였던 자들이 담당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구성원들의 면면 및 그들이 작성한 문건 등에 비추어 보면 실천연대는 조직 내부적으로 북한의 주체사상과 선군정치를 추종·동조하는 세력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실천연대는 남북교류를 빙자하여 북한 대남공작기구 소속원으로부터 ‘미군철수 남북공대위 결성’, ‘선군정치 선전’ 등의 지령을 받아 이에 따라 활동하였고, 매년 대의원대회에서 북한의 방송, 신문, 반제민족민주전선 홈페이지 등에 나타나는 ‘반미자주화 투쟁의 대중화·전국화, 북한의 핵 보유 및 김정일과 선군정치의 업적을 알리는 대중선전활동’ 등 주요 사안별 투쟁지침을 인용·동조하여 그 총노선으로 채택한 후 각종 반미·반정부 투쟁을 전개하여 왔으며, 북한 역시 이에 맞추어 방송을 통해 실천연대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면서 체제선전에 이용하는 등 외부적으로도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과 직·간접적 의사연락을 통한 연계성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과 위 법리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가입하여 주도적으로 활동하여 온 실천연대가 비록 표면적으로는 정식 사회단체로 관청에 등록하여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이 정한 형식적·절차적 요건까지 구비하여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은 적이 있다 하여도, 그 실질에 있어서는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삼았고, 실제 활동 또한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니,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실천연대를 이적단체로 본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적단체 인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바. 이 사건 각 표현물이 이적표현물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9163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도291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이 소지한 이 사건 각 표현물 중 ① 실천연대 ‘2008년 정기 대의원대회’ 자료집은 전체적으로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이 주장하는 선군정치와 핵실험을 찬양·고무하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주장하는 북한에 전적으로 동조하며,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친미반통일세력 척결, 국가보안법 철폐 등 상투적인 대남선전선동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그 작성 주체 및 경위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적단체인 실천연대가 2008년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2007년도의 활동내용을 보고하고 2008년 한해의 활동목표, 총노선 등을 정하기 위해 작성한 것인 점, ② ‘우리민족끼리’ 책자는 한국이 미제국주의의 식민지에 불과하나 북한은 집단주의와 하나의 당, 뛰어난 지도자에 의해 사회기능이 일관되게 작동하는 사회로서 평등을 이루고 있다고 규정하고, 한국전쟁을 일으킨 미제국주의는 도시빈민 등 이 땅의 만악의 근원이므로 민중이 단결하여 이를 철거하고 또한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통하여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 통일방안의 전제조건을 달성하여 우리민족끼리 통일을 이루어야 하며, 북한의 주체사상은 과학적으로 논증된 세계에 대한 새롭고 위대한 견해이고, 군사문제를 최우선의 원칙으로 혁명과 건설을 풀어나가며 군대를 국사의 근간으로 내세워 사회주의 위업과 자주통일 문제를 전반적으로 밀고 나가는 정치인 선군정치는 미제국주의로부터 북한을 지키는 수단으로 옹호되어야 하고, 김정일은 바른 정치철학을 가지고 이를 훌륭하게 구현하는 지도자라는 등의 내용으로, 대부분 다수의 북한원전의 주장과 표현을 그대로 베끼거나 인용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이 주장하는 주체사상, 선군정치, 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찬양·동조하고, 반제자주화 투쟁,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 북한의 상투적인 대남선전선동 활동을 적극적으로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이적단체인 실천연대의 상임대표 공소외인이 그 작성자인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과 위 법리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각 표현물은 그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니,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각 표현물의 이적성을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적표현물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사. 피고인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죄는 제1, 3, 4항에 규정된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목적범임이 명백하다.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므로, 행위자가 표현물의 이적성을 인식하고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그 구성요건은 충족되지 아니하는 것이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며,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아니된다. 이 경우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앞에서 본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의 경력과 지위, 피고인이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피고인의 이적단체 가입 여부 및 이적표현물과 피고인이 소속한 이적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과의 연관성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
이와 달리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면서 취득·소지 또는 제작·반포하였다면 그 행위자에게는 위 표현물의 내용과 같은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2. 3. 31. 선고 90도203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도1035 판결, 대법원 1997. 6. 13. 선고 96도2606 판결,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도1327 판결, 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도4398 판결, 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도4101 판결,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도2246 판결과 그 밖에 이 판결의 견해와 다른 대법원 판결들은 모두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
위 법리와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피고인은 이적단체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에 가입하여 이적표현물을 취득, 소지, 제작, 반포하고 불법적인 집회·시위에 참가하여 시위 진압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가한 범죄사실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확정된 전력이 있는 자로서 이 사건 당시에는 이적단체인 실천연대의 집행위원 겸 중앙사무처 사무국원으로서 적극 활동하고 있었던 점, 실천연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북한의 주체사상, 선군정치, 강성대국론, 핵실험에 대한 찬양·홍보와 그에 기한 사상교육의 시도, 반미자주화를 위한 물리력 행사와 민중 폭력의 당위성 등을 강조하고 이러한 노선에 따라 각종 반미·반정부 투쟁을 전개해 왔는데, 이 사건 각 표현물은 이러한 실천연대의 목표와 노선 및 북한의 상투적인 대남선전선동 활동을 적극적으로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내용 등을 수록하고 있으며, 피고인은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실천연대 간부로서 활동하는 지침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학술연구나 영리 등 목적을 주된 동기로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소지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각 표현물의 내용이 이적성을 담고 있음을 인식하고 이 사건 각 표현물로써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대한 찬양·고무 등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소지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소지한 피고인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인정된다고 본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적행위 목적의 증명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검사의 상고이유는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실천연대의 이적단체성, 이 사건 각 표현물의 이적표현물 해당 여부 및 이적행위 목적에 관한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 이적행위 목적에 관한 대법관 김영란의 반대의견, 북한의 반국가단체성 등에 관한 대법관 박시환의 반대의견 및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북한의 반국가단체성 등에 관한 대법관 양승태,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차한성, 대법관 민일영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다.
4. 실천연대의 이적단체성, 이 사건 각 표현물의 이적표현물 해당 여부 및 이적행위 목적에 관한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
가. 국가보안법 해석의 기본 전제
다수의견이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보안법은 제1조에서 국가보안법의 목적은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며, 그 법의 적용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확대해석하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규제하고자 하는 행위들은 사상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와 직접 관련된 행위들로서 그 규제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행하여지지 않는 경우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게 되어 자유민주주의를 보호하기보다는 도리어 이를 해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상 여러 처벌규정의 구성요건을 해석할 때에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특히 대부분 조항에 명시되어 있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위험”이나 제7조 제5항에 규정되어 있는 “이적행위의 목적” 등 추상적 요건의 해석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국가보안법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국가보안법 처벌규정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에 관하여 불명확한 판단 기준을 허용하게 되면 자의적·선별적 기소와 처벌이 가능하게 되어, 국가보안법이 반대의견, 소수자, 정부정책에 비협조적인 자 등을 억압하고 위축시키는 정권안보 수단으로 오·남용될 위험이 있고, 범죄성립 여부를 입법기관인 국회의 법률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법집행기관인 정부나 수사기관·소추기관이 임의로 정하는 결과가 되어 권력분립의 원칙과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하게 된다.
나.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의 인정기준
(1) 국가보안법은 거의 대부분 처벌조항에 구성요건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위험의 요소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위험의 의미와 정도를 어떤 기준에 의하여 판정할 것인지가 문제되고 있다.
일찍이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앞서 발전되어 온 미국과 유럽 등 국가에서는 판례와 학설을 통하여 사상과 표현의 자유와 그 제한의 한계에 관하여 다양한 기준을 제시해 왔다. 그 제시된 기준들은 해악을 초래할 ‘위험의 경향성 또는 개연성’만 있으면 된다는 기준에서부터 ‘중대한 해악 발생의 명백하고 있을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위험’의 기준, ‘명백하고 현존하는 (급박한) 위험’의 기준,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의 기준 등으로서, 위험 발생 가능성의 정도와 급박성 등에서 단계적으로 구분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2) 이와 같이 국가보안법 적용의 구성요건으로 요구되는 위험의 의미와 기준에 관하여,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중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전수안의 별개의견에서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하고 현존하는 구체적 위험’의 기준을 제시하였는바, 국가보안법의 목적과 엄격해석의 원칙, 오·남용의 우려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별개의견이 제시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며, 그 이유와 근거에 대하여는 위 별개의견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다시 논하지는 않는다.
(3) 한편,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등에서 제시된 위와 같은 기준들은 여러 국가에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 제한의 한계에 관한 기준으로 학설·판례 등에 수용되어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있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교과서 등에도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국가보안법을 해석하거나 판례 등에서 제시되는 위험의 인정 기준을 해석·적용할 때에도 위와 같은 다양한 기준의 단계적 차이를 염두에 두고 상호 구분이 되도록 준별하여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국가보안법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한정합헌결정과 대법원 판례에서 자주 인용되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라는 기준은 그보다 낮은 단계인 “해악을 발생시킬 경향성 또는 개연성”이라는 기준보다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위험의 단순한 경향성이나 막연한 개연성만으로 그 위험을 인정하는 것은 위 한정합헌결정과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어긋나는 법적용이 된다. 또 “중대한 위험 발생의 명백하고 있을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위험”의 기준과는 다른 표현인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을 보면,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해악의 발생 가능성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그 가능성의 정도에서도 통상의 가능성보다는 한 단계 높은 정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나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의 기준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예상되는 해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그것이 발생할 현실적인 가능성을 증명하여야 하며, 그와 달리 추상적 해악의 통상적 가능성만을 이유로 위험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위험의 인정 기준이 형성·발전되어 온 과정과 국가보안법의 입법목적, 엄격해석 원칙 등에 비추어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 실천연대의 이적단체성 여부에 관하여
(1) 이적단체의 구성·가입죄를 규정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과 제3항 역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위험성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위험성 요건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명백·현존하는 위험의 기준에 따라야 할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기준을 완화하여 다수의견과 같이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의 기준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그 위험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러 기준 사이의 단계적 구분을 고려하여 위험의 단순한 경향성 또는 개연성이나 추상적 해악의 통상적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 해악의 현실적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
(2) 이와 같이 명백·현존하는 위험의 기준을 제대로 적용한다면, 우선 인간 내면의 사상 자체는 절대적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그 사상의 내용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이적단체가 요구하는 위험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며, 주한미군 철수, 반미, 평화협정 체결, 연방제 통일, 국가보안법 폐지 등과 같이 북한의 주장과 일치하거나 이를 추종하는 내용이지만 그 내용 자체로는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한다고 볼 수 없는 주장을 하는 경우 이를 바로 위험성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아 이적단체로 인정할 수는 없다. 나아가 그 사상과 주장의 내용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양립할 수 없는 주장이라 하더라도 무장봉기나 폭력혁명 등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방법을 동원하여 이를 실현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설득과 권유의 방법으로 다수의 지지를 획득하여 이를 실현시키려는 경우에는 명백·현존하는 위험의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상의 자유는 핵심적 기본권으로 가장 엄격하게 보장되어야 하며, 내심의 사상 그 자체는 그 내용의 반체제성 또는 위험성 여부에 불구하고 절대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헌법해석 원칙에 따른다면, 그 사상을 평화적으로 외부에 표현하고 설득하는 행위 역시 사상의 자유 자체로부터 연유하는 최소한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허용되어야 한다.
(3) 다수의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가입한 실천연대를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라고 보았으나, 위에서 제시한 법리에 따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실천연대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적단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천연대는,
①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인 2000. 10. 21. ‘민중의 기본권 보장과 양심수 석방 공동대책위원회’, ‘미국과 일본의 전쟁책동 경제침탈 분쇄와 국가보안법 완전철폐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범국민투쟁본부’, ‘미·일의 한반도 전쟁책동 분쇄, 자주평화통일 비상대책위원회’ 등 3개 단체가 통합하여, 6.15공동선언의 실천을 총체적으로 전개함으로써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을 표방하며 모임형태로 출범하였다가, 2001. 12. 15. 제1차 정기총회에서 강령을 제정하여 목적을 구체화하고 규약을 개정하여 지휘통솔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조직으로서의 외관을 갖춘 민간단체로서, 회원은 2,000여 명에 이르고 전국 7곳에 지역조직을 두고 있는 등 결성 초기부터 공개된 합법단체로 활동하였고, 피고인을 포함한 회원들은 모두 신분을 감추지 않고 활동하였다. 한편 실천연대의 구성 단체가 과거 이적단체에 참여한 단체이고 그 구성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자로서 이적단체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실천연대가 불법단체 또는 이적단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② 강령과 규약, 단체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 부설기관인 6.15학원의 강의교재, 각종 행사 등 대내외 의사표현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위 단체의 목적은 6.15공동선언의 내용을 제대로 실천하여 평화적 통일과 민족자주국가 건설을 이룩하기 위한 각종 사업과 활동을 하자는 것인데, 평화적 통일과 민족자주국가를 건설하자는 것 그 자체에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가 되는 요소가 전혀 없고,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6.15공동선언의 내용을 실천하자는 것은 6.15공동선언 자체를 불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없는 한 완전하게 적법한 활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③ 위 목적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목표로 제시된 반미자주, 미군철수, 연합·연방제 통일, 진보개혁진영의 연대 등 주장은 사상의 자유와 참정권이 보장된 대한민국 내에서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미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어 온 것으로, 그 중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직접 위해가 된다고 볼 만한 것은 없으며, 그것이 북한이 주장하는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론(NLPDR)에 기초한 자주·민주·통일 투쟁을 통한 민족자주정권의 수립이라는 목표와 같은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인정되지도 아니한다.
④ 그리고 실천연대는 6.15공동선언 기념행사, 통일대토론회, 통일문화제, 거리캠페인 등 6.15공동선언 지지이행을 위한 활동 및 통일문제, 한미관계, 북미관계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분야의 연구활동과 같은 합법적 활동을 주로 하였고, 부설기관인 6.15학원은 6.15시대 일꾼양성, 진보적 의식과 남북화해 통일의식의 고양, 연구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실천연대 활동의 다변화를 목표로 하는 기관으로서, 현대철학의 흐름 분석, 한국사회의 현실 실증, 남북 간에 합의한 통일정신 교양을 주로 강의하였다.
⑤ 그 과정에서 실천연대는 북한방송 녹취록, 노동신문, 구국전선, 북한영화, 주체사상총서 등 북한자료들을 구해서 그 내용을 인용한 강의교재로 6.15학원에서 청년일꾼 교육작업을 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통일운동과 북한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자료를 사용하여 북한의 사상과 체제 운용방식을 소개하는 정도이고, 나아가 일부 내용 중에는 북한의 주체사상과 선군정치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도 있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지·옹호하는 대다수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도 하나, 그 전체적인 취지는 이를 평가하는 정도에 그칠 뿐 주체사상과 선군정치 또는 대남혁명이론을 적극적으로 선전·전파하려 한다거나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 또는 공격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⑥ 또한 실천연대가 사업과정에서 북한 인사와 접촉하는 등 북한과 연계성을 가진 측면이 있기는 하나 이는 통일운동단체로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활동이다. 그리고 북한과의 연계성으로 주장되는 2004. 12. 북경회담은 실천연대의 구성원 중 1인이 참여한 것으로 통일부의 승인 하에 승인받은 목적 범위 내에서 승인받은 상대방과 대화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에 위해가 될 만한 내용이 논의되거나 또는 실천연대가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명령을 받아 활동한 사실 등 명백·현존하는 위험을 인정할 사정에 대한 증명이 없다.
⑦ 한편 실천연대가 물리력 행사와 민중 폭력의 당위성을 언급하였다는 부분은 그 빈도수와 전체 문맥에서 차지하는 의미·비중 등을 종합해 보면, 이를 적극 주장·선동하는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론적 타당성을 원론 수준에서 언급한 정도에 불과하며, 이러한 주장이 실천연대의 노선, 강령, 활동의 한 내용이 되었다거나, 그 노선, 강령, 활동 등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⑧ 설령 실천연대의 주장 중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위험성 있는 내용이 있다고 보더라도, 그 주장 실현을 위해 위 단체가 활동을 벌인 것은 청년들을 상대로 한 교육활동, 인터넷 선전활동, 토론회·집회 등의 개최와 참가, 각종 선전물 제작 등을 통한 대내외적 의견표명 등에 불과하고, 무장봉기나 폭력혁명 등 자유민주적 체제가 용인할 수 없는 방법을 사용하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실천연대는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현존하는 위험을 가진 이적단체라고는 볼 수 없다.
(4) 한걸음 더 나아가 대법원 판례와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 기준을 적용하여 본다 하더라도, 여전히 실천연대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수의견이 그 위험성의 근거로 제시하는 사유들은 실천연대가 북한의 주장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북한이 내세우는 주체사상, 선군정치, 강성대국론, 반미자주화 등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고, 북한자료들을 인용한 교재 등으로 청년일꾼들을 교육하며,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자나 북한을 추종·동조하는 세력들이 주축이 되어 북한과 연계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엄격하게 보호되어야 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그 내용에 불문하고 적대적 관계에 있는 집단의 주장과 일치하거나 동조하는 주장은 일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실제로 그 내용의 대부분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직접적으로 상충되는 내용이 아니라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실천연대가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평화적 통일을 목표로 하는 통일운동단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북한과 접촉하고 연계성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측면이고, 북한의 주장에 대하여 일부 긍정적 평가를 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것 역시 통일을 향한 상호 접근과정에서 불가피한 일로서 그 자체로 실질적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단정해 버릴 수는 없다.
결국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 여부는 그 단체의 주장 내용, 북한의 주장에 일치하고 동조하는 부분의 내용, 북한과 연계하고 추진하고자 한 사업의 내용 그 자체에 그러한 위험이 실질적으로 존재하고, 그 주장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실질적인 해악을 초래할 현실적 가능성이 있는 방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만 위 기준에서 말하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 즉 구체적인 해악 발생의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렇지 못할 때에는 위험 발생의 경향성 또는 추상적 가능성에 그치는 것으로서 이를 범죄로 처벌하거나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5) 더구나 실천연대는 6.15공동선언이라는 적법한 남북협상의 내용을 실천한다는 측면에서 일단 그 활동이 합법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고, 2005. 8. 19.에는 통일부에 비영리민간단체로 공식등록을 마쳤으며, 2006년과 2007년에는 그 활동의 의미와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공익활동에 수여하는 정부보조금까지 지원받았다. 이와 같이 실천연대는 2001년에 단체로 조직을 갖춘 이래 정권이 세 번째 바뀐 시점에 이르기까지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적법 영역 내의 단체로 인정받아 활동하며 정부지원까지 받아온 단체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적법단체로 활동해 온 지 10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그 단체의 활동과 실체가 갑자기 달라졌다는 별다른 징표도 없는 상황에서 이를 정반대의 불법 이적단체로 보아 처벌하기 위해서는 납득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검사는 실천연대가 원래부터 이적단체였는데 지금까지 그 실체를 알지 못하다가 지금에 와서야 이를 알게 되었다는 것을 밝히든지, 아니면 지금에 와서 실천연대의 실체와 활동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정부와 공안담당기관의 그때그때 기준에 따라 임의적·선별적 처벌을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며,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의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6) 이상의 여러 점을 고려해 보면, 실천연대는 이 반대의견이 주장하는 명백·현존의 위험 기준 뿐만 아니라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 기준에 따르더라도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이 있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각 표현물의 이적표현물 해당 여부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 규정된 이적표현물 소지 등 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 표현물이 이적성을 담고 있는 이적표현물이어야 하는데, 이적표현물이 되기 위한 요건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일 것을 요한다고 하고, 다수의견도 그에 따라 이 사건 각 표현물에 그러한 요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적표현물의 처벌조항인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은 제1항· 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서 기타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취득하는 행위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3항은 제1항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 역시 제3항에 규정된 단체를 전제로 하고 있어, 결국 제5항은 그 전체가 제1항을 전제로 하여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제1항에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요건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결국 제5항에 규정된 이적표현물에 관한 죄는 다른 처벌조항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처벌대상이 되는 이적표현물이 되기 위해서는 대법원 판례와 다수의견이 요구하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이라는 요건 외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을 가진 표현물일 것을 요한다고 보아야 한다 .
(2) 이와 같이 이적표현물이 되는 데 필요한 위험성 요건을 인정하는 기준 역시 앞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추상적이거나 막연하게 추정된 위험이나 직접적이고 급박하지 아니한 위험 정도로는 위와 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그 기준을 양보하여 대법원 판례와 다수의견이 제시하고 있는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의 기준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질적인 위험 및 명백한 위험의 정도에 이르지 못한 위험의 경향성·개연성 또는 추상적인 위험의 가능성만으로는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3) 다수의견은 이 사건 각 표현물이 주체사상, 선군정치,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 북한의 주장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이를 찬양·고무·동조하는 점 및 그 작성자와 작성경위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이는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서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제시한 위험의 인정 기준에 따라 이 사건 표현물이 명백·현존하는 위험 또는 적어도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을 갖추었는지를 살펴보면, 이는 그러한 기준을 충족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먼저, 실천연대 ‘2008년 정기 대의원대회’ 자료집의 주된 요지는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2000. 6. 15. 남북정상 사이에 채택된 6.15공동선언의 내용을 제대로 실천해 나가자는 것으로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로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고 미군을 철수시켜 한반도에 자주민주정부를 수립하는 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전쟁을 종결시키는 일,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과 연대하고 역량을 강화하여 총선승리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는 일 등을 제시하면서, 통일강성대국 건설사업의 추진과 선군정치를 앞세운 북한의 노력이 6.15공동선언에서 지향점으로 삼은 낮은 단계의 통일로 다가가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다. 다음으로 ‘우리민족끼리’ 책자의 내용 요지는 미국은 한국분단과 한국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자로서 지금까지도 주한미군과 작전지휘권 등을 통하여 한국을 식민지와 같이 지배하고 있고, 미국의 지배를 벗어나 자주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평화협정 체결,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 통일을 향한 민족대단결, 진보정치 세력의 결집을 통한 민주정부 수립 등 노력을 하여야 하며, 북한은 주체사상에 철학적 기초를 둔 바람직한 사회주의 국가로서 선군정치를 앞세워 미국에 대응하는 투쟁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위 각 표현물의 핵심내용은 남북정상들이 통일을 촉진하기 위하여 채택한 6.15공동선언과 10.4공동선언의 내용을 제대로 실천하자는 것으로서 그 자체는 완전히 적법한 내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제시하는 일부 내용 중에는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평화협정 체결, 연방제 통일 등 북한이 주장해 온 것과 같은 주장을 전개하고 있는 측면이 있기는 하나, 그 대부분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는 무관한 내용이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상충된다고는 보기 힘든 내용이고 대한민국 내에서도 평화롭게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할 내용들이다. 따라서 그로부터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해악 발생의 위험이 명백하거나 급박하게 현존한다고 볼 수는 도저히 없는 것이며, 그 내용 중에 주체사상, 선군정치 등 북한사회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동조하는 내용이 있다고 하여, 이를 말로써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그러한 해악 발생의 위험이 명백하다거나 현존한다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대법원 판례와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의 기준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표현물의 내용이 대부분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무관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상충된다고 볼 수 없는 것들이므로 그로부터 국가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해악이 발생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북한의 주장과 일치되거나 이를 찬성하는 내용 또는 북한사회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들 역시 말로써 주장함에 그치는 것으로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을 발생시킬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이적표현물이라고 본 다수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고, 이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이 요구하는 위험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표현물로서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마. 이적행위 목적의 인정 여부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은 “ 제1항· 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라는 요건을 명시함으로써 이적표현물에 관한 죄를 모두 목적범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이적성이 인정되는 표현물을 취득·소지·반포·판매하더라도 그 행위에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선동·동조할 목적이 있어야만 이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례는 위 이적행위 목적 요건에 관하여, 그 목적은 제1항, 3항, 4항의 행위에 대한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까지는 필요 없고 미필적 인식으로 족한 것이므로 표현물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보아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동조하는 등의 이적성을 담고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행위가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이며,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면서 이를 취득·소지·반포·판매하였다면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즉 대법원 판례는 이적표현물에 관한 죄의 구성요건인 이적행위 목적에 대하여 미필적 인식만으로 충분하다고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그 미필적 인식마저 추정된다고 하였다.
(2) 다수의견은 종전 대법원 판례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행위를 한 것으로부터 이적행위 목적을 추정할 수 있다고 본 것은 부당하며 그러한 추정은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그와 같은 취지로 판시한 종전 대법원 판결들을 변경하고 있다.
다수의견의 그와 같은 태도는 타당한 것으로서 그 점에 대하여는 견해를 달리하지 않는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종전 판례의 판시 중 이적행위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 또는 미필적 인식이 있다는 점이 인정(추정이 아닌 인정)되면 목적 요건을 충족한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판례를 변경한다는 것인지에 관하여는 명확하게 판시하지 않은 채 이 사건에서 여러 가지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사실인정을 하고 있다.
(3) 목적범에서 목적으로 규정된 효과 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바로 그 목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과 그 인식에서 더 나아가서 그 목적하는 효과 발생을 적극적으로 의욕 또는 추구할 때에만 목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 사이에는 그 목적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증명의 정도 등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목적범에서, 범죄 구성요건으로 규정된 목적의 달성 가능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목적의 달성을 적극적으로 의욕하고 이를 추구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목적범 중에서도 명예훼손죄의 타인을 비방할 목적, 준강도죄의 체포를 면탈할 목적 등과 같이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행위가 이루어지면 별도의 다른 행위가 없이도 바로 목적으로 규정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문서위조죄의 행사할 목적, 결혼을 위한 약취·유인죄, 판매 목적의 아편 등 소지죄, 누설 목적의 외교기밀 탐지·수집죄 등과 같이 객관적 구성요건 행위 외에 행위자나 제3자의 별개 행위가 추가되어야 목적이 달성되는 경우도 있고, 별도의 행위 없이도 목적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전자의 경우에도 내란목적 살인, 모해 위증 등과 같이 그 목적으로 된 효과가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발생 가능한 효과 중 하나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목적범의 유형에 따라 객관적 구성요건 행위가 있으면 그 목적도 함께 존재할 가능성 또는 개연성의 정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목적범에서 객관적 구성요건 행위가 있으면 그 목적으로 규정된 효과 발생의 가능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한 것만으로 바로 그 목적도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은 형벌법규 해석의 원칙인 죄형법정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또는 증거재판주의 등에 위배되는 것이다. 목적범은 범죄성립의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고의 외에 목적을 별도로 요구하는 것이며, 그 목적은 범죄의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이므로 원칙적으로 검사가 엄격한 증명에 의하여 그 존재를 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목적범의 목적은 내심의 의사로서 이를 직접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고의 등과 같이 내심의 의사를 인정하는 통상적인 방법에 따라 정황사실 또는 간접사실 등에 의하여 이를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고, 다만 목적범의 유형에 따라 목적의 존재 가능성 또는 개연성의 정도에 상응하여 증명에 필요한 정황사실 또는 간접사실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4) 국가보안법에 목적범으로 규정된 이적표현물에 관한 죄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법리는 마찬가지이다. 이적표현물을 취득·소지·반포·판매하는 경우 그것이 이적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그 이적행위를 적극적으로 의욕하고 목적으로 삼는 것은 다른 것이므로, 이적행위의 가능성에 대한 (미필적) 인식만으로 바로 이적행위 목적을 인정하는 종전 판례의 태도는 옳지 못하다.
더구나 이적표현물에 관한 죄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앞에서 본 목적범의 유형 중 객관적 구성요건 행위 외에 행위자나 제3자의 별개 행위가 추가되어야 목적이 달성되는 유형 또는 그 목적으로 된 효과가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발생 가능한 효과 중 하나에 불과한 유형에 해당하므로 행위자의 적극적인 의욕이나 계획이 증거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목적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표현물에 관련된 행위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와 직결된 행위로서 이를 범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기준에 따른 확실한 증명이 더욱 요구되어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이적표현물에 관한 죄에 있어서는 종전 대법원 판례 중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이 있기만 하면 바로 이적행위 목적을 인정할 수 있다는 부분도 마저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5)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 규정된 이적표현물에 관한 범죄의 구성요건은, ① 제1항에 규정된 반국가단체의 찬양·고무·선전·동조, 국가변란의 선전·선동, 제3항에 규정된 이적단체의 구성·가입, 제4항에 규정된 허위사실의 날조·유포 행위를 할 목적으로 ② 문서·도서 기타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취득하는 것이다. 이를 정리해 보면, 객관적 구성요건 행위는 이적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취득하는 것이고, 주관적 구성요건인 목적의 내용은 반국가단체의 찬양·고무·선전·동조, 국가변란의 선전·선동, 이적단체의 구성·가입, 허위사실의 날조·유포이다.
위 구성요건 행위들 중에서 이적표현물을 반포·판매하는 행위와 위 목적 중 찬양·고무·선전·동조·선동, 허위사실의 날조·유포 사이에는 별도의 행위가 없이도 구성요건 행위 자체에 의하여 목적 달성이 가능한 유형에 해당하고, 반포·판매 행위와 이적단체의 구성·가입 목적 사이에는 별도의 행위가 추가되어야 목적 달성이 가능한 유형에 해당하며, 반포·판매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들, 즉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취득과 위 전체 목적 사이에는 찬양·고무·선전·선동 등에 해당하는 별도의 행위가 추가되어야만 목적 달성이 가능한 유형에 해당한다.
따라서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을 반포·판매한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찬양·고무·선전·선동 등의 이적효과가 함께 달성될 가능성 또는 개연성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나머지 행위들의 경우에는 행위자가 그 이후 찬양·고무·선전·선동 등에 해당하는 이적행위를 추가로 할 의사나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에는 그 구성요건 행위 자체만으로 바로 위 목적들이 달성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그러므로 반포와 판매의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들의 경우에는 검사가 행위자가 그 이후 찬양·고무·선전·선동 등 이적행위로 나아갈 계획이나 의사를 갖고 있었음을 적극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그 목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며, 그러한 계획이나 의사를 가지지 않은 채 다른 목적으로 또는 특별한 목적 없이 이적표현물을 제작·취득·소지하는 등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바로 찬양·고무·선전·선동 등 이적행위를 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증명책임 원칙과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대법관 김영란의 반대의견에서도 이적표현물 소지죄의 경우 어떠한 이적행위를 할 계획이나 의사를 갖고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증명되어야 그 목적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는바, 이에 동의한다.
(6) 그리고 찬양·고무·선전·선동 등 이적행위를 할 계획이나 의사를 가지지 아니한 자가 혹시 자신이 이적표현물의 제작·취득·소지 등 행위를 하는 것이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를 이롭게 하는 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찬양·고무·선전·선동 등 행위를 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은 본인이 ‘의욕하지 아니한 목적’을 ‘결과발생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한) 인식’으로 대체하는 것으로서, 고의(인식)의 정도를 넘어서는 초과주관적 요소로서 목적을 별도로 규정한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다.
한편, 이적표현물의 반포·판매의 경우는 별도의 추가행위가 없어도 찬양·고무·선전·선동 등 이적효과가 달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은 말 그대로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하다. 이적표현물을 반포·판매하는 행위의 의도나 목적은 반국가단체의 찬양·고무·선전·선동 외에도 얼마든지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우선 당장 몇 가지 예를 들어보아도 학자·사회운동가·통일운동단체·정치인·경제계 인사 등 북한에 관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정보공급 차원에서 반포하는 경우, 북한사회를 비판하거나 바로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반포하는 경우, 관공서나 학교 등 각종 단체에 비치용 자료로 반포하는 경우, 각종 단체가 회원들에게 참고자료로 반포하는 경우, 단순한 호기심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 서점 등에서 순전한 영업의 일환으로 판매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특별히 반국가단체를 찬양·고무·선전·선동하고자 하는 의사나 목적이 없는 경우에도 그런 이적효과가 부수적으로 수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고, 그 행위자 역시 그런 의도하지 아니한 효과가 수반될 수도 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그런 효과를 의욕하거나 목표로 삼지도 않은 반포·판매 행위를 그 가능성에 대한 (미필적) 인식만으로 전부 처벌한다는 것 역시 고의(인식) 외에 목적을 따로 규정한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7) 이적표현물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표현물을 제작·취득·소지·반포하는 행위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관계되는 행위이다. 자신의 사상을 외부로 표현하고 타인을 설득하여 이에 동의하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이며, 그러한 행동은 사상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에 속하는 부분임과 동시에 그 자체로서 표현의 자유의 중핵을 이룬다. 사상의 자유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의미를 고려하면 사상의 자유와 이를 표현하는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이 요구된다. 국가보안법 역시 제1조 제1항에서 그 법의 목적이 국민의 생존·자유의 확보에 있음을 선언하고, 제2항에서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함에는 법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확대해석하거나 국민의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이 규정하는 각종 행위는 모두 사상의 표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기 위해서는 명백·현존하는 위험을 구체적으로 유발시킬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엄격한 증명에 의하여 입증하여야 한다 . 그러한 증명 없이 본인이 의도하지 아니한 이적효과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를 목적범으로 보아 처벌한다면, 이적효과가 부수적으로라도 전혀 수반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적표현물과 관련된 일체의 행위가 범죄로 처벌받게 되는 무리한 결과가 된다. 또 누가 보더라도 이적목적이 없음을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특정신분의 소수를 제외하고는 보통의 일반 국민은 반국가단체와 관련된 자료들에 접근하는 것이 봉쇄되고, 통일·외교·군사 등 국가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일부 계층에 의한 정보와 정책의 독점이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리고 반국가단체와 관련된 자료에 접촉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누구든지 반국가 사범으로 수사와 기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중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자나 소수견해를 가진 자를 선별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국가보안법은 제1조에 규정된 원칙과는 정반대로 반대의견이나 소수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오·남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8) 이상의 법리에 따라 피고인의 이 사건 표현물 소지행위에 이적행위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관하여 보면, 원심은 제1심을 인용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표현물이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있고 이를 소지하는 행위가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이 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이적행위 목적이 있었다고 곧바로 인정하였을 뿐, 나아가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에 어떤 목적으로 위 표현물들을 사용하려고 한 것인지, 피고인이 어떤 의도로 위 표현물들을 소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밝히지도 아니하고, 그 목적의 존재에 관하여 더 이상의 증명이 없는 상태에서 바로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이적행위 목적의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바. 결론
실천연대를 이적단체로 인정하고,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이적표현물로 인정한 후 이를 소지한 피고인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다고 인정하여 피고인의 이 부분 행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각 해당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를 파기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함이 마땅하다. 다수의견은 이와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반대하는 취지를 밝힌다.
5. 이적행위 목적에 관한 대법관 김영란의 반대의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 소지죄는 같은 조 제1, 3, 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소지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목적범이다. 목적범은 일정한 목적의 달성을 의욕하는 범죄로서 비록 그 목적의 인식 정도에 관한 한 미필적 인식으로 족하고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하여도, 그 이전에 행위자가 의욕한 목적이 어떠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일반적인 목적범에 있어서의 목적, 예컨대 형법 제156조 무고죄의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 형법 제199조 아편흡식기 소지죄의 ‘판매할 목적’, 형법 제231조 사문서위조죄의 ‘행사할 목적’, 형법 제247조 도박개장죄의 ‘영리의 목적’ 등은 외부적 징표를 가지는 특정 행위나 결과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백하므로 행위자의 당해 범죄구성요건적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관한 객관적 포섭의 문제만 남게 된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 등 이적행위 목적은 그와 같은 구체적인 외부적 징표를 수반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내심의 의사를 추론하여서만 파악할 수 있는 추상적인 성격의 것인데다가 본질적으로 헌법상 보장되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법적인 평가를 통해 제약하는 것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더구나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이적표현물 소지행위(취득도 마찬가지이다)는 이적표현물 제작·수입·복사·운반·반포·판매행위 등 그 행위의 실현을 통해 필연적으로 그 표현물의 이적 내용에 대한 대외적 전파나 그 가능성을 수반하는 다른 구성요건적 행위와는 달리 개인의 양심이나 사상·학문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사적 영역에 머무른 것일 뿐 대외적 전파가능성을 쉽게 추단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적표현물을 그 소지만으로 처벌하는 이유는 그 표현물을 소지한 자가 이적행위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적행위 목적을 가진 이적표현물 소지행위는 그 목적을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그 표현물의 이적 내용에 대한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처벌되고, 이적행위 목적이 없는 이적표현물 소지행위는 그 전파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처벌되지 않는다.
이적표현물 소지죄에서 이적행위 목적이 지니는 이러한 성질에 비추어 볼 때 이적표현물 소지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향후 그 표현물을 가지고 어떠한 이적행위를 할 계획이나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입증이 되는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적표현물 소지자가 향후 그 표현물 또는 그 표현물의 내용을 사용하여 어떻게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려 하는 것인지, 즉 이적표현물의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교육하거나 강연할 계획이 있는지, 그 내용을 선전하거나 전파하려 한 것인지, 그 표현물 자체를 반포하려 한 것인지, 이적표현물의 내용을 소지자 또는 그가 속한 단체의 활동지침으로 삼으려 한 것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이러한 점들이 구체적으로 밝혀져야만 이적표현물 소지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적행위를 할 계획이나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거나 입증되지 않은 경우까지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수호라는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한도를 넘어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를 하는 것으로서 양심의 자유나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의 이른바 ‘운동권’에서의 활동 경력과 실천연대에 가입하여 활동한 내용 등을 토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각 표현물의 내용이 이적성을 담고 있고 그 소지가 찬양·고무 등의 이적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에 대한 찬양·고무 등의 목적으로 위 각 표현물을 소지하였음이 인정된다고 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든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표현물 또는 그 표현물의 내용을 사용하여 어떻게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려 한 것인지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결국 원심의 판단은 이적목적의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그 증명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소지한 피고인에게 어떠한 이적행위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입증이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이적행위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함이 마땅하다. 다수의견은 이와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반대하는 취지를 밝힌다.
6. 북한의 반국가단체성 등에 관한 대법관 박시환의 반대의견 및 보충의견
가.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적화통일노선을 고수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의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북한은 반국가단체에 해당한다는 종전의 대법원 판례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을 그 자체로 단순히 반국가단체라고 보는 다수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종래의 대법원 판례 등에서 누차 확인해 온 바와 같이, 대한민국과 북한은 1971년의 남북적십자회담 개회 이래 수십 년간 대화와 교류를 꾸준히 지속해 왔으며, 그 폭과 내용이 갈수록 확대되고 실질화되어 1991년에는 UN 동시가입, 그 이후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수시로 이루어지는 장관급·장성급 회담, 상당규모의 민간투자와 경제교역까지 이루어지고 매년 십 수만 명이 왕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헌법은 전문과 제4조에서 평화통일 원칙을 천명함으로써 통일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타협은 필수적인 과정으로 규범화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며, 그 일환으로 1990년에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남북협력기금법이 제정되고 2005년에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남북의 교류와 협력은 대한민국의 합법적 법질서 내로 편입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하에서, 북한이 과거에 대한민국과 전쟁을 치른 적이 있고 아직도 군사대치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정을 강조하여 북한을 그 자체로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북한과 관련된 일체의 사항을 원칙적으로 반국가단체와 관련된 것으로 보아 국가보안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다수의견과 대법원 판례의 입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한 해석이다. 북한이 실질적으로 국가와 다름없는 체제와 구조를 갖추고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역시 북한을 여느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게 상대하여 각종 교류와 접촉을 하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북한을 대한민국의 전복을 노리고 있는 반국가단체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북한이 아직까지 사회주의 헌법과 조선로동당규약을 통하여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 및 적화통일을 목적으로 선언하고 있어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본다 하더라도, 그러한 성격은 북한이 갖고 있는 한쪽 측면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하고, 대한민국과 교류·협력하면서 남북의 공존을 지향하는 부분 역시 또 다른 측면으로서 함께 병존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을 규명할 때에도 북한의 그와 같은 이중적 성격에 맞추어서 보아야 하고, 북한과 관련된 일체의 사항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를 전제로 한 규정이 자동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반국가단체적 측면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사항에 한하여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취급하여야 할 것이다. 북한과 관련된 모든 행위에 대하여 북한의 반국가단체적 측면과 연관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반국가단체와 관련된 행위로 보아 그 행위를 국가보안법의 적용대상으로 삼은 뒤, 남북의 교류·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등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에 위해가 없는 행위임이 밝혀진 경우에 한하여 국가보안법의 적용을 면제해 주는 식의 법 적용은 국가보안법의 제정 목적, 국가보안법 제1조 제2항의 엄격적용 원칙, 헌법 제37조의 기본권 보장규정 등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이는 어떤 행위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그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형사소송절차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나는 해석이다.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에 관하여 위와 같이 제한적으로 해석하지 않는 경우에는, 북한과 관련된 행위를 한 모든 사람, 심지어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료나 경제계의 지도급 인사, 종교문화계 인사 등 누구를 막론하고 일단 반국가단체와 접촉한 자가 되어 국가보안법의 적용대상이 되고, 그 행위가 통치행위에 해당한다거나 국가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험성이 없는 행위라는 점이 증명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있게 된다. 그 결과 공안담당기관은 북한과 관련을 맺은 모든 사람에 대하여 일단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게 되고, 그 중에서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지 않는 반대자 등을 선별적으로 골라 수사와 처벌을 할 수 있는 과도한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소수자·반대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오·남용될 위험이 다분하다. 더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가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을 인정하는 기준 자체도 애매하고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는 현재의 법 집행상황 하에서는 그러한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그러므로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 북한과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하여 일단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다수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고, 북한의 이중적 성격 중에서 반국가단체적 측면에 직접 연결되는 사항에 한하여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을 인정하여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실천연대의 이적단체성, 이 사건 각 표현물의 이적성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피고인의 행위가 북한의 반국가단체적 측면과 연관된 것으로서 반국가단체라는 구성요건을 충족하였는지 아니면 통일운동단체의 입장에서 통일을 지향한 교류와 협력의 상대방으로서 북한과 관계를 한 것인지 여부를 가려본 뒤에 그러한 점이 증명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처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성 판단과 관련하여
국가보안법의 처벌조항에서 구성요건으로 요구하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의 요소를 해석함에 있어, 가장 엄격한 기준인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며, 다수의견과 대법원 판례가 제시하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의 기준을 적용할 경우에도 다른 기준들과 차이를 고려하여 구분이 되도록 준별하여 적용함이 타당하다는 점에 관하여는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에 찬성하며, 여기서는 한두 가지 설명을 보충하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례와 다수의견이 그 위험성 인정의 주된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문제된 단체나 개인이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내용에 부합하는 주장을 하면서 이를 찬양·고무·동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이 빈번히 이루어지는 상황 하에서는 물론이고 일부 인사들이 민간차원의 통일운동이나 남북교류를 시도하던 지난 시절에도, 위와 같은 정도의 사유들로 국가보안법에서 요구하는 위험성을 충족한다고 해석하게 된다면, 북한과 관련된 행위 중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지 않는 행위는 찾기 힘들 것이다. 북한과 교류·접촉을 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북쪽의 주장에 동의하는 항목들이 포함되지 않을 수 없고, 남북을 불문하고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에 유익하다고 평가되는 정책에 대하여는 북측과 동일한 주장을 하는 일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을 것인데, 그것이 북한의 주장과 같다는 이유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국민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 및 참정권에 기초한 건전한 정책 제안은 심각하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특히 자주 문제되는 반미 또는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연방제 통일방안 주장에 관하여 좀 더 살펴본다. 먼저, 어느 국가의 국민이 특정 외국에 대하여 반대의 견해를 표시하고 그 외국군대의 주둔에 반대하여 철수를 주장하는 것은 독립된 자주국가의 국민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다. 미국이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정치·경제·군사 등 다방면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주어 온 특별한 우방국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그 미국의 역할과 의도에 대하여 다른 시각을 가지고 다른 평가를 하는 것이 금지되거나 범죄로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리나라에 큰 도움을 주어온 우방국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관계는 앞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며, 미국의 역할과 의도를 좋게 볼 것인지 아니면 의심의 눈초리로 볼 것인지, 미국과의 관계가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해가 된다고 볼 것인지 하는 것 역시 개개 국민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사상과 학문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이다. 복잡다단하고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냉혹하게 움직이는 국제·외교관계의 문제에서 특정 외국과의 관계를 유리·불리, 좋고 나쁨으로 일도양단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국가 간의 관계는 보는 입장이나 측면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시각과 평가가 있을 수 있고 어느 한 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실제로 미국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국가인지 여부 자체가 정답이 있을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은 주권자의 입장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에 근거하여 특정 외국에 대하여 얼마든지 반대와 찬성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이며, 가령 그 판단이 잘못된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해가 되고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금지하거나 범죄로 취급할 수는 없다. 미국을 반대하는 것이 우리나라와 밀접한 영향권 내에 있는 일본이나 중국을 반대하는 것과 하등 차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며, 일본이나 중국을 반대하는 것이 금지되거나 범죄를 구성하지 않듯이 미국을 반대하는 것 역시 금지되거나 범죄로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북한이 반미의 입장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지만, 어차피 다양한 평가와 시각이 있을 수 있는 국제·외교관계의 문제에서 북한의 입장과 같은 시각을 가지고 이를 주장한다고 하여 그것이 현존·명백하는 위험 또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한 주장으로 군사·외교적으로 북한에 이득이 되고 우리나라에 불이익이 되는 면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주권자인 국민이 국제·외교관계에 관하여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국제·외교관계의 문제가 위와 같은 복합된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을 가지고 반미의 주장을 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당장 급박한 현실적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 한 국가보안법의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오늘날 독립된 주권국가에 외국군대가 주둔하는 경우가 극히 이례적이고 우리나라의 자주국방능력에 결정적인 흠이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상황에서,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것이 금지되어야 한다거나 범죄로 될 수 없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나아가 우리나라 국방력에 문제가 있어 미군이 철수하는 경우 당장 큰 위험이 닥칠 우려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우리 자주국방능력에 대한 개개 국민의 평가 자체를 특정 방향으로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그 또한 헌법상 보장된 생각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이고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토론으로 결정될 문제이다. 따라서 특정 방향의 평가만을 허용하여 그러한 전제 하에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것조차 금지되거나 범죄로 될 수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경우에도, 미군철수로 인하여 당장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명백·현존한다거나 또는 실질적 위험의 가능성이 명백하다는 점을 검사가 객관적 자료로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에는 국가보안법이 요구하는 위험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그 역시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 연방제 통일방안에 관하여 본다. 우리 헌법은 전문과 제4조에서 평화통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분단된 나라가 통일이 되는 방식에는 한 쪽이 다른 쪽에 흡수되는 흡수통일과 양쪽이 대등한 관계로 합쳐 하나로 되는 대등한 통일의 방식이 있을 수 있겠으나, 군사력에 의한 강제적 통일이 아닌 평화적 통일을 전제로 한다면 국력의 차이가 현격하여 한 쪽이 스스로 굴복하여 흡수되어 들어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등한 통일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도 헌법에서 평화통일을 천명하고 있는 이상에는 현실적으로 흡수통일이 아닌 대등한 통일방식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연히 대등한 통일의 구체적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그 경우 제일 먼저 떠오르는 방식이 일단 두 국가가 일정 정도 각자 통치체제를 유지한 채 하나로 느슨하게 결합되는 연방제 방식을 거쳐 점차 결합의 정도를 강화하여 단일국가체제로 넘어가는 방식일 것이다. 그 경우 연방의 결합 정도나 연방제의 구체적 내용은 통일의 단계나 구체적 방법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는 입장에서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연방제 통일방안을 생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며, 연방제 통일방안은 그 자체로는 어느 한쪽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할 측면이 없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체적 내용에 따라 어느 한 쪽에 유리하고 다른 쪽에 불리할 수도 있겠으나 연방제 방식 자체가 워낙 다양할 수밖에 없으므로 그 유불리는 연방제라는 그 자체에서 연유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가 연방제 통일방안을 주장한다고 하여, 그것이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 통일방안과 동일한 내용을 주장하는 것이라거나 북한에 유리하고 대한민국에 불리한 방안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나아가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 방식 그 자체가 대한민국에 불리하여 해악을 끼칠 위험이 있다는 점 역시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한민국과 북한은 2000년도의 남북정상회담에서 6.15공동선언을 채택하여, 남측이 주장하던 남북연합(연합제)과 북측이 제시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사실상 같은 내용임을 확인하고 이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까지 한 바가 있다. 북한은 그 이전에 1국가 내 2체제의 연방제 안을 주장하였으나, 그 역시 결합의 정도와 완전한 단일국가로 넘어가는 단계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뿐 그 자체로서 남쪽과 북쪽에 대한 유불리의 차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북한이 종전에 주장하던 연방제 안의 진입조건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의 주장을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연방제 그 자체에 내재하는 속성이 아니라 북한이 전제조건으로 따로 제시한 조건에 불과하므로 연방제 자체만으로 본다면 그 방안이 대한민국에 해악을 끼칠 명백·현존하는 위험을 내포한 방안이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6.15공동선언에서 채택한 연합제 또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아닌 1국가 2체제의 연방제를 통일방안으로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전제조건으로 대한민국에 해악을 끼칠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는 한 그 연방제 통일방안 주장에 위험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연방제 자체의 내용이 북한이 주장한 연방제와 동일하다고 하여 바로 위험성이 있는 주장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문제는 연방제 통일방안의 내용으로 대한민국에 해악을 끼치는 내용이나 조건을 포함시킨 경우인데, 이는 연방제 그 자체에 내재하는 속성은 아니므로 그러한 위험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검사가 객관적으로 증명하여야 할 것이며, 그러한 구체적 증명이 없이 북한이 주장하는 것과 동일한 내용의 연방제를 주장한다는 것만으로 바로 위험성이 있는 행위로 처벌대상이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이 연방제의 진입조건으로 제시한다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미군철수 등 역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자체로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는 사항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바로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현존하는 위험이나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주장과 동일하지 않은 연방제 통일방안 주장은 물론이고, 그것과 같은 내용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주장하거나 북한이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 미군철수 등을 함께 포함하는 연방제 통일방안을 주장하는 행위를 국가보안법의 적용대상으로 삼아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주장 내용에 더하여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현존하는 위험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 사유를 증명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참정권에 기초하여 나름대로 통일방안을 모색하고 주장하는 건전한 민간통일운동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선별적으로 통제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오·남용될 위험이 있고, 통일운동을 정부가 독점하게 되는 폐단을 초래할 것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의 주장과 같은 주장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명백·현존하는 위험 또는 적어도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내용이 아닌 한 누구든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결정하고 외부로 표현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것인데,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례나 다수의견이 취하는 바와 같이 위험 초래의 가능성이 있는 정도만으로 국가보안법이 요구하는 위험성의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해석하여, 그 주장하는 자의 과거 전력이나 성향, 정부에 대한 협조 정도 등에 따라 어떤 자가 그러한 주장을 할 때에는 위험성이 없지만 다른 자가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하여 이를 처벌하게 된다면, 공안담당기관에게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고 다른 입장을 취하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활동을 하는 자들을 골라 선별적 처벌을 하는 길을 열어주게 되고, 다수자와 동일한 정도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할 반대자·소수자의 주장을 억압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 더구나 이 사건에서 실천연대나 피고인이 주장하였다는 내용이 반미,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 통일방안 등 우리나라의 현실 문제에 관심이 있는 자라면 누구나 한번 쯤 생각하고 고민해 볼 만한 주제에 관한 것이라면, 우리의 현실 문제를 고민하고 의견을 표명하는 국민 중 북한과 반대되는 주장 또는 대한민국 정부나 공안담당기관이 허용하는 의견을 가진 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국가보안법의 처벌대상이 될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특히 남북의 정상이 공식회담을 통하여 체결한 6.15공동선언의 핵심내용인 연방제 통일방안을 실천한다는 활동에 대해서까지 북한의 통일전술에 찬양·동조하는 것이라고 의미부여하여 처벌하여야 한다는 해석에 따른다면, 도대체 북한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행위 중에서 처벌의 대상이 되지 못할 행위가 있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국가보안법의 이와 같은 해석적용은 범죄 해당 여부가 법률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 시책과 공안담당기관의 주관적 의도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것으로서, 권력분립과 죄형법정주의의 최소한의 요구마저 충족시키지 못하는 위법한 법 적용이 될 것이다.
