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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국현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8. 10. 선고 2011노53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 여부는 그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가 기준이 된다 (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3도7827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10562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떤 상품의 형태가 출처표시기능을 가지고 나아가 주지성까지 획득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규정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에 해당하여 같은 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품의 형태가 다른 유사상품과 비교하여, 수요자의 감각에 강하게 호소하는 독특한 디자인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등 일반수요자가 일견하여 특정의 영업주체의 상품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식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나아가 당해 상품의 형태가 장기간에 걸쳐 특정의 영업주체의 상품으로 계속적·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되거나, 또는 단기간이라도 강력한 선전·광고가 이루어짐으로써 그 상품형태가 갖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일반수요자에게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6도1157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도26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는 2004. 7.경 “ ”라는 상표(이하 ‘이 사건 상표’라고 한다)로 “목재 마루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캐나다의 롱랙(Longlac)사와 사이에 피해자 회사가 위 제품을 국내에 수입하여 판매하기로 하는 내용의 총판계약(Distribution Agreement)을 체결한 이래로 위 제품을 국내에 판매해 오고 있는 사실, 2006. 1.경에 위 제품을 조달청 나라장터에 품목등록한 사실, ‘월간 물가자료’라는 잡지 등에 2004. 12.경부터 2007. 12.경까지 위 제품에 대한 광고가 실린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반면에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의 매출액은 2006년 240,218,000원, 2007년 396,475,200원, 2008년 455,434,780원에 불과하고 그 영업을 위한 조직도 전국에 5~6개의 대리점에 20~30여 명의 영업사원이 전부였던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 회사 측의 주장을 따르더라도, 피해자 회사가 국내 영업을 시작한 2004. 7.경부터 공소사실 기재 범죄일시 무렵까지 지출한 광고비의 액수는 780만 원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고, 제품의 시장규모가 2007년에 171개소 67억 500만 원, 2008년에 200개소 77억 5,000만 원인데도 피해자 회사 제품의 시공 실적은 2007년에 10개소 4억 7,500만 원, 2008년에 12개소 5억 2,000만 원으로 그 시장점유율도 그다지 높지가 않다.
이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상표는 물론 피해자 회사 제품의 외관, 색상, 돌기 모양 등의 상품 형태가 공소사실 기재 범죄일시인 2007. 11.경부터 2008. 1.경에 주지성을 취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주지성 취득의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한 피해자 회사의 영업기간, 영업사원의 수 및 광고 사실 등만을 기초로 하여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상표를 알리기 위해 큰 비용을 투자하였고 이 사건 상표가 국내에서 “목재 마루제품”의 대표적인 상표로 인식되어 있었다고 잘못 판단한 나머지 위 범죄일시 무렵에 이 사건 상표가 주지성을 취득하였다고 한 다음,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상품표지의 주지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제18조 제3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망
【재심청구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석곤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0. 2. 4. 선고 2009재노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들의 자백 및 참고인들의 진술의 증거능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임의성 없는 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취지는, 허위진술을 유발 또는 강요할 위험성이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진술은 그 자체가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오판을 일으킬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진위를 떠나서 진술자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위법·부당한 압박이 가하여지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임의성에 다툼이 있을 때에는 그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을 피고인이 증명할 것이 아니고 검사가 그 임의성의 의문점을 없애는 증명을 하여야 하며, 검사가 그 임의성의 의문점을 없애는 증명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진술증거는 증거능력이 부정된다(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4도517 판결 등 참조).
한편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 및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면서 그것이 허위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진술의 내용,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그 조서의 형식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위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도705 판결 등 참조).
또한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가혹행위 등으로 인하여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하고 그 후 법정에서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되어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면 법정에서의 자백도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도446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60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은 장기간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수사관들에 의하여 가혹행위를 당하여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하였고, 그 후 검사의 수사 및 법원의 재판 단계에서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되어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검사 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및 법정 자백은 임의성이 없어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참고인들에 대한 진술조서(일부 진술서 포함) 역시 수사관들의 가혹행위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임의성이 없거나 그 내용을 신빙할 수 없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백의 임의성 및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수산업법위반 및 탈출로 인한 반공법위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들이 북한 해상에서 조업을 하고 북한으로 탈출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자백은 그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허위 자백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이를 유죄로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찬양·고무로 인한 반공법위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은 임의성을 인정할 수 없어 증거능력이 없거나 그 내용을 신빙할 수 없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이 지인들에게 북한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피고인들이 북한에서 경험하거나 알게 된 일들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에 불과할 뿐 북한의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를 이롭게 할 목적에서 북한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반공법상의 찬양·고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17조 / [2]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09조, 제317조 / [3] 형사소송법 제309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숙희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2. 8. 9. 선고 2012노7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해당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해당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 표현으로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비방할 목적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상반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된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그 밖에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한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8812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2132 판결,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0도8143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그 적시된 사실이 이러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여부, 피해자가 그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그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그 침해의 정도, 그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5068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0864 판결 등 참조).
한편 국가는 건전한 소비행위를 계도(啓導)하고 생산품의 품질향상을 촉구하기 위한 소비자보호운동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하여야 하며( 헌법 제124조), 소비자는 물품 또는 용역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와 사업자의 사업활동 등에 대하여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시킬 권리가 있고( 소비자기본법 제4조), 공급자 중심의 시장 환경이 소비자 중심으로 이전되면서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물품 또는 용역에 대한 정보 및 의견 제공과 교환의 필요성이 증대되므로, 실제로 물품을 사용하거나 용역을 이용한 소비자가 인터넷에 자신이 겪은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사업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글을 게시하는 행위에 비방의 목적이 있는지는 앞서 든 제반 사정을 두루 심사하여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은, 피고인이 2011. 12. 26.경부터 같은 달 30일경까지 정보통신망인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글의 게재 경위, 내용과 표현 방법 등을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위 글을 게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1. 12. 12.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다른 사람의 이용 후기를 보고 예약해 둔 피해자 운영의 이 사건 산후조리원에서 2011. 12. 14.부터 2011. 12. 27.까지 250만 원을 들여 산후조리를 하였다.
2) 피고인은 2011. 12. 26. 16:17경부터 같은 달 30일 01:29경까지 사이에 9회에 걸쳐 임신, 육아 등과 관련한 유명 인터넷 카페나 자신의 블로그 등에 이 사건 산후조리원 이용 후기를 게시하였다. 피고인은 게시한 글에서 이 사건 산후조리원이 친절하고, 좋은 점도 많이 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예정인 임산부들의 신중한 산후조리원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글을 작성한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3)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주요 내용은 온수 보일러 고장, 산후조리실 사이의 소음, 음식의 간 등 피고인이 13박 14일간 이 사건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면서 직접 겪은 불편했던 사실을 알리는 것이거나, 환불을 요구하며 이용 후기에 올리겠다는 피고인의 항의에 피해자 측이 “막장으로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다.”며 이용 후기로 산후조리원에 피해가 생길 경우 피고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취지로 대응했다거나, 피고인의 이용 후기가 거듭 삭제되는 것을 항의하는 것이다. 인터넷 카페에 게시된 피고인의 글에 대하여 카페 회원들이 댓글을 다는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공감을 표시하거나, 피고인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라며 피고인과 함께 산후조리원에서 지낸 카페 회원들이, 신생아실에서 언성을 높인 피고인의 태도를 나무라기도 하는 등 활발한 찬반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인터넷 카페 게시판 등에 올린 글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산후조리원을 실제 이용한 소비자로서 겪은 일과 이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담은 이용 후기인 점, ② 이 사건 글에 ‘피해자의 막장 대응’ 등과 같이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이는 출산으로 몸과 마음 모두 급격하고 예민한 변화를 겪는 피고인이 제기한 불만에 대응하는 피해자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고, 인터넷 게시글에 적시된 주요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 점, ③ 산후조리원에 관한 정보는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으로, 피고인은 자신도 이용 후기를 보고 이 사건 산후조리원을 선택한 것처럼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려는 임산부의 신중한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인터넷에 이 사건 글을 게시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힌 점, ④ 피고인이 같은 내용의 글을 반복 게시하였지만, 이는 자신의 글이 피해자 측의 요청 등으로 인터넷에서 삭제되거나 게시가 중단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⑤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공표 상대방은 인터넷 카페 회원이나 산후조리원 정보를 검색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에 한정되고 그렇지 않은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⑥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모든 산모가 만족할 수는 없으므로 영리 목적으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해자로서는 불만이 있는 산모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을 어느 정도 수인하여야 하는 점, ⑦ 산후조리원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의 글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한 정도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정보 및 의견 교환에 따른 이익에 비해 더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산후조리원에 대한 정보를 구하고자 하는 임산부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 및 의견 제공이라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처럼 피고인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산후조리원 이용대금 환불과 같은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요소인 ‘사람을 비방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 [1] 헌법 제124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소비자기본법 제4조 / [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찰관
【변 호 인】
법무법인 세광 담당변호사 윤장중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2009. 11. 17. 선고 2008노27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검찰관의 무죄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검찰관의 상고이유 등에 대하여
가. 가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상고이유
(1) 군형법 제62조에서 규정하는 ‘가혹행위’라 함은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경우 가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 및 그 피해자의 지위, 처한 상황, 그 행위의 목적,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결과 등 구체적 사정을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그 행위가 교육 목적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교육을 위해 필요한 행위로서 정당한 한도를 초과하였는지 여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1166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중대장인 피고인의 지위와 권한, 특별보호·관심 대상자로 분류된 공소외 1 일병의 불성실한 업무수행과 지시불이행, 공소사실 기재 얼차려를 부과하게 된 경위 및 목적, 그 얼차려의 내용 및 강도와 얼차려 시행지침의 위반 정도, 군 입대 장병들의 얼차려에 대한 수인 가능성과 공소외 1 일병의 신체적 조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중대장인 피고인이 공소외 1 일병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얼차려를 부과한 행위를 가리켜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관계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거나, 군형법 제62조 소정의 가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
검찰관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강요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에서 ‘의무 없는 일’이라 함은 법령, 계약 등에 기하여 발생하는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말하므로, 법률상 의무 있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는 강요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8도1097 판결 등 참조).
군인사법 제47조의2의 위임에 따른 군인복무규율 제7조 제1항은 “군인은 직무에 태만하여서는 아니 되며 직무수행에 있어서 어떠한 위험이나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이를 회피함이 없이 성실하게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8조는 “군인은 정직하여야 하며, 명령의 하달이나 전달, 보고 및 통보에는 허위·왜곡·과장 또는 은폐가 있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군인복무규율 제22조 제1항은 “발령자는 건전한 판단과 결심하에 적시 적절한 명령을 내려야 하며, 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법규 및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기 권한 밖의 사항 등을 명령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발령자는 명령의 하달 및 실행을 감독·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3조 제1항은 “부하는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여야 하며, 명령받은 사항을 신속·정확하게 실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상관이 직무수행을 태만히 하거나 지시사항을 불이행하고 허위보고 등을 한 부하에게 그 근무태도를 교정하고 직무수행을 감독하기 위하여 직무수행의 내역을 일지 형식으로 기재하여 보고하도록 명령하는 행위는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내린 정당한 명령이므로 부하는 그 명령을 실행할 법률상 의무가 있고, 그 명령을 실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소정의 징계처분이 내려진다거나 그에 갈음하여 얼차려의 제재가 부과된다고 하여 그와 같은 명령이 형법 제324조 소정의 강요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공소외 1 일병에게 사생활에 관한 일기를 작성하라고 강요한 것이 아니라, 공소외 1 일병이 업무수행능력과 업무습득의지가 부족하고 업무를 태만히 하며 허위보고 등을 하여 공소외 1 일병의 그릇된 근무태도를 교정하고 글쓰기 등 행정병으로서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하루 동안 어떤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그 내역을 일지로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보급관인 공소외 2 상사도 수사기관과 제1심법정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이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공소외 1 일병에게 일기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이 아니라 업무 적응과 업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하여 하루 동안 어떤 업무를 하였는지를 적어보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의 위 주장에 부합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이 공소외 1 일병에게 업무수행 내역에 관한 일지가 아닌 사적인 감상과 자기 성찰을 위주로 하는 사생활에 관한 일기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위 주장대로 중대장인 피고인이 부하인 공소외 1 일병의 그릇된 근무태도를 교정하고 업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그 업무수행을 감독하기 위하여 그에게 하루 일과 중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그 내역을 일지로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면, 이는 중대장의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소속 부하에게 내린 정당한 직무상의 지시이므로 공소외 1 일병은 이를 따를 법률상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지시 속에 하루 일과 수행에 대한 자기 평가도 해보라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불성실한 근무태도의 교정과 업무수행에 대한 감독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여전히 공적 업무관련성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러한 지시가 직무상의 권한을 벗어난 부당한 지시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그 주장대로 업무수행 내역에 관한 일지 작성을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를 통하여 공소외 1 일병에게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지시를 불이행하는 경우 공소외 1 일병에게 얼차려의 제재를 부과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의 행위가 강요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공소외 1 일병에게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이 업무수행 내역에 관한 일지인지 아니면 사생활에 관한 일기인지 여부 및 피고인이 그러한 지시를 할 직무상 권한이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1 일병에게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점에 대하여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공소외 1 일병에 부과한 얼차려의 제재가 ‘일지 형식의 일기’를 작성하지 않았던 경우에 4회가량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공소외 1 일병이 일기 작성에 대한 심리적·육체적 부담을 많이 느꼈을 것이므로, 피고인의 일기 작성 지시는 하루 일의 반성과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취지의 권고가 아닌 부당한 지시로서 공소외 1 일병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강요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찰관의 무죄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1] 형법 제324조 / [2] 형법 제324조, 군인사법 제47조의2, 제57조 제2항, 군인복무규율 제7조 제1항, 제8조, 제22조 제1항, 제2항, 제2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0. 7. 23. 선고 2010노144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은 제49조(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서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71조 제11호에서 ‘ 제49조를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에 규정된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 누설’이란 타인의 비밀에 관한 일체의 누설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의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한 사람이나, 그 비밀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취득된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이를 알려주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해석이 아래에서 살필 형벌법규의 해석 법리, 정보통신망법의 입법 목적과 규정 체제, 이 사건 조항의 입법 취지, 비밀 누설행위에 대한 형사법의 전반적 규율 체계와의 균형 및 개인정보 누설행위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제28조의2 제1항과의 관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조항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근접한 체계적·합리적 해석이기 때문이다.
가.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되나, 형벌법규를 해석하면서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은 그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부합한다(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62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도17153 판결 등 참조).
나.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망의 이용을 촉진하고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함과 아울러 정보통신망을 건전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국민 생활의 향상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입법 목적으로 하면서( 제1조), 제2장과 제3장에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을 위한 규정들을, 제4장과 제5장에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규정들을, 제6장에 정보통신망의 안정성과 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규정들을 두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제6장에 속해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을 해석할 때에도 정보통신망의 안정성과 정보의 신뢰성 확보라는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결과 취득하게 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조항의 입법 취지인 정보통신망의 안정성과 정보의 신뢰성 확보와 무관하므로 이러한 행위까지 이 사건 조항의 처벌대상으로 삼는 것은 그 입법 취지에 비추어 처벌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다. 한편 비밀 누설행위에 대한 우리 형사법 전체의 규율 체계에 비추어 보아도, 이 사건 규정을 위와 같이 제한하여 해석함이 타당하다. 즉, 우리 형법은 제127조 공무상 비밀누설죄의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 또는 제317조 업무상 비밀누설죄의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제사, 약종상, 조산사,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공증인, 대서업자나 그 직무상 보조자 또는 차등(此等)의 직에 있던 자’와 같이 제한된 범위의 행위 주체에게 특별히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한 후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고 있을 뿐 일반적으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66조,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2항 등도 같은 방식으로 비밀 누설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또한 형법 제316조 비밀침해죄에서는 이 사건 조항과 마찬가지로 행위 주체에게 특별히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대한 ‘봉함 기타 비밀장치’의 효과를 제거하는 경우에만 비로소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 밖에 우편물의 검열이나 전기통신의 감청 등을 금지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및 전기통신사업자가 취급 중인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1항도 모두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취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 통신 또는 대화의 당사자가 그 상대방으로부터 정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 이처럼 우리 형사법이 정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지 않음에도, 유독 누설 대상 비밀이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비밀에 대하여도 그 누설행위를 이 사건 규정의 처벌대상으로 삼아야 할 합리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다.
라. 또한 정보통신망법은 제28조의2 제1항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하였던 자는 직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훼손·침해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71조 제5호에서 ‘ 제28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훼손·침해 또는 누설한 자’를 이 사건 조항의 위반자에 대한 법정형과 마찬가지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정보의 누설행위에 대하여는 이 사건 조항의 비밀 누설행위와는 달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하였던 자’라는 제한된 범위의 행위 주체에게 특별히 개인정보에 대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한 후 비로소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에 규정된 ‘타인의 비밀’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로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7309 판결 참조), 만약 이 사건 조항의 비밀 누설행위를 위와 같이 제한하여 해석하지 않는다면 정보통신망법 제28조의2 제1항이 개인정보 누설행위를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하였던 자’에 한하여 처벌하도록 한 취지는 몰각되어 버린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카페에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 ○○○ 교인 명단’을 업로드하여 다른 회원들로 하여금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였다는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 규정된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 침해·도용 또는 누설’이란 정보통신망을 침해하는 방법 등으로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침해하거나 그렇게 침해된 정보를 도용 또는 누설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위 명단의 작성자나 그 취득 경위가 적시되어 있지 않고, 위 명단은 피고인이 성명 불상의 대학동창으로부터 이메일로 전달받은 것일 뿐이며, 설령 위 명단이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여 보호를 받을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위 명단이 원래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던 것을 정보통신망을 침해하는 방법 등으로 이 사건 명단의 작성자나 관리자의 승낙 없이 취득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인의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 규정된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11호, 제49조 소정의 비밀누설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8조의2(현행 제28조의2 제1항 참조), 제49조, 제71조 제3호(현행 제71조 제5호 참조), 제6호(현행 제71조 제11호 참조) / [2]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71조 제6호(현행 제71조 제11호 참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청풍로펌 담당변호사 류성룡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0. 10. 7. 선고 2010노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살펴본다.
1. 민사소송의 당사자는 증인능력이 없으므로 증인으로 선서하고 증언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증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이러한 법리는 민사소송에서의 당사자인 법인의 대표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도1168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이 1999. 2. 5.부터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는데, 공소외 1 주식회사가 공소외 2에 대하여 제기한 청주지방법원 2006가단22050호 구상금 청구소송(이하 ‘이 사건 구상금 청구소송’이라고 한다)의 2007. 12. 5. 제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한 후 그 기억에 반하여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위 증언 당시 이 사건 구상금 청구소송의 당사자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라면, 피고인이 이 사건 구상금 청구소송의 증인으로 선서하고 증언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증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위증죄의 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 형법 제152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64조, 제303조, 제367조, 제37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상원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2. 8. 29. 선고 2012노237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공용물건손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판결의 공용물건손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서 규정하는 술에 취한 상태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피구호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경찰 행정상 즉시강제에 해당하므로, 그 조치가 불가피한 최소한도 내에서만 행사되도록 그 발동·행사 요건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도979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술에 취한 상태라 함은 피구호자가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의사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른 것을 말하고,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피구호자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경찰관 평균인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판단은 보호조치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되며, 피구호자의 가족 등에게 피구호자를 인계할 수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찰관서에서 피구호자를 보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경찰관이 실제로는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피의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이 사건 조항의 피구호자로 삼아 그의 의사에 반하여 경찰관서에 데려간 행위는, 달리 현행범체포나 임의동행 등의 적법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면,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교통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한 필요가 없음에도 주취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음주측정은 이미 행하여진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절차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인데, 도로교통법상의 규정들이 음주측정을 위한 강제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음주측정을 위하여 당해 운전자를 강제로 연행하기 위해서는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음주측정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음주측정요구는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그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운전자가 주취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 운전자에게 경찰공무원의 이와 같은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대해서까지 그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그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등 참조).
또한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4731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992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 사실 및 그 증거들에 의하여 추인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경찰관 공소외 1을 비롯한 음주단속 경찰관들은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간판에 머리를 부딪치고 도로로 뛰어들어 자해하려고 하자 이를 제지하기 위해 피고인을 제압하여 순찰차에 태운 다음 봉담지구대로 데려갔던 점, ② 순찰차 안에서도 피고인은 술에 취해 자해를 하려 하였고, 봉담지구대에 도착한 다음에도 난동을 부리며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하였던 점, ③ 이 사건 바로 다음날 작성된 수사보고에도 ‘피고인의 검거 및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 피고인을 제압하고 봉담지구대로 동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자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또한 응급의 구호를 요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하여 이러한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경찰관들의 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에 따른 보호조치로서 적법하고, 같은 조 제4항에 따른 가족 등에 대한 통지절차도 거쳤으며 보호시간이 24시간을 초과하지도 않았으므로, 경찰관 공소외 2가 봉담지구대로 적법하게 보호조치된 피고인에게 입에서 술 냄새가 나는 등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은 적법하고, 그러한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고 공소외 2에게 폭행을 가하여 경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불응)죄,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인은 화물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음주단속을 당하게 되자 공소외 3이 들고 있던 경찰용 불봉을 충격하고 그대로 도주하여 그 단속 현장에서 약 3㎞ 떨어진 지점을 진행하던 중 다른 차량에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차량을 세운 후 운전석에서 내려 도주하려 하였는데, 그와 같이 운전하는 동안 교통사고를 내지는 않았고 스스로 정차하여 차량에서 내린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이기는 하였으나 차량을 운전할 정도의 의사능력과 음주단속에 따른 처벌을 회피하기 위하여 도주하려 할 정도의 판단능력은 가지고 있었다고 볼 것이어서,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의사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른 것을 뜻하는 이 사건 조항의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경찰관 공소외 1이 음주단속 현장에서부터 피고인을 추적하여 검거하였고, 피고인은 그와 같이 검거된 후에도 계속 도주하려 하였으며, 피고인의 처가 피고인을 잡고 있는 경찰관 공소외 1을 잡아서 피고인의 도주를 도와주자 피고인이 실제로 차도 방향으로 도주하려다가 넘어져서 경찰관 공소외 1에게 제압당한 상황이라면, 평균적인 경찰관으로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를 필요로 하는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하고자 하였다면, 당시 피고인의 처가 옆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을 제압한 이후에는 가족인 피고인의 처에게 피고인을 인계하였어야 하는데도, 피고인의 처에게 봉담지구대로 데려간다고 말한 다음 피고인 처의 의사에 반하여 그대로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점, ④ 또한 경찰관 공소외 1 등은 화성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이었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를 하고자 하였다면, 자신들의 근무지로서 주취자안정실이 설치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화성서부경찰서’로 피고인을 데려갔어야 하고[주취자안정실 운영규칙(2009. 7. 31. 경찰청 훈령 제551호) 제1조에 의하면, 주취자안정실은 ‘경찰서’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것이 여의치 않아서 피고인을 ‘봉담지구대’에 데려갔다고 하더라도 경찰서의 주취자안정실에 상응하는 장소에 피고인을 입실시키는 등의 보호조치를 하였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절차를 전혀 취하지 않았으며, 주취자안정실 운영규칙 제6조에 따른 보호조치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지도 않은 점, ⑤ 오히려 경찰관 공소외 1은 검거 현장에서도 음주측정을 하려 하였고, 음주측정을 할 의도로 경찰관 공소외 2 등에게 피고인을 가까운 봉담지구대로 데려가라고 말하였으며, 경찰관 공소외 2는 경찰용 불봉이 부서진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하여 피고인을 순찰차에 태워서 음주단속 현장에 들렀다가 봉담지구대로 데려갔고, 봉담지구대에 도착하여서도 계속 음주측정을 요구한 점, ⑥ 원심이 판시한 ‘자해’는 피고인이 음주단속 현장에서 도주하였다가 검거되자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갈 당시 피고인에 대하여는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볼 것이므로,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위와 같이 피고인 및 피고인 처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를 이 사건 조항에 의한 적법한 보호조치라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이미 행하여진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절차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음주측정 등의 수사목적으로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가면서, 달리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거나 임의동행에 관한 동의를 얻는 등의 적법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찰관 공소외 2의 음주측정요구 또한 위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고,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대해서까지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그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을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으며,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 그 위법한 음주측정요구라는 공무집행행위 역시 위법하므로, 피고인이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관 공소외 2를 폭행하였다고 하여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로서 적법하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방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조항의 보호조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위법한 체포상태에서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죄 및 공무집행방해죄 성립에 관한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상해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21조 소정의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하여 침해될 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104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경위로 봉담지구대에 가게 된 피고인은 같은 날 23:38경 경찰관 공소외 2로부터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넣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1차 측정을 거부한 사실, 피고인은 같은 날 23:49경 위 장소에서 다시 공소외 2로부터 “선생님,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불이익이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2차 측정을 요구받자 이를 거부하면서 공소외 2의 배를 주먹으로 1회 때려 공소외 2에게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복부좌상을 가한 사실, 그와 같이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피고인에게 실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인이 위법하게 체포된 상태에 있었고 공소외 2가 음주측정을 요구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하였을 뿐 공소외 2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피고인에게 실력을 행사하는 등의 침해행위를 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위법한 체포상태를 벗어나려는 데에 대하여 공소외 2가 이를 저지하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피고인이 공소외 2의 배를 때려서 공소외 2에게 상해를 가한 이상 피고인의 행위를 사회적으로 상당한 방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위 상해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법성이 조각되는 등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사유가 없다.
따라서 원심이,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경찰관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봉담지구대로 데려간 행위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보호조치로서 적법하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위 상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원심판결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죄, 공무집행방해죄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고, 위 각 죄는 나머지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 [1]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1호 / [2]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제4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212조 / [3] 구 도로교통법(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2항, 제148조의2 제2호(현행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참조),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 [4] 구 도로교통법(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2항, 제148조의2 제2호(현행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참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21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백두 담당변호사 황인상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0. 7. 16. 선고 2010노30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하므로(헌법 제12조 제2항), 자기가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 있는 증언은 거부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148조), 재판장은 그러한 증언은 거부할 수 있음을 증인신문 전에 미리 설명하여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160조). 그럼에도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증언하게 하였다면, 그 진술은 형법 제152조 제1항이 위증죄의 구성요건으로 규정한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의 진술이 아니므로 설사 그 진술 내용이 허위라 하더라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증언거부권 제도는 증인에게 증언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고, 형사소송법상 증언거부권의 고지 제도는 증인에게 그러한 권리의 존재를 확인시켜 침묵할 것인지 아니면 진술할 것인지에 관하여 심사숙고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침묵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할 때,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당해 사건에서 증언 당시 증인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 증언거부사유의 내용, 증인이 증언거부사유 또는 증언거부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여부,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더라도 허위진술을 하였을 것이라고 볼 만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증인이 침묵하지 아니하고 진술한 것이 자신의 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증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에서 위와 같이 증언거부권의 대상으로 규정한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 있는 증언’에는 자신이 범행을 한 사실뿐 아니라 범행을 한 것으로 오인되어 유죄판결을 받을 우려가 있는 사실 등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범행을 하지 아니한 자가 범인으로 공소제기가 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범행사실을 허위자백하고, 나아가 공범에 대한 증인의 자격에서 증언을 하면서 그 공범과 함께 범행하였다고 허위의 진술을 한 경우에도 그 증언은 자신에 대한 유죄판결의 우려를 증대시키는 것이므로 증언거부권의 대상은 된다고 볼 것이다. 다만 그 경우는 자신이 하지 아니한 범행을 오히려 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서 자기부죄거부의 특권이 인정되는 본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는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으면 증언을 거부하였을지 여부, 즉 증언거부권의 행사에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고려함이 마땅하다.
2. 다른 한편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당해 소송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지위에 있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300 판결 등 참조).
3.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살인 사건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수차례에 걸쳐 조사받을 때마다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았음에도 이 사건 증언 내용과 동일한 내용으로 허위자백하였고,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도 포기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증언을 하였던 살인 사건의 제1심 제4회 공판기일 이전에도 법정에서 위 증언 내용과 동일한 내용으로 피고인으로서 진술하였고, 증언을 하고 난 이후의 공판기일에서도 계속하여 일관되게 동일한 내용으로 진술하였던 점,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당시 증언 내용이 허위였음을 인정하면서, 살인 사건 당시 허위자백을 하였던 이유는 수사기관의 위협 및 강압 때문이었고 이후에는 진술을 번복하더라도 믿어줄 것 같지 않아서 법정에서도 계속하여 허위진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당시 피고인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위협이나 강압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당시 피고인을 수사하였던 경찰인 공소외 1, 2는 피고인에게 협박이나 폭행을 가하는 등의 강압수사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특히 피고인은 살인 사건 당시 수사기관이나 1심 재판 중에 피고인의 허위자백과 모순되는 객관적인 증거들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맞추어 진술을 일부 변경하면서까지 허위자백의 기본적인 내용을 유지해 나갔던 점, ④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여전히 당시 허위진술을 한 이유에 대하여 위 주장 외에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고 있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살인 사건의 공판과정에서 선서 전에 재판장으로부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인의 증언거부권 행사에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나아가 피고인이 증언하였던 살인 사건의 제4회 공판조서에 재판장이 피고인에 대한 살인 사건을 분리하여 심리한다는 결정을 고지한 이후에 피고인을 증인신문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은 위 증언 당시 증인적격이 있었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과 달리 이 사건 위증죄의 성립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증언거부권 및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4. 이에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1] 헌법 제12조 제2항, 형법 제15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148조, 제160조 / [2] 형법 제15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148조 / [3] 형법 제15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14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양수연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2. 9. 6. 선고 2012노4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악성프로그램 유포로 인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악성프로그램 유포 또는 그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한편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들어 대법원에 상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은 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이라고 한다) 제32조 제1항 제7호의 토대가 된 구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2006. 4. 28. 법률 제7943호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부칙 제3조로 폐지된 것. 이하 ‘구 음반게임물법’이라고 한다) 제32조 제3호에 따라 문화관광부장관이 고시한 ‘게임제공업소의 경품취급기준’(문화관광부고시 제2005-9호)은 게임제공업자가 제공할 수 있는 경품의 종류 및 그 제공방법 등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그 제5항 (가)목에 ‘경품제공 시 준수사항’의 하나로 “경품을 환전 또는 환전알선하거나 제공되어진 경품을 재매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구 음반게임물법 제32조 제3호와 위 문화관광부고시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당초 ‘게임제공업자’만을 금지규범의 수범자로 한정하고 있었으므로, 위 ‘환전’은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② 그 후 2007. 1. 19. 법률 제8247호로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는 금지규정의 수범자를 ‘게임제공업자’로 한정하지 아니하고 ‘누구든지’로 확장하면서 그 대상행위는 위 문화관광부고시에서와 마찬가지로 ‘게임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로 한정하고 있는데, 위 ‘환전’의 의미 또한 문화관광부고시에서의 ‘환전’의 의미와 달리 볼 이유가 없는 점, ③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는 환전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전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7호는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소위 환전상을 규제하기 위한 처벌규정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이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획득한 게임머니를 ‘게임머니상’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돈을 송금받는 방법으로 게임머니를 환전하여 이를 업으로 하였다”는 이 사건 게임산업법 위반의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되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도2363 판결 등 참조).
(2)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는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정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조항이 정한 ‘환전’에는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게임결과물을 교부하고 돈을 수령하는 행위’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이를 지나친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
① 게임산업법이 2007. 1. 19. 제8247호로 개정되면서 위 조항이 신설되었는데 비록 그 이전에는 문화관광부고시가 ‘게임제공업자’만을 수범자로 하여 환전·환전알선·재매입 행위를 금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조항은 기존 문화관광부고시와 달리 그 수범자를 ‘누구든지’라고 명시하고 있다. ② ‘환전’이라는 문언의 통상적 의미에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 외에 ‘게임결과물을 교부하고 돈을 수령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③ 위 조항이 ‘환전 및 환전알선’과 함께 ‘재매입’만을 규정하면서도 ‘매도’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나, ‘재매입’이란 이미 환전된 게임결과물을 다시 매수하는 행위로서 게임제공업자 등이 환전업자로부터 그가 환전행위로 취득한 게임결과물을 다시 매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자 규정된 것이라고 할 것인데, 재매입의 상대방은 이미 게임결과물을 환전행위로 취득한 사람이어서 위 조항 중 ‘환전’ 부분에 의한 규제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 이상 이들에 대한 규제를 위하여 ‘재매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매도’에 관하여도 별도로 규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위 조항이 ‘환전 및 환전알선’과 함께 ‘재매입’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 위 조항이 정한 ‘환전’의 의미가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에 한정됨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없다. ④ 게임물의 심각한 사행화로 야기된 위 조항 신설 당시의 사회적·경제적 상황, 그로 인한 보다 적극적인 사행화 규제의 필요성, 이에 따라 이루어진 게임산업법 개정의 경위 및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위 조항의 입법목적은 게임물 운영체계 안에서 제공되는 보상인 게임결과물이 그 운영체계 밖에서 현금 또는 이와 동등한 가치를 가지는 재화로 교환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건전한 게임문화를 확립하여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라 볼 것이다. 그런데 ‘게임결과물을 교부하고 돈을 수령하는 행위’도 위와 같은 위 조항의 입법목적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와 다르지 아니하다. ⑤ 위 조항은 게임결과물에 대한 환전·환전알선·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고 ‘업으로’ 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환전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게임결과물을 교부하고 돈을 수령하는 행위’가 위 조항이 정한 ‘환전’의 의미에 포함된다고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처벌대상이 지나치게 확장되게 된다고 할 수 없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가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소위 환전상을 규제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해석하여 “피고인이 게임머니를 ‘게임머니상’에게 넘기고 돈을 송금받는 방법으로 게임머니를 환전하여 이를 업으로 하였다”는 게임산업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는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가 정한 ‘환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무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이 부분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7호, 제44조 제1항 제2호, 구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2006. 4. 28. 법률 제7943호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부칙 제3조로 폐지) 제32조 제3호, 게임제공업소의 경품취급기준(문화관광부고시 제2005-9호) 제5항 (가)목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1. 5. 19. 선고 2010노388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는 현실적으로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을 초래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혼동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행위도 포함되며, 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품표지의 주지성과 식별력의 정도, 표지의 유사 정도, 사용 태양, 상품의 유사 및 고객층의 중복 등으로 인한 경업·경합관계의 존부, 그리고 모방자의 악의(사용의도)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6도845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비록 상품의 품질과 가격, 판매장소, 판매방법이나 광고 등 판매 당시의 구체적 사정 때문에 그 당시 구매자는 상품의 출처를 혼동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구매자로부터 상품을 양수하거나 구매자가 지니고 있는 상품을 본 제3자가 그 상품에 부착된 상품표지 때문에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 등 일반 수요자의 관점에서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의 우려가 있다면 그러한 상품표지를 사용하거나 그 상품표지를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매한 이 사건 모조품 가방에는 피해자 공소외인의 상품표지 “ ”와 거의 동일한 표장이 부착되어 있는 점, 피해자도 위와 같은 상품표지를 가방이나 핸드백 등에 사용하여 온 점, 피고인 스스로 그의 인터넷 쇼핑몰에 “이번에 야심차게 준비한 신상 비비안웨스트우* 디자인의 숄더백이야.”라고 상품 설명을 기재하는 등 피고인도 이 사건 모조품 가방이 피해자 상품의 모조품임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심판결에서 설시한 사정 때문에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모조품 가방을 구매한 구매자들은 그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없다고 하더라도, 구매자로부터 이 사건 모조품 가방을 양수하거나 구매자가 지니고 있는 이 사건 모조품 가방을 본 제3자가 그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 등 일반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그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모조품 가방을 판매한 것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 때문에 구매자가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제18조 제3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길운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7. 27. 선고 2010노19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그러한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가 행하여졌다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2168 판결 참조). 나아가 그 경우 명의신탁자는 부동산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지 아니하고 또 명의신탁약정은 위 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그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동산 자체를 매도인으로부터 이전받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기타 법적 가능성을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이때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부동산매매계약에 있어서 매수인이 된 사람이 비록 제3자와의 약정에 기하여 계약자 명의를 제공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명의대여의 약정은 그들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하고 자신의 명의로 위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매매당사자가 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다3212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서울 마포구 성산동 (지번 생략) 소재 ○○아파트 14층 1402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는 피해자 공소외 1이 매수하여 이를 피고인에게 명의신탁한 부동산이라고 인정한 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는 이 사건 아파트를 공소외 2에게 매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아파트가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피고인에게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고 본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가 1992년경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고 하였으나 당시 피해자가 서울 지역 3년 이상 거주라는 수분양자격을 갖추지 못하여 건설사, 그리고 매도인인 조합측의 권유로 그 자격요건을 구비한 타인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사실, 이에 피해자가 위와 같은 자격요건을 갖춘 피고인에게 매도인과의 분양계약 체결을 부탁하여 피고인이 이를 수락함으로써 매도인과 피고인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분양계약이 체결된 사실, 피해자가 위 분양계약 체결에 따른 분양대금을 지급한 후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기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 피고인이 매도인측과 분양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 계약의 효과를 피해자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사실관계 및 계약체결 전후의 사정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에서의 위와 같은 매수인 명의의 대여관계는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하여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의 매수인의 지위에 있는 것은 피고인이고 나아가 매도인인 조합측은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위와 같은 명의대여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고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로서는 달리 이 사건 아파트 자체를 취득할 법적 가능성이 없는 것이어서,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유죄 인정에 요구되는 ‘이 사건 아파트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보관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횡령죄에서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내지 이른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2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정갑주 외 1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1. 7. 13. 선고 2011노37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우편물 반입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물품을 수입하려면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1조 제1항에 따라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과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세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구 관세법 제240조 제1항 제1호는 외국물품으로서 체신관서가 수취인에게 교부한 우편물은 이 법의 규정에 의하여 적법하게 수입된 것으로 보고 관세 등은 따로 징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41조 제2항은 우편물이나 휴대품, 탁송품 등과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위와 같은 신고가 생략되거나 관세청장이 정하는 간이한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구 관세법 제258조 제2항은 우편물이 대외무역법 제11조에 따른 수출입의 승인을 얻은 것이거나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것인 때에는 해당 우편물(이하 ‘특례 우편물’이라 한다)의 수취인이나 발송인은 제241조에 따른 신고를 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 관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6조 제3항은 특례 우편물의 경우에는 구 관세법 제241조 제2항의 신고 생략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또한 구 관세법 제241조 제2항 등의 위임에 따른 ‘구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2009. 8. 20. 관세청 고시 제2009-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도 특례 우편물에 대하여는 간이통관대상에서 제외하면서(제4-2조), 별도로 도착전 신고 또는 도착후 신고 중에서 필요에 따라 신고방법을 선택하여 수입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일정한 경우에는 도착후 신고만이 허용되며(제4-3조, 제4-5조 제3항), 도착후 신고는 국제우편물이 통관우체국에 도착한 이후 수입신고하는 것으로서 당해 우편물이 장치된 통관우체국을 관할하는 세관장에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3조 제5호, 제4-4조).
이들 규정의 문언 내용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구 관세법 제258조 제2항에서 정한 특례 우편물은 수입신고 생략 대상에서 제외되어 원칙적으로 수입신고를 하여야 하므로, 구 관세법 제240조 제1항 제1호의 ‘체신관서가 수취인에게 교부한 우편물’에 대한 적법한 수입 의제규정이 구 관세법 제258조 제2항에서 정한 특례 우편물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명력에 대한 판단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나. 원심은, 이 사건 각 종자는 구 관세법 제226조 제1항, 제241조, 제258조 제2항 등에 의하여 세관장 확인 대상 물품으로서 관세법상 수입신고의 대상이며, 국립식물검역기관의 식물방역관 검사를 받는 물품으로 신고인(관세사 등) 또는 화주는 당해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등의 사항을 세관장에게 신고해야 한다면서, 이를 비롯하여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은 이 사건 각 종자가 관세법상 수입신고의 대상으로서 수입신고를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피고인 1이 세관으로부터 통관안내서를 받지 못하여 수입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이 부분 각 밀수입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허용되는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세법이 정한 우편물의 수입신고, 고의, 위법성의 인식 및 수입신고 보완의 기대가능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휴대반입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세법이 정한 수입신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0조 제1항 제1호, 제241조 제1항, 제2항, 제258조 제2항, 제269조 제2항 제1호, 구 관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6조 제3항, 구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09. 8. 20. 관세청 고시 제2009-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5호, 제4-2조, 제4-3조, 제4-4조, 제4-5조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승일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2. 10. 11. 선고 2012노220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민법 제155조는 “기간의 계산은 법령, 재판상의 처분 또는 법률행위에 다른 정한 바가 없으면 본장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간의 계산에 있어서는 당해 법령 등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민법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 한편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2호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병역법은 기간의 계산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소집기일부터 3일’이라는 기간을 계산할 때에도 기간 계산에 관한 민법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법 제157조에 따라 기간의 초일은 산입하지 아니하고, 민법 제161조에 따라 기간의 말일이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 해당하는 때에는 기간은 그 익일로 만료한다고 보아야 한다 .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자로서 2011. 8. 4. 13:30까지 입영하라는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 명의의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전달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경과한 날까지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은 소집기일 전날인 2011. 8. 3.경 급성 장염 등으로 인하여 집 근처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게 된 사실, 피고인은 소집기일인 2011. 8. 4.(목요일) 오전에 인천경기지방병무청(이하 ‘병무청’이라 한다) 담당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위와 같은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지정된 소집기일에 입영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자, 담당직원은 2011. 8. 6.(토요일) 12:00경까지 입영할 것을 당부한 사실, 그런데 피고인은 2011. 8. 6.이 되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아니하여 2011. 8. 6. 12:00까지 입영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인은 증상이 호전된 2011. 8. 8.(월요일) 오전에 퇴원한 후 같은 날 10:49경 병무청으로 전화를 걸어 담당직원에게 지금이라도 입영하게 해 달라고 말하며 입영할 의사를 밝혔으나, 담당직원은 피고인에게 ‘입영이 불가능하므로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따라 병역법 위반죄로 고발할 것임’을 안내하였을 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입영하지 못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기간 계산에 관한 민법 규정에 따라 초일은 산입하지 아니하고, 기간의 말일이 공휴일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다음 날 기간이 만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2011. 8. 8.이 지정된 소집기일부터 3일째가 되는 기간의 말일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2011. 8. 8. 오전에 입영할 의사를 밝힌 이상 병무청 담당자로서는 피고인에게 지연입영을 시키는 등의 구제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그러한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채 지연 입영기일이 경과하여 입영할 수 없다고 잘못 안내함으로써 피고인이 입영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이 입영하지 아니한 데에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소집기일부터 3일째 되는 날에 입영의 의사를 밝혔다는 원심의 인정과 이를 전제로 피고인이 입영하지 아니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병역법 제88조 제1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 [1]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2호, 민법 제155조, 제157조, 제161조 / [2]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2호, 민법 제155조, 제157조, 제161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설창일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1. 14. 선고 2009노41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한편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죄는 제1항, 제3항 및 제4항에 규정된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목적범임이 명백하다.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므로, 행위자가 표현물의 이적성을 인식하고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그 구성요건은 충족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같은 조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하여서는 아니된다. 이 경우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앞에서 본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 그리고 행위자의 경력과 지위, 행위자가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같은 조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행위자의 이적단체 가입 여부 및 이적표현물과 행위자가 소속한 이적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과의 연관성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통일위원회 소속 교사인 피고인들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이적표현물을 취득·제작·반포 또는 소지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일부 표현물에 대하여는 그 이적성을 인정할 수 없고, 나머지 표현물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에게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서 정하는 이적행위의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전부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행위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홍윤 담당변호사 허윤정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0. 18. 선고 2012노156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탄원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및 원심 채택의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심 공동피고인 1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증거재판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공포된 것. 이하 ‘성폭력특례법’이라고 한다) 제41조 제1항 제1호는 공개명령의 대상자 중 같은 법 제32조 제1항에 정하여진 “등록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하여 고지명령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리고 공개명령의 대상자에 관하여 같은 법 제37조 제1항은 그 제1호에서 같은 법 제32조 제1항에 정하여진 “등록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가 그 대상자가 된다고 하면서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60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률 제10260호 아동성보호법’이라고 한다) 제38조에 따른 공개대상자는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성폭력특례법은 신상정보의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대상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를 제외함으로써 그 대상을 성인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로 제한하고 있고,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하여는 법률 제10260호 아동성보호법 제38조 및 제38조의2 등에 별도로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비록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가 성폭력특례법 제32조 제1항에 정하여진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법률 제10260호 아동성보호법 제38조 및 제38조의2 등에 의하여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적용대상이 되는지 여부만이 문제될 뿐이고 성폭력특례법 제37조 및 제41조에 의한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5062 판결 참조).
그런데 원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로 전문개정된 것. 이하 ‘법률 제9765호 아동성보호법’이라고 한다) 제38조 제1항 제1호는 공개명령의 대상자 중 하나로 “13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아동·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를 정하고 있었는데, 법률 제10260호 아동성보호법은 이를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로 개정하였다. 또한 법률 제10260호 아동성보호법 제38조의2 제1항 제1호는 법률 제10260호 아동성보호법 제38조의 공개명령의 대상자 중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하여는 아울러 고지명령을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법률 제9765호 아동성보호법의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2010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부칙 제3조 제1항은 “제33조, 제34조, 제38조 및 제39조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범하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부터 적용한다. 다만,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등록 및 열람 등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법률 제10260호 아동성보호법의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31조의2, 제38조의2 및 제38조의3의 개정규정은 2011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부칙 제4조는 “제38조의2 및 제38조의3의 개정규정은 같은 개정규정 시행 후 최초로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범하여 고지명령을 선고받은 고지대상자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나아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0. 7. 23. 법률 제10391호로 개정된 것)은 앞에서 본 법률 제9765호 아동성보호법의 부칙 제3조에 제4항을 신설하여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 당시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 또는 법률 제8634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을 위반하고 확정판결을 받지 아니한 자에 대한 공개명령에 관하여는 제38조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으며, 법률 제7801호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6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여 그 시행일이 2006. 6. 30.이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은 2004. 2. 1.에 저질러진 범행으로서 그 대상이 청소년보호법 제2조 제1호가 정하는 17세의 청소년이다. 따라서 이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8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2항 제7호, 제2조 제1호의 범죄에 해당한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는 성폭력특례법은 물론 아동성보호법상의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17241 판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특례법 제37조, 제41조의 적용범위에 관한 해석을 달리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이 성폭력특례법 제37조, 제41조의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대상이 된다고 한 원심판결은 성폭력특례법 제37조, 제41조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국 원심판결 중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다. 한편 성폭력특례법 제37조, 제41조에 규정된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은 등록대상 성폭력범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부수처분이므로 그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위법한 경우 나머지 피고사건 부분에 위법이 없더라도 그 부분까지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 제37조, 제41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3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동주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0. 28. 선고 2011노16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업무방해에 대한 인식과 의사를 가지고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고 한다)의 공동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피해자 공소외 2의 회사 운영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회사는 2005. 12. 19. 무선기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정보통신시스템 및 네트워크 장비의 개발,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인 사실, 피고인 1은 2006년 7월경부터 피해회사에 근무하면서 기술개발업무 등을 담당한 사실, 그러던 중 피고인 1은 자신의 구체적인 착상을 피해회사의 개발팀 직원들에게 다듬도록 지시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5건의 발명(이하 ‘이 사건 각 발명’이라고 한다)을 완성하기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발명은 피해회사의 종업원인 피고인 1이 자신의 직무에 관하여 발명한 것으로서 그 성질상 사용자인 피해회사의 업무범위에 속하고, 그 발명을 하게 된 행위가 피고인 1의 당시 직무에 속하는 발명으로서 구 발명진흥법(2007. 4. 11. 법률 제835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2호가 정한 직무발명에 해당한다.
나. 한편 구 발명진흥법 제8조 제1항, 제3항에 의하면, 직무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발명자인 종업원에게 귀속하고 사용자는 다만 종업원이 특허를 받으면 그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가질 뿐이다. 따라서 직무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미리 사용자에게 승계시키는 계약이나 근무규정이 있거나 발명의 완성 후에 이를 승계시키는 계약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사용자가 아닌 종업원의 이름으로 특허출원하더라도 이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 그리고 구 발명진흥법의 직무발명에 관한 제반 규정들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종업원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시되거나 혹은 묵시적 의사를 추인할 수 있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이외에는 직무발명에 대하여 그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에게 승계시키는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쉽사리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도1283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1이 이 사건 각 발명을 완성하기 전에 피해회사에 직무발명에 관한 명문의 계약 또는 근무규정이 있었다거나, 그 완성 후에 이 사건 각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피해회사에 승계시키기로 하는 피고인 1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시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발명의 특허출원 비용을 피해회사가 부담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이는 피해회사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에 불과하여 그것만으로 이 사건 각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피해회사에 승계시키기로 하는 묵시적 의사가 피고인 1에게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결국 피해회사는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각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적법하게 승계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 1이 2006년 11월경부터 같은 해 12월경까지 자신과 피해회사 또는 자신과 공소외 2 공동의 이름으로 이 사건 각 발명을 특허출원하였다고 하여 그와 같은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각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피해회사에 단독으로 귀속된다는 전제 아래 피고인 1의 위 특허출원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직무발명의 권리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의 업무상배임죄 부분은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 1의 업무방해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피고인 1에게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구 발명진흥법(2007. 4. 11. 법률 제835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제8조 제1항, 제3항(현행 제10조 제1항, 제3항 참조) / [2] 구 발명진흥법(2007. 4. 11. 법률 제835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제8조 제1항, 제3항(현행 제10조 제1항, 제3항 참조), 제10조(현행 제12조 참조), 제11조 제1항, 제2항(현행 제13조 제1항, 제2항 참조), 제13조 제1항(현행 제15조 제1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대륙아주 외 7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2. 8. 28. 선고 2012노9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부실대출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1) 공소외 1 주식회사 명의의 2006. 5. 16.자 20억 원 대출[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3) 순번 11]과 공소외 2 명의의 2010. 1. 5.자 18억 원 대출[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3) 순번 43]에 관하여
상고심은 항소법원 판결에 대한 사후심이므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아니한 사항은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속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항 이외의 사유에 대하여는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7939 판결 등 참조). 또한 피고인이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과 함께 다른 항소이유를 내세워 항소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후 원심판결 선고 전에 양형부당 이외의 항소이유를 철회한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5도982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이 부분 각 대출에 대하여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을 주장하였다가 2012. 6. 5. 원심 제4회 공판기일 및 2012. 6. 19. 원심 제7회 공판기일에서 위 각 대출에 관한 항소이유를 모두 철회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이 부분 각 대출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2008. 3. 20.자 50억 원 대출[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3) 순번 21]에 관하여
피고인의 상소는 불이익한 원재판을 시정하여 이익된 재판을 청구함을 그 본질로 하는 것이어서 재판이 자기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면 이에 대한 상소권을 가질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판결인 무죄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부적법하다(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도1091 판결 등 참조).
피고인 1은 이 부분 대출에 대하여도 상고하면서 상고이유를 기재하고 있으나, 이 부분은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되었으므로 피고인 1에게 상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나머지 대출에 관하여
금융기관의 담당자가 대출을 함에 있어 대출채권의 회수를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조치를 강구함이 없이 만연히 대출을 해 주었다면, 업무위배행위로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금융기관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597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상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한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거래처의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및 연체이자에 충당하기 위하여 거래처에 신규대출을 함에 있어서 단지 형식상 신규대출을 하는 것처럼 서류상 정리를 하였을 뿐 실제로 거래처에게 대출금을 새로 교부한 것이 아니라면 그로 인하여 금융기관에게 어떤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따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으나, 금융기관이 실제로 거래처에게 대출금을 새로 교부한 경우에는 비록 새로운 대출금이 기존 대출금의 원리금으로 상환되도록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대출과 동시에 이미 손해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도15756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일단 재산상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담보를 취득하였거나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71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3) 중 공소외 4 명의의 2010. 1. 11.자 9억 원 대출(순번 17), 공소외 5 주식회사 명의의 2008. 5. 15.자 65억 원의 대출 중 일부(순번 23), 공소외 6 주식회사 명의의 2008. 2. 29.자 약 64억 원 대출 중 일부(순번 39), 공소외 7 주식회사 명의의 2010. 1. 8.자 60억 4,000만 원 대출(순번 44), 공소외 8 주식회사 명의의 2010. 2. 17.자 약 92억 원 대출(순번 45), 공소외 9 주식회사 명의의 2010. 4. 2.자 20억 원의 대출(순번 47), 공소외 10 주식회사 명의의 2010. 4. 7.자 약 41억 원 대출(순번 48), 공소외 11 주식회사 명의의 2010. 8. 9.자 110억 원 대출(순번 57),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7) 중 공소외 12 유한회사 명의의 2006. 12. 29.자 40억 원 대출 및 2009. 9. 15.자 약 28억 원 대출 중 각 일부씩(순번 1),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8) 중 공소외 13 주식회사 명의의 2009. 1. 30.자 약 46억 원 대출(순번 2), 공소외 14에 대한 대출 중 공소외 15 주식회사와 공소외 16 주식회사 명의의 각 2008. 12. 16.자 대출과 공소외 17 주식회사 명의의 2008. 12. 31.자 20억 원 대출 및 공소외 18 명의의 2009. 6. 25.자 45억 원 대출(순번 3), 공소외 19에 대한 각 대출(순번 4), 그리고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16) 중 공소외 20 명의의 2006. 3. 23.자 22억 원 대출(순번 9)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위 각 대출은 충분한 담보 확보 없이 이루어진 부실대출에 해당하고 피고인 1의 임무위배 사실 및 배임의 고의가 인정되며 그 각 대출행위로 말미암아 공소외 21 주식회사에 대한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성이 인정되므로 위 각 대출금 부분에 관하여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업무상배임죄에 있어 고의 및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의 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소정의 알선수재죄에 있어서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범의는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된다. 한편 피고인이 금품 등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관적 요소인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4도878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 채택의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대출희망자 공소외 22로부터 현금 2억 원을 받은 행위가 고의로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실제로 알선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나 교부받은 금품의 용도는 범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어 그 영득의 의사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알선수재죄에 있어서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7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7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배임 및 업무상횡령으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배임죄나 횡령죄에 있어서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피고인 7은 원심판결의 위 피고인에 대한 무죄 부분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에 관하여도 그 무죄 이유 중에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판결인 무죄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상고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 부분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공소외 23, 공소외 24, 피고인 5 등에 대한 부실대출로 인한 일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공소외 21 주식회사의 일부 임직원들에게 성과금으로 지급한 3억 원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1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뇌물공여약속의 점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예비적 공소사실인 공소외 25에 대한 뇌물공여약속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고인 1의 자백은 그 신빙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위 공소사실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뇌물공여약속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피고인 2, 피고인 4, 피고인 3에 대한 각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2, 피고인 4에 대한 상고이유 중 각 뇌물공여의 점과 피고인 3에 대한 각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아니한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금전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전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전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진술내용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서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도168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3이 그의 동생 공소외 26과 공모한 다음 공소외 26이 피고인 2, 피고인 4와 뇌물수수에 관한 협의를 하고 그에 따른 돈 대부분을 수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 3의 공소외 26과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공모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뇌물죄에서의 증거의 신빙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2, 피고인 4에 대한 상고이유 중 각 제3자뇌물교부의 점에 관하여
형법 제133조 제2항은 증뢰자가 뇌물에 공할 목적으로 금품을 제3자에게 교부하거나 또는 그 정을 알면서 교부받는 증뢰물 전달행위를 독립한 구성요건으로 하여 이를 같은 조 제1항의 뇌물공여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으로서, 여기에서의 제3자란 행위자와 공동정범 이외의 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도75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와 피고인 4의 관계, 피고인 2가 피고인 4에게 돈을 교부하게 된 경위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4가 증뢰자인 피고인 2와 독립한 제3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원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제3자뇌물교부 및 제3자뇌물취득의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제3자뇌물교부 또는 취득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인 2에 대한 상고이유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에 대한 부실대출로 인한 일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고의나 경영판단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8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5에 대한 상고이유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과 피고인 6, 피고인 8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를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그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700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21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대출과 관련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위 피고인들이 피고인 1의 업무상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그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적극 가담한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8에 대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5에 대한 상고이유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의 점에 관한 판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소정의 알선수재죄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거나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요구 또는 약속한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로서, 이 범죄가 성립하려면 알선을 의뢰한 사람(알선의뢰인)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알선상대방)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야 한다. 따라서 알선의뢰인과 알선상대방 사이의 중개를 의뢰받은 사람이 스스로 알선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알선행위를 할 자를 소개하여 주는 경우에는, 그 소개로 인하여 실제로 알선행위를 한 사람(알선행위자)의 알선행위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공모 내지 실행행위의 분담 등을 통하여 위 죄의 실행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단순히 알선할 자를 소개하거나 그 대가인 금품 기타 이익을 중간에서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위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051 판결, 대법원 2000. 3. 24. 선고 99도544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5가 공소외 21 주식회사의 임직원에게 대출의 알선을 의뢰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던 점, 실제로도 피고인 5가 알선의뢰자인 공소외 22와 알선행위자인 피고인 1 사이의 연락을 위한 통로 역할을 하고 금품을 전달한 행위를 한 것 이외에 알선상대방인 공소외 21 주식회사의 임직원에게 연락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출을 부탁한 사실이 없는 점, 피고인 5가 피고인 1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1로부터 수수한 금품을 분배받는 등 직접적인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5가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이 부분 범행을 실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본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알선수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라. 원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 7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불복한다는 취지의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 어디에도 나머지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 피고인 7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7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38조 /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형법 제133조 제1항, 제2항 / [4]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기승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2. 9. 27. 선고 2012노17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34조 제1항은 “야간에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여 제333조(강도)의 죄를 범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337조는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강도는 형법 제334조 제1항 특수강도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형법 제334조 제1항 특수강도죄는 ‘주거침입’이라는 요건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형법 제334조 제1항 특수강도죄가 성립할 경우 ‘주거침입죄’는 별도로 처벌할 수 없고, 형법 제334조 제1항 특수강도에 의한 강도상해가 성립할 경우에도 별도로 ‘주거침입죄’를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이 야간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여 재물을 물색하던 중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나자 피해자를 폭행하여 간음하고 재물을 강취할 것을 마음먹고,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수회 때려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겨 피해자를 간음하려 하였으나 피해자의 집 밖에서 차량 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피해자를 간음하지 못하고, 현금 8,730원을 가지고 나온 범행을 강도상해, 강도강간미수에 해당하는 이외에 그와 별도로 주거침입죄도 성립한다고 보아 주거침입죄로도 피고인을 처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결에는 주거침입죄·강도상해 및 강도강간미수 사이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위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 형법 제319조 제1항, 제334조 제1항, 제33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0. 27. 선고 2011노245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 참고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공판조서 열람·등사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사소송법 제55조 제1항은 공판조서의 정확성을 담보함과 아울러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실하게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청구권을 인정하고, 그 제3항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청구에 응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 공판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하였음에도 법원이 불응하여 피고인의 열람 또는 등사청구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공판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판조서에 기재된 당해 피고인이나 증인의 진술도 증거로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282 판결 참조). 다만 그러한 증거들 이외에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다른 증거들만에 의하더라도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또한 당해 공판조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아 그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에 응하지 아니한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인의 변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정도에 이르지는 않은 경우에는, 판결에서 그 공판조서 등을 증거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제1심법원은 피고인 및 증인들의 법정진술과 피고인이 증거로 하는 데 동의한 서증들을 유죄의 증거로 삼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고, 원심은 피고인의 전과범죄로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원심에서 채택한 증인 공소외인의 법정진술 등을 근거로 사실오인 등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하고 그 판시 범죄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그 판결의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 부분에서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을 인용하는 외에 판시 전과의 점에 대한 증거로 ‘피고인이 원심법정에서 한 진술과 각 판결문’을 추가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원심 제1회 공판기일 후 판결선고 전까지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서 기록 열람 및 등사 신청을 하였으나 원심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로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절차 진행 등 경과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공판기일에서 있었던 피고인 및 공소외인의 진술을 증거로 채용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55조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잘못이라 할 것이다.
다. 그러나 제1심법원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는 항소법원에서도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는 것인데(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3항), 기록에 의하면, 앞서 본 이유에서 증거로 할 수 없는 피고인 및 공소외인의 위 원심법정 진술을 제외하더라도, 제1심법원이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원심법원에서 채택한 판결문 등만으로도 원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 및 공소외인이 원심법정에서 한 진술의 내용은 제1심법원이 채용한 증거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이 피고인의 기록 열람·복사 신청에 응하지 아니한 채 판결을 선고한 것으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이라고도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에서 피고인 및 공소외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한 잘못은 그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니, 이 점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법령위반 등을 이유로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의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증거판단이나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형사소송법 제55조 제1항,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김무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6. 21. 선고 2012노15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정치자금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및 제10조 제1항 등에 의하면, 누구든지 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고, 후원인으로부터의 모금은 후원회가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후원회지정권자가 후원회를 통하지 아니하고 직접 정치자금을 받게 되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경우”에 해당하여 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의 책임을 지게 된다(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788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법 제10조 제3항은 “후원인이 후원회지정권자에게 직접 후원금을 기부한 경우 해당 후원회지정권자가 기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기부받은 후원금과 기부자의 인적사항을 자신이 지정한 후원회의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한 경우에는 해당 후원회가 기부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후원회지정권자가 위 조항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법 제45조 제1항으로 처벌받지 않는다.
그런데 법 제10조 제3항은 후원회지정권자가 후원금과 기부자의 인적사항을 후원회의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한 경우에는 해당 후원회가 기부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추가적인 요건을 정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후원회지정권자가 직접 기부받은 후원금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후원회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한 이상 설령 기부받은 후원금의 액수가 법에 규정된 한도액을 초과하고, 그 후원금을 전달받은 회계책임자가 이를 후원회 계좌에 입금하지 않거나, 이를 회계처리하여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지 아니하고, 후원자에게 정치자금영수증을 교부하지 않는 등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후속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법 제10조 제3항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 경우 회계책임자가 정치자금을 법이 정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 후원회지정권자의 공모사실이 인정된다면 그 규정 위반으로 처벌함은 별론으로 하고, 법 제10조 제3항의 조치를 다한 후원회지정권자를 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임의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
한편 위 법 제10조 제3항은 2010. 7. 23. 법률 개정으로 신설된 규정이기는 하지만, 이는 후원회지정권자가 후원인으로부터 직접 정치자금을 받아 단기간 내에 후원회 회계책임자에게 전달한 경우까지 후원인이 후원회에 직접 입금한 경우와 다르게 취급하여 처벌대상으로 삼은 종전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아 개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도2540 판결 참조). 따라서 후원회지정권자의 행위 시점이 위 법률 개정 이전이었다 하더라도, 이는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신법을 적용할 것이다( 형법 제1조 제2항) .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피고인은 2010. 5. 20.경 원심 공동피고인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뒤 곧바로 이를 피고인의 후원회 회계책임자인 공소외인에게 전달하고 기부자가 원심 공동피고인이라는 점을 알렸다고 인정되는 이상, 공소외인이 그 뒤에 위 후원금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법 제10조 제3항이 적용된다고 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사유는 없다.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정치자금법 제2조 제1항, 제10조 제1항, 제3항, 제45조 제1항 / [2] 형법 제1조 제2항, 정치자금법 제10조 제3항, 제4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정용 외 3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도3969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3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정치자금법 제3조 제2호는 금품이나 시설의 무상대여를 기부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무상대여란 금품 등의 사용에 대한 대가의 출연 없이 대여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므로 금품 등의 대여가 무상인지 여부는 그 대여 당시를 기준으로 그 대가의 출연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금품 등을 대여받는 자가 대가의 출연에 관한 상대방과의 약정 없이 대가의 출연을 하겠다는 일방적인 내심의 의사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대가의 출연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치자금법 등이 정하는 금품 등의 무상대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금품 등의 사용에 대하여 대가를 출연하기로 하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은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명시적인 대가지급에 관한 약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금품 등을 대여받는 자가 상대방과 사이에 대가의 출연에 관한 묵시적인 약정이 있어 그 대가를 출연할 의무가 있다고 믿고 그 금품 등을 대여받은 경우라면 그 당시 그 금품 등을 대여받은 자에게 정치자금법 등이 정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는다는 점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38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한 후 피고인들 사이에 8,400만 원을 대차할 당시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무상으로 대차한다는 점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3의 8,400만 원 정치자금 무상차용을 통한 정치자금 부정수수로 인한 정치자금법 위반죄에 대하여 이유무죄를, 피고인 2의 8,400만 원 정치자금 무상대여를 통한 정치자금 기부로 인한 정치자금법 위반죄에 대하여 무죄를 각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위 피고인들의 공소장변경 허가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검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고,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며,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959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공소장의 변경은 항소심에서도 할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원심에서 ‘피고인 1, 3이 공모하여 8,400만 원에 대하여 차용일로부터 변제일까지 민법에서 정한 법정이자(연 5%) 상당액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받는 행위를 통하여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았고, 이 사건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피고인 3 선거사무소에서 회계책임자는 공소외 1이었고, 피고인 3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계좌는 피고인 3 명의의 농협계좌(351-0179,8246-93)였음에도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8,400만 원을 차용함으로써 회계책임자가 아니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하지 아니하고 정치자금을 수입하였다’는 취지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것으로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고 원심은 이를 허가하였는데,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피고인 1, 3이 8,400만 원을 정치자금 등으로 받았다는 주위적 공소사실과 범죄일시와 태양, 피해법익 등에서 큰 차이가 없어 위 공소장변경 전후의 공소사실은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공소장변경 및 허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위 피고인들의 정치자금법 제36조 제2항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정치자금법 제36조는 제1항 본문에서 ‘정당, 후원회, 후원회를 둔 국회의원, 대통령선거경선후보자, 당대표경선후보자 또는 공직선거의 후보자·예비후보자의 정치자금 수입·지출은 그 회계책임자만이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회계책임자가 정치자금을 수입·지출하는 경우에는 제34조(회계책임자의 선임신고 등)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해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의 벌칙규정에 의하면 ‘제36조(회계책임자에 의한 수입·지출) 제1항·제3항·제5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 동조 제2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하지 아니하고 수입·지출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행위자 및 행위상대방에 관한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형식이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정치자금법 제36조 제1, 2항은 정치자금의 수입·지출에 관한 방법을 규정한 것으로 보일뿐, 그 벌칙조항인 제49조 제2항 제3호가 행위자 및 행위상대방에 관한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회계책임자 아닌 자가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하지 아니하고 정치자금을 수입·지출하는 경우에도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제36조 제2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회계책임자가 아닌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제36조 제2항, 형법 제30조를 적용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치자금법 제36조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위 피고인들의 8,400만 원 전액을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및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 2는 2004년부터 이 사건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3을 지지한 소위 ‘구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선거자금 조달 등의 업무를 담당한 측근인 사실, 선거운동기간 막바지에 이른 2010. 5. 27. 피고인 3에 대항한 무소속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한 이후 선거 후반 판세가 요동칠 우려가 있는 상황이 되자 피고인 1은 피고인 3에게 추가 선거자금의 필요성을 주장한 사실, 피고인 2는 2010. 5. 28. 공소외 2로부터 2억 원을 차용하였는데, 공소외 2가 보증인을 요구함에 따라 피고인 3이 전주에 있는 부동산중개사무소에 가서 피고인 2가 2억 원을 2010. 10. 31.까지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차용증(이하 ‘이 사건 차용증’이라 한다)에 보증인으로 서명하고 돌아왔고, 그 후 피고인 2는 위 채무의 불이행 시 이 사건 임야의 불하와 동시에 그 소유를 공소외 2 등에게 이전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인 1이 위 매매계약의 매도대리인으로 기재된 사실, 피고인 2는 공소외 2로부터 위 2억 원 중 선이자를 공제한 1억 7,000만 원을 받아 피고인 1에게 3,000만 원은 현금으로 교부하고, 5,400만 원은 피고인 3의 선거운동원이자 선거기간 중에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공소외 3의 계좌를 이용하여 전달한 사실, 위 8,400만 원 중 1,100만 원이 피고인 3의 선거비용으로 사용된 사실을 인정한 후, 선거 직전에는 선거운동에 바빴을 것이므로 임실군수 후보자인 피고인 3이 피고인 1의 개인적인 채무를 보증하기 위해 임실에서 전주까지 가서 보증인으로 서명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고, 피고인 3의 선거운동을 담당하였던 피고인 1이 받은 위 8,400만 원 중 1,100만 원이 피고인 3의 선거비용으로 사용되었는데, 피고인 1이 개인적으로 돈을 차용하면서까지 피고인 3의 선거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사정들과 아울러 2010. 10. 18. 피고인 2와 피고인 3의 대화 내용이 기재된 녹취록(증거기록 427쪽)의 대화 내용 등을 함께 고려하여, 위 8,400만 원은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개인적으로 차용한 돈이 아니라 피고인 3의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돈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위 돈의 차용경위 및 피고인들의 역할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에게 정치자금법 위반의 범의 및 공모의 점 역시 인정된다고 판단한 후, 피고인들에 대하여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제36조 제1항, 형법 제30조와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제36조 제2항, 형법 제30조를 각 적용하여 8,400만 원 전부가 선거비용이라는 사실이라는 전제에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정치자금법 제34조, 제36조 제1항 본문, 제2항에 의하면 정치자금 수입·지출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회계책임자가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하여 하여야 하고, 제36조 제3항에 의하면 후보자가 자신의 재산으로 정치자금을 지출하는 경우에도 그 회계책임자를 통하여 지출하여야 하며, 제37조 제1항 제4호 (가)목에 의하면 회계책임자는 후보자로부터 받은 개인재산(차입금을 포함한다)의 상세내역을 정치자금의 수입으로서 회계장부에 기재하여야 한다. 그런데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 중 선거비용과 관련하여 위 제36조 제1, 2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로, 그 이외의 정치자금과 관련하여 위 제36조 제1, 2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정치자금법 제47조 제1항 제8, 9호로 각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에 의하면 정치자금은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과 정당의 당헌·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그 밖의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당, 공직선거에 의하여 당선된 자, 공직선거의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후원회·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그 밖의 물건과 그 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위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형식 등을 종합하면 차입금을 포함한 후보자의 개인재산은 그것이 정치자금으로 지출될 때에 비로소 수입·지출을 함께 규제하더라도 정치자금의 수입·지출을 투명화한다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것이므로, 차입금을 포함한 후보자의 개인재산은 그것이 정치자금으로 지출되기 전에 신고된 회계책임자를 통하여 신고된 예금계좌에 실제 입금된 경우가 아니라면 정치자금으로 지출될 때에 신고된 회계책임자가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하여 수입하고 지출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므로, 후보자가 자신의 개인재산을 정치자금으로 지출할 의사로 회계책임자가 아닌 선거사무원 등 제3자에게 맡기거나 제3자의 계좌에 입금시켰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치자금으로 실제 지출되지 아니한 이상 정치자금의 수입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도9101 판결 참조). 따라서 후보자가 차입금을 포함한 개인재산을 신고된 회계책임자를 통하여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하여 수입하고 지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정치자금을 지출한 당시를 기준으로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피고인들을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이 선거비용으로 수입되었음이 밝혀져야만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과 피고인 3이 공모하여 피고인 2를 통하여 선거자금으로 위 8,400만 원을 차용하였는데, 위 피고인들이 위 차용금을 피고인 3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예금계좌를 통하여 입금받은 것이 아니라 피고인 1이 현금으로 3,000만 원, 공소외 3의 계좌로 5,400만 원을 각 교부받았다는 것이다.
(다)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현금으로 3,000만 원, 공소외 3의 계좌로 5,400만 원을 교부받았다는 점만으로는 아직 위 피고인들에게 정치자금법 제36조 제1, 2항에서 규정한 ‘정치자금의 수입’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에게 ‘정치자금의 수입’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려면 피고인 1이 8,400만 원을 실제로 정치자금으로 지출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차용금 8,400만 원 중 피고인 1이 2010. 6. 3. 공소외 4 명의의 계좌로 1,100만 원을 불법 선거운동 자금으로 수입·지출한 사실은 알 수 있으나, 나머지 7,300만 원이 선거비용 명목으로 수입·지출된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고, 다만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받은 8,400만 원 중 공소외 4에게 지급한 1,1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자신의 개인적인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였을 뿐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라)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2010. 6. 3.자 1,100만 원 정치자금 수입의 점이 처벌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차용금 8,400만 원을 교부받을 당시에 8,400만 원 전부가 선거비용으로 수입되었음을 전제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정치자금법 위반죄에 대하여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차용금 등의 후보자 개인재산에 관한 ‘정치자금의 수입’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정치자금법 제49조 제2항 제3호의 처벌 대상이 되는 선거비용에 관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 1, 3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파기의 범위
피고인 1, 3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정치자금법 제36조 제1, 2항에서 규정한 ‘정치자금의 수입’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는바, 원심은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과 무죄로 인정한 주위적 공소사실 및 예비적 공소사실 중 8,400만 원에 대한 이자 상당의 정치자금 부정수수로 인한 정치자금법 위반죄 부분은 원심이 위 유죄 부분과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그에 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유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한편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하여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죄 부분과 위 파기 부분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피고인 1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 역시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3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 [1] 정치자금법 제3조 제2호 / [2] 정치자금법 제36조 제1항, 제2항, 제49조 제2항 제3호 / [3]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 제34조, 제36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37조 제1항 제4호 (가)목, 제47조 제1항 제8호, 제9호, 제49조 제2항 제3호 | 형사 |
【범 죄 인】
【청 구 인】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청 구 국】
일본국
【변 호 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명동성 외 6인
【주 문】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는 것을 허가하지 아니한다.
【이 유】
1. 인도심사청구의 요지
청구인은 2012. 11. 8. 청구국으로부터 범죄인에 대한 2012. 5. 21.자 인도청구가 있음을 이유로, 대한민국과 청구국 사이에 2002. 4. 8. 체결하여 2002. 6. 21. 발효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범죄인 인도조약’(이하 ‘이 사건 조약’이라 한다) 제2조, 제8조의 규정에 따라 범죄인의 인도허가 여부에 관한 심사를 청구하였다.
2. 인도심사청구의 대상 범죄사실과 적용법규
가. 범죄사실의 요지
범죄인은 2011. 12. 26. 03:56경 청구국 도쿄도(東京都) 지요다구(千代田區) 구단키타(九段北) 3정목(丁目) 1번(番) 1호(號) 소재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 신문(神門) 앞에서 위 신문 중앙문 남쪽 기둥에 휘발유 같은 액체를 뿌리고 소지한 라이터로 불을 붙여 위 신사 대표임원인 교고쿠 다카하루가 관리하는 위 신사의 신문 일부를 소훼함으로써 위 신문 부근 건조물 등에 연소할 우려가 있는 등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였다.
나. 인도심사청구의 적용법규
이 사건 인도심사청구에 관한 적용법규로는, 국내법으로서 1988. 8. 5. 공포되어 시행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이 있고, 조약으로서 이 사건 조약이 있는데, 대한민국 헌법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6조 제1항), 이러한 헌법 규정 아래에서는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조약은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국회의 동의를 요하지 않는 조약은 대통령령과 같은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조약은 국회의 비준을 거친 조약으로서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또한 범죄인 인도법 제3조의2에 따르면 ‘범죄인 인도에 관하여 인도조약에 이 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 따른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청구국에 대하여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법 우선의 원칙, 특별법 우선의 원칙 등 법률해석의 일반원칙과 위 범죄인 인도법의 규정 취지에 따라 이 사건 조약이 범죄인 인도법에 우선하여 적용되고, 범죄인 인도법은 이 사건 조약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이 사건 조약을 보충하여 적용된다.
3. 인도허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기초 사실
다음 사실은 범죄인 및 증인 청구외 1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된다.
1) 범죄인의 가족력
범죄인은 1974년 중국 상하이에서 출생하여 어려서부터 취학 전까지 부모와 떨어져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고, 취학 후에도 외할머니가 1985년 12월 사망하기 전까지 방학 때마다 외할머니의 집에서 기거하였다.
외할머니는 사망하기 전까지 가족 및 친지에게 평생 감추어 왔던 다음과 같은 자신의 과거를 범죄인에게 알려주었다.
외할머니는 한국인으로서 본명이 청구외 2(개명 후 이름 생략)으로 평양에서 태어나 대구와 서울 등지에서 살다가 1942년경 목포항을 통하여 중국에 끌려가 일본군위안부(日本軍慰安婦)가 되어 고초를 겪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중국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범죄인의 외할아버지와 결혼하여 범죄인의 어머니인 청구외 1를 낳았으며, 외증조할아버지 청구외 3은 1940년대 초 서울 소재 중학교의 교사로 일하던 중 몰래 한국어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고문을 받아 사망하였다.
한편 범죄인의 할아버지 청구외 4는 항일 신사군(新四軍)의 단장으로서 전투원을 거느리고 항일투쟁을 하다가 1945년 전사하여, 1983년 중국 정부로부터 혁명열사라는 칭호를 받았다.
이러한 연유로 범죄인은 인터넷에서 군국주의를 비판하고, 2005년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해서 일본제국주의를 타도하자는 구호를 외치는 등 항의를 했으며, 2006년에는 청구국의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에 대해 시위를 하고, 주중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하기도 하였다.
2) 이 사건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범죄인은 1997년 대학 졸업 후 광저우의 학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였고, 심리치료학을 공부하여 2007년경 심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한 후 2008년부터는 심리치료사로 일하기 시작하였으며, 2011. 3. 11. 동일본대지진 참사가 일어나자 2011. 10. 3. 재해지역 주민에 대한 심리치료 자원봉사를 위하여 청구국으로 갔다.
범죄인은 청구국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현지 생활에 적응하면서 상담치료 등 봉사활동을 하던 중 2011. 12. 18.경 한일 정상회담 당시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해결을 촉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청구국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그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오히려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일본군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고, 아울러 청구국 국회의원들이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전쟁 피해자의 후손인 범죄인이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을 신으로 모시는 야스쿠니 신사에 방화함으로써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우경화 정책을 펼치며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청구국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져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범죄인은 범행 날짜를 일본 군국주의에 희생당한 외할머니의 기일이자 중국을 수립한 마오쩌둥의 생일인 2011. 12. 26.로 정하고, 범행 시간도 인명 피해 우려가 적은 새벽으로 하면서 할아버지가 속하였던 ‘신사군’에 ‘사(四)’가 들어 있는 점과 일본 제국주의의 죽음을 의미하는 ‘사(死)’와 위 ‘사(四)’가 같은 발음인 점 등을 고려하여 오전 4시를 선택한 후, 이 사건 범행을 준비하면서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널리 알리기 위하여 준비도구 및 ‘사죄’라고 적힌 셔츠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함은 물론 범행의 실행 과정까지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였다.
3) 이 사건 범행의 실행
범죄인은 2011. 12. 26. 03:40경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하여 그 담을 넘어가 위 신사 신문 중앙문 남쪽 기둥에 접근한 후 미리 준비한 휘발유 5ℓ 중 2~3ℓ가량을 뿌리고, 같은 날 03:56경 라이터로 불을 붙여 위 신사의 신문 일부를 소훼하였다.
