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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항고인】
재항고인
【원심결정】
부산고법 2015. 9. 10.자 (창원)2015로13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에 따라 시행되는 국민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하여 도입한 제도로서(법 제1조), 누구든지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므로(법 제3조), 법과 그 규칙에서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으로 정하는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의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법 제5조 제1항). 다만,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거나 법 제9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있어 법원이 배제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아니한다(법 제5조 제2항).
한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이하 ‘성폭력범죄 피해자’라 한다) 또는 법정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법원은 공소제기 후부터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된 다음 날까지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법 제9조 제1항 제3호). 이는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국민참여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성폭력범죄 피해자에게 인격이나 명예 손상, 사생활에 관한 비밀의 침해, 성적 수치심, 공포감 유발 등과 같은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성폭력범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를 반영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한 취지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 사건에서 법 제9조 제1항 제3호를 근거로 국민참여재판 배제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당해 성폭력범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나이나 정신상태, 국민참여재판을 할 경우 형사소송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마련한 제도를 활용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기에 부족한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성폭력범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참여재판 배제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명백하게 밝히고 있는 점, 피해자는 14세의 지적장애인인 점, 심리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이나 명예 손상, 사생활에 관한 비밀의 침해, 성적 수치심, 공포감 유발 등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점, 그 밖에 국민참여재판의 특성 및 피고사건에서 예상되는 심리 절차와 방법 등에 비추어 피고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피고사건에 대하여 국민참여재판 배제결정을 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의 결정은 정당하다. 거기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1조, 제3조, 제5조, 제9조 제1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이재연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영학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14. 12. 5. 선고 2014고단1492 판결
【주 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12,537,500원을 착오로 이중 송금하였을 당시 피고인은 위와 같이 송금이 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 피고인이 위 12,537,500원을 임의로 소비한 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7. 23.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신한카드 주식회사 일산 지점으로부터 전산상 착오로 피고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생략)로 1회 더 입금된 자동차대출대금 12,537,500원을 보관하고 있던 중 2013. 7. 말경부터 같은 해 9월 말경 사이에 피고인 딸의 수술비 등으로 전부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3. 원심의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중 송금된 사실을 알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의 범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당심의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2013. 7. 23.경 피고인에게 이중으로 송금하였는데, 2013. 9.경에야 그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그 무렵 피고인에게 이중으로 송금된 사실을 통지한 점, ② 피고인은 평소 전화이체를 주된 방법으로 금융거래를 하여 왔고 피해자가 이중으로 송금한 2013. 7. 23. 이후에도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금융거래를 한 점, ③ 이중으로 송금이 된 후에도 피고인이 한꺼번에 많은 돈을 인출 또는 사용한 정황이 엿보이지 않는 점, ④ 12,537,000원은 평소 피고인의 계좌에 입금이 되는 수준의 액수이며, 이중 송금 후 계좌 잔액이 이례적으로 증가하지도 아니한 점(2013. 7. 22.에 잔액이 28,665,071원이었던 적이 있는데, 이중 송금 직후 잔액이 29,658,570원이 되었으며, 2013. 7. 30.에는 잔액이 32,965,105원이 되기도 하였음), 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중 송금 사실을 알려 준 2013. 9.경에는 이미 이중 송금된 돈이 모두 소비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중 송금 사실을 알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인정하기가 어렵다.
나. 1) 두 개 이상의 질문이 하나의 질문으로 결합된 ‘복합질문’은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쟁점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어 답변하는 사람이 하나의 질문에 대하여만 답변하고 나머지 질문에 대하여는 답변을 하지 않아 어떤 질문에 답변한 것인지 여부를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복합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경우 이를 자백으로 평가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진 앞뒤의 맥락을 잘 살펴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이를 자백으로 평가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함부로 피고인이 자백을 한 것으로 평가해서는 아니 된다.
2) 검사는 “피고인이 제2회 검찰 조사 당시 ‘이중 송금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바 있다.”고 주장한다.
3) 피고인이 제2회 검찰 조사 당시 “2013. 9. 전에 딸 수술비로 이 사건 신한카드가 착오로 송금한 것을 알고도 그 금액을 다 쓴 것이죠?”라는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검사의 질문은 ‘① 2013. 9. 전에 딸 수술비로 이 사건 신한카드가 착오로 송금한 금액을 다 쓴 것이죠?’라는 질문과 ‘② 이 사건 신한카드가 착오로 송금한 것을 알고도 그 금액을 다 쓴 것이죠?’라는 질문이 하나의 질문으로 결합된 복합질문으로 피고인이 어느 질문에 답변을 한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여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중 송금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4) 오히려 피고인이 위와 같은 복합질문을 받기 전에 “2013. 9.경 피해자 신한카드 측으로부터 반환 요청 전화가 오기 전에 다 썼다는 것이죠?”라는 질문에 “네, 그 전에 돈이 들어와서 다 썼고, 딸이 병원에서 퇴원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수술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올해도 한 번 수술을 하기로 연기되었습니다.”라고 답변하였고, 위와 같은 복합질문을 받은 후에는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나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제가 떼어 먹을려고 한 것이 아닌데 생활비하고 딸 수술비로 다 쓴 것이구요, 합의를 하려고 노력을 했구요, 실제로 합의도 된 것인데, 그 후에 잘 안 되어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복합질문에 대한 피고인의 긍정 취지 답변은 ‘착오로 송금된 돈을 딸 수술비로 다 썼다’는 것을 인정한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5)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1) 횡령죄에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검사는 피고인이 이중 송금된 금원을 반환하지 않은 점, 피해자를 위해 자동차 할부 영업을 해주는 조건으로 위 금원을 반환할 의무를 면제받았다고 주장하였으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던 점, 1심 재판을 받으면서 피해자에게 변제를 하고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하였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3) 검사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은 피고인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보여주거나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일부 탄핵하는 것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중 송금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지호(재판장) 강상욱 윤화랑 | 형법 제35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임수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5. 5. 22. 선고 2014노120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802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 주식회사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사업주에 포함되고, 피고인 1의 의무 위반과 피해자들의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인과관계의 인정과 단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 | [1]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제3항, 제68조 제2호 / [2]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창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5. 2. 선고 2013노3556, 2014노1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피고인 11 주식회사, 피고인 12 주식회사, 피고인 13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부분, 피고인 4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와 피고인 5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이 공소외 1, 공소외 2의 뇌물수수에 공동정범으로 가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방조범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피고인 11 주식회사, 피고인 12 주식회사, 피고인 13 주식회사에 대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의 점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법리 및 사실인정에 근거하여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허위 대폐차를 통한 방법으로 일반형 화물자동차를 증차하여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구성비 변경에 불과할 뿐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1. 6. 15. 법률 제108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화물자동차법’이라 한다) 제67조 제1호, 제69조 제1항, 제3조 제3항에서의 변경허가를 요하는 증차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1항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항은 “제1항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를 받은 자(이하 ‘운송사업자’라 한다)가 허가사항을 변경하려면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의 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5항은 “제1항 및 제3항 본문에 따른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 또는 증차를 수반하는 변경허가의 기준은 다음 각 호와 같다.”라고 하면서 제1호에 “국토해양부장관이 화물의 운송 수요를 고려하여 화물자동차법 시행령에 따라 업종별로 고시하는 공급기준에 맞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1항, 제3항, 제5항의 해석상 운송사업자가 화물자동차의 증차를 하고자 할 경우 이는 국토해양부장관의 변경허가 대상이고, 국토해양부장관은 위 화물자동차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업종별 공급기준 고시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함을 알 수 있다.
(나)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이 행한 방법은 가장 양도·양수 등의 방법으로 공급허용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를 허위로 증차한 후 대폐차수리통보서 등의 위·변조를 통한 허위 대폐차를 거쳐 일반형 화물자동차의 대수를 증가시킨 것으로서, 결국 실질적으로는 일반형 화물자동차의 증차와 같은 효과를 발생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는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의 변경허가 대상이고, 위 피고인들이 그러한 허가를 받지 아니한 이상 화물자동차법 제67조 제1호의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이 위 피고인들의 행위가 변경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 아래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는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2.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자동차등록증 ‘비고’란이 공문서에 해당함을 전제로, 위 피고인들이 ‘비고’란을 임의로 변경하고 이를 행사한 행위를 공문서변조죄 및 변조공문서행사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문서변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이 위 화물자동차법 위반 부분과 관련하여 파기사유가 존재하는바, 관련 피고인들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피고인 11 주식회사, 피고인 12 주식회사, 피고인 13 주식회사 중 오로지 이 부분으로만 기소된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피고인 11 주식회사, 피고인 12 주식회사, 피고인 13 주식회사는 물론 피고인 2, 피고인 3의 경우에도 두 피고인들 모두 원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나머지 공소사실과 이 부분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대상이 된다.
한편 피고인 1의 경우에도 이 부분 화물자동차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대상이 된다.
피고인 4의 경우 이 부분 화물자동차법 위반의 공소사실과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나, 위 피고인은 원심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지 아니하였고 검사만이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상고하였으므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만이 파기대상이 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주식회사, 피고인 9 주식회사, 피고인 10 주식회사, 피고인 11 주식회사, 피고인 12 주식회사, 피고인 13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화물자동차법 위반 부분, 피고인 4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와 피고인 5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김소영 이기택(주심) |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5항, 제67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한진철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5. 12. 22. 선고 2015노607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형벌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하여 그 평가가 달라져 이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그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신법을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도4862, 2013전도101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공소외인과 공동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에 대하여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폭력행위처벌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2항, 제1항 제2호, 구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형법’이라고 한다) 제324조를 적용하여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나.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구 형법 제324조 등에 규정된 죄를 범하였을 때에는 구 형법 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구 형법 제324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였으나, 원심판결 선고 후 시행된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된 것) 제324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여 벌금형이 법정형으로 추가되었다. 이는 강요 행위의 형태와 동기가 다양한데 죄질이 가벼운 강요 행위에 대하여도 반드시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종전의 조치가 과중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라고 보이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공소외인과 공동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행위시법인 구 형법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고 신법인 형법 제324조 제1항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므로, 구 형법 제324조 규정을 적용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 한편,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위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위 부분 공소사실뿐만 아니라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
3.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구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4조(현행 제324조 제1항 참조), 형법 제1조 제2항, 제324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조은결 외 1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5도14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3. 9. 14.자 사기의 점과 특수절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2 등과 함께 사실은 매매대금을 수령하더라도 스포티지 승용차의 소유권을 최종적으로 이전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 공소외 1에게 승용차를 매도하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승용차를 양도하면서 매매대금 7,500,000원을 편취한 다음, 승용차에 미리 부착해 놓은 GPS로 승용차의 위치를 추적하여 승용차를 절취하였다는 것이다. 2013. 9. 16.자 사기의 점과 2013. 9. 17.자 특수절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절취한 승용차를 이용하여 다시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피해자 공소외 2를 속여 매매대금 7,200,000원을 편취하고, 피해자 공소외 3이 점유하고 있던 승용차를 절취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 중 각 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검사는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매매대금을 받더라도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에게 승용차의 소유권을 최종적으로 이전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근거로, 승용차의 소유자는 공소외 4로서 제1심 공동피고인 2는 대여금채권의 담보로 승용차를 점유하고 있었을 뿐이며, 피고인이 승용차를 양도한 후 곧바로 다시 절취하여 매매대금을 편취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공소외 4가 공소외 5에 대한 차용금을 갚지 못하자, 2013. 9. 11. 현대캐피탈 주식회사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승용차를 구입하여 본인 이름으로 등록을 마친 다음, 2013. 9. 12. 차용금채무의 담보로 공소외 5에게 승용차를 인도함과 아울러 자동차등록증, 자동차양도증명서, 본인의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 차량포기각서, 위임장 등 승용차의 소유권이전등록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와 새로 발급받은 본인의 통장을 주었다.
2) 자동차양도증명서의 ‘양도인’란에 공소외 4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고, 차량포기각서에는 “본인은 변제기까지 변제하지 못할 시 본인 소유 차량을 포기함과 동시에 채권자에게 이의 없이 양도할 것을 각서하며 상기 자동차를 매매함에 있어 할부관계는 차주 본인이 책임을 지며, 본인이 교부한 인감증명서로 자동차를 매매하여 차용금을 대체하고 부족할 시에는 추가로 지급할 것을 합의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임장에는 “채무자 차량의 명의이전에 관한 권한 일체를 채권자에게 위임하고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민·형사상 책임을 본인이 질 것을 확인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3) 공소외 5는 2013. 9. 12. 제1심 공동피고인 2에 대한 차용금채무의 담보로 제1심 공동피고인 2에게 공소외 4로부터 받은 승용차와 소유권이전등록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 공소외 4의 통장을 그대로 전달하였다.
4) 피고인은 제1심 공동피고인 2 등과 함께 승용차를 팔아 매매대금을 받아낸 다음 승용차를 절취하기로 공모한 다음,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에게 승용차를 매도하면서 승용차의 소유권이전등록에 필요한 공소외 4 명의의 일체의 서류를 주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4가 공소외 5에게 차용금채무의 담보로 승용차를 제공하면서 소유권이전등록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와 본인 명의의 통장까지 교부함으로써 승용차의 처분에 동의하였고,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가 승용차의 소유권을 취득함에 있어 아무런 법률적 장애도 없었으므로, 승용차의 소유자가 공소외 4이고 제1심 공동피고인 2가 대여금채권의 담보로 승용차를 점유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기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라. 자동차를 매수한 후 그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소유권이전등록까지 마쳐야 하나,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자동차와 함께 그 소유권이전등록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건네받은 경우에는 혼자서도 소유권이전등록을 마칠 수 있다. 피고인이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에게 승용차를 인도하고 소유권이전등록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함으로써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가 언제든지 승용차의 소유권이전등록을 마칠 수 있게 된 이상, 피고인이 승용차를 양도한 후 다시 절취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더라도 이는 별개의 범죄로 매매대금을 편취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키겠다는 범죄계획에 불과할 뿐이지, 승용차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줄 의사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피고인이 처음부터 승용차를 양도하였다가 절취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에게 일단 승용차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거래관념에 맞다. 또한 피고인이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에게 승용차를 매도할 당시 곧바로 다시 절취할 의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긴 것을 기망이라고 할 수도 없다.
마. 결국, 피고인이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에게 승용차를 매도할 당시 기망행위가 없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3. 9. 14.자 사기의 점과 2013. 9. 16.자 사기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원심판결 중 2013. 9. 14.자 사기의 점과 2013. 9. 16.자 사기의 점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여야 하는데, 원심이 그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한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형법 제331조 제2항, 제34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이우스 외 3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5. 9. 24. 선고 2015노1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부분 중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피고인 4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3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피고인 5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3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수수죄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 역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4의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4가 공모하거나 단독으로 ① 공급허용 구난형 특수자동차(레커)나 ② 공급허용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트레일러, 청소용 암롤, 살수용 살수차, 냉동냉장용 냉동차, 자동차수송용 셀프로더)나 ③ 공급허용 특수작업형 특수자동차(수산케이블 드럼차)가 원래부터 ① 공급제한 견인형 특수자동차(트랙터)나 ② 공급제한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윙바디, 철스크랩 운반용, 유압크레인)나 ③ 공급제한 일반형 화물자동차(카고)였고, 이를 다른 공급제한 화물자동차나 특수자동차로 정상적으로 대폐차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등록함으로써, 피고인 1은 64회, 피고인 2는 16회, 피고인 4는 45회에 걸쳐 관청의 허가 없이 신규 허가가 금지된 영업용 화물자동차를 증차한 다음,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허위 대폐차를 통해 공급이 제한된 화물자동차를 증차하여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화물자동차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3항에 따라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는 증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화물자동차법 제3조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면서(제1항),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를 받은 자(이하 ‘운송사업자’라고 한다)가 허가사항을 변경하려면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항 본문). 이러한 위임에 따라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13. 3. 23. 국토교통부령 제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7조, 제9조, 제13조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을 때 화물자동차의 대수·종류·형식·연식 등을 적은 서류와 매매계약서·양도증명서 또는 출고증명서 등을 첨부·제출하도록 하고, 관할관청으로 하여금 각 서류의 구비 여부, 개별 화물자동차의 등록 여부,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5항에 따른 공급기준과 화물자동차의 유형·규모·적재량 등에 따른 허가기준 부합 여부를 확인한 후 허가와 변경을 하도록 하였으며, 이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의 내용에 개별 차량의 종류, 형식 등의 사항이 포함됨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한편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 단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려면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고만 하도록 규정하고,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화물자동차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조 제4호는 ‘화물자동차의 대폐차’를 허가사항 변경신고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대폐차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구 차량을 신 차량으로 변경하는 행위가 공급기준을 비롯한 관계 법령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경미한 경우여야 한다.
따라서 운송사업자가 화물자동차법령에 의하여 공급이 허용된 차량을 공급이 금지된 차량으로 변경하는 것은 ‘화물자동차의 대폐차’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 단서에서 정한 변경신고 대상이 아니며, 그 본문에서 정한 변경허가 대상이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두50474 판결 참조).
나) 그런데도 원심은 허위 대폐차 방법을 이용하여 공급이 제한된 화물자동차를 증차하는 것이 변경허가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 본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피고인 1, 피고인 2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 피고인 2가 공모하여 사문서인 전남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이하 ‘이 사건 협회’라고 한다) 이사장 공소외인 명의의 대폐차수리통보서 15장을 위조하여 행사하고, 피고인 1이 단독으로 같은 명의의 대폐차수리통보서 8장을 위조하여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시·도별 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이하 ‘협회’라고 한다)는 화물자동차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국토교통부장관의 정당한 위임에 따라 대폐차신고의 수리와 대폐차수리통보서의 교부 업무를 담당하고, 위탁받은 업무에 종사하는 협회의 임직원은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에는 공무원으로 의제되므로, 이 사건 협회가 공무수행의 일환으로 그 명의로 작성하여 발급한 대폐차수리통보서는 공문서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공문서위조죄의 객체인 공문서는 공무원 또는 공무소가 그 직무에 관하여 작성하는 문서로서, 그 행위 주체가 공무원과 공무소가 아닌 경우에는 형법 또는 기타 특별법에 의하여 공무원 등으로 의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 등에 의하여 공무와 관련되는 업무를 일부 대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 또는 공무소가 될 수 없고, 특히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을 법률의 규정도 없이 유추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73 판결 참조).
화물자동차법 제64조 제1항은 국토해양부장관이 이 법에 따른 권한 일부를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48조에 따라 설립된 협회 등에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화물자동차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1호는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 단서에 따른 허가사항 변경신고’의 사항에 관한 권한을 협회에 위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화물자동차법은 그 권한의 일부를 위탁받은 업무에 종사하는 협회 등의 임원과 직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화물자동차법 제64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위탁받은 업무에 종사하는 협회 등의 임원과 직원은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에는 공무원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협회 등의 임원과 직원에게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뇌물에 관한 죄를 적용할 때에만 공무원으로 의제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대법원 2006. 11. 16. 선고 2006도454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이러한 화물자동차법령의 관련 규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협회의 임원과 직원이 화물자동차법령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으로부터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 단서에 따른 허가사항 변경신고’에 관한 업무를 위탁받았더라도 형법 제225조의 공문서위조죄나 형법 제227조의 허위공문서작성죄의 주체인 공무원이 될 수 없고, 그 공무원이 아닌 협회 이사장이 작성한 대폐차수리통보서는 사문서에 해당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협회 이사장 명의의 대폐차수리통보서가 공문서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공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피고인 5의 뇌물공여의 점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5는 공갈죄의 피해자에 불과할 뿐 그에게 뇌물공여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 5가 피고인 3에게 3,000만 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공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나머지 부분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구체적인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3.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무죄 부분 중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 부분은 파기하되, 검사가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므로, 위 각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 결국 원심판결의 피고인들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부분 중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피고인 4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3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피고인 5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1]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5항, 제67조 제1호,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호,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13. 3. 23. 국토교통부령 제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7조, 제9조, 제13조 / [2]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25조 / [3] 형법 제225조, 제227조,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3항, 제48조, 제64조,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류호석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5. 12. 29. 선고 2015재노3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직권판단
가.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한 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지만, 비상구제수단인 재심제도의 본질상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이 그 부분을 형식적으로 심판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데 그치므로 재심법원은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다시 심리하여 유죄인정을 파기할 수 없고 다만 그 부분에 관하여 새로이 양형을 하여야 하므로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만 심리를 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 범죄사실에 관한 법령이 재심대상판결 후 개정·폐지된 경우에는 그 범죄사실에 관하여도 재심판결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여야 하고 양형조건에 관하여도 재심대상판결 후 재심판결 시까지의 새로운 정상도 참작하여야 하며, 재심사유 있는 사실에 관하여 심리 결과 만일 다시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심사유 없는 범죄사실과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한 개의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477 판결 등 참조).
또한 형벌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하여 그 평가가 달라져 이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그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신법을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12930 판결,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도4862, 2013전도101 판결 등 참조).
나.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13. 7. 8. 01:00경 위험한 물건인 맥주병으로 피해자 공소외인에게 상해를 가한 행위에 대하여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폭력행위처벌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3호, 형법 제2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2) 구 폭력행위처벌법은 제3조 제1항에서 “단체나 다중의 위력으로써 또는 단체나 집단을 가장하여 위력을 보임으로써 제2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 또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그 죄를 범한 사람은 제2조 제1항 각 호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조 제1항에서 “상습적으로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제3호에서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 형법 제257조 제2항(존속상해)에 대하여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시행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는 제3조 제1항이 삭제되고, 같은 날 법률 제13719호로 개정·시행된 형법에는 제258조의2(특수상해)가 신설되어 그 제1항에서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7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이와 같이 형법 제257조 제1항의 가중적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던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제1항을 삭제하는 대신에 위와 같은 구성요건을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 신설하면서 그 법정형을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제1항보다 낮게 규정한 것은, 위 가중적 구성요건의 표지가 가지는 일반적인 위험성을 고려하더라도 개별 범죄의 범행경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법익침해의 정도 등이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한 종전의 형벌규정이 과중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7907 판결 등 참조).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맥주병을 휴대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행위에 대하여는 재심대상판결 후 개정된 법률을 반영하여 재심판결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여야 하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행위시법인 구 폭력행위처벌법의 규정에 의해 가중 처벌할 수 없고 신법인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어서 구 폭력행위처벌법의 규정을 적용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2.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의 위반 여부에 관한 직권판단
가. 제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데 대하여 제2심이 그 징역형의 형기를 단축하여 실형을 선고하는 것도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위배된다(대법원 1986. 3. 25.자 86모2 결정 등 참조). 마찬가지로 재심대상사건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음에도 재심사건에서 원판결보다 주형을 경하게 하고, 집행유예를 없앤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439조에 의한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죄사실로 재심대상판결에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선처를 받은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상해죄 등을 저질러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위 집행유예가 실효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② 그런데 이 사건 일부 범죄사실의 근거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재심대상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이 이루어진 점, ③ 위 재심대상판결의 징역 1년 6월의 형은 이 사건 각 범죄사실 중 재심청구의 대상이 아닌 폭력행위처벌법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에 대한 처단형의 최하한인 점, ④ 결국 피고인은 이 사건 일부 범죄사실의 근거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한 재심개시 결정이 없었다면, 위헌결정과 관련 없는 폭력행위처벌법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에 대한 처단형의 최하한인 징역 1년 6월의 형을 복역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징역 1년의 형은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재심대상판결 후 다른 사건으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어 집행유예가 실효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재심사건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판결보다 주형이 경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볼 때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 | [1] 형법 제1조 제2항, 제37조, 제51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435조 제1항, 제438조 / [2] 형법 제1조 제2항, 제257조 제1항, 제2항, 제258조의2 제1항,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3호(현행 삭제), 제3조 제1항(현행 삭제) / [3] 형사소송법 제368조, 제439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김상현 외 1인
【변 호 인】
공익법무관 강근욱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5. 12. 16. 선고 2015고단20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는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이며, 수사기관이 피고인을 위법하게 체포한 상태에서 채뇨를 요구하여 제출받은 소변 및 그로부터 파생된 증거가 모두 위법수집증거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이고 이에 대한 보강증거가 없어 무죄가 선고되어야 함에도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9. 24.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015. 4. 30. 통영구치소에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피고인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님에도 2015. 7. 14. 19:00경 창원시 마산회원구 (주소 생략)○○맨션(동, 호수 생략) 피고인의 집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이라고 한다) 약 0.03g을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생수로 녹인 다음 왼팔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투약하였다.
3.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관련 사실관계를 인정하였다.
1) 진해경찰서 수사과 소속 경찰관은 2015. 7. 15. 12:00 무렵 제보자로부터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한 사람이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다시 자기 집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았다.
2) 경찰관은 위와 같이 제보를 받은 후 바로 피고인의 주거지 인근으로 이동하여 피고인이 주거지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확인한 후 먼발치에서 사진을 찍어 제보자에게 영상을 전송하여 동일인임을 확인하였다.
3) 경찰관은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여 경찰관임을 밝히고 만나자고 이야기하였으나(처음에는 경찰관임을 밝히지 않고 접촉사고가 났으니 나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피고인은 집에 있지 않고 먼 곳에 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이후 경찰관이 다시 전화하였으나 피고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4) 경찰관은 피고인의 주거지로 가서 문을 두드렸으나 피고인은 자신의 집 안방 침대 밑에 누워 숨은 채 아무런 인기척을 내지 않으면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5) 경찰관은 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여 강제로 문을 열고 피고인의 주거지로 들어가, 피고인의 주거지를 수색한 끝에 침대 밑에 숨어 있던 피고인을 발견하였고, 피고인은 필로폰을 투약하였다고 자백하였으며 자신의 좌측 팔뚝에 있던 주사흔도 확인시켜 주었다.
6) 경찰관은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면서 피고인을 긴급체포하였다.
7) 긴급체포된 상태에서 피고인은 소변 채취에 동의하였고 피고인의 소변에서는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
나. 원심은 위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①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 내에서 마약을 투약하였다는 제보가 있었고 피고인이 경찰관에게 자신의 소재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에 비추어 범죄의 소명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② 피고인이 경찰관의 수사를 회피하려 하였던 점, 필로폰 투약은 중대한 범죄인바 경찰관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였다는 것을 인식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도주할 동기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점, 시일의 경과에 따라 피고인의 신체에서 증거가 소멸될 위험성도 농후한 점 등에 비추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할 것이며, ③ 경찰관이 피고인을 긴급체포하기 위해서 피고인의 주거지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주거지 내에 들어간 행위 등도 피의자 수색을 위한 부수처분으로 영장주의 원칙이나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고, 판시 증거들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긴급체포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판단
긴급체포는 영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긴급체포는 법적 근거에 의하지 아니한 영장 없는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는 것이고, 여기서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사후에 밝혀진 사정을 기초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긴급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그 체포는 위법한 체포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는 범죄혐의의 상당성과 긴급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긴급체포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다.
1) 만약 경찰관들이 영장 없이 피고인의 주거지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주거지 내에 들어간 행위를 긴급체포를 위한 부수처분으로 보지 않는다면 그러한 침입행위 자체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하고, 그에 연속하여 이루어진 긴급체포 역시 그 형식적 적법성을 불문하고 위법하게 될 것이다. 이와 달리 원심판시와 같이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주거지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그곳으로 들어간 행위를 긴급체포를 위한 부수처분으로 보는 이상, 이로써 일련의 과정을 이루는 신병확보절차인 긴급체포행위가 개시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심사할 ‘체포 당시의 상황'이란 ‘피고인을 체포하는 특정한 순간이나 시점’이 아니라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강제로 들어갈 당시의 상황에 중점을 둔 일련의 전체적인 과정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이 사건과 같이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강제로 들어가 피고인을 추궁하여 자백을 받아낸 후 피고인을 체포한 상황에서, 자백을 확보한 후 체포가 이루어진 시점만을 기준으로 범죄혐의의 상당성 등을 따진다면, 이는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는 증거를 결과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자이기만 하면 그에 대한 긴급체포를 위한 영장 없는 탐색적 수색이나 강제처분을 제한 없이 허용하고, 다시 그 결과에 근거한 긴급체포까지 별다른 제한 없이 허용하게 되는 것이므로, 미리 범죄혐의의 상당성 등을 소명하여 판사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하도록 하는 사전영장주의 원칙을 형해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2) 피고인을 긴급체포한 경찰관인 원심 증인 공소외인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제보 내용은 ‘마약을 상습적으로 복용을 한 사람이고, 출소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자기 집에서 마약을 투여한 사람이 있다’라는 것이고,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서의 기재에 의하면, 그 제보 내용은 ‘필로폰 전과로 구속되었다가 올해 초순경 출소한 사람이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하고 동네를 활보하고 다닌다’는 것인데(소송기록 제16면), 이러한 추상적 제보 내용만으로는 피고인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갑자기 피고인의 주거지를 찾아와 접촉사고를 가장하여 피고인을 유인하려다 실패하자 경찰관임을 밝히고 만나기를 요구하는 경찰관들을 만나주지 않고, 자신의 소재에 대해 거짓말을 한 피고인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므로, 그러한 행동이 피고인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3) 원심 증인 공소외인의 진술에 의하면, 경찰관들은 실제 제보된 거주지에 피고인이 살고 있는지 등 제보의 정확성을 사전에 확인한 후 제보자를 불러 조사를 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주거지를 방문하였던 것이므로, 그곳에서 피고인을 발견한 것은 당초 경찰관들이 예정하였던 상황일 뿐 피고인을 우연히 맞닥뜨려 긴급히 체포해야 할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먼발치에서 사진을 찍어 제보자로부터 피고인이 제보된 인물임을 확인하였고 피고인의 전화번호, 주거지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경찰관들로서는 당초 자신들의 계획대로 제보자를 조사하는 등으로 소명자료를 준비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경찰관들이 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아 긴급성도 인정하기 어렵다.
나. 위법한 긴급체포를 기초로 수집된 증거들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에 따라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526 판결 등 참조).
2) 현장사진의 증거능력
현장사진은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위법하게 긴급체포할 당시 수집한 증거물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3) 아큐사인검사결과 사진 등 6매, 회보서의 증거능력
긴급체포된 상태에서 2015. 7. 15. 15:55경 채취된 피고인의 소변에 대하여는 기록상 피고인의 채취동의서(피고인의 무인)가 있을 뿐 이에 대하여 임의제출물로서의 압수조서나 압수물목록이 작성되어 있지 않다. ① 원심에서의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이를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에 따라 긴급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을 압수한 것이라고 본다면, 이에 대하여는 사후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 발부받은 바 없음에도 즉시 반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소변은 그 자체로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 제3항에 위반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고(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11401 판결 참조), 소변에 대한 검사결과인 아큐사인검사결과 사진 등 6매, 회보서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다. ② 한편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의 소변을 임의제출물로 본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채뇨 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채뇨 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채뇨 요구는 마약 투약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므로 그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채뇨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참조), 피고인의 소변은 피고인에 대한 위법한 긴급체포 상태로부터 시간적·장소적으로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집된 증거인데 그 사이에 위법한 체포상태에 의한 영향이 완전하게 배제되거나 피고인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확실하게 보장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되었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으므로(피고인은 2015. 7. 17. 1차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가 긴급체포의 요건 미비를 사유로 판사에 의해 기각되었다), 비록 피고인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채취하였더라도 그것만으로 당초의 적법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할 수 없어, 소변에 대한 검사결과인 아큐사인검사결과 사진 등 6매, 회보서는 어느 모로 보나 유죄 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다.
다. 자백의 보강증거 유무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있고 위법한 긴급체포 상태에서 벗어나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자백에는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이 위법하게 수집되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증거들을 제외하면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없어(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긴급체포 당시 피고인이 마약 투약 사실을 시인하는 것을 들었다는 원심 증인 공소외인의 법정진술은 자백과 독립된 증거가치를 가지지 않으므로 보강증거가 될 수 없고, 긴급체포 당시 피고인의 거동에 대한 원심 증인 공소외인의 법정진술은 피고인의 필로폰 투약행위에 대한 보강증거가 되기에 부족하다), 피고인의 자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항의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신성훈 현정헌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1호, 제60조 제1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 제217조, 제308조의2,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5. 6. 25. 선고 2014노20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중 피고인 3 주식회사 소속 차량 관련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부분 및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화물자동차법’이라 한다) 제3조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은 자(이하 ‘운송사업자’라 한다)가 허가사항을 변경하려면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고(제3항 본문), ‘증차를 수반하는 변경허가’는 ‘국토해양부장관이 화물의 운송 수요를 고려하여 업종별로 고시하는 공급기준’에 맞아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제5항). 그에 따라 고시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 공급기준’(이하 ‘공급기준고시’라 한다)에 의하면, ‘일반형 화물자동차’는 증차(신규 공급)가 허용되지 않고,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도 일부 종류에 한하여 증차를 허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 단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려면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고만 하도록 규정하고,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호는 ‘화물자동차의 대폐차’를 허가사항 변경신고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각 규정을 종합해 보면, 변경신고의 대상인 대폐차는 구 차량을 신 차량으로 변경하는 행위가 공급기준고시를 비롯한 관계 법령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경미한 경우여야 한다고 할 것인데, 공급기준고시에서 증차가 허용되는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이하 ‘공급허용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라 한다)로 허가받은 차량을 증차가 허용되지 않는 ‘일반형 화물자동차’ 또는 공급이 제한되는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이하 ‘공급제한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라 한다)로 변경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신규 공급이 불허되는 차량을 증차하는 결과가 되므로 비록 대폐차의 방식으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경미한 사항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는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의한 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된다. 반면 증차가 허용되지 않는 공급제한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를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대폐차하는 것은 공급기준고시에 위반하는 신규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이는 경미한 사항의 변경에 해당하여 변경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변경신고만 해도 된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인 2 주식회사 소속 차량 부분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은 공급제한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증차허가를 받았다가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대폐차한 것으로서 이는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의 변경허가 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피고인 1,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인 3 주식회사 소속 차량 부분에 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3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1이 각 공급허용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증차받은 (차량번호 2 생략)에 대하여는 2008. 5. 2., (차량번호 3 생략)에 대하여는 2008. 7. 23., (차량번호 4 생략)에 대하여는 2008. 8. 7. 각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대폐차하였음에도 변경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공급허용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를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대폐차하는 방법으로 일반형 화물자동차를 증차하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을 경영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전체 화물자동차의 대수에는 변화가 없이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와 일반형 화물자동차의 구성비만 변경되는 것에 불과하여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따라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는 증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 1,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먼저 (차량번호 2 생략)에 관하여 본다. 원심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는 공급허용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를 대폐차의 방법으로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변경하여 실질적으로 일반형 화물자동차를 증차한 것이다. 이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의 변경허가 대상이고, 피고인 1, 피고인 3 주식회사가 그러한 허가를 받지 아니한 이상 화물자동차법 제67조 제1호의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변경허가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4) 다음으로 (차량번호 3 생략), (차량번호 4 생략)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차량들은 최초 증차허가를 받을 때에는 각 공급허용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증차를 받았다가, 그중 (차량번호 3 생략)에 대하여는 2008. 7. 22.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의해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구조변경허가를 받은 다음 2008. 7. 23.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대폐차 신고를 하였고, (차량번호 4 생략)에 대하여는 2007. 8. 22. 공급제한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구조변경허가를 받고 다시 2008. 7. 15.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구조변경허가를 받은 다음 2008. 8. 7.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대폐차 신고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차량번호 3 생략) 및 (차량번호 4 생략)에 대하여 각 대폐차 행위 이전에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3항에 따라 공급제한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 및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구조변경허가를 받은 이상, 구조변경허가와 관련하여 위법이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 이후 이를 다시 일반형 화물자동차로 대폐차하는 것은 금지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 1,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차량번호 3 생략) 및 (차량번호 4 생략)와 관련한 화물자동차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2. 사기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이 대폐차 또는 구조변경을 한 (차량번호 2 생략)(피해자 공소외 1), (차량번호 1 생략)(피해자 공소외 2), (차량번호 4 생략)(피해자 공소외 3)를 피해자들에게 매도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불법 증차한 화물자동차가 아닌 이상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것처럼 (차량번호 1 생략) 및 (차량번호 4 생략)에 대한 대폐차 행위는 화물자동차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므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그러나 (차량번호 2 생략)에 대한 대폐차 행위는 앞서 본 이유로 화물자동차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한 증차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의 판단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 주식회사의 (차량번호 2 생략) 관련 화물자동차법 위반 부분 및 피고인 1의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차량번호 2 생략) 관련 화물자동차법 위반의 점과 (차량번호 3 생략), (차량번호 4 생략) 관련 화물자동차법 위반의 점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중 피고인 3 주식회사 소속 (차량번호 2 생략), (차량번호 3 생략), (차량번호 4 생략) 차량 관련 화물자동차법 위반 부분 및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3항, 제5항, 제67조 제1호,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진욱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5. 5. 22. 선고 2014노16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 서면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참조).
2.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11. 11. 17. 파주시 (주소 1 생략) 임야(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등기부에 기재된 면적을 임야대장의 면적으로 경정하는 경정등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등기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았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11. 11. 17. 공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상속등기 및 경정등기 비용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아, 이를 공소외 4를 통하여 공소외 1에게 전달하였을 뿐, 공소외 2로부터 ‘등기공무원에 대한 토지 면적 경정등기의 청탁’ 비용 등으로 교부받은 것이 아니라고 다투고 있다.
다. 제1심은, 공소외 2가 피고인과 공모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수대금 및 상속등기비용 등에 사용하기 위한 차용금 명목으로 공소외 3으로부터 8억 5,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피고인이 교부받았다고 기재된 1억 원은 2011. 11. 17. 공소외 3으로부터 편취한 돈 중 일부인 사실 등에 기초하여, 제1심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한편 원심은 원심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2011. 11. 17. 공소외 3으로부터 교부받은 4억 원의 귀속 주체는 공소외 2로서 그가 피고인에게 그중 1억 원을 ‘등기공무원에 대한 토지 면적 경정등기의 청탁’ 명목으로 교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제1심 및 원심의 판결이유와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54. 3. 16. 공소외 5(주소 2 생략) 앞으로 1947. 2. 10. 매매를 원인으로 한 회복에 의한 이전등기가 되어 있는데, 등기부에 기재된 면적은 3단 2무보로서 임야대장의 면적인 50,480㎡보다 훨씬 작다.
나. 공소외 2는 2011. 11. 16. 공소외 5의 상속인 공소외 6을 대리한 공소외 7(공소외 6의 아들이다)과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매매대금 5억 원에 매수하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등기부에 기재된 면적을 임야대장의 면적으로 경정할 경우에는 추가로 공소외 6에게 매매대금 6억 원을 더 지급하며 상속등기 및 경정등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매수인인 공소외 2가 부담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공소외 2는 공소외 3을 속여 돈을 빌리기로 피고인과 공모하여, 2011. 11. 17. 서울북부지방법원 근처에 있는 상호불상의 다방에서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대금이 22억 5,000만 원으로 기재된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보여주고, 공소외 3으로부터 매매계약금 명목으로 3억 원, 상속등기비용 등 명목으로 1억 원 합계 4억 원을 차용하면서, 즉석에서 공소외 3으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상속등기비용 등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하게 하고 공소외 7에게 매매계약금 명목으로 3억 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편취하였다.
그 후 공소외 2는 피고인과 공모하여, ① 2011. 11. 22. 공소외 3으로부터 매매대금 명목으로 2억 원을 추가로 차용하면서 공소외 3으로 하여금 매도인 공소외 6의 계좌에 매매대금 2억 원을 입금하게 하여 이를 편취하였고, ② 또한 이 사건 토지의 경정등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무원에게 청탁할 돈을 빌려달라고 공소외 3을 기망하여 2011. 11. 18. 8,000만 원, 2011. 11. 19. 4,000만 원, 2011. 11. 22. 3,000만 원, 2011. 12. 30. 8,000만 원, 2012. 1. 13. 1,000만 원, 2012. 1. 20. 1,000만 원 합계 2억 5,000만 원을 차용하여 이를 편취하였다.
라. 그리하여 피고인은 2014. 12. 4. 서울고등법원 2014노1672호 형사 사건(이하 ‘관련 사건’이라 한다)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2가 공모하여 사실은 공소외 3으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이 사건 토지의 상속등기비용 등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빌려 주면 경정등기와 상속등기를 마치고 공소외 2 명의로 이전등기를 한 후 돈을 갚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위와 같이 공소외 3으로부터 합계 8억 5,000만 원(매매대금 5억 원 + 등기비용 1억 원 + 공무원 로비자금 2억 5,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범죄사실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고, 2015. 4. 23. 피고인의 상고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4.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제1심의 판결이유와 달리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은 2011. 11. 17.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등기부에 기재된 면적을 임야대장의 면적으로 경정하는 경정등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등기공무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공소외 2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으로서, 이는 공소외 2가 피고인을 통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경정등기를 추진함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관련 사건의 범죄사실은 ‘공소외 3으로부터 빌린 돈을 이 사건 토지의 상속등기비용 등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었으면서도 경정등기와 상속등기를 하여 공소외 2 명의로 이전등기를 하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공소외 3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으로서, 공소외 2와 피고인이 위와 같은 경정등기를 할 의사가 없었으며 또한 2011. 11. 17. 피고인에게 돈을 교부한 주체가 공소외 3이라는 취지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실질적으로 배치된다.
나. 그리고 2011. 11. 17. 피고인이 받은 돈의 목적이 ‘등기공무원에 대한 토지 면적 경정등기의 청탁’이라는 취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로는 공소외 2와 공소외 4의 각 일부 진술이 사실상 유일하므로, 그 진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 진술에 증거능력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1) 그러나 공소외 2는 (가) 관련 사건의 검찰에서 ①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매매대금 5억 원, 등기비용 1억 원, 공무원 로비자금 2억 원 합계 8억 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였고, ② 공소외 2가 2011. 11. 17. 공소외 3으로부터 4억 원을 차용하면서 즉석에서 공소외 3으로 하여금 공소외 7에게 매매계약금 3억 원을, 피고인에게 등기비용 1억 원을 각 지급하게 하였는데, 위 등기비용 1억 원은 상속등기비용 7,600만 원, 경정등기비용 1,000만 원, 법무사비용 등을 합한 금액이며, ③ 공소외 2가 2011. 11. 18. 이후에 공소외 3으로부터 받은 돈은 공무원 로비자금 명목으로 차용한 돈인데, 공소외 2는 피고인을 믿을 수 없어서 피고인에게 공무원 로비자금을 주지 않고 자신이 직접 공무원에게 돈을 주기 위하여 가지고 있다가 대부분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나) 관련 사건의 제1심 법정에서도 2011. 11. 17. 공소외 3으로부터 차용한 4억 원 중 3억 원을 공소외 7에게 매매대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1억 원을 피고인에게 등기비용으로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그런데 공소외 2는 이 사건 제1심 법정에서는 검사의 신문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등기비용으로 지급한 위 1억 원이 공무원에게 청탁하는 비용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재판장의 신문에 대하여는 위 1억 원이 공무원에게 청탁하는 비용이 아니라 순수한 의미의 등기비용이라고 진술을 번복하였고, 한편 이 사건 원심 법정에서는 위 1억 원이 공무원에게 청탁하는 비용이라고 다시 진술을 번복하였다.
(2) 그리고 공소외 4도 (가) 관련 사건의 검찰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이를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의 상속등기 및 경정등기 비용으로 전달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나) 이 사건 원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이를 공소외 1에게 공무원 로비자금으로 전달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3) 오히려 피고인이 이 사건과 달리 관련 사건에서는 공소외 3에 대한 위 사기 범죄사실을 부인하면서 2011. 11. 17. 1억 원을 공소외 2로부터 교부받았고 이를 이 사건 토지의 경정등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무원에게 청탁하기 위하여 공소외 4를 통하여 공소외 1에게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렇지만 관련 사건의 제1심 및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직접 공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상속등기비용 등의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받았고, 피고인 및 공소외 4의 각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1억 원을 공소외 1에게 전달하였다고 믿기 어려우며, 피고인과 공소외 2가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5억 원과 등기비용 1억 원 외에도 공소외 3으로부터 공무원 로비자금 명목으로 2억 5,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받아 개인적으로 모두 사용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위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상속등기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공소외 3을 속여 1억 원을 편취하였다고 판단하였다.
(4) 위와 같이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각 진술 중 피고인이 받은 1억 원이 ‘등기공무원에 대한 토지 면적 경정등기의 청탁’ 명목의 돈이라는 취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직접 부합하는 부분(이하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각 부합진술’이라 한다)은 관련 사건에서 공소외 2 및 공소외 4가 한 진술들 및 공소외 2가 이 사건 제1심 법정에서 재판장의 신문에 대하여 한 진술과 배치될 뿐 아니라, 그와 같은 취지의 피고인의 진술 내지 주장이 관련 사건에서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여 보면,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각 부합진술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 없이 피고인이 2011. 11. 17. 공소외 2로부터 ‘등기공무원에 대한 토지 면적 경정등기의 청탁’ 명목으로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의 신빙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제1심판결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반영하여 공소외 2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믿기 어려우며 그 밖에 공소외 4의 진술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심이 위와 같은 제1심의 판단에 대하여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원심의 추가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여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증명이 있음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원심이 이유로 들고 있는 판시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은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각 부합진술에 대하여 제1심이 제기한 위와 같은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정도의 증명이 충분한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다고 할 수 없고,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한 판시와 같은 사정들만을 이유로 들어 제1심의 판단을 뒤집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단정하고 말았다.
5.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사후심으로서의 항소심 심리·재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성진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2. 11. 9. 선고 2012노24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0. 6. 27. 선고 2000도1155 판결 등 참조).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8. 3. 8. 선고 87도1872 판결 등 참조). 또한 이러한 기망행위에 대한 고의로서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요건들을 갖추어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와 차주 사이의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 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주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02년 8월경 약 3,000만 원 내지 4,0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반면 특별한 재산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2002. 8. 11.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을 빌려주면 원금과 이자를 틀림없이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그 자리에서 차용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3.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1998년경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중 피해자를 알게 되어 서로 친하게 지내 왔다.
나. 피고인은 2000년 가을경 의류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사업이 잘되지 아니하여 2001년경부터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서비스를 받고 그 카드대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와 반복적으로 금전거래를 하면서 2001. 1. 29.부터 2002. 7. 26.까지 피해자의 KB 국민은행 계좌로 13회에 걸쳐 합계 20,874,993원을 송금하였으나 카드대금 전부를 변제하지는 못하였다.
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카드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자 이른바 돌려막기 형식으로 다른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기존의 카드대금을 변제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위 연체된 카드대금의 변제에 사용하기 위하여 2002. 8. 11. 피해자로부터 2,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피해자에게 월 3부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위 차용 무렵 피고인은 채권최고액 6,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아파트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고, 의류사업 영업이 잘되지 아니하여 2003년 1월경 위 사업을 그만두기는 하였으나 그 전후로 보험설계사로서의 영업은 계속적으로 해 왔다.
라. 한편 피고인은 차용일 이후인 2002. 8. 27.부터 2004. 3. 5.까지 피해자의 계좌로 48회에 걸쳐 합계 61,063,965원을 송금해 주었는데, 그중 2002. 9. 27.자 690,000원, 2002. 11. 11.자 600,000원, 2002. 12. 10.자 600,000원, 2003. 1. 21.자 600,000원, 2003. 2. 11.자 600,000원, 2003. 3. 10.자 600,000원, 2003. 4. 10.자 600,000원, 2003. 4. 29.자 600,000원은 차용금 2,000만 원에 대한 월 3부 상당의 이자 명목으로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
마. 이후 피고인은 2004년 2월경 피해자로부터 그동안 밀린 카드대금과 위 차용금 등에 대한 변제를 약속하는 의미에서 약속어음을 작성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금액 3,500만 원으로 된 약속어음을 작성해 주었고, 이와 함께 2004. 2. 3. 피고인 소유의 위 아파트에 관하여 채무자 피고인, 근저당권자 피해자, 채권최고액 3,500만 원으로 된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도 하였다.
바. 피해자는 2006. 8. 10. 피고인이 위 카드대금과 위 차용금 등을 변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사기죄로 고소하였고, 피고인은 체포영장에 의해 체포된 다음 날인 2007. 5. 13. 남편 공소외 1과 딸 공소외 2의 연대보증 아래 피해자에게 47,944,570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작성해 주었으며, 피해자는 위 지불각서에 기해 피고인, 공소외 1, 공소외 2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2011. 10. 11.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4. 위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이 판단된다.
피고인은 2001. 1. 29.부터 2004. 3. 5.까지 이 사건 차용금의 약 4배에 이르는 81,938,958원을 카드대금 등의 변제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지급하였을 뿐 아니라, 의류사업이나 보험설계사로서의 영업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소득을 얻고 있었으며, 이 사건 차용일 이후 비교적 꾸준하게 월 60만 원 상당의 약정이자를 지급해 온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피고인이 지금에 와서 위 돈의 차용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하더라도, 차용 당시 차용금 2,000만 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피해자는 피고인과 계속하여 여러 차례의 금전거래를 하는 동안, 피고인의 카드대금 연체 사실은 물론 그 자금 사정까지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해자는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의 자금능력이 충분하지 아니하여 변제기에 변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이며, 또한 피고인이 그 당시 변제능력이나 변제의사 등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적극적인 기망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여 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제1심의 판단은 합리적 의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원심이 판시한 것과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후 의류사업을 그만두었고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 방법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등 이 사건 차용 당시 변제 자력이 충분하지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그 사정들만을 가지고 제1심이 일으킨 위와 같은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5.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아니한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기망행위, 착오, 인과관계, 편취 범의와 유죄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및 사후심으로서의 항소심의 심리·재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형법 제34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조병학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5. 4. 2. 선고 2015노6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다고 하려면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서 그들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타인에 대한 채무의 담보로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대하여 권리질권을 설정한 경우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다(민법 제352조). 또한 질권설정자가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한 때에는 제3채무자가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인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이로써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질권자는 여전히 제3채무자에 대하여 직접 그 채무의 변제를 청구하거나 변제할 금액의 공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53조 제2항, 제3항).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 질권설정자가 질권의 목적인 채권의 변제를 받았다고 하여 질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질권자에게 어떤 손해를 가하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없고, 배임죄가 성립하지도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피고인은 2011. 7. 15.경 공소외 1 소유의 용인시 기흥구 (주소 생략)○○○○○○○○○ 808동 202호를 전세보증금 1억 6,000만 원, 전세기간 2011. 8. 5.부터 2013. 8. 5.까지 2년간으로 정하여 임차하기로 하는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피해자’라고만 한다)에 전세자금 대출신청을 하여 전세보증금 1억 2,000만 원의 대출을 받되, 그 담보로 공소외 1에 대한 보증금 반환청구권 전부에 권리질권을 설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권리질권설정자로서 질권자인 피해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이 되는 위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하지 아니하여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3. 7.경 공소외 1에게 이사를 나가겠다고 한 후 공소외 1이 위 아파트를 공소외 3, 공소외 4에게 매도하여 2013. 9. 2.이 잔금기일로 정해지자, 같은 날 위 아파트상가 101호에 있는 △△△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공소외 1과 매수인 공소외 3, 공소외 4, 공인중개사 공소외 5 등과 만나 매수인 측으로부터 직접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합계 89,225,520원을 피고인 명의 제일은행 계좌로 송금받고, 공소외 1로부터 나머지 50,774,480원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임무에 위배하여 위 전세계약 및 공소외 1에 대한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위 전세보증금 1억 6,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다. 원심은 통상의 금전소비대차 관계에서 차용인의 대여인에 대한 차용금 변제의무는 자신의 채무일 뿐이고 타인의 사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나, 차용인과 대여인 사이에 차용금채무를 피담보채무로 한 권리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차용인은 권리질권설정계약에 따라 대여인의 권리질권이라는 재산의 보호 또는 관리를 위하여 협력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다 할 것이므로, 권리질권설정자인 피고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 1억 6,000만 원 전체에 관하여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라.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1) 우선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은 2011. 7. 15.경 피해자로부터 1억 2,000만 원의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피해자에게 그 담보로 피고인의 임대인 공소외 1에 대한 1억 6,000만 원의 전세보증금반환채권 전부에 관하여 담보한도금액을 1억 5,600만 원으로 한 근질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② 임대인 공소외 1은 그 무렵 ‘피고인이 위 전세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하여 대출채권자 겸 질권자인 피해자에게 질권을 설정함에 있어 이의 없이 이를 승낙한다’는 내용의 질권설정승낙서를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하였다.
③ 그 후 피고인은 2013. 9. 2. 임대인 공소외 1로부터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합계 1억 4,000만 원을 수령하여 소비하였다.
(2)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임대인 공소외 1이 위와 같이 질권설정승낙서를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하여 질권설정에 대하여 승낙함에 따라 위 전세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근질권자인 피해자가 대항요건을 갖추게 된 이상, 임대인 공소외 1이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고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변제하더라도 이로써 피해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는 여전히 임대인 공소외 1에 대하여 질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결국 질권설정자인 피고인이 질권의 목적인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의 변제를 받았다고 하여 질권자인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피해자에게 어떤 손해를 가하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행위로써 배임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3)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 배임죄의 임무위배행위 및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2. 이에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형법 제355조 제2항, 민법 제352조, 제353조 제2항,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6. 1. 22. 선고 2015노11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370조, 제276조에 의하면 항소심에서도 공판기일에 피고인의 출석 없이는 개정하지 못하나, 같은 법 제365조가 피고인이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출석 없이 개정하려면 불출석이 2회 이상 계속된 바가 있어야 한다.
2.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들은 원심 제1회 공판기일(2015. 11. 6. 10:50) 소환장을 적법하게 송달받고도 불출석하였다가 2015. 12. 2. 10:30으로 지정된 제2회 공판기일에는 모두 출석하였다.
(2) 원심은 피고인들이 제3회 공판기일(2015. 12. 23. 10:30)에 다시 불출석하자 피고인들의 변호인과 검사만 출석한 상태에서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변론을 종결한 다음 제4회 공판기일(2016. 1. 22. 10:00)에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제1회 공판기일에 불출석하였으나 제2회 공판기일에는 출석하였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이 제3회 공판기일에 불출석하였다고 하여 바로 개정할 수 없고 제4회 공판기일을 다시 정하여 제4회 공판기일에도 불출석한 때 비로소 피고인들의 출석 없이 개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이 2회 이상 계속하여 불출석한 것으로 보고 피고인들의 출석 없이 제3회 공판기일을 개정하였으니, 거기에는 형사소송법 제365조 등 소송절차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이에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형사소송법 제276조, 제365조, 제37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김호정 외 2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6. 2. 4. 선고 2014노382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이 피고인 3 주식회사의 실제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를 운영하면서 121회에 걸쳐 관세 합계 143,280,200원을 포탈하고 4회에 걸쳐 합계 109,054.01달러 상당의 물품을 40,391달러에 수입하는 것으로 허위로 신고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에 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가.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에서 범죄의 일시·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취지는, 법원에 대하여는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에게는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방어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데 있으므로, 공소 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장소·방법·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충분하고, 공모의 시간·장소·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2337 판결 참조). 그러나 공모가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의 ‘범죄 될 사실’인 이상,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결합이 있었다는 것은,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에게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울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도1114 판결 참조).
나. 검사는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에 피고인 2의 다른 공동피고인들과의 관계를 피고인 1의 부인이고 피고인 3 주식회사의 경리 담당 직원이라고 특정한 다음, 피고인 1과 ‘공모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관세법위반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기재하였고,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인 2가 피고인 1의 부인이고 피고인 3 주식회사의 경리 담당 직원이라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위 회사를 운영하면서 관세법위반의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피고인 2가 공소장 기재와 같이 피고인 1과 공모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으려면,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에 피고인 1과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던 시간·장소·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거나, 공소사실에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피고인 2가 범죄에 공동가공하였다는 점이 특정되어야 하고, 그와 같이 특정된 공소사실만이 법원의 심판대상과 피고인 2의 방어범위가 된다. 그런데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에 피고인 1과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사실이 시간·장소·내용 등으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또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이 실제 대표이사로서 피고인 3 주식회사를 운영하면서 관세법위반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특정된 것과 달리,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 1의 부인으로서 또는 경리 담당 직원으로서 피고인 3 주식회사를 실제 대표이사와 같이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운영하였다는 취지로 보이지 않고, 피고인 2가 범죄에 공동가담한 내용이 개별적으로 특정되어 있지도 아니하다.
결국 검사가 공소장에 피고인 2의 공동피고인들과의 관계,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공모’하였다는 법률적 평가를 기재한 것을 두고, 피고인 2가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하고도 피고인 1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게 되는 공모를 하였음이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었고, 법원의 심판대상과 피고인의 방어범위가 명확하게 한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라. 따라서 피고인 2에 대한 공소는 그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그런데도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음을 전제로 그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피고인 3 주식회사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에 파기사유가 있는데,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공소사실에 종업원인 피고인 2가 위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관세법위반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피고인 3 주식회사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 전부를 파기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형법 제30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5. 1. 8. 선고 2014노215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38조 제1항에 의하면 행사할 목적으로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경우에 공기호위조죄가 성립하고, 여기서 ‘행사할 목적’이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마치 진정한 것처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할 목적을 말한다. 또한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할 목적’이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자동차에 부착하여 운행함으로써 일반인으로 하여금 자동차의 동일성에 관한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7. 7. 8. 선고 96도331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공소외인으로부터 (차량번호 1 생략) 크레인 화물차량(이하 ‘이 사건 화물차량’이라고 한다)의 수리를 의뢰받고 2013. 1. 25. 견인차량을 이용하여 이 사건 화물차량을 피고인 운영의 자동차공업사로 견인하여 오던 중 이 사건 화물차량의 등록번호판을 분실하였다.
나. 공소외인은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사정을 들은 후 이 사건 화물차량이 프레임이 부러져 장거리 이동은 불가능하나 고정된 장소에서 크레인 용도로는 사용이 가능하므로 수리를 포기하는 대신 이 사건 화물차량을 지게차 대용으로 사용하려고 하였고, 창고에서 지게차 대용으로 고정해 놓고 쓰더라도 등록번호판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등록번호판을 찾아서 다시 부착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다. 피고인은 분실한 등록번호판을 찾지 못하고, 이 사건 화물차량의 등록원부상의 소유자와 실제 차주가 일치하지 않아 자동차등록번호판의 재교부도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소외인으로부터 견적이 적게 나오는 업체로 이 사건 화물차량을 옮긴다는 말을 듣고 위 공업사 내에 보관 중이던 다른 차량인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의 등록번호판을 떼어 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위조한 다음 이 사건 화물차량의 뒷부분에 부착하였다.
라. 피고인이 등록번호판을 위조한 방법은 다른 차량의 정상적인 등록번호판을 떼어 내 그 위에 흰색 페인트를 칠한 다음 검은색 페인트로 ‘(차량번호 1 생략)’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정교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실제 자동차등록번호판과 모양, 크기, 글자의 배열 등이 유사하여 일반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번호판으로 오신하게 할 염려가 있다고 보인다.
3. 이러한 사실관계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이 사건 화물차량에 부착하여 이 사건 화물차량을 피고인이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이 사건 화물차량의 실제 소유자인 공소외인이 이를 인수받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아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것으로서 행사할 목적으로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의 행사’라 함은 그것이 부착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운행’은 그 사전적 의미가 정하여진 길을 따라 차량 따위로 운전하여 다니는 것을 일컫는 점, 이 사건 화물차량은 파손되어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고, 공소외인이 이 사건 화물차량을 지게차 대용으로 고정해 놓고 쓰려고 하였다고 하나 이를 자동차의 용법대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제작한 등록번호판의 외형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등록번호판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행사할 목적으로 이 사건 등록번호판을 위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기호위조죄의 행사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 | 형법 제238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정재현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양 담당변호사 한은석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5. 11. 25. 선고 2015고단161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이 사건 공무집행의 적법성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본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6. 6. 16:50경 청주시 흥덕구 신성로에서 (차량번호 생략) 제네시스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공소외 1의 집 대문을 들이박는 교통사고를 내고 차에서 내려 청주시 흥덕구 신성로에 있는 ○○○○유통 옥상으로 갔다.
피고인은 2015. 6. 6. 17:15경 위 ○○○○유통 옥상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소속 경사 공소외 2 등으로부터 교통사고 조사를 해야 하니 내려가라는 말을 듣고 거부하다가 공소외 2가 피고인의 팔을 잡고 내려가려고 하자 이를 뿌리치면서 공소외 2를 밀치고 발로 공소외 2의 정강이를 1회 차는 등 폭행하여 경찰관의 질서유지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나. 관련 법리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도506 판결 참조).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임의수사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는바,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하는 것은, 상대방의 신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체포와 유사한 상태에 놓이게 됨에도,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그 밖에 강제성을 띤 동행을 억제할 방법도 없어서 제도적으로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임의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직 정식의 체포·구속 단계 이전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체포·구속된 피의자에게 부여하는 각종의 권리 보장 장치가 제공되지 않는 등 형사소송법의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므로,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수사관서 등에의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참조).
다. 인정 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5. 6. 6. 16:50경 청주시 흥덕구 신성로 부근 도로에서 (차량번호 생략) 제네시스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공소외 1의 집 대문을 들이박는 교통사고를 낸 다음, 차에서 내려 인근에 있는 ○○○○유통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2)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소속 경사 공소외 2는 2015. 6. 6. 17:15경 술을 마신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였고, 피고인이 ○○○○유통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위 건물에서 피고인을 찾다가 건물 옥상에서 피고인을 발견하였다.
3) 공소외 2는 피고인에게 교통사고 및 음주운전 조사를 위해 함께 가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피고인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공소외 2는 피고인에게 재차 함께 내려갈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자, 피고인의 팔을 손으로 잡으면서 “그만하세요. 이제 내려가시죠.”라고 말하였고, 피고인은 욕설을 하면서 공소외 2의 손을 뿌리쳤다.
4) 공소외 2가 다시 피고인의 팔을 잡아끌자 피고인은 완강하게 팔을 뿌리치고 공소외 2를 밀치면서 발로 정강이를 1회 걷어찼고, 이에 공소외 2는 피고인을 공무집행방해죄의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였다(공소외 2는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현행범인체포서에는 공무집행방해에 관한 범죄사실만 기재되어 있다고 진술하였다).
라.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경찰관인 공소외 2는 교통사고 및 음주운전 조사를 위해 피고인에게 함께 경찰서로 가자고 함으로써 임의동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이 임의동행 요구를 명백히 거절하였음에도 현행범인 체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강제연행을 위해 피고인의 팔을 잡아끈 공소외 2의 행위는 임의동행의 한계를 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이 공소외 2의 위법한 직무행위를 제지하기 위하여 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정도의 폭행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공소외 2가 음주운전 또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에 관하여 피고인을 현행범인으로 체포한 것도 아니고, 그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2의 라.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이화송 임택준 | 형법 제136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제325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강치훈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3. 8. 23. 선고 (전주)2013노8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한 판단
가. 금품제공으로 인한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구 농업협동조합법(2012. 6. 1. 법률 제114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61조, 제50조 제1항 제1호 (가)목은 ‘중앙회의 임원으로 당선되게 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회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의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상정하고 있는 이익 제공의 목적이 단지 선거인의 투표권을 매수하는 행위, 즉 자기에게 투표하는 대가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선거인의 후보자 추천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원활동 등 널리 당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와 관련하여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모두 위 조항에 의하여 제한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선거인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자신이 후보자로 추천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하면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역시 위 조항에 의하여 ‘당선을 목적으로 회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의 행위’에 포함된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1도1394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① 공직선거법이 공직선거와 당내경선을 구별하고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는 달리, 농업협동조합법 자체에서 이사후보자추천회의를 총회 또는 대의원회와 구별하여 별도로 규율하고 있지 않은 점, ② ‘추천절차’는 임원인 이사가 되기 위하여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이고, 농협중앙회 정관 제97조에 의하면 대의원회에서의 이사 선출은 의장이 각 지역별 추천회의에서 결정된 이사후보자추천서에 의하여 이사선출의안을 작성하여 부의하고 이를 1개의 의안으로 일괄하여 의결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동안 농협중앙회 이사후보자로 추천된 사람은 모두 이사로 선출된 점, ③ 농업협동조합법 제50조는 ‘선거운동’이라는 표제를 쓰고 있고, 제130조는 ‘선출’과 ‘추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제50조에서의 ‘선거’가 총회 또는 대의원회에서의 ‘선출’이라는 의미로 한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이 지역조합장들을 상대로 자신이 이사후보자로 선출되도록 지지하여 달라고 호소한 행위는 단순히 이사후보자가 되기 위한 목적에 그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금품제공으로 인한 농업협동조합법위반죄의 구성요건 중 ‘자기를 중앙회의 임원으로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거나 금품제공으로 인한 농업협동조합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나. 호별방문으로 인한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의 점(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부분 제외)
1) 선거운동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단순히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10도973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및 피고인 1이 방문한 지역조합장들에게 농협중앙회 이사로 출마할 의사를 밝힌 점, 이사후보자추천회의에서의 ‘추천’ 절차도 대의원회에서의 ‘선출’ 절차와 더불어 임원선거의 일부를 이루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은 호별방문으로 인한 농업협동조합법위반죄에서의 ‘임원이 되려는 사람’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서의 지지호소도 위 죄에서의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거나 호별방문으로 인한 농업협동조합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에 대한 호별방문으로 인한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의 점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및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1] 구 농업협동조합법(2012. 6. 1. 법률 제114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161조, 제172조 제1항 제2호 / [2] 구 농업협동조합법(2012. 6. 1. 법률 제114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2항, 제161조, 제172조 제2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지아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5. 8. 19. 선고 2015노121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 제1항은 “공중위생영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공중위생영업의 종류별로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시설 및 설비를 갖추고 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에 한한다)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0조 제1항 제1호는 “제3조 제1항 전단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4조 제2호 (나)목은 “미용업(피부):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하지 아니하는 피부상태분석·피부관리·제모·눈썹손질을 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고, 공중위생관리법 제4조 제7항,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7조 및 [별표 4] ‘공중위생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위생관리기준 등’ 제4호 (나)목은 “피부미용을 위하여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법에 따른 의료기기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며, 공중위생관리법 제20조 제2항 제3호는 “제4조 제7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건전한 영업질서를 위하여 공중위생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한 자는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한다.
위와 같은 법령의 규정과 취지를 종합하면,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피부미용업은 공중위생관리법상 금지되어 있고,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4조 제2호 (나)목은 공중위생관리법상 허용되는 적법한 피부미용업의 범위를 규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공중위생관리법 제20조 제1항 제1호 위반죄는 적법한 피부미용업 신고를 할 수 있는데도 스스로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뿐만 아니라, 적법한 피부미용업 신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탓에 피부미용업 신고라는 규제 절차를 회피하고자 피부미용업 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1도12708 판결 참조).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피부관리 영업만이 공중위생관리법상의 미용업에 해당하고 그러한 미용업을 하는 경우에 한하여 공중위생영업으로서 신고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 신고하지 아니하고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피부관리 영업의 경우 공중위생관리법 제20조 제1항 제1호의 벌칙 적용에서 제외된다는 취지의 법리를 전제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2. 그런데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공중위생영업’이라 함은 다수인을 대상으로 위생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으로서 숙박업·목욕장업·이용업·미용업·세탁업·위생관리용역업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조 제1항 제5호는 “‘미용업’이라 함은 손님의 얼굴·머리·피부 등을 손질하여 손님의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는 영업을 말한다.”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손질’이란 손을 대어 잘 매만지는 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영업이 공중위생관리법상 ‘미용업’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손님의 얼굴, 머리, 피부 등에 손을 대어 매만지는 행위, 즉 손님의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직·간접적인 신체접촉이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의료기기 판매(임대)업 신고를 하고 2014. 2. 25.경부터 2014. 6. 10.경까지 ‘○○○○○○△△△△△’(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을 운영한 사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의료기기인 ‘□□□ □□□ v3’, ‘◇◇◇’, ‘☆☆☆’ 등을 구비하여 놓고 손님들에게 회원권을 판매하여 위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사실, ③ 개인용 광선조사기 ‘☆☆☆’는 피부관리 기능이 있는 의료기기에 해당하는데, ‘☆☆☆’를 사용하는 손님들은 스스로 초음파 젤 등을 얼굴에 바른 뒤 ‘☆☆☆’ 본체에 연결된 초음파 자극기 등으로 직접 얼굴을 마사지한 사실, ④ 피고인 및 피고인의 직원은 손님들에게 의료기기의 사용법을 알려주고, 의료기기, 초음파 젤, 앰플, 물티슈 등의 설비 및 물품을 제공할 뿐 손님들의 피부를 직접 손질하여 주지는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영업 형태는 손님의 얼굴·머리·피부 등을 손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공중위생관리법상 ‘미용업’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원심의 앞서 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 [1]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 제1항, 제4조 제7항, 제20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3호,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4조 제2호 (나)목,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7조, [별표 4] / [2] 공중위생관리법(2016. 2. 3. 법률 제139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호, 제5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김형태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3. 11. 28. 선고 2013노284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통신비밀보호법 및 작위와 부작위 구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가. 구 통신비밀보호법(2014. 1. 14. 법률 제122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3조 제1항에서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제14조 제1항에서 위와 같이 금지하는 청취행위를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한 경우로 제한하는 한편, 제16조 제1항에서 위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제1호)와 제1호에 의하여 지득한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제2호)를 처벌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통신비밀보호법의 내용 및 형식, 구 통신비밀보호법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에 관한 녹음 또는 청취에 대하여 제3조 제1항에서 일반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제14조 제1항에서 구체화하여 금지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입법 취지와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구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의 금지를 위반하는 행위는, 구 통신비밀보호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법 제3조 제1항 위반행위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제1호의 처벌대상이 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구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간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일반 공중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법 제3조 제1항에 위반된다.
한편 어떠한 범죄가 적극적 작위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 있음은 물론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하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하여도 실현될 수 있는 경우에, 행위자가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타인의 법익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결국 그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신문사 빌딩에서 휴대폰의 녹음기능을 작동시킨 상태로 공소외 1 재단법인(이하 ‘공소외 1 법인’이라고 한다)의 이사장실에서 집무 중이던 공소외 1 법인 이사장인 공소외 2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공소외 2와 약 8분간의 전화통화를 마친 후 상대방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바로 전화통화를 끊지 않고 공소외 2가 전화를 먼저 끊기를 기다리던 중, 평소 친분이 있는 △△방송 기획홍보본부장 공소외 3이 공소외 2와 인사를 나누면서 △△방송 전략기획부장 공소외 4를 소개하는 목소리가 피고인의 휴대폰을 통해 들려오고, 때마침 공소외 2가 실수로 휴대폰의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지 아니한 채 이를 이사장실 내의 탁자 위에 놓아두자, 공소외 2의 휴대폰과 통화연결상태에 있는 자신의 휴대폰 수신 및 녹음기능을 이용하여 이 사건 대화를 몰래 청취하면서 녹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은 이 사건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아니한 제3자이므로, 통화연결상태에 있는 휴대폰을 이용하여 이 사건 대화를 청취·녹음하는 행위는 작위에 의한 구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의 위반행위로서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처벌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정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의 의미와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제1호의 처벌대상 및 형법상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가.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① 피고인이 이 사건 대화를 처음 청취·녹음할 당시 어떠한 내용을 청취·녹음하게 될지 알지 못한 채 그 내용을 탐색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사건 대화의 청취·녹음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대화당사자가 이른바 공적 인물로서 통상인에 비하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불법 녹음되고 공개될 것이라는 염려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그들의 권리까지 쉽게 제한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청취 및 녹음 결과 이 사건 대화 내용이 공소외 1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언론사의 지분매각 문제라는 점만으로 이러한 ‘청취’·‘녹음’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2) ① 불법 녹음된 대화 내용을 실명과 함께 그대로 공개하여야 할 만큼 위 대화 내용이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로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대화당사자 몰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의 대화를 청취·녹음하여 불법적인 자료를 취득한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대화의 주요 내용을 비실명 요약 보도하는 것만으로도 공소외 1 법인과 △△방송의 관계를 일반인에게 알릴 수 있는데도 대화당사자 등의 실명과 대화의 상세한 내용까지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그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을 일탈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화 내용의 ‘공개’ 행위 역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그 기대가능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5도1010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 | [1] 구 통신비밀보호법(2014. 1. 14. 법률 제122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4조 제1항, 제16조 제1항 / [2] 구 통신비밀보호법(2014. 1. 14. 법률 제122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위너스 담당변호사 오철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5. 12. 3. 선고 2015노12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따라서 집행관이 법원으로부터 피신청인에 대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고 나아가 봉인 또는 물건을 자기의 점유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순히 피신청인이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336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집행관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집행하면서 ‘채무자는 점유를 타에 이전하거나 또는 점유명의를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등의 집행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이 사건 부동산에 부착한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을 사업장 소재지로 하는 ‘○○○○마트1호(신촌점)’(이하 ‘이 사건 마트’라 한다)의 사업자등록명의를 피고인 단독 명의에서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공동 명의로 변경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는 이 사건 마트의 점유명의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고시문의 기재에 반하여 사업자등록명의를 변경한 것은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효용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주문은 ‘① 채무자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풀고 채권자가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② 집행관은 현상을 변경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채무자에게 사용을 허가하여야 한다. ③ 채무자는 그 점유를 타에 이전하거나 점유명의를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집행관은 그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처분결정의 주문 중 ①항, ②항은 집행관의 집행에 관한 부분에, ③항은 가처분결정의 부작위명령 부분에 해당한다.
나. 집행관은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이 사건 부동산에 부착함으로써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인도받고 현상을 변경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피고인에게 그 사용을 허가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원심이 ‘점유명의’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에 대하여는 집행관의 어떠한 집행행위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다. 그렇다면 설령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가 점유명의에 해당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를 변경한 것은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없는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한 것에 불과하여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고시문의 기재에 반하여 사업자등록명의를 변경한 것은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효용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적용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업자등록명의의 변경 외에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주심) 김창석 박상옥 | 형법 제14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영흠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6. 1. 20. 선고 2015노97-1, 149, 50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주문을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하여 그 형의 경중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3. 26. 선고 97도171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과 공소가 제기된 다른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결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벌금형으로 처단하는 경우에는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형보다 중한 벌금형을 선고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에 정하여진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도4732 판결 등 참조). 또한 선고된 형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에 관한 판단은 형법상 형의 경중을 일응의 기준으로 하되, 병과형이나 부가형, 집행유예, 미결구금일수의 통산, 노역장 유치기간 등 주문 전체를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 피고인이 상소 또는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과 다른 사건이 병합·심리된 후 경합범으로 처단되는 경우에는 당해 사건에 대하여 선고 또는 고지받은 형과 병합·심리되어 선고받은 형을 단순 비교할 것이 아니라, 병합된 다른 사건에 대한 법정형, 선고형 등 피고인의 법률상 지위를 결정하는 객관적 사정을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하여 병합심판된 선고형이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도678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판시 각 죄 중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2고정1729호로 정식재판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에서 이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2고단2484호로 공소가 제기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 사건과 병합하여 심리한 후 위 각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인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인이 항소하여 원심은 제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4고합139 등 사건(원심판시 ‘제1 원심판결’ 사건)을 제1심에서 벌금 400만 원이 선고된 위 사건과 병합하여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이 위와 같이 정식재판청구 사건과 공소 제기된 사건을 병합 심리한 후 경합범으로 처단하면서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한 것이나 원심이 제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400만 원이 선고되었던 부분의 각 죄에 대하여 징역 3년을 선고한 것을 두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약식명령의 벌금형을 징역형으로 변경하여 선고한 것으로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은 사기죄 부분에 관한 편취의 고의 등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이거나 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 및 이를 토대로 한 사실의 인정은 원칙적으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그 부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에서 편취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1] 형사소송법 제368조 / [2]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 [3]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368조, 제399조, 제457조의2 / [4]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368조, 제399조, 제457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우리하나로 담당변호사 성상희 외 5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5. 4. 23. 선고 2014노252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4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71조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양벌규정’에 있어서 법인이나 사용인 등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조항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이 그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에 대한 아동복지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양벌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를 금지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신체에 손상을 준다’라 함은 아동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상해’의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정도로 신체에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가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하였으나 신체의 손상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보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2에 대한 피해자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아동복지법상 ‘신체의 손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4.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3호, 제71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황재동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울다솔 담당변호사 정영수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해자 공소외 1은 강릉시 주문진읍 (주소 생략) 단층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의 소유자이고, 피고인의 모친인 공소외 2는 이 사건 주택이 위치한 대지 중 약 41㎡의 대지에 관하여 이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공소외 2는 피해자를 상대로 2011. 1. 19.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 이 사건 주택의 건물철거 소송(2010가단4895호)을 제기하여 공소외 2가 소유한 대지 약 41㎡에 위치한 이 사건 주택을 철거하라는 승소판결을 받았고, 2012. 7. 4. 위 법원에서 공소외 2 소유의 대지에 위치한 이 사건 주택을 철거할 수 있는 대체집행결정을 받았다.
피고인은 강릉시청에서 ‘2015년 슬레이트 지붕 철거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강릉시청을 이용하여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전체를 철거할 것을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5. 4. 3. 강릉시청 자원순환과 담당공무원인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철거지원 신청서와 위 법원 결정문 등을 제출하면서 “현재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인 피해자와 연락이 되지 않고, 피해자가 어디론가 도망을 갔다. 그래서 내 돈으로 이 사건 주택의 지붕을 철거하려고 한다.”라고 말을 하면서 이 사건 주택 전체의 지붕 철거지원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강릉시청은 집행관이 아니기 때문에 법원의 대체집행문을 대체집행할 권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공무원에게 위 법원 결정문을 제시하며 마치 자신이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전체에 관하여 철거권한이 있는 것처럼 담당공무원을 기망하였다.
강릉시청으로부터 지붕철거 의뢰를 받은 한국환경공단은 철원군에 있는 ‘○○개발’을 이 사건 주택의 지붕철거업체로 선정한 다음 2015. 4. 29. 10:00경 피해자 소유의 시가 합계 22,132,000원 상당의 이 사건 주택의 지붕을 철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전체에 관하여 철거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강릉시청 담당공무원 등으로 하여금 지붕 철거를 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소유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2. 검사의 기소 취지 및 피고인의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의 행위에 관하여 재물손괴죄의 간접정범으로 의율하여 기소한 검사의 이 사건 기소에 대하여,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는 강릉시에서 추진하는 2015년 슬레이트 지붕 철거지원 사업에 지원 신청을 한 것뿐이고, 강릉시 담당공무원은 요건을 심사하여 철거 여부를 판단하고 집행한 것이므로, 피고인을 재물손괴죄의 간접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공소외 1은 강릉시 주문진읍 (주소 생략) 단층주택 약 25평(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함)의 소유자이고, 이 사건 주택의 대지는 총 4필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1필지(약 12평)는 피고인의 어머니인 공소외 2의 소유, 1필지는 강원교육청의 소유, 나머지 2필지는 국유이다.
(2) 공소외 2는 2011. 1.경 공소외 1을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주택 중 공소외 2 소유 대지 지상 약 12평 부분에 대한 주택철거 소송(이 법원 2010가단4895호)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위 승소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고, 이후 2012. 7.경 위 승소판결에 기하여 철거 대체집행 및 대체집행 비용지급 신청을 하여 인용결정을 받아 위 인용결정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수사보고(법원 결정문 등 제출보고)].
(3) 이후 공소외 2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위 승소판결 및 대체집행에 기한 일부 철거가 사실상 어렵다는 사정 등으로 강제집행을 못한 채 약 4년이 경과하였다.
(4) 한편 강릉시에서는 낡은 주택 개량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슬레이트 지붕 철거지원 사업’을 추진하였는데, 이에 피고인은 2015. 4. 초순경 대체집행 인용결정문을 첨부하여 강릉시에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전체에 대한 철거지원을 구하는 내용의 철거지원 사업 지원 신청을 하였다.
(5) 이후 강릉시의 위 지붕철거 사업 담당공무원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신청과 같이 주택 소유자 아닌 자가 철거지원 사업 지원 신청을 한 경우 이를 수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무사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등 심사를 한 후, 가능하다고 잘못 판단하여 피고인의 지원 신청을 수리하고, 담당부서 계장, 과장의 결재를 얻은 후 한국환경공단에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전체에 대한 철거 의뢰를 하였고(공소외 3에 대한 검찰 및 경찰 진술조서), 강릉시 담당공무원의 의뢰를 받은 한국환경공단은 철원군에 있는 ‘○○개발’을 이 사건 주택의 지붕철거업체로 선정한 다음 2015. 4. 29. 10:00경 이 사건 주택의 지붕을 철거하였고, 위 지붕 철거로 인하여 이 사건 주택 내에 있던 가전제품 등이 훼손되었다.
(6) 한편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수리비는 16,590,000원이고, 위 지붕 철거로 인해 훼손된 가전제품 중 세탁기, 가스렌지, 냉장고의 동종 제품 중고가액은 570,000원, 씽크대, 장식장, 서랍장, 침대 등의 신품가액은 4,972,000원이다[각 견적서. 검사는 손괴된 재물의 가액을 위 지붕 수리비 16,590,000원과 가구, 가전제품 등 위 가액 5,542,000원의 합계액 22,132,000원으로 특정하였으나, 이 사건 주택의 전 소유자인 공소외 4는 이 사건 주택 전체를 650만 원에 매수하였고, 공소외 1은 이 사건 주택 전체를 150만 원에 매수한 점(부동산 매매계약서, 건물 등기부등본)에 비추어, 지붕 수리비가 목적물 가액을 초과함이 명백하므로 지붕 수리비를 훼손된 재물의 가액으로 볼 수 없고, 씽크대 등은 신품가액이므로 결국 위 합계액 22,132,000원 전체를 훼손된 재물의 가액으로 볼 수 없다].
(7) 한편 강릉시에서 추진한 ‘2015년 슬레이트 지붕 처리지원 사업 추진계획’상 신청 주체는 건축주임이 전제가 되어 있고, 제출서류로 건축물대장, 재산세납부증명, 전경사진 등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수사보고(공문첨부, 2015년 슬레이트 처리지원 사업 추진계획)].