다. 국가보안법의 위헌성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생각과 표현에 대한 이와 같은 자의적이고 선별적인 처벌 가능성은 권위주의적인 정권의 출현을 가능하게 해 주는 무기가 될 수 있으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지난날 독재정권이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등 공안관련 법령의 해석 기준이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았던 것에 힘입은 바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오랫동안 위헌성 문제가 제기된 끝에 헌법재판소는 1990. 4. 2. 선고 89헌가113 한정합헌결정으로 국가보안법에 위헌적 요소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에 따라 1991. 5. 31.자로 개정된 국가보안법에는 대부분의 조항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요건이 추가로 규정되어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그 이후 국가보안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위험성의 요건을 추가한 법 개정 취지를 살려서,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형벌법규의 명확성을 결여한 죄형법정주의 위배, 사상과 학문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침해, 자의적 선별적 법집행을 가능하게 한 평등권 위배, 평화통일 규정 위배 등 위헌적 요소가 배제될 수 있도록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 위험성 요건을 판정하여야 하고, 그 이전과는 실질적으로 다른 법적용의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위 개정된 국가보안법에 신설된 위험성의 요건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라는 기준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실제로는 그 이전과 아무런 차이 없이 실질적이지도 명백하지도 않은 위험에 대하여도 유죄판결을 해 왔으며, 이 사건 다수의견 역시 그러한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앞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여 충분히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가보안법의 위헌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마련된 개정법의 위험성 요건은 실질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요건으로 되어 버렸다는 점, 우리 법원이 그간의 대법원 판례와 마찬가지로 법 개정 전과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기준을 적용하여 위험성을 쉽게 인정하는 해석 입장을 고수한다면, 개정된 국가보안법 역시 위험성 요건의 적용을 통하여 위헌적 요소를 제거시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고, 그렇다면 위헌성을 면할 수 없는 현행 국가보안법은 마땅히 폐지 또는 근본적인 개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법원으로서는 다시 한 번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는 것이 합당한 태도라는 점은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4도4899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본 대법관이 별개의견으로 밝힌 바와 같다.
라. 맺는 말
우리 법원이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대부터 형성해 왔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기준에 관한 구시대적 판례들을 민주화가 이루어진 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국가보안법의 위헌성을 지적한 헌법재판소 결정과 그에 따른 국가보안법의 개정이 이루어진 뒤에도 종전 판례가 제시했던 위험성의 기준에 실질적 변화가 없다는 점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법원이 지금이라도 과거의 판례로부터 과감하게 탈피하여 국가보안법의 해석 및 사상과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세우지 않는다면, 다시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서거나 공안담당기관이 권한을 과도하게 남용하여 국가보안법을 방만하게 적용하는 일이 생기는 경우, 과거의 인혁당 사건이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비롯한 20건 가까이 되는 사건과 같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법원의 판결이 법원 스스로의 재심판결에 의하여 무효화되는 치욕스런 일이 다시 되풀이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7. 북한의 반국가단체성 등에 관한 대법관 양승태,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차한성, 대법관 민일영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북한의 반국가단체성 등에 관한 대법관 박시환의 반대의견은, 북한은 반국가단체라는 측면과 대한민국과 교류·협력하면서 남북의 공존을 지향하는 부분으로서의 측면이 병존하기 때문에 북한과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하여 일단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다수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고, 이와 같은 다수의견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국가보안법은 위헌으로서 마땅히 폐지 또는 근본적인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수없이 누적된 판례를 거쳐 최근 선고된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북한이 여전히 반국가단체임을 선언하면서, 북한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원리에 적대적이고 그와 결코 조화될 수 없는 그들의 사회주의 헌법 및 그 헌법까지도 영도하는 조선로동당규약을 통하여 그들의 최종 목적이 대한민국을 주체사상화하고 그 위에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에 있음과 이러한 적화통일의 목표를 위하여 이른바 남한의 민주화와 반외세 투쟁을 적극 지원한다는 정책을 명문으로 선언하고 그에 따른 정책들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그리고 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후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북한의 실체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 반대의견이 갑자기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을 종전과 달리 보자고 하는 것은 위와 같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의 역사적 의미를 도외시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위 반대의견은 남북한이 UN에 동시 가입되고 그동안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관계가 꾸준히 확대되어 왔으며 이를 위한 법적 뒷받침까지 마련되는 등 현실에 변화가 있음을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분단된 국토 양쪽에서 남북한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긴장의 완화를 이루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데에는 의문이 없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북한을 대화의 상대방 또는 협력의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는 정책적 고려 아래 남북한의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제도적으로도 뒷받침하여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위와 같이 대법원 판례를 형성함에 있어서 면밀히 검토하여 이미 반영된 것일 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의 실체에 관하여 어떠한 변화가 생겼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대한민국의 노력과 정책적 고려가 있었다고 하여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을 달리 보아야 할 것은 아니다. 이와 반대의 입장에 선 위 반대의견은 논리를 전도하거나 현실을 지나치게 일방적인 시각에서 평가하는 잘못을 범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위 반대의견 스스로도 북한의 일면에 반국가단체성이 소멸되지 않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데, 국가보안법은 각 개별조문에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등의 구성요건 요소를 통해 반국가단체성과 관련 있는 행위만을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고, 다수의견 또한 구성요건적 행위가 아닌 행위를 북한과 관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처벌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북한의 이중적 성격 중 반국가단체성과 관련 없는 행위에 대하여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위 반대의견의 논지는 무의미할 뿐 아니라 다수의견의 취지를 오해한 것이다.
그리고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북한이 남북관계의 발전에 따라 더 이상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명백한 변화를 보이고 그에 따라 법률이 정비되지 않는 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보안법이 헌법에 위배되는 법률이라거나 그 규범력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미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하였고 국회 역시 국가보안법을 존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제 와서 또다시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위헌론을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나.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성 판단과 관련하여 대법관 박시환의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실천연대가 북한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내용, 즉 반미,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 등을 주장하더라도 그것이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현존하는 위험 또는 실질적 해악의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반미 또는 주한미군 철수 및 연방제 통일 주장 등이 북한의 주장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주장을 하는 단체가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고 보자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견의 핵심은 북한이 과거부터 대남 적화통일을 위한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으로 치밀한 정치적 계산 아래 반미, 주한미군 철수 및 연방제 통일 주장을 하여 왔고, 현재에도 주체사상을 토대로 통일강성대국 건설사업의 추진과 선군정치를 앞세워 대남혁명이론을 선전·전파하려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면서 이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다수의견은 원심이 적법하게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한 사실을 토대로 실천연대가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의 활동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구성된 이적단체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는 것으로, 이는 북한의 반국가단체성과 관련하여 확립된 법리를 구체적 사실관계에 적용하는 포섭 내지 평가의 문제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위 반대의견은 다수의견을 오해한 나머지 근거 없이 비난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 끝으로,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국가보안법 위반죄에 관한 종래의 대법원 판례 가운데 이적행위 목적과 관련하여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이를 취득·소지·제작·반포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면 이적행위 목적을 추정할 수 있다는 법리를 폐기하고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선언하는 데 큰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는 반대의견도 이의가 없다. 그럼에도 위 반대의견이 이 판결이 가지는 의의에 합당한 관심을 두지 아니한 채 국가보안법과 관련하여 확립된 대법원 판례를 이 판결에서 비난하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을 아울러 덧붙인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김영란 양승태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차한성(주심)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3항 /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 / [3]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9. 9. 8. 선고 2009노29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무죄 부분 및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구「축산물가공처리법」(2009. 5. 8. 법률 제9665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3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병원성 미생물에 의하여 오염되었거나 그 우려가 있는 축산물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처리·가공·포장·사용·수입·보관·운반 또는 진열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바, 여기서 오염의 우려가 있다고 함은 객관적으로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오염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 및 제1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사용인인 피고인 3과 피고인 1, 2 등은 공모하여, 브루셀라병 검사를 통하여 병원성 미생물인 브루셀라균이 있는지 확인되지 아니한 기립불능의 젖소 41마리를 다른 소에 대한 브루셀라병검사증명서를 제출하여 도축하게 한 후 그 식육을 경매의 방법으로 판매하도록 한 점, 기립불능 증상을 보이는 젖소의 7%는 질병으로 인한 경우이고 그 중에는 브루셀라병도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기립불능 젖소가 브루셀라병을 비롯하여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브루셀라병은 인수(人獸)공통전염병으로서 주로 소, 돼지의 생식기관 등에 염증을 수반하여 유산과 불임증을 나타내고, 인간에게 전염되면 발열, 피로, 두통 등이 나타나는데 치사율은 2% 이하이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척추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점, 도축과정에서의 육안검사만으로는 브루셀라균과 같은 병원성 미생물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브루셀라균에 의하여 오염된 축산물이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어려운 점, 「가축전염병예방법」제16조 제3항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은 가축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가축의 소유자 등과 가축운송업자에게 가축을 이동할 때에 검사증명서 등을 휴대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에 따라 2008. 1. 1.부터 젖소 도축시에 브루셀라병검사증명서를 휴대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기립불능의 젖소는 그 자체로 객관적으로 질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법령상 젖소의 도축시 가축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요구되고 있는 브루셀라병 검사조차 거치지 않아 브루셀라균이 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아니한 젖소를 축산물로 처리하는 것은 브루셀라균이나 그 밖의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오염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축산물을 처리한 경우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구「축산물가공처리법」제33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금지되는 병원성 미생물에 의하여 오염되었을 우려가 있는 축산물을 판매할 목적으로 처리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원심은 위 법규정에서 정한 ‘우려’를 ‘오염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정도’로 해석하여야 함을 전제로, 브루셀라병검사증명서가 없이 도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오염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구 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위 법규정에 정한 병원성 미생물에 의하여 오염되었을 우려가 있는 축산물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무죄 부분 및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구 축산물가공처리법(2009. 5. 8. 법률 제9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3호, 제45조 제1항 제5호 / [2] 형법 제30조, 구 축산물가공처리법(2009. 5. 8. 법률 제9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3호, 제45조 제1항 제5호, 제46조, 가축전염병예방법(2010. 4. 12. 법률 제102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3항, 제60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2. 4. 선고 2009노37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로써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구체적인 문서 그 자체가 아니라, 문서에 화체된 사람의 의사 표현에 관한 안전성과 신용이다. 그리고 그 객체인 ‘문서 또는 도화’(이하 ‘문서 등’이라고 한다)라고 함은 문자나 이에 준하는 가독적 부호 또는 상형적 부호로써 어느 정도 계속적으로 물체 위에 고착된 어떤 사람의 의사 또는 관념의 표현으로서, 그 내용이 법률상 또는 사회생활상 의미 있는 사항에 관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4도788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도7018 판결 참조). 또한 그 문서 등에 작성명의인의 날인 등이 없다고 하여도 그 명의자의 문서 등이라고 믿을 만한 형식과 외관을 갖춘 경우에는 그 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819 판결 참조).
한편 담뱃갑의 표면에 그 담배의 제조회사와 담배의 종류를 구별·확인할 수 있는 특유의 도안이 표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담뱃갑의 도안을 기초로 특정 제조회사가 제조한 특정한 종류의 담배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는 점에 비추어서도 그 담뱃갑은 적어도 그 담뱃갑 안에 들어 있는 담배가 특정 제조회사가 제조한 특정한 종류의 담배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담뱃갑은 문서 등 위조의 대상인 도화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인 1이 밀수입한 중국산 담배는 ‘길림연초공업유한책임공사’가 제조하는 ‘장백산’ 담배의 정품 담뱃갑에 표시된 ‘CHANGBAISHAN’ ‘JILIN TOBACCO INDUSTRY CO. LTD.’ 등의 문자 및 성문(城門)의 문양 등과 같은 모양의 도안이 표시된 담뱃갑 및 ‘북경시연초질량감독검측참’이 제조하는 ‘중남해’ 담배의 정품 담뱃갑에 표시된 ‘中南海’, ‘BEIJING CIGARETTE FACTORY’ 등의 문자 및 홀로그램 문양 등과 같은 모양의 도안이 표시된 담뱃갑에 들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밀수입한 중국산 담배가 들어 있던 각 담뱃갑은 그 안에 있는 담배가 ‘길림연초공업유한책임공사’가 제조하는 ‘장백산’ 담배 또는 ‘북경시연초질량감독검측참’이 제조하는 ‘중남해’ 담배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서 각 사문서 등 위조의 대상이 되는 도화라고 할 것이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문서 등 위조 및 행사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위와 같이 밀수입된 담배가 들어 있는 각 담뱃갑의 위조 및 행사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일반 포장용지는 문서 등 위조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그러한 판단을 담뱃갑에 관한 이 사건에까지 적용함으로써, 이 사건 사문서 등 위조 및 행사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렇다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사문서 등 위조죄의 대상인 도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제1심 판시 제1항의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관세법 제282조 제2항, 제3항, 제274조 제1항 제1호, 제269조에 의하면, 밀수품을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공동범칙자에 대하여 그 몰수할 수 없는 물품의 범칙 당시의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한 금액을 추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원심이 위 피고인이 운반한 밀수담배 중 몰수할 수 없는 부분의 가액 46,032,720원을 위 피고인 및 위 밀수담배의 취득자인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각자 추징하도록 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 [1] 형법 제231조, 제234조 / [2] 형법 제231조 / [3] 형법 제231조, 제23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훈진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0. 4. 22. 선고 2010노60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형법 제354조, 제328조의 규정에 의하면,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공갈죄는 그 형을 면제하여야 하고 그 외의 친족 간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바,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공갈죄를 범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에도 형법상 공갈죄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고, 특별법인 위 법률에 친족상도례에 관한 형법 제354조, 제328조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형법 제354조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위반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도61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과 친족관계에 있는 피해자에 대한 흉기휴대 공갈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형법 제354조, 제328조에 의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할 수 있는 친고죄로 보고, 제1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아니하는 의사가 표시된 합의서가 제출되었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에 의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있어서 친족상도례의 적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형법 제328조, 제354조 / [2]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형법 제328조, 제354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현길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4. 29. 선고 2009노415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2008. 1. 14.경 영화 ‘어린왕자’에 관련된 프린트 및 현상료를 피해자 회사가 부담하는 대신 피해자 회사에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피플앤픽쳐스(이하 ‘피플앤픽쳐스’라고 한다) 명의의 은행통장과 법인인감도장, 보안카드(OPT카드)를 건네 준 사실, 당시 피플앤픽쳐스는 같은 해 2월경 강남세무서로부터 부가가치세 환급금 1억 8,000만 원 정도를 위 통장의 계좌로 입금받을 예정이었던 사실, 피고인은 영화 종영 후에도 위 프린트 및 현상료를 변제하지 못할 때에는 같은 해 2. 20.까지 위 부가가치세 환급금으로 대체하기로 하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 그 후 피해자 회사 측은 2~3일마다 위 환급금의 입금 여부를 확인한 사실, 그런데 피고인은 같은 해 2. 22. 금 8,000여만 원의 부가가치세 환급금이 입금된 사실을 먼저 확인하고 당일 위 통장의 분실신고를 한 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다른 도장을 이용하여 같은 계좌번호의 새로운 통장을 발급받은 후 이를 이용하여 위 금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하고 출금하여 다른 채권자들에게 지급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는 피해자 회사가 부담한 프린트 및 현상료를 피고인이 변제하지 아니할 경우 장래에 발생할 피플앤픽쳐스의 예금을 출금하여 위 변제에 충당할 의사로 위 은행통장 등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이 위 프린트 및 현상료를 변제할 때까지 피해자 회사가 위 예금채권에 대한 실질적인 담보권을 유지하고 나아가 피고인이 위 현상료 등을 변제하지 않는 경우에는 피해자 회사가 위 예금을 직접 출금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위 예금을 출금하여 소비함으로써 위 의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이는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형법 제355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8. 2. 12. 선고 2007노131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메스암페타민 투약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에 투약된 상태로 긴급체포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자의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단은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반하는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메스암페타민 보관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투약 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메스암페타민을 보관하였다고 인정할 적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압수·수색 당시 시행되던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7조 제1항, 제200조의3, 제200조의4 제1항에 의하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긴급체포할 수 있는 자의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피의자를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고, 한편 구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5조 제1항 본문, 제196조 제2항,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 제2조 등에 의하면, 사법경찰리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지휘를 받아 압수·수색 등 필요한 수사업무를 보조할 수 있다.
이러한 법령의 규정과 기록에 나타나는 이 사건 긴급체포 및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종합하여 보면, 긴급체포한 때부터 약 3시간 후에 사법경찰리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압수·수색이 영장 없이 이루어진 위법한 조치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증거로 제출된 압수물에 대하여 압수 이후 수사기관에 의하여 임의로 형상의 변경이 이루어졌고, 그 감정 결과에 의하더라도 거기에 보관된 것으로 인정할 만큼 충분한 양의 메스암페타민의 존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원심판단은,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결국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영란(주심) 이홍훈 민일영 | [1] [1]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3호,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0조의3 / [2]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3호,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5조 제1항, 제196조 제2항, 제200조의3, 제200조의4 제1항, 제217조 제1항, 제219조,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 제2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최두헌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충주시 (이하 생략)에 사무실이 있는 ○○○ 신문의 대표이사 및 발행인으로서,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신문 등 간행물을 통상방법 외의 방법으로 배부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2009. 12. 25.경 위 신문사 사무실에서 ‘민주당, 충주시장 후보 낼 자격 없다’, ‘ 공소외 1 의원 도지사 출마시 8억여 원 혈세낭비’, ‘ 공소외 2 전 충주부시장 불법설치 전광관 철거 이전비용 1억 6천 5백만 원 당장 해결해야 한다’ 등의 제목으로 ‘2010. 6. 2. 지방선거’ 충북도지사 출마가 예상되는 공소외 1 국회의원과 충주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공소외 2 전 충주부시장에게 불리한 기사가 게재된 2009. 12. 29.자 ○○○신문(64호)을 평소 발행부수인 2,000부 내지 3,000부보다 많은 10,000부를 발행하여 2009. 12. 26.경부터 같은 달 28.경까지 충주시 일대 상가, 주택, 아파트 등에 무상으로 배부하였다.”라는 것이다.
2. 판 단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누구든지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신문 등을 통상방법 외의 방법으로 배부할 수 없고(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 여기서 통상방법에 의한 배부라 함은 종전의 방법과 범위 안에서 발행·배부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조 제2항). 그런데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선거운동의 자유가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므로, 위에서 말하는 ‘통상방법 이외의 방법’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간행물 본래의 발행목적 수행을 위하여 평소 실시되던 본래의 방법과 범위에서 일탈하여 간행물을 선거홍보물화 하는 배부방법으로 볼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도3877 판결,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도8969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신문을 10,000부 발행하여 배부한 것이 통상방법 외의 방법에 의한 배부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가 제출하는 피고인에 대한 문답서, ○○○신문 발행현황, 피고인에 대한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수사보고( ○○○신문 광고 수주현황)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7. 3. 19. ○○○신문을 창간한 이래 주간지로 발행해 오다가 자금사정이 여의치 아니하여 2~3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발행하기도 하였고 어떤 달에는 아예 발행하지 못한 적도 있었으며, 처음에 1,500부에서 2,000부 발행하다가 2008년부터는 2,000부에서 3,000부를 발행하였지만, 2008. 3. 8. 및 같은 해 6. 7., 같은 해 12. 2.에는 각 10,000부씩 발행하여 배부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평소 ○○○신문 광고비로 약 100만 원 정도 받아왔었는데, 2009. 12. 28.자 이 사건 ○○○신문의 경우 2,858,000원의 광고비가 들어왔던 사실, 피고인의 ○○○신문의 구독료를 납부하는 사람은 50명 정도에 불과하여 피고인은 신문 대부분을 무상으로 배포하여 왔는데, 2008년경부터 500부에서 700부 정도를 우편으로 발송하고, 나머지는 피고인과 이상봉 기자 둘이서 상가, 아파트, 주택가, 사무실 등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배포하여 왔었고, 이 사건 ○○○신문의 경우도 그와 같이 400부 정도를 우편으로 발송하고, 나머지는 피고인과 이상봉 기자 둘이서 직접 배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신문 10,000부를 배부한 것은 피고인이 평소 실시하던 배부 방법과 범위를 일탈하여 간행물 등을 선거홍보물화 하는 이례적인 배부방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유헌종(재판장) 임수연 이주영 |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 제2항, 제252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최임열
【변 호 인】
변호사 장민아
【주 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알코올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피고인에 대한 정보를 2년간 공개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1. 2010. 2. 28. 22:00경 수원시 팔달구 (이하 생략)에 있는 ‘ ○○마트’ 내에서 언니 공소외 1과 함께 가게를 보고 있던 13세 미만인 피해자 공소외 2(여, 11세)에게 “너 참 예쁘다. 아저씨가 용돈 줄게.”라고 말하며 1,000원을 준 후, 피해자의 얼굴을 쓰다듬고 팔로 피해자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뺨과 이마에 뽀뽀를 하여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추행하고,
2. 같은 날 23:30경 다시 ‘ ○○마트’에 들어와 피해자에게 “언니 눈치 보지 마라. 내가 니 맘을 다 안다.”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어깨를 감싸안고, 팔을 어루만지고 어깨를 쓰다듬어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공소외 2, 1의 각 법정 진술
1. 공소외 2, 1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0. 4. 15.) 제4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5항, 제3항, 형법 제298조(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1항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유리한 정상 참작)
1. 수강명령
형법 제62조의2
1. 공개명령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의 머리를 예쁘다고 쓰다듬은 사실은 있지만 공소사실과 같이 위력으로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은 없다.
2. 판단
가. 쟁점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에 대한 유력한 증거이므로 공소사실의 유·무죄 여부는 위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달려 있다.
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1) 법리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아동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아동이 최초로 피해 사실을 진술하게 된 경위를 살펴서, 단서를 발견한 보호자 등의 추궁에 따라 피해 사실을 진술하게 된 것인지 또는 아동이 자발적, 임의적으로 피해 사실을 고지한 것인지를 검토하고, 최초로 아동의 피해 사실을 청취한 질문자가 편파적인 예단을 가지고 사실이 아닌 정보를 주거나 특정한 답변을 강요하는 등으로 부정확한 답변을 유도하지는 않았는지, 질문자에 의하여 오도될 수 있는 암시적인 질문이 반복됨으로써 아동 기억에 변형을 가져올 여지는 없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하며, 아동의 경우 현실감시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서 상상과 현실을 혼동할 우려가 있는 점, 특히 시기를 달리하는 복수의 가해자에 의한 성추행의 피해가 경합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아동의 피해 사실에 대한 기억 내용의 출처가 혼동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도 고려하여야 하고, 진술이 일관성이 있고 명확한지, 세부 내용의 묘사가 풍부한지, 사건·사물·가해자에 대한 특징적인 부분에 관한 묘사가 있는지, 정형화된 사건 이상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지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2520 판결 등 참조).
2) 피해자 진술의 요지
가) 경찰 진술
- 피고인이 2010. 2. 28. 22:00경 진술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 ○○마트’에서 담배와 막걸리 1병을 사면서 진술인에게 “너 참 예쁘다. 아저씨가 용돈 줄게.”라고 말하고 1,000원을 건넨 후 진술인의 얼굴을 쓰다듬고 팔로 어깨를 감싸안으며 쓰다듬고 뺨과 이마에 뽀뽀를 하였다.
- 피고인이 가게에서 나간 후 같은 날 23:00경 다시 가게로 들어오더니 진술인의 귀에 대고 “언니 눈치 보지 마라. 내가 니 맘을 다 안다.”라고 속삭였다. 피고인은 술에 취했는지 술 냄새가 났다.
- 피고인은 계속 진술인의 어깨를 감싸안고 팔을 어루만져, 진술인이 기분이 나빠 피고인에게 하지 말라고 말을 했지만 피고인은 계속 진술인의 팔과 어깨를 쓰다듬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언니가 “아저씨, 그만 하세요.”라고 말했으나 피고인은 “내가 뭘 어쨌다고 니가 난리냐.”라고 말했다.
- 피고인은 진술인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해서 진술인은 안먹겠다고 했는데, 피고인이 아이스크림 포장을 일부러 뜯어서 진술인에게 먹으라고 줬다. 진술인은 좀 있다 먹겠다고 했으나 피고인이 “잔말 말고 그냥 빨리 먹어, 이 새끼야.”라고 소리를 질러 무서워서 억지로 아이스크림을 한입 물었다.
- 진술인이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울자 어머니는 무슨 일이냐고 했고, 어머니가 위층에 사는 할머니에게 연락을 했는지 할머니가 내려와 피고인에게 “지금 애들한테 뭐하는 짓이냐.”라고 했더니 피고인이 “내가 뭐하긴 뭐하냐. 난 잘못한 것이 없다.”라고 소리를 쳤다. 그 때 할머니가 112로 신고를 하였다.
나) 법정 진술
- 피고인이 2010. 2. 28. 22:00경 진술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 ○○마트’에 들어와 뭔가를 사면서 진술인에게 1,000원을 준 다음 한쪽 팔로 어깨를 감싸안고 그 손으로 뺨을 만졌다. 진술인은 너무 당황해서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피고인이 약 5분에서 10분 정도 한참을 만진 것으로 기억한다.
- 진술인은 싫어서 하지 말라고 몸을 비틀고, 어깨에 올려있던 피고인의 팔을 손으로 쳤다. 진술인의 언니도 옆에서 보고 있으면서 “애가 싫어하는 것 같으니까 하지 말라.”고 했다.
- 피고인이 가게에서 나간 후 한참이 지나 다시 들어와 진술인에게 “언니 눈치 보지 마라. 내가 니 맘을 다 안다.”라고 말하고 한쪽 팔로 어깨를 감싸고 다른 한손으로는 손을 만지면서 귀에 대고 “엄마, 아빠 사이 안다. 나는 너랑 같으니까 엄마, 아빠도 친한 사이니까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 언니가 귓속말을 들었는지 “엄마, 아빠 사이를 뭘 아냐”, “하지 마라”, “가라”라고 말하였다.
- 피고인이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해서 진술인은 사주지 말라고 했는데, 갑자기 돈을 내고 아이스크림이 녹으니까 빨리 먹으라고 했다.
- 진술인은 당시 어머니와 울면서 통화를 했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어머니와 통화를 한 후 위층 할머니가 가게로 와서 피고인에게 “애한테 무슨 짓하냐. 빨리 가라.”고 말하여 피고인과 싸웠다. 그 후 할머니가 경찰에 피고인을 신고했다.
- 경찰에서 피고인이 “잔말 말고 먹어 이 새끼야.”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으나 피고인이 욕설을 하기는 했는데 “이 새끼야”라는 부분은 정확하지 않다.
- 피고인은 진술인이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었던 것 같고 이마에는 분명히 뽀뽀를 했다. 당시 피고인에게 술 냄새가 많이 났다.
3)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가)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다음날 새벽 경찰에서 조사받으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추행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그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이 법정에서도 이러한 진술을 유지하고 있는바, 피해자의 진술내용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거짓으로 지어냈다고 하기에는 구체적이고 자연스럽다.
나) 피해자는 위 진술 당시 만 11세로서 자신이 경험한 일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언어구사 능력이 있다고 보이는데다가 피해자가 경험한 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와 팔 부위를 쓰다듬고, 볼과 이마에 뽀뽀를 하였다.”라는 비교적 단순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연령 정도의 아동이라면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알고 그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보인다.
다) 피해자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한 시각은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한 2010. 2. 28. 23:30경부터 불과 약 2시간 30분이 경과한 후여서, 피해자가 피해상황에 대한 기억을 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라) 피해자의 언니 공소외 1은 경찰 및 이 법정에서, 사건 당일 피해자와 함께 ‘ ○○마트’에 있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용돈이라고 하면서 1,000원을 준 다음 피해자의 얼굴을 쓰다듬고 팔로 어깨를 감싸안았고 볼에 뽀뽀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진술하고, 피고인이 ‘ ○○마트’를 나간 후 다시 ‘ ○○마트’에 들어와 피해자의 어깨를 감싸고 팔을 만져서 피고인에게 계속 하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그치지 않아, 어머니에게 문자로 전화를 해 달라고 해서 피해자가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어머니가 윗집 할머니에게 연락을 해서 할머니가 ‘ ○○마트’에 내려온 후 어머니도 왔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처벌받도록 하기 위해 피고인이나 피해자가 하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거짓으로 꾸며낼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다가 그 진술내용이 피고인의 범행 방법이나 범행 전후의 상황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대체로 일치한다.
마) 피해자의 경찰 진술 중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잔말 말고 그냥 빨리 먹어, 이 새끼야.”라고 말했다는 진술이 있고,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욕설을 하기는 했는데 “이 새끼야”라는 부분은 정확하지 않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피해자의 연령,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의 일관성 및 통일성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진술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범행을 뒷받침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 이상 11년 3월 이하
[범죄유형] 성범죄군, 일반적 기준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의 제1유형(강제추행)
[특별감경인자] 폭행·협박이 아닌 위계·위력을 사용한 경우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1년~3년),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징역 1년 6월)이 양형기준상 하한보다 높으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른다.
[집행유예 주요 긍정사유] 추행범죄에서 추행의 정도가 약한 경우
[집행유예 일반 긍정사유] 폭행·협박이 아닌 위계·위력을 사용한 경우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만 11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 그 죄질이 불량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와 그 가족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 또한 컸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극구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전과는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위하여 피해자에게 별도의 폭행·협박을 하지는 않은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 안에 손을 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직접 만지거나 음부를 만지는 정도에 이른 것은 아닌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사유 기타 피고인의 각 연령, 성행, 가족관계, 재산상태 등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위현석(재판장) 안재천 손철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형법 제298조, 제305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3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참조), 제5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 참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0. 4. 15.) 제4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조호성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4. 8. 선고 2010노16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위법한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분이 있어야 하는바,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두 당사자의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관계상의 의무를 넘어서 그들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내지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1172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이 사건 매매계약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공소외 주식회사가 피해자로부터 먼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아 이를 다시 신탁회사에 처분신탁한 다음 그 신탁계약에 따른 토지의 처분대금으로 피해자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어서, 매매대금도 모두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먼저 이전하여 주는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는 고도의 신임관계가 필요불가결하게 전제되어야 하고, 피고인은 약정된 방식에 따라 이 사건 토지를 관리할 의무가 있는 점, ②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는 위와 같은 신임관계를 담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신탁회사에 처분신탁을 한 후 위탁자 겸 수익자인 공소외 주식회사가 수탁자인 신탁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처분대금 등에 대한 수익권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권리질권을 설정하는 방법을 취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신탁회사와 사이에서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관계를 유지하면서 처분대금을 받아 매도인인 피해자에게 권리질권의 피담보채무인 매매대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의무는, 단순한 채권관계를 넘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기로 하는 피해자와 피고인 간의 고도의 신임관계를 기초로 한 것으로서 이 사건 매매계약의 본질적 내용인 점, ③ 이 사건 매매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된 질권설정계약에서 피담보채무(매매대금채무)의 지급기일인 2005. 6. 7.이 도래하는 경우 질권자는 수탁자에게 요청하여 신탁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등 채권보전조치를 하거나 질권설정자로부터 수익자의 지위를 양도받기로 약정하기까지 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위 지급기일 이후에는 피해자가 신탁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을 취득하도록 협조하거나 피해자에게 신탁계약에서의 수익자 지위를 양도하여야 하는 의무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 및 질권설정계약에 의하여 발생한 신임관계를 기초로 하여 신탁계약을 유지하고 그 신탁계약의 목적 달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함으로써 피해자의 매매대금채권 또는 권리질권이라는 재산의 보호 또는 관리를 위하여 협력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배임죄에 있어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며, 따라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7783 판결 등 참조).
한편, 민법 제352조는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질권자가 질권의 목적인 채권의 교환가치에 대하여 가지는 배타적 지배권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질권설정자와 제3채무자가 채권의 추심, 변제의 수령, 면제, 상계 등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이는 질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무효이나( 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다35375 판결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권설정자와 제3채무자가 질권의 목적인 권리를 발생시키는 기본적 계약관계를 해제하거나 해지하는 것은 가능하다( 대법원 2001. 6. 1. 선고 98다17930 판결,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2945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2005. 11. 15. 신탁회사에 ‘기존 수분양자들의 부동산 이용편의를 위한 도로개설 및 산지전용허가 신청 등의 절차를 위하여 신탁계약의 일부(22필지) 해지’를 요청하여 2005. 11. 17. 일부 토지에 관한 신탁계약을 합의 해지한 다음 이를 제3자에게 매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처분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신탁계약의 해지가 수익권에 대한 권리질권자인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더구나 토지신탁계약상의 수익권에 관한 권리질권자에 불과한 피해자가 그 신탁계약의 해지로 토지 소유권을 회복한 신탁자로부터 토지 소유권 자체를 취득한 제3자에게 대항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이 신탁계약을 해지한 후 이 사건 토지를 제3자에 매도하는 등 임의로 처분함으로써 피해자의 권리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케 하여 피담보채권인 매매대금의 회수를 곤란하게 한 이상 피고인의 위와 같은 배임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배임죄에서 ‘손해를 가한 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법 제355조 제2항 / [2] 형법 제355조 제2항 / [3] 형법 제355조 제2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민법 제35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고재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5. 28. 선고 2010노87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에 의한 몰수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징벌적 성질의 처분이므로, 그 범행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득한 바 없다 하더라도 법원은 그 가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고, 그 추징의 범위에 관하여는 죄를 범한 자가 여러 사람일 때에는 각자에 대하여 그가 취급한 범위 내에서 의약품 가액 전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며, 또한 향정신성의약품을 타인에게 매도한 경우에 있어 매도의 대가로 받은 대금 등은 같은 법 제67조에 규정된 범죄행위로 인한 수익금으로서 필요적으로 몰수하여야 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1도515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2회에 걸쳐 타인에게 매도한 행위를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그로 인한 수익금 전액인 3,600,000원의 추징을 명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추징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또한 피고인에게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 [2]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 [3]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3호, 제6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권오건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4. 6. 선고 2009노153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처럼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694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85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투약시기가 피고인의 소변감정결과만에 기초하여 소변에서 필로폰이 검출되자 소변채취일로부터 그 투약 가능한 기간을 역으로 추산한 것이고, 투약장소도 범위가 광범위하여 구체적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투약량이나 투약방법도 불상으로 기재하고 횟수도 기재하지 않아서 그 정도의 기재만으로는 심판대상이 한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할 것이므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의 양성반응이 나온 소변의 채취일시, 메스암페타민의 투약 후 소변으로 배출되는 기간에 관한 자료와 피고인이 체포될 당시까지 거주 또는 왕래한 장소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등 기소 당시의 증거들에 의하여 범죄일시를 ‘2009. 8. 10.부터 2009. 8. 19.까지 사이’로 열흘의 기간 내로 표시하고, 장소를 ‘서울 또는 부산 이하 불상’으로 표시하여 가능한 한 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였으며, 나아가 피고인이 자신의 체내에 메스암페타민이 투약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 투약은 공소외인이 위 범죄일시로 기재된 기간에 해당하는 2009. 8. 19. 피고인 몰래 피고인의 음료에 메스암페타민을 넣어서 생긴 것이므로 위 투약에 관한 정을 몰랐다는 취지로 변소하자 이에 대응하여 위 공소외인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와 제1심의 증거조사까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경위 및 피고인의 변소와 그에 대한 증거조사 내용에다가 앞서 본 향정신성의약품투약 범죄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범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정도로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 원심에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함정수사와 관련한 법리오해 내지 심리미진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 수수의 각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로 이 사건 메스암페타민 수수가 수사기관의 위헌·위법한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위법수사로 인하여 획득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데도 이를 유죄 증거로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상 피고인 주장과 같은 함정수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제보자인 공소외인이 수사기관 이래 제1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의 제의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채증법칙 위배 내지 그에 따른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이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해당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다. 양형과 관련한 주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전력, 범행의 동기, 경위, 범행의 태양 및 내용, 범행 후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이 사건 메스암페타민 수수 부분에 관한 형의 양정이 그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파기의 범위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으로 인한 부분은 이를 파기하여야 할 것인바,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하여 유죄, 일부에 대하여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를 제기한 부분에만 파기사유가 있는 경우, 피고인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가 없는 것이지만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죄와 공소기각을 선고한 위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공소가 제기된 것이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2]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혜미
【변 호 인】
변호사 오창민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0. 3.경 서울 마포구 상수동 소재 홍익대학교 부근 주택가에서, 주위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피해자 성명불상자 소유의 아메리칸 이글 자전거 1대 시가 75,000원 상당을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공소외 1 작성의 진술서 및 법정진술, 공소외 2의 검찰 및 법정진술, 절도피의자 동행보고,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각 사진영상, 각 수사보고(피의자의 통화내역에 나타난 상대방 전화통화결과 보고, 피씨방 실장 공소외 3 진술 청취) 등이 있다.
가.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나. 피고인을 검거하거나 수사기관에서 조사한 경찰관 공소외 1, 2의 법정진술 중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관하여 자백한 것을 들었다는 부분에 관하여 본다.
1)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은, “피고인이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일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는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한 조사자 증언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조사 당시 피고인의 진술이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이 이루어진 것과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외부적 상황’ 아래에서 이루어졌음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고, 그 특신상태에 대하여는 검사가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검사나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인터넷에 자전거를 판매한다는 4건의 글을 게시한 사실, 이를 이상히 여긴 서울성동경찰서 서울숲지구대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인터넷에 게시한 자전거를 사겠다고 연락하여 2010. 3. 13. 19:45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하철 2호선 합정역 부근에서 피고인을 만난 사실, 피고인은 당시 위 공소사실 기재 아메리칸 이글 자전거(이하 ‘이 사건 자전거’라 한다)를 가지고 나왔고, 공소외 1이 인터넷에 판매 글을 게시한 자전거 4대에 대하여 절취 여부를 추궁하자 피고인은 그 중 미니벨로 자전거 1대를 절취하였다고 자백한 사실,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위 지구대로 동행하여 절취 여부를 추궁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위 미니벨로 자전거 외에 아테나 자전거 1대를 절취하였다는 자백을 받았고, 그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담배를 얻어 피우면서 절취 사실을 시인하면 집에 갈 수 있는지를 묻는 등 여러 차례 절취 사실을 시인하면 집에 갈 수 있는지를 물은 사실, 피고인이 결국 이 사건 자전거 절취 사실을 자백하고, 오늘 새벽 홍대 근처 주택가에서 이 사건 자전거를 절취하는 등 위 자전거 3대를 절취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인은 경찰서로 가는 도중 공소외 1에게 차비를 달라고 하여 5,000원을 받은 사실, 공소외 1은 2010. 3. 13. 23:35경 서울성동경찰서 경찰관 공소외 2에게 피고인을 인계한 사실, 공소외 2는 피고인으로부터 심야조사 동의를 받아 제1회 피의자조사를 마친 후 피고인이 집행유예기간 중임을 인지하여 피고인을 긴급체포하고 제2회 피의자조사를 한 사실, 피고인은 위 조사과정 및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위 공소사실을 자백한 사실, 피고인이 이 사건 자전거 절취 일시로 자백한 2010. 3. 13. 새벽 이전인 2010. 3. 12. 오후 01:43경 이미 이 사건 자전거를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피고인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이 당초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였다가 경찰관에게 여러 차례 범행을 시인하면 집에 갈 수 있는지를 물어 본 후 자백한 점, 피고인이 지구대에서 경찰서에 인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점, 피고인이 조사 당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거나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이 동석하지 않은 점 등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당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공소외 1, 2의 법정진술 중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자백한 것을 들었다는 진술 부분은 증거능력이 없다 할 것이다(설령 공소외 1, 2의 법정진술에 증거능력을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을 자백하면 석방될 것으로 생각하고 허위로 자백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자백을 그대로 믿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2) 공소외 1 작성의 절도피의자 동행보고 및 진술서, 공소외 2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피고인 검거 당시 또는 조사 당시 피고인이 범행사실을 순순히 자백하였다는 취지의 검거 또는 조사 경찰관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 피고인이 그 경찰관 앞에서의 진술과는 달리 범행을 부인하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2조의 취지나 공소외 1 및 공소외 2의 법정진술에 증거능력이 없는 점에 비추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각 사진영상, 각 수사보고(피의자의 통화내역에 나타난 상대방 전화통화결과 보고, 피씨방 실장 공소외 3 진술 청취) 등이 있으나, 피고인이 범행 일시로 진술한 시간 이전에 이미 이 사건 자전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 장소나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자전거의 취득 경위에 관하여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우정 | 형법 제329조,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명희
【변 호 인】
변호사 조찬형외 2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3. 11. 선고 2009고합6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위적 공소사실인 강도살인의 점 및 예비적 공소사실인 상해치사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1을 죽이지 않았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부당한 판결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원심의 형량(징역 12년)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공소사실
가. 주위적 공소사실 - 강도살인
피고인은 1997년경부터 중국을 오가며 속칭 ‘보따리상'을 하면서 생활하던 중, 2008. 2.경 중국 대련시에 있는 비자국에서 ○○○○의료기유한공사의 의료기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1(55세)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08. 4.경 약간의 보수를 받는 대가로 피해자가 중국 남경시에서 위 ○○○○의료기유한공사의 대리점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중국어 통역을 해주기로 하고 그 즈음부터 중국 남경시 (이하 생략)에 있는 △△빌딩 2403호에서 피해자와 함께 거주하였다.
그런데 2008. 5. 중순경부터 피해자는 피고인의 중국어 통역 능력 및 생활습관에 불만을 느끼고 피고인을 대련시로 돌려보내고 새로 통역을 구할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를 따라 남경시에 왔으나 돈벌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
피고인은 2008. 6. 16. 23:00경부터 다음날 07:00경 사이에 위 △△빌딩 2403호에서, 불상의 이유로 피해자와 심하게 격투를 하던 중 불상의 예리한 흉기로 피해자의 머리, 가슴, 팔, 다리를 수회 찔러 피해자의 두피, 간, 비장 등을 파열하게 하고, 피해자가 위와 같이 장기를 손상당하여 반항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 소유의 중국은행 카드 2장을 빼앗아 부근 농업은행에서 7,900위안을 인출하여 이를 강취하고,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하여 그로 하여금 손상된 신체 부위의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재물을 강취하고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 - 상해치사
피고인은 1997년경부터 중국을 오가며 속칭 ‘보따리상'을 하면서 생활하던 중, 2008. 2.경 중국 대련시에 있는 비자국에서 ○○○○의료기유한공사의 의료기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1(55세)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08. 4.경 약간의 보수를 받는 대가로 피해자가 중국 남경시에서 위 ○○○○의료기유한공사의 대리점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중국어 통역을 해주기로 하고 그 즈음부터 중국 남경시 (이하 생략)에 있는 △△빌딩 2403호에서 피해자와 함께 거주하였다.
그런데 2008. 5. 중순경부터 피해자는 피고인의 중국어 통역 능력 및 생활습관에 불만을 느끼고 피고인을 대련시로 돌려보내고 새로 통역을 구할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를 따라 남경시에 왔으나 돈벌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
피고인은 2008. 6. 16. 23:00경부터 다음날 07:00경 사이에 위 △△빌딩 2403호에서, 불상의 이유로 피해자와 심하게 격투를 하던 중 불상의 예리한 흉기로 피해자의 머리, 가슴, 팔, 다리를 수회 찔러 피해자의 두피, 간, 비장 등 신체부위에 파열상 등을 가하였다.
피고인은 그로 인하여 2008. 6. 17. 시간 불상경 같은 장소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위와 같이 손상된 신체 부위의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하였다.
3. 판단
가.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일관하여 피해자를 죽이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죽였다고 직접 인정할 증거는 없다.