4) 이 사건 범행 대상 및 피해 현황
한편 범죄인이 방화한 야스쿠니 신사의 신문은 폭 약 27.5m, 높이 약 14m의 목조 문으로서, 문 중앙에는 한쪽 폭이 2.9m, 높이 6.3m의 쌍 바라지 문이, 중앙문의 남북 양쪽에는 한쪽 폭이 2.1m, 높이 4.9m의 쌍 바라지 문이 각각 설치되어 있으며, 신문에 접하여 남북에 직경 1.2m, 높이 약 11.5m의 목조 노송나무제 원기둥 지주(이하 ‘중앙문 원기둥 지주’라 한다)가 4개 있으며 그 원기둥 지주의 동서 양쪽에는 남북에 각각 직경 0.8m, 높이 약 8.5m의 목조 노송나무제 원기둥 지주가 4개씩 설치되어 있어 합계 12개의 지주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이 사건 불에 탄 원기둥 지주는 중앙문 원기둥 지주 중 남쪽에서 두 번째 원기둥 지주로서 그 북면에 있는 홈에 각기둥 지주가 짜 넣어져 있다.
이 사건 불에 탄 원기둥 지주와 각기둥 지주의 접합 부분은 약 1cm 틈이 나 있으며 원기둥 지주 내부 남쪽 부분이 폭 약 1cm, 높이 155cm 범위 내에서 귀갑(龜甲) 상태로 소손되어 있고, 위 원기둥 지주에 있는 홈의 동쪽 부분에는 폭 2cm, 높이 155cm의 범위에서 소손되어 있으며, 위 각기둥 지주 남단에서 북쪽으로 폭 2.5cm, 높이 155cm의 범위에서 소손되어 있다. 결국 소손된 부분은 위 원기둥 및 각기둥 연결 부분 4군데(125c㎡, 68.75c㎡, 155c㎡, 310c㎡)이고, 그 외에도 위 원기둥 하부 1군데(261c㎡), 위 각기둥 하부 1군데(34c㎡)가 소손되어 있다.
이 사건 신문 부근 건조물은 2채가 있는데, 그 중 북쪽에 있는 능악당(能樂堂)은 목조 건물로서 그 목담이 발화지점으로부터 31.5m, 남쪽에 있는 사무소는 철근콘크리트 건물로서 발화지점으로부터 35m 떨어져 있다.
이 사건 범행 대상인 야스쿠니 신사는 주간에는 책임자 이하 경비원 13명, 야간에는 경비원 2명이 교대로 경계를 담당하면서 도보로 순회하거나 방범 카메라를 통하여 신사 안팎을 대기소의 모니터로 항상 확인하고 있으며 신문 안쪽에는 센서 장치가 가동되어 있는 등 평소에도 방화에 신경을 써서 경계하고 있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발견하여 진화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설비가 갖추어져 있다. 실제로 이 사건 범행 직후 모니터를 확인하던 야스쿠니 신사 경비원에 의하여 바로 화재 사실이 발견되어 소화기로 소화되었으며, 이 사건 범행으로 말미암은 인명 피해는 전혀 없었다.
5) 이 사건 범행 후의 전개상황
범죄인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후 인터넷 블로그에 이 사건 범행에 관한 경위와 소회를 밝혔는데, 그 내용 중 일부는 ‘이 사건 신문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소시킨다는 것은 100ℓ에 가까운 휘발유로 30분이나 걸릴 정도로 하기가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에는 흔적만 남기기로 하고 뒤를 이어주는 이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청구국 수사기관은 수사 초기에는 이 사건 범행을 기물손괴 피의사건으로 수사하다가, 2012. 1. 12. 도쿄대학교 이과대학 종합연구소 부속 화재과학연구센터 소속 교수의 의견을 청취하였는데, 그 의견의 요지는 ‘원기둥과 각기둥의 접합 부분에 귀갑 상태가 인정되며 기둥 밑 부분에도 탄화가 인정되므로 독립연소하였다고 인정하고, 귀갑 상태가 높이 1.5m까지 있고 접합 부분이 홈처럼 생긴 상태로 연돌효과로 인하여 위쪽으로 불이 빨리 도달하는 구도가 형성되어 있어 당해 문이 전소될 우려가 있고 불이 번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사무소나 능악당 등이 연소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청구국 수사기관은 2012. 1. 12. 및 1. 13. 재실황조사 등을 거쳐 그 이후부터는 이 사건 범행을 건조물 등 이외 방화 피의사건으로 수사하였다.
한편 범죄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항공편으로 대한민국으로 왔고,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동안 외할머니와 연고가 있던 목포, 대구 등지와 외증조할아버지가 사망한 서울 서대문형무소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범죄인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992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항의집회를 하여 2011. 12. 14. 1,000번째 집회가 개최되었음에도 청구국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사과하지 않는 현실에 격분하여, 청구국 정부를 상대로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2012. 1. 6. 주한 일본대사관 건물에 화염병을 던져 이를 소훼하려 하였다.
범죄인은 이러한 행위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012. 5. 23. 현존건조물방화미수죄 등으로 징역 10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항소기각으로 2012. 8. 31. 판결이 확정되어, 2012. 11. 6.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한편 청구국은 2012. 5. 21. 이 사건 범행이 청구국 형법 제110조 제1항(건조물 등 이외 방화)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하면서 이 사건 조약에 따라 범죄인의 인도를 청구하였고, 범죄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발부된 인도구속영장에 의하여 2012. 11. 6. 구속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나. 인도 대상 범죄 해당 여부
이 사건 조약에 의하면, 양 당사국은 이 사건 조약의 규정에 따라 인도 대상 범죄에 대한 기소·재판이나 형의 집행을 위하여 자국의 영역에서 발견되고 타방 당사국에 의하여 청구되는 자를 타방 당사국에 인도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제1조), 인도 대상 범죄는 인도청구 시 양 당사국의 법에 의하여 사형·종신형이나 1년 이상의 자유형(deprivation of liberty for a maximum period of at least one year)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로 정하고 있는데(제2조 제1항),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인도심사청구의 대상 범죄사실은 청구국의 형법 제110조 제1항(건조물 등 이외 방화)에 따라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범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대상 범죄사실은 우리 형법 제167조 제1항(일반물건에의 방화)에 따라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하므로, 결국 대상 범죄사실은 이 사건 조약상 양 당사국의 법에 따라 장기 1년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로서 인도 대상 범죄에 해당한다.
다. 인도거절사유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
범죄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인도심사청구 대상 범죄는 정치적 범죄에 해당하여 이 사건 조약에 따라 범죄인의 인도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범죄인에 대한 인도를 허가하여서는 아니 되고, 설령 정치적 범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은 범죄인의 인종, 국적, 민족적 기원,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기소·처벌하기 위하여 인도청구가 이루어졌거나 범죄인의 지위가 그러한 이유로 침해될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또한 범죄인의 연령·건강 또는 그 밖의 개인적 정황 때문에 그 범죄인 인도가 인도적 고려와 양립될 수 없으므로 범죄인에 대한 인도를 허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이 사건 범행이 전쟁·혁명·반란 등 폭력적·정치적 소란 상황에 수반된다고 보기 어려워, 정치질서나 조직을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정치적 범죄라고 볼 수 없고, 범죄인의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방화를 이유로 처벌하고자 범죄인 인도를 구하는 것이며, 범죄인에게 조울증 증세가 있다고 하나 감정 결과 경미한 것으로 밝혀졌으므로 범죄인 인도가 인도적 고려와 양립될 수 없는 경우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라. 관련 규정
이 사건 조약상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3조 (절대적 인도거절) 다음의 경우에는 이 조약에 따른 범죄인의 인도가 허용되지 아니한다. 가. 생략 나. 생략 다. 인도청구되는 범죄가 정치적 범죄이거나 인도청구가 정치적 범죄로 기소·재판 또는 처벌하기 위하여 이루어졌다고 피청구국이 판단하는 경우. 다만 다음의 범죄는 그 자체만으로는 정치적 범죄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1) 일방당사국의 국가원수·정부수반이나 그 가족구성원임을 알고 행한 그들에 대한 살인, 그 밖의 고의적 폭력범죄 또는 처벌할 수 있는 그러한 범죄의 미수행위 (2) 양 당사국이 모두 당사자인 다자간 국제협정에 의하여 당사국이 인도 대상 범죄에 포함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범죄 라. 생략 마. 생략 바. 인도청구되는 자의 인종, 종교, 국적, 민족적 기원, 정치적 견해 또는 성별을 이유로 기소·처벌하기 위하여 인도청구가 이루어졌거나 그 자의 지위가 그러한 이유로 침해될 것이라고 피청구국이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제4조 (임의적 인도거절) 다음의 경우에는 이 조약에 따른 범죄인의 인도가 거절될 수 있다. 가. 생략 나. 생략 다. 피청구국이 인도청구되는 자의 연령·건강 또는 그 밖의 개인적 정황 때문에 그 범죄인 인도가 인도적 고려와 양립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 라. 생략
‘범죄인 인도법’상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8조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 등의 인도거절) ① 인도범죄가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이거나 그와 관련된 범죄인 경우에는 범죄인을 인도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인도범죄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국가원수·정부수반 또는 그 가족의 생명·신체를 침해하거나 위협하는 범죄 2. 다자간 조약에 따라 대한민국이 범죄인에 대하여 재판권을 행사하거나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범죄 3. 여러 사람의 생명·신체를 침해·위협하거나 이에 대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범죄 ② 생략
마. 이 사건의 쟁점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1) 이 사건 인도 대상 범죄가 이 사건 조약 제3조 (다)목에서 정한 절대적 인도거절사유인 ‘정치적 범죄인지 여부’와 2) 이 사건 조약 제3조 (바)목에서 정한 절대적 인도거절사유인 ‘범죄인의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기소·처벌하기 위하여 범죄인 인도청구가 이루어졌거나 범죄인의 지위가 그러한 이유로 침해될 것인지 여부’, 3) 이 사건 조약 제4조 (다)목에서 정한 상대적 인도거절사유인 ‘범죄인의 연령·건강 또는 그 밖의 개인적 정황 때문에 이 사건 범죄인 인도가 인도적 고려와 양립될 수 없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먼저 첫 번째의 쟁점을 중심으로 정치적 범죄의 개념 및 유형,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발전 과정 및 최근의 경향, 정치적 범죄의 판단 기준, 이 사건 조약상 정치적 범죄의 의미, 그리고 이 사건 인도 대상 범죄가 정치적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차례대로 살펴본다.
바. 정치적 범죄의 개념 및 유형
국제법 학자들은 범죄인 인도절차에 있어 정치적 범죄의 개념을 ‘자연범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반사회적 또는 반공서양속적인 것으로서 국가가 제정해 놓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유책한 것이지만, 국가권력 담당자에게 반대하더라도 국민 다수의 잠재적인 정의감정 또는 국민 일부의 도덕적 감정에는 합치하는 범죄’라고 하거나, ‘특정 국가의 기본적 정치질서를 교란·파괴할 목적을 가지고 보통법상의 중대범죄 이외의 방법으로 형벌 법령을 위반하여 그 법익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위험이 존재하는 모든 행위’라고 하는 등 그 개념에 대한 정의(定義)를 시도해 왔다.
그러나 정치적 범죄라는 개념은 법 영역 중에서 가장 논란이 있는 개념에 속하고, 국제적으로 정치적 범죄의 개념이 일정하게 인정된다기보다는 다른 범죄군보다 훨씬 더 강하게 각각의 국가형태와 헌법, 통치구조에 의해 좌우되고, 국가적 이익 또는 수호되는 법익에 좌우되는 등 현재까지의 무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반에 걸쳐 인정받을 수 있는 정의(定義)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오늘날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경향에 따르면, 정치적 범죄는 사인, 사적인 재산 또는 이익을 침해함이 없이 오로지 해당 국가의 정치질서를 반대하거나 해당 국가의 권력관계나 기구를 침해하는 행위인 ‘절대적 정치범죄’ 내지 ‘순수한 정치범죄’와 그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저지른 일반범죄, 즉 ‘상대적 정치범죄’로 나눌 수 있고, 학설에 따라서는 후자의 경우를 다시 하나의 행위가 정치질서와 개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를 구성하는 ‘복합적 정치범죄’와 절대적 정치범죄 또는 복합적 정치범죄를 수행하거나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또는 그 행위자의 보호를 위하여 범하는 행위인 ‘관련적 정치범죄’, 정치적 성격이 우월한 상황에서 범하여진 일반범죄나 정치활동에 밀접히 결부되어 있는 일반범죄인 협의의 ‘상대적 정치범죄’로 나누고 있다.
여기에서 절대적 정치범죄가 정치적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의견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으나, 상대적 정치범죄가 정치적 범죄로서 간주되기 위한 기준에 관해서는 국제적으로 아직 확립되지 못하여 국가마다 서로 다른 관행을 발전시켜 왔고, 각국의 실정법이나 각국 사이에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에서도 정치적 범죄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거나 통일하여 그에 구속되려 하지 않고 이에 대한 해석을 범죄인 인도 피청구국의 국내법과 학설에 맡겨 시대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나타나는 정치적 범죄에 관한 피청구국의 법적 판단은 그 국가의 법적 관점과 정치체제를 반영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에는 상대적 정치범죄가 정치적 범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으나 최근 국제적 형사사조는 이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바, 실제로 뒤에서 보는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적용이 문제 되는 것은 대부분 상대적 정치범죄를 둘러싼 다툼이다.
정치적 범죄의 판단 기준으로서, 영미법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정치적 소란에 부수하고, 그 일부를 구성할 것을 요건으로 하는 부수성 이론을 채택하였다. 대륙법계에서는 주관적 요소로만 판단하는 주관설, 객관적 요소로만 판단하는 객관설, 양자를 모두 고려하는 절충설로 나뉘어 전개됐는데, 대표적인 것이 정치적 범죄의 성격을 범죄인의 동기로 판단하는 동기 이론, 침해된 권리의 성격에 따라 판단하는 침해된 권리 이론, 당해 보통범죄가 정치적 운동에 부수되어야 함을 전제로 범죄인의 동기, 목적 및 범죄가 저질러진 상황을 고려하여 범죄의 성격이 우월적으로 정치적인 경우 정치적 범죄로 판단하는 우월성 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영미법계에서도 객관설에 편향된 부수성 이론의 엄격한 고수를 포기하고 무차별성, 필요성 및 비례성 등의 개념과 다양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정치적 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다수 판례가 나오고 있고, 대륙법계 중 침해된 권리 이론을 취하던 국가도 범죄인의 동기를 중시하거나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우월성 이론에 가까운 기준을 채택한 판례도 적지 않으며, 우월성 이론을 따르는 국가도 당해 보통범죄가 정치적 운동에 부수되어야 한다는 요건을 사실상 폐기하는 등 지금은 순수한 의미의 주관설이나 객관설보다는 범행의 주관적·객관적 요소 및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형태로 제도를 운용하는 국가가 다수라고 할 수 있다.
사.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발전 과정 및 최근의 경향
오늘날과 달리 중세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에서의 범죄인 인도 제도는 선린 국가 간 정치범의 인도를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었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 이후 다양한 정치체제가 등장하고 근대 인권사상이 발달함에 따라 정치범 불인도 원칙이 발전되기 시작하였다. 벨기에가 1834년 범죄인 인도법에 처음으로 정치범 불인도 원칙을 도입한 이래 지금은 세계 대부분 국가가 국내법과 조약에 정치적 범죄를 범하고 소추를 면하기 위하여 다른 국가로 피난해 오는 경우에는 정치범 불인도 원칙에 의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법상 확립된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 1984. 5. 22. 선고 84도39 판결 참조).
이러한 정치범 불인도 원칙은 20세기 들어 이른바 동서냉전을 거치면서 더욱 발전하였고, 그 외에도 탈식민지 투쟁이나 남북문제의 심화, 이슬람 원리국가의 출현 등과 같은 시대적 상황의 전개와 함께 그 적용이 확대되었다.
정치범 불인도 원칙은 개인에게는 정치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정치적 활동에 호소할 수 있는 천부적인 권리가 있다는 신념에 기초한 것으로서, 통상 범죄인이 자신이 주장하는 정치적 목적과 일치하는 정치체제를 가진 국가로 피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경우 그 범죄인을 인도하는 것은 곧 범죄인 인도 피청구국의 정치질서나 체제의 가치를 부인하는 결과가 되어 불합리한 점 및 설사 피청구국이 범죄인이 주장하는 정치적 목적과 일치하지 않는 질서나 체제를 가진 국가라 할지라도 국제관계상 타국의 국내 문제에 대한 관여를 지양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며, 아울러 정치범에게 형벌을 가하더라도 확신범의 성격을 가지는 이상 그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를 억제할 수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이다.
다만 정치범 불인도 원칙은 본래부터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 당사국 간의 합의에 따라 제한될 수 있는 것이며, 특히 최근에 이르러서는 특정한 범죄 유형에 관하여는 다자간 국제조약을 통하여 위 원칙이 제한되는 경향이 뚜렷한데, 이러한 예외가 인정되는 국제범죄의 유형으로는 인륜에 반하는 범죄, 집단살해, 전쟁범죄, 해적행위, 항공기 납치행위, 노예·인신매매 기타 부녀 및 아동 거래행위, 국제마약거래, 고문, 폭탄 테러행위 등 중대한 범죄가 열거되고 있다.
한편 정치범 불인도 원칙이 적용되는 정치적 범죄의 범위를 넓히는 경향도 존재한다. 즉 정치범 불인도의 대상이 되는 정치범을 적극적인 정치범뿐만 아니라 정치적 박해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도 적용하여 정치범의 인정 범위를 넓히고, 인권보호를 위하여 인도 대상자가 차별적으로 취급될 우려가 있는 경우 인도를 거부하는 이른바 ‘차별조항’을 규정하는 조약이나 입법례가 증가하고 있다.
아. 정치적 범죄의 판단 기준
이러한 정치적 범죄의 개념 및 유형,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발전 과정 및 최근의 경향 등을 고려해 볼 때, 어떠한 범죄, 특히 상대적 정치범죄가 정치적 범죄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는, ① 범행 동기가 개인적인 이익 취득이 아니라 정치적 조직이나 기구가 추구하는 목적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인지, ② 범행 목적이 한 국가의 정치체제를 전복 또는 파괴하려는 것이거나, 그 국가의 대내외 주요 정책을 변화시키도록 압력이나 영향을 가하려는 것인지, ③ 범행 대상의 성격은 어떠하며, 나아가 이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 ④ 범죄인이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범행이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유기적 관련성이 있는지, ⑤ 범행의 법적·사실적 성격은 어떠한지, ⑥ 범행의 잔학성, 즉 사람의 생명·신체·자유에 반하는 중대한 폭력행위를 수반하는지 및 결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범행으로 말미암은 법익침해와 정치적 목적 사이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지 등 범죄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관적·객관적 사정을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종합적으로 형량하고, 여기에다가 범행 목적과 배경에 따라서는 범죄인 인도 청구국과 피청구국 간의 역사적 배경,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의 차이 및 입장의 대립과 같은 정치적 상황 등도 고려하여, 상대적 정치범죄 내에 존재하는 일반범죄로서의 성격과 정치적 성격 중 어느 것이 더 주된 것인지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자. 이 사건 조약상 ‘정치적 범죄’의 의미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이 사건 조약 제3조 (다)목은 ‘인도청구되는 범죄가 정치적 범죄라고 피청구국이 판단하는 경우(when the requested party determines that the offense for which extradition is requested is a political offense ……)’에는 이 조약에 따른 범죄인의 인도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절대적 인도거절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 별도로 ‘정치적 범죄(political offense)’의 의미에 관하여 정의하고 있지 않은 채 전적으로 피청구국의 판단하에 결정할 사항으로 유보하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이거나 그와 관련된 범죄’는 범죄인의 인도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할 뿐 정치적 범죄의 정의와 범위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결국 정치적 범죄의 의미와 범위는 위 각 규정의 내용에 근거하여 피청구국이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절대적 인도거절사유에 관한 이 사건 조약의 규정 형식에 관하여 보면, 우선 제3조 (다)목 본문에 위와 같이 정치적 범죄에 관하여는 범죄인 인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선언한 다음, 그 단서에서 ‘일방 당사국의 국가원수·정부수반이나 그 가족구성원임을 알고 행한 그들에 대한 살인, 그 밖의 고의적 폭력범죄 또는 처벌할 수 있는 그러한 범죄의 미수행위’, ‘양 당사국이 모두 당사자인 다자간 국제협정에 의하여 당사국이 인도 대상 범죄에 포함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범죄’의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는 정치적 범죄로 해석되지 아니한다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범죄인 인도법도 이 사건 조약과 마찬가지로 제8조 제1항에서 ‘인도범죄가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이거나 그와 관련된 범죄인 경우에는 범죄인을 인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 후, 그 단서에서 ‘국가원수·정부수반 또는 그 가족의 생명·신체를 침해하거나 위협하는 범죄’, ‘다자간 조약에 의하여 대한민국이 범죄인에 대하여 재판권을 행사하거나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범죄’, ‘다수인의 생명·신체를 침해·위협하거나 이에 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범죄’를 정치범 인도거절의 예외사유로 열거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조약 및 범죄인 인도법의 규정 형식의 유사성에다가 앞에서 본 정치적 범죄의 개념 및 유형,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발전 과정 및 최근의 경향, 정치적 범죄의 판단 기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약 제3조 (다)목 본문에서 말하는 ‘정치적 범죄’는 범죄인 인도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이거나 그와 관련된 범죄’와 같은 의미로서, 절대적 정치범죄뿐 아니라 상대적 정치범죄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차. 이 사건 인도 대상 범죄가 정치적 범죄인지 여부
1) 유의할 판단요소
먼저 이 사건 인도 대상 범죄는 오로지 해당 국가의 정치질서를 반대하거나 해당 국가의 권력관계나 기구를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라 일반범죄의 성격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이를 절대적 정치범죄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인도 대상 범죄가 상대적 정치범죄라고 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라고 할 것인데, 이하에서는 앞서 본 정치적 범죄의 판단 기준에서 제시한 판단요소별로 살피기로 한다.
다만 유의할 점은, 지금까지의 정치적 범죄에 관한 논의가 한 국가의 질서를 침해하거나 정치형태의 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상대적으로 중점이 두어져 있었다면,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동서냉전의 종식과 함께 이데올로기 대립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반면, 개별 국가 간 역사적·민족적 조건하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대립 및 각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얽힌 분화가 심화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한 국가가 취하고 있는 대내외 주요 정책을 반대하여 이를 변화시키도록 영향을 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도 오늘날 정치적 범죄에 관한 논의의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과 연결지어 보면, 종래 상대적 정치범죄에 관하여 국제적인 판례와 학설에서 일반적으로 제시되거나 논의된 개념은 최근 동북아시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둘러싼 현저한 역사 인식의 차이 및 그와 관련된 대내외 정책을 둘러싼 견해의 대립과 같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 아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사건 범행이 위와 같은 동북아시아 특유의 정치적 상황과 그에 관련된 청구국의 대내외 정책에 대하여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인지 여부가 정치적 범죄인지 여부를 논함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요소 중의 하나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판단요소 간의 유기적 고찰의 필요성
이 사건 인도심사청구 범행 대상은 야스쿠니 신사라는 종교법인 소유의 물건으로서, 그에 대한 방화로 말미암아 국가적 법익에 대한 직접적 침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단순히 피상적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범죄인이 왜 야스쿠니 신사를 범행 대상으로 선택했는지 그 범행 동기나 목적을 범행 대상의 성격과 함께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범행 대상의 상징적 의미, 범행 목적과 범행 사이의 유기적 관련성 역시 정치적 범죄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록에 의하면, 범죄인은 자신의 외할머니가 한국인으로서 일본군위안부로 중국에 끌려와 고초를 당했다고 하면서 이 사건 범행 8일 전에 한일정상회담에서 청구국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사과하지 않겠다고 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으며, 범행 대상을 야스쿠니 신사로 정한 이유는 위 신사가 14명의 A급 전범들을 비롯하여 침략전쟁에 참여하여 양민을 학살한 일본군을 신으로 모신 곳으로서 군국주의의 상징이며 고난의 근원지라 생각하고 수년간 국제적인 항의에도 야스쿠니 신사에 청구국 정부 각료가 계속하여 참배하고 있으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책과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가 수십 년간 1,000회를 초과하여 개최되었지만, 청구국 정부의 태도가 변함이 없었기에 야스쿠니 신사에 표지를 남김으로써 정치적 신념을 알리고 군국주의에 경고하며 청구국 정부가 입장을 변경하길 원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와 같은 진술은 관련 사건인 범죄인의 주한 일본대사관 현존건조물방화미수 사건 기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범죄인은 이 사건 범행 후 인터넷에 올린 글에 ‘일본군국공포주의에 대한 죽음의 제재를 개시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천몇백만 명의 일본군 칼에 찔려 숨진 동포들이여, 당신들을 위한 복수를 해냈단다’라고 기재하였다.
범죄인이 청구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기간 중 알고 지낸 청구외 5 역시, 범죄인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범죄인이 ‘외할머니가 조선의 종군위안부로 중국에 끌려갔다’고 하였고, 후쿠시마에 도착했을 때부터 범죄인이 ‘정부가 천황을 위해 죽어간 사람들을 신으로 모시는 야스쿠니 신사는 군국주의의 상징이며 전쟁을 인정하는 일이 되는 그 신사에 정부가 참배하는 일과 종군위안부에게 청구국 정부가 사과하지 않는 일’에 대하여 화를 내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3) 구체적 검토
가) 일본군위안부와 야스쿠니 신사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배경
그렇다면 이 사건 범행 대상과 동기 및 목적이 갖는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군위안부와 야스쿠니 신사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배경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일본군위안부에 관하여
(가) 일본군위안부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
일본군위안부는 1930년대부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일본군 병사를 위하여 강제로 성행위를 종용당함으로써 인권을 유린당한 여성들을 의미한다.
일본군은 1932년 상해사변 당시 일본군 병사에 의해 강간사건이 빈번하면서 현지인들의 반발과 성병 등의 문제로 이어지자 그 방지책으로서 이른바 ‘위안소’를 최초로 설치하여 위안부를 두기 시작하였고, 1937. 7.부터 중일전쟁으로 병력을 중국으로 다수 송출하면서 점령지에 군 위안소를 설치했는데, 1937. 12. 남경대학살 이후 그 수가 증가되었다. 일본군은 1941년부터 아시아태평양전쟁 중 동남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점령지역에서도 군 위안소를 설치했다. 일본군위안부의 수는 8만 명에서 10만 명 또는 2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중 80%는 조선 여성이었고, 나머지는 필리핀, 중국, 대만, 네덜란드 등지의 여성들이다.
(나)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제기
1990. 11.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발족되고, 1991. 8.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공개 기자회견을 통하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이에 대하여 청구국 정부는 그에 관한 책임을 부인하면서, 일본군위안부를 민간 접객업자가 군을 따라다니며 데리고 다닌 ‘매춘부’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였다.
(다) 고노 관방장관의 담화
1992. 1. 일본방위청 방위연구소 도서관에서 일본군이 일본군위안부 징집에 직접 관여한 관계 공문서가 발견되고, 피해자가 출현함에 따라, 청구국 정부는 진상 조사에 착수하였다. 1993. 8. 4. 청구국 정부는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일본군위안부의 이송에 관하여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관여하였으며, 일본군위안부의 모집에 관하여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이를 담당하였으나, 이 경우에도 감언이나, 강압 등에 의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모집된 사례가 다수 있고, 더욱이 관헌 등이 직접 가담한 경우도 있으며,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태하에서의 참혹한 것이었음을 인정하며, 문제의 본질이 중대한 인권침해였음을 승인하며 사죄하는 내용의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담화를 발표하였다.
(라) 아시아여성발전기금 조성을 둘러싼 논란
그 후 청구국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이하 ‘한일협정’이라 한다)으로 이미 해결되었다면서, 1994. 8. 31. 인도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아시아여성발전기금의 조성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하여 한국, 대만 등지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지원단체들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정당한 배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추진되는 아시아여성발전기금의 활동에 대해 반대 견해를 밝혔다.
(마) 대한민국과 청구국 간의 견해 차이
대한민국 정부는 민관공동위원회의 2005. 8. 26. 결정을 통해, 한일협정은 한·일 양국 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고,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과 같이 청구국 정부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한일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태도를 밝혔다.
그러나 청구국 정부는 고노 관방장관의 담화를 통한 사과, 한일협정을 통한 법적 문제의 해결, 아시아여성발전기금의 활동 등을 통해 일본군위안부 관련 문제가 완결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위안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일본군의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인하였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1991년부터 청구국 사법부에 청구국을 상대로 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대부분 한일협정에 의한 배상청구권 소멸 등을 이유로 패소하였으나, 1998. 4. 27. 청구국의 야마구치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 지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입법부작위 책임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을 명하면서, 그 피해를 ‘철저한 여성차별·민족차별 사상의 표현이며, 여성의 인격의 존엄을 근저에서부터 침해하고, 민족의 긍지를 짓밟는 것이며 청구국 헌법 제13조에 명기된 핵심 가치에 관련된 기본적 인권의 침해’라고 판단하였다.
한편 우리 헌법재판소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청구국에 대하여 가지는 배상청구권이 한일협정으로 소멸되었는지에 관한 양국 간 해석상 분쟁을 위 협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해결하지 아니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부작위가 위 피해자들의 중대한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어 위헌이라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6헌마788 전원재판부 결정).
(바) 국제기구의 입장
유엔 인권소위원회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수행하여 왔는데, 인권위원회 결의문 1994/45에 따라 쿠마라스와미(Radhica Coomaraswamy) 특별보고담당관이 1996. 1. 4.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위안소 제도를 설치한 것이 국제법 위반으로서 청구국 정부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국가 차원의 손해배상, 보관 중인 관련 자료의 공개, 서면을 통한 공식사죄, 교과서 개정, 책임자 처벌 등을 권고하는 6개 항의 권고안을 제시하였으며, 1996. 4. 19. 제52차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위 보고서의 채택결의가 있었다.
또한 1998. 8. 12. 유엔 인권소위원회에서는 맥두걸(Gay J. McDougall) 특별보고관의 보고서가 채택되었는데, 위 보고서에서는, ‘강간센터(rape center, rape camp)’라 할 수 있는 위안소에서 강제로 성적 노예 상태로 빠뜨려진 일본군위안부에 대하여 청구국 정부의 법적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위안소의 설치에 책임이 있는 자들의 처벌문제와 신속하게 청구국 정부의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한편 유엔인권이사회는 2008. 6. 12.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각국의 권고와 질의를 담은 실무그룹보고서를 정식으로 채택하였으며, 유엔 B규약 인권위원회는 2008. 10. 30. 제네바에서 청구국의 인권과 관련된 심사보고서를 발표하고, 청구국 정부에 대해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다수가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사죄할 것을 권고했다.
(사) 국제사회의 태도
미국 하원은 2007. 7. 30. 청구국 정부에 의한 강제 군대매춘 제도인 일본군위안부는 집단 강간과 강제유산, 수치심, 신체 절단과 사망, 자살까지 가져온 성적 폭행 등을 유발했으며 잔인성과 규모 면에서 전례가 없는 20세기 최대 규모의 인신매매 범죄 중 하나라는 점, 청구국에 새로 도입된 교과서는 일본군위안부의 비극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청구국의 전쟁범죄를 축소하고 있다는 점, 청구국 관리들이 최근 들어 공적·사적으로 고노 관방장관의 담화를 부인하거나 희석하려 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면서, ① 청구국 정부는 193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국가들과 태평양 제도를 식민지화하거나 전시에 점령하는 과정에서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강제로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로 알려진 성적 노예로 만든 사실을 공식 인정하면서 사과하고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하며, ② 청구국 정부는 일본군들이 일본군위안부를 성적 노예로 삼고 인신매매를 한 사실이 없다는 어떠한 주장에 대해서도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반박하여야 하며, ③ 청구국 정부는 국제사회가 제시한 권고에 따라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끔찍한 범죄에 대해 교육을 해야 한다는 등의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그 후 2007. 11. 8. 네덜란드 하원, 2007. 11. 28. 캐나다 연방의회 하원, 2007. 12. 13. 유럽의회가 차례로 청구국 정부에 대하여 20만 명 이상의 여성들을 일본군위안부로 강제동원해 저지른 만행에 관한 공식사과와 역사적·법적 책임의 인정, 피해자 보상,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현재와 미래의 세대들에게 교육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한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2) 야스쿠니 신사에 관하여
(가)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직후인 1869년 막부(幕府) 군과의 전투에서 천황을 위해 싸우다 숨진 관군 측 전몰자를 위령(慰靈)하고 높이 떠받드는(顯彰) 신도(神道)의 제사를 지내기 위한 목적으로 천황의 지시로 건립된 도쿄 초혼사(東京招魂社)가 그 전신이다. 원래 신사는 청구국의 민속종교인 신도의 신들을 모시는 시설인데, 메이지 정부는 근대국가의 정신적 기축으로서 전통적 신사신도와 황실신도를 통일하여 천황 중심의 국가신도를 만들었고, 야스쿠니 신사는 그에 따라 만들어진 신사 중 하나이다.
(나) 도쿄 초혼사는 1879년 천황에 의해 ‘국가를 편안하게 한다(靖國)’는 뜻의 야스쿠니 신사로 명칭이 바뀌었고, 별격관폐사(別格官弊社), 즉 신화에 나오는 신이나 천황·황족을 제사지내는 신사인 관폐사 다음으로 격이 높은 신사로서 천황에게 충성을 다한 신하를 제신(祭神)으로 하는 신사의 지위가 부여되었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는 천황이 직접 참배하는 신사라는 특별한 지위에 있었고, 일반 신사가 내무성 담당이었는 데 반해 야스쿠니 신사는 1887년부터 육·해군성이 담당한 신사로서 전쟁과 밀접한 시설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다) 야스쿠니 신사는 초기에는 내란에서 전사한 관군을 제신으로서 합사(合祀)하였는데, 그 후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대외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군속을 중심으로 합사하면서 국민통합과 전쟁수행을 위한 장치의 역할을 하게 되었고, 대한민국과 대만을 침략하여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그에 저항한 사람들을 진압·토벌하면서 전사한 군인들도 합사하는 등 전몰자를 위령하기 위한 군의 종교시설로서 그 역할을 하였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시대 이후 천황이나 황족을 제외한 일반 국민을 제신으로 모신 유일한 신사로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몰자를 호국의 영령으로 제사하고, 여기에 천황의 참배라는 특별한 대우를 해 주며, 또 전몰자들은 천황을 위해 죽음으로써 이전의 죄는 전부 말소된 채 제신으로 합사되었는데,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일본군 병사들에게는 사기를 진작시키고, 유족들에게는 명예와 위로를 주며, 일반 국민에게도 제국의 신민으로서 천황과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다짐하게 함으로써 야스쿠니 신사는 국가 신도의 정신적 지주와 군국주의의 상징적 역할을 하였고, 또 이러한 국가 신도에 대하여 사실상 국교적인 지위가 수여되었다.
(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야스쿠니 신사의 합사에 있어서 청구국 정부 후생성이 도도부현(都道府縣)과 협력하여 전몰자들의 ‘제신명표(祭神名票)’나 ‘전몰자신분 등 조사표’를 만든 다음 야스쿠니 신사로 보내고, 야스쿠니 신사는 그것에 근거하여 합사하였다.
1978. 10. 17.에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이른바 A급 전범 14명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었는데, 여기서 A급 전범이란, 청구국의 대외침략전쟁을 주도한 범행을 저질러, 연합국이 청구국의 전쟁범죄를 재판하기 위해 설치한 극동국제군사재판소의 조례 제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평화에 대한 범죄, 즉 선전포고를 하거나 선전포고 없는 침략전쟁, 국제법·조약·협정·선약에 위배되는 전쟁 계획·준비·개시·수행 또는 이상의 행위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계획이나 공동모의’에 해당하는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자를 의미한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그 외에도 일본 군인이나 군속으로 청구국의 대외침략전쟁에 동원되어 사망한 한국인 2만 1천여 명과 대만인 2만 8천여 명이 합사되어 있고, 현재 총 246만여 명이 합사되어 있는데, 군인·군속·준군속 등의 전몰자만 합사 대상으로 하고 있고 공습으로 사망한 일반 시민 등은 합사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으며, 합사자 중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등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전쟁과 관련된 전사자 수가 245만여 명으로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청구국을 통치했던 연합군 최고사령부(GHQ/SCAP)는 1945년 12월 ‘국가신도와 신사신도에 대한 정부의 보증, 지원, 보전, 감독 및 선전의 폐지에 관한 건’[이른바 신도지령(神道指令)]을 발표함으로써 정부 등의 공적 기관이 신도를 원조하는 것과 공무원이 공적 자격으로 신사를 참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국가신도의 폐지와 엄격한 정교분리를 지시했는데, 1947년 시행된 청구국 헌법의 정교분리 규정은 메이지유신 이래 신도가 국가와 밀착되어 전쟁의 수행에 이용되는 등 여러 가지 폐해가 생긴 데 대하여 반성하고, 군국주의가 다시 도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바) 1946. 2. 2.에는 신사와 관련된 모든 법령이 폐지되고 국가신도는 제도상으로 소멸하였고, 같은 날 시행된 종교법인령에 의하여 야스쿠니 신사는 국가적 성격을 상실하고 종교법인으로 그 지위가 바뀌었다. 그러나 종전 이후에도 야스쿠니 신사는 제신, 의례(儀禮), 유족과의 관계 등에서 종전 전의 지위가 여전히 유지되었고, 다른 신사들과는 달리 신설된 신사본청(神社本廳)에 소속되지도 않았으며, 국가적인 전몰자 추도시설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것도 아니었다. 또한 종전 전과 마찬가지로 일본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함양하는 교육시설의 기능을 담당하였다.
(사) 동서냉전이 격화되고, 1951년 9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의해 점령통치가 종결되어 신도와 신사에 대한 엄격한 통제정책이 점차 완화됨에 따라, 일본유족 후생연맹(그 후 일본 유족회로 조직 변경)은 1952년 전범자의 야스쿠니 신사 합사를 요구하는 방침을 정하고, 야스쿠니 신사의 위령 행사를 국비로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그 후 일본 유족회를 비롯하여 신사본청 및 기타 우익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야스쿠니 신사의 국영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이에 따라 자유민주당은 1969년부터 야스쿠니 신사와 국가와의 공적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국가의 관리 아래 두자는 법안을 수차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회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종교계, 진보적 단체가 야스쿠니 신사는 단순한 신사가 아니라 과거 국가신도적 천황제 및 군국주의의 핵심부에서 기능했던 만큼 그 국영화에 대해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는 이유 또는 정교분리 원칙을 이유로 반대함에 따라 위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아) 한편 1975년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총리가 개인 자격이라고 하면서 종전 기념일인 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1985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가 총리 자격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참배하여 아시아 각국 등 국제적인 비난을 받게 되었고, 그 후 한동안 중지되었던 총리의 참배는 1996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의 참배에 이어 2001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공식 참배하여 다시 계속되는 등 현재까지 총리를 비롯한 정부각료, 국회의원, 도지사 등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여 왔다.
(자) 야스쿠니 신사와 부속시설인 유슈칸(遊就館) 전쟁박물관에는 근대 일본 육군의 창설자인 오무라 에키지의 동상, 제로 전투기, 탱크, 기관총, 전함의 특대형 포탄 등 각종 병기, 자살공격을 감행한 가미카제(神風) 돌격대원의 동상과 유품, 군마와 군용 비둘기, 군견의 위령상 및 위령탑 등 근대 국가 성립 이후 청구국이 치른 전쟁에 관한 각종 전쟁 유물과 전몰자의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고, 각 전쟁에 대한 필연성에 관한 설명과 해석이 기술되어 있다.
(차) 청구국 정부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싸고 대한민국과 중국 등 청구국의 침략을 받았던 주변국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시설 또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규정하면서 그 참배에 대하여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위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 전몰자의 유족 일부는 위 신사를 상대로 그 합사를 취소하는 소송까지 제기하였다. 청구국 정부는 야스쿠니 신사가 종전 후에는 종교법인으로서 국민국가 일반의 공적 추도시설의 기능이 있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으나, 그 정부각료나 정치인들은 여러 가지 정치적 목적 등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참배를 계속했으며, 이와 관련하여 청구국 내에서도 찬반 의견 대립이 있다.
나) 범행 동기와 목적의 성격
앞에서 살펴본 일본군위안부의 역사적 의미와 배경,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 및 내력과 범죄인의 가족력, 이 사건 범행을 전후한 정치상황, 범죄인이 이 사건 범행 직후 대한민국으로 와서 외할머니, 외증조할아버지의 연고지를 찾아다닌 정황, 범죄인이 주한 일본대사관 현존건조물방화미수 사건에서 한 진술과 이 법정에서 한 진술의 내용 및 일관성에다가, 범죄인의 이 사건 범행은 개인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청구국 정부의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관한 인식 및 그와 관련된 정책 변화를 촉구하고 그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국내외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는 점, 범죄인은 이 사건 범행 일시를 정함에 있어서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에 부합하도록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였고, 그 후에 있었던 주한 일본대사관 현존건조물방화미수 범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일자를 선택한 점, 범죄인은 이 사건 범행의 준비도구 및 ‘사죄’라고 적힌 셔츠를 입은 자신의 모습과 범행의 실행 과정을 촬영하였고, 청구국의 수사기관에 의하여 실체가 밝혀지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범행 사실과 그 목적을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외부에 널리 알리려고 하였던 점, 범죄인은 청구국에서의 이 사건 범행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청구국의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된 정책에 항의하는 일련의 행동을 하였는데, 이는 곧 동일한 범행 동기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고, 범죄인의 인식으로는 일본대사관이라는 공적인 기관과 야스쿠니 신사를 동일한 범주에서 파악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청구국 내에서도 일본군위안부 등의 문제와 정부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싸고 정치적 의견 대립이 있는 점, 유엔 등 국제기구와 미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도 청구국 정부에 대하여 일본군위안부에 대하여 사과하고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등의 취지를 담은 결의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범행은 범죄인이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청구국이 과거 군국주의 체제하에서 침략전쟁을 일으켜 그 과정에서 주변 각국에 일본군위안부나 대량 학살 등 여러 가지 피해를 주고도 이러한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이에 대하여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통하여 전범이나 과거 군국주의 체제를 미화하려는 태도에 분노하여 저지른 것으로서, 그 범행 목적은 범죄인 자신의 정치적 신념 및 과거의 역사적 사실 인식과 반대의 입장에 있는 청구국 정부의 정책을 변화시키거나 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압력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정치적 범죄에서 말하는 정치적인 목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범행 대상의 성격 및 범행과 목적 사이의 관계
다만 정치적인 목적으로 범한 범죄라고 하여 모두 정치적 범죄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주관적·객관적 평가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형량하여 일반범죄로서의 성격과 정치적 성격 중 어느 것이 더 주된 것인지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사건 범행 대상의 성격을 살펴보면, 야스쿠니 신사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전의 지위와 역할, 현재도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점,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청구국 내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국가의 관리하에 두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던 점, 이러한 야스쿠니 신사에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청구국 정부각료 등 정치인들이 계속하여 참배해 왔던 점 및 지금까지의 정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야스쿠니 신사가 법률상으로는 사적인 종교시설이라고 할 것이나 사실상 국가시설에 상응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범죄인 역시 야스쿠니 신사를 단순한 사적 종교시설이 아니라 과거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정치질서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이 사건 범행을 실행하였던 것이 분명하며, 대한민국과 중국 등 청구국의 주변국들도 청구국 정부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때마다 강하게 항의하며 반발하였음에 비추어 볼 때, 야스쿠니 신사가 국가시설에 상응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는 범죄인 개인의 독단적인 견해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비롯한 주변국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인정된다.
다음으로 범행과 목적 사이의 관계에 관하여 본다. 지금까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000회 넘게 청구국 정부의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시위가 있었으나 청구국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었기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는 취지의 범죄인의 진술과 실제로 이 사건 범행 후 범죄인의 동기와 목적이 언론 등을 통하여 널리 퍼지게 되고 청구국을 비롯한 주변 각국의 관심의 초점이 됨에 따라 과거에 청구국의 침략을 받았던 주변국이 청구국 정부의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과 그와 관련된 정책 및 우경화 추세에 대하여 공분을 느끼고 있음을 청구국 정부와 국민이 인식하게 된 점 및 앞서 본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과 유래에 비추어 볼 때, 범죄인이 이 사건 방화 대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택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였던 정치적 목적을 상당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범행은 그 정치적 목적과 유기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라) 범행의 성격과 의도된 목적과의 균형
이 사건 범행은 우리 형법 제167조 제1항의 일반물건에의 방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위험이 발생되어야 처벌할 수 있는 구체적 위험범에 해당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범행 대상인 신문이 건조물이 아닌 일반물건으로서 방화 당시는 인적이 드문 새벽녘이었고 야스쿠니 신사는 보안 경비가 삼엄하여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진화될 수 있는 인적·물적 설비가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이 사건 방화 직후 바로 야스쿠니 신사 경비원에 의하여 즉시 발견되어 바로 소화되기에 이른 점, 이 사건 방화로 인한 피해는 물적인 피해뿐이고 그 피해 또한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이 사건 신문이 전소하여 주위 건조물에 연소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신문의 규모에 비추어 실제로 이 사건 신문이 전소하기에 걸릴 시간은 적지 않으리라 보이고 그 후 주위 건조물에 연소되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서 본 보안 경계의 정도에 비추어 그 전에 화재가 진압될 가능성이 큰 점, 청구국 수사기관도 수사 초기에는 이 사건 범행을 기물손괴 피의사건으로 의율하기도 했던 점, 이 사건 신문과 중앙문 원기둥 지주의 크기 및 규모와 실제 불에 탄 면적, 범행 당시 이번에는 흔적만 남기기로 하겠다는 범죄인의 의도, 이 사건 신문과 주위 건조물 사이의 거리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이 사건 방화로 일부 재산 피해가 생겼고 주위 건조물에의 연소 가능성 및 그로 말미암은 공공의 위험이 발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재산 피해, 연소 가능성 및 공공의 위험의 정도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범행을 불특정 다수인의 생명·신체를 침해·위협하거나 이에 대한 위험을 야기한 범죄로서 범죄인이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과의 균형을 상실한 잔학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마)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취지와의 관계
앞서 본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취지와 관련하여 이 사건을 살펴본다. 대한민국(범죄인의 국적국인 중국도 마찬가지 입장이다)과 청구국 사이에 그동안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된 정책과 정부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인식 및 그에 관한 대응 등에서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견해의 대립이 있었고, 청구국 내에서도 정치적 견해의 대립이 존재하였다.
범죄인의 이 사건 범행 동기와 목적에 비추어 보면,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된 청구국의 정책에 대한 범죄인의 견해는 대한민국의 헌법이념과 유엔 등의 국제기구나 대다수 문명국가들이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질서와 헌법이념 나아가 대다수 문명국가의 보편적 가치를 부인하는 것이 되어 앞에서 본 정치범 불인도 원칙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더욱이 청구국 내에서도 앞에서와 같은 견해 차이와 견해의 대립이 있는 이상 정치범을 인도하는 것은 청구국 내 정치문제에 간섭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어 국제관계상 바람직하지 않다.
바) 소결론
이상과 같이 ① 범죄인의 범행 동기가 청구국 정부의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관한 인식 및 그와 관련된 정책에 대한 분노에 기인한 것으로서, 범죄인에게 이 사건 범행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취득하려는 동기를 찾아볼 수 없으며, ② 범행 목적이 범죄인 자신의 정치적 신념 및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견해와 반대의 입장에 있는 청구국 정부의 정책을 변화시키거나 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압력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고, 범죄인의 정치적 신념 및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견해가 범죄인 개인의 독단적인 견해라고 할 수 없으며, 대한민국과 범죄자의 국적국인 중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의를 얻고 있는 견해와 일치하고, ③ 이 사건 범행의 대상인 야스쿠니 신사가 법률상 종교단체의 재산이기는 하나, 위 신사에 과거 청구국의 대외침략전쟁을 주도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전범들이 합사되어 있고,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청구국 정부각료들이나 정치인들이 참배를 계속하고 있는 등 국가시설에 상응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④ 이 사건 범행은 정치적인 대의를 위하여 행해진 것으로서, 범행 대상인 야스쿠니 신사와 직접적인 범행 동기가 된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의미 및 배경에다가 이 사건 범행 후 청구국을 비롯한 각 국가에서 범죄인의 주장에 관심을 두게 되고 논의가 촉발된 정황에 비추어, 범죄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 사건 범행이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이므로 범행과 정치적 목적 사이에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고, ⑤ 이 사건 범행의 법적 성격은 일반물건에의 방화이나, 범행 동기와 시간대, 범행 대상의 규모와 비교한 소손 면적의 정도, 연소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실제적으로는 오히려 손괴에 가까운 것으로서 방화로 말미암은 공공의 위험성의 정도가 그리 크다고 볼 수 없으며, ⑥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전혀 없고 물적 피해도 크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중대하고 심각하며 잔학한 반인륜적 범죄로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범행으로 야기된 위험이 목적과의 균형을 상실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과 범죄인 불인도 원칙의 취지, 범죄인 인도 청구국인 일본국과 피청구국인 대한민국, 나아가 범죄인의 국적국인 중국 간의 역사적 배경,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의 차이 및 입장의 대립과 같은 정치적 상황,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대다수 문명국가들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도 대상 범죄는 청구국의 일본군위안부 등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에 항의하고 그와 관련된 대내외 정책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행해진 일반물건에의 방화 범죄로서 일반범죄로서의 성격보다 그 정치적 성격이 더 주된 상태에 있는 상대적 정치범죄라 할 수 있고, 이는 이 사건 조약 제3조 (다)목 본문 소정의 ‘정치적 범죄’에 해당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인도 대상 범죄는 정치적 범죄이고, 달리 범죄인을 인도하여야 할 예외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나머지 쟁점들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조약 제3조 (다)목에 의하여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는 것을 허가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황한식(재판장) 권순민 이재근 | [1] 헌법 제6조 제1항,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범죄인 인도조약 제1조, 범죄인 인도법 제3조의2 / [2]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범죄인 인도조약 제3조 (다)목, 범죄인 인도법 제8조 제1항 / [3]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범죄인 인도조약 제3조 (다)목, 범죄인 인도법 제8조 제1항 / [4] 헌법 제6조 제1항,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범죄인 인도조약 제2조 제1항, 제3조 (다)목, (바)목, 제4조 (다)목, 제8조, 제9조, 제12조 제1항, 범죄인 인도법 제3조의2, 제8조 제1항, 제11조, 제12조, 제13조, 제14조, 제15조, 형법 제167조 제1항, 일본 형법 제11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조기제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2. 10. 24. 선고 2012노82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2011. 11. 15.자 범인도피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해, 협박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1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위 피고인은 공범들과 함께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잘못된 사실인정을 함으로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이 위법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사실의 인정과 그 전제로 이루어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이 부분 사실인정과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추징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내지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범죄수익 등의 몰수·추징은 부정한 이익을 박탈하여 이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위 법률에 의한 몰수·추징이 적용되는 사행성 유기기구를 이용하여 사행행위를 업으로 한 범죄를 수인이 공동으로 하고 이로 인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각자가 분배받은 금원, 즉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금만을 개별적으로 몰수·추징하여야 하지만, 그 분배받은 금원을 확정할 수 없을 때에는 이를 평등하게 분할한 금원을 몰수·추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3912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 등을 토대로 피고인 1와 공소외 4가 함께 운영한 불법게임장 수익금을 공소외 4가 인정한 금액인 6억여 원으로 판단한 다음, 피고인 1와 공소외 4 사이에 실제로 분배된 금원을 확정할 수 없다고 보아, 위 6억여 원을 평등하게 나눈 금액을 피고인 1에게 추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사실인정을 하거나 공범에 대한 범죄수익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 1에게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원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형법 제151조가 정한 범인도피죄의 ‘도피하게 하는 행위’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의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로서 그 수단과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고, 또 범인도피죄는 위험범으로서 현실적으로 형사사법의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함께 규정되어 있는 은닉행위에 비견될 정도로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범인의 발견·체포를 곤란하게 하는 행위, 즉 직접 범인을 도피시키는 행위 또는 도피를 직접적으로 용이하게 하는 행위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원래 수사기관은 범죄사건을 수사함에 있어서 피의자나 참고인의 진술 여하에 불구하고 피의자를 확정하고 그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제반 증거를 수집·조사하여야 할 권한과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범인에 관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그가 알고 있는 사실을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함으로써 범인의 발견 또는 체포를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범인도피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도5374 판결 등 참조).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을 하였다고 하여 그 자체를 처벌하거나 이를 수사방해 행위로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이상 범인도피죄의 인정 범위를 함부로 확장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리는 게임장 등의 실제 업주가 아니라 종업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실제 업주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서, 단순히 실제 업주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게임장 등의 운영 경위, 자금 출처, 게임기 등의 구입 경위, 점포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등에 관해서까지 적극적으로 허위로 진술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시하여 그 결과 수사기관이 실제 업주를 발견 또는 체포하는 것이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될 정도에까지 이른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범인도피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709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2011. 11. 15.자 범인도피죄 부분의 공소사실 및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 2는 2008. 6. 18.경 대전 중부경찰서에 자진 출석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제1심판결의 2012고단265 사건의 범죄사실 1.의 가.항 중 ⑴항 게임장 운영 사건과 관련하여 사실은 종업원에 불과하고 피고인 1가 실제 업주임에도 위 게임장의 운영 경위, 자금 출처, 게임기 구입 경위 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하여 자신이 위 게임장을 직접 운영한 실제 업주라고 허위 진술을 하였고(이하 ‘①진술’이라 한다), 경찰이 위 진술을 토대로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도주하였다.
2) 그 후 피고인 2는 위 2012고단265 사건의 범죄사실 1.의 가.항 중 ⑴항 게임장뿐만 아니라 그 ⑵항 게임장들도 운영하였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고 2009. 8. 5. 체포되었다. 체포된 피고인 2는 2009. 8. 6.경 대전 중부경찰서에서 위 게임장들 운영 사건과 관련하여 사실은 피고인 1 또는 피고인 1와 공소외 5가 그 게임장들의 실제 업주임에도 게임장의 운영 경위, 자금 출처, 게임기 구입 경위 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하여 자신이 위 게임장들을 직접 운영한 실제 업주라고 진술하였다(이하 ‘②진술’이라 한다).
3) 그 후 피고인 2는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조사받으면서 자신이 업주라는 종전 진술은 거짓이고 실제 업주는 피고인 1와 공소외 5인데, 피고인 1가 대전 동부경찰서 유치장까지 찾아와 게임장 운영에 관한 내용이 적힌 쪽지를 건네주면서 “내가 준 메모지를 다 외워라. 게임장들 전부에 대해 바지사장으로 진술해 주면 바지비로 3,000만 원을 주겠다. 들어가서 10개월 받으면 논산으로 빼주고, 논산에서 8개월 살면 가출소 되게 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허위 진술을 하도록 교사하였음을 자백하였다.
4) 이처럼 피고인 2가 자백을 하는 등으로 검사는 피고인 1와 공소외 5를 실제 업주로 파악하였으나, 피고인 1와 공소외 5는 출석에 불응하며 도주하였다.
5) 그 후 검사는 피고인 2를 위 각 게임장에서 피고인 1 또는 피고인 1, 공소외 5와 공모하여 사행성 유기기구를 이용하여 사행행위를 업으로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하였고, 그 사건의 법정에서 피고인 2는 위 게임장들 모두가 피고인 1 등이 실제 업주이고 자신은 그 중 1개 게임장에서만 종업원으로 일하였을 뿐이라고 다투었다. 그러나 법원은 2010. 1. 7. 피고인 2가 위 각 게임장에서 모두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인정하여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다만 피고인 2가 실제 업주인 피고인 1, 공소외 5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제보하여 수사에 협조하였다는 점을 양형사유로 참작하여 징역 8월을 선고하였다.
6) 이후 도주하였던 피고인 1가 체포되어 2011. 10. 25.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위 각 게임장의 운영에 관한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은 게임장과 무관한데도 “피고인 2가 채무를 면탈하기 위해 과거 검찰 조사에서 허위로 진술한 것이다. 피고인 2가 위 각 게임장을 모두 운영한 실제 업주이고, 피고인 1와 공소외 5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2009년경 피고인 2가 피고인 1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작성해 주었다는 차용증들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7) 이에 따라 검사는 2011. 11. 15.경 피고인 2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조사하였는데, 피고인 2는 피고인 1와 공소외 5가 게임장 실제 업주라던 종전 진술을 다시 번복하면서 “2009년경 피고인 1에게 돈을 빌리고 차용증을 작성해 준 것이 사실이고, 피고인 1가 유치장에 찾아와 빌린 돈을 갚으라고 하자 화가 나 허위로 진술한 것이며, 자신이 실제 업주이고 피고인 1와 공소외 5는 게임장 운영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게임장의 운영 경위, 자금 출처, 점포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등에 대하여 허위로 진술하였다(이하 ‘③진술’이라 한다).
8) 그 후 검사는 피고인 2를 참고인에서 범인도피죄의 피의자로 전환하여 조사하게 되었는데, 피고인 2가 여전히 자신이 실제 업주라고 진술하자, 피고인 2에게는 그러한 자금력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위와 같은 번복 진술이 허위가 아니냐고 계속 추궁하는 한편, 다른 사건에서 피고인 1 등이 실제 업주이고 피고인 2는 바지사장에 불과하다는 공소외 6의 진술조서 등과 피고인 2와 피고인 1의 금융거래계좌내역 분석보고, 피고인 2가 앞서 본 확정판결의 범죄사실로 수감되어 있을 때의 접견기록 등을 토대로, 피고인 2에게 위 각 게임장의 실제 업주가 피고인 1 등이 아니냐고 추궁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 2는 3회 피의자신문 도중까지 계속하여 자신이 실제 업주라고 진술하다가, 다시 진술을 번복하여 피고인 1 등이 실제 업주가 맞다면서 종전의 참고인 진술인 ③진술은 허위 진술이라고 인정하였다.
9) 이에 검사는 피고인 2의 위 ①, ②, ③진술이 각 범인도피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구성하여 피고인 2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는 한편, 피고인 1에 대하여도 피고인 1가 위 각 게임장의 실제 업주로서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의 범행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2의 위 ①진술과 같은 범인도피행위를 교사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를 제기하였고, 원심은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수사기관은 피고인 2의 종전 검찰 및 법정 진술 등에 따라 위 ③진술 이전에 이미 피고인 1와 공소외 5가 위 각 게임장의 실제 업주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피고인 1를 체포하기도 하였던 점, 또 검사는 피고인 1와 공소외 5가 위 각 게임장에서 사행행위를 업으로 하는 범행에 피고인 2가 공범으로 가담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를 제기하였고, 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 2가 실제 업주인 피고인 1와 공소외 5의 범행에 가담하였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그 공소사실 모두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결하였으며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 등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비록 체포된 피고인 1가 범행을 부인하고 피고인 2도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위 피고인 1의 진술에 부합하는 취지로 다시 진술을 번복하였지만, 수사기관으로서는 피고인 1와 피고인 2가 주장하는 금전거래관계의 진위 여부, 나아가 피고인 2가 과연 위 각 게임장을 운영할 정도의 자금력이 있었는지에 관해 객관적인 제반 증거를 수집·조사하여 피고인 2가 다시 허위로 진술하고 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여러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가 위 ③진술에 관한 2011. 11. 15.자 범인도피죄 부분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종전 검찰 및 법정 진술을 다시 번복하고 자신이 실제 업주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외에 피고인 1가 수사기관에서 제시한 차용증 등과 그 차용증 등에 기한 피고인 2와 피고인 1 사이의 금전거래관계가 사실이라고 진술하는 한편 게임장의 운영 경위, 자금 출처, 점포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등에 관해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별도의 범인도피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우선 위 차용증 관련 진술은 피고인 2가 진술을 번복한 경위에 관한 내용에 불과하고, 위 각 게임장의 운영 경위, 자금 출처 등에 관한 진술은 이미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믿지 않았던 내용을 다시 반복하여 진술한 것에 불과하므로, 객관적으로 볼 때 피고인 2의 위와 같은 허위 진술로 인하여 수사기관이 실제 업주인 피고인 1 등을 발견 또는 체포하는 것이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될 정도에까지 이른 것으로 쉽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과연 피고인 2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로 말미암아 수사기관이 실제 업주를 발견 또는 체포하는 것이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될 정도에까지 이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에 관해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범인도피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라.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2011. 11. 15.자 범인도피죄 부분에는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이를 파기하기로 한다.
3. 결론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2011. 11. 15.자 범인도피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조, 제9조, 제10조, [별표] 제7호,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제30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 / [2] 형법 제151조 / [3] 형법 제151조 / [4] 형법 제151조 / [5] 형법 제151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부산 담당변호사 정재성 외 4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0. 2. 18. 선고 2009노70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기초교양자료집 초안’과 ‘통일학교 자료집’의 취득·소지 여부에 대하여
원심은, ‘기초교양자료집 초안’과 ‘통일학교 자료집’(이하 ‘이 사건 표현물’이라 한다)이 피고인의 이메일 계정에 보관되어 있는 것은 누군가가 피고인의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해킹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표현물은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이메일 계정에 저장해 둔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또한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중 이 사건 표현물이 위법수집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한 원심의 조치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기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직권으로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그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나. 이적행위 목적 유무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죄는 제1, 3, 4항에 규정된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목적범임이 명백하다.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므로, 행위자가 표현물의 이적성을 인식하고 제5항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그 구성요건은 충족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며,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제5항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아니된다. 이 경우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의 경력과 지위, 피고인이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제5항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피고인의 이적단체 가입 여부 및 이적표현물과 피고인이 소속한 이적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과의 연관성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표현물의 이적성 정도, 이 사건 표현물의 용도나 활용 목적, 피고인이 이 사건 표현물을 취득·소지하게 된 동기와 경위, 피고인의 경력과 지위, 기타 범행 전후의 정황 등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이 사건 표현물을 취득·소지한 피고인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증거법칙을 위반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전문법칙에 관한 법리오해에 대하여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된 문건 또는 그로부터 출력된 문건이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는 전문법칙이 적용되므로,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도486 판결,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기초교양자료집 초안’ 제작 및 ‘기초교양자료집 CD’ 제작·반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압수된 피고인의 이메일에 저장된 문건들과 압수된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부산지부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에 저장된 문건들 등은 그 작성자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 않았거나 작성자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위 문건들의 내용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전문법칙 또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위 문건들이 형사소송법 제314조 또는 제315조 제3호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됨에도 위와 같이 증거능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다는 취지이나, 위 문건들은 그 작성자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들로서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될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같은 법 제315조 제3호에서 규정하는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도486 판결,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적표현물에 관한 법리오해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기초교양자료집 CD’의 내용에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듯한 내용과 용어가 다수 있기는 하나,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위 CD의 내용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CD가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이적표현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다. 몰수 관련 조치의 위법성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이 유죄로 변경되어야 함을 전제로 그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압수물을 몰수하지 않는 원심의 조치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의 무죄 부분 판단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박병대 고영한(주심) 김창석 | [1]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반헌수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2. 10. 17. 선고 2010노475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인터넷 다음 사이트의 아고라 토론방에 “개독알밥 ○○○○ 꼴통놈들은”, “전문시위꾼 ○○○○ 똘마니들”, “존만이들아” 등 판시와 같은 글을 게재하여 공연히 ‘○○○○’의 회원인 피해자 공소외인을 모욕하였다는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른바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은, 모욕의 내용이 그 집단에 속한 특정인에 대한 것이라고는 해석되기 힘들고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이 개별구성원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어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구성원 수가 적거나 당시의 주위 정황 등으로 보아 집단 내 개별구성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때에는 집단 내 개별구성원이 피해자로서 특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그 구체적 기준으로는 집단의 크기, 집단의 성격과 집단 내에서의 피해자의 지위 등을 들 수 있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다63558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는 불법 과격 폭력시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한 카페로서 누구나 카페에서 제시하는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는 절차를 거쳐 비교적 손쉽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 이 사건 당시 회원수가 3만 6천여 명에 달하였던 사실, 회원들은 주로 카페 게시판을 통하여 자유로이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활동하며 그 과정에서 아이디나 닉네임만을 사용할 뿐 개인의 인적 사항이 드러나지 아니하는 사실,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의 평회원이었다가 그 후 운영자가 되었는데 이 사건 각 글에 피해자를 비롯한 ‘○○○○’의 특정 회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표현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들이 게재한 이 사건 각 글은 ‘○○○○’라는 인터넷 카페의 회원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그 개별구성원에 불과한 피해자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어 피해자 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한편 피고인들에게 ‘○○○○’의 회원 중 1인에 불과한 피해자를 모욕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에는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형법 제31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수열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1. 11. 3. 선고 2011노5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들과 제1심 공동피고인 11은 공동하여 2010. 5. 11. 10:20경 한국철도공사 서울차량사업소 주차장에서 한국철도공사 ○○본부장공소외 1이 서울차량사업소의 현업직원을 대상으로 같은 날 10:40경 3층 교양실에서 다음 날로 예정된 파업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하자, 공소외 1을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몸으로 가로막는 등 위력으로 그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공소외 1이 파업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철도공사 산하 현장을 순회하며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로 볼 수 없고, 설령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먼저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참조).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한국철도공사가 2009. 11. 24.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해지하자 이 사건 노동조합은 같은 해 11. 26.부터 같은 해 12. 2.까지 파업을 진행하다가 같은 해 12. 3. 업무에 복귀한 사실,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후 계속하여 한국철도공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음에도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자, 2010. 5. 12.까지 교섭이 결렬될 경우 재차 파업을 하겠다고 한국철도공사에 예고(파업 예정일은 2010. 5. 12. 04:00경임)한 사실, ③ 이에 한국철도공사의 ○○본부장이자 단체교섭의 사용자 측 교섭위원 중 한 명인 공소외 1은 2010. 5. 8.부터 같은 달 11일까지 한국철도공사 산하 차량사업소 및 정비단 등 현장을 순회하면서 직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하여 파업 예정일 이전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전국을 이동하며 직원설명회를 개최한 사실, ④ 공소외 1이 2010. 5. 11. 한국철도공사 산하 서울차량사업소에서 약 300여 명에 이르는 직원을 상대로 위와 같은 설명회(이하 ‘이 사건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위 사업소에 도착하자, 피고인들 및 조합원 30여 명은 건물 1층 현관 앞을 막아서서 ‘내일이 파업인데 본사에 가서 협상하는 데 가 있어야지 여기 있을 때가 아니다’고 하거나 ‘파업을 하루 앞두고 성실교섭이나 하지 뭐 하러 왔어. 현장에 설명회를 할 시간이 있으면 다시 돌아가 교섭에 충실히 임해 파업을 막도록 하라’고 하면서 멱살을 잡는 등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가로막은 사실, ⑤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출입방해 등으로 인하여 공소외 1은 결국 그날 서울차량사업소 2층 회의실에서 과장 등 중간관리자와 차량팀원 일부 등 몇십 명만 참석한 가운데 약 10분간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한국철도공사의 현황에 비추어 파업에 무리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파업에 대한 시각과 국가가 처한 현실 등과 함께 현재로서는 철도가 파업이 된다면 한국철도공사 전체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순회설명회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1이 이 사건 설명회에서 설명하고자 한 내용은 다른 지역설명회에서 한 발언과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심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심리한 바가 없다. 그리고 그 발언의 내용이 이 사건 설명회가 무산된 뒤 중간관리자 등을 상대로 하였던 발언 내용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이는 파업이 예정된 상황에서 한국철도공사의 전반적 현황과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파업 참여에 신중할 것을 호소·설득하는 등 사용자 입장에서 노동조합이 예정한 파업방침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서 사용자 측에 허용된 언론의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다만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출입방해 행위 당시 서울차량사업소장 공소외 2가 피고인들 등에게 ‘내일 파업이니까 오신 거예요. 파업하지 말라고. 내일 파업하면 우리 직원들이 많이 다치니까 하지 말라고 얘기하러 오신 거예요’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공소외 2가 서울차량사업소장으로서 피고인들이 공소외 1의 출입을 막아선 상황에서 이를 풀 것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 그 내용도 그 사업소 소속 직원인 피고인들이 파업으로 인해 입을 손해를 우려하는 취지의 충고성 발언으로 볼 수 있는 등 발언 당시의 상황, 발언의 경위 및 시기 등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보복이나 위협 등의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밖에 공소외 1이 이 사건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한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행동을 하였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비록 이 사건 설명회가 파업이 임박한 시기에 개최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이 이 사건 설명회 전 다른 지역에서 한 순회설명회에서 표명한 발언의 내용 및 그러한 발언 등이 조합원이나 노동조합의 활동에 미쳤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그리고 당초 예정된 파업의 정당성 여부 등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전제가 되는 전후 상황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사용자 입장에서 단순히 파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 조합원에 대해 회유 내지 위협적 효과를 가지는 등의 사정이 있어,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노동조합의 활동에 개입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단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다음으로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도2525 판결,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확인해 보는 등으로 위와 같은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결과 그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의 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들인 피고인들은 ‘사용자 측에서 조합원들이 파업을 못하게 할 의도로 특별교육을 시킨다’고 스스로 판단한 후 앞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설명회 개최를 저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설사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오인하였다 하더라도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설명회 개최 저지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것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데에는 형법 제16조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 [2] 형법 제30조, 제314조 제1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제9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2. 9. 27. 선고 2012노22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였을 것이 필요하고,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란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함이 없이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도7477 판결 등 참조). 한편, 공동정범의 본질은 분업적 역할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공동정범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음에 반하여 종범은 그 행위지배가 없는 점에서 양자가 구별된다(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도1247 판결).
나.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심 공동피고인 1과 공소외 1, 공소외 2(이하 원심 공동피고인 1은 단순히 ‘원심 공동피고인 1’이라 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 공소외 1, 공소외 2를 통칭하여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이라 한다)은 해외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를 위조하여 그 신용카드로 담배 등을 구입하여 되팔기로 공모하고,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 1의 요구에 따라 위조 대상이 될 해외 신용카드정보 구입비용(일명 ‘자료값’)을 대 주는 대가로 원심 공동피고인 1을 통해서 위조 신용카드로 구입한 명품 팔찌, 가방 등을 받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 공동피고인 1은 신용카드 위조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고, 피고인은 위조 대상이 될 해외 신용카드정보 구입비용으로 350만 원을 대고, 공소외 1은 위 장비와 불상의 자로부터 받은 해외 신용카드정보를 이용하여 신용카드 9개를 위조하였다.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은 그 후 수원시 영통구 일대 편의점을 돌며 65회에 걸쳐 합계 5,370,500원 상당의 담배 등을 구입하면서 위와 같이 위조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담배 등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① 피고인은 검찰에서 350만 원 중 150만 원은 자료값 명목으로 보내 준 것이 맞고, 위조 신용카드로 명품 팔찌 등을 구입하게 하여 자료값 이상으로 명품을 받으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제1심법정에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였던 점, ② 원심 공동피고인 1은 경찰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 1이 2008년에도 본건과 동일한 수법의 범행을 저질러 처벌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④ 피고인과 원심 공동피고인 1 사이의 통화 내용이 담겨 있는 녹취록을 보더라도 피고인의 가담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 1 등과 공모하여 신용카드를 위조·사용하는 범행에 가담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거나 또는 가담하였더라도 단순한 방조범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라.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이 부분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직접 신용카드 위조·사용 등 범행에 가담한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 1의 요구에 따라 범행 자금 중 일부를 제공하면서, 마침 처에게 결혼기념일 선물로 약속하였던 명품 팔찌 등을 구입해 오도록 요구하였을 뿐이다.
② 피고인은 2007년경 우연히 조직폭력배 출신인 원심 공동피고인 1을 알게 된 이래 자신이 운영하던 주점과 관련된 업무상의 필요에 의해 원심 공동피고인 1과 친분을 유지하여 왔으나,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이 2008년에 이 사건 범행과 동종의 범행을 저지를 당시 이에 가담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은 독자적으로 범행을 공모하여 이미 실행에 옮긴 상태에서 범행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피고인을 끌어들인 것에 불과하다.
③ 피고인이 자료값 제공 대가로 명품 팔찌 등을 요구할 당시 그 방법에 관하여는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에게 일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이 신용카드를 위조·사용하여 명품 팔찌 등을 구입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하나 달리 범행에 직접 관여한 흔적은 발견할 수 없고, 이 부분 공소제기 대상 범죄사실에는 피고인이 요구한 명품 팔찌 등 구입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④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은 이 사건 범행을 공모하면서 일정 비율에 따른 이익분배 등을 미리 약정하였다. 반면, 피고인이 요구한 명품 팔찌 등은 기본적으로 피고인이 제공한 자료값에 대한 일회적 대가로 보아야 하고, 그 대가가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이 예정하고 있는 범행의 실행을 통하여 획득된다고 하여 그 성격이 달라진다고 볼 수도 없다.
⑤ 원심 공동피고인 1은 2008년 범죄 및 이 사건 범죄의 수사, 재판 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유로 피고인에게 상당한 반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관여한 정도가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심 공동피고인 1의 진술에 좌우될 것이 아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의 경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과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이 공동의 의사로 이 사건 신용카드 위조·사용 등 범행을 위한 범죄공동체를 형성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위 범행에 이르는 사태의 핵심적 경과를 조종하거나 저지·촉진하는 등으로 지배하여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인은 범행 자금을 제공하고 그 범행의 실행을 통하여 획득할 수 있는 명품 팔찌 등을 요구함으로써 단순히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의 신용카드 위조·사용 등 범행의 결의를 강화시키고 이를 용이하게 한 방조범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 아니한 채 섣불리 피고인을 이 사건 신용카드 위조·사용 등 범행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범인도피의 점에 대하여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1] 형법 제30조 / [2] 형법 제30조, 제32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창남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1. 5. 31. 선고 (전주)2011노37, (전주)2011전노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대하여
가.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강제추행의 점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해자에 대한 강제추행의 점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위력에 의한 추행의 점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에서 규정한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위력에 의한 추행죄는 ‘13세 미만의 아동이 외부로부터의 부적절한 성적 자극이나 물리력의 행사가 없는 상태에서 심리적 장애 없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할 권익’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2576 판결 등 참조).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구체적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여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13716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2도93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에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며,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위력으로써 추행한 것인지 여부는 피해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구체적인 행위의 경위 및 태양, 행사한 세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피해자에게 주는 위압감 및 성적 자유의사에 대한 침해의 정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506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069 판결 등 참조).
(2)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는 2010. 9. 6. 13:45경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소재 (아파트 명칭 1 생략) 110동 1-2라인의 엘리베이터에서 공소외 2(여, 9세)를 상대로 자위행위를 하고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어 만지는 등의 강제추행의 범행을 한 후 불과 1시간 20분 만인 같은 날 15:05경 같은 동 소재 (아파트 명칭 2 생략) 109동 5~6라인 앞에서 피해자 공소외 1(여, 11세)이 혼자 귀가하는 것을 보고 따라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사실, ② 피해자가 자신의 집인 10층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 출입문 옆에 서자 피고인은 그보다 높은 층을 누른 후 엘리베이터 출입문 반대편 벽 쪽에 선 사실, ③ 엘리베이터가 올라가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뒤쪽에서 피해자를 바라보고 반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꺼내어 손으로 성기를 잡고 위, 아래,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인 사실, ④ 엘리베이터가 2층쯤을 통과할 무렵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위를 발견하고 놀랐는데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즉시 멈추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 사실, 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25세의 건장한 체격의 남자로서 피해자와는 전혀 안면이 없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은 나이 어린 피해자를 구체적인 범행의 대상으로 삼아, 의도적으로 협소하고 폐쇄적인 엘리베이터 내 공간을 이용하여 피해자 외에는 다른 사람이 없어 피해자가 도움을 청할 수 없고 즉시 도피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 이 사건 범행을 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바라보고 성기를 꺼내어 잡고 움직인 행위는 일반인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성적인 자유의사를 침해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그 행위를 목격한 11세의 여자 아이인 피해자에게는 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며, 더욱이 연약한 피해자로서는 위와 같이 벗어날 수 없는 좁은 공간 내에서 자기보다 훨씬 신체가 크고 낯선 피고인을 대하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을 터인데 위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향하여 성기를 꺼내어 잡고 움직이며 이를 보고 놀란 피해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기까지 하는 유형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준 심리적인 위압감이나 불안감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에 대하여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아니하였고 엘리베이터가 10층에서 멈춘 후 피해자가 위 상황에서 바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한 위 행위는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에 의하여 추행행위에 나아간 것으로서 위력에 의한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거나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력에 의한 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위력에 의한 추행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는데, 그 부분은 강제추행의 주위적 공소사실 및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주거침입의 제2차 예비적 공소사실과 동일체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부분과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주거침입의 점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는데, 위와 같이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주거침입의 점을 파기하는 이상,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유죄 부분도 파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2. 부착명령사건에 대하여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사건의 파기가 불가피한 이상 그와 함께 심리되어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부착명령사건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부착명령사건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 | 형사 |
【재항고인】
검사
【원심결정】
부산지법 2010. 12. 29.자 2010로152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은 벌금 미납자에 대한 노역장 유치를 사회봉사로 대신하여 집행할 수 있는 제도를 새로 도입하면서, 벌금형이 확정된 벌금 미납자는 검사의 ‘납부명령일부터 30일 이내에’ 사회봉사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4조 제1항.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 여기에서 사회봉사를 신청할 수 있는 기간으로 규정된 ‘납부명령일부터 30일 이내’가 그 신청을 할 수 있는 시기(始期)와 종기(終期)를 함께 정한 것인지, 아니면 그 신청은 납부명령일로부터 30일째 되는 날까지 해야 한다는 것, 즉 종기(終期)만을 규정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나아가 이 사건 규정의 ‘납부명령일’을 납부명령의 고지일로 해석할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원심은 위 쟁점에 관하여, 이 사건 규정은 사회봉사 신청기간의 시기(始期)와 종기(終期)를 함께 정한 것이고 그 규정의 ‘납부명령일’은 납부명령이 고지된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고, 따라서 납부명령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하였더라도 벌금 미납자에게 납부명령이 고지된 날로부터 30일이 경과되지 않은 이상 사회봉사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한 검사의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 사건 규정은 사회봉사 신청기간을 획일적으로 정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신청기간의 종기(終期)만을 정한 것이라고 새겨야 하고, 이 사건 규정의 ‘납부명령일’은 그 문언에 따라 납부명령이 발령된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2.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규정은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신청기간의 종기(終期)를 정한 것이고, 이는 ‘검사의 납부명령이 벌금 미납자에게 고지된 날로부터 30일이 되는 날’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우선 특례법은 벌금 미납자에 대한 노역장 유치를 사회봉사로 대신하여 집행할 수 있는 특례와 절차를 규정함으로써 경제적인 이유로 벌금을 낼 수 없는 사람의 노역장 유치로 인한 구금을 최소화하여 그 편익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제1조), 이를 위하여 국가는 노역장 유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벌금 미납자에 대한 사회봉사 집행 등에 관한 시책을 적극적으로 수립·시행할 책무를 지도록 하고 있다( 제3조). 이러한 규정들의 취지에 비추어, 벌금 미납자가 사회봉사를 신청할 수 있는 기간 등에 관한 규정은 이를 제한적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더구나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는,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 사건 등에서 불출석 재판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주소변동이 잦다는 등의 사유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벌금 미납자에 대한 노역장 유치를 위한 구금 시점에서 비로소 납부명령이 고지되는 경우도 상당하므로, 노역장 유치에 갈음한 사회봉사 신청기간을 납부명령의 발령일자로부터 30일로 제한하게 되면 위와 같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또한 특례법은 벌금형이 확정된 벌금 미납자는 노역장 유치에 대신하는 사회봉사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4조), 그 신청을 받은 검사는 법원에 사회봉사의 허가를 청구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하며 이를 기각하는 검사의 처분에 대해서는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5조). 이러한 규정 내용과 취지를 종합하면, 특례법은 벌금 미납자에게 사회봉사 대체집행의 신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이 벌금 미납자에게 신청권이 부여되었다고 본다면 그 불행사로 인한 책임을 벌금 미납자에게 돌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벌금납부명령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사회봉사 대체집행 허가신청의 제기기간이 언제 종료된다는 것을 벌금 미납자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의 ‘납부명령일부터’는 납부명령이 있었음을 안 날, 즉 벌금 미납자에게 납부명령이 고지된 날부터라고 새기는 것이 합당하다.