나. 판단
(1) 살피건대, 처벌되지 아니하는 타인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범죄를 실현한 자는 형법 제34조 제1항이 정하는 간접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의사를 부당하게 억압하여야만 간접정범에 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나(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7204 판결), 타인의 행위를 유발하고 이용한 자를 간접정범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이용하여 자신의 범죄를 실현한다는 정범의 표지가 있어야 하므로, 정범에 대한 고의 및 위법성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 사실에서 본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권원(확정판결 및 대체집행결정)을 2011년경 확보한 이후 2015. 4.경 이 사건 강릉시에 대한 지붕 철거지원 사업 지원 신청을 할 때까지 약 4년간 불법적인 집행방법을 시도하지는 않았던 점, ② 피고인은 약 4년간 적법한 강제집행절차에 의한 권리행사를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1동 건물의 일부에 관한 철거 집행에서 야기되는 현실적인 집행상의 문제로 인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던 중, 공무소인 강릉시가 추진하는 슬레이트 지붕 철거지원 사업을 알게 되었고, 그 방법을 통해 권리 실현을 하기로 선택한 점, ③ 위 철거지원 사업은 민원인이 신청을 했다고 모두 수리되는 것이 아니라, 담당공무원들의 요건심사를 거쳐 공무집행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인 점, ④ 피고인의 철거지원 신청을 담당한 공무원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신청에 대한 요건심사를 하고, 상급자의 결재까지 받아 피고인의 신청을 수리하고 철거의뢰를 한 점, ⑤ 피고인이 위 철거지원 사업 신청에 관하여 첨부자료를 조작하거나 위계, 기망 등의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점(피고인이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가 아닌 채권자에 불과하고 그 실체적 권리의 범위도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중 일부임이 피고인의 신청 및 첨부자료 자체만으로도 명백했을 뿐만 아니라, 담당공무원 공소외 3은 처음부터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가 피고인이 아닌 공소외 1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신청서에 자신의 실체적 권리의 범위를 넘어서서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전체에 관한 철거지원을 구하는 것으로 표시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담당공무원에 대한 기망 또는 위계행위라고 볼 수 없다)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 재물손괴 범행에 관한 정범으로서의 고의나 위법성의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또한 이 사건과 같이 담당공무원에 대한 적극적인 기망 또는 위계 행위가 입증되지 않는 단순한 요건불비의 공무집행 신청행위만으로도, 공무집행 결과로 인한 범죄에 대한 정범으로서의 고의나 위법성 인식이 인정된다고 넓게 해석하는 경우, 담당공무원이 요건불비의 민원에 대하여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잘못 판단하고 부적법한 공무집행에 나아간 경우, 모든 민원인을 간접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결과에 이르는데, 구체적 타당성 면에서도 이러한 결과를 허용할 수 없다.
4. 결론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복 | 형법 제34조 제1항, 제36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이경한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한주한 외 1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5. 8. 10. 선고 2014고단40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24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 주점에서 피해자를 추행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24시간)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3년차로 일하던 자로, 2014. 4. 14. 19:00경 의정부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 주점에서, 위 성형외과 회식을 하던 중 같은 과 전공의 2년차인 피해자 공소외 1(여, 26세)에게 “얘는 왜 이렇게 취했냐?”라고 말하면서 피고인의 얼굴을 피해자의 얼굴에 가까이 들이대고 양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만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위 주점에서 회식을 하던 중에 테이블에 엎드려 있었는데, 맞은편에 앉아 있던 피고인이 그의 얼굴을 피해자의 얼굴에 가까이 대고 양손으로 지압하는 형식으로 손가락 전체로 피해자의 머리를 만졌다고 진술하였고, 당시 위 주점에 함께 있었던 공소외 2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양 손가락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머리를 지압하는 식으로 눌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형외과 전공의 1년 선후배 관계이고, 당시 위 회식에는 피고인 및 피해자 외에도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등 동료 성형외과 전공의들이 함께 있었으며, 그 장소도 공개된 곳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 참조).
2)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만 26세의 여성으로 2년차 전공의였고, 피고인은 3년차 전공의로서 피해자의 상급자였는바, 피고인과 피해자는 6개월간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사이였던 점(공판기록 제54쪽 참조), ② 피고인은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전력이 있었던 점(공판기록 제60쪽 참조), ③ 이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는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 취한 것처럼 엎드려 있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얼굴을 피해자의 얼굴에 가까이 들이댄 다음 양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만졌던 점(공판기록 제44쪽 참조), ④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을 목격한 다른 전공의들은 “왜 이래, 야 이거 그냥 동영상 찍을까, 왜 이래?”, “너희들 그러다가 뽀뽀하는 거 아니야?”와 같은 반응을 보였던 점(공판기록 제43쪽, 수사기록 제298쪽 참조), ⑤ 피고인은 그 후 피해자를 뒤에서 양손으로 껴안아 추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야심한 시각에 여성 전공의 숙소에 침입해 피해자를 폭행하기까지 하였던 점, ⑥ 피고인도 당심에 이르러서는 피해자를 추행할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행위가 ‘추행’에 해당함은 물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따라서 검사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이유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을 이유로 한 항소는 이유 있고,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1. 강제추행
피고인은 ○○○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3년차로 일하던 자로, 2014. 4. 14. 19:00경 의정부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 주점에서, 위 성형외과 회식을 하던 중 같은 과 전공의 2년차인 피해자 공소외 1(여, 26세)에게 “얘는 왜 이렇게 취했냐?”라고 말하면서 피고인의 얼굴을 피해자의 얼굴에 가까이 들이대고 양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만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계속하여 위 주점에서 나와, 같은 날 20:50경 위 주점 앞 노상에서 택시를 타기 위하여 피해자를 포함한 일행들과 함께 걸어가던 중 갑자기 “이렇게 안는 것도 안 돼?”라고 말하면서 뒤에서 양손으로 피해자를 껴안아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폭행
피고인은 2014. 4. 14. 23:19경 의정부시 (주소 2 생략)에 있는 ○○○대학교△△△□□병원 내 여성 전공의 숙소인 ☆☆☆☆호에서, 피고인이 방 안으로 들어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위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방을 나가려고 하자 피해자의 어깨를 잡고 나가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아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당심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의 원심 법정진술
1. 공소외 3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CCTV영상 확인에 관한 건), 수사보고(CCTV영상 재확인에 관한 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점),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전공의 간의 위계질서를 악용하여 후배 전공의를 성추행하고, 야심한 시각에 여성 전공의 숙소에 침입하기까지 하여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아니한 점, 원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여 피해자가 원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괴로운 기억을 되살리며 증언까지 하여야 하는 고통을 감내하여야 하는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 피해자와 합의하지 아니하였고, 피해 회복도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모두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향후 성폭력범으로 신상정보를 등록해야 하는 불이익을 받게 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범행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 중 등록대상 성범죄인 강제추행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의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신상정보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 위험성, 범행의 내용과 동기, 범행의 방법과 결과 및 죄의 경중,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 효과,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성지호(재판장) 강상욱 윤화랑 | 형법 제13조, 제298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및 검사(다만, 검사의 경우
【검 사】
김민정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성문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5. 11. 20. 선고 2015고합180, 2015전고3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20년에, 피고인 2를 징역 6년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압수된 밀걸레 봉 2개(증 제1호)를 피고인 2로부터 몰수한다.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인 1
원심이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 한다) 1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20년,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2
1) 피고인 2에게 살인의 고의는 물론이고 피고인 1의 살인 범행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도 없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살인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살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살인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원심이 피고인 2에게 선고한 형(징역 10년,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몰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
피고인 1에게 살인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음에도,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한 부착명령청구(피해자 공소외 1과 피해자들의 가족에 대한 접근금지명령 및 살인죄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청구 포함)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대해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제3의 가.항과 관련하여 “피고인 2는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위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계속해서 폭행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이러한 피고인 1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부분을 “피고인 2는 피해자의 친부로서 민법 제913조 및 아동복지법 제5조에 의하여 피고인 1의 폭행을 제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위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계속해서 폭행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채, 오히려 위와 같은 피고인 1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한편 피고인들의 나머지 각 죄는 위와 같이 변경된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의하여 경합범 가중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단일한 선고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피고인 1에 대한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는 경우에는 그와 함께 동시에 심리되어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피고인 1에 대한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 역시 파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2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피고인 2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2015. 6. 2. 17:10경 울산 동구 전하동 소재 피해자 공소외 2가 다니던 ○○어린이집으로 피해자를 데리러 갔으나 피해자가 엄마인 자신을 보고는 교실로 들어가서 ‘집에 가기 싫다’며 떼를 쓰고 말을 듣지 않은 일로 화가 나, 위 어린이집에서 피고인들의 주거지인 울산 동구 (주소 생략), 나동 4호(△△연립)까지 가는 노상에서, 손으로 울고 있던 피해자의 입 부위를 5회가량,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뒤통수를 2회가량 때리고, 피해자를 밀어 길바닥에 넘어뜨렸는데, 마침 이를 목격한 성명불상의 행인이 피고인 1에게 “야, 너 애 때릴 거야? 당장 신고할 테니까 서라.”라는 말을 하여 더 화가 난 상태에서 위 주거지에 도착하였다.
피고인 1은 같은 날 17:45경 위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집에 들어오자마자, 방 출입문 쪽에 서 있던 피해자가 울려고 한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입 부위를 다시 2회가량 때렸고, 그 뒤 피해자를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게 하였으며, 같은 날 18:30경이 되어서야 위와 같이 같은 자리에 계속 서 있던 피해자를 불러 자신의 오른쪽 앞에 앉게 한 뒤 피해자에게 저녁 식사를 대신해서 구운 삼겹살을 먹게 하였으나 피해자가 울면서 먹지 않자, 또다시 격분하여 그곳 화장실에 있던 밀걸레 봉(알루미늄 재질, 전체 길이 9cm)을 무릎으로 부러뜨린 뒤, 걸레가 달려 있는 부분은 쓰레기봉투에 넣고 나머지 부분인 위험한 물건인 밀걸레 봉(길이 54cm, 두께 2cm가량)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머리 왼쪽 부위를 2회가량 때리고, 약간 몸을 든 상태로 피해자의 뒤통수를 1회가량 때린 다음, 평소 피해자가 잠을 자기 위하여 방바닥에 깔아 놓는 피해자의 공간으로 가게 하여 약 1시간 동안 피해자를 벽을 향해 서 있게 하는 방법으로 벌을 세웠다.
피고인 1은 같은 날 20:00경 위 주거지에서, 남편인 피고인 2가 퇴근 후 귀가하여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위와 같이 피해자로 인하여 화가 난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 2와 대화를 나누다가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자, 피해자를 피고인 1의 오른쪽 앞에 앉게 한 다음 위와 같이 부러진 밀걸레 봉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3~4회가량 때리는 행동을 2~3회 반복하였다.
피고인 2는 피해자의 친부로서 민법 제913조 및 아동복지법 제5조에 의하여 피고인 1의 폭행을 제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위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계속해서 폭행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채, 오히려 위와 같은 피고인 1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아버지인 피고인 2에게로 다가온 피해자에게 “네가 잘못했으니 맞아야 된다.”, “이 정도 맞아서 죽진 않아.”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손으로 5~6회가량 때리며 피고인 1이 있는 곳으로 밀쳤고, 그 뒤 피고인 1은 위 밀걸레 봉이 움푹 들어가고 휘어질 정도로 강한 힘으로 피해자의 머리, 팔, 다리, 몸통 등 전신을 3~4회가량 때리는 행동을 7~8회가량 더 반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5. 6. 2. 20:00경부터 같은 날 23:00경까지 약 3시간 동안 피해자가 말을 잘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위험한 물건인 위 밀걸레 봉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머리, 팔, 다리, 몸통 등 전신을 가격하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위와 같이 피해자의 머리 전체 부위를 비롯한 팔, 다리, 몸통 등 전신을 30~40회가량 때렸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때려 피해자로 하여금 2015. 6. 2. 23:56경 울산 동구 전하동 소재 울산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광범위한 피하출혈 및 다발성 타박상 등에 의한 외상성 쇼크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판시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판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2가 피고인 1의 구타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2가 사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 공소외 2의 머리를 때린 사실 등이 인정되므로 피고인 2에게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 및 공모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 2에 대한 살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도479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범죄 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들 각자의 지위와 역할, 다른 행위자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에 기한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한편 공동정범의 본질은 분업적 역할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에 있으므로 공동정범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음에 반하여 종범은 그 행위지배가 없는 점에서 양자가 구별된다(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도1247 판결 등 참조).
나) (1) 그런데 피고인 1이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면서 피해자 공소외 2가 죽기를 바라고 때린 것은 아니며,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2가 사망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함으로써 자신의 범행은 물론이고 피고인 2와의 공모관계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과 아래 (2)항 기재 사정들에 비추어, 검사가 드는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2에게 살인죄의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인 살인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살인범죄의 실행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다.
(2) 피고인 2는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살인의 고의 및 피고인 1과의 공모관계를 부인하면서 다만, 피고인 2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 즉, 피고인 1이 2015. 6. 2. 20:00경부터 23:00경까지 약 3시간에 걸쳐 위험한 물건인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의 전신을 구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위와 같은 피고인 1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피고인 2에게로 다가온 피해자에게 “네가 잘못했으니 맞아야 된다.”, “이 정도로 맞아서 죽진 않아.”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손으로 5~6회가량 때리고 피해자를 피고인 1이 있는 곳으로 밀쳤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으나, 그와 같이 피고인 1의 구타행위를 제지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① 피고인 1은 큰딸인 공소외 1을 출산한 후부터 우울증에 시달려 집안 문제나 자녀양육 문제로 화가 나서 술을 마시면 흥분의 정도가 심해져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말리면 더 흥분하며 시간이 지나고 술이 깬 후에 달래면 비로소 흥분이 가라앉는다.
② 피고인 1은 자녀양육 문제로 화가 나서 술을 마시면 자녀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려 드는데 그때마다 피고인 2가 피고인 1을 겨우겨우 달래고 맞춰 주어 이번 사건의 경우처럼 심하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③ 그런데 이 사건 당일에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의 귀가 전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이유로 화가 치밀어 소주 2병을 마시고 위험한 물건인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 공소외 2를 폭행한 상태였으며, 피고인 2의 귀가 후 추가로 마신 술로 인하여 재차 화가 치밀어 올라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 공소외 2의 전신을 구타하였는데, 당시 피고인 2가 그와 같은 구타행위를 말리면 피고인 1이 더 흥분할 것 같았고 만일 피고인 1이 화를 이기지 못하여 가출이라도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아 피고인 1을 제지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피고인 2의 모이자 피고인 1의 시모인 공소외 3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피고인 1에 대한 부착명령청구 전 조사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 및 충동조절장애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 1과 지속적으로 다툼 내지 가정불화를 겪어 왔으나, 그때마다 가출로 갈등을 회피하여 속초, 통영, 부산 등지를 전전하면서 생활해 오다가 지인의 소개로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에 취직하면서, 2014. 12.경부터 다시 피고인 1과 함께 생활하였고, 2015. 1. 초순경에는 부모님에게 맡겨 두었던 자녀들을 울산으로 데려와 이 사건 범행 당시까지 함께 생활해 왔던 사실이 인정된다.
(3) 피고인 2가 인정하고 있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 내용과 위 (2)항에 기재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 공소외 2의 아버지인 피고인 2가 이 사건 범행 당시에 피고인 1의 구타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2가 사망할 가능성 내지 위험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민법 제913조 및 아동복지법 제5조에 따른 보호·양육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채 그 진술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의 구타행위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이를 용인하는 잘못된 행위로 인하여 살인방조의 죄책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더 나아가 피고인 2에게 공동정범의 주관적 성립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살인범죄의 실행행위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아울러 이 사건 살인 범행의 경과와 피고인 1의 구타행위의 정도 및 피해자의 사망원인 등에 비추어, 피고인 2가 자신에게로 다가온 피해자 공소외 2에게 “네가 잘못했으니 맞아야 된다.”, “이 정도로 맞아서 죽진 않아.”라는 말을 하였다는 점과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손으로 5~6회가량 때리고 피해자를 피고인 1이 있는 곳으로 밀친 행위가 살인방조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같은 행위만으로는 피고인 2에게 공동정범의 주관적 성립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살인범죄의 실행행위가 있었다고도 보기 어렵다.
(4) 따라서 피고인 2를 이 사건 살인 범행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피고인 2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할 것이다.
다)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 그 심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가벼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범죄사실을 방조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 공소외 2의 아버지인 피고인 2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 1의 구타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2가 사망할 가능성 내지 위험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민법 제913조 및 아동복지법 제5조에 따른 보호·양육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1의 구타행위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이를 용인하는 부작위 등을 통해 피고인 1의 살인 범행을 방조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리고 원심 및 당심의 심리 경과 등에 비추어, 피고인 2에게 살인방조의 죄책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당심은 직권으로 피고인 2에게 살인방조죄의 죄책을 인정하기로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2의 항소는 이유 있고, 또한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 1에 대한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한 검사의 주장과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① 원심판결문 제6쪽 제2행부터 제6행까지 중 “피고인 2는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위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계속해서 폭행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이러한 피고인 1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부분을, “피고인 2는 피해자의 친부로서 민법 제913조 및 아동복지법 제5조에 의하여 피고인 1의 폭행을 제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위 밀걸레 봉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계속해서 폭행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채, 오히려 위와 같은 피고인 1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로 변경하고, ② 원심판결문 제6쪽 제9행부터 제16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로써 피고인 1은 2015. 6. 2. 20:00경부터 같은 날 23:00경까지 약 3시간 동안 피해자가 말을 잘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위험한 물건인 위 밀걸레 봉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머리, 팔, 다리, 몸통 등 전신을 가격하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위와 같이 피해자의 머리 전체 부위를 비롯한 팔, 다리, 몸통 등 전신을 30~40회가량 때렸다.
결국 피고인 1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때려 피해자로 하여금 2015. 6. 2. 23:56경 울산 동구 전하동 소재 울산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광범위한 피하출혈 및 다발성 타박상 등에 의한 외상성 쇼크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고, 피고인 2는 이를 방조하였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아동복지법 제72조, 제71조 제1항 제2호, 제17조 제3호, 제5호, 형법 제30조(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상습아동학대의 점과 판시 범죄사실 제3의 나.항 기재 상습아동학대의 점을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살인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2: 각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 제17조 제3호(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아동학대의 점, 징역형 선택),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 제17조 제5호, 형법 제30조(판시 범죄사실 제3의 나.항 기재 아동학대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 제32조 제1항(살인방조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1. 법률상 감경(피고인 2의 살인방조죄에 대하여)
형법 제32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1. 경합범가중
가. 피고인 1: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살인죄에 정한 형에 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가중)
나. 피고인 2: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살인방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이수명령(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1. 몰수(피고인 2에 대하여)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가. 피고인 1: 징역 5년~37년 6월
나. 피고인 2: 징역 2년 6월~22년 6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피고인 1
1) 살인죄
[유형의 결정] 살인 〉 제2유형(보통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잔혹한 범행수법(가중요소), 미필적 살인의 고의(감경요소)
[권고형의 범위] 징역 15년 이상
2)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죄
[유형의 결정] 체포·감금·유기·학대 〉 유기·학대 〉 일반적 기준 〉 제2유형(중한 유기·학대)
[특별가중인자]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학대의 정도가 중한 경우, 상습범인 경우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3년
3) 다수범죄 처리기준의 적용: 징역 15년 이상
나. 피고인 2
1) 살인방조죄
방조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2) 판시 범죄사실 제3의 나.항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죄
[유형의 결정] 체포·감금·유기·학대 〉 유기·학대 〉 일반적 기준 〉 제2유형(중한 유기·학대)
[특별가중인자] 유기·학대의 정도가 중한 경우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2년
3)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각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죄
[유형의 결정] 체포·감금·유기·학대 〉 유기·학대 〉 일반적 기준 〉 제2유형(중한 유기·학대)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형의 범위] 징역 6월~1년 6월
4) 다수범죄 처리기준의 적용: 징역 2년 6월 이상(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범죄가 있어 위 권고형의 하한만 고려하되, 처단형의 하한이 더 높으므로 이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가. 모든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위하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하며, 모든 형태의 학대와 폭력 및 방임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아동의 부모는 아동을 가정에서 그의 성장 시기에 맞추어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하여야 하며,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이 사건 피해자들의 모인 피고인 1은 피해자들의 신체와 정서를 보호하고 피해자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하여야 할 의무를 저버린 채 어린 자녀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만 2세에 불과한 피해자 공소외 2를 밀걸레 봉으로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구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생후 30개월에 불과한 나이에 친부모로부터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심한 학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고 장시간에 걸친 잔인하고 무자비한 구타행위로 인하여 고귀한 생명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게 된 피해자 공소외 2가 겪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의 정도는 이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리고 그와 같은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만 4세의 피해자 공소외 1이 입었던 정신적 충격과 혼란 또한 상상하기 어려우며 그것이 향후 성장과정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감안하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피고인 1이 그 자녀들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저지른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1의 불우한 성장 환경과 출산 후부터 겪게 된 우울증, 알코올 의존 및 충동조절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도저히 정상적인 훈육이나 체벌 및 그 과정에서 생겨난 사고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이 어린 자녀들을 자신의 분노와 울분 및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편으로 삼은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피고인 1이 저지른 이 사건 범행의 잔혹성은 일반인의 법감정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으로,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다만 피고인 1이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고 사망한 피해자의 명복을 빌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과 피고인 1이 자신의 자녀를 자신의 손으로 무참하게 살해하였다는 죄책감과 비난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참작할 여러 사정들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양형기준상의 권고형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 1에 대한 형을 정하기로 한다.
다. 이 사건 피해자들의 아버지이자 피고인 1의 남편인 피고인 2로서는 비록 피고인 1과의 혼인생활이 순탄하지 못하고 갈등과 불화가 끊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하더라도, 이를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혀 갈등 및 불화를 해소하거나 완화시키고, 자녀들인 이 사건 피해자들이 피고인 1의 비정상적이고 무자비한 폭력 행사에서 벗어나 다른 아동들처럼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도록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2는 피고인 1과의 갈등 및 불화가 반복될 때마다 가출이라는 방법으로 이를 회피하였고, 또한 피고인 1의 자녀들에 대한 비정상적인 폭력 행사가 지속적으로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막지 아니한 채 그때그때마다 임시방편적으로 해결하는 소극적·방관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그리고 이 사건 범행 당일에는 피고인 1의 폭력 행사가 일반인의 법감정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잔인하고도 무자비하며 끔찍한 수준에 이르러 피해자 공소외 2의 사망이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피고인 1의 폭력 행사를 전혀 제지하지 않은 채 도리어 피고인 1의 폭력 행사를 거들거나 이를 합리화시키는 듯한 납득할 수 없는 태도로 일관하여 결국 피해자 공소외 2를 사망케 하였다.
그와 같은 피고인 2의 무책임하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방조하에 이루어진 피고인 1의 끔찍한 폭력 행사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2가 고귀한 생명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채 극심한 고통 끝에 사망한 점을 감안할 때, 피고인 2의 행위 역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며 그에 상응하는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
다만 살인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원심과 달리 당심에서는 피고인 2에게 살인의 방조범으로서의 죄책만 인정되는 점, 피고인 2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2가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었음을 뒤늦게나마 자책하면서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 2 역시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자녀를 죽게 하였다는 죄책감과 비난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참작할 여러 사정들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양형기준상의 권고형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심보다 다소 감경된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2에 대한 살인의 점의 요지는 위 2. 나. 1)항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2. 나.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의 행위가 살인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인 2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포함된 판시 살인방조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피고인 1에 대한 부착명령청구에 관한 판단】
1. 부착명령청구의 요지
피고인 1은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
2. 관련 법리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에 규정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살인범죄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2012감도5, 2012전도51 판결 참조).
3. 판단
이 사건 증거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1이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살인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닌 점, ② 피고인에게 음주운전으로 1회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 외에는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③ 청구 전 조사서에 의하면, ‘한국형 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ORAS-G)’의 기준에 의할 경우 총점 13점으로 조금 높은 편이기는 하나,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의 기준에 의할 경우, 재범위험성이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 점, ④ 피고인 1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⑤ 피고인 1이 알코올 사용 장애 및 우울증 등을 앓고 있기는 하나, 피고인 1이 향후 장기간의 수형생활을 통해 사회와 격리됨으로써 이후 재범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이고, 징역형 및 이수명령으로 인하여 재범 방지와 성행 교정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 1의 나이, 환경, 이 사건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 1에게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김주호(재판장) 이혁 권순향 | 형법 제30조, 제32조, 제250조 제1항, 민법 제913조, 아동복지법 제5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노정환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스카이 외 1인
【주 문】
피고인 1, 피고인 2를 각 징역 6월에, 피고인 3을 징역 4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3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3에 대하여 보호관찰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사기
피고인들은 피고인 3의 제안에 따라 피고인 1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 BMW Z4 승용차에 GPS 장치를 설치한 후 위 승용차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매도하여 대금을 지급받은 다음 위 승용차의 위치를 파악 후 보조키를 이용하여 다시 가져오는 방법으로 승용차 매매대금을 편취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2는 위 공모에 따라 2016. 2. 22.경 “○○○○○”라는 인터넷 중고차 판매 사이트에 위 승용차를 판매하겠다는 글을 게시하여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들은 위 승용차를 인도하여 매매대금을 지급받은 다음 다시 승용차를 가지고 올 생각이었을 뿐 승용차를 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이에 속은 피해자 공소외 1로부터 위 승용차를 매수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피고인 1과 피고인 2는 2016. 2. 23. 01:30경 충남 논산시 (주소 1 생략) 앞길에서 위 피해자로부터 위 승용차 매매대금으로 990만 원을 지급받고 위 승용차를 인도한 다음, 같은 날 05:17경 위 승용차에 설치된 GPS 장치를 통하여 파악한 피해자의 주소지인 서울 도봉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이동한 후 피고인 1이 위 주차장에 있는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갔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2.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누구든지 개인 또는 소유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당해 개인 또는 이동성이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 1항과 같이 (차량번호 생략) BMW Z4 승용차 조수석 밑부분에 GPS 장치를 설치한 다음 위 1항과 같이 승용차를 매수한 공소외 1의 동의를 받지 않고 2016. 2. 23. 01:30경 충남 논산시 (주소 1 생략) 앞길에서부터 같은 날 5:30경 서울 도봉구 방학로11길 30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까지 위 승용차의 위치정보를 피고인 1의 휴대전화로 전송받아 이동성이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법정 진술
1. 피고인 1에 대한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피고인 2 진술기재 부분 포함)
1. 피고인 3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피고인 1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1에 대한 제3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공소외 2, 피고인 2 진술기재 부분 포함)
1. 피고인 2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2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공소외 1, 공소외 3 진술기재 부분 포함)
1. 피고인 3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4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피의자의 주거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번호 생략)(BMW) 차량 사진 2매
1. 피의자 피고인 1의 휴대폰에 저장된 위치추적 어플 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4호, 제15조 제1항(위치정보의 수집 금지 등 위반의 점), 형법 제30조,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집행유예
피고인 3: 형법 제62조 제1항
1.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3: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 1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1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들이 GPS 장치를 설치한 차량의 소유자가 피고인 1이고, 피고인 1이 자신의 차량에 GPS를 설치한 것은 소유자의 동의를 얻고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이므로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위치정보보호법’이라고 한다) 제1조는 위 법률의 목적에 관하여 “이 법은 위치정보의 유출·오용 및 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하고 위치정보의 안전한 이용환경을 조성하여 위치정보의 이용을 활성화함으로써 국민생활의 향상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치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은 “누구든지 개인 또는 소유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당해 개인 또는 이동성이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위치정보보호법의 입법 취지와 보호법익 및 위 조항의 문언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위 조항은 ① 개인의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해 개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② 이동성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하려고 하는 경우 이동성 있는 물건을 소지한 개인이나 이동성 있는 물건의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바, 이렇게 ‘개인이나 소유자’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한 취지는 이동성 있는 물건을 보유한 개인이 위 물건의 소유자인 경우와 소유자가 아닌 경우를 포괄적으로 포섭하기 위한 문언으로 봄이 상당하다. 즉 이 사건에서와 같이 개인이 제3자 소유의 이동성 있는 물건을 소지한 경우, 그 물건의 소유자인 제3자가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이동성이 있는 물건을 보유하고 있는 당해 개인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면, 당해 개인 또는 이동성이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되는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 렌트계약을 체결한 자동차의 임차인이나, 이 사건처럼 자동차를 매수하였으나 자동차 등록을 마치지 아니한 매수인이 매도인의 허락을 받고 자동차를 사용하는 경우, 이동성 있는 물건인 자동차의 소유자인 임대인이나 매도인이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당해 개인인 임차인이나 매수인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자동차의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해석해야 한다. 만약 피고인의 주장처럼 소유자가 동의만 있으면 소유자가 이동성이 있는 물건을 정당하게 사용할 권리 있는 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이동성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실질적으로 수집되는 위치정보의 대상인 이동성 있는 물건을 정당하게 사용할 권리가 있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되는 결과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며, 이는 위치정보보호법의 보호법익인 사생활의 비밀 보호와 상충된다. 따라서 피고인 1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각 징역 1월~15년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가. 사기죄
[권고형의 범위]
일반사기 〉 제1유형(1억 원 미만) 〉 기본영역(징역 6월~1년 6월)
[특별가중인자]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특별감경인자]
처벌불원 또는 상당 부분 피해회복된 경우
나.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위반죄: 양형기준 미설정 범죄
다. 다수범죄 처리에 따른 최종형량의 범위: 징역 6월 이상(양형기준이 설정된 사기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위반죄 사이의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에 관하여는 그 하한은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의 양형기준상의 형량범위의 하한에 따른다)
3. 선고형의 결정
다음과 같은 정상, 피고인들의 나이, 가족관계, 성향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 유리한 정상: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범행을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 3은 피고인 1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피고인 1에게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여 돈을 마련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던 점, 공소제기 이전에 피고인 2는 800만 원을, 피고인 3은 300만 원을 피해자에게 각 지급하고 피해자의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처벌불원의사가 기재된 합의서를 제출한 점, 피고인 1은 공소제기 이후 피해자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기재된 합의서를 제출한 점 등
○ 불리한 정상: 이 사건 차량은 할부금을 납부하지 못하여 번호판이 저당권자에게 압류되어 있었는데,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사정으로 차량을 팔지 못하게 되자 피고인 3이 300만 원을 피고인 1에게 지급하여 압류를 해지하였고, 이 사건 차량의 시동키를 정상적으로 복제하는 데 많은 시일이 소요되자 피고인 2가 차량의 시동키를 복제하는 곳을 알아내어 군산까지 가서 차량 시동키를 복제하였으며, 피고인 1은 이 사건 차량을 매도한 후 위 차량을 다시 찾기 위한 GPS를 조수석에 부착하였으며, 매도한 차량을 찾으러 가기 위하여 또 다른 차를 렌트하는 등으로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였던 점, 피고인 1은 수사 초기에 이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공소외 2으로부터 채무변제의 독촉을 받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허위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였던 점, 피고인 1은 자신이 이 사건 차량의 소유자인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피고인 2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피해자에게 차를 인도하였던 점, 피고인 2는 피고인 1이 자신을 내세워 차를 인도하자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돈이 990만 원인데도 불구하고 피고인 1에게 자동차등록증을 교부하지 않아 500만 원밖에 받지 못하였다고 거짓말하는 등으로 490만 원을 임의로 사용하였던 점 등
판사 김유랑 | 형법 제30조,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조, 제15조 제1항, 제40조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4. 5. 21. 선고 2013노226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해자가 서산시 (주소 생략) 답 9,292㎡(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 중 49분의 15 지분(이하 ‘피해자 지분’이라 한다)을 그 소유자인 매도인 공소외 1로부터 매수한 후 피해자와 피고인이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명의신탁을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타인의 재물인지 아닌지는 민법, 상법, 기타의 실체법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516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1373 판결 등 참조).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신임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도4828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924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위탁신임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서뿐만 아니라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나(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도7610 판결 등 참조),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그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부동산을 매수한 명의신탁자가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명의수탁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명의신탁자로서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명의수탁자 역시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직접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지는 아니하므로,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도 아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수탁자가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매도인을 대위하여 신탁부동산을 이전받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기타 법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명의신탁자가 이러한 권리 등을 보유하였음을 이유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로 보아 민사상 소유권이론과 달리 횡령죄가 보호하는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명의수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라고 형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소유권의 상대적 귀속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과 취지에 명백히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그리고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입법 취지와 아울러,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을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명의신탁관계에 대한 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그 위탁신임관계를 근거 지우는 계약인 명의신탁약정 또는 이에 부수한 위임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횡령죄 성립을 위한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한 위탁신임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도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명의신탁자가 매수한 부동산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명의수탁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2)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를 인정하는 견해는, 부동산실명법이 명의신탁자에게 등기회복의 권리행사를 금지하고 있지 않고(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다373 판결 등 참조),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는 명의신탁자의 이러한 권리행사 등을 침해하는 위법·유책의 행위에 해당하므로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을 그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17847 판결 등 참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및 매도인 3자 간의 법률관계는 물론이고 횡령죄의 보호법익 등을 고려할 때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의 구성요건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없는 이상,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만을 내세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하는 것은 법치국가원리의 근간을 이루는 죄형법정주의 원칙과 이로부터 유래된 형벌법규의 유추해석금지 원칙에 배치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게다가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상 처벌 규정이 전제하고 있는 금지규범을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형법적으로 보호함으로써 부동산실명법이 금지·처벌하는 명의신탁관계를 오히려 유지·조장하여 그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타당하지 않다. 결국 부동산실명법의 입법 취지 및 규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명의수탁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형사처벌의 필요성을 이유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할 수도 없다.
(3)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도 볼 수 없어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 및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는 대부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을 인식한 매도인의 협조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매도인이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른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와 등기 이전 등의 실질적인 과정에 유사한 면이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명의신탁약정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인지 아니면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다수의 재판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법률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아무런 형사적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면서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이와 달리 취급하여 계속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아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를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
(4) 이와 달리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수탁자 앞으로 바로 이전하는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 명의수탁자가 그 명의로 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도6209 판결,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926 판결,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도619 판결,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도1789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다48632 판결,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11029 판결,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033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884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556 판결 등은 이를 폐기하기로 한다.
(5)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인정 사실을 기초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관계에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돈을 차용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에 관하여 임의로 제3자인 공소외 2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거나 공소외 3 농업협동조합 명의의 기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증액하는 내용의 근저당권변경등기를 마쳐준 행위가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한 각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이루어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에 관하여 명의수탁자인 피고인 앞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매도인인 공소외 1이 그 소유권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게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와 명의수탁자인 피고인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은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주심)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 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조, 제3조 제1항, 제4조, 제7조 제1항 제1호,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현동길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유달준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5. 12. 29. 선고 2015고정60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은 인정한다. 그런데 이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의 폭행 사건에 관한 형사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단순한 불만을 표시한 것일 뿐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로 해악을 고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협박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1. 15. 14:25경 청주시 서원구 산남로62번길 청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4호 법정 1층 로비에서 피해자 공소외 2가 공소외 1과 피고인 간의 폭행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피해자에게 “막말로 표현하면, 법정에 출석 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증인 출석을 하면 나는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다.”라고 말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나. 관련 법리
형법 제283조에서 정하는 협박죄의 성립에 요구되는 ‘협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그 상대방이 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관계·지위, 그 친숙의 정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1도10451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것은 단순한 폭언에 불과할 뿐 피해자에 대하여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대법원 1974. 10. 8. 선고 74도1892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협박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피고인의 직장동료인 공소외 1이 피고인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게 하고 협박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된 형사 사건(청주지방법원 2014고정907)에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었고, 피고인은 법정 앞 로비에서 대화 내용을 녹음하면서 피해자 및 직장동료인 공소외 3, 공소외 4와 대화를 나누던 중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종용하였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대화를 나누면서 고성이나 욕설이 있었거나 분위기가 험악하였던 것도 아니었으며, 피해자나 공소외 3, 공소외 4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말을 한 장소도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법정 앞 로비였고, 시간도 오후 무렵이었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등과의 대화를 녹음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말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증언을 할 경우 자신이 그대로 당하고 있지는 않겠다는 취지로서 피해자를 향하여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4) 피해자는 피고인의 말을 듣고도 예정된 증인신문을 받았고, 위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을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고, 협박한 것으로 기소된 공소외 1에게 유리한 취지의 증언을 하였다. 그 후 실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해악을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5)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들인데, 피해자는 피고인의 직장상사이고 나이도 7살이 많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소극적이고 외골수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직장동료 일부와 사이가 좋지는 않았으나 피해자와 사이에서 특별히 적대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6) 이와 같이 피고인이 자신의 답답하고 억울한 감정을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하여 호소하였다고 하여 이를 해악의 고지로 보는 것은 피고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게 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고,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이화송 조정민 | 형법 제28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5. 6. 17. 선고 2014노64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2015. 1. 6. 법률 제12960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총검단속법’이라고 한다) 제17조 제2항은 “총포·도검·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의 소지허가를 받은 사람은 허가받은 용도나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그 총포·도검·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73조 제1호는 위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으로 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총검단속법이 위와 같이 총포·도검·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이하 ‘총포 등’이라고 한다)의 소지허가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 그 허가받은 용도나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외의 사용을 금지하는 취지는, 인명살상의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고도의 위험성을 지닌 총포 등의 사용을 엄격히 규제함으로써 위험과 재해를 미리 방지하고 공공의 안전을 유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제1조).
위와 같은 구 총검단속법 제17조 제2항의 입법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에서 정한 총포 등의 ‘사용’이란 총포 등의 본래의 목적이나 기능에 따른 사용으로서 공공의 안전에 위험과 재해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할 것이므로, 총포 등의 사용이 그 본래의 목적이나 기능과는 전혀 상관이 없거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이나 신체에 위해가 발생할 위험이 없다면 이를 위 규정에서 정한 ‘사용’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나, 반드시 탄알·가스 등의 격발에 의한 발사에까지 이르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로서 그로 인하여 인명이나 신체에 대하여 위해가 발생할 위험이 초래된다면 이는 총포 등의 본래의 목적이나 기능에 따른 사용으로서 위 규정에서 정한 ‘사용’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부분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총으로 쏴 죽인다.”라고 말하며 유해조수 용도로 허가받아 보관 중이던 공기총을 꺼내어 들고 총구를 하늘로 향하여 1회 격발하여 공소외인을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제1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구 총포도검법 제17조 제2항의 ‘사용’은 총포 등을 그 기능에 맞게 쓰는 경우로서 탄환을 격발하는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하고, 실탄이나 공포탄이 장전되어 있지 아니한 빈 총포를 공중을 향해 격발한 행위를 위 ‘사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는데, 피고인이 공중을 향해 격발한 공기총 안에 실탄이나 공포탄이 장전되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원심은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설령 피고인이 탄알이 장전되어 있지 아니한 총포를 공중으로 격발하였다 하더라도, 사람을 협박할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면서 상대방의 면전에서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른 것이라면, 이는 총포가 지닌 전형적인 위험성의 하나인 사람에 대한 위협을 실현하기 위한 행위로서 인명이나 신체에 대하여 위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 해당하여 총포의 본래의 목적이나 기능에 따른 사용으로 볼 수 있으므로, 달리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구 총검단속법 제17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허가받은 용도 외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위 규정에서 정한 총포의 사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구 총검단속법 제17조 제2항에서 정한 총포 등의 사용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김소영 이기택(주심) | 구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2015. 1. 6. 법률 제12960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 참조), 제17조 제2항(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참조), 제73조 제1호(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73조 제1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4. 5. 2. 선고 2014노55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본안의 재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휴대폰을 습득한 후 이를 반환할 의사 없이 보관하다가 처분하려고 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한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제318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을 그르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소송비용의 재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소송비용의 재판에 대한 불복은 본안의 재판에 대한 상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고, 본안의 상소가 이유 없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아니하며(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다3823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형사소송절차에서 소송비용의 재판에 대한 불복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75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은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판시 형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하였고,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본안의 재판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없는 이상 제1심의 소송비용 재판에 대한 불복은 허용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결론에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형사소송법 제191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391조, 제4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금보라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5. 11. 12. 선고 2015노37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한다(형법 제347조 제1항, 제2항). 사기죄의 ‘기망’은 상대방이 처분행위를 하는 데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대하여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고, ‘처분행위’는 기망행위자 등에게 재물을 교부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부여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1. 4. 27. 선고 99도484 판결,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3024 판결 등 참조).
한편 공동의 사기 범행으로 인하여 얻은 돈을 공범자끼리 수수한 행위가 공동정범들 사이의 그 범행에 의하여 취득한 돈이나 재산상 이익의 내부적인 분배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면 그 돈의 수수행위가 따로 배임수증재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85. 8. 20. 선고 84도2599 판결,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720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공사 발주처의 입찰 업무를 처리하는 자가 공사업자와 공모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낙찰하한가를 알아낸 다음 이를 위 공사업자에게 알려주어 발주처로 하여금 위 공사업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도록 하여 공사계약의 체결에 이르게 하고 공사업자로부터 돈을 수수한 경우에, 그 돈의 성격을 타인의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볼 것인지, 아니면 공동의 사기 범행에 따라 편취한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는 돈을 공여하고 수수한 당사자들의 의사, 공사계약 자체의 내용 및 성격, 계약금액과 수수된 금액 사이의 비율, 수수된 돈 자체의 액수, 그 계약이행을 통해 공사업자가 취득할 수 있는 적정한 이익, 공사업자가 발주처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지급받은 시기와 공범인 입찰 업무를 처리하는 자에게 돈을 교부한 시간적 간격, 공사업자가 공범에게 교부한 돈이 발주처로부터 지급받은 바로 그 돈인지 여부, 수수한 장소 및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5도7112 판결 참조).
2. 원심은, (1) 공소외 1이 ○○○○공사의 입찰시스템 유지·보수업무를 담당하는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를 통하여 개찰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발주하는 공사계약의 낙찰하한가를 알아낸 다음 이를 공소외 5를 통하여 피고인 등 공사업자들에게 알려주고, 피고인 등 공사업자들은 이를 이용하여 그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이 ○○○○공사가 발주하는 공사의 낙찰자로 선정되도록 하여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공사와 12회에 걸쳐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 명목의 돈을 교부받아 각 편취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한편, (2) 위 각 사기 범행의 구조 및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돈을 주고 공소외 1이 이를 다시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에게 분배하게 된 경위, 공소외 1 등이 피고인을 비롯한 공사업자들에게 낙찰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공사의 종류에 따라 사전에 낙찰금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받기로 정하는 한편 낙찰정보를 제공한 직후 또는 공사업자들이 공사를 낙찰받은 직후에 약정한 돈을 지급받은 사정, 피고인 등 공사업자들이 ○○○○공사로부터 공사대금을 교부받은 시기와 공소외 1 등이 공사업자들로부터 돈을 교부받은 시기의 시간적 간격, 공소외 1 등과 중개자인 공소외 5 및 공사업자들의 의사, 그 공모 내용 등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1 등에게 돈을 교부한 것은 사기 범행의 공범 사이에서 그 범행으로 취득한 공사대금의 내부적인 사후 분배행위에 지나지 아니한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5를 통하여 공소외 1에게 돈을 지급한 것을 배임증재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인정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이 행한 기망행위의 내용은 ○○○○공사로 하여금 최종 낙찰하한가가 비밀이 유지된 절차에서 결정된 가격일 뿐만 아니라 입찰자가 투찰한 입찰금액 또한 부정한 행위 없이 임의로 선택된 가격이라는 것을 믿게 하는 것이지 입찰자가 일단 낙찰자로 선정되어 발주처와 계약을 체결한 다음 공사를 끝까지 성실하게 시공하는 등 그 계약에 따른 급부 이행을 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의 여부 내지 그 계약에서 요구하는 급부의 내용이나 품질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키게 하려는 것은 아니고, 피고인의 의사도 일단 공사를 낙찰받아 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를 시행하겠다는 것이지 위와 같이 부정한 방법으로 낙찰받은 공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공사의 내용이나 품질에 관한 별도의 기망행위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원심 판시 각 공사에서 낙찰자로 선정되어 ○○○○공사와 공사계약을 체결한 피고인 운영 업체들을 비롯한 입찰자들은 관련 법령에 따른 적격심사를 통과한 건설사들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의 공소사실과 같은 기망행위로 인한 ○○○○공사의 처분행위는 공사대금 지급이 아니라 공소외 1 등으로부터 낙찰하한가를 전달받은 피고인의 회사를 낙찰자로 결정하여 그와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것 자체이고, 이러한 처분행위로 인하여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이 편취한 것은 ‘발주처와 공사계약을 체결한 계약당사자의 지위’라는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이 ○○○○공사로부터 계약당사자의 지위라는 재산상 이익이 아닌 공사대금을 편취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인의 배임증재죄 성립 여부를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한편 원심이 인정한 판시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등 공사업자들과 공소외 1 등은 공소사실과 같은 사기 범행을 공동 실행하여 공사업자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이 낙찰자로 선정되는 경우 그에 따른 일정한 이익을 분배하기로 미리 공모하고, 이에 따라 공사업자들이 낙찰정보를 제공받은 직후 또는 위 회사들이 낙찰자로 선정된 직후로서 공사계약을 체결할 무렵에 공소외 1 등에게 사전 약정에 따른 비율의 돈을 교부한 것으로서, 결국 공소외 1 등이 피고인 등 공사업자들로부터 수수한 돈은 공동의 사기 범행으로 취득하였거나 가까운 장래에 취득할 재산상 이익 중 일부를 내부적으로 분배받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일부 공사업자가 계약 체결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 돈을 지급한 적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결론에 영향이 없고,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1 등에게 교부한 돈은 공범들 상호 간의 이익분배에 불과하여 피고인에게 별도로 배임증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증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이기택 | [1] 형법 제30조, 제347조, 제357조 제1항, 제2항 / [2] 형법 제30조, 제347조, 제357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정헌 담당변호사 서충식 외 3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4. 12. 12. 선고 2014노24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해자가 전남 곡성군 (주소 생략) 임야 10,017㎡ 중 9,059㎡(피고인 소유인 약 290평, 958㎡ 제외, 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를 그 소유자인 공소외 1로부터 증여받은 후 피해자와 피고인이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공소외 1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명의신탁을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타인의 재물인지 아닌지는 민법, 상법, 기타의 실체법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516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1373 판결 등 참조).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신임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도4828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924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위탁신임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서뿐만 아니라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나(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도7610 판결 등 참조),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그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부동산을 증여받은 명의신탁자가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명의수탁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증여자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증여자가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명의신탁자로서는 증여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명의수탁자 역시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직접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지는 아니하므로,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도 아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수탁자가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명의신탁자가 증여계약의 당사자로서 증여자를 대위하여 신탁부동산을 이전받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기타 법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명의신탁자가 이러한 권리 등을 보유하였음을 이유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로 보아 민사상 소유권이론과 달리 횡령죄가 보호하는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명의수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라고 형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소유권의 상대적 귀속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과 취지에 명백히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그리고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입법 취지와 아울러,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을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명의신탁관계에 대한 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그 위탁신임관계를 근거지우는 계약인 명의신탁약정 또는 이에 부수한 위임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횡령죄 성립을 위한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한 위탁신임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도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명의신탁자가 취득한 부동산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명의수탁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증여자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인정 사실을 기초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관계에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를 임의로 제3자인 공소외 2에게 매도한 행위가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이루어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명의수탁자인 피고인 앞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증여자인 공소외 1이 그 소유권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이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게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와 명의수탁자인 피고인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은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 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조, 제3조 제1항, 제4조, 제7조 제1항 제1호,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5. 10. 29. 선고 2015노18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취지는, 심판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것이므로, 검사로서는 위 세 가지 특정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도3082 판결,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636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피고인이 생산 등을 하는 물건 또는 사용하는 방법(이하 ‘침해제품 등’이라고 한다)이 특허발명의 특허권을 침해하였는지가 문제로 되는 특허법 위반 사건에서 다른 사실과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침해의 대상과 관련하여 특허등록번호를 기재하는 방법 등에 의하여 침해의 대상이 된 특허발명을 특정할 수 있어야 하고, 침해의 태양과 관련하여서는 침해제품 등의 제품명, 제품번호 등을 기재하거나 침해제품 등의 구성을 기재하는 방법 등에 의하여 침해제품 등을 다른 것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범죄의 방법에 대하여, “피고인은 2013. 1.경 ○○목재에서, 피해자 공소외 주식회사가 대한민국 특허청에 (특허등록번호 생략)로 등록한 ‘팔레타이저용 조립형 포장박스’와 그 구성요소가 동일하고, 위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는 포장박스를 제작, 생산 및 판매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특허권을 침해하였다.”라고만 기재하고 있어서, 피고인이 제작, 생산 및 판매하였다는 침해제품인 포장박스가 어떠한 것인지 명확하게 적시되어 있지 아니하여 이를 특정할 수 없고, 그와 함께 기재된 공소사실의 다른 사항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므로, 이 사건 공소는 그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것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 조희대 박상옥(주심) | 특허법 제22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10. 16. 선고 2014노41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이른바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비록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링크된 웹페이지나 개개의 저작물에 직접 연결한다 하더라도, 이는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에 규정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같은 법 제19조에서 말하는 ‘유형물을 진열하거나 게시하는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4343 판결 등 참조). 또한 위와 같은 인터넷 링크의 성질에 비추어 보면 인터넷 링크는 링크된 웹페이지나 개개의 저작물에 새로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수정·증감을 가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2차적저작물 작성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Mobile application)에서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와 유사하게 제3자가 관리·운영하는 모바일 웹페이지로 이동하도록 연결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등록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서 활성화한 후 식당의 사진 등으로 표시된 아이콘을 클릭하면 인터넷 링크와 유사하게 원심 판시 피해자가 제작한 모바일 웹페이지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구동되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등록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피해자의 모바일 웹페이지를 복제, 전시한 것이라거나, 피해자의 저작물에 대한 2차적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저작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 조희대 박상옥(주심) |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제5조 제1항, 제19조, 제136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이동언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유스트 담당변호사 최승민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1. 13. 선고 2015고단67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2월에 처한다.
압수된 별지 압수물 총 목록의 증 제1 내지 25호를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 14, 27번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전자서명법 위반의 점은 무죄.
위 무죄 부분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자서명법 위반의 점)
①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번 기재 계좌는 28번 기재 계좌와, ② 순번 14번 기재 계좌는 30번 기재 계좌와, ③ 순번 27번 기재 계좌는 29번 기재 계좌와 중복되는데, 이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므로 각각의 경우 하나씩은 무죄로 보아야 한다.
나. 법리오해(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의 점)
이른바 ‘대포폰’을 직접 개통하지 않고 이미 개통된 대포폰을 단순히 교부받아 사용하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에 정한 “이동통신단말장치를 ‘개통하여’ 그 이동통신단말장치에 제공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미 개통된 대포폰을 교부받아 사용한 피고인의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 몰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 14, 27번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자서명법 위반의 점은 해당 부분에 기재된 계좌가 각각 순번 28, 30, 29번에 기재된 계좌와 중복된다. 그렇다면 순번 28 내지 30번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 및 전자서명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이 부분 공소사실은 공소외 1의 경찰 진술조서 등에 의하여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이 같은 계좌에 관하여 범행 일시, 양도 상대방 등을 달리하여 순번 6, 14, 27번과 같은 별도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 14, 27번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자서명법 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을 함께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는 2014. 10. 15. 신설된 조문으로, 자금을 제공 또는 융통하여 주는 조건으로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여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① 위 조항의 제목이 ‘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인 점, ② 대포폰의 ‘개통’은 위 조항 신설 전에도 실무상 전기통신사업법 제97조 제7호, 제30조에 의하여 별도로 처벌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은 ‘개통’보다는 ‘이용’에 초점이 있는 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문언상으로 볼 때에도 반드시 개통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해석되지는 않는다.
나아가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의 신설에 관한 개정이유를 보면 “자금 제공 또는 융통의 조건으로 타인 명의의 이동통신단말장치를 ‘넘겨받아’ 이용하거나 해당 자금의 회수에 이용하는 행위 및 동 행위를 알선·중개·권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함”으로 되어 있다(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제정·개정이유 참조). 이에 비추어 볼 때 입법자 역시 본인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직접 개통하여 이용한 경우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 개통된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교부받아 이용하는 것 역시 처벌하고자 이를 입법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직접 개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통해 개통된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교부받아 사용하는 것 역시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 14, 27번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자서명법 위반 부분에는 위에서 본 파기사유가 있다.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각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범죄사실】
1.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누구든지 전자금융거래의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공소외 2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타인 명의의 은행 계좌(속칭 ‘대포통장’)의 현금카드 등을 매수한 후, 이를 다시 매도하는 범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평소 알고 지내던 피고인에게 범행을 함께하여 그 수익을 나누어 가질 것을 제의하였다. 피고인도 위 공소외 2의 위와 같은 제안을 승낙하여 위 공소외 2의 지시를 받아 현금카드 등을 배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과 공소외 2는 2015. 10. 21.경 인천 남동구 소재 인천시청 부근에서, 성명불상자로부터 ①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우체국 계좌(계좌번호 1 생략), ② 공소외 4 주식회사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 등 2개 계좌의 현금카드, OTP카드 등을 계좌 1개당 70만 원에 매수하여 이를 양수하였다.
그 후 피고인과 공소외 2는 2015. 10. 23. 15:00경 서울 강남구 선릉로 86길 11 아름빌딩 1층 ‘커피빈’ 커피숍에서, 공소외 1에게 위 2개 계좌의 현금카드, OTP카드 등을 계좌 1개당 120만 원에 매도하여 이를 양도하였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은 공소외 2와 공모하여, 2015. 8. 20.경부터 위 일시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중 순번 6, 14, 27번을 제외한 나머지 순번 기재와 같이 총 27회에 걸쳐 접근매체를 양수, 양도하였다.
2. 전자서명법 위반
누구든지 행사하게 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인인증서를 양도 또는 대여하거나 행사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공인인증서를 양도 또는 대여받아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과 공소외 2는 제1항 기재와 같이 대포통장을 양수, 양도하면서 그 계좌의 입출금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도 함께 양도받고, 양도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과 공소외 2는 2015. 10. 21.경 인천 남동구 소재 인천시청 부근에서, 성명불상자로부터 제1항 기재와 같이 위 2개 계좌의 현금카드 등을 매수하면서 USB에 저장된 위 계좌들의 공인인증서를 함께 건네받아 이를 양도받았다.
그 후 피고인과 공소외 2는 2015. 10. 23. 15:00경 서울 강남구 선릉로 86길 11 아름빌딩 1층 ‘커피빈’ 커피숍에서, 공소외 1에게 위 2개 계좌의 현금카드 등을 매도하면서 USB에 저장된 위 계좌들의 공인인증서를 함께 건네주어 이를 양도하였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은 공소외 2와 공모하여, 2015. 8. 20.경부터 위 일시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중 순번 6, 14, 27번을 제외한 나머지 순번 기재와 같이 총 27회에 걸쳐 공인인증서를 양도받고, 양도하였다.
3.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누구든지 자금을 제공 또는 융통하여 주는 조건으로 다른 사람 명의로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이동통신단말장치를 개통하여 그 이동통신단말장치에 제공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거나 해당 자금의 회수에 이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과 공소외 2는 제1항 기재와 같은 대포통장을 양수, 양도하면서 수사기관 등의 추적을 피하고자 타인 명의의 핸드폰(속칭 ‘대포폰’)을 구입하여 범행 중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공소외 2는 2015. 8. 중순경 인천 이하 불상지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알게 된 성명불상자로부터 ① ‘공소외 5 유한회사’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번호 1 생략), ② ‘공소외 6 유한회사’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번호 2 생략) 등의 핸드폰 USIM 2개를 1개당 30만 원을 주고 구입하였고, 그중 (휴대전화번호 1 생략)의 USIM을 삼성 핸드폰에 부착한 후, 2015. 10. 23.경까지 이를 사용하였다.
피고인도 2015. 8. 중순경 위 공소외 2로부터 위 (휴대전화번호 2 생략)의 USIM을 건네받아 삼성 핸드폰에 부착한 후, 2015. 10. 23.경까지 이를 사용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공소외 2와 공모하여, 위와 같이 다른 사람 명의로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이동통신단말장치를 개통하여 그 이동통신단말장치에 제공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2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피의자 공소외 2 소지 판매장부 사본 첨부에 대한 건)
1. 대포통장 판매 영업장부 사본, 통신자료 제공요청 및 KT 회신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제6조 제3항 제1호, 형법 제30조(접근매체 양도·양수의 점), 각 전자서명법 제32조 제4호, 제23조 제5항, 형법 제30조(공인인증서 양도·양수의 점), 각 전기통신사업법 제95조의2 제2호, 제32조의4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자금제공조건부 단말기 이용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1.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
대포통장을 유통시키는 행위는 그로 인하여 2차 범죄가 야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실제로 피고인이 유통한 대포통장이 불법 도박 등 다른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고인은 유사한 범죄로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하지 않고 또다시 동종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공범인 공소외 2에 비하여 범행에 대한 가담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기존에 선고받은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징역 10월을 합산하여 복역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정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범행 이후의 정황, 가족관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 14, 27번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자서명법 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해당란 기재와 같이 접근매체 및 공인인증서를 양수, 양도하였다는 것이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앞서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본 것과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이 부분 판결 요지를 공시한다.
[[별 지] 범죄일람표: 생략]
[[별 지] 압수물 총 목록: 생략]
판사 신광렬(재판장) 정재우 이영제 | 형법 제30조,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제32조의4 제1항 제1호, 제95조의2 제2호, 제97조 제7호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손정숙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도움 담당변호사 조현욱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7. 8. 인천 남구 학익동에 있는 인천지방법원 322호 법정에서 위 법원 2015고합255호공소외 1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위계등추행) 등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한 후 증언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 사건 피해자인 공소외 2로부터 “사실은 아닌데 제가 한 말이 와전이 돼서 지금 이렇게 사건이 심각하게 되었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사실 공소외 2는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말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
2. 판단
공소외 1에 대한 형사사건의 쟁점은 태권도장 관장인 공소외 1이 피해 여학생 공소외 2를 성추행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었는데,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당시 위 사건의 공판 과정에서 위 태권도장의 사범으로 근무하면서 경험한 사실 및 피해 여학생이 도장을 그만둔 이후 전화 통화를 한 내용과 관련하여 통화 당시 피해자가 “사실은 아닌데 제가 한 말이 와전이 돼서 지금 이렇게 사건이 심각하게 되었다.”라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피해 여학생이 과장 내지 허위로 신고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증죄에서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전체적 취지가 객관적 사실과 일치되고 그것이 기억에 반하는 공술이 아니라면 사소한 부분에 관하여 기억과 불일치하더라도 그것이 신문취지의 몰이해 또는 착오에 인한 것이라면 위증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6. 3. 12. 선고 95도2864 판결,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5076 판결 등 참조). 또한 증인이 경험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증인 나름의 법률적·주관적 평가나 의견을 부연한 부분에 다소의 오류나 모순이 있더라도 위증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1도21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당시 공소외 1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증언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내용에 관하여 본인 나름의 주관적 평가나 의견을 부연한 것으로 보일 뿐, 그중 사소한 부분이 기억과 불일치하거나 사실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진술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시 자신의 기억에 반하여 허위 사실을 진술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은 자신이 근무하던 태권도장에서 피해 여학생이 갑자기 그만두었고 그 다음 날 다른 학부모로부터 관장의 피해 여학생에 대한 성추행 소문을 들었을 뿐, 당시 관장이 피해 여학생을 성추행하였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한편 피해 여학생은 관장에 대한 처벌을 원하여 가족들에게 성추행 사실을 알린 것은 아니고, 자신의 언니에게 태권도장을 그만두게 된 이유를 설명하던 중 관장의 성추행 사실을 말하게 되었으며, 이를 전해 들은 피해 여학생의 부친이 경찰에 신고하여 수사가 개시되는 등 피해 여학생이 예상한 것과는 달리 사건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었다.
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근무하는 태권도장을 계속 다녀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자, 관장의 성추행 여부를 확인하려고 피해 여학생과 전화 통화를 하였는데, 피해 여학생은 당시 예상과 달리 평소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어조로 자신의 피해 내용을 민망해 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말하면서, 피고인에게 ‘자신의 의도와 달리 사건이 커졌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라. 이에 피고인으로서는 3년간 성추행을 당한 여학생이 태권도장을 지속적으로 다녔던 것이 자신의 기준에 비추어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로 생각되었고, 그러한 관점에서 혹시나 피해 여학생이 자신이 신뢰하고 있는 관장 공소외 1을 모함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마. 그리고 당시 피고인은 피해 여학생과의 통화 부분과 관련한 증언을 하면서, ‘피해 여학생이 관장을 허위로 신고했다’는 취지의 말을 직접적으로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이 아니고, 피해 여학생과의 통화 내용 및 상황 등을 말하면서 당시 피해 여학생으로부터 들은 말을 여러 차례 묘사하여 진술하였는데, ‘사실은 이게 아닌데’ 부분과 관련하여 당시 피해 여학생이 한 말이 ‘그런 뉘앙스였다’, ‘이런 식으로 사건이 커질 줄 몰랐다’는 취지라고 부연하여 설명하는 등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단정적인 어조라고 볼 수 없으며, 그와 같은 진술 부분이 사실과 다르거나 일부 모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당시 피해 여학생과 통화하면서 얻은 느낌 등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주관적으로 평가하여 말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무죄판결의 공시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진 | 형법 제15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류용현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6. 3. 23. 선고 (창원)2015노33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허위가 개입될 가능성이 없는 점,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과 이 사건 범행 당시 현장에 있었던 공소외 1, 공소외 2, 피고인 2의 진술이 일치하고 신빙성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진술에 의하여 피고인 1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취하여 반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간음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은,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이 사건 범행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이 사건 범행 현장에 있었던 나머지 사람들의 진술도 범행 직후의 상황에 반하거나 진술에 모순이 있거나 다른 진술자의 진술과 상반되는 등 신빙성이 없는데도, 원심이 이와 같이 증명력이 부족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 1이 피해자를 간음하였다고 잘못 인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1) 피고인 1은, 피고인 1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진실 반응이 나왔는데, 원심이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전제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이 진실일 가능성에 대한 유력한 증거로 삼지 않았고, 이러한 판단에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의 증거능력과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 1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가 정확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전제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인 1의 진술과 이와 상반되는 다른 진술 가운데 어느 하나를 채택하거나 배척하는 결정적인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을 뿐이고,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한 증거능력이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은, 피고인 2가 제출한 공소외 3, 공소외 4와의 대화 녹취록은 공판기일에서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 아니한 전문증거이고, 피고인 1에게 불리한 내용인데도,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를 사실상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이 위 녹취록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제3점과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3항, 제1항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9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하려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실행행위를 분담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범죄의 공동가공의사가 암묵리에 서로 상통하고 범의 내용에 대하여 포괄적 또는 개별적인 의사연락이나 인식이 있었다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었다면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으로 인정된다(대법원 1996. 7. 12. 선고 95도265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늦어도 피고인 1이 피해자를 간음하기 위해 화장실로 갈 무렵에는 피고인들이 술에 취해 반항할 수 없는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공모하였고,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간음하기에 편한 자세를 가르쳐 주고 피고인 1이 간음 행위를 하는 방식으로 실행행위를 분담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은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합동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처녀막 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을 적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처녀막 파열의 상해를 입지 않았고, 설령 피해자가 그와 같은 상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에서 형을 가중하도록 정한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상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항, 형법 제299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3. 10. 30. 선고 2013노29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피고인은 2012. 9. 14.경 국토해양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화주 공소외인으로부터 포장이사 등 부대서비스 비용 명목으로 24만 원을 받고 화물차량 3대를 이용하여 포장, 운송 등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을 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단순히 이사화물을 운송하는 수준을 넘어 이사화물의 포장이나 상·하차 등 각종 부대서비스까지도 아울러 제공하는 통상적인 포장이사 영업은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화물자동차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에서 말하는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화물자동차법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의 종류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을 규정하고, 각각의 사업을 하려면 소관 부처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없이 그 사업을 경영한 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중 우선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이하 ‘운송주선사업’이라 한다)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유상으로 화물운송계약을 중개·대리하거나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또는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을 경영하는 자의 화물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자기 명의와 계산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고(제2조 제4호), 그 사업의 종류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다(제24조 제3항). 그 위임에 따라 화물자동차법 시행령 제9조는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의 종류로 ‘이사화물 운송주선사업[이사화물을 취급(포장 및 보관 등 부대서비스를 포함한다)하는 주선사업]’과 ‘일반화물 운송주선사업(이사화물이 아닌 화물을 취급하는 주선사업)’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하 ‘운송사업’이라 한다)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말하고(제2조 제3호), 그 사업의 종류로는 일반화물자동차 운송사업, 개별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용달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 규정되어 있다(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4항 및 그 시행령 제3조).
한편 화물자동차법은 운송사업과 운송주선사업의 허가기준을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인 사항은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고, 그에 따라 화물자동차법 시행규칙은 운송사업 및 운송주선사업의 종류별로 허가기준을 달리 규정하고 있다(시행규칙 제13조, 제38조, 별표 1 및 별표 4).
위와 같은 법령 규정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의 체계 등을 종합해 보면, 운송사업과 운송주선사업은 그 용어 그대로 각각 화물자동차에 의한 화물(이사화물을 포함)의 운송사업과 운송주선사업을 고유의 업무영역으로 하여 나누어져 있으므로, 운송사업자가 운송주선사업을 영위하거나 운송주선사업자가 운송사업을 영위하면 이는 무허가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지만,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에 부대하여 이루어지는 사업, 특히 ‘이사화물의 포장 및 부대서비스 등 용역’(이하 ‘이사화물 부대용역’이라 한다)을 제공하는 것은 운송사업자나 운송주선사업자 그 어느 쪽에 배타적으로 속하는 업무라고 볼 근거는 없다. 시행령 제9조가 운송주선사업의 종류로서 ‘이사화물 운송주선사업’을 규정하고 그 업무 내용을 ‘이사화물을 취급(포장 및 보관 등 부대서비스 포함)하는 주선사업’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이사화물 부대용역은 운송주선사업자만이 할 수 있는 배타적 업무영역을 정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운송주선사업의 ‘종류’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화물자동차법 제24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이 문제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시행령 제9조의 규정은 이사화물 운송주선사업과 일반화물 운송주선사업의 업무 특성의 차이를 고려하여 시행규칙에서 그 허가기준을 각기 달리 정할 목적으로 사업허가의 종류를 구분한 것일 뿐이고 이사화물 부대사업을 운송주선사업의 배타적 사업영역으로 규정한 취지는 아니라고 법률합치적으로 해석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화물자동차법 제2조 제4호에서 운송주선사업을 정의하면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는 자의 화물운송수단을 이용하여 자기 명의와 계산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을 사업 내용으로 규정한 것도 운송주선사업자가 화주와 화물 운송계약을 체결한 운송인의 지위에서 다른 운송사업자를 물색하여 화물의 운송을 하도록 하면서 전체 운송계약의 이행은 주선사업자의 명의와 계산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지 않고 운송주선사업자는 운송사업 허가 없이도 자기 소유의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운송사업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운송사업과 운송주선사업의 허가기준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법체계에 맞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볼 때, 운송사업이나 운송주선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자가 화주와 사이에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운송사업자를 그 계약의 이행보조자로 이용하는 것은 운송주선사업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위법하다 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운송사업자가 다른 운송사업자의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화물운송을 하도록 하는 경우에도 이는 운송주선사업에 해당하여 위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운송사업자나 운송주선사업자가 그 고유의 사업을 영위하면서 이사화물 부대사업에 관한 용역을 제공하는 것은 어느 것이나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운송사업자가 스스로 인부 등을 고용하여 이사화물 부대사업 용역을 제공하고 자기가 보유한 영업용 화물자동차로 운송을 하는 것은 운송사업의 업무영역에 속하는 사업을 하는 것일 뿐 무허가로 운송주선사업을 한 것이라고 볼 일은 아니다.
(2) 기록에 의하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인 피고인은 화주 공소외인으로부터 용달화물자동차 3대 운송비 12만 원과 인부 5명 식대 겸 인건비 10만 원, 합계 24만 원을 받고 이사화물을 포장한 후 용달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운송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화물자동차법의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보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인 피고인이 이사화물의 운송업무에 종사하면서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고용한 인부가 이사화물을 포장하고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그 포장된 이사화물을 운송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운송사업이 아니라 그와 독립된 사업인 운송주선사업을 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가 화물자동차법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운송주선사업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에 관하여 심리한 바도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무허가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을 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화물자동차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제3호, 제4호, 제3조 제4항, 제5항, 제24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67조 제2호(현행 제67조 제4호 참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3조, 제9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13조 [별표 1], 제38조 [별표 4]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6. 3. 25. 선고 2015노199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추징에서 그 소유자나 최종소지인으로부터 마약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하였다면 다른 취급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를 몰수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다른 취급자들에 대하여는 몰수된 마약류의 가액을 추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2819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이 2015. 5. 1. 공소외인으로부터 1,600만 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공소외인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이하 ‘필로폰’이라고 한다) 약 167g을 건네주었다고 판단한 다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단서를 적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1,600만 원을 추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인이 울산지방법원 2015고단1226호로 피고인으로부터 건네받았던 필로폰 중 167.37g을 소지하였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로 기소된 사실, 위 법원이 2015. 7. 8. 공소외인으로부터 압수된 위 필로폰 167.37g을 몰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위 필로폰을 몰수한 것과 마찬가지이고 피고인으로부터 몰수된 필로폰의 가액을 추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몰수된 필로폰을 포함하여 피고인이 취급한 필로폰 전체의 가액을 추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헌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강남 담당변호사 허범행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11. 17. 2:10경 서울 강서구 (주소 생략) 아파트 144동 엘리베이터 내에서 강아지를 풀어놓고 다니는 문제로 시비가 되어 피해자 공소외인(39세)이 자신의 강아지를 때리자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고 밀치는 등 하여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목뼈의 염좌 등 긴장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인의 얼굴을 때려 고개가 돌아갔다는 취지의 공소외인 작성의 진술서, 공소외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인의 진술 부분은 당시 상황이 전부 녹화된 CCTV 영상에 배치되므로 믿기 어렵다.
나. CCTV 영상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소외인과 말싸움을 하다가 공소외인이 자신이 안고 있던 개의 머리를 때리자 오른손을 들어 공소외인을 향해 휘둘렀고, 공소외인은 오른팔로 피고인의 손을 쳐냈다(1:29).
② 그 후 공소외인은 안고 있던 아기를 부인에게 건네주고 부인과 아기가 내린 이후 피고인의 목을 밀치고(1:34), 다시 피고인이 안고 있던 개를 때렸다(1:36).
③ 이후 피고인은 왼손으로 개를 안은 상태에서 오른손을 뻗어 공소외인을 밀어내려 하였고 공소외인은 여러 차례 피고인의 손을 잡거나 뿌리쳤다(1:36~1:49).
④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가까이 마주보고 말싸움을 하였다(1:50~1:58).
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시작할 무렵 공소외인이 다시 피고인이 안고 있던 개를 때리자(1:59), 피고인이 오른손을 들어 공소외인의 왼쪽 어깨를 1회 때리고 공소외인을 향해 오른팔을 뻗었고 피고인의 오른손이 공소외인의 왼쪽 얼굴 부분에 근접하였다(2:00). 공소외인은 피고인이 오른팔을 뻗을 당시 자신의 왼팔을 들어 피고인의 팔을 막고 있었고, 피고인의 오른손이 자신의 얼굴에 근접하자마자 양손으로 피고인의 오른손을 잡아 내렸다.
⑥ 공소외인은 피고인의 왼쪽 뺨을 때리고(2:02), 피고인의 왼손을 잡은 상태에서 3회에 걸쳐 피고인의 머리를 때렸다(2:04~2:06).
⑦ 공소외인의 장모가 피고인과 공소외인을 떼어놓으며 공소외인을 말렸고, 공소외인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2:07~2:12).
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인을 향해 뻗은 오른손이 공소외인의 얼굴에 근접하였는바, 피고인의 오른손이 공소외인의 얼굴에 닿았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오른손이 공소외인의 얼굴에 근접한 직후 공소외인의 얼굴이 움직이거나 공소외인의 고개가 돌아가지 않았고,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얼굴 쪽을 향해 오른팔을 뻗었을 당시 공소외인이 자신의 왼팔로 피고인의 오른팔을 막고 있었으며 피고인이 팔을 뻗자마자 양손으로 피고인의 오른손을 잡아 내린 사실 역시 인정되는바, 피고인의 오른손이 공소외인의 얼굴에 근접한 직후 공소외인의 얼굴 움직임, 그 이후 공소외인의 행동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오른손이 공소외인의 얼굴 쪽에 근접한 것만으로는 피고인의 오른손이 공소외인의 얼굴에 닿았고, 나아가 공소외인의 얼굴을 민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설령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공소외인의 얼굴을 한 차례 민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어린 손자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밀폐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건장한 30대 남성인 공소외인이 자신이 안고 있는 개를 수차례 때리고 피고인도 폭행하며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던 상황에서 공소외인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거나 자신의 개를 때리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이므로 소극적 방어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 공시의 취지를 선고한다.
판사 남수진 | 형법 제20조, 제25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홍용건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5. 11. 26. 선고 2015노63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검사의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성적서 거짓발급과 관련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관련 법령의 규정 및 해석
1) 구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의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식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위해식품을 판명하기 위하여 그 법에서 정한 식품 등에 관한 기준과 규격 등의 검사를 하는 기관을 식품위생전문검사기관과 자가품질위탁검사기관으로 업무범위별로 구분하여 지정할 수 있고(제24조 제1항, 제2항), 그중 식품위생전문검사기관은 수입식품 등에 관한 수입검사(제19조 제2항) 및 영업소의 식품 등에 관한 검사명령검사(제22조 제1항)를 수행하고, 자가품질위탁검사기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나 시·도지사가 식품제조 등 영업자에게 자가품질검사를 위탁하여 하게 한 경우에 그 위탁검사(제31조 제2항)를 수행한다(제24조 제2항 제1호). 한편 식품제조 등 영업자는 제조·가공하는 식품이 법에 규정한 기준과 규격에 맞는지를 총리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직접 검사하여야 하고,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이 위탁검사를 하도록 한 경우에는 자가품질위탁검사기관에 위탁하여 검사하여야 한다(제31조 제1항, 제2항). 그리고 위 각 식품위생검사기관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거짓의 식품위생검사에 관한 성적서를 발급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95조 제2호, 제27조 제2호).
위 각 규정의 내용, 특히 식품위생검사기관에 대하여 ‘거짓의 성적서’ 발급을 금지한 위 법 제27조가 그 행위주체를 ‘제24조 제2항에 따라 지정된 식품위생검사기관’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24조 제2항은 식품위생전문검사기관은 제19조 제2항의 수입검사, 제22조 제1항의 검사명령검사를 수행하고, 자가품질위탁검사기관은 제31조 제2항의 위탁검사를 수행하는 것으로 업무범위를 특정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등 관련 규정의 체계와 내용 및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식품제조 등 영업자가 제31조 제2항에 의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의 위탁검사 지시에 의하여 검사 위탁을 한 경우에 그 위탁을 받은 자가품질위탁검사기관이 발급한 검사성적서에 검사를 하지 아니하고도 검사를 한 것처럼 기재하거나 검사결과와 다르게 판정하는 기재를 하는 등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면 제95조 제2호의 처벌규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지만, 제31조 제2항에 의한 위탁검사 지시를 받은 바 없이 단지 참고용 등으로 검사의뢰를 한 데 따라 검사성적서를 발급한 경우에는 거기에 사실과 달리 기재된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처벌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허용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2) 한편 위 검사성적서 발급에 관한 처벌 등과 관련해서는, 구 「축산물위생관리법」(2013. 7. 30. 법률 제11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축산물위생관리법’이라 한다)도 구 식품위생법의 체계 및 내용과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고(제12조, 제20조 제1항 제2호, 제6항 제2호, 제45조 제2항 제9호 등), 현행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31조 제2항 및 현행 축산물 위생관리법(2013. 7. 30. 법률 제1198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12조에 따른 자가품질위탁검사 등을 규율하는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85호로 제정된 것, 이하 ‘식품의약품검사법’이라 한다)도 마찬가지이다(제6조, 제28조 제1항 제2호 등). 그러므로 구 축산물위생관리법, 식품의약품검사법에서 정한 ‘거짓의 성적서’ 발급에 대한 처벌규정의 해석도 위 구 식품위생법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
나.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구 식품위생법 제95조 제2호, 제27조 제2호, 구 축산물위생관리법 제45조 제2항 제9호, 제20조 제6항 제2호, 식품의약품검사법 제28조 제1항 제2호, 제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의로 거짓 성적서를 발급한 경우’를 ‘동기에 있어서 악의적이고, 사실과 다른 사항이 소비자인 국민의 식품 및 축산물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일상적 식생활과 보건에 대한 불안을 가져올 정도로 중대한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적서 거짓발급으로 인한 식품위생법 위반의 점(무죄 부분 제외),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의 점, 식품의약품검사법 위반의 점(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관련 법령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구 식품위생법, 구 축산물위생관리법, 현행 식품위생법, 현행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른 자가품질위탁검사에 관한 성적서인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성적서에 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성적서 거짓발급으로 인한 식품위생법 위반죄,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죄, 식품의약품검사법 위반죄에서 ‘고의로 거짓 성적서를 발급한 경우’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1)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적서 거짓발급으로 인한 식품위생법 및 식품의약품검사법 위반의 점(각 유죄 부분 제외)의 요지는, 피고인 1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식품위생검사기관 내지 식품 등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받은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주식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7회에 걸쳐 거짓의 식품위생검사에 관한 성적서를, 그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이 4회에 걸쳐 거짓된 시험·검사성적서를 각 발급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 1이 운영하는 공소외 주식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구 식품위생법에 따른 자가품질위탁검사기관으로 지정되었고, 그 후 식품의약품검사법이 시행되어 식품의약품검사법에 따른 자가품질위탁 시험·검사기관이 되었다.
② 식품제조 등 영업자는 공소외 주식회사에 구 식품위생법 제31조 제2항 내지 현행 식품위생법 제31조 제2항에 따른 자가품질검사 목적으로 검사를 의뢰하는 이외에 ‘참고용 검사’라는 목적으로 빈번하게 검사를 의뢰하여 왔고, 이러한 ‘참고용 검사’의 대상과 항목은 자가품질검사의 대상과 항목에 한정되지 않았다.
③ 공소외 주식회사는 미리 만들어 놓은 검사의뢰서 서식에 자가품질위탁검사용 또는 참고용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검사목적란을 별도로 두어 식품제조 등 영업자로부터 그 목적을 구분하여 검사를 의뢰받았고, 미리 만들어 놓은 성적서 서식에도 검사목적란을 별도로 두어 검사의뢰서의 해당 기재와 동일하게 기재하여 성적서를 발급하여 왔다.
④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성적서는 모두 검사목적란에 ‘참고용’으로 기재되어 있다.
3)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와 관련 법령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성적서는 구 식품위생법 제31조 제2항 내지 현행 식품위생법 제31조 제2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이 영업자에게 위탁검사를 하게 한 검사성적서가 아니므로, 구 식품위생법 제95조 제2호, 제27조 제2호 내지 식품의약품검사법 제28조 제1항 제2호, 제6조의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성적서의 거짓발급과 관련한 관련 법령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기준과 규격을 위반한 식품 등 판매와 관련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고시한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아니하는 식품 등의 판매로 인한 식품위생법 위반의 점(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준과 규격을 위반한 식품 등 판매로 인한 식품위생법 위반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고시한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아니하는 식품 등의 판매’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고시한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아니하는 식품 등의 판매로 인한 식품위생법 위반의 점(유죄 부분 제외) 및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거짓된 자가품질검사에 관한 성적서를 발급하는 방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고시한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아니한 과자류 식품을 판매하였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2항(현행 삭제, 현행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제21조 참조), 제22조 제1항, 제24조 제1항(현행 삭제, 현행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참조), 제2항(현행 삭제, 현행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 참조), 제27조 제2호(현행 삭제, 현행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제2호 참조), 제31조 제1항, 제2항, 제95조 제2호(현행 삭제, 현행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제2호 참조), 식품위생법 제31조 제2항, 구 축산물위생관리법(2013. 7. 30. 법률 제11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20조 제1항 제2호(현행 삭제, 현행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참조), 제6항 제2호(현행 삭제, 현행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제2호 참조), 제45조 제2항 제9호(현행 삭제, 현행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제2호 참조), 축산물 위생관리법 제12조,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0조 제1항 제2호, 제28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3. 6. 26. 선고 2013노56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자동차관리법 제6조는 “자동차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2조 제1항은 “등록된 자동차를 양수받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에게 자동차 소유권의 이전등록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자동차를 양수한 자가 다시 제3자에게 양도하려는 경우에는 양도 전에 자기 명의로 제1항에 따른 이전등록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관리법 제80조 제2호는 ‘제12조 제3항을 위반하여 자기 명의로 이전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다시 제3자에게 양도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해 볼 때, 자동차관리법 제12조 제3항에서 말하는 ‘자동차를 양수한 자’란 매매나 증여를 비롯한 법률행위 등에 의하여 자동차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자를 뜻한다. 따라서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그 소유의 자동차를 인도받았다 하더라도 소유권 이전의 합의 없이 단순히 채권의 담보로 인도받은 것에 불과하거나 또는 채권의 변제에 충당하기 위하여 자동차를 대신 처분할 수 있는 권한만을 위임받은 것이라면, 그러한 채권자는 자동차관리법 제12조 제3항의 ‘자동차를 양수한 자’라고 할 수 없다.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자동차관리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2가 이 사건 차량들을 담보로 대출해 준 사실은 인정되나 위 차량들의 소유권을 취득할 의사가 있었다는 점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동차관리법 제12조 제3항에서 정한 자동차 양수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 자동차관리법 제6조, 제12조 제1항, 제3항, 제80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지유 담당변호사 조준연 외 2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5. 11. 6. 선고 2015노39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삼계건설산업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사실 위 회사는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철강재를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2011. 11. 27.경 직원 공소외 1을 통하여, 공소외 2가 운영하던 피해자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교회 옥외 주차장 신축공사에 필요한 철강재를 납품하면 공사완료 후 자재대금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그 무렵부터 2012. 2. 27.경까지 철강재를 납품받고 그 대금 중 100,733,979원을 지급하지 못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은, 공소외 2가 이 사건 무렵의 피고인 회사의 재정상태에 대하여 잘 알지는 못하였고, 피고인 회사가 ○○교회 측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으로 피해자 회사에 자재대금을 지급할 것을 기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통상적으로 자재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자재를 납품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피해자가 피고인의 신용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면, 피고인이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거래조건 등 거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을 허위로 말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이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참조). 또한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기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된 경우, 그 거래시점에서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따라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설사 기업경영자가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 회사가 진행하던 공사에 대하여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자금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 사건 후 2012. 5. 31. 피고인 회사 발행의 액면금 1억 원의 당좌수표에 관하여 예금부족을 이유로 지급정지처분을 받았으며, 2012. 7. 13.경에는 파산신청을 하여 결국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사후적으로 보아 당시 부도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거래관계, 당시 피고인 회사의 사업수행 상황, 계약의 체결과 이행과정, 피해자의 직업과 경험, 범행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거래 당시 자재대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전 피고인 회사에 약 2억 원 상당의 자재를 납품하고, 피고인 회사가 발행 또는 배서한 합계 6,000만 원의 당좌수표와 어음을 할인해주고 정상적으로 변제받았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1을 통하여 피고인 회사에 공사착수금을 대여하기도 하였다.