나. 다만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장소인 중국 남경시에 있는 △△빌딩 2403호에서 피해자와 함께 2008. 4.경부터 2008. 6. 17.까지 함께 거주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2008. 6. 17. 오전에 △△빌딩 앞에 있는 ATM기에서 피해자의 중국은행 카드로 4회에 걸쳐 7,900위안을 인출한 사실, 피고인이 이와 같이 돈을 인출할 당시 오른쪽 손목과 왼쪽 무릎 부분에 절창상을 입고 있었고 그날 14:30경 △△빌딩 근처의 매고교병원에서 피해자의 보험카드로 상처에 대한 치료를 받은 사실, 피고인은 그날 오후에 기차로 남경시를 떠나 중국 대련시로 갔다가 다시 2008. 6. 23. 대련시를 떠나 그 다음날 대한민국으로 입국하였으며 2008. 7. 16.에 일본으로 출국한 사실, 피해자는 2008. 7. 8. △△빌딩 2403호 피해자의 침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피해자의 사체를 이동시킨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피해자는 사체가 발견된 침실 내에서 살해된 것으로 보이고, 그 부패 정도로 보아 발견 당시로부터 약 20일 전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머리, 얼굴, 가슴, 배, 팔, 다리에 걸쳐 30~40군데의 예리한 날에 의해 베이거나 찍히고 찔린 상처와 둔기에 의해 생긴 상처가 있었고 두피, 간, 비장 등이 파열되어 있었던 사실, 피고인과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2008. 6. 17. 이후로 피해자를 보거나 피해자와 연락한 사람은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 무렵 피해자와 함께 있었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마지막 함께 있던 날인 2008. 6. 17. 손목과 무릎에 절창상을 입었으며 피해자의 은행카드로 돈을 찾고 피해자의 보험카드를 이용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점, 그 이후 피해자는 2008. 7. 8. 위 빌딩 2403호 피해자의 침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그 사망시기가 발견 당시로부터 약 20일 전후로 추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죽이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피고인은 2008. 6. 17. 별다른 이유 없이 남경시를 떠나 대련시로 갔으며 며칠 후 대한민국으로 귀국하였다가 일본으로 출국까지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체포를 면하기 위해 도망 다닌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다. 그러나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사체에는 예리한 칼날 등에 의해 생긴 베이고 찍히고 찔린 수십 군데의 상처가 있는 반면, 피고인은 오른쪽 손목과 왼쪽 무릎 부분에 비교적 경미한 상처를 입은 점, 피해자의 휴대폰이 파손되고 거실 팩스 송수화기가 떨어져 있는 외에는 거실이나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된 침실 내의 기물들이 파손되거나 어지러이 널려져 있지 않은 점, 피해자의 사체가 사망 후 침실 내로 옮겨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상처가 상호 격투 끝에 입은 상처라고는 보이지는 않는 반면, 피고인이 DVD를 보다가 잠들었다고 하는 거실 내에 남북으로 놓여 있는 소파의 서북쪽 모서리 부분(피고인이 소파의 북쪽에 머리를 두고 누워 오른손을 들었을 경우 그 손목 아래에 위치할 수 있는 부분이다)과 남쪽 벽으로부터 93cm, 서쪽 벽으로부터 70cm 떨어진 부분(피고인이 위와 같이 누웠을 경우 왼쪽 무릎 부분이 놓여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에 각 혈흔이 남아 있는 점, 위 2403호 복도에는 맨발의 족적 2개가 있었고 거실에는 38개의 신발 자국이 있는데 적어도 2개의 다른 신발 자국인 점, 베란다에도 1개의 신발 자국과 혈흔이 남아 있는 점 등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소파 위에서 잠을 자다가 손과 무릎을 베었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중국인 2인과 조선족 1인이 베란다로 침입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한 과다출혈이 발생한 두피, 간, 비장 부근의 상처를 보면 피해자의 머리 부분에 있는 상처 6곳 중 3곳의 상처가 두개골까지 들어갔으며 우측 흉부 쇄골 중간선 6번째 늑골 사이에 생긴 상처는 흉강까지 찔려 있었고 좌측 늑궁 부근의 상처에는 내장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었으며 좌측 어깨 뒤에는 근육층까지 들어간 상처가 있고 우측 상복부의 상처에는 내장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사실,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흉기가 2개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이 피해자를 죽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왜 2개 이상의 흉기를 사용하여 피해자 신체 부위 여러 곳을 수차례 깊이 찍거나 찔러 잔혹하게 죽여야 했는지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살해할 납득할 만한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
검사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중국어 통역 능력 및 생활습관에 불만을 느꼈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따라 남경에 왔으나 돈벌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공소외 2는 제1심법정과 수사기관에서 이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2의 이와 같은 진술만으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가사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정도의 갈등으로 인해 앞서 본 바와 같이 잔혹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하기에는 그 동기가 너무 약하다.
피해자가 사망한 시간 또한 명백하지 않다.
검사가 제출한 물증감정서에는 피해자 사체가 발견된 2008. 7. 8.로부터 20일 전후에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어 그 사망 시간이 2008. 6. 18. 전·후인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 판단은 사체의 부패 정도, 시체가 처한 환경, 구더기의 생장 발육 정도, 남경지역의 기후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별다른 구체적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아, 이 증거만으로 피해자가 피고인이 남경을 떠난 2008. 6. 17.이전에 사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거기에다가 피고인은 2008. 6. 17. 새벽에 중국인 2명과 조선족 1명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자고 있던 △△빌딩 2403호에 침입하여 칼로 자고 있던 피고인의 오른쪽 손목과 왼쪽 무릎에 상처를 입혔고 칼과 볼펜 굵기 정도의 철사 등으로 피해자를 폭행하였으며, 피고인과 피해자는 그들의 요구에 따라 아침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중국은행카드로 돈을 찾아 주었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양해를 받아 피해자 보험카드로 병원에서 피고인이 입은 상처를 치료한 뒤 집에 다시 돌아가 피해자에게 말하고 짐을 싸 대련으로 갔을 뿐이라는 취지로 수사기관 이래 일관되게 변명하여 왔고, 공소외 2 역시 수사기관 및 제1심법정에서 이 사건 발생 당시인 2008. 6. 17. 09:00경 피고인으로부터 이러한 취지로 상황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물론 피고인의 변명에는 피고인이 괴한들의 침입사실을 신고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피고인 집에 침입하였다는 괴한들이 왜 피고인으로 하여금 아파트 밖으로 나가도록 허락했고 더욱이 피해자의 휴대폰은 모두 부수어 놓고도 피고인의 휴대폰은 그대로 두어 피고인이 외부에 전화를 할 수 있게 하였는지, 피고인이 자유롭게 병원에서 치료받고 그대로 대련으로 떠나도록 내버려 두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고, △△빌딩의 엘리베이터 관리 체계에 비추어 과연 괴한들이 경비원들의 감시를 따돌리고 어떤 방법으로 침입할 수 있었는지도 의심된다. 또, 공소외 2는 피고인이 마치 자신이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자신을 피해자가 있는 △△빌딩 2403호에 오지 못하게 유도한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2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2는 2008. 6. 17. 09:00경에 피고인으로부터 피고인이 주장하는 상황과 같은 이야기를 전화로 전해 들었다는 것이고, △△빌딩 경비원인 공소외 3, 4는 중국수사기관이 작성한 질문기록 기재에서 피고인이 2008. 6. 17. 오후 4시경 아파트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갔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같은 취지로 계속 주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거실 내 소파의 혈흔이나 베란다쪽으로 향하여진 발자국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이러한 주장을 쉽게 배척할 수도 없다.
마. 그렇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와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던 사람이고,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망하였을 무렵인 2008. 6. 17. 오전에 피해자의 은행카드로 돈을 찾고 같은 날 오후에 피해자의 보험카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피고인이 같은 날 뚜렷한 이유 없이 대련으로 갔다가 대한민국을 거쳐 일본으로 간 점 등 2008. 6. 17. 이후의 행적에 다소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는 상황에다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세세한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 피해자의 통장에서 인출된 돈이 피고인이 대련과 대한민국을 거쳐 일본에 가기까지의 경비와 계산상으로는 대략 일치해 보인다는 점을 보태어 보더라도 이러한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므로 검사의 항소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최재형(재판장) 최병률 김정곤 | 형법 제259조, 제338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5항, 제307조,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종철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2. 4. 선고 2009노41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8. 9. 25.경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소재 종로3가역 대합실 내에서 어떤 여자를 때리던 중 이를 말리는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하여 이마로 피해자의 안면부를 들이받아 윗 입술이 약 1cm 찢어져 피가 나게 하는 등 치료일수 미상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해자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공소외 2의 진술서 및 상해부위 사진을 증거로 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그러나 피해자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와 공소외 2의 진술서가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를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같은 법 제312조의 조서나 같은 법 제313조의 진술서, 서류 등을 증거로 하기 위하여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그 진술 또는 서류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어야 한다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서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라고 함은 소환장이 주소불명 등으로 송달불능이 되어 소재탐지촉탁까지 하여 소재수사를 하였는데도 그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라야 이에 해당하고, 단지 소환장이 주소불명 등으로 송달불능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4조에 관한 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도1697 판결, 대법원 1996. 5. 14. 선고 96도57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와 공소외 2의 진술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음에 따라 피해자와 공소외 2를 증인으로 채택하여 수회에 걸쳐 증인소환장의 송달을 실시하였으나 송달이 되지 아니하자, 증인에 대한 소재탐지촉탁을 하는 등 소재수사를 한 바 없이 증인 채택을 취소하고 위 경찰 진술조서 등을 증거로 채택하여 조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경찰 진술조서 등은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경찰 진술조서 등이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한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13조, 제314조 / [2] 형법 제25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13조, 제31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대지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9. 9. 16. 선고 2008노515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형법」제357조 제1항에서 규정한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고, 재물 또는 이익의 취득만으로 바로 기수에 이르며, 그 청탁에 상응하는 부정행위 내지 배임행위에 나아갈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도1560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임무에 관하여’라 함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위탁받은 사무를 말하는 것이나 이는 그 위탁관계로 인한 본래의 사무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도 포함되는 것이며(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3도1435 판결 등 참조),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및 이와 관련되어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형식, 보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5도2090 판결, 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도776 판결, 대법원 1998. 6. 9. 선고 96도837 판결,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도6646 판결 등 참조).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1991. 6. 17. 기아자동차에 입사하여 1995년 여름경부터 1997년 하반기까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화성지부 쟁의부장으로, 1999년 여름경부터 2001년 여름경까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화성지부 지부장으로, 2002. 2. 25.경부터는 기아자동차 민주노동자회(이하 ‘기노회’라 한다)의 화성공장 부의장으로, 2003. 6. 11.경부터 2003년 11월경까지는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대의원으로, 2003. 7. 13.경부터는 기노회의 중앙집행위원장, 2005년 1월경부터 2007년 1월경까지는 기노회의 중앙의장으로 각 활동하였는데,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공장장인 공소외 1로부터 2002년경 3,000만 원, 2003년경 2,000만 원 합계 5,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무엇인가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금원을 교부하였고, 피고인도 그와 같은 정을 알면서 위 돈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청탁 내용에 관한 공소외 1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그 내용이 불분명한 점, 공소외 1은 피고인이 기노회에서 맡은 직책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금품지급 시기와 관련된 진술이 번복되고 있는 점, 5,000만 원의 자금을 조성한 경위가 불분명한 점, 피고인이 그 무렵 회사 측에 유리하도록 스스로 발언을 하거나 다른 노조원들을 설득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명시적으로 묵시적으로나마,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적시하고 있는 바와 같은 내용, 즉 ‘기노회 소속 대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임금협상 안건이 원만하게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은 2002년경 3,000만 원의 금품지급 사실과 관련하여, 특히 공소외 1이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다고 보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제1심법정에서 ‘2002년도에 피고인에게 돈을 준 것에는 임단협도 다 포함될 수 있다’, ‘협상과정에서 회사 측에 합리적인 결과를 바라고 돈을 준 것이다’, ‘피고인에게 임단협 안건을 합리적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였다’라고 증언하여 청탁의 주된 내용에 관하여는 종전의 진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원심법정에서는 공소외 1이 같은 취지로 증언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이미 수사기관에서 세 차례, 제1심법정에서 두 차례 증언을 하였던 터라 굳이 종전의 진술을 강조하여 되풀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 그 증언 내용이 종전의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다.
원심은 2003년경 2,000만 원의 금품지급 사실과 관련하여, 공소외 1은 그 무렵 기노회 회원인 공소외 2가 발의한 팀제 운영안이 노사 협상안건으로 채택되지 않고 철회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피고인에게 돈을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지만, 공소외 2는 기노회 회원이 아니고 팀제 운영안을 발의한 적도 없으므로 공소외 1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2는 1997년까지는 기노회 회원이었고, 기노회를 탈퇴한 이후에도 기노회 회원들과 함께 노동조합 집행부를 구성하여 조합 활동을 하기도 하였으며, 2003년 2월경부터 개인 명의로 유인물 및 홍보물을 작성하여 조합원들에게 배포하는 등 팀제 운영안 실시를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더구나 공소외 1이나 회사 입장에서는 기노회의 구성원 현황, 변동 내역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소외 1의 이 부분 진술이 다소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원심은 금품지급 시기와 관련한 공소외 1의 진술이 번복되고 있음도 지적하나, 2002년도나 2003년도 모두 ‘임금 내지 단체협상이 진행 중이던 때’ 돈을 주었다는 점에서는 그 진술이 일관된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에 관하여는 두어 차례 진술이 바뀌었는데 공소외 1은 그 경위에 관하여 정확한 시점을 기억할 수 없어 다소 혼동하였다가 수사가 진행되던 중 당시 임금협상이 언제 이루어졌는지를 서류나 직원을 통하여 확인하고 금품지급 시기를 정정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고, 그러한 설명이 부자연스럽거나 의도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부인할 만한 결정적인 근거들이 되지 못하거나 범죄 성립에 영향이 없는 사후 정황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공소외 1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공소외 1이 2002년도 및 2003년도에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적시한 바와 같은 내용의 부정한 청탁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거나,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금품을 교부한 시기 및 그 액수, 당시 피고인의 지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묵시적으로나마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취지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이와 판단을 달리 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수재죄에 있어 ‘부정한 청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이 문제될 당시 기노회 화성공장 부의장 또는 기노회 중앙집행위원장의 사무를 담당하였을 뿐 노동조합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지는 아니한 점, 기노회는 노동조합과는 전혀 별개의 단체이며 노동조합의 임원 구성에도 공식적으로는 관여할 수 없는 점,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된 임무는 교섭위원으로 선정된 대의원들이나 노동조합 집행부의 임무일 뿐 기노회 간부의 임무로 볼 수 없음이 명백한 점, 피고인이 공소외 2 등 평소 알고 지내던 노조원들에게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피고인의 개인적 인간관계를 이용하는 것일 뿐 기노회 간부의 임무와는 관련이 없다고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기노회로부터 위탁받은 본래의 사무 또는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에 관하여 청탁을 받은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된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과는 별개의 이른바 ‘현장조직’(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판결에서는 ‘현장 계파’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노동계 및 학계의 일반적 용례에 따라 이하 ‘현장조직’이라 한다)인 기노회의 간부로서 사무를 처리하고 있고, 그 임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심이 기노회는 노동조합과는 별개의 단체이고, 단체교섭과 관련된 임무는 기노회의 임무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이 ‘임무와 관련하여’ 청탁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이 사건 공소사실이 전제하고 있는 바에서 벗어난 판단이다.
원심은 끝으로, 노조원들에게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피고인의 개인적 인간관계를 이용하는 것일 뿐 기노회 간부의 임무와는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이 또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의 기노회와 같은 사업장 안의 현장조직은 노동조합과는 별개로 현장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사업장 내에 조직한 자발적·비공식적 단체로서, 그 설립 목적 및 주된 활동은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그 소속 회원이 선출되도록 주력하며, 노조 집행부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노동조합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속 대의원이나 교섭위원을 통하여 그리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선전·홍보를 통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기노회는 기아자동차 내에 존재하는 여러 현장조직들 중 가장 유력하고 대표적인 현장조직이며, 자체 규약 및 독자적인 기관을 갖추고 있고, 노동조합 임원선거의 참여, 조합원 교육 및 선전·홍보사업, 교섭위원 및 대의원과의 정책 협의 등의 활동을 조직적·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된 단체교섭절차에서 기노회는 소속 대의원 내지 교섭위원을 통하여 그리고 조합원을 상대로 한 홍보활동을 통하여 기노회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그 의견을 관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노회의 활동은 단체교섭절차에서 간접적으로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지만, 바로 그것이 노동조합이 아닌 현장조직으로서의 임무이자 본래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피고인은 기노회 간부로서 위와 같은 기노회의 여러 사업 및 활동을 총괄하고 이를 추진하는 사무를 처리해 왔으므로, 피고인이 노동조합 활동이나 기노회 소속 대의원 내지 교섭위원들에 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단순히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평소 알고 지내던 노조원들에게 부탁을 한 것이라거나 조합원 내지 기노회 회원으로서 지지를 표방하거나 사업에 참여하는 등의 개인적 차원의 활동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의 지위 및 임무로 ‘기노회는 노사관계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온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내 최대 계파이고, 피고인은 위 기노회의 간부로서, 임금·단체협약 등 각종 노사교섭에서 기노회의 의견을 직접 또는 교섭위원으로 선발된 기노회 소속 대의원들을 통해 사용자 측에 전달하고, 노사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기노회의 입장을 찬반투표 과정에서 전체 노조원들에게 적극 홍보하는 등의 임무에 종사하므로 기노회 소속 회원들 및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조합원 전체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라고 한 부분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음에도, 이와 판단을 달리 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수재죄에 있어 청탁의 ‘임무관련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형법 제357조 제1항 / [2] 형법 제357조 제1항 / [3] 형법 제35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홍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08. 8. 20. 선고 2008노1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주식회사,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3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각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 및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각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 1이 어두운 곳에서 식별 가능한 표식도 없이 안전난간 일부를 해제하고 덮개를 열어둔 채 조명을 켜지 않고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여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대표자인 피고인 1이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각각 구 산업안전보건법(2007. 5. 17. 법률 제8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고 한다)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제71조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구법은 제23조 제1항에서 사업주의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규정하면서 제71조에서 사업주가 아닌 자에 의하여 구법 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 주식회사는 상시 근로자수 70여 명을 고용하고 있고 당시 전국 11개 현장에서 동시에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등 상당한 규모를 가진 회사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에 이 사건 사고 현장에 공소외 1을 현장소장으로 파견하였고, 공소외 1은 이 사건 사고현장에서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안전관리자 및 수급업체 대표자들로 구성된 안전보건협의체 회의에 참석하기도 한 사실, 피고인 1은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된 18개월 중 3개월에 1회 정도만 도급업체 피고인 4 주식회사가 개최하는 안전보건협의체 회의 참석을 위하여 이 사건 사고현장을 방문하였을 뿐인 사실, 이 사건 사고현장의 구체적인 현장작업, 안전보호구 지급 및 안전교육 등은 모두 공소외 1이 독자적으로 알아서 처리하였던 사실, 피해자 공소외 2는 현장소장인 공소외 1이 그 필요에 의하여 일용직으로 채용하여 일을 하게 하였고, 구인광고도 공소외 1이 냈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 1이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피해자로 하여금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거나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 1을 구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위반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그 위반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대한 구법 위반죄 역시 성립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원심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각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구법 제68조 제1호, 제29조 제2항에 정하여진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은 사업자임이 규정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나, 한편, 구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7조 내지 제70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본조의 벌칙규정을 적용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자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자나 사업자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자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자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 ( 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3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총괄책임자로서 구법 제71조 소정의 행위자에 해당하고, 수급인인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사용하는 근로자인 피해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게 된 이상 그 작업 장소에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 피고인 3을 구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의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한 직권판단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은 종업원인 피고인 3이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구법 제68조 제1호, 제29조 제2항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구법 제71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그 법인인 피고인 4 주식회사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구법 제71조의 양벌규정에 기하여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직원수 등 그 규모와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관계, 평소 피고인 4 주식회사가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시설을 설치하도록 관리, 감독하였는지 여부, 피고인 4 주식회사가 피고인 3의 위반행위를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었는지, 그러한 필요가 있다면 피고인 4 주식회사가 그와 같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 여부 등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 3의 행위가 구법 위반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주의의무 내용이나 그 위반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피지 아니하고 위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인 4 주식회사를 처벌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구법상 양벌규정의 사업주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주식회사 및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피고인 3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 [1] 구 산업안전보건법(2007. 5. 17. 법률 제8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3항, 제67조 제1호 / [2] 구 산업안전보건법(2007. 5. 17. 법률 제8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2항, 제68조 제1호(현행 제68조 제2호 참조), 제71조 / [3] 구 산업안전보건법(2007. 5. 17. 법률 제8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창순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08. 5. 1. 선고 2007노163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국민의 사생활 영역에 관계된 모든 증거의 제출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법원으로서는 효과적인 형사소추 및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도1230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584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 사이의 이 사건 간통 범행을 고소한 피고인 1의 남편인 공소외인이 피고인 1의 주거에 침입하여 수집한 후 수사기관에 제출한 혈흔이 묻은 휴지들 및 침대시트를 목적물로 하여 이루어진 감정의뢰회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감정의뢰회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즉, 공소외인이 피고인 1의 주거에 침입한 시점은 피고인 1이 그 주거에서의 실제상 거주를 종료한 이후이고, 위 감정의뢰회보는 피고인들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증거라 할 것이므로 공익의 실현을 위해서 위 감정의뢰회보를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 이로 말미암아 피고인 1의 주거의 자유나 사생활의 비밀이 일정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1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앞서 본 법리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 [2] 형법 제241조, 제319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양재 담당변호사 최병모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4. 29. 선고 2010노2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중 유죄로 인정된 각 사기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별다른 자기 재원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5곳의 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과다한 채무를 부담하게 되어 이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음을 전제로 개별 범죄사실별로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나아가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 2· 3, 4, 5· 6, 7에 대한 각 사기의 점에 관하여 각각 상고이유와 같은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모두 배척한 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 위반, 사기죄에 있어서 편취 범의에 관한 법리오해,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2. 원심판결 중 유죄로 인정된 각 배임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신탁계약에 의하여 재산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된 경우 그 신탁재산은 수탁자에게 절대적으로 이전하므로,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수탁자가 위탁자 및 수익자와의 사이에 “수탁자의 권한은 등기부상 소유권 관리 및 보전에 한정되므로 그 이외의 실질적인 관리, 보전 업무 일체는 우선수익자의 책임하에 수익자가 주관하여 관리한다.”고 특약하였다고 하더라도, 수탁자는 우선수익자나 수익자에 대한 관계에서 위와 같은 특약에 따른 제한을 부담할 뿐이고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완전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5427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신탁계약에 의하면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비용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수탁자는 수익자와 협의하여 당해 신탁재산을 처분하여 충당할 수 있고, 위탁자는 신탁기간 동안 신탁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없는 점 등 제1심이 들고 있는 여러 가지 사정에다가,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위탁자를 수익자로 지정하였고, 수익권은 수탁자의 사전 동의 없이는 이를 양도하거나 질권을 설정할 수 없다고 약정하였으므로, 수탁자인 주식회사 한국토지신탁(이하 ‘한국토지신탁’이라 한다)의 사전 동의 없이는 위탁자 겸 수익자인 아태산업개발 주식회사(이하 ‘아태산업개발’이라 한다)가 피해자들에게 수익권을 양도할 수 없는 점, 피해자들은 아태산업개발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이 없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그 목적 부동산이 신탁되는 바람에 수익자로 지정된 아태산업개발이 피해자들에게 수익권을 양도하거나 신탁자인 아태산업개발이 피해자들을 수익자로 지정하는 경우에 수탁자인 한국토지신탁의 협조를 얻어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을 수 있게 되는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된 점, 피고인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아태호명산빌리지 아파트에 관하여 이중, 삼중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하거나 차용금 또는 공사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분양계약서를 중복 발행하여 그와 같은 중복 발행사실이 알려지면 사업의 진행에 중대한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에 처해 있던 2005. 5. 4. 다시 위 아파트를 타에 분양할 의도로 한국토지신탁과 을종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고 2005. 5. 7. 신탁등기를 마쳐 준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인이 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여 신탁회사에 소유권을 이전한 행위는 분양계약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갖고 있는 피해자들에 대한 임무위배행위로 봄이 상당하고 배임의 고의도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그 분양계약이 담보목적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담보권 행사의 일환으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아태산업개발이 피해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진다고 한 제1심의 설시내용과 관련하여, 이는 부가적인 판단에 불과할 뿐 아니라, 아태산업개발이 피해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지게 된 구체적 사실관계는 동일하고 다만 그 분양계약의 성질을 대물변제 약정으로 파악할 것인지 아니면 양도담보 약정으로 파악할 것인지에 관한 법률적인 평가만을 달리할 뿐이어서,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법률적 성질을 공소사실의 취지와 다르게 양도담보 약정에 기한 것으로 평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한편 채권자들과 부동산 양도담보 설정의 취지로 분양계약을 체결한 피고인이 그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전에 임의로 그 부동산에 대하여 처분행위를 한 경우 양도담보권자의 채권에 대한 담보능력 감소의 위험이 발생한 이상 배임죄를 구성하는 것이며( 대법원 1984. 8. 21. 선고 84도691 판결, 대법원 1997. 6. 24. 선고 96도1218 판결 각 참조), 피고인의 신탁등기 이전에 이미 아태호명산빌리지 아파트의 신축공사가 완공되었음은 명백하므로, 공사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한 부분에 관해서도 피고인의 임무위배행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대법원 1984. 7. 24. 선고 84도815 판결, 대법원 1985. 3. 26. 선고 85도124 판결 각 참조), 나아가 이른바 견질용으로 분양계약서가 작성·교부되었기 때문에 계약서면 자체가 담보의 목적일 뿐이어서 이에 기초하여 아태산업개발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거나, 피해자 공소외 8 주식회사(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7), 공소외 9(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1) 등에 대하여 인정된 피해액이 잘못되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모두 배척한 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한편,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 뿐더러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도2252 판결 참조), 이 부분 공소장 기재 취지에 따르면 검사는 피해업체의 대표자를 배임죄의 피해자로 보아 기소한 것으로 보이나, 아태산업개발과 공사계약 등을 체결한 법인 및 개인 사업체 모두 그 업체명과 대표자명이 공소장의 [별지]에 기재되어 있고 분양계약서에 매수인으로 제3자가 기재된 경우 그 제3자도 별도로 적시되어 있는 점, 피고인도 위 업체와 공사계약 등을 체결하고 분양계약서를 발행해 준 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업체가 법인인 경우 피해자를 위 법인으로 변경하여 인정하거나 분양계약서에 매수인으로 제3자가 기재된 경우 위 제3자를 피해자로 인정하여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은 없다고 판단되므로, 제1심이 직권으로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판시 배임죄의 피해자를 변경하여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같은 [범죄일람표] 순번 12의 공소외 10의 경우 피고인이 발행해 준 113동 303호에 대한 분양계약서상 매수인이 공소외 11로 변경된 것은 피고인이 한국토지신탁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이후이므로 배임죄의 피해자는 공소외 10으로 봄이 상당하다), 비록 원심이 피고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 점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잘못은 있으나 그 판결 결과에 있어서는 영향이 없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반, 토지신탁 및 배임죄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형법 제355조 제2항 / [2] 형법 제355조 제2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3]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 [4]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0. 5. 12. 선고 2010노1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구 도로교통법(2009. 12. 29. 법률 제9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에서 ‘도로’라 함은 도로법에 의한 도로, 유료도로법에 의한 도로, 그 밖의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은 현실적으로 불특정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 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는 곳을 의미하고, 특정인들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4807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도671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2009. 9. 29. 충북 70가 (이하 생략) 갤로퍼 차량을 이 사건 아파트단지 내 401동 앞 노상에 주차한 후 술을 마시고 돌아와 같은 날 23:55경 위 차량을 약 100m 가량 운전하여 이 사건 아파트단지 내 통행로를 지나 지하주차장에 진입하였다가 다시 나와서 이 사건 아파트단지 내 403동 내지 406동 사이의 통행로를 3바퀴 가량 돌면서 운전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아파트단지는 출입구가 1개 뿐이며, 출입구를 제외한 아파트 경계 부분에는 옹벽과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어 이 사건 아파트단지 내 통행로가 지름길이나 우회로로 이용될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아파트단지 주변에는 초등학교와 공원, 하천이 있을 뿐이고 이 사건 아파트단지의 위치가 고립되어 있어 실제로 외부차량이나 외부인의 출입이 드물어 출입구에서 별도의 출입 통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 이 사건 아파트 출입구 부근에 슈퍼마켓, 미장원, 세탁소 등이 입주한 단지 내 상가가 있기는 하나 위 상가에는 상가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상가에 드나드는 차량은 상가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아파트단지에는 관리사무소 1곳과 경비실 3곳이 있고 경비원과 청소원에 의하여 자체적으로 청소 관리, 주차장 등의 기물 관리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운전한 장소는 아파트 주민들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통행로 및 주차를 위한 통로로 보이고,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도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① 비록 위 아파트단지는 출입구 1곳 외에는 경계 부분에 옹벽과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어 외부와 차단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돌아와 운전한 이 사건 아파트단지 내 통행로는 단지 내를 가로질러 출입구 쪽 왕복 4차선의 외부도로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사실, ② 그런데 위 출입구에는 경비초소가 없고,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구조물이나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도 없으며, 경비원들도 출입차량을 통제하지 않아 외부차량의 통행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사실, ③ 피고인도 이 사건 아파트 주민이 아님에도 위 단지 내 통행로에 진입하여 401동 앞 노상에 차량을 주차해 둔 채 낚시를 다녀왔고, 인근 초등학교 일부 교사들도 이 사건 아파트단지 내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음에도, 차량 진출입과 주차 등에 통제를 전혀 받지 않은 사실, ④ 이 사건 아파트는 10개 동 846세대가 거주하는 비교적 넓은 아파트단지이나, 경비원 6명, 청소원 4명이 있을 뿐이고 별도로 주차관리인 등은 없으며, 단지 내에서 외부차량이 발견되더라도 주차금지 표지를 붙이는 등의 조치조차 취하지 않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아파트의 관리 및 이용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아파트단지 내 통행로는 현실적으로 불특정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는 곳이라 할 것이므로,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에 정하여진 ‘도로’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아파트단지 내 통행로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국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 [1] 구 도로교통법(2009. 12. 29. 법률 제9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 [2] 구 도로교통법(2009. 12. 29. 법률 제9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항,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0조 제2호(현행 제148조의2 제2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6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조동환 외 9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4. 23. 선고 2009노213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6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금융기관의 담당자가 대출을 함에 있어 대출채권의 회수를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조치를 강구함이 없이 만연히 대출을 해 주었다면, 업무위배행위로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금융기관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 등 참조). 또한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도3338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각 신용대출은 중소기업 기타 법인이 아닌 피고인 5 또는 피고인 1 개인에 대한 것으로서 상호저축은행법령에 규정된 개인에 대한 대출한도 3억 원을 초과하는 것인 점, 주식회사 제일상호저축은행(이하 ‘제일저축은행’이라고만 한다)의 실질적 사주인 피고인 6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5, 피고인 1 및 피고인 5, 피고인 1이 내세운 대출명의자에 대한 기본적인 신용조사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고 그 밖에 채권의 회수를 위한 별도의 상당한 조치가 강구되지도 않은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신용대출에 있어서 피고인 6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은 대출의 경위 및 절차에다가 대출채무자의 자력 등도 고려하면 피고인 6의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제일저축은행에 위 각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배임죄의 고의 및 재산상 손해 발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위 각 신용대출에 관한 피고인 5, 피고인 1의 청탁과 관련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를 배임의 실행행위자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우선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였어야 하고, 나아가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 대법원 2003. 10. 30. 선고 2003도4382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63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5, 피고인 1이 제일저축은행의 회장인 피고인 6에게 이 사건 각 신용대출을 부탁하고, 피고인 6은 오랜 친분관계에 있던 피고인 5를 신뢰한 나머지, 제일저축은행의 실무자들에게 지시하여 위 각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 5, 피고인 1이 피고인 6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구체적으로 관여하는 등 배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 5, 피고인 1을 피고인 6의 배임행위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배임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나. 피고인 6의 구 증권거래법 위반죄와 관련하여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2009. 2. 4. 폐지되기 전의 것) 제207조의3 제2호에서는 같은 법 제186조의2의 규정에 의한 사업보고서, 제186조의3의 규정에 의한 반기보고서 및 분기보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요한 사항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로 기재 또는 표시를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제일저축은행의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등에 제일저축은행의 교보생명 주식 보유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던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 6이 위 각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그 작성 및 기재에 관여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구 증권거래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위 규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고, 피고인 6이 제일저축은행의 회장 등으로서 경영권을 행사한 이상 위 처벌규정에 따라 형사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제일저축은행의 413억 7,700만 원 대출 및 한국교직원공제회(이하 ‘교직원공제회’라고만 한다)의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관한 550억 원 투자와 관련하여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족한바, 피고인이 배임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7. 9. 선고 99도1864 판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 등 참조).
우선 제일저축은행이 합계 413억 7,700만 원을 대출한 부분에 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일저축은행이 총 12회에 걸쳐 합계 413억 7,700만 원을 대출한 것은 이 사건 부지를 담보로 한 담보대출이었던 점, 이 사건 부지의 담보가치에 비추어 위 대출채권의 회수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6도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관한 전망이 매우 좋다고 판단하였고 그 판단이 합리성을 결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제일저축은행의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생겼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6의 지시로 제일저축은행이 위와 같은 담보대출을 하였다고 하여 피고인 6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그에 따라 피고인 1도 배임행위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배임죄의 고의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다음으로 교직원공제회가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관하여 550억 원을 투자한 부분에 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교직원공제회의 투자실무담당자인 피고인 3, 피고인 4가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관한 피고인 1, 피고인 2의 사업계획 등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교직원공제회로 하여금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투자하도록 하여 달라는 청탁을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피고인 3, 피고인 4는 인지도 있는 사업성평가기관의 보고서 등에 기재된 내역을 믿고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관한 투자절차를 진행하였는데, 그에 관하여 특별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 3, 피고인 4는 이 사건 매립장의 준공가능성, 위 투자를 위한 시간 및 비용의 절감 등을 고려할 때 준공가능성 검토보고서를 제출받는 절차 등 일부 절차를 생략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였는데, 가사 위 판단이 결과적으로 다소 적절하지 못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이를 임무위배행위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 피고인 4에게는 이 사건 매립장 사업의 사업성에 문제가 있어 투자원리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교직원공제회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이 사건 투자절차를 진행하였다는 사정, 즉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고, 그에 따라 피고인 1, 피고인 2도 배임행위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도 옳은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역시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배임죄의 고의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라. 제일저축은행의 위 대출에 즈음한 금품 수수 및 재산상 이익의 수수 약속과 관련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피고인 6, 피고인 5, 피고인 1 사이의 약정 체결경위 및 그 내용, 제일저축은행이 대출하여 준 액수와 피고인 6, 피고인 5에게 교부된 돈의 액수, 피고인 6, 피고인 5가 교부받은 돈을 보관하다가 반환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6, 피고인 5는 제일저축은행의 위 413억 7,700만 원의 대출을 알선한 대가를 교부받은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관한 동업자금 중 일부를 일시 보관한 것에 불과하고, 나아가 합의각서에 표시된 지분율도 이 사건 매립장 사업에 대한 동업약정상의 지분으로 봄이 상당하며, 달리 제일저축은행의 위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서 피고인 6, 피고인 5에게 돈이 교부되었다거나 이 사건 부지의 전매수익금을 배분하기로 하면서 그 배분율을 합의각서에 표시한 것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 판시의 사정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넉넉히 수긍할 수 있다.
상고이유 주장 중 원심 인정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하는 부분 및 원심의 증거취사 및 사실인정을 다투는 부분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마. 피고인 2의 알선수재와 관련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 말하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한다'함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관하여 알선을 의뢰한 사람(알선의뢰인)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알선상대방)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하는 경우라야 하는 것이지, 이를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과 관련하여 알선의뢰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금품을 수수하였을 뿐인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367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산은자산운용의 투자유치를 위하여 실질적 중개역할을 한 기관이 따로 있었고, 피고인 2가 산은자산운용에 대한 인맥을 활용하여 대출절차 및 승인에 어떤 청탁을 하였거나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는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는 대출이 성사될 수 있도록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피고인 1을 대신하여 그 내용을 설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 1의 대출 관련 업무를 도와주었을 뿐, 산은자산운용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관한 알선의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들고 있는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법 제356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3] 형법 제356조 / [4] 형법 제30조, 제356조 / [5]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6]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한상철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0. 6. 10. 선고 2010노93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조치는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직권으로 본다.
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형실효법’이라고 한다) 제7조 제1항은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음이 없이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같은 항 각 호에서 정한 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그 형은 실효된다”고 정하고, 같은 항 제2호에서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의 경우는 그 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형이 실효된 경우에는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에 향하여 소멸되므로, 그 전과를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특가법’이라고 한다) 제5조의4 제5항에서 정한 “징역형을 받은 경우”로 볼 수 없다 . 한편 형실효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2번 이상의 징역형을 받은 자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음이 없이 마지막 형의 집행을 종료한 날부터 위 법에서 정한 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그 마지막 형에 앞서는 형도 모두 실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10도8 판결 참조).
또한 형법 제65조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고, 여기서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는 의미는 형실효법에 의한 형의 실효와 같이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에 향하여 소멸한다는 취지이다 ( 대법원 1983. 4. 2.자 83모8 결정 참조). 따라서 위 규정에 따라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경우에도 그 전과는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에서 정한 “징역형을 받은 경우”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
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피고인이 ① 1981. 9. 10.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징역 10월, ② 1984. 7. 9. 절도죄 등으로 징역 10월, ③ 1986. 7. 10. 절도죄로 징역 1년, ④ 1997. 6. 7. 절도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⑤ 2001. 4. 27. 특가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2년, ⑥ 2006. 7. 19. 특가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2008. 8. 25. 그 최종형의 집행을 마친 다음 2010. 2. 11. 이 사건 절도미수죄를 범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을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항, 형법 제329조, 제342조에 의하여 처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즉 위 ① 내지 ③의 전과는 피고인이 ③ 전과에 대한 형의 집행을 종료한 때로부터 5년의 기간이 경과할 때까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없다면 형실효법 제7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모두 실효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징역형을 받은 경우”로 볼 수 없다. 또한 위 ④ 전과 역시 집행유예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 없이 그 유예기간이 경과하여 실효되었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를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위 ① 내지 ④의 전과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서 제외된다면, 그에 해당하는 피고인의 전과는 ⑤, ⑥만이 남게 되고, 이때에는 그와 같은 전과가 3회 이상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결하게 되어 결국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이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③ 전과에 관한 형의 집행종료일 및 피고인이 그때로부터 5년의 기간이 경과할 때까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 그리고 위 ④ 전과가 집행유예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 없이 그 유예기간을 경과하였는지 여부 등을 심리하여 위 ① 내지 ④의 전과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가린 다음에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을 적용한 것은 위 ① 내지 ④의 전과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 [1]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4 제5항 / [2]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 [3] 형법 제65조,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4 제5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허근녕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7. 4. 19. 선고 2006노8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재산국외도피)의 점에 대하여
가.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3053 판결 등 참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고만 한다) 제4조 제1항은 “법령에 위반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국외에 이동하거나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하여 도피시킨 때”를 재산국외도피죄의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문언상 ‘법령에 위반하여’는 재산국외도피의 행위태양인 ‘국외 이동 또는 국외에서의 은닉·처분’과 함께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도 수식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따라서 제4조 제1항 후단의 국외에서의 은닉 또는 처분에 의한 재산국외도피죄는 법령에 의하여 국내로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이에 위반하여 은닉 또는 처분시킨 때에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이라 함은 법령에 의하여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516 판결 참조). 이와 달리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법령상 국내로의 반입의무 유무와 상관없이 국내로의 반입이 예정된 재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지나치게 유추 또는 확장해석하여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한편, 외국환거래법은 제7조에서 “기획재정부장관은 비거주자에 대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거주자로 하여금 그 채권을 추심하여 국내로 회수하게 할 수 있고, 회수대상채권의 범위·회수기한과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함으로써 거주자에 대하여 제한적인 채권회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거주자가 비거주자와의 거래에 기하여 취득한 채권을 국내로 반입하지 아니한 행위가 특경법 제4조 제1항 후단의 재산국외도피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채권이 외국환거래법 제7조 소정의 국내회수의무가 부과된 채권이어야 한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특경법 위반(재산국외도피)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비거주자인 외국회사와의 중개거래에 의하여 원심판결의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취득한 이 사건 중개수수료를 지정거래 외국환은행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한 외국은행의 예금계좌로 입금받음으로써 이를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국외에서 은닉하여 도피시켰다는 것이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사건 중개수수료가 외국환거래법 제7조 소정의 회수대상채권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당시 적용되던 구 외국환거래법 시행령(2005. 12. 28. 대통령령 제191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는, 외국환거래법 제7조 제2항 소정의 회수대상채권의 범위를 1건당 미화 5만 달러에 상당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채권 중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채권으로 하고, 위 회수대상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거주자는 당해 채권의 만기일 또는 조건 성취일부터 6월 이내에 이를 국내로 회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2000. 12. 29. 재정경제부고시 제2000-22호로 전부 개정된 외국환거래규정은 제1-3조에서 회수대상채권을 건당 미화 5만 달러를 초과하는 채권으로 규정하였다가 이후 2002. 7. 2. 재정경제부고시 제2002-12호로 개정되면서 건당 미화 10만 달러를 초과하는 채권으로 회수대상채권의 범위를 변경하였는바, 이 부분 공소사실이나 위 [범죄일람표]의 기재 내용만으로는 위 [범죄일람표] 상의 각 중개수수료가 당시 적용되던 외국환거래법령 소정의 회수대상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원심에 이르기까지 이에 관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다. 또한 특경법 제4조 제1항의 재산국외도피죄의 입법 취지가 국내의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킴으로써 국부에 손실을 가져오는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국가재산을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당해 범죄행위의 목적물의 가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으로 중하게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특경법 제10조에서 범행 대상인 재산을 필요적으로 몰수하고 그 몰수가 불능인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재산국외도피사범에 대한 징벌의 정도를 강화하고 있는 점이나 국가경제의 발전과 세계화 추세 등에 따라 외환거래에 관한 규제가 크게 완화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어떠한 행위가 특경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시 행위자가 처하였던 경제적 사정 내지 그 행위를 통하여 추구하고자 한 경제적 이익의 내용 등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 행위의 방법 내지 수단이 은밀하고 탈법적인 것인지 여부, 행위 이후 행위자가 취한 조치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이 사건의 경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현지 영업비용을 원활하게 조달할 의사로 이 사건 중개수수료를 외국은행 계좌로 입금받은 것이고, 위 은행계좌가 회계장부에 계상되지 아니하여 과세자료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그 명의가 피고인의 실명으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송장 등 무역관계서류에 기재되어 있어 위 계좌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행위가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나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를 구성함은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유죄의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특경법 제4조 제1항 후단의 재산국외도피죄를 구성한다거나 피고인에게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하여 도피시킨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특경법 제4조 제1항의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에는 외국환거래법 제7조 등에 의하여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채권 추심 및 국내회수의무가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의 계약관계 등에 기한 채권 추심 및 회수에 의하여 국내에 반입되어야 할 재산도 포함된다고 보아,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법령에 의하여 국내로의 반입의무가 부과된 재산으로 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중개수수료가 법령상 반입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하지 아니한 채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특경법 위반(재산국외도피)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특경법 제4조 제1항의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재산국외도피의 범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도7354 판결은, 거주자가 실질적 계약자로서 비거주자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계약 명의를 비거주자로 한 사안에서 당해 계약관계에 기한 권리가 거주자에게 귀속되어 거주자가 이를 추심, 회수하여야 함을 판단한 것으로, 특경법 제4조 제1항의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의 해석에 관한 일반 법리를 설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여, 이 법원의 위 판단과 저촉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 사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은 이 사건 중개수수료가 특경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에 관계된 자금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특경법 위반(재산국외도피)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는 이상, 원심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범죄수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파기의 범위
그렇다면 특경법 위반(재산국외도피)의 점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한 각 나머지 상고이유의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원심은 위 각 공소사실과 외국환거래법 위반의 범죄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헌법 제12조 제1항 /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0조 / [3]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구 외국환거래법(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8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제4호(현행 제32조 제1항 제3호 참조), 구 외국환거래법 시행령(2005. 12. 28. 대통령령 제191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구 외국환거래규정(2002. 7. 2. 재정경제부고시 제2002-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3조, 외국환거래규정 제1조, 제2조, 제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둔산 담당변호사 박광천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0. 5. 26. 선고 2009노486 판결
【주 문】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토지는 보성오씨 미산파 종중(이하 ‘미산파 종중’이라 한다)의 소유로서 등기명의인인 공소외 1, 2, 3, 4, 5 앞으로 명의신탁된 것으로 보이고, 미산파 종중의 총회결의를 대신하여 임원회의에서 공유자들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을 분배하기로 하는 유효한 결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형법」제357조 제1항이 규정하는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하는 사람과 취득하는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개재되지 않는 한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698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부정한 청탁’으로 적시된 내용은 ‘종중에 지급한 매매대금에서 일부라도 공유자들에게 지급하더라도 공유자들로부터 조속히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하자 없이 받아 달라’는 것으로서, 이는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미산파 종중의 총유에 속하여 균등하게 배분되어야 할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중 일부를 종중회의의 결의 없이 일부 종원들에게 지급하도록 종용하였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할 것인데,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 사실에 의하면,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매매대금 이외에 보상금 명목의 금원을 별도로 지급하게 된 동기는 피고인으로부터 소유권이전에 협력하지 않는 공유자들을 설득하여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아 줄 테니 수고비를 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받고 당시 현대건설주식회사(이하 ‘현대건설’이라고 한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매매대금과는 별도의 돈을 더 주더라도 소송을 통하지 않고 신속하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받을 수 있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요구에 응한 것에 불과하고, 그 과정에서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매매대금의 일부를 공유자들에게 주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조속히 이행하여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 경위 역시 당시 종중의 임원으로부터 종중에서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기 위하여 공유자들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의 일부를 나누어 주기로 하는 결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어 그러한 절차를 거쳐 공유자들에게 매매대금의 일부를 빨리 주더라도 현대건설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조속히 이행하여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것이므로, 단순히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중 일부를 종중회의의 결의 없이 일부 종원들에게 지급하도록 종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어,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피고인이 그 대가로 현대건설로부터 보상금 명목의 금원을 받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배임수재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배임수재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청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배임수재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도 불복한다는 취지의 상고장을 제출하였음에도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서 그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를 기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 [2] 형법 제357조 제1항 / [3] 형법 제35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정원일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5. 20. 선고 2010노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중 사기죄 부분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죄 부분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기획부동산업체를 공소외 1과 함께 운영하던 자들로서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사실은 당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이하 생략) 지상 다가구주택(이하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이라 한다)에 대하여 서대문구청에서 도시계획시설 사업을 추진 중인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인들은 도시계획 사업으로 인한 건물 철거계획이나 철거로 인해 주택 소유자에게 주어지는 서울시 택지개발지구의 입주권을 피해자로 하여금 받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06. 11. 말경부터 12. 초순경까지 사이에 피해자들에게 ‘서대문구청 공무원들에게 이미 작업을 다 해놓아 수용이 되어 입주권이 나올 것이 확실하다’는 취지로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입주권 매매대금 명목으로 1인당 1억 2,000만 원 내지 1억 5,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피고인들이 원심에서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은 공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의 인근 도로가 협소하여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위 다가구주택을 매수한 후 지분 쪼개기 절차를 거쳐 피해자들에게 매도하였는데, 당시 위 다가구주택이 수용되어 소유자들에게 입주권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는 아니하였으나 그 가능성이 불투명함에도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공무원들에게 작업을 다 해놓아서 입주권이 나오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거짓말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매매대금을 편취하였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들에게 기망행위 및 편취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면 이를 가리켜 기망하였다고는 할 수가 없고,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하여야만 비로소 과장, 허위광고의 한계를 넘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도5728 판결,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4도4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2005. 5.경부터 ‘서울특별시 철거민 등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공급 규칙’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도로, 공공공지, 주차장 등) 사업으로 수용되는 철거주택의 소유자에게 특별공급 아파트의 입주권이 주어지는 점을 이용하여 철거 예정 가옥을 매수한 다음 자신들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공급 아파트의 입주권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집하여 이들로부터 일정액을 그 입주권의 판매대금으로 받고 이들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도록 하면서 전매에 따른 차익은 물론 도시계획사업 추진에 따라 주택 소유자에게 주어지는 손실보상금까지도 자신들이 수익으로 가지는 형태로 입주권 판매사업을 한 사실, 피고인들은 2005. 7. 4.경부터 2006. 9. 내지 10.경까지 서대문구청장 공소외 3에게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과 홍은동의 주택들이 서대문구의 도시계획사업 대상 부동산으로 입안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준 것에 대한 대가로 수회에 걸쳐 수천만 원씩의 돈을 건네주었고, 2006. 1.경과 2007. 1.경에는 기존에 추진하던 입주권 판매사업 외에 향후 서대문구 내에서 다른 입주권 판매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구청장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취지로 2회에 걸쳐 합계 1억 원을 건네주었으며, 2007. 6. 말경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이 서대문구의 도시계획시설(노인복지시설) 대상 부동산으로 입안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취지로 3,000만 원을 건네준 사실, 피고인들은 2005. 5. 4.경부터 2007. 11. 1.경까지 서대문구청장 공소외 3을 보좌하는 수행비서(계약직 다급)인 공소외 2에게 서대문구청장 공소외 3과 서대문구청 담당 공무원들을 통해 입주권 판매사업과 관련된 각종 편의를 알선해 준 것에 대한 사례 및 향후 공무원들을 상대로 같은 편의를 알선해 달라는 부탁의 취지로 수십 회에 걸쳐 합계 1억여 원을 교부하였는데, 그 중 2006. 12. 11. 500만 원, 같은 달 20일 2,000만 원, 같은 달 21일 500만 원을 제공하는 등 총 5회에 걸쳐 합계 4,500만 원을 제공한 것은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과 직접 관련된 사실, 피고인들은 서대문구청장 공소외 3의 비서실장인 공소외 4에게도 2005. 7. 초경부터 2007. 7.경까지 같은 취지로 수회에 걸쳐 합계 수천만 원을 건네준 사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을 매수하기 직전 서대문구청장 공소외 3으로부터 서대문구에서 홍제동에 도시계획시설(노인복지시설)을 설치할 것이라는 계획을 듣고 그와 함께 도시계획시설(노인복지시설) 대상이 될 만한 홍제동 소재 주택을 둘러본 다음 이를 매수하였으나 매도인이 해지를 요청하여 그 매수에 실패하게 되자, 2006. 11.경 다시 공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을 추천받아 이를 매수한 후 같은 달 말경부터 같은 해 12월 초경 사이에 이 사건 사기의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들에게 매도한 사실, 서대문구청장 공소외 3은 2007. 4. 내지 5.경 측근을 통해 담당 공무원들로 하여금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을 서대문구의 도시계획시설(노인복지시설) 대상 부동산으로 입안하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같은 해 6. 21. 홍제4동장이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 등의 부지에 지역 노인종합복지관을 설립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검토요청서를 서대문구청장에게 발송하여 그러한 내용의 결재가 진행되었으나,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이 직전에 10세대의 다세대주택으로 분할되는 등 입주권을 노린 기획부동산의 개입이 확실하다는 이유로 실무진이 반발하자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한 사실, 그 후 2007. 12. 10.경 도시계획시설 사업으로 수용되는 철거주택의 소유자에게 특별공급 아파트의 입주권을 주는 제도 자체가 폐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에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들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전부 수령한 이후 당시 서대문구청장에게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의 수용을 청탁하면서 뇌물을 주었다는 원심의 판단과 달리, 피고인들은 이전부터 수채의 주택을 대상으로 입주권 판매사업을 하면서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관한 권한을 가진 서대문구청장 공소외 3 등에게 금전을 제공하는 대가로 그들의 도움을 받은 바 있었고, 이 사건 홍제동 다가구주택 역시 매수 단계에서부터 같은 방식으로 그들의 도움을 받았으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언급한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거나, 비록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나 사기죄에 있어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달리 본 원심은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자유심증주의에 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사기죄 부분에는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고, 이는 피고인들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과 각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새로 하나의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양형부당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형법 제347조 제1항 / [2] 형법 제30조, 제34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0. 2. 4. 선고 2009노100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그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라 함은 신임관계에 기초를 둔 타인의 재산의 보호 내지 관리의무가 있을 것을 그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는 경우, 예컨대 위임·고용 등의 계약상 타인의 재산의 관리·보전의 임무를 부담하는데 본인을 위하여 일정한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등기협력의무와 같이 매매·담보권설정 등 자기의 거래를 완성하기 위한 자기의 사무인 동시에 상대방의 재산보전에 협력할 의무가 있는 경우 따위를 말하고( 대법원 1999. 9. 17. 선고 97도3219 판결,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4도6890 판결 등 참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사무처리를 위임한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520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464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인과 사이에 이 사건 서비스표권 및 디자인권에 대하여 전용사용권 및 전용실시권을 설정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서비스표 및 디자인의 등록을 공소외인 명의로 출원해 달라는 위임을 받았음에도 위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의 명의로 각 출원하여 등록결정을 받음으로써 이 사건 서비스표권 및 디자인권의 가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공소외인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상표법 제96조에서 규정한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상표등록을 받은 자’ 및 디자인보호법 제85조에서 규정한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디자인등록을 받은 자'라고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서는 상표 및 디자인 등록을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상표 및 디자인 등록을 받는 자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6283 판결 참조).