한편 벌금은 판결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납입하여야 하고( 형법 제69조 제1항), 벌금형의 집행은 검사의 강제집행 명령에 의하여 집행하게 되는데 이 명령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477조 제1항 및 제2항, 민사집행법 부칙(2002. 1. 26.) 제7조 제2항], 특례법 제4조 제1항의 납부명령과는 별개이다. 또한 벌금을 완납하지 못한 자에 대한 노역장 유치의 집행은 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어 검사의 집행지휘 및 집행장의 집행에 의하여 하게 된다( 형사소송법 제492조, 제461조, 제473조, 제475조). 결국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의 확정일로부터 30일이 도과하면, 검사는 강제집행 명령에 의하여 재산에 대한 집행을 할 수도 있고, 집행장의 발부 등에 의하여 곧바로 노역장 유치의 집행을 할 수도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특례법에서 벌금 미납자에게 사회봉사의 대체집행에 대한 신청권을 부여하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례법은 “사회봉사를 허가받지 못한 벌금 미납자는 그 결정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벌금을 내야 하며, 위의 기간 내에 벌금을 내지 아니할 경우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6조 제5항), 벌금 미납자가 납부명령을 고지받았는지와는 상관없이 노역장 유치를 위한 집행장의 집행으로 구금이 될 수는 있지만, 그 후 신청기간 안에 벌금 미납자가 사회봉사의 대체집행 신청을 하면 설사 그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그 이후 15일의 벌금 납부기간이 만료될 때까지는 노역장 유치의 집행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벌금 미납자가 검사의 납부명령을 고지받지 못한 경우에는 노역장 유치의 집행이 지연될 수 있고, 납부명령의 고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는 등 집행절차가 다소 번잡해질 수는 있지만, 그와 같은 절차의 번거로움이 특례법에 의하여 인정된 벌금 미납자의 권리에 우선할 수는 없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 특히 위 특례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벌금 미납자가 사회봉사의 대체집행 신청을 할 수 있는 처음 시점, 즉 시기(始期)를 특별히 제한하여 해석할 이유는 없다 할 것이므로, 그 신청은 벌금형이 확정된 때부터 가능하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이 위 신청을 할 수 있는 시기(始期)도 함께 규정한 것이라고 한 원심 판시 부분은 부적절하고 이는 그 종기(終期)만을 규정한 것으로 새기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그 종기(終期)는 검사의 납부명령일이 아니라 납부명령이 벌금 미납자에게 ‘고지된 날’로부터 30일이 되는 날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3.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신청인의 이 사건 사회봉사 신청일자가 신청인에 대한 납부명령의 송달일로부터 30일이 경과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검사의 처분을 취소하고 사회봉사를 허가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거기에 재항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 제1조, 제3조, 제4조, 제5조, 제6조 제5항,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제2조, 형법 제69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461조, 제473조, 제475조, 제477조 제1항, 제2항, 제492조, 민사집행법 부칙(2002. 1. 26.) 제7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한림 담당변호사 김종무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2. 6. 22. 선고 2012노35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문서위조의 점에 대하여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위조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2008. 5.경 인터넷을 통해 위 성명불상자에게 의료기기 수입품목 허가증의 위조를 부탁하고, 위 성명불상자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의료기기 수입품목 허가증 양식에 “수허 08-298호”, “제품명 의료용조합자극기”, “분류번호 A16270(2)”, “의료기기법 제6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5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위와 같이 허가합니다.”, “2008년 8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라고 기재한 후, 그 옆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직인인 것처럼 인장을 날인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 명의의 공문서인 ‘의료기기 수입품목 허가증’(이하 ‘이 사건 허가증’이라 한다)을 위조하였다는 것이고, 제1심과 원심은 이를 유죄로 판단하고 있다.
나. 위 공소사실에는 피고인과 범죄를 실행하였다는 성명불상자의 공모관계, 위 성명불상자의 실행행위가 모두 표시되어 있어 공소의 원인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특정이 되었다고 볼 수 있고, 위 성명불상자의 인적 사항이 적시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으므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그러나 형사소송에서는 범죄사실이 있다는 증거는 검사가 제시하여야 하고, 피고인의 변소가 불합리하여 거짓말 같다고 하여도 그것 때문에 피고인을 불리하게 할 수 없으며,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도3327 판결, 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2도6522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허가증의 위조를 공모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이 위조문서인 이 사건 허가증을 성명불상자로부터 교부받아 공소외인에게 교부하였다는 점은 위조공문서행사죄의 인정 근거는 될 수 있을지언정 공문서위조죄의 인정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며, 그 밖에 피고인이 위 성명불상자의 이 사건 허가증 위조행위에 공모·가담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음에도, 원심이 피고인과 위 성명불상자가 이 사건 허가증의 위조를 공모하였다고 인정한 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판단을 함으로써 자유심증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위조공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허가증이 ‘식품의약품안정청장’이 아닌 ‘식품의약품안전청’ 명의로 작성되고, 이 사건 의료기기의 성능시험이 사실과 달리 2008. 2. 4. 이루어진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인이 이전에 의료기기 수입허가 업무를 처리한 경험이 있어 이 사건 허가증이 위와 같이 비정상적으로 작성되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점, 피고인도 이 사건 허가증을 건네받을 때 성명불상자로부터 그 발급일자 부분을 변경하여야 하므로 이를 대외적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허가증이 위조되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미필적이나마 있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위조공문서행사의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공문서위조죄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위조공문서행사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4. 1. 선고 2010노321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특허법 제101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항은 이를 등록하지 아니하면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제2호에 “전용실시권의 설정·이전(상속 기타 일반승계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변경·소멸(혼동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 또는 처분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설정계약으로 전용실시권의 범위에 관하여 특별한 제한을 두고도 이를 등록하지 않으면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므로, 전용실시권자가 등록되어 있지 않은 제한을 넘어 특허발명을 실시하더라도, 특허권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게 됨은 별론으로 하고 특허권 침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주식회사로부터 명칭을 “공기정화제”로 하는 이 사건 특허권( 특허번호 생략)에 대하여 전용실시권을 설정받으면서 공소외 주식회사에 “귀하의 승낙 없이 특허를 임의대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지만 이와 같은 제한을 등록하지 아니한 이상 특허법상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전용실시권을 설정받은 이 사건 특허발명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특허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후,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특허법상 등록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 특허법 제100조, 제101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재항고인】
검사
【원심결정】
서울고법 2012. 7. 16.자 2012로42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02조는 “법원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항고를 할 수 있다. 단,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403조 제1항은 “법원의 관할 또는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특히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 경우 외에는 항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에 따라 법원이 검사에게 수사서류 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할 것을 명한 결정은 피고사건 소송절차에서의 증거개시(開示)와 관련된 것으로서 제403조에서 말하는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위 결정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에서 별도로 즉시항고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제402조에 의한 항고의 방법으로 불복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기록에 의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합50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등 사건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이 검사에게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담은 영상녹화물 3장(이하 ‘이 사건 영상녹화물’이라 한다)의 열람·등사를 신청하였으나 검사가 그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취지의 처분을 하자, 변호인은 위 피고사건의 제1심법원에 열람·등사를 허용할 것을 신청한 사실, 이에 제1심법원은 그 신청을 받아들여 검사에게 이 사건 영상녹화물의 열람·등사를 허용할 것을 명하는 취지의 결정을 한 사실(이하 ‘이 사건 원결정’이라 한다), 그러나 검사는 변호인에게 이 사건 영상녹화물의 열람은 허용하되 등사는 여전히 거부하는 취지의 통지서를 송부하면서, 이 사건 원결정 중 등사를 허용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불복한다는 취지로 제1심법원에 항고를 제기한 사실, 제1심법원은 이 사건 원결정에 대한 항고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와 같은 항고의 제기는 법률상의 방식에 위반하여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407조 제1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한 사실, 이에 검사가 제1심법원의 항고기각결정에 불복하여 형사소송법 제407조 제2항에 의한 즉시항고를 하였으나, 원심은 제1심결정을 유지하여 위 즉시항고를 기각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원결정에 대한 검사의 보통항고가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에 대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407조 제1항에 의하여 법률상의 방식에 위반한 항고라는 이유로 제1심법원의 항고기각결정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재항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원의 수사기록 등 열람·등사 허용 결정에 대한 불복 방법 및 형사소송법 제402조가 정하는 항고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1]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402조, 제403조 제1항, 제407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402조, 제403조 제1항, 제407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방훈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 노민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2. 9. 26. 선고 2012노10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무생물인 옷이나 신는 것들의 조각을 사람의 몸의 연장으로서 성적 각성과 희열의 자극제로 믿고 이를 성적 흥분을 고취시키는 데 쓰는 ‘성주물성애증’이라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점, 위 정신질환은 피고인이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자주 폭행하고 전학을 3회나 하여 친구가 없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지내다가 2007년 29세경에 주점에서 일하는 여성의 속옷을 훔친 이후로 발현되어 계속 여성의 옷을 훔치거나 구입하여 때때로 이를 자위행위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심화되었던 점, 피고인은 사용했던 여성의 속옷이나 옷을 절취한 다음 이를 처분하지 않고 보관하였으며, 여성의 속옷이나 옷을 절취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집에 침입하는 것도 서슴지 않은 점, 피고인이 여성의 속옷이나 옷을 절취할 만한 다른 동기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성주물성애증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2. 형법 제10조에 규정된 심신장애는 정신병 또는 비정상적 정신상태와 같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외에 이와 같은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이나 그에 따른 행위통제능력이 결여 또는 감소되었음을 요하므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라고 하여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도142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격적 결함을 가진 사람에 대하여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고 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기대할 수 없는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무생물인 옷 등을 성적 각성과 희열의 자극제로 믿고 이를 성적 흥분을 고취시키는 데 쓰는 성주물성애증이라는 정신질환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절도 범행에 대한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다만 그 증상이 매우 심각하여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이 있는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거나, 다른 심신장애사유와 경합된 경우 등에는 심신장애를 인정할 여지가 있으며(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3163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심신장애의 인정 여부는 성주물성애증의 정도 및 내용, 범행의 동기 및 원인, 범행의 경위 및 수단과 태양,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범행 및 그 전후의 상황에 관한 기억의 유무 및 정도, 수사 및 공판절차에서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4도58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빌라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베란다를 통해 빌라에 침입하여 여성 속옷 등을 훔치다가 집주인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체포된 사실, ② 피고인은 위와 같이 체포되어 조사받는 과정에 이 사건 각 범행을 자백하였는데, 범행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실,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술을 마시는 바람에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원심에서는 범행의 동기를 모르겠다고 진술한 사실, ④ 피고인은 다소 불우한 성장과정을 겪었으나 그로 인하여 사회적, 직업적으로 지장을 받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사실, ⑤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특이한 정신병적 증세를 보이지 않고, 사고기능 면에서도 사고장애의 증거가 뚜렷하지 않으며, 다만 범행 당시에는 알코올 복용 상태에서 성주물성애증으로 절도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범행에 이른 것으로 의사결정능력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에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알코올 복용 상태에서 성주물성애증으로 절도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범행에 이른 것으로 의사결정능력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범행의 경위 및 태양, 범행에 대한 피고인의 기억의 정도, 수사 및 공판절차에서의 피고인의 태도, 피고인의 정신병적 증세의 정도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성주물성애증이라는 정신적 장애가 있었다는 사정 이외에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피고인의 성주물성애증의 정도가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이 있는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1] 형법 제10조 / [2] 형법 제1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대복 외 19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 4, 5, 6, 8, 9, 11, 12, 13, 14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7, 10, 15, 16, 17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0, 16, 17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대주주가 경영을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ecial Purpose Company, 이하 ‘SPC’라 한다)에 대한 신용공여로 인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포괄위임 금지 위반 등 주장에 대하여
(1)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 및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데 “법률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위임의 구체성·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4헌가19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리고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재위임하는 것은 위임금지의 법리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하나,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하여 하위법령에 다시 위임하는 경우에는 재위임이 허용된다( 헌법재판소 2004. 1. 29. 선고 2001헌마894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상호저축은행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은 “상호저축은행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이하 ‘대주주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신용공여 및 예금 등을 하거나 가지급금을 지급하지 못하며, 대주주등은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신용공여 및 예금 등을 받거나 가지급금을 받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각 호로 ‘1. 대주주(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주를 포함한다), 2. 상호저축은행의 임직원, 3. 제1호와 제2호의 자 또는 상호저축은행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 또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를 들고 있고, 법 제39조 제2항 제3호는 법 제37조 제1항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30조 제2항은 “ 법 제37조 제1항 제3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 또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각 호에서 상호저축은행의 대주주 또는 임원 등과 일정한 관계에 있는 법인 및 개인을 특정하여 열거하고 있고, 그 중 제8호에서는 ‘ 법 제3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대주주 또는 상호저축은행의 임원이 사실상 그 경영을 지배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법인등으로서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법인등’을 들고 있으며, 위 제8호의 위임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이 정한 상호저축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이하 ‘시행세칙’이라 한다) 제12조는 제1호 내지 제5호에서 대주주 또는 임원과 일정한 관계에 있는 법인 등을 열거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 시행령, 시행세칙의 실질적인 내용은 구 상호저축은행법(2010. 3. 22. 법률 제101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법 제37조 제1항은 대주주나 임원 또는 상호저축은행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에 대한 부당한 대출로 상호저축은행이 부실화하는 것을 방지함과 아울러 예금주 등 상호저축은행의 채권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고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35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입법 목적이나 그 전체적 내용, 구조 등에 비추어 보면 사물의 변별능력을 갖춘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서 대통령령에 정해질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는 대주주 등의 실질적 지배하에 있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위험성이 있는 자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는 법 제37조 제1항 제3호로부터 위임받은 사항 중 ‘대주주 또는 상호저축은행의 임원이 사실상 그 경영을 지배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법인’으로 특정하여 그 구체적인 범위를 시행세칙에 재위임하고 있으므로, 법 제37조 제1항 제3호,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가 형벌법규의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이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7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위임입법 금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신용공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법 제2조 제6호는 “‘신용공여’란 급부, 대출, 지급보증, 자금지원적 성격의 유가증권의 매입, 그 밖에 금융거래상의 신용위험이 따르는 상호저축은행의 직접적·간접적 거래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본인의 계산으로 하는 신용공여는 그 본인의 신용공여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은, 주식회사 공소외 1 저축은행(이하 ‘ 공소외 1 저축은행’이라 하고, 다른 회사들의 경우에도 ‘주식회사’의 기재는 생략한다) 및 ○○저축은행그룹에 속한 공소외 2 저축은행, 공소외 3 저축은행, 공소외 4 저축은행(‘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의 오기로 보인다), 공소외 5 저축은행(이하 위 4개 은행을 ‘계열은행’이라 한다)의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이 공소외 1 저축은행이 이 사건 각 SPC를 통하여 부동산 시행사업을 직접 영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각 대출 또한 법 제37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용공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2, 7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용공여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SPC의 경영을 지배하는 주체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대주주나 임원 또는 상호저축은행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에 대한 부당한 대출로 상호저축은행이 부실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 제37조 제1항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의 ‘대주주 또는 상호저축은행의 임원이 사실상 그 경영을 지배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법인’에는 대주주 등이 직접 지분을 취득하여 경영을 지배하는 법인뿐만 아니라, 대주주 등이 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매개로 하여 상호저축은행을 통하여 경영을 지배하는 법인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공소외 1 저축은행은 임직원 등의 명의로 이 사건 각 SPC의 주식을 최소 30%에서 최대 100%까지 보유하고 있는데, 공소외 1 저축은행의 최대주주로서 ○○저축은행그룹 회장인 피고인 1이나 부회장인 피고인 2는 이 사건 각 SPC의 주주나 임원 구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대출금 중 일부를 금융자문수수료 명목으로 돌려받는 시기나 금액, 조건 등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으며 일부 금원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 점을 비롯한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각 SPC는 공소외 1 저축은행의 대주주 또는 임원인 피고인 1, 2 등이 사실상 경영을 지배하는 법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2, 4, 5, 8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SPC의 경영 지배 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라.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의 해석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1)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도7725 판결 등 참조).
시행세칙 제12조는 “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한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법인등’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기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2호에서는 ‘상호저축은행 임원 또는 대주주집단이 최다출자자인 기업 및 그 기업의 지배기업집단’을 들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법 제37조 제1항 제3호는 상호저축은행의 신용공여가 금지되는 대상으로서 대주주 등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의 범위를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고,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는 그 중 일부를 다시 시행세칙에 위임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조문체계나 대향적 거래인 신용공여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 전단의 ‘상호저축은행 대주주집단이 최다출자자인 기업’에 당해 상호저축은행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 전단의 ‘상호저축은행 대주주집단이 최다출자자인 기업’에 당해 상호저축은행도 포함된다고 보게 되면 상호저축은행이 자신에 대한 신용공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이 되어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2) (가) 원심은,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 전단의 문언상 ‘상호저축은행 대주주집단이 최다출자자인 기업’에 당해 상호저축은행이 명시적으로 제외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이유로 공소외 1 저축은행은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 전단의 기업에 해당한다고 본 다음, 이 사건 각 SPC는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 후단의 ‘그 기업( 공소외 1 저축은행)의 지배기업집단’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은 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금지되는 신용공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형벌법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의 해석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다만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와는 별도로 시행세칙 제12조 제1호는 ‘대주주집단에 속하는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고, 시행세칙 제13조는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대주주집단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3호에서 ‘실질적으로 상호저축은행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자와 그의 특수관계인 및 그의 지배기업집단’을 들고 있으며, 시행세칙 제15조는 지배기업집단의 하나로 제5호에서 “동일인 및 제1호 내지 제4호의 기업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업. 이 경우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한다 함은 임원의 임면, 임원교환 등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심이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각 SPC는 피고인 1이 공소외 1 저축은행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업으로서 피고인 1의 지배기업집단에 속하고, 피고인 1은 공소외 1 저축은행의 최대주주로서 공소외 1 저축은행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자이므로, 공소외 1 저축은행을 기준으로 볼 때 이 사건 각 SPC는 피고인 1을 중심으로 하는 대주주집단에 속하는 기업으로서 시행세칙 제12조 제1호에 따라 여전히 신용공여 금지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5호는 법 제37조 제1항 제3호의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의 하나로 ‘상호저축은행의 발행주식 총수(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한정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거나 출자한 자가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거나 출자한 법인등 및 그 법인등이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거나 출자한 법인등’을 들고 있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공소외 1 저축은행은 계열은행 발행주식 총수의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계열은행을 기준으로 볼 때 이 사건 각 SPC는 계열은행 발행주식의 30% 이상을 소유한 법인( 공소외 1 저축은행)이 3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법인으로서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5호에 따라 신용공여 금지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소외 1 저축은행 및 계열은행의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이 신용공여 금지대상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피고인 2, 4, 5, 7, 8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음에 귀착된다.
마. 공모관계가 없다는 피고인 5, 7, 8의 주장에 대하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와 같은 공모에 대하여는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도549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5가 공소외 1 저축은행 상무이사 겸 여신심사위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지배현황 및 대출구조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으며, 공소외 3 저축은행에 파견되어 근무한 2006. 4.부터 2006. 12.까지의 기간에도 공소외 1 저축은행 여신심사위원장직을 겸임하면서 자신의 도장을 공소외 1 저축은행 직원에게 맡겨두어 대출결재서류에 날인하게 하는 등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점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위 파견근무 기간 공소외 3 저축은행 외 나머지 저축은행이 실행한 대출 부분에 대하여도 피고인 5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피고인 7에 대하여는 공소외 1 저축은행 측의 의뢰를 받아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실행을 위하여 SPC들을 설립하고 자금관리를 하여 주었던 점, 피고인 8에 대하여는 공소외 1 저축은행 측에서 이 사건 각 SPC의 경영을 지배하면서 부동산 시행사업을 직접 영위한다는 점을 잘 알면서 공소외 1 저축은행 측의 요청에 따라 아무런 여신심사를 거치지 아니한 채 대출을 실행한 점 등 각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7, 8도 이 부분 각 해당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 1, 2 등과 공동정범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5, 7, 8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바. 검사의 피고인 10, 11, 12, 13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계열은행 감사인 피고인 10, 11, 12, 13이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담보가 부실하다거나 일부 SPC가 공소외 1 저축은행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심할 수는 있어도 구체적으로 이 사건 각 SPC가 공소외 1 저축은행 측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까지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보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피고인 8, 1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16조에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도305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공소외 3 저축은행 대표이사 또는 감사인 피고인 8, 11이 공소외 3 저축은행 결산기를 앞두고 가결산 결과를 공소외 1 저축은행에 보고한 다음 BIS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소외 1 저축은행이 PF(Project Financing) 대출을 받은 SPC들로부터 금융자문수수료 명목으로 수취한 금원을 돌려받아 수익으로 계상하였는데, 피고인 8, 11은 공소외 1 저축은행이 보내준 위 금융자문수수료가 아직 실현되지 아니한 부동산 시행사업 관련 이익으로서 이를 수익으로 선인식하는 것이 회계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한 다음, 당시 회계법인 등의 검토 결과에 따랐으므로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위 회계법인 등의 검토 결과는 이 사건에서와 같은 성격의 금융자문수수료를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이 아니므로 그에 따랐다고 하여 위법성의 인식이 없다거나 그 인식의 결여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8, 1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10, 12, 1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0, 12, 13이 금융감독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여 충분한 회계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점, 재무제표 공시를 위한 결산은 회사의 감사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업무인데 위 피고인들은 공소외 2 저축은행,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 공소외 5 저축은행의 감사로 각 재직하면서 결산기에 임박하여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이 사건 금융자문수수료 수취의 목적이나 구조 등을 잘 알고 있었고, 이 사건 분식결산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거액인 점을 비롯한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위 피고인들이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에 관한 고의를 가지고 있었고 위 각 저축은행 대표이사 등과의 공모관계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10, 12, 13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 등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금지 규정을 위반하여 대출한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을 ‘고정’으로 분류하여 그에 상응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함에도 이를 ‘정상’으로 분류하여 대손충당금을 과소 계상함으로써 재무제표를 허위 작성·공시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 사건 당시 공소외 1 저축은행 및 계열은행에서의 대출채권 자산건전성 분류는 전산프로그램을 구동하는 방법에 따라 기계적으로 진행되어 피고인 1 등이 이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고, 실제로 공소외 1 저축은행 내 결산대비 임원회의에서도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원칙이나 기준설정에 관하여는 논의된 바 없었던 점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 등이 위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가 허위로 이루어졌음을 알지 못하였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3. PF 대출 관련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 한다) 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가. 효성동 개발사업 관련 담보해지로 인한 특경법 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피고인 2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업무상배임의 고의 및 임무위배행위 관련 주장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고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다는 의사와 그러한 손익의 초래가 자신의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이 결합되어 성립한다. 경영상 판단과 관련하여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 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 발생의 개연성과 이익 획득의 개연성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단순히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607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한편, 배임죄에서 말하는 임무위배행위는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맺은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므로, 경영자의 경영상 판단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체적 상황과 자신의 역할·지위에서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면 그에 관한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는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공소외 1 저축은행은 효성동 개발사업을 공소외 6과 함께 하기 위하여 공소외 7 주식회사 등 수개의 SPC를 설립하거나 인수한 다음 공소외 7 주식회사 등에 사업자금을 대출하면서 공소외 7 주식회사 등이 취득한 사업부지에 관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상의 수익권증서를 담보물로 취득하였는데,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 때문에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저축은행그룹 내에서는 더 이상 대출할 수 없게 되자, 피고인 2 등은 공소외 7 주식회사 등이 위 사업부지를 다른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사업의 전망이나 대출채권 회수가능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하거나 대출규정에 정해진 바에 따라 대체담보를 취득하는 등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 수익권증서의 기초가 되는 부동산담보신탁계약 해지에 동의하는 방법으로 담보를 해지하여 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2 등의 위와 같은 행위는 상호저축은행 임직원으로서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은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 2 등의 업무상배임의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도 인정되며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위 행위를 정당화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나 임무위배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재산상 손해액 관련 주장에 대하여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근저당권이 소멸된 경우 근저당권자로서는 근저당권이 소멸하지 아니하였더라면 그 실행으로 피담보채무의 변제를 받았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근저당권의 소멸로 말미암아 이러한 변제를 받게 되는 권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하여 근저당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는 근저당 목적물인 부동산의 가액 범위 내에서 채권최고액을 한도로 하는 피담보채권액이라고 할 것이며( 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35771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근저당권 외에 다른 담보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원심은 피고인 2 등의 위와 같은 임무위배행위로 말미암아 공소외 1 저축은행 및 계열은행은 각 담보해지 당시 공소외 7 주식회사 등에 대한 대출채권 잔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이 부분 임무위배행위의 내용은 피고인 2 등이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지 아니한 채 부실대출을 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대체담보를 확보하지 아니한 채 기존 담보를 해지함으로써 공소외 1 저축은행 및 계열은행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그 재산상 손해액은 담보물 가액을 한도로 한 대출잔액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7 주식회사에 대한 대출에 관하여 ○○저축은행그룹이 확보한 수익권증서상의 수익금액은 합계 706억 2,000만 원, 담보해지 당시의 대출잔액은 합계 620억 원인 반면 위 담보 해지일 무렵을 기준으로 한 담보물의 감정가격은 460억 2,900만 원 정도에 불과하고, 이와 같이 담보물의 감정가격이 담보해지 당시의 대출잔액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황은 공소외 8 주식회사 등 다른 SPC에 대한 대출에 있어서도 동일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각 수익권증서의 우선순위나 담보물의 감정가격 등을 심리하여 각 대출은행별로 담보해지 당시 유효하게 확보하고 있었던 담보물의 가액을 산정한 다음 이를 한도로 한 대출잔액만을 재산상 손해액으로 인정하였어야 함에도 담보물의 가액을 초과하는 대출잔액을 그대로 재산상 손해액으로 인정하였으니,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재산상 손해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의 공소외 9 주식회사에 대한 대출 관련 특경법 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피고인 1, 2, 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 2, 5는 피고인 4, 12와 공모하여 2008. 12. 30. 충분한 담보확보조치를 취함이 없이 공소외 9 주식회사에 80억 원을 대출함으로써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대출 당시 ○○저축은행그룹의 공소외 9 주식회사에 대한 기존 대출액이 합계 326억 원에 달하였고, 공소외 9 주식회사의 재무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위 대출에 관하여 담보로 확보한 수익권증서의 담보가치가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뒤집고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대출 당시 작성된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의 여신취급검토안 중 담보내역란에는 ‘부산 남구 (이하 생략) 외 10필지에 대해 당사 신탁 1순위 수익권증서 발행(증서금액 104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나아가 2010. 1. 12.자 대출기한연장 심사의견서 중 담보현황란에는 ‘본 사업지 관련하여 당행 단독 1순위 수익권자로 해당사업 부지는 2005. 10. 20. 사업승인 득한 사업지임. 고려감정평가법인 2008. 3. 18.자 감정가 약 122억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이 위 대출에 관하여 대출액을 초과하는 1순위 우선수익권증서를 담보로 확보하였고 감정가격을 기초로 한 담보가치 또한 위 대출액을 초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위 대출이 충분한 담보확보조치 없이 이루어진 부실대출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원심이 들고 있는 공소외 9 주식회사의 재무제표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9 주식회사에 대한 기존 대출금 326억 원에 대하여는 위 수익권증서의 기초가 된 토지와는 별도의 토지가 담보로 제공되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기존 대출금의 존재가 위 수익권증서의 담보가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도 없으며, 위와 같이 충분한 담보를 확보한 이상 공소외 9 주식회사의 당시 재무상황이 좋지 않았다거나 해당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는 등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이 위 대출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임무위배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 1, 2, 5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피고인 6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금융기관의 담당자가 대출을 함에 있어 대출채권의 회수를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조치를 강구함이 없이 만연히 대출을 해주었다면 업무위배행위로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금융기관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공소외 2 저축은행의 전무이사인 피고인 6이 대체담보 확보조치나 실질적인 여신심사를 거침이 없이 단지 피고인 2 등 공소외 1 저축은행 경영진의 요청에 따라 만연히 효성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담보를 해지하고 독산동 상가신축 사업 등과 관련한 대출을 실행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은 행위는 금융기관 임원으로서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 6의 업무상배임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6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배임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라. 재산상 손해액과 관련한 피고인 8, 1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부분 각 대출과 관련하여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대출금 회수를 진행 중이므로 대출액 전액을 재산상 손해액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 또는 각 대출금 중 일부 상환받거나 금융자문수수료 등으로 수취한 부분 및 갤러리 대출과 관련하여 사후에 확보한 담보물의 가액 상당액은 손해액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모두 피고인 8, 11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여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에 관한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 업무상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담보를 취득하였거나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며(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996 판결 등 참조), 부실대출에 의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 담보물의 가치를 초과하여 대출한 금액이나 실제로 회수가 불가능하게 된 금액만을 손해액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재산상 권리의 실행이 불가능하게 될 염려가 있거나 손해발생의 위험이 있는 대출금 전액을 손해액으로 보아야 하므로(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28 판결 등 참조), 피고인 8, 11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마. 범행에 가담하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인 11, 12, 1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 11, 12, 13은 공소외 3 저축은행,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 공소외 5 저축은행의 감사들로서 이들 저축은행이 공소외 1 저축은행의 요청에 따라 실행하는 이 부분 각 대출이 대출규정에 위배되고 채권회수조치도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함을 잘 알면서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대출관계서류에 결재를 하여 대출을 승인함으로써 피고인 2 등의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11, 12, 13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바.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피고인 10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0이 공소외 2 저축은행의 효성동 개발사업 관련 담보해지나 이 사건 각 캄보디아 사업 관련 대출의 관련 서류에 사전결재 하였다거나 대출 여부 결정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을 비롯한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0이 이 부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6, 17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를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그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각 캄보디아 사업이 처음부터 실패가 예정된 무모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16, 17은 위 각 사업에 관한 나름의 전문성과 경력을 갖추고 어느 정도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였던 점, 피고인 16, 17이 피고인 2 등 공소외 1 저축은행 경영진에게 사업의 성공가능성만을 과장하면서 ○○저축은행그룹의 사업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일부 사업의 경우 오히려 피고인 2가 적극적으로 사업참여를 제안하기도 하였던 점, 피고인 16, 17은 대출에 관한 공소외 1 저축은행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자료도 없는 점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6, 17이 피고인 2 등의 ○○저축은행그룹에 대한 이 부분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등의 위법이 없다.
4. 예금인출 관련 금융감독원 파견감독관에 대한 업무방해 및 업무상배임의 점에 대하여
가.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고, 여기서의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도500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공소외 1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임박해 있던 상황에서 피고인 5가 공소외 1 저축은행 3층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금융감독원 파견감독관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영업마감 후에 전화로 특정 고액 예금채권자들에게 영업정지 예정사실을 알려주어 이들로 하여금 공소외 1 저축은행을 방문하여 예금을 인출하도록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5가 위 영업정지 예정사실 통지에 관한 파견감독관의 부지를 이용하여 위 예금채권자들로 하여금 예금을 인출하도록 한 것은 업무방해죄에 있어서의 위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5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위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피고인 2, 5, 9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상호저축은행 임직원은 상호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예상되는 등 향후 예금채권자들에 대한 예금지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특정 예금채권자들만을 우대하여 예금을 우선적으로 인출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공정하게 예금지급 업무를 처리하여서는 아니 될 업무상 임무가 있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 2, 5, 9가 공소외 1 저축은행 및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임박한 상황에서 특정 예금채권자들에게 영업정지 예정사실을 알려주어 이들로 하여금 예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상호저축은행 임직원으로서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5, 9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임무위배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업무상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므로 재산상의 손실을 야기한 임무위배행위가 동시에 그 손실을 보상할 만한 재산상의 이익을 준 경우, 예컨대 그 배임행위로 인한 급부와 반대급부가 상응하고 다른 재산상 손해(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도 없는 때에는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 즉 재산상 손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나(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4268 판결 등 참조), 다만 그와 같은 급부 간 대가관계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거래의 주된 목적이나 내용, 거래의 규모와 본인인 회사의 재무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에 대한 자금조달 등의 목적에 이용된 것에 불과하다고 인정되거나 기업의 경영과 자금운영에 구체적 위험을 초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거래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반대로 회사에 그에 상응하는 재산상의 손해로서 그 가액을 산정할 수 없는 손해를 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464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 5, 9가 영업정지가 임박한 단계에 있는 공소외 1 저축은행 및 공소외 4 상호저축은행의 특정 예금채권자들에게만 그 사실을 알려주어 그들로 하여금 예금을 인출하도록 하여 위 각 저축은행의 자산이 감소되게 함으로써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등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고 위 특정 예금채권자들에게 다른 고객들과 달리 영업정지 직전에 예금 전액을 인출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2, 5, 9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허위 작성·공시된 재무제표를 이용한 사기적 부정거래로 인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죄는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로 인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죄와는 구성요건적 행위의 내용이나 보호법익이 전혀 다르므로, 이들 죄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거나 전자가 후자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주장하는 피고인 6의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6. 피고인 14에 대한 특경법 위반(횡령)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 14가 자신의 처 명의의 계좌에 보관하고 있던 공소외 2 저축은행 비자금을 전액 인출하여 그 중 일부는 자신의 인척에게 교부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주거지에 은닉하여 온 점, 피고인 14는 수사기관에서 위 비자금을 인출하여 피고인 6에게 전달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이후 진술을 번복한 점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4에게 위 비자금에 관한 불법영득의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14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등의 위법이 없다.
7. 후순위채권 발행 관련 특경법 위반(사기)의 점에 대하여
가. 피고인 8, 1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8, 11이 공소외 3 저축은행의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후 공소외 3 저축은행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의 투자자를 모집한 이상 적어도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고, 허위 재무제표와 함께 BIS 비율(자기자본비율), 당기순익 등 주요 내용을 허위로 기재한 경영지표를 공소외 3 저축은행 홈페이지에 공시하거나 직원들을 통하여 피해자들에게 이를 설명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들을 기망하였으며, 피해자들의 후순위채권 매입과 위 기망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8, 1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기죄에 있어서 기망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직권 판단
사기죄에 있어서 수인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 피해자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 그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별로 1개씩의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도50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8, 11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40명을 기망하여 합계 77억 원의 후순위채권을 매입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3 저축은행으로 하여금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포괄하여 1개의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아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로 의율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에 대한 각 사기 행위가 포괄하여 일죄가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각 피해자별 사기 범행의 재산상 이익액은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50억 원 이상이 되지 못하고, 다만 재산상 이익액이 10억 원인 피해자 공소외 10 주식회사에 대한 사기죄 부분은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며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는 모두 그 재산상 이익액이 5억 원 미만이어서 형법상 사기죄로 의율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부분 사기 범행을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로 의율하여 처단한 것은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법령의 적용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8. 피고인 16, 17에 대한 특경법 위반(횡령)의 점에 대하여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공소외 1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1 회사’라 한다)를 운영하면서 그 발행주식의 각 50%를 보유하고 있던 피고인 16, 17은 공소외 1 저축은행과 캄보디아 신공항 건설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11 회사 발행주식의 60%를 공소외 1 저축은행 측에 양도하기로 하면서, 양측에서 대표이사 및 이사 각 1인씩을 추천하여 공소외 11 회사를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며 공소외 11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은 이사회 및 주주총회 구성원 전원의 합의에 의하기로 약정하고 그와 같은 내용으로 정관 변경까지 마쳤던 사실, 이후 피고인 16, 17은 공소외 11 회사로부터 합계 42억 2,500만 원을 임원포상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하여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위 자금지출에 관하여 공소외 11 회사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는 전혀 거치지 아니하였던 사실, 피고인 16, 17은 위 자금인출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를 거친 것처럼 날짜를 소급하여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기도 하였고 포상금 지급사실이 나타나지 않도록 지급수수료 항목으로 회계처리를 하거나 허위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비를 지급한 것처럼 위장하기도 하였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6, 17이 위와 같이 공소외 11 회사 정관에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거액의 공소외 11 회사 자금을 포상금 등 명목으로 인출한 행위는 공소외 11 회사의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하고 그에 관한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16, 17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9. 피고인 17에 대한 특경법 위반(사기)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7이 캄보디아 고속도로 및 특별경제구역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공소외 12 외국법인 등과 사업관리(PM, Project Management) 용역계약을 체결한 다음 사실은 공소외 12 외국법인 등으로부터 용역비를 받더라도 이를 위 각 사업을 위하여 사용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지급받을 용역비 전액을 위 각 사업과 관련된 비용으로 사용할 것처럼 공소외 12 외국법인 등의 자금관리 담당자 공소외 13을 기망하여 합계 4,494,693,843원을 편취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17은 위 용역계약 체결 당시 구체적인 사용계획이나 지출내역에 따라 용역비를 지급받기로 한 것이 아니라 매월 고정금액만을 지급받기로 하였을 뿐이며 정산절차가 예정되어 있지도 아니하여 피고인 17이 공소외 12 외국법인 등으로부터 받은 용역비 전액을 위 각 사업과 관련하여서만 사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는 점을 비롯한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이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10. 골프장 건설사업 관련 특경법 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 등이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사업성 검토를 거치지 아니한 채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스스로 골프장 건설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저축은행의 돈을 방만하게 사용하고 대출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상환능력이 검증되지 아니한 개인과 성공 여부가 극히 불투명한 사업계획을 가진 사업시행자에게 대출채권 확보조치도 제대로 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신규대출을 시행한 후 그 여신관리도 부실하게 하면서 만연히 추가대출을 계속 시행함으로써 공소외 1 저축은행 임직원으로서의 임무를 위반하였고, 그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인식도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공소외 1 저축은행에 각 대출금 상당액의 자금회수가 극히 불투명해지게 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등의 위법이 없다.
11.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각 SPC에 대한 대출 결정이나 BIS 비율 개선을 위한 재무제표 작성 등 ○○저축은행그룹 내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은 공소외 1 저축은행 임원회의에서 이루어졌는데 피고인 1은 공소외 1 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이자 ○○저축은행그룹 회장으로서 매일 개최되는 위 임원회의에 참석하여 피고인 2 등으로부터 대출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대출 등에 관한 의사결정을 피고인 2가 주도한 것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 1의 포괄적·최종적인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하였던 점 등을 비롯한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이 사건 각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 2 등과 공동정범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6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외 2 저축은행의 이 사건 각 대출 당시 피고인 6은 전무이사 겸 여신심사위원장으로 근무하면서 공소외 2 저축은행의 업무를 총괄하며 대출 관련 서류에 모두 결재하였던 점, 대출 과정에서도 여신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사업성이나 대출금의 회수가능성 등에 대한 여신심사를 거친 사실이 없음에도 이를 개최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작성한 후 공소외 1 저축은행에서 요청받은 대로 대출을 실행하였던 점 등을 비롯한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6은 피고인 2 등과 함께 이 사건 각 범행을 공모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6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인 1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상명하복 관계에 있는 자들 사이에 있어서도 범행에 공동 가공한 이상 공동정범이 성립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도1793 판결 참조).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4가 공소외 2 저축은행 영업이사이자 여신심사위원으로 근무하면서 PF 대출실무를 관장하며 대출 관련 서류에 결재하는 등 이 사건 각 해당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 2, 3 등과 공모하여 실행행위를 분담한 공동정범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14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라. 피고인 1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5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12. 파기의 범위
위에서 본 이유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① 피고인 2에 대한 효성동 개발사업 관련 담보해지로 인한 특경법 위반(배임) 부분, ② 피고인 1, 2, 5에 대한 공소외 4 저축은행의 공소외 9 주식회사에 대한 대출 관련 특경법 위반(배임) 부분 및 ③ 피고인 8, 11에 대한 후순위채권 발행 관련 특경법 위반(사기) 부분은 각 파기되어야 하고, 위 ①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 1, 3, 4, 5, 6, 8, 9, 12, 13, 14, 위 ②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 4, 12에 대하여도 그 파기의 이유가 공통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2조에 따라 위 공동피고인들에 대하여도 위 각 부분이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피고인 1, 2, 3, 4, 5, 6, 8, 9, 11, 12, 13, 14에 대한 위 파기 부분과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은 각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들 전부에 대하여 각각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되는 유죄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 또는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위 각 유죄 부분이 파기되는 이상 이들 부분도 모두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1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 2, 3, 12, 13, 14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 4, 5, 6, 8, 9, 11, 12, 13, 14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7, 10, 15, 16, 17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0, 16, 17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 [1] 헌법 제75조, 형법 제1조 제1항, 상호저축은행법 제37조 제1항, 제39조 제2항 제3호,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 상호저축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제12조 / [2] 상호저축은행법 제37조 제1항,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 / [3] 상호저축은행법 제37조 제1항 제3호,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8호, 상호저축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제12조 제2호 / [4]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민법 750조 / [5] 형법 제314조 제1항 / [6] 형법 제37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1항 제2호,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2항 제1호,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0조 제1항, 상법 제63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위더스 담당변호사 임철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2. 9. 21. 선고 2012노181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무죄 부분 중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228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는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권리의무에 관한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장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공무원에 대하여 진실에 반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그 증명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부실(不實)의 사실’을 기재 또는 기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므로, 여기서 ‘부실의 사실’이라 함은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부동산등기법이 2005. 12. 29. 법률 제7764호로 개정되면서 매매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등기신청서에 거래신고필증에 기재된 거래가액을 기재하고, 신청서에 기재된 거래가액을 부동산등기부 갑구의 권리자 및 기타사항란에 기재하도록 하였는바, 이는 부동산거래 시 거래당사자나 중개업자가 실제 거래가액을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신고하여 신고필증을 받도록 의무화하면서 거짓 신고 등을 한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하여 2005. 7. 29. 법률 제7638호로 전부 개정된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과 아울러 부동산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으로서, 그 개정 취지는 부동산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데에 있을 뿐이므로, 부동산등기부에 기재되는 거래가액은 당해 부동산의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의 거래당사자가 거래가액을 시장 등에게 거짓으로 신고하여 신고필증을 받은 뒤 이를 기초로 사실과 다른 내용의 거래가액이 부동산등기부에 등재되도록 하였다면,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과태료의 제재를 받게 됨은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나머지 무죄 부분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사기의 점 및 무고의 점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 역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유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는 상고장에 이 부분의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도 아니하였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 [1] 형법 제228조 제1항 / [2] 형법 제228조 제1항, 구 부동산등기법(2011. 4. 12. 법률 제1058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 제9호, 제41조 제1항 제9호, 제57조 제4항(현행 제68조 참조),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51조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이재관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현준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2. 6. 7. 선고 2011노132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물류정책기본법 제2조 제1항 제11호는 “국제물류주선업이란 타인의 수요에 따라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 타인의 물류시설·장비 등을 이용하여 수출입화물의 물류를 주선하는 사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자기의 명의로 한다는 것은 국제물류주선업자 자신이 수출입화물의 물류에 관한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되는 것이고, 자기의 계산으로 한다는 것은 위탁자로부터 수출입화물의 물류를 위탁받은 국제물류주선업자와 제3자 간의 거래로 인한 손익이 국제물류주선업자 자신에게 귀속되는 것을 말한다.
원심이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판시 사정에 의하면 골든필드코리아 주식회사의 계산으로 이 사건 운송계약의 운임 등이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동방네트워크가 자기의 계산으로 이 사건 운송계약의 운임 등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물류정책기본법상 국제물류주선업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사료에 대한 판매대금은 피해자인 골든필드코리아 주식회사의 소유이고, 피고인은 위 판매대금을 보관하는 업무상 보관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가 있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 물류정책기본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제43조 제1항, 제71조 제4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희동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윤경석
【주 문】
피고인을 사형에 처한다.
압수된 야구모자(증 제1호) 1개, 식칼(증 제7호) 1개를 각 몰수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범행 결의 및 범행 도구 준비
피고인은 울산 동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9. 7.경부터 피해자 공소외 2(여, 27세)와 사귀어 왔는데, 동인은 2012. 7. 12.경 피고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백화점 점원 일을 하는 자신의 근무시간과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더 이상 피고인과 교제하기 힘들다며 결별 통보를 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피해자에게 계속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다시 만나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들어주지 않자, 2012. 7. 19.경 피해자를 살해하고 추가로 피고인과의 교제를 반대해 온 피해자의 동생 공소외 3(여, 23세)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2. 7. 19. 오전경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불 붙는 기름’, ‘주방용 칼 파는 곳’, ‘울산 총 구할 수 있는 곳’을 검색하여 살해 도구를 구입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한 후, 같은 날 21:50경 울산 중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 2층에서 피해자들을 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엌칼(증 제7호, 총 길이 33cm, 칼날 길이 20cm)을 구입하였다.
2. 피해자 공소외 3 살해
피고인은 2012. 7. 20. 03:13경 울산 중구 (주소 3 생략) 빌라 201호 피해자들의 주거지 앞에서, 피해자들의 부모가 집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가스배관을 타고 피해자들 주거지 뒷 베란다 쪽으로 침입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들 주거지 안에서 전항과 같이 미리 준비한 부엌칼로 거실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3의 목 부위를 1회 찌른 후, 피해자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목 부위를 1회 찔러 그녀로 하여금 즉시 그 자리에서 오른쪽추골동맥절단자창 등으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3. 피해자 공소외 2 살해
피고인은 공소외 3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지른 비명을 듣고 피해자 공소외 2가 방에서 뛰쳐나오자 도망칠 목적으로 뒷 베란다를 통해 1층 바닥으로 뛰어내렸으나, 다시 피해자들 주거지로 들어가 위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주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피해자들 주거지로 들어갔다.
피고인은 거실에서 119에 전화하여 동생이 칼에 찔린 사실을 신고 중이던 피해자 공소외 2에게 다가가 위 피해자의 배를 부엌칼로 1회 찌르고, 이를 피해 안방으로 도망가다 바닥에 쓰러진 위 피해자의 목, 가슴 등 총 12군데를 칼로 찔러 그녀로 하여금 즉시 그 자리에서 경동맥절단자창, 심장자창 등으로 사망하게 하여 위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 공소외 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각 경찰 압수조서, 각 압수목록, 검찰 압수조서
1. 상황보고서, 발생보고, 수사보고(신고접수 경위 등에 대한), 실황조사서, 수사보고(변사사건 기록 사본 첨부에 대한), 수사보고(피해자들 사진 첨부), 수사보고(현장 CCTV 사진 첨부), 수사보고(용의자로 피고인을 지목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수사보고( 피고인 주변인 수사), 수사보고(피의자 차량에서 발견한 물품 사진 첨부), 수사보고(피의자 지인 공소외 10 상대 수사), 수사보고(피의자 휴대전화 복원수사), 수사보고(과학수사반 종합수사), 수사보고(부검 감정서 첨부에 대한), 수사보고서(피해자 공소외 2의 119 통화내역 첨부), 검증조서, 수사보고서(사건 관련 범행현장 사진, 피해자들 검안, 부검사진 등 첨부), 각 사진, 수사보고서(피해자 공소외 2의 119 통화내역 음질개선 분 첨부), 음성감정 결과 통보, 감정서, 녹취록 작성보고, 2012형제32156호 피의사건과 관련하여 119 신고상황 녹음 녹취록 1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250조 제1항(각 사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살인죄에 대하여 사형을 선택하였으므로 다른 형을 과하지 아니함)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
1. 피고인의 각 범행에 대한 양형기준상 권고형량
가.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살인
[유형의 결정] 살인 범죄군, 비난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가중인자: 계획적 살인 범행
[권고영역의 결정] 가중영역
[권고형의 범위] 징역 15년~30년, 무기 이상
나.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살인
[유형의 결정] 살인 범죄군, 보통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가중인자: 계획적 살인 범행, 잔혹한 범행수법
[권고영역의 결정] 특별가중영역
[권고형의 범위] 징역 12년~25년 6월
다. 다수범 처리기준에 따른 양형기준상 권고형량: 징역 15년~42년 9월, 무기 이상
2. 양형조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양형조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력,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등
피고인은 서울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출생하였다. 피고인이 5살 되던 해 피고인의 부모님이 이혼을 하였고, 피고인은 그 후 여동생과 함께 고모의 집에 잠깐 맡겨졌다가 경기도 성남에 있는 외조부모 댁에 맡겨져 약 8년을 살았다. 당시 피고인 주변에는 그의 부모님이 가끔 찾아오는 것 이외에는 주변에서 그를 돌보아주거나 지도해줄 만한 사람이 없었기에, 피고인은 방치된 채 친척들의 눈치를 보며 학교와 가정생활을 해야 했다. 따라서 피고인의 성적은 최하위권을 맴돌았고, 외가의 4번에 걸친 이사로 함께 전학을 다니느라 제대로 된 친구를 만들 수도 없었다.
피고인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천안에서 여동생,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으나 여전히 가정형편이 어려워 자주 이사를 다녔고, 중학교 3학년 때는 부산으로 이사하였다. 이곳에서의 학업성적 역시 하위권을 맴돌았으며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였으나, 특별히 어떠한 문제행동으로 징계를 받은 일은 없었다.
피고인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에도 여러 차례 이사를 했으나 더 이상 전학을 다니지는 않아 동급생들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신경이 예민하여 사소한 일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갑자기 울산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기존의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연락이 거의 두절되었다.
피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정식으로 취직하지 못한 채 주유소, 식당 등지에서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하며 모은 돈 전부를 어머니에게 주며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다, 21세에 육군으로 입대하였는데 전경으로 차출되어 근무하였으며, 제대 후에는 인터넷 구인광고를 통하여 2008. 7.경부터 울산 중구 (주소 4 생략)에 있는 피해자들 부모 운영의 ‘ △△△△△’이라는 호프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 2009년 말경에는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위 호프집 일을 그만두었으며, 2011. 3.경 1년 과정의 ▽▽▽▽▽대학교에 입학하여 특수용접기능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2011년 여름 무렵 □□□□□ 연수원을 3개월 과정으로 수료한 후 위 회사의 하청업체인 ◇◇기업을 거쳐 2012. 3.경부터 범행 당시까지 공소외 1 회사에서 일하였으나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과 과도한 근무강도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피고인에 대한 생활기록부에는 피고인에 대하여 ‘심성이 곱고 착하다, 정직하고 온순하나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못한다, 정직하고 예의 바르며 책임을 다한다, 성격이 온화하고 너그러우나 자신감이 부족하다, 온순하며 규칙을 잘 지키려 노력하고 많이 성실해짐,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냄(이상 초등학교), 밝고 온순한 성격에 생각이 깊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학생임, 겸손하고 이해심이 많으며 교우관계가 원만함, 조용한 성격으로 주어진 일은 잘 하나 다소 소극적이고 수동적임(이상 중학교),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끝까지 실천함, 근면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사려가 깊음, 문제를 자기 의사에 따라 잘 처리하며 바른 자세로 침착하게 행동함(이상 고등학교)’ 등으로 기재되어 있어, 피고인이 대체로 온순하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평가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인과 함께 ▽▽▽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한 공소외 11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어릴 때 친척 집에서 눈치를 보며 살던 설움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으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 것도 어려워할 정도로 소심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피고인에 대한 치료감호소장 작성의 정신감정 결과 통보에 따르면, 피고인은 외부 자극이나 사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른 사람보다 특이하여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의도를 부정확하게 해석할 뿐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여 적절하게 행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엿보였고, 정서적인 면에서 의심과 불신, 분노와 적대감, 공격성 등이 시사되는 가운데, 가까운 사람에 대한 원망과 적개심, 불안과 의존성 등의 양면적 감정이 관찰되었으며,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충동적으로 분노를 폭발시켜 공격적인 행동을 나타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다만 피고인은 면담 시 협조적이며 자발적인 태도로 일관하였고, 시선회피 등 특이한 병적 이상행동이나 감정반응은 없었으며, 지능지수(IQ)가 83으로 평균 하 수준이었으나 단기기억력과 장기기억력이 모두 보존되어 있는 편으로, 의식이 명료하며 지남력도 건재하고, 사고과정이 비교적 적절하고 조리가 있으며, 망상과 같은 비현실적인 사고 또는 환각이나 착각 같은 지각장애는 관찰되지 않아, 현재는 물론 범행 당시에도 사물변별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이 정상범주 내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나. 피해자들과의 관계
피고인은 위 △△△△△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지 1년 만에 피해자 공소외 2와 교제를 시작하면서 자연히 그 동생인 피해자 공소외 3과도 가까워지게 되었으며, 피해자 공소외 2가 없을 때에도 그 부모님이 운영하는 호프집 일을 도와주고, 공소외 2 외에 다른 사람은 거의 만나지 않을 정도로 그녀에 대한 애착이 컸다. 피고인은 2009년 말경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자격증을 취득하여 중소기업에 취직한 이래, 적은 월급으로 데이트비용 등을 지출한 후 남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과 피해자 공소외 2가 자신과의 관계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녀와 사소한 일로도 종종 다투게 되었으며, 그럴수록 피해자 공소외 2의 인간관계 등에 간섭하며 피해자에게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결국 피해자 공소외 2는 2012. 7. 12.경부터 피고인에게 ‘그만 헤어지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수차례에 걸쳐 보냈으나 피고인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위 피해자는 2012. 7. 10.경부터 다른 사람과 서로 호감을 갖고 교제하던 중 2012. 7. 15.경 아래와 같은 경위로 피고인과의 교제를 완전히 정리하게 되었다.
다.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범행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1) 범행 동기
가)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이 법원에 이르러, 자신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피고인은 2012. 7. 15.경 피해자 공소외 2의 집에 찾아가 동인과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었는데, 위 피해자가 무시하는 말투로 욕설을 섞어 피고인 부모님의 이혼, 피고인의 직업과 장래, 피고인의 경제력, 피고인의 집에 돈이 없어 결혼하자는 남자가 생기자 여동생을 일찍 결혼시킨 일 등에 대해 이야기하자, 마음이 크게 상하여 위 피해자와 헤어지는 것에 별 말 없이 동의하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위와 같은 피해자의 말, 행동, 표정 등이 생각나 모욕감을 느끼던 중,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로부터 조종을 받는 것처럼 ‘주방용 칼 파는 곳’을 검색하게 되었고, 2012. 7. 19. 21:00경 울산 중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에서 칼을 구입하였으나, 바로 ‘이걸 내가 왜 샀을까’라고 후회하며 자신의 승용차 뒷자리에 던져놓았다. 피고인은 집에 도착한 후 잠이 들었다가, 다음날인 2012. 7. 20. 03:00 전쯤 문득 잠에서 깨어 자신의 차를 운전하여 피해자의 집에 도착하였고, 집 부근에 피해자들 부모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지 않았기에 위와 같이 구입한 칼을 들고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피해자들의 집 베란다를 통해 피해자들의 집에 침입하였다.
나) 인정되는 사실
(1)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피고인은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 범행 동기에 대하여, “ 공소외 2와 헤어지면서 동인으로부터 ‘나이도 찼고, 결혼할 때가 됐다. 결혼은 서로가 좋아서 하는 것만은 아니고 가족 대 가족이 하는 것이다. 너는 부모님도 이혼을 하였고, 집에 돈도 없어서 결혼은 힘들겠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존심이 상하여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는데, 범행 전날인 2012. 7. 19.경 혼자 밥을 먹고 난 뒤 승용차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문득 공소외 2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진술하였고 ,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범행 전날 자신이 인터넷으로 검색한 기록에 관하여, “살인의 범행 도구로 칼을 사용하기로 계획하고 검색을 해봤더니 일반 마트에 가면 살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와 ○○○○에 가서 식칼을 구매한 것이다. ‘불 붙는 기름’은 도주할 때 차를 불에 태우기 위해 검색한 것이고, ‘주유소 말통’은 범행 후 도망을 가면서 급할 때 곧바로 차에 기름을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검색한 것이며, ‘울산 총 구할 수 있는 곳’은 공소외 2를 죽이기로 마음먹으니 영화 속 총 쏘는 장면이 생각나 검색해 본 것이다.”라고 하여 피해자 공소외 2를 죽일 목적으로 범행 도구 등을 검색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범행 일주일 전 공소외 2로부터 ‘나이가 차서 결혼을 해야 하는데, 너희 집은 부모님이 이혼하고 돈도 없어서 결혼을 못하겠다’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하여 그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칼을 살 때에 피해자들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 갑자기 말을 바꾸어, “범행 열흘 전쯤 공소외 2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서 ‘동생도 네가 돈이 없고 별로라며 교제를 반대하고, 우리 어머니도 너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너는 부모님도 이혼하셨고 직업도 별로이지 않느냐’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하여 범행 전날 오후에 잠깐 피해자들을 죽일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나, 칼을 사고 나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을 반성하였고, 막상 피해자들의 집으로 들어갈 때는 그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으며, 단지 칼을 보여주며 협박만 할 생각이었다. 이전 진술은 몸이 좋지 않고, 빨리 수술을 받고 싶어 그렇게 말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제3회 검찰 피의자신문 시에는 “‘주방용 칼 파는 곳’은 공소외 2를 협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검색한 것이고, ‘울산 총 구할 수 있는 곳’은 그저 액션영화를 좋아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해 본 것이다.”라고 하여 범행 전에 피해자들을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기타 인정되는 사실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2와 헤어진 다음날인 7. 16. 23:00경 함께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친해진 공소외 10에게 전화하여 “형,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힘들다.”는 등의 말을 하였으며, 사건 발생 이틀 전인 2012. 7. 18. 17:00경 울산 북구 (주소 5 생략)에 있는 한 놀이터에서, 예전에 □□□□□ 교육원에서 함께 교육을 받으며 친해진 공소외 9를 만나 “여자친구와 헤어졌는데 믿기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결혼할 나이가 되니 내가 재산도 없고 정직원도 아니라 그런 것 같다, 항상 휴대전화를 챙기는 것으로 보아 다른 남자가 생긴 것 같다, 화가 많이 난다, 가서 뺨이라도 한 대 때려줄까, 너희 집에도 안쪽에서 출입문을 잠그는 장치가 있느냐, 오늘 너를 보는 것이 마지막이다, 울산을 뜨든지 할 것 같다.”라는 등의 말을 하였고, 여자친구에게서 받은 것인데 가지라며 자신의 차에 있던 사용하지 않은 새 수건과 보온 물통 등을 그에게 주었다.
②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2와 2012. 7. 18.경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은, ‘나 실은 서울 안 갔어, 이렇게라도 말해야 너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거짓말한 거였어, 이해해줘, 그리고 그날 보고 저녁에 와서 한숨도 안 자면서 생각해봤는데 나 너 포기 못하겠다, 나 너무 힘들어서 어젯밤도 잠을 못 자고, 오늘 밤도 3시간 정도뿐이 못 자써, 아직 내가 널 많이 사랑하나바, 너도 나를 아직 사랑하자나? 내가 울산 와서 아는 사람 없이 지내면서 너를 사귀게 되면서 진짜 너무 많이 의지를 해왔나바…(후략)…(이상 피고인)’, ‘난 니가 거짓말한 거 화 난다, 미안한데 내 마음 변함없어 피고인아..(이상 피해자 공소외 2)’, ‘거짓말한 거는 너가 안 만나주니깐 어쩔 수 없었어.. 한 번만 더 기회 주면 안돼?(이상 피고인)’, ‘진짜 미안한데 나도 겨우 마음 잡았으니 힘들겠지만 너도 정리해야지(이상 피해자 공소외 2)’, ‘그럼 난 진짜 이유가 궁금해, 도대체 뭐 때문에? 확실한 이유만 듣고 끝내자, 정확히 헤어지자는 이유가 뭐지?(이상 피고인)’, ‘그냥 내 상황이 그렇고 혼자 있는 게 맞다고 생각돼서(이상 피해자 공소외 2)’, ‘4년 내내 너 상황은 이랬어(이상 피고인)’, ‘안다, 더 이상 이건 아닌 거 같아서(이상 피해자 공소외 2)’, ‘휴 이런 건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이쁜 애기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아...(이상 피고인)’, ‘그래, 피고인이 넌 좋은 사람이니까 분명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을꺼다, 미안, 잘 지내고 건강해(이상 피해자 공소외 2)’와 같다.
③ 피고인은 범행 하루 전인 2012. 7. 19.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채 08:11경부터 12:46경까지 인터넷에 ‘불 붙는 기름’, ‘주방용 칼 파는 곳’, ‘주유소 말통’, ‘울산 총 구할 수 있는 곳’ 등을 검색하였고, 불법 안마시술소 두 군데에 들러 성매매를 한 후, 울산 중구 (주소 2 생략)○○○○ 2층에서 25,000원에 식칼 1자루(증 제7호)를 구입하였으며, 같은 날 22:54경에는 피해자 공소외 2의 휴대폰으로 ‘(카카오톡) 친구 추천에 뜬다 좀 지아라’라며 동인에게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다) 판단
먼저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의 살인 동기에 관한 진술은 피의자신문이 거듭될 때마다 점점 더 피해자 공소외 2에게 범행의 책임을 전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피해자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여동생이 돈이 없어 일찍 결혼한 것을 욕하며 헤어지자고 했다’는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는 전혀 하지 않다가 갑자기 이 법원에 이르러 하게 된 것으로, 그와 같이 새로운 진술을 추가하는 것이 자신의 범행에 대한 책임을 조금이나마 축소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기도 한다. 또한 피고인은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범행 전날에는 피해자들을 살해할 계획이 전혀 없었으며 범행 당일 새벽이 되어서야 살인할 것을 결심하였다고 주장하였다가, 다시 범행 전날 피해자 공소외 2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진술을 하였고,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도 피고인이 칼을 살 때 이미 피해자들을 죽일 마음이 있었다고 진술하면서도, 범행 직후 칼을 버릴 때 칼에 묻은 피를 닦았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는 등 수사기관의 각 질문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답한 것으로 보임에도, 제2, 3회 검찰 피의자신문 시에 갑자기 말을 바꾸어 기존에 자신이 한 불리한 진술은 “자포자기하는 마음에, 또는 어서 조사를 끝내고 싶은 마음에 진술한 것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해자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이별 통보를 하면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가정환경 등을 들먹였다는 사정을 발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확실한 결별 사유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피고인이 위 피해자에게 범행 이틀 전까지도 헤어지는 것을 납득할 만한 이유를 알려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다시 만나 줄 것을 애원하였던 상황과도 맞아떨어지며, 오히려 피고인 스스로 피해자가 이별을 통보한 이유에 대해 자신이 경제력이 없고 안정된 직장도 없기 때문이라 추측하며 괴로워하던 중 피해자 공소외 2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에 쓸 만한 도구들을 준비하고 도주 계획을 세운 후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 공소외 3의 살해 경위
가)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이 법원에 이르러, 피해자 공소외 3을 살해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피고인이 베란다에서 거실로 통하는 문을 열자, 피해자 공소외 3이 그 소리에 깨어나 피고인을 보고 “이리로 왜 들어오느냐?”라는 등의 말을 하였는데, 자신은 위 피해자가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을 줄은 몰랐기에 너무나 놀라 순간적으로 위 피해자의 목을 식칼로 찌른 후 다시 빼려고 했으나, 위 피해자가 손으로 위 식칼을 잡는 바람에 이를 빼려 힘을 주다 다시 한 번 더 찌르게 된 것이다.
나) 인정되는 사실
(1)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3을 살해할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범행 당일 가스배관을 타고 공소외 2의 집 안에 들어서는 순간 베란다 앞 침대 위에서 잠을 자고 있던 공소외 3을 보고, 홧김에 공소외 2의 동생이니 죽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침대 위에서 옆으로 누워 자고 있는 공소외 3의 목을 식칼로 1회 찔렀을 때, 잠에서 깬 공소외 3이 양손으로 칼을 들고 있던 팔을 잡으며 ‘오빠’라고 불렀는데, 아직 죽지 않았다는 생각에 그녀의 목을 1회 더 찔렀다.”라고 진술하였다가,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이전에 공소외 2로부터 ‘ 공소외 3도 너를 별로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듣고 공소외 3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으며, 베란다 문을 열 때 공소외 3이 잠에서 깨어 ‘오빠, 여기 왜 왔어?’라고 하기에 깜짝 놀라 칼로 그녀의 목을 찌르니 그녀가 눈을 감고 양손으로 칼을 들고 있던 팔을 움켜잡아 다시 찌른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 공소외 3이 나를 보고 ‘오빠 왜 왔어’라고 말하자 베란다 앞에 사람이 자고 있을 것을 예상치 못해 깜짝 놀란 나머지 공소외 3을 칼로 찔렀고, 이에 공소외 3이 칼을 잡자 그 칼을 빼려다가 다시 찌른 것이다. 경찰에서 ‘홧김에 죽인 것’이라고 진술한 것은 자포자기 상태에서 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제3회 검찰 피의자신문 시에는 “ 공소외 3이 누워 있다가 깨어나면서 팔로 자신의 몸을 조금만 일으켜서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 상태에서 칼로 찌른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2) 기타 인정되는 사실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과 피해자 공소외 3이 2012. 7. 18.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 공소외 3~ 오빠 번호 쫌 지워죠(피고인)’, ‘왜(피해자 공소외 3)’, ‘ 공소외 2랑 끝났자나(피고인)’, ‘연 끊을라고...?(피해자 공소외 3)’, ‘방금 너거 언니 다시 잡아봐도 마음 굳게 먹었는지 안 변하네, 공소외 3이랑 연락하면 너거 언니 생각나서 오빠가 힘들 것 같아(피고인)’와 같았다.
② 신고를 받고 범행 현장으로 출동한 울산중부소방서 성남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관 공소외 7의 진술에 의하면, 2012. 7. 20. 03:21경 피해자 공소외 3은 거실 침대 밑 바닥에 창문 방향으로 머리를 둔 채 엎드려 누운 상태로 사망해 있었고, 시체 주변과 침대 위에 다량의 혈흔이 있었으며, 부검 결과 우측 목 측면, 우측 쇄골 상방에 자창이, 양쪽 손 및 정강이에 절창이, 우측 위팔 부위에 방어손상이, 우측 어깨에 표피 박탈이 발견되었고, 사인은 우측추골동맥절단자창으로 인정되었다. 특히 우측 목 측면의 자창은 길이 2.7cm, 깊이 6.0cm였으며, 우측 쇄골 상방의 자창은 기역자 모양으로 길이 각 2.7cm, 1.7cm, 깊이 9.0cm이고, 거의 흔들림 없이 수평으로 왼쪽으로 진행하여 추골동맥의 절단 자창까지 연결되었다.
③ 피고인은 검거된 후 현장검증 당시, 피해자 공소외 3이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에서 목을 찌르고, 위 피해자가 손으로 피고인의 손목을 잡자 이를 뿌리치고 다시 칼로 위 피해자의 목을 찌르는 장면을 재연하였다.
다) 판단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공소외 3 사이의 관계는 위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연락이 끊기는 것에 아쉬움을 강하게 드러낼 만큼 가까웠던 것으로 보이고, 위 피해자의 목에서 발견된 자창의 길이가 칼날의 크기 정도로 짧은 반면 자창의 깊이는 6.0cm, 9.0cm 정도로 깊은 점, 피해자의 사체에서 발견된 방어흔은 피고인이 처음 침대 위에 누워 있던 위 피해자를 칼로 찌른 후 피해자와 피고인이 칼을 두고 실랑이를 벌일 때 생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잠이 든 상태였거나, 의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잠에서 깨어난 직후여서 대항할 능력이 거의 없을 때 피해자의 목을 칼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것으로 인정되며,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어의사 내지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바로 피해자의 목을 노려 찌른 것이라면, 위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나는 바람에 깜짝 놀라 얼떨결에 살해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매우 믿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의 최초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처럼 위 피해자를 보자마자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분노가 겹쳐져 홧김에 살해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피해자 공소외 2의 살해 경위
가)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러, 피해자 공소외 3을 살해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변소한다.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3을 칼로 찌른 후, 피해자 공소외 2의 비명소리에 놀라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렸다가, 자신도 모르게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베란다를 통해 피해자의 집으로 침입하여 거실에서 피해자 공소외 2와 마주쳤다.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2에게 ‘그때(이별을 통보할 때) 왜 그렇게 말했어?’라고 묻자, 위 피해자는 계속 비명만 지르면서 피고인을 밀쳤으며, 피고인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들고 있던 칼로 위 피해자의 배를 찔렀고, 위 피해자가 안방으로 도망가자 그녀를 따라 들어가 수회 찔러 살해한 것이다.
나) 인정되는 사실
(1)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2를 살해한 경위에 대하여,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 공소외 2가 방에서 나와 비명을 질러 순간 놀라 베란다에서 바깥으로 뛰어내렸으나, 공소외 2를 죽이러 왔는데 그녀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 거실에 선 채 전화로 신고를 하고 있던 공소외 2의 배를 칼로 찔렀고, 공소외 2가 뒷걸음질을 치며 안방으로 들어가다 뒤로 넘어지자 뒤따라 들어가 넘어져 있던 그녀의 배를 2회 더 찔렀다.”라고 진술하였다가,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 시에는 “베란다를 통해 다시 들어가 공소외 2에게 ‘왜 그런 말을 했느냐?’라고 하니, 공소외 2가 아무 말도 없이 고함만 치며 양손으로 나를 밀치려 하기에 칼로 배를 찔렀다.”라고 진술하였고,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 시에는 “애초에 공소외 2를 죽이려고 하였기 때문에 다시 들어가 그녀를 죽인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 시에는 말을 바꾸어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다시 들어간 것은 공소외 2를 칼로 협박하기 위해서이며, 내가 다가가니 공소외 2가 고함을 지르며 나를 밀치려고 해서 나도 밀치는 과정에서 칼로 배를 찌른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제3회 검찰 피의자신문 시에는 “ 공소외 2가 나를 밀치기에 이를 방어하려고 나도 함께 밀치면서 공소외 2가 칼에 찔린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2) 기타 인정되는 사실
① 이 법정에서 재생한 피해자 공소외 2의 119 신고 당시 음성이 담긴 CD의 내용 및 녹취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인이 위 피해자를 살해할 당시의 상황이 다음과 같이 녹음되어 있다.
…(전략)…
피해자 공소외 2: 아니오, 지금 쓰러졌어요. 숨은 쉬고 있어요.
119 담당자: 숨은 쉬고 있고요?
피해자 공소외 2: 예, 아아악! 아아악! 아, 왜! 왜! 왜! 아, 왜! 왜! 아, 왜! 아아악!
119 담당자: 여보세요.
피해자 공소외 2: 아악! 아아악! (칼로 찌르는 소리) 아아악! (칼로 찌르는 소리)
119 담당자: 여보세요.
피해자 공소외 2: 아아악! 아아악! 아아악!
피고인: (잘 들리지 않음)
119 담당자: 선생님!
피해자 공소외 2: 아아악! (칼로 찌르는 소리) 피고인이가?
피고인: 안 나오나!
피해자 공소외 2: 피고인이야? 아아아악! 윽, 왜 그러는데, 니.
피고인: 치워! 이리와 씨발! (칼로 찌르는 소리) 에잇!
피해자 공소외 2: 으음...
119 담당자: 아니, 지금 통화하고 있는데...
피고인: 가라. (칼로 찌르는 소리)
② 피고인은 검거된 후 현장검증 당시,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들고 신고 중이던 피해자 공소외 2에게 다가가 바로 칼로 찌르는 장면을 재연하였다.
③ 범행장소 인근에 설치된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 7. 20. 피해자들의 주거지 건물 입구로 3회 출입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주거지 베란다 쪽으로 불이 켜져있는 것을 확인하고 03:10:55경 CCTV가 있는 골목으로 나온 뒤 범행을 하기 위해 다시 베란다 쪽으로 들어간 시각은 03:12:04였고, 범행을 마친 뒤 식칼을 들고 위 골목으로 다시 나온 시각은 같은 날 03:15:24로, 범행에 걸린 시간이 총 3분 20초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피고인은 범행 전에는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이후에는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CCTV에 찍혔으며, 그 모자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④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산중부소방서 성남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관 공소외 7이 위 현장에 도착한 사건 당일인 2012. 7. 20. 03:21경, 피해자 공소외 2는 안방 바닥에 천장을 보고 누운 채 장이 일부 복부 바깥으로 나온 상태로 사망해 있었으며, 부검 결과에 의하면 가슴 중앙, 가슴 중앙 아래, 왼쪽 배 2개소, 왼쪽 옆구리, 왼쪽 목 아래, 왼쪽 손등에 자창이, 왼쪽 뒷팔, 왼쪽 팔꿈치, 오른쪽 무릎 뒷부분, 왼쪽 무릎 윗부분,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 절창이 각 발견되었고, 사인은 경동맥절단자창 및 심장자창 등으로 확인되었다.
다) 판단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3분 2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가스배관을 타고 피해자들의 주거지에 침입하여 먼저 피해자 공소외 3을 살해한 후 일단 베란다 밖으로 도주하였다가,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위 주거지에 들어가 피해자 공소외 2를 보자마자 그녀를 칼로 10여 회 찔러 살해하였음이 인정될 뿐이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자신은 단순히 피해자 공소외 2를 협박하기 위해 위 주거지로 들어갔을 뿐인데, 위 피해자가 자신을 밀치기에 이를 방어하려다 칼로 찌른 것이라는 진술은 객관적으로 현출된 증거와도 양립하지 않거니와 일반적인 상식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
4) 범행 후 행적
가)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 후 행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집을 나올 때 피해자들의 휴대전화가 보이자 이를 가지고 나와 배터리와 유심 칩을 분리하여 자신의 승용차 안에 던져두고 승용차를 운전하여 고속도로를 배회하다 부산에 있는 ▽▽▽▽▽ 제7대학교에 도착한 후 기숙사 근처에 주차하였으며, 자살할 마음을 먹고 근처 산으로 가 자동차 세척액, 차량 왁스 등을 섞어 마셨으나 죽지 않았다. 이에 산에서 내려왔으나 이미 주차해 둔 승용차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있어 다시 산으로 올라가 약 50일 가량 숨어 지내며 자살을 하기 위해 밧줄로 목을 매어보기도 하고, 철탑에 올라가 뛰어내릴 생각도 하였으나 용기가 나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였다.
나) 인정되는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3을 칼로 찌른 후 피해자의 집 뒷 베란다를 통해 뛰어내렸는데, 그 아래 주차되어 있던 (차량번호 생략) 흰색 EF소나타 승용차의 지붕이 찌그러졌고 그 충격으로 왼쪽 팔목에 금이 가고 안쪽 호주머니에 있던 식칼이 왼쪽 허벅지를 찔러 주변에 그의 혈흔이 비산되는 등 상당한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피해자 공소외 2를 살해한 후,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와 약 30초간 잃어버린 모자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자 그대로 도주하였다.
② 피고인은 사건 당일인 2012. 7. 20. 05:10경 울산 남구 (주소 6 생략)에 있는 ⊙⊙주유소에서, 같은 날 15:14경 경기 여주군 (주소 7 생략)에 있는 영동고속도로 ▣▣주유소에서 각각 차에 기름을 넣었고, 다음날인 2012. 7. 21. 12:49경 경부고속도로 ◈◈ 하행휴게소에서 기름을 넣으면서 과자 4개, 아이스크림 3개, 음료수 5개, 담배 2개 등을 구입하였으며, 같은 날 23:18경 원주시 (주소 8 생략)♠♠휴게소 내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다음날인 2012. 7. 22. 16:30경 그의 승용차를 부산 기장군 (주소 9 생략)에 있는 ▽▽▽▽▽ 제7대학교 동부산캠퍼스 주차장에 주차해둔 채 같은 면에 있는 함박산으로 도주하였다.
③ 같은 날 발견된 피고인의 승용차 안에서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휴대전화, 피고인의 신용카드, 신분증, 회사 출입증, 통장 및 도장, 과자 포장지, 빈 음료수병 등이 발견되었다. 또한 피고인의 도주 경로로 추정되던 함박산 곰내재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에서 산 중심 방향으로 길이 없는 곳을 따라 약 100m 지점에서 피고인이 먹고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과자와 음료수, 빈 담뱃갑 등이 발견되었다.
④ 피고인은 2012. 9. 13. 12:00경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산속을 돌아다니던 공소외 12에 의해 함박산 중턱에서 발견되어 그의 신고로 체포되었는데,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 위 승용차를 버리고 간 경위에 관하여, “24일 오전 9시경 날씨가 너무 더워 차에서 나와 음료수와 먹을 것을 들고 산 위로 올라갔다. 음료수를 마시고 모기가 너무 많아 다시 차에 가 앉아있으려고 내려와 보니 차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다시 산 위로 도망갔다.”라고 진술하였다.
⑤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범행 전날 인터넷으로 검색한 단어인 ‘불 붙는 기름’은 도주할 때 차를 불에 태우기 위해, ‘주유소 말통’은 범행 후 도망을 가면서 급할 때 곧바로 차에 기름을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검색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다) 판단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범행 전부터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도주할 방법을 모색하였으며, 범행을 실행한 이후에는 계획에 따라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여 도주하였고, 도주 중 구입한 물건들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한 식료품 등이 주된 것이었으며, 자신의 승용차를 버리고 야산으로 가게 된 것은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해자들을 살해하였다는 죄책감에 자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더워서 바람도 쐬고 시원한 곳에서 음식물도 섭취하기 위해 잠깐 차에서 내렸던 것일 뿐이고, 결국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차를 발견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버리고 도주하게 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이 범행 후 죄책감을 못 이겨 자살하려 했다거나 자수하려 했다는 진술 역시 도저히 믿기 어렵다.