2) 피고인 회사는 1994년경 설립된 자본금 22억 원의 건설회사로, 2011년에도 8건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당시 10여 건의 공사를 진행하여 2011년 기성액도 수십억 원에 이르렀으며, 2011년 매출 세금계산서 합계액은 약 9억 8,000만 원이었다.
3) 피고인 회사는 2012. 2. 27.경까지 피해자로부터 철강재 약 1억 5,000만 원 상당을 납품받은 후 2012. 3. 14.경 피해자에게 그 대금 중 5,0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였다.
4) 피고인이나 공소외 1이 피해자에게 피고인 회사의 구체적인 지급능력, 거래조건 등 거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항을 허위로 말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고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와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1] 형법 제347조 / [2] 형법 제34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하늘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4. 12. 18. 선고 2014노57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행정행위의 취소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행정행위를 그 행위에 위법 또는 부당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소급하여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별도의 행정처분이고, 행정행위의 철회는 적법요건을 구비하여 완전히 효력을 발하고 있는 행정행위를 사후적으로 그 행위의 효력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장래에 향해 소멸시키는 행정처분이다. 그러므로 행정행위의 취소사유는 행정행위의 성립 당시에 존재하였던 하자를 말하고, 철회사유는 행정행위가 성립된 이후에 새로이 발생한 것으로서 행정행위의 효력을 존속시킬 수 없는 사유를 말한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6422 판결,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다37969 판결,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두11959 판결 등 참조).
한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16조의2 제1항은, 추진위원회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의 2분의 1 이상 3분의 2 이하의 범위에서 시·도조례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동의 또는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로 추진위원회의 해산을 신청하는 경우(제1호), 조합 설립에 동의한 조합원의 2분의 1 이상 3분의 2 이하의 범위에서 시·도조례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동의 또는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로 조합의 해산을 신청하는 경우(제2호), 제4조의3에 따라 정비예정구역 또는 정비구역의 지정이 해제되는 경우(제3호)에, 시장·군수는 추진위원회 승인 또는 조합 설립인가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추진위원회 승인 또는 조합 설립인가의 ‘취소’는 추진위원회 승인이나 조합 설립인가 당시에 위법 또는 부당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처분 이후 발생한 후발적 사정을 이유로 하는 것이므로, 추진위원회 승인 또는 조합 설립인가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상실시키는 행정행위의 ‘취소’가 아니라 적법요건을 구비하여 완전히 효력을 발하고 있는 추진위원회 승인 또는 조합 설립인가의 효력을 장래에 향해 소멸시키는 행정행위의 ‘철회’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원심은, 도시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조합 설립인가처분이 행정청에 의하여 취소된 경우 조합 설립인가처분은 처분 당시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고, 이에 따라 당해 주택재건축사업조합 역시 조합 설립인가처분 당시로 소급하여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행정주체인 공법인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므로,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구 도시정비법(2009. 2. 6. 법률 제9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84조에 의하여 뇌물죄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조합의 임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이들에게 금품을 공여한 피고인 5의 행위 역시 뇌물공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 1은 2005. 5.경부터 부산 북구 (주소 생략) 일원의 주택 재개발을 위한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다가 2007. 1. 27. 창립총회에서 ○○○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장으로 선출되었고,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2007. 1. 27. 창립총회에서 이 사건 조합의 이사로 각 선출되었다.
2) 부산광역시 북구청장은 2007. 4. 9. 이 사건 조합에 대한 설립인가처분을 하였고, 2007. 4. 16. 피고인 1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으로,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이 사건 조합의 이사로 각 등기되었다.
3) 부산광역시 북구청장은 토지등소유자 과반수가 이 사건 조합의 해산에 동의하였음을 이유로 2013. 5. 28. 도시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조합에 대한 설립인가처분을 취소하였고, 같은 날 조합 설립인가 취소에 따른 사업주체 부재를 이유로 사업시행인가를 폐지하였다.
4) 한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사실과 같이 철거용역업체 선정과 관련하여 피고인 5로부터 2007. 1. 3.경부터 2008. 2. 25.경까지 5차례에 걸쳐 금품을 수수하였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도시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조합에 대한 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설립인가처분은 처분 당시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장래를 향해 효력이 상실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조합에 대한 설립인가처분이 소급적으로 취소된 경우를 설립인가처분이 무효인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나아갈 필요 없이 도시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조합 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기 전까지 이 사건 조합은 유효하게 존재하고, 따라서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구 도시정비법 제84조에 의하여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조합의 임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도시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조합 설립인가처분의 취소에 소급효가 있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가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조합의 임원이 아니라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시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조합 설립인가처분 취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이와 동일체의 관계에 있는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김소영 이기택(주심)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 제84조 | 형사 |
【재항고인】
【원심결정】
서울중앙지법 2015. 4. 6.자 2015로66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있어서 형사소송법 제72조에 따른 사전 청문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구속영장 발부결정이 위법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구속영장 기재 범죄사실에 관하여 별건으로 기소되어 병합된 이후 공판기일에서 공소사실 등이 낭독되고 변호인의 변호 아래 피고인에게 공소사실에 관한 진술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변명을 할 기회가 주어졌으므로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제72조에 따른 절차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보아 구속영장 발부결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 제72조의 ‘피고인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요지,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준 후가 아니면 구속할 수 없다’는 규정은 피고인을 구속함에 있어서 법관에 의한 사전 청문절차를 규정한 것으로서, 법원이 사전에 위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면 그 발부결정은 위법하다(대법원 2000. 11. 10.자 2000모134 결정 참조).
한편 위 규정은 피고인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이미 변호인을 선정하여 공판절차에서 변명과 증거의 제출을 다하고 그의 변호 아래 판결을 선고받은 경우 등과 같이 위 규정에서 정한 절차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는 절차의 전부 또는 일부를 거치지 아니한 채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점만으로 그 발부결정을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지만(위 대법원 2000모134 결정,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1도115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사전 청문절차의 흠결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 발부를 적법하다고 보는 이유는 공판절차에서 증거의 제출과 조사 및 변론 등을 거치면서 판결이 선고될 수 있을 정도로 범죄사실에 대한 충분한 소명과 공방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자신의 범죄사실 및 구속사유에 관하여 변명을 할 기회가 충분히 부여되기 때문이므로, 이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사유가 아닌 이상 함부로 청문절차 흠결의 위법이 치유된다고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
기록에 의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6923 일반교통방해 등 사건(이하 ‘제1 사건’이라 한다)에서 피고인은 제1 사건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2014. 9. 19. 발부된 구속영장(이하 ‘제1차 구속영장’이라 한다)에 의하여 구속된 상태에서 2014. 9. 26.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는데, 그 재판 진행 중 피고인에 대한 2014고단9364 일반교통방해 사건(이하 ‘제2 사건’이라 한다)이 2014. 12. 15. 추가 기소되자 제1심법원은 2014. 12. 22. 제2 사건을 제1 사건에 병합하여 심리한다는 결정을 한 사실, 병합된 사건의 2015. 1. 20. 제4회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제2 사건의 공소장에 의하여 공소사실, 죄명, 적용법조를 낭독하고 이에 대하여 변호인의 변호 아래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 그 후 제2 사건에 관하여 어떠한 증거제출이나 증거조사 등 추가심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1심법원은 제1차 구속영장에 의한 구속기간이 곧 만료하게 되자 2015. 3. 24. 법정 외에서 별도의 사전 청문절차 없이 피고인에 대하여 제2 사건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구속영장(이하 ‘제2차 구속영장’이라 한다)을 발부하였고 2015. 3. 26. 위 구속영장이 집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법원은 제2차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형사소송법 제72조에 따른 절차를 따로 거치지 아니하였는데, 그 전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모두진술에 의하여 공소사실 등을 낭독하고 피고인과 변호인이 모두진술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 및 이익이 되는 사실 등을 진술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위 규정에서 정한 절차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제72조에 따른 절차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보아 제2차 구속영장 발부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에는 형사소송법 제72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이기택 | 형사소송법 제72조 | 형사 |
【피 고 인】
【신 청 인】
변호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피앤케이 담당변호사 김원진 외 3인
【재정대상사건】
서울중앙지법 2016고합215 허위공문서작성 등
【주 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 중 각 군용물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재판권이 있다.
【이 유】
재정신청이유를 판단한다.
1.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제1항),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은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는 중대한 군사상 기밀·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군용물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와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항). 이는 모든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따라 임명된 법관에 의하여 합헌적인 법률이 정한 내용과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나아가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이하 ‘일반 국민’이라 한다)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경우 외에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할 권리가 있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선언한 것이다.
한편 헌법 제110조는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하여 특별법원으로서 군사법원을 둘 수 있고(제1항), 군사법원의 상고심은 대법원에서 관할하며(제2항), 군사법원의 조직·권한 및 재판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항). 이와 같이 헌법에 직접 군사법원의 설치 근거를 둔 것은 국군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는 조직으로서(헌법 제5조 제2항) 평시에도 항상 전시를 대비하여 집단적 병영생활을 하는 군 임무의 특성상 언제 어디서나 신속한 재판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군사법원 체제가 전시에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평시에 미리 조직·운영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및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분단되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한 주권자인 국민의 결단에 의한 것이다.
2. 헌법 제110조의 위임에 따라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군형법의 적용대상자에 대한 군사법원의 ‘신분적 재판권’을 규정하고, 군형법 제1조는 ‘군인’에게 군형법을 적용하며(제1항, 제2항), 군무원, 군적을 가진 군의 학교의 학생·생도, 사관후보생 등과 소집되어 실역에 복무하고 있는 예비역·보충역 등에 대해서도 군인에 준하여 군형법을 적용하도록 하는 한편(제3항), 군형법 제1조 제4항 각 호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내국인·외국인에 대해서도 군인에 준하여 군형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항). 나아가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은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해서도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먼저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 및 군형법 제1조 제4항에 의하면, 군사법원은 군형법 제1조 제4항 각 호에 정한 죄(이하 ‘특정 군사범죄’라 하고, 그 외의 범죄 등을 ‘일반 범죄’라 한다)를 범한 내국인·외국인에 대하여 신분적 재판권을 가지는바, 일반 국민이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이후에 일반 범죄를 범한 경우 그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군사법원법 제2조가 ‘신분적 재판권’이라는 제목 아래 제1항에서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이 ‘범한 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의 문언해석상 일반 국민이 특정 군사범죄를 범함으로써 군사법원의 신분적 재판권에 속하게 되면 그 후에 범한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발생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헌법 제27조 제2항은 어디까지나 ‘중대한 군사상 기밀·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군용물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군사법원의 신분적 재판권을 확장할 것은 아니다. 즉,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게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신분’이 생겼다 하더라도, 이는 군형법이 원칙적으로 군인에게 적용되는 것임에도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군인에 준하는 신분을 인정하여 군형법을 적용한다는 의미일 뿐, 그 ‘신분’ 취득 후에 범한 다른 모든 죄에 대해서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새기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2항의 정신에 배치된다.
더욱이 헌법 제27조 제1항에 규정된 국민의 재판청구권은 그 자체가 기본권임과 동시에 헌법에 규정된 다른 기본권들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서 법치국가 원리를 실현하는 초석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헌법 제27조 제2항, 군형법 제1조 제4항,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군사법원이 일반 국민에 대하여 특정 군사범죄에 관한 재판권을 가지는 경우에도 이는 어디까지나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예외로서 군의 조직과 기능을 보존하는 데에 구체적이고 중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여 인정될 따름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군사법원에서의 재판은 군판사와 심판관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관할관의 확인 제도가 있는 등 일반 법원의 재판과는 다른 점에서 만약 이와는 달리 위 조항을 확장해석하거나 유추적용한다면 이는 국민의 재판청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고 법치국가의 원리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은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의 경우 그 전에 범한 다른 죄에 대해서도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은 예컨대 군에 입대하기 전에 어떠한 죄를 범한 사람이 군인이 되었다면 군사법원이 그 죄를 범한 군인에 대하여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임이 명백하다. 앞서 본 군사법체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경우에는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여야 할 필요성과 합목적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특정 군사범죄를 범하였다 하여 그 전에 범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볼 것은 아니다.
군인 등은 전역 등으로 그 신분을 상실하게 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 재직 중에 범한 죄에 대하여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일반 국민은 특정 군사범죄를 범하여 일단 군사법원의 신분적 재판권에 속하게 되면 그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즉, 일반 국민이 군형법 제1조 제4항 각 호의 죄를 범한 경우에 그 전에 범한 어떠한 죄라도 아무런 제한 없이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한다면 군인보다 오히려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위와 같은 해석이 헌법 제27조의 정신에 부합하지 아니함은 다언을 요하지 아니한다.
3. 결론적으로, 군사법원이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 대하여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해당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는 것이지 그 이전 또는 그 이후에 범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재판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 국민이 범한 수 개의 죄 가운데 특정 군사범죄와 그 밖의 일반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특정 군사범죄에 대하여는 군사법원이 전속적인 재판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하므로 일반 법원은 이에 대하여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 반대로 그 밖의 일반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도 허용될 수 없다. 이 경우 어느 한 법원에서 기소된 모든 범죄에 대해 재판권을 행사한다면 재판권이 없는 법원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임의로 재판권을 창설하여 재판권이 없는 범죄에 대한 재판을 하는 것이 되므로, 결국 기소된 사건 전부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지지 아니한 일반 법원이나 군사법원은 그 사건 전부를 심판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형법 제39조 제1항이 개정되기 전에는 일반 법원이나 군사법원 중 어느 하나가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 전부를 심판하는 것이 경합범 가중에 관한 형법 제38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위 형법 조항의 개정으로 사후적 경합범에 대하여 이미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되, 필요한 경우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는 입법적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이 각각 재판권을 행사하여 따로 재판을 진행하더라도 양형상 반드시 피고인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다수의 범죄에 대하여 하나의 재판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소송경제상 피고인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형사피고인이 적법한 재판권을 가진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야말로 적법절차원칙의 기본이므로 소송경제를 위하여 이를 포기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이와는 달리, 군사법원에 기소된 일반 국민에 대한 공소사실 중 군형법에서 정한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있는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에서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는 이유로 그 범죄와 경합범으로 기소된 다른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본 종전 대법원의 견해(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도8253 판결 등)는 위 견해와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4.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예비역 육군 대령으로서, ①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9. 12. 17.경 외부 업체의 부탁을 받고 다른 업체에 대한 실험데이터를 도용하여 실험결과를 허위로 기재한 육군사관학교장 명의의 시험평가서 36장을 작성한 다음, 전역 후인 2010. 3. 19.경부터 2012. 5. 21.경까지 9회에 걸쳐 위 업체의 사내이사로서 위 허위 시험평가서 11장을 공사 입찰 담당자에게 제출하여 행사하고(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② 2009. 10. 7.경 및 2009. 11. 18.경 육군사관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합계 300발의 탄환을 2회에 걸쳐 불출하여 외부업체 직원에게 전달함으로써 군용물을 절취하였으며(군용물절도), ③ 2011. 1. 13.경 허위 내용을 기재한 수입허가신청서를 방위사업청 직원에게 제출하고 그 허가를 받아 탄환을 수입함으로써 사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화약류 수입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았다(방위사업법 위반).”라는 공소사실로 2016. 3. 2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합215호로 기소되었다가, 제1심 계속 중 군사법원법 제3조의2에 따라 이 법원에 재판권쟁의에 대한 재정신청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과 소송기록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일반 국민으로서 그 공소사실 중 일반 범죄인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와 방위사업법위반죄에 대하여는 이를 관할하는 일반 법원에 재판권이 있을 뿐 군사법원법에 의한 신분적 재판권이 인정될 여지가 없으나, 특정 군사범죄인 각 군용물절도죄는 군형법 제1조 제4항 제5호에서 정한 죄로서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관할 보통군사법원이 전속적인 재판권을 가진다 할 것이고, 위 각 범죄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합범으로 함께 기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반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그에 관한 재판권을 함께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 중 각 군용물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재판권이 있다.
5. 그러므로 군사법원법 제3조의2 제1항, 제3조의3 제1항에 의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반대의견과 대법관 이기택의 별도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군형법 및 군사법원법은 헌법 제27조에 기초하여 군인, 군무원 및 그 밖의 일정한 일반 국민에 대하여 군형법을 적용하여 군사법원에 재판권을 인정하고, 아울러 그들이 범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에서 재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군형법 및 군사법원법의 관련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군형법상의 범죄 등과 같은 군사 관련 특수한 사유로 인하여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인정되는 경우(이하 이에 해당하는 범죄를 ‘군사 범죄 등’이라 한다)에 이는 고유의 재판권으로서 일반 법원이 행사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군사 범죄 등이 아닌 일반 범죄를 범한 경우에 군사법원에 인정되는 재판권은 군사 범죄 등에 관하여 군사법원에서 재판이 이루어짐을 전제로 하여 함께 재판할 수 있도록 인정된 임의적인 것으로서 그에 대한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당연히 소멸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다수의견과 달리, 군사 범죄 등이 아닌 일반 범죄의 경우에는 군사법원의 재판권과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병존할 수 있고, 해당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재판권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대법원이 군사법원법 제3조의2에 의한 재정 절차에 의하여 그 재판권을 행사할 법원을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 (1) 헌법 제27조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면서도(제1항), 군인·군무원 및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 중대한 군사상 기밀·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군용물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와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의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에 대하여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허용하고 있다(제2항).
(2) 그리고 군형법 제1조는 (가) ‘군인’에게 군형법을 적용하되(제1항), 그 군인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兵)을 말하며 전환복무(轉換服務) 중인 병은 제외하도록 정의하고(제2항), (나) ① 군무원, ② 군적(軍籍)을 가진 군(軍)의 학교의 학생·생도와 사관후보생·부사관후보생 및 병역법 제57조에 따른 군적을 가지는 재영(在營) 중인 학생, ③ 소집되어 실역(實役)에 복무하고 있는 ‘예비역·보충역 및 제2국민역인 군인’에 대하여는, 군인에 준하여 군형법을 적용하도록 정하는 한편(제3항), (다) 군사상 기밀을 적에게 누설한 죄(제13조 제2항)를 비롯하여 제1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내국인·외국인(이하 ‘군형법 적용 대상 내국인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도, 군인에 준하여 군형법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다(제4항).
(3) 나아가 (가)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은 ①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다만 제1호 각 목에서 정한 내국인·외국인은 제외한다. 이하 ‘제1호 해당 사람’이라 한다)과, ② 국군부대가 관리하고 있는 포로가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호 해당 사람’이 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정하며, (나) 군사법원법 제3조는 ① 계엄법에 따른 재판권과 ②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의 죄와 그 미수범에 대한 재판권도 군사법원이 가지도록 정하였다.
다. 위와 같이 헌법이 군인·군무원과 아울러 중대한 군사 관련 범죄를 범한 경우 및 계엄의 경우에는 일반 국민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허용하고, 이를 반영하여 군형법에서 내국인·외국인에게 적용될 수 있는 죄를 개별적으로 정하며, 나아가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및 제3조에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군형법 적용 대상 내국인 등’을 포함한 ‘제1호 해당 사람’, 국군부대가 관리하고 있는 포로,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의 죄와 그 미수범 및 계엄법에 따른 재판에 대하여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구체적으로 정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신분적 재판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은 군의 조직과 기능을 보존하는 데에 구체적 위험을 야기하는 중대한 군사 관련 범죄와 계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헌법과 법률에서 특별히 정한 것으로서 군사법원의 고유한 전속적 재판권으로 볼 수 있다(앞에서 약칭한 군사 범죄 등은 이러한 전속적 군사법원 재판권의 기초가 되는 범죄를 말한다).
라. (1) 한편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은 앞서 본 것과 같이 ‘신분적 재판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제1호 해당 사람’이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고 할 뿐, 그 ‘범한 죄’의 내용을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군사법원의 재판권에 속하는 ‘제1호 해당 사람’이 제1호에 해당하게 된 후에 범한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법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은 ‘제1호 해당 사람’이 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함으로써, 군사 범죄 등의 전에 발생된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미친다고 보고 있다.
(2) 군인·군무원이 아닌 일반 국민에 대하여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제한하고 있는 헌법 제27조 제2항에 비추어 보면, 일반 국민이 범한 일반 범죄나 ‘제1호 해당 사람’이 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에서 재판권을 가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형법 제37조 및 제38조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여러 개의 죄를 경합범으로 보고 각 죄에 정한 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 이외의 동종의 형인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 또는 액수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하고, 또한 형법 제40조는 1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함으로써,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여러 개의 죄에 대한 합리적인 양형을 도모하고 있는데, 이러한 합리적인 양형의 필요성은 ‘제1호 해당 사람’이 여러 개의 죄를 범한 경우라 하여 달리 보기 어렵다. 그리고 경합범 관계에 있는 여러 범죄들이 시간과 장소를 인접하여 같은 기회에 이루어져 대부분의 증거들이 공통되는 경우에, 그중 일부가 일반 범죄라는 이유만으로 실질적으로 함께 평가됨이 적절한 사건들을 분리하여 별도의 재판기관으로 하여금 나누어 재판하도록 하는 것은 적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피고인에게 결코 유리하다 할 수 없고 소송경제적으로도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위 규정들은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제1호 해당 사람’이 범한 일반 범죄도 군사 범죄 등과 함께 재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확장한 것이다.
(3) 따라서 이러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은 동시 재판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군사법원 고유의 재판권에 부수하여 인정된 것으로서, 군사 관련 범죄 및 계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군사 범죄 등에 대하여 인정된 군사법원 고유의 재판권과는 그 재판권 인정의 취지와 근거가 다르므로, 동시 재판의 필요성이 없거나 이를 고려함이 적절하지 아니한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재판권이 부정될 수도 있는 임의적인 재판권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군형법 및 군사법원법에 의하면 군인이라도 군인 신분을 상실하게 되면 ‘군형법 적용 대상 내국인 등’에 해당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법원의 재판권에 속하게 된다. 이처럼 군사 범죄 등으로서 전속적인 재판권에 속하는 범죄도 신분의 변화에 의해 재판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군사법원의 재판권이라 하여 이를 일반 법원의 재판권과 완전히 단절·분리된 것으로 해석·취급함이 적절하지 아니함을 보여 준다.
마. 그러므로 일반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법에 의하여 군사법원의 재판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소멸되지 아니하며, 군사법원의 재판권과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병존한다.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일반 범죄가 군사 범죄 등과 경합범 관계, 상상적 경합 관계 또는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 대체로 군사법원에서 함께 재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반 범죄가 군사 범죄 등과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여 무관하게 이루어졌고 일반 범죄가 공소사실의 주요 부분인 경우 등과 같이 범죄의 내용과 성격에 비추어 군사법원에서 일반 범죄를 함께 재판할 필요가 없거나 일반 법원에 의한 재판을 희망하는 피고인의 의사에 반하여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강제함이 적절하지 아니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군사 범죄 등과 분리하여 일반 법원에서 재판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제1호 해당 사람’에 해당함에도 그 사실이 밝혀지지 아니한 채 그 사람이 범한 일반 범죄에 대하여 일반 법원에서 재판이 이루어져 확정되었다 하여 그 사유만으로 재판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도 없다.
다만 이와 같이 일반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의 재판권과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경합함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느 법원에서 재판권을 행사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군사법원법 제3조의2는 재판권의 유무에 관한 쟁의가 발생한 경우에 대법원이 이를 재정(裁定)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재정 절차는 단순히 재판권의 유무에 관한 판단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일반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경합될 경우에 어느 법원에서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가려 최종적으로 재판권을 행사하는 법원을 정하는 판단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재정 절차에 의하여 일반 범죄에 대한 재판권 행사 법원을 결정할 때에는, 일반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에 재판권을 인정한 취지, 범죄의 내용과 성격, 피고인의 의사, 재판 분리 여부가 피고인에게 미치는 영향 및 소송경제적인 결과 등 해당 사건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헌법이 보장한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실현에 적합한 재판권 행사 법원이 어디인지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바.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하여 살펴본다.
(1) 피고인은 예비역 육군 대령으로 군형법 제1조 제4항 제5호의 각 군용물절도죄를 범한 후 전역하여 현재 군인 신분을 상실한 일반 국민이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군용물절도죄는 ‘군형법 적용 대상 내국인 등’에게 적용되는 군사 범죄 등으로서, 피고인이 일반 국민이라 하더라도 군사법원이 전속적 재판권을 가진다.
(3) 그렇지만 나머지 공소사실인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와 방위사업법위반죄는 일반 범죄(이하 ‘이 사건 일반 범죄’라 한다)로서 이에 대해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경합한다.
이 사건 일반 범죄는 모두 위 군용물절도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범행으로서 위 군용물절도와는 그 범행 내용 및 목적이 서로 다르며, 특히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와 방위사업법위반죄는 전역 이후의 범행이어서 관련 증거들이 모두 군대 외부에 있고 일반 수사기관에 의하여 수사가 이루어졌음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일반 범죄를 반드시 위 군용물절도죄와 함께 재판하여야 할 필요성은 없다.
군용물절도죄는 군형법 제7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장기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이지만, 이 사건 일반 범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로서, 이 사건 일반 범죄를 분리하여 재판하더라도 군용물절도죄에 관한 법정형을 비롯한 양형을 고려하여 이 사건 일반 범죄에 적정한 양형을 할 수 있다고 보인다.
더욱이 이 사건은 현재 전체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되어 재판 중인 상태에 있으며, 피고인은 일반 법원에 의한 재판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일반 법원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 헌법 정신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현재 재판이 계속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계속 재판권을 행사하도록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 이상과 같이 이 사건에 관한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그 이유는 다르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 둔다.
7.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27조 제2항은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은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는 중대한 군사상 기밀·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군용물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와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일반 국민이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할 기본권과 자격 있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기본권을 보장한 것이고 동시에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한계를 설정한 것이다. 따라서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이 행사할 수 있는 재판권의 범위 역시 궁극적으로 이 헌법 규정과 거기에 담긴 헌법정신에 바탕을 두고 판단하여야 한다.
나. 군사법원법 제2조에 의하면, 군사법원은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과 국군부대가 관리하고 있는 포로가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 그런데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 중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적용대상자는 군인·군무원 등 행위자의 신분적 지위 자체로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경우이지만, 제4항의 적용대상자는 일반 국민이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경우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적 요소 때문에 군형법의 적용대상자로 규정된 것이다. 군사법원법 제2조가 조문의 표목을 ‘신분적 재판권’이라고 하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본래적 의미의 신분 자체로 포괄적으로 군형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위 제1항 내지 제3항의 경우와 특정 군사범죄를 범하였기 때문에 그 한도에서 군형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제4항의 경우는 본질적 성격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는 헌법 제27조 제2항이 군인·군무원은 범죄의 종류와 무관하게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도록 하면서 일반 국민은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경우에 한하여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도록 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러므로 군인·군무원은 군형법상 범죄를 범한 경우는 물론 그 외의 일반 범죄를 범한 경우에도 당연히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게 되지만, 일반 국민은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경우에 한하여, 그리고 그 범죄에 대한 재판에 한정하여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을 뿐이다. 따라서 가령 일반 국민이 특정 군사범죄를 범하여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을 지위에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 또는 이후에 범한 일반 범죄까지도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므로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이 “군사법원은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라고 한 것은 군인·군무원 등 행위자의 신분적 지위 자체로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사람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것이지 이를 제4항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그러한 해석은 헌법 제27조가 일반 국민에게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할 기본권 등을 보장한 근본정신에 배치되므로 위와 같이 합헌적 제한 해석을 함이 마땅하다. 이는 군인이 군 복무 중에 특정 군사범죄가 아닌 형법 등에 규정된 일반 범죄를 범하여 재판을 받을 상황에서 전역 등으로 군인 신분을 상실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 군사법원은 재판관의 구성 방법이나 관할관 확인 제도 등 여러 면에서 일반 법원과는 확연하게 달리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인이 그 신분을 벗어난 이상 더 이상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 그런데 일반 국민이 군사법원의 재판권 대상인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법원의 재판권 대상인 일반 범죄를 범하여 형법상 실체적 경합범 관계로 처벌받아야 할 경우라든가 동일한 기회에 여러 가지 물건을 함께 절취하였는데 그 가운데 군용물이 섞여 있어서 전체로서 단순 1죄로 처벌되어야 할 경우 또는 일정 기간 동안 단일한 범의로 여러 번에 걸쳐 절도 범행을 하였지만 그 전체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거나 상습절도에 해당하여 1죄로 처벌되어야 하는데 그 범행목적물에 군용물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 범행 대상 물건에 따라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나누어야 할지 아니면 하나의 법원에서 함께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할지를 정해야 할 때가 생긴다. 군인 등이 그 신분을 가진 상태에서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를 범하였는데 전역으로 군인 신분을 벗어난 경우에도 마찬가지 문제가 생긴다.
군사법원법 제3조의2가 규정한 재정신청 제도는 바로 이러한 경우에 어느 법원에서 재판권을 행사할지를 대법원이 결정하도록 한 것이고, 대법원은 별개의견에서 들고 있는 바와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자유재량으로 재판권을 행사할 법원을 재정하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재판 대상인 범죄에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가 혼재되어 있는 경합범의 경우에도, 범죄별로 재판권을 행사할 법원을 나누도록 할 것인지 여부는 대법원이 재정결정으로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수의견처럼 반드시 그리고 언제나 특정 군사범죄는 군사법원, 일반 범죄는 일반 법원으로 준별하여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할 바에야 굳이 재정신청 제도를 두어 대법원이 결정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법률에서 곧바로 그와 같이 규정하거나 차라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하면 그와 같이 해석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다수의견은 군사법원법이 일부러 재정신청 제도를 둔 취지에 맞지 않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견에 의하면 단순 1죄나 과형상 1죄 또는 포괄 1죄 등의 경우에 마치 그 죄수가 여럿인 것처럼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에서 나뉘어 재판을 받게 되거나 이중기소로 인한 기소의 효력 등 복잡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되고, 이를 피하려면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 중 어느 쪽이든 그 재판권에 속하는 범죄행위에 대하여 먼저 기소하여 재판을 받으면 나머지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아예 기소나 처벌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하게 될 터인데 그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실체적 경합범의 경우에도 범행 경위나 범죄사실의 상호 연관성 등과 상관없이 언제나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에서 각각 별도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피고인의 헌법상의 권리라고 할 수 있는 적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호되지 못할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논리를 마냥 관철할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일반 국민이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므로, 군인·군무원 등 본래의 신분적 요소가 아니라 특정 군사범죄를 범하였다고 하는 행위적 요소 때문에 군사법원의 재판권 행사 대상이 된 경우에는 그 특정 군사범죄 이외의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한 것이 헌법 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 경우에는 대법원이 재정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를 분리하여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에서 따로 재판을 받도록 하거나 특정 군사범죄까지 일괄하여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정할 수는 있지만, 일반 범죄까지도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점에서 다수의견에 대한 별개의견과는 견해를 달리한다. 군인·군무원 등 본래의 신분적 요소 때문에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와 특정 종류의 범죄를 범했기 때문에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근본 성격이 다르므로 그에 상응하여 재판권을 행사할 법원을 정하는 것이 옳다.
라. 이와 같은 법리 해석에 따라 이 사건의 경우를 보면, 다수의견과 그에 대한 별개의견에서 설시하고 있는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은 군용물절도죄 부분을 포함하여 그 전체를 현재 재판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무엇보다도 그것이 적정한 재판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대한 재판권은 기소된 범죄의 내용과 상관없이 전부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판권이 있다는 재정결정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을 밝혀 둔다.
8.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우리나라는 형벌권이라는 국가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조직으로서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이라는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고 있고, 이 두 기관은 그 상고심을 모두 대법원에서 담당하여 법령해석의 통일을 기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그 조직과 운영상의 관련성이 없는 별개의 조직체이다. 국가형벌권이라는 하나의 국가권력을 행사하기 위하여 따로 조직되고 운영되는 두 개의 기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 사람에 대하여 아직 재판을 받지 아니한 수 개의 범죄에 관하여 처벌함에 있어서 어느 기구가 그 직무를 담당하여야 하는지는 법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일 뿐만 아니라 현행 법령이 이를 명확하게 정하지 아니한 관계로 해석의 여지가 넓은 편이다. 피고인으로서도 자신에 대한 국가형벌권 행사를 위한 재판기관이 어디인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법관, 공소권자, 소송절차와 증거법은 나를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를 정해 주기 때문이다.
가능한 해석은 다수의견과 같은 분리설과 일반 법원설, 군사법원설인바, 먼저 한 사람이 범한 아직 재판받지 아니한 수 개의 죄를 과연 다수의견과 같이 다른 형사재판권의 영역으로 나누어 재판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1) 누가 어떤 범죄행위를 하였다고 하는 것은 형사재판의 시작임과 동시에 그 결말이기도 하다. 범죄자가 누구인지를 떠나서는 적정한 형벌을 부과할 수 없으며, 수 개의 범죄행위 역시 이를 구분하여 따로따로 형사법적으로 적정하게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예컨대 갑이 A죄와 B죄를 범한 경우「갑과 A죄」및「갑과 B죄」로 나누어 이루어진 각각의 재판의 합계가「갑과 A, B죄」의 재판과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단순히 형량의 문제를 말함이 아니다. 요컨대 사람과 범죄를 일체로 하여서만 바른 형사재판과 형벌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국가가 한 사람의 수 개의 죄를 함께 평가함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굳이 나누어 형사사법의 이상으로부터 멀어져야 할 무슨 이유가 있는가. 국가도 피고인도 원치 않는다.
이러한 논의는 수 개의 범죄에 대하여 통합된 처단형과 선고형을 정하여야 한다고 하는 형법 제37조 등에서 정하고 있는 경합범의 법리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 두고 싶다.
(2) 앞서 언급하였듯이,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은 법률심인 상고심 법원을 함께하는 것 외에는 별도로 조직되어 운영되고 각각 고유한 형사재판권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하나의 국가권력을 두 기구에 나누어 분장하게 하는 것은 마치 국가의 부동산등기 사무를 두 개의 기구에 동시에 담당하게 함으로써 하나의 부동산에 관하여 각각의 기관에 의하여 작성된 서로 다른 내용의 등기부가 존재하는 것을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적어도 소관 부동산을 구별하여 권한의 충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도 마찬가지이다. 동시에 한 사람에 대하여 같은 국가권력 내지는 국가사무가 중첩적으로 작용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관한 명문의 법령이 없더라도 법원의 해석으로 이러한 상황을 피하여야 한다.
한 사람에 대하여 다른 재판권에 근거한 두 개의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어느 영장이 집행될 것인지를 오로지 현장에서의 현실에 맡겨 둘 수는 없다. 구속되어 재판을 받다가 보석으로 석방되었으나 다른 재판권을 가진 법원에서 구속하게 되거나, 또는 범죄사실 전체로 보아 마땅히 구속되어야 할 사람이 범죄사실이 양적으로 나뉘어 각각의 재판권에 속하게 됨으로써 어느 쪽에서도 구속하지 않게 되는 등의 현실은 형사법질서의 붕괴를 의미한다. 한 사람이 동시에 각각의 법정의 절차와 명령에 따라야 하는 불편과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영역에서 조정됨이 없이 충돌적으로 행사되는 국가권력에 복종하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수의견과 같은 재판권의 분리는 국가 통치기구의 구성과 작용을 정함에 있어서 지켜져야 할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3) 현행법상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의 재판권에 관한 규정은 헌법 제27조 제2항, 제110조 제3항에 근거한 군사법원법 제2조가 있다.군사법원법 제2조는 ‘신분적 재판권’이라는 표제 아래 제1항에서 “군사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라고 하면서 제1호로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군사법원의 재판권의 대상을 규정하고 있는 군사법원법 제2조는 재판권의 대상을 범죄가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 사람의 피고인에 관한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 사이의 재판권의 분리를 전제로 한 법령은 찾을 수 없다.
(4) 다수의견과 같이 재판권이 분리된다면 각각의 재판에서 판결이 선고되고 확정되는 시기에 따라서 형법 제37조 등이 정하고 있는 경합범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적지 아니할 것이라는 문제는 차라리 작은 난점에 불과하다.
나. 이상의 논의를 기초로 하면 한 사람이 범한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에 대하여 다수의견과 같은 재판권의 분리는 타당하지 아니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나아가 일반 법원과 군사법원 중 어느 재판권에 속한다고 할 것인지는 재판권의 분리 문제 못지않게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이다. 다수의견 등 각 의견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 제27조 제2항, 제110조 제3항과 군사법원법 제2조의 규정 등은 모두 군인 등이 아닌 국민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에 대한 특별법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상 군사법원이 기소된 모든 범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 법원이 취해 온 견해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
결론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관하여 재판권이 없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 권순일(주심) 박상옥 이기택 | 헌법 제27조 제1항, 제2항, 제110조, 형법 제37조, 제38조, 제39조, 구 형법(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군형법 제1조 제1항, 제2항, 제4항, 군형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3항,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2항, 제3조, 제3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지평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2. 12. 선고 2015노230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의 ○○○ 그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한 부분,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피고인 1, 피고인 2의 ○○○ 그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 및 피고인 3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방조의 점에 대하여
가.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후원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등으로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 그룹에 대한 뇌물수수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관련 증거의 증거능력 및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잘못된 사실인정을 하였다는 취지이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공소외 1의 진술을 포함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후원금의 수수 과정에서 피고인 1이 공소외 1에게 전화로 후원을 요청하는 등 그 판시와 같이 가담한 사실을 인정한 것에,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어 방위산업물자를 공급하는 공소외 2 회사 등이 공소외 3 회사에 이 사건 후원금을 지급한 것이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임 중이던 피고인 1의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이와 별도로 형법 제130조에서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에는 제3자뇌물제공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않고 증뢰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경우에는 그 다른 사람이 공무원의 사자(使者) 또는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은 경우 등과 같이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2가 33%의 지분을 보유한 주식회사인 공소외 3 회사의 설립 및 운영관계, 후원계약의 체결경위, 요트행사의 내용, 후원금의 지출관계 등 판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3 회사가 공소외 2 회사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을 사회통념상 위 피고인들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뇌물의 귀속주체, 뇌물죄의 이득액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라.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1) 검사는 이 사건 후원금 수수행위에 관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를 제기하였으나,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회통념상 위 피고인들이 후원금을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는 한편으로, 공소장 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권으로 위 피고인들이 받은 뇌물의 내용을 이 사건 후원금이 아닌 ‘주요 주주로서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이라고 인정하여 그에 관한 뇌물수수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형법은 뇌물의 귀속주체에 따라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와 제130조의 제3자뇌물제공죄를 구별하고 있고, 그 처벌의 범위와 관련하여 범죄성립의 구성요건도 달리 정하고 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3 회사가 후원금을 받은 것을 피고인 1, 피고인 2가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후원금에 대한 단순수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공소외 3 회사가 공무원이나 그 공동정범자 이외의 제3자의 지위에서 후원금을 공여받음으로써 피고인 2가 그 주주로서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게 되더라도 그러한 사실상의 경제적 이익에 관하여 위 피고인들을 뇌물의 귀속주체로 하여 단순수뢰죄가 별도로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 2가 33%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서 공소외 3 회사와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3 회사가 후원금을 받은 것을 위 피고인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는 이상, 그 금품에서 파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뇌물로 직접 수수하였다고 인정하여 단순수뢰죄가 성립하였다고 보는 것은 형법이 단순수뢰죄와 제3자뇌물제공죄를 구별하여 규정한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이 ‘주요 주주로서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에 관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그에 관한 범죄사실을 직권으로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뇌물의 내용이나 귀속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2. 피고인 2의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이 사건 후원금이 위 1항의 공소사실과 같은 뇌물죄의 범죄수익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위 피고인이 뇌물로 받은 돈을 위장매입처에 송금하였다가 다시 차명계좌에 돌려받는 방법으로 범죄수익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후원금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뇌물죄의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범죄수익의 은닉과 관련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인 1의 공소외 4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여자인 공소외 4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존재하고 그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고,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의 ○○○ 그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한 부분은 앞에서 본 이유로 파기하여야 하는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3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방조의 점에 관하여도 그 파기의 이유가 공통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2조에 따라 원심판결 중 공동피고인인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3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의 ○○○ 그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한 부분,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나머지 부분에 해당하는 피고인 2의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 피고인 1의 공소외 4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이기택 | 형법 제129조, 제130조,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호, 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4. 5. 22. 선고 2013노261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4. 3. 24. 법률 제125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가축분뇨법’이라 한다) 제50조 제8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는 ‘제11조 제2항 또는 제3항의 규정에 따른 신고 또는 변경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신고 또는 변경신고를 한 자로서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제10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가축분뇨를 공공수역에 유입시킨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구 가축분뇨법 제11조 제3항은 ‘허가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배출시설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 이상의 배출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자는 환경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신고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도 또한 같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제11조 제3항의 규정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문언상 ‘제11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대상자임에도 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를 의미한다고 해석되는데, ‘제11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대상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 이상의 배출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자 또는 신고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자’를 말한다. 따라서 이미 배출시설을 설치한 경우에, 그 설치 당시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 이상의 배출시설’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신고대상이 아니었다면, 그 후 법령의 개정에 따라 신고대상에 해당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구 가축분뇨법 제11조 제3항에서 정한 신고대상자인 ‘배출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2471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도15510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과 문언적 해석, 신고대상자의 범위 및 죄형법정주의 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구 가축분뇨법 제11조 제3항의 신고대상자가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배출시설을 설치한 후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가축분뇨를 공공수역에 유입시킨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되며, 배출시설을 설치할 당시에는 신고대상 시설이 아니었는데 그 후 법령의 개정에 따라 그 시설이 신고대상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 그 시설을 운영하면서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가축분뇨를 공공수역에 유입시킨 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인이 2006. 5.경부터 이 사건 개 사육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한 것으로 보이고, (2) 이에 따르면 피고인은 60㎡ 이상의 개 사육시설을 배출시설로 정한 구 가축분뇨법령이 제정·시행되기 전에 이미 개 사육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 자로서 그 설치 당시에 신고대상자가 아니었으므로 구 가축분뇨법 제11조 제3항에서 정한 ‘배출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와 같은 취지로 보이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처벌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4. 3. 24. 법률 제125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현행 제10조 제1항 참조), 제11조 제3항, 제50조 제8호(현행 제50조 제9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4. 8. 21. 선고 2014노13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의 업무상배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의견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인들 사이에 2011년 9월경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공모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2) 피고인 1은 원심 판시 별지 ‘중요 영업비밀 일람표’ 기재 파일 107개(이하 ‘이 사건 영업파일들’이라 한다)를 취득할 당시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임원으로서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취득할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1의 위 취득행위를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6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에서 정한 ‘영업비밀의 취득행위’라고 볼 수 없으며, (3) 피고인 4가 중국의 ○○○ 그룹 관계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송부한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1, 2번 파일은 그 내용에 비추어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없고, 또한 위 1, 2번 파일의 내용들만으로는 자동화 장비를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피고인 4가 위 1, 2번 파일이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이를 송부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인 4의 위 송부행위를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에서 정한 ‘외국에서 사용하기 위한 영업비밀의 누설행위’라고 볼 수 없고, (4) 나아가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3번 내지 107번 파일에 관하여는 외국에서 사용하기 위한 누설과 관련한 실행의 착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5) 피고인들의 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등) 공소사실 부분에 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이라는 상고이유 주장은 그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원심 판시 관련 법리와 아울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업무상배임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가.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아니하였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 한편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 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 피고인이 배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 배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도1523 판결 등 참조).
나. 제1심 및 원심의 판결이유와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 1은 2010. 3. 22. 공소외 1 회사에 임원(그룹장)으로 입사하여 태양전지 스퍼터 장비 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2012. 2. 29. 퇴사하였다.
(2) 피고인 1은 2010. 3. 22. 공소외 1 회사에 입사하면서 “본인은 회사의 분명한 승인 없이 회사의 기밀을 어느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않을 것이고, 회사와의 고용계약이 종료할 경우 즉시 회사에 회사의 정보와 재산을 모두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 및 “회사의 업무와 관련하여 취득한 모든 정보를 회사 업무와 관련한 범위 내에서만 이용할 것이며,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정보자산을 무단변조, 복사, 훼손, 분실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관리할 것이고, 일체의 정보저장장치 또는 정보처리장치를 회사 안에 반입하는 행위, 회사 밖으로 반출하는 행위, 회사 안에서 사용하는 행위를 하기 이전에 회사로부터 명시적인 승인을 얻을 것이며, 퇴직 시 회사에서 제공받은 정보자산 및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취득한 정보자산을 반드시 반납할 것이고, 퇴직 후에도 퇴직 전 지득한 영업비밀, 특허 등의 기술, 기타 누설됨으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가 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일체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보안서약서 등을 각 작성하였다.
(3) 피고인 1은 2011년 6월경 공소외 1 회사의 승인 없이 개인용 외장하드를 회사 안으로 반입하여 공소외 1 회사의 기술상 정보 및 경영상 정보 관련 파일들을 개인용 외장하드에 저장한 것이 적발되어 경고 처분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2012년 2월경 퇴사 무렵까지 계속 공소외 1 회사의 승인 없이 개인용 외장하드를 회사 안으로 반입하여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개인용 외장하드에 저장한 다음 회사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
(4) 피고인 1은 2011년 10월경 공소외 1 회사에 스퍼터 또는 세정기 장비의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의 부사장인 피고인 4에게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96개 파일을 저장한 개인용 외장하드를 교부하였고, 피고인 4는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1, 2번 파일을 문서명의자만 ‘공소외 2 회사’로 변형하여 2011년 10월경과 같은 해 11월경 5회에 걸쳐 중국의 ○○○ 그룹 관계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송부하였으며, 피고인 1, 피고인 4, 피고인 2는 2011년 12월경 중국을 방문하여 ○○○ 그룹 관계자들을 만나 태양광 장비 관련 사업 등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5) 한편, 피고인 1은 2012년 2월 말경 공소외 1 회사를 퇴사하면서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저장한 개인용 외장하드를 공소외 1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퇴사 후에도 계속 보관하고 있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1) 공소외 1 회사의 임원인 피고인 1이 재직 중 위와 같이 공소외 1 회사의 승인 없이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개인용 외장하드에 저장하여 보관하다가 회사 밖으로 무단 반출하고 퇴사 후까지도 반환·폐기하지 아니하고 계속 보관한 것은 보안서약서 등에 위배된 행위로서 이 사건 영업파일들의 내용에 따라서는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2) 이 사건 영업파일들의 반출 및 퇴사 당시 피고인 1에게는 그 임무에 위배하여 향후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1에게 배임의 고의도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일부가 공소외 1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면, 피고인 1이 공소외 1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위 일부 영업파일들을 회사 밖으로 무단 반출하고 퇴사 후까지 이를 계속 보관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며, 비록 피고인 1이 공소외 1 회사의 임원으로서 그 권한에 의하여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일부가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1이 공소외 1 회사의 임원으로서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들거나,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96개 파일을 피고인 4에게 교부한 사실을 부정하지는 아니하면서도 피고인 1이 2011년 9월경 이후에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무단으로 복제하여 반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 1의 업무상배임 공소사실 부분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의 반출로 인한 업무상 배임행위 및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1 외의 나머지 피고인들(이하 ‘나머지 피고인들’이라 한다)의 업무상배임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한다. 그리고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를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그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03. 10. 30. 선고 2003도438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 피고인 5의 피고인 1에 대한 자료 제공 행위가 피고인 1과의 공모 아래 피고인 1의 취득행위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아가 이러한 사정과 아울러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나머지 피고인들이 피고인 1의 이 사건 영업파일들에 대한 무단 반출행위 내지 퇴사 후에까지의 계속적인 보관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그 반출행위 등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보기에도 충분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나머지 피고인들이 피고인 1의 업무상배임에 대한 공동정범임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나머지 피고인들의 업무상배임 공소사실 부분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음을 이유로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의 업무상배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손지열 외 2인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2016. 1. 20. 선고 2015노2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 서면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강요죄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협박하여 피해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에 대하여, 구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형법’이라 한다) 제324조를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시행된 형법 제324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여, 구 형법 제324조와 달리 법정형에 벌금형을 추가하였다. 이는 행위의 형태와 동기가 다양함에도 죄질이 경미한 강요행위에 대하여도 반드시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종전의 조치가 과중하다는 데에서 나온 조치로서, 형법 제1조 제2항에서 정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하므로, 위 규정에 따라 신법을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6도1784 판결 참조).
따라서 구 형법 제324조를 적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잘못이며,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초소침범죄에 관하여
가. 군형법 제78조의 초소침범죄는 초병을 속여서 초소를 통과하거나 초병의 제지에 불응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서 말하는 ‘초병’은 경계를 그 고유의 임무로 하여 지상, 해상 또는 공중에 책임 범위를 정하여 배치된 사람을 말하고(군형법 제2조 제3호), ‘초소’란 초병이 현실적으로 배치되어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일정한 범위의 장소를 말하며, ‘초병의 제지’는 초병이 경계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일정한 행위의 금지를 요구하는 것이고, ‘불응’은 초병의 제지를 받고서도 제지의 대상이 된 행위를 착수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계속하는 것을 말한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초병 공소외 1로부터 출입증 제시를 요구받았음에도 자신의 출입증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초병 공소외 1의 출입 확인을 위한 별도의 조치를 기다리지 않은 채, 손가락으로 초소 안을 가리키며 말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새로운 행위에 나아감으로써 초병의 제지에 불응하였다고 판단하여, 초소침범죄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대위 공소외 2, 중위 공소외 3과 부대 밖에서 술을 마신 후 부대 안에 있는 숙소로 복귀하기 위하여 함께 택시를 타고 부대 정문 앞에 도착하였다.
공소외 2, 공소외 3은 부대 정문 앞에서 근무 중이던 초병인 일병 공소외 1에게 출입증을 보여주고 정문을 통과하여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2) 피고인도 공소외 1로부터 “패스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으나, 출입증을 보여주지 아니하고 정문 안으로 들어갔다. 공소외 1은 평소 피고인의 얼굴을 알아 피고인이 부대 간부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3) 피고인은 평소 초병들이 관용차량 퇴영 시 상황실에 선탑자만 보고하고 나머지 탑승자를 보고하지 아니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갖고 있어, 위와 같이 정문 안으로 들어온 후 정문 초소 건물 안에 있던 상병 공소외 4에게 손짓으로 나오라고 하였고, 공소외 4는 피고인 앞에서 경례를 한 후 공소외 1과 나란히 정렬하였으며, 관등성명을 말하였다.
(4) 피고인은 상황실장임을 밝힌 후 초병의 평소 보고에 대한 잘못을 언급하였고, 공소외 4는 이미 그 전에 상황실에서 초병의 보고 내용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경위를 설명하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 무렵 공소외 2, 공소외 3이 피고인에게 ‘그만하고 같이 가자’고 말하였으나, 피고인은 ‘교육 좀 시키고 갈 테니 먼저 들어가라’고 말하여 공소외 2, 공소외 3이 먼저 숙소로 들어갔다.
(5) 피고인이 공소외 1, 공소외 4를 질책하던 중 공소외 4가 헛기침을 하자 피고인이 공소외 1, 공소외 4에게 ‘엎드려뻗쳐’,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등을 지시하였고, 공소외 1, 공소외 4는 그 지시에 따랐다.
그 후 정문을 지나가던 중령 공소외 5 및 소령 공소외 6의 제지로 피고인의 위 행위가 종료되었다.
라.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판단된다.
(1) 초병의 제지에 불응함으로써 초소침범죄가 성립하려면 초병의 제지행위가 선행되어야 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부대 정문 앞에서 초병인 공소외 1로부터 출입증 제시를 요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정문을 그대로 통과하여 초병의 제지에 불응하였다는 것이므로, 초병인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출입증의 제시를 요구한 행위가 제지행위에 해당하고, 제지의 대상이 된 행위는 정문을 통과하여 부대 안으로 들어가는 행위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2) 그런데 초병인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패스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을 하였지만 그 어구에 비추어 이는 출입증(패스)의 확인을 부탁한다는 의미로 보이고, 그 자체만으로 어떠한 행위의 금지를 요구하는 말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공소외 1이 심야에 부대 밖에서 정문으로 걸어오는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하였으나, 공소외 1은 당시 피고인의 얼굴을 보고 부대 간부임을 알았으며, 더 나아가 피고인을 막아서거나 부대 안으로 들어온 피고인에게 퇴거를 요구하는 행동을 하지는 아니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출입증을 제시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정문을 통과하여 부대 안으로 들어왔고, 그 후 상황실장으로서 공소외 1, 공소외 4에게 평소의 보고 내용을 질책하였으며, 오히려 공소외 1, 공소외 4는 피고인에게 상급자에 대한 예를 갖추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랐다.
(3)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가)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출입증의 확인을 요구한 행위만을 가지고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정문을 통과하여 부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도록 요구하는 제지행위를 하였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하고, (나) ① 이 사건과 같이 초병이 부대 출입 자격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상급자라 하여도 그에 대하여 출입증의 확인을 요구하는 목적이 전산방식으로 출입 기록을 남기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부대 안으로 들어올 당시의 구체적인 출입 자격을 전산방식을 통하여 대조·확인하는 것이어서 그 확인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정문 통과 자체가 금지된다거나, ② 출입증을 확인하지 아니하면 다른 방법으로 부대 출입 자격이 확인되더라도 부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평소에 초병이 상급자에 대하여 출입증의 확인을 요구함으로써 부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여 왔다거나, ③ 출입증을 확인하지 아니한 사람이 부대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거나 부대 안으로 들어온 경우에 초병이 이를 제지하기 위해서 통상적으로 취하여야 하는 대응행위를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실제로 취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러한 사정 아래에서 위와 같은 공소외 1의 출입증 확인 요구 행위, 피고인이 부대 안으로 들어온 과정 및 그 후의 피고인과 공소외 1의 언행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공소외 1이 출입증이 확인되지 아니한 상태에서의 피고인의 정문 통과를 금지하였고 피고인이 이에 불응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가려야 할 것이다.
마.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단지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출입증의 제시를 요구한 사실만을 가지고 피고인에게 제지행위를 하였다고 잘못 단정하고, 그 전제에서 피고인이 이미 부대로 들어온 후의 행위를 덧붙여 피고인이 초병의 제지에 불응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초소침범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건조물침입죄에 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군사법원법 제359조 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군사법원법 제360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초소 건물에 출입할 정당한 권한 없이 임의로 초병들에게 재차 질책하고 얼차려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초소 건물에 침입하였으므로 초병들이 점유하는 초소 건물의 사실상 평온을 해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건조물침입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강요 및 초소침범 부분은 각 파기되어야 하고,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위 각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 등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1조 제2항, 제324조 제1항, 구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4조(현행 제324조 제1항 참조) / [2] 군형법 제2조 제3호, 제7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최은수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4. 6. 26. 선고 2013노423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1호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이하 ‘마약 등’이라 한다)을 소지, 소유, 사용, 운반, 관리, 수입, 수출, 제조, 조제, 투약, 수수, 매매, 매매의 알선 또는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5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는 그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하여 제4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며, 나아가 제61조 제1항 제7호는 제5조 제1항을 위반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마약류관리법 제5조 제1항 및 제61조 제1항 제7호에서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하여’라는 전제 아래 그에 정한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고의 외에 위법요소로서 ‘업무 외의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규정한 것으로서, 그러한 목적이 있는지는 위 규정의 입법 목적이 마약 등의 취급·관리를 적정하게 함으로써 그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를 방지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임을 염두에 두고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마약류취급자인 의사가 의학적인 판단에 따라 질병에 대한 치료 기타 의료 목적으로 그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마약 등을 투약하는 것은 허용되지만(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도10797 판결 참조), 질병에 대한 치료 기타 의료 목적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서 의료행위 등을 빙자하여 마약 등을 투약하는 행위는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하여 마약 등을 투약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나. 제1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의사인 피고인 1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프로포폴 의존성이 있는 제1심 공동피고인 3 및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에게 간단한 미용성형시술과 병행하여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은, 위 시술을 빙자한 프로포폴 투약으로서 ‘의료 외 목적’의 프로포폴 투약에 해당하고, 피고인 1은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였거나 충분히 인식 가능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1이 제1심 공동피고인 3 등과 공모하여 의료 외의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하였다는 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 범죄사실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마약류관리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죄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의료 외의 목적’ 및 이에 대한 인식과 용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2) 나아가 피고인 1이 제1심 공동피고인 3 등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여 간단한 미용성형시술을 하면서 제1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은 결국 ‘의료 외의 목적’에 의한 투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3) 이를 다투는 피고인 1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제1심 및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에 대하여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마약류관리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제61조 제1항 제7호의 죄에 대하여 목적범이 아니라고 설시한 부분을 비롯하여 그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원심은 위 죄를 처벌하기 위해서 ‘의료 외의 목적’ 및 이에 대한 인식과 용인이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제1심 공동피고인 3 등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이 ‘의료 외의 목적’에 의한 투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고 그와 같은 원심의 결론 역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제1심 및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마약류관리법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업무 외의 목적’의 해석 및 판단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인 2와 제1심 공동피고인 4, 제1심 공동피고인 5 및 공소외 6, 공소외 7이 검찰에서 한 각 진술은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2) 의사인 피고인 2가 제1심 공동피고인 4, 제1심 공동피고인 5, 공소외 6, 공소외 7에게 프로포폴 의존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용인하고 일반적으로 프로포폴이 필요하다고 할 수 없는 간단한 IMS 시술과 함께 프로포폴을 계속 투약한 사실 등에 의하면, 제1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인 2는 제1심 공동피고인 4 등과 공모하여 ‘의료 외의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하였음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3) 이를 다투는 피고인 2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 내지 사실인정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4조 제1항, 제5조 제1항, 제61조 제1항 제7호 / [2]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5조 제1항, 제61조 제1항 제7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 28. 선고 2014노18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변호인이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3081 판결 등 참조).
나.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에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금품을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심사해 본 결과 그중 상당한 진술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 등이 밝혀짐에 따라 그 부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경우라면, 여러 차례에 걸쳐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진술의 신빙성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약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비록 나머지 일부 금품제공 진술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 등이 직접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진술만을 내세워 함부로 나머지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머지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신빙성을 배척하는 진술 부분과는 달리 그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시되거나, 그 진술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히 뒷받침되는 경우 등과 같이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등 참조).
다.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에 대하여 제1심이 증인신문 절차 등을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없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이 제1심 증인 등을 다시 신문하는 등의 추가 증거조사를 거쳐 그 신빙성을 심사하여 본 결과 제1심이 들고 있는 의심과 일부 어긋날 수 있는 사실의 개연성이 드러남으로써 제1심의 판단에 의문이 생긴다 하더라도, 제1심이 제기한 의심이 금품 제공과 양립할 수 없거나 그 진술의 신빙성 인정에 장애가 되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근거에 기초하고 있고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의 추가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여도 제1심이 일으킨 이러한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 및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특히 항소심에서도 그 진술 중의 일부에 대하여 신빙성을 부정함으로써 그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하는 경우라면, 나머지 진술 부분에 대하여 신빙성을 부정한 제1심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제시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더욱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참조).
2.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관세청 인천공항세관 휴대품통관국장으로 근무하던 2007. 2. 중순 또는 하순경 인천국제공항 내 한식당에서 휴대품통관국 휴대품검사관실 소속 7급 직원인 공소외 1과 금괴 밀수출입을 하려던 공소외 2를 만나, 금괴 밀수출과 금괴 및 달러(금괴 판매대금) 밀수입을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해 주고 이를 위해 공소외 1의 휴대품검사관실 잔류 및 승진 등 인사문제에 대하여 신경을 써 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자리에서 공소외 2로부터 현금 3,000만 원과 면세가 295,422원 상당의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2007. 3.경 인천국제공항 내 환승호텔에서 현금 500만 원과 면세가 370,671원 상당의 로얄살루트 38년산 양주 1병을, 2007. 7. 말경 또는 8월 초경 인천국제공항 내 한식당에서 현금 1,000만 원과 시가 불상의 에르메스 스카프 1점을, 2007. 10.경 인천국제공항에서 현금 500만 원과 면세가 262,907원 상당의 조니워커블루 양주 1병을 교부받아 총 4회에 걸쳐 합계 5,000만 원의 현금과 면세가 합계 929,000원 상당의 양주 3병 및 시가 불상의 스카프 1점을 교부받아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제1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소외 2의 검찰 및 법정 진술, 공소외 1의 검찰 진술,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의 각 검찰 진술, 피고인의 일부 검찰 진술, 공소외 7이 작성한 비자금 수첩 및 공소외 7, 공소외 2의 각 계좌거래내역 등이 있으나, ① 공소외 2의 검찰 및 법정 진술과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정황증거 또는 간접증거에 불과하고, ② 공소외 2의 진술은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에 어긋나거나 경험칙에 반하여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므로 그 진술의 객관적인 상당성과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별건으로 수사 또는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공소외 2의 처지나 그와 같은 상황이 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마저 엿보이고 있어서 선뜻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③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은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2를 소개받아 공소외 2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게 된 경위나 뇌물 전달 장소 및 방법 등 주요 부분이 공소외 2의 진술과 내용이 동일하므로 공소외 2의 해당 부분 진술에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과 똑같은 문제점이 존재하는데다가 공소외 1이 제1심 법정에 이르러 그와 피고인 및 공소외 2가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거나 피고인에게 현금을 건네준 사실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술의 일관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게 되어 그 검찰 진술의 신빙성을 부여할 수 없으며, ④ 그 밖에 나머지 증거들은 모두 이 사건 공소사실을 증명할 만한 증거로는 부족한 것들이어서, 결국 위 각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반면에 원심은, ① 공소외 2의 검찰 및 법정 진술은 공여 당시 참석자, 공여시기, 공여장소, 공여 당시의 상황 및 금액, 공여 방법 등 중요 부분에 관하여 일관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 상당성이 있으며, 특히 원심 법정에서 공소외 2가 진술한 내용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술하기 어렵다고 보일 정도로 대단히 구체적이고 명확하여 그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② 이에 상당 부분 부합하는 공소외 1의 검찰 진술 역시 마찬가지로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오히려 자신의 검찰 진술을 번복한 공소외 1의 법정 진술은 접견부나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③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공여하였다는 현금의 자금출처에 관한 공소외 7의 비자금 수첩 또는 공소외 7, 공소외 2의 각 계좌거래내역만으로는 피고인의 뇌물수수 사실을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가 되지는 못하지만 공소외 2는 위 근거자료를 토대로 피고인에게 공여한 현금을 어떻게 조성하였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진술하는 점, 2007. 2.경 피고인에게 공여한 3,000만 원의 조성 경위에 관한 공소외 8과 공소외 4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수첩과 각 계좌거래내역은 공소외 2 진술의 신빙성을 상당 부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며, ④ 원심 증인 공소외 8과 공소외 4는 피고인과는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고 오히려 공소외 2와는 적대관계에 있거나 적어도 우호적인 관계는 아님에도 이들이 원심 법정에서 한 ‘2007. 2. 초순경 공소외 2를 공소외 3을 통하여 공소외 1에게 소개시켜 주게 된 동기 내지 경위, 2007. 2. 중순 또는 하순경 피고인에게 공여한 현금 3,000만 원의 출처, 2007. 2. 8.경 공소외 2가 공소외 1에게 현금 3,000만 원과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1병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전달하는 장면’ 등에 관한 진술이 공소외 2의 진술과 모두 부합하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7. 2. 중순 또는 하순경의 뇌물수수의 점, 2007. 7. 말경 또는 8월 초경의 뇌물수수의 점 및 2007. 10.경 뇌물수수의 점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검사의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7. 3.경의 뇌물수수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외 2가 검찰에서 피고인에게 500만 원과 양주를 건네준 날이 2007. 3. 20.이고 그 장소는 인천공항 환승호텔 내 커피숍이라고 진술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그에 따라 특정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공소외 2가 2007. 3. 20. 출국심사를 거친 시간은 17:06경, 공소외 2가 탑승했던 항공기가 탑승교에서 분리된 시간은 17:24경으로 공소외 2와 피고인이 환승호텔 내 커피숍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은 17:06경부터 17:24경까지일 수밖에 없는데, 피고인이 당일 내부 공문에 전자결재를 한 시간, 공소외 2가 출국심사대에서 환승호텔까지 갔다가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는 시간, 피고인이 휴대품통관국장실에서 환승호텔까지 이동하는 시간, 공소외 2가 면세점에서 양주를 구입하는 시간, 피고인과 만나 대화하고 뇌물을 건네는 시간, 항공기에서 탑승교가 분리되기 전에 공소외 2가 항공기에 탑승하여 짐을 정리하고 착석하는 시간 등을 모두 감안하면 위 시간 사이에 공소외 2와 피고인이 환승호텔에서 만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시간적으로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3.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제1심과 달리 2007. 3.경 뇌물수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이하 ‘이 부분 공소사실’이라 한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다음의 이유로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가. 우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로는 공소외 2의 검찰 및 법정 진술, 공소외 1의 검찰 진술뿐이나 원심은 제1심에서 증인으로 진술한 공소외 2, 공소외 1 외에도 공소외 8, 공소외 4를 증인으로 신문하고 현장검증까지 하는 등 추가 심리를 거쳐 공소외 2와 공소외 1의 위 각 진술이 신뢰할 만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로부터 알 수 있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공소외 2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에서의 다소 애매한 진술태도에도 불구하고 검찰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뇌물수수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소외 2와 피고인 사이의 금품수수 사실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인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공소외 1의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제외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로는 공소외 2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하므로 그 진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공소외 2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술하기 어렵다고 보일 정도로 대단히 구체적이고 명확하여 그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점과 피고인에게 유리한 공소외 1의 법정 진술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이 그의 처와 접견하면서 나누었던 대화내용 등에 비추어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 역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2007년에 있었던 일로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데다가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질 수밖에 없는데 공소외 2의 진술은 검찰과 제1심 법정에서보다 원심 법정에 이르러 더욱 구체화되고 명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사유로 삼아 공소외 2의 진술이 신뢰할 만한 것인지 여부를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였어야 한다. 나아가 공소외 1에 대한 접견부의 기재내용만 놓고 보면 공소외 1의 법정 진술보다 검찰 진술의 신빙성에 더 무게를 두게 하는 면이 없지 아니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공소외 1의 검찰 진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 여부에 관하여도 더욱 면밀히 살펴보았어야 한다.
다. 공소외 2의 진술의 신빙성과 관련하여, 공소외 2는 금괴 밀수출입에 함께 관여하였던 공범들이 오히려 자신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여 억울하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벗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범들 및 금괴 밀수출입 범죄를 도와준 공무원들에 대하여 처벌을 하고 대신 자신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여 수사가 진행되었는데, 실제로 그 후 공소외 2는 금괴 밀수출입 범행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처분 되었다. 그러나 공소외 2의 검찰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2가 공소외 1의 도움을 받아 2007. 2.경부터 2008. 6.경까지 밀수출입한 금괴의 양이 약 955㎏, 시가 약 334억 원 상당에 이르는 규모로 그 범행내용 및 죄질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은데다가 공소외 2는 2008. 10.경부터 2012. 1.경까지 변호사법 위반 사건과 관련하여 중국으로 밀항한 뒤 태국에 체류하는 등 국외에 있었으므로 그 기간 동안은 공소시효가 정지될 수도 있었던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공소외 2 자신에 대한 수사나 재판 등이 그 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공소외 2는 2012. 11. 15.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공소외 1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으로 조사를 받기도 하였으므로 그때 공소외 1의 상관인 피고인에 대한 현금 제공 사실도 함께 진술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에는 ‘공소외 1이 자신이 받은 돈을 인사를 관장하는 상관에게도 준다고 했고, 실제로 저에게 로얄살루트 등 고급양주를 사오라고 해서 공항 던킨도너츠에 공소외 1이 상급자와 같이 나와 저를 그 사람에게 사업하는 후배라고 소개시키고 양주를 받아서 상급자에게 주기도 하였다’라고만 진술하는 등 이 사건 공소사실과 유사한 취지의 진술을 하면서도 피고인에게 직접 현금을 제공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은 전혀 한 바가 없어, 이를 위와 같은 진정의 동기 내지 경위와 함께 살펴보면 이 사건에서의 진술이 진실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라.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공소외 1, 공소외 2로부터 금괴 밀수출입을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해 주고 이를 위해 공소외 1의 휴대품검사관실 잔류 및 승진 등 인사문제에 대하여 신경을 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것인데,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들이 피고인에게 금괴를 밀수출입한다는 얘기까지 하였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우선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을 살펴보아도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공소외 2를 굴비판매사업을 하는 사업가로, 사업다각화를 위해 금 수출입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라고 소개하였다’는 것이고, 공소외 2도 검찰에서 공소외 1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이다. 공소외 2가 제1심 법정에서는 ‘금괴를 밀반출하게 되면 달러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에 대해 피고인은 과거 외환과 관련된 조사나 일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잘 안다면서 공소외 2에게 해외로 나가서 달러를 벌어오는 것이니 국가경제 입장에서는 무조건 좋은 일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고, 예전에 공소외 9 회장은 돌멩이를 수출해서 외화를 번 일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다시 원심 법정에서는 ‘2007. 2.경 피고인을 처음 만났을 때는 물론 피고인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금괴 밀수출을 하여 달러를 가져온다는 취지의 얘기는 전혀 한 적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하였으므로, 공소외 2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금괴 밀수출입을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증명이 없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뇌물을 공여한 궁극적인 목적은 금괴 밀수출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인데, 공소외 1이나 공소외 2 모두 피고인에게 그에 관해서는 아무런 부탁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마. 공소외 2는 피고인에게 총 4회에 걸쳐 현금과 양주, 스카프를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그에 따라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7. 3.경의 뇌물수수의 점에 관하여는 원심도 제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하였고, 무죄로 판단한 이유는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와 같이 여러 차례에 걸쳐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공소외 2의 진술 중 일부 진술이 객관적인 사정과 배치되는 것으로 밝혀져 그 부분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된 이상,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나머지 금품 제공 사실에 관한 공소외 2의 진술을 전부 그대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금품을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는 때로부터 공소외 2의 진정으로 검찰 조사가 개시된 때까지는 6년 이상이 경과하여, 순전히 그의 기억만으로 금품 제공의 일시와 장소는 물론 4회에 걸쳐 제공한 금품의 액수와 종류까지 정확하게 진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렇게 보는 것은 경험칙에도 반한다. 공소외 2는 공소외 7의 비자금 수첩과 공소외 7, 공소외 2의 각 계좌거래내역에 의존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특정한 것으로 진술하고 있으나, 그 자료들을 살펴보아도 자금의 입출금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금액이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는 금액과 모두 일치하는 것도 아니어서, 피고인이 위 비자금 수첩 등을 보고 피고인에 대한 현금 공여 일시와 그 금액 등을 특정하였다는 사실 또한 쉽게 납득할 수 없다.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7. 2. 중순 또는 하순경 피고인에게 공여하였다는 3,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과 관련하여서는 ‘몇 차례인지는 정확히 모르고 여러 차례 공소외 2가 쇼핑백을 가져와 피고인에게 전달한 것은 있지만 쇼핑백 안에 현금이 들어 있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사실은 없고, 공소외 2가 현금을 넣어두었다고 해서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라는 취지로만 진술하여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2의 진술만이 유일한 직접적인 증거일 뿐이다. 나아가 현금 외에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는 양주와 스카프 등의 구입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에도 불구하고 2007. 2. 중순 또는 하순경의 뇌물수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공소외 2의 진술의 신빙성이 부정되는 이상, 그 증명이 없거나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바. 나아가 공소외 2가 2007. 2. 중순 또는 하순경 피고인에게 공여하였다는 3,000만 원에 관하여 보면, 공소외 2는 검찰에서 ‘공소외 7 명의로 관리하던 계좌에서 1,500만 원을 인출하고 금괴 밀수조직의 공금에서 2,000만 원을 마련하여 그중 3,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공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제1심 법정에서는 ‘금괴 밀반출, 밀반입을 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현금 2,000만 원을 더하여 3,500만 원을 조성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원심 법정에서는 공금과 관련하여 ‘저희가 한 번 금괴를 밀반출하게 되면 수익이 이것저것 경비 제하고 그때그때 금 시세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정도씩 남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늘 공금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공소외 2가 금괴 밀수조직의 수괴로 지목하는 공소외 8은 원심 법정에서 ‘공소외 2가 공소외 3과 함께 처음 공소외 1 등 세관 직원을 만나러 갈 때 2~3,000만 원을 해 준 적이 있는데, 이는 수배생활을 하기 위해 현금으로 마련해 놓고 있었던 돈으로 공소외 2가 말하는 공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여, 공소외 2의 진술과 배치된다. 이에 대하여 공소외 2는 다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주는 돈은 개인 돈으로 주는 것이 아니고 수괴인 공소외 8이 공금에서 책정을 해주든 이윤에서 책정을 해주든 공소외 8이 지시해서 주는 돈으로 주는 것이고, 공금이 됐든 공소외 8이 주는 돈이 됐든 전부 그 돈의 집행 권한은 공소외 8이 갖고 있으므로 모두 같은 돈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이전 진술의 취지를 해명하려고 하였으나, 공소외 2가 이전까지 3,000만 원의 출처와 관련하여 공소외 8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은 한 적이 없어, 공소외 2의 이전 진술과 원심 법정에서의 위 진술이 같은 취지의 진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공소외 2의 원심 법정에서의 위 진술은 공소외 2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진술을 번복하거나 변경하면서 임기응변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한편, 공소외 2가 공소외 1을 통하여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제공하였다는 2007. 2.경은 공소외 2가 막 금괴 밀수출입을 시작하려던 때였으므로 금괴 밀수출입으로 발생한 수익, 즉 공금이라는 것이 존재하였는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공금이 존재하였다면 공금에서 3,000만 원을 전부 마련하면 그만인 것을 공소외 7 명의로 관리하던 계좌에서 별도로 1,500만 원을 인출한 이유가 무엇인지, 기록을 살펴보아도 명확하게 해명되지 아니한다. 결국 3,000만 원의 출처에 관한 공소외 2의 진술은 공소외 2가 공소외 1을 처음 만난 2007. 2. 8. 이전으로서 비자금 수첩 및 계좌거래내역상 확인되는 그 무렵의 기재 금액을 토대로 그 돈이 공소외 1을 통해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다는 전제 내지 가정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다분하다.
사. 원심은, 공소외 2가 공소외 1을 통해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하였다는 공소외 2 진술의 신빙성과 관련하여, 비자금 수첩 및 계좌거래내역 외에도 공소외 4의 진술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았으나, 공소외 4는 2009년경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조사받을 때에는 이 사건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달리 ‘3,000만 원이 1,000만 원씩 초밥도시락 포장 봉투에 나누어 담겨 당시 저녁 모임에 참석했던 세관공무원 3명에게 각각 전달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당시 공소외 4가 공소외 2를 뇌물공여 혐의로 제보한 취지도 ‘공소외 2가 금괴 밀반출입을 용이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불상의 세관공무들에게 3,000만 원을 뇌물로 공여하였다’는 것으로, 간과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 더욱이 공소외 4가 이 사건 검찰 조사를 받은 때인 2013. 11. 16.보다는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가 공소외 2가 공소외 1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하였다는 때와 훨씬 가깝다는 점에서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공소외 4가 한 검찰 진술의 신빙성을 별다른 의심 없이 쉽게 인정할 것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공소외 4는, 이에 대하여 검찰에서 ‘세관공무원을 3명이나 만나 세관공무원이 다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약간 오버되어 진술된 부분이 있고, 공무원들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 맞는 이상 한 사람이 받았든 세 사람이 받았든 누구에게 정확하게 얼마가 전달되었는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받은 사람 수가 많으면 더 좋은 게 아니냐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면도 있다’고 진술하였고, 다시 원심 법정에서는 자신의 검찰 진술과 관련하여 ‘그때 당시 사건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오라고 해서 왔더니 공소외 2가 앉아 있었고, 조사를 하면서 이건 내가 틀린 것 같다, 공소외 2는 다르게 얘기하는데 당신은 왜 3,000만 원을 1,000만 원씩 나눠서 줬다고 하느냐고 해서, 제가 착각해서 실수한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인천지방검찰청에서의 진술과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한 해명이 석연치 않은데다가 공소외 2의 진술 내용에 맞추어 그 진술을 변경하였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아. 특히 공소외 2는 알루미늄 조세포탈 범죄를 저지른 외에도 변호사법 위반 사건이 문제되자 2008. 10.경부터 2012. 1.경까지 장기간 중국으로 밀항하여 태국에 체류하였고, 중국으로 밀항하는 과정에서는 중국 여권을 위조, 행사하였으며, 동거녀가 경찰에 재직 중인 점을 이용하여 여러 사람의 수사 및 범죄경력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는 등 그의 이력과 행실을 기록에 나타난 그 밖의 다른 사정들, 즉 공소외 2의 진술이 검찰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더욱 구체화되고 명확해지는 점이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진술을 번복하거나 변경하는 태도 등과 함께 살펴보면, 그 진술의 신빙성을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자. 한편,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과 관련하여,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은 그에 대한 뇌물수수 사건의 항소심 판결 선고(2013. 11. 29.) 직전인 2013. 11. 25.부터 상고심 계속 중일 때까지 이루어진 것으로, 자신의 뇌물수수 사건에서 막연하게나마 선처를 받고자 하는 동기가 그 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공소외 1이 상고 기각된 날(2014. 3. 13.) 이후인 제1심 제5회 공판기일(2014. 4. 22.)부터 검찰 진술을 번복한 점에 비추어 보아도 그러하다. 나아가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을 살펴보아도 공소외 1이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공소외 1은 검찰에서 초기에는 ‘오래된 일이라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공소외 2가 쇼핑백에 현금을 넣어 인사하였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스스로 경험한 사실이 아닌 양 진술하거나 ‘쇼핑백 안에 양주병과 함께 선물이 들어있기는 했는데 그것이 현금이라고 단정해서 말하기는 곤란하다’는 등으로 애매모호하게 진술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진술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공소외 2의 진술에 부합하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소외 1은 제1심 법정에서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마다 사실은 기억이 없는데 공소외 2가 동석하여 옆에서 계속 그때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얘기를 해주어 그에 맞추어 진술한 것’뿐이라거나 조서 작성과 관련하여 ‘사전에 충분히 조사내용에 관하여 공소외 2와 이야기를 나눈 후 진술서를 먼저 작성하고 그에 따라 조사를 받고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공소외 1의 검찰에서의 진술 태도, 진술의 변화 과정, 그 진술이 공소외 2의 진술과 닮아가는 모습 등을 살펴보면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에서의 위와 같은 진술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으로 보여,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한다.
