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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세 담당변호사 이영우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5. 28. 선고 2009노211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법정형에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법원은 공소장에 기재된 적용법조의 유무나 검사의 구형 여부와 관계없이 그 심리·확정한 사실에 대하여 재량으로 벌금형의 병과 여부를 정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도4267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도1499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공포되어 2009. 2. 4.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4조 소정의 병과규정을 적용하여 벌금형을 병과한 것이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제1항 단서, 제2항 및 제214조 제2항에서 정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라 함은 당해 위반행위로 인하여 행위자가 얻은 이익을 의미하고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6336 판결 참조), 여러 사람이 공동하여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의 범행을 저지른 경우 그 범행으로 인한 이익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 전체가 취득한 이익을 말하는 것이지 범행에 가담한 각 범인별로 얻은 이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05. 8. 16. 선고 2005도2710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시세조종 등의 위반행위를 하면서 판시 공소외 1, 2, 3, 4, 5, 6, 7, 8, 9, 10, 11 명의의 증권계좌를 이용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판시 사정을 종합하면 위 증권계좌로 인한 거래 이익은 위 명의인들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이 판시 공소외 12, 13으로부터 그 명의의 증권계좌를 교부받아 이를 이 사건 시세조종 등의 행위에 이용하기는 하였으나, 위 증권계좌는 피고인 및 위 명의인들의 자금이 혼재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위 자금을 특별한 구분 없이 함께 운용하였는데, 검사가 위 혼용계좌에 대하여 혼재액수와 이득액 등에 대하여 원심의 석명요구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점 등 판시 사정을 들어 위 혼용계좌에서 발생한 이익 중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위 혼용계좌에서 발생한 이익을 얻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14 주식회사 주식에 관한 이 사건 시세조종 등의 행위로 인하여 위 증권계좌에서 발생한 이익 1,039,553,036원 부분과 공소외 15 주식회사 주식에 관한 이 사건 시세조종 등의 행위로 인하여 위 증권계좌에서 발생한 이익 3,847,408,657원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및 제214조 소정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제4호, 제302조 / [2]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6조 참조), 제207조의2 제1항 단서, 제2항(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 제1항, 제2항 참조), 제214조 제2항(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7조 제2항 참조) / [3]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제1항 제3호, 제2항 제1호(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6조 제1항 제3호, 제2항 제1호 참조), 제207조의2 제1항 제2호, 제2항(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 제1항 제4호, 제5호, 제2항 참조), 제214조 제2항(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7조 제2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영옥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1. 3. 선고 2010노17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원심 판시 제1, 5, 6죄 부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 및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인 1은 원심판결 중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점 및 피고인 2에 대하여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60 등 12개 필지를 생활대책용지로 공급받은 12개 단위조합의 연합체인 원상가조합은 주식회사 선진디엔씨(대표이사 공소외 2, 이하 ‘선진디엔씨’라고 한다)와 조합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한 사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526-3 등 8개 필지를 생활대책용지로 공급받은 8개 단위조합의 연합체인 도레미상가조합은 주식회사 도레미디엔아이(이하 ‘도레미디엔아이’라고 한다)와 조합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인 2는 주식회사 한국투자증권(이하 ‘한국투자증권’이라 한다)의 공공금융개발부 과장으로서 2007년경부터 이 사건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자금조달 및 금융자문 등의 업무를 담당해 온 사실, 도레미디엔아이는 2007. 6. 27. 한국투자증권과의 사이에 도레미상가 개발사업과 관련한 배타적 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였으나, 2007년 7월경 LIG건영을 시공사로 정하여 한국투자증권을 배제한 채 도레미상가 개발사업을 추진해 온 사실, 도레미디엔아이는 2008년 말경 시공사인 LIG건영과 결별한 후 회사 매각을 선언하였고, 이에 선진디엔씨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2가 2009년 1월경부터 도레미디엔아이 인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였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선진디엔씨의 공소외 2를 지원하여 인수 이후의 자금을 조달해 주고 자문수수료를 받거나, 지급보증이 가능한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여 자문수수료를 받으려 한 사실, 피고인 2는 피고인 1에게 도레미상가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지급보증이 가능한 시공사를 선정해 오면 도레미상가의 분양대행권을 주겠다고 하였고, 이에 피고인 1 등은 피고인 2에게 10개 정도의 시공사를 주선한 사실, 피고인 2는 2009. 4. 14. 및 2009. 4. 29. 한국투자증권 5층 회의실에서 피고인 1 등이 주선해 온 시공사 관계자들에게 도레미상가 개발사업과 관련된 시공사 섭외 및 지급보증에 대하여 설명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 명의로 작성한 판교 생활대책용지 개발 프로젝트 소개자료를 참가자들에게 배부한 사실, 한편 피고인 2는 2009. 6. 1.경 한국투자증권 공공개발금융부 소속 직원인 공소외 3, 선진디엔씨의 대표이사 공소외 2, 피고인 1과 함께 도레미디엔아이 인수를 위한 회의를 하였는데, 당시 협의 내용을 정리한 문건에는 인수금액 조달방식, 지분 비율, 공소외 2, 피고인 1,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실사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정리되어 있고, 위 문건은 한국투자증권 공공개발금융부의 부서장인 공소외 4에게도 보고된 사실, 그러나 선진디엔씨의 공소외 2와 피고인 1은 자금조달 문제로 도레미디엔아이 인수에 실패하였고, 주식회사 미소나눔이 2009년 7월경 도레미디엔아이를 인수하여 도레미상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위 인정 사실을 토대로 피고인 2의 이 사건 금품 수수행위는 한국투자증권의 도레미디엔아이 인수 지원 또는 시공사 선정 작업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선진디엔씨의 공소외 2가 장차 도레미디엔아이를 인수할 경우에 대비하여 미리 공소외 2에게 도레미상가의 분양대행권을 받을 수 있도록 청탁하기로 하고, 그 청탁의 대가로 수수한 것에 불과하며, 이는 한국투자증권의 직원으로서의 직무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점 및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한 행위 등을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5조의 입법 취지는 금융기관은 특별법령에 의하여 설립되고 그 사업 내지 업무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국가의 경제정책과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임·직원에 대하여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법률 제5조 제1항 소정의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라 함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행위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무 및 그와 관련하여 사실상 처리하고 있는 사무도 포함된다 ( 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4942 판결 등 참조). 또한 위 법률 제5조의 금융기관 임·직원이 수수한 금품에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직무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46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로부터 2009. 5. 14. 자기앞수표로 5,000만 원을 교부받고, 같은 해 6. 26. 500만 원, 같은 해 9. 26. 1,000만 원을 각 송금받아 합계 6,500만 원을 수수한 사실, 피고인 1은 원심 법정에서 “ 피고인 2가 공소외 2 등의 접대를 위하여 먼저 사용한 2,000만 원 정도의 외상 술값을 보전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2가 도레미디엔아이의 인수작업을 도와주는 경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여 그에게 6,500만 원을 건네준 것이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 피고인 1 및 공소외 2는 2009. 6. 1.경 도레미디엔아이의 인수자금은 피고인 1이 조달하며 인수 이후의 지분비율은 피고인 1과 공소외 2가 각 50%씩 보유하기로 합의하였으며, 그 무렵 작성한 양도양수계약서 초안에도 도레미디엔아이의 양수인을 공소외 2와 피고인 1로 표시하고 있는 사실, 한편 도레미디엔아이는 2009년 7월경 주식회사 미소나움에 인수되었고, 공소외 2는 2009년 9월경 심각한 자금부족으로 피고인 2에게 선진디엔씨를 매각해줄 것을 부탁하였고, 피고인 2는 이를 피고인 1에게 알린 후 1,000만 원을 보내줄 것을 요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 1은 도레미상가 분양대행권의 확보를 위하여 공소외 2와 공동으로 도레미디엔아이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므로, 도레미상가의 분양대행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외 2에게 청탁하기 위하여 피고인 2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피고인 2는 원상가조합의 이 사건 개발사업에 대한 금융자문을 담당하고 있었고, 공소외 2는 원상가조합의 조합 업무대행사인 선진디엔씨의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그 직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친분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인데, 피고인 2가 별다른 친분관계도 없는 피고인 1의 상가분양권 확보를 위하여 거액의 술값을 먼저 지출하면서 공소외 2 등을 접대하고, 피고인 1에게 그 비용의 보전을 요구하였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 2가 1,000만 원을 수수한 2009. 9. 26. 무렵에는 공소외 2가 도레미디엔아이의 인수작업을 포기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인 1이 공소외 2에 대한 청탁을 위하여 1,000만 원을 건네준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앞서 본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가 도레미디엔아이의 인수 지원 또는 도레미상가를 위한 시공사 선정 등을 통하여 피고인 1에게 도레미상가 분양대행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를 제공해주거나,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2가 지출하게 될 경비 지원 등의 명목으로 6,500만 원이 수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의 도레미디엔아이 인수 지원 및 시공사 선정 작업은 한국투자증권의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을 위한 준비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피고인 2의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한국투자증권의 직무에 속하는 것이지, 개인적인 지위에서 취급하는 사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 2의 이 사건 금품 수수행위가 한국투자증권의 직원으로서의 직무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수재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 1의 피해자 공소외 5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게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자 공소외 5에 대한 사기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수개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항소심이 일부는 유죄, 일부는 무죄의 판결을 하고, 그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 및 검사 쌍방이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고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만 이유 있는 경우, 항소심이 유죄로 인정한 죄와 무죄로 인정한 죄가 「형법」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면 항소심판결의 유죄 부분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도212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원심 판시 제1, 5, 6죄 부분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과 「형법」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이 부분도 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한편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원심 판시 제3, 4, 7, 8죄 부분은 위 무죄 부분과 「형법」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위 무죄 부분이 파기된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별개로 심리·판단되고 또 분리하여 확정되는 관계에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은 파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원심 판시 제1, 5, 6죄 부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의 상고 및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김지형(주심) 양창수 |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 [3]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91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비상상고인】
검찰총장
【원 판 결】
서울고법 2010. 8. 20. 선고 2010노1783, 2010전노109 판결
【주 문】
원판결 및 제1심판결 중 부착명령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비상상고 이유를 판단한다.
1.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명백하다.
가. 제1심은, 이 사건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의 피고사건과 부착명령사건에 대하여, 피고사건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3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제1심 판시 별지 [준수사항] 기재와 같이 준수사항을 부과하였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제1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부착명령사건 부분을 파기하여,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6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원심 판시 별지 [준수사항] 기재와 같이 준수사항을 부과하였다.
2. 그러나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에 “법원은 특정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때에는 보호관찰기간의 범위 내에서 기간을 정하여 준수사항의 이행 여부 확인 등을 위하여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9조 제4항 제4호에 “법원은 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때( 제28조 제1항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때를 제외한다)에는 판결로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2조 제1항에 “부착명령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보호관찰관이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률에 의하면 법원이 특정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는 때에만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판결 및 제1심판결이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지 않은 채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한 것은 법령에 위반한 것으로서 피부착명령청구자에게 불이익한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446조 제1호 단서에 의하여 원판결 및 제1심판결 중 부착명령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
3.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 원인사실의 요지는, ‘피부착명령청구자는 13세 미만인 피해자를 2회에 걸쳐 강제추행하고, 수회에 걸쳐 피해자를 뒤쫓아가 쳐다본 자로서, 자신의 성적욕구를 여자 미성년자를 뒤따라가 지켜보거나 신체부위를 만지는 방법으로 해소하는 등 성폭력범죄의 습벽이 인정되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여야 하므로, 원판결 및 제1심판결 중 부착명령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제4호, 제12조 제1항, 제28조 제1항 / [2] 형법 제298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3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참조),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제4호, 제12조 제1항, 제28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441조, 제446조 제1호 단서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및
【변 호 인】
법무법인 양헌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0. 11. 25. 선고 2010노35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에서 공무원에 대하여 금지하는 행위 중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라 함은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반드시 구체적인 선거운동을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을 할 목적으로 그에 대한 기획에 참여하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4069 판결 등 참조).
또 공범의 성립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족하고, 이에 대하여는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9. 3. 9. 선고 98도3169 판결,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도201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이 담당공무원 공소외인 등과 공모하여 그 판시와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작성·게시하도록 함으로써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및 공범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판시 게시물 작성·게시행위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사회생활관계상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행위인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게시물 작성·게시행위를 형법 제20조에 정한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판시 기부행위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은 무죄라고 판단하였는바,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불복한다는 취지로 상고장을 제출하였음에도 상고장 및 상고이유서에서 그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를 기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제255조 제1항 제10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0. 11. 11. 선고 2010노74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형사소송법 제370조, 제276조에 의하면,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의 출석 없이는 개정하지 못하고, 다만 같은 법 제365조에 의하면, 피고인이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이는 피고인의 해태에 의하여 본안에 대한 변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는 일종의 제재적 규정이므로 그 2회 불출석의 책임을 피고인에게 귀속시키려면 그가 2회에 걸쳐 적법한 공판기일소환장을 받고서 정당한 사유 없이 출정하지 아니함을 필요로 한다 ( 대법원 1988. 12. 27. 선고 88도419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징역 6월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한 후 주소변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원심은 제2회 및 제3회 공판기일 소환장이 피고인에게 적법하게 송달되었음에도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불출석하자 제3회 공판기일에 제4회 공판기일을 2010. 10. 26. 10:00로 지정하고 피고인을 소환하였으나 제4회 공판기일 소환장이 피고인에게 송달불능되었는데도 재송달 등의 조치 없이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제4회 공판기일을 진행하여 심리를 종결한 후 판결선고를 위한 제5회 공판기일을 지정하고, 그 기일에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제3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불출석하자 제4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을 소환하였으나 송달불능이 된 상태에서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한 조치는 형사소송법 제365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그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되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한편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의 제7회 공판기일에 대한 기일변경명령이 피고인에게 적법하게 송달되었다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이것이 공시송달보고서의 단순한 편철누락인지 여부 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만약 제1심이 위 공판기일변경명령을 피고인에게 송달하지도 아니한 채 피고인이 2회 이상 불출석한 것으로 보아 피고인의 진술 없이 심리·판단한 것이라면, 이는 피고인에게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것이 되어 그 소송절차는 위법하다고 하겠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직권으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라는 점도 아울러 지적하여 둔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사소송법 제276조, 제365조, 제370조 / [2] 형사소송법 제276조, 제365조, 제37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국제 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9. 30. 선고 2010노3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 3 및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검사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서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의 내용은 “ 피고인 1이 부산 금정구 남산동 (이하 생략)에 있는 피해자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로서 위 회사 업무 전체를 총괄하여 왔다. 위 피고인은 2005. 9. 26. 위 회사 명의 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자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그 무렵 가지급금 형식으로 1,000만 원을 인출하여 자신의 아들 공소외 2 명의의 아파트 구입비용으로 소비하였다. 위 피고인은 그 외에도 그 무렵부터 2007. 12. 26.까지 사이에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Ⅵ] 기재와 같이 부산 시내 등지에서 83회에 걸쳐 ‘자신이 실제 운영하는 회사’의 법인자금 합계 36억 3,624만 원을 마음대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라는 것으로 공소외 1 주식회사 이외에는 업무상횡령 범행의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나, 제1심은 위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피고인 1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을 적용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죄책을 인정하였고, 원심도 제1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수개의 업무상횡령 행위라 하더라도 그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하여 1개의 범죄라고 할 것이지만(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도3929 판결 등 참조), 피해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그 피해법익이 단일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포괄일죄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 정한 이득액은 단순일죄의 이득액이나 혹은 포괄일죄가 성립되는 경우의 이득액의 합산액을 의미하는 것이지 경합범으로 처벌될 수죄에 있어서 그 이득액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 대법원 1989. 6. 13. 선고 89도582 판결 참조), 횡령행위를 포괄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로 의율하려면 원칙적으로 피해자 및 피해자별 피해액에 관한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공소외 3에 대한 검찰 제3회 진술조서(증거기록 제145~162쪽), 자금일보(공판기록 제445쪽 이하)의 각 기재 등을 포함하여 기록에 나타난 여러 증거에 의하면,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Ⅵ]에 기재된 각 횡령금액에는 비단 공소외 1 주식회사 명의의 계좌뿐만 아니라 그 밖에도 공소외 4 주식회사, 공소외 5 주식회사, 공소외 6 주식회사, 공소외 7 주식회사 등 피고인 1이 실제 운영하던 여러 회사 명의의 계좌와 위 피고인이 대출명의를 빌린 공소외 3, 8, 9, 10 등 개인 명의의 계좌에서 인출된 것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 인출 금액이 모두 사실상 동일한 회사의 것이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원심은 판시 범죄사실 중 위 피고인에 대한 업무상배임의 점에서 공소외 11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실제 차주를 위 피고인으로 설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부분 업무상횡령 범행의 피해자를 특정하고 그 피해자별로 피해액을 산정할 경우 그 이득액에 따라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가 아닌 형법상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더구나 피고인 1이 타인 명의로 대출받은 자금의 실제 차주로서 그 자금의 소유자로 판명될 경우에는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이 부정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비로소 [같은 범죄일람표] 기재 각 항목별 횡령금액이 과연 해당 피해자를 위하여 사용된 것인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방어권보장을 위하여도 그 피해자 및 피해자별 피해액의 특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검사에게 피해자 및 피해자별 피해액의 석명을 요구하고 그에 맞추어 공소사실을 특정하게 한 후 이를 토대로 위 피고인으로 하여금 변소내용을 보완하도록 하여, [같은 범죄일람표] 기재 각 항목별로 해당 피해자에 대한 횡령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업무상횡령의 포괄일죄 및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에 위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위 점에 관한 위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나. 업무상배임의 점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를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그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 대법원 2003. 10. 30. 선고 2003도4382 판결,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7도103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 판시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을 나머지 피고인들의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고 업무상배임의 죄책을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한편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피고인 1에게 업무상배임의 죄책을 인정한 대출들 중에는 기존 대출금의 이자를 변제하는데 사용하기 위하여 신규 대출을 받은 부분도 포함되어 있으나, 그 신규 대출은 대출명의자, 대출과목, 대출원금 등에서 기존 대출과의 동일성을 찾아볼 수 없고, 공소외 11 상호저축은행이 일단 대출명의자의 계좌로 신규 대출금을 입금하여 기존의 여러 대출채무의 이자를 변제하도록 하는 등 실제 자금의 이동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대출금이 대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대출과 동시에 이미 손해발생의 위험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이러한 사정은 업무상배임의 죄책을 묻는 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제1심 판시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 사건 대출을 취급함에 있어 피고인 2의 배임행위 및 그 고의를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사 인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은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았음을 알 수 있으므로, 상고심에서 채증법칙 위반 등을 상고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위 피고인에게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규정상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점 및 피고인 2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등)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 1이 기존 대출에 대한 사례 및 장래 대출을 용이하게 해 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피고인 2에게 금품을 공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2, 3의 면소 부분에 대하여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 행위로 인하여 상호저축은행에 손해를 가함으로써 상호저축은행법 위반죄와 업무상배임죄가 모두 성립한 경우, 그 두 죄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할 것이고,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관계의 경우에는 그 중 1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다른 죄에 대하여도 미친다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357 판결 참조).
원심은 판결이 확정된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로 인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의 범죄사실과 피고인 2, 3에 대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II] 순번 1, 2, 4, 6, 10, [범죄일람표 III] 순번 1, 2, 3, 12, [범죄일람표 IV] 순번 1, 2에 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각 점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고,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이 위 각 공소사실에도 미치므로,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검사가 상고이유서에서 언급한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부적절하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파기 범위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판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은 파기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은 이를 피고인 1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전부를 파기한다.
6.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 3 및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 [1] 형법 제37조, 제355조 제1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2] 형법 제30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3] 형법 제40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상호저축은행법 제12조 제1항, 제39조 제4항 제6호 / [4] 형법 제40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구 상호저축은행법(2010. 3. 22. 법률 제101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 제39조 제3항 제4호의2(현행 제39조 제4항 제6호 참조),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최영수 외 1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0. 11. 30. 선고 2010노539 판결, 2010초기302 배상명령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각 상고이유(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공동범행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중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원칙 위반에 관한 주장은 위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직권으로 살펴보아도 이 부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단독범행에 대하여
피고인이 보험금을 편취할 의사로 허위로 보험사고를 신고하거나 고의적으로 보험사고를 유발한 경우 보험금에 관한 사기죄가 성립하고, 나아가 설령 피고인이 보험사고에 해당할 수 있는 사고로 인하여 경미한 상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기화로 보험금을 편취할 의사로 그 상해를 과장하여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고 이를 이유로 실제 피해에 비하여 과다한 보험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그 보험금 전체에 대해 사기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도2134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도872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도1839 판결,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516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사실은 피고인 1이 2003. 10. 초순경 남편 공소외 1이 목을 잡고 세게 흔들어 목을 다친 사실이 있을 뿐이고, 2003. 10. 13. 11:00경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있는 노송병원 앞에서 있었던 피고인 2가 운전하는 그랜저 승용차와 공소외 2가 운전하는 오토바이와의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고 한다) 발생 당시에 위 승용차에 동승한 사실이 없음에도 2003. 10. 13.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연세신경외과에서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간판의 외상성 파열이라는 진단서를 발급받고, 2004. 5. 12. 익산시 신용동에 있는 원광대학교에서 경추부 척수 손상,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아 2003. 12. 24.경부터 2005. 1. 3.경까지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여 피해자 교보생명보험 주식회사, 녹십자생명보험 주식회사,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 금호생명보험 주식회사,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로부터 총 31회에 걸쳐 합계 107,541,604원을 각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당시 피고인 1이 위 그랜저 승용차에 탑승하고 있지 않았고, 따라서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2003. 10. 초순경 남편 공소외 1이 목을 잡고 세게 흔들어 목을 다쳤을 뿐 2003. 10. 13.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목을 다친 것이 아닌 사실, 위 피고인은 2003. 10. 13.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연세신경외과의원에서 경수의 진탕 및 부종(C5-6), 경추간판의 외상성 파열(C4-5, C5-6)이라는 진단서를 발급받았고, 2003. 10. 20.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예수병원에서 상기 진단명으로 전방경유 수핵제거술 및 경추간 유합술을 시행받았고, 2003. 10. 27. 위 예수병원에서 경추간판탈출증(제5-6 경추간 파열형) 및 경척수손상(급성좌상, 제5-6 경추간)의 병명으로 다시 진단서를 발급받았으며, 2004. 5. 12. 익산시 신용동에 있는 원광대학교 의과대학병원에서 경추에 24%의 영구장해와 경수에 32%의 영구장해가 있다는 내용의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은 사실, 검찰에 제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입원진료 적정성 여부 심사의뢰에 대한 회신에는 위 피고인의 위 상해로 인한 3차에 걸친 입원(2003. 10. 13.부터 10. 18.까지, 2003. 10. 18.부터 10. 27.까지, 2003. 10. 27.부터 2004. 1. 14.까지) 등은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피고인이 가입한 보험 중 일부는 교통재해와 교통재해 이외의 일반재해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상해 등에 대하여 동일하게 보장하여 주는 보험이고, 일반적으로 상해보험약관상 상해의 개념에는 ‘타인의 가해에 의한 상해’가 포함되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 피고인이 위와 같이 상해를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후유장해가 남은 것은 사실이고 이는 일반재해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위 피고인이 교통재해를 이유로 한 보험금청구가 보험회사에 대한 기망에 해당할 수 있으려면 각 보험약관상 교통재해만이 보험사고로 규정되어 있을 뿐 일반재해는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거나 교통재해의 보험금이 일반재해의 보험금보다 다액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점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자료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피고인이 가입한 각 보험의 보험사고가 무엇인지 및 그 각 보험회사들이 위 피고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것이 위 피고인의 기망으로 인한 것인지 등에 대하여 상세히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위 피고인의 보험금청구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쉽사리 단정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에 있어서의 기망행위 또는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위 사기죄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 없이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위 죄를 피고인의 나머지 범죄사실과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배상명령 부분을 포함)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형법 제347조 / [2] 형법 제17조, 제347조 / [3] 형법 제17조, 제34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고현철 외 4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0. 10. 21. 선고 2010노27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상고이유 제1 내지 4점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의 이 사건 판시 격려금 지급, 협의회장 취임식 비용 지원, 구정 선물 살포 관련 각 기부행위의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모공동정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판례위반, 심리미진, 경험칙 및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잘못이 없다.
나. 한편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 및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면서 그것이 허위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진술의 내용,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그 조서의 형식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위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도823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상태에서 심사숙고 끝에 수사기관과 법원에 자백 취지의 진술하였고, 공소외 1, 2, 3은 피고인이 구속되기 훨씬 이전에 이미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며, 그 밖에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과정에서의 자백 진술은 그 임의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 영상녹화물 조사 관련 심리미진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5점에 관하여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유로 위법성의 조각을 인정함에는 신중을 요한다(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720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① 피고인은 민주당 ○○군당원협의회△△면청년위원장이자 청년위원회( ○○군 13개 읍면 청년위원장과 총무들의 모임)의 회장인 공소외 4와 사전에 연락하여 군수 관사 방문 일정을 정한 사실, ② 피고인은 현직 ○○군수로서 2010. 6. 2.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제5회) ○○군수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 확실시되었고, 민주당 ○○군수 선거후보자 경선(2010. 4.)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던 사실, ③ 위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선거구민일 뿐 아니라 민주당 ○○지역 읍면 청년위원회의 회장 및 총무들로서 각 읍면의 청년위원이나 지역 주민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사실, ④ 피고인은 참석자들에게 “있는 대로 준비했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라고 말하였고, 또 “이제 후보자 신분이 되는 만큼 좀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⑤ 참석자들에게 제공된 음식물은 단순히 재료 구입비를 참석자 수로 나누었을 때의 1인당 비용도 결코 적지 않은 사실, ⑥ 경찰에서 위 모임이 있었음을 알게 되자, 피고인과 측근들은 다음날인 2010. 3. 8. 오전에 대책회의를 한 후 공소외 1, 5 등이 청년위원회 측 총무인 공소외 6을 찾아가 음식물 비용으로 30만 원을 공소외 1의 계좌로 이체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음식물 제공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선거에 관련한 기부행위가 아니라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09조, 제312조, 제317조 / [2] 형법 제20조,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257조 제1항 제1호 / [3] 형법 제20조,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제257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0. 10. 7. 선고 2010노12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재판에 있어 심증형성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증거에 의할 수도 있으며, 간접증거는 이를 개별적·고립적으로 평가하여서는 아니 되고 모든 관점에서 빠짐없이 상호 관련시켜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치밀하고 모순 없는 논증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고,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모든 의문, 불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815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고인은 2009. 9. 9. 능서면사무소에 찾아가 무상으로 소화기를 점검해 준다고 하면서 환경미화원 공소외 1로부터 면사무소에 비치된 소화기 9대를 건네받은 다음 그 소화기에 분말액과 질소가스가 들어있고 정상적으로 작동되는데도 마치 이상이 있는 것처럼 한 후 그 소화기를 자신의 차량에 싣고 가 자신이 분말액과 질소가스를 넣은 것처럼 하여 12만 원을 청구하였으나 능서면사무소 측이 이를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위 소화기 9대 내부에 들어 있는 분말액과 질소가스를 빼내는 등 작동이 되지 않게 하여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공용물건을 손상하여 그 효용을 해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소화기의 점검은 무료로 하되 소화액을 충전할 경우 1㎏당 3,500원을 청구한다는 점을 공소외 1에게 미리 고지하고 이에 따라 소화액을 충전하였으나 공소외 2 등이 충약비용의 지급을 거절하면서 원상태로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충전하였던 분말액과 질소가스를 모두 빼고 돌려준 것으로 보이고, 반면 제1심 증인 공소외 2, 1의 각 진술만으로 위 소화기 9대가 분말액과 질소가스가 들어 있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이었다는 점 및 피고인 자신이 분말액과 질소가스를 넣은 것처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피고인의 주장은 다소 일관되지 못한 점이 있지만, 2009. 9. 9. 능서면사무소에서 수거해 간 소화기 9대 모두가 분말액이 굳는 등 작동이 되지 않아 자신이 굳은 분말덩어리를 제거하고 분말액을 충전하였는데, 충전대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능서면사무소 직원의 요구에 의해 충전한 분말액과 질소가스(피고인이 질소가스까지 충전하였다는 입장인지는 기록상 분명하지 않다)를 다시 빼냈다는 것으로, 이는 제대로 작동되던 소화기의 효능을 해친 것이 아니라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되게끔 분말덩어리 제거작업을 한 셈이 되어 전체적으로 볼 때 공용물건손상죄에서의 ‘효용 침해’가 없었다는 취지로 요약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실심의 증거들에 의하면, ① 2009. 9. 8. 기준으로 능서면사무소가 소유 또는 관리하는 소화기는 모두 22대로 그 중 3대는 2001. 12. 31., 12대는 2004. 12. 31., 7대는 2007. 6. 29. 각 취득한 것이며, 능서면사무소 담당공무원은 소화기 22대 중 최근에 구입한 9대를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사무실 곳곳에 비치하였고 나머지는 창고에 보관하여 두었던 점, ② 능서면사무소 측으로부터 소방시설 점검 업무를 도급받은 주식회사 삼성이앤씨는 2009. 2. 10. 게이지 불량 등의 사유로 소화기 1대를 교체하는 등 매달 1회 가량 소화기를 포함한 소방시절 점검을 해오던 중, 위 회사의 담당직원 공소외 3이 2009. 9. 8. 능서면사무소에 비치된 소화기 점검 후 ‘소방시설 월간 통상 점검표’ 하단 점검 결과 지적내역서란에 ‘소화기 충압/충약 상태 점검 - 양호’라고 기재한 점(증거기록 제7쪽), ③ ‘한국소방안전공사’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피고인이 2009. 9. 9. 소화기를 점검한다며 능서면사무소를 찾아오자 공소외 1 등은 ‘한국소방안전공사’가 소화기 점검에 관한 공적인 권한 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오인하여 그 당시 능서면사무소 사무실 내에 비치되어 있던 소화기 9대 모두를 피고인에게 건네 준 점, ④ 피고인은 2009. 9. 16. 능서면사무소 담당직원에게 자신이 소화기의 분말액을 충전하였다면서 그 대금을 요구하였으나 담당직원이 이를 거절한 채 원상복구를 요구하자, 소화기를 다시 가져가 소화기 내부의 분말액과 질소가스를 모두 빼낸 후 2009. 9. 25. 택배를 통해 능서면사무소에 소화기 9대를 반환한 점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라면, 통상적인 소화기의 수명 내에 있다고 보일 뿐 아니라 전문업체의 점검을 받는 관공서에 비치된 소화기 9대 전부가 하나 같이 분말액이 굳는 등 작동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경험칙상 극히 이례적인 일로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워, 이는 피고인의 주장을 근원적으로 흔들 만한 요소가 분명하고, 여기에 피고인이 ‘한국소방안전공사’라는 타인으로 하여금 공적인 기관으로 오인할 만한 상호를 사용하면서 스스로 능서면사무소를 방문한 점 등을 보태어 볼 때,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더욱 신뢰할 수 없다(이 사건과 같이 무작위로 관공서를 방문하여 소화기 점검을 한 결과, 그 소화기 모두가 불량일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반면, 주식회사 삼성이앤씨의 담당직원 공소외 3 작성의 2009. 9. 8.자 소방시설 월간 통상 점검표 하단의 기재를 배척할 만한 사유로는 앞서 본 신뢰할 수 없는 피고인의 주장 외에는 공소외 3의 착오 또는 허위기재, 불성실 점검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에 불과하여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의심이라 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기재의 증명력을 배척할 것은 아니다.
결국, 2009. 9. 8.자 점검과 2009. 9. 9.자 피고인의 소화기 수거 사이에 소화기 상태의 변동을 초래할 만한 아무런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앞서 본 사정에 위 점검표 하단의 기재를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분말액과 질소가스가 들어 있는 등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소화기 9대를 가져간 후 분말액과 질소가스를 충전하지도 않은 채 능서면사무소 측에 충전대금을 청구하였고, 능서면사무소 측에서 대금 지급을 거절하자 원래 소화기에 들어 있던 분말액과 질소가스를 빼내었다고 봄이 논리와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이 수거 무렵 소화기 9대가 분말액과 질소가스가 들어 있어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는 점 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데에는, 합리적인 자유심증의 범위와 한계를 넘어섬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형법 제141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임치용 외 3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37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 2의 각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형법 제357조 제1항에 정한 배임수재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또 그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일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여도 발생할 수 있으며, 배임수재죄에 있어 ‘임무에 관하여’라 함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위탁받은 사무를 말하는 것이나 이는 그 위탁관계로 인한 본래의 사무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도 포함되고, 나아가 고유의 권한으로서 그 처리를 하는 자에 한하지 않고 그 자의 보조기관으로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처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자도 포함되고 (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6433 판결 등 참조),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반드시 업무상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않으며,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면 족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6987 판결 등 참조).
또한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등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어떠한 임무위배행위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1984. 11. 27. 선고 84도1906 판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 2는 안양시 (이하 생략)공소외 1 주택조합이 시행하는 공소외 1 주택조합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이 이중분양 등의 문제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대하여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임무가 있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공동피고인 1로부터 공소외 1 주택조합의 이중분양에 관한 민원을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보고하지 않고 이를 묵인하여 주거나 이중분양에 대한 조치를 강구함에 있어 공소외 1 주택조합의 입장을 배려하여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공소외 1 주택조합아파트의 분양권을 취득함으로써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피고인 1, 2에 대한 이 사건 배임수재죄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3이 원심공동피고인 2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공소외 4 차장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1,000만 원을 송금받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3에 대한 배임수재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형법 제357조 제1항 / [2] 형법 제357조 제1항 / [3] 형법 제35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0. 6. 18. 선고 2010노2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 사실들 즉, 전라북도는 2008. 2.경 2008년 특화품목육성사업과 관련하여 연 매출액 5억 원 이상인 농산물가공업체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고창영어조합법인(이하 ‘이 사건 법인’이라 한다)은 2008. 2.경 고창군에 유해요소중점관리시설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이와 관련한 보조금을 신청한 사실, 고창군은 2008. 12.경 이 사건 법인을 특화품목육성사업자로 선정하여 합계 3억 8,400만 원(국비 3억 2천만 원, 도비 3,200만 원, 군비 3,200만 원)의 보조금을 교부하기로 결정한 사실, 피고인은 실제로 2009. 2.경부터 직영으로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하였음에도 마치 유한회사 동방종합건설(이하 ‘동방건설’이라 한다)에게 이 사건 사업을 도급주어 시공한 것으로 보고한 후 동방건설에게 2009. 6. 26. 자부담금 명목으로 2억 6,500만 원을, 2009. 6. 30. 위 보조금 합계 3억 8,4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동방건설은 위 각 금원의 합계 6억 4,900만 원을 송금받은 후 2009. 6. 30.부터 2009. 8. 22.까지 효경엔지니어링 주식회사 등 19개 업체에게 이 사건 사업의 비용으로 합계 502,858,798원을 지급하고, 피고인 명의의 농협계좌로 2009. 6. 30. 1억 원을, 2009. 8. 28. 28,979,880원을 각 송금하였으며, 나머지 17,161,322원을 보유한 사실, 한편 동방건설로부터 이 사건 사업의 비용을 받은 업체 중 우성시스템(대표 공소외 1)은 2009. 7. 27. 1,340만 원을, 태백정공(대표 공소외 2)은 2009. 8. 17. 5천만 원을, 삼영비니루(대표 공소외 3)는 2009. 9. 9. 72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농협계좌로 각 송금하였고, 덕유패널 주식회사는 2009. 7. 15. 이 사건 법인 명의의 농협계좌로 3,312만 원을 송금한 사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돌려받은 합계 226,219,880원 중 121,052,813원을 피고인의 채무나 보험료의 지급 등 피고인 자신을 위하여 사용하거나, 이 사건 법인 소유 차량의 임대료, 복분자 구입비 지급 등 이 사건 법인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동방건설 등으로부터 위와 같이 보조금을 환급받아 적어도 121,052,813원을 이 사건 사업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판단하였으며, 반면에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을 직영하면서 위 보조금을 지급받기 전에 이미 그 사업비로 합계 110,618,520원 상당을 지출하였고 그 후 위와 같이 지급받은 보조금으로 그 사업비로 지출한 금원에 충당한 것이므로 위 금원 상당액은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는, 동방건설이 실제 이 사건 사업비로 사용한 금액은 405,618,798원(동방건설이 지급한 사업비 502,858,798원 - 우성시스템 등 4개 업체로부터의 환급금 합계 9,724만 원) 정도에 불과하여 동방건설이 송금받은 이 사건 사업비 합계 6억 4,900만 원에서 실제 지급된 위 사업비 405,618,798원을 공제한 나머지 243,381,202원에서 피고인이 위 보조금을 지급받기 전에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110,618,520원을 공제하더라도 여전히 132,762,404원 상당은 이 사건 사업비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고, 위 금원은 제1심에서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으로 인정된 121,052,813원을 초과하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 보조금을 교부받기 전에 이 사건 사업비로 110,618,520원을 미리 지급한 바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제1심이 유죄로 인정한 위 121,052,813원의 사용이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는 제1호에서 위 법에 규정된 보조금이라 함은 국가 외의 자가 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보조금(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것과 기타 법인 또는 개인의 시설자금이나 운영자금에 대한 것에 한한다)·부담금(국제조약에 의한 부담금은 제외한다) 기타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교부하는 급부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법의 적용을 받는 보조금은 국가가 교부하는 보조금에 한정된다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도176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위 법의 적용을 받는 보조금인 국가보조금은 피고인이 2009. 6. 29. 고창군으로부터 수령한 3억 8,400만 원 중 3억 2천만 원임을 알 수 있고, 원심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9. 6. 30. 위 국가보조금 3억 2천만 원을 도보조금 및 군보조금 합계 6,400만원과 함께 이미 조합의 자부담금 2억 6,500만 원을 송금한 바 있는 동방건설의 일반계좌에 공사대금 명목으로 송금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법의 적용을 받는 위 국가보조금 3억 2천만 원은 위 도보조금 및 군보조금, 법인의 자부담금과 함께 동방건설의 일반계좌에 입금됨으로써 동방건설의 일반자금과 혼화되어 특정할 수 없게 되었다(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8769 판결 참조). 결국, 피고인이 위 국가보조금 3억 2천만 원을 포함한 6억 4,900만 원이 입금된 동방건설의 일반계좌 또는 그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4개 업체로부터 합계 226,219,880원을 송금받아 그 중 121,052,813원을 개인적 용도 등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국가보조금을 송금받아 이를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반환받은 돈의 성격이 자부담금인지 국가보조금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보지 아니한 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조치를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국가보조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한편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피고인에 대한 업무상 횡령죄를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것으로 인정하여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 [2]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22조 제1항, 제4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12. 1. 선고 2010노83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에서의 배부행위라 함은 같은 조항에 규정된 선거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신문 등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교부하거나 신문 등을 개별적으로 어느 한 사람에게 교부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교부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는 특별한 정황 아래에서 교부하는 것을 말한다 (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도193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 위반의 점 부분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4회에 걸쳐 인터넷 웹사이트 ‘사람사는 세상’(http://www.knowhow.go.kr)에 자신이 작성·게시한 “왜 공소외인이 깃발을 들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 등의 하단에 일간신문인 부산일보의 2010. 3. 8.자 기사( 공소외인, 야권생존 위해 시장 후보로 나서야)가 저장된 인터넷 주소(URL)를 링크(link)해 두거나 그 기사 전문을 복사하여 첨부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인터넷 웹사이트에 자신의 글을 게시하면서 그 게시물에 인터넷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신문기사의 웹 위치 정보를 나타내는 것에 불과한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를 하여 두었다거나 신문기사 전문을 복사하여 첨부한 것만으로는 그것이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에 규정된 신문 등을 배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이 무죄라고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과 위 행위가 배부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 / [2]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 제252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0. 12. 9. 선고 2010노12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피고인의 상고이유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은 없다.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직권으로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의료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유죄, 강제추행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에 검사만이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는데, 검사는 항소장의 항소이유란에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기재하고 유죄 부분에 대한 불복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나 항소의 범위를 ‘전부’로 표시하여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제1심에서 유죄 선고된 부분을 포함한 제1심판결 전부가 이심되어 원심의 심판 대상이 되므로, 원심으로서는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제1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의료법 위반죄와 강제추행죄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제1심판결 중 무죄 부분만 파기하고 그에 관하여 별도의 형을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항소심의 심판 대상이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형법 제37조, 제298조, 의료법 제82조 제1항, 제88조, 형사소송법 제342조, 제36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0. 7. 1. 선고 2010노183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의2 제1호는 ‘공익근무요원으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통산 8일 이상의 기간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아니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범죄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적 혹은 간헐적으로 행해진 통산 8일 이상의 복무이탈행위 전체가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것이고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도7032 판결 참조), 계속적 혹은 간헐적으로 행해진 통산 8일 이상의 복무이탈행위 중간에 동종의 죄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그 확정판결에 의하여 일련의 복무이탈행위는 그 확정판결의 전후로 분리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시 평생학습 청소년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피고인은 2009. 1. 13.부터 2009. 1. 15.까지 3일간, 2009. 9. 17.부터 2009. 9. 21.까지 3일간, 2009. 9. 23.부터 2009. 9. 24.까지 2일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지 않고 무단결근함으로써 정당한 사유 없이 통산 8일 이상의 기간 동안 복무를 이탈하였다’라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9. 5. 8.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2008. 12. 9.경부터 2008. 12. 12.경까지 4일간, 2008. 12. 15.경부터 2008. 12. 18.경까지 4일간 등 통산 8일간의 기간 동안 정당한 사유 없이 공익근무요원으로서 복무를 이탈하였다’는 내용의 구 병역법 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09. 5. 16.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판결이 확정된 위 구 병역법 위반죄의 범죄사실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종의 범행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09. 1. 13.부터 2009. 1. 15.까지 3일간 복무이탈하였다는 부분은 판결이 확정된 위 구 병역법 위반죄의 판결 확정 전에 범한 것으로서 위 판결이 확정된 구 병역법 위반죄와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은 별개의 범죄사실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1. 13.부터 2009. 1. 15.까지 3일간의 복무이탈 범행은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9. 17.부터 2009. 9. 21.까지 3일간, 2009. 9. 23.부터 2009. 9. 24.까지 2일간 등 통산 5일간의 복무이탈 범행만으로는 통산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으로써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복무이탈로 인한 병역법 위반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구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의2 제1호 / [2] 구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의2 제1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종명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0. 12. 7. 선고 2010노520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피고인이 구속된 때’라고 함은 피고인이 당해 형사사건에서 이미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불구속 피고인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한 다음 법정구속을 하더라도 구속되기 이전까지는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판결 선고 이전까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아니한 채 판결을 선고한 다음 피고인을 법정구속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송절차에 관한 법령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원후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10. 21. 선고 2010노89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더라도 피해자에게 매매잔금 2억 5,000만 원을 공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295 판결 등 참조), 상고이유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동시이행 조건 없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단독으로 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판결에 기해 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않고 위 판결 확정 후 피해자에게 매매잔금을 공탁해 줄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이전등기를 경료받은 후 피해자에게 매매잔금을 공탁해 주는 조건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임의로 이전받기로’ 피해자와 합의하고 그에 기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이상,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사기죄에 있어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확정판결의 집행력이나 사기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형법 제347조 제1항 / [2] 형법 제34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정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8. 12. 12. 선고 2008노234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진흥법’이라 한다) 제32조 제1항 제7호, 제44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자가 소유 또는 점유하는 게임물 등은 이를 몰수하고, 이를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위 각 규정의 내용, 사행성 게임물의 근절 및 건전한 게임문화의 조성이라는 게임산업진흥법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제1항 제7호의 규정을 위반하여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한 자가 소유 또는 점유하는 게임물은 그 게임물이 그 위반행위의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한, 게임산업진흥법 제44조 제2항에 규정된 필요적 몰수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도4075 판결 참조).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 사실을 인정한 후 이 사건 게임기는 그 위반행위자인 피고인 소유의 게임물이므로 게임산업진흥법 제44조 제2항에 의하여 필요적으로 몰수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게임기는 피고인 소유의 게임물로서 피고인이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의 재매입업을 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그 이유설시가 다소 미흡하지만 결론에서 정당하므로, 필요적 몰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7호, 제44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언 담당변호사 권성환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6. 24. 선고 2009노54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제1심 제8회 공판기일에서 적용법조 중 ‘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6조 제1항 제1호, 제29조 제1항’을 ‘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6조 제1항 제2호, 제29조 제4항 제2호’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 피고인들이 이에 동의하였으며 제1심법원이 이를 허가한다는 결정을 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제1심 및 원심이 위와 같이 변경된 적용법조에 따라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2. 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7. 22. 법률 제9625호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46조 제1항 제2호, 같은 법 제29조 제4항 제2호에 의하면,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자가 이를 업무상 사용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그 행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인의 직원이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그 사정을 알면서 이를 취득하여 업무상 사용하였을 뿐 법인의 대표자가 이를 직접 취득하여 업무상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그 대표자가 위 법조에서 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설령 법인의 대표자가 직원이 그러한 복제물을 취득하여 업무상 사용하는 것을 알고 방치하였다고 하더라도 행위자인 그 직원과의 공동정범 내지 방조범이 성립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직접 위 법조의 행위자로서 처벌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
나.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이 2007. 3. 29. 피고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컴퓨터프로그램들을 권한없이 복제하여 업무상 사용함으로써 각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것이고,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위 공소사실과 같이 각 컴퓨터프로그램의 복제물을 직접 설치하여 ARS프로그램 개발에 업무상 사용한 사람은 공소외인을 비롯한 피고인 1 주식회사의 직원들이고 피고인 2가 피고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위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직접 설치하거나 업무상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므로,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가 설령 위 공소외인 등의 컴퓨터프로그램 복제 및 업무상 사용행위를 지시 또는 방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인 2에 대하여 구법 제46조 제1항 제2호, 제29조 제4항 제2호 위반죄의 단독정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피고인 2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복제·사용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것인지가 특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와 같은 점에 관한 심리·판단없이 피고인 2가 피고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공소외인 등의 그 판시와 같은 행위 일부를 인식하고 방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법 제46조 제1항 제2호, 제29조 제4항 제2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9조 제4항 제2호(현행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3호 참조), 제46조 제1항 제2호(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4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오영중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12. 23. 선고 2010노42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오인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제1심판결 판시 각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사실심법관의 합리적인 재량에 의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아니한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추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사서명 등 위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서명 등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 등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고, 일반인이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 등으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인지 여부는 그 서명 등의 형식과 외관, 작성경위 등을 고려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서명 등이 기재된 문서에 있어서의 서명 등 기재의 필요성, 그 문서의 작성경위, 종류, 내용 및 일반거래에 있어서 그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어떤 문서에 권한 없는 자가 타인의 서명 등을 기재하는 경우에는 그 문서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일반인으로서는 그 문서에 기재된 타인의 서명 등을 그 명의인의 진정한 서명 등으로 오신할 수도 있으므로, 일단 서명 등이 완성된 이상 문서가 완성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서명 등의 위조죄는 성립한다.
그리고 수사기관이 수사대상자의 진술을 기재한 후 진술자로 하여금 그의 면전에서 조서의 말미에 서명 등을 하도록 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회수하는 수사서류의 경우에는 그 진술자가 그 문서에 서명 등을 하는 순간 바로 수사기관이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므로, 그 진술자가 마치 타인인 양 행세하며 타인의 서명 등을 기재한 경우 그 서명 등을 수사기관이 열람하기 전에 즉시 파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서명 등 기재와 동시에 위조사서명 등 행사죄가 성립하는 것이며, 그와 같이 위조사서명 등 행사죄가 성립된 직후에 수사기관이 위 서명 등이 위조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위조사서명 등 행사죄를 부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447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인으로 행세하면서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은 다음 신분이 탄로나기 전에 이미 경찰관에 의하여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말미에 공소외인의 서명 및 무인을 하고, 공소외인의 이름이 기재된 수사과정확인서에 무인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사서명 등 위조죄 및 위조사서명 등 행사죄를 인정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원심에서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가 아닌 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것을 들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없음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비추어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그 형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 [1] 형법 제239조 / [2] 형법 제239조 / [3] 형법 제239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겨레 담당변호사 김종세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09. 11. 6. 선고 2009노157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이 중대한 과실로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이 사건 트레이닝복을 수입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위반행위에 대하여 그 사업주인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에 구 대외무역법(2008. 12. 19. 법률 제91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대외무역법’이라고 한다) 제57조 제1항의 양벌규정을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다.
구 대외무역법 제57조 제1항은 2008. 12. 26. 법률 제9221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인 법인이 직원의 업무에 관한 관리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양벌규정에 의하여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단서 규정이 추가되었다. 이는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이 구법보다 경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 회사에는 위와 같이 개정된 대외무역법의 양벌규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므로(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2069 판결 참조), 원심이 구 대외무역법 제57조 제1항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볼 때,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사업주인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이나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도701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 및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회사에는 피고인 1이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함에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피고인 회사는 위와 같이 개정된 대외무역법의 양벌규정에 의하더라도 유죄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의 앞서 본 잘못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결국 피고인 회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 형법 제1조 제2항, 구 대외무역법(2008. 12. 19. 법률 제91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3항 제1호, 제54조 제7호, 제56조, 제57조 제1항, 구 대외무역법(2010. 4. 5. 법률 제102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충정 외 7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8. 6. 24. 선고 2008노51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구 증권거래법 위반,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과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구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
(1)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공포되어 2009. 2. 4.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는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시세 또는 허위의 사실 기타 풍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쓰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위계를 쓰는 행위라 함은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쓰는 행위를 말한다. 구 증권거래법이 이와 같이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증권거래에 관한 사기적 부정거래가 다수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증권시장 전체를 불건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거래에 참가하는 개개의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함과 함께 투자자 일반의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여 증권시장이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유가증권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한 행위인지 여부나 허위 또는 위계인지 여부 및 부당한 이득 또는 경제적 이익의 취득 도모 여부 등은 행위자의 지위, 행위자가 특정 진술이나 표시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진술 등이 미래의 재무상태나 영업실적 등에 대한 예측 또는 전망에 관한 사항일 때에는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진 것인지 여부, 그 진술 등의 내용이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에게 오인·착각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 행위자가 그 진술 등을 한 후 취한 행동과 주가의 동향, 그 행위 전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도4444 판결,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도11145 판결 등 참조).
한편 상장법인 등이 재무구조에 변경을 초래하는 감자 또는 증자(이하 ‘감자 등’이라고 한다)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공표하는 경우 그러한 정보는 주주의 지위 및 증권시장에서의 주가 변동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언론이나 투자분석가들이 예측 또는 전망을 한 경우와는 달리 그 정확성과 신뢰성이 훨씬 높다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상장법인 등의 임직원으로서는 그러한 정보의 공표로 인하여 투자자들에게 오인·착각을 유발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정보를 공표하여야 한다. 만일 이와 달리 상장법인 등이 객관적으로 보아 감자 등을 할 법적 또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거나, 또는 그 임직원이 그 감자 등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감자 등의 검토계획을 공표하면 투자자들이 그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여 주식거래에 나설 것이고 이로 인하여 주가의 변동이 초래될 것임을 인식하면서도 그에 따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그 검토계획의 공표에 나아간 경우에는, 이러한 행위는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기망적인 수단, 계획 내지 기교로서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소정의 위계를 쓰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원심은, 론스타펀드가 설립한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이하 ‘론스타펀드측’이라고 한다)의 추천으로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하 ‘외환은행’이라고 한다)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피고인 1이 같은 사외이사인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를 위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즉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 특히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장법인인 외환신용카드 주식회사(이하 ‘외환카드’라고 한다)와 그 대주주인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되 외환카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하여 감자를 포함한 구체적인 합병방안을 추후에 결정하기로 결의(이하 ‘이 사건 이사회결의’라고 한다)한 사실, 외환은행의 행장 직무대행 공소외 4가 2003. 11. 21. 17:00경 보도자료 배포 및 기자간담회를 통하여 외환카드에 대한 재무구조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외환카드의 감자계획이 검토될 것이며 구체적인 합병비율 및 일정 등은 합병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이사회결의를 거쳐 이를 다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이하 ‘이 사건 발표’라고 한다)하고, 그 직후 외환카드의 순자산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해 봐야 감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나 현재로서는 감자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고 한다)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발표나 이 사건 발언은 이 사건 이사회결의의 내용과 같은 것으로서 이 사건 이사회결의의 내용을 공시한다는 관점에서는 허위의 사실 유포나 투자자 등을 기망하는 위계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이 사건 발표나 이 사건 발언에 의하면, 외환카드의 감자는 추후에 결정될 것이고 그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었다는 것은 아닌바, 이러한 경우 피고인 1 등이 외환카드의 감자에 관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유동성 위기에 처하여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이 합병함에 있어 외환은행이나 그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측으로서는 합병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욕구와 목표가 있었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외환카드의 감자가 필요하고도 유용한 방안으로 인식되었으며, 론스타펀드측은 위 이사회 이후까지도 위와 같은 인식을 유지하여 합병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안과 함께 감자의 실행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상태의 추이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 중 자신에게 가장 유용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 발표나 이 사건 발언은 허위의 사실 유포나 위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론스타펀드측은 2003. 10. 31.경 같은 해 8. 27.자 외환은행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이행함으로써 외환은행 주식 51%를 보유하게 되었다. 외환은행의 이사회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코메르츠뱅크와 한국수출입은행 및 한국은행이 각 1명씩 추천한 이사 3명, 은행장 및 부행장, 론스타펀드측이 추천하는 이사 5명 등 총 10명의 이사로 구성되었다.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5 회장, 공소외 1 부회장, 공소외 2 사내변호사, 공소외 3 및 피고인 1은 론스타펀드측의 추천에 따라 외환은행의 사외이사가 되었다.