그런데 상표 및 디자인 등록에 있어서 사위행위죄는 상표 및 디자인 등록 과정에서 허위의 자료나 위조된 자료를 제출하는 등 심사관을 부정한 행위로써 착오에 빠뜨려 등록 요건을 결여한 상표 및 디자인에 대하여 등록을 받은 자를 처벌함으로써 국가의 심사권의 적정한 행사를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둔 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서비스표 및 디자인 등록 출원을 위임받은 자가 위임의 취지에 위배하여 자신의 명의로 등록 출원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상표법 제96조, 디자인보호법 제85조 / [2] 상표법 제96조, 디자인보호법 제8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8. 9. 25. 선고 2008노107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형법」제370조의 경계침범죄는 토지의 경계에 관한 권리관계의 안정을 확보하여 사권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단순히 경계표를 손괴, 이동 또는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와 같은 행위나 기타 방법으로 토지의 경계를 인식불능하게 함으로써 비로소 성립된다 할 것인데, 여기에서 말하는 경계는 법률상의 정당한 경계인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종래부터 경계로서 일반적으로 승인되어 왔거나 이해관계인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는 등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통용되어 오던 사실상의 경계를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설령 법률상의 정당한 경계를 침범하는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토지의 사실상의 경계에 대한 인식불능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한 경계침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도856 판결,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68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비록 피고인이 인접한 피해자 소유의 토지를 침범하여 나무를 심고 도랑을 파내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 소유의 토지는 이전부터 경계구분이 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새삼스럽게 토지경계에 대한 인식불능의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그 판시 2007년 2월 중순경 경계침범의 점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의 결론 자체는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반 및 경계침범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형법 제370조 / [2] 형법 제37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0. 6. 29. 선고 2010노83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에 “이 법에서 조세라 함은 국세를 말한다. 다만, 관세를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구 지방세법 제84조 제1항 전단에서 “지방세에 관한 범칙행위에 대하여는 조세범 처벌법령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구 지방세법 제84조 제1항 전단의 규정은 입법의 편의상 지방세에 관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조세범 처벌법에 정한 규정을 준용하여 처벌하도록 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규정으로 인하여 지방세에 관한 범칙행위가 곧바로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지방세에 관한 범칙행위는 지방세법 위반죄가 성립할 뿐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2004년 회계년도에 10회에 걸쳐 면허세 등 지방세 합계 17,142,860원, 2005년 회계년도에 9회에 걸쳐 면허세 등 지방세 합계 12,464,740원 등 합계 29,607,600원을 체납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만을 적용하여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로 의율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령 및 죄명을 잘못 적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구 지방세법(2010. 1. 1. 법률 제9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조 제1항(현행 지방세기본법 제134조 제1항 참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 [2] 구 지방세법(2010. 1. 1. 법률 제9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조 제1항(현행 지방세기본법 제134조 제1항 참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현행 삭제)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상열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0. 5. 13. 선고 2010노7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자 중의 1인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는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 할 것이나, 공모관계에서의 이탈은 공모자가 공모에 의하여 담당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공모자가 공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다른 공모자의 실행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범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등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제거하지 아니하는 한 공모자가 구속되었다는 등의 사유만으로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도9298 판결,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27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09. 5. 12. 피해자 공소외 2(여, 16세)에게 낙태수술비를 벌도록 해 주겠다고 말하여 성매수 행위의 상대방이 되게 하였고, 홍보용 명함을 제작하기 위하여 공소외 1로 하여금 위 피해자의 나체사진을 찍도록 하면서 자세를 가르쳐 주기도 한 사실, 피고인은 위 피해자가 중도에 도망갈 것을 염려하여 위 피해자로 하여금 3개월간 공소외 1의 관리를 받으면서 성매매를 하게 했으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 피고인이 별건으로 2009. 5. 13. 체포되어 수원구치소에 수감되었다가 2009. 5. 28. 석방되었는데, 그 수감기간 동안 피해자 공소외 2는 공소외 1의 관리 아래 2009. 5. 14.부터 2009. 5. 20.까지 사이에 12회에 걸쳐 불특정 다수 남성의 성매수 행위의 상대방이 되었고 그 대가로 받은 금원은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1,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3 등이 나누어 사용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 공소외 2가 19세 미만의 청소년인지 알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비록 위 피해자가 성매매를 하는 기간 동안 피고인이 수감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공소외 1과 함께 이 사건 미성년자유인죄,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책임을 진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하거나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및 공모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57조 제1항 중 ‘또는 일부’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였는바 ( 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2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로써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가 유기징역, 유기금고,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기간 또는 구류에 당연히 산입되어야 하게 되었고, 병과형 또는 수 개의 형으로 선고된 경우 어느 형에 미결구금일수를 산입하여 집행하느냐는 형집행 단계에서 형집행기관이 할 일이며( 대법원 1989. 11. 10. 선고 89도808 판결 참조), 법원이 주문에서 이에 관하여 선고하였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라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8도11726 판결 등 참조).
이 점에서 피고인에게 2개의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를 어느 형에 산입하는지를 명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전부를 원심 판시 제1의 가. 나. 다죄 및 판시 제2 내지 6죄에 대한 형에 산입한 원심의 조치는 비록 그 자체로 파기사유는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적절하지 못하였음을 지적해 둔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 | [1] 형법 제30조 / [2] 형법 제30조, 제287조,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참조), 제11조 제1항 제1호(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2항(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항 참조) / [3] 형법 제5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4. 7. 선고 2009노378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저작권법 제11조 제3항 및 제19조는 ‘전시권’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을 ‘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 또는 사진저작물(이하 ‘미술저작물 등’이라 한다)’에 한정하여 열거하고 있으므로, 미술저작물 등 외의 저작물은 전시의 방법으로는 그 저작재산권이 침해되지 아니한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인과 공동 번역하여 출판하였던 “칼빈주의 예정론” 번역본을 피해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단독 번역한 것으로 표시하여 한국상담선교연구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링크된 도서출판 베다니 사이트에 전시하여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함과 동시에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와 피고인이 공동 번역한 “칼빈주의 예정론” 번역본은 어문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전시의 방법으로는 그 저작재산권이 침해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락 없이 이를 한국상담선교연구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링크된 도서출판 베다니 사이트에 게시하였다 하더라도 전시의 방법에 의한 저작재산권 침해죄를 구성하지는 아니한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칼빈주의 예정론” 번역본 자체가 아니라 그 도서의 표지 사진을 저자·역자·출판연도·면수·가격 등의 표시 및 간략한 소개문과 함께 한국상담선교연구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링크된 도서출판 베다니 사이트에 게시하였을 뿐인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번역본 저작물이 아닌 그 소개문에 위 번역본 저작물을 피고인이 단독 번역한 것으로 표시하여 공개된 웹사이트에 게시하였다 하여 이를 들어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어문저작물인 “칼빈주의 예정론” 번역본이 전시의 방법으로 그 저작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고, 또한 그 소개문에 위 번역본 저작물을 피고인이 단독 번역한 것으로 표시하여 공개된 웹사이트에 게시한 행위가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위 관련 법규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저작권법 제11조 제3항, 제19조, 제136조 제1항 / [2] 저작권법 제11조 제3항, 제12조 제1항, 제19조, 제136조 제1항, 제137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명희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임안식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2. 11. 선고 2009고합136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공소외 주식회사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하 ‘산기평’이라 한다)과 사이에 체결된 산업기술개발사업협약에 따라 산기평으로부터 정부출연금을 공소외 주식회사 명의의 외환은행 예금계좌로 송금받았고, 위와 같이 입금된 돈의 소유권은 위 계좌의 예금주인 공소외 주식회사에 귀속된다 할 것이고,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위 돈을 공소외 주식회사를 위하여 사용한 것이므로 그 본래 용도와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타인의 재물을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당시 공소외 주식회사의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위와 같이 산기평으로부터 기술개발사업비로 받은 정부출연금을 일시적으로 회사의 다른 용도에 사용한 후 회사의 다른 자금으로 위 정부출연금을 보전하여 그 본래의 용도에 적합하게 사용하려고 하였을 뿐 궁극적으로 위 정부출연금을 그 본래의 용도에 사용하지 않고 공소외 주식회사의 다른 용도나 피고인의 개인 용도에 사용하려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의 재물의 타인성이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양형(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3. 9.경부터 현재까지 고용량축전지 제조를 목적으로 하는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자금집행 등 회사의 업무를 총괄할 사람이다.
피고인이 경영하는 공소외 주식회사는 2005. 7. 1.경 산업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성장동력기술사업인 ‘HEV용 초고용량 커패시터모듈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산업자원부로부터 위 사업을 위임받아 사업의 선정 및 사후관리, 감독,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산기평과 산업기술개발사업협약을 체결한 다음, 산기평으로부터 위 과제와 관련하여 공소외 주식회사 명의의 외환은행 계좌( 계좌번호 생략)로 2005. 8. 19. 4억 3,500만 원, 2006. 9. 20. 4억 3,500만 원, 2007. 9. 10. 4억 3,500만 원 등 정부출연금 합계 13억 500만 원을 교부받아 피해자인 국가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였다.
피고인은 위 기술개발사업을 위하여 산기평으로부터 수령한 위 정부출연금을 위 협약에 정한 기준에 따라 기술개발 관련 연구기자재 및 시설비 등의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5. 8. 31.경 95,543,791원을 인출하여 위 기술개발과 관련 없는 원재료 구입비 등으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07. 10. 12.경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9회에 걸쳐 정부출연금 합계 883,308,788원을 기술개발과 관련이 없는 용도에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4. 당심의 판단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과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산기평에서 정부출연금을 공소외 주식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하더라도 그 정해진 목적과 용도인 ‘HEV용 초고용량 커패시터모듈개발’ 과제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은 위탁자인 산기평(국가)에게 유보되어 있고 피고인이 이를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임의로 사용한 경우에는 일응 횡령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권한 없이 그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는 것이므로, 수탁자인 피고인이 보관 중인 타인의 금원을 일시 사용한 후 보전할 의사로 사용하였고 실제 그와 같이 보전하여 위탁의 취지에 반하지 않도록 하였다면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위와 같이 산기평으로부터 정부출연금을 받아 공소외 주식회사의 일반운영자금 계좌( 계좌번호 생략)에 입금하여 보관하던 중 그 일부를 인출하여 위 개발과제의 본래 목적과 용도가 아닌 원재료 구입비, 급여 등으로 사용하였다는 것이고, 그 사용시기 및 사용금액은 2005. 8. 31.부터 2005. 9. 27.까지 402,253,197원, 2006. 9. 25.부터 2006. 10. 18.까지 367,856,318원, 2007. 9. 14.부터 2007. 10. 12.까지 378,191,910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산기평으로부터 2005. 8. 19. 4억 3,500만 원(제1차 정부출연금), 2006. 9. 20. 4억 3,500만 원(제2차 정부출연금), 2007. 9. 10. 4억 3,500만 원(제3차 정부출연금)을 공소외 주식회사의 외환은행 계좌( 계좌번호 생략)로 송금받았다가 그 무렵 공소외 주식회사의 위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다시 입금한 사실(피고인은 산기평으로부터 받은 제1차 정부출연금 중 9,000만 원을 2005. 8. 25., 1억 5,000만 원을 2005. 8. 31., 1억 7,800만 원을 2005. 9. 15., 1,000만 원을 2005. 9. 22. 위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각 입금하였고, 제2차 정부출연금을 2006. 9. 25. 위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입금하였으며, 제3차 정부출연금을 2007. 9. 14. 위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입금하였다), 피고인이 제1차 정부출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할 무렵인 2005. 9. 1.부터 2005. 10. 17.까지 사이에 4억 6,000만 원 이상의 수출외화대금 등이 위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입금되었고(다른 개발과제와 관련하여 입금된 정부출연금은 위 입금액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이하 같다), 제2차 정부출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할 무렵인 2006. 9. 25.부터 2006. 11. 10.까지 사이에 5억 원 이상의 수출외화대금 등이 위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입금되었으며, 제3차 정부출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할 무렵인 2007. 9. 14.부터 2007. 10. 15.까지 사이에 4억 원 이상의 수출외화대금 등이 위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입금된 사실, 위 HEV용 초고용량 커패시터모듈개발사업과 관련하여 공소외 주식회사에서 수행한 개발사업비 사용실적보고서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결과 기술개발사업비의 잔액 및 과제 사용 불인정 금액이 53,348,000원으로 정해졌고 공소외 주식회사에서 그 전액을 산기평에 반환하였으며 당해 사업과제는 계획 대비 실적이 대체로 양호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와 같이 정부출연금을 회사의 일반운영자금 계좌에 입금하여 공소외 주식회사의 다른 자금과 혼용하여 관리하던 중 공소외 주식회사의 운영자금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출연금을 우선 일시 사용하였으나 그로부터 1개월 내에 그 금액 이상의 수출외화대금 등 회사의 일반수입이 위 계좌에 입금되어 전용한 금액이 보전되었고, 그 금원을 위 정부출연금의 본래 용도대로 사용하였으며, 결국 위 개발과제 수행이 대체로 차질 없이 수행되었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으로서는 정부출연금으로 각 연차별 개발과제를 수행하면 되었던 것이고 정부출연금의 지출시기에 특별한 제한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점, 수출대금의 입금시기를 고려해 보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정부출연금을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당시 가까운 시일 내에 수출외화대금 등이 회사에 입금되어 먼저 사용한 정부출연금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산기평으로부터 받은 정부출연금을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일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함에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위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최재형(재판장) 최병률 김정곤 |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강기갑
【항 소 인】
검사
【검 사】
김광수외 2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이석태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0. 1. 14. 선고 2009고단21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공소외 1, 2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및 공용물건손상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검사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공소외 1, 2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1) 국회의장의 지시를 받아 국회 경위들이 국회 본회의장 문에 부착된 현수막을 철거한 행위는 국회의장의 일반적인 질서유지 권한을 규정한 국회법 제10조와 국회청사관리규정 제6조 제1항, 제5조 제4호에 의한 것으로서 적법한 직무집행이다.
2)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집행의 적법성은 실질적 정당성이 아니라 형식적 적법성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현수막 철거 행위에 대하여 비례성의 원칙을 따질 필요가 없고,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행위가 현저히 비례성의 원칙을 벗어나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상의를 잡아 중심을 잃을 정도로 심하게 당기고, 다른 경위들이 피고인의 손과 팔을 잡고 떼어 놓을 때까지 공소외 2의 멱살을 계속 잡고 있었던 이상,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나 항의의 표시가 아닌 공무집행방해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한다.
나. 방실침입의 점
피고인이 방실 관리자인 국회사무총장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폭력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의도로 국회사무총장실에 들어간 이상 방실침입죄가 성립한다.
다. 공용물건손상의 점
공용물건손상죄가 공무집행방해죄에 일반적·전형적으로 결합되어 범해진다고 볼 수 없고 법익침해 정도도 공무집행방해죄에 흡수될 정도로 경미하지 아니한 이상, 공무집행방해죄와 법조경합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보조탁자를 밀쳐 부순 기억이 없다거나 당시 흥분 상태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용물건손상의 고의가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라.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국회사무총장이 근무시간에 사무실에서 여론동향 파악 등을 위해 신문을 읽을 필요도 있는 점, 사무실 내의 단순한 대기 행위도 직무집행 중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박계동이 당시 직무집행 중이 아니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위법하다.
마. 김형오 등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물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도 간접적으로 사람에 대한 것이면 족하므로, 피고인이 상당한 시간 동안 고함을 지르면서 국회의장실 문을 손으로 두드리고 발로 차 회의 진행을 방해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2008. 12.말경부터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 및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등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을 점거하여 농성하였고, 국회의장은 2008. 12. 30. 위와 같은 국회 본회의장과 로텐더 홀 점거농성이 계속되자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였다. 2009. 1. 5. 00:30경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유보 발표에 따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로텐더 홀 점거농성을 자진 해산하였으나 피고인을 포함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로텐더 홀 점거농성을 계속하였다.
1) 피고인은 2009. 1. 5. 09:00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국회 경위과장 공소외 2로부터 민주노동당이 본회의장 문에 함부로 부착한 ‘MB악법 저지’라고 적힌 현수막을 제거해 달라고 수회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성명불상의 국회 경위가 위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위 현수막을 떼어내자, 피고인을 포함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은 현수막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국회 경위들과 몸싸움을 하였다. 위 국회 경위가 현수막을 빼앗아 국회 방호원인 공소외 1에게 전달하고, 위 공소외 1이 현수막을 가지고 국회 본관 밖으로 나가자 피고인은 끝까지 따라가서 현수막을 빼앗기 위해 위 공소외 1의 웃옷을 잡고 흔들었다. 다시 피고인은 위 로텐더 홀로 돌아와서 “야, 이놈들아.”라고 고함을 치면서 위 공소외 2의 멱살을 잡고 수회 흔들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공소외 1과 공소외 2를 폭행하여 국회 방호원과 경위의 국회 질서유지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2) 피고인은 2009. 1. 5. 09:15경 위와 같이 국회 경위들이 현수막을 떼어낸 것에 대하여 국회사무총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사무총장실로 달려갔다. 피고인은 국회사무총장실 직원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국회사무총장실 부속실을 통해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피고인은 국회사무총장 집무실에서 박계동 사무총장에게 “뭐하는 짓이야.”라고 소리치고, 의자 옆에 있던 보조탁자를 힘껏 밀쳐 바닥에 쓰러뜨려 부수고, “이렇게 하면 다 되는 거야.”라고 소리쳤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대형 원형탁자를 양손으로 들어 올려 뒤엎으려고 하다가 뒤엎어지지 않자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고, “어디 이따위 식으로 하고 있어.”라고 소리치면서 탁자 위로 뛰어올라가 세게 발을 굴렀다. 결국 피고인은 위 박계동 점유의 방실인 국회사무총장실에 침입하고, 공용물건인 시가 약 50만 원 상당의 보조탁자를 부수어 손상하고, 위와 같이 국회사무총장 박계동을 폭행하여 그의 국회사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3) 피고인은 2009. 1. 5. 20:00경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새로운 현수막을 준비하여 본회의장 문에 부착하다가 국회 경위들에게 현수막을 다시 빼앗기자, 이를 항의하기 위하여 국회의장실로 달려갔다. 당시 국회의장실에서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3당 원내 교섭단체 대표 등이 쟁점 법안 및 민생 법안 처리 등 향후 의사일정 관련 회의를 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국회의장실 문 밖에서 “뭣들 하는 짓이냐, 무슨 교섭단체 회의야, 빨리 문 열어, 나와, 국회의원을 개 끌듯이 끌고 가는데 무슨 회의야.”라고 큰 소리를 치면서 약 1시간 동안 국회의장실 문을 여러 차례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폭행하여 국회의장과 원내 교섭단체 대표들의 의사일정 회의 등 입법활동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1) 공소외 1, 2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가) 국회사무총장은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발장을 통하여 국회의장이 국회법 제145조에 의하여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였고 그에 따라 국회 경위들에게 농성해제 및 현수막 철거를 지시하였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 국회의장은 미디어 관련 법안이 직권상정 되면 그 표결을 위한 본회의장을 확보하기 위하여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것으로 보이는 점, 국회의장은 국회 대변인을 통하여 질서유지권의 발동을 공표하였는데, 의원가택권 내지 국회청사관리규정에 의한 강제처분은 별도의 발표나 회의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인 점, 국회 경위과장인 공소외 2는 피고인 등에게 의원가택권 내지 국회청사관리규정에 의하여 현수막을 철거한다는 설명을 한 바 없는 점, 의원가택권 내지 국회청사관리규정이 현수막 철거의 근거라는 주장은 원심 공판 과정에서 비로소 처음 제기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현수막 철거는 의원가택권 내지 국회청사관리규정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국회법 제145조가 규정하고 있는 질서유지권에 의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바, 이 사건 당시 국회 본회의가 열린 적이 있거나 곧 열릴 것으로 예정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위 질서유지권 및 그에 기한 현수막 철거는 부적법한 직무집행이다.
나) 국회의장이 미디어 관련 법안 직권상정 보류 입장을 밝힌 상태라서 국회가 대치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있었던 점, 그에 따라 민주당은 농성을 자진 해산하였고, 민주노동당은 최고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여 해산 여부를 논의하기로 하였던 점, 민주노동당은 이라크 파병 반대 시위 등을 할 때에도 로텐더 홀에서 매주 월요일 08:00경 열리는 최고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적이 있는데, 이 사건 당시에도 당 대표인 피고인이 농성하고 있는 로텐더 홀에서 정례 최고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었고 국회 경위과장인 공소외 2 등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한 점, 위 공소외 2는 피고인 등 회의 참석자들과 현수막 철거 여부에 관하여 언쟁을 벌이던 중 갑자기 돗자리가 깔려 있는 회의 장소 중간에 신발을 신은 채 들어가 현수막을 철거한 점, 당시 곧바로 현수막이 철거되어야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이전에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여러 차례 국회 내부에 현수막을 부착한 적이 있었으나 강제 철거된 적은 없는 반면, 위 현수막 철거로 인하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회의 장소는 몸싸움 장소로 변해버리는 등 국회 내에서 보호되어야 할 정당활동이 방해된 점 등을 종합하면, 현수막 철거는 그 시기와 절차 및 방법에 있어서 현저히 비례성의 원칙을 벗어나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역시 부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 공소외 1, 2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잠시 멱살을 잡기는 하였으나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는 느껴지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의 행위는 공소외 2의 갑작스런 현수막 철거 직후 순간적으로 그에 항의하고 위 현수막을 되찾기 위한 것이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공소외 1, 2에 대한 위와 같은 행위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혼자 한 감정의 표현에 불과하거나 항의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고 어떠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
2) 방실침입의 점
피고인이 국회 경위들의 부적법한 직무수행에 항의하기 위하여 열린 문을 통하여 국회사무총장실에 들어간 것은 박계동의 묵시적 승낙에 의한 것이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공용물건손상의 점
피고인의 보조탁자 손상 행위는 항의의 의사표시라는 동일한 범의 아래 박계동에게 한 일련의 행위 중 하나로서 폭행 또는 협박의 한 수단이거나 그에 수반하는 행위에 불과하여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과 법조경합 관계에 있다. 그리고 피고인이 자신의 손가락이 골절된 것을 모르는 등 감정을 절제하지 못할 정도로 극도의 흥분 상태에 있었던 데다가 당시 취재기자가 동행하는 등 매우 어수선한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공용물건손상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4)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국회사무총장 비서실 직원이 매일 배달된 신문 중에서 사무총장의 업무와 관련된 기사를 스크랩하여 제공하여 왔고, 국회 활동의 대외 공표, 언론기관의 취재 및 보도에 관한 업무는 국회 대변인이 국회의장의 명을 받아 수행하고 있으므로, 박계동으로서는 그 직무와 관련하여 반드시 필요한 내용은 스크랩된 기사를 통하여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보이는바, 박계동은 피고인이 들어올 무렵 스크랩된 기사를 모두 본 다음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으므로, 당시 박계동이 직무집행 중이었다고 볼 수 없다.
5) 김형오 등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피고인이 국회의장실 근처에서 그 출입문을 손과 발로 때리고 소리를 지른 행위를 김형오 등의 직무집행을 방해할 만한 음향에 의한 폭행으로 평가할 수 없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공소외 1, 2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1) 현수막 철거가 적법한 직무집행인지 여부
가) 인정 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들 및 당직자들은 2008. 12. 30.부터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국회 본회의장 출입문 위에 ‘MB악법 저지’라고 적힌 현수막을 부착하고 그 앞 로텐더 홀에서 이미 농성을 하고 있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및 당직자들과 합세하여 농성을 시작하였다.
(2) 국회사무처는 2009. 1. 3.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및 민주노동당 측에게 ‘청사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점거하여 농성하는 행위나 허가를 받지 않고 청사에 현수막 등을 부착하는 행위는 모두 국회법, 국회청사관리규정 등 관련 법 규정을 위반한 행위이므로 즉시 농성 해제와 불법 부착물을 철거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현수막 등 불법 부착물의 철거를 요청하였다.
(3) 국회의장이 2009. 1. 4. 23:15경 미디어 관련 법안 등의 직권상정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민주당 측은 농성을 자진 해산하였으나, 이와 달리 민주노동당 측은 농성을 계속하였다.
(4) 그러자 국회의장은 국회사무총장에게 농성을 강제로 해산시키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국회사무총장은 2009. 1. 5. 03:15경 국회 경위과장 공소외 2로 하여금 국회의원들을 제외한 민주노동당 보좌관 등 당직자들을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여 강제퇴거 시켰다.
(5) 이 사건 당시인 2009. 1. 5. 오전까지도 피고인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최고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며 위 현수막을 부착한 채 농성을 계속하자 국회사무총장은 국회의장의 지시를 받아 경위과장 공소외 2에게 위 현수막의 철거를 명하였고, 이에 공소외 2는 구두로 여러 차례 피고인 등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에게 정중히 현수막의 철거를 요구하였으나 거부당하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현수막 철거를 시도하였다.
나) 판단
(1) 국회법 제10조는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회의장에게 국회의 질서유지에 관한 포괄적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행정규칙인 국회청사관리규정(국회규정 제632호) 제5조 제4호는 누구든지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청사에서 현수막을 부착 또는 사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정 제6조 제1항은 국회의장은 위 제5조 제4호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 당해 행위의 중지, 장해의 제거 및 퇴거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 국회법 제145조에 따른 질서유지권 발동과 국회청사관리규정 제6조에 의한 불법 부착물 철거 명령은 별개의 직무집행으로서 동시에 행하여져도 무방한 점, ㉯ 불법 부착물 철거라는 직무집행을 행함에 있어 법규상 유효요건으로서 그 근거 규정을 고지하는 등의 방식이나 절차가 요구된다고 보이지 않는 이상, 공소외 2가 현수막을 철거하면서 그 근거가 국회청사관리규정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 현수막 철거가 부적법하게 되지는 않는 점, ㉰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직무집행의 적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직무집행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기초로 법령을 해석하여 객관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국회사무총장이 고발장을 작성함에 있어 국회법 제145조에 의한 질서유지권이 위 현수막 철거의 법적 근거라고 명시하였다고 하여, 현수막 철거의 법적 근거를 국회법 제145조로만 한정할 수는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현수막 철거 행위는 국회법 제10조 및 국회청사관리규정 제6조 제1항, 제5조 제4호에 의한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할 것이고, 국회의장이 2008. 12. 30. 발동한 질서유지권이 국회법 제145조에 기한 것인지 여부나 당시 국회법 제145조에 의한 질서유지권 발동 요건이 갖추어진 상태였는지 여부는 위 현수막 철거 행위의 적법성을 판단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나아가 직무집행의 적법성이란 당해 직무집행의 주체·형식·절차에 관한 대내외적 성립요건이 갖추어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 실질적 내용의 정당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공소외 2 등이 현수막을 철거함에 있어 피고인 등에게 그 철거에 필요한 정도의 물리적 강제력을 넘어선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 이 사건에서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인이 소속된 민주노동당의 정당활동 보호 필요성과 불법 부착물 철거로 인하여 얻어지는 법익을 비교형량 하는 등의 방식으로 현수막 철거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를 심사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이고, 가사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 다른 정당들에 의하여 부착된 현수막이 강제로 철거된 사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민주노동당 측이 본회의장 출입문 위에 현수막을 부착한 행위가 적법하다거나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본회의장 출입문에 불법 현수막을 부착하고 그 앞에서 농성을 하면서 개최하는 최고위원회 회의 등의 정당활동 보호라는 법익과 불법 현수막 철거를 통한 국회 질서유지라는 법익을 비교형량 하였을 때 전자가 반드시 우위에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피고인은 당시 국회가 대치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현수막 철거를 시도할 급박한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국회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된 상태라면 굳이 본회의장 앞에서 불법 현수막 철거 요구를 수차례 거부한 채 최고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만한 급박한 필요도 없었다고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등을 고려하면, 현수막 철거가 현저히 비례의 원칙을 벗어나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3) 따라서 국회 경위들의 이 사건 현수막 철거 행위는 국회청사관리규정에 근거한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피고인이 공소외 1, 2를 폭행하였는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민주노동당 측과 국회 경위들 측이 철거된 현수막을 서로 빼앗기지 않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던 중 공소외 1이 누군가에 의해 반으로 잘려진 현수막을 가지고 국회 건물 밖으로 나가자, 피고인은 위 공소외 1을 따라 나가 몸의 중심을 잃게 할 정도로 그의 상의를 잡아당기다가, 다시 로텐더 홀로 돌아가 경위과장 공소외 2의 멱살을 잡고 수회 흔든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위 공소외 1, 2를 따라가 상의를 잡아당기거나 멱살을 잡고 흔드는 행위를 한 이상 위 공소외 2, 1을 각 폭행하여 그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위 행위가 소극적 저항행위 내지 감정의 표현이거나 위 공소외 1, 2가 개의치 않을 정도의 경미한 것으로서 직무집행을 방해할 만한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원심이 국회 경위들의 이 사건 현수막 철거 행위가 부적법한 공무집행이거나 피고인의 공소외 1, 2 등에 대한 위와 같은 행위가 폭행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다.
나. 방실침입의 점
일반적으로 출입이 허용되는 곳이거나 평소 자유롭게 출입하던 곳이라도 절도·강도·폭행 등과 같이 범죄를 행할 목적으로 주거에 들어가거나 위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거에 들어갔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 할 것이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국회 사무총장실은 국회 사무에 관한 협의 등을 위해 국회의원의 출입이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공간이고 국회의원이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경우 거절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점, ② 사무총장실의 문과 그 부속실의 문은 항상 열려져 있으며, 이 사건 당시에도 열려져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이 부속실을 통해 사무총장실로 들어갈 때 국회 경위들이나 사무총장실 직원들이 피고인을 전혀 제지하지 아니한 점, ④ 피고인은 현수막 철거를 두고 국회 경위들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현수막을 모두 철거당하자 사무총장실로 향하였고, 당시 많은 취재기자들이 사진을 촬영하면서 피고인을 따라 가는 등 피고인의 행동이 공개된 상태에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현수막 철거에 관하여 박계동에게 항의하기 위해 사무총장실에 들어갔다가 흥분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보조탁자를 밀어 넘어뜨리는 등의 다소 과격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고, 처음부터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범죄행위를 할 목적으로 사무총장실에 침입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박계동의 묵시적·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사무총장실에 침입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다. 공용물건손상의 점
공용물건손상죄의 법정형(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형(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보다 더 무거운 점 및 위 양 죄의 보호법익 등에 비추어 보면 공용물건손상죄의 불법 내용이 공무집행방해죄의 불법 내용보다 더 경미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용물건손상 행위가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일반적·전형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보조탁자 손상 행위가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하여 이른바 수반행위로 인한 흡수관계로서의 법조경합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국회사무총장실에 들어가자마자 그곳에 있던 보조탁자를 두 손으로 밀어 넘어뜨린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 위 보조탁자를 손상한다는 인식을 가졌거나 적어도 손상될 것을 예상하고 이를 감수한 채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당시 자신의 손가락이 골절된 것도 모를 정도로 극도의 흥분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용물건손상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다.
라.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박계동은 2009. 1. 5. 08:30경 출근하여 경위과장 공소외 2에게 현수막 철거를 지시하고 비서실 직원이 스크랩하여 책상에 놓은 신문기사를 모두 본 다음 피고인이 국회사무총장실에 들어올 무렵에는 사무실 소파 중앙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① 비서실 직원이 스크랩하여 놓은 신문기사를 읽는 것 이외에 직접 신문을 찾아보며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국회의 행정사무를 총괄하는 국회사무총장의 직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 점(특히 이 사건 당시와 같이 국회 내에서의 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② 공무원이 직무집행을 하다가 일시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경우나 직무집행 착수 이전의 준비 단계에 있는 경우에도 위 공무원을 공무집행방해죄에서 말하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박계동이 근무시간 중에 소파에 앉아 개인적으로 신문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자신의 직무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사무총장실에서 보조탁자를 쓰러뜨리고 대형 원형탁자 위에 뛰어 올라가 발을 구르는 등의 행위를 할 당시 국회사무총장 박계동이 직무집행 중이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국회사무총장 박계동이 당시 직무집행 중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다.
마. 김형오 등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이라 함은 공무원에 대하여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유형력을 행사하는 행위도 포함하는 것이고, 음향으로 상대방의 청각기관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여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도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도5716 판결 참조).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국회의장실은 의장집무실(302호), 의장비서실(303호), 정무비서실(304호)로 이루어져 있고 국회의장실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7개이며, 그 출입문은 두께 4.5cm가량의 목재 문인 점, ② 의장집무실 중 탁자가 놓인 자리와 가장 가까운 출입문까지의 거리는 약 3m 정도인 점, ③ 피고인은 국회의장실 앞에서 5~10분 간격으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소리를 지르고 위 출입문들을 번갈아가며 손으로 때리고 발로 찬 점, ④ 위와 같이 간헐적으로 두꺼운 목재 문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그 문을 때린 행위로 인하여 의장집무실 내 탁자에 앉아 있던 국회의장 등의 공무원들에게 다소간의 소음이 발생하는 것에 더 나아가 그들의 청각기관을 자극하여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당시 회의에 참석하였던 원심 증인 공소외 3도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⑤ 간접적으로 물건에 대하여 유형력이 행사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에 포함될 수 있기는 하나, 국회의장 등이 앉아 있던 탁자로부터 3m 이상 떨어져 있고 시정되어 있는 두꺼운 목재 문을 손과 발을 이용해서 때리거나 차는 행위가 국회의장 등의 신체에 대한 적극적 공격으로서 그 직무수행의사에 어떠한 외부적 영향을 미치고 그 행동의 자유를 저해하여 직무의 적정한 집행을 방해할 만한 성질의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김형오 등의 직무집행을 방해할 만한 정도의 음향을 발생시키거나 간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공소외 1, 2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공용물건손상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며, 검사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2008. 12.말경부터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 및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등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을 점거하여 농성하였고, 국회의장은 2008. 12. 30. 위와 같은 국회 본회의장과 로텐더 홀 점거농성이 계속되자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였다. 2009. 1. 5. 00:30경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유보 발표에 따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로텐더 홀 점거농성을 자진 해산하였으나 피고인을 포함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로텐더 홀 점거농성을 계속하였다.
1. 피고인은 2009. 1. 5. 09:00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국회 경위과장 공소외 2로부터 민주노동당이 본회의장 문에 함부로 부착한 ‘MB악법 저지’라고 적힌 현수막을 제거해 달라고 수회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성명불상의 국회 경위가 위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위 현수막을 떼어내자, 피고인을 포함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은 현수막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국회 경위들과 몸싸움을 하였다. 위 국회 경위가 현수막을 빼앗아 국회 방호원인 공소외 1에게 전달하고, 위 공소외 1이 현수막을 가지고 국회 본관 밖으로 나가자 피고인은 끝까지 따라가서 현수막을 빼앗기 위해 위 공소외 1의 웃옷을 잡고 흔들었다. 다시 피고인은 위 로텐더 홀로 돌아와서 “야 이놈들아.”라고 고함을 치면서 위 공소외 2의 멱살을 잡고 수회 흔들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공소외 1과 공소외 2를 폭행하여 국회 방호원과 경위의 국회 질서유지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2. 피고인은 2009. 1. 5. 09:15경 위와 같이 국회 경위들이 현수막을 떼어낸 것에 대하여 국회사무총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사무총장실로 달려가 국회사무총장실 부속실을 통해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피고인은 국회사무총장 집무실에서 박계동 사무총장에게 “뭐하는 짓이야.”라고 소리치고, 의자 옆에 있던 보조탁자를 힘껏 밀쳐 바닥에 쓰러뜨려 부수고, “이렇게 하면 다 되는 거야.”라고 소리쳤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대형 원형탁자를 양손으로 들어 올려 뒤엎으려고 하다가 뒤엎어지지 않자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고, “어디 이따위 식으로 하고 있어.”라고 소리치면서 탁자 위로 뛰어올라가 세게 발을 굴렀다. 결국 피고인은 공용물건인 시가 약 50만 원 상당의 보조탁자를 부수어 손상하고, 위와 같이 국회사무총장 박계동을 폭행하여 그의 국회사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1. 당심 증인 공소외 4, 박계동의 각 법정 진술
1. 원심 증인 공소외 2, 1, 4, 5의 각 법정 진술
1. 박계동, 공소외 4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2, 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1의 진술서
1. 각 수사보고
1. 각 사진 및 동영상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변호인은 공소외 1, 2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행위는 정당의 최고위원회 회의를 침탈하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대항한 것으로서 정당방위 또는 업무상 내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고, 박계동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행위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현수막 철거 행위가 적법한 이상 위 정당방위 주장은 이유 없고, 위에서 나온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이 행사한 폭행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항의의 정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이는 점, 국회의장 및 사무총장의 조치가 부적절하다고 생각되었다면 국회의원이고 정당의 대표였던 피고인으로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충분히 항의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었던 점, 당시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국민여론 등을 고려할 때 국회질서를 회복하여 국회운영을 정상화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이 소수당이 다수당의 독선을 견제하기 위해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정당의 대표로서 소수당에 대한 부적절한 처우에 항의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무집행방해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당행위 주장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136조 제1항(공무집행방해의 점), 형법 제141조 제1항(공용물건손상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1.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이유】
이 사건 범행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대화와 토론을 통하여 입법활동 등의 의정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국회의원이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 문에 불법으로 현수막을 부착하고 그 앞에서 장기간 농성하다가 위 현수막이 강제로 철거되자,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않은 채 극도로 흥분하여 국회 경위 등 및 국회사무총장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공용물건을 손상한 것으로서 그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피고인은 시종 일관 자신의 행위는 정당한 의정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면서 반성하고 있지 아니한 점, 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국회의원들이 소속 정당의 정책 관철을 위해서라면 집단적인 물리력 행사까지 불사하는 행태를 취해 왔던 부끄러운 우리 의정 역사에 일부 기인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이는 점, 피고인은 일시적으로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흥분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그 후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사과하고 농민 등 소수자를 위한 의정활동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그리 중하지는 아니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정환경,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대준(재판장) 구태회 송주희 | 형법 제20조, 제136조 제1항, 제141조 제1항, 제260조, 제319조 제1항, 국회법 제10조, 제145조, 국회청사관리규정 제5조 제4호, 제6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한상철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9. 12. 9. 선고 2009노118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코스닥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으로 공소외인에게 판시 주식의 시세가 타인의 시장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에 그 내용에 대한 전파가능성을 용인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시세조종 유포행위의 범의, 전파가능성의 인식 및 용인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제2항 제2호(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6조 제2항 제2호 참조), 제207조의2 제1항 제2호(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 제1항 제5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재상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0. 4. 29. 선고 2010노52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는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이거나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보호관찰명령 특별준수사항의 법령 위반 주장에 대하여
형법 제62조의2 제1항은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거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32조 제2항은 보호관찰 대상자가 일반적으로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제1호부터 제4호까지 규정한데 이어, 같은 조 제3항은 법원 및 심사위원회는 판결의 선고 또는 결정의 고지를 함에 있어서 위 일반준수사항 외에 범죄의 내용과 종류 및 본인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면 보호관찰기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야간 등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특정 시간대의 외출 제한’( 제1호),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특정 지역·장소의 출입 금지’( 제2호), ‘피해자 등 재범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는 특정인에 대한 접근 금지’( 제3호) 등 같은 항 제1호부터 제9호까지 정한 사항과 ‘그 밖에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 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제10호)을 특별준수사항으로 따로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19조는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과할 수 있는 특별준수사항으로 ‘범죄와 관련이 있는 특정 업무에 관여하지 않을 것’( 제3호), ‘그 밖에 보호관찰 대상자의 생활상태, 심신의 상태, 범죄 또는 비행의 동기, 거주지의 환경 등으로 보아 보호관찰 대상자가 준수할 수 있고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개선·자립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되는 구체적인 사항’( 제8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62조의2 제1항에서 말하는 보호관찰은 형벌이 아닌 보안처분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과거의 불법에 대한 책임에 기초하고 있는 제재가 아니라 장래의 위험성으로부터 행위자를 보호하고 사회를 방위하기 위한 합목적적인 조치이다 ( 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도703 판결). 보호관찰은 위와 같은 형사정책적 견지에서 때로는 본래 개인의 자유에 맡겨진 영역이거나 또는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법상 금지된 행위가 아니더라도 보호관찰 대상자의 특성, 그가 저지른 범죄의 내용과 종류 등을 구체적·개별적으로 고려하여 일정기간 동안 보호관찰 대상자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의 준수사항을 부과함으로써 대상자의 교화·개선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재범을 방지하려는 데에 그 제도적 의의가 있다.
법치주의와 기본권 보장의 원칙 아래에서 보호관찰 역시 자의적·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보호관찰은 필요하고도 적절한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실시되어야 하므로( 법 제4조 참조), 대상자가 준수할 수 있고 그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부과되어야 한다( 시행령 제19조 제8호 참조) .