3. 선고형의 결정
1) 사형제도에 관하여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상호 승인은 인간의 존립 근거이자 사회가 유지되는 근간이기 때문에 국가는,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다른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살인범죄에 대해서는 가장 중한 형벌로 다스려 왔으며, 우리나라 역시 살인범죄의 최고형을 사형으로 정하여 그와 같은 끔찍하고 잔혹한 범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바, 법원이 사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엄격한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① 사형제도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발생한 가장 오래된 형벌이나, 형벌의 본질 내지 목적을 범죄인에 대한 교화에 있다고 보는 문명국가의 형벌제도와 어울리지 아니한다는 측면에서 오늘날 법이론상 많은 비판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사형제도를 점차 폐지하는 추세에 있음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형벌의 본질 내지 목적은 범죄자에 대한 교화 못지않게 범죄에 대한 응보 내지 죄형의 균형에 있다고 할 것이고, 또한 대다수 국민들의 법의식이 여전히 사형을 자명하고 필연적인 형벌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상, 범죄인에 대한 개인의 사적인 복수를 금지함으로써 국가가 형벌권을 독점하는 현대의 문명국가에서도 다수의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아주 이기적인 동기에서 잔인하고 참혹하게 빼앗아간 연쇄살인범 등 극악무도한 흉악범에게는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죄값을 치를 수 있도록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피해자 및 그 유족들, 나아가 잠재적 피해자인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정의의 실현에 의하여 사회의 질서가 궁극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② 따라서 사형은 죽음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공포심과 범죄에 대한 응보 욕구가 서로 맞물려 고안된 “필요악”으로서 불가피하게 선택된 것이며, 비례의 원칙에 따라 최소한 동등한 가치가 있는 다른 생명 또는 그에 못지않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성이 충족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남용됨이 없이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한 합헌적인 제도라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③ 위와 같이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한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6도354 판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7도290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분명 살육을 즐기는 희대의 살인마는 아니다. 또한 피고인이 경찰 조사 중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한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경위에는 변화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모든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며, 과거 범죄 전력이 전혀 없고, 불우한 성장과정을 거쳤으나 큰 문제 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점도 인정된다. 그러나 그가 종래 성실하고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절대 그의 범행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특히 그 범행이 아무런 잘못 없는 두 자매의 목숨을 별다른 이유 없이 앗아간 것인 동시에 그들의 부모로부터 평생을 키워 온 자식들을 한꺼번에 빼앗은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피고인이 저지른 냉혹하고 비정하며 잔혹한 이 사건 범행은 건전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대다수의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경악과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그 자체가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회공동체의 기본질서와 평온을 위협하는 반인륜적 범죄이다. 피고인은 수회의 반성문 제출을 통하여 자신이 진심으로 범행을 뉘우치고 있음을 피력한 바 있고, 그의 가족 역시 피고인을 선처해 줄 것을 탄원하였다. 그러나 한편 피해자의 유족과 그 친구들, 직장 동료들, 그리고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는 수많은 국민은 피고인의 범행 동기 및 경위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 의문이 해소되기를 원하고 있고,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통하여 피고인이 가장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미 고인이 된 피해자들은 아무런 말이 없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여러 사정을 헤아리는 동시에 억울하게 살해당하여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피해자들의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그 또한 법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선하게 태어났는가, 또는 악하게 태어났는가에 관하여 오래 전부터 수많은 논의가 있어 왔으나, 인간의 내면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으며 그 모두가 한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어떠한 사람들은 선한 모습만을 자신의 모습으로 인정하는 반면, 악행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충동적으로 발현된 것으로서 단지 실수일 뿐이며, 원래 자신의 모습은 그렇지 않으니 마땅히 용서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피고인 역시 이 법정에서, 피해자 공소외 3과 공소외 2를 살해한 것이 순간적으로 놀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그들을 살해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적은 없었고, 자신의 범행은 단지 실수였을 뿐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과 자유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살피건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들을 살해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처음에는 계획적이었다고 진술하다가 나중에는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이라며 말을 바꾸었고, 범행 동기에 관하여도 점차 진술을 부풀려가며 피해자 공소외 2가 자신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인간적인 모욕을 준 것처럼 꾸며내었으며, 범행 이후의 정황에 관하여도 피고인 자신이 죄책감에 시달리다 못해 자살을 시도했던 것처럼 가장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진심 어린 반성이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외면한 채 조금이라도 경한 형을 받아보고자 사건을 축소하거나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범행 경위를 왜곡하는 등 용서받기 어려운 태도를 보여 준 점, 결국 피고인의 범행은 우발적·즉흥적이었다기보다 계획적·의도적인 것으로서 극도의 사회적 비난가능성을 면할 수 없는 점, 무고한 피해자들은 극한의 공포와 불안 속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고, 유족들 또한 피해자들이 참혹하게 살해됨으로써 평생 치유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게 되었던 점, 우리나라에는 현재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사형수가 60명(군인 2명 포함)이나 되지만 1997년 23명을 사형 집행한 후 지금까지 15년간 1건도 집행하지 않아 국제엠네스티는 우리나라를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어 학계에서는 사형폐지론이 비등하나 , 다수설은 사형존폐 문제가 정치·문화·사회의 여러 상황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종합적·상대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문제로서 사형폐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으며 , 헌법재판소도 1996. 11. 28. 사형제가 위헌이 아니라고 선언한 이래 2010. 2. 25 . 재차 이를 확인한 점 , 사형은 오판을 한 경우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만회불가능성 )에서 위헌론의 주요 논거가 되고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할 것이므로 오판의 문제점은 전혀 없는 점, 현행법상 가석방이나 사면 등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이른바 ‘절대적 종신형’이 도입되어 있지 않으므로 지금의 무기징역형은 개인의 생명과 사회 안전의 방어라는 점에서 사형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점 , 피고인의 나이, 전과가 없는 점, 성행, 범행 동기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개선·교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아니하나, 피고인의 범행에 경악하여 극형에 처해 달라는 피해자들의 유족을 포함한 25,000여 명의 일반 국민의 탄원은 사형 선고 시 양형의 조건 중 하나인 ‘피해감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최근 우리사회에서 엽기적이고 잔혹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데다가 평소 믿었던 피고인의 계획적이고 잔인한 범행에 의하여 같은 장소에서 거의 동시에 두 딸을 졸지에 잃어버린 부모의 참담한 심정 등을 헤아려 볼 때 위와 같은 국민적 공분(公憤)과 염원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점 ,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결과, 죄질, 태양, 이 사건 범행이 우리 사회에 끼친 악영향, 피고인의 연령, 성행, 성격, 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생명에 대한 존중감의 결여, 범행 후의 정황 등의 제반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비록 사형이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고, 피고인에게 앞서 본 유리한 정상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인간의 생명을 부정하는 극악한 범죄에 대한 일반예방을 위하여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사형의 선택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결 선고에 덧붙이는 소회
이 사건은 피고인이 야간에 주거에 침입하여 연달아 자매를 살해한 후 50여 일간 도피 행각을 벌이는 바람에 언론과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입니다. 피고인이 산 속에 은신 중 행인의 신고로 검거된 이래 거의 매일 피고인에 관한 갖가지 이야기가 보도되었고, 공판 시작 전부터 국선변호인의 정신감정신청을 두고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피고인의 어머니가 법정에서 정상 증인으로서 피고인을 두둔하는 듯한 진술을 하자 방청석에서는 이를 항의하다가 여러 명이 퇴정조치를 당하였고, 증언을 마치고 나가는데 위협을 가하기도 하는 등 방청인들은 민주시민으로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재판의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피고인에 대한 살인 피고사건의 내용과 주문 기재 형벌을 선택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피고인은 단 3분 20초 만에 두 명의 성인 여성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그 직후 도주하여 50여 일간 도피하였습니다. 사전 치밀한 범행 계획과 준비, 결연한 범죄 실행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 명백해 보입니다. 자고 있는 동생의 목을 2번 찔러 먼저 살해하여 피가 낭자하자, 그 비명소리를 들은 언니가 전화로 119에 구조신고를 하고 있는 틈을 타서 언니를 12회 난자하는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인간으로서 과연 할 수 있는 짓인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때 연인이었던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데 따른 배신감이 위 피해자에 대한 범행의 동기라고 본다면 그 정상에 참작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그 동생인 피해자 공소외 3을 먼저 살해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가족들의 면회기록(접견 녹취록)을 찬찬히 살펴보았지만, 어디에도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을 준엄하게 꾸짖거나 진심으로 참회하자는 취지의 대화 내용은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자신들만의 살 길을 추구하는 가족이기주의의 모습만이 보여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우리 재판부에 수회 반성문을 제출하였으나, 자신의 생명을 사형 선고로부터 지키고자 애쓸 뿐 반성과 참회의 진실성이 심히 의심스러웠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과 재판을 통하여 사형제도가 잔인한 범행을 억제·예방할 수 있는 위하력(威 力)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3. 1.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여실하게 보여준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정재익 이수주 | 형법 제37조, 제25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최성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2. 2. 21. 선고 2011노51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은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정비창지방본부의 간부들로 2010. 5. 11. 13:00경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대강당 앞에서, 한국철도공사 기술본부장 공소외 1이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소속 직원 약 350명을 상대로 한국철도공사의 전반적인 철도현황에 대한 설명 및 파업 시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 경영환경에 대하여 특별교육을 실시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인 1은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교육이 실시되는 대강당 앞으로 집합할 것을 지시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4, 공소외 5 등 다른 노동조합 간부들 및 노조원들과 함께 대강당 앞에 집결하여 대강당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막고, 일부 직원들이 교육장에 들어가려고 하자 소리를 지르며 몸으로 진입을 막는 등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한국철도공사의 직원들을 상대로 한 특별교육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공소외 1이 파업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철도공사 산하 현장을 순회하며 직원들을 상대로 위와 같은 특별교육(이하 ‘이 사건 특별교육’이라고 한다)을 실시하려 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으로서의 업무로 볼 수 없고, 설령 위와 같은 특별교육이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이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며 소리를 지른 위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먼저 이 사건 특별교육이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참조).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① 한국철도공사가 2009. 11. 24.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의 단체협약을 해지하자 이 사건 노동조합은 같은 해 11. 26.부터 같은 해 12. 2.까지 파업을 진행하다가 같은 해 12. 3. 업무에 복귀한 사실,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후 계속하여 한국철도공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음에도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자, 2010. 5. 12.까지 교섭이 결렬될 경우 재차 파업을 하겠다고 한국철도공사에 예고한 사실(파업 예정일은 2010. 5. 12. 04:00경임), ③ 이에 한국철도공사의 기술본부장이자 단체교섭의 사용자측 교섭위원 중 한 명인 공소외 1은 2010. 5. 8.부터 같은 달 11일까지 한국철도공사 산하 차량사업소 및 정비단 등 현장을 순회하면서 직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하여 파업 예정일 이전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전국을 이동하며 직원설명회를 개최한 사실, ④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1이 2010. 5. 11. 13:00경 한국철도공사 산하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대강당에서 한국철도공사의 전반적인 철도현황에 대한 설명 및 파업 시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 경영환경에 대하여 특별교육을 실시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위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인 1은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교육이 실시되는 대강당 앞으로 집합할 것을 지시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4, 공소외 5 등 다른 노동조합 간부들 및 노조원들과 함께 대강당 앞에 집결하여 대강당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막고, 전기차량팀장 공소외 6과 디젤차량팀장 공소외 7이 소속 팀원 50여 명을 이끌고 교육장에 들어가려고 하자 “근무시간 중이니 현장으로 돌아가십시오.”, “교육에 대해 노사협의가 안 됐다. 우리 업무는 열차 중정비를 하는 것이다. 빨리 중정비 업무하세요.” 등의 소리를 지르며 진입을 막은 사실, ⑤ 공소외 1은 특별교육을 위하여 대기하다가 위 피고인들 등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특별교육을 포기하고 2010. 5. 11. 16:00경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을 떠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순회설명회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1이 이 사건 특별교육에서 설명하고자 한 내용은 다른 지역설명회에서 한 발언과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심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심리한 바가 없다. 그리고 그 내용이 공소외 1이 이 사건 직전에 한국철도공사 서울차량사업소 2층 회의실에서 약 10분간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하였던 발언 내용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파업이 예정된 상황에서 한국철도공사의 전반적 현황과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파업 참여에 신중할 것을 호소·설득하는 등 사용자 입장에서 노동조합이 예정한 파업방침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서 사용자 측에 허용된 언론의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또한 공소외 1이 이 사건 특별교육을 하려는 과정에서 공소외 1이나 한국철도공사 측 간부들이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행동을 하였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비록 이 사건 특별교육이 파업이 임박한 시기에 예정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이 다른 지역에서 한 순회설명회에서 표명한 발언의 내용 및 그러한 발언 등이 조합원이나 노동조합의 활동에 미쳤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그리고 당초 예정된 파업의 정당성 여부 등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전제가 되는 전후 상황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이 사건 특별교육이 사용자 입장에서 단순히 파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 조합원에 대해 회유 내지 위협적 효과를 가지는 등의 사정이 있어,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노동조합의 활동에 개입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단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별교육이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으로서의 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다음으로 위 피고인들이 공소외 1의 이 사건 특별교육을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및 위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도2525 판결,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확인해 보는 등으로 위와 같은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결과 그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의 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또한 업무방해죄에서 업무방해의 범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것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이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9410 판결 참조). 그리고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으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어야 하며, 이러한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반드시 업무에 종사 중인 사람에게 직접 가해지는 세력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상태를 조성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행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569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업무방해죄에 있어 업무를 ‘방해한다’ 함은 업무의 집행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널리 업무의 경영을 저해하는 것도 포함한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3767 판결,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7도6754 판결 등 참조),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아니하며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도3231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8도422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들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사용자 측에서 조합원들이 파업을 못하게 할 의도로 특별교육을 시킨다’고 스스로 판단한 후 앞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특별교육을 저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특별교육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설사 위 특별교육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오인하였다 하더라도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1이 2010. 5. 11. 13:00경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대강당에서 이 사건 특별교육을 실시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인 1은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교육이 실시되는 대강당 앞으로 집합할 것을 지시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4, 공소외 5 등 다른 노동조합 간부들과 함께 대강당 앞에 집결하여 대강당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막고, 일부 직원들이 교육장에 들어가려고 하자 소리를 지르며 진입을 막았고, 공소외 1은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결국 특별교육을 포기하고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을 떠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이러한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위 피고인들의 직접적인 동기가 교육 대상 인원의 대강당 출입을 막고자 하는 데 있다 하더라도, 그 저지행위로 인해 공소외 1의 이 사건 특별교육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 대한 불확정적이거나 미필적인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특별교육을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하였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더 나아가 위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죄의 범의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 제16조의 정당한 이유 및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의 건조물침입의 점에 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노동조합 또는 위 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의 간부들로서 공소외 1의 이 사건 특별교육이 실시된다는 사실을 알고 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2010. 5. 11. 15:40경 이 사건 노동조합 소유의 73모1137호 승합차량을 타고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정문이 시정되어 있자 차에서 내려 보조문 틈에 손을 집어넣어 빗장을 풀고 문을 열려고 시도하고, 경비원 공소외 8 등 2명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손으로 잡고 열지 못하도록 하자 위 경비원들의 양팔을 잡아당기며 제압한 후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다시 차량에 탑승한 후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의 정문을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공동하여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①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제4항에 의하면 ‘공사는 특별한 사유 없이 조합(지부)과 관련된 단체 및 외부인사의 조합(지부) 사무실 방문에 대해 출입을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평소 피고인들을 비롯한 조합원들의 경우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정문을 통한 출입이 자유롭게 허용되어 왔던 점, ② 이 사건 당시 한국철도공사 측은 공소외 1이 실시하려는 교육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출입문에 잠금장치를 하고 조합원 여부를 불문하고 위 정문을 통한 출입을 통제한 점, ③ 이 사건 특별교육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많은바, 위 교육을 실시한다는 이유로 평소 출입이 허용되어 왔던 조합원들의 출입을 통제한 한국철도공사 측의 행위 또한 위 특별교육을 원활하게 하려는 행위의 일환으로서 위 특별교육에 대한 법적 평가와 궤를 같이 할 수 있는 점, ④ 이 사건 특별교육이 업무방해죄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 피고인들에게도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쉽지 않은바, 위 피고인들이 업무방해라는 범죄의 목적을 가지고 출입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평소 출입이 허용되었던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정문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정문을 통하여 안으로 들어간 행위를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거주자나 관리자와의 관계 등으로 평소 그 건조물에 출입이 허용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관리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그곳에 들어간 것이라면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도3336 판결, 대법원 1997. 3. 28. 선고 95도2674 판결,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7079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2595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568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당시 한국철도공사 측은 공소외 1이 실시하려는 교육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출입문에 잠금장치를 하고 정문을 통한 출입을 통제한 사실,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는 그 진입을 막는 경비원 2명을 제압한 후 시정되어 있는 정문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정문을 통과하여 이 사건 특별교육이 열릴 예정인 대강당 부근까지 차량을 진입시킨 사실 등을 알 수 있고, 위 피고인들이 대강당 부근에서 차량에 설치되어 있던 확성기로 투쟁가를 크게 틀어 놓는 등 실제로 업무방해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와 같은 목적으로 출입이 통제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며, 위 피고인들이 단순히 이 사건 노동조합이나 그 지부 사무실을 방문하거나, 부당노동행위의 증거 수집을 위하여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별교육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므로, 위 피고인들의 출입을 통제한 한국철도공사 측의 행위에 관한 원심의 평가 또한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이 평소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출입이 허용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관리자인 한국철도공사 측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그곳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정문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정문을 통하여 안으로 들어간 행위를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건조물침입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 [2] 형법 제314조 제1항 / [3] 형법 제314조 제1항 / [4] 형법 제314조 제1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제9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박철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2. 2. 선고 2011노322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유죄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 등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변호사법은 재판 또는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특정한 변호사와 유착하여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함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한 변호사제도를 확립하고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재판이나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제37조 제1항), 이를 위반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제113조 제3호, 2011. 5. 17. 법률 제106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 이때 ‘직무상 관련’이라 함은 재판이나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직무상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한 경우 또는 위 공무원이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한 사건에 관하여 그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경우 중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의미한다(제37조 제2항).
위와 같은 변호사법 제37조 제1항의 입법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의 ‘소개·알선’이라 함은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당사자 등과 특정한 변호사 또는 그 사무직원 사이에서 서로 상대방을 알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관한 위임계약의 체결을 주선, 중재하거나 그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도97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어떠한 행위가 위 규정의 ‘소개·알선’에 해당하는지는 대상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관한 공무원의 직무 내용과 성격, 공무원이 그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 경위와 행위의 내용, 공무원과 당사자 또는 변호사와의 관계, 공무원과 당사자 또는 변호사 사이의 사건에 관한 의사연락의 방법과 내용, 실제 사건 수임의 여부와 경위 등 관련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원심은, 피고인 1이 광주지방법원 파산부 재판장으로서 담당 회생사건의 채무자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의 관리인들을 소집하여 ‘○○건설 측 구 경영진에게 회사 부실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어야 하므로 피고인 2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해 보라’는 취지로 말하고, 그 후 위 관리인들이 피고인 2를 방문하여 위와 같은 경위로 방문하게 되었음을 고지하고 채권회수 방안에 대하여 상담한 다음 피고인 2와의 변호사 선임 약정에 관한 사건위임계약허가를 신청하자 이에 관하여 허가결정을 내림으로써,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들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제기된 이 부분 범죄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은 먼저, (1) 회생법원이 회생기업의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관한 변호사 선임을 허가하는 업무는 변호사법 제37조 제1항의 재판 업무로서, 회생법원의 법관인 피고인 1은 위 규정의 재판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해당하고, 회생기업인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의 관리인들의 변호사 선임에 관한 회생법원의 허가는 피고인이 직무상 취급하는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해당하며, (2) 변호사법 제37조 제1항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위 규정이 금지하는 행위에는 재판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자신이 취급하는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 자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 등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변호사 선임에 관한 허가 업무를 취급하는 공무원이 자신이 허가 여부를 결정할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 등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1)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의 구 경영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을 수행함에 있어 피고인 2만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능력이 요구된다거나 달리 추천할 변호사가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그 관리인들로부터 적합한 변호사를 추천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음에도, 피고인 1이 먼저 피고인 2를 특정하여 그를 찾아가도록 말한 행위는 조언이나 권고에 해당할 뿐 아니라 소개·알선에 해당하며, (2)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 중학교 및 고등학교 동기 동창이자 같은 대학 같은 과 동문으로 평소 특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피고인 2가 피고인 1의 담당 사건을 다수 수임하면서 파산부 재판장인 피고인 1이 회생기업 관리인들에게 매우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며,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의 관리인들이 이전에는 피고인 2를 잘 알지 못하였으나 피고인 1의 말을 듣고 상당한 부담을 느껴 즉시 피고인 2를 찾아가 피고인 1의 소개로 왔다고 밝힌 사정 등을 종합할 때, 위와 같은 피고인 1의 행위는 위 관리인들을 피고인 2에게 소개·알선한 행위에 해당하고,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에 의하면 위 관리인들은 피고인 2와의 상담 이후 피고인 2를 구 경영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관련한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기로 하고 회생법원에 그 선임에 관한 허가를 신청하여 피고인 1이 이를 허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과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죄형법정주의에 내재하는 명확성의 원칙, 유추해석 및 확장해석 금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변호사법 제37조의 보호법익 또는 행위 주체, 객체, 상대방 및 행위 등 그 구성요건의 해석, 소송대리인 선임에 관한 회생법원과 관리인의 권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와 관련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1) 변호사법 제111조 제1항 전문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한 자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변호사법 제2조는 변호사의 지위에 관하여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서 독립하여 자유롭게 그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제3조는 그 직무에 관하여 “변호사는 당사자와 그 밖의 관계인의 위임이나 국가·지방자치단체와 그 밖의 공공기관의 위촉 등에 의하여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를 하는 것을 그 직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변호사 지위의 공공성과 직무범위의 포괄성에 비추어 볼 때, 변호사법 제111조 제1항의 규정은 변호사가 그 위임의 취지에 따라 수행하는 적법한 청탁이나 알선행위까지 처벌 대상으로 한 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고, 정식으로 법률사건을 의뢰받은 변호사의 경우, 사건의 해결을 위한 접대나 향응, 뇌물의 제공, 사적인 연고관계나 친분관계를 부정하게 이용하는 등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방법을 내세워 의뢰인의 청탁 취지를 공무원에게 전하거나 의뢰인을 대신하여 스스로 공무원에게 청탁을 하는 행위 등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는 등, 금품 등의 수수의 명목이 변호사의 지위 및 직무범위와 무관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때에 변호사법 제111조 제1항 위반죄가 성립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도3255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2도3600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387 판결 등 참조).
(2)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08조가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한 것은 그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적합하기 때문이므로, 증거판단에 관한 전권을 가지고 있는 사실심 법관은 사실인정을 하면서 공판절차에서 획득된 인식과 조사된 증거를 남김 없이 고려하여야 하며, 증거의 증명력에 대한 법관의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한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사소송법이 채택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취지에 따라, 항소심이 제1심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에서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과 태도를 직접 관찰한 제1심이 증인의 진술에 대하여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이 이를 뒤집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려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변호사인 피고인 2가 2010. 8. 27.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에 대한 회생사건과 관련하여 공소외 3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찾아온 공소외 3 회사의 채권자 피고인 3과 공소외 3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 공소외 4에게 “파산부 피고인 1 판사에게 말하여 피고인 3이 관리인이 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 오후에 피고인 1 판사를 만나는데 관리인 선임을 오케이하면 입금하라.”고 말하고 같은 날 15:53경 5,200만 원을 송금받아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것이다.
(2) 피고인 2는 수사 단계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3과 공소외 4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고, 피고인 3도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피고인 2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반면 공소외 4는 검찰 및 제1심법정에서 일관되게 “피고인 3이 2010. 8. 26.경 피고인 1 판사, 피고인 2 변호사와 MBC 공소외 5 기자가 셋이 삼총사인데 식당에서 만나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시켜주기로 이야기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2010. 8. 27. 오전 피고인 2를 만났더니 피고인 2가 오후에 피고인 1 판사를 만나는데 관리인 선임을 오케이하면 돈을 입금하라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공소외 4에 대한 증인신문을 시행한 제1심은 먼저, 2010. 8. 26. 피고인 3으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에 관한 공소외 4의 진술은 피고인이 아닌 자가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전문진술로서 원진술자인 피고인 3이 법정에서 이를 부인하는 이상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어서 제1심은 2010. 8. 27. 피고인 2가 말한 내용에 관한 공소외 4의 진술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고 하여 그 신빙성을 배척하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가) 2010. 8. 26. 피고인 3으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에 관한 공소외 4 본인의 진술에 의하면, 2010. 8. 26. 이미 피고인 2와 피고인 1 사이에서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선임하기로 이야기가 다 되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피고인 2가 피고인 1을 만나 관리인 선임 문제를 재차 물어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공소외 4의 위 진술은 그 자체로 모순된다.
(나) 당시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던 것은 1순위 담보권자인 광주은행이 회생절차 개시를 반대하였기 때문이고, 피고인 3이 피고인 2의 조언에 따라 광주은행의 피담보채무를 대위변제하자 그 문제가 해결되어 비로소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졌다.
(다) 피고인 3은 동종업계에 종사한 경력이 다수였고, 당시 공소외 3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공소외 4 등도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에 동의하는 등 특별히 관리인 선임에 결격사유가 없었다.
(라) 공소외 4는 피고인 2와 피고인 3 사이에 선임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 2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공소외 6의 진술 내용, 피고인 2의 사무실에서 피고인 3에게 관련 세금계산서가 발급된 점 등에 비추어, 공소외 4의 위와 같은 진술은 믿을 수 없다. 또한 위 선임계약서가 사후에 소급작성되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그리고 피고인 2는 위 선임계약서에 따라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을 위한 의견서를 작성·제출하였고, 그 후 공소외 3 회사의 회생절차에서 1년간 각종 자문과 법원허가, 소송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마) 피고인 2가 2010. 8. 26.부터 같은 해 9. 8.까지 광주지방법원 판사실에 출입하였다는 기록은 없다. 그리고 사건 당시 피고인 1이 2010. 8. 27. 10:14경 피고인 2에게 전화하여 90초간 통화하고, 13:46경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문자메시지를 1회 보낸 외에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이 없다.
(바) 당시 피고인 3, 공소외 4 등과 자주 만나 공소외 3 회사의 회생신청 등을 자문한 공소외 7은 제1심법정에서 공소외 4로부터 그 무렵 위 진술 내용과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사) 공소외 4는 피고인 3이 관리인으로 선임된 후 월 300만 원과 판공비 등을 요구하다가 거부당하면서 피고인 3과 사이에 잦은 마찰이 발생하였고, 2010. 11. 말경 피고인 2를 찾아가 자신을 관리인으로 해 달라고 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그 후 피고인 3이 공소외 4에 대하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2010. 12. 24. 피고인 1의 재판부가 위 가처분을 인용하였는데, 이에 따라 공소외 4는 피고인 1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4) 그런데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2010. 8. 27. 피고인 2가 말한 내용에 관한 공소외 4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제1심이 믿기 어려운 일부 증거나 관련 없는 사정만 가지고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조치는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보았다.
(가) 공소외 4의 진술은 수사기관부터 제1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것이다.
(나) 2010. 8. 26. 피고인 2와 피고인 1 사이에 관리인 선임에 관한 이야기가 다 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음날 최종적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도 있고, 한편 공소외 4의 진술은 2010. 8. 26.에는 피고인 3, 같은 달 27일에는 피고인 2한테서 들은 내용에 관한 것이므로, 두 진술 사이에 일부 일치하지 아니한 사항이 있다고 하여 공소외 4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피고인 3, 공소외 6 등은 2010. 8. 27. 피고인 2와 피고인 3이 상담 후 사건위임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함으로써, 당시 위 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다는 공소외 4의 진술과 배치된다. 그러나 사건위임계약서 중 적어도 특약사항 일부는 사후에 작성되었다는 강한 의심이 들어 사건위임계약서의 작성 경위에 관한 공소외 6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피고인 3의 진술 역시 검찰에서의 진술과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에 간과할 수 없는 차이가 있어 상당한 의문이 든다. 따라서 피고인 3, 공소외 6 등의 진술만을 가볍게 믿어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
(라)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 무렵 공소외 4는 피고인 3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어 2010. 8. 27. 피고인 2가 말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으므로, 공소외 7이 그 무렵 공소외 4로부터 위와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실이 없다고 하여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오히려 공소외 7의 제1심 법정 진술 중 “공소외 4가 나중에 선임하고 잘 됐다고 해서 ‘그러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느냐’라고 하니까 ‘서로 선후배 관계이고 친해서 아마 잘 될 것 같으니까 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2010. 9. 26. 공소외 3 회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나고 며칠 후 공소외 4로부터 공소외 5 기자 소개로 피고인 2 변호사를 선임하여 개시결정을 받고 피고인 3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하였다는 말을 들었고, 저에게 자랑삼아 이야기하기를 ‘실은 어려운 것도 이렇게 돼서 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던 것이다.”라는 내용은 공소외 4의 진술에 부합한다.
(마) 피고인 2는 2010. 8. 27. 14:39에 3분 12초 동안, 같은 날 15:44에 3분 52초 동안 피고인 3에게 전화하여 통화하였고, 피고인 3은 같은 날 15:53 피고인 2에게 5,200만 원을 송금하였다. 이와 같은 통화와 송금 내용은 “2010. 8. 27. 오후에 피고인 3과 함께 있을 때 피고인 2로부터 전화가 왔고, 피고인 2가 계좌번호를 불러주자 피고인 3이 대봉투에 자필로 적었다. 제가 계좌번호를 메모지에 적어주자 피고인 3이 5,200만 원을 입금하기 위하여 나갔다.”라는 공소외 4의 진술에 부합한다.
(5) 그리고 원심은, 공소외 4의 2010. 8. 27. 피고인 2가 말한 내용에 관한 위 진술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 2의 사무실에서 작성한 피고인 3과의 사건위임계약서와 현금출납부의 기재 일부가 사후에 추가된 것으로 의심되는 점, 당시 피고인 3은 공소외 3 회사의 회생신청 대리인으로 선임되어 있던 공소외 8 변호사로부터 자신은 공소외 3 회사의 채권자로서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여 그 관리인으로 선임되기 어렵다는 말을 전해 들었던 상황이었고, 이미 공소외 3 회사에 5억 4,200만 원 이상을 투입하였음에도 관리인이 되기 위하여 2010. 8. 27. 추가로 4억 2,230만 원이라는 큰돈을 부담한 점, 피고인 2는 회생법원에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을 희망하는 의견서를 낸 것 외에 특별히 한 일이 없고, 그것도 회생법원에 위임장을 제출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 8 변호사 명의로 의견서를 작성·제출한 점, 피고인이 그 후 공소외 3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피고인 3을 위하여 법률자문, 소송대리 등의 업무를 다소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이 당초부터 약정된 내용인지 의문스러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2가 피고인 3에게 피고인 1과의 학연이나 평소의 친밀한 관계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피고인 1의 특별한 관계를 이미 알고 찾아온 피고인 3에게 회생법원의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담당 재판장인 피고인 1로부터 관리인 선임에 대한 확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함으로써, 피고인 1과의 특별한 관계를 이용하여 관리인 선임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피고인 1에게 부탁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이에 따라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그런데 원심이 추가적인 증거조사 또는 심리 없이 곧바로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판결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앞서 본 변호사법 제111조 제1항에 관한 법리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인 2가 변호사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방법을 내세워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에 관한 청탁 취지를 피고인 1 등에게 전하거나 스스로 위와 같은 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5,2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위와 같은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판단하면서 핵심 증거로 삼은 것은 피고인 2가 피고인 3에게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오후에 피고인 1 판사를 만나는데 관리인 선임을 오케이하면 입금하라’고 말함으로써 피고인 1에게 청탁하여 관리인으로 선임시켜 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는 내용의 공소외 4의 진술이다. 따라서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 여부는 이 부분 공소사실의 유무죄 판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2)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 특히 피고인 3이 구체적·확정적 근거를 가지고 자신이 공소외 3 회사의 관리인이 되리라고 확신하지 아니하였다면 공소외 8 변호사로부터 관리인 선임이 어렵다는 말을 전해 들은 상황에서 336,673,855원에 이르는 공소외 3 회사의 채무를 대위변제하거나 피고인 2에게 5,200만 원이라는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점,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2가 실제로 한 업무의 내용, 정도와 방식을 고려할 때 피고인 3이 피고인 2에게 지급한 5,200만 원은 통상적인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보수에 비하여 과다한 금액이고, 피고인 2가 회생절차개시결정 후 수행하였다는 법률자문, 소송대리 등의 업무가 당초부터 약정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 2와 피고인 3 사이의 통화기록, 송금내역 등이 공소외 4의 진술에 일부 부합한다는 점 등이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긍정적으로 볼 사유로 고려될 수는 있다.
(3)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부정적 요인이 충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먼저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 2와 피고인 3이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는 공소외 4의 진술은 2001년경에도 피고인 2가 피고인 3의 사건을 수임한 적이 있다는 위 피고인들의 진술 내용과 배치된다.
(나) 그리고 제1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공소외 4가 2010. 8. 26. 피고인 3으로부터 들었다는 말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 및 공소외 5 기자가 만나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시켜주기로 이야기되었다’는 것으로서 이미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이 확정되었다는 취지인 반면, 그 다음날인 2010. 8. 27. 피고인 2로부터 들었다는 말은 ‘오후에 피고인 1을 만나는데 관리인 선임을 오케이하면 입금하라’는 것으로서 그 당시까지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이 확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이므로 서로 어긋난다.
원심의 지적과 같이 위 이야기를 한 주체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두 이야기 내용 중의 하나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인데, 원심은 공소외 4가 피고인 2로부터 들은 말에 기초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공소외 4가 피고인 3으로부터 들은 말이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따르면 아직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내용이 확정되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인 3이 공소외 4에게 사실과 달리 그러한 취지로 거짓말하였다는 것이 되는데, 피고인 3이 위와 같은 거짓말을 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원심은 제1심과 마찬가지로 2010. 8. 26. 공소외 4가 피고인 3으로부터 들은 말은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전문진술로서 원진술자인 피고인 3이 이를 부인하는 이상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렇지만 위 말의 내용은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청탁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가장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일 뿐 아니라, 위와 같이 상충되는 내용이 포함된 공소외 4의 진술에 관한 신빙성이 쟁점인 이 사건에서 원심이 들고 있는 여러 사정들 못지 않게 공소외 4 진술의 전반적인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위 말의 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2010. 8. 26. 무렵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소외 5 기자와 식당에서 만나 식사를 하였는지는 객관적인 사실에 관한 사항이므로 그 사실 여부를 상당한 정도로 밝힐 수 있을 것이고, 아울러 그때 나눈 이야기를 피고인 3이 전달받았는지, 그렇다면 누구한테 어떠한 경위를 거쳐 전달받았는지 등도 증거조사 또는 심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증거조사 또는 심리를 거쳤음에도 공소외 4의 위 진술 부분에 부합되는 사정이 나타나지 않고 원심판단과 같이 전문진술에 불과하여 증거로서 무가치한 것으로 볼 정도라면, 공소외 4의 진술은 그 출발부터 신빙성에 큰 문제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 공소외 4의 진술에 의하면, 2010. 8. 27. 피고인 2가 피고인 3에게 ‘오후에 피고인 1 부장판사를 만나는데 관리인 선임을 오케이하면 돈을 입금하라’고 말하였고, 그 말대로 그날 오후에 피고인 2가 피고인 3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면서 계좌번호를 알려주었으며, 그 계좌로 피고인 3이 이 사건 변호사 보수 5,200만 원을 송금하였다는 것이다.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 2는 2010. 8. 27. 14:39에 3분 12초 동안, 같은 날 15:44에 3분 52초 동안 피고인 3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였고, 피고인 3이 같은 날 15:53에 피고인 2에게 5,200만 원을 송금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은 2010. 8. 27. 15:12경 광주은행에서 공소외 3 회사의 채무 336,673,855원을 전부 대위변제하였고, 그 중 1억 원은 12:51경 우리은행 예금에서 수표로 인출한 자금이며, 나머지 236,673,855원은 15:12경 광주은행 예금에서 인출한 자금이다.
위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3이 피고인 2로부터 전화를 받기 이전에 이미 광주은행에 대한 대위변제를 위한 자금 마련에 착수하였다고 보이는데, 이는 피고인 2의 전화를 받고 관리인 선임을 믿게 되었다는 공소외 4의 진술과는 잘 부합되지 않는다. 더욱이 공소외 4가 말한 바와 같이 피고인 2의 전화를 받고 피고인 3이 5,200만 원을 송금하였다면 이는 15:44에 피고인 2가 건 전화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의하면 그 전화 이전에 피고인 3이 이미 광주은행에 거액의 채권에 대한 대위변제를 마친 상태라는 것이 되므로, 위 공소외 4의 진술의 신빙성은 더욱 떨어진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공소외 4는 2010. 11. 25.경 피고인 2로부터 ‘피고인 1이 오케이하면 돈을 넣어라’라는 진술을 받아내기 위하여 피고인 2에게 4회나 유도진술을 하면서 녹음을 시도하였음에도 피고인 2는 이에 관하여 답변하지 아니하거나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대응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원심판단과 같이 위 사실만으로 공소외 4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공소외 4가 녹음한 내용을 녹취한 녹취록에는 위와 달리 피고인 2가 명시적으로 위 진술에 대하여 대답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는데, 제1심의 검증 결과 그와 같은 대답을 하였는지 불충분함이 드러나 위 녹취록 기재 부분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사정이 밝혀진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면 공소외 4의 진술이나 그가 제출한 자료의 신빙성에 대하여 부정적인 요소로 삼은 제1심의 판단이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
(라) 이 사건 사건위임계약서에 의하면, 피고인 3이 단독으로 관리인이 되는 경우 5,200만 원, 공동 관리인이 되는 경우 3,200만 원을 지급하되, 광주은행 회생채권은 피고인 3이 대위변제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되어 있고, 피고인 3은 제1심에서 피고인 2를 만나 상담하고 사무장 공소외 6과 위와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던 도중에 그 대위변제를 먼저 이행할 필요가 있어 계약서 작성을 중단하고 광주은행에 대위변제를 하고 나서 그 후에 계약서 작성을 마무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어, 위 변호사 보수 지급에 앞서 광주은행에 대한 대위변제가 먼저 이루어진 사실과 부합되는 면이 있으므로, 이 사건 사건위임계약서 작성 자체를 부정하는 공소외 4의 진술을 쉽게 믿기 어렵다.
또한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2010. 9. 8.자로 위 변호사 보수 5,200만 원에 관하여 피고인 3이 운영하는 △△△호텔 앞으로 세금계산서가 발급된 사실을 알 수 있어, 위 세금계산서가 이 사건이 문제된 후 소급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라면 그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피고인 2의 변호사 업무 처리 및 변호사 보수 수령 내용이 공개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 2가 위 돈을 받은 사실이 예금 계좌에 기록으로 남아 있으므로, 피고인 2가 일부러 사건위임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그 입금 사실을 현금출납부 기재에서 누락시켜 사건위임계약 체결 사실을 은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위 세금계산서의 소급 작성에 관한 증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서는, 원심 판시와 같이 이 사건 사건위임계약서의 소급 작성이나 현금출납부의 추가 기재에 관한 가능성을 문제삼거나 이를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삼기에 충분한지 의문이다.
(마) 한편 원심은 피고인 2와 피고인 1 사이의 통화기록에 의하면 2010. 8. 27. 10:14경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전화하여 90초간 통화하였고, 그 후 13:45경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위 통화시간이나 통상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문자의 수에 비추어 위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으로 공소외 3 회사의 회생개시와 관리인 선임에 관하여 논의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며, 그 외에 달리 둘 사이에 연락한 흔적은 기록상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피고인 2의 광주지방법원 판사실 출입 기록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2가 2010. 8. 26.부터 2010. 9. 8.까지 피고인 1의 사무실에 출입하였다는 기록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원심의 판단을 정리하면, 공소외 8 변호사가 피고인 3의 관리인 선임이 어렵다는 말을 한 상태에서, 피고인 2가 마치 피고인 1에게 부탁하여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선임시켜 주겠다고 하고 그 선임이 확정된 것처럼 이야기하여 변호사 보수를 받았지만, 피고인 2는 피고인 1과 공소외 3 회사의 회생개시나 관리인 선임에 관하여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피고인 2가 피고인 3을 위하여 수행한 법률사무는 광주은행 관련 대위변제증명서를 첨부하여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종전에 선임되어 있던 공소외 8 변호사를 통하여 그가 소속된 법무법인의 명의로 회생법원에 제출한 것뿐이며, 그 후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피고인 3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아무런 의사 교환을 하지 아니하였고 그의 변호사 선임 사실이 회생법원에 드러나지 않아 피고인 1이 이를 알지 못하였음에도,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피고인 3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고 한다면, 오히려 위 회생절차 개시 및 관리인 선임은 피고인 2와 피고인 1의 친분관계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와 무관하게 통상적인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공소외 8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3 회사의 회생절차 개시는 1순위 담보권자인 광주은행의 반대가 걸림돌이었다고 하므로, 피고인 3이 그 채권을 대위변제하고 그 채권자로서 회생절차 개시에 동의하며 자신을 관리인으로 선임하여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함에 따라, 그러한 사정이 위 회생절차 개시 및 관리인 선임에 긍정적인 사정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볼 수 있으며(2011. 4. 28. 작성된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계획안의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채권 합계 942,771,532원 중 피고인 3의 채권이 5억 원으로 과반에 해당하며, 회생담보권 합계 436,673,885원 중 피고인 3의 채권이 336,673,885원으로 3/4 이상에 이른다), 이 사건 사건위임계약서에서 특약사항으로 광주은행에 대한 대위변제를 전제조건으로 삼은 것도 이러한 결과를 기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심은 피고인 3이 광주은행에 거액의 채권을 대위변제한 동기가 피고인 2를 통하여 관리인이 선임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광주은행이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를 반대한 데에는 1순위 담보권자로서 위 채권의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 3으로서는 이를 대위변제하더라도 1순위 담보권자로서 채권 회수 가능성이 있다면 금융비용 상당의 부담은 있지만 회생절차 개시 및 관리인 선임 가능성을 고려할 때에 충분히 이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므로, 반드시 원심의 판단과 같이 보아야 할 것인지는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원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위 관리인 선임을 위하여 한 법률사무가 피고인 3에게 대위변제를 하도록 하고 대위변제증명서와 피고인 3을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종전에 선임되어 있던 공소외 8 변호사 사무실을 통하여 회생법원에 제출하였다는 것뿐이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2가 정식으로 소송위임장을 제출하지도 아니하였으며, 관리인 선임 대가로 약정한 보수액이 통상적인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보수에 비하여 과다하고, 약정한 회생절차의 개시 및 관리인 선임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그 보수 전액을 지급한다는 사정은 위 사건의 수임이나 업무처리 과정에 비정상적인 요소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낳게 한다. 그렇지만 원심의 판단 취지와 같이 위 회생절차의 개시 및 관리인 선임이 피고인 2의 관여 내지 절차 참여 없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면 부정한 취지의 청탁이 없이도 처리 가능한 사무이므로, 소송위임장을 제출하지 아니하고 법률사무를 처리한 것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고 또한 위와 같이 변호사 보수를 받은 것이 변호사 윤리에 어긋나는 문제가 있어 이에 관하여 법률적·윤리적인 제재 등을 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앞에서 본 변호사법 제111조 제1항 위반죄에서의 금품 등의 수수 명목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에, 위와 같은 의심을 가지고 피고인 2가 부정한 청탁의 명목으로 이 사건을 수임하여 위 변호사 보수를 받았다는 공소외 4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삼기에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위와 같은 의심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2010. 8. 26. 무렵 피고인 2와 피고인 1이 식사하며 위 회생절차 개시 및 관리인 선임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는지에 관한 증거 자료와 2010. 8. 27. 피고인 2와 피고인 1 사이의 전화, 문자 기타 연락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부정한 청탁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지 살펴보았어야 한다.
라. 결국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모두 존재하며, 그 부정적 측면에 비중을 둔 제1심의 판단을 뒤집고 공소외 4의 진술을 유죄인정의 증거로 삼기 위해서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정들에 대하여 조금 더 면밀한 추가 심리 및 증거조사를 거쳤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앞서 본 사정만으로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보아 이를 뒤집고 그 신빙성을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증거의 증명력 여부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 2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648조 제2항은 “관리인 또는 보전관리인이 법원에 허위의 보고를 하거나 임무 종료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제8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계산에 관한 보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 그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 전문(前文)의 허위보고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으로 보고의 내용이 허위로서 진실과 불일치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주관적으로 관리인 등에게 그러한 허위에 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공소외 3 회사의 관리인인 피고인 3이 2010. 9. 17.경 사실은 공소외 9에게 지급할 유류대금이 1,000만 원에 불과함에도 마치 4,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법원에 허위의 보고를 함으로써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다. 원심은, (1)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공소외 3 회사가 2010. 7. 16.경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같은 달 20일 보전처분 결정을 받고 회생절차개시 여부를 기다리던 중 ▽▽주유소를 운영하는 공소외 9에 대한 유류대금을 결제하지 못하여 유류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영업에 차질을 빚게 된 사실, 피고인 3은 당시 공소외 3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공소외 4의 부탁에 따라 유류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10. 8. 5.경 1,000만 원, 같은 달 16일경 1,000만 원, 같은 달 27일경 1,000만 원 등 합계 3,000만 원을 공소외 9의 예금계좌로 송금한 사실을 인정하고, (2)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3이 공소외 9에게 송금한 3,000만 원은 담보예치금이 아니라 공소외 3 회사의 유류대금채무에 대한 대위변제금이라고 보고, 이에 따라 공소외 9의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4,000만 원 상당의 유류대금채권 중 3,000만 원 부분은 이미 소멸되었음에도, 피고인 3이 관리인으로서 법원에 유류대금 지급의 허가를 신청하며 자신의 대위변제 사실을 숨긴 채 마치 공소외 9에게 그 대금 전부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처럼 보고한 것은 허위에 해당하고, 피고인 3은 위 보고가 허위임을 인식하였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라.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공소외 9가 피고인 3에게 작성해 준 2010. 8. 12.자 각서에 “통장에 입금된 금액은 공소외 3 회사에 대하여 피고인 3으로부터 외상으로 결제해 준 유류대금의 일부이고, 이를 은행통장을 통해 대납받게 되었으므로 차후 공소외 3 회사에 대하여 법정관리개시결정이 있은 후 외상대금을 공소외 3 회사로부터 정식 결제받게 될 시 대납받은 금액을 2일 이내에 피고인 3에게 반환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피고인 3은 2010. 9. 6.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과 함께 그 관리인으로 선임되었고, 같은 달 16일경 법원에 2010. 7.부터 같은 해 9월까지 공소외 9로부터 공급받은 유류대금 42,071,108원의 변제를 위하여 필요하다며 위 금액의 지출허가를 신청하였는데, 법원은 2010. 9. 17. 위 신청 중 공익채권에 해당하는 40,081,688원 부분을 허가하고, 나머지 부분은 보전처분 결정일인 2010. 7. 20. 이전에 발생한 회생채권이므로 회생계획에 따라 지급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한 사실, ③ 피고인 3은 법원의 지출허가에 따라 2010. 9. 20.경 공소외 9에게 40,081,688원을 지급하였고, 공소외 9는 같은 날 그 중 3,000만 원을 피고인 3에게 다시 반환한 사실, ④ 피고인 3이 아직 관리인으로 선임되기 전인 2010. 9. 1.경 공소외 8 변호사 명의로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공소외 3 회사가 공소외 9에 대한 유류대금을 체납하여 유류공급이 중단되어 더 이상 공장가동을 할 수 없게 되자 부득이 피고인 3이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게 되면 공소외 9로부터 돌려받기로 하고 우선 담보형식으로 2010. 8. 5. 1,000만 원, 같은 달 16일 1,000만 원, 같은 달 27일 33,722,000원을 공소외 9에게 입금해 주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2) 위 각서에 의하면 피고인 3이 공소외 9에게 유류대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하였지만 이에 불구하고 공소외 9와 피고인 3 사이에서는 여전히 공소외 9가 공소외 3 회사의 회생절차에서 정식으로 위 유류대금을 결제받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결제금액을 피고인 3에게 반환하기로 하였으므로, 위 유류대금채권에 대한 변제를 위해서 위 돈이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공소외 9의 위 유류대금채권 행사가 가능함을 전제로 한 것이라 해석될 수 있고, 따라서 피고인 3이 위 돈의 지급을 담보적인 의미로 평가하고 위 유류대금의 채권자가 공소외 9임을 전제로 하여 그 지급에 대한 허가를 신청한 것이 채권의 귀속에 관하여 허위의 보고를 하였다거나 허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뿐 아니라, 피고인 3이 공소외 9에게 지급한 유류대금은 공소외 9가 2010. 7. 20. 이후 공소외 3 회사에 공급한 유류에 대한 채권으로서 채무자회생법에 의한 공익채권이며, 설령 위 유류대금의 지급이 종국적인 대위변제라고 하더라도 피고인 3은 변제자 대위의 법리에 따라 위 유류대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는 원채권인 공소외 9의 채권을 법률상 이전받아 행사하는 것으로서(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33251 판결 등 참조), 피고인 3이 위 돈을 공소외 3 회사를 위하여 종국적으로 대위변제하였는지 아니면 담보를 위하여 지급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법원에 의하여 그 유류대금에 대한 지급이 허가될 성질의 것이어서 공소외 9가 가지고 있던 공익채권에 대한 변제라는 점에 관하여는 허위라고 할 수 없고, 또한 위 허가 신청에 앞서 2010. 9. 1.경 공소외 3 회사의 회생절차 신청대리인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하여 피고인 3의 공소외 9에 대한 위 돈 지급 사실이 법원에 알려져 있던 이상, 위 돈의 성격, 채권의 귀속 주체 등 위 돈의 지급에 관한 법률적 의미와 효과 등이 명확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인 3이 법원에 지급 허가를 신청하면서 다시 그 사정을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그 사정과 관련하여 허위의 보고를 하였다거나 이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마.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 3이 지출허가 신청의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고도 이에 관하여 법원에 허위의 보고를 한 것이라고 단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무자회생법 제648조 제2항의 허위보고죄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3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의 점
(1) 이 사건의 쟁점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06. 3. 10.자 각서에 의하여 피고인 1 측의 공소외 10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0 회사’라고 한다) 또는 그 대표이사 공소외 11에 대한 기존 권리가 소멸하였는지 여부, 피고인 2가 2006. 8. 4.의 공소외 10 회사 주식 취득 및 이를 위한 가처분 신청, 매매계약서의 작성, 명의개서 절차 등을 대행한 것이 피고인 1에 대한 별도의 새로운 이익 제공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검사는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2005. 8. 8. 최초로 공소외 10 회사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한 행위를 기소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1이 공소외 10 회사 주식을 취득할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인 2가 2006. 6.경 공소외 10 회사 관련 주식스왑약정의 공시 후 위 주식의 취득을 위한 가처분 신청, 매매계약서 작성 등의 절차를 대행하고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피고인 1로 하여금 2006. 8. 4. 공소외 10 회사 주식 2,679주를 취득하게 한 행위가 투자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서 뇌물공여에 해당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2006. 8. 4.경에는 공소외 10 회사 주식 취득 및 이에 관한 투자 사실을 알고 있었음이 인정되는 이상, 그에 앞서 2005. 8. 8. 최초로 공소외 10 회사에 투자할 당시부터 피고인 1이 그 투자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범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그리고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① 공소외 10 회사 또는 그 대표이사 공소외 11이 2005. 12. 20.경 피고인 2를 통하여 공소외 10 회사에 투자한 공소외 12 등 8명의 투자 내용을 확인하고 공소외 10 회사 주주로서의 권리를 인정하면서 그 중 피고인 1의 처 공소외 13에게 공소외 10 회사 주식 6,000주를 배정하기로 약속하였고, 공소외 11이 작성한 2006. 3. 10.자 각서에는 ‘공소외 12 외 7인(구주 23,400주)을 제외하고’ 피고인 2의 투자금을 차입금으로 전환하여 7억 5,000만 원으로 정산한다고 하는 한편 ‘조건부 약정’이라는 표제 아래 2006. 3. 28.까지 7억 3,300만 원을 모두 변제할 경우 공소외 12 외 7인에게 기이행된 부분까지 원상회복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공소외 11이 위 날짜까지 위 돈을 변제하지 못하여 위 조건부 약정은 실효되었으므로, 공소외 13이 공소외 10 회사 주식 6,000주를 배정받을 권리가 소멸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② 2006. 8. 4.경 공소외 13이 공소외 10 회사 주식 2,679주를 취득한 것은 2005. 12. 20.자에 이미 발생한 위 주식 6,000주에 대한 배정의무의 이행에 따른 결과일 뿐 공로주 등의 명목으로서 기존의 투자와 별개의 새로운 주식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식 취득은 그 이전에 공소외 10 회사나 공소외 11에 대하여 취득한 주식 6,000주에 대한 권리를 실현한 것에 불과하고 달리 새로운 이익 또는 투기적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③ 위와 같은 권리 실현 과정에서 피고인 2가 공소외 13을 비롯하여 공소외 12 등 8인을 위하여 공소외 10 회사를 상대로 가처분을 제기하여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임시의 지위를 갖도록 하고 공소외 11 등과 협상하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하였지만, 피고인 2의 동기는 지인들이 자신을 믿고 공소외 10 회사에 투자하였다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자 신뢰감 추락 방지 내지는 지인들에 대한 미안함 등에 있었고, 공소외 12, 공소외 14 등 피고인 2를 통하여 공소외 10 회사에 투자한 8명의 권리를 확보 내지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지 공소외 13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으므로, 이를 별도의 새로운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나 새로운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에서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원심판단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 1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의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실질적, 구체적으로는 위법·부당한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그 목적과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에서 볼 때에 필요성·상당성이 없었는지, 그리고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는지 등의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도12313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도173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의 관리인들에게 피고인 2를 찾아가 상담해 보라고 말한 행위는 위 회사들의 회생절차를 맡고 있던 파산부 재판장으로서 위 회사들의 회생을 위하여 기존 경영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일부라도 회수함으로써 위 회사들의 회생을 원활히 하고자 하는 목적 아래 관리인들이 그 업무를 잘 처리할 수 있도록 그 방법에 관하여 조언하였거나 권고한 것으로서 직무 본래의 취지에 반하여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위 관리인들의 의사결정을 왜곡하여 피고인 2의 선임을 강제하였다고 볼 수 없어 관리인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인 2에 대한 강요의 점
강요죄의 수단인 협박은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서, 그 행위가 있었는지는 행위의 외형뿐 아니라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주위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강요죄에서 협박당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정도의 해악의 고지가 있었는지는 그 행위 당사자 쌍방의 직무, 사회적 지위, 강요된 권리, 의무에 관련된 상호관계 등 관련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706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2가 판시 피해자 측에 공포심을 일으키게 할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강요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유죄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상고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변호사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구 변호사법(2011. 5. 17. 법률 제106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3조 제3호(현행 제113조 제6호 참조) / [2] 변호사법 제111조 제1항 / [3]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1항, 제308조 / [4]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84조 제1항, 제648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박대환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구본성
【원심판결】
청주지법 충주지원 2012. 9. 21. 선고 2012고단687 판결
【주 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피고인은 2010. 4. 17.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
나. 법리오해(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던진 열쇠뭉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35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① 피해자 공소외인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일관하여 2010. 4. 17. 피고인이 자신의 허리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었고, 당시 둘째·셋째 아이도 현장에 있었다고 진술한 점, ②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위 날짜에 자신의 언니와 형부가 왔었는데 그날이 형부 생일이어서 날짜를 기억하고 있었고, 첫째 아이가 등교하지 않는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는 등 당시 사건 날짜를 기억하게 된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실제로 위 날짜는 토요일이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위 날짜에 피해자를 폭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피고인은 2010. 4. 16. 17:00경 출근하여 야근을 마치고 다음날인 17일 07:00에 퇴근을 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전날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렸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2010. 4. 16. 17:00경 출근하기 전 술을 마시고 피해자에게 행패를 부리고 출근을 한 뒤 다음날인 17일 07:00경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같은 날 10:00경 피해자를 폭행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어떤 물건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0256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던진 열쇠뭉치는 현관 및 모든 방의 열쇠(스테인레스 재질, 피해자는 현관 및 각 방 열쇠가 각 3개씩 달려있는 열쇠뭉치라고 진술하였다)가 달려있고 그 열쇠들이 15㎝ 정도의 두꺼운 아크릴판에 붙어 있는 것으로서 이를 사람 얼굴이나 눈 주위에 강하게 던질 경우 중한 상해를 입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당시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 등을 보아도 피해자가 상당히 많이 다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열쇠뭉치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함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에게 일정 금원을 공탁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나, 한편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상해의 정도가 중한 점, 피해자와 당심에 이르기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대연(재판장) 박준범 한현희 | 형법 제257조 제1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홍성관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전성제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1. 1. 선고 2012노24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먼저 판단한다.
1. 구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2012. 1. 17. 법률 제111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시행되는 국민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로서(법 제1조) 누구든지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므로(법 제3조), 법과 그 규칙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이 되는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거나 법 제9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있어 법원이 배제결정을 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아니한다(법 제5조 제1항, 제2항).
위와 같이 국민참여재판의 실시 여부는 일차적으로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므로 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의 공소제기가 있으면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하여야 하고(법 제8조 제1항), 이를 위해 공소장 부본과 함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의 절차, 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서면의 제출, 법 제8조 제4항에 따른 의사번복의 제한, 그 밖의 주의사항이 기재된 국민참여재판에 관한 안내서를 송달하여야 한다(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 만일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관한 의사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하였다면, 이는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서 그 절차는 위법하고 이러한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도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도7106 판결 참조).
그러나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의 희망 의사의 번복에 관한 일정한 제한(법 제8조 제4항)이 있는 외에는 피고인의 의사에 반하여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제1심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이 되는 사건임을 간과하여 이에 관한 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하였더라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위와 같은 제1심의 절차적 위법을 문제삼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경우에는 그 하자가 치유되어 제1심 공판절차는 전체로서 적법하게 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다만 국민참여재판제도의 취지와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관련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위 권리를 침해한 제1심 공판절차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보기 위해서는 법 제8조 제1항, 위 규칙 제3조 제1항에 준하여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안내가 이루어지고 그 희망 여부에 관하여 숙고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 사전에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2도1225 판결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통상의 공판절차에 따라 재판을 진행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의 점은 법 제5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에 해당함이 명백한데도, 제1심법원이 법 제8조 제1항, 위 규칙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를 확인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제1심법원이 피고인에 대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관한 의사를 확인하였는지 여부를 먼저 심리한 다음, 만약 제1심법원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안내를 하고 그 희망 여부에 관하여 숙고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을 부여한 후 그럼에도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으면서 제1심의 절차적 위법을 문제삼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등 제1심의 공판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를 판단하여 결국 그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면 제1심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를 무효라고 보아 직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1심법원으로 환송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통상의 공판절차에 따라 항소심재판을 진행한 다음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와 소송절차상의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 [1] 구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2012. 1. 17. 법률 제111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항, 제9조 제1항,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1조, 제3조, 제8조 제1항, 제2항, 제4항, 부칙(2012. 1. 17.) 제2조,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 / [2]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4항,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피치료감호청구인 겸 치료명령 피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장우승
【주 문】
위 사건에 관하여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의 위헌 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제청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검사는 2012. 9. 18. 피고인, 피치료감호청구인 겸 치료명령 피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피고인은 2009. 6. 7. 12:29경 대전 동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빌라 주차장에서 놀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1(여, 5세)을 보고 추행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의 손을 잡고 위 건물 4층 옥상으로 올라가 피해자를 반항하지 못하게 한 다음 피해자의 엉덩이와 항문에 피고인의 성기를 대고 비벼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고, 2009. 7. 1. 15:00경 대전 동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빌라 A동 뒤쪽에서 귀가하던 피해자 공소외 2(여, 6세)를 보고 추행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를 유인하여 위 빌라 뒤쪽 후미진 곳에서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는바, 피고인은 소아성기호증이 있는 정신성적 장애자로서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치료감호시설에서의 치료 및 약물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으며,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내용으로 공소제기 및 치료감호, 성충동 약물치료 청구를 하였다.
나. 제청대상 법률조항 및 관련 규정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의 대상이 된 법률조항(이하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이라 한다)은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성충동 약물치료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이고, 그와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1조(목적) 이 법은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성충동 약물치료를 실시하여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성도착증 환자"란 「치료감호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사람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감정에 의하여 성적 이상 습벽으로 인하여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판명된 사람을 말한다. 3. "성충동 약물치료"(이하 "약물치료"라 한다)란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나 욕구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서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 투여 및 심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도착적인 성기능을 일정기간 동안 약화 또는 정상화하는 치료를 말한다. 제4조(치료명령의 청구) ① 검사는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19세 이상의 사람에 대하여 약물치료명령(이하 "치료명령"이라고 한다)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제8조(치료명령의 판결 등) ① 법원은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15년의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치료명령을 선고하여야 한다. ④ 치료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은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
2. 재판의 전제성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은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의 당해 사건에 해당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죄로 인한 치료명령 청구사건에 적용되므로,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
3. 성충동 약물치료법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 성충동 약물치료제도의 개관
1) 입법 배경 및 입법 연혁, 외국의 입법례
가) 입법 배경
최근 몇 년간 성폭력범죄, 특히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충격적인 범행 내용과 피해 상황이 전해지면서 성폭력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국회는 관련 법률 제·개정을 통해 성폭력범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그 대책의 주요 내용은 형법을 개정하여 유기징역형의 상한을 높이는 등 법정형을 상향 조정하고, 기존에 실시해 오던 신상공개제도를 확대하며, 이른바 ‘전자발찌’로 불리는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통한 전자감시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이른바 ‘화학적 거세(chemical castration)'라고 불리는 ‘성충동 약물치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나) 입법 연혁
(1) 2008. 9. 8. 박민식 의원 등 31명의 국회의원은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13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상습적 성범죄자 중에서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나 욕구를 억제하기 어려운 성도착증 환자로 판명된 자에 대하여 화학적 거세 치료요법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안 제1조),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상습적 성폭력범에게 본인의 동의를 요건으로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결정으로 치료감호의 한 형식으로 화학적 거세 치료 및 심리치료를 알려진 의학적 방법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실시하는 것이었다(안 제2조 내지 제5조, 제9조).
(2) 이후 위 법안은 제278회 국회 제19차 전체회의에 상정되었다가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약 1년 반의 논의 끝에 법제사법위원장은 현재의 법명으로 제명을 수정한 안을 제291회 국회 제6차 전체회의에 상정하였고, 위 수정안이 통과되어 현재의 성충동 약물치료법이 되었다. 위 수정안에서는 ‘화학적 거세’라는 용어가 수치심과 거부감 등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성충동 약물치료’로 용어를 수정하였고, 약물치료 대상자의 정의에서 상습성을 삭제하고 성폭력범죄의 대상을 13세 미만 아동에서 16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하였으며, 약물치료 대상자의 동의 요건을 삭제함으로써 치료명령의 적용 범위를 대폭 넓혔다. 성충동 약물치료법은 2010. 7. 23. 공포되어 2011. 7. 23.부터 시행되었다.
(3) 이후에도 부녀자에 대한 성폭력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자, 2012. 11. 22.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장은 김희정 의원 등 13인의 개정안(피해자의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아니함), 권성동 의원 등 11인의 개정안(피해자의 나이를 16세 미만에서 19세 미만으로 확대)을 병합 심사하여, 16세 미만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였는지를 불문하고 성폭력범죄자가 성도착증 환자인 경우에는 치료명령을 할 수 있도록 성충동 약물치료법 제1조, 제4조 제1항, 제22조 제1항의 ‘16세 미만의 사람’을 ‘사람’으로 개정하는 내용의 대안을 발의하였으며, 위 대안은 2012. 11. 22.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고, 2012. 12. 18. 공포되어 2013. 3. 18.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4) 한편 2013. 1. 14. 문정림 의원 등 12명의 국회의원은 “성충동 약물치료는 신체 기능의 일부를 일시적으로 불능화하는 것으로서 당사자의 자발적인 치료의지가 없으면 치료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진바, 약물치료의 내용, 효과, 부작용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수반한 자유의사에 기한 동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약물치료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은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반면, 약물치료명령의 집행은 형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하도록 하고 있어, 약물치료명령의 선고 시점과 집행 시점에 간극이 생기고 있어 장기수형자의 경우 장기간의 형 집행 과정에서 약물치료명령의 선고 시에 보였던 성도착 증상의 유무 및 정도, 재범위험성에 대한 판단을 형 집행 종료시점에서 다시 한 번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약물치료명령 청구의 요건으로 ‘당사자 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추가하고 5년 이상 장기 복역한 성폭력범죄자에 대하여는 형 집행 종료 시점에 재범위험성 등을 다시 판단하여 약물치료명령의 집행 또는 가해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였고, 위 개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심사가 계류되어 있는 상태이다.
2) 성충동 약물치료제도의 내용
가) 성충동 약물치료법의 개요
현행 성충동 약물치료법에 따른 성충동 약물치료제도는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성충동 약물치료를 실시하여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 제1조). 성충동 약물치료란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나 욕구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서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 투여 및 심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도착적인 성기능을 일정기간 동안 약화 또는 정상화하는 치료를 말한다( 제2조 제3호). 성충동 약물치료법에 의한 치료명령은 ① 피고인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의한 치료명령( 제4조 내지 제12조), ②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징역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으나 제8조 제1항에 따른 치료명령이 선고되지 아니한 수형자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의한 치료명령( 제22조 내지 제24조, 제29조), ③ 성폭력범죄자 중 성도착증 환자로서 치료감호의 집행 중 가종료 또는 치료위탁되는 피치료감호자나 보호감호의 집행 중 가출소되는 피보호감호자에 대한 치료감호심의위원회에 의한 치료명령( 제25조 내지 제29조)으로 나누어지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제도는 피고인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의한 치료명령이다.
나) ‘피고인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의한 치료명령’의 절차와 내용
치료명령의 대상자는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고, 여기서 ‘성도착증 환자’란 ‘ 치료감호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사람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감정에 의하여 성적 이상 습벽으로 인하여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판명된 사람’을 말한다( 제1조, 제2조 제1호). 검사는 위와 같은 사람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되거나 치료감호가 독립청구된 성폭력범죄사건(피고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법원에 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제4조 제1항, 제4항).
치료명령 청구사건의 관할은 치료명령 청구사건과 동시에 심리하는 피고사건의 관할에 따르며( 제6조 제1항), 치료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은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하는데( 제8조 제4항), 법원은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15년의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치료명령을 선고한다( 제8조 제1항). 법원은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없는 경우 또는 피고사건에 대하여 무죄(심신상실을 이유로 치료감호가 선고된 경우 제외)·면소·공소기각, 벌금형,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의 판결 또는 결정을 선고하는 때에는 판결로 치료명령 청구를 기각한다( 제8조 제3항).
치료명령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보호관찰관이 집행하는데( 제13조 제1항),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이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가석방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가종료 또는 치료위탁으로 석방되는 경우 석방되기 전 2개월 내에 집행한다( 제14조 제3항). 피치료자는 치료기간 중 상쇄약물의 투약 등의 방법으로 치료의 효과를 해하여서는 안 되며( 제15조 제1항), 그 위반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제35조 제1항). 보호관찰소의 장 또는 피치료자 및 그 법정대리인은 해당 보호관찰소를 관할하는 보호관찰심사위원회에 치료명령의 가해제를 신청할 수 있는데, 그 신청은 치료명령의 집행이 개시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난 후에 하여야 하며 신청이 기각된 경우에는 기각된 날부터 3개월이 경과한 뒤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제17조 제1항, 제2항). 보호관찰심사위원회가 가해제를 심사할 때에는 피치료자의 인격, 생활태도, 치료명령 이행상황 및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제18조 제1항). 치료명령은 ‘치료기간이 지난 때’, ‘치료명령과 함께 선고한 형이 사면되어 그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된 때’, ‘치료명령이 가해제된 사람이 그 가해제가 취소됨이 없이 잔여 치료기간을 지난 때’에는 그 집행이 종료된다( 제20조).
다) 치료명령에 따른 약물치료제도의 운영
치료명령은 의료법에 따른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의한 약물 투여, 정신보건법에 따른 정신보건전문요원 등 전문가에 의한 인지행동 치료 등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실시 등의 방법으로 집행된다( 제14조 제1항). 보호관찰관이 약물 투여의 방법으로 치료명령을 집행할 때에는 약물 투여와 함께 호르몬 수치 검사를 실시하여야 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7조 제3항], 심리치료 프로그램에는 ‘인지 왜곡과 일탈적 성적 기호의 수정, 치료 동기의 향상, 피해자에 대한 공감 능력 증진, 사회적응 능력 배양, 일탈적 성행동의 재발 방지’ 등 성폭력범죄의 재범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하고, 약물치료기간 동안 월 1회 이상 실시되어야 한다( 시행령 제5조 제1, 2항).
피치료자에게 투여할 약물은 ‘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감소시키는 약물’, ‘성호르몬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 중에서 법무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약물로 하는데( 시행령 제8조 제1항), 법무부장관은 2011. 7. 29. 법무부고시 제2011-343호로 피치료자에게 투여할 약물을 다음과 같이 지정하여 고시하였다. 이 중 법무부에서 투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약물은 주사제 형태의 류프롤리드 아세테이트(상품명: 루프론), 고세렐린 아세테이트(상품명: 졸라덱스)라고 알려져 있다.
구분약물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감소시키는 약물(시행령 제8조 제1항 제1호)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 (MPA, Medroxyprogesterone acetate)류프롤리드 아세테이트(Leuprolide acetate)고세렐린 아세테이트(Goserelin acetate)트립토렐린 아세테이트(Triptorelin acetate) 성호르몬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시행령 제8조 제1항 제2호)사이프로테론 아세테이트 (CPA, Cyproteron acetate)
3) 치료명령의 법적 성격
가) 형벌과 보안처분
형사제재에 관한 종래의 일반론에 따르면, 형벌은 본질적으로 행위자가 저지른 과거의 불법에 대한 책임을 전제로 부과되는 제재를 뜻함에 반하여, 보안처분은 행위자의 장래 위험성에 근거하여 범죄자의 개선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장래의 위험을 방지하여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형벌에 대신하여 또는 형벌을 보충하여 부과되는 자유의 박탈과 제한 등의 처분을 뜻하는 것으로서, 양자는 그 근거와 목적을 달리하는 형사제재이다. 연혁적으로도 보안처분은 형벌이 적용될 수 없거나 형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행위자를 개선·치료하고, 이러한 행위자의 위험성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형사정책적인 필요성에 따라 만든 제재이므로 형벌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즉 형벌과 보안처분은 다 같이 형사제재에 해당하지만, 형벌은 책임의 한계 안에서 과거 불법에 대한 응보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재이고, 보안처분은 장래 재범 위험성을 전제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제재이다.
나) 치료명령제도의 목적 및 요건 등
치료명령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1조).
검사는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19세 이상의 사람에 대하여 이를 청구할 수 있다( 제4조 제1항). 검사는 치료명령을 청구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관찰소의 장에게 재범의 위험성 등 치료명령 피청구자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의 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며( 제5조 제1항), 치료명령 피청구자에 대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을 받은 후 청구하여야 한다( 제4조 제2항). 이와 같이 성충동 약물치료법은 ‘재범의 위험성’을 치료명령의 중요한 요건으로 삼고, 이에 관한 전문가의 과학적인 사실판단을 참고로 하여 법률가인 검사와 판사가 이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치료명령의 선고는 피고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 제8조 제6항)은, 치료명령이 형벌과 그 목적이나 심사대상 등을 달리하므로 징역형의 대체수단으로 취급하여 함부로 양형을 감경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위치추적장치 부착명령에 관한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도1947, 2009전도5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치료명령은 제도의 목적, 요건 등 관련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형벌과 구별되므로, 형벌과는 목적이나 심사대상 등을 달리하는 보안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1) 치료명령과 과잉금지의 원칙
치료명령은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나 욕구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서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 투여 및 심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도착적인 성기능을 일정기간 동안 약화 또는 정상화하는 치료로 대인적 보안처분의 일종이다.
보안처분이 형벌의 한계를 극복 내지는 보완해 줄 수 있는 유용하고 필요한 제도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형사제재인 보안처분이 아무런 원칙 없이 자의적으로 부과될 수는 없고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치국가적 이념에 상응하는 원리의 한계 안에서 부과되어야 한다. 보안처분의 경우에는 보안처분을 정당화하고 한계지우는 지도원리로서 과잉금지의 원칙이 강조된다. 형벌은 책임주의에 의하여 제한을 받지만 보안처분에 있어서는 형벌에 대해 책임주의가 기능하는 바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과잉금지의 원칙이다.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에 의한 약물치료명령이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치료자의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과도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2) 과잉금지원칙의 위반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에 따른 치료명령의 집행은 경구알약 또는 주사의 형태로 치료제를 신체에 주입하여 피치료자의 생식능력을 저하시키고, 그 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12조 제1항 전문에 의하여 보장되는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자유, 즉 신체의 완전성이 외부로부터의 물리적인 힘으로부터 침해당하지 아니할 자유를 제한한다.
또한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은 피치료자의 동의가 없이 약물 투여를 강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자기결정권, 즉 자신의 삶에 관한 중대한 사항에 관하여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한다. 즉 치료명령에 의한 치료는 호르몬 변화를 통하여 성기능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고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피치료자가 치료의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검토해 보고 그 치료를 받을 것인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인데, 강제적인 치료를 명하는 치료명령은 위와 같은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또한 치료명령의 집행 과정 자체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인격권 또한 제한된다.
나) 입법 목적의 정당성
우리나라의 성폭력범죄는 통계상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성폭력범죄의 동종재범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성폭력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단순히 형벌을 강화하는 것은, 성폭력범죄가 행위자의 습벽이나 병적인 기질에 의한 경우가 많아 처벌에 의한 범죄 억제의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고, 양형의 지나친 강화는 일반적인 형사정책적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성폭력범죄자 가운데 상당수는 범죄의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운 심리적·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기존의 교정 프로그램만으로는 성폭력범죄의 재범 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없음이 드러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형벌 이외의 별도의 제재가 필요하다.
한편 최근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의 정도가 심각한 성폭력범죄들이 빈발함에 따라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강력하게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도 크게 대두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은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받게 함으로써 추가 범행을 방지하려는 것으로서,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사회복귀를 촉진하고자 하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다) 수단의 적절성
치료명령제도를 도입한 것은 약물치료가 성도착증이 있는 성폭력범의 재범률을 낮추는 데 현저한 효과를 기대해서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 성적 환상, 성적 행동의 중요한 유발인자이므로, 테스토스테론에 뇌가 노출되는 것을 감소시킴으로써 성욕, 성적 환상, 성적 행동을 억압하고 성적으로 무관심한 상태로 유인하여 재범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 피고인과 같이 지적장애가 있어 인지행동치료 등 심리치료의 보완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피치료자의 경우(증거기록 311면 참조) 사실상 약물치료가 주된 치료 방법이 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더욱 더 약물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어야 치료명령이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약물에 의한 성호르몬의 조절·통제로 피치료자의 공격적인 성적 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는 치료 효과에 대하여 국내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실증적 연구 결과가 없다 .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에서 약물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었다면, 일응 우리나라에서도 치료의 효과가 인정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법무부에서는 미국 오레곤주에서의 연구 결과(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가석방된 성폭력범죄자의 재범률을 분석한 결과, 치료에 불응한 55명 중 10명이 재범하여 재범률이 18.2%임에 반하여 약물치료를 받은 79명 중 한 명도 재범하지 않아 재범율이 0%로 나타남)를 치료 효과를 인정하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 그러나 위 참고자료에도 유보되어 있듯이, 약물치료에 자발적으로 응한 경우는 재범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 위와 같이 동의하에 약물치료를 받은 집단의 낮은 재범률을 근거로 하여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강제적 약물치료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인다(오히려 강제적 약물치료를 당하는 피치료자의 경우 반발심과 분노감으로 인하여 공격 성향이 더 심하게 표출될 수 있어, ‘성적’ 공격 행동이 아니더라도 다른 종류의 위험 행동으로 나아가게 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성충동 약물치료는 성범죄자의 성기능을 화학적 방법으로 약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약물치료가 중단될 경우에 피치료자의 성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범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즉, 투입하는 비용에 비해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
이와 같이 강제적 약물치료가 재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실증적 연구 결과를 찾을 수 없고, 이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한,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이 수단의 적절성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피해의 최소성
(1) 판결에 의한 성충동 약물치료제도의 주요한 문제점은, 피치료자에게 성도착증 및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지에 관하여 피고사건의 판결 시점에 판단하여야 하는데, 피치료자가 저지르는 범행의 죄질을 감안하면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위 판단 시점과 치료명령의 실제 집행 시점(형 집행 종료, 면제·가석방, 치료감호 집행 종료·가종료, 치료위탁으로 인한 석방 2개월 전)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다는 것이다. 형 집행 후에 피치료자에게 치료의 필요성 및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하여 있으므로 실제로는 치료의 필요성 및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피치료자에 대하여 오판을 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정의 변경, 예컨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성욕이 자연스럽게 감퇴할 가능성, 형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 과정에서의 적절한 치료 등으로 인하여 피치료자에게 더 이상 성도착증이나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피치료자는 가해제를 청구할 수 있기 전까지 최소 6개월 동안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통상적으로 약물치료는 1개월 정도 지속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6개월 동안 피치료자는 6번 정도 약물을 주입받게 되는데, 이는 결코 적지 않은 횟수이다). 위와 같은 불필요한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은 치료명령의 실제 집행 시점에서 성도착증 및 재범의 위험성의 존부에 관하여 최초 또는 2차적으로 판단하는 절차를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성충동 약물치료법에는 그러한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2) 판결에 의한 성충동 약물치료제도의 또 다른 문제점은, 치료에 사용될 것으로 예정된 약물의 부작용에 관하여 충분히 연구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의 입장은 치료약물에 대하여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류프롤리드, 고세렐린과 같은 치료약물로 고시된 약물들이 전립선암 등의 치료제로 병원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부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고, 충분히 검증되어 있는 상태라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류프롤리드, 고세렐린의 경우 내당능장애, 지각착오, 척수압박, 심부전, 심부 근경색증, 혈압 이상, 다한증, 발진, 골통증, 여성형유방,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점이 밝혀져 있고, 법무부의 자체 용역 결과에 의하더라도 류프롤리드, 고세렐린의 유사약물로 치료를 하는 동안, 비록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뇌하수체 샘종이 보고되었다는 것이다 . 그런데 뇌하수체 샘종은 시신경을 압박하여 시력저하, 시야감소 등의 증상을 가져오거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는 등 인체에 회복 불가능한 침해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부작용이라고 할 것인데,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피치료자를 미리 선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약물을 피치료자에게 투여하는 것은 피치료자를 질병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법무부에서 보충적으로 투여를 고려하고 있는 치료약물인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는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인하여 여러 국가에서 금지되고 있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위험성이 큰 치료약물이다. 그리고 위 용역 결과에서 검토된 부작용은 모두 외국에서 이루어진 임상실험을 기초로 한 것이어서, 한국인에게 위 치료약물을 투여할 경우 어떠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 뚜렷하게 밝혀져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위 치료약물들이 본래의 치료 목적이 아니라 성충동 감퇴를 목적으로 하여 강제로 투여된 경우에는 본래의 치료 목적에 사용되었을 때와는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위 치료약물의 효과는 통상 1개월 정도의 잠정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므로 성도착증과 재범의 위험성이 계속 인정되는 한 피치료자는 최대 15년의 범위 내에서 장기간에 걸쳐 주기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과연 이와 같이 장기간 투여하였을 때의 부작용에 관하여도 충분히 연구가 된 것인지 의문이다.
