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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류용현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11. 17. 선고 2016노25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의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이 사건 2차 폭행사실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형사소송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를 항소이유로 할 수 있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제361조의5 제15호), 형사소송규칙은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간결하게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55조). 위 규정에 의하면, 검사가 제1심 유죄판결 또는 일부 유죄, 일부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단순히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기재하였을 뿐 그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적법한 항소이유의 기재라고 볼 수 없다. 한편 검사가 항소한 경우 양형부당의 사유는 직권조사사유나 직권심판사항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경우 항소심은 검사의 항소에 의해서든 직권에 의해서든 제1심판결의 양형이 부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할 수 없고, 따라서 제1심판결의 유죄 부분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파기하고 그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811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2014. 12. 15.경 ‘○○ ○○○○’ 건물 3층 회장실에서 피해자들을 폭행하여 피해자 공소외 1에게 약 21일 동안의 치료가 필요한 비골골절상 등을, 피해자 공소외 2에게 약 14일 동안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 염좌상 등을 가하였다는 것이다.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을 피해자들에 대한「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력행위처벌법’이라고 한다) 위반(공동상해)죄로 기소하였다.
2) 제1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① 피고인들의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상해)의 점에 대해서는 상해의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판결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공동폭행으로 인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② 피고인 2의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상해)의 점에 대해서는 공동상해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판결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대신 단독범행에 의한 상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인 1에 대해서는 위 ①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하고, 피고인 2에 대해서는 위 ①, ②의 각 유죄 부분에 대하여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피고인 1의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상해)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피고인들은 제1심판결 유죄 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4) 검사는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는데, 검사가 제출한 항소장에는 ‘항소의 이유’란에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5) 검사가 법정기간 내에 제출한 항소이유서는 표지와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지의 ‘항소이유’란 및 본문의 제3항 제목 부분에는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본문의 내용 부분에는 제1심판결 무죄 부분의 사실오인에 관한 이유만 기재되어 있고 제1심판결 유죄 부분의 양형부당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6) 검사는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항소이유서를 진술한 다음, 항소이유의 요지로 ‘피고인 1의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전체적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7) 원심은 제1심판결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및 제1심판결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이유를 모두 배척하고 유·무죄의 판단은 제1심과 동일하게 한 다음, 피고인들에 대한 제1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그 부분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검사는 제1심판결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기재하였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제1심판결 유죄 부분에 대하여 적법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기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은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으로든 직권으로든 제1심판결 유죄 부분의 양형이 부당한지 여부를 심리·판단할 수 없으므로, 제1심판결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이상, 그 유죄 부분만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 대하여 제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제1심판결 유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가 적법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제시하였음을 전제로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제1심판결의 양형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과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제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였다. 거기에는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및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5호, 제364조 제2항, 형사소송규칙 제15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6. 10. 13. 선고 2016노138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고 한다)에 의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이하 ‘전자장치’라고 한다)란 전자파를 발신하고 추적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위치를 확인하거나 이동경로를 탐지하는 일련의 기계적 설비를 말한다(제2조 제4호). 전자장치는 전자장치가 부착된 사람(이하 ‘피부착자’라고 한다)이 휴대하는 것으로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 및 이동통신망을 통하여 피부착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장치인 휴대용 추적장치, 휴대용 추적장치를 보조하는 장치로서 피부착자의 주거지에 설치하여 피부착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장치인 재택 감독장치, 그리고 피부착자의 신체에 부착하여 휴대용 추적장치와 재택 감독장치에 전자파를 송신하는 장치인 부착장치로 구성되어 있다[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전자장치부착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조].
한편 전자장치부착법 제38조는 전자장치의 피부착자가 부착기간 중 전자장치를 신체에서 임의로 분리·손상, 전파 방해 또는 수신자료의 변조,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여기서 ‘효용을 해하는 행위’는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하여 위치를 추적하도록 한 전자장치의 실질적인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전자장치 자체의 기능을 직접적으로 해하는 행위뿐 아니라 전자장치의 효용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도 포함되며, 부작위라고 하더라도 고의적으로 그 효용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없도록 한 경우에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2도5862 판결 참조).
그리고 피부착자는 전자장치의 부착기간 중 전자장치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전자장치를 충전, 휴대 또는 관리하여야 한다(전자장치부착법 시행령 제11조 제1호). 나아가 특정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재범방지를 위하여 형기를 마친 뒤에 보호관찰 등을 통하여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하고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게 하는 부가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특정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전자장치부착법의 취지와 전자장치를 구성하는 휴대용 추적장치와 재택 감독장치의 기능과 목적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부착자가 재택 감독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자신의 독립된 주거공간이나 가족 등과의 공동 주거공간을 떠나 타인의 생활공간 또는 타인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간을 출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휴대용 추적장치를 휴대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부착자가 이를 위반하여 휴대용 추적장치를 휴대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장소에 출입함으로써 부착장치의 전자파를 추적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에는 전자장치부착법 제38조의 기타의 방법으로 전자장치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3. 5. 26. 18:23경부터 같은 날 18:41경까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운영하는 복지관에서 생활하면서 휴대용 추적장치를 자신의 숙소 내에 놓아두고 이를 휴대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배정받은 방실(○○○호이고, 방실 내에 재택 감독장치가 설치되어 있다)을 벗어나 공동이용시설이나 타인의 생활공간을 출입하는 등으로 피고인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4. 11. 11.까지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모두 7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피고인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게 한 사실, ②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는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부착장치 감응범위 이탈 경보를 수신한 후 담당보호관찰관을 통하여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전화하여 피고인이 거주하는 방실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휴대용 추적장치를 반드시 휴대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전자장치 효용유지의무 불이행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반복하여 저지른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할 당시에 장소적으로 이동한 범위가 동일한 복지관 건물 내였거나 복지관의 영내를 벗어나지 않았고, 부착장치 감응범위 이탈시간이 단기간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재택 감독장치가 설치된 자신의 독립된 주거공간을 벗어나 타인의 생활공간이나 타인과의 공동이용공간으로 출입하게 되었음에도 휴대용 추적장치를 휴대하지 아니한 채 출입함으로써 추적장치의 전자파를 추적하지 못하게 한 이상 전자장치부착법 제38조에서 정한 ‘기타의 방법으로 전자장치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전자장치부착법의 처벌대상이나 전자장치의 효용을 해할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1]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제14조 제1항, 제38조 / [2]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조 제4호, 제14조 제1항, 제38조,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1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4. 10. 24. 선고 2014노117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는 “자동차란 원동기에 의하여 육상에서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한 용구 또는 이에 견인되어 육상을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한 용구(이하 ‘피견인자동차’라 한다)를 말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제외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제2조는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 단서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른 건설기계(제1호), 농업기계화 촉진법에 따른 농업기계(제2호), 군수품관리법에 따른 차량(제3호), 궤도 또는 공중선에 의하여 운행되는 차량(제4호), 의료기기법에 따른 의료기기(제5호)를 정하고 있을 뿐이고, 이동식 화장실 트레일러에 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 자동차관리법 제3조 제1항은 자동차의 종류를 구분하면서 특수자동차에 관하여 “다른 자동차를 견인하거나 구난작업 또는 특수한 작업을 수행하기에 적합하게 제작된 자동차로서 승용자동차·승합자동차 또는 화물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제4호)라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자동차의 종류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세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2014. 8. 18. 국토교통부령 제1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관련 [별표 1] ‘2. 유형별 세부기준’에서는 특수자동차를 ‘견인형: 피견인차의 견인을 전용으로 하는 구조인 것’, ‘구난형: 고장·사고 등으로 운행이 곤란한 자동차를 구난·견인할 수 있는 구조인 것’과 ‘특수작업형: 위 어느 형에도 속하지 아니하는 특수작업용인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령의 위 규정들의 문언, 체계와 취지 등을 종합하면, 이동식 화장실 트레일러는 이동식 화장실을 탑재하여 육상을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동기에 의하여 육상에서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한 용구에 견인되어 육상을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한 용구, 즉 피견인자동차로서 자동차관리법에서 정한 자동차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이동식 화장실 트레일러에 대하여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성능과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타당하다. 즉, 자동차관리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자동차의 등록, 안전기준, 자기인증, 제작결함 시정, 점검, 정비, 검사 및 자동차관리사업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자동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자동차의 성능 및 안전을 확보함으로써 공공의 복리를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제29조 제1항, 제2항에서 “자동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조 및 장치가 안전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하면 운행하지 못한다. 자동차에 장착되거나 사용되는 부품·장치 또는 보호장구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품·장치 또는 보호장구는 안전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에 적합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의 구조와 장치 등의 안전기준을 정하고 있는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은 제3조에서 “자동차의 구조 및 장치는 안전운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작되거나 정비되어야 한다.”라고 정하면서 제4조부터 제58조까지 구체적이고 상세한 자동차안전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은 자동차관리법에서 정한 피견인자동차에도 적용된다. 그러므로 자동차에 견인되어 육상에서 이동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이동식 화장실 트레일러 역시 그 구조와 장치, 부품 등이 자동차관리법과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자동차 안전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에 적합하여야 할 필요성은 다른 피견인자동차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자동차등록원부에 등록하지 않은 이동식 화장실 트레일러를 운행한 것은 자동차관리법 제5조를 위반하여 등록하지 않고 자동차를 운행한 경우에 해당한다.
2. 원심은 이 사건 이동식 화장실 트레일러가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에 해당하므로 등록을 해야만 운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 제3조 제1항 제4호, 구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고의나 위법성의 인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4.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자동차관리법 제1조, 제2조 제1호, 제3조 제1항, 제3항, 제5조, 제29조 제1항, 제2항, 구 자동차관리법(2015. 12. 29. 법률 제136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0조 제1호,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제2조, 구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2014. 8. 18. 국토교통부령 제1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별표 1],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재호 외 7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3. 1. 25. 선고 2011노504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 여부
가. 구 경찰관 직무집행법(2011. 8. 4. 법률 제1103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경찰관 직무집행법’이라 한다)은 제2조 제1호에서 경찰관이 수행하는 직무 중 하나로 ‘범죄의 예방’을 정하고 있고(현행법에서는 제2조 제2호에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제6조 제1항에서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현행법에서는 제6조에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위 법률에 따라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경찰관의 제지 조치가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평가될 수 있기 위해서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눈앞에서 막 이루어지려고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고, 그 행위를 당장 제지하지 않으면 곧 생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이어서, 직접 제지하는 방법 외에는 위와 같은 결과를 막을 수 없는 절박한 사태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도9794 판결,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도13876 판결 등 참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가 현행범인을 체포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13조의2, 제200조의5). 이와 같은 고지는 체포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달아나는 피의자를 쫓아가 붙들거나 폭력으로 대항하는 피의자를 실력으로 제압하는 경우에는 붙들거나 제압하는 과정에서 고지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일단 붙들거나 제압한 후에 지체없이 고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11226 판결 등 참조).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한다. 이때 적법한 공무집행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경찰관이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실력으로 현행범인을 연행하려 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364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1) ○○자동차 주식회사△△공장을 점거하여 농성 중이던 □□□□노동조합○○자동차지부 조합원인 공소외 1 등이 2009. 6. 26. 경찰과 부식 반입 문제를 협의하거나 기자회견장 촬영을 위해 공장 밖으로 나오자, 전투경찰대원들은 ‘고착관리’라는 명목으로 위 공소외 1 등 6명의 조합원을 방패로 에워싸 이동하지 못하게 하였다. 위 조합원들이 어떠한 범죄행위를 목전에서 저지르려고 하거나 이들의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 등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데도 방패를 든 전투경찰대원들이 위 조합원들을 둘러싸고 이동하지 못하게 가둔 행위는 구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에 근거한 제지 조치라고 볼 수 없고, 이는 형사소송법상 체포에 해당한다.
(2) 전투경찰대원들이 위 조합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체포의 이유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다가 30~40분이 지난 후 피고인 등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체포의 이유 등을 고지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현행범인 체포의 적법한 절차를 준수한 것이 아니므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
(3) 피고인이 위와 같은 위법한 공무집행에 항의하면서 공소사실과 같이 전투경찰대원들의 방패를 손으로 잡아당기거나 전투경찰대원들을 발로 차고 몸으로 밀었다고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 구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의 제지 조치, 현행범 체포의 적법절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상해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어떠한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 하므로, 위법하지 않은 정당한 침해에 대한 정당방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때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인지 여부는 침해행위에 의해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 방위행위에 의해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도3606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307 판결 등 참조). 또한 자기의 법익뿐 아니라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형법 제21조의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148 판결 참조).
나.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행위는 공소외 1 등 6명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상해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1) 위 1.나.(2)에서 보았듯이 전투경찰대원들이 공소외 1 등 6명의 조합원을 체포한 행위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체포 절차를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2) 피고인은 ◇◇◇◇◇ ◇◇ ◇◇◇ ◇◇의 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서 2009. 6. 22. □□□□노동조합 위원장으로부터 ‘○○자동차지부 파업투쟁으로 대량 연행자가 발생할 경우 변호사 접견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부탁한다’는 요청을 받았다. 그 후 피고인은 2009. 6. 26. 이 사건 현장을 방문하여 위 조합원들이 불법적으로 체포되는 것을 목격하고 이에 항의하면서 전투경찰대원들의 불법 체포 행위를 제지하였으며, 전투경찰대원들은 방패로 피고인을 강하게 밀어내었다.
(3) 피고인은 전투경찰대원들의 위와 같은 유형력 행사에 저항하여 전투경찰대원인 공소외 2와 공소외 3이 들고 있던 방패를 당기고 밀어 공소외 2와 공소외 3에게 상해를 입혔다. 비록 공소외 3이 입은 상해의 정도가 가볍지는 않지만, 피고인이 공소외 2와 공소외 3에게 행사한 유형력은 전투경찰대원들의 불법 체포 행위로 위 조합원들의 신체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방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 정도가 전투경찰대원들의 피고인에 대한 유형력의 정도에 비해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유형력을 행사한 경위와 동기, 상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상해를 입은 부위 등을 비롯하여 원심판결에서 알 수 있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상해죄의 정당방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구 경찰관 직무집행법(2011. 8. 4. 법률 제110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현행 제2조 제2호 참조), 제6조 제1항(현행 제6조 참조) / [2] 헌법 제12조 제5항,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12조, 제213조의2 / [3] 헌법 제12조 제5항, 형법 제136조,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12조, 제213조의2 / [4] 형법 제2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심재섭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6. 10. 7. 선고 2015노348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 제4조 제1항 본문의 각 규정에 의한 처벌의 특례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제13조의2 제6항에 따라 자전거에서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통행하는 자전거 운전자를 포함한다)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에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아니하도록 그 횡단보도 앞(정지선이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는 그 정지선을 말한다)에서 일시정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 및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입법 취지가 차를 운전하여 횡단보도를 지나는 운전자의 보행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강화하여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보행자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데 있는 것임을 감안하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신호기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을 때에는 횡단보도에의 진입 선후를 불문하고 일시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보행자의 통행이 방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자동차가 횡단보도에 먼저 진입한 경우로서 그대로 진행하더라도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통행에 아무런 위험을 초래하지 아니할 상황이라면 그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가 녹색 등화로 바뀌었음에도 횡단보도 위에서 일시정지를 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충격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고, 위와 같은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가 입은 상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한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법원에 환송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증거재판주의와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제2항 제6호, 제4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268조,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12. 8. 선고 2016노241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마약류 투약사실을 밝히기 위한 모발감정은 그 검사 조건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고, 그 결과에 터 잡아 투약가능기간을 추정하는 방법은 모발의 성장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개인에 따라 적지 않은 차이가 있고, 동일인이라도 모발의 채취 부위, 건강상태 등에 따라 편차가 있으며, 채취된 모발에도 성장기, 휴지기, 퇴행기 단계의 모발이 혼재함으로 인해 그 정확성을 신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또한 모발감정결과에 기초한 투약가능기간의 추정은 수십 일에서 수개월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마약류 투약범죄의 특성상 그 기간 동안 여러 번의 투약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방법으로 추정한 투약가능기간을 공소제기된 범죄의 범행시기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매 투약 시마다 별개의 범죄를 구성하는 마약류 투약범죄의 성격상 이중기소 여부나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판단하는 데에도 곤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모발감정결과만을 토대로 마약류 투약기간을 추정하고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1181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모발감정결과만으로는 위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한 시점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4. 10. 3.부터 2014. 10. 13.까지 사이임을 특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하고, 나아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 중 긴급체포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기하는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또한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인 1이 2015. 12. 7. 범행으로 긴급체포된 것은 경찰에 자진출두한 때가 아니라 범행현장에서 공범인 공소외인과 함께 있었던 때이므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법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3. 결론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1호, 제60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현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6. 10. 14. 선고 2016노9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에는 아래와 같이 직권으로 심판할 사유가 있다.
2.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법해석의 원리는 형벌법규의 적용대상이 행정법규가 규정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경우에 그 행정법규의 규정을 해석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도151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구 양곡관리법(2015. 1. 6. 법률 제12964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은, 양곡가공업자나 양곡매매업자(이하 ‘양곡매매업자 등’이라고 한다)가 양곡을 판매하려면 그 양곡의 생산연도·품질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포장·용기 등에 표시하여야 한다고 하고(제20조의2), 그 표시사항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광고를 하거나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제20조의3 제1항),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제34조). 그리고 그와 같은 금지 및 처벌의 대상이 되는 ‘거짓·과대의 표시 및 광고의 범위 등에 필요한 사항’은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다(제20조의3 제2항). 그 위임에 따라 양곡관리법 시행규칙(2013. 10. 2. 농림축산식품부령 제44호로 일부 개정된 것, 이하 ‘시행규칙’이라고 한다)은, ‘법 제20조의3 제2항에 따른 거짓·과대의 표시·광고의 범위’를 규정하면서, 표시에 관해서는 ‘포장·용기에 양곡의 명칭·품질 등에 대한 정보를 나타내거나 알리는 행위’ 중 ‘법 제20조의2에 따른 표시사항과 표시방법을 사실과 다르게 한 표시’를 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제7조의4 제1호). 또한 시행규칙 제7조의3은 ‘법 제20조의2에 따른 양곡의 표시사항과 표시방법’을 [별표 4]로 정하고 있는데, 그 [별표 4]는 ‘표시사항’을 의무표시사항과 임의표시사항으로 구분한 다음, 의무표시사항으로 품목, 생산연도, 중량, 품종 등을 규정하면서 생산연도에 관한 표시는 ‘쌀과 현미의 경우’만 해당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임의표시사항으로는 쌀의 단백질 함량, 한 가지만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표시방법’에 관하여는, 포장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포장재의 앞면에 직접 인쇄하도록 하고, 포장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에는 용기 표면, 푯말 등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과 형식을 종합해 보면, 법에서 금지한 양곡의 생산연도·품질 등에 관한 사항을 거짓으로 표시한 행위 중 생산연도에 관한 표시는 쌀과 현미에 한하여 적용되고 그 이외의 양곡은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고, 또한 그 표시방법도 포장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포장재에, 포장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에는 용기 표면이나 푯말 등에 거짓표시를 한 경우만이 처벌대상이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양곡매매업자 등이 쌀과 현미 이외의 양곡에 관하여 생산연도를 사실과 달리 표시하거나, 포장판매하는 양곡의 포장재나 포장하지 않고 판매하는 양곡의 용기 표면, 푯말 등이 아니라 거래상대방에게 교부한 서면 등에 거짓 내용을 기재하는 것은 위 법에 의한 금지 및 처벌대상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3.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는, 양곡매매업자인 피고인은 ① 2014. 1.경 농산물 유통회사인 ○○○○○○○로부터 매입한 약 7억 3,700만 원 상당의 2012년산 콩 약 189t을 △△농업협동조합(이하 ‘△△농협’이라고 한다)에 판매하고 그 무렵 위 콩의 생산연도를 2013년으로 기재한 생산자증명서, 원산지증명서를 만들어 △△농협에 팩스로 전송해주고, ② 2014. 4.경 □□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매입한 약 8억 4,458만 원 상당의 2011년산 또는 2012년산 콩 약 216t을 △△농협에 판매하고 2014. 5. 2.경 위 콩의 생산년도를 2013년으로 기재한 생산자증명서를 만들어 △△농협에 팩스로 전송해줌으로써 양곡의 생산연도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광고를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의하면, 검사가 기소한 피고인의 행위는 생산자증명서, 원산지증명서라는 제목의 서류들을 작성하면서 거기에 콩의 생산연도를 허위로 기재한 다음 이를 거래상대방에게 제시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본 법리에 의하면, 콩의 생산연도는 시행규칙 제7조의3이 [별표 4]로 규정하고 있는 표시사항이 아니므로 이는 처벌대상인 거짓 표시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이 생산연도를 사실과 달리 표시한 것은 △△농협에 판매한 콩의 포장재나 용기, 푯말 등이 아니라 거래 관련 서류에 적은 것뿐이므로 법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거짓의 표시방법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농협에 생산연도를 허위로 기재한 원산지증명서, 생산자증명서를 작성·제시한 행위가 법 제20조의3 제1항에서 정한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관련 법규의 해석과 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위 파기 부분과 나머지 사기죄 인정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양곡관리법(2015. 1. 6. 법률 제129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의2, 제20조의3, 제34조 제4호(현행 제32조 제3호 참조),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제7조의3 [별표 4], 제7조의4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최진녕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11. 10. 선고 2016노315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가.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의 비밀을 보호하고 통신의 자유를 신장하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하여, 통신 및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그 대상을 한정하고 엄격한 법적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조). 이에 따라 누구든지 위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고(제3조 제1항 본문),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함으로써 취득한 대화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제14조 제2항, 제1항, 제4조).
통신비밀보호법의 위 규정들의 문언, 내용, 체계와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보호하는 타인 간의 ‘대화’는 원칙적으로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육성으로 말을 주고받는 의사소통행위를 가리킨다. 따라서 사람의 육성이 아닌 사물에서 발생하는 음향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사람의 목소리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말이 아닌 단순한 비명소리나 탄식 등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구현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소리가 비록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타인 간의 ‘대화’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형사절차에서 그러한 증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효과적인 형사소추와 형사절차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도12244 판결 등 참조). 대화에 속하지 않는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또는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벗어난 것이라면, 단지 형사소추에 필요한 증거라는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형사소송에서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이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 보호이익보다 우월한 것으로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러한 한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위와 같은 목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형사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상해 부분과 관련하여 공소외인의 진술 중 일부에 대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2항, 제1항, 제4조에 따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공소외인이 피해자와 통화를 마친 후 전화가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통하여 들은 ‘악’ 하는 소리와 ‘우당탕’ 소리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인은 평소 친분이 있던 피해자와 휴대전화로 통화를 마친 후 전화가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1∼2분간 위와 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고, 통화를 마칠 무렵 몸싸움을 연상시키는 소리가 들려 전화를 끊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인이 들었다는 ‘우당탕’ 소리는 사물에서 발생하는 음향일 뿐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므로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악’ 소리도 사람의 목소리이기는 하나 단순한 비명소리에 지나지 않아 그것만으로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말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은 소리는 막연히 몸싸움이 있었다는 것 외에 사생활에 관한 다른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 점, 공소외인이 소리를 들은 시간이 길지 않은 점, 소리를 듣게 된 동기와 상황, 공소외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보호하는 타인 간의 ‘대화’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증거능력을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리고 공소외인의 청취행위가 피해자 등의 사생활의 영역에 관계된 것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청취 내용과 시간, 경위 등에 비추어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을 형사절차상의 공익과 비교형량하여 보면, 공소외인의 위 진술을 상해 부분에 관한 증거로 사용하는 것이 피해자 등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또는 인격권을 위법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어 그 증거의 제출은 허용된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원심이 공소외인의 진술에 증거능력이 있다고 본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위법수집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협박하지 않았는데도 원심이 잘못된 사실인정을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이 위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의 인정,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상해, 협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헌법 제10조, 제17조, 통신비밀보호법 제1조, 제3조 제1항, 제4조, 제14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이동훈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6. 11. 11. 선고 2016노219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제3자뇌물수수의 점 및 피고인 2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제3자뇌물수수방조의 점
1) 피고인들의 공통된 주장
①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공소사실의 특정은 공소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공소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족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도1900 판결 등 참조).
제3자뇌물수수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는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고, 그중 부정한 청탁은 명시적인 의사표시뿐만 아니라 묵시적인 의사표시로도 가능하며 청탁의 대상인 직무행위의 내용도 구체적일 필요가 없다(대법원 2007. 1. 26. 선고 2004도163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점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3자뇌물수수죄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일시, 장소를 비롯하여 그 구성요건사실이 다른 사실과 구별되어 공소사실의 동일성의 범위를 구분할 수 있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는 정도로 기재되면 특정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중 부정한 청탁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공무원 또는 중재인의 직무와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 사이의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면 충분하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제3자뇌물수수의 점, 피고인 2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제3자뇌물수수방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② 피고인 1의 제3자뇌물수수행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 및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 참조). 그리고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직무 혹은 청탁의 내용,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이익의 다과 및 수수 경위와 시기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고, 나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이라고 하는 뇌물죄의 보호법익에 비추어 그 이익의 수수로 인하여 사회 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6. 선고 2004도1632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의 직무 내용, 그 직무와 원심 판시 각 물품구매자들 사이의 관련성, 피고인 1이 그 각 물품구매자를 알게 된 경위, 각 물품구매자들이 피고인 1을 통해 물품을 구매한 경위와 방법, 물품구매 전후로 이루어진 피고인 1의 직무와 관련된 물품구매자들의 행위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위 각 물품구매자들로부터 묵시적으로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이를 토대로, 피고인 1이 위 각 물품구매자로 하여금 제3자인 피고인 2에게 물품판매로 인한 이득금 상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 또는 기회를 뇌물로 제공하도록 하였다고 인정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제3자뇌물수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부정한 청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제3자뇌물수수방조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제3자란 행위자와 공동정범 이외의 사람을 말하고, 교사자나 방조자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하고 그 제3자가 그러한 공무원 또는 중재인의 범죄행위를 알면서 방조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더라도 방조범에 관한 형법총칙의 규정이 적용되어 제3자뇌물수수방조죄가 인정될 수 있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제3자뇌물수수방조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제3자뇌물수수방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들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중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또는 단순히 ‘법’이라고 한다)은 범죄수익 등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제3조 제1항 제1호). 여기서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는 정당하게 취득한 것처럼 취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귀속되지 않은 것처럼 귀속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도4408 판결 참조). 그리고 취득을 가장하는 행위의 대상인 ‘범죄수익 등’은 ① 범죄수익, ②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또는 ③ 위 각 재산과 그 외의 재산이 합쳐진 재산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제2조 제4호). 따라서 범죄행위와 관련된 수익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더라도 위 법의 적용대상인 ‘범죄수익 등’에 해당하지 않으면 처벌대상이 아니다.
한편 위 법에서 말하는 ‘범죄수익’(위 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제2조 제2호). 첫째는 그 법 [별표]에서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의의 보수로 얻은 재산’이고[제2조 제2호 (가)목][이하 통틀어 ‘(가)목의 범죄수익’이라고 한다], 둘째는 법 제2조 제2호 (나)목에 열거된 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이다[제2조 제2호 (나)목]. 그리고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위 ②)은 ‘범죄수익의 과실(果實)로 얻은 재산, 범죄수익의 대가(對價)로 얻은 재산 및 이들 재산의 대가로 얻은 재산, 그 밖에 범죄수익의 보유 또는 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제2조 제3호).
이와 같은 규정의 내용, 특히 법 제2조 제2호의 ‘범죄수익’을 두 가지로 나누어 규정하면서 그 (가)목은 위 중대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이라고 한 반면 (나)목에서는 거기 열거된 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이라고 하고 있는 점, 법 제2조 제3호에서는 제2조 제2호의 위 ‘범죄수익’ 개념을 전제로 하여 그러한 범죄수익의 ‘대가로 얻은 재산’이나 범죄수익의 ‘보유에 의하여 얻은 재산’ 등은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으로 규정하여 ‘범죄수익’과는 구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가)목의 범죄수익’에는 중대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새로 만들어지거나 그 범죄행위로 직접 취득한 재산 또는 범죄행위에 대한 직접적 대가로서 취득한 재산은 포함되지만(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도5652 판결 참조), 단순히 그 범죄행위와 관계된 재산이나 범죄수익을 보유하거나 처분하여 2차적으로 얻은 재산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에 관한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1이 2010. 2.경부터 2013. 3.경까지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이천시 내 건축사, 토목설계사, 건축현장소장 등(이하 ‘이 사건 건축사 등’이라고 한다)으로 하여금 86회에 걸쳐 합계 66,485,000원의 물품판매를 통한 이득금 상당의 뇌물(19,945,000원 상당)을 피고인 2에게 공여하게 함에 있어, 피고인 2가 지인 공소외 1에게서 받은 공소외 1 명의 계좌로 그 대금을 수수함으로써, 범죄수익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는 것이다.
위 공소사실에 의하면, 검사는 피고인 2가 이 사건 건축사 등에 대한 물품판매를 통하여 얻은 19,945,000원 상당의 이득금이 피고인 1의 제3자뇌물수수죄 및 피고인 2의 제3자뇌물수수방조죄에 의한 ‘(가)목의 범죄수익’이라고 보고, 그 이득금의 원천이 되는 판매대금을 제3자인 공소외 1 명의의 계좌로 지급받은 행위를 범죄수익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행위라고 하여 기소한 것이다.
3) 그런데 앞에서 본 것처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1에 대한 제3자뇌물수수죄의 범죄사실은 피고인 1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 사건 건축사 등을 포함한 원심 판시 각 물품구매자들로 하여금 피고인 2가 판매하는 물품을 구입하게 하고 그 대금을 공소외 1 명의의 계좌 등으로 지급하게 함으로써 피고인 2에게 물품판매로 인한 이득금 상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 또는 기회를 뇌물로 제공하게 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 2의 범죄사실은 피고인 1의 위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범죄사실의 내용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 범죄행위에 의한 ‘(가)목의 범죄수익’은 피고인 2에게 제공된 뇌물인 ‘물품판매로 인한 이득금 상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 또는 기회’라는 무형의 이익이고, 그러한 지위나 기회의 취득에 관하여는 가장행위가 있지 않았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가 지급받은 판매이득금은 공소외 2와 체결한 판매직원계약에 기초하여 물품 판매대금을 전액 공소외 2에게 입금하고 판매실적에 따라 매월 1회 지급받은 별도의 대가일 뿐 피고인 1의 제3자뇌물수수죄나 피고인 2의 그 방조죄에 의한 ‘(가)목의 범죄수익’ 자체는 아니다. 결국 이 사건 건축사 등이 지급한 물품 판매대금 및 이를 기초로 피고인 2에게 지급된 판매이득금은 그 어느 것이나 위 ‘(가)목의 범죄수익’, 즉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이 위 물품 판매대금을 제3자인 공소외 1 명의의 계좌로 지급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공소사실처럼 위 ‘(가)목의 범죄수익’에 관하여 취득을 가장한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 제1항 제1호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피고인 1에 대한 ○○엔지니어링 관련 제3자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1) 구성요건행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 있는 사람에게 제3자를 거래상대방으로 소개·추천한 행위가 직무에 관한 부정한 이익을 제3자에게 공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소개·추천에 이르게 된 경위, 소개·추천을 통하여 제3자가 얻는 이익의 내용과 이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 정도, 소개·추천과 관련하여 공무원이 이익을 기대하였는지 여부, 소개·추천 이후에 한 공무원의 직무행위 내용, 공무원과 직무관련자 또는 제3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1도14482 판결 참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하고,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란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이 이천시의 건축 관련 민원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이천시에서 아파트시행사업을 하는 공소외 3에게 그의 사업체가 관내 업체가 아니라는 지적을 하고 구체적인 이유에 관한 설명 없이 인허가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말을 한 점, 피고인 1은 공소외 3에게 용역계약체결의 상대방으로 ○○엔지니어링 한 업체만을 소개하고 그 운영자인 공소외 4의 명함을 직접 건넨 점, 공소외 3은 그때 처음으로 ○○엔지니어링과 공소외 4를 알게 된 점, 공소외 3은 ○○엔지니어링 사무실을 찾아가서 공소외 4를 만나 다소 비싼 가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한 점, 피고인 1은 위 용역계약 이행과정에 관여하기도 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엔지니어링 관련 제3자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제3자뇌물수수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제3자뇌물수수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양립가능성 및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공무원이 직무관련자에게 제3자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하여 그 계약 체결을 하게 한 행위가 제3자뇌물수수죄의 구성요건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3자뇌물수수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각각 성립하되, 이는 사회 관념상 하나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이므로 두 죄는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게 된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엔지니어링 관련 제3자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제3자뇌물수수죄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양립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나 원심이 위 두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것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위 두 죄와 이 사건 건축사 등 물품구매자들에 대한 각 제3자뇌물수수죄 등 다른 죄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그중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을 하여 처단형을 정하였으므로 위 두 개의 죄를 상상적 경합관계로 본 경우와 처단형의 범위는 결과적으로 같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죄수 평가에 관한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1974. 4. 9. 선고 73도2334 판결 등 참조). 피고인 1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외 5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에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참조).
원심은, 공소외 5의 직무권한, 피고인 1이 공소외 5에게 이천시 (주소 생략) 지상 공동주택의 사용승인허가를 위한 절차이행을 지시한 경위 및 그러한 절차이행이 이루어질 때까지 취한 태도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공소외 5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실의 인정과 그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고 상고심도 이에 기속된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의 증명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유죄로 의심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외 6 관련 뇌물수수의 점, 공소외 7 주식회사 관련 제3자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직무유기의 점에 대하여 각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다. 검사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이유무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에 적법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유죄 부분 중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그 부분과 피고인들에 대한 각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이에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상고는 기각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1] 형법 제130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2] 형법 제32조, 제130조 / [3]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3호, 제4호, 제3조 제1항 제1호 / [4] 형법 제40조, 제123조, 제13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5. 1. 23. 선고 2014노10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활어 유통업을 하는 피고인이 2010. 2. 1.경부터 2013. 6. 25.경까지 활어 운반차량 1대를 소유하고 울산 북구에 있는 ‘○○수산’으로부터 수족관 2개를 임차하여 백합, 멍게, 고둥, 가리비 등 수산물을 보관하면서 경주시, 포항시 등에 있는 20여 곳의 횟집 등 음식점으로 운반하여 도매로 유통하는 등, 시설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2012년도 한해 2억 6,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식품운반업을 영위하면서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활어 등 수산물을 판매하면서 매수인의 요청에 따라 활어 등 수산물을 운반해 준 것은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식품운반업 신고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의 활어 등 수산물 운반행위가 식품운반업 신고대상인지 여부인데, 그 전제로서 활어 등 수산물이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2. 먼저 활어 등 수산물이 식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식품위생법 제2조 제1호는 식품을 모든 음식물(의약으로 섭취하는 것은 제외한다)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가공·조리된 식품뿐만 아니라 ‘자연식품’도 식품에 포함된다(대법원 1989. 7. 11. 선고 88도231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자연으로부터 생산되거나 채취·포획하는 산물이 어느 단계부터 자연식품으로서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하는 것인지는, 식품으로 인한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국민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식품위생법을 비롯한 식품 관련 법령의 문언, 내용과 규정 체계, 식품의 생산·판매·운반 등에 대한 위생 감시 등 식품으로 규율할 필요성과 아울러 우리 사회의 식습관이나 보편적인 음식물 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237 판결 참조).
식품위생법에서 활어 등 수산물이 어느 단계부터 식품인지에 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식품위생 관련 법령의 규정내용, 문언과 체계, 우리 사회의 식습관이나 보편적인 음식물 관념 등을 종합해 보면, 바다나 강 등에서 채취·포획한 어류나 조개류로서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산물은 가공하거나 조리하기 전에도 원칙적으로 식품으로 보아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식품위생법은 위와 같이 식품을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음식물이라고 하여 식품의 개념을 매우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활어 등 수산물도 원칙적으로 식품이라고 보아야 한다.
둘째,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는 식품위생법의 위임에 따라 식품운반업에 관하여 정하면서, 어류와 조개류를 식품운반업의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어류와 조개류가 식품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셋째,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조 제1항은 원료로 사용되는 경우에도 식품이라는 점을 전제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어류와 조개류가 음식의 원료로 사용되는 경우 이를 가공하거나 조리하기 전이라도 식품으로 보아야 한다.
넷째, 식품위생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식품의 기준과 규격을 정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인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이는 식품공전에 수록되어 있다)’은 어류와 조개류 등을 수산물로 명시하고 있고, 2007년부터는 활어에 관해서도 명시적인 규정을 두면서 활어 등 수산물이 식품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다섯째, 활어 등 수산물을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활어 등 수산물이 식품위생법의 규율대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수산물에 대한 위생 감시에 중대한 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다.
여섯째, 우리 사회의 식습관, 음식문화와 조리기술, 보편적인 음식물 관념 등에 비추어,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류와 조개류는 식품이라는 것이 일반적 관념이다. 이러한 관념은 위와 같은 식품위생법령을 비롯한 식품 관련 법령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있어 사실적 차원을 넘어 규범적 차원에서도 승인되기에 이르렀다.
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운반한 백합, 멍게, 고둥, 가리비 등 수산물은 바다에서 채취하여 식용으로 판매한 것으로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한다.
3. 다음으로 피고인의 활어 등 수산물 운반행위가 식품위생법상 신고대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전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 종류별 또는 영업소별로 관할관청에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4호는 영업신고를 하여야 하는 업종 중 하나로 제21조 제4호의 ‘식품운반업’을 들고 있다. 식품운반업에 관해서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에서 ‘직접 마실 수 있는 유산균음료(살균유산균음료를 포함한다)나 어류·조개류 및 그 가공품 등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위생적으로 운반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면서, 그 단서는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와 ‘해당 영업자가 제조·가공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다. 위 규정들은 식품운반업을 식품위생법상 영업신고의 대상으로 정하되,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에서 영업신고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두 가지 예외를 명시한 것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의 문언, 내용과 규정 체계에 따르면, 위 단서 규정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는 영업자가 자신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여 가져오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여기에서 나아가 영업자가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에게 운반해 주는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식품판매업과 식품운반업의 시설기준이 달라서 식품판매업자로서 필요한 시설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식품운반업자로서 필요한 시설을 갖추는 것은 아닌 점, 식품판매업자가 영업소에서 판매하기 위하여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운반해 오는 경우와 그러한 식품을 판매하면서 매수인에게 운반해 주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위생상 위해의 정도가 다른 점에 비추어 보아도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피고인은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않고 백합, 멍게, 고둥, 가리비 등 수산물을 피고인의 영업소가 아닌 경주시, 포항시 등에 있는 횟집 등 음식점에 판매하면서 운반하는 행위를 하였다. 이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본문에서 정한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운반하는 영업을 한 것으로, 식품운반업 신고의 예외사유를 정한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이 수산물의 판매를 영업으로 하면서 활어 운반차량을 이용하여 계속적·반복적으로 수산물을 운반하였다면 영리를 목적으로 수산물의 판매와 운반을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에 따라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않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위법하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식품운반업의 신고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식품위생법과 식품위생법 시행령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식품위생법 제1조, 제2조 제1호 / [2] 식품위생법 제2조 제1호, 제7조 제1항,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조 제1항 / [3]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제97조 제1호,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제25조 제1항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동현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3. 12. 6. 선고 (창원)2013노2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그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지만,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과도를 휴대하여 피고인의 어머니인 피해자 공소외인에게 상해를 가하고,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가옥을 소훼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적법절차의 원칙과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및 증거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형벌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하여 그 평가가 달라져 이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그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신법을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12930 판결,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도4862, 2013전도10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과도를 휴대하여 피해자 공소외인에게 상해를 가한 행위에 대하여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폭력행위처벌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3호, 형법 제257조 제2항을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구 폭력행위처벌법은 제3조 제1항에서 “단체나 다중의 위력으로써 또는 단체나 집단을 가장하여 위력을 보임으로써 제2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 또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그 죄를 범한 사람은 제2조 제1항 각 호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조 제1항에서 “상습적으로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제3호에서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 형법 제257조 제2항(존속상해)에 대하여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시행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는 제3조 제1항이 삭제되고, 같은 날 법률 제13719호로 개정·시행된 형법에는 제258조의2(특수상해)가 신설되어 그 제1항에서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7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이와 같이 형법 제257조 제2항의 가중적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던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제1항을 삭제하는 대신에 위와 같은 구성요건을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 신설하면서 그 법정형을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제1항보다 낮게 규정한 것은, 위 가중적 구성요건의 표지가 가지는 일반적인 위험성을 고려하더라도 개별 범죄의 범행경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법익침해의 정도 등이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한 종전의 형벌규정이 과중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과도를 휴대하여 존속인 피해자 공소외인에게 상해를 가한 행위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행위시법인 구 폭력행위처벌법의 규정에 의해 가중 처벌할 수 없고 신법인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므로, 구 폭력행위처벌법의 규정을 적용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위험한 물건 휴대 존속상해의 점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판결 중 나머지 유죄 부분은 위 파기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고, 원심판결 중 존속살해미수의 점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은 위 파기 부분 중 위험한 물건 휴대 존속상해의 점과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포함)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조희대 박상옥(주심) | [1] 형법 제1조 제2항 / [2] 형법 제1조 제2항, 제257조 제1항, 제2항, 제258조의2 제1항,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3호(현행 삭제), 제3조 제1항(현행 삭제)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주원 담당변호사 천하람 외 2인
【배상신청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1. 29. 선고 2015노3420, 2016노831, 955, 318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간접정범은 정범과 동일한 형 또는 그보다 감경된 형으로 처벌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간접정범 규정을 적용하였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도13148 판결 참조).
기록에 나타난 원심의 심리 과정 및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사기의 점, 피해자 공소외 1,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의 점, 피해자 공소외 3, 피해자 공소외 4에 대한 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의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거나 공소장변경, 증거능력, 공동정범, 간접정범,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 형법 제3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성철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0. 10. 선고 2013노922, 2285, 2015노12, 2016노63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피고인 2의 변호인들의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각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사건 ○○빌딩 사업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대출금(이하 ‘PF대출금’이라고 한다)의 홍콩 법인에 대한 송금 등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 관련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1) 법인 소유의 자금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표자 등은 법인에 대한 관계에서 그 자금의 보관자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법인이 특정 사업의 명목상의 주체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여 그 명의로 자금 집행 등 사업진행을 하면서도 자금의 관리·처분에 관하여는 실질적 사업주체인 법인이 의사결정권한을 행사하면서 특수목적법인 명의로 보유한 자금에 대하여 현실적 지배를 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업주체인 법인의 대표자 등이 특수목적법인의 보유 자금을 정해진 목적과 용도 외에 임의로 사용하면 위탁자인 법인에 대하여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는 법인의 대표자 등이 외국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므로, 내국 법인의 대표자인 외국인이 그 내국 법인이 외국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에 위탁해 둔 자금을 정해진 목적과 용도 외에 임의로 사용한 데 따른 횡령죄의 피해자는 당해 금전을 위탁한 내국 법인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 행위가 외국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도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소추 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할 경우가 아니라면 그 외국인에 대해서도 우리 형법이 적용되어(형법 제6조), 우리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는 용도나 목적이 엄격히 제한된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 소유의 PF대출금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이고, 공소외 1 회사 명의의 국내 계좌에서 이 사건 ○○빌딩 사업을 위하여 홍콩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인 공소외 2 회사[영문 명칭 1 생략]의 계좌로 PF대출금 미화 173,800,000달러가 송금된 후 다시 공소외 2 회사의 계좌에서 피고인 2가 설립한 서류상 회사인 공소외 3 회사(영문 명칭 2 생략)와 공소외 4 회사(영문 명칭 3 생략)의 각 계좌로 송금된 미화 37,808,000달러 및 미화 27,815,000달러 합계 미화 65,623,000달러(원화 623억 원 상당)에 대하여도 이를 위탁자인 공소외 1 회사를 위하여 그 용도대로 사용하여야 할 보관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2가 공소외 3 회사의 계좌에서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5 회사’라고 한다)의 계좌로 미화 21,799,969달러(원화 201억 원 상당)를 임의로 송금한 행위 및 공소외 3 회사의 계좌에 남은 자금과 공소외 4 회사의 계좌에 입금된 미화 27,815,000달러 중에서 합계 미화 43,822,853.31달러(원화 403억 원 상당)를 총 12회에 걸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임의로 인출한 행위는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한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주장은,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2 회사에 173,800,000달러를 대여 또는 투자하였고 이로써 위 자금은 공소외 2 회사에 귀속되었으므로, 공소외 2 회사가 횡령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공소외 1 회사가 피해자가 될 수는 없으므로, 설령 그 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국외범으로서 피해자가 외국법인일 뿐이므로 대한민국 법원에는 재판권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이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들이 공소외 1 회사를 설립하여 이 사건 ○○빌딩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소외 1 회사 명의로 주식회사 공소외 6 은행 등으로부터 3,800억 원의 PF대출을 받기로 하였고, PF대출의 지급보증인이 된 주식회사 공소외 7 은행(이하 ‘공소외 7 은행’이라고 한다), 공소외 1 회사, 그 연대보증인인 피고인들이 업무약정을 체결하였다.
② 그 업무약정에 의하면, PF대출금의 자금관리는 공소외 7 은행이 하고, 공소외 1 회사는 위 PF대출금을 이용하여 공소외 1 회사가 지분 전부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 법인인 공소외 2 회사 명의로 중국 기업으로부터 ○○빌딩에 관한 권리를 인수하되, PF대출금이 변제될 때까지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7 은행의 자금집행 승인 없이는 자금을 집행할 수 없다.
③ 이 사건 ○○빌딩 사업을 위해 계획된 절차에 따라 공소외 1 회사의 계좌에서 공소외 7 은행 홍콩지점에 개설된 공소외 2 회사의 계좌로 PF대출금 미화 173,800,000달러가 송금되었고, 이때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2 회사에 위 돈을 대여한다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첨부한 해외직접투자신고서를 공소외 7 은행에 제출하였다.
④ 당시 공소외 1 회사 및 공소외 2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피고인 2는 ○○빌딩 인수를 위하여 미지급공사비를 지급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외 1 회사 명의로 공소외 7 은행으로부터 자금집행 승인을 받아, 위 공소외 2 회사 계좌에서 홍콩 △△△△△△△ 은행에 개설되어 있던 공소외 3 회사의 계좌로 미화 37,808,000달러, 공소외 4 회사의 계좌로 미화 27,815,000달러를 각 송금하였다.
⑤ 피고인 2는 공소외 3 회사의 계좌와 공소외 4 회사의 계좌에 입금된 위 자금을 이 사건 ○○빌딩 사업과는 무관하게 자신이 운영하는 국내 법인 공소외 5 회사 및 그 밖의 제3자에게 자금을 송금하거나 자신이 직접 자금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개인적으로 소비하였다.
4)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비록 PF대출금이 공소외 1 회사의 계좌에서 인출되어 홍콩의 공소외 2 회사의 계좌에 입금되었고 당시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 명의의 금전소비대차계약서가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송금의 원인된 법률관계의 실질이 금전소비대차나 해외투자라고 할 수는 없고, 단지 이 사건 ○○빌딩 사업 진행에 관한 전체적인 계획에 따라 위 사업의 주체인 공소외 1 회사가 홍콩에서 공소외 2 회사의 이름으로 사업을 하기 위하여 장차 지출할 PF대출금을 공소외 2 회사의 계좌에 보관시켜 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자금의 인출·집행은 여전히 공소외 1 회사의 집행 결정과 공소외 7 은행의 승인에 의해서만 가능하였으므로, 공소외 2 회사의 계좌로 송금된 PF대출금은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는 것이고, 이후 공소외 7 은행의 승인을 받아 공소외 2 회사의 계좌에서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4 회사의 계좌로 자금을 다시 이동시킨 것도 자금의 보관 방법을 변경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소외 1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피고인 2는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계속하여 위 PF대출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정해진 목적과 용도 외에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면 공소외 1 회사가 피해자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죄에 있어서 용도나 목적을 엄격히 특정한 자금, 그 보관자 및 피해자 등에 관한 법리나 금전소비대차계약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아울러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범행은 행위지인 홍콩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므로 중화인민공화국 국민인 피고인 2의 국외범인 이 부분 범행에 대하여는 형법 제6조 본문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재판권이 있다고 판단한 것도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판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6) 나아가 피고인 2는, 위 PF대출금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은 이 사건 ○○빌딩 사업에 투입되었으므로 정해진 용도대로 사용되었고 그 결과 ○○빌딩에 대한 재산권증까지 발급되었으며 이에 부합하는 증인들의 진술 등이 있음에도, 원심이 피고인 2에 대하여 횡령의 고의를 인정한 판단에는 형사재판에서의 증명책임의 원칙과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결국 원심의 사실인정과 그 전제로 이루어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를 다투는 것인데, 이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이 피고인 2에게 횡령의 고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유죄라고 한 판단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에 횡령죄에서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 등에 관한 법리오해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그 밖의 위법이 있다고 할 사유를 발견할 수 없다.
나.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의 사전 공모에 따라 이 사건 PF대출금 중 120억 원을 횡령하여 수수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 불가벌적 사후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8에 대한 56억 원의 공여 약속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점 관련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가 2008. 3. 5. 공소외 8에게 56억 원을 공여하기로 약속할 당시 공소외 8이 공소외 7 은행 직원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 공모하여 이 부분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재약속죄, 미필적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 ㉮ 공소외 8의 임야대금 등 62억 원의 지급, ㉯ 공소외 8에게 부과된 소득세 추징금 등 1,860,101,000원의 대납으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 (2) 공소외 9에 대한 1억 원의 증재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각 점 관련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피고인 1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지만, 제1심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데 대해서는 항소이유로 다툰 바가 없다. 이러한 경우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가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인정되지도 않는다.