원심은, 버스회사 노동조합 지부장인 피고인이 운전기사 신규 채용 내지 정년 도과 후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취업, 정년 후 계속 근로를 원하는 운전기사들로부터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아 이익을 취득한 행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 뒤,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함과 동시에 집행유예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면서 “보호관찰기간 중 노조지부장 선거에 후보로 출마하거나 피고인을 지지하는 다른 조합원의 출마를 후원하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의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버스회사에서는 운전기사 신규 채용시 노동조합 지부장의 추천이 있을 경우 대체로 추천을 받은 사람이 채용되었고, 이력서 등 채용에 필요한 서류도 노동조합에 제출하고 노동조합을 통하여 회사에 전달되곤 하였던 점, 회사는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정년에 도달한 운전기사들 중 누구와 촉탁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였고, 그 과정에서도 지부장의 추천이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짓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였던 점,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은 노동조합 지부장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취업 내지 정년 도달 후 계속근로를 원하는 운전기사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아 이익을 취득한 점, 피고인은 1992년 9월경 임기 3년직의 노동조합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래 여섯 차례 연임되어 18년 동안 지부장으로 일해 왔고, 그 결과 이 사건 버스회사의 노사관계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온 점, 피고인은 원심 공판이 진행되던 중 지부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신을 했음을 통감하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지부장직을 사퇴하였다며 자발적으로 원심법원에 사퇴서를 제출하기도 한 점 등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내용, 피고인의 지위, 업무 환경, 생활상태, 기타 개별적·구체적 특성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고 개선·자립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보호관찰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위와 같은 내용의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에서 다투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위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헌법·법률 위반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 [1] 형법 제62조의2 제1항,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2조,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 / [2] 근로기준법 제9조, 제107조, 형법 제62조 제1항, 제62조의2 제1항,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2조,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 | 형사 |
【피 고 인】
호남석유화학 주식회사외 3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A외 7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8. 5. 16. 선고 2008노73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서 법규정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유추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하게 되고, 이러한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은 모든 형벌법규의 구성요건과 가벌성에 관한 규정에 준용되는데, 위법성 및 책임의 조각사유나 소추조건 또는 처벌조각사유인 형면제 사유에 관하여도 그 범위를 제한적으로 유추적용하게 되면 행위자의 가벌성의 범위는 확대되어 행위자에게 불리하게 되는바, 이는 가능한 문언의 의미를 넘어 범죄구성요건을 유추적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인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1997. 3. 20. 선고 96도116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71조 제1항은 ‘ 법 제66조 제1항 제9호 소정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소추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반면에 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법 위반행위자 중 일부에 대하여만 고발을 한 경우에 그 고발의 효력이 나머지 법 위반행위자에게도 미치는지 여부 즉, 고발의 주관적 불가분원칙의 적용 여부에 관하여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형사소송법도 제233조에서 친고죄에 관한 고소의 주관적 불가분원칙을 규정하고 있을 뿐 고발에 대하여 그 주관적 불가분의 원칙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또한 형사소송법 제233조를 준용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
이와 같이 명문의 근거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소추요건이라는 성질상의 공통점 외에 그 고소·고발의 주체와 제도적 취지 등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친고죄에 관한 고소의 주관적 불가분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233조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도 유추적용된다고 해석한다면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없는 행위자에 대해서까지 형사처벌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으로서, 결국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형벌법규의 문언을 유추해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권 행사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나, 부당공동행위에 관한 가담 정도가 중한 자가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인 관계로 형사고발이 면제됨으로써 그 가담 정도가 경한 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 원칙’ 및 입법자의 입법형성에 관한 재량권이 존중되어야 하는데다가 법이 검찰총장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고발요청권을 명시하고 있는 등( 제71조 제3항) 전속고발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와 달리 보기는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대상에서 제외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소추요건의 결여로 그 공소의 제기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고소의 주관적 불가분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 [2]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66조 제1항 제9호, 제71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33조 / [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1호, 제3호, 제66조 제1항 제9호, 제71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33조,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명운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0. 1. 6. 선고 2009노241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장흥군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에 관한 조례 제8조(보조사업의 결정) 제1항은 보조사업은 “사회단체보조금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자치단체별 상한액 범위 내에서 사회단체의 사업실적, 사업계획, 단체의 특성 및 관계 법령·조례의 지원 근거취지 등을 감안하여 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조(보조금 교부신청 등) 제1항은 “사회단체의 장은 제8조의 규정에 의거 확정된 보조사업에 한해 시행시기에 맞추어 [별지 제3호] 서식에 의거 군수에게 보조금 지원교부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0조(보조금의 목적외 사용의 금지) 제1항은 “사회단체의 장은 제8조 및 제9조의 규정에 의하여 교부된 보조금을 교부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3조(별도계정의 설정 등)는 “보조금을 교부받은 사회단체의 장은 그 보조금에 대하여 별도의 계정을 설정하고 수입 및 지출을 명백히 구분하여 계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장흥군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에 관한 조례 제14조(준용)는 “이 조례에 규정한 사항 이외의 것은「장흥군 보조금 관리 조례」및「장흥군 재무회계 규칙」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장흥군 보조금 관리 조례 제11조(용도외 사용금지)는 “보조사업자는 법령, 보조금 교부결정의 내용 및 조건과 법령에 의한 군수의 처분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성실히 보조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그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제12조(보조사업의 내용변경 등)는 “보조사업자는 사정의 변경으로 보조사업의 내용 또는 보조사업에 소요되는 경비의 배분을 변경하거나 보조사업을 인계, 중단 또는 폐지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군수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장흥군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장흥군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에 관한 조례상의 보조금은 그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으로 봄이 상당하고, 위와 같은 보조금을 집행할 직책에 있는 자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경비부족을 메우기 위하여 보조금을 전용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보조금의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이상 불법영득의 의사를 부인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366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도5636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됨을 전제로 이 부분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을 업무상횡령죄로 의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상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차병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0. 6. 4. 선고 (전주)2010노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및 위증교사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공소외 1에 대한 보복범죄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 협박 및 보복범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소외 2에 대한 보복범죄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자신을 협박하였다는 공소외 2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공소외 2를 협박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경험칙 및 논리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 위증교사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증인의 증언은 그 전부를 일체로 관찰·판단하는 것이므로 선서한 증인이 일단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더라도 그 신문이 끝나기 전에 그 진술을 철회·시정한 경우 위증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8도1053 판결 등 참조), 증인이 1회 또는 수회의 기일에 걸쳐 이루어진 1개의 증인신문절차에서 허위의 진술을 하고 그 진술이 철회·시정된 바 없이 그대로 증인신문절차가 종료된 경우 그로써 위증죄는 기수에 달하고, 그 후 별도의 증인 신청 및 채택 절차를 거쳐 그 증인이 다시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종전 신문절차에서의 진술을 철회·시정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형법 제153조가 정한 형의 감면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 뿐, 이미 종결한 종전 증인신문절차에서 행한 위증죄의 성립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법리는 증인이 별도의 증인신문절차에서 새로이 선서를 한 경우뿐만 아니라 종전 증인신문절차에서 한 선서의 효력이 유지됨을 고지받고 진술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으로부터 위증의 교사를 받은 공소외 3이 2009. 10. 12.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09고합53 등 사건(이하 ‘관련사건'이라고 한다)의 제9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허위의 진술을 하고 그와 같은 허위 진술이 철회·시정된 바 없이 공소외 3에 대한 증인신문절차가 같은 날 그대로 종료된 사실, 그 후 증인으로 다시 신청·채택된 공소외 3이 2009. 12. 16. 관련사건의 제21회 공판기일에 다시 출석하여 재판장으로부터 종전 선서의 효력이 유지됨을 고지받고 증언을 하면서 종전 기일에 한 공소사실 기재 진술이 허위 진술임을 시인하고 이를 철회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공소외 3이 관련사건 제9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허위의 진술을 하고 그 신문절차가 그대로 종료됨으로써 공소외 3의 위증죄는 이미 기수에 이른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후 공소외 3이 다시 증인으로 신청·채택되어 제2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종전 신문절차에서 한 허위 진술을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위증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공소외 3이 증인으로 선서한 후 일단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가 관련사건의 재판절차가 끝나기 전에 이를 철회·시정한 이상 공소외 3에 대해서는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고, 정범인 공소외 3에 대하여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 교사범인 피고인에 대한 위증교사죄 역시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증교사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데에는, 위증죄의 기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위증교사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위 파기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위증교사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형법 제152조, 제153조 / [2] 형법 제31조 제1항, 제15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백상 담당변호사 이경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0. 22. 선고 2009노3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나)목이 규정하고 있는 부정경쟁행위는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표장 기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이와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 대법원 1999. 4. 23. 선고 97도32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여기서 영업표지를 사용하는 방법 및 형태 등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인터넷 웹페이지상의 팝업광고 행위가 팝업창 자체의 출처표시 유무, 웹페이지 내에서의 팝업창의 형태 및 구성, 웹페이지의 운영목적과 내용, 팝업창의 출현 과정과 방식 등에 비추어 웹페이지상에 표시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표지를 그 팝업광고의 출처표시로 사용한 것으로 인식되고 이로써 팝업광고의 영업 활동이 타인의 광고영업 활동인 것처럼 혼동하게 하는 경우에는 위 법조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는 2006. 8.경부터 2007. 7.경까지 사이에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그 도메인 이름이 ‘www.naver.com’이고, 이하 ‘네이버’라 한다)를 운영하면서 네이버에 배너광고를 게재하거나 우선순위 검색결과 도출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 등으로 광고영업을 해 오고 있었던 사실, 네이버 홈페이지의 상단 등에는 네이버의 명칭을 녹색의 영문 대문자로 구성한 “ ” 표장과 함께 네이버를 상징하는 모자 로고 “ ”가 나타나 있는데, 위와 같은 표장과 로고(이하 ‘이 사건 영업표지’라 한다)는 수차례에 걸친 디자인 변경에도 불구하고 1999년경부터 네이버의 홈페이지 등에 그대로 유지되어 왔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영업표지는 위 기간 사이에 네이버를 통한 피해자 회사의 광고영업을 표시하는 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고 할 것이다.
(2) 또한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업링크솔루션”이라는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 한다)을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배포하여 그 설치에 동의한 이용자들의 컴퓨터에 설치되도록 한 사실, 이 사건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로 네이버에 접속할 경우 네이버 화면에 피해자 회사의 광고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회사의 배너광고를 같은 크기의 피고인들의 배너광고로 대체하는 방식(이른바 ‘대체광고 방식’), 화면의 여백에 피고인들의 배너광고를 노출시키는 방식(이른바 ‘여백광고 방식’),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색결과 화면의 최상단에 위치한 검색창과 피해자 회사의 키워드광고 사이에 피고인들의 키워드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이른바 ‘키워드삽입광고 방식’)에 의하여 피고인들의 광고가 대체 혹은 삽입된 형태로 나타나는 사실, 피고인들의 위 광고는 그 둘레에 별도의 테두리가 없는 이른바 레이어 팝업(Layer Pop-up)의 형태로 나타나고, 이 사건 프로그램이 위와 같이 동작하는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광고 자체에는 그 출처가 전혀 표시되지 아니하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 화면상에 그들이 제공하는 광고를 이 사건 영업표지가 표시되어 있는 네이버 화면의 일부로 끼워 넣어 그 화면에 흡착되고 일체화된 형태로 나타나도록 함으로써 네이버 화면에 있는 이 사건 영업표지의 식별력에 기대어 이를 피고인들 광고의 출처를 표시하는 영업표지로 사용하였다 할 것이고, 이로써 피고인들의 광고가 마치 피해자 회사에 의해 제공된 것처럼 오인하게 하여 피해자 회사의 광고영업 활동과 혼동을 하게 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네이버 화면에 원래의 광고가 나타난 다음 약간의 시간 간격을 두고 피고인들의 광고가 나타난 점, 대체광고와 여백광고의 한쪽 모서리에 작은 ‘×’ 모양의 닫기 버튼을 두어 이용자가 이를 클릭하면 해당 광고가 화면에서 사라지면서 네이버의 원래 광고가 보이도록 한 점을 알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피해자 회사의 광고영업 활동과의 혼동이 방지되지 않는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광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 화면에만 나타남을 알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광고가 반드시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자한테만 노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광고는 네이버 화면에 흡착되고 일체화된 형태로 나타난 이상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 당사자도 피고인들의 광고를 피해자 회사가 제공한 광고와 구분하여 인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회사의 광고영업 활동과의 혼동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광고행위는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이 규정하고 있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광고를 하면서 이 사건 영업표지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광고행위가 위 법조항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형법 제314조 제2항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기타 방법’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하는 가해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나,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가해행위의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2도63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판시 각 사실을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은 피해자 회사의 네이버 포털사이트 서버가 이용자의 컴퓨터에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 인터넷 홈페이지의 하이퍼텍스트 문서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기본 언어) 파일 등 네이버 홈페이지의 정보를 전송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다만 이용자의 동의에 따라 이 사건 프로그램이 설치된 해당 이용자의 컴퓨터 화면에서만 네이버 화면이 전송받은 원래 모습과는 달리 피고인들의 광고가 대체 혹은 삽입된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것만으로는 정보처리장치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어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게 하였다고 볼 수 없어 형법 제314조 제2항에 의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로 의율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1에 대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보처리 장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하고, 한편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법은 없으나 위와 같이 파기되는 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이상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나)목 / [2]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나)목, 제18조 제3항 제1호 / [3] 형법 제314조 제2항 / [4] 형법 제314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외 1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화우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6. 3. 선고 2008노272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 1이 피고인 2, 3에게 판시와 같은 청탁을 한 사실만을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묵시적 청탁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배임수증재죄에 있어서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과 이와 관련되어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2. 4. 9. 선고 99도216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의 피고인 2, 3에 대한 청탁은 그 구체적 내용, 피고인 2, 3이 내부 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해 준 점, 금품의 교부일시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청탁에 관한 피고인들의 배임수증재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배임수증재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청탁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1, 4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의 피고인 4에 대한 청탁은 그 구체적 내용, 피고인 4에게 현금으로 6,700만 원에 이르는 거액이 교부된 점, 피고인 4에게는 집행관 사무원으로서 높은 직무청렴성이 요구되는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청탁에 관한 피고인들의 배임수증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배임수증재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청탁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검사와 피고인 1, 4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법 제357조 / [2] 형법 제357조 / [3] 형법 제35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양헌 담당변호사 홍기종
【원심판결】
인천지법 2009. 4. 24. 선고 2008노329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폐기물관리법 제67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은 법인의 대표자가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3조부터 제66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할 뿐만 아니라 그 법인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하여 법인의 대표자가 그 업무와 관련하여 위반행위를 저지른 경우 그 법인에 대하여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에서 위와 같이 양벌규정을 따로 둔 취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는 위반행위는 통상 개인적인 차원보다는 법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반복적·계속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법인의 대표자가 그 업무와 관련하여 위반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는 그 법인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위와 같은 위반행위 발생을 방지하고 위 조항의 규범력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또한, 법인은 기관을 통하여 행위하므로 법인이 대표자를 선임한 이상 그의 행위로 인한 법률효과는 법인에게 귀속되어야 하고, 법인 대표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바, 법인 대표자의 법규위반행위에 대한 법인의 책임은 법인 자신의 법규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법인의 직접책임으로서, 대표자의 고의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고의에 의한 책임을, 대표자의 과실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과실에 의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2010. 7. 29. 선고 2009헌가2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은 대표자의 책임을 요건으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므로 위 양벌규정에 근거한 형사처벌이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지적하고 있는 헌법재판소 결정은 이 사건과 같이 법인의 대표자가 행위자인 경우가 아니라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행위자인 경우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 부적절하다.
2.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 1이 이 사건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사용하였고, 오염물질 자동측정기기를 부착하지 않은 채 조업한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폐기물관리법(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제1항 / [2] 폐기물관리법(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헌법 제10조, 제12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영진외 7인
【배상신청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0. 4. 30. 선고 (전주)2009노177, 2009노211, 2010노46 판결, 2010초기2 배상명령신청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 2, 3, 4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배임죄는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이나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요건으로 하므로 그러한 손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또한 법인의 대표자 또는 피용자가 그 법인 명의로 한 채무부담행위가 관련 법령에 위배되어 법률상 효력이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법인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행위로 인하여 법인이 민법상 사용자책임 또는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표자 또는 피용자의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771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4120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585 판결 등 참조). 한편 상호저축은행이 채무를 보증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구 상호저축은행법(2010. 3. 22. 법률 제101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제4호는 효력규정으로서 이에 위배하는 상호저축은행 대표이사 등의 행위는 무효이므로 (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다2199 판결 등 참조), 그로 인하여 상호저축은행이 민법상 사용자책임 또는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임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원심은, 그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저축은행의 대표이사이던 피고인 1 등이 그 임무 또는 업무에 위배하여 발행한 이 사건 지급보증서들이 이 사건 저축은행의 외부에 교부되었는지, 교부된 지급보증서가 어떤 경로를 거쳐 현재 누가 소지하고 있는지, 채무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이 지급보증처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얼마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지 또는 위 지급보증서로 인하여 얼마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는지, 지급보증처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이 지급보증서를 교부받으면서 저축은행의 관계자 등에게 문의를 한 바 있는지 내지 문의를 하였다면 어떤 관계자 등에게 하였고 문의를 한 내용이 어떤 것인지 등에 관한 증명이 없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지급보증서에 의한 보증채무의 부담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의 발생뿐만 아니라 민법 제35조 제1항 또는 제756조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의 부담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의 발생도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논리와 경험법칙에 반하는 사실인정 혹은 배임죄에 있어 재산상 손해 발생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11, 12, 8, 10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 법관의 전권에 속하는 사실인정을 탓하는 취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 판단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논리와 경험법칙에 반하는 사실인정이나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저축은행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피고인 2 등이 차명으로 대출을 받은 다음 그 대출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않음으로써 저축은행에 재산상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대출을 강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논리와 경험법칙에 반하는 사실인정 혹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저축은행이 발행하는 지급보증서가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 보증서의 발행 수수료 명목으로 금전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사실심 법관의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그 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이용하여 위 지급보증서의 효력에 관한 기망행위를 하여 피해자의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물품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과 논리적으로 모순·저촉되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기록에 나타나는 모든 양형요소를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였거나 상고이유서에 그에 관한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의 설시가 없어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와 대조하여 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그 판시와 같은 형을 선고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혹은 중대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거나 그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4. 피고인 1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구 부정수표 단속법(2010. 3. 24. 법률 제101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항 위반의 죄는 예금부족 등으로 인하여 제시일에 지급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결과발생을 예견하고 발행인이 수표를 발행할 때에 성립하고, 그 예견은 미필적이라 하더라도 영향이 없으며, 기타 지급제시를 하지 않는다는 특약이나 수표를 발행하게 된 경위 또는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경위 등에 대내적 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부정수표발행의 죄책을 면할 수 없고, 다만 발행인이 그와 같은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아니하였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어 수표가 지급제시되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었고 그와 같은 믿음이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부정수표발행의 죄책을 면할 수 있을 뿐이다 ( 대법원 1969. 4. 29. 선고 69도271 판결, 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7도523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수표의 사용처 등에 관한 피고인 2의 말에 속아 수표를 발행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이 사건 수표 발행에 있어 공범관계에 있는 피고인과 피고인 2 사이의 수표발행 경위 등에 관한 대내적 사유에 불과하여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부정수표발행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피고인 5, 6, 7의 각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양형부당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 판단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배임의 고의, 재산상 손해의 발생,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요건, 편취의사의 인정 등에 관한 법리오해 혹은 논리와 경험법칙에 반하는 사실인정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6. 피고인 9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 말하는 ‘알선'이란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어떤 사람과 그 상대방 사이에 서서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그 알선행위가 정당한 직무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도 이에 포함되며, 위와 같은 알선의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였다면 실제로 어떤 알선행위를 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위 죄는 성립한다. 한편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당해 알선의 내용, 알선자와 이익 제공자 사이의 친분관계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전체적, 포괄적으로 대가관계가 있으면 족하고, 나아가 알선자가 수수한 금품에 그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의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8117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도706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가 피고인에게 부동산의 소개를 부탁한 동기 및 경위, 피고인의 공범인 피고인 8이 부동산을 소개하면서 행한 역할 내지 수고의 정도, 피고인이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하여 행한 알선의 내용, 피고인과 피고인 8이 피고인 2로부터 지급받은 금품의 규모, 위 금품의 지급을 약속한 시기와 그 금품이 실제 지급된 시기 및 장소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고인 8과 공모하여 금융기관 직원의 업무에 속한 사항인 대출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피고인 2로부터 이 사건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 및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부동산중개수수료와 금융알선대가의 구분기준에 관한 법리오해 혹은 논리와 경험법칙에 반하는 사실인정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7.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민법 제35조 제1항, 제756조 / [2] 구 상호저축은행법(2010. 3. 22. 법률 제101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제4호(현행 제18조의2 제3호 참조),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3] 구 부정수표 단속법(2010. 3. 24. 법률 제101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2항 / [4]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08. 11. 28. 선고 2008노11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소정의 재심사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라 함은 원판결의 이유 중에서 증거로 채택되어 죄로 되는 사실(범죄사실)을 인정하는 데 인용된 증언을 뜻하므로( 대법원 1987. 4. 23.자 87모11 결정 참조), 원판결의 이유에서 증거로 인용된 증언이 ‘죄로 되는 사실’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라면 위 법조 소정의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에 해당하고, 그 증언이 나중에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이상 그 허위증언 부분을 제외하고서도 다른 증거에 의하여 그 ‘죄로 되는 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것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7. 1. 16.자 95모38 결정 참조).
2. 원심은,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면서 그 판단의 근거로 앞부분에 ‘당심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을 기재하였고(원심 판결문 제4쪽), 판단 끝부분에 ‘아래에서 설시하는 각 증거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는데(제5쪽), 위 각 증거들에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도 포함되고, 원심이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을 파기한 후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하면서 ‘증거의 요지’란에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을 기재하였다.
3. 그런데 상고이유보충서에 첨부된 약식명령등본 등의 기재에 의하면, 원심 증인 공소외 1이 『사실은 피고인과 공소외 2, 3 등이 싸우는 장면을 보지 못했으면서도, 공소외 2 등의 부탁으로 ‘피고인이 공소외 2의 멱살을 잡아 흔들었고, 공소외 3이 공소외 2를 끌고 가 공소외 2와 떨어지게 되었는데 피고인이 갑자기 공소외 2에게 달려와서 가슴을 세게 밀었으며, 그로 인하여 공소외 2는 뒷걸음질 치다가 하수구 쪽으로 넘어진 현장을 목격하였다.’고 위증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5. 4.자 2009고약8070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법리 및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은 원심판결의 이유 중에서 증거로 채택되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데 인용되었을 뿐 아니라, 그 법정진술 중 앞서 본 목격진술 부분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 분명하므로, 위 목격진술 부분이 확정된 약식명령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이상,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 소정의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상고이유가 있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로 볼 수 있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형사소송법 제384조는 재심청구 사유가 있는 경우 상고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때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재심청구의 사유가 비록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유가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속함은 마찬가지이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 [2]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 [3] 형법 제152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제383조 제3호, 제38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0. 4. 27. 선고 2009노286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공갈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갈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공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 제1호, 제4조 제1항은, 1천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는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하여 행정안전부장관 또는 등록청(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한편 법 제2조 제1항 (가)목은 ‘법인, 정당, 사회단체, 종친회, 친목단체 등이 정관, 규약 또는 회칙 등에 따라 소속원으로부터 가입금, 일시금, 회비 또는 그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모은 금품’의 경우 법의 적용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환경보전시민연대의 대표자로서 그 회원들로부터 모은 금원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납부한 회비 또는 후원금에 해당하므로 법의 적용 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다음, 피고인이 환경보전시민연대의 회원들로부터 모은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집 금원만을 기부금품으로 보고 그 총액을 계산할 경우, 피고인이 모집한 기부금품은 2006년도에는 900만 원, 2007년도에는 320만 원, 2008년도에는 417만 원에 불과하여 모두 1천만 원에 이르지 않아 법의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앞서 본 법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기부금품의 모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한편, 법 제4조 제1항 제2호는, 1천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가 관할관청에 등록할 때 작성하여야 하는 모집·사용계획서에 기재할 모집계획의 내용에 관하여, 같은 항 제2호에서 “모집목적, 모집금품의 종류 및 모집목표액, 모집지역, 모집방법, 모집기간, 모집금품의 보관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모집계획. 이 경우 모집기간은 1년 이내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 및 앞서 본 규정들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관할관청에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기부금품을 모집한 자는 모집기간인 1년 이내에 1천만 원을 초과하여 기부금품을 모집한 경우에만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환경보전시민연대의 회원이 아닌 사람들로부터 1년에 1천만 원을 초과하여 기부금품을 모집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기부금품의 모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구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가)목, 제4조 제1항, 제15조 제1항 제1호(현행 제16조 제1항 제1호 참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가)목, 제4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 [2] 구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가)목, 제4조 제1항, 제15조 제1항 제1호(현행 제16조 제1항 제1호 참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가)목, 제4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홍기정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5. 28. 선고 2009노330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여러 근거를 들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고 그 사체를 유기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그리고 피고인 1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경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강도살인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강도죄의 성립이 인정되어야 하고,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영득(또는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형법 제333조 후단 소정의 이른바 강제이득죄의 성립요건인 ‘재산상 이익의 취득'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재산상 이익이 사실상 피해자에 대하여 불이익하게 범인 또는 제3자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볼 만한 상태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채무의 존재가 명백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상속인이 존재하고 그 상속인에게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록 그 채무를 면탈할 의사로 채권자를 살해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채권자측의 추급을 면한 것에 불과하여 재산상 이익의 지배가 채권자측으로부터 범인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할 수 없다 (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1098 판결,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5도194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의 존재가 명백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상속인이 존재하고 그 상속인에게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으므로, 비록 피고인들이 채무를 면탈할 의사로 채권자인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채권자측의 추급을 면한 것에 불과하고 재산상 이익의 지배가 채권자측으로부터 피고인 1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어 강도살인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강도살인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333조, 제338조 / [2] 형법 제30조, 제250조 제1항, 제333조, 제33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재용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6. 18. 선고 2010노92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자는 항소심의 공판기일에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의 일부를 철회할 수 있으나 항소이유를 철회하면 이를 다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게 되는 제한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항소이유의 철회는 명백히 이루어져야만 그 효력이 있다( 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2도683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에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과 함께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에 관한 사실오인도 주장하였음이 명백한데,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이 피고인의 항소이유는 양형부당이라고 진술하고 피고인도 변호인의 의견과 같다고 진술하자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양형부당으로만 보아 이를 배척하는 판단만을 하고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와 변호인이나 피고인이 원심 공판과정에서 사실오인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지는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 주장을 명백하게 철회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인은 상고이유로 사실오인을 들고 있으나, 피고인에게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사실오인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에서 적법하게 철회된 항소이유는 다시 상고이유로 삼을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상고이유의 주장 속에는 원심이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오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운전한 이 사건 승용차를 양수한 자는 피고인임을 알 수 있어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누락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또 피고인에게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부당도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279조, 제364조, 제369조,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4호 / [3]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4호, 제15호, 제364조, 제369조, 제38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08. 8. 11. 선고 2008노11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구 공유수면관리법(2007. 12. 27. 법률 제88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유수면관리법’이라 한다)은 공유수면으로 바다, 하천·호소·구거 기타 공공용으로 사용되는 수면 또는 수류로서 국유인 것 외에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바닷가’를 열거한 다음, 제2조 제2호에서 “바닷가라 함은 만조수위선으로부터 지적공부에 등록된 지역까지의 사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공유수면관리법의 적용 대상인 만조수위선과 지적공부에 등록된 지역 사이의 토지가 사실상 매립되어 대지화되었다 하더라도 지적공부에 등록되지 않은 이상 여전히 공유수면에 해당한다. 따라서 공유수면인 바닷가를 허가 없이 점·사용하는 행위는 그로 인하여 공유수면의 외부적 형상이 변경되었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그 공유수면을 무단으로 점·사용하는 한 가벌적인 위법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계속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은 “피고인이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1990년경 평택시 현덕면 (이하 생략) 지선 일원의 공유수면 중 486㎡를 매립하고 그 위에 컨테이너 4개동을 설치하여 2006. 11. 10.경까지 이를 창고 등으로 사용함으로써 공유수면을 점용하였다.”는 것인바,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인의 가벌적인 위법행위는 위 2006. 11. 10.까지 계속 반복되었고, 그로부터 공소시효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2006. 11. 22.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원심은, 공유수면 무단 점용으로 인한 구 공유수면관리법 위반죄가 상태범 내지 즉시범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의 최초 점용시를 공소시효의 기산점으로 보아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공유수면 무단 점·사용으로 인한 구 공유수면관리법 위반죄 및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법원의 심리 및 판단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것이므로, 검사로서는 그 규정에서 들고 있는 세 가지 특정 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112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932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에는 비록 피고인이 무단 점용한 부분이 다소 추상적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되어 있는 범죄의 시일과 방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어느 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는 것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어 법원의 심리 및 판단 대상의 한정이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별다른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그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는 공소사실 제2항에 관한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구 공유수면관리법(2007. 12. 27. 법률 제88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가)목, 제2호[현행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참조] / [2] 구 공유수면관리법(2007. 12. 27. 법률 제88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9호(현행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1호 참조), 제21조 제1호(현행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2호 참조) / [3] 구 공유수면관리법(2007. 12. 27. 법률 제88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9호(현행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1호 참조), 제21조 제1호(현행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2호 참조),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5호,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제326조 제3호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병철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0. 6. 17. 선고 2010노54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살펴본다.
1.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피해자가 대전 유성구 원내동 306-17 대지 및 지상 건물을 공소외 1 소유의 대전 유성구 원내동 (이하 지번 1 생략) 대지 233.7㎡ 및 지상 건물과 그에 인접하여 있는 같은 동 (이하 지번 2 생략) 대지 258㎡ 및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 등과 교환하였는바, 교환받은 부동산 중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는 세금문제를 고려하여 피고인의 처 공소외 2 명의로 이전등기함으로써 이를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심리미진 등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2. 부동산을 그 소유자로부터 매수한 자가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제3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제3자 앞으로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그 제3자가 그와 같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자기 명의로 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신탁자와의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교환계약의 당사자는 피해자 공소외 3의 처인 공소외 4이고, 이 사건 부동산의 전소유자였던 공소외 1 역시 당시 위 교환계약의 당사자가 공소외 4라고 알고 있었으며,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3과의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자신의 처인 공소외 2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이른바 ‘제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명의신탁된 이 사건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였으므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명의신탁과 횡령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3.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실권리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되 다만 그에 관한 등기를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법률이 비록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참조), 이는 탈세의 목적으로 한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진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피고인 처 명의로 마쳐진 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이 사건 범행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05. 11. 1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로서, 2008. 5. 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와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2008. 5. 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에 대하여 이미 불가벌적 사후행위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불가벌적 사후행위 이전에 완성된 이 사건 범행을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이 일사부재리 원칙 내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공소사실이 아닌 2008. 5. 8.자 근저당권 설정행위에 관하여 그것이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국선변호인의 주장은 그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5.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3조 제1항, 제4조 / [2] 민법 제103조, 제746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조 제1호, 제3조 제1항, 제4조 / [3] 형법 제35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헌법 제1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준용외 2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2. 12. 선고 2009노400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실오인 주장 부분
피고인이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과 함께 다른 항소이유를 내세워 항소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후 원심판결 선고 전에 양형부당 이외의 항소이유를 철회한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5도9825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양형부당과 함께 사실오인 등을 주장하였다가 2009. 12. 29.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양형부당 이외의 항소이유를 모두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법리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는 것을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판시 각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나머지 주장 부분
양형의 조건에 관하여 규정한 형법 제51조의 사항은 널리 형의 양정에 관한 법원의 재량사항에 속한다고 해석되므로, 상고심으로서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여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형의 양정의 당부에 관한 상고이유를 심판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사실심법원이 양형의 기초 사실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였다거나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정상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대법원 1988. 1. 19. 선고 87도1410 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62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년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의 양정을 함에 있어 양형판단의 기초사실을 오인하거나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또한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도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 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따라서 집행관이 법원으로부터 피신청인에 대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고 나아가 봉인 또는 물건을 자기의 점유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순히 피신청인이 위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도1819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집행관이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취지를 고시한 공시서를 게시하였을 뿐 어떠한 구체적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집행관이 고시한 이 사건 가처분에 의하여 부과된 부작위명령을 피고인이 위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공무상 표시무효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경험칙 위반 내지 공무상 표시무효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주심) 이인복 | [1] 형법 제140조 제1항 / [2] 형법 제14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0. 5. 18. 선고 2009노307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관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공사비를 그 용도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한 이상 횡령죄는 성립하고, 피고인 주장대로 피고인이 과거 마을을 위하여 개인 돈을 지출하였다고 하여 이에 충당할 수는 없다고 판단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횡령죄에 있어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나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2. 횡령액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7. 8. 23. 노인회 총무로부터 400만 원을 수령하여 이를 자신의 은행계좌에 보관한 후 2007. 8. 28.까지는 잔고가 4,801,310원을 유지하였으나, 같은 날 200만 원을 출금하면서 잔고가 400만 원을 밑돌기 시작하여 2007. 9. 15.까지 합계 4,921,720원을 출금 또는 이체(학교 급식비나 국민건강보험료 등의 이체 또한 피고인이 2007. 9. 2. 300,500원을 출금하면서 잔고를 확인하였을 것이고, 급식비 등이 자동이체되는 시점 또한 짐작하였을 것이므로 횡령죄의 성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되게 한 사실, 2007. 9. 5. 공소외인으로부터 20만 원이 위 은행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횡령액은 4,921,720원에서 2007. 8. 28.자 잔고 4,801,310원과 400만 원의 차액 801,310원, 그리고 위 20만 원을 공제한 3,920,410원으로 산정된다.
결국, 원심이 횡령액을 400만 원으로 산정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동일한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횡령액에 대하여 극히 미미한 부분[79,590원(=400만 원-3,920,410원)]을 잘못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배라고 볼 수 없으므로(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도8661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7614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6692 판결 등 참조),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2]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영모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8. 7. 3. 선고 2007노50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권리행사방해죄에서의 보호대상인 ‘타인의 점유’는 반드시 점유할 권원에 기한 점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적법한 권원에 기하여 점유를 개시하였으나 사후에 점유권원을 상실한 경우의 점유, 점유권원의 존부가 외관상 명백하지 아니하여 법정절차를 통하여 권원의 존부가 밝혀질 때까지의 점유, 권원에 기하여 점유를 개시한 것은 아니나 동시이행항변권 등으로 대항할 수 있는 점유 등과 같이 법정절차를 통한 분쟁해결시까지 잠정적으로 보호할 가치있는 점유는 모두 포함된다고 볼 것이며, 다만 절도범인의 점유와 같이 점유할 권리없는 자의 점유임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5도445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 1 등과 공모하여 지입차주인 피해자들이 점유하는 각 차량 또는 번호판을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무단으로 취거함으로써 피해자들의 차량운행에 관한 권리행사를 방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러한 행위가 지입료 등이 연체된 경우 계약의 일방해지 및 차량의 회수처분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위수탁계약에 따른 것으로서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권리행사방해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 등이 법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지입차량 등을 회수하지 않으면 안 될 급박한 필요성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고, 그 밖에 기록에 나타난 그 경위, 수단, 방법 등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인의 이 사건 무단 취거 행위는 형법에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관련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323조 / [2] 형법 제20조, 제30조, 제32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0. 6. 25. 선고 2009노13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에 대한 것이다.
울산남부경찰서 무거지구대 소속 경찰관 공소외 1과 공소외 2는 피고인에 대한 벌금형에 따르는 노역장 유치를 위한 형 집행을 위하여 형집행장 없이 피고인의 주거지인 울산 남구 무거동 소재 (이하 생략)를 찾아갔다. 공소외 1은 공소외 2를 순찰차에 남겨둔 채 혼자 위 아파트에 가서 피고인에게 벌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여 지명수배가 된 사실을 고지하고 동행을 요구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 1과 동행하여 위 아파트 1층으로 내려온 다음 태도를 바꿔 동행을 거부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였다. 이에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제지하면서 형집행을 위하여 구속을 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피고인을 체포하려고 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거부하면서 그 장소를 이탈하려고 하다가 공소외 1이 계속 제지하자 주먹으로 공소외 1의 가슴 등을 때렸다. 그러자 공소외 1은 피고인의 도주를 막기 위하여 피고인의 허리를 잡은 채 무전으로 공소외 2에게 연락하였고 위 연락에 따라 도착한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동행을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면서 형집행장의 제시를 요구하고 공소외 1을 밀쳤다. 이에 위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공무집행방해의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는 것이다.
2. 벌금형에 따르는 노역장 유치는 실질적으로 자유형과 동일하므로, 그 집행에 대하여는 자유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 형사소송법 제492조). 따라서 구금되지 아니한 당사자에 대하여 형의 집행기관인 검사는 그 형의 집행을 위하여 이를 소환할 수 있으나, 당사자가 소환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형집행장을 발부하여 이를 구인할 수 있는데( 같은 법 제473조), 이 경우의 형집행장의 집행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1편 제9장( 제68조 이하)에서 정하는 피고인의 구속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 같은 법 제475조). 그리하여 사법경찰관리가 벌금형을 받은 이를 그에 따르는 노역장 유치의 집행을 위하여 구인하려면, 검사로부터 발부받은 형집행장을 그 상대방에게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같은 법 제85조 제1항).
그런데 이 사건에서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형집행장을 소지하지도 아니한 채 피고인을 구인할 목적으로 피고인의 주거지를 방문하여 임의동행의 형식으로 피고인을 데리고 가다가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 1층에서 임의동행을 거부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려는 것을 제지하면서 체포·구인하려고 한 것은 노역장 유치의 집행에 관한 법규정에 반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공무집행행위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그 경우에 형집행장의 제시 없이 구인할 수 있는 “급속을 요하는 경우”( 같은 법 제85조 제3항)라고 함은 애초 사법경찰관리가 적법하게 발부된 형집행장을 소지할 여유가 없이 형 집행의 상대방에 조우한 경우 등을 가리키는 것이고, 위와 같이 피고인의 주거로 찾아가 그를 만난 사법경찰관리가 임의동행을 요구하였다가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고 그 장소를 이탈하려고 한 것을 두고 위의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는 피고인이 벌금미납자로 지명수배되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심은 그 이유의 설시에 부적절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적법한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 등을 요건으로 하는 이 사건 공무집행방해의 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나 노역장 유치의 집행이나 공무집행방해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 [1] 형사소송법 제85조, 제473조, 제475조, 제492조 / [2] 형법 제136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85조, 제473조, 제475조, 제49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9. 8. 12. 선고 2009노58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대외무역법(2008. 12. 19. 법률 제91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8조는 “누구든지 원산지증명서를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거짓된 내용으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거나 물품 등에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국에서 생산된 물품 등(외국에서 생산되어 국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단순한 가공활동을 거친 물품 등을 포함한다)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처럼 가장하여 그 물품을 수출하거나 외국에서 판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외국산 물품을 국산 물품으로 가장하여 수출하거나 외국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법 제53조 제2항 제8호에서 제38조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고 제57조에서 법인의 대표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그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 외에 법인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대외무역법 제38조의 규정 취지는 외국산 물품을 국산 물품으로 가장하여 수출하거나 외국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외국산 물품이 외국에서 국산 물품으로 둔갑하여 유통됨에 따른 국산 물품의 신용도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에 있는 점, 위 규정에서 정한 ‘원산지증명서를 위조 또는 변조하는 것’, ‘거짓된 내용으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는 것’, ‘물품 등에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것’은 모두 ‘외국에서 생산된 물품 등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처럼 가장하여 그 물품을 수출하거나 외국에서 판매하기 위한 방법’을 예시한 데 불과한 점, 수출업자가 스스로 거짓된 내용의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여 물품을 수출하는 행위와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으로부터 거짓된 내용의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아 물품을 수출하는 행위, 거짓된 원산지증명서를 물품과 함께 수출하는 행위와 물품 등에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여 수출하는 행위는 모두 외국산 물품을 국산 물품으로 가장하여 수출하는 방법이라는 면에서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이 중국에서 수입한 마른 고추를 단순 가공한 중국산 고춧가루를 수출하면서 피고인 2 주식회사 명의로 원산지를 대한민국으로 표시한 거짓된 내용의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한 후 이를 선적서류에 첨부하여 거래은행에 제출함으로써 그 원산지증명서가 해당 수출품과 함께 수입업자에게 교부되도록 한 경우에도 위 규정에서 금지하는 ‘외국에서 생산된 물품 등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처럼 가장하여 물품을 수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이 피고인 1의 판시 행위를 ‘물품 등에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그 행위를 구 대외무역법 제38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구 대외무역법 제38조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구 대외무역법(2008. 12. 19. 법률 제91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53조 제2항 제8호(현행 제53조의2 제4호 참조), 제5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대지 담당변호사 이건욱 외 3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0. 6. 30. 선고 2010노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에 따르면, 유죄판결의 판결이유에는 범죄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하는 것인바,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판결이유에 이 중 어느 하나를 전부 누락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에 정한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으로서 파기사유가 된다 (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도3505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죄에 관하여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다음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실, 위 정식재판청구 사건을 담당한 제1심이 피고인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자 검사가 항소한 사실, 이에 대해 원심은 피고인에 대해 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죄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폭행죄로 유죄로 판단하면서[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의 점은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 사실, 한편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위와 같이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판결이유에 범죄사실과 법령의 적용만을 기재하였을 뿐, 증거의 요지를 누락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사실을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약식명령의 형보다 불이익한 형을 선고하면서 그 판결이유에서 증거의 요지를 누락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의 불이익변경금지의 법리 등을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주심) 김능환 이인복 | [1]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제383조 제1호 / [2]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제383조 제1호, 제457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정 담당변호사 이흥복 외 4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5. 28. 선고 2010노41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의 공사를 할 무렵에는 이미 이 사건 건물의 2층의 경계표지는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의 행위로 경계표지가 손괴, 이동, 제거되었다거나 경계가 인식불능하게 되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결국 공소외 1, 2의 각 경찰 진술과 고소장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의2 제1항, 제2항, 제65조 제1항,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제1조의2제1항의경계표지및건물번호표지에관한규정 제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임통일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4. 16. 선고 2009노407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입찰방해죄는 위태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그 행위에는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도3924 판결 참조). 한편, 입찰자들 상호간에 특정업체가 낙찰받기로 하는 담합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그 특정업체를 포함한 다른 입찰자들은 당초의 합의에 따라 입찰에 참가하였으나 일부 입찰자는 자신이 낙찰받기 위하여 당초의 합의에 따르지 아니한 채 오히려 낙찰받기로 한 특정업체보다 저가로 입찰하였다면, 이러한 일부 입찰자의 행위는 위와 같은 담합을 이용하여 낙찰을 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한 것이 되고, 따라서 이러한 일부 입찰자의 행위 역시 입찰방해죄에 해당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2는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4는 공소외 5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6은 공소외 7의 이사로서 위 각 회사를 운영하면서 시각장애인용 음성유도기 등을 제조·판매하여 온 점, ② 피고인, 공소외 2, 4, 6은 2005. 7.경 이 사건 입찰에 관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가 낙찰을 받고, 공소외 3 주식회사는 위 나머지 3사에게 1,000만 원씩을 지급하며 다음 입찰부터는 순차로 낙찰을 받자는 내용의 담합이 논의되었지만,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③ 그런데 이 사건 입찰 전날인 2005. 8. 22. 피고인이 공소외 6에게 전화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공소외 6, 2, 4 사이에 전화통화가 이어지면서 다시 담합이 논의된 점, ④ 이 사건 입찰 당일인 2005. 8. 23.에도 피고인, 공소외 2, 4, 6 사이에 전화통화가 계속 이어지면서, 특히 입찰금액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공소외 4가 공소외 2로부터 “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3사는 입찰금액을 무조건 1억 원 이상으로 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1억 원 이상으로 입찰하라”고 한 점, ⑤ 이에 따라 입찰금액에 관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는 9,970만 원, 공소외 7은 1억 1,077만 원, 공소외 5 주식회사는 1억 600만 원으로 각 입찰을 하였지만, 공소외 1 주식회사는 제일 늦게 입찰금액을 9,200만 원으로 하여 입찰을 한 점, ⑥ 만약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공소외 4와의 위 전화통화에서 최종적으로 담합을 거절하였다면, 공소외 4가 그 사실을 공소외 2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위 담합에 따라 공소외 2, 6으로 하여금 입찰을 하도록 하였을 리가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2, 4, 6과 사이에 이 사건 입찰에 관하여 담합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한편 피고인이 담합에 가담하기로 하였다가 자신이 낙찰받기 위하여 당초의 합의에 따르지 아니한 채 공소외 3 주식회사보다 저가로 입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 역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입찰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입찰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형법 제315조 / [2] 형법 제315조 / [3] 형법 제31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1. 8. 선고 2009노322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이라고 한다) 제5조의3 제1항 및 도로교통법 제148조의 입법 취지와 보호법익 등에 비추어 볼 때,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그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고운전자가 실제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고 장소를 떠났다고 하더라도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위반죄 또는 도로교통법 제148조 위반죄가 성립되지 아니할 것이지만, 그러한 사고발생시의 조치의 필요성 유무는 피해자의 상해 부위와 정도, 사고의 내용과 사고 후의 정황, 치료의 시작시점·경위와 기간 및 내용, 피해자의 연령 및 건강상태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되, 대개의 경우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직접 대화함으로써 피해자에게 통증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피고인이 정차하여 피해자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여야 구호조치의 필요가 없는 경우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았던 경우에는 구호조치의 필요가 없었다고 쉽사리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 (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2085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맞은편에서 직진하다가 피고인 운전의 승용차가 진행하는 것을 보고 멈춰 서 있던 피해자 공소외 1이 운전하던 승용차의 운전석 뒷부분을 피고인 차량의 왼쪽 앞부분으로 들이받았고, 위 사고로 피해자 공소외 1 및 피해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2가 각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입고, 피해차량의 뒷범퍼 등이 수리비 719,200원 상당이 들 정도로 손괴된 점, 피해자들은 당시 쿵소리가 나고 차체가 흔들렸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후에 차에서 내리지도 아니한 채 잠깐 동안 피해차량 쪽을 응시한 후 피고인 차량을 후진하였다가 그대로 운전하여 간 점, 이에 피해자 공소외 1이 피고인 차량을 쫓아가 피고인에게 ‘사고를 내고 왜 그냥 가냐’고 말하자 피고인이 ‘니 마음대로 해라, 어쩔 거냐’고 말한 점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으로서는 미필적으로라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사고 후에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및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없다.
2. 또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3 제1항,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1항, 도로교통법 제148조 / [2] 형법 제268조,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3 제1항 제2호,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1항, 도로교통법 제14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태완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0. 6. 29. 선고 2010노93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2008. 1.경 필로폰 0.7g을 100만 원에 매도하고, 같은 해 3월경 필로폰 0.7g을 50만 원에 매도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외인의 검찰 진술과 아울러 이 사건 수사보고( 피고인 녹취 첨부 보고) 등을 증거로 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나. 통신비밀보호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2조 제7호는 “감청”이라 함은 전기통신에 대하여 당사자의 동의없이 전자장치·기계장치 등을 사용하여 통신의 음향·문언·부호·영상을 청취·공독하여 그 내용을 지득 또는 채록하거나 전기통신의 송·수신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전기통신의 감청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며, 나아가 제4조는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기통신의 감청은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전기통신 내용을 녹음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만을 말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여기의 감청에 해당하지 아니하지만,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 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이는 여기의 감청에 해당하여 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되고 ( 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참조), 이와 같이 법 제3조 제1항에 위반한 불법감청에 의하여 녹음된 전화통화의 내용은 법 제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생활 및 통신의 불가침을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선언하고 있는 헌법규정과 통신비밀의 보호와 통신의 자유 신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11401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인은 2009. 9. 21.경 검찰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범행을 진술하는 등 다른 마약사범에 대한 수사에 협조해 오던 중, 같은 달 29일경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구속되었는데,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같은 해 11. 3.경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증거를 확보할 목적으로 검찰로부터 자신의 압수된 휴대전화를 제공받아 구속수감 상황 등을 숨긴 채 피고인과 통화하고 그 내용을 녹음한 다음 그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한 사실, 이에 따라 작성된 이 사건 수사보고는 ‘ 공소외인이 2009. 11. 3. 오전 10:00경 피고인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자신이 직접 녹음한 후 이를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하였고, 이에 필로폰 관련 대화 내용을 붙임과 같이 녹취하였으며, 휴대전화에 내장된 녹음파일을 mp3파일로 변환시켜 붙임과 같이 첨부하였음을 보고한다’는 내용으로, 첨부된 녹취록에는 피고인이 이전에 공소외인에게 준 필로폰의 품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피고인의 통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녹음행위는 수사기관이 공소외인으로부터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범행에 대한 진술을 들은 다음 추가적인 증거를 확보할 목적으로 구속수감되어 있던 공소외인에게 그의 압수된 휴대전화를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피고인과 통화하고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범행에 관한 통화 내용을 녹음하게 한 것이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수사기관이 구속수감된 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범행에 관한 통화 내용을 녹음하게 한 행위는 수사기관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구속수감된 자의 동의만을 받고 상대방인 피고인의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서 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의 허가 등을 받지 아니한 불법감청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 녹음 자체는 물론이고 이를 근거로 작성된 이 사건 수사보고의 기재 내용과 첨부 녹취록 및 첨부 mp3파일도 모두 피고인과 변호인의 증거동의에 상관없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변호인이 이 사건 수사보고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은 원심의 조치는 잘못이라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가 있다.