② 론스타펀드는 2003. 9. 하순경부터 재무자문사인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이하 ‘씨티그룹’이라 한다) 및 법률자문사인 김·장 법률사무소와 함께 외환은행의 자회사인 외환카드 문제의 처리방안을 논의하였다. 씨티그룹은 2003. 9. 하순경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지원하지 아니하여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고 주가를 하락시킨 후 합병이나 공개매수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씨티그룹의 공소외 6은 2003. 11. 9. 론스타펀드측의 외환은행 사외이사인 공소외 3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시 외환카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7,750원 가량임을 알려 준 뒤, 이를 낮추기 위해 외환카드의 주가가 내리는 것을 한동안 내버려둬야 한다고 하고, 다시 씨티그룹의 공소외 7와 공소외 8에게 ‘외환카드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외환카드는 11. 17. 2,000억 원의 유동성 부족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외환카드 주가가 계속 내리게 하기 위해서 외환은행은 전혀 외환카드에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고, 그 다음에는 외환은행이 공개매수 청구를 하든가 합병을 할 것이다. 이런 절차는 매우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공소외 3은 공소외 5 론스타 회장으로부터 이를 빨리 추진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오직 하나의 문제는 외환은행 집행부가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③ 2003. 11. 초경부터 엘지카드 등의 심각한 유동성 부족 문제와 부도위기 및 제2차 카드사 유동성 위기설 등으로 신용카드사의 카드채 거래가 중단되는 등 금융권에서는 전반적으로 신용카드사에 대한 신용불안이 팽배한 상태에 있었다. 외환카드 역시 독자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상실하고 카드채 거래가 중단된 상태에 있었으며, 2003. 11. 13.을 기준으로 할 때 신규자금이 조달되지 아니하는 경우 금융비용, 만기도래 회사채 및 기업어음의 상환 등으로 인하여 같은 달 17일 255억 원, 같은 달 20일 2,803억 원, 같은 달 24일 3,924억 원, 같은 달 30일 3,515억 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외환카드는 2003. 11. 19.경에는 외환은행의 유동성 지원마저 끊긴 상태에서 유동성 보유고가 약 17억 원으로 떨어지고 현금서비스거래도 중단되는 등 부도위기에 직면하였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측은 심각한 유동성 부족 때문에 부도위기에 놓여 있는 외환카드의 처리방안으로 2003. 11. 14.경 금융감독위원회에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 및 증자명령을 신청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였지만 이를 추진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문제점 등 때문에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와의 합병을 통하여 이 문제를 타개하기로 방침을 정하였다.
④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의 사외이사인 피고인 1은 2003. 11. 19.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이사인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및 씨티그룹의 공소외 9, 공소외 6 등과 조선호텔 커피숍에서 모여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경우 합병 반대 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및 그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각 합병결의 이사회 일자를 분리하여 개최하는 방안 등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위 커피숍 모임 이후 공소외 6은 같은 날 22:13경 김·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에게 외환카드가 합병을 승인하는 이사회를 개최하지 아니함으로써 외환카드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경우 어떠한 문제점이나 우려될 만한 사항이 있는지 등을 분석에 포함해 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⑤ 론스타펀드측 사외이사들, 씨티그룹, 김·장 법률사무소, 외환은행 등의 관계자들은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를 앞두고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와의 합병 전 감자의 필요성, 상법상 요구되는 채권자보호절차의 문제, 소액주주의 보호 문제, 노조에 대한 대응 문제, 외환카드의 유동성 문제, 감자의 방식과 대략적인 규모 등에 관하여 검토·분석하거나 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었다. 외환은행 집행부가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를 앞두고 준비한 보도자료 초안에는 감자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2002. 10.경부터 본격화된 카드시장의 침체에 따라 외환카드의 경영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최근에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함으로써 외부의 지원 없이는 경영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외환카드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와의 합병을 추진키로 하였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합병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합병비율, 일정 등 구체적인 합병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이사회결의를 거쳐 이를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는 등의 내용만이 있었다.
⑥ 당초 외환은행 집행부가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에 올린 안건은 외환카드에 3,500억 원 한도의 유동성 지원, 올림푸스 캐피탈 보유 외환카드 주식인수 승인, 외환카드와의 합병 추진이었다. 그런데 위 이사회 도중 피고인 1 등 론스타펀드측 사외이사들은 당초 안건으로 부의되지 않았던 외환카드의 감자 문제를 갑자기 제기하였다. 피고인 1은 “우리가 우려하는 유일한 문제는 합병계획 발표로 인해 외환카드의 주가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외환은행 주주의 이익에 손해를 입히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라고 발언하고, 이어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이 “그러면, 외환카드의 감자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시장에 흘리면 ……”이라고 발언하자, 피고인 1은 다시 “그러면 우리가 고려해야 할 방향은 외환은행 이사회가 외환카드의 감자를 통한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거군요. 우리가 외환카드의 감자를 통해 합병을 마무리 지을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것을 고려하고 있고, 그러면 시장은 아마 ……”라고 발언하였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의 행장 직무대행 공소외 4는 “아직 결정난 건 아니지만, 결정한 게 아니죠. 그러나 고려해 볼 수는 있죠.”라고 발언하였고, 그 직후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이사인 공소외 2는 “어제 씨티그룹에서 들은 내용을 아주 공정하고 적절하게 적용해 볼 수 있어요. …… 그러나 가격이 적당해야 하고, 교환가격은 적정한 가치를 반영해야 하고 …… 외환카드가 …… (밸류가 아마) …… 에게 경각심 …… 라고 말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해요. …… 그건 합병 시 적정한 교환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거죠. 음, 그건, 우리가 아마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죠. 감자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라고 발언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인 1은 “감자를 포함해서 ……”라고 발언하였다. 이어서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이사인 공소외 2가 “하지만 저는 이런 쪽으로 좀 더 생각했어요. 가치, 현황, 외환카드의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는 주식비율을 얻으려면, 아마도, 모르죠, 감자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라고 발언하였고, 피고인 1은 “그것만 적어주면 되는데 그러니까 두 회사의 합병, 합병가치를 공정한 …… 그것으로 되기 위한 구체적인 합병비율이라든지 뭐 이런 것들을 …… 한다 …… 그러니까 거기에 감자와 ……”라고 발언하였다. 그 직후 공소외 2는 “물론 이 결의안들은 정식 경로를 통해 증권선물거래소에 신고될 겁니다. 여러분 모두 보도자료를 생각하고 계세요?”라고 발언하였고, 공소외 4는 “예.”라고 대답하였다. 피고인 1은 그 감자 검토 발표 방침에 관한 보도자료를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공소외 11로 하여금 작성하도록 지시하였다.
⑦ 이 사건 발표 당시 외환은행이 2003. 11. 14.경 금융감독위원회에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 및 증자명령을 신청한 적이 있는데다가, 이 사건 발표 전인 2003. 11. 21. 13:45경에는 외환카드에 대하여 합병 전에 감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보도가 있는 등 증권시장에서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설이 퍼져 있었던 상태였다.
외환카드의 주가는 2003. 11. 중순경에 접어들어 6,700원대와 6,800원대를 횡보하던 중 같은 달 18일과 같은 달 19일 큰 폭으로 하락하여 5,030원까지 떨어졌다가 합병추진 결의 이사회가 열린 같은 달 20일 오전에는 외환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이 커지면서 5,400원까지 상승하였으나, 다시 합병 시 감자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증권시장에 전해지면서 같은 달 20일 4,280원으로, 같은 달 21일 3,975원으로 하락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은행이 2003. 11. 21. 증권시장 거래종료 후 이 사건 발표 및 발언을 하기에 이르자, 외환카드의 주가는 그 뒤 제1영업일인 같은 달 24일 3,380원으로, 같은 달 25일 2,875원으로 떨어져 연속으로 하한가를 기록하였고, 같은 달 26일에도 전일보다 11.29% 하락하여 2,550원까지 떨어졌다. 위와 같이 계속 하락하던 외환카드의 주가는 2003. 11. 27.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합병이 감자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부정보가 유출되면서 상한가인 2,930원으로 급반등하였다.
⑧ 재무자문사인 씨티그룹은 론스타펀드측과 긴밀히 협의하며 이 사건 발표 이전부터 외환카드의 처리방침에 관하여 검토·분석하여 왔고, 합병 자문에 관한 보수로 미화 250만 달러를 지급받기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공소외 9와 공소외 6은 이 사건 발표 전은 물론이고 발표 후에도 외환카드의 감자를 실행할 경우 주요 계획에 관하여 론스타펀드측이나 외환은행 집행부측으로부터 검토 지시를 받은 적이 없었다. 또한 공소외 9와 공소외 6은 2003. 11. 20.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사이에 론스타펀드측, 김·장 법률사무소, 외환은행 집행부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외환카드의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기 위해서 점검하여야 하는 외환카드의 유동성 상황에 대하여 아무런 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없었다. 공소외 9와 공소외 6은 이 사건 발표 직후인 2003. 11. 21.부터 외환은행과 론스타펀드측에 가장 유리한 합병결의 시점을 찾기 위하여 매일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주가를 기준으로 하여 외환카드 반대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합병비율, 합병 후 외환은행에 대한 론스타펀드측의 지분율 희석 정도 등을 계산해서 이를 론스타펀드측과 외환은행에 제공하여 왔을 뿐, 합병 전 감자에 관하여는 검토·분석한 바가 없었다.
⑨ 씨티그룹의 공소외 6은 이 사건 발표 후 제1영업일인 2003. 11. 24. 11:04 공소외 9와 공소외 12에게 “…… 감자와 새로운 증자를 할 것입니까? 나는 이것은 논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냈고, 이에 공소외 9도 “맞다, 감자와 새로운 증자는 논외다. ……”라고 답하였다. 론스타펀드측, 김·장 법률사무소, 씨티그룹의 관계자들은 2003. 11. 24. 오후 전화회의를 열어 외환카드 인수 방식들을 논의한 뒤 감자는 시간적인 문제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환카드 주가가 내려 필요성도 없어졌고, 주가를 지켜보면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등이 적절해지는 시점을 찾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공소외 6은 위 전화회의가 끝난 뒤 같은 날 19:33경 외환은행의 공소외 10, 공소외 13, 공소외 14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간략히 알려주면서 “우리는 감자와 증자의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이사회결의가 있기 전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적정해질 때까지 주가를 모니터해야 한다(현재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5,700원).”라고 하였다.
⑩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의 사외이사인 공소외 2는 2003. 11. 25.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계획 검토 발표로 인하여 외환카드의 주가가 하락하고, 그 결과 외환카드 반대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론스타의 외환은행에 대한 지분 희석비율이 점점 낮아져 론스타측에 유리해지는 데이터와 관련하여 공소외 6 등에게 “점점 재미있어진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공소외 2와 씨티그룹의 공소외 9, 공소외 6 및 김·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는 2003. 11. 26. 전화회의를 개최하여 감자 없이 외환카드를 합병하기로 하는 방안을 재확인하였다. 공소외 6은 같은 날 론스타펀드측의 공소외 3, 피고인 1 등에게 “우리는 오늘 오전 합병구조를 확정하기 위해 김·장 법률사무소, 공소외 2와 만나서 최선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합병비율은 외환카드의 주가가 현저히 내렸기 때문에(오늘은 2,600원까지 하락) …… 법규상의 합병비율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어제를 기준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5,171원이었으나, 오늘 주가가 11% 하락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내릴 것입니다. 우리는 주가를 계속 모니터해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지분비율이 안정적으로 되거나 론스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면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이사회를 열어 합병결의를 하고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고정해야 합니다. 최근 외환카드 주가 폭락 때문에 감자와 증자를 할 만한 특별한 이익이 없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외환은행의 공소외 10, 공소외 13, 공소외 14에게도 같은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합병시점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어느 정도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 결정될 것이고,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소집 통지기간은 7일인데, 주가 상황에 따라 이사회를 더 빨리 개최할 수 있도록 이사들에 대한 사전통지의무를 면제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⑪ 그런데 씨티그룹의 공소외 9는 위 전화회의에서 감자 없는 합병 방침을 재확인하였으면서도 그 방침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2003. 11. 26. 16:28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 공소외 13, 공소외 14 등에게, 위 전화회의에서 아무런 결론에 이르지 않았고 감자를 계속 검토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송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방침이 외부에 누설되어 외환카드 주가는 다음날인 2003. 11. 27. 전일 대비 14.9% 상승한 2,930원이 되었다. 이에 공소외 6과 공소외 2는 2003. 11. 27. “ 공소외 3과 피고인 1이 가격을 고정하기 위해 내일 합병결의 이사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공소외 3과 피고인 1은 은행측에서 감자 없는 합병 소식을 흘려 외환카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내용 등의 메일을 보냈다.
⑫ 론스타펀드측은 위와 같이 외환카드의 주가가 반등하자 감자계획 검토가 발표된 지 6일 후인 2003. 11. 27. 전격적으로 외환은행 집행부에게 감자 없는 합병결의 이사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에서는 통상의 이사회소집기간도 두지 아니한 채 서둘러 그 다음날인 2003. 11. 28. 전화통지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환은행의 합병결의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같은 날 외환카드도 외환은행과의 합병결의 이사회를 개최하였다. 양 회사의 이사회에서는 구 증권거래법에 따라 합병비율과 합병반대 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확정하고 합병기일을 2004. 2. 28.로 정하여 합병결의를 하였다.
외환은행의 행장 직무대행 공소외 4는 외환은행의 2003. 11. 28.자 합병결의 이사회에서 감자 없는 합병을 서두르는 배경으로, “외환카드사뿐만 아니라 엘지카드사도 유동성 부족을 겪으며 1차 부도까지 갈 정도로 카드시장 여건이 계속 악화됨에 따라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사의 이사회가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결의를 발표했음에도 외환카드사의 자금이 정상적으로 조달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2주 이상이 소요되는 자산실사과정을 거치기보다는 지금 바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사와의 합병을 결의하여 시장에 확실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감자를 할 경우는 소액 주주들의 피해가 염려되며 이것은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도 있으므로, 감자를 하지 않으면서도 합병을 가장 조기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외환은행의 상무 공소외 10도 외환은행의 2003. 11. 28.자 합병결의 이사회에서 “시장에서 차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합병 추진을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결의한 것과는 강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어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고 있고, 또한 엘지카드사의 부도위기 사태가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어제 일자로 총 한도 여유분 3천 5백억 원 중 3천 2백억 원 정도가 사용되었으므로, 가용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으며, 향후 12월 5일경부터는 소규모의 자금부족이 나기 시작해서 12월말경이 되면 5천억 원 정도의 자금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정식으로 합병결의를 한다면 외환카드사에 자금을 공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합병결의를 서두르게 되었다.”라고 발언하였다.
⑬ 이 사건 발표 당일인 2003. 11. 21.과 같은 달 22일에는 신용카드회사인 엘지카드 주식회사가 현금서비스를 중단하였고 그 회사에 대한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외부 금융기관들은 2003. 11. 21.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를 연계시킨 외환은행 단독의 합병추진결의 발표가 있은 후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 자체에 대하여 반신반의하였다. 외환카드는 이 사건 발표 후 외부 금융기관들로부터의 신규차입 등 독자적인 자금조달을 거의 하지 못하였고,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이사회에서 모두 감자 없는 합병결의를 한 2003. 11. 28. 후에야 비로소 채권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여 카드채 거래 등을 통한 독자적인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외환카드는 2003. 11. 20.부터 외환은행으로부터 3,500억 원 한도 내의 유동성 지원을 받기 시작하였고, 2003. 11. 25. 및 같은 달 27일 등에 월말 카드사용대금이 대부분 회수되고 있었으므로, 외환카드의 유동성 보유고는 2003. 11. 27.과 같은 달 28일에는 각 1,044억 원, 1,386억 원에 달하였다. 외환은행 집행부가 2003. 11. 27. 전격적으로 외환은행 집행부에게 감자 없는 합병결의 이사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무렵에는 외환카드는 부도위기 상황에 있지 아니하였다.
(나)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외환카드는 2003. 11. 중순경 유동성 부족 문제로 부도위기에 직면하여 감자 등 다른 방안을 추진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 등이 없었고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외환은행과 합병하는 방안 이외에 다른 방안을 채택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사외이사인 피고인 1 등은 합병에 반대하는 외환카드 주주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줄이고, 외환카드 주주들에게 외환은행의 신주를 발행해 줄 경우 론스타펀드측의 외환은행에 대한 51% 지분율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었다.
피고인 1 등은 론스타펀드측이 외환은행의 과반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배주주로서 외환은행의 이사회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하여,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에서 합병계획 발표시 외환카드 주주들이 행사할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하락시키고 합병비율을 낮출 의도로 외환카드 감자 문제를 검토할 것을 제의하고 그러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보도자료에 포함시키도록 하였다. 이는 구 증권거래법상 아무런 공시의무가 없는 사항으로서, 피고인 1 등은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 감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에 공표하면 그것만으로도 외환카드의 투자자들이 합병 전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가 추진되어 실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여긴 나머지 주식투매에 나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추진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외환카드의 주가는 상승하지 않고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이 사건 발표를 모의한 목적이었다. 실제로 이 사건 발표에 대하여 증권시장에서는 외환카드와의 합병 전에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가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되고 그 실행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 외환카드의 주주들은 곧바로 주식투매에 나섰고, 그 결과 이 사건 이사회가 개최된 날 오전에 5,400원이었던 외환카드의 주가는 감자 없는 합병 방침이 외부에 알려진 2003. 1. 27. 전날 2,550원이 되기까지 계속 급락하였다.
당시 심각한 유동성 부족 상태에 빠진 외환카드는 객관적으로 보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외환카드에 대한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특히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의 진행에 소요되는 기간이 각 단계별로 얼마로 예상되는지 여부 및 그 단계별 추진과정에서 외환카드의 심각한 유동성 부족이 어느 규모로 예상되고, 각 단계별로 외환은행의 자체 신용공여 한도액 이외에 외부 금융기관에서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동성의 규모가 얼마이며 과연 그것이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를 과감하게 추진할 정도로 객관적으로 충분한 것인지 여부, 감자절차 진행 중 예상되는 채권자이의의 규모와 이에 대한 변제, 담보제공, 신탁 등 채권자보호절차는 어떻게 취할 것인지 여부 등 여러 가지 사항에 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에서는 이러한 사항들에 관하여 전혀 논의하지 아니하였고, 단지 외환카드의 주가하락을 도모할 목적으로 합병추진결의 발표에 감자 검토 계획을 포함시키자는 논의만을 하였다. 이 사건 발표 후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를 추진할 수 없게 된 근본적이고 주된 원인은 객관적으로 보아 당초부터 감자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한 아무런 검토·분석 없이 합병추진결의 발표에 따른 외환카드의 주가상승을 인위적으로 억누르고 주가하락을 도모하기 위하여 합병 전 감자 검토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였던 점에 기인하는 것이다.
한편 피고인 1 등은 이 사건 발표 후 외환카드의 합병에 관한 재무자문사로 선정된 씨티그룹측에 외환카드의 감자 방안에 관한 검토를 지시한 바가 없었고, 오로지 외환카드의 주가 변동의 추이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손익을 계산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을 뿐이며, 심지어는 이 사건 발표 후 제1영업일에 이미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 없이 합병을 하기로 결정하였음에도 감자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이용하여 계속 주가하락을 도모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정보가 투자자들은 물론 외환은행 집행부측에까지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려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자 없는 합병방침이 외부에 누설되어 외환카드의 주가가 반등하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등을 고정시키기 위하여 지체없이 합병결의 이사회가 개최되도록 하였다. 피고인 1 등이 위와 같이 이 사건 발표 후 취한 일련의 행동들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를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할 의사가 있었더라면 도저히 취하기 어려운 행동들이다.
위와 같은 피고인 1 등의 지위, 이 사건 발표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시 외환카드의 재정상태, 이 사건 발표로 인하여 외환카드의 투자자들이 형성하게 된 인식 및 이 사건 발표 후 주가의 동향, 피고인 1 등이 이 사건 발표 전·후에 취한 일련의 행동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1 등은 객관적으로 보아 외환카드에 대한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였고, 외환카드의 감자를 성실하게 검토·추진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 자회사인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면 외환카드의 투자자들이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의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오인·착각을 일으켜 주식투매에 나설 것이고 이로 인하여 외환카드의 주가하락이 초래될 것임을 인식하면서 론스타펀드측과 외환은행에 그에 따른 이득을 취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발표의 감행을 공모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1 등의 위와 행위는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위계를 쓰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소정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도686 판결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발표 및 발언의 내용이 이 사건 이사회결의의 내용과 부합한다거나 또는 그 표현에 ‘검토’라는 문구를 사용하였다는 점만을 중시하여 제1심판결의 유죄증거들을 모두 배척한 후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나아가 피고인 1이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 외환은행 및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하여도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자산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인 엘에스에프 코리아 파이브 유동화전문유한회사(이하 ‘엘에스에프 코리아’라고 한다)가 기아자동차 채권을 410억 원에 매각하여 얻을 수익 중 58억 6,700만 원은 그 자산관리자인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 주식회사(이하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라고 한다)의 의도에 따라 론스타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리미티드(이하 ‘론스타 인터내셔널’이라고 한다)에 확정적으로 이전되어 사외유출된 것이므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위 58억 6,700만 원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엘에스에프 코리아 및 론스타 인터내셔널로부터 그들 소유 자산의 관리·처분권한을 위탁받은 자산관리자인 사실, 피고인 1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던 중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수익을 론스타 인터내셔널에 불법적으로 이전할 것을 모의한 사실, 이에 따라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윈앤윈21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이하 ‘윈앤윈’이라고 한다)의 명의를 빌려 2001. 8. 2.경 원래 70억 8,700만 원 밖에 회수할 수 없었던 론스타 인터내셔날 소유의 부성중공업 채권을 윈앤윈에 140억 원에 고가 매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대신 에스앤에스 컨설팅(이하 ‘에스앤에스’라고 한다)에 대금 410억 원에 양도하기로 이미 합의되어 있던 엘에스에프 코리아 소유의 기아자동차 채권을 2001. 8. 27.경 윈앤윈에 351억 3,300만 원에 저가 매도하는 형식을 취한 후 다시 윈앤윈 명의로 에스앤에스에 410억 원에 매도한 사실, 위 기아자동차 채권의 매각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와 에스앤에스가 직접 교섭하여 진행하였고, 윈앤윈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와 에스앤에스가 작성한 계약서에 형식적으로 인감만 날인하였을 뿐 채권의 가치평가, 매매대금 결정, 계약서 및 채권양도통지서 등의 작성 과정에 일체 관여한 바 없었으며 거래에 필요한 윈앤윈 명의의 통장까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에 교부한 사실,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2001. 8. 30. 위 거래에 동원된 윈앤윈 명의의 통장으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기아자동차 채권 매각대금 410억 원을 입금받은 후 그 다음날인 2001. 8. 31. 위 통장에 입금된 410억 원 중 351억 3,300만 원만을 출금하여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계좌에 입금하고 나머지 58억 6,700만 원은 계속 보관하고 있었던 사실,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2001. 6. 30.~2001. 8. 31.)가 종료된 후인 2001. 9. 12.경 당초 모의한 대로 론스타 인터내셔널에 위 58억 6,7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나)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자산관리자인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앤윈에 매도하는 형식으로 체결한 매매계약은 통모에 의한 가장행위로서 무효이므로,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기아자동차 채권을 에스앤에스에 매각하여 받은 대금 410억 원은 윈앤윈이 아닌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수익으로 귀속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론스타 인터내셔널의 자산관리자도 겸하고 있는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위 매매대금 410억 원 중 58억 6,700만 원을 론스타 인터내셔널에 불법적으로 이전하기로 한 행위는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대리인의 배임적 대리행위를 그 거래 상대방인 론스타 인터내셔널의 대리인이 알았던 경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 법률행위이기도 하므로 무효이다( 대법원 1999. 3. 9. 선고 97다7721, 7738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다1383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58억 6,700만 원은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수익으로 귀속되어야 할 것인데,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 말인 2001. 8. 31. 현재 위 58억 6,700만 원을 윈앤윈 명의의 통장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아니라 론스타 인터내셔널을 위하여 보관한 것이어서 위 58억 6,700만 원이 이미 론스타 인터내셔날에 이전된 것이라고 보더라도 엘에스에프 코리아는 곧 그에 상당하는 손해배상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이를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익금으로 보고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대법원 1992. 3. 10. 선고 92도147 판결,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2두9254 판결 등 참조).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58억 6,700만 원이 사외유출되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구 법인세법 제51조의2 제1항이 규정하는 배당가능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뉴코아 채권, 미도파 채권 매각, 극동건설 채권의 매각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원심은, 피고인 1이 엘에스에프 피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의 뉴코아 채권,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미도파 채권 및 극동건설 채권을 각 매각하는 과정에서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피고인이 위 각 업무상배임 행위에 가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관계 증거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라. 계좌 송금에 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이 현진문에게 엘에스에프 케이디비 엔피엘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이하 ‘엘에스에프 케이디비 엔피엘’이라고 한다)의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윈앤윈 계좌로 송금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피고인이 그러한 지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계 증거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원심은, 피고인 1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증인출석요구서를 송달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위 증언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기아자동차 채권 및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매각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1) 원심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있던 피고인 1이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기아자동차 채권과 엘에스에프 케이디비 엔피엘의 서울차체공업 채권을 각 매각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유한회사와 그 사원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고 유한회사의 손해가 항시 사원의 손해와 일치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1인 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이라 하더라도 그 본인인 유한회사에 손해를 주는 임무위배행위를 한 경우에는 배임죄의 죄책을 진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1인 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의 양해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 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도233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엘에스에프 코리아가 1인 사원인 론스타펀드 III에 의하여 설립된 자산유동화전문 유한회사라 할지라도 양자는 엄연히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엘에스에프 코리아는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여러 사채권자들에게 자산담보부사채를 발행하였고 그 사채권자들은 론스타펀드 III와 법인격을 달리하고 있으며,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책임재산은 위와 같은 사채권자들에 대한 상환이 완료된 후 잔여 재산이 있는 경우에 사원에게 분배될 수 있는 것이므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자산관리자이자 론스타 인터내셔널의 자산관리자인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수익을 론스타 인터내셔널에게 함부로 이전하도록 한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고, 피고인 1의 이러한 배임행위가 론스타펀드 III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배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 1의 배임행위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를 엘에스에프 코리아라고 보고, 또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대표이사 공소외 15가 피고인 1의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면 그가 배임죄의 공범이 되는 것이지, 이를 피해자인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승낙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배임죄의 성립이나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기아자동차 채권이 플립 자산인지의 여부는 피고인 1의 배임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구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과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에 대한 각 무죄 부분 및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한 부분은 각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정당하게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1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과 기아자동차 채권 및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매각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은 위와 같이 파기되어야 하는 무죄 부분의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구 증권거래법 위반, 구 특정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과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2항 참조) / [2]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2항 참조) / [3] 형법 제30조,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2항 참조), 제207조의2 제1항 제2호, 제2항(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 제1항 제9호, 제2항 참조), 제215조(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참조) / [4]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현행 제3조 제1항, 제6항 참조), 구 법인세법(2005. 12. 31. 법률 제78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의2 제1항 / [5]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6]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김영호 외 6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0. 10. 8. 선고 2010노34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및 구 변호사법(2007. 3. 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11조에서의 ‘공무원’이라 함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의한 공무원 및 다른 법률에 따라 위 규정들을 적용할 때에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자 외에 법령의 근거에 기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이에 준하는 공법인의 사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그 노무의 내용이 단순한 기계적·육체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은 자를 말한다 (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4593 판결 참고).
집행관사무소의 사무원은 법원 및 검찰청 9급 이상의 직에 근무한 자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중에서 소속지방법원장의 허가를 받아 대표집행관이 채용하는 자로서( 집행관규칙 제21조 제2항), 법원일반직 공무원에 준하여 보수를 지급받는 한편 근무시간, 휴가 등 복무와 제척사유, 경매물건 등의 매수금지 의무 등에 있어서는 집행관에 관한 법령의 규정이 준용된다는 점에서( 집행관규칙 제3조 제1항, 제22조 제1항, 제25조)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및 구 변호사법 제111조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취급되는 집행관의 지위와 비슷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지방법원에 소속되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재판의 집행, 서류의 송달 그 밖에 법령에 따른 사무에 종사’하는 집행관( 집행관법 제2조)과 달리 그에 의해 채용되어 그 업무를 보조하는 자에 불과할 뿐( 집행관규칙 제21조 제1항), 그를 대신하거나 그와 독립하여 집행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는 않다.
앞서 본 법리와 위 각 법령의 규정, 그리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형벌법규의 유추적용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집행관사무소의 사무원이 집행관을 보조하여 담당하는 사무의 성질이 국가의 사무에 준하는 측면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및 구 변호사법 제111조에서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이 수긍한 제1심은 그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집행관사무소의 사무원이 위 규정들에서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들 중 집행관사무소의 사무원인 피고인 2가 위 규정들에서의 공무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제1심의 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뇌물죄의 주체인 공무원의 개념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이나 논리와 경험법칙의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형법 제129조, 제130조, 제131조, 제132조, 구 변호사법(2007. 3. 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조 / [2] 집행관법 제2조, 제13조, 제15조 제1항, 집행관규칙 제3조 제1항, 제21조 제1항, 제2항, 제22조 제1항, 제25조, 형법 제129조, 제130조, 제131조, 제132조, 구 변호사법(2007. 3. 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로웰 담당변호사 김충래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0. 11. 9. 선고 2010노25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에 규정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은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말미암아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고장소를 이탈하여 사고를 낸 사람이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면, 사고운전자가 사고현장을 이탈하기 전에 피해자에 대하여 자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여 주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252 판결, 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도5369 판결,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4도250 판결 등 참조). 또한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8조 역시 ‘ 구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 성립하는 것으로, 구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교통사고 후 운전자 등이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라 함은 곧바로 정차함으로써 부수적으로 교통의 위험이 초래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에 대한 구호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이다 (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3441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6300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은, 피고인이 혈중 알코올 농도 0.197%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차량에서 내려 피해자와 10분 동안 피해변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당시 사고 장소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차량의 통행이 많았는데 3차선에 주차된 차량들과 2차선에 있던 피고인 차량으로 인하여 사실상 1개 차선만 이용할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후행차량들로부터 차량 이동을 요구받고 피고인이 차량을 이동하려고 하였던 사실, 이에 피해자는 “경찰이 올 때까지 차량을 빼지 말라.”고 하였으나, 당시 사고 장소에 출동해 있던 견인차량 기사 공소외 1이 피해자에게 “따라가 데리고 오겠으니 먼저 차를 빼자.”고 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신분증을 교부받아 피해자에게 건네준 사실, 피고인은 사고 장소로부터 약 100m 떨어진 골목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하였고, 피고인이 현장을 떠난 후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구급차에 의하여 후송된 사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현장을 이탈한 뒤 사고수습의 도움을 요청한 선배가 피고인이 있던 장소로 나타나기까지 기다린 다음, 약 20분이 경과한 후에서야 사고현장으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경찰관은 견인차량 기사 공소외 2에 의해 가해운전자로 지칭된 피고인으로부터 운전사실에 관한 진술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인적사항을 알 수 있는 신분증을 교부하였던 점,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어 차량을 이동시켜야 했던 점, 견인차량 기사와 함께 근거리에 차량을 주차한 후 약 20분 후 현장으로 되돌아온 점, 피해자가 병원으로 후송되어 달리 구호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던 점, 견인차량 및 다수의 목격자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음주상태에서 사고를 일으켜 사고에 대한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선배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해 사고현장으로 바로 되돌아오지 아니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도주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하여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와 사고 후 미조치로 인한 구 도로교통법 위반죄의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97%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하고서도 피해자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현장을 이탈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현장을 떠난 후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구급차에 의하여 후송되었다는 것인데, 이러한 사실과 더불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는 사고 직후 피고인에게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였고, 피해자의 딸(당시 2세)이 이 사건 사고로 다쳐 울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인도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급히 호송해야 할 상황임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피해자의 딸은 이 사건 사고로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의 상해를 입게 되었고, 피해자 부부도 각각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 및 요추 염좌상 등’의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투약 등 치료를 받았으며 피해자의 차량도 약 38만 원의 수리비가 소요될 정도의 물적 피해를 입었던 점, 이미 견인차량이 도착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다시 음주운전을 하면서까지 직접 차량을 이동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은 현장에서 이탈한 뒤 약 20분이 지나 사고장소에 되돌아오다가 만난 경찰관에게 자신의 운전사실을 부인하면서 “성명불상의 대리운전기사가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뒤 도망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일 작성된 교통사고발생보고서(수사기록 17면)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자신의 운전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설시한 다른 여러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두고 구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이 규정하는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피고인은 피해자의 병원 이송 및 경찰관의 사고현장 도착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였으므로, 비록 그 후 피해자가 구급차로 호송되어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사고운전자인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설령 피고인이 사고현장을 이탈하기 전에 피해자에게 자신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건네주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도주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사고현장을 떠날 당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필요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이와 달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및 구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14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 [2]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1항, 제148조 / [3]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3 제1항 제2호,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1항, 제14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24. 선고 2010노308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는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람으로서 정당에 공천신청을 하거나 일반 선거권자로부터 후보자추천을 받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등 입후보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추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된다 (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도4363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10365 판결 등 참조).
상고이유 중 공천을 받지 않은 자는 공직선거법 제251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인은 ○○당 서울강남을 지역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2009년경부터 주위에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으로 입후보할 뜻이 있음을 알렸고 2010. 1.경부터는 피고인을 비롯한 지역위원회 당원들 또는 비례대표후보 추천권한을 가진 ○○당 서울시당 상무위원들에게 입후보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 왔음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인은 공직선거법 제251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잘못이 없으며,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만이 공직선거법 제251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독자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의 후보자비방죄에서 말하는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은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 할 것이고,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 또는 경쟁 후보자와의 인적 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도4363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도591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① 피고인은 서울특별시 강남(아)선거구의 ○○당 구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정당공천을 받기를 기대하였으나, 공소외인이 경쟁 예비후보를 편파적으로 옹호한다고 생각하여 그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이 사건 각 게시물을 게재한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게시물에서 지역위원장인 공소외인의 활동, 태도 및 학력 등에 관한 사실을 부정적으로 적시하며 공소외인이 ○○당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점, ③ 이 사건 각 게시물은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하여 공소외인을 비난하는 한편, 강한 어조로 공소외인의 ○○당 비례대표 서울시의원 입후보를 반대하는 것이 주된 내용인 점, ④ 피고인이 2010. 3. 28.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3일간 11회에 걸쳐 게시물을 게재한 ○○당 서울시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당시 ○○당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자유롭게 공개되어 있었으며, 지방선거를 약 2개월 앞두고 정치적 관심이 고조된 탓에 위 자유게시판 접속량 또한 평소보다 훨씬 증가하였던 점, ⑤ 공직선거법이 비례대표 지방의원 선거에 있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함에 따라 위 선거는 정당에 대한 선거로서의 성격을 지니는바, 피고인의 공소외인에 대한 비방행위는 그 소속 정당인 ○○당에 대한 선거인들의 투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결국 ○○당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자가 되려는 공소외인의 당선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점 등을 인정한 다음, 공소외인의 정치적 신분과 이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 동기, 각 게시물의 내용과 취지, 게재 시기와 횟수, 위 자유게시판의 성격과 당시 상황, 비례대표 선거의 특성 등에 관한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단순히 공천과정의 공정성을 촉구하거나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 비례대표 서울시의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게시물을 게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한편 상고이유보충서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피고인이 공소외인이 ○○당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상고이유 제4, 5점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고,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는바, 어느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정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의견표현과 사실의 적시가 혼재되어 있는 때에는 이를 전체적으로 보아 사실을 적시하여 비방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06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실의 적시’가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하여는, ① 적시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할 것, ②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것, ③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다는 동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 요구되며, 다만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보다 우월한 동기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사적 이익과 비교하여 공공의 이익이 명목상 동기에 불과하여 부수적인 데 지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심은 그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은 단순히 공천과정의 공정성을 촉구하거나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의견을 개진한 것이 아니라, ○○당 비례대표 서울시의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를 비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각 게시물의 게재 동기, 게시물의 내용과 취지, 사용된 표현의 내용, 게시 횟수와 시기 및 방법 등에 관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인에 대한 불만으로 인하여 그를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중요한 동기가 되어 이 사건 각 게시물을 게재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공적 이익을 위한다는 뜻이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며, 거기에 공직선거법 제251조의 사실의 적시와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6점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에서 범죄의 일시·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취지는 법원에 대하여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에게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데 있는 것이므로, 공소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장소·방법·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족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그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255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만으로도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인 선거’는 서울시 비례대표의원 선거임을 알 수 있고, 공소사실에 공소외인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근거를 설시하지 않더라도 법원의 심판대상의 한정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으므로 공소제기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상고이유 제7점에 관하여
처벌법규의 입법 목적이나 전체적 내용, 구조 등을 살펴보아 사물의 변별능력을 갖춘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서 그의 구성요건요소에 해당하는 행위유형을 정형화하거나 한정할 합리적 해석기준을 찾을 수 있다면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도3531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2도1855 판결 등 참조).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는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람으로서 정당에 공천신청을 하거나 일반 선거권자로부터 후보자추천을 받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등 입후보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추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되고(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도4363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10365 판결 등 참조), 같은 조 단서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6342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공직선거법 제251조는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명확성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지극히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무효의 조항이라고 할 수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민일영(주심) | [1] 공직선거법 제251조 / [2] 공직선거법 제251조 / [3] 공직선거법 제251조 / [4] 공직선거법 제251조 / [5] 공직선거법 제251조 / [6] 형법 제1조 제1항, 헌법 제12조 제1항, 공직선거법 제25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동인 담당변호사 원창연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8. 8. 14. 선고 2008노199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출입국관리법(2010. 5. 14. 법률 제102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01조 제1항에 의하면, 출입국사범에 관한 사건은 사무소장·출장소장 또는 외국인보호소장(이하 ‘사무소장 등’이라고 한다)의 고발이 없는 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출입국관리공무원 외의 수사기관이 출입국사범에 관한 사건을 입건한 때에는 지체없이 관할 사무소장 등에게 인계하여야 한다. 한편 출입국관리공무원은 출입국관리에 관한 범죄 등에 관하여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며(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5항), 사무소장 등은 출입국사범에 대한 조사 결과 범죄의 확증을 얻은 때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으로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정한 곳에 납부하도록 통고할 수 있고, 범죄의 정상이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즉시 고발하여야 한다( 법 제102조 제1항, 제3항).
이와 같이 법에서 사무소장 등에게 전속적 고발권과 더불어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관리로서의 지위를 부여한 취지는 출입국관리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출입국관리공무원으로 하여금 출입국관리에 관한 행정목적 달성을 위하여 자율적·행정적 제재수단을 형사처벌에 우선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출입국관리공무원으로 하여금 수사를 전담하게 하는 규정은 이를 찾을 수 없으므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5호에 따라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그 직무를 수행하는 일반사법경찰관리의 출입국사범에 대한 수사권한은 위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런데 법률에 의하여 고소나 고발이 있어야 논할 수 있는 죄에 있어서 고소 또는 고발은 이른바 소추조건에 불과하고 당해 범죄의 성립 요건이나 수사의 조건은 아니므로, 위와 같은 범죄에 관하여 고소나 고발이 있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수사가 장차 고소나 고발이 있을 가능성이 없는 상태하에서 행해졌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고소나 고발이 있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수사가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252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일반사법경찰관리가 출입국사범에 대한 사무소장 등의 고발이 있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위에서 본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유만으로 수사가 소급하여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법 제101조는 제1항에서 사무소장 등의 전속적 고발권을 규정함과 아울러 제2항에서 일반사법경찰관리가 출입국사범을 입건한 때에는 지체없이 사무소장 등에게 인계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그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제1항에서 정한 사무소장 등의 전속적 고발권 행사의 편의 등을 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일반사법경찰관리와의 관계에서 존중되어야 할 것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를 출입국관리공무원의 수사 전담권에 관한 규정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는 이상 이를 위반한 일반사법경찰관리의 수사가 소급하여 위법하게 되지 아니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이 사건 고발 경위를 인정한 다음 이 사건에 관하여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통고처분 없이 한 고발은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에 따라 그 재량에 좇아 행하여진 것이어서 무효라고 볼 수 없고,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법 제101조 제2항의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 경기지방경찰청 및 검찰의 수사가 위법하다거나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출입국사범의 고발 및 수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 [1] 구 출입국관리법(2010. 5. 14. 법률 제102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1조, 제102조 제1항, 제3항,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5항,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5호 / [2] 구 출입국관리법(2010. 5. 14. 법률 제102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1조 제1항, 제2항 / [3] 구 출입국관리법(2010. 5. 14. 법률 제102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3항, 제94조 제5호의2(현행 제94조 제9호 참조), 제101조 제1항, 제2항, 제10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은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0. 11. 11. 선고 2010노135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촉법’이라 한다) 제23조는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은 “피고인의 출정 없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피고인이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단, 대리인 또는 변호인이 출정한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소촉법 제23조의 경우 피고인의 출정 없이도 심리·판결할 수 있고 공판심리의 일환으로 증거조사가 행해지게 마련이어서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증거조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의 규정상 피고인의 진의와는 관계없이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게 되어 있는 점,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의 입법 취지가 재판의 필요성 및 신속성, 즉 피고인의 불출정으로 인한 소송행위의 지연 방지 내지 피고인 불출정의 경우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결정하지 못함에 따른 소송지연 방지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공판기일의 소환을 2회 이상 받고도 출석하지 아니하여 법원이 피고인의 출정 없이 증거조사를 하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에 따른 피고인의 증거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할 것이다 .
그리고 피고인이 제1심에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공판기일의 소환을 2회 이상 받고도 출석하지 아니하여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에 따른 증거동의가 간주된 후 증거조사를 완료한 이상, 간주의 대상인 증거동의는 증거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철회 또는 취소할 수 있으나 일단 증거조사를 완료한 뒤에는 철회 또는 취소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 증거동의 간주가 피고인의 진의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점 등에 비추어, 비록 피고인이 항소심에 출석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간주된 증거동의를 철회 또는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적법하게 부여된 증거능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
원심이, 피고인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공판기일의 소환을 2회 이상 받고도 출석하지 아니함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가운데 검사 제출의 유죄증거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에 따른 증거동의 간주를 하여 증거능력을 부여한 제1심의 조치를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하여 이를 증거로 삼은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증거동의 간주 및 그 철회 내지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 [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 제2항 / [2]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태연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1. 선고 (춘천)2010노1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본문에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 정당의 정강·정책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서의 배부·게시 등을 금지하고 있는바, 통상적으로 행하여 오던 방법을 벗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언론기관에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행위도 위 조항에서 말하는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의 배부 행위로 금지될 수 있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 태백시 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인 자로 공소외 1 후보자의 선거사무관계자가 아니며 이 사건 △△중중·고 총동문회를 대표하는 자도 아닌 사실, 피고인은 2010. 5. 29. 14:00경 ○○○당 태백시 사무실에서 △△중중·고 총동문회가 2010. 6. 2.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태백시장 선거에서 공소외 1 후보를 지지하는 의사표명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위 선거사무실 컴퓨터를 이용하여 ‘ △△중중·고등학교 3만여 동문들은 6월 2일 지방선거에 있어 모교출신인 태백시장 후보를 공개 지지합니다’라는 취지의 허위 성명서를 작성한 다음 위 공소외 1 후보자의 선거운동원 공소외 2를 통해 보도자료로 배포하여 2010. 5. 30. 22:45경 인터넷 뉴시스를 통해 위 허위 성명서가 인터넷에 게재되게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의하면, 위 공소외 1 후보자의 선거사무관계자도 아니고 위 △△중중·고 총동문회를 대표하는 자도 아닌 피고인이 허위의 성명서를 작성하여 보도자료로 제공한 행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므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의 배부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신분·직업·경력등·재산·인격·행위·소속단체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제6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법으로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경력등’이라 함은 후보자의 ‘경력·학력·학위·상벌’을 말하고( 공직선거법 제64조 제5항),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그 중 ‘경력’은 후보자의 행동이나 사적(事跡) 등과 같이 후보자의 실적과 능력으로 인식되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말한다. 따라서 어떤 단체가 특정 후보자를 지지·추천하는지 여부는 후보자의 행동이나 사적 등에 관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어 위에서 말하는 ‘경력’에 관한 사실에 포함되지 아니하고, 이와 달리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지나치게 확장·유추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중중·고등학교 총동문회가 동문인 공소외 1 후보를 지지하는 의사표명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위 동문회가 공소외 1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작성하여 배포한 것이 공소외 1 후보의 ‘경력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데에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경력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이 부분은 나머지 범죄와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 [2]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제255조 제2항 제5호 / [3] 형법 제1조 제1항, 헌법 제12조 제1항, 공직선거법 제64조 제5항, 제250조 제1항 / [4]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고성규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1. 선고 2010노281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89조 제2항 본문 후단에 의하면, 정당이나 후보자가 설립·운영하는 기관·단체·조직 또는 시설(이하 ‘단체 등’이라고 한다)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그 단체 등의 설립이나 활동내용을 선거구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의 명의나 그 명의를 유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벽보·현수막·방송·신문·통신·잡지 또는 인쇄물을 이용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선전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여기에서 ‘그 명의를 유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전하는 행위라 함은, 단체 등이 그 설립이나 활동내용을 벽보 등의 매체를 이용하여 선전하면서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의를 직접 명시하지 않아도 그 선전에 사용된 특정 문구나 기호, 이미지, 영상 등에 의하여 또는 그러한 정보들을 종합함으로써 일반 선거인들이 그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의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하고, 위와 같이 벽보 등을 이용한 단체 등의 선전행위가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의를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단체 등의 회원이 아닌 일반 선거구민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각 현수막에는 석산 개발을 반대하거나 지하철 유치 예비타당성 검토방침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본문과 함께 이 사건 추진위원회 및 인터넷카페의 명칭과 그 인터넷주소가 표시되어 있을 뿐, 그 외에 피고인의 성명, 외모, 사회적·정치적 상징이나 이미지, 인터넷 아이디 또는 필명 등 피고인의 명의를 연상해 낼 만한 사항들이 특별히 기재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추진위원회 또는 인터넷카페의 명칭 자체에는 피고인의 명의를 유추할 만한 특징적인 요소가 없으며, 피고인이 이 사건 추진위원회 및 인터넷카페의 대표로 활동한 내용이 지역신문에 몇 번 보도되었고 지하철 유치에 관한 현수막 게시 이전에 피고인의 성명과 사진이 들어있는 이 사건 추진위원회 명의의 전단지 배포가 있었다는 등의 정황만으로는 당시 해당 선거구민들 일반이 이 사건 추진위원회 또는 인터넷카페의 명칭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의 명의를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위 단체들과 피고인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며, 이 사건 인터넷카페의 인터넷주소 역시 그 자체에 의해서는 피고인의 명의를 유추할 만한 특징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의 명의를 유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사건 각 현수막이 이용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나 공직선거법 제89조 제2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또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나아가 이 사건 추진위원회와 인터넷카페의 명칭만으로도 피고인을 연상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위 각 단체의 회원인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판단유탈이나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전단지 배부 당시 이미 2010. 6. 2.자 지방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고, 이 사건 전단지 배부행위는 단순히 통상적인 시민운동의 일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기간 전에 선거구민 등을 상대로 미리 피고인의 인지도를 높여 선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로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함과 아울러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탈법적인 문서배부행위에 해당하며, 피고인이 이 사건 추진위원회 회원 등을 통하여 전단지 배부행위를 지시하고 독려한 사실도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이 사건 전단지 배부에 관한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16조에서 규정한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않는데도 유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주장이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것은 순수한 시민운동을 행한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 없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직권으로 살펴보아도 이 부분 원심판결에 위 주장과 같은 법령 위반이나 헌법 위반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공직선거법 제89조 제2항 / [2] 공직선거법 제89조 제2항 / [3]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제254조 제2항, 제255조 제2항 제5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6. 11. 23. 선고 2006노172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헌법은 제18조에서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통신의 비밀 보호를 그 핵심내용으로 하는 통신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통신의 비밀과 자유는 개인이 국가권력의 간섭이나 공개의 염려 없이 사적 영역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하는 기본권으로서, 개인의 사생활과 인격을 통신의 영역에서 두텁게 보호한다는 전통적인 기능을 넘어, 개인 간의 의사와 정보의 무제한적인 교환을 촉진시킴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나아가 개인의 정치적 의사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이념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헌법이 제17조에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것과 별도로 제18조에서 통신의 비밀과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까닭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여 개인 간의 의사소통이 양적·질적으로 더욱 확대되고 편리해진 반면에, 이에 수반한 감청장비 및 기술의 개발로 인하여 국가기관은 물론 사인까지도 손쉽게 다른 사람의 통신이나 대화를 불법 감청 내지 녹음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과거에 비해 통신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 감청 내지 녹음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그 폐해가 사인의 그것에 비하여 중대하고 이를 적발하여 처벌하기가 어려운데, 과거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를 경험하였던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기관에 의해 통신의 비밀이 침해되고 마침내는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 영역까지도 들여다보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불법 감청이나 녹음에 의한 통신비밀의 침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행위 자체를 처벌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와는 별도로 그러한 행위에 의하여 지득한 통신비밀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까지도 금지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불법 감청 내지 녹음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해서는 그 결과물의 공개 내지 누설을 봉쇄함으로써 그와 같은 행위를 하려는 유인 자체를 제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이와 같은 헌법정신을 구현하기 위하여, 먼저 통신비밀보호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한 우편물의 검열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의 녹음 또는 청취행위 등 통신비밀에 속하는 내용을 수집하는 행위(이하 이러한 행위들을 ‘불법 감청·녹음 등’이라고 한다)를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한편(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6조 제1항 제2호). 이와 같이 통신비밀보호법이 통신비밀의 공개·누설행위를 불법 감청·녹음 등의 행위와 똑같이 처벌대상으로 하고 그 법정형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통신비밀의 침해로 수집된 정보의 내용에 관계없이 그 정보 자체의 사용을 금지함으로써 당초 존재하지 아니하였어야 할 불법의 결과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취지이고, 이는 불법의 결과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함과 아울러 그러한 행위의 유인마저 없애겠다는 정책적 고려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한편 민주국가에서는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과 전달에 의하여 다수의견을 집약시켜 민주적 정치질서를 생성·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므로, 공적 관심사항에 관한 언론의 자유 또한 헌법상의 중요한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7. 14. 선고 96다1725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러한 언론의 자유는 절대적인 기본권이 아니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법률로써 이를 제한할 수 있고, 헌법 제21조 제4항에서 확인하고 있듯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없다. 따라서 개인 간에 이루어지는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언론기관의 보도는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언론의 자유가 헌법상 중요한 기본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앞서 본 통신비밀보호법의 공개·누설금지 조항의 적용을 함부로 배제함으로써 통신의 비밀이 가볍게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는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언론기관이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형법은 제20조에서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일반적인 위법성조각사유를 두고 있는바, 이는 통신비밀보호법이 그 적용을 배제하는 명시적인 조항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통신비밀의 공개·누설에 의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당연히 적용된다. 따라서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의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에 관한 보도가 통신의 비밀이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이익을 능가하는 우월적인 가치를 지님으로써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다면, 그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있다.
(3) 이와 같이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것이 공적인 관심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보도하여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할 것이 요구된다.
첫째, 그 보도의 목적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거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국가기관 등이 불법 감청·녹음 등과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러한 사실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은 언론기관 본연의 사명이라 할 것이고, 통신비밀보호법 자체에 의하더라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음모행위, 직접적인 사망이나 심각한 상해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범죄 또는 조직범죄 등 중대한 범죄의 계획이나 실행 등 긴박한 상황’에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법원의 허가 없이 긴급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므로( 제8조),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 아래에서는 개인 간의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허용된다.
둘째,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함에 있어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
셋째, 그 보도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사실을 고발하거나 비상한 공적 관심사항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한정되는 등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언론이 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하여야 한다. 여기서 그 이익의 비교·형량은, 불법 감청·녹음된 타인 간의 통신 또는 대화가 이루어진 경위와 목적,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 통신 또는 대화 당사자의 지위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불법 감청·녹음 등의 주체와 그러한 행위의 동기 및 경위, 언론기관이 그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하게 된 경위와 보도의 목적, 보도의 내용 및 그 보도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한다.
(4) 원심 및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사실관계 중 상고이유에 관련된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도청자료는 전 국가안전기획부 내 정보수집기관인 미림팀이 1997. 4. 9., 같은 해 9. 9. 및 같은 해 10. 7. 당시 공소외 1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장과 공소외 2 중앙일보 사장 사이에 호텔 식당 등에서 이루어진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하여 생성한 녹음테이프와 녹취보고서로서,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 진영에 대한 삼성그룹 측의 정치자금 지원 문제 및 정치인과 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한 이른바 추석 떡값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한 대화가 담겨 있다. 미림팀장이었던 공소외 3은 이 사건 도청자료를 임의로 반출하여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1999. 9.경 당시 집권당 인사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삼성그룹 관련 정보의 제공을 요구하였던 공소외 4에게 이를 넘겨주었다. 그 후 공소외 4는 2004. 12.경 주식회사 문화방송(이하 ‘문화방송’이라고만 한다)의 기자인 피고인 1을 만난 자리에서 위 녹취보고서를 건네주면서 과거 국가안전기획부에서 불법 녹음한 것인데 그 무렵 주미대사로 임명된 공소외 2의 과거 비리를 폭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위 피고인은 문화방송의 간부들과 상의한 결과 녹음테이프 없이 녹취보고서만으로는 이 사건 도청자료를 보도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미국으로 건너가 공소외 4를 만나 취재 사례비조로 우선 1,000달러를 지급하면서 추가로 문화방송에서 취재비 명목으로 1만 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말한 후, 그와 함께 귀국하여 그로부터 위 녹음테이프를 교부받았다. 위 피고인은 위 녹음테이프를 복사한 다음 그 녹음된 음성의 성문분석을 위하여 공소외 4와 함께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확인 작업을 마친 후 그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그런데 2005. 2.경부터 위 피고인이 이른바 ‘엑스파일’을 입수하였다는 소문이 언론계에 퍼지기 시작하자, 그 무렵 문화방송은 ‘안기부 엑스파일’ 관련 특별취재팀을 구성하여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이었던 공소외 5를 찾아가는 등 이 사건 도청자료의 출처를 추적하는 한편, 그 내용의 보도에 따른 법률검토에 착수하여 문화방송 고문변호사들로부터는 보도의 내용이 공익에 관한 것이고 국민의 알권리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으나, 자문을 구한 다른 변호사들 기타 법조 관계인들로부터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듣게 되자 그 보도를 보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2005. 6.경 인터넷 언론매체에서 ‘MBC와 피고인 1 기자는 침묵을 깰 때’라는 기사를 게재하여 이 사건 도청자료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였고, 같은 해 7월경에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이 각기 이 사건 도청자료의 존재와 그 내용에 관하여 비실명 요약보도의 형식으로 기사를 게재하자, 문화방송도 이 사건 도청자료를 보도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불법 녹음의 피해자인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문화방송을 상대로 이 사건 도청자료와 관련된 일체의 보도를 하지 말 것을 구하는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고, 이에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위 녹음테이프 원음을 직접 방송하거나 녹음테이프에 나타난 대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실명을 직접 거론하는 등의 방법으로 방송 등을 하지 말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가처분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문화방송은 2005. 7. 21. ‘9시 뉴스데스크’ 프로그램을 통하여 ‘모 중앙일간지 사주와 대기업 고위관계자 간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입수하였다는 것, 위 녹음테이프에는 대기업이 1997년 대선 당시 여야 후보 진영에 로비를 하고 정치인과 검찰 고위관계자에게 대규모로 추석 떡값을 보낼 리스트를 검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 가처분결정의 취지에 따라 당사자의 실명과 육성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도하는 수준에 그쳤다가, 그 다음날인 7월 22일부터 후속보도로 이 사건 도청자료를 입수하게 된 경위와 그 수록 내용을 대선자금 제공, 여야 로비, 검찰 고위인사 관리 등으로 세분하여 상세히 보도하면서 대화 당사자와 대화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실명을 공개하였다. 한편 제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기업들이 정치권에 대선자금을 제공한 것과 관련하여 위 보도 이전에 이미 수사가 이루어졌다.