차. 또한, 공소외 1은 검찰에서 ‘2006년에 승진이 누락되어 2007년에는 반드시 승진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인사권자인 피고인이 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국장실에 찾아가 피고인에게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말을 하였으나 거절당하였고, 며칠 뒤 다시 찾아가 피고인에게 승진 관련 사정을 얘기하고 만약 다른 부서로 자리를 이동하게 되면 승진서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휴대품검사관실에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굴비판매사업을 하는 후배가 있는데 세관에 도움도 주고 열심히 사업하는 후배이니 같이 식사를 하였으면 좋겠다고 말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승낙을 받아 2007. 2. 중순경 공소외 2와 함께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2007. 2. 7.자 인사발령에 따라 2007. 2. 12. 휴대품통관국장으로 부임하였는데, 7급 직원인 공소외 1이 4급 국장으로 갓 부임한 직속상관인 피고인을 찾아가 식사를 제의하였다는 것이나 한 차례 거절을 당하였음에도 다시 찾아가 승진 문제를 운운하면서 일면식도 없는 제3자와 동석할 것을 제의하여 승낙을 받아냈다는 점, 그리고 약 360명이나 되는 소속 직원 중 1명인 공소외 1이 마련한 식사 자리에, 그것도 전혀 면식이 없던 외부인인 공소외 2가 함께하는 자리에 선뜻 나가 식사를 하고 그 자리에서 인사 등 청탁 명목으로 3,0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수수한다는 것이 통상의 경험칙에 비추어 수긍이 될 만한 일인지 매우 의문이고, 당시 인천공항 세관의 직장 풍토가 그런 정도에 이르렀다고 딱히 볼 만한 자료도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공소외 1이 검찰에서 최초로 작성한 진술서에 의하면, ‘2007년경 공소외 2가 금괴 밀반출을 할 당시 자신이 도와주는 것만으로는 불안하다면서 국장급 정도와 연을 맺고 싶다고 하여 공소외 2를 피고인에게 소개시킨 것 같다’는 것이고, 이는 공소외 2가 공소외 1을 소개받고 그의 도움을 받아 금괴 밀수출입을 어느 정도 하다가 불안하다면서 국장급의 소개를 부탁하였다는 취지로서,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처음 만난 2007. 2. 8.로부터 불과 열흘 내지 보름 정도 지난 2007. 2. 중순 또는 하순경 공소외 2와 함께 피고인을 만났다는 공소사실과 잘 들어맞지 않는다. 공소외 1의 범행 동기와 관련하여서도 공소외 1이 근무하였던 휴대품검사관실은 업무가 일정치 않고 야간근무로 인하여 기피 부서였다는 것인데, 그러한 기피 부서에 잔류하기 위해 공소사실과 같은 거액의 뇌물을 공여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공소외 1이 잔류를 희망하였던 2007. 4. 9.자 전보인사에서 공소외 1과 같은 조건에 있던 전보대상자 중 휴대품검사관실에 그대로 잔류한 인원이 11명 중 10명에 이른다는 것이어서, 그런 인사를 청탁하기 위해 공소사실과 같이 뇌물을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카. 공소외 2의 진술이나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2가 2007. 2. 8. 공소외 1을 만났을 때 3,000만 원과 양주가 든 쇼핑백을 건네주고, 공소외 1은 이를 집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져와 입국장 내 세관직원용 캐비닛에 보관하다가 그달 중하순경 피고인과 만나는 날 이를 가지고 나가 공소외 2가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는 것인데, 공소외 1과 피고인이 식사하는 자리에 공소외 2가 동석할 것이었다면 미리 공소외 1에게 쇼핑백을 전달하였다가 공소외 1이 다시 이를 가지고 나가 피고인에게 전달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고, 또한 공소외 1은 쇼핑백을 집으로 가져다 놓았으면 그대로 두었다가 피고인과 만나는 날 가지고 나오면 될 것을 3,000만 원이나 되는 거액을 굳이 미리 가지고 나와 직원들의 왕래가 잦은 입국장 내 세관직원용 캐비닛에 상당 기간 보관하는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있었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타. 이처럼 공소외 2의 진술과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이들이 수사에 협조함으로써 기대했을 것으로 보이는 추정적 이익, 공소외 2의 품행이나 공소외 1에 대한 조사 과정 등에 비추어 신빙성을 의심할 사유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공소외 2의 진술과 공소외 1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7. 3.경의 뇌물수수의 점에 대해서는 공소외 2의 진술이 객관적인 사정에 반한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데, 이와 같이 공소외 2의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면서 나머지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그 확실한 근거가 충분히 제시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심은 공소외 7이 작성한 비자금 수첩 및 공소외 7, 공소외 2의 각 계좌거래내역의 경우 공소외 2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그 진술과 함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로 보았고, 공소외 8, 공소외 4의 각 진술도 공소외 2의 진술을 강하게 뒷받침한다고 보았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2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이 존재하는 이상, 위 각 증거들의 증명력의 주된 토대는 무너졌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나머지 증거들은 모두 이 부분 공소사실을 증명하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것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파.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검찰에서 범행사실을 극구 부인하기보다는 다소 모호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공소외 2 등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인 점 등으로 볼 때, 비록 유죄의 의심을 단호하게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형사재판에서의 증명의 정도에 관한 기본 원칙과 ‘열 사람의 범인을 놓쳐도 한 사람의 무고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근본정신을 다시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4. 결국 원심은 위에서 본 여러 가지 점들에 대하여 좀 더 면밀하게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금품 제공자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 평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1]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제1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제1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3조 제1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5. 12. 17. 선고 2015노127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의료법 제56조 제3항은 ‘의료법인·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의료광고’라 함은 의료법인·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그 업무 및 기능, 경력, 시설, 진료방법 등 의료기술과 의료행위 등에 관한 정보를 신문·인터넷신문, 정기간행물, 방송, 전기통신 등의 매체나 수단을 이용하여 널리 알리는 행위를 의미하고, 위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의료광고에는 의료행위는 물론 의료인의 경력 등 의료와 관련된 모든 내용의 광고가 포함된다.
또한 사실의 인정과 그 전제가 되는 증거의 취사선택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은, 제1심 증인 공소외인의 증언 등을 토대로 피고인이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거짓 내용이 기재된 명패를 사진 촬영하여 게시함으로써 그 이력에 관하여 거짓 광고를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의료광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는 사유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의료법 제56조 제3항, 제89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강성헌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6. 3. 31. 선고 2015노37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력행위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항은 “이 법(형법 각 해당 조항 및 각 해당 조항의 상습범, 특수범, 상습특수범, 각 해당 조항의 상습범의 미수범, 특수범의 미수범, 상습특수범의 미수범을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제2항 각 호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할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이 실효된 경우에는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므로 형이 실효된 후에는 그 전과를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3항에서 말하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라고 할 수 없다.
한편 형법 제65조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는 의미는 앞서 본 형의 실효와 마찬가지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형법 제65조에 따라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경우에도 그 전과는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3항에서 말하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어느 징역형의 실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별도의 집행유예 선고가 있었지만 그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이 경과하였고 그 무렵 집행유예 전에 선고되었던 징역형도 그 자체의 실효기간이 경과하였다면 그 징역형 역시 실효되어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3항에서 말하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도7088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이 ① 2000. 9. 26. 폭력행위처벌법위반죄로 징역 장기 2년, 단기 1년 6월, ② 2005. 5. 19.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 등으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③ 2008. 6. 5. 폭력행위처벌법위반(공동상해)죄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 선고받고, ④ 2012. 6. 1. 폭력행위처벌법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13. 1. 31.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폭력행위처벌법을 위반하여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3항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단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피고인이 ‘폭력행위처벌법을 위반하여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 해당하는지 본다.
① 전과는 3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그 실효기간은 형의 집행 종료일 또는 면제일로부터 5년이다. 그런데 ① 전과의 실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② 집행유예 선고가 있었으나 그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되지 않고 유예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보이고, ① 전과도 그 무렵 자체의 실효기간 5년이 경과한 것으로 보인다. ②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① 전과는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3항에서 말하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라고 할 수 없다.
③ 집행유예 전과도 그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고 유예기간이 경과하였다면 형법 제65조에 따라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③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③ 전과 역시 ‘징역형을 받은 경우’라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①, ③ 전과가 제외된다면 피고인은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3항에서 말하는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는 ②, ③의 각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었는지 등을 살펴 ①, ③ 전과가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가린 다음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3항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김신 권순일(주심) |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3항,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2] 형법 제65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항,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3] 형법 제65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항,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민 외 1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4. 11. 13. 선고 2014노6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거짓 의료광고로 인한 의료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의료법 제56조 제3항은 “의료법인·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광고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의료광고’라 함은 의료법인·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그 업무 및 기능, 경력, 시설, 진료방법 등 의료기술과 의료행위 등에 관한 정보를 신문·인터넷신문, 정기간행물, 방송, 전기통신 등의 매체나 수단을 이용하여 널리 알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미국 치주과학회 정회원’이 아님에도 위 경력이 포함된 유리액자 형태의 약력서를 자신이 운영하던 치과의원 내에 게시하여 허위 광고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유리액자 형태의 약력서를 위 의원 내에만 게시하였을 뿐 이를 신문, 잡지, 방송이나 그에 준하는 매체 등을 이용하여 일반인에게 알린 것은 아닌 점, 위 약력서는 의원을 방문한 사람만 볼 수 있어 그 전파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피고인의 경력을 널리 알리는 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의료광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인이 거짓 경력이 포함된 약력서를 의원 내에 게시한 행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의 거짓 표시행위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고, 의료법 제56조 제3항의 거짓 의료광고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의료광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거기에는 의료광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진료기록부 미기재로 인한 의료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는 구 의료법(2013. 4. 5. 법률 제117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이를 이후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함과 아울러 다른 의료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 한편 의료법은 진료기록부의 작성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의사는 스스로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어떠한 방법을 선택하든지 환자의 계속적 치료에 이용하고, 다른 의료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의료행위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상세하게 기재하여야 하고(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124 판결 등 참조), 진료기록부의 정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서명을 누락하여서는 안 된다.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의 진료기록부 미기재로 인한 의료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서명 누락 등의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진료기록부 미기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없다.
3. 의료광고 미심의로 인한 의료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의료광고 심의를 받지 아니하고 신문에 기사 형태로 광고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구 의료법(2011. 8. 4. 법률 제110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의료법’이라 한다) 제89조, 제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런데 의료법 제57조 제1항은 의료광고의 사전심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는 헌법상 사전검열금지원칙에 어긋날 여지가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원심판결 선고 후 2015헌바75 사건에서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56조 제2항 제9호 중 ‘제57조에 따른 심의를 받지 아니한 광고’ 부분과 의료법(2010. 7. 23. 법률 제10387호로 개정된 것) 제89조 가운데 제56조 제2항 제9호 중 ‘제57조에 따른 심의를 받지 아니한 광고’에 관한 부분이 모두 사전검열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이에 비추어 원심으로서는 의료법 제89조, 제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기소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헌 여부 또는 그 적용에 따른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한 공소장변경절차의 필요 유무, 예비적 공소사실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살펴보지 아니한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한편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거짓 의료광고로 인한 의료법 위반의 점과 의료광고 미심의로 인한 의료법 위반의 점은 모두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의료법 제56조 제3항, 제89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재희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6. 2. 5. 선고 2015노209, 318, 479, 2015전노1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사건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관하여
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판시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의 업무상 위력, 강간미수죄의 실행의 착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 역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강간)’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아울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장애인에 대한 강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하여
가.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 함)에 의하면 제5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청구는 공소가 제기된 특정범죄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하여야 하며(제5조 제5항), 부착명령청구사건의 관할은 부착명령청구사건과 동시에 심리하는 특정범죄사건의 관할에 따른다(제7조).
그리고 부착명령청구사건의 청구원인사실은 특정범죄사건의 범죄사실과 일치하여야 하며(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1626, 2010전도3 판결 등 참조),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 제1항 및 제8조에 따라 부착명령청구서에 기재하여야 하는 부착명령청구원인사실에는 피고사건의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뿐만 아니라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사실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6220, 2013전도124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검사는 제1심에서 2014. 12. 10.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4전고35호 부착명령청구를 하면서, 그 청구서에 청구원인사실인 범죄사실로 피고사건인 같은 법원 2014고합264호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강간), 강간미수의 공소사실을 원용하고, 재범의 위험성으로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 등으로 인한 추행)으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 계속 중이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강간) 범행, 강간미수 범행을 반복하였음을 기재하고,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 제1항 제3호의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 그 습벽이 인정된 때’ 및 제5호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에 해당한다고 기재하였다.
(2) 피고인에 대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4고합264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강간), 강간미수 사건에 2014. 12. 11. 위 부착명령 사건이 병합되고, 2015. 1. 26. 피고인에 대한 같은 법원 2015고합12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 사건이 병합되었다.
(3) 제1심은 2015. 3. 11. 병합된 위 사건들에 관하여 피고사건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4) 이에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항소하였고, 피고사건의 원심인 대전고등법원 2015노209호 사건에 2015. 6. 1. 피고인에 대한 대전고등법원 2015노318 강제추행 사건이 병합되었다.
(5) 검사는 2015. 9. 11. 부착명령청구사건의 원심인 대전고등법원 2015전노14호 사건에서 부착명령청구변경신청(이하 ‘이 사건 변경신청’이라 한다)을 하면서, 그 신청서에 범죄사실로 피고사건의 일부 공소사실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 등으로 인한 추행), 강제추행 사실을 추가하고, 재범의 위험성에 관하여 피고인이 위와 같이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였고, 2013. 11. 28.부터 2014. 11. 5.까지 사이에 모두 5회에 걸쳐 직장 여직원 또는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여성 등 4명의 여성들을 상대로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질렀으며, 그 범죄들의 내용과 수단, 기간과 횟수 및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에 대한 습벽이 인정되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높다고 기재하였다.
(6) 이 사건 변경신청서는 2015. 9. 15. 피고인이 구속되어 있던 대전교도소장에게 송달되었고, 피고인과 변호인은 2015. 9. 16. 원심 제4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변경신청에 대하여 특별한 이의가 없고, 부착명령청구 기각판결을 구한다고 진술하였다.
(7) 원심은 제4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변경신청서 기재 부착명령청구변경을 허가한다는 결정을 고지하였고, 검사가 청구원인사실의 요지를 낭독하였다.
(8) 원심은 2016. 2. 5. 판결을 선고하면서 이 사건 변경신청이 청구원인사실의 동일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5. 9. 16.에 한 부착명령청구변경허가결정을 취소하고, 기존의 부착명령청구에 관한 청구원인사실을 심판대상으로 하여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하였다.
다. 그러나 이 사건 변경신청에 이른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변경신청은 이미 부착명령청구사건과 병합되어 있는 피고사건의 공소사실 중 일부를 부착명령청구사건의 청구원인사실에 추가하는 것으로서 피고사건의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고 또한 추가된 사실은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 제1항 제3호에서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습벽이나 성폭력범죄의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사실에도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변경신청이 전자장치부착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고 또한 기존의 부착명령청구원인사실과의 동일성을 완전히 벗어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어긋나는 이유로 이 사건 변경신청에 의한 부착명령청구변경을 불허하고 기존의 부착명령청구에 관한 청구원인사실만을 심판대상으로 하여 부착명령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에 의한 부착명령청구 및 그 청구원인사실의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사건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5항, 제7조, 제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이동훈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2. 17. 선고 2015노202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역북지구 비(B)블록(이하 ‘B블록’이라고 한다) 관련 뇌물약속의 점에 관한 피고인 1의 상고이유 및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뇌물약속죄에서 뇌물의 약속은 직무와 관련하여 장래에 뇌물을 주고받겠다는 양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확정적으로 합치하면 성립하고, 뇌물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한다. 또한 뇌물의 목적물이 이익인 경우에 그 가액이 확정되어 있지 않아도 뇌물약속죄가 성립하는 데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1. 9. 18. 선고 2000도543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뇌물약속죄 또는 부정처사후 뇌물약속죄를 범한 데 대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할 경우에는, 약속한 뇌물의 가액이 1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형벌이 가중되어 있으므로, 뇌물의 가액은 산정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죄형균형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엄격하고 신중하게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69. 12. 9. 선고 69도1288 판결,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주택사업등록업자가 아닌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를 용인도시공사 역북지구 B블록 매각사업 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준 후 그 대가로 공소외 2와 피고인 2로부터 향후 공소외 1 회사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무실운영비 중 3억 6,000만 원, 공소외 1 회사의 지분 35%, 공소외 1 회사가 조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이하 ‘PF자금’이라고 한다) 20억 원 중 8억 원을 받기로 약속하였고, 피고인 2는 공소외 2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고인 1에게 뇌물을 공여하기로 약속하였다는 것이다.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약속한 뇌물의 가액이 적어도 11억 6천만 원은 넘는다고 하여 피고인 1에 대해서는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제1항 제1호 위반죄로, 피고인 2에 대해서는 위 금액의 뇌물공여약속죄로 각 기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 사이의 뇌물약속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약속의 대상이 된 이익이 피고인 1의 직무에 관한 뇌물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가액 산정에 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외 1 회사의 지분 가치를 확정할 수 없는 점, 사무실운영비 3억 6,000만 원은 향후 공소외 1 회사에 대하여 적어도 3년간 월 5,000만 원 이상의 사무실운영비가 책정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그 금액이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PF자금 8억 원은 향후 공소외 1 회사의 PF자금 조성을 조건으로 약속되었으므로 그 금액도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약속한 뇌물의 가액을 확정할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인 1과 피고인 2는 ‘액수 미상’의 뇌물수수약속을 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인 1에 대해서는 형법 제131조 제2항의 부정처사후 뇌물약속죄를 적용하고, 피고인 2에 대해서는 형법 제133조 제1항의 뇌물공여약속죄를 적용하여 각 유죄로 인정하고, 판결 이유에서 피고인 1에 대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의 점과 피고인 2에 대한 뇌물공여약속의 점(뇌물약속 금액이 11억 6천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임을 전제로 한 부분)은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약속한 뇌물의 대상은 역북지구 B블록 매각절차에서 예약당사자의 지위인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공소외 1 회사가 용인도시공사와 사업시행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할 것을 전제한 것인데, 위 약속 당시로서는 그러한 전제가 충족될 수 있을지가 미정인데다 장차 그러한 전제가 성립될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 2가 위 약속한 뇌물을 교부하기로 한 정도의 확정적 의사합치가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 밖에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 사이에 위 인정과 같은 뇌물 수수의 약속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뇌물의 가액이 적어도 11억 6천만 원을 넘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이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법상 뇌물약속죄와 뇌물공여약속죄를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의 점 등은 무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거기에 피고인 1 및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죄의 성립 또는 뇌물금액 확정에 관한 법리 오해 또는 판단 유탈 등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 1이 이 부분 상고이유에서 든 대법원 판결들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2.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역북지구 B블록 관련 수뢰후 부정처사 및 부정처사후 수뢰의 점
지방공기업법 제83조에 따라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지방공사의 임직원이 그 직무와 관련 있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적인 것에 불과하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면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어 금품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도672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주택건설사업등록업자가 아닌 공소외 1 회사를 역북지구 B블록 매각사업 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부정한 행위를 하였고, 그 전후에 걸쳐 공소외 2와 피고인 3으로부터 차량임차비용 합계 1,100만 원을 수수하였으며, 그 돈은 차용금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 1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죄에서의 직무관련성, 뇌물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의 점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선별하고 그 실질적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선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이 공소외 2, 피고인 3과 공모하여 공소외 3 등을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카페인 ‘○○○○주권연대’ 게시판에 제1심판결 별지 1부터 7 기재와 같은 글을 게시하여 공소외 3 등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을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역북지구 비(B)~디(D) 블록(이하 ‘B~D블록’이라고 한다) 등과 관련한 부분
1)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다면 설사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2)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 피고인 3이 공소외 1 회사가 용인시의 감사에 따라 용인도시공사의 역북지구 B블록 매각사업 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한 후 피고인 1의 도움을 받아 다시 역북지구 B~D블록 등 매각사업에 참여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1이 피고인 2, 피고인 3에게 용인시장에게 돈을 주지 않아 감사를 받았으니 용인시장의 선거자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여 피고인 2, 피고인 3과 공소외 1 회사 등이 위 사업에 다시 참여하게 되면 20~30억 원을 받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① 주위적으로는 뇌물을 주기로 한 상대방이 피고인 1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 1이 위 뇌물을 지급받기로 약속하고 피고인 2, 피고인 3도 피고인 1에게 위와 같이 뇌물을 공여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구성하고, ② 예비적으로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 피고인 3 사이에서 위 뇌물을 제3자인 용인시장에게 공여하기로 약속하였다는 것으로 구성하여 각 피고인 1에 대해서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죄로,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해서는 뇌물공여약속죄로 의율하였다.
3)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피고인들 사이에 피고인 1에게든 용인시장에게든 뇌물을 마련하여 전달하기로 하는 확정적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 모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넉넉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약속죄, 제3자뇌물약속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유죄 부분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에 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에 적법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1]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1조 제2항, 제133조 제1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 [2] 형법 제129조 제1항, 지방공기업법 제83조 / [3]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5. 10. 22. 선고 2015노5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경우에, 그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아니하여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그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면, 이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
한편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도3043 판결 등 참조).
2. 제1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1)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40, 41, 42, 45, 55, 56번 각 도면은 일본 공소외 1 회사에서 설계한 것으로서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이 이를 일본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제공받아 그대로 보관하거나 일부 문서의 형식만을 수정하여 보관한 것이므로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고, (2)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2 및 피고인 3이 주장하는 내용을 배척하고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각 자료가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함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피고인 2 및 피고인 3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으며,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였다.
3. 그러나 제1심 및 원심의 판결이유와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가. (1) 피고인 1은 2009. 3. 2.경 피해회사에 입사하여 설계2팀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2012. 6. 30.경 퇴사한 후, 2012. 8. 1.경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였다.
(2) 피고인 2는 2008. 3. 10.경 피해회사에 입사하여 구매팀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2012. 6. 30.경 퇴사한 후, 2012. 7. 2.경 공소외 3 회사에 입사하였다.
(3) 피고인 3은 2009. 7. 6.경 피해회사에 입사하여 구매팀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12. 8. 31.경 퇴사한 후, 2012. 9. 24.경 공소외 3 회사에 입사하였다.
나. 피고인 1은 피해회사 재직 중 회사의 지적·물적 재산을 회사의 승낙 없이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반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고, 피고인들은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재직 중 취득한 회사의 기술상 또는 경영상 일체의 정보를 외부로 누설하지 아니하고 경쟁회사에서 이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직서 등을 각 작성하여 피해회사에 제출하였다.
다. (1) 피고인 1은 2012년 6월경 퇴사 직전에 피해회사의 설계2팀 대리로 근무하던 공소외 4에게 설계2팀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비제작도면 및 사양서 등 모든 자료를 공용노트북에 저장하여 이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2012년 7월경 퇴사 이후에 공소외 4로부터 위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자료가 저장된 공용노트북을 전달받아 위 각 자료를 개인용 외장하드에 저장하여 계속 보관하였다.
(2) 피고인 2는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2, 3, 5 내지 12번 각 자료를 저장해 놓은 개인용 외장하드를 피해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고 퇴사 후에도 계속 보관하였다.
(3) 피고인 3은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1, 4, 13 내지 16번 각 자료를 저장해 놓은 개인용 USB를 피해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고 퇴사 후에도 계속 보관하였다.
(4) 피고인들은 공소외 3 회사에 입사한 후 위 범죄일람표 1, 2 기재 각 자료 중 일부 자료를 업무에 참고하였다.
라. (1) 위 범죄일람표 1 기재 40, 41, 42, 45, 55, 56번 각 도면은 일본 공소외 1 회사가 피해회사에 와이어 카세트 제작·납품을 의뢰하면서 제공한 일본 공소외 1 회사의 와이어 카세트 제작도면들과 이를 토대로 피해회사가 다시 작성한 피해회사의 와이어 카세트 제작도면들이고,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1, 2, 4 내지 15번 각 자료는 피해회사의 장비제작도면 및 구매원가자료 등 구매 관련 자료들이며,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3번 자료는 프로젝트별 예상원가 산출내역 및 2011년 매출액을 정리한 자료이고,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16번 자료는 피해회사가 2007년 9월경부터 2012년 7월경까지 외주업체들에게 발주한 장비(설비) 등에 대한 계약서들을 모아 놓은 자료이다.
(2) 한편 피해회사는 외주업체들에게 발주한 장비(설비)와 관련하여 외주업체들과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도면 관리에 관한 약정을 맺거나 비밀보호계약 등을 맺음으로써 외주업체들이 피해회사로부터 제공받은 도면 등의 기술정보를 피해회사의 승인 없이 제3자에게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4.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판단된다.
가. 피고인들이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위 범죄일람표 1, 2 기재 각 자료를 무단 반출하거나 퇴사 후에도 반환·폐기하지 아니하고 계속 보관한 것은 위 각 자료의 내용에 따라서는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퇴사 당시 피고인들에게는 그 임무에 위배하여 향후 위 각 자료를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고의도 인정될 수 있다.
나. (1) 위 범죄일람표 1 기재 40, 41, 42, 45, 55, 56번 각 도면에는 일본 공소외 1 회사가 피해회사에 와이어 카세트 제작·납품을 의뢰하면서 제공한 일본 공소외 1 회사의 와이어 카세트 제작도면들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피해회사가 다시 작성한 피해회사의 와이어 카세트 제작도면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피해회사가 일본 공소외 1 회사에 와이어 카세트를 제작하여 납품한 후에도 위 도면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아니한 채 업무상 자료로서 계속 보관하고 있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도면들은 피해회사 및 그 직원들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어 있지 아니하고, 피해회사가 일본 공소외 1 회사와의 위 거래관계를 통하여 상당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취득하거나 제작한 것으로서 위 도면들의 사용을 통해 경쟁회사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2) 또한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1, 2, 4 내지 15번 각 자료는 피해회사의 장비제작도면 및 구매원가자료 등 구매 관련 자료들이고, 16번 자료는 피해회사가 2007년 9월경부터 2012년 7월경까지 외주업체들에게 발주한 장비(설비) 등에 대한 계약서들을 모아 놓은 자료인데, 외주업체에 제공된 도면 등의 기술정보에 관한 제3자 공개가 금지되어 있는 등 위 자료들은 모두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자료들로 볼 수 있고, 피해회사가 수년 동안 장비 제작 및 구매 등의 업무를 하면서 위 자료들을 취득하거나 제작한 것으로서 피고인 2 및 피고인 3이 공소외 3 회사로 이직한 후 장비 제작 및 구매 등의 업무를 하면서 위 자료들 중 일부 자료를 참고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자료들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아니하고, 피해회사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취득하거나 제작한 것으로서 그 자료들의 사용을 통해 경쟁회사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3) 다만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3번 자료는 프로젝트별 예상원가 산출내역 및 2011년 매출액을 정리한 자료에 불과하고, 피해회사가 그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을 들였다거나 이를 통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위 3번 자료는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5. 그럼에도 원심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대하여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앞에서 본 이유만을 들어 위 범죄일람표 1 기재 40, 41, 42, 45, 55, 56번 각 도면과 위 범죄일람표 2 기재 1, 2, 4 내지 16번 각 자료에 관하여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에서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리고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손지열 외 7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5. 12. 10. 선고 2013노13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 한다) 위반(사기)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751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8829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나.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자이다.
피고인들과 공소외 3은, 공소외 2 회사가 시행하고 공소외 1 회사가 시공하는 영주시 ○○지구(이하 ‘○○지구’라고 한다) △△△△ 아파트와 안동시 □□지구(이하 ‘□□지구’라고 한다) △△△△ 아파트 중 각 임대아파트(이하 위 각 △△△△ 아파트를 ‘이 사건 각 아파트’라고 하고, 그중 각 임대아파트를 ‘이 사건 각 임대아파트’라고 한다)와 관련하여, 사업부지의 매매가격을 실제보다 높게 부풀리는 방법으로 감정평가를 높게 받아 국민주택기금대출을 하는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더 많이 받아내기로 공모한 다음, 은행에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의 매매가격을 부풀린 매매계약서 등을 제출하는 등으로 피해자 ◇◇은행(이하 ‘피해 은행’이라고 한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 은행으로부터 국민주택기금 대출금 명목으로 ○○지구 임대아파트 건축과 관련하여 26,030,000,000원, □□지구 임대아파트 건축과 관련하여 28,001,800,000원을 각 편취하였다.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먼저, 공소외 2 회사가 이 사건 각 임대아파트 부분 건축과 관련하여 국민주택기금대출 명목으로 승인받은 대출금이 ‘아파트 부지 담보대출’, ‘신용대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에 기한 대출’이라는 3가지 항목에 따라 그 판시와 같은 금액으로 나뉜다고 전제한 다음, 허위의 매매계약서 등을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의 매매가격을 부풀린 피고인들의 기망행위가 피해 은행의 ‘아파트 부지 담보대출’ 및 ‘신용대출’에 영향을 주었음은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허위 매매계약서 등의 제출을 통한 피고인들의 기망행위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 발급 및 그에 기한 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관하여, 먼저 이 사건 각 대출금의 산정방법과 각 그 대출금이 세부적으로 3가지 항목으로 나뉘는 방법에 관한 사실을 그 판시와 같이 인정한 다음, ① 국민주택기금대출은 부지가격을 포함한 주택가격에 의하여 대출가능금액이 결정되므로 아파트 부지의 가격이 부풀려지면 대출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주택가격이 실제보다 높아져 승인되는 전체 대출금도 증가하게 되고, 그에 따라 대출금을 이루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에 기한 대출금액도 연동하여 늘어나게 되는 점, ② 피해 은행이 작성하여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제출한 여신기술검토서(담보물평가서 포함) 및 공소외 2 회사가 제출한 기업실태표에 각기 부풀려진 아파트 부지의 매매가격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아파트 부지 담보대출’, ‘신용대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에 기한 대출’ 등 3가지 대출 항목은 각각 별개의 대출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나의 대출로서, 허위의 매매계약서 등의 제출을 통한 피고인들의 기망행위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 발급 및 그에 기한 피해 은행의 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라. 대법원의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공소외 2 회사는 피고인 1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로,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지구에 분양아파트 196세대, 임대아파트 510세대를 신축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았고, 이어 □□지구에서도 분양아파트 196세대, 임대아파트 426세대를 신축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나) 피고인들은 공소외 2 회사 명의로 이 사건 각 임대아파트 부분의 신축과 관련하여, 국민주택기금의 기금수탁자인 피해 은행에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으로 한 임대주택건설자금 대출을 신청하면서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의 매매가격을 부풀린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제출하였고, ○○지구 대출과 관련하여서는 부풀린 매매가격에 맞춘 위조 송금영수증 3장도 함께 제출하였다.
(다) 피해 은행 영주지점의 담당직원 공소외 4는 대출가능금액 산정을 위하여 별도의 감정평가법인인 한국감정원에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에 관한 감정평가를 의뢰하였고, 한국감정원은 그 소속 감정평가사인 공소외 5로 하여금 위 각 부지를 평가하도록 한 다음 ○○지구 부지는 1㎡당 460,000원으로, □□지구 부지는 1㎡당 507,000원으로 평가한 감정평가서를 피해 은행에 제출하였다.
(라) 피해 은행 여신서비스센터는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별 사정가격을 정하였는데, ○○지구 부지는 1㎡당 429,000원이었고, □□지구 부지는 1㎡당 481,000원이었다.
(마)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별 사정가격이 정해지자, 피해 은행은 국민주택기금 업무매뉴얼에 따라 ○○지구 임대아파트 510세대와 □□지구 임대아파트 426세대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산정된 ‘호당 대출가능금액’의 범위 내에서 호당 대출한도에 따른 적정성 검토와 민간 임대주택건설자금 대출금액에 따른 적정성 검토를 거쳐 ‘호당 대출금액’을 정하였고, 여기에 임대아파트 세대수를 곱하여 전체 대출금액(○○지구 26,030,000,000원, □□지구 28,001,800,000원으로 공소사실 기재 편취액과 동일하다)을 정하였다.
① ‘호당 대출가능금액’은 ‘호당 주택가격’에서 우선변제보증금을 공제한 순담보가격에 지역별 융자비율을 곱하여 산정되고, ② ‘호당 주택가격’은 사업부지에 관한 피해 은행의 1㎡당 사정가격에 호당 대지지분을 곱하여 산정한 ‘호당 부지가격’과 피해 은행이 정한 표준건축비의 단가를 적용하여 산정한 ‘호당 건물가격’을 더하여 산정되는데, ③ ‘호당 건물가격’은 ‘호당 건축비’와 동일한 금액이다.
(바) 피해 은행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호당 대출금액’이 정해지고 중기업 심사부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전체 대출금액 중 호당 부지가격의 일정 비율(○○지구 60%, □□지구 50%)에 해당하는 대출금액에 대하여는 공소외 2 회사로부터 호당 부지를 담보로 제공받고, 나머지 대출금액 중 90% 부분에 대하여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제공받는 방법(위 나머지 대출금액의 10%에 대하여는 담보를 제공받지 아니하였다)으로 대출금에 대한 담보를 취득하였다.
(사) 피해 은행은 앞서 본 전체 대출금액(○○지구 26,030,000,000원, □□지구 28,001,800,000원)으로 이 사건 각 대출을 승인하였고, 공소외 2 회사와도 위 전체 대출금액을 대출약정금으로 하여 각각 하나의 대출거래약정서(○○지구는 전용면적 85㎡ 이하 부분과 60㎡ 이하 부분으로 2개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를 작성하였다. 이후 피해 은행은 위 전체 대출금액을 기성고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각 대출을 실행하였다.
(아) 피해 은행은 이 사건 각 임대아파트가 준공되자 각 호별로 제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추가 담보를 취득하였고, 위와 같이 담보가 확보된 범위 내에서 신용보증계약을 해지하였다.
(2) (가)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의 매매가격을 부풀린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피해 은행에 제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이 매매가격을 부풀린 매매계약서 등을 피해 은행에 제출한 행위로 인하여 피해 은행이 착오에 빠져 이 사건 각 대출에 이른 것인지 여부, 즉 피고인들의 행위와 피해 은행의 이 사건 각 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해 은행은 ‘호당 대출금액’과 이 사건 각 임대아파트 세대수를 기준 삼아 전체 대출금액을 정하였고, ‘호당 대출금액’은 ‘호당 주택가격’, 즉 ‘호당 부지가격’과 ‘호당 건물가격’을 기초로 산정되는데, 그중 ‘호당 건물가격’은 피해 은행이 정한 표준건축비의 단가를 적용하여 산정되므로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의 가치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제출한 허위의 매매계약서 등에 의하여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호당 부지가격’뿐이다. 그런데 ‘호당 부지가격’은 피해 은행이 정한 ‘사정가격’에 의하여 정해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결국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피해 은행이 그 부지에 관한 담보가치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적정한 담보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사정가격’을 결정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비로소 피해 은행이 착오에 빠져 이 사건 각 대출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런 경우에만 피고인들의 행위와 피해 은행의 이 사건 각 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보면, 비록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의 매매가격을 부풀린 매매계약서 등을 피해 은행에 제출하였으나, 피해 은행은 별도의 감정평가법인인 한국감정원이 정한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사정가격’을 결정하였고, 위 감정평가액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부당하게 높게 산정되었다는 점에 대한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므로, 피해 은행이 담보가치 평가를 그르쳐 적정 담보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사정가격’을 결정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국민주택기금대출 업무매뉴얼 제122조 등에 의하면, 아파트 부지에 관한 매매계약서나 송금영수증은 임대주택건설사업자가 대출신청 시 제출하여야 하는 필수 서류가 아니다(공판기록 제1963쪽). 피해 은행 담당직원 공소외 4는 제1심 법정에서 ‘공소외 2 회사가 이 사건 각 아파트 부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소유권을 확인하기 위하여 매매계약서와 송금영수증을 제출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국민주택기금대출 업무매뉴얼 제10조에 의하면, ‘호당 부지가격’ 산정의 기초가 되는 전체 부지가격은 ‘토지면적 × 개별공시지가 × 분기별 지가변동률’로 산정된다. 그런데 개별공시지가와 분기별 지가변동률 산출이 쉽지 않고 대출신청인들이 대출금을 많이 받기 위하여 담보물의 시가를 부풀리는 사례도 많아, 피해 은행은 대출신청인들이 제시한 담보물 가격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별도의 감정평가법인에 감정평가를 의뢰하여 그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결정한 ‘사정가격’으로 부지가격을 산정해 왔다. 이 사건 각 대출도 마찬가지였다.
③ 이 사건 각 부지를 실제로 감정평가한 한국감정원 소속 감정평가사 공소외 5는 제1심 법정에서 ‘이 사건 각 부지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아 조만간 공사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이미 아파트 부지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에 안동시와 상주시 등의 시세를 참작하여 ○○지구 부지는 2008. 8. 20.을 가격시점으로 하여 1㎡당 460,000원으로, □□지구 부지는 2008. 10. 17.을 가격시점으로 하여 1㎡당 507,000원으로 각각 감정평가를 하였다. 피고인들이 제출한 매매계약서를 참고는 하였지만 최종적인 감정평가액을 결정하는 데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지구 임대아파트 부지는 이미 택지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감정평가가 시행되었기 때문에 분양아파트의 분양가 심사를 위한 택지비 감정평가액과 1㎡당 3,0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 아직 택지화되기 전의 상태에서 이 사건 감정평가가 시행된 □□지구 임대아파트 부지는 분양아파트 택지비 감정평가액보다 1㎡당 44,000원 또는 75,000원 정도 낮다. 피고인들은 이 점에 대해서도 ‘매매대금을 부풀린 매매계약서 등을 택지비 감정평가사들에게 제출하여 위 각 부지에 관한 택지비 감정평가액을 과다하게 산정되게 함으로써 분양가상한금액 산정업무를 방해하였다’며 업무방해죄로 기소되었으나 이 부분은 이미 무죄로 확정되었다. 이 사건 감정평가 당시 부지의 현황과 택지비 감정평가액과의 차이 정도, 업무방해죄 부분은 무죄로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각 감정평가액만 그 가치 이상으로 산정되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
⑤ 원심은, 허위 매매계약서 등을 제출함으로써 아파트 부지의 매매대금을 부풀린 피고인들의 기망행위가 피해 은행의 ‘아파트 부지 담보대출’ 및 ‘신용대출’에 영향을 주었음은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사기죄에서 인과관계는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관련성을 규범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하는 것인 만큼 피고인들이 자인할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⑥ 피해 은행 스스로 피고인들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바 없고, 피고인들은 원심 변론종결 당시까지도 이 사건 각 대출에 따른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변제하고 있다.
(3)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매매가격을 부풀린 매매계약서 등을 피해 은행에 제출한 행위와 피해 은행의 이 사건 각 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에서의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1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며,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도21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법인계좌에서 외상매입금채무 변제 명목으로 인출한 돈을 임의로 공소외 6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6 회사’라고 한다)에 입금하여 이를 공소외 6 회사의 채무변제에 사용하도록 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고, 그 후 피고인이 그 명의로 발행한 약속어음금을 전액 지급함으로써 공소외 1 회사의 위 외상매입금채무가 종국적으로 변제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영득의사, 유죄의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1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5필지의 매매대금 48억 원은 2005. 12. 27. 매매 당시 시세에 비추어 부당하게 과다하고, 그로 인하여 매수인인 공소외 1 회사가 입은 손해액과 매도인인 피고인이 취득한 이득액은 최소한 48억 원과 2,125,908,000원의 차액 상당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에서의 배임행위 및 배임의 고의, 재산상 손해, 특정경제범죄법에서의 이득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위와 같이 파기사유가 있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부분은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원심에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김신 권순일(주심) | 형법 제17조, 제30조, 제347조 제1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씨에스 담당변호사 안천식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6. 1. 15. 선고 2015노295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문서위조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가. 문서위조 및 동행사죄의 보호법익은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이므로 ‘문서가 원본인지 여부’가 중요한 거래에 있어서 문서의 사본을 진정한 원본인 것처럼 행사할 목적으로 다른 조작을 가함이 없이 문서의 원본을 그대로 컬러복사기로 복사한 후 위와 같이 복사한 문서의 사본을 원본인 것처럼 행사한 행위는 사문서위조죄 및 동행사죄에 해당한다.
또한 사문서위조죄는 그 명의자가 진정으로 작성한 문서로 볼 수 있을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어 일반인이 명의자의 진정한 사문서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이면 성립한다.
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나타난 각 고소위임장 및 거기에 첨부되어 있거나 또는 고소위임장과 일체로 복사되어 있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명의의 경유증표의 기재 및 형상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급한 경유증표는 해당 증표가 첨부된 변호사선임서 등이 서울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하였고, 소정의 경유회비를 납부하였음을 확인하는 문서이므로 법원, 수사기관 또는 공공기관에 이를 제출할 때에는 그 원본을 제출하여야 하고, 그 사본으로 원본에 갈음할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인이 의뢰인으로부터 대량의 저작권법 위반의 형사고소 사건을 위임받은 후 네이버 아이디(ID) 불상의 피고소인 30명을 각 형사고소하기 위하여 20건 또는 10건의 고소장을 개별적으로 수사관서에 제출하면서도 각 하나의 고소위임장에만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발급받은 진정한 경유증표 원본(고유번호 1 생략, 고유번호 2 생략)을 첨부한 후 이를 일체로 하여 컬러복사기로 20장 또는 10장의 고소위임장(이하 ‘이 사건 각 고소위임장’이라고 한다)을 각 복사하여 통상 수사관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고소위임장에 경유증표 원본을 첨부하여 제출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위와 같이 고소위임장과 일체로 복사한 경유증표를 고소장에 첨부하여 의정부지방검찰청 수사과에 접수한 것은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나아가 이 사건 각 고소위임장에 함께 복사되어 있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명의의 경유증표는 그 원본이 첨부된 고소위임장을 그대로 컬러 복사한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문서가 갖추어야 할 형식을 모두 구비하고 있고, 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아니하면 그것이 원본이 아니라 복사본임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정도이므로, 일반인이 그 명의자의 진정한 사문서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심판결 이유에 다소 적절하지 아니한 점이 있기는 하나,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하여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문서위조 등 죄에 있어서 문서위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그 밖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상고이유는 형사소송법 제383조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원심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 | [1] 형법 제231조, 제234조 / [2] 형법 제231조, 제23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동북아 담당변호사 이경재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3. 6. 28. 선고 2012노11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조항의 표시는 이 법에 의하고, 이하 ‘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고자 하는 때에는 당해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등을 세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법 제241조 제1항). 이 신고는 그 규정의 체계상 수출신고·수입신고 및 반송신고의 경우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인데 수출신고나 반송신고는 관세의 부과와 상관이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법 제1조가 규정한 관세법의 두 가지 목적, 즉 ‘관세의 부과·징수’를 통한 ‘관세수입의 확보’와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하는 것 중 통관의 적정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 신고사항 중 하나로 규정된 물품의 ‘가격’은 수출신고나 반송신고뿐 아니라 수입신고의 경우에도 이를 ‘과세가격’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과세가격(법 제30조)을 결정하는 기초가 되는 실지거래가격, 즉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가격’(이하 ‘구입가격’이라고 한다)을 의미하고, 과세가격을 결정할 때 가산·조정하는 운임, 보험료 등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한편 물품을 수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위 수입신고 외에 납세신고(법 제38조)를 하여야 하는데, 납세신고는 수입신고서에 관세의 납부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여 함께 제출하도록 되어 있어서(관세법 시행령 제32조), 납세신고와 수입신고는 하나의 서면으로 한꺼번에 이루어지게 되지만, 납세신고는 관세수입의 확보를 위한 것이므로 수입신고와는 그 목적이 다르다. 더구나 수입신고를 허위로 한 때에는 허위신고죄로서 ‘물품원가 또는 2천만 원 중 높은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반면(법 제276조 제1항 제4호),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납세신고를 위한 과세가격을 허위로 신고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어서(법 제270조 제1항 제1호) 그 법정형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수입신고서에 기재된 사항이 수입신고 사항인지 납세신고 사항인지는 분명하게 가려서 판단하여야 하므로, 수입신고를 하면서 수입물품의 구입가격을 사실대로 신고하였다면, 그 과세가격의 결정에 가산·조정하는 요소인 운임 등에 관하여 사실과 달리 신고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법 제276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허위신고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물품을 수입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등을 정확하게 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농·수·축산물 수출입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원심 공동피고인 4 주식회사(이하 ‘원심 공동피고인 4 회사’라고 한다)의 이사로서 실제 운영자인 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4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2, 원심 공동피고인 4 회사가 수입한 중국산 생강의 수입통관을 대행한 피고인 4 법인(이하 ‘피고인 4 법인’이라고 한다)에 근무하던 사람인 피고인 3은 원심 공동피고인 4 회사가 중국 ‘공소외 1 유한공사’로부터 중국산 생강을 수입함에 있어, 중국산 생강은 관세율이 377.3%의 고세율로 저가신고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세액심사대상 물품으로 지정되어 있어 과세가격 정밀심사 및 수리 전 반출 시의 담보제공 절차 등으로 통관에 시간이 걸리는 등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그 수입물품의 운송선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실제와 다른 운임송장(INVOICE)을 추가로 발급받아 피고인 3이 세관에 운임을 실제보다 높게 신고하여 수입신고가격을 허위로 신고하는 방법으로 사전세액심사를 회피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은 2009. 4. 1. 군산시 (주소 생략)에 있는 군산세관에서 중국 석도항에서 군산항으로 반입한 생강 24t에 관하여 (신고번호 생략)로 군산세관장에게 수입신고를 하면서 원심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기재와 같이 운임을 실제 운임보다 높게 신고하는 방법으로 수입신고가격을 허위로 신고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같은 해 8월 14일까지 원심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96 기재와 같이 총 95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중국산 생강 총 2,279t 시가 약 64만 불 상당을 수입하면서 수입신고가격을 허위로 신고함으로써 공모하여 중국산 생강의 수입신고가격을 허위로 신고하였고, 피고인 4 법인은 그 사용인인 피고인 3이 위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수입신고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수입신고가격을 허위로 신고하였다.
3. 이에 대하여 원심은, 구 관세법의 목적과 수입신고 관련 규정 및 실무의 태도를 종합하여 보면, 구 관세법 제241조 제1항에 의하여 수입신고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신고하여야 하는 수입신고가격은 ‘구입가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운임과 보험료 등이 포함된 ‘과세가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보아, 피고인들이 수입신고를 함에 있어서 운임을 실제 운임보다 높게 신고함으로써 수입신고가격을 허위로 신고하였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판단은 수입신고의 대상인 물품의 ‘가격’의 의미에 관한 앞서 본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서 위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은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이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1]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30조, 제241조 제1항 / [2]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30조, 제38조, 제241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제1호, 제276조 제1항 제4호(현행 제276조 제2항 제4호 참조), 관세법 시행령 제32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최미화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안혜미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무죄부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오토바이 퀵서비스업을 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2016. 3. 3. 18:50경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09 공덕역 2번 출구 앞 1차로에서, (등록번호 생략) 오토바이를 운행하다가 지정차로를 위반하여 마침 마포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사 공소외 1에게 단속이 되었다.
피고인은 경사 공소외 1이 오토바이 시동을 끄게 하고 검문용 휴대정보단말기로 단속하려는 순간 이에 불만을 품고 위험한 물건인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아 위 경찰관을 매단 채 약 10m를 끌고 가다가 도로에 넘어뜨려 위 경찰관의 교통단속 등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함과 동시에 경찰관인 피해자 공소외 1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수부 염좌 등의 상해 등을 입게 하였다.
2.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주장 요지
가. 피고인은 경사 공소외 1을 폭행한 사실이 없으며, 피고인에게는 폭행의 고의가 없다.
나. 경사 공소외 1의 단속업무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어 피고인에게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폭행 유무 등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당시 상황에 관하여, 경사 공소외 1은 검찰 및 이 법정에서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지정차로 위반을 이유로 단속하면서 피고인에게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구하였더니 피고인이 운전면허증이 없다면서 피고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주었고, 공소외 1이 검문용 휴대정보단말기에 피고인의 인적 사항을 입력하는 순간 갑자기 피고인이 오토바이를 앞으로 진행하여 공소외 1은 피고인의 왼팔을 잡은 채 약 10m 정도 질질 끌려가다가 공덕오거리 교차구간의 초입 부분에 이르러 더 진행될 경우 교행하는 차량들에 의하여 생명과 신체에 위협이 있다고 느끼고는 피고인의 팔을 공소외 1 쪽으로 확 잡아당겨 오토바이가 좌측으로 넘어지면서 피고인과 공소외 1이 도로에 넘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진술이 주요 부분에 있어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후술하는 공소외 2의 진술과도 그 주요 부분에서 서로 부합하고, CCTV 영상자료에 나타나는 오토바이의 출발 이후 전도되기까지의 영상 즉, 피고인이 탄 오토바이와 공소외 1이 한 덩어리가 되어 10여m 구간을 점점 빠른 속도로 처음에는 비교적 반듯하게 가다가 나중에 공덕오거리 교차구간의 초입 부분에서 왼쪽으로 급격히 기울면서 공소외 1이 위치한 오토바이 왼쪽으로 넘어지는 장면과도 일치하고 있어 그 신빙성이 있는 점, ② 당시 상황을 목격한 공소외 2 역시 검찰 및 이 법정에서 공소외 2는 오토바이가 갑자기 급가속을 내어 앞으로 진행하면서 공소외 1을 약 10m 정도 질질 끌고 가는 것을 보고 달려갔고, 그곳에 가니까 이미 공소외 1과 피고인이 오토바이와 함께 도로에 넘어져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진술이 주요 부분에 있어서는 대체로 일관되며 경사 공소외 1의 위 진술과도 서로 부합하고 있어 그 신빙성이 있는 점, ③ 피고인 스스로도 검찰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1을 지나치려는 순간 공소외 1에 피고인의 왼쪽 팔을 양손으로 붙잡혔는데, 그럼에도 계속 오토바이를 앞으로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 ④ 피고인은 공소외 1이 무릎을 배 쪽으로 당기며 매달리는 바람에 오토바이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 앞으로 진행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대로라면 오토바이가 비틀거려 똑바로 진행하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갈 경우 곧바로 전도될 것이어서 점점 빨리 진행할 수도 없을 터인바, 이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CCTV 영상자료에 나타난 앞서 본 바와 같은 오토바이의 이동거리, 이동속도 및 이동형태 등과도 부합하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그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아 경사 공소외 1을 매단 채 끌고 갔고, 이로 인하여 경사 공소외 1에게 유형력이 행사됨을 충분히 예견하였거나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한 채 판시와 같이 오토바이에 경사 공소외 1을 매단 상태로 약 10m를 끌고 가다가 도로에 넘어뜨렸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폭행 사실 및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폭행 범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직무집행의 적법성 유무
1)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도506 판결 등 참고).
2)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호, 제14조 제2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6조 제1항은 피고인과 같은 지정차로 위반의 운전자를 통고처분의 대상자인 범칙자에 해당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범칙자에 대한 통고처분에 관하여 도로교통법 제163조 제1항에서 경찰서장은 범칙자로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는 그 이유를 명시한 범칙금 납부통고서로 범칙금을 납부할 것을 통고할 수 있으나, 그 단서 소정의 사유 즉, 성명이나 주소가 확실하지 아니한 사람, 범칙금 납부통고서 받기를 거부한 사람 등은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65조 제1항에는 제163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사유가 있는 경우 경찰서장은 지체없이 즉결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경사 공소외 1로서는 교통단속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인이 지정차로를 위반하여 운전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고 신원을 밝힌 후 후속절차를 밟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여 단속현장을 떠나려고 한다면 이미 파악한 피고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여 피고인의 차량번호를 확인하고 나중에 차적조회 등을 통해 피고인의 인적 사항 등을 파악하여 위 처벌규정에 따라 피고인을 처벌토록 조치 즉, 피고인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하거나, 설령 그와 같은 확인조치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성명이나 주소가 확실하지 아니하다는 등의 경우에는 피고인에 대하여 즉결심판을 청구하는 절차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으로 족할 뿐이어서, 피고인이 신원을 밝힌 후 범칙금 납부통고서에 서명날인하지 아니한 채 현장을 떠나려고 한다면 거기에서 경사 공소외 1의 단속현장에서의 교통단속 업무는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는 방해될 정당한 직무 자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현장에서 인적 사항을 확인하여 범칙금 납부통고를 하여야겠다는 일념하에 단속현장을 떠나려고 오토바이를 출발시키는 피고인의 팔을 붙잡은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피고인의 팔을 붙잡는 공소외 1의 행위를 현행범체포로 선해하더라도 지정차로 위반의 범칙행위의 법정형은 벌금 20만 원 이하, 구류 또는 과료에 불과하여 형사소송법 제214조에 의해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 한하여 현행범체포가 가능한바,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미 파악한 상태여서 그로 인해 파악되는 피고인의 신상정보에 주거지가 나타나 있을 것인데, 여기에 특별히 ‘수배 중’이라는 표기가 없는 것을 보면 주거부정이라고 할 수 없어, 그 요건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이 그와 같은 공소외 1의 행위에 대항하여 피고인 자신의 팔이 붙잡힌 채 오토바이를 계속 진행하였다 하여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경사 공소외 1의 직무집행이 적법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제기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배심원 평결】
- 무죄: 배심원 7명(만장일치)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을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섭(재판장) 고범진 유혜주 | 형법 제136조 제1항, 제144조 제2항, 도로교통법 제14조 제2항, 제156조 제1호, 제163조 제1항, 제165조 제1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6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12조, 제214조,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손지열 외 5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3. 1. 10. 선고 2012노368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의료인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2011. 10. 7. 자신이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하여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를 하여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의료법상 치과 의료행위는 치아와 주위 조직 및 구강을 포함한 악안면 부분에 한정되는데 이 사건 보톡스 시술은 눈가와 미간에 한 것으로서 치아 주위 및 악안면 부분에 시술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가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의료법 위반의 처벌대상이 되는지이다.
2. 먼저 의료행위에 관한 의료법의 규율 내용을 본다.
가.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시행되고 있다(제1조). 의료법 규정에 따르면, 의료인이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을 말하고(제2조 제1항),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의 임무를,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의 임무를,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의 임무를 각기 수행하며(제2조 제2항 제1호, 제2호, 제3호),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되려는 사람은 각기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한 후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제5조). 그리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제27조 제1항 본문), 이를 위반한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제87조 제1항).
이와 같이 의료법이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가 각자 면허를 받아 그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취지는, 각 의료인의 고유한 담당 영역을 정하여 전문화를 꾀하고 독자적인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국민이 보다 나은 의료 혜택을 누리게 하는 한편,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국가로부터 관련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검증받은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할 경우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데 있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1도16649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취지에서 의료법은 의료기관의 개설(제33조), 진료과목의 설치·운영(제43조), 전문의 자격 인정 및 전문과목의 표시(제77조) 등에 관한 여러 규정에서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세 가지 직역이 각각 구분되는 것을 전제로 규율하면서 각 직역의 의료인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막상 각 의료인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의 내용이 무엇인지,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구분하는지 등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즉 의료법은 의료인을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종별로 엄격히 구분하고 각각의 면허가 일정한 한계를 가짐을 전제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금지·처벌하는 것을 기본적 체계로 하고 있으나, 각각의 업무 영역이 어떤 것이고 그 면허의 범위 안에 포섭되는 의료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이는 의료행위의 종류가 극히 다양하고 그 개념도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에 수반하여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것임을 감안하여(대법원 1974. 11. 26. 선고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법률로 일의적으로 규정하는 경직된 형태보다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기는 유연한 형태가 더 적절하다는 입법 의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법원 역시 일찍이, 의료행위란 의학의 전문적 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써 진찰·검안·처방·투약 또는 외과수술 등을 하는 행위라고 판시한 이래(위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구체적 사안별로 문제 된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무면허 의료행위’ 또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여 왔다. 즉 의사나 치과의사의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분한 의료법의 입법 목적, 해당 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규정 및 취지, 해당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 해당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 의과대학 등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하여 해당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위 대법원 2011도16649 판결 등 참조).
다. 전통적인 관념이나 문언적 의미에 따르면, ‘치과’는 ‘이(치아)와 그 지지 조직 및 입 안의 생리·병리·치료 기술 등을 연구하는 의학 분야’, ‘치과의사’는 ‘입 안 및 치아의 질병이나 손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정의함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치과의사의 의료행위와 의사의 의료행위가 이러한 전통적 관념이나 문언적 의미만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의료행위의 개념은 고정 불변인 것이 아니라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기도 하고, 또한 의사와 한의사의 업무 영역에 관한 대법원 2011도16649 판결에서 판시한 것처럼 의약품과 의료기술 등의 변화·발전 양상을 반영하여 전통적인 치과진료 영역을 넘어서 치과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든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에 이러한 관점을 더하여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대상이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이제 피고인의 이 사건 시술행위에 관하여 본다.
가. 기록과 관련 규정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의학과 치의학은 그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아니할 뿐 아니라 특히 구강외과는 연혁적으로 외과의 한 분야로 간주되다가 근세에 이르러 외과로부터 독립된 진료과목으로 분화하여 발달하였고, 전시에는 치과의사가 안면 영역의 총상 및 외상에 대하여 주로 치료를 담당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연유로 의료와 치과 의료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양악 수술이나 구순구개열 수술 등과 같이 양쪽이 모두 시술하고 있는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2) 의료법 제43조 제5항 및 의료법 시행규칙 제41조 제1항 제3호는 치과병원의 진료과목 중 하나로 ‘구강악안면외과’(사전적 의미에서 ‘구강’은 입안으로서 입술부터 목구멍의 인두 시작 부위까지가 이에 해당하고, ‘악’은 턱을 의미하며, ‘안면’은 얼굴을 의미한다)를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 제77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인 「치과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3조는 치과의사전문의의 전문과목 중 하나로 ‘구강악안면외과’를 들고 있다.
‘구강악안면외과’는 1962. 3. 20. 법률 제1035호로 전부 개정된 의료법 제11조에서 치과전문과목으로 규정하였던 구강외과가 1994. 9. 27. 의료법 시행규칙의 개정으로 그 제30조 제1항 제3호에서 치과병원의 진료과목 중 하나로 그 명칭이 구강악안면외과로 바뀌면서 법령에 처음 편입되었다. 의료법 전부 개정 무렵인 1962년경 대한악안면성형외과학회(1989년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로 학회명 변경)가 설립되었고 그 이전인 1959년경 대한구강외과학회(1984년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로 학회명 변경)가 설립된 사정에 비추어, 위 전부 개정 무렵에도 이미 구강외과에서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분야에 해당하는 의료행위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3) 치과의사가 되려는 사람은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은 다음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 치과대학과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 치과보존학, 영상치의학, 구강내과학, 치과교정학, 구강보건학 등과 함께 ‘구강악안면외과학’에 관한 이론과 실무를 가르치고 있고, 여기에는 구강 이외 안면부의 경조직과 연조직에 발생하는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관한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치과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9조에 기하여 2003. 10. 28. 제정된 「치과의사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보건복지부고시 제2003-62호, 이하 ‘2003년 교과과정’이라 한다)에 따르면, 구강악안면외과의 교육목표에 통상 치과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영역으로 여겨지는 외과적 발치술, 인공치아 매식술, 구강암, 침샘 질환, 악관절 장애 외에도 ‘안면부 외상, 악안면 감염증, 악안면 기형, 악안면 재건술’ 등에 관한 전문적 지식 및 치료 술기(術技)를 갖추는 것을 포함하고 있고, 3년차 세부분야별 진료내용에 안면부 내에서는 그 부위를 한정하지 아니한 안면골 골절을 전제로 하는 ‘관혈적 및 비관혈적 정복술’과 기형에 관련된 ‘악교정수술’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그 진료의 범위가 ‘치아와 구강, 턱뼈 그리고 턱뼈를 둘러싼 안면부’만으로 한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나아가 2012. 12. 4. 보건복지부고시 제2012-158호로 개정·고시된 「치과의사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이하 ‘2012년 교과과정’이라 한다)에 따르면 2년차 세부분야별 진료내용에 ‘레이저치료’가, 3년차 교과내용에 ‘안면미용성형’이, 그에 따른 세부분야별 진료내용에 ‘보톡스, 필러치료, 안면미용성형’이 추가되었다.
(4) 의료법 제9조 제4항, 의료법 시행령 제5조, 의료법 시행규칙 [별표] 제1호의2는 ‘구강악안면외과학’을 치과의사 국가시험의 시험과목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5)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치과병원급 이상에서 이루어진 한 해 평균 1,000건 이상의 머리 기타 부분의 열린 상처, 500건 이상의 비골 골절, 200건 이상의 안와바닥 골절 등 사전적 의미의 구강이나 턱 부분으로 보기 어려운 부위에 대한 치과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하여 요양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난다.
(6) ‘보톡스’는 보툴리눔 독소 A형이 상품화되어 만들어진 약제의 이름이다. 보톡스는 초기에는 눈꺼풀 경련, 사경(斜頸)과 같은 근육긴장 이상을 치료하는 약제로 사용되었으나 이러한 치료를 시행하던 중 보톡스를 주입하게 되면 그 주위의 주름이 없어지는 것이 발견되어 미용적 치료에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치과에서는 이미 교근위축을 통한 사각턱의 교정, 이갈이 및 이 악물기의 치료, 편두통의 치료 등 다양한 용도로 보톡스를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은 보톡스의 시술에 대하여 교육하고 있다. 치과에서 이러한 시술이나 진료행위에 보톡스를 사용할 때와 비교하여 안면부에 대한 보톡스 시술이 특별히 위험하다거나 더 높은 전문적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 둘 사이에 어느 하나는 허용하고 다른 하나는 금지하는 것으로 차별하여 취급할 만한 뚜렷한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나.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치과의사의 이 사건과 같은 시술행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1) 의료법 등 관련 법령은 ‘구강악안면외과’를 치과 영역으로 인정하고 있고, 치과의사 국가시험의 과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영역에 관하여 ‘2003년 교과과정’의 내용에 의하면, 문언적 의미나 사회통념상 치과 의료행위로 여겨지는 ‘치아와 구강, 턱뼈 그리고 턱뼈를 둘러싼 안면부’에 대한 치료는 물론, 정형외과나 성형외과의 영역과 중첩되는 것으로 보이는 안면부 골절상 치료나 악교정수술 등도 포함된다는 것이고, 여기에 관련 규정의 개정 연혁과 관련 학회의 설립 경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 지급 결과 등을 더하여 보면, 치아, 구강 그리고 턱과 관련되지 아니한 안면부에 대한 의료행위라 하여 모두 치과 의료행위의 대상에서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의학과 치의학은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가 다르지 아니할 뿐 아니라, 각각의 대학 교육과정 및 수련과정도 공통되는 부분이 적지 아니하게 존재한다. 더욱이 대부분의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보톡스 시술에 대하여 교육하고 있고, 치과 의료 현장에서 보톡스 시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그 시술 부위가 안면부라고 하더라도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치아, 혀, 턱뼈, 침샘, 안면의 상당 부분을 형성하는 저작근육과 이에 관련된 주위 조직 등 악안면에 대한 진단 및 처치에 관하여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므로, 보톡스 시술이 의사만의 업무영역에 전속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2012년 교과과정’은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필요 등을 감안하여 종래 치과의사의 진료영역에서 비중을 두어 다루지 아니하였던 안면미용성형과 관련된 내용도 치과 의료행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치의학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영역으로 인정되는 치아교정, 치아재식 등에도 치료 대상의 기능회복 외에 미용의 목적도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시술의 목적이 기능회복인지 미용인지에 따라 치과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를 구분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안면미용성형이 미용을 목적으로 한 의료행위라는 이유로 치과 의료행위에서 반드시 배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4. 결론
가. 의료법의 목적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자는 것이고,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을 처벌하는 이유도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데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치아, 구강 그리고 턱과 관련되지 아니한 안면부에 대한 의료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치과 의료행위의 대상에서 배제할 수는 없고,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악안면에 대한 진단 및 처치에 관하여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므로 치과의사의 안면에 대한 보톡스 시술이 의사의 동일한 의료행위와 비교하여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더 큰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관련 의료법 규정을 해석할 때 전체적인 의료 수준을 향상시켜 그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톡스를 이용한 시술이 이미 치과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로 인한 공중보건위생에 대한 위험이 현실적으로 높지 아니하고 전문 직역에 대한 체계적 교육 및 검증과 규율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 의료의 발전과 의료서비스의 수준 향상을 위하여 의료소비자의 선택가능성을 널리 열어두는 방향으로 관련 법률규정을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결국 환자의 안면부인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를 시술한 피고인의 행위가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볼 수는 없고, 그 시술이 미용 목적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나.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치과 의료가 허용되는 부위인 ‘악안면’이 턱을 둘러싼 안면 부분으로 제한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의 시술이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치과의사의 면허된 의료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김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박상옥의 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이 있다.
5.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김신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의 요지는 눈가와 미간에 미용 목적으로 한 보톡스 시술이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 포함된다는 것이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하기 어렵다.
가. 의료법 제2조 제1항은 의료인을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로 구분하고, 제2항에서 “의료인은 종별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임무를 수행하여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진다.”라고 규정하면서, ‘의사’에 관하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그 임무로 정하고(제1호), ‘치과의사’에 관하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그 임무로 정하는 한편(제2호), 한의사에 관하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각각 그 임무로 정하고 있다(제3호). 나아가 의료법 제5조는 의사의 면허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별하여, 의학 또는 치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는 등의 의학 또는 치의학 분야별로 정하여진 자격을 가진 사람이 의사 또는 치과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경우에 해당 국가시험별로 면허를 내주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의료법은 의사와 치과의사, 의학과 치의학, 보건과 구강보건을 서로 구별하여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명확하게 나누어 별도로 정하고 있고, 나아가 의사의 임무를 일반적으로 ‘의료와 보건지도’로 정한 것과 달리 치과의사의 임무를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라는 특수한 범위를 설정하여 제한하고 있다. 이는 의료법이 ‘한방(韓方)’인지 여부에 따라 의사와 한의사 임무에서 차이를 두어 특정한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를 면허 범위의 주요한 구별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의사·치과의사와 한의사 사이에 치료 부위나 대상에 대하여 아무런 구분이나 차이를 두고 있지 않은 것과는 대조된다.
이처럼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및 그 범위를 준별한 취지는, 의학적 기초 원리와 방법론에서 의학과 치의학이 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한편, 치아 치료와 같이 치과의사의 고유한 담당 영역을 별개로 인정함으로써 이에 해당하는 의료행위는 치과의사만 전담하도록 하려는 데 있다고 보인다. 또한 구강 보건지도에 관한 사항을 의사의 임무 영역에서 분리하여 치과의사에게 전담시켜 이를 활성화하는 한편 전문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한 것 역시 같은 취지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보면, 의료법이 의학과 한의학을 의학적 기초 원리와 방법론에 따라 질적으로 구분한 것과 달리, 의사와 치과의사에 관하여 ‘치과’ 또는 ‘구강’이라는 문언적 차이를 두어 양자를 구별한 것은, 양자 모두 서양의학에 뿌리를 둔 의사임을 전제로 치료 부위나 치료 목적이라는 외형적 기준에 따라 의학과 치의학을 구별함으로써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구분하려는 취지이다. 따라서 같은 서양의학에 기반을 둔 ‘의사’임을 전제로 위 외형적 기준에 따라 양적(量的)으로 면허 범위가 구분될 뿐인 ‘의사와 치과의사’ 면허 범위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치료 부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고 ‘한방’ 여부로 면허가 구분됨에 따라 의료시술의 학문적 원리나 방법론에 따른 질적(質的)인 차이에 근거하여 ‘의사와 한의사’ 사이의 면허 범위 구분에 관한 판단기준을 다룬 판례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아니하다. 그뿐 아니라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출현하게 된 새로운 의료기술을 비의료인이 사용한 경우에 관하여, 판례는 ‘생명 신체상의 위험이나 일반 공중위생상 위험 발생’ 여부를 ‘비의료인이 할 수 없는 의료행위’인지 여부에 관한 주요한 판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처럼 비의료인과 의료인에게 허용되는 행위의 한계를 정하는 판례나 법리를 의료인인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판단에 관한 주요한 구별기준으로 삼는 것 역시 타당하지 않다. 나아가 의료법이 의료인일지라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경우에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규정까지 두고 있는 것도, 양자가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치과의사의 담당 영역에 대하여는 의사가 담당할 수는 없고, 역으로 치과의사 역시 의료법이 구별한 영역을 벗어나서 의사의 일반적 의료행위를 할 수는 없음이 원칙이다.
위와 같은 의료법의 문언·체계·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및 그 대상인 의료 영역을 최소한의 문언적 표지를 두어 구분한 것은, 그 개념 정의의 포괄성과 불확정성을 고려하면서도 양자 사이의 한계는 명확하게 구별하기 위한 것으로서 의료법의 근본적인 결단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면허 범위의 한계는 이러한 구분을 정한 의료법 문언에 기초한 기준에 따라 명확하게 구별될 수 있도록 규범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하면 의사와 치과의사가 할 수 있는 각 의료행위의 구분이 불분명하게 되어 혼란을 초래하고 예측가능성을 해치게 되므로 죄형법정주의 정신에 반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나. 이러한 대전제를 토대로, 의료법상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구별하는 규범적 판단기준에 관하여 본다.
(1) ‘치과’의사라는 명칭 자체에서 이미 치과의사는 치과적 진료를 그 주된 임무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법은 명시적으로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치과의사의 임무로 정하고 있으므로, ‘치과 의료’나 ‘구강 보건지도’의 개념을 토대로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판단하는 규범적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먼저 치과 의료의 전제가 되는 치의학(dental medicine) 또는 치학(dentistry, 이하 ‘치의학’으로만 지칭한다)의 개념은, 치의학 교과서 등에서 통상적으로 ‘치아와 구강 및 그 인접 조직기관에 발생하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진단하여 치료하는 원리와 방법을 연구·활용하는 동시에, 상실된 치아기능을 재활시킴으로써 구강건강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응용과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편 ‘구강(口腔) 보건’은 일반적으로 ‘치아수명이 단축되지 않도록 구강건강을 보전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자조(自助)적 행위’로 정의되고, 여기서 ‘구강’은 ‘신체 밖으로부터 음식을 받아들이는 기관으로서 소화기관계의 첫 번째 관문’으로 정의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의료법 문언, 취지와 개념 정의에 비추어 보면, 원칙적으로 치아와 구강, 위턱뼈, 아래턱뼈, 그리고 턱뼈를 덮고 있는 안면조직 등 씹는 기능을 담당하는 치아 및 그와 관련된 인접 조직기관 등이 치과적 예방·진단·치료·재활의 대상이 되는 부위라 할 것이고, 구강보건의 대상 범위 역시 치아를 포함한 구강 일체에 미친다고 해석된다.
(2) 나아가 이러한 기본적 의미 및 구분은 의료법이 제정된 이후 현재까지 변경되지 아니하였다고 보인다.
의료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 ‘구강외과’의 명칭을 ‘구강악안면외과’로 변경하였지만, 이는 종전의 구강외과 시술대상에 안면 부위가 포함되어 있던 사정을 반영하여 그 명칭을 좀 더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의료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치과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등이 ‘구강악안면외과’를 치과병원 진료과목 및 치과의사 전문과목으로, ‘구강악안면외과학’을 치과의사 국가시험의 시험과목으로 정하고 있지만, 이 역시 종전에 사용하던 ‘구강외과’ 및 ‘구강외과학’의 명칭이 변경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 관하여 의료법이 개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그 시행을 위하여 마련된 하위 규범인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전문과목의 명칭이 일부 변경되었거나, 보건복지부고시가 정하는 치과의사 전공의의 수련 교과과정에 일부 변동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을 가지고 의료법령의 취지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종전보다 확장하여 치과의사에게 안면 부위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 없는 의료행위를 허용하려는 것으로 볼 수 없다.
(3) 결국, 치과의사 면허 범위를 확정하는 전제가 되는 의료행위는 위 (1)항에서 살펴본 부위에 대한 치과적 예방·진단·치료·재활과 구강보건(이하 이를 통칭하여 ‘치과적 치료’라 한다)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행위를 뜻한다고 해석된다. 그리고 이러한 치과적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행위라면, 그 목적이 직접적인 경우뿐 아니라 간접적인 경우에도 이를 치과의사 면허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 예컨대 치아와 구강에 대한 치과치료가 안면 부위의 조직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 부분에 대하여 치과의사가 시술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경우에도 치과적 치료 목적이라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에 불과하고, 치과적 치료 목적을 벗어나 시술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
(4) 한편 새로운 의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치과 의료행위가 치과의사 고유의 치료 부위를 넘어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됨으로써, 치과의사의 고유한 담당영역과 직·간접적인 치과적 치료 목적 여하에 따라 시술이 가능한 중간적 영역 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간적 영역에 관한 의료행위의 경우에도 치과적 치료와 일반적 치료가 모두 필요한 경우의 의료행위와 마찬가지로 진료 목적에 비추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료가 무엇인지를 고려하는 한편 의사와 치과의사 사이의 협업 및 협진을 통하여 해결하여야 하며, 의사 면허와 치과의사 면허 구분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고 새로운 기능의 의학기술이 생성되고 이를 일반적인 의료행위뿐 아니라 치과적 치료를 위하여 활용할 수 있는 경우에, 치과의사가 그 의학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그 의학기술을 이용한 의료행위가 치과 의료행위의 대상이 되는 치료 부위나 치료 목적을 벗어난다면, 이는 의료법이 예정한 면허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예컨대 종래에는 치아 우식증과 관련한 보존치료가 치과 의료의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임플랜트(implant) 시술이 보편화되었고 이갈이 등을 위한 보톡스 시술이 치과 치료 목적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치과의사가 이러한 새로운 시술 방법을 팔, 다리 등과 같이 치과 의료의 대상이 아닌 부위에 시행한 경우에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는 데에 별로 이견이 없을 것이며, 그렇다면 치과적 치료 목적이 전혀 없이 일반 의사에 의하여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안면 부위에 이러한 시술 방법을 사용한 경우에도 이와 달리 볼 이유가 없다.
다. 이에 비추어 보면 치과의사에 의한 구강악안면외과 의료행위 역시 앞에서 살펴본 의료법에서 정한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사용하는 의술의 내용이나 구강악안면외과학을 치과대학 교육과정 및 국가시험과목에 포함하게 된 경위, 전공의 수련 교과과정의 일부 변동 등과 같은 현실을 고려하여 의료법에서 규범적으로 정한 치과의사 면허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1) 먼저 치과대학에서의 강의 내용과 국가시험과목에 구강악안면외과학 및 안면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치과의사가 되기 위하여 치과적 치료의 기초가 되는 의술을 배울 필요가 있고, 그에 적합한 의술 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의료인을 양성하는 교육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당연하며 필요하기도 하다. 또한 2012년에 개정된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의 수련 교과과정에 레이저 치료, 보톡스, 필러 치료, 안면미용성형이 세부분야별 진료내용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의가 되기 위하여 그 분야에 속하는 진료행위들과 함께 수련할 사항을 정한 것으로서, 아래에서 보듯이 위와 같은 진료들이 구강악안면외과에서의 치과적 치료 목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여 이를 수련하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치과의사가 치과대학의 강의 내용, 전공의 수련 교과과정이나 국가시험과목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그에 포함된 모든 내용에 관하여 의사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시술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한의대나 간호대의 교육과정에 일반 의학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또한 일반 의학 지식에 관한 내용이 간호학과 관련하여 간호사 국가시험 문제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한의사나 간호사 면허만을 가지고 해당 일반 의학 분야에 관하여 의사와 같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해석상 이론이 없음에 비추어 보면 더욱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예는 다른 전문 영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예컨대 법무사와 변리사 등이 법률과목을 배우거나 시험을 통하여 관련 법률지식을 검증한다고 하여도, 그 면허에서 정한 업무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서 법률가 일반으로서의 실무를 할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뿐 아니라 위와 같은 취지의 해석을 긍정한다면, 이는 치과의사의 면허내용을 의료법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의사 또는 치과대학 등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고 마음대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부당하다. 더욱이 의과대학·치과대학은 의사·치과의사의 이익과 각각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고 또한 해당 분야의 국가시험 출제자 역시 그러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보이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의료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새로운 분야를 교육과정에 편입하거나 시험출제에 포함시킬 여지가 존재하고, 그 결과 의사와 치과의사 면허를 준별하는 의료법의 기본적 전제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게 된다는 점에서도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치과대학 등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이 변경되어 새로운 시술이 포함됨으로써 그 시술과 관련된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치과의사에게 그 시술이 허용될 수 있는 주요 근거로 삼는다면, 그 전까지 그 시술이 제한되었고 변경된 교육과정 등도 거치지 아니한 종전의 치과의사들의 면허 범위에 그 시술을 포함시켜서는 아니 될 것이다.
(2) 일반적인 치의학 개론서에서도 ‘악안면’의 문자적 의미가 턱과 안면을 의미하는 것과는 달리 치의학계에서 ‘악안면’의 의미는 “상악골과 하악골 및 상하 악골을 덮고 있는 안면조직을 말한다.”라고 기술하고 있고, 보톡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기 이전인 1990년대에 간행된 구강악안면외과 교과서에서도 위와 유사한 취지로 기술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치의학계나 치과의사 스스로도 전통적 의미의 ‘악안면’은 치아와 악구강계에 한정되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3) 구강악안면외과는 구강외과에서 출발하여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서 악안면과 구강에서 발생한 병소에 대하여 외과적인 치료를 주된 치료분야로 하는 전문과목의 일종인데, 치과적 치료 관련 의술의 발달로 악안면 부위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와 관련 의학적 지식의 연구·습득의 필요성 및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역시 의학과의 영역 한계는 엄연히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즉 같은 안면 부위에 관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그 ‘치료 목적’에 따라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로서 허용되는 의료행위인지 여부가 결정된다. 예컨대, 이비인후과·안과·피부과의 경우에 그 진료 대상은 모두 안면 부위로서 진료 부위만을 가지고 보면 치과의사와 중첩될 여지가 있고, 갑상선, 혀와 같은 기관 등이 문제 될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 치료 목적이라는 기준에 따라 그 면허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 및 그 한계를 벗어나는지 여부를 구분할 수 있고, 실제로 그동안 이러한 기준에 따라 특별한 문제없이 의사와 치과의사가 구분하여 의료행위를 하여 왔다. 즉 치과적 치료 목적을 위하여 치과의사의 악안면 부위에 대한 의료행위가 허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악안면 부위가 치과의사의 고유한 배타적 치료 영역이 된다고 할 수는 없고, 일반 의사의 악안면 부위에 대한 의료행위가 모두 금지된다고 할 수도 없다.
이는 안면 부위가 치과 치료의 목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됨으로써 그 부분에 대한 치과의사의 시술이 허용된 것에 불과할 뿐, 안면 부위를 두고 치아와 마찬가지로 치과의사가 배타적으로 전담할 고유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의사와 치과의사 면허를 구분하고 있음에도 치료 목적이 중첩됨으로 인하여 양자 사이의 중첩적 영역이 발생할 경우에는 앞에서 본 것과 같이 협업을 통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료와 시술을 결정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면 충분하며, 면허 구분의 기준이 되는 치료 목적을 넘어서는 진료행위를 무조건 허용하거나 어느 한쪽에 대하여만 배타적으로 면허를 인정하여 해결할 것은 아니다. 예컨대, 씹는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구강과 턱뼈 내부에 발생한 염증 등의 치료과정에 부수적으로 안면 부위의 수복·재건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치과적 치료를 간접적 목적으로 하는 의료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면허 범위 내의 것으로서 허용된다고 할 수 있으며, 다만 그 경우에도 안면 부위의 수복·재건에 더 적합한 의료분야의 전문의가 있다면 그 도움을 받는 것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료가 될 것이다.
(4)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분하고 있는 외국에서도, 치과 의료행위를 치아와 구강을 포함한 턱 부분에 한정하거나, 구강악안면외과를 진료하는 의사에 대하여는 의사와 치과의사의 이중면허를 요구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음에 비추어 보면, 결국 치과의사에게 허용되는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범위는 각 나라별로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입법정책의 문제에 속하는 것에 불과하다.
(5) 따라서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대상에서 안면부가 배제되지 않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안면부 전체에 대한 모든 시술이 모든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는 없다. 치과의사가 치아·구강이나 턱뼈를 둘러싼 안면부를 벗어난 안면 부위에 대하여 일정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부분이 당연히 면허 범위 내에 속하는 부위에 해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의료행위가 의료법에서 허용하는 치과적 치료를 직접적 또는 간접적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분야에 보철 전 성형수술, 얼굴 기형증 성형술, 안면골 골절치료, 안면미용성형 수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치과의사에 의한 이러한 시술 역시 치아의 배열이나 씹는 기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직·간접적인 치과적 치료 목적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 반면, 이러한 치과적 치료 목적과 전혀 무관한 시술, 예를 들어 이른바 ‘쌍꺼풀 수술’ 등까지 당연히 치과의사에게 허용될 수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진료분야로서의 ‘안면미용성형 수술’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대상에서 안면부 전체가 배제되지 않는다는 사정은 치과의사 면허 범위를 결정하는 필요 충분한 논리적 전제가 될 수 없다.
라. 이와 더불어 치과의사가 안면 골절 등 외상 치료를 한다거나 이에 관하여 요양급여가 지급되는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만을 가지고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달리 볼 수 없다.
(1)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제1호에서 “질병, 분만, 각종 사고 및 재해로 인한 부상이나 그 밖의 위급한 상태로 인하여 즉시 필요한 응급처치를 받지 아니하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 또는 이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을 ‘응급환자’로 규정하고, 그 위임에 따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별표 1]에서는 응급증상에 준하는 외과적 증상으로 ‘골절·외상·탈골·출혈(혈관손상)’ 등을 들고 있다. 나아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는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취득한 면허 또는 자격의 범위에서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의료인과 응급구조사를 ‘응급의료종사자’로 규정하는 한편, 제5조의2는 응급의료종사자가 아닌 사람 등의 경우에도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상해에 대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는 면책조항을 두고 있다.
이러한 법령 규정에 비추어 보면, 안면 골절이나 부상을 당한 사람도 응급환자에 해당하고, 치과의사가 이러한 사람에 대하여 그 치료를 위한 의료행위를 할 경우에 그 면허 범위를 벗어난 것이더라도 면책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단순한 창상 치료, 소독 및 상처부위 보호는 의사가 아니더라도 사회상규상 허용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전시(戰時)에 치과의사가 안면부 골절 등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대표적인 응급의료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고, 형법상 ‘정당행위’에도 해당할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 역시 적절한 논거로 보기는 어렵다.
(2) 또한 안면 부위의 골절 등 치료에 대하여 건강보험급여가 이루어진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치과적 치료와의 관련성 여부 및 응급의료 여부를 제대로 심사하여 평가된 것이라는 점이 뚜렷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보험급여가 이루어졌다는 결과만을 가지고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판단기준에 고려할 사정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마. 이상에서 살핀 것과 같은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구분하는 규범적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에 따라,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하여 눈가와 미간의 주름을 치료한 행위가 치과의사에 대하여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1) 피고인이 시술한 부위는 눈가와 미간으로서 치아와 관련된 악안면 부위라 할 수 없으므로, 치과적 치료의 대상이 되는 부위를 벗어난 것임이 분명하다. 그뿐 아니라, 그 시술 목적은 눈 주변의 주름을 해소하려는 것으로서 치아 기능에 관한 예방·진단·치료·재활 등의 치과 치료 목적을 수반하였다거나 구강보건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시술이 아니다.
그리고 의사와 치과의사가 동일한 의학적 원리에 기초하여 유사한 의료기술을 사용함에도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분하고 나아가 면허 범위를 위반한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의 정신에 비추어 보면, 보톡스 시술이 치과의사가 치과적 치료 과정에서 사용하며 그 시술에 관하여 치과의사가 교육을 받았다거나 의사의 동일한 의료행위에 비하여 더 큰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만을 가지고 치과적 치료를 위한 것인지 여부를 가리지 아니하고 치과의사에 의한 보톡스 시술이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할 수 없으며, 이와 다른 해석은 의료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따라서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하여 눈가와 미간의 주름을 치료한 행위는, 치과의사에 의한 구강악안면외과적 시술의 허용 범위에 관한 논의와 상관없이, 의료법에서 정한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원심이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의료법상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인지 여부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그럼에도 다수의견이 치과적 치료를 벗어났음이 명백한 행위를 두고 치과적 치료에 포함시킨 것은 의료법의 해석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입법적 조치와 마찬가지이며, 의료법이 명확하게 규정한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바. (1) 다수의견은, 치과의사의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분한 의료법의 입법 목적, 해당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 해당 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규정과 취지, 해당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 의과대학 등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하여 해당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추상적으로 판시하고 있을 뿐,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분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무엇인지는 밝히고 있지 아니하다. 그 결과 주름을 치료하기 위하여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를 시술한 이 사건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안면부에 대한 의료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치과 의료행위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고, 치과대학이나 치과전문대학원에서 악안면에 대한 진단 및 처치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므로 치과의사의 안면에 대한 보톡스 시술이 의사의 동일한 의료행위와 비교하여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더 큰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정을 주요 근거로 들어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짓고 있으며, 치과의사가 보톡스를 이용하여 시술할 수 있는 면허된 의료행위의 범위 내지는 그 시술의 한계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판시가 없다.