4.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의 PF대출 자금에 의한 공소외 10 주식회사, 공소외 11 주식회사의 대출이자 대납으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 관련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1 주식회사의 자금 20억 원에 의한 공소외 1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2 회사’라고 한다)에 대한 대여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관련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를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인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그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원심공동피고인 3의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함으로써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6.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3 회사’라고 한다)의 자금 합계 13억 5,500만 원 및 피해자 공소외 14 회사(이하 ‘공소외 14 회사’라고 한다)의 자금 364억 3,000만 원에 의한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각 대여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관련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며,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도333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공소외 14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12 회사에 자금 320억 원을 대여하게 한 행위가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고, 위 대여행위가 공소외 7 은행 측의 요구에 의하여 공소외 12 회사의 PF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정은 피고인 1의 배임의 범의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나머지 대여 금원 중 일부가 비교적 단기간에 변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1의 행위가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에서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7.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중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허용된다.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8.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무죄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공소외 13 회사와 공소외 14 회사가 시행하였던 □□동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진행 상황, 공소외 15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5 회사’라고 한다)가 공소외 13 회사, 공소외 14 회사의 지주회사로서 위 사업의 진행상황을 계속 관리·감독한 점, 피고인 1이 공소외 15 회사, 공소외 14 회사 모두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공소외 14 회사에 운영 이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배당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었으므로 공소외 15 회사가 공소외 14 회사의 90% 주주라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채권회수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해자 공소외 14 회사가 그 자금 18억 5,000만 원을 공소외 15 회사에 대여함에 있어 피고인 1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검사의 나머지 상고에 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 부분에 관한 구체적인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9.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공소기각 부분에 관하여
형법 제6조 본문에 의하여 외국인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 우리 형법이 적용되지만, 같은 조 단서에 의하여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소추 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할 경우에는 우리 형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고, 이 경우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엄격한 증명에 의하여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도650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단란주점, 성접대, 골프, 체류비, 술접대, 룸싸롱, 식사, 숙박비 등 명목의 합계 13,505,000원의 향응제공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2의 행위가 중국의 법률에 의하여도 범죄를 구성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 2에 대하여 재판권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판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무죄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 혐의 고소로 인한 무고의 점은 그 고소 내용인 ‘피고인 2가 건물에 대한 임대권한을 모두 상실하였다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유인물을 발송하여 피고인 2의 임대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을 신고한 것이라거나 피고인 2가 위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직권으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무고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에 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 부분에 관한 구체적인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10. 결론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법 제6조,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경환 외 2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6. 12. 8. 선고 2016노34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정치자금의 기부행위는 정치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행위이고 뇌물은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위법한 대가로서 양자는 별개의 개념이다. 정치자금의 명목으로 금품을 주고받았고 정치자금법에 정한 절차를 밟았다고 할지라도, 정치인의 정치활동 전반에 대한 지원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인 정치인의 특정한 구체적 직무행위와 관련하여 금품 제공자에게 유리한 행위를 기대하거나 또는 그에 대한 사례로서 금품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진다면 뇌물성이 인정된다. 이때 금품 제공의 뇌물성을 판단할 때 상대방의 지위와 직무권한, 금품 제공자와 상대방의 종래 교제상황, 금품 제공자가 평소 기부를 하였는지 여부와 기부의 시기·상대방·금액·빈도, 제공한 금품의 액수, 금품 제공의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도856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1 주식회사 관련 뇌물수수 부분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3과 피고인 2로부터 받은 돈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받은 뇌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공무원이 뇌물을 받는 데에 필요한 경비를 지출한 경우 그 경비는 뇌물수수의 부수적 비용에 불과하여 뇌물의 가액과 추징액에서 공제할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도1638 판결 참조). 뇌물을 받는 주체가 아닌 자가 수고비로 받은 부분이나 뇌물을 받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체결된 용역계약에 따른 비용으로 사용된 부분은 뇌물수수의 부수적 비용에 지나지 않는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도9585 판결 참조).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영득의 의사로 금품을 받는 것을 말하므로, 뇌물인지 모르고 받았다가 뇌물임을 알고 즉시 반환하거나 또는 증뢰자가 일방적으로 뇌물을 두고 가므로 나중에 기회를 보아 반환할 의사로 어쩔 수 없이 일시 보관하다가 반환하는 등 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뇌물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여 증뢰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피고인에게는 받은 돈 전부에 대한 영득의 의사가 인정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182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피고인이 받은 7,000만 원 전액에 대한 뇌물수수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 1은 2014. 8.경 피고인 2를 통해 제1심 공동피고인 3에게 후원금을 요청하였다. (2) 제1심 공동피고인 3은 2014. 10. 17. 가장 용역계약의 상대방인 공소외 2 주식회사에 7,700만 원(부가가치세 700만 원 포함)을 송금하고 이를 피고인 3, 피고인 2에게 알려주었으며, 같은 날 피고인 3은 피고인 1에게 7,000만 원이 송금된 사실을 보고하였다. (3) 피고인 1은 피고인 3에게 ‘수수료와 비용을 제외하고 현금으로 전달하라’고 지시하였고, 피고인 1이 그중 합계 5,500만 원을 현금으로 전달받았다. (4) 위 7,000만 원 중 1,500만 원이 실제로 피고인 1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중 1,000만 원은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제공된 비용이고, 나머지 500만 원은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으로서 뇌물을 전달받기 위해 지출한 경비에 지나지 않아 뇌물의 가액에서 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의 뇌물액수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변호사법 제11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그 밖의 이익을 받는다’고 함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공무원과 의뢰인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이라는 성격과 단순히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와 관련하여 노무나 편의를 제공한 대가라는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금품을 받은 경우에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514 판결, 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5도7771 판결 등 참조). 이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금품과 이와 무관한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금품이 액수가 구분되지 않은 채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수수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 금품의 수수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각의 행위별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대가성 유무를 달리 볼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마다 청탁 명목과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2642 판결은 뇌물죄에 관하여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는데, 이는 변호사법위반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원심은, 피고인 2가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의 금품과 공소외 3 주식회사와의 M&A 관련 용역대금 명목의 대가로 그 액수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5회에 걸쳐 합계 96,700,020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 2가 받은 자금에 위와 같은 두 가지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어 지급받은 금액 전체에 관하여 변호사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위 금액 전부에 대해 추징을 명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가 받은 자금에 관해 그 행위별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한 청탁 명목의 대가성 유무를 달리 볼 수 있다거나 청탁 명목의 대가와 공소외 3 주식회사와의 M&A 관련 용역의 대가를 구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2가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금액 전체에 관해 변호사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위 금액의 추징을 명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3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의 고의와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피고인 3에게 벌금형을 병과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평등권,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4.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유죄로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무죄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473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3. 12.경 상품권 100만 원의 제3자뇌물취득 부분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법 제129조,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 [2] 형법 제129조, 제134조 / [3] 변호사법 제111조, 제11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강성헌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6. 1. 선고 2016재노4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한 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지만, 비상구제수단인 재심제도의 본질상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이 그 부분을 형식적으로 심판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데 그치므로 재심법원은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다시 심리하여 유죄인정을 파기할 수 없고, 다만 그 부분에 관하여 새로이 양형을 하여야 하므로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만 심리를 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477 판결,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23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 중 무고의 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420조 각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재심대상판결을 파기할 수는 없다고 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또한 누범가중의 사유가 되는 전과에 적용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있어 재심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전과의 법률적 효력에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전과에 기하여 누범가중을 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거나 재심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435조 제1항, 제43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5. 1. 23. 선고 2014노106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수산물 유통업을 하는 피고인이 2006. 8. 28.부터 2013. 6. 27.까지 활어 운반차량 3대를 이용하여 광어, 우럭, 농어, 돔 등의 어류를 울산시에 있는 50여 곳의 횟집 등 음식점으로 운반하여 도매로 유통하는 등 시설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아니하고 평균 매월 500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는 식품운반업을 영위하면서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활어를 판매하면서 매수인의 요청에 따라 활어를 운반하여 준 것은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식품운반업 신고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의 활어 등 수산물 운반행위가 식품운반업 신고대상인지 여부인데, 그 전제로서 활어 등 수산물이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식품위생법 제2조 제1호는 식품을 모든 음식물(의약으로 섭취하는 것은 제외한다)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가공·조리된 식품뿐만 아니라 ‘자연식품’도 식품에 포함된다(대법원 1989. 7. 11. 선고 88도231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자연으로부터 생산되거나 채취·포획하는 산물이 어느 단계부터 자연식품으로서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하는 것인지는, 식품으로 인한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국민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식품위생법을 비롯한 식품 관련 법령의 문언, 내용과 규정 체계, 식품의 생산·판매·운반 등에 대한 위생 감시 등 식품으로 규율할 필요성과 아울러 우리 사회의 식습관이나 보편적인 음식물 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237 판결 참조).
식품위생법에서 활어 등 수산물이 어느 단계부터 식품인지에 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식품위생 관련 법령의 규정내용, 문언과 체계, 우리 사회의 식습관이나 보편적인 음식물 관념 등을 종합해 보면, 바다나 강 등에서 채취·포획한 어류나 조개류로서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산물은 가공하거나 조리하기 전에도 원칙적으로 식품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5도2477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운반한 광어, 우럭, 농어, 돔 등 수산물은 양식하거나 중국, 일본에서 수입하여 식용으로 판매한 것으로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한다.
3. 다음으로 피고인의 활어 등 수산물 운반행위가 식품위생법상 신고대상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전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 종류별 또는 영업소별로 관할관청에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4호는 영업신고를 하여야 하는 업종 중 하나로 제21조 제4호의 ‘식품운반업’을 들고 있다. 식품운반업에 관해서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에서 ‘직접 마실 수 있는 유산균음료(살균유산균음료를 포함한다)나 어류·조개류 및 그 가공품 등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위생적으로 운반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면서, 그 단서는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와 ‘해당 영업자가 제조·가공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다. 위 규정들은 식품운반업을 식품위생법상 영업신고의 대상으로 정하되,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에서 영업신고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두 가지 예외를 명시한 것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의 문언, 내용과 규정 체계에 따르면, 위 단서 규정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는 영업자가 자신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여 가져오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여기에서 나아가 영업자가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에게 운반해 주는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식품판매업과 식품운반업의 시설기준이 달라서 식품판매업자로서 필요한 시설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식품운반업자로서 필요한 시설을 갖추는 것은 아닌 점, 식품판매업자가 영업소에서 판매하기 위하여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운반해 오는 경우와 그러한 식품을 판매하면서 매수인에게 운반해 주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위생상 위해의 정도가 다른 점에 비추어 보아도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5도2477 판결 참조).
나. 피고인은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않고 광어, 우럭 등 수산물을 피고인의 영업소가 아닌 울산시에 있는 횟집 등 음식점에 판매하면서 운반하는 행위를 하였다. 이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본문에서 정한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운반하는 영업을 한 것으로, 식품운반업 신고의 예외사유를 정한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이 수산물의 판매를 영업으로 하면서 활어 운반차량을 이용하여 계속적·반복적으로 수산물을 운반하였다면 영리의 목적으로 수산물의 판매와 운반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에 따라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않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위법하다.
4.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식품운반업의 신고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식품위생법과 식품위생법 시행령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1] 식품위생법 제1조, 제2조 제1호 / [2] 식품위생법 제2조 제1호, 제7조 제1항,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조 제1항 / [3]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제97조 제1호,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제25조 제1항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용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0. 19. 선고 (춘천)2016노1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도2829, 82감도612 판결, 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461 판결 등 참조).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피해자 운영의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 소유의 ○○○○ 건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업을 진행하기로 마음먹고 2012. 8. 22.경 피해자에게 ‘○○○○ 건물을 주면 이를 처분하여 2012. 12. 31.경까지 공소외 2 회사의 가수금 합계 3,101,939,295원을 공소외 3 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 공소외 4 및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공소외 3 회사의 공사미수금 385,000,000원을 지급하며(이하 위 가수금과 공사미수금을 합한 3,486,939,295원을 ‘약정금’이라고 한다), 주식회사 공소외 5 은행(이하 ‘공소외 5 은행’이라고 한다)의 장기차입금 1,057,000,000원을 피고인 명의로 전환하겠다. ○○○○ 건물이 공소외 2 회사 소유로 등기되어 있으니 처분을 위해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1,000만 원에 전부 매수하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공소외 2 회사 주식 10,000주를 1,000만 원에 모두 인계받음으로써 공소외 2 회사 소유의 3,486,939,295원 상당의 ○○○○ 건물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제1심은, 피고인과 피해자 등 사이의 2012. 8. 22.자 주식인수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의 내용 및 피해자의 진술, 공소외 4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등을 토대로, ① 피고인이 피해자 등에 대한 위 약정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 등에게 사전이나 사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 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취득한 매매대금 약 40억 원 중 위 건물을 담보로 한 대출원리금 채무 등을 제외하고도 20억 원 이상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점, ②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약정금 지급이 어려우면 위 건물을 돌려달라고 하였음에도 그 처분권을 계속 유지하다가 위와 같이 건물을 처분한 점, ③ 위 건물을 직접 제3자에게 처분하든, 현물출자하든 굳이 피고인이 위 건물의 처분권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음에도 위와 같이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인수함으로써 위 건물의 처분권을 확보해 둔 것을 보면 위 건물의 처분권을 피해자로부터 넘겨받아 그 처분대가를 임의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건물을 현물출자하여 현금화하는 방법에 관하여 설명한 것은 2012. 8. 22. 당시가 아니라 2013년 초경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분양팀을 통하여 위 건물을 처분해 주겠다고 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위 건물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음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는 피고인의 개인적인 변제능력 내지 변제자력보다는 ○○○○ 건물을 처분하기로 하는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믿고 그 건물을 넘긴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그의 변제능력이나 자력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바 없음에도 피해자 스스로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 및 위 건물의 처분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피고인의 부친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신뢰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고, 나아가 피고인은 실제로 ○○○○ 건물을 공소외 6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6 회사’라고 한다)에 현물출자하려고 하는 등 위 건물을 처분하기 위한 사업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다가 외부적·사후적인 사정으로 사업을 중도 포기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판단하였다. 거기에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 주식 인수의 구체적 경위 및 진행 경과 등의 사정을 모아보면, 피고인이 사업의 진정성이나 전망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해자가 그에 관한 착오로 말미암아 주식을 양도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이와 같이 원심이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 앞에서 본 법리 및 논리와 경험법칙에 합치하는지를 본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해자는 2011년경 부동산 경기 악화로 ○○○○ 건물의 분양이 여의치 않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던 중 고향친구의 아들인 피고인을 알게 되어 피고인으로부터 수차 투자를 권유받았으나 이를 거절하다가, 피고인이 공소외 2 회사 소유의 ○○○○ 건물을 비싸게 팔아 주겠다고 하자 그에 응하여 그 건물을 매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래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다.
2) 즉, 피고인은 2012. 8. 22. 공소외 2 회사의 주주로 되어 있던 피해자 및 공소외 7, 공소외 4와 사이에, 그 보유 주식 전부(10,000주)를 1,000만 원에 피고인이 인수하되, 2012. 12. 31.까지 공소외 2 회사의 가수금 합계 3,101,939,295원을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4 및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공소외 3 회사의 공사미수금 385,000,000원을 지급하며, 공소외 5 은행의 장기차입금 1,057,000,000원을 피고인 명의로 전환하고, 임차인들과의 계약을 양수하여 2012. 7. 31. 현재의 임대보증금 170,000,000원을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의 계약서는 피고인 측에서 초안을 작성한 것인데, 제3조 (1)항에서는 ‘주식인수의 효력이 발생한 경우 각 당사자는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하여, 일단 피고인이 공소외 2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면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약정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그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3) 위와 같이 피해자가 공소외 2 회사의 주식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 건물의 처분권을 피고인에게 넘겨준 경위와 동기에 관하여, 피해자는 고향친구의 아들인 피고인이 건물을 비싸게 팔아 준다고 하고 재력도 든든할 뿐 아니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부동산 분양팀이 있다고 하여 그 말을 믿고 맡긴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제1심이 조사한 증인 공소외 4의 증언도 이에 부합한다. 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게 ○○○○ 건물을 처분하여 주겠다고 한 적은 없고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부터 ○○○○ 건물을 투자 개념으로 넘겨받아 공소외 6 회사를 인수하는 데 현물출자하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제1심 증인 공소외 8은 2012년 봄경 피고인과 공소외 6 회사를 인수하는 업무를 시작하였지만 인수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그해에 인수가 마무리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4) 피고인은 위와 같이 인수한 ○○○○ 건물(101~107호, 201호, 202호의 총 9개 호실)을 처분하지 못한 채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2012. 12. 31.까지 약정금을 피해자 등에게 지급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장된 지급기일인 2014. 6. 30.까지도 그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
5) 오히려 피고인은 2012. 12. 3. 공소외 5 은행의 ○○○○ 건물에 관한 근저당권채무를 주식회사 공소외 9 저축은행의 근저당권채무로 대환하면서 3~4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고, 2013. 5. 22. 공소외 10에게 2억 원을 차용하면서 위 건물(202호 제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4. 6. 12. 함께 사업을 하던 공소외 11의 세금체납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위 건물(202호 제외)을 담보로 제공하여 채무자 공소외 11, 근저당권자 서울특별시, 채권최고액 337,653,350원으로 된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도 하였다.
6) 그러던 중 피고인은 피해자 등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2014년 10~12월경 기획부동산을 통하여 ○○○○ 건물을 7명에게 매도하였는데, 총 9개 호실 중 부동산등기부상 거래가액이 확인되는 101~104호(전유부분 면적 101~103호 각 39㎡, 104호 59.29㎡)와 107호(전유부분 면적 31.81㎡)의 5개 호실의 거래가액만도 2,206,450,000원에 이른다. 그중 101호의 거래가액은 414,000,000원인데, 이를 매수한 공소외 12은 101호를 그 소유의 약 2억 원 상당의 땅과 △△은행 융자금 2억 원을 합쳐 매입하였고, 그 외 잔금 형식으로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공소외 13에게 1,980만 원, 주식회사 공소외 9 저축은행에 1,600만 원, 공소외 14 법무법인에 2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하여 위 거래가액과 큰 차이가 없다. 한편 거래가액이 확인되지 않는 각 호실의 전유부분 면적은 105호가 29.88㎡, 106호가 32㎡, 201호가 326.9㎡, 202호가 11.31㎡로 그 합계 면적(400.09㎡)은 거래가액이 확인되는 위 5개 호실의 합계 면적(208.1㎡)보다 많다.
7) 피고인은 위와 같이 ○○○○ 건물을 매도하고도 그 경위를 묻는 피해자에게 가격을 올리기 위해 명의만 넘겨 놓은 것이라고 변명하고, 피해자 등에 대해서는 약정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나. 위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에 의하여 피해자 등으로부터 공소외 2 회사 주식 전부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 건물의 처분권을 넘겨받아 이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등 마음대로 이용하다가 결국 제3자에게 매도하여 40억 원 가량의 매매대금을 수령하였음에도 피해자 등에 대한 약정금은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당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거나 피해자에 대하여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사실관계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당시 피해자에게 ○○○○ 건물을 공소외 6 회사에 현물출자하여 현금화하는 방법에 관하여 설명하였다고 하지만,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외 6 회사 유상증자 때 ○○○○ 건물을 현물출자하여 현금화하는 방법에 관하여 설명한 것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가 아니라 2013년 초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설령 그런 설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 공소외 6 회사 인수 업무의 진행상황이 순조롭지 못하였던 점 등으로 볼 때 ○○○○ 건물의 현물출자가 성사될지 여부는 상당히 불투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피고인은 ○○○○ 건물을 현물출자하려고 하였다고 하면서도 ○○○○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자금을 대출받는 등 모순된 행태를 보였고, 이는 ○○○○ 건물을 처분하는 데에도 장애가 될 뿐인데 기록상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대로 ○○○○ 건물을 현물출자하려면 위와 같이 설정된 근저당권을 모두 말소하여야 하고, 궁극에는 현물출자의 대가로 인수한 공소외 6 회사의 주식을 환가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인데, 그러한 우회적인 경로를 거치는 것이 건물을 곧바로 매도하여 처분하는 것에 비해 피해자 등에 대한 약정금 지급의무의 이행가능성을 높인다고 볼 사정도 없다.
이와 같은 전후 사정으로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전부터 공소외 15 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8과 함께 공소외 6 회사의 인수업무를 추진하고 있었고 피해자로부터 넘겨받은 ○○○○ 건물을 공소외 6 회사에 현물출자할 의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투자권유를 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부동산 분양팀이 있다고 하면서 그 건물을 비싸게 팔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전부터 공소외 6 회사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 건물을 공소외 6 회사에 현물출자하려고 하였을 뿐, 피해자 등에게 약속한 대로 건물을 처분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위 현물출자가 무산된 상황에서 피해자가 여러 차례 건물을 되돌려달라고 하였음에도 피해자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이를 임의로 처분하고, 처분 이후에도 건물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 한 것이라고 거짓 변명을 하면서, 처분대금을 정산·지급하는 등의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앞에서 본 이 사건 계약의 체결 경위 및 계약 내용 등에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상 약정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 건물을 곧바로 처분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어떻게든 위 건물을 자신의 사업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제1심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도 그러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한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증거판단과 범의를 인정하는 데 이른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2)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 건물을 매도한 기획부동산 측과 피고인의 변호인이 ○○○○ 건물의 매도대금에 관하여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녹취록(증 제10호)만 추가로 증거조사를 하였을 뿐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새로운 증거조사나 심리를 한 바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점들을 논거로 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제1심의 증거판단 및 사실인정을 뒤집었다. 그러나 앞에서 본 사실관계와 전후 사정으로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이 ○○○○ 건물을 비싸게 팔아 주겠다고 하여 위 건물을 넘겨준 것일 뿐 피고인이 추진하던 공소외 6 회사 인수 사업을 신뢰하여 그 건물을 넘긴 것은 아니라고 보이므로, 피고인이 그 사업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였다는 사정은 피고인의 편취 범의 내지 기망행위 등을 판단하는 데 주된 근거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사업의 성공가능성도 신뢰할 만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심이 따로 주목하지 않았거나 제1심과 달리 평가한 이 사건 계약의 체결 경위 등에 관한 사정은,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 사건에서 그 편취 범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한 정황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바 없음에도 피해자 스스로 착오에 빠진 것처럼 사실관계를 추론하고 있으나,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의 피고인의 의사, 즉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동기 내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증 없이 피해자의 증언에도 일부 배치되는 피해자 측의 사정만을 내세워 위와 같은 판단에 이른 것은 그 논리적 선후가 맞지 않음은 물론 사기죄에서 기망행위 및 편취 범의를 판단하는 방법을 그르친 것이다.
3) 결국 원심이 무죄의 이유로 들고 있는 판단 근거와 논증 구조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합치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토대로 한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리와 항소심의 심급구조로 본 판단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원심판결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기죄에서 편취의 범의 등에 관하여 잘못 판단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1항, 제308조, 제36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황정근 외 2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6. 9. 21. 선고 2015노106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이라고 한다) 제58조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선거인(선거인명부를 작성하기 전에는 그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자를 포함한다)이나 그 가족 또는 선거인이나 그 가족이 설립·운영하고 있는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향응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제1호), 위와 같은 행위에 관하여 지시·권유·알선하거나 요구한 자(제4호) 등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여기서 ‘선거운동’이란 위탁선거법 제3조에서 규정한 위탁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고(위탁선거법 제23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선거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위탁선거법은 공공단체 등의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공공단체 등의 건전한 발전과 민주사회 발전에 기여하려는 데 입법 목적이 있으므로, 위탁선거법 제2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당선되게 할 목적’은 금전·물품·향응,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이하 이러한 재산상의 이익과 공사의 직을 통틀어 ‘재산상 이익 등’이라고 한다)을 제공받은 당해 선거인 등의 투표행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나 재산상 이익 등을 제공받은 선거인 등으로 하여금 타인의 투표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또는 특정 후보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게 만들 목적을 의미한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도5399 판결 등 참조).
다. 그리고 금전 등을 ‘제공’하는 행위는 통상적으로 금전 등을 상대방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비하여 금전 등의 제공을 ‘지시’하는 행위는 상대방에 대하여 금전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하도록 일방적으로 일러서 시키는 것으로서, 반드시 지시를 하는 사람과 그 상대방 사이에 단체나 직장 등에서의 상하관계나 엄격한 지휘감독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5. 3. 11. 실시 예정인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공소외 1 축산업협동조합(이하 ‘공소외 1 축협’이라고 한다)의 조합장 후보자로 출마한 사람으로서, 선거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2015. 3. 8. 10:47경 경남 (주소 생략)에 있는 공소외 1 축협 조합원으로서 선거인인 공소외 2의 축사를 찾아가 공소외 2를 만났다.
나. 당시 피고인은 공소외 1 축협의 조합원 명부를 소지한 채 공소외 2의 축사를 방문하였고, 공소외 2에게 다른 후보자도 매수행위를 하니 자신도 방어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피고인은 위 ○○리에 거주하고 있는 조합원 17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후 피고인과 친분이 있는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들에게 작업을 해 달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미리 준비하여 간 현금 130만 원(5만 원권 26매)을 공소외 2에게 교부하였다. 피고인은 위 130만 원의 구체적 용도에 관하여 이 사건 변경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2를 포함한 조합원 12명을 지목하면서 1인당 각 10만 원씩을 전달하고, 수고비로 10만 원을 공소외 2가 가져라”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다. 피고인은 공소외 1 축협에서 40여 년간 근무하다 위 조합장 선거를 앞둔 2014. 12.경 경제부문 상무를 마지막으로 퇴직하였고, 이에 비하여 공소외 2는 공소외 1 축협의 비상임 이사로 선출되어 대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피고인과 함께 업무를 하게 되어 서로 알게 되었다. 피고인과 공소외 2는 동향이고 피고인이 공소외 2에 비하여 훨씬 나이가 많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위와 같이 교부한 현금 130만 원 중에서 선거인인 공소외 2의 몫으로 준 10만 원뿐만 아니라 수고비조로 주었다는 10만 원의 경우에도 공소외 2가 다른 선거인들에게 돈을 전달하는 용역의 대가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공소외 1 축협 조합장 선거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당선을 도모한다는 의사로 교부한 것임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므로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제공한 돈으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다른 조합원 11명에게 각 10만 원씩 합계 110만 원을 전달하라고 하면서 현금 110만 원을 교부한 것은 위탁선거법 제58조의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금전제공을 지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탁선거법 제58조에서 규정한 선거운동의 목적, 제공, 지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1]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3조, 제58조 / [2]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3조, 제58조 / [3]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58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유지열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건우 담당변호사 윤보성 외 1인
【주 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살인미수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에 대한 위 무죄 부분의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약 3년간 자동차 정비 관련 업무에 종사한 자로, 피해자 공소외 1(여, 37세)과는 2016. 1.경부터 2016. 5.경까지 교제하였다가 헤어진 사실이 있다.
1. 2016. 8. 26.경 재물손괴
피고인은 피해자와 헤어진 이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우편함에 편지를 넣거나 전화를 하였음에도 피해자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하게 되자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6. 8. 26. 21:48경 울산 북구에 있는 피해자가 거주하는 모 아파트 ○○○동 부근 주차장에서, 이전에 피해자 몰래 복사하여 보관하고 있던 차량 열쇠를 이용하여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피해자 소유인 (차량등록번호 생략) 마티즈 승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고 한다)의 시정되어 있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간 다음, 준비한 차량 냉각수를 차량 내부에 뿌려 그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인 시가 합계 45,000원 상당의 립스틱 2개, 물티슈 1개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2. 2016. 8. 28.경 재물손괴
피고인은 2016. 8. 28. 23:23경 위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이 사건 차량의 내부로 들어간 다음, 준비한 차량 냉각수를 차량 내부에 뿌려 그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인 시가 합계 45,000원 상당의 립스틱 2개, 물티슈 1개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의 진술기재
1.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수사보고(재물손괴 피해금액 산정에 대하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66조(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2016. 8. 28.경 재물손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2016. 8. 28. 23:23경 피해자의 차량 내부에 있었던 립스틱 2개와 물티슈 1개는 피고인의 2016. 8. 26.자 범행에 의하여 이미 손상되어 효용을 상실한 물건들이므로, 피고인이 다시 위 물건들에 차량 냉각수를 뿌렸다 하더라도 손괴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최초 범행으로 차량 내부에 있던 립스틱 2개와 물티슈 1개가 차량 냉각수 등으로 인하여 악취가 나서 즉시 폐기처분하였고, 피고인의 두 번째 범행에 의하여 손상된 것은 피해자가 새로 갖다놓은 물건들이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의 최초 범행 시점과 두 번째 범행 시점 사이에는 이틀간의 간격이 있고, 피해자는 그 사이에 차량을 운행하면서 최초 범행으로 인하여 차량 내부의 물건이 손상되었음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위와 같이 악취가 나는 물건이 주로 미용 내지 청결 목적에 사용되는 것일뿐더러 값비싼 물건도 아니므로 운전자로서는 즉시 그 물건을 폐기하고 악취를 제거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달리 위 진술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의 2016. 8. 28.자 범행으로 인하여 손상된 립스틱과 물티슈는, 피고인의 2016. 8. 26.자 범행에 의하여 손상된 것과 동일한 물건이 아니라, 위 범행으로 인하여 손상된 물건을 피해자가 폐기한 후 새롭게 차량 안에 갖다놓은 물건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4년 6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기본범죄: 2016. 8. 26.자 재물손괴죄
○ 손괴범죄 〉 일반적 기준 〉 제1유형(재물손괴 등) 〉 가중영역
○ 특별양형인자
- 가중요소: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 감경요소: 실제 피해가 경미한 경우
○ 권고형의 범위: 징역 8월~1년 6월
나. 제2범죄: 2016. 8. 28.자 재물손괴죄
○ 손괴범죄 〉 일반적 기준 〉 제1유형(재물손괴 등) 〉 가중영역
○ 특별양형인자
- 가중요소: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 감경요소: 실제 피해가 경미한 경우
○ 권고형의 범위: 징역 8월~1년 6월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형량 범위: 징역 8월~2년 3월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2회에 걸쳐 피해자의 물건을 손괴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몰래 소지하고 있던 차량 열쇠를 이용하여 야간에 피해자의 차량에 침입하는 등 범행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실행하였다. 피고인은 연인관계였다가 헤어진 피해자의 관심을 끌고 피해자와 다시 연락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으며, 이 사건 범행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연락하지 아니하자 피해자 차량의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파손하여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등 더욱 위험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저지르기도 하였는바, 그 범행동기, 범행 후의 정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합계 90,000원 정도에 불과하여 실제 피해가 비교적 경미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과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를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공소외 1에 대한 집착으로 사로잡혀 있던 피고인은 위 범죄사실과 같이 2회에 걸쳐 공소외 1의 차량 내부 물건을 손괴하였음에도 공소외 1로부터 항의를 받은 사실도 없고, 공소외 1이 이에 대하여 경찰에 신고를 하는 등 달리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미리 알고 있던 자동차 관련 기술과 인터넷을 통해 습득한 지식 및 공소외 1 주거지 주변에 급경사 도로가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공소외 1의 차량 제동장치 등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켜 운행 중 차량결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우연을 가장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2016. 9. 1.경 살인미수
피고인은 2016. 9. 1. 23:52경 위 장소에서, 미리 준비한 10mm 렌치를 이용하여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이 사건 차량 운전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고 연결 부위를 틀어지게 하여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방법으로 차량 제동장치에 심각한 장애를 유발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1이 2016. 9. 2. 오후경 울산 남구 소재 도로에서 위 차량을 운행하던 중 제동장치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차량 간격을 넓게 유지하면서 저속으로 운전하는 등 조치를 취하여 사고 발생을 방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나. 2016. 9. 3.경 살인미수
피고인은 2016. 9. 3. 22:30경 위 장소에서, 공소외 1이 제동장치를 정비한 것을 확인한 다음,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차량의 운전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방법으로 차량 제동장치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공소외 1은 2016. 9. 4. 10:00경 위 아파트 진입로 부근 급경사 내리막 도로에서, 제동장치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 후 저속으로 운행하면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사고 발생을 방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다. 2016. 9. 5.경 살인미수
피고인은 2016. 9. 5. 22:20경 위 장소에서, 공소외 1이 재차 제동장치를 정비한 것을 확인한 다음,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차량의 운전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려 하다 볼트가 꽉 조여져 있자, 조수석 뒷바퀴 부분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연결하는 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는 방법으로 차량 제동장치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키고, 운전석 휠 너트를 풀어 구동장치에 장애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공소외 1은 2016. 9. 6. 13:00경 위 장소에서, 위 차량을 운행하려다 브레이크 페달이 밀리고 브레이크 오일이 유출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 등 제동장치 장애를 인식하여 차량 운행을 포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2. 관련 법리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하거나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브레이크 오일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의 힘을 유압으로써 바퀴에 부착된 휠 실린더까지 전달시켜주어 차량을 감속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차량 뒷바퀴와 브레이크 호스 사이의 연결볼트가 풀린 상태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경우 연결볼트가 풀린 지점에서 브레이크 오일이 부분적으로 누유되어 바퀴 쪽으로 유압이 100% 전달되지 못하게 됨으로써 제동력이 떨어지고 제동거리가 길어지게 되는 점, ② 피고인은 자동차 정비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위 범행을 실행하기 위하여 사전에 차량 열쇠와 10mm 렌치를 준비한 점, ③ 피고인은 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뒷바퀴와 브레이크 호스 사이의 연결볼트를 풀어서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켰고, 2016. 9. 5.자 범행 시에는 위 차량의 차량 운전석 뒷바퀴 부분의 볼트가 정비업자에 의하여 쉽게 풀 수 없도록 조치되었음에도 범행을 포기하지 않고 반대편 조수석 뒷바퀴 부분의 볼트를 풀어버리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을 시도한 점, ④ 피고인은 범행 전후 공소외 1의 동태 및 이 사건 차량의 수리 여부를 계속 살폈던 점, ⑤ 피고인은 최초 수사기관에서 범행 동기에 관하여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⑥ 이 사건 차량이 주차되어 있던 장소에서 대로변까지는 경사지와 급커브 구간이 있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큰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일으킬 의도로 브레이크 오일이 누수되도록 조작한 것으로 의심이 들기는 한다.
나. 그러나 검사가 제출하거나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차량의 브레이크 호스를 절단할 당시 교통사고로 공소외 1이 사망할 가능성에 대한 인식 또는 그와 같은 사망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려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① 피고인은 연결볼트를 풀어 브레이크 오일을 일부만 유출시켰을 뿐 공소사실의 요지 가.항 기재와 같이 연결부위를 틀어지게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차량의 뒤틀린 부분은 누군가가 일부로 발생시킨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외력으로 연결볼트를 돌리는 과정에서 볼트에 접착되어 있던 호스가 찢어짐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차량정비업자 공소외 2의 진술이 이에 부합하는 점, ② 피고인이 최초 차량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켰음에도, 공소외 1은 다음 날 약 20분 내지 25분 거리에 있는 부모님의 집까지 차량을 운전하면서 브레이크를 사용하였고, 운전 중에 브레이크가 원활히 작동하지 아니함을 인식하였음에도 운전을 멈추지 아니하였으며, 다음 날 다시 부모님의 집에서부터 최초 차량이 주차된 아파트로 되돌아오면서도 자식들을 탑승시킨 채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온 점, ③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두 번째, 세 번째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킨 직후에도 공소외 1은 인근 자동차정비소까지 직접 차량을 운전해 간 점, ④ 차량정비업자 공소외 2는 수사기관에서 차량이 두 번째 입고될 때까지는 차량노후화 또는 자연적인 외부 충격에 의하여 연결볼트가 풀린 것이라고만 생각했다고 진술하였고, 공소외 1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운전석을 앞으로 당기고 힘껏 브레이크 페달을 누르면 브레이크가 작동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당시 브레이크 오일의 유출 정도가 심각하지는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도로교통공단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확인된 브레이크 오일 누유 정도(브레이크 오일탱크의 바닥까지는 주입된 상태)를 근거로 할 때, 유압을 전달시키는 마스터실린더 부분은 정상 작동될 개연성이 높으므로 급격한 제동력의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고, 다만 ‘본 건 사고는 브레이크 호스 연결볼트가 풀린 비정상적인 상태이므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연결볼트 부분에서 유압(브레이크 오일)이 지속적으로 빠져 마스터실린더까지 오일이 부족해질 경우 제동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내용만을 부가한 점, ⑥ 일반적인 자동차 운전자는 브레이크 오일이 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브레이크 경고등을 통하여 그 이상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또 시동을 걸거나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몇 번 밟으면서 그 이상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 공소외 1은 페달을 몇 번 밟으면서 브레이크에 이상이 있음을 알아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⑦ 이 사건 차량이 주차된 공소외 1의 아파트에는 대로변까지 경사지와 급커브 구간이 있기는 하나, 위 차량이 주차되어 있던 장소는 경사지가 아니라 평지로 된 일반적인 주차공간이므로 급제동과 전후방 기울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곧바로 신속하게 브레이크를 조작해야 하는 상황에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브레이크 오일 유출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은 브레이크의 제동 기능에 다소 장애가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여기서 더 나아가 그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였거나 그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어 필연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2) (1)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교제하다가 2016. 5.경 헤어진 이후 공소외 1에 대한 미련을 가진 채 수시로 공소외 1을 미행하거나 공소외 1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자택우편함에 편지를 넣어두는 등 계속 연락을 시도하면서 다시 교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2) 피고인은 공소외 1과 완전히 연락이 끊어진 이후 공소외 1과 다시 연락을 할 방법을 찾다가 이 사건 차량에 문제를 일으킬 경우 차량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스스로 연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차량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기로 마음먹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피고인과 공소외 1이 교제 당시 공소외 1이 운행하는 이 사건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동차정비업에 종사하는 피고인이 공소외 1을 대신하여 차량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오곤 했던 점, 피고인은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시키기 전에 이미 위와 같은 목적으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차량 안에 냉각수를 뿌리는 등 이 사건 차량에 문제를 일으키기 위하여 일탈행동을 시도하였던 점, 피고인은 브레이크 호스를 자르거나 브레이크 오일을 완전히 유출시킴으로써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시킬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그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브레이크 오일 일부만 유출시키는 데 그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3) 이와 같은 피고인과 공소외 1의 관계 및 결별 이후 피고인의 행동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에 대하여 애정 혹은 집착의 감정을 품고 있었던 피고인이 아무런 계기도 없이 갑자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1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속단할 수 없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등으로 입건되기 이전까지 폭력성을 인정할 만한 범죄전력이 전혀 없다. 비록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일시적으로 공소외 1을 죽이고 싶을 만큼 공소외 1에 대한 배신감의 정도가 깊을 때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내연관계의 공소외 1이 피고인에 대하여 결별을 통보하고 피고인의 지속적인 연락에 응답하지 아니한 데에 대하여 자신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못 볼 바 아니고, 그와 같은 표현만으로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유발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려는 인식이 있었다거나 그와 같은 결과 발생의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설령 피고인이 교통사고의 발생을 예견하고서 브레이크 오일을 유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곧바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공소외 1이 직접적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을 개별적·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 형벌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상 피고인이 교통사고의 발생을 예견하였다는 사정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그것이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동기와 의도에서 비롯된 살인 범행 자체의 실행의 착수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살인미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무죄 부분의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식(재판장) 김승현 백규재 | 형법 제13조, 제25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제325조 | 형사 |
【재항고인】
【원심결정】
서울동부지법 2016. 9. 19.자 2016로38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검사가 항소하여 항소법원이 판결을 선고한 후에는 상고법원으로부터 사건이 환송 또는 이송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항소법원이 다시 항소심 소송절차를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할 수 없다. 따라서 항소심판결이 선고되면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권이 소멸되어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권 회복청구와 항소는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제1심 재판 또는 항소심 재판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나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의 항소에 의한 항소심판결이 선고된 후 피고인이 동일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권 회복청구를 하는 경우 이는 적법하다고 볼 수 없어 형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결정으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2.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제1심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재항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2010. 6. 17. 재항고인에 대해 징역 1년 6월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판결에 공시송달절차의 위법이 있다고 보아 다시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재항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2010. 10. 1.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재항고인에 대해 징역 1년 6월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여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그 후 재항고인은 2016. 6. 7.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권 회복청구를 하였다. 제1심법원은 2016. 7. 29. 재항고인이 항소기간 내에 항소를 제기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재항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항소권 회복청구를 기각하였다. 재항고인이 제1심법원의 위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하였으나, 원심법원은 위와 같은 사유로 항소권 회복청구를 기각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고 달리 항소권 회복을 인정할 사유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의 즉시항고를 기각하였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인의 이 사건 항소권 회복신청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이미 검사의 항소에 의한 항소심판결이 선고된 후 동일한 제1심판결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항소권 회복청구의 원인에 대한 판단에 나아갈 필요 없이 결정으로 재항고인의 즉시항고를 기각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재항고인의 항소권 회복청구가 적법함을 전제로 그 청구에 관한 사유를 판단하여 그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결정은 그 이유에 다소 부적절한 점이 있기는 하나, 재항고인의 항소권 회복청구를 기각한 결론에서는 정당하다. 원심의 결정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없다.
4.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사소송법 제347조, 제365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해원 담당변호사 윤기창 외 7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6. 12. 22. 선고 2016노198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형법 제284조, 제283조 제1항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특수협박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는 범행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를 가리키고, ‘협박’은 일반적으로 그 상대방이 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1도10451 판결,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도785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미리 준비해 간 위험한 물건인 회칼을 책상 위에 수회 내리치면서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에게 해악을 고지하였고, 그것이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특수협박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수협박죄에서 위험한 물건의 휴대와 협박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수건에 감싼 회칼을 계산대 탁자 위에 내리치고 계산대에 집어 던지면서 피해자 공소외 3에게 해악을 고지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협박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고,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이 회칼을 사용하지 아니한 채 감정적인 욕설과 일시적인 분노의 표시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 4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회칼을 피해자 공소외 4를 향해 집어 던졌고, 상해의 결과 발생을 용인한 채 위 회칼을 피해자 공소외 5의 몸 쪽으로 삿대질하듯 휘둘러 이를 막으려던 피해자 공소외 5에게 좌측 단무지 외전근 손상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특수폭행죄와 특수상해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형법 제283조 제1항, 제28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조석현 외 1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3. 7. 26. 선고 2013노17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한데도 다른 시기에 범행을 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한편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금품공여자인 피고인 3, 피고인 4의 자백진술 등이 일관성이 없거나 진술 내용이 서로 일치되지 아니하고 객관적인 사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점, 이들이 다른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에 관하여 수사기관으로부터 선처를 받기 위해 허위 또는 과장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형법 제129조 제1항, 제132조, 제13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황현대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4. 5. 23. 선고 2014노8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점에 대하여
가. 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178조 제1항 제1호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말한다. 나아가 어떠한 행위를 부정하다고 할지는 그 행위가 법령 등에서 금지된 것인지,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하여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933 판결 등 참조).
한편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의 유포, 위계의 사용, 폭행 또는 협박’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위계’란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를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말하고, ‘기망’이란 객관적 사실과 다른 내용의 허위사실을 내세우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을 속이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2) 투자자문업자, 증권분석가, 언론매체 종사자, 투자 관련 웹사이트 운영자 등(이하 ‘투자자문업자 등’이라고 한다)이 특정 증권을 장기투자로 추천하기 직전에 자신의 계산으로 그 증권을 매수한 다음, 추천 후 그 증권의 시장가격이 상승할 때에 즉시 차익을 남기고 매도하는 이른바 스캘핑(scalping) 행위를 하는 경우, 그 행위가 명백하게 거짓인 정보를 시장에 흘리는 방법으로 그 특정 증권을 추천하는 것이라면 이는 정상적인 자본의 흐름을 왜곡시켜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해침은 물론이다. 또한 그 증권 자체에 관한 정보는 거짓이 아니어서 자본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것은 아니라도, 이러한 스캘핑 행위가 용인되면 자본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신뢰가 훼손되고 시장 내의 각종 투자 관련 조언행위가 평가절하됨으로써, 양질의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려는 유인이 감소하여 자본시장에서의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해치고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으로부터 이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특정 증권을 추천하기 직전에 그 증권을 매수한 투자자문업자 등은 장기적 가격상승의 잠재력이 아니라 추천으로 예상되는 투자자들의 행동에 따른 단기적 가격상승 가능성 때문에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그 증권을 추천할 유인이 생길 수 있고, 추천내용의 객관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추천의 동기는 추천에 따라 투자 판단을 하려는 합리적인 투자자가 중요하게 고려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사항에 해당하므로, 특정 증권을 추천하기 전에 자신의 계산으로 그 증권을 매수한 투자자문업자 등이 그 증권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공시하지 않고 추천하면 상대방에게 개인적인 이해관계 없이 객관적인 동기에서 그 증권을 추천한다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투자자문업자 등이 추천하는 증권을 자신이 선행매수하여 보유하고 있고 추천 후에 이를 매도할 수도 있다는 그 증권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오해를 초래하지 않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인 개인적인 이해관계의 표시를 누락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인 동기에서 그 증권을 추천한다는 인상을 주어 거래를 유인하려는 행위로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에서 정한 ‘위계의 사용’에도 해당한다.
나. 원심은, 피고인이 2009. 12.경부터 2013. 3.경까지 ○○○ ○○○○ TV 방송제작팀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면서 생방송 증권방송인 ‘△△△△’, ‘□□□’ 등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유망 종목을 추천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중, 제1심판결 별지 [첨부 1] 범죄일람표 각 기재와 같이 2010. 4. 8.부터 2013. 1. 22.까지 90개 종목에 대하여 117회에 걸쳐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방송 전에 특정 종목의 주식을 선행 매수한 다음, 그 주식을 사전에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방송에서 단독 또는 다수의 유망 종목 중 하나로 분석·추천하여 유망 주식을 매입하려는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는, 방송 직후 또는 적어도 방송일부터 수일 이내에 선행매수물량을 매도하거나, 혹은 낮은 목표수익 수준으로 방송 전 또는 방송 중에 미리 예상 상승가격으로 제출해 둔 매도 주문에 따라 방송 중 또는 방송 직후 계약이 체결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주식의 매수·매도거래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러한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주식의 매매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한 행위 및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에서 정한 거래 목적 또는 시세 변동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2. 부당이득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단서 및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란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서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원심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얻은 이익액을 방송 전후 매매일치수량을 확정하여 평균매수단가와 평균매도단가의 차액에 매매일치수량을 곱한 후 실제 발생한 거래수수료 및 증권거래세, 농어촌특별세를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한 후 그 금액의 추징을 명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면서, 매수 후 방송 전까지의 시세상승 부분이나 거래일 3일 이후부터 매도 전까지의 시세상승 부분은 인과관계 없는 이익으로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이 산정한 금액의 추징을 명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원심의 판단에 부당이득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9호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서성호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언 담당변호사 권성환 외 1인
【주 문】
피고인을 벌금 8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피고인의 신분
피고인은 제17, 19대 ○○○○○당(변경 전 당명: △△△△△△△) 국회의원(□□시)으로서 2016. 4. 13.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시 선거구에 ○○○○○당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된 사람이다.
2. 전제사실
□□시는 2007년 하반기부터 개발제한구역인 □□시(주소 1 생략) 일원 약 1,721,000㎡에 ‘□□월드디자인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추진하였고,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해 경기도의 심의를 거친 후 2013. 2. 21. 국토교통부에 도시·군관리계획변경(이하 ‘관리계획변경’이라고 한다) 결정을 신청하였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여부에 대한 결정권자인 국토교통부장관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관리계획변경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2013. 12. 5.부터 2014. 12. 18.까지 총 6회에 걸쳐 위 관리계획변경안을 심의하면서 그때마다 ‘여러 조건을 보완 후 재심의’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3. 범죄사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2015. 3. 19. □□월드디자인시티 사업과 관련하여 ① 사업은 최종 조정된 면적(총 면적 806,649㎡, 개발제한구역 해제 면적 785,765㎡)으로 추진할 것, ② 환경문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이행하고, 환경부·서울시·□□시 3자 간에 지속 협의할 것, ③ 외국인이 투자하기로 계획한 사업 대상지는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받을 것, ④ 토지를 분양받은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최소 3년 이상) 개발권 이양(토지 전매)이 불가능하도록 대책을 수립할 것, ⑤ 외국인 투자와 관련하여 □□시가 외국 투자기관의 권한이 있는 책임자와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 투자 계약을 직접 체결하여 투자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것, ⑥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 중앙 투자사업 심사를 통과할 것, ⑦ 상기 조건사항 이행 상황을 매 6개월마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보고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고시할 것이라는 내용의 ‘수정제시안 조건부 의결’을 하였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위 조건부 의결만으로는 □□월드디자인시티 사업에 관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지 아니하고, 조건부 의결에 부가된 조건 사항들이 이행된 다음 국토교통부장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고시가 있어야 비로소 개발제한구역의 해제가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3. 하순경부터 같은 해 4. 2.경까지 □□시(주소 2 생략) 등 □□시내 주요 도로 12곳에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 시민여러분의 승리입니다. △△△△△△△□□시지역위원회”라는 내용이 기재된 현수막을 게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당선될 목적으로 피고인의 행위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 공소외 2의 각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문답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공소외 3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1. 공소외 2, 공소외 4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각 첨부된 서류 포함)
1. 공소외 5, 공소외 1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6에 대한 검찰 참고인진술조서
1. 고발장(각 첨부된 서류 포함)
1.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0, 14, 19, 22, 25, 27, 29, 31, 33, 35, 38, 44, 47, 49, 53, 60, 62, 64, 67, 70, 73, 88, 94, 107, 109, 117, 119, 125, 130, 136, 138, 140, 141, 142, 145, 147, 149, 151, 164 내지 171, 173 내지 179번, 각 첨부된 서류 포함)
1. 각 관련 기사(증거목록 순번 101, 103번)
1. 피고인 책자형 선거공보
1. 중도위 회의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 현수막(이하 ‘이 사건 현수막’이라고 한다)을 게첩하지 아니하였다.
나. 이 사건 현수막의 게첩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1년 전의 행위이므로, 피고인이 당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고, 당시에 피고인에게는 당선될 목적도 없었다.
다.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내용에는 피고인의 행위에 관한 사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라. 또한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조건부 해제의결 역시 해제의결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현수막의 내용이 허위사실이라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허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현수막 게첩 여부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현수막은 피고인이 그 비서관인 공소외 3 등을 통해 이를 게첩한 사실만이 인정될 뿐이다.
1) 이 사건 현수막은 ○○○○○당(변경 전 당명: △△△△△△△, 이하 ‘○○당’이라고 한다)의 당원이자 피고인의 비서관 중 1인인 공소외 3이 제작하여 게첩한 것이다.
2) 공소외 3은 2012. 3.경 피고인의 선거캠프에서 활동을 시작하였고, 피고인이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같은 해 5. 30. 별정직 7급 비서, 2014년 하반기에 별정직 5급 비서관인 피고인의 보좌관으로 각 임명되었으며, 이후 주로 피고인의 의정활동을 보조하면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선거운동을 담당하였고, 그 일환으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현수막 게첩 시부터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직전일인 2016. 4. 3.경까지 이 사건 사업을 위한 피고인의 노력 등을 홍보하였다.
3) 피고인은 의정활동 등으로 일정이 바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외 3 등 보좌관들에게 위임하여 의정활동보고 등을 하게 하여왔고, 피고인의 보좌관들도 피고인의 명시적, 묵시적 위임하에 □□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과 관련된 내용(그린벨트 해제 문제 등)을 보도자료나 SNS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려주기도 하였다.
4) 한편 공소외 3은 이 사건 현수막 게첩 당시 피고인의 비서관이라는 직책 외에 별다른 당직을 맡고 있지 않아 ○○당이나 그 하부조직인 □□시지역위원회 명의로 이 사건 현수막을 제작·게첩할 이유가 없었고, 오히려 앞서 본 피고인과 공소외 3의 관계, 공소외 3의 지위, 아래에서 보는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피고인의 활동과 그 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3은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피고인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이 사건 현수막을 제작·게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5) 또한 현직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선거운동은 사실상 그 구별이 용이하지 않고, 더구나 이 사건 현수막에 게첩된 내용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피고인의 선거정책으로 이어질 정도로 중대한 사안임에도, 피고인의 비서관으로 사실상 피고인에 의하여 임면되고 피고인의 절대적 지시, 감독하에 있는 공소외 3이 피고인의 사전 지시, 허락이나 승낙 없이 단독으로 이를 제작·게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후 공소외 3이 이 사건 현수막 게첩과 관련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가 있자 2016. 3. 31. 이 사건 현수막의 게첩에 사무국장의 승인이 필요 없고, 이를 피고인도 알고 있음에도(수사기록 제1150쪽) 피고인에게 ‘장차 자신이 조사에 성실히 임하되 사무국장 승인하에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한 것으로 허위 진술을 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발송한 점(수사기록 제824쪽 참조)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인이 이 사건 현수막 게첩에 관여하였음을 추단할 수 있다.
나.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자에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상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는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람으로서 정당에 공천신청을 하거나 일반 선거권자로부터 후보자추천을 받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등 입후보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추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된다(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도7360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1036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판시 범죄사실 기재 일시인 2015. 3. 하순경이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약 1년 정도 앞둔 시점이었다고 하더라도 □□시 선거인들에게는 피고인이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출하였거나 피고인이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당□□시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제17 내지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시 선거구에 계속하여 ○○당 후보로 출마하였고, 제17, 19대에는 □□시 선거구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당선 이후 언론이나 SNS를 통해 의정활동의 목적이나 계획, 그 내용, 실현 정도 등을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밝히거나 홍보를 하여 왔고, 실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도 후보자로 출마하였다.
나)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당□□시지역위원회 위원장은 피고인이 유일하고, 피고인이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후보자 경선 등에 피고인과 대등하게 경쟁할 만한 유력한 정치인이 없었다.
다) 피고인이 2015. 1.경 작성하여 □□시민들에게 배포한 의정보고서(수사기록 제391 내지 395쪽)에는 “피고인의 위대한 □□ 프로젝트 Ⅱ”라는 제목 아래 ‘6호선 연장 + □□도매시장역 환승 추진’, ‘□□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의 빈틈없는 추진을 위한 노력’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추진하려 한 각 사업의 규모 및 그때까지의 진행 정도가 사실상 제19대 국회의원의 임기 내에 완성하기 어려워 제20대 국회의원의 임기 내 사업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보고는 피고인의 제20대 국회의원 출마의사로 비추어질 수 있다[피고인은 실제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시 선거구에 출마하였고, 책자형 선거공보에 위 각 사업의 추진을 피고인의 공약으로 내세웠다(수사기록 제1338쪽, 별책 2-1 피고인 책자형 선거공보 참조)].