(5)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피고인의 이 사건 통신비밀 공개행위가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첫째, 이 사건 도청자료는 국가기관이 자신들의 대화를 공론화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던 사인들 사이에 은밀히 이루어진 대화를 불법으로 녹음한 것이다. 그런데 위 피고인이 이 사건 도청자료를 입수하고 그 성문분석을 통해 원본임을 확인하는 한편, 그 출처에 대한 추적과 그 내용의 보도에 관한 법률자문 등을 통해 그 녹음과정 및 실명공개의 불법성을 확인하고도 그 수록 내용을 실명으로 보도하기까지의 제반 경위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우선 위 피고인이나 문화방송이 국가기관에 의하여 불법 녹음이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이 사건 도청자료에 담겨 있던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 그 대화의 당사자나 내용 등이 공중의 관심을 끌 만한 사안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공개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굴지의 재벌그룹 경영진과 유력 중앙일간지 사장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문제나 정치인과 검찰 고위관계자에게 이른바 추석 떡값을 지원하는 문제 등을 논의하였다는 것은 그 진위 여부를 떠나 논의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인 관심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위 대화의 내용은 앞으로 제공할 정치자금 내지 추석 떡값을 상의한 것이지 실제로 정치자금 등을 제공하였다는 것이 아닐 뿐더러, 이 사건 보도가 행하여진 시점에서 보면 위 대화는 이미 약 8년 전의 일로서 그 내용이 보도 당시의 정치질서 전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고, 제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기업들의 정치자금 제공에 관하여는 이 사건 보도 이전에 이미 수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위 대화 내용의 진실 여부의 확인 등을 위한 심층·기획 취재를 통해 밝혀진 사실 및 그 불법 녹음 사실을 보도하여 각 행위의 불법성에 대한 여론을 환기함으로써 장차 그와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확인 작업도 없이 곧바로 불법 녹음된 대화 내용 자체를 실명과 함께 그대로 공개하여야 할 만큼 위 대화 내용이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로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둘째, 위 피고인이 이 사건 도청자료가 불법 녹음이라는 범죄행위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녹음테이프를 입수하기 위하여 미국으로 건너가 녹음테이프의 소지인을 만나 취재 사례비 명목의 돈으로 1,000달러를 제공하고 앞으로 1만 달러를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단순히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 녹음의 범행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불법 녹음된 대화의 당사자나 내용의 공적 관심도에 착안하여 그 내용을 공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그 자료의 취득에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셋째, 위 피고인이나 문화방송은 국가기관이 재벌 경영진과 유력 언론사 사장 사이의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한 일이 있었다는 것과 그 대화의 주요 내용을 비실명 요약 보도하는 것만으로도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불법 녹음 사실 및 재계와 언론, 정치권 등의 유착관계를 고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 당사자 등의 실명과 대화의 상세한 내용까지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그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일탈하였다. 더욱이 이 사건 보도가 나가기 전에 법원이 이 사건 도청자료의 전면적인 방송 금지가 아닌 녹음테이프 원음의 직접 방송, 녹음테이프에 나타난 대화 내용의 인용 및 실명의 거론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하였는바, 그 취지는 이 사건 도청자료와 관련된 내용의 보도는 허용하되 대화 당사자들에 대한 통신비밀의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실명의 거론이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의 보도를 금지한 것이다. 이처럼 법원이 서로 상충하는 통신의 비밀과 언론의 자유가 조화를 이루면서 최대한 충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상당한 방법을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이나 문화방송이 이를 따르지 아니하고 대화 당사자들의 실명과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그대로 공개한 행위는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넷째, 이 사건 보도가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불법 녹음행위를 폭로하고 아울러 재계와 언론, 정치권 등의 유착관계를 고발하여 공공의 정보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 주고 향후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공익적인 측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에서 본 것처럼 이와 같은 공익적 효과는 비실명 요약보도의 형태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이 사건 대화 당사자들에 대하여 그 실명과 구체적인 대화 내용의 공개로 인한 불이익의 감수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대화 당사자들이 비록 국민의 경제적·사회적 생활 등에 영향을 미치는 소위 공적 인물로서 통상인에 비하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개인 간의 대화가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불법 감청 내지 녹음되고 공개될 것이라는 염려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는 권리까지 쉽게 제한할 수는 없다. 이상과 같은 사정에 앞서 본 이 사건 대화가 불법 녹음된 경위, 위 피고인이 이 사건 도청자료를 취득하게 된 경위, 이 사건 보도의 목적과 내용, 방법 등 이 사건 보도와 관련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도에 의하여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보다 결코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위 피고인이 이 사건 도청자료를 공개한 행위는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만약 이러한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허용된다고 한다면 장차 국가기관 등이 사인 간의 통신이나 대화를 불법 감청·녹음한 후 소기의 목적에 부합하는 자료를 취사선택하여 언론기관 등과 같은 제3자를 통하여 그 내용을 공개하는 상황에 이르더라도 사실상 이를 막을 도리가 없게 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위 피고인의 이 사건 통신비밀 공개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판단유탈 주장에 관하여
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이 이 사건 보도에 관여한 문화방송 기자들과 공모하여 통신비밀보호법에 규정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지득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였다는 것이다.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사람도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역할이나 범죄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하여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도23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위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도청자료 중 녹취보고서를 입수한 후 문화방송 간부들과의 상의 아래 적극적으로 녹음테이프를 취득하고 그 진정성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도청자료의 보도 과정에 관여하였다면, 이 사건 보도에 본질적 기여를 함으로써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같은 취지에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보도가 문화방송의 보고체계에 따라 결정되어 위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위 피고인의 면책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단을 유탈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통신비밀보호법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통신비밀보호법은 제3조 제1항 본문에서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제16조 제1항에서 ‘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우편물의 검열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제1호), ‘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지득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 제2호)를 모두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2호는 ‘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지득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삼으면서 그 행위의 주체를 ‘ 제1호의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여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지득한 자’로 한정하고 있지 아니한바, 위 규정의 문언이나 조문의 체계,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통신 또는 대화의 불법 감청·녹음 등의 행위에 관여하지 아니하고 다른 경로를 통하여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알게 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이를 공개·누설하는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2호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월간조선 편집장으로 있던 당시 전 국가안전기획부 직원들이 불법 녹음하여 제작한 녹음테이프와 녹취보고서 등이 존재한다는 소문을 듣고 편집부 소속 직원을 통해 녹취록과 녹취보고서를 입수한 다음 문화방송의 위와 같은 보도가 나간 후인 2005. 8.경 편집국 소속 기자로 하여금 월간조선에 위 녹취록과 녹취보고서의 내용 전문을 게재하도록 하였는데, 그 내용 중에는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항과 관계없는 사적인 내용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위 1.의 가.항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의 주도로 이루어진 월간조선의 보도는 통신비밀의 취득과정, 보도에 의하여 공개된 대화의 내용, 보도 목적과 방법 등에 있어서 언론기관의 보도에 의한 통신비밀 공개행위에 있어 위법성 조각을 위하여 요구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로 위 피고인의 통신비밀 공개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위 1.의 가.항 판단에 대한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위 1.의 가.항 판단에 대한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
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2호는 ‘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지득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를 처벌대상으로 삼으면서 그 공개자가 통신비밀을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지득하였는지, 그 통신비밀이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불문한다. 이에 의하면,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통신비밀의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여 이를 보도하는 경우에도 위 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언론기관의 보도행위가 예외 없이 위 규정에 의한 처벌대상이 된다고 할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언론의 자유에 중대한 제약을 가하는 것이 되므로, 여기에서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 사이의 충돌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안에서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 및 양 기본권 사이의 실제적인 조화를 도모하는 해석 등을 통하여 이를 해결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다382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언론기관의 보도에 의한 통신비밀 공개행위의 정당행위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반드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 그런데 다수의견은,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 또는 언론기관 종사자의 보도에 의한 통신비밀 공개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경우를 기본적으로 그 공개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지거나 공개되는 통신비밀의 내용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로 한정하면서, 이때에도 언론기관이 적극적·주도적으로 통신비밀을 취득하여서는 아니 되며, 공개 방법의 상당성도 갖추어야 하고, 그 공개로 인하여 얻어지는 이익이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보다 우월하여야만 정당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한 다음, 이와 같은 요건을 토대로 피고인 1의 이 사건 보도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동의할 수 없다.
(1) 정당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그리고 긴급성과 보충성 등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정당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한 위 법리는 결과반가치적 측면과 행위반가치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개별 사안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나, 그 내용의 추상성으로 말미암아 행위자에게 어떠한 경우에 적법 또는 위법한 것으로 판단될 것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언론기관의 통신비밀 보도행위가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라는 헌법상 두 기본권의 충돌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정당행위의 성립요건 법리를 양 기본권 사이의 조화를 도모하는 방법으로 구체화하고 양 기본권의 한계를 설정하는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다수의견이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의 통신비밀 보도행위에 대하여 정당행위를 인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건을 제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제시하고 있는 요건은 상충하는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조화로운 방법의 모색이라고 볼 수 없다.
(2) 먼저, 다수의견이 예외적으로 통신비밀의 공개를 허용하는 경우에 관하여 보자.
(가) 다수의견은 언론기관의 통신비밀 공개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기 위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경우에 그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불법 감청·녹음 등이 자행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고 있는 통신비밀의 공개·누설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하다. 다수의견도 이를 의식하여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통신비밀의 공개를 허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그 경우에도 불법 감청·녹음 등의 고발이라는 보도 목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한정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러한 보도 목적은 통상 언제, 어떤 장소에서 이루어진 통신 또는 대화를 불법 감청·녹음하였다는 내용의 보도만으로도 충분하고, 굳이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상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다수의견은 언제, 어떤 장소에서 통신 또는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막연한 고지행위만을 허용한다는 것이지,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알려주는 의미의 공개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2호의 ‘공개·누설’은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모르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므로, 다수의견은 어떤 경우에도 통신비밀의 공개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어 이에 동의할 수 없다.
(나) 또한 다수의견은 통신비밀의 공개가 허용되는 경우로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를 들고 있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사실상 테러범의 테러계획, 타인을 상대로 한 범죄모의 등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직접적이고도 임박한 위험을 내용으로 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공개를 허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수의견이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보충적으로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그 문맥상 이는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의 야기에 준하는 정도의 비상적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어 이에 포섭될 수 있는 사안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와 같은 비상적 상황에서라면, 통신비밀의 공개행위는 언론의 자유를 언급할 필요 없이 경우에 따라 형법 제22조의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설령 그 공개자가 불법 감청·녹음 등을 자행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공개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 것이다. 즉,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있어서의 통신비밀의 공개행위는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영역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다수의견이 정당행위의 인정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 사이의 충돌을 조정하기 위한 한계 설정의 기준으로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
한편 언론기관의 보도에 의한 통신비밀 공개행위의 위법성 조각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종래 판례가 정당행위의 성립요건으로 들고 있는 긴급성과 보충성의 요건은 그 적용이 완화되거나 달리 이해되어야 한다. 즉, 문제된 통신비밀의 내용이 공개 당시에 중대한 공적 관심의 대상으로서 시의성을 잃지 않고 있다면 그 긴급성을 부인할 수 없고, 통신비밀의 직접적이고 진실한 공개만이 중간자의 가공·편집에서 비롯되는 왜곡과 오해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한다면 보충성의 요건도 충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고 긴급성과 보충성의 요건을 다른 범죄행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엄격히 적용한다면, 통신비밀의 공개행위가 주로 과거에 이루어진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그 대상으로 하는 이상 긴급성과 보충성을 충족할 여지가 거의 없게 되어 사실상 정당행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란 다른 말로 구체적이고 임박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공개가 불가피한 경우로서, 다수의견은 오히려 긴급성과 보충성의 엄격한 적용을 요구하고 있어 부당하다.
그리고 다수의견에 따르면 이 사건 도청자료는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 공개는 전면적인 보도이든, 비실명 요약보도이든 어떠한 형태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일관된 기준에 따른 해석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도청자료의 방송금지가처분 재판을 담당한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서는 녹음테이프 원음의 직접 방송, 녹음테이프에 나타난 대화 내용의 인용 및 실명의 거론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을 할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도청자료의 전면적인 방송금지를 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이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위 법원의 가처분결정이 상충하는 통신의 비밀과 언론의 자유가 조화를 이루면서 최대한 충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상당한 방법을 제시하였다고 평가하여 그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바, 이러한 다수의견의 태도가 타당한지 의문이다.
(다) 한편 다수의견은 이 사건 보도에 의하여 공개된 대화의 내용이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사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하여 그 공익적 성격을 인정하고 있고, 나아가 공익적 관심 사안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언론기관에 부여된 사회적 책무임을 부인하고 있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다수의견이 언론기관의 통신비밀 공개가 허용되는 경우를 위와 같이 ‘공개·누설행위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기 위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경우’ 또는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로 극히 제한하는 이유는, 언론기관이 그 입수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면 이를 토대로 심층·기획 취재를 통해 이와 관련된 사실을 밝혀내어 보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언론기관이 수사권을 보유한 수사기관이 아닌 바에야 취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더욱이 이 사건과 같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주체가 국가기관이고 그 결과물도 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내용인 경우라면 당사자나 관련자가 그 취재에 협조할 리도 만무하다. 이러한 점에서 다수의견은 언론기관에 대하여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여 언론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3) 다음으로, 다수의견은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위법한 방법으로 취득하거나 그 취득에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소극적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위법한 방법’으로 취득한 경우라 함은 다수의견이 그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취득행위가 형사법상 범죄행위에 해당하거나 또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 일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위법한 방법으로 취득한 경우에는 그 보도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수긍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적극적·주도적으로’ 취득에 관여한 경우도 그 위법성 조각을 부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적극적·주도적으로’ 취득에 관여한 경우가 어떠한 의미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다수의견은 ‘우연히·수동적으로’ 통신비밀을 취득한 경우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언론기관이 어떠한 경로로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보유한 사람에게 먼저 접근하여 그 결과물을 넘겨줄 것을 요구함으로써 이를 취득한 경우는, 우연히 그 결과물을 취득한 경우와는 달리 평가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취득과정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위법한 방법이 개재되지 않았다면, ‘적극적·주도적으로’ 취득에 관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보도행위의 위법성 조각을 바로 부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더욱이 적극적·주도적으로 취득에 관여한 행위의 의미를 위와 같이 ‘우연히·수동적으로’ 취득한 경우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해석한다면, 당초 우연히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 중 일부를 입수하게 된 언론기관이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거나 그 입수한 자료의 내용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취재활동의 일환으로 나머지 자료를 입수하는 것도 적극적·주도적으로 그 결과물을 취득하는 경우에 해당하게 되어 다수의견에 따르면 그 보도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없게 되는데, 이러한 결론은 언론기관에 대하여 그 본연의 활동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편 다수의견은 언론기관이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고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한 것이라면 그 보도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주도적으로 취득에 관여한 경우’라는 소극적 요건도 이러한 경우를 상정하여 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을 자행하려는 자에게 대가를 지급하거나 지급을 약속하였다면 이는 취득과정의 위법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불법 감청·녹음 등을 교사 내지 방조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언론기관의 보도행위에 대해서는 위법성 조각을 거론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불법 감청·녹음이 행해진 상태에서, 언론기관이 사후에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결과물을 입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가 과연 일률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일반적인 취재과정에서도 정보원에게 취재 사례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다,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사람이 그 결과물을 언론기관에 제공할 경우 감수하여야 할 위험이나 그 결과물의 중대성 등 구체적인 사정의 고려 없이 대가를 지급하였다는 점만을 들어 그 취득과정 나아가 그 보도행위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것은 사안의 실체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다수의견이 적극적·주도적으로 통신비밀의 취득에 관여한 경우를 정당행위의 소극적 요건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
(4) 그 외 다수의견이 언론기관의 통신비밀 보도행위에 대한 정당행위의 인정 요건으로 들고 있는 방법의 상당성과 법익균형성은 정당행위의 핵심적 성립요건으로서 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이들 요건은 나머지 요건들과의 유기적 연관하에 그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위와 같이 나머지 요건들에 대하여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상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정당행위의 성립요건은 전체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요컨대 다수의견은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지점에서 통신의 비밀 보호에 편향됨으로써 두 기본권이 모두 최대한 실현될 수 있는 조화점이나 경계를 찾는 데 소홀히 하였다고 생각한다.
다.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 통신의 비밀 보호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기능에 관해서는 다수의견이 잘 설명하고 있는 바와 같다. 한편 언론의 자유는 개인이 언론활동을 통하여 자기의 인격을 형성하는 개인적 가치인 자기실현의 수단임과 동시에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평등한 배려와 존중을 기본원리로 공생·공존관계를 유지하고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회적 가치인 자기통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는 핵심적 기본권이다( 대법원 2004. 2. 26. 선고 99도5190 판결 등 참조).
언론기관의 통신비밀 보도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둘러싸고 이와 같이 우열관계를 가리기 어려운 기본권인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추상적인 이익형량에 의하여 양자택일식으로 어느 하나의 기본권만을 쉽게 선택하고 나머지를 희생시켜서는 안 되며, 충돌하는 기본권이 모두 최대한 실현될 수 있는 조화점을 찾도록 노력하되 개별 사안에서 언론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와 통신의 비밀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하고 그에 따라 최종적으로 그 보도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익형량을 함에 있어서는 통신비밀의 취득과정, 보도의 목적과 경위, 보도에 의하여 공개되는 통신비밀의 내용, 보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볼 때,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이를 보도하여 공개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 보도를 통하여 공개되는 통신비밀의 내용이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과 여론의 형성을 요구할 만한 중요성을 갖고 있고, 언론기관이 범죄행위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위법한 방법에 의하여 통신비밀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보도의 방법에서도 공적 관심사항의 범위에 한정함으로써 그 상당성을 잃지 않는 등 그 내용을 보도하여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로서 이를 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어떠한 경우에 통신비밀의 내용이 그 공개가 허용되어야 하는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그 내용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 통신 또는 대화 당사자의 사회적 지위·활동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여부, 그 공개로 인하여 얻게 되는 공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다.
라. 이와 같은 기준에서 피고인 1의 이 사건 보도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먼저, 이 사건 도청자료에 담겨 있던 대화 내용은 주로 공소외 2와 공소외 1 사이에서 논의된 대통령 선거정국의 기류 변화에 따른 여야 대통령후보 진영에 대한 국내 굴지 대기업의 정치자금 지원 문제와 정치인 및 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한 이른바 추석 떡값 등의 지원 문제로서, 이를 통하여 위 대기업이 대통령 선거정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과정에서 공권력 행사의 일선에 있는 검찰조직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내용들이다.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헌법상 대통령 선거는 국민이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 정치행위로서 헌법에서 규정한 선거원칙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하고, 모든 형사사건의 최종적·독점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하는 검찰조직은 국민의 명령에 복종하는 수명자로서 그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하여야 하며 그 직무의 염결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바,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대통령 선거와 검찰조직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행태는 민주적 헌정질서의 근간을 해치는 것으로서 매우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다수의견은 위 대화가 이 사건 보도 시점으로부터 약 8년 전에 이루어졌음을 이유로 시의성이 없어 공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나, 그 이후로 재계와 정치권 등의 유착관계를 근절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정치 환경이나 위 대화 속에서 정치자금 제공자로 거론된 대기업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도청자료의 공개를 통해 제기된 재계와 언론, 정치권 등의 유착 문제가 단지 과거의 일이라는 이유로 시의성이 없다고 평가 절하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위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도청자료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범죄행위도 자행하지 아니하였음은 명백하다. 구체적인 도청자료 취득과정을 보면, 공소외 4가 먼저 위 피고인에게 접근하여 이 사건 도청자료의 존재를 알리면서 그 중 녹취보고서를 건네주었던 것으로, 위 피고인이 이후 공소외 4에게 녹음테이프의 제공을 요구한 것은 위 녹취보고서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위 피고인이 녹음테이프를 건네받는 과정에서 공소외 4에게 취재 사례비조로 돈을 지급하고 장차 추가로 돈을 더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도청자료에 담겨진 내용의 중대성이나 이 사건 도청자료를 넘겨주는 데 따르는 위험 등을 고려하면, 이는 취재의 관행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사례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피고인이 이 사건 도청자료를 취득하기 위하여 취했던 일련의 조치들에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평가할 만한 요소가 개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보도 방법의 상당성에 관하여 보면, 위 피고인과 문화방송은 이 사건 도청자료 중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만을 보도하였고 그 외 공공성의 정도가 약한 내용이나 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보도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이들은 이 사건 도청자료를 확보한 뒤 성문분석과 그 출처에 대한 보강취재 등을 통하여 이 사건 도청자료의 진정성 여부 확인을 위한 나름의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보이고, 법률자문을 통하여 그 공개에 대한 관계 법령의 검토를 하는 등 보도에도 신중을 기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보도 과정에서 대화 당사자들이나 그 대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명이 공개되기는 하였으나, 그 공개된 대화 내용이 갖고 있는 중대한 공공성 및 이들의 사회적 지위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이 사건 보도행위가 그 방법에 있어서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보도는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불법 감청·녹음과 재계와 언론, 정치권 등의 유착관계 실태를 고발하는 것으로서 매우 중대한 공익적 목적을 갖고 있으며, 대화 당사자들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의 간부 내지 유력 일간지의 사장으로서 공적인 인물들이라 할 것이므로,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이 사건 도청자료의 공개로 인하여 입게 되는 어느 정도의 인격권의 침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특히 이 사건 보도 이전에 이미 다른 언론매체를 통하여 대화의 주요 내용이 공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처분신청 과정에서 대화 당사자들의 실명까지 공개된 이상 대화 당사자들의 그 비밀 보호에 대한 기대이익도 상당 부분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에다 이 사건 불법 녹음의 주체 및 불법 녹음의 경위, 위 피고인이 이 사건 도청자료를 취득하게 된 과정, 이 사건 보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보도의 목적·방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도에 의하여 얻어지는 이익과 통신의 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을 비교·형량할 때 전자의 이익이 후자의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것이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보도행위가 정당행위로서 허용된다고 한다면 장차 국가기관 등이 사인 간의 통신이나 대화를 불법 감청·녹음한 후 자신의 존재는 숨긴 채 언론기관을 통해 그 내용을 공개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없음을 우려하고 있다. 불법 감청·녹음 등의 행위는 그것이 어떠한 명분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허용될 수 없는 범죄행위이고, 그 결과물의 공개행위를 처벌함으로써 불법 감청·녹음 등의 유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불법 감청·녹음된 결과물이 이미 밖으로 유출되어 버린 상태에서 통신의 비밀 보호가 언론기관의 언론의 자유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언론기관의 보도에 의한 공개행위의 위법 여부를 불법 감청·녹음 등을 행한 자에 의한 공개행위의 위법성과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또한 다수의견의 위와 같은 우려는 앞서 우리가 제시한 요건을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상당 부분 제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오히려 이 사건 보도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언론기관에 대하여 그 부여된 사회적 책무를 방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우리는 이 사건 도청자료가 국가기관이 자행한 불법 녹음의 산물임에 주목한다.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불법 감청·녹음 등을 저지른 뒤 그 결과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아니한 탓에 함부로 유출되어 언론기관이 이를 위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입수하여 공개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사인이 불법 감청·녹음한 통신비밀을 공개한 경우와는 평가를 달리하여야 한다. 즉, 불법 감청·녹음 등을 자행한 국가가 그것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언론기관의 공개행위를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그 결과물의 공개로 침해되는 통신비밀의 주체는 국가기관이 아닌 불법 감청·녹음된 통신 또는 대화의 당사자이므로 이들의 통신의 비밀 보호에 대한 이익이 비교·형량의 대상이 되나, 구체적인 이익형량 과정에서 불법 감청·녹음 등의 주체도 그 고려 요소가 됨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경우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인의 이 사건 보도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보도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정당행위의 의미와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위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수의견은 이와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반대하는 취지를 밝힌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양승태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차한성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법 제20조,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제2호, 헌법 제18조, 제21조, 제37조 제2항 / [2] 형법 제20조, 제30조,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권두섭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6. 12. 20. 선고 2006노153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형법 제314조 제1항).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의 파업(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 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달리,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운영을 저해하고 손해를 발생하게 한 행위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도2771 판결,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도326 판결, 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4도689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2도3450 판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2도5577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한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 없이 성실히 교섭할 것을 서면으로 확약한다’는 확약서를 제출하자, 특별조정위원회는 ‘향후 노동조합이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당해 사업장을 중재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2005. 11. 25.자 조건부 중재회부 권고를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그 취지를 존중하여 2005. 11. 25.과 2005. 12. 16. 두 차례에 걸쳐 위와 같은 취지의 중재회부보류결정을 하였다가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 간의 단체교섭이 2006. 2. 28. 최종적으로 결렬되자 같은 날 21:00부로 직권중재회부결정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을 비롯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집행부는 2006. 2. 7.자 결의에 따라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여 이를 지속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이에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은 2006. 3. 1. 01:00경부터 같은 달 4일 14:00경까지 서울철도차량정비창 등 전국 641개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한 채 업무를 거부하여 한국철도공사의 케이티엑스(KTX) 열차 329회, 새마을호 열차 283회 운행이 중단되도록 함으로써, 한국철도공사로 하여금 영업수익 손실과 대체인력 보상금 등 총 135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특별조정위원회의 조건부 중재회부권고의 취지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중재회부보류결정을 한 것은,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 간의 노사 자치에 의한 교섭을 존중하되 양자 사이의 노동쟁의가 더 이상 단체교섭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필수공익사업장인 한국철도공사에서의 쟁의행위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직권중재를 통하여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고, 그에 따라 단체교섭의 최종적 결렬 직후 직권중재회부결정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위원장인 피고인은 전국 규모의 철도사업장에서 이 사건 파업을 그대로 강행하였다. 비록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06. 2. 7. 총파업 일정을 2006. 3. 1. 01:00경으로 미리 결의한 상태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중재회부보류결정이 내려진 경위 및 그 내용과 함께 위 총파업 결의 이후에도 한국철도공사와 전국철도노동조합 간에 단체교섭이 계속 진행되었고 실제로 단체교섭이 최종적으로 결렬된 직후 직권중재회부결정이 내려진 점까지 감안한다면, 한국철도공사로서는,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파업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이하 ‘구 노조법’이라 한다)상 직권중재회부 시 쟁의행위 금지규정 등을 위반하면서까지 이 사건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예측할 수 없었다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이 주도하여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파업의 결과 수백 회에 이르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어 총 135억 원 상당의 손해를 야기하는 등 한국철도공사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상황을 초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도한 이 사건 파업은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세력으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 소정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직권중재회부결정의 효력 유무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직권중재 제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구 노조법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는 필수공익사업에 있어서 노사 양측의 극단적인 이해 대립과 갈등으로 파업이 빈발하면 공중의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고 국민경제가 붕괴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노사 간 합의 대신 노동위원회의 중재를 통한 쟁의의 해결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공중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국민경제를 보전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법상 규정한 기본권제한의 방법이 적절하며, 기본권제한의 정도도 최소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간의 균형도 유지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일반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공익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도825 판결, 헌법재판소 2003. 5. 15. 선고 2001헌가31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중재회부보류결정 및 중재회부결정은 자율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행해진 것으로서 단지 쟁의행위 자체를 실질적으로 제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중재회부결정이 특별조정위원회의 조건부 중재회부권고결정 후 3개월이 지나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결정과 공익위원의 의견제시 제도를 사실상 형해화시킨 것으로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구 노조법상 직권중재 제도의 절차에 관한 여러 규정들 및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직권중재 제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정당행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주도한 이 사건 파업이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에 따라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 기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미 법령을 위반한 쟁의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입은 손해 또한 상당하므로, 이러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에 반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위 1.항의 판단에 대한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5.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
가. 기본 전제
파업 등 쟁의행위라 하면 폭행·협박·강요·점거농성 등의 폭력적인 수단이 수반되는 경우를 흔히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사건은 피고인을 비롯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한국철도공사의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안이다. 따라서 여기서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와 같이 폭력적인 수단이 동원되지 않은 채 단순히 근로자가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음으로써 근로제공을 하지 않는 경우(이른바 소극적 근로제공의 중단의 경우로서, 이하 ‘단순 파업’이라고만 줄여 쓴다)이고, 이 점에서 폭력적인 수단이 수반되는 파업의 경우와 혼동되어서는 아니 된다.
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작위범으로서의 구성요건해당성 및 부진정부작위범의 성립 여부
다수의견은,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위에서 전제하고 있는 바와 같이 단순 파업이라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상 부작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위적’인 것으로서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다만 단순 파업이 위와 같이 작위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모두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먼저 다수의견은 단순 파업이라고 하더라도 파업은 그 자체로 부작위가 아니라 작위적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나, 이러한 견해부터 찬성할 수 없다.
범죄행위를 이루는 기본 형태는, 형법상 다중불해산죄( 제116조), 퇴거불응죄( 제319조 제2항) 등과 같이 형벌법규에 정한 구성요건이 단순한 부작위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진정부작위범을 제외하고는, 작위에 의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부작위에 의하는 경우를 포함할 수 있는 것(이른바 부진정부작위범)으로 일반적으로 이해된다. 판례 역시, ‘어떠한 범죄가 적극적 작위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 있음은 물론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하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하여도 실현될 수 있는 경우에, 행위자가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타인의 법익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결국 그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원칙’이라고 하여(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참조),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작위와 부작위는 대체로 사실적인 측면에서 구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의 판례도 적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한 적극적인 행위가 있는 경우를 작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이와 달리 소극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경우를 부작위에 의한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다수의견은 사실적인 측면에서 구별이 가능한 작위와 부작위 개념을 외면한 채 근로자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에 불과한 단순 파업을 작위로 파악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근로자가 사업장에 결근하면서 근로제공을 하지 않는 것은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부작위임이 명백하다. 다수의견은 근로제공의 거부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들어 작위로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사람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나 여러 사람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나, 그리고 여러 사람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의 목적이나 동기가 무엇이거나 가릴 것 없이, 어느 경우이건 신체적 활동 등 적극적인 행위가 없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근로자들이 쟁의행위의 목적에서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한 것이라는 사정이 존재하다고 하여 개별적으로 부작위인 근로제공의 거부가 작위로 전환된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의미하고, 행위자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하는 위험이나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행위자의 신체적 활동 등 적극적인 작위의 방법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는 부작위의 방법으로도 가능할 수 있음은 위의 부진정부작위범의 법리를 통하여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집단적인 노무제공의 거부가 부작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한 경우 부작위가 작위와 같이 평가될 수 있기 위해서는 부작위 행위자가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여야 할 보증인적 지위에 있어야 한다(전형적인 사례로, 어머니가 어린 아이에게 젖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살해의 결과를 실현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보증인적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① 법익의 주체가 법익침해의 위협에 스스로 대처할 보호능력이 없고, ② 부작위 행위자가 그 법익침해의 위험으로부터 상대방의 법익을 보호해 주어야 할 법적 의무, 즉 작위의무가 있어야 하며, ③ 부작위 행위자가 이러한 보호자의 지위에서 법익침해를 일으키는 사태를 지배하고 있을 것을 요한다는 것이 교과서적인 설명이다.
따라서 단순 파업을 다수의견의 견해와 달리 부작위라고 보더라도, 부작위에 의하여 위력을 행사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실현할 수 있고, 근로자들이 그러한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여야 할 보증인적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면, 비록 다수의견과 논거를 달리하지만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문제는 근로자들에게 이러한 부진정부작위범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보증인적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가 여부이다.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개별적 근로관계의 당사자로서는 사회적·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근로자단체와의 집단적 근로관계에 있어서도 사용자는 근로자들의 쟁의행위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 등 상호 대등한 위치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자들의 단순 파업으로부터 기업활동의 자유라는 법익을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다거나 근로자들이 사용자에 대한 보호자의 지위에서 사태를 지배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우선 위에서 본 보증인적 지위를 인정하기 위한 위 ①, ③의 요건부터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증인적 지위를 인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위 ②의 요건인 작위의무이다. 판례도, ‘작위를 내용으로 하는 범죄를 부작위에 의하여 범하는 부진정부작위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법익침해의 결과 발생을 방지할 법적인 작위의무를 지고 있는 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결과 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용인하고 이를 방관한 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것이어서 그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만한 것이어야 하며, 여기서 작위의무는 법령, 법률행위, 선행행위로 인한 경우는 물론, 기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사회상규 혹은 조리상 작위의무가 기대되는 경우에도 인정된다’(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3도4128 판결 등 참조)고 한다.
그러므로 근로자와 사용자의 관계에서 과연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법익침해의 위험이나 결과 발생을 방지할 법적인 작위의무가 있고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개별적 근로관계의 측면에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에 기한 근로의무가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위반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사적 자치의 영역에 속하므로 그에 대한 제재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 등 민사적 책임을 부과하는 것에 의하여 해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가리켜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사용자에 대한 법익침해의 위험이나 결과 발생을 방지하여야 할 법적 의무로서 ‘부작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작위의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를 형사상 부진정부작위범의 작위의무라고 하는 것은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의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형벌로 노무의 제공을 강제하는 것이 된다. 이는 곧바로 자신의 의사에 따라 근로하지 아니할 자유나 권리를 본질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된다. 이것이 부당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가 근로계약상의 의무인 근로제공을 하지 아니하는 것을 가리켜 작위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음으로, 근로자단체와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사이의 집단적 근로관계의 측면에서 본다.
파업이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의 행사로서의 적법한 요건을 갖추어 이루어진 경우 이는 헌법적으로 정당성이 인정되는 행위이므로 이를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 2010. 4. 29. 선고 2009헌바16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점에서 다수의견이 종래 판례 중 ‘파업은 어느 경우에나 당연히 위력에 해당하고, 다만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이루어진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뿐’이라는 취지로 판시한 일부 판례를 폐기한 것은 옳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파업을 하면서 쟁의행위의 정당성 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채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한 것은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근로계약에 위반하여 근로제공의무를 불이행하는 것과 달리 근로자들에게 쟁의행위에 있어서 요구되는 작위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다수의견도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 행위로 파업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한 경우를 들고 있어 결국 파업이 그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일부의 경우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부진정부작위범으로서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함에 있어서 다수의견과 같은 결론에 이르려면 근로자 측에 위와 같은 상황에 이르는 불법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작위의무가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단체행동권의 행사 등과 관련하여 노동관계를 규율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의 쟁의행위 관련 조항 등 어느 법규정이나 그 밖에 어떠한 이유에서도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작위의무를 인정할 만한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노사관계는 다른 계약관계와는 달리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의 근로자와 사용자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개별적 근로관계’와 아울러, 노동조합을 전형으로 하는 근로자단체와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를 당사자( 노조법 제2조 제5호에서는 이를 ‘노동관계당사자’로 표현하고 있다)로 하는 ‘집단적 근로관계’를 상정하고 있다.
집단적 근로관계는 헌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보장되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근로3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형성되는 법률관계이다. 이러한 집단적 근로관계는 근로자가 자주적으로 결성한 단결체를 통하여 실질적으로 대등한 위치에서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자율적으로 노사관계를 형성하고 조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집단적 근로관계는 국가 등의 간섭 없이 근로자단체와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사이에 자치적 규율과 해결을 도모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이 역시 사적 자치의 또 다른 형태로서 ‘단체자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의 행사로서 이루어지는 근로자들의 파업 등 쟁의행위는 근로관계의 유지 및 향상을 위하여 사용자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근로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생산업무 등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 등 근로자들의 쟁의행위로 야기되는 사용자에 대한 법익 침해는 집단적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들의 단체행동권 행사의 위법 여부와 관계없이 그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예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계약관계에 있어서 계약의무 위반에 의하여 상대방 당사자에게 손해가 생기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시 말하면,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파업이라 하더라도 그 실질은 근로자단체와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사이의 집단적 근로관계에서 근로자단체에 요구되는 의무를 불이행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만약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하여 근로자단체에 대하여 위법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작위의무를 인정하여야 한다면, 이는 단체자치의 원칙에 의하여 상호 대등한 위치에 있는 집단적 근로관계의 ‘노동관계당사자’ 사이에서 단체행동권 행사와 관련하여 근로자단체는 상대방 당사자인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에 단체자치에 속하는 내용의 채무를 불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의무를 형벌로 강제하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이어서 기본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즉, 이 역시 노동관계에 있어서 엄연히 사적 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단체자치의 영역에서 그 자치적 규율 사항의 위반에 대한 형사법적 제재를 허용하는 것이므로 부당하다. 이는 마치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이고 그 다수의 일방당사자가 뜻을 같이 하여 상대방에게 계약상 부담하는 채무를 불이행하는 경우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노조법에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사항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각각의 위반행위를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별론으로 하되, 이를 이유로 근로자들에게 파업 등의 정당성 요건을 준수함으로써 사용자의 법익침해를 예방하여야 한다는 작위의무가 있다는 식의 보증인적 지위를 인정하고 이러한 작위의무를 위반한 것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인정하는 것은 근로자들로 하여금 형벌로 집단적 근로제공 자체를 강제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결국 근로자 측에 위법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작위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서로 대립되는 개별적·집단적 법률관계의 당사자 사이에서 상대방 당사자인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에 대하여 당사자 일방인 근로자 측의 채무의 이행을 담보하는 보증인적 지위를 인정하자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고, 근로자들의 단순한 근로제공 거부는 그것이 비록 집단적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업무방해죄의 실행행위로서 사용자의 업무수행에 대한 적극적인 방해 행위로 인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도 없다.
다.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위력”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다수의견의 견해와 같이 단순 파업도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작위로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는 입장에 서더라도 위력의 해당 여부에 관하여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판단 기준에는 찬성할 수 없다.
가장 먼저, 다시 죄형법정주의를 생각한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연혁적으로 우리 형법의 업무방해죄는 일본 구형법의 업무방해죄를 계수한 것이고, 일본 형법의 업무방해죄의 원형은 프랑스 구형법이라고 한다. 1864년 프랑스 구형법 제414조는 ‘임금인상이나 임금인하를 강요할 목적으로 또는 산업이나 노동의 자유로운 수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폭력·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노동의 조직적 정지의 결과를 발생케 하거나 그 정지를 유지·존속케 하거나 그 실행에 착수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두었다가, 1884년 개정된 프랑스 형법에서는 쟁의행위가 폭력의 행사를 수반하는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한편 일본 구형법 제270조는 ‘농공의 고용인이 임금을 증액시키기 위하여 또는 농공업의 경향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고용주 및 다른 고용인에 대하여 위계·위력으로써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었다가, 현행 형법에서는 제234조에서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개정되었다. 이처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애당초 프랑스나 일본에서 노동운동을 금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업무방해죄가 우리 형법에도 규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이 사건과 같이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하여 형법 제314조 제1항을 적용하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파업 등 쟁의행위를 법률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던 때와 달리 실질적인 노사대등 관계를 실현하기 위하여 헌법상 기본권으로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는 지금의 법체계 아래에서는 그 자체로 법리적 정합성이 없는 해석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의 하나인 “위력”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한 행위유형에 속한다. 물론 다수의견이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 판례는 “위력”의 개념을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이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으나, 그러한 풀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개념이 상대적으로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한 일반조항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력”의 개념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 개념의 외연을 함부로 확장하지 않도록 매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법(私法)상의 법률관계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상대방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정도의 법익침해의 위험이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위력의 해당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자칫 단순한 채무불이행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단순 파업의 경우도 그것이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나.항에서 자세히 본 바와 같이 개별적 근로관계의 측면이나 집단적 근로관계의 측면에서 모두 근본적으로 근로자 측의 채무불이행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를 위력의 개념에 포함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죄형법정주의의 관점에서 부당하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관하여 형법에 우리와 거의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는 일본에서는, 폭행이나 협박 등 폭력적 수단으로 사용자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만을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이고 이러한 폭력적 수단을 수반하지 아니하는 단순 파업은 업무방해죄에 의한 형사처벌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설 및 판례의 입장이라고 한다. 아울러 일본 이외에 현재의 유럽 각국이나 미국에서도, 위법한 쟁의행위는 주로 손해배상 등 민사상 책임이나 징계책임의 문제로 삼을 뿐이고 쟁의행위에 수반하는 폭행·협박·강요·재물손괴 등의 문제는 각각의 폭행·협박·강요·재물손괴죄 등의 처벌대상이 되며 이러한 폭력적 수단이 수반되지 않는 단순 파업을 업무방해죄 등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단순 파업을 위력으로 포함시키는 다수의견의 견해는 보편적 입장을 벗어나 있다.
더불어 단순 파업에 관한 다수의견의 견해와 같은 기조에 선다면, 어떠한 쟁의행위가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면서 그것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한 때에는 어느 경우라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처벌대상이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우리 판례는 월차유급휴가가 근로기준법상 휴가로서는 정당한 것이나 노조법상 쟁의행위로서는 정당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상 월차유급휴가의 사용은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맡겨진 것으로서 연차유급휴가와는 달리 사용자에게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 권한조차 없는 것이지만,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없이 오직 업무방해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다수의 근로자가 집단적으로 일시에 월차유급휴가를 신청하여 일제히 결근함으로써 회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한 경우에는 업무방해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하였고( 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도2852 판결 참조), 그 밖에도 시간외근로의 거부, 정시출퇴근 등 법규정을 준수하는 적법한 권리행사를 쟁의행위의 수단으로 삼는 이른바 준법투쟁에 대해서도 그것이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도326 판결,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970 판결, 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419 판결, 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3도214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일면 정당한 권리행사로서의 성격을 갖는 행위임에도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지나치게 형사처벌의 범위를 확대하여 근로자들로 하여금 형사처벌의 위협 아래 근로에 임하게 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7헌바2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점에서도 “위력”의 개념에 관한 다수의견의 해석논리를 일반화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일정한 예외적인 상황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단순 파업도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는 다수의견은, 다수의견이 설정하고 있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라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근로자들에게 사용자에 대한 ‘일할 의무’를 형벌로써 강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국제노동기구(ILO) 제105호 “강제노동의 폐지에 관한 조약” 제1조 d항은 동맹파업에 참가한 것에 대한 제재를 강제노동으로 보아 금지하고 있고,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위원회에서는 2000년 이래 매년 계속하여, 그리고 국제연합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에서는 2001년과 2009년에 걸쳐 거듭하여, 폭력이 수반되지 아니한 근로자의 단체행동과 관련된 다양한 행위를 형법 제314조에 기하여 처벌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비폭력적 쟁의행위’가 동 조항에 의해 처벌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권고하고 있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해 있는 점도 함께 지적해 둔다.
한편 또 하나 분명한 것은 위법한 단순 파업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법의 원인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의 공백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파업 등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결여한 경우 쟁의행위를 위법하게 하는 각각의 행위에 대하여는 노조법에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어 노조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다. 즉, 노조법 제37조 내지 제46조는 쟁의행위의 원칙·주체·절차·방법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벌칙조항인 제88조 내지 제91조에서 위 각 규정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노조법 제88조 참조)부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노조법 제91조 참조)까지의 형을 부과하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백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법상 규정된 쟁의행위에 관한 여러 규정 위반으로 인하여 쟁의행위 자체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러한 쟁의행위에 가담한 근로자가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처벌대상이 된다고 한다면, 구태여 노조법에 위와 같이 업무방해죄의 법정형과 같거나 보다 가벼운 형을 정하는 별도의 처벌규정을 둘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들이 단결하여 소극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였으나 폭행·협박·강요 등의 수단이 수반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노조법상 규정을 위반하여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당해 쟁의행위를 이유로 근로자를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고, 근로자에게 민사상 채무불이행 책임을 부담시킴과 함께 근로자를 노조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며, 그것으로 충분하다.
끝으로, 다수의견이 단순 파업이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파업이 사용자가 미처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가 이에 대처할 수 없었다는 사정’과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정’을 들고 있는 것이 과연 형벌법규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론으로서 제시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한 것인가도 커다란 의문이다.
다수의견이 단순 파업이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없는 경우라 하여 언제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위력의 개념을 어느 정도 제한하여 해석한 것은 종래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진일보한 입장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위력의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에 의하더라도 과연 어떠한 경우를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인지, 어느 범위까지를 심대한 혼란 또는 막대한 손해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인지 반드시 명백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수의견의 해석론에 따른다 할지라도 형법 제314조 제1항에 규정한 “위력” 개념의 일반조항적 성격이 충분히 해소된 것은 아니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 여부가 문제되는 구체적 사례에서 자의적인 법적용의 우려가 남을 수밖에 없다.
라. 이 사건에서 다수의견 법리의 적용상의 당부
위력의 개념에 관한 다수의견의 해석론에 찬성할 수 없음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지만, 더 나아가 다수의견이 위력의 해당 여부에 관하여 제시하는 판단 기준을 이 사건에 적용해 보더라도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즉,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05. 11. 10. 신청한 조정절차에서 특별조정위원회는 노사 간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인하여 조정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2005. 11. 25.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조정을 종료하면서, 전국철도노동조합으로부터 2005. 12. 16.까지 파업 없이 성실히 교섭에 응하겠다는 취지의 확약서가 제출되자 ‘중재회부를 보류하되 향후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당해 사업장을 중재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는 취지의 조건부 중재회부권고결정을 한 사실, 이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중재회부보류결정을 하였고, 2006. 1. 31.까지 자율교섭을 하겠다는 전국철도노동조합의 2차 약속이 있게 되자 다시 중재회부보류결정을 한 사실, 그런데 2006. 1. 31.까지 노사 간의 교섭에 별 진전이 없게 되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은 같은 날 더 이상 파업을 자제한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는 견해를 표명하였고, 2006. 2. 7.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총파업 시기를 2006. 3. 1. 01:00경으로 결의하여 한국철도공사에 미리 이를 예고한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2006. 2. 28. 최종적으로 노사 간의 교섭이 결렬되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비로소 파업 개시 5시간 전인 2006. 2. 28. 20:00경 중재회부결정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이 사건 파업 등 쟁의행위에 앞서 조정을 신청하는 등 자율교섭을 위하여 노력하였고, 공익사업의 경우 구 노조법 제54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조정신청일부터 30일 내에 중재회부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임에도,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보류결정이라는 일종의 변형결정으로 인하여 3개월이 훨씬 지난 시점인 2006. 2. 28. 20:00경 직권중재회부결정이 내려진 점, 특히 전국철도노동조합은 그 이전인 2006. 1. 31. 이미 중재회부보류결정의 근거가 된 파업 자제의 약속을 더 이상 유지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시하였고, 2006. 2. 7. 총파업 시기를 2006. 3. 1. 01:00경으로 결의하여 한국철도공사에 미리 이를 예고한 상황이었던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고된 총파업의 개시를 불과 5시간 정도 앞둔 시점에서 위 직권중재회부결정이 내려지자 위와 같이 당초 예정된 파업을 진행한 점을 비롯한 이 사건 파업의 전후 사정과 진행 경과 등을 종합할 때, 한국철도공사로서는 이 사건 파업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파업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과 같은 사안에서 다수의견이 말하는 이유로 전격성을 인정할 수 있다면,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 요건을 흠결한 때에는 전격성이 없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를 거의 상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다수의견이 위력의 개념을 제한해석한 의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파업의 수단 또한 폭력적 행동이나 달리 위법이라고 할 만한 언동 없이 근로자의 집단적인 소극적 근로제공 거부에 그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손해가 이 사건 파업의 전격성에 기한 손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주도한 이 사건 파업은 다수의견의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한국철도공사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세력으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에 규정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파업이 중재 시 쟁의행위의 금지에 관한 노조법 제63조에 위반하여 이루어지고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한국철도공사가 입은 손해가 크다는 점만을 중시하여, 단순한 집단적 근로제공의 거부행위인 이 사건 파업에 대해서까지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는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이유에서도 찬성할 수 없다.
마. 결론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단순히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반대의 전제에서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죄의 죄책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314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을 밝혀두는 바이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양승태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주심)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차한성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 [1] 형법 제1조 제1항, 제18조, 제20조, 제314조 제1항, 헌법 제12조 제1항, 제33조 제1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 / [2] 형법 제314조 제1항,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62조 제3호(현행 삭제), 제63조, 제71조 제2항 제1호, 제91조 제1호(현행 제91조 참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 사】
조용한
【변 호 인】
변호사 박준용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12. 9. 선고 2010고합493, 60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2년 6월에, 피고인 2를 징역 8월에, 피고인 3을 징역 10월에, 피고인 4를 판시 제7의 가. (1) 내지 (4)죄, 나.의 각 죄, 다.의 각 죄에 대하여 징역 1년에, 판시 제7의 가. (5)죄에 대하여 벌금 3,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4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2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약물치료강의 40시간의 수강을 명한다.
압수된 필로폰 흰색 결정체가 가득 들어있는 1회용 주사기 19개(증 제1호), 필로폰을 은닉한 검정색 수납 주머니(증 제2호)를 피고인 2로부터 몰수한다.
피고인들로부터 각자 1,142,857원, 피고인 1, 2, 3으로부터 각자 1,168,570원, 피고인 1, 3으로부터 각자 5,584,287원, 피고인 2, 3, 4로부터 각자 4,157,143원, 피고인 1로부터 1,314,286원을 각 추징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1) 사실오인
피고인 1은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 및 피고인 3과 공모하여, 중국으로부터 필로폰 70g을 밀수입한 사실이 없다.
(2) 양형부당
필로폰 밀수입 외 다른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부양하여야 할 가족이 있는 점 등 피고인 1에게 유리한 여러 정상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 및 추징 7,895,714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2, 3, 4(양형부당)
피고인 2, 3, 4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인 3의 경우 별건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은 점, 위 피고인들의 경제적 어려움, 가족 관계 등 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여러 정상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 피고인 2: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수강명령 40시간, 몰수, 추징 6,468,570원, 피고인 3: 징역 1년 6월, 추징 7,895,714원, 피고인 4: 징역 1년 및 벌금 3,000,000원, 추징 5,3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2는 특히 추징금이 많다고 주장한다).
다. 검사(양형부당)
피고인 1이 밀수입한 필로폰의 양이 적지 않고, 필로폰을 매도·투약까지 하여 사안이 매우 중한 점, 범행의 위험성이 큰 점, 누범기간 중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점, 필로폰 밀수범행에 대하여 부인하고 있어 개전의 정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심이 피고인 1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 판단
가. 추징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1, 3 등이 밀수한 필로폰 70g 중 수사기관이 피고인 2로부터 압수한 필로폰 14.73g을 제외한 나머지 필로폰 55.27g의 추징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 1, 3: 중국으로부터의 밀수입가(g당 142,857원,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를 적용하여 추징액 산정
(나) 피고인 2, 4: 필로폰 실제 매매가(g당 662,500원)를 적용하여 추징액 산정(다만 피고인 2가 무상 교부 또는 투약한 필로폰에 대하여는 밀수입가를 적용)
(다) 피고인들별로 산정된 추징액( 피고인 1, 3 : 각 7,895,714원, 피고인 2 : 6,468,570원, 피고인 4 : 5,300,000원) 중 서로 중첩되는 금액에 대하여는 각자 추징
(2) 이 법원의 판단
(가) 마약류를 타인에게 매도한 경우 매도의 대가로 받은 대금 등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에 규정된 범죄행위로 인한 수익금으로서 필요적으로 몰수하여야 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도7251 판결 등 참조).