(2) 그런데 이와 같이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분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고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개별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의료법에서 정한 면허 구분에 관한 최소한의 경계와 기준을 모호하게 만들며, 나아가 그와 같은 모호한 기준에 따라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처벌하게 되어 법적 안정성이나 예측가능성을 해치므로 죄형법정주의 정신에 위배된다.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구별하는 기준은 의료법에 기초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결국 의료법에서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 치과의사의 임무, 즉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치과대학 등의 교육·수련과정이나 국가시험 과목 등의 변경 등과 같은 현실의 변화에 따라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고 보거나, 그러한 현실을 면허 범위 일탈 여부의 판단에 관한 주요 근거로 삼는다면, 이는 교육기관 등이 임의로 정한 교육과정 등에 의하여 의료법에서 정한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변경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의료법에 위배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처럼 법률이 거칠게나마 명확하게 정한 기준이 있음에도 현실적 상황을 끌어들여 법률이 정한 기준을 무너뜨리거나 변경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현실적 상황은 결국 치과의사들이 형성한 현실에 불과하여 이를 치과의사 면허 범위에 관한 규범적 판단기준의 변경 근거로 삼는 것이 정당하다고 볼 수도 없고, 더 나아가 그로 인하여 향후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가 확장될 여지가 무궁무진하게 되며, 이를 막기도 어렵게 될 것이다.
(3) 나아가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치과의사가 치과적 치료 목적으로 보톡스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치과적 치료 목적과 전혀 관련이 없음이 명확한 눈가나 미간에 대한 보톡스 시술을 시행할 수 있는지와 주로 관련된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견에 의하더라도 치과의사의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터인데, 눈 주변의 주름을 치료하거나 안면 부위 전체에 걸쳐 레이저치료를 시행하는 등의 의료행위가 치과의사도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서 허용되고 있다는 점이 객관적인 사회통념상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보톡스 시술을 시행할 수 있는 일반 의사나 피부과·성형외과 의사의 수가 그 수요에 비하여 부족하다고 볼 자료도 없고,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에 관한 전문성이 의사의 전문성을 상회한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보톡스 시술을 안면 부위에 전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의료인’의 수(數)만을 증가시킴으로써 얻어지는 편익이, 의사와 치과의사를 준별하여 각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려는 의료법의 근본적인 결단을 무너뜨리거나 변경할 만큼 크다고 볼 수도 없다. 이처럼 법률이 별개의 자격을 정하고 면허 범위를 구분하고 있고, 문제 된 특정 시술이 치과적 치료와 간접적 관련조차 없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치과의사가 그러한 시술을 시행할 능력이 된다고 보아 그 자격 제도의 근간을 허무는 것은 입법적 조치와 같은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도, 다수의견이 사회통념과 달리 앞에서 본 현실적 사정만을 이유로 들어 치과적 치료 목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안면 부위 전체에 대한 보톡스 시술까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내로 보아 허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뿐 아니라 다수의견에 의하면, 치과의사의 안면부에 대한 전통적 방식의 외과 수술을 공식적으로 전면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안면부와 관련되는 새로운 시술이 교과과정이나 수련과정에 편입되는 한도에서 사실상 치과의사의 안면부에 관한 모든 시술을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설령 그 시술에 ‘공중위생상 위험’이 있는지 여부나 의사보다 더 그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지 여부라는 추가적 기준으로써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나는지 여부를 판단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 시술 방법이 치과대학 등의 교과과정이나 수련과정에 포함되어 있다면 그 위험이 의사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하게 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에 따르면 치과대학 등의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치과적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시술 방식에 의한 안면 부위의 여드름·화상 치료, 치과적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성능의 기계를 이용한 안면 부위 박피시술, 탈모치료 시술 등이 모두 면허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한다거나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의료법이 예정한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어 받아들이기 어렵고, 객관적인 사회통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나아가 특정 시술이 치과대학 등의 교과·수련과정에 편입되어 있다면, 다수의견은 결국 특정 시술이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지를 주된 기준으로 하여 치과의사 면허 범위 해당 여부를 판단하게 될 터인데, 의학적 관점에서의 ‘위험성 유무’를 규범적 판단인 사법심사의 주된 대상으로 삼는 태도 역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6.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박상옥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반대의견은, 의료법이 치과의사의 임무에 관하여 ‘치과’ 또는 ‘구강’이라는 문언을 두어 의사와 달리 규정한 것은, 의학과 치의학이 명확하게 구분됨을 전제로 하여, 양자를 치료 부위나 치료 목적이라는 외형적 기준에 따라 구별하려는 의료법의 근본적 결단에 의한 것이고, 의료법 문언을 기준으로 양자를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도록 규범적으로 해석할 때,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는 치료 부위에 있어 치아·구강·턱뼈, 그리고 턱뼈를 둘러싼 안면부 등 치아 및 그와 관련된 인접 조직기관 등으로 원칙적으로 한정되고, 안면부에 대한 시술은 치과적 예방·진단·치료·재활과 구강 보건이라는 치과적 치료를 직접적 또는 간접적 목적으로 하는 범위에서만 허용되므로,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하여 눈가와 미간의 주름을 치료한 행위는 의료법에서 정한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하면서, 다수의견을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이 사건 처벌 대상인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 현행 의료법령의 연혁·내용·체계 및 의료기술의 발달과 의료 환경의 변화 등에 비추어 볼 때, 입법자는 의료행위와 치과 의료행위의 엄격한 준별이나 명확한 개념 정의에 관한 입법적 결단을 내리지 않았고, 그에 따라 양자 사이의 중간적·혼합적·중첩적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인 피고인의 행위가 그와 같은 영역에 해당할 여지도 충분하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도, 이 사건에 있어 다수의견이 타당한 결론이다.
한편 반대의견은 다수의견에 의할 때 치과의사의 안면부 치료가 전면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비판하나, 치과의사의 안면부 진료범위가 문제 되는 경우 이 사건에서의 법리에 따라 사안별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견의 명확한 취지이므로, 반대의견이 우려하는 바와 같은 해석의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치과의사에게는 허용되나 의사에게는 허용되지 아니하는 치과의사만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진료영역이 존재하고, 반대로 의사에게는 허용되나 치과의사에게는 허용되지 아니하는 의료행위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의료행위 개념은 고정 불변인 것이 아니고, 의학과 치의학은 그 학문적 원리가 유사하여 그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아래에서 보는 각 사정까지 고려해 보면, 의사의 면허된 범위인 ‘의료’와 치과의사의 면허된 범위인 ‘치과 의료’의 각 업무영역이 반드시 서로 배타적이라거나 그 경계가 자명하게 구분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양자 모두의 진료영역에 해당하는 의료행위가 존재할 여지도 충분하다.
(1) 의료행위의 내용은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등에 수반하여 변화될 수밖에 없고, 그러한 의료 수준의 진보는 지속적으로 기대되고 지향되어야 한다. 의학적 전문지식과 기술 및 이에 대한 교육과정의 발전으로 의료인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있고, 각 의료직역의 지식과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각 의료직역 사이 또는 그 전문과목 사이에서 업무가 중첩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치과 진료영역에서 고안되고 발전된 것으로 알려진 양악 수술이 성형외과에서 시행되고 있는가 하면, 성형외과에서 시행되는 구순구개열 수술이 치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의료 현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의학의 발전에 따라 종래 필수적으로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영역인 미용과 건강에까지 의료직역이 폭넓게 확대되고 있는 현상 등을 포함하여 의료 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지속되고 있고, 현대의학에서는 의료기술의 유기적 발달과 접목 현상에 따라 복수의 직역이 함께 관여하게 되는 중간적·혼합적·중첩적 의료영역이나 그에 적합한 진료방법이 불가피하게 출현·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현대의학의 특성과 현상으로 인하여 의료직역 담당자 사이의 협진만으로는 그 신속·긴급성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직역의 엄격한 구분 자체가 의료기술의 발달과 특정한 진료분야의 전문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도 있다.
(2) 이 법원의 참고인 의견조회에 따라 제출된 보건복지부의 의견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면, 보건당국은 의료법령에서 의료행위와 치과 의료행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의료행위의 개념을 법률에 명시하면 의료기술이 발전하여 의료행위의 내용이 변화한 경우 현실과 괴리된 상태로 규정되어 오히려 의료분야의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것 역시 의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의료행위와 치과 의료행위 사이의 중간적·혼합적·중첩적 영역이 출현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다. 의료법 제2조에서 치과의사의 임무로 규정한 ‘치과 의료’에서 ‘치과’라는 단어가 갖는 사전적 의미는, ‘이와 그 지지 조직 및 입안의 생리·병리·치료 기술 등을 연구하는 학문분야’를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적 정의나 통상적인 언어의 용법에 딱 들어맞는 분야에 한정하여 치과 의료영역을 설정할 수는 없다.
의료법령은 의료 환경의 변화와 발전을 염두에 두고 의료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정의규정은 물론 치과의사와 의사의 면허된 의료행위의 개별적·구체적인 내용이나 그 명문의 구분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결국, 치과 의료 면허의 범위 안에 포섭되는 의료행위가 어디까지인지는 그에 관한 규정이 공백 상태여서 온전히 해석에 맡겨져 있는 셈이다.
다른 법제의 경우를 살펴보아도,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의 범위에 있어 국가마다 차이가 있으며, 구강 및 턱 부분 이외의 안면부에 대한 치과의사의 진료가 허용되는지, 그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진료를 위한 추가적인 자격 또는 교육이 필요한지 등도 제각각 다르다. 특히 구강악안면외과학의 경우, 관련 국제학회나 외국의 관련 의사협회는 구강악안면외과의 치료영역에 구강이나 턱뿐 아니라 안면을 포함시키고 있고, 상당수의 외국에서는 안면부를 치과에 속한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범위로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법제별로 의료실무와 의료제도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치과의사의 면허된 의료행위의 정확한 범위를 설정할 수 없다.
비록 의료법 제2조에서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치과의사의 임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구강악안면외과의 의료법령 체계로의 편입 시기와 경과, 그에 따른 의료실무에서 실시되는 진료영역, 임상의학에서의 진료 상황, 의료기술의 발달과 의료 환경의 변화에 따라 각 진료영역이 담당하는 임상적 진료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사정 등에 비추어, 위 규정은 치아와 구강이 치과의사의 전형적·핵심적인 진료영역으로서 치과의사의 면허 대상의 중심이 된다는 뜻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의료의 범위를 사전적 의미만을 토대로 설정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이는 의료법이 치과 의료의 진료영역을 치아나 구강 또는 그와 직접 연결된 안면부로 한정하고 있다고 볼 만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라. (1) 한편, 형벌법규의 해석과 적용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어떤 형벌조항의 포섭범위가 불분명하여 공소가 제기된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는지 명확하게 가릴 수 없는 경우라면 그러한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의료인에 대하여 금지되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후단의 위반행위를 해석하는 때에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하도록 그 포섭범위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하여서는 아니 되고, 위 법률 조항이 금지하고 있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대하여 충분한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헌법합치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2) 치과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은 한 국가의 입법정책에 속하는 문제로서 개별 사안마다 법원의 해석으로 가리기보다는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우리 의료법 등 관련 법령에는 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와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치과 의료행위의 정의와 그 명확한 경계에 관한 입법적 결단이 없다. 또한 의료실무 등에 있어 치과의 영역이 치아와 구강 이외에 뼈로서의 턱과 연조직으로서의 안면으로 확대되고 있어 안면부의 보톡스 시술에 관하여 의료영역과 치과 의료영역이 중첩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치과의사가 환자의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를 시술하는 행위가 그 면허받은 범위에 속하는지, 그 영역 밖의 의료행위인지를 선험적으로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3) 이러한 원칙 및 사정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의료법 제2조 제2항이 치과의사의 임무를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로 규정하여 치과 의료행위가 치아를 포함한 구강에 관련된 의료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거나, 일부 치의학서적에서 ‘치과학’을 ‘치아, 구강 조직 및 그 주위 조직에 관한 학문’으로, ‘악안면’을 ‘상악골과 하악골 및 이를 덮고 있는 안면 조직’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더라도, 형벌법규인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27조 제1항 중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해석할 때 법령에서 치과의 한 분야로 정한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영역 중 안면부가 제외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4) 결국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치과의사가 환자의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를 시술하는 행위가 치아나 구강 조직과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아니한 안면부에 대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로부터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치과의사가 치과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검증받은 범위를 벗어났다고 해석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죄형법정주의의 핵심인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쉽게 허용될 수 없다.
(5) 또한 앞서 본 바처럼 의료영역은 전통적인 치료의 범위를 넘어 심미적 목적의 미용과 정서적 건강에까지 확대되고 있고, 의료와 치과 의료 사이의 중간적·혼합적·중첩적 영역이 불가피하게 출현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진료행위가 온전히 기능적 목적 또는 심미적 목적만을 갖는 경우도 있고, 양자의 성격을 겸유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치과의사의 진료행위가 전통적인 의미의 치과적 예방·진단·치료·재활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보아 형사처벌하는 것은 위 헌법적 요청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는 의료법이 어떠한 진료행위가 미용 목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치과의사의 치과 의료행위에서 배제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고 있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마. 이와 같은 해석은 다수의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의료법의 입법 목적이나 의료행위와 치과 의료행위를 구별하는 입법 취지에도 반하지 아니한다.
(1)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를 구분하여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을 처벌하는 이유는 의료인이라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국가로부터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의 검증을 받은 영역에서 벗어난 의료행위를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다. 따라서 미간에 보톡스를 시술하는 행위가 그 대상 부위나 구체적 태양 등에 따라 치과의사로서의 전문지식과 기술의 검증을 받은 영역에서 벗어나 보건위생상의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으면 그에 대한 처벌의 요청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의료인은 기본적인 의학적 전문지식과 기술을 익힌 사람으로서, 그 면허 범위를 넘어서 의료행위를 하더라도 국가로부터 의료에 관한 면허조차 받지 아니한 사람이 의료행위를 할 때와 비교하여 그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의료인인 피고인이 한 시술이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인지가 쟁점인 이 사건에 있어서는, 이와 같이 위험성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다르다는 사정도 참작될 수 있다.
(2) 환자의 수술과 같이 신체에 대한 직접적 침해가 이루어지는 의료행위를 할 때는 질병의 증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방법을 선택하여 의료행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는 한편 통상적으로 수술에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지식과 기술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보톡스를 이용한 시술은 이미 치과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고, 비록 그 약제의 성분이나 시술방법으로 인하여 신체에 부작용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라 하더라도, 신체에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심각하여 고도의 전문성이나 특화된 숙련도가 요구되는 정도의 의료행위라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를 형사처벌하는 방법으로 규제하지 아니하면 안 될 만큼 그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거나 국민 보건에 현실적인 위해가 야기되고 있다고 볼 충분한 증거도 찾아보기 어렵다.
바. 한편 반대의견은, 다수의견이 치과의사의 안면부에 대한 전통적 방식의 외과 수술을 공식적으로 전면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안면부와 관련되는 새로운 시술이 교과과정에 편입되는 한도에서 사실상 치과의사의 안면부에 관한 모든 시술이 허용될 수 있다는 취지나 마찬가지여서, 그에 따르면 새로운 시술 방식에 의한 안면 부위의 여드름·화상 치료, 새로운 성능의 기계를 이용한 안면 부위 박피시술, 탈모치료 시술 등을 모두 치과의사 면허 범위 내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치과의사의 안면부 치료를 일반적으로 무한정 허용하겠다는 취지가 아니고, 반대의견이 언급한 행위에 대하여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내라고 판단한 것도 아님은 그 판시에 의할 때 명확하다.
즉 다수의견은 치과에서 이미 사각턱의 교정, 이갈이 및 이 악물기의 치료 등 다양한 치과적 치료를 위하여 보톡스를 사용하고 있고, 그러한 시술이나 진료행위와 비교할 때 안면부에 대한 보톡스 시술이 특별히 위험하다거나 더 높은 전문적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전문 직역에 대한 체계적 교육 및 검증과 규율이 이루어지는 점, 의료의 발전과 의료서비스의 수준 향상을 위하여 의료소비자의 선택가능성을 널리 열어두는 방향으로 관련 법률규정을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 등 여러 구체적 사정을 들어, 현행 의료법령의 해석상 눈가와 미간에 한 보톡스 시술은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을 뿐이다.
반대의견에서 언급한 행위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내의 의료행위인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인지는, 각 문제가 되는 사안별로 이 사건에서 설시된 법리를 토대로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7.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치과의사와 의사의 면허 범위에 속하는 의료행위의 개념이나 그 구분 기준에 관한 의료법의 입법적 결단이 없다는 전제하에, 치과의사가 환자의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를 시술하는 행위를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로 보아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이 ‘의료행위’의 개념을 정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지만, 의사와 치과의사, 의료와 치과 의료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고, 이러한 명문 규정이 ‘치과’의 해석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치과’ 의료행위를 해석할 수 있고, 의사와 치과의사 면허 범위의 구분도 충분히 가능하다. 예컨대, 일반 의사가 잇몸질환에 대한 치료를 할 수 없고, 치과의사가 탈모치료를 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의료법이 의사와 치과의사 면허 범위에 관하여 위와 같이 명확한 구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법상 의료행위와 치과 의료행위 사이의 구분에 관한 입법적 결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를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의료법이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로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의 논리는, 피고인이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하여 눈가와 미간의 주름을 치료한 행위를 한 것을 두고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하게 되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만약 그와 같은 논리를 끝까지 관철하면,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치과대학에서 스스로 교육과정에 편입하기만 하면 치과의사는 의사의 면허 범위에 속하는 어떠한 의료행위를 하더라도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결론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고, 다수의견조차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은, 법률이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등으로 인하여 공소 제기된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가릴 수 없는 경우에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국면에서 작용하는 것이지, 법률이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고 그 해석이 분명하게 도출될 수 있는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형벌조항을 해석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의료법이 의사와 치과의사 면허를 구분한 명확한 경계를 스스로 허물면서도, 다시 그 경계와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러한 결과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는 모순되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그 결론은 다수의견이 중요한 논거로 들고 있는 사회통념에도 반하는 모양이 되고 말았다.
이상의 이유로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부당하므로, 반대의견을 보충하여 그 이유를 밝혀 둔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주심) 이기택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의료법 제1조, 제2조 제1항, 제2항 제1호, 제2호, 제3호, 제5조,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43조, 제77조, 제87조 제1항, 의료법 시행규칙 제41조 제1항 제3호,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4호, 제5조의2,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별표 1] / [2] 의료법 제27조 제1항,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헌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3. 31. 선고 2015노3547, 2016노22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여신전문금융업법(2009. 2. 6. 법률 제94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은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에 의하여 발생한 매출채권은 이를 신용카드업자 외의 자에게 양도하여서는 아니 되며, 신용카드업자 외의 자는 이를 양수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여신전문금융업법(2015. 1. 20. 법률 제130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은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에 따른 거래로 생긴 채권(신용카드업자에게 가지는 매출채권을 포함한다)을 신용카드업자 외의 자에게 양도하여서는 아니 되고, 신용카드업자 외의 자는 이를 양수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조항은 원래 1990. 12. 31. 법률 제4290호로 개정된 구 신용카드업법 제15조 제5항에서 ‘신용카드가맹점의 준수사항’의 하나로 최초 규정되었다가, 1994. 1. 5. 법률 제4699호로 개정된 구 신용카드업법(다음의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하여 폐지) 제15조의2에서 ‘매출전표의 양도의 금지’라는 제목으로 ‘신용카드가맹점의 준수사항’을 정한 제15조와 별개로 매출채권 양도·양수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고, 이후 1997. 8. 28. 법률 제5374호로 제정·공포된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0조 제1항에 구 신용카드업법 제15조의2 규정이 그대로 옮겨진 이래, 현재까지 같은 조항에서 신용카드가맹점의 준수사항과 별개로 매출채권 양도·양수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규율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로 생긴 채권이 금전거래의 대상이 됨을 방지함으로써 신용질서 유지를 도모하려는 위 각 규정의 입법 취지와 연혁, 문언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각 규정의 후단은 신용카드업자 외의 자가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로 생긴 채권’을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고, 그 양수행위의 상대방이 신용카드가맹점으로 제한된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시와 같이 피고인 등이 위장 신용카드가맹점을 개설한 후 성명불상의 소규모 의류판매상 등으로부터 이들이 위 가맹점 명의의 신용카드 단말기를 이용하여 발생시킨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양수한 행위는 위 각 규정 후단에서 정한 금지행위에 해당하고, 위 의류판매상들이 신용카드가맹점이 아니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신용카드 매출채권 양도금지 등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이유모순의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다56015 판결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정한 결제대행업체가 가맹점계약에 기하여 신용카드업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행결제대금채권은 위 규정에 의하여 양도가 금지되는 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리고 원심판결에 양형사유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소영(주심) | 구 신용카드업법(1994. 1. 5. 법률 제46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5항(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0조 제1항 참조), 제25조 제3항 제3호(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70조 제3항 제5호 참조), 구 신용카드업법(1997. 8. 28. 법률 제5374호 여신전문금융업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5조의2(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0조 제1항 참조), 제25조 제3항 제4호(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70조 제3항 제5호 참조), 구 여신전문금융업법(2009. 2. 6. 법률 제94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70조 제2항 제6호(현행 제70조 제3항 제5호 참조), 구 여신전문금융업법(2015. 1. 20. 법률 제130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70조 제2항 제5호(현행 제70조 제3항 제5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솔론 담당변호사 김종수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4. 5. 23. 선고 2013노12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평가인증수당 등의 부정수급으로 인한 각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인이 이 사건 어린이집을 운영하여 보육교사를 임면하여 보고를 하면서,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 관하여 허위 임용보고를 하였으며, (2) 이 사건 처우개선비는 구 영유아보육법(2011. 6. 7. 법률 제107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6조 및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령(2011. 12. 8. 대통령령 제233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 제1항에서 정한 보육교사의 인건비로서 보육사업에 드는 비용을 보조한 보조금에 해당하며, (3) 피고인이 시간제로 근무한 공소외 1과 공소외 2를 보육교사로서 전임 근무한 것처럼 허위보고함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인 처우개선비를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기초가 된 사실인정 부분에 관하여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원심판시 관련 법령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분범, 보조금의 개념 및 처우개선비의 지급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명의대여로 인한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자격증 대여로 인한 각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실제로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이상 자격증을 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판시 관련 법률 규정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격증 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평가인증수당 등의 부정수급으로 인한 각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1) 구 영유아보육법 제36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0조에 따른 보육시설의 설치, 보육교사(대체교사를 포함한다)의 인건비, 초과보육에 드는 비용 등 운영 경비 또는 보육정보센터의 설치·운영, 보육시설종사자의 복지 증진, 취약보육의 실시 등 보육사업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임에 따른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4조에 의하면 구 영유아보육법 제36조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범위에서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는 비용에는 ‘보육교사 인건비(제2호)’와 ‘그 밖에 차량운영비 등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보육시설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비용(제7호)’이 포함되며(제1항), 위 비용의 지원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정한다(제2항).
한편 구 영유아보육법 제30조에 의하면, 보건복지부장관은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인증을 실시할 수 있고(제1항), 그 보육시설 평가인증의 실시 등에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며(제3항), 평가인증의 결과에 따라 보육사업 실시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제5항). 나아가 보건복지부장관은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2011. 12. 8. 보건복지부령 제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조에 따라, 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운영체계, 평가지표, 수수료 등 보육시설의 평가인증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며(제1항), 그 평가지표에는 보육환경, 보육과정 운영, 보육교사와 보육 영유아 간의 일상적인 상호작용, 영유아의 건강·영양 및 안전, 보육인력의 전문성, 보육시설 운영관리, 가족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이 포함된다(제2항).
(2) 그리고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한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평가인증수당 등(이하 ‘평가인증수당 등’이라 한다)은 2008년부터 시행된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평가인증 참여 보육시설 인센티브 제공계획”(이하 ‘이 사건 계획’이라 한다)과 “2011년도 보육교사 연구활동비 및 평가인증 인센티브 지급계획 알림”이라는 공문(이하 ‘이 사건 공문’이라 한다)에 따라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및 평가인증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지급되었다.
이 사건 계획은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개선을 통하여 보육교사의 생활과 보육시설 운영의 안정을 도모하고 아울러 보육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며 보육시설이 적극적으로 평가인증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제31조를 지원근거로 하여, 평가인증에 참여하는 보육시설의 보육교사에게 매월 일정한 연구활동비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사건 공문은 2011년도까지 확대된 연구활동비와 평가인증 인센티브에 관한 지급계획의 내용을 알리는 것으로서, 이에 의하면 평가인증수당 등 중에서, 연구활동비는 평가인증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민간 및 가정 보육시설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를 지원대상으로 하여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예산에서 지급되었고, 평가인증 인센티브는 평가인증을 통과한 민간 및 가정 보육시설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를 지원대상으로 하여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예산에서 지급되었다.
(3) 이와 같은 구 영유아보육법령 등 관련 규정들의 문언 및 체계, 평가인증수당 등의 재원과 지급목적 및 지급대상과 지급요건 등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이 판단된다.
평가인증수당 등은 구 영유아보육법 제30조 및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제31조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에 의하여 실시되는 평가인증과 관련하여 세워진 계획 등에 의하여 지급되었는데, ① 그중 연구활동비 부분은,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예산에 의하여 민간 및 가정 보육시설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의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앞에서 본 처우개선비와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고, ② 또한 그중 평가인증 인센티브 부분은, 위 규정들의 취지를 반영하여 평가인증을 통과한 보육시설에 대하여 그 소속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평가인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예산에서 지원한 것이다.
따라서 평가인증수당 등은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보육시설에 대하여 보육교사 인건비 내지는 보육시설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비용을 보조하기 위하여 지급한 것으로서 구 영유아보육법 제36조와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4조에서 정한 보조금에 해당하며, 나아가 구 영유아보육법 제54조 제2항에 의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교부받는 것이 금지되는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비록 구 영유아보육법 제30조 및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제31조에서 평가인증과 관련하여 보육시설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나 보조금에 관하여 직접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또한 피고인의 신청을 받은 후 인천광역시 계양구가 해당 보육교사에게 직접 평가인증수당 등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을 가지고 달리 볼 수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어긋나는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평가인증수당 등이 구 영유아보육법 제54조 제2항에서 정한 ‘보조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잘못 판단하고, 그 전제에서 그 부정수급으로 인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영유아보육법 제36조 및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4조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비용 보조 및 구 영유아보육법 제54조 제2항의 ‘보조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평가인증수당 등의 성격에 관한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 부분은 이유 있다.
다.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평가인증수당 등의 부정수급으로 인한 각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이 파기되어야 하는 이상, 이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처우개선비 부정수급으로 인한 각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 역시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 중 평가인증수당 등의 부정수급으로 인한 각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 중 평가인증수당 등의 부정수급으로 인한 각 영유아보육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구 영유아보육법(2011. 6. 7. 법률 제107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36조, 제54조 제2항(현행 제54조 제2항 제1호 참조),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령(2011. 12. 8. 대통령령 제233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구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2011. 12. 8. 보건복지부령 제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최상 담당변호사 전휴정 외 3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5. 10. 14. 선고 2015노1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 1은 2011년경부터 2014. 3. 31.경까지 한국해운조합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운항관리자로 근무하다가 2014. 4. 1.부터 한국해운조합 군산지부 격포파견지에서 운항관리자로 근무하는 자이다. 피고인 2는 2013년경부터 2014. 3. 31.까지 위 격포파견지에서 운항관리자로 근무하다가 2014. 4. 1.부터 위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운항관리자로 근무하는 자이다. 피고인 3은 2012. 1.경부터 2014. 3. 23.경까지 위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운항관리실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피고인 4는 2014. 3. 24.경부터 위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운항관리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자이다. 피고인 5는 2012. 8. 20.경부터 2014. 4. 하순경까지 위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운항관리자로 근무한 자이다. 피고인 6은 2012. 8. 1.경부터 위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운항관리자로 근무하는 자이다.
가. 미출근 및 출근 후 점검누락으로 인한 업무방해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공동범행 및 피고인 2, 피고인 4의 공동범행
피고인 2는 한국해운조합 군산지부 격포파견지에서 근무하면서 2013. 1. 3.경부터 2014. 3. 21.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2 중 순번 1~536 기재와 같이 총 536회에 걸쳐 휴무일로 지정하고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3에게 결재를 받아 출근을 하지 아니하여 출항하는 여객선들에 대한 출항 전 안전점검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휴무일로 지정된 날에 출항하는 여객선의 출항 전 안전점검사항을 확인한 것처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운항관리자란에 서명하여 허위 기재한 후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피고인 3의 결재를 받고, 피고인 2가 출근하지 아니하여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고 있는 피고인 3 및 군산지부 사무실 소속 운항관리자들로 하여금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시스템’에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로 입력하도록 하여 피고인 3 및 군산지부 사무실 소속 운항관리자들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고, 2014. 3. 26.경부터 2014. 3. 28.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537~552 기재와 같이 총 16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허위 기재한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4의 결재를 받고, 피고인 4 및 군산지부 사무실 소속 운항관리자들로 하여금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시스템’에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로 입력하도록 하여 피고인 4 및 군산지부 사무실 소속 운항관리자들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2) 피고인 1, 피고인 4의 공동범행
피고인 1은 한국해운조합 군산지부 격포파견지에서 근무하면서 2014. 4. 4.경부터 2014. 4. 18.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6 순번 1~45, 47 기재와 같이 총 46회에 걸쳐 휴무일로 지정하고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4에게 결재를 받아 출근을 하지 아니하여 출항하는 여객선들에 대한 출항 전 안전점검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휴무일로 지정된 날에 출항하는 여객선의 출항 전 안전점검사항을 확인한 것처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운항관리자란에 서명하여 허위 기재한 후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피고인 4의 결재를 받았고, 피고인 1이 출근하지 아니하여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고 있는 피고인 4 및 군산지부 사무실 소속 운항관리자들로 하여금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시스템’에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로 입력하도록 하여 피고인 4 및 군산지부 사무실 소속 운항관리자들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3) 피고인 2의 단독범행
피고인은 위 격포파견지 운항관리자로서, 2013. 6. 3.경부터 2014. 3. 30.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38회에 걸쳐 근무장소를 임의로 벗어나 다른 장소로 이동함에 따라 그날 출항하는 여객선의 출항 전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출항 전 안전점검사항을 확인한 것처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운항관리자란에 서명하여 허위 기재하였고, ‘여객선방문결과’와 ‘해상기상정보 및 운항상황부’에 마치 피고인이 정상 근무한 것처럼 허위 기재하였으며, 한국해운조합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시스템’에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로 입력하도록 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4) 피고인 1의 단독범행
피고인은 위 격포파견지 운항관리자로서, 2014. 4. 16. 17:05경 근무장소를 임의로 벗어나 다른 장소로 이동함에 따라 같은 날 17:40경 출항하는 여객선의 출항 전 안전점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출항 전 안전점검사항을 확인한 것처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운항관리자란에 서명하여 허위 기재하였고, ‘여객선방문결과’와 ‘해상기상정보 및 운항상황부’에 마치 피고인이 정상 근무한 것처럼 허위 기재하였으며, 한국해운조합 군산지부 사무실에서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시스템’에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로 입력하도록 하였고, 그 외에도 2014. 4. 1.경부터 2014. 4. 14.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출항 전 점검보고서’ 등을 허위 작성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형식적인 안전점검으로 인한 업무방해
(1) 피고인 1, 피고인 3의 공동범행 및 피고인 1, 피고인 4의 공동범행
피고인 1은 2013. 1. 2.경부터 2014. 3. 23.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4 순번 1~1327 기재와 같이 총 1,327회에 걸쳐 한국해운조합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에서, 그곳 운항관리자로서 출항 예정인 여객선에 대한 출항 전 안전점검을 함에 있어 위 여객선의 선장으로부터 ‘현원’, ‘여객’ 난이 공란으로 된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제출받고도 정원 초과, 선원 탑승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아무런 시정조치 없이 위 여객선을 출항하게 하고, 위 선장이 출항하면서 통신으로 알려주는 여객 인원수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공란에 직접 기재하여 마치 출항 전 안전점검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허위 기재하고 서명한 후, 위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3의 결재를 받아 피고인 3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고, 2014. 3. 24.부터 2014. 3. 29.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4 순번 1328~1334 기재와 같이 총 17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허위 기재하여 서명한 후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4의 결재를 받아 피고인 4와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2) 피고인 2, 피고인 4의 공동범행
피고인 2는 2014. 4. 1.경부터 2014. 4. 13.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총 36회에 걸쳐 위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에서, 그곳 운항관리자로서 출항 예정인 여객선에 대한 출항 전 안전점검을 함에 있어 위 여객선의 선장으로부터 ‘현원’, ‘여객’ 난이 공란으로 된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제출받고도 정원 초과, 선원 탑승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아무런 시정조치 없이 위 여객선을 출항하게 하고, 위 선장이 출항하면서 통신으로 알려주는 여객 인원수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공란에 직접 기재하여 마치 출항 전 안전점검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허위 기재하고 서명한 후, 위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4의 결재를 받아 피고인 4와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3) 피고인 5, 피고인 3의 공동범행 및 피고인 5, 피고인 4의 공동범행
피고인 5는 2013. 1. 1.경부터 2014. 3. 22.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7 순번 1~427 기재와 같이 총 427회에 걸쳐 위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에서, 그곳 운항관리자로서 출항 예정인 여객선에 대한 출항 전 안전점검을 함에 있어 위 여객선의 선장으로부터 ‘현원’, ‘여객’ 난이 공란으로 된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제출받고도 정원 초과, 선원 탑승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아무런 시정조치 없이 위 여객선을 출항하게 하고, 위 선장이 출항하면서 통신으로 알려주는 여객 인원수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공란에 직접 기재하여 마치 출항 전 안전점검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허위 기재하고 서명한 후, 위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3의 결재를 받아 피고인 3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고, 2014. 3. 26.경부터 2014. 4. 15.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7 순번 428~446 기재와 같이 총 19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허위 기재하여 서명한 후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4의 결재를 받아 피고인 4와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4) 피고인 6, 피고인 3의 공동범행 및 피고인 6, 피고인 4의 공동범행
피고인 6은 2013. 1. 3.경부터 2014. 3. 20.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8 순번 1~1558 기재와 같이 총 1,558회에 걸쳐 위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에서, 그곳 운항관리자로서 출항 예정인 여객선에 대한 출항 전 안전점검을 함에 있어 위 여객선의 선장으로부터 ‘현원’, ‘여객’ 난이 공란으로 된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제출받고도 정원 초과, 선원 탑승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아무런 시정조치 없이 위 여객선을 출항하게 하고, 위 선장이 출항하면서 통신으로 알려주는 여객 인원수를 ‘출항 전 점검보고서’의 공란에 직접 기재하여 마치 출항 전 안전점검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허위 기재하고 서명한 후, 위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3의 결재를 받아 피고인 3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고, 2014. 3. 24.경부터 2014. 4. 15.경까지 사이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8 순번 1559~1639 기재와 같이 총 81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허위 기재하여 서명한 후 군산지부 운항관리실장인 피고인 4의 결재를 받아 피고인 4와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가 한국해운조합의 업무가 아닌 운항관리자 자신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한국해운조합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의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3.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객선의 출항 전 안전점검이 기본적으로 해운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운항관리자의 직무로 규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나, 한국해운조합으로 하여금 운항관리자를 선임하고 각 지부에 설치된 운항관리실에 배치하여 구체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는 점, 한국해운조합법 등 관련 규정에 의하면 한국해운조합의 사업 중 하나로 규정된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에 관한 사업’에는 적어도 운항관리자 및 운항관리실의 운영과 관련한 사업이 포함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국해운조합 역시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운항관리자의 출항 전 안전점검 등 그 직무 수행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이고, 그에 따라 한국해운조합은 그 자신의 업무로 출항 전 안전점검에 관한 운항관리자의 적절한 업무 수행과 이를 감독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 내부 규정을 마련하거나 업무에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한국해운조합이 그 내부 규정인 여객선운항관리실운영기준과 운항관리실업무처리요령을 마련하여 운항관리자로 하여금 적절하게 확인한 여객선 안전점검 보고서를 보관하게 하고 여객선 방문결과 서류를 기록하고 유지하도록 하고,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이 현대설봉호 화재 사건을 계기로 운항관리자에게 안전점검 보고서 서면확인 시 공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도록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한 것은 모두 운항관리자와의 관계에서 한국해운조합의 업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출항 전 안전점검을 충실히 하고 그 결과를 기재한 서류를 작성 또는 보관하여야 할 운항관리자의 업무는 한국해운조합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업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7703 판결 참조).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가 오로지 운항관리자의 업무일 뿐 한국해운조합의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위계로써 한국해운조합의 안전운항관리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것인지 및 위계로 인한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등에 관하여 판단함이 없이 곧바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방해죄에서 타인의 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 형법 제314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5. 11. 18. 선고 2015노130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함정수사 관련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에 대한 범의가 수사기관에 의하여 비로소 유발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함정수사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함정수사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이라고 한다) 제28조는 게임물 관련 사업자의 준수사항의 하나로 제2호에서 ‘게임물을 이용하여 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1호는 위 제28조 제2호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위 법규정에서 말하는 사행행위라 함은 우연적 방법으로 득실을 결정하여 행위자에게 재산상 손실 또는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게임제공업자가 등급분류를 받아 제공한 게임물이 우연적 방법으로 득실이 결정되는 것이고 그 게임의 결과물로서 게임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증서 등이 게임이용자들 사이에서 대가를 수수하고 유통될 수 있는 교환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그러한 게임의 결과물로 위와 같은 증서 등을 발급·교부하는 것은 게임물을 이용하여 사행행위를 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때 게임제공업자가 게임의 결과물로서 교부된 증서에 의하여 이를 발급받은 게임이용자의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 인적 사항의 일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증서를 발급받은 사람 이외에 누구나 그 증서를 소지하고 있기만 하면 별다른 제약 없이 그 증서에 저장된 게임의 점수 등에 따라 게임물을 이용하는 등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면 이는 사행행위의 요소인 재산상 이익을 지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성격의 증서를 발급·교부한 게임제공업자는 그와 같은 발급·교부 행위에 의하여 위 게임산업법 제28조 제2호의 의무를 위반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판결과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게임장을 운영하는 게임제공업자인 피고인은 그 종업원을 통하여 손님 등으로부터 이름과 전화번호 정도의 간략한 정보만을 제공받고 그 정보가 사실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등의 조치 없이 게임의 결과인 게임점수를 저장한 멤버십카드를 발급하여 주었을 뿐, 차후에 그 카드를 소지한 자가 거기에 적립된 게임점수를 이용하여 게임물을 다시 이용하고자 할 경우에 그 소지자가 카드를 발급받은 손님과 동일한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피고인이 발급한 위 멤버십카드 자체에도 회원의 인적 사항은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은 사실, ② 피고인은 위 게임장에 멤버십카드의 바코드를 인식하여 그에 저장된 정보를 확인하는 바코드 인식기를 설치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카드를 발급·교부받은 사람과 이를 사용하려는 사람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라기보다는 적립되어 있는 잔여 게임점수를 파악하여 그에 상응하는 게임물 이용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용도였던 사실, ③ 피고인 운영의 게임장에서 멤버십카드를 발급받은 공소외인이 게임물을 이용하는 손님으로 가장한 단속 경찰관에게 그러한 사정을 모른 채 40,000점이 적립된 멤버십카드를 30,000원에 구매하라고 제의하여 이를 판매함으로써 피고인이 발급한 멤버십카드가 실제로 유통되기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발급한 위 멤버십카드는 바코드 인식기를 통하여 그에 저장된 간략한 인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증표이기는 하나, 당초 입력된 정보가 가공의 것인지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고, 또한 이를 발급·교부받은 자가 아니더라도 그 소지자는 누구나 거기에 적립된 게임점수만큼 게임물을 이용할 권한을 부여받게 되는 등 경제적 이익이 있어 게임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충분한 유통가치가 있고, 실제로 유통이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이러한 멤버십카드를 발급·교부한 피고인은 게임물을 이용하여 사행행위를 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아니 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 또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2호, 제44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윤홍배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4. 11. 14. 선고 2014노37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3점에 관하여
가. 2인 이상이 공동창작의 의사를 가지고 창작적인 표현형식 자체에 공동의 기여를 함으로써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단일한 저작물을 창작한 경우 이들은 그 저작물의 공동저작자가 된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공동창작의 의사는 법적으로 공동저작자가 되려는 의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창작행위에 의하여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단일한 저작물을 만들어 내려는 의사를 뜻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도16066 판결 참조).
그리고 2인 이상이 시기를 달리하여 순차적으로 창작에 기여함으로써 단일한 저작물이 만들어지는 경우에, 선행 저작자에게 자신의 창작 부분이 하나의 저작물로 완성되지는 아니한 상태로서 후행 저작자의 수정·증감 등을 통하여 분리이용이 불가능한 하나의 완결된 저작물을 완성한다는 의사가 있고, 후행 저작자에게도 선행 저작자의 창작 부분을 기초로 하여 이에 대한 수정·증감 등을 통하여 분리이용이 불가능한 하나의 완결된 저작물을 완성한다는 의사가 있다면, 이들에게는 각 창작 부분의 상호 보완에 의하여 단일한 저작물을 완성하려는 공동창작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반면에 선행 저작자에게 위와 같은 의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창작으로 하나의 완결된 저작물을 만들려는 의사가 있을 뿐이라면 설령 선행 저작자의 창작 부분이 하나의 저작물로 완성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후행 저작자의 수정·증감 등에 의하여 분리이용이 불가능한 하나의 저작물이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선행 저작자와 후행 저작자 사이에 공동창작의 의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때 후행 저작자에 의하여 완성된 저작물은 선행 저작자의 창작 부분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로 볼 수 있을지언정 선행 저작자와 후행 저작자의 공동저작물로 볼 수 없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 및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 1은 ○○○의 직원으로서 ○○○ 사극 “△△△” 드라마(이하 ‘이 사건 드라마’라고 한다)의 총괄·기획자이고, 피고인 2는 이 사건 드라마의 제작을 위해 설립된 공소외 1 유한회사(이후 ‘공소외 1 유한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자로서, 피고인들은 위 드라마의 제작 및 홍보를 위한 중요사항들을 함께 협의하여 처리하여 왔다.
2) 피고인들은 2009. 7. 30. 작가인 피해자 공소외 2와 32회 분으로 예정된 이 사건 드라마의 극본집필계약(이하 ‘이 사건 집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은 피해자가 드라마 제작 및 방송 일정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와 같은 일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피해자가 드라마 극본을 완성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피고인들은 또한 위 계약에서 드라마 극본을 소설화하여 출판하는 경우 출판에 앞서 사업내용, 수익분배조건에 대해 피해자와 사전 협의하기로 약정하였고, 2010. 3. 9. 위 드라마의 홍보를 위해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와 위 드라마의 극본을 각색한 소설을 출판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이 사건 집필계약에는 피해자가 작성한 드라마 극본의 저작재산권을 위 집필계약의 당사자인 이 사건 회사 등에 양도하는 내용은 없다.
3) 피해자가 이 사건 집필계약에서 예정된 32회분의 드라마 극본 중 일부(이하 그중 이 사건 범죄사실에서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의 대상으로 특정된 제1회분부터 제6회분까지의 드라마 극본을 ‘이 사건 피해자 극본’이라고 한다)를 작성한 상태에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집필계약의 해지를 통지하자, 피해자는 이에 대응하여 자신의 기존 작업성과를 이용하지 말 것 등을 통보하고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집필계약의 부당 해지통보에 의한 계약위반에 따른 위약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민사사건의 제1심과 항소심은 이 사건 회사가 피해자의 별다른 귀책사유나 계약의 해지를 정당화할 만한 다른 사정이 없는데도 이 사건 집필계약을 임의로 해지하여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하였음을 인정하여 이 사건 회사에 손해배상을 명하였고, 그 판결은 2012. 10. 11.자 대법원 2012다58913 판결로 확정되었다.
4) 이 사건 드라마의 극본은 피해자가 창작한 부분을 기초로 하여 위 계약 해지 통지 이후 다른 작가들에 의하여 총 32회분으로 완성되었는데(이하 완성된 위 극본을 ‘이 사건 전체 극본’이라고 한다), 피고인들은 2010. 10. 4.경 공소외 3 회사로부터 이 사건 드라마의 극본을 각색한 소설이 출판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고도 이를 피해자에게 알리거나 출판 중단을 요청하지 않고 위 소설의 원작자를 ‘○○○ 주말특별기획〈△△△〉원작’으로 표기하여 출판하도록 요구함으로써 2010. 10. 25. 피해자가 집필한 이 사건 피해자 극본을 각색한 부분을 포함하여 작성된 “□□ □□△△△”라는 제목의 소설(이하 ‘이 사건 소설’이라고 한다)이 출판되었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애초에 이 사건 집필계약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가 이 사건 드라마의 극본을 완성하기로 약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별다른 귀책사유 없이 피고인들로부터 이 사건 집필계약의 해지를 통지받은 후 이에 대응하여 피해자가 작성한 드라마 극본의 이용금지 등의 통보까지 하였다. 그렇다면 설령 이 사건 피해자 극본을 포함하여 피해자가 창작한 부분이 이 사건 전체 극본의 일부 구성 부분으로서 피해자가 창작한 부분과 나머지 부분이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단일한 저작물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게는 자신의 창작 부분이 하나의 저작물로 완성되지 아니한 상태로서 후행 저작자의 수정·증감 등을 통하여 분리이용이 불가능한 하나의 완결된 저작물을 완성한다는 의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창작으로 하나의 완결된 저작물을 만들려는 의사가 있을 뿐이어서 피해자와 이 사건 전체 극본을 최종적으로 완성한 작가들 사이에 공동창작의 의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체 극본은 피해자의 창작 부분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로 볼 수 있을지언정 피해자와 위 작가들의 공동저작물로 볼 수 없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전체 극본이 공동저작물이라고 보는 전제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합의 없이 이 사건 소설이 출판되게 하였더라도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에 반하는 원심판단에는 공동저작물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집필계약의 내용, 피고인들의 지위와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소설이 출판된 경위 및 이 사건 소설의 출판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저작권 침해 성립 여부에 대하여 기울인 주의의 정도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게 저작권 침해에 관한 고의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저작권 침해에서 고의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 | 저작권법 제2조 제21호, 제5조, 제136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양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4. 15. 선고 2016노1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원심 판시 제2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안마의자 관련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
1) 증거은닉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할 때 성립하고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 행위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와 상충하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아니하나, 다만 그것이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는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 방어권 남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증거를 은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받은 안마의자를 공소외 1에게 보관하여 달라고 부탁하고 공소외 2에게 그 운반을 지시함으로써, 공소외 1, 공소외 2로 하여금 피고인 1의 요청에 응하도록 하였다는 내용의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공소외 1은 피고인 1과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해왔고, 공소외 2는 피고인 1의 보좌관이다. 이들은 피고인 1의 최측근으로서 피고인 2가 비자금을 조성하여 정치인들에게 로비하였다는 등의 혐의를 받게 되자 피고인 1과 그에 대한 대비책을 협의하였다.
나)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및 행위의 태양과 내용
이 사건 안마의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어서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수수가 금지되는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 1도 안마의자가 정치활동과 무관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금품은 피고인 2에게 반환하면서도 안마의자는 자신의 주거지에 그대로 두었다가, 이 사건 당일에 이르러 혹시라도 문제가 될까 염려하여 공소외 2에게 안마의자를 운반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공소외 1에게는 이를 받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다) 형사사법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피고인 2에 대하여 위와 같이 수사가 진행되던 상황이었고, 안마의자가 피고인 1에게 배송된 자료도 있으며, 통화내역과 CCTV 영상 확인 등을 통하여 피고인 1의 주거지에 있던 안마의자가 공소외 1의 주거지로 운반된 사정도 조기에 어렵지 않게 드러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안마의자를 운반, 보관하게 함으로써 수사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 1이 공소외 1, 공소외 2와 안마의자의 출처나 귀속관계 등을 거짓으로 진술하기로 사전에 공모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라) 이러한 피고인 1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증거를 은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태양과 내용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행위로 형사사법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하였다거나 그러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자기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여 방어권을 남용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 부분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증거은닉교사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한편 원심판결에 양형의 전제사실에 관한 증거판단법칙 위배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한 정치자금법위반죄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들에 대한 안마의자, 시계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수수가 금지되는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 등 일체를 의미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9866 판결 등 참조). 수수한 금품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금품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정치활동은 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둘러싼 투쟁 및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라면 같은 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로 의율할 수 없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222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고가의 시계를 착용하여 정치인으로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거나 안마의자를 사용하여 피로를 풀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까지 ‘정치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안마의자와 시계 2개는 정치활동에 사용될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예상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안마의자 1개와 시계 2개에 관한 각 정치자금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에 대한 시계, 가방 관련 증거은닉교사(예비적 증거은닉방조)의 점
원심은, 피고인 1이 정치자금 수수라고 문제되는 행위로 취득한 물건을 공소외 1로 하여금 그 물건의 공여자인 피고인 2에게 반환하도록 요청한 행위는 형사사건의 피고인에게 인정되는 방어권을 남용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시계 7점과 가방 2개에 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 예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방조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원심 판시 제2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1] 형법 제31조 제1항, 제155조 제1항 / [2]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 제4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5. 11. 27. 선고 2015노30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타인의 권리를 양수하거나 양수를 가장하여 소송·조정 또는 화해, 그 밖의 방법으로 그 권리를 실행함을 업(業)으로 한 자를 처벌하는 변호사법 제112조 제1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는 같은 법 제109조 제1호를 잠탈하는 탈법행위를 규제하고, 국민들의 법률생활상의 이익에 대한 폐해를 방지하며, 민사 사법제도의 공정하고 원활한 운영을 확보하고자 마련된 규정으로, 법률에 밝은 자가 업으로서 타인의 권리를 유상 또는 무상으로 양수하여 이를 실행하기 위하여 법원을 이용하여 소송, 조정 또는 화해 기타의 수단을 취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남소의 폐단을 방지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 또한 이 사건 처벌조항은 법률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객관적 신뢰성을 갖춘 것으로 공인받지도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권리를 양수한 다음 그 권리를 행사하는 형식을 빌려 실질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를 반복·계속적으로 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중대한 공익들을 달성하려는 것에 그 존재 의의가 있으므로, 비록 어떠한 행위가 형식적으로는 이 사건 처벌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새로운 사회·경제적인 필요에 따른 정당한 업무 범위 내의 행위로서 그 입법 목적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4. 4. 12. 선고 93도1735 판결, 헌법재판소 2004. 1. 29. 선고 2002헌바36, 55(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러한 사회·경제적인 필요에 따른 정당한 업무 범위 내의 행위인지 여부는 그 거래의 대상이 된 권리의 종류, 법적 분쟁 가능성의 유무 및 그 정도, 권리양도의 목적과 방법 및 그 대가의 결정 방법, 권리행사의 구체적 행위태양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그 행위가 변호사법과 이 사건 처벌조항의 입법 취지에 반하여 국민의 법률생활상 이익과 안정을 해치는 폐해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도11468 판결 참조).
2.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변호사법 위반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등록대부업자인 피고인이 시중에서 채권회수가 불분명한 부실채권을 헐값에 다량으로 양수한 다음 채무자들을 상대로 전자지급명령 청구소송 등을 통해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압류 및 추심으로 나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권리를 실행하는 영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대부업자들로부터 금융채권을 매입한 후 약 350회에 걸쳐 청구금액 합계 약 51억 원 상당의 전자지급명령을 신청함으로써 타인의 권리를 양수하거나 양수를 가장하여 소송 등의 방법으로 그 권리를 실행함을 업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직접 대부행위를 한 바 없고 오로지 등록대부업자 등으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염가에 양수한 후 소송을 통해 채권을 추심하는 방법으로만 영업을 한 사실, 피고인이 양수한 채권들은 이른바 ‘부실채권’으로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채무자들의 자발적 의무이행을 기대할 수 없고 대부분의 경우 회수 가능성이 매우 적어 채권액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채권들인 사실, 피고인은 채권들을 추심하기 위하여 채무자들을 상대로 오로지 법원 전자소송시스템을 이용하여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방법을 사용하였고, 채무자들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채무자들을 상대로 다시 재산명시신청을 하거나 독촉장을 보내는 등으로 변제의 압박을 가한 후 일정 금액을 지급받고 합의가 되면 사건을 종결하는 방식으로 권리를 실행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는 처음부터 자발적 채무이행의 가능성이 낮은 채무자들에 대한 채권을 회수하는 행위를 반복할 목적으로 채권을 양수한 후 채무자들을 상대로 오로지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방법으로 그 권리를 실행하는 행위로서 이 사건 처벌조항이 금지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행위에 해당하며,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하는 ‘등록대부업자나 여신금융기관으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추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변호사법 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대부업법 제2조 제1호는 ‘대부업’의 정의에 관하여 ‘등록대부업자나 여신금융기관으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추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것’(이하 ‘대부채권매입추심업’이라 한다)도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와 같이 대부채권을 매입하여 추심하는 경우 그 대상 채권은 대부분 채무자의 자발적 의무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워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양수되는 부실채권으로서 불가피하게 ‘소송’을 통한 권리의 실현이 예정되는 측면이 있다. 한편 채권추심이란 채무자에 대한 소재파악 및 재산조사, 채권에 대한 변제 요구, 채무자로부터 변제 수령 등 채권의 만족을 얻기 위한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데(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여기에는 채무자가 임의로 변제를 하지 않는 경우에 소송과 강제집행 등 국가권력에 기하여 청구권을 강제적으로 실현하는 절차에 의하여 채권의 만족을 얻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처럼 대부업법이 허용하는 대부채권매입추심업에는 대부채권을 양수하여 추심하는 과정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행위를 이 사건 처벌조항에 의하여 처벌한다면 이는 대부업법이 대부채권매입추심업을 허용한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나. 대부업법에 의하면 대부업자나 여신금융기관으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추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대부업이 허용되는데, 이 사건 처벌조항이 다른 법률이 허용하는 업무행위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그 적용범위가 과도하게 넓어져 최소 침해성에 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대부업법이 허용하는 대부채권매입추심업에 대해서는 이 사건 처벌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헌적 법률해석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15. 7. 30. 선고 2013헌바43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8조의4는 변호사가 아닌 채권추심자는 채권추심과 관련한 소송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다만 그 금지대상이 되는 채권추심자는 같은 법 제2조 제1호 (라)목에 규정된 ‘금전이나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대가로 받거나 받기로 약속하고 타인의 채권을 추심하는 자(채권추심을 목적으로 채권의 양수를 가장한 자를 포함한다)’로서 채권추심을 업으로 하는 자 및 그 자를 위하여 고용, 도급, 위임 등 원인을 불문하고 채권추심을 하는 자로 한정하였을 뿐,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규정된 ‘대부업법에 따른 대부업자, 여신금융기관 및 대부업자들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거나 재양도 받은 자’ 등은 금지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피고인과 같이 대부업자로부터 대부채권을 양수한 자는 위 법률에 의하더라도 그 채권의 추심과 관련한 소송행위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고, 이를 업으로 한다고 하여 특별히 가벌성이 증대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그렇다면 부실채권의 유통을 위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대부업법을 포함한 다수의 법령에서 채권의 양수·회수 업무를 허용하는데, 이러한 법령에서 허용하는 행위에 수반된 소송 등 권리 실행 행위는 비록 이를 업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사회적·경제적 필요에 따른 정당한 업무의 범위 내의 행위로서, 민사 사법제도의 공정한 운영을 확보하고 남소의 폐단을 방지하고자 하는 이 사건 처벌조항의 입법 목적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 처벌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변호사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 사건 처벌조항이 적용된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처벌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한편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변호사법 위반의 점이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이기택 |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제112조 제1호,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라)목, 제4호, 제8조의4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섭 외 1인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2014. 10. 7. 선고 2012노23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군사기밀보호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구 군사기밀보호법(2011. 6. 9. 법률 제107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군사기밀보호법’이라 한다) 제13조 제1항은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자 또는 취급하였던 자가 그 업무로 인하여 알게 되거나 점유한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한 자’라고 함은 주된 업무뿐만 아니라 보조업무상 필요로 당해 군사기밀을 열람하여 참고할 수 있는 지위에 있거나 업무에 종사하는 자도 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64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공군교육사령부 공군대학 군사운영교관인 피고인은 군사기밀 취급인가를 받은 자로서 자신이 맡은 업무상 판시 기밀서류들을 열람하여 참고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업무로 인하여 알게 되거나 점유한 국가기밀을 누설한 행위는 같은 법 제13조 제1항의 업무상 군사기밀 누설죄에 해당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이와 달리 같은 조 제2항의 죄에 해당할 뿐이라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자신의 유에스비에 군사기밀이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공소외인에게 건네주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또한 구 군사기밀보호법은 군사기밀 누설의 상대방을 ‘타인’이라고만 규정할 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상고이유 주장처럼 비밀취급인가자를 ‘타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공소외인이 2급 비밀취급인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군사기밀 누설의 상대방인 ‘타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누설’의 상대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그 밖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상고이유 중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수집한 이 사건 비밀과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들은 모두 그 증거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의 증거로 채택한 원심판결에는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이나 영장주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적법한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없다.
한편 원심판결에 양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이기택 | 구 군사기밀보호법(2011. 6. 9. 법률 제107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강명훈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이수재
【주 문】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가. 피고인 1
피고인 1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연구소 부소장으로,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칠레산 로즈힙을 수입하여 로즈힙 분말을 제조하기 위해 2012. 6. 5.경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 이하 ‘식약처’라 함)에 피고인 2 주식회사 명의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신청을 하면서 저작권자인 공소외 1 또는 공소외 2저널 등의 사용 허락 없이 “A powder made from seeds and shells of a rose-hip subspecies(Rosa canina) reduces symptoms of knee and hip osteoarthritis: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clinical trial(로즈힙 종자와 껍질 분말의 무릎과 골반 골관절염 증상 개선 효과에 관한 임상실험)”이라는 임상연구 논문을 임의로 복제 및 첨부하여 식약처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위 공소외 1 등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
나. 피고인 2 주식회사
피고인 2 주식회사는 그 사용인인 피고인 1이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1 등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
2.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① 피고인 1이 인터넷을 통해 논문을 다운로드받아 이를 출력, 제출한 행위는 저작권법상 복제 및 배포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피고인들의 저작권 침해행위는 영리 목적이 없으므로 친고죄에 해당하는데, 저작권자의 고소가 없거나 고소기간을 도과하여 고소가 제기되어 공소제기가 위법하다.
3. 판단
가. 기초 사실
검사 및 피고인들이 제출한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덴마크에 소재한 공소외 3 회사는 로즈힙(Rose Hip, 들장미 열매) 원료를 생산하는 회사이고, 공소외 4 주식회사는 공소외 3 회사의 한국 독점 총대리점이다.
(2) 공소외 4 주식회사는 2007년경 식약처에 로즈힙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해 달라는 신청을 하면서, 공소외 3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공소외 1 교수 등의 공소사실 기재 임상연구 논문(이하 ‘이 사건 논문’이라 함)을 제출하였다.
(3) 이 사건 논문은 공소외 3 회사가 공소외 1 교수 등에게 연구 용역을 주어 작성된 것으로서, 2005년경 류마티스에 관한 덴마크 학술지인 공소외 2 저널에 게재되었다.
(4) 피고인 2 주식회사는 2012년경 칠레산 로즈힙을 수입하려 하였고,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연구소 부소장인 피고인 1은 2012. 6. 5.경 식약처에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신청을 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다운받은 위 논문 전체를 그대로 출력하여 함께 제출하였다.
(5) 공소외 4 주식회사는 2013. 7. 중순경 피고인들이 논문을 허락 없이 사용한 사실을 알았고, 이후 공소외 1 등에게 연락하여 공소외 1은 2013. 8. 7. 및 2014. 8. 25. 이 사건에 대한 의견을 공소외 4 주식회사 및 공소외 3 회사에 전달하였다.
(6) 공소외 1은 2015. 2. 18. 공소외 3 회사에 고소권을 위임하였고, 공소외 3 회사는 2015. 3. 30. 공소외 4 주식회사에 다시 고소권을 위임하였으며, 공소외 4 주식회사는 2015. 4. 20. 청주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하였다.
나. 외국인의 저작권 보호
외국인의 저작물은 대한민국이 가입 또는 체결한 조약에 따라 보호된다(저작권법 제3조 제1항). 이 사건 논문은 어문저작물에 해당하고, 이를 규율하는 국제조약인 베른협약(Bern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Literary and Artistic Works) 및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의 저작권조약(WIPO Copyright Treaty)에 대한민국과 덴마크는 모두 가입되어 있다. 또한 베른협약 제5조 제1항은 “저작자는 이 협약에 따라 보호되는 저작물에 관하여 본국 이외의 동맹국에서 각 법률이 현재 또는 장래에 자국민에게 부여하는 권리 및 이 협약에 의하여 특별히 승인된 권리를 향유한다.”라고 규정하여 내국민대우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결국 이 사건 논문은 대한민국의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게 된다.
다. 저작권자
고소인들의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논문은 덴마크에 거주하는 공소외 1 등이 공소외 3 회사의 의뢰를 받아 작성하였고, 이를 공소외 1등의 명의로 덴마크 학술지인 공소외 2 저널에 발표한 것이다.
그렇다면 공소외 1 등은 논문의 창작자로서 저작자에 해당하나(저작권법 제2조 제2호), 공소외 3 회사는 단순히 창작을 의뢰하거나 주문한 것에 불과하고 공소외 1 등으로부터 저작권을 양도받았다는 자료도 없으므로, 공소외 3 회사를 저작권자로 볼 수 없다.
이에 대하여 변호인은, 공소외 1 등이 공소외 2 저널에 논문의 저작권을 모두 양도하였으므로 저작권은 공소외 2 저널(Taylor & Francis Ltd.)만이 배타적으로 가지고 있고, 따라서 공소외 2 저널의 고소가 없는 이 사건 기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저작권에 관한 계약을 해석함에 있어 그것이 저작권 양도계약인지 이용허락계약인지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저작권 양도 또는 이용허락되었음이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아니하였으면 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유리하게 추정함이 상당하고, 계약 내용이 불분명한 때에는 구체적인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거래관행이나 당사자의 지식, 행동 등을 종합하여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29130 판결 등 참조).
변호인이 제출한 계약서는 논문 게재 시에 저작권자에게 요구하는 일반적인 양식으로 논문의 저작자들로부터 논문의 출간(publication) 등을 위하여 저작물의 이용허락을 받는 내용에 불과하고, 계약서 양식의 맨 첫머리에는 ‘향후 발생하는 저작물 침해에 용이하게 대응하기 위한 용도로’ 저작권 양도계약서가 필요하다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양도(assignment)라는 용어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대상 권리는 재출간(republish), 재인쇄(reprint) 및 합본출간(republish the work in a collection of articles) 등으로 특정되어 있는 반면 복제·대여·배포 등의 일반적인 저작재산권에 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점, 공소외 2 저널이 저작자에게 논문의 경제적 가치에 상당한 대가를 모두 지급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위 계약 내용이 논문 저자로부터 저작권을 포괄적, 배타적으로 양도받는 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공소외 1 등이 실제로 위 계약서에 서명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논문 작성자인 공소외 1 등은 여전히 저작자로서 복제권, 배포권 등의 저작재산권을 가지고 있다.
라. 복제 및 배포권 침해
(1) 변호인은 복제권의 침해와 관련하여, 위 논문은 원칙적으로 복제가 허용된 것이고 다만 이를 개인적인 목적으로만 이용할 부수적 의무만이 있는 것이어서 저작권침해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논문은 해외 학술정보사이트에서 유료로 제공되고 있는바, 저작권자가 일반 대중에게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복제를 사전에 허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들은 불상의 방법으로 인터넷을 통하여 위 논문을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다운받은 후 그 복제본을 생성하여 식약처에 제출하였는바, 이는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을 무단 복제한 것으로 복제권의 침해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논문의 말미에서는 ‘개인적인 용도(individual use)’로 ‘출력, 다운로드 또는 이메일 전송하는 행위’는 허용하고 있으나, 회사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한 위와 같은 행위가 개인적인 용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또한 변호인은, 이 사건 논문의 배포행위는 ‘공중’이 아닌 ‘특정 소수인(식약처의 담당 공무원)’에게만 이루어졌으므로 배포권의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대한민국 저작권법 제2조 제32호에서 “공중”은 “불특정 다수인(특정 다수인을 포함한다)”이라고 규정하고, 제2조 제23호에서 “배포”는 “저작물등의 원본 또는 그 복제물을 공중에게 대가를 받거나 받지 아니하고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권자의 배타적 권리인 “배포권(저작권법 제20조)”의 보호범위를 설명한 것일 뿐,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처벌받는 배포권의 침해행위가 반드시 “공중”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것을 요건으로 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배포권의 침해행위에서 배포 상대방이 1인인지 다수인지의 여부는 저작재산권 침해의 양적인 문제에 불과할 뿐이고,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특정인에 대한 배포행위를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공중”의 개념이 적용되는 저작권자의 권리 중 용어 자체에서 상대방이 불특정 다수임을 내포하는 공표, 공연, 공중전송 등의 저작권자의 권리는 그 침해태양도 ‘공중’을 요건으로 한다고 해석될 수 있으나, 배포권의 침해는 특정인에 대한 전달만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그 침해태양은 ‘공중’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인 1이 이 사건 논문을 제출할 당시 이를 검토 내지 사용할 담당 공무원이 누구인지 특정되지도 않았고 그 인원 및 내부에서 담당하는 사람이 한정되지도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 1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위 논문을 배포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피고인 1이 이 사건 논문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담당 공무원에게 배포한 행위는 저작권자의 배포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마. 친고죄 여부 및 고소기간
(1)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①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에서 비친고죄로 규정한 ‘영리를 목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라 함은 저작물의 복제 및 배포 등으로 직접적인 이익을 얻으려는 ‘직접적인 영리의 목적’의 경우로 한정해석해야 하고, ② 피고인 1이 이 사건 논문을 식약처에 제출한 행위는 단순히 기업활동에서 업무상의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간접적인 영리의 목적’에 해당하므로, ③ 결국 피고인들의 침해행위는 친고죄에 해당하고, 저작권자의 고소가 없거나 그 고소기간이 도과하였다고 주장한다.
(2) 친고죄 규정의 해석
구 저작권법에서는 저작권법위반죄가 모두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었으나, 저작권 침해의 공익적인 해악에 관한 논의가 제기되어 2006. 12. 28.자 개정 당시 ‘영리를 위하여 상습적으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비친고죄로 개정되었고, 이후 한미 FTA 이행을 위한 2011. 12. 2.자 개정(2011. 12. 2. 법률 제11110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2. 3. 15. 시행됨, 이 사건 적용 법률)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재산권 등을 침해한 경우에는 비친고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다시 개정되었다(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
이와 관련하여, 법 개정 이후의 판례 중 ‘영리를 목적으로’라는 문구를 직접적으로 해석한 사안은 찾기 어렵고, 학설로는 ‘저작재산권 침해물 등을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그러한 침해행위를 유상으로 대행하는 등 침해행위를 통하여 직접 이득을 취득할 목적을 뜻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제기된 바 있다.
살피건대,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바(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541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6535 판결 등 참조), 아래에서 보는 사정을 고려하면, 비친고죄가 적용되는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의 ‘영리를 목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행위는 ‘저작재산권 등의 침해행위를 통하여 직접 대가를 지급받아 불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① 회사 및 상인 등 영리활동을 하는 모든 경제주체의 활동은 궁극적으로는 영리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업무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저작권 침해행위가 비친고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한다면, 이는 제한적으로 비친고죄를 규정한 저작권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
저작권침해죄를 친고죄로 규정할지 여부는 각국의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영국은 비친고죄로, 독일과 일본은 원칙적으로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는바, 국내 저작권법은 친고죄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터넷 환경에서 대규모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저작권 침해에 대하여는 사회 전체의 공익을 위하여 고소 없이도 이를 단속, 처벌할 필요성이 있어 점차 비친고죄를 확대하여 왔다.
국내 저작권법이 저작권법 위반의 죄를 원칙적으로 친고죄로 규정한 이유는, ㉮ 저작권은 민사적 성격이 강하고, ㉯ 저작권은 창작자의 정신활동의 산물로서 그 인격적 요소가 내포되어 있으며, ㉰ 저작권자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형사소추에서도 피해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는바, 결국 형사소추 여부를 고소권자의 선택에 맡기는 이익보다 침해행위를 일률적으로 단속, 처벌할 공공의 이익이 더 큰 경우에만 비친고죄를 적용하여야 할 것이고, 개정 저작권법 역시 이러한 전제에서 영리목적 내지 상습적인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만을 비친고죄로 규정한 것이다.
또한 현행 저작권법상 저작권은 저작권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특별한 예외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 없는 저작물 이용행위를 모두 처벌하고 있는바, 아무리 경미한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여도 원칙적으로는 국민의 다수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저작권자의 의사에 따라 저작물의 자유이용도 가능하고 저작권의 이용행위는 인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 측면이 있는 점, 저작권의 특성상 그 침해 여부가 불명확하거나 침해행위 및 법 위반의 인식 정도가 극히 경미하여 사실상 처벌가치가 없는 경우도 다수 존재하는 점을 고려하면, 공익적으로 일괄적인 처벌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까지 고소권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가형벌권을 발동하도록 하는 것은 처벌대상을 과도하게 확대하게 되는 문제가 있고, 실제로는 이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여도 이는 위법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바, 친고죄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저작권법의 입법 및 개정 취지를 고려하면, 이 사건과 같이 1회성 또는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각종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간접적인 영리의 목적’이 있는 경우까지 고소권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② 저작권법은 제30조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에서는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의 ‘영리의 목적’의 해석에 관한 논의 또한 비친고죄에 관한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의 ‘영리의 목적’의 해석에 참고할 수 있다.
제30조의 ‘영리의 목적’에 관하여는 학설상 ‘복제행위를 통하여 직접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한정하는 견해 및 ‘영리 목적이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을 말하며, 간접적인 영리 목적을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는데, 제30조의 해석상 영리의 목적을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는 경우 사적 복제 규정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직접적인 영리의 목적’으로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로써 비친고죄의 요건인 ‘영리의 목적’과 통일적인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간접적인 영리의 목적’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회사 내부나 영업 등을 위한 업무상 이용의 경우에는 ‘개인, 가정 또는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사적 복제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이므로, ‘영리의 목적’을 한정적으로 해석한다고 하여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③ 다시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논문은 학술지에 공표된 저작물로서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고(저작권법 제28조),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조항(저작권법 제35조의3)의 규정 취지 및 학술 논문의 공공적인 성격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식약처에 기능성 원료 신청을 하면서 그 근거로서 위 논문을 일부 인용하는 것 역시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비록 피고인들이 정식으로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 제공업자에게 소정의 사용료를 지급한 후 열람 및 복사하지 않고 임의로 이 사건 논문을 업무상 이용한 잘못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들이 위 논문 전체를 복제하여 제출한 것은 담당 공무원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고 그로 인한 저작권의 침해도 1회성에 그치는바, 이로써 논문 저작권자의 복제권 내지 배포권이 중대하게 침해되었거나 대규모·반복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공표된 논문의 복제 및 배포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한 피고인들의 인식 역시 미약하였다.
④ 결국 위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과 통일적 해석, 개정 취지 및 죄형법정주의 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비친고죄의 대상이 되는 ‘영리의 목적’은 ‘저작재산권 등의 침해행위를 통하여 직접 대가를 지급받아 불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형벌법규 확대해석 금지의 원칙에 부합하고 비친고죄의 지나친 확대를 막는 면에서도 타당하며,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하는” 저작권법의 목적(저작권법 제1조)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논문을 무단 이용한 피고인들의 저작권 침해행위는 ‘직접적인 영리의 목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가 적용되지 않아 친고죄에 해당한다.
(3) 고소기간 도과 여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에,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은 저작권법 제141조, 제136조 제1항 제1호에 각 해당하는 죄로서, 저작권법 제140조 본문에 의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이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본문은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범인을 알게 된다 함은 통상인의 입장에서 보아 고소권자가 고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범죄사실과 범인을 아는 것을 의미하고, 범죄사실을 안다는 것은 고소권자가 친고죄에 해당하는 범죄의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관계에 관하여 확정적인 인식이 있음을 말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468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4 주식회사(대표이사 공소외 7)는 2013. 7. 중순경 피고인들이 이 사건 논문을 허락 없이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공소외 1 등에게 알려서 공소외 1은 2013. 8. 7. 및 2014. 8. 25. 이에 대한 의견을 공소외 4 주식회사 및 공소외 3 회사에 각 전달하였는바, 이 사건 논문 저작권자인 공소외 1은 2013. 8. 7. 무렵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논문을 허락 없이 사용한 사실을 이미 알았다고 봐야 한다.
이후 공소외 4 주식회사는 공소외 1 및 공소외 3 회사의 위임을 받아 2015. 4. 20.에야 고소장을 접수하였는바, 저작권자인 공소외 1의 고소는 고소기간 6월이 도과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4. 결론
결국 피고인들의 저작권 침해행위는 간접적인 영리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여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의 “영리를 목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바, 이는 친고죄로서 고소가 필요한 사건이고, 이 사건 논문 저작권자의 고소는 고소기간이 도과한 후에 제기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민상 | 저작권법 제1조, 제2조 제23호, 제32호, 제3조 제1항, 제20조, 제28조, 제30조, 제35조의3, 제136조 제1항 제1호, 제140조 제1호, 제141조,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김태훈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백제 외 5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가. 피고인의 지위
피고인은 2010. 7. 1. 전라북도 교육감에 취임하였고, 2014. 6. 4. 교육감선거에서 재차 당선되어 2014. 7. 1.부터 현재까지 전라북도의 교육, 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인 교육감으로서, 전라북도 교육청 및 관내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등에 소속된 공무원을 지휘, 감독하는 등 교육 및 학예에 관한 사무를 총괄하여 왔다.
나. 이 사건의 배경 및 경과
1)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개정
교육과학기술부(2013. 3. 23. 교육부로 명칭 변경, 이하 ‘교과부’라고 한다)는 2012. 1. 27.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기록하여 생활지도 및 상급학교 진학 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교과부 훈령 제239호로「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법‘학적사항’의 특기사항란에 전학, 퇴학처분을, ‘출결상황’의 특기사항란에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10일 이내의 출석정지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서면사과,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학급교체를 각 기재한다.나. 학교생활기록부 보존기간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가해학생에 대한 자료를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졸업 후 5년간 보존하고, 고등학교는 10년간 보존한다.
교과부는 2012. 6. 29. 교과부 훈령 제257호로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다시 개정하여,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학교생활기록부 보존기간을 초등학교,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졸업 후 10년’에서 ‘졸업 후 5년’으로 변경하였다(이하 ‘이 사건 훈령’이라 한다).
2) 전라북도 교육청의 자체 ‘기재요령 안내’ 지침 하달 등 반발
이에 피고인은 이 사건 훈령은 ‘헌법 제13조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되고, 가해학생들의 헌법상 기본권인 정보자기결정권을 헌법 제37조에 위반하여 법률에 근거 없이 교과부의 훈령으로 제한하는 것이며 기본권의 최소침해 원칙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발하면서, 2012. 3. 26.경 전라북도 교육청 확대간부회의에서 ‘학생부에 기재할 가해학생의 학교폭력 조치 기재사항을 법원에서 형사범죄로 확정 판결된 사항에 한정’하는 등으로 교과부의 학생부 지침을 수정한 전라북도 교육청 기본방침을 마련하였다.
피고인은 2012. 8. 20.경 대학입시 수시전형을 앞두고 전라북도 교육청 명의로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관내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에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에 관한 자체 수정방침을 하달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기재대상: 법원에서 형사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학생나. 기재방법: 학교생활기록부를 출력, 해당 내용을 수기(手記)다. 관 리: 인성인권부장, 교감 또는 교장이 대외비로 관리하고 해당 학생이 졸업하면 폐기라. 정보공개: 원칙적으로 학부모와 학생 본인의 동의 없이 외부에 제공할 수 없음
3) 교과부 시정명령 및 제1차 특정감사 경과
교과부는 2012. 8. 21.경 피고인과 전라북도 교육청을 상대로 “① 귀 교육청에서 학교에 안내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대상과 방법 등을 즉시 취소하고, ② 법령에 따라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관내 학교 및 교육지원청에 2012. 8. 22.까지 안내 공문 시행 후, 이를 2012. 8. 23.까지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하라.”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발령하였으나 피고인이 이에 불응하자, 2012. 8. 24.경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하달한 위 ‘기재요령 안내’가 초·중등교육법 제25조, 「학교생활기록의 작성 및 관리에 관한 규칙」,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직권 취소하는 한편, 2012. 8. 23.경부터 2012. 9. 13.경까지 전라북도 교육청에 대한 특정감사(이하 ‘제1차 특정감사’라 한다)를 실시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교과부의 제1차 특정감사가 진행되는 기간 중인 2012. 9. 3.경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전라북도 교육감 전달사항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교과부 감사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하여서는 전라북도 교육감의 지시사항으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교원의 징계권한은 교육감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여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지시 공문을 관내 모든 학교에 시행하고, 2012. 9. 5.경 일선 단위 학교장들로부터 교과부의 특정감사 자료 제출거부 등으로 인한 징계책임 등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전라북도 교육감 전달사항 재안내」라는 제목으로,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하여서는 전라북도 교육감의 지시사항으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교원의 징계권한은 교육감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여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재차 시달하였다.
교과부는 2012. 10. 16.경 제1차 특정감사 결과, ①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업무 처리 부당, ②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공문서 처리 부당, ③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거부, ④ 감사자료 제출 거부 등 감사 방해를 지적하고, 피고인에게 특정감사 결과에 따라 관계 공무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요구 또는 징계의결요구신청 등의 처분을 할 것을 요구하였다.
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죄사실
1) 제2차 특정감사 및 피고인의 자료제출 거부 지시
교과부가 대학입시 정시모집 전형을 앞두고, 2012. 12. 5.경부터 2012. 12. 14.경까지 전라북도 교육청과 관내 단위 고등학교 등의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실태와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추가 특정감사(이하 ‘제2차 특정감사’라 한다) 실시 계획을 통보하자, 피고인은 2012. 12. 5. 11:00경 전주시 완산구 (주소 생략)에 있는 전라북도 교육청 홍보실에서, “지난 감사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부터 시작되는 감사에서도 감사대응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교육감이 부담하며, 교육감 직을 걸고 이번 감사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 교과부의 국가폭력에 대해 전라북도의 교육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이 결연히 저항함으로써 다시 한번 전라북도 교육의 자존감을 확인하고 우리 아이들의 인권을 사수해 달라.”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후, 2012. 12. 5.경 관내 일선 고교 등에 교과부 감사와 관련하여 학교폭력 사항과 관련된 일체의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생활기록부 감사와 관련한 교육감 지시사항 안내」(학교교육과 23462, 2012. 12. 5.) 공문에 위 교육감 명의 성명서를 첨부하여 관내 고교 등 모든 단위 학교에 시행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과부의 우리 교육청 특정감사(2012. 12. 4.)와 관련하여 교육감의 지시사항을 아래와 같이 안내하오니 준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교육감 지시사항“학교폭력 사실, 가해학생, 징계의결 등 학교폭력 사실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일체의 조회 및 자료요청에 응하지 말 것”
피고인이 직무상 발령한 위 지시 공문에 따라,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국장 장학관 공소외 1을 비롯한 학교교육과장, 인성건강과장, 학교교육과 중등교육담당 장학관 등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은 ㉮ 2012. 12. 4. 교과부로부터 학교별 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결과 등 감사자료의 제출을 요구(감사총괄담당관-6152)받고도 이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며, ㉯ 2012. 12. 5. 교과부 특정감사단으로부터 감사자료의 제출을 요구(특정감사단-1)받고도 이를 거부하였고, ㉰ 2012. 12. 12. 교과부 특정감사단으로부터 ‘관내 고등학교가 교육청에 보고한 3학년 학교폭력 관련 자료 등’ 감사자료를 지참하여 출석할 것을 요구(특정감사단-13)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으며, ㉱ 교과부 특정감사단이 2012. 12. 14. 교육국장 등 7명에게 발부한 질문서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 등 특정감사 자료제출 요구, 확인서·답변서 등의 작성 및 제출 요구를 거부하였고, 관내 군산상고, 무주고, 원광고, 장수고, 전북체고, 정읍제일고 등을 비롯한 전라북도 교육청 관내 27개 고등학교 전·현직 학교장 30명 등도 별지 1 「특정감사 자료제출 거부 현황」에 기재된 바와 같이,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결과, 학교생활기록부 등’ 자료제출 요구 및 ㉯ 교과부 특정감사단에서 각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가해학생 인원,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학생부에 기재 여부 등에 대해 작성을 요구한 ‘현장방문확인서’, ‘확인서’ 등의 제출 및 서명·날인을 각각 거부하였다.
2) 피고인의 감사자료 제출 거부 지시의 위법·부당성
(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 사무의 성질
학교생활기록에 관한 구 초·중등교육법, 구 고등교육법(각 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그 각 시행령(각 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정 내용에 의하면, 어느 학생이 시·도 상호 간 또는 국립학교와 공립·사립학교 상호 간 전출하는 경우에 학교생활기록의 체계적·통일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중학생이 다른 시·도 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경우에도 학교생활기록은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에 반영되며, 고등학생의 학교생활기록은 그 시·도교육청의 지도·감독을 받는 대학교의 입학전형자료로 활용되므로, 학교의 장이 행하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통일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성격의 사무라고 할 것이므로 국립·공립·사립학교의 장이 행하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관한 교육감의 지도·감독 사무는 국가사무로서 시·도교육감에 위임된 사무에 해당한다.