다. 그러나 이 사건 수사보고를 제외하고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나머지 증거들만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넉넉하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고, 나아가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택된 증거의 증명력에 관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통신비밀보호법 제1조, 제2조 제7호, 제3조 제1항, 제4조, 헌법 제17조, 제18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제318조 제1항 / [2]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7호, 제3조 제1항, 제4조, 제16조 제1항 제1호,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3호,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제318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김원종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4. 22. 선고 2010노358, 2010전노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 부분
이 사건 각 수사보고서는 검사가 참고인인 피해자 공소외 1, 2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기재한 서류로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본문에 정한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인 전문증거에 해당하나, 그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판준비기일이나 공판기일에서 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도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도2742 판결,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도410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반의사불벌죄에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유무나 그 효력 여부에 관한 사실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아니라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나 법률이 규정한 증거조사방법을 거치지 아니한 증거에 의한 증명, 이른바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다(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도2074 판결, 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도94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증거능력이 없는 이 사건 각 수사보고서를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효력 여부를 판단하는 증거로 사용한 것 자체는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수사보고서의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한편, 다른 반의사불벌죄와 마찬가지로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에 규정된 반의사불벌죄의 경우에도 피해자인 청소년에게 의사능력이 있는 이상 단독으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할 수 있고,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해자인 청소년의 의사능력은 그 나이, 지능, 지적 수준, 발달성숙도 및 사회적응력 등에 비추어 그 범죄의 의미, 피해를 당한 정황,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가 가지는 의미·내용·효과를 이해하고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그 의사표시는 흠이 없는 진실한 것이어야 하므로, 법원으로서는 위와 같은 의미에서 피해자인 청소년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 여부 및 그러한 의사표시가 진실한 것인지 여부를 세밀하고 신중하게 조사·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605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해자 공소외 2는 1994. 12. 29.생으로 만13세인 2008년 겨울과 만 14세인 2009년 봄경에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였고, 피해자 공소외 1은 1995. 3. 25.생으로 만 14세인 2009년 여름과 2009. 8.경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였는데, 같이 생활하던 원생들이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내지 강제추행을 당하였다는 것을 ‘창 길잡이의 집’의 사회복지사에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사건화되어 공소외 1은 2009. 9. 15.경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하였고, 위 피해자들은 2009. 9. 26.경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각 제출한 점, 공소외 1의 어머니는 공소외 1을 위 복지시설에 맡긴 후부터 현재까지 그 소재를 알 수 없고, 공소외 2 역시 현재 연락되는 가족이 없는 점, 공소외 1은 위 고소장을 제출한 후 불과 2개월 만에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2009. 11. 26.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는데, 피고인 측의 성인여자 2명(피고인의 여동생과 제수)이 학교 앞에서 하교하는 공소외 1을 기다렸다가 음식점으로 데리고 가 위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이고, 그 문구도 위 2명이 불러주는 대로 작성한 것인 점, 공소외 1은 제1심판결 선고일 무렵에도 여전히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한 점, 공소외 2는 2009. 12. 31.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는데, 피고인 측에서 공소외 2에게 위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그 내용을 먼저 적어주고 이를 따라 적게 한 것인 점, 공소외 2는 위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할 때 여전히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여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적으면서 뒷자리 숫자 7개를 일부러 허위로 적었고, 제1심판결 선고일 무렵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한 점, 공소외 1과 공소외 2는 모두 위 합의 및 탄원서의 작성과 관련하여 아무런 경제적 보상을 받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당시 진실한 의사표시로서 위와 같은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위 피해자들의 나이, 지능, 지적 수준, 발달성숙도 및 사회적응력 등에 비추어 위 피해자들은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가 가지는 의미나 효과 등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적어도 이 사건 합의 및 탄원서 작성 당시 피고인 측으로부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 협박이나 강압 등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든 앞서 본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무효라고 쉽사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의 효력 여부는 형벌권의 존부를 심판하는 데 구비되어야 할 소송조건에 관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증인신청 등의 방법으로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가 유효하다고 다투는 경우에는 원심으로서는 검사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수사보고서의 기재만으로 그 철회가 효력이 없다고 섣불리 인정할 것이 아니라 직접 위 피해자들을 증인으로 심문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효력 여부를 세밀하고 신중하게 조사·판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조치에 이르지 않은 채 피고인의 증인신청을 불허하고 이 사건 각 수사보고서의 기재를 주요한 근거로 삼아 위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무효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부착명령사건 부분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 제9조 제6항은 성폭력범죄의 피고사건의 판결에 대하여 상소가 있는 때에는 부착명령사건의 판결에 대하여도 상소가 있는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제2호는 피고사건에 대하여 무죄, 면소, 공소기각의 판결 또는 결정을 하는 때에는 판결로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원심의 피고사건 중 위 제1항에서 문제된 부분에 관한 위법사유는 부착명령사건의 부착명령 원인사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 중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2008년 겨울경 및 2009년 봄경의 각 강간의 점과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2009년 여름경 및 2009년 8월경의 각 강제추행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이 부분을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 전부를 파기하여야 하고, 피고인에 대한 부착명령사건 부분도 파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307조 / [2]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13조 제1항 / [3]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 [4]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2항, 제4항(현행 제7조 제1항, 제3항, 제5항 참조), 제16조, 형법 제297조, 제298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32조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민수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0. 7. 8. 선고 2010노8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취지는, 심판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것이므로, 검사로서는 위 세 가지 특정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하는바, 이는 마약류 취급자가 아니면서도 마약류를 매수하여 투약하였음을 내용으로 하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공소사실에 관한 기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마약류 취급자가 아님에도, 2008년 1월경부터 같은 해 2월 일자불상 15:00경까지 사이에 인천 남구 용현동 물텀벙사거리에 있는 상호불상의 오락실 앞 노상에서 공소외인으로부터 1회용 주사기에 담긴 메스암페타민 약 0.7g을 교부받아 이를 매수한 외에, 그때부터 2009년 2월 내지 3월 일자불상 07:00경까지 총 21회에 걸쳐 필로폰을 매수·투약하였다.”는 것인바, 메스암페타민의 매수 및 투약시기에 관한 위와 같은 개괄적인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고, 단기간 내에 반복되는 공소 범죄사실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위 매수 및 투약시기로 기재된 기간 내에 복수의 범행 가능성이 농후하여 심판대상이 한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니, 이러한 공소사실의 기재는 특정한 구체적 사실의 기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에 정해진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는 전제 아래 이를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2]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3호,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인화 담당변호사 김영진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7. 14. 선고 (춘천)2010노1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이 허락한 것은 피고인이 공소외 1의 명의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사업을 하고 그 책임을 전부 부담하는 것이지, 국세청 등의 조사과정에서 공소외 1의 행세를 하면서 조사받는 것까지 허락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며, 실제로 피고인은 피고인의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등의 범행을 감추기 위하여 공소외 1 명의로 이 사건 문서들을 작성하였고, 이로 인해 공소외 1이 위 범행을 저지른 자로 오인되어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었으므로, 공소외 1이 피고인의 문서작성 경위나 그 당시의 모든 객관적 상황을 알았다면 이 사건 문서들의 작성을 당연히 승낙하였을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사서명위조 및 동행사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들고 있는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사문서위조죄 등에 있어서의 명의자의 승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위 상고이유의 요지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전제되는 사실관계를 오인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것으로서 결국 양형부당의 주장에 해당한다 할 것인바(위 상고이유 주장을 피고인이 방조범에 불과하다는 법률주장으로 본다면, 이는 항소이유에서 제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의 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던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위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1항에서는 영리의 목적으로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을 위반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거나 교부받은 자를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위와 같이 처벌함에 있어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허위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자 등을 처벌하는 취지는 영리를 목적으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교부하여 조세포탈을 유발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하여 그러한 행위를 하는 자를 실제로 조세를 포탈한 자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하는 것이고, 영세율이 적용되는 거래를 위장한 허위 세금계산서가 발급되더라도 허위 손금산입에 의한 법인세 등 포탈의 위험은 상존하는 점, 부가가치세법 제14조에 따른 부가가치세의 세율은 원칙적으로 100분의 10이고, 부가가치세법 제11조의 영세율 규정은 수출하는 재화, 외화를 획득하는 재화나 용역의 공급 등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특별규정이지 재화와 용역의 공급이 없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의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영세율이 적용되는 거래를 위장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피고인에 대하여도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 100분의 10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을 기초로 벌금형을 병과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위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형을 병과한 것은 타당하고, 거기에 위 벌금병과 조항에서 규정하는 ‘부가가치세의 세율’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 제1호(현행 제10조 제3항 제1호 참조) / [2]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 제1호(현행 제10조 제3항 제1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6. 10. 선고 2009노14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된다(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등 참조).
2.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9. 7. 21. 21:20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299-12 앞 노상에서, 그곳에 13구 (이하 차량등록번호 생략) 싼타페 승용차를 세워놓고 있다가 이를 나무라는 피해자 공소외인(59세)과 시비 끝에 손으로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밀쳐 넘어뜨리고 짓눌러 피해자에게 2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인은 수사 초기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일시경 피해자가 술에 취해 피고인에게 욕설을 하면서 멱살을 잡으려고 하기에 이를 방어하기 위해 피해자의 가슴을 밀쳐 피해자가 바닥에 넘어진 사실은 있지만 피해자를 발로 짓누른 사실은 없으며 이는 범죄의 고의가 없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하여 피해자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주차해 둔 차량과 관련하여 시비하다가 피고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린 뒤 피고인이 옷을 잡고 위 아래로 바닥에 짓눌러 상해를 가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고, 제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에 대하여 직접 증인신문을 시행한 제1심은, 적법하게 조사된 다른 증거들을 모두 종합해 볼 때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원심은, 추가 증거조사 없이 제1회 공판기일에 바로 변론을 종결한 다음 오로지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마친 증거들에 기초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차량을 비켜달라고 하자 피고인이 무턱대고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고 넘어뜨렸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피고인의 차량번호를 적은 피해자가 즉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30분이 경과한 후에야 신고한 점,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을 폭행한 후 차량을 타고 도망갔다고 진술하였으나 제1심법정에서는 피고인이 현장을 떠나지 아니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피고인과의 실랑이 이후에 관한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주차문제로 실랑이 한 정도를 넘어 공소사실과 같이 상해를 가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 등을 채택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사실을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제1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피해자 등이 제1심법정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피해자 등이 제1심법정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할 것인데, 원심이 지적한 사정들은 제1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 이미 고려했던 여러 정황들 중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으로 내세울 만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니, 원심이 피해자가 제1심에서 한 진술 등의 신빙성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은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을 함에 있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의 원칙에 어긋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여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형법 제25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1항,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09. 9. 17. 선고 2008노154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컨텐츠를 이용하였거나 최신 콘텐츠 소식 등을 수신하겠다고 동의한 고객들의 휴대전화번호가 반드시 요금정산 목적으로 수집한 휴대전화번호라고 단정할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광고문자를 전송하는 데 사용한 휴대전화번호가 요금정산을 위해 수집한 휴대전화번호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는, 피고인들의 주장대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컨텐츠를 이용하였거나 최신 콘텐츠 소식 등을 수신하겠다고 SMS 수신동의한 고객들의 휴대전화번호를 광고문자 전송에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고객들이 공소사실과 같은 영리목적의 광고성 문자메시지 수신에 동의한 것은 아닐 것이므로, 이는 수집한 개인정보를 당초 동의받은 목적과 다른 목적에 이용한 것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구「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호, 제24조, 제22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요금정산을 위하여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수집한 개인정보를 요금정산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장 변경도 없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 수집한 개인정보를 그 동의받은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인정하여 같은 법률 제71조 제1호, 제24조, 제22조 제1항을 적용하여 처벌한다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공소장 변경 없이 이를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2항 제2호, 제24조, 제71조 제1호(현행 제71조 제3호 참조), 제75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25조 / [2]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1항, 제2항 제2호, 제24조, 제71조 제1호(현행 제71조 제3호 참조), 제75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외 8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2. 29. 선고 2008노3201, 333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피고인 1, 2, 3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바,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또 그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일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여도 발생할 수 있다(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 등 참조). 한편 신주발행은 주식회사의 자본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신주발행과 관련한 대표이사의 업무는 회사의 사무일 뿐이므로 신주발행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납입된 주금을 회사를 위하여 사용하도록 관리·보관하는 업무 역시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에 기한 것으로서 회사의 사무에 속하는 것이고, 신주발행에서 대표이사가 일반 주주들에 대하여 그들의 신주인수권과 기존 주식의 가치를 보존하는 임무를 대행한다거나 주주의 재산보전 행위에 협력하는 자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대법원 2004. 5. 13. 선고 2002도7340 판결 등 참조).
위 각 법리와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하 ‘외환은행’이라 한다)의 이 사건 신주발행에서 은행장 및 부은행장이던 피고인 2, 3이 외환은행에 대한 관계에서 사무처리자의 지위에 있으나 은행의 기존 주주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사무처리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출입은행’이라 한다)과 코메르츠뱅크가 보유한 외환은행 구주매각에서 협상에 관한 위임을 받아 그들에 대한 사무처리자의 지위에 있음이 인정되며, 한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던 피고인 1이 외환은행 구주매각에서 수출입은행에 대한 관계에서는 사무처리자의 지위에 있음이 인정되나 코메르츠뱅크에 대한 관계에서는 사무처리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다만 외환은행의 이 사건 신주발행 업무가 외환은행 이사회의 결정 사항으로 그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사무에 속하는 점,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으로서의 업무집행은 국가나 정부, 국민을 위하여 부담하는 공무일 뿐,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환은행에 대하여 부담하는 사무의 처리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이 사건 신주발행에서 외환은행이나 그 주주들에 대한 사무처리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임에도 수출입은행 및 한국은행에 대한 사무처리자의 지위를 인정한 원심판단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원심이 위 신주발행과 관련하여 피고인 1에게 임무위배행위가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본 이상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직권파기사유로는 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배임죄의 주체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배임죄에서 임무위배행위라 함은 형식적으로 법령을 위반한 모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 된 구체적인 행위유형 또는 거래유형 및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제적, 실질적 관점에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고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득이 생기게 한다는 의사가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하는 것인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그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관련 제반 사정의 종합적인 고려하에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하여야 한다. 이윤추구와 아울러 공공적 역할도 담당하는 각종 금융기관의 경영자가 금융거래와 관련한 경영상 판단을 함에 있어서 그 업무처리의 내용, 방법, 시기 등이 법령이나 당해 구체적 사정하에서 일의적인 것으로 특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특정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 경우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업무의 내용, 금융기관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이 유지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7. 1. 26. 선고 2004도1632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무원이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사무를 처리하면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여 공공기관 등에 손해를 가한 경우 공무원이 공공기관 등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될 수 있으나, 공무원이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보유하는 주식의 매각협상 등에 대한 위임을 받은 경우 그 당시의 경제적 상황과 여건, 매각의 필요성, 매각 가격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위임사무 및 직무의 본지에 적합하다는 판단하에 이를 처리하고 그 내용이 그 위임사무 및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정책 판단과 선택의 문제로서 그 방안의 시행에 의해 결과적으로 공공기관 등에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거나 제3자에게 재산적 이익이 귀속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만으로 임무위배가 있다 할 수 없으므로, 그 손해에 대해 행정적인 책임 기타 다른 법령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모르되 이로 인해 그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6도2222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신주발행 및 구주매각 당시 외환은행에 대규모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있었는지, 론스타와의 협상절차가 적정하였는지, 신주발행가격 및 구주매각가격이 적정하였는지 여부 등 관련되는 사실을 상세히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위 피고인들에게 임무위배행위가 있었다거나 피해자들에게 손해 또는 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고, 달리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피고인 2의 15억 8,400만 원 수수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이하 ‘특경법 위반(수재)’이라 한다]의 점에 관하여
뇌물수수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어서 그 주체는 현재 공무원 또는 중재인의 직에 있는 자에 한정되므로,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수수를 약속하고 퇴직 후 이를 수수하는 경우에는, 뇌물약속과 뇌물수수가 시간적으로 근접하여 연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뇌물약속죄 및 사후수뢰죄가 성립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뇌물수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도5190 판결 참조). 금융기관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 등을 수수한 때에 성립하는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4항 제1호, 제1항 위반죄 역시 이를 처벌하는 형벌법규의 내용 및 그 가중처벌의 취지와 위 판례의 법리 등에 비추어 그 주체는 범행 당시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에 있는 자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로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은 원심의 가정적, 부가적 판단의 당부를 다투는 것으로서, 위에서 본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 관련 수재죄의 법리에 관한 원심의 주위적 판단이 정당한 이상 위 가정적, 부가적 판단의 당부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피고인 5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의 점에 관하여
변호사법 제2조는 변호사의 지위에 관하여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으로서 독립하여 자유롭게 그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제3조는 그 직무에 관하여 “변호사는 당사자와 그 밖의 관계인의 위임이나 국가·지방자치단체와 그 밖의 공공기관(이하 ‘공공기관’이라 한다)의 위촉 등에 의하여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를 하는 것을 그 직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변호사 지위의 공공성과 직무범위의 포괄성에 비추어 볼 때,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가법’이라 한다) 제3조 및 구 변호사법(2000. 1. 28. 법률 제620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1호의 규정은 변호사가 그 위임의 취지에 따라 수행하는 적법한 청탁이나 알선행위까지 처벌대상으로 한 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고, 접대나 향응, 뇌물의 제공 등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으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방법을 내세워 의뢰인의 청탁 취지를 공무원에게 전하거나 의뢰인을 대신하여 스스로 공무원에게 청탁하는 등을 명목으로 금품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는 것과 같이 금품 등의 수수의 명목이 변호사의 지위 및 직무범위와 무관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구 특가법 제3조 및 구 변호사법 제90조 제1호 위반죄가 성립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2도3600 판결 등 참조). 또한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에서 정한 ‘기타 법률사무’라고 함은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시키는 사항의 처리 및 법률상의 효과를 보전하거나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를 뜻하는 것인데, 그러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는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보전 또는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와 관련된 행위이면 족하고, 직접적으로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보전 또는 명확하게 하는 행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4482 판결 등 참조).
위 각 법리와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인수가격 및 콜옵션 등 인수조건과 론스타의 인수자격 등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사이의 인수계약 체결 및 이를 위한 협상이라고 하는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 5가 위 사무처리와 관련하여 의뢰인인 론스타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 변호사로서의 지위 및 직무범위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고,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 등과 다른 사실 등을 전제로 하여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므로,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라. 피고인 4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4에 대한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주장하지 않고 있다.
마.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나머지 각 공소사실에 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하여 원심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는 것이므로,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4억 6,900만 원 수수 관련 특경법 위반(수재)의 점에 관하여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간접적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충분하고, 이에 대한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범죄의 공동실행은 모든 공범자가 스스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하지 아니하고 그 실현행위를 하는 공범자에게 그 행위결정을 강화하도록 협력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 결과에 대한 각자의 이해 정도, 행위 가담의 크기, 범행지배에 대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등 참조). 또한 구 특가법 제3조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 한다) 제7조 소정의 알선수재 및 구 변호사법(2000. 1. 28. 법률 제620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2호 소정의 법률사건에 관한 화해·청탁 알선 등의 공모공동정범에서, 공범자들 사이에 그 알선 등과 관련하여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하기로 명시적 또는 암묵적인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그 공모 내용에 따라 공범자 중 1인이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하였다면, 사전에 특정 금액 이하로만 받기로 약정하였다든가 수수한 금액이 공모 과정에서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고액이라는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수한 금품이나 이익 전부에 관하여 위 각 죄의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하는 것이며, 수수할 금품이나 이익의 규모나 정도 등에 대하여 사전에 서로 의사의 연락이 있거나 수수한 금품 등의 구체적 금액을 공범자가 알아야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도113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특경법 제5조 소정의 수재의 공모공동정범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위 각 법리와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 2와 공소외 1, 2 등을 공동정범으로 의율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및 그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고,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6,000만 원 수수 관련 특경법 위반(수재)의 점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신영철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3]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4]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5]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6]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7] 형법 제355조 제2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8]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1조,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4항 / [9]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구 변호사법(2000. 1. 28. 법률 제620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1호(현행 제111조 참조), 변호사법 제2조, 제3조 / [10]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 / [11]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 / [12] 형법 제30조,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7조, 구 변호사법(2000. 1. 28. 법률 제620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2호(현행 제109조 제1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9. 5. 20. 선고 2009노2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취지이고, 원심판결 이유와 상고이유를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므로, 결국 이는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상고심은 사후심으로서, 원심까지의 소송자료만을 기초로 삼아 원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직권조사 기타 법령에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증거조사를 할 수 없을뿐더러, 원심판결 후에 나타난 사실이나 증거의 경우 비록 그것이 상고이유서 등에 첨부되어 있다 하더라도 사용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피고인은 상고이유로, 98고제190호 사건기록이 폐기처분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원심판결 선고 후 청주지방법원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에 위 98고제190호 사건기록의 사본이 편철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2009년 6월경 청주지방검찰청 담당검사에게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의 등사를 신청하였으나, 2009. 6. 25.경 기록등사 일부 불허처분을 받았으므로, 상고심 법원으로서는 문서송부촉탁 등의 적절한 방법을 통해, 피고인으로 하여금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 중 불허처분된 부분을 열람·등사한 후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 상고심에서 증거조사를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다음으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에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 소정의 상고이유로서 같은 법 제420조 제5호에 규정된 재심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선해할 경우 피고인이 상고이유서 등에 첨부한 서류들을 살펴보아야 하는바, 피고인은 상고이유서 뒷부분에 대법원 사건내역 출력물, 2009. 6. 25.자 재판확정기록등사 불허(제한)통지 사본, 청주지방법원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 표지 사본, 공소외 1 및 공소외 2 작성의 1997. 2. 19.자 각 진술서 사본, 공소외 2 작성의 1996. 12. 10.자 확인서 사본, 공증인가 청주합동법률사무소 공증담당변호사 작성의 인증서 사본, 피고인에 대한 2002. 7. 15.자 검찰진술조서( 공소외 1, 2 진술 부분 포함) 및 공소외 2에 대한 2002. 11. 4.자 검찰진술조서 사본을 첨부하여 이를 제출하였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재심사유인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라 함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로서 이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하고,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또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새로 발견된 증거만을 독립적·고립적으로 고찰하여 그 증거가치만으로 재심의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은 증거들 가운데 새로 발견된 증거와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모순되는 것들은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그 결과 단순히 재심대상이 되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새로운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09. 7. 16.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위 각 서류의 대부분이 원심판결 선고 전에 작성된 것으로 원심의 소송절차에서 제출되었거나 피고인이 제출할 수 있었던 증거에 해당할 뿐 아니라, 그 전부가 단순한 사건내역이나 기록표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가림에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행정처분에 관한 자료, 피고인 및 공소외 1, 2 사이의 기존 소송 등에서 사용되거나 만들어진 진술자료 등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이 앞서 본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결국, 상고이유로서의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선해된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84조, 제388조, 제390조, 제431조 / [2]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 [3]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 제384조, 제420조 제5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석호철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5. 21. 선고 2008노27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제조등) 및 업무상횡령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 및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약사법의 입법목적과 취지 그리고 의약품을 정의한 약사법 제2조 제4호의 규정내용과 그 취지에 비추어 보면, 약사법에서 말하는 의약품은 대한약전에 실린 것 외에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거나 혹은 사람이나 동물의 구조와 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반드시 약리작용상 어떠한 효능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 성분, 형상(용기, 포장, 의장 등), 명칭, 거기에 표시된 사용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회일반인이 볼 때 위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거나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경우에는 이를 모두 의약품으로 보아 약사법의 규제대상이 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1도142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들은 인터넷판매 및 방문판매의 방법으로 주식회사 신기한 비누에서 제조한 ‘신기한 비누’를 판매하였는데, 위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및 방문판매원들을 통하여 ‘신기한 비누’가 아토피, 여드름, 무좀, 치질, 흉터 등의 치료 및 근골격계 통증 완화, 관절·신경통·근육통·오십견 효과, 탈모 예방, 체중 감량 등의 효능이 있다고 홍보하였고, 그 홍보 시 위 비누를 ‘병원처방제’라고 표시하기도 하고, ‘명현반응’, ‘임상결과’ 등의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 사실, 이에 실제로 치질 등 질병 치료에 사용하기 위하여 ‘신기한 비누’를 구입하여 사용한 소비자도 있는 사실, 한강성심병원 피부과, 성형외과 및 재활의학과에서 ‘신기한 비누’를 치료보조제로 처방하고 있고, 피고인들은 ‘신기한 비누’가 아토피, 여드름 등의 치료효과를 인정받아 위 병원에서 처방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광고한 사실, 시중에 판매되는 비누 중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의약품으로 판매되는 것도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신기한 비누’는 표시된 사용목적, 효능, 효과 및 선전방법 등에 비추어 사회일반인이 볼 때 질병의 치료·경감·예방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또한 약효가 있다고 표방되었다 할 것이어서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사법상의 의약품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한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칙에 어긋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
1)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면서 규범적 요소 또한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도639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의약품 제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피고인 1은 피고인 2와 공모하여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2006. 3.경부터 2007. 12.경까지 파주에 있는 동일물산 공장에서 키토산, 쑥액기스, 살구 오일, 로즈마리 오일, 녹두 파우더 등을 원료로 하여 신기한 비누를 만들어 서울 강남구 신사동 528 보암빌딩 3층에 있는 주식회사 신기한 비누 사무실에서 사업자들을 상대로 ‘우리 회사에서 제조한 신기한 비누를 사용하면 얼굴이 작아지고 아토피, 무좀, 습진, 치칠 치료에 효과가 있고, 탈모예방 효과도 있으며,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게 하여 오장육부를 좋아지게 하고 혈액순환도 잘 되게 하며 여드름 및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이 비누로 양치질을 하면 미백효과가 있다’라는 취지로 설명하여 의학적 효과가 있다고 믿게 한 다음 사업자들을 상대로 신기한 비누를 판매하고, 위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아토피, 습진, 흉터 치료에 효과가 있고, 탈모예방 효과도 있으며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게 하여 오장육부를 좋아지게 하고 혈액순환도 잘 되게 하며, 여드름 및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라는 취지로 광고하여 의학적 효과가 있다고 믿게 한 다음 소비자들을 상대로 신기한 비누를 판매하는 등 부정의약품을 제조, 판매하여 2006. 12. 1.부터 2007. 11. 30.까지 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라는 내용의 피고인 1에 대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제조등)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판단하기를, 피고인 1은 2007. 7. 25. 약사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2007. 9. 11.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는데, 위 공소사실과 확정된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은 그 범행장소와 범행일시가 중복되고, ‘신기한 비누’를 의학적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광고하였다는 행위의 점에서도 동일하며, 모두 피고인 1이 ‘신기한 비누’를 판매하기 위하여 행한 일련의 행위에 해당하여 피해법익도 사실상 같다고 할 것이어서 위 각 사실은 기본적으로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그 죄질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다르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 중 약식명령이 발령된 2007. 7. 25.까지의 부분은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로서 면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2007. 7. 26.부터 2007. 11. 30.까지의 부분만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의약품이 아닌 것은 그 용기·포장 또는 첨부문서에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이와 같은 내용의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2006. 12. 중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528 소재 주식회사 신기한 비누 사무실에서 위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위 회사가 개발하여 판매하는 ‘신기한 비누’에 관하여 ‘신기한 비누에 함유된 주요 성분들이 피부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하여 피부를 맑고 깨끗하게 변화시킨다. 신기한 비누는 피부가 먹는 보약이다. 신기한 비누는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를 없애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20여 가지 천연 성분만 골라 3년 이상 자연 숙성시켜 만들었다. 신기한 비누에는 혈액순환에 좋은 키토올리고당과 탄력있는 피부와 건강한 몸을 만드는 강화도사자발약쑥, 독성을 풀어주는 효과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감초 등의 재료를 한 데 모아 제작했다. 신기한 비누에 들어있는 로즈마리는 신경조직에 들어가 뇌파를 자극해 기억력을 높이고 원기회복을 도와주고,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키토올리고당은 노화를 억제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며, 감초는 모든 약의 독성을 풀어주고 기침과 담을 삭이며 중화시키고, 혈액순환에 좋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강화도사자발약쑥은 장을 튼튼하게 하고 여드름을 없애는 데 좋다’라는 취지의 광고를 게재하여 의약품이 아닌 것을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하였다.”라는 공소사실로 원심 판시와 같이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약식명령이 확정된 위 범죄사실은 피고인 1이 의약품이 아닌 ‘신기한 비누’를 의학적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하였다는 것임에 반하여, 위 공소사실은 의약품을 제조하려는 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위 피고인이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의약품인 ‘신기한 비누’를 제조, 판매하였다는 것으로서, 행위의 태양과 보호법익 및 죄질이 전혀 다르고, 범행일시 및 장소도 극히 일부만 중복될 뿐이므로, 양자 사이에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위 각 범죄사실과 공소사실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위 공소사실 중 위 약식명령 발령일까지의 부분을 면소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범죄사실 또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제조등) 부분은 1죄로서 전부 파기되어야 하고, 한편 위 부분은 유죄로 인정되는 업무상횡령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위 업무상횡령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제조등) 및 업무상횡령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 및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약사법 제2조 제4호 / [2] 약사법 제2조 제4호, 구 약사법(2007. 10. 17. 법률 제86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조 제1항 제2호, 제2항 / [3]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제326조 제1호 / [4] 약사법 제2조 제4호, 제61조 제2항, 구 약사법(2007. 10. 17. 법률 제86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제93조 제1항 제10호,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조 제1항 제2호, 제2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종욱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 8. 선고 2009노243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① 피고인이 2006. 4. 14. 공소외 1 등을 통해 공소외 2로부터 2억 원을 교부받을 당시는 오랜 기간의 정치활동을 마무리하고 공식적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후로서, 검사가 들고 있는 여러 단편적 사실만으로 그 당시의 피고인을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에서의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규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을 정치자금법상의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② 공소외 2의 진술만을 근거로 위 2억 원이 피고인의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건네졌다고 인정할 수 없고, 관련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위 2억 원이 피고인이나 공소외 1 또는 공소외 3 등의 선거 관련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제공되었다거나, 피고인이 그와 같은 정치활동에 사용할 의사로 위 2억 원을 수령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③ 위 2억 원은 정치자금법에 규정된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어 그 수수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고 보이고, 거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하였거나 정치자금법에서의 정치자금, 정치활동 및 정치활동을 하는 자의 개념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정치자금법 제1조, 제3조 제1호, 제4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정은혜
【변 호 인】
법무법인 두우앤이우 담당변호사 김덕진 외 1인
【주 문】
피고인을 징역 장기 2년, 단기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압수된 한국은행 발행 오천원권 지폐 1매(증 제2호)를 피해자 공소외 1의 상속인들에게 환부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공갈
피고인은 2010. 5. 5. 18:00경 서울 관악구 봉천동 1712 관악드림타운 (이하 생략)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출해서 이틀 전부터 자신의 집에 함께 머무르던 공소외 2와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지나가는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을 것을 공모한 다음, 서울 동작구 사당4동 317-5에 있는 지하철 7호선 남성역 근처 골목길에서 그 대상을 물색하였다.
2010. 5. 5. 21:00경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피해자 공소외 1(여, 14세)을 발견하고, 공소외 2는 피해자에게 “야, 너 이리 와 봐.”라고 말하여 불러 세우고, 피고인은 그곳에서 약 30m 떨어진 골목길로 피해자를 데리고 간 다음, 피해자에게 “우리 오토바이가 없어졌거든. 그 오토바이를 훔친 애들이 달아날 때 사진을 찍었는데, 그 오토바이 뒤쪽에 앉아있던 여자애가 너랑 똑같이 생겼다. 내 친구가 사진을 가지고 있으니 따라와라.”라고 말하여, 그 말을 믿은 피해자를 데리고 가면서 피해자가 신고를 할 수 없도록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명목으로 피해자로부터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이를 소지한 채로 그곳에서 약 1.5㎞ 떨어진 서울 관악구 봉천3동 1717 대우푸르지오아파트 111동 앞까지 약 20분간 함께 걸어갔다.
피고인은 같은 날 21:37경 위 아파트 111동 앞길에 도착한 다음 공소외 2에게 위 아파트 1층 밖에서 기다리라고 말을 하여 공소외 2로 하여금 111동 앞에서 기다리게 한 후, 친구로부터 이미 들어 알고 있던 아파트 비밀번호를 누르고 피해자와 함께 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에서 내린 다음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위 아파트 23층에 있는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으로 데리고 갔다. 위 기계실은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고 아파트 관리실 관계자들만이 출입하는 곳이고, 21층 방화문을 열고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 곳으로, 피고인의 말처럼 사진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가 그곳을 나가려고 하자 피고인은 이를 제지하면서 피해자에게 ‘너 돈 있지, 돈 좀 빌려줘라.’고 말하여 야간에 인적이 없는 어둡고 낯선 장소에서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5,600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빼앗아 이를 갈취하였다.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피고인은 제1항 기재와 같이 남성역 부근에서 위 대우푸르지오아파트 111동으로 피해자 공소외 1(여, 14세)을 유인해 오면서부터 피해자를 추행할 마음을 먹고 있던 중, 위 아파트 111동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에서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지갑을 빼앗은 이후에, 손으로 피해자의 목 부위를 잡아당기고 오른팔로 피해자의 팔을 잡아당긴 후 강제로 수회 키스하고, 피해자가 아프다고 하면서 몸을 비틀어 빠져나가려고 하자 도망가지 못하게 피해자를 붙잡은 후 피해자가 입고 있던 상의 브래지어 안에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잡아 주무르고, 손으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반바지 단추를 풀고 바지 지퍼를 강제로 내린 후 팬티 속에 손을 넣고, 손가락을 피해자의 성기 안에 집어넣자 피해자가 아프다고 하며 계속 반항하였음에도 계속하여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3. 특수절도
피고인은 친구인 공소외 3, 4와 합동하여, 2009. 11. 17. 03:00경부터 03:30경 사이에 광명시 철산동 (이하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5가 운영하는 ○○양곱창 식당에 이르러, 그곳 출입문을 손괴한 후 식당 내로 침입하여 그곳 계산대 위에 있는 간이철제금고와 그 안에 들어있는 현금 2만 원 상당 및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맥주 약 10병을 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범죄사실 제1항, 제2항의 각 사실]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2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1. 공소외 6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1. 수사보고(변사발생 사건 수사), 수사보고(엘리베이터 CCTV 및 변사자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주민 공소외 7 상대 수사), 수사보고(부검결과), 수사보고(피의자가 피해자를 데려간 이동경로), 수사보고(23층 기계실 조감도 및 증1호 핸드폰이 발견된 곳을 촬영한 사진), 긴급감정 결과(유선통보), 수사보고(피의자 대동하고 처음 피해자를 만난 장소, 데리고 간 이동경로 및 성폭행 장면을 재연하여 사진촬영), 수사보고(피해자 부검 집도의 공소외 8 통화 결과)의 각 기재 및 영상
1. 변사현장, 22층 옥상 및 23층 창문, 창문에 찍혀 있는 신발자국, 영안실에서 변사자 전면부, 후면두 등을 촬영한 사진, 피의자가 변사자, 주민 공소외 7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촬영된 CCTV를 캡쳐한 장면의 각 영상
1. 2010. 5. 6.자 경찰 압수조서, 압수목록의 각 기재
[판시 범죄사실 제3항의 사실]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공소외 3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1. 절도사건 초동조치 보고서의 기재
1. 도난 현장사진 및 피의자들의 모습이 촬영된 CCTV 사진의 영상
1. 공소외 5 작성의 진술서의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0조 제1항, 제30조(공갈의 점, 징역형 선택),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 제2호(강제추행의 점), 형법 제331조 제2항, 제1항(절도의 점)
1. 소년범감경
소년법 제2조, 제60조 제2항,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부정기형
소년법 제2조, 제60조 제1항
1. 이수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1. 피해자환부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1항
【양형이유】
피고인은 15세의 소년으로서 2009. 12.경 특수절도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적이 있으나 형벌을 받은 전력은 없고,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그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이 사건 공갈 및 특수절도 범행의 각 피해액이 비교적 경미한 점, 피고인이 특수절도 범행의 피해자 공소외 5와는 원만히 합의한 점 등 피고인에게 참작할 만한 사정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범행의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비록 아래 무죄부분에서 설시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강간의 고의 및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어 강간치사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하나, 피고인이 저지른 이 사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범행으로 인하여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자 공소외 1이 위 범행 직후 위 아파트 23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점, 피고인 측과 피해자 공소외 1의 유족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점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고, 그 밖에 이 사건 공판과정에 나타난 피고인의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등)의 점 및 강간치사의 점의 요지
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등)
피고인은 2010. 5. 5. 18:00경 서울 관악구 봉천동 1712 관악드림타운 (이하 생략)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출해서 이틀 전부터 자신의 집에 함께 머무르던 공소외 2와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지나가는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을 것을 공모한 다음, 서울 동작구 사당4동 317-5에 있는 지하철 7호선 남성역 근처 골목길에서 그 대상을 물색하였다.
2010. 5. 5. 21:00경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피해자 공소외 1(여, 14세)을 발견하고, 공소외 2는 피해자에게 “야, 너 이리 와 봐.”라고 말하여 불러 세우고, 피고인은 그곳에서 약 30m 떨어진 골목길로 피해자를 데리고 간 다음, 피해자에게 “우리 오토바이가 없어졌거든. 그 오토바이를 훔친 애들이 달아날 때 사진을 찍었는데, 그 오토바이 뒤쪽에 앉아있던 여자애가 너랑 똑같이 생겼다. 내 친구가 사진을 가지고 있으니 따라와라.”라고 말하여, 겁에 질려 그 말을 믿은 피해자를 데리고 가면서 피해자가 신고를 할 수 없도록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명목으로 피해자로부터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이를 소지한 채로 그곳에서 약 1.5㎞ 떨어진 서울 관악구 봉천3동 1717 대우푸르지오아파트 111동 앞까지 약 20분간 함께 걸어갔다.
피고인은 같은 날 21:37경 위 아파트 111동 앞길에 도착한 다음 공소외 2에게 위 아파트 1층 밖에서 기다리라고 말을 하여 공소외 2로 하여금 111동 앞에서 기다리게 한 후, 친구로부터 이미 들어 알고 있던 아파트 비밀번호를 누르고 피해자와 함께 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에서 내린 다음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위 아파트 23층에 있는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으로 데리고 갔다. 위 기계실은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고, 아파트 관리실 관계자들만이 출입하는 곳이고, 21층 방화문을 열고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 밀폐된 곳으로, 피고인의 말처럼 사진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가 그곳을 나가려고 하자 이를 제지하면서 피해자에게 지갑을 내놓으라고 말하여 야간에 인적이 없는 어둡고 낯선 장소에서 반항이 완전히 억압된 피해자로부터 5,600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빼앗아 이를 강취하였다.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지갑을 빼앗은 다음, 남성역 부근에서 위 아파트로 피해자를 유인해 오면서 피해자를 강간할 마음을 먹었던 피고인은 계속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목 부위를 잡아당기고 오른팔로 피해자의 팔을 잡아당긴 후 강제로 수회 키스하고, 피해자가 아프다고 하면서 몸을 비틀어 빠져나가려고 하자 도망가지 못하게 피해자를 붙잡은 후, 피해자가 입고 있던 상의 브래지어 안에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잡아 주무르고, 손으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반바지 단추를 풀고 바지 지퍼를 강제로 내린 후 팬티 속에 손을 넣고, 손가락을 피해자의 성기 안에 집어넣자 피해자가 아프다고 하며 계속 반항하였음에도 계속하여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후 자신의 성기를 꺼내어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아프다고 소리치고 반항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나. 강간치사
피고인은 위 가.항과 같이 같은 날 21:37경부터 같은 날 22:44경까지 1시간 이상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쳤고, 피고인이 23층 계단을 내려가면서 자리를 비우자, 위 가.항으로 인해 공포에 휩싸인 피해자는 피고인 또는 위 아파트 1층에서 대기중이던 공소외 2로부터 다시 강간을 당할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이를 모면하기 위하여 위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즉석에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판단
가. 특수강도죄의 성립 여부
(1) 강도죄에 있어서 폭행과 협박의 정도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 불능케 할 정도의 것이라야 한다(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1도359 판결 등 참조). 또, 형법 제334조 제2항에 규정된 합동범은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모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 요건으로서 현장에서의 실행행위의 분담이라는 협동관계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 1985. 3. 26. 선고 84도2956 판결 등 참조).
(2) 먼저 피고인이나 공소외 2가 피해자에게 그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할 만한 폭행 또는 협박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 보아도, 피고인이나 공소외 2가 남성역 근처 골목길에서 위 아파트 111동 앞까지 피해자를 데리고 가는 동안 피해자에게 그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오히려, 피해자가 남성역 근처 골목길에서 위 아파트 111동 앞까지 가는 동안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당일 남자친구 등과 함께 롯데월드에 다녀온 것을 이야기한 점(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합815 사건 수사기록 455쪽, 이하 사건번호를 특정하지 않은 ‘수사기록’은 위 사건 수사기록을 뜻한다), 남성역 근처 골목길에서 위 아파트 111동 앞까지 가는 도중에 피고인은 비비큐치킨집에 들러 약 3~4분간 그곳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공소외 2도 피고인을 따라 위 치킨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동안 피해자는 위 치킨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점[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공소외 2 증인신문조서(제3회 공판조서의 일부) 6쪽, 수사기록 389쪽],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위 아파트 111동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갈 때 1층에서 20층까지 동승한 남자어른( 공소외 7)이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위 공소외 7에게 별다른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점(수사기록 76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아파트 111동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으로 피해자를 유인하기 전까지는 피고인이나 공소외 2가 피해자에게 별다른 폭행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 아파트 111동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으로 데리고 가서, 집으로 가겠다고 하는 피해자를 제지하며 ‘너 돈 있지, 돈 좀 빌려줘라.’고 말한 후, 피해자가 ‘저 돈 별로 없어요'라고 하면서 보여주는 피해자의 지갑을 빼앗은 다음, 지갑을 돌려달라는 피해자에게 ‘알았으니까 기다려 봐. 얘기하고 갈 때 줄게.’라고 말한 것(피고인의 법정진술, 수사기록 408쪽)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품을 빼앗기 위하여 행한 폭행이나 협박의 전부라고 할 것인데, 거기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건네 준 지갑에 들어있던 돈이 5,600원에 불과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비록 당시는 바람이 세게 불고 비도 약간 오는 흐린 날씨의 야간이었고(수사기록 47쪽, 54쪽), 피고인이 피해자를 유인하여 간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이 아파트 관리실 관계자들이 용무가 있을 때만 출입하는 인적이 드문 곳이었으며, 계단 전등도 켜져 있지 않아 그곳이 상당히 어두웠다는 점(수사기록 55쪽, 409쪽)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위와 같은 폭행이나 협박이 피해자를 외포하게 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그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를 불능하게 할 정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다음으로 피고인과 공소외 2의 범행이 합동범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의 법정진술 및 증인 공소외 2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과 공소외 2가 피해자로부터 금품을 빼앗을 것을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각 증거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2는 피고인과 함께 남성역 부근에서 위 아파트 111동 앞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간 다음, 잠깐만 기다리고 있으라는 피고인의 말에 위 아파트 111동 앞 정자에 앉아 피고인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인바, 그렇다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나 공소외 2가 위 아파트 111동 앞까지 피해자를 데리고 가는 동안 피해자에게 그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할 만한 폭행 또는 협박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피고인이 공소외 2를 위 아파트 111동 앞에 두고 혼자서 위 아파트 111동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간 후, 그곳에서 피해자를 집에 가지 못하게 제지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하여 금품 탈취를 위한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것인 이상, 공소외 2가 이 사건 범행현장에서 실행행위를 분담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갑을 빼앗는 행위에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4)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하여는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공갈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할 뿐, 특수강도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강간미수죄의 성립 여부
(1)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할 의사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성기 안에 자신의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가 빼었을 뿐, 피해자를 강간할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2) 살피건대, ① 피해자의 항문액과 질액의 정액반응이 음성일 뿐만 아니라, 질 외부에서도 피고인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지 않은 점(수사기록 596쪽,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합1303 사건 수사기록 10쪽), ② 피고인은 인적이 드문 위 아파트 111동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에서 피해자와 단둘이 있었고, 이미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등으로 피해자를 추행하기까지 하였으며, 피고인의 몸에 아무런 상처가 없는 것(수사기록 232쪽)으로 미루어 볼 때 당시 피해자의 물리적인 반항의 정도도 그리 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강간의 의사가 있었다면 어렵지 않게 강간의 기수까지도 이를 수 있었을 것임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기에 자신의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가 뺀 후 자신의 성기가 발기되자 간음행위로 나아가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오줌 쌀 테니 돌아보지 말라’고 말한 다음 피해자를 등진 채 벽을 향해 자위행위를 한 점(피고인의 법정진술, 수사기록 338쪽, 416쪽),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성경험이 없는 14세의 소년이었으므로, 성적 호기심으로 피해자에 대한 추행까지는 시도하였다고 하더라도 강간까지 하려고 마음먹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성기 안에 자신의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가 빼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위 범행 당시 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쉽사리 추단하기 어렵다.
(3)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하여는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죄가 성립할 뿐, 강간미수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다. 강간치사죄의 성립 여부
(1)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한 후 그곳에서 자위행위를 하였을 뿐이고, 자위행위 이후 피고인이 위 아파트 111동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을 떠날 때 피해자는 화가 난 듯 고개를 숙이고는 있었지만 울고 있지도 않았으므로, 피고인은 자신이 위 기계실 앞을 떠난 후 피해자가 위 아파트 23층에서 창문을 넘어 뛰어내려 사망할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2) 형법 제15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이른바 결과적 가중범은, 행위자가 행위시에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을 때는 비록 그 행위와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중한 죄로 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1988. 4. 12. 선고 88도178 판결 등 참조).
(3) 살피건대, 피고인이 위 아파트 111동 앞에서 공소외 2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한 다음 피해자를 위 아파트 111동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으로 데리고 가 판시 범죄사실 제1항, 제2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지갑을 갈취한 후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등으로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면서 자신의 성기가 발기되자 피해자에게 ‘오줌 쌀 테니 돌아보지 말라’고 말하고 그곳 벽을 향해 자위행위를 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피고인의 법정진술, 증인 공소외 2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제3회, 제4회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수사보고(피의자 대동하고 처음 피해자를 만난 장소, 데리고 간 이동경로 및 성폭행 장면을 재연하여 사진촬영), 수사보고(푸르지오아파트 경비실에 촬영된 CCTV 시간과 실제 시간에 대한)의 각 기재 및 영상, 서울종합방재센터로부터 제출받은 119 변사(추락)사건 신고접수내역, 푸르지오아파트 111동 경비근무일지 사본의 각 기재, 피의자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1층에서 내려가는 모습이 촬영된 CCTV 장면의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기에서 손가락을 빼자 피해자는 즉시 일어나서 옷을 추슬러 입었고, 피고인이 자위행위를 할 동안 피해자는 위 아파트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 계단에 앉아 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자위행위 이후 서둘러 옷을 입고 피해자에게 ‘나 간다’고 말하며 위 아파트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을 떠났는데, 당시에도 피해자는 고개를 숙인 채 위 기계실 앞 계단에 앉아 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위 아파트 21층으로 내려와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던 중 피해자의 추락으로 인한 ‘쾅’ 소리를 들은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추락한 직후에 위 아파트 111동 밖으로 나와서 ‘왜 이렇게 늦게 나왔냐’고 하는 공소외 2에게 ’친구 집에 가서 라면 먹고 놀다가 왔다’고 말한 사실, 공소외 2가 화단을 가리키며 사람이 떨어졌다고 하는데도 피고인은 ‘진짜야? 어디 있어?’라고만 물은 후, 좀 더 보고 가자고 하는 공소외 2에게 ‘좀 있으면 엄마한테 전화 올 시간이다. 비도 오고 하니 빨리 가자.’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4) 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여 보건대, 다음과 같은 각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위 아파트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에서 강제추행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가 성폭력범죄의 수단으로서는 그다지 중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위 강제추행 이후 피해자에게 돌아보지 말라고 한 다음 벽을 향하여 자위행위를 하였고, 자위행위를 종료한 직후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 계단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던 피해자에게 ‘나 간다’고 말하며 서둘러 그곳을 떠났으므로, 피해자가 23층 창문을 통하여 아래로 뛰어내릴 당시 피해자는 이미 급박한 위해상태에서 벗어나 있었던 점, ③ 공소외 2는 애초부터 위 아파트 111동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 위 아파트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근처로는 온 적이 없는데다가, 피해자도 공소외 2가 위 아파트 111동 앞에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공소외 2에 의한 추가 범행을 우려한 나머지 이를 피하기 위해 23층 창문을 통하여 도망하려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④ 2, 3층 정도의 저층도 아닌 아파트 23층에서 창문을 통하여 밖으로 뛰어내릴 경우 대부분 다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생명을 잃게 될 것인 점, ⑤ 피해자의 사망은, 성경험이 없던 14세의 어린 소녀인 피해자가 위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후 그로 인한 극도의 수치심과 절망감을 이기지 못하고 투신자살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나이 어린 피해자가 낯선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직후에 범행현장인 위 아파트 23층에서 창문을 넘어 뛰어내린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이나 공소외 2로부터 추가로 당할 수도 있는 강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23층에서 창문을 넘어 뛰어내려 사망에 이르리라고는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등)의 점 및 강간치사의 점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위 공소사실에는 판시 공갈죄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죄의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어 동일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위 공갈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이 부분에 관하여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광국(재판장) 박소영 정성민 | [1] 형법 제30조, 제297조, 제298조, 제300조, 제334조 제2항, 제350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 제2호, 제3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 제14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 [2] 형법 제15조 제2항, 제30조, 제297조, 제300조, 제301조의2, 형사소송법 제298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유병진
【원심판결】
광주지법 목포지원 2010. 8. 13. 선고 2010고정38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을 받게 해 준다는 말을 듣고 공소사실 기재 통장과 현금카드를 보내준 것일 뿐 이를 양도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9. 12. 18.경 목포시 상동 (이하 생략)에 있는 목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피고인 명의로 발급받은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인 ○○은행 예금통장 (계좌번호 1 생략), △△은행 예금통장 (계좌번호 2 생략) 등 2개의 통장 및 각 그 현금카드 2개를 버스택배를 통하여 성명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양도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은 원심판결에서 거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양도’의 의미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는 동법 제6조 제3항 제1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① 형법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점, ②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제49조 제4항 제2호,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대가를 주고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가를 받고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대가를 받지 아니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음이 명확하고, 또 동법 제6조 제3항 제3호에서 접근매체의 ‘양도’, ‘유상 대여’와는 별도로 접근매체의 질권설정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접근매체의 처분행위와 관련하여 처벌 대상이 되는 각각의 행위태양을 구분하고 있는 점, ③ 동법 제49조 제1항 제5호는 강제로 빼앗거나, 횡령하거나, 사람을 속이거나 공갈하여 획득한 접근매체를 ‘사용’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8조는 동법 제9조 제3항에 따른 고의나 중대한 과실의 범위를 규정하면서 접근매체를 제3자에게 대여하거나 그 사용을 위임한 경우 또는 양도나 담보의 목적으로 제공한 경우 등 행위태양을 구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의 규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는 접근매체의 ‘양도’는 타인에게 접근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하여 주는 것을 의미하고 무상의 대여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 등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대출을 해 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성명불상자에게 연락하여 대출에 관한 상담을 한 사실, ② 피고인은 위 성명불상자로부터 두 곳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신규계좌를 개설하여 통장과 현금카드를 보내주면 거래실적을 늘려 대출을 해 주고 위 계좌에 대출금을 입금한 후 위 통장과 현금카드를 돌려주겠다는 말을 듣고, 대출을 받기 위하여 ○○은행 및 △△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통장과 현금카드를 발급받은 다음 이를 위 성명불상자에게 택배로 송부해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 대출업자를 가장한 성명불상자가 대출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그로 하여금 피고인을 위하여 대출실행 시까지 위 통장 및 현금카드를 일시 사용하도록 위임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양도하였다고는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희호(재판장) 강동극 홍영진 | [1]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제2호, 제3호, 제9조 제3항, 제49조 제1항 제5호, 제4항 제1호, 제2호, 제3호,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8조 / [2]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제49조 제4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30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최재근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0. 8. 5. 선고 2010노276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과 그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또는 단독으로 저지른 판시 상습절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1항을 적용하여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그 법정형에 대하여 누범가중, 소년감경, 작량감경을 차례로 한 후 그 최종 처단형의 형기 범위 내에서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장기 2년, 단기 1년 6월의 징역형을,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장기 1년 6월, 단기 1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사실, 원심은 양형부당을 항소이유로 내세운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면서, 다만 제1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작량감경을 하기 전의 처단형, 즉 소년감경까지만 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선고하였음에도 작량감경을 한 것은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규정된 ‘재판서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잘못이 있음이 분명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 1에 대한 작량감경의 법령적용을 삭제하는 것으로 제1심판결을 경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제1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작량감경을 한 후 작량감경을 하지 아니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선고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작량감경을 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선고된 것인 이상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 1의 경우 그 유죄로 인정되는 단독절도 범행이 6회나 더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보면,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작량감경을 하지 아니한 형기범위 내에서 한 형의 양정이 피고인 2의 경우와 비교할 때 형평에 반하여 심히 부당한 것으로 인정되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피고인 1에 대하여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그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2에 대한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절도의 습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형법 제53조, 제329조, 제331조 제2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1항,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0. 5. 7. 선고 2009노81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을 내린 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하반신을 휴대전화기로 촬영하였다’는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와 같은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부합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그 촬영 당시의 정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친분관계, 피해자의 고소 경위, 피해자의 진술번복 내용 등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배척하고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증거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증거의 증명력 판단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 법률 제14조의2 제1항에 규정된 ‘그 의사에 반하여’의 구성요건 해석을 그르친 잘못이 없다.