한편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에서는 “이 법에 규정된 죄에 제공한 마약류 및 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한다. 다만, 이를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마약류를 취급한 피고인에게 범행으로 인한 수익금이 발생하였다면 그 수익금은 별도로 추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도3397 판결 등에서는 ‘동일한 의약품을 취급한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가 별죄를 구성하더라도 피고인을 기준으로 하여 그가 취급한 범위 내에서 의약품 가액 전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고, 그 행위마다 따로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피고인이 자신이 취득한 마약류를 무상 교부·투약하는 등의 행위에 그쳐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이 여전히 마약류 자체로 한정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범행으로 인한 수익금이 발생한 경우에 대해서까지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 1, 3이 공모하여, 중국에서 밀수입된 필로폰 70g 중 4.8g을 2,000,000원에 공소외 2에게 매도한 사실, ② 피고인 2, 3이 공모하여, 위 필로폰 70g 중 8g을 합계 5,300,000원에 피고인 4에게 매도한 사실, ③ 피고인 4가 피고인 2로부터 매수한 필로폰 8g 중 2.1g을 합계 2,300,000원에 공소외 3이나 공소외 4에게 각 매도한 사실 및 ④ 피고인 1, 3, 4가 위와 같은 거래를 통하여 아래 (다)항 기재와 같은 수익을 각 취득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인 1, 3, 4의 추징금을 산정하면서 필로폰 자체의 가액이나 범행자금과는 별도로 범죄로 인한 수익금을 산정하여 이 역시 추징의 대상에 포함시켰어야 한다. 이를 제외한 원심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에서 규정하는 필요적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에 의한 몰수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징벌적 성질의 처분이므로 그 범행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득하지 않았더라도 법원은 그 가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고, 추징의 범위에 관하여는 죄를 범한 자가 여러 사람일 때에는 각자에 대하여 그가 취급한 범위 내에서 마약류 가액 전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도725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추징 대상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마약류 관련 범행으로 인하여 별도의 수익금이 발생하여 마약류 자체와는 별도로 수익금이 추징의 대상이 된 경우, 그 수익금 발생 관련 범행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해서까지 수익금 전액의 추징을 명하거나 중첩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예를 들어 피고인 甲이 피고인 乙에게 필로폰 1g을 1,000,000원에 매도하였고, 피고인 乙이 피고인 丙에게 이를 2,000,000원에 매도하였다면, 피고인 甲으로부터는 피고인 乙, 丙과 각자 1,000,000원을 추징할 수 있을 뿐이고, 나머지 1,000,000원(피고인 乙, 丙 사이의 매매대금 2,000,000원 - 피고인 甲, 乙 사이의 매매대금 1,000,000원)은 피고인 乙, 丙으로부터 각자 추징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 2, 3이 공모하여 피고인 4에게 필로폰 8g을 합계 5,300,000원에 매도한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 1을 포함하여 피고인들 전원으로부터 각자 5,300,000원을 추징한다고 명한 것은, 위 필로폰 매매와 무관한 피고인 1로 하여금 필로폰 8g의 가액(밀수입가)을 초과한 범죄수익금에 대해서까지 부진정연대의 책임을 부담하게 한 위법이 있다.
(다) 추징액
위와 같은 원심의 오류를 시정하여 피고인들의 추징액을 산정하면 아래와 같다.
1) 피고인 1 : 9,210,000원(원심 인정액 : 7,895,714원)
① 압수되지 않은 필로폰 55.27g의 가액 : 7,895,714원(= 밀수입가 10,000,000원 × 55.27g ÷ 밀수한 필로폰 총 수량 70g) ( 피고인 3과 각자 추징. 피고인 2, 4는 관여된 범위에서만 각자 추징)
② 필로폰 4.8g의 매도로 인한 순수익 : 1,314,286원[= 4.8g의 매도가 2,000,000원 - 685,714원(= 밀수입가 10,000,000원 × 4.8g ÷ 밀수한 필로폰 총 수량 70g)] [ 피고인 1로부터 추징( 피고인 3은 이 부분 범죄사실이 기소되지 않아 추징하지 않음)]
2) 피고인 2 : 6,468,570원(원심 인정액 : 6,468,570원)
① 피고인 4에게 매도한 필로폰 8g : 5,300,000원
○ 필로폰 8g의 가액 : 1,142,857원(= 밀수입가 10,000,000원 × 8g ÷ 밀수한 필로폰 총 수량 70g) ( 피고인 1, 3, 4와 각자 추징)
○ 나머지 4,157,143원(필로폰 가액 초과액) [ 피고인 3, 4와 각자 추징( 피고인 1은 매매에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추징하지 않음)]
② 무상 교부한 필로폰 8.13g의 가액 : 1,161,428원(= 밀수입가 10,000,000원 × 8.13g ÷ 밀수한 필로폰 총 수량 70g) ( 피고인 1, 3과 각자 추징)
③ 투약한 필로폰 0.05g의 가액 : 7,142원(= 밀수입가 10,000,000원 × 0.05g ÷ 밀수한 필로폰 총 수량 70g) ( 피고인 1, 3과 각자 추징)
3) 피고인 3 : 12,052,857원(원심 인정액 : 7,895,714원)
① 압수되지 않은 필로폰 55.27g의 가액 : 7,895,714원(= 밀수입가 10,000,000원 × 55.27g ÷ 밀수한 필로폰 총 수량 70g) ( 피고인 1과 각자 추징. 피고인 2, 4는 관여된 범위에서만 각자 추징)
② 필로폰 8g의 매도로 인한 순수익 : 4,157,143원[= 8g의 매도가 5,300,000원 - 8g의 밀수입가 1,142,857원(= 밀수입가 10,000,000원 × 8g ÷ 밀수한 필로폰 총 수량 70g)] ( 피고인 2, 4와 각자 추징)
4) 피고인 4 : 6,208,750원(원심 인정액 : 5,300,000원)
① 필로폰 8g의 구입 자금 : 5,300,000원 (필로폰 8g의 가액 상당인 1,142,857원은 피고인 1, 2, 3과 각자 추징. 나머지 4,157,143원은 피고인 2, 3과 각자 추징)
② 필로폰 2.1g의 매도로 인한 순수익 : 908,750원[= 추징 대상 필로폰 8g 중 매도한 2.1g의 매도가 2,300,000원 - 2.1g의 매수가 1,391,250원(= 매매가 5,300,000원 × 2.1g ÷ 8g)] ( 피고인 4로부터 추징)
(라) 소결론
위에서 본 것처럼 원심판결에는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이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다만 원심판결 중 피고인 4에 대한 부분은, 피고인 4만 항소하여 추징액을 원심보다 피고인 4에게 더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인정한 5,300,000원으로 유지한다. 한편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주문을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하여 그 형의 경중을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3. 26. 선고 97도171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 3의 경우, 뒤에서 보는 것처럼 주형을 징역 1년 6월에서 10월로 감경하므로 추징액을 증가시키더라도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또 피고인 2, 4의 경우, 원심이 인정한 추징액을 그대로 유지한 채 중첩관계에 관한 원심의 오류를 시정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역시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1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당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는 제3항에서 판단한다.
나. 피고인 3의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관한 판단
각 판결문 사본, 결정문 사본( 인천지방법원 2010고합601호의 증거목록 순번 제39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3은, ① 2009. 12. 15.과 2010. 1. 21. 필로폰 합계 120g을 밀수입하고, ② 2009. 10.경부터 2010. 2.경까지 5회에 걸쳐 필로폰을 매도하고, ③ 2010. 4.경 2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인천지방법원 2010고합250호로 기소된 사실, 위 법원은 2010. 7. 15. 징역 2년 6월, 추징 15,800,000원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3이 서울고등법원 2010노2154호로 항소하였으나 2010. 11. 26.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된 사실 및 피고인 3은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0도16826호로 상고하였으나 2011. 2. 15. 상고기각 결정이 내려진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3에 대하여 이미 판결이 확정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와 이 사건 각 범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고 형의 감경 또는 면제까지 검토한 후에 형을 정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도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피고인 1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의 경우,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족하고(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도201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도1386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① 공범인 피고인 3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 ②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일부 진술이 피고인 3의 진술에 상당 부분 부합하는 점, ③ 이 사건 필로폰 밀수입 범행을 모의할 당시 피고인 1이 피고인 3 등과 여러 차례 어울려 다닌 점, ④ 피고인 1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공소외 2로부터 피고인 3의 입국과 관련하여 걱정 말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이를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전달하였다고 진술한 점, ⑤ 피고인 1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3이 필로폰을 구해 오면 팔아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이 이 사건 필로폰 밀수입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1은 비록 필로폰 밀수자금을 조달하는 등 밀수입 행위 자체에 직접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원심이 적절하게 언급하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① 피고인 1은 원심공동피고인 1, 공소외 1과 함께 피고인 3이 필로폰을 소지하고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할 당시 인천국제공항에 마중을 나간 점, ② 피고인 1은 피고인 3이 입국한 당일 피고인 3과 함께 모텔로 이동한 후 밀수한 필로폰을 1회용 주사기에 나누어 담는 등 필로폰 유통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였고, 그 후 필로폰 매도 등 유통에 있어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 1이 피고인 3 등과 공모하여 이 사건 필로폰 밀수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다( 피고인 1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과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① 원심판결 중 ‘범죄사실’란 제3쪽 여섯째 줄부터 여덟째 줄을 “ 피고인 1은 2004. 4. 27. 인천지방법원에서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04. 12. 3. 같은 법원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야간·공동공갈)죄 등으로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을 선고받아 그 후 위 판결이 확정되어 위 집행유예 판결이 취소되었으며, 2005. 4. 12. 수원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야간·공동상해)죄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009. 5. 1. 가석방되었다가 2009. 8. 15. 잔형기가 면제되어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로 고치고, ② 같은 쪽 열째 줄 다음에 “또 2010. 7. 15. 인천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로 징역 2년 6월, 추징 15,800,000원을 선고받아 2011. 2. 15.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추가하고, ③ ‘범죄사실’란 제5쪽 다섯째 줄에 있는 “2010. 6. 초순 위 (3)항 기재 일시로부터 며칠이 지난 21:00경”을 “2010. 6. 초순 위 (3)항 기재 일시로부터 며칠이 지난 21:00경(2010. 6. 11. 이전이다)”으로, 같은 쪽 여덟째 줄에 있는 “2010. 6. 중순 저녁시간경”을 “2010. 6. 중순 저녁시간경(2010. 6. 11. 이후이다)”으로, 제6쪽 열한째 줄과 열넷째 줄에 있는 “필로폰”을 “필로폰(양 불상)”으로 각 고치며, ④ ‘증거의 요지’란 ‘판시 전과’ 부분에 “1. 각 판결문 사본, 결정문 사본( 인천지방법원 2010고합601호의 증거목록 순번 제39의 1 내지 3)”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6호,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 형법 제30조[필로폰 수입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다만 형의 상한은 구 형법(2010. 4. 15. 법률 제102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2조 본문에서 정한 15년으로 한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1항 제3호,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판시 제3의 나.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30조를 추가, 각 필로폰 교부·매도·투약·수수의 점, 각 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2 :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1항 제3호,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판시 제2의 각 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30조를 추가, 각 필로폰 매도·소지·교부·투약의 점, 각 징역형 선택)
다. 피고인 3 :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6호,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 형법 제30조(필로폰 수입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다만 형의 상한은 구 형법 제42조 본문에서 정한 15년으로 한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1항 제3호,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 형법 제30조(각 필로폰 매도·소지의 점, 각 징역형 선택)
라. 피고인 4 :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1항 제3호,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각 필로폰 매수·교부·투약·매도의 점, 판시 제7의 가. (5)항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에 대하여는 벌금형을 선택하고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는 각 징역형 선택]
1. 누범 가중( 피고인 1, 3)
각 형법 제35조[다만 필로폰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에 대하여는 구 형법 제42조 단서의 제한 내에서]
1. 법률상감경( 피고인 3)
형법 제52조 제1항, 제55조 제1항 제3호(자수)
1. 경합범 처리( 피고인 3, 4)
가. 피고인 3 :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판시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 상호간], 같은 항 후문에 의하여 법률상감경
나. 피고인 4 :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판시 제7의 가. (5)항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를 제외한 나머지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 상호간]
1. 경합범 가중
가. 피고인 1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필로폰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에 정한 형에 구 형법 제42조 단서의 제한 내에서 경합범 가중]
나. 피고인 2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2의 가. (2)항의 필로폰 매도로 인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다. 피고인 3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필로폰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라. 피고인 4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3호, 제50조[판시 제7의 가. (5)항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를 제외한 나머지 각 죄 상호간,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7의 가. (2)항의 필로폰 매수로 인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피고인 1, 3)
각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등 참작)
1. 노역장유치( 피고인 4)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집행유예( 피고인 2)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등 참작)
1. 보호관찰 및 수강명령( 피고인 2)
형법 제62조의2 제1항, 제2항 본문
1. 몰수( 피고인 2)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본문
1. 추징
각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단서
【양형의 이유】
1. 피고인 1
피고인 1은 피고인 3 등과 공모하여, 필로폰을 국내로 밀수입한 후 투약하였을 뿐 아니라 밀수입한 필로폰 중 일부를 수회에 걸쳐 제3자에게 매도·교부하는 등 유통시킨 점, 밀수입한 필로폰의 양이 적지 않고 범행의 사회적 해악성도 큰 점, 누범 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아니하고 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다만 이 사건 범행 중 필로폰 밀수입 범행의 경우 피고인 3이 주도하였고 피고인 1은 소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점, 피고인 1이 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이익이 많지 않은 점, 피고인 1에게 동종 전과는 없는 점 등 피고인 1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어 이를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 1의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2. 피고인 2
피고인 2는 피고인 3 등이 밀수입한 필로폰 중 일부를 투약하였을 뿐 아니라 이를 수회에 걸쳐 제3자에게 매도·교부하는 등 유통시키기까지 하여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 2는 남편인 피고인 3의 지시에 따라 필로폰을 매도·교부하는 범행을 저지른 점, 2회의 벌금형 전과 이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피고인 2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어 이를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 2의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3. 피고인 3
피고인 3은 이 사건 필로폰 밀수입 범행을 주도한 점, 다른 마약 관련 범죄로 구속된 상태에서 처인 피고인 2로 하여금 밀수입한 필로폰을 제3자에게 매도·교부하도록 지시하여 필로폰을 유통시킨 점, 밀수입한 필로폰의 양이 적지 않고 범행의 사회적 해악성도 큰 점, 누범 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아니하고 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3이 스스로 수사기관에 자수하면서 밝혀지게 된 것이고 수사과정에서도 범행 관련자의 신원까지 밝히면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특히 피고인 3은 이 사건 범행과 별도의 필로폰 120g 밀수입, 매도 및 투약의 범죄사실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2011. 2. 15. 위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이 사건 범행과 위 각 죄에 대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피고인 3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어 이를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 3의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4. 피고인 4
피고인 4는 수회에 걸쳐 피고인 2로부터 필로폰을 매수한 후 그 일부를 투약하였을 뿐 아니라 제3자에게 매도·교부하는 등 유통시킨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4가 별도의 필로폰 수수·매수·투약 등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도중 또는 위 각 죄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이 선고되어 그 판결이 확정된 직후에 저지른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4의 죄책이 무겁다.
다만 피고인 4에게 실형 전과는 없는 점,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위 집행유예 판결을 실효시키는 것은 피고인 4의 죄책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책임을 묻게 되는 점 등 피고인 4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어 이를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 4의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최규홍(재판장) 여운국 손철우 | [1]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 [2]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 [3] 형법 제30조, 구 형법(2010. 4. 15. 법률 제102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58조 제1항 제6호, 제60조 제1항 제3호, 제67조, 형사소송법 제36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서명수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3. 선고 2010노294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피고인 1의 각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뇌물죄에 있어서 직무라 함은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하는 직무행위 및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도 포함한다(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도2251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0910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무원이 얻는 어떤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공무원의 직무의 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 간에 특수한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의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이 그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의 성부를 판단함에 있어서의 판단 기준이 된다( 대법원 2001. 9. 18. 선고 2000도5438 판결,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5도420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수원시 도시계획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시장을 보좌하여 도시경관과, 건설사업소 등이 속한 도시계획국 업무를 총괄한 사실, 피고인 1은 건설사업소를 통하여 수원시가 공소외 1 주식회사를 시공사로 하여 진행하던 수원시 장안구청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신축공사’라 한다)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공소외 2 주식회사가 공소외 1 주식회사를 시공사로 하여 위 장안구청 신축공사 현장에 연접한 곳에서 진행하던 홈플러스 북수원점 증축공사(이하 ‘이 사건 증축공사’라 한다)에 대하여도 건축법 등 관계 법령에 기하여 허가, 착공신고 수리, 공정 관리·감독, 안전관리, 시공상태 점검 등 일반적인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한 사실, 피고인 1은 피고인 2로부터 이 사건 증축공사에 대한 하도급공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 사건 증축공사에 관한 ○○시장의 허가가 있기 바로 직전에 이 사건 신축공사의 현장소장이던 공소외 3을 통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동일한 내용의 부탁을 하여, 결국 피고인 2가 운영하던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 사건 증축공사 중 건축공사 부분을 하도급받도록 한 사실, 그 후 피고인 1은 피고인 2로부터 위와 같이 하도급받도록 해준 대가 명목 등으로 100만 원권 수표 54장 합계 5,4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서 뇌물수수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뇌물수수죄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 요지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 등과 다른 사실 등을 전제로 하여 원심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므로,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법 제129조 제1항 / [2] 형법 제129조 제1항 / [3] 형법 제1조 제2항, 제129조 제1항, 제133조 제1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호(현행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 참조),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8. 12. 26. 법률 제9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2호(현행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조성래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9. 7. 2. 선고 2008노570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항소인이 항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조사사유가 있는 때에는 항소법원은 항소기각의 결정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직권으로 심리하여 법정의 항소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하는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 여기서 직권조사사유라 함은 법령적용이나 법령해석의 착오 여부 등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할 사유를 말하는 것이다( 대법원 2003. 5. 16.자 2002모338 결정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적법하게 송달받고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는데다가 아무런 직권조사사유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다. 뇌물수수죄의 범위 및 그 구성요건의 해석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이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에 정해진 직권조사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뇌물죄에서의 직무관련성 및 뇌물수수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2. 피고인 2
가. 구 주택법(2009. 2. 3. 법률 제9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9조 제1항은 “누구든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 법에 의하여 건설·공급되는 증서나 지위 또는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주택법 제96조 제1호는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바, 위 제39조 제1항에서 말하는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거나 받게 하는 행위’라 함은 같은 법에 의하여 공급되는 주택을 공급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나 그러한 사람에게 그 자격이 있는 것으로 가장하는 등 정당성이 결여된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거짓, 부정으로 인정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적극적 행위뿐만 아니라 부작위에 의한 소극적 행위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4. 1. 14. 선고 93도2579 판결,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도265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의 일반분양 당첨자 중 부적격자가 적발되어 해약된 아파트로서 예비당첨자에게 공급되어야 할 아파트 8세대를 예비당첨자에게 공급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자신의 지인들로 하여금 분양받도록 한 것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게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판시 주택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으며, 이러한 행위가 반드시 투기의 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닐 뿐 아니라 위 조항 중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므로(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도3051 판결 등 참조), 동종 업계에서 이 사건과 같은 부적격물량을 예비당첨자에게 공급하지 아니하고 임의분양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하였다거나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옳고, 거기에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나.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직무에 관한 청탁이나 부정한 행위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므로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을 인정하는 데에 있어 특별히 의무위반행위나 청탁의 유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직무에 관하여 수수된 것이면 충분하고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거나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는 없다. 따라서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것이 그 사람이 종전에 공무원으로부터 접대 받거나 수수한 것을 갚는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도3579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도672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의 채택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의 사업계획승인 등의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던 공무원인 피고인 1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공급받는 지위를 제공한 것은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공여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고, 거기에 뇌물공여죄에서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으며, 상고이유 주장 중 원심 인정의 사실관계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을 탓하는 부분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피고인 3 주식회사
원심은, 피고인 2의 이 사건 주택법위반의 행위에 대하여 그 사업주인 피고인 3 주식회사에게 구 주택법 제100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된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 3 주식회사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적법하게 송달받고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는데다가 아무런 직권조사사유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3 주식회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우선 주택법위반죄 구성요건의 해석에 관한 피고인 3 주식회사의 주장이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에 정해진 직권조사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구 주택법 제100조의 양벌규정은 2009. 2. 3. 법률 제9405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인 법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양벌규정에 의하여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단서 규정이 추가되었는바, 이는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이 구법보다 경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 풍성주택에게는 위와 같이 개정된 주택법의 양벌규정이 적용되었어야 할 것이므로 , 원심이 구 주택법 제100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한 제1심판결의 위법을 직권으로 시정하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다(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2069 판결 참조).
그러나 한편,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볼 때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 한 때에는 여전히 위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는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야기된 피해의 결과 및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이나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로 행한 조치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것인바(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 및 이 사건 공판과정과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3 주식회사에게는 피고인 2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게 한 행위’를 함에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 위와 같이 개정된 주택법의 양벌규정에 의하더라도 유죄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의 위에서 본 잘못이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바는 없다.
결국, 원심이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주택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구 주택법(2009. 2. 3. 법률 제9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제1항, 제96조 제1호 / [2] 주택법 제100조 / [3] 구 주택법(2009. 2. 3. 법률 제9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제1항, 제96조 제1호, 제100조, 형법 제1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0. 12. 10. 선고 2010노131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형사소송법 (이하 ‘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은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규칙 제17조 제3항은 법 제3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국선변호인 선정청구가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7조의2는 “ 법 제33조 제2항에 의하여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하는 경우 피고인은 소명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 제1회 공판기일이 개시되기 전인 2010. 9. 10. 원심법원에 대하여 자신이 지체(척추)4급 장애인으로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한다는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서면으로 법 제33조 제2항에 정한 빈곤을 사유로 한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한 사실, 그런데 원심은 2010. 9. 13. 피고인의 위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 2010. 9. 17. 위 결정 정본이 피고인에게 송달된 사실, 그 후 원심은 피고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끝에 원심판결을 선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피고인이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하면서 제출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등의 소명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빈곤으로 인하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할 만한 여지가 충분하고 기록상 이와 달리 판단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하여 그 선정된 변호인으로 하여금 공판심리에 참여하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원심이 그렇게 하지 아니한 채 이후의 공판심리를 진행한 이상, 원심판결에는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위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피고인으로 하여금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1도1294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 형사소송규칙 제17조 제3항, 제17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0. 11. 11. 선고 2010노35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60조의3(예비후보자 등의 선거운동) 제1항 제7호에 “문자(문자 외의 음성·화상·동영상 등은 제외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를 전송하는 행위. 이 경우 문자메시지를 컴퓨터 및 컴퓨터 이용기술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同報通信)의 방법으로 전송할 수 있는 횟수는 5회를 넘을 수 없다.”라는 규정을 신설하였고, 같은 법 제82조의4(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제1항 제3호에 “문자(문자 외의 음성·화상·동영상 등은 제외한다)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를 전송하는 방법. 이 경우 컴퓨터 및 컴퓨터 이용기술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으로 전송할 수 있는 사람은 후보자에 한정하며, 그 횟수는 예비후보자로서 행한 횟수를 포함하여 5회를 넘을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컴퓨터 및 컴퓨터 이용기술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同報通信)의 방법으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를 전송하는 행위는 예비후보자와 후보자에 한정된다. 그런데 컴퓨터 및 컴퓨터 이용기술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同報通信)의 방법으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를 전송하는 통상적인 과정을 보면, 문자메시지 발송사이트 가입, 문자메시지 발송사이트 접속, 문자메시지 내용 및 수신자 번호 입력, 전송실행 등 일련의 사실행위로 구성되는바, 이러한 일련의 사실행위를 예비후보자 자신이 직접 실행하여야만 하는지에 관해서 보면, 종전 공직선거법이 변화된 정치·선거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국민의 일상적인 행위와 선거운동의 자유를 포함한 정치적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여 예비후보자·후보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다 확대하는 취지에서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에서 제60조의3(예비후보자 등의 선거운동) 제1항 제7호를 신설한 점, 같은 항에서 예비후보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으로 선거사무소에 간판·현판 또는 현수막을 설치·게시하는 행위( 제1호), 예비후보자홍보물을 우편발송하는 행위( 제4호)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사실행위를 예비후보자 자신이 직접 실행하여야만 한다고 해석하기 어려운 점, 예비후보자가 명함을 직접 주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 같은 항 제2호), 전화를 이용하여 송·수화자 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 같은 항 제6호)와는 달리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를 전송하는 일련의 사실행위 자체가 선거운동으로서 기능하는 것은 아닌 점, 반면 컴퓨터 및 컴퓨터 이용기술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同報通信)의 방법으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를 전송하는 행위는 일방적·편면적 행위로서 이를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으면 문자메시지의 대량 또는 무차별 전송으로 이어져 선거운동의 과열과 혼탁을 초래할 위험성이 높다는 점 등을 모두 모아 보면, 예비후보자가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일련의 사실행위를 자신의 지배하에 두어 자신이 직접 실행하는 것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사실행위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체하게 하더라도 예비후보자 자신의 선거운동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0. 6. 2.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구청장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공소외인의 선거사무장인 사실, 피고인은 2010. 3. 27. 광주 (이하 생략)에 있는 공소외인의 선거사무실에서 공소외인의 지시를 받아 공소외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컴퓨터를 조작하여 공소외인의 아이디로 문자발송서비스 사이트( 사이트 주소 생략)에 접속한 다음, 선거구민 38,406명에게 공소외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 피고인의 위 문자메시지 발송행위는 공직선거법이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에게 허용하는 문자메시지 발송횟수 5회 중에 4회째에 해당하는 사실, 한편 위 문자발송서비스 사이트는 공소외인의 명의로 가입되어 있고, 문자메시지 발송비용은 공소외인의 선거비용 지출통장에서 지급되었으며, 발신번호 표시는 공소외인의 선거사무소 번호로 하였고, 수신거부 시 발신자의 비용부담이 없도록 080번호를 부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행위는 예비후보자인 공소외인의 지배하에서 공소외인 자신이 직접 실행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60조의3 제1항 제7호에 의하여 위 공소외인에게 허용된 공소외인의 선거운동행위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공직선거법 제60조의3 제1항 제1호, 제2호, 제4호, 제6호, 제7호, 제82조의4 제1항 제3호 / [2] 공직선거법 제60조의3 제1항 제7호, 제82조의4 제1항 제3호, 제93조 제1항, 제255조 제2항 제5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8. 9. 19. 선고 2008노24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구 대외무역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구 관세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241조 제1항에서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고자 하는 때에는 당해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세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한 다음, 제276조 제1항 제4호에서 위와 같은 사항을 신고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신고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관세의 부과·징수 및 수출입 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하기 위하여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허위신고를 하는 경우를 처벌하려는 것이므로, 당해 신고에 의하여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할 의사 없이 허위신고를 하는 경우까지 위 법조항에 의하여 처벌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 2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 1은 중국산 의류제품을 국내의 보세구역에 반입하였다가 제3국으로 반출하면서, 위 의류제품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처럼 허위로 수출신고를 한 사실, 그런데 위와 같은 허위의 수출신고는, 유럽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의류제품에 대하여 적용되는 수출쿼터제 등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원산지가 우리나라로 기재된 허위의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한 방편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수출신고에 따른 수출신고필증을 근거로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허위의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은 후에는 그 수출신고를 모두 취하하였고, 위 의류제품은 모두 별도의 반송신고에 의하여 반송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수출신고는 그에 의하여 의류제품을 수출할 의사 없이 한 것이므로, 그 신고내용에 허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구 관세법 제241조 제1항 위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관세법의 관련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구 관세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구 대외무역법 위반 부분은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1조 제1항, 제276조 제1항 제4호 / [2]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1조 제1항, 제276조 제1항 제4호, 구 관세법(2008. 12. 26. 법률 제92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0조(현행 제279조 제1항 참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이종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0. 14. 선고 2010노2326, 2010전노13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 부분
가. 소급입법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정한 공개명령 제도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읍·면·동까지로 한다), 신체정보(키와 몸무게), 사진 및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요지(이하 ‘공개정보’라 한다)를 일정기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개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여 성인인증 및 본인 확인을 거친 사람은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해 공개명령 대상자의 공개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보안처분이다. 이러한 공개명령 제도의 목적과 성격, 그 운영에 관한 위 법률의 규정 내용 및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공개명령 제도는 범죄행위를 한 자에 대한 응보 등을 목적으로 그 책임을 추궁하는 사후적 처분인 형벌과 구별되어 그 본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형벌에 관한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공개명령 제도가 시행된 2010. 1. 1. 이전에 범한 범죄에도 공개명령 제도를 적용하도록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2010. 7. 23. 법률 제10391호로 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그 밖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는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거나 징역 3년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에 불과하므로,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부착명령사건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한 원심의 조치에 재범의 위험성이나 부착기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09. 6. 9.)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0. 9. 2. 선고 2010노80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디자인의 유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각 부분으로 분리하여 대비할 것이 아니라 전체와 전체를 대비·관찰하여 보는 사람의 마음에 환기될 미감과 인상이 유사한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 경우 보는 사람의 주의를 가장 끌기 쉬운 부분을 요부로서 파악하고 이것을 관찰하여 일반 수요자의 심미감에 차이가 생기게 하는지 여부의 관점에서 디자인의 유사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며, 옛날부터 흔히 사용되어 왔고 단순하며 여러 디자인이 다양하게 고안되었던 것이나 구조적으로 그 디자인을 크게 변화시킬 수 없는 것 등에서는 디자인의 유사범위를 비교적 좁게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후2418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이 제작·판매한 리벳볼트의 디자인은 피해자의 이 사건 등록디자인(등록번호 제399698호)과 볼트 머리부와 나사산의 형상, 리테이너 확장부 하단 및 볼트 머리의 십자홈 형상 등 사람의 주의를 끌기 쉬운 특징적인 부분들이 서로 달라 전체적인 심미감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의 디자인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디자인보호법 제39조, 제41조, 제82조 / [2] 디자인보호법 제39조, 제41조, 제82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완섭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1. 19. 선고 2010노2779, 2010전노1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사건에 대한 판단
상고이유를 본다.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되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2. 2. 21. 선고 2001도281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009. 6. 9. 법률 제9765호로 전부 개정된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이하 ‘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도입된 신상정보의 공개명령 제도는 그 부칙 제1조,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시행일인 2010. 1. 1. 이후 최초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범하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부터 적용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2010. 7. 23. 법률 제10391호로 위 법률 부칙 제3조가 개정되면서 위 제3조 제1항에 대한 예외로서 같은 조 제2항에서 “ 제1항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장관은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 제22조부터 제2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열람대상자로 결정한 자(예비등록대상자로 통보한 자를 포함한다) 및 법률 제8634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 제37조에 따라 열람명령을 받은 자에 대하여도 검사가 유죄의 확정판결을 한 법원(대법원인 경우에는 제2심판결을 한 법원을 말한다)에 청구하여 그 법원의 공개명령을 받아 제39조에 따라 공개명령을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제4항에서 “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 당시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 또는 법률 제8634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을 위반하고 확정판결을 받지 아니한 자에 대한 공개명령에 관하여는 제38조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부칙 제3조 제4항의 문언, 그리고 위 부칙 조항이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상정보의 열람대상이었던 성범죄자에 대하여 신상정보 공개명령 제도를 소급적용하도록 한 것은, 위 열람 제도만으로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려우므로 위 열람대상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미연에 예방하고자 함에 그 입법 취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부칙 제3조 제4항은 위 법 시행 당시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 또는 법률 제8634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에 규정된 범죄(위반행위)를 범하여 열람결정 또는 열람명령의 대상이 되는 자 중에서 그때까지 아직 확정판결을 받지 아니한 자’ 일반에 대하여 법 제38조에 따라 공개명령을 할 수 있게 규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자체의 위반죄가 아닌 위 법률이 규율하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나 형법상의 강간죄 등으로 공소제기되어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에도 위 부칙 제3조 제4항이 적용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범행은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2005. 12. 29. 법률 제780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0조에 규정된 범죄에 해당하므로,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공소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부칙 제3조 제4항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명령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신상정보 공개명령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 부칙 제3조 제4항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대법원이 재판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 제1항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직접 판결한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제1심의 선고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것이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제1심의 선고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것이다.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에 대한 여러 가지 양형조건들을 살펴보면 제1심의 선고형은 적절하다고 인정되고 그것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이유의 주장은 각 이유 없다.
2.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한 판단
검사가 피고사건에 관하여 상고를 제기한 이상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8항의 규정에 의하여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하여도 상고를 제기한 것으로 의제되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각 기각하며,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8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09. 6. 9.) 제1조, 제3조 제2항, 제4항(2010. 7. 23. 법률 제10391호로 개정된 것),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09. 6. 9.) 제3조 제1항(2010. 7. 23. 법률 제103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 [2]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0. 27. 법률 제80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2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참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1항, 제3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1항, 제3항 참조), 형법 제297조, 제298조,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제2항(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3항 참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8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09. 6. 9.) 제3조 제4항(2010. 7. 23. 법률 제10391호로 개정된 것)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11. 17. 선고 2010노77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후보자 등은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을 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비디오기기를 사용할 수 없고, 연설·대담장소 또는 대담·토론회장에서 연설·대담·토론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없으며 확성장치 등의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야간에는 그 사용이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 판시의 일시, 장소에서 선거 홍보차량에 설치된 비디오재생기와 확성장치를 이용하여 선거운동 동영상 등의 영상과 음성을 출력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확성장치 사용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6호, 제100조)와 비디오기기 사용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4호, 제91조 제1항)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판단하였다. 죄수관계에 관한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실체적 경합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공직선거법 제91조 제1항, 제100조, 제255조 제2항 제4호, 제6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병규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9. 30. 선고 2010노172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가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어떤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나 (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1도3797 판결 등 참조), 과세대상의 미신고나 과소신고와 아울러 장부상의 허위기장 행위, 수표 등 지급수단의 교환반복 행위,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등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진 경우에는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667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6도504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가가치세를 포탈할 의도로 세금계산서를 교부하지 않은 다음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하면서 고의로 그 매출액을 신고에서 누락하거나( 대법원 2000. 2. 8. 선고 99도5191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6도6687 판결 등 참조), 다른 사람들의 명의를 빌려 위장 사업체를 설립하여 매출을 분산하는 것도(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6도193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210 판결 등 참조)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으로 볼 수 있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명의를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고 차명계좌를 통해 매출금을 입금받고 세무사에게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한 매출액과 지출한 급여 일부를 누락한 자료를 건네 그로 하여금 실제 매출과 다른 내용의 장부를 작성하고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게 한 것은 피고인의 적극적인 은닉의도가 드러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할 것이고, 이를 단순한 매출누락 또는 과소신고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으며, 조세포탈에 관한 피고인의 범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에 “조세의 원천징수의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세를 징수하지 아니하거나 징수한 세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징수하지 아니하였거나 납부하지 아니한 세액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소득세법(2009. 12. 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소득세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1년분의 소득금액에 대하여 과세하고( 제5조 제1항),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 방법은 원천징수의무자가 갑종에 속하는 매월분의 근로소득을 지급하는 때에는 근로소득간이세액표에 의하여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제134조 제1항), 원천징수의무자는 해당 연도의 다음 연도 2월분 근로소득을 지급하는 때에는 근로소득세액의 연말정산 등의 규정에 의하여 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제134조 제2항). 그리고 근로소득세액의 연말정산은 주된 근무지의 원천징수의무자가 당해 연도의 다음 연도 2월분의 근로소득 또는 퇴직자의 퇴직하는 달의 근로소득을 지급하는 때에는 이를 받는 자의 당해 연도의 근로소득금액 또는 퇴직하는 달까지의 당해 연도의 근로소득금액에서 그 근로소득자가 소득공제신고 규정에 의하여 신고한 내용에 따라 종합소득공제를 한 후 이를 종합소득과세표준으로 하여 종합소득산출세액을 계산하고 세액공제를 한 후 당해 연도에 이미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소득세를 공제하고 그 차액을 원천징수한다( 제137조 제1항). 당해 연도에 이미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소득세가 당해 종합소득산출세액에서 세액공제를 한 금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액은 당해 근로소득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환급하여야 한다( 제137조 제2항). 위와 같은 규정으로 볼 때,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한 구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은 근로소득 지급이 아니라 근로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므로 근로소득자 전부에 대하여 하나의 포괄일죄가 성립하되, 매월분의 근로소득을 지급하는 때에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한 죄와 연말정산에 따른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한 죄가 각 성립하여 이들은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판시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한 구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에 대하여 각 사업연도별로 하나의 범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범죄사실을 특정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판단에는 위 구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매월분의 근로소득을 지급하는 때에 각 구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가 성립하므로 공소시효도 각 범죄사실별로 기산되어야 함을 적시하여 둔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판시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한 구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이 부분은 피고인의 나머지 범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현행 제3조 참조) / [2] 형법 제1조 제2항,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현행 제3조 제1항, 제6항 참조),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항 / [3] 형법 제37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현행 제13조 참조) / [4] 형법 제37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현행 제13조 참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서호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2. 선고 2010노153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서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횡령죄에 있어서 재물의 보관이라 함은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그것이 반드시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다(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도3840 판결 등 참조). 또한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주나 대표이사 또는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회사 소유 재산을 제3자의 자금 조달을 위하여 담보로 제공하는 등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그 처분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공소외 1 주식회사 소유의 이 사건 예금 330억 원이 인출되기 직전에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에서 피고인 측 이사 3명이 선출됨으로써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의 지위를 취득하게 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이 사건 예금 인출 당시 이 사건 예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30%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공소외 3과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실질적인 대주주 공소외 4 등을 기망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30%를 양수하는 대가 명목으로 이 사건 예금 330억 원을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주주 공소외 5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다음 이를 곧바로 피고인의 공소외 1 주식회사 인수를 위한 대출금 변제에 사용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예금 330억 원을 횡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횡령죄에 있어서 보관자의 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6 등 임원들과 공모하여 2009. 8. 14.경 사채업자 공소외 7을 통해 조달한 145억 원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국민은행 계좌로 입금하여 마치 이행보증금 145억 원이 회수된 것처럼 그 통장 사본을 나래회계법인 공인회계사에게 제출한 후 즉시 위 자금을 인출하여 공소외 7에게 반환함으로써, 감사인이 소속된 공인회계사에 대하여 거짓 자료를 제시하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감사인의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이하 ‘외부감사법’이라 한다) 제20조 제4항 제1호는 상법 제635조 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외부감사 대상인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하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감사인의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외부감사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는, 외부감사 대상인 회사는 그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정기주주총회 6주일 전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감사인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에 회사에 제출하여야 하며, 회사는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부터 5년간 그 본점에서 재무제표와 그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함께 비치·공시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위 각 규정 내용과 위 처벌규정의 문언에 비추어, 외부감사법 제20조 제4항 제1호는 외부감사법의 규율대상이 되는 결산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0조에 따라 주권상장법인, 코스닥상장법인 등이 작성·제출하는 반기·분기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에 대한 확인 및 의견표시를 담당하는 감사인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외부감사법 제20조 제4항 제1호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406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9. 8. 14.경 공소외 1 주식회사의 2009년 회계연도 반기 재무제표에 대한 확인 및 의견표시 업무를 담당하는 나래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외부감사법 제20조 제4항 제1호에서 정하는 감사인의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더 나아가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2009년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감사인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부감사를 방해하였다는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외부감사법상 외부감사 방해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외부감사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이나,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다음 이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피고인에게 1개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3]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 [4]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4항 제1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0조 / [5] 형법 제30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4항 제1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0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조용한
【변 호 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박승진
【원심판결】
수원지법 성남지원 2010. 12. 23. 선고 2010고합246, 2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판시 제1죄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에, 판시 제2 각 죄에 대하여 벌금 9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직권 판단
가.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피고인이 2009. 8. 7.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무고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2009. 8. 15. 그 판결(이하 ‘제1판결’이라고 한다)이 확정된 사실 및 2009. 8. 14. 같은 법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09. 11. 17. 그 판결(이하 ‘제2판결’이라고 한다)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후, ① 제1판결의 무고죄와 제1판결 확정 전 범행인 판시 제1죄 상호간, ② 제2판결의 근로기준법 위반죄와 제2판결 확정 전 범행인 판시 제2의 가., 나. 각 죄 상호간, 각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여 판시 제1죄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을, 판시 제2의 가., 나. 각 죄에 대하여 징역 6월을, 판시 제2의 다죄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을 각 선고하였다.
나.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요건과 심리 범위
(1) ① 형법 제37조 전단에서는 하나의 재판에서 동시에 형을 정할 수 있는 수개의 죄를 경합범(이른바 ‘동시적 경합범’)으로 규정하면서, 이와 별도로 이미 판결이 확정되어 실제로는 동시에 형을 정할 수는 없지만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죄 역시 후단에서 경합범(이른바 ‘사후적 경합범’)으로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8조에서,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서 형을 정하는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을 규정한 취지는 원래 하나의 재판절차를 통하여 1개의 형을 선고받을 수 있었음에도 그 중 일부 범죄가 기소되지 않는 등의 사정으로 사후에 별개의 재판을 받음으로써 피고인이 불이익한 취급을 받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는 점, ③ 종래 우리 형법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요건으로 ‘판결이 확정된 죄’라고만 규정할 뿐 그 범위를 제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판례는 ‘판결이 확정된 죄’에는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죄’, 나아가 ‘약식명령이 확정된 죄’도 포함된다고 해석하였으나, 피고인이 수개의 형을 선고받는 불이익의 최소화 등을 위해서 2004. 1. 20. 법률 제7077호로 형법을 개정하면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로 그 범위를 제한한 점, ④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 선고에 관하여도 종래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고만 규정하였으나, 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형법을 개정하면서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선고형을 정할 때에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와의 형평을 반드시 고려하도록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 되기 위해서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가 ‘동시에 판결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2) 한편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법원으로서는 판결이 확정된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하여 판결문이나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통하여 반드시 심리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209 판결 참조).
다. 판단
각 판결문 사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0고합269호의 증거목록 순번 제29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판시 제1죄의 경우 범행일시가 제1판결이 확정되기 전인 사실 및 판시 제2의 가., 나. 각 죄의 경우 범행일시가 비록 제2판결이 확정되기 전이기는 하나, 제2판결의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범행일시는 제1판결이 확정되기 전인 반면 판시 제2의 가., 나. 각 죄의 범행일시는 그 후인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제2판결의 근로기준법 위반죄와 판시 제2의 가., 나. 각 죄는 확정된 제1판결 전후의 범죄로서 동시에 판결하더라도 별도로 형을 정해야 하므로, 원심판결과 같이 위 각 죄 상호간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 사건의 경우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는 제1판결의 각 죄[원심판결은 무고죄만을 기재하였으나, 위 판결문 사본(위 증거목록 순번 제29의1)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시 무고죄 이외에도 증거위조죄, 공문서변조죄, 변조공문서행사죄, 사기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와 제2판결의 근로기준법 위반죄 및 판시 제1죄 상호간에만 인정된다.
따라서 제1판결의 무고죄와 판시 제1죄 상호간, 제2판결의 근로기준법 위반죄와 판시 제2의 가., 나. 각 죄 상호간, 각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형을 정한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원심은 제1, 2판결의 각 죄에 대해서 처분결과만을 알 수 있는 범죄경력조회, 확정일자 확인보고만을 증거로 제출받았을 뿐이고, 나아가 제1, 2판결 각 죄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판결문이나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통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잘못도 있다).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된다. 이에 관하여는 제2항에서 판단한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법정에서 한 자백을 일부 번복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8. 19. 공소외 1로부터 900만 원을 갈취하였다는 부분과 2009. 8. 26. 공소외 2로부터 1,000만 원을 갈취하였다는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2011. 1. 28.자 항소이유서를 통하여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자백을 일부 번복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원심의 선처를 기대하여 무죄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내세우는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부 공소사실을 허위로 자백할 만한 이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심법정에서 한 피고인의 자백진술의 임의성이나 신빙성에 의심이 갈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원심법정에서 한 피고인의 자백진술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2는 직장 상사인 공소외 3이 피고인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어 제1심 재판이 계류 중인 상태에서 피고인이 보낸 공소외 4로부터 금원 지급을 요구받았고, 1,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까지 급하게 돈을 마련하여 피고인에게 교부한 점, ② 공소외 1은 공소외 4로부터 금원 지급을 요구받자 그 다음날 900만 원을 바로 교부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이루어졌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한국토지공사(2009. 10. 1. 한국토지주택공사로 명칭 변경, 이하 ‘LH공사’라고 한다)로부터 행정대집행, 경비용역업무 등을 수주받아 처리하는 경비용역회사인 공소외 5 주식회사, 공소외 6 주식회사, 공소외 7 주식회사와 공소외 8 주식회사 및 ○○비즈니스클럽을 운영하던 사람으로, 2009. 8. 7.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무고죄 등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2009. 8. 15.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2009. 8. 14. 같은 법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09. 11. 17.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1. 뇌물공여
피고인은 2007. 11. 12. 17:00경 성남시 분당구 (이하 생략)에 있는 △△커피숍에서, LH공사 행정중심복합도시(현재 세종신도시) 사업단 보상팀에서 단장으로 근무하며 공공사업 관련 행정대집행 및 경비용역 관련 수의계약 체결 등 지구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원심공동피고인 1(2011. 3. 17. 변론 분리)에게 행정중심복합도시 도시개발 첫마을 구간 행정대집행 용역업무에 대한 수의계약을 체결해 주는 대가로 500만 원을 교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정부관리기업체의 간부 직원에게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
2. 공갈
피고인은 2009. 6. 7.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무고죄로 구속 기소되었다가 석방되자 공소외 5 주식회사 동업자였던 공소외 4를 내세워 그동안 피고인으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LH공사, SH공사 직원들을 상대로 제공한 금액 상당을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공소외 1에 대한 900만 원 갈취
피고인은 2009. 8. 19. 16:00경 SH공사 서울사무실에서, 공소외 4로 하여금 2008. 9. 초순경 SH공사 보상기준팀 차장으로 재직할 때 공소외 5 주식회사와 신정3지구 양어장 행정대집행 용역계약을 체결해 준 대가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교부받은 피해자 공소외 1(51세)에게 “ 피고인 사장이 구속되어서 변호사를 사야 하는데 빌려준 거 찾아오랍니다.”라고 말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에 폭로할 것처럼 행세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 4와 공모하여, 위와 같이 공소외 1을 공갈하여 이에 겁을 먹은 공소외 1로부터 즉석에서 900만 원을 공소외 4를 통해 교부받았다.
나. 공소외 2에 대한 1,000만 원 갈취
피고인은 2009. 8. 하순 일자불상 11:00경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175에 있는 LH공사 오리사옥 1층 식당에서, 공소외 4로 하여금 피고인으로부터 6,7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계속 중인 LH공사 차장 공소외 3과 함께 ○○비즈니스클럽에서 수차 향응을 제공받은 LH공사 후생과장인 피해자 공소외 2(39세)를 찾아가 “ 공소외 3 차장 외상값 3,000만 원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공소외 3 차장 마누라를 찾아가서 말하겠다. 선배님도 같이 먹었지 않느냐. 이 사건까지 더해지면 공소외 3이 정말 잘못될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그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공소외 2도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처럼 행세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 4와 공모하여, 위와 같이 공소외 2를 공갈하여 이에 겁을 먹은 공소외 2로부터 2009. 8. 26. 공소외 4 명의의 우체국 계좌로 1,000만 원을 송금받은 후 공소외 4를 통해 이를 교부받았다.
다. 공소외 1에 대한 470만 원 갈취
피고인은 2010. 1. 초순경 불상지에서, 공소외 1에게 전화하여 그간 향응으로 제공받은 술값 상당액을 돌려주지 않으면 수사기관에 폭로할 것처럼 말하며 470만 원을 자신의 부친인 공소외 9의 농협계좌로 보내라고 요구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공소외 1을 공갈하여 이에 겁을 먹은 공소외 1로부터 2010. 1. 6. 공소외 9의 농협계좌로 470만 원을 송금받았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의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중 제9쪽 셋째 줄에 있는 ‘판시 전과’ 부분에 ‘각 판결문 사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0고합269호의 증거목록 순번 제29의 1, 2)’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133조 제1항, 제129조 제1항(뇌물공여의 점, 벌금형 선택), 형법 제350조 제1항(각 공갈의 점, 판시 제2의 가., 나. 각 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판시 제1죄와 판결이 확정된 무고죄, 증거위조죄, 공문서변조죄, 변조공문서행사죄, 사기죄, 근로기준법 위반죄 상호간)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판시 제2 각 죄 상호간,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2의 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뇌물공여 범행은 공무원에 준하는 정부관리기업체 간부 직원의 직무청렴성을 해치는 것으로서 사회적 해악성이 큰 점, 피고인은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아니하고 자신이 제공한 금품 또는 향응을 수수한 정부관리기업체 직원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이들을 상대로 수회에 걸쳐 공갈의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뇌물공여 범행의 경우 뇌물액수가 비교적 다액이 아니고,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의 요구에 따라 뇌물을 공여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피고인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그 형을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다[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의하면, 이 사건 뇌물공여 범행은 뇌물공여 제1유형 감경영역(특별감경인자 : 수뢰자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경우)에 해당하고 그 권고형은 징역 6월 이하이다].
한편 공갈 범행의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위하여 피해액 전액을 공탁한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어린 자녀들을 부양하여야 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종전 집행유예 판결을 실효시키는 것은 피고인의 죄책에 비하여 가혹하다고 판단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최규홍(재판장) 여운국 손철우 | [1] 구 형법(2004. 1. 20. 법률 제70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구 형법(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형법 제37조, 제39조 / [2] 형법 제37조, 제39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박종선
【변 호 인】
변호사 변영철
【원심판결】
부산지법 동부지원 2010. 12. 2. 선고 2010고단1029 판결
【주 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청은 일반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장소이고, 피고인은 단순히 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서 해운대구청을 방문한 것으로서 처음부터 범죄를 목적으로 그 장소에 들어간 것이 아니므로,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공무를 방해할 의사가 아니라 분신할 의사로 휘발유를 몸에 뿌린 것이므로 공무집행방해의 고의 역시 없었으며, 피고인이 휴대한 라이터는 위험한 물건이 아니므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등주거침입)죄 및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모두 성립하지 아니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해운대구청 앞에서 청소대행업체 민간위탁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계속하던 중, 청소용역업체에서 미화청소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계약체결을 요구한다는 말을 들은 사실, ② 이에 피고인은 해운대구청에 감시감독을 철저히 하라는 항의를 하기 위해 구청장을 면담하고 만약 구청장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분신하겠다는 생각으로 휘발유를 온몸에 뿌린 채 라이터를 소지하고 구청장 집무실로 찾아간 사실, ③ 그러나 구청장이 외출 중이라서 만날 수 없게 되자, 피고인은 구청장 집무실의 부속실에서 오른손에 라이터를 쥐고 구청장 비서실장 공소외인에게 “가까이 오지 마라.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 구청장 데려와라.”라고 요구하며 마치 라이터를 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일 듯한 자세를 취한 사실, ④ 이에 연락을 받고 찾아온 주민생활지원국장 등 구청 담당공무원들과 인건비 기준 및 임금 삭감 여부에 대하여 논쟁을 벌인 사실, ⑤ 이로 인하여 공소외인을 비롯한 구청장 부속실 직원들이 민원인과의 상담 및 전화 응대 등의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구청장 집무실 및 부속실은 평소 일반인들이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이기는 하나, 피고인의 경우와 같이 휘발유를 온몸에 뿌린 상태에서 분신할 생각으로 출입하는 경우라면 구청 직원들이 피고인의 출입을 저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온몸에 휘발유를 뿌린 상태에서 불을 붙이겠다고 라이터를 자신의 몸에 가까이 대고 있는 상황에서는, 구청장 부속실 직원들로서는 언제든지 피고인의 몸에 불이 붙을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주변의 서류나 집기 등에 불이 옮겨 붙어 직원들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이 초래되거나 구청 건물이 소훼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역시 이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피고인에게는 건조물침입 및 공무집행방해의 미필적 고의는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어떤 물건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0256 판결 등 참조), 1회용 라이터는 그 용법상으로만 보면 이를 소지하고 구청에 출입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없지만, 피고인이 분신할 것을 마음먹고 사전에 휘발유를 온몸에 뿌린 상태에서 1회용 라이터를 들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일 듯한 자세를 취한 이 사건의 경우에는, 만일 실제로 피고인의 몸에 불이 붙는 경우 피고인이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그 불이 구청 청사에 옮겨 붙어 근무 중인 공무원 및 민원인들의 생명 또는 신체에도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므로, 위 라이터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및 형법 제144조 제1항에서 정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자신만의 이익이 아닌 환경미화원들의 권익을 대변하려는 생각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정상에 참작할 바가 있기는 하나, 목적의 정당성 못지않게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함에도 피고인은 극단적 행동으로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점, 그럼에도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지 아니한 채 행위의 정당성만을 주장하고 있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과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정일(재판장) 도정원 이도식 |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2] 형법 제136조 제1항, 제144조 제1항, 제319조 제1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제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 사】
최행관
【변 호 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정수연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0. 7. 26. 선고 2009고단88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1, 2] 기재와 같이 수리비청구서에 부품가격을 허위로 과다하게 작성하여 보험금을 편취하였다는 각 사기의 점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공소사실 제1, 2항 관련 : 피고인은 보험회사의 요구 및 업계의 관행에 따라 일률적으로 미첼가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한 것이므로, 보험회사를 기망한 것이 아니다.
(2) 공소사실 제3항 관련 : 피고인은 거래명세표를 위조한 바 없고, 위조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보험금 청구 및 지급이 미첼가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고인이 미첼가에 부합하는 거래명세표를 작성해 줄 것을 거래처에 요청해서 거래명세표가 2중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보험회사를 기망한 바 없다.
(3) 공소사실 전체 관련 : 설사 사기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편취액은 피고인이 수령한 보험금에서 실제 부품구입비를 공제한 금액이다.
나. 검사 : 원심의 형량(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 제1, 2항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01. 6. 5.경부터 서울 송파구 (이하 생략)에서 자동차정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소외 1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6. 3. 10.경 위 사업장에서 벤츠 자동차 (차량번호 1 생략)의 헤드램프를 정비수리하면서, 사실은 공소외 2 주식회사라는 국내 수입자동차 부품상에게서 260,000원에 구입한 용품을 사용하였음에도 마치 913,590원 상당의 부품을 사용하여 교환수리한 것처럼 수리비청구서 등에 부품가격을 허위로 작성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현대해상화재보험에 청구하고, 2006. 3. 20.경 위 피해자로부터 913,000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11회에 걸쳐 합계 14,262,950원을 교부받았다.