(나) 교과부 특정감사 요구자료 제출에 관한 법령상 협조의무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3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지방자치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67조, 제171조, 제171조의2 규정에 따르면, 교과부장관의 시·도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기관위임사무에 대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자치사무의 법령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허용되며, 구 지방자치법 제171조의2 제3항의 위임에 따라 마련된 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감사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① 교과부장관의 ‘출석·답변의 요구, 관계 서류·장부 및 물품 등의 제출 요구’에 관한 조치권한(제11조 제1항 제1호, 제2호), ② 감사활동 수행자의 확인서 징구 권한, 문답서 작성 권한(제12조 제1항, 제2항), ③ 교과부장관의 질문서에 기초한 답변서 징구 권한(제12조 제3항)을 각각 규정하고 있고, 교과부장관으로부터 ‘출석·답변의 요구, 관계 서류·장부 및 물품 등의 제출 요구’를 받은 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제11조 제3항).
따라서 이와 같은 감사절차에 관한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형식 및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감사대상 시·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은 교과부장관이나 감사활동 수행자의 감사활동에 협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상 상관인 교육감의 지휘·감독에 따라야 할 의무를 지는 소속 공무원들에 대하여 발령한 특정감사 자료제출 거부 지시는 이러한 법령상 협조의무에 위반하여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위법·부당하다.
(다) 소년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과 관련 피고인 주장 검토
그 밖에 피고인이 이 사건 훈령이 헌법에 위반된다거나 현행 법률과 체계 부조화 등의 문제점을 주장한 바 있는 소년법 제70조, 개인정보 보호법 제반 규정 및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1조 등의 사유들은 모두 각 법률 규정의 내용 및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전라북도 교육청 및 관내 소속 학교에 대한 이 사건 특정감사 자료제출 요구에 대하여 직접 적용될 수 없는 규정들로서, 자료제출 등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
라. 결론
따라서 피고인은 전라북도 교육감의 일반적 직무사항에 속하는 직권의 행사에 가탁(假託)하여 위법·부당한 직무상 지시를 발령함으로써 직권을 남용하여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 및 산하 27개 고교 학교장들로 하여금 특정감사 자료제출, 답변서, 확인서 등의 요구에 협력하지 않도록 하게 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
2.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위 공소사실 중 ‘이 사건의 배경과 경과’ 부분을 불필요하게 장황하게 기재함으로써 마치 피고인이 징계권한을 이용하여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에게 특정감사 기간 중 모든 감사자료 제출 거부를 지시한 것처럼 여길 수 있는 예단을 갖도록 하고, ‘피고인의 감사자료 제출 거부 지시의 위법·부당성’ 부분은 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사실로, 이 사건 공소장 기재 방식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형사소송 법령의 내용과 그 개정 경위, 공소장일본주의의 기본취지,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이 당사자주의와 공판중심주의 원칙 및 직접심리주의와 증거재판주의 원칙 등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 등을 아울러 살펴보면, 공소장일본주의는 위와 같은 형사소송절차의 원칙을 공소제기의 단계에서부터 실현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우리나라 형사소송구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공소장일본주의는 공소사실 특정의 필요성이라는 또 다른 요청에 의하여 필연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양자의 취지와 정신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에서 공소사실 기재 또는 표현의 허용범위와 한계가 설정되어야 한다는 점, 공판준비절차는 공판중심주의와 집중심리의 원칙을 실현하려는 데 그 주된 목적이 있으므로 공소장일본주의 위배를 포함한 공소제기 절차상의 하자는 이 단계에서 점검함으로써 위법한 공소제기에 기초한 소송절차가 계속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형사소송법상 인정되는 공소장변경제도는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직권주의적 요소로서 형사소송법이 절차법으로서 가지는 소송절차의 발전적·동적 성격과 소송경제의 이념 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공소장일본주의의 적용은 공소제기 이후 공판절차가 진행된 단계에서는 필연적으로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장일본주의의 위배 여부는 공소사실로 기재된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에 공소장에 첨부 또는 인용된 서류 기타 물건의 내용, 그리고 법령이 요구하는 사항 이외에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이 법관 또는 배심원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법관 또는 배심원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당해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도74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전라북도 교육감으로서 교과부의 전라북도 교육청과 관내 단위 고등학교 등의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실태와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제2차 특정감사에 관하여 관내 일선 고교 등에 학교폭력 사항과 관련된 일체의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여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 및 산하 27개 고교 학교장들로 하여금 특정감사 자료제출, 답변서, 확인서 등의 요구에 협력하지 않도록 하게 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공소사실로 기재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하였음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지시행위가 위법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을 기재할 수밖에 없고, 피고인의 지시행위가 위법한지 여부를 기재하기 위하여는 교과부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개정 경위와 이에 대한 피고인과 전라북도 교육청의 입장, 교과부의 특정감사가 이루어지게 된 경위 등의 배경사실 및 이 사건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 사무의 성질, 특정감사 자료 제출에 관한 법령상 협조의무 등 피고인의 지시행위가 위법하다는 검찰의 근거를 기재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의 기재에 관하여 장황하거나 불필요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법관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의 기재가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하였다는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양측 주장과 쟁점의 정리
검찰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라고 보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즉 ① 피고인은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기록하도록 한 이 사건 훈령에 반발하여 관내 학교에 위 훈령의 적용을 축소하는 자체 수정방침을 하달하고, 이에 관한 교과부의 특정감사에 대하여 관내 고등학교 등에 학교폭력 사항과 관련한 일체의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도록 하는 지시를 하였다. ② 학교의 장이 행하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통일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성격의 사무라고 할 것이므로 국립·공립·사립학교의 장이 행하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관한 교육감의 지도·감독 사무는 국가사무로서 시·도교육감에 위임된 사무에 해당하고, 교과부장관의 시·도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자치사무의 법령위반 사항에 대하여도 가능하므로, 교과부의 전라북도 교육청과 관내 단위 고등학교 등의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실태와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추가 특정감사(제2차 특정감사)는 적법하다. ③ 따라서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 및 산하 학교는 구 지방자치법 제171조의2 제3항 및 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규정에 따라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도록 지시한 것은 직권을 남용하여 위 공무원들에 대하여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것이다. ④ 피고인은 소년법, 개인정보 보호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교과부를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제3자로 보기 어려운 점, 감사자료가 소년법상의 소년보호사건의 사건내용으로 보기 어려운 점, 감사자료 제출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누설행위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감사자료 제출을 위 법률들에서 금지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감사자료 제출 거부 지시는 위법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즉 ① 피고인의 지시행위가 위법할 경우 이는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해당하여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일선 고등학교 교장들은 이에 복종할 의무가 없으므로, 직권남용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② 구 지방자치법 제171조의2 제3항 및 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규정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감사자료 요구에 불응할 수 있는 점,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6에 의하면 학교의 장은 학교생활기록부를 학생과 학생 부모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고, 제공하더라도 사용방법 등 필요한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학교생활기록부 제출 요구에 대하여 제한을 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고, 같은 법 제30조의7에 의하면 교육감은 이에 관한 사항을 지도·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는 소년법 제70조 제1항, 제30조의2에 의한 열람 등의 제한 규정,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개인정보보호 규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의 누설금지 의무규정 등과 충돌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감사자료 제출 거부 지시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③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소속 학교장들은 피고인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훈령이 부당하다는 교육적 소신에 의하여 스스로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권리행사방해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 ④ 피고인은 이 사건 훈령이 헌법상 법률유보 원칙의 위반, 법률우위 원칙의 위반, 이중처벌금지 원칙의 위반, 과잉금지 원칙의 위반, 체계정당성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라고 인식한 점, 피고인은 위와 같이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에 대하여 거부할 재량이 있다고 생각한 점, 피고인은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가 위와 같이 관련 법 규정과 충돌된다고 인식한 점, 피고인은 자신의 지시로 인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한 점, 피고인의 지시를 따르지 아니한 교장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았고, 추후에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한 교장들을 징계하도록 한 조치를 수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공소사실과 양측의 주장을 통해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즉 ① 피고인이 소속 교육청 공무원들과 학교 교장들에게 교과부의 특정감사에 대하여 학교폭력 사항에 관한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도록 한 지시가 직권을 행사한 것인지 여부, ② 피고인의 위 지시행위가 위법한지 여부, ③ 피고인의 위 지시행위로 인하여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27개 교장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④ 피고인의 위 지시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위 지시행위 당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이다.
나. 관련 규정
별지 2 기재와 같다.
다. 관련 법리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 역시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355 판결 등 참조).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남용에 해당하는가의 판단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그 목적,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에서 볼 때의 필요성·상당성 여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등 참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일반적 직무권한은 반드시 법률상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그것이 남용될 경우 직권행사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면 된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3도2444 판결 등 참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란 법률상 의무를 가리키고, 단순한 심리적 의무감 또는 도덕적 의무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1. 12. 27. 선고 90도2800 판결 등 참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기수에 이르려면 의무 없는 일을 시키는 행위 또는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해자의 의무 없는 행위가 이룩된 것 또는 권리방해의 결과가 발생한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1978. 10. 10. 선고 75도2665 판결 등 참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의 범의에는 권리행사를 방해한다는 인식 이외에 직권을 남용한다는 인식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직권남용의 인식이 없는 경우에는 단지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직권남용에 대한 범의 자체가 없어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3. 7. 26.자 92모29 결정 등 참조).
한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통하여 피고인과 같이 지방교육자치선거를 통해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공무원에 대한 권한통제를 쉽게 인정하게 되면 형벌권의 행정권에의 과도한 개입 및 남용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위축시키며 사회 내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인정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라. 피고인의 이 사건 지시가 직권을 행사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전라북도 교육감으로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7조에 따라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있고, 초·중등교육법 제6조에 따라 공립·사립학교에 대하여 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교육감으로서 소속 공무원들과 관내 학교장들에게 교과부의 특정감사에 대하여 학교폭력 사항에 관한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말도록 한 지시행위는 피고인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직권의 행사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피고인 및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지시행위가 위법한 경우 이는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해당하여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일선 고등학교 교장들은 이에 복종할 의무가 없으므로 직권남용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인바, 피고인의 지시행위는 교육감의 지시사항으로 공문의 형태로 행사되어 형식적·외형적으로 직무집행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므로, 복종의무가 없어 직권남용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피고인의 이 사건 지시행위가 위법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공무원에게 법령을 준수하여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지방자치법 제167조, 제171조, 제171조의2 규정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의 시·도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기관위임사무에 대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자치사무의 법령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허용된다. 또한 구 지방자치법 제171조의2 제3항의 위임에 따라 마련된 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규정은 감사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① 교육부장관의 ‘출석·답변의 요구, 관계 서류·장부 및 물품 등의 제출 요구’에 관한 조치권한(제11조 제1항 제1호, 제2호), ② 감사활동 수행자의 확인서 징구 권한, 문답서 작성 권한(제12조 제1항, 제2항), ③ 교육부장관의 질문서에 기초한 답변서 징구 권한(제12조 제3항)을 각각 규정하고 있고,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출석·답변의 요구, 관계 서류·장부 및 물품 등의 제출 요구’를 받은 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제11조 제3항).
이러한 감사절차에 관한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형식 및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감사대상 시·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은 교육부장관이나 감사활동 수행자의 감사활동에 협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러한 법령상 의무에 반하여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도록 한 피고인의 이 사건 지시행위는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및 변호인들은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가 학교폭력 사항에 관한 것으로서 관련 법령과 충돌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①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6 제1항 제1호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로 “학교에 대한 감독·감사의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이 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명시하고 있는 점, ② 소년법 제30조의2, 제70조는 소년 보호사건의 기록 및 내용의 공개에 관한 것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제출을 요구하는 이 사건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에 직접 적용될 수 없는 점, ③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3호에서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경우로서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8조 제2항 제2호는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로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가 개인정보 보호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1조의 비밀누설금지의무는 학교폭력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타인에게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에게는 감사활동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점 및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가 기관위임사무인 학교생활기록부의 작성에 관하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의한 처분 사항이 충실히 기재되고 있는지를 감사하기 위한 목적인 점에 비추어 보면, 교과부의 감사담당자를 ‘타인’에 해당한다거나 감사자료의 제출을 ‘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가 관련 법령과 충돌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바. 피고인의 이 사건 지시행위로 인하여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27개 교장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① 피고인이 전라북도 교육감으로서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관내 학교에 대하여 일반적인 감독권한을 가지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이 이미 이 사건 훈령에 반발하여 이를 축소하는 내용의 수정방침을 관내 학교에 배포한 상황에서 교과부가 이 사건 훈령에 따른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이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감사를 실시하자,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학교폭력 사항과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시를 공문의 형식으로 관내 학교에 발령한 점, ③ 위 감사 당시 고산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2,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3, 남원제일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4, 여산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5, 원광정보예술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6, 전라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7, 전주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8, 전주공업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9, 전주성심여자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0, 전주영상미디어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1은 수사기관에서 “직속 상급기관인 피고인이 이 사건 훈령을 수정하는 방침과 학교폭력 사항에 관한 감사자료의 제출을 거부하도록 하는 지시를 하여 이를 따르게 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위 감사 당시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과장으로 근무하였던 공소외 1도 수사기관에서 “교육감인 피고인의 지시로 인하여 감사자료 중 학교폭력 사항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위법한 이 사건 지시행위로 인하여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과장 공소외 1, 고산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2,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3, 남원제일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4, 여산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5, 원광정보예술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6, 전라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7, 전주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8, 전주공업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9, 전주성심여자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0, 전주영상미디어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1이 감사자료 제출에 관한 법령상 협조의무에도 불구하고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① 교과부가 이 사건 감사를 진행하면서 전라북도 관내 각 고등학교에 감사자료 제출 요구 공문을 직접 발송하면서 감사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나 징계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하였으므로, 전라북도 관내 고등학교의 각 교장들은 감사자료 제출 의무를 인식할 수 있었고, 교과부의 지침과 피고인의 지침이 상충됨을 알 수 있었던 점, ②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김제자영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2, 남원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3, 성일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4, 함열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5는 수사기관에서 “불이익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지침을 따른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이익을 생각하여 피고인의 지침을 따르기로 결정했다.”라거나 “교육자의 양심에 의한 결정이다.”, “통일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스스로 결정하여 학교폭력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수사기록 제1358쪽, 제1435쪽, 제1547쪽), 각 학교의 교장들이 스스로의 소신에 의하여 이 사건 훈령을 따르지 않거나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③ 이 사건 감사 당시 전라북도 교육청 학교교육과 중등교육담당 장학관으로 근무한 공소외 16은 이 법정에서 “자신의 교육경험에 비추어 이 사건 훈령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지침을 따르게 되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④ 전주솔내고등학교 교장 공소외 17에 대한 확인서(제875쪽)는 공소외 17의 서명 날인이 없어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앞서 본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과장 공소외 1 및 각 고등학교장(별지 1 기재 순번 1 내지 9번, 11번)을 제외한 나머지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 및 각 고등학교장(별지 1 기재 순번 10번, 12 내지 27번)의 감사자료 제출 거부행위가 피고인의 지시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훈령이 부당하다는 각자의 소신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어, 이 사건 공소사실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인과관계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과장 공소외 1 및 각 고등학교장(별지 1 기재 순번 1 내지 9번, 11번)을 제외한 나머지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 및 각 고등학교장(별지 1 기재 순번 10번, 12 내지 27번)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사. 피고인의 이 사건 지시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피고인에게 위 지시행위 당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직무행위가 위법하다고 평가되는 모든 경우가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직무행위의 목적,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에서 볼 때의 필요성·상당성 여부 등의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지시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위 지시행위 당시 직권남용의 인식이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1)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이 사건 훈령에 관하여 피고인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관한 지도·감독 사무가 자치사무라고 판단하여 위 훈령의 적용을 축소하는 내용의 수정방침을 시행하였고, 이에 대하여 교과부가 특정감사를 실시하자 자치사무에 관한 감사로 법령의 위반이 없다고 판단하여 교과부의 특정감사가 부당하므로 학교폭력 사항에 관한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관한 지도·감독 사무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통일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성격의 사무로서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하지만, 자치사무와 기관위임사무의 구분이 법령의 규정 내용 자체만으로 언제나 명백한 것은 아니고(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추220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이 2014. 2. 27. 피고인이 지방자치법 등에 의하여 교과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직권취소처분 취소소송(이 사건 훈령에 관하여 교과부가 2012. 8. 24. 피고인의 수정지침을 직권취소하는 처분을 하자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 관하여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감독관청의 지도·감독사무는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한다.”라는 취지로 판시한 판결(대법원 2012추190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피고인이 비로소 위 사무가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함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나아가, 자치사무에 관하여도 법령의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교과부의 감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학생기록부에 학교폭력 사항을 기재하도록 한 이 사건 훈령이 헌법상 법률유보 원칙의 위반, 법률우위 원칙의 위반, 이중처벌금지 원칙의 위반, 과잉금지 원칙의 위반, 체계정당성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라고 판단하였고, 당시 이 사건 훈령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사유로 학계 등의 위헌 문제가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었으며(피고인도 법학교수 등으로부터 같은 취지의 자문을 받았다), 학생에 대한 낙인효과를 우려한 다른 교육청에서도 이 사건 훈령의 위헌문제를 제기하며 적용에 반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훈령이 법률유보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 등을 위반하여 위헌이라는 이유로 제기된 헌법소원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2016. 4. 28. 이를 기각하는 결정(헌법재판소 2012헌마630 전원재판부 결정)을 하였으나, 위 결정은 아래서 보는 바와 같이 교과부의 훈령 개정으로 인하여 학교폭력 사항을 기재한 학교생활기록부의 보존기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개정된 개정훈령에 대한 위헌 여부의 판단이 이루어진 결정이고, 위 결정 전인 이 사건 당시에는 이 사건 훈령이 법규적 효력이 있는지 여부 또는 헌법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는지 여부 등이 불명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훈령은 별지 2 관련 규정과 같이 2012. 6. 29. 개정으로 상급학교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보존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변경되었고, 2013. 2. 15. 개정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행동특성으로 기록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조치사항 중 일부(제1호, 제2호, 제3호, 제7호)는 해당 학생의 졸업과 동시에 삭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으며, 2014. 1. 16. 개정으로 위 조치사항 중 일부(제4호, 제5호, 제6호, 제8호)도 학생이 졸업한 날부터 2년이 지난 후에는 삭제하여야 하고, 해당 학생의 반성 정도와 긍정적인 행동변화를 고려하여 졸업과 동시에 삭제할 수 있도록 순차 변경되었는바, 이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헌요소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것이다.
4) 피고인 및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도 2013년경부터는 개정된 위 교과부의 훈령에 따라 학생기록부 작성에 관한 지도·감독을 하고 있고, 직무이행명령취소 등에 관한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2추220 판결 등)에 따라 소속 교원에 대한 징계의결을 하였으며,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훈령에 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직무집행을 할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5) 피고인은 이 사건 훈령이 학생들의 인권에 반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이 사건 지시행위를 하였는데, 일부 교원들은 피고인의 위 견해에 동조하는 소신을 가지고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6) 피고인은 교과부의 2012. 10. 16.경 제1차 특정감사와 관련하여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하여서는 전라북도 교육감의 지시사항으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교원의 징계권한은 교육감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여 알려드립니다.”라는 공문을 전송하였으나, 위 내용은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거부에 대한 징계안내에 대하여 피고인이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보이고, 피고인의 이 사건 지시행위를 따르지 않은 교장 등에 대하여 불이익이 가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7) 피고인은 교과부의 이 사건 훈령에 대하여 형사범죄 확정판결을 받은 학생에 대하여 수기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졸업하면 기록을 폐기하는 내용으로 그 적용을 축소하는 수정지침을 지시하였고, 이 사건 특정감사에 관하여도 학교폭력 사항에 대한 자료만 제출을 거부하도록 하는 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범위를 특정하여 직권을 행사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이 그 직무행위의 상당성을 갖추도록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은 교육감의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 사무의 법적 성질, 교과부의 이 사건 훈령이 법규적 효력이 있는지 여부 또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등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학생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 사건 훈령을 축소하여 집행하는 수정지침을 하달하고, 이에 대한 교과부의 특정감사를 위법한 것으로 판단하여 교과부의 감사자료 제출 요구 중 학교폭력 사항에 관한 일부 자료에 대하여만 그 제출을 거부하도록 지시한 것인바, 이러한 사정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의 직무행위의 목적, 필요성 및 상당성 등을 앞서 본 법리, 특히 피고인과 같이 지방교육자치선거를 통해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추후에 위법하다고 평가되는 경우 이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인정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감사자료 제출 거부 지시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당시 직권을 남용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의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1] 특정감사 자료제출 거부 현황: 생략]
[[별 지 2] 관련 규정: 생략]
판사 정윤현 | 헌법 제13조 제1항, 제37조 제2항, 형법 제123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제21조, 구 초·중등교육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5조, 제30조의6, 제30조의7, 국가공무원법 제56조,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7조, 구 지방자치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7조, 제171조, 제171조의2, 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항, 제12조, 소년법 제30조의2, 제70조,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3호, 제18조 제2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윤태호 외 4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2. 12. 26. 선고 2012노153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 피고인 2는 공모하여, ① 피고인 1이 피고인 3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3 회사’라고 한다)의 협력업체인 공소외 1 회사, 공소외 2 회사,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사건과 관련하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소환요구를 받고 2010. 11. 9., 2011. 4. 5. 및 2011. 6. 13. 3회에 걸쳐 조사를 받으면서 위 각 협력업체는 폐업하였고 그 실사업주들이 피고인 3 회사의 사업장에서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 진술을 하고, ② 피고인 1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사실확인서 제출을 요구받고 2011. 4. 25.경 ‘위 각 협력업체는 2010. 9. 1.자로 공사를 포기하고 피고인 3 회사 현장에서 철수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허위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다음 피고인 2의 승인을 얻어 근로감독관에게 제출함으로써, 위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업폐지에 관하여 거짓의 보고를 하였고, 피고인 3 회사는 피고인의 사용인인 위 피고인 1, 피고인 2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거짓의 보고를 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의 허위 진술 및 허위의 사실확인서 제출이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2호의 ‘거짓의 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우선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의미는 해당 법률에 정의규정이 있다면 그에 따를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살피는 외에 그것이 해당 법률에서 어떠한 의미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체계적, 논리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그런데 구 임금채권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2호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고 한다).
반면 같은 법 제14조는, 고용노동부장관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은 자에게는 그 지급받은 체당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제1항), 체당금의 지급이 거짓의 보고·진술·증명·서류제출 등 위계의 방법에 의한 것이면 그 행위를 한 자는 체당금 수급자와 연대하여 반환책임을 진다고 규정하여(제3항), 이 사건 처벌규정과 달리 ‘거짓의 보고’와 별도로 거짓의 ‘진술’을 행위유형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22조 제2호는 고용노동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주나 그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 관계 당사자에게 체당금의 지급을 위하여 필요한 보고나 관계 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 위임에 따라 구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2012. 1. 6. 대통령령 제234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는, 체당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사람은 파산선고 등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확인을 받도록 하고(제1항), 고용노동부장관은 그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 제22조에 따라 해당 사업주·파산관재인·관재인·관리인 등에게 파산선고 등과 관련된 사항의 보고 또는 관계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항).
위와 같이 체당금을 부정한 방법이나 위계에 의하여 지급받은 경우의 반환의무 등에 관하여 규정한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제3항에서는 거짓의 ‘보고’와 거짓의 ‘진술’을 함께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는 반면,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은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이 사건 처벌규정에서는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 행위를 규정할 뿐 ‘거짓의 진술’은 그 행위유형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고, 위 법에서 체당금 지급절차와 관련하여 ‘보고’에 관하여 규정한 것은 위에서 본 위 법 제22조 및 시행령 제10조 이외에는 달리 없으므로, 그 규정에 의한 ‘보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단순한 거짓의 ‘진술’은 이 사건 처벌조항에 의한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유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더구나 이 사건 처벌규정에 ‘진술’이 명시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그 규정에 있는 ‘보고’의 의미에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사건과 관련하여 근로감독관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한 ‘진술’이 거짓인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새기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벌규정은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요구에 따른 보고나 증명, 서류제출을 넘어서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사건 등의 조사 과정에서 사업주 등 관계 당사자가 허위의 진술을 한 것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2)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 회사의 각 협력업체(공소외 1 회사, 공소외 2 회사, 공소외 3 회사) 근로자들은 2010. 10.경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에 임금체불을 이유로 위 협력업체의 실사업주들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하고, 2010. 12.경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한 사실, 피고인 1은 위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전인 2010. 11. 9. 위 목포지청에서 위 진정사건에 관하여 조사를 받고, 2011. 4. 5.과 2011. 6. 13.에도 각 조사를 받은 사실, 피고인 1은 2011. 4. 5. 위 목포지청에서 조사를 받을 때 근로감독관으로부터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받고자 할 경우에는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고지를 받고 그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사실확인서 양식을 교부받아 그 작성 및 제출을 요구받은 뒤 2011. 4. 25. 위 목포지청에 ‘위 각 협력업체 등은 2010. 9. 1.자로 공사를 포기하고 피고인 3 회사 현장에서 철수하였음을 확인합니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고인 1의 위 3회에 걸친 각 진술이 위 목포지청에 대한 보고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구 임금채권보장법 및 시행령의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이 2011. 4. 25.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행위는 체당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근로감독관으로부터 보고를 요구받고 한 보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3회에 걸쳐 조사를 받으면서 한 각 진술이 이 사건 처벌규정의 ‘보고’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1의 위 각 진술이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2호의 ‘거짓의 보고’에 해당한다는 전제 아래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처벌규정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형벌 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 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한 평가가 달라져 이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그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신법을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1293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이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사실확인서 제출을 요구받고 2011. 4. 25. 허위의 사실확인서를 작성·제출하였다는 거짓 보고의 점에 대하여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2호를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호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은 자”를, 제2호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를 규정하였다. 그런데 2014. 3. 24. 법률 제12528호로 개정되고 2014. 9. 25. 시행된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는 제1항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호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7조에 따른 체당금 또는 제7조의2에 따른 융자를 받은 자”를, 제2호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제7조에 따른 체당금 또는 제7조의2에 따른 융자를 받게 한 자”를 규정하고, 이어 제2항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호에서 “부당하게 제7조에 따른 체당금 또는 제7조의2에 따른 융자를 받기 위하여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를, 제2호에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부당하게 제7조에 따른 체당금 또는 제7조의2에 따른 융자를 받게 하기 위하여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를 규정하였다.
위와 같이 개정된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는 체당금 등이 지급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제1항과 제2항으로 구분하여 법정형을 달리 규정하고 있고,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2호에 대응하는 개정된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2항은 징역형에 관하여 구법에 비해 그 법정형을 낮게 규정하고 있다. 이는 체당금의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동일한 법정형을 적용하도록 한 종전의 형벌규정이 적어도 체당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에는 과중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는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1. 4. 25. 허위의 사실확인서 제출로 인한 거짓 보고의 점에 대해서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행위시법인 구 임금채권보장법의 규정에 의해 처벌할 수 없고 신법인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2항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므로, 구 임금채권보장법의 규정을 적용한 원심판결은 이러한 점에서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3.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임금채권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현행 제14조 제2항 참조), 제3항(현행 제14조 제4항 참조), 제22조 제2호, 제28조 제2호(현행 제28조 제2항 제1호 참조), 구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2012. 1. 6. 대통령령 제234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제2항 / [2] 형법 제1조 제2항, 구 임금채권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1호(현행 제28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2호(현행 제28조 제2항 제1호 참조),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2항 제1호,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강신중 외 1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4. 5. 15. 선고 2013노149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가. 무고와 모해위증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소외 1이 피고인의 대리인 자격을 모용하여 이 사건 담양 각 토지를 공소외 2에게 매도하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고소하여 공소외 1을 무고하고, 모해할 목적으로 광주지방법원 2010고단2311호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등 사건에서 증인으로 선서한 다음, ‘공소외 1이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2의 돈으로 위 각 토지를 매수했고,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위 토지를 담보로 보성산림조합에서 대출받는 데 동의한 적이 없으며,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위 토지를 인근의 공소외 1 소유 토지와 함께 팔아 주겠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무고죄에서 허위의 신고와 모해위증죄에 있어서의 허위의 진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에 대하여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이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경우 소유자가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면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명의수탁자는 부동산 취득을 위한 계약의 당사자도 아닌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 등 참조). 또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소유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명의수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인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광산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신탁하였는데, 피고인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대출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위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을 설정해 주어 이를 횡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광산 토지에 관한 소유이전등기 명의를 신탁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명의신탁약정의 내용에 따라서는 횡령죄에서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과 공소외 1의 명의신탁약정이 어떠한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더 심리한 후에 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명의신탁약정과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횡령의 점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되, 원심이 그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한다.
2. 피고인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모해할 목적으로 광주지방법원 2010고단2311호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등 사건에서 증인으로 선서한 다음 공소외 1이 이 사건 담양 각 토지를 공동피고인 1 앞으로 매수하였다는 취지로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모해위증죄에 있어서의 허위의 진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1] 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 [2] 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삼양 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6. 4. 20. 선고 2015노70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피고인 2의 수출의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의 ‘물품원가’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관세)죄 등의 목적물인 중고자동차들은 소유권등록 없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거래되지 아니하는 이른바 대포차량으로 물품원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제1심판결이 2015고합251 사건 대포차량의 물품원가를 신차의 출고가격에 수입물품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고시 소정의 차량의 감가상각 잔존율을 곱하여 계산하는 방법으로 산정한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물품원가를 산정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결국 원심이 이와 같은 제1심판결의 물품원가 산정을 상당하다고 본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1, 피고인 2의 각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수출의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의 ‘물품원가’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형법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 위반 주장에 관하여
형법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에 의하면 벌금을 선고할 때에는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하여야 하고, 그 유치기간은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내로만 정할 수 있으며, 3년을 초과하는 기간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유치기간으로 정할 수 없다(대법원 1971. 3. 30. 선고 71도251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피고인 1을 징역 1년 6월 및 벌금 5,922,200,648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1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단수금액은 버린다.”라고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심법원은 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제1심법원은 피고인 1에 대하여 벌금을 선고하면서 3년을 초과하는 유치기간(1,184일=5,922,200,648원÷5,000,000원, 단수금액은 버림)을 정하여 법률을 위반한 잘못이 있고, 원심법원은 이를 간과하고 위 피고인에 대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잘못이 있다.
3. 피고인 3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하여 원심판결에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3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단순히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은 위 규정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4.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등 주장에 관하여
원심판결에 양형조건에 관하여 사실오인 내지 채증법칙 위반, 작량감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 | 형법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5인
【상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2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5. 7. 20. 선고 2015노20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6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유사기관설치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및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의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1) 원심은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유사기관설치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구 공직선거법(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직선거법’이라고만 한다) 제255조 제1항 제13호, 제89조 제1항 본문, 형법 제30조를 적용하고,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의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형법 제30조를 적용하여 모두 유죄로 처벌하였다.
(2) 공직선거법 제59조는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54조 제2항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법에 규정된 이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61조는 선거운동기구인 선거사무소와 선거연락소 및 선거대책기구의 설치 주체와 그 설치 숫자 및 장소 등을 엄격히 규제하는 한편, 제89조 제1항 본문에서 누구든지 제61조의 규정에 따른 선거사무소 등 외에는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위하여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이와 유사한 기관을 설립 또는 설치하거나 이용할 수 없다고 하여 이를 금지하고 있으며, 제255조 제1항 제13호는 그 위반행위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어떠한 기관·단체·조직 또는 시설이 위의 유사기관설치 금지규정에 위반된다고 하려면 적법한 선거사무소 등과 유사한 활동이나 기능을 하는 것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요건 이외에 그것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치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도10896 판결 참조).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3호, 제89조 제1항 본문과 제254조 제2항은 모두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하거나 당해 행위 자체가 ‘선거운동’으로 인정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고, 양쪽에서 말하는 ‘선거운동’은 같은 의미이다. 따라서 선거운동의 의미와 그 범위를 정하는 것이 이 부분의 핵심 쟁점이다.
나. (1)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본문은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단서 각 호에서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 몇 가지 행위들을 예시하고 있다.
그동안 대법원은 ‘선거운동’이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도2014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3468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045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종전의 대법원판결들 가운데에는 문제가 된 구체적 사실관계하에서 당선이나 낙선에 필요하고도 유리한 행위라면 폭넓게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보이거나, 문제 된 행위가 정치인의 인지도를 높인다거나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거운동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은 본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존재로서 자연스럽게 사회활동과 정치활동을 하게 마련이고, 특히 정치인은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이므로 정치인의 사회활동이나 정치활동은 직접 또는 간접으로 선거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정치활동들은 대부분 선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광범위하게 선거운동으로 규제하는 판결들은 대의민주주의에서 당연히 허용되어야 할 국민의 정치활동을 위축시키고,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선거운동과 허용되는 정치활동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선별적·자의적인 법 적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그러므로 선거제도에 관한 헌법과 공직선거법의 해당 규정과 근본취지에 입각하여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종래 대법원판례의 취지를 분명히 하고, 아울러 정치인의 사회활동과 정치활동을 어느 범위에서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선거운동으로 보아 처벌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2) 헌법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이른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제1조, 제24조, 제25조, 제40조, 제41조, 제66조, 제67조), 지방자치단체에 자치권을 부여하면서 법률에 따라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 등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17조, 제118조). 공직선거법은 헌법 제41조, 제67조와 지방자치법 제31조, 제94조에 의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를 통합하여 그 선거와 관련된 사항을 규정한다(제1조, 제2조).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는 국민주권과 주민자치의 원리 및 국민의 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요체이다. 선거결과의 민주적 정당성을 뒷받침하려면 선거인의 자유로운 선택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유권자는 공직후보자의 인격, 능력, 정책 등에 관하여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알 수 있어야 하고, 정치인은 유권자에게 자신의 정치철학, 공직 수행에 필요한 능력, 각종 정책의 수립과 집행능력 등을 제대로 알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선거인과 정치인 사이의 원활한 접촉과 소통을 통하여 공직후보자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알 수 있고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폭넓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
한편 선거는 그 과정과 절차가 자유롭고 공정하여야 한다.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하여 선거운동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것이 요청되지만 선거의 공정을 확보하려면 어느 정도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운동이나 정치활동에 대한 규제의 방법과 범위는 그 시대의 정치문화, 선거풍토,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의 성숙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관권선거와 금권선거의 폐해가 선거의 공정성을 심히 해하여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방송, 신문, 통신, 인터넷 등을 통한 여론 형성이 선거운동과 정치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정당정치가 선거에 미치는 현실적 영향력이 점점 커짐에 따라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위한 당내 경선이 공직선거법의 규제대상이 되었으며(공직선거법 제6장의2), 실제 선거 과정에서도 대부분의 정당이 당내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여론수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공직후보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평소에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 정치적 지지기반을 형성·확대·강화하는 행위가 절실히 필요하므로 그에 관한 정치활동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국민의 일상적인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정치인의 평소 정치활동을 과도하게, 그것도 형사처벌의 방법으로 규제하면 국가권력의 간섭과 통제를 받지 아니하고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정치적 자유권과 참정권, 알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게 될 위험이 있다.
헌법 제116조 제1항은 선거운동에서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함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공직에 있는 정치인은 그 직위를 이용하여 다양한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선거운동의 범위에 광범위하게 포함시켜 금지하게 되면 정계에 처음 입문하려거나 공직에 있지 않은 정치인은 매우 제한적인 활동 외에는 사실상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또한 앞서 본 정치와 선거 문화의 변화에 따라 정치 신인 등은 여론조사, 정당공천, 선거운동 등 모든 과정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거에서 실질적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치인이 평소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행위는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
아울러 공직선거법이 선거운동의 개념을 추상적·포괄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관계로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이 개개의 문제 되는 사안에서 선거운동과 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치활동을 명백하게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사정을 감안하여,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으로 인해 정치활동의 자유가 제약받지 않고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는 선거운동의 의미를 명확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것이 요청된다.
(3) 공직선거법은 사전선거운동만을 금지할 뿐 그에 해당하지 않는 통상적인 정치활동까지 규제하고 있지 않으므로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의 선거운동 정의 규정은 정치활동의 한계를 설정함과 동시에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사전선거운동에 관한 처벌조항인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의 구성요건을 이룬다. 한편 공직선거법 제58조 제2항 본문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공직선거법 제59조 본문은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단서에서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이나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 등 일부 예외를 인정하고 있을 뿐인데,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선거기간은 대통령선거 이외에는 14일에 불과하다(제33조 제1항 제2호). 이러한 선거운동 허용과 제한 방식하에서 선거운동의 정의에 관한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지 아니한다면, 선거운동의 자유를 원칙으로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58조 제2항 본문의 취지에도 반할뿐더러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을 기준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제89조 제2항 본문 전단 등) 또는 ‘선거에 관한 행위’(제114조 등) 등을 개별적으로 특정하여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나 관련성과 무관하게 추가로 ‘선거의 공정을 해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는 행위’들을 별도로 금지하고 있기도 하다(제103조 제5항 등). 이러한 규정들은 선거운동에 이르지 아니하여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으로 규제할 수 없는 행위라 하더라도 특별히 선거의 공정을 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그 행위유형을 정형화하여 개별적으로 규제하려는 공직선거법의 취지를 담고 있다. 이와 같은 공직선거법의 각 규정 내용과 체계 및 취지에다가 규제기간이 광범위하고 행위유형마저 한정되어 있지 않은 사전선거운동 금지조항의 특성을 보태어 보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는 엄격 해석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시기적 관점에서 보면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정당의 공천 등을 통해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예비후보자·후보자 등록 이후 선거운동이 시작되어 선거인들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어 가서 선거일에 하는 투표 결과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의 특성상, 선거운동은 선거일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같은 내용의 활동이라도 선거일에 가까운 시기에 하게 될수록 선거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파악할 때 선거운동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을 기준으로 특정한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와의 시간적 간격에 따라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행위를 달리 정하고 있다.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제89조 제2항, 제90조 제1항, 제93조 제1항), 90일부터 선거일까지(제93조 제2항, 제103조 제5항), 60일부터 선거일까지(제108조 제2항) 등으로 구분하여 그 전에는 허용되는 행위라도 위 기간에는 금지하고 있고, 또한 당선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무수행의 일환으로 할 수 있는 행위들도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제86조 제5항, 제6항), 90일부터 선거일까지(제111조 제1항 단서), 60일부터 선거일까지(제86조 제2항) 등으로 구분하여 그 기간에는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동일한 행위이더라도 그 행위가 행하여진 시기가 선거일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의 규제가 가능한 시간적 간격에 관한 기준을 최장 선거일 전 180일로 삼아, 선거일에 근접할수록 의례적인 행위나 직무상 행위로 허용되던 행위를 추가로 금지하는 입법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선거일 전 180일보다 전에 이루어진 일상적인 사회활동이나 통상적인 정치활동은 선거와 관련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특별한 금지유형에 해당하는 행위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를 처벌이나 규제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려는 취지가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다.
다. 이상에서 논의한 대로 선거운동의 자유와 공정 및 기회균등을 꾀하고, 정치인의 통상적인 정치활동을 보장할 필요성,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형벌법규의 엄격해석의 원칙, 공직선거법의 전체적인 체계에서 선거운동이 차지하는 위치 및 다른 개별적 금지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의미와 금지되는 선거운동의 범위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1)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에 해당하는지는 당해 행위를 하는 주체 내부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그와 같은 목적의사를 실현하려는 행위로 인정되지 않음에도 그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거나, 결과적으로 그 행위가 단순히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또는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는 데 필요하거나 유리하다고 하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 선거 관련 국가기관이나 법률전문가의 관점에서 사후적·회고적인 방법이 아니라 일반인, 특히 선거인의 관점에서 그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개별적 행위들의 유기적 관계를 치밀하게 분석하거나 법률적 의미와 효과에 치중하기보다는 문제 된 행위를 경험한 선거인이 그 행위 당시의 상황에서 그러한 목적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2) 위와 같은 목적의사는 특정한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등의 명시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선거인의 관점에서 특정 선거에서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를 쉽게 추단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경우에도 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한다. 그러한 목적의사를 가지고 하는 행위인지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도9007 판결 참조). 특히, 공직선거법이 선거일과의 시간적 간격에 따라 특정한 행위에 대한 규율을 달리하고 있는 점과 문제가 된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에 따라 동일한 행위라도 선거인의 관점에서는 선거와의 관련성이 달리 인식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 행위를 한 시기가 선거일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명시적인 표현 없이도 다른 객관적 사정을 통하여 당해 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겠으나, 선거가 실시되기 오래전에 행해져서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행위라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당해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3) 선거운동은 그 대상인 선거가 특정되는 것이 중요한 개념표지이므로 문제 된 행위가 특정 선거를 위한 것임이 인정되어야만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행위 당시의 상황에서 특정 선거의 실시에 대한 예측이나 확정 여부, 당해 행위의 시기와 특정 선거일 간의 시간적 간격, 그 행위의 내용과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후보자의 관계 등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선거인의 관점에서 문제 된 행위가 특정 선거를 대상으로 하였는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정치인은 누구나 기회가 오면 장래의 적절한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사람이고, 선거운동은 특정한 선거에서 당락을 목표로 하는 행위이므로, 문제 된 행위가 특정 선거를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려면, 단순히 어떤 사람이 향후 언젠가 어떤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를 전제로 그 선거에서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한다. 이것 역시 그 행위를 한 시기가 선거일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명시적인 표현 없이도 다른 객관적 사정을 통하여 특정 선거를 목표로 하는 선거운동임을 쉽게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4) 정치인이 일상적인 사회활동과 통상적인 정치활동의 일환으로 선거인과 접촉하여 자신의 인격에 대한 공감과 정치적 식견에 대한 찬성과 동의를 구하는 한편, 그들의 의견을 청취·수용하여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을 구상·수립하는 과정을 통하여 이른바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제고하여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행위에도 위와 같은 판단기준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일상적인 사회활동과 통상적인 정치활동에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 하여도 그 행위가 특정한 선거를 목표로 하여 그 선거에서 특정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선거운동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5) 문제 된 행위가 단체 등을 통한 활동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그 단체 등의 설립 목적과 경위, 인적 구성, 그 활동의 시기, 방법, 내용과 규모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 그 활동이 특정 선거에서 특정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에 따라 행해진 것이라는 점이 당해 선거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단체 등의 목적 범위 내에서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한도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활동이 특정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한 선거운동이라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그 단체의 목적이나 활동 내용이 정치 이외의 다른 전형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단체가 갖는 특성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단체의 활동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도 아니 된다.
(6) 위와 같은 선거운동에 관한 판단기준과 달리, 출판기념회 개최를 빙자하여 피고인의 인지도를 높였다는 이유만으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3940 판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단체 등을 설립하였다면 선거운동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본문의 유사기관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6. 6. 27. 선고 2005도303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앞서 본 법리를 적용하여 원심판단의 당부를 살펴본다.
(1) 이 사건 포럼의 설립 시기는 2014. 6. 4.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부터 약 1년 6개월 전이었다. 이 사건 포럼이 설립된 이후 행한 전통시장 방문, 지역기업 탐방, 시민토론회, 농촌 일손 돕기, 헌혈운동, ‘○○경제투어 - 시민 속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 및 특강 등 주요한 활동들은 대부분 위 선거가 실시되기 오래전인 약 1년 4개월 전에 시작되어 아무리 늦어도 위 선거일 약 5개월 전에 끝났다.
(2) 수사기관이 확보한 각종 선거기획 문건 등을 통하여 이 사건 포럼의 설립 전후로 피고인 3을 위한 ○○광역시장 선거기획안이 작성되고 그에 관한 내부회의가 있었음이 밝혀져 그것들이 피고인 3의 선거출마를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내부회의는 이 사건 포럼의 설립을 주도한 피고인 3의 핵심 지지자들 몇 사람 사이의 내부적 회합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외부로 표시된 바가 없어 선거인의 관점에서 ○○광역시장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있음을 알 수 없었다. 위 선거기획 문건 자체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연구단체를 설립한 뒤 이 사건 포럼의 설립목적 범위 내에서 여러 활동을 하는 데 피고인 3이 참여함으로써 그의 인지도와 우호적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 여러 활동을 기획한 것에 불과하고 위 선거에서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를 인정할 만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위 문건과 내부회의는 이를 통하여 이 사건 포럼의 설립과 운영에 피고인 3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활동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을지언정, 이 사건 포럼의 설립과 활동을 통해 선거운동을 계획하였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3) 이 사건 포럼의 설립목적과 경위, 정관내용, 활동현황 및 ○○광역시의 감독상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포럼의 활동들은 ○○지역 경제와 관련된 현안을 발굴하고 이를 각계 전문가 및 시민들과 함께 논의하여 그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정관상의 목적에서 벗어난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포럼과 같은 비영리법인의 수행사업으로 적합한 것들로서 감독관청인 ○○광역시의 검토의견도 설립목적에 맞게 계획·추진되었다는 것이다.
(4) 이 사건 포럼이 설립된 이후 행한 각종 활동들을 살펴보면, 피고인 3이 이 사건 포럼의 일원으로서 그 회원들과 함께 이 사건 포럼의 명칭이 기재된 옷을 맞춰 입고 전통시장이나 행정동을 방문하고, 피고인 3이 패널로 참여한 각종 토론회와 여러 봉사활동 등을 하였는데, 위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활동을 통하여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선거출마를 예상하여 그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일 목적으로 그에 도움이 되는 여러 활동을 수행하였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포럼이 주최한 행사들을 피고인 3의 선거출마를 위한 행사로 삼거나 그 기회에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출마계획을 밝히면서 ○○광역시장 선거에서 그를 지지해 줄 것을 부탁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 이 사건 포럼의 활동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포럼의 목적 자체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활동지역으로 인하여 선거운동의 성격이 인정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그 밖에 피고인 3의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선거인이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5) 피고인 3이 개최한 출판기념회는 ○○광역시장 선거일부터 7개월 전에 개최되었으므로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 등과 관련 있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5항에 위반되지도 아니한다. 당시 이 사건 포럼의 직원 등이 참석하여 안내와 질서유지 활동을 하였으나 다른 특별한 관여행위가 드러나지 않으므로 그것만으로 출판기념회를 이 사건 포럼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 피고인 4가 출판기념회 초대메일을 보내면서 피고인 3의 출마에 관하여 간략히 언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개인적 친분이 있는 몇 사람에게 개인 메일을 보낸 것에 불과하고, 출판기념회에서 위 메일 내용이 공개되었거나 다른 방법으로 피고인 3의 출마계획을 알리거나 선거에서 지지해 줄 것을 부탁하는 등 명시적으로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인정될 수 있는 언동이나 이를 추단할 수 있는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출판기념회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6)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포럼을 통하여 위 피고인들이 계획한 내용이나 실제로 한 주요 활동들은 선거일에서 멀리 떨어진 시기에 이루어진 일이므로 피고인 3이 향후 어떤 선거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고, 위 피고인들이 그 계획 및 활동 과정을 통하여 명시적으로 ○○광역시장 선거에서의 피고인 3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거인의 관점에서 위 선거에서 피고인 3의 당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를 쉽게 추단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사정도 부족하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포럼의 정관 목적에 따른 활동을 하면서 피고인 3의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위 피고인들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이 사건 포럼을 설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가 이 사건 포럼을 설립함으로써 유사기관설치 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거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가 이 사건 포럼의 활동을 통해 사전선거운동을 하였다고 판단한 데에는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3호, 제89조 제1항 본문의 적용요건인 ‘선거운동의 목적’과 제254조 제2항이 정한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정치자금법위반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이 사건 포럼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이 사건 포럼의 활동이 사전선거운동으로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포럼이 그 설립목적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포럼 회원들로부터 회비 형식으로 받는 행위는 구 정치자금법(2016. 1. 15. 법률 제137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정치자금법’이라고만 한다) 제45조 제1항 본문에서 금지하는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행위’에 해당하고, 위와 같이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이상 포럼 회원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다는 인식 여부에 관계없이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는 성립하며,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이 사건 포럼의 사무처장, 고문, 상임이사로서 정치자금 수수행위에 실제 관여하였고 또 피고인 3의 선거운동 활동에 실제 사용하는 등 정치자금의 부정수수행위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은 이 사건 포럼의 설립이 유사기관설치이고 이 사건 포럼이 주최한 각종 행사 및 활동들이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전제에서 그 선거운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회비 명목으로 받은 것은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포럼의 설립과 각종 행사 및 활동들이 유사기관설치나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 원심이 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정치자금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다. 이 사건 포럼의 설립과 각종 행사 및 활동들을 유사기관설치나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정치활동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가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포럼 회원들로부터 회비 명목의 경비를 받았는지와 그것이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금지되는 행위인지를 더 심리한 후 정치자금법위반죄가 성립하는지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피고인 4의 이익제공 및 여론조사공표로 인한 각 공직선거법위반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이익제공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4가 선거사무소 내에서 전화홍보 선거운동원들의 전화홍보 방식으로 피고인 3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이 이루어지고 그 대가로 불법적인 수당이 지급된다는 사정을 확정적으로 인식하거나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다른 공범자들과 사이에 공동가공의 의사로 불법 수당으로 쓰일 자금의 조달 및 전화홍보 선거운동원 모집 행위 등을 분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4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여론조사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하여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공표’라 함은 그 수단이나 방법의 여하를 불문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알리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5279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4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13명의 지인들에게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회에 등록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 행위는 여론조사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공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검사의 피고인 6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 6이 피고인 4, 피고인 1,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등과 공모하여, 전화홍보원 79명에게 피고인 3 후보의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총 45,858,000원의 불법 수당을 제공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법관의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고 피고인 6이 전화홍보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불법적인 수당 지급에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고, ② 피고인 6이 컴퓨터 가공거래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3,905만 원을 불법적인 선거운동 비용으로 지급하고도 이를 컴퓨터 구입대금 명목으로 지출한 것처럼 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로 회계보고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인 6이 컴퓨터 구입 거래가 허위의 가공거래라는 점을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6이 위 컴퓨터 가공거래대금이 불법적인 선거비용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알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고, ③ 피고인 6이 회계책임자로서 선거비용인 전화홍보 수당으로 45,858,000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도 회계보고를 하면서 위 전화홍보 수당을 선거비용 항목에서 누락시켜 선거비용 제한액보다 28,385,400원을 초과지출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인 6이 전화홍보 선거운동원들에게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는 사정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 6에게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하여 공고한 선거비용제한액을 초과하여 지출한 점에 관한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모두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부분 및 피고인 4에 대한 유사기관설치,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각 공직선거법위반죄와 정치자금법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위 각 파기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1, 피고인 4의 각 나머지 범죄사실은 위 피고인별로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4에 대한 부분도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피고인 6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유사기관설치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및 정치자금법위반죄, 위 피고인들과 피고인 1, 피고인 5의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관한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유사기관설치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및 정치자금법위반죄, 위 피고인들과 피고인 1, 피고인 5의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관한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1) 다수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①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행위를 하는 주체의 내부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선거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선거인이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목적의사는 특정한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등의 명시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선거인의 관점에서 특정 선거에서 이러한 목적의사를 쉽게 추단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경우에도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은 목적의사의 표출이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특정한 선거를 전제로 그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한다. ② 선거운동인지가 문제 되는 행위를 한 시기가 선거일에 가까울수록 명시적인 표현 없이도 그 특정 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있다고 인식될 수 있겠으나, 선거일에서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행위라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해당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 ③ 이 사건 포럼의 설립 전후로 피고인 3을 위한 선거기획안이 작성되고 이에 관한 내부회의가 있었으나 위 피고인 지지자들 사이의 내부적 회합에 불과할 뿐 외부로 표시되지 아니하여 당락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있음을 알 수 없는 상태였고, 피고인 3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활동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을지언정 이 사건 포럼의 설립에 선거운동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포럼의 활동 역시 그 정관상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포럼을 통하여 피고인 3의 선거 출마를 예상하여 그 인지도를 높일 목적으로 여러 활동을 수행하였음은 인정되나, 이 사건 포럼의 행사를 위 피고인의 선거를 위한 행사로 삼거나 위 피고인의 출마계획을 밝히면서 그 지지를 부탁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그 밖에 당선 도모의 의사가 선거인이 인식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④ 결국 피고인들이 이 사건 포럼의 정관 목적에 따른 활동을 하면서 피고인 3의 인지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더라도 이를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거나, 선거운동의 목적으로 이 사건 포럼을 설립·운영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수의견은 위와 같은 법리 및 사정을 기초로, 이 사건 포럼은 공직선거법에서 그 설립을 금지하는 유사기관이 아니고, 이 사건 포럼을 통한 피고인들의 활동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므로, 이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의 적용요건인 ‘선거운동의 목적’과 제254조 제2항이 정한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대법원판례는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요청이 조화를 이룰 것을 요구하는 우리 헌법과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를 반영한 정당한 것으로서,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아도 다수의견과 같이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기존의 해석, 즉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에서 나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해당 행위를 하는 주체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선거인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등의 명시적인 방법이나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비로소 그 목적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그동안 대법원판례를 통하여 유지되어 온 선거에서의 공정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률적 근거에 기초한 것으로서 찬성할 수 없다.
나. 우선 다수의견이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종전의 해석과는 달리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를 행위자인 피고인이 아닌 선거인의 입장에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본 것은 찬성하기 어렵다.
(1)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제58조 제1항 본문), 즉 자신이 당선되거나 다른 사람이 당선되게 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규정함으로써, 그 개념 자체로 자신 또는 타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에 의하여 처벌되는 사전선거운동행위나 유사기관설치행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특정한 선거에 관하여 특정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려는 자를 위한 것임을 인식하고 해당 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행위자에게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그 구성요건은 충족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사전선거운동행위나 유사기관설치행위는 고의 외에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당선 또는 낙선의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하는 목적범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여기에서의 목적은 목적범에서의 목적에 준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라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이 그동안 선거운동이란 ‘특정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고 해석하여 선거운동이 되기 위하여는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를 수반하는 행위일 것을 요구하거나, 헌법재판소가 선거운동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행위의 ‘목적성’이고 행위자의 ‘목적의지’는 매우 주관적인 요소로서 그 자체로 확인되기 어렵기 때문에 행위의 ‘능동성’이나 ‘계획성’이라는 상대적으로 객관화될 수 있는 주관적 요소를 통하여 행위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본 것(헌법재판소 2004. 5. 14. 선고 2004헌나1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은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해석이다.
‘당선 또는 낙선의 목적’ 역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이상 그 실현에 대한 인식과 의욕 여부는 구성요건적 고의나 목적범에서의 목적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행위자인 피고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목적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이 증명되는지에 따라 그 구성요건의 충족 여부를 가려야 한다.
선거운동이란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고 해석하여 온 취지는 그 자체로는 주관적인 요소인 행위자의 목적의사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능동성이나 계획성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파악하여야 함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지,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여 다수의견과 같이 반드시 선거인이 그 목적의사를 명백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새길 수는 없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고의 외에 각종 목적, 이를테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 등을 범죄성립요건으로 규정한 경우에 그 목적은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이에 대한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며, 그러한 목적이 있는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 또는 경쟁후보자와의 인적 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함을 밝혀왔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11도3447 판결 등 참조). 특히 공직선거법 제251조의 후보자비방죄와 같이 선거운동의 개념 요소와 동일한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정한 경우에도 위와 마찬가지로 해석하여 온 것은 그러한 목적에 대한 인식이 행위자인 피고인에게 있어야 하고 그로써 충분함을 당연한 전제로 한 것이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도2910 판결,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1도168 판결 등 참조).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를 행위자가 아닌 선거인의 관점에서, 그것도 명백히 인식할 수 있어야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본 다수의견의 해석은 형법의 주관적 구성요건 체계와 조화될 수 없음은 물론,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목적범에 관한 대법원의 기존 해석과도 부합하지 아니하여 납득할 수 없다.
(2) 한편으로 다수의견은 선거일부터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행위라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해당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고 특정 선거를 전제로 그 선거에서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정치인의 통상적인 정치활동의 일환으로서 선거인들과 접촉하여 자신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제고하는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의 판단기준도 동일함을 전제로 통상적인 정치활동에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 하여도 특정한 선거에서 특정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선거운동으로 볼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미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를 비롯하여 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위 대법원 2010도9007 판결 등 참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는 입후보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추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된다고 보아 왔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1도168 판결 등 참조).
또한 대법원은 앞에서 본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해석을 전제로, 2012. 4. 11. 실시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예정인 사람이 2011. 2. 25. 단체를 결성하여 자신을 홍보한 행위는 단순한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가 아니라 선거운동기간 전에 인지도를 높이고 그의 경력이나 특정 정치인과의 관계를 홍보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지도를 향상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의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로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고(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3도1793 판결 참조), 2006. 5. 31. 실시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던 사람이 2005년 11월경 출판기념회 개최를 빙자하여 초청장 발송, 벽보 부착, 유선방송 자막광고, 문자메시지 발송 등의 행위를 한 것은 피고인의 인지도를 높여 위 선거에서 득표하거나 당선되기 위한 능동적·계획적 행위로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았다(위 대법원 2007도3940 판결 참조). 즉 대법원은 출마계획을 밝히면서 선거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과 같은 특정 선거에서의 당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행위뿐만 아니라 인지도 제고를 위한 행위라도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게 그러한 목적의사가 인정된다면 사전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고 보았고, 그 행위의 목적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위한 인지도의 제고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선거운동에서 제외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기존 해석에 의하더라도 선거일부터 멀리 떨어진 시기에 이루어진 ‘정치인’으로서의 통상적인 정치활동을 곧바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은 당연하고, 그와 같은 행위가 단순히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선거운동으로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해당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가 선거일부터 상당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행하여졌다 하더라도 그 행위자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즉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에 해당하고 그 문제 되는 행위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서 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하여 다수의 선거인들을 접촉한 것이라면, 이러한 행위는 이미 통상적인 정치활동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확인될 수 있을 것이고, 그 행위의 태양에 따라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로서 선거운동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다수의견이 변경하려는 위 대법원 2007도3940 판결은 피고인이 선거일부터 상당한 시간적 간격을 둔 시점에 출판기념회 홍보를 위하여 무려 50,000여 장의 초청장과 12,000여 건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안으로서, 다수의견과 달리 단순히 출판기념회 개최를 빙자하여 인지도를 높였다는 이유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 아니라, 설령 개별 선거인의 입장에서는 당선을 도모하려는 피고인의 목적의사를 명백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한 일련의 행위 태양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그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 취지의 판결로 이해하여야 하므로, 위 판결을 변경할 것은 아니다.
요컨대, 정치인으로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에서 한 행위라 하더라도 그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고 대법원이 제시한 종전의 종합적인 판단기준에 따라 선거운동에 해당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 다수의견과 같이 굳이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를 주된 기준으로 삼아 선거인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다.
다. 나아가 다수의견이 위와 같은 법리를 채택하게 된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들 역시 찬성하기 어렵다.
(1) 헌법에서 정한 국민의 선거권과 자유선거의 원칙, 표현의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선거운동의 자유는 선거권 행사의 전제로서 최대한 보장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나, 헌법상 선거운동의 자유가 보장된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대의민주주의의 기능과 선거의 공정,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평등 등 선거제도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어야 하고,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선거운동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이를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제37조 제2항, 제116조 제1항).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은 제1조에서 그 입법 목적이 선거에서의 자유와 함께 선거의 공정을 확보하는 데 있음을 밝히고 있고, 제58조 제2항에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 또는 제한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여 선거운동의 자유에 관한 예외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는 한편, 선거의 공정성을 위하여 제59조 내지 제118조에서 선거운동에 금력 등에 의한 부정을 유인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억제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기할 수 있도록 선거운동의 주체, 기간, 방법 등에 대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함으로써 자유로운 선거와 공정한 선거라는 두 가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상호보완적인 규정들을 두고 있다.
즉 선거의 공정성과 기회균등의 보장은 국가가 입법을 통하여 추구할 수 있는 정당한 공익인 동시에 국가의 책무로서, 이러한 공익이 침해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선거운동 자유의 원칙에 일정한 제한을 가해 그와 동등한 가치인 선거의 공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의 결단일 뿐 아니라 우리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에 기초하여 공직선거법을 제정한 입법자의 결단이다. 이러한 선거운동의 자유와 제한에 관한 헌법 및 공직선거법의 취지는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법원의 해석 및 적용에도 마땅히 반영되어야 한다.
우리 공직선거법 개정의 역사는 선거운동의 자유와 함께 선거의 공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이 60여 차례 이상 개정되었음에도 선거운동에 대한 시기와 방법 측면에서 사전선거운동 및 유사기관설치에 관한 제한이 여전히 존속하고 있고, 특히 선거운동의 자유에 대한 가장 핵심적이고도 강력한 제한이라 할 수 있는 선거운동기간의 제한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이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서 반복하여 합헌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 두 가지가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선거운동의 실질적 기회균등 보장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중요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2) 선거의 공정과 선거운동의 자유 사이의 균형점은 그 나라의 역사와 정치문화, 선거풍토와 선거문화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식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선거범죄 및 선거사범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 않고, 오히려 더욱 지능화·음성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아니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운동 자유의 측면만을 강조하여 선거운동의 의미를 법률의 취지와 달리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다면, 정치활동과 선거운동 자유의 확대를 명분으로 공정성 확보를 위한 중요한 장치를 무력화시킴으로써 자칫 그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대법원의 기존 해석은, 선거가 본래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선거의 타락이나 사회경제적 손실과 부작용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선거의 공정성이 확보되어야 함을 고려한 것으로서 우리 헌법과 공직선거법의 규정 체계 및 취지에 부합하는 정당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의 영역에서 공정한 경쟁질서가 실현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제 기능을 다하여 온 대법원의 기존 해석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거나, 선거운동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의 범위를 극히 한정하여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운동’의 개념을 수정하여야 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함부로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3) 공직선거법이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여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무제한적이고 소모적인 선거운동으로 인한 부정행위 및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고 모든 후보자로 하여금 동시에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함으로써 후보자 간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평을 방지하여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려는 것이고, 유사기관의 설치·운영을 금지하는 것은 후보자 간 선거운동기구에 대한 형평성을 유지하고 각종 형태의 선거운동기구의 난립으로 인한 과열경쟁 및 낭비를 방지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그런데 다수의견에 의하면 선거가 임박한 시기가 아니라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후원단체의 선거인들에 대한 외부적 활동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될 수 있어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기성 정치인이 자신의 명망을 이용하여 대규모의 조직을 결성하고 그 활동을 통해 인지도 제고 등의 명목으로 직접 선거인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는 결국 조직력과 경제력이 부족한 정치신인들에게서 실질적인 경쟁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수의견과 같은 선거제도의 운용은, 그 의도와 달리 명망 있는 기성·유력 정치인에게 더욱 유리한 선거구도를 만들고 후발 주자인 정치신인은 그 격차를 따라잡기가 더욱 어렵게 되어 오히려 불공정한 경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4) 다수의견은 정치신인 등이 현재 공직을 수행하는 당선자보다 모든 과정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는 이유로 정치신인에게도 인지도 확보를 위한 활동을 폭넓게 허용할 필요가 있음을 들고 있다. 그렇지만 현역 국회의원 등이 공직선거법상 직무활동으로 인정되는 의정활동보고를 통하여 사실상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제한될 뿐 아니라(제111조 제1항), 이는 국회의원 등이 가지는 고유한 권능과 자유를 선거의 공정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넓게 인정하고 보호하는 결과 생겨나는 사실적이고 반사적인 효과에 불과하다(헌법재판소 2013. 12. 26. 선고 2011헌바15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공직선거법의 규정이나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기존의 해석에 따르더라도 현직 정치인이라고 하여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목적으로 다수의 선거인들과 접촉하는 행위가 제한 없이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공직선거법은 예비후보자등록을 한 사람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기간 전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59조 제1호, 제60조의2, 제60조의3),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선거운동기간 전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제59조 제2호, 제3호) 선거운동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선거운동방법을 별도로 인정하고 있기도 하다.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거나, 종전의 해석에 따르면 선거운동의 범위에 포함되는 행위라 하더라도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다수의견의 취지에 공감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면서 사전선거운동을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이고 선거운동기간의 제한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이상, 위와 같은 필요에 따른 개선은 선거운동기간 등에 관한 법률 규정의 개정으로 달성함이 옳고, 입법적인 방법이 아닌 해석에 의하여 선거운동의 의미를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극히 신중해야 한다.
라.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뒷받침하는 법률적 근거로 삼기 위하여 다수의견이 파악한 선거운동의 규율에 관한 공직선거법의 입법태도 역시 의문이다.
(1) 다수의견은 공직선거법이 선거일부터 180일을 기준으로 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었다는 사정에 특별히 주목하여, 일상적인 사회활동이나 통상적인 정치활동은 선거와 관련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선거일 전 180일 등 선거로부터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아 명시적인 지지를 구하거나 그에 준하는 명백한 사정이 없는 한 선거운동으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근거로 삼은 조항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관한 규정일 뿐 ‘선거운동’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 공직선거법은 사전선거운동에 대하여 선거일부터 일정 기한 범위 내의 것만을 규율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때에 선거일과의 시간적 간격, 즉 그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가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선거운동의 판단기준을 변경해야 할 만큼 절대적인 요소로 보기 어렵다.
선거일부터 멀리 떨어져 경쟁자들이 출발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면 이는 일종의 ‘부정출발’로서 규제를 받음이 마땅하고, 그것이 부정출발인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할 것이지, 그 의도가 외부에 명백하게 표출된 행위만을 규제할 것은 아니다.
선거운동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복잡 다양한 형태와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선거일부터 멀리 떨어질수록 노골적인 지지 호소의 태양을 취하기 어려운 것 역시 당연한 일이고, 선거운동에는 노골적인 지지 호소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활동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선거일부터 일정 기간 떨어져 있는 시기의 행위라는 사정을 특별히 중시하여 선거인들을 상대로 특정한 선거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명시적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정도에 이르러야만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2) 다수의견과 같이 ‘명시적인 출마 의사 표출 및 지지 호소나 특정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비로소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의 표시가 있다고 인정한다면,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반하여 목적의사의 객관적 인식가능성을 요구하는 대법원의 기존 판단기준보다 선거운동의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명시적인 방법이 아닌, 고도로 지능화되고 조직화된 간접적인 방법을 통한 선거운동의 경우, 선거일부터 다소 떨어진 시점에 이루어졌다면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으로서 금지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법해석이 우리 헌법 및 공직선거법에 비추어 정당한 해석인지 의문이다.
(3) 특히, 선거운동의 개념은 공직선거법 규제 체계의 핵심으로서 다수의 규정에서 선거운동을 구성요건으로 들고 있다. 선거운동의 의미를 변경하는 것은 비단 사전선거운동, 유사기관에 관한 법리에 대하여서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전반의 해석과 적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누구든지 교육적인 특수관계에 있는 선거권이 없는 자에 대하여 교육상의 행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 사건 포럼의 활동에 있어 위와 같은 특수관계를 이용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포럼을 통한 선거운동을 하게 하였다면 이는 처벌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의 논리에 따른다면 선거일부터 상당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이루어진 행위이고 피고인 3의 출마 계획의 고지나 지지 호소 또는 그에 준하는 명백한 사정이 없었다는 이유로 특수관계를 이용하여 이 사건 포럼을 통한 우회적인 선거운동을 하게 한 사람이 있다 하여도 이를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다. 다수의견이 채택하는 새로운 기준은 공직선거법 전반에 있어 법률이 그 입법 의도와 다르게 해석·적용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한편으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교육감선거에 관한 대부분의 규율에 있어 공직선거법의 선거 관련 규정을 그대로 준용하고 있고, 농업협동조합법 제50조, 새마을금고법 제22조, 신용협동조합법 제27조의2, 수산업협동조합법 제53조,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53조 등 다수의 법률에서 선거운동 중 허용되는 행위와 금지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각종 선거 관련 조항들은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운동의 개념을 토대로 하는데, 다수의견과 같이 선거운동의 범위를 제한할 경우 위 법률들에서 규제하는 각종 선거가 조기에 과열되고 그 입법 취지를 잠탈하는 형태의 음성적인 선거운동이 이루어져, 이들 법률을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하려는 선거의 공정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없게 될 개연성마저 있다.
(4) 결국 선거운동의 의미와 그 판단 기준에 관한 기존의 대법원판례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고, 이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
마.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경우 적어도 원심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한다면 이 사건 포럼을 통한 피고인들의 활동은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선거에서의 당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포럼은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임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1) 다수의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이하 이 항에서는 각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이라는 표현을 생략한다).
(가) 이 사건 포럼은 다음과 같이 그 설립 동기 자체가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선거의 출마를 위한 것이었고, 이 사건 포럼의 회원들 중 상당수는 이 사건 포럼이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선거를 위한 단체임을 알았거나 짐작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1) 피고인 3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후 2014. 6. 4. 실시될 제6회 동시지방선거 ○○광역시장 후보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2) 피고인 2는 이 사건 포럼의 설립을 준비하면서 공소외 5로부터 2012. 6. 20. ‘19대 총선에서 제시된 피고인 3의 공약 중 야심만만 3S 공약을 기반으로 제시되는 3가지 영역에 대한 연구포럼 운영’을 내용으로 하는 ‘○○◇◇◇◇포럼 제안서’를 전자우편으로 수신하였다.
3) 이 사건 포럼의 회원 중 상당수는 가입 당시 피고인 2나 피고인 4 등으로부터 피고인 3이 ○○광역시장 선거에 나갈 것인데 이를 위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하여 포럼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직접 듣거나 짐작하여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4) 특히 상근직원 피고인 5의 급여를 지급한 공소외 6은 “피고인 3이 시장이 되면 시에서 하는 행사나 산하 단체에서 하는 행사의 대형용역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피고인 5의 급여를 지원해 주었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피고인 3이 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포럼을 활용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나) 이 사건 포럼의 임원진과 상근직원들은 거의 모두 피고인 3의 측근 또는 피고인 3의 선거운동을 포함한 정치활동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다. 즉 피고인 3의 고등학교 후배인 피고인 2, 피고인 3의 보좌관 출신으로 그의 최측근인 피고인 4, 종전 지방선거에서 공소외 7 전 ○○광역시장의 선거운동을 하였던 피고인 1 등이 상임이사, 행정실장 등을 맡아 상근하였고, 피고인 3이 몸담았던 △△△△당○○시당 간사로 근무하였던 피고인 5가 행정팀장으로 채용되어 상근하였다.
(다) 이 사건 포럼은 피고인 3의 2014년 ○○광역시장 선거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기획을 하였다.
1) 선거기획 전문가인 공소외 8은 2013. 1. 8.경 ‘나무는 꽃을 버리고 열매를 얻는다’, ‘오만상상 정책투어’ 등의 문건을 작성하여 피고인 2, 피고인 4, 피고인 1 등 포럼의 핵심 인물들에게 보냈고, 피고인 2는 이를 피고인 3에게 보냈는데, 여기에는 2014년 ○○광역시장 선거에 대비하여 피고인 3의 인지도 제고를 목적으로 한 포럼의 구체적인 활동 방안과 함께 포럼을 통하여 피고인 3의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다수의 방안이 기재되어 있고, ‘○○포럼 등’이 주관자가 되어 ‘포럼 관계자, 기자, 정책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방문 행사를 통해 언론 이미지 메이킹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 등이 기재되어 있다.
2) 위 문건을 작성한 공소외 8은 “피고인 3이 ○○광역시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포럼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여 포럼이 어떤 활동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였고, 그 후 피고인 2로부터 일부 문건을 피고인 3에게 전해주었다고 들었다.”라고 진술하였다.
(라) 이 사건 포럼 관계자들이 피고인 3을 위한 포럼 활동으로 기획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피고인 1은 2012년 11월경 포럼 명의로 ‘SNS 운영방안 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네이버에 카페 신규 개설, 카페명: GOOD CHOICE 2014, 운영내용: □의원님의 동향, 선택이의 생각(SNS 연동), 회원 간 교류 등, 중점사항: 2014년 지방선거를 위한 여론형성의 기회로 운영” 등이다.
2) 피고인 2는 2013년 1월경 공소외 8이 작성한 ‘나무는 꽃을 버리고 열매를 얻는다’라는 위 문건을 참조하여 또 다른 선거기획 전문가인 공소외 5에게 피고인 3을 위한 선거기획 문건의 작성을 지시하였고, 공소외 5는 아래 ‘2014 TFT 기획안’을 작성하여 피고인 3 등에게 제안하였다.
(마) 공소외 5가 작성한 ‘2014 TFT 기획안’의 구체적 내용과 그에 따른 포럼의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공소외 5는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한 1년 3개월 동안의 구체적 활동 계획을 수립하였고, 그때부터 선거일까지를 준비기, 도약기, 성장기, 집중기로 나누었다.
특히,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의 성장기 동안에는 공식 출마 선언, 적극적인 사회참여 및 포럼활동 참여, 전용 온라인 홈페이지 개설, 공약 제작 및 관련 활동 활성화가 계획되었고, 선거가 임박한 2014년 3월부터 선거일 무렵인 2014년 6월까지의 집중기 동안에는 세부 조직 활성화를 통한 지지기반 확립, 집중 선거운동 등의 계획 등이 마련되었다.
2) 위 기획안에는 각 영역별 세부 활동 방안으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운영하고, 피고인 3의 대중매체 노출을 위한 자체 콘텐츠 생산 목적의 지역 인사와의 대담을 진행한 후 이를 책으로 출판하여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등의 계획이 기재되어 있었고, 이 사건 포럼의 사업으로 실제 진행된 행사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바) 공소외 8은 위 기획안 관련 회의 및 출판기념회 기획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1) 2013년 3월 또는 4월경 피고인 3의 사무실에서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 및 공소외 9(기자 출신으로 포럼의 대변인), 공소외 5와 함께 공소외 5가 작성한 선거기획안을 놓고 회의를 하였다.
2) 공소외 8은 공소외 5의 기획안 발표 후, 시장선거에 앞서 개최할 피고인 3의 출판기념회에 대비하여 그 콘텐츠로서 유명 인사들을 만나거나 행사들을 여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고, 공소외 9가 이를 전담하기로 했다.
(사) 위 기획안에 따른 행사 등의 진행과 홍보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위 기획안에 따라 아래 (아)항과 같이 이 사건 포럼 조직을 이용하여 선거인들과 직접 접촉하는 다양한 외부 행사가 진행되었고, 피고인 1, 피고인 5 등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되었다.
2) 위 페이스북의 주소명은 ‘yeschoice’이고 블로그의 주소명은 ‘choice2014’로 모두 선거를 암시하는 영문을 사용하였다. 피고인 3 등 포럼 관계자들은 강사를 초청하여 포럼 사무실에서 SNS 사용법에 대한 강의를 개최하기도 하였고, 피고인 2는 포럼의 회원들이 나누어 SNS를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아) 이 사건 포럼이 주최한 행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포럼은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전통시장 방문, 지역기업 탐방, 시민토론회(○○활력포럼), 농촌 일손 돕기, 사랑의 헌혈운동, ○○시 77개 전체 행정동을 순회하며 시민들과 만나는 ○○경제투어, 대학생 등을 상대로 한 특강 등의 수십 차례의 행사를 개최·진행하였는데, 피고인 3은 모든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였다.
2) 이 사건 포럼이 주최한 행사 대부분이 내부 활동보다는 시민들을 만나는 현장 행사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피고인 3은 이를 통해 자신을 유권자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3) 전통시장 방문, 지역기업 탐방, ○○경제투어 행사의 진행방식은 시민들을 만나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정도에 그쳤고, 전통시장 방문의 경우 피고인 3을 비롯한 회원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하여 포럼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상품권을 이용하여 물품을 구매하고 피고인 3이 시장 상인들과 인사하면서 재래시장 활성화를 약속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 밖에 이 사건 포럼의 정관상 설립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농촌 일손돕기, 사랑의 헌혈운동 및 대학생 등과의 토론회를 비롯하여 이 사건 포럼의 활동으로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사가 거의 전부였다.
4) 이 사건 포럼의 정관은, ○○지역경제와 관련된 현안과 이슈를 발굴하고 주요한 현안에 관하여 각계 전문가 및 시민들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포럼의 설립목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주요 사업으로 ○○시 경제 관련 연구포럼 및 세미나 개최, ○○시 경제발전에 관한 주요의제 발굴, 지역경제 관련 연구 및 결과물에 대한 연구자료 발간, ○○ 경제발전을 위한 각종 정책 제안 등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포럼의 행사는 그 개최 이후 정관에서 정한 설립목적에 따른 경제발전에 관한 연구자료 발간, 정책 제안 등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일회성으로 끝났다.
5) 이 사건 포럼 관련자들은 이 사건 포럼의 행사가 형식적인 것에 그쳤다고 진술하기도 하였고, ○○경제투어에 참석하여 피고인 3과 동행한 적이 있는 참가자는 “피고인 3이 시민들을 만나 자기소개를 하였고, 이름은 경제투어이나 실상은 피고인 3이 시장 출마를 앞두고 얼굴 알리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6) 이 사건 포럼의 활동은 피고인 3 개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① 이 사건 포럼의 행사참여 방법은 행사마다 회원들에게 연락을 취하여 참석 요청에 응한 회원들이 번갈아가며 참석하는 방식이었는데, 회원 중에는 피고인 3만 모든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였으며, 이 사건 포럼의 주요 관계자 및 활동원들은 피고인 3을 따라다니며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② 이 사건 포럼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피고인 3의 활동과 그 결과물이 중심에 놓여 있었다. 또한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1이 운영한 페이스북, 블로그에도 피고인 3의 포럼 행사에서의 활동을 위주로 한 글과 사진, 동영상 등이 게시되어 있었고, 2014년 1월경 피고인 3의 출마 선언 이후에는 피고인 5가 운영한 ‘피고인 3의 아름다운 이야기’ 페이스북에 피고인 3의 출마 기자회견 동영상과 그 공약사항에 관한 글, 사진들이 게재되었다.
(자) 피고인 3이 ○○광역시장 출마선언을 하기 약 2개월 전인 2013. 11. 14. 출판기념회가 개최되었다. 포럼의 주요 구성원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4, 피고인 5가 아래와 같이 출판기념회 업무를 분담하였고, 피고인들은 이 사건 포럼을 통해 이를 전적으로 준비하였다.
1) 피고인 4는 참석자 명단과 행사장 무료 셔틀버스 안내 자료를 준비하고, 공소외 10, 공소외 11, 공소외 12 등에게 출판기념회 참석자 명단 서식을 첨부하여 ‘내년 ○○광역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피고인 3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으며, 피고인 2, 피고인 1 등은 초청장 제작 및 발송업무를 도왔다.
2) 출판기념회 초청장 봉투에는 발신자의 주소 및 문의처로 ‘○○▽▽▽▽▽▽포럼’, 초대자로 ‘○○▽▽▽▽▽▽포럼 고문 피고인 3’이 인쇄되었고, 출판기념회의 행사장에 설치된 현수막에는 피고인 3의 사진과 함께 “살고 싶은 ○○을 꿈꾼다, 경청 피고인 3 출판기념회”라고 기재되었다.
3) 피고인 4가 전체적 행사준비를 하는 한편, 피고인 2는 내빈맞이, 피고인 5는 도서 판매, 피고인 1은 행사진행 업무를 맡아 하였다. 출판기념회에서 역할 분담을 맡은 이 사건 포럼 회원 및 직원은 20명 정도였으며, 이와 관련한 포럼 부장단의 구체적 업무 분담에 관한 내용을 기재한 문건도 존재한다.
4) 출판기념회 행사 비용 중 초청장 발송대금은 피고인 4가, 행사장 이용대금은 피고인 1이 각 지급하였다.
5) 출판기념회 행사장 좌석 수가 1,100석인데 반하여 출판기념회 초청장은 16,990매가 발송되었고, 초청장 발송대상 중 피고인 3의 지인은 4,000명 정도였으며, ○○시청 공무원 4,000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차) 피고인 3이 ○○광역시장 선거캠프를 구성한 후의 이 사건 포럼 활동은 다음과 같다.
1) 2014년 초 피고인 3의 선거캠프가 구성되면서, 이 사건 포럼의 주요 구성원들 대부분이 선거캠프로 이동하였다. 그 후 이 사건 포럼의 활동은 급속히 쇠퇴하였고, 2015년 1월경에는 해산을 결정하기에 이르렀으며, 포럼 이사장 공소외 13은 주요 회원들 상당수가 피고인 3의 선거캠프로 옮겨갔고, 이들이 선거캠프로 옮겨간 이후인 2014년부터는 포럼의 공식적인 활동은 없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2) 한편 피고인 5는 친구와 사이에 이 사건 포럼이 피고인 3 선거사무소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2)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포럼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는지와 이 사건 포럼을 통한 피고인들의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본다.
(가)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포럼은 설립 자체가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고, 피고인 3을 중심으로 그와 가까운 사람들이 주요 직책을 맡아 구성되었으며, 회원 등 그 내부 구성원들의 상당수도 이 사건 포럼이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선거를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나) 이 사건 포럼의 관계자들이 주축이 되어 2014년 6월 ○○광역시장 선거를 성공적으로 견인하기 위한 구체적 활동 계획이 그 설립 무렵부터 수립되었고, 그 계획에는 준비기 동안에는 이 사건 포럼의 기반을 구축하고, 도약기에는 이 사건 포럼의 고유활동을 활성화하며,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의 성장기에는 공식 출마 선언, 공약 제작 및 관련 활동 활성화, 포럼활동 참여 등을 하고, 선거 직전인 2014년 3월부터 ○○광역시장 선거 무렵인 2014년 6월까지의 집중기에는 세부 조직 활동을 통한 지지기반 확립 및 집중 선거운동을 하는 등 ○○광역시장 선거일 무렵까지 피고인 3의 당선을 위한 활동 계획이 치밀하게 담겨져 있었다.