다. 당선될 목적의 유무
1)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하는 목적범으로, 그와 같은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공표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그러한 공표행위가 행해진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도679 판결 등 참조), 위 죄에서의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은 허위사실의 공표로서 후보자가 당선되고자 하는 또는 당선되게 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충분한 것이고, 그 결과 발생을 적극적으로 의욕하거나 희망하는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9도2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위 법리들을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당선될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었다는 내용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의 소유자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알린 것이 아니라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시내 주요 도로 12곳에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하는 방법으로 이를 공표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내용을 대다수의 □□시 선거인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한 기간 동안 비서관인 공소외 3을 통하여 피고인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24만 평 조건부 해제 결정! 중앙투융자심의 후 고시하는 조건으로 조금 전 중앙도시계획위원회 통과! □□발전 위한 새로운 도약이 시작됩니다!”라는 내용을(수사기록 제221쪽, 제992쪽), 피고인의 네이버 블로그에 이 사건 현수막 사진과 함께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라는 제목 아래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 3월 19일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24만 4천 평에 대해 고시조건부 해제를 의결했습니다.”라는 내용 등을(수사기록 제605 내지 609쪽) 각 기재하고,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 □□시 또 한번의 도약 피고인 의원의 GWDC 추진 노력 돋보여”라는 제목 아래 □□시가 8년 동안 추진해온 역점 사업이 현실화되었고, 피고인의 의정활동을 통한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 등이 기재된 보도자료를 배포하였을 뿐만 아니라(수사기록 제14 내지 17쪽),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한 2015. 3. 하순경부터 제20대 국회의원선거 10일 전인 2016. 4. 3.경까지 피고인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보도자료, 의정보고서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피고인이 노력한 내용 등을 지속적으로 홍보하였다.
라. 피고인의 행위에 관한 사실의 포함 여부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내용에는 피고인의 행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1) 이 사건 현수막의 내용 중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는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었다는 내용으로 해석되고,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시지역위원회”는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한 주체이자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노력한 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당시 피고인은 □□시 선거구의 제19대 국회의원 겸 △△△△△△△□□시지역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판시 범죄사실 기재 일시와 가까운 시일 내에 예정되어 있던 선거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뿐이었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한 기간 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보도자료, 의정보고서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피고인이 행한 노력 등을 홍보한 사정, 피고인 외 당내 유력한 입후보자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시지역위원회”는 실질적으로 그 위원장이었던 피고인을 지칭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시 선거인들 역시 위와 같은 의미로 이해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한 기간 및 그 이후에도 트위터, 페이스북, 보도자료, 의정보고서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이 사건 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피고인이 행한 노력 등을 홍보하였을 뿐만 아니라(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이 사건 현수막을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하였다), 실제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의 실현을 위하여 2014. 9.경 □□시장과 서울시장의 면담을 성사시키고(수사기록 제517쪽), 2015. 1. 30.경 직접 서울시장을 만나고(수사기록 제535 내지 538쪽), 같은 해 2월경에는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대한 결정권자인 국토교통부장관이나 국토교통위원장을 만나 협조를 구함과 아울러 환경문제 및 외국자본유치 등의 쟁점을 설명하고 그 추진상황을 논의하는 등(수사기록 제543 내지 545쪽, 제549쪽, 제550쪽, 제1022 내지 1030쪽 등 참조) 노력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현수막은 단지 사실(그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는 아래에서 살펴본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사건 사업의 추진에 관한 피고인의 행위와 그 기여도를 □□시 선거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마. 허위사실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죄에서 말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함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서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527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라는 표현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
가)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라는 문구는 문언상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시 선거인들 역시 이 사건 현수막의 내용을 위와 같은 의미로 이해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시 선거인들 입장에서는 피고인의 노력 등으로 이 사건 사업의 시행에 필요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어 그 해제에 따른 효과로서 재산권 행사 제한이 전면적으로 해제되고,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통하여 □□시가 개발되며, 그로 인한 일자리 창출, 경제적 이익 등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런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조건부 의결만으로는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위한 개발제한구역의 해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바,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내용은 □□시 선거인들로 하여금 후보자인 피고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이 있다.
나) 한편 개발제한구역의 단순 해제의결과 이 사건 조건부 의결과 같이 일정한 조건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의결’은 그 법적 효과와 의미 등이 전혀 달라 이를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거나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이 사건 조건부 의결에 붙은 조건은 사실상 그 실현이 용이하지 않고, 현재까지도 그 조건이 충족되지 못해 그린벨트가 해제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조건부 의결을 해제의결의 한 형태로 보기는 어렵다.
바. 허위에 대한 인식의 존부
1)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허위사실공표죄에 있어서 행위자가 허위라는 인식을 하였는지 여부는 그 성질상 외부에서 이를 알거나 증명하기 어려운 이상 공표 사실의 내용과 구체성, 소명자료의 존재 및 내용, 피고인이 밝히는 사실의 출처 및 인지경위 등을 토대로 피고인의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공표 경위, 시점 및 그로 말미암아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 등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규범적으로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위 허위사실공표죄는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성립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493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현수막에 기재된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단순 해제가 아닌 조건부 해제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조건부 의결이 있기 전 앞서 본 바와 같이 서울시장이나 국토교통부장관 등을 만나고, 2015. 1.경 ‘□□월드디자인시티 추진 범 시민연대’와 간담회를 하면서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개발제한구역의 해제를 위하여 환경문제의 해결, 외국자본 투자 유치 등의 조건이 먼저 충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 피고인은 2015. 3. 19. 전 □□시장이자 이 사건 조건부 의결이 있었던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회의에 참석했던 공소외 7로부터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2015. 3. 19.자 의결 소식 및 그 의결에 조건이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수사기록 제1133쪽).
다) 피고인은 이 사건 현수막을 게첩한 기간 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보도자료에 “고시조건부 해제를 의결, 조건부 해제 결정!, 중앙투융자심의 후 고시하는 조건으로” 등의 추가 설명을 붙여 이 사건 조건부 의결의 내용을 홍보하였다(수사기록 제12 내지 14쪽, 제18쪽, 제23쪽, 제187쪽, 제221쪽, 제225쪽 등 참조).
라) 전 □□시장공소외 7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2013. 12. 24. □□시에 재원조달계획 등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5가지 항목을 보완하고 그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내용의 의결을 한 이후 □□시에서 위 위원회에 그에 관한 보완자료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위 위원회에서 다시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에 관한 의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4. 6. 4.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임박한 2014. 5. 27.경부터 같은 해 6. 4.경까지 “□□월드디자인시티 유치 눈앞에!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라고 기재된 현수막 1장을 게시하는 등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허위사실공표)로 기소되어 2014. 12. 23. 벌금 800,000원을 선고받았고(의정부지방법원 2014고합411), 공소외 7과 검사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여 판시 범죄사실 기재 일시 당시 위 사건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5노97) 계속 중이었는바, 피고인과 공소외 7이 같은 정당 소속으로서 □□시를 선거구로 하는 국회의원과 시장 신분이었던 점, 판시 범죄사실 기재 일시 당시까지의 이 사건 사업의 추진에 관한 피고인과 공소외 7의 관여 정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도 공소외 7에 대한 범죄사실을 통해 ‘그린벨트 해제’와 ‘그린벨트 조건부 해제’ 사이에는 법적 의미와 효과 등에 관하여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각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1. 처단형의 범위
벌금 50,000원~30,000,000원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허위사실공표·후보자비방 〉 제2유형(당선목적 허위사실공표)
[특별감경인자] 상대방이 소수이거나 전파성이 낮은 경우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벌금 700,000원~3,000,000원
3. 선고형의 결정: 벌금 800,000원
공직선거법이 후보자의 행위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유는 후보자가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업적 등을 사실보다 과장하여 공표할 경우 선거인들로 하여금 후보자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게 함으로써 선거인들의 공정한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여 선거인들에게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를 위반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로서 그에 상응하는 엄격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
더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이 속한 단체의 이름을 사용하고, 그 내용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정하기가 용이하지 않도록 이루어진 점에서 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이 의정보고서나 보도자료 등에 비추어 전파성이나 지속성이 비교적 약하고 그 철거나 수거가 용이한 현수막 게첩이라는 방법으로 이루어졌으며,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1년이나 넘게 남겨둔 시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게첩기간 역시 비교적 단기간인 10일에 불과하여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 피고인이 이 사건 현수막 외에는 조건부 해제를 알 수 있도록 한 후 이 사건 사업에 관한 홍보 등을 한 점, 사후적이기는 하나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인 2016. 4. 13. 당시까지 그린벨트가 해제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피고인의 공약이 위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였을 수도 있는 점, 피고인이 과거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고 선출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이 사건 외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된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되므로 대법원의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안에서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판사 노태선(재판장) 강지성 박상곤 | 구 공직선거법(2015. 12. 24. 법률 제136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손지열 외 1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8. 12. 선고 2016노22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심판결의 사건명 표시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을 “가.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개인정보누설등)”으로 경정한다.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가. 개인정보 취득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의 점
(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이하 ‘피고인 1 등’이라고 한다)은 피고인 9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9 회사’라고 한다)의 임직원들로서, 공소외 1 주식회사 및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각 ‘공소외 1 회사’,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와 피고인 9 회사가 경품행사를 통해 취득하는 개인정보를 1건당 1,980원에 판매한다는 업무제휴약정을 각 체결하고, 경품행사를 가장하여 경품 당첨을 기대하고 응모하는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보험회사에 대가를 받고 팔아넘길 목적으로 경품행사를 기획·시행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1 등은 피고인 9 회사의 회원정보만으로는 보험회사에 판매할 충분한 개인정보를 확보할 수 없어 경품행사를 하게 되었다는 사실, 경품행사를 하는 목적이 경품행사를 가장하여 보험회사에 판매할 개인정보를 취득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각자의 직위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여 경품행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취득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1 등은 이에 따라 응모권 용지에 개인정보 수집 및 제3자 제공에 관한 내용을 약 1mm 크기로 인쇄하여 사실상 읽을 수 없도록 하여 응모자들로 하여금 어수선한 경품행사 현장에서 응모권에 있는 고가의 경품 사진에 현혹되어 무심코 동의를 하도록 하였다.
또 피고인 1 등은 경품행사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동의하지 않으면 경품 추첨에서 배제하였으며, 당첨자에게 연락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거나 경품을 준비 또는 지급하지 않았고, 적법한 보험모집자가 아님에도 보험계약 체결 가능성이 있는 대량의 개인정보를 알선해 주고 그 대가를 받았다.
결국 피고인 1 등은 피고인 9 회사의 임직원으로서 아래 ①~④항 기재와 같이 공모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해당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경품행사 응모 고객들의 개인정보(성명·생년월일·휴대전화번호·자녀 수)를 취득하고 그 처리(제3자 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①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2011년 12월경부터 2012년 8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1)~(1-3), 3개 경품행사, 개인정보 2,986,247건
② 피고인 3, 피고인 4: 2012년 9월경부터 2013년 4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4)~(1-6), 3개 경품행사, 개인정보 1,290,125건
③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5: 2013년 7월경부터 2013년 11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7)~(1-9), 3개 경품행사, 개인정보 1,698,457건
④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6: 2013년 12월경부터 2014년 6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10)~(1-11), 2개 경품행사, 개인정보 1,146,311건
(2) 피고인 9 회사는 위 (1)항 기재와 같이 그 대표자나 종업원인 피고인 1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나.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 위반(개인정보 누설 등)의 점
(1)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되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사후동의 금지).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등은 피고인 9 회사의 영업방침에 따라 점포 또는 인터넷을 통해 가입한 피고인 9 회사 패밀리카드 회원들의 동의 없이 그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임의로 제공하여 판매하되, 해당 보험회사에서 그중 보험모집에 적당한 대상자를 선별하여 다시 건네주면 제3자 제공의 불법성을 희석시키기 위해 공소외 3 주식회사 등과 같은 콜센터를 통해 선별된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후동의를 받는 편법을 동원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위 피고인들은 보험서비스팀 생명 파트장 공소외 4, 공소외 5 및 생명 파트원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 등에게 지시하여 제3자 정보제공 동의가 되어 있지 않은 피고인 9 회사 패밀리카드 회원들 중 공소외 1 회사 및 공소외 2 회사에 제공할 대상자를 피고인 9 회사에서 운용하는 웹하드에 업로드하여 공소외 1 회사 및 공소외 2 회사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제공하기로 공모하여, 2011년 12월경부터 2014년 8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1), (2-2), (3-1), (3-2) 중 일부(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기재와 같이 정보주체 또는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인 피고인 9 회사 패밀리카드 회원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회원들의 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 등 개인정보 합계 4,195,321건(온라인 가입 개인정보 253건)을 피고인 7, 피고인 8 등에게 제공하였다.
(2) 피고인 9 회사는 위 (1)항 기재와 같이 그 종업원인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2011년 12월경부터 2014년 8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1), (2-2), (3-1), (3-2) 기재와 같이 정보주체 또는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 등 개인정보 합계 4,438,632건(온라인 가입 개인정보 348건)을 피고인 7, 피고인 8 등에게 제공하였다.
(3) 피고인 7, 피고인 8 등은 피고인 9 회사가 정보주체 또는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피고인 7은 2013년 2월경부터 2014년 8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1) 순번 1~207581, 별지 범죄일람표(2-2) 기재와 같이 피고인 9 회사 고객의 개인정보 1,841,585건(온라인 가입 개인정보 90건)을, 피고인 8은 2011년 12월경부터 2012년 8월경 및 2013년 6월경부터 2014년 8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3-1) 순번 1~335800, 715493~1018388, 별지 범죄일람표(3-2) 순번 608515~1513270 기재와 같이 피고인 9 회사 고객의 개인정보 1,543,452건(온라인 가입 개인정보 330건)을 각 제공받았다.
2. 개인정보 취득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1) 피고인 1 등과 피고인 9 회사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 수집 및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을 때 정보주체에게 알려야 하는 사항을 응모권에 모두 기재하였다.
(2) 피고인 9 회사가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제3자에게 제공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그와 같은 사항은 응모자들의 동의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사항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3) 응모권에 기재된 약 1mm 크기의 글씨는 복권, 의약품 사용설명서 등 다양한 곳에서 통용되는 것으로 경품행사 응모자들도 읽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응모함 옆에 응모권 확대 사진을 부착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9 회사가 의도적으로 글씨 크기를 작게 하여 그 내용을 읽을 수 없도록 방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응모자들은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보험회사에 마케팅 목적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그에 관한 동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9 회사가 경품을 지급할 의사가 없음에도 응모자들을 기망하여 개인정보 수집 등에 관한 동의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의 검사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1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러한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49933 판결,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4다235080 판결 등 참조).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호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2011. 3. 29.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어 2011. 9. 30.부터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개인정보를 수집·보유·이용·제공 등의 처리를 하는 경우에 준수하여야 할 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즉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에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야 하고, 정보주체가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외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정보주체에게 재화 또는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6조 제1항, 제2항). 그리고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개인정보 이용 목적, 제공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등을 정보주체에게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제17조 제1항, 제2항), 이때에 개인정보처리자는 각각의 동의 사항을 구분하여 정보주체가 이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제22조 제1항).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제59조 제1호), 이를 위반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72조 제2호).
이와 같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법적 성질,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 목적,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 보호 원칙 및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처리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의무의 내용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에 규정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이라 함은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또는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기 위하여 사용하는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개인정보 취득 또는 그 처리에 동의할지 여부에 관한 정보주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인정보처리자가 그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 그 자체만을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서는 안 되고,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게 된 전 과정을 살펴보아 거기에서 드러난 개인정보 수집 등의 동기와 목적, 수집 목적과 수집 대상인 개인정보의 관련성, 수집 등을 위하여 사용한 구체적인 방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였는지 여부 및 취득한 개인정보의 내용과 규모, 특히 민감정보·고유식별정보 등의 포함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 9 회사는 2000년경부터 피고인 9 회사 패밀리카드 회원을 모집하면서 회원정보를 수집하였고, 2003년경부터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동의한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제휴카드사업자에게 제공하기 시작하였으며, 2007년경부터는 보험회사에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판매하였다.
② 피고인 9 회사는 피고인 9 회사 패밀리카드 회원 가입신청서의 양식이 변경되는 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들에 판매할 개인정보가 부족해지자, 신유통서비스본부 산하 보험서비스팀 주관으로 경품행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판매하는 사업을 기획하였고, 이에 따라 2009년경부터 고객들에 대한 경품행사를 시작하였다.
③ 피고인 9 회사는 2011. 10. 27.경 공소외 1 회사, 2010. 6. 17.경 공소외 2 회사와 피고인 9 회사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1건당 1,980원에 판매하기로 하는 업무제휴약정을 체결하였다. 이어서 피고인 9 회사는 2011년 12월경부터 2014년 6월경까지 11회에 걸쳐 경품행사(이하 ‘이 사건 경품행사’라고 한다)를 실시하였는데, 이를 통하여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들의 개인정보(성명, 생년월일 또는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자녀 수, 부모님과 동거 여부 등) 합계 약 712만 건을 수집하고 그 처리(제3자 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았으며, 그중 약 600만 건을 공소외 2 회사와 공소외 1 회사 등에 판매함으로써 약 119억 원을 지급받았다.
④ 이 사건 경품행사는 벤츠 승용차, 다이아몬드 반지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고, 피고인 9 회사 매장을 방문하거나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 사람도 응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피고인 9 회사는 전단지, 인터넷 홈페이지, 물품구매 영수증 등을 통해 경품행사를 광고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광고’라고 한다), 위와 같은 광고와 응모권(15cm×7cm크기) 앞면에는 경품 사진과 함께 커다란 글씨로 ‘창립 14주년 고객감사 대축제’, ‘그룹 탄생 5주년 기념’, ‘브라질 월드컵 승리 기원’, ‘피고인 9 회사가 올해도 10대를 쏩니다’ 등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응모권 뒷면과 인터넷 응모 화면에는 [개인정보 수집, 취급위탁, 이용동의]라는 제목하에 ‘수집/이용목적’은 ‘경품 추첨 및 발송, 보험마케팅을 위한 정보 제공, 피고인 9 회사 제휴상품 소개 및 제휴사에 대한 정보 제공 동의 업무’ 등이,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이라는 제목하에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는 ‘공소외 1 회사, 공소외 2 회사 등’이, ‘이용목적’은 “보험상품 등의 안내를 위한 전화 등 마케팅자료로 활용됩니다.”라는 내용 등이 약 1mm 크기의 글씨로 기재되어 있으며, 말미에는 “기재/동의 사항 일부 미기재, 미동의, 서명 누락 시 경품추첨에서 제외됩니다.”라는 사항이 붉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① 이 사건 경품행사의 기획 및 실시 경위 등을 살펴보면, 이 사건 경품행사의 목적은 피고인 9 회사 고객들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여 매출을 증대하는 데 있다기보다 처음부터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보험회사에 대가를 받고 판매하는 데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경품행사를 광고하기 위한 수단인 전단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창립 14주년 고객감사 대축제’, ‘그룹 탄생 5주년 기념’, ‘브라질 월드컵 승리 기원’, ‘피고인 9 회사가 올해도 10대를 쏩니다’ 등의 문구를 경품사진과 함께 큰 글씨로 전면에 배치하여 경품행사를 광고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인 9 회사가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 관한 기재가 누락되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소비자가 이 사건 광고를 접하게 되는 경우 소비자들은 오로지 고객에 대한 사은행사의 일환으로 경품행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경품행사가 아무런 대가 없이 이루어지는 단순 사은행사인지 아니면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보험회사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인지 여부가 이 사건 경품행사에 응모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소라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 9 회사가 이 사건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위와 같은 목적을 은폐하고 광고한 것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 행위’에 해당한다.
② 이 사건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들은 응모권 뒷면과 인터넷 응모화면에 기재되어 있는 ‘개인정보 수집 및 제3자 제공 동의’ 등 사항이 경품행사 진행을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응모권에 따라서는 경품추첨 사실을 알리는 데 필요한 개인정보와 관련 없는 ‘응모자의 성별, 자녀 수, 동거 여부’ 등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정보와 심지어는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고유식별정보까지 수집하면서 이에 관한 동의를 하지 않을 때에는 응모가 되지 아니하거나 경품 추첨에서 제외된다고 고지하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당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 수집에 그쳐야 하고 이에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정보주체에게 재화 또는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안 된다는 개인정보 보호 원칙(개인정보 보호법 제3조 제1항)과 개인정보 보호법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다.
③ 더욱이 이 사건 경품행사를 위하여 사용된 응모권에 기재된 동의 관련 사항은 약 1mm 크기의 글씨로 기재되어 있어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아 그 내용을 읽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하여 이 사건 광고를 통하여 단순 사은행사로 오인하고 경품행사에 응모하게 된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응모권을 작성하거나 응모화면에 입력을 하면서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치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을 때에는 각각의 동의 사항을 구분하여 정보주체가 이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피고인들이 이 사건 광고 및 경품행사의 주된 목적을 숨긴 채 사은행사를 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한 다음 경품행사와는 무관한 고객들의 개인정보까지 수집하여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점, 피고인들이 이와 같은 행위를 하면서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개인정보 보호 원칙 및 제반 의무를 위반한 점, 피고인들이 수집한 개인정보에는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정보나 심지어는 고유식별정보 등도 포함되어 있는 점 및 피고인들이 수집한 개인정보의 규모 및 이를 제3자에게 판매함으로써 얻은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에 규정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1호, 제72조 제2호에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개인정보 누설 등)의 점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피고인 9 회사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에 제공한 것은,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 중 이른바 퍼미션 콜에 필요한 대상자를 미리 선별하는 피고인 9 회사의 업무를 위 보험회사들에 처리위탁한 것에 불과하므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른바 퍼미션 콜 업무나 그에 부수하여 퍼미션 콜 대상자를 선별하는 업무인 사전필터링은 피고인 9 회사의 업무이고, 사전필터링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퍼미션 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피고인 9 회사에 귀속되었을 뿐 사전필터링을 통해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가 유의미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위 보험회사들이 단순히 사전필터링을 해주기 위한 용도로 이전받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그 목적 범위 내에서 기계적으로 필터링한 후 위 데이터베이스를 자신들의 시스템에서 삭제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전필터링에 있어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는 피고인 9 회사를 위하여 피고인 9 회사의 퍼미션 콜 업무 일부를 수행한 수탁자로서의 지위를 가질 뿐,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와 정보통신망법 제24조의2에 정한 ‘제3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 9 회사는 경품행사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와 피고인 9 회사 패밀리카드 회원에 가입하면서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제공해 오다가, 패밀리카드 회원 중 아직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고객에 대하여도 피고인 9 회사와 위탁계약이 체결된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의 상담원들이 전화를 걸어 제3자 제공 동의를 얻은 후(이른바 퍼미션 콜) 이를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 등 보험회사에 제공하기 시작하였다(이른바 퍼미션 DB). 이후 위 보험회사들은 피고인 9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자신들이 보유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분석하여, 그중 ㉮ 위 각 보험회사에 보험 안내 전화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 ㉯ 위 각 보험회사와 이미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거나 3~6개월 내에 보험 텔레마케팅 통화를 한 적이 있는 사람, ㉰ 위 각 보험회사의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사람(경우에 따라 보험계약이 해지·실효된 사람, 보험료 미납자, 특정 질병 등으로 인해 보험가입이 부적절한 사람 등이 포함됨) 등을 걸러내는 작업(이른바 필터링 작업)을 수행하고, 남은 고객들에 대해서만 피고인 9 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보험 텔레마케팅 영업을 하였다.
② 피고인 9 회사는 퍼미션 콜 업무를 공소외 3 회사에 위탁하고,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은 고객 1인당 1,700원을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보험회사의 필터링을 통해 걸러진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③ 피고인 9 회사는 공소외 1 회사와 2009. 2. 27.자 업무제휴계약, 2009. 10. 1.자 업무제휴 부속계약, 2010. 6. 11.자 업무제휴 부속계약을 체결하였고, 공소외 2 회사와 2011. 6. 20.자 업무제휴계약 부속약정을 체결하였다. 위 각 계약 또는 약정에는 퍼미션 콜 업무가 보험회사의 텔레마케팅을 위하여 필요한 ‘보험 텔레마케팅 지원 업무’로 규정되어 있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가 피고인 9 회사 고객들을 상대로 보험 텔레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피고인 9 회사가 자신의 고객들에게 위 보험회사들로부터 보험 관련 상담을 받을 의사가 있는지 여부와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그에 동의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건당 2,800원에 위 보험회사들에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이미 위 보험회사들과 보험계약이 체결되어 있거나 3~6개월 내에 보험 텔레마케팅 통화를 한 적이 있는 고객 등은 수수료 산정에서 제외하였다.
④ 위와 같은 수수료 산정 방식으로 인하여 피고인 9 회사는 보험회사에 제공한 퍼미션 DB 중 보험회사가 필터링을 통해 걸러내는 개인정보 비율을 줄이기 위하여 보험회사에 필터링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노력을 하였으나, 필터링을 거치고 남은 유효 데이터베이스의 비율이 점차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이에 피고인 9 회사가 공소외 2 회사와 공소외 1 회사에 이른바 사전필터링을 제안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피고인 9 회사의 입장에서는 종전에 보험회사가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건네받은 이후에 시행하던 필터링 절차를 고객들로부터 제3자 제공 동의를 받기 전에 시행하게 되면 불필요한 퍼미션 콜 절차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고, 보험회사로서도 어차피 거쳐야 할 필터링 절차를 미리 시행하는 불편밖에 없으니 필터링을 사전에 시행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고,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가 위와 같은 요청을 받아들였다.
⑤ 이에 따라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등은 사전필터링을 위해 2011. 12.경부터 2014. 8.경까지 피고인 7, 피고인 8 등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개인정보를 제공하였다.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는 피고인 9 회사의 웹하드를 통해 제공받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필터링하여(사전필터링) 다시 위 웹하드에 업로드하였고, 피고인 9 회사는 그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퍼미션 콜 작업을 수행한 후 동의를 받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다시 위 보험회사들에 제공하였다. 한편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는 사전필터링을 마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피고인 9 회사 웹하드에 업로드한 후 자신들의 시스템에서는 이를 모두 삭제하였다.
(2)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1호는 제17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하여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3호는 제24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개인정보 보호법 제26조와 정보통신망법 제25조는 개인정보처리자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개인정보 처리업무 위탁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다.
위 각 법률 조항의 문언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와 정보통신망법 제24조의2에서 말하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은 본래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의 범위를 넘어 그 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업무처리와 이익을 위하여 개인정보가 이전되는 경우인 반면, 개인정보 보호법 제26조와 정보통신망법 제25조에서 말하는 개인정보의 ‘처리위탁’은 본래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과 관련된 위탁자 본인의 업무 처리와 이익을 위하여 개인정보가 이전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개인정보 처리위탁에 있어 수탁자는 위탁자로부터 위탁사무 처리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는 것 외에는 개인정보 처리에 관하여 독자적인 이익을 가지지 않고, 정보제공자의 관리·감독 아래 위탁받은 범위 내에서만 개인정보를 처리하게 되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와 정보통신망법 제24조의2에 정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어떠한 행위가 개인정보의 제공인지 아니면 처리위탁인지는 개인정보의 취득 목적과 방법, 대가 수수 여부, 수탁자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 여부, 정보주체 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에 미치는 영향 및 이러한 개인정보를 이용할 필요가 있는 자가 실질적으로 누구인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는 단순한 수탁자로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독자적인 이익과 업무 처리를 위하여 피고인 9 회사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에 해당하고,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이 피고인 7, 피고인 8에게 사전필터링을 위해 개인정보를 이전해준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에서 말하는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①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 9 회사 패밀리카드 회원들의 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 등 개인정보는 실질적으로 보험회사들인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가 보험마케팅 영업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다.
②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가 한 필터링은 위 각 보험회사의 보험가입자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사람 등을 걸러냄으로써, 즉 보험상품 판매에 적합한 대상자를 선정함으로써 보험 텔레마케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므로 위 보험회사들의 업무에 해당하고, 사전필터링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필터링 업무의 목적이나 성격 자체가 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앞서 본 퍼미션 콜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퍼미션 콜 업무도 위 보험회사들의 보험 텔레마케팅 업무를 분담·지원하는 성격을 가지므로, 설령 사전필터링을 퍼미션 콜 업무의 부수업무로 보더라도 이를 온전히 피고인 9 회사의 업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사전필터링 업무는 피고인 9 회사의 업무임과 동시에 위 보험회사들의 업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위 보험회사들은 위와 같은 업무 처리에 관하여 독자적인 이익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③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회사 담당 직원들은 일단 사전필터링에 필요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각자의 업무용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은 후에는 이를 자유롭게 복사, 편집, 이용, 전송할 수 있었고, 피고인 9 회사는 그에 관하여 아무런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 9 회사가 위 보험회사들에 명확한 필터링 기준을 정해준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에 정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과 그 ‘처리위탁’의 구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전자적 형태의 문서에 의해 범죄일람표가 제출된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가. 검사가 공소사실의 일부인 범죄일람표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하여 열어보거나 출력할 수 있는 전자적 형태의 문서(이하 ‘전자문서’라고 한다)로 작성한 다음, 종이문서로 출력하지 않고 전자문서가 저장된 저장매체 자체를 서면인 공소장에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에는, 서면인 공소장에 기재된 부분에 한하여 적법하게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검사가 전자문서나 저장매체를 이용하여 공소를 제기한 경우, 법원은 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문서 부분을 제외하고 서면인 공소장에 기재된 부분만으로 공소사실을 판단하여야 한다. 만일 그 기재 내용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검사에게 특정을 요구하여야 하고, 그런데도 검사가 특정하지 않는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도3682 판결 등 참조).
나. 검사는 공소장에 별지로 범죄일람표(1-1)~(1-11), (2-1), (2-2), (3-1), (3-2)와 CD를 첨부하였다. 그런데 그 CD에는 위 범죄일람표 15개가 각각 엑셀파일 형태로 저장되어 있고, 각 엑셀파일에는 공소장에 기재된 개수의 개인정보(피해자의 성명, 생년월일, 연락처 등)가 빠짐없이 기재되어 있는 반면, 종이문서로는 위 각 범죄일람표 중 첫 두 장과 마지막 두 장씩만 첨부되어 있다.
다. 먼저, 공소장에 첨부된 CD나 그것에 저장된 엑셀파일은 공소장의 일부인 ‘서면’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엑셀파일에 기재된 부분까지 적법하게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위 각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개인정보 누설 등)죄는 원칙적으로 정보주체 또는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별로 각각 별개의 죄를 구성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장에 종이문서로 첨부된 각 범죄일람표에 정보주체와 개인정보 내역 등이 기재되어 있는 부분은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나, 그 나머지 부분, 즉 공소장에 범행 시기와 종기, 취득하거나 제공한 개인정보의 종류와 건수 등만 기재되어 있고 범죄일람표가 CD로만 제출되어 있는 부분은 정보주체가 누구인지 또는 피고인들이 취득하거나 제공하고 제공받은 개인정보의 내용이 무엇인지 등을 전혀 알 수 없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검사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와 같이 특정되지 않은 부분을 특정할 것을 요구하고, 만일 검사가 이를 특정하지 않으면 그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실체판단을 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공소제기 방식과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결론
원심판결 중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관해서는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그 나머지 부분에 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법 또는 정보통신망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되, 원심판결에 잘못된 기재가 있음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따라 이를 경정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 [1] 헌법 제10조, 제17조, 개인정보 보호법 제1조, 제3조 제1항, 제15조, 제17조 제1항, 제2항, 제22조 제1항, 제59조 제1호, 제72조 제2호, 구 개인정보 보호법(2013. 8. 6. 법률 제119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 제2항(현행 제16조 제3항 참조) / [2]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 제1호, 제26조, 제71조 제1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의2 제1항, 제25조,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3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3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김세관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다빈치 담당변호사 정준모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6. 7. 15. 선고 2015고정2049 판결
【주 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게임물은 배팅성 게임물로서 사행성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어, 손님 개개인이 성인인증을 거쳐 회원가입을 한 후 자신의 아이디로 게임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머니는 직접 현금으로 충전할 수 없고 이용자 사이의 양도·양수도 불가능하며, 금고시스템에서 입출금하는 게임머니의 액수를 제한하는 것 등을 중요한 내용으로 하여 등급분류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미리 생성된 아이디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면서 게임머니를 구입하는 용도로 손님들로부터 돈을 받고, 금고시스템에서 입출금할 수 있는 액수를 초과하는 게임머니를 손님들에게 지급하였는바, 이는 위와 같이 등급분류를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제공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이라 한다) 제32조 제1항 제2호의 ‘등급을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2015. 3. 24.경부터 울산 동구 (주소 생략) 23.4㎡에 컴퓨터 4대를 설치하고 ‘○○○PC방’이라는 상호로 울산동구청으로부터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 등록을 받은 실질적 업주이고, 피고인 2는 2015. 10. 2.경부터 위 업소에서 일한 종업원이다.
누구든지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물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제공 및 전시·보관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2는 2015. 10. 2.경부터 2015. 10. 12. 19:20경까지 위 업소 내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받은 내용[△△△ 맞고(분류번호 생략)]과 다른 방식인 손님이 직접 게임머니를 충전하지 않고 손님으로부터 돈을 받아 피고인 1의 아이디에 보관하고 있던 게임머니를 충전하여 피고인 1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게임을 접속하게 하여 이용 제공하였다.
피고인 1은 위 일시경 종업원인 피고인 2가 손님으로부터 돈을 받고 전화를 하면 본인 아이디에 미리 구매해 두었던 쿠폰을 이용하여 게임머니를 충전한 후 손님에게 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공하여 이용하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 이 사건 게임물의 등급분류를 받은 내용 어디에도 ‘아이디 대여를 통한 게임금지’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장 업주가 손님으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해당 아이디에 게임머니를 바로 충전시켰다면 이는 등급분류 받은 내용(모바일결제,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상품권 등으로 충전한 ‘캐쉬’로 게임상의 ‘아바타’를 구매하면서 추가로 ‘게임머니’를 받아 ‘게임머니’를 충전하는 이른바 ‘간접충전방식’)과 다르다고 할 수 있으나, 만약 등급분류 받은 내용에 부합하게 성인인증 절차를 통하여 발급받은 업주 본인의 아이디를 단순히 대여하였다면 이를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사실조회 회신을 하였는데,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 1이 손님들에게 제공한 자신의 아이디가 성인인증 등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아이디라거나 혹은 아이디와 함께 손님들에게 제공한 게임머니가 등급분류 받은 ‘간접충전방식’으로 충전된 게임머니가 아님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 한편 검사는 ‘게임물 시스템상 한 번에 거액의 게임머니가 제공될 수 없음에도 피고인들은 손님에게 거액의 게임머니를 한 번에 제공함으로써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르게 이용제공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과 같은 등급분류 위반 내용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게임물의 등급분류 내용에 그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단지 손님들의 게임 이용의 편의를 위하여 피고인 1이 개설한 아이디를 손님들에게 제공하여 그들로 하여금 이 사건 게임을 하게 한 것에 불과할 뿐 달리 피고인들의 행위가 등급분류 받은 게임물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제공한 것으로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게임산업법이 규정하는 등급분류의 대상은 게임물이나 프로그램 소스 자체가 아닌 게임물의 내용, 즉 등급분류신청서나 그에 첨부된 게임물내용설명서의 기재 내용이다. 따라서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하는 ‘등급을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에, 등급분류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신청서나 그에 첨부된 설명서의 내용을 변경하는 행위는 물론 위 신청서나 설명서에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중요기능을 부가하는 행위는 포함되지만, 게임물 이용자의 게임물 이용을 보조할 뿐 게임물의 내용에 변경을 가져올 여지가 전혀 없는 행위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4도12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 이 사건 게임은 이용자가 본인인증 등을 거친 ‘아이디’로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후 해당 아이디의 ‘게임머니’를 배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실, ㉡ ‘게임머니’는 해당 ‘아이디’별로 매일 3회 무료로 지급되고, 이용자는 해당 ‘아이디’가 보유하고 있는 ‘캐쉬’로 게임상의 ‘아바타’를 구입함으로써 ‘게임머니’를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으며, 위 ‘캐쉬’는 이용자가 모바일결제,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상품권, 쿠폰 등으로 충전할 수 있는 사실, ㉢ 피고인들은 PC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미리 본인인증 등을 거쳐 생성시켜 둔 피고인 1의 아이디[(아이디 생략), 이하 ‘이 사건 아이디’라고 한다]를 제공함으로써 손님들로 하여금 자신의 아이디를 만들지 않더라도 위 아이디로 이 사건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한 사실, ㉣ 피고인들은 손님들로부터 돈을 받고 쿠폰을 이용하여 이 사건 아이디의 ‘게임머니’를 충전하여 손님들로 하여금 위 ‘게임머니’로 이 사건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나) 그런데 원심이 들고 있는 앞서 본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단순히 게임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아이디’를 제공하고 이용자 대신 그 ‘아이디’에 ‘게임머니’를 충전시켜 줌으로써 손님들로 하여금 본인의 ‘아이디’를 만들지 않고도 게임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칙적으로 운영한 것일 뿐 그것만으로 피고인들이 게임물을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르게 변경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인들이 위 게임물의 내용을 변경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등급분류 신청서에 첨부된 게임물 설명서에는 위 ‘아이디’에 관하여 본인인증이나 재가입 등의 절차를 설명하는 내용이 있을 뿐이고, 이용자 간의 ‘아이디’ 대여를 금지하거나 이용자가 타인의 허락을 얻어 그 사람의 아이디로 게임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이용자가 직접 생성한 본인의 ‘아이디’로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2) 피고인들은 손님들로부터 돈을 받고 손님을 대신하여 앞서 본 ‘게임머니’ 충전 방식의 하나인 동액 상당의 쿠폰을 구매하고, 그 쿠폰으로 이 사건 아이디의 ‘캐쉬’를 충전한 뒤, 그 ‘캐쉬’로 ‘아바타’를 구매하면서 ‘게임머니’를 추가로 지급받아 ‘게임머니’를 충전시켜 주었을 뿐이고, 피고인들이 현금을 바로 ‘게임머니’로 바꾸어 해당 ‘아이디’로 충전시켜 주는 등과 같이 등급분류를 받은 것과 다른 방식으로 ‘게임머니’를 제공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3) 또한 등급분류 신청서에 첨부된 게임물 설명서에 따르면 이 사건 게임물은 사행성을 막기 위한 조치로서 ‘게임머니’의 양도·양수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는 특정 ‘아이디’와 다른 ‘아이디’ 사이에 게임물 내에서 ‘게임머니’ 자체가 이체되는 것을 금지한다는 의미일 뿐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아이디’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반사적·간접적으로 사실상 ‘게임머니’를 양도·양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위와 같은 ‘게임머니’의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내용에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4) 한편 등급분류 신청서에 첨부된 게임물 설명서에 의하면, 이 사건 게임물은 해당 ‘아이디’의 이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총 ‘게임머니’ 중 일부를 게임상의 가상의 ‘금고’에 입금시킨 후 실제 게임을 이용함에 있어서는 위 ‘금고’에 입금된 ‘게임머니’만을 사용하게 하는 ‘금고시스템’을 두고 있는데, 이는 배팅성 게임의 특성상 연속된 배팅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배팅금으로 인하여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올인당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아이디’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머니’와 실제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머니’를 구분하고, 1회 입출금할 수 있는 ‘게임머니’를 제한한 것일 뿐 해당 ‘아이디’가 보유할 수 있는 ‘게임머니’의 총액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손님들로부터 받은 금액에 해당하는 ‘게임머니’를 자신이 대여한 해당 ‘아이디’에 충전시켜 준 행위는 ‘금고시스템’의 위 기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그로 인해 입출금하는 ‘게임머니’의 액수를 제한하는 ‘금고시스템’의 기능에 대한 변경을 가져온다고 볼 수도 없다.
(5) 또한 등급분류 신청서에 첨부된 게임물 설명서에 따르면, 이 사건 게임물은 사행성을 막기 위하여 ㉠ 게임의 결과를 현금으로 보상하지 않고, ㉡ ‘게임머니’를 직접 현금으로 충전할 수 없으며, ㉢ 게임 내에서 이용자 간 ‘게임머니’ 이체가 불가능하고, ㉣ 게임 승패의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를 현금화할 수 없으며, ㉤ 게임 승패의 결과로 현금 또는 다른 물품을 제공받거나 취득할 수 없고, ㉥ 게임 승패의 결과로 얻은 ‘게임머니’를 직간접 유통과정을 통해 유·무형의 보상으로 제공하지 않는 등의 조치만을 취하고 있을 뿐이고, 더 나아가 이용자의 게임이용내역을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이용자가 반드시 본인의 ‘아이디’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별도의 조치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손님들에게 이 사건 아이디를 제공하여 손님 개개인들로 하여금 본인인증·성인인증 등을 거치지 않고도 이 사건 게임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행성을 조장하거나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물을 청소년에게 이용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게임물의 내용 구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임물의 운영방식을 변경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사행행위 또는 사행성 조장이나 그 밖의 게임물 관련 사업자의 준수사항 위반 등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다른 범죄로 처벌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등급분류 받은 게임물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 이용제공에 따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는바, 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식(재판장) 김승현 김경록 | 형법 제30조, 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2016. 2. 3. 법률 제139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7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2호, 제45조 제4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태담 담당변호사 김영모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1. 17. 선고 2016노1691, 312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구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2014. 10. 15. 법률 제128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85조 제2항 제3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고 한다)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조합’이라고 한다) 등의 임직원 또는 청산인이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등기를 한 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등기를 한 때’라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는 조합의 등기를 마칠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 그 등기를 마친 경우를 말하고, 설립인가를 거짓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다음 정당하게 설립인가를 받은 것처럼 가장하여 설립등기를 신청하여 설립등기를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나.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조합의 설립인가 당시 실제로는 공소외인 등으로부터 합계 900만 원의 출자금을 납입받은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900만 원을 출자하였음에도, 피고인은 공소외인 등이 출자한 것처럼 허위로 출자금 납입증명서를 작성하고 이를 첨부하여 이 사건 조합의 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하여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이와 같이 거짓으로 발부받은 설립인가에 따라 이 사건 조합의 설립등기 신청을 하여 설립등기가 경료되게 함으로써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이 사건 조합의 설립등기를 한 것이라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위반에 의하여 처벌되는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등기한 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 3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의료법 위반, 사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의 각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의료법 위반죄, 사기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구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2014. 10. 15. 법률 제128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5조 제2항 제3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송 담당변호사 권순억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 12. 선고 2016노30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형사사건에서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함께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상해 사실의 존재 및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상해진단서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증명력을 판단하는 데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특히 상해진단서가 주로 통증이 있다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존하여 의학적인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때에는 그 진단 일자 및 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 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는지,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지, 피해자가 호소하는 불편이 기왕에 존재하던 신체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사가 그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을 두루 살피는 외에도 피해자가 상해 사건 이후 진료를 받은 시점, 진료를 받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이후의 진료 경과 등을 면밀히 살펴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그 증명력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참조).
한편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도3099 판결 등 참조). 강제추행행위에 수반하여 생긴 상해가 극히 경미한 것으로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인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460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15. 6. 25. 20:00경 식당에서 피해자 공소외 1(여, 52세)을 포함한 일행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마주보고 앉은 피해자를 지목하면서 “나 오늘 저 여자 찍었다”고 말한 후 피해자의 옆으로 다가가 양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잡아 피고인의 얼굴 쪽으로 당기면서 피해자의 입에 입을 맞추려고 하고, 이에 피해자가 고개를 돌려 피하자 계속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잡아 피고인의 얼굴 쪽으로 당기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피해자의 손등에 입을 맞추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목의 염좌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추행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에 의하여 상해를 입은 사실도 인정된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원심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의 추행행위 사실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전문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4. 그러나 상해의 점에 관하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이 있은 날로부터 5일째 되는 날인 2015. 6. 30. 고소장을 제출하였는데, 고소장에는 피고인의 강제추행행위만 언급되어 있을 뿐 상해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② 피해자는 고소장을 제출한 2015. 6. 30. ○○경찰서에서 최초로 조사를 받고 그와 연계된 △△성폭력상담소를 방문하여 의료지원에 대해서 안내를 받은 것으로 보임에도 곧바로 병원을 찾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이 있은 날로부터 2주째 되는 날인 2015. 7. 9.에야 최초로 진료를 받고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다.
③ 한편, 피해자와 그 친구 공소외 2가 이 사건 범행 이후에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살펴보면, 피해자는 피고인과 함께하는 자리에 자신을 불러낸 공소외 2가 피고인의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사과하지 않고, 2015. 7. 8.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의 추행행위를 보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데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공소외 2가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날인 2015. 7. 9. 피해자가 공소외 2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중에는 ‘병원 갔다. 거기까지는 안 가고 싶었는데 촬영했고 3주 진단 나왔다’, ‘상해진단 3주 발급, 차후 정신과 치료받고 발급 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등 마치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었지만 이 사건 범행 후 공소외 2 등이 보인 태도 때문에 진료를 받고 진단서까지 발급받았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내용이 있다.
④ 피해자는 제1심 법정에서 ‘목 부위 통증에 대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한 달 정도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나 그 치료 내역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현출된 것은 없다. 그리고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이후부터 최초로 진료를 받은 2015. 7. 9. 이전까지 약 2주 동안 어떤 치료를 받았거나 약물을 복용했다는 등의 자료도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⑤ 반면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2015. 6. 30. 진술한 진술조서에는, ‘다친 곳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다친 곳은 없지만, 평소 심장이 좋지 않은데 이 일로 인해서 심장이 아프고, 어깨 쪽도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 힘을 줘서 그런지 아프다’고 답변한 것으로 되어 있고, 이 부분 진술조서 기재가 그 무렵의 상태에 관하여 진단서 발급 이전에 조사된 유일한 증거로 보인다. 그런데 이 진술은 그 자체로 ‘다친 곳은 없다’고 하면서도 ‘심장과 어깨가 아프다’고 되어 있고, 아프다고 하는 내용도 다소 애매하게 되어 있어 그 진술만으로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할 만큼 건강상태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⑥ 또한 위 진단서에는 병명이 ‘목의 염좌’로 되어 있고, 예상치료기간이 이 사건 범행 후 이미 2주가 경과한 시점인데도 다시 그때부터 3주라고 되어 있는데, 그런 정도의 상해라면 그보다 열흘 쯤 전인 위 경찰 진술 당시에도 목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을 느꼈을 개연성이 크다고 할 것인데도 위 진술에는 심장과 어깨 부위가 아프다고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과연 위 진단서에 기재된 목 부위의 상해가 이 사건 범행 당시에 이미 생겼는데 2주 동안은 발현되지 않아 특별한 통증을 느끼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가 진단서를 발급받을 무렵 비로소 발현되거나 악화된 것인지, 또 의학적으로 그럴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진단서의 병명란에 ‘임상적 추정’이라고 기재된 것은 어떤 의미인지 등에 관하여 분명한 의학적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⑦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이후 정신과 진료도 받았으나, 이는 강제추행행위에서 직접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이 사건 범행 이후의 상황, 즉 피고인의 범행 부인, 공소외 2 등 목격자들의 진술 태도, 공소외 2에 대한 배신감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나. 위와 같은 이 사건 상해진단서의 발급 경위, 진단 내용과 치료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에 의하여 목의 염좌라는 상해를 입었는지, 피해자의 목 부위에 다소간 통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치료할 필요가 있는 정도였는지, 피해자의 위 진술과 진단서의 기재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상해의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더욱 면밀히 심리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점을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피고인의 강제추행행위로 상해를 입었다고 쉽게 단정하였으니, 거기에는 논리와 경험칙에 의하여야 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의 상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1] 형사소송법 제308조, 형법 제301조 / [2] 형법 제298조, 제30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0. 21. 선고 2016노164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그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와 이를 토대로 한 사실의 인정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고 상고법원도 이에 기속된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공소외인 및 피고인 2로부터의 각 배임수재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이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사실인정에 관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 밖에 배임수재죄에서 부정한 청탁, 불법영득의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2016. 5. 29. 법률 제141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357조 제1항에서 배임수재죄를, 제2항에서 배임증재죄를 규정하고, 이어 제3항에서 “범인이 취득한 제1항의 재물은 몰수한다. 그 재물을 몰수하기 불능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배임수재죄와 배임증재죄는 이른바 대향범으로서 위 제3항에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을 규정한 것은 그 범행에 제공된 재물과 재산상 이익을 박탈하여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제3항에서 몰수의 대상으로 규정한 ‘범인이 취득한 제1항의 재물’은 배임수재죄의 범인이 취득한 목적물이자 배임증재죄의 범인이 공여한 목적물을 가리키는 것이지 배임수재죄의 목적물만을 한정하여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수재자가 증재자로부터 받은 재물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증재자에게 반환하였다면 증재자로부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상고이유 주장은 위와 같이 재물을 그대로 반환한 경우에는 수재자는 물론 증재자로부터도 몰수나 추징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이나 이유 없다. 원심이 피고인 2로부터 5,000만 원을 추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수증재죄에서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실의 인정과 그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고 상고심도 이에 기속된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의 증명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유죄로 의심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 피고인 3으로부터 배임수재의 점 및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에서 위계행위, 배임수재죄 및 배임증재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부정한 청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검사는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에 적법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주심) 김재형 | 구 형법(2016. 5. 29. 법률 제141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6. 6. 30. 선고 2016노20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검사에게 증명책임이 있으므로,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적시된 사실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허위라는 점 및 피고인이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은 모두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도1371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허위사실 유포 기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도4949 판결 참조). 이 경우 적시된 사실이 허위의 사실인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서 판단하여야 하고,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적인 내용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9. 10. 22. 선고 99도3213 판결,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158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즉,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1이 운영하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피고인의 처 공소외 2가 임신, 출산과 관련된 외래진료를 받고, 분만이 임박하게 되자 피해자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가 운영하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을 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가 과다출혈하게 되고 인근 대형병원으로 후송되어 자궁적출수술을 받고, 출산한 자녀의 쇄골이 골절되어 치료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자 위 병원 측과 보상 문제를 논의하게 되었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 사실은 견갑난산 상황에서 회음부를 크게 절개하는 병원의 처치는 적절한 조치이며, 산모에게 발생한 과다출혈은 회음부 절개술에 따른 것이 아니라 분만 후 발생한 자궁수축부전에 의한 산후출혈에 의한 것으로서 이에 따른 조치로 시행된 자궁적출수술은 위 병원 측의 의료과실로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병원의 의료과실이 위 상황의 원인인지 등에 대한 아무런 확인과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나아가 사실은 태아의 머리가 작고 어깨가 넓다는 내용의 진료사본을 본 적이 없음에도 이를 본 것처럼 꾸며 위 상황의 원인이 병원 측의 의료과실에 기인한 것처럼 시위를 할 것을 마음먹고, 2014. 6. 11.경부터 2014. 6. 16.경에 이르기까지 5차례에 걸쳐 위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산부인과 및 ○○△△산부인과 앞 불특정 다수인들이 통행하는 병원 앞 인도에서, “△△산부인과를 고발합니다. △△산부인과에서 자연분만으로 출산하던 중에 문제가 되어”, “태아의 머리가 작고 어깨가 넓다는 진료사본을 보고도”, “저는 태아의 출산과정이 위험하였다고 판단되어 산부인과 측에 태아를 신경써서 관찰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태아의 외조모께 직접 가서 보라고 한 결과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병원 측에 전달하였으나 무시당하다가 출산 후 만 28시간이 지난 뒤에야 병원 측에서 골절을 인정하고 ◇◇◇◇ 신생아 중환자실로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고 산부인과 홈페이지에서 산후 태아관리를 철저히 한다던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는 등의 허위사실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병원 앞에 장시간 서 있으면서 위 내용을 불특정 다수의 통행인 또는 위 병원을 출입하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 유포하여 위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동시에 위 피해자들의 병원 운영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피켓에 적은 사실이 허위라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의 처 공소외 2는 공소외 1이 운영하는 ○○△△산부인과에서 임신, 출산과 관련된 외래진료를 받다가 공소외 3 등이 운영하는 □□△△산부인과에서 출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산부인과의 공소외 2에 대한 진료기록 일체는 □□△△산부인과에 전달되었다.