피고인은 2004. 3. 23.경 위 사업장에서 볼보 승용차 (차량번호 2 생략)의 커버 등을 정비수리하면서, 사실은 ○○○ 상사로부터 합계 580,000원 상당으로 구입한 부품들을 사용하였음에도 2004. 3. 23.경 합계 1,452,600원 상당의 부품을 사용하여 교환수리한 것처럼 수리비청구서 등에 부품가격을 허위로 작성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LIG손해보험에 청구하고, 같은 날 피해자로부터 1,452,600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2회에 걸쳐 합계 2,906,100원을 교부받았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자동차정비업자는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실제 부품구입비용에 일정한 공임(인건비)을 합산한 금액을 청구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피고인에게 사기죄 성립을 인정하면서, 설사 외제차 수리업체가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부품구입비용을 소위 ‘미첼가격’에 따른 금액으로 청구하는 관행이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이 위와 같이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게 된 이유는 실제 구입가격이 아닌 이른바 ‘미첼가격’에 따라 부품가격을 계산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보험회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차량관련 ‘손해’를 보상하는 것이므로, 보험금 산정 시 부품가격은 원칙적으로 정비업자가 해당 부품을 실제 구입한 가격 또는 해당 부품의 객관적 시장가격에 따라 산정함이 타당하긴 하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보험회사 입장에서 해당 부품의 실제 구입가격을 일일이 확인하여 그 타당성을 검증하기 곤란하고 수입차 부품의 객관적 시장가격을 산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정비업체가 ‘미첼가격’에 따라 부품가격을 계산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회사는 별다른 이의 없이 그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여 왔고, 그러한 관행이 상당기간 계속되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이로 인해 보험금을 과다 지급할 위험이 있지만 통일적인 업무처리를 통해 일정 부분 비용을 절감하는 측면도 있으므로, 이러한 업무처리 관행이 보험회사의 객관적 이해관계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개별적인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과정에서 보험회사가 실제 부품가격에 관한 객관적 정보를 정비업체에 별도로 요구하는 등의 조치가 없었던 이상, 보험회사는 실제 부품가격보다 비싼 미첼가격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예상하고 용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단지 실제 구입한 부품가격보다 더 높은 미첼가격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였다고 해서 피고인이 보험회사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며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비순정품이나 중고품을 사용하면서도 순정품과 동일한 기준으로 부품가격을 청구한 경우는 달리 볼 여지가 있으나, 위 각 공소사실은 그와 같은 점을 문제삼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공소사실 제3항 관련
보험회사가 어떤 경위에서든지 피고인에게 거래명세표를 요구하였다면 이러한 요구에는 해당 부품의 ‘실제 구입가격’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었음이 명백하고(미첼가격만을 근거로 보험금을 지급하고자 할 의도였다면 굳이 위와 같은 요구를 할 필요가 없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설사 피고인이 사용한 부품이 순정품이라 하더라도 허위의 가격이 기재된 거래명세표를 제출하는 것까지 용인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실제 구입가격보다 높은 가격이 기재된 허위의 거래명세표를 작출하여 이를 보험회사에 제출함으로써 보험금을 지급받는 행위는 형법상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4 내지 6의 경우 해당 문서가 ‘위조’되었다고 볼 증거는 없으나, 피고인 스스로 이 경우에도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1 내지 3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급처의 양해를 얻어 이중으로 문서를 작성하였다고 시인하고 있는바, 위 각 행위 태양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로서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공소사실을 변경하더라도 피고인의 실질적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없다고 보이므로(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도2252 판결 참조), 직권으로 기망행위의 태양을 ‘2중 기재’로 변경하기로 한다].
다만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6 중 너클부싱의 경우 원거래명세서상 가격이 나와있지 않은바[기재된 90,000원은 후활대부싱의 가격이다(증거기록 1632쪽)], 이 부분은 달리 피고인의 기망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럼에도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위 너클부싱 관련 부분이 무죄가 되는 이상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6 관련 사기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기화로 기망행위를 통해 과다한 보험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지급받은 보험금 전체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4665 판결 참조), 편취액 관련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제1, 2항 관련 사기 부분과 공소사실 제3항 관련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6 사기 부분이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판결은 그 부분 범죄사실과 나머지 범죄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는바, 결국 원심판결은 모두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①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제1, 2항을 삭제하고, ② 범죄사실 제3항과 관련된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6 너클부싱 관련 부분을 삭제하고, 합계란 금액 ‘5,777,330’을 ‘5,657,640’으로 변경하며, ③ 범죄사실 제3항 제6행 이하의 ‘합계 5,777,330원을 교부받았다’를 ‘합계 5,657,640원을 교부받았다’로 변경하고, ④ (가)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4, 6 각 비고란의 ‘거래명세표 위조’를 ‘거래명세표 2중 기재’로, (나)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5 비고란 ‘거래명세표 위조’를 ‘견적서 2중 기재’(증거기록 1294쪽)로 각 변경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보험관련 사기범행이 갖는 사회적 폐해에 비추어 위 사기죄의 죄질은 가볍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과 관련해 피고인이 실제 취득한 이익은 많지 않은 점, 미첼가격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는 관행이 상당 기간 존재하였던 사정으로 인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경미한 벌금 전과 2회를 제외하고 피고인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점들과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제1, 2항 관련 각 사기의 점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2의 나.항 기재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제3항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6의 너클부싱 관련 사기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90,000원에 구입한 너클부싱을 사용하여 자동차를 수리하였음에도 2006. 5. 8.경 마치 119,690원에 구입한 것처럼 거래명세서를 위조하여 피해자 현대해상화재 주식회사로부터 2006. 11. 30.경 보험금 119,690원을 교부받았다.”는 것인바, 이는 위 제3항 기재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별지 [범죄일람표 3] 순번 6 나머지 부품 관련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이 부분에 관하여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아니한다.
[[별 지] 범죄일람표 : 생략]
판사 김재호(재판장) 최준규 정현희 | 형법 제34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25조, 제364조 제6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식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4. 16. 선고 2010노11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으로 2004. 1. 28. 수수하였다는 금액은 3억 6,000만 원인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었어도 위 수수액에 관하여는 개정 전후를 통하여 형의 경중이 없으므로 행위시법인 개정 전의 위 법률의 해당 조항을 적용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도1911 판결,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954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견해에서 개정 전의 법률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경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4항 제1호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신법우선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동조 제3항은 “ 제2항 단서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헌결정에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개별 사건에 있어서의 정의 내지 평등의 원칙을 구현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원칙에는 배치되는 측면도 있어 그 중 어느 원칙을 보다 중시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적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는바, 우리 헌법재판소법이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과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명문으로 달리 규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2) 그런데 이러한 입법적 결단에도 불구하고 그 효력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위헌결정의 특수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소급효의 부분적인 인정 또는 소급효의 제한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당사자의 소급적 권리구제를 위한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 소급효 인정에 따른 법적 안정성 또는 신뢰보호의 침해 우려, 구법에 의하여 형성된 법적 질서 혹은 기득권과 위헌결정에 따른 새로운 법적 질서의 조화 등 제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맹목적인 소급효의 인정이나 부인이 오히려 정의와 형평 등 헌법적 이념에 심하게 배치될 경우에는 법문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소급효의 범위를 달리 정할 필요성이 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관련하여 이와 같은 법리를 이미 명시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대법원 2003. 7. 24. 선고 2001다4787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두16202 판결, 헌법재판소 2008. 9. 25. 선고 2006헌바108 결정 등 참조).
형벌조항의 경우에도 그것이 제정이나 개정 이후의 시대적·사회적 상황의 변화로 말미암아 비로소 위헌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경우에는 위헌결정의 전면적인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사법적 정의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소급효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음은 비형벌조항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동일한 형벌조항에 대하여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그 조항의 합헌성이 선언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의 사회상황의 변화에 따른 사정변경 때문에 새로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
다만,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경우 죄형법정주의 등 헌법과 형사법하에서 형벌이 가지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그에 따른 재심청구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률의 문언에 반하여 해석으로 그 소급효 및 피고인의 재심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어렵고, 그에 따른 현저한 불합리는 결국 입법에 의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
3. (1) 이 사건에서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 제1호의 가중처벌조항은 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6헌가5 결정에서 위헌으로 선언되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는바, 비록 그에 앞서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4헌바4, 2005헌바44(병합) 결정에서 동일한 조항이 합헌으로 선언된 일이 있고, 위 위헌결정이 그 후에 발생한 관련 법률의 개정 등 외부적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것이라 해도 법률상 달리 볼 수는 없다(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이와 같은 해석이 법적 안정성 및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형벌조항의 경우에는 최초 합헌결정 후 사정변경에 기인한 위헌결정의 경위에 비추어 구체적 타당성이 없음이 분명하지만,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이 이의 시정은 국회의 입법을 통해서만 도모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위 가중처벌 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되어 효력을 상실한 이상 이 사건에서는 원래의 처벌조항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2)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효력을 상실한 가중처벌 조항인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 제1호 대신에 원래의 벌칙규정인 구 특경법 제5조 제3항, 제1항을 적용하여야 하고, 구 특경법 제5조 제3항 위반죄는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해당하여 공소시효가 5년인데, 이 사건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09. 11. 10.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 [2]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제3항 / [3]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4항 제1호,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 [4] 헌법 제13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4항 제1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2호,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제326조 제3호, 부칙(2007. 12. 21.) 제3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김성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31. 선고 2010노3100, 2010전노21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피고사건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1)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성폭법’이라 한다) 제15조의 친고죄에 관한 규정에서 같은 법 제8조의2 제5항의 죄를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 제16조의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규정에서 구 성폭법 제11조 제1항의 죄만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할 뿐 구 성폭법 제8조의2 제5항의 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바, 위 규정들에 의하면 구 성폭법 제8조의2 제5항의 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공소사실 제1항 기재 각 범행에 대하여 구 성폭법 제8조의2 제5항의 죄로 의율하면서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구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를 적용하지 아니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 부분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직권 판단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되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2. 2. 21. 선고 2001도281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009. 6. 9. 법률 제9765호로 전부 개정된 구 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 의하여 도입된 신상정보의 공개명령 제도는 그 부칙 제1조,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시행일인 2010. 1. 1. 이후 최초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범하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부터 적용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2010. 7. 23. 법률 제10391호로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개정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구 아동청소년성보호법 부칙 제3조가 개정되면서 위 제3조 제1항에 대한 예외로서 같은 조 제2항에서 “ 제1항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장관은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 제22조부터 제2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열람대상자로 결정한 자(예비등록대상자로 통보한 자를 포함한다) 및 법률 제8634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 제37조에 따라 열람명령을 받은 자에 대하여도 검사가 유죄의 확정판결을 한 법원(대법원인 경우에는 제2심판결을 한 법원을 말한다)에 청구하여 그 법원의 공개명령을 받아 제39조에 따라 공개명령을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제4항에서 “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 당시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 또는 법률 제8634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을 위반하고 확정판결을 받지 아니한 자에 대한 공개명령에 관하여는 제38조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부칙 제3조 제4항의 문언, 그리고 위 부칙 조항이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상정보의 열람대상이었던 성범죄자에 대하여 신상정보 공개명령 제도를 소급적용하도록 한 것은, 위 열람 제도만으로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려우므로 위 열람대상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미연에 예방하고자 함에 그 입법취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부칙 제3조 제4항은 위 법 시행 당시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 또는 법률 제8634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에 규정된 범죄(위반행위)를 범하여 열람결정 또는 열람명령의 대상이 되는 자 중에서 그때까지 아직 확정판결을 받지 아니한 자’ 일반에 대하여 개정 아동청소년보호법 제38조에 따라 공개명령을 할 수 있게 규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자체의 위반죄가 아닌 위 법률이 규율하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구 성폭법 위반죄나 형법상의 강간죄 등으로 공소제기되어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에도 위 부칙 제3조 제4항이 적용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의 공소사실 제1항 기재 각 범행은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37조 소정의 열람명령의 대상이 되는 같은 법 제2조 제3호에 규정된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에 해당하므로, 구 성폭법 위반죄로 공소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부칙 제3조 제4항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명령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공소사실 제1항 기재 각 범행에 대하여 신상정보 공개명령의 대상이 아니라 구 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 의하여 이미 폐지되어 없어진 신상정보 열람명령의 대상이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 부칙 제3조 제4항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열람명령에 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개정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38조 제1항에 규정된 공개명령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부수처분으로서 그 공개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위법한 경우 나머지 피고사건 부분에 위법이 없더라도 그 부분까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2.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피고사건에 관하여 상고를 제기한 이상,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 한다) 제9조 제8항의 규정에 의하여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하여도 상고를 제기한 것으로 의제되는바, 비록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하여 상고장에 그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으나,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5항은 부착명령청구사건의 판결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4항 제3호, 제4호, 제28조 제1항은 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거나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때에는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하여야 하고, 다만 특정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때에는 보호관찰기간의 범위 내에서 기간을 정하여 준수사항의 이행 여부 확인 등을 위하여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피고사건에 대한 판단이 위법하여 파기되는 경우에는 그와 함께 심리되어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부착명령청구사건 역시 파기하지 않을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5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 참조), 제15조(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5조 참조),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1항 / [3]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항 제3호, 제4호, 제5항, 제8항, 제28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상순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4. 16. 선고 2010노11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동조 제3항은 “ 제2항 단서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헌결정에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개별 사건에 있어서의 정의 내지 평등의 원칙을 구현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원칙에는 배치되는 측면도 있어 그 중 어느 원칙을 보다 중시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적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고, 우리 헌법재판소법이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과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명문으로 달리 규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입법적 결단에도 불구하고 그 효력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위헌결정의 특수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부분적인 소급효의 인정 또는 소급효의 제한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당사자의 소급적 권리구제를 위한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 소급효 인정에 따른 법적 안정성 또는 신뢰보호의 침해 우려, 구법에 의하여 형성된 법적 질서 혹은 기득권과 위헌결정에 따른 새로운 법적 질서의 조화 등 제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맹목적인 소급효의 인정이나 부인이 오히려 정의와 형평 등 헌법적 이념에 심히 배치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법문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소급효의 범위를 달리 정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관련하여 이와 같은 법리를 명시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대법원 2003. 7. 24. 선고 2001다4878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두16202 판결, 헌법재판소 2008. 9. 25. 선고 2006헌바10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형벌조항의 경우에도 그 제정이나 개정 이후의 시대적·사회적 상황의 변화로 말미암아 비로소 위헌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경우에는 그 조항의 효력발생 시점까지 위헌결정의 전면적인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사법적 정의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소급효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음은 비형벌조항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할 것이다. 특히 동일한 형벌조항에 대하여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그 조항의 합헌성이 선언된 바 있음에도 그 후의 사정변경 때문에 새로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럼에도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경우, 죄형법정주의 등 헌법과 형사법하에서 형벌이 가지는 특수성에 비추어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그에 따른 재심청구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률의 문언에 반하여 해석으로 그 소급효 및 피고인의 재심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 할 것이고, 그에 따른 현저한 불합리는 결국 입법에 의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경법’이라 한다) 제5조 제4항 제1호는 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6헌가5 전원재판부 결정에서 위헌으로 선언되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에 앞서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4헌바4, 2005헌바44(병합) 전원재판부 결정에서 동일한 조항이 합헌으로 선언된 바가 있고, 위 위헌결정은 그 후에 발생한 관련 법률의 개정 등 외부적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따른 것이라 해도 법률상 달리 볼 수는 없다.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이와 같은 해석이 법적 안정성 및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형벌조항의 경우에는 최초 합헌결정 후 사정변경에 기인한 위헌결정의 경위에 비추어 구체적 타당성의 원칙에마저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음은 분명하다 할 것이지만,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이 이는 입법만이 유일한 합법적인 해결책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의 구 특경법 위반(수재등)죄의 경우, 위 피고인이 그 범행으로 수수한 금액의 합계가 5,000만 원으로, 위 위헌결정 이후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이 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어 위 수수액에 대한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서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볍게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그에 앞서 위헌결정으로 이미 효력을 상실한 가중처벌 벌칙규정인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 대신 적용되어야 하는 원래의 벌칙규정인 구 특경법 제5조 제1항의 법정형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와 비교하면 결국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하게 된 때( 형법 제1조 제2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형이 더 무거운 현행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2호를 적용할 수는 없다. 또한 형벌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어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그 대신 적용되는 형벌조항의 법정형에 해당하는 공소시효가 적용될 뿐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구 특경법 제5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구 특경법 제5조 제1항 위반죄는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해당하여 공소시효가 5년인바, 이 사건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5년이 경과된 2009. 9. 25.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된 때에 해당한다고 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 [2]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제3항 / [3]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4항 제1호,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 / [4] 헌법 제13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4항 제1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2호,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제326조 제3호, 부칙(2007. 12. 21.) 제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홍임석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09. 8. 20. 선고 2009노18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범죄의 증명이 없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는 당해 법규정을 적용하여 기소한 피고사건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2. 5. 8. 선고 91도282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헌법심판의 대상이 된 법률조항 중 일부에 한하여 위헌이 선언된 경우 같은 조항의 다른 부분은 효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헌법재판소 1996. 12. 26. 선고 94헌바1 결정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구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2011. 3. 30. 법률 제105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의료기사법’이라고 한다) 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의 사용인인 간호조무사가 원심 판시와 같이 의료기사법 제30조 제1항 제1호, 제9조 본문을 위반하였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도 같은 법 제32조의 양벌조항에 따라 그 위반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의료기사법 제32조 중 ‘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따른 법인에 대한 양벌조항’이 제1심판결 선고 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헌법재판소 2009. 7. 30. 선고 2008헌가24 결정)으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1심의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의료기사법 제32조 중 법인에 대한 양벌조항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위 위헌결정은 ‘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따른 개인에 대한 양벌조항’ 부분(이하 ‘이 사건 적용법조’라고 한다)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이 사건 적용법조에도 미친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효력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원심판결 선고 후 이 사건 적용법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2010. 9. 30. 선고 2009헌가23 결정), 이로써 이 사건 적용법조 역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의료기사법 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그 결과에 있어서 정당하다.
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일부는 유죄, 일부는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은 항소하지 아니하고 검사만이 무죄부분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그 전체에 대하여 항소한 경우에, 제1심판결 전부가 항소심에 이심되어 항소심의 심판범위에 속한다 (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5035 판결 등 참조). 또한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유에 관하여 심판하여야 하지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 제2항). 그렇다면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은 재심청구사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 제3항) 및 항소이유(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 해당하여, 비록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로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항소심이 직권으로 이에 대하여 심판할 수 있다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8도7537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8도1092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판결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항소법원의 심판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여기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한편 법원이 검사에게 공소장변경을 요구할 것인지 여부는 재량에 속하는 것이므로, 법원이 검사에게 공소장의 변경을 요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양벌조항으로 기소된 피고인을 공소장변경 없이 무면허의료기사행위자와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원심이 공동정범으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한 것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 [1] 구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2011. 3. 30. 법률 제105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30조 제1항 제1호, 제32조,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 [2]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박재윤 외 2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8. 7. 3. 선고 2008노2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39조는 “자가용화물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사용자는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유상(당해 자동차의 운행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다)으로 화물운송용에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로서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48조 제4호는 ‘ 제39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에 제공하거나 임대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법 시행규칙 제49조는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로 인하여 수송력공급을 긴급히 증가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제1호)’, ‘사업용화물자동차·철도등 화물운송수단의 운행이 불가능하여 이를 일시적으로 대체하기 위한 수송력공급이 긴급히 필요한 경우( 제2호)’, ‘영농조합법인이 그 사업을 위하여 화물자동차를 직접 소유·운영하는 경우( 제3호)’를 유상운송이 허가되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2. 원심은, 법 제39조와 제48조 제4호의 규정이 실질적인 유상 화물운송행위의 금지를 그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일 뿐 자가용화물자동차의 유상 임대행위 자체를 금지하고자 하는 취지는 아니고, 자가용화물자동차의 대여행위는 재산권 보장에 관한 헌법 제23조, 직업선택의 자유에 관한 헌법 제15조 등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이므로 이를 제한하는 법률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위 규정들은 자가용화물자동차의 소유자 등이 그 자동차를 이용하여 불법적으로 운수사업을 경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각종 규제를 잠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에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을 영위하거나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에 임대’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전제한 다음, 법 제39조 위반을 이유로 자가용화물자동차의 소유자 등을 처벌하려면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유상으로 타인의 사용에 제공하거나 임대한 것만으로는 안 되고 그에 더하여 그 자동차에 의한 화물운송행위 역시 유상으로 이루어진 사실, 즉 임대인이 화물운송의 대가를 수수하기로 하였거나 유상 화물운송을 위하여 임대한 사실까지 인정되어야 하는데,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임대한 사실은 인정되나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에’ 제공하거나 임대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어 결국 피고인들은 유상 화물운송과는 무관하게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임대한 것이라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화물의 원활한 운송을 도모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법 제1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이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및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법 제2조 제2항) 화물자동차 대여사업은 이에 포함되지 않을 뿐 아니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0조와 그 시행규칙 제67조에서도 화물자동차는 자동차대여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의 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화물의 원활한 운송 및 공공복리의 증진이라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의 목적 및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 물류운송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그 과정에서의 왜곡을 방지하고자 하는 위 규정들의 취지, 그 밖에 관련 법률의 체계와 상호관계 및 화물자동차 운수사업과 관련된 입법정책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처벌의 대상이 되는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에 제공하거나 임대하는 행위’라 함은 자가용화물자동차를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에 제공하는 행위’와 ‘임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어떤 법률의 개념이 다의적이고 그 어의(語意)의 테두리 안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때, 헌법을 최고법규로 하는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을 택하여야 하며, 이에 의하여 위헌적인 결과가 될 해석은 배제하면서 합헌적이고 긍정적인 면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일반법리이기는 하나, 이 사건 처벌규정인 법 제48조 제4호, 제39조는 그 법률조항의 개념이 다의적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그 어의의 테두리 안에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 방법을 적용하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를 이 사건 처벌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도4045 판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7488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피고인들의 자가용화물자동차 임대행위는 법 제39조의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 제48조 제4호, 제39조의 해석·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2항, 제39조(현행 제56조 참조), 제48조 제4호(현행 제67조 제5호 참조),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07. 2. 1. 건설교통부령 제5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0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67조 / [2]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현행 제56조 참조), 제48조 제4호(현행 제67조 제5호 참조), 제49조(현행 제69조 제1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광철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0. 29. 선고 2010노239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내세워 항소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상고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내세우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으며,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도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수재등)죄의 범행으로 2003. 4. 28.부터 같은 해 8. 28.까지 수수하였다는 금액은 합계 1,227,096,950원인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었어도 위 수수액에 대하여는 개정 전후를 통하여 형의 경중이 없으므로 행위시법인 개정 전의 위 법률의 해당 조항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도1911 판결,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954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견해에서 개정 전의 법률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경법’이라 한다) 제5조 제4항 제1호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법우선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 의하면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하지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그런데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 제1호는 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6헌가5 결정에서 위헌으로 선언되었으므로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에 앞서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4헌바4, 2005헌바44(병합) 결정에서 위 조항이 합헌으로 선언된 바가 있다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효력을 상실한 가중처벌 벌칙규정인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 제1호 대신에 원래의 벌칙규정인 구 특경법 제5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구 특경법 제5조 제1항 위반죄는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해당하여 공소시효가 5년인바, 이 사건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5년이 경과된 2010. 4. 13.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된 때에 해당한다고 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헌법 제13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4항 제1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2호,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제326조 제3호, 부칙(2007. 12. 21.) 제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비전인터내셔널 외 2인
【환송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6도26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1. 형법 제1조 제2항은 형벌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하여 그 평가가 달라져 이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는 신법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2770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한나라당 소속 제16대 국회의원이던 2002. 12. 중순경 인천 연수구 (이하 생략)○○○○호텔 10층 객실에서 △△△그룹 부회장 공소외인으로부터 대통령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에 사용하라는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교부받아,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구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2004. 3. 12. 법률 제71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치자금법’이라 한다) 제30조 제1항을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런데 구 정치자금법은 제2조 제1항, 제5조, 제6조에서 국회의원은 후원회를 통해서만 정치자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나아가 제30조 제1항에서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주거나 받은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후원회를 통하지 않고 후원인으로부터 직접 정치자금을 받으면 그 자체로써 제30조 제1항 위반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었다.
그런데 2010. 7. 23. 법률 제10395호로 개정되어 신설된 정치자금법 제10조 제3항은 “후원인이 후원회지정권자에게 직접 후원금을 기부한 경우 해당 후원회지정권자가 기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기부받은 후원금과 기부자의 인적사항을 자신이 지정한 후원회의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한 경우에는 해당 후원회가 기부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경과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아니한바, 이와 같이 개정하게 된 것은 국회의원 등 후원회지정권자가 후원인으로부터 직접 정치자금을 받아 단기간 내에 후원회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한 경우까지 후원인이 후원회에 직접 입금한 경우와 다르게 보아 처벌대상으로 삼은 종전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외인으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을 30일 내에 공소외인의 인적사항과 함께 피고인의 후원회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하였다면, 이는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정치자금법 제10조 제3항에 따라 피고인이 공소외인으로부터 1,000만 원을 교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후원회 회계책임자인 최성항에게 기부받은 후원금과 기부자의 인적사항을 전달하였는지 여부를 심리한 후 이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원심판결은 이러한 사항을 심리·판단하지 않았으므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법 제1조 제2항, 구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2004. 3. 12. 법률 제71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5조(현행 정치자금법 제6조 참고), 제6조(현행 정치자금법 제10조 참조), 제30조 제1항(현행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참조), 정치자금법 제10조 제3항 / [2] 형법 제1조 제2항, 구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2004. 3. 12. 법률 제71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5조(현행 정치자금법 제6조 참고), 제6조(현행 정치자금법 제10조 참조), 제30조 제1항(현행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참조), 정치자금법 제10조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원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23. 선고 2010노1463, 2010노275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변호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업무상배임의 점,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사기의 점(무죄부분 제외)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2의 변호인들 주장에 대하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이고,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불법영득의 의사로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이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한다.
위와 같은 배임죄와 횡령죄의 구성요건적 차이에 비추어 보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회사로 하여금 자신의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배임죄가 성립한 다음, 회사의 금전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서 그 소유자인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회사의 자금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임의로 인출한 후 개인채무의 변제에 사용한 행위는 연대보증채무 부담으로 인한 배임죄와 다른 새로운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배임 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별죄인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하며, 횡령행위로 인출한 자금이 선행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회사가 부담하게 된 연대보증채무의 변제에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의 이유에 나타난 다음의 사정, 즉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그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들의 사채업자 공소외 3에 대한 개인채무 190억 원의 지급을 위하여 피고인 1이 대표이사로 있고 피고인 2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금 427억 5,000만 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공동발행하게 하고 위 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을 초래한 배임 행위를 한 후에 공소외 3이 공소외 4 주식회사를 상대로 위 약속어음금채무 및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한 적이 없어 공소외 4 주식회사가 현실적으로 위 채무를 이행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는 전혀 보이지 아니한 점, 피고인들이 공소외 4 주식회사를 위하여 보관 중인 금원을 임의로 인출하여 사채업자인 공소외 3에게 지급한 것은 공소외 4 주식회사가 부담하는 약속어음금채무와 연대보증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이 공소외 3에 대하여 부담하는 개인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것인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금전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서 그 소유자인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채무를 변제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회사의 자금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임의로 인출한 후 개인채무의 변제에 사용한 행위는 연대보증채무 부담으로 인한 회사에 대한 배임죄와 다른 새로운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배임 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별죄인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여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형법 제37조, 제355조 제1항, 제2항, 제356조 / [2] 형법 제30조, 제355조 제1항, 제2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서경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23. 선고 2010노3058, 2010감노6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야간방실침입절도의 점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야간방실침입절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0. 6. 16. 15:40경 피해자가 운영하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이하 생략)○○○ 모텔에 이르러, 피해자가 평소 비어 있는 객실의 문을 열어둔다는 사실을 알고 그곳 202호 안까지 들어가 침입한 다음, 같은 날 21:00경 그곳에 설치되어 있던 피해자 소유의 LCD모니터 1대 시가 3만 원 상당을 가지고 나와 절취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형법 제330조는 “야간에 사람의 주거, 간수하는 저택, 건조물이나 선박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문언에 비추어 ‘야간에’는 ‘침입하여’를 수식하거나 ‘침입하여’와 ‘절취한’을 모두 수식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지, ‘침입하여’를 수식하지 않고 ‘절취한’만을 수식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② 만일 주간에 방실에 침입하여 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에도 야간방실침입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한다면, 주간에 방실에 침입하여 잠복하고 있다가 발각된 경우, 행위자가 야간절도를 계획했다고 진술하면 야간방실침입절도미수죄가 성립하고, 주간절도를 계획했다고 진술하면 절도죄는 실행의 착수가 없어 무죄가 되는바, 범죄의 성립이 행위자의 주장에 따라 달라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는 점 등을 근거로, 주간에 방실에 침입하여 야간에 재물을 절취한 경우에도 야간방실침입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지나치게 유추 또는 확장해석하여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서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형법은 제329조에서 절도죄를 규정하고 곧바로 제330조에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를 규정하고 있을 뿐, 야간절도죄에 관하여는 처벌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아니하다. 이러한 형법 제330조의 규정형식과 그 구성요건의 문언에 비추어 보면, 형법은 야간에 이루어지는 주거침입행위의 위험성에 주목하여 그러한 행위를 수반한 절도를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중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주거침입이 주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와 달리 만일 주거침입의 시점과는 무관하게 절취행위가 야간에 이루어지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해석하거나, 주거침입 또는 절취 중 어느 것이라도 야간에 이루어지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해석한다면, 이는 이 사건과 같이 주간에 주거에 침입하여 야간에 재물을 절취한 경우에도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성립을 인정하여 결국 야간절도를 주간절도보다 엄하게 처벌하는 결과가 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현행법상 야간절도라는 이유만으로 주간절도보다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은 없을 뿐만 아니라, 재산범죄 일반에 관하여 야간에 범죄가 행하여졌다고 하여 가중처벌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또한 절도행위가 야간에 이루어졌다고 하여 절도행위 자체만으로 주간절도에 비하여 피해자의 심리적 불안감이나 피해 증대 등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예컨대 일몰 전에 주거에 침입하였으나 시간을 지체하는 등의 이유로 절취행위가 일몰 후에 이루어진 경우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주거침입이 일몰 후에 이루어진 경우와 그 행위의 위험성을 비교하여 볼 때 가혹하다 할 것이다.
한편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주거에 침입한 단계에서 이미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인바(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도2824 판결 등 참조), 만일 주간에 주거에 침입하여 야간에 재물을 절취한 경우에도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성립을 인정한다면, 원심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행위자가 주간에 주거에 침입하여 절도의 실행에는 착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각된 경우 야간에 절취할 의사였다고 하면 야간주거침입절도의 미수죄가 되고 주간절도를 계획하였다고 하면 주거침입죄만 인정된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결국 행위자의 주장에 따라 범죄의 성립이 좌우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위와 같은 여러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주간에 사람의 주거 등에 침입하여 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행위는 형법 제330조의 야간주거침입절도죄를 구성하지 않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야간방실침입절도의 점을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야간방실침입절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4. 한편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상고장의 ‘상고의 범위’ 란에 ‘피고사건의 전부(감호사건 제외)’라고 기재한 상고장을 제출하였는바, 검사가 피고사건에 대하여 상고한 이상 치료감호사건에 대하여도 상고한 것으로 의제되는 것인데( 치료감호법 제14조 제2항), 검사가 원심판결 중 야간방실침입절도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사건 부분과 치료감호사건 부분에 관하여 아무런 상고이유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부분에 관하여도 일괄하여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319조 제1항, 제329조, 제33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윤재식 외 2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0. 7. 8. 선고 2010노24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알레르기 검사에 관하여
의료사고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 검토되어야 하고, 그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이에는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이 고려되어야 하고(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도371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한의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봉침(蜂針)시술 전에 실시하는 알레르기 반응검사(skin test)는 봉독액 0.05㏄ 정도를 팔뚝에 피내주사한 다음 10분 내지 15분 후에 피부반응 등을 살피는 방식으로 하고, 최초의 알레르기 반응검사에서 이상반응이 없음이 확인된 경우에는 통상 시술 시마다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하지는 않는 사실, 피해자는 2007. 4. 13. ○○한방병원에서 봉독액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받았으나 이상반응이 없어 봉침시술을 받은 후, 2007. 4. 16. 이후 2007. 5. 8.까지 ○○한방병원에서 약 8회에 걸쳐 시술 전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받지 않은 채 봉침시술을 받았고, 2008. 12. 1.에는 ‘경추염좌’로 경추 부위에 10% 농도의 봉침시술을 받기도 하였는데, 그때마다 시술 후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었던 사실, 피고인 1은 2008. 12. 13. 목디스크 치료를 위해 내원한 피해자에게 문진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과거에 봉침을 맞았으나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었다는 답변을 듣고 환부인 피해자의 목 부위에 1 : 8,000의 농도인 봉독액 0.1㏄를 1분 간격으로 모두 4회에 걸쳐 시술하였는데 그 투여량은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투여량과 같은 정도인 사실, 그런데 피해자는 봉침시술을 받고 5~10분 후 온몸이 붓고 가려우며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등 아나필락시 쇼크반응을 나타내서 응급처치를 받았고, 이후 피해자는 아주대학교병원에서 향후 3년간 벌독에 대한 면역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사실, 아나필락시 쇼크는 봉침시술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과민반응 중 전신·즉시형 과민반응으로서 10만 명당 2~3명의 빈도로 발생하는데, 봉독액 용량과 반응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알레르기 반응검사에서 이상반응이 없더라도 이후 봉침시술과정에서 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는 등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과거 알레르기 반응검사에서 이상반응이 없었고 피고인 1이 시술하기 약 12일 전의 봉침시술에서도 이상반응이 없었던 피해자를 상대로 다시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실시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설령 그러한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4회에 걸쳐 투여한 봉독액의 양이 알레르기 반응검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양과 비슷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이 봉침시술 과정에서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채 봉독액을 과다하게 투여한 경우라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아나필락시 쇼크는 항원인 봉독액 투여량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투여량에 의존하여 발생하는 경우에도 쇼크증상은 누적투여량이 일정 한계(임계치)를 초과하는 순간 발현하게 될 것인데, 알레르기 반응검사 자체에 의하여 한계를 초과하게 되거나 알레르기 반응검사까지의 누적량이 한계를 초과하지 않더라도 그 이후 봉침시술로 인하여 한계를 초과하여 쇼크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하지 않은 점과 피해자의 아나필락시 쇼크 내지 3년간의 면역치료를 요하는 상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 1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아나필락시 쇼크가 발생하고 벌독에 대한 면역치료를 받아야 되는 상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한의사의 봉침시술상 업무상 과실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
나. 설명의무에 관하여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의료행위를 하였고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업무상 과실로 인한 형사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상해와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내지 승낙취득 과정에서의 잘못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하고, 이는 한의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봉침시술을 받아왔었고 봉침시술로 인하여 아나필락시 쇼크 및 면역치료가 필요한 상태에 이르는 발생빈도가 낮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1이 봉침시술에 앞서 피해자에게 설명의무를 다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반드시 봉침시술을 거부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1의 설명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한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관한 판단누락,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내세워 항소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는 것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고( 대법원 1990. 10. 10. 선고 90도1688 판결 등 참조),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판결에 양형부당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 또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검사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268조 / [2] 형법 제17조, 제268조 / [3] 형법 제17조, 제268조 / [4] 형법 제17조, 제26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김한용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9. 8. 선고 2010노49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가.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제공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하면 성립하는 죄로서, 이때 부정한 청탁이란 의뢰한 직무집행 자체가 위법·부당한 경우뿐 아니라 의뢰한 직무집행 자체는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않더라도 당해 직무집행을 어떤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그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청탁이면 되고 반드시 명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 뿐 아니라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인식이나 양해 없이 막연히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나 직무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공무원이 먼저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다 (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도8568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광역시 남구청장인 피고인이 남구청 관내의 공사 인·허가와 관련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받고 5억 원 상당의 누각을 제3자인 남구청에 기부채납하게 하거나 또는 그 공사시공권을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취득하게 하였다는 제3자뇌물제공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기부채납과 관련된 사무는 지방자치단체 고유의 사무이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지방자치단체를 위한 공무집행행위를 하여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가 기부채납 재산을 취득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는 제3자뇌물제공죄에 있어서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지방자치단체가 제3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나 그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만으로는 그와 같은 기부채납이 직무집행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살피건대, 공무원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지방자치단체에 금품을 제공하게 하였다면 공무원 개인이 그러한 금품을 취득한 경우와 동일시할 수는 없고 이는 그 공무원이 단체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제공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원심이, 이 사건 기부채납 재산을 ○○광역시 남구가 취득하였다고 하면서도 그 지방자치단체가 제3자뇌물제공죄의 제3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한편 형법상 수뢰죄의 경우 공무원의 직무와 금원의 수수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에 있으면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특별히 청탁의 유무나 특정 직무행위와의 대가적 관계를 증명할 필요가 없어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보게 되는 것과는 달리, 제3자뇌물제공죄의 경우 ‘부정한 청탁’을 범죄성립의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고 이는 처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지 않도록 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청탁의 부정성을 규정짓는 대가관계에 관한 양해가 없었다면 단지 나중에 제3자에 대한 금품제공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어떠한 직무가 소급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될 수는 없다( 위 2006도8568 판결, 2008도695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관계자들이 피고인의 요구를 받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약 5억 원 상당의 △△△ 누각을 ○○광역시 남구에 기부채납한 것이 협의에 따른 적법한 기부채납의 이행이 아니라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 제공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직무집행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제3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제3자뇌물공여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은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기부채납을 성사시키기 위한 교섭과정에서 누각을 기부채납하도록 하고 그 기부채납이 성사된 후에는 권리자인 ○○광역시 남구의 대표자로서 기부채납에 따른 권리확보 조치의 일환으로 이행보증보험금을 청구·수령하여 누각을 시공한 회사에 지급한 것일 뿐 공소사실과 같이 5억 원 상당의 대금을 모집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보아, 2007. 12. 5.자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주장 중 공소사실과 무관한 것이거나 원심 인정의 사실관계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을 탓하는 부분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 여기에서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0도2800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 등 참조). 한편 2인 이상이 공동으로 가공하여 범죄를 행하는 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나 모의는 반드시 직접적·명시적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고 순차적·암묵적으로 상통하여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어느 경우에도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이를 공동으로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이 있어야 하고(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6551 판결 참조),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바, 공모자 중 구성요건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경우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도 있는 것이기는 하나, 이를 위해서는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히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여야 한다( 대법원 1998. 5. 21. 선고 98도32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23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는 ○○광역시 남구 소유의 기존 경로당이 위치한 어린이공원을 사업부지에 포함시킴에 따라 기존 경로당의 철거를 위하여 그 용도폐지가 필요했던 사실, 그런데 관련 법령상 공유재산의 용도폐지가 엄격히 제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경로당이 철거될 경우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사업부지 내에 신축하는 경로당과 별도로 이를 대체할 경로당이 필요하였던 사실, 따라서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추진하는 당초의 아파트 사업계획 승인단계에서부터 대체 경로당의 신축이 사업계획에 반영되었어야 함에도 관련자들의 업무처리과정에서 대체 경로당 신축 부분이 반영되지 않은 사실, 이에 따라 남구청 관계자들과 공소외 1 주식회사 측이 기존 경로당의 매수 및 대체 경로당 신축 등을 협의하게 되었는데, 대체 경로당의 신축과 관련하여서는 관련 규정이 변경되어 종전과 같이 어린이공원 내에 경로당을 신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사업부지 외에 대체 경로당을 신축하는 것으로 협의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공소외 1 주식회사는 자신의 사업상 필요에 따라 기존 경로당을 매수하고 대체 경로당 신축 및 임대료 부담 등을 약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를 관련 공무원들이 반대급부 없는 기부금품을 모집하였다거나 직권을 남용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할 수 없으며,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관련 공무원과 공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거나 범죄행위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제4점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97조 제1항 소정의 ‘선거운동’이라 함은 같은 법 제2조 소정의 공직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5도1165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51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관내 기자들에게 지급한 돈이‘선거운동을 위하여’제공된 것은 아니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129조, 제130조 / [2] 형법 제130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조찬형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6. 18. 선고 2010노9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57조 제1항 소정의 배임수재죄는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하는 사람과 취득하는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개재되지 않는 한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청탁을 의미하므로, 청탁한 내용이 단순히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에 불과하거나 위탁받은 사무의 적법하고 정상적인 처리범위에 속하는 것이라면 이는 사회상규에 어긋난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청탁의 사례로 금품을 수수한 것은 배임수재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1982. 9. 28. 선고 82도1656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 및 공소외 2로부터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추진하고 있던 이 사건 1차 지구 사업부지에 관한 철거공사를 담당할 업체를 선정할 권한을 위임받은 다음 그 철거공사의 하도급업체를 선정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철거전문 건설업체인 공소외 3 업체를 운영하는 공소외 4와 사이에 공소외 1 주식회사와 철거공사 대금을 부지 3.3㎡당 15만 원으로 책정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하되 공소외 3 업체 측은 부지 3.3㎡당 10만 원에 상당하는 대금만을 취득하고 나머지 부지 3.3㎡당 차액 5만 원에 해당하는 1억 8천만 원 상당은 피고인이 취득하기로 합의하는 조건으로, 위 공소외 3 업체를 철거공사업체로 선정해 주고 향후 이 사건 2차 지구 사업부지에서의 철거공사 하도급업체의 선정과정에서도 우선적인 후보자가 되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공소외 4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1억 8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고, 그 후 위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2차 지구 사업부지에 관한 철거공사 하도급업체로 선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위 공소외 4와 사이에 부지 3.3㎡당 차액 4만원 상당의 리베이트 3억 원을 받기로 합의한 뒤 위 2차 지구 사업부지에서 아파트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공소외 5 주식회사와 공소외 4 사이에 철거공사 하도급 대금을 부지 3.3㎡당 14만 원 상당에 수주하기로 하는 가계약이 체결되었으나, 이후 공소외 5 주식회사가 공소외 4와의 협의를 무효로 하고 다른 기업을 철거공사 하도급업체로 확정하는 바람에 배임수재죄의 미수에 그쳤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교부받거나 교부받기로 한 돈에는 피고인의 위 사업부지에 관한 명도·이주 업무에 대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거기에는 또한 공소외 3 업체가 철거공사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에 대한 대가가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의 채택 증거들에 의하면, 당초 공소외 1 주식회사는 공소외 2에게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이 사건 각 사업부지에 관한 철거공사를 담당할 업체를 선정할 권한을 위임하는 대신 공소외 2가 사업부지의 명도·이주를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용역(이하 ‘명도·이주 업무’라고 한다)을 수행하되 철거공사 하도급대금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동의를 받도록 하며 그 하도급계약도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체결하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인은 위 공소외 2로부터 위 약정상의 당사자 지위를 승계받고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승인을 얻은 사실, 그런데 공소외 1 주식회사는 공소외 2와 사이에 이 사건 사업부지에서의 토지매입 등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철거권이 공소외 2에게 있고 공소외 2가 명도를 책임진다. 단 철거용역비에 대하여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동의를 얻는다’고 약정하였고 공소외 1 주식회사 및 공소외 5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모두 공소외 6이었는데 공소외 5 주식회사는 이후 위 약정상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지위를 승계하고 피고인은 공소외 2의 지위를 승계한 사실, 피고인과 공소외 2는 위 공소외 6에게 이 사건 1차 지구 사업부지의 철거공사 하도급업체로 공소외 4 운영의 공소외 3 업체를 철거공사 하도급업체로 추천하였고, 위 공소외 6은 이미 다른 업체들로부터 예상견적을 받아 그 철거비용이 통상 3.3㎡당 약 10만 원 내외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으나 피고인이 원주민이나 세입자와 안면이 있어 명도·이주 업무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이 사업부지 내 명도·이주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조건으로 이와 관련된 대가를 포함하여 이 사건 1차 지구의 철거공사 대금을 3.3㎡당 15만 원으로 결정하였던 사실, 당시 공소외 4는 피고인과 사이에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3.3㎡당 15만 원의 조건으로 철거공사를 수주받게 되면 철거업체 측이 3.3㎡당 10만 원 상당의 대가를 지급받고 그 차액인 3.3㎡당 5만 원 상당에 해당하는 1억 8천만 원은 피고인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상태였고, 위 공소외 6 역시 공소외 4가 위 철거공사대금을 이러한 형태로 피고인 등과 분배하리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던 사실, 공소외 1 주식회사 측의 담당자는 1차 지구 철거공사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공소외 4에게 “위 계약내용에는 명도·이주업무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철거와 관련된 용역 일체가 포함되어 있고, 그 비용까지 별도로 해서 다른 업체는 10만 원인데 5만 원 이상을 더 주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기도 하였던 사실, 한편 위 공소외 6은 이 사건 2차 지구 사업부지의 철거공사에 관하여도 피고인이 선정한 공소외 3 업체를 철거업체로 정하기로 하여 공소외 3 업체와 3.3㎡당 14만 원의 조건으로 철거공사를 수주하기로 하는 가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후 공소외 3 업체와 사이에 단가 등에 관하여 의견이 엇갈려 본계약 체결이 무산된 사실, 실제로 피고인이 이 사건 1차지구 사업부지의 명도·이주 업무를 수행하고서도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별도의 보수를 지급받지는 않았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개발사업의 시행업체 측은 피고인에게 사업부지 내 철거업체의 선정 권한을 부여함과 아울러 피고인이 그 명도·이주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함으로써 철거업무를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는 노력에 대한 대가를 고려하여 3.3㎡당 15만 원(1차 부지) 또는 3.3㎡당 14만 원(2차 부지)의 조건으로 철거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그 철거업체로부터 3.3㎡당 5만 원 또는 4만 원에 해당하는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명도·이주 업무 등의 보수를 지급받는 것을 허용하였고, 공소외 4가 이러한 방법으로 철거공사 하도급대금 중 일부를 피고인에게 지급해 주겠다고 약정한 후 피고인에게 철거업체로 선정되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것도 피고인에게 철거공사 하도급업체 선정을 위탁한 시행업체 측의 양해하에 그 철거업체 선정의 전제로 내세운 위 차액 반환이라는 계약조건을 받아들인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타인의 위탁을 받아 계약과 관련된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특정인으로부터 계약체결의 상대방이 될 수 있게 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를 받은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906 판결 참조). 또한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와 그렇지 않은 대가가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달리 피고인에 대한 배임수재와 배임수재미수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배임수재죄에서의 부정한 청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 중 배임수재 및 배임수재미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357조 제1항 / [2] 형법 제35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9. 30. 선고 2010노72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부분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2로부터 15억 원을 편취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그 증거의 요지에 제1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2의 진술기재를 들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7조 제4호는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증인, 감정인,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된 때에는 직무집행에서 제척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형사소송법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통역인에게 준용되므로, 통역인이 사건에 관하여 증인으로 증언한 때에는 직무집행에서 제척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3은 이 사건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한 다음, 같은 기일에 통역인으로서 증인 공소외 2의 진술을 통역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이 제척사유가 있는 통역인이 통역한 증인 띵정의 증인신문조서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증인신문조서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은 것은 잘못이다(반면, 형사소송법 제17조 제2호는 법관이 피고인 또는 피해자의 친족 또는 친족관계가 있었던 자인 때에는 직무집행에서 제척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도 형사소송법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통역인에게 준용되나, 사실혼관계에 있는 사람은 민법 소정의 친족이라고 할 수 없어 형사소송법 제17조 제2호에서 말하는 친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통역인 심영순이 피해자 띵정의 사실혼 배우자라고 하여도 심영순에게 형사소송법 제25조 제1항, 제17조 제2호 소정의 제척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
나. 그러나 한편 원심판결 및 원심과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 중 위 증인신문조서나 그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는 서류들을 제외한 다른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4 사업단이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에서 발생하는 폐·고철의 수거판매권한을 가지고 있고 공소외 1 경영의 공소외 5 주식회사가 그 판매대행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피해자 공소외 2를 기망하는 행위에 가담하고, 피고인 2도 공소외 5 주식회사의 부회장으로서 위 회사가 폐·고철 수거사업권을 줄 수 있는 권한이 없음을 알면서도 공소외 1과 피고인 1이 공소외 2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는 데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원심이 피고인들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2를 기망하여 15억 원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위 증인신문조서를 증거로 삼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에 그 밖에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및 피해자 공소외 6에 대한 사기 부분에 관하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하는 것이다(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과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 편취의 범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인들의 피해자 공소외 7, 8에 대한 사기 부분에 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이 피해자 공소외 7, 8로부터 판시 각 금원을 보증금 또는 차용금 명목으로 교부받을 당시 계약 내용대로 폐변압기 등을 공급하거나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 편취의 범의 및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4. 피고인 2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 2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사소송법 제17조 제4호, 제25조 제1항, 제307조 / [2] 형사소송법 제17조 제2호, 제25조 제1항, 제307조, 민법 제767조, 제777조 / [3] 형법 제30조, 제347조 제1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17조 제2호, 제4호, 제25조 제1항, 제307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안준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2. 1. 선고 (춘천)2010노87, 2010전노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1항 본문은 법원이 같은 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성범죄자에 대하여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 신체정보, 사진,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요지 등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개하도록 하는 명령을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사건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거나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 그리고 그 밖에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서는 아니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공개명령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한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에 위 법 제38조 제1항 단서의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같은 항 본문에 따라 공개명령을 선고하였다. 즉, 법령에 의하여 공개명령의 집행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표기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피고인의 친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성폭력범죄 사건과 달리 취급하여 피고인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의 예방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신상정보의 공개라는 방법으로 피고인 또는 그 가족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관련 법령의 취지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공개명령의 예외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의 적용에 있어서 그 선고된 형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형법상 형의 경중을 기준으로 하되 이를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주문 전체를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지 아닌지를 보아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67 판결 등 참조). 한편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전자감시제도는 성폭력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성행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위하여 그의 행적을 추적하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게 하는 부가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보안처분으로서 형벌과 구별되며 그 본질을 달리한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6061, 2009전도1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에게 징역 15년 및 5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한 후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9년, 5년 동안의 공개명령 및 6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한 조치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고, 나아가 직권으로 살펴보아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사유가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1항,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4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4항 참조), 제9조 제1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참조), 형법 제299조 / [2] 형사소송법 제368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진정길
【변 호 인】
변호사 김혜영 외 2인
【주 문】
피고인 1을 징역 1년에, 피고인 2를 징역 2년에, 피고인 3을 징역 1년 6월에 각 처한다.
피고인 1로부터 123,720,286원을, 피고인 2로부터 737,244,829원을, 피고인 3으로부터 550,244,829원을 각 추징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 1은 1997. 3.경부터 2008. 6.경까지 수원시 영통구 (이하 생략)에 있는 ‘ 공소외 1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피고인 2, 3은 각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이다.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이나 그 밖의 일반 법률사건에 관하여 법률상담 및 법률관계 문서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일제시대 이후 오랫동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정당한 권원 없이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어 도로부지 등으로 사용되어 오고 있는 토지들에 대하여 그 원소유자의 후손들을 찾아내 접근한 다음 수임료 300만 원 내지 500만 원에 변호사를 선임하여 토지소유자로 등재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원인무효에 의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청구 등 관련 소송을 진행하게 하고 이에 따른 미불용지 보상신청 및 보상금 협의절차를 대행하여 주는 이른바 ‘조상땅 찾기’ 법률사무를 취급하여 주고 그 대가로 위 후손들로부터 승소 시 소송가액의 20% 내지 40%를 받아 이익금을 분배하기로 마음먹었다.
1. 피고인 1, 2의 공소외 2와의 공모 범행
피고인 2와 공소외 2는 2003. 11. 3.경 공소외 1 법률사무소에서,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어 용인시에서 사용 중인 용인시 보라리 (이하 생략) 등 4필지 도로부지의 원소유자 후손인 공소외 3을 찾아 피고인 1에게 소개하고, 피고인 1은 공소외 1 변호사 명의로 원고 공소외 3 외 4인, 피고 대한민국으로 된 위 도로부지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청구소송 수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와 별도로 위 ‘조상땅 찾기’ 소송의 성공사례금 명목으로 공소외 1 변호사 모르게 공소외 3과 ‘승소 시 얻은 경제적 가액의 40%를 지급한다’는 취지의 약정서를 작성한 다음, 위 성공사례금 약정 사실을 모르는 공소외 1 변호사로 하여금 소송을 수행하게 하여 2004. 10. 22. 수원지방법원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 후 피고인들과 공소외 2는 공소외 3을 대리하여 용인시를 상대로 위 승소판결에 따른 미불용지 보상신청 및 보상금 협의를 하여 주고, 2005. 12.경부터 2007. 3. 6.까지 공소외 3으로 하여금 용인시로부터 토지보상금 합계 6억 원 상당을 지급받게 해 주고, 그 대가로 공소외 3으로부터 2005. 12. 14.부터 2007. 3. 6.까지 총 4회에 걸쳐 합계 205,405,722원 상당을 승소사례금 명목으로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소외 2와 공모하여,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의 법률상담 및 법률관계 문서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하고, 그 대가로 합계 205,405,722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2. 피고인 1의 공소외 4와의 공모 범행
공소외 4는 2004. 12.경 공소외 1 법률사무소에서,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어 평택시에서 사용 중인 평택시 서정동 (이하 생략) 소재 도로부지의 원소유자 후손인 공소외 5를 찾아 피고인 1에게 소개하고, 피고인 1은 공소외 1 변호사 명의로 원고 공소외 5, 피고 대한민국으로 된 위 도로부지에 대한 임료 청구소송 수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와 별도로 공소외 1 변호사 모르게 공소외 5와 사이에 ‘승소 시 얻은 경제적 가액의 40%를 지급한다’는 취지의 약정서를 작성한 다음, 위 성공사례금 약정 사실을 모르는 공소외 1 변호사로 하여금 소송을 수행하게 하여 2006. 8. 30.경 수원지방법원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 후 피고인과 공소외 4는 2006. 10. 11. 공소외 5를 대리하여 평택시를 상대로 위 승소판결에 따른 ‘임료청구 및 계좌입금의뢰서’를 제출하여 같은 달 24일 공소외 5로 하여금 평택시로부터 임료보상금 27,430,620원 상당을 지급받게 해 주고, 그 대가로 공소외 5로부터 8,228,686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피고인과 공소외 4는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공소외 5 등 3명으로부터 합계 153,722,416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과 공소외 4는 공모하여,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의 법률상담 및 법률관계 문서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하고, 그 대가로 합계 153,722,416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3. 피고인 1의 공소외 2와의 공모 범행
공소외 2는 2003년 말경 공소외 1 법률사무소에서,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어 용인시에서 사용 중인 용인시 구성읍 (이하 생략) 소재 도로부지의 원소유자 후손인 공소외 6을 찾아 피고인에게 소개하고, 피고인은 공소외 1 변호사 명의로 원고 공소외 6, 피고 대한민국으로 된 위 도로부지에 대한 소유권확인 청구소송 수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와 별도로 위 ‘조상땅 찾기’ 소송의 성공사례금 명목으로 공소외 1 변호사 모르게 공소외 6과 사이에 ‘승소 시 얻은 경제적 가액의 20% 내지 40%를 지급한다’는 취지의 약정서를 작성한 다음, 성공사례금 약정 사실을 모르는 공소외 1 변호사로 하여금 소송을 수행하게 하여 2003. 9. 18. 수원지방법원에서 원고 승소판결에 준하는 조정이 이루어져 같은 달 25일 확정되었다.