2.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를 정한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 규정의 문언과 그 입법 취지 및 연혁, 보호법익 등에 비추어, 위 규정에서 말하는 ‘그 촬영물’이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영상물을 의미하고, 타인의 승낙을 받아 촬영한 영상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7973 판결 참조).
원심이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하반신을 촬영하였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이 그 촬영한 사진을 반포하였다 하더라도 위 법률 제14조의2 제1항 후단이 규정하는 ‘그 촬영물을 반포한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그에 관한 판시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2 제1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제1항 참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25조 / [2]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2 제1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제1항 참조) / [3]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2 제1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제1항 참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및
【변 호 인】
변호사 박현길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 15. 선고 2008노17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심 판시 자금제공-1, 2, 4, 5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와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어떤 법인이 법인격을 달리하는 다른 법인에 자금을 대여한 경우, 그 자금을 대여한 당해 법인의 임원의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임원이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당해 법인과 임원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였는지 및 그러한 행위를 통해 당해 법인에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도6020 판결, 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4도5167 판결 등 참조). 한편 당해 법인의 임원이 회계처리를 적정하게 하지 아니함으로써 다른 법인에 자금을 대여한 사실 자체를 은폐한 경우, 그러한 부적정한 회계처리는 자금대여와 관련된 배임행위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요소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부적정한 회계처리에도 불구하고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려면 당해 법인과 다른 법인의 관계, 자금대여의 경위와 목적, 자금대여의 방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1998년경부터 쌍용양회공업 주식회사(이하 ‘쌍용양회’라 한다)의 회장 내지 대표이사 등으로 재직하면서 쌍용양회의 경영에 관한 주요 정책을 결정·집행하거나 쌍용양회의 자금집행에 관한 업무를 총괄담당하여 왔는데, 피고인들은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이사회 결의 없이 아무런 담보나 손해보전방안을 확보하지 아니한 채 쌍용양회의 위장계열회사인 남유산업 주식회사(이하 ‘남유산업’이라 한다), 주식회사 호반레미콘(이하 ‘호반레미콘’이라 한다), 주식회사 명성건설(이하 ‘명성건설’이라 한다), 대산레미콘 주식회사(이하 ‘대산레미콘’이라 한다)에 공소장 첨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운영자금 등을 대여함으로써 남유산업, 호반레미콘, 명성건설, 대산레미콘에 공소장 기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쌍용양회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쌍용양회가 위 회사들에 금원을 지급한 사실관계에 따라 “한일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한일생명’이라 한다)의 유상증자와 관련된 부분, 나라종합금융 주식회사(이하 ‘나라종금’이라 한다)의 유상증자와 관련된 부분, 지급보증채무의 변제와 관련된 부분, 운영자금지원과 관련된 부분, 소득세 납부와 관련된 부분”으로 나눈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한일생명 및 나라종금 유상증자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판단
1) 어떤 주식이 실질적으로는 당해 법인의 소유인데 그 주식을 인수할 당시 다른 법인의 명의만을 빌려 인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 주식을 인수할 당시의 당해 법인과 다른 법인의 관계, 다른 법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게 된 경위, 주식인수대금을 조달하여 납입한 경위, 주권의 소지 여부, 당해 법인이 주주로서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여부, 주식처분에 따른 이익이 당해 법인에 귀속되었는지 여부 및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당해 법인과 다른 법인이 엄연히 법인격을 달리하는 별개의 법인으로서 각기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단순히 주식취득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직·간접적으로 당해 법인에 미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법률상으로도 당해 법인을 실질적인 주식인수인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한일생명 유상증자와 관련된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 즉 한일생명은 1997년경의 외환위기로 부실여신이 증가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정상화 명령을 받게 되자 1999. 2.경 쌍용양회에 대하여 100억 원의 후순위대출을 요청하였는데, 쌍용양회 대표이사 겸 쌍용그룹 구조조정실행위원회 위원장이 이행확약서를 작성하여, 쌍용그룹이 1999. 2.까지 한일생명의 300억 원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100억 원의 후순위대출을 한다고 한 사실, 한일생명은 2000. 11.경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는데, 쌍용양회 구조조정본부 본부장이 이행확약서를 작성하여, 쌍용그룹이 2000. 12. 29.까지 한일생명의 200억 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한 사실, 이에 호반레미콘과 남유산업 및 쌍용그룹의 기타 계열사들이 쌍용양회 및 쌍용그룹 구조조정실행위원회가 결정한 바에 따라 한일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한일생명의 후순위채권을 매입하게 되었는데, 자체 자금이 부족한 호반레미콘과 남유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하여 유상증자 참여자금을 조달하고, 쌍용양회가 그 차입금채무에 관하여 지급보증을 한 사실, 쌍용양회가 위와 같이 1997년경의 외환위기 이전 및 이후에 차명으로 한일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당시 호반레미콘이나 남유산업은 그 결정 과정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았고, 쌍용양회는 유상증자 참여 당시 호반레미콘이나 남유산업의 차입금채무에 관하여 지급보증을 한 후, 호반레미콘과 남유산업에 원심 판시 별지 [표 1] 기재와 같이 자금을 제공하여 차입금채무를 변제하도록 한 사실, 2002. 2.경 쌍용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쌍용화재는 124억 원에 매각되고, 한일생명은 쌍용화재와 함께 4원에 매각되는데, 이는 호반레미콘, 남유산업, 쌍용양회, 쌍용자원개발이 보유한 한일생명 주식을 각기 1원에 매각하는 것이었고, 이에 관하여 쌍용양회가 최종적으로 결재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한일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있어 그 실질적인 주체는 쌍용양회이고 호반레미콘, 남유산업은 쌍용양회의 의사결정에 따라 그 명의를 빌려준 형식적인 주체에 불과하며, 유상증자 참여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차입에 있어서도 그 실질적인 채무자는 쌍용양회로서 호반레미콘과 남유산업은 쌍용양회의 의사결정에 따라 명의를 빌려준 형식적인 채무자에 불과하므로, 쌍용양회가 호반레미콘, 남유산업에 자금을 제공하여 차입금채무를 변제하도록 한 것은 쌍용양회가 실질적인 채무자로서 그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자금제공은 쌍용양회에 손해를 가하는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호반레미콘과 남유산업이 한일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 것은 쌍용그룹 차원에서 결정되었다는 것이므로, 쌍용양회가 쌍용그룹의 모기업으로서 금융감독원에 앞서 본 바와 같은 내용의 이행확약서를 제출하였다거나 한일생명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을 들어 곧바로 쌍용양회를 실질적인 주식인수인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한편,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면, 쌍용양회는 1998. 12. 30. 및 2000. 6. 22. 남유산업과 사이에 한일생명 주식취득과 관련한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위 약정서에는 남유산업이 쌍용양회의 요청에 따라 한일생명 주식을 취득하되, 쌍용양회는 남유산업이 요청하는 경우 취득주식을 환매하기로 되어 있고, 남유산업이 취득한 주식은 남유산업이 쌍용양회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에 대한 담보 명목으로 쌍용양회가 보관하기로 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위 약정서는 그 내용만을 놓고 보면 쌍용양회가 남유산업의 명의만을 빌려 한일생명의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삼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게다가 동일한 지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 호반레미콘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약정서가 존재하는지조차 불분명하므로, 쌍용양회가 남유산업이나 호반레미콘의 명의만을 빌려 한일생명의 주식을 취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보인다. 한편 원심은 쌍용화재 주식과 한일생명 주식이 2002. 2.경 함께 매각되면서 한일생명 주식은 4원이라는 무의미한 가격에 매각된 반면 쌍용화재 주식은 124억 원에 매각되었다고 판단하였는데, 기록에 의하면 쌍용화재 주식을 매수한 매수인과 한일생명 주식을 매수한 매수인은 각기 다른 회사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같이 매수인을 달리하는 두 건의 매매계약을 통해 쌍용양회가 한일생명 주식의 처분에 따른 이익을 쌍용화재 주식의 매각대금 등에 어떻게 반영하게 되었는지도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쌍용양회가 한일생명의 실질적인 주주였다면, 쌍용양회가 어떠한 형태로든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였을 것으로 보이나, 기록상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어떠한 자료도 없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쌍용양회와 남유산업이 체결한 약정의 내용이 그와 같이 정하여진 이유가 무엇인지, 호반레미콘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약정을 체결하였는지 만약 체결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한일생명 주식의 매각과정에서 쌍용양회가 어떠한 이익을 얻게 되었는지, 쌍용양회가 어떠한 형태로든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나아가 심리한 다음 그러한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쌍용양회가 한일생명 주식의 실질적인 인수인으로서 주식취득자금을 부담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만을 들어 쌍용양회가 실질적인 주식인수인으로서 그 주식취득자금을 변제한 것이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주식의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나라종금 유상증자와 관련된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 즉 쌍용그룹은 나라종금으로부터 여신을 제공받으면서 쌍용그룹 전체의 나라종금에 대한 채무액이 1998. 3.경에는 1,302억 원, 1999. 12.경에는 2,654억 원에 이른 사실, 나라종금은 1997년경의 외환위기와 기업들의 부도로 인하여 부실여신이 증가하여 경영위기에 처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고, 1998. 3.경부터 쌍용그룹 등 여신을 제공받은 기업들에 대하여 여신한도를 축소하면서 채무변제를 독촉하는 한편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쌍용그룹 등 여신을 제공받은 기업들에 대하여 나라종금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요청한 사실, 당시 쌍용그룹도 경영위기에 처해 있었으나 거액의 여신을 제공한 나라종금과의 협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여 계열사별로 규모를 정하여 나라종금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사실, 위와 같은 유상증자 참여에 있어서 쌍용양회는 나라종금과 약정을 체결하여, 쌍용그룹 계열사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인수한 나라종금 주식은 1년 후에 나라종금 및 그의 대주주에게 환매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였고, 나라종금 및 그의 대주주가 위와 같은 환매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쌍용그룹의 나라종금에 대한 채무와 상계할 수 있도록 한 사실, 그에 따라 명성건설과 남유산업 및 쌍용그룹의 기타 계열사들이 나라종금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였고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은 1999. 12. 29. 영남종금으로부터 100억 원과 200억 원을 차입하여 유상증자 참여자금을 조달한 사실, 당시 쌍용양회는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에 대하여 위와 같은 차입금의 이자를 포함하여 유상증자 참여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손실을 보전해 주기로 약정한 사실,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은 유상증자 참여 당시 그 참여 여부나 규모 등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관여하지 않았고, 쌍용양회는 유상증자 참여 이후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에 원심 판시 별지 [표 2] 기재와 같이 자금을 제공하여 위 차입금채무를 변제하도록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나라종금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있어 그 실질적인 주체는 쌍용양회로서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은 쌍용양회의 의사결정에 따라 명의를 빌려준 형식적인 주체에 불과하고, 위 유상증자 참여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차입에 있어서도 그 실질적인 채무자는 쌍용양회로서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은 쌍용양회의 의사결정에 따라 명의를 빌려준 형식적인 채무자에 불과하므로, 쌍용양회가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에 자금을 제공하여 위 차입금채무를 변제하도록 한 것은 쌍용양회가 실질적인 채무자로서 그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자금제공은 쌍용양회에 손해를 가하는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명성건설과 남유산업이 나라종금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 것은 쌍용그룹 차원에서 결정되었다는 것이므로, 쌍용양회가 쌍용그룹의 모기업으로서 나라종금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계열회사들이 나라종금 유상증자에 참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을 들어 곧바로 쌍용양회를 실질적인 주식인수인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한편,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쌍용양회는 1999. 12. 24.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과 사이에 나라종금 주식취득과 관련한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위 약정서에는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이 쌍용양회의 요청에 의하여 나라종금 주식을 취득하되, 쌍용양회는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이 주식취득과 관련하여 입게 되는 모든 손실을 부담하기로 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 내용만을 놓고 보면 위 약정서를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의 명의를 빌려 쌍용양회가 나라종금의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삼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계열회사들의 위임을 받은 쌍용양회는 1999. 12. 24. 나라종금 및 나라종금의 대주주들과 사이에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위 약정에 의하면 쌍용양회는 계열회사들이 취득한 나라종금 주식에 대하여 1년이 지나면 나라종금의 대주주들에게 환매요청을 할 수 있고, 환매요청에도 불구하고 대주주들이 주식매입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나라종금은 쌍용양회 및 계열회사들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대주주 중 1인인 주식회사 에프샵(이하 ‘에프샵’이라 한다)에 양도하되, 채권양도 이후에는 쌍용양회와 계열회사들이 환매대금채권과 위 대출금채권을 상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사실, 나라종금은 같은 날 에프샵과 사이에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채권양도계약에 의하면 나라종금은 쌍용양회에 대한 167억 원 가량의 대출금채권 이외에 명성건설에 대한 107억 원 가량의 대출금채권과 남유산업에 대한 24억 원 가량의 대출금채권도 에프샵에 함께 양도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사실(다만, 채권양도일자는 실제로 대주주들이 주식매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채권양도의무가 발생하는 때로 정하였다), 이후 쌍용양회는 나라종금의 대주주들이 주식매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나라종금 및 에프샵에 상계통지를 하면서 쌍용양회의 위 대출금채권 이외에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의 위 대출금채권에 관하여도 상계통지를 한 사실, 한편 나라종금이 2000. 9. 15. 파산선고를 받게 되자 쌍용양회와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은 나라종금의 파산관재인과 대주주들을 상대로 위 상계의 효력과 관련하여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나라종금과 에프샵 사이의 채권양도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이 인수한 나라종금 주식은 당초부터 나라종금 대주주들에게 환매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고, 그 환매대금은 나라종금이 쌍용양회에 대하여 가진 대출금채권뿐만 아니라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에 대하여 가진 대출금채권과도 상계처리 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던 것임이 분명한데,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쌍용양회가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의 명의만을 빌려 나라종금의 주식을 인수한 것이라면 나라종금이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대출금채권에 대하여도 상계처리를 함으로써 명의상 주주에 불과한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에 나라종금 주식의 처분이익이 귀속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쌍용양회 등이 제기한 위 소송에서 쌍용양회 등이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됨으로써 당초 예정되었던 환매도 제대로 이행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나라종금 주식이 실제로 어떻게 처분되어 그 처분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쌍용양회가 나라종금의 실질적인 주주였다면 쌍용양회가 어떠한 형태로든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였을 것으로 보이나, 기록상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어떠한 자료도 없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쌍용양회와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이 체결한 약정의 내용이 그와 같이 정하여진 이유가 무엇인지, 나라종금 주식의 처분이익 중 일부가 대출금채권과의 상계를 통해 명성건설 및 남유산업에 귀속되도록 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나라종금 주식이 실제로 어떻게 처분되었는지, 쌍용양회가 어떠한 형태로든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나아가 심리한 다음 그러한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쌍용양회가 나라종금 주식의 실질적인 인수인으로서 주식취득자금을 부담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만을 들어 쌍용양회가 실질적인 주식인수인으로서 그 주식취득자금을 변제한 것이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주식의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지급보증채무의 변제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판단
이미 타인의 채무에 대하여 보증을 하였는데, 피보증인이 변제자력이 없어 결국 보증인이 그 보증채무를 이행하게 될 우려가 있고, 보증인이 피보증인에게 신규로 자금을 제공하거나 피보증인이 신규로 자금을 차용하는 데 담보를 제공하면서 그 신규자금이 이미 보증을 한 채무의 변제에 사용되도록 한 경우라면, 보증인으로서는 기보증채무와 별도로 새로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을 초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7도541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쌍용양회가 호반레미콘 등에 자금을 제공하여 쌍용양회 자신이 지급보증을 한 대출금채무를 변제하도록 한 것은, 쌍용양회 자신이 부담하는 지급보증채무를 소멸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기존의 지급보증과 별도로 새로운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을 초래한 것이 아니어서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마. 운영자금지원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판단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하거나 지급보증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나 지급보증은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그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 것이고(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7도541 판결 등 참조), 한편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쌍용양회가 호반레미콘, 남유산업, 명성건설에 자금을 제공하여 그들의 운영자금을 조달해 주거나 그들이 종전에 사실상의 계열사 관계를 유지함에 따라 입게 된 손실을 보전해 주는 등의 방법으로 그들의 운영을 지원함으로써 호반레미콘 등을 사실상의 계열사로 존속시키는 것이 쌍용양회 자신의 경영을 위하여 상당한 정도 필요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쌍용양회는 1998. 1.경 쌍용자동차 주식회사의 매각과정에서 쌍용그룹이 인수하게 된 채무 1조 7,666억 원 중 7,465억 원의 채무를 인수하는 등으로 인해 재정상태가 현저하게 악화된 사실, 쌍용양회는 재정난을 타개하고 자구계획을 이행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였는데, 일본의 태평양시멘트 주식회사(이하 ‘태평양시멘트’라 한다)가 2000. 10.경 3,650억 원 가량을 신주인수방식으로 투자하게 되자 피고인 1과 태평양시멘트 측이 같은 수의 이사를 선임하고 공동대표이사 1인을 각각 선임하는 형태로 공동경영하기로 한 사실, 이후 쌍용양회는 2001. 4.경 채권금융기관들이 대출금채권 중 1조 4,000억 원으로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태평양시멘트 측도 3,000억 원의 전환사채를 추가매입하기로 하는 등 외부의 도움으로 재정난을 해결하게 되자 그 무렵 채권금융기관을 대표한 조흥은행과 사이에 자금관리단 파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 쌍용양회는 2001. 9. 15.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시행됨에 따라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대상으로 선정되어 2001. 11. 20. 채권금융기관들과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하는 한편 자금관리단 파견에 관한 계약을 다시 체결한 사실, 한편 호반레미콘, 남유산업, 명성건설은 1999년 이래로 계속해서 자본잠식상태에 있었으며 쌍용양회로부터 운영자금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만한 충분한 자력이 없었던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용양회는 원심 판시 별지 [표 4] 기재와 같이 호반레미콘, 남유산업, 명성건설에 운영자금을 대여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태평양시멘트 측이 선임한 공동대표이사나 채권금융기관에서 파견한 자금관리단에 알리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그들이 알 수 없도록 쌍용자원개발 주식회사(이하 ‘쌍용자원개발’이라 한다) 등을 거쳐 우회적으로 대여하는 방안을 사용하였던 사실, 쌍용양회는 호반레미콘 등으로부터 자금지원요청 공문이 접수되면 출금결의서에 대한 임원결재 등을 거쳐 자금을 집행하면서 호반레미콘 등이 보낸 자금지원요청 공문은 월 단위로 이를 폐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호반레미콘 등에 지원한 운영자금은 선급금으로 기장한 다음 매출원가를 과다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계처리를 함으로써 호반레미콘 등에 운영자금을 대여한 것이라는 근거조차 남겨놓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쌍용양회가 호반레미콘 등에 운영자금을 대여한 행위가 합리적 경영인이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적합한 절차에 따라 경영상 판단에 의하여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업무상배임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바. 소득세 납부와 관련된 부분(남유산업에 대한 2005. 4. 8.자 23억 9,470만 원)에 대한 판단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바, 이 경우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고,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3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택 증거들을 토대로 판시와 같은 사실, 즉 쌍용양회는 1999. 1. 5. 피고인 1이 보유하고 있던 쌍용자원개발과 오주개발 주식회사의 주식을 그 액면가인 합계 54억 4,250만 원에 매수한 사실, 남대문세무서장은 2005. 3. 24.경 쌍용양회에 대하여 피고인 1에게 귀속된 주식매매대금 전액을 상여로 소득처분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라는 내용의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한 사실, 피고인 1은 위와 같은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따라 23억 9,470만 원의 원천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자 쌍용양회에 대하여 종전과 같이 남유산업에 운영지원을 위한 자금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쌍용양회는 2005. 4. 8. 남유산업에 23억 9,470만 원을 제공한 사실, 피고인 1은 위 23억 9,470만 원을 남유산업으로부터 차용한 다음 2005. 4. 11. 원천납세의무자로서 위 금액을 쌍용양회에 송금하였고 같은 날 쌍용양회가 위 금액을 인출하여 원천징수의무자로서 남대문세무서와 서울 중구청에 납부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23억 9,470만 원의 제공이 기존에 자금을 제공하여 운영을 지원하였던 것과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운영자금 지원과 마찬가지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위 23억 9,470만 원은 쌍용양회가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따라 자신이 원천징수의무자로서 납부할 의무가 있었던 금액이므로 위 금액의 제공 자체로서는 쌍용양회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쌍용양회가 운영자금 지원을 위하여 남유산업에 금원을 대여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은 쌍용양회의 대표이사로서 위 23억 9,470만 원을 남유산업에 대여함에 있어 채권확보에 필요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1의 마.항에서 본 바와 같이 쌍용자원개발을 통하여 우회대여하는 방식을 취하는 한편 위 대여금 역시 매출원가를 과다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계처리함으로써 남유산업에 위 금원을 대여하였다는 근거조차 남겨놓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쌍용양회가 남유산업에 대하여 채권확보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변칙적인 방식으로 남유산업에 금원을 대여한 이상 위 대여금 상당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발생하였음은 분명하며, 비록 쌍용양회가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을 들어 새로운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을 초래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부분 자금대여의 실질적인 목적과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의 행위는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피고인 1 및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은 피해자 국민엔터프라이즈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인으로부터 전달받은 금원이 위 회사 소유의 재산임을 알면서도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합계금 7억 3,100만 원을 횡령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1 및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파기의 범위
피고인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의 공소사실 중 지급보증채무의 변제와 관련된 부분(원심 판시 자금제공-3 부분)은 나머지 부분(원심 판시 자금제공-1, 2, 4, 5 부분)과 그 범의 내지 행위의사가 단일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원심 판시 자금제공-1, 2, 4, 5에 대한 무죄 부분이 파기의 대상이 된다.
한편, 피고인 1에게는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과 유죄 부분 중간에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시 첫머리에 기재된 확정판결의 전과가 있으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위 부분이 파기된다고 하더라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는 그것과 별개로 심리·판단되고 또 분리하여 확정되는 관계에 있다. 따라서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은 파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심 판시 자금제공-1, 2, 4, 5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피고인 1의 상고와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3]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4]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5] 형법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6]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7] 형법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로텍 담당변호사 김동국 외 4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8. 12. 10. 선고 2007노39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인권침해의 소지가 가장 많은 수사 분야에서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우리 헌법과 법률은 검사 제도를 두어 검사에게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고 철저한 신분보장과 공익의 대변자로서 객관의무를 지워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에 대한 지휘와 감독을 맡게 함과 동시에 전속적 영장청구권( 헌법 제12조 제3항), 수사주재자로서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 형사소송법 제196조), 체포·구속 장소 감찰( 형사소송법 제198조의2) 등의 권한을 부여하여 절차법적 차원에서 인권보호의 기능을 수행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검사의 수사에 관한 지휘는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인권옹호’를 당연히 포함한다. 따라서 형법 제139조의 입법 취지 및 보호법익, 그 적용대상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여기서 말하는 ‘인권’은 범죄수사 과정에서 사법경찰관리에 의하여 침해되기 쉬운 인권으로서, 주로 헌법 제12조에 의한 국민의 신체의 자유 등을 그 내용으로 한다. 인권의 내용을 이렇게 볼 때 형법 제139조에 규정된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에 의하여 침해될 수 있는 인신 구속 및 체포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둘러싼 피의자, 참고인, 기타 관계인에 대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 가운데 주로 그들의 신체적 인권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고 이를 위해 필요하고도 밀접 불가분의 관련성 있는 검사의 명령 중 ‘그에 위반할 경우 사법경찰관리를 형사처벌까지 함으로써 준수되도록 해야 할 정도로 인권옹호를 위해 꼭 필요한 검사의 명령’으로 보아야 하고 나아가 법적 근거를 가진 적법한 명령이어야 한다 ( 헌법재판소 2007. 3. 29. 선고 2006헌바6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한편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긴급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긴급체포 승인 건의와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우, 검사는 긴급체포의 승인 및 구속영장의 청구가 피의자의 인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긴급체포의 적법성 여부를 심사하면서 수사서류 뿐만 아니라 피의자를 검찰청으로 출석시켜 직접 대면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목적과 절차의 일환으로 검사가 구속영장 청구 전에 피의자를 대면조사하기 위하여 사법경찰관리에게 피의자를 검찰청으로 인치할 것을 명하는 것은 적법하고 타당한 수사지휘 활동에 해당하고, 수사지휘를 전달받은 사법경찰관리는 이를 준수할 의무를 부담한다. 다만 체포된 피의자의 구금 장소가 임의적으로 변경되는 점, 법원에 의한 영장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하에서 체포된 피의자의 신속한 법관 대면권 보장이 지연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 대면조사는 긴급체포의 적법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기록 기타 객관적 자료에 나타나고 피의자의 대면조사를 통해 그 여부의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뿐, 긴급체포의 합당성이나 구속영장 청구에 필요한 사유를 보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어서는 아니 된다. 나아가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 대면조사는 강제수사가 아니므로 피의자는 검사의 출석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고, 피의자가 검사의 출석 요구에 동의한 때에 한하여 사법경찰관리는 피의자를 검찰청으로 호송하여야 한다.
그리고 형법 제139조에 규정된 인권옹호직무명령불준수죄와 형법 제122조에 규정된 직무유기죄의 각 구성요건과 보호법익 등을 비교하여 볼 때, 인권옹호직무명령불준수죄가 직무유기죄에 대하여 법조경합 중 특별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양 죄를 상상적 경합관계로 보아야 한다.
2. 위 법리와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긴급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긴급체포의 승인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심사한 검사가 이 사건 긴급체포 등 강제처분의 적법성에 의문을 갖고 수사서류 외에 피의자를 대면조사할 충분한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2회에 걸친 검사의 이 사건 명령은 적법하고 타당한 수사지휘권의 행사에 해당하고, 사법경찰관리의 체포 등 강제수사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피의자의 신체적 인권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사법경찰관리를 형사처벌까지 함으로써 준수되도록 해야 할 정도로 인권옹호를 위해 꼭 필요한 검사의 명령으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심이 인정한 이 사건 명령의 외관, 형식 및 내용, 이 사건 명령이 발하여진 시기와 경위 등을 종합하면, 사법경찰관인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명령이 강제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옹호에 관한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인권옹호직무명령불준수 및 직무유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양 죄를 상상적 경합관계로 처리한 것은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와 같은 형법 제139조의 해석 및 적용, 형법 제139조와 형법 제122조에 규정된 양 죄 사이의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주심) 김능환 이인복 | [1] 형법 제139조, 헌법 제12조 / [2]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200조의3, 제200조의4 / [3] 형법 제40조, 제122조, 제139조 / [4] 형법 제40조, 제122조, 제139조, 형사소송법 제19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최용석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6. 16. 선고 2010노2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2010. 3. 31. 법률 제10209호로 개정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개정 후 특례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는 개정 전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내용을 일부 수정하여 “형법 제2편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 중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범한 제297조(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제300조(미수범),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제301조(강간등 상해·치상) 및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치사)의 죄”를 ‘특정강력범죄’로 규정하는 한편, 그 부칙에서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개정 후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서 규정한 각 해당 조문의 배열순서와 체계, 개정 전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해석상 강간 등에 의한 치사상죄가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저질러진 경우뿐만 아니라 단순 강간 행위에 의하여 저질러진 경우로서 사안이 매우 경미한 경우에도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위 특례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비판이 존재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한’이라는 요건은 개정 전 특례법에서의 해석과 달리 형법 제301조에도 요구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다. 나아가 개정 후 특례법 부칙에서 그에 관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하였지만 위 개정된 조항의 의미와 취지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형법 제1조 제2항에 규정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특례법 개정 전에 이루어진 강간 등 상해·치상의 행위가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저질러진 경우가 아니라 단순 강간 행위에 의하여 저질러진 경우에는 그 범죄행위에 의하여 상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더라도 그 강간 등 상해·치상의 죄( 형법 제301조의 죄)는 개정 후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1997. 5. 8. 광주지방법원에서 ‘특정강력범죄’인 강도상해죄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확정되어 2000. 8. 8. 그 형의 집행을 마치고 출소하였고, 그로부터 10년이 경과되기 전인 2009. 10. 18.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함이 없이 피고인 단독으로 이 사건 강간상해죄를 저질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강간상해죄는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은 위 특례법 제5조가 정한 집행유예 결격자인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강간상해죄는 원심판결 선고 당시인 2010. 6. 16.을 기준으로 개정 전 특례법을 적용할 경우에는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여 원심 판시 강도상해죄의 형의 집행을 종료한 후 10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피고인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집행유예 결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개정 후 특례법을 적용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강간상해죄는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개정 후 특례법 제5조에 따라 피고인을 집행유예 결격자라고 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개정 후 특례법을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원심으로서는 개정 후 특례법에 따라 피고인이 집행유예 결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강간상해죄가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법률의 적용을 잘못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주심) 김능환 이인복 | [1] 형법 제1조 제2항, 제301조, 구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2010. 3. 31. 법률 제102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3호,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0. 3. 31.),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 / [2] 형법 제1조 제2항, 제301조, 구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2010. 3. 31. 법률 제102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3호, 제5조,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0. 3. 31.),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0. 7. 1. 선고 2010노46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직업안정법(2009. 10. 9. 법률 제97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 제6호에 의하면 “모집”이란 근로자를 고용하고자 하는 자가 취직하고자 하는 자에게 피용자가 되도록 권유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권유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구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구 직업안정법 제32조에서 금지하는 금품수수 행위의 당사자인 ‘근로자를 모집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가 모집하는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지고 대가를 얻는 자여야만 할 것이고, 이 때의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와 그 의미가 같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245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판결 별지 각 [범죄일람표] 기재 본부장, 총국장, 지사장(이하 ‘이 사건 지사장 등’이라고 한다)은 피고인에게 지대선납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을 납부하면서 피고인과 지사 등 개설약정을 체결하였고, 위 개설약정에 의하면 이 사건 지사장 등은 본사에서 공급하는 신문을 판매하고 광고를 수주하되, 신문대금 중 20~30%에 해당하는 금액과 광고료 중 소정의 기준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본사에 입금하고 나머지는 지사장 등의 수입으로 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한편 이 사건 지사장 등은 대부분 인맥을 넓히거나 명예를 위하여 또는 경찰, 구청 등에 자유롭게 출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 개설약정을 체결한 것이고, 실제로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신문 중 일부를 친지나 경찰서, 소방서, 파출소 등에 무가지로 배포하였을 뿐 거의 대부분을 폐신문지로 재활용 처리하였고 광고 수주실적도 전혀 없었으며, 이 사건 지사장 등은 물론 이들이 채용한 기자들은 취재활동을 하지도 않았고 본사로부터 급여를 받지도 않았으며, 본사가 현실적으로 이 사건 지사장 등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지사장 등을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근로자 모집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넉넉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구 직업안정법상의 모집 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구 직업안정법(2009. 10. 9. 법률 제97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4조 제6호(현행 제2조의2 제6호 참조), 제32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 [2]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제4호 / [3] 구 직업안정법(2009. 10. 9. 법률 제97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47조 제4호(현행 제47조 제5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공익법무관 김재현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0. 2. 3. 선고 2009노254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2009. 1. 23.자 명예훼손의 점에 관하여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고,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반대로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게 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7. 12. 선고 96도1007 판결,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도5622 판결 등 참조). 한편 위와 같이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므로 전파가능성에 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 행위자가 전파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그 전파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할 당시 피고인에게 전파가능성에 관한 인식 및 용인의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전파가능성 내지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2009. 1. 29.자 명예훼손의 점에 관하여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이든,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든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소로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하는 고의를 가지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는바( 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017 판결 등 참조), 명예훼손 사실을 발설한 것이 정말이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을 발설하게 된 것이라면, 그 발설내용과 동기에 비추어 명예훼손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51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김종호가 입주자대표 등이 모인 삼성아파트 자치회의에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허위의 사실을 말하였는데,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그에 관한 증거가 있는지 해명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대한 답을 하는 차원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훼손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법 제307조 / [2] 형법 제307조 / [3] 형법 제30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상근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8. 10. 10. 선고 2008노14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식물방역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피고인과 제1심 공동피고인 1의 공동범행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수출입화물방제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피고인이 수출업체의 수출화물 출고담당자인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과 공모하여 수출화물 목재포장재에 소독처리를 하지 않음으로써 식물방역관의 검사합격을 받지 아니하고 수출화물 목재포장재가 수출되게 하였다.”는 취지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의 단독범행에 대하여
구 식물방역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본문은 “식물 등을 수출하고자 하는 자는 당해 식물 등이 수입국의 요구사항에 적합한지의 여부에 관하여 식물방역관의 검사를 받아야 하며, 그 검사를 받은 결과 합격한 것이 아니면 수출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다음, 그 제33조 제4호에서 “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검사합격을 받지 아니하고 수출하거나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검사합격을 받아 수출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어떠한 행위가 위 처벌조항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검사합격을 받지 아니하거나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검사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요건과 ‘수출한 자일 것’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은 국립식물검역소 영남지소 자성대출장소에 각 허위의 소독작업결과서가 첨부된 수출식물검사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수출검사합격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이를 수출업체에 교부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수출화물 목재포장재를 수출하였다거나 이에 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소정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데에는 식물방역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행정관청이 출원에 의한 인·허가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출원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인·허가할 것인지 여부를 심사·결정하는 것이므로, 행정관청이 그러한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출원자가 제출한 허위의 출원사유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인가 또는 허가를 하였다면 이는 행정관청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어서 출원자의 위계가 결과 발생의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없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대법원 1988. 5. 10. 선고 87도2079 판결, 대법원 2008. 4. 11. 선고 2007도1046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국립식물검역소 영남지소 자성대출장소에 각 허위의 소독작업결과서가 첨부된 수출식물검사신청서를 제출하여 수출검사합격증명서를 발급받음으로써 위계로써 위 출장소의 수출식물 검역 및 검사합격증명서 발급 업무의 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국립식물검역소 영남지소 자성대출장소장에게 허위의 소독작업결과서를 첨부하여 수출식물검사신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신청을 받아 심사하는 담당공무원이 신청사유의 사실 여부를 정당하게 조사하였더라면 신청사유가 허위임을 알 수 있었을 터인데 신청사유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지 아니한 채 신청사유 및 첨부서류가 진실한 것으로 가볍게 믿은 나머지 수출검사합격증명서를 발급한 것이라면, 이는 위 담당공무원이 신청사유를 충분히 심사하지 못한 데에 기인한 결과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위 담당공무원의 공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인정과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인의 행위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위 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역시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그 나머지 부분과 함께 1개의 형이 선고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구 식물방역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현행 제28조 참조), 제33조 제4호(현행 제48조 제8호 참조) / [2] 구 식물방역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현행 제28조 참조), 제33조 제4호(현행 제48조 제8호 참조) / [3] 형법 제137조 / [4] 형법 제13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5. 22. 선고 2009노55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범의에 관한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명칭을 ‘자동차용 과급기’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번호 제540261호)은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범행 당시에 이미 무효심결이 내려진 상태였던 점, 피해자 공소외 1이 생산·판매한 터보플러스 제품 중 피고인이 이 사건 특허권의 침해라고 주장하는 ‘지지대에 빗각을 사용한 구성’은 피해자 측의 등록고안에도 나와 있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이전이라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음을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터보플러스는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한 제품이다’라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위계로써 피해자의 터보플러스 판매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의 공소사실, 피고인이 공연히 같은 취지의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위계로써 피해자의 위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1조 제2항의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그 적시하는 사실이 허위이어야 할 뿐 아니라,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을 적시함에 있어 적시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여야 하고, 이러한 허위의 점에 대한 인식 즉 범의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할 것이며 ( 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도2186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도583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허위사실 유포 기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기록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현대환경에너지 주식회사(이하 ‘현대환경에너지’라 한다)와 공소외 2의 공유이던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하여는 2007. 5. 1. 특허심판원 2006당3189호로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가 그 원출원일 전에 반포된 등록번호 제274412호 또는 제323440호의 각 등록실용신안공보에 게재된 발명(이하 각각 ‘선행발명 1’, ‘선행발명 2’로 부른다)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이어서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그 특허를 무효로 하는 심결이 내려졌고, 위 무효심결을 유지한 특허법원 2007. 11. 22. 선고 2007허4724 판결에 대한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대법원 2008. 3. 27.자 2007후5147 판결이 같은 달 31일 현대환경에너지에 송달됨으로써 위 무효심결이 확정된 사실, 그런데 현대환경에너지를 운영하던 피고인은 위 특허무효심결이 내려진 후 확정되기 전인 원심 판시 이 사건 각 범행일시에 그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터보플러스는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한 제품이다’라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하여 적시하고, 또한 피해자의 거래처들에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특허권은 국가기관인 특허청의 심사와 등록을 통하여 부여되는 권리이고,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특허권자로서는 자신의 권리가 적법·유효한 것으로 믿고 이를 행사하는 것이 보통이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특허발명은 ‘지지대에 회전익과 고정익에 형성된 나선형의 곡면과 동일 방향으로 유도면이 형성된 구성’을 채택한 점에 기술적 특징이 있고, 그와 같은 구성을 채택한 결과 발생된 와류를 엔진의 연소실 속으로 저항 없이 밀어 넣는 역할을 하여 효율적인 연비개선을 달성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에, 위와 같은 선행발명들의 지지대에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유도면에 대응되는 구성이 형성되어 있지는 않은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비록 선행발명 2의 명세서에 ‘회전체의 전방단부 및 회전체 후방 고정구를 유선형으로, 지지대를 세장형(細長型)으로 형성하는 구성’이 나타나 있어, 선행발명들의 지지대에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하여 유선형의 유도면을 형성하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도출해 낼 수 있는 구성이고, 이 사건 특허발명의 위 효과 역시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들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여 결국 이 사건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지라도, 통상의 기술자가 아닌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각 범죄일시 당시 이미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위 심결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특허발명에 무효사유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성훈이엔지(이하 ‘성훈이엔지’라 한다)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최초 특허권자인 공소외 3에게 2002년경부터 2004, 2005년경까지 내연기관용 와류기를 납품한 바도 있고, 한편 성훈이엔지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원출원일 이후 ‘리브가 와류 팬의 휘어진 각도와 동일한 각도로 기울어지면서 공기의 유입방향에 대하여 점점 작아지는 면적을 갖는 삼각체 형상을 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내연기관용 와류기’에 관하여 실용신안등록출원을 하여 2005. 9. 28. 등록번호 제397631호로 설정등록을 하였지만, 위 등록고안은 이 사건 각 범행일시 전인 2007. 6. 1. 그 기술평가절차에서 등록취소결정 되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터보플러스 제품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징적 구성인 ‘지지대에 유도면 내지 빗각이 형성된 구성’을 가지고 있어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여지가 없지 않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 판시와 같은 사유만으로 이 사건 각 범행일시에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에게 허위의 점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2항 및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와 형법 제314조의 허위사실 유포 기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 | [1]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14조 제1항,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2항(현행 제70조 제2항 참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14조 제1항,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2항(현행 제70조 제2항 참조), 특허법 제133조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민 담당변호사 이용운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8. 12. 선고 2009노3773, 2010노883, 220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그 규범적 요소도 고려에 넣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8. 8. 21. 선고 97도248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6. 6. 21.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달 29일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그 범죄사실에는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이사로서, 위 회사를 운영하는 공소외 2 등과 공모하여, 2005. 7. 25.경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이하 생략)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매수인 공소외 3에게 토지허가거래구역에 해당하는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산 39 임야 16,562㎡ 및 산 40 임야 23,108㎡ 중 1,000평을 평당 95만 원씩 대금 9억 5,000만 원에 매도하고 그 지분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방법으로 토지거래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확정 범죄사실’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사기의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3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공소사실’이라 한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이사로서 그 대표이사인 공소외 4와 공모하여, 2005. 10. 6.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이하 생략)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피해자 공소외 3에게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산 39 외 18필지 임야는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데,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평당 100만 원 임야가 500만 원 내지 1,000만 원으로 상승할 것이다. 조만간 그린벨트가 해제될 것이고, 만약 그린벨트가 해제되지 않아 개별 등기가 되지 않으면,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공소외 3으로부터 즉석에서 위 고등동 산 39 임야(가분할도상 67번)의 매매대금 명목으로 1억원을, 2005. 10. 19. 같은 장소에서 위 고등동 산 39 임야(가분할도상 66번)의 매매대금 명목으로 1억 3,000만 원을 교부받는 등 합계 2억 3,0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확정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산 39 임야에 관한 매매계약의 체결이라는 점에서 일부 중복되는 면이 있으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의 매매계약은 2005. 10. 6. 위 산 39 임야 중 가분할된 지번 67 임야 150평을 1억 원에 매매하는 내용으로 체결된 계약과 2005. 10. 19. 위 산 39 임야 중 가분할된 지번 66 임야 150평을 1억 3,000만 원에 매매하는 내용으로 체결된 계약인 사실을 알 수 있어, 이를 위에서 본 바와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확정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매매계약의 체결 일시와 장소 및 평당 매매단가에서 다르고, 달리 이 사건 확정 범죄사실의 매매목적물(위 산 39, 40 임야 중 1,000평)에 이 사건 공소사실의 매매목적물(위 산 39 임야 중 300평)이 포함되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도 없으므로, 그 매매계약에 관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공소사실은 단순히 피고인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만이 아니라 그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곧 해제될 것이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매매대금을 반환해 줄 것처럼 매수인을 기망하여 매매대금을 편취하였다는 것인데 비하여, 이 사건 확정 범죄사실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죄는 국토의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한 계획의 수립 및 집행 등에 필요한 사항의 규정을 그 입법 취지로 하는 위 법률상의 행정목적을 달성하고자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토지에 관하여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데 불과하여, 그 행위의 태양이나 보호법익 등에 있어 다를 뿐 아니라 죄질에도 현저한 차이가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확정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 사이에는 동일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범행 일시와 장소, 행위의 태양, 보호법익 등에 비추어 이들이 1죄 내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확정 범죄사실에 관하여 위와 같은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여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할 수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형법 제40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신현호외 4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8. 9. 3. 선고 2007노16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에게는 그의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보아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가 요구되고, 따라서 의사로서는 환자의 상태에 충분히 주의하고 진료 당시의 의학적 지식에 입각하여 그 치료방법의 효과와 부작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 그 치료를 실시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러한 주의의무의 기준은 진료 당시의 이른바 임상의학의 실천에 의한 의료수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나, 그 의료수준은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하고, 당해 의사나 의료기관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고려되어서는 안된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2. 11. 선고 96다5933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2조에서 의사는 의료에 종사하고, 간호사는 간호 또는 진료의 보조 등에 종사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간호사가 의사의 진료를 보조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진료를 보조할 의무가 있다.