이와 같이 부작용을 사전에 충분히 예견할 수 없는 상태라면, 최소한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약물의 투여를 중단함으로써 신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가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취지에서 성충동 약물치료법의 시행령에는 보호관찰관이 치료명령을 집행하는 경우 치료기관의 의사로 하여금 부작용에 대한 검사 및 치료도 함께 실시하게 하여야 하고,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의 신체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거나 그 밖에 약물 투여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약물 투여를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 제11조 제1항, 제2항)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류프롤리드, 고세렐린의 부작용 중에는 장기적인 약물 투여에 따라 그 효과가 점진적·누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도 있어 의사가 어느 시점이 과연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이 발생한 단계인지를 판단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내용의 약물 투여의 중단 규정만으로 약물 투여에 따른 부작용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 법익의 균형성
(1) 성폭력범죄는 ‘인격 살인’으로 불릴 만큼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육체적·정신적 상처를 남길 수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성폭력범죄를 경험할 경우 심리적인 상처와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성폭력범죄로 인한 피해는 그 피해자 개인에게 그치지 않고 함께 생활하는 가족 구성원이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커다란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줄 수 있다. 나아가 성폭력범죄로 인한 피해는 피해자 개인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체의 피해도 야기한다. 성폭력범죄가 빈발하면 여성의 사회 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자녀의 안전한 보육과 통학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공익은 매우 크다.
(2)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성충동 약물치료제도는 피치료자가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의 판결에 따라 강제로 치료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신체에 직접적인 침습을 가하는 제도인바, 그 자체로 피치료자의 자존감, 수치심을 강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생식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피치료자를 여러 가지 부작용의 가능성에 노출시킴으로써 건강의 위험을 초래하고 그러한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야기할 수 있는 등 피치료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이다. 이와 같이 성충동 약물치료제도가 제한하는 기본권의 중요성과 기본권을 제한하는 정도는 비슷한 목적으로 도입된 신상공개제도(사생활의 비밀 제한)나 전자발찌 부착명령제도(행동의 자유 제한)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할 것이어서, 위 제도의 헌법 합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른 보안처분의 경우보다 신중하여야 한다.
(3) 따라서 앞서 본 것처럼 성충동 약물치료제도가 과연 재범 방지의 효과가 있는지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문이 존재하고, 치료명령 요건에 대한 판단 시점을 집행 시점과 일치시키거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는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가 모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성충동 약물치료제도가 보호하고자 하는 이익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하여 쉽사리 치료명령 피청구자가 입는 불이익을 등한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국 성충동 약물치료가 피치료자에게 주는 정신적·육체적·심리적 영향이 심대하다는 점에서 엄격한 이익형량이 요청된다고 볼 것인데, 아동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과학적 분류를 통해 의학적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에 국한하여 약물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담보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폭력범죄자에게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법익의 균형성 원칙이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다.
바) 성충동 약물치료에 대한 동의의 필요성
보안처분으로서의 성충동 약물치료의 재범방지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성충동 약물치료에 대한 성범죄자의 자발적 동의와 정신·심리적 치료의 병행이 요청된다. 성범죄자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신체 및 정신에 침해를 가하지 않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와는 달리, 성충동 약물치료는 그 치료의 목적, 효과, 부작용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를 수반한 동의가 필요하다.
성충동 약물치료법은 치료명령이 선고되지 아니한 수형자 및 피치료감호자나 보호감호의 집행 중 가출소되는 피보호감호자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 청구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성충동 약물치료법 제22조 제1항, 제29조 제1항), 법원의 판결에 의한 치료명령의 경우에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성충동 약물치료를 강제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당초 법률안 제9조 제1항에서 성충동 약물치료 대상자로부터 약물치료요법에 관한 동의를 얻고자 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약물치료의 근거, 중요성, 부작용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여야 하고, 제2항에서 성충동 약물치료 대상자가 약물치료의 근거, 중요성 및 부작용 등에 관한 이해 및 판단 능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 성충동 약물치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인권과 사회방위를 적절히 교량하고 있었음에도 현행법은 이러한 내용이 삭제되어 통과된 것이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심사가 계류 중인 성충동 약물치료법의 개정안에도 성충동 약물치료에 대하여 ‘당사자 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현행법의 태도는 인권보다는 사회방위에 치중한 것이다.
약물치료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 중 폴란드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의 일부 주 등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이를 강제로 시행할 뿐 독일, 스웨덴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당사자의 진정한 동의를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당사자의 진정한 자발적 동의가 약물치료의 인권침해의 문제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
법무부장관이 피치료자에게 투여할 약물로 지정한 류프롤리드와 고세렐린의 경우 치료에 동의하지 않는 환자에 대하여는 그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도 , 성충동 약물치료의 재범방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당사자의 자발적 동의에 기초한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당사자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지 않고 강제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성충동 약물치료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
결국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여 치료명령 피청구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침해당하지 않을 자유, 자기결정권,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만한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4. 결론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제청대상 조항은 헌법 제10조, 제12조 제1항, 제37조 제2항에 위배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홍진영 김병훈 | 헌법 제10조, 제12조 제1항, 제37조 제2항,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형법 제298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3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동균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푸른 외 3인
【주 문】
피고인 1을 징역 1년에, 피고인 2를 징역 8월에, 피고인 3, 4를 각 벌금 8,000,000원에, 피고인 5를 벌금 7,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3, 4, 5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1, 2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로부터 82,560,000원을, 피고인 2로부터 47,000,000원을, 피고인 3으로부터 17,000,000원을, 피고인 4로부터 23,175,000원을 각 추징한다.
피고인 1, 2에 대하여 위 각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피고인 3, 4에 대하여 위 각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피고인 5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각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피고인 1
피고인은 2005년경부터 사단법인 대한축구협회(이하 ‘대한축구협회’라고만 한다)에 서울 ○○중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등록하고 소속 선수들의 지도에 관한 사무 전반을 처리하던 사람으로서, 상급학교 진학 대상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의 희망과 자질 및 발전가능성, 가정형편 등을 고려하여 진학지도를 하고 이적동의서를 작성해 주어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9. 8. 중순경 ‘삼성블루윙스’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축구단 주식회사(이하 ‘삼성전자축구단’이라고만 한다)의 스카우터 공소외 1을 통하여 삼성전자축구단 선수단운영팀장 피고인 5로부터 “ ○○중학교 축구부 선수 공소외 2, 3을 삼성전자축구단이 지원하는 축구부가 있는 수원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09. 9. 11. 5천만 원, 2009. 9. 14. 1천만 원 등 합계 6천만 원을 피고인의 우리은행 계좌( 계좌번호 1 생략)로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0. 9. 30.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5 기재와 같이 총 3개 프로축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합계 8,256만 원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 2
피고인은 2005년경부터 대한축구협회에 안산 ▽▽중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등록하고 소속 선수들의 지도에 관한 사무 전반을 처리하던 사람으로서, 상급학교 진학 대상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의 희망과 자질 및 발전가능성, 가정형편 등을 고려하여 진학지도를 하고 이적동의서를 작성해 주어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8. 8. 중순경 ‘부산아이파크’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아이파크스포츠 주식회사(이하 ‘아이파크스포츠’라고만 한다)의 스카우터 공소외 4를 통하여 아이파크스포츠 전력강화팀장 공소외 5로부터 “ ▽▽중학교 축구부 선수 공소외 6, 7을 아이파크스포츠가 지원하는 축구부가 있는 부산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08. 9. 24. 피고인의 상록신용협동조합 계좌( 계좌번호 2 생략)로 1,20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0. 5. 14.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 7 기재와 같이 총 2개 프로축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합계 4,700만 원을 취득하였다.
3. 피고인 3
피고인은 2006년경부터 대한축구협회에 포천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등록하고 소속 선수들의 지도에 관한 사무 전반을 처리하던 사람으로서, 상급학교 진학 대상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의 희망과 자질 및 발전가능성, 가정형편 등을 고려하여 진학지도를 하고 이적동의서를 작성해 주어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9. 5.경 아이파크스포츠가 지원하는 부산 ◎◎중학교 축구부 감독 공소외 8을 통하여 아이파크스포츠 전력강화팀장 공소외 5로부터 “ ◇◇초등학교 축구부 선수 공소외 9, 10을 아이파크스포츠가 지원하는 축구부가 있는 부산 ◎◎중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09. 11. 13. 피고인의 국민은행 계좌( 계좌번호 3 생략)로 6백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0. 12. 25.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8 내지 11 기재와 같이 총 2개 프로축구단 및 1개 중학교 축구부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합계 1,700만 원을 취득하였다.
4. 피고인 4
피고인은 2007년경부터 대한축구협회에 경기 ▷▷중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등록하고 소속 선수들의 지도에 관한 사무 전반을 처리하던 사람으로서, 상급학교 진학 대상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의 희망과 자질 및 발전가능성, 가정형편 등을 고려하여 진학지도를 하고 이적동의서를 작성해 주어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8. 8.경 아이파크스포츠의 스카우터 공소외 4를 통하여 아이파크스포츠 전력강화팀장 공소외 5로부터 “ ▷▷중학교 축구부 선수 공소외 11, 12를 아이파크스포츠가 지원하는 축구부가 있는 부산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08. 12. 17. 피고인의 부산은행 계좌( 계좌번호 4 생략)로 4백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1. 9. 9 .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2 내지 14 기재와 같이 총 3개 프로축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합계 23,175,000원을 취득하였다.
5. 피고인 5
피고인은 2004년경부터 삼성전자축구단의 선수단운영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삼성전자축구단이 지원하는 초·중등학교 축구부의 유소년 선수 영입 및 스카우트비 지급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다.
가. 서울 ○○중학교 축구부 감독 피고인 1에 대한 배임증재
1) 피고인은 서울 ○○중학교 축구부 선수 공소외 2, 3을 삼성전자축구단이 지원하는 수원 △△고등학교로 영입하기 위하여, 사실상 선수 진학지도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고 이적동의서 작성 등 진학 절차에서 전권을 행사하는 위 선수들의 감독에게 사례금을 지급하고 청탁하기로 마음먹고, 2009. 8. 중순경 삼성전자축구단 스카우터 공소외 1을 통하여 서울 ○○중학교 축구부 감독 피고인 1에게 “ 공소외 2, 3을 수원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주면 사례금을 지급하겠다.”는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2009. 9. 11. 5천만 원, 2009. 9. 14. 1천만 원 등 합계 6천만 원을 피고인 1의 우리은행 계좌( 계좌번호 1 생략)로 송금하여 공여하였다.
2) 피고인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위 ○○중학교 축구부 선수 공소외 13을 위 △△고등학교로 영입하기로 마음먹고, 2010. 8.경 삼성전자축구단 스카우터 공소외 14를 통하여 위 피고인 1에게 “ 공소외 13을 수원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주면 사례금을 지급하겠다.”고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2010. 9. 30. 1천만 원을 피고인 1의 위 우리은행 계좌로 송금하여 공여하였다.
나. 안산 ▽▽중학교 축구부 감독 피고인 2에 대한 배임증재
피고인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안산 ▽▽중학교 축구부 선수 공소외 15를 위 △△고등학교로 영입하기로 마음먹고, 2010. 3.경 삼성전자축구단 스카우터 공소외 1을 통하여 안산 ▽▽중학교 축구부 감독 피고인 2에게 “ 공소외 15를 수원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주면 사례금을 지급하겠다.”고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2010. 5. 14. 3,500만 원을 피고인 2의 농협 계좌( 계좌번호 6 생략)로 송금하여 공여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4, 1, 16, 8, 17, 18, 4, 19, 20, 21, 22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3, 5, 24, 25, 18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6, 27, 28, 29, 30, 31, 1, 4, 16, 32, 8, 33, 34, 19, 20, 35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각 수사보고(증거기록 252, 388, 400, 595, 601, 689, 693, 732, 782, 810, 849, 919, 1079, 1472, 1649, 1826쪽)
1. 각 고용계약서,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 각 사본
1. 각 합의서 사본
1. 저축예금거래명세표 및 예금거래실적증명서, 자립예탁금 거래명세표, 요구불 거래내역의뢰조회표, 거래실적표 각 사본
1. 이 법원의 삼성전자축구단, 아이파크스포츠, 포항스틸러스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 피고인 1, 2: 각 형법 제357조 제1항( 피고인 1의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는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 피고인 3, 4: 각 형법 제357조 제1항(벌금형 선택)
○ 피고인 5: 각 형법 제357조 제2항, 제1항[판시 제5의 가. 1)은 포괄하여,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 피고인 1: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중한 공소외 2, 3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 명목의 배임수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 피고인 2: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더 중한 공소외 15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 명목의 배임수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 피고인 3: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중한 공소외 9, 10의 부산 ◎◎중학교 진학 명목의 배임수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 피고인 4: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중한 공소외 36의 ▣▣▣▣공업고등학교 진학 명목의 배임수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 피고인 5: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중한 공소외 2, 3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 명목의 배임증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노역장유치
피고인 3, 4, 5: 각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집행유예
피고인 1, 2: 각 형법 제62조 제1항(뒤에서 보는 유리한 정상 참작)
1. 추징
피고인 1, 2, 3, 4: 각 형법 제357조 제3항 후문
1. 가납명령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 요지
가. 피고인 1, 2
피고인들이 판시 제1, 2항과 같이 프로축구단으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있으나, ① 이는 프로축구단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의 특정 상급학교에 대한 진학을 제의받고 소속 학교 축구부의 선수 선발, 육성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육성지원금일 뿐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취득한 것은 아니고, ② 피고인들에게는 위법성의 인식도 없었다.
나. 피고인 3, 4
피고인들이 판시 제3, 4항과 같이 프로축구단, 중학교 축구부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소속 학교 축구부의 선수 선발, 육성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육성지원금일 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취득한 것은 아니다.
다. 피고인 5
피고인이 판시 제5의 각 항과 같이 중학교 감독들에게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수원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탁을 하고 금원을 지급한 사실은 있으나, ① 이는 해당 학교 축구부의 선수 선발, 육성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육성지원금일 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공여한 것은 아니고, ② 배임증재의 범의도 없었다.
2. 판단
앞서 본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① 피고인 1, 2가 판시 제1, 2항과 같이 프로축구단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원을 취득하였고, 그 위법성의 인식도 있었던 사실, ② 피고인 3, 4가 판시 제3, 4항과 같이 프로축구단, 중학교 축구부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원을 취득한 사실, ③ 피고인 5가 판시 제5의 각 항과 같이 중학교 감독들에게 소속 선수들을 수원 △△고등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하고 금원을 공여하였으며, 배임증재의 범의도 있었던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가. 부정한 청탁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1, 2, 3, 4가 프로축구단, 중학교 축구부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제의·부탁을 받고 금원을 지급받은 것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고, 피고인 5가 위와 같은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또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공여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1) 학교 축구부 감독의 역할 및 선수의 진학과정
학교 축구부 감독은 해당 학교장으로부터 선수 훈련, 출전 및 진학 등 축구부 업무 일체를 위임받아 수행하고, 특히 선수 진학에 관해서는 학교장이나 체육부장 등이 축구에 문외한인 관계로 희망 학교 선정에서부터 상급학교로부터의 최종적인 진학동의에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으며, 선수 학부모 입장에서도 특별히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서 따로 진학할 학교를 수소문하지 않는 한 대부분 소속 학교 축구부 감독의 의견에 따라 해당 선수의 진학을 결정하게 마련이다(증거기록 540~543, 581~583, 662, 676, 744, 757~759, 988~992, 1106, 1166, 1167쪽).
만약 학교 축구부 선수가 다른 시·도의 상급학교로 진학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상급학교의 진학동의를 받은 상태에서 그 상급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 학군 내의 학교로 전학을 가 해당 상급학교로 진학하게 되는바(증거기록 542, 992, 1104쪽), 대한축구협회 등록규정 제14조 제3항(증거기록 285쪽)은 다른 시·도협회 내의 팀으로 이적할 경우 소속팀 단체장(학교장 등)의 이적동의서 및 해당 시·도협회의 이적동의서를 각 첨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대한축구협회의 이적동의서 양식(증거기록 290, 291쪽)에는 지도자, 학교장, 시·도협회의 각 결재란이 마련되어 있는데, 시·도협회에서는 형식적인 심사만 이루어지며(증거기록 325쪽), 학교장 또한 형식적인 결재만 하고 있어(증거기록 663, 664, 676~679 , 713, 742, 743, 761, 993, 1165쪽) 지도자, 즉 소속 학교 축구부 감독의 결재가 사실상 최종적인 것이 된다(증거기록 544, 545, 714쪽).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 1(증거기록 718, 722, 724, 729, 730, 1079, 1080, 1286쪽), 피고인 2(증거기록 547, 548, 557, 690, 1224쪽), 피고인 3(증거기록 693, 997, 1002, 1005, 1006, 1011, 1016쪽), 피고인 4(증거기록 596, 1084, 1177쪽)는 판시 제1 내지 4항과 같이 프로축구단, 중학교 축구부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제의·부탁받은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학부모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여 그 승낙을 받고, 이적동의서(증거기록 606~618쪽) 작성 등 진학과 관련된 업무도 수행하였으며, 실제 위 선수들의 해당 상급학교로의 진학도 모두 이루어졌다(증거기록 403~417, 419쪽).
2) 청렴의무, 영리행위금지
가) 청렴서약서, 관련 규정 등
대한축구협회의 지도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선수지도에 있어 개인적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금품, 향응 등을 수수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청렴서약서를 작성하여야 하고, 2~3년마다 지도자 보수교육을 받을 때에도 청렴서약서를 작성하여야 하는바(증거기록 1208, 1812쪽), 피고인 1, 2, 3, 4 또한 대한축구협회의 지도자로서 정기적으로 청렴서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보인다.
나아가 피고인 1에 대한 서울 ○○중학교의 각 고용계약서 제12조 (라)항(증거기록 44, 52쪽)은 “학교 업무수행 중 사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한 행위를 하였을 경우”를 계약해지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인 2에 대한 안산 ▽▽중학교의 근로계약서 제9조 제1의 (가)항(증거기록 131, 565쪽), 피고인 3에 대한 포천 ◇◇초등학교의 근로계약서 제6조 제1의 ①항(증거기록 175쪽)도 “운동선수, 학부모, 지역사회 등과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금품, 향응수수, 회계처리 부적정)”를 계약해지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인 4에 대한 취업규칙 제21조 또한 “학교의 이익에 반하여 자기의 영리행위를 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대한축구협회, 교육청 관계자의 진술
부산광역시축구협회 직원 공소외 26은 검찰에서 위 축구협회에서는 학교 축구부 선수는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라고 보기 때문에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생, 학부모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서 진학지도를 하여야 함에도 학교 축구부 감독이 특정 학교로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를 전학·진학시키고 돈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6쪽).
부산광역시교육청 평생교육과 파견교사 공소외 27도 검찰에서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증거기록 446쪽)함과 아울러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체육기본방향 학교운동부 운영회계관리규정에 따르면, 학교 운동부 선수의 특정 학교 진학과 관련하여 상급학교나 프로구단 등이 소속 학교에 학교지원금을 지급하고 학교회계를 통해서 소속 학교 운동부 감독에게 지도자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을 뿐, 직접 감독에게 이른바 스카우트비를 사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41쪽).
3) 대가관계
피고인 1(증거기록 584쪽) ,피고인 2(증거기록 546쪽), 피고인 3(증거기록 776쪽), 피고인 4(증거기록 1169, 1179, 1187쪽)는 검찰에서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주는 대가로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거액의 금원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하였다.
또한 피고인 5(증거기록 1390쪽)와 삼성전자축구단 스카우터 공소외 1(증거기록 963, 972, 975쪽) , 스카우터 공소외 4(증거기록 1047쪽) ,◎◎중학교 축구부 감독 공소외 8(증거기록 1209쪽), 포항스틸러스 선수지원팀장 공소외 24(증거기록 1609, 1611쪽), 스카우터 공소외 16(증거기록 1126쪽) ,공소외 32(증거기록 1135쪽), 주식회사 전남드래곤즈(이하 ‘전남드래곤즈’라고만 한다) 전 사무국장 공소외 35(증거기록 1366쪽), 전 유소년지원팀장 공소외 25(증거기록 1633, 1634쪽) , 전 ◈◈◈◈고등학교 감독 공소외 19(증거기록 1274쪽), 주식회사 울산현대중공업스포츠 스카우터 공소외 23(증거기록 1435쪽), 안산 ◑◑중학교 축구부 감독 공소외 18(증거기록 1799쪽)은 검찰에서, 울산 ⊙⊙중학교 축구부 감독 공소외 17(증인신문조서 2쪽)은 이 법정에서 위와 같은 진학의 대가로 거액의 금원을 지급하였음을 각 인정하였고, 삼성전자축구단에 대한 2012. 10. 18.자 사실조회회신서의 내용도 같은 취지이다.
게다가 피고인 1은 2009. 8. 31. 공소외 2, 3(편의상 합의서에는 공소외 3의 이름만 기재된 것으로 보인다, 증거기록 964쪽)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을 조건으로 삼성전자축구단으로부터 합계 6천만 원( 공소외 2, 3 각 3천만 원, 세금 제외)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증거기록 19, 704, 964, 965쪽)를, 피고인 2는 2010. 4. 12. 공소외 15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을 조건으로 삼성전자축구단으로부터 3,500만 원(세금 제외)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증거기록 75, 573쪽)를 각 작성하기도 하였다.
4) 공소외 2에 대한 진학합의서, 계약금 지급 등( 피고인 1, 5)
공소외 2는 소속 학교 축구부 감독이던 피고인 1이 피고인 5로부터 공소외 2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을 제의받기 전인 2008. 5. 15. 삼성전자축구단과 계약금 3천만 원(세금 포함)을 받고 수원 △△고등학교로 진학하기로 하는 합의서( 피고인 5의 변호인 제출의 증 제1호의 1)를 작성하고, 2008. 5. 30. 삼성전자축구단으로부터 계약금 2,340만 원(세금 제외)을 지급받았다(위 변호인 제출의 2013. 1. 15.자 변론요지서 첨부서류 1).
그러나 ① 위 2008. 5. 15.자 합의는 공소외 2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일회성 급부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계약금의 3배액을 배상하고 해제할 수 있는(위 합의서 제3조) 잠정적인 합의에 불과한 데다가, ② 만약 공소외 2가 중학교 2학년일 때 작성된 위 합의서 및 계약금 지급만으로 공소외 2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이 이미 확정되었다면, 삼성전자축구단으로서는 상급학교 진학을 결정할 무렵인 중학교 3학년 가을경에 별도로 피고인 1과 앞서 3)항에서 본 합의서를 작성하고 2천만 원(= 피고인 1에게 지급한 3천만 원 - 공소외 2로부터 반환받은 일부 계약금 1천만 원, 증거기록 1392쪽)을 추가로 지출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앞서 본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처럼 피고인 5가 피고인 1에게 공소외 2와의 기존의 계약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한 부탁을 하고 그 사례금 명목으로 3천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이를 피고인 1이 공소외 2의 수원 △△고등학교 진학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다.
나. 위법성의 인식 여부( 피고인 1, 2)
범죄의 성립에 있어서 위법성의 인식은 그 범죄사실이 사회정의와 조리에 어긋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으로서 족하고 구체적인 해당 법조문까지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닌바( 대법원 1987. 3. 24. 선고 86도2673 판결 등 참조),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인들이 삼성전자축구단, 포항스틸러스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에 대하여는 정상적인 세금신고(증거기록 60쪽, 피고인 5의 변호인 제출의 2013. 1. 15.자 변론요지서 첨부서류 4) 및 회계처리(삼성전자축구단, 포항스틸러스에 대한 2012. 10. 18.자 각 사실조회회신서)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들에게는 그 위법성의 인식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1) 피고인들은 앞서 본 대로 대한축구협회에 서울 ○○중학교, 안산 ▽▽중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각 등록한 지도자로서 소속 학교장으로부터 축구부 업무 일체를 각 위임받아 수행하면서 정기적으로 청렴서약서도 작성하였는바, 청렴서약서의 내용과 달리 소속 학교 축구부 업무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금품을 수수할 경우 소속 학교장, 체육부장 등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음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임에도 삼성전자축구단 등으로부터 판시 제1, 2항과 같이 각 취득한 금원을 소속 학교장, 체육부장 등에게 보고하지 아니하였다(증거기록 554, 710, 719쪽).
2) 실제 피고인 1은 검찰에서 2009. 9.경 삼성전자축구단으로부터 6천만 원을 받을 당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삼성전자축구단 스카우터 공소외 1에게 “여태까지 학교에서 받았는데, 내가 받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느냐”고 물었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709쪽), 공소외 1도 이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으며(증인신문조서 6, 15쪽), 피고인 2 또한 검찰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지도자로서 어떠한 명목으로도 돈을 받으면 안 되고, 만약 돈을 받더라도 학교발전기금으로 받아 정식회계절차를 거쳐서 집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55쪽).
3)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축구단, 포항스틸러스 및 아이파크스포츠는 피고인들에게 판시 제1, 2항과 같이 금원을 지급할 당시 그 적법성 여부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은 바 없고(삼성전자축구단, 포항스틸러스 및 아이파크스포츠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서), 아이파크스포츠의 경우 법인계좌가 아닌 개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서 피고인 2에게 금원을 지급하는 방법(증거기록 1408쪽)으로 비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하기도 하였다.
다. 배임증재의 범의 유무( 피고인 5)
앞서 본 대로 피고인은 피고인 1, 2에게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켜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하고 거액의 금원을 공여한 데다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비록 앞서 본 대로 위 금원을 공여함에 있어 정상적인 세금신고 및 회계처리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는 배임증재의 범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1) 피고인은 검찰에서 학교 축구부 선수 영입의 대가가 해당 학교에 학교발전기금 등으로 지급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나, 대부분 소속 학교 축구부 감독의 요청에 따라 감독에게 지급되고 있는 실정이고(증거기록 1387~1389쪽), 이는 잘못된 관행으로서 당연히 개선되어야 한다(증거기록 1394쪽)고 진술하였다.
2) 피고인이 소속된 삼성전자축구단 전 스카우터 공소외 1 또한 검찰에서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면서 감독들에게 사례금을 지급하기도 하였지만, 아직 어린 선수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947쪽).
3) 삼성전자축구단 스카우터 공소외 14는 이 법정에서 스카우터로서 중학교 축구부 감독 등에게 소속 구단이 지원하는 수원 △△고등학교에의 진학을 부탁하는 것은 정상적인 업무수행의 일환일 뿐, 부정한 청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아니한다고 진술하였으나(증인신문조서 3, 4쪽), 한편 피고인 1에게 판시 제5의 가.항과 같이 금원을 지급할 당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도 된다는 말은 한 바 없고, 삼성전자축구단이 감독 개인에게 육성지원금이 지급된 것이 문제가 되어 적극적으로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고 진술함으로써(증인신문조서 5쪽), 위와 같은 부탁의 대가로 감독 개인에게 돈을 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였다.
【양형의 이유】
○ 공통적 양형 이유
이 사건 범행은 각급 학교 축구부 감독들이 지도자로서의 본분을 저버린 채 프로축구단 또는 상급학교 축구부 스카우트 담당자들과 소속 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특정 상급학교로 진학시키는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것으로서, 신성한 학교 체육의 전통과 명예를 저해함과 아울러 어린 학생 선수들조차 상품화하는 그릇된 풍조를 조장한 점,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 이르러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이 사건 학생 선수들의 진학과정에서 해당 선수와 학부모의 의사에 명시적으로 반하는 경우는 없었고, 실제 진학한 상급학교들도 축구선수로서의 활동에 상당히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점, 프로축구단의 우수선수 유치경쟁이 과열되면서 해당 구단의 우선지명권이 인정되는 고등학교[2011년경 고등학교에 대한 우선지명권의 상한(1년에 4명)조차 폐지된 이상 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거기록 620쪽], 심지어는 중학교, 초등학교로까지 유치경쟁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축구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하여 일어난 범행으로서 그 범행 동기나 가담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들이 수재·증재 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장기간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유소년 축구발전에 상당히 기여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하고, 이에 더하여 다음에서 보는 개별적인 사정,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서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 개별적 양형 이유
1. 피고인 1
[처단형의 범위] 징역 7년 6월 이하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 불리한 정상: 수재액이 합계 8,200여 만 원으로서 거액인 점, 4차례에 걸쳐 동종범행을 반복한 점
- 유리한 정상: 벌금형으로 1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있으나 동종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수재액의 일부는 소속 학교 축구부의 운영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714, 715쪽), 피고인이 우울증(증거기록 1646쪽) 등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아니한 점
2. 피고인 2
[처단형의 범위] 징역 7년 6월 이하
[선고형의 결정]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 불리한 정상: 수재액이 합계 4,700만 원으로서 거액인 점, 2차례에 걸쳐 동종범행을 반복한 점
- 유리한 정상: 벌금형으로 2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있으나 동종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수재액의 일부는 소속 학교 축구부의 운영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71~74, 551, 568~571, 1686~1708쪽)
3. 피고인 3
[처단형의 범위] 벌금 1,500만 원 이하
[선고형의 결정] 벌금 8백만 원
- 불리한 정상: 수재액이 합계 1,700만 원으로서 상당한 금액인 점, 4차례에 걸쳐 동종범행을 반복한 점
- 유리한 정상: 벌금형으로 2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있으나 동종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수재액의 일부는 소속 학교 축구부의 운영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013쪽)
4. 피고인 4
[처단형의 범위] 벌금 1,500만 원 이하
[선고형의 결정] 벌금 8백만 원
- 불리한 정상: 수재액이 합계 2,300여 만 원으로서 상당한 금액인 점, 3차례에 걸쳐 동종범행을 반복한 점
- 유리한 정상: 벌금형으로 2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있으나 동종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수재액의 일부는 소속 학교 축구부의 운영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191쪽)
5. 피고인 5
[처단형의 범위] 벌금 750만 원 이하
[선고형의 결정] 벌금 7백만 원
- 불리한 정상: 증재액이 합계 1억여 원으로서 거액인 점, 3차례에 걸쳐 동종범행을 반복한 점
- 유리한 정상: 벌금형으로 1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있으나 동종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자신이 근무하던 축구단의 스카우터로서 직무상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서 그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 재직 중인 회사에서 당연면직 처분을 받게 되는 점
[[별 지] 범죄일람표: 생략]
판사 박형준(재판장) 백광균 이민지 | 형법 제357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김진희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주민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이유를 공시한다.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각하한다.
【이 유】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10. 12. 15:34경 의정부시 장암동에 있는 롯데마트 내 동물병원에서 다음카페 ‘ 인터넷 주소 생략’에 접속하여 자유게시판에 ‘ ○박사 관상’이라는 제목으로 “신문에서 가끔 ○박사 얼굴을 봅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마음 한구석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리 좋은 관상을 가지신분이 마음만 곱게 먹으셨다면 우리나라 수의학 발전에 현격한 공을 세우셨을 텐데. 이분의 머리 두각 전두환 대통령을 떠올릴 만큼 두각이 나타나기에. 어느 곳에서나 두각을 나타내고 우두머리를 하게 됩니다. 엷은 눈썹 인정머리 없고 형제간의 우애도 그닥 좋지 않습니다. 이분은 처갓집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네요. 이분에게 안 좋은 곳을 꼽으라면 음침한 눈빛 귀 위에 머리털이 없어서 사기꾼기질과 얇은 입술은 신의가 없지요. 또한 60대 때 곤란을 겪습니다. 이분 와잠 부위에 점이 있는데.. 이는 자식을 잃거나 자식에게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며.. 얼굴피부가 두꺼워서 매우 세속적인 사람이지요. 그러나 한번 태어나서 우두머리로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살아갈 수 있는 얼굴인데..참 안타깝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계속하여 2010. 10. 13. 11:32.경 위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다음카페에 접속하여 자유게시판에 “ ○박사 관상 중에 제가 빼먹은 게 하나있는데..그것은 ○박사가 상당히 바람기가 많고 성욕이 강하다는 겁니다. 눈꼬리가 좋지 않아서 부부사이가 절대 원만치 않고 코가 퍼져있어서 바람기가 많습니다. 혹시나 했는데..한번 이혼했나 봐요. 그래도 부부사이 절대 좋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게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 공소외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판단】
살피건대, ‘사실의 적시’라 함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 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할 것인바( 대법원 2004. 3. 11. 선고 2003도4023 판결), 피고인이 위 인터넷카페에 ○박사의 관상에 관하여 게시한 글은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이 아니라 ○박사의 얼굴에 관한 피고인의 관상학적 의견으로, 위 게시글을 읽는 사람들도 위 내용을 ‘사실의 적시’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박사의 얼굴에 관한 피고인의 관상학적 의견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의 글은 피고인의 가치판단 내지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해자가 특정되었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에 대한 판단】
1. 위헌심판의 대상인 법률조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변호인의 주장
위 법률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 제21조 제1항에 위반된다.
3. 재판의 전제성에 대한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므로 위 법률조항은 이 사건 재판에 대한 전제성이 없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한다.
판사 정지영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제7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1. 12. 23. 선고 2011노159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에서는 주민등록표의 열람이나 등·초본의 교부신청은 원칙적으로 본인이나 세대원이 할 수 있고, 다만 본인이나 세대원의 위임이 있거나 위 항 제1호 내지 제7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주민등록표의 열람이나 등·초본의 교부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에서는 제2항 중 제6호 내지 제7호의 경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만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등 주민등록표를 열람하거나 그 등본 또는 초본의 교부신청을 할 수 있는 자를 엄격히 제한하는 한편 같은 법 제37조 제5호에서는 ‘ 같은 법 제29조 제2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을 위반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표를 열람하거나 그 등본 또는 초본을 교부받은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바, 위 처벌조항은 같은 법 제29조 제2항 내지 제4항에서 정한 신청자격이나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신청자격이나 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신청하는 등 거짓이나 그 밖에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표를 열람하거나 그 등본 또는 초본을 교부받은 자를 처벌하고자 하는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신용정보회사의 직원으로서 공소외 1에 대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면서 공소외 1을 대위하여 공소외 1의 아버지인 망 공소외 2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상속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망 공소외 2의 주민등록초본의 제출이 필요하자 마치 ○○○상호저축은행이 망 공소외 2에 대하여 1,346,872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주민등록표 초본의 열람 또는 교부 신청서’를 주민센터에 제출하여 망 공소외 2의 주민등록표 초본 1통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위와 같이 ○○○상호저축은행의 공소외 1에 대한 채권을 망 공소외 2에 대한 채권으로 허위 기재한 이유는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 제6호, 제4항 및 구 주민등록법 시행령(2012. 6. 1. 대통령령 제238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 2] 제3호의 규정에 의하여 신용정보회사는 연체채권의 회수를 위하여 채무자 및 그 보증인에 대한 주민등록표 초본의 열람 및 교부신청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망 공소외 2를 채무자로 하는 경우 비교적 간편하게 주민등록표 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는 반면, 공소외 1에 대한 채권만을 가지고서는 소송·비송·경매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는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 내지 제4항에서 정한 방법으로 망 공소외 2의 주민등록표 초본을 발급받을 수 없었기 때문인 사정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앞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민등록표 초본을 교부받은 경우로서 같은 법 제37조 제5호의 처벌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주민등록법의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 제6호, 제4항, 제37조 제5호, 구 주민등록법 시행령(2012. 6. 1. 대통령령 제238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4항, [별표 2] 제3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1. 9. 16. 선고 2011노14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장을 그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상표로서 사용하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되고, 한편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장을 이용하더라도 그것이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어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때 그 표장이 상표로서 사용되었는지는 표장과 상품의 관계, 상품 등에 표시된 위치나 크기 등 당해 표장의 사용태양,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및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그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등 참조).
또한 디자인과 상표는 배타적·선택적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디자인이 될 수 있는 형상이나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 기능인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로서 기능하는 경우에는 상표로서 사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0. 12. 26. 선고 98도274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 영국의 버버리 리미티드(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의 이 사건 등록상표(등록번호 생략)는 캐주얼셔츠, 넥타이, 원피스, 스카프와 같은 의류 등의 상품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의 출처표시로서 널리 알려져 있는 점, 이 사건 등록상표는 격자무늬를 형성하는 선들의 색상 및 개수·배열순서 등에 의하여 수요자의 감각에 강하게 호소하는 독특한 디자인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주로 의류 등 상품의 표면 또는 이면의 상당 부분에 표시되는 형태로 사용되어 그 상품을 장식함과 동시에 피해자 회사의 출처도 함께 표시하는 기능을 수행하여 오고 있는 점, 피고인 1이 대표이사로 있는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중국에서 수입한 원심 판시 이 사건 남방셔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으로서, 이 사건 남방셔츠의 격자무늬는 이 사건 등록상표에 비하여 세로선의 폭이 가로선의 폭보다 약간 좁고 바탕색도 약간 옅지만 격자무늬를 형성하는 선들의 색상 및 개수·배열순서가 동일하여 전체적으로 보아 이 사건 등록상표와 매우 유사하고, 그 사용형태도 위에서 본 이 사건 등록상표의 주된 사용형태와 별로 다르지 아니한 점, 피고인 1은 이 사건 등록상표가 피해자 회사의 상품 출처표시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위와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와 매우 유사한 격자무늬가 사용된 이 사건 남방셔츠를 판매목적으로 수입한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남방셔츠의 격자무늬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상표로서 사용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남방셔츠에 ‘SYMBIOSE’라는 표장이 별도로 표시되어 있기는 하나, 하나의 상품에 둘 이상의 상표가 표시될 수 있는 점, 그리고 그 ‘SYMBIOSE’ 표장의 표시 위치 및 크기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남방셔츠의 격자무늬가 디자인적으로만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남방셔츠의 격자무늬가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서가 아니라 심미적 효과를 위하여 디자인적으로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상표의 사용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구 상표법(2011. 12. 2. 법률 제111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6호(현행 제2조 제1항 제7호 참조), 상표법 제66조 제1항 제1호 / [2] 상표법 제66조 제1항 제1호, 제93조, 제9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지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10. 1. 선고 2010노226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장례식방해죄는 장례식의 평온과 공중의 추모감정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이른바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범인의 행위로 인하여 장례식이 현실적으로 저지 내지 방해되었다고 하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지 않고 방해행위의 수단과 방법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일시적인 행위라 하더라도 무방하나, 적어도 객관적으로 보아 장례식의 평온한 수행에 지장을 줄 만한 행위를 함으로써 장례식의 절차와 평온을 저해할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비로소 방해행위가 있다고 보아 장례식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므로, 장례식방해죄에 있어서 장례식의 절차와 평온을 저해할 위험이 초래된 방해행위가 있었음에 대해서도 그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
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장의(葬儀)는 구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2011. 5. 30. 법률 제10741호로 전부 개정되어 법명이 ‘국가장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른 국민장으로 진행하기로 정해졌고, 이에 따라 그 장의를 집행하기 위한 국민장 장의위원회(이하 ‘장의위원회’)가 구성되어 절차를 주관하게 되었다.
나. 장의위원회의 주관하에 2009. 5. 29. 11:00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1-1에 있는 경복궁 앞뜰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영결식(이하 ‘이 사건 영결식’)이 거행되었는데, 장의위원회는 유족들의 헌화 다음에 현직 대통령의 헌화 및 전직 대통령들의 헌화의 순서 등으로 이 사건 영결식 절차를 진행하기로 정하였다.
다. 피고인은 장의위원회 장의위원으로서 영결식장의 오른쪽 부분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고, 현직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은 영결식장 가운데에 마련된 헌화대 앞부분 맨 앞자리에 앉아 이 사건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었다. 당시 피고인이 앉아 있던 좌석과 이명박 대통령이 앉아 있던 좌석 사이에는 약 20명의 참석자가 앉아 있었고, 또 약 10명의 참석자 간격으로 설치된 2개의 통로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피고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있던 곳에서 약 20여m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다.
라. 피고인은 이 사건 영결식 도중인 2009. 5. 29. 12:00경 유족의 헌화 다음 순으로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헌화를 하기 위하여 헌화대로 나오려는 순간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동그랗게 말은 행사 안내장을 앞으로 치켜든 채 헌화대 쪽을 향하여 몇 발짝 걸어가면서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을 해.”라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마. 이에 피고인의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바로 피고인을 제지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달려들어 손으로 피고인의 입을 막은 채 피고인을 영결식장 오른쪽 가장자리로 끌어내어 제압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계속 소리를 지르려고 시도하기는 하였으나 경호원들의 제압에 의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바. 그러자 이 사건 영결식에 참석하여 피고인의 뒤쪽에 앉아 있던 일부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대지 마라.” 등 소리를 지르기도 하여 잠시 소란이 발생하였으나, 영결식 사회자의 장내 정리 발언에 따라 곧바로 정리되었다.
사.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피고인이 지른 소리를 듣고 잠시 그쪽을 바라보았을 뿐 헌화대로 나가 헌화 절차를 마무리하였고, 그 이후의 영결식 절차 역시 예정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3.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본인이 헌화대 쪽으로 가면서 소리를 질렀다는 행위 등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자마자 주위의 경호원들이 곧바로 제압함으로써 피고인은 걸음을 몇 발짝 옮기고 짧게 소리를 지르는 외에 별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였고, 위와 같은 일련의 일들은 거의 순식간에 벌어진 점, 당시 피고인은 이명박 대통령 및 헌화대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피고인이 소리를 지르자 잠깐 그쪽을 바라보기만 하였을 뿐 어떤 동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나아가 그로 인해 헌화 등 장례 절차의 진행에 지장이 초래될 만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은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영결식장에서 한 행위, 즉 이명박 대통령의 헌화 순서에 맞추어 헌화대 쪽을 향하여 몇 걸음을 옮기면서 크게 소리를 지른 행위가 비록 피고인이 대통령의 헌화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의 내용, 경호원들의 제압에 대한 피고인의 반응, 소란이 있었던 시간 등 여러 객관적 사정으로 보아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영결식의 평온한 수행에 지장을 줄 만한 행위로서 이로 말미암아 이 사건 영결식의 절차와 평온을 저해할 위험이 초래될 정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이 부분 이유 설시에는 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장례식방해죄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장례식방해죄 및 미필적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다음으로 이 사건 영결식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들의 행위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본다.
검사는 이 부분 상고이유로, 피고인으로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다른 참석자들의 행위에 의한 소란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부분은 구성요건을 보충하는 부가적인 상황이라고 해석하면 충분한 것이지 이에 대해 무죄로 판단할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사건 영결식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들의 행위에 대한 부분은 그 내용 자체를 보더라도 피고인의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하다(한편,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영결식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들의 행위로 인해 소란스러운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다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볼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부분 기재 역시 이 사건 장례식방해죄의 구성요건 사실을 이루는 피고인의 범행 내용이라고 보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라고 판단한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한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심은 이를 이유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포함한 제1심판결 전부를 파기한 다음,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이 판결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할 것이다.
5. 이에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형법 제158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시민 담당변호사 김선수 외 4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0. 8. 12. 선고 2010노50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도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며 또한 직무행위로서의 요건과 방식을 갖추어야 하고, 공무원의 어떠한 공무집행이 적법한지 여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8도472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행정안전부장관은 공무원 노동조합의 통합 및 상급단체 가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이 사건 총투표와 관련하여 예상되는 소속 공무원의 복무규정 등 관련 법령의 위반행위에 대한 지도·감독의 강화를 권고하는 취지의 복무관리 지침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후, 공소외인을 비롯한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들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파견하여 복무규정 위반사례가 있는지를 점검하도록 한 사실, 공소외인은 그 지시에 따라 송파구청에 파견되어 점검하던 중 노조사무실 외의 장소에 투표함이 설치된 것을 발견하고 사진 촬영을 하다가 피고인들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그 직무집행을 방해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행정안전부장관이 이 사건 총투표와 관련하여 공무원 복무관리 지침을 정한 취지는 공무원의 복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으로서 이 사건 총투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무규정 등 위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바, 위 지침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행위는 지방자치법 제166조 제1항의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권고 또는 지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행정안전부장관의 권한 범위 내에 속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행정안전부장관이 위 복무관리 지침을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권고 또는 지도한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그 소속 공무원들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파견하여 복무규정의 위반사례 등이 있는지 점검하도록 한 것은, 그것이 지방공무원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이상 위와 같은 권한에 수반되는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공소외인이 행정안전부장관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점검행위를 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이 사건 점검행위가 직무권한의 범위 내에 속하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판단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행정안전부장관의 권한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배제·시정함으로써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것과 같이 행정안전부장관이 이 사건 총투표와 관련하여 공무원 복무관리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취지가 이 사건 총투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무규정 등 위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점, 이 사건 점검행위는 위 복무관리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확인·조사하기 위해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점검행위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대하여 지배·개입하려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점검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그 이유 설시에 미흡한 점이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부당노동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 [1] 형법 제136조 / [2] 형법 제30조, 제136조 제1항,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4호, 지방자치법 제166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상록 외 4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9. 29. 선고 2011노43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서 정한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실제로 알선행위를 하였는지는 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8117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알선’이란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어떤 사람과 그 상대방의 사이에 서서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어떤 사람이 청탁한 취지를 상대방에게 전하거나 그 사람을 대신하여 스스로 상대방에게 청탁하는 행위도 ‘알선'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609 판결,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도7359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범의는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요건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금품 등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가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다.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1도2064 판결,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4도8780 판결 등 참조). 금품을 수수한 자가 돈을 받은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그 돈을 알선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금품 수수자가 그 돈을 실제로 빌린 것인지는 돈을 수수한 동기, 전달 경위 및 방법, 수수자와 금품 공여자 사이의 관계, 양자의 직책이나 직업 및 경력, 수수자의 차용 필요성 및 공여자 외의 자로부터 차용 가능성, 차용금 액수 및 용처, 공여자의 경제적 상황 및 금품 제공과 관련한 경제적 예상 이익의 규모, 담보 제공 여부, 변제기 및 이자 약정 여부, 수수자의 원리금 변제 여부, 채무 불이행 시 공여자의 독촉 및 강제집행 가능성 등 증거에 의하여 나타나는 객관적인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도4386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26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공소외 1은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일대에서 산업단지(이하 ‘이 사건 산업단지’라 한다) 조성 사업을 주도하였다. 공소외 1이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이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더 많은 주거용 아파트의 신축·분양이 가능하도록 위 산업단지 일부 부지의 용도변경이나 지원시설용지 확대 승인을 받아야 했다.
2) 공소외 2 재단법인(이하 ‘공소외 2 재단’이라 한다)은 2007. 4. 17.경 공소외 1 운영의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이라 한다)과 사이에 위 산업단지로의 기업 유치 및 선정과 관련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용역 업무는 2007. 6. 초순경 9개 입주예정업체가 모두 선정됨으로써 종료하였다.
3)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7. 6.경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뉴서울호텔 레스토랑에서 열린, 공소외 1 등 공소외 3 회사 관계자들과 이 사건 산업단지 입주예정업체 대표자들의 상견례 자리에 참석하였다. 그 무렵 이 사건 산업단지의 용도변경 승인을 기다리며 개발공사가 중단된 상태에 있어 입주예정업체 대표자들은 위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지연되는 데 대하여 불만스러워 하거나 불안해하는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피고인과 친분이 있는 경기도지사와 면담을 주선하기로 약속하였고, 그 후 실제로 경기도지사에게 직접 전화하여 간담회 일정을 잡았다.
4) 피고인은 2007. 6. 21. 공소외 1의 처남 공소외 4로부터 쇼핑백 2개에 담긴 현금 7,000만 원을 수수하였다. 위 돈은 공소외 1의 처 공소외 5 명의의 계좌에서 2007. 6. 19. 자기앞수표로 1억 원이 인출되어 공소외 4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것에서 나온 것인데, 공소외 5 명의의 계좌 인출금 1억 원은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PF 대출금의 일부로 보인다. 피고인은 2007. 6. 28.부터 2007. 8. 3.까지 은행 현금입출금 기기를 통해 위 7,000만 원 중 4,794만 원을 20회에 걸쳐 소액으로 나누어 자신의 계좌 3개에 분산 입금하였다.
5) 피고인의 주선으로 2007. 7. 4. 경기도청 2층 국제회의실에서 경기도지사와 공소외 1 등 이 사건 산업단지 관계자 사이의 간담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 참석한 피고인은 경기도지사에게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을 도와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6) 공소외 3 회사은 2007. 8. 13. 남양주시에 이 사건 산업단지 개발 및 실시 계획 변경승인 신청을 하였으나 보완 요청을 받게 되자 이를 철회하였다. 공소외 3 회사은 2007. 9. 28.경 다시 변경승인 신청을 하였으나 용도변경과 관련하여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2007. 10. 16.경 위 신청서가 회송되는 등 사업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피고인은 2007. 10.경 위 간담회에 배석했던 경기도 경제농정국장에게 전화하여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을 도와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7) 그 후 피고인은 2007. 10. 25. 공소외 4로부터 쇼핑백 2개에 담긴 현금 6,000만 원을 수수하였다. 위 돈은 2007. 10. 24. 공소외 3 회사 명의의 계좌에서 공소외 4의 형수이자 공소외 3 회사의 명의상 대표이사인 공소외 6 명의의 계좌로 2억 원이 이체된 후 다시 그 계좌에서 자기앞수표와 현금으로 인출된 것에서 나온 것이다. 피고인은 2008. 1. 8.경 공소외 3 회사 관계자가 이 사건 산업단지 입주예정업체 대표자들과 용지 선정 및 사업 진행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에도 참석하였다.
8) 공소외 4가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두 차례 합계 1억 3,000만 원을 교부하기 전에, 공소외 4는 계좌 이체를 거치거나 자기앞수표를 전액 1만 원권 현금으로 교환하는 방법으로 위 돈을 마련하였다. 공소외 4는 1986년경 공소외 1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공소외 1의 지인인 피고인을 알게 된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과 비슷한 연배인 공소외 1과 달리 피고인과는 나이가 18세나 차이 나는 등 금전거래를 할 정도로 피고인과 친분관계를 유지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을뿐더러 이 사건 이전에 금전거래를 한 사실이 없으며, 공소외 4에게 그럴 만한 자력도 없다.
9) 2008. 9. 8.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되고, 같은 달 19일 피고인에 대하여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지는 등 피고인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자, 피고인은 2008. 10. 13. 피고인의 처 명의의 계좌에서 공소외 4 명의의 계좌로 1억 3,000만 원을 입금하였다. 그때까지 공소외 1이나 공소외 4는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추진 지연으로 자금 여유가 없었음에도 피고인에게 위 1억 3,000만 원의 변제를 독촉하거나, 담보나 이자를 받은 적도 없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러한 사실관계를 통해 알 수 있는 ①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진행을 위해서는 일부 부지의 용도변경 등이 필요했던 점, ② 공소외 3 회사과 공소외 2 재단 사이의 용역이 종료된 후에도 피고인은 위 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개인적 친분 등을 이용하여 경기도지사와 위 산업단지 관계자 사이의 간담회를 주선하거나, 관계 공무원에게 전화하여 위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도와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점, ③ 이 사건 이전까지 피고인과 공소외 4 사이에 금전거래가 없었고, 그럴 만한 친분관계도 없었던 점, ④ 차용금일 경우 이를 증빙하기 위해 계좌 이체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임에도 공소외 4는 오히려 자금의 출처를 파악할 수 없도록 이른바 ‘돈세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으로 현금을 마련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였고, 피고인도 그 중 일부를 소액으로 나누어 자신 명의의 3개 계좌에 분산 예치한 점, ⑤ 이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공소외 4 측은 피고인에게 교부한 돈의 반환을 독촉하지도 않았고, 이자도 받지 않은 점 등과 같은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진행 경과, 그 사업에 대한 피고인의 관여 방법과 정도, 금전 수수 시기와 전달 경위 및 방법, 피고인과 공소외 4 등의 관계, 공소외 4의 경제적 상황, 금전 공여자의 변제 미독촉 등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2회에 걸쳐 수수한 합계 1억 3,000만 원은 차용금이 아니라 피고인이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 사업과 관련하여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수수한 금전으로 볼 수 있다.
라.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알선수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마. 한편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은 차용거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공소외 4의 진술도 부합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데, 원심은 공소외 4의 ‘빌려주었다’는 진술 부분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면서 공소외 4를 증인으로 추가 조사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공소외 4의 ‘빌려주었다’는 진술 부분은 금전 수수의 내적 동기에 관한 것으로 피고인이 금전 수수 명목을 부인하는 이 사건에서 그 금전 수수 명목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객관적인 여러 간접 사실에 의해 증명될 수밖에 없는 성질의 것인 점, 제1심은 공소외 4의 진술이 피고인 주장에 부합한다고만 하였을 뿐 그 진술의 객관성이나 합리성에 대하여는 별도의 판단을 하지 않은 점, 이에 반해 원심은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을 전부 배척한 것이 아니라 공소외 4의 일부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채택한 점, 공소외 4의 피고인과의 친분관계, 경제적 사정, 차용거래였다면 공소외 4가 피고인에게 자기앞수표를 그대로 줄 수 있었음에도 현금으로 교환하여 교부하는 등 원심 판시와 같은 정상적인 차용거래와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구체적이고 객관적 사정 등을 종합하면, 공소외 4의 ‘빌려주었다’는 진술 부분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공소외 4의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조치는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도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소외 2 재단 자금의 업무상횡령 부분에 대하여
타인으로부터 용도나 목적이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9755 판결,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648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단체의 대표자가 단체를 위하여 자금을 지출하면서 법령의 규정 또는 단체 내부 규정으로 그 자금의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그 자금을 집행하기 위한 단체 내부의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면, 본래 사용될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지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지출행위에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53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소외 2 재단의 장학사업을 위하여 장학기금을 집행할 의무는 법령이나 법인의 내부 규정으로 강제되는 성격이 아닌 점, 피고인은 공소외 2 재단에 입금된 돈을 이사회 동의를 거쳐 공소외 2 재단의 임차보증금 등으로 사용한 점, 다른 자금으로 장학금이 지급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위 법인 대표자인 피고인이 기업들로부터 기부받은 장학기금을 위 재단의 임대차보증금이나 다른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영득의사 등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나. 환경센터건립 추진위원회와 환경운동연합 자금의 업무상횡령 부분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유지한 이 부분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한편 검사는 상고이유에서 환경센터건립 추진위원회 자금 부분에 대하여 횡령죄의 기수 시기와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오해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원심이 판단하지 아니한 제1심의 가정적·보충적 판단에 대한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다. 나머지 상고 부분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이 부분에 대하여는 법정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4]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부산 담당변호사 정재성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0. 2. 17. 선고 2009노70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 등 활동 선전·동조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선전’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 내용이나 취지를 주지시켜 이해 또는 공감을 구하는 것을, ‘동조’는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하거나 이에 합치되는 행위를 하여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때 ‘선전’ 또는 ‘동조’ 행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1도4328 판결,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죄는 같은 조 제1항 등에 규정된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이른바 목적범에 해당하고,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며,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범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검사가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이 경우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이와 관련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서 정한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음은 물론이지만,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앞에서 본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행위자의 경력과 지위, 행위자가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위 규정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행위자의 이적단체 가입 여부 및 이적표현물과 행위자가 소속한 이적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과의 연관성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위자의 이적행위 목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사람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입력하여 기억된 문자정보 또는 그 출력물을 증거로 사용하는 경우, 이는 실질에 있어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사람이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크게 다를 바 없고, 압수 후의 보관 및 출력과정에 조작의 가능성이 있으며, 기본적으로 반대신문의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그 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는 전문법칙이 적용되고, 따라서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문자정보의 내용의 진실성이 아닌 그와 같은 내용의 문자정보의 존재 그 자체가 직접 증거로 되는 경우에는 전문법칙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라고 한다) ○○지부 통일위원회 소속 교사들로서 전교조 ○○지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통일학교를 개최하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으로 김일성과 공산당을 찬양하는 북한의 역사인식과 ‘선군정치’ 등 북한의 통치노선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정당화 내지 미화하는 내용의 표현물인 ‘통일학교 자료집’을 제작·반포하고, 통일학교 수강교사들에게 위와 같은 ‘통일학교 자료집’의 내용을 강의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이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제작·반포한 ‘통일학교 자료집’은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또한 위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에게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행위에 관한 목적 및 같은 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 활동의 선전·동조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유지한 제1심 채택 증거 중, 수사보고(9월 2일 통일위원회 회의결과),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조직원 명단),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준) 11차 운영위 회의결과],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준) 12차 운영위 회의결과],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1기 3차 운영위 회의자료),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1기 8차 운영위 회의자료),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1기 10차 회의자료), 수사보고[전국회의 사업평가 및 과제(전교조)-2007 전망],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2006년 회원수련회 및 감정서),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2기 2차 운영위 자료집), 수사보고(정책토론회 자료집),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정책토론회 자료집 분석), 수사보고(기초교양자료집 제작·반포), 수사보고(기초교양자료집 및 감정서),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창립총회), 수사보고(창립총회 참가 관련 1차 집행위자료),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교육위원회 1차 회의),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교육위원회 2차 회의),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2006년 정기 총회자료집), 수사보고(CD; 현대조선역사, 조선로동당 4, 5차 대회, 주체사상 총서 등), 수사보고[CD; 공소외 1 -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한(조선)반도의 정세 등], 수사보고(전국회의 ○○지부 재정현황 등), 수사보고( 피고인 2 주거지에서 전국회의 관련 문건 입수)는 수사기관이 위 각 수사보고에 첨부된 자료를 입수하게 된 경위, 그 자료의 내용, 혐의사실과의 관련성 등을 기재한 것이고, 각 첨부 자료는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문자정보를 출력한 것으로서 그 작성자가 밝혀지지 아니하였거나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 아니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 위 증거들 중 수사보고(기초교양자료집 및 감정서), 수사보고(CD; 현대조선역사, 조선로동당 4, 5차 대회, 주체사상 총서 등), 수사보고[CD; 공소외 1 -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한(조선)반도의 정세 등], 수사보고( 피고인 2 주거지에서 전국회의 관련 문건 입수)의 경우, 원심판결 이유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원심이 유지한 증거에 의하면, 각 첨부 자료는 그 내용의 진실성을 요증사실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료 자체가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점 또는 수사기관이 피고인 2의 주거지에서 입수한 해당 첨부 자료가 전국회의 ○○지부 사무실 등에서 발견된 기존 증거와 동일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와 같은 내용을 담은 자료의 존재 자체가 요증사실인 증거에 해당하고, 위 각 수사보고의 작성자인 경찰관 공소외 2가 제1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그 성립의 진정에 관하여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를 앞서 본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각 첨부 자료는 전문법칙이 적용되는 증거라고 할 수 없고 달리 그 증거능력을 배척할 사유가 없으며, 위 각 수사보고는 이러한 첨부 자료의 입수경위와 내용 등을 요약·설명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의 공판기일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의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위 각 수사보고를 증거로 채택한 제1심을 유지한 조치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증거법칙 위반의 잘못이 없다.
(3) 한편 위 증거들 중 나머지 각 수사보고의 경우, 만일 원심이 거기에 첨부된 자료 내용의 진실함을 요증사실로 하여 해당 자료를 증거로 채택하였고, 이를 전제로 위 각 수사보고를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아 피고인들의 행위와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지부와의 관련성 등에 관한 판시 사정을 인정한 것이라면 이는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앞서 본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그 경우 위 각 수사보고에 첨부된 자료는 전문법칙에 의하여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이처럼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의 내용을 요약·설명한 데 불과한 수사보고 역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 증거 또는 피고인들의 행위와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지부와의 관련성에 관한 원심 판시 사정 등을 제외하더라도,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나머지 증거를 종합하여 앞서 본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통일학교 자료집’이 같은 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이 통일학교 수강교사들에게 그 내용을 강의한 행위가 같은 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 활동을 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 및 위와 같이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반국가단체 활동 선전·동조 행위에 해당하는 통일학교 강의에 교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통일학교 자료집’을 제작하여 수강교사들에게 반포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행위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기초로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결국 설령 원심이 위 나머지 수사보고를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아 이에 의하여 일부 간접사실을 인정한 조치에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증거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48조 제1항에 의한 몰수는 임의적이므로 그 몰수의 요건에 해당되는 물건이라도 이를 몰수할 것인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0도51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위 피고인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2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와 양형부당 등을 주장하며 항소한 외에 검사도 제1심의 선고형이 너무 가볍고 압수된 ‘력사사전’ 서적 등을 몰수하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라는 이유로 항소한 사실, 원심은 피고인 2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였으나,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하여 위 피고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형을 선고하였는데, 위 서적 등에 대한 몰수형을 따로 선고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의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여 형을 선고하면서 위 서적 등에 대하여 형법 제48조 제1항에 의한 몰수 조치를 하지 아니한 이상 검사의 위 항소이유에 관한 당부도 이미 판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위 서적 등에 대하여 형법 제48조 제1항의 몰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설령 위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이에 대한 몰수형을 선고하지 아니한 것이 재량권에 내재된 한계를 벗어난 조치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항소심 재판서의 기재방식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369조의 규정을 위반하거나, 형법 제48조 제1항의 몰수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제313조 제1항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검 사】
손은영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윤경석
【주 문】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부착명령 원인사실의 요지
검사는 피부착명령청구자가 별지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하여,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질렀고,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위치추적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4호에 근거하여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명령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이 법원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한 특정범죄사건인 2012고합384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 등 사건과 이 사건 2012전고24 부착명령 청구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다음, 위 특정범죄사건인 피고사건에 관하여 소년법 제2조에 정한 소년으로서 보호처분에 처함이 상당한 사유가 있어 소년법 제50조에 의하여 부산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그런데 특정범죄사건인 피고사건과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관할법원이 피고사건에 대하여 보호처분이 상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부착명령사건을 어떻게 처리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위치추적법이나 소년법에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① 소년법 제50조에서 소년부송치결정의 대상사건을 ‘피고사건’으로 특정하고 있는데, 부착명령 청구사건(전고사건)은 보안처분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별개의 청구라고 보아야 하는 점, ② 소년보호사건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과 관련한 어떠한 명시적 규정을 두지 아니하여 부착명령 청구사건을 소년보호사건에서 어떻게 취급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고, 위치추적법 제4조에서 만 19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 위치추적법에 의한 전자장치의 부착을 금하고 있는 점, ③ 위치추적법 제9조 제9항에서 “검사나 피부착명령청구자 등이 부착명령에 대하여 독립하여 상소 등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년보호사건의 심리과정에 사건의 본인이 19세 이상인 것으로 밝혀져 소년법 제51조에 의한 이송절차를 거쳐 다시 피고사건으로 취급될 경우를 상정한다 하더라도 당사자에게 이미 그 부분에 대한 불복의 기회가 주어진 바 있으므로, 자연적 사건분리를 통하여 별개의 사건으로 취급한다 하더라도 사건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없는 점, ④ 검사가 청구한 근거조문이 징역형 종료 이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것이어서 징역형의 선고·확정과 그 집행의 종료를 전제하고 있는데, 위치추적법 제9조 제5항에서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⑤ 위치추적법 제9조 제4항이 판결로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사유를 규정함에 있어, 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무죄·면소·공소기각 판결 또는 결정을 하거나 벌금형, 선고유예,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때를 열거하고 있는데, 비록 위 법이 ‘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소년부송치결정을 하는 경우’를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지만, 이 사건 특정범죄사건에 대한 재판은 판결이 아닌 소년부송치의 결정일 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보호처분 역시 결정에 의하여 처분될 것이므로, 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소년부송치결정을 하는 경우는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사유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⑥ 우리 형사법 체계하의 보안처분 중 하나인 치료감호에 관하여는 치료감호의 독립청구(치료감호법 제7조)를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징역형 종료 이후의 전자장치 부착과 관련하여서는 독립된 청구를 허용하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사건은 소년부송치결정의 대상사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관할이 있는 이 법원이 피고사건에 대한 소년부송치결정과 동시에 판결을 선고하여야 할 사건에 해당하고, 특정범죄사건인 피고사건에 대하여 소년부송치결정을 한 이상 징역형의 종료 이후 전자장치 부착을 전제로 청구하는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는 그 청구의 전제가 되는 ‘피고사건’이 존속하지 아니한 결과에 이르므로 나머지 요건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피고사건과 부착명령사건은 피고사건에 대한 소년부송치결정의 고지로써 자연적으로 분리되는 바이므로 그 취지를 각 재판서에 분명히 한 다음,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에 대하여는 위치추적법 제9조 제4항 제1호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정재익 이수주 |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5조 제1항 제4호, 제9조 제4항, 제5항, 제9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소년법 제2조, 제50조, 제51조, 치료감호법 제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일 담당변호사 설경수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1. 4. 27. 선고 2010노355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저작권에 관한 계약을 해석함에 있어 그것이 저작권 양도계약인지 이용허락계약인지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저작권 양도 또는 이용허락되었음이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아니하였으면 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유리하게 추정함이 상당하고, 계약내용이 불분명한 때에는 구체적인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거래관행이나 당사자의 지식, 행동 등을 종합하여 해석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2913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2001년경부터 공소외 1 외국법인(이하 ‘ 공소외 1 법인’라 한다)로부터 리프리놀(LYPRINOL)을 수입하여 판매하던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2 회사’라 한다)는 2002년경 리프리놀의 효능에 대한 홍보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국내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들인 공소외 3 외 7인에게 리프리놀의 관절염증 조절 및 관절기능 개선에 대한 임상연구를 의뢰한 사실, 임상연구를 의뢰받은 공소외 3 외 7인은 관절염 환자 54명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2002년 5월경 ‘슬관절 및 고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서 뉴질랜드산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물(LYPRINOL)의 유효성 및 안정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이하 ‘이 사건 논문’이라 한다)을 발표한 사실, 공소외 1 법인과 공소외 2 회사는 국내 대리점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소외 2 회사가 시작하여 발표하는 판촉물 및 임상연구에 대한 저작권은 공소외 2 회사가 보유한다는 취지로 약정한 사실, 이 사건 논문의 저자들이 논문의 해외 출판을 위하여 그 편집을 공소외 1 법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위임하기도 하였으나 공소외 1 법인에 이 사건 논문의 사용을 포괄적으로 허락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논문의 작성 경위, 공소외 1 법인과 공소외 2 회사 사이의 대리점계약의 내용 등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논문의 저자들이 공소외 1 법인에 이 사건 논문에 대한 저작권을 양도하였다거나 포괄적 이용허락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저작재산권의 양도나 저작물의 이용허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공정이용의 법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저작물의 공정이용은 저작권자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이라고 하는 대립되는 이해의 조정 위에서 성립하는 것이므로 공정이용의 법리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그 요건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을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인데, 구 저작권법(2009. 3. 25. 법률 제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이에 관하여 명시적 규정을 두지 않으면서(‘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관한 규정은 2011. 12. 2. 법률 제11110호로 개정된 저작권법 제35조의3으로 비로소 신설되었다) 제23조 이하에서 저작재산권의 제한사유를 개별적으로 나열하고 있을 뿐이므로, 구 저작권법하에서는 널리 공정이용의 법리가 인정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구 저작권법하에서 일반조항으로 공정이용의 법리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 속에는 피고인의 행위가 구 저작권법 제28조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구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인용의 목적이 보도·비평·교육·연구에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지만, 인용의 ‘정당한 범위’는 인용저작물의 표현 형식상 피인용저작물이 보족, 부연, 예증, 참고자료 등으로 이용되어 인용저작물에 대하여 부종적 성질을 가지는 관계(즉, 인용저작물이 주이고, 피인용저작물이 종인 관계)에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지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8. 7. 10. 선고 97다3483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논문은 원래 공소외 2 회사가 리프리놀을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고자 그 신청을 위하여 공소외 3 등에게 의뢰하여 작성된 것이고, 공소외 2 회사는 2004년 이 사건 논문을 근거자료로 제출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이라 한다)으로부터 ‘ 공소외 2 회사 리프리놀 -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건강기능식품의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사실,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4 회사’라 한다)는 공소외 2 회사와의 계약을 종료한 공소외 1 법인에서 2008년 5월경부터 리프리놀을 수입하여 판매하게 되었는데, 그 대표이사이던 피고인은 ‘리프리놀 -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기 위하여 저자들의 동의 없이 최신의학 Vol. 45., No. 5(2002년)에 게재되어 있던 이 사건 논문 전체를 직접 복제하여 식약청에 제출한 사실, 피고인이 ‘리프리놀 -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식약청으로부터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을 경우 이를 이용하여 제조한 제품의 판매에 있어 상당한 이익이 예상되는 사실, 통상 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광고처럼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나 저작권자가 속해 있는 단체로부터 허락을 받아 이용하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이 사건 논문 전체를 그대로 복사하여 신청서에 첨부한 것이므로 구 저작권법 제28조 소정의 ‘인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피고인의 행위를 그 ‘인용’으로 본다 하더라도, ① 공소외 4 회사가 ‘리프리놀 -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음으로써 제품 판매에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② 피고인은 기능성 원료의 인정신청을 위한 근거서류로 이 사건 논문 전체를 복제한 것인데, 이와 같은 목적은 이 사건 논문이 작성된 원래의 목적과 같으므로, 이 사건 논문의 복제는 원저작물을 단순히 대체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이 사건 논문이 임상연구 결과를 기술한 사실적 저작물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논문의 일부가 아닌 전체가 그대로 복제되어 이용된 점, ④ 이 사건 논문의 복제로 인하여 사단법인 한국복사전송권협회와 같이 복사권 또는 전송권 등을 관리하는 단체가 복제허락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수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 제공업자로부터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이 사건 논문의 복제물을 구할 수 있는 사정까지 엿보이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논문 복제행위를 구 저작권법 제28조 소정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저작권자들의 저작권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정이용의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저작권법 제30조 전문은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 내부에서 업무상 이용하기 위하여 저작물을 복제하는 행위는 이를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이 규정하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논문 복제행위는 영리를 목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업무상 이용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구 저작권법 제30조가 규정하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논문 복제행위가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 [1] 구 저작권법(2009. 3. 25. 법률 제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136조 제1항(현행 제136조 제1항 제1호 참조), 저작권법 제35조의3 / [2] 구 저작권법(2009. 3. 25. 법률 제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 [3] 구 저작권법(2009. 3. 25. 법률 제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승학 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박혜숙
【주 문】
피고인 1에 대한 형을 징역 8월로, 피고인 2에 대한 형을 징역 6월로 각 정한다.
피고인들에게 각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의 수강을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1은 2008. 2. 14. 인천지방법원에서 강간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2010. 10. 17.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사람이고, 피고인 2는 2007. 11. 27.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죄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2010. 3. 26.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사람이다.
[ 2012고단3926호 사건]
1.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피고인들은 함께 2012. 7. 21. 20:46경 서울 강서구 (이하 주소 생략)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터넷 케이디스크 사이트( 인터넷 주소 1 생략)에 접속하여 100메가바이트 당 1원을 받기로 하고 그곳 게시판에 (제목 생략)라는 제목으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남성과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업로드한 것을 비롯하여, 2012. 7. 21. 15:44경부터 2012. 8. 13. 14:5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다만 순번 7, 12, 13, 25는 제외한다. 이하 같다) 기재와 같이 위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32건을 업로드하여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판매·대여·배포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하였다.
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유포)
피고인들은 함께 2012. 7. 7. 00:58경 전항 기재 장소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그 기재 사이트에 접속하여 그곳 게시판에 “추잡한 합체 메뉴들만 있는 레스토랑의 여자”라는 제목으로 성인 남녀가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업로드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2. 8. 16. 22:28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위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같은 내용의 동영상 2,077건을 업로드하여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였다.
2. 피고인 1
피고인은 베트남 여성인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11. 3. 15.경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중원구청에서, 사실은 위 공소외 1과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마치 정상적인 혼인을 하는 것처럼 허위의 혼인신고서를 작성하여 그 정을 모르는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여 그로 하여금 호적정보시스템의 혼인관계란에 피고인과 공소외 1이 혼인한 것으로 입력하여 공전자기록인 호적정보시스템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그 무렵 호적정보시스템에 위와 같이 입력한 내용을 구동·저장하게 함으로써 이를 행사하였다.
[ 2012고단4943호 사건]
피고인 2는 2011. 11. 4.경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번지불상의 오피스텔에서, 영상저작물인 ‘대소강호’를 저작권자의 승낙 없이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인 애플파일( 인터넷 주소 2 생략)에 업로드하고, 2011. 12. 26.경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영상저작물인 ‘카운터다운’을 저작권자의 승낙 없이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인 에어파일( 인터넷 주소 3 생략)에 업로드하여 각 타인이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일부)
1. 공소외 2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사본
1. 각 고소장, 각 진술서
1. 각 수사보고(수원지방검찰청 2012년 형제50149호, 형제53211호 수사기록 79쪽, 189쪽, 271쪽)
1.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인터넷 출력물, 계약서 사본, 사업자등록증 사본, 각 통신정보 조회내역, 각 위임장 사본, 각 원산지증명서 사본
1. 각 사진
1. 판시 전과: 범죄경력조회, 각 수사보고(피의자 피고인 1· 피고인 2 누범 확인, 피의자 피고인 2 판결문 첨부 및 출소일자 확인)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와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항, 형법 제30조(영리 목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배포 등의 점, 포괄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제2호, 제44조의7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음란물 배포 등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228조 제1항, 제30조(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29조, 제228조 제1항, 제30조(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 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항, 형법 제30조(영리 목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배포 등의 점, 포괄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제2호, 제44조의7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음란물 배포 등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각 저작권법(2011. 12. 2. 법률 제11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6조 제1항(저작재산권 침해의 점, 징역형 선택)
1. 누범가중
각 형법 제35조
1. 경합범가중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이수명령(피고인들)
각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신상정보 등록】
피고인들에 대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죄 부분에 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들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3조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34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동영상은 모두 일본에서 성인 배우를 출연시켜 합법적으로 제작된 것이어서 그들이 아동·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① 위 법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처벌과 절차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고 피해아동·청소년을 위한 구제 및 지원절차를 마련하며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하고( 제1조), ②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아동·청소년(19세 미만의 자, 이하 같다)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교행위 등을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하며( 제2조 제1호, 제5호), ③ 위 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 아동·청소년의 권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이해관계인과 그 가족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제3조).
또한 위 법에 정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애초 ‘아동·청소년’으로 한정되어 있다가 2011. 9. 15. 법률 제11047호로 개정되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 부분이 추가되어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나. 위와 같은 법률 규정과 입법 과정에 비추어 보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음란물의 내용’을 기준으로 음란물에서 묘사된 구체적 상황, 표현 방식 등을 고려하여 일반인이 해당 인물이나 표현물을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별함이 상당하고, 이와 달리 음란물의 내용은 감안하지 않은 채 오로지 해당 인물이나 표현물을 아동·청소년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수 없다.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동영상은 모두 교실과 대중교통수단 등의 장소에서 체육복 또는 교복을 입었거나 가정교사로부터 수업을 받는 등 학생으로 연출된 사람이 성행위를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해당 인물이 실제 성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결국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의 적용]
피고인 1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위 죄를 행한 자가 당해 문서 등을 행사한 경우 다수범죄로 취급하지 않고 그 행사의 범행을 양형인자로만 취급하므로,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에 대하여는 양형기준의 적용이 없다), 피고인 2의 저작권법위반죄에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으나, 위 각 범죄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다른 범죄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상 형량범위의 하한을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함에 적용한다. 다만 집행유예 기준은 결격사유가 있으므로 적용하지 않는다.
○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의 권고형량의 범위: 징역 8월~2년(공문서 등 위조·변조 등 제1유형의 기본영역 선택)
- 특별양형인자: 해당사항 없음
- 일반양형인자: 공정증서원본등불실기재 또는 동 행사의 경우[감경요소], 위·변조 등을 행한 자가 당해 위·변조된 문서를 행사한 경우, 사회적으로 공신력이 큰 중요한 문서, 이종 누범[가중요소]
○ 저작권법위반죄의 권고형량의 범위: 징역 1월~10월(저작권침해행위 제1유형의 감경영역 선택)
- 특별양형인자: 비영리 목적 이용행위[감경요소]
- 일반양형인자: 동종 전과[가중요소]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각 범행 경위와 동영상 규모, 정보통신망의 건전한 이용 및 건전한 성도덕을 해할 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회적 위험성, 누범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 1은 강간죄와 강간치상죄로 2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 2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유포)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들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전체 음란물 중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비중이 크지 않은 점, 경제적으로 빈궁한 나머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사정이 엿보이고,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도 크지 않은 점 등을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연령, 경력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별 지] 범죄일람표: 생략]
판사 신진우 |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조 제1호, 제5호, 제3조,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1. 9. 15. 법률 제11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5호 /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언 담당변호사 권성환 외 4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0. 7. 23. 선고 2010노59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에 관한 소유권 등 본권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그 법익침해의 위험이 있으면 그 침해의 결과가 발생되지 아니하더라도 성립하는 위험범이다( 대법원 2002. 11. 13. 선고 2002도2219 판결 참조).
그리고 일단 특정한 처분행위(이를 ‘선행 처분행위’라 한다)로 인하여 법익침해의 위험이 발생함으로써 횡령죄가 기수에 이른 후 종국적인 법익침해의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새로운 처분행위(이를 ‘후행 처분행위’라 한다)가 이루어졌을 때, 그 후행 처분행위가 선행 처분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위험을 현실적인 법익침해로 완성하는 수단에 불과하거나 그 과정에서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것으로서 새로운 위험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후행 처분행위에 의해 발생한 위험은 선행 처분행위에 의하여 이미 성립된 횡령죄에 의해 평가된 위험에 포함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그 후행 처분행위는 이른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후행 처분행위가 이를 넘어서서, 선행 처분행위로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위험을 추가함으로써 법익침해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선행 처분행위와는 무관한 방법으로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키는 경우라면, 이는 선행 처분행위에 의하여 이미 성립된 횡령죄에 의해 평가된 위험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일단 횡령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후 같은 부동산에 별개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을 추가함으로써 법익침해의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해당 부동산을 매각함으로써 기존의 근저당권과 관계없이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켰다면 이는 당초의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에 의한 매각 등 그 근저당권으로 인해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을 추가시키거나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수 없고,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취지의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도1755 판결, 대법원 1997. 1. 20. 선고 96도2731 판결, 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3282 판결,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도5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2651 판결,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310 판결,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636 판결,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5도8699 판결 등은 이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1은 1995. 10. 20.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위 종중 소유인 파주시 적성면 (이하 주소 1 생략) 답 2,337㎡, (이하 주소 2 생략) 답 2,340㎡(이하 위 두 필지의 토지를 합하여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명의신탁받아 보관하던 중 자신의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하기 위한 돈을 차용하기 위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95. 11. 30. 채권최고액 1,400만 원의 근저당권을, 2003. 4. 15. 채권최고액 750만 원의 근저당권을 각 설정한 사실, 그 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2009. 2. 21. 이 사건 토지를 공소외인에게 1억 9,300만 원에 매도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이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행위는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피고인들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들의 이 사건 토지 매도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아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관하여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김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4.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은,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일단 횡령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후 같은 부동산에 별개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을 추가함으로써 법익침해의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해당 부동산을 매각함으로써 기존의 근저당권과 관계없이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켰다면 이는 당초의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에 의한 매각 등 그 근저당권으로 인해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을 추가시키거나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수 없고,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하면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선고된 이에 반대되는 취지의 많은 대법원 판결들을 변경하려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그대로 찬동할 수 없다.