그 후 피고인과 공소외 2는 공소외 6을 대리하여 용인시를 상대로 승소판결에 따른 미불용지 보상신청 및 보상금 협의를 하여 주고 2005. 12.경 공소외 6으로 하여금 용인시로부터 미불용지 보상금 합계 10억 원 상당을 지급받게 해 주고, 그 대가로 공소외 6으로부터 그 무렵 2억 5,000만 원 상당을 승소사례금 명목으로 교부받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피고인과 공소외 2는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공소외 6 등 2명으로부터 합계 2억 5,600만 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과 공소외 2는 공모하여,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의 법률상담 및 법률관계 문서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하고, 그 대가로 합계 2억 5,600만 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4. 피고인 2, 3의 공소외 7과의 공모 범행
피고인 2, 3은 2007. 5.경 수원시 영통구 (이하 생략)에 있는 ‘ 공소외 8, 9 법률사무소’에서,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어 용인시에서 사용 중인 수지구 상현동 (이하 생략) 소재 도로부지의 원소유자 후손인 공소외 10을 찾아 위 법률사무소 사무장 공소외 7에게 소개하고, 공소외 7은 공소외 8 변호사 명의로 원고 공소외 10, 피고 대한민국으로 된 위 도로부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수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와 별도로 위 ‘조상땅 찾기’ 소송의 성공사례금 명목으로 공소외 8 변호사 모르게 공소외 10과 ‘승소 시 대상 토지의 25%에 해당하는 지분을 양도하여 준다’는 취지의 양수도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성공사례금 약정 사실을 모르는 공소외 8 변호사로 하여금 소송을 수행하게 하여 2007. 11. 15. 수원지방법원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받고, 위 판결이 2009. 1. 30.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그 후 피고인 2, 3은 그 무렵 공소외 10을 대리하여 용인시를 상대로 승소판결에 따른 미불용지 보상신청 및 보상금 협의를 하여 주고 2009. 7.경 공소외 10으로 하여금 경기도시공사로부터 미불용지 보상금 1억 8,855만 원 상당을 지급받게 해 주고, 그 대가로 2009. 7. 24.경 공소외 10으로부터 4,200만 원 상당을 승소사례금 명목으로 교부받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피고인들과 공소외 7은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공소외 10 등 13명으로부터 합계 1,100,489,659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소외 7과 공모하여,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의 법률상담 및 법률관계 문서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하고, 그 대가로 합계 1,100,489,659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항 범죄사실]
1. 피고인 1, 2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1, 2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1, 12, 1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참고인 공소외 3 진술청취), 수사보고( 공소외 11 작성의 사실확인서 첨부), 수사보고(등기부등본 첨부), 수사보고(판결문 사본 첨부), 수사보고(계좌추적결과), 수사보고(계좌추적결과 제2보), 수사보고( 공소외 4 진술청취), 수사보고( 공소외 4 참고자료 제출), 수사보고( 공소외 13 등 관련 보상서류 편철)
1. 무통장입금, 타행송금확인증(증거기록 제18면), 양도소득세 내역서(제21면), 피의자 피고인 1 명함, 약정서, 소장, 당사자표시변경신청서, 협의분할서(제24면), 판결문(제35면), 농협계좌 거래내역(제40면), 손실보상계약서(제120면), 토지이용계획확인서(제129면), 보라동 토지 보상금내역서(제267면)
[판시 제2항 범죄사실]
1. 피고인 1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4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 피고인 1 소지 플로피디스켓 저장문서 첨부), 수사보고( 피고인 1, 2로부터 의뢰인 공소외 15를 소개받아 소송을 통해 토지보상금을 받게 해 준 사실 확인), 수사보고( 피고인 1이 공소외 15를 대리하여 토지보상금 221,500,855원을 수령하여 그 중 8,540만 원 상당을 챙긴 사실 확인), 수사보고( 공소외 13 등 관련 보상서류 편철)
1. 공소외 15 관련 준비서면(증거기록 제1088면), 공소외 16 관련 임료청구서(제1103면), 토지매매계약서 등 참고자료(제1177면), 금융거래정보제공요구서(제1195면)
[판시 제3항 범죄사실]
1. 피고인 1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7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 피고인 1 추가혐의 확인 및 근거서류 첨부), 수사보고( 피고인 1 소지 플로피디스켓 저장문서 첨부), 수사보고(의뢰인 공소외 6 소송알선 사실 확인), 수사보고( 공소외 2 인적 사항 확인), 수사보고( 공소외 6 토지보상신청 및 지급관련 서류사본 첨부), 수사보고( 공소외 13 등 관련 보상서류 편철)
1. 공소외 17 관련 서류(증거기록 제1004면), 소장(제1027면), 소장 및 보상금청구서(제1042면), 판결문(제1046면), 보상금청구서(제1076면), 공소외 17 관련 준비서면(제1084면), 임료청구서 회신(제1163면), 무통장입금증(제1164면), 거래내역( 공소외 2 송금내역, 제1165면)
[판시 제4항 범죄사실]
1. 피고인 2, 3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 2, 3, 공소외 7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7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8, 10, 13, 19, 20, 8, 21, 22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피고인 3 및 공소외 7 작성의 각 진술서
1. 수사보고( 피고인 3 작성 진술서 첨부 및 조상땅 찾기 사무실 압수수색 집행), 사무실 현장사진(제501면), 수사보고( 공소외 18이 피고인 2 명의의 농협계좌로 송금한 일부 금원 확인), 수사보고( 피고인 2 추가범죄 확인 및 근거자료 첨부), 수사보고(변호사 공소외 8 무통장입금증 사본 첨부), 수사보고(소송기록 인수증 사본 첨부), 수사보고( 피고인 2 작성의 지출장부 사본 첨부), 수사보고( 공소외 9, 8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 공소외 7인 사실 확인), 각 수사보고(의뢰인 공소외 23, 24, 25, 26, 27, 28 소송알선 사실 확인), 수사보고( 피고인 2가 공소외 7에게 송금한 무통장입금확인서 첨부), 수사보고(의뢰인 공소외 29 진술서 첨부), 수사보고( 공소외 7 성공사례금 1,200만 원 수수사실 확인 및 피고인 3 전화진술청취), 수사보고( 피고인 3 작성의 금전출납부에 ‘김사무장 사례비 1,000’ 기재사실 확인), 수사보고( 공소외 7이 공소외 22로부터 1,000만 원 송금받은 사실 확인), 수사보고( 공소외 22 전화진술청취), 수사보고( 공소외 8 변호사 사무실 사용 예금통장 사본 첨부), 수사보고( 피고인 1, 2가 공소외 18로부터 수수한 금액 특정), 수사보고( 공소외 13 등 관련 보상서류 편철)
1. 동업계약서(증거기록 제426면), 공소외 9, 8 변호사 위임사건(제427면), 소송위임계약서(제988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형법 제30조(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가. 피고인 1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2003년 말경 공소외 6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나. 피고인 2, 3 :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2008. 3.경 공소외 18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죄에 정한 형에 각 경합범가중)
1. 추징
각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8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6조 후문, 변호사법 제116조 후문[ 피고인 1은 범죄사실 제1항과 관련하여 피고인 2로부터 10,270,286원( 피고인 1은 46,000,000원을 수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 피고인에게 이득액의 5%인 10,270,286원을 교부하였다는 피고인 2의 진술을 받아들여 위 금액만을 인정한다)을, 범죄사실 제2항과 관련하여 공소외 4로부터 10,000,000원을, 범죄사실 제3항과 관련하여 103,450,000원을 각 교부받았고, 피고인 2는 범죄사실 제1항과 관련하여 피고인 1에게 교부하고 남은 187,000,000원을, 범죄사실 제4항과 관련하여 이득액의 1/2인 550,244,829원을 각 취득하였으며, 피고인 3은 범죄사실 제4항과 관련하여 이득액의 1/2인 550,244,829원을 취득하였으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123,720,286원(= 10,270,286원 + 10,000,000원 + 103,450,000원), 피고인 2에 대하여 737,244,829원(= 187,000,000원 + 550,244,829원), 피고인 3에 대하여 550,244,829원을 각 추징한다]
피고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1의 공모 여부
가.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고인 2, 공소외 2, 4 등이 ‘조상땅 찾기’를 업으로 하는 자들로서 이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도로부지 등에 제공된 토지들의 소유자 후손들을 찾아 그들과 소송을 통해 그 소유권을 회복시켜 주는 대신 승소대가로 보상금 중 일부를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을 마친 다음, 공소외 1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인 피고인에게 사건을 의뢰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공소외 1 변호사 명의로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정서에 승소사례비에 관한 문구를 기재하되, 승소 후에 의뢰인들로부터 승소사례비 중 적은 금원을 고마움의 표시로 교부받았을 뿐, 승소사례비를 지급받은 것은 아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고인 2, 공소외 2, 4와 공소사실 기재 범행을 공모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며, 또한 공모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은 모든 공범자가 스스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그 실현행위를 하는 공범자에게 그 행위결정을 강화하도록 협력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 결과에 대한 각자의 이해 정도, 행위 가담의 크기, 범행지배에 대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4. 11. 선고 2008도111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이 법원이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2, 공소외 4는 이미 2000년경부터 이른바 ‘조상땅 찾기’를 전문적으로 하여 왔던 사실, 피고인은 위 소송위임계약 체결 당시 공소외 1 변호사 사무실에서 피고인 2, 공소외 2, 4(이하 이들을 ‘ 피고인 2 등’이라 한다)로부터, 그들이 공소외 3 등 토지소유자의 자손들과 승소가액의 일부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음을 포함한 제반 사정을 전해 듣고 공소외 1 변호사 명의의 소송수임계약 및 승소사례에 관한 약정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인은 이건 소송과정에서 소장, 준비서면 등을 직접 작성하여 제출하는 등 실질적인 소송업무를 수행한 사실, 피고인은 이건 소송이 승소판결의 확정으로 종결된 경우 미불용지 보상금의 신청서 작성 내지 접수에도 관여한 사실, 피고인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급받은 보상금을 피고인의 계좌로 직접 수령하여 이를 피고인 2 등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의뢰인으로부터 피고인의 계좌로 승소사례 약정에 따른 사례금을 송금받아 이를 피고인 2 등에게 다시 전해 주기도 한 사실, 피고인이 피고인 2 등으로부터 교부받아 취득한 금원의 총액이 1억 원을 초과하는 사실, 피고인이 수행 또는 대행한 이건 소송 및 미불용지 보상금의 신청 및 수령은 2003년경부터 2007년경까지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인이 의뢰인들과 승소사례금 약정을 직접 체결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2 등으로부터 교부받은 금원 역시 승소사례금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이미 소송위임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 2 등으로부터 그들이 의뢰인들과 승소사례금 약정을 체결한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었고, 이로써 피고인과 피고인 2 등 사이에는 이건 소송수임계약을 알선하거나 미불용지 보상금 신청 등의 법률사무를 취급하여 이건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고, 사정이 위와 같은 이상, 피고인은 피고인 2 등의 승소사례금 수수행위 전부에 암묵적으로나마 가담하여 상호 공모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
가. 판시 제1사실 중 피고인 2 부분에 대하여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의 위반 범죄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 등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법률사무의 취급을 알선하거나 알선받음으로써 성립하고 알선행위가 있는 때 범죄행위가 기수에 이르며 이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것이므로, 피고인과 피고인 1이 공소외 3과 소유권보존등기 말소청구소송 수임계약을 체결하여 이를 알선한 2003. 11. 3.경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어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인 2010. 11. 6. 제기된 이 부분 공소는 이미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 등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 등에 관하여 대리 등을 알선한 행위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처벌 대상에는 ‘금품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한 후 대리 등을 알선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금품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한 행위’와 ‘대리 등을 알선하는 행위’ 사이에 관련성 내지 대가성이 인정되는 한 ‘대리 등을 알선한 이후에 나중에 그와 관련하여 또는 그 대가로 금품 등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7. 24. 선고 2000도5069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도7050 판결 등 참조).
한편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금품 등을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 등에 관한 대리를 알선한 다음 금품을 받은 경우, 위 ‘알선행위’는 ‘금품수수 약속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 구성요건의 요소일 뿐만 아니라 ‘금품수수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의 구성요건 요소에도 해당되는바, ‘금품수수 약속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는 소송사건 등에 관한 대리를 알선함으로써 성립하여 기수에 이르게 되나 그 후 실제로 금품을 받았다면, ‘금품수수 약속’은 ‘금품수수’에 흡수되므로 ‘금품수수 약속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가 별도로 성립될 여지가 없게 됨과 동시에 ‘금품수수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가 성립하게 되고, 금품을 받을 것을 약속한 때로부터 위 죄의 공소시효기간이 도과된 이후에 비로소 금품을 받은 경우, ‘금품수수 약속’이 ‘금품수수’에 흡수되기 이전에 이미 ‘금품수수 약속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가 공소시효의 완성으로 인하여 더 이상 처벌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 후 금품을 받은 이상 이는 소송사건 등에 관한 대리를 알선하고 금품을 그 이후에 받은 경우로서, 마찬가지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금품수수 약속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의 성립 및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와 관계없이 ‘금품수수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가 새로이 성립하게 되고 이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3) 인정 사실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및 피고인 1, 공소외 2는 2003. 11. 3.경 공소외 3과 소유권보존등기 말소청구소송 수임계약 및 성공사례금 약정을 한 사실, 그 후 피고인 등은 공소외 1 변호사로 하여금 위 소송을 진행하도록 하여 2004. 10. 22. 승소판결을 받고, 그에 따라 미불용지 보상신청을 하고 보상금을 수령한 사실, 그 후 피고인 등은 알선의 대가로 2005. 12. 14.부터 2007. 3. 6.까지 공소외 3으로부터 합계 205,405,722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4)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등의 행위는 금품수수의 약속, 알선행위, 약속에 따른 금품수수로 구성되어 있고, 소송사건 대리에 관한 알선은 그 이전의 금품수수 약속뿐만 아니라 알선 이후의 금품수수와도 각 대가관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있는 이상, 비록 피고인 등의 ‘금품수수의 약속에 의한 구 변호사법 위반죄’가 2003. 11. 3.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의 체결에 의하여 성립하고 기수에 이르게 됨으로써 그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어 이 사건 공소제기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의 체결 이후인 2005. 12. 14.부터 2007. 3. 6.까지 피고인 등이 공소외 3으로부터 205,405,722원을 받았다면, 이는 소송사건 등에 관한 대리를 알선하고 그 이후에 금품을 받은 경우로서, 새로이 ‘금품수수에 의한 구 변호사법 위반죄’가 성립하게 되고, 이 부분 범행의 종료일인 2007. 3. 6.부터 5년[ 형사소송법 부칙(2007. 12. 21. 제8730호) 제3조의 경과규정에 의하여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5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된다]이 경과하기 전인 2010. 11. 16.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판시 제2사실 중 피고인 1의 별지 [범죄일람표 (1)] 제1항 부분에 대하여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공소외 4의 요구에 따라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승소가액의 40%의 사례비 약정 아래 변호사 명의로 공소외 16을 위한 임료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았고, 2005. 1. 31. 수원시로부터 임료 49,152,000원을 피고인의 계좌로 송금받아 그 중 29,491,800원을 공소외 16에게 송금한 다음, 같은 해 2. 1. 나머지 19,660,800원을 공소외 4의 처 공소외 14의 계좌로 송금하였을 뿐 2006. 7. 14. 공소외 16으로부터 60,000,000원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범행은 공소외 14의 계좌에 19,660,800원을 송금함으로써 종료되었는데, 이 사건 공소는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0. 11. 16. 제기되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2) 판단
피고인 및 공소외 14의 각 검찰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4의 처 공소외 14는 2006. 7.경 공소외 16의 딸에게 자신 명의의 농업협동조합 계좌번호( 계좌번호 생략)를 알려 주었고, 공소외 16은 2006. 7. 14. 위 소송의 승소사례 명목으로 위 계좌에 60,000,000원을 송금한 사실(증거기록 제2827, 3168면)을 인정할 수 있는바, 비록 피고인이 공소외 16으로부터 직접 60,000,000원을 교부받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범인 공소외 4가 공소외 16으로부터 위 금원을 지급받은 이상, 피고인과 공소외 4의 위 범행은 2006. 7. 14.에 이르러 비로소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고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0. 11. 16.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공모관계의 이탈 여부(판시 제3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2)] 제2항 부분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의 주장
피고인은, 공소외 2가 대동한 공소외 17과 공소외 1 법률사무소에서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변호사 수임료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위 소송의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07. 12. 말경 공소외 1 법률사무소에서 퇴직하였으므로, 그 후 공소외 2가 2009. 2.경 공소외 17로부터 600만 원을 수령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이 부분 범죄사실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리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자 중의 1인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는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 할 것이나, 다른 공모자가 이미 실행에 착수한 이후에는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다른 공범들의 범죄실행을 저지하지 않은 이상, 공동정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5726 판결,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도992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피고인은 공소외 2와 공소외 17의 조상땅 찾기와 관련된 소송 및 제반 법률사무를 처리하고 공소외 17로부터 승소사례비를 받기로 약정함으로써 서로간에 변호사법 위반죄의 공모관계가 성립된 점,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외 17이 수령한 보상금 중 일부를 피고인 또는 공소외 2에게 약정에 따라 교부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 피고인이 소송을 취하하는 등의 방법으로 변호사법 위반 범행의 진행을 저지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2가 공소외 17로부터 600만 원을 수수한 부분에 대하여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변호사가 아님에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정당한 권원 없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도로부지 등으로 사용하는 토지들의 원소유자 후손들을 찾아내 그들로 하여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하고, 이에 따른 보상금 협의절차를 대행하여 주는 이른바 ‘조상땅 찾기’의 법률사무를 대리 또는 취급하여 주는 대가로 위 후손들로부터 승소가액의 일부를 교부받은 것으로, 변호사법이 변호사 아닌 자가 금품수수를 대가로 소송사건의 대리를 알선하거나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에 대해 법률시장을 심각하게 교란하고 의뢰인들에게 선의의 피해를 야기시킬 수 있음을 이유로 이를 엄격히 금지함과 아울러 무겁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고인 1이 615,128,138원, 피고인 2가 1,305,895,381원, 피고인 3이 1,100,489,659원을 각 수수하였고, 그 중 피고인 1이 123,720,286원, 피고인 2가 737,244,829원, 피고인 3이 550,244,829원의 적지 않은 이득을 각 취득한 반면, 피고인들에 대한 추징보전처분이 집행된 재산은 피고인 1의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이하 생략) 1층 행정서사 사무실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500만 원( 피고인 1은 이 법원 2011초기92호로 추징보전이 신청되자 피고인 소유의 화성시 봉담읍 (이하 생략)소재 아파트와 자동차 2대를 자신의 처 공소외 30에게 소유권을 이전하였다), 피고인 2의 수원시 장안구 (이하 생략)소재 아파트 중 1/2지분, 피고인 3의 아파트 중 1/2지분, 경북 칠곡군 석적읍 (이하 생략)소재 대지 대 411.3㎡ 및 위 지상 4층 건물( 피고인 3은 이 법원 2010초기2761호로 추징보전이 신청되자 피고인 소유의 자동차를 공소외 31에게 소유권을 이전하였다)에 불과하여 피고인들이 여전히 다액의 이득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피고인 1은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행정서사 등으로 장기간 근무하여 업무의 특성상 일반인들에 비하여 더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가 요구됨을 알고 있었음에도 금품수수를 목적으로 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들이 고령이고 동종 전과 및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 2, 3이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의 결과, 토지소유자들이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회복하게 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지 아니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실형을 선고함이 불가피하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범죄일람표 : 생략]
판사 이동훈(재판장) 박광서 김준혁 | [1]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 [2]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252조 / [3] 형법 제30조,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252조, 부칙(2007. 12. 21. 제8730호) 제3조 / [4] 형법 제30조, 구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제11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차상육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1. 2. 11. 선고 2010노3186, 443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각 사기의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사기죄의 편취 범의 등에 관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이 사건 배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07. 2. 15. 부산 해운대구 (이하 생략)에 있는 피고인 운영의 ○○컨설팅 사무실에서 피해자 공소외 1로부터 부산 사하구 (이하 생략) 임야 970㎡(이하 ‘이 사건 임야’라고 한다)를 매매대금 1억 4,600만 원에 매수하기로 약정하고, 계약금 3천만 원을 지급하는 즉시 피고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되, 잔금은 피해자의 책임 아래 형질변경과 건축허가를 받으면 15일 내에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대출을 받음과 동시에 지급하기로 하고 건축허가가 나지 아니하면 계약을 해제하여 원상회복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은 약정에 따라 2007. 2. 16. 피해자에게 계약금 3천만 원을 지급하고 피고인 앞으로 이 사건 임야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으므로, 건축허가를 받으면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피해자에게 잔금을 지급하거나,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면 계약 해제 후 이 사건 임야의 소유권을 피해자에게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이 사건 임야의 소유권을 잘 보전하여야 할 임무가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같은 날 공소외 2에게 채권최고액 7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다시 2007. 3. 5. 공소외 3 외 2인에게 채권최고액 2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도합 2억 7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제1심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위 배임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원심도 제1심법원의 조치를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즉, 검사는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매매잔대금을 지급할 임무 혹은 장래 매매계약이 해제될 경우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원상회복하여야 할 임무를 타인의 사무로 파악하고, 피고인이 이러한 임무를 위반하였다고 기소하였다.
그러나 우선 부동산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는 매도인의 사무가 아니라 매수인 자신의 사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매매잔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체하였다고 하는 것으로 피고인에게 배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나아가 원상회복의무에 대하여 보건대,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형질변경과 건축허가를 받아야 할 의무는 공소외 1에게 있고, 이러한 의무는 피고인이 매매잔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먼저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공소외 1이 이러한 의무를 불이행하면 피고인으로서는 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예정액 등을 청구할 수 있는데(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서 제5조, 제6조 참조), 현재까지 피고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공소외 1로서는 자신의 선이행의무를 불이행하고 있는 이상 원칙적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다만 피고인이 잔금을 지급하는 등 계약의 이행에 착수하기 전에 계약금의 배액인 6천만 원을 지급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는 있으나 기록상 공소외 1이 6천만 원을 지급하면서 매매계약을 해제한 바가 없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임야에 관한 부동산 매매계약은 해제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유지되어서 원상회복의무가 구체적으로 발생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더욱이 매도인이 선이행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는 상태에서, 장래 발생할지도 모르는 계약해제사태에 대비하여 매수인이 매수하여 등기를 마친 부동산의 소유권을 온전히 보전하고 있어야 할 법률상·계약상 혹은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과의 사이에 계약금만을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후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은행권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그 대출금으로 잔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2· 3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제공하였다는 것으로 계약 위반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이 위와 같이 빌린 돈으로 공소외 1에게 잔금을 지급함이 상당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잘못을 비난할 여지는 있으나, 이는 결국 매수인이 매매잔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체한 것에 불과하고, 매수인의 매매대금지급의무를 타인을 위한 사무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 일정한 신임관계의 고의적 외면에 대한 형사적 징벌을 핵심으로 하는 배임의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매매에서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매도인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이라는 이익이 있다고 하여도 대금의 지급은 어디까지나 매수인의 법적 의무로서 행하여지는 것이고, 그 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는 신임관계가 당사자 사이에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그 대금의 지급은 당사자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매수인에게 위탁된 매도인의 사무가 아니라 애초부터 매수인 자신의 사무라고 할 것이다.
또한 매도인이 대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매수인 앞으로 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면, 이는 법이 동시이행의 항변권 등으로 마련한 대금 수령의 보장을 매도인이 자신의 의사에 기하여 포기한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금을 받지 못하는 위험을 스스로 인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와 같이 미리 부동산을 이전받은 매수인이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매도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잔금을 지급하기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본적으로 매수인이 매매대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편에 관한 것이고, 그 성실한 이행에 의하여 매도인이 대금을 모두 받게 되는 이익을 얻는다는 것만으로 매수인이 신임관계에 기하여 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바로 당일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자금을 융통하였고 그 후에도 다시 같은 일이 있었다고 하여도, 또한 그 융통한 자금을 매도인 공소외 1에게 매매대금으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는 그러한 담보 제공 등의 행위가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를 공소외 1에게 반환할 의무를 현실적으로 부담하고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행하여진 이상 달라지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배임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 [1] 형법 제355조 제2항 / [2] 형법 제355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상진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9. 10. 28. 선고 2009노185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및 관련 범칙행위의 요지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08. 6. 11. 11:50경 충남 당진군 (이하 생략)에 있는 ○○재래시장 앞길에서 노점상 자리 문제로 피해자 공소외인(56세)과 다투던 중 손으로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린 후 그곳에 있던 흉기인 야채 손질용 칼 2자루(각 칼날길이 약 10㎝)를 들고 피해자의 다리 부위를 찔러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대퇴부 외측부 피하조직 손상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나. 관련 범칙행위의 요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8. 6. 11. 12:30경 충남 당진군 (이하 생략)에 있는 ○○재래시장 화장실 내에서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의 범칙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같은 날 관할 경찰서장으로부터 범칙금 30,000원을 납부할 것을 통고받고 같은 달 12일 이를 납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피고인이 범칙금을 납부한 위 범칙행위가 범행 장소 및 일시가 동일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노점상 자리 문제로 피해자와 다투던 중 폭행을 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범행동기와 상대방까지 동일하므로, 양 사실은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위 범칙금의 납부에 따른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면서 규범적 요소 또한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도6390 판결, 대법원 2010. 10. 14. 2009도4785 판결 등 참조).
한편 경범죄처벌법상 범칙금제도는 형사절차에 앞서 경찰서장 등의 통고처분에 의하여 일정액의 범칙금을 납부하는 기회를 부여하여 그 범칙금을 납부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기소를 하지 아니하고 사건을 간이하고 신속,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처벌의 특례를 마련해 둔 것이라는 점에서 법원의 재판절차와는 제도적 취지 및 법적 성질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범칙금의 납부에 따라 확정판결에 준하는 효력이 인정되는 범위는 범칙금 통고의 이유에 기재된 당해 범칙행위 자체 및 그 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칙행위에 한정된다. 따라서 범칙행위와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이루어진 행위라 하더라도 범칙행위의 동일성을 벗어난 형사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범칙금의 납부에 따라 확정판결에 준하는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도849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범칙금의 통고처분을 받게 된 범칙행위인 인근소란과 이 사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공소사실인 흉기휴대상해행위는 범행 장소와 일시가 근접하고 모두 피고인과 피해자의 시비에서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일부 중복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적용된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인근소란등)의 범칙행위는 “악기·라디오·텔레비전·전축·종·확성기·전동기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불러 이웃을 시끄럽게 한 행위”인 데 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인 흉기휴대상해는 흉기인 야채 손질용 칼 2자루를 휴대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였다는 것이므로 범죄사실의 내용이나 그 행위의 수단 및 태양이 매우 다르다. 또한 인근소란은 불특정인의 평온 내지 사회의 안녕질서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데 비하여 흉기휴대상해는 특정인의 신체의 자유 및 완전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각 행위에 따른 피해법익이 전혀 다르고, 그 죄질에도 현저한 차이가 있다. 나아가 위 범칙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및 태양 등에 비추어 그 행위과정에서나 이로 인한 결과에 통상적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인 흉기휴대상해행위까지 포함된다거나 이를 예상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 범칙행위와 이 사건 공소사실은 서로 별개의 행위로서 양립할 수 있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와 함께 위와 같은 규범적 요소를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위 범칙행위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범칙행위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위 범칙행위에 대한 범칙금 납부의 효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도 미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범칙행위의 동일성과 범칙금의 납부에 따른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경범죄처벌법 제5조, 제6조, 제7조, 제8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제326조 제1호, 헌법 제13조 제1항 / [3]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 제7조 제3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허진영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7. 9. 선고 2009노394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2차적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하여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도863 판결,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8736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소외 1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의뢰하여 원저작물인 “라파에트” 영화의 대사를 한글로 번역하고 그 내용을 한글 자막으로 삽입하여 “라파에트” DVD(이하 ‘이 사건 DVD'라고 한다)를 제작하였는데, 위와 같이 한글로 번역한 자막을 원저작물인 영화에 삽입하는 것은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DVD는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DVD에 관한 저작권을 양수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고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DVD에 대한 공연권을 위탁받은 사단법인 한국영상산업협회는 그에 관한 적법한 고소권자라고 하면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DVD방에서 사단법인 한국영상산업협회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고 이 사건 DVD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공연하여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2차적저작물 및 공연권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 [2]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제17조, 제136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0. 12. 17. 선고 2010노53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약식명령을 한 판사가 그 정식재판 절차의 항소심판결에 관여함은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 소정의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되는 조사, 심리에 관여한 때”에 해당하여 제척의 원인이 된다 ( 대법원 1985. 4. 23. 선고 85도281 판결, 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도493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약식명령을 한 판사가 그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 절차의 항소심인 원심의 판결에 관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법률상 그 재판에 관여하지 못할 판사가 그 사건의 심리에 관여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 위반의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9. 2. 18. 선고 2008노270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고,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검증 및 감정처분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검증 및 감정처분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하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다만 위법하게 수집한 압수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함에 있어서는,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1140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고(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 없이 영장을 받아야 하며(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감정을 위촉받은 감정인은 감정에 관하여 필요한 때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해 판사로부터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아 신체의 검사 등 형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에 규정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221조의4, 제173조 제1항), 위와 같은 형사소송법 규정에 위반하여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영장 또는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의자의 동의 없이 피의자의 신체로부터 혈액을 채취하고 더구나 사후적으로도 지체 없이 이에 대한 영장을 발부받지도 아니하고서 그 강제채혈한 피의자의 혈액 중 알콜농도에 관한 감정이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감정결과보고서 등은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수집되거나 그에 기초한 증거로서 그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에 해당하고, 이러한 증거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증거동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2008. 6. 25. 21:00경 판시 장소에서 화물자동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도로 우측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차량이 논으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피고인은 위 사고로 약 7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고 응급실로 호송된 사실, 그런데 같은 날 21:14경 위 사고신고를 받고 응급실로 출동한 경찰관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또는 검증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동서로부터 채혈동의를 받고서 의사로 하여금 무알콜솜을 사용하여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누워있는 피고인으로부터 채혈을 하도록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채혈은 법관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지도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혈중알콜농도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서 및 이에 기초한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이 사건 채혈이 피고인 동서의 동의를 얻어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달리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피고인의 혈액을 이용한 혈중알콜농도에 관한 감정서 및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은 정당하고, 음주운전자에 대한 채혈에 관하여 영장주의를 요구할 경우 증거가치가 없게 될 위험성이 있다거나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에 후송된 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수사의 목적으로 의료진에게 요청하여 혈액을 채취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음주운전의 점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거능력 또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규정된 ‘적법한 절차’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307조, 제308조의2 / [2] 형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제215조 제2항, 제216조 제3항, 제221조, 제221조의4, 제308조의2, 제318조 / [3]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항,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0조 제1호(현행 제148조의2 제1호),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이상현 외 2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0. 10. 14. 선고 2010노78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함에도 다른 시기에 범행을 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
한편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금품공여자나 피고인의 진술이 각기 일부는 진실을, 일부는 허위나 과장·왜곡·착오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사실심 법관으로서는 금품공여자와 피고인 사이의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들 가운데 허위·과장·왜곡·착오를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들을 조합하여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노력 없이 금품공여자의 진술 중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그가 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모두 신빙하고 이와 배치되는 피고인의 주장은 전적으로 배척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진술에 일부 신빙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 전부를 신빙할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의 비약에 지나지 않아서 그에 따른 결론이 건전한 논증에 기초하였다고 수긍하기 어렵다.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다음과 같은 추론을 거쳐 피고인에게 뇌물을 제공하였다는 공소외 1, 2의 각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고 나서 공소외 1, 2의 진술에 기초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증명이 있다고 보았다. 즉, 원심은 ① 뇌물공여 시기에 관하여 공소외 1, 2의 초기 진술에 다소 일관되지 않은 점은 있지만 공소외 1은 피고인의 홍콩 출장과 유럽 출장을 전후하여 2회에 걸쳐, 공소외 2는 그 사이 어느 시점에 1회 피고인에게 미국 달러화로 뇌물을 제공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이러한 진술내용은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피고인의 출장일정 및 공소외 1, 2의 외화 준비시기와 일치하는 점, ② 뇌물공여의 방법에 있어서도 미화 5,000달러가 든 봉투를 시장실 원탁테이블 옆 협탁 서랍에 넣어주었다( 공소외 1의 제1회 금품제공), 5,000달러가 든 봉투를 원탁테이블 위 결재판 아래 끼워놓았다( 공소외 2의 제2회 금품제공), 10,000달러가 든 봉투를 피고인이 앉아 있는 의자의 왼쪽 팔걸이와 피고인의 왼쪽 다리 사이에 세워서 끼워주었다( 공소외 1의 제3회 금품제공)는 등 실제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만큼 구체적으로 밝힌 점, ③ 피고인에게 제공하였다고 하는 미화의 출처에 관하여도 공소외 1이 2006. 9. 19.경까지 공소외 2, 3을 통해 외화현금시재로 100,000달러를 준비한 사실이 확인된 점 등을 유죄 인정의 근거로 삼았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의 이유와 거기에서 드는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공소외 1, 2의 여러 상반된 진술 중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일부 진술만을 선택적으로 믿어 이 사건 범죄사실과 같은 일시에, 그와 같은 방법으로, 해당 금액을 피고인에게 제공하였다는 점이 모두 증명되었다고 본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뇌물공여 시기에 관하여
(1) 원심은, 공소외 1이 처음 피고인에게 5,000달러를 제공할 때(제1회 금품제공) 홍콩에 관한 이야기를 피고인으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범죄사실에 기재된 뇌물공여 시기를 증명하는 강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공소외 1은 당시 “경비 좀 넣었습니다.”고 말하였다고 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홍콩 출장을 다녀온 후에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공소사실과 맞지 아니한데다가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도 제시된 바 없어 홍콩 출장시기를 통해 제1회 금품제공 시기를 특정한 것이 공소외 1 진술의 신빙성을 높인다고 보기 어렵고, 무엇보다 홍콩 출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이 홍콩 출장 후 어느 시기에 피고인과 만났다는 사실을 넘어 금품제공의 점에 대하여 특별한 증명력을 갖는 사정은 될 수 없다.
더욱이,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제1회 금품제공 당시의 상황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홍콩 출장에 관한 언급 외에 수사기관과 제1심 및 원심법정에서 그 때는 ○○시 직원들과 함께 법송만 매립지를 다녀온 후이고, ○○시청에서 피고인을 만나는 자리에 공소외 2와 동행하였으며, 피고인에게 제공한 5,000달러가 든 봉투도 ○○시청에 가는 길에 공소외 2로부터 건네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공소외 1이 법송만 매립지를 다녀온 것은 2006. 10. 16. 한 차례밖에 없다는 것이므로 만일 이 부분 진술이 사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제1회 금품제공 시기와 관련된 공소외 1의 진술은 믿을 수 없는 것이 되어 이 부분을 배제하는 판단 없이 제1회 금품제공 시기에 관한 공소외 1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없다.
(2) 제2회 금품제공 시기와 관련하여서도,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당시 5,000달러를 제공하였다고 하는 공소외 2는 처음에는 2007년 초여름경인 것 같다고 진술하면서 그렇게 기억하는 이유로 ○○시청에는 회사 유니폼을 입고 들어갔는데 겨울 잠바를 입고 간 기억이 없고, 2007. 11. 말경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에서 사직했는데, 그로부터 4, 5개월 전이기 때문에 그 시기를 기억한다고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가 2009. 11. 24. 조사 때부터 그 시기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공소외 1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면 지시 당사자인 공소외 1의 진술이 맞을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진술의 과정과 내용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의 진술에 유도되기 전인 최초 진술의 신빙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진술의 번복 경위에 대하여 세밀히 따져보지 않은 채 나중의 진술이 외화현금시재를 준비한 시기에 더 근접하고 공소사실의 기본 전제, 즉 2007. 1. 이전에 20,000달러를 피고인에게 모두 전달하였다는 것에 더 편리하게 부합한다는 이유로 쉽사리 금품제공 시기에 관한 진술 번복을 수긍한 것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장변경 전 공소사실에 기재된 제1회 및 제3회 금품제공 시기에 공소외 1을 만난 사실이 없음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출한 공소외 4 작성의 일지와 시장일정의 기재를 들어 거기에 기재된 면담일시에 따라 변경된 제1회 및 제3회 금품제공 시기를 인정하였으면서도 그 일지와 시장 일정에 제2회 금품제공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공소외 2가 면담한 기록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앞서 본 제2회 금품제공 시기에 관한 공소외 2의 최초 진술, 공소외 2가 ○○시청에 들어가게 된 경위에 관한 공소외 1과 공소외 2 사이 진술의 불일치 및 공소외 1의 진술 번복, 피고인의 출장을 언급한 제1회 및 제3회와 달리 이 부분 금품제공에 관하여는 별다른 계기를 찾아볼 수 없는 점, 그 무렵 공소외 1이 피고인을 면담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공소외 2를 통해 따로 금품을 제공할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의 사정과 연결지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의 진실성에 대해 의심을 품을 만한 합리적 이유가 된다고 보지 않을 수 없고 단순히 면담사실이 일지 등 기록에 누락된 것에 불과하다고 쉽게 넘길 수 없다.
(3) 제3회 금품제공 시기와 관련하여서도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제공한 뇌물자금으로 2006. 9.경 20,000달러를 준비하고도 그 가운데 10,000달러는 본인이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다가 그로부터 2개월 가량 지난 다음인 2006. 11. 하순경 유럽 출장을 앞두고 피고인에게 제공하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진술은 수사기관이 설정한 공소사실의 기본 전제를 깨뜨리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나 그 내용을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궁색한 변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오히려 그 무렵 피고인에게 일부 금품이 전달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2006. 9.경 준비한 외화현금시재와 무관한 것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라면 당시 제공한 금품이 제1차 및 제2차 금품제공 후 남은 10,000달러라고 단정할 수도 없게 된다.
(4) 결국 원심이 위와 같은 의문과 다른 가능성을 검토, 배제하지 않은 채 이 부분 이유에서 드는 사정만으로 공소외 1, 2의 진술에 의하여 이 사건 3차례 금품제공 시기에 관한 증명이 모두 있다고 본 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되어 사실을 추론한 위법이 있다.
나. 뇌물공여의 방법에 관하여
원심은 공소외 1, 2의 이 부분 진술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인 점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① 공소외 1, 2가 밝힌 뇌물공여의 방법이 과연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꾸며내기 어려울 만큼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어서 이 부분 신빙성 인정의 전제를 수긍하기 어려운데다가(시장실에 출입하여 집기의 배치 정도만 알고 있으면 구성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구체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공소외 2가 밝힌 제2회 금품제공의 방법은 시장실에 당연히 결재판이 있으리라는 막연한 추측에서 둘러댔다가 피고인이 시장실에 결재판이 없다고 반박하자 결재판의 색깔이나 모양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회피하는 것으로 볼 여지도 크다), ② 공소외 1은 처음 미화 5,000달러를 제공할 당시 피고인의 왼쪽에 앉아 있다가 그 자리에서 몸을 구부려 의자에 앉아 있는 피고인의 오른쪽에 있는 협탁의 서랍을 열고 돈이 든 봉투를 넣었다는 것이나, 공소외 1로서는 당시 피고인을 겨우 3회 정도 만났을 뿐이고 자신보다 나이도 훨씬 많으며 현직 시장인 피고인 앞에서 그러한 불편하고 힘든 자세로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③ 또한 공소외 1은 2006. 11. 하순경에는 피고인이 뇌물을 거절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없어 피고인이 의자에 앉아 있을 때 피고인 의자의 왼쪽 팔걸이와 피고인의 왼쪽다리 사이에 봉투를 세워 넣었다는 것이나 이러한 신체적 접촉을 수반할 수 있는 금품제공 방식은 손아랫사람에게 하는 경우이거나 서로 격식을 따지지 않을 정도로 친분관계가 두터운 경우가 아니라면 취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의 이 부분 진술내용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 부분에 관한 공소외 1, 2의 진술은 그 전달방식이 이례적이라서 실제 경험한 사실일 가능성과 실제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꾸며내다가 사리에 맞지 않는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나머지 정황들과 대조하여 그 신빙성을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이례성에서 독자적 증명력을 찾기는 어렵다.
다. 공소외 1, 2가 피고인에게 제공한 미화의 출처에 관하여
(1)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2006. 9. 7. 경남은행 외화보통예금계좌에서 9,600달러를 인출하고, 2006. 9. 11. 경남은행 보통예금계좌에서 돈을 인출하여 10,400달러로 환전하였으며, 2006. 9. 19. 경남은행 위 외화보통예금계좌에서 80,000달러를 인출하여 이 사건 회사의 회계장부에 외화현금시재로 각 정리하였는데, 검사는 공소외 1이 2006년 가을경 피고인에게 미화로 뇌물을 주었다는 진술을 기초로 공소외 3 등이 20,000달러의 환전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7. 1. 4.자 대체전표 등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을 밝혀내자 2006년 가을경 원화를 20,000달러로 환전하여 피고인에게 제공하였다가 2007. 1.경 원화현금시재를 보충하였다는 구성으로 2009. 12. 10. 피고인을 뇌물수수죄로 기소하였고, 제1심 재판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가 위와 같이 2006. 9. 7.부터 2006. 9. 19.까지 사이에 100,000달러 외화현금시재를 마련하여 두고 있었고 2007. 1. 12. 외화현금시재를 보충하기 위해 20,000달러를 환전한 사실이 밝혀지자 그 뇌물자금의 출처를 2006. 9.경 마련한 위 외화현금시재라고 주장하면서 공소사실 제1항의 뇌물수수 일시를 “2006. 8. 하순경”에서 “2006. 9. 20.경”, 공소사실 2항의 뇌물수수 일수를 “2006. 9.경부터 2006. 10.경”에서 “2006. 10. 초순경부터 2006. 11. 초순경”으로 각 변경하였음을 알 수 있고,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공소외 1, 2가 위와 같이 2006. 9.경 인출 또는 환전되어 이 사건 회사의 외화현금시재로 공소외 2가 보관 중이던 100,000달러 중 일부인 20,000달러를 피고인에게 제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 외화로 뇌물이 제공된 경우 그 자금의 출처와 환전과정은 피고인에게 그 외화가 전달되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뇌물자금의 출처 등에 관한 진술은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변경에 맞추어 근본적으로 변경되고 있는데, 이 경우 나중의 진술이 객관적 자료나 전체 공소사실의 체계에 더 잘 맞는다는 이유로 섣불리 종전 진술을 전적으로 도외시한 채 변경된 진술만을 믿어 공소사실의 증명이 있다고 속단하여서는 안 되고, 종전 진술이 과연 허위인지 아니면 착오인지, 만일 허위라면 이를 통해 감추려고 했던 사정은 무엇인지, 착오라면 이를 유발한 요인은 무엇인지, 만일 종전 진술이 진실하다면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두루 살펴 신중하게 그 신빙성을 평가하여야 한다.
(3) 원심판결의 이유와 증거에 의하면, 공소외 1과 공소외 2, 3 사이에 외화현금시재의 조성경위에 관해 그 진술이 서로 다르고 공소장변경을 전후하여서도 일치하지 않으나, 크게 보면 공소장변경 전에는 피고인에게 제공할 뇌물로 20,000달러를 조성하였다는 취지로 일치하여 진술하다가 외화현금시재 100,000달러가 조성된 후 제1차 금품제공이 있었다는 내용으로 공소장이 변경되자 이에 맞추어 처음부터 공소외 1이 100,000달러의 마련을 지시하였고 그 외화현금시재가 마련된 후 일부인 20,000달러를 피고인에게 제공하였다는 것으로 진술내용이 수렴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외화현금시재를 처음부터 100,000달러로 예정한 것이 아니라 당초에는 20,000달러를 마련하였다가 나중에 80,000달러를 추가하였다는 공소외 1, 2, 3의 검찰 수사 초기의 진술은 다른 진술이나 자료에 유도된 것이 아니어서 그 자체로서 진실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객관적인 외화시재의 조성과정과도 일치하여 그 신빙성을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이 20,000달러를 먼저 조성하였다가 80,000달러를 추가로 조성하였다면 이는 20,000달러를 먼저 사용하여 외화시재가 부족하게 되었거나 20,000달러를 초과하여 사용할 구체적 동기가 있었다고 상정함이 상당하고(특히 2006. 9. 11. 경남은행 보통예금계좌에서 원화를 인출하여 환전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10,400달러로 환전하여 외화시재를 20,000달러로 맞출 당시에는 구체적 사용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 공소사실이 전제하는 바와 같이 먼저 피고인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20,000달러를 준비하였다가 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히 다른 곳에 추가로 사용할 것을 대비하여 다시 80,000달러를 준비하고, 이로써 100,000달러의 외화현금이 마련되었음에도 피고인에게 주기로 계획한 20,000달러를 한 번에 제공하지 않고 약 2달에 걸쳐 3차례로 나누어 제공하였으며 남은 80,000달러는 어디에도 사용하지 않은 채 계속 보관하였다는 것은 쉽게 믿을 만한 내용이 아니다. 만일 앞서 상정한 전제와 같이 2006. 9. 19.에 80,000달러를 추가로 조성할 당시 이미 20,000달러의 전부나 일부를 사용하였다면 2006. 9. 19.까지 조성된 외화시재 100,000달러에서 20,000달러를 꺼내어 이후 3차례로 나누어 피고인에게 제공하였다는 공소사실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이 외화현금시재를 마련한 동기에 관하여 회사를 인수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선주감독관, 영업부, 인사할 곳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바 있는 점도 쉽게 지나칠 사항은 아니다.
(4) 결국 외화시재의 조성경위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인정에 직접 연관되는 핵심적인 내용으로서 이에 관하여 금품공여자 등의 진술이 서로 일치하지 않고 일관성이 없는 것을 공소사실의 증명과 무관한 사소한 불일치라고 가볍게 볼 수 없고, 오히려 공소사실에 기재된 금품제공의 시기, 방법, 경위와 직접 관련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 양립할 수 없는 사실관계를 드러내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일관성의 결여와 진술 상호간의 불일치는 공소사실의 증명에 관한 공소외 1, 2의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으로 보아야 한다.
라. 나머지 검찰의 이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공소제기 과정, 공소외 1, 2의 다른 범죄에 관한 수사 등 경위에 관한 사정이 공소외 1, 2의 진술의 신빙성에 미치는 영향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공소외 5와 공소외 6, 7 등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2009. 11. 14. 이 사건 뇌물제공 사실에 대하여 진술한 사실, 공소외 2는 이 사건을 비롯하여 전 통영해양경찰서장 등에 대한 뇌물공여사건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음에도 입건조차 되지 않은 사실, 공소외 2는 2009. 11. 13. 친분이 있는 공소외 8에게 전화를 하여, 그 전날 20:00경 공소외 9 주식회사 사장인 공소외 10이 백지종이를 내밀면서 피고인에게 돈을 주었다고 적어달라고 말하여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뭘 허위로 쓰라는 거냐면서 화를 낸 적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외화의 출처나 금품제공 시기 등에 관한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의 진술은 수사기관이 상정한 사실관계의 틀이나 이에 따른 이 사건 공소장변경에 맞추어 별다른 저항이나 유보 없이 순순히 바뀌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이러한 사실관계에 나타난 공소외 1, 2의 처지와 위 사람들이 수사대상인 이 사건 외화 중 일부가 피고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하면 나머지 금액의 사용처나 제공대상에 대한 수사를 면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1, 2로서는 그들에게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한도 내에서 허위·과장·왜곡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하고, 이러한 사정도 공소외 1, 2의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4.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원심이 든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금품제공의 일시, 방법, 금액 등 전부에 관한 합리적 의심이 모두 배제되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원심이 공소외 1, 2의 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믿고 이에 배치되는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배척함으로써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법칙을 위반하여 합리적인 자유심증의 범위와 한계를 넘어서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3]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4]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광교 담당변호사 이종업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2. 2. 선고 2009노20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모해위증과 무고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모해위증죄와 무고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그 판시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동으로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물류창고 사업을 영위하기로 하는 내용의 동업약정을 체결하고 동업재산으로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 후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공장설립허가가 나오자 공소외 1 몰래 매도인들과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최초의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공소외 1을 배제시키는 내용의 새로운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던 공소외 2 주식회사와 피고인의 아버지 공소외 3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를 전제로 하여 피고인의 주장 중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동업약정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과,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계약명의신탁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 등을 배척하고, 이 사건 토지를 동업재산으로 매수하기로 한 최초의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토지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배임행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명의신탁과 토지거래허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그런데 검사는 이 사건 배임행위의 피해자를 공소외 1로 특정하여 기소하였고, 원심도 공소외 1을 피해자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과 공소외 1은 2인 이상이 상호출자 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한 것으로서, 민법 제703조가 정한 조합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피고인이 분담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 등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은 동업체인 조합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사무를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민법 제707조, 제681조), 피고인은 ‘조합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위와 같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조합에 대한 배임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이 위 배임행위로 인하여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의 매수대금인 8억 7,9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여, 위 금액을 기준으로 피고인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로 의율하였다.
그러나 배임죄나 업무상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지만, 여기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므로 재산상의 손실을 야기한 임무위배행위가 동시에 그 손실을 보상할 만한 재산상의 이익을 준 경우, 예컨대 그 배임행위로 인한 급부와 반대급부가 상응하고 다른 재산상 손해(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도 없는 때에는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 즉 재산상 손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705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3. 11. 14.경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공소외 4, 5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8억 7,900만 원에 매수하기로 하되, 계약금 1억 원은 계약 당일 지급하고, 잔금은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계약금 중 2,000만 원은 피고인이, 8,000만 원은 공소외 1이 부담한 사실, 피고인은 2004. 4. 14.경 위 매매계약을 무효로 하고, 공소외 1을 배제한 새로운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아 매도인들에게 잔금을 납부하고, 2005. 6. 29.경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와 같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인 조합으로서는 피고인의 배임행위에 의하여, 장차 취득할 것이 기대되었던 이 사건 토지의 가치에 상응하는 재산이 감소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사건 토지의 잔금지급의무를 면하게 되었으므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토지의 매수대금 상당액이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조합이 입게 된 재산상 손해액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점을 감안하여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조합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 즉 재산상 손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나아가 만약 이 점이 인정될 경우 그 재산가치의 감소액을 재산상 손해액으로 인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공소외 1이라고 전제한 후, 피고인의 이득액 및 피해자의 손해액을 이 사건 토지의 매수대금 상당액으로 인정하여 피고인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로 의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특정 및 재산상 손해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파기사유가 있는데, 이와 나머지 공소사실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는 경우이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형법 제355조 제2항, 민법 제681조, 제703조, 제707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3] 형법 제355조 제2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정률 담당변호사 이성룡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9. 9. 10. 선고 2008노5774 판결
【주 문】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뇌물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직무에 관한 청탁이나 부정한 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을 인정하는 데 특별한 청탁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금품이 직무에 관하여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을 필요는 없고,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도3579 판결 등 참조).
또한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뇌물성은 의무위반 행위나 청탁의 유무 및 금품수수 시기와 직무집행 행위의 전후를 가리지 아니하고, 따라서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법령에 정하여진 직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 있는 직무, 과거에 담당하였거나 장래에 담당할 직무 외에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 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를 포함한다( 대법원 1996. 1. 23. 선고 94도3022 판결,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106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공정거래위원회 경쟁국 경쟁촉진과 사무관으로 근무하다가 2000년경부터 2002년 3월경 사이에 공소외 주식회사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신고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피고인 2로부터 2002년 3월 하순경부터 같은 해 4월 중순경 사이에 거제수협 옥포지점 2002. 3. 26.자 발행 액면 금 100만 원권 자기앞수표 2매( 수표번호 1, 수표번호 2 생략)를 교부받아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설령 피고인의 주장대로 위 수표 2매를 주고받은 시점이 피고인이 서기관으로 승진하여 실질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경쟁국 유통거래과에서 근무를 하던 2002년 5월경에서 같은 해 6월경 사이라고 하더라도,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 2나 공소외 주식회사와 같은 제조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업무는 적어도 피고인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 분명하고, 위 수표 2매는 그 액수 및 수수 시기와 수수 방법, 피고인과 피고인 2의 관계 등에 비추어 승진축하금 명목의 사교적 의례 차원에서 교부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피고인 2로부터 위 수표 2매를 교부받아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뇌물죄에 있어서의 직무관련성 및 뇌물성에 관한 법리,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공소장일본주의 내지 공소장 남용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에서 규정한 적법절차의 원칙, 그리고 헌법 제27조가 보장하는 기본권, 즉 법관의 면전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진술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격·방어할 수 있는 기회가 실질적으로 부여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구현하기 위하여 현행 형사소송법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은 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직접주의를 그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소가 제기된 후에는 그 피고사건에 관한 형사절차의 모든 권한이 사건을 주재하는 수소법원의 권한에 속하게 되며, 수사의 대상이던 피의자는 검사와 대등한 당사자인 피고인으로서의 지위에서 방어권을 행사하게 되므로, 공소제기 후 구속·압수·수색 등 피고인의 기본적 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강제처분은 원칙적으로 수소법원의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법 또한 강제처분에 관하여, 먼저 공판절차에서 수소법원이 행하는 강제처분을 규율하는 상세한 규정을 두고( 법 제68조 이하), 수사절차상 강제처분, 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된 압수·수색에 대하여는 법 제215조에서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다음 그 구체적인 요건, 대상, 절차 등은 수소법원이 행하는 압수·수색에 관한 규정들을 준용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법 제219조), 수사절차에서의 강제처분과 공판절차에서의 그것을 준별하고 있다.