2.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출혈의 초기단계에서는 맥박수 증가 등 활력징후의 이상이 먼저 나타나고, 출혈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야 다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출혈 여부를 미리 알고 대처하기 위하여 수술 직후에는 활력징후를 자주 측정하는 사실, 피해자는 2005. 11. 2. 췌장 종양 절제술(PPPD)을 받고 회복실에서 약 1시간 40분 정도 있다가 20:15경 일반병실로 옮겨진 사실, 피해자의 진료를 담당한 일반외과 전공의 공소외인은 수술 전에 미리 활력징후 관련 지시(오더)를 컴퓨터에 입력해 놓았는데, 여기에는 ‘V/S q 15min till stable, then q 1hr(× 4) -〉 q 4hr’(활력징후가 안정될 때까지 15분 간격으로 측정하고, 안정되면 1시간 간격으로 4회 측정하며, 그 후 4시간 간격으로 측정) 아래에 ‘V/S check q 1hr’(활력징후를 한 시간 간격으로 측정)이 추가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만약 수축기 혈압이 90㎜Hg 이하이거나 160㎜Hg 이상인 경우 및 이완기 혈압이 60㎜Hg 이하이거나 100㎜Hg 이상인 경우에는 의사에게 알려 달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공소외인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위 지시 중 화살표 이전 부분(활력징후가 안정될 때까지 15분 간격으로 측정하고, 안정되면 1시간 간격으로 4회 측정)은 일반병실과 중환자실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고, 화살표 이후 부분 중 4시간 간격 측정은 일반병실에서, 그 아래 기재된 1시간 간격 측정은 중환자실에서 적용된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증거기록 443쪽 이하), 그 날 23:00까지 일반병실에서 피해자의 간호를 담당하는 간호사인 피고인 1 역시 컴퓨터를 통하여 위와 같은 지시를 확인한 후 일반병실 입원 즉시 및 그로부터 1시간 후인 21:30경 2회에 걸쳐 활력징후를 측정하였으나, 22:30경 이후에는 활력징후를 측정하지 않았던 사실, 23:00부터 일반병실에서 피해자의 간호를 담당하는 간호사인 피고인 2는 21:00경 미리 출근하여 컴퓨터를 통하여 의사 지시 및 그 수행 여부를 확인한 다음 자신의 근무시각인 23:00경 피해자의 병실에 들어가 상태를 관찰하였으나 활력징후는 측정하지 않은 사실, 피고인 1은 보호자들의 요청에 의하여 23:10경 피해자를 관찰하였는데, 그 당시 피해자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보호자들이 피해자에게 심호흡을 시키고 있었으나, 피고인 1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말하고 돌아간 사실, 피해자의 의식수준이 떨어지면서 잠을 자려는 태도를 보이자 보호자들은 다시 피고인 1을 찾아와 재워도 되느냐고 물어보았는데 피고인 1은 괜찮다는 취지로 답변하고 퇴근한 사실, 23:40경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자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피고인 2 등 간호사들에게 알린 사실, 의료진은 피해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한편, 출혈로 인한 쇼크로 판단하고 지혈을 위한 개복수술을 시행하였는데, 동맥 출혈은 없었으나 장간막 등에서 전반적으로 피가 스미어 나오는 양상으로 출혈이 있었고, 출혈량은 복강 내에 약 3L, 기관지 삽관부위에 약 1L 정도였으며, 피해자는 02:49경 출혈로 인하여 사망한 사실, 이 사건 췌장 종양 제거수술의 주요 부작용은 출혈이고, 피해자는 췌장 종양 제거수술 직후까지 출혈성 경향이 없었던 사실, 출혈이 진행되어 비가역적인 상태에 이르면 치료에도 불구하고 출혈 경향이 유지되기도 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사정이 이와 같다면, 활력징후가 안정된 후 1시간 간격으로 4회 측정하라는 의사의 지시는 일반병실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서 일반병실 간호사인 피고인들에게 명시적으로 전달되었고, 출혈의 초기단계에서는 활력징후 변화 이외에 임상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임상증상 관찰로써 활력징후 측정을 대체할 수는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지시가 잘못된 내용이라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들이 1시간 간격으로 활력징후를 측정하였더라면 출혈을 조기에 발견하여 수혈, 수술 등 치료를 받고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근무하는 ○○대학교병원에서 활용하는 외과 간호사를 위한 지침서(증거기록 305쪽)에 췌장암 수술 후 활력징후는 4시간 간격으로 측정한다고 되어 있더라도, 위 내용은 수술 후 활력징후가 어느 정도 안정된 다음 측정하는 간격에 대한 것이지, 안정되는 과정에서 측정하는 간격에 대한 것은 아니며, 이 사건에서 ○○대학교병원 간호부장 역시 위 업무지침서가 의사의 지시보다 앞설 수는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으므로, 췌장암 수술을 받고 일반병실에 입원한 환자의 경우 활력징후가 완전히 안정되기 전에도 항상 4시간 간격으로 활력징후를 측정하는 것이 임상관행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임상의학의 실천에 의한 의료수준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 1은 일반병실에 올라온 피해자에 대하여 1시간 간격으로 4회에 걸쳐 활력징후를 측정할 의무가 있음에도, 3회차 활력징후 측정시각인 22:30경 이후 활력징후를 측정하지 아니한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피고인 2 역시 자신의 근무교대시각이 되었으면 의사의 지시내용 중 수행되지 않은 것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 1시간 간격 활력징후 측정 등 시급한 내용이 수행되지 않은 경우 위 지시를 먼저 수행할 의무가 있음에도, 23:00경 피해자를 관찰하고도 활력징후를 측정하지 않았고, 그 후에도 만연히 다른 업무를 보면서 4회차 측정시각인 23:30경까지도 활력징후를 측정하지 아니한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이 1시간 간격으로 피해자의 활력징후를 측정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그 후 사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과실이 있거나, 피고인들의 활력징후 측정 미이행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간호사에게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 또는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 [2] 형법 제17조, 제30조, 제268조,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김기문
【변 호 인】
변호사 정성호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7. 15. 선고 2010고합2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평소 동두천, 의정부 지역 국회의원 및 보좌관들과 수시로 통화하고 공소외 1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칭하는 등으로 정치인들과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2006. 1.경 동두천시 생연동에 있는 예지원 식당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공소외 2로부터 “지금이 해양수산부 인사철인데, 공소외 1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에게 부탁해서 해양수산부 인천항건설사업소장(3급)으로 파견근무 중인 내 친구 공소외 3을 해양수산부 국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는 “ 공소외 1 의원에게 부탁하면 현재로서는 안 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내가 공소외 1 의원 외에 여러 국회의원들과 친분관계가 있다. 실세인 공소외 1 의원 등에게 부탁을 해서 국장으로 승진시켜 주겠다.”고 하면서 청탁 사례금 명목으로 위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외 2 등의 진술에 의할 때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년 및 추징 1억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정한 징역 1년 및 추징 1억 원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4. 당심의 판단
가. 피고인은 최초 검찰에서부터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없다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소외 2, 4, 5의 진술이 있으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들의 진술은 모두 믿기 어려워 결국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진술 내용 및 신빙성 판단
(1) 공소외 2는 검찰에서, “자신의 친구인 국토해양부 소속 공무원 공소외 3의 승진 청탁을 위하여 조카인 공소외 5에게 현금으로 1억 원을 빌려 2006. 1. 말경 오후 6시 무렵 공소외 4와 함께 위 예지원 식당에 가서, 3명이 함께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나올 때 공소외 4로 하여금 1억 원이 든 돈 가방을 피고인에게 건네주었고, 그 후 2006. 2. 23. 동두천농협 광암지점에서 동두천시 광암동 소재 나인클럽 건물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아 공소외 4에게 심부름을 시켜 공소외 5에게 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원심법정에서는 “예지원 식당에 간 시각이 점심 12시경이고 피고인은 돈을 교부받고 식당을 떠나 공소외 2와 공소외 4 2명만 식사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한편 공소외 4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과 함께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피고인에게 돈을 건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서로 1억 원 교부 당시의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
(2) 공소외 2는 농협에서 대출받은 1억 원으로 공소외 5에게 1억 원을 변제하였다고 주장해 왔으나, 당심의 동두천농협 광암지점, 르노삼성자동차 주식회사 및 농협중앙회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등에 의하면, 공소외 2는 2006. 2. 15. 동두천농협 광암지점에서 직접 일반대출 신청을 하여 2006. 2. 23. 1억 원을 대출받아 공소외 2 명의의 대출금 계좌인 201141-61- (이하 생략) 계좌를 거쳐 공소외 2 명의의 입출금 계좌인 201141-51- (이하 생략) 계좌로 입금받은 후, 즉시 자동차 구입대금으로 르노삼성자동차 주식회사 명의의 국민은행 405901-01- (이하 생략) 계좌로 30,200,000원, 해진건설 주식회사 직원인 공소외 6 명의의 농협중앙회 인천중앙지점 566-12- (이하 생략) 계좌로 69,800,000원을 각 입금한 사실( 공소외 6은 그 후 공소외 2의 처인 공소외 7에게 5회에 걸쳐 4,980만 원을 송금하였다)이 인정되는바, 위 대출거래내역 등에 의하면, 공소외 2가 농협으로부터 1억 원을 대출받아 공소외 5에게 1억 원을 변제하였다는 진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한편 공소외 2는 당심에서 그동안의 진술을 변경하여 해진건설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1억 원으로 공소외 5에게 변제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1억 원 변제 경위에 관한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3) 공소외 2는 원심법정에서, “2003년경 피고인에게 박모 장군의 승진 청탁을 하고 돈을 주었으나 잘 되지 않았는데 다시 2006년 피고인에게 이 사건 승진 청탁을 하고 돈을 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2005년 겨울경에 공소외 1 국회의원의 장모상이 있었고 그 장지가 동두천이었는데 피고인이 저에게 공소외 1 국회의원이 동두천에 와 있으니 찾아와서 인사도 하고 얼굴도장도 찍으라고 하며 전화를 하였는데, 피고인의 전화를 받고 난 후 TV에 공소외 1 국회의원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피고인의 말을 믿게 되어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청탁을 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공소외 1 국회의원의 장모상은 2003. 4. 29.로 객관적인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4) 공소외 2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형편에 있지도 아니하였는데 ,공소외 3의 승진 청탁을 위해 공소외 5로부터 급하게 1억 원을 빌리면서까지 공소외 3을 위해 승진 청탁을 할 특별한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고 , 그러한 사실을 공소외 3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5) 이상에서 본 이유로, 2006. 1.경 피고인에게 1억 원을 교부하였다는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다. 공소외 5의 진술 내용 및 신빙성 판단
공소외 5는 위 1억 원을 마련하게 된 경위 및 반환받은 경위에 대하여, 검찰에서, “2006. 1. 말경 은행에서 인출한 돈과 제가 땅을 팔아서 보유하고 있던 돈을 합하여 1억 원을 현금으로 빌려주었고, 2006. 2. 말경에 공소외 2나 공소외 4로부터 직접 1억 원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하였다가, 당심법정에서는 다소 구체적으로, “남인천농협 남촌지점에서 3,000만 원을 인출하고, 토지를 팔아서 가지고 있던 7,000만 원(처음에는 토지수용보상금으로 7,000만 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였다가 보상받은 토지의 지번을 묻자 토지를 팔아서 가지고 있던 돈이라고 진술을 변경하였고, 다시 매도한 토지의 지번을 묻자 인천 남동구 남촌동 (이하 생략) 외 여러 필지의 토지를 팔았다고 증언하였다)을 합하여 1억 원을 공소외 2에게 빌려주었고, 2006. 2. 말경 공소외 2와 공소외 4가 함께 현금으로 1억 원을 가지고 와서 변제받았다“고 진술하였는데, 당심의 남인천농협 남촌지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등기부등본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5는 2006. 1. 1.부터 2006. 3. 15.까지 사이에 남인천농협 남촌지점에서 금융거래한 내역이 전혀 없고, 위 남촌동 (이하 생략) 토지는 공소외 5의 소유였던 적이 없었으며 1999. 11. 24.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을 뿐인 사실을 알 수 있어, 공소외 5의 위 1억 원을 마련한 경위에 관한 진술 내용을 쉽사리 믿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5는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돌려받은 후 그 사용 내역 등에 대하여도 납득할 만한 진술을 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공소외 5의 진술 역시 믿기 어렵다.
라. 그 밖에 공소외 9의 진술 및 수사보고서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마.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1.항 기재와 같은바, 위 4.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석(재판장) 황문섭 한경환 | 구 변호사법(2007. 3. 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최성국
【변 호 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김영기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진보신당 경기도당의 조직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이다.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사진, 도화, 인쇄물이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3. 5.경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2가 40-4 골든프라자 1014호에 있는 진보신당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터넷 다음사이트 내 ‘진보신당 경기도당 20대 당원모임(cafe.daum.net/ggjinbo20)’이란 카페에 접속한 뒤 비회원 등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자유게시판에 ‘심상정 ON라인 유세단 모집’이라는 제목으로 “경기도지사 후보로 밤낮없이 달리고 있는 심상정 도지사 후보님 보면서 나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일이 마땅히 생각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셨나요? 온라인 유세단에 참여하세요! 자격요건 : 오른쪽 마우스의 기능을 알고 있는 당원 누구나, 하는 일 : 후보의 선거운동 이야기 여기저기 퍼나르기, 열심히 클릭해서 조회수 높이고 추천수 올리기, 후보 지역 순회시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오프라인 모임 1회 참여, 신청방법 : 댓글로 성함과 연락처 남겨주시거나 전화주세요, 문의 : 피고인 010-3352- (이하 생략), 28 ○○○○@hanmail.net”이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게시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것과 같이 2010. 2. 1.부터 2010. 3. 11.까지 사이에 총 8회에 걸쳐 위 카페의 자유게시판(이하 위 인터넷 까페를 ‘이 사건 까페’, 위 자유게시판을 ‘이 사건 게시판’이라고 한다)에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자인 심상정을 지지·추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심상정의 성명을 나타내는 글을 작성하여 게시하였다(이하 피고인이 작성·게시한 8개의 글들을 ‘이 사건 글들’이라고 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글들을 작성·게시한 2010. 2. 1.부터 2010. 3. 11.까지를 ‘이 사건 무렵’이라고 한다).
2.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진보신당 경기도당 조직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선거를 앞둔 시점에 당시 정당의 주된 관심사인 후보자의 활동 내용 등을 당원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이 사건 게시판에 이 사건 글들을 작성·게시한 것이므로, 이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해당할 뿐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위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이 사건 글들을 작성하여 이 사건 게시판에 게시한 것이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제4호의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통상적인 정당활동은 정당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는 당원의 모집, 정책의 개발·보급, 당원교육 등 선거 시기에 관계없이 정당이 존속하는 한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하는 정당 본연의 활동으로서, 우리 헌법상의 정당제 민주주의 관련 조항과 정당의 중요한 공적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원칙적으로 자유로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1. 10. 25. 선고 2000헌마19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또한, 공직선거법은 제9장에서 선거에 즈음한 정당활동을 규제하는 등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지만 전면적인 제한을 가하고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제4호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은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공정선거의 달성과 정당활동의 자유보호라는 상충하는 민주주의적 가치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공직선거법의 정당활동에 대한 규제의 정도와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입법 등에 비추어 보면,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행위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개별적으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규정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행위가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의 시기, 내용, 방법, 대상, 형태 등을 종합하여 총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도822 판결,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도1236 판결 등 참조).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게시한 행위의 경우에는 글을 올린 자의 신분, 지위, 글을 게시한 상대방의 범위, 글의 내용과 표현방식, 게시 시점, 글을 게시한 게시판의 성격, 문제된 시점 이전부터 정당과 관련한 글을 게시해 왔는지, 그 내용은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통상적인 정당활동인지 여부를 판단함이 상당하다.
2) 인정 사실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09. 1.경부터 진보신당 경기도당의 조직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진보신당 경기도당 각 지역 당원협의회, 청년위원회와 장애인위원회 등 부문위원회의 상황을 파악하고 도당과 당협 및 부문위원회 간 소통업무를 수행하고 중앙당이나 경기도당의 활동, 공지사항 등을 알리는 일을 해 왔다.
나) 위와 같은 활동 중 하나로 피고인은 2009. 6.경부터 진보신당 홈페이지, 진보신당 경기도당 홈페이지 등에 정당 관련 활동을 알리고 활동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의 글과 사진들을 다수 게시해 왔고, 그 중에는 “심상정 전대표, 안산에서 대중 강연회 열어”,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한 순회 연설회(이 글에는 심상정 전대표의 연설내용도 포함되어 있음)”, “심상정 전대표, 군포에서 강연회 열어”라는 제목으로 진보신당 전대표인 심상정의 활동 내용을 알리는 글과 사진도 있었다(변호인이 2010. 10. 25.자로 제출한 참고자료 2).
다) 한편, 이 사건 까페는 2009. 5.경 진보신당 경기도당 공소외 1 사무국장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한 ‘진보신당 경기도당 20대 당원모임’(이하 ‘20대 당원모임’이라고 한다) 까페로서 공소외 1이 탈당한 이후에는 피고인이 간사로서 2009. 12.경부터 이 사건 까페를 운영해 왔으며, 이 사건 무렵 20대 당원모임은 경기도당의 부문위원회인 ‘청년학생위원회 준비모임’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증 제1호 18쪽). 그 후 20대 당원모임은 2010. 7.경 ‘진보신당 경기도당 청년위원회 준비위원회’로 개편되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진보신당 경기도당 홈페이지 우측 부문위원회 바로가기 중 ‘청년위원회’를 클릭하면 이 사건 까페로 바로 연결된다.
라) 2010. 4. 20. 현재 이 사건 까페의 회원수는 118명이고, 경찰에서 확인한 결과 89명의 까페 회원 중 12명이 비당원, 당원 회원 28명 중 당원 자격 취소 등으로 2명이 비당원으로 확인되어, 까페 회원 중 비당원이 있기는 하지만 주로 당원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94쪽, 까페 홈페이지에 회원수로 기재된 118명과 경찰에서 확인한 명단 117명은 일치하지 않는데,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마) 피고인이 작성·게시한 이 사건 글들은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선출대회, 심상정 후보의 ‘희망의 열차’ 선거운동, 20대 당원과 심상정 후보와의 간담회, 심상정 후보의 ‘새벽을 달린다’ 테마유세와 출판기념회, 심상정 후보를 위한 온라인 유세단 모집, 20대들의 도지사 공약만들기 프로젝트 제안 등에 대한 글로서, 위 간담회, 테마유세, 출판기념회 등에서 심상정 후보 등을 찍은 사진들도 함께 게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글들의 전체 내용을 보면, 심상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취지의 내용(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부분들)은 주로 심상정 후보의 행사 당시 연설내용 등을 인용한 것이 많고, 피고인이 직접 작성한 내용 중에는 개최된 행사나 모임의 내용, 당시 분위기, 진행사항,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 소개, 향후 선거 관련 계획 등이 상세하게 함께 기재되어 있다.
바) 피고인은 이 사건 글들 이외에도 이 사건 게시판에 2009. 12. 3. “당원 여러분께 제안드립니다.”, 2010. 1. 19. “심상정 전대표 경기도지사 출마 기자회견”, 2010. 1. 21. “[경기도당] 진보신당 당원은 투표를 열심히 합니다.”, 2010. 2. 2. “진보신당 공소외 2 과천시장 출마예정자 유급수행원 모집 공고”, 2010. 2. 23. “진보신당 경기도당 정기 대의원대회 공고”, 2010. 3. 3. “진보신당 경기도당 2차 지방선거 준비교육”(그 내용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당협위원장, 선거운동본부 팀별 책임자 등을 참가대상으로 하는 선거 준비교육을 알리는 글), 2010. 3. 16. “[경기도당] 광역비례 후보로 출마시킬 당원을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고] 경기도당 공직후보자 제2차 선출공고”라는 제목으로 주로 ‘당원’들에게 정당 관련 활동이나 공지사항을 알리는 취지의 글들을 작성·게시해 왔다(증 제1호 37쪽 이하).
그리고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5번 글(출판기념회 관련)을 올리면서 위 글의 말미에 “먼 곳에서 달려와 주신 ‘당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라고 기재하고 같은 날 자신이 출판기념회장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한 점(수사기록 55쪽, 32쪽), 별지 [범죄일람표] 6번 글(온라인유세단 모집 관련)을 게시한 이후에 온라인유세단 신청자들에 대한 답례로 이 사건 게시판에 게시한 글(수사기록 13쪽)에 “심상정 온라인 유세단에 신청해 주신 많은 ‘당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글들을 작성·게시할 때도 주로 당원들을 상대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사) 피고인은 이 사건 글들을 진보신당 중앙당 홈페이지나 진보신당 경기도당 홈페이지, 진보신당 시군 당원협의회 홈페이지의 각 당원 게시판 등에도 게시한 바 있다(변호인이 제출한 2010. 10. 25.자 보충서면 참고자료 1).
3) 판단
위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글들을 게시할 당시 진보신당 경기도당 조직부장이라는 신분 외에 20대 당원모임 간사직에 있었던 점, 20대 당원모임은 진보신당 경기도당 부문위원회인 청년위원회의 준비모임 성격을 띠고 있었고, 이 사건 까페도 그와 같은 진보신당 경기도당 청년위원회의 홈페이지 성격을 띠고 있었으며, 그 회원 대부분은 당원이었던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무렵 이전부터 진보신당 경기도당 조직부장으로서 정당의 활동사항을 알리는 글과 사진들을 올려왔고 그 중에는 진보신당 전대표인 심상정의 활동내용에 대한 글들도 포함되어 있었던 점, 이 사건 글들의 내용도 선거를 수개월 앞둔 시점에 당원들을 상대로 소속 정당 후보자의 관련 활동을 알리는 ‘보고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정당 당직자로서의 업무(정당 관련 활동 등에 대하여 당원들에게 알리는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그와 같은 인식하에 이 사건 글들을 이 사건 게시판에 작성·게시한 것으로 판단되고, 특별히 이 사건 글들만을 떼어 내어 피고인이 일반 선거인들을 상대로 심상정을 알리고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목적으로 작성·게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게시판이 자유게시판으로서 비회원들도 볼 수 있는 게시판이기는 하나, 앞서 본 사정들에 이 사건 무렵 이 사건 까페의 회원수에 비하여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까페의 1일 방문자 수나 각 글들에 대한 조회수가 그에 훨씬 못 미쳐 실제 이 사건 까페를 방문하여 글을 읽고 활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그들 중 대부분이 당원일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글들을 일반인들이 볼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통상적인 정당활동의 범위를 넘어 적극적, 능동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이 사건 글들을 작성·게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별 지] 범죄일람표 : 생략]
판사 유상재(재판장) 오지원 정선균 | [1]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제4호, 제93조 제1항, 제255조 제2항 제5호 / [2]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제4호, 제93조 제1항, 제255조 제2항 제5호,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재심청구인】
피고인 피고인의 자 재심청구인 1외 3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양재 담당변호사 최병모외 3인
【재심대상판결】
대법원 1959. 2. 27. 선고 4291형상559 판결
【주 문】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에 관하여 재심을 개시한다.
【이 유】
1. 재심대상판결과 그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국가기록원장이 송부한 형사사건기록 및 판결 사본 등을 조사한 결과,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1958. 1. 13. 진보당의 정강정책, 특히 평화통일론의 이적성에 대한 내사를 벌인 서울특별시경찰국에 의하여 진보당 간부들과 함께 구속되었다. 또한, 피고인은 1958. 2. 19.부터 1958. 3. 2.까지 육군특무부대에서 그 소속 수사관들로부터 육군첩보부대(HID) 공작 경로를 이용하여 남북한을 왕래하며 물자교역을 하던 공동피고인 1을 통해 북한 괴뢰집단의 지령 및 자금을 수령하고 위 공동피고인 1에게 진보당 관련 문건 등을 교부였다는 혐의에 대하여 조사를 받았다.
나. 피고인은 1958. 2. 8.부터 같은 해 4. 8.까지 사이에 3회에 걸쳐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서울지방법원에 간첩, 간첩방조, 구 국가보안법 위반 및 법령 제5호 위반 등으로 공소가 제기되었는바, 그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은 진보당을 결성함에 있어 북한 괴뢰집단과 호응하여 그 산하 조국통일구국투쟁위원회 공소외 1에게 밀사를 파견하여 북한 괴뢰집단이 지령하는 목적사항을 협의 내지 실천하여 구 국가보안법(1948. 12. 1. 법률 제10호로 제정되어 1958. 12. 26. 법률 제500호로 폐지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보안법’이라고 한다) 제3조(목적사항의 실행 협의 등)를 위반하고, 간첩 공소외 2, 공소외 3 등과 밀회하여 형법 제98조 소정의 간첩 내지 간첩방조행위를 하였다(이하 ‘제1 공소사실’이라 한다).
(2) 피고인은 1956. 11. 10. 서울특별시 중구 소재 시공관에서 공동피고인 2 등 공동피고인들 및 80여 명과 회합하여 북한 괴뢰집단의 주장과 같은 평화통일을 정강정책으로 하는 진보당을 결당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변란할 목적으로 결사를 구성함과 동시에 그 중앙위원장에 취임함으로써 수괴에 임하고, 4회에 걸쳐 진보당이 목적하는 실행사항을 협의하여 구 국가보안법 제1조(결사 등 구성), 제3조(목적사항의 실행 협의 등)를 위반하였다(이하 ‘제2 공소사실’이라 한다).
(3) 피고인은 당국의 허가 없이 권총 1정, 실탄 50발을 불법소지하여 군정 법령 제5호를 위반하였다(이하 ‘제3 공소사실’이라 한다).
(4)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1을 통하여 ‘현재 북에서는 피고인과 합작할 용의가 있다, 남한의 현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하여 평화통일이란 공동목표로 합작하자, 자금이 필요하면 원조하겠다’는 북한 괴뢰집단의 지령을 받아 이에 호응하여, 북한 괴뢰집단에 선거자금, 진보당 기관지 인수비용 등의 원조를 요청하여 공동피고인 1을 통해 십 수회에 걸쳐 합계 3,900만 환 및 미화 620불의 금품을 수수하고, 제반 남한정세 및 진보당 중앙당위원 명단 등 문건을 북한 괴뢰집단에 제보 내지 제공하여 형법 제98조 소정의 간첩행위를 하였다(이하 ‘제4 공소사실’이라 한다).
다. 서울지방법원은 위 각 사건[서울지방법원 단기 4291년 형공(刑公) 제524, 752, 772, 907, 980, 1440, 2168, 2235호]을 병합 심리한 후, 1958. 7. 2. 피고인에 대하여, 간첩죄로 공소가 제기된 제4 공소사실에 대해서 구 국가보안법 제3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3 공소사실과 함께 각 유죄를 인정하여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라.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1958. 10. 25. 피고인에 대하여, 제1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나, 제2, 제4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과는 달리 제2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구 국가보안법 제1조, 제3조 각 위반죄, 제4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형법 제98조의 간첩죄로 인정하여 사형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단기 4291년 형공(刑控) 제958호, 이하 ‘원심판결’이라 한다].
마.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1959. 2. 27.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직접판결을 하기로 하여, 제2, 3, 4의 각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각 유죄를 인정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을 선고하고, 제1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다[대법원 단기 4291년 형상(刑上) 제559호, 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1) (제2 공소사실 부분) 진보당의 강령정책은 헌법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평화통일에 관한 주장도 언론자유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음이 자명하나, 피고인은 제4 공소사실과 같이 진보당을 결당할 당시는 물론 그 결당을 추진하던 도중에 북한 괴뢰집단의 지령을 받고 북한 괴뢰집단과 합작하여 평화통일의 구호 아래 대한민국을 변란할 목적으로 진보당을 구성하여 그 수괴인 중앙위원장에 취임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구 국가보안법 제1조 위반죄에 해당한다.
(2) (제3 공소사실 부분) 군정 법령 제5호 제2조 위반죄에 해당한다.
(3) (제4 공소사실 부분) 공동피고인 1의 검찰, 제1심 공판정에서의 진술이 임의로 된 것임은 기록상 명백하고, 달리 위 공동피고인 1이 불법감금, 협박, 회유, 유도 및 기망 등으로 허위자백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간첩죄( 형법 제98조)는 유죄로 인정된다.
바. 그 후 피고인은 1959. 5. 5.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되었고,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육군특무부대 수사관들의 공동피고인 1에 대한 불법감금, 독직가혹행위 등으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제7호에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대법원은 1959. 7. 30. 이를 기각하였고(대법원 단기 4292년 재1호), 피고인은 그 다음날 사형이 집행되었다.
2. 재심청구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육군특무부대 수사관들이 일반인에 대한 수사권한 없이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1 등을 조사하였고, 그 조사과정에서 위 공동피고인 1을 불법체포·감금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약물을 투여하여 가혹행위를 하는 등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하였다. 이러한 육군특무부대 수사관들의 행위는 구 헌병과 국군정보기관의 수사한계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형법’이라고 한다) 제123조의 타인의 권리행사방해, 형법 제124조의 불법체포·감금, 형법 제125조의 독직가혹행위의 각 죄에 해당한다. 한편, 위 각 범죄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으나 증거자료에 의하여 그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22조에 의한 재심사유가 있다.
3. 재심청구의 이유에 대한 판단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육군특무부대는 1957. 12.경 공동피고인 1이 북한을 왕래하면서 간첩행위를 하고, 피고인과 접선을 꾀한다는 제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하여 1958. 2. 8. 공동피고인 1을 연행하였고, 위 부대 소속의 육군 중령 공소외 4와 육군 문관 공소외 5는 위 공동피고인 1이 군부대 주둔지, 영내 등에서의 간첩행위에 관한 구 국방경비법(1948. 7. 5. 남조선과도정부 법률 번호미상으로 제정되어 1962. 1. 20. 법률 제1004호로 폐지된 것, 이하 같다) 제33조를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1958. 2. 13.부터 같은 해 3. 2.까지 위 공동피고인 1에 대하여 12회에 걸쳐 피의자신문을 진행하였다. 또한, 위 공소외 4와 공소외 5는 이미 구 국가보안법 위반의 공소사실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에 대하여도 구 국방경비법 제33조를 위반하였다는 혐의에 관하여 1958. 2. 19.부터 같은 해 3. 2.까지 8회에 걸쳐 서울형무소 내지 위 부대에서 피의자신문을 진행하였다. 그 후 육군특무부대장은 피고인과 위 공동피고인 1의 행위가 구 국방경비법 제33조에 해당한다는 공소외 4의 의견에 따라 1958. 3. 17. 기소의견으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사건을 송치하였다.
한편, 당시 피고인은 군인이나 군속이 아닌 일반인이었고, 위 공동피고인 1도 인천 소재 육군첩보부대(HID)의 공작 경로를 이용하여 남북한을 왕래하면서 물자교역에 종사하였으나 그 신분은 일반인이었을 뿐 달리 군인이나 군속은 아니었다. 또한, 피고인이 위 공동피고인 1과 만나거나 그에게 진보당과 관련된 문건 등을 수수하고, 금전을 교부받은 장소는 서울 시내에 소재한 음식점이나 태평로 등 노상이거나 광주시 소재 남한산성 등이었고 군부대의 주둔지나 숙사 혹은 진영은 아니었다.
나. 관련 법령
(1) 구 국방경비법 제33조는 조선경비대의 여하한 요새지, 주둔지, 숙사 혹은 진영 내에서 간첩으로서 잠복 또는 행동하는 여하한 자든지 고등군법회의에서 이를 재판하며, 유죄로 인정되는 때에는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헌병과 국군정보기관의 수사한계에 관한 법률(1949. 12. 19. 법률 제80호로 제정되어 1962. 1. 20. 법률 제1004호로 폐지된 것, 이하 같다)에 의하면, 헌병은 군인, 군속의 범죄에 대한 수사를 전행(專行)하고, 군사 또는 군인, 군속의 범죄에 관련 있는 일반인의 범죄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수사할 수 있으되 긴급구속은 할 수 없고(제1조), 국군정보기관의 소속원과 방첩원은 군인, 군속의 범죄만을 수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헌병과 동일한 권한을 가지지만(제2조), 만일 헌병이 직권을 남용하여 일반인을 수사하거나 헌병 이외의 국군기관이 일반인의 범죄에 대하여 수사를 행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다(제3조).
(2) 육군특무부대는 육군의 방첩에 관한 사항과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그 소관에 속하는 범죄수사를 관장하고, 그 부대장은 육군참모총장의 명을 받아 부대업무를 통할하고 소속대원을 지휘·감독한다[구 육군특무부대령(1957. 11. 21. 대통령령 제1316호로 제정되어 1960. 7. 20. 국무원령 제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조, 제4조]. 따라서 육군특무부대는 헌병과는 달리 육군의 방첩업무 등을 담당하는 국군정보기관에 해당하고, 구 헌병과 국군정보기관의 수사한계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의하여 그 소속원과 방첩원은 군인이나 군속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으나, 이들은 군인이나 군속이 아닌 일반인에 대해서는 수사권을 가지지 않는다.
다. 판단
(1)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1에 대한 혐의는 군부대의 요새지, 주둔지, 숙사 혹은 진영 내에서 간첩으로서 잠복하거나 또는 행동한 것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구 국방경비법 제33조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피고인과 위 공동피고인 1은 군인이나 군속이 아닌 일반인이므로 국군정보기관인 육군특무부대에서 이들을 수사할 권한이 없다. 따라서 육군특무부대 소속 육군 중령 공소외 4와 육군 문관 공소외 5 등이 피고인과 위 공동피고인 1을 구 국방경비법 제33조의 간첩 혐의로 입건하여 피의자로 신문한 행위는 구 헌병과 국군정보기관의 수사한계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위반한 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로서 구 형법 제123조의 타인의 권리행사방해죄를 구성하고, 이들 범죄는 모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소정의 사법경찰관의 직무에 관한 죄에 해당한다.
(2) 한편,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1이 육군특무부대에서 조사받은 것은 1958. 2. 8.부터 같은 해 3. 2.까지인데, 구 헌병과 국군정보기관의 수사한계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죄는 그 법정형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서 공소시효가 7년이고[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3호, 형사소송법 부칙(2007. 12. 21.) 제3조], 구 형법 제123조의 타인의 권리행사방해죄는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서 공소시효가 5년이므로[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 형사소송법 부칙(2007. 12. 21.) 제3조], 위 각 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위 각 죄에 대하여는 유죄판결을 얻을 수 없는 사실상, 법률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422조 소정의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
(3) 결국 재심대상판결의 범죄사실 중 제4 공소사실에 대한 부분과 제4 공소사실의 일부를 인용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2 공소사실에 대한 부분은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하였고 그러한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나머지 재심청구의 이유에 대하여 살펴볼 것도 없이,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에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 그리고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 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477 판결 참조).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35조 제1항에 의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양승태 박시환(주심) 김지형 이홍훈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차한성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 [1] 형법 제98조,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3조, 구 국가보안법(1958. 12. 26. 법률 제500호로 폐지제정되기 전의 것) 제1조(현행 제3조 참조), 제3조(현행 제4조 참조), 군정 법령 제5호 제2조, 구 헌병과 국군정보기관의 수사한계에 관한 법률(1962. 1. 20. 법률 제1004호 군법회의법 부칙 제6조로 폐지) 제3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22조,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3호, 제4호, 형사소송법 부칙(2007. 12. 21.) 제3조 / [2]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435조 제1항 / [3] 형법 제37조, 제98조, 구 국가보안법(1958. 12. 26. 법률 제500호로 폐지제정되기 전의 것) 제1조(현행 제3조 참조), 제3조( 현행 제4조 참조), 군정 법령 제5호 제2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3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외 7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로텍 담당변호사 이헌욱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10. 8. 선고 2009노251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도로법 제65조 제1항은 “관리청은 반복적, 상습적으로 도로를 불법 점용하는 경우나 신속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어서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절차에 의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적치물을 제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취지는 교통사고의 예방과 도로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목적으로 도로 관리청으로 하여금 반복·상습적인 도로의 불법점용과 같은 행위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 및 제2항에서 정한 대집행 계고나 대집행영장의 통지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대집행의 특례를 인정하는 데에 있다 (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214 판결 참조). 따라서 위 규정은 일반인의 교통을 위하여 제공되는 도로로서 도로법 제8조에 열거된 도로를 불법 점용하는 경우 등에 적용될 뿐 도로법상 도로가 아닌 장소의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할 수 없고, 토지대장상 지목이 도로로 되어 있다고 하여 반드시 도로법의 적용을 받는 도로라고 할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서울광장은 비록 공부상 지목이 도로로 되어 있으나 시민이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도록 광장환경을 조성하여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도심광장으로서「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는 사실, 그런데 서울시청 및 중구청 공무원들이 행정대집행법이 정한 계고 및 대집행영장에 의한 통지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철거대집행에 착수하였고 이에 피고인들을 비롯한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하거나 천막을 붙잡고 놓지 않으면서 이 사건 철거대집행을 방해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서울광장은 도로법 제65조 제1항 소정의 행정대집행의 특례규정이 적용되는 도로법상 도로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서울시청 및 중구청 공무원들이 위와 같이 계고 및 대집행영장에 의한 통지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한 이 사건 철거대집행은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적법성이 결여되었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철거대집행직무를 행하는 공무원들에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특수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도로법 제65조 제1항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원심은, 설혹 이 사건 서울광장을 도로법상의 도로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관리청인 서울특별시장이 도로법 제65조 제1항에 따른 철거대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사건 대책회의 소속 단체들에게 도로법 제83조에 근거한 필요한 조치를 명함으로써 도로법 제45조 소정의 부작위의무 위반행위를 대체적 작위의무로 전환시켜야 할 것인데, 그와 같은 명령이 선행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철거대집행은 단순한 부작위의무 위반행위를 대상으로 삼아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의 주된 판단이 정당한 이상 원심의 위 가정적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도로법 제8조, 제65조 제1항,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 제2항 / [2] 형법 제136조, 제144조 제1항, 도로법 제8조, 제65조 제1항,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새날로 담당변호사 조용무외 4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8. 12. 12. 선고 2008노207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60조 제4항은 “재정신청서에는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는 사건의 범죄사실, 증거 등 재정신청을 이유 있게 하는 사유를 기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법 제262조 제2항 제1호는 재정신청이 “법률상의 방식에 위배”된 때에는 그 신청을 기각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법 제262조 제4항은 “ 제2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불복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재정신청서에 재정신청을 이유 있게 하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 재정신청을 기각하여야 한다.
그런데 법원이 재정신청서에 재정신청을 이유 있게 하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음에도 이를 간과한 채 법 제262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공소제기결정을 한 관계로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제 그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잘못을 본안사건에서 다툴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에 대하여 그것이 기각결정이든 인용결정이든 불복할 수 없도록 한 법 제262조 제4항의 규정취지에 위배하여 형사소송절차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와 같은 잘못은 본안사건에서 공소사실 자체에 대하여 무죄, 면소, 공소기각 등을 할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무죄 등의 판결을 함으로써 그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본안사건에서 심리한 결과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때에는 이를 처벌하는 것이 오히려 형사소송의 이념인 실체적 정의를 구현하는 데 보다 충실하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비록 이 사건 재정신청서에 법 제260조 제4항에 정한 사항의 기재가 없어서 법원으로서는 그 재정신청이 법률상의 방식에 위배된 것으로서 이를 기각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심판대상인 사기 부분을 포함한 고소사실 전부에 관하여 이 사건 공소제기결정을 한 잘못이 있고 나아가 그 결정에 따라 공소제기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공소사실에 대한 실체판단에 나아간 제1심의 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소제기결정의 위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한편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뒤, 그 판시와 같은 여러 근거를 들어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여기에 피고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판단유탈,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 오해,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한편 원심이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명확히 판단하지 아니한 점은 있으나,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고려할 때 제1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그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4항, 제262조 제2항 제1호, 제2호, 제4항 / [2]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4항, 제262조 제2항 제1호, 제2호,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0. 7. 1. 선고 2010노86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되나,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46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 즉 피해자가 평소 피고인으로부터 수시로 폭행·협박을 당하여 피고인과 대면하는 것 자체에 대하여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점, 피해자가 제1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하던 도중 피고인의 면전에서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없음이 인정되어 피고인에 대한 퇴정이 명하여진 점, 그 퇴정을 전후하여 피해자의 진술 태도 및 내용에 변화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제1심 법정진술 중 이 사건 공소사실에 배치되는 부분의 신빙성을 제1심의 판단과 달리 배척하고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조치는 옳고, 거기에 증거의 증명력 판단에 관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판중심주의 또는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형법 제35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1항,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한울 담당변호사 정영원 외 2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9. 4. 30. 선고 2008노31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각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점)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823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한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기업이 위 단체교섭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였다고 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0도4169 판결,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도722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누적된 적자를 극복하고자 2007. 8. 1.경부터 경영진단을 실시한 결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2008. 1. 31. 개최된 노사협의회에서 피고인 2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원으로 가입한 피고인 2 주식회사 지회가 속한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노조 측’이라고 한다)에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명예퇴직 자원자를 2008. 2. 15.경부터 모집하며 같은 해 3. 1.자로 인원정리 대상자를 통지한다는 내용의 명예퇴직 등을 통한 인원 및 부서감축 등에 관한 개략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통보한 사실, 피고인 1은 위와 같은 구조조정 방안을 통보받은 노동조합으로부터 8회에 걸쳐 공문을 통하여 위 회사 천안공장에서 인력 구조조정 관련 사항 등(문건에는 ‘임금, 단체협약 개정, 구조조정 관련 요구’로 표현되어 있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단체교섭을 실시하자는 요청을 받은 사실, 그러나 피고인 1은 노조 측에 공문으로 ‘인원 및 부서 정리에 관한 건’에 관하여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협의하자는 취지의 요청을 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노조 측에게 “회사의 구조조정 결정 사항은 단체교섭 대상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관련 사항에 대한 논의는 단체교섭으로 적절치 않음을 통보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2008. 3. 10. ‘근로관계 종료 대상자 통보의 건’이라는 제목하에 피고인 2 주식회사 근로자였던 공소외 1을 포함한 31명에게 피고인 2 주식회사와의 근로계약이 2008. 5. 13.자로 종료될 것임을 통보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2008. 3. 26.경 노조 측에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2008. 3. 31.)을 요구하였는바, 노조 측은 “귀사가 본 조합에 요청한 3. 31. 단체교섭은 내부의 일정과 노동부 조사 등으로 인하여 도저히 일정소화에 어려움이 있으니 양지바랍니다.”라는 취지로 회신하며 2008. 4. 3. 14:00경에 단체교섭을 하자고 재차 요구한 사실, 그 후 2008. 4. 3.부터 같은 해 5. 21.까지 8회에 걸쳐 피고인 2 주식회사와 노조 측 사이에 단체교섭이 이루어진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와 노조 측은 2008. 6. 26. ‘근로관계 종료 조합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회의’를 개최하여 해고자 중 8명을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복직시키고 11명을 명예퇴직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 유효기간이 2008. 3. 31. 만료될 예정이었으므로 노조 측은 2008. 3. 1.부터는 당연히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갱신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2003. 12. 9. 체결한 특별단체협약 제2조 A.항에서 경영상 이유로 한 정리해고의 경우 별도의 노사 합의하에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2006. 8. 17.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4조 제2항에서 경영상 이유로 한 해고의 경우 역시 노사 합의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은 물론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 제3항에서 경영상 이유로 한 정리해고의 경우 90일 이전에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인원정리 및 방법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0조 제1항에서 법률적 개정 등으로 인하여 수정되어야 할 사항에 대하여는 유효기간 중이라도 보충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2항에서 노사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보충협약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면 다른 일방은 이에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조 측으로서는 피고인 2 주식회사 측으로부터 인원 및 부서감축 등에 관한 개략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통보받은 2008. 1. 31. 이후로는 피고인 2 주식회사 측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그 단체교섭 요구가 구조조정의 실시 자체를 반대하려는 것이 아닌 한 이 사건 단체협약 중 구조조정의 절차와 방법 등에 관련한 조항의 개정을 포함한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개정 등을 의제로 삼아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설령 노조 측에서 단체교섭 대상으로 하려는 것 중에 경영권에 관한 사항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항이 삭제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주된 의제가 아니라면 교섭과정 중에 이를 배제하면 될 것인데, 노조 측이 이 사건 특별단체교섭 요청과정에서 첨부한 구조조정 관련 요구안이 전적으로 경영권에 관련된 것으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상의 구조조정 관련 조항이나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결정과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볼만한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것도 삭제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주된 의제인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며, 이 사건 당시 노조 측이 이 사건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위와 같이 8회에 걸쳐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8회에 걸친 노조 측의 특별단체 교섭요구를 거부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피고인 1이 수차례에 걸쳐 노조 측에 공문으로 ‘인원 및 부서정리에 관한 건’에 관하여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협의하자는 취지의 요청을 하였다거나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노조 측에 ‘회사의 구조조정 결정 사항에 대한 논의는 단체교섭으로 적절치 않음을 통보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거나 사후적으로 2008. 3. 26.경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요구에 따라 2008. 4. 3.부터 같은 해 5. 21.까지 8회에 걸쳐 피고인 2 주식회사와 노조 측 사이에 단체교섭이 이루어진 바 있다 하여 위와 같은 노조 측의 특별단체교섭 요구에 대한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노조 측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2008. 3. 1.부터 단체협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2008. 2. 15. 피고인 2 주식회사에 공문을 보내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시작하였고, 오히려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단체협약의 규정대로 2008. 3. 26.경 노조 측에 2008. 3. 31.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는바, 노조 측의 사정으로 2008. 4. 3.부터 단체교섭이 이루어진 사실, 노조 측은 2008. 2. 14.자, 2008. 2. 19.자, 2008. 3. 1.자 각 공문에서 피고인 2 주식회사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명예퇴직 실시의 중단을 요청한 사실, 노조 측은 2008. 2. 19.자 공문에서 특별단체교섭 요구내용 중 구조조정 관련 내용을 우선적으로 진행하자고 명시적으로 밝히기도 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노조 측의 단체교섭 요청에 대한 2008. 3. 6.자, 2008. 3. 10.자, 2008. 3. 12.자, 2008. 3. 14.자 각 회신에서 노조 측이 구조조정을 제외한 임금 및 단체협상 갱신 등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해 올 경우 예년과 같이 성실하게 임할 것임을 통보한 사실, 한편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중앙노동위원회는 2008. 10. 14.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인원 및 부서정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노조 측에 수차례 임시노사협의회에 참여하여 줄 것과 명예퇴직시행지침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청하였는데도 노조 측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가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이어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 사항에 해당되지 아니함에도 노조 측이 계속하여 이를 특별단체교섭의 형식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 초창기에는 노사 간 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정리해고가 정당함은 물론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노조 측은 실질적으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고, 위 법리에 비추어 비록 위 구조조정의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위 단체교섭의 요청을 거부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노조 측의 이 사건 단체교섭의 요구가 실질적으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의 실시 자체를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 아래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8회에 걸쳐 노조 측의 특별단체 교섭요구를 거부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 및 단체교섭의 대상과 단체교섭 거부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각 단체협약 위반을 이유로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점)
사용자가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결정 혹은 시행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이 있는 경우, 그 조항 하나만을 주목하여 쉽게 사용자의 경영권의 일부 포기나 중대한 제한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조합이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그 조항에 기재된 ‘합의'의 의미를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4조 제2항 및 제39조 제3항의 ‘합의'를 ‘협의'의 취지로 해석하여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공소외 2 등 31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경영상 이유로 해고를 실시한 것이 단체협약의 내용 중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 1 등이 협의절차를 위반하였다고도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0조, 제81조 제3호 /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0조, 제81조 제3호 / [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0조, 제81조 제3호, 재90조, 제94조 / [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4조 / [5]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4조, 제94조,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 제1호 (다)목[현행 제92조 제2호 (다)목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유재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7. 15. 선고 2010노9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폭행 및 협박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및 협박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 등이 없다. 그리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단순한 사실오인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2009. 10. 28.자 및 2009. 10. 29.자 강간의 점에 대하여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467 판결 등 참조). 한편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597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헤어질 수 없다고 하자 피해자가 절망에 빠져 유서를 작성한 2009. 10. 27.과 10. 28. 직후에 자의로 피고인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 제1심판결이 인정한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며, 강간 범행 전후에 피해자가 특별히 저항하지 않은 채 피고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거나 피고인에게 일상적인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인은 일관되게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있으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폭행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부분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기록상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중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은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하는 것이거나 그 자체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2)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① 회사에 근무하던 피해자는 피고인과 교제를 시작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2009. 3.경부터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져왔고, 피고인의 소개로 피고인의 부모를 만나기도 하였으며,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고인과의 혼인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이후에도 피고인을 계속 만나면서 성관계를 가져온 사실, ② 피해자는 2009. 10. 24.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고막천공 등의 상해를 입은 이후에도 피고인을 만나거나 휴대전화 등을 통하여 피고인과 일상적인 연락을 취한 사실, ③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일시인 2009. 10. 28. 23:18경과 2009. 10. 29. 18:57경에 각각 피고인과 함께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간 사실, ④ 피해자는 2009. 10. 29. 19:55경 피고인과 함께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나와 피해자의 부모가 거주하는 광주에 가기 위하여 피고인이 운전하는 자동차에 동승함과 아울러 피고인이 구입한 고속버스 승차권을 이용하여 2009. 10. 29. 21:15경에 광주로 내려간 사실, ⑤ 피해자는 2009. 10. 30.과 10. 31.에도 피고인과 여러 번에 걸쳐 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 ⑥ 한편 피해자는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는 피해자 친구의 외삼촌을 만나 상담을 한 후에 2009. 11. 4. 수사기관에 피고인을 상대로 고소하면서 제출한 고소장에 2009. 10. 13.부터 10. 16.까지와 2009. 10. 23.에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기재하였고, 경찰 1회 진술 시에도 2009. 10. 28. 이후에는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던 사실, ⑦ 또한 피해자는 검찰 1회 진술 시에 2009. 10. 13.부터 10. 20.까지 8일간과 2009. 10. 23., 10. 28. 및 10. 29. 총 11회에 걸쳐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검찰 2회 진술 시에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횟수가 5회를 넘는 것 같은데 2009. 10. 20., 10. 22.과 10. 28. 및 10. 29.에는 확실하게 강간을 당하였다고 진술한 사실, ⑧ 검사는 피해자의 위와 같은 강간 피해 진술 중 2009. 10. 20., 10. 22. 및 이 부분 공소사실인 2009. 10. 28.과 10. 29. 총 4회만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을 잡아 꺾거나, 피고인의 원심 판시 2009. 10. 21.자 협박으로 겁을 먹은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팔을 잡아 꺾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강간한 것으로 기소하였으나, 이 사건 제1심은 2009. 10. 20.과 10. 22.자 각 강간의 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는 그에 대하여 항소를 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3) 이와 같이 일정 기간 동안에 발생한 일련의 피해자의 강간 피해 주장에 대하여 이미 대부분의 피해 주장에 대하여는 그에 부합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여 강간죄의 성립을 부정할 경우에 원심의 판단처럼 그 중 일부의 강간 피해 사실에 대하여만 피해자의 진술을 믿어 강간죄의 성립을 긍정하려면, 그와 같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달리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에 의하면, 피해자는 2009. 10. 24. 이후부터 2009. 10. 31.까지도 그 이전과 같이 피고인을 계속 만나면서 일상적인 연락을 취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였다고 주장한 직후에 피고인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동승함과 아울러 피고인이 구입한 고속버스 승차권을 이용하는 등, 강간이라는 범행을 한 자와 그 피해자 사이에서는 쉽게 발생하기 어려운 행동을 취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2009. 10. 28.자와 2009. 10. 29.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성관계만은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협박이나 폭행을 당하였다고 할지라도, 그 협박의 내용과 폭행의 정도, 그러한 협박 등을 행사하게 된 경위, 앞서 본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 및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협박 등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를 넘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른 것으로 단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의문이 든다.
4) 결국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강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강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으며,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2009. 10. 28.자 및 2009. 10. 29.자 각 강간의 점과 다른 범죄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주심) 김능환 이인복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형법 제297조 / [3] 형법 제297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4] 형법 제297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현영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0. 6. 11. 선고 2009노440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가.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은 누구든지 법에서 정하는 경우 외의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범죄경력자료 또는 수사경력자료(이하 ‘범죄경력자료 등’이라 한다)를 취득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제10조 제2항에서 이를 위반하여 범죄경력자료 등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위 법이 전과기록 및 수사자료의 관리와 형의 실효에 관한 기준을 정함으로써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고자 함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 제1조), 법 제6조 제4항이 범죄경력자료 등을 법령에 규정된 용도 외에 사용하는 것을 금하면서 그 주체를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범죄경력자료 등을 회보 받거나 취득한 자로 한정함으로써 법 제6조 제3항에 위반하여 범죄경력자료 등을 취득한 자가 법령에 규정된 용도 외에 범죄경력자료 등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 법에 의하여 별도로 처벌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법 제6조 제3항에서 말하는 ‘범죄경력자료 등의 취득’이 수사자료표를 관리하는 사람이나 직무상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를 하는 사람으로부터 직접 취득하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규정 외의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공소외인으로부터 그가 휴대폰으로 촬영하여 출력한 고소인의 범죄경력조회서 영인본을 취득한 행위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법리오해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지만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을 결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도445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유포한 사실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명예훼손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거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나.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불복한다는 취지의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 어디에도 그 부분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 | [1]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6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10조 제2항 / [2]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 제10조 제2항 / [3] 형법 제307조 제1항 |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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