가.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고,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예를 들어 타인의 재물을 점유하는 자가 그 점유를 자기를 위한 점유로 바꾸려고 하는 의사를 가지고 그러한 영득의 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그 재물 전체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된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10도9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횡령죄는 다수의견이 지적하듯이 다른 사람의 재물에 관한 소유권 등 본권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그 법익침해의 위험이 있으면 침해의 결과가 발생되지 아니하더라도 성립하는 위험범이다. 따라서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경우 불가분적으로 부동산 전체에 대한 소유권 침해나 소유권 상실의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이고, 그로써 부동산 전체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한편 횡령행위가 완료된 후 이루어진 횡령물의 처분행위는 그것이 먼저 이루어진 횡령행위에 의하여 평가되어 버린 것으로 볼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면 새로운 법익의 침해를 수반하지 않는 이른바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별개의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2999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10도93 판결 등 참조).
이처럼 타인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선행 횡령행위로 인하여 부동산 전체에 대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는 이상, 그 이후에 이루어진 당해 부동산에 대한 별개의 근저당권설정행위나 당해 부동산의 매각행위 등의 후행 횡령행위는 이미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 발생한 부동산 전체에 대하여 다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을 발생시킨 것에 불과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행 횡령행위에 의하여 평가되어 버린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는 것이 논리상 자연스럽다.
다수의견은 비록 ‘선행 처분행위로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위험을 추가함으로써 법익침해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선행 처분행위와는 무관한 방법으로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키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제시·설명하고는 있으나, 요컨대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타인의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설정이라는 선행 횡령행위 이후에 이루어진 당해 부동산에 대한 별개의 근저당권설정행위 또는 당해 부동산의 매각행위는 원칙적으로 선행 횡령행위에 의하여 평가되어 버린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아니라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한다는 것이고,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당초의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에 의한 매각 등 그 근저당권으로 인해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을 추가시키거나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의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에 의한 매각 등 그 근저당권으로 인해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위험이라는 것은 결국은 당해 부동산 전체에 대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므로, 후행 횡령행위가 이와 별개의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침해의 위험을 발생시켰거나 별개의 부동산 소유권을 침해한 것이 아닌 이상, 후행 횡령행위를 원칙적으로 선행 횡령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보지 아니하는 것은 매우 어색하고, 이는 원칙과 예외가 뒤바뀐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판례는 그 변경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비록 판례의 변경 가능성이 제도적으로 열려 있고 국민이 그에 따른 법률관계의 변화를 감수할 것이 예정되어 있더라도 그렇다. 그래야 법적 안정성이 확보되고 국민이 판례를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어 판례가 진정한 규범력을 가지게 된다. 법률 규정에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그 해석과 관련하여 오랜 기간 동안 일정한 방향으로 대법원 판례가 축적된 경우에는 그 판례 변경에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축적된 판례의 견해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견해가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의관념에 크게 어긋나게 되었거나 해당 법률 규정의 취지를 현저히 벗어나게 되는 등 이를 바꾸는 것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비하여 훨씬 우월한 가치를 가짐으로써 그로 인하여 법적 안정성이 희생되는 것이 정당화될 정도의 사정이 있어야 하고, 단순히 새로운 법적 견해가 다소 낫다거나 보다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축적된 판례의 견해를 바꾸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특히 형사사건에서 종래 처벌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오던 행위를 법률 해석을 통하여 새로 처벌대상에 포섭하는 내용의 판례 변경은 이미 종료된 행위까지 소급입법을 통하여 처벌하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가져오므로 형벌불소급의 원칙이 갖는 취지나 의미에 비추어 더욱 삼갈 필요가 있고, 당해 행위의 반사회성이 분명하여 가벌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통상의 수범자라면 기존의 판례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처벌을 감수함이 마땅하다고 여길 만큼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행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나아가 불가피한 필요에 따라 기존의 판례를 바꾸는 경우에도 그 범위는 되도록 제한적으로 하여야 하고, 가볍게 원칙과 예외를 뒤바꾸거나 전면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곤란하다.
대법원은, 오랜 기간 동안 줄곧 부동산 명의수탁자가 수탁부동산에 관하여 임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함으로써 행한 횡령행위는 그 등기를 경료하였을 때 완성되고, 이후에 다시 당해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거나 이를 매도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횡령물의 처분행위로서 새로운 법익의 침해를 수반하지 아니하는 이른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여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해 왔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이와 같이 기존의 대법원 판결들에 의하여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어 처벌대상이 되지 아니하던 행위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수 없고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함으로써 이를 원칙적인 처벌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횡령죄의 구성요건이나 보호법익, 성격 및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판례의 견해 등에 비추어 보면,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부동산에 별개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거나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는 행위’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아 원칙적으로 처벌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기존 대법원 판례의 견해가,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의관념에 크게 어긋나게 되었거나 형법상 횡령죄 처벌규정의 취지를 현저히 벗어나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 설령 그것이 정의관념에 다소 반하거나 횡령죄 처벌규정의 취지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후행 횡령행위를 모두 선행 횡령행위와 별도로 처벌하는 것이 기존의 축적된 대법원 판례를 전면적으로 바꾸어 그에 기초한 법적 안정성을 해쳐도 좋을 정도로 우월한 가치를 가진다거나 선행 횡령행위와 별도로 반드시 처벌해야 할 만큼 후행 횡령행위의 반사회성이나 가벌성이 명백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다수의견이 이와 같은 사정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을 들면서 기존에 축적된 많은 대법원 판결들의 견해를 광범위하게 변경하려는 것은 매우 부당하여 찬성할 수 없다.
다. 다만 기존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더라도 선행 횡령행위로 생긴 소유권 침해가 회복된 후에 행해진 후행 횡령행위에 대하여는 횡령죄가 별도로 성립하는 것이므로( 대법원 1978. 11. 28. 선고 78도2175 판결,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도1755 판결,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310 판결 등 참조), 선행 횡령행위로 발생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 미약하여 과도한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그 위험을 제거하거나 원상회복할 수 있는 상태에서 그보다 월등히 큰 위험을 초래하는 후행 횡령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는 그 행위의 반사회성이나 가벌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일반인으로서도 그에 대한 처벌을 감수함이 마땅하다고 여길 만하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것이 아니라 처벌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지 아니하고도 이러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고, 이러한 해석을 하려면 판례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보더라도 그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변경함으로써 충분할 것이다. 즉 다수의견이 변경하고자 하는 대법원 판결들은 위와 같이 처벌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는 경우까지 후행 횡령행위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굳이 변경할 필요가 없고, 설령 변경할 필요가 있더라도 위와 같은 경우까지 후행 횡령행위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는 범위 내에서만 변경하면 된다. 나아가 위 대법원 판결들 중 적어도 대법원 1997. 1. 20. 선고 96도2731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2651 판결,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310 판결,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5도8699 판결 등은 선행 횡령행위로 발생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 상당하여 이를 제거하거나 원상회복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경우 혹은 후행 횡령행위가 초래하는 위험이 선행 횡령행위로 발생한 위험에 비하여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여 후행 횡령행위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는 것이 상당한 사안에 관한 판결이므로 이를 변경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 1이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명의신탁받아 보관 중이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95. 11. 30. 채권최고액 1,4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나 2003. 4. 15. 채권최고액 75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는 비록 이 사건 토지 전체의 소유권을 침해할 위험을 초래한 것이어서 토지 전체에 대한 횡령죄를 구성하지만, 그로 인하여 초래된 소유권 침해의 위험이 미약하여 과도한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그 위험을 제거하거나 원상회복할 수 있는 정도라고 못 볼 바 아니고, 이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이 사건 토지를 1억 9,300만 원에 제3자에게 매도한 행위는 위와 같은 선행의 근저당권설정행위로 발생한 위험보다 월등히 큰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법익침해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선행 횡령행위에 의하여 이미 평가되어 버린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보기는 마땅치 않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토지 매도행위가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판결의 결론은 수긍할 만하다.
라. 이상과 같이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반대하지 아니하나, 그 이유는 달리함이 옳다고 본다. 이에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둔다.
5.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김신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은 선행 처분행위로 횡령죄가 기수에 이른 뒤 새로운 처분행위가 이루어졌을 때 그 후행 처분행위가 선행 처분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위험을 현실적인 법익침해로 완성하는 수단에 불과하거나 그 과정에서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것이어서 새로운 위험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후행 처분행위가 이른바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별개의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다음,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함으로써 일단 횡령죄가 완성되었다고 하였더라도 그 후 같은 부동산에 새로운 근저당권을 설정하거나 아예 해당 부동산 전체를 매각하는 등의 처분행위를 하는 것은 선행 횡령행위인 근저당권설정행위로 인하여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이나 결과를 낳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형법 제355조 제1항에서 규정한 횡령죄는 재물의 영득을 그 구성요건적 행위로 삼는다는 점에서 재산상의 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같은 조 제2항의 배임죄와 구분되는데, 재물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는 피해자의 소유권 등 본권에 대한 전면적 침해를 본질적 내용으로 하므로 그러한 불법영득의사에 기한 횡령행위가 있을 경우 이미 그에 의한 법익침해의 결과나 위험은 그 소유권 등의 객체인 재물의 전체에 미친다고 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일단 위와 같은 횡령죄가 성립한 후에는 재물의 보관자에 의한 새로운 처분행위가 있다고 하여 별도의 법익침해의 결과나 위험이 발생할 수 없음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다수의견은, 부동산에 대한 선행 처분행위인 근저당권설정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하면서도, 같은 부동산에 새로운 근저당권을 설정하거나 그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과 같은 후행 처분행위는 선행 횡령행위를 통해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이나 결과를 낳는 것이라고 하나, 본래 해당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행위가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한 횡령죄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은 그 행위를 둘러싼 여러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근저당권설정행위가 단순한 일부 재산상 가치의 유용이 아니라 재물로서 해당 부동산 전부에 대한 불법영득의사의 객관적 표현이라고 인정되기 때문이고, 결국 어떠한 처분행위가 횡령죄에 해당한다는 것과 그 횡령 대상물에 대한 가벌적인 추가적 법익침해의 위험이나 결과가 가능하다는 것 사이에는 양립불가능한 법률적 평가의 모순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선행 처분행위의 횡령죄 성립과 후행 처분행위의 처벌가능성을 동시에 긍정하는 것은 위와 같은 모순관계를 도외시한 채 후행 처분행위에 대한 처벌필요성에만 주목한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다수의견은 여기에 더하여 그 내용이나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라는 문구를 통해 후행 처분행위의 처벌가능성에 대한 예외를 상정함으로써 불명확성까지 더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
요컨대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그 부동산의 일부 재산상 가치를 신임관계에 반하여 유용하는 행위로서, 즉 배임행위로서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 아니라, 아예 해당 부동산을 재물로서 불법적으로 영득할 의사로, 즉 횡령행위로서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라면, 이러한 횡령행위에 의한 법익침해의 결과나 위험은 그때 이미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전체에 미치게 되고, 이 경우 후행 처분행위에 의한 추가적 법익침해의 결과나 위험은 법논리상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인의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에 따른 법익침해의 결과나 위험이 후행 처분행위에 의한 법익침해의 결과나 위험까지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선행행위가 해당 부동산에 대한 불법영득의사에 기한 횡령행위가 아니라 그 부동산의 일부 재산상 가치를 유용한다는 배임행위로서 이루어졌을 때에만 가능하므로, 대법원으로서는 피고인의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더라도 후행 처분행위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논리를 그대로 수긍할 것이 아니라,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가 횡령죄가 아닌 배임죄를 구성하는 조건에서만 후행 처분행위의 처벌가능성이 긍정됨을 지적하여 그와 다른 취지의 원심판결을 파기함으로써 원심으로 하여금 선행 처분행위가 과연 횡령행위로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배임행위에 그친 것인지를 추가로 심리·판단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다시 따져보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만일 종전 판례들 가운데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하는 자가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경우 그 범의나 행위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따지지 않고 무조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본 것이 있다면, 위와 같은 법리에 배치되는 한도 내에서 해당 판례를 변경할 필요도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이에 반대하는 취지를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주심) 김신 김소영 | [1] 형법 제355조 제1항, 제2항 / [2] 형법 제30조,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김정훈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영준
【주 문】
1. 피고인 1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0. 9. 15. 업무상배임의 점은 무죄
압수된 증 제5 내지 7호를 몰수한다.
압수된 증 제8, 9호를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에 환부한다.
2. 피고인 2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증 제11, 12, 14호를 몰수한다.
3. 피고인 3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증 제20, 21호를 몰수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 2는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직원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에 영업비밀보호를 서약하는 각서를 작성·제출함으로써 퇴사할 때 피해자 회사의 업무 관련 중요 자료나 파일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고,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 반출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
1. 피고인 1
가. 절도
피고인은 2010. 9. 15.경 울산 남구 여천동에 있는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그곳에 보관된 피해자 회사 소유의 ‘사용인감계’, ‘대표이사 위임장’, ‘인감증명서’, ‘건설하도급계약서 원본’ 등이 들어 있는 시가를 알 수 없는 바인더 2권을 들고 가 절취하였다.
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10. 9. 15. 피해자 회사를 퇴사하면서 자신의 노트북컴퓨터에 피해자 회사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장 명의로 받은 ‘공압식 자동환기창 시험성적서’ 파일을 저장하고 이를 보관하던 중, 2010. 12.경 울산 북구 (이하 생략) 3층에 있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2 회사’라 한다) 사무실에서 위 문서파일의 신청인란에 기재된 “ 공소외 1 주식회사공소외 3”을 지우고 “ 공소외 2 회사공소외 4”를 기재하여 이를 출력함으로써 마치 공소외 2 회사에서 시험성적을 의뢰하여 품질시험성적을 받은 것처럼 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장 명의의 ‘공압식 자동환기창 시험성적서’ 1장을 위조하였다.
피고인은 그 무렵 위 문서를 다량으로 복사한 후 2011. 1.경 서산시에 개최된 ○○○○○ 품평회 현장에서 위조된 사정을 알지 못하는 그곳 참가자들에게 위 위조된 문서를 배부함으로써 행사하였다.
2. 피고인들의 업무상배임
피고인 1은 2010. 9. 15.경 피해자 회사를 퇴직한 후 피해자 회사의 경쟁업체인 공소외 2 회사 직원인 피고인 3의 권유로 2010. 10.경 공소외 2 회사에 입사하기로 하면서, 피고인 3과 피해자 회사의 중요 업무 재산이나 입찰정보를 빼내 이용하기로 모의하였다. 그리고 당시 피해자 회사에 근무하던 피고인 2와 함께 피해자 회사의 자료를 빼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2는 2010. 12. 1.경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2 회사와 같이 입찰에 참가하였던 공소외 5 주식회사의 전기로공장 자동환기창 공사 관련한 피해자 회사의 공소외 5 주식회사 견적서, 내역서, 수량산출서, 일위대가 등 입찰자료를 이메일을 통해 외부에 있는 피고인 1에 전송하는 방법으로 반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자료를 반출함으로써 액수 미상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압수조서
1. 수사보고(견적서 사본, 공소외 5 주식회사 견적서 유출 메일, 위조문서 첨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와 형의 선택
■ 피고인들: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각 업무상배임의 점, 피고인 1, 3에게는 업무상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분이 없으므로 형법 제33조 단서, 제50조에 의하여 형법 제355조 제2항에 정한 형으로 처벌), 각 징역형 선택
■ 피고인 1: 형법 제329조(절도의 점), 형법 제231조(사문서위조의 점), 형법 제234조, 제231조(위조사문서행사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피고인 1)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집행유예(피고인들)
각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1은 초범이며 다른 피고인들은 벌금형 외에 다른 처벌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
1. 몰수(피고인들)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1. 환부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1항
【무죄부분】
1. 피고인 1의 2010. 9. 15. 업무상배임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직원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에 영업비밀보호를 서약하는 각서를 작성·제출함으로써 퇴사할 때 피해자 회사의 업무 관련 중요 자료나 파일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고,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 반출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은 2010. 9. 15.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별지 일람표 (1)에 기재된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이 포함된 영업상 주요한 자료들을 개인 USB 보조기억장치에 저장하여 반출함으로써 액수 미상의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판단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퇴사 시에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는 자료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는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적어도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입수할 수 없고 보유자가 자료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이를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할 것을 요한다(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360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살펴보면, 별지 일람표 (1) 기재의 자료들은 모두 피해자 회사가 과거에 입찰하면서 제출한 견적서이거나 단순한 PPT 자료이거나 경영자료, 특허청 홈페이지에 공개되거나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빅도어’의 설계도면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료가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이나 장래 영업 관련 경영정보, 영업용 주요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2. 피고인들의 업무상배임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피해자 회사의 경쟁업체인 공소외 2 회사의 직원인 피고인 3의 권유로 2010. 10.경 공소외 2 회사에 입사하기로 하면서, 피고인 3과 피해자 회사의 중요 업무 재산인 ‘빅도어 개발자료’와 ‘입찰내역서’ 및 경영정보자료 등을 빼내 이용하기로 모의한 다음, 당시 피해자 회사에 근무하던 피고인 2와 함께 피해자 회사의 자료를 빼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2는 2010. 12. 24.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별지 일람표 (2)에 기재된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개인 노트북컴퓨터 및 USB 보조기억장치에 저장하여 반출하고, 피고인 2는 2010. 10. 28.경부터 2010. 12. 20.경까지 별지 일람표 (3)에 기재된 장소에서 같은 일람표에 기재된 것과 같이 이메일을 통해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자료를 외부에 있는 피고인 1에 전송하는 방법으로 반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자료를 취득·반출함으로써 액수 미상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판단
(1) 먼저 별지 일람표 (2) 기재 자료들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지 보건대, 별지 일람표 (2) 기재 자료나 영상들은 모두 벌집 구조의 빅도어의 단순한 소개 관련 자료나 영상 또는 과거 견적서, 영업이나 경영 관련 서식, 일반적인 ‘빅도어’의 설계도면이다. 그런데 수사보고(일반, △△△△△△ 홈페이지 자료 첨부 보고)의 기재와 공판기록에 편철된 자료를 종합하면, 벌집 구조의 빅도어가 피해자 회사의 홈페이지에 소개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벌집 구조의 빅도어의 단순한 소개 관련 자료나 영상 등을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견적용 도면, 구조설계의뢰, 본작업, 기타 도면 등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빅도어의 설계도면이거나 다른 경쟁업체가 별다른 노력 없이 취득할 수 있는 자료이다. 나머지 다른 자료 또한 공개되거나 일반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자료들에 불과하다(결과적으로 이러한 자료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은 자료이며, 피해자 회사가 이러한 자료나 영상, 도면 등을 작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다음으로 별지 일람표 (3) 기재 자료들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지 보면, 위 자료들은 피해자 회사의 단순한 기업로고이거나 별다른 노력 없이 취득할 수 있는 자료에 불과하여 이를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일죄 관계에 있는 판시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를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피고인 1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1) 바인더 중 거래처 현황, 담당자 이름·연락처 등이 기재된 바인더는 피해자 회사의 소유가 아니다.
(2) 피해자 회사의 지시에 따라 공소외 6 주식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사용인감계, 대표이사 위임장, 인감증명서, 하도급계약서 원본 등은 소지하였는데, 계약금액과 물량조정 때문에 계약 체결이 무산되었고, 피고인이 퇴사하면서 위 서류 등을 피해자 회사에 반납하지 못하고 가지고 나온 것이므로, 절취의 고의가 없다.
나. 판단
위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즉 ① 피고인 1은 공소외 7한테서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공소외 7이 작성한 업체 현황, 연락처, 창호도면 자료가 있는 바인더를 넘겨받은 사실, ② 공소외 7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 내부 자료를 이용하여 바인더를 작성한 것으로 추측되는 점, ③ 피고인 1은 검찰에서 “다른 업체에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돌려주지 못하였다.”고 진술(증거기록 1447면)하였고, 경찰에서 “ 공소외 2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위 자료를 활용하여 기안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증거기록 761면)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각 바인더의 소유자는 피해자 회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피고인 1에게 절취의 고의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1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별 지] 일람표 (1), (2), (3): 생략]
판사 성익경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2] 형법 제30조, 제33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도용욱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2. 11. 30. 선고 (창원)2012노197, 24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 ○사모’를 유사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어떤 단체 등이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본문의 ‘유사기관’에 해당하는지는 선거운동 목적 유무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내부적 선거준비행위의 차원을 넘어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단체 등을 설립하였다면 이는 위 조항 소정의 유사기관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06. 6. 27. 선고 2005도303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도209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2011. 10. 26. 실시될 함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피고인 2의 선거캠프 내에서 정책실장 또는 상황실장의 역할을 담당하던 공소외 1은 피고인 2로부터 선거운동원 모집책 명단을 건네받은 다음 이를 토대로 ‘ ○사모’(‘ 피고인 2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칭)라는 명칭하에 약 50명의 선거운동원들을 모집한 데 이어, 2011. 9. 17.에는 피고인 2와 선거운동원들 사이의 상견례 모임을 마련하고 그 자리에서 선거운동원들에게 피고인 2의 경력과 장점을 홍보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돌려보게 한 사실, 이후 공소외 1은 2011. 9. 20. ‘금강체육관’에 선거운동원들을 모이게 하여 공소외 2 등을 팀장으로 7개 팀으로 선거운동원들을 분류한 다음 그 무렵부터 선거운동기간 개시일 전날인 2011. 10. 12.까지 선거운동원들로 하여금 매일 오전 ‘금강체육관’에 모여 율동연습을 하게 하고 오후에는 팀별로 함양군 내 음식점, 장터, 찜질방 등지를 돌아다니며 불특정 다수의 선거인들을 상대로 피고인 2에 대한 홍보, 상대 후보자의 단점 부각 및 비위 수집 등의 활동을 하게 하였으며, 팀장들을 통하여 선거운동원들의 활동내역 및 수집 정보를 보고하도록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 ○사모’의 설립시기나 동기, 조직의 구성형태, 선거운동원들의 활동내역 등에 비추어 ‘ ○사모’는 순수한 선거준비행위 차원에서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내부적 행위로서 설립된 것이 아니라, 피고인 2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서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이 금지하는 유사기관에 해당한다고 본 제1심을 유지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의 유사기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면소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당시의 구 공직선거법(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직선거법’이라 한다) 제89조 제1항 본문은 유사기관의 설치를 금지하면서 그 단서에서 ‘정당의 중앙당 및 시·도당의 사무소에 설치되는 각 1개의 선거대책기구 및 정치자금법에 의한 후원회’를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였는데, 그 후 2012. 10. 2.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단서는 이 외에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되는 1개의 선거대책기구’도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본문의 입법 취지는 후보자 간 선거운동기구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각종 형태의 선거운동기구가 난립함으로 말미암은 과열경쟁 및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 점, 구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단서가 ‘정당의 중앙당 및 시·도당의 사무소에 설치되는 각 1개의 선거대책기구’의 설치를 허용하였던 것은 정당의 선거대책기구가 공직선거에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그 기본목적으로 하는 정당의 내부기구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이므로 정당의 이러한 기구도 그 기구의 명의로 특정 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선거운동행위를 하는 때에는 구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본문에 위반되는 점 (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249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개정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되는 1개의 선거대책기구’라 함은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되어 내부적 선거준비행위를 하는 기구만을 말하고 이를 넘어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설치된 것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 ○사모’는 피고인 2의 당선을 위하여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이므로 이를 개정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선거대책기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이 범죄 후 법률 개정으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하여 면소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 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7511 판결 등 참조). 한편 증인의 진술이 그 주요 부분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1211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① 공소외 1은 피고인 2로부터 선거운동원 모집책 명단을 건네받으면서 모집책들이 각자 관리하고 있는 선거운동원들의 명단을 받아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에 따라 선거운동원 명단을 작성한 사실, 또한 피고인 2의 지시에 따라 선거운동원들과의 상견례 모임을 마련하였고, 그 자리에 참석한 피고인 2가 “여러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주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됩니다.”라고 격려하면서 선거운동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재차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 일부 선거운동원들로부터 선거운동 대가에 대한 확답을 요구받아 이를 피고인 2에게 보고한 다음 피고인 2로부터 일당 10만 원과 교통비 등 부대비용을 지급하겠다고 하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선거운동원들에게 알린 사실, 이후 선거운동원들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하였고 공소외 1은 그 활동내역을 피고인 2에게 보고한 사실 등에 관하여 일관되게 구체적인 진술을 하고 있는 점, ② 공소외 1은 당초 이 사건과 관련하여 혼자 책임을 떠안기로 하였다가 피고인 2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게 될 위기에 처하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신의 종전 재판에서의 진술을 번복하게 된 것으로서 그 진술번복의 이유나 동기가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점 등을 비롯한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2로부터 선거운동원 모집책 명단을 건네받은 경위, 선거운동원들의 활동내역 등에 대하여 피고인 2에게 보고한 시기나 횟수 등에 관한 공소외 1의 진술이 일부 일관되지 못한 점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아 공소외 1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다음, 이를 비롯한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2는 공직선거법상 유사기관인 ‘ ○사모’의 설립과 이를 통한 사전선거운동 및 선거운동 관련 금품제공약속의 점에 관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본 제1심을 유지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외 1이 피고인 3에게 피고인 2를 위한 사회자로 활동하는 대가로 120만 원을 주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공소외 3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는 점, 공소외 1이 특별히 피고인 3에게 불리하게 허위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3이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위 120만 원을 받았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 제230조 제1항 제4호 위반죄는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 또는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는바,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제공을 약속한 후 이를 제공한 경우 그 약속은 제공에 흡수되나, 금품제공을 약속한 후 실제로는 그 일부만을 제공한 경우에 있어서는 금품제공약속행위 전부가 금품제공행위에 흡수된다고 볼 수는 없고, 금품제공약속행위 전부와 금품제공행위를 포괄하여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 제230조 제1항 제4호 위반죄의 1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이 공소외 1 등과 공모하여 선거운동원들에게 2011. 9. 26.부터 2011. 10. 25.까지 1개월 동안의 일당과 부대비용을 지급하겠다고 함으로써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제공을 약속하고, 그 일부인 2011. 9. 26.부터 2011. 10. 12.까지의 일당을 선거운동원 38명에게 지급함으로써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금품제공약속 공소사실은 금품제공 공소사실에 흡수되어 별도로 금품제공약속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금품제공약속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금품제공약속행위 중 실제로 금품제공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부분까지 모두 금품제공행위에 흡수된다고 본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원심과 같이 피고인 1에 대하여 금품제공에 의한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 제230조 제1항 제4호 위반죄만 성립한다고 보더라도 위 금품제공약속행위와 금품제공행위 전부를 포괄하여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 제230조 제1항 제4호 위반죄의 1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경우와 비교하여 볼 때 그 적용법조나 법정형은 전혀 달라지지 아니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음에 귀착된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 [1]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제255조 제1항 제13호 / [2] 구 공직선거법(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 제1항,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제255조 제1항 제13호 / [3]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 제230조 제1항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정동 외 4 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1. 21. 선고 2012노302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게는 무소속 후보자 피고인 3의 지지율이 5% 미만이라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다는 점에 대하여 적어도 미필적인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게시 및 기부행위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4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피고인 1을 위하여 ‘○○봉사단’ 및 ‘△△△ 청년봉사단’의 단원 60여 명에게 식사와 주류를 무상으로 제공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인 4는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게시의 점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나. 유사기관 설치 및 사전선거운동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4는 제19대 총선에서 피고인 1의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로 자신을 포함하여 ○○봉사단의 단장, 부단장 및 봉사단 자문위원회의 위원장, 부위원장, 자문위원 등 위 봉사단의 임원들을 구성하고 위 발대식을 개최함으로써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유사단체나 조직 등을 설치하였고, 아울러 선거운동기간 전에 피고인 1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유사기관 설치의 점에 관하여
구 공직선거법(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 제255조 제1항 제13호는 제89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하여 유사기관을 설립·설치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었고, 제89조 제1항은 ‘누구든지 제61조 제1항·제2항의 규정에 의한 선거사무소 또는 선거연락소 외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를 위하여 선거추진위원회·후원회·연구소·상담소 또는 휴게소 기타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이와 유사한 기관·단체·조직 또는 시설을 새로이 설립 또는 설치하거나 기존의 기관·단체·조직 또는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다만, 정당의 중앙당 및 시·도당의 사무소에 설치되는 각 1개의 선거대책기구 및 정치자금법에 의한 후원회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후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단서는 ‘다만,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와 정당의 중앙당 및 시·도당의 사무소에 설치되는 각 1개의 선거대책기구 및 정치자금법에 의한 후원회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되는 각 1개의 선거대책기구’는 위 처벌 범위에서 제외되었다.
원심은, 피고인 1, 2, 3이 공모하여 2012. 2. 10. 이 사건 워크숍에서 선거대책기구의 발대식을 개최함으로써 공직선거법에 의하지 아니한 유사기관을 설립하였다는 취지의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위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을 개정하면서 경과규정을 별도로 두지 아니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의 개정 취지는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되는 각 1개의 선거대책기구’도 처벌대상이 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구법의 처벌규정이 부당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선거대책기구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였던 피고인 1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된 1개의 선거대책기구로서 위와 같이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설령 이 부분 공소사실이 구법하에서는 범죄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후 위와 같이 구법이 개정됨으로써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를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선거대책기구는 선거의 준비를 위한 선거사무소 내부조직으로 보일 뿐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라고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나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사전선거운동의 점에 관하여
사전선거운동이라 함은 특정의 선거에 있어서 선거운동기간 전에 특정한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행위 중 선거인을 상대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도2014 판결 등 참조), 그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에서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하는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해당될 경우에는 여기에서 제외되는데, 정당의 어떤 행사나 집회가 통상적인 정당활동인지 여부는 그 활동의 실질적 내용이나 참가자가 당원들 만에 의한 것인지 여부, 행사의 시기, 규모 등을 살펴 이를 총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2625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선거대책기구의 설치, 동 협의회 월례회의에서의 선거 관련 논의, 입당원서 등을 통한 선거운동방법 교육 및 당원 모집, 피고인 1의 참석을 위한 모임 파악 등 검사가 피고인 1, 2, 3이 공모하여 공식선거운동 개시일인 2012. 3. 29. 이전에 선거운동을 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각 행위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각 행위는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해당하고, 피고인 2 등이 입당원서 등의 모집과 관련하여 피고인 1을 홍보하도록 교육하였다거나 당원 등이 피고인 1에 대한 홍보나 지지 발언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판단유탈이나 논리와 경험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1] 형법 제1조 제2항, 구 공직선거법(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 제1항, 제255조 제1항 제13호,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제255조 제1항 제13호 / [2]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제254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2. 10. 18. 선고 2012노14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가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수주하여 진행하고 있던 골프장 조성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2008년 6월경부터 2010년 10월경까지 골프장 내이지만 피해자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 명의로 광업권이 등록되어 있던 규석 광구에서 노출되거나 발파작업으로 채취된 규석 광물을 인근 저지대 등에 매립하여 성토재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손괴하였다”는 것이다.
한편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의 귀속에 관하여 구 광업법(2010. 1. 27. 법률 제9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광업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1항은 “광구에서 광업권이나 조광권에 의하지 아니하고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그 광업권자나 조광권자의 소유로 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광업법이 2010. 1. 27. 법률 제9882호로 개정되면서(2011. 1. 28. 시행되었다. 이하 ‘개정 광업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1항에 “다만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가 농작물의 경작·공작물의 설치·건축물의 건축 등을 하는 과정에서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광물을 분리한 해당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의 소유로 하되, 그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는 분리된 광물을 영리 목적으로 양도할 수 없다”는 단서가 신설되었다.
또한 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은 ‘채광계획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광업권 등에 관한 경과조치’라는 표제 아래, “개정 광업법 시행 당시 ① 구 광업법 제15조에 따라 광업권 설정을 받기 위하여 출원 중이거나 광업권 설정의 허가를 받고 등록을 하지 아니한 광업권, 또는 ② 구 광업법 제42조에 따른 채광계획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광업권 등에 관하여는 개정규정( 제5조 제1항 단서, 제10조의2 등은 제외한다)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다만 구 광업법 제42조에 따른 채광계획의 인가를 받은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하고 있다.
2. 원심은, ① 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 본문에서 종전규정에 따라 광업권 설정을 출원 중인 경우 등에 관하여는 일부 행정규제나 절차 등에 관한 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하면서 제5조(분리된 광물의 귀속), 제10조의2(외국인의 권리능력) 등 실체적 권리관계에 관하여는 개정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점, ② 위 부칙 제4조 제2항에서 종전규정에 따라 채광계획 인가까지 받은 광업권에 대하여는 개정규정에 따른 채굴권 등이 설정·등록되고 채굴계획 인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분리된 광물의 귀속 등의 실체적 권리관계는 통일적으로 규율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앞서 본 부칙 제4조 제1항의 본문은 그 괄호 안의 조항을 제외하고는 종전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으로 하고, 단서에서 종전규정에 따라 채광계획 인가까지 받은 경우에는 그러한 제외 없이 모든 개정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의 경우 위 부칙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된다고 보았다.
또한 원심은, 앞서 본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은 분리된 광물의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광업권자나 조광권자이지만,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가 건축 등을 하는 과정에서 광물이 분리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 등이 소유권자가 된다는 예외를 새로이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개정은 광산개발의 단계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광업권을 부여함에 따라 광업권을 등록하고도 광물자원의 개발을 하지 아니하거나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광업권을 탐사권과 채굴권으로 이원화하여 존속기간을 달리하는 등 광업권을 합리적으로 개편하고자 하는 반성적 고려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은 “① 이 사건 광물은 토지소유자인 공소외 2 회사의 골프장 건설과정에서 토지로부터 분리된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해자로 되어 있는 광업권자 공소외 3 회사가 아니라 공소외 2 회사의 소유인 점, ②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 회사로부터 도급받은 골프장 조성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공소외 2 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포괄적인 권한을 수여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광물에 대한 처분행위 역시 소유권자인 공소외 2 회사의 추정적인 승낙을 받았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신법이 적용되고,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정한 범죄 후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가. 위에서 본 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의 문언이나 그 체제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개정 광업법에서 신설된 제5조 제1항 단서를 개정 광업법 시행 이후 비로소 광업권 설정 등의 절차가 이루어지는 광업권은 물론 시행 당시 이미 구 광업법에 의하여 광업권 설정이나 채광에 필요한 절차 중 일부나 전부가 완료되어 있었던 광업권에 대하여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이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가 그 시행 전에 광업권 설정절차 등이 일부라도 진행된 바 있던 광업권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정 광업법이 그 시행 이전에 이미 분리가 완료된 광물의 소유권 귀속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는 개정 광업법 시행 이후에 비로소 분리가 이루어지는 광물의 소유권 귀속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일 뿐이고, 개정 광업법 시행 이전에 분리됨으로써 당시 유효하던 구 광업법 규정에 의하여 이미 광업권자 등에게 소유권이 귀속되었던 광물에 관하여도 개정 광업법의 시행으로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의 적용을 통하여 광업권자 등의 그 소유권을 토지소유자 등에게 귀속되게 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개정 광업법 시행 이전에 분리된 광물에 관한 재물손괴의 형사적 책임을 묻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나. 뿐만 아니라 형법 제1조 제2항의 규정은 형벌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하여 그 평가가 달라져서 이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그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1293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의 신설이 앞으로 토지소유자 등의 통상적인 권리행사과정에서 분리되는 광물에 관하여 그 민사상 소유권을 토지소유자 등에게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 구 광업법 규정상 이미 광업권자 등의 소유로 귀속되어 있던 광물에 대한 토지소유자 등의 훼손이나 처분 등의 행위가 범죄로 처벌되었던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는 반성적 고려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만한 자료는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 신설이 구 광업법에 의하여 광업권자 등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던 광물에 관한 토지소유자 등의 훼손 등 행위를 범죄로 처벌하였던 것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이루어진 법령의 개폐로 볼 수 없는 이상, 형법 제1조 제2항이 개정 광업법 시행 이전에 분리된 광물에 대한 재물손괴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되므로 이 사건 광물이 광업권자인 피해자가 아니라 토지소유자인 공소외 2 회사의 소유라거나,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신법이 적용되어 ‘범죄 후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이나 형법 제1조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구 광업법(2010. 1. 27. 법률 제9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광업법 제5조 제1항, 부칙(2010. 1. 27.) 제4조 제1항 / [2] 형법 제1조 제2항, 제366조, 구 광업법(2010. 1. 27. 법률 제9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광업법 제5조 제1항, 부칙(2010. 1. 27.) 제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2. 11. 15. 선고 2012노187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동차 소유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주장에 대하여
자동차에 대한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고 등록이 없는 한 대외적 관계에서는 물론 당사자의 대내적 관계에서도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사자 사이에 소유권을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보유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소유권을 보유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18641 판결,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0도576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명의로 등록되어 있지만 피해자가 점유·관리하여 온 이 사건 승용차를 피고인이 임의로 운전해 감으로써 이를 절취하였다는 내용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사실혼 관계에 있던 피해자에게 이 사건 승용차를 선물하여 증여한 이래 피해자만이 이 사건 승용차를 운행하며 관리하여 온 사실, 피고인과 피해자가 별거하면서 재산분할 내지 위자료 명목으로 피해자가 이 사건 승용차를 소유하기로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승용차는 그 등록명의와 관계없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는 피해자를 소유자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절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동차 소유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양형부당의 주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원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이에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1] 형법 제329조, 자동차관리법 제6조 / [2] 형법 제329조, 자동차관리법 제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재호 외 1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1. 11. 18. 선고 2011노1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새마을금고를 통한 업무방해의 점
업무방해죄의 수단인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억압적 방법을 말하고 이는 제3자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행사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행위의 결과 상대방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가지는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자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게 하는 등으로 상대방의 업무에 곤란을 야기하거나 그러한 위험이 초래되게 하였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 제3자의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거나 그에 대하여 업무상의 지시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광역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새마을금고(이하 ‘새마을금고’라 한다)의 임원이 되기 위하여는 ○○광역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 자격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조합의 영향력 하에 있어 그 권고사항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지위에 있음을 이용하여, 조합 이사장 지위에 있는 피고인이 조합 이사장 명의로 새마을금고에 공문을 보내 ○○개인택시신문(이하 ‘택시신문’이라 한다)에 게재하던 광고를 중단하도록 한 행위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사장으로 근무하는 조합은 개인택시운송사업에 관한 정부시책에 협력하고 택시운송사업의 합리화와 공익성 제고 및 조합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사업의 발전 등 공동의 이익증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 중 하나로 새마을금고를 설립한 사실, 새마을금고의 주된 사무소는 조합 내에 두고 그 업무구역도 조합과 동일한 사실, 새마을금고의 임원은 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갖추어야 하고, 새마을금고 회원의 구성은 조합원, 조합 산하기관 직원 및 고용원과 그 가족들인 사실, 매주 월요일 오전 조합 이사장실에서 조합 이사장의 주재 아래 조합의 전무, 실장, 부장 및 새마을금고의 상근이사와 상근감사 등이 참석하여 부서장 회의를 개최하는데, 이는 일주일간의 조합 및 새마을금고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한 보고 시간으로 활용되는 사실, 택시신문이 2009. 4. 29.경 조합 이사장인 피고인의 택시정보화사업에 관한 잘못된 처리내용을 알리는 기사를 게재하자, 조합 이사회는 그 기사 내용이 조합 집행부를 비방하여 조합을 음해하려 한다고 판단하고 2009. 5. 8.경 회의를 열어 택시신문으로 하여금 ‘ ○○개인택시신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 및 민·형사 제소 등에 관하여 논의한 사실, 그 과정에서 이사 공소외 1의 긴급 제안에 따라 택시신문에 새마을금고 또는 조합원이 광고를 게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침의 안건이 발의되어 조합 이사장인 피고인의 의사진행에 따라 조합 이사회 만장일치로 통과된 후, 그 결의 내용이 조합 이사장 명의로 ‘광고게재 금지 권고 통보’라는 공문으로 새마을금고에 전달된 사실, 그 공문에는 조합의 방침에 따르지 않는 새마을금고 소속 조합원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그 후 단발적으로 택시신문에 광고를 게재해 오던 새마을금고는 택시신문 광고를 중단하게 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3자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지시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행위자가 그 권한 범위 내에서 업무상의 지시 등을 하면서 그 실행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지시 등에 따르지 않는 경우의 제재조치 등을 강조하는 과도한 표현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위자 자신의 고유권한을 행사한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조합의 정관, 새마을금고의 설립 경위, 새마을금고 임원 및 회원의 구성, 조합과 새마을금고 사이에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업무보고 및 의사결정 과정 등을 고려하면, 조합과 새마을금고는 상호간 업무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조합이 새마을금고의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상당하다고 보인다[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새마을금고가 조합에 소속되어 있거나 조합의 산하기관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기도 하다(공판기록 217쪽, 수사기록 13, 14, 567쪽 참조)].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새마을금고의 일반적인 경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조합 이사회가 논의·결정할 권한이 있는지, 조합 이사회가 새마을금고에 대하여 특정 매체에 광고게재를 중단하도록 의결하는 것이 그 업무상의 권한 범위에 속하는지, 위 이사회결의가 이루어질 당시 새마을금고의 대표자 등도 동석하여 논의 과정에 참여하였는지, 그리고 나아가 그러한 권한 행사가 정당한 권한 행사를 빙자하였다거나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면밀하게 심리한 다음 피고인의 위 이사회결의 내용 통보 등의 행위가 택시신문에 대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단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조합 이사장으로서 새마을금고에 광고게재 중단을 요구한 행위가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함을 전제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방해죄에 있어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나. 명예훼손의 점
사실의 인정 및 그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명예훼손의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이 위 한계를 넘어섰다고 볼 사유는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 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억압적 수단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피해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하여 가해지더라도 상관이 없으며, 그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유로운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게 되는 정도에는 이르러야 하고, 그 정도의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동기와 목적, 인원수 및 행위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택시신문에의 광고게재를 중단하도록 요구한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또한 위력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업무가 방해되었다거나 업무방해의 결과가 초래될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업무방해죄의 위력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새마을금고를 통한 업무방해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명예훼손 부분도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어 1개의 형이 선고된 이상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이에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형법 제314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1. 10. 14. 선고 2011노33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먼저 피고인의 상고를 본다.
피고인은 법정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2. 다음으로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허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375 판결, 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1438 판결 등 참조),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도3297 판결, 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4도4744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에서 규정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은 피고인이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약식명령의 주문에서 정한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것이므로, 그 죄명이나 적용법조가 약식명령의 경우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선고한 형이 약식명령과 같거나 약식명령보다 가벼운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위배된 조치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9. 7. 9. 선고 99도159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의 공소사실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내용의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불허한 다음,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여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당초 공소제기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08. 7. 25. 자신의 주거지에서 주식회사 엘지파워콤(이하 ‘엘지파워콤’이라 한다)에 전화를 걸어 성명불상의 담당자에게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마치 자신이 공소외인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공소외인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불러주는 방법으로 그 담당자로 하여금 공소외인 명의의 엘지파워콤 서비스 신청서 1부를 작성하게 함으로써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공소외인 명의의 서비스 신청서 1부를 위조하고, 이를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였다.”는 것이고, 검사가 예비적 공소사실로 공소장변경허가를 신청한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08. 7. 25. 자신의 주거지에서 엘지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을 설치하면서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마치 자신이 공소외인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인터넷을 설치한 성명불상자가 제시하는 휴대정보단말기(PDA)에 공소외인 명의로 서명함으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사서명인 공소외인의 서명을 위조하고 이를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였다.”는 것이어서 두 공소사실은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범행의 일시와 장소, 상대방, 행위 태양, 수단과 방법 등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할 뿐만 아니라, 죄의 성립 여부를 보면, 주위적 공소사실이 유죄로 되면 예비적 공소사실은 주위적 공소사실에 흡수되고 주위적 공소사실이 무죄로 될 경우에만 예비적 공소사실의 범죄가 성립할 수 있는 관계에 있으므로( 대법원 1978. 9. 26. 선고 78도1787 판결 등 참조), 규범적으로 보아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받아들인 다음 예비적으로 추가된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심리하였어야 한다. 아울러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사서명위조와 위조사서명행사의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비록 사서명위조죄와 위조사서명행사죄의 법정형에 유기징역형만 있다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에서 규정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어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는 것이므로( 대법원 1955. 7. 15. 선고 4288형상74 판결, 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도578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불허할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불허한 채 원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나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그 파기되어야 할 부분은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의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 [1]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 [2] 형법 제231조, 제234조, 제239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제1항, 제457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1. 5. 20. 선고 2011노64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 및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3, 4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3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들의 상고를 본다.
피고인들은 법정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피고인 1, 2의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광양시장은 치매 및 노인성질환자의 진료와 요양을 목적으로 설치한 이 사건 요양병원을 위탁기간 2004. 6. 1.부터 2009. 5. 31.까지로 정하여 ○○의료재단에 위탁운영한 사실, ○○의료재단의 고문과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위 피고인들은 ○○의료재단이 위탁기간 만료에 따른 재위탁 심사에서 탈락하자 새로운 수탁자로 선정된 △ 의료재단에 대한 인수인계를 거부하면서, 위탁기간 중 구입하여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사용하던 의료기기, 비품 중 일부(이하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이라 한다)를 자신들이 운영하던 ▽ 병원으로 반출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한편 광양시 공립노인전문요양병원 설치 및 운영조례 제4조 제1항은 ‘광양시장은 병원을 설치 운영한다. 다만,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위탁하여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항은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수탁자에게 병원의 시설공사, 의료장비구입 등의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설물 및 의료장비 등은 시장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은, 위 조례 규정은 광양시가 직접 구입하거나 수탁자인 ○○의료재단이 광양시를 대행하여 광양시의 비용으로 구입한 의료기기 등은 광양시에 귀속되나, ○○의료재단이 이 사건 요양병원의 운영수입금이나 재단차입금 등 자비로 구입한 의료기기 등은 ○○의료재단의 소유로 귀속된다는 취지라고 해석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을 토대로, 만약 위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광양시 자금이 아닌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수입금 내지 재단차입금으로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을 구입하였다면 이는 광양시가 아닌 ○○의료재단 소유라고 할 것인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이 광양시 자금으로 구입한 광양시 소유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광양시는 종전 수탁자인 학교법인 □□학원이 재정상 이유로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을 중도 포기하자 ○○의료재단을 새로운 수탁자로 선정한 사실, ② ○○의료재단은 □□학원으로부터 이 사건 요양병원을 인수받는 과정에서 □□학원이 별도 운영하던 ◇◇병원(광양 ◎◎◎병원)을 함께 양도받기로 한 사실, ③ 당시 ○○의료재단과 □□학원 사이에 위 각 병원의 양도양수와 관련하여 작성된 협약서에 의하면, 양도양수 대상은 광양시 소유 재산을 제외한 □□학원 소유 재산으로 하고, 양도양수대금 합계 427,482,000원(=의료기, 비품, 약품 및 시약 153,700,000원+의료미수금 및 아파트보증금 123,782,000원+영업권보상금 150,000,000원)은 계약 시부터 2004. 12. 31.까지 사이에 분할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④ ○○의료재단은 이 사건 위수탁계약에 따라 광양시에 보증금 1억 원을 예치하고 이 사건 요양병원을 위탁운영하면서 매년 그 운영상황에 관한 결산보고서를 작성하여 광양시에 제출한 사실, ⑤ 2004년도 결산보고서에 의하면, 대차대조표상 자산항목에 ○○의료재단이 □□학원으로부터 양수하였다는 의료기 등이 계상되어 있고, 부채항목에 ○○의료재단으로부터의 차입금 5억 원이 계상되어 있으며, 손익계산서상 운영수익에서 인건비, 재료비, 감가상각비, 지급이자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한 결과 19,882,539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⑥ 2005년도부터 2008년도까지의 각 결산보고서에 의하면, ○○의료재단 등과 사이에 자금 차입 및 변제가 반복되다 최종적으로 ○○의료재단으로부터의 차입금 5억 6천만 원이 남게 되었고, 동일한 구조에 따른 적자 운영이 계속되다 2008년도에 이르러 9,312,097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⑦ 2009년도 결산보고서는 미처 작성되지 아니하였으나 ○○의료재단은 2009. 6. 18. 이 사건 요양병원 계좌에서 위 차입금 중 1억 원을 환수한 사실, ⑧ 이 사건 위수탁계약서 제7조 제2항은 ‘병원 운영은 독립회계로서 별도 계리하여야 하며, 병원 운영이익금은 병원 운영 및 시설 재투자에 사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2조 제5항은 ‘을이 병원의 부실 및 파행 운행 등으로 인하여 갑에게 손해를 주었다면 예치금으로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이 사건 요양병원의 2004년도 대차대조표상 재단차입금으로 계상된 5억 원은 결국 ○○의료재단이 이 사건 요양병원 및 ◇◇병원을 위탁받아 운영하기 위하여 부담한 초기 비용 합계 527,482,000원(=광양시에 대한 예치금 1억 원+□□학원에 대한 양도양수대금 427,482,000원) 중 일부라고 할 것인데, 이는 이 사건 요양병원이 아닌 ◇◇병원과 관련된 것이거나, 이 사건 요양병원을 위탁받아 운영하기 전에 지출된 투자금에 불과할 뿐 이 사건 요양병원을 위탁받아 운영하던 중 그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 한편, 위 재단차입금은 위탁기간 중 증감변동을 거쳐 최종적으로 4억 6천만 원(=5억 6천만 원-1억 원)으로 감축되었으므로 위탁기간 중 신규 유입되어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재단차입금은 모두 변제되었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위탁기간 중 재단차입금으로 구입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은 결국 재단차입금이 아닌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이익금으로 구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피고인들은 이 사건 요양병원이 계속적인 적자 상태에 있어 운영이익금이 발생한 바 없다고 주장하나, ○○의료재단과 이 사건 요양병원 사이의 비용 분담관계가 정확하게 계상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5. 3. 31. 선고 2001헌바8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러한 영리병원 금지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의료법인은 그 구성원뿐만 아니라 이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다른 의료법인에 대하여도 운영이익금을 분배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위수탁계약서가 제7조 제2항에서 ‘병원 운영은 독립회계로서 별도 계리하여야 하며, 병원 운영이익금은 병원 운영 및 시설 재투자에 사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달리 운영이익금 분배규정을 마련해 두지 아니한 것은 이러한 영리병원 금지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의료재단 임직원들이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인건비를 지급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병원 운영수익에서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한 이익금은 수탁자인 ○○의료재단에 분배될 수 없고 오로지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 및 시설 재투자에 사용되어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이익금으로 의료기기 등을 구입하였다면 이는 당연히 그 이익금의 종국적 귀속권자로서 이 사건 요양병원을 설치한 광양시 소유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이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이익금으로 구입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 소유권은 결국 광양시에 있다고 할 것이다(참고로 이 사건 위수탁계약서 제6조 제3항 및 제10조 제2항은, ○○의료재단 소유 의료기기 등이 광양시 소유인 수탁재산에 부합된 경우 등에 있어서 그 소유권이나 비용상환관계 등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의료재단이 광양시를 대행하여 광양시 자금으로 구입한 것에 불과한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의 소유권 귀속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규정임을 지적해 둔다).
결국 피고인들은 광양시 소유에 속하는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을 반출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고 할 것이고,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이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광양시에 가한 손해가 이 사건 예치금에서 공제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요양병원 운영수입금이 ○○의료재단에 귀속된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이 광양시 소유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의료기기 등의 소유권 및 횡령죄에 있어 보관자 지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 2, 3의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하여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4731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계고처분의 주된 목적은 이 사건 요양병원 건물 및 반출된 물품을 포함한 의료기기 등 일체에 대한 피고인들의 점유를 배제하고 그 점유를 이전받는 것에 있는데, 이러한 의무는 그것을 강제적으로 실현함에 있어 직접적인 실력행사가 필요한 것이지 대체적 작위의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어서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행정대집행은 행정대집행법상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여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조치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되는 대체적 작위의무나 공무집행방해죄의 적법성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직권으로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원심이 유, 무죄로 판단한 공소사실 이외에도 “피고인 1이 2009. 6. 15. 22:00경 이 사건 요양병원 2층 원무과에서 책상 위에 있는 서류철을 집어들어 피해자 공소외인에게 던져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는데 제1심과 원심은 이 부분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제1심이 경합범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재판을 누락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제1심의 누락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에 대하여 재판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7848 판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심에서 재판을 누락한 공소사실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그 자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무죄 부분(업무상횡령의 점)은 파기되어야 하고, 피고인 1의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폭행의 점은 재판의 누락이 있으므로 역시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는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무죄 부분(업무상횡령의 점, 공무집행방해의 점) 중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는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 및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 및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며, 피고인 3, 4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3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136조 / [3]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0. 1. 22. 선고 2009노100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헌법은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제12조 제1항),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제12조 제5항), 체포·구속에 관한 적법절차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를 이어받아 형사소송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는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하고( 제200조의5), 이 규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가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현행범인을 인도받은 경우에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제213조의2).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함으로써 위 각 규정의 규범력이 확고하게 유지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종합하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위법행위를 기초로 하여 증거가 수집된 경우에는 당해 증거뿐 아니라 그에 터 잡아 획득한 2차적 증거에 대해서도 그 증거능력은 부정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은 수사과정의 위법행위를 억지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적법절차에 위배되는 행위의 영향이 차단되거나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수집한 증거는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더라도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할 것이니 그 증거능력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증거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적법절차 위반행위의 내용과 경위 및 그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당초의 적법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행위의 중간에 그 행위의 위법 요소가 제거 내지 배제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됨으로써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의 고지 등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강제연행은 전형적인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음주측정요구는 주취운전의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수집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측정 결과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규정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위법한 강제연행 상태에서 호흡측정의 방법에 의한 음주측정을 한 다음 그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시간적·장소적으로 단절되었다고 볼 수도 없고 피의자의 심적 상태 또한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피의자가 호흡측정 결과에 대한 탄핵을 하기 위하여 스스로 혈액채취 방법에 의한 측정을 할 것을 요구하여 혈액채취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위법한 체포 상태에 의한 영향이 완전하게 배제되고 피의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확실하게 보장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되지 않은 이상 불법체포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러한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 결과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는 수사기관이 위법한 체포 상태를 이용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등의 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8. 12. 12. 22:00경 승용차를 운행하던 중 피해 차량의 후사경을 부딪쳤다는 이유로 피해 차량의 운전자, 동승자들과 시비가 벌어졌고 피해 차량 측의 신고에 의해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한 사실,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음주운전을 의심하여 음주측정을 위해서 지구대로 동행할 것을 요구하자 피고인은 ‘술을 마시지 않았고 사고도 내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순찰차에 타기를 거부하였고 이에 4명의 경찰관이 피고인의 팔다리를 잡아 강제로 순찰차에 태워 지구대로 데려갔으며, 그 과정에서 경찰관들은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에 정한 사항을 고지하는 등의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은 사실, 피고인은 지구대로 연행된 후 경찰관들로부터 호흡조사 방법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하다가 계속 음주측정에 불응할 경우 구속된다는 말을 듣고 호흡측정에 응하였고 그 결과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는 수치가 나온 사실, 이에 담당 경찰관은 피고인에게 이제 다 끝났으니 집으로 가라는 취지로 수차 말하였으나 피고인은 운전을 한 당시에는 음주를 한 상태가 아니었고 또 위 호흡측정 결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항의하면서 혈액측정을 요구하였고 이에 경찰관이 피고인과 인근 병원에 동행하여 채혈을 하게 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원심은, 비록 피고인을 이 사건 현장에서 지구대로 데리고 간 경찰관들의 행위가 임의동행이 아닌 강제력에 의한 체포에 해당하고, 그 체포 당시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에 정한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 채혈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서와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는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연행 경위 및 채혈에 이르는 과정 등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지구대로 강제연행한 행위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므로 그 상태에서 한 음주측정요구는 위법한 수사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러한 요구에 따른 음주측정 결과 또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로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이 위와 같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인 호흡조사 방법에 의한 음주측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채혈을 하기에 이른 과정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혈액채취 방법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서 및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역시 불법체포의 연장선상에서 수집된 증거 내지 이를 기초로 한 2차적 증거로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규정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또한 강제연행과 호흡측정 및 채혈에 이르기까지의 장소적 연계와 시간적 근접성 등 연결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당시 불법적인 호흡측정을 마친 경찰관이 피고인에게 귀가를 권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스스로 채혈을 요구하였다는 등 원심이 든 사정만으로는 그 채혈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 의한 영향이 완전하게 배제되고 피의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확실하게 보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불법체포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평가할 만한 객관적 사유가 개입되어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예외적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혈액채취 방법에 의한 음주측정의 결과를 담은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서 및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가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과 그 예외 인정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13조의2, 제308조의2 / [2] 헌법 제12조 제5항,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308조의2, 제31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11. 3. 선고 2011노112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정치자금법 제31조 제1항은 ‘외국인,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하고, 그 제2항은 ‘누구든지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자금법이 이와 같이 법인 또는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는, 법인 또는 단체의 이권 등을 노린 음성적인 정치적 영향력의 행사 및 선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를 차단하고 법인 또는 단체 구성원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있고, 한편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금지에 관한 입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회사 등 법인이나 단체가 임원 등 개인을 통해서 정치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자금법 제31조 제1항에서 정한 바와 같은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금지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행위를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그 규정의 입법 취지를 살리고, 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누구든지 단체와 관련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한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과 같은 조항이 규정되게 되었으므로,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이란 그 법인 또는 단체의 의사결정에 따라 기부가 가능한 자금을 말한다. 또한 여기에는 법인 또는 단체의 존립과 활동의 기초를 이루는 고유한 자산은 물론, 법인 또는 단체가 자신의 이름으로 모집·조성한 자금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선고 2008헌바8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러한 규정의 문언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정치자금법 제31조 제1항에서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같은 조 제2항과의 관계나 입법연혁 등에 비추어 법인 또는 단체 스스로 자신의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보아야 하고, 한편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에서 법인 또는 단체 스스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지 않더라도 그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하여 법인 또는 단체가 기부자금 마련에 어떤 형태로든 관련되기만 하면 모두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 소정의 기부금지 대상인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에 해당한다고 보아서는 안 되고, 법인 또는 단체가 기부자금의 모집·조성에 주도적·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그 모집·조성된 자금을 법인 또는 단체가 처분할 수 있거나 적어도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이어야만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구체적 사안에서 그 자금이 법인 또는 단체와 그와 같은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그 자금 모집과 조성행위의 태양, 조성된 자금의 규모, 모금 및 기부의 경위와 기부자의 이해관계 등 모금과 기부가 이루어진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08도10658 판결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2005. 8. 16.경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연합회’)의 제4회 전국 임원 및 대의원 정기회의(‘임원회의’)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이 의안으로 상정되었고, 회원 1인당 10만 원씩의 후원금을 각 지역별로 경남(200명), 경북(100명), 경기(600명), 서울(100명), 부산(50명), 대구(100명), 제주(50명), 대전(60명), 강원(300명), 울산(50명), 충남(100명) 등은 공소외 1 의원을 후원하고, 충북·서울(100명)은 공소외 2 의원을 후원하기로 하고, 송금 시 국공립유치원의 약칭인 ‘공유’를 넣어 보내기로(후원회에 전화하여 알려주는 방법으로 변경) 하는 내용의 의사록이 작성되어 있는 사실, ② 위 임원회의의 의사록이 전국 시·도회장 및 연합회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되었고, 이후 위 의사록에 기재된 바와 같이 국회의원의 후원을 독려하면서 후원회 예금계좌번호와 홈페이지 이용방법과 후원회 예금계좌 후원회로 입금한 후 전화하여 연합회라고 알려주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이메일이 전국 시·도회장 및 연합회 임원들에게 다시 발송된 사실, ③ 연합회 회원들 중 71명이 국회의원 공소외 1, 2에게 각 10만 원씩의 후원금을 송금하였고, 그 중 11명은 송금 시 ‘공유’ 또는 ‘국공’, ‘유공’, ‘국공립유’라는 표시를 하였던 사실 등이 인정되나, 한편 ㉮ 연합회의 의사록에는 국회의원 후원 안건에 관하여 임원회의의 의결을 거쳤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연합회의 의사가 명확하게 결정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고, ㉯ 당시 6,000여 명의 연합회 회원들, 특히 후원금을 지역별로 할당해 기부하기로 한 1,810명의 회원들 중 71명만이 정치자금을 기부하였으며, ㉰ 위 의사록과 이메일이 연합회 회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거나, 위 의사록과 이메일을 받은 전국 시·도회장 및 연합회 임원들이 연합회 회원들에게 정치자금 기부를 독려하였는지 분명하지 않고, ㉱ 연합회 회원들 중 11명 정도가 정치자금을 기부함에 있어 ‘공유’ 등이라고 표시하였을 뿐인데, 그들도 모두 개인 이름과 병행하여 표시하였고, 정치자금을 기부한 나머지 회원들이 실제로 후원회에 전화하여 기부 사실을 알려주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으며, ㉲ 정치자금을 기부한 연합회 회원 71명은 모두 자신들 소유의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였을 뿐, 연합회 소유의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은 아니고, 또한 위 자금이 연합회에 어느 한 때라도 귀속되었다가 다시 회원들 개인에게 배분된 것도 아닌 사정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은 정치자금법 제31조 소정의 ‘단체’에 해당할 수 있는 연합회가 스스로 자신의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이 아니어서 같은 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단체가 정치자금을 기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자금 모집과 조성행위의 태양, 조성된 자금의 규모, 모금 및 기부의 경위 등 모금과 기부가 이루어진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보았을 때 연합회가 기부자금의 모집·조성에 주도적·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그 모집·조성된 자금을 법인 또는 단체가 처분할 수 있거나 적어도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어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단체와 관련된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기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치 못한 점은 있지만, 피고인 1이 정치자금법 제31조를 위반하여 정치자금을 기부하였다는 공소사실과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결국 정당하다.
이와 달리 정치자금법 제31조 제1항은 형식적으로는 개인 소유의 자금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자금 기부행위가 단체에 의해 주도되는 등 실제 기부행위의 주체를 단체라고 볼 수 있는 경우까지 포함하여 넓게 보아야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정치자금의 성격이 단체와 관련된 자금이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에서 위 두 조항 위반 사이에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거나, 단체가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여 주도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집·조성한 이상 제31조 제2항의 ‘단체와 관련된 자금’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원심판결에 정치자금법 제31조의 해석에 관한 법리와 입법 취지 및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오해하였거나 이 사건의 실체적 성격이 연합회가 적극적으로 후원금 기부를 주도한 점을 오인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1] 정치자금법 제31조 제1항, 제2항, 제45조 제2항 제5호 / [2] 정치자금법 제31조 제1항, 제2항, 제45조 제2항 제5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채상국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1. 6. 2. 선고 2011노97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헌법 제12조 제1항이 규정한 적법절차의 원칙과 헌법 제27조에 의하여 보장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 및 직접심리주의를 그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이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 등 서면증거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발견의 이념과 소송경제의 요청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증거능력 인정 요건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12조는 제1항으로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여 조서의 내용이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것이라는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어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실질적 진정성립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해서만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그 제2항은 “ 제1항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인의 진술 외에 영상녹화물 등 객관적인 방법에 의해서도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두고 있다.
따라서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그 작성절차와 방식의 적법성과 별도로 그 내용이 검사 앞에서 진술한 것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다는 점, 즉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어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기재 내용이 동일하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진술한 내용이 그 진술대로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뿐 아니라 진술하지 아니한 내용이 진술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지 아니할 것을 포함하는 의미이다.
그리고 형사소송법이 위와 같이 조서 작성절차와 방식의 적법성과 실질적 진정성립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고, 또 피고인이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영상녹화물 등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두고 있는 이상, 피고인 본인의 진술에 의한 실질적 진정성립의 인정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한 명시적인 진술에 의하여야 하고, 단지 피고인이 실질적 진정성립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았다거나 조서 작성절차와 방식의 적법성을 인정하였다는 것만으로 실질적 진정성립까지 인정한 것으로 보아서는 아니 될 것이다.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른바 ‘입증취지 부인’이라고 진술한 것만으로 이를 조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그 증명력만을 다투는 것이라고 가볍게 단정해서도 안 된다 할 것이다.
한편 피고인이 그 진술을 기재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에 관하여만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당해 조서 중 어느 부분이 그 진술대로 기재되어 있고 어느 부분이 달리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리한 다음 진술한 대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는 부분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밖에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나. 원심은, 피고인이 원심에 이르러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이하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이 제1심 제4회 공판기일에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고 이에 따라 제1심법원이 제4회 공판기일에 그에 대한 증거조사를 완료하였음을 알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원심에 이르러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동의의 의사표시를 취소 또는 철회하는 취지로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한다 할지라도 그 증거능력이 상실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범행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한 이래 이를 번복한 적이 없는 사실, 피고인의 제1심 변호인이 제1회 공판기일 후 제출한 증거인부서에는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형식적 진정성립, 임의성 각 인정, 입증취지 부인”이라고 되어 있고, 제1심법원은 그 후 제4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증거조사를 하였는데 그 기일의 공판조서의 일부인 증거목록의 증거의견란에는 “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경우를 나타내는 부호인 “○” 표시만이 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조사가 완료된 위 제4회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따로 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또한 원심이 인정한 것처럼 증거로 함에 동의하는 진술을 한 흔적도 전혀 없는 사실, 피고인은 제8회 공판기일에 이르러서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처럼 ‘직원들과 회의를 하여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게 되었다’, ‘실제 휴업현황과 신청현황이 일치하지 않는 등 잘못된 것인 줄 알았지만 변경신고를 하지 않았다’, ‘관리 직원들에게 품질관리나 납품계획 등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휴업기간 중이라도 나와서 대응을 하라고 지시하였고, 그런 지시에 의해 직원들이 출근하여 각자의 업무를 수행한 것이다’라고는 진술한 사실이 없는데도 그 조서에는 마치 그와 같이 진술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는 것을 이 사건 재판을 받으면서 비로소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억울하게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 여부에 대하여 제1심에서 제출한 증거인부서를 통하여 ‘형식적 진정성립’을 인정한다고만 하였을 뿐이므로 비록 제1심 제4회 공판기일 조서의 증거목록에 형식적 진정성립과 실질적 진정성립을 구분함이 없이 단순한 “성립인정”의 의미로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또한 그것이 실질적 진정성립까지 분명하게 인정한 데 따른 조서 기재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취지 등을 좀 더 심리하여 밝혀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점이 명확하지 않다면 원칙으로 돌아가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내용이 피고인이 검사 앞에서 실제로 한 진술의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 등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지 않는 한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제1심 제4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여 이에 대한 증거조사가 완료되었고, 나아가 피고인이 원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하고 있을 뿐이라고 단정한 나머지,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조치에는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한편 원심은 검사 작성의 공소외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소외인이 제1심 제3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피의자신문조서가 자신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인정한 이상 그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
2. 나머지 법리오해 등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를 포함한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공소외인 등과 공모하여 사실과 다른 휴업기간에 근거하여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 명목의 돈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는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은 조치에는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 작성의 공소외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들고 있는 증거들 중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라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은 없다.
3. 결론
결국 원심이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이 잘못이기는 하나, 그러한 잘못이 판결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에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기석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2. 10. 19. 선고 2012노216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임의수사의 원칙을 밝히고 있다.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하는 것은 그 신체의 자유가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체포와 유사한 상태에 놓이게 됨에도, 사실상 강제성을 띤 동행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제도적으로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임의성이 보장되지 아니할 우려가 적지 아니하다. 따라서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 장소에서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수사관서 등에의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피의자가 동행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들이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피의자를 강제로 연행한 행위는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이와 같이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채뇨 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채뇨 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채뇨 요구는 마약 투약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므로 그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채뇨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참조).
나. 한편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그에 따라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526 판결 등 참조). 수사기관이 이른바 임의동행 명목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하는 방법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도, 그와 같이 체포된 상태에서 수집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있는지 역시 위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지인인 공소외인은 2012. 5. 5. 01:00경 피고인이 투숙하고 있던 부산 북구 구포1동에 있는 ‘ ○○○모텔’ 업주를 통하여, 전날 피고인이 정신분열증 비슷하게 안절부절 못하는 등 정신이 이상한 것 같은 행동을 목격하여 피고인이 마약을 투약하였거나 자살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한 사실, 이에 부산 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피고인이 있던 위 모텔 방에 들어갔는데, 당시 피고인은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모텔 방안에서 운동화를 신고 안절부절 못하면서 경찰관 앞에서 바지와 팬티를 모두 내리는 등의 행동을 한 사실, 경찰관들은 피고인에게 마약 투약이 의심되므로 경찰서에 가서 채뇨를 통하여 투약 여부를 확인하자고 하면서 동행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영장 없으면 가지 않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음에도 피고인을 부산 북부경찰서로 데려간 사실, 피고인은 같은 날 03:25경 위 경찰서에서 채뇨를 위한 ‘소변채취동의서’에 서명하고 그 소변을 제출(이하 이와 같은 절차를 ‘제1차 채뇨절차’라고 한다)하였는데, 소변에 대한 간이시약검사결과 메스암페타민에 대한 양성반응이 검출되어 이를 시인하는 취지의 ‘소변검사시인서’에도 서명한 사실, 경찰관들은 같은 날 07:50경 피고인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긴급체포하였고, 23:00경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과 피고인의 소변 및 모발 등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압수영장’이라고만 한다)을 청구하여 2012. 5. 6.경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위 각 영장이 발부된 사실, 경찰관들은 2012. 5. 7. 피고인에게 압수영장을 제시하고 피고인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채취(이하 이와 같은 절차를 ‘제2차 채뇨절차’라고 한다)한 사실, 이를 송부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피고인의 소변과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에 대한 양성반응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이 담긴 이 사건 소변 감정서 및 모발 감정서(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감정서’라고 한다)를 제출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동행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들이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을 강제로 연행한 조치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이와 같이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마약 투약 여부의 확인을 위한 채뇨 요구가 이루어진 이상, 경찰관들의 채뇨 요구 또한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위법한 채뇨 요구에 의하여 수집된 ‘소변검사시인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제1심 나아가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은 위와 같은 동행 요구 및 체포과정에서의 위법이나 그에 따라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별다른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감정서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부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조치는 잘못된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검찰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제1차 채뇨절차 또한 경찰관들의 계속된 강압적 요구와 직접적인 채취 시도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음에도, 제1심 또는 원심은 이 점에 대하여도 아무런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검사 제출 증거들 모두가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있음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는 위법을 범하였다.
3. 그러나 제1심이 유죄의 증거로 거시하였던 이 사건 각 감정서는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다음에서 보는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우선 기록에 의하면, 연행 당시 피고인이 정신분열증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아 마약을 투약한 것이거나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구체적 제보가 있었던 데다가, 피고인이 모텔 방안에서 운동화를 신고 안절부절 못하면서 술 냄새가 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경찰관 앞에서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였고, 경찰서로 연행된 이후에도 피고인은 계속하여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내린다거나, 휴지에 물을 적셔 이를 화장실 벽면에 계속하여 붙이는 등의 비정상적 행동을 거듭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경찰관들이 적법하지 아니한 임의동행 절차에 의하여 피고인을 연행하는 위법을 범하기는 하였으나, 당시 상황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긴급한 구호의 필요성이 전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피고인을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체포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실제로 경찰관들은 그 임의동행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 등을 고지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의 절차를 밟는 등 절차의 잘못을 시정하려고 한 바 있으므로, 경찰관들의 위와 같은 임의동행조치는 단지 그 수사의 순서를 잘못 선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관련 법규정으로부터의 실질적 일탈 정도가 헌법에 규정된 영장주의 원칙을 현저히 침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연행 당시 경찰관들로서는 피고인에게 마약 투약 범행의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그 혐의에 관한 수사를 개시·진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 모텔에 투숙 중이던 피고인이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하면서 경찰서에의 동행을 거부하였으므로 경찰관들로서는 피고인의 임의 출석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일의 경과에 따라 피고인의 신체에서 마약 성분이 희석·배설됨으로써 증거가 소멸될 위험성이 농후하였으므로 달리 적법한 증거수집 방법도 마땅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법원에 피고인의 소변과 모발 등에 대한 압수영장을 청구하여 이를 발부받은 바 있다. 영장주의의 본질은 강제수사의 요부에 대한 판단 권한을 수사의 당사자가 아닌 인적·물적 독립을 보장받는 제3자인 법관에게 유보하는 것인데( 헌법재판소 2012. 6. 27. 선고 2011헌가3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 사건 압수영장의 발부는 수사절차로부터 독립된 법관에 의한 재판의 일종으로서 이에 따라 수사기관에 피고인의 소변·모발 등을 압수할 권한을 부여하고 피고인에게는 그와 같은 수사기관의 압수를 수인할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효력을 지닌다. 그리고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120조 소정의 ‘압수영장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처분’으로서 피고인에 대한 채뇨 등 절차를 적법하게 행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기록상 압수영장의 집행과정에 별다른 위법을 찾아볼 수 없고, 피고인 또한 압수영장을 제시받은 뒤 그 집행에 응하여 소변과 모발을 제출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렇다면 설령 수사기관의 연행이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그에 이은 제1차 채뇨에 의한 증거 수집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이후 법관이 발부한 구속영장에 의하여 적법하게 구금되었고 법관이 발부한 압수영장에 의하여 2차 채뇨 및 채모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이상, 그와 같은 2차적 증거 수집이 위법한 체포·구금절차에 의하여 형성된 상태를 직접 이용하여 행하여진 것으로는 쉽사리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사정은 체포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를 희석하게 할 만한 정황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반면 메스암페타민 투약 범행은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그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국민과 사회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해악을 야기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이와 같이 중대한 범행의 수사를 위하여 피고인을 경찰서로 동행하는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법원의 영장 발부에 기하여 수집된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마저 부인한다면, 이는 오히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아울러 참작될 필요가 있다.
이상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법관이 발부한 압수영장에 의하여 이루어진 2차 채뇨 및 채모 절차를 통해 획득된 이 사건 각 감정서는 모두 그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위 각 증거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나머지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메스암페타민 투약에 관한 이 부분 범행의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거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결국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다 할 것이어서, 원심의 위에서 본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제200조의2, 제308조의2 /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호 (나)목[현행 제2조 제3호 (나)목 참조],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3호[현행 제60조 제1항 제2호 참조], 형사소송법 제120조, 제196조 제2항, 제199조 제1항, 제200조의2, 제200조의3, 제200조의5, 제215조,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석곤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0. 11. 5. 선고 2010노82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두부, 목 부위에 대한 특수의료장비 사용행위에 관하여
가. 의료법 제1조는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의료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8조 제1항은 의료기관이 보건의료 시책상 적정한 설치와 활용이 필요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의료장비(이하 “특수의료장비”라 한다)를 설치·운영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등록하여야 하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설치인정기준에 맞게 설치·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의료법 제38조 제2항, 제3항은 특수의료장비를 설치한 의료기관의 개설자나 관리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인 품질관리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 품질관리검사에서 부적합하다고 판정받은 특수의료장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자는 같은 법 제87조 제2항에 의하여 처벌된다.
그 위임을 받은 구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2008. 1. 9. 보건복지부령 제43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규칙”이라고만 한다) 제5조 제1항 [별표 2]는 특수의료장비는 3년마다 ① 인력검사, ② 시설검사, ③ 정도관리기록검사, ④ 팬텀영상검사, ⑤ 임상영상검사의 항목으로 이루어지는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고, 정밀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5개 항목에서 모두 합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규칙 제5조 제2항 [별표 3]은 그 중 특수의료장비인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이하 “CT”라 한다)의 임상영상검사 방법에 관하여, 제출된 영상의 일반정보항목(20점)과 영상정보항목(80점)의 점수가 각각 60/100 이상이어야 하되, CT의 등록된 용도가 특정 신체 부위를 위한 전용기기인 경우에는 해당 부위에 관한 영상을 검사하고, 등록된 용도가 전신용인 경우 두부, 흉부, 복부 중 2개를 택하여 영상을 제출하도록 한 후 제출된 영상이 모두 일반정보항목(20점)과 영상정보항목(80점)의 점수에서 각각 60/100 이상인 경우 합격으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고이유 논지는 전신용 CT의 임상영상검사 합격기준에 관하여 규정한 규칙 제5조 제2항 [별표 3]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과 평등의 원칙에 위배하였으므로 이를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에는 위 규정의 합헌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CT와 같은 특수의료장비의 영상이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이를 이용하는 환자는 고액의 검사료를 부담하면서도 오진의 위험성까지 존재하므로 적절한 사후관리를 통하여 그 유효성 및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어 특수의료장비에 대하여 등록, 설치인정기준, 품질관리검사 등의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는 점, 전신용 CT에 대한 품질관리검사는 당해 CT가 전신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것인 점, 개별 부위에 대한 사용 적합성은 의료기관의 개설자나 관리자가 당해 CT를 개별 부위에 대한 전용기기로 등록하면 판정받을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전신용 CT에 대한 품질관리검사에서 임상영상검사 결과 일부 신체 부위의 영상에 대한 점수가 60/100 이상인 경우 그 부위에 대한 품질관리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하지 아니하고 CT의 사용 자체를 금지한 것이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위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논지는 이유 없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의료법의 입법 목적 및 특수의료장비에 대하여 엄격한 법적 규제를 한 취지를 참작하고, 구 의료법 제38조 제2항, 제3항이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품질관리검사에서 부적합하다고 판정받은 특수의료장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그 위임을 받은 규칙 제5조 제2항 [별표 3]이 CT에 대한 품질관리검사의 일종인 정밀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기 위하여는 5개 항목에서 모두 합격하여야 하고, 그 중 임상영상검사 항목에서는 CT의 등록된 용도가 전신용인 경우 두부, 흉부, 복부 중 2개를 선택하여 제출한 영상이 모두 소정의 점수 이상인 경우에만 합격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달리 품질관리검사 부적합 판정의 효력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CT에 대한 품질관리검사에서의 부적합 판정은 당해 CT를 등록된 전체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서, 전신용 CT에 대한 임상영상검사 결과 일부 신체 부위의 영상에 대한 점수가 60/100 이상이라는 사정만으로는 그 부위에 대한 품질관리검사가 적합으로 판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특정 부위에 대하여 CT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은 판시 병원을 운영하는 피고인이 2007. 10. 20.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품질관리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CT(이하 ‘이 사건 CT’라 한다)를 판시 환자들의 두부 또는 목 부위를 촬영하는 데 사용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 사건 CT는 ‘전신용’으로서 2007. 10. 12.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에 의하여 실시된 품질관리검사 결과 두부 영상에 대한 임상영상검사에서는 적합 평가를 받았으나, 복부 영상에 대한 임상영상검사에서는 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부적합 평가를 받아 이 사건 CT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실, 피고인은 이 사건 CT에 대하여 재검사를 신청한 결과 2007. 11. 23. 종합적으로 적합 판정을 받은 사실, 피고인은 그와 같은 적합 판정을 받기 전에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CT를 사용하여 목과 두부를 촬영한 사실을 인정한 후, 관련 규정의 해석상 전신용 CT에 대한 임상영상검사 결과 일부 부위의 영상에 대한 점수가 60/100 이상이라고 하여 그 특정 부위에 대하여 CT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제1심의 무죄판단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구 의료법 제38조 제2항, 제3항, 규칙 제5조 제2항 [별표 3]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경추 부위에 대한 특수의료장비 사용행위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품질관리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 사건 CT를 판시 환자들의 요추 부위 촬영에 사용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제1심의 유죄판단을 유지하였다.