② 그런데 공소외 2에 대한 ○○병원의 초음파검사결과에 의하면, 태아의 머리 크기는 일반적인 태아의 평균적인 머리 크기보다 매 임신 주수마다 대체적으로 하회하는 수치를 보였고, 출산이 임박한 2014. 2. 3.(임신 38주 2일)에 측정된 초음파검사결과에 의하면, 태아의 머리 직경은 8.71㎝(35주 1일), 대퇴골 길이는 7.27㎝(37주 2일), 예상 체중은 3,279g으로, 태아의 체중은 임신 38주에 적절한 정도이지만 머리 크기는 일반적인 태아의 평균적인 경우보다 약 3주 이상 작은 상태였다. 이와 같은 초음파검사결과는 피고인이 공소외 2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진료를 받을 때마다 확인하였던 내용이다. 다만, 태아의 어깨 넓이는 초음파로 측정할 수 없고, 따라서 ○○△△산부인과의 초음파검사결과 등 진료기록에도 그에 관한 기록은 없다.
③ 공소외 2는 2014. 2. 8. 12:52경 견갑난산으로 회음부 절개술을 받아 태아를 출산하였고, 산모 밖으로 나온 아이는 쳐진 상태에서 한동안 자가 호흡을 하지 못하다가 지속적인 자극에 울기 시작하였는데 그 시간은 5분 이내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공소외 2는 과다출혈로 ☆☆☆☆☆병원에서 자궁적출수술을 받기에 이르렀고, 태어난 아이는 쇄골이 골절되어 다음날인 2014. 2. 9. 17:00경 ◇◇◇◇병원으로 전원되었다. 당시 피고인은 ☆☆☆☆☆병원으로 전원된 공소외 2와 함께 있었던 관계로 □□△△산부인과에 전화를 하거나 자신의 모친과 장모를 □□△△산부인과로 보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도록 하였다.
④ 견갑난산의 경우 태아에게는 상완신경총 손상, 쇄골 골절, 상완골 골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⑤ 피고인이 이른바 1인 시위를 하면서 들고 있던 피켓에는, 공소외 2가 겹간난산으로 태아를 어렵게 출산하고 그 과정에서 태아가 5분 정도 자가 호흡을 못하다가 뒤늦게 울음을 터트린 사실, 공소외 2가 과다출혈로 ☆☆☆☆☆병원으로 전원하였으나 절차가 지연되어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지 4시간 20분 만에 자궁적출수술을 받은 사실, 출생한 아이가 걱정되어 □□△△산부인과 측에 신경을 써달라고 하였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다가 출산 후 만 28시간이 지난 뒤에야 쇄골 골절을 인정하고 ◇◇◇◇병원으로 전원조치한 사실, 공소외 2의 경우 수술 후에도 재출혈로 다시 수술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수혈을 50여 팩이나 받은 사실 등이 시간적 순서대로 적혀 있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켓에 적은 사실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즉, ○○△△산부인과의 초음파검사결과 등 진료기록에 태아의 어깨가 넓다고 기재되어 있지는 않으나, 태아의 머리 크기가 일반적인 태아의 평균적인 크기보다 약 3주 이상 작았던 반면, 대퇴골 길이, 체중 등은 정상이었으므로 의학에 전문지식이 없는 피고인으로서는 견갑난산이라는 진단명을 보고 태아가 머리에 비해 어깨는 상대적으로 크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결국에는 아이의 쇄골이 골절되었음이 확인되었고, 출생 후 ◇◇◇◇병원으로 전원될 때까지 만 28시간이 지난 것도 사실인데다가 견갑난산의 경우 태아에게서 쇄골 골절 등이 일어날 수 있는 점 등까지 감안하면 ‘아이가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병원 측에 전달하였으나 무시당하였다거나 산후 태아관리를 철저히 한다던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등의 기재가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보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함께 적시된 내용 전체 취지가 중요한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적시, 유포하여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동시에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병원 운영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거기에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및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해자를 공소외 1 등 4명으로 특정하면서도 ○○△△산부인과와 □□△△산부인과 중 어느 병원인지 특정하지도 않은 채 단지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하여 침해된 명예의 주체를 병원으로 기재하고 있을 뿐이므로, 이 부분도 피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하는 등 추가로 심리할 필요가 있음을 아울러 지적하여 둔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1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상우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12. 23. 선고 2016노31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허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검사의 공소장변경 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당초 “피고인은 2012. 7. 26.부터 2013. 3. 31.까지 공소외 1 주식회사 대표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도소매업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2. 7. 26.부터 2013. 6. 26.까지 근로한 근로자 공소외 2의 2012. 12. 임금 60만 원, 2013. 1. 임금 365만 원, 2013. 2. 임금 365만 원, 2013. 3. 임금 365만 원 합계 1,155만 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라는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그런데 원심에서 검사가 “피고인은 2012. 7. 26.부터 2013. 3. 31.까지 공소외 1 주식회사 대표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도소매업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2. 7. 26.부터 2013. 6. 26.까지 근로한 근로자 공소외 2의 2012. 12. 임금 60만 원, 2013. 1. 임금 365만 원, 2013. 2. 임금 365만 원, 2013. 3. 임금 365만 원 합계 1,155만 원을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라는 것으로 범죄사실을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원심은 2016. 11. 9. 제2회 공판기일에서 이를 허가하였다.
이 사건 공소장변경 전후의 공소사실은 모두 같은 근로자에 대하여 동일한 임금의 미지급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피고인이 해당 근로자의 퇴직 후 금품 청산의무를 위반한 것인지와 매월 임금지급의무를 위반한 것인지에 관한 법률적 평가만을 달리하고 있다. 나아가 그 죄질과 피해법익도 유사하므로,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사정들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장변경 전후의 공소사실이 서로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2. 직권판단
가.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에 따르면, 유죄판결의 판결이유에는 범죄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하고,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판결이유에 그중 어느 하나를 전부 누락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에 정한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으로서 파기사유가 된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도3505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915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검사의 공소장변경을 이유로 직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판결이유에서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만 기재하였을 뿐 법령의 적용을 빠트린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제383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6. 11. 11. 선고 2016노28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식품위생법 제13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누구든지 식품 등의 명칭·제조방법, 품질·영양 표시, 유전자변형식품 등 및 식품이력추적관리 표시에 관하여는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광고를 하여서는 안 된다.
수산물의 표시·광고에서 ‘생물’은 포획 후 냉동하지 않은 채 살아 있거나 그에 준할 정도로 신선한 상태로 유통되는 수산물을 표현하는 용어로 ‘냉동’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산물이 생물인지 냉동인지 아니면 냉동 후 해동한 것인지에 따라 보관기간이나 보관방법 등이 달라진다. 나아가 수산물을 구입하는 데 신선도는 가장 중요한 품질 평가요소 중 하나로서, 통상 냉동 수산물보다는 생물인 수산물이 신선도가 더욱 높다고 여겨지고 있고, 이에 따라 냉동 수산물보다는 생물인 수산물이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냉동 수산물 또는 냉동 후 해동한 수산물에 생물이라고 표시·광고하는 것은 그 수산물의 품질에 관하여 사실과 다른 표시·광고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심은 피고인이 제주산 냉동 갈치를 해동시킨 후 이를 ‘제주의 맛 생물 은갈치’라고 표시하여 판매한 것에 대하여 갈치의 품질에 관하여 사실과 다른 표시·광고를 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식품위생법상 허위표시 등의 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식품위생법 제13조 제1항 제2호, 제95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문건식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6. 11. 10. 선고 2016노1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2조).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과 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이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현행범인 체포는 법적 근거에 의하지 아니한 영장 없는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지만, 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그 체포는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도4227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5. 6. 30. 09:25경 제주시 (주소 생략)○○빌라 주차장에서 술 냄새가 나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는 상태에서 (차량번호 생략) 스타렉스 승합차를 약 2m 운전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제주서부경찰서 △△지구대에서 같은 날 09:50경, 10:00경, 10:19경 3회에 걸쳐 경위 공소외인으로부터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 넣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음주측정요구가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은 2015. 6. 29. 21:30경부터 23:00경까지 식당에서 지인 4명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마신 뒤 위 식당 건너편 ○○빌라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의 차량을 그대로 둔 채 귀가하였다.
② 위 빌라 측에서는 2015. 6. 30. 08:11경 경찰청 112에 피고인의 차량 때문에 공사를 할 수 없다며 차량을 이동시켜 달라는 취지의 신고전화를 하였고, 이에 제주서부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위 공소외인은 피고인에게 같은 날 08:19경, 08:22경, 08:48경 3회에 걸쳐 차량을 이동할 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하였다.
③ 피고인은 같은 날 09:20경 위 빌라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량을 약 2m 가량 운전하여 이동·주차하였으나, 차량을 완전히 뺄 것을 요구하던 공사장 인부들과 시비가 되었고, 그러던 중 누군가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신고를 하여 위 공소외인 등이 현장에 출동하였다.
④ 공소외인 등은 피고인에게 술을 마신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였는지 물어 피고인이 ‘어젯밤에 술을 마셨다’고 하자 음주감지기에 의한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만큼 차량을 뺀 것이 무슨 음주운전이 되느냐’며 응하지 아니하였고, 임의동행도 거부하였다. 당시 공소외인 등은 술을 마셨는지 여부만을 확인할 수 있는 음주감지기 외에 주취 정도를 표시하는 음주측정기는 소지하지 않았다.
⑤ 이에 공소외인 등은 피고인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위 지구대로 데리고 가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소외인 등이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그와 같이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이루어진 공소외인의 음주측정요구 또한 위법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즉, 피고인이 전날 늦은 밤 시간까지 마신 술 때문에 미처 덜 깬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술을 마신 때로부터 이미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에 운전을 하였으므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저지른 범인임이 명백하다고 쉽게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군다나 피고인은 위 지구대로부터 차량을 이동하라는 전화를 받고 위 빌라 주차장까지 가 차량을 2m 가량 운전하였을 뿐 피고인 스스로 운전할 의도를 가졌다거나 차량을 이동시킨 후에도 계속하여 운전할 태도를 보인 것도 아니어서 사안 자체가 경미하다. 그런데 당시는 아침 시간이었던 데다가 위 주차장에서 피고인에게 차량을 이동시키라는 등 시비를 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등도 피고인이 전날 밤에 술을 마셨다는 얘기를 들었으므로, 당시는 술을 마신 때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나아가 피고인이 음주감지기에 의한 확인 자체를 거부한 사정이 있기는 하나, 공소외인 등 경찰관들로서는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였으므로 음주감지기 외에 음주측정기를 소지하였더라면 임의동행이나 현행범 체포 없이도 현장에서 곧바로 음주측정을 시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든 정황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이 현장에서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에 대한 현행범 체포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현행범 체포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1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2. 15. 선고 2016노78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의료법 위반 여부
가.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의료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금지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하 ‘비의료인’이라 한다)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과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의료인이 이미 개설된 의료기관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인수하고 개설자의 명의변경절차 등을 거쳐 그 운영을 지배·관리하는 등 종전 개설자의 의료기관 개설·운영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개설·운영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2629 판결 등 참조).
한편 비의료인과 의료인이 동업 등의 약정을 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행위가 의료법에 의하여 금지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동업관계의 내용과 태양, 실제 의료기관의 개설에 관여한 정도, 의료기관의 운영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누가 주도적인 입장에서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업무를 처리해 왔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주도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는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의료인이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공모하여 가공하면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 위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201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의료법 위반을 인정하였다. (1) 비의료인인 피고인 1이 단순히 의료인인 피고인 2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병원의 직원으로 근무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피고인 2와 동업자의 지위에서 ○○병원의 인수와 개설·운영을 주도하였다. (2) 피고인 2는 비의료인인 피고인 1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공모하여 가공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로 인한 의료법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여부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을 인정하였다. 즉,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설립한 ○○병원이 마치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기망하고 급여비용을 청구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630,560,050원을 편취하고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합계 206,302,320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들의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여부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1과 관련한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보건범죄단속법’이라 한다) 위반(부정의료업자)을 인정하였다. 즉, 피고인들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의사가 아닌 공소외 1이 ○○병원 안에서 피부비만센터를 운영하게 함으로써 영리의 목적을 가지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 2의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여부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 중 공소외 2와 관련한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을 인정하였다. 즉,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의사가 아닌 공소외 2를 직원으로 고용하여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피부와 비만 관련 시술을 하도록 함으로써 영리를 목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 / [2] 형법 제30조,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6. 7. 21. 선고 2015노52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 공중의 교통안전을 보호하는 범죄로서 육로 등을 손괴하거나 장애물로 막는 등의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1475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육로’란 일반 공중의 왕래에 제공된 장소, 즉 특정인에 한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 또는 차마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를 말한다(대법원 1984. 9. 11. 선고 83도2617 판결, 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도7292 판결 등 참조). 통행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경우에도 위 규정에서 말하는 육로에 해당할 수 있으나, 공로에 출입할 수 있는 다른 도로가 있는 상태에서 토지 소유자로부터 일시적인 사용승낙을 받아 통행하거나 토지 소유자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면서 부수적으로 타인의 통행을 묵인한 장소에 불과한 도로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육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농로는 비포장도로로 양쪽 길가에 수목이 우거져 있고, 큰길 쪽부터 차례로 피고인 소유 토지, 공소외 1 소유 토지, 공소외 2 소유 토지가 있으며, 피고인 소유 토지의 일부가 이 사건 농로에 포함되어 있다.
나. 이 사건 농로는 공소외 2가 1996년경, 공소외 1이 1997년경 각각 토지를 매수할 당시 개설되어 있었으나, 공소외 2만 가끔씩 농사를 지으려고 지나다녔다. 피고인은 2003년경 그 소유 토지를 매수하였고 2007년경부터 큰길과 접한 지점에 쇠사슬 등을 설치하여 위 토지를 이용한 농로 통행을 제한하였다. 공소외 2는 그 무렵부터 피고인으로부터 일시적인 사용승낙을 받아 이 사건 농로를 통행하였다.
다. 그런데 공소외 1은 2014. 3. 7.경 자신의 토지에 주택을 신축하면서 공사차량의 진출입을 위해 이 사건 농로의 진입로 부분을 확장하고 통행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통행을 막으려는 피고인과 분쟁이 발생하였다.
라. 큰길에서 공소외 1 소유 토지와 공소외 2 소유 토지에 진입할 수 있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있는데, 현재는 이를 사용하지 않아 영월군에서 가드레일 등을 설치하여 막아 놓은 상태이다.
3.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특정된 2014. 3.경에는 이 사건 농로가 불특정 다수인 또는 차마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였다고 보기 어려웠고, 공소외 1과 공소외 2 소유의 토지는 당시 사용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시멘트 포장도로로 큰길과 연결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농로는 단순히 피고인 소유 토지와 인접한 토지에 거주하는 공소외 2가 피고인으로부터 일시적인 승낙을 받아 통행하다가 그 무렵 공소외 1도 통행을 시작한 통행로에 불과하여 형법 제185조에서 말하는 육로로 볼 수 없다.
원심이 이 사건 농로를 육로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일반교통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4.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18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서재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5. 5. 1. 선고 2015노36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6512 판결, 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3도4503 판결 등 참조).
구 담배사업법(2014. 1. 21. 법률 제12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담배사업법’이라고 한다) 제16조 제1항은 ‘담배소매업(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영업을 말한다)을 하고자 하는 자는 사업장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소매인의 지정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담배사업법 제12조 제2항은 ‘소매인이 아닌 자는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담배사업법 제27조의3 제1호는 ‘제12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소매인 지정을 받지 아니하고 소비자에게 담배를 판매한 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담배사업법 제12조 제1항은 ‘제조업자가 제조한 담배는 그 제조업자가, 외국으로부터 수입한 담배는 그 수입판매업자(제1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담배수입판매업의 등록을 한 자를 말한다)가 도매업자(제1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담배도매업의 등록을 한 자를 말한다) 또는 소매인(제1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소매인의 지정을 받은 자를 말한다)에게 이를 판매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담배사업법 제13조 제1항은 ‘담배수입판매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그의 본점 또는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에게, 담배도매업(제조업자 또는 수입판매업자로부터 담배를 매입하여 다른 도매업자 또는 소매인에게 판매하는 영업을 말한다)을 하고자 하는 자는 그의 본점 또는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란 일반적으로 ‘재화를 소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담배사업법은 담배소매업의 판매 상대방을 ‘소비자’로, 담배도매업의 판매 상대방을 ‘다른 도매업자 또는 소매인’으로 분명하게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만일 담배소매업의 판매 상대방인 ‘소비자’의 범위를 담배사업의 유통구조에서 최종 단계에 있는 소비자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다른 도매업자 또는 소매인도 이에 포함된다고 보면 담배소매업의 판매 상대방의 범위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보는 셈이 되고, 결국 담배사업법 제16조 제1항이 판매 상대방을 ‘소비자’로 규정한 것이 불필요한 문언으로 된다.
이러한 담배사업법의 규정 내용(특히 담배사업법 제16조 제1항은 소비자 앞에 ‘직접’이라는 문언을 부가하여 담배소매업의 범위를 더욱 제한하고 있다), 소비자의 통상적인 의미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담배사업법 제16조 제1항에서 규정한 ‘소비자’는 담배를 구매하여 최종적으로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의 ‘소비자’에 담배소매인 등 담배를 구매하여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영업을 하는 자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그 ‘소비자’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담배사업법 제16조 제1항의 ‘소비자’에 담배소매업자와 같이 담배를 구매하여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영업을 하는 자도 포함됨을 전제로, ‘다른 소매업자에게 담배를 판매하는 영업’도 담배소매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담배사업법상 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하는 담배소매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2의 상고에 관한 판단
피고인 2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담배사업법(2014. 1. 21. 법률 제12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 제2항, 제1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27조의3 제1호(현행 제27조의2 제2항 제1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규홍 외 6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12. 19. 선고 2014노18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오인 관련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인터넷 증권방송카페의 제목에 종목을 기재하고 인터넷방송을 하면서 종목을 언급하거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채팅방에 종목을 남기는 등의 방법으로 인터넷 증권방송카페 유료회원들에게 이 사건 종목에 대하여 매수 추천을 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2. 법리오해 관련 주장에 대하여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의 방송을 이용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09. 4.경부터 공소외 1 회사에서 증권방송전문가로 활동하다가 방송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이용하여 주가에 영향을 미쳐 개인적인 이익을 취득하기로 마음먹고, 방송에서 추천할 종목을 미리 매수한 다음 공소외 1 회사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미리 주식을 매수해둔 사실을 숨긴 채 그 종목을 추천하는 방송을 하고 주가가 오르면 곧바로 되파는 수법으로 거래 차익을 얻기로 계획하였다.
피고인은 2011. 10. 4.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76,074주를 3,094,989,579원에 매수한 다음, 같은 날 22:00경 공소외 1 회사 방송프로그램인 ‘○○○○○○’에 출연하여 주식을 미리 매수한 사실을 숨긴 채 일반투자자들에게 위 종목을 추천하고, 2011. 10. 5. 공소외 1 회사 방송프로그램인 ‘△△△ △△△ △△’의 ‘□□□□ □□□□□’ 코너에 위 종목을 추천 종목으로 편입시켰고, 매수 추종자들의 유입에 따라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하자 2011. 10. 17.과 18. 미리 매수해둔 주식을 매도하여 2,312,792,280원 상당의 거래 차익을 취득한 것을 비롯하여, 2011. 10. 4.부터 2012. 1. 9.까지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2 주식회사, 공소외 3 주식회사, 공소외 4 주식회사, 공소외 5 주식회사 등 4개 종목의 주식 2,107,004주를 매매하여 합계 3,698,664,533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 방송프로그램에서 한 방송 내용에 허위의 사실이 있었다고 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범행 당시 자본시장법에 피고인과 같은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하여 선행매매를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 없었고, 공소외 1 회사의 내부규정이나 피고인과의 계약에도 그러한 내용의 규정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종목을 이미 매수하였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 1 회사 방송프로그램에서 그 종목을 매수하도록 추천한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에 정한 ‘위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② 이 사건 범행 당시의 법령상 피고인과 같은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하여 선행매매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었고,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 정규방송에서 추천하려는 종목을 그 이전에 매수하였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고지하여야 할 신의칙상 의무를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정규방송 시청자들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주식거래에 임하는 점, 이 사건 종목은 이른바 정치 테마주로서 피고인의 추천과 무관하게 당시 국내 정치일정이나 대선후보 예정자의 지지율 등에 따라 주가가 변동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자신이 추천할 이 사건 종목의 회사 경영진 등과 인위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기로 합의하는 등의 거래를 한 사실이 없고 다른 공범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투자자문업자, 증권분석가, 언론매체 종사자, 투자 관련 웹사이트 운영자 등이 추천하는 증권을 자신이 선행매수하여 보유하고 있고 추천 후에 이를 매도할 수도 있다는 그 증권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오해를 초래하지 않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인 개인적인 이해관계의 표시를 누락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인 동기에서 그 증권을 추천한다는 인상을 주어 거래를 유인하려는 행위로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에서 정한 ‘위계의 사용’에도 해당한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4도6910 판결 참조).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와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행위이다.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종목의 개별 주식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주식 매수를 추천하였는지를 더 심리한 후에 자본시장법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데에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와 같은 조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9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6. 11. 30. 선고 2016노96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인격 없는 사단과 같은 단체는 법인과 마찬가지로 사법상의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그 범죄능력은 없고, 그 단체의 업무는 단체를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에 따른 대표행위에 의하여 실현될 수밖에 없다. 구 건축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2항 제2호에 의하여 건축물의 용도변경에 관하여 신고의무를 지는 자가 법인격 없는 사단인 경우에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이 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므로, 구 건축법(2014. 5. 28. 법률 제127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 제1호에서 정하는 ‘도시지역 밖에서 제19조를 위반하여 무신고 용도변경 행위를 한 건축주’는 법인격 없는 사단의 대표기관인 자연인을 의미한다(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도524 판결 참조).
구 건축법 제110조 제1호, 제19조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은 건축주, 공사시공자 등 일정한 업무의 주체로 한정하고 있는 반면에, 같은 법 제112조 제4항의 양벌규정은 위반행위의 이익귀속주체가 아니면서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사람이 있는 때에 위 벌칙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적용대상자를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사람에게까지 확장함으로써, 그러한 사람이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위 벌칙규정의 위반행위를 한 경우 위 양벌규정에 의하여 행위자를 처벌하는 규정임과 동시에 그 위반행위의 이익귀속주체를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7. 15. 선고 95도287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도3984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9476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 1은 법인격 없는 사단인 공소외 교회(이하 ‘이 사건 교회’라 한다)의 목사로서 대표자이다. 피고인 1은 이 사건 교회의 당회를 열어 김천시 (주소 생략)에 있는 이 사건 교회 소유의 건물 2개동 중 1개동(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대안학교인 ‘○○○○학교’를 설립·운영하기로 결의하고, 이 사건 교회의 장로인 피고인 2에게 학교 설립에 관한 사항을 위임하였다.
나. 피고인 2는 그 위임을 받아 건축법상 ‘문화 및 집회시설’(제19조 제4항 제4호)에 해당하는 이 사건 건물을 ‘교육 및 복지시설’(제19조 제4항 제6호)에 해당하는 학교 건물로 사용하기 위한 각종 공사를 발주하고, 2012. 3. 1. 이 사건 건물에 ‘○○○○학교’를 설립한 뒤 그 무렵부터 2015. 4. 15.까지 학교를 운영하였다.
3. 원심은, 피고인들이 건축주인 이 사건 교회가 건축법 제19조의 용도변경 신고를 함에 있어 그 업무를 실제 집행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구 건축법 제110조 제1호, 제19조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양벌규정에 관한 구 건축법 제112조 제4항을 추가하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한 뒤 피고인들에 대하여 변경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4. 앞에서 본 법리에 의하면, 구 건축법 제19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건축물의 용도변경에 관하여 신고의무를 지는 자가 이 사건 교회와 같이 법인격 없는 사단인 경우에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이 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교회의 대표인 피고인 1은 구 건축법 제110조 제1호에서 정하는 ‘도시지역 밖에서 제19조를 위반하여 무신고 용도변경 행위를 한 건축주’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법인격 없는 사단의 대표인 피고인 1에 대하여 양벌규정에 관한 구 건축법 제112조 제4항을 적용한 원심의 판단은 구 건축법 제110조 제1호, 제19조에서 정한 ‘건축주’와 양벌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위 피고인이 양벌규정이 아니라 직접 구 건축법 제110조 제1호, 제19조를 위반한 건축주로서 죄책을 부담한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유죄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이 동일하고, 나머지 적용법조나 위 피고인에 대한 벌금형의 법정형도 같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령을 잘못 적용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 2는 건축주인 피고인 1로부터 학교의 설립에 관한 사항을 위임받아 이 사건 건물을 교육과 복지시설로 용도변경을 위한 공사를 발주하고, 이 사건 건물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등 무신고 용도변경 행위를 실제로 집행한 사람으로서 제112조 제4항에서 정한 ‘같은 법 제110조 제1호에 따른 위반행위자’로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있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양벌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구 건축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2항 제2호, 구 건축법(2014. 5. 28. 법률 제127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 제1호 / [2] 구 건축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구 건축법(2014. 5. 28. 법률 제127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 제1호, 제112조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다담 담당변호사 김익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1. 17. 선고 2016노204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부분
가. 도박수입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구 부가가치세법(2010. 1. 1. 법률 제99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는 제1항 제1호에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을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재화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유체물과 무체물’로 규정하고 있고, 제3항에서 용역을 ‘재화 이외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역무 및 기타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이 생산·제공되거나 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부과하는 조세이므로, 부가가치가 새롭게 창출되는 재화나 용역의 유통단계가 있으면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것이 원칙이다.
도박은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재물을 걸고 우연한 사정이나 사태에 따라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박행위는 일반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므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대법원 2006. 10. 27. 선고 2004두13288 판결 참조).
그러나 도박사업을 하는 경우 고객이 지급한 돈이 단순히 도박에 건 판돈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는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다. 따라서 스포츠 도박 사업자가 정보통신망에 구축된 시스템 등을 통하여 고객들에게 도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서 금전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비록 그 행위가 사행성을 조장하더라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2)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 등과 함께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체육진흥투표권 발매자로 지정된 공소외 2 주식회사, ○○○의 공식 인터넷사이트를 모방하여 2008. 10. 19.경부터 2009. 4. 7.경까지 사설 도박 인터넷사이트를 개설·운영하면서, 위 기간 동안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관할 세무서에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아 2008년도 제2기와 2009년도 제1기의 각 부가가치세를 포탈하였다는 것이다.
(3)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사설 도박 인터넷사이트를 개설·운영하면서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판매한 것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거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① 피고인은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판매하고, 그 판매대금 중 일부를 재원으로 운동경기 결과를 맞춘 이들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였다.
② 피고인은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한 사람들과 사이에 직접 재물을 걸고 도박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판매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았을 뿐이고,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운동경기 결과라는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이 결정되었다.
③ 또한 피고인이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판매한 대가로서 지급받은 돈은 그 즉시 피고인에게 전부 귀속되었고, 운동경기 결과를 맞춘 이들에게 당첨금이 지급되기는 하지만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의 구입대금 자체는 반환되지 않았다.
④ 따라서 피고인은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판매함으로써 구매자들에게 당첨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았음을 알 수 있다.
(4)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도박수입의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 등이 부가가치세의 신고·납부기한 후에 부가가치세 포탈세액 일부를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양형 참작사유가 됨은 별론으로 하고 조세포탈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후발적 사유에 따른 조세포탈죄의 성립 여부, 공소권 남용, 조세법률주의, 죄형법정주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5항 제2호는 신고·납부방식의 조세에서 조세포탈 범칙행위는 각 신고·납부기한이 경과한 때에 기수에 이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은, 신고납부방식의 조세인 종합소득세를 포탈한 경우 그 신고·납부기한이 지난 때에 조세포탈행위의 기수가 되므로 그 납부기한 후에 몰수나 추징의 집행이라는 후발적 사유가 발생하여 당초의 부과처분을 경정하더라도 조세포탈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몰수·추징 등 후발적 사유에 따른 조세포탈죄의 성립 여부, 공소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구 부가가치세법(2010. 1. 1. 법률 제99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1항 제1호(현행 제4조 제1호 참조), 제2항(현행 제2조 제1호 참조), 제3항(현행 제2조 제2호 참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3호(현행 제3조 제1항, 제6항 참조) / [2] 형법 제30조, 구 부가가치세법(2010. 1. 1. 법률 제99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1항 제1호(현행 제4조 제1호 참조), 제2항(현행 제2조 제1호 참조), 제3항(현행 제2조 제2호 참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3호(현행 제3조 제1항, 제6항 참조),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1호, 제2항 / [3] 형법 제30조,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5항 제2호, 제6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5. 4. 17. 선고 2014노11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전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 종류별 또는 영업소별로 관할관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4호는 위 신고를 하여야 하는 영업의 하나로서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의 식품운반업’을 들고 있다. 그런데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는 식품운반업을 ‘직접 마실 수 있는 유산균음료(살균유산균음료를 포함한다)나 어류·조개류 및 그 가공품 등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이하 ‘부패 등이 쉬운 식품’이라 한다)을 위생적으로 운반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는 한편, 그 단서(이하 ‘이 사건 단서 규정’이라 한다)에서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와 ‘해당 영업자가 제조·가공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를 식품운반업에서 제외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단서 규정의 문언 내용과 규정 형식, 그 입법 취지와 목적, 식품판매업과 식품운반업의 시설기준의 차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단서 규정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는 영업자가 자신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부패 등이 쉬운 식품을 그 영업소로 운반하여 가져오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영업자가 부패 등이 쉬운 식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에게 운반하여 주는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5도2477 판결 참조).
2. 가.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 6. 7.경부터 2013. 6. 26.경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수산’이라는 사업장에서 수산물 도매업자 등으로부터 명태, 대구 등의 냉동수산물을 구입하여 보관하다가 이를 다시 도매시장, 음식점 등에 도·소매로 판매하는 영업을 하면서,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매수인의 요청에 따라 냉동시설을 갖춘 적재고가 설치된 운반 차량을 이용하여 울산시 내 80여 곳의 음식점에 위 냉동수산물을 운반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위 행위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본문에서 정한 부패 등이 쉬운 식품을 운반하는 영업을 한 것으로서, 식품운반업 신고의 예외사유를 정한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따라서 피고인이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전문을 위반한 것으로서 식품위생법 제97조 제1호에 해당한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의 행위가 이 사건 단서 규정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식품운반업의 신고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잘못 판단하고, 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식품위생법상 신고가 필요한 식품운반업 및 이 사건 단서 규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제97조 제1호,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제25조 제1항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용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6. 7. 20. 선고 2016노48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종업원 등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함에 따라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형을 과(科)하도록 하는 한편 그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내용의 양벌규정을 적용하여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는 경우에, 그 공소사실에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의 법률위반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귀책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을 반드시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기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도16001 판결 참조).
그리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고,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원심 판시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양벌규정, 어린이집 원장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제5호, 제71조 제1항 제2호, 제7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태환 외 9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2. 22. 선고 2016노247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습도박 부분에 관하여
가. 상습도박죄에 있어서의 상습성이라 함은 반복하여 도박행위를 하는 습벽으로서 행위자의 속성을 말하는데, 이러한 습벽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도박의 전과나 도박횟수 등이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나, 도박전과가 없다 하더라도 도박의 성질과 방법, 도금의 규모, 도박에 가담하게 된 태양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도박의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습성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5도955 판결,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564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상습으로 2015. 1. 24.경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호텔 내 공소외 1, 공소외 2 운영 정켓방에서, 페소화 단위로 통용되는 카지노 칩을 그 표시액 상당의 홍콩달러로 계산하는 일명 ‘홍콩달러게임’ 방식으로 상호 대금을 정산키로 합의하고, 그들로부터 제공받은 3,000만 홍콩달러 상당의 카지노 칩(한화 약 45억 원, 카지노 칩 표시는 3,000만 페소)을 이용하여 바카라 도박을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도금 액수와 관련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증거능력 및 상습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형법 제3조는 “본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라고 하여 형법의 적용 범위에 관한 속인주의를 규정하고 있고, 또한 국가 정책적 견지에서 도박죄의 보호법익보다 좀 더 높은 국가이익을 위하여 예외적으로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라 카지노에 출입하는 것은 법령에 의한 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나, 도박죄를 처벌하지 않는 외국 카지노에서의 도박이라는 사정만으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2도2518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도박죄의 위법성 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에 관하여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참조). 한편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은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6. 6. 2. 선고 2005도343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를 가지고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회사의 자금 42억 2,500만 원을 횡령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하여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조희대 박상옥(주심) | [1] 형법 제246조 제2항 / [2] 형법 제3조, 제20조, 제246조 / [3]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4]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황정근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1. 23. 선고 2016노307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이유무죄 부분 제외)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6. 2. 29.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관하여 ○○○ 선거구의 후보자가 되려는 공소외 1을 위하여 ○○○ 선거구 안에 거주하는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에게 합계 35,200원 상당의 술과 음식을 제공하여 기부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구 공직선거법(2016. 3. 3. 법률 제14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12조 제1항의 문언, 구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각 기부행위 제한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공직선거법이 기부행위의 상대방을 ‘당해 선거구’라는 개념을 통하여 특정하고 있는 이상 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의 기부행위는 행위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는 선거구를 전제로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구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은 “국회의원지역구의 명칭과 그 구역은 [별표 1]과 같이 한다.”고 규정한 다음 [별표 1]에서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를 정하고 있으므로, 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당해 선거구’가 국회의원지역구를 가리키는 경우 그 선거구는 행위 당시 같은 법 제25조 제2항 [별표 1]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에 규정되어 있는 선거구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2014. 10. 30. “공직선거법(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된 것) 제25조 제2항 [별표 1]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고, 위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는 201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으나(헌법재판소 2014. 10. 30. 선고 2012헌마190 등 결정 참조), 국회가 2015. 12. 31.까지 새로운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를 확정하지 아니하여 위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는 2016. 1. 1.부터 효력을 상실하였고, 국회는 2016. 3. 3.에서야 법률 제14073호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새로운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를 확정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유무죄 부분 제외)에서 피고인이 기부행위를 한 날이라고 특정한 2016. 2. 29.에는 구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 [별표 1]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에 규정되어 있는 선거구가 유효하게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지역구국회의원 선거에 관하여 한 물품 제공행위는 구 공직선거법상의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구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부분과 원심이 이유무죄로 판단한 나머지 공소사실은 일죄의 관계에 있고, 일죄의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 중 일부 유죄, 나머지 무죄의 판결에 대하여 검사만 무죄부분에 대한 상고를 하고 피고인은 상고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소불가분의 원칙상 검사의 상고는 판결의 유죄부분과 무죄부분 전부에 미치는 것이어서 유죄부분도 상고심에 이전되어 심판대상이 된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50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앞서 본 이유로 파기하고,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이유무죄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신(주심) 이기택 | [1] 구 공직선거법(2016. 3. 3. 법률 제14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2항 [별표 1](현행 제25조 제3항 [별표 1] 참조), 제112조 제1항, 제113조, 제114조, 제115조, 제257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34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최현오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4. 30. 선고 2014노44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2008. 5. 28. 00:00부터 00:25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1가에 있는 서울시청 앞에서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행진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정 이후에 옥외 시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피고인들이 2008. 5. 28. 00:00부터 체포가 시작된 00:15 이후까지 단순히 경찰에 의하여 포위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시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의하면, ‘시위’는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행한 특정 행위가 공동의 목적을 가진 집단적 의사표현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시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태양, 참가 인원 등 객관적 측면과 아울러 그들 사이의 내적인 유대 관계 등 주관적 측면을 종합하여 전체적으로 그 행위를 여러 사람이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1도2871 판결 참조).
나.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자정 이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시위 장소에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있었던 시간은 체포가 시작된 00:15까지 약 15분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인들은 2008. 5. 8. 00:00 무렵 이미 경찰에 의해 포위된 상태였고 시위를 그만두고 해산하려고 하였으나 경찰에 의하여 길이 막혀서 현장에 머물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기록에 의하면, 경찰이 피고인들을 체포할 당시 작성한 현행범인체포서에 피고인들의 시위 참가시간이 2008. 5. 7. 21:30부터 24:00까지로 기재되어 있음이 분명하고, 피고인들이 2008. 5. 8. 00:00부터 현행범인으로 체포될 때까지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2008. 5. 8. 00:00 이후 시청 앞 도로에 있다가 현행범인으로 체포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무렵 여러 사람이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하였고,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시위에 가담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라. 그런데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들이 자정 이후 옥외 시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서의 시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마.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유죄부분과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한다. 그런데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 부분과 나머지 유죄부분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원심이 이 부분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부분도 전부 파기한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10조, 제23조 제3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6. 11. 10. 선고 2016노195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부산 남구 ○○동 일대의 지역주택조합 설립을 반대하는 자들이고, 피해자 공소외 1은 ○○△△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이며, 피해자 공소외 2는 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분양대행업체인 공소외 3 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5. 8. 1.부터 2015. 8. 20.까지 사이에 부산 남구 (주소 1 생략)에 지역주택조합 설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1장(90cm×3m)을 게시하면서 “지역주택조합 실패 시 개발 투자금 전부 날릴 수 있으니 주의 하세요”라는 허위사실의 문구를 게재함으로써 피해자 공소외 1의 조합설립업무와 피해자 공소외 2의 분양대행업무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업무방해죄에서 ‘허위사실의 유포’라고 함은 객관적으로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 사실을 유포하는 것으로서 단순한 의견이나 가치판단을 표시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유포한 대상이 사실인지 또는 의견인지를 구별할 때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증명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당시의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대법원 2011. 9. 2. 선고 2010도172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서 허위사실은 기본적 사실이 허위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 사실은 허위가 아니라도 이에 허위사실을 상당 정도 부가시킴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러나 그 내용의 전체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데 단지 세부적인 사실에 약간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정도에 불과하여 타인의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없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1580 판결 등 참조).
나.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부산 남구 ○○동 일대는 ○○5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되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추진되어 오다가, 2014. 2.경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이 취소되고, 2014. 11.경 정비구역이 해제되었다.
2) 공소외 1은 부산 남구 (주소 2 생략) 일원에서 대지면적 47,388㎡, 예정 세대수 980세대 규모로 주택건설사업을 하기 위해 가칭 ○○△△ 지역주택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고 한다) 설립을 추진하였고, 공소외 2는 공소외 3 회사의 대표이사로 조합원 모집 업무를 대행하였다.
3) 이 사건 조합 가입계약서에 따르면, 조합원은 조합원분담금과 조합업무대행비를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4) 공소외 1이 이 사건 조합 추진위원회의 대표자 자격으로 자금관리사인 공소외 4 주식회사, 업무대행사인 공소외 5 주식회사와 체결한 자금관리 대리사무 계약에 따르면, 조합원분담금은 토지매입비, 사업비, 건축공사비 등 사업수행에 따른 일체의 비용으로 사용되고, 조합업무대행비는 조합원분담금과 별도로 조합원이 납입해야 하는 비용으로 조합원분담금으로 대체되거나 반환되지 않도록 되어 있다.
5) 부산 남구 ○○동에 거주하는 피고인들은 이 사건 조합 설립을 반대하면서, 공소사실과 같이 “지역주택조합 실패 시 개발 투자금 전부 날릴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라는 문구가 기재된 현수막(이하 ‘이 사건 현수막’이라고 한다)과 “○○ 5구역 토지등 소유자 50%가 개발 반대로 해산된 곳이니 지역주택조합 가입, 투자에 신중하세요”, “지역주택조합 동의는 보증 빚지는 행위와 같을 수 있으니 투자에 신중하세요”라고 기재된 현수막을 만들어서 걸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현수막에 지역주택조합 실패 시 개발 투자금 중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날릴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지역주택조합이 설립되어 주택건설사업이 진행되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명하면서 지역주택조합에 투자하였다가 그 사업이 실패할 경우 투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과장하여 표현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허위사실의 유포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허위사실의 유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형법 제313조, 제314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황정근 외 2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6. 12. 1. 선고 2016노48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공직선거법(2016. 3. 3. 법률 제14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112조 제1항에서 “이 법에서 ‘기부행위’라 함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한 다음,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113조), 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114조), 제3자의 기부행위(제115)를 제한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여 기부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257조 제1항). 여기서 기부행위의 상대방이 되는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란 선거구 내에 주소나 거소를 갖는 사람은 물론 선거구 안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사람도 포함되고,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란 연고를 맺게 된 사유는 불문하지만 당해 선거구민의 가족·친지·친구·직장동료·상하급자나 향우회·동창회·친목회 등 일정한 혈연적·인간적 관계를 가지고 있어 그 선거구민의 의사결정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6도9043 판결 등 참조).
공직선거법이 이와 같이 기부행위의 상대방을 ‘당해 선거구’라는 개념을 통하여 특정하고 있는 이상 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의 기부행위는 행위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는 선거구를 전제로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구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은 “국회의원지역구의 명칭과 그 구역은 [별표 1]과 같이 한다.”라고 규정한 다음 [별표 1]에서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를 정하고 있으므로, 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당해 선거구’가 국회의원지역구를 가리키는 경우 그 선거구는 행위 당시 같은 법 제25조 제2항 [별표 1]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에 규정되어 있는 선거구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헌법재판소가 2014. 10. 30. “공직선거법(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된 것) 제25조 제2항 [별표 1]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고, 위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는 201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라는 결정을 선고하였으나(헌법재판소 2014. 10. 30. 선고 2012헌마190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국회가 2015. 12. 31.까지 새로운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를 확정하지 아니하여 위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는 2016. 1.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하였고, 국회는 2016. 3. 3.에서야 법률 제14073호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새로운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를 확정하였으므로, 구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 [별표 1]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가 효력을 상실한 기간에 피고인이 지역구국회의원 선거에 관하여 한 물품 제공행위는 구 공직선거법상의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공소사실 중 제3자 기부행위제한 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소영 이기택(주심) | [1] 구 공직선거법(2016. 3. 3. 법률 제14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2항 [별표 1](현행 제25조 제3항 [별표 1] 참조), 제112조 제1항, 제113조, 제114조, 제115조, 제257조 제1항 / [2] 구 공직선거법(2016. 3. 3. 법률 제14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2항 [별표 1](현행 제25조 제3항 [별표 1] 참조), 제112조 제1항, 제115조, 제257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6. 9. 8. 선고 2015노13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5. 9. 24. 00:45경 춘천경찰서 ○○지구대 앞길에서 택시비 지불문제로 택시기사 공소외 1과 말다툼을 하던 중 현장에 출동한 위 지구대 소속 경찰관인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귀가를 권유받자 화가 나 위 공소외 1과 동료 경찰관 공소외 3, 공소외 4가 듣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뭐야. 개새끼야.”, “뭐 하는 거야. 새끼들아.”, “씨팔놈들아. 개새끼야.”라고 큰소리로 욕설을 하여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경찰관으로부터 택시요금 지불 및 귀가 요청을 받자 화가 나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구체적 사실관계 표현 없이 단순 욕설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여 이러한 표현이 국가기관인 경찰이 아닌 사인으로서의 경찰관 개인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켰다거나 피고인에게 모욕의 고의가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당시 경찰서 지구대 앞에 있던 택시기사와 경찰관들은 피고인이 술에 취해 합리적 이유 없이 택시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실랑이를 피우다가 경찰관들이 출동한 상황과 피고인이 경찰관들의 정당한 직무집행에 반항하며 욕설을 한 전후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들이 피고인의 욕설로 인하여 피해자인 경찰관 개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할 위험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형법 제311조),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여기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모욕죄는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가 현실적으로 침해되거나 구체적·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9674 판결 등 참조).
나.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택시를 타고 목적지까지 갔음에도 택시기사에게 택시요금을 주지 않자 택시기사가 경찰서 지구대 앞까지 운전하여 간 다음 112 신고를 하였고, 위 지구대 앞길에서 피해자를 포함한 경찰관들이 위 택시에 다가가 피고인에게 택시요금을 지불하라고 요청하자 피고인이 “야! 뭐야!”라고 소리를 쳐서 피고인을 택시에서 내리게 한 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손님, 요금을 지불하고 귀가하세요.”라고 말하자 피고인이 피해자를 향해 “뭐야. 개새끼야.”, “뭐 하는 거야. 새끼들아.”, “씨팔놈들아. 개새끼야.”라고 큰소리로 욕설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발언 내용과 그 당시의 주변 상황, 경찰관이 현장에서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권유를 하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해 보면, 당시 피고인에게 정당한 요금을 지불하게 하고 안전하게 귀가하게 하기 위하여 법집행을 하려는 경찰관 개인을 향하여 경멸적 표현을 담은 욕설을 함으로써 경찰관 개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모욕행위를 하였다고 볼 것이고, 이를 단순히 당시 상황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거나 무례한 언동을 한 정도에 그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설령 그 장소에 있던 사람들이 전후 경과를 지켜보았기 때문에 피고인이 근거 없이 터무니없는 욕설을 한다는 사정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연성 및 전파가능성도 있었다고 보이는 이상, 피해자인 경찰관 개인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위험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모욕의 의미 및 모욕죄의 보호법익과 법적 성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형법 제311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박대환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인강 외 1인
【주 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2016. 7. 9. 03:00경 부산 금정구 (주소 생략)에 있는 ‘○○○○’ 주점에서, 피고인 1, 피고인 2는 같은 일행으로서, 피고인 3은 혼자서, 피고인 4는 남편인 피해자 공소외 1(34세)과 같은 일행으로서 각 술을 마시고 있었다.
피해자는 그 무렵 술에 만취하여 위 주점에서 피고인들을 폭행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의 위 난동을 제압하기 위하여, 같은 날 03:12경 피고인 1은 피해자를 넘어뜨린 다음 양팔과 몸무게로 피해자의 몸 우측 부위 등을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피고인 2는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몸 좌측 부위 등을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피고인 3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허리 부분 등을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피고인 4는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좌측 다리를 붙잡아 일어나지 못하게 하여 폭행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를 질식사로 사망하게 하였다.
2.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①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사건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형법 제21조 제2, 3항의 과잉방위에 해당한다.
② 피고인들에게 사망의 예견가능성이 없었다.
나. 피고인 4
① 피고인은 남편인 피해자를 진정시킬 목적으로 피해자의 좌측 다리를 붙잡아 일어나지 못하게 한 것일 뿐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
② 피고인에게 사망의 예견가능성이 없었다.
3. 판단
가. 인정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 피고인 4, 공소외 2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피고인 4가 피해자에게 집에 가자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응하지 아니하면서 언쟁이 벌어졌고, 술에 취한 피고인 4가 피해자의 왼쪽 뺨을 때렸다.
2) 이에 술에 취한 피해자가 피고인 4의 팔을 잡아 꺾는 등 피고인 4를 폭행하였고, 이를 말리는 공소외 2도 때려 코피가 나게 하였다. 피고인 3은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다가 위와 같은 광경을 목격하고 피해자와 공소외 2 사이를 떨어뜨려 놓았다.
3) 피고인 3이 공소외 2에게 다가가려는 피해자를 제지하자, 피해자는 피고인 3의 팔을 꺾었고, 피고인 1이 피해자를 밀어내면서 말렸다. 피해자는 흥분한 상태에서 주점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발로 테이블 바를 걷어차고, 주점 주인인 공소외 3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 피고인 1, 피고인 3은 이러한 피해자를 제지하면서 진정시키려고 노력하였다.
4) 공소외 3도 테이블 바 안쪽에서 나와 피해자를 진정시키려 하였으나, 피해자는 소리를 지르며 공소외 3에게 다가갔다. 피고인 3이 피해자를 제지하자, 피해자가 오른팔로 피고인 3의 목을 감은 다음 피고인 3의 몸을 들어 올리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피고인 1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피해자의 뒤쪽에서 오른팔로 피해자의 목을 감아 피해자를 제지하려고 하였고, 동시에 피고인 2, 피고인 4가 함께 피해자를 말렸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1이 함께 넘어졌다.
5) 넘어진 피해자를 피고인 1, 피고인 2가 일어나지 못하게 제지하였으나, 피해자의 힘에 피고인 2가 넘어졌다. 이에 피고인 1이 피해자의 오른쪽 팔과 어깨 부위를, 피고인 2가 피해자의 왼쪽 팔과 어깨 부위를, 피고인 3이 피해자의 허리 또는 오른쪽 다리 부위를, 피고인 4가 피해자의 왼쪽 다리 부위를 각 붙잡아 피해자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였다.
6) 피고인들은 오전 3시 12분경부터 3시 17분경까지 약 5분 남짓 피해자를 제지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힘에 피고인 3과 피고인 4가 넘어지기도 하였다.
7) 공소외 3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오전 3시 17분경 주점에 도착하였고,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서 물러났다. 당시 피해자는 숨은 쉬고 있었으나 의식이 없어 경찰관들이 119에 신고를 하였다. 곧이어 피해자가 호흡을 멈추자, 피고인 1, 경사 공소외 4가 피해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였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119 구급대원이 다시 심폐소생술을 한 뒤 피해자를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였으나 피해자는 사망하였다.
8) 피해자는 키 186cm, 몸무게 153kg의 건장한 체격이다. 부검 결과 피해자의 눈유리체액 및 말초혈액의 에틸알코올농도는 0.209% 및 0.183%였으며,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압착성 질식사로 밝혀졌다. 압착성 질식의 경우 비만한 체격, 알코올 복용 등은 촉진인자로 작용한다.
나. 판단
1) 형법 제260조에 규정된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고, 그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하며(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도5716 판결 참조), 물리력의 작용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공격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형법 제260조 제1항 소정의 폭행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6. 10. 14. 선고 86도1796 판결, 헌법재판소 2015. 6. 25. 선고 2014헌마81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해자는 당시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아내인 피고인 4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공소외 2와 피고인 3을 폭행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였으며, 위와 같은 피해자를 피고인 1, 피고인 2만으로는 제지할 수 없게 되자 경찰관이 올 때까지 피고인 3과 피고인 4도 함께 제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자의 신체에 불법한 공격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폭행했다거나 피고인들에게 폭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피해자의 난동을 말리는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사지를 제압하는 등 다소의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은 인정된다. 가사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폭행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에게 폭행의 고의까지 인정된다 하더라도, 앞서 본 것처럼 키 186cm에 몸무게 153kg의 건장한 체격의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자신의 아내인 피고인 4와 제3자인 공소외 2 등을 폭행하였을 뿐 아니라, 이를 말리는 피고인 3의 목을 감은 채 그대로 들어 올리는 바람에 피고인 3의 목이 꺾이는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는 등 피해자의 난폭한 행동이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행하여진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그 동기나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도의 상당성이 있으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한다.