(다) 위와 같은 이 사건 포럼의 설립 경위, 행사의 기획 의도, 활동 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포럼은 ○○광역시장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외부적 활동을 통해 피고인 3으로 하여금 선거인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계속적·체계적이고 다양한 기회를 계획적·능동적으로 마련하여 위 피고인의 당선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를 주최·진행하는 것을 실질적인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인 3이 이 사건 포럼을 설립하여 활동할 무렵에는 이미 위 피고인은 그 신분, 접촉대상, 언행 등에 비추어 ○○광역시장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포럼의 기획에 따라 실제로 실행된 행사들은 통상적·일상적인 사회적, 정치적 활동의 범주를 넘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위 피고인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제고시키고 나아가 선거인과의 직접적인 접촉 등 외부적 활동을 통하여 그 지지세력의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인 3의 출판기념회 역시 이 사건 포럼의 목적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이 사건 포럼의 상근직원인 피고인 1 등이 사전 준비, 참석자 초청, 당일 행사 진행까지 도맡아 관리하고 회원들을 행사에 동원하는 한편 행사 비용까지 부담하였고, ○○시청 공무원들을 비롯한 다수의 선거인들에게 대량의 초청장이 발송되었으며, 일부 참석자들에 대한 초청장 발송 전자우편에는 피고인 3의 ○○광역시장 출마 예정 사실이 직접 언급되기도 하였음에 비추어 볼 때, 위 출판기념회는 ○○광역시장 선거를 앞두고 피고인 3의 인지도와 우호적 이미지를 제고하여 그 당선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의 행사로 보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사건 포럼의 활동 중 회원들에게 무상으로 상품권을 제공하여 회원들로 하여금 물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전통시장 방문 행사나 이 사건 포럼을 통해 준비되고 포럼 관계자들이 그 비용을 부담한 출판기념회의 경우 포럼을 통하여 모금된 자금이 그 고유 목적인 경제정책 개발·연구활동이 아니라 사실상 그 인적 조직과 함께 피고인 3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외부적인 활동에 사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라) 피고인 3의 선거캠프가 구성되면서 이 사건 포럼의 주요 구성원들이 선거캠프로 옮겨감으로써 이 사건 포럼의 활동이 급격히 쇠퇴하였고, 일부 구성원은 이 사건 포럼과 피고인 3의 선거캠프가 연장선상에 있다는 취지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였던 사정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포럼은 그 정관상의 목적인 경제정책 개발활동이나,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을 정도로서의 통상적인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라거나 또는 순수한 내부적 선거준비행위 차원의 단체라고 보기 어렵고, 인적·물적 조직을 바탕으로 경제정책 개발이라는 명목을 표방한 채 포럼의 활동을 빙자하여 피고인 3으로 하여금 불특정 또는 다수의 선거인과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제반 행사를 개최할 계획을 수립하는 등 그의 ○○광역시장 선거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 즉 선거운동을 할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유사기관으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인들의 계획과 의도에 따라 이 사건 포럼이 실제로 주최·진행한 장기간에 걸친 일련의 활동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이 사건 포럼 내부에서 이루어지거나 그 고유 목적에 따라 실행된 행위가 아니라 사전에 수립된 치밀한 계획 아래 선거인인 ○○시민들을 상대로 능동적으로 이루어진 외부적 행위로서, 객관적으로 ○○광역시장 선거에 있어서 피고인 3의 당선을 위한다는 목적의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포럼을 통한 각 활동은 사회통념에 비추어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 3의 출마계획을 알리거나 선거에서의 지지를 부탁하는 등의 명시적인 언행이 없었다 하더라도 달리 보아서는 아니 된다.
바. 나아가 다수의견이 밝힌 새로운 선거운동의 개념에 의하더라도 그 결론을 달리하지 아니한다고 보인다.
(1) 다수의견에 의하더라도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특정한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거나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으면 선거운동으로 인정할 수 있음은 앞에서 본 것과 같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적어도 이 사건 포럼에 가입한 다수의 회원들의 경우 이 사건 포럼이 ○○광역시장 선거에서의 피고인 3의 당선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을 할 목적으로 설립된 다음 그에 따른 활동을 하였음을 명백히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포럼의 회원들 역시 선거인임이 명백한 이상, 위 피고인의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2) 한편으로 유사기관설치행위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적법한 선거사무소 등과 유사한 활동과 기능을 하는 기관을 설치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실제로 선거운동을 실행할 것을 요건으로 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수의견에 의하면, 어떠한 행위를 한 시기가 선거일에 가깝다면 명시적인 표현 없이도 그 특정 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있다고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사건 포럼의 설립 직후에 선거기획 전문가와 이 사건 포럼의 관계자 등이 작성한 앞에서 본 문건들의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포럼의 관계자들이 그 활동 초기에 이미 선거일 직전인 2014년 6월까지도 집중적인 선거운동을 할 것을 계획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포럼이 실제로 선거일 직전까지 그 계획에 따른 활동을 하였는지 여부를 떠나, 위와 같이 이 사건 포럼의 관계자들이 피고인 3을 위하여 선거일 직전까지의 선거운동을 예정하고 있었고 이 사건 포럼의 인적 조직이 선거일 무렵에 이르러 사실상 위 피고인의 선거운동기구로 전환된 이상, 그 계획한 행위들은 다수의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포럼을 활용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여 결국 이 사건 포럼은 선거운동의 목적으로 설립된 유사기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유사기관설치 부분에 관한 다수의견은 이러한 이유에서도 찬성하기 어렵다.
사. 정치인들이 인적·물적 조직을 갖춘 이른바 ‘싱크탱크’ 등을 활용하여 정책개발을 하는 등 내부적 지원을 받거나 정치인이자 잠재적인 공직후보자로서 일상적인 사회활동이나 통상적인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반대의견이 그러한 정치인으로서의 일상적인 행위까지 위법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거듭 밝히거니와 대법원의 기존 해석에 의하더라도 정치인의 통상적인 정치활동이 전면적으로 제한되지 아니하며, 정치인이 사회단체 등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자신을 알리고 구성원들과 교류하는 과정을 통하여 우호적·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되고, 인지도의 제고는 선거운동 외의 방법으로도 가능한 것이어서 인지도를 제고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활동이나 인지도 제고 행위라 하더라도 그 행위의 시기, 장소,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았을 때 선거운동의 요건을 충족시킨다면 그 행위는 선거운동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하며, 유사기관의 전제가 되는 선거운동의 목적 유무를 판단하는 때에도 선거를 염두에 두고 선거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방편으로 진정한 의도를 감춘 채 평범한 사회단체로서의 목적을 표방하여 설립된 후에 실질적으로는 특정 정치인의 당선을 위한 조직이나 기관으로 활용하는 것을 방임하게 된다면 오랜 시간 동안 어렵게 정착시킨 공명선거의 풍토를 허물게 될 수 있으므로, 표면적·대외적으로 표방하는 목적이나 명분, 활동 외에도 그 배후의 실제 구성 목적과 구체적인 활동 내역 등 그 실질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음이 마땅하다.
이 사건의 경우 정치인이 적법하게 설립·운영되는 사회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그 부수적 효과로서 인지도 상승과 이미지 향상이라는 이익을 누리는 정도를 넘어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당선을 도모하기 위한 외부적인 활동을 실질적인 목적으로 하는 선거사무소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관을 선거운동기간 전에 설치·운영하면서 실제로 그러한 활동을 통해 선거인들의 지지를 조직화해내기 위한 시도를 하다가 선거일에 가까운 시점에 사실상 선거사무소 체제로 전환하였음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증명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대법원의 기존 해석을 기초로 이 사건 포럼이 공직선거법상 설치·운영이 금지되는 유사기관에 해당한다는 전제 아래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가 이 사건 포럼을 설립함으로써 유사기관설치 등 금지규정을 위반하는 한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의 행위가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아. 그러므로 위 피고인들의 유사기관설치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 및 이를 전제로 한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에 대한 상고는 모두 기각되어야 한다.
이상의 이유로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취지를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주심)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 헌법 제1조, 제12조 제1항, 제24조, 제25조, 제37조 제2항, 제40조, 제41조, 제66조, 제67조, 제116조 제1항, 제117조, 제118조, 형법 제1조 제1항, 구 공직선거법(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33조 제1항 제2호, 제3항 제2호, 제58조, 제59조, 제60조의2, 제60조의3, 제61조, 제86조 제2항, 제5항, 제6항, 제89조, 제90조 제1항, 제93조 제1항, 제2항, 제103조 제5항, 제108조 제2항, 제111조 제1항, 제114조, 제254조 제2항, 제255조 제1항 제13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두우 담당변호사 정진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4. 10. 10. 선고 2014노169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2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는 2011. 6. 28.부터 2012. 5. 18.까지 피고인 2 운영의 환전소에서, 일본에서 일화(日貨)를 반입한 성명불상자로부터 일화를 받고 외환은행 소공동지점에서 은행매입환율로 환전한 다음 일정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일본 내 송금인이 의뢰한 계좌에 이체하는 방법으로 총 28,262회에 걸쳐 일본에서 반입한 일화를 환전한 돈 합계 70,396,261,105원을 국내 수령인들의 계좌에 이체함으로써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과 일본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 등 외국환업무를 영위하였다.”라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2와 일본에 있는 송금업체 사이에 외환당국의 관여 없이 외국환의 지급, 추심 및 수령을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 2가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일화를 원화로 환전한 후 국내 수령인들의 계좌로 이체해 준 행위만으로는 외국환거래법 제8조 제1항 본문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고, 나아가 피고인 2의 위 행위는 등록한 환전업자의 환전업무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외국통화의 매입’이라는 환전업무의 범위를 넘어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 추심 및 수령에 관한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영위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외국환거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7조 제1항 제5호는 외국환업무를 하는 데에 충분한 자본·시설 및 전문인력을 갖추어 미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외국환업무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외국환업무’에는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수령[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 및 그 업무에 딸린 업무[위 같은 호 (마)목,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6조 제4호]가 포함된다. 따라서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는 외국환업무에 포함된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10912 판결 등 참조).
한편 외국환업무 중 외국통화의 매입·매도 등 ‘환전업무’만을 업으로 하려는 자는 위 외국환업무에 필요한 등록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으로서 환전업무를 하는 데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 미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하면 충분한데(법 제8조 제3항), 환전영업자의 주요 업무는 거주자 또는 비거주자로부터 내국지급수단을 대가로 외국통화를 매입하는 업무이고, 특수한 경우에 한하여 재환전을 위하여 외국통화를 매각하는 업무도 가능하다.
(2) 법 제8조 제1항 본문 위반에 의한 미등록 외국환업무로 인한 외국환거래법위반죄는 적법하게 등록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수령 업무를 영위하거나, 그 업무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데, 피고인이 등록된 환전영업자로서의 업무만을 수행하였을 뿐이라면서 외국환업무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도76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객관적으로 드러난 피고인의 구체적 업무태양과 통상적인 환전영업자의 업무태양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환치기 범행의 일반적인 수법과의 각 비교, 피고인와 관련된 주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피고인의 영업행위를 객관적으로 과연 환전영업자의 정상적인 업무 범위 내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 아니면 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외국환을 지급·수령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행위의 일환으로 볼 것인지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범의가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 2는 등록한 환전영업자로서, 자신이 운영한 환전소에서 성명불상자들로부터 한 번에 1천만 내지 2천만 엔의 일화를 건네받아 사무실 인근에 있는 외환은행 소공동지점에 가서 환전영업자에 대한 우대환율을 적용받아 원화로 환전한 다음 일정 수수료(은행에 매도한 우대환율 적용 금액과 환전소 매입환율 적용 금액의 차액)를 공제한 금액을 위 성명불상자가 송금리스트에 적어온 송금받을 사람의 이름과 계좌번호에 따라 인터넷뱅킹에 의해 여러 명의 국내 수령인들의 계좌에 분산하여 이체를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였다.
(나) 피고인 2는 약 10개월 남짓의 기간 동안 약 703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환전·이체해주었는데, 위 기간 동안 피고인 2에게 일화를 건넨 성명불상자들은 총 5~6명에 불과한 소수로서, 이들은 주기적·반복적으로 송금리스트를 가지고 피고인 2의 환전소를 방문하여 일화의 환전 및 이체를 요청하였다.
(다) 환전영업자는 고객으로부터 외국환매각신청서를 제출받아 주민등록증, 여권 등에 의하여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환전장부에 매각자의 인적 사항 등을 기록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2는 외국환매각신청서를 전혀 제출받지 않은 채 환전장부에 환전을 요청한 사람의 이름과 여권번호 등을 기재하는 대신 위 송금리스트에 있는 송금받는 사람의 이름을 기재하였다.
(라) 관계 법령상 환전영업자는 동일자·동일인 기준으로 미화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국통화를 매입한 경우에는 외국환매각신청서 사본을 매월 국세청장 및 관세청장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동일자·동일인 기준으로 미화 2만 달러를 초과하여 외국통화를 매입하는 경우에는 신고·허가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2천만 원 이상의 현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2는 매번 위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외국통화를 취급하면서도 이러한 의무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마) 피고인 2는 일본에서 약 10여 년간 생활하면서 그곳에서 공동피고인 1(이하 ‘피고인 1’이라 한다)을 알게 되었고, 피고인 1이 서울 중구 (주소 생략)○○○빌딩 508호에서 ‘△△환전’을 운영하면서 일본 송금업체와 연계하여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함으로써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단속되어 폐업을 하게 되자, 그 직후 위 사무실을 이어받아 그곳에서 환전업 등록을 하고 환전영업을 시작하였으며, 수개월 단위로 남편, 피고인 2 본인, 남편의 친구 명의 등으로 영업자 명의를 변경하면서 영업을 지속하였다.
(바) 피고인 2가 고객으로부터 일화와 송금리스트를 받고 은행에 가서 환전한 후 계좌이체하는 영업방식은 피고인 1이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한 업무형태와 전적으로 동일하였고, 피고인 2가 환전한 원화를 인터넷뱅킹으로 이체해준 대상 계좌들 중 상당수는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일본 송금업체와 연계하여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할 당시 송금리스트에 의해 송금을 받았던 계좌들과 중복되는 계좌들이었으며, 피고인 2가 동일한 계좌에 송금을 반복한 횟수는 각 수십 회에 이르렀다.
(사) 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의 재일교포들 가운데에서는 외국환은행이나 기타 금융기관을 통하여 적법한 외환거래를 하는 대신에 송금수수료 절감 또는 각종 규제 회피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재일교포들이 운영하는 송금업체들을 통하여 보따리상이 직접 일화 현금을 한국으로 운반하여 이를 환전상을 통하여 환전한 후 원하는 계좌로 이체하는 이른바 ‘환치기’에 의하여 일화를 한국으로 송금하는 관행이 일부 존재해왔다. 피고인 1은 일본에서 위와 같은 송금업체를 직접 운영하기도 하였고 한국에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과 같이 일화의 환전 및 원화의 계좌이체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일본과 한국 간의 지급·수령 등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하기도 하였다. 피고인 1은 수사기관 또는 법정에서, 피고인 2와 그 남편 공소외인이 일본에서 오랜 기간 동안 생활하면서 위와 같은 불법적 송금방법을 직접 이용하여 한국으로 송금하기도 하는 등 환치기 관행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고, 일부 송금업자들과는 직접적인 친분도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아) 피고인 1은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은 환치기 영업과 관련하여 일본 측 송금업자들이 한국의 환전업자에게 거액의 일화를 맡기면서 환전을 요청할 때에는 그 일화의 분실, 도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사전에 서로 약속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자) 한편 일반적인 환전영업자의 업무형태는 주로 외국의 관광객 등 고객이 국내 체류 기간 동안 사용할 돈을 환전하기 위하여 외국환 현금을 소지하여 환전소를 방문하면 환전영업자가 환전소별로 고시한 환율에 의하여 외국환을 매입하면서 평소에 보유하고 있는 원화 현금을 고객에게 내어주는 방식이다. 이때 환전영업자는 주기적으로 지정거래외국환은행에 가서 자신이 매입한 외국환을 매입한 가격보다 높은 환전영업자 우대환율에 따른 가격에 매도함으로써 그 차액을 수익으로 취득하게 된다.
(4)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피고인 2가 업무를 영위한 구체적인 태양, 즉 관계 법령상 감독청에 대한 통보·보고 대상에 해당하는 거액의 외국환 현금을 소수의 특정 고객들로부터 주기적·반복적으로 교부받으면서 외국환매각신청서를 제출받지도 않고 고객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외국환을 피고인 2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환전하여 건네주는 대신 매번 외국환은행에 가서 환전한 후 고객이 가져온 송금리스트에 기재된 대로 다수 수령인들의 계좌로 분산하여 이체하며, 환전장부에는 고객의 인적 사항이 아니라 송금받는 사람의 이름을 기재하는 방식 등은 통상적인 환전영업자의 영업형태에 비하여 매우 이례적인 방식에 해당하고, 나아가 피고인 2의 일본에서의 거주·생활 이력, 피고인 1과의 관계, 피고인 1의 영업방식과의 동일성 및 피고인 1의 진술에 나타난 피고인 2와 일본 송금업자와의 관련성, 피고인 1이 일본 송금업자로부터 의뢰받고 국내 수령인들에게 이체해준 계좌와 피고인 2가 고객의 요청대로 이체해준 계좌가 상당수 중복됨으로써 피고인 2의 행위가 일본에서 대한민국으로의 송금에 이용된 것이 확인되는 점 등 여러 가지 정황까지 보태어 보면, 피고인 2의 위와 같은 업무는 객관적으로 환전영업자의 ‘외국통화 매입’이라는 환전업무의 일환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고, 대한민국과 일본 간의 지급 및 수령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에 해당하는 외국환업무를 영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며, 이러한 외국환업무의 영위에 대한 피고인 2의 범의도 위와 같은 간접사실들에 의하여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의 행위가 환전업무의 범위를 넘어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 추심 및 수령에 관한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영위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외국환거래법상 외국환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며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이기택 |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 (마)목, 제8조 제1항, 제3항, 제27조 제1항 제5호,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6조 제4호,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씨엠 외 7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4. 22. 선고 2015노306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대하여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8조 제1항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제1호)’ 및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한 문서 등을 사용하여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제2호)’ 등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는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의미하고, ‘중요사항’은 해당 법인의 재산·경영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증권 등의 공정거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의미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933 판결 등 참조).
중요사항에 관하여 허위 또는 부실 표시된 재무제표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오해를 유발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기회로 삼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문서의 사용행위’에 포함된다. 한편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의 문언 해석상 일단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하게 함으로써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한 문서를 사용한 이상 이로써 바로 위 조항 위반죄가 성립하고, 문서의 사용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하거나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을 필요는 없다. 따라서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한 문서의 사용행위와 타인의 오해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위 조항 위반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3도6759 판결,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도969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가) ①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알사(ALSA) 관련 허위매출을 공소외 1 회사의 재무제표에 기재한 것에서 나아가, 이 사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위와 같은 허위매출이 기재된 재무제표를 포함한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등을 제출, 공시한 것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와 관련성이 있고, ② 공소외 1 회사는 알사 관련 허위매출을 제외하면 2009년 누적 매출액이 30억 원에 미달하여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라 2010년에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주식의 매매거래가 정지될 우려가 있었으므로, 관리종목의 지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공소외 1 회사의 2009년 매출액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 즉 ‘중요사항’에 해당하며, ③ 이 사건 유상증자를 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허위매출이 기재된 재무제표를 포함한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등을 제출, 공시한 것은 위 문서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서, ‘부정한 수단’ 또는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한 문서’를 사용한 행위에 해당하고, ④ 나아가 피고인 1은 이 사건 유상증자 당시 알사 관련 거래가 허위 거래임을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1에게 이 사건 유상증자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이나 거짓으로 기재한 문서를 사용하여 공소외 1 회사로 하여금 유상증자대금을 납입받도록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목적 내지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나) 이를 다투는 피고인 1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원심 판시 관련 법리와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에서 정한 객관적 구성요건 및 주관적 구성요건, 죄형법정주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판결이유가 모순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에 대하여
(1)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아니하므로, 회사 소유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자금 조달을 위하여 담보로 제공하는 등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그리고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은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도8851 판결 등 참조).
또한 대표이사가 회사 소유의 금원을 불법영득의사에 기하여 자신의 개인 용도로 임의 소비하면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하며, 이 경우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가수금채권이나 개인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1988. 7. 26. 선고 88도936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도962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이 대표이사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2 기재와 같이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을 단기대여금, 선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하여 사적 용도로 처분한 이상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고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 1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와 영득행위, 무죄추정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1)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며,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사람이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며, 이와 같은 공모에 대하여는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도1164 판결,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도432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는 공소외 2, 공소외 3 및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등과 순차적, 암묵적으로 의사가 상통하여 공소외 1 회사 주식 및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 한다) 주식에 대한 각 시세조종을 공모한 후 이 사건 각 시세조종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 2의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1) 항소법원은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항소이유를 그 심판의 대상으로 하며,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 제2항). 따라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 하더라도 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8488 판결 등 참조).
상고심은 항소법원 판결에 대한 사후심이므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은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들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항 이외의 사유에 대하여는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6도2104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 및 변호인은 법정기간 내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 공모관계에 관한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만을 주장하고, 항소이유로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을 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인 2의 변호인이 원심 변론종결 후에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이 포함된 2016. 4. 20.자 참고서면을 제출하였으나, 원심은 이를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3) 따라서 피고인 2가 상고이유로 내세우는 원심판결에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아닌 사유에 관한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도11233 판결 참조). 그리고 원심이 항소이유에 포함되지 아니한 추징에 관한 위 주장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 및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3점에 대하여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3이 공소외 2, 공소외 3 및 피고인 2, 피고인 4, 피고인 5 등과 순차적, 암묵적으로 의사가 상통하여 공소외 1 회사 주식 및 공소외 4 회사 주식에 대한 각 시세조종을 공모한 후, 공소외 1 회사 주식 매매 및 공소외 4 회사 주식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또는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3, 4, 5(각 가지번호 포함) 기재와 같이 통정·가장매매, 고가매수 주문 등 시세조종성 주문을 하여 이 사건 각 시세조종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 3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2)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항과 제2항에서 정한 시세조종행위로서 통정매매 및 고가매수 주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1)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단서 및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은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이익을 말하며,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인 경우에 부정거래행위로 얻은 이익은 그 부정거래행위와 관련된 유가증권거래의 총 매도금액에서 총 매수금액 및 그 거래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순 매매이익을 의미하며, 그와 같은 이익을 산정할 때에는 불공정거래행위 개시 후 종료 시점까지의 구체적 거래로 인한 이익 및 불공정거래행위 종료 시점 당시 보유 중이던 불공정거래 대상 주식의 평가이익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3782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4446 판결 등 참조).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443조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의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 한편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의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 그 범행으로 얻은 이익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 전체가 취득한 이익을 말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① 피고인 3, 피고인 2, 피고인 4, 피고인 5 및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은 공소외 1 회사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행위(2009. 7. 23.부터 2010. 2. 12.까지)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② 피고인 3, 피고인 2, 피고인 4 및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은 공소외 4 회사 주식에 대한 1차 시세조종행위(2010. 3. 16.부터 2010. 4. 26.까지)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③ 피고인 3, 피고인 2, 피고인 4 및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은 공소외 4 회사 주식에 대한 2차 시세조종행위(2010. 7. 2.부터 2010. 9. 3.까지)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판시 각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하였다.
(3)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본시장법 제176조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4.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채증법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사실인정 및 이에 기초한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4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5.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5가 공소외 2와 수익배분약정을 맺고, 공소외 2, 공소외 3 및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등과 공모하여 공소외 1 회사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다투는 피고인 5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부당이득액 산정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시세조종이 시작되기 전에 유상증자 참여로 취득한 주식을 매각하여 얻은 이익이라 하더라도 시세조종 기간 동안의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은 부당이득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제1심이 시세조종 기간이 시작될 때의 주가를 그 매수금액으로 보아 부당이득을 산정함이 옳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 5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2) 피고인 5, 피고인 3, 피고인 2, 피고인 4 및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은 공소외 1 회사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행위(2009. 7. 23.부터 2010. 2. 12.까지)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판시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대하여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3. 나.항에서 살펴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본시장법 제176조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다. 추징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5 및 변호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을 하지 아니하였고, 원심도 이를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5의 추징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위 2. 나.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아닌 사유에 관한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2항 / [2]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2호,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2항 / [3]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3조 제1항, 제2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5. 4. 7. 선고 2014노197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4. 3. 18. 법률 제124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는 ‘향정신성의약품이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 정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지 여부 및 그 범위, 안전성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정도에 따라 이를 (가)목부터 (라)목까지 네 종류로 구분하여 정의 규정을 두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 중 법 제2조 제3호 (가)목[이하 이 조항의 각 목을 구분하여 지칭할 때는 ‘(가)목’, ‘(나)목’ 등으로 약칭한다]의 향정신성의약품은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심하고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며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 또는 이를 함유하는 물질’을 말하며, 의료용으로 쓰이고 있는 물질로서 그 오남용의 우려 및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의 경중에 따라 단계적으로 구분되는 (나)목 내지 (라)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구별된다. 법 제3조 제5호는 위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이를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하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이라 한다]의 오남용을 우려하여 다른 향정신성의약품과는 달리 이를 소지, 소유, 사용, 관리, 수출입, 제조, 매매, 매매의 알선 또는 수수하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나. 한편 위 법이 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될 때, 종전의 마약류 관리 제도가 신종 마약류로 인한 폐해 발생 시에 이를 마약류로 등록하기 위한 지정 절차가 복잡하고 신체적·정신적 의존성 및 그 오남용의 위해성을 규명하여 이를 마약류로 지정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어 신종 마약류가 이미 유통이 확산된 다음에 단속 근거가 마련되는 문제점이 있으므로, 마약류 대용으로서 그 오남용으로 인한 보건상 위해가 우려되는 물질에 대하여는 그 정신적·신체적 의존성 등이 규명되기 이전이라도 이를 신속히 차단하여 국민 보건상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가 신설되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한 의약품 및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아니면서 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제·제품 등 중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하여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물질 등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는데, 이때는 임시마약,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임시대마로 구분하여 지정하여야 하고 지정사유와 효력 기간 등을 공고하여야 한다(법 제5조의2 제1항, 제2항).
그리고 임시마약류로 지정되면 누구든지 이를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수입·수출·제조·조제·투약·매매·매매의 알선·수수 또는 제공하거나, 이를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가 금지되고(법 제5조의2 제4항), 나아가 그 취급 및 처분 등에 관하여는 마약류에 대한 규정 중 일반 행위 금지규정인 제3조가 준용되며,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수입·판매·사용 등에 대한 금지·제한, 출입·검사·수거 및 압류 등의 처분 권한을 정한 제5조 제3항, 제41조 및 제47조가 준용된다(같은 조 제5항).
다. 그런데 법은 향정신성의약품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규정에 위반한 행위에 대한 처벌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달리 규정하고 있다.
우선,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하여는 법 제2조 제3호 각 목에 정한 물질 등의 종류와 행위 유형에 따라 처벌규정을 따로 두고 있고 각각의 법정형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중 수출입 금지에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가)목 및 (나)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하는 행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법 제58조 제1항 제3호, 제6호, 제3조 제5호, 제4조 제1항), (다)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하는 행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법 제59조 제1항 제10호, 제4조 제1항), 그리고 (라)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하는 행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법 제60조 제1항 제3호, 제4조 제1항) 각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하여는, 법 제58조 제1항 제7호에서 미성년자에게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수수·조제·투약·제공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법 제5조의2 제4항 등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대신 법 제58조 제1항 제1호에서, 법 제5조의2 제5항에 의하여 마약 등에 관한 일반적 금지규정인 제3조를 임시마약류의 취급 및 처분 등에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규정하여, 제3조가 준용되는 범위 내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벌칙 규정이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등에도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법 제3조는 제5호에서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소지·소유·수출입 등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나)목 이하의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해서는 따로 규정한 것이 없다. 그 결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규정을 위반하게 되면 향정신성의약품 중 중독성 등이 가장 강해서 그중 엄하게 처벌되는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규정 위반행위에 관한 처벌규정을 준용하여 처벌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라. 한편 법 제5조의2 제1항 단서는 약사법 제31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한 의약품은 임시마약류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은 그 성질상 의료용으로 쓰이는 물질 등에는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그렇게 쓰일 수 있는지 여부가 규명되지 아니한 것이니 그에 대하여 향정신성의약품과 같이 법 제2조 제3호의 각 목을 특정하여 지정할 경우에는 (가)목 이외에는 지정 대상이 될 수가 없다.
그러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이라고 하여 모두 향정신성의약품 중 가장 중독성과 위해성이 강한 위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것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소유·수출입하는 등 금지행위를 한 데 대한 처벌은 모두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처벌규정을 준용하는 것은,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상의 일반원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어떤 법률 규정을 문면 그대로 적용하면 위헌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경우에 그 적용요건이나 효력범위를 제한하여 해석함으로써 헌법의 규범 질서에 합치되도록 할 수 있다면,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을 택하여야 하며, 이에 의하여 위헌적인 결과가 될 해석은 배제하면서 합헌적이고 긍정적인 면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일반원리이기도 하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7488 판결 등 참조).
마. 뿐만 아니라, 법령의 어느 조항이 특정 사항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다른 조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할 때 그 ‘준용’한다는 취지는, 특정 사항에 관한 다른 조항을 기계적으로 그대로 적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규율의 내용과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그 다른 조항을 적용한다는 의미로 새겨야 할 것이다. 특히 그 준용 규정이 형벌법규와 관련된 경우 그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며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도4158 판결, 대법원 2006. 10. 19. 선고 2004도777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처벌규정은,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 등 행위에 관한 법 제58조 제1항 제7호에서는 처벌 대상인 행위의 객체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직접 규정한 반면, 그 밖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제5조의2 제5항에 의하여 제3조가 준용되는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규정을 해석할 때에는 이러한 문언의 차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위에서 본 것처럼 임시마약류 중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물질 등은 의약품이 아니어야 하므로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는 (가)목에 준하는 것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은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는 물질로서 아직 신체적·정신적 의존성 및 그 오남용의 위해성이 확실하게 규명되지 아니한 것이어서, 향정신성의약품 중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며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고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는 위해성 내지는 그 확실성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하여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규정을 준용할 때에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야 한다.
바. 이상과 같은 관련 법령의 규정 체계 및 법리와 아울러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의 취지, 임시향정신성의약품과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의 실질적인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하여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여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일반 행위를 금지하는 제3조를 준용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공고된 물질을 수입한 자에 대하여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제3조 제5호 위반행위와 마찬가지로 보아 그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제58조 제1항 제3호 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그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이 실질적으로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물질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이라 하여도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고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이 있거나 적어도 그럴 우려가 충분하다는 요건을 갖추어야 법 제58조 제1항 제3호가 적용될 수 있으며, 그 요건에 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법 제5조의2 제1항의 위임에 따라, 2013. 12. 10.자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 제2013-271호 붙임 1. 연번 60번으로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그 공고의 ‘화학물질’란에 열거된 이소부틸 니트리트(isobutyl nitrite) 등 7종에 한한다. 이하 ‘알킬 니트리트’라 한다]를 그 효력기간을 2014. 12. 9.까지로 정하여 임시향정신성의약품[법 제2조 제3호 (가)목]으로 지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 그 지정사유로 ‘구조적·효과적 분류군: 기타’, ‘약리효과: 혈관 확장’, ‘부작용: 다른 혈관확장제와 병용 시 의식상실 등’을 들고 있는 사실, ②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알킬 니트리트의 일종인 이소부틸 니트리트 성분의 흥분제(일명 ‘러쉬’) 3병을 인터넷을 통하여 주문하고 홍콩으로부터 국제등기우편으로 배송받아 밀수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3.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알킬 니트리트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외국의 사례 등에 비추어 알킬 니트리트가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오남용의 우려 및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이 심하다고 보기 어려워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정도의 물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알킬 니트리트를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공고한 것은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인이 알킬 니트리트를 수입한 행위에 대하여 법 제58조 제1항 제3호 위반죄로 공소가 제기된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의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4.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알킬 니트리트가 이 사건 공고에 의하여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수입한 행위에 대하여 법 제58조 제1항 제3호 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물질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이라는 점과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정도의 심각한 오남용의 가능성 및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이 있다거나 적어도 그럴 우려가 충분하다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알킬 니트리트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거나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물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남용의 우려 및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이 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 있으며, 결국 위 요건에 대하여 증명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비록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알킬 니트리트를 수입한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임시향정신성의약품 지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제3조 제5호, 제4조 제1항, 제5조 제3항, 제59조 제1항 제10호, 제60조 제1항 제3호,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4. 3. 18. 법률 제124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2, 제41조, 제47조, 제58조 제1항 제1호, 제3호, 제6호, 제7호, 약사법 제31조 제2항,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윤광훈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6. 5. 12. 선고 2016노29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33조는 제1항과 제3항에서 법원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하는 경우를 규정하면서,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의무적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반면, 제3항에서는 피고인의 연령·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재량으로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한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아도 되고,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고 공판심리를 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되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3조 제3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도1886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제1심법원 제3회 공판기일에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되었고 문맹이므로, 제1심법원은 변호인이 없는 피고인에 대하여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했어야 하는데도 필요적 변호사건임을 간과한 채 변호인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하였는바, 거기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는 모두 무효라고 주장한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제1심법원 재판장은 피고인에 대한 소환장이 송달되지 아니하자 피고인을 구인하기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였고, 피고인은 위 영장이 집행되어 2016. 1. 12. 제1심 제3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였다. 피고인은 한글을 읽거나 쓰는 능력이 낮은 수준이고,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할 때에도 이를 열람하지 못하여 경찰관이 피의자신문조서를 읽어 준 후에 피고인이 간인과 서명날인을 하였다. 제1심법원은 제3회 공판기일에 변호인이 없는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아니한 채로 개정하여 증거조사 등의 심리를 한 뒤 변론을 종결하였고, 그 심리결과에 기초하여 2016. 2. 16.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1심 제3회 공판기일에 출석한 후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형사소송법 제281조 제1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재판장의 허가 없이 퇴정하지 못하였을 뿐이고, 그 외에 강제력에 의해 장소적 이동을 할 수 없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은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에서 정한 “구속된” 피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제1심 제3회 공판기일에 검사가 공소장의 공소사실과 죄명, 적용 법조를 낭독하고 피고인이 이를 모두 인정한다고 진술하여 제1심법원이 간이공판절차에 의해 증거조사를 하였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피고인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재량으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해 줄 필요가 없다고 보아 국선변호인 선정 없이 공판심리를 진행한 제1심법원의 판단과 절차가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제1심에서의 소송행위가 유효함을 전제로 제1심이 조사·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항소이유를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헌법 제12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3항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은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5. 2. 4. 선고 2014노3287, 2014전노35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2014. 7. 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의 점과 아동복지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대하여
가. 피해자 공소외인 관련 주위적 공소사실 부분
원심은, 피고인의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였다거나 피고인의 행위가 폭행행위 자체로서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피해자 공소외인 관련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
1)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동복지법’이라고 한다) 제17조 제4호의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력 등의 학대행위”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성폭행 등의 행위로서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의사·성별·연령, 피해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행위가 피해 아동의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7787 판결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구 아동복지법의 취지와 문언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행위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해자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이나 그 행위의 수단이나 결과가 가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행위가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증거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피고인은 피해자가 재학 중인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이고, 피해자가 야구부를 오가면서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일 뿐이며, 피고인이 피해자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신체적 접촉을 할 정도의 사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야구부 숙소에 데리고 간 다음 출입문을 잠근 상태에서 안마를 해달라고 하여 피해자가 2분간 주먹으로 피고인의 어깨를 두드리게 하였고, 피해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피해자에게 “가슴살 좀 빼야겠다”라고 말하였는데, 이와 같이 피고인이 다른 사람이 없는 폐쇄된 공간에서 피해자에게 안마를 시키고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평가하는 말을 한 것은,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가 그 학교 여학생을 상대로 흔히 할 수 있는 통상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고, 피해자는 경찰 조사 당시 피고인의 “가슴살을 빼야겠다”는 말에 대하여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다) 피고인은 야구부 숙소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피해자를 따라 나와 계단에 서서 피해자를 앞에서 안은 뒤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3회에 걸쳐 뽀뽀를 해달라고 요구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상당한 정도의 신체 접촉이 있었고,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3회에 걸쳐 뽀뽀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행위이며,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의 외모가 성숙해 보이고 여자로 느껴져서 순간적으로 그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라) 피해자가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에 대하여 행위 당시 적극적으로 거부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피해자는 그 나이 등에 비추어 볼 때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고, 피해자가 자신의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4)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인을 상대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는 피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으로서 피해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의 행위가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4호의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력 등의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고사건의 파기 범위 및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하여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인 관련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어 이를 파기하는 이상, 위 피해자 관련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그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을 선고해야 하는 위 피고사건에 관한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한 부분 역시 파기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2014. 7. 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의 점과 아동복지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 |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4호(현행 제17조 제2호 참조), 제71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5. 7. 27. 선고 2015노172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는 ‘향정신성의약품이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 정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지 여부 및 그 범위, 안정성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정도에 따라 이를 (가)목부터 (라)목까지 네 종류로 구분하여 정의 규정을 두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 중 법 제2조 제3호 (가)목[이하 이 조항의 각 목을 구분하여 지칭할 때는 ‘(가)목’, ‘(나)목’ 등으로 약칭한다]의 향정신성의약품은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심하고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며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 또는 이를 함유하는 물질’을 말하며, 의료용으로 쓰이고 있는 물질로서 그 오남용의 우려 및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의 경중에 따라 단계적으로 구분되는 (나)목 내지 (라)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구별된다. 법 제3조 제5호는 위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이를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하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이라 한다]의 오남용을 우려하여 다른 향정신성의약품과는 달리 이를 소지, 소유, 사용, 관리, 수출입, 제조, 매매, 매매의 알선 또는 수수하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나. 한편 위 법이 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될 때, 종전의 마약류 관리 제도가 신종 마약류로 인한 폐해 발생 시에 이를 마약류로 등록하기 위한 지정 절차가 복잡하고 신체적·정신적 의존성 및 그 오남용의 위해성을 규명하여 이를 마약류로 지정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어 신종 마약류가 이미 유통이 확산된 다음에 단속 근거가 마련되는 문제점이 있으므로, 마약류 대용으로서 그 오남용으로 인한 보건상 위해가 우려되는 물질에 대하여는 그 정신적·신체적 의존성 등이 규명되기 이전이라도 이를 신속히 차단하여 국민 보건상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가 신설되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한 의약품 및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아니면서 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제·제품 등 중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하여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물질 등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는데, 이때는 임시마약,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임시대마로 구분하여 지정하여야 하고 지정사유와 지정 기간 등을 공고하여야 한다(법 제5조의2 제1항, 제2항).
그리고 임시마약류로 지정되면 누구든지 이를 재배·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수입·수출·제조·조제·투약·매매·매매의 알선·수수·보관 또는 제공하거나, 이를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가 금지되고(법 제5조의2 제4항), 나아가 그 취급 및 처분 등에 관하여는 마약류에 대한 규정 중 일반 행위 금지규정인 제3조가 준용되며,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수입·판매·사용 등에 대한 금지·제한, 출입·검사·수거 및 압류 등의 처분 권한을 정한 제5조 제3항, 제41조 및 제47조가 준용된다(같은 조 제5항).
다. 그런데 법은 향정신성의약품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규정에 위반한 행위에 대한 처벌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달리 규정하고 있다.
우선,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하여는 법 제2조 제3호 각 목에 정한 물질 등의 종류와 행위 유형에 따라 처벌규정을 따로 두고 있고 각각의 법정형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중 수출입 금지에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가)목 및 (나)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하는 행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법 제58조 제1항 제3호, 제6호, 제3조 제5호, 제4조 제1항), (다)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하는 행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법 제59조 제1항 제10호, 제4조 제1항), 그리고 (라)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하는 행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법 제60조 제1항 제3호, 제4조 제1항) 각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하여는, 법 제58조 제1항 제7호에서 미성년자에게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수수·조제·투약·제공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법 제5조의2 제4항 등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대신 법 제58조 제1항 제1호에서, 법 제5조의2 제5항에 의하여 마약 등에 관한 일반적 금지규정인 제3조를 임시마약류의 취급 및 처분 등에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규정하여, 제3조가 준용되는 범위 내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벌칙 규정이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등에도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법 제3조는 제5호에서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소지·소유·수출입 등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나)목 이하의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해서는 따로 규정한 것이 없다. 그 결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규정을 위반하게 되면 향정신성의약품 중 중독성 등이 가장 강해서 그중 엄하게 처벌되는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규정 위반행위에 관한 처벌규정을 준용하여 처벌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라. 한편 법 제5조의2 제1항 단서는 약사법 제31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한 의약품은 임시마약류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은 그 성질상 의료용으로 쓰이는 물질 등에는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그렇게 쓰일 수 있는지 여부가 규명되지 아니한 것이니 그에 대하여 향정신성의약품과 같이 법 제2조 제3호의 각 목을 특정하여 지정할 경우에는 (가)목 이외에는 지정 대상이 될 수가 없다.
그러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이라고 하여 모두 향정신성의약품 중 가장 중독성과 위해성이 강한 위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것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소유·수출입하는 등 금지행위를 한 데 대한 처벌은 모두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처벌규정을 준용하는 것은,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상의 일반원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어떤 법률 규정을 문면 그대로 적용하면 위헌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경우에 그 적용요건이나 효력범위를 제한하여 해석함으로써 헌법의 규범 질서에 합치되도록 할 수 있다면,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을 택하여야 하며, 이에 의하여 위헌적인 결과가 될 해석은 배제하면서 합헌적이고 긍정적인 면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일반원리이기도 하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7488 판결 등 참조).
마. 뿐만 아니라, 법령의 어느 조항이 특정 사항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다른 조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할 때 그 ‘준용’한다는 취지는, 특정 사항에 관한 다른 조항을 기계적으로 그대로 적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규율의 내용과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그 다른 조항을 적용한다는 의미로 새겨야 할 것이다. 특히 그 준용 규정이 형벌법규와 관련된 경우 그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며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도4158 판결, 대법원 2006. 10. 19. 선고 2004도777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처벌규정은,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 등 행위에 관한 법 제58조 제1항 제7호에서는 처벌 대상인 행위의 객체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직접 규정한 반면, 그 밖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금지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제5조의2 제5항에 의하여 제3조가 준용되는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규정을 해석할 때에는 이러한 문언의 차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위에서 본 것처럼 임시마약류 중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물질 등은 의약품이 아니어야 하므로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는 (가)목에 준하는 것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은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는 물질로서 아직 신체적·정신적 의존성 및 그 오남용의 위해성이 확실하게 규명되지 아니한 것이어서, 향정신성의약품 중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며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고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는 위해성 내지는 그 확실성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하여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규정을 준용할 때에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야 한다.
바. 이상과 같은 관련 법령의 규정 체계 및 법리와 아울러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의 취지, 임시향정신성의약품과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의 실질적인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임시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하여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여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일반 행위를 금지하는 제3조를 준용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공고된 물질을 수입한 자에 대하여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제3조 제5호 위반행위와 마찬가지로 보아 그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제58조 제1항 제3호 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그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이 실질적으로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물질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이라 하여도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고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이 있거나 적어도 그럴 우려가 충분하다는 요건을 갖추어야 법 제58조 제1항 제3호가 적용될 수 있으며, 그 요건에 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법 제5조의2 제1항의 위임에 따라, 2014. 12. 11.자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 제2014-369호 붙임 1. 연번 56번으로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그 공고의 ‘화학물질’란에 열거된 이소부틸 니트리트(isobutyl nitrite) 등 7종에 한한다. 이하 ‘알킬 니트리트’라 한다]를 그 효력기간을 2017. 6. 10.까지로 정하여 임시향정신성의약품[법 제2조 제3호 (가)목]으로 지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 그 지정사유로 ‘구조적·효과적 분류군: 기타’, ‘약리효과: 혈관 확장’, ‘부작용: 다른 혈관확장제와 병용 시 의식상실 등’을 들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알킬 니트리트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알킬 니트리트가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오남용의 우려 및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이 심하다고 보기 어려워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정도의 물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알킬 니트리트를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공고한 것은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인이 알킬 니트리트를 흡입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수입한 행위에 대하여 법 제59조 제1항 제5호, 법 제58조 제1항 제3호 위반죄로 공소가 제기된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의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법 제58조 제1항 제3호 위반죄로 공소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유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4.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알킬 니트리트가 이 사건 공고에 의하여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사용하거나 수입한 행위에 대하여 법 제59조 제1항 제5호, 법 제58조 제1항 제3호 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물질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이라는 점과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는 정도의 심각한 오남용의 가능성 및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이 있다거나 적어도 그럴 우려가 충분하다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알킬 니트리트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의존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거나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물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남용의 우려 및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이 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 있으며, 결국 위 요건에 대하여 증명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비록 원심의 이유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알킬 니트리트를 수입한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임시향정신성의약품 지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제3조 제5호, 제4조 제1항, 제5조 제3항, 제5조의2 제1항, 제2항, 제4항, 제5항, 제41조, 제47조, 제58조 제1항 제1호, 제3호, 제6호, 제7호, 제59조 제1항 제10호, 제60조 제1항 제3호, 약사법 제31조 제2항,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12. 20. 선고 2012노75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5 주식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각 이유무죄 부분 포함) 및 피고인 4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3, 피고인 6 주식회사, 피고인 7 주식회사의 각 상고와 원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 피고인 4의 무자료 거래 및 허위 회계처리를 통한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경법’이라고 한다) 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가.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압수물, 압수조서, 수사보고서,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1997. 10. 17.자 ○○상사 무자료거래내역 업무연락’, ‘1997. 10. 2.자 피고인 6 회사의 중요사항 보고 문건’, ‘친전, 사장님 좌하’ 문구가 기재된 편지봉투 2매 등 압수물과 2010. 10. 21.자 압수조서, 검찰수사관 공소외 2가 원심공동피고인 2의 주거지 압수와 관련하여 작성한 수사보고서,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압수물, 압수목록, 압수조서, 수사보고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공모 여부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의 점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한편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도 있고,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공모자가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역할이나 범죄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하여 그가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이 피고인 5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5 회사’라고 한다)의 섬유제품 무자료 거래나 급여 등 항목의 허위 회계 처리 사실을 보고받는 등의 방법으로 원심공동피고인 2 등의 횡령행위에 관여하였고, 이를 통하여 조성된 부외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하였으므로, 비록 자신이 횡령행위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횡령행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하여 기능적 행위지배를 한 것으로 보아 피고인 1에 대하여 횡령죄의 공동정범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동정범, 직접심리주의, 구두변론주의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는지 여부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서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판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와 같은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60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피해자가 ‘피고인 5 회사 및 피고인 7 회사’로 기재된 부분은 피고인 5 회사의 울산 지역 및 부산 지역 경리직원이 피고인 5 회사와 피고인 7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7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인출된 금전을 구분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피고인 5 회사 본사 경리직원에게 송금하는 방법으로 원심공동피고인 2에게 전달하였고, 원심공동피고인 2와 피고인 1이 이를 개인적 용도에 임의로 소비한 것으로 그 금전이 위 두 회사 중 어느 회사로부터 인출된 자금이었는지를 특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점, 위와 같은 경우 회사별 피해액까지는 특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 등이 자신들 소유의 자금이 아닌 위 두 회사에서 인출된 자금 중 일부를 임의 소비한 것은 분명한 점, 검사가 공소를 제기함에 있어 두 회사 모두를 피해자로 함께 기재하는 것이 부득이하고 범행방법, 범행횟수 및 피해액의 합계가 공소장에 모두 기재되어 있어서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점, 회사별 피해액이 특정되지 않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으로도 피고인 5 회사의 재산상 손해액이나 원심공동피고인 2와 피고인 1이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으로 구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이 적용되고, 피고인 7 회사에 대한 횡령의 경우 이득액이 5억 원 미만에 해당하여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이 적용되므로 두 회사를 피해자로 기재한 부분에 의하여 법률적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일죄, 공소사실의 특정, 증거재판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4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4가 피고인 5 회사 선대 회장 공소외 3 등의 요청에 의하여 피고인 5 회사와의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피고인 5 회사에서 생산된 섬유제품 중 일부에 대한 무자료 거래를 시작하게 된 점, 피고인 4는 횡령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직접 분배받은 사실이 없는 점, 피고인 5 회사와의 거래관계 유지, 법인세 포탈 등은 반사적 이익에 불과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4는 피고인 1 등의 범행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 4에게 피고인 1 등의 횡령범행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횡령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 1, 피고인 4의 무자료 거래를 통한 횡령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① 피고인 1, 원심공동피고인 2 등은, 피고인 5 회사 울산공장 임직원으로 하여금 그곳에서 생산한 스판덱스 등 섬유제품을 세금계산서 발행 없이 무자료로 피고인 5 회사 대리점들에 판매하게 한 후, 피고인 4 등 대리점의 사장들로부터 무자료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전달받아 관리하다가 피고인 1과 가족들의 사적 용도에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판시 금액 상당의 ‘섬유제품’을 빼돌려 무자료로 판매함으로써 횡령하였고, ② 피고인 4는 피고인 1 등이 무자료 거래를 통하여 피고인 5 회사의 ‘섬유제품’을 빼돌리는 것을 알면서도, 무자료 거래로 섬유제품을 공급받고 그러한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그 대금을 현금으로 직접 원심공동피고인 2에게 지급하는 등으로 피고인 1 등의 범행을 방조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피고인 1 등이 섬유제품을 무자료로 거래함으로써 그 ‘섬유제품’을 횡령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에 대한 재산범죄로 그 재물의 소유권 등 본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므로, 어떤 재물을 횡령의 객체로 보느냐에 따라 그 재물이 타인의 소유인지, 위탁관계에 기초한 보관자의 지위가 인정되는지, 피해자가 누구인지, 그 재물에 대한 반환청구가 가능한지 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횡령행위가 여러 단계의 일련의 거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등의 사유로 여러 재물을 횡령의 객체로 볼 여지가 있어 이를 확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재물의 소유관계 및 성상(性狀), 위탁관계의 내용, 재물의 보관·처분 방법, 행위자가 어떤 재물을 영득할 의사로 횡령행위를 한 것인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횡령의 객체를 확정해야 할 것이다.
한편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그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권한 없이 스스로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보관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여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재물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나, 그와 달리 그 소유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물에 대하여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나)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 5 회사 울산공장 직원들은 그곳에서 생산된 스판덱스 등 섬유제품이 실제 생산량보다 적게 생산된 것처럼 수율을 낮게 조작하거나,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판매 가능한 제품을 불량품으로 폐기한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무자료 거래 제품을 제조하여 공장에서 출고한 후 대리점에 판매하고, 각 대리점별 무자료 거래내역 집계표를 매월 작성하였다.
② 피고인 5 회사 부산사무소 감사 공소외 1 등은 위와 같이 작성된 무자료 거래내역 집계표를 피고인 1과 위 원심공동피고인 2에게 보고하였다.
③ 이 사건 무자료 거래는 판매방법, 가격, 거래처 등이 정상거래와 차이가 없이 이루어졌고, 무자료로 판매된 섬유제품도 정상제품과 차이가 없었다.
④ 피고인 4 등 무자료 거래의 상대방인 대리점 사장들은 거래가 완료되면 직접 또는 공소외 1을 통하여 위 원심공동피고인 2에게 현금으로 거래대금을 전달하였는데, 위와 같이 섬유제품 무자료 거래가 이루어진 사실은 피고인 5 회사 울산공장의 여러 임직원에게 알려져 있었으나, 무자료 거래대금의 전달과 사용은 공소외 1 등 소수 인원만 관여한 채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⑤ 위와 같이 전달된 현금은 피고인 5 회사 임직원 명의 차명계좌 등으로 관리되다가 피고인 1과 가족들의 개인적 용도 등에 사용되었다.
⑥ 한편 피고인 1은 섬유제품 무자료 거래와는 별도로 피고인 5 회사의 임직원 급여 등을 허위 회계 처리하는 방법으로도 비자금을 조성하였는데, 그와 같이 조성된 비자금도 위 무자료 판매대금과 유사한 방법으로 원심공동피고인 5 등을 통하여 현금으로 위 원심공동피고인 2에게 전달되었다.
(다) 위와 같은 사실 및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 1은 자신이 지배하는 피고인 5 회사에서 생산된 섬유제품 자체를 영득할 의사로 무자료 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 섬유제품 판매대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여 그 비자금을 개인적으로 영득할 의사로 무자료 거래를 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횡령행위의 객체는 ‘섬유제품’이 아니라 섬유제품의 ‘판매대금’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① 일반적으로 법인의 무자료 거래는 매출누락을 통한 세금포탈과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비자금이 법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대표자가 개인적 용도로 착복할 목적으로 조성된 경우에는 비자금 조성행위 자체로써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된 것으로 보나, 비자금 조성이 법인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피고인 1이 ‘섬유제품’ 자체를 횡령하였다고 본다면 무자료 거래를 통하여 조성된 비자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에 관계없이 언제나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② 판매된 섬유제품이 무자료 거래 과정에서 피고인 5 회사와 무관한 피고인 1 등의 개인적 지배범위 안에 놓인 사실이 없다.
③ 피고인 1 등이 무자료 거래를 한 동기와 목적이 섬유제품 자체를 영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자료가 없다.
④ 이 사건 섬유제품을 판매한 행위만으로는 섬유제품의 소유자인 피고인 5 회사의 이익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섬유제품의 판매대금을 피고인 5 회사에 귀속시키지 않은 행위는 피고인 5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
⑤ 무자료 거래를 통하여 조세를 포탈하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비록 위법한 행위이기는 하지만, 비자금 조성이 대표자의 개인적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법인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인 경우라면 ‘섬유제품’ 소유자인 피고인 5 회사의 이익에는 반하지 않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섬유제품’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는 인정하기 어렵다.
⑥ 피고인 1 등이 ‘섬유제품’ 자체를 횡령한 것으로 본다면, 무자료 거래의 상대방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대금을 지급하기 전에도 ‘섬유제품’에 대한 횡령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하는데, 이 경우 피고인 1 자신은 아무런 이익도 취득하지 않으면서 섬유제품을 횡령한 것이라는 불합리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3) 한편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단순한 내심의 의사만으로는 횡령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2999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무자료 거래는 정상거래와 외관상 동일한 방법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섬유제품의 무자료 판매행위만으로 곧바로 피고인 1 등의 ‘섬유제품’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고, 섬유제품의 판매대금이 비밀리에 현금으로 원심공동피고인 2에게 전달된 때 또는 전달된 대금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소비된 때 비로소 그 ‘판매대금’에 대한 영득의사가 외부에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4)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서의 횡령의 객체, 횡령행위 및 불법영득의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고인 1의 □□골프연습장 저가 인수로 인한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고 한다)로 하여금 □□골프연습장을 객관적인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신에게 매도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4 회사의 이사로서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에 있어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1의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5 회사’라고 한다) 주식의 저가 매수로 인한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하여
가.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어 배임의 범의가 부정되어야 한다는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경영상 판단과 관련하여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 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 발생의 개연성과 이익 획득의 개연성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단순히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어서는 아니 된다. 한편 배임죄에서 말하는 임무위배행위는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맺은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므로, 경영자의 경영상 판단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체적 상황과 자신의 역할·지위에서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면 그에 관한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는 인정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6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6 회사’라고 한다)로 하여금 공소외 5 회사 주식을 적정 가격보다 저가로 자신과 자신의 아들 공소외 7에게 매도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6 회사 이사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합리적 경영판단의 법칙과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재산상 손해발생 여부 및 이득액에 관한 피고인 1의 상고이유 및 이득액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이 1주당 16,660원의 저가에 공소외 5 회사 주식을 매수함으로 인하여 공소외 6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은 옳고, 공소외 5 회사 주식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는 현금흐름할인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며, 피고인 1의 공소외 5 회사 주식 매수 당시 1주당 적정 가치는 18,187원을 상회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1의 이득액을 280,968,000원[= 184,000주 × (18,187원 - 16,660원)]으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비상장주식의 가격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에 있어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공소외 8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8 회사’라고 한다) 유상증자 참여로 인한 배임수재의 점에 관한 피고인 1,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배임수재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또 그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일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여도 발생할 수 있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519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배임수재죄에 있어서 ‘부정한 청탁’이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으며,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족하고, 이를 판단할 때에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도11174 판결 등 참조).
한편 형법 제357조 제1항의 법문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 하더라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는 배임수재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나, 다만 사회통념상 다른 사람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받은 것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배임수재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32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과 □□그룹 계열사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공소외 9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9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 피고인 3이 공모하여, 프로그램 공급자인 공소외 8 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10으로부터 방송채널 배정을 잘 해 달라는 청탁의 취지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공소외 9 회사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공소외 8 회사 주식을 배정하여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피고인 1이 사실상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공소외 1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1 회사’이라고 한다)이 지분 61%를, 피고인 1의 모 원심공동피고인 2가 나머지 지분 39%를 가지고 있는 공소외 1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2 회사’라고 한다)로 하여금 공소외 8 회사의 주식을 저가에 인수하게 함으로써, 향후 주가 상승으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1은 □□그룹 회장으로서 피고인 3으로부터 종합유선방송사업과 관련한 중요 사항에 대하여 보고받고 이를 승인하는 등 최종 결정권자의 지위에 있었던 점, 방송채널의 배정은 공익적 요청을 반영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고, 특정 프로그램 공급자에 대하여만 유리하게 채널을 배정하여 주는 행위는 프로그램 공급자들 사이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을 저해하는 점, 공소외 12 회사의 공소외 8 회사 주식 인수대금은 피고인 1과 그 아들 공소외 7이 99%의 지분을 갖고 있던 공소외 5 회사로부터 121억 원을 차용하는 방법으로 마련된 점, 공소외 8 회사 주식의 인수, 처분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공소외 11 회사의 사실상 1인 주주인 피고인 1에게 당연히 귀속되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수재죄에 있어 신분적 구성요소, 부정한 청탁, 재산상 이익의 취득주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례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5. 피고인 1, 피고인 2의 공소외 1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3 회사’라고 한다)에 대한 자금지원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 피고인 2가 □□그룹 계열사인 피고인 5 회사, 피고인 7 회사, 피고인 6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6 회사’라고 한다) 등으로 하여금 공소외 13 회사의 골프장 개발사업과 관련한 자금을 투자하게 함으로써 임무위배행위를 하였다거나 위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에 있어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리고 공소외 13 회사에 지급된 자금의 성격을 달리 본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심과 달리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자금의 성격을 달리 볼 경우 배임의 고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여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에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상고이유서에는 소송기록과 원심법원의 증거조사에 표현된 사실을 인용하여 그 이유를 명시하여야 하고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를 그대로 원용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상고이유 중 기존에 제출된 서면을 그대로 원용한다는 취지의 나머지 주장은 부적법하다.
6. 피고인 1의 부가가치세 포탈 및 피고인 1, 피고인 5 회사의 각 법인세 포탈의 점에 관한 직권 판단
원심은, 피고인 1 등이 피고인 5 회사의 ‘섬유제품을 횡령’하였음을 전제로, ① 피고인 5 회사가 그 대리점에 직접 무자료로 섬유제품을 공급한 것이 아니라, ② 피고인 1 등이 공모하여 수율을 낮게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된 섬유제품 중 일부를 피고인 5 회사의 장부에 재고자산으로 계상되지 않도록 한 다음 이를 그 대리점에 무자료로 판매하여 임의 소비한 것이므로, ③ 이를 두고 구 부가가치세법(2008. 12. 26. 법률 제92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본래적 의미의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④ ‘재화의 공급으로 의제’되는 ‘개인적 공급’에는 해당하므로(같은 조 제3항), ⑤ 피고인 5 회사는 위 무자료 거래에 관하여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한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이 2004년 신고기한이 도래한 피고인 5 회사의 2003년도 2기분과 2004년도 1기분 부가가치세를 포탈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한편 원심은, 위와 같이 피고인 1 등이 피고인 5 회사의 ‘섬유제품을 횡령’하였음을 전제로 ‘횡령한 섬유제품’의 시가 상당액을 피고인 5 회사의 익금으로 산정함으로써,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피고인 5 회사의 2003년도, 2005년도, 2006년도, 2007년도 및 2009년도 법인세를 포탈하였다는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피고인 1이 피고인 5 회사의 ‘섬유제품’을 횡령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이 무자료 거래를 통하여 횡령한 대상 또는 객체는 무자료로 거래된 ‘섬유제품’이 아니라 그 반대급부인 ‘판매대금’으로 보아야 하므로, 그 전제가 부정되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나아가 구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3항은 ‘개인적 공급’의 개념을 ‘사업자가 자기의 사업과 관련하여 생산하거나 취득한 재화를 자기나 그 사용인의 개인적인 목적 또는 기타의 목적으로 사용·소비하거나 자기의 고객이나 불특정다수인에게 증여하는 경우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은 재화의 공급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12. 2. 2. 대통령령 제235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은 ‘법 제6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재화의 공급으로 보는 것은 사업과 직접 관계없이 개인적인 목적 또는 기타의 목적을 위하여 사업자가 재화를 사용·소비하거나 사용인 또는 기타의 자가 재화를 사용·소비하는 것으로서 사업자가 그 대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시가보다 낮은 대가를 받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섬유제품 무자료 거래는 가격 등에서 정상거래와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횡령의 객체를 무자료 거래의 대상인 ‘섬유제품’이 아니라 그 반대급부인 ‘판매대금’으로 보는 이상 무자료 거래의 주체는 피고인 1이 아니라 피고인 5 회사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무자료 거래는 피고인 5 회사의 본래적 의미의 ‘재화의 공급’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무자료 거래를 재화의 공급으로 의제되는 ‘개인적 공급’으로 평가한 원심의 판단은 구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의 ‘재화의 공급’ 및 같은 조 제3항의 ‘개인적 공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7.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8. 13. 법률 제12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위반의 점에 관한 피고인 5 회사, 피고인 6 회사, 피고인 7 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자산지원행위’라 함은 ‘사업자가 부당하게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하여 부동산·유가증권·무체재산권 등을 현저히 낮거나 높은 대가로 제공 또는 거래하거나 현저한 규모로 제공 또는 거래하여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하는바, 여기서 ‘현저히 낮거나 높은 대가로 제공 또는 거래하거나 현저한 규모로 제공 또는 거래하여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차이는 물론 지원성 거래규모와 지원행위로 인한 경제상 이익, 지원기간, 지원횟수, 지원시기, 지원행위 당시 지원객체가 처한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두11268 판결 등 참조).
한편 부당지원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지원주체의 지원객체에 대한 지원행위가 부당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바, 지원주체의 지원객체에 대한 지원행위가 부당성을 갖는지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지원주체와 지원객체와의 관계, 지원행위의 목적과 의도,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의 구조와 특성, 지원성 거래규모와 지원행위로 인한 경제상 이익 및 지원기간, 지원행위로 인하여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이나 경제력 집중의 효과 등은 물론 중소기업 및 여타 경쟁사업자의 경쟁능력과 경쟁여건의 변화 정도, 지원행위 전후의 지원객체의 시장점유율의 추이, 시장개방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지원행위로 인하여 지원객체의 관련 시장에서 경쟁이 저해되거나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는 등으로 공정한 거래가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1두722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5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2, 피고인 6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3, 피고인 7 회사의 대표이사인 원심공동피고인 5가, 피고인 5 회사, 피고인 6 회사, 피고인 7 회사의 특수관계인인 공소외 13 회사에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각각 264억 원, 220억 원, 88억 원을 지급함으로써 공소외 13 회사가 경쟁사업자에 비하여 유리한 경쟁조건을 갖게 하는 등 회원제 골프장 운영사업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였고, 피고인 5 회사는 대표자인 피고인 2가, 피고인 6 회사는 대표자인 피고인 3이, 피고인 7 회사는 대표자인 원심공동피고인 5가 각각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투자약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구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판단을 유탈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8. 피고인 3, 피고인 6 회사의 구 보험업법(2010. 7. 23. 법률 제103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위반의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6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3이 부당하게 피고인 6 회사의 특수관계인인 공소외 13 회사에 무이자라는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220억 원을 대여함으로써 통상의 거래조건에 비추어 보험회사인 피고인 6 회사에 현저하게 불리한 조건으로 공소외 13 회사에 신용공여를 하였고, 피고인 6 회사는 대표자인 피고인 3이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6 회사가 공소외 13 회사에 220억 원을 지급한 것은 골프장 법인회원권이라는 자산을 거래한 것이고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구 보험업법 제111조 제1항 제2호가 금지하는 ‘신용공여행위’로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 등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보험업법 제111조 제1항 제2호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한편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이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한 것이라고까지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160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달리 직권으로 피고인 6 회사가 공소외 13 회사에 220억 원을 지급한 행위를 구 보험업법 제111조 제1항 제2호 전단이 금지하고 있는 ‘통상의 거래조건에 비추어 당해 보험회사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조건으로 자산을 매매’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장 변경 없이 심판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은 없다.
9. 파기의 범위 등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① 피고인 1의 무자료 거래로 인한 구 특경법 위반(횡령) 부분, ② 피고인 1의 2004년도 신고기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포탈로 인한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부분, ③ 피고인 1과 피고인 5 회사의 2005년도, 2006년도, 2007년도, 2009년도 법인세 포탈로 인한 각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 및 ④ 피고인 4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각 이유무죄 부분 포함).
또한 피고인 1, 피고인 5 회사에 대한 위 각 파기 부분과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5 회사의 나머지 유죄 부분(각 이유무죄 부분 포함)은, 각각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또는 포괄일죄 관계에 있어, 피고인 1, 피고인 5 회사에 대하여 각각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의 변호인 법무법인 남산의 2015. 7. 15.자 상고이유보충서 28쪽에 ‘피고인 4(사망)’이라는 기재가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피고인 4가 원심판결 선고 후 사망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만약 그가 사망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피고인 4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10.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5 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각 이유무죄 부분 포함) 및 피고인 4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3, 피고인 6 회사, 피고인 7 회사의 각 상고와 원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 |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유주현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태영 담당변호사 전진홍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6. 3. 17. 선고 2015고단390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하여 2011. 2.경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하였으나 2011. 11.경 어깨 부상 등으로 구단에서 방출되었고, 2012. 3.경부터 중학교 야구부 코치로 근무하고 있다. 피고인은 20여 년 이상 해온 운동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되자 체중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3년경에는 체중이 100kg을 넘게 되었다. 피고인이 재징병검사를 받은 4개월 동안 피고인의 체중 변화는 3kg에 불과하고 당시 BMI 지수는 모두 신체등급 4급에 해당하는 35 이상이었다. 피고인은 일부러 과도한 식사량을 유지하여 체중을 늘리려고 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체중을 줄이지 않은 것이 병역법 제86조의 사위행위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한 위법이 있다.
설령 피고인에게 병역법 위반의 죄책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소극적인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2016. 1.경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으며 별다른 전과가 없으므로, 원심이 선고한 형은 지나치게 높아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9. 11. 10. 인천 남구 노적산로 76에 있는 인천지방병무청에서 받은 징병검사 결과 신체등급 3급 판정을 받아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분류된 이후 그때부터 2012년경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입영연기 신청을 하여 왔는데,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던 2011년경 어깨에 부상을 당하고 수술을 하였다는 이유로 재징병검사를 신청함에 따라 2014. 6. 12. 인천지방병무청에서 실시된 재징병검사에서 신장이 171cm, 체중이 105kg으로 측정되어 신장·체중 불시측정 대상자로 분류되자, 몸의 살을 더 찌우면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 대상자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의도적으로 살을 찌운 이후 신장·체중 불시측정에 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2014. 6. 12. 무렵부터 식사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의도적으로 살을 찌우려고 하던 중, 2014. 7. 25. 인천지방병무청에서 실시한 신장·체중 불시측정 결과 체중이 103kg으로 오히려 감소한 결과가 나와 재차 신장·체중 불시측정 대상자로 분류되자,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식사량을 늘려 의도적으로 살을 찌우다가 결국 2014. 10. 8.경 위 인천지방병무청에서 실시한 신장·체중 불시측정 결과 피고인의 신장은 171cm로, 체중은 106kg으로 측정되어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 대상자로 분류되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몸에 살을 찌우는 사위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적어도 2014년경에는 병역의무의 감면을 위하여 일부러 과도한 식사량을 유지하며 자신의 체중을 늘리려고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병역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 빠져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뻔 했다.”, “군대 뺀다고.”, “간당간당해 지금, 한 번 더 가야 돼.”, “한 번 더 한 번 더 해서 턱걸이 됐다.”라는 글을 게시하는 등 체중으로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병역의무를 감면받기 위한 고의가 있었다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3)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병역의무를 면탈 또는 감면받을 목적으로 사위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하여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앞서 본 페이스북 게시글에 관하여 2014. 6. 12. 재징병검사 당시 병무청 직원으로부터 체중으로 인하여 공익근무 대상인 신체등급 4급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많은 댓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과장된 내용의 글을 장난으로 올렸을 뿐이라고 변소하고 있고, 피고인을 비롯한 피고인 지인들의 페이스북 게시글 내용들에 비추어 볼 때 위 변소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②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국방부령 제670호)에 의하면, 신체등급 4급의 기준은 신장 161~203cm를 기준으로 BMI 지수 16 미만 또는 35 이상이고, 피고인의 체중 등 변화는 다음과 같다(원측정값이 따로 확인된 경우 원측정값은 괄호 안에 기재한다).
측정 날짜신장 cm체중 kgBMI 지수2009. 11. 10.1729030.42014. 6. 12.171(170.6)105(105.0)35.92014. 7. 25.171(171.4)103(102.9)35.22014. 10. 8.171(171.2)106(106.4)36.22015. 4. 8.(1차)171.2102.234.82015. 4. 8.(2차)170.8102.335.02015. 5. 28.(1차)171.4100.8 2015. 5. 28.(2차)171.8100.9 2016. 3. 2.172108
③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하거나 행방을 감춘 때 또는 신체손상이나 사위행위를 한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사위행위’라고 함은 도망, 잠적하는 행위나 신체를 손상하는 행위처럼 그 자체로서 병역의무의 이행을 면탈하거나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신체적 상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러한 신체적 상태가 아님에도 병무행정당국을 기망하여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는 행위 일반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다른 행위 태양인 도망, 잠적에 상응할 정도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면탈하고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인 위험이 있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그 실행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도3240 판결,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5도2200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199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피고인의 체중 변화에 비추어 봤을 때 2014. 6. 12. 실시된 재징병검사에서 이미 체중 105kg으로 BMI 지수 35 이상에 해당되는 피고인이 체중을 유지·증가하는 것이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러한 신체적 상태가 아님에도 병무행정당국을 기망하여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4)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2.의 가.항 기재와 같다. 공소사실은 2.의 다.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강태훈(재판장) 정욱도 변지영 | 병역법 제8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 사】
신재홍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문기주 외 1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6. 6. 15. 선고 2015고단47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피고인 1에 대한 무죄 부분 중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부분 제외)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1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심법원은, ① 피고인 1에 대한 2014.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 피고인 2에 대한 2014.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각 유죄를 선고하고, ② 피고인 1에 대한 2015.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2에 대한 2015.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고, 피고인 1은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인 2는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가운데 피고인 1의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부분은 분리·확정되었고, 나머지 부분만이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된다.
피고인공소사실원심판단검사항소피고인항소항소심의 심판대상피고인 12014.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유죄○×○2015.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무죄○×○업무방해의 점무죄×××피고인 22014.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유죄○○○2015. 3. 10. 저작권법 위반의 점무죄○×○업무방해의 점유죄○○○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법리오해
저작권법상 ‘공표’의 개념에는 최초의 발행뿐만 아니라 그 후의 발행도 포함되는 것인바, 원심은 위와 같은 ‘공표’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1: 벌금 1,000만 원, 피고인 2: 벌금 1,500만 원)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2
1) 법리오해
원저작자의 동의가 있었으므로, 저작권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소외 1,공소외 2,공소외 3등과 순차 공모하여 2015. 3. 10. 공소외 1 등의 공동저작물인 “○○공학개론” 서적에 피고인들이 공저자로 추가하여 발행되게 함으로써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현행 저작권법이 무명 또는 이명의 저작물(저작권법 제40조 참조), 업무상저작물(저작권법 제41조 참조), 영상저작물(저작권법 제42조 참조)에 대하여 ‘공표 시 기산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저작권법상 ‘공표’의 개념을 최초의 발행으로 제한하여 해석하지 않으면 위와 같은 저작물들의 보호기간이 무한히 연장될 수 있는 점, ② 구 저작권법이 “저작자가 아닌 자의 성명칭호를 부하여 저작물을 ‘발행’한 자”를 처벌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자”를 처벌하고 있는데, 이는 ‘발행’ 행위가 아닌 ‘공표’ 행위를 처벌하려 한 것인 점, ③ 독일 저작권법 역시 ‘공표’와 ‘발행’의 개념을 구분하고 있고, 익명 또는 가명 저작물에 대하여는 공표 시 기산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공표’의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지 아니하면 그 보호기간이 무한히 연장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점, ④ 일본 저작권법 역시 ‘공표’와 ‘발행’의 개념을 구분하고 있고, 무명 또는 변명 저작물, 단체명의 저작물, 영화저작물에 대하여 공표 시 기산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공표’의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지 아니하면 그 보호기간이 무한히 연장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저작권법상 ‘공표’는 저작물을 최초로 공중에 공개하거나 발행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2014. 3. 10. 이미 발행되었던 “○○공학개론” 서적을 일부 오탈자만 수정하여 다시 발행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현행 저작권법상 공표의 개념
현행 저작권법은 ‘공표’의 개념을 ‘저작물을 공연, 공중송신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경우와 저작물을 발행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고(공표 = 공개 + 발행), ‘발행’은 ‘저작물 또는 음반을 공중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복제·배포하는 것’으로 정의하여(저작권법 제2조 제24호, 제25호 참조), ‘공표’가 ‘발행’을 포함하는 개념임을 분명히 하고 있을 뿐이고(공표 ⊃ 발행), ‘발행’이 ‘공표’에 포함되는 경우에는 이를 최초의 발행에 한정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나) 구 저작권법과의 관계
(1) 원심은, ‘구 저작권법이 ‘발행’과 ‘공표’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었던 점, 구 저작권법이 ‘발행’ 행위를 처벌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현행법이 ‘공표’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현행 저작권법은 ‘발행’ 행위가 아닌 ‘공표’ 행위를 처벌하려는 의도하에 개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현행 저작권법의 개정의도를 잘못 이해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가) 구 저작권법이 제정되었을 당시에는 저작물의 종류가 현재와 같이 다양하지 않아 ‘발행’의 개념을 ‘저작물을 복제하여 발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로 정의한 다음, 제70조에서 ‘부정발행’이라는 제목 하에 ‘저작자가 아닌 자의 성명칭호를 부하여 저작물을 발행’하는 행위를 처벌하였다.
(나) 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저작권법이 전부 개정되었는데, 개정된 법은 ‘공표’의 개념을 ‘저작물을 공연·방송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일반 공중에게 공개하는 경우와 저작물을 발행하는 경우’로 정의하였으며(공표 = 공개 + 발행), 제99조에서 “부정발행 등의 죄”라는 제목하에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였다.
(다) 현행 저작권법은 ‘공표’의 개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137조 제1항 제1호에서 ‘벌칙’이라는 제목하에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3) 위와 같은 개정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저작권법이 개정된 것은, ‘발행’ 행위가 아닌 ‘공표’ 행위를 처벌하려 한 것이 아니라 ‘저작물의 유형이 다양해짐에 따라 부정한 ‘발행’ 행위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저작자명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보호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부정한 ‘발행’ 행위를 비롯한 부정한 ‘공표’ 행위 일체를 처벌하려는 것’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독일 저작권법과의 관계
(1) 원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① 독일 저작권법이 ‘공표’와 ‘발행’의 개념을 구분하고 있는 점, ② 익명 또는 가명 저작물에 대하여 공표 시 기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점은 인정된다.
(2) 그러나 ① 독일 저작권법상 ‘공표’, ‘발행’ 개념은 ‘권한 있는 자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고, ‘일반 공중의 접근 가능성’을 중시하는 특색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행’ 개념과 관련하여서는 미술저작물에 대하여 특칙을 두고 있는 등 대한민국 법제와 비교할 때 이질적인 색채가 강하여 이를 기초로 대한민국 저작권법의 ‘공표’, ‘발행’ 개념을 해석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 점, ② 나아가 독일 저작권법은 미술저작물에 저작자 표시를 무단으로 부가하는 등의 행위 이외에는 부정한 공표 내지 발행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를 해석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점, ③ 후술하는 바와 같이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의 ‘공표’에 최초의 발행과 그 후의 발행이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도 공표 시 기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저작물들의 보호기간이 무한히 연장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독일 저작권법의 해석론을 기초로 하여 대한민국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의 ‘공표’ 개념을 해석하려 하는 것은 타당한 접근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일본 저작권법과의 관계
(1) 원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① 일본 저작권법이 ‘공표’와 ‘발행’의 개념을 구분하고 있는 점, ② ‘무명 또는 변명 저작물’, ‘단체명의 저작물’, ‘영화저작물’에 대하여 공표 시 기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점은 인정된다.
(2) 그러나 ① 일본 저작권법은 구 일본 저작권법이 “저작자가 아닌 자의 성명칭호를 부하여 저작물을 ‘발행’한 자”를 처벌하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저작자가 아닌 자를 저작자로 표시한 저작물의 복제물을 ‘반포’한 자”를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원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는 점, ② 후술하는 바와 같이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의 ‘공표’에 최초의 발행과 그 후의 발행이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도 공표 시 기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저작물들의 보호기간이 무한히 연장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일본 저작권법의 해석론을 기초로 하여 대한민국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의 ‘공표’ 개념을 해석하려 하는 것은 타당한 접근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마) 공표 시 기산주의와 저작권의 보호기간
(1) 원심은,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의 ‘공표’ 개념을 최초의 발행으로 제한하여 해석하지 않으면 ‘무명 또는 이명의 저작물’, ‘업무상 저작물’, ‘영상저작물’의 보호기간이 무한히 연장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한다.
(2) 그러나 저작권법 제40조, 제41조, 제42조가 채택하고 있는 공표 시 기산주의의 취지는 일단 ‘공표’가 이루어지게 되면 그때부터 보호기간을 산정한다는 취지이지 ‘공표’가 이루어질 때마다 보호기간이 연장된다는 취지가 아니다.
(3) 따라서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의 ‘공표’ 개념을 최초의 발행으로 제한하여 해석하지 않으면 ‘무명 또는 이명의 저작물’, ‘업무상 저작물’, ‘영상저작물’의 보호기간이 무한히 연장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원심의 지적은 타당하지 아니하다.
4) 따라서 검사의 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 2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2는, ‘원저작자인 공소외 1의 동의가 있었으므로, 저작권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①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는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을 뿐 ‘원저작자의 동의 없음'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아니한 점, ② 저작권법은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하여는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점(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참조), ③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하는 행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점(저작권법 제140조 제2호 참조), ④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저작자명을 신뢰하여 저작물을 이용하는 대중의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저작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2에게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따라서 피고인 2의 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부분 가운데 저작권법 위반의 점에 관한 검사의 법리오해를 이유로 한 항소는 이유 있고,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검사와 피고인 2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피고인 1에 대한 무죄 부분 중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부분 제외)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피고인 2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대학교 에너지환경공학과 교수, 피고인 2는 ▽▽대학교 철도행정토목학과 교수, 공소외 1은 ◁◁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공소외 4는 ▷▷대학교 보건환경학과 교수, 공소외 5는 ◎◎대학교 융합환경과 교수, 공소외 2는 파주시 (주소 1 생략) 소재 출판사인 △△기술교역 및 □□문화사의 영업직원, 공소외 3은 위 △△기술교역 및 □□문화사의 영업직원이다.
1. 피고인 1, 피고인 2
공소외 1은 2014. 2.경 위 공소외 2로부터 위 공소외 1,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의 공동저작물로서 △△기술교역에서 곧 발행할 “○○공학개론” 서적에 저작자가 아닌 교수들을 공저자로 추가하자는 요청을 받고 이를 승낙하였다.
피고인 1은 2013. 12.경 위 공소외 3으로부터 위 서적에 저작자가 아닌 피고인 본인을 공저자로 추가하자는 요청을 받고 이를 승낙하였고, 피고인 2는 2014. 1.경 위 공소외 2로부터 위 서적에 저작자가 아닌 피고인 본인을 공저자로 추가하자는 요청을 받고 이를 승낙하였으며, 공소외 4, 공소외 5는 2015. 2.경 위 공소외 2로부터 위 서적에 저작자가 아닌 공소외 4, 공소외 5를 공저자로 추가하자는 요청을 받고 이를 승낙하였다.
공소외 2, 공소외 3은 ① 2014. 3. 10. △△기술교역 및 □□문화사 사무실에서 사실은 피고인 1, 피고인 2가 “○○공학개론”의 저작자가 아님에도 서적 표지에 실제 저작자인 위 공소외 1,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 외 피고인 1, 피고인 2를 공저자로 추가한 “○○공학개론” 서적을 △△기술교역 명의로 초판 발행하고, ② 2015. 3. 10. 위 사무실에서 또 다시 사실은 피고인 1, 피고인 2뿐만 아니라 공소외 4, 공소외 5가 “○○공학개론”의 저작자가 아님에도 위와 같이 발행한 “○○공학개론” 서적의 표지에 제목은 “○○공학개론”으로 그대로 둔 채 공소외 4, 공소외 5를 공저자로 새로 추가한 소위 ‘표지갈이’ 서적을 △△기술교역 명의로 초판 발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위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1 및 공소외 4, 공소외 5와 순차 공모하여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각 공표하였다.