상고이유의 논지는 CT에 의한 요추부 영상은 두부 영상과 진단 원리가 비슷하여 두부 영상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CT는 요추부 촬영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나, 전신용 CT에 대한 임상영상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난 경우 일부 신체 부위의 영상에 대한 점수가 60/100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특정 부위에 대하여 CT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이 부분 상고이유 논지도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 [1] 헌법 제11조, 제37조 제2항, 구 의료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87조 제2항, 구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2008. 1. 9. 보건복지부령 제43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별표 2], 제2항 [별표 3] / [2] 의료법 제1조, 구 의료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2항, 제3항, 제87조 제2항, 구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2008. 1. 9. 보건복지부령 제43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2항 [별표 3]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양헌 담당변호사 정은섭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11. 4. 선고 2010노36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상표의 유사 여부는 대비되는 상표를 외관, 호칭, 관념의 세 측면에서 객관적, 전체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거래상 오인·혼동의 염려가 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 특히 도형상표들에 있어서는 그 외관이 지배적인 인상을 남긴다 할 것이므로 외관이 동일·유사하여 양 상표를 다 같이 동종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면 양 상표는 유사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12. 26. 선고 98도2743 판결 등 참조). 또한 상표의 유사 여부의 판단은 두 개의 상표 자체를 나란히 놓고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때와 장소를 달리하여 두 개의 상표를 대하는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가 상품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 여부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두 개의 상표가 그 외관, 호칭, 관념 등에 의하여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인상, 기억, 연상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할 때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두 개의 상표는 서로 유사하다( 대법원 2007. 2. 26.자 2006마805 결정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 ”와 같은 피고인의 원심 판시 [별지] 2문양의 도형상표(이하 ‘피고인 사용표장’이라 한다)를 구성하는 각 도형은 “ ”와 같은 피해자의 원심 판시 [별지] 1문양의 도형상표( 등록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등록상표’라 한다)를 구성하는 각 도형들과 유사한 도형들을 모티브(motive)로 하고 있고, 그 도형들의 전체적 구성, 배열 형태 및 표현방법 등이 매우 유사하여, 피고인 사용표장과 이 사건 등록상표는 일반 수요자에게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고 유사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상표의 유사 여부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 제3점 및 제4점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사용표장에 대한 디자인등록과 이 사건 상표법위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위반의 관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상표법위반과의 관계에 대하여
디자인과 상표는 배타적, 선택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디자인이 될 수 있는 형상이나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 사용은 상표로서의 사용이라고 보아야 하고( 대법원 2000. 12. 26. 선고 98도2743 판결 등 참조), 그것이 상표로서 사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상품과의 관계, 당해 표장의 사용 태양(즉, 상품 등에 표시된 위치, 크기 등),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그리고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그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일반적으로 가방이나 지갑 제조업체는 일반 수요자가 외관상 눈에 잘 띄는 부분을 보고 그 상품의 출처를 식별하는 관행을 감안하여 상표가 제품의 외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융화될 수 있도록 그 표시 위치와 크기를 결정하여 제품에 상표를 표시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개별 구성요소를 조금씩 변형한 도형들을 이 사건 등록상표의 전체적 구성, 배열 형태, 표현방법과 같은 방식으로 조합한 피고인 사용표장의 형태로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하는 가방이나 지갑 제품 외부의 대부분에 표시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과 그의 처 공소외 1은 이 사건 이전에도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다른 표장을 가방 등의 제품 외부의 대부분에 표시하는 방법으로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상표권침해금지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9. 12. 선고 2008가합3516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9. 5. 13. 선고 2008나92918 판결)을 받아 확정된 바 있는데, 위 침해금지 1심판결을 받은 이후인 2008. 11. 10.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인 문양에 대해 ‘가방지’를 대상물품으로 디자인무심사등록출원을 하여 2009. 4. 28. 무심사에 의한 디자인등록( 등록번호 2 생략)을 받은 다음, 피고인이 2009. 5. 초순경부터 같은 해 10. 23.경까지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한 것인 점, ③ 이 사건 등록상표는 여행용 가방, 핸드백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1994. 7. 1. 출원되어 1995. 12. 26. 등록되고, 2005. 8. 23. 존속기간 갱신등록출원되어, 같은 해 10. 12. 존속기간 갱신등록된 상표로서, 이미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에 대하여 디자인무심사등록출원을 하기 전부터 국내에서 피해자의 상품 출처를 표시하는 표지로 널리 인식되어 있는 주지저명상표인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고객흡인력 등에 편승하기 위한 의도로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그와 같이 사용한 위 표장은 실제 거래계에서 자타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사용표장은 상표로서 사용되었다. 또한 디자인보호법 제45조 제1항은 ‘디자인권자·전용실시권자 또는 통상실시권자는 등록디자인이 그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등록상표를 이용하거나 디자인권이 그 디자인권의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상표권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상표권자의 허락을 얻지 아니하거나 제70조의 통상실시권 허여의 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자기의 등록디자인을 업으로서 실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 사용표장의 사용에 관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인 피해자의 허락이 있었다거나 디자인보호법 제70조의 통상실시권 허여의 심판이 있었다는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인 문양에 대해 위와 같이 디자인등록을 받아 피고인이 위 디자인권의 실시허락을 받고서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점은 공소외 1의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피해자의 이 사건 등록상표와의 관계에서 피고인 사용표장의 사용이 상표로서의 사용에 해당하여 상표권침해로 되는 데에 장애가 되지 못한다.
(2) 부정경쟁방지법위반과의 관계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제1항은 디자인보호법 등 다른 법률에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등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다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은 물품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으로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고( 디자인보호법 제2조 제1호 참조), 디자인보호법의 입법 목적은 이러한 디자인의 보호 및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디자인의 창작을 장려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에 있는 것이므로( 디자인보호법 제1조 참조), 디자인의 등록이 대상물품에 미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신의 디자인의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고,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을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디자인권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그 디자인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가사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디자인보호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니, 이러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같은 법 제2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사용표장은 상표로서 사용되었고, 여기에 피고인 사용표장과 이 사건 등록상표의 유사성, 이 사건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인 문양에 대해 디자인등록을 받은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인 문양에 대하여 디자인등록을 받은 것은 그 대상물품에 미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신의 디자인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위 문양이 사용된 상품을 피해자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디자인권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하여, 그 디자인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비록 피고인이 위 디자인권의 실시허락을 받고서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디자인보호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니, 그러한 사정은 피고인 사용표장의 사용으로 인하여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는 데 장애가 되지 못한다.
나. 피고인 사용표장을 구성하는 개별 도형들에 대한 상표등록과 이 사건 상표법위반, 부정경쟁방지법위반의 관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은 이 사건 범죄사실 이전에 핸드백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피고인 사용표장 “ ”을 구성하는 개별 도형들 및 이를 다소 변형한 도형들인 “ ”( 등록번호 3 생략), “ ”( 등록번호 4 생략), “ ”( 등록번호 5 생략), “ ”( 등록번호 6 생략), “ ”( 등록번호 7 생략)에 대하여 각각 나누어 상표등록을 받은 사정을 알 수 있는데, 피고인 사용표장은 위 개별 도형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결합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가방이나 지갑에서 일반 수요자가 그 상품의 출처를 식별하는 관행을 감안하여 위 개별 도형들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규칙적·반복적으로 배열한 피고인 사용표장의 형태로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하는 가방이나 지갑 제품 외부의 대부분에 표시하고 있고, 이와 같은 경우 위 개별 도형들이 조합된 피고인 사용표장 전체 형태는 자타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별도의 식별력을 가지게 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사용표장을 구성하는 개별 도형들의 사용이 아니라 위 개별 도형들이 조합된 피고인 사용표장 전체 형태의 사용에 대하여 상표권침해와 부정경쟁행위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인데, 위 개별 도형 각각의 상표권에 기초한 상표 사용권은 위와 같은 전체 형태의 피고인 사용표장에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피고인과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을 구성하는 개별 도형들에 대해 위와 같이 각각 나누어 상표등록을 받아 피고인이 피고인 사용표장을 구성하는 개별 도형들 중 일부에 대하여는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그 상표권의 사용허락을 받고서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피고인 사용표장 전체 형태의 사용으로 인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상표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는 데 장애가 되지 못한다.
원심의 이 부분에 관한 이유 설시에서 다소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위 개별 도형들에 대한 별도 상표권의 존재가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상표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성립에 장애가 되지 못한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다. 고의와 위법성 인식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먼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공소외 1이 디자인등록을 받은 피고인 사용표장의 문양을 이 사건 등록상표의 고객흡인력 등에 편승하기 위한 의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피고인이 그와 공소외 1의 등록상표들을 피고인 사용표장의 형태로 조합하여 별개의 식별표지로서 사용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인 문양에 대하여 디자인등록을 받았고, 피고인과 공소외 1이 피고인 사용표장을 구성하는 개별 도형들에 대하여 각각 나누어 상표등록을 받았다는 사정은 피고인에게 상표법 위반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거나,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상표법 위반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피고인 사용표장이 사용된 제품에 피고인 사용표장을 사용하는 외에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하지 않은 다른 등록상표를 상품 태그에 표시하여 부착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사용표장이 사용된 제품 외부의 대부분에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피고인 사용표장이 표시된 점에 비추어 보면, 상품 태그의 형태로 다른 등록상표를 함께 부착하였다고 하는 피고인 주장의 사정도 피고인에게 상표법 위반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거나,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상표법 위반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으로부터 가방을 납품받아 판매하였다고 하는 공소외인들의 상표법위반, 부정경쟁방지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이들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취지로 검사의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이 내려진 사실은 알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 역시 피고인 자신의 피고인 사용표장의 사용행위에 관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상표법 위반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거나,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상표법 위반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라. 소결론
결국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디자인등록 및 상표등록과 상표법위반 및 부정경쟁방지법위반의 관계, 고의와 위법성 인식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없다.
3. 직권에 의한 판단
원심은 판시 상표법위반죄와 판시 각 부정경쟁방지법위반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이들 각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위 각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2009. 5. 초순경부터 2009. 10. 23.경까지 피해자의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피고인 사용표장이 부착된 가방과 지갑을 판매하고, 판매 목적으로 전시하여 피해자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는 취지의 상표법위반 부분, ‘위와 같이 가방과 지갑을 판매하여 피해자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거나 이 사건 등록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먼저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부분은 ‘피해자의 상품과 혼동하게 한 행위’ 또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로 택일적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 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고, 다음 위 각 죄가 모두 성립한다고 보더라도 이는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결에는 법령을 잘못 해석·적용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박보영(주심) | [1] 구 상표법(2011. 12. 2. 법률 제111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호 / [2] 상표법 제66조 제1항 제1호, 제93조, 디자인보호법 제45조 제1항, 제70조 / [3]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1. 6. 30. 법률 제108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디자인보호법 제1조, 제2조 제1호 / [4]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다)목, 제18조 제3항 제1호,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1. 6. 30. 법률 제108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1 내지 14, 피고인 21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안상운 외 6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12. 18. 선고 2009노6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21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4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의 ‘이유’란 중 81면 13행의 “ 피고인 17” 기재 부분 및 113면 18행의 “ 피고인 23은 동종 전과가 없고, 나머지” 기재 부분 및 113면 19행의 “ 피고인 17” 기재 부분을 각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2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소사실 불특정의 점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에서 범죄의 일시·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취지는 법원에 대하여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에게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데 있는 것이므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충분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그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255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범행의 일시, 방법, 공모의 내용 등이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공모의 경위를 포함한 일부 기재가 다소 개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다수의 사람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다수의 업체를 상대로 광고중단을 압박한 집단적 범행이라는 이 사건의 특성에 비추어 부득이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들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원심판결의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공소권 남용의 점
원심은 검사의 이 사건 공소제기가 공소권의 남용에 해당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하여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의 발생 상황 및 그 수사 및 공소제기에 이른 경위 등에 관한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검사의 공소제기가 어떠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그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는데,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소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다. 광고주들 및 ○○일보사· △△일보사· ▽▽일보사(이하 ‘이 사건 신문사들’이라고 한다)에 대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점
(1) 형법 제314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반드시 유형력의 행사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그러한 위력으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는 결과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될 정도의 세력에는 이르러야 한다.
한편 소비자가 구매력을 무기로 상품이나 용역에 대한 자신들의 선호를 시장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집단적 시도인 소비자불매운동은 본래 ‘공정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 또는 용역을 적절한 유통구조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안전하게 구입하거나 사용할 소비자의 제반 권익을 증진할 목적’에서 행해지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일환으로서 헌법 제124조를 통하여 제도로서 보장되나,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일반 시민들이 특정한 사회, 경제적 또는 정치적 대의나 가치를 주장·옹호하거나 이를 진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소비자불매운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소비자불매운동 역시 반드시 헌법 제124조는 아니더라도 헌법 제21조에 따라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헌법 제10조에 내재된 일반적 행동의 자유의 관점 등에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순히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 제124조에 따라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하여 아무런 헌법적 보호도 주어지지 아니한다거나 소비자불매운동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집단행위로서의 성격과 대상 기업에 대한 불이익 또는 피해의 가능성만을 들어 곧바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그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의 점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위법한 세력의 행사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고, 그러한 관점에서 어떠한 소비자불매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해당 소비자불매운동의 목적, 불매운동에 이르게 된 경위, 대상 기업의 선정이유 및 불매운동의 목적과의 연관성, 대상 기업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거기에 비교되는 불매운동의 규모 및 영향력, 불매운동 참여자의 자발성, 불매운동 실행과정에서 다른 폭력행위나 위법행위의 수반 여부, 불매운동의 기간 및 그로 인하여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에 대한 대상 기업의 반응이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방해죄의 위력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에게 행사되어야 하므로, 그 위력 행사의 상대방이 피해자가 아닌 제3자인 경우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가능성이 직접적으로 발생함으로써 이를 실질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위력의 행사와 동일시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피해자에 대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이때 제3자에 대한 위력의 행사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직접 제압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위력 행사의 의도나 목적, 위력 행사의 상대방인 제3자와 피해자의 관계, 위력의 행사 장소나 방법 등 태양, 제3자에 대한 위력의 행사에 관한 피해자의 인식 여부, 제3자에 대한 위력의 행사로 피해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피해자에 의한 위력의 배제나 제3자에 대한 보호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먼저 이 사건 광고주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벌인 이 사건 불매운동의 목적, 그 조직과정, 대상 기업의 선정경위, 불매운동의 규모 및 영향력, 불매운동의 실행 형태, 불매운동의 기간, 대상 기업인 광고주들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등에 관한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러한 사실관계에 터 잡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광고주들에게 지속적·집단적으로 항의전화를 하거나 항의글을 게시하고 그 밖의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중단을 압박한 행위는 피해자인 광고주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으로서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다음으로 이 사건 신문사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은, 이 사건 불매운동이 광고주들로 하여금 이 사건 신문사들이 발행하는 신문들에 광고 게재를 중단하도록 할 목적으로 조직되었고, 피고인들에게 동조한 다수의 사람들에 의하여 실제 광고 게재 중단 요구가 이루어졌으며, 그로 인하여 광고주들이 그 판시와 같이 고객상담 등의 업무에 지장을 받게 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들이 광고주들에게 이 사건 신문사들에 광고 게재를 중단하도록 압박을 가한 행위가 광고주들과 광고계약의 당사자 지위에 있는 이 사건 신문사들에 대하여도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신문사들을 피해자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에게 행사되어야 하고 제3자를 향한 위력의 행사는 이를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위력의 행사와 동일시할 수 있는 예외적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의 행사로 볼 수 있음에도, 원심은 위와 달리 단순히 제3자에 대한 위력의 행사와 피해자의 업무에 대한 방해의 결과나 위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기만 하면 곧바로 피해자에 대한 위력의 행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전제에서, 피고인들의 행위로 이 사건 신문사들이 실제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신문사들의 영업활동이나 보도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될 만한 상황에 이르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살펴보지 아니한 채, 그것만으로 이 사건 신문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력의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한 판시 사정만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의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라.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도 있다. 한편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공모자가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역할이나 범죄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하여 그가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광고중단 압박운동의 성격과 경위, 그 규모와 형태, 구체적인 방법과 진행과정, 이를 위하여 조직된 인터넷상의 활동과 관련된 피고인들의 역할 등에 비추어, 피고인 1을 비롯한 위 인터넷상 조직의 운영진이었던 피고인들은 비록 광고중단 압박운동 참여자들의 개별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모의하거나 이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한 바가 없었다 하더라도 위 범행에 대한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다음, 다만 인터넷상 조직의 운영진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들 각자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광고중단 압박행위에 본질적으로 기여하였는지를 개별적으로 관찰하여,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21에 대하여는 업무방해행위에 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나, 피고인 17, 18, 19, 20, 22, 23, 24에 대하여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우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실제 광고주들에게 광고중단 압박을 가하는 전화 등을 한 참여자들 중에는 업무방해의 의사 없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경우와 그렇지 아니한 경우가 혼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 중 업무방해의 의사에 대한 명백한 증명이 없는 참여자들의 개별적 전화걸기 행위 자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소비자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적법한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광고주들에게 전화를 한 참여자들의 행위 전부가 그 내용이나 태양에 상관없이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들과 그 밖의 참여자들 전체를 공동정범으로 본 원심의 판단이 적절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원심판결의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광고중단 압박운동의 목적에서 만들어진 인터넷상 조직의 운영진으로서 직접 광고주들 명단을 게재하거나 광고주들 명단을 게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서로 공모하여 광고중단 압박행위를 하도록 독려하거나 광고주들의 홈페이지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자동접속프로그램을 유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광고중단 압박운동 참여자들의 개별적인 전화걸기 행위가 집단적인 광고중단의 압박이 되도록 조직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결국 피고인들이 업무방해죄를 범할 의사 없이 광고중단 압박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을 자신들의 위력 행사에 이용한 행위는 이른바 간접정범을 통하여 그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경우 위와 같은 간접정범 형태의 범행에 대하여도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모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들은 결국 이 부분 범행의 실행에 대하여도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위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 각자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이 사건 광고중단 압박행위에 본질적으로 기여하였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 공모공동정범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마. 정당행위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268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불매운동은 광고주들에게 광고중단을 홍보·호소·설득하는 차원을 넘어서 광고주들에 대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광고주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위력을 행사하여 광고주들의 영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정당행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정당행위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바.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형법 제16조에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552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게 법률의 착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업무방해죄에 있어 업무를 ‘방해한다’고 함은 업무의 집행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널리 업무의 경영을 저해하는 것도 포함하고,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할 필요까지는 없고 이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376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여행을 할 의사가 없으면서 마치 여행을 할 것처럼 인터넷을 통하여 여행상품에 대한 예약을 한 후 스스로 취소하거나 예약금을 입금하지 아니함으로써 여행사로 하여금 그 예약을 취소하게 하는 등으로 여행사의 관련 업무를 방해하였거나 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7, 18, 19, 20, 22, 23, 24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고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가 있어야 하는데,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게는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부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이나 기능적 행위지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2, 3, 11, 12, 13, 21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설령 원심의 증거의 증명력에 대한 판단과 증거취사 판단에 그와 달리 볼 여지가 상당한 정도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원심의 판단이 논리법칙이나 경험법칙에 따른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러한 사정만으로 바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가 상고이유로 규정하고 있는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또한 원심의 구체적인 논리법칙 위반이나 경험법칙 위반의 점 등을 지적하지 아니한 채 단지 원심의 증거취사와 사실인정만을 다투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오인의 주장에 불과하다(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도1755 판결 참조).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에는 원심의 증거판단 중 어떠한 점이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논리법칙이나 경험법칙에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원심판결의 이유와 상고이유를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므로, 결국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다. 피고인 15, 16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위반의 점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정보통신망법은 그 보호조치에 대한 침해나 훼손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식별부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거나 보호조치에 따른 제한을 면할 수 있게 하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침입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위 규정이 속한 정보통신망법 제6장의 제목이 ‘정보통신망의 안정성 확보 등’인 데서 나타나듯이 이용자의 신뢰 내지 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과 그 정보의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 규정에서 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허용되는 범위를 설정하는 주체는 서비스제공자라 할 것이고, 따라서 서비스제공자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이용자가 아닌 제3자가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경우 그에게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도870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이 자동접속프로그램을 이용하여 □□□□□□ 홈페이지에 접속한 것 이외에 로그인 절차를 요구하는 개인정보 등에 권한 없이 접근한 것이 아니므로 □□□□□□ 홈페이지를 침입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데,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 장애발생의 점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기타 방법’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하는 가해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나,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가해행위의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한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도12238 판결 참조). 아울러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3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 내지 적정한 작동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망이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통신망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행위로 □□□□□□의 정보처리나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데,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형법 제314조 제2항의 구성요건 및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3항의 ‘장애’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결국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21의 이 사건 신문사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모두 파기되어야 하고,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공소사실도 위 파기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은 그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21에 대한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14 및 검사의 상고는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한편 원심판결의 ‘이유’란 중 81면 13행의 “ 피고인 17” 기재 부분 및 113면 18행의 “ 피고인 23은 동종 전과가 없고, 나머지” 기재 부분 및 113면 19행의 “ 피고인 17” 기재 부분은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의하여 이를 각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하기로 한다.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1] 헌법 제10조, 제21조, 제124조, 형법 제314조 제1항 / [2] 형법 제314조 제1항 / [3] 형법 제30조, 제314조 제1항 / [4]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3항, 제71조 제5호(현행 제71조 제10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신지선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장석대
【주 문】
피고인 3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 2는 각 무죄.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 3은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 제관분회 교육선전부장이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는 2012. 8. 16.경부터 2012. 8. 24.경까지 공소외 1 주식회사 앞에서 동 회사가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를 배제하고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회를 하여 왔고, 공소외 1 주식회사가 협조적이지 않다며 불만을 품고 있던 중 위 울산지부장 피고인 1, 울산지부 사무국장 공소외 2, 제관분회장 공소외 3, 제관분회 조직3부장 공소외 4, 5소대 조합원 공소외 5, 제관분회 조직1부장 공소외 6, 조직2부장 공소외 7, 5소대장 공소외 8, 5소대 조합원 공소외 9, 10, 11, 12, 13, 성명불상자 등이 공모 공동하여 2012. 8. 27. 05:20경 울산 남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플랜트 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들인 피해자들을 폭행하여 피해자 공소외 14에게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6번 늑골골절, 안와골절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15에게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요추골절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16에게 약 5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다발성 늑골골절상을, 피해자 공소외 17에게 약 5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비골골절상을, 피해자 공소외 18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염좌상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공소외 8, 7, 9, 10, 11, 12, 13은 2012. 8. 27.경부터 2012. 8. 29.경까지 순차로 도주하기로 모의하고 공소외 8이 운전하는 (차량번호 1 생략) 갤로퍼 승용차, 공소외 9가 운전하는 (차량번호 2 생략) SM3 승용차에 공소외 12, 10, 13이 나누어 타고 경주 양남면 (주소 2 생략)에 있는 ○○○○ 펜션에서 숨어 지내다가 이에 공소외 7이 합류한 다음 인근에서 텐트를 치고 있거나 상호불상 펜션 등지에서 은신하던 중 공소외 11이 합류하여 함께 경찰의 추적을 피해 숨어 있었다.
피고인 3은 2012. 9. 1.경 위 ○○○○에서 공소외 8, 7, 9, 10, 12, 13이 위와 같은 폭력행위로 인하여 도피 중임을 잘 알면서도 찾아가 공소외 12에게 도피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현금 30만 원을 주고 그곳에 주차된 공소외 8의 갤로퍼 승용차를 운전하여 울산 울주군에 있는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 사무실 앞에 이를 주차하여 두어 경찰이 공소외 8의 갤로퍼 승용차를 추적하여 공소외 8 등을 체포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8, 7, 9, 10, 12, 13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위와 같이 수사기관의 체포를 곤란하게 하여 도피하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1. 공소외 8에 대한 검찰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2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피의자 차량 사진 첨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151조 제1항
1. 형의 선택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무죄부분】
1. 피고인 1, 2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장, 피고인 2는 위 울산지부 노동안전국장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 소속인 피고인 1, 공소외 2, 3, 4, 5, 6, 7, 8, 9, 10, 11, 12, 13, 성명불상자 등이 공모 공동하여 2012. 8. 27. 05:20경 울산 남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플랜트 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들인 피해자들을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공소외 8, 7, 9, 10, 11, 12, 13(이하 ‘ 공소외 8 등’이라고 한다)은 2012. 8. 27.경부터 2012. 8. 29.경까지 순차로 도주하기로 모의하고 경주 양남면 (주소 2 생략)에 있는 ○○○○ 펜션에서 숨어 지내거나 인근에서 텐트를 치고 있거나 상호불상 펜션 등지에서 은신하는 방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해 숨어 있었다.
피고인 1, 2는 공소외 8 등이 위와 같은 폭력행위로 인하여 도피 중으로 경찰에서 추적수사 중에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위 피고인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공소외 19와 함께 2012. 9. 10.경 경주 양남면에 있는 원자력공원 인근에서 은신 중에 있던 공소외 8 등을 찾아가 공소외 19 운전 (차량번호 3 생략) 카니발 승합차 등에 공소외 8 등을 태워 울산 울주군 상북면 (주소 3 생략)에 있는 △△△ 펜션으로 이동시켜 2012. 9. 12.경까지 △△△ 펜션에서 은신하게 하여 경찰이 쉽게 찾을 수 없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 2는 공소외 19와 공모하여 공소외 8 등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위와 같이 수사기관의 체포를 곤란하게 하여 도피하게 하였다.
2. 판단
어떠한 행위가 범인을 도피시키거나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범인의 처지나 의도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는지, 그에게 범인을 도피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는지를 함께 고려하여 살펴보아야 하고, 단순히 피고인이 한 행위의 밖으로 드러난 태양만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8226 판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1, 2가 공소외 8 등을 종전 은신처에서 멀리 떨어진 △△△ 펜션으로 이동시킨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증인 공소외 20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 1은 울산 남부경찰서 정보과 소속 경찰관인 공소외 20의 요구에 따라 공소외 8 등을 자수시키려고 설득하는 중이었는데, 공소외 8 등이 자수의 조건으로 가족과의 만남을 요청하기에 이를 공소외 20에게 전달한 다음, 2012. 9. 10. 공소외 8 등을 △△△ 펜션으로 이동시키고, 공소외 8 등의 배우자 또는 여자친구를 위 펜션으로 데리고 가 서로 만나도록 한 후 공소외 20과의 약속에 따라 같은 달 12일 공소외 8 등을 자수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자수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경위에 당시 공소외 8 등의 거주지에는 경찰관들이 잠복하고 있었기 때문에[각 수사보고서(증거목록 67, 71 내지 79)] 공소외 8 등의 가족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것은 경찰관들에게 포착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위 피고인들이 공소외 8 등과 함께 △△△ 펜션으로 이동한 것은 공소외 20과의 약속에 따라 자수를 성사시키기 위하여 행해진 것이고, 이러한 이동이 수사기관에 의하여 묵인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볼 때, 당시 공소외 8 등이 △△△ 펜션으로 이동한 것이 계속하여 도피하려는 의도로 행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공소외 8 등이 도피의 의사를 가지고 있었더라도 적어도 위 피고인들은 공소외 8 등을 도피시킨다는 의사로 이러한 이동을 도운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위 피고인들이 공소외 8 등을 도피시킨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1, 2에 대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승엽 | [1] 형법 제151조 제1항 / [2] 형법 제151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2. 9. 27. 선고 2012노4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보기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아니하였음에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하도록 한 제1심의 조치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촉법’이라고 한다) 제23조 및 그 시행규칙 제18조, 제19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그러면서도 제1심에서 피고인의 참여 없이 채택·조사되었던 증거에 대하여 별도의 증거조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에 기초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사건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458조 제2항이 항소심에서의 피고인 불출석 재판에 관한 같은 법 제365조를 준용하고 있는데, 위 제365조는 피고인이 적법한 소환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불출석하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한편 소촉법 제23조 및 그 시행규칙 제19조는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비로소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제1심 공판절차에서의 피고인 불출석 재판에 관한 특례규정으로서, 위와 같이 형사소송법 제458조, 제365조가 적용되는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사건에서 제1심은 소촉법 제23조 및 그 시행규칙 제19조가 정하는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까지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제1심이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하도록 한 조치가 소촉법 제23조 등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한 원심에는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사건에서의 공시송달 및 피고인 불출석 재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형사소송법 제365조, 제458조 제2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규칙 제18조, 제19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장권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3. 1. 24. 선고 2012노245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자는 항소심의 공판기일에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의 일부를 철회할 수 있으나 항소이유를 철회하면 이를 다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게 되는 제한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항소이유의 철회는 명백히 이루어져야만 그 효력이 있다(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2도683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의 표지에는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표시하였지만 그 내용에서는 함정수사에 관한 법리오해도 항소이유로 주장하였는데,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양형부당 주장으로만 보아 이를 배척하는 판단만을 하고 법리오해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와 피고인이 원심 공판과정에서 법리오해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지는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항소이유는 명백하게 철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인은 함정수사에 관한 법리오해를 상고이유로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상고이유의 주장 속에는 원심이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함정수사에 관한 법리오해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477 판결 참조).
그런데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하게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한바,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서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유인에 따른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및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있는 유인자가 피유인자와의 개인적인 친밀관계를 이용하여 피유인자의 동정심이나 감정에 호소하거나, 금전적·심리적 압박이나 위협 등을 가하거나,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하거나, 또는 범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범행에 사용될 금전까지 제공하는 등으로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피유인자로 하여금 범의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지만, 유인자가 수사기관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유인자를 상대로 단순히 수차례 반복적으로 범행을 부탁하였을 뿐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는, 설령 그로 인하여 피유인자의 범의가 유발되었다 하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2339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68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수사기관이 공소외 1, 2로 하여금 피고인을 유인하도록 한 것이라기보다는 공소외 1, 2가 각자의 사적인 동기에 기하여 수사기관과 직접적인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피고인을 유인한 것으로서,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범의를 일으키게 하였다고 볼 수 없어 원심판결에 함정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누락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그리고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추가로 기소되어 제1심이 진행 중이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사건을 병합하기 위하여 변론을 재개하지 않았다고 하여 평등과 형평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 [1] 형사소송법 제279조, 제364조, 제369조,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 [2] 형법 제13조,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두우앤이우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2. 11. 선고 2012노203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①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접속장애 발생 당시의 트래픽 사용량, 관계 기관 등의 접속장애 원인 분석 및 홈페이지 내부 데이터베이스 서버의 정상 가동 사정 등을 비롯한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접속장애의 원인은 피고인 1 등의 분산서비스거부(Distribute Denial of Service, 이하 ‘DDoS’라 한다) 공격에 의한 것이 분명하고, 달리 제3의 원인이 개입되었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인정하고, 또한 ② 판시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은 스스로 관리하는 ‘○○○○○’ 카지노 사이트 총판용 도메인을 통해 자신이 모집한 회원들로 하여금 도박하게 하고 그 수익금 중 일부를 받음으로써 스스로 주재자가 되어 그 지배 아래 도박장소를 개설하였다고 보이므로 도박개장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도박개장의 범의 및 방조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제3점 및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중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이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로서 열거한 제1호, 제2호, 제3호는 어느 것이나 선거운동 및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들인 점에 비추어 보면, 같은 항 제2호에서 정한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는 같은 호 전단의 집회·연설 또는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에 준하는 것, 즉 선거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737 판결 참조). 한편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제2호 후단에서 정한 선거의 자유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선거의 자유가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선거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가 불가능하게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통상적인 선거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에 어려움을 주거나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 등이 이 사건 DDoS 공격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투표소 검색 기능을 마비시킨 행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투표소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여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자 했던 불특정 다수 유권자들의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의 행위로 보인다고 판단하여,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 표현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부합되며,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선거의 자유 방해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한다. 공모자 중에서 구성요건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지 아니하고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진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23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 사이의 통화 내역 및 문자메시지 발신 내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접속 내역, 피고인 2의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 내용 등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DDoS 공격 사실을 전해 들어서 알고 있던 상태에서, 범행 당일인 2011. 10. 26. 새벽 피고인 1과 함께 피고인 3, 원심 공동피고인 5 등에게 이 사건 DDoS 공격 범행을 지시하여 실행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모공동정범, 유죄의 증명책임 및 증명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피고인 3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3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 밖에 피고인 3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사유들 역시 형사소송법 제383조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5.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며,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며,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의 점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 4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이 피고인 4와 원심 공동피고인 1(이하 ‘원심 공동피고인 1’이라고만 한다)의 공모관계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은 간접사실들인 피고인 4와 원심 공동피고인 1 사이의 통화 내역과 △△△△ 유흥주점에서의 대화 내용, 이 사건 DDoS 공격 이후의 피고인 4와 원심 공동피고인 1의 행동, 피고인 4가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건넨 1,000만 원의 성격, 피고인 4가 원심 공동피고인 7을 공소외인 의원 측과 만나게 해준 경위, 원심 공동피고인 1의 진술 번복 경위를 개별적으로 살펴보면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각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4가 이 사건 DDoS 공격 범행에 공모하거나 가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물적 증거나 관련자의 진술, 피고인들의 진술 등의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제1심판결이 들고 있는 여러 사정과 근거를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인 4가 원심 공동피고인 1과 2011. 10. 20.경 이 사건 DDoS 공격을 모의하여 그 실행을 위한 자금을 지급한 다음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지시하여 이 사건 DDoS 공격을 실행하게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4에 대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 / [2]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으뜸 담당변호사 이상건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6. 16. 선고 2010노1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간의 실질적 유사 여부 판단 방법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자 법률 제9625호에 의해 2009. 7. 23.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 보호하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 ‘프로그램’이라 한다)이라 함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을 의미하므로,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프로그램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창작적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 등 참조).
나. 리습(LISP) 파일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① 원심 판시 ‘엘콘플랜’ 프로그램과 피고인들이 판매·배포한 원심 판시 ‘InerCAD’ 프로그램의 구성요소 중 리습 파일(파일확장자가 LSP인 파일)은 오토리습(AutoLISP)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것으로서 오토캐드(AutoCAD) 프로그램에서 실행되어 오토캐드로 작성되는 건축설계도면 중 기둥이나 문, 창호 등의 부분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파일이고, ② 파일확장자가 DCL인 파일(이하 ‘DCL 파일’이라 한다)은 다이얼로그 컨트롤 랭귀지(Dialog Control Language, DCL)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것으로서 리습 파일이 도면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데 필요한 값을 사용자가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대화상자 파일이며, ③ 리습 파일은 그 파일들이 서로 연결되어 일체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리습 파일마다 작성하는 도면이 달라서 작성되는 도면에 따라 해당 리습 파일이 개별적으로 실행되고, ④ 각각의 DCL 파일은 그에 대응하는 각각의 리습 파일과 연결되어 해당 리습 파일과 함께 실행되며, ⑤ ‘엘콘플랜’ 프로그램이나 ‘InerCAD’ 프로그램에서 하나의 리습 파일 또는 하나의 리습 파일 및 그와 연결되어 있는 DCL 파일을 떼어내어 이를 다른 써드파티 프로그램에 삽입하거나 오토캐드(AutoCAD) 프로그램에서 구동시키더라도 별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실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비록 리습 파일과 DCL 파일이 ‘엘콘플랜’ 프로그램이나 ‘InerCAD’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라고 하더라도 각각의 리습 파일(DCL 파일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DCL 파일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은 그 표현형식에 창작성이 인정되는 한 그 자체로도 프로그램저작물성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리습 파일의 복제 여부는 각각의 리습 파일별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를 이루는 리습 파일들 중 일부 파일과 그에 대응하는 ‘InerCAD’ 프로그램의 리습 파일 간의 유사도가 매우 높은 점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들은 그러한 리습 파일을 복제·배포함으로써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그 이유 설시에 부족한 점은 있으나 위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2000년에 판매된 ‘InerCAD’ 프로그램과 2007년에 판매된 ‘InerCAD’ 프로그램의 리습 파일들은 이름이 모두 동일하고 일부 파일은 그 내용이 약간 다르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2000년도 버전의 ‘InerCAD’ 프로그램만을 감정목적물로 삼은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의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택한 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다. 건축설계용 심볼파일 및 그 라이브러리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건축설계용 심볼파일 및 그 라이브러리를 작성한 공소외 1은 검찰 조사에서는 물론 제1심에서도 ‘기존의 다른 유사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던 심볼파일 및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파일명, 크기, 색상 등만을 변형하여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및 라이브러리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실제로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 중 상당 부분은 그 전부터 시중에서 판매되던 다른 유사 프로그램의 심볼파일과 동일·유사하며, 심볼파일은 해당 자재의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사실,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라이브러리 역시 종전 다른 유사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라이브러리와 각 폴더의 이름 및 그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된 심볼 유형이 동일·유사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 중 상당 부분과 심볼 라이브러리는 창작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을 복제·배포하여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 중 창작성 있는 부분을 가린 다음, 그 중 창작성이 있는 부분과 피고인들의 ‘InerCAD’ 프로그램 중 그에 대응하는 부분을 비교하여 엘콘플랜 프로그램과 ‘InerCAD’ 프로그램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전부와 그 라이브러리가 모두 창작성이 있음을 전제로 그에 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은 프로그램저작물의 창작성 및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폰트파일에 관하여
프로그램저작권의 침해는 해당 프로그램의 복제·개작·번역·배포·발행 및 전송에 의하여 성립하는 것인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InerCAD’ 프로그램에 ADHD.SHX, CADKG.SHX, CADSG.SHX 등 세 개의 폰트파일(이하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이라 한다)을 복제하여 이를 배포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설령 ‘InerCAD’ 프로그램에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을 사용하는 기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된다. 따라서 이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적법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상 고소권자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8조는 ‘프로그램저작권자 또는 프로그램배타적발행권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저작권이 명의신탁된 경우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명의수탁자만이 프로그램저작권자이므로 제3자의 침해행위에 대한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8조 소정의 고소 역시 명의수탁자만이 할 수 있다.
나. 엘콘플랜 및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자
이 사건은 자신이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자라고 주장하는 공소외 2의 고소에 따라 공소가 제기된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① 공소외 3 주식회사가 1994. 6. 18. 프로그램 등록을 마친 ‘도편수’의 프로그램저작권은 1999. 6. 30. 고소인 공소외 2에게 양도되고 1999. 8. 18. 공소외 2 앞으로 이전등록까지 마친 사실, ② 한편 당시 공소외 2가 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4 회사’라고만 한다)은 1999년 5월경부터 도편수 프로그램을 ‘엘콘플랜’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판매하여 왔으며 2000. 5. 15. ‘엘콘플랜’ 프로그램에 관하여 ‘작성일자 2000. 4. 30.’, ‘작성자 공소외 4 회사’로 하여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새로이 프로그램저작권 등록을 마친 사실, ③ 공소외 4 회사는 2004. 5. 11. 공소외 5에게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양도하고, 2004. 5. 14. 공소외 5 앞으로 프로그램저작권 이전등록까지 마쳐준 사실, ④ 공소사실 기재 프로그램저작권 침해기간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프로그램저작권등록부상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자는 공소외 5인 사실, ⑤ 한편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은 공소외 6이 1992. 8. 15.경 작성하여 1992. 11. 23. 프로그램 등록을 마친 ‘멋진 글’이라는 서체파일 프로그램의 일부인데, ‘멋진 글’의 프로그램저작권은 1999. 7. 30. 공소외 4 회사에 전부 양도되어, 1999. 8. 23. 그 이전등록까지 마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에서 침해대상 프로그램으로 특정된 ‘엘콘플랜(구 명칭: 도편수)’ 프로그램은 도편수 v3.5 프로그램으로서 공소외 4 회사가 2000년경 프로그램 등록을 마친 ‘엘콘플랜 프로그램’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이고, 공소사실 기재 프로그램저작권 침해기간 당시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프로그램저작권자는 공소외 5이며,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자는 공소외 4 회사이므로, 원심으로서는 공소외 2가 어떠한 권원에 근거하여 이 사건 고소를 한 것인지 등을 심리하여 공소외 2의 고소에 기한 이 사건 공소제기가 적법한 것인지를 살펴보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 2가 엘콘플랜 및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제기가 적법한 것으로 단정하고 공소사실의 당부에 관하여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리습 파일은 프로그램저작물인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구성요소이고, 이 사건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폐지되기 전의 엘콘플랜 프로그램 이용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리습 파일에 관해서는 2009. 4. 22. 법률 제9625호로 개정된 저작권법 부칙 제5조 제2항에 따라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적용되는데,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5조는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와 달리 업무상 작성된 프로그램은 그것이 기명저작물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법인 등 사용자를 저작자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저작권법 제9조를 근거로 리습 파일의 저작권이 공소외 1에게 귀속된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1]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조 제1호(현행 저작권법 제2조 제16호 참조), 제29조 제1항(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46조 제1항 제1호(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참조) / [2]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9조 제1항(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46조 제1항 제1호(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48조(현행 저작권법 제140조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장동환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0. 2. 11. 선고 2009노892 판결, 2009초기423 배상명령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에 대한 제1, 2회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5, 9, 8, 10, 3, 6, 7, 4, 13, 12, 2에 대한 각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각 대질 부분 제외, 이하 일괄하여 ‘제1조서’라 한다)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가.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은 헌법 제12조 제2항의 형사상 자기에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 자기부죄거부의 권리에 터 잡은 것으로(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8213 판결 등 참조), 이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제1항에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것”( 제1호) 등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알려 준 때에는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의 여부를 질문하고, 이에 대한 피의자의 답변을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이 경우 피의자의 답변은 피의자로 하여금 자필로 기재하게 하거나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답변을 기재한 부분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에 관한 답변 기재 방식의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적법한 절차와 방식’이라 함은 피의자에 대한 조서 작성 과정에서 지켜야 할 진술거부권의 고지 등 형사소송법이 정한 제반 절차를 준수하고 조서의 작성 방식에도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75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비록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알려 주고 그 행사 여부를 질문하였다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2항에 규정한 방식에 위반하여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한 피의자의 답변이 자필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그 답변 부분에 피의자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되어 있지 아니한 사법경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조서라 할 수 없으므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나. 기록에 의하면 제1조서에는 “피의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아니요, 진술할 것입니다”라는 답변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답변은 위 피고인들의 자필로 기재된 것이 아니고 답변란에 피고인들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형사소송법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1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에서 정하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조서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제1조서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위반된 조서라는 전제에서 그 증거능력을 부인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5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대질 부분 제외, 이하 ‘제2조서’라 한다)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가. 헌법 제12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하고, 같은 조 제4항 본문에 의하면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한편 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법정대리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의 신청에 따라 변호인을 피의자와 접견하게 하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피의자신문에 있어 수사기관과 피의자 사이의 당사자 대등을 확보함으로써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절차는 엄격히 준수되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헌법, 형사소송법의 규정 및 그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가 변호인의 참여를 원한다는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하였음에도 수사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지 아니한 채 피의자를 신문하여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정한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위반된 증거일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제2조서에 의하면, 피고인 5가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할 것인가요”라는 사법경찰관의 물음에 “예”라고 답변하였음에도 사법경찰관은 변호인이 참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계속하여 피고인 5를 상대로 혐의사실에 대한 신문을 행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 5가 경찰 조사 당시 변호인의 참여를 원하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음에도 사법경찰관이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하여야 할 정당한 사유 없이 변호인의 참여에 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계속하여 피의자신문을 행한 조치는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그 신문 결과에 터 잡아 작성된 제2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위반된 조서일 뿐만 아니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제2조서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전제에서 그 증거능력을 부인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아가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 5가 제2조서에 대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인 11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에 의하면,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는바, 여기서 ‘그 내용을 인정할 때’라 함은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내용이 진술 내용대로 기재되어 있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와 같이 진술한 내용이 실제 사실과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5도6271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504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1은 제1심 법정 이래 계속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이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자백하는 듯한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경찰 작성의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증거목록에 피고인이 제1심의 제1회 공판기일에서 경찰 작성의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인정한 것으로 기재된 것은 착오 기재이거나 아니면 피고인이 그와 같이 진술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내용 인정’으로 조서를 잘못 정리한 것으로 이해될 뿐 이로써 위 피의자신문조서가 증거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11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배임의 점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항소이유에서 ‘예비적 공소사실: 배임죄’라는 제목 아래 예비적 공소사실로 배임죄를 추가하겠다고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이후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거나 구술로 공소장변경을 신청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그 심판대상도 아닌 배임죄에 관한 법리의 오해가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나. 업무상횡령의 점
(1) 원심은, ① 각 녹취록, 고소장, 고소대리인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외 1의 대질 부분, 각 사실확인서와 양심선언서, 탄원서, 각 확인서, 공소외 2에 대한 합의서 등에 기재된 진술들은 막연한 추측성 진술 내지 피고인들이 아닌 다른 운전기사들의 개인적인 경험들에 대한 진술과 이를 토대로 한 추측성 진술들 또는 피고인들이 아닌 다른 운전기사들이 자신들의 범행을 인정한 진술들로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력을 갖는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 8, 9에 대한 각 합의서 등에는 위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횡령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취지가 기재된 것으로 보이나, 이후 수사기관 또는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 그와 같이 범행을 자백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던 배경 즉, 범행을 자백하면 이 사건 고소를 취소하여 주겠다는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제안에 따라 사실과 달리 범행을 자백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라고 진술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증거들에 기재된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③ 각 운행일보, 승차권 원본 및 운송약관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즉,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제출한 승차권 원본들에 이 사건 공소장에 기재된 바와 같이 승객이 승차한 당일 발권되지 아니한 승차권들이 함께 편철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의 횡령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제출한 승차권 원본에 이 사건 공소장에 기재된 바와 같이 운행 당일에 발권되지 아니한 승차권들이 함께 편철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또한 위와 같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제출된 승차권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승차권이 피해자 회사에 제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업무상횡령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이 운행하던 리무진 공항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승차 당일 인천공항의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구입하거나 버스 운전사에게 직접 운임을 지불하여야 하는 방식에 의하여야 하는 것일 뿐 인터넷 등에 의한 사전 예매를 통하여 이를 이용할 방법은 없어 보이므로, 승객들이 당일 발권되지 아니한 승차권을 피고인들에게 교부하고 버스에 탑승하였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 보이는 점, ② 피고인들 운행의 버스는 서울·수도권 일대가 아닌 전라북도 익산, 전주까지 운행하는 장거리 리무진 공항버스로서, 정기적 이용승객보다는 주로 탑승 횟수도 적고 이용빈도도 불규칙적인 해외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므로, 승객들이 당일 발권된 승차권 외의 다른 날짜에 발권된 승차권을 이용하여 위 공항버스에 탑승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점, ③ 피고인들은 버스 운행 도중 일부 구간만 이용한 후 하차함으로써 해당 구간의 운임만 지불하고 버스 운전사로부터 승차권을 반환받은 승객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록상 피고인들이 제출한 운행 당일 발권되지 아니한 승차권은 피고인들이 종전에 운전하였던 공항버스의 운행시각과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중 하차한 승객이 피해자 회사의 버스를 다시 이용하면서 우연히 종전에 이용하였던 공항버스의 운전사와 동일한 운전사가 운행하는 공항버스에 탑승하였어야 할 것이나, 당시 피해자 회사는 1일 20대가 넘는 리무진 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들 주장과 같은 경위로 운행 당일과 다른 날짜에 발권된 승차권이 제출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 점, ④ 피해자 회사가 전체 버스 운전사가 제출한 승차권 묶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2008. 9. 19.경 이후로는 당일 발권된 승차권 이외의 다른 날짜에 발권된 승차권이 발견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장 기재 일시경 공항버스를 운행한 후 피해자 회사에 제출한 승차권 가운데 그 운행 당일 발권되지 아니한 승차권들이 다수 현존하고 있다는 점은 피고인들이 승객들로부터 운임 명목으로 수령한 현금을 피해자 회사에 입금하지 아니함으로써 이를 횡령하는 한편 피해자 회사에는 자신이 미리 확보해 두었던 다른 날짜에 발권된 승차권을 제출한 것임을 추단케 하는 유력한 객관적 증거로 봄이 상당하다.
한편 피고인들의 동료 운전사였던 공소외 4는 승차권의 부정제출에 의한 횡령을 시인하면서 ‘단체쿠폰에 기록된 인원보다 실제 인원이 적게 승차할 경우가 있는데, 그와 같이 초과된 인원에 해당하는 승차권을 소지하고 있다가 다음날 이후에 이를 회사에 제출하였다’거나 ‘인천공항에서 승차권을 구입하지 아니하고 직접 버스에 탑승하면서 현금을 지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미리 소지하고 있던 다른 날짜에 발권된 승차권을 당일 승차권 사이에 끼워 넣은 후, 그 현금은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횡령하였다’는 등 범행 수법에 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동료 운전사 공소외 5도 역시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면서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승객들의 승차대금을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이 통상적으로 승객들이 승차권을 구입하는 방법 내지 경로, 그와 같이 발권된 승차권이 피고인들을 비롯한 버스 운전사들에게 교부되고 다시 피해자 회사에 제출되는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피고인들의 업무상횡령이 아닌 다른 방법에 의하여 당일 발권되지 아니한 승차권들이 승차권 묶음에 편철될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하여 면밀히 심리한 후 이 사건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명이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단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업무상횡령죄에서의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다만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일부 공소사실은 운행일보에 기재된 피고인들의 공항버스 운행일시가 공소장 범죄일람표 기재 일시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보이므로, 파기환송받은 원심으로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해당 피고인이 과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업무상횡령을 범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엄격한 증명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박병대 고영한(주심) 김창석 | [1] 헌법 제12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 제2항, 제312조 제3항 /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4항,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 제308조의2, 제31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현영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5. 26. 선고 2009노89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및 피고인 1, 5, 6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배임죄는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이나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요건으로 하므로 그러한 손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6490 판결 참조). 또한 주식회사의 주주총회결의에서 자신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 등을 위조한 자가 회사를 대표하여 한 대물변제 등의 행위는 법률상 효력이 없어 그로 인하여 회사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행위로 인하여 회사가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책임을 부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표이사를 사칭한 자의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은 1991년경부터 이 사건 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투자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으나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는 주식이나 투자금반환채권 등 직접적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사실, 피해자 회사의 실제 주주인 피고인 3 및 피고인 2는 2001. 8. 13.경부터 피해자 회사의 투자자로서 피해자 회사의 주식 50%를 소유하면서 피해자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여 오던 중, 2007. 2. 4.경 피고인 1과 사이에 자신들의 주식을 피고인 1에게 양도하여 피고인 1이 대표이사가 되면 피해자 회사 소유의 아파트를 자신들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권의 대물변제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하고 피고인 1에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피해자 회사의 주식 전부를 양도한 후, 2007. 2. 6. 피해자 회사에 자신들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권 전부를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에 양도하였다는 내용의 채권양도통지를 한 사실, 당시 피해자 회사의 이사로는 공소외 3, 4, 5, 피고인 3이, 감사로는 피고인 4가 선임되어 있었는데 피고인 1은 2007. 2. 5. 피해자 회사의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한 바도 없이 종전 이사와 감사가 사임하거나 해임되고 ‘피고인 1을 단독 대표이사로, 피고인 1, 5를 각 이사로, 피고인 6을 감사로 각 선임’하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의사록, 임원취임승락서, 이사회의사록을 각 위조한 후 2007. 2. 7. 위와 같은 내용의 임원변경등기를 마친 사실, 그 후 피고인 1은 2007. 2. 7.자로 피해자 회사 소유의 이 사건 아파트 중 51세대를 공소외 2 회사에, 이 사건 아파트 중 9세대를 자신의 처 공소외 6에게 각 대물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사회회의록을 위조한 후, 위 51세대에 관하여 공소외 2 회사 명의로, 위 9세대 중 2세대에 관하여는 자신의 처남 공소외 7 명의로, 3세대에 관하여는 피고인 5의 처 공소외 8과 모 공소외 9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 한편 공소외 2 회사는 피고인 2가 피해자 회사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한 방법으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위 아파트를 대물변제 명목으로 양수하여 임대사업을 할 목적으로 자신의 형 공소외 10을 대표이사로 내세워 만든 회사로서 실제로는 피고인 2가 운영하는 회사인 사실, 피고인 5는 2006. 7. 30.경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위와 같이 피고인 1에 의해 2007. 2. 5.자로 피해자 회사의 감사로 등기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피고인 1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피해자 회사의 2007. 2. 5.자 주주총회결의 및 이사회결의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적법한 대표이사가 아닌 피고인 1이 피해자 회사를 대표하여 공소외 2 회사, 공소외 7, 8, 9와 체결한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 및 매매계약은 법률상 효력이 없고, 피고인 1과 피해자 회사와의 관계,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 및 매매계약의 체결 경위나 위 각 계약의 상대방과 피고인 1과의 인적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 회사가 위 각 계약의 상대방에게 표현대표이사책임 등 법률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1의 위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거나, 피고인 1의 이 사건 처분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피고인 1의 피해자 공소외 11에 대한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이 2007. 3. 22. 당시 개인적으로든 또는 공소외 1 주식회사나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자격으로든 공소외 11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에 따른 사무를 처리할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배임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상법 제39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해냄 담당변호사 오치석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2. 12. 13. 선고 2012노20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형사처벌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 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기 때문에,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위임법률이 구성요건의 점에서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점에서는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전제로 위임입법이 허용되며, 이러한 위임입법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2998 판결 참조).
위임명령은 법률이나 상위명령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개별적인 위임이 있을 때에 가능하고, 여기에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이나 상위명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나, 이 경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이나 상위명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각 규제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함을 요한다(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두5651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등 참조).
또한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재위임하는 것은 백지재위임금지의 법리에 반할 뿐 아니라 수권법의 내용변경을 초래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나,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하여 하위법령에 다시 위임하는 경우에는 재위임이 허용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4두1479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서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법령의 규정이 특정행정기관에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것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등 참조).
나. (1)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어민들로부터 수산업법을 위반하여 포획한 돌고래들을 매수하여 소지·보관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종전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종전 수산업법’이라 한다) 제98조 제1항, 제95조 제8호, 제73조 및 구 수산자원관리법(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9조, 제64조 제1호, 제17조 등을 적용하여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이 사건 처벌조항은 해당 법률에서 처벌대상인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규정하지 아니하고 대통령령 등에 위임 및 재위임한 것으로서 이는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내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는 취지이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시된 행위에 대하여, 종전 수산업법은 제73조에서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에 관하여 같은 법 제95조에 형벌규정을 두면서 그 명령의 내용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53조 제1항 제8호에 규정하고 있었고, 한편 구 수산자원관리법은 제17조에서 ‘이 법 또는 수산업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에 관하여 같은 법 제64조에 형벌규정을 두면서 그 명령의 내용에 관하여는 구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어 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수산업법’이라 한다) 제61조 제1항 제5호에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와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는 그 위임의 목적이 ‘어업단속·위생관리·유통질서 기타 어업조정'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고, 그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그 주된 피적용자가 조업구역, 포획·채취할 수 있는 수산동식물에 관한 제한을 대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어업인들이라는 점, 끊임없이 변화하는 해양생태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수산업법은 다른 법률에 비하여 보다 탄력성을 요구하며, 또한 고도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이며 국제 해양질서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어서 수산자원보호, 어업조정이라는 입법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탄력성 있는 행정입법을 활용할 필요가 크다는 점, 이에 따라 구 수산자원보호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는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에서 규정한 내용 중 일부를, 구 수산업법 시행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7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41조는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에서 규정한 내용 중 일부를 좀 더 세부적으로 규정하면서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해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재위임하여 고래포획금지에 관한 고시(2008. 8. 1.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8-46호 및 2009. 9. 10.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9-311호)가 발령된 점, 그 밖에 종전 수산업법, 구 수산업법, 구 수산자원보호령, 구 수산업법 시행령의 입법 목적, 적용범위, 전반적인 규정체계 및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는 위임사항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부터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에 규정될 사항이 어떤 것일지 대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벌조항은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내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에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그 기대가능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5도10101 판결 등 참조).
위 고래포획금지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돌고래류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조사와 국민정서에 필요한 교육 및 관람용 목적으로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포획을 할 수 있고,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연에 사용할 돌고래를 마련하기 위하여 돌고래 포획이 금지되지 아니한 국가에서 수입을 하는 방법도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관련 입법의 불비로 인하여 국내에서 포획된 이 사건 돌고래를 공연에 사용할 수밖에 없어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었다는 취지의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이 종전 수산업법을 적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령의 적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 헌법 제12조 제1항, 제75조, 제95조, 형법 제1조 제1항, 구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 제8호(현행 제61조 제1항 제5호, 제2항 참조), 제73조(현행 제98조 제8호 참조), 제95조 제8호(현행 제98조 제8호 참조), 구 수산업법(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제5호, 구 수산업법 시행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7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41조, 구 수산자원보호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8호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9조(현행 수산업법 시행령 제41조 참조), 구 수산자원관리법(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64조 제1호, 고래포획금지에 관한 고시(2008. 8. 1.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8-46호, 2009. 9. 10.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9-31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나은 외 6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10. 14. 선고 2010노7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2, 4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3의 상고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5, 6, 7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범죄의 증명이 없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3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인을 위한 상소는 하급심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재판을 시정하여 이익된 재판을 청구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한다. 따라서 하급심법원의 재판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면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소권을 가질 수 없다(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도486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위 피고인은 항소를 하지 아니하였고,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으나 원심판결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니, 이 부분의 원심판결은 위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판결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 3은 원심판결에 대하여 상고권이 없다 할 것이어서 이 부분 상고는 부적법하다.
3.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정보통신망 침입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4의 공소외 1 주식회사( 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는 그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주소 생략)이라는 웹사이트에서 컴퓨터 사용자들이 무료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을 경우 eWeb.exe(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 한다)이라는 악성프로그램이 몰래 숨겨진 ‘ActiveX'를 필수적으로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컴퓨터(이하 ‘피해 컴퓨터’라 한다)에 이 사건 프로그램을 설치하였는데, 이 사건 프로그램의 목적, 기능에 비추어 이 사건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았다면 그들이 이를 설치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그들이 “키워드 프로그램을 설치하겠습니까”라는 공지사항을 확인한 후 ‘ActiveX'를 설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프로그램이 피해 컴퓨터에서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추가적인 명령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면서 공소외 1 회사의 서버 컴퓨터와 주기적으로 HTTP로 통신을 하다가 공소외 1 회사 서버 컴퓨터 작업지시에 따라 피해 컴퓨터로 하여금 네이버[엔에이치엔 주식회사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설치한 인터넷에 관한 종합서비스(인터넷 이용자들은 이를 ‘포털서비스’라 부른다)이다] 시스템에 연결하여 특정 검색어를 검색하거나 검색 후 나오는 결과 화면에서 특정 링크를 클릭한 것처럼 네이버 시스템에 허위의 신호를 발송하는 등의 작업을 하도록 한 원심 판시 인정사실에 비추어, 위 피고인이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 피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정보통신망을 침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 제72조 제1항 제1호, 제48조 제1항 위반죄는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면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도5299 판결 등 참조). 원심 판시에서 알 수 있는 피해 컴퓨터에 연결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이 사건 프로그램의 피해 컴퓨터 내의 설치 경위, 피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이 사건 프로그램의 실행 및 피해 컴퓨터에 연결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공소외 1 회사 서버 컴퓨터와의 통신, 그 통신에 의한 지시에 따라 피해 컴퓨터와 네이버 시스템 사이에 연결되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네이버 시스템에 대한 허위 신호 발송 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이 설치됨으로써 피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였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위의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보통신망의 침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악성프로그램 유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프로그램이 피해 컴퓨터가 작동하는 동안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추가적인 명령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면서, 공소외 1 회사의 서버 컴퓨터와 주기적으로 통신을 하다가, 그 서버 컴퓨터의 작업지시에 따라 네이버에서 특정 검색어를 검색하거나 검색 후 나오는 결과 화면에서 특정 링크를 클릭한 것처럼 네이버 시스템에 허위의 신호를 발송하는 등의 작업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피해 컴퓨터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작업이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피해 컴퓨터의 CPU나 네트워크의 점유율을 높여 컴퓨터의 성능 및 인터넷 속도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프로그램은 정보통신시스템, 정보자료 또는 프로그램의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에서 정한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에서 정한 ‘악성프로그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정보통신망 장애의 점에 대하여
(1)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3항 및 제71조 제5호는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정보자료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위 정보통신망 장애 행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가 발생되어야 한다. 정보통신망은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2호의 규정에 따른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거나 전기통신설비와 컴퓨터 및 컴퓨터의 이용기술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정보통신체제를 말하므로,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는 정보통신망에서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기능을 물리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거나 그 기능 수행을 저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인다. 따라서 위 규정들에서 정하고 있는 ‘부정한 명령’은 ‘대량의 신호 또는 정보자료’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가 발생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서 그에 해당하는 명령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정보통신망의 운영을 방해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망을 구성하는 컴퓨터시스템에 그 시스템의 목적상 예정하고 있지 않은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하거나 그 시스템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개개의 명령을 부정하게 변경, 삭제, 추가하거나 프로그램 전체를 변경하게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비록 허위의 정보자료를 처리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보통신망에서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인 이상 위 규정들에서 정한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게 한 것이라 할 수 없고, 나아가 그와 같이 허위의 자료를 처리하게 함으로써 정보통신망의 관리자나 이용자의 주관적 입장에서 보아 진실에 반하는 정보처리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고 하더라도 정보통신망에서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기능을 물리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거나 그 기능 수행을 저해하지는 아니하는 이상 형법에서 정한 ‘정보처리 장애’에 해당하여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위 규정들에서 정한 ‘정보통신망 장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정보통신망 장애에 의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4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2006. 7.경부터 2007. 10.경 이 사건 프로그램을 유포하기 전까지는 피고인 2에게 의뢰하는 방법으로, 그 후부터 2008. 8. 29.까지는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피고인 1이 운영하는 꽃배달 업체인 공소외 2 주식회사 및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 네이버의 해당 업체와 관련된 검색어의 ‘연관검색어’ 생성, ‘자동완성어’ 생성 및 순위 상향 작업을 하여 준 사실, 피고인 2가 한 작업은 수십 대의 전용 컴퓨터에 수십 회선의 ADSL 전용회선을 설치하여 자동으로 인터넷 프로토콜(IP)을 변환하여 실제는 얼마 되지 않는 컴퓨터에서 자동으로 네이버의 검색창을 띄워 ‘꽃배달’ 등의 검색어로 검색을 실시하고 그 검색 결과에서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임에도 마치 수많은 컴퓨터 사용자들이 그와 같은 검색을 실시하고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처럼 가장한 것이고, 한편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방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프로그램 등이 설치된 피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네이버의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고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하지 않았음에도 피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피해 컴퓨터에서 이 사건 프로그램을 구동시켜 이 사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피고인 4가 관리하는 공소외 1 회사의 서버 컴퓨터로부터 수행할 작업 리스트를 내려받고 그 작업 리스트에 따라 네이버의 검색창에 지시된 검색어를 입력하고 그 검색 결과에서 지시된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하도록 한 것으로서, 그로 인하여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는 피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검색어를 입력하고 해당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으로 정보처리를 하여 위 피고인들이 의도한 대로 ‘꽃배달’ 등의 검색어에 대하여 ‘연관검색어’, ‘자동완성어’를 생성하거나 해당 웹사이트의 순위를 향상시킨 사실을 알 수 있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이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에 마치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네이버의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였거나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정보자료를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에서 통상적인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여서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가 발생될 수 있는 방법이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규정들에서 정한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게 한 것은 아니고, 나아가 위 피고인의 위 행위로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가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검색어를 입력하고 해당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으로 정보처리를 하고 자동완성어나 연관검색어를 생성하거나 해당 웹사이트의 순위를 향상시켰다고 하더라도 위 사실관계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그로써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에서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기능을 물리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거나 그 기능 수행이 저해되었다고 할 수 없어 ‘정보통신망 장애’가 발생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시켜 네이버의 검색어 제공서비스 등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됨은 별론으로 하고, 위 행위에 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규정들에서 정한 정보통신망 장애에 의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는 없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하여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에 허위의 신호를 발송하게 한 것은 ‘부정한 명령’을 입력한 것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위 피고인이 의도한 대로 ‘연관검색어’, ‘자동완성어’가 생성되거나 그 순위가 상향되는 결과가 발생한 것은 네이버의 정보통신망에서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하는 데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되었고 네이버의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 4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5호, 제48조 제3항 위반죄의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3항에서 정한 부정한 명령과 정보통신망의 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314조 제2항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가해행위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나,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한 이상, 나아가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더라도 위 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978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프로그램이 설치된 피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네이버 검색창에 해당 검색어로 검색하거나 검색 결과에서 해당 스폰서링크를 클릭하지 않았음에도 위 피고인이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그와 같이 검색하고 클릭한 것처럼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에 허위의 신호를 발송하는 방법의 작업을 하였으므로, 이는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정보인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것에 해당하고, 그 결과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에서 실제적으로 검색어가 입력되거나 특정 스폰서링크가 클릭된 것으로 인식하여 그에 따른 정보처리가 이루어졌으므로 이는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등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함으로써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이로 인하여 네이버의 검색어 제공서비스 등의 업무나 네이버의 스폰서링크 광고주들의 광고 업무가 방해되었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마. 컴퓨터등사용사기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통상은 공소외 3 유한회사가 ‘클릭방지시스템’을 구축하여 실시간으로 이를 운용하면서 불법시스템으로 인한 클릭, 특정 형태의 반복 클릭 패턴을 분석하여 걸러진 클릭에 대하여 요금을 청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4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 △△△△△의 네이버 스폰서링크를 부정클릭함으로써 네이버의 스폰서링크 광고대행사인 공소외 3 유한회사에 제1심판결이 적시한 범죄일람표 1-1 기재 중의 일부 범죄사실과 같이 광고비를 지급하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허위의 정보 내지 부정한 명령, 인과관계 및 재산상의 이익 등과 관련하여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피고인 2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정보통신망 장애의 점에 대한 직권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 2는 ‘네이버’의 ‘꽃배달’ 등 검색어와 관련된 불상의 검색어를 검색한 것처럼 조작하여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네이버’의 ‘꽃배달’ 등 검색어와 관련된 ‘웹사이트 순위’ 상향 조작, ‘연관검색어’ 생성, ‘자동완성어’ 생성 작업을 하여 준 사실, 위와 같은 작업은 2006. 5. 22.부터 2008. 2.경까지는 수십 대의 전용 컴퓨터에 수십 회선의 ADSL 전용회선을 설치하여 자동으로 인터넷 프로토콜(IP)을 바꾸는 방법으로, 그 후부터 2008. 6.경까지는 PVPN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인터넷 프로토콜을 변환하는 방법으로, 각각 실제는 얼마 되지 않는 컴퓨터에서 자동으로 네이버의 검색창을 띄워 ‘꽃배달’ 등의 검색어로 검색을 실시하고 그 검색 결과에서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임에도 마치 수많은 컴퓨터 사용자들이 그와 같은 검색을 실시하고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처럼 가장한 것이고, 그로 인하여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는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검색어를 입력하고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으로 정보처리를 함으로써 위 피고인이 의도한 대로 ‘꽃배달’ 등의 검색어에 대하여 ‘연관검색어’, ‘자동완성어’를 생성하거나 해당 웹사이트의 순위를 향상시킨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위 3.의 다.항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로, 위 피고인이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에 마치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네이버의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였거나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처럼 정보자료를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명령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에서 통상적인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여서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가 발생될 수 있는 방법이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규정들에서 정한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게 한 것은 아니고, 나아가 위 피고인의 위 행위로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가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검색어를 입력하고 해당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으로 정보처리를 하고 자동완성어나 연관검색어를 생성하거나 해당 웹사이트의 순위를 향상시켰다고 하더라도 위 사실관계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그로써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에서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기능을 물리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거나 그 기능 수행이 저해되었다고 할 수 없어 ‘정보통신망 장애’가 발생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시켜 네이버의 검색어 제공서비스 등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는 있지만,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5호, 제48조 제3항에서 정한 정보통신망 장애에 의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 2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5호, 제48조 제3항 위반죄의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3항에서 정한 부정한 명령과 정보통신망의 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피고인 1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 그 항소심판결에 대하여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6도171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내세워 항소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이 상고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내세우는 법리오해, 심리미진, 판단누락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 정보통신망 장애의 점에 대한 직권 판단
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정보통신망 장애의 점은 2006. 1.경부터 2006. 6.경까지 ‘꽃배달’과 관련 있는 검색어가 1분에 1회씩 검색된 것처럼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그 후부터 2007. 12.경까지 피고인 4와 공모하여 2007. 9.경까지는 피고인 4가 피고인 2가 운영하는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재의뢰하여 위 4.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고, 2007. 10.경 이후에는 피고인 4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다른 사람들의 피해 컴퓨터에 몰래 설치하여 위 3.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각각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들의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 3.의 다.항에서 본 피고인 4에 대한 원심판결의 파기이유는 피고인 1에 대한 위 공소사실에도 공통되며, 또한 2006. 1.경부터 2006. 6.경까지의 피고인 1의 위 행위에 대하여도 그 파기이유가 그대로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5호, 제48조 제3항 위반죄의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3항에서 정한 부정한 명령과 정보통신망의 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또한 이는 형사소송법 제392조에서 정한 공동피고인을 위한 파기사유에도 일부 해당된다.
6.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 2, 4의 정보통신망 장애로 인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점은 각 파기되어야 하고, 피고인 1, 2, 4에 대하여 파기하는 위 각 부분은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 또는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각 피고인별로 1개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2, 4에 대한 부분은 그 전부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7.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2, 4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3의 상고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72조 제1항 제1호 / [2]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3항, 제71조 제5호(현행 제71조 제10호 참조),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2호 / [3]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3항, 제71조 제5호(현행 제71조 제10호 참조), 형법 제314조 제2항 / [4]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3항, 제71조 제5호(현행 제71조 제10호 참조) / [5] 형법 제314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0. 9. 3. 선고 2010노2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판시 별지 공소사실 기재 제1항 내지 제14항, 제16항, 제17항, 제26항의 가, 나, 제27항의 다에 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추가상고이유서 등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중 판시 별지 공소사실(이하 ‘공소사실’이라고 한다) 기재 제15항, 제18항 내지 제25항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 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하며, 해당 표현물의 어느 표현 하나만을 따로 떼어 놓고 볼 것이 아니라 문맥을 통해 그 전체적 내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이적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7도7042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320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공소사실 제15항, 제18항 내지 제25항 각 기재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 문건을 취득 또는 제작하고 반포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해당 표현물의 전체적 취지와 내용, 작성의 동기와 경위 등을 비롯한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위 각 표현물은 그 내용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 볼 수 없어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기재 제1항 내지 제14항, 제16항, 제17항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죄는 같은 조 제1항, 제3항, 제4항 등에 규정된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이른바 목적범에 해당하고,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며,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범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검사가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이 경우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이와 관련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서 정한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는 없지만,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앞에서 본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행위자의 경력과 지위, 행위자가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위 규정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행위자의 이적단체 가입 여부 및 이적표현물과 행위자가 소속한 이적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과의 연관성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위자의 이적행위 목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이 부분 각 문건(이하 ‘이 사건 표현물’이라고 한다)이 이적표현물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간접사실을 모아도 피고인에게 이적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행위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가) 이 사건 각 표현물은 북한의 조선노동당과 그 산하 기관·단체, 대법원 판결에 의하여 이적단체임이 확인된 범민련 남측본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또는 그 관련자 등이 작성하거나 이를 피고인이 필사한 것으로서, 북한 공산집단의 이념, 정치노선 또는 그 주의·주장 등을 적극적으로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내용이 뚜렷한 것이 대부분이다.
(나) 피고인은 공소사실 제3항 내지 제14항, 제16항, 제17항 기재 이 사건 표현물을 단순히 취득 또는 소지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등에 게시하거나 전교조 전북지부 통일위원회 등의 회의자료로 교사들에게 배포하고 또는 통일교사모임 회원 공소외 1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하는 등의 방법으로 반포하여 제3자에게 그 내용을 전파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대부분 표현물의 작성자, 이적성, 사용방법 등에 관한 주의사항을 알리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아니한 반면, 공소외 1에게 표현물을 첨부하며 발송한 이메일에는 첨부 문서의 내용을 숙지하여 통일교육의 지침으로 삼기를 당부하는 취지가 드러나 있다. 한편 피고인이 북한 정권 또는 그 이념, 정치노선 등을 비판하거나 부정적으로 서술하는 내용의 자료를 학생 또는 교사들에게 전달한 적은 없다.
(다) 피고인은 1996. 3.경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에 가입하고, 각종 활동을 통하여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아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 후 피고인의 이 사건 각 행위에 이르기까지 범민련 남측본부를 이적단체로 확인하는 내용의 대법원 판결이 계속 이어졌다.
(라) 피고인은 공소사실 제3항과 같이 2004. 12. 6.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에서 작성한 이적표현물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임시 공동의장단 회의 특별결의문’을 피고인이 개설한 중학생 대상의 인터넷 카페 ‘○○○○○1’에 게시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2005. 9. 27. 범민련 남측본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피고인이 △△중학교에서 이끌어 온 ‘북한학생에게 편지쓰기 운동’, ‘6·15 남북공동선언 외우기 운동’ 등을 알리는 내용의 배너를 개설·관리하였고, 2005. 10.경 범민련 남측본부로 하여금 △△중학교 학생들의 통일운동을 취재하도록 하여 그 기관지인 ‘민족의 진로’에 관련 기사가 게재되게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05. 12. 3. 중학생 대상의 위 ‘○○○○○1’ 인터넷 카페에 ‘내일은 통일운동의 중심 범민련 창립 1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라는 제목의 문건을 게시하고, 다음날 단국대학교에서 범민련 남측본부 주관으로 개최된 ‘범민련 창립 15주년 행사’에 △△중학교 재학생 등을 인솔하고 참가하는 등 범민련 남측본부 관련 행사에 계속 참가하였다.
(2)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와 같은 이 사건 표현물의 작성자와 내용, 피고인의 이 사건 표현물 활용 용도와 그 내용, 피고인의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죄 등의 경력과 지위, 피고인과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의 관계 및 해당 표현물과 범민련 남측본부와의 연관성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통일연구의 참고자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표현물을 취급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이념, 정치노선 또는 그 주의·주장을 통일교육, 강연 또는 인터넷 게시 등의 방법으로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등에게 전파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 또는 동조하려는 이적행위의 목적을 가지고 이 사건 표현물을 취득·소지 또는 반포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라. 따라서 원심 판시 사정만을 기초로 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행위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위 규정의 이적행위 목적의 판단 방법과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적행위 목적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기재 제26항, 제27항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 등 활동 동조죄의 구성요건으로서 ‘동조’는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하거나 이에 합치되는 행위를 하여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해석원리는 반국가단체 등 활동 동조죄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동조’행위는 같은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것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자신이 반국가단체 등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1도4328 판결,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① 2004. 11. 10. 자신이 개설한 중학생 대상 인터넷 카페 ‘○○○○○1’에 ‘▽▽▽’라는 아이디의 이용자가 올린 ‘부시가 당선되면 남북전쟁은 불가피하겠죠?’라는 제목의 질문에 대하여 답글을 작성하고(공소사실 제26항의 가), ② 2005. 6.경 위 인터넷 카페에 ‘□□□□’이라는 아이디의 이용자가 올린 ‘아이 궁금해 왜 미국은 북한을 치려하지?’라는 제목의 질문에 대하여 답글을 작성·게시하며(공소사실 제26항의 나), ③ 2005. 7. 18.경 위 인터넷 카페에 ‘◇◇◇’이라는 아이디의 이용자가 올린 ‘6·25전쟁’이라는 제목의 질문에 대하여 답글을 작성·게시하고(공소사실 제26항의 다), ④ 2004. 8.경 이른바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 공소외 2로 하여금 그 활동을 요약한 수기를 작성하게 한 후 위 인터넷 카페에 그 일독을 권유하는 추천 글을 게시하며(공소사실 제27항의 가), ⑤ 2005. 3. 15. △△중학교 학생 약 10명으로 하여금 위 학교를 방문한 공소외 2, 3, 4 등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들을 만나 빨치산 활동을 미화하는 내용의 발언을 듣게 하고 이에 설명을 덧붙이는 등 좌담회를 개최하고(공소사실 제27항의 나), ⑥ 2005. 5. 28. 전북 순창군 구림면 금천리 회문산 자락에 있는 금천 청소년수련원에서 개최된 ‘제2회 남녘통일애국열사 추모제’의 전야제(이하 ‘이 사건 전야제’라고 한다) 행사에 △△중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약 180명을 인솔하고 참가하여 빨치산의 활동을 찬양하는 요지의 발언을 듣게 하는 등으로(공소사실 제27항의 다), 각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였다는 것이다.