4) 또한 피해자가 건장한 체격의 힘이 센 사람인 점,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팔과 다리 부위 등을 붙잡아 일어나지 못하도록 누르는 정도의 행위만을 한 점 등 이 사건의 경위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행위로 피해자가 질식사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서 일반인의 입장에서 예견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사망의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수(재판장) 오대훈 박재인 | 형법 제15조 제2항, 제20조, 제30조, 제259조 제1항, 제260조 제1항, 제262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재원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명진 담당변호사 임대원 외 2인
【주 문】
피고인 1을 벌금 300만 원, 피고인 2를 벌금 2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기초 사실
피고인 1은 게시판형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의 부사장, 피고인 2는 위 공소외 1 회사의 전략사업팀 팀장으로 각각 근무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 주식회사는 전자상거래 쇼핑몰인 일명 ‘○○’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2. 피고인 1
피고인은 2015. 1. 12. 15:38경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공소외 1 회사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터넷 ‘△△△ △△’ 사이트(인터넷주소 생략) 러브스토리 게시판에 『소셜커머스 총체적 난국이네요』라는 제목으로 “○x 관련 퍼온 글인데 한두 업체의 문제가 아닌가보네요.. 작년말까지 일하고 문자 한통으로 해고 당했군요 나참 어이가 없는.. 처음에 일하게 된 게기는 열심히 하면 정규직도 가능하다는 말이 있었고 나름 이름되는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ㅅㅂ 아침 8시에 출근해서 퇴근을 하려면 기본으로 밤 11시가 넘음 처음에는 8시퇴근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열심히 해야 정규직이 된다는 생각하여 한마디도 불평을 이야기 못했음 점심시간도 빵으로 때워가며 일했고 하루가 정말 고되고 힘들었음 6개월 뒤에 부푼 기대를 갖고 있었으나 저는 해고처리.. 내가 잘못한게 있었나? 사고 한번도 안 났고 배송 밀린 것도 없었는데.. 없었던게 아니라 없게 할려고 밤을 지셌는데 처음에는 저보다 일을 잘 한사람이 좀 더 많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냥 계약종료로 전부 퇴사처리되었네요ㅜㅜ 그것도 문자1통받고 뭐라고 말도 못했습니다. 차량반납하고 끝.. 이런게 갑질이구나 난 당했구나.”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하여 이를 게시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는 문자통보가 아닌 피평가자 면담을 통하여 계약종료 절차를 진행하고, 6개월의 계약기간 종료 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기존 근로자들과 계약을 연장하거나 정규직 전환을 해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3. 피고인 2
피고인은 2015. 1. 12. 16:08경 위 공소외 1 회사 사무실에서,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위 ‘△△△ △△’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펌] ○○맨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어제 ○○맨에 대한 네이버 기사를 보고 ○○맨이었던 제 남편이 생각나더군요. 감성배송? 고객만족? 댓글들을 보니 여전하더군요.. 일반 택배보다 못한 처우와 대우와 급여 이게 과연 회사입니까? 열시 열한시 까지 배송하고 월급250만원이 말이나 됩니까? 점심조차 먹을 시간도 없고 저녁식대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그런 환경에서 고객만족이라는게 말이나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어떻게 힘들게 죽도록 고생하는 직원들의 말에는 귀를 닫고 모른 체 하십니까.. 오전 8시 출근에 11시, 12시 퇴근이 말이 되나요? □□배송? 그게 누구를 위한 겁니까? 계약직으로 6개월씩 연장만 해대며 정규직 전환율은 0%가 말이됩니까? 계약직은 누구말대로 회사의 노예며, 시키면 시키는대로 아니면 잘리고 그런건가요? 채용공고에는 버젓이 출퇴근 시간을 8시부터 8시로 기재놓고 노동법위반은 아닙니까? 불쌍한 ○○맨을 위해 제발 목소리를 높여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하여 이를 게시하고, 계속해서 같은 날 16:11경 인터넷 ‘◇◇◇’ 사이트에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는 저녁식대, 야근수당, 주말수당 등을 포함하여 급여(기타 수당)를 지급하고 정규직 전환율은 0%가 아니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각 수사보고
1. 각 캡처사진, ○○맨 계약연장절차, ○○맨 입·퇴사 현황, 근로계약서 5부, 2014년 12월 정기급여명세서 3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피고인 2: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제3자의 글을 단순 전재하였을 뿐이므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
나. 피고인 1이 전재한 글 중 문제 되는 (1) ‘문자 한 통으로 해고 당했군요.’ (2) ‘알고보니 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냥 계약종료로 전부 퇴사처리되었네요.’ 부분이 허위라는 점이 입증되지 아니하였다.
다. 피고인 2가 전재한 글 중 문제 되는 (1) ‘일반 택배보다 못한 처우와 대우와 급여’, (2) ‘열시 열한시까지 배송’, (3) ‘월급 250만 원’, (4) ‘점심조차 먹을 수 시간도 없고’, (5) ‘저녁식대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6) ‘11시, 12시 퇴근이 말이 되나요? □□배송? 그게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계약직으로 6개월씩’, (7) ‘정규직 전환율은 0%’ 부분에 관하여, (1)은 사실을 기재한 것이 아니라 글쓴이의 주관적 판단이고, (2) 내지 (7)은 허위라는 점이 입증되지 아니하였다.
라. 피고인들은 전재한 글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2. 판단
가. 제1의 가.항의 주장에 대하여
인터넷에 제3자의 표현물을 게시한 행위가 전체적으로 보아 단순히 그 표현물을 인용하거나 소개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책임이 부정되고, 제3자의 표현물을 실질적으로 이용·지배함으로써 제3자의 표현물과 동일한 내용을 직접 적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책임이 인정된다(헌법재판소 2013. 12. 26. 선고 2009헌마74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원 게시글의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아니한 채 판시 각 글을 작성한 점, ② 피고인들은 원 게시글에 관한 인터넷 주소를 링크걸거나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 게시물의 내용을 새로운 게시물의 형태로 작성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설령 피고인들이 원 게시글을 전재한 것에 불과하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는 원 게시글을 인용하거나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서 판시 각 글을 직접 적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보이므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행위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나. 제1의 나.항의 주장에 대하여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절차에 따라 수습직원을 면담한 후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고 있고, 수습기간 중에 있는 직원을 귀책사유 없이 해고한 사실이 없으며, 피고인 1의 게시글과 같이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문자메시지 1통으로 소속 직원을 해고한 사실이 없으므로, (1)의 내용은 허위인 점, ② ○○맨 입·퇴사 현황에 따르면, 2014. 12. 1. 기준으로 한 입사인원 대비 계약만료율은 6.8%에 불과하고, 각 입사일별 수습직원들을 기준으로 보아도 계약만료율은 최대 13.1%에 불과하므로(각 입사일별로 수습직원들이 전부 계약종료로 퇴사처리된 사실이 없다), (2)의 내용 역시 허위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인 1이 작성한 글의 내용이 전부 허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제1의 다.항의 주장에 대하여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1)의 내용은 피해자 소속 직원들의 처우와 대우, 급여가 일반 택배회사보다 낮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서 단순한 가치판단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② (1) 내지 (6)의 내용은 게시글의 전체적인 내용을 볼 때, 피해자의 직원들이 밤 늦게까지 근무하더라도 저녁식대조차 별도로 지급받지 못한 채 기본급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인데, 피해자는 직원들에게 기본급 외에도 시간외근로수당, 야근수당, 휴일근로수당뿐만 아니라 저녁식대까지 별도로 지급한 사실이 있으므로, (1) 내지 (6)의 내용은 허위인 점, ③ 피해자는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규정에 따라 하여 왔으므로, (7)의 내용은 허위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2가 작성한 각 글의 내용 역시 모두 허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라. 제1의 라.항의 주장에 대하여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서 적시된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세부적인 내용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이를 허위라고 볼 수 없으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다면 이를 허위라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행위자가 그 사항이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였는지 여부는 성질상 외부에서 이를 알거나 증명하기 어려우므로, 공표된 사실의 내용과 구체성, 소명자료의 존재 및 내용, 피고인이 밝히는 사실의 출처 및 인지 경위 등을 토대로 피고인의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공표 경위, 시점 및 그로 말미암아 예상되는 파급효과 등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범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고 그를 용인하는 의사인 이른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하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역시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성립하고(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도1243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소정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판단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소정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64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국내 최대 커뮤니티 인터넷 웹사이트의 하나인 공소외 1 회사의 임직원으로 해당 직업의 업무상 인터넷에 허위의 게시물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별도의 사실확인 없이 원 글의 출처도 생략한 채 판시 각 글을 작성한 점, ③ 피고인들이 판시 각 글을 작성한 시점에는 그 내용에 관하여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의혹이 있거나, 공식적인 언론보도도 있지 아니한 점(피고인들의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2~3일이 경과된 이후에서야 피고인들이 게시한 글 내용의 진실공방을 소개하는 형태의 인터넷 기사가 일부 나왔을 뿐이다), ④ 피고인들이 작성한 판시 각 글의 내용은 피해자가 근로자들을 착취하는 비도덕적인 기업으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내용인 점, ⑤ 판시 각 글이 게재된 사이트들은 대형 커뮤니티 웹사이트들로서 판시 각 글의 내용이 수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전파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적어도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다는 점에 대한 미필적인 고의가 있었고, 또한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피고인들의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는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에는 위법성 조각에 관한 형법 제310조가 적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도14037 판결 등 참조).
마.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처벌을 적극 바라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등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이 사건 약식명령에서 정한 각 벌금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주문과 같이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한다.
판사 박강민 | 형법 제13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 사】
정혁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전병욱
【원심판결】
춘천지법 영월지원 2016. 12. 22. 선고 2016고합41 판결
【주 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만나주지 않으면 성관계 사실을 아들에게 알리겠다.”라고 겁을 주어 피해자를 불러낸 사실이 없다.
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면담강요등)죄는 증거를 인멸하려 하거나 증언할 피해자 또는 참고인을 해치려는 의도를 갖는 등 형사사법절차를 저해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로 보아야 하는바, 피고인은 서로 간의 대화가 모두 녹음되며 경찰관에게 전송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피해자로부터 스마트워치를 빼앗으려고 하다가 폭행을 한 것이므로 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만나주지 않으면 성관계 사실을 아들에게 알리겠다.”라고 겁을 주어 피해자를 불러냈는지 여부
피해자는 원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은 집에 들어간 증인에게 휴대전화로 아들에게 우리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던 겁니까?”라는 검사의 질문에 “예.”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증인이 아들 밥을 줘야 하기 때문에 지금 나갈 수 없으니 커피숍에서 기다리라는 취지의 문자를 넣은 사실이 있지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예.”라고 답변하였다.
피해자는 2016. 8. 18. 경찰에서 참고인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 휴대폰에 문자로 다른 곳에 가있으라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집 앞에서 가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하며 저 보고 안 나오면 초인종을 눌러 아들에게 저와 자신의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겁을 주었다.”라고 진술(피해자에 대한 경찰 제2회 진술조서)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2016. 8. 18.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증거기록 137쪽)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시각발신자수신자문자메시지 내용16:16피해자피고인어디 찻집에 계세요. 애 밥 차려야 해요.16:17피고인피해자앞에 있을게요. 나 죽을 것 같애. 가슴이 너무 아파요.16:42피해자피고인어디 가셔서 기다리세요.16:43피고인피해자앞에 있을게요. 정말로 가슴이 너무 아파서 그늘에서 쉬고 있어요.16:49피해자피고인마지막으로 할 얘기 하세요. 조금 기다리세요.16:50피고인피해자너무 어지럽고 가슴이 아프네요. 그늘에서 기다립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만나주지 않으면 성관계 사실을 아들에게 알리겠다.”라고 겁을 주어 피해자를 불러냈다는 취지의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문자메시지 내용과도 배치되어 믿을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겁을 주어 피해자를 불러낸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위에서 8 내지 10행 “‘지금 나를 만나 주지 않으면 나와 사귈 때 성관계 했던 사실을 네 아들에게 알리겠다’라며 겁을 주어” 부분을 삭제하되, 검사는 피고인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이라 한다) 제5조의9 제4항에 규정되어 있는 면담 강요와 위력 행사라는 두 가지 행위태양 중 위력 행사로만 기소하면서 위 공소사실은 위력 행사에 이르게 된 경위사실로 기재한 데 불과한 것으로 보이므로, 별도의 무죄판단을 하지는 않는다.
2) 피고인이 특가법 제5조의9 제4항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특가법 제5조의9 제1항 내지 제3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① 고소·고발 등 수사단서의 제공, 진술, 증언 또는 자료제출에 대한 보복의 목적, ② 고소·고발 등 수사단서의 제공, 진술, 증언 또는 자료제출을 하지 못하게 할 목적, ③ 고소·고발을 취소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진술·증언·자료제출을 하게 할 목적으로, 살인죄(제1항), 상해죄, 폭행죄, 체포·감금죄, 협박죄(제2항), 상해치사죄, 폭행치사죄, 체포·감금치사죄(제3항)를 범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다.
특가법 제5조의9 제4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또는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다.
이와 같이 특가법 제5조의9 제4항 위반죄는 같은 조 제1항 내지 제3항 위반죄와 달리 목적범이 아니나, 보복범죄의 가중처벌 등에 관한 규정이므로, 상대방이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또는 그 친족’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행위태양이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하였을 때에만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2016. 8. 18. 12:56 ○○경찰서에 112로 “누군가 나를 쫓아온다. 호감을 갖던 사이인데 만나주지 않자 남자가 위협을 한다.”라는 내용의 신고를 하였고, 같은 날 13:30 ○○경찰서에 가서 참고인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이 2016. 6. 27. 00:58 제가 운영하는 업소로 찾아와 저에게 얘기 좀 하자고 하여 제가 나중에 하자고 했더니 저의 멱살을 잡아 밖으로 끌고 나갔고, 건물 벽에 저의 머리를 찧었으며, 자기 차량에 저를 강제로 태운 후 차량을 운행해 삼척 (주소 1 생략)에 있는 상호불상의 모텔로 데리고 갔다가 아침 6시쯤 되어서 저를 자기 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줬다. 피고인이 2016. 8. 18. 10:10경 전화를 걸어오기에 동사무소에서 볼일을 보고 있다고 말을 하였는데, 피고인이 왜 거짓말을 하냐고 하면서 계속 전화를 했고, 제가 노동부에 볼일이 있어서 노동부 건물 주차장에 주차를 하자마자 피고인이 저의 차량 운전석 문을 열고 양손으로 저의 목을 졸랐다.”라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2) 위 조사가 끝난 후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신변보호제도에 관한 안내를 하였고, 피해자가 신변보호요청을 하자 경찰관은 피해자에게 ‘여성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위치확인 장치’(일명 스마트워치)를 배부하면서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 간편한 조작을 통해 112상황실로 긴급신고가 이루어지는 장치임을 설명해주었다.
(3) 피해자는 ○○경찰서에서 나와 차를 운전하여 집으로 갔고, 피고인은 자신의 차를 운전하여 피해자를 뒤따라가 피해자에게 앞서 본 것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를 불러내어 태백시 (주소 2 생략) 주차장에서 만나게 되었다.
(4)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오늘 경찰에 신고를 한 이유가 뭐냐고 하자 피해자는 피고인 때문에 너무 힘이 들어 신고한 것이라고 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피해자를 절대 보내줄 수 없다고 하였다.
(5) 그러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그럼 죽으러 가자.”라고 하며 피해자의 차량에 타겠다고 하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바지주머니에 있던 차량열쇠를 빼앗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차량 문을 열고 운전석에 있던 휴대전화와 가방을 가지고 가서 피고인의 차량에 실어놓을 때인 2016. 8. 18. 18:13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지급받은 스마트워치의 스위치를 눌러 “피고인이 피해자를 붙잡고 집으로 가자고 하면서 보내주지 않는다.”라고 신고를 하였다.
(6) 피고인은 그 모습을 보고 피해자에게 가서 피해자의 손목을 비틀어 스마트워치를 빼앗아 피고인의 바지주머니에 넣었다.
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형사사건의 수사와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
또한 피해자가 ○○경찰서에 피고인의 범죄행위에 관한 신고를 하고 참고인조사를 받은 후 신변보호요청을 하여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고, 그 스마트워치를 이용하여 피고인의 새로운 범죄행위에 관한 신고를 하는 것을 보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비틀어 스마트워치를 빼앗은 것이므로, 피고인이 자기의 형사사건의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빼앗기 위해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것은 자기의 형사사건의 수사와 관련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면담강요등)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내연관계에 있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피고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는 이유로 화가 나 피해자를 쫓아다니며 다툼을 벌였고,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하였음에도 계속하여 피해자를 찾아가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것으로 죄질이 나쁜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여기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정상을 참작해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재호(재판장) 박성구 지창구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영주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7. 1. 12. 선고 2015노434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에는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가 포함되고,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 등 참조).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우연한 사고가 발생하여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므로,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묵비한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면서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또는 보험사고를 임의로 조작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같이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6910 판결 참조). 특히 상해·질병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였는지 여부는 보험계약 체결 전 기왕에 입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기존 질병의 종류와 증상 및 정도, 상해나 질병으로 치료받은 전력 및 시기와 횟수,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사고 발생 시까지의 기간과 더불어 이미 가입되어 있는 보험의 유무 및 종류와 내역, 보험계약 체결의 동기 내지 경과 등을 두루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4. 1. 10.경 입원일수 등 담보사항(입원 1일당 4만 원)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가입 청약서의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란에 ‘최근 약물 복용이나 진찰, 검사 등의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2) 그 후 피고인은, 2014. 8. 17.경 집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져 ‘요천추, 발목, 손목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고, 2014. 11. 17.경 후진차량을 봐주다가 언덕에서 돌부리에 걸려 뒤로 넘어져 ‘요추 및 골반,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으며, 2014. 12. 26.경 산에서 넘어져 ‘요추, 발목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고, 2015. 2. 16.경 마을버스를 타고 졸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경추,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는 등 총 4건의 보험사고를 당하여 총 95일간의 입원치료를 받게 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피해회사로부터 2014. 10. 6.경부터 2015. 3. 23.경까지 4회에 걸쳐 합계 3,808,610원의 보험금을 수령하였다.
3) 그런데 피고인은 2013. 12. 3.경 교통사고를 당해 그 무렵 병원에서 MRI 검사와 입원치료를 받았고, 2013. 12. 27.경부터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인 2014. 1. 13.경까지 ‘경추, 요천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진단을 받아 6회에 걸쳐 ○○○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일인 2014. 1. 10.경부터 2014. 1. 15.경까지 ‘요추, 목뼈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진단을 받아 6회에 걸쳐 △△△△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총 4건의 보험사고와 관련하여 주로 ‘요추, 경추, 사지’ 부분의 상해를 이유로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피고인은 위 2013. 12. 3.의 교통사고로 인한 치료를 제외하고도 2011년 말경부터 위 교통사고 전까지 약 2년간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요추 및 기타 추간판장애’, ‘요천추의 염좌 및 긴장’, ‘경추통’, ‘손의 기타 및 상세불명 부분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질환으로 약 40회 이상 치료를 받았고,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부터 2014. 8. 17.경 첫 번째 보험사고 발생 전까지 약 7개월간 ‘사지의 통증, 발목 및 발’, ‘요통, 요천부’, ‘발목의 기타 부분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질환으로 약 20회 이상의 치료를 받았다.
5) 피고인에게 발생한 4건의 보험사고는 길에서 넘어지거나 차량을 타고 가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한 것으로, 기왕증이 없는 일반인이라면 단기간의 입원이나 간단한 통원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정도로 보이는데도, 피고인은 총 95일(34일, 30일, 15일, 16일)간의 장기적인 입원치료를 받았다.
6) 피고인은 이미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입·통원치료를 받던 중에 피고인 스스로 피해회사에 전화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을 요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보험설계사 공소외인에게 여러 담보사항 중 입원일수와 관련한 보험금을 강조하여 확인하였다. 피고인은 종전에 상해 통원치료 실비보험을 비롯한 4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으면서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를 작성할 당시 위 공소외인이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란의 내용을 모두 읽어주었지만 병원에 다닌 적이나 과거 병력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 등을 토대로, 피고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발생한 교통사고 등으로 생긴 ‘요추, 경추, 사지’ 부분의 질환과 관련하여 입·통원치료를 받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러한 기왕증으로 인해 향후 추가 입원치료를 받거나 유사한 상해나 질병으로 보통의 경우보다 입원치료를 더 받게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과거 병력과 치료이력을 모두 묵비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해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사기죄에서의 고지의무 위반과 기망행위, 보험사고의 우연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법 제347조, 상법 제651조, 제737조, 제739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3. 9. 26. 선고 2013노51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공소외 1, 공소외 2와 공모하여,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사문서위조 등으로 허위 고소하기로 하고, 피고인, 공소외 1, 공소외 2가 수사기관의 예상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피고인을 무고하기로 하고, 공소외 1이 그 공모에 따라 피고인을 처벌하여 달라는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피고인을 무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무고하는 자기무고(自己誣告)가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으므로, 자기 자신을 무고한 사람을 제3자와 함께 무고죄의 공동정범으로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형법 제30조에서 정한 공동정범은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사에 따라 공범자들이 협력하여 범행을 분담함으로써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한 경우에 각자가 범죄 전체에 대하여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러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이때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461 판결, 대법원 2000. 4. 7. 선고 2000도57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범죄의 실행에 가담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공동의 의사에 따라 다른 공범자를 이용하여 실현하려는 행위가 자신에게는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정범의 죄책을 진다고 할 수 없다.
형법 제156조에서 정한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이다. 자기 자신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행위, 즉 자기 자신을 무고하는 행위는 무고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4852 판결 참조). 따라서 자기 자신을 무고하기로 제3자와 공모하고 이에 따라 무고행위에 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기 자신에게는 무고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범죄가 성립할 수 없는 행위를 실현하고자 한 것에 지나지 않아 무고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3.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무고죄의 구성요건이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법 제30조 / [2] 형법 제30조, 제1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 19. 선고 2016노34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피고인의 국회의원선거 당선을 호소하는 내용이 기재된 명함(이하 ‘이 사건 명함’이라고 한다) 약 300장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앞 유리에 꽂아두는 방법으로 배부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명함을 2015. 4. 19.경 배부하였음을 인정하고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을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원심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에 따라 처벌하기 위하여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하거나 당해 행위 자체가 ‘선거운동’으로 인정되어야만 한다.
나.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의미와 금지되는 선거운동의 범위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1)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에 해당하는지는 당해 행위를 하는 주체 내부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위와 같은 목적의사는 특정한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등의 명시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선거인의 관점에서 특정 선거에서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를 쉽게 추단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경우에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한다.
3) 선거운동은 그 대상인 선거가 특정되는 것이 중요한 개념표지이므로 문제 된 행위가 특정 선거를 위한 것임이 인정되어야만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행위 당시의 상황에서 특정 선거의 실시에 대한 예측이나 확정 여부, 당해 행위의 시기와 특정 선거일 간의 시간적 간격, 그 행위의 내용과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후보자의 관계 등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선거인의 관점에서 문제 된 행위가 특정 선거를 대상으로 하였는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4) 정치인이 일상적인 사회활동과 통상적인 정치활동의 일환으로 선거인과 접촉하여 자신의 인격에 대한 공감과 정치적 식견에 대한 찬성과 동의를 구하는 한편, 그들의 의견을 청취·수용하여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을 구상·수립하는 과정을 통하여 이른바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제고하여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행위에도 위와 같은 판단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일상적인 사회활동과 통상적인 정치활동에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 하여도 그 행위가 특정한 선거를 목표로 하여 그 선거에서 특정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선거운동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0. 6. 2.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 시의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함으로써 처음 정치에 입문하였으나 낙선하였고, 이후 2012. 4. 11.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2014. 6. 4.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 시의원에 무소속으로 각 출마하였다가 모두 낙선하였다.
2) 피고인은 자신이 구두닦이로서 서민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면서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아니한 채 개인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선거에서 일정비율의 득표는 얻었지만 당선에 성공할 정도의 인지도는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사건 명함을 차량에 꽂아둔 이유가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1년이 채 남지 아니하였으므로 지역 주민들에게 피고인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런 것도 일맥상통하는데 사실 제 이름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4) 피고인은 선거인들에게 이 사건 명함을 직접 교부한 것이 아니라 차량에 끼워두었을 뿐이므로, 선거인의 관점에서 피고인에게 특정 선거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명함의 내용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명함에는 ‘제가 정치인이 되면 세상이 바뀐다. 왜? 구두닦이가 정치인이 된 그 자체가 이미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그 아래 굵게 인쇄된 피고인의 성명과 함께 그 옆에 ‘19대 국회의원 출마’와 그 밖의 피고인의 사회활동 이력들이 열거되어 있을 뿐이어서, 이 사건 명함에는 피고인의 인지도와 우호적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 내용들이 나열되어 있음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를 선거인이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만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5) 피고인이 국회의원선거 출마를 예상하여 그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일 목적으로 그에 도움이 되는 여러 활동을 수행하였음은 인정되나, 이 사건 명함을 배부하는 기회에 피고인의 ○○시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계획을 밝히면서 국회의원선거에서 피고인을 지지해 줄 것을 부탁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이 사건 명함의 배부시기는 2016. 4. 13.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부터 약 1년 전이어서 이 사건 명함의 배포행위가 바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본다.
1) 이 사건 명함을 배포하는 활동은 선거일에서 멀리 떨어진 시기에 이루어진 일이므로 피고인이 향후 어떤 선거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2) 이 사건 명함의 내용이나 명함 배부 과정에서 명시적으로 국회의원선거에서 피고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선거인의 관점에서 위 선거에서 피고인의 당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를 쉽게 추단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사정도 부족하므로, 피고인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이 사건 명함을 배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인이 자신의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려는 의도에서 이 사건 명함을 배부하였더라도 그 배부행위를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명함을 배부함으로써 사전선거운동을 하였다고 판단한 데에는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이 정한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공직선거법의 해석·적용을 그르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내세웠다가 항소가 기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 상고심법원은 원심판결에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 내지 제3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84조에 의하여 상고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때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주장하는 상고이유는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는 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596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1407 판결 등 참조).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위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기부행위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1]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 [2]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우승하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1. 17. 선고 2016노194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병원 관련 의료법위반 및 사기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병원 관련 의료법위반 및 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명책임, 간접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강제집행면탈의 점에 관하여
가.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제집행면탈죄는 강제집행이 임박한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는 채무자의 재산 중에서 채권자가 민사집행법상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3도187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4129 판결 등 참조).
한편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자격을 의사 등으로 한정한 다음 의료기관의 개설자격이 없는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정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은 요양급여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되지 아니한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가 행하여졌다면 해당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해당 요양급여비용 전부를 청구할 수 없고(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두21669 판결 등 참조), 해당 의료기관의 채권자로서도 위 요양급여비용 채권을 대상으로 하여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방법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없는 것이므로, 결국 위와 같은 채권은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되지 아니한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이 △△△△△요양병원을 운영하던 중 공소외 1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공소외 1 생협’이라고 한다)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채권(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채권자들이 보전처분 및 강제집행을 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공소외 2와 공모하여 2014. 8. 4.경 공소외 1 생협이 공소외 3과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하는 내용의 공정증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요양급여 대상채권 중 86억 4,000만 원의 채권을 공소외 3, 공소외 2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채권양도양수계약서를 각 허위로 작성하고, 채권양도 사실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지함으로써 채권자들을 해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채권에 대한 가압류가 문제없이 집행되고 채권양도에 따른 채권의 변제도 계속된 점 및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 제1항에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한 요양기관이 비의료인에 의하여 개설·운영된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로 확인한 경우에 비로소 그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요양병원이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개설명의자인 공소외 1 생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채권은 국가의 강제집행권이 발동될 수 있는 것으로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파기하고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공소외 1 생협을 결성하여 허위로 조합원을 모집한 다음 출자금은 전액 피고인의 돈으로 납부하고 조합원별 출자금납입증명서도 허위로 작성하여 2013. 8. 7.경 자신을 공소외 1 생협의 대표자로 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사실, 피고인 1은 2013. 9. 9.경 인천 중구 (주소 생략) 소재 3층 건물을 임차하여 위와 같이 설립한 공소외 1 생협 명의를 이용하여 의사 피고인 2 등을 직원으로 고용한 후 △△△△△요양병원이라는 명칭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사실, 피고인은 2013. 9. 9.경부터 2014. 12.경까지 위 병원을 운영하면서 의사 피고인 2 등으로 하여금 진료행위를 하게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요양병원은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고, 따라서 채권자로서는 위 요양급여비용 채권을 대상으로 하여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방법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채권은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되지 아니하고, 결국 피고인이 이를 허위로 양도하였더라도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설령 이 사건 채권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에 의하여 가압류가 집행되었거나 이 사건 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된 후 그에 따른 채권의 변제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이 부분을 위 피고인에 대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위반죄, 의료법위반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피고인 1에게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 형법 제327조, 의료법 제33조 제2항,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4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중원 담당변호사 강윤구 외 1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6. 10. 20. 선고 2016노22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고 한다) 위반 부분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부분에 관하여
가. 민법 제746조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뜻은, 그러한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는 데 있으므로, 결국 그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도275 판결).
한편 민법 제746조에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여의 원인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여가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이루어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① 공소외 1은 액면금 합계 19억 2,370만 원인 수표들(이하 ‘이 사건 수표’라고 한다)을 현금으로 교환해 달라고 공소외 2에게 부탁한 사실, ② 이 사건 수표는 공소외 3, 공소외 1 등이 불법 금융다단계 유사수신행위에 의한 사기범행을 통하여 취득한 범죄수익이거나 이러한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하 합쳐서 ‘범죄수익 등’이라고 한다)인 사실, ③ 공소외 2는 공소외 4를 통해 수표 교환을 의뢰할 상대방으로 피고인을 소개받은 사실, ④ 피고인은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면 그 대가로 2,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 사건 수표가 범죄수익 등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교부받아 공소외 5를 통해 그 일부를 14억 원에서 15억 원가량의 현금으로 교환한 사실, ⑤ 피고인은 공소외 6, 공소외 7과 공모하여 아직 교환되지 못한 수표 및 교환된 현금 중 18억 8,370만 원을 임의로 사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수표를 교부받은 원인행위는 이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고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으로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형사처벌되는 행위, 즉 거기에서 정한 범죄수익 등에 해당하는 이 사건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하여 그 특정, 추적 또는 발견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은닉행위를 법률행위의 내용 및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
한편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국제적 기준에 맞는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마련하고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특정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특정범죄를 직접 처벌하는 형법 등을 보충함으로써 중대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형사법 질서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추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의하여 직접 처벌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은 그 자체로 반사회성이 현저하다.
뿐만 아니라 형벌법규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금세탁행위를 목적으로 교부된 범죄수익 등을 특정범죄를 범한 자가 다시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그 범죄자로서는 교부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언제든지 범죄수익을 회수할 수 있게 되어 자금세탁행위가 조장될 수 있으므로, 범죄수익의 은닉이나 가장, 수수 등의 행위를 억지하고자 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 목적에도 배치된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범죄수익 등의 은닉범행 등을 위해 교부받은 이 사건 수표는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물건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이 피고인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그중 교환하지 못한 수표와 이미 교환한 현금을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공소외 4와 피고인 사이의 이 사건 수표에 관한 위탁관계는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일 뿐 다른 범죄행위에 사용하기 위한 자금으로 교부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수표가 범죄수익에 해당하여 그 교부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위탁관계의 내용에 따른 이 사건 수표의 교부 자체가 반사회질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교부행위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불법원인급여와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원심에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고, 또한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추징의 근거가 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추징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1] 민법 제103조, 제746조 / [2] 형법 제30조, 제355조 제1항, 민법 제103조, 제746조,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호, 제3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7. 1. 13. 선고 2016노112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은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을, 같은 호 (마)목은 ‘위 (나)목 등과 유사한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를 ‘외국환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6조 제4호는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 등의 업무에 딸린 업무’가 위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는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마)목의 외국환업무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5. 8. 선고 2005도160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즉 피고인 등이 한화 10억 원을 마련하여 운반하는 등 일련의 행위는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로서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마)목의 외국환업무에 해당하는 이상, 이로써 무등록 외국환업무로 인한 외국환거래법위반죄의 기수에 이르렀다. 설령 공소외인이 사실은 위안화를 송금할 의사가 없이 한화를 강취할 의사였고, 실제로 위안화를 지급함이 없이 강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사유는 형사소송법 제383조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 (마)목, 제8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제5호,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6조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현익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6. 10. 19. 선고 2015노387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07조는 제1항에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제2항에서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각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위 제1항의 명예훼손이든 제2항의 명예훼손이든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사실의 적시’는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하여 증명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도174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제307조 제1항의 ‘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그중에서도 적시한 사실이 ‘진실한 사실’인 때에 한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의 체계와 문언 및 내용에 의하면, 제307조 제1항의 ‘사실’은 제2항의 ‘허위의 사실’과 반대되는 ‘진실한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에 대치되는 개념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인 경우이든 허위의 사실인 경우이든 모두 성립될 수 있고, 특히 적시된 사실이 허위의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행위자에게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에는 제307조 제2항의 명예훼손죄가 아니라 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있다. 제307조 제1항의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되어 있는 반면 제307조 제2항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되어 있는 것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허위일 뿐 아니라 행위자가 그 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주관적 인식을 하면서 명예훼손행위를 하였다는 점에서 가벌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한편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처벌되지 않기 위하여는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행위하였어야 할 뿐 아니라,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것이거나 적어도 행위자가 그 사실을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진실한 사실’이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것을 의미하므로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나아가 ‘공공의 이익’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도2188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당초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가 제1심 제9회 공판기일에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허가하여 그와 같이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졌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인 명의로 발송한 이 사건 호소문은 전체적인 취지에 있어 중요한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거나 피고인에게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호소문의 내용 및 발송 상대방 등에 비추어 이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명예훼손의 범의가 없거나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 중 이 사건 호소문에 적시된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 관한 주장은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실관계 등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호소문의 내용은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이를 배포한 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하여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죄에서의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원심이 이 사건 호소문의 내용이 중요한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거나 피고인에게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의 범의가 없다고 판시한 부분은, 앞에서 본 법리, 특히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적시는 진실한 사실이든 허위의 사실이든 상관이 없다는 점으로 볼 때 그 이유 설시에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지만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3.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형법 제307조, 제31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7. 1. 18. 선고 2016노39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결혼중개업법’이라고 한다)은 결혼중개업을 건전하게 지도·관리하고 결혼중개업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하여 그 이용자를 보호함으로써 건전한 결혼문화 형성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결혼중개업법은 위와 같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특히 국제결혼중개업자에게 이용자에 대한 신상정보 제공의무를 부담하도록 하거나 일정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즉, 국제결혼중개업자는 결혼중개계약을 체결한 이용자와 결혼중개의 상대방으로부터 신상정보를 받아 각각 해당 국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다음 이를 상대방과 이용자에게 서면으로 제공하여야 하고(제10조의2 제1항 본문), 국제결혼중개업자는 결혼중개를 하는 경우에 18세 미만의 사람을 소개하거나 이용자에게 같은 시간에 2명 이상의 상대방을 소개하거나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2명 이상의 이용자에게 2명 이상의 상대방을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소개하거나 결혼중개를 목적으로 2명 이상의 외국인을 같은 장소에 기숙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2조의2).
한편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당사자의 의사와 계약의 성질, 내용, 목적, 체결경위 및 계약체결을 전후한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912 판결 등 참조), 국제결혼중개계약이 국내 이용자와 외국의 현지 업체 또는 소개업자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되어 있고, 국제결혼중개업자는 외형상 그 계약의 체결을 알선 내지 주선만 한 것처럼 되어 있는 경우에도, 국제결혼중개업자가 실질적인 계약당사자로 행위하면서 다만 결혼중개업법상의 의무나 금지사항을 회피하기 위하여 형식상의 계약명의자만 외국의 업체 등으로 하였을 뿐인 경우에는 그 국제결혼중개업자를 계약당사자로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국제결혼’이라는 상호로 국제결혼중개업을 하는 국제결혼중개업자로서 국제결혼중개계약을 체결한 이용자와 그 상대방에게 신상정보를 제공하여야 함에도, 2013. 7. 30. 11:00경 중국 하얼빈시 (주소 생략)에 있는 상호를 모르는 여관 객실에서 공소외 1에게 중국 여성 ‘공소외 2’와 만남을 주선하면서 만남 전 한글로 번역된 혼인경력, 건강상태, 직업,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매매알선 및 강요관련 범죄경력과 최근 10년 이내의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경력 등 법령에 의한 신상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결혼중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국제결혼이라는 상호로 국제결혼을 중개하는 국제결혼중개업자이다.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국제결혼중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1로부터 한 번에 여러 명의 여성을 소개해 줄 것을 요구받자 자신은 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중국인 소개업자 공소외 3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였다.
2) 공소외 1은 2013. 7. 3. 계약금 400만 원을 피고인의 계좌로 입금하고, 2013. 7. 18. 피고인으로부터 수기로 작성된 ‘국제결혼 계약서’(계약명의자는 기재되어 있지 않고 계약금 400만 원, 한국·중국에서 혼인신고 완료 후 1주일 내에 1차 잔금 115만 원, 중국 여성 입국 후 1주일 내에 2차 잔금 100만 원 합계 615만 원을 지급하고, 이를 위반하면 위약금 5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를 교부받고, ‘공소외 1과 공소외 3이 체결한 계약 및 계약 약관에 따른 모든 내용은 피고인과 공소외 1이 협의한 내용으로 피고인이 보증한다’는 내용의 ‘첨부서류’를 교부받았다.
3) 공소외 1은 2013. 7. 30. 중국에서 피고인의 전처인 공소외 4의 통역으로 중국 여성 6명과 맞선을 보았고, 당일 공소외 3을 만나 새로운 계약서와 국제결혼 약관을 교부받았는데, 그 계약서에는 부동문자로 공소외 3의 이름과 사업장 주소가 ‘중국 할빈시’라는 기재만 있을 뿐 서명날인이 없고, 계약서와 약관은 모두 한글로 되어 있다.
4) 또한 위 계약서에는 계약당사자가 ‘사업자 공소외 3’과 ‘회원 공소외 1’로 되어 있고 공소외 1이 거기에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폰번호를 쓰고 서명무인하기는 하였으나, 공소외 1이 사업자 공소외 3의 ‘회원’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5) 공소외 1은 위와 같이 중국에서 맞선을 보는 날 공소외 3을 만난 외에 그전까지 공소외 3과 계약내용을 교섭하거나 협의한 적은 없고, 계약체결과 그에 따른 비용 수령, 맞선과 통역, 혼인신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오로지 피고인과 협의하거나 피고인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였다.
6) 공소외 1은 이 사건 결혼중개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계좌로 2013. 7. 3. 400만 원 및 695,700원, 2013. 10. 2. 3,758,600원, 2013. 12. 2. 1,550,000원 합계 10,004,300원을 입금하였다. 위 돈 중 400만 원에 관하여 공소외 3 명의로 작성된 2013. 7. 30.자 영수증이 존재하기는 하나, 피고인에게 입금된 위 돈이 공소외 3에게 전달되었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금융자료나 피고인과 공소외 3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자료도 제시된 것이 없다.
7) 공소외 1은 2013. 12. 2.자로 중국 여성인 공소외 2와 혼인신고를 하였으나 공소외 2는 국내로 입국하지 않았고, 이후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혼인이 무효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맞선을 추진해 줄 것 등을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은 이를 모두 수용하였다.
8)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통상 국제결혼을 중개하여 성공하였을 경우 2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사건 결혼중개계약에 관여함으로써 100만 원 정도의 이득을 취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결혼중개계약을 보증한다는 취지의 ‘첨부서류’는 공소외 1과 공소외 3 사이의 계약서가 작성되기도 전에 미리 작성된 점, 공소외 1은 계약내용에 관하여 공소외 3과 교섭하거나 협의한 적이 없는 점, 계약금 등 이 사건 결혼중개계약에 따른 제반 비용은 전액 피고인에게 지급된 점, 이 사건 결혼중개계약의 체결 및 이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피고인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계약체결의 경위와 경과, 계약서 및 약관의 형식 및 내용,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혼인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간 뒤 보인 피고인의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제결혼중개업자인 피고인과 국제결혼에 관한 상담을 하고 중개를 의뢰한 공소외 1로서는 중국에서 교부받은 계약서에 계약상대방이 중국인 소개업자로 기재되어 있는 것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피고인을 계약당사자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의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용자인 공소외 1에게 같은 시간에 2명 이상의 상대방을 소개하는 등 결혼중개업법이 금지한 사항을 회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중국인 소개업자 공소외 3을 내세운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결혼중개계약의 당사자는 피고인과 공소외 1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그런데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결혼중개계약의 당사자 확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 제10조의2 제1항, 제12조의2,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2017. 3. 21. 법률 제147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2항 제4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미르 담당변호사 성정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2. 9. 선고 2014노296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약사(藥師) 또는 한약사(韓藥師)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하거나 의약품을 조제하는 등 약사에 관한 업무를 할 수 없고,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기준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개설등록을 하여야 하며, 원칙적으로 약국 개설자에 한하여 그 약국을 관리하면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약사법 제20조 제1항 내지 제3항, 제21조 제2항, 제23조 제1항, 제44조 제1항).
여기에서 나아가 약사법 제50조 제1항은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함으로써 의약품 판매 장소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는 약사(藥事)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약사법의 입법 목적(약사법 제1조)을 실현하고,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뿐만 아니라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8. 4. 24. 선고 2005헌마37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의약품의 주문, 조제, 인도, 복약지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이 약국 또는 점포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3423 판결 참조).
그런데 약사법령은 약국 개설자에 대해서는 의약품 도매상과는 달리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기준이나 의약품 유통품질관리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약사법은 약국 개설자에게만 동물약국 개설자에 대한 인체용 의약품 판매를 허용하고 있을 뿐이고 의약품 도매상에게는 동물약국 개설자에 대한 인체용 의약품 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약국 개설자가 동물병원 개설자에게 인체용 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약사법 제50조 제1항이 정하는 판매 장소의 제한은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두39357 판결 참조). 약국 개설자가 인터넷 또는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여 동물병원 개설자에게 의약품을 판매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약사법의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판매행위는 약국 개설자인 피고인이 인터넷 쇼핑몰에 인체용 의약품을 게시하고, 인터넷 쇼핑몰의 회원인 동물병원 개설자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피고인이 게시한 인체용 의약품을 주문하며, 피고인은 주문받은 인체용 의약품을 택배를 통해 동물병원 개설자들에게 운송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약사법 제50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원심판결에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약사법 제1조, 제20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21조 제2항, 제23조 제1항, 제44조 제1항, 제50조 제1항, 구 약사법(2015. 1. 28. 법률 제131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1항 제8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암 담당변호사 부봉훈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 20. 선고 2016노305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배임죄가 성립한다(형법 제355조 제2항).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라 함은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타인의 재산보전행위에 협력하는 경우라야만 되고, 두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관계상의 의무를 넘어서 그들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데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348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그 사무의 처리가 오로지 타인의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만을 내용으로 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성질도 아울러 가진다고 하더라도 타인을 위한 사무로서의 성질이 부수적·주변적인 의미를 넘어서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3532 판결 참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 중 배임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서울 영등포구 (주소 생략) 외 다수의 토지에 고시원인 건물과 도시형생활주택인 집합건물 신축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1) 피해자는 피고인이 대표이사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명의를 빌려 이 사건 사업을 운영한다.
(2) 그 대가로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의 설계용역과 감리용역을 수급하고 각종 절차 업무를 담당하여 설계용역대금과 감리용역대금 각 1억 5,000만 원, 월 급여 400만 원, 사무실 임대료 월 100만 원, 사업 완료 시 인센티브 5,000만 원을 수령한다.
(3) 이 사건 사업 완료 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공소외 1 회사 명의로 취득한 권리, 의무 일체를 반환하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공소외 2 명의로 보유한 공소외 1 회사의 주식을 반환한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 명의로 취득한 권리와 의무를 보전·관리하고, 이 사건 사업 완료 또는 청산사무 종료 시 피해자에게 이를 이전하거나 반환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재산을 보전·관리하는 자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
다.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법원으로부터 공소외 1 회사 명의로 반환받은 공탁금과 이 사건 사업의 수탁자인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공소외 1 회사 명의로 반환받은 예치금 중 합계 263,264,175원을 임의로 인출하여 이 사건 사업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355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중원 담당변호사 김수학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6. 9. 2. 선고 2015노510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참고자료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이라 한다) 제15조 제1항은 ‘임원 등의 선출을 위한 선거의 관리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위탁단체는 관할위원회와 협의하여 선거인명부 작성기간과 선거인명부 확정일을 정하고, 선거인명부를 작성 및 확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63조 제1항은 ‘거짓의 방법으로 선거인명부에 오르게 한 자’를 처벌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선거인명부 작성에 관계 있는 자가 선거인명부에 고의로 선거권자를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 사실을 기재하거나 하게 한 때’에 이를 처벌하고 있다.
한편 수산업협동조합법 제31조 제3항은 ‘지구별수협은 조합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상으로 제2항 각호(1호: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경우, 2호: 사망한 경우, 3호: 파산한 경우, 4호: 금치산선고를 받은 경우, 5호: 조합원인 법인이 해산한 경우)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는지는 이사회 의결로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군수산업협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정관 제25조 제2항과 제4항에도 위와 같은 내용을 정하고 있다.
위탁선거법 제63조 제2항은 공공단체 등의 위탁선거에서 선거인명부 작성에 관계 있는 자의 작위 또는 부작위로 인한 선거인명부의 불실기재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규정이다. 수산업협동조합법 제31조 제3항에 따르면, 수산업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지구별수협의 이사회 의결로써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선거인명부의 작성 업무를 담당하는 조합장 등이 조합원명부에 자격이 없는 조합원이 형식적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조합원의 자격 상실 등 조합 탈퇴 사유의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조합원명부를 정리하는 절차를 이행하여야 한다. 만일 조합장 등이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그와 같은 조합원이 선거인명부에 선거권자로 기재되도록 하였다면, 이는 위탁선거법 제63조 제2항에서 말하는 ‘거짓 사실을 기재하거나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인 피고인은 수산업협동조합법과 이 사건 정관의 관련 규정에 따라 조합원명부에 등재된 사람의 자격 유무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조합원 자격 유무를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정리된 조합원명부에 근거하여 선거인명부를 작성한 다음 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조합장 선거가 실시되기 전 ○○군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무자격조합원의 정비를 실시하라는 공문을 받아 이를 확인한 후 결재하였고,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76명이 실제로는 어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도 밖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
다. 피고인은 무자격조합원의 자격 유무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할 의무가 있는데도 그러한 이사회를 한 번도 소집하지 않았고, 실태조사 없이 어촌계장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조합원명부를 형식적으로 정리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채 조합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포함된 선거인명부를 ○○군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하고 선거인명부가 그대로 확정되도록 하였다.
라. 비록 조합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형식적으로 조합원명부에 등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조합원이 선거인명부에 선거권자로 기재되도록 하는 행위는 위탁선거법 제63조 제2항에서 정한 선거인명부에 거짓 사실을 기재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탁선거법 제63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과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 제63조 제2항, 수산업협동조합법 제31조 제2항 제1호,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수진 외 1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7. 1. 5. 선고 2016노313, 689 판결, 대구고법 2017. 1. 12. 선고 2016노313-1, 6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 및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79만 위안에 관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고 한다)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민법 제746조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뜻은, 그러한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는 데 있으므로, 결국 그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도275 판결 참조).
한편 민법 제746조에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여의 원인이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여가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이루어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 1은 공소외인의 아들로서 중국 시홍시 은행에 공소외인과 함께 자기 명의 계좌를 개설한 후 그 계좌에 공소외인 등의 금융다단계 상습사기 범죄수익금 또는 그 유래재산인 300만 위안을 입금하여 둔 사실, ② 피고인 1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자 중학교에서 씨름을 하면서 알게 된 선배인 피고인 2에게 위와 같이 은닉하여 둔 공소외인의 범죄수익금을 피고인 2 명의 계좌를 개설하여 입금하는 방법으로 보관하여 줄 것을 부탁하여 승낙을 얻은 후 위 계좌에서 400만 위안으로 늘어난 위 자금을 출금하여 피고인 2 명의 계좌에 입금하여 둔 사실, ③ 피고인 1에 대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관한 경찰 조사가 계속되자, 피고인 1은 피고인 2를 통해 소개받은 피고인 3에게 피고인 2 명의 계좌에 은닉하여 둔 위 400만 위안을 피고인 3 명의 계좌를 개설하여 입금하는 방법으로 보관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피고인 3은 이를 승낙한 사실, ④ 피고인 2는 자기 명의 계좌에서 400만 위안(이하 ‘이 사건 400만 위안’이라고 한다)을 출금하여 피고인 3에게 전달하였고, 피고인 3은 중국 청도에 있는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여 이 사건 400만 위안을 입금하여 보관한 사실, ⑤ 피고인 3은 자기 명의 계좌에 입금되어 있던 이 사건 400만 위안을 출금하여 임의로 사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 3이 피고인 1, 피고인 2로부터 이 사건 400만 위안을 교부받은 원인행위는 이 사건 400만 위안의 보관을 위탁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으로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 의하여 형사 처벌되는 행위 즉, 거기에서 정한 범죄수익 등에 해당하는 이 사건 400만 위안의 처분을 가장하고 그 발견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은닉행위를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것이므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
한편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국제적 기준에 맞는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마련하고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특정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특정범죄를 직접 처벌하는 형법 등을 보충함으로써 중대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형사법 질서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추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의하여 직접 처벌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은 그 자체로 반사회성이 현저하다.
뿐만 아니라 형벌법규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금세탁행위를 목적으로 교부된 범죄수익 등을 특정범죄를 범한 자가 다시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그 범죄자로서는 교부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언제든지 범죄수익을 회수할 수 있게 되어 자금세탁행위가 조장될 수 있으므로, 범죄수익 등의 은닉이나 가장, 수수 등의 행위를 억지하고자 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목적에도 배치된다.
그러므로 피고인 3이 피고인 1, 피고인 2로부터 범죄수익 등의 은닉범행 등을 위해 교부받은 이 사건 400만 위안은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물건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이 피고인 3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피고인 3이 이 사건 400만 위안을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범죄수익 등인 이 사건 400만 위안의 조성과정에 반사회적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이 피고인 3에게 범죄수익금을 단순히 임치시킨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임치계약 자체만으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교부행위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3이 이 사건 400만 위안을 임의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불법원인급여와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마.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피고인 3에 대한 부분 중 이 사건 400만 위안에 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인 279만 위안에 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과는 포괄일죄의 관계이고 이 사건 400만 위안에 관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분과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라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고, 무죄 부분인 279만 위안에 관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유죄로 인정된 이 사건 400만 위안에 관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과 포괄일죄로 기소된 관계에 있다고 하여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나머지 유죄 부분과 이유무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한편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추징의 근거가 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추징 부분도 파기되어야 한다.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의 상고 및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1] 민법 제103조, 제746조,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제3호, 민법 제103조, 제74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한명섭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2. 2. 선고 2016노46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그 오인, 착각, 부지를 이용하는 것으로서, 상대방이 이에 따라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여야만 위 죄가 성립한다. 만약 그러한 행위가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저지하거나 현실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도155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대한민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생활하다가 적발되어 중국으로 강제퇴거 당한 피고인이 중국에서 성명과 생년월일이 변경된 신분증과 호구부를 발급받아 위장결혼을 통해 재입국하여 외국인등록을 마친 후, 2007. 12. 24. 법무부에 그와 같은 사실을 숨긴 채 변경된 인적사항으로 귀화허가신청서를 작성하여 이를 접수·심사하는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여, 2009. 12. 9.경 귀화를 허가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함으로써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는 2016. 7. 29. 제기되었다.
3.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2007. 12. 24. 허위의 사실이 기재된 귀화허가신청서를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여 접수되게 함으로써 귀화허가에 관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상태가 초래된 이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기수 및 종료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여, 그때로부터 7년의 공소시효가 진행되어 이미 이 사건 공소제기 전에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면소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4.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허위사실이 기재된 귀화허가신청서를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여 그에 따라 귀화허가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청이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여야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기수 및 종료에 이른다고 할 것이고, 한편 단지 허위사실이 기재된 귀화허가신청서를 제출하여 접수되게 한 사정만으로는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저지하거나 현실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기수 및 종료시기, 공소시효의 기산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창석(주심) 박상옥 | 형법 제13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서혜진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6. 12. 1. 선고 2016노74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포괄일죄인 영업범에서 공소제기의 효력은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전체에 미치므로, 공판심리 중에 그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사실이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 검사는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그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공소제기된 범죄사실과 추가로 발견된 범죄사실 사이에 그 범죄사실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또 다른 범죄사실에 대한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는, 추가로 발견된 확정판결 후의 범죄사실은 공소제기된 범죄사실과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범죄가 된다. 따라서 이때 검사는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확정판결 후의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할 수는 없고 별개의 독립된 범죄로 공소를 제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도2744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411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검사는 피고인이 영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2015. 1. 20.부터 2016. 1. 7.까지 서울 은평구 (주소 생략)에서 ‘○○분식’이라는 상호로 떡볶이, 김밥, 라면 등을 조리·판매하여 휴게음식점 영업행위를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나. 제1심 공판절차 진행 중, 피고인이 2016. 1. 27. 서울서부지방법원(2015고약11216호)에서 영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2015. 1. 20.부터 2015. 9. 21.까지 위 ○○분식에서 위와 동일한 행위를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이 밝혀졌다.
다. 이에 제1심은 확정된 위 약식명령의 효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면소판결을 선고하였다.