2. 피고인 2
피고인은 2014. 8.경 충남 홍성군 (주소 2 생략) 소재 ▽▽대학교 사무실에서 제1항과 같이 피고인이 저작자가 아님에도 피고인이 공저자로 표시되어 △△기술교역이 2014. 3. 10. 초판 발행한 “○○공학개론” 서적이 마치 피고인의 저서인 것처럼 업적보고서에 연구업적으로 기재하여 ▽▽대학교 교원업적평가 담당자에게 2014년도 교원업적평가 자료로 제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계로써 ▽▽대학교 교원업적평가(재임용, 승진, 정년보장, 연구비지급, 연구년 교원선정, 연구업적 우수교원 선정, 포상 등 위 업적평가가 활용되는 일체의 평가 및 심사를 포함한다) 심사위원 등 담당자들의 교원업적평가 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원심 법정진술
1. 원심증인 공소외 2, 공소외 3의 각 법정진술
1.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1. 수사보고(‘○○공학개론’ 서적 허위 저자 피고인 2 연구실적 등 확인), 수사협조 공문 1부(증거기록 439쪽), ▽▽대학교 회신공문 1부의 각 기재
1. 관련 서적 2권의 각 기재 및 현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 벌금형 선택
나. 피고인 2: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저작권법 위반의 점),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13조(업무방해의 점),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2015. 3. 10.에 이루어진 발행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은, ‘2014. 3. 10. 발행 당시 피고인들을 공저자로 추가하는 데에는 동의하였으나, 2015. 3. 10. 발행 당시에는 명시적으로 동의한 바가 없으므로, 2015. 3. 10.에 이루어진 발행과 관련하여서는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나. (1) 공모공동정범에서 공모자 가운데 1인은 다른 공모자가 저지른 행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공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른 공모자가 그와 같은 행위를 할 것이라는 것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면 그로 인하여 생긴 결과에 대하여 공범으로서의 책임을 지게 된다(대법원 1988. 12. 13. 선고 88도1844 판결 참조).
(2) 공모공동정범에서 공모자 중의 1인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는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공모관계에서의 이탈은 공모자가 공모에 의하여 담당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공모자가 공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다른 공모자의 실행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범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등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제거하지 아니하는 한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274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6924 판결 등 참조).
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은 2014. 3. 10.에 이루어진 발행뿐만 아니라 2015. 3. 10.에 이루어진 발행에 대하여도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을 지게 된다.
(1) 공소외 1(원저작자), 공소외 2, 공소외 3(각 출판사 영업직원), 피고인들(각 대학교수)이 공모한 내용의 핵심은, ① 출판사는 피고인들을 공저자로 추가하여 서적의 판매량을 증가시키고, ② 원저작자는 피고인들을 공저자로 추가함으로써 더 많은 인세를 받을 수 있게 되며, ③ 피고인들은 해당 서적을 수업교재로 채택함으로써 판매를 촉진하는 대신 이를 자신의 교원업적평가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 피고인 1은 2014. 3. 10.과 2015. 3. 10.에 발행된 “○○공학개론” 서적을 출판사로부터 받아 보았으며, 위 서적들을 교재 삼아 매년 한 학기씩 강의를 하여 왔다(수사기록 제1권 제291쪽 참조).
(3) 피고인 2는 2014. 3. 10. 발행된 “○○공학개론” 서적을 2014년도 1학기, 2014년도 2학기, 2015년도 2학기 과정의 교재로 사용하였고, 2015. 3. 10. 발행된 “○○공학개론” 서적을 교재로 하여 경찰 조사 당시까지 강의를 하여 왔다(수사기록 제1권 제261쪽 참조).
(4) 피고인 1은 2015. 3. 10. 발행된 “○○공학개론” 서적을 수령하였으나 출판사 측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제291쪽 참조).
(5) 피고인 2는 2015. 3. 10. 발행된 “○○공학개론” 서적을 수령한 후 출판사 측에 연락을 하였으나 자신의 성명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으며, 위 서적을 2015년도 2학기 과정의 교재로 계속하여 사용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제261쪽, 제262쪽 참조).
(6) 피고인들은 이 사건 출판사를 통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서적을 발행해 본 경험이 있었다.
성명발행일서적명판수피고인 12006. 9. 1.○○관리2판2012. 9. 10.○○오염공정시험기준주해2판2012. 9. 10환경과 인간3판피고인 22011. 3. 10.최신 ○○오염개론2판
2. 2015. 3. 10.에 이루어진 발행은 불가벌적 사후행위라는 주장에 대하여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사후행위에 의하여 법익이 침해되는 양이 증가해서는 아니 되는 것인데, 2015. 3. 10.에 이루어진 발행으로 인하여 종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이 사건 서적을 구입한 이상 2015. 3. 10.에 이루어진 발행이 불가벌적 사후행위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이 각 초범인 점은 인정되나, 최고 지성인이자 교육자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대학교수의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한 사익을 추구하려는 탐욕에 빠져 자신이 쓰지도 않은 책을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공저자로 표시하여 책을 출간하는 것을 승낙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교원업적평가 자료로 제출하기까지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을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
다만 이미 확정된 이 사건과 동일한 범죄유형의 다른 사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벌금형을 선택하기로 하되, 피고인들의 연령, 범행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성지호(재판장) 강상욱 윤화랑 | 형법 제30조,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현행 제2조 제1호, 제4조 제1항 참조), 제8조 제1항(현행 제2조 제24호, 제25호 참조), 제15조(현행 제11조 제1항 참조), 제18조(현행 제11조 제1항 참조), 제70조(현행 제137조 제1항 제1호 참조), 구 저작권법(1994. 1. 7. 법률 제47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9조 제1호(현행 제137조 제1항 제1호 참조), 저작권법 제2조 제24호, 제25호, 제4조 제1항, 제11조 제1항, 제40조, 제41조, 제42조, 제136조 제1항 제1호, 제137조 제1항 제1호, 제140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수홍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김두현
【원심판결】
대구지법 경주지원 2015. 11. 12. 선고 2012고정3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이유 무죄 부분 포함)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원심판시 유죄 부분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본문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 중 제6조(후원회지정권자)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는데, 대법원판례(2008도7562)에 의하면, 위 헌법불합치결정은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으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의하여 형법에 관한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정당의 후원금 기부의 점에 관하여 위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원심판시 이유 무죄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들이 속한 노동조합들이 민주노동당에 기부한 정치자금은 노동조합들이 기부자금의 모집·조성에 실질적·주도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그 모집·조성된 자금을 노동조합들이 처분할 수 있거나 적어도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이어서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에서 정한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에 해당하는데도,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이유 부분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위 조항의 입법 취지나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1: 벌금 100만 원, 피고인 2: 벌금 50만 원, 피고인 3: 벌금 70만 원, 피고인 4: 벌금 70만 원)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정당에 후원금을 기부)할 수 없다.
가. 피고인 1
1) 2008. 12. 10.자 범행
피고인은 2008. 12.경 경주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공소외 1 주식회사 지회 노조 사무실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 한다)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 등을 거친 후 조합원 약 69명으로부터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참여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씩을 각 급여에서 일괄 공제받는 방식으로 690만 원을 모금·조성한 후, 2008. 12. 10.경 피고인 명의의 외환은행 계좌에서 민주노동당 직원인 공소외 2 명의 농협 계좌로 690만 원을 송금하고, 공소외 2는 2008. 12. 22.경 위 농협 계좌에서 ‘공소외 3 외 68명’ 명의로 위 690만 원을 민주노동당 명의의 농협 계좌로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함과 동시에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였다.
2) 2009. 12. 11.자 범행
피고인은 2009. 12.경 위 공소외 1 주식회사 지회 노조 사무실에서,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 등을 거친 후 조합원 약 69명으로부터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참여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씩을 각 급여에서 일괄 공제받는 방식으로 690만 원을 모금·조성하고, 2009. 12. 11.경 피고인 명의 외환은행 계좌에서 ‘공소외 1 주식회사공소외 4 외 68명’ 명의로 위 690만 원을 민주노동당 명의의 농협 계좌로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함과 동시에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였다.
나. 피고인 3
피고인은 2009. 12.경 경주시 (주소 2 생략)에 있는 공소외 5 주식회사 지회 노조 사무실에서,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 등을 거친 후 조합원 약 110명으로부터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참여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씩을 각 급여에서 일괄 공제받는 방식으로 1,051만 원을 모금·조성하고, 2009. 12. 28.경 ‘피고인 3 외 109명’ 명의로 위 1,051만 원을 민주노동당 명의 농협 계좌로 무통장 입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함과 동시에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였다.
다. 피고인 4
피고인은 2009. 12.경 경주시 (주소 3 생략)에 있는 경주○○○ ○○지부 노조 사무실에서,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 등을 거친 후 조합원 약 94명으로부터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참여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씩을 각 급여에서 일괄 공제받는 방식으로 940만 원을 모금·조성하고, 2009. 12. 30.경 피고인 명의 우리은행 계좌에서 ‘공소외 6 외 93명’ 명의로 위 940만 원을 민주노동당 명의의 농협 계좌로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함과 동시에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였다.
라. 피고인 2
피고인은 2009. 12.경 경주시 (주소 4 생략)에 있는 공소외 7 주식회사 지회 노조 사무실에서,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 등을 거친 후 조합원 약 67명으로부터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참여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씩을 각 급여에서 일괄 공제받는 방식으로 645만 원을 모금·조성하고, 2009. 12. 30.경 ‘공소외 8 외 66명’ 명의로 위 645만 원을 민주노동당 명의의 농협 계좌로 무통장 입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함과 동시에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였다.
3.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정당에 후원금 기부의 점에 관하여)
가. 헌법재판소는 2015. 12. 23. 주문에서 “구 정치자금법(2008. 2. 29. 법률 제8880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정치자금법(2010. 1. 25. 법률 제9975호로 개정된 것) 제6조 및 정치자금법(2008. 2. 29. 법률 제8880호로 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 중 제6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각 조항 부분은 2017. 6. 30.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라는 내용의 헌법불합치결정(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3헌바168 전원재판부 결정, 이하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변형된 형태이지만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하고[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4도7111 판결, 헌법재판소 2004. 5. 27. 선고 2003헌가1, 2004헌가4(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은 정치자금법 제6조와 결합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을 이루게 되므로, 정치자금법의 위 조항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선고된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 당해 조항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고, 법원은 그 피고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5. 8. 선고 91도2825 판결,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또한 헌법 제111조 제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본문에 의하면 헌법재판소는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만을 심판·결정할 수 있으므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 이상 그 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정해진 대로 효력이 상실된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의 주문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되고, 이유 중 결론에서 개정시한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이 사건 법률조항이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였더라도,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을 위헌결정으로 보는 이상 이와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에 의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정당에 후원금 기부로 인한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잠정적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선언된 이 사건 법률조항을 더 이상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법규로 적용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점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정치자금법 제31조 제1항에서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같은 조 제2항과의 관계나 입법 연혁 등에 비추어 법인 또는 단체 스스로 자신의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도15418 판결 참조), 한편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에서 정한 기부금지 대상인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에 해당하려면, 법인 또는 단체가 기부자금의 모집·조성에 주도적·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그 모집·조성된 자금을 법인 또는 단체가 처분할 수 있거나 적어도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08도1065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정치자금 기부와 관련하여 대의원대회에서 세액공제사업을 안건으로 의결하는 등 피고인들이 소속된 각 노동조합의 조직적 결의가 없었던 점, ② 개별 조합원들은 세액공제에 대하여 자유롭게 동의 여부를 결정하였고, 이 사건 각 노조가 동의하지 않는 조합원들에 대하여 불이익을 고지하거나 동의를 강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③ 모금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세액공제사업에 참여할 것에 개별적으로 동의한 사람들로서 각 노조의 전체 조합원 중 일부가 참여하는 정도였던 점, ④ 회사의 경리부서 담당 직원이 급여공제에 동의한 조합원들의 급여에서 10만원씩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피고인들의 계좌에 송금하였고, 피고인들은 피고인들 계좌를 통하거나 무통장입금 방법으로 이를 민주노동당의 계좌에 송금하였는데, 이러한 과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노조의 자금을 조성하거나 이를 위 노조의 자금으로서 수수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조합원들로부터 세액공제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처리를 위임받아 위 조합원들로부터 자금을 단순히 취합하고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노조에 속한 조합원들로부터 모금된 자금은 자금의 모집·조성 과정에 각 노조가 주도적·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그 모집·조성된 자금을 노조가 처분할 수 있다거나 적어도 그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단체와 관련된 자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며, 또한 단체 스스로가 자신의 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어 검사의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유죄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유 무죄 부분은 유죄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당연히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은 그 전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원심판결의 피고인들에 대한 이유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이에 대하여 별도로 주문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다시 쓰는 판결】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고, 위 공소사실 중 정당에 후원금 기부의 점은 위 제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점은 위 제4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 및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배지호 이인호 | 헌법 제111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45조, 제47조 제3항, 구 정치자금법(2010. 1. 25. 법률 제99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구 정치자금법(2016. 1. 15. 법률 제137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변수량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재환 외 2인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1. 22. 선고 2015고단1412 판결
【주 문】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① 피고인의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굿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날에 다른 장소에서 결제 내역이 확인되고, ② 피고인의 동료 무속인들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의 내용으로도 수고비의 수령 일시 등이 일치하지 않으며, ③ 굿 비용으로 지출하였다는 현금의 취득 경위 및 금액이 확인되지 않았고, ④ 다른 의뢰인으로부터도 굿 비용을 계좌로 송금받은 내역이 발견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실제로 피해자를 위한 굿을 한 바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공소사실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점에서 제1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아래와 같이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것은 공소사실 자체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고, 피고인의 방어권 및 심급의 이익을 침해하며, 기존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허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변경된 공소사실은 기망의 고의 및 기망행위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하여 일부 추가하는 것이고, 양 공소사실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굿을 한 장소, 수단, 방법, 횟수나 피해자 및 피해액이 같아서 당초의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다고 봄이 상당하며, 이러한 동일성 범위 내에서의 공소장 변경이 피고인의 심급의 이익이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 2201호(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당’이라는 무속집을 운영하는 무속인이다.
1) 피고인은 2009. 10. 27.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 공소외 1(여, 35세)에게 “삼신할머니한테 빌어서 아이를 점지받는 굿을 한번 해 봐라. 내 고객 중에 고환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있는데, 이 굿을 하고는 아이가 생겼다. 아들이 생길 것이고, 아들을 낳으면 시댁에서도 인정받지 않겠느냐. 3개월 내에 자연적으로 아이가 생긴다.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20,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피해자로부터 굿 비용 명목으로 돈을 받더라도 이를 카드 결제대금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3개월 내에 자연적으로 아이를 생기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20,000,000원을 송금받았다.
2) 피고인은 2009. 11. 9.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로부터 공황장애 증상이 있다는 말을 듣고 피해자에게 “신기가 발동하여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 영업이 잘 안 되는 것도 신기 때문이다. 신기를 누르는 누름 굿을 하라.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30,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피해자의 공황장애 증상을 낫게 하거나 피해자의 영업 등이 잘 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을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30,000,000원을 송금받았다.
3) 피고인은 2010. 2. 5.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에게 “산에 가서 열심히 기도드렸더니 시할머니가 당신을 미워하여 모든 운을 막고 있다. 당신 앞에 좋은 운이 줄지어 있는데 시할머니가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그분만 도와주시면 그 운이 모두 들어오니 시할머니께 좋은 옷과 음식으로 대접하는 굿을 하자.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35,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좋은 운이 들어오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35,000,000원을 송금받았다.
4) 피고인은 2010. 3. 2.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에게 “굿을 하지 않으면 당신의 부모님이 올해 안에 사망할 수 있다.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40,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피해자 부모의 사망 등 피해자에게 닥칠 재앙을 막아주거나 통제를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20,000,000원을, 2010. 3. 4.경 20,000,000원을 각각 송금받는 등 합계 40,000,000원을 교부받았다.
5) 피고인은 2010. 3. 12.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에게 “당신의 부친 가족 중 총각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는데 영혼결혼식을 시켜주면 당신의 수명을 부친에게 준다.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10,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피해자 부친의 수명을 연장해 주는 등 수명에 관하여 영향을 미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10,000,000원을 송금받았다.
6) 피고인은 2010. 3. 18.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에게 “조상들의 예복굿과 당신의 친정 부모님을 위한 신복굿을 해야 한다.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34,4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피해자의 조상들이나 친정 부모 또는 피해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17,200,000원을, 2010. 3. 19.경 추가 비용으로 17,200,000원을 각각 송금받는 등 합계 34,400,000원을 교부받았다.
7) 피고인은 2010. 4. 20.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에게 “해가 바뀌니 당신 부모님과 당신 신복으로 한번 놀아줘야 운이 풀린다.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30,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피해자의 운이 풀리게 하는 등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30,000,000원을 송금받았다.
8) 피고인은 2010. 5. 14.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에게 “올해 당신에게 인사 발령이 날 수 있다. 구설이 심할 수 있으니 신당할머니가 특별히 당신을 어여삐 여겨 부정풀이 굿을 하라고 한다.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50,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피해자의 인사 발령과 관련한 구설을 막아주거나 통제를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50,000,000원을 송금받았다.
9) 피고인은 2011. 5. 6.경 위 ‘○○당’ 무속집에서, 피해자에게 “뿌리까지 완전히 뽑으려면 내친김에 내일 한 번 더 굿을 해야 한다. 굿을 해야 하니 굿 비용으로 15,000,000원을 달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설령 굿을 하더라도 피해자의 악운을 완전히 뿌리 뽑거나 피해자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객관적·실질적인 효험이 없는 굿이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15,000,000원을 송금받았다.
다만 위와 같이 변경된 공소사실에 피고인이 실제로 굿을 했는지 여부가 포함되어 있어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그 의미가 있으므로, 이를 포함하여 판단한다.
3.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을 포함)
가. 관련 법리
굿을 하는 등의 무속은 그 근본원리나 성격 등이 과학적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지만, 고대로부터 우리나라의 일반 대중 사이에서 오랫동안 상당히 폭넓게 행하여 온 민간 토속신앙의 일종으로서, 그 의미나 대상이 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논리의 범주 내에 있다기보다는 영혼이나 귀신 등 정신적이고 신비적인 세계를 전제로 하여 성립된 것이어서, 이러한 무속의 실행에 있어서는 요청자가 반드시 어떤 목적된 결과의 달성을 요구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얻게 되는 마음의 위안 또는 평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예외적으로 어떤 목적된 결과의 달성을 조건으로 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그 시행자가 객관적으로 그러한 목적달성을 위한 무속 행위를 하고, 또한 주관적으로 그러한 목적달성을 위한 의사로써 이를 한 이상, 비록 그 원하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시행자인 무당 등이 굿 등의 요청자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시행자가 진실로 무속 행위를 할 의사가 없고 자신도 그 효과를 믿지 아니하면서 효과 있는 것같이 가장하고 상대방을 기망하여 부정한 이익을 취하거나, 통상의 범주를 벗어나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무속 행위를 가장하여 요청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한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바탕으로, 제1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진실로 무속 행위를 할 의사가 없거나 자신도 그 효과를 믿지 아니하면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부정한 이익을 취하거나, 통상의 범주를 벗어나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무속 행위를 가장하여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함으로써 금원을 편취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은 2002년경 신내림을 받은 이후 계속하여 굿, 기도 등의 무속 행위를 해 온 무속인이다.
2) 피고인과 함께 굿을 한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등은 피고인이 시행한 굿에 참여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현금으로 일당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피고인은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 기억을 되살려 굿을 한 날짜를 특정하였고, 굿에 참여한 동료들의 사실확인서 작성 역시 상당 기간 경과 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굿을 한 날짜와 공소사실에 기재된 날짜 사이에 다소간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부 불일치 진술 부분만으로 전체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해자 역시 피고인이 굿을 한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3)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굿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날에 피고인 명의의 신용카드가 다른 곳에서 사용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인 명의의 신용카드는 동생 공소외 5나 매니저 공소외 6 등도 함께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하루 종일 굿을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어 굿이 시행되기 전후에 다른 지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신용카드 사용내역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굿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4) 무속인들은 대체로 고객들로부터 사례비를 현금으로 받고, 굿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수고비 역시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이 통상적인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의뢰받은 굿을 진행하기 위하여 다른 고객들로부터 받은 현금이나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계좌 내역에 피해자로부터 입금받은 현금이 굿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무렵에 인출되거나 사용된 내역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한 굿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5) 피해자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찾아가게 된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이에 대한 피고인의 답변 및 반응(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상담하는 내용마다 굿을 하라고 권유하거나 무속 행위를 강요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게 굿을 의뢰하고 돈을 교부한 명목이나 시기 및 횟수, 피해자의 나이, 경력, 직업, 학력 등을 고려하고, 이에 더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을 찾기 이전에 이미 다른 무속인들을 접해 본 경험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임신, 남편·시댁과의 관계, 직장 문제 등으로 힘든 상황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자 무속의 힘에 의지해 보려는 생각에서, 피고인의 별다른 기망행위가 없었음에도 피고인에게 지속적으로 무속 행위를 부탁하거나 피고인의 무속 행위 제안에 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을 굿 값 명목으로 지급받았는데, 이러한 금액은 피고인이 다른 고객들로부터 받았던 굿 값 등과 비교해 보더라도 고액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굿의 특성상 그 가격은 굿을 주최하는 무속인의 명성 또는 역량이나 해당 굿의 성격,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 금액이 고액인지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또한 앞서 본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당시 피해자의 심적 상태와 고민사항의 내용, 피고인의 영적 능력에 대한 신뢰 및 의존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돈을 편취할 의도로 굿을 너무 자주 시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1. 공소사실의 요지
앞서 본 위 2.항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2. 판단
앞서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성대(재판장) 이은상 현낙희 | 형법 제34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준환 외 6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2. 24. 선고 2015노286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무기체계 구매사업의 전반적 진행 절차 및 관련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차기수상함구조함(ATS-Ⅱ, 이하 ‘통영함’이라고 한다) 탑재 선체고정음탐기(이하 ‘이 사건 음탐기’라고 한다)를 중심으로 본 무기체계 구매사업의 전반적 진행 절차와 관련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음탐기를 비롯한 통영함 탑재 장비의 구매사업은 방위사업청이 합동참모회의에서 결정된 작전운용성능(ROC) 및 해군의 의견을 반영하여 입찰조건에 해당하는 제안요청서를 확정하고, 그에 따라 입찰절차를 거쳐 ‘시험평가 및 협상 대상 장비’를 선정하면 해군본부에서 시험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방위사업청이 기종을 결정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 해당 장비가 납품되면 해군본부의 수락시험을 거쳐 통영함과 함께 해군에 인도되는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나.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은 방위사업청 사업관리실무위원회가 2009. 3.경 이 사건 음탐기를 비롯한 6종의 관급장비에 대한 구매계획이 포함된 ‘관급경쟁장비 구매계획(안)’을 의결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 상륙함사업팀(이하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이라고 한다)은 2009. 4.경 이 사건 음탐기의 제안요청서(안)을 작성하여 제안요청서 검토위원회의 심의·의결 및 함정사업부장, 사업관리본부장의 결재를 거쳐 제안요청서를 확정하고 그에 따라 사업설명회를 개최하였으나, 2009. 6.경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였고, 재입찰 공고절차까지 거쳤으나 공소외 1 회사 외에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가 없었다. 한편 이 사건 음탐기에 관한 해군의 요구성능은 기존 평택함, 광양함의 구형 음탐기 사양을 기준으로 작성되었고 그것이 제안요청서에 그대로 반영되었는데, 공소외 1 회사는 해군의 요구성능을 훨씬 상회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제안서평가팀(팀장 해군 대령 공소외 2)은 2009. 6. 30.경부터 2009. 7. 2.경까지 공소외 1 회사의 제안서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일부 항목(필수조건 1개, 선택조건 2개)을 ‘조건부 충족’으로 판정하는 외에 나머지 항목 모두 ‘충족’으로 판정하였고,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은 2009. 7.경 그 제안서 평가결과를 토대로 공소외 1 회사가 제안한 ○○○(△△△△△△)사의 제품을 ‘시험평가 및 협상 대상 장비’로 선정하였다.
그에 따라 해군본부 전력시험분석평가단(이하 ‘전평단’이라고 한다)은 2009. 8.경 시험계획평가서를 작성하고 방위사업청 분석시험평가국(이하 ‘분평국’이라고 한다)의 확정절차를 거친 다음 그 계획서에 따라 2009. 9. 3.경부터 2009. 10. 9.경까지 이 사건 음탐기에 대해 직접 시험평가를 실시하였고, 그 무렵 방위사업청은 시험평가와 별도로 공소외 1 회사와 협상을 시작하였다. 해군본부 전평단은 2009. 10. 21.경 작전운용성능, 군 운용 적합성 등 시험평가항목 전부를 ‘충족’으로 판정한 시험평가결과를 방위사업청 분평국에 통보하였고, 방위사업청 분평국은 2009. 11. 2.경 위 시험평가결과에 대한 검토를 거쳐 이 사건 음탐기에 대하여 ‘전투용 적합’이라는 판정 결과를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에 통보하였다.
방위사업청 계약관리본부는 2009. 11. 18. 공소외 1 회사와 이 사건 음탐기 구매 가계약을 체결하였고,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은 위 시험평가결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음탐기 기종결정(안)을 작성하여 사업관리실무위원회에 상정하고 2009. 11. 25. 위 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뒤 2009. 11. 30. 사업관리본부장의 최종 결재를 받음으로써, 위 가계약이 2009. 12. 3. 본계약으로 효력을 발생하게 되었다.
다.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장인 피고인 3은 통합사업관리팀장으로서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 다만 위와 같은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의 여러 절차 중 피고인 3이 주도적으로 관여한 업무는 제안요청서(안) 작성, 사업설명회 개최 및 제안서 접수, 대상 장비 선정(안) 작성, 시험평가와 별개로 진행된 공소외 1 회사와의 협상, 기종결정(안) 작성 등이었고, 제안서 평가는 제안서평가팀에서, 시험평가는 방위사업청 분평국 주관 아래 해군본부 전평단에서 각 실시하고, 제안요청서(안) 및 기종결정(안) 등은 별도의 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되었다. 한편, 피고인 5는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피고인 3의 상위 결재권자이자 사업관리실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에 관여하였다.
라. 위와 같이 체결된 이 사건 음탐기 구매계약에 따라 2011. 6. 24.경 공소외 1 회사가 납품한 이 사건 음탐기가 통영함에 탑재되었으나, 2013. 5.경부터 2013. 12.경까지 해군본부에서 실시한 통영함 운용시험평가 및 시운전평가 결과, 공소외 1 회사가 제안서를 통해 제시한 ‘최대탐지거리 OOOO미터’는커녕 제안요청서에 반영된 해군의 요구성능인 탐지거리 OOO야드 이상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수심 OOO미터에서 침몰선박 접촉 불가, 방위거리 오차 과다 발생’ 등을 사유로 ‘전투용 부적합’으로 판정되었다. 이후 이 사건 음탐기의 성능 개선을 추진하였으나 여의치 않자 방위사업청은 2014. 12. 27.경 공소외 1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음탐기 구매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기에 이르렀고, 그로 인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외에도 통영함의 적기 전력화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마. 검사는 위와 같은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의 실패 원인이 기존 평택함, 광양함의 구형 음탐기 사양이 군 요구성능에 반영된 점, 성능입증자료 없이 시험평가결과를 모두 ‘충족’으로 판정하는 등 시험평가 결과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점, 기종결정(안)을 허위로 작성하고 요구성능을 만족하지 못하는 이 사건 음탐기의 구매절차를 중단하지 않은 점 등에 있다고 보고, 별건으로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 전력소요처 전력소요과장 공소외 3 등을 군 요구성능 작성과 관련한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해군본부 전평단 시험평가처장 공소외 4, 해군참모총장 공소외 5 등을 시험평가결과와 관련한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각 기소하였고, 기종결정(안)을 허위로 작성, 행사하고 임무위배행위로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피고인 3, 피고인 5를 이 사건으로 기소하였다. 또한 검사는 통영함과 소해함 후속함에 탑재할 가변심도음탐기 구매사업과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하고 가변심도음탐기의 제안요청서를 변조·행사하였다는 혐의로 피고인 1과 위 소해함 탑재 장비의 납품을 해군 및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에게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공소외 1 회사 등을 운영하는 공소외 6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이 사건 음탐기 납품과 관련하여 해군참모총장에게 전달하라는 명목으로 공소외 6으로부터 뇌물을 교부받았다는 등의 혐의로 피고인 2 역시 이 사건으로 기소하였다.
2. 검사의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고, 각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로 기소되었다.
피고인 3은 통영함 탑재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을 총괄하던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장, 피고인 5는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이다. 피고인 3, 피고인 5는 공모하여, 공소외 1 회사가 제안한 이 사건 음탐기의 제안서 평가결과 작전운용성능 등을 충족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시험평가 자료의 제시가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로 ‘조건부 충족’ 판정을 받았고 그 후 시험평가를 거칠 때까지도 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사업관리실무위원회에 상정할 기종결정(안)의 기재사항 중 ‘필수조건 및 선택조건의 충족 여부’를 기재함에 있어, 실제로 조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를 위원들이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제안서 평가 시에 ‘조건부 충족’으로 판정되었던 사유 등을 있는 그대로 기재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음탐기에 대한 기종결정(안)을 통과시킬 목적으로 마치 이 사건 음탐기가 제안서 평가 시 ‘조건부 충족’ 처리된 사실이 없거나 그 사유가 해소된 것처럼 제안서 평가결과를 모두 ‘충족’이라고 기재하여 기종결정(안)을 허위로 작성한 다음 사업관리실무위원회 위원들에게 회의 자료로 배부하고, 사업관리본부장의 결재를 받으면서 이를 제시하여 행사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이 기종결정 직전 단계인 시험평가 시까지 성능입증자료 제출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이 사건 음탐기는 요구조건 미충족임이 확인되었으므로 그 구매절차를 중단하는 등 구매절차를 적법하게 진행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음에도 이에 위반하여, 이 사건 음탐기의 성능입증자료 제출 시기를 연기하여 주고 허위의 기종결정(안)을 작성함으로써 방위사업청으로 하여금 성능 미달의 이 사건 음탐기에 관하여 공소외 1 회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하게 하여, 결국에는 공소외 1 회사에 미화 3,401,000달러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대한민국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3, 피고인 5에게 위 공소사실과 같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다는 범의가 있었다거나 공소외 1 회사에 이익을 주고 대한민국에 손해를 가하려는 배임의 범의를 가지고 임무위배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살피건대,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허위공문서작성 및 배임죄에 관한 피고인 3, 피고인 5의 범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못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된다.
1)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기존의 노후함인 평택함, 광양함에 설치된 ○○○(△△△△△△)사의 구형 음탐기 정도의 사양이 새로 발주하는 통영함에 탑재할 음탐기에 대한 군 요구성능으로 제시되어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이 작성한 제안요청서(안)에도 그대로 반영된 점이 지적되기는 하나, 상륙함사업팀장인 피고인 3이나 함정사업부장인 피고인 5가 군 요구성능 작성 과정에 의도적으로 개입하여 ○○○(△△△△△△)사의 음탐기를 취급하는 공소외 1 회사의 입찰 참여를 용이하게 하거나 관련 절차를 유리하게 진행하려고 그와 같이 충분하지 못한 요구성능으로 제안요청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찾을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은 통영함 탑재장비 등 무기체계 구매사업의 진행경과를 살펴보면, 대상 장비를 선정하고 기종을 결정하는 데 특히 중요한 절차라고 할 수 있는 제안서 평가는 피고인 3이 속한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이 아닌 별도의 제안서평가팀에서 하고, 시험평가는 방위사업청 분평국의 주관 아래 해군본부 전평단에서 하도록 되어 있으며, 제안요청서(안) 및 기종결정(안) 등은 각각 위원회를 구성하여 거기에서 심의·의결하도록 되어 있는 등 구매사업의 절차구조상 피고인 3이 사업 전반에 걸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그 의도대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피고인 3의 상위 결재권자인 함정사업부장 피고인 5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보인다.
2) 또한 이 사건 음탐기의 군 요구성능 자체가 높은 수준이 아니었던 데다가 이미 평택함 등에 탑재된 음탐기 납품 실적이 있던 ○○○(△△△△△△)사의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제안된 이 사건 음탐기가 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거나 문제가 많은 장비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고인 3, 피고인 5가 다른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무리하게 절차를 진행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도 발견할 수 없다.
이 사건 음탐기에 대한 해군본부 전평단의 시험평가결과가 작전운용성능, 군 운용 적합성 등 모든 항목을 충족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방위사업청 분평국에서 다시 검토를 거쳐 전투용 적합으로 판정한 이상, 피고인 3은 이 사건 음탐기의 성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이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이를 뒤집고 피고인 3이 이 사건 음탐기가 성능 미달이고 문제가 많은 장비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려면 그에 관한 충분한 증명이 있어야 하는데, 기록을 살펴보아도 그와 같이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3) 이 사건 음탐기가 제안서 평가를 거쳐 ‘시험평가 및 협상 대상 장비’로 선정된 이후 시험평가를 마칠 때까지도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은 공소외 1 회사로부터 별다른 자료 제출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시험평가 과정에서 해군본부 전평단의 요청으로 공소외 1 회사가 2회에 걸쳐 작전운용성능 등 시험평가 항목에 대한 추가 답변을 한 바 있고, 게다가 군 운용 적합성 항목 중 진동, 소음, EMI, EMC에 관한 시험성적서는 시험평가 이전에 해군본부 전평단과 방위사업청 분평국에 의하여 작성·확정된 시험평가계획서의 시험평가방침에 이미 ‘기종 결정 후 납품 이전 시까지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러한 시험평가 조건의 결정과 시험평가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개입할 수 없었던 피고인 3, 피고인 5로서는 해군본부의 시험평가결과를 신뢰하고 다음 절차를 진행하는 외에 추가 심사를 위해 절차를 중단하거나 그 밖의 다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볼 만한 특이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피고인 3, 피고인 5에게 범의가 인정되려면 해군본부 전평단의 시험평가 과정이 단순히 절차적으로 미흡하였다는 점을 넘어서 그 결과가 명백히 잘못되었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음탐기 구매절차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자칫 해군이나 국가에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는 사정이 드러나야 하는데, 그러한 사정을 증명할 증거는 현저히 부족하다.
4) 한편, 방위사업관리규정(2009. 8. 5. 방위사업청훈령 제101호로 개정된 것)에 의하면, 기종결정(안)에 포함하여야 하는 내용 중 하나로 ‘대상 장비의 조건충족 상태, 필수조건 및 선택조건 충족 여부’가 규정되어 있고(제223조 제7항 제3호), 「무기체계 구매사업 제안서 및 기종결정 평가 지침」(2009. 8. 20. 방위사업청지침 제2009-54호로 개정된 것)도 기종결정(안)에는 위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고(제18조 제2항 제3호) ‘통합사업관리팀장은 시험평가결과, 협상결과 및 비용요소평가결과를 근거로 기종결정(안)을 작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8조 제1항).
그런데 제안서 평가는 제안서가 제출된 장비를 ‘시험평가 및 협상 대상 장비’로 선정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이고, 위 규정에서 ‘대상 장비’라 함은 이러한 제안서 평가를 거쳐 시험평가 및 협상의 대상으로 선정된 장비를 말한다. 또한 위 지침은 기종결정(안)을 시험평가결과 등을 근거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므로, 결국 위 규정 및 지침의 ‘필수조건 및 선택조건 충족 여부’는 시험평가 과정에서 그러한 조건이 충족되었는지를 기재하도록 한 것이고, 그 이전 단계인 제안서 평가과정에서 평가된 내용은 이미 대상 장비의 선정 단계를 지나 기종결정을 하는 데 이르러서는 크게 비중 있는 고려요소가 되지 못한다고 보인다.
기종결정(안)에 제안서 평가결과를 기재하는 이상, 제안서 평가 당시 조건부 충족된 항목이 존재하였다는 점을 기재하는 것이 사업관리실무위원회 위원들에게 기종결정(안) 심의와 관련하여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이 기종결정(안)에 제안서 평가결과를 모두 ‘충족’이라고 기재한 것에 이 사건 음탐기를 납품한 공소외 1 회사에 유리하게 편의를 봐 주려는 등 어떤 숨은 의도가 있었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원심도 인정하였듯이 기종결정(안)에 제안서 평가결과를 기재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명확한 업무처리지침 내지 관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3은 기종결정(안)의 작성실무를 담당한 공소외 7과 함께 기존의 선례를 참조하여 기종결정(안)을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기종결정(안)에는 시험평가결과의 상세한 기재는 물론 일부 항목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납품 전까지’ 제출받기로 하였다는 취지가 명확히 드러나 있으므로 위원회 위원들이 기종결정을 하는 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5) 검사는 피고인 3이 제1심 법정에서 처음에는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범행을 자백하다가 이를 번복하였다면서 원심이 자백의 신빙성 등에 관한 판단을 유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3이 자백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는 제1심 제6회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인 3은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의 진행 경과 및 업무처리 관행, 기종결정(안) 작성의 경위 등에 관하여 상세히 진술하면서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어 자백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검사는 피고인 3, 피고인 5가 기종결정 시까지 이 사건 음탐기의 성능을 입증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관하여 원심이 판단을 유탈하였다고 주장하나,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 역시 시험성적서 등이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제출시기를 납품 전까지 연기해 주었음을 전제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그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6) 무엇보다도 피고인 3, 피고인 5가 공소외 1 회사를 운영한 공소외 6이나 이 사건 음탐기 사업의 이른바 에이전트로서 당시의 해군참모총장 공소외 5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피고인 2로부터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받았다는 등의 정황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가 밝히고 있는 피고인 3, 피고인 5의 범행 동기, 즉 피고인 5는 진급을 위하여 공소외 5의 동기인 피고인 2의 청탁을 받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거나, 피고인 3은 군 위계질서상 상급자인 피고인 5의 부당한 지시를 어길 수 없어 기종결정(안)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배임행위에 이르렀다는 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살펴보아도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검사가 들고 있는 피고인 3의 진술이나 공소외 2, 공소외 8의 진술 등을 살펴보면, 해군으로서는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의 예산불용 등을 방지하고 적기 전력화를 위해 연내에 사업을 추진하여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에 관한 해군지휘부의 관심이 당시 방위사업청에서 근무하고 있었지만 해군 소속의 현역 소장이었던 피고인 5 및 대령이었던 피고인 3 등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을 담당하던 해군 담당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일 뿐이다.
7) 결과적으로 성능 미달의 이 사건 음탐기가 납품된 것과 관련하여 검사 주장대로 피고인 3이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의 통합사업관리팀장으로서 최종적인 관리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더라도,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로부터 알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 3은 물론 피고인 5 등 담당자들이 업무처리상 치밀함 등이 부족하였다고 탓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로부터 피고인 3, 피고인 5의 허위공문서작성 및 배임의 범의가 당연히 도출된다고는 볼 수 없다.
8) 더하여 국방과학연구소 등 전문기관은 공소외 1 회사가 제안서에 제안한 대로만 이 사건 음탐기를 제작·납품하였더라면 군 요구성능 내지 작전요구성능 등을 만족하는 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고, 이 사건 음탐기가 납품되어 통영함에 탑재된 때는 기종결정 이후로도 1년 6개월이 경과한 후인 데다가 해군이 운용시험평가 및 시운전평가를 한 때는 그 후로도 2년이 지난 시점으로 기종결정 이후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이 사건 음탐기 구매사업 등 일련의 절차가 더 진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음탐기 관련 사업실패의 원인에는 이 사건 음탐기를 대상 장비로 선정한 후 시험평가 과정에서 필요한 성능을 갖추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잘못뿐 아니라 본계약 체결 이후 사업관리 등 후속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공소외 1 회사 측이 당초 제안서의 성능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등이 두루 관련되어 있다고 보이고, 특히 공소외 1 회사가 군 요구성능을 충족하는 음탐기를 납품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구매사업에 참여하여 결국에는 성능 미달의 이 사건 음탐기를 납품한 것이라면 단순 채무불이행을 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3, 피고인 5에게 허위공문서작성의 범의가 있었다거나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결국 원심이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령을 잘못 해석하고 허위공문서작성죄에 있어서 범행의 고의, 배임죄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확정함에 있어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판단을 유탈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9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공소외 6, 공소외 10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의 점, 2010. 6. 1.자 공문서변조 및 행사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죄에서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또한 원심판결에 양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문서변조행위에 관한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점은 있으나,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0. 5. 24.자 공문서변조 및 행사의 점, 부정처사 후 수뢰의 점에 대하여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문서변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의 점 및 제3자 뇌물취득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알선행위의 타인성, 공소장변경, 증거재판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한편, 피고인 2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유죄 부분인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6.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4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유탈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허용되므로, 피고인 4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7. 결론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법 제30조, 제227조, 제229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김제성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오규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16. 6. 17. 선고 2015고정13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4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이 사건 고객정보의 중요성과 피해자 회사의 규모를 감안할 때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고객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봄이 상당한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는 서울 종로구 (주소 1 생략)○○회관 2층에 위치한 회사로서 제약업체 내지 식품업체가 해외에서 전시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는 경우 항공권 및 숙소를 제공하는 여행전문업체이며, 피고인은 2008. 2. 1.부터 2014. 12. 30.까지 피해자 회사의 이사로 근무하면서 단체항공권 예약, 현지 호텔 수배 및 예약, 환전, 여행자보험가입, 해외전시회 동행 및 동행 시 고객인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자이다.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12. 일자불상경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피고인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고객정보인 이름, 회사명, 핸드폰번호, 이메일주소 등이 기재되어 있는 식품·제약업체 고객정보 파일을 이동식 메모리 디스크(USB)에 옮기는 방법으로 이를 취득하였다.
피고인은 2014. 12. 31.경 피해자 회사를 퇴사한 후, 2015. 3. 26.경 서울 마포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플러스’ 사무실에서 ‘2015 Api China Shanghai 전시회’를 820,000원에 판매한다는 참관단 모집 안내문을 작성한 다음, 위와 같이 취득한 식품·제약업체 고객정보 파일에 기재되어 있는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인 공소외 2 주식회사 등 1,400명에게 위 안내문을 이메일과 단체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하여 송부함으로써 이를 사용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어떠한 정보가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그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하여야 하는 것인데(= 접근 제한 + 객관적 인식가능성), 피해자 회사는 다년간 축적된 고객정보를 별도의 데이터로 관리하면서 직원들 모두에게 이를 공유하게 하였을 뿐, 직원들 중 피고인에게만 정보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지 않았고, 이 사건 고객정보에 비밀임을 표시하거나 직원들에게 이것이 비밀임을 고지한 바도 없었던 점, 이 사건 고객정보 중 상당 부분은 피고인이 영업활동을 하면서 얻어 등록하거나 수정한 것이고, 등록이나 수정에 별다른 제한을 받지도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고객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2015. 1. 28.「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한다)이 개정되면서 영업비밀의 구성요소가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인 노력’으로 변경되었으나(상당한 노력 → 합리적인 노력), ‘상당한 노력’과 ‘합리적인 노력’은 동일하게 해석하여야 하므로(상당한 노력 = 합리적인 노력),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고객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하면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적용 법률
2015. 1. 28. 법률 제13081호로 부정경쟁방지법이 일부 개정되었는데, 개정된 법률 제2조(정의) 제2호는 ‘영업비밀’의 정의와 관련하여 영업비밀로 보호되기 위하여 필요한 비밀유지·관리 수준을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하여 공포일인 2015. 1. 28. 시행되었다.
피고인이 이 사건 고객정보를 사용한 시점은 2015. 3. 26.경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는 2015. 1. 28.자로 개정된 법률이 적용되어야 한다.
2) 개정 전 법률하에서 선고된 판례의 동향
영업비밀로 보호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의 의미에 관하여, 법원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판시하여 왔다(= 접근 제한 + 객관적 인식가능성).
그런데 특정한 정보에 대한 접근 제한은 해당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접근 제한과 객관적 인식가능성이라는 두 요소는 독립적, 개별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심사되게 되었고, 그 결과 ① 물리적, 기술적 관리가 행하여졌는지 여부, ② 인적, 법적 관리가 행하여졌는지 여부, ③ 조직적 관리가 행하여졌는지 여부가 ‘상당한 노력’의 유무를 심사하는 구체적인 기준으로 제시되게 되었다.
한편 일부 판결에서는 기업의 규모, 종업원의 수 등에 대하여도 고려가 이루어졌으나 이와 같은 요소들은 ① 물리적, 기술적 관리, ② 인적, 법적 관리, ③ 조직적 관리와 같은 기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상당한 노력의 판단 기준: 접근 제한 + 객관적 인식가능성① 물리적, 기술적 관리② 인적, 법적 관리③ 조직적 관리(부차적 요소) 종업원의 수 기업의 규모
3)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 경위
가) 개정 전 법률은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였는바, 그 결과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 가운데에는 기술개발에만 치중하고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충분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나머지 ‘비밀관리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국회에서는 2015. 1. 28.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하여,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 가운데 하나인 비밀유지에 필요한 ‘상당한 노력’을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하여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수 있게 하였다.
나) 위와 같은 법 개정은 비밀유지에 필요한 관리 수준을 ‘합리적 노력’ 내지 ‘합리적 조치’ 수준으로 설정한 미국의 입법례, ‘비밀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 ‘상당한 노력’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 일본의 입법례 등을 참조한 것이었다.
4) ‘합리적인 노력’ 의미
위와 같은 개정 경위에 비추어 볼 때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 접근 제한 + 객관적 인식가능성)를, 해당 정보에 대한 ① 물리적, 기술적 관리, ② 인적, 법적 관리, ③ 조직적 관리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되, 각 조치가 ‘합리적’이었는지 여부는 영업비밀 보유 기업의 규모, 해당 정보의 성질과 가치, 해당 정보에 일상적인 접근을 허용하여야 할 영업상의 필요성이 존재하는지 여부, 영업비밀 보유자와 침해자 사이의 신뢰관계의 정도, 과거에 영업비밀을 침해당한 전력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합리적 노력의 판단 기준: 접근 제한 + 객관적 인식가능성① 물리적, 기술적 관리② 인적, 법적 관리③ 조직적 관리영업비밀 보유 기업의 규모, 해당 정보의 성질과 가치, 해당 정보에 일상적인 접근을 허용하여야 할 영업상 필요성이 존재하는지 여부, 영업비밀 보유자와 침해자 사이의 신뢰관계, 과거에 영업비밀을 침해당한 전력이 있는지 여부 등에 기초하여 판단함.
5) 사안에의 적용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고객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해자 회사는 제약업체 내지 식품업체가 해외에서 전시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는 경우 항공권 및 숙소를 제공하는 여행전문업체이다.
② 피해자 회사는 행사와 관련된 정보(개최장소, 개최일시, 행사의 성격, 출품업체, 여행일정, 행사규모 등) 및 행사가 열리는 지역의 여행정보에 대하여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일반인의 접근을 허용하였으나, 고객들의 성명, 소속업체, 직위, 이메일주소, Fax 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이 포함된 이 사건 고객정보는 별도 관리하면서 피해자 회사 직원들에게만 접근을 허용하였다(합리적 구분).
③ 피해자 회사는 네이버 주소록으로 작성된 정보는 법인계정으로 관리하였고, 구글 스프레드쉬트로 작성된 정보는 초대기능을 활용, 피해자 회사 직원들만 초대하는 방법으로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였다(기술적 관리).
④ 네이버계정과 구글계정은 모두 피해자 회사의 대표인 고소인이 관리하고 있었다(조직적 관리).
⑤ 피해자 회사는 직원 4명, 연간매출액 2억 원 정도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이다(공판기록 제39쪽 참조).
⑥ 피고인이 근무하였을 당시 피해자 회사의 직원들은 피고인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대표자와 그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었다(수사기록 제34쪽 참조).
⑦ 이 사건 고객정보 가운데 구글 스프레드쉬트로 작성된 것에는 고객들이 피해자 회사가 보낸 메일을 읽었는지, 참석 의사를 밝힌 적이 있는지, 실제로 참석하였는지, 참석한 경우 어떠한 행사에 참석하였는지 여부 등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는데, 이는 사전에 고객의 수요를 예측하여 항공권이나 호텔 등을 미리 예약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이사 직함으로 근무하면서 단체항공권 예약, 현지 호텔 수배 및 예약, 환전, 여행자보험가입, 해외전시회 동행 및 동행 시 고객인솔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공판기록 제41쪽, 제42쪽 참조).
⑧ 이 사건 고객정보에는 고객의 성명, 소속업체, 직위, 이메일주소, Fax 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함부로 유출하는 경우 거래관계의 중단을 초래할 수 있음은 물론 민·형사상의 책임이 야기될 소지가 있었는바, 이 사건 고객정보의 작성에 참여한 피고인으로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실제 이 사건 고객정보가 유출되자 고객들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항의가 제기되었음, 수사기록 제14쪽 참조).
⑨ 피고인은 1989년경 □□여행사에서 고소인과 함께 근무하게 되면서 고소인을 알게 되었고,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은 □□여행사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피고인의 처가 피고인의 취직을 부탁하였기 때문이었다.
⑩ 피고인과 고소인이 서로 알고 지낸 기간이 25년 정도이고, 피고인이 2007. 3. 31.부터 2008. 2. 1.까지 잠시 업무를 중단하였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의 피해자 회사 근속기간이 10년을 초과하여 피고인과 고소인 간에는 상당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⑪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에게 이 사건 고객정보에 대하여 상시 접근을 허용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 사건 고객정보가 다른 직원들의 업무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였기 때문이었다.
⑫ 피고인이 퇴사한 직후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고객정보에 대한 피고인의 접근을 차단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를 예상하고 퇴사 직전 이 사건 고객정보를 다운로드받아두었기 때문에 피해자 회사는 영업비밀의 유출을 막을 수 없었다.
⑬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발생 이전에는 영업비밀을 침해당한 적이 없었다.
6) 따라서 검사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해자 회사는 서울 종로구 (주소 1 생략)○○회관 2층에 위치한 회사로서 제약업체 내지 식품업체가 해외에서 전시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는 경우 항공권 및 숙소를 제공하는 여행전문업체이며, 피고인은 2008. 2. 1.부터 2014. 12. 30.까지 피해자 회사의 이사로 근무하면서 단체항공권 예약, 현지 호텔 수배 및 예약, 환전, 여행자보험가입, 해외전시회 동행 및 동행 시 고객인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자이다.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12. 일자불상경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피고인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고객정보인 이름, 회사명, 핸드폰번호, 이메일주소 등이 기재되어 있는 식품·제약업체 고객정보 파일을 이동식 메모리 디스크(USB)에 옮기는 방법으로 이를 취득하였다.
피고인은 2014. 12. 31.경 피해자 회사를 퇴사한 후, 2015. 3. 26.경 서울 마포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플러스’ 사무실에서 ‘2015 Api China Shanghai 전시회’를 820,000원에 판매한다는 참관단 모집 안내문을 작성한 다음, 위와 같이 취득한 식품·제약업체 고객정보 파일에 기재되어 있는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인 공소외 2 주식회사 등 1,400명에게 위 안내문을 이메일과 단체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하여 송부함으로써 이를 사용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원심 증인 공소외 3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구글 스프레드쉬트 주소록 원본, 구글 스프레드쉬트 주소록 축약본, 네이버 주소록 축약본
1. 춘계 API CHINA 2015 참관 안내문 발송내역(문자, 이메일)
1. 공소외 4에서 보내온 메일,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 보내온 메일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고객정보는 비공지성이 결여되어 있어 영업비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고객정보에는 고객의 성명, 소속업체, 직위, 이메일주소, Fax 번호, 휴대전화번호 등과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공연히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성지호(재판장) 강상욱 윤화랑 |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5. 1. 28. 법률 제130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18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강동원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6. 4. 21. 선고 2015노121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알선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알선을 한다고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 행위는 다른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은 행위로서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004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대출을 위한 접대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더라도 피해자가 대출받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피해자에게 저축은행 부행장을 만나기로 하였으니 접대비 등 경비로 사용할 3,000만 원을 주면 골프장 회원권 10개를 담보로 20억 원 이상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피고인이 지정한 계좌로 합계 2,100만 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에서 편취의 범의, 사기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죄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형법 제347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최동욱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6. 5. 4. 선고 2016노1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탄원서 등 서면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원심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범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에 관한 사실오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사실의 특정, 유죄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아동 진술의 신빙성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소시효를 정지·연장·배제하는 내용의 특례조항을 신설하면서 소급적용에 관한 명시적인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한 경우에, 그 조항을 소급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볼 것인지에 관하여는 보편타당한 일반원칙이 존재하지 아니하며, 적법절차원칙과 소급금지원칙을 천명한 헌법 제12조 제1항과 제13조 제1항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원칙을 포함한 법치주의 이념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도1362 판결 참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4. 1. 28. 제정되어 2014. 9. 29. 시행되었으며, 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라 한다)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 등을 규정함으로써 아동을 보호하여 아동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타)목은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 제17조 제3호에서 정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동복지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호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에 상응하는 규정이다]를 아동학대범죄의 하나로 규정하고, 나아가 제34조는 ‘공소시효의 정지와 효력’이라는 표제 밑에 제1항에서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2조에도 불구하고 해당 아동학대범죄의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라고 규정하며, 부칙은 “이 법은 공포 후 8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아동학대처벌법은 신체적 학대행위를 비롯한 아동학대범죄로부터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같은 법 제34조 역시 아동학대범죄가 피해아동의 성년에 이르기 전에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처벌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그 진행을 정지시킴으로써 보호자로부터 피해를 입은 18세 미만 아동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이러한 아동학대처벌법의 입법 목적 및 같은 법 제34조의 취지를 앞에서 본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특례조항의 신설·소급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아동학대처벌법이 제34조 제1항의 소급적용 등에 관하여 명시적인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나, 위 규정은 완성되지 아니한 공소시효의 진행을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 장래를 향하여 정지시키는 것으로서, 그 시행일인 2014. 9. 29. 당시 범죄행위가 종료되었으나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아동학대범죄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도4327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6032 판결 등 참조).
나.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8. 8.경에서 2008. 9.경 사이 안성시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 공소외인(당시 8세)이 동생의 분유를 몰래 먹었다고 의심하여 옷걸이와 손으로 피해자의 몸을 수회 때리고, 책과 옷걸이 등을 집어던져 아동인 피해자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를 하였다.”라는 것이다.
(2) 이는 구 아동복지법 제40조 제2호, 제29조 제1호에 해당하는 범죄로서,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가 적용되어 공소시효의 기간은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7년이다.
(3)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공소외인은 2001. 3. 25.생으로 미성년자인 사실, 이 사건 공소는 2015. 10. 27. 제기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행위에 관하여는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의 시행일 당시 아직 7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상태여서 공소시효가 정지되었고,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2015. 10. 27.까지 피해자 공소외인이 성년에 달하지 아니하여 공소시효의 기간이 경과되지 아니하였음이 명백하므로, 결국 이 부분 공소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에 규정된 ‘공소의 시효가 완성되었을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라.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 행위에 대하여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잘못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면소를 선고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 및 부칙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위에서 본 이유로 원심판결 중 면소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헌법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조, 제2조 제4호 (타)목, 제34조 제1항, 부칙(2014. 1. 28.),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제71조 제1항 제2호,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호(현행 제17조 제3호 참조), 제40조 제2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2호 참조), 형사소송법 제25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강릉지원 2014. 7. 29. 선고 2014노2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1항에 따른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의 조세범칙사건에 대한 통고처분은 법원에 의하여 자유형 또는 재산형에 처하는 형사절차에 갈음하여 과세관청이 조세범칙자에 대하여 금전적 제재를 통고하고 이를 이행한 조세범칙자에 대하여는 고발하지 아니하고 조세범칙사건을 신속·간이하게 처리하는 절차로서, 형사절차의 사전절차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그리고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른 조세범칙사건에 대한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의 고발은 수사 및 공소제기의 권한을 가진 수사기관에 대하여 조세범칙사실을 신고함으로써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의사표시로서, 조세범칙사건에 대하여 고발한 경우에는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에 의한 조세범칙사건의 조사 및 처분 절차는 원칙적으로 모두 종료된다.
위와 같은 통고처분과 고발의 법적 성질 및 효과 등을 조세범칙사건의 처리 절차에 관한 조세범 처벌절차법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이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통고처분을 거치지 아니하고 즉시 고발하였다면 이로써 조세범칙사건에 대한 조사 및 처분 절차는 종료되고 형사사건 절차로 이행되어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으로서는 동일한 조세범칙행위에 대하여 더 이상 통고처분을 할 권한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이 조세범칙행위에 대하여 고발을 한 후에 동일한 조세범칙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법적 권한 소멸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효력이 없고, 설령 조세범칙행위자가 이러한 통고처분을 이행하였다 하더라도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3항에서 정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과 관련하여 삼척세무서장이 조세범칙행위를 이유로 피고인을 고발한 다음 다시 동일한 조세범칙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이하 ‘이 사건 통고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 피고인이 제1심판결 선고 전으로서 이 사건 통고처분에서 정한 기한 내에 그 벌금상당액을 납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통고처분은 피고인의 조세범칙행위에 대하여 고발을 한 후에 동일한 조세범칙행위에 대하여 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피고인이 이 사건 통고처분을 이행하였다고 하여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3항이 정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고발 후에 이루어진 이 사건 통고처분이 위법하지만 무효라고 보기는 어려워 피고인이 이 사건 통고처분을 이행함에 따라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3항이 적용되어 다시 처벌할 수 없다고 잘못 판단하고, 피고인에 대한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조세범 처벌절차법에서 정한 조세범칙사건에 대한 고발 및 그 후에 이루어진 통고처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고, 그 부분은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부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1항, 제3항, 제17조 제1항, 조세범 처벌법 제2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나성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2. 5. 선고 2014노238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위법한 임의동행에 의한 음주측정결과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경찰관으로부터 음주측정을 위해 경찰서에 동행할 것을 요구받고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순찰차에 탑승하였고, 경찰서로 이동하던 중 하차를 요구한 바 있으나 그 직후 경찰관으로부터 수사 과정에 관한 설명을 듣고 경찰서에 빨리 가자고 요구하였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임의동행은 피고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그 후에 이루어진 음주측정결과는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임의동행의 적법성과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증인 공소외 1의 증언 중 전문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경찰관 공소외 1이 이 사건 현장에 출동하여 피고인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은 경위,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질문에 답변할 당시의 행동, 임의동행 과정과 피의자신문 당시의 상황 등을 종합하면, 증인 공소외 1의 증언 중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부분은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는 때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고, 증인 공소외 1의 증언과 증인 공소외 2의 증언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한 때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 제148조의2 제2항 제2호,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성두경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대종 담당변호사 채형석
【원심판결】
창원지법 진주지원 2015. 11. 19. 선고 2015고정17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9. 15.경 경남 산청군 (주소 1 생략)에서, 위 임야의 소유명의자인 피해자 공소외인과 사이에 소유권에 관한 분쟁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위 임야에 식재되어 있는 소나무를 반출하려고 하자 이를 저지할 목적으로 래커를 이용하여 피해자 소유인 소나무 31주에 종중재산이라는 취지의 문구를 기재함으로써 재산가치를 감소시켜 그 효용을 해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소나무는 피고인이 대표자로 있는 종중(이하 ‘종중’이라 한다)의 소유이지 피해자의 소유가 아니다. 설사 소나무가 피해자의 소유라고 하더라도, 위 종중이 받은 반출금지가처분에 반하여 피해자가 소나무를 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나무에 종중재산이라는 표시를 한 피고인의 행위에는 손괴의 고의가 없고, 자구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3. 판단
가. 형법 제23조에서 정한 자구행위라 함은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기 불능한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9418 판결 등 참조),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8530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소나무가 식재되어 있는 임야의 소유권에 관한 분쟁 및 종중이 가지는 분묘기지권의 범위 문제 등으로 소나무의 소유권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던 점, ② 그럼에도 피해자가 소나무를 굴취하여 판매하려고 하여 이 사건 범행 당시 종중이 피해자를 상대로 소나무 등 반출금지가처분 결정(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1카합37호)을 받아둔 상태였던 점, ③ 그럼에도 가처분에 반하여 일단 소나무가 반출되고 나면 양수인의 선의취득, 소나무의 고사 등으로 원상회복이 곤란할 수 있는 점, ④ 분묘 주위의 도래솔과 비도래솔을 구분하여 도래솔(피해자가 반출하려고 한 소나무 60주 중 31주)에만 종중재산이라는 표시를 한 점, ⑤ 소나무의 효용이 해쳐진 결과는 종중재산이라는 표시 때문에 피해자가 판매를 하기 곤란하다는 것에 불과한데, 이는 당시 반출 자체를 금지한 가처분에 대한 피해자의 수인의무에 비추어 피해자의 법익에 대한 큰 침해가 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등의 요건을 충족하므로,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거나 또는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려운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로서 형법 제23조의 자구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1항 기재와 같고, 이는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신성훈 현정헌 | 형법 제20조, 제23조, 제36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제이앤씨 담당변호사 서경배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10. 30. 선고 2015노332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에 대한 사기의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1)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의 진정한 작성명의자가 누구인지는 문서의 표제나 명칭만으로 이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고, 문서의 형식과 외관은 물론 문서의 종류, 내용, 일반 거래에서 그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4도1858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177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① 피고인이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이하 ‘투자자들’이라 한다)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은 후 투자자들에게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는데,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에는 그 말미에 “공소외 6 주식회사”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고, 그 상단에 “건축대표: 공소외 7”이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점, ② 피고인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공소외 6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6 회사’라 한다)의 건축대표로서 아파트 분양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하기도 한 점, ③ 피고인은 공소외 6 회사의 직원에게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의 작성을 부탁하였고 그 직원이 공소외 6 회사에서 작성하는 문서의 양식에 따라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를 작성하였기 때문에 그 말미에 ‘공소외 6 회사’라는 문구가 기재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주장은 수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공소외 6 회사가 아파트 분양사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믿게 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에 공소외 6 회사 명의를 인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한 다음, 이를 종합하면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는 공소외 6 회사 명의의 문서이고 일반인이 공소외 6 회사 명의의 문서로 오인하기에 충분한 형식과 외관을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에 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에는 “춘천 ○○지구신축 아파트 투자 보증서”라는 제목 아래 제1항 내지 제5항으로 투자대상, 투자내용, 투자에 관한 보증 내용, 투자기일, 투자자 항목이 인쇄되어 있고, 그 다음 제6항으로 “6. 건축대표: 공소외 7 (인) 전화번호: ”가 인쇄되어 있으며, 그 다음 줄에 “주민등록번호: ”가(다만 공소외 4에게 작성하여 준 투자보증서에는 ‘주민등록번호: ’가 인쇄되어 있지 아니함), 문서의 말미에 “공소외 6 회사”가 인쇄되어 있다.
(나) 피고인은 수기로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의 ‘전화번호’란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주민등록번호’란(공소외 4에게 작성하여 준 투자보증서에는 문서 말미의 공란)에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그 아래 부분 공란(공소외 4에게 작성하여 준 투자보증서에는 문서 말미의 공란)에 자신이 다니던 △△교회의 주소로 보이는 “금천구 (주소 1 생략)”과 함께 자신을 지칭하는 “△△교회공소외 7 권사”(공소외 1, 공소외 4에게 작성하여 준 각 투자보증서에는 “△△교회□권사”)를 기재한 다음 “6. 건축대표: 공소외 7 (인)” 부분의 ‘(인)’란에 무인하거나 개인 도장을 날인하였다.
(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에는 주로 피고인 개인을 가리키는 사항이 기재되거나 나타나 있고, 공소외 6 회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볼 만한 표시는 문서 말미에 인쇄된 “공소외 6 회사”가 유일하다. 또한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의 내용을 보더라도 명시적으로 공소외 6 회사가 아파트 신축사업을 한다거나 투자금을 수령하고 그 반환 주체가 된다고 볼 만한 부분은 없다.
(라) 투자자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아파트를 신축하여 분양하려고 하는데 돈이 부족하니 5,000만 원을 투자하면 이익금 2,000만 원을 더하여 돌려주겠다. 분양이 안 되면 파주에 있는 땅을 팔아서라도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 사건 투자를 하게 되었다.
(마) 투자자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자신이 공소외 6 회사의 건축대표로서 아파트 분양사업을 한다고 소개받았으나, 이 사건 투자를 하면서 공소외 6 회사에 피고인이 그 건축대표라거나 공소외 6 회사가 실제로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는지 등을 확인하지는 아니하였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피고인 개인의 담보력을 믿고서 투자한 것이었으며, 그 투자금 또한 공소외 6 회사의 법인 계좌가 아니라 피고인의 딸이나 지인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바) 한편 투자자들(공소외 1 제외)은 이 사건 투자와 관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 외에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추가로 작성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이 사건 각 확인서의 말미에는 “공소외 6 회사”, “건축대표: ◇◇◇”(‘공소외 7’의 오기로 보인다)과 공소외 6 회사의 사업자등록번호 및 주소가 순차로 인쇄되어 있고 “공소외 6 회사 대표이사”라고 각인된 도장이 날인되어 있어 그것이 공소외 6 회사 명의의 문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4)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의 형식과 외관, 내용, 작성경위, 일반 거래에서 그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 위에서 본 제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의 작성명의자는 공소외 6 회사가 아니라 피고인 개인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가 공소외 6 회사 명의의 문서라고 판단하고 이 사건 각 투자보증서에 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의 작성명의자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이 사건 각 확인서에 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1. 7. 8.경 ‘확인서’라는 제목으로 ‘공소외 6 회사 건축대표로서 확인서를 작성합니다. (중략) 확인서 작성인은 (중략) 공소외 3, ▽▽▽(‘공소외 2’의 오기로 보인다)의 투자금 1억 원과 투자이익금 4천만 원을 2012년 2월 14일까지 지급하기로 하겠습니다.’, ‘2011년 7월 8일’, ‘공소외 6 회사 건축대표: 공소외 7, 사업자등록번호: (생략), 주소: 서울시 동작구 (주소 2 생략) 6층’이라고 문서를 작성하여 출력한 다음 공소외 6 회사의 인감을 날인하고, 그 무렵 이를 공소외 2와 공소외 3에게 교부함으로써 공소외 6 회사 명의의 확인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고, 같은 방식으로 2011. 7. 8.경 ‘공소외 4로부터 5천만 원을 송금받았고, 2012. 2. 14.까지 이익금 2천만 원을 포함하여 이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소외 6 회사 명의의 확인서를 위조하고 공소외 4에게 이를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각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로 의율하여 공소를 제기하였고, 원심은 각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고이유 제3점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나. 상고이유 제3점을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이 부분에 대하여 본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공소외 6 회사 명의의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소사실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공소외 6 회사의 건축대표로서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하였고 그 말미의 문서 명의인 표시에 피고인의 성명을 넣어 “공소외 6 회사 건축대표: 공소외 7”로 하였으며 여기에 공소외 6 회사의 인감을 날인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공소사실 기재 사업자등록번호와 주소는 공소외 6 회사의 것임을 알 수 있다.
(2) 그렇다면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하였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공소외 6 회사의 ‘건축대표’라는 직함을 사용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를 구성할 여지가 있을 뿐 사문서위조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그 행사도 이 사건 각 확인서가 위조사문서임을 전제로 하는 위조사문서행사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간과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그대로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각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이 나머지 범죄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주심) 조희대 | 형법 제231조, 제23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4. 12. 19. 선고 2014노35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주택법(2013. 12. 24. 법률 제12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2조 제2항 제1호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하여
가. 구 주택법 제5장 제1절에 있는 제42조 제2항 제1호는 ‘공동주택의 입주자·사용자 또는 관리주체가 공동주택을 사업계획에 따른 용도 외의 용도에 사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절차 등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주택법 시행령(2016. 8. 11. 대통령령 제2744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6조 제1항은 ‘주택법 제5장 및 이 장에서 정하는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설한 공동주택(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47조 등에서 같다)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제46조 제4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 외의 시설과 주택을 동일건축물로 건축한 건축물에 대해서는 다음 각 호만 적용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용도변경에 대하여는 제1호에서 ‘제47조 제1항 및 별표 3에 따른 부대시설 및 입주자 공유인 복리시설의 용도변경 허가기준에 관한 사항’만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주택법 시행령 제47조 제1항 [별표 3]의 해당 부분에는 ‘전체 입주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주민운동시설, 조경시설, 주택단지 안의 도로 및 어린이놀이터시설을 각각 전체 면적의 2분의 1의 범위 안에서 주차장 용도로 변경하는 경우(1994년 12월 30일 이전에 주택법 제16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계획승인 또는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를 얻어 건축한 2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 한한다)로서 그 용도변경의 필요성을 시장·군수·구청장이 인정하는 때’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그 취지를 종합하면, 구 주택법 시행령 제46조 제4항에 정한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 외의 시설과 주택을 동일건축물로 건축한 건축물’의 용도변경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건축법령의 관련 규정이 적용되고, 구 주택법령의 관련 규정 중에는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 및 그 위임에 따른 구 주택법 시행령 제47조 제1항 [별표 3]의 ‘부대시설 및 입주자 공유인 복리시설의 용도변경 허가기준’에 관한 사항만 적용됨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때는 그 허가기준에 열거된 시설인 ‘주민운동시설, 조경시설, 주택단지 안의 도로 및 어린이놀이터시설’을 용도변경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아파트는 이른바 주상복합아파트로서 지하 3층, 지상 37층 규모이고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및 판매시설이 하나의 건물에 복합되어 있다. 이 사건 아파트는 2006. 7. 28. 부산광역시장의 사용승인을 받았는데 부산광역시장이 건축주에게 교부한 사용승인서에는 ‘사용승인서를 건축법 시행규칙 제16조에 의하여 교부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 무렵 건축주가 작성한 사용승인신청서에는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제2003-3호로 허가를 받아 2003년 6월경 착공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구 주택법 등에 의한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고 볼 자료는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아파트는 구 주택법 시행령 제46조 제4항에 정한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 외의 시설과 주택을 동일건축물로 건축한 건축물’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2) 이 사건 MDF실은 이 사건 아파트 지상 1층에 위치한 면적 17.11㎡의 방인데, 그곳은 건축 당시부터 통신용 설비인 주배선반을 보관·관리하는 장소로 설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2013. 3. 1.경부터 상가 관리사무소로부터 이 사건 MDF실을 임차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공소외 주식회사의 사무실로 사용하였다.
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아파트의 용도변경에 대하여는 구 주택법령의 관련 규정 중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 및 그 위임에 따른 구 주택법 시행령 제47조 제1항 [별표 3]의 ‘부대시설 및 입주자 공유인 복리시설의 용도변경 허가기준’에 관한 사항만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리고 이 사건 MDF실은 이 부분 허가기준에 열거된 ‘주민운동시설, 조경시설, 주택단지 안의 도로 및 어린이놀이터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용도변경하는 행위에 대하여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가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이 사건 MDF실을 용도변경한 행위는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은 구 주택법 제91조의 수범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하여
가.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도7725 판결 등 참조).
나. 구 주택법 제98조 제12호는 ‘제91조에 따른 공사 중지 등의 명령을 위반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제91조는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업주체 및 공동주택의 입주자·사용자·관리주체·입주자대표회의 또는 리모델링주택조합이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을 위반한 경우에는 공사의 중지, 원상복구 또는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 주택법 제91조는 그 수범자에 관하여 단순히 ‘공동주택의 입주자·사용자’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여기서의 공동주택에 구 주택법상의 부대시설이나 복리시설이 포함된다거나 그 수범자에 그러한 시설의 소유자나 점유자도 포함된다는 취지의 명문규정은 없다. 이에 비하여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는 ‘공동주택의 입주자·사용자 또는 관리주체가 공동주택을 사업계획에 따른 용도 외의 용도에 사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절차 등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42조 제1항은 제42조에서 ‘공동주택’은 ‘부대시설과 복리시설을 포함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등의 수범자에 공동주택의 사용자뿐만 아니라 부대시설이나 복리시설의 사용자 등도 포함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주택법 제2조 제12호는 ‘입주자란 주택의 소유자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2조 제13호는 ‘사용자란 주택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자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입주자와 대비하여 정의하는 ‘사용자’는 그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비추어 주택을 임차하는 등으로 이를 점유·사용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고, 이는 구 주택법 제44조, 제45조, 제55조, 제59조 등에서 규정하는 ‘공동주택의 사용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구 주택법 제91조가 ‘공동주택의 입주자·사용자’를 사업주체, 공동주택의 관리주체, 입주자대표회의 등과 함께 병렬적인 수범자로 규정한 것은 이들이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하여 구 주택법상 권리와 의무가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와 같은 의무조항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들의 의무위반 행위에 대하여도 원상복구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구 주택법 관련 규정의 내용과 그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 구 주택법 제91조의 입법취지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구 주택법 제91조에 정한 ‘공동주택의 사용자’는 공동주택을 임차하는 등으로 이를 점유·사용하는 사람으로서 구 주택법 제2조 제12호의 입주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여기서 ‘공동주택의 사용자’에 구 주택법상 부대시설이나 복리시설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자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구 주택법 제98조 제12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인 제91조의 수범자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구 주택법 제91조에 의하여 행정청으로부터 공사의 중지, 원상복구 또는 그 밖에 필요한 조치의 명령을 받은 자가 이를 위반한 경우 그에 대하여 구 주택법 제98조 제12호에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하여는 그 조치명령이 적법한 것이어야 하므로, 그 조치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더라도 위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구 주택법 제98조 제12호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도3918 판결 등 참조).
다.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1)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아파트에는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및 판매시설이 복합되어 있는데, 피고인은 2013. 3. 1.경부터 상가 관리사무소로부터 이 사건 MDF실을 임차하여 공소외 주식회사의 사무실로 사용하였다.
(2) 해운대구청장은 2013. 6. 26. 피고인이 이 사건 MDF실을 사무실로 사용한 행위는 구 주택법 제42조 제2항 제1호의 ‘공동주택을 사업계획에 따른 용도 외의 용도에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구 주택법 제91조에 따라 원상복구명령을 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3) 검사는 피고인이 원상복구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행위가 구 주택법 제98조 제12호, 제91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적용법조로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라.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상가 관리사무소로부터 이 사건 MDF실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지위에 있을 뿐이고, 이 사건 아파트의 공동주택 부분을 임차하는 등으로 이를 점유·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구 주택법 제91조의 수범자인 ‘공동주택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해운대구청장이 구 주택법 제91조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한 원상복구명령은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행위는 구 주택법 제98조 제12호 위반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마.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구 주택법 제91조의 수범자인 ‘공동주택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구 주택법 제91조에 정한 ‘공동주택의 사용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주심) 조희대 | [1] 구 주택법(2013. 12. 24. 법률 제12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2항 제1호(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35조 제1항 제1호 참조), 구 주택법 시행령(2016. 8. 11. 대통령령 제2744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1항(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제3조 참조), 제4항 제1호(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제3조 참조), 제47조 제1항 [별표 3](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별표 3] 참조), 건축법 제11조 / [2]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주택법(2013. 12. 24. 법률 제12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2호(현행 제2조 제27호 참조), 제13호(현행 제2조 제28호 참조), 제42조 제1항(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35조 제1항 참조), 제2항 제1호(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35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44조(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18조 참조), 제45조(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 참조), 제55조(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64조 참조), 제59조(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참조), 제91조(현행 제94조 참조), 제98조 제12호(현행 제104조 제13호 참조) / [3] 구 주택법(2013. 12. 24. 법률 제12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1조(현행 제94조 참조), 제98조 제12호(현행 제104조 제13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강창웅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4. 11. 21. 선고 2014노10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피고인 1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점
피고인 1은 특허권자인 공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특허권을 정당하게 양수하였을 뿐 피해자들로부터 이 사건 특허권을 명의수탁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하여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다.
그런데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피고인 1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2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점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가 피해자들의 공동소유인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오던 피고인 1에게 대금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위 특허권에 관하여 피고인 2 앞으로 이전등록하여,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 2에게 시가 불상의 이 사건 특허권 상당의 이익을 취하게 하고, 피해자들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피고인 2가 이 사건 특허권이 피고인 1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거나 적어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 1에게 이 사건 특허권을 이전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제의한 사정 등을 들어, 피고인 1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업무상 배임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거래상대방의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유형의 배임죄에서 거래상대방은 기본적으로 배임행위의 실행행위자와 별개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반대편에서 독자적으로 거래에 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상 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는 배임죄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배임의 의도가 전혀 없었던 실행행위자에게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배임의 실행행위자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630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7624 판결 참조).
2) 피고인 2가 이 사건 특허권이 피고인 1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인 1에게 특허권을 이전하라고 제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배임행위의 실행행위자인 피고인 1과는 별개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대향적 지위에서 독자적으로 거래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 사건 특허권을 이전받은 것으로 보이고, 원심이 든 사정만으로 피고인 2가 배임의 의사가 없었던 피고인 1에게 배임의 결의를 하게 하여 교사하였다거나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그럼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 배임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배임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피고인 1에 대한 배임수재, 피고인 2에 대한 배임증재의 점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는 위와 같이 피고인 1에게 이 사건 특허권의 명의를 대금 1,000만 원에 이전해 달라고 하고 1,000만 원을 지급하여 타인의 임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재물을 공여하고, 피고인 1은 임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이 사건 특허권이 피고인 1의 소유가 아님에도 이를 이전하고 1,000만 원을 수수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배임수재의 점,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 중 배임증재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하는 사람과 취득하는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개재되지 않는 한 성립하지 않는데,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청탁의 내용과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7380 판결 참조). 그리고 배임수재죄 및 배임증재죄에서 공여 또는 취득하는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은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 또는 사례여야 한다. 따라서 거래상대방의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유형의 배임죄에서 그 거래상대방이 양수대금 등 그 해당 거래에 따른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고 배임행위의 실행행위자가 이를 이행받은 것을 두고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로 수수하였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자체에도 위 1,000만 원은 ‘특허권 명의이전대금’이라고 되어 있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종전 특허권자인 공소외인이 피고인 1에게 특허권을 양도하였다는 인증서(공증인의 면전에서 사서증서에 적힌 내용이 진실임을 선서하였음을 공증인이 인증함), 피고인 1이 특허권자로 등록되어 있는 특허등록원부 등을 확인한 후 피고인 1과 양수대금을 1,000만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특허권에 관한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고 2012. 12. 29. 이 사건 특허권의 전부이전등록을 받음과 동시에 피고인 1에게 그 양수대금 1,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든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체결한 계약에 따른 의무의 이행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고인 1이 이를 받은 것을 두고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로 수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그럼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수재의 점 및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증재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배임수재죄 및 배임증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 및 피고인 1에 대한 배임수재의 점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 1에 대한 배임수재 부분은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원심이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30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7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조재현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6. 7. 1. 선고 2016노257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에 양형사유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서 의사가 개설·운영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수를 1개소로 제한하고 있는 취지는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의사가 자신의 면허를 바탕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하여 장소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고자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미 자신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면서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의사가 다른 의사를 고용하여 그 의사 명의로 새로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그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데서 더 나아가 그 의료기관에서 자신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비의료인을 고용하여 자신의 주관하에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위 의사로서는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도256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도4652 판결 등 참조). 또한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면서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의사가 다른 의사가 개설·운영하고 있는 기존 의료기관을 인수하여 의료법 제33조 제5항 등에 따른 개설자 명의변경 신고 또는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또는 다른 의사의 면허증을 대여받아 그 의사 명의로 개설자 명의변경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 종전 개설자를 배제하고 그 의료기관의 시설과 인력의 관리,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 의료기관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등 종전 개설자의 의료기관 운영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운영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위 의사로서는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운영한 경우에 해당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화성시 (주소 1 생략)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피고인 2는 2013. 7.경 공소외 1의 소개로 안산시 (주소 2 생략)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공소외 2와 사이에 각자 운영하던 ○○병원과 △△△△병원을 교환하여 운영하기로 하는 내용의 교환계약(이하 ‘이 사건 교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당시 공소외 2는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정상적으로 △△△△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병원 건물에 관하여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1타경15721 등으로 부동산임의경매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2) 이 사건 교환계약에 따라서 피고인 2는 2013. 8. 5. 의료법 제33조 제5항 등에 따라 △△△△병원의 개설자 명의를 공소외 2에서 피고인 2로 변경허가를 받아 운영하였고(이후 병원의 상호를 ‘□□병원’으로 변경하였다. 이하 ‘△△△△병원’이라고 한다), 공소외 2는 2013. 8. 6. ○○병원의 개설자 명의를 피고인 2에서 공소외 2로 변경허가를 받아 운영하였다(이후 병원의 상호를 ‘◇◇◇병원’으로 변경하였다. 이하 ‘○○병원’이라고 한다).
(3) 공소외 2가 위와 같이 ○○병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공소외 2에 대한 기존 채권자들이 공소외 2가 운영하는 ○○병원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 등을 실시하여 더 이상 병원 운영이 어렵게 되었다. 이에 공소외 2는 2013. 9. 3. 미국시민권자로서 미국에 대부분 거주하고, 고령으로 진료가 불가능한 의사 공소외 4의 명의를 빌려 ○○병원에 관한 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한 후 2013. 9. 4. ○○병원의 개설자를 공소외 2에서 공소외 4로 변경허가를 받았는데, 공소외 4는 위와 같은 명의대여의 대가로 매월 5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을 뿐 실제로 ○○병원에 출근하여 진료업무를 전혀 수행한 바 없었다.
(4) ○○병원의 개설자가 위와 같이 피고인 2에서 공소외 2로, 공소외 2에서 공소외 4로 각 변경될 당시 피고인 2가 종전에 운영하던 ○○병원의 직원들에 대한 고용이 대부분 그대로 승계되었고, 시설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거래처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피고인 2가 2013. 9. 5.경 △△△△병원의 직원인 공소외 5를 ○○병원으로 출근하도록 지시하여 공소외 5로 하여금 그 무렵부터 △△△△병원으로 복귀한 2013. 12. 5.경까지 ○○병원의 자금관리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소외 5를 통하여 ○○병원의 수입을 관리하고, 임금 지급, 물품 구매 등 지출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한 점, ② 공소외 2가 2013. 9. 5.경 피고인 2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병원에서 의료행위를 한 점, ③ 피고인 2가 공소외 5를 통하여 ○○병원을 운영하여 거둔 수익을 취득한 점, ④ 피고인 2, 공소외 2, 피고인 1 사이에서 2013. 12.경 ○○병원의 운영권을 공소외 2를 거쳐서 피고인 1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한 후 위 약정에 따라 공소외 2는 2013. 12. 4.경 피고인 2로부터, 피고인 1은 2013. 12. 16.경 공소외 2로부터 ○○병원의 운영권을 순차로 양도받은 점 등을 들어 피고인 2가 △△△△병원을 운영하면서 ○○병원의 운영에도 직접 관여하였다고 보아 피고인 2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공소외 2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교환계약의 이행 후에 △△△△병원의 재정이 악화되어 있음을 뒤늦게 깨닫고 이해관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병원의 자금을 관리한 것에 불과할 뿐 ○○병원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인 2의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배척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기관의 중복운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5항, 제8항, 제87조 제1항 제2호 |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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