나아가 법 제215조에 의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의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형사소송규칙(이하 ‘규칙’이라고만 한다)은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의 기재사항으로 ‘피의자’의 성명 등 그 인적 사항과 그 범죄사실 즉, ‘피의사실’의 요지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고, ‘피의자’에게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료와 압수·수색의 필요를 인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을 뿐( 규칙 제107조 제1항, 제108조 제1항), ‘피고인’의 인적 사항이나 ‘공소사실’의 요지를 기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위 규정들이 공소제기 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함에 있어서 준용된다고 볼 여지도 없다. 이처럼 우리 법 및 규칙은 공소제기 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관하여 정식의 구체적 절차를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
결국 법은 제215조에서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를 공소제기 전으로 명시적으로 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헌법 상 보장된 적법절차의 원칙과 재판받을 권리, 공판중심주의·당사자주의·직접주의를 지향하는 현행 형사소송법의 소송구조, 관련 법규의 체계, 문언 형식,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일단 공소가 제기된 후에는 그 피고사건에 관하여 검사로서는 법 제215조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며, 그럼에도 검사가 공소제기 후 법 제215조에 따라 수소법원 이외의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하였다면, 그와 같이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나. 한편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라고 할지라도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함부로 인정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앞서 본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므로, 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이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유념하여야 한다. 나아가 법원이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에도 불구하고, 그 수집된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려면,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등 참조).
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2002년 3월 하순경 과천시에 있는 상호불상의 식당에서, 피고인 2로부터 향후 동일한 취지의 불공정거래행위 신고나 관련 업무처리 등을 할 경우 잘 봐달라는 취지로 건네주는 액면 금 100만 원권 자기앞수표 1매 ( 수표번호 3 생략)를 교부받아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출된 것은 검사가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고 공판절차가 진행 중이던 2007. 12. 7.경 법 제215조에 의하여 수소법원이 아닌 지방법원 판사로부터 피고인 2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그 집행을 통하여 확보한 자립예탁금 거래내역표 1부, 해당거래청구 및 수표발행전표 사본 각 1부, 지급필수표 조회내용 1부, 자기앞수표 사본 3부와 이를 기초로 작성된 2008. 1. 17.자 수사보고뿐인데, 위 증거들은 모두 공소제기 후 검사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들이거나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된 2차적 증거에 불과하여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으며, 나아가 검사로서는 이 사건에서 수소법원에 압수·수색에 관한 직권발동을 촉구하거나 법 제272조에 의한 사실조회를 신청하여 절차를 위반하지 않고서도 소정의 증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증거들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소제기 후 수사기관에 의한 강제처분의 허용 여부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제27조,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19조, 제275조 제1항, 제308조의2, 형사소송규칙 제107조 제1항, 제108조 제1항 /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307조, 제308조, 제308조의2 / [3]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72조, 제307조, 제308조,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차곤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08. 5. 22. 선고 2008노4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무집행방해죄 부분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도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며 또한 직무행위로서의 요건과 방식을 갖추어야 하고, 공무원의 어떠한 공무집행이 적법한지 여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도506 판결,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도608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된 사무실은 당초 마포구청장이 마포구청 소속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운영에 이용하도록 제공한 것으로, 위 직장협의회의 사무실 용도로 사용되어 오던 중, 위 직장협의회 소속 공무원들이 법외 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라 한다)에 가입하고 그 소속 마포지부 사무실로 임의 사용하자, 이에 위 사무실을 비롯한 청사 내 관리책임자인 마포구청장이 위 법외 단체인 전공노 지부 운영을 위한 이 사건 사무실의 사실상 불법사용을 종식시키기 위해 자진폐쇄 요청 후에 행정대집행법에 기한 철거 등 계고처분과 대집행영장의 발부 및 통지 절차를 거쳐 그 집행행위에 나아간 것임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사무실의 사용 경위 및 현황, 행정대집행의 실시 배경 및 실시 과정, 대집행영장의 내용, 실행된 행정대집행의 내용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당초 마포구청 직장협의회의 이 사건 사무실 사용은 마포구청장의 청사관리권에 기한 사무실 배정에 따라 그 소속 공무원 등이 청사시설을 사용한 것으로서, 그로 인하여 직장협의회가 그 사무실에 대한 독립된 점유를 취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에 연이은 전공노 마포지부의 위 사무실 사용 역시 청사시설의 임의적 편법 사용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서 그 또한 독립된 점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행정대집행은 그 주된 목적이 법외 단체인 전공노의 위 사무실에 대한 사실상 불법 사용을 중지시키기 위하여 사무실 내에 비치되어 있는 전공노의 물품을 철거하고 사무실을 폐쇄함으로써 마포구청 청사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행정대집행은 전체적으로 대집행의 대상이 되는 대체적 작위의무인 철거의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그 집행을 행하는 공무원들에 대항하여 피고인들이 폭행 등 행위를 한 것은 공무원들의 적법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 된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무집행방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정대집행과 공무집행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퇴거불응)죄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마포구청 총무과 복지노무팀장인 공소외인에게 피고인들의 퇴거를 요구할 권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1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이 공소외인으로부터 직접 퇴거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공노 마포지부장인 피고인 1이 공소외인으로부터 퇴거하라는 요구를 받은 후에 비로소 피고인들이 탁자 및 의자 등으로 장벽을 만든 점에 비추어 피고인 1과 나머지 피고인들 사이에 공소외인의 퇴거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거나 퇴거불응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이 탁자 유리를 깨뜨리는 등으로 그 효용을 해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탁자 등을 이용하여 장벽을 만들 당시 피고인들로서는 마포구청 소속 공무원들이 이 사건 사무실 폐쇄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탁자 유리를 손괴하게 될 것임을 예상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용물건손상의 점에 대한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거나 공용물건손상죄와 간접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법 제136조 / [2] 형법 제30조, 제136조 제1항, 행정대집행법 제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9. 10. 28. 선고 2009노9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하 ‘특례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하는 행위로 인하여 업무상과실치상의 죄를 범한 때’를 특례법 제3조 제2항, 제4조 제1항 각 본문 소정의 처벌의 특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로 규정하고,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는 때에는 그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하여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어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차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고 이로 인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면 그 운전자의 행위는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에 해당하게 될 것인바, 이때 횡단보도 보행자에 대한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행위와 그 상해의 결과 사이에 직접적인 원인관계가 존재하는 한 위 상해가 횡단보도 보행자 아닌 제3자에게 발생한 경우라 해도 단서 제6호에 해당함에는 지장이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 및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입법 취지에는 차를 운전하여 횡단보도를 지나는 운전자의 보행자에 대한 주의의무뿐만 아니라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보행자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목적까지도 포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한 다음, 피고인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이 사건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공소외인을 충격하고, 그로 인하여 공소외인이 부축하던 피해자가 밀려 넘어져 상해를 입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횡단보도 밖에서 통행하고 있었던 이상 피해자는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 및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에 의한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특례법 제3조 제2항 및 제4조 제1항 각 본문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공소기각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횡단보도 보행자인 공소외인에 대하여 피고인이 그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업무상 과실로써 야기된 것이고, 피해자의 상해는 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이상,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는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에서 정한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의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범죄의 성립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수적인 사정을 들어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법 제17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 / [2] 형법 제17조, 제268조,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2010. 1. 25. 법률 제99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항 단서 제6호,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 구 도로교통법(2009. 12. 29. 법률 제9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7. 8. 23. 선고 2007노118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형법 제136조가 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으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 이때 적법한 공무집행이라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킨다 (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4731 판결 참조). 그리고 구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2010. 2. 4. 법률 제10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유재산법’이라 한다) 제83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공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이에 시설물을 설치한 때에는 행정대집행법 제3조 내지 제6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철거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대집행에 관한 개별적인 근거 규정을 마련함과 동시에 행정대집행법상의 대집행 요건 및 절차에 관한 일부 규정만을 준용한다는 취지에 그치는 것이고, 그것이 대체적 작위의무에 속하지 아니하여 원칙적으로 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의무에 대하여서까지 강제집행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 ( 대법원 1998. 10. 23. 선고 97누157 판결 참조).
원심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의 각 판결 이유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된 사무실은 당초 ○○군 소속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설립에 즈음하여 ○○군수가 그 운영에 이용하도록 제공한 것으로, 군청 내 일반 공무원들의 휴게실 겸 회의실 등의 용도로도 함께 사용되어 오던 중, 위 직장협의회 소속 공무원들이 법외 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라 한다)에 가입하고 그 소속 ○○군지부 사무실로 임의 사용하자, 이에 위 사무실을 비롯한 청사 내 관리책임자인 ○○군수가 위 법외 단체인 전공노 지부 운영을 위한 이 사건 사무실의 사실상 불법사용을 종식시키기 위해 수차에 걸친 자진폐쇄 요청 후에 행정대집행법에 기한 철거 등 계고처분과 대집행영장의 발부 및 통지 절차를 거쳐 그 집행행위에 나아간 것임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사무실의 사용 경위 및 현황과 행정대집행의 실시 배경, 계고서 및 대집행영장의 내용, 실행된 행정대집행의 내용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당초 ○○군 직장협의회의 이 사건 사무실 사용은 ○○군수의 청사관리권에 기한 사무실 배정에 따라 그 소속 공무원 등이 청사시설을 사용한 것으로서, 그로 인하여 직장협의회가 그 사무실에 대한 독립된 점유를 취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에 연이은 전공노 ○○군지부의 위 사무실 사용 역시 청사시설의 임의적 편법사용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서 그 또한 독립된 점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행정대집행은 그 주된 목적이 법외 단체인 전공노의 위 사무실에 대한 사실상 불법사용을 중지시키기 위하여 사무실 내에 비치되어 있는 전공노의 물품을 철거하고 사무실을 폐쇄함으로써 ○○군 청사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행정대집행은 전체적으로 대집행의 대상이 되는 대체적 작위의무인 철거의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그 집행을 행하는 공무원들에 대항하여 피고인들과 전공노 소속 ○○군청 공무원들이 폭행 등 행위를 한 것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으로 공무원들의 적법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 된다.
한편 구 지방공무원법(2008. 12. 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1항에서 정하는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는 공무에 속하지 아니하는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과 지방공무원법의 입법 취지, 지방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와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해석하여야 하는바 (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1044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행정대집행은 적법한 공무집행이므로, ‘가사정리’를 사유로 연가를 내면서까지 이를 저지한 피고인 2와 전공노 소속 ○○군청 공무원들의 행위는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로 볼 수 있어, 피고인 2에게 구 지방공무원법 위반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정대집행과 공무집행방해죄 및 구 지방공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법 제136조 / [2] 구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2010. 2. 4. 법률 제10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3조(현행 제83조 제1항, 제2항 참조), 행정대집행법 제3조 / [3] 형법 제30조, 제136조 제1항, 제144조 제1항, 행정대집행법 제3조 / [4] 구 지방공무원법(2008. 12. 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1항, 제82조, 헌법 제21조 제1항 / [5] 구 지방공무원법(2008. 12. 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1항, 제8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자연수 담당변호사 박정해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10. 22. 선고 2010노195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외국 주재 한국영사관의 비자발급 업무와 같이, 상대방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일정한 자격요건 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신청서에 기재된 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자격요건 등을 심사·판단하는 것이므로, 그 업무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허위의 신청사유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이를 수용하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신청인이 업무담당자에게 허위의 주장을 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허위의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 그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담당자가 관계 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그 요건의 존부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분히 심사를 하였으나 신청사유 및 소명자료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그 신청을 수리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가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행위에 의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 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2도2131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1186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1996. 11. 14. 국내에 입국하였다가 2004. 11. 17. 불법체류를 이유로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 같은 달 19일 강제출국 당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중국 불상지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중국의 담당관청으로부터 이름을 이성린( 한자 및 영문 이름 생략), 생년월일을 “1963. 8. 6.”로 변경한 호구부(戶口簿)를 발급받아, 이를 선양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제출하여 2005. 7. 12. 이성린 명의의 사증을 발급받고, 같은 달 24일 다시 입국한 후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이성린 명의의 외국인등록신청서를 제출하여 2005. 8. 1. 그 명의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은 사실, 계속하여 피고인은 2009. 4. 20.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이성린 명의의 귀화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을 각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사실이 위와 같다면 피고인이 피고인과의 동일성을 확인할 수 없도록 “1963. 8. 6.생 이성린”으로 되어 있는 호구부를 중국의 담당관청으로부터 발급받아 위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제출하고, 이에 대하여 위 영사관 담당직원이 호구부의 기재를 통하여 피고인이 “1963. 8. 6.생 이성린”이라는 것 외에 강제출국 당한 자임을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업무담당자로서는 사증 및 외국인등록증의 발급요건의 존부에 대하여 충분한 심사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증 및 외국인등록증을 발급한 것이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출원인의 적극적인 위계에 의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의 위계행위에 의하여 귀화허가에 관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상태를 초래하였음이 분명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귀화허가신청에 관한 귀화허가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법 제137조 / [2] 형법 제13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영수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12. 15. 선고 2010노84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은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바, 원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이 단독으로 또는 제1심 공동피고인 1, 2와 공모하여 공무원들로 하여금 선거구민에게 피고인의 업적을 홍보하게 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판중심주의 및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은 “피고인이 2008년경부터 ○○시의 주요 추진사업인 전국체전, 혁신도시 등 유치에 피고인이 어떠한 역할을 한 것이 없다는 지역 여론으로 인하여 2010. 3. 2.(2010. 6. 2.의 오기이다)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3선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읍면동장 등 공무원 조직을 이용하여 ○○시 주요 추진사업에 대한 시정홍보 시 피고인에 대한 지지 여론을 조성하기로 마음먹고는, 2009. 9. 1.경 ○○시청에서 열린 읍면동장 회의에서 그동안 각 읍면동의 홍보결과를 평가하고 읍면동장들에게 홍보대상을 중류 서민층까지 확대하라고 훈시를 함으로써 소속직원인 공소외인△△동장으로 하여금 2009. 9. 10. △△동 통장회의에서 선거구민인 통장 30명에게 ‘ 피고인 시장님 취임 후 그린벨트의 전면 해제로 혁신도시, 산업단지 조성 등 ○○시의 발전기반이 마련되었고, 피고인 시장님 취임 시 채무액이 1,038억 원이었는데 채무도 엄청나게 갚았으며, 가로화단 조성 등 사업은 빚을 내어 하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피고인의 업적을 홍보하게 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위 범죄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훈시 내용에 ‘피고인의 업적 홍보’라는 표현이 직접적·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읍면동장 회의에서 훈시한 내용의 취지, 그 후 공소외인△△동장의 언행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무원으로 하여금 선거구민에게 피고인의 업적을 홍보하게 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사실을 충분히 특정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심판결의 이 부분 범죄사실의 기재가 그 자체로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원심판결에는 죄가 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하여 유죄의 판단을 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구 공직선거법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직선거법’이라 한다) 제86조 제1항 제1호는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교육 기타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같은 법 제255조 제1항 제10호는 ‘ 제86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위 금지규정 및 처벌규정을 합하여 이하 ‘이 사건 각 규정’이라 한다).
공직선거법은 제60조 제1항 제4호에서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제85조 제1항에서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외에, 더 나아가 이 사건 각 규정에서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들의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까지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바, 이는 이른바 관권선거 내지는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개입 여지를 철저히 불식시킴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4헌바3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위와 같은 입법 취지 및 그 규정 내용 및 문언의 형식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규정은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려는 것으로서 그 주체가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지,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로 하여금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게 하는 자의 행위 주체까지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로 한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로 하여금 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를 하게 한 자는 그 자신이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이 사건 각 규정에 따라 처벌된다.
이 사건의 경우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공무원의 지위에 있다거나 스스로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공무원인 읍면동장으로 하여금 선거구민에게 피고인의 업적을 홍보하게 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범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다만 원심은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각 규정에 의하면,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들이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도 처벌하고 있으므로, 후보자인 공무원이 자기 자신을 위하여 다른 공무원으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홍보행위를 하도록 하는 경우는 처벌대상이 된다’고 하여 마치 피고인이 공무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처벌되는 것처럼 판시하여, 그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치 아니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의 해석 및 적용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 제1항 제4호, 제85조 제1항, 제86조 제1항 제1호, 제255조 제1항 제10호 / [2]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6조 제1항 제1호, 제255조 제1항 제10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로윈 담당변호사 신용도 외 6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12. 29. 선고 2010노8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인 피고인 1이 이른바 자료상으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구입한 후 그 세금계산서상의 공급가액에 상당하는 유류를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실제 매입한 것처럼 위장하여 이를 손금에 반영함으로써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과세표준을 과소신고하고 그 신고서에 위와 같이 위장된 매입액을 반영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의 서류를 첨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단순히 세법상의 미신고나 허위신고에 그친 것이 아니라 법인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1에게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검사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소득금액을 결정함에 있어 ‘필요한 장부 또는 증빙서류가 없거나 그 중요한 부분이 미비 또는 허위인 때’에 해당하여 포탈세액을 추계하기로 결정하고, 피고인 2 주식회사가 폐업한 소기업임에도 피고인들에게 조세탈루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단순경비율 방식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피고인들이 실제로 공급한 유류가 해상선박에 사용되는 면세유인 것을 확인한 후 수협중앙회에서 고시하는 어업용면세유 가격을 기준으로 그 매출원가를 산정하여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세액을 추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검사가 적용한 추계방법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 추계방법에 의한 법인세 포탈세액의 추계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04조 제2항은 ‘추계결정 또는 경정을 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1의 방법에 의한다’고 규정하면서 제3호로 ‘ 조세특례제한법 제7조 제1항 제2호 (가)목의 규정에 의한 소기업이 폐업한 때에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 제3항 제1호의2의 규정을 준용하는 방법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인정되어 국세청장이 정하는 방법’을 들고 있고, 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 제3항 제1호의2는 수입금액에서 수입금액에 단순경비율을 곱한 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그 소득금액으로 결정 또는 경정하는 방법(이하 ‘단순경비율 방식’이라 한다)을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의 규정이 추계결정의 방법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그 방법이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객관적, 합리적인 것이고 그 결과가 고도의 개연성과 진실성을 가진 것이라면 그 방법에 의한 포탈세액의 추계도 허용된다(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도714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이 법령에 추계방법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 그 방법이 불합리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방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세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구 법인세법 시행령 등의 규정에 따라 단순경비율 방식으로 추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포탈세액을 단순경비율 방식에 의하여 추계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검사가 적용한 추계방법도 허용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포탈세액 추계방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제1항 소정의 조세포탈죄의 고의가 있다고 하려면, 피고인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 이외에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 발행업체들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납부하거나 또는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 전부를 신고·납입한 후 그 매출세액을 환급받는 등으로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955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8도886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이 이른바 자료상으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구입하면서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지급한 사실, 피고인 1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그 세금계산서상의 공급가액을 포함하여 산출한 매출세액을 신고하였고, 그 중 일부 업체들은 신고한 매출세액을 실제로 납부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1에게는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할 것이나, 이를 넘어서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 1이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까지도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피고인 1에게 부가가치세 포탈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 조세범 처벌법 제9조 제1항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어떤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도1334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공소외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과 관련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주식회사의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면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허위 기재하여 제출한 행위 또는 공소외 주식회사의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하지 아니한 행위는 법인세의 포탈을 위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각 법인세 포탈로 인한 피고인들의 각 조세범 처벌법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이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각 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1개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4조 제2항 / [2]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 제3항,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4조 제2항 제3호,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현행 제18조 참조), 제9조 제1항 제3호(현행 제3조 제1항, 제6항 참조) / [3]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현행 제3조 제1항, 제6항 참조), 형법 제13조 / [4]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현행 제3조 제1항, 제6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1. 1. 25. 선고 2010노59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친족의 범위는 민법의 규정에 의하여야 하는데, 민법 제767조는 배우자, 혈족 및 인척을 친족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69조는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만을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구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69조에서 인척으로 규정하였던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을 인척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의 딸과 피해자의 아들이 혼인관계에 있어 피고인과 피해자가 사돈지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민법상 친족으로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심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사돈지간으로 2촌의 인척인 친족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를 친고죄라고 판단한 후 피해자의 고소가 고소기간을 경과하여 부적법하다 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였고,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이는 친족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93조에 의하여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제1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김지형 양창수 이상훈(주심) | [1] 민법 제767조, 제769조, 구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69조 / [2] 형법 제328조 제2항, 제347조 제1항, 제354조,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제327조 제2호, 제39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천형욱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1. 2. 9. 선고 2010노27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흉기휴대 상해의 점은 그 적용법조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형법 제257조 제1항에 정한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므로, 이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282조에 규정된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하고, 따라서 항소심인 원심으로서도 그 준용규정인 형사소송법 제370조에 따라 변호인 없이 개정하거나 심리하지 못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흉기휴대 상해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공소제기된 후 사기죄의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은 위 두 사건의 변론을 병합하고 국선변호인을 선임하여 공판절차를 진행한 다음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위 흉기휴대 상해죄에 대하여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사기죄에 대하여는 벌금형을 병과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원심은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한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아니한 채 개정하고 사건을 심리하여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이와 같이 필요적 변호사건에 있어 변호인의 관여 없는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는 무효이고, 원심이 위 두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를 진행하여 하나의 판결을 선고한 이상, 원심의 위와 같은 위법은 병합심리된 사기죄 부분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할 것이며, 이는 필요적 변호사건이 아닌 사기죄 부분에 대하여 별개의 벌금형을 선택하여 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그 소송절차가 법률에 위배되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는 위법이 있어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257조 제1항, 제347조 제1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82조, 제37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기억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11. 5. 선고 2010노127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장물취득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
가. 장물에 관한 법리 오해의 점에 관하여
(1) 장물이라 함은 재산죄인 범죄행위에 의하여 영득된 물건을 말하는 것으로서 절도·강도·사기·공갈·횡령 등 영득죄에 의하여 취득된 물건이어야 한다(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의 범죄행위는 절도죄 등 본범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일 것을 요한다. 그리고 본범의 행위에 관한 법적 평가는 그 행위에 대하여 우리 형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우리 형법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또한 이로써 충분하므로, 본범의 행위가 우리 형법에 비추어 절도죄 등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인정되는 이상 이에 의하여 영득된 재물은 장물에 해당한다.
한편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주체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이어야 하고, 타인의 재물인가 또는 그 재물을 보관하는가의 여부는 민법·상법 기타의 민사실체법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0. 8. 19. 선고 2010도249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타인의 재물인가 등과 관련된 법률관계에 당사자의 국적·주소, 물건 소재지, 행위지 등이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국제사법 제1조 소정의 외국적 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사법의 규정에 좇아 정하여지는 준거법을 1차적인 기준으로 하여 당해 재물의 소유권의 귀속관계 등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차량들은 대한민국 국민 또는 외국인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 리스회사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에 따라 체결한 리스계약의 목적물인데, 위 리스계약에 따르면 리스회사는 기간을 정하여 리스이용자에게 차량을 사용하게 하고 그 대가로 리스이용자로부터 매달 일정액의 리스료를 지급받도록 되어 있고, 준거법에 관하여는 별도의 약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사실, 리스이용자들이 리스기간 중에 이 사건 차량들을 임의로 처분하고 피고인은 이를 수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리스계약상 리스이용자가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그 법률관계는 국제사법 제1조 소정의 “외국적 요소”가 있어 국제사법의 규정에 따라 준거법을 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제사법 제26조는 제1항에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서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 계약은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 제2호에서 ‘이용계약’의 준거법은 물건 또는 권리를 이용하도록 하는 당사자의 계약체결 당시의 주된 사무소 등의 소재지법을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서 본 대로 리스계약의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하였고 준거법의 결정에 있어서 달리 고려되어야 할 사정을 기록상 찾을 수 없는 이 사건에서 리스회사의 소재지법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이 위 리스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으로서 준거법이 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따라 위 리스계약의 내용과 효력을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리스이용자가 외국인인 경우에도 그 계약당사자나 행위지 모두가 우리나라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우리 민사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마찬가지로 리스계약 당사자의 소재지이자 리스계약이 행하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에 좇아 위 리스계약의 내용과 효력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에 따라 체결된 위 리스계약에 의하면, 이 사건 차량들의 소유권은 리스회사에 속하고, 리스이용자는 일정 기간 차량의 점유·사용의 권한을 이전받을 뿐(a transfer of right to possession and use of goods for a term)이며(미국 캘리포니아주 상법 제10103조 제a항 제10호도 참조),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위 리스계약을 환매특약부 매매 내지 소유권유보부 매매로 볼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리스이용자들은 리스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이 사건 차량들에 관한 보관자로서의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리스이용자들이 이 사건 차량들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형법상 횡령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어서 이에 의하여 영득된 이 사건 차량들은 장물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이 사건 차량들이 장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장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차량들을 수입함에 있어 그것이 장물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사기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
원심판결 및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기의 공소사실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한편 장물을 취득한 후 마치 장물이 아닌 것처럼 매수인을 기망하여 이를 매도하는 경우 매수인에 대한 기망행위는 새로운 법익의 침해로 보아야 하므로, 위와 같은 기망행위가 장물취득 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장물취득죄와 사기죄를 형법 제37조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본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 [1] 형법 제362조 / [2] 형법 제355조 제1항, 국제사법 제1조 / [3]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62조 제1항, 국제사법 제1조, 제26조 제1항, 제2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9. 4. 14. 선고 2008노45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 1은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여 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았을 뿐이므로 상고심에 이르러서 비로소 내세우는 법리오해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공무상비밀누설교사의 점에 관하여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대향범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671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공무원인 피고인 1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행위와 피고인 2가 그로부터 그 비밀을 누설받은 행위는 대향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인데,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만을 처벌하고 있을 뿐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자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도544 판결 참조).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부탁을 하여 이 사건 체포영장 발부자 명단을 누설받은 행위가 공무상비밀누설교사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무상비밀누설죄에 있어 공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나. 범인도피의 점에 관하여
형법 제151조의 범인도피죄에 있어서 ‘도피하게 하는 행위’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의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로서 그 수단과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또한 위 죄는 위험범으로서 현실적으로 형사사법의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함께 규정되어 있는 은닉행위에 비견될 정도로 수사기관의 발견·체포를 곤란하게 하는 행위, 즉 직접 범인을 도피시키는 행위 또는 도피를 직접적으로 용이하게 하는 행위에 이르러야 하므로, 그 자체로는 도피시키는 것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어떤 행위의 결과 간접적으로 범인이 안심하고 도피할 수 있게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도5374 판결,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도1113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인정 사실에 비추어 이 사건 체포영장 발부자 명단 53명 중 공소외 1, 2, 3, 4에 대하여는 범인도피죄가 성립하나, 위 공소외 1 등을 제외한 나머지 49명에 대하여는 범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다. 파기의 범위
따라서 피고인 2에 대한 공무상비밀누설교사죄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도 없이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과 범인도피죄 중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정해져야 하고 범인도피죄 중 무죄 부분 또한 위 유죄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하기로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피고인 1의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30조, 제31조, 제32조, 제127조 / [2] 형법 제31조 제1항, 제127조 / [3] 형법 제15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태주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1. 27. 선고 2010노332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직선거법 제85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85조 제2항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바,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조직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에 기하여 취급하는 직무의 내용은 물론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직무와 관련된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한국관광공사 내에서 감사로서 가지고 있는 권한의 내용, 피고인이 한국관광공사 소속 직원들을 감사실로 불러 특정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는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그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85조 제2항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원심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공직선거법 제85조 제2항 / [2] 공직선거법 제85조 제2항, 제255조 제1항 제9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갑주 외 4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12. 4. 선고 2009노52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국회가 입법 및 국정통제 등 헌법에 의하여 부여된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하고 그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국회의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이라는 의사표현행위 자체에만 국한되지 아니하고 이에 통상적으로 부수하여 행하여지는 행위까지 포함하며, 그와 같은 부수행위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행위의 목적·장소·태양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도3317 판결, 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5다5775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전 국가안전기획부가 공소외 1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과 공소외 2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1997년 9월경 나눈 대화 내용을 불법 녹음한 자료(이하 ‘이 사건 도청자료’라고 한다)를 입수한 후, 2005. 8. 18. 09:30경부터 같은 날 10:00경 사이에 국회의원회관에서 “삼성 명절 때마다 검사들에게 떡값 돌려. X파일에 등장하는 떡값검사 7인 실명 공개”라는 제목 아래 이 사건 도청자료에 담겨 있던 대화 내용과 피해자 공소외 3이 삼성으로부터 떡값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이 게재된 이 사건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함으로써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통신비밀보호법에 규정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지득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보도자료는 피고인이 2005. 8. 18. 제255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언할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피고인은 당일 법제사법위원회가 개의되기 직전에 보도의 편의를 위하여 이 사건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하였고, 그 날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소관 현안보고 과정에서 이 사건 보도자료의 주요 내용을 발언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언할 내용이 담긴 이 사건 보도자료를 사전에 배포한 행위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의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되어 그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다. 다만 원심이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 실체적 심리에 나아가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으나, 판결주문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하고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 이상, 원심의 이와 같은 조치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다.
2.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
가.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그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허위일 뿐만 아니라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이 인식하고서 이를 적시하였다는 점은 모두 검사가 입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4도20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피해자 공소외 3이 검사로 재직하던 당시 삼성그룹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부분에 대하여 그 내용이 허위이고 피고인이 허위임을 인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증명책임 및 허위성 인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공소사실 중에는 같은 조 제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적시한 사실이 허위임에 대한 입증이 없다면 법원은 공소장변경절차 없이도 직권으로 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이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을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이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한 것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7도12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인정된 사실관계와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대비하여 볼 때, 피고인을 형법 제307조 제1항으로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지는 아니하므로, 원심이 직권으로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3.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통신비밀보호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한 우편물의 검열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 및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의 녹음 또는 청취행위 등(이하 이러한 행위들을 ‘불법 감청·녹음 등’이라고 한다)에 관여하지 아니하고 다른 경로를 통하여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알게 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불법 감청·녹음 등이 이루어진 사정을 알면서 이를 공개·누설하는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가 성립한다.
한편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보도하여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첫째, 그 보도의 목적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거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함에 있어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여서는 아니되며, 셋째, 그 보도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사실을 고발하거나 비상한 공적 관심사항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한정되는 등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넷째, 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6도883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의 공개가 관계되는 한, 그 공개행위의 주체가 언론기관이나 그 종사자 아닌 사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도청자료에는 1997년 9월경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검찰 고위 관계자에 대한 이른바 추석 떡값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한 대화가 담겨 있는데, 2005년 7월경 언론매체를 통하여 이 사건 도청자료 중 관련 검사들의 실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용이 언론매체를 통하여 공개된 사실, 피고인은 2005년 8월경 신원미상자의 제보를 통하여 이 사건 도청자료를 입수한 후 국회의원으로서 검찰의 금품 수수 진위에 대한 수사 촉구 및 특별검사제 도입에 관한 사회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이 사건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2005. 8. 18.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실, 이 사건 보도자료의 주된 내용은 “삼성이 명절 때마다 검사들에게 떡값을 제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검사들을 관리하여 왔다”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이 사건 도청자료에 담겨 있던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대화 내용과 관련 검사들의 실명이 그대로 적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도청자료에서 직책만 언급되었고 실명은 거론되지 아니한 ‘지검장’이 누구인지를 특정하여 그 실명을 적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통신비밀 공개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먼저 위에서 본 이 사건의 경위에 비추어 피고인이 국가기관의 불법 녹음 자체를 고발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이 사건 도청자료에 담겨 있던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또한 위 대화의 시점은 이 사건 공개행위시로부터 8년 전의 일로서,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로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인이 검찰의 수사를 촉구할 목적으로 이 사건 보도자료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였다고는 하나, 이미 언론매체를 통하여 그 전모가 공개된 데다가 국회의원이라는 피고인의 지위에 기하여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의 촉구 등을 통하여 그 취지를 전달함에 어려움이 없었음에도 굳이 전파성이 강한 인터넷 매체를 이용하여 불법 녹음된 대화의 상세한 내용과 관련 당사자의 실명을 그대로 공개한 행위는 그 방법의 상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의 이 사건 공개행위가 재계와 검찰의 유착관계를 고발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점에서 공익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공익적 효과는 이미 언론의 보도를 통하여 상당 부분 달성된 바로서, 위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라고 보기 어려운 터에 굳이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라고 하는 새로운 방식의 공개를 통하여 위 대화의 직접 당사자나 위 대화에 등장하는 관련자들에게 그로 인한 추가적인 불이익의 감수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사정에 앞서 본 이 사건 공개행위의 목적과 방법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개행위에 의하여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를 초월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설사 피고인이 이 사건 도청자료를 취득하는 과정에 위법한 점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함으로써 통신비밀을 공개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정당행위라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통신비밀 공개행위에 있어서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취지는 이유 있다.
4. 파기의 범위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은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법은 없으나 위 파기되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이상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 [1] 헌법 제45조 / [2] 헌법 제45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 [3] 헌법 제18조, 제21조, 제37조 제2항, 형법 제20조,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 [4] 형법 제20조,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유동승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4. 16. 선고 2008노286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장물죄에 있어서 장물의 인식은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않으며 장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는 정도의 미필적 인식으로서도 충분하다(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의 채택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4. 12.경 미등록 상태였던 이 사건 수입자동차를 취득한 후, 2005. 3. 29.경 최초 등록이 마쳐진 이 사건 수입자동차가 장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2005. 5. 28.경 이를 다시 공소외인에게 양도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선의취득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수입자동차에 대한 장물양도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장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구 자동차관리법(2009. 2. 6. 법률 제94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가 “자동차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규정은 도로에서의 운행에 제공될 자동차의 소유권을 공증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장물인 수입자동차를 신규등록하였다고 하여 그 최초 등록명의인이 해당 수입자동차를 원시취득하게 된다거나 그 장물양도행위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을 탓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362조 제1항 / [2] 형법 제362조 제1항, 구 자동차관리법(2009. 2. 6. 법률 제94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민법 제249조 / [3] 형법 제362조 제1항, 민법 제249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1. 14. 선고 2010노22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인 1, 3에 대한 부분 중 피고인 1에 대한 2008. 4. 8.부터 2008. 6. 12.까지 화물자동차 41대에 관한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2008. 4. 8.부터 2008. 5. 21.까지 화물자동차 18대에 관한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및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 3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2의 영업용 버스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하여
가. 형법 제227조의2에서 정하는 전자기록의 “위작”이란 전자기록에 관한 시스템을 설치·운영하는 주체와의 관계에서 전자기록의 생성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전자기록을 작출하거나 전자기록의 생성에 필요한 단위 정보의 입력을 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로부터 각자의 직무 범위에서 개개의 단위 정보의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허위의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4도6132 판결 등 참조). 이 때 ‘허위의 정보’라 함은 진실에 반하는 내용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관계 법령에 의하여 요구되는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이를 갖춘 것처럼 단위 정보를 입력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전제 또는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에 거짓이 없다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 판단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공소사실에 의하면, 공소외 1 주식회사 등 전세버스 업체들(이하 ‘ 공소외 1 주식회사 등’이라고 한다)은 버스 49대를 영업용으로 양수한 사실은 물론 그 증차에 관한 사업계획 변경신청을 한 사실도 없고, 더 나아가 위 버스들은 자동차등록원부상 최초등록일로부터 3년 이상 경과되어 영업용 전세버스로 등록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가평군청 자동차등록 담당공무원인 피고인 1은 공소외 1 주식회사 등이 위 버스들을 영업용으로 양수하여 이전등록한 것처럼 공전자기록인 자동차등록정보 처리시스템의 자동차등록원부에 변경 및 이전등록 처리함으로써 공전자기록인 자동차등록파일을 위작하고, 이를 보관·비치하여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2)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외 1 주식회사 등이 위 버스들을 영업용으로 양수한 사실이 인정되고, 또한 자동차등록원부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사업계획 변경신청 여부를 기재하게 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그 점에 관한 공시 기능은 없다 할 것이므로, 그 용도란에 ‘영업용’이라고 입력하였다 하여도 위 각 사항과 관련하여는 허위 내용을 입력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원심은, 자동차등록원부의 용도란의 기재는 자동차관리법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중요한 공시적 기능을 하고 있고, 자동차등록원부에는 차량충당연한의 기준이 되는 최초등록일도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자동차가 차량충당연한에 관한 규정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 다음, 자동차등록원부에 최초등록일을 제대로 입력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차량충당연한인 3년을 경과하였다는 점을 알면서 용도란에 ‘영업용’이라고 입력한 이상 그 점에 관하여 허위 내용을 입력한 것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중 전자, 즉 공소외 1 주식회사 등이 위 버스들을 영업용으로 양수한 사실이 없었고 그 증차에 관한 사업계획 변경신청을 한 사실도 없었음에도 자동차등록원부의 용도란에 ‘영업용’이라고 입력한 것을 허위 내용의 입력으로 볼 수 없다는 부분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후자, 즉 차량충당연한인 3년을 경과하였음에도 자동차등록원부의 용도란에 ‘영업용’으로 입력한 행위는 허위 내용의 입력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2008. 3. 21. 법률 제8980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75조 제2항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면허·등록·증차 또는 대폐차(代廢車)에 충당되는 자동차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종류에 따라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차량충당연한 이내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하여 같은 법 시행령(2008. 6. 13. 대통령령 제208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3항, 제4항은, 승합자동차의 경우 차량충당연한은 3년이며, 차량충당연한은 최초의 신규등록일 또는 제작연도의 말일을 기산일로 하여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관리법 제7조 제1항, 제13조, 자동차등록령 제8조 제2항, 제17조 제9호, 제21조 제1항, 자동차등록규칙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자동차등록원부에는 제작연월일과 최초등록일을 기재하여야 하고, 자동차의 용도는 자동차운수사업용인 것과 자동차운수사업용이 아닌 것으로 구분하며(전자는 자동차등록원부의 용도란에 기재되는 ‘영업용’과 동일한 의미이다), 등록관청은 자동차관리법 외의 다른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등록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자동차등록신청을 수리할 수 없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른 차령이 초과되었음에도 소유자가 말소등록을 신청하지 아니하면 직권으로 이를 말소하여야 한다.
위 각 법령의 규정 및 원심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버스들은 법령상 등록요건인 차량충당연한의 자격에 미달하는 탓에 영업용으로 변경 및 이전등록이 될 수는 없고, 이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등록은 말소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므로, 그 자동차등록정보 처리시스템의 자동차등록원부 중 용도란에 입력된 ‘영업용’이라는 정보는 그 등록의 전제되는 법령상 자격의 구비 여부를 사실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자동차등록원부상 ‘영업용으로의 용도변경 및 이전’에 관한 등록정보가 확인·공시하는 내용에 그 자동차가 영업용으로 용도변경되어 이전되었다는 사실 외에 그 변경 및 이전등록에 필요한 법령상 자격의 구비 사실까지 포함한다고 볼 법적인 근거가 없고, 원심의 설시처럼 위 용도란의 기재에 따라 현실적으로 각종 행정적 취급을 달리하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변경 및 이전등록에 관한 구체적 등록내용인 최초등록일 등이 사실대로 입력됨으로써 그 등록과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에 거짓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러한 행위를 공전자기록등위작죄에 있어서 ‘위작’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공전자기록등위작죄 및 그 행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 1, 2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영업용 버스나 화물자동차 부정등록의 대가로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으로부터 합계 9,235만 원을 뇌물로 수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무죄라고 본 (차량번호 생략) 버스에 관한 수뢰후부정처사 부분을 제외하고 위 피고인에 대한 각 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처사후수뢰, 뇌물수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인 2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228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는 공무원에게 허위의 신고를 하여 공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고, ‘허위의 신고’란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 2가 원심 공동피고인 2를 통하여 그 판시 자동차등록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계획 변경(대·폐차) 신고필증, 중고자동차매매계약서와 자동차등록증에는 영업용으로 대차하려는 버스들의 연식이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자동차등록원부상 ‘영업용으로의 용도변경 및 이전’에 관한 등록정보가 확인·공시하는 내용에 그 자동차가 영업용으로 용도변경되어 이전되었다는 사실 외에 그 변경 및 이전등록에 필요한 법령상 자격의 구비 사실까지 포함한다고 볼 법령상의 근거가 없고, 따라서 그 변경 및 이전등록에 관한 구체적 등록내용인 최초등록일 등이 사실대로 입력된 이상, 그 등록과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에 거짓이 있다고 볼 수 없음은 위 공전자기록등위작의 점에 대한 판단이유에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비록 위 피고인이 변경 및 이전등록신청 대상 버스들의 차령이 3년 이상인 관계로 영업용 전세버스로 대체등록될 수 없어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에 충당될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 위 버스들에 관하여 영업용으로의 변경 및 이전등록신청을 하였다 하더라도, 위 신고 내용에 거짓이 없는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 피고인이 허위의 신고를 하였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및 그 행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위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피고인 3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각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1) 허위공문서작성의 주체는 직무상 그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는 공무원에 한하고 작성권자를 보조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허위공문서작성죄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다만 공문서의 작성권한이 있는 공무원의 직무를 보좌하는 사람이 그 직위를 이용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허위의 내용이 기재된 문서 초안을 그 정을 모르는 상사에게 제출하여 결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성권한이 있는 공무원으로 하여금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하게 한 경우에는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간접정범이 성립한다( 대법원 1992. 1. 17. 선고 91도2837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9963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 공동피고인 3이 화물자동차운송사업 증차 변경허가시 요구되는 자동차매매계약 체결 등 요건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기재한 화물자동차운송사업변경(증차)허가신청 검토조서(이하 ‘이 사건 검토조서’라고 한다)를 작성하고, 피고인 3은 이를 알고도 결재함으로써 원심 공동피고인 3과 공모하여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런데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 공동피고인 3은 이 사건 검토조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화물자동차운송사업변경(증차)허가 신청 검토보고’(이하 ‘이 사건 검토보고’라고 한다)에 첨부하여 결재를 상신하였고, 가평군청 건설재난관리과 교통행정계장인 위 피고인과 건설재난관리과장인 공소외 2가 차례로 이 사건 검토보고에 결재를 하여, 이에 따라 같은 날 화물자동차운송사업 변경허가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검토조서 및 검토보고의 각 내용과 형식, 관계 및 작성 목적, 이를 토대로 같은 날 변경허가가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검토조서는 공문서인 이 사건 검토보고의 첨부서류로서 그 내용 중 일부에 불과하고, 위 검토조서를 포함한 위 검토보고의 작성자는 최종 결재권자인 공소외 2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검토보고의 내용 중 일부에 불과한 검토조서의 작성자인 원심 공동피고인 3은 물론 공소외 2의 업무상 보조자이자 그 중간 결재자인 위 피고인은 이 사건 허위공문서작성죄의 주체가 될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위 피고인과 원심 공동피고인 3이 그 공동정범이 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다만 원심의 사실인정 및 그 채용증거에 의하면, 공소외 2는 위 피고인이 중간 결재를 한 이 사건 검토보고가 허위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최종 결재를 한 것임을 알 수 있고 위 피고인이나 원심 공동피고인 3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이상, 위 피고인과 원심 공동피고인 3의 행위는 그 허위의 정을 모르는 작성권자로 하여금 허위의 공문서를 결재·작성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여 허위공문서작성의 간접정범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간접정범은 형법 제34조 제1항, 제31조 제1항에 의하여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되지 못한다( 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도1180 판결 등 참조).
결국 원심의 이 부분 설시에는 다소 부적절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위 피고인에게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그 행사죄가 성립한다고 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허위공문서작성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2007. 6.경 수뢰후부정처사 및 영업용 버스 4대에 관한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하여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야 하고, 형사재판의 경우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렀을 때 허용된다(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등 참조).
(2)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 판단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3은 피고인 1 등과 공모하여 버스 4대를 영업용 전세버스로 부정등록해 주기로 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피고인 1의 계좌로 2007. 6. 8. 500만 원, 2007. 6. 11. 500만 원을 각 송금받은 후 위 버스 4대에 관하여 영업용으로 부정등록하여 주었다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 1이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송금받은 돈 중 400만 원을 피고인 3의 형수인 공소외 4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점 등을 비롯한 그 판시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 3이 피고인 1의 범행에 가담하여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3의 동생 공소외 3은 위 피고인의 형수인 공소외 4 명의로 건축업체를 운영하였고, 원심 공동피고인 4는 2007. 6.경 공소외 3에게 주택 신축공사를 맡긴 사실, 공소외 3은 다시 건축업자 공소외 5에게 위 신축공사 중 일부 공사를 맡겼고, 원심 공동피고인 4는 공소외 3의 요청에 따라 공소외 5에게 직접 일부 공사대금을 송금하기도 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이 2007. 6. 8. 공소외 4의 계좌로 송금한 400만 원은 같은 날 출금되어 2007. 6. 11. 공소외 5의 계좌에 입금된 사실, 피고인 1은 위 송금 이전인 2007. 5. 18. 원심 공동피고인 4로부터 3,000만 원을 차용하였다가 2007. 7. 4. 2,600만 원을 변제한 사실, 원심 공동피고인 4는 피고인 1에게 위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공소외 4의 계좌로 송금을 하여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원심 공동피고인 4의 요청에 따라 원심 공동피고인 4가 공소외 3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으로 위 400만 원을 공소외 4의 계좌로 송금하였고, 이후 위 차용금 3,000만 원에서 공소외 4에게 송금한 400만 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만을 변제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원심이 채용한 원심 공동피고인 1의 이 부분 진술은 피고인 3이 피고인 1의 범행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불과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은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인 3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기도 하다. 나아가 피고인 1은 검찰에서와는 달리 제1심 법정에서는 피고인 3에게 공소외 4의 계좌번호를 물어보고 송금하였다면서도 위 돈을 뇌물로 상납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명확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 400만 원 송금 경위에 관한 원심 공동피고인 4의 진술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인 3에게 위 400만 원을 뇌물로 상납하였다는 피고인 1의 검찰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아니할 수 없다. 위와 같이 뇌물로 수수된 돈 중 위 400만 원이 피고인 3에게 전달된 것이 아님이 확인된 이상, 원심 공동피고인 1,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진술만을 근거로 피고인 3이 이 부분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그 행사 범행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피고인 3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나머지 각 수뢰후부정처사, 뇌물수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3이 화물자동차 부정등록 등의 대가로 원심 공동피고인 5, 4로부터 합계 1,530만 원을 뇌물로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파기의 범위
위에서 본 이유로 원심판결의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영업용 버스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과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각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와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 피고인 3에 대한 2007. 6.경 수뢰후부정처사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위 각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유죄 부분과 단순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의 영업용 버스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과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무죄 부분도 파기되어야 한다.
또한 피고인 1에 대한 각 수뢰후부정처사 부분 중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영업용 버스 42대에 관한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되는 위 버스 42대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파기되어야 하고, (차량번호 생략) 버스에 관한 무죄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되는 2007. 10.부터 2007. 12.까지의 수뢰후부정처사 부분(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1 순번 15번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부분 중 피고인 1에 대한 각 부정처사후수뢰부분과 뇌물수수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되는 위 피고인의 영업용 버스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및 각 수뢰후부정처사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각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나머지 각 수뢰후부정처사 및 각 뇌물수수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되는 위 피고인의 영업용 버스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와 2007. 6.경 수뢰후부정처사 부분과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이들 전부에 대하여 각각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원심은 피고인 1, 3에 대한 2007. 10. 31.경 화물자동차 10대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과, 2008. 4. 8.부터 2008. 6. 12.까지의 화물자동차 41대에 관한 각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을 주문에서 무죄로 판단하였고 이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위 각 부분 중 전자는 위 화물자동차 10대에 관한 피고인 1의 각 부정처사후수뢰 유죄 부분 및 피고인 3에 대한 각 수뢰후부정처사 유죄 부분과, 후자 중 피고인 3에 대한 2008. 5. 22.부터 2008. 6. 12.까지의 화물자동차 23대에 관한 부분(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4 순번 19번 내지 41번 부분)은 위 화물자동차 23대에 관한 위 피고인의 각 수뢰후부정처사 유죄 부분과 각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상고심에 함께 이심되었다 할 것이고, 위 각 유죄 부분이 파기되는 이상 이들 부분도 모두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 3에 대한 부분 중 피고인 1에 대한 2008. 4. 8.부터 2008. 6. 12.까지 화물자동차 41대에 관한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2008. 4. 8.부터 2008. 5. 21.까지 화물자동차 18대에 관한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및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 [1] 형법 제227조의2 / [2] 형법 제227조의2, 제229조, 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2008. 3. 21. 법률 제898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5조 제2항(현행 제84조 제2항 참조), 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2008. 6. 13. 대통령령 제208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3항, 제4항(현행 제40조 제3항, 제4항 참조) / [3] 형법 제228조 제1항 / [4] 형법 제228조 제1항, 제229조, 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2008. 3. 21. 법률 제898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5조 제2항(현행 제84조 제2항 참조), 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2008. 6. 13. 대통령령 제208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3항, 제4항(현행 제40조 제3항, 제4항 참조) / [5] 형법 제34조 제1항, 제227조 / [6] 형법 제30조, 제31조 제1항, 제34조 제1항, 제22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광진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 14. 선고 2010노33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포함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1. 외형상으로는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가 여러 개의 범죄에 해당되는 것 같지만 그 일련의 행위가 합쳐져서 하나의 사회적 사실관계를 구성하는 경우에 그에 대한 법률적 평가는 하나밖에 성립되지 않는 관계, 즉 일방의 범죄가 성립되는 때에는 타방의 범죄는 성립할 수 없고, 일방의 범죄가 무죄로 될 경우에만 타방의 범죄가 성립할 수 있는 비양립적인 관계가 있을 수 있다.
2.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2009. 2. 12. 변제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하여 피해자로부터 26,100,000원을 편취하였다는 사기의 점(공소장 [범죄일람표] 순번 2)과 위 2009. 2. 12. 차용 시 그 담보로 피고인이 시공하기로 되어 있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갤러리아백화점 내 ○○○○매장의 인테리어 공사대금 채권 56,300,000원 중 위 차용액에 해당하는 26,100,000원을 양도하였으므로 위 공사대금 채권을 추심하였으면 이를 피해자에게 전달하여야 하는데도, 2009. 3.말경 위 공사비 56,300,000원을 추심하여 그 중 26,100,000원을 임의 소비하였다는 횡령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원심은 위 사기의 점 및 횡령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2009. 2. 12.자 26,100,000원 차용 시 담보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위 갤러리아백화점 내 ○○○○매장 인테리어 공사대금 채권 중 3,000만 원을 피해자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채권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었으나 공사도급인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지 않았던 점, 위 공사대금 채권은 공사금액이 56,326,800원으로 도급인의 지위, 공사성격 등에 비추어 공사가 완료되면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가능성이 높은 채권으로 보이는 점, 위 2009. 2. 12.자 차용금의 변제기는 2009. 4. 11.인데, 실제로 피고인은 위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2009. 3.말경 공사도급인으로부터 공사대금 지급 명목으로 액면 56,300,000원의 어음을 받은 후 이를 할인받아 할인금을 사용한 점을 알 수 있다.
나. 위와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먼저 피고인이 2009. 2. 12.자 차용 시 피해자 및 다른 채권자에 대하여 상당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그 차용금에 대하여 담보로 제공한 위 공사대금 채권이 차용액에 상응하고 추심에 문제가 없는 것이었으며 위 공사대금 채권의 양도에 관한 피고인의 진정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피고인에게 위 차용금에 대한 편취범의를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은 위 공사대금 채권의 양도인의 지위에서 양수인인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여야 하는데도 추심한 채권을 임의로 소비한 행위에 대하여 횡령죄의 책임만 지게 될 것이다.