라. 그런데 검사가 항소한 후 원심에서 공소장 기재 범죄사실의 범행일자를 ‘2015. 1. 20.부터 2016. 1. 7.까지’에서 ‘2016. 1. 28.부터 2016. 8. 18.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자, 원심은 이를 허가한 다음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변경된 범죄사실에 대하여 벌금 5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처음 공소제기된 범죄사실과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범죄사실은 모두 범행일자만 다를 뿐 같은 장소에서 영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동일한 음식점 영업행위를 하였다는 것이어서 이른바 영업범으로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한편, 원심에서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변경된 범죄사실은 위 약식명령 확정 후인 ‘2016. 1. 28.부터 2016. 8. 18.까지’ 이루어진 음식점 영업행위에 관한 것이어서 처음 공소제기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범죄이다. 따라서 검사는 위 기간의 음식점 영업행위에 관하여 별도로 공소를 제기하여야 하고,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범죄사실의 범행일자를 위 기간으로 변경하거나 위 기간의 범죄사실을 추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받아들여 변경된 위 기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동일성 및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승 담당변호사 정민호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7. 16. 선고 2015노1027, 111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는 의료법 제22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이를 이후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함과 아울러 다른 의료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 한편 의료법은 진료기록부의 작성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의사는 스스로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방법으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수 있는 재량이 있지만, 어떠한 방법을 선택하든지 환자의 계속적 치료에 이용하고, 다른 의료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의료행위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상세하게 기재하여야 하고(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124 판결 등 참조), 진료기록부의 정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의사의 서명을 누락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1657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진료기록부에 의사의 서명누락을 이유로 한 의료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의료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정신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정신의료기관의 장으로서 정신질환자인 공소외 1을 입원시키면서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가 필요한데도 공소외 1의 딸 공소외 2로부터 입원동의서를 받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정신보건법 시행규칙 제14조 제2항에는,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로서 그 보호의무자 중 1명이 동의의 의사표시는 하였으나 고령, 질병, 군복무, 수형, 해외거주 등으로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입원동의서를 입원 시까지 제출하지 못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다른 보호의무자로부터 그 사유서를 제출받아 입원을 시킬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당시 공소외 1이 야간에 응급차량으로 이송되어 왔고, 공소외 2가 다른 곳에 거주하고 있어서 밤늦은 시간에 병원까지 와서 입원동의서를 작성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공소외 2가 공소외 1의 입원 시까지 입원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이 위 시행규칙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부득이한 사유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정신보건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은 병원관리자로서 폐쇄병동의 정신질환자들이 언제든지 자살하거나 탈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창문의 유리창에 별도의 보호철망을 설치하거나 유리가 창틀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건물을 유지, 보수, 관리할 책임이 있음에도, 건물의 유지, 보수, 관리를 적절히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고, 그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1이 창문유리를 발로 걷어차고 유리창이 창틀에서 떨어져 나가자 그 사이로 빠져나가 건물 아래로 투신하여 사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업무상 과실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해자 공소외 3의 치료를 담당하였던 의료진들이 강박과정에서 혈전생성방지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자 공소외 3이 사망에 이르기 전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로 말미암아 피해자 공소외 3이 폐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하였으며, 피고인과 공소외 4, 담당 간호진들은 모두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치료를 담당한 의료진으로서 상호 의사 연락 하에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치료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역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업무상 과실과 인과관계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과실범의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의료법 제22조 제1항, 제9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상훈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7. 1. 11. 선고 2016노34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사기미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사기미수의 점에 대한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1)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범죄이므로, 피고인이 피기망자에게 작위 또는 부작위로 직접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기망한 경우에 한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도14242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고인과 공범들이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에게 예금을 인출하고 인출한 현금을 집에 보관하도록 거짓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피해자들로 하여금 현금을 타인에게 교부하거나 처분하는 행위를 하도록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인과 공범들이 사기죄의 기망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점이 있지만,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기죄에서의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사기미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사기미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관한 불복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직권 판단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은 항소심은 항소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 제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검사가 항소하였는데, 원심이 판결 이유에서는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주문에서는 항소기각의 선고를 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4도643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판결 중 사기미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 사건은 이 법원이 판결하기에 충분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에 의하여 직접 판결하기로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이유는, 피고인과 공범들이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로 하여금 예금을 인출하도록 하고 인출한 현금을 집에 보관하도록 한 행위는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사기죄에서의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제1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제1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무죄로 선고한 것에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사기미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347조 / [2]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52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64조 제4항, 제39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상민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 24. 선고 2016노330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에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해석상 검사는 그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는 상고할 수 없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6도1108, 2016전도1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형의 양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등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이러한 대법원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누구라도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고,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에 대한 철저히 심리를 거쳐 사형의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음이 밝혀진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578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강도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형의 집행을 종료한 후 불과 4개월여 만에 타인을 살해하고 자신의 삶을 마감하겠다는 수긍할 수 없는 이유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살인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이른 새벽 홀로 등산하던 생면부지의 피해자를 발견하고는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금품을 절취하려 한 것으로 그 죄책이 매우 무거운 점, 피고인에게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는지 의심될 뿐만 아니라 개전의 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하는 점,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 있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범행 당일 곧바로 자수한 이래 일관되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비록 법률상 심신미약의 정도에 이르지는 않지만 피고인에게 편집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이 있고, 이러한 정신질환 등이 이 사건 범행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교화의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의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음이 밝혀진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양형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1]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 [2] 형법 제41조 제1호, 제51조, 제250조 제1항, 제329조, 제34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3. 10. 15. 선고 (전주)2013노11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감금치사 공소사실 부분에 관하여
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나. 제1심은, ① 검시를 담당한 경찰공무원의 사체 및 현장상황에 관한 진술,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경과와 공소외 1의 사망 경과 사이의 차이, 내인성 사망원인 등 다른 사망원인의 존재 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의 사망원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시된 저체온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② 사망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인들의 공소외 1에 대한 격리 및 강박조치나 그 후의 환자 관리 소홀 등으로 공소외 1이 사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③ 또한 피고인 1로서는 간호사들의 환자 관리 소홀이나 그로 인한 공소외 1의 사망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감금치사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여, 이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이 잘못이라는 상고이유 주장 사유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는 원심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증거의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고, 원심판결과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는 이상, 공소외 1에 대한 격리 및 강박조치 등이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1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및 감금의 공소사실 부분에 관하여
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부분(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1) 정신보건법(2016. 5. 29. 법률 제14224호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 제1항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하여 해당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으며, 입원을 할 때 해당 보호의무자로부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입원동의서 및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질환자의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때에는 제1항에 따른 입원동의서에 ‘환자가 정신의료기관 등에서 입원치료나 요양을 받을 만한 정도 또는 성질의 정신질환에 걸려 있는 경우’ 또는 ‘환자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하여 입원할 필요가 있는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는 의견을 기재한 입원권고서를 첨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과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정신질환자를 입원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정신보건법 제22조 제1항의 취지 및 모든 정신질환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으며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항상 자발적 입원이 권장되어야 한다는 제2조 제1항, 제5항이 정한 기본이념 등에 비추어 보면, 제24조에서 정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경우에는 보호의무자 2인이 동의하고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정신질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진찰하고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다음 이에 기하여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입원을 결정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8429 판결 참조).
그렇다면 보호의무자의 동의를 제대로 얻지 못한 상태에서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결정에 의하여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사실과 다르게 입원 진단을 하였다거나 또는 정신의료기관의 장 등과 공동하거나 공모하여 정신질환자를 강제입원시켰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입원 결정과 구별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입원 진단 내지 입원권고서 작성행위만을 가지고 부적법한 입원행위라고 보아 감금죄로 처벌할 수 없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1이 공소외 2, 공소외 3의 입원 당시 적법한 보호의무자의 입원 동의가 없었음을 알았다거나 피고인 1이 이 사건 정신의료기관의 실제 운영자인 공소외 4 등과 공소외 2, 공소외 3의 감금을 공모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감금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이러한 원심의 판단 중 사실인정에 대하여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 사유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는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앞에서 본 법리 및 원심 판시 관련 법리와 아울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감금죄의 주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감금 부분(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① 공소외 2가 교제하던 여성을 상대로 살인미수의 범죄를 저질러 3년간 수용생활을 하였고, 그의 누나를 상대로 칼을 사용하여 위협하였으며, 감정의 기복이 심한 상태를 보인다고 피고인 1이 판단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2를 격리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정신보건법에 의한 정당한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고, ② 피고인 1이 공소외 2의 폭행 피해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격리의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격리조치를 해제하지 아니한 행위를 정신보건법에 의하지 아니한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려우며, ③ 피고인 1의 강박조치 지시 또는 진정제 투약행위만으로는 그로 인하여 감금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인정하여, 원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이러한 원심의 판단 중 사실인정에 대하여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 사유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는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 및 원심 판시 관련 법리와 아울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감금행위, 감금죄의 주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형법 제276조 제1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정신보건법(2016. 5. 29. 법률 제14224호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참조), 제5항(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항 참조), 제22조 제1항(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2항 참조), 제24조 제1항(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1항 참조), 제2항(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2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하늘 담당변호사 허태군 외 7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5. 4. 22. 선고 2015노8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에 해당하는 금품 등 제공행위가 같은 법 제112조 제2항 등에 규정된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면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7도3823 판결 등 참조).
한편 지방의회의원이 음식물 등 제공에 사용한 돈이 지방의회의 예산에 편성되어 있는 업무추진비에서 예산집행절차를 거쳐 지급된 경우, 그 지급이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법령에 의한 금품제공행위’ 또는 (나)목에서 정한 ‘대상·방법·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없다. 그러나 구 지방재정법 시행령(2007. 6. 28. 대통령령 제20123호로 개정된 것) 제144조 제2항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에 관한 사항은 행정자치부령으로 정한다.”라는 규정이 신설되고,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구체적인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마련하여 업무추진비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과 책임 아래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사용되도록 하기 위해서 구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2008. 3. 11. 행정안전부령 제5호로 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고 한다)이 제정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보조기관, 사업소장의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과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행사, 시책추진사업, 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비용인 “업무추진비”의 집행기준이 명확하게 되었다. 이를 반영하여 위 지방재정법 시행령과 이 사건 규칙이 시행된 이후에는 행정자치부 예규인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업무추진비(203목) 집행 과정에서 이 사건 규칙을 따르도록 규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위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서 지방의회비 중 업무추진비(205-05목, 205-06목)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각 업무추진비 지출에 적용되는 공통사항 중 이 사건 규칙 또는 이를 개정한 경우 그 개정 규칙을 적용하도록 정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한 집행방법을 따르도록 규정한 것과 달리, 그 집행기준에 해당하는 이 사건 규칙은 2015. 4. 1. 행정안전부령 제23호로 개정되기 전까지 지방의회의원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기준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의원의 업무추진비 관련 법령의 제정과 개정 경위, 각 법령의 취지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지방의회의원의 업무추진비가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을 보전해 주기 위한 것으로서 예산편성 시 그 용도를 공적 업무와 관련하여 지출하도록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을 뿐 지급대상이나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고, 그 집행기준을 규정한 법령이 없어서 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업무추진비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내부적인 사무처리 준칙이 있었다면, 단순히 그와 같은 사무처리 준칙이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따라서 지방의회의원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아니하였던 기간 동안 지방의회의원이 업무추진비를 사용하여 음식물 등을 제공한 행위가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추진비의 사용처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지방의회의원의 직무수행에 포함되는지 여부, 피고인들이 내부적인 사무처리 준칙상 그 회계처리에 유추적용되었다고 주장하는 규정에 의하면 그와 같은 업무추진비의 사용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 형식적으로 지방의회의원의 직무에 속하는 업무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규정을 유추적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그 직무수행과 관련 없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지출하거나 또는 그 직무수행과 관련된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과다하게 지출한 것인지 여부 등을 구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되,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에 해당하는 금품 등 제공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2. 원심은, 피고인 1이 30회에 걸쳐 공무원 243명에게 합계 4,027,019원 상당의 식사를, 피고인 2가 28회에 걸쳐 공무원 202명에게 합계 4,173,009원 상당의 식사를, 피고인 3이 37회에 걸쳐 공무원 237명에게 합계 4,672,892원 상당의 식사를, 피고인 4가 18회에 걸쳐 공무원 96명에게 합계 1,971,303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피고인들의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게 기부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고, 그것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피고인 1이 범죄일람표(1) 순번 13, 19, 27, 28번 기재와 같이, 피고인 2가 범죄일람표(2) 순번 1, 11, 15, 16, 17, 22번 기재와 같이, 피고인 3이 범죄일람표(3) 순번 6, 7, 8, 10, 13, 14, 17, 18, 20, 22, 24, 25, 31, 32번 기재와 같이, 피고인 4가 범죄일람표(4) 순번 4, 13번 기재와 같이 ○○광역시△구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은 지방자치단체장이고, 지방의회는 조례 제정, 예산심의, 행정사무 감사 등의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으므로, ○○광역시△구의회는 기본적으로 ○○광역시△구청과 견제와 감시 관계에 있다. 그러나 ○○광역시△구의회 회의 규칙 제52조 제2항에서 “위원회는 심의하는 안건이 예산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경우와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조례안에 대하여는 구청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에서 “제2항의 경우 설명의 충실을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관계공무원으로 하여금 대리하여 설명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법 제79조의2 제1, 2항에서 예산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의안의 경우 국회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서 등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광역시△구의회는 국회예산정책처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기관이 없어서 그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예산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안건을 심사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조례안을 심사하는 경우에도 ○○광역시△구청 소속 공무원들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확인해야 한다고 해석된다. ○○광역시△구의회는 ○○광역시△구청을 견제·감시하기 위해서라도 부수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그 협력관계의 범위는 국회의원이 행정부에 대하여 가지는 그것보다 긴밀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주된 업무인 특정 조례안 심사 등에 관하여 ○○광역시△구청 소속 공무원들과 협의를 거치기 위해서, 또는 향후 그와 같은 협의를 할 때 원활한 협력관계를 도모하기 위해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이라면, 이는 구의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주최하고 구의회와 상임위원회의 사무 수행을 목적으로 한 회의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은 지방의회의원의 직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 구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2010. 4. 21. 행정안전부령 제134호로 개정되어 2015. 4. 1. 행정자치부령 제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개정 규칙’이라고 한다)은,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하여 제3조에서 “업무추진비 집행 공무원은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려는 경우에는 [별표]에 규정된 직무활동에 대하여 집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칙에서 지방의회의원의 업무추진비 집행대상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피고인들이 ○○광역시△구청 소속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식사를 제공할 당시 지방의회의원의 업무추진비 집행대상을 정한 법령이 없었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광역시△구의회 사무과는 지방의회 의장 또는 상임위원회 위원장이던 피고인들의 업무추진비에 대하여도 그 성격이 유사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이 사건 개정 규칙이 유추적용되는 것으로 보아 동일한 사무처리 기준을 적용하여 업무를 처리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개정 규칙 [별표] 제4의 나.호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회의 참석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행위를 업무추진비 집행대상으로 정하면서 “이 경우 회의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사무 수행을 목적으로 하며 사전에 구체적인 회의 방법과 참석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규정이 자신들에게도 유추적용된다고 생각하고 구의회 의장 또는 상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구의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그 사무 수행을 목적으로 하여 사전에 구체적인 회의 방법과 참석 범위를 정하여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하였고, 간담회는 그 성격상 사전에 구체적인 회의 방법과 참석 범위를 정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사후적으로 업무추진비 집행의 근거를 명확히 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개정 규칙이 피고인들에게도 유추적용된다고 보던 내부 사무처리 준칙에 따르면, 피고인들의 이 부분 업무추진비 사용이 그와 같은 내부적인 사무처리 준칙에도 벗어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피고인들은 원심 판시 해당 부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대체로 1년에 1회 정도 ○○광역시△구청의 부서별로 간담회를 열었고(피고인 3의 경우는 1년에 2회 정도이다), 간담회 당시 제공된 식사비도 1인당 10,000원 내지 25,800원이며, 피고인들이 사전 또는 간담회 직후에 ○○광역시△구의회 사무과 회계담당 직원에게 그 비용의 사용내역에 관한 자료를 모두 제출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간담회의 시기, 비용, 회계처리 절차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지방의회의원으로서 그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이와 같은 간담회를 개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또한 피고인들이 간담회 과정에서 지출한 식사비용이 공직선거관리규칙 제50조 제6항에서 정한 상한인 1인당 1만 원을 초과하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일련의 간담회 개최 경위에 비추어 업무 협력을 위한 간담회에서 제공할 수 있는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수준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지방의회의원의 직무를 수행한다는 미명 아래 실제로는 지방의회의원의 직무수행과 관련 없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광역시△구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였다거나 또는 그 직무수행과 관련된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과다한 업무추진비를 지출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앞서 본 법리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간담회를 개최한 다음 ○○광역시△구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행위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고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이 ○○광역시△구청 소속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경위와 그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 등에 관하여도 심리하여, 그와 같은 업무추진비 지출 경위를 고려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에 대하여 판단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한편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한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신(주심) 이기택 | [1] 형법 제20조,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제1항 제1호 / [2] 형법 제20조,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2항 제4호 (가)목, (나)목, 제113조, 제257조 제1항 제1호, 구 지방재정법 시행령(2016. 11. 29. 대통령령 제27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4조 제2항(현행 지방회계법 시행령 제64조 제1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중원 담당변호사 강윤구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7. 1. 26. 선고 2016노24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5. 7. 28. 17:33경 부산 서구 동래구 소재 내성교차로를 교대 방면에서 동래경찰서 방면으로 우회전하였는데, 그 교차로는 차량 보조 신호등(이하 ‘이 사건 차량 보조 신호등’이라 한다)이 설치된 교차로이므로 운전자로서는 신호에 따라 운전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신호를 위반하여 우회전하여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이 사건 차량 보조 신호등은 원형 등화일 뿐 화살표 등화가 아닌 이상, 적색 등화인 상태에서 우회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신호위반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② 이 사건과 같이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연접하여 설치되어 있는 경우, 차량용 신호기가 차량에 대하여 교차로 직전의 횡단보도에 대한 통행까지도 지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우회전할 당시 교차로에 설치된 차량용 신호기가 적색 등화였고, 횡단보도 보행신호등이 녹색등이었다고 하더라도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은 이 사건 차량 보조 신호등은 원형 등화일 뿐이므로, 우회전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화살표 등화를 사용하였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화살표 등화는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2010. 8. 24. 행정안전부령 제156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것이어서, 그 이전까지는 차량 신호등 중 ‘화살표 등화’는 존재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차량 보조 신호등과 같이 종형삼색등 형태의 원형 신호등이 설치되었고 아직까지 교체되지 못하고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2010. 8. 24. 행정안전부령 제156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시행 이전에 횡단보도의 보행등 측면에 설치된 차량 보조등은 주신호등을 보조하기 위하여 도로 측면에 설치된 것으로서 차량용 신호등이었던 점,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시행되었다고 하여 횡단보도의 보행등 측면에 설치된 차량 보조등의 이와 같은 성격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차량 보조 신호등이 적색등인 경우 차량에 대하여 횡단보도 직전에 정지할 것과 우회전의 금지를 지시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이 이 사건 차량 보조 신호등이 화살표 등화가 아니라 원형 등화라는 이유만으로 우회전이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도로교통법의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 제156조 제1호,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6조 제2항 [별표 2], 제7조 제1항 [별표 3]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문덕현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7. 2. 15. 선고 2016노40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의 배상명령을 취소하며,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사건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에 피고인에 대한 양형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는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부당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2. 배상명령 부분에 대한 판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에 의한 배상명령은 피고인의 범죄행위로 피해자가 입은 직접적인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는 그 피해금액이 특정되고,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피고인에게 그 배상을 명함으로써 간편하고 신속하게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도모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위 법 제25조 제3항 제3호에 의하면,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때에는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같은 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14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유지한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에 대한 제1심판결은 피고인에 대하여 배상신청인에게 편취금 1,5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명한 사실, 배상신청인은 원심에 이르러 “피고인으로부터 피해를 회복받고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청구)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배상신청인에 대한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및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하여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배상명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을 파기하되 이 법원에서 자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4항에 따라 제1심판결의 배상명령을 취소하고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김소영 이기택(주심) | [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3항 제3호, 제32조 제1항 / [2]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3항 제3호, 제32조 제1항, 제33조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6. 11. 3. 선고 2016노28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의 적시와 의견표현의 구별에 관하여
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 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등 참조).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글의 집필의도, 논리적 흐름, 서술체계 및 전개방식, 해당 글과 비평의 대상이 된 말 또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문제 된 부분이 실제로는 비평자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하고, 다만 비평자가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해자가 「○○○○○○○ ○○○○」라는 저서(이하 ‘피해자 책’이라고 한다)에서 임나일본부라는 명칭을 부정함은 물론, 일본이 고대사의 특정시기에 가야를 비롯한 한반도 남부 일정지역을 점령하거나 통치했다는 사실을 일본인이 신봉하는 일본서기의 사료를 이용해 반박하였을 뿐이고 피해자 책에는 아래 ①, ②, ③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 책의 내용을 다룬 「△△ △△ △△△△」이라는 책(이하 ‘이 사건 책’이라고 한다)을 집필·발간하면서, 피해자가 ① “임나일본부설이 사실이다.”, ② “백제는 야마토 조정의 속국·식민지이고, 야마토 조정이 백제를 통해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라고 주장했다고 기술하고, ③ “일본서기를 사실로 믿고, 스에마쓰 야스카즈의 임나일본부설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라고 기술함으로써,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출판물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이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①, ②, ③ 부분은 겉으로는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그 부분만을 놓고 보면 사실의 적시로 오인될 소지가 없지 않으나, 이 사건 책은 피고인이 그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이 식민사관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집필되었고 시종일관 위와 같은 시각에서 기존 주류사학계의 연구성과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점, 위 ①, ②, ③ 부분은 피해자 책의 특정 부분을 인용한 후 그 부분의 논리구조를 설명하거나 피해자 책의 내용을 요약한 다음 이에 대한 피고인의 해석을 제시하고, 여기에 피고인 나름대로의 비판적 평가를 덧붙이는 서술체계를 취하고 있는 점 등과 이 사건 책 및 피해자 책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책을 읽게 될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보면 위 ①, ②, ③ 부분은 피고인이 이 사건 책의 다른 부분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과 같은 자료 내지 논증을 근거로 하여, ‘피해자는 임나의 지배주체가 백제라고 주장하였지만 그 밖에는 스에마쓰 야스카즈의 임나일본부설과 일본서기의 내용 대부분을 사실로 받아들였고, 표면적으로는 백제와 야마토 조정이 대등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백제가 야마토 조정의 속국인 것처럼 묘사하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야마토 조정이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이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과 다름없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함축적이고 단정적인 문장으로 서술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하고, 다만 피고인이 위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된다고 할 것이다.
비록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 내지 의견에 대해서는 그 내용의 합리성이나 서술방식의 공정성 등과 관련하여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비판은 가급적 학문적 논쟁과 사상의 자유경쟁 영역에서 다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하면서 겉으로 드러난 표현방식을 문제 삼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쉽사리 단정함으로써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함부로 끌어들일 일은 아니다.
라. 원심은 위 ①, ③ 부분에 관하여는 이 사건 책에서 기술한 내용의 전체적인 취지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지 않다거나, 이 사건 책에서 기술한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거나, 위 ①, ③ 부분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이는 피해자 책에 대한 피고인의 의견 또는 평가를 밝힌 것이라는 이유로, 위 ② 부분에 관하여는 이를 피해자 책에 숨겨진 이면의 논리에 대한 피고인의 가치판단과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은 없지 않으나, 피고인에 대하여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실의 적시와 의견표현의 구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허위사실의 적시 및 비방할 목적)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원심의 사실인정과 증거의 취사선택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허위사실의 적시 또는 비방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창석(주심) 박상옥 | 형법 제307조, 제309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선봉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온세계 외 1인
【주 문】
피고인을 징역 3년 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모두 사실]
피고인은 법률상 배우자인 공소외 1(여, 41세, 2001. 12. 4. 혼인신고)과 사이에 각 12세, 9세, 5세, 1세(공소외 2, 2015. 4. 5. 출생)인 4명의 자녀가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4. 9.경부터 핸드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공소외 3(여, 39세)과 교제하다가 집을 나와 2015. 1.경부터 위 공소외 3과 동거를 하였고, 그러던 중 위 공소외 3은 피해자 공소외 4를 임신하게 되어 2016. 1. 4. 피해자 공소외 4를 출산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2015. 11.경 공소외 3과 동거생활을 하면서 공소외 3의 바람대로 배우자인 공소외 1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을 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공소외 1과 그 사이에 출생한 자녀 4명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중 태어날 때부터 심장병으로 투병 중인 위 공소외 2(2015. 4. 5.생)에 대하여 제대로 돌보지 못하였다는 자괴감과 더불어 각별한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상태에서 배우자인 공소외 1에게 매월 자녀 양육비 및 생활비 등으로 200만 원 상당을 지급하는 외에 위 공소외 2(2015. 4. 5.생)의 병원비 등을 부담하면서 과도한 부채로 경제적 부담감을 가지게 되었으나, 배우자 공소외 1과 4명의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동거녀인 공소외 3에게는 회사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부천에 있는 배우자 공소외 1의 집과 용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를 오가는 이중생활을 하였는데, 이와 같은 이중생활을 하면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과도한 부채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 4명의 자녀에게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괴감을 가지게 되었다. 나아가 피고인은 공소외 3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에게 돌아갈 마음을 먹고 있으면서, 평소에 심하게 울며 보채는 피해자를 돌보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피해자를 싫어하는 마음을 공소외 1에게 수회 토로하였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6. 9. 11. 09:21경 배우자 공소외 1과 약속한 대로 배우자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를 만나기 위하여, 동거녀인 공소외 3에게는 “회사에 출근하였다가 과외 수업이 시작되기 전인 14:00까지는 돌아오겠다.”라고 거짓말한 후 피고인의 용인 집에서 나와 배우자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가 다니고 있는 부천 소재 ○○○ 교회에서 배우자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를 만나고 있던 중, 공소외 3으로부터 “과외 수업을 가야 하니 빨리 와 달라.”라고 재촉하는 문자메시지를 받게되었고, 이에 용인 집으로 돌아가려는 피고인을 배우자 공소외 1과 자녀들이 “좀 더 있다 가라.”라고 붙잡았으나 어쩔 수 없이 돌아가게 되자 배우자 공소외 1과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마음이 불편하고 짜증이 나게 되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상태에서 같은 날 14:45경 용인시 기흥구 (주소 생략) 주거지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과외 수업을 하러 가는 공소외 3을 만나 공소외 3으로부터 유모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당시 생후 8개월)를 인계받았다.
피고인은 2016. 9. 11. 14:49경 위 주거지 아파트 지하 1층 승강기 출입구에서 승강기를 기다리던 중, 평소에 피해자가 심하게 울고 보챌 때 쉽게 달래지지 않아 힘이 들고, 조금 전 배우자 공소외 1의 자녀들이 가지 말라고 만류하였으나 동거녀 공소외 3의 재촉으로 귀가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등으로 인해 짜증이 나게 되자,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피해자의 몸과 머리가 심하게 들썩거릴 정도로 1분 5초 동안 약 23회에 걸쳐 앞뒤로 강하게 흔들고, 계속하여 15:40경 위 피고인의 주거지 아파트 안에서 약 30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난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심하게 울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자 양팔을 피해자의 겨드랑이 사이에 낀 채 피해자를 빠르고 강하게 위아래로 수회 흔들고, 계속하여 피해자를 피고인의 머리 뒤로 넘겼다가 무릎까지 빠른 속도로 내리면서 흔드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피해자를 머리 뒤로 넘긴 상태에서 피해자를 놓쳐 피해자로 하여금 거실 바닥에 떨어지게 하였다.
피고인은 이로 인하여 2016. 9. 30. 17:50경 수원시 소재 △△대학교 병원에서 경막하출혈, 뇌부종, 양안 다발성 망막출혈 등으로 치료를 받던 피해자를 뇌간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증인 공소외 5의 법정진술
1. 영상녹화물 CD 동영상(피고인의 행적 및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드는 영상)
1.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6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경찰 작성 검증조서, 현장검증사진(증거기록 2권 1078쪽)
1. 각 의사소견서(의사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작성), 사망진단서(의사 공소외 8 작성), 수사보고(의사 공소외 7의 학대영상 시청 후 구두상 소견), 아동학대의심 변사사건 특별자문위원회 회의록 및 의견서
1.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의뢰회보
1. 112신고사건 처리표, 변사자조사결과보고(변사자, 현장 사진 첨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2조 제4호 (가)목, (나)목, 형법 제260조 제1항, 제273조 제1항(유기징역형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의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흔든 것은 학대에 해당하나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으로서도 유모차를 흔드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고 위아래로 흔들다가 피해자를 떨어뜨린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고 피고인도 그 행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는 있었으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달래 잠을 재우기 위해서 그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일 뿐이므로,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학대의 고의도 없었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학대행위 및 학대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는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 아동학대치사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 법에 의하면, ‘아동학대범죄’란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 형법상 폭행죄, 학대죄 등에 해당하는 죄를 말하며, ‘아동학대’란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의해 ‘성인이 아동의 건강을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먼저 위 규정 및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거나 정신적으로 차별대우를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상 학대죄의 개념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할 때, 피고인의 행위가 위 규정 적용의 전제가 되는 학대행위에 포섭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나) 한편 학대죄에 있어서의 범의는 반드시 계획적인 학대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학대가 되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또한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되는 것이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흔들어 피해자에게 충격을 가하고 피해자를 두 팔로 안고 위아래로 강하게 흔들다가 피해자를 떨어뜨린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는 위 법리에 따른 학대행위로 평가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피고인에게 학대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학대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재우려는 생각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으며 평소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거나 이 사건 외에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피고인이 한 행위의 태양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약 1분 동안 약 23회에 걸쳐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앞뒤로 강하게 흔들었다. 이 사건 유모차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바라보면서 탑승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피고인이 유모차를 앞뒤로 강하게 흔들 경우 피해자로서는 몸이 들썩이면서 유모차의 등받이 부분과 충돌하여 머리, 목, 등 부분에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드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팔을 앞으로 강하게 내뻗으며 유모차를 흔드는 모습과 그로 인하여 유모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의 몸과 머리가 심하게 들썩거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의 연령(생후 약 8개월),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방식, 피해자가 받았을 충격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신체에 반복적으로 손상을 줄 수 있음이 명백하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의 겨드랑이를 양손으로 잡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그에 맞추어 피해자를 피고인의 무릎 사이에서 머리 뒷부분에 이르기까지 위아래로 크게 흔들었다. 당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아서 가볍게 흔들고 보행기를 태워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울음을 그치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피고인이 앉았다 일어나면서 이에 맞추어 피해자를 흔들었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상당히 큰 회전반경과 비교적 빠른 속도로 피해자를 흔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4~5회 피고인의 무릎에서 머리 높이 정도까지 흔들다가 머리 뒤로 넘기는 일련의 동작을 3~4회 정도 했다는 것으로, 결국 피해자가 심하게 흔들린 횟수가 상당히 많고, 현장검증 시 도구인 인형이 실제 피해자보다 가벼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동작의 크기 등에 비추어 실제로도 상당한 가속도가 붙었을 것이어서 이로 인해 충격이 더해졌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
④ 피고인은 비행기 놀이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른바 비행기 놀이는 아이를 양손으로 잡고 머리 앞쪽에서 위아래로 가볍게 흔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일반인의 상식이라 할 것인데,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를 흔들어 머리 뒷부분까지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거꾸로 서는 형태가 되거나 단순히 겨드랑이만을 붙잡고 있던 피고인이 피해자를 놓칠 위험이 있는 등 행위의 태양 등에 비추어 매우 비상식적이어서, 통상적인 비행기 놀이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것이다.
⑤ 또한 비행기 ‘놀이’라고 하려면 이로 인해 피해자가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 것인데,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몇 번씩 머리 뒤로 피해자를 넘겼는데도 피해자가 계속하여 심하게 울었다는 것이고, 피해자가 말로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생후 8개월에 불과한 유아인 점 및 위와 같은 피해자의 반응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오히려 피해자가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이전 경험 등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를 잡고 흔들었을 때 피해자의 안구가 빨갛게 충혈되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어 피해자를 흔드는 행위 자체의 위험성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피해자의 친모인 공소외 3으로부터 피해자를 흔드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수차 요청받기도 하였는바, 그 당시의 피고인의 행위는 아이를 머리 뒤로 넘기지 않는 등 이 사건에 비해 그 강도가 낮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좀 더 약한 정도로 아이를 흔드는 것도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과 같이 행동함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타 정황에 관하여]
① 위와 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매트, 소파 등 피해자가 추락할 경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어떠한 안전장치 없이 거실 한복판에서 피해자를 흔들었고, 머리 뒷부분에서 피해자를 놓쳐 피해자가 거실 바닥에 전도되게 하였다.
② 비행기 놀이는 울지 않는 아이를 상대로 놀아줄 때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통상 우는 아이를 잠재우려면 가볍게 흔들거나 안아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바, 피고인 또한 이전에 공소외 1에게서 같은 취지의 조언을 듣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 피해자를 달래서 잠을 재우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지극히 부자연스럽고 비상식적이다.
③ 피고인이 범행 당시 이중생활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압박감 및 울고 보채는 피해자에 대한 짜증스러운 감정에 시달리고 있었음은 피고인도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육자로서 피해자를 해하려는 마음까지는 먹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짜증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나. 학대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및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 인정 여부
(1) 먼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그로부터 약 1시간 후 피해자를 위아래로 크게 흔들다가 피고인의 머리 뒤쪽까지 올린 상태에서 피해자를 놓쳐 떨어뜨린 행위는 비록 행위 방법이 두 가지로 나뉘기는 하나, 그 시간적 간격이 크지 않고, 피해자가 보채려고 하거나 울면서 심하게 보채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점, 위 두 가지 행위 사이에 피고인이 특별히 다른 일을 하거나 피해자 곁을 떠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모두 피고인의 단일한 학대 범의하에 이루어진 일련의 학대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2)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들던 중 피고인의 머리 뒷부분의 높이에서 피해자를 놓쳐 바닥에 떨어뜨렸고, 피해자는 잠깐 울다가 곧바로 경련을 일으켰으며 약 1시간 후 △△대학교 병원 응급실에서 경막하출혈, 뇌부종, 양안 다발성 망막출혈 등으로 수술 및 치료를 받던 중 약 4주 후 뇌간마비로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① 피해자의 진료를 담당하였던 의사들이 피해자의 머리 부분 충격과 사망 사이에 의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과 공소외 3 등 관계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유모차를 흔들고, 피해자를 잡아 피고인의 무릎에서 머리 뒷부분까지 위아래로 흔들다가 떨어뜨린 피고인의 행위 외에 피해자의 사망을 유발할 다른 요인이 개입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③ 피해자가 떨어진 높이는 피고인의 키에 해당하는 약 169cm에 가깝고, 피고인의 동작에 의해 가속도가 붙었을 것임을 감안하면 추락 시의 속도와 충격은 상당히 크다고 볼 것인 점, ④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는, 이 사건 아동학대치사죄의 기본적 고의 범죄인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드는 행위의 전형적 위험이라고 볼 수 있는 추락이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일련의 학대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피고인으로서도 위와 같은 위험한 행위 도중 피해자를 떨어뜨릴 경우 피해자가 머리 부분 손상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심하게 흔들어 피해자의 몸과 머리에 충격을 가하였는바, 공소외 7의 응급의학과 의사소견서(증거기록 1권 362쪽),공소외 5의 의사소견서(증거기록 1권 366쪽), 수사보고(의사 공소외 7의 학대영상 시청 후 구두상 소견), 아동학대의심 변사사건 특별자문위원회 회의록 및 의견서, 공소외 6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이 법정에서의 공소외 5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유모차를 강하게 흔드는 것만으로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하여 경막하출혈, 뇌부종 및 망막출혈이 발생하였을 의학적 가능성이 있어, 결국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의학적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유모차를 흔든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바,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국내 의학계에서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아동이 사망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고, 아이를 흔들면 통상 아이의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사회 일반의 인식이 존재할 뿐, 아이를 흔드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는지에 관하여 적어도 현재까지는 국내 의학계에서 통일된 이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의학적 연관성만으로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단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의 위 주장은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들다가 놓친 행위가 학대행위가 아니라는 전제하의 주장으로서, 위 행위가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더불어 일련의 학대행위를 구성하는 이상 유모차를 흔든 행위만을 따로 떼어 사망에의 인과관계나 예견가능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은 발생 초기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든 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망막출혈이 발견되자, 유모차를 흔든 행위를 두고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을 의심하였던 것으로, 후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들고 머리 뒤로 넘긴 상태에서 떨어뜨려 피해자에게 뇌손상이 발생되었음이 인정되었을 뿐 아니라, 피해자를 위아래로 심하게 흔드는 것으로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만큼,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흔들린 아이 증후군의 연관성 여부나 연관성의 정도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 ~ 5년
[권고형의 범위]
아동학대범죄처벌법상 아동학대중상해·치사 〉 제2유형(아동학대치사) 〉 감경영역(2년 6개월 ~ 5년)
[특별양형인자]
미필적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6개월
○ 의사표현과 행동이 자유롭지 않은 생후 8개월에 불과한 아동에게 울음은 유일한 표현수단이다. 피해자의 친모인 공소외 3과 그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피고인이 모두 인정하였듯이 피해자는 특히나 울음이 많은 편이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양육할 의무가 있음을 망각하고 피해자가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짜증이 나 피해자를 심하게 흔들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바닥에 떨어뜨려 결국 이 사건에 이르렀다. 피해자는 약 4주간의 수술 및 치료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망하였다. 이와 같은 범행의 경위, 방법, 피해자의 나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 피고인이 피해자를 학대하고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 중에는 피고인의 이중생활로 인한 압박감, 과도한 부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겪었을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했으며, 그러한 부담감이 피고인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피고인의 상황은 무고한 어린 생명인 피해자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무책임성을 부각시키는 요인에 해당한다.
○ 또한 피고인이 처한 환경이 사회적 안전망의 미비로 인한 것이라거나, 사회가 피고인 개인에게만 피해자 양육의 부담을 부당히 전가함에 따라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이는 피고인이 자초한 상황이므로, 피고인의 범행 동기나 경위에 특별히 참작할 사정도 없다.
○ 피고인은 피해자를 흔들다 떨어뜨린 후 20~30분이 지나서야 119 신고를 하였고, 그 신고내용도 허위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와 같은 지연 및 허위신고로 인해 피해자의 구호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피고인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였을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은 심각한 신체손상을 입은 친아들(혼외자)인 피해자의 안위 외에도 자신의 범행이 탄로날 것을 염려하는 등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 피해자의 친모는 예기치 못한 이 사건 결과로 인해 자식을 잃은 고통을 감내해야 할 처지에 놓였는바, 피고인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용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이상의 점을 볼 때 피고인에게는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요구되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 다만 ① 피고인이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② 피고인이 스스로 인정하듯이 몇 번 정도 피해자를 다소 강하게 흔든 것 외에는 평소에도 피해자를 학대하였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 ③ 이 사건 범행의 위험성이 상당히 크긴 하나, 도구에 의한 체벌이나 반복적인 괴롭힘 등 전형적인 학대행위보다는 그 정도가 다소 약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범행을 저지름에 있어 피고인에게 학대의 목적이나 계획적 학대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은 피해자의 친모인 공소외 3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피해자를 양육해 왔는바, 피해자의 사망으로 인해 피고인이 받았을 심리적 고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은 구속된 이후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방법, 범행 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였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민(재판장) 추진석 박상권 |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호 (가)목, (나)목, 제4조,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 형법 제260조 제1항, 제273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주현덕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6. 5. 13. 선고 2015노14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원심은,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상대로 같은 조 제2호에서 정한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피고인에게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 제16조 제2항, 제4항을 적용하여 수강명령과 사회봉사명령을 병과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직권으로 그 법령의 적용 중 ‘구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 제4항’ 부분을 청소년성보호법 제21조 제2항, 제4항’으로 경정하였다.
나. 그러나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1호에서 “아동·청소년이란 19세 미만의 자를 말한다. 다만, 19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월 1일을 맞이한 자는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기록상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범행을 저지른 범행일이 피해자가 19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월 1일 이후임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런데도 피고인에게 수강명령과 사회봉사명령을 병과함에 있어 청소년성보호법 제21조 제2항, 제4항을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청소년성보호법에서 정한 아동·청소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구 성폭력범죄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법무부장관이 보존·관리하여야 할 모든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등록정보에 관하여 획일적으로 20년의 등록기간을 부과하였으나, 법률 제14412호로 개정·시행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개정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 제45조 제1항은 종전의 규정과는 달리 그 등록기간을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에 대한 선고형에 따라 구분하여, 사형, 무기징역·무기금고형 또는 10년 초과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30년(제1호), 3년 초과 10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20년(제2호),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 등은 15년(제3호),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0년(제4호) 등으로 나누어 정하고 있다.
그리고 개정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2항은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와 다른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에 따라 경합되어 형법 제38조에 따라 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그 선고형 전부를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인한 선고형으로 보도록 규정하되, 같은 조 제4항에서 법원은 제2항이 적용되어 제1항 각호에 따라 등록기간이 결정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판결로 제1항 각호의 기간 중 더 단기의 기간을 등록기간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한편 위 개정법률 부칙 제6조 제2항은 “제45조 제4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공연음란의 공소사실과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위 각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개정 성폭력처벌법이 원심판결 선고 후에 시행됨으로써 이 사건에 개정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4항이 적용되는 결과, 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기간이 제1심판결의 선고형에 따라 같은 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한 기간으로 결정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지를 추가로 심리하여 위 각호의 기간 중 더 단기의 기간을 등록기간으로 정할지 여부를 심판하여야 할 필요가 생겼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2호, 제21조 제2항, 제4항,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하동규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6. 12. 21. 선고 2016노22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제1심의 재판에 대하여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피고인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후에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귀책사유 없이 제1심과 항소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하였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1054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제1심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양형부당으로 항소하자, 원심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되었다.
나.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고, 법원은 피고인이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한 것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상고권회복결정을 하였다.
3. 이러한 사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의하여 제1심 재판이 진행되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원심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채 재판을 진행하여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
4.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제23조의2 제1항,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 제383조 제3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정현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 19. 선고 2016노19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아래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448조, 제443조 제1항 제1호, 제174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1)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6조 제4항 제14호가 정한 ‘기업인수목적회사’(다른 법인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고 모집을 통하여 주권을 발행하는 법인을 말한다)이다. 기업인수목적회사의 경우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6조 제4항 제14호 및 금융투자업규정(금융위원회 고시) 제1-4조의2 제5항에 따라 최초로 모집한 주권의 주금 납입일부터 36개월 이내에 합병 대상 법인과 합병등기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 해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공소외 1 회사는 2014. 4. 22. 자본금 5,000만 원(발행주식 총수 50만 주)으로 설립되었고, 2014. 7. 18. 일반공모 방식으로 650만 주를 증자하여, 자본금 7억 원(1주의 금액 100원, 발행주식 총수 700만 주)인 상태에서 2014. 7. 23. 주권이 상장되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개시되었다.
(2)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에 주식 공모, 상장, 합병 등 업무를 위탁하였다. 공소외 2 회사 직원 공소외 3은, 공소외 2 회사가 위와 같이 위탁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고 한다)가 공소외 1 회사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한다.”라는 미공개중요정보(이하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라고 한다)를 알게 되었고, 2014. 7. 초순경 이를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공소외 4 회사의 소수주주인 피고인 1에게 알려 주었다. 피고인 1은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여 2014. 7. 23.부터 2014. 8. 19.까지 자신 명의 또는 피고인 2 주식회사 등 제3자 명의로 된 13개 증권계좌를 이용하여 공소외 1 회사 주식(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고 한다) 합계 895,802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12.7%)를 매수하였다.
(3) 공소외 1 회사는 2014. 8. 25.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공소외 4 회사를 흡수합병(이하 ‘이 사건 합병’이라고 한다)하기로 결정한 다음, 같은 날 이 사건 합병결정을 공시하였다. 이 사건 주식은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일인 2014. 8. 25.부터 우회상장에 따른 상장예비심사결과 적격 통보를 받은 2014. 10. 16.까지 거래가 정지되었다가, 2014. 10. 17. 거래가 재개되었다.
나. (1)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1호, 제174조 제1항은 상장법인 임직원으로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 그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여 이행하는 과정에서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임직원을 포함한다) 및 그러한 자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자 등이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시장법 제448조 본문은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여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주식을 매매하거나 그 밖의 거래를 하는 행위도 당연히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1호의 처벌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도3350 판결 등 참조). 한편 위 조항이 금지하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행위자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자기 계산으로 하는 것이든 또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익을 위하여 타인의 계산으로 하는 것이든 어떠한 제한이나 구별을 둘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137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앞서 본 사실관계를 토대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자본시장법 제448조, 제443조 제1항 제1호 위반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및 제2항에 규정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란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서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인 경우에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총수입에서 그 거래를 위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출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근절하려는 위 조항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1374 판결 등 참조).
한편, 위와 같은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위하여 반드시 위반행위가 이익 발생의 유일한 원인이거나 직접적인 원인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원인이 개재되어 그것이 이익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위반행위와 이익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나. (1) 제1심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얻은 총수입에서 그 거래를 위해 지출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산정하되,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공개로 인한 효과가 주가에 직접 반영되는 기간의 종기인 2014. 11. 5. 이전에 매도한 주식에 관해서는 매도단가와 매수단가의 차액에 매매 일치 수량을 곱한 금액을 주식거래로 인한 수입으로 보아 실현이익을 산정하고, 2014. 11. 5.까지 처분하지 않은 주식에 관해서는 2014. 11. 5.의 종가를 매도단가로 간주하여 그것과 매수단가의 차액에 잔여 수량을 곱한 금액을 주식거래로 인한 수입으로 보아 미실현이익을 산정하였다. 그 결과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피고인 1은 5,074,707,963원, 피고인 2 주식회사는 1,533,427,300원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하였다.
(2) 이에 반해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 이익의 가액을 산정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피고인 1이 5,535,934,807원, 피고인 2 주식회사가 1,654,657,280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공소사실 부분을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주권 상장일인 2014. 7. 23.부터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 직전 거래일인 2014. 8. 22.까지 이 사건 주식의 주가 상승분은 모바일 게임업체와 합병한다는 소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그 전부가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 이후 주가 상승분의 경우에도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와는 독립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합병비율 정보로 인한 부분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므로, 그 전부가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검사는 이 사건 주식의 2014. 11. 5. 종가를 기준가격으로 삼아 미실현이익의 가액을 산정하였으나, 이 사건 합병결정 및 합병비율로 인한 주가 상승 효과는 2014. 10. 21. 또는 2014. 10. 24. 모두 소진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먼저, 주권 상장일인 2014. 7. 23.부터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 직전 거래일인 2014. 8. 22.까지 이 사건 주식의 주가 상승분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주식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14. 7. 23.에는 2,160원이었고, 2014. 8. 23.에는 3,100원이었던 사실, 이 기간 동안 피고인 1이 공소외 1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약 12.7%에 이르는 895,802주를 매수하였고,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를 접한 피고인 2 주식회사 직원 공소외 5, 피고인 1의 아내와 동생 등 가족들, 공소외 4 회사 직원들과 그 가족 등도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 기간 동안 이 사건 주식의 거래량과 주가의 상승폭, 피고인 1 및 그 지인들과 공소외 4 회사 직원 등이 거래한 이 사건 주식의 수량, 공소외 1 회사는 기업인수목적회사이므로 증권시장에서 합병에 관한 정보 외에는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별다른 요인을 찾기 어려운 점 등을 모아 보면,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와 이 부분 주가 상승으로 피고인들이 얻은 이익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나 모바일 게임업체와 합병한다는 소문이나 모두 기업인수목적회사인 공소외 1 회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한다는 정보인 점,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를 전후한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공소외 4 회사의 주력 사업이다) 업체들과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성장세 등을 비교해 보더라도 합병 상대방이 둘 중 어떤 업체인지에 따라 합병 정보가 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모바일 게임업체와 합병한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위와 같은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 이후의 주가 상승분에 관하여 본다.
제1심은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가 2014. 11. 5.까지 이 사건 주식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2014. 11. 5.의 종가를 기준으로 피고인들이 얻은 이익의 가액을 산정하였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주식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인 2014. 8. 22.에 3,100원, 거래가 재개된 2014. 10. 17.에 7,130원이었고, 2014. 10. 21.에는 8,970원, 2014. 10. 24에는 10,200원, 2014. 11. 5.에는 13,000원이었던 사실, ② 2014. 8. 25. 이 사건 합병결정이 공시되었는데, 그 주요 내용은,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4 회사를 흡수합병하되 공소외 4 회사의 합병가액은 그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1과 1.5로 하여 가중산술평균하는 방법으로 정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합병비율은 1:138.9677419로서 합병신주의 종류와 수는 보통주 65,364,311주인 사실, ③ 위와 같은 합병가액과 합병비율 결정 방법은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 이전에 대부분의 기업인수목적회사가 주권비상장법인과 합병할 때 사용한 방법인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합병가액과 합병비율 결정은 합병에 반드시 수반되는 절차이고,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할 때 위와 같은 합병비율 결정이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인 1이 이 사건 합병결정 공시 전 합병비율에 관한 내용까지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와 이 부분 주가 상승으로 피고인들이 얻은 이익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고, 그중 합병비율로 인한 이익을 따로 산정하여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피고들이 얻은 이익에서 제외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3) 끝으로, 이 사건 합병결정 및 합병비율로 인한 주가 상승 효과가 2014. 11. 5. 이전에 모두 소진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사정은, 구체적으로 산정될 이득액의 많고 적음에 관한 문제일 뿐,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피고인들이 얻은 이득액을 산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인한 이득액을 산정할 수 없다고 보았으니, 거기에는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2항에 정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개념과 그 산정 방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은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과 일죄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 [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4조 제1항, 제443조 제1항 제1호, 제448조 / [2]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동서남북 담당변호사 김종영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2. 8. 선고 2016노254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죄
가. 상고이유 제1, 2점
항소법원은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해서는 그것이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소정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경우에 한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 한편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않은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2도167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8488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이 사건 항소이유서를 보면, 사기죄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는 1심판결에는 법리오해나 피고인이 녹용엑기스를 제조하는 공소외인에게 녹용 6냥이 아닌 3냥을 넣어서 달일 것을 지시하였는지에 관한 사실오인이 있다는 것일 뿐,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판매한 것에 녹용엑기스가 아닌 생녹용도 포함되어 있었는지에 관한 사실오인이 있다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그리고 피고인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원심법정에 제출한 변호인의견서에서 비로소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판매한 것에 녹용엑기스가 아닌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는 직권조사사항이 아닐 뿐 아니라 그와 같은 항소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항소심이 피고인의 변호인이 뒤늦게 한 위 사실오인 주장을 따로 판단하지 않고 나머지 항소이유들만 판단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원심의 판단에 심판의 대상과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거나 직권조사사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사기죄에 관한 공소사실에 녹용엑기스 판매와 생녹용 판매가 혼재되어 있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러한 공소사실의 특정 문제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항소심의 심판범위에 포함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 사유는 공소사실의 특정과는 무관한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3, 4점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실제로 녹용엑기스의 녹용 함량을 속여 피해자들을 기망한 일이 없고 편취범의가 없는데도 원심이 신빙성이 없는 공소외인의 진술만을 믿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사실을 잘못 인정하고 사기죄의 기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이 위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의 인정,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고, 그러한 사실관계에 따라 피고인에게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사기죄의 기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식품위생법위반죄(상고이유 제5, 6점)
가. 실체법상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일련의 범행 중간에 동종의 죄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확정판결로 전후 범죄사실이 나뉘어져 원래 하나의 범죄로 포괄될 수 있었던 일련의 범행은 확정판결의 전후로 분리된다. 사실심판결 선고 시 이후의 범죄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설령 확정판결 전의 범죄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별개의 독립적인 범죄가 된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797 판결,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도2744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관련 공범들과 순차 공모하여 2014. 4.경부터 2014. 8. 13.경까지 식품인 녹용엑기스를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으로 광고하여 판매한 사실로 공소 제기되어 2015. 8. 27. 대전지방법원(2015고단1147)에서 식품위생법위반으로 징역 1년 4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2015. 9. 4.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2) 이후 피고인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관련 공범들과 순차 공모하여 2015. 8. 28.부터 2016. 3. 7.까지 식품인 녹용엑기스를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으로 광고하여 판매한 사실’에 관하여 식품위생법위반 등으로 공소 제기되었는데, 원심에서 식품위생법위반 등에 관한 범죄일시를 ‘2015. 8. 28.부터 2016. 3. 7.까지’에서 ‘2015. 9. 5.부터 2016. 3. 7.까지’로 변경하고, 판매자 수와 판매액을 변경하는 내용으로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졌다.