다. 먼저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제26항의 다, 제27항의 가, 나 부분에 관하여 본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6·25전쟁’이라는 제목의 질문에 대하여 작성·게시한 인터넷 답글의 내용(공소사실 제26항의 다), 피고인이 일독을 권유한 공소외 2의 수기 내용(공소사실 제27항의 가) 및 피고인이 △△중학교 학생들로 하여금 공소외 2 등을 만나 그 말을 듣게 하거나 설명을 덧붙인 행위(공소사실 제27항의 나) 등은 모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조치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 활동 동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라. 다음으로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제26항의 가, 나 부분에 관하여 본다.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각 답글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따라서 피고인이 위 각 답글을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행위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의 위반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사실 제26항의 가, 나 기재 각 답글은 그 주된 내용이 대한민국은 미국의 식민지로서 그 정통성이 없고, 미국은 분단의 주범이자 한반도 전쟁위기를 조성하고 핵전쟁에 의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이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이러한 미국의 핵전쟁 위협을 억지하고 사회주의 및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데 있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위 각 답글은 북한 공산집단의 이념, 정치노선 또는 그 주의·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그 정당성을 주장하여 이에 동조하는 내용으로서,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위 각 답글이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서 인터넷 카페에 게재되었다거나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대한 피고인 나름의 정세판단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나) 위와 같이 피고인이 작성한 답글이 북한 공산집단의 이념, 정치노선 또는 그 주의·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그 정당성을 주장하여 이에 동조하는 내용임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이 이를 중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여 이용자들로 하여금 누구나 자유로이 그 내용을 볼 수 있게 한 행위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대하여 찬양·선전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한 경우에 충분히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원심 판시의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의 ‘동조’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위 규정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동조’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마.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제27항의 다 부분에 관하여 본다.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중학교 학생 및 학부모 등을 인솔하여 이 사건 전야제에 참석하고 그 자리에서 학생 및 학부모 등으로 하여금 빨치산을 통일애국열사로 미화하는 내용의 연설을 듣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만으로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공소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전야제에서 ① 공소외 5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이 “오늘 밤은 회문산 해방구라 말하고 싶다. 남녘 동포들이 회문산에서 용감히 싸웠던 역사를 기리면서 올해는 반드시 미군 없는 나라를 만들자.”, ② 공소외 6 통일연대 상임대표가 “일본, 미국의 제국주의를 몰아내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해 나가는 데 밑뿌리이신 통일애국열사들을 기억하는 자리다.”, ③ 공소외 7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장이 “우리 민족의 적은 55년 전이나 지금이나 미국이다. 산화해 가신 영령들을 추모하고 그 뜻을 계승해 자주, 민주, 통일을 이루는 계기로 삼자.”, ④ 빨치산 출신 공소외 8이 “죽은 동지들은 외세를 반대해 투쟁했다. 해방 60돌, 당 창건 60돌, 6·15 5돌인 올해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북으로 간다. 통일은 다 됐다.”, ⑤ 공소외 9 전 전남 곡성군 군당위원장이 “그해 9월 17일 미제가 들어오면서 통일운동이 시작됐다. 대구 폭동, 제주 항쟁, 여수 14연대 항쟁으로 발전하면서 많은 선배들이 무주고혼이 됐다.”, ⑥ 빨치산 대표 공소외 3이 “이곳은 1950년 조국해방 전쟁시기 조국강토를 침략할 목적으로 야수적으로 기어든 미제국주의 군대와 그를 조상처럼 섬기면서 추종하는 친미 반민족 사대주의 세력들로 하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이 아주 심각한 백척간두에 서 있을 때 가족들을 뒤에 두고 생명을 바쳐 애국선열 동지들 빛나는 싸움터다. 통일된 자주국가 건설을 위해 조국의 아들, 딸들이 손에 손에 무장을 들고 생사 결단 치열하게 투쟁한 피로 물든 역사적인 혁명투쟁의 고향이다. 동지들은 남부지도부 빨치산 총사령부를 중심으로 순창, 김제, 정읍, 고창, 부안 군당과 산하 단체들이 하나로 단결하여 혁명적 사명을 다하여 왔다. 회문산과 고당산 봉우리 산골짝마다 애국선열의 피가 묻혀 있지 않은 곳이 없다. … ‘사령부를 목숨으로 끝까지 사수하자’, ‘제국주의 양키를 한 놈도 남김 없이 섬멸하자’, ‘미국과 이승만 괴뢰정부를 타도하자’, ‘억압과 고통에서 신음하는 인민들을 해방하자’”라는 등으로 빨치산의 활동을 찬양하는 요지의 발언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사실과 같은 공소외 5, 6, 7, 8, 9, 3 등의 발언은 이 사건 전야제에서 있었던 것이 아니고, 경찰 작성의 보안상황보고(증거기록 제5권 1,323면)에 의하더라도 위 발언은 피고인과 그 일행이 참석하지 아니한 다음 날의 추모제 본행사에서 이루어진 것일 뿐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무죄 판단의 근거 중의 하나로 삼고 있다.
그런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로서 이 사건 전야제 직후인 2005. 5. 28. 23:39경 작성·입력된 통일뉴스 기사(증거기록 제5권 1,424면)의 내용은, ① 2005. 5. 28. 19:40경 피고인이 인솔한 △△중학교 학생, 학부모 등 약 180명을 비롯하여 총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사건 전야제가 시작되었고, ② 순창군 구림면 풍물패의 길놀이,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에 이어 공소외 10 전북통일연대 집행위원장의 소개로 참가단체 대표들의 인사말이 이어졌는데, 이때 공소외 5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 공소외 6 통일연대 상임대표, 공소외 7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장, 빨치산 출신 공소외 8, 9 등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으며, ③ 이어서 빨치산 대표 공소외 3이 환영사를 통하여 “이곳은 통일된 자주 국가 건설을 위해 조국의 아들딸들이 손에 손에 무장을 들고 생사결단 치열하게 투쟁한 피로 물든 총사령부를 중심으로 순창, 김제, 정읍, 고창, 부안 군당과 산하단체들이 하나로 단결하여 혁명적 사명을 다하여 왔다. 회문산과 여분산 장군봉과 투구봉, 깃대봉과 고당산 봉우리 산골짝마다 애국선열의 피가 묻혀있지 않은 곳이 없다.”고 발언한 후, ‘사령부를 목숨으로 끝까지 수호하자’, ‘제국주의 양키군대를 한 놈도 남김 없이 섬멸하자’, ‘미국과 이승만 괴뢰정부를 타도하자’, ‘억압과 고통에서 신음하는 인민들을 해방하자’ 등 당시 빨치산의 구호를 참가자들에게 소개하였고, ④ 이후 노래패 ‘◎◎◎◎◎’의 공연, 통일 열차 놀이, △△중학교 학생들의 통일편지 낭송, 통일운동보고, △△중학교 학생들에 대한 표창장 수여, △△중학교 음악교사 공소외 11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연주, 노래패 ‘◈◈◈◈◈◈’과 참가자들의 합창 등의 행사를 거쳐 이 사건 전야제가 마무리되었다는 요지로서, 위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공소외 5, 6, 7, 8, 9, 3 등의 빨치산 활동 찬양 발언은 피고인과 그 일행이 참석한 이 사건 전야제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위 기사의 내용은 그 작성 및 입력 시점, 기사의 작성자와 이 사건 전야제 주최 측의 관계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또한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로서 이 사건 전야제 당일인 2005. 5. 28. 20:20 및 같은 날 22:10 작성된 각 경찰 보안상황보고(증거기록 제5권 1,320면, 1,321면)의 기재는, ① 이 사건 전야제는 2005. 5. 28. 20:00경 공소외 6 전북통일연대 상임의장, 공소외 5 범민련 명예의장, 피고인과 △△중학교 학생 180명, 순창군 민주연대 회원 30명, 민노당 최고위원 공소외 12, 전북농민회 도연맹 의장 공소외 13, 민가협 공소외 14, 양심수 위원회 공소외 15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소외 10 전북통일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되어, ② 민중의례, 민중가 제창에 이어 참석단체 소개와 빨치산 전북 대표 공소외 3의 환영사가 이어졌으며, ③ 이어서 통일광장 공소외 16의 답례사, 참석단체 소개, 구호제창, 노래패 ‘◎◎◎◎◎’의 합창, 경상도 대표 공소외 8 등의 인사, △△중학교 학생들의 발표 및 학부모 대표 인사, △△중학교 학생들에 대한 표창장 수여, △△중학교 교사 공소외 11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연주, 노래패 ‘◈◈◈◈◈◈’의 합창을 거쳐 같은 날 21:40경 종료되었다는 요지로서, 이 사건 전야제의 내용, 참가 단체와 참가자들, 진행 순서 등에서 위 통일뉴스 기사의 내용과 거의 일치하고 있어, 이 점에서도 위 기사 내용의 신빙성이 뒷받침된다고 할 것이다.
반면 원심이 들고 있는 경찰 작성의 추모제 본행사 관련 보안상황보고(증거기록 제5권 1,323면, 1,324면, 1,326면)는 그 기재 자체에 공소외 5, 6, 7, 8, 9, 3 등이 추모제 본행사에서 어떠한 발언을 하였다는 점이 나타나 있지 아니하므로, 공소사실과 같은 이들의 발언이 이 사건 전야제가 아니라 추모제 본행사에서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증거관계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5, 6, 7, 8, 9, 3 등이 이 사건 전야제에서 피고인과 그 일행들이 참가한 가운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빨치산 활동을 찬양하는 발언을 하였다는 점이 상당한 정도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원심이 이와 달리 이 사건 전야제에서 위와 같은 발언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전제하고 이를 무죄 판단의 이유로 삼기 위해서는, 위 통일뉴스 기사의 내용을 배척할 합리적인 근거 또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빨치산 활동 찬양 발언이 이 사건 전야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더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였어야 할 것이다.
(나) 만일 공소외 5, 6, 7, 8, 9, 3 등이 이 사건 전야제에서 피고인과 그 일행들이 참가한 가운데 위와 같이 빨치산의 활동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라면, 그러한 발언 내용에 더하여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전야제의 규모, 참석자들의 구성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전야제는 순수하게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위령하기 위한 모임이 아니라, 북한 공산집단에 동조하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폭력적 방법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려 한 빨치산의 활동을 미화하고 찬양하며 그 계승을 주장·선동하는 성격이 담긴 행사로서, 대한민국의 존립·안전 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명백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 또한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종합하면,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전야제를 비롯한 추모제를 주관하는 전북통일연대 등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이 사건 전야제 참가를 승낙한 후 주최 측과 △△중학교 학생들의 발표 일정 등에 관하여 협의하였고, 이를 위하여 직접 △△중학교 학생들의 발표회 대본을 작성하여 사전연습을 하였으며, ② 이 사건 전야제 참석자 300여 명 중 피고인이 인솔한 △△중학교 인원이 과반수에 해당하는 약 180명에 이르렀고, △△중학교 학생들의 통일운동 경과 소개, 편지 낭독, 구호 제창, 연주 등 발표회가 이 사건 전야제 행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전야제를 주관한 빨치산 출신 장기수 공소외 3 등과 이전부터 교류하였고, 이 사건 전야제 이전에 △△중학교 학생들과 공소외 3, 2 등의 대화를 마련하기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전야제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빨치산의 활동을 미화하고 찬양하며 그 계승을 주장·선동하는 성격이 담긴 행사로 인정될 수 있다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이 사건 전야제 참가 경위 및 역할, △△중학교 학생들의 전야제에서의 활동과 비중, 피고인과 이 사건 전야제 주최 측과의 관계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중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을 인솔하여 이 사건 전야제에 참가하고 그들로 하여금 빨치산의 활동을 미화·찬양하며 그 계승을 주장하는 내용의 발언을 듣게 한 행위 등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대하여 찬양·선전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3)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판시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의 행위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의 ‘동조’행위의 의미와 판단 방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 기재 제1항 내지 제14항, 제16항, 제17항, 제26항의 가, 나, 제27항의 다에 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이공 담당변호사 박주민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 19. 선고 2010노434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으로(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도1649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도15797 판결 등 참조), 집시법은 제6조 제1항에서 옥외집회의 주최자에게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제15조에서 학문, 예술, 체육, 종교, 의식, 친목, 오락, 관혼상제 및 국경행사에 관한 집회에 대해서는 그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집시법이 옥외집회에 관하여 신고제도와 아울러 일정한 경우 그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둔 취지는,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의 성격과 규모 등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적법한 옥외집회를 보호함과 동시에 행정관청에 옥외집회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타인의 기본권 침해를 예방하고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사전에 마련하도록 하는 한편, 학문, 예술, 체육, 종교, 의식, 친목, 오락, 관혼상제 및 국경행사에 관한 집회의 경우에는 타인의 기본권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적어 사전 조치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집회의 성격 내지 취지가 집시법 제15조에 규정된 집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전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미신고 옥외집회로 처벌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어떤 집회가 집시법 제15조에 규정된 집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집회의 주된 목적, 일시, 장소, 방법, 참여인원, 참여자의 행위 태양, 진행 내용 및 소요시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제1심판결 및 이를 유지한 원심판결이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회원 수 1,300여 명에 달하는 ‘ ○○○○○’의 인터넷 사이트 카페지기로서 이 사건 모임 약 8일 전부터 위 카페 공지사항란에 모임의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한 사실, 위 공지를 통해 밝힌 이 사건 모임의 내용은, ○○○○○의 노조설립신고를 노동부가 반려한 데 대한 규탄 모임을 퍼포먼스(Performance) 형태의 플래시 몹(flash mob) 방식으로 모임일 13:00경부터 13:30경까지 강행하되, 퍼포먼스 자료는 일반인들이 모임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이 제공하는 선전물을 사용하도록 한 사실, 이 사건 모임이 이루어진 장소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지나는 명동 한복판으로 실제 모임 당시에도 많은 시민들이 주변에 있었던 사실, 피고인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자들은 청년실업 및 최저임금 문제에 관한 피켓을 목에 건 채 돗자리를 펴고 그 위에 앉아 있었고, 그 중에는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컵라면을 먹으면서 실업청년의 생활고를 나타내려는 사람, 수험서적을 들고 공부하는 모습을 나타내거나 상복을 입고 앉아 있는 사람, 이들 뒤에서 학사모와 졸업복을 입고 ‘청년실업 해결하라’는 피켓을 손에 든 채 배회하는 사람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퍼포먼스를 행한 사실, 한편 피고인은 상복을 입고 ‘ ○○○○○ 노동조합 설립신고 허하시오’라고 기재된 피켓을 목에 건 채 모임의 선두에 서서 시종일관 북을 치면서 “청년들도 일하고 싶다.”, “정부는 청년실업 해결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방법으로 모임을 진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위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모임은 비록 널리 행위예술의 한 형태인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되기는 하였지만 그 주된 목적, 일시, 장소, 방법, 참여인원, 참여자의 행위 태양, 진행 내용 및 소요시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집시법 제15조에 의하여 신고의무의 적용이 배제되는 오락 또는 예술 등에 관한 집회라고 볼 수 없고, 그 실질에 있어서 정부의 청년실업 문제 정책을 규탄하는 등 그 주장하고자 하는 정치·사회적 구호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의도하에 개최된 집시법 제2조 제1호의 옥외집회에 해당하여 집시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사전신고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집시법상 신고대상인 옥외집회의 개념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제2, 3점에 대하여
옥외집회가 개최될 것이라는 것을 관할 경찰서가 알고 있다거나 그 집회가 평화롭게 이루어지거나 혹은 이를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는 의견이 정당한 것이라 하여 집시법상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소정의 신고서 제출 없이 이루어진 옥외집회를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870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8도904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피고인이 집시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신고서 제출 없이 한 이 사건 모임의 개최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정당한 이유 있는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형법상 정당행위 혹은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 [1]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15조, 제22조 제2항 / [2]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15조, 제22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울다솔 담당변호사 장응수 외 3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2. 12. 13. 선고 2012노13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318조에 규정된 증거동의의 주체는 소송 주체인 검사와 피고인이고, 변호인은 피고인을 대리하여 증거동의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출석한 공판기일에서 증거로 함에 부동의한다는 의견이 진술된 경우에는 그 후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공판기일에 변호인만이 출석하여 종전 의견을 번복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2009. 9. 9.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는 피고인과 변호인이 함께 출석하였는데, 그 공판조서에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고소장,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공소외 3과 공소외 4 작성의 각 확인서(이하 ‘이 사건 각 증거들’이라 한다) 등에 대하여 증거로 함에 부동의한다는 의견이 진술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 후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함에 따라 제1심법원은 소재탐지촉탁 등의 절차를 거쳐 2012. 2. 22.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하도록 명하는 결정을 하였고, 2012. 4. 5.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된 제13회 공판기일에 사선변호인만이 출석하여 위 부동의하였던 증거들 대부분에 대하여 증거동의를 하였다. 이에 제1심법원은 위와 같이 변호인이 종전 의견을 번복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한 이 사건 각 증거들에 대한 증거조사를 거쳐 다른 증거들과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제1심판결의 양형이 과중하다고 하여 이를 파기하고 새로 판결을 하면서 제1심법원 판결의 증거의 요지를 그대로 인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소송진행 경과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 한 증거부동의의 의견은 피고인 본인이 진술하였거나 변호인이 피고인을 ‘대리하여’ 하였다 할 것이므로 어느 경우든 피고인 본인이 부동의의 의견을 밝힌 효과가 있다 할 것인데, 제1심 제13회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이 이를 번복하여 증거동의를 한 것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는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각 증거들은 전문증거이므로 원진술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 등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 등이 인정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증거들은 증거로 할 수 없는 것임에도 제1심법원은 이를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아 유죄의 판단을 하였고, 원심 역시 제1심법원이 실시한 증거조사 결과를 원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는 위법하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증거동의의 주체와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에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형사소송법 제31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종명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2. 10. 19. 선고 2012노242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은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신탁의 경우에는 위탁자 또는 수익자를 말한다)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이하 ‘거래정보 등’이라 한다)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에게 거래정보 등의 제공을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그 사용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거래정보 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면서, “법원의 제출명령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거래정보 등의 제공”( 제1호) 등을 열거하고 있고, 수사기관이 거래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 그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이에 의하면 수사기관이 범죄의 수사를 목적으로 ‘거래정보 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법관의 영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고, 신용카드에 의하여 물품을 거래할 때 ‘금융회사 등’이 발행하는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 또한 금융실명법에서 정하는 ‘거래정보 등’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금융회사 등에 그와 같은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수사기관이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였다면, 그와 같이 수집된 증거는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서 정하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여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다만 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라고 할지라도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수사기관이 위와 같이 법관의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를 획득한 경우 이에 터 잡아 수집한 2차적 증거들, 예컨대 피의자의 자백이나 범죄 피해에 대한 제3자의 진술 등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 역시 위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인데,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영장주의의 정신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한 것이 아니라고 볼 만한 사정, 위와 같은 정보에 기초하여 범인으로 특정되어 체포되었던 피의자가 석방된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거나 그 범행의 피해품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하였다는 사정, 2차적 증거 수집이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자백 등으로부터 독립된 제3자의 진술에 의하여 이루어진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정황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제1, 2, 3 범행에 관한 피해자들의 진술서를 증거로 채택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의 채택 증거들에 의하면, 2012. 2. 1.경 피해자 공소외 1로부터 절도 범행 신고를 받은 대구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범행 현장인 대구 중구 (주소 1 생략) 대구백화점 내 ○○○ 매장에서 범인이 벗어 놓고 간 점퍼와 그 안에 있는 공소외 2 주식회사( 금융실명법 제4조에 정한 ‘금융회사 등’에 해당하는 신용카드회사로서, 이하 ‘이 사건 카드회사’라 한다) 발행의 매출전표를 발견한 사실, 위 경찰관들은 이 사건 카드회사에 공문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카드회사로부터 위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가 누구인지 그 인적 사항을 알아내었고 이를 기초로 하여 피고인을 범행의 용의자로 특정한 사실, 경찰관들은 2012. 3. 2. 피고인의 주거에서 위와 같은 절도 혐의로 피고인을 긴급체포한 사실, 긴급체포 당시 피고인의 집안에 있는 신발장 등에서 새것으로 보이는 구두 등이 발견되었는데, 그 이후 구금 상태에서 이루어진 2차례의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은 위와 같은 절도 범행(이하 ‘제1범행’이라 한다) 이외에도 위 구두는 2012. 1. 초 대구백화점 △△△△ 매장에서 절취한 것(이하 ‘제2범행’이라 한다)이라는 취지로 자백한 사실, 수사기관은 피고인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으나 2012. 3. 4. 대구지방법원이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여 같은 날 피고인이 석방된 사실, 2012. 3. 9. 피고인은 위 경찰서에 다시 출석하여 제3회 피의자신문에서 2011. 4.경 대구 중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동아쇼핑 지하 1층 ▽▽▽ 매장에서 구두 1켤레를 절취하였다(이하 ‘제3범행’이라 한다)고 자백하였고, 피해품인 위 구두를 경찰에 임의로 제출하였던 사실, 한편 위와 같은 자백 등을 기초로 제2, 3범행의 피해자가 확인된 후 2012. 3. 18.경 그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에 관한 각 진술서를 제출한 사실, 그 후 2012. 6. 20. 열린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은 제1 내지 3 범행에 대하여 전부 자백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법관의 영장도 없이 위와 같이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를 획득한 조치는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위법한 절차에 터 잡아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은 원칙적으로 부정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수집된 증거들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에 관하여 특별한 심리·판단도 없이 곧바로 위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은 수사기관이 법관의 영장 없이 그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를 알아낸 후 그 정보에 기초하여 긴급체포함으로써 구금 상태에 있던 피고인의 최초 자백과 일부 동일한 내용이기는 하나,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에 이르게 되기까지의 앞서 본 바와 같은 모든 사정들, 특히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으로써 석방된 이후에 진행된 제3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도 제3범행에 관하여 자백하였고, 이 사건 범행 전부에 대한 제1심 법정 자백은 최초 자백 이후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공개된 법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하여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이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제2, 3범행에 관한 각 진술서 또한 그 진술에 이르게 되기까지의 앞서 본 바와 같은 모든 사정들, 즉 수사기관이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하여 이 사건 카드회사에 공문까지 발송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의도적·기술적으로 금융실명법이 정하는 영장주의의 정신을 회피하려고 시도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제2, 3범행에 관한 피해자들 작성의 진술서는 제3자인 피해자들이 범행일로부터 약 3개월, 11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서 기존의 수사절차로부터 독립하여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임의로 진술한 것으로 보이고, 특히 제3범행에 관한 진술서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미 석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범행 내용을 자백하면서 피해품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한 이후에 비로소 수집된 증거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위 증거들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피고인의 제1심 법정 진술이나 제2, 3범행에 관한 각 진술서를 비롯하여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나머지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할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은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 [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 [2]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자유 담당변호사 오재훈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2. 12. 6. 선고 2012노108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횡령의 점에 관하여
위탁매매에 있어서 위탁품의 소유권은 위임자에게 있고 그 판매대금은 이를 수령함과 동시에 위탁자에게 귀속한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탁매매인이 위탁품이나 그 판매대금을 임의로 사용·소비한 때에는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0. 3. 27. 선고 89도813 판결 등).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금은방을 운영하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금을 맡겨 주면 시세에 따라 사고파는 방법으로 운용하여 매달 일정한 이익금을 지급하여 주고, 피해자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보관 중인 금과 현금을 반환해 주겠다고 제안한 사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05. 9. 5.경부터 2007. 7. 27.경까지 5회에 걸쳐 일정량의 금 또는 그에 상응하는 현금을 맡겼고,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매달 약정한 이익금을 지급하여 온 사실, 피고인은 경제사정이 악화되자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금과 현금을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피해자는 금은방을 운영하는 피고인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함에 따른 이익을 노리고 자신 소유의 금을 피고인에게 맡겨 사고팔게 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매매를 위탁하거나 피고인이 그 결과로 취득한 금이나 현금은 모두 피해자의 소유이고, 피고인이 이를 개인채무의 변제 등에 사용한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횡령죄에 있어 보관자의 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사기의 점에 관하여
사실의 인정 및 그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피해자들에 대한 각 사기의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이 위 한계를 넘어섰다고 볼 사유는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용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2. 10. 23. 선고 2012노9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표법 제51조 제1항 제1호 본문은 자기의 상호 또는 그 상호의 저명한 약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에 대하여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상호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다’고 함은 그 표장을 보고 일반 수요자가 상호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법인인 회사가 그 상호를 표시하면서 회사의 종류를 표시하는 부분을 생략한 경우에는 그것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이상 일반 수요자가 반드시 상호로 인식한다고 할 수 없어 이를 회사의 상호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단지 상호의 약칭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약칭의 표시는 위 법규정에 따라 그것이 저명하지 않는 한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상표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후3708 판결, 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535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서비스표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옴네스 주식회사는 지정서비스업을 ‘전자응용기기 및 컴퓨터 소프트웨어 소매업’ 등으로 하고 오른쪽과 같이 구성된 서비스표(등록번호 생략)에 관한 서비스표권(이하 ‘이 사건 서비스표권’이라고 한다)을 가지고 있는데, 피고인은 피고인이 대표자인 이사로 있는 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의 상호인 ‘주식회사 옴네스’에서 회사의 종류 표시인 ‘주식회사’ 부분을 생략하고 오른쪽과 같이 구성된 표장 등(이하 ‘피고인 사용표장들’이라고 한다)을 ‘컴퓨터 및 주변기기 도·소매업, 전자상거래업’ 등의 서비스업에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사용표장들은 피고인 회사 상호의 약칭을 표시하는 것에 불과할 뿐 그 상호 자체를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 상호의 약칭이 저명하지 않는 한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서비스표권의 효력이 미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사용표장들이 피고인 회사의 상호를 표시하는 것에 해당한다는 전제 아래 그 상호의 약칭이 저명한지 여부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 채 그 상호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표장들에 해당하여 이 사건 서비스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표법 제51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 상표법 제51조 제1항 제1호, 제66조 제1항 제1호, 제93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김태겸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재상
【주 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1990. 5. 1.경부터 2003. 6. 7.경까지 피해자 ○○○○연구원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물품구매 업무를 담당하는 재무과에서 선임행정원으로 근무하고 있음을 기화로 2003. 3. 27.경 창원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피해자의 자재과 사무실에서 실제 구입이 이루어지지 않은 물품을 마치 미국의 공소외 1 외국법인이라는 회사로부터 구입한 것처럼 허위의 내용이 기재된 지급(변경)확인(신청)서와 외화 송금 신청서를 작성하여 그 정을 모르는 피해자의 전결권자로부터 결재를 받은 다음 이를 성명을 알 수 없는 한빛은행 직원에게 팩스로 송부하여 피해자의 계좌에서 한화 608,491,000원 상당의 미화 485,000달러가 공소외 1 외국법인의 계좌로 송금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608,491,000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서(피해금액의 유출경로 확인 보고)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다만 법정형의 상한은 형법 제8조, 제1조 제1항에 의하여 구 형법(2010. 4. 15. 법률 제102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본문에서 정한 징역 15년으로 한다]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의 범위
[유형의 결정] 일반사기,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제3유형)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자수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6월~4년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피고인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6억여 원을 편취하였고 그중 4억 원 정도를 개인사업 등에 사용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후 중국으로 도주하여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점, 피해자의 손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고 피해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자수하였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벌을 선고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면서 적지 않은 고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2003. 3. 27.경 창원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연구원 자재과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해당 물품에 대한 거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해당 물품에 대한 거래가 있는 것처럼 지급(변경)확인(신청)서의 신청금액란에 ‘USD 485,000’, 지급상대인란에 ‘ 공소외 1 외국법인 Inc’라고 기재하고, 외화 송금 신청서[지급(변경)확인(신청)서를 포함하여 이하 ‘이 사건 각 신청서’라고 한다]의 금액란에 ‘USD 485,000’, 수취인 주소·성명란에 ‘ (성명, 주소 2 생략), 수취인 거래은행 계좌번호란에 ‘ (계좌번호 생략)’라고 기재한 다음 그 정을 모르는 ○○○○연구원 재무과장 공소외 3의 승인을 받은 후 공소외 3이 전결권자로서 ○○○○연구원 명의의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연구원 명의의 이 사건 각 신청서를 위조하였다.
나.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위 가.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그 위조 사실을 모르는 성명을 알 수 없는 한빛은행 직원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이 사건 각 신청서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팩스로 송부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2. 판단
살피건대, 명의인을 기망하여 문서를 작성케 하는 경우 서명·날인이 정당하게 성립된 경우에도 기망자가 명의인을 이용하여 서명·날인자의 의사에 반하는 문서를 작성케 하였다면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만( 대법원 2000. 6. 13. 선고 2000도778 판결 참조), 어느 문서의 작성권한을 갖는 사람이 그 문서의 기재사항을 인식하고 그 문서를 작성할 의사로써 이에 서명·날인하였다면, 설령 그 서명·날인이 타인의 기망으로 착오에 빠진 결과 그 문서의 기재사항이 진실에 반함을 알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하여도, 그 문서의 성립은 진정하며 여기에 하등 작성명의를 모용한 사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938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따라 피고인에게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죄책을 물으려면 전결권자가 이 사건 각 신청서의 기재사항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이 사건 각 신청서에 ○○○○연구원 명의의 도장을 날인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에 대한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각 수사보고서만으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의 법정진술 및 고소장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허위의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각 신청서를 기안하여 결재를 올렸고, 이 사건 각 신청서를 작성할 권한을 위임받은 전결권자인 공소외 3은 이 사건 각 신청서의 내용이 허위임을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각 신청서의 기재사항을 검토한 다음 ○○○○연구원 명의의 도장을 날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비록 전결권자가 피고인의 기망행위에 의한 착오의 결과 이 사건 각 신청서의 내용이 허위임을 알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각 신청서의 기재사항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를 작성할 의사로써 ○○○○연구원 명의의 도장을 날인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신청서를 작성함에 있어 그 작성명의를 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완희(재판장) 박규도 김민정 | 형법 제231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 사】
황선옥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노태홍
【원심판결】
부산지법 동부지원 2012. 11. 9. 선고 2012고합251 판결
【주 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피고인, 원심 판시 제7항 기재 ‘허위사실공표’ 관련)
1) 피고인이 새누리당(前 한나라당, 이하 ‘새누리당’이라고 한다)에 공직후보자추천신청서(이하 ‘공천신청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면서 여론조사용 대표경력란에 ‘ ○○대학교 법정대학 교수 및 제9대 직선총장 당선’이라고 기재한 부분 중 ‘당선’ 부분을 삭제한 사실이 없다.
2) 설령 피고인이 그 문구를 삭제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천신청서는 공천심사를 위한 내부용으로 사용되는 것이지 중앙당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외부에 공표될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공표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3) 공직선거법 제250조는 공직선거와 관련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 제1항)와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위한 당내경선과 관련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 제3항)를 구별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하여 제출한 공천신청서에 기재한 허위 내용이 외부로 공표된 것은 같은 법 제250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나아가 피고인의 행위는 ‘공천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일 뿐 같은 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공직선거에)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나. 양형부당(검사)
원심의 형(벌금 90만 원)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이 공천신청서의 해당 부분을 삭제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이하 ‘공천심사위원회’라고 한다)에 제출한 공천신청서를 살펴보면, 그 대표경력란에 ‘ ○○대학교 법정대학 교수 및 제9대 직선총장 당선’이라고 기재된 부분 중 ‘법정대학교 교수 및’과 ‘당선’이라는 문구가 각 두 줄로 그어진 후 그 삭제 부분 위에 피고인의 자필서명이 되어 있는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직접 공천신청서의 내용을 결정하여 작성한 다음 서울 여의도에 있는 새누리당 중앙당 사무국에 방문하여 접수하였고, 대표경력란의 ‘당선’ 부분을 삭제한 곳에 자필로 서명하였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373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자신이 공천신청서의 대표경력란의 ‘당선’ 부분을 삭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에게 공표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천신청서의 대표경력란에는 ‘여론조사용’이라고 부동문자로 표시되어 있고, 30여 년간 대학교수로 근무한 피고인으로서는 그 문구에 따라 대표경력란에 기재한 대표경력이 외부에 공표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새누리당은 공천신청서에 기재된 대표경력은 향후 심사과정 및 여론조사에 참고사항이 되므로 신중히 기재하도록 안내하였고 신청서식 작성요령에도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새누리당은 인터넷 홈페이지의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공천신청 현황보기’란에 피고인의 경력을 ‘현 ○○대학교 직선총장’으로 게시하였고, 이에 따라 부산일보와 국제신문도 ‘새누리당 부산·경남·울산 공천신청자 현황’이라는 기사에 같은 내용을 보도한 점, ④ 국회의원총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 지역 언론사들이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경력에 관하여 보도하고, 특히 공천신청서 등에 기재된 경력 등이 지역 언론사들을 통해 공표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은 적어도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공천신청서에 기재된 대표경력이 여론조사 등 외부에 공표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공직선거에)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천신청후보자가 공천을 위하여 허위의 사실이 기재된 공천신청서를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하는 행위는 당내경선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는 선거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선거의 공정을 해할 여지가 없으므로 허위사실공표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지만, 이 사건은 피고인이 허위의 경력이 기재된 공천신청서를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하여 새누리당 내지 지역 언론사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나 기사를 통해 공표되도록 한 것이어서 전자의 경우와 달리 평가되어야 하는 점, ②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은 당선되거나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여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는 규정이고, 그 행위태양은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인적사항을 직접적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최소한 선전문서와 동일한 기능을 가지는 매개체를 통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하게 하는 것인데, 여기서 ‘기타의 방법’에는 법문에 열거된 방법은 물론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모든 수단·방법이 포함되는 것인바(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도1104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기타의 방법’에 포함된다고 보이는 점, ③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신분이나 학력 및 경력 등을 허위로 기재하여 공표하는 것은 선거인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후보자들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나아가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에 대한 판단을 왜곡시켜 공정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명백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에게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이 없었다는 부분
⑴ 공직선거법 제250조에서 규정한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 또는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에 대하여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며( 대법원 2007. 1. 15. 선고 2006도7473 판결 참조), 또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 또는 경쟁 후보자와의 인적관계, 공표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그러한 공표행위가 행하여진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10365 판결 참조).
⑵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1981. 3. 1. ○○대학교 법정대학 행정학과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후 1981. 10. 1.부터 2012. 2. 29.까지 같은 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는 같은 학과의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사람인바, 피고인은 교수로 재직하던 기간 중 2회에 걸쳐 ○○대학교 교수협의회에서 총장으로 선출되었음에도 재단의 임명을 받지 못하자 궁극적인 문제는 사립학교법에 있다는 생각으로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하고 2011. 5.경부터 △△△△△△연구소라는 단체를 설립한 다음, 피고인의 캐리커처 등이 그려진 간판을 게시하고, 선거운동기간을 위반하여 각 간행물을 배포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하였고, 새누리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여 낙선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2011. 12. 19. 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부산 남구갑 선거구의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당시 예비후보자등록신청서의 경력란에 ‘(현) ○○대학교 법정대 교수’라고 기재한 반면, 2012. 2. 9.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공천신청서의 대표경력란에 ‘ ○○대학교 제9대 직선총장(현)’이라고 허위의 사실을 기재하여 제출함으로써 새누리당으로 하여금 그와 같은 내용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되도록 하고,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에도 같은 내용이 보도되게 하였던 점, ③ 부산 남구갑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에 유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히 새누리당 지역구국회의원 후보자로 공천을 받을 목적에 그치지 아니하고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에서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하여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수차례 안내를 받았음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의 행위는 선거와 관련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담보하고 민주정치의 유지·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공직선거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인 점 등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1981년경부터 2012년경까지 30여 년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여 오던 중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 처음으로 출마하여 공직선거법의 관련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1회의 벌금형 이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하여 선거에 미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점, 피고인은 교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련(재판장) 정영태 이미정 | [1]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제2항 / [2]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마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2. 8. 30. 선고 2012노16-1(분리)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는 공시송달을 할 수 있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2항, 제3항, 제19조는, 제1심에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니라면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은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고, 피고인이 위와 같은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공판기일의 소환을 2회 이상 받고도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의하면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여야 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피고인이 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여 변론을 종결하였다가 변론을 재개하면서 검사가 보정한 피고인의 주거지로 그 공판기일소환장을 송달하였으나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불능되고, 그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휴대전화 등으로 통화가 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관할경찰서장들에 대한 소재탐지촉탁 결과 등으로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하자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도록 명한 다음, 피고인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소환을 2회 이상 받고도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자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하고 다시 변론을 종결하여 제1심판결을 선고하였고, 원심법원 역시 검사가 다시 보정한 피고인의 주소로 소송기록접수통지서와 항소이유서부본 등을 송달하였으나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불능되고, 피고인의 휴대전화로도 통화가 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관할경찰서장들에 대한 소재탐지촉탁 결과로도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나 현재지를 알 수 없자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도록 명한 다음, 피고인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소환을 받고도 2회에 걸쳐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자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하여 원심판결을 선고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률 규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 및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적정절차를 위반하거나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피고인의 방어권 또는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거나 피고인에 대한 보호의무 등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위반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심은 항소법원 판결에 대한 사후심이므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은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들지 않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항 이외의 사유에 대하여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6도2104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380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이 사건에서 원심이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피고인이 상고심에 이르러서 비로소 상고이유로 내세우는 것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아가 원심판결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38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2. 14. 선고 2012노187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사실인정을 탓하는 취지라 할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라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1)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다”고 함은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하는 행위로서, 반드시 알선의 상대방인 다른 공무원이나 그 직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까지는 없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알선행위는 장래의 것이라도 무방하므로 알선뇌물수수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뇌물을 수수할 당시 반드시 상대방에게 알선에 의하여 해결을 도모하여야 할 현안이 존재하여야 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92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신용카드를 교부받아 그 사용을 종료할 때까지의 전체 기간 내에 그 카드 사용으로 인한 금품 수수의 명목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련된 것임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면 피고인에게 알선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전제한 후,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과 공소외 1의 관계, 이 사건 신용카드의 교부 경위, 공소외 1의 ○○○그룹 경영과 관련된 구체적 현안들의 내용, 수수된 이익의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관련하여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신용카드를 제공받아 사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알선수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공무원이 수수한 이익에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직무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303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이 사건 신용카드 사용금액 전부를 알선수뢰의 대가로 본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알선수뢰액수의 산정에 관한 법리 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2007. 1. 10.경부터 2007. 12. 19.경까지 안국포럼에 관여하고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메시지팀장을 맡고 있던 동안에는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제공받은 이 사건 승용차는 피고인의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으로 보아 이 부분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정치자금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가. 뇌물죄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 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① ○○○조선에 대한 수출보험 인수한도 책정 문제, ② ○○○조선의 군산조선소 신설 부지 확보 문제, ③ ○○○조선의 통영조선소 증설 문제, ④ 조선업계 구조조정 및 조선사 인수합병 문제, ⑤ 공소외 1이나 ○○○그룹에 대한 정부의 각종 조사나 단속 문제, ⑥ ○○○그룹과 관련된 정부의 각종 법령 개폐 문제, ⑦ 한국정책방송원(K-TV) 아나운서에 대한 공소외 1의 개인적 청탁 문제(이하 ‘이 사건 현안들’이라고 한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인 피고인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또는 그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직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뇌물수수로 인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이를 무죄로 판단하고 그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본 알선뇌물수수로 인한 위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 판시와 같이 정부조직법상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영상·광고·출판·간행물·체육·관광에 관한 사무와 국정에 대한 홍보 및 정부발표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점, 이 사건 현안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인 피고인의 직무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들로서 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한국정책방송원장 등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점,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정부조직법상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관 사무에 관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보좌하는 것이어서 장관이 국무위원으로 참여하는 국무회의의 사무 또는 각종 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참여하는 위원회의 사무에 관하여도 장관을 보좌한다고 볼 수 없는 점, 차관회의에서 심의한 사안은 조선업계 전체에 일반적·추상적으로 적용되는 법률안 등에 관한 것으로 특정의 개별기업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이 이 사건 뇌물수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뇌물죄에 있어서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2007. 12. 20.부터 2008. 1. 9.까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비서실 정무기획1팀장으로 근무하는 동안은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뿐이고 피고인이 정당이나 공직선거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정치자금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 [1] 형법 제132조 / [2] 형법 제129조, 제13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강릉지원 2011. 7. 7. 선고 2010노51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은 재심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같은 법 제456조는 약식명령은 정식재판의 청구에 의한 판결이 있는 때에는 그 효력을 잃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에 의하면,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 청구가 이루어지고 그 후 진행된 정식재판 절차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재심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피고인 등은 효력을 잃은 약식명령이 아니라 유죄의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재심을 청구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 등이 약식명령에 대하여 재심의 청구를 한 경우, 법원으로서는 재심의 청구에 기재된 재심을 개시할 대상의 표시 이외에도 재심청구의 이유에 기재된 주장 내용을 살펴보고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 등의 의사를 참작하여 재심청구의 대상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지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법원이 심리한 결과 재심청구의 대상이 약식명령이라고 판단하여 그 약식명령을 대상으로 재심개시결정을 한 후 이에 대하여 검사나 피고인 등이 모두 불복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그 재심개시결정에 의하여 재심이 개시된 대상은 약식명령으로 확정되고, 그 재심개시결정에 따라 재심절차를 진행하는 법원이 재심이 개시된 대상을 유죄의 확정판결로 변경할 수는 없다. 이 경우 그 재심개시결정은 이미 효력을 상실하여 재심을 개시할 수 없는 약식명령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그 재심개시결정에 따라 재심절차를 진행하는 법원으로서는 심판의 대상이 없어 아무런 재판을 할 수 없다( 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도2153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8. 10. 14.경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8고약6771호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을 고지받고 2009. 1. 13.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2009. 4. 22. 위 법원 2009고정8호로 벌금 15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09. 4. 30. 확정된 사실, 피고인은 2010. 7. 23. 위 법원 2010재고약81호로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하여 재심청구를 하였고 위 법원은 2010. 9. 2.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하여 재심을 개시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이라고 한다)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원심은, 위 법원이 정식재판 청구에 의한 유죄판결로 이미 효력을 잃은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재심절차를 진행하는 제1심으로서는 심판의 대상이 없어 아무런 재판을 할 수 없는 것임에도, 제1심이 이와 달리 심판의 대상이 있는 것으로 보고 면소판결을 한 것은 위법하고, 한편 이미 확정된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을 취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달리 이 사건을 더 심리·판단하거나 제1심법원에 환송하여 심리·판단하게 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는 주문을 선고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재심개시결정의 효력과 심판의 대상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4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구만회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1. 29. 선고 2012노123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각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반, 사실오인, 심리미진,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므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도1082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최초 배임행위가 법률적 관점에서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 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계속적으로 배임행위에 관여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가 소극적으로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경우에는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이 된다(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도483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214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인수자금을 대주어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라 한다)를 공소외 2로부터 인수하도록 하고 자신을 등기이사로 등재시켜 회장으로 불리면서 회사 내 사무실을 두어 자신의 지시를 받는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3 회사’라 한다) 경리부장 이상범으로 하여금 수시로 공소외 1 회사의 회계 상황을 보고받도록 하며 회사 법인인감, 인감증명서, 법인통장을 보관하도록 하는 등의 공소사실 기재 내용과 같이 자신의 전적인 자금 지원 등을 통하여 공소외 1 회사를 인수한 피고인 1에 대하여 큰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 피고인 2는 2008. 9. 22.경 이러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5 회사‘라 한다)가 공소외 3 회사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5,297,829,600원의 채권을 공소외 1 회사로부터 회수하기로 마음먹고, 피고인 1에게 공소외 1 회사가 별다른 반대급부도 받지 않고 공소외 3 회사의 공소외 5 회사에 대한 위 금전채무와 위 금전채무의 담보 목적으로 공소외 3 회사가 발행한 63억 원의 약속어음금채무를 연대보증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피고인 1로 하여금 이 사건 연대보증을 하도록 한 사실, 피고인 2는 그 후인 2009. 9. 하순경 공소외 5 회사가 이 사건 연대보증에 기초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유상증자 납입대금 계좌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통한 강제집행을 할 때 피고인 1과 사이에 다시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의 위와 같은 강제집행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이의부제기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함으로써 공소외 5 회사가 법원의 배당을 통하여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위 약속어음금 63억 원을 추심하고 그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1) 피고인 1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재산을 성실히 관리하고 보전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채권자인 피고인 2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별다른 반대급부도 받지 않은 채 이 사건 연대보증 및 이 사건 이의부제기약정 등을 함으로써 공소외 5 회사에 63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그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로 하여금 63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한 것은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 2도 피고인 1의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위와 같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이상 배임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연대보증이 공소외 1 회사 자체의 영리 목적 또는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정상적인 거래로서 배임행위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배척하고, (2) 또한 이 사건 배임행위는 대표권남용에 의한 이 사건 연대보증의 채무부담행위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사건 연대보증에 기초한 강제집행 과정에서 이 사건 이의부제기약정의 체결을 통하여 공소외 5 회사가 63억 원을 추심하도록 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공소외 1 회사가 위 추심금 상당의 현실적인 손해를 입게 된 것까지의 일련의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 피고인 1과 피고인 2의 위와 같은 배임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공소외 1 회사가 현실적인 손해를 입은 이상 그 배임행위의 무효 여부와는 관계없이 배임죄의 죄책을 진다고 보아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처리자, 공동정범의 인정, 임무위배행위와 고의, 손해 발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355조 제2항 / [2] 형법 제30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대세 담당변호사 이경권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0. 20. 선고 2011노203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의료법 제17조 제1항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의료법 제89조는 제17조 제1항을 위반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과 약사법은 의사나 치과의사(이하 ‘의사 등’이라고 한다)의 진료행위와 약사의 의약품 조제를 분리하여, 의사 등은 환자에게 의약품을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더라도 약사법에 따라 자신이 직접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환자에게 처방전을 내주어 의약품을 구입하게 하여야 하고( 의료법 제18조 제1항), 약사는 원칙적으로 처방전 없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으며( 약사법 제23조 제3항), 의사 등의 동의 없는 처방의 변경·수정이나 대체조제도 약사법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금지된다( 약사법 제26조, 제27조).
위와 같은 의사 등과 약사 사이의 분업 내지 협업을 통한 환자의 치료행위는 의사 등에 의하여 진료를 받은 환자와 약사에 의한 의약품 조제와 복약지도의 상대방이 되는 환자의 동일성을 필수적 전제로 하며 그 동일성은 의사 등이 최초로 작성한 처방전의 기재를 통하여 담보될 수밖에 없으므로, 의사 등이 의료법 제18조에 따라 작성하는 처방전의 기재사항 중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환자의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는 치료행위의 대상을 특정하는 요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의사 등이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직접 진찰하여야 할 상대방은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사람을 가리키고, 만일 의사 등이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한 사람이 아닌 제3자를 진찰하고도 환자의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를 허위로 기재하여 처방전을 작성·교부하였다면 그러한 행위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2010. 6. 1. 피고인의 의원에서 공소외 1을 진료하면서 위 의원 직원인 공소외 2, 3의 명의로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한 행위’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해석을 잘못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 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의료법 제17조 제1항, 제18조 제1항, 구 의료법(2010. 7. 23. 법률 제103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1호, 약사법 제23조 제3항, 제26조, 제2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맹수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1. 30. 선고 2012노191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의 36억 원 상당 양도성예금증서 담보제공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주식회사의 설립업무 또는 증자업무를 담당한 사람과 주식인수인이 사전 공모하여 주금납입취급은행 이외의 제3자로부터 납입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입하여 주금을 납입하고 납입취급은행으로부터 납입금보관증명서를 교부받아 회사의 설립등기절차 또는 증자등기절차를 마친 직후 이를 인출하여 위 차용금채무의 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위와 같은 행위는 실질적으로 회사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고 등기를 위하여 납입을 가장하는 편법에 불과하여 주금의 납입 및 인출의 전 과정에서 회사의 자본금에는 실제 아무런 변동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들에게 회사의 돈을 임의로 유용한다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따라서 회사 자본이 실질적으로 증가함을 전제로 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6. 17. 선고 2003도764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009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양도성예금증서의 자금 출처인 36억 원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이라고 한다)의 계좌에 입금되기 전에 이미 즉시 인출될 것이 예정되어 실질적으로 가장된 방법에 의한 대위변제에 불과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으로서 실체를 형성한 바가 없으므로, 그 입금 전에 이미 즉시 인출이 예정된 위 36억 원을 약정에 따라 공소외 2에게 양도성예금증서 형태로 제공한 위 피고인들에게 공소외 1 회사 소유의 돈을 불법영득한다는 의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 및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 한다)와 관련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등
(1) 2009. 7. 27. 공소외 3 회사의 하나은행 계좌로 송금한 77억 원 중 28억 원에 관하여
원심은, 공소외 1 회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대금 중 28억 원은 이른바 찍기로 납입된 것으로서 납입 전에 이미 즉시 인출될 것이 예정되어 실질적으로 가장된 방법에 의한 증자에 불과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으로서 실체를 형성한 바가 없으므로, 그 납입 전에 이미 즉시 인출이 예정된 위 28억 원을 납입일인 2009. 7. 24. 수표로 인출한 다음 공소외 3 회사의 하나은행 계좌를 거쳐 다시 수표로 받아 찍기 자금 제공자들에게 제공한 피고인들에게 공소외 1 회사 소유의 돈을 불법영득한다는 의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 및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2009. 7. 27. 공소외 3 회사의 하나은행 계좌로 송금한 77억 원 중 36억 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이 2009. 7. 27. 공소외 3 회사의 하나은행 계좌로 송금한 77억 원 중 36억 원은 공소외 2에게 변제함과 동시에 그 상당액의 공소외 1 회사의 양도성예금증서를 회수할 목적으로 인출한 것으로서 이러한 양도성예금증서의 회수는 공소외 1 회사의 이익을 위한 행위이므로 피고인들에게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2009. 8. 27. 공소외 3 회사의 국민은행 계좌로 송금한 28억 원 중 27억 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이 2009. 8. 27. 공소외 3 회사의 국민은행 계좌로 송금한 28억 원 중 22억 원은 공소외 4 등에게 이른바 꺽기 담보로 교부되어 있던 22억 원의 공소외 1 회사 발행 수표를 회수할 목적으로 인출한 것으로서 이러한 수표의 회수는 공소외 1 회사의 이익을 위한 행위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이 부분에 관한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고, 공소외 5에게 지급된 1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5억 원은 자금추적 결과에서도 나타나지 않고 있고, 피고인 4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5억 원이 공소외 1 회사이 아닌 자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피고인 1, 피고인 3의 공소외 6 주식회사 등에 대한 자금대여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등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바,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고,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하므로,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대여 경위 및 시기, 형식적으로 제공된 담보 제공 형태 및 담보 가치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 피고인 3이 상대방의 자산현황, 채권회수 가능성 등에 관하여 조사를 하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 없이 공소외 6 주식회사에 3억 원, 공소외 7 주식회사에 10억 원, 공소외 8 주식회사에 3회에 걸쳐 합계 12억 5,000만 원의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을 대여함으로써 위 회사들에 위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판결 이유 및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업무상배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 피고인 3의 10억 원 상당 양도성예금증서 담보제공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등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1, 피고인 3이 개인적으로 필요한 공소외 1 회사의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공소외 9를 통하여 6억 원을 차용할 목적으로 공소외 1 회사 소유의 10억 원 상당 양도성예금증서를 담보로 활용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 1, 피고인 3의 이규선과 관련한 업무상횡령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등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을 이규선에게 대여하는 것으로 가장하여 피고인 3, 피고인 4의 개인적인 차용금 변제를 위하여 공소외 1 회사 자금 4억 원을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라.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공소외 3 회사와 관련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등
(1) 재물의 타인성 및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불법영득의사 등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이 공소외 1 회사에서 공소외 3 회사로 송금한 자금을 2009. 7. 27.자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실제 물품대금 또는 선급금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는 물품대금 또는 선급금의 형식을 취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으로 피고인들이 경영권양수도대금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재매매대금을 지급받은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 공소외 1 회사 자금을 횡령한다는 범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재물의 타인성 또는 불법영득의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증거재판주의 위반 여부에 관하여(피고인 1)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설령 2008. 8. 27. 공소외 3 회사의 하나은행 계좌에 입금된 횡령금의 원천이 2007. 7. 24. 공소외 4 등에게 꺽기의 담보로 제공되었다가 회수된 수표라고 하더라도 회수된 이상 공소외 1 회사 소유의 돈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를 피고인들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한 행위는 횡령죄가 성립하고, 2009. 7. 27.자 횡령금으로 꺽기 방식으로 조달한 50억 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지급하였을 뿐 꺽기의 담보로 제공했던 것은 아니므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3)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에 관하여(피고인 2)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가 2009. 7. 27., 2009. 7. 29., 2009. 8. 27. 이루어진 횡령행위 일부에 가담한 이상 공소외 3 회사의 계좌를 통한 횡령행위 전체에 대하여 공동정범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마. 피고인 2, 피고인 3의 양형부당의 점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 [1]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상법 제628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한원우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3. 1. 16. 선고 2012노5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공포된 것, 이하 ‘구 특례법’이라 한다) 제16조 제2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일정 기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거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여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만 수강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1. 4. 7. 법률 제10567호로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개정 특례법’이라 한다) 제16조 제2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3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하였는데, 부칙 제1항은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 제16조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였으므로, 법원으로서는 개정 특례법이 시행된 2011. 10. 8. 이후에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만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도 수강명령을 병과할 수 있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범행일은 개정 특례법 제16조 제2항이 시행되기 전인 2011. 9. 26.이므로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수강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것인데,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수강명령을 함께 부과한 원심판결에는 개정 특례법 부칙 제2항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구 특례법 제16조에 규정된 수강명령은 성폭력범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부수처분으로서, 그 수강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위법한 경우 나머지 피고사건 부분에 잘못이 없더라도 그 부분까지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1. 4. 7. 법률 제105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2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2항, 부칙(2011. 4. 7.)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승지 담당변호사 이승준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10. 5. 선고 2009노362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4도1565 판결 등 참조).
한편 소비자가 구매력을 무기로 상품이나 용역에 대한 자신들의 선호를 시장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집단적 시도인 소비자불매운동은 본래 ‘공정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 또는 용역을 적절한 유통구조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안전하게 구입하거나 사용할 소비자의 제반 권익을 증진할 목적’에서 행해지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일환으로서 헌법 제124조를 통하여 제도로서 보장되나,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일반 시민들이 특정한 사회, 경제적 또는 정치적 대의나 가치를 주장·옹호하거나 이를 진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자불매운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소비자불매운동 역시 반드시 헌법 제124조는 아니더라도 헌법 제21조에 따라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헌법 제10조에 내재된 일반적 행동의 자유의 관점 등에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순히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 제124조에 따라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하여 아무런 헌법적 보호도 주어지지 아니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대상 기업에 특정한 요구를 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의 실행 등 대상 기업에 불이익이 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고지하거나 공표하는 것과 같이 소비자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표현이나 행동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의 관점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강요죄나 공갈죄에서 말하는 협박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으므로,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에서 이루어진 어떠한 행위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소비자불매운동의 목적, 불매운동에 이르게 된 경위, 대상 기업의 선정이유 및 불매운동의 목적과의 연관성, 대상 기업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거기에 비교되는 불매운동의 규모 및 영향력, 대상 기업에 고지한 요구사항과 불이익 조치의 구체적 내용, 그 불이익 조치의 심각성과 실현가능성, 고지나 공표 등의 구체적인 행위 태양, 그에 대한 상대방 내지 대상 기업의 반응이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벌인 이 사건 불매운동의 목적, 그 조직과정 및 규모, 대상 기업으로 공소외 1 주식회사 하나만을 선정한 경위,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한 불매운동의 방법 및 대상 제품, 공소외 1 주식회사 직원에게 고지한 요구사항의 구체적인 내용, 위 공표나 고지행위 당시의 상황, 그에 대한 공소외 1 주식회사 경영진의 반응, 위 요구사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예상되는 피해의 심각성 등에 관한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러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하면서 ○○일보, △△일보, ▽▽일보 등 언론사에 대한 광고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행위와 □□□신문, ◇◇신문에 ○○일보 등과 동등하게 광고를 집행할 것을 요구한 행위 및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 공소외 1 주식회사는 앞으로 특정 언론사에 편중하지 않고 동등한 광고 집행을 하겠다’는 내용의 팝업창을 띄우게 한 행위는 모두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의사결정권자로 하여금 그 요구를 수용하지 아니할 경우 이 사건 불매운동이 지속되어 영업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겁을 먹게 하여 그 의사결정 및 의사실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갈죄 및 강요죄에서의 협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공갈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물을 교부하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공갈의 상대방이 재산상의 피해자와 같아야 할 필요는 없고( 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도4738 판결 참조), 피공갈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재물의 교부 자체가 공갈죄에서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피해자의 전체 재산의 감소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원심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 주식회사 직원을 협박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가 그 의사에 반하여 □□□신문과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고 광고료를 지급한 사실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공갈의 점에 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공갈죄에서의 재산상 이익과 손해 및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다.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268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는 그들이 시정하겠다는 언론사들의 왜곡보도와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는 공소외 1 주식회사를 불매운동의 대상으로 삼아 그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1 주식회사 직원의 의사결정 및 의사실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서 그 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될 수 없고, 나아가 보충성이나 긴급성, 법익균형성의 요건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의 정당행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정당행위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라.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는 범죄가 되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따라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552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게 법률의 착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마.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그 주장과 같이 증거재판주의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 방조는 유형적, 물질적인 방조뿐만 아니라 정범에게 범행의 결의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무형적, 정신적 방조행위까지도 이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도242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의 판시 각 행위가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음은 상고이유 주장과 같다(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도577 판결,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기자회견을 촬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1이 공소외 1 주식회사 직원 이명희를 만나는 자리에 동석하여 피고인 1의 이 사건 강요 등 범행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 2에게 그 방조행위에 상응한 책임을 묻는 검사의 이 사건 공소제기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 [1] 형법 제324조, 제350조 / [2] 헌법 제10조, 제21조, 제124조, 형법 제324조, 제350조 / [3] 형법 제324조, 제350조 제1항, 제2항 / [4] 형법 제350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김진환 외 4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0. 1. 7. 선고 2009노757, 2009초기14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을 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문언이 가지는 가능한 의미의 범위 안에서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하여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 해석을 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2.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의료법 제18조 제1항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자신이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이하 ‘처방전 등’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이하 ‘개정 전 조항’이라 한다),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개정 후 조항’이라 하고, 개정 전후를 통틀어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위 개정 전 조항에서 ‘자신이 진찰한 의사’만이 처방전 등을 발급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그 문언의 표현으로 볼 때 의사라 하더라도 당해 환자를 스스로 진찰한 바가 없이 진료기록만을 보거나 진찰내용을 전해 듣기만 한 것과 같은 경우에는 그 환자에 대한 처방전 등을 발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 즉 처방전 등의 발급주체를 제한한 규정이지 진찰방식의 한계나 범위를 규정한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는 방법에는 시진, 청진, 촉진, 타진 기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할 것인데, ‘자신이’ 진찰하였다는 문언을 두고 그 중 대면진찰을 한 경우만을 의미한다는 등 진찰의 내용이나 진찰 방법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새길 것은 아니다. 이는 형벌법규의 해석은 ‘문언이 가지는 가능한 의미의 범위’ 내에서 하여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지만 전화나 화상 등을 이용하여 환자의 용태를 스스로 듣고 판단하여 처방전 등을 발급하였다면, 이를 위 개정 전 조항에서 말하는 ‘자신이 진찰한 의사’가 아닌 자가 처방전 등을 발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환자의 용태나 질환의 내용 등에 따라서는 전화 등을 통한 진찰의 방법이 매우 부적절한 경우가 있겠지만 그러한 행위를 금지하고 그에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하려면 법률에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하여 문언상 처방전 등의 발급 주체를 규제하는 것임이 분명한 위 개정 전 조항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다.
3. 개정 후 조항에서 규정한 ‘직접 진찰한 의사’의 의미 역시 개정 전 조항의 ‘자신이 진찰한 의사’와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위 조항에서 사용된 ‘직접’의 문언적 의미는 중간에 제3자나 매개물이 없이 바로 연결되는 관계를 뜻하므로, 문언해석만으로 곧바로 ‘직접 진찰한 의사’에 전화 등으로 진찰한 의사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따라서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위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위 개정 후 조항 단서에서는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가 부득이한 사유로 진단서·검안서 또는 증명서를 내줄 수 없으면 같은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다른 의사가 환자의 진료기록부 등에 따라 내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단서의 반대해석상 위 ‘직접’ 진찰은 ‘자신이’ 진찰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위 개정 후 조항에 연이어 있는 제17조 제2항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조산한 의사 등이 아니면 출생·사망 또는 사산 증명서를 내주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7조 제3항은 의사 등은 자신이 진찰하거나 검안한 자에 대한 진단서·검안서 또는 증명서 교부를 요구받은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7조 제4항은 의사 등은 자신이 조산한 것에 대한 출생·사망 또는 사산 증명서 교부를 요구받은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같은 조의 다른 항에서는 ‘직접’의 의미를 ‘자신이’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위 법률 제8366호가 밝히고 있는 개정이유는 ‘법 문장의 표기를 한글화하고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풀어쓰며 복잡한 문장은 체계를 정리하여 쉽고 간결하게 다듬으려는 것’이라고 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위 개정 후 조항에서는 ‘직접 진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반하여, 같은 의료법 제34조 제3항에서는 ‘직접 대면하여 진료’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의료법 내에서도 ‘직접 진찰’과 ‘직접 대면진찰’을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고, 의료법 제33조, 제34조 등에서 원격의료가 허용되는 범위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전화로 진찰하는 행위가 의료법상 허용되는 원격의료에 해당하는지는 위 조항에서 규율하는 것이 의료법의 체계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의료법은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목적이 있으므로( 제1조), 그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용하는 것을 금지할 이유가 없는 점,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운용을 통하여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한다거나 보험수가를 조정하는 등으로 비대면진료의 남용을 방지할 수단도 존재하는 점, 첨단기술의 발전 등으로 현재 세계 각국은 원격의료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위와 같이 개정 전후의 이 사건 조항은 어느 것이나 스스로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일 뿐 대면진찰을 하지 않았거나 충분한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 일반을 금지하는 조항이 아니다. 따라서 죄형법정주의 원칙, 특히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상 전화 진찰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이 진찰’하거나 ‘직접 진찰’을 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한편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의 처방전 발급행위는 개정된 이 사건 조항이 시행된 2007. 4. 28. 이전과 이후의 기간에 모두 존재하므로, 그 각 행위가 이 사건 조항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개정 전후의 이 사건 조항을 따로 살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전에 1회 이상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고 ‘살 빼는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과 전화 통화를 통하여 진료하는 등 직접 진찰하지 아니하고 그 명의로 처방전을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조항을 위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개정 전후의 이 사건 조항을 구분하지도 않고, 전화 또는 이와 유사한 정도의 통신매체만에 의한 진찰은 개정 후 조항의 ‘직접 진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죄형법정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형벌법규의 해석을 그르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이를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현행 제17조 제1항 참조), 제68조(현행 제89조 참조),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17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33조, 제34조, 제89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진수장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3. 1. 11. 선고 2012노273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등상해), 폭행 및 재물은닉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1. 9. 27. 21:25경 대구 동구 검사동에 있는 ‘ ○○○○○○’이라는 상호의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위험한 물건인 소주병을 집어 들고 피해자 공소외 1의 머리 부위를 내리치고,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 공소외 1을 발로 수회 밟아 피해자 공소외 1에게 왼쪽 머리 부위가 찢어지는 등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상해를 가하고, 위 일시, 장소에서 손바닥으로 피해자 공소외 2의 오른쪽 귀 부위를 1회 때려 피해자 공소외 2에게 폭행을 가함과 동시에 피해자 공소외 2가 귀에 착용하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2 소유의 시가 약 13만 원 상당의 귀걸이 1개를 떨어지게 하여 찾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은닉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및 검찰 진술조서, 공소외 1의 법정진술, 공소외 1의 상해 부분 사진, 진료기록지 등을 증거로 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및 검찰 진술조서가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를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같은 법 제312조의 조서나 같은 법 제313조의 진술서, 서류 등을 증거로 하기 위하여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그 진술 또는 서류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어야 한다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직접주의와 전문법칙의 예외를 정한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요건 충족 여부는 엄격히 심사하여야 하고,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갖추기 위한 요건에 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므로, 법원이 증인이 소재불명이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으려면, 증인의 법정 출석을 위한 가능하고도 충분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증인의 법정 출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정을 검사가 입증한 경우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도7228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004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97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피고인이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및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자 공소외 2를 증인으로 채택하여 공소외 2의 주소지에 증인소환장을 송달하였으나, 송달이 되지 아니하자 공소외 2에 대한 소재탐지를 촉탁하여 공소외 2가 주소지에 거주하고 있지 않다는 취지의 소재탐지 불능 보고서를 제출받았고,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공소외 2가 ‘소재불명’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경찰 및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하여 조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인신청서에는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에 기재된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수사기록 중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에는 집 전화번호도 기재되어 있으며, 그 이후 작성된 검찰 진술조서에는 위 휴대전화번호와 다른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음에도, 검사가 직접 또는 경찰을 통하여 위 각 전화번호로 공소외 2에게 연락하여 법정 출석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소외 2의 법정 출석을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자료는 전혀 보이지 아니한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공소외 2의 법정 출석을 위한 가능하고도 충분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공소외 2의 법정 출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정이 입증된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경찰 및 검찰 진술조서가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등상해), 폭행 및 재물은닉의 점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한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등상해), 폭행 및 재물은닉의 점은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고, 이 부분은 피고인의 나머지 범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13조, 제314조 / [2] 형사소송법 제31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우재욱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0. 5. 선고 2012노191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1. 3. 초순경 ‘마비노기’ 게임사이트에서 지능지수 51의 지적장애인인 피해자 공소외 1(여, 24세)을 채팅을 통해 알게 되었고, 2011. 3. 7.경부터 피해자와 지속적으로 통화하면서 피해자가 묻는 말에 대답을 잘 하지 않고, 그래서 피고인이 ‘○○년’이라고 여러 차례 욕을 하고 화를 내도 다시 연락을 해오며, 영상통화시 알몸을 보여 달라는 요구에도 쉽게 응하는 등 피해자가 지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2011. 3. 27. 13:00경 피해자의 집에서 정신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고, 같은 날 22:00경 같은 장소에서 재차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여 피해자가 아빠한테 혼날까 봐 싫다고 하자 ‘○○년아’라고 욕설을 하여 피해자가 위축되자 정신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당시 정신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피고인에 대하여 성관계의 거부 또는 그에 대한 저항의사를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한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정신장애가 있고 그로 인하여 자신의 부당한 성관계 요구에 대하여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있음을 알면서 피해자의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6조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은 신체장애 또는 정신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경우뿐 아니라 신체장애 또는 정신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를 포함하는바, 그 중 정신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정신장애의 정도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을 비롯한 관계, 주변의 상황 내지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5도2994 판결,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2도574 판결 등 참조).
한편 법 제6조는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지적장애등급을 받은 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지적장애 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고, 피고인도 간음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정도의 정신장애가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나.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의 지능지수가 51, 사회성숙지수가 35.91로 측정되어 지적장애 3급으로 판정된 사실, 이 사건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된 피해자에 대한 심리검사보고서에 피해자의 언어적 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으며, 관습적인 수준의 규칙과 규범에 대한 습득 및 문제해결능력 역시 지체되어 있어 충동적이고 미숙한 행동을 보일 소지가 많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에게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법 제6조 소정의 정신장애는 지적장애 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므로,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기록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 피해자에 대한 경찰 제1회 진술조서와 아동피해자조사보고서의 기재를 보면, 그 표현에 다소 미숙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피해자는 성행위와 임신의 의미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성관계를 전제한 것으로 보이는 만남 제안을 여러 번 완곡하게 거절한 사실이 있다.
② 인터넷 게임 및 대학생활 또는 일상생활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가 교환한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피해자가 일산에 사는 부모를 떠나 대전에서 홀로 자취하며 특별한 보호자 없이 대학생활을 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에 관하여 어느 정도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자살해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면, 피해자는 자살의 의미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④ 앞서 본 심리조사보고서는 기존의 검사방법과 상담방법에 기초한 것으로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교환한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피해자의 대학생활 및 독립된 일상생활의 구체적 모습이 고려되지 않고 작성된 것이고,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유무에 관한 내용이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비록 장애등급으로 분류되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법 제6조에서 보호되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쉽사리 단정하기가 어렵고, 달리 이러한 정도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
다. 나아가 정신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피고인이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기록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보다 1살 어린 대학생으로서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대전에서 홀로 자취하는 대학생이라는 피해자와 20여 일 동안 약 1,000여 통의 문자메시지를 교환하였는데, 피해자와 교환한 문자메시지 내용에 피해자의 지적장애를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내용은 없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와 음란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교환하기도 하였지만 인터넷 게임과 대학 및 일상생활에 관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자주 교환하였다.
③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을 몇 번 한 적이 있지만 이는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사이에서 만연히 한 행동으로 볼 여지가 있고, 피해자도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채팅을 통해 피고인에게 ‘죽여버릴 테니까’, ‘자살해라’, ‘쓰레기 같은 놈’ 등의 과격한 말을 한 사실이 있다.
④ 피해자의 아파트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한 적이 있는 공소외 2는 제1심법정에서, 피해자의 부모가 피해자에게 장애가 있다고 말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가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그 외모나 언행에서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고,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바로 지적장애인이라고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속칭 모자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⑤ 피해자는 피고인과 헤어진 후 바로 피고인에게 만나서 반가웠다며 집에 잘 들어갔는지에 관한 안부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⑥ 피해자는 피고인이 만나서도 자신에게 욕을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지만, 피고인은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피해자도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과 성관계를 할 때나 성관계를 하기 직전에 피고인이 욕을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달리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욕을 하였는지에 관한 명확한 진술은 없는 것으로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와 만나서 욕을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정신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피고인이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그렇다면 피해자가 법 제6조에서 말하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해자의 정신상태 등에 관하여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법 제6조 소정의 항거불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 [1]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현행 제6조 제4항 참조) / [2]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현행 제6조 제4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최문수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1. 21. 선고 (춘천)2012노15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모임에서 음식물 대금을 부담한 행위는 ‘선거에 관하여 예비후보자 또는 소속 정당을 위하여 한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는 기부행위를 한다는 고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잘못된 사실인정을 하고 공직선거법상 ‘제삼자의 기부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은 위법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이하 ‘법’) 제115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부행위는 선거에 관하여 무상으로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일체의 행위로서 법 제112조 제2항에서 열거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에 해당하고, 그 상대방에는 소속 정당의 정당원 및 예비후보자 등도 포함되며, 여기서 ‘선거에 관하여’라 함은 당해 선거를 동기로 하거나 빌미로 하는 등 당해 선거와 관련이 있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405 판결,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1768 판결, 대법원 2002. 2. 21. 선고 2001도281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 피고인의 행위가 법 제115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사실인정을 하였다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115조, 제257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청 구 인】
청구인
【대 리 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이석태
【면소판결】
대법원 1980. 5. 13. 선고 79도2149 판결
【주 문】
청구인에게 60,663,600원을 지급한다.
【이 유】
1. 사실관계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1978. 10. 14.부터 1978. 10. 16. 사이에「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 한다)를 비방하는 내용 등이 담긴 유인물 150부를 등사, 제작, 배포함으로써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
나. 피고인은 제1심인 서울형사지방법원 78고합745호 사건에서 1979. 5. 9.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 및 미결구금일수 중 180일을 징역형에 산입한다는 내용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며,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79노794호 사건에서 1979. 8. 8.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 및 제1심판결 선고 전 미결구금일수 중 180일을 징역형에 산입한다는 취지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다. 이에 피고인은 상고를 제기하였고, 상고심인 대법원은 1979. 11. 14. 피고인에 대하여 구속집행정지결정( 79초63호)을 한 다음, 79도2149호 사건에서 1980. 5. 13. ‘긴급조치 제9호가 1979. 12. 8. 대통령공고 제67호로 해제되었고, 이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1, 2심 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여 면소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원판결’이라 한다).
라. 피고인은 1988. 4. 20. 사망하였고, 그 재산상속인 중 1인인 청구인은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26조 제1항 제1호, 제11조에 따라 ‘ 피고인이 면소의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었을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형사보상을 청구하였다.
2. 형사보상청구권의 발생 여부
가. 폐지 또는 실효된 형벌 관련 법령이 당초부터 위헌·무효인 경우 법원이 취할 조치
형벌에 관한 법령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된 경우, 법원은 당해 법령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나아가 형벌에 관한 법령이 폐지되었다 하더라도 그 ‘폐지’가 당초부터 헌법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는 법령에 대한 것이었다면 그 피고사건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이 규정하는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의 무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소정의 면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 여부
(1) 평상시의 헌법질서에 따른 권력행사 방법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중대한 위기상황이 발생한 경우 이를 수습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사되는 국가긴급권에 관한 대통령의 결단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나, 이 같은 국가긴급권은 국가가 중대한 위기에 처하였을 때 그 위기의 직접적 원인을 제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최소의 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국가긴급권을 규정한 헌법상의 발동 요건 및 한계에 부합하여야 하고, 이 점에서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신헌법’이라 한다) 제53조에 규정된 긴급조치권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유신헌법도 제53조 제1항, 제2항에서 긴급조치권 행사에 관하여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 극복을 위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2) 그러나 이에 근거하여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전파하는 행위’, ‘집회·시위 또는 신문, 방송, 통신 등 공중전파수단이나 문서, 도화, 음반 등 표현물에 의하여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반대·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그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청원·선동 또는 선전하는 행위’, ‘학교 당국의 지도, 감독하에 행하는 수업, 연구 또는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았거나 기타 의례적 비정치적 활동을 제외한, 학생의 집회·시위 또는 정치관여행위’ 및 ‘이 조치를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 일체를 금하고( 제1항 각 호), 이를 위반한 내용을 방송·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하거나, 그 내용의 표현물을 제작·배포·판매·소지 또는 전시하는 행위를 금하며( 제2항), 이 조치 등에 위반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이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하며, 미수에 그치거나 예비 또는 음모한 자도 또한 같고( 제7항), 이 조치 또는 이에 의한 주무부장관의 조치에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구금·압수 또는 수색할 수 있으며( 제8항), 주무부장관은 이 조치 위반자·범행 당시의 그 소속 학교, 단체나 사업체 또는 그 대표자나 장에 대하여 대표자나 장·소속 임직원·교직원이나 학생의 해임 또는 제적의 조치, 휴업·휴교·정간·폐간·해산 또는 폐쇄의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제5항)는 것이다. 이는 유신헌법에 대한 논의 자체를 전면 금지하거나 이른바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여 긴급조치권의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긴급조치 제9호가 발령될 당시의 국내외 정치상황 및 사회상황이 긴급조치권 발동의 대상이 되는 비상사태로서 국가의 중대한 위기상황 내지 국가적 안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대한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는 상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국내외 정치상황 및 사회상황에서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 제53조가 규정하고 있는 요건 자체를 결여한 것이다.
(3) 또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내지 신체의 자유와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로 하여금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도록 한 유신헌법 제8조(현행 헌법 제10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유신헌법 제18조(현행 헌법 제21조)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함으로써 법치국가원리를 부인하여 유신헌법 제10조(현행 헌법 제12조)가 규정하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뿐 아니라 유신헌법 제14조(현행 헌법 제16조)가 규정한 주거의 자유를 제한하며, 명시적으로 유신헌법을 부정하거나 폐지를 청원하는 행위를 금지시킴으로써 유신헌법 제23조(현행 헌법 제26조)가 규정한 청원권 등을 제한한 것이다. 더욱이 긴급조치 제9호는 허가받지 않은 학생의 모든 집회·시위와 정치관여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이 학생의 제적을 명하고 소속 학교의 휴업, 휴교, 폐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신헌법 제19조(현행 헌법 제22조)가 규정하는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는 한편, 현행 헌법 제31조 제4항이 규정하는 대학의 자율성도 제한한 것이다.
(4) 이와 같이 긴급조치 제9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이는 유신헌법에 위반되어 위헌·무효이고, 나아가 긴급조치 제9호에 의하여 침해된 기본권들의 보장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무효라 할 것이다( 위에서 본 대법원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달리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를 둔 긴급조치 제9호가 합헌이라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77. 5. 13.자 77모19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1978. 5. 23. 선고 78도813 판결, 대법원 1978. 9. 26. 선고 78도2071 판결, 대법원 1979. 10. 30. 선고 79도2142 판결과 긴급조치 제9호의 해제가 법령개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한 대법원 1979. 12. 28. 선고 79도2391 판결 및 그 밖에 이 사건 결정의 견해와 다른 대법원판결들은 모두 폐기한다.
다. 형사보상청구권의 발생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적용할 법령이자 면소판결의 전제가 된 긴급조치 제9호는 헌법에 위배되어 당초부터 무효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를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의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이다(위에서 본 대법원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인이 면소판결을 받은 경위 및 그 이유, 이 사건 원판결 당시 법원이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한 사법심사를 자제하는 바람에 그 위반죄로 기소된 사람으로서는 재판절차에서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었던 사정, 그리고 앞서 본 긴급조치 제9호의 효력, 폐지된 형벌 관련 법령이 당초부터 위헌·무효인 경우 법원이 취할 조치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결정에서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무효를 선언함으로써 비로소 면소의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피고인에게 생겼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재산상속인인 청구인은 법 제26조 제1항 제1호, 제3조 제1항, 제11조를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구금을 당한 데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3. 형사보상금의 범위
법 제5조 제1항, 법 시행령 제2조는, 미결구금에 대한 1일당 보상금의 하한은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연도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으로 하고, 그 상한은 그 일급 최저임금액의 5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결정일이 속한 2013년도의 최저임금법상 일급 최저임금액은 38,880원이므로, 보상금의 하한은 1일 38,880원, 상한은 1일 194,400원(=38,880원 × 5)이 된다. 그리고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구금의 종류 및 기간의 장단, 피고인이 구금기간 중에 입은 재산상의 손실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 또는 정신적인 고통과 신체 손상, 경찰·검찰·법원의 각 기관의 고의 또는 과실 유무, 그 밖에 보상금액 산정과 관련되는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청구인에 대한 보상금액은 피고인의 총 구금일수 중 청구인이 구하는 구금일수인 369일[=180일(제1심판결 선고 전 미결구금일수 중 징역형에 실제 산입된 일수) + 189일(제1심판결 선고 다음날인 1979. 5. 10.부터 구속집행정지결정일인 1979. 11. 14.까지의 일수)]에 대하여 법정 보상금액의 한도 내에서 청구인이 구하는 1일 164,4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에 대한 형사보상금액을 60,663,600원(=1일 164,400원 × 369일)으로 정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형사보상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주심)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신 김소영 | [1]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26조 제4호 / [2]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유신헌법) 제8조(현행 헌법 제10조 참조), 제10조(현행 헌법 제12조 참조), 제14조(현행 헌법 제16조 참조), 제18조(현행 헌법 제21조 참조), 제19조(현행 헌법 제22조 참조), 제23조(현행 헌법 제26조 참조), 제53조(현행 삭제), 현행 헌법 제31조 제4항,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1979. 12. 8. 대통령공고 제67호로 해제,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제1항, 제2항, 제5항, 제7항, 제8항 / [3]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유신헌법) 제53조(현행 삭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1979. 12. 8. 대통령공고 제67호로 해제,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제1항 (라)호, 제2항,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1조, 제26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26조 제4호 | 형사 |
【재항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삼일 담당변호사 최봉태
【원심결정】
서울고법 2010. 2. 16.자 2009재노54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재심사유의 하나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라 함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로서 이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는 물론이고( 대법원 2009. 7. 16.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형벌에 관한 법령이 당초부터 헌법에 위반되어 법원에서 위헌·무효라고 선언한 때에도 역시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1977. 11. 14.부터 같은 달 16일 사이에 긴급조치 제9호를 비방하는 내용 등이 담긴 유인물의 제작을 예비함으로써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서울지방법원 영등포지원에 기소된 사실, 재항고인은 제1심인 위 영등포지원 78고합177 사건에서 1978. 12. 16. 징역 1년 6월과 자격정지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며,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79노154호 사건에서 1979. 5. 4.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 이에 재항고인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1979. 7. 24. 상고기각판결을 선고한 사실, 재항고인은 2009. 6. 16. 위 서울고등법원 79노154호 판결을 재심대상판결로 하여 긴급조치 제9호는 위헌임이 명백하고 긴급조치 제9호가 폐지되었다고 하더라도 면소가 아닌 무죄가 선고되어야 하므로 재심대상판결에는 재심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재심청구를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신헌법’이라 한다) 제53조에 규정된 긴급조치권에 근거하여 발령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 한다)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이는 유신헌법에 위반되어 위헌·무효이고, 나아가 긴급조치 제9호에 의하여 침해된 기본권들의 보장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무효임이 분명하다( 대법원 2013. 4. 18.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재항고인에 대한 재심대상판결의 공소사실은 긴급조치 제9호를 형벌법령으로 한 것임이 분명하고, 위 대법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라고 판단된 이상, 이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하므로, 결국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재심청구가 법률상의 방식에 위배되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 |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 [2]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유신헌법) 제53조(현행 삭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1979. 12. 8. 대통령공고 제67호로 해제,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제1항 (라)호, 제2항, 제7항,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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