반면에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기 위해 피해자가 요구하는 대로 차용금에 대한 담보 명목으로 위 공사대금 채권을 양도하는 형식만 갖추었을 뿐, 당초부터 위 공사대금 채권을 추심하여 빼돌릴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경우라면, 차용금 편취에 관한 사기죄는 성립하지만, 위 공사대금 채권을 양도한 후 공사대금을 수령하여 임의 소비한 행위는 금전 차용 후 담보로 제공한 양도채권을 추심받아 이를 빼돌리려는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포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사기죄와 별도로 횡령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결국 2009. 2. 12.자 26,100,000원 차용금 편취의 점과 위 차용 시 담보로 양도한 채권을 추심하여 임의 소비한 횡령의 점은 양도된 채권의 가치, 채권양도에 관한 피고인의 진정성 등의 사정에 따라 비양립적인 관계라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양도된 채권의 가치, 채권양도에 관한 피고인의 진정성 등의 사정을 심리하여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제3자에 대한 채권을 담보로 제공한 후 그 채권을 추심하여 임의 소비한 일련의 행위가 사기죄와 횡령죄 중 어느 죄에 해당하는지를 가렸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을 심리하지 아니한 채 2009. 2. 12.자 26,100,000원 차용금 편취의 점과 위 차용 시 담보로 양도한 채권을 추심하여 임의 소비한 횡령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소사실에 있어서 비양립성의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09. 2. 12.자 26,100,000원 차용금 편취의 점(원심판결 [범죄일람표] 순번 2)과 추심금 횡령의 점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이는 나머지 범죄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피고인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 [1]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0. 11. 25. 선고 2010노173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의하면 ‘중개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중개사무소를 두려는 지역을 관할하는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여야 하며, 이러한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중개업’을 하는 행위는 같은 법 제48조 제1호에 의하여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같은 법 제2조 제3호가 ‘중개업’이라 함은 다른 사람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를 업으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중개대상물의 거래당사자들로부터 보수를 현실적으로 받지 아니하고 단지 보수를 받을 것을 약속하거나 거래당사자들에게 보수를 요구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위 법조 소정의 ‘중개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같은 법 제48조 제1호에 의한 처벌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은 보수의 약속·요구행위를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 또는 같은 법 제48조 제1호 위반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면서 그에 대한 보수를 약속·요구하는 행위를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도484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관할관청에 중개사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매수인의 의뢰에 따라 보수를 현실적으로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부동산매매를 알선하기만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호, 제9조 제1항을 적용하여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각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99 판결 등 참조), 형법 제21조 소정의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하여 침해될 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도2540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30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도달하게 한 것은 그 행위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수단 역시 상당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폭행 및 각 상해의 점에 대하여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피해자들에게 폭행 또는 상해를 가한 것은 피해자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부당한 공격에 대한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넘어 적극적인 반격으로서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행위의 수단이 상당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제9조 제1항, 제48조 제1호 / [2]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제9조 제1항, 제48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전재중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5. 27. 선고 2009노251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저작권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저작권법」제5조 제1항 소정의 2차적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하여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야 하는 것이며,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사상·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므로, 2차적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저작물에 새롭게 부가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873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 공소외 1이 작성한 이 사건 무언극의 시놉시스와 ‘프리즈(Freeze)’ 시놉시스는 우연히 비보이를 만나게 된 발레리나가 비보이로 동화되어 간다는 기본 설정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나, 이 사건 무언극의 시놉시스는 단순히 ‘프리즈’ 시놉시스에 나타난 기본 설정을 그대로 차용하여 구체적인 상황설정 등에만 다소의 수정·증감이나 변경을 가한 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사건의 전개과정,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상호관계 등에 발레리나가 비보이와 동화되어 가는 과정에서의 사랑, 내·외적 갈등 및 그 극복 구조 등을 새로이 추가한 것이어서, 원저작물인 ‘프리즈’ 시놉시스와는 구분되는 새로운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제5조 제1항 소정의 2차적저작물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피고인은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1, 2] 기재와 같이 발레리나가 비보이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장소와 같은 구체적인 상황설정 등에서만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이 사건 무언극의 시놉시스 중 위와 같이 ‘프리즈’ 시놉시스에 새롭게 부가된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부분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내용의 공연을 진행함으로써 공소외 1의 이 사건 무언극의 시놉시스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저작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무언극의 제목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단순히 창작물의 내용을 표시하는 명칭에 머무르지 않고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상품표지로서 기능한다고 보이고, 위 명칭이 사용된 공연 기간,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홍보 및 광고내용, 그로 인한 관객의 증가, 국내외 언론의 반응 및 노출 빈도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연을 진행하기 시작한 2007. 2. 2.경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상품표지로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무언극의 시놉시스 등에 관한 저작권을 주장하면서 주도적으로 공소외 3 주식회사, 공소외 4 주식회사와 순차적으로 공연 제작 계약을 체결한 후 위 [범죄일람표 1, 2] 기재와 같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S',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시즌1’과 같은 명칭을 사용한 공연을 진행한 행위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상품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로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정하는 상품주체의 혼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무언극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제목으로 2005. 12. 9.경 초연된 이래 계속적인 언론보도와 각종 매체의 광고 등으로 인하여 관객 및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그 작품성과 흥행성을 널리 인정받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 또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제작사 내지 공연주체로서 함께 알려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공연은 상품의 생산 또는 판매 등과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상품의 생산 또는 판매업 등을 영위해 왔다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 사건 무언극의 제목이 피고인이 공연을 진행하기 시작한 2007. 2. 2.경 이미 창작물인 이 사건 무언극의 내용을 표시하는 명칭에 머무르지 않고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무언극 제작·공연업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정도에 이르러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무언극 제작·공연업이라는 영업의 표지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를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취급하는 상품의 표지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무언극의 제목이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상품표지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위 법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덧붙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8. 1. 31.경부터 2008. 2. 14.경까지 서울 중구 회현동 1가 ○○빌딩 10층 ‘ ○○홀’에서 공소외 1의 허락 없이 공소외 1의 상표와 유사한 상표인 ‘비보이를 사랑하는 발레리나S'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하여 공소외 1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고약46850호로 공소제기되어 사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위 상표법 위반 부분의 범죄사실과 그 사건 계속 중에 뒤늦게 공소제기된 이 사건의 위 [범죄일람표 2] 순번 1 기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부분의 범죄사실을 서로 비교해 보면, 그 일시·장소 및 행위의 유형 등에 비추어 종전에 제기된 공소의 효력이 이 사건 위 해당 부분에도 미쳐 이중기소 상태에 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그 부분 공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도 나아가 살펴보아야 할 것임을 지적해 둔다).
이 부분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이 부분이 나머지 범죄사실과 「형법」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 [2]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제136조 제1항 / [3]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나)목, 제18조 제3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11. 16. 선고 2010노98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주권 발행 전의 주식 13,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2005. 8. 27.경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에 6,500만 원에 매도하고, 수회에 걸쳐 그 대금 명목으로 합계 5,350만 원을 교부받았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주식에 대하여 명의개서를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 회사에 협조할 임무가 있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2007. 6. 5.경 공소외 1 주식회사와 사이에 벌어진 분쟁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주식을 포기하고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이를 반환함으로써 5,35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적어도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도53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주식은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것으로 그 매매계약은 공소외 1 주식회사 성립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체결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 회사가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적법하게 양수하였다면, 피해자 회사는 주식 양수인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통지 등 피고인의 협력 없이 단독으로 위 주식 양수 사실을 증명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명의개서 청구를 하는 등 자신이 적법한 주주임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 주식 양수인이 명의개서 여부를 자유로이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어 주식 양도인인 피고인에게는 명의개서 청구권이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의 명의개서 절차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 양도 이후 임의로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그 주식을 포기한다거나 이를 반환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을지라도 이는 무권한자의 행위로서 아무런 효력이 없어 피해자 회사가 자신이 여전히 적법한 주주임을 주장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없으므로 이로써 분쟁을 야기하는 등 사실상 불편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법 제355조 제2항 / [2] 형법 제355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권형필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1. 1. 27. 선고 2010노5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3. 8. 29. 광주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죄로 징역 1년 6월을, 2006. 5. 12. 위 법원에서 같은 죄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2009. 1. 24. 광주교도소에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는데, 피고인, 원심 공동피고인 1, 2는 피해자 공소외 합명회사가 주말에는 사납금을 회사 금고에 보관한다는 사정을 알고 이를 훔치기로 공모하여, 2010. 7. 11. 18:50경 광주 서구 화정동 (지번 생략)에 있는 공소외 합명회사에 이르러 원심 공동피고인 1은 공소외 합명회사 사무실 앞에서, 피고인은 위 사무실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서 각각 망을 보고, 원심 공동피고인 2는 사무실 밖에 있는 배전기함을 망치로 손괴하고 전원 스위치를 내려 CCTV가 작동되지 않도록 전원을 차단한 후, 열려진 사무실로 들어가 원심 공동피고인 1이 미리 복사하여 건네 준 금고 열쇠를 이용하여 금고 안에 있던 피해자 소유인 현금 535만 원을 가지고 나와 절취함으로써, 피고인, 원심 공동피고인 1, 2는 합동하여, 피고인은 상습으로 피해자의 재물을 절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공동피고인 1이 이 사건 범행 4~5일 전에 피고인에게 범행을 함께 저지르자고 제의하여, 피고인은 아는 동생을 소개시켜 준다고 말하고, 이 사건 범행 전날인 7. 10. 15:00~16:00경 원심 공동피고인 2를 만나 원심 공동피고인 1의 범행 계획 등에 대해 알려 주어 승낙을 받은 사실, 이 사건 범행 당일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 2를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소개시켜 준 다음 이들과 함께 범행 장소인 공소외 합명회사 사무실로부터 약 200m 떨어진 ○○○○ 주유소 앞까지 갔고, 그 지점에서는 위 사무실이 보이지 않는 사실 등이 인정되나, 나아가 피고인이 위 사무실로부터 약 100m 떨어진 지점에서 망을 보는 방법으로 합동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 관하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모아 보더라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3인 이상의 범인이 합동절도의 범행을 공모한 후 적어도 2인 이상의 범인이 범행 현장에서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관계를 이루어 절도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여 절도 범행을 한 경우에, 그 공모에는 참여하였으나 현장에서 절도의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하지 아니한 다른 범인에 대하여도 그가 현장에서 절도 범행을 실행한 위 2인 이상의 범인의 행위를 자기 의사의 수단으로 하여 합동절도의 범행을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범성의 표지를 갖추고 있는 한 공동정범의 일반 이론에 비추어 그 다른 범인에 대하여 합동절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5. 21. 선고 98도32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바, 공모자 중 일부가 구성요건 행위 중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 대법원 1998. 5. 21. 선고 98도32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235 판결,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42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에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범행을 제의받고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아는 후배를 한 명 소개할 테니 함께 하자고 승낙한 사실, ②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날 원심 공동피고인 2를 만나 원심 공동피고인 1의 범행 계획 등에 관해 알려 주고 원심 공동피고인 2의 승낙을 받은 사실, ③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일 원심 공동피고인 2를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소개하여 주었고, 원심 공동피고인 1, 2와 함께 이 사건 범행 장소인 공소외 합명회사 사무실 부근까지 동행하였으며, 도중에 이 사건 범행에 사용할 면장갑과 쇼핑백을 구입하여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건네 준 사실, ④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직전 원심 공동피고인 2로부터 이 사건 범행을 하는 동안 자신의 가방을 대신 보관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대신 보관한 사실, ⑤ 피고인이 공소외 합명회사 사무실로부터 불과 약 200m 정도 떨어진 ○○○○ 주유소 앞에서 원심 공동피고인 2와 원심 공동피고인 1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실, ⑥ 원심 공동피고인 2는 이 사건 범행을 종료한 후 기다리고 있던 원심 공동피고인 1, 피고인과 합류하여 택시를 타고 △△대학교 인근의 식당으로 이동하였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원심 공동피고인 2로부터 절취한 현금이 들어 있는 쇼핑백을 건네받아 이를 소지하기도 하였던 사실, ⑦ 피고인은 위 식당에서 원심 공동피고인 1, 2와 함께 절취한 현금의 액수를 확인하였고, 절취한 현금의 약 1/3에 해당하는 175만 원을 분배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3)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이 비록 망을 본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합동절도의 범행을 현장에서 실행한 원심 공동피고인 1, 2와 공모하였고, 이 사건 범행을 직접 실행할 원심 공동피고인 2를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소개하여 주었으며,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이 사건 범행 도구인 면장갑과 쇼핑백을 구입하여 건네 주었고, 원심 공동피고인 2, 1이 이 사건 범행을 종료할 때까지 기다려 그들과 함께 절취한 현금을 운반한 후 그 중 일부를 분배받은 것만으로도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 1, 2의 행위를 자기 의사의 수단으로 하여 합동절도의 범행을 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는 정범성의 표지를 갖추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 공동피고인 1, 2의 위 합동절도의 범행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은 합동범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이와 동일체의 관계에 있는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법 제30조, 제331조 제2항 / [2] 형법 제30조 / [3] 형법 제30조, 제331조 제2항 | 형사 |
【재항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로투스 담당변호사 이건호
【원심결정】
서울중앙지법 2010. 10. 27.자 2010노3085 결정
【주 문】
원심결정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 4의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형사소송법」제361조의2와 제361조의3 제1항에 의하면, 항소법원이 기록의 송부를 받은 때에는 즉시 항소인과 그 상대방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이 통지 전에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는 변호인에게도 통지를 하여야 하며, 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후에 사선변호인이 선임된 경우에는 변호인에게 다시 같은 통지를 할 필요가 없고, 설령 사선변호인에게 같은 통지를 하였다 하여도 항소이유서의 제출기간은 피고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하면 된다( 대법원 1965. 8. 25.자 65모34 결정 등 참조). 그리고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가 되기 전에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는 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여야 하고, 변호인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변호인이 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6. 9. 6. 선고 96도166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2010. 8. 11. 제1심판결을 선고받고 같은 날 항소를 제기하였고, 원심은 2010. 8. 24. 제1심법원으로부터 기록송부를 받게 되자 피고인들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각 발송하였는데, 피고인 1은 2010. 8. 27. 13:30, 피고인 4는 2010. 8. 27. 16:03, 피고인 2는 2010. 8. 30. 11:34, 피고인 3은 2010. 8. 30. 12:34에 위 통지서를 각 송달받은 사실, 피고인들이 2010. 8. 30. 09:00경 변호인 선임서를 원심에 제출하자 원심은 2010. 9. 2. 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사실, 위 변호인은 2010. 9. 24. 원심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는데 원심은 피고인들이 적법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원심결정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 2, 3은 소송기록접수통지를 송달받기 전에 원심에 변호인 선임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위 피고인들을 위한 변호인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2010. 9. 2.부터 계산하여야 한다. 그런데 변호인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의 말일인 2010. 9. 22.과 그 다음날은 추석연휴 공휴일로서 위 기간에 산입되지 아니하므로, 그 다음날인 2010. 9. 24.이 위 기간의 말일이 되며, 따라서 2010. 9. 24. 제출된 위 항소이유서는 그 제출기간이 경과되기 전에 제출된 것임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 2, 3의 재항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피고인 1, 4는 소송기록접수통지를 송달받은 후에 변호인을 선임하였으므로, 원심이 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위 피고인들이 그 통지를 받은 2010. 8. 27.부터 계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2010. 9. 24. 제출된 항소이유서는 위 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출된 것임이 분명하고, 원심이 직권조사사유가 없고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결정 중 피고인 1, 4에 대한 부분에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없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 4의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형사소송법 제361조의2, 제361조의3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361조의2, 제361조의3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5. 28. 선고 2009노1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무고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예금명의자나 그를 대리한 행위자 및 금융기관의 의사는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당하고, 예금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예금계약 당사자의 해석에 관한 법리는, 예금명의자 본인이 금융기관에 출석하여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나 예금명의자의 위임에 의하여 자금 출연자 등의 제3자(이하 ‘출연자 등’이라 한다)가 대리인으로서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인인 예금명의자의 의사에 따라 예금명의자의 실명확인 절차가 이루어지고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하여 예금계약서를 작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본 바와 달리 예금명의자가 아닌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과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소외 1은 2001. 2. 28. 피고인과 함께 공소외 2 은행 대치동지점을 방문한 다음 피고인의 이름으로 자신의 자기앞수표 액면금 300,123,545원을 입금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예금을 한 사실, 공소외 1은 당시 위 은행 담당직원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예금의 인출은 나만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공소외 3은 공소외 1이 만기에 이 사건 예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대답한 후 공소외 1의 신분증을 복사하여 보관하면서 예금관련 전산시스템의 고객비고란에 ‘ 공소외 1( 주민등록번호 생략) 사모님이 예금, 인출 예정 06k'라고 입력한 사실, ‘06k’는 위 은행 내에서 공소외 3의 직원인식부호인 사실, 당시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이 사건 예금을 하면서 공소외 3에게 공소외 1만이 이 사건 예금을 출금할 수 있게 하는 조치를 요청하고 이에 따라 고객비고란에 위 내용이 입력되는 과정 등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은행은 이 사건 예금계약 체결 당시 공소외 1의 인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공소외 1이 예금명의자인 피고인을 배제하고 예금반환청구권을 공소외 1에게 귀속시키는 예금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정을 명확히 알았고, 위 은행과 공소외 1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피고인과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피고인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공소외 1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공소외 1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이유로, 사기미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와 다음에서 보는 사정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21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1은 피고인을 예금명의자로 하고 그 거래인감으로 피고인의 인장을 날인하여 이 사건 예금을 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예금의 인출은 자신만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였는데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1의 인장을 거래인감으로 함께 신고할 것을 권유받았으나 피고인의 인장만을 신고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공소외 3은 공소외 1이 만기에 이 사건 예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답하고 예금관련 전산시스템의 고객비고란에 ‘ 공소외 1( 주민등록번호 생략)이 예금, 인출 예정’이라고 입력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대화내용이나 위 입력내용에는 위 은행과 피고인 사이의 예금계약을 부정하는 내용이 없으므로 공소외 3의 답변과 위 입력내용의 취지는 공소외 1이 피고인 명의의 이 사건 예금통장과 그 거래인감인 피고인의 인장을 소지하고 예금의 인출을 요구하면 예금명의자가 아니더라도 이 사건 예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은행과 공소외 1 사이에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피고인 명의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인 피고인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공소외 1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공소외 1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명확한 의사의 합치는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고객비고란의 위 입력내용이나 공소외 1과 공소외 3이 위와 같은 대화를 하였고 공소외 3이 위 전산입력을 하는 것을 피고인이 지켜보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각 진술내용은 그와 같은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원심판결 이유와 검사가 제출한 증 제10호증,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21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1은 2002. 1. 14. 위 은행에 이 사건 예금에 대한 지급정지를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위 은행은 2002. 1. 31.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예금 청구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공소외 4가 이 사건 예금통장, 인감, 위임장을 소지하고 이 사건 예금의 지급을 구하였으나 이를 거절한 사실, 위 은행은 이 사건 예금의 만기일인 2002. 2. 28. 서울지방법원에 그 원금과 이자를 민법 제487조 후단에 기하여 변제자가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피공탁자를 피고인 또는 공소외 1로 하여 변제공탁한 사실, 이후 피고인은 2002. 3. 4. 수원지방법원에 위 은행을 상대로 이 사건 예금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사건이 서울지방법원(2002가합60868)으로 이송되었고 위 법원은 위 은행으로서는 과실 없이 그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위 은행이 위 변제공탁에 의하여 유효하게 이 사건 예금반환채무를 면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서울고등법원(2003나30120)과 대법원(2004다37737)도 피고인의 항소와 상고를 같은 취지의 이유로 모두 기각한 사실, 공소외 3은 2002. 12. 12. 위 서울지방법원 2002가합60868호 사건의 제2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고객비고란에 위와 같이 전산입력을 한 취지는 “ 공소외 1이 통장과 도장을 가지고 오면 본인이 예금명의자가 아니더라도 찾도록 해주겠다고 한 것이다.”라고 증언하고, 또한 “증인이 거기에 전산입력한 취지는 공소외 1이 통장과 도장을 가지고 피고인 명의의 예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공소외 1 외에 예금명의인인 피고인이 오면 예금을 내주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기재한 것은 아니겠네요.”라는 재판장의 신문에 대하여, “전산입력한 자료를 찾아보게 되고 그런 내용이 있으면 바로 지급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피고인에게도 연락을 하겠지만 증인에게도 전화를 해서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라고 증언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은행과 공소외 1 사이에 피고인이 아니라 공소외 1을 이 사건 예금의 예금주로 하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예금의 예금주는 예금명의자인 피고인이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이 이 사건 예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한 것은 사기미수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원심은 이 사건 예금의 예금주가 공소외 1이라는 전제하에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예금계약의 당사자의 확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사기미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무고 부분은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조 제4호, 제3조 제1항, 제7조, 제8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 [2]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52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0. 7. 15. 선고 2010노27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위법성조각사유로서의 피해자의 승낙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5도8074 판결 참조), 그 철회의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의 상가건물인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 (지번 생략)(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 1층에서 인근 바닥에 있던 도끼를 이 사건 상가 1층 유리창에 집어 던져 위 유리창을 손괴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① 피고인이 2009. 2. 8. 피해자의 어머니 공소외 2로부터 이 사건 상가 지층 및 1층을 임대차보증금 1,500만 원, 차임 월 139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하면서 임대차보증금 중 계약금 300만 원은 계약 당일에, 잔금 1,200만 원은 2009. 3. 31.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② 피고인은 위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소외 2로부터 잔금 지급기일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승낙을 받은 사실, ③ 피고인은 공소외 2의 승낙에 따라 이 사건 상가 지층 및 1층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설치된 시설물의 대부분을 철거한 사실, ④ 공소외 2는 2009. 4. 13. 피고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의 잔금 지급기일을 1주일간 유예하여 주었으나 피고인이 계속하여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이 사건이 발생한 후인 2009. 4. 23. 피고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의 잔금 지급을 지체하였다는 등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손괴한 유리창은 공소외 2로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하도록 승낙을 받은 것으로서 철거가 예정되어 있던 것이므로 그 손괴에 대하여 공소외 2의 사전 승낙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의 손괴행위가 위 임대차계약이 해지되기 전에 행해졌으므로 공소외 2의 위 동의가 철회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결국 피고인의 손괴행위는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던 것으로서 형법 제24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위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소외 2와 임대차보증금 잔금 지급일을 일단 2009. 3. 31.로 하되 이 사건 상가 지층 및 1층을 전부 인도받는 시점에 임대차보증금 잔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사실, ② 피고인은 2009. 4. 11.까지 공소외 2로부터 이 사건 상가 지층 및 1층 전부를 인도받았으나 공소외 2 등의 지급 요구에도 임대차보증금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 ③ 피고인은 2009. 4. 13. 공소외 2에게 임대차보증금 잔금 지급을 일주일 유예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공소외 2로부터 승낙을 받았으나, 유예기간이 경과한 2009. 4. 20. 공소외 2의 지급 요구에도 임대차보증금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 ④ 피고인은 2009. 4. 22. 이 사건 상가 1층에서 공사 인부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먹다가 공소외 2와 피해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이 사건 상가에서 퇴거하여 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받은 사실, ⑤ 이에 피고인은 화가 나서 인근 바닥에 있던 도끼를 집어 던져 이 사건 상가 1층 유리창을 손괴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위와 같이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유리창 손괴행위 전에 피고인에게 임대차보증금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상가에서의 공사 중단 및 퇴거를 요구하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면, 이로써 공소외 2는 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인에게 한 이 사건 상가 지층 및 1층의 시설물 철거에 대한 동의를 철회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심 판단과 같이 공소외 2의 2009. 4. 23.자 위 임대차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내용증명 우편이 피고인에게 도달되기 전이라 하여 위 철거에 대한 동의를 철회하는 의사표시가 효력이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던 것으로서 형법 제24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속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피해자의 승낙의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 [1] 형법 제24조 / [2] 형법 제24조, 제36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산경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2. 23. 선고 2010노353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소정의 선거운동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인 준비행위에 해당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나 통상적인 정당활동과는 구별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며 ( 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301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6232 판결 등 참조), 또한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의 경우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되고, 이에 대한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도86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공모에 의한 사전선거운동의 점과 피고인의 ○○산악회 관련 사전선거운동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나아가 △△교육자문회의라는 명칭의 사조직 설립의 범죄사실이 기수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에 관한 법리 및 사조직 설립행위의 기수시기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2에 대하여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에서의 ‘지위를 이용하여’라는 개념은 공무원이 개인의 자격으로서가 아니라 공무원의 지위와 결부되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공무원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특히 선거운동의 기획행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영향력 또는 편익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구체적으로는 그 지위에 수반되는 신분상의 지휘감독권, 직무권한, 담당사무 등과 관련하여 공무원이 직무를 행하는 사무소 내부 또는 외부의 사람에게 작용하는 것도 포함되고 ( 헌법재판소 2008. 5. 29. 선고 2006헌마109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때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는 행위’라 함은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39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경기도교육청 장학사인 피고인이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을 위반한 위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 [1]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 [2] 형법 제30조 / [3]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1, 피고인 3 및 검사(피고인 2에 대하여)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11. 12. 선고 2010노222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 및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중 피고인 1에 대한 뇌물공여의 점에 대하여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와 장소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함에도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범행이 이루어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한편,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때 말하는 진술의 일관성은 단순히 금품공여자가 수사기관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받고 그 때마다 동일한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였다고 하여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사에서 재판에 이르기까지 절차의 전 과정에서 피고인의 부인, 대질, 공소제기, 증인신문, 상소의 제기 등 진술의 배경이 된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쟁점이 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진술의 주요내용이 변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금품공여자나 피고인의 진술 모두 각기 일부는 진실을, 일부는 허위나 과장·왜곡·착오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사실심 법관으로서는 금품공여자와 피고인 사이의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들 가운데 허위·과장·왜곡·착오를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들을 조합하여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노력 없이 금품공여자의 진술 중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그가 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모두 신빙하고 이와 배치되는 피고인의 주장은 전적으로 배척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진술에 일부 신빙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 전부를 신빙할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의 비약으로서 그에 따른 결론이 건전한 논증에 기초하였다고 수긍하기 어렵다.
아울러 법원은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 검사의 공소사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에서 보이는 여러 불일치, 모순, 의문에는 애써 눈감으면서,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과 증거에는 불신의 전제에서 현미경의 잣대를 들이대며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형사법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심리과정에서 선입견 없는 태도로 검사와 피고인 양편의 주장을 경청하고 증거를 조사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헌법상 요구되는 형사재판의 원리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시장인 피고인 1이 2007. 4. 9.과 2007. 6. 4. 두 차례에 걸쳐 16:00에서 18:00 사이에 서울 강남구 △△동 소재 □□□□□□ 1층 카페에서 피고인 3으로부터 현금 5,000만 원과 8,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것인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은 2007. 4. 9.에는 ○○시청에서 집무 중이었고 2007. 6. 4.에는 여의도에서 국회의원 등을 만나고 있었기 때문에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 3을 만난 사실조차 없다고 현장부재의 주장을 하며 공소사실을 다투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원심은 ① 각 범행일시에 피고인 3을 수행한 공소외 1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이 핵심적인 부분에서 일관성이 있고 그 내용이 당시 작성된 공소외 1의 업무용 수첩 기재와 피고인 3의 진술에 의하여 뒷받침되며, ② 피고인 3의 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도 진술의 자발성, 구체성이 인정되고 그 내용이 위 피고인의 처나 직원인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의 진술을 통해 뒷받침된다는 이유로 모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인 1의 현장부재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다. 이 사건 수사는 피고인 3으로부터 공갈 등 혐의로 고소당한 공소외 1이 피고인 3의 비자금 조성과 뇌물 공여사실 등에 대한 첩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함에 따라 시작되었는데, 당초 수사기관이 공소외 1의 제보에 나름대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그가 제시한 업무용 수첩의 기재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원심도 공소외 1의 진술이 위 수첩의 기재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점을 주된 이유로 삼아 공소외 1의 진술 및 이를 토대로 추궁하여 얻어낸 피고인 3 등의 진술에 높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공소외 1이 작성한 위 수첩 기재의 진실성, 정확성을 담보할 만한 구체적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공소외 1은 검찰에 이 사건에 관하여 제보하면서 자신의 2006년, 2007년, 2009년 업무용 수첩을 제시하였는데 만일 위 수첩의 기재내용 중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이 이 사건 제보와 무관하게 그때그때 작성된 것이라면 그 신빙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그는 위 업무용 수첩 이외에 다른 일지(다이어리)를 갖고 있었고 일지에 적힌 내용을 나중에 업무용 수첩에 보충하기도 하였다는 것이며, 그 보충의 동기는 공소외 1이 이후 위 일지를 폐기한 데서 엿볼 수 있듯이 피고인 3에 대한 공갈 시도와 그에 따른 피고소, 이에 대응한 이 사건 제보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피고인 3의 비위사실에 관련되는 내용으로서 검찰에 증거로 제출될 부분은 업무용 수첩에 모으고 그에 방해되거나 문제될 수 있는 기재는 이를 감추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사정이 이와 같다면 위 수첩의 기재 중 검찰 제보와 관련되고 나아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 부분은 공소외 1이 일정한 의도 하에 사후적으로 작성하거나 수정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하는데다가 원 자료인 일지가 폐기되어 해당 부분의 기재내용, 기재형태를 전체적으로 살필 수 없는 상황에서 그에 기초한 업무용 수첩 기재의 진실성, 정확성이 담보된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다.
계속하여 공소외 1의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보면, 원심이 공소외 1의 진술 중 일관성이 있다고 인정한 부분은 공소외 1이 피고인 3을 수행하여 2007. 4. 9.과 2007. 6. 4.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범행장소로 지목된 서울 △△동에 있는 □□□□□□에 갔다는 부분인데, 이 사건에서 다툼의 대상은 위 부분이 아니라 공소외 1이 피고인 3을 수행한 일자가 2007. 4. 9.과 2007. 6. 4.로 정확한지, 그리고 당시 피고인 3이 피고인 1을 만났는지에 있다.
그런데 공소외 1이 피고인 3을 수행했다는 일자에 관한 진술은 그가 작성한 업무용 수첩의 기재의 진실성, 정확성에 의존할 뿐 이에 추가되는 증명력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당시 피고인 3이 피고인 1을 만났는지에 관한 공소외 1의 진술은 2007. 4. 9.에는 피고인 1을 목격한 바 없고, 2007. 6. 4.에는 위 피고인을 □□□□□□ 부근에서 목격하였는데 자신이 평소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피고인 1의 얼굴을 알고 있었고 피고인 1의 외모와 풍채가 남다르고 자신이 눈썰미가 좋은 편이어서 이를 정확하게 기억한다는 것이나, 그러한 목격 경위에 관한 공소외 1의 위 진술은 그 내용만으로도 허위나 과장을 포함하고 있을 여지가 많아 보일 뿐만 아니라, 화단에 의한 시야의 방해는 차치하고 그 날 자신이 수행한 피고인 3이 들고 가던 가방의 모양이나 크기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에 만난 적도 없는 피고인 1을 단번에 알아보고 기억한다는 것이어서 높은 신빙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라. 다음으로 피고인 3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위 피고인은 검찰 제1회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 1에 대한 뇌물공여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 2007. 6. 4.자 범행을 시인하였고, 다음 날은 2007. 4. 9.자 범행까지 시인하였으며, 이후 검찰 수사과정에서 7회에 걸쳐 같은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였고 특히 2010. 2. 18. 피고인 1과의 대질과정에서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유지하였다. 그러다가 제1심에 이르러 2007. 4. 9.자 뇌물 공여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를 번복하였고, 원심에 이르러서는 2007. 4. 9.에는 공소사실과 같이 금품을 교부한 사실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하기 시작하였으며 2007. 6. 4.자 뇌물공여도 해당 금원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일자가 다르다고 진술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피고인 3의 진술 변화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3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은 제1회 피의자신문과 그 이후의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반복한 데 주목하여 이를 신빙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과 같이 기업인이 공직자를 상대로 뇌물을 제공하였다는 내용의 범죄에서 뇌물공여자가 변호인의 조언 하에 뇌물공여 사실을 시인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그 진술의 내용이 진실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 내용이 진실이든 아니든 당시의 상황에서 뇌물공여자에게 가장 이익이 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술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하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의 반복이 곧 진술의 일관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신빙성을 높게 평가할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편, 피고인 3이 제1회 피의자신문을 마친 다음 날부터 그 동안 수사기관이 알지 못했던 금원교부경위, 자금출처, 교부방법, 장소에 관한 상세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기 시작하였다는 사정은 그 진술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진실일 것이라고 추론할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당시 피고인 3이 한 진술 전부가 진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특히 그 가운데 시간적 선후가 뒤바뀌었음이 명백한 부분, 즉 공소외 5에게 이미 40,000달러를 주었기 때문에 2007. 4. 9. 시장인 피고인 1에게는 그보다 많은 5,000만 원을 주었다는 진술 부분은 오히려 피고인 3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에 상당 부분 허위·과장·착오가 포함되어 있어 그 구체성이 반드시 진실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음을 드러낸다.
이어서 2007. 4. 9.자 금품공여 사실에 관하여 더 살펴보면, 피고인 3이 구체적으로 진술한 부분 중 하나는 피고인 1에게 현금 5,000만 원을 전달할 당시 1,000만 원(100만 원 10다발)씩 신문지로 싸고, 다시 분홍색 보자기로 둘러싼 다음 피고인 3이 들고가 피고인 1에게 보자기로 주었다는 것인데, 은밀하게 제공되어야 할 뇌물을 대낮에 거의 공개된 장소에서 전달하는 것도 모자라 위와 같이 허술하게 포장하여 내용물을 다른 사람이 짐작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전달과정에서 보자기가 풀어질 경우 현금 다발이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을 감수하였다는 것은 비판적 검토 없이 쉽게 믿을 내용이 아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부분 진술은 공소외 1이 2007. 6. 4.자 뇌물제공에 관한 제보만을 하였다가 2007. 4. 9. 같은 장소에 갔던 것을 추가 의혹으로 제기하고 그 날 피고인 3이 보자기를 들고 간 것을 본 것 같다는 언급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는데, 2007. 6. 4.자 금품제공에 관하여는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등이 봉투나 가방을 본 적이 있다고 하여 이를 보강하는 진술을 하는 데 반하여 2007. 4. 9.자 보자기에 관하여는 아무런 보강진술이 없는 것에서도 이 부분 진술의 취약성을 알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3이 그에 맞춘 진술을 하게 되는 사정을 짐작하게 한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3이 제1심 법정 등에서 언급한 수사 당시 그가 처한 상황의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공소외 1의 제보를 기초로 피고인 3이 ○○ 복합단지개발사업과 관련하여 17억 원의 뇌물을 공여하였고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였다는 혐의를 갖고 피고인 3 및 그 가족, 주식회사 ☆☆ 및 주식회사 ☆☆건설, 그 임직원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였는데, 피고인 3은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도 제2회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서 2007. 4. 9.자 5,000만 원 제공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하면서 ‘17억 원 때문에 정말 너무 고생도 많이 했고 제가 공황상태에 있었다. 17억 원 때문에 너무 마음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공소외 1이 보자기를 갔다 주었다고 하니까 그 당시 상황으로 봐서는 그렇게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가의 마음을 이해하여 달라. 15번 압수해 가니까 그 당시로서는 기업하는 사람이 뭐가 있는지 알 수가 있나요. 그래서 마음 졸인 것인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심이 기록상 나타나는 위와 같은 수사경과나 피고인 3의 진술에는 애써 눈감은 채 피고인 3이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압박을 받았거나 공소외 1의 협박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 3이 검찰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신빙성 평가에 관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마. 나아가 원심은 피고인 1의 현장부재 주장에 대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를 들어 배척하였으나,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현장부재의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 2007. 4. 9. 현장부재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2007. 4. 9. 17:00~17:05경 자신이 마지막으로 대면결재를 할 때까지 피고인 1이 ○○시청 시장실에 있었다는 공소외 6의 증언에 대하여 대면결재 후 사무실이 있는 인근 올림픽기념관까지의 이동시간을 감안할 때 위 대면결재시각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찰 조사 이전에 기안자인 공소외 7로부터 위 결재서류의 존재를 보고받고 거기에 맞추어 증언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그 신빙성을 배척하고, 같은 날 오후에 공소외 6에 앞서 공소외 8, 공소외 9가 대면결재를 받았고 공소외 10을 면담하였다는 공소외 11의 증언도 상사인 피고인 1을 위한 허위 증언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태도는 검사의 공소사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에 적용되어야 할 엄격한 증명의 원칙을 현장부재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에, 그것도 훨씬 더 엄격한 기준으로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더라도 ○○시청과 올림픽기념관 사이의 거리는 약 1km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그 정도 거리면 차량으로는 5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어 공소외 6이 증언한 대면결재 시각에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공소외 11의 증언내용도 원심판결이 인정하고 있는 공소외 8, 공소외 9의 대면결재 시각과 일치하는 등 전반적으로 신빙할 수 있어서 공소외 10의 면담사실에 관한 증언의 진실성을 확인하여 보지 않은 채 피고인 1의 부하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할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원심은 피고인 1의 운전기사인 공소외 12가 16:19경 □□□□□□ 부근의 빵집에서 빵을 산 것을 들어 그 무렵 피고인 1이 근처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였으나, 이러한 추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원심판결의 이유에서도 들고 있는 공소외 9, 공소외 13의 대면결재가 그 문서의 등록시각(공소외 9의 경우 15:30경부터 15:59경 사이, 공소외 13의 경우 15:09경부터 15:45경 사이)보다 훨씬 이전에 이루어졌어야 하고, 공소외 9 이후에 결재를 받았다는 공소외 6의 증언이나 공소외 10의 면담에 관한 공소외 11의 증언도 당시 피고인 1이 ○○시청에 있지 않았으므로 그 내용 전부가 허위이어야 하며, 공소외 12가 위와 같이 빵을 구입한 후 피고인 1을 태우러 ○○시청으로 복귀하였다는 증언도 허위이어야 한다.
결국 원심은 피고인의 현장부재 주장은 조금의 빈틈이라도 있으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전제 하에 공소사실 인정에 방해가 되는 진술을 하는 공무원들은 모두 피고인과의 인적 관계 때문에 위증한 것이고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법원을 기망하기 위해 가공해낸 것이라고 단정하는 셈인데, 이것이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사실심 법원이 취할 공평한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2) 2007. 6. 4. 현장부재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2007. 6. 4.자 범행시각인 16:00부터 18:00 사이에 피고인 1이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빌딩에서 국회의원 등을 만나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하여도 그 판시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이 포천 (리조트명 생략)에서 14:10경 출발한 후 △△동□□□□□□ ‘◇’ 카페에서 피고인 3을 만난 다음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 가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공소외 14 등 국회의원들을 면담하고 이후 여의도 ☆☆빌딩에서 공소외 15를, ●●빌딩에서 다시 공소외 14를 만났다가 서울대학교 수업에 참석하는 등의 일정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 부분 현장부재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이에 관하여 원심 역시 2007. 6. 4. 포천 (리조트명 생략)에서 열린 ○○시 의원 연찬회에서 피고인 1이 점심식사 후 인사말을 하고 14:10경 위 (리조트명 생략)에서 서울 방면으로 출발한 사실은 배척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에 의하더라도 (리조트명 생략)에서 여의도까지 곧바로 가더라도 2시간 가량 걸리는 상황에서 그 날 오후 국회에서 공소외 14, 공소외 15, 공소외 16 의원을 만날 계획을 갖고 있는 위 피고인이 달리 피고인 3을 만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같은 날 방향이 전혀 다른 △△동□□□□□□ ‘◇’ 카페에 들르기로 약속을 하고 그곳에서 피고인 3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후 다시 택시를 이용하여 여의도로 이동하였을 것이라고 상정하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심은 공소외 12가 같은 날 18:25경 △△동□□□□□□ 부근의 빵집에서 빵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는 점을 이 부분 현장부재 주장을 배척하는 이유로 덧붙이고 있으나, 이를 통해 피고인 1이 그 무렵 공소외 12와 함께 △△동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의미라면 이는 원심이 상정한 피고인 1의 행적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14의 증언에도 명백히 반한다.
바. 결국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공소외 1, 피고인 3 등의 일부 진술과 공소외 1이 작성한 업무용 수첩의 기재에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합리적 의심을 모두 배제할 만한 증명력이 있다고 보고 피고인 1의 현장부재 주장을 모두 배척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데에는 뇌물죄에 있어서 금품공여자 등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 평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사실의 추론에 관한 논리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넘어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중 공소외 5에 대한 뇌물공여의 점에 대하여
가. 2007. 4. 15. 미화 40,000달러의 뇌물공여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판결의 이유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 3이 공소외 1, 공소외 4를 통하여 공소외 5에게 미화 40,000달러의 뇌물을 공여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뇌물죄에 있어서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공소외 5에게 교부된 금원의 직무관련성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에서 ‘직무’라 함은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하는 직무행위 및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를 포함한다(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091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시 소속 공무원인 공소외 5가 ○○시청 소관의 이 사건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에 관한 최종결정권을 갖고 있는 ○○시장의 지명에 따라 위 심사평가위원회의 심사위원으로서 심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위 심사업무와 관련하여 수수한 금품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수수한 금품에 해당하고, 피고인 3이 2007. 5. 3. 공소외 5에게 교부한 400만 원도 공소외 5의 심사평가업무에 관하여 교부한 것이라고 보아 공소외 5에게 교부한 금원 전부에 대하여 피고인 3에게 뇌물공여의 죄책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죄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에 대한 면담 강요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4항 소정의 ‘강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의 뇌물수수 부분과 피고인 3의 피고인 1에 대한 뇌물공여 부분은 모두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 3의 나머지 뇌물공여 부분은 위 뇌물공여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거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3] 형법 제129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6. 4. 선고 2009노84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313조에 정한 신용훼손죄에서의 ‘신용’은 경제적 신용, 즉 사람의 지불능력 또는 지불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의미한다 ( 대법원 1969. 1. 21. 선고 68도1660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626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퀵서비스의 주된 계약내용이 신속하고 친절한 배달이라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손님들로 하여금 불친절하고 배달을 지연시킨 사업체가 피해자 운영의 퀵서비스 업체인 것처럼 인식하게 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경제적 신용, 즉 지불능력이나 지불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이 신용훼손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법 제313조에 정한 신용훼손죄에서의 ‘신용’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법 제313조 / [2] 형법 제313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1. 2. 8. 선고 2010노2238, 2709, 309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친고죄에서 피해자의 고소가 없거나 고소가 취소되었음에도 친고죄로 기소되었다가 그 후 당초에 기소된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비친고죄로 공소장변경이 허용된 경우 그 공소제기의 흠은 치유되고( 대법원 1996. 9. 24. 선고 96도2151 판결 등 참조), 친고죄로 기소된 후에 피해자의 고소가 취소되더라도 제1심이나 항소심에서 당초에 기소된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다른 공소사실로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여야 하는데( 대법원 1990. 1. 25. 선고 89도1317 판결 등 참조), 이는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상해의 점은 당초에 공소장에 죄명은 상해로, 적용법조는 형법 제257조 제1항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공소사실은 폭행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위 피해자가 제1심에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제1심은 공소장에 기재된 적용법조와 공소사실을 그대로 원용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의 항소로 진행된 원심에서 검사가 위 공소사실을 상해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여 원심이 이를 허가한 후 위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심리·판단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피해자가 1심에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원심이 변경된 공소사실인 상해의 점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부당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98조, 제327조 제5호, 제6호 / [2] 형법 제25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54조 제3항, 제298조, 제327조 제6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구지법 2009. 9. 22. 선고 2009노203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검증 및 감정처분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검증 및 감정처분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하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다만 위법하게 수집한 압수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함에 있어서는,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규정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규정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규정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11401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없이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감정을 위촉받은 감정인은 감정에 관하여 필요한 때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해 판사로부터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아 신체의 검사 등 형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에 규정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221조의4, 제173조 제1항), 위와 같은 형사소송법 규정에 위반하여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영장 또는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의자의 동의 없이 피의자의 신체로부터 혈액을 채취하고 더구나 사후적으로도 지체없이 이에 대한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고서 위와 같이 강제 채혈한 피의자의 혈액 중 알코올농도에 관한 감정이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감정결과보고서 등은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수집하거나 그에 기초한 증거로서 그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증거동의 여부를 불문하고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8. 7. 11. 22:50경 판시 장소에서 피고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도로 우측 갓길에 정차해 있던 중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화물차에 추돌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피고인은 위 사고로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고 응급실로 호송된 사실, 그런데 위 사고신고를 받고 응급실로 출동한 경찰관은 2008. 7. 12. 00:27경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또는 검증 영장이나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처로부터 채혈동의를 받고서 간호사로 하여금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누워있는 피고인으로부터 채혈을 하도록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원심은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이 사건 채혈이 법관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지도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중부분소의 감정의뢰회보와 이에 기초한 수사보고 및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증력이 없고, 피고인 소유의 승용차에 동승한 공소외인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만으로는 주위적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주위적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채혈이 피고인의 처의 동의를 얻어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달리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피고인의 혈액을 이용한 혈중알코올농도에 관한 감정의뢰회보와 수사보고 및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이와 달리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에 후송된 피의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수사의 목적으로 의료진에게 요청하여 혈액을 채취하였다거나 피의자의 가족으로부터 피의자의 혈액을 채취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이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며,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한편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아무런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 [1] 형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제215조 제2항, 제216조 제3항, 제221조, 제221조의4, 제308조의2, 제318조 / [2] 구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항,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0조 제1호(현행 제148조의2 제1호),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최정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9. 9. 9. 선고 2008노292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은, “피고인은 여수시 선적 근해형망어선 ○○호(4.97톤, 디젤 265마력 1대, F.R.P)의 임차 선주 겸 선장인바, 위 선박의 조업구역은 전라북도 연해로 주로 패류채취 목적으로 2006. 8. 10.부터 2011. 8. 9.까지 행정관청이 수산자원의 보호, 어업조정, 그 밖의 공익상 필요에 따라 부과한 제한 및 조건에 위반하지 아니할 것 등을 조건으로 한 어업허가(허가번호: 생략)임을 알면서도 이러한 조업구역 제한조건을 무시한 채, 2008. 5. 24. 14:30경 전남 완도군 완도읍 대야리 선착장에서 조업을 위해 출항하여 같은 날 14:35경 같은 군 고금면 장항리 앞 해상에 도착하여 위 선박의 선미 쪽에 설치된 형망어구 1틀을 투망하여 일정시간 뒤에 끌어들이고 다시 양망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조업을 감행하여, 같은 날 15:20경까지 같은 군 고금면 장항리 앞 0.5마일 해상 수면바닥에 자연서식 중인 바지락 50㎏(시가 5만 원 상당)을 포획·채취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구 수산자원보호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5호, 제20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 한다)을 적용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런데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10. 9. 30. 피고인이 제기한 2009헌바2구 수산자원보호령 제37조 제5호 등 위헌소원 사건에서, 이 사건 처벌규정의 위임 근거인 구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2항 및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그 위헌결정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처벌규정 또한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누8796 판결,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누2429 판결 등 참조). 한편,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당해 법조를 적용하여 기소한 피고 사건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고( 대법원 1992. 5. 8. 선고 91도2825 판결,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903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그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대통령령에 형벌법규를 위임한 경우 그 대통령령의 위임 근거인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고, 대통령령에 규정된 형벌법규 또한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됨에 따라 이 사건 처벌규정도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 이상, 이 사건 처벌규정을 적용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처벌규정이 없어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을 적용하여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2]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구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 제3호, 제5호(현행 제61조 제1항 제2호, 제3호 참조), 제2항, 제3항(현행 제61조 제2항 참조), 구 수산자원보호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8호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0조 제1항, 제37조 제5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9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신태시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1. 1. 11. 선고 2010노24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는 공시송달을 할 수 있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는 제1심 공판절차에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니라면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소재조사촉탁, 구인장의 발부,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월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은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록상 피고인의 집 전화번호 또는 휴대전화번호 등이 나타나 있는 경우에는 위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여 보는 등의 시도를 해보아야 하고,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3892 판결 등 참조).
또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소환이 공시송달로 행하여지는 경우에도 법원이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하기 위하여는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받은 피고인이 2회 이상 불출석할 것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한 피고인이 불출석하는 경우 다시 공판기일을 지정하고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인을 재소환한 후 그 기일에도 피고인이 불출석하여야 비로소 피고인의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 대법원 1991. 12. 17.자 91모23 결정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은 공소장에 피고인의 주거로 기재된 ‘경북 영천시 (이하 생략)’로 공소장 부본을 송달하였으나 2회에 걸쳐 이사불명으로 송달불능된 사실, 제1심은 2009. 10. 26. 피고인의 휴대전화( 휴대전화번호 생략)로 전화를 걸어 피고인과 통화하게 되었으나, 피고인이 서류를 송달받을 수 있는 장소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는 데 그친 사실, 그런데 피고인이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자 제1심은 2009. 10. 29. 위 주거를 관할하는 영천경찰서장에게 피고인에 대한 소재탐지를 촉탁하였고, 영천경찰서장은 2009. 11. 23. “위 주거지에 임하여 초인종을 수회 눌러도 대답이 없어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소재탐지촉탁 회신을 제1심에 제출한 사실, 이에 제1심은 2009. 11. 25.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함과 아울러 지명수배를 의뢰하였으나 피고인의 소재가 발견되지 아니하자 2010. 5. 28. 피고인에 대한 공소장 부본, 공판기일 소환장 기타 서류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할 것을 명하고 피고인을 소환한 최초의 공판기일인 2010. 6. 17. 10:00에 피고인이 불출석하자 그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의 출석 없이 개정하여 증거조사를 마치고 변론을 종결하여 선고기일을 지정한 다음 2010. 6. 24.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공소장에 피고인의 주거로 기재된 장소로의 송달은 이미 2회에 걸쳐 이사불명으로 송달불능된 바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게 된 제1심의 법원사무관 등으로서는 피고인이 서류를 송달받을 수 있는 장소를 확인하는 등의 시도를 해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제1심은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 현재지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하고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였으니, 이러한 제1심의 조치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를 위반한 것이고, 또한 공시송달로 피고인을 소환한 최초의 공판기일에 피고인의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절차를 진행한 것 역시 위법하므로, 결국 제1심의 소송절차는 어느 모로 보나 법령에 위배되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 해당한다.
위와 같이 제1심이 위법한 공시송달 결정에 터잡아 공소장 부본과 공판기일 소환장을 송달하고 피고인의 출석 없이 심리·판단한 이상, 이는 피고인에게 출석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것이 되어 그 소송절차는 위법한 것이다. 한편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검사만이 양형부당으로 항소하였더라도 마땅히 직권으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할 것이다. 즉 원심으로서는 다시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소송행위를 새로이 한 후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기하여 다시 판결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제1심의 위와 같은 위법을 간과한 채 제1심이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기하여 검사의 항소이유를 판단하였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위법한 공시송달에 의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루어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 [1]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 / [2]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 / [3]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9조 제2항 / [4]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9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다원 담당변호사 김재용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8. 10. 17. 선고 2007노17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 2, 3, 4의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피고인들이 피고인 5 주식회사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이하 ‘ 피고인 5 주식회사 플러그인 프로그램’이라 한다)에 원심 판시와 같은 기능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지 못하는 인터넷 이용자들로 하여금 액티브엑스 방식을 통하여 피고인 5 주식회사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하는 위계를 사용함으로써 위와 같은 기능을 통하여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 공소외 2 주식회사 등 경쟁업체들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으로 위 피해자들의 한글키워드서비스 제공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들의 악성프로그램 유포로 인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심 판시의 보호모듈은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보통신망법’이라고만 한다) 제48조 제2항 소정의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거나 독자적인 견해에서 원심판결을 비판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플러그인 프로그램이 가공한 정보의 훼손으로 인한 피고인 1, 2, 피고인 5 주식회사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구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보’의 개념에 대하여 구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바가 없고, 같은 법 제2조 제2항은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제1항에서 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보화촉진기본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구 정보통신망법 시행 당시의 구 정보화촉진기본법(2009. 5. 22. 법률 제9705호 국가정보화 기본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는 “정보라 함은 자연인 또는 법인이 특정 목적을 위하여 광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하여 부호·문자·음성·음향 및 영상 등으로 표현한 모든 종류의 자료 또는 지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정보’의 개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정보는 특정 목적을 위하여 광 또는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부호 등으로 표현된 것이므로 비록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정보가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목적을 해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구 정보통신망법 제49조 소정의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8도12119 판결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소외 1 주식회사 등 경쟁업체들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설치한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브라우저의 주소 입력창에 한글단어를 입력할 경우 위 경쟁업체들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가공되는 인터넷 주소 형식의 질의어는 구 정보통신망법 제49조 소정의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사이트 검색을 위하여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한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생성한 정보이므로 인터넷 이용자들이 지배·관리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정보일 뿐 해당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한 경쟁업체의 정보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인터넷 이용자들의 정보인 위 인터넷 주소 형식의 질의어에 포함된 도메인 이름에 대응하는 아이피[IP(Internet Protocol)] 주소를 변형한 위 피고인들의 행위가 인터넷 이용자들의 정보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더라도, 공소외 1 주식회사 등 경쟁업체들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설치한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브라우저의 주소 입력창에 한글단어를 입력하는 목적은 그 한글단어에 대응하는 웹사이트가 위 플러그인 프로그램들을 제작·배포한 업체들의 키워드 네임 서버에 등록되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웹사이트로 직접 접속하고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 한글단어에 관련된 웹사이트 검색결과 등을 얻고자 하는 것일 뿐 그 중 특정 업체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에 의하여 그 업체의 키워드 네임 서버를 통한 검색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5 주식회사 플러그인 프로그램에 의하여 피고인 5 주식회사의 키워드 네임 서버를 통한 검색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행위는 위와 같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정보로써 달성하려는 목적을 해한다고 볼 수 없어 구 정보통신망법 제49조 소정의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구 정보통신망법 제49조 소정의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1, 2, 3, 4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314조 제2항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피해자의 업무를 그 보호객체로 삼고 있는바, 불특정 다수인이 그 업무처리를 위하여 사용하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등을 대상으로 하여 위 조항 소정의 범죄가 저질러진 경우에는 최소한 그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등을 이용한 업무의 주체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나아가 그 업무가 위 조항의 보호객체인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만 하고, 이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공소사실로서 적법하게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187 판결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그 기재만으로는 피해자인 인터넷 이용자들이 누구인지 그 숫자가 몇 명인지조차 특정되어 있지 않아 몇 개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로 공소제기한 것인지를 알 수 없고, 또한 방해된 업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형법 제314조 제2항의 보호객체인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판단할 수 없으므로, 공소장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없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항, 제49조, 제62조 제6호(현행 제71조 제11호 참조), 구 정보화촉진기본법(2009. 5. 22. 법률 제9705호 국가정보화 기본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현행 국가정보화 기본법 제3조 제1호 참조) / [2] 형법 제314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3] 형법 제314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1. 2. 8. 선고 2010노393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점유라 함은 권원으로 인한 점유, 즉 정당한 원인에 기하여 물건을 점유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반드시 본권에 기한 점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유치권 등에 기한 점유도 여기에 해당한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공소외 주식회사가 이 사건 주택의 유치권자로서 그 유치권행사를 위하여 주택을 점유하고 있었다면, 피고인이 그 소유자인 처와 함께 유치권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은 형법 제323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상고이유는 위 공소외 주식회사가 적법한 유치권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인데, 원심의 증거의 취사와 그에 의한 사실인정의 과정에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경험칙·논리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 [1] 형법 제323조 / [2] 형법 제32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양동학
【배상신청인】
기현 외 8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1. 1. 20. 선고 2010노291, 2010초기4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판시 각 범행을 유죄로 인정하고 배상명령을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354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328조 제1항에서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그 배우자’는 동거가족의 배우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직계혈족, 동거친족, 동거가족 모두의 배우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조성만의 직계혈족의 배우자임을 이유로 형법 제354조, 제328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 조성만에 대한 상습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을 면제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친족상도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 | [1] 형법 제328조 제1항, 제354조 / [2] 형법 제328조 제1항, 제347조 제1항, 제351조, 제354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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