다. 원심은 위와 같이 변경된 공소사실이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범죄임을 전제로 구 식품위생법(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2항에서 정한 ‘제94조 제1항의 죄로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구 식품위생법 제94조 제2, 3항을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형에 벌금형을 병과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구 식품위생법 제94조 제2, 3항의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제1항, 제364조 제1항, 제2항 / [2]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6. 8. 17. 선고 2015노70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택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배임 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에서의 고의, 무죄추정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허위공문서작성죄의 주체는 그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는 명의인인 공무원에 한하고 그 공무원의 문서작성을 보조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허위공문서작성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보조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허위공문서를 기안하여 허위임을 모르는 작성권자의 결재를 받아 공문서를 완성한 때에는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간접정범이 될 것이지만, 이러한 결재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작성권자의 직인 등을 부정 사용함으로써 공문서를 완성한 때에는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도898 판결 참조). 이는 공문서의 작성권한 없는 사람이 허위공문서를 기안하여 작성권자의 결재를 받지 않고 공문서를 완성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작성권자의 직인 등을 보관하는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작성권자의 결재가 있는 때에 한하여 보관 중인 직인 등을 날인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경우 다른 공무원 등이 작성권자의 결재를 받지 않고 직인 등을 보관하는 담당자를 기망하여 작성권자의 직인을 날인하도록 하여 공문서를 완성한 때에도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
나.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해서 증거조사를 마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07. 7. 1.경부터 2012. 6. 30.경까지 이 사건 전투비행단 체력단련장 관리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체력단련장 시설의 관리·운영 업무를 총괄하였다. 이 사건 전투비행단은 부대 내 골프장 전동카트 설치와 관련하여 2009. 8. 17.경 설치 공사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와 ‘공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전투비행단에 전자유도 전동카트시스템을 기부 채납하되, 이 사건 전투비행단이 공소외 1 회사에 지불하는 원금상환액의 총액이 시설투자비 1,008,000,000원에 금융비용을 포함한 액수에 이를 때까지 공소외 1 회사가 체력단련장을 사용·수익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전투비행단장 명의의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2) 피고인은 2012. 5. 21.경 위 체력단련장 사무실에서 부대복지관리위원회 심의의결 없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 사건 합의서 내용 중 시설투자비 ‘1,008,000,000원’을 ‘1,127,000,000원’으로 임의로 변경한 이 사건 수정합의서를 작성하여 출력한 다음, 행정실에서 이 사건 전투비행단장의 결재를 받지 않았는데도 결재를 받은 것처럼 단장 명의 직인 담당자를 기망하여 그로 하여금 이 사건 수정합의서에 날인하도록 한 다음 이를 공소외 1 회사 대표 공소외 2에게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문서인 것처럼 교부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허위의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수정합의서를 기안하여 작성권자인 이 사건 전투비행단장의 결재를 받지 않고 이를 모르는 단장 명의 직인 담당자로부터 단장의 직인을 날인받아 이 사건 수정합의서를 완성한 행위는 형법 제225조에서 정한 공문서위조죄에 해당하고, 이러한 문서를 행사한 행위는 형법 제229조에서 정한 위조공문서행사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허위의 내용이 기재된 수정합의서를 기안하여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단장 명의 직인 담당자로부터 직인을 날인받은 것을 작성권한 있는 자의 결재를 받은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위조 부분과 위조공문서행사 부분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문서위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위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과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34조 제1항, 제225조, 제22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정인숙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1. 20. 선고 2016노327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0조에서 정한 공동정범은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사에 따라 공범자들이 협력하여 범행을 분담함으로써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한 경우에 각자가 범죄 전체에 대하여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러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이때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461 판결,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3도12592 판결 등 참조). 한편 공동정범의 본질은 행위자들이 공동의 의사로 역할을 분담하여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고 있는 것임에 반하여, 종범은 그러한 행위지배가 없다는 점에서 양자가 구별된다(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도124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범죄사실이 인정되려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을 하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인정, 증거의 취사선택과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법원의 자유로운 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2.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이 원심 공동피고인들과 공모하여 스티커 사진기와 포토방명록 등 임대사업의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및 이유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 1은 2014. 6. 이후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상무로 재직하면서 방배동 영업소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실장 등 하위판매원들을 상대로 조회를 열어 영업활동을 독려하였다. 피고인 1의 입사와 영업활동 관여 경위, 유사수신업체 운영과 처벌 전력, 영업활동 관여 방식, 이후 영업실적의 추이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위 피고인은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사기 등 행위를 실행하였다.
나. 피고인 2가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입사한 경위, 담당한 직책과 업무의 내용, 2013. 8.경 위 회사의 주력 상품을 스티커 사진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담당한 역할, 방배동 영업소의 영업 방식이 가진 문제점에 대한 인식 정도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위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부터 이미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에 가담하였고,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된다.
다. 피고인 3이 공소외 1 회사에 입사한 경위와 담당한 직책, 매출집계현황의 보고와 투자금의 보관·전달 등 위 피고인이 담당한 업무나 역할, 관리한 정보의 중요도와 전달된 현금의 규모 등을 종합하면, 위 피고인에게도 공소사실 기재 투자금의 수입행위에 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된다.
3.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이나 기능적 행위지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위 피고인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4.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30조, 제3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상승 담당변호사 어수용 외 2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7. 1. 19. 선고 2016노34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의료법 위반 부분
가.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자격을 의사, 한의사 등으로 한정함으로써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하 ‘비의료인’이라고 한다)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의료인의 자격이 있는 사람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으로서 의료법 제33조 제2항 본문에 위배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거나 개설신고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82. 12. 14. 선고 81도3227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의료사업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하 ‘생협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설립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조합’이라고 한다)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가 된 경우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도1436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1) 이 사건 각 의료생협조합의 설립과정, 이 사건 각 요양병원의 운영과정 등을 종합하면, 형식적으로는 각 의료생협조합이 생협법에 따라 적법하게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처럼 가장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인 피고인 1이 각 의료생협조합의 명의를 이용하여 이 사건 각 요양병원을 개설하였다. (2) 이러한 행위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해당한다. (3) 피고인 2 등 나머지 피고인들은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위와 같은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가담하였고, 피고인들의 고의도 모두 인정된다.
다. 이 사건 각 의료생협조합의 설립과정이나 이 사건 각 요양병원의 운영과정 등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기관 개설이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죄형법정주의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부분
가.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요양병원이 마치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아 고의로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사기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1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
가. 원심은 피고인 1이 ○○○의료생협조합의 이사로서 ○○○요양병원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피해자 ○○○의료생협의 공금 3,000,000,000원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위 피고인의 개인 대출금 채무 2,308,953,149원을 변제하는 등 합계 2,898,953,149원을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고 인정하여 위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은 ‘○○○의료생협의 임대차보증금 채무를 변제하거나 위 생협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할 리모델링 공사비용 등으로 지급하였다’는 피고인 1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 임대차계약,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결론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제45조 제1항 제4호, 제46조의2 / [2] 형법 제13조, 제347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규석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7. 2. 10. 선고 2015노525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가. 구속제도는 형사소송의 진행과 형벌의 집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피고인의 신병을 확보하는 제도이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은 국선변호인을 반드시 선정해야 하는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그 제1호에서 정한 ‘피고인이 구속된 때’라고 함은, 피고인이 형사사건에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를 의미하고, 피고인이 별건으로 구속되어 있거나 다른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확정되어 수형 중인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579 판결 등 참조).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사건과 별건으로 구속된 형사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하였다가 위 두 사건에 대한 변론을 분리하기로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구속된 사실이 없고, 원심에서 국선변호인 선정을 위한 고지서를 송달받고도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하지 않았으며 항소 이후 원심 제4회 공판기일까지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여 방어권을 행사하였다. 원심은 제3회 공판기일이 지난 다음 2017. 1. 9. 별건으로 구속된 사건인 대구지방법원 2017노102 사건과 이 사건에 대한 병합심리 결정을 하였다가 2017. 1. 20. 제4회 공판기일에서 위 두 사건에 대한 변론분리 결정을 한 다음 피고인의 사선변호인이 2017. 1. 24. 사임계를 제출하자 2017. 1. 25. 제5회 공판기일에서 변호인 없이 피고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이 사건에 대한 변론을 종결하고 2017. 2. 10.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위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282조를 위반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잘못이 없다.
나.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써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173 판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13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결정으로 변론을 분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300조), 이때 결정을 고지함에는 재판서를 작성하지 않고 조서에만 기재하여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8조).
기록에 의하면, 원심 제4회 공판기일(2017. 1. 20.)에 재판장이 병합된 대구지방법원 2017노102 사건과 이 사건에 대한 변론분리 결정을 하고 이를 고지한 것이 공판조서에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기재가 명백한 오기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을 다투며 변론분리 절차의 위법을 주장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상고이유 제2점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인정을 잘못하거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300조 / [2] 헌법 제12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282조, 제300조 / [3] 형사소송법 제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1. 20. 선고 2016노29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판시 범죄일람표 순번 2, 3, 5 내지 36, 38 내지 41 기재 각 차량의 점유나 사용 관계, 직권말소 후 신규 차량으로 등록하였는지 여부 및 그 경위, 그 신규 등록 당시 소유 명의자 및 그 소유권 변동 관계, 피고인들의 구체적인 관여 정도 등을 알 수 있는 별다른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인들이 렌트카 회사를 설립하고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차량을 위 회사의 영업용 자동차로 등록하면서 대포차로 유통시키고, 그 후 자동차대여사업자 등록취소 처분을 받아 위 각 차량을 직권말소시켜 저당권 등이 소멸되도록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각 차량을 은닉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각 차량 부분에 대한 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가.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은닉’이란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 물건 등의 소재를 발견하기 불가능하게 하거나 또는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하고, 그로 인하여 권리행사가 방해될 우려가 있는 상태에 이르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고 현실로 권리행사가 방해되었을 것까지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6도13734 판결 참조).
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들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 등의 대출을 통해 할부구매한 신차들을 싸게 구입하여 렌트카 회사 명의로 등록한 다음, 자동차대여사업자등록이 취소되더라도 차량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공소외 1 회사 등 저당권자는 결국 차량에 대한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되어 렌트카 회사 등록 차량들에 대한 직권 등록말소절차가 이루어지고, 이후 직권말소된 차량의 번호판을 반납하면 공부상 저당권등록이 소멸된 새로운 번호로 신규등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와 같이 저당권 설정된 차량을 정상차로 부활시켜 판매하기로 공모하였다. 그리하여 피고인들은 2011. 3. 2. 렌트카 회사인 공소외 2 회사를 설립하고, 피고인 2는 대표이사로서 설립 및 인허가 관련 업무를, 피고인 1은 사내이사로서 공소외 3, 공소외 4와 함께 차량을 구해 등록하는 업무를 각 담당하기로 하였다.
(2) 피고인들은 2011. 4. 7.부터 같은 해 6. 7.경까지 판시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41대의 차량을 구매하여 공소외 2 회사 명의로 이전등록하였는데, 위 차량들은 모두 2010년식 또는 2011년식의 신차들로서 공소외 1 회사 등의 명의로 저당권등록이 되어 있었다.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렌트카 영업의 외관만 갖춘 채 렌트카 영업은 전혀 하지 않았고, 저당권등록의 말소를 목적으로 우선 공소외 2 회사 명의로 차량을 등록하고 곧바로 차량을 구매자들 또는 지입차주들에게 처분·인도하거나 처음부터 인도를 받지 아니함으로써 그들이 차량을 보유하도록 하였으며, 공소외 2 회사가 직접 보관하거나 관리하는 차량은 없었다.
(3) 강원도는 2011. 7. 27. 차량 등록기준 대수(50대) 미달 등을 이유로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자동차대여사업 등록취소 처분을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차량 구매자들 또는 지입차주들로부터 차량의 번호판을 수거하거나 저당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승낙을 받는 등 자동차관리법에 정한 자진말소등록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4) 춘천시 차량등록사업소는 2012. 6. 27. 공소외 2 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2에게, ① 직권말소예정일을 2012. 7. 28. 이후로, ② 직권말소등록 대상차량을 (차량등록번호 1 생략) 외 40대로 정하여 자동차대여사업 등록취소에 따른 직권말소등록예정 통보를 하였고, 같은 날 저당권자들인 공소외 1 회사 등에게 같은 내용으로 직권말소등록에 따른 권리행사 통보를 하였다. 이에 공소외 1 회사는 2012. 7. 24. 저당권의 목적인 차량들에 대하여 춘천지방법원 2012타경7508호로 임의경매신청을 하였으나 차량들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어 결국 경매절차가 취소됨으로써 저당권 행사를 하지 못하였다. 한편 2012. 8. 17.부터 2013. 10. 10.까지 공소외 2 회사에 등록된 차량 중 판시 범죄일람표 순번 4[(차량등록번호 2 생략) 그랜저] 차량을 제외한 40대에 대하여 사업자등록취소에 따른 직권말소등록이 이루어졌고, 이와 같이 직권말소가 이루어진 차량들 가운데 일부는 말소등록 후 며칠 이내에 차량 번호판이 반납되었고, 일부 차량[(차량등록번호 3 생략), (차량등록번호 4 생략)]은 자동차등록원부에 ‘부활용 말소사실 증명서’까지 발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사실관계를 살펴본다.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자동차대여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 및 자동차등록 직권말소절차의 허점을 이용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모의하였다. 그리하여 피고인들은 렌트카 사업자등록만 하였을 뿐 실제로는 그 영업을 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차량 구입자들 또는 지입차주들로 하여금 차량을 관리·처분하도록 함으로써 그 차량들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게 하였고, 나아가 자동차대여사업자등록이 취소되어 그 차량들에 대한 저당권등록마저 직권말소되도록 하였다. 이러한 행위는 그 자체로 저당권자로 하여금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초하여 저당권의 목적이 된 자동차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 [1] 형법 제323조 / [2] 형법 제30조, 제32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이홍훈 외 2인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6. 7. 7. 선고 2015노7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단순히 의례적인 위로금이 아니라 선거운동의 목적으로 선거인인 공소외 1과 선거인의 가족인 공소외 2에게 금전을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선거운동 목적 금전제공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이라고 한다)에서 정한 ‘선거운동의 목적’ 및 선거운동에서 제외되는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의 판단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 중 공모관계의 성립요건, 기부행위자의 특정, ‘선거인이나 그 가족’의 범위에 관한 주장은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사유를 상고심에서 비로소 제기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그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위탁선거법 제60조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범행에 제공된 금전·물품·향응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박탈하여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선거인이나 그 가족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제공된 금전 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제공자에게 반환한 때에는 제공자로부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나.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선거인이거나 그 가족인 공소외 1, 공소외 2에게 금전을 제공하였다가 이를 돌려받았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그 가액의 추징을 명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추징을 선고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에 의하면, 피고인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제공한 금전을 그대로 돌려받았다면 제공자인 피고인으로부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추징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위탁선거법 제60조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만 제공된 금전이 그대로 반환된 것이 아니라면 그 후에 같은 액수의 금전이 반환되었다고 하더라도 반환받은 제공자로부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할 것은 아니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금전의 반환 여부는 물론, 제공된 금전 자체의 반환으로 볼 수 있는지에 나아가 심리할 필요가 있음을 아울러 지적하여 둔다.
3. 파기의 범위
주형과 몰수 또는 추징을 선고한 항소심판결 중 몰수 또는 추징 부분에 관해서만 파기사유가 있을 때에는 상고심이 그 부분만을 파기할 수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처럼 항소심이 몰수나 추징을 선고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파기하는 경우에는 항소심판결에 몰수나 추징 부분이 없어 그 부분만 특정하여 파기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의 선거운동 목적 금전제공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82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 파기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나머지 부분이 파기되는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하여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된 때에는 그 부분도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1]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호, 제60조 / [2]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호, 제6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서용진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7. 3. 16. 선고 2016노235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에서의 ‘고의’, ‘재산상 이익’과 업무상횡령죄에서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원심판결에 양형심리와 양형판단에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
(1)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0도576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6604 판결 등 참조).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물건의 소유자에게 고의가 없는 등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공동정범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
(2) 원심판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에서 문제 된 에쿠스 승용차는 피고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공소외인 명의로 등록되어 있다.
(나) 공소외인은 피고인과 함께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의 공동정범으로 공소 제기되었다가 제1심에서 2015. 12. 14. 분리 선고되면서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 항소심(대전지방법원 2016노42)에서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 범행은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동의 없이 임의로 저지른 것이고, 공소외인이 피고인과 공모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고 이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3) 원심은,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위 에쿠스 승용차의 소유자인 공소외인이 무죄인 이상, 피고인 단독으로는 더 이상 권리행사방해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위 에쿠스 승용차의 소유자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4)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심리미진, 공소장변경 등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1)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여야 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경우라도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따른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이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1601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도10701 판결 등 참조).
(2) 검사는 피고인이 사실혼 배우자의 명의를 빌려 자동차를 매수하면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고 자동차에 저당권을 설정하였음에도 저당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등 자동차의 소재를 찾을 수 없도록 하여 담보가치를 상실케 하였으므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에서 정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쉽사리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권리행사방해죄와 배임죄는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이 달라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고,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현저하게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이 공소 제기된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서만 심리·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공소장 변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30조, 제33조, 제32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강진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5. 9. 11. 선고 2015노191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때에 무고죄가 성립한다(형법 제156조). 무고죄는 부수적으로 개인이 부당하게 처벌받거나 징계를 받지 않을 이익도 보호하나, 국가의 형사사법권 또는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5도2712 판결 등 참조).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행위가 무고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신고된 사실 자체가 형사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하므로, 가령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신고 당시 그 사실 자체가 형사범죄를 구성하지 않으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4. 13. 선고 2006도55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무고행위 당시 형사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경우에는 국가의 형사사법권의 적정한 행사를 그르치게 할 위험과 부당하게 처벌받지 않을 개인의 법적 안정성이 침해될 위험이 이미 발생하였으므로 무고죄는 기수에 이르고, 이후 그러한 사실이 형사범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례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성립한 무고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고소내용은 허위의 사실에 해당하고 피고인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으며 무고행위 당시 피고인에 의해 신고된 사실 자체가 형사처분의 원인이 될 수 있었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이사였는데, 2014. 1. 9. 부산지방검찰청 민원실에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의 대표로 있던 공소외 3을 상대로 ‘피고인이 2009. 9. 2. 피고소인 공소외 3 측으로부터 ○○○○빌(호실번호 1 생략)와 (호실번호 2 생략)를 분양받았으나 피고소인 공소외 3이 다른 사람에게 이중으로 이를 분양하였으므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그 후 2014. 2. 6. 부산지방검찰청 조사과 사무실에서 고소인 진술 당시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 회사로부터 도급받아 시공한 ○○○○빌 내부마감공사의 기성금 1억 5,000만 원에 대해 2009. 9. 1. 공소외 3과 공사대금을 9,000만 원으로 합의하고 그 변제방법으로 ○○○○빌 두 채를 분양받았다. 그런데도 공소외 3이 이를 피고인에게 이전해 주지 않고 2014. 1.경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였으므로 처벌해 달라.’고 진술하였다(이하 ‘이 사건 고소’라 한다).
(2) 피고인은 공소외 3과 이 사건 공사에 따른 공사대금을 9,000만 원으로 합의하고 공소외 3이 이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대신 ○○○○빌 두 채를 분양받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자기가 한 공사의 내용이나 공정률, 이에 따른 기성고 금액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피고인이 한 공사는 일부 페인트 작업과 펜스 작업 등으로 공사대금도 650만 원에 지나지 않고, 피고인은 공소외 3으로부터 650만 원을 모두 지급받아 둘 사이의 채권·채무관계가 모두 정산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이 이 사건 고소 전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공소외 3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공소외 3은 2009. 12. 24.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받을 공사금액은 수사기관에서의 주장(5억 원)과 달리 650만 원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고(부산지방법원 2009노1085), 위 판결은 2010. 4. 29.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0도482).
(4)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이 사건 고소에 따라 검찰에서 위 고소사실에 관하여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5) 이 사건 고소와 조사 당시의 대법원 판례가 ‘채권담보로 부동산에 관한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채무자가 대물로 변제하기로 한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으나(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도4293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2014. 8. 21.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로 판례를 변경하여 위와 같은 경우에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대법원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나.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무고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1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5. 27. 선고 2015노29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피고인 1, 피고인 3이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 한다) 위반(횡령)의 점 및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2009. 1. 14.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13. 11. 12.까지 재직하였고, 피고인 3은 피해자 회사의 임원으로서 피고인 1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임직원 급여 등을 담당하는 총무·지원부서인 GSS(Group Shared Service) 부문장 등으로 근무하였다.
피고인 1, 피고인 3은 공모하여, 2009. 3. 25.부터 2013. 9. 25.경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원들에게 역할급(CRA: CEO Recognition Award)으로 합계 27억 5,700만 원을 지급하면서 그중 일부를 미리 공제하거나 반환받아 합계 11억 6,850만 원의 비자금(이하 ‘이 사건 비자금’이라고 한다)을 조성하여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개인적인 경조사비, 유흥비 지급 등의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11억 6,850만 원을 횡령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 1, 피고인 3과 비자금 관리인 공소외 2 및 역할급을 반환한 일부 임원만이 비자금 조성을 알고 있었고, 그 외 피해자 회사의 주주와 이사 등 나머지 구성원들은 비자금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던 점, ② 피고인 1의 경우 현금성 경비를 포함하는 업무 관련 비용의 지출을 위한 정상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도외시한 채 비정상적으로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한 뒤 회사의 통제 없이 사용한 점, ③ 피고인 1이 이 사건 비자금의 대부분을 경조사비와 격려금 등으로 지출하였다는 증인 공소외 3, 공소외 4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피고인 3의 같은 취지 주장에 부합하는 피고인 3 제출의 경조사 내역 등과 사실확인서 역시 믿기 어려우며, 달리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비자금 사용과 관련한 장부 등 구체적인 자금 사용내역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빙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④ 설령 일부 경조사비나 격려금이 피해자 회사를 위해 지출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은 업무추진비와 직책급을 수령하였고, 피고인 3은 역할급을 수령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조사비 등을 이 사건 비자금에서 지출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1, 피고인 3은 공모하여 이 사건 비자금을 주로 피해자 회사의 업무 수행이 아닌 개인 용도에 소비한 것이어서 위 피고인들에게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일부 이유무죄)로 인정하였다.
다. 불법영득의사 및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에서의 이득액 관련 피고인 1,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1)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법인의 회계장부에 올리지 않고 법인의 운영자나 관리자가 회계로부터 분리시켜 별도로 관리하는 이른바 비자금은, 법인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법인의 자금을 빼내어 착복할 목적으로 조성한 것임이 명백히 밝혀진 경우에는 조성행위 자체로써 불법영득의 의사가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6. 6. 27. 선고 2005도2626 판결 등). 또한 보관·관리하던 비자금을 인출·사용하였음에도 그 자금의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용처에 그 비자금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 자료는 현저히 부족하고 오히려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신빙성 있는 자료가 훨씬 많은 것과 같은 경우에는 비자금의 사용행위가 불법영득의 의사에 의한 횡령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피고인들이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유를 들어 비자금의 행방이나 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는 자료도 제시한 경우에는 피고인들이 보관·관리하고 있던 비자금을 일단 다른 용도로 소비한 다음 그만한 돈을 별도로 입금 또는 반환한 것이라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함부로 그 비자금을 불법영득의사로 인출·사용함으로써 횡령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98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도5459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피고인들이 회사의 비자금을 보관·관리하고 있다가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회사를 위하여 인출·사용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비자금의 조성 동기, 방법, 규모, 기간, 보관 및 관리방식 등에 비추어 비자금이 조성된 후에도 법인이 보유하는 자금의 성격이 유지되었는지 여부, 그 비자금의 사용이 사회통념이나 거래관념상 회사의 운영 및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회사가 비용부담을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는 용도에 지출되었는지 여부, 비자금 사용의 구체적인 시기, 대상, 범위, 금액 등이 상당한 정도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는 기준에 의하여 정해졌는지 여부를 비롯하여 비자금을 사용한 시기, 경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비자금 사용의 주된 목적이 개인적인 용도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478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이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증명하여야 하고, 그만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 및 제356조의 업무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고 재물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양형 판단에서 고려할 사유가 될 뿐이다. 반면 횡령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죄는 횡령한 재물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일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다. 그러므로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의 원칙, 그리고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려면, 횡령한 재물의 가액이 특정경제범죄법의 적용 기준이 되는 하한 금액을 초과한다는 점도 다른 구성요건 요소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도2857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 1이 피해자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피고인 1, 피고인 3은 2009. 3. 25.부터 2013. 9. 25.까지 임원들에게 역할급으로 합계 27억 5,700만 원을 지급하면서 그중 일부를 미리 공제하거나 반환받는 방식으로 2009년 2억 9,600만 원, 2010년 2억 8,000만 원, 2011년 2억 8,000만 원, 2012년 2억 5,350만 원, 2013년 5,500만 원, 합계 11억 6,450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였다. 피해자 회사 GSS 부문 소속 계약센터장 등으로 근무한 공소외 2는 이와 같이 조성된 이 사건 비자금을 보관·관리하였다.
피고인 3은 대표이사 비서실장인 공소외 3에게 대표이사의 경조사비와 기타 경비 등이 필요할 경우 비자금의 보관·관리에 관한 실무담당자인 공소외 2에게 요청하여 사용하라고 하였고, 공소외 3 역시 비서실장을 그만두면서 후임 비서실장인 공소외 4에게 같은 취지로 전달하였다. 공소외 2는 피고인 3이 지시한 바에 따라 공소외 3이나 공소외 4가 요청하면 대표이사 비서실에 이 사건 비자금을 현금으로 전달하였고, 비정기적으로 피고인 3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도 이 사건 비자금에서 현금을 전달하였다.
② 한편 피고인 1의 전임 대표이사 재직 당시에는 모든 임원들로부터 직급별로 정해진 비율에 따라 급여 중 일부를 일률적으로 되돌려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후 이를 대표이사 비서실에서 경조사비 등 현금성 경비로 사용하였다. 2009. 1.경 피고인 1로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전임 비서실장인 공소외 5는 임원들로부터 받은 것으로서 경조사비로 쓸 경비라고 하면서 남은 비자금 약 1억 5,000만 원을 공소외 2에게 인계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전임 대표이사 당시 조성하여 사용한 비자금도 그 규모가 많게는 연간 2억 원가량 되어, 피고인 3이 사용한 부분을 제외하면 피고인 1이 재임한 기간에 조성·사용된 비자금과 별 차이가 없는 정도인데, 당시 그 비자금이 피해자 회사와 무관하게 대표이사 개인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된 바는 없다.
③ 피고인 1은 이 사건 비자금을 피해자 회사를 위한 경조사비, 격려금, 비서실 운영비, 기타 업무 관련 접대성 경비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 3 역시 이 사건 비자금을 피해자 회사를 위한 경조사비 및 업무 관련 격려금 및 지원비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
④ 이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 1의 경조사비 지출이 개인적인 친분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직원들 사이에서 교환된 이메일, 경조사비 명단 등을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만으로 피고인 1이 사용했다는 경조사비 전부가 회사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닌 개인적 친분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면 피고인 1, 피고인 3이 위 피고인들의 변소 내역과 달리 이 사건 비자금을 경조사비, 격려금 등이 아닌 유흥비 기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전혀 제출된 바가 없다.
⑤ 피고인 1은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방법으로도 경조사비나 격려금 등을 조달할 수 있기는 하였으나, 피해자 회사의 업무추진비 운용기준 관련 기본방침 등에 의하면 경조사비(접대비)는 법인세법상 손비 인정 범위 내에서 운용이 되어야 하고, 격려금은 사후적으로라도 관련 증빙이 제출되어야 하는 등 사용 금액과 방법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 반면 현실적으로는 집행기준 금액만 지출하거나 증빙을 갖추기가 곤란한 경우가 생겨 별도의 현금성 경비를 마련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 1은 2012. 9.경 대표이사에 대한 연 2억 원의 직책급(세금 공제 후 연 1억 1,640만 원)이 신설된 이후에는 그 직책급을 대표이사 비서실장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여 경조사비, 비서실 경비 등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한편, 2012년 4/4분기부터는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신설되는 직책급의 액수만큼 비자금을 줄여서 조성하였다.
⑥ 원심은 피고인 1, 피고인 3이 이 사건 비자금을 ‘주로’ 피해자 회사의 업무 수행이 아닌 개인 용도에 소비한 것이라거나, 피고인 1이 지출한 경조사비의 ‘상당한 부분’이 피해자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1 개인의 친분관계에 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판단하고 있어, 그 판시 이유 자체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비자금 중 일부가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지출되었을 개연성을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인 1, 피고인 3이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일부 경조사비나 격려금을 지급하였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모두 이 사건 비자금이 아닌 업무추진비나 직책급 등에서 지출되었다고 보았으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위 피고인들이 업무추진비나 직책급 등을 지급받았다는 사정 외에는 없고, 기록을 더 살펴보아도 위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지출하였다는 경조사비나 격려금 등이 전액 이 사건 비자금이 아닌 업무추진비나 직책급 등에서 지출되었다고 볼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⑦ 피고인 3은 피해자 회사 직원 상당수가 소속된 GSS 부문장 등을 역임하면서 피고인 1을 대신하여 여러 곳의 현장 지사 조직과 인사 및 노사관리 업무를 총괄하였고, 스포츠 관련 업무에서도 구단주 대행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피고인 3의 회사 내 지위와 업무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회사의 직원 및 퇴직 직원 등에 대한 경조사비나 현장 격려금 등을 지출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제1심 증인으로서 피해자 회사 연합산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공소외 6과 피해자 회사 홈고객부문 홈고객협력팀에서 근무하던 공소외 7의 법정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3)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1이 상당한 규모의 대기업인 피해자 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회사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통상적인 회계처리가 곤란한 현금성 경비로 충당하기 위하여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러한 목적으로 그중 상당액을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비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비자금 전부가 피고인 1, 피고인 3의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그중 상당 부분은 회사의 운영 및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지출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피고인 1이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 직책급을 신설하여 현금성 경비의 지출 수요에 대응하는 제도를 마련하였지만, 전임자 재임 시절에 조성·사용되었던 비자금의 규모 등과 견주어 볼 때 업무추진비나 직책급만으로도 그러한 자금수요가 모두 충족될 수 있었고, 이 사건 비자금은 오로지 위 피고인들의 개인적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
한편 비자금은 회계상 투명성이 없는 것이므로 이를 인출·사용한 것 자체로 개인적 용도에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행위자가 그 자금의 행방이나 사용처에 관하여 수긍할 만한 사유를 제시하여 설명하지 못하고 객관적으로도 회사를 위하여 지출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제시되지 못하는 등의 경우에나 허용된다. 이 사건에서처럼 사용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회사를 위하여 지출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드러난 경우에는 증명책임의 원칙으로 돌아가 개별 사용행위와 관련하여 임의사용을 추단하기에 충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은 검사가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 위 피고인들이 비자금의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내역을 밝히고 그 객관적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하여, 조성된 비자금 전부가 회사 경영과 무관하게 개인적인 경조사비 또는 유흥비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범죄 구성요건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에 배치된다.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조성된 전체 비자금 중 개인적 목적과 용도로 지출·사용된 금액 부분을 따로 구분하여 특정하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 1, 피고인 3이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비자금을 횡령함으로써 취득한 재물의 금액 규모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11억 6,850만 원 전액이라거나 또는 적어도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이득액의 하한인 5억 원 이상이라는 구성요건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 피고인들이 횡령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이 사건 비자금 중 남아있는 일부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11억 2,350만 원이라고 보아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사, 특정경제범죄법의 이득액 및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서 고의의 증명 방법과 마찬가지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인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까지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여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고,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배임죄가 위태범이라는 법리를 감안하더라도, 배임죄의 고의는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 및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한 행위임이 인정될 경우에 한하여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도 단지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제1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해자 회사가 판시 회사들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1, 피고인 2가 임무위배를 하였다거나 위 피고인들이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분 및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원심은 이러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배임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 피고인 3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및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주심) 권순일 |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3]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남균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5. 20. 선고 2015노344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제1심의 재판에 대하여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피고인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후에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귀책사유 없이 제1심과 항소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하였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6도19387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제1심과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가. 제1심법원은 피고인에게 공소장 부본을 송달하였는데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하여 위 특례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검사가 양형부당으로 항소하자 원심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그 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되었다.
다. 피고인은 소환장 등을 송달받지 못해 제1심판결이 선고되고 이후 검사의 항소가 기각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가 나중에 원심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상고권회복청구를 하였다.
라. 법원은 피고인이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한 것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여 상고권회복결정을 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의하여 제1심 재판이 진행되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원심도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채 재판을 진행하여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
4.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제23조의2 제1항,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 제383조 제3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손지열 외 4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6. 12. 14. 선고 2016노2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50조, 정치자금법 제49조 제1항의 회계보고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는 회계책임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비용에 대하여 허위기재함으로써 성립되는바, 하나의 회계보고서에 여러 가지 선거비용 항목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기재하였더라도 선거비용의 항목에 따라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로서 하나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허위기재한 선거비용 항목에 따라 각각 위 회계보고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성립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형법 제37조 전단 및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경합범 가중을 한 형기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회계보고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죄수평가를 잘못한 결과 처단형의 범위에 차이가 생기게 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6288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도579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수개의 선거비용 항목을 허위기재한 하나의 선거비용 보전청구서를 제출하여 대한민국으로부터 선거비용을 과다 보전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면 이는 일죄로 평가되어야 하고, 각 선거비용 항목에 따라 별개의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허위기재한 선거비용 항목에 따라 각각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형법 제37조 전단 및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경합범 가중을 한 형기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죄수평가를 잘못한 결과 처단형의 범위에 차이가 생기게 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회계보고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와 증빙서류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는 각 그 행위 주체, 행위 객체 등 구체적인 구성요건에 있어 차이가 있고, 증빙서류 허위기재 행위가 회계보고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비하여 별도로 고려되지 않을 만큼 경미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증빙서류 허위기재 행위가 이른바 ‘불가벌적 수반행위’에 해당하여 회계보고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대하여 흡수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8815 판결 참조).
따라서 이러한 전제에 선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빙서류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죄수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상고이유 제4, 5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원심 이유무죄 부분 제외)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의 성립, 사기죄의 편취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원심 유죄 부분 제외)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나.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① 회계보고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과 ② 사기 부분(원심 이유무죄 부분 제외)은 앞서 본 이유로 각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①부분은 증빙서류 허위기재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고, ②부분은 피고인에 대한 사기 부분 중 이유무죄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김재형 | [1]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50조, 정치자금법 제49조 제1항 / [2] 형법 제347조 / [3] 형법 제37조,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50조, 정치자금법 제49조 제1항, 제2항 제6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김상준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 12. 선고 2016노251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
업무상배임죄에서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고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다는 의사와 그러한 손익의 초래가 자신의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이 결합되어 성립한다. 따라서 경영상 판단과 관련하여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 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 발생의 개연성과 이익 획득의 개연성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입힌다는 점은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행위를 한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단순히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배임죄에서 말하는 임무위배행위는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맺은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경영자의 경영상 판단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경영자가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체적 상황과 자신의 역할·지위에서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그에 관한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인정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도75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피고인 1은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계열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78차례에 걸쳐 849,121,368원을 대여하였다. 원심은 대여 당시 공소외 2 회사의 재무상태 악화와 그 원인, 공소외 2 회사의 영업 상황과 향후 전망, 채권회수를 위한 조치 여부, 대여금의 사용처, 위 피고인이 주장하는 공소외 2 회사의 거래처 이전과 금전대여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위 피고인이 임무를 위배하여 공소외 2 회사에 재산상 이익을 취득시키면서 공소외 1 회사에 손해를 입힌다는 인식 아래 금전을 대여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부분(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죄의 불법이득의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
원심판결에 양형기준에서 제시한 선고형의 결정방법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주장이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2.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상고에 관한 판단
위 피고인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상고장에도 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3. 결론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세광 담당변호사 박상범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6. 10. 27. 선고 2016노8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14조 제1항에 규정된 업무방해죄에서 행위의 객체는 타인의 업무이고, 여기서 말하는 타인은 범인 이외의 자연인·법인 또는 법인격 없는 단체를 가리킨다. 또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5도640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가라고 한다)는 2011. 7. 13.경 일반행정 분야와 인사 분야(HR: Human Resource)를 구분하여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합격자는 분야별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한다고 공고하였다. 공소외 1 회사의 행정직원 채용 평가계획(안)에 의하면, 면접심사의 평점방법은 ‘해당 평가요소 배점’에 ‘평가 비율’을 곱하여 100점을 만점으로 하는 면접위원별 점수를 산출한 다음 면접위원별 점수를 산술 평균하는 것이다. 면접위원은 개별적·독립적으로 심사하고, 다른 면접위원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언행을 금지하며, 평점이 같을 경우에는 배점이 큰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을 선정하게 되어 있다. 아울러 평가결과와 상관없이 해당 분야의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될 때에는 선발하지 아니할 수 있다(이하 위 내용을 ‘이 사건 채용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피고인은 위 신규 직원 채용에 즈음하여 실무진으로부터 회계 전문가나 영어가 능숙한 직원을 선발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받았다.
나. 공소외 1 회사의 상무이사 피고인, 기타비상무이사 공소외 2, 사외이사 공소외 3 및 사무국장 공소외 4 4인이 면접위원으로 구성되었고, 그들이 2011. 8. 9. 총 13명의 응시자를 면접하였다. 국제학교를 운영하는 공소외 1 회사의 업무 특성상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였고, 영어 구사능력이 있는 피고인이 응시생들을 영어로 면접하였다.
공소외 2는 면접이 모두 끝난 후 공소외 1 회사의 인사 담당 직원인 공소외 5에게 채점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면접장소에서 먼저 퇴장하였다. 공소외 4는 채점표를 모두 작성한 반면, 피고인과 공소외 3은 채점란의 대부분을 공란으로 남겨 놓거나 일부 채점란에 연필로 점수를 기재하였다.
다. 남은 3인의 면접위원인 피고인, 공소외 3 및 공소외 4가 약 30분간 최종합격자 선정을 위하여 협의하였다. 공소외 3은 적합하다고 판단한 응시자들을 1위부터 6위까지 순서를 정하여 그 성명을 에이(A)4 용지(증거기록 1권 318면)에 기재하였는데, 피고인은 공소외 3에게 다른 동료와 업무협조를 잘 할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면 좋겠고 피고인 밑에서 일할 사람들을 채용하는 것이니 피고인의 의견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라. 피고인은 다른 면접위원들에게 공소외 3이 작성한 명단 아래 부분에 1위부터 8위까지 순위를 매겨 응시자들의 성명을 자필로 기재한 명단을 제시하면서 그 순서대로 채용 예정인원인 5명을 합격시키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다른 2명의 면접위원들은 피고인의 의견에 동의하였고 피고인이 작성한 명단의 1위부터 5위까지의 응시자가 최종합격자로 결정되었다.
마. 공소외 1 회사의 직원에 대한 신규채용·승진·전보 등 일체의 임용권은 대표이사에게 있다.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원심공동피고인 1은 2015. 8. 27. 제1심법원 제6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위 면접 전형 결과를 보고받을 때 이 사건 채용계획에 따라 분야별로 합산한 점수 순위로 최종합격자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채점표와는 관계없이 면접위원들이 협의하여 최종합격자를 결정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러한 방식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이 보통이며, 공소외 1 회사는 영어능력이 출중한 직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는 피고인이 높게 평가하는 사람을 합격시키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바. 검사는 2015. 10. 13. 당초의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의 대상을 “피해자 원심공동피고인 1의 직원 채용에 관한 업무”라고 한 것에 “피해자 공소외 2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직원채용에 관한 업무”를 선택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제1심법원은 제7회 공판기일인 2015. 10. 14. 이를 허가하였다.
3. 가.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공소외 1 회사의 직원 채용 업무는 그 대표이사인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귀속되고 원심이 이 사건 업무방해죄의 피해자로 특정한 공소외 2는 공소외 1 회사의 직원 채용에 면접위원으로 참가하였을 뿐이므로, 공소외 2의 업무는 원심이 판시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직원 채용에 관한 업무’가 아니라 공소외 1 회사의 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업무’에 불과하다.
2) 공소외 2는 응시자들에 대한 면접을 마치고 공소외 5에게 채점표를 작성하여 제출한 뒤 면접장소를 이탈함으로써 공소외 2의 면접업무는 종료되었다. 그 후 피고인은 영어로 면접한 응시생 중에서 영어 구사능력이 우수하다고 판단한 사람을 합격시키면 좋겠다는 취지로 남아 있던 다른 면접위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보이고 남은 면접위원들이 피고인의 제안을 수용하여 최종합격자를 결정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이 최종합격자를 선정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였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면접업무를 이미 마친 공소외 2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켰다고 할 수 없다.
3) 한편 직원 채용권한을 갖고 있는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 원심공동피고인 1은 이 사건 채용계획에 정해진 최종합격자 결정 방법과는 다르게 피고인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응시자를 최종합격자로 채용하는 것을 양해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최종합격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원심공동피고인 1을 오인 또는 착각에 빠트렸다거나 원심공동피고인 1의 부지를 이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선택적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계로 인한 업무방해죄의 ‘업무’와 ‘위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1] 형법 제314조 제1항 / [2] 형법 제314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7. 1. 26. 선고 2015노4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0조가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나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도730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공립유치원인 ○○○유치원의 계약담당공무원은 2012. 12. 31.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와 사이에 계약금액은 280,000,000원, 계약기간은 2012. 12. 31.부터 2013. 3. 10.까지로 정하여 공소외 1 회사가 유치원 놀이시설(이하 ‘이 사건 놀이시설’이라고 한다)을 제작하여 설치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그 후 위 공사의 계약기간이 연장되었고, 공소외 1 회사는 2013. 9. 3. 피고인에게 ○○○유치원 담당 공무원의 동의 아래 이 사건 놀이시설 제작 및 설치공사를 공사대금 약 160,000,000원에 하도급주었다.
다. 피고인은 2013. 9. 17.경까지 위 하도급 공사의 약 90% 정도를 진행한 다음 공소외 1 회사에 공사대금 중 70,000,000원의 지급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위 공사의 기성률을 검사한 ○○○유치원은 2013. 9. 17. 공소외 1 회사에 기성금 43,000,000원만을 지급하였다. 공소외 1 회사는 피고인에게, 같은 날 위 43,000,000원을, 2013. 10.경 30,000,000원을 추가로 지급한 이외에 나머지 공사대금 약 80,000,000원은 지연손해금 등 정산을 이유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라. 피고인은 2013. 10.경 나머지 공사를 중단한 다음 2013. 12.경부터 원도급인인 ○○○유치원의 행정실장 공소외 2 등에게 공사대금을 피고인에게 직접 지급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공소외 2 등은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직불청구동의서 등을 발급받아 오지 못하면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요청을 거절하고 2014. 1. 27. 공소외 1 회사에 2차 기성금 48,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마. 피고인은 2014. 1. 28.부터 2014. 11. 4.까지 ○○○유치원에 찾아와 공사대금을 지급해 달라며 거칠게 항의하였고, 이로 인하여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횟수만 5회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공소외 2 등에게 ‘이 사건 놀이시설의 설치가 완료되지 아니하여 사용을 금지하여야 하고 공사대금을 지급받기 전까지는 이 사건 놀이시설을 인도하여 줄 수 없다’는 이유로 2014. 1.부터 2014. 7.까지 위험하다는 뜻이 표시되어 있는 줄을 이 사건 놀이시설 주위에 둘러쳐 출입 및 사용을 못하게 하였다(그렇다고 피고인이 이 사건 놀이시설을 점유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바. 그러한 과정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용물건손상 부분의 기재 내용과 같이 2014. 4. 7. 이 사건 놀이시설의 일부인 보호대를 칼로 뜯어내고, 2014. 7. 10. 피고인과 함께 방문한 설치업체 관계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놀이시설의 일부를 철거하게 하여 이를 운동장 한쪽에 모아 두게 함으로써 이 사건 놀이시설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위와 같이 철거된 일부 놀이시설이 2014. 11.까지도 운동장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사. 피고인은 이 사건 놀이시설에 관한 공사대금 문제로 2014. 6. 20. 공소외 2에게 ○○○유치원의 시설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였고, 2014. 11. 5. 공소외 2의 손목과 멱살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하여 공무원의 유치원 운영 등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으며, 2014. 8. 25. 공소외 2에게 전화로 심한 욕설을 하며 협박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우선 유치권은 유치권자가 그 물건을 점유할 것을 요건으로 하는데, 피고인은 2013. 10.경 공사를 중단한 후 이 사건 놀이시설을 점유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놀이시설에 관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에게 ○○○유치원에 관한 공사대금 직불청구권이 있고 피고인이 이 사건 놀이시설의 정당한 유치권자로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놀이시설의 보호대를 손괴하고 놀이시설의 일부를 철거하여 운동장에 옮겨 놓아 장기간 이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든 피고인의 행위가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공사대금 확보를 위한 유치권을 행사하는 데에 이와 같은 손상 및 철거 행위가 긴급하고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유치원에 대한 공사대금 직불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놀이시설의 보호대를 손괴하고 일부 시설을 철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거나, 유치권이 성립하지 아니하였더라도 피고인은 자신에게 유치권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용물건손상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에 구체적인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공용물건손상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위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공무집행방해 및 협박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 [1] 형법 제20조 / [2] 형법 제20조, 제141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이홍훈 외 4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7. 1. 13. 선고 2015노35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참고자료 및 탄원서의 각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한편 살인죄와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의 경우에도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전제가 되는 간접사실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고, 그 하나하나의 간접사실이 상호 모순, 저촉이 없어야 함은 물론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0895 판결 참조).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고의적 범행이 아닐 여지를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2. 원심은, 원심에서 변경된 부분을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모두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은 2008. 1. 21. ○○○○ 국적의 피해자(여, 24세)와 혼인하였다. 피고인은 2008. 6. 20.경 피보험자를 피해자, 수익자를 피고인으로 하는 한화생명 무배당 유니버셜CI보험에 가입하고, 2014. 6. 5.경 피보험자를 피해자, 수익자를 피고인으로 하고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이 최대 약 31억 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플래티넘 스마트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4년경까지 한화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우체국 등 11개 보험회사에 피보험자를 피해자, 수익자를 피고인으로 하는 25건의 생명보험에 가입하고, 그 각 보험의 보험료로 매달 합계 약 360만 원을 지급하여 왔다. 피고인은 2007년경부터 위 보험회사 등으로부터 보험계약대출 및 중도인출로 합계 316,924,020원을 교부받아 보험료, 대출금 상환, 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자 위와 같이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하여 가입된 보험계약에 따라 약 95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교통사고를 위장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4. 8. 23. 03:41경 천안시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하향방면 335.9㎞ 지점에서 자신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조수석에 탑승한 피해자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차량등록번호 1 생략) 스타렉스 승합차를 5차로 길 중 5차로(갓길)로 운행하면서 5차로 도로 우측 비상정차대에 공소외 1이 운전하는 (차량등록번호 2 생략) 8t 화물차가 정차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위 스타렉스 승합차의 전면 우측 부분을 위 화물차량의 후미 좌측 부분에 고의로 추돌시켜 그 자리에서 피해자를 저혈량성 쇼크 등으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4. 8. 23. 11:06경 천안시 동남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대학교 병원에서 전화로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고객센터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사고 접수를 하고, 2014. 8. 29.경 충남 금산군 (주소 2 생략)에 있는 □외과에서 위 피해자 회사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보험금지급청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의 과실에 의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이 피고인이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이었다. 피고인은 그와 같이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2014. 9.경부터 2014. 12.경까지 공소외 1에 대한 합의금, 위 화물차 수리비, 피고인의 치료비로 합계 10,757,440원을 피고인 대신 지급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금원 상당의 지급을 면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3.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살펴본다.
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 등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살인의 점과 관련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은, 2014. 8. 23. 03:41경 천안시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하향방면 335.9㎞ 지점의 5차로 길 중 5차로(갓길)를 따라 피고인이 운전하던 스타렉스 승합차의 전면 우측 68% 부분이 우측 도로변 비상정차대에 정차해 있던 8t 화물자동차의 후미 좌측 부분에 추돌하여 위 승합차가 직접 추돌한 전면 우측 68% 부분이 화물자동차의 적재함 아래로 파고 들어가면서 화물자동차 적재함 후미 끝부분이 승합차의 앞좌석 부근까지 밀려 들어온 상태에서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임신 7개월 상태로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피고인의 처가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고,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를 피보험자, 피고인을 수익자로 한 여러 건의 생명보험에 가입해 있었다는 점이다.
피고인은 최초 경찰 수사단계부터 일관되게 졸음운전을 하다가 추돌사고를 낸 것이지 피해자를 고의로 살해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사고 발생 당시의 정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증거는 사고 지점 반대편 상행선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CCTV에 촬영된 영상 외에는 사고 발생 이후의 현장상황이 있을 뿐이다.
나. 살인의 동기에 관하여
1)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한 다수의 보험에 가입해 있어 피해자가 사고로 사망하면 약 95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정이 언제나 살인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사고가 고의로 유발한 교통사고라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이 보험에 가입한 이유 등이 무엇인지,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이 궁핍하였는지 등과 상관없이 사회통념상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거액의 보험금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한 가장 주된 동기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2) 일반적으로 금전적 이득의 기회가 살인 범행의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행위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클수록 더욱 강한 동기로 작용하여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인 범죄행위를 감행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경험칙상으로도 충분히 수긍이 된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고의로 유발한 교통사고라고 쉽게 속단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들이 존재하므로 원심 판시와 같이 거액의 보험금 수령이 예상된다는 금전적 이유만으로 살해 동기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원심이 고의사고의 논거로 든 다른 간접사실들의 증명 정도와 함께 더욱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한편 금전적 이득만이 살인의 범행 동기가 되는 것은, 범인이 매우 절박한 경제적 곤란이나 궁박 상태에 몰려 있어 살인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를 모면하려고 시도할 정도라거나 범인의 인성이 원래부터 탐욕적이고 인명을 가벼이 여기는 범죄적 악성과 잔혹함이 있는 경우 등이 대부분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증오 등 인간관계의 갈등이나 치정 등 피해자를 살해할 금전 외적인 이유가 있어서 금전적 이득은 오히려 부차적이거나 적어도 금전 외적인 이유가 금전적 이득에 버금갈 정도라고 인정될 만한 사정이 있어야 살인의 동기로서 수긍할 정도가 된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계획적인 범행이고 범행 상대가 배우자 등 가족인 경우에는 그 범행이 단순히 인륜에 반하는 데에서 나아가 범인 자신의 생활기반인 가족관계와 혈연관계까지 파괴되는 것이므로 가정생활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감내하고라도 살인을 감행할 만큼 강렬한 범행유발 동기가 존재하는 것이 보통이다.
4)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보험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처를 살해하였다는 원심 판시의 범행 동기와 쉽게 연결되지 않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이 있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자산이 부채를 상당한 정도로 초과하는 재산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재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채나 악성 부채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뚜렷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이 운영하던 생활용품점의 부가가치세 신고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생활용품점의 신용카드 등 카드 매출은 20% 안팎에 불과하고 현금거래가 대부분이었으며, 이 사건 사고 당시 종전보다 영업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월 수익이 900~1,000만 원 정도는 되었고, 생활용품점 수익 외에 매월 대여금 이자 500만 원, 자판기 수입금 120~150만 원 등 부수적 수입이 있어 보험료 및 생활비를 충당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수입에 관한 진술이 수사기관 이래 일관된 것은 아니지만, 피고인의 위 진술은 생활용품점 종업원으로 일하였던 공소외 3이나 피고인으로부터 3억 2,900여 만 원을 차용한 공소외 4의 각 진술과도 일부 부합한다.
② 기록상 이 사건 전후로 피고인이 다른 사업 등에 거액의 돈을 투자하여 특별한 자금 수요가 있었다거나 유흥비나 도박자금 등 절박하고 화급하게 돈을 조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볼 만한 특이사항이 드러난 것은 없다.
③ 피해자의 사망으로 피고인이 수령할 보험금 합계액이 95억 원 정도에 이른다고 하나, 그중 54억 원 정도는 일시금이 아닌 정기금으로 지급받는 것이고, 피고인 단독이 아니라 피해자의 다른 법정상속인과 함께 지급받도록 되어 있는 것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하여 가입한 보험은 이 사건 사고에 임박한 때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결혼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9건까지 꾸준히 가입하였고, 그중 순수하게 재해사망을 보장 목적으로 하는 보험은 3건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재해사망 외에 질병사망, 질병치료, 수술비용, 암 진단 및 치료, 부인질환 등 다른 보험사고도 함께 보장하는 것이거나 연금보험, 의료실비보험 등이다. 더구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 외에도 중도 해지된 것까지 포함하면 1999. 4.경부터 이 사건 사고 무렵까지 피고인 본인을 피보험자로 한 59건, 부친 공소외 5를 피보험자로 한 3건, 모친 공소외 6을 피보험자로 한 4건, 큰딸 공소외 7을 피보험자로 한 15건, 작은딸 공소외 8을 피보험자로 한 12건, 이혼한 전 배우자 공소외 9를 피보험자로 한 2건 등 자신과 위 피해자 이외의 가족을 피보험자로 한 각종 보험에 다수 가입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피고인은 이와 같이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하게 된 이유를 보험설계사들의 계속된 권유, 과거 모친이 수술하면서 가입해 둔 보험의 혜택을 본 경험, 피해자와 혼인 및 출산 후 보험의 필요성을 느껴서라고 변소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하였던 보험설계사 공소외 3, 공소외 10, 공소외 11, 공소외 12 등은 피고인의 성격이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지 못하여 보험 가입을 권유하면 잘 거절하지 못하였다고 하고, 처음에는 거절하다가도 다시 방문하면 가입을 해주기도 하였으며, 피고인이 운영하는 생활용품점에서 보험영업에 필요한 기념품, 선물 등을 자주 구입하여 그 기회에 보험 가입을 권유하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관련자들의 진술은 보험 가입 동기에 관한 피고인의 변소와도 상당 부분 부합한다.
④ 피고인이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하여 가입한 보험의 보험금은 적게는 1,000만 원부터 6,000~7,500만 원, 1~2억 원 등으로 다양하고 고액으로 약정된 것은 2008. 6.경 가입한 4억 2,000여만 원, 2011. 9.경 가입한 27억 6,000여만 원, 2013. 3.경 가입한 8억 3,600만 원, 그리고 가장 금액이 많고 가입 시기도 이 사건 사고일에 근접하여 범행과의 연관성을 의심해 볼 만한 것으로 사고 두 달 보름 전인 2014. 6. 5. 삼성생명에 가입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있고, 이는 사망보험금이 30억 9,000만 원, 월 보험료가 495,000원이나 된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그 보험 가입을 권유하여 성사시킨 보험모집인 공소외 12는, 2011년에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한 연금보험에 처음 가입하게 한 후 그 무렵부터 계속하여 다른 보험 상품에도 추가로 가입할 것을 권유하다가 2014. 4.경부터 2014. 5.경까지는 수십 차례 피고인을 찾아가 보험 가입을 권유하였고, 팀장 공소외 13이 3~4회, 영업소 대표 공소외 14가 2회 정도 찾아가 결국에는 보험에 가입시켰으며,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과 나이 차이가 있고 태어날 아이까지 포함하면 자녀가 3명이므로 장래에 납입보험료를 중도 인출하여 학자금이나 생활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유하면서 피해자가 65세가 되면 연금보험으로 전환하여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로도 설명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 가입도 권유하였으나 피고인은 자신 명의로 가입된 보험이 이미 많고 보험료도 600만 원 정도 된다고 하며 가입을 거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무엇보다도 공소외 12는 피고인에게 사망보험금이 30여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설명한 적이 없고 보험금 총액이 그 정도인지 본인도 생각조차 못했으며 사망 시 일시금 1억 5,000만 원과 65세까지 매월 600만 원씩 연금 형태로 지급된다는 사실만 설명하였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그 보험금을 일시금으로 환산하여 지급받을 경우 30여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더 나아가 피해자를 상대로 한 살인 범행을 염두에 두고 계획적으로 위 보험에 가입한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⑤ 피고인이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이 사건 사고 당시 부담한 월 보험료가 400여만 원에 이르기는 하나, 피고인 본인 및 다른 가족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의 월 보험료 역시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매월 지출한 총 보험료가 800~900만 원에 이른다. 그런데 피고인이 피해자와 결혼한 2008년 이후로 위 각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동안 피고인 명의의 계좌 등에 나타난 입출금 내역 등을 살펴보아도 매월 납입하여야 하는 보험료 때문에 피고인에게 견디기 어려운 경제적 압박이 있었다고 볼 만한 현금 흐름의 어려움이나 유동성의 부족 등 이상 징후는 엿볼 수 없고, 위 기간 동안 보험료 납입을 제때에 하지 못하여 다수의 보험계약이 일시에 실효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정황도 찾아보기 어렵다.
⑥ 피고인은 농협, 신용협동조합, 우체국에 각 1개씩의 예금계좌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합계 잔고가 600만 원에 미치지 못하고, 그 밖에 적금, 펀드 등 다른 저축 수단이나 금융 수단은 전혀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대신 보험 가입 후에는 보험계약대출, 보험료 중도인출 등을 활용하여 필요에 따라 수시로 돈을 이용하고 다시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보험료를 계속 적립하는 등으로 보험을 예금이나 적금과 유사한 금융거래 수단으로 활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은 보험을 순수한 사고나 질병 대비 또는 연금 목적으로만 이용한 것이 아니라 수입 중 일부를 저축하고 자금을 대출받아 사용하는 일종의 자산운용 수단으로 이용한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다.
⑦ 피고인과 피해자가 2회에 걸쳐 임신중절을 한 바 있으나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임신 중이었던 태아에 대해서도 임신중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병원에서 낙태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고 하여 출산하기로 하였고, 특히 태아가 남자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모두 좋아했다는 것이며, 피고인은 2014. 5. 9.경 위 아이를 위해 2건의 태아보험에 가입하기도 하는 등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아이의 출산 문제를 놓고 의견 대립이나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편 피해자가 혼인 직후인 2008년경 시부모와 동거하면서 시어머니와 사이에 고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분가한 이후로도 갈등관계가 지속되었다는 정황은 엿볼 수 없고, 피고인이 처가에도 비교적 잘하는 편이어서 피고인과 피해자를 둘러싼 가족관계에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과 피해자의 부부관계에 여느 부부와 달리 특별한 문제나 갈등이 있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에게 다른 여성과의 불륜 등 이성 문제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
⑧ 피고인에 대한 지능검사 및 심리테스트결과, 재범의 위험성 평가결과 등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유형의 지능적이고 악랄한 살인 범죄를 저지를 만한 심리적, 정서적 위험 요인이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인의 범죄전력 역시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이 없어 그로부터 피고인의 범죄성 내지 반사회성을 추단하기도 어렵다.
5) 위와 같은 여러 사실관계 및 사정으로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2008년 결혼 이후 6년여 동안 두드러진 갈등 없이 비교적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사이에 만 3세의 딸을 두고 있고, 더구나 전처 소생까지 포함하여 슬하에 딸밖에 없다가 임신된 태아가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기뻐하였던 피고인이 특별히 경제적으로 궁박한 사정도 없이 고의로 자동차 충돌사고를 일으켜 임신 7개월인 피해자를 태아와 함께 살해하는 범행을 감행하였다고 보려면 그 범행 동기가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시 막연히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는 사정 외에도 ① 피고인이 보험을 가입한 이유 내지 동기, 특히 피고인이 피해자는 물론 피고인과 다른 가족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에도 다수 가입하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② 피고인이 가입한 대다수 보험의 계약 및 보장 내용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한 상태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피고인에게 귀속될 보험금이 얼마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는지, ③ 피고인의 실질적 수입 내역과 생활비 등 지출 규모, 가계의 재정운영 상태 등 경제적 형편과 상황에 비추어 보험료 부담을 감당할 만하였는지, ④ 피고인이 예금이나 적금 등 통상적인 저축 수단은 거의 보유하지 않은 채 보험 상품에 집중하여 자금을 운용한 경위, ⑤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보험약관대출 및 중도인출을 받아온 경위 및 이를 통하여 마련된 자금의 구체적 용도, 중도인출 등이 보험계약의 유지에 미치는 효과, ⑥ 피고인이 가입한 보험 중 단순 보장성 보험을 제외한 예금·적금 같은 저축성 기능을 수행하던 보험의 건수, 가입금액, 전체 보험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 ⑦ 피고인이 매월 납부한 보험료 총액 중 저축성 기능을 수행하던 부분을 제외한 순수한 비용 지출로 볼 수 있는 실질 부담액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살펴 피고인의 보험가입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등을 세심하게 확인하고, 나아가 피고인에게 경제적 이유나 그 밖의 금전 외적인 이유가 존재하는지를 함께 살펴 피고인이 오로지 보험금만을 목적으로 이 사건 살인 범행을 감행하였다고 볼 만한지 등 범행 동기 부분을 좀 더 분명히 밝혀보았어야 할 것이다.
다. 범행방법의 선택과 관련하여
1) 원심은, 피해자가 사망하면 피고인은 좀처럼 보기 힘든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는데다가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회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피고인에게도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고 여겨질 수 있는 방법으로 사고를 고의로 유발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사고와 같은 방식의 범행이 상식을 크게 벗어난다거나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피고인이 보험금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자 계획하였다면 여러 가지 범행방법을 궁리했을 수 있다. 그 경우 예상할 수 있는 고려사항은 우선 그 범행으로 피해자가 확실하게 사망하는 결과가 달성될 수 있어야 하고, 우발적으로 갑자기 살해의사가 발동된 것이 아니고 특히 이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교통사고로 위장하고자 하였다면 범행장소나 실행방법을 사전에 탐색하는 등의 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범죄의 실행과정에서 피고인 본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심각한 위험요소가 있는 범행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특히 보험금 등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살인 범행에서는 상정하기가 쉽지 않다. 범행이 발각될 우려를 감소시킬 것까지 염두에 두고 고도의 계산을 하여 사고로 위장하였을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 본인에게 미칠 위험의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 경험칙상 쉽게 그러한 범행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리라고 단정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3) 그런 점에서 이 사건의 범행방법에는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경험칙상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원심 판시와 같이 단지 이득이 큰 만큼 큰 위험도 감수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경험법칙이나 논리적 정합성 측면에서 쉽게 이해되지 아니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① 이 사건 사고는 시속 60~70km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다가 대형 화물차량의 뒷부분을 정면으로 추돌한 것으로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행방법으로는 결과에 대한 예측 및 통제 가능성의 측면에서 쉽게 감행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속도로에서 주행하다가 도로 우측에 정차 중인 차량의 뒷부분을 조수석 쪽만 부딪치도록 정확히 맞추어 추돌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닐 뿐만 아니라, 의도대로 조수석 쪽만 추돌되도록 맞추더라도 그런 정도의 속도로 정면 추돌을 하면 운전석에 탄 피고인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에도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범행방법을 택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이 사건 사고 결과 피해자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큰 상해를 입지 않기는 하였으나, 그 결과만을 놓고 이 사건 범행방법에 내재된 객관적 위험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는 없다.
② 이 사건 차량은 공차 중량이 2t 정도의 그랜드 스타렉스 승합차이고, 이 사건 화물차량은 적재중량 8t의 초장축 특장차로서 대형 화물적재함이 설치된 차량이다. 사고 당시 이 사건 차량에는 운전석과 조수석 뒤쪽 좌석 및 적재함에 남대문시장에서 구입한 생활용품이 가득 적재되어 있었으므로 대형 화물차량과의 충돌로 인한 충격의 정도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차량의 크기 및 높이의 차이 때문에 승합차가 화물차량의 뒷부분을 빠른 속도로 정면 추돌하면 승합차는 화물차량의 적재함 아래쪽에 끼게 될 수 있고, 실제 이 사건 사고로 이 사건 차량은 조수석 전부 및 운전석의 오른쪽 일부가 전면 유리창과 차량 지붕이 맞닿은 부분까지가 화물차량의 적재함 및 하부 구조물 아래쪽으로 밀려 파고 들어간 상태에서 정지하였고, 이 사건 차량의 엔진룸이 크게 뒤로 밀리는 형태로 파손되었으며, 차량 앞쪽의 엔진 구조물 및 플라스틱 대시보드, 운전대 등 조향장치 부분도 파손되어 운전자 쪽으로 밀려 들어왔다. 피고인은 사고 후 운전석으로 밀려 들어온 차량 구조물 등에 다리 등 신체 일부가 끼어 차량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태로 있다가 견인차량 및 119구급대가 도착하여 그 구조물을 강제로 절단한 후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사건 차량 앞쪽의 직접 추돌 부위는 전면 유리창 상단을 기준으로 우측 약 68%로 2/3 정도에 해당하는데다가 피고인이 부상을 입은 부위도 목 늑골, 대퇴부, 슬관절 등으로 경동맥이나 대퇴동맥 등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부위에 가까운 점 등을 감안하면, 그 범행방법이 피고인의 신체나 생명에는 위험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만을 살해해야 하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이 사건 차량의 충돌 부위 및 속도를 미리 조절하여 사고의 결과를 예측한 상태에서 사고상황을 적절한 정도로 통제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③ 사고 당시 피고인은 운전을 하고 있었지만 피해자는 조수석 의자를 뒤로 젖혀 누워 자고 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상태에서 피해자를 확실히 사망하게 할 정도로 강력하게 추돌을 하면서도, 피고인은 치명적인 위험에서는 비켜갈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범행을 결행한다는 것은 그 무모함의 정도가 통상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④ 원심은 운전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건과 같은 정면 추돌을 하는 것만이 피해자만 희생되고 피고인은 생존할 수 있는 운행방법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차량 충돌 시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여 그 이후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여 통제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대단히 어렵다고 보이고, 충돌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 역시 미리 가늠하기 어려워 자신의 생명은 온전히 보전한 채 안전하게 추돌할 방법을 실행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또한 피고인의 운전 능력이 원심이 정면 추돌의 근거로 들고 있는 ‘운전경험상의 직감’을 인정할 만큼 숙달된 정도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거니와 보통의 운전자이면 그러한 직감을 한다는 것이 경험칙상 당연히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⑤ 교통사고를 위장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고자 계획할 경우에도 이 사건 사고의 경우처럼 매우 우연한 장소에서 우연히 대형 화물차량이 정차해 있는 상황을 만나게 되면 곧바로 추돌사고를 일으켜 범행을 실행하기로 마음먹고 고속도로를 운행하면서 적절한 범행장소를 만나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계획적인 범행 수법으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사고 당시 상황을 보더라도 피고인이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다면, 사고지점에 이르기 전 마지막 커브구간을 돌아 우연히 갓길에 정차한 이 사건 화물차량을 발견하고 불과 채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 순간적인 판단으로 이 사건 사고를 내었어야 하는데, 이는 미리 작심하고 범행하려는 범인이 택하는 범행방법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즉흥적이고 우연적 요소가 많다.
⑥ 수사기관에서도 범행 전후 피고인의 행적, 피고인 및 가족의 노트북과 휴대폰 등 정보매체에 대한 압수수색, 가택 및 영업점에 대한 범행 관련 자료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범행 계획, 준비 행위와 관련된 단서 확보를 위해 노력하였으나, 범행방법을 포함하여 사전에 범행을 준비하거나 충돌방법을 연구하였다는 등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⑦ 그 밖에 기록상 피고인이 자신의 신체나 생명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 사건과 같은 추돌사고를 일으킬 만큼 극단적인 위험부담을 떠안을 만한 성품을 지녔다는 등의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4) 이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선택한 범행방법은 매우 짧은 시간에 범죄의 실행을 결단해야 하는 상황이고 추돌 대상 화물차량을 발견한 것도 상당히 우연적인 것으로 보이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살인을 교통사고로 위장할 의도로 이 사건과 같은 범행방법을 선택하였다고 보려면,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① 피고인의 운전 경력 내지 경험에 따른 운전 능력을 살피는 외에도 ② 피고인 운전의 이 사건 차량이 이 사건 화물차량을 비롯한 정차해 있는 대형 화물차량의 뒷부분을 시속 60~70km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정면 추돌할 경우 설령 조수석 쪽만 추돌하도록 조종한다고 하더라도 충돌 후 반동으로 차량이 튕겨 나가면서 운전자도 통제불능의 상태가 될 가능성은 없는지, ③ 이 사건 차량의 앞부분은 일반 승용차와는 그 구조가 상이하므로 화물차량을 추돌하였을 때 화물차량의 적재함 및 하부 구조물 아래로 파고 들어가는 정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④ 이 사건 차량이 추돌한 것과 같은 대형 화물차량은 통상 다른 차량이 추돌하더라도 차량 하부 구조물 아래로 파고 들어와 끼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철강 구조물을 설치해 두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추돌함으로써 조수석 쪽 탑승자만 치명적 피해를 입게 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범행을 감행하는 것이 능숙한 운전자라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지, ⑤ 피고인이 중한 상해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살인의 의심을 피할 의도로 그러한 위험을 쉽게 감수할 정도로 무모한 성품 내지 성향의 보유자인지, ⑥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범으로서 이 사건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하려고 하였다면 피해자와 함께 ◇◇에서 서울로 차량을 운전하여 갈 때나 서울에서 이 사건 사고 장소에 이를 때까지 여러 차례 정차 중인 화물차 등 대형차량을 물색하거나 범행을 시도하려고 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확보 가능한 고속도로 CCTV영상 등에 그러한 흔적이 나타나는지 등에 관하여 좀 더 심리해 본 다음, 피고인을 기준으로 한 경험칙으로 볼 때 이 사건 사고가 선택 가능한 범행방법의 범주에 속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라. 사고 전후의 상황과 관련하여
1) 원심은, 이 사건 사고 당시, ① 사고 지점에 이르기 전 약 422m 부근에서 이 사건 차량의 상향등이 점등된 점, ② 화물차량이 정차해 있던 비상정차대 입구 부근에서 우조향하여 비상정차대 쪽으로 진입한 다음 다시 좌조향하였다가 우조향하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앞바퀴를 정 방향(11자형)이 되도록 하여 화물차량의 뒷부분을 정면으로 추돌한 점, ③ 사고 당시 이 사건 차량의 수동변속기는 이 사건 차량의 진행 속도에 맞도록 6단에서 4단으로 인위적으로 변경되어 있었던 점, ④ 사고 지점에 접근하면서 이 사건 차량은 ‘앞 숙임 현상’이 있었는데 이는 도로상태 등으로 보아 제동장치의 작동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큰 점, ⑤ 이 사건 사고 지점에 이르기 전에 커브 구간이 반복적으로 있어 졸음운전을 했다면 사고를 당할 위험이 상당하였음에도 별다른 사고 없이 이 사건 사고 지점에 이르렀던 점 등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졸음운전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어서 이를 보험금의 취득이라는 범행 동기와 합쳐서 보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이 고의로 유발한 교통사고라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간접사실들이 모두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고, 나아가 인정되는 간접사실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를 고의로 일으켰다고 단정해도 좋을 만큼 논리칙 및 경험칙에 부합하고 과학법칙에 들어맞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① 원심은, 기록상 나타나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여러 조사 및 분석결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차량 및 화물차량이 추돌 전후의 추정 위치 및 바퀴의 배열과 같은 모습으로 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차량이 사고 지점으로부터 40m 전방에서 비상정차대로 우조향 된 후 우조향 된 조향각보다 더 큰 각도로 좌조향하여 바퀴가 좌측을 향하였다가 다시 직전의 좌조향한 조향각보다 더 큰 각도로 우조향 되어야 한다고 보고, 운행 중 이러한 정도의 조향장치의 조작은 졸음운전을 하면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하고, 이는 피고인이 사고 지점에 이르러 고의적으로 화물차량의 뒷부분을 추돌함에 있어 운전경험상의 직감 등에 따라 충격 후 차량이 회전함으로써 자칫 운전석에 가해질 수도 있는 위험으로부터 운전자인 피고인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심리적 동기에 기인하여 정면으로 추돌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고 객관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사고 장소 부근 CCTV영상에 나타난 이 사건 차량의 움직임과 들어맞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사고원인에 관한 감정의견을 제시한 공소외 15, 공소외 16, 공소외 17 등 증인들은 CCTV영상을 육안으로 관찰할 때 이 사건 사고 직전에 이 사건 차량의 상향등 불빛이 사고 지점 건너편에 설치된 CCTV 영상의 고정 시선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굴절되는 변화가 관찰된다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차량이 이 사건 사고 직전에 우조향 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전제로 할 때, 원심의 논리대로라면, CCTV영상에서 이 사건 차량이 최초에 우조향 됨으로써 상향등의 불빛이 CCTV의 초점 위치에서 멀어짐으로써 광선이 어두워진 후에 다시 앞서 우조향 된 조향각보다 더 큰 각도로 좌조향 되어 바퀴가 좌측으로 향하게 될 경우 직전에 굴절된 상향등의 불빛이 CCTV의 시선 쪽으로 향하여 다시 굴절되어 가까워지는 변화가 관찰되어야 하고, 그 후 다시 직전의 좌조향한 조향각보다 더 큰 각도로 우조향 될 경우 이와 반대의 변화가 관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고, 그러한 변화가 CCTV영상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이유도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어야 할 것인데 기록상 그러한 점이 규명되어 있지 않다.
② 위 공소외 15, 공소외 16은 각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 자신들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사고 직전 이 사건 차량의 진행 경로에 대하여 일관되게, 사고 지점 전방 40m 부근에서 이 사건 차량이 우조향 된 후 다시 좌조향하는 조작만으로도 이 사건 차량의 진행 경로가 자신들이 추정한 이 사건 화물차량에 대한 추돌 직전의 상태에 이르게 되고, 이러한 방식의 진행 경로가 충돌 후 이 사건 차량 및 화물차량의 최종적인 위치에 관한 추정에도 들어맞는 결과가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공소외 17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원심의 판단은 사고 당시 이 사건 차량의 예상 진행 경로에 대한 이들 감정인들의 일부 분석결과를 전제로 하면서도 이와 다른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추론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 있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③ 무엇보다도 위 감정인들의 조사 및 분석결과나 원심의 추론 모두 사고 장면 CCTV영상을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영상 속의 각 시점에 따른 이 사건 차량의 움직임과 위치를 실제 사고 장소의 해당 위치와 시점별로 대응시키는 방법으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여 얻은 추정치로 보이는데, 그것이 무시하여도 좋을 정도의 오차 범위 내에서 정확성이 과학적으로 담보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추정치를 토대로 작성된 사고 재현 CCTV영상과 실제 사고 장면 CCTV영상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사고 장면 CCTV영상에 기초한 이 사건 차량의 위치, 속도, 움직임 등 사고 당시의 상황에 대한 분석·감정을 의뢰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관 공소외 18은 사고 장면 CCTV영상의 화질을 기술적으로 개선한 후 영상 분석을 시도하였으나 영상 자체가 이 사건 차량의 움직임 등을 명확히 구분할 정도의 해상도 및 화각이 되지 못하고, 낮은 조도에서 촬영되고 노이즈가 강조되어 나타나며, 세밀한 영상 정보가 손실되는 등의 사유로 이 사건 차량의 정확한 위치, 속도, 움직임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기도 하였다.
④ 한편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직전에 상향등이 점등된 사실과 졸음운전을 했다는 것이 양립할 수 있을지는 상당한 의심이 가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졸음운전 중이라고 하더라도 순간적인 무의식 내지 반무의식 상태에서 차량을 지속적으로 운행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므로, 졸음운전 중 운전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반응 및 상향등 조작 장치가 작동될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한 치밀한 과학적 검증 없이 상향등이 점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졸음운전과 양립할 수 없는 피고인의 의식적 고의행위가 개입되었다고 쉽게 속단할 수도 없다.
⑤ 원심이 졸음운전과 양립할 수 없다고 든 이 사건 차량의 수동변속기의 조작 가능성 역시 어느 시점에 기어 변속이 이루어졌는지가 불분명하고, CCTV영상만으로 일부 감정인 의견처럼 ‘앞 숙임 현상’이 있었고, 그것이 이론의 여지없이 제동장치의 조작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즉, 영상분석 전문가인 공소외 18은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사고 장면 CCTV영상의 ‘앞 숙임 현상’은 그 화질 불량 등의 사유로 추돌 직전 제동장치의 조작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하면서, 주행 중인 차량의 ‘앞 숙임 현상’은 제동장치, 조향장치의 작동 외에 현가장치의 특성, 사고 현장의 노면 상태 및 속력 등에 의한 원인 또는 이러한 원인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므로, ‘앞 숙임 현상’의 존재를 전제로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고 오로지 제동장치의 작동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3) 결국 졸음운전으로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이 일어날 수 없다는 데 대하여 더욱 과학적이고 정밀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이 사건 사고가 고의에 의한 교통사고라고 쉽게 속단할 수는 없어 보이므로, 원심으로서는 ① 졸음운전 중 운전자의 신체에 나타나는 반응과 그러한 반응이 운전자의 운전 기능 및 차량의 운행 상태에 미치는 영향, ② 졸음운전 중에는 상향등의 조작이 전혀 불가능한 것인지, ③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 중에 도로의 상황, 차선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상향등을 조작한 뒤 다시 졸았을 가능성은 없는지, ④ 상향등을 켠 이후로도 20초 동안 약 422m를 더 진행한 후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그 시간과 거리는 의식적으로 상향등을 조작한 후 다시 가수면 상태로 들어가 졸음운전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인지, ⑤ 원심 판시와 같이 고의사고임을 전제로 비상정차대에 정차 중인 화물차량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졸다 잠시 깬 상태에서 도로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상향등을 켠 것이라면 당시 도로 및 차선의 밝기 등 제반 사정은 그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할 만한 것이었는지, ⑥ 순간적으로 졸다 깨기를 반복하는 졸음운전과 사고 장면 CCTV영상에서 확인되는 이 사건 차량의 진행 경로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인지 등에 관한 합리적인 의문을 해소한 이후에 상향등 점등 등 이 사건 차량의 운행 상태가 졸음운전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더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상황 등을 조사, 분석한 감정인들의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도 아니므로 감정인들이 견해 차이를 보이는 이유, 그것이 이 사건의 유·무죄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것인지, 각자의 감정방법이 이 사건 사고 상황을 추측하는 데 타당한 방식이었는지, 그 전제로 삼은 조건들은 적절했는지 등에 관하여 감정인들이 한 자리에서 서로 각자의 견해를 개진하고 그 합리성 및 타당성을 검증하는 등으로 어느 감정의견이 더 과학적 신빙성이 있는지 밝혀보는 것도 필요하였던 것은 아닌지를 아울러 지적하여 둔다.
마. 혈흔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에 관하여
1) 원심은,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차량 내에서 피해자가 덮고 있던 이불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되고, 그 혈흔으로부터 수면유도제 성분인 디펜히드라민이 검출된 점, ② 사고 당시 피고인만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피해자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던 점을 피고인이 고의로 이 사건 사고를 낸 것이라는 데 대한 간접사실로 들고 있다.
2) 그러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이불에 묻어 있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수면상태에서 사고를 일으키기 위해 차안에 있던 옥수수수염차에 약물을 타서 먹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그와 같이 단정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① 원심은 피해자가 덮고 있던 이불에 묻은 혈흔이 피해자의 것이라고 보았으나, 이 사건 차량에서 채취된 시료 중 이불에 묻은 혈흔은 DNA 식별이 불능으로 판정되어, 피해자가 위 이불을 덮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혈흔이 피해자의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 이불에 묻은 혈흔에서 DNA 식별이 불능이라고 판정된 이유는 혈흔이 부패되어 DNA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시료 채취가 이불에 있던 것보다 약 1개월 뒤에 이루어진 유리창의 혈흔에서는 피해자의 DNA가 식별되었다는 것이므로 이불의 혈흔이 반드시 이 사건 사고 당시의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보인다.
③ 한편 피해자의 것으로 인정되는 차량 유리창의 혈흔에서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검출되기는 하였으나, 그 혈흔이 묻은 부위가 작아 디펜히드라민만을 목표 약물로 설정하여 단일분석을 하였을 뿐 다른 약물도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확인 시험을 실시하지는 못하였다는 것이어서, 피해자가 수면유도제가 아닌 디펜히드라민이 포함된 다른 복합제제의 약을 복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④ 더구나 이 사건 차량의 에어백에 묻은 혈흔은 피고인의 것으로 판정되었는데, 거기에서도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고의사고를 일으키기 위해 피해자를 잠들게 할 목적으로 옥수수수염차 등에 수면유도제를 넣어 먹였다는 가설은 더 이상 지지받기 어렵다.
3)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① 복합제재 및 단일제재를 통틀어 일반인이 통상적으로 복용하는 약품 중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포함된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② 그중에 임신 7개월의 임산부가 복용하여도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약품이 있는지, ③ 피고인과 피해자의 혈흔에서 공히 위 성분이 검출되었으므로 피고인과 피해자가 그러한 약품을 복용하였을 가능성은 없는지, ④ 수면유도제가 아니면서 위 성분이 포함된 약품을 복용하였을 경우에도 수면유도 효과가 생기는지,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한지 등에 관하여 더 살펴보았어야 할 것이다.
4) 한편 피고인이 서울로 올라갈 때 찍힌 다른 곳의 CCTV영상에는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는데, 사고 당시에는 피고인만 안전벨트를 매고 피해자는 매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가 잠든 사이에 일부러 안전벨트를 풀었다고 볼 자료는 전혀 없고, 또한 피해자는 사고 당시 의자를 뒤로 젖혀 누운 상태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므로 그런 자세에서는 안전벨트가 방해가 되어 이를 풀어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사고 당시 피해자만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이 사건 사고가 고의적인 살인을 도모한 것이라고 볼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바. 그 밖의 부수적 전후 사정에 관하여
1) 원심은, ① 이 사건 차량으로 서울에 갈 당시 피해자는 동행할 예정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피고인과 동행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사고 직후 이 사건 화물차량 운전자, 견인차 기사 등에게 즉시 피해자의 구조를 요청하지 아니하는 등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였고, 병원에서도 지인에게 사고의 경위에 관하여 사실과 달리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가 난 바로 당일 오전의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피해자의 시신을 화장할 화장장의 예약을 부탁한 점, ④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약 2주 전에 휴대전화를 교체하였고, 사고 다음날 휴대전화로 이 사건 사고 관련 뉴스를 찾아 그 기사 내용 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점, ⑤ 피해자가 혼인 중 2회에 걸쳐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무렵 피해자가 임신한 태아에 대해서도 출산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인 적이 있었던 점, ⑥ 임상심리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피고인의 심리적 반응이나 성격에 일부 특이성이 엿보인다고 나온 점 등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정도 이 사건 사고가 고의사고임을 뒷받침하는 간접사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피고인의 살인의 동기와 범행방법의 선택,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원심이 고의성을 추단할 만한 부수적인 간접사실로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 인정의 전제가 되는 살인의 범의에 기한 교통사고임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이상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이 운전한 이 사건 차량의 운행방식에 고의를 의심할 만한 점들이 있었고, 당시 상황에 관한 피고인의 설명에 의문점이 있는 것은 원심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는 이상,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의문점을 해소해 주지 못한다고 하여 객관적 증거와 이에 기초한 치밀한 논증의 뒷받침 없이 살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 단호하게 진실이라고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논리적 추론과 가능성의 우월함만으로 단죄할 수는 없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은 이러한 순간에 더 의미가 있다. 원심이 들고 있는 간접사실만을 근거로 이 사건 사고가 고의적 살인을 위한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의문의 공백이 크다.
결국 졸음운전인지 고의사고인지 단언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여러 의문을 떨쳐내고 고의사고라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충분하다거나 그러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 중 살인의 점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종합적 증명력을 가진다고 보기에는 더 세밀하게 심리하고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충분히 수긍할 만한 살인의 동기가 존재하였는지, 범행방법의 선택과 관련하여 제기될 수 있는 의문점을 해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사고 당시의 상황이 고의로 유발되었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지 등에 대한 치밀하고도 철저한 검증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고의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 [1] 헌법 제27조 제4항, 형법 제250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형법 제250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형법 제13조, 제25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3. 6. 21. 선고 2012노44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 재단법인(이하 ‘공소외 1 법인’이라 한다)의 이사 겸 사무총장으로 전 세계에서 △△그룹에 들어오는 헌금, 기부금을 취합하고, △△그룹 예산을 각 국가에 있는 협회나 본부에 편성·분배하는 역할을 총괄하는 실무책임자라는 사실을 비롯한 판시 사실들을 인정한 후, 그 인정 사실과 같은 피고인의 △△그룹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공소외 2, 공소외 3 등과의 관계, 차용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9호, 제18조, 제31조에 의하여 자본거래에 관한 신고의무를 부담하는 ‘법인 명의의 금전대차계약을 주도한 사람’에 해당하므로, 그 신고의무 위반에 따른 죄책을 진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피고인이 양벌규정인 외국환거래법 제31조에 의하여 벌칙규정인 외국환거래법 제29조, 제18조 제1항의 적용대상이 되는 해당 위반행위를 한 행위자로서 위 법인의 자본거래에 관하여 신고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따라서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결론에 이른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미신고 자본거래로 인한 외국환거래법 위반의 행위주체, 책임주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1) 외국환거래법 제18조 및 외국환거래규정(2009. 2. 3. 재정경제부고시 제2009-2호로 개정된 것) 제4-2조, 제7-14조, 제7-17조 등 자본거래의 신고에 관한 규정들에 의하면, 외국환거래법에서 정한 신고대상인 자본거래를 하려는 자는 원칙적으로 해당 자본거래를 하기 전에 외국환거래규정에서 정한 절차 및 방법에 따라 그 자본거래에 관하여 신고하여야 한다.
한편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도2525 판결,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도191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공소외 1 법인 측에서는 2009. 11. 9. 공소외 4 외국 회사(영문 명칭 생략, 이하 ‘공소외 4 회사’라 한다)로부터 외화자금 및 원화자금을 차입하는 금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금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하면서 당일 안에 이 사건 금전대차계약에 의한 송금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신고의무를 회피하려 하였다고 인정하고, 이와 달리 피고인에게 신고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다투거나 신고하지 않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인식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지만, 원심의 판단은 이 사건 금전대차계약이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대상에 해당하는 자본거래임을 피고인이 알고 있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신고의무를 회피하려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취지로서,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 부분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결론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재판주의, 범죄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5410 판결 등 참조). 외국환거래법 제30조가 규정하는 몰수·추징의 대상은 범인이 해당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외국환 기타 지급수단 등을 뜻하고, 이는 범인이 외국환거래법에서 규제하는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외국환 등이 있을 때 이를 몰수하거나 추징한다는 취지로서(대법원 1979. 8. 31. 선고 79도150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취득이란 해당 범죄행위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이를 취득한 때를 말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1979. 9. 25. 선고 79도130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금전대차계약의 차용 당사자는 공소외 1 법인으로서,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금전대차 거래행위를 실제로 집행하였지만 공소외 1 법인을 대표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공소외 1 법인의 기관으로서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2) 위 계약에 따른 이 사건 차입금은 모두 대여자인 공소외 4 회사로부터 공소외 1 법인 계좌로 입금되었고 그 후 공소외 1 법인으로부터 그 금액이 공소외 4 회사에 반환되었다. 피고인은 공소외 1 법인 계좌로 직접 입금된 이 사건 차입금을 교부받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차입금을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분배받는 등으로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귀속시켰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다.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금전대차계약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외국환거래법에서 규제하는 이 사건 차입금을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므로, 피고인의 취득을 이유로 외국환거래법 제30조의 규정에 따라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차입금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 사건 차입금 가액인 235억 3,200만 원을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외국환거래법 제30조에서 정한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외국환거래법(2017. 1. 17. 법률 제145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 [2] 외국환거래법(2017. 1. 17. 법률 제145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 제29조 제1항 제6호, 제30조, 제3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오병주 외 8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7. 1. 12. 선고 2016노23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2의 상고에 관하여
위 피고인은 법정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 1, 피고인 8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거법칙, 재산국외도피의 범의, 외화도피의 목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이미 증언을 마친 증인을 검사가 소환한 후 피고인에게 유리한 그 증언 내용을 추궁하여 이를 일방적으로 번복시키는 방식으로 작성한 진술조서 또는 그 증인을 상대로 위증의 혐의를 조사한 내용을 담은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한 그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나, 그 후 원진술자인 종전 증인이 다시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을 하였다면 그 증언 자체는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0. 6. 15. 선고 99도110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3. 8. 14. 선고 2012도1366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공소외인의 원심 증언 등을 증거로 채택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이와 같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거법칙과 증명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검사의 상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 피고인 8, 피고인 12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일부(유죄 부분 제외),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 피고인 5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각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간부직원의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점에 관하여는 상고장과 상고이유서 어디에도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5.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제312조 제1항, 제4항, 제31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감우 담당변호사 김계환 외 2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6. 7. 21. 선고 2014노632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4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4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소송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수사기관에서 많은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음에도 병원에서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② 입원기간 중에 병원에서 잠을 자지 않고 수액을 투여받지 않는 등 제대로 입원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은 간호사를 통하여 피고인 1이 보고를 받았다고 보이는 점, ③ 입·퇴원확인서는 통상 실손보험금이나 입원의료비특약 등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발급되는 점, ④ 피고인 1이 운영하던 이 사건 병원은 원장인 피고인 1이 주로 진료를 보고(위 피고인 외에 마취과 전문의 1명, 야간 당직의사 2명이 있다), 간호사 2명과 간호조무사 6명이 있으며, 원무과 직원은 피고인 2(원무부장) 및 피고인 3을 포함한 3명으로서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입원환자가 수시로 무단 외출·외박을 한다면 피고인들이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수사기관에서 2011. 10. 7. 이 사건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할 당시 이 사건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진료비를 계산하던 공소외 1의 경우,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음에도 입원료가 포함된 금액이 결제되어 이를 문의하였고, 수납 직원인 공소외 2는 ‘우선 진료비를 계산하고 보험 회사에 청구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위 공소외 2가 수사기관에서 ‘원무과 직원인 피고인 3의 지시를 받고 환자들에게 위와 같이 설명하였다.’고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인들은 환자들에 대한 허위의 입·퇴원확인서를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하여 요양급여를 편취한다는 범의가 있었고, 공소외 3 등의 환자들이 이 사건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허위의 입·퇴원확인서를 피해자 ○○○손해보험 등의 보험사에 제출하여 보험금을 편취하는 것을 방조한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 및 사기방조(제1심이 무죄라고 판단한 부분 제외)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제1심이 무죄라고 판단한 부분 제외) 중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18, 20, 21, 23, 76, 107, 108, 109 기재 사기방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기 및 사기방조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입원의 의미, 입원일당의 지급요건, 사기방조죄의 성립요건, 경합범에 있어 유죄인정을 위한 증명의 정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18, 20, 21, 23, 76, 107, 108, 109 기재 사기방조의 점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방조범은 종범으로서 정범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정범의 범죄행위 없이 방조범만이 성립될 수는 없다(대법원 1974. 5. 28. 선고 74도509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18, 20, 21, 23, 76, 107, 108, 109의 요지는, 공소외 4와 공소외 4의 남편인 공소외 5 및 공소외 6이 위 범죄일람표 기재 입원일시란 기재 기간 동안 피고인 1이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피고인 1은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이 위 기간 동안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것처럼 환자차트를 작성하고, 피고인 2, 피고인 3은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이 위 기간 동안 정상 입원한 것으로 작성된 허위의 입·퇴원확인서를 작성한 후 공소외 4와 공소외 6에게 각 교부하여, 공소외 4와 공소외 6이 위 범죄일람표 기재 각 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여 위 각 회사로부터 각 지급액란 기재 금액을 받도록 방조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4와 공소외 6은 위 각 범죄사실로 기소되었으나(서울동부지방법원 2012고정1509), 2014. 1. 15.에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서울동부지방법원 2014노133)도 2015. 1. 15.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외 4와 공소외 6이 보험금을 부당하게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정범인 공소외 4와 공소외 6의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이상 방조범에 불과한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범죄도 성립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방조범의 종속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각 일부 사기방조 부분이 파기되는 이상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나머지 부분도 파기를 면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4의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1] 형법 제32조 / [2] 형법 제32조, 제34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6. 11. 29. 선고 2016노7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하 ‘특례법’이라 한다) 제1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관한 형사처벌 등의 특례를 정함으로써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회복을 촉진하고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 제1항 본문은 차의 교통으로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을 범하였을 때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특례법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그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특례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차의 운전자에 대한 공소제기의 조건을 정한 것이다.
그리고 특례법 제2조 제2호는 ‘교통사고’란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차의 교통’은 차량을 운전하는 행위 및 그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밀접하게 관련된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도7272 판결 참조).
2. 가. 제1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이 사건 사고 당시 트럭이 완전히 정차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트럭의 이동과 정차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특례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교통사고에 해당하며, 피고인 2는 위 트럭의 운전자로서, 피고인 1은 피고인 2와 공동하여,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2)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같은 항에서 정한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위 트럭이 특례법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따라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그리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사고가 제1심 인정과 같이 교통사고로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검사의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피고인들에 대하여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3. 제1심 및 원심의 각 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트럭의 운전자인 피고인 2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가 특례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교통사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특례법 제4조 제1항을 적용하여 공소를 기각한 제1심판결 및 이를 유지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고,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례법의 ‘교통사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그러나 피고인 1에 대한 원심의 판단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 1이 공소외 주식회사의 작업팀장으로서 오리의 상하차 업무를 담당하면서, ○○오리농장 내 공터에서 피해자가 사육한 오리를 피고인 2가 운전한 트럭 적재함의 오리케이지에 상차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트럭이 경사진 곳에 정차하였음에도 트럭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게 하거나 오리케이지를 고정하는 줄이 풀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작업을 진행하게 한 업무상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즉 피고인 1은 트럭을 운전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인 2가 속하지 아니한 회사의 작업팀장으로서 위 트럭의 이동·정차를 비롯한 오리의 상하차 업무 전반을 담당하면서 상하차 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업무상의 과실을 이유로 기소되었으므로, 이러한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면 피고인 1이 담당하는 업무 및 그에 따른 주의의무와 과실의 내용이 피고인 2의 경우와 달라 피고인 1은 특례법이 적용되는 운전자라 할 수 없고 형법 제268조에서 정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죄책을 진다.
나. 그럼에도 이와 달리 제1심은 위와 같은 사정을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2와 마찬가지로 피고인 1에 대하여도 특례법이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공소를 기각하였고,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 부분 제1심 및 원심의 판단에는 특례법 제4조 제1항 및 형법 제26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 제393조에 의하여 제1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1조, 제2조 제2호, 제3조 제1항, 제4조 제1항, 형법 제268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김형준 외 6인
【배상 신청인】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4, 피고인 6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간접정범을 통한 범행에서 피이용자는 간접정범의 의사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뿐이므로, 피해자에 대한 사기범행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타인을 기망하여 그를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전달하는 도구로서만 이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대상인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에 관하여 피해자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할 뿐 도구로 이용된 타인에 대한 사기죄가 별도로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나.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 등과 공모하여 2015. 11. 5. 피해자 공소외 1에게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하면서 거짓말하여 피해자 공소외 1로 하여금 1,880만 원을 인출하여 전달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공소외 1로부터 1,88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고,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사기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 등과 공모하여 2015. 11. 5. 피해자 공소외 2에게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하면서 공소외 1의 계좌에 1,400만 원을 입금하라고 하고, 공소외 1에게도 같은 취지로 거짓말하여 입금된 돈을 찾아서 전달하도록 하여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1,4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위 각 공소사실과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해자 공소외 1이 인출하여 전달한 1,880만 원 중 1,400만 원은 피해자 공소외 2가 입금한 돈이고, 피해자 공소외 1은 피고인 1 등을 금융감독원이나 검찰 직원 등으로 알고 자신의 계좌번호를 제공한 후 그 계좌에 입금된 위 돈을 공공기관에 전달하는 것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이를 전달하였을 뿐인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의 점 중 피해자 공소외 2가 피해자 공소외 1의 계좌에 입금한 위 1,400만 원 부분에 대하여는 피해자 공소외 1이 피고인 1 등의 기망에 따라 단지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사기범행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었을 뿐이므로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할 뿐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죄가 별도로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라. 그런데도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1,400만 원 부분에 관한 사기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에서의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기방조 부분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사기방조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과 경험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사기방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횡령 부분
1) 전기통신금융사기(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의 범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의 자금을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받으면 사기죄는 기수에 이르고(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6256 판결 등 참조), 범인이 피해자의 자금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여 피해자와의 어떠한 위탁관계나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후 범인이 사기이용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이 예정하고 있던 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인출행위는 사기의 피해자에 대하여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고서 자신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도함으로써 사기범행을 방조한 종범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된 피해자의 자금을 임의로 인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그런데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 3이 보이스피싱 사기범행에 사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의 통장 등을 양도한 후 위 계좌에 성명불상자로부터 기망당한 피해자 공소외 3으로부터 돈이 입금되자 이를 인출하여 사용함으로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3)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사기범행의 종범인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금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여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어떠한 위탁관계나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후 사기범행에 이용된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포함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인출행위가 사기의 피해자에 대하여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
4) 그런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하여 원심판결에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다.
피고인 2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의 잘못을 다투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여 법리오해가 있다고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다만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1,400만 원 부분에 관한 사기의 점과 횡령의 점을 전부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위 1.항과 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사기죄에서의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4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새로운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4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도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5.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의 양형판단에 양형심리 및 양형 판단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5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다만 피고인 5에 대한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을 전부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위 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횡령죄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6. 피고인 6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하여 원심판결에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거나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함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피고인 6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의 잘못을 다투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여 법리오해가 있다고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7. 파기의 범위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부분 중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1,400만 원 부분에 관한 사기의 점,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부분 중 각 횡령의 점은 앞서 본 이유로 각 파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각 부분은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원심이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한다.
8.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5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4, 피고인 6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34조 제1항, 제347조 / [2] 형법 제32조, 제347조,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7. 2. 2. 선고 2016노386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5. 29.까지 관할 경찰관서 불출석으로 인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등)의 점에 대하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43조 제4항이 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등록대상자는 제1항에 따라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 다음 해부터 매년 12월 31일까지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에 출석하여 경찰관서의 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정면·좌측·우측 상반신 및 전신 컬러사진을 촬영하여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개정된 것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하여금 관할 경찰관서에 출석하거나 사진을 촬영·저장시켜야 할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시점의 불명확성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 따른 조치로서 위와 같이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개정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43조 제4항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2. (1)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신법을 적용하여야 하는데(형법 제1조 제2항), 2016. 12. 20. 시행된 개정 성폭력처벌법 부칙 제4조는 “제43조 제4항(제44조 제6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45조 제5항·제6항, 제45조의2 및 제45조의3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전(제45조의2 및 제45조의3의 개정규정은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른 시행일 전을 말한다)에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어 등록대상자가 된 사람(종전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등록대상자가 된 사람을 포함한다)에 대해서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정 성폭력처벌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5. 5. 4. ○○경찰서에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하였고, 이에 따라 2015. 5. 29. 최초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등록된 피고인은 구 성폭력처벌법이 아니라 개정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4항에 따라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한 그 다음 해인 2016. 1. 1.부터 2016. 12. 31.까지 관할 경찰관서에 출석하거나 사진촬영에 응할 의무를 부담할 뿐,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6. 5. 29.까지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개정 성폭력처벌법 제50조 제3항 제3호, 제43조 제4항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의 이유 설시에 있어 다소 부적절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법 제1조 제2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 부분에 관한 구체적인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형법 제1조 제2항,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4항, 제50조 제3항 제3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3조 제1항, 제4항, 제50조 제3항 제3호, 부칙(2016. 12. 20.) 제4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혜진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7. 2. 1. 선고 2016노242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전기통신금융사기(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의 범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의 돈을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받았다면 이로써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른다(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도2252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625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범인이 피해자의 돈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해자와 사이에 어떠한 위탁 또는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이상 피해자의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나아가 그 후에 범인이 사기이용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인출행위는 사기의 피해자에 대하여 따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고서도 자신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도함으로써 사기범행을 방조한 종범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된 피해자의 돈을 임의로 인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종범인 피고인들이 접근매체에 연결된 사기이용계좌에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임의로 인출하여 횡령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가벌적 사후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추가 사건의 병합을 위하여 상고하였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도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선고 당시 성년에 이른 피고인 2에게 정기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위책임의 원칙이나 소년법의 적용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창석(주심) 박상옥 | 형법 제32조, 제347조, 제355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여는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2. 13. 선고 2016노207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2015. 4. 16., 2015. 4. 18. 및 2014. 5. 24. 각 일반교통방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인이 적법하게 신고되지 않은 2015. 4. 16. 및 2015. 4. 18. 각 집회에 참가하여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도로를 점거하고 행진함으로써 도로교통을 방해하고, (2) 2014. 5. 24. 집회에 참가하여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여 도로의 차로 전부를 점거한 채 시위를 함으로써 차량들의 통행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원심 판시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집회 또는 시위의 단순참가자에 대한 일반교통방해죄의 성립과 위법성 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2015. 4. 24. 일반교통방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2015. 4. 24.자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경찰의 금지통고에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집회에 대한 금지통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2015. 5. 1. 특수공무집행방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등 시위대가 경찰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할 당시 경찰의 차벽 설치 및 시민통행로 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고, 피고인 등 시위대가 일반 시민의 통행로를 확보할 목적으로 시민통행로에 있는 경찰관들을 밀었던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원심 판시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라. 상고이유 제4점(2015. 5. 6., 2015. 5. 26. 및 2015. 5. 27. 각 해산명령불응 부분)에 관하여
집회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이기는 하지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호는 누구든지 국회의사당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인근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한 집시법 제11조 제1호의 입법목적과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1호가 제11조를 위반한 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집시법 제11조 제1호를 위반하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개최된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는 이를 이유로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1호에 기하여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이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집시법 제24조 제5호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등 시위대가 집시법 제11조 제1호의 제한을 위반하여 집회를 개최한 이상 이를 이유로 한 해산명령은 그 실체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해산명령의 적법성을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마. 상고이유 제5점(2015. 5. 6.자 특수공무집행방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경찰관들이 2015. 5. 6. 국회의사당의 진입전용 정문 앞에서 피고인 등을 비롯한 시위대에 대하여 한 제지행위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에서 정한 즉시강제의 요건을 충족한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원심 판시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의 제지 조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그리고 경찰관들의 제지행위는 집회에 대한 해산절차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3회의 해산명령 전에 이루어진 제지행위는 위법하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한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경찰관들의 제지행위는 차량소통을 위한 긴급한 조치일 뿐 시위대의 해산을 목적으로 한 조치로 보이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는 이상,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잘못된 전제에 기초한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바. 상고이유 제6, 7, 8, 9점(2015. 11. 14.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물건손상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1) 공소외 1 연맹이 2015. 11. 12. 제출한 원심 판시 집회 및 행진신고서에 따른 행진은 집시법 제12조 제2항에서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 사유로 정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당시 사전에 조건을 붙여 제한하는 방법으로 협의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도 아니었으므로, 이에 대한 경찰의 금지통고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 할 수 없고, (2) 2015. 11. 14. 집회 당시에 있었던 차벽의 설치는, ① 집회 및 시위 장소와 행진의 구간을 사전에 안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긴급한 상황에서 참가자들의 행진을 제지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일 뿐, 경찰이 차벽을 집시법상의 질서유지선으로 사용할 의사였다거나 설치된 차벽이 객관적으로 질서유지선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며, ②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의 요건을 충족하였으므로 적법하고, (3) 비록 위 집회 당시 경찰의 개별적인 시위진압 행위 중 일부 살수차 운용 행위에 위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공무집행 전체가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시위대가 경찰에 가한 각 가해행위가 위법한 일부 시위진압 행위에 대한 대항행위로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2015. 11. 14. 집회 및 행진 당시에 있었던 이 사건 공소사실의 각 가해행위가 위법한 공무집행에 대항한 행위로서 정당방위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시위대의 가해행위가 정당방위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집회에 대한 사전금지의 한계, 집시법에서 정한 질서유지선,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의 해석 및 적용, 공무집행의 적법성 및 비례의 원칙, 형평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2015. 5. 1. 각 특수공용물건손상 부분)에 관하여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 뿐더러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한다(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667 판결,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도225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제1심에서 인정한 범죄사실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범죄 시각, 공모의 상대방, 범죄의 실행행위자 및 실행행위 내용 등 본질적인 부분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고, 제1심이 공소장 변경절차 없이 위와 같은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장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2015. 11. 14. 공소외 2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부분)에 관하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외 2가 시위대의 폭행으로 인하여 호흡곤란에 빠져 쓰러지게 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상고이유 중 이러한 원심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고,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한편 공소외 2가 정신을 잃은 것이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서의 상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가정적·부가적 판단에 관한 것으로서, 앞에서 본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는 이상, 이러한 가정적 판단의 당부는 판결에 영향이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창석(주심) 박상옥 | 헌법 제21조 제1항, 제37조 제2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호, 제20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24조 제5호 |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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