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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안대헌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7. 3. 30. 선고 2016노113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1항은 ‘검사가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에 따라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이하 "공소장의 변경"이라 한다)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취지를 기재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5항은 ‘법원은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재정하는 공판정에서는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 구술에 의한 공소장변경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검사가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자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서면으로 하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피고인이 재정하는 공판정에서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에는 구술에 의한 공소장변경신청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검사가 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공소장변경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같은 조 제5항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가 피고인에 대한 죄명, 적용법조,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내용의 2017. 3. 9.자 공소장변경신청서를 제출하자(피고인과 변호인은 2017. 3. 15. 위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을 수령하였다), 원심은 2017. 3. 16. 제4회 공판기일에서 검사의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원심이 서면에 의한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하는 데에 피고인의 동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공소장변경절차의 위법이 없다.
2.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173 판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13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심 제4회 공판기일에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변경된 공소장에 대한 진술의 기회와 증거 제출의 기회가 부여되었고, 피고인의 변호인의 최종변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있은 후 변론이 종결된 것으로 공판조서에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기재가 명백한 오기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원심은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죄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1항, 제5항 / [2] 형사소송법 제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2. 3. 선고 2015노54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적 부정거래로 인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가.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5 주식회사, 피고인 6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8조 제1항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제1호)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시키지 아니하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 그 밖의 기재 또는 표시를 사용하여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제2호)를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 거래를 할 목적이나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의 유포, 위계의 사용, 폭행 또는 협박’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말하고, ‘위계’란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를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말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3180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한 행위인지 여부나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인지 또는 거짓이나 위계인지 여부,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의 유무 등은 행위자의 지위, 행위자가 특정 진술이나 표시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진술 등이 미래의 재무상태나 영업실적 등에 대한 예측 또는 전망에 관한 사항일 때에는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진 것인지 여부, 그 진술 등의 내용이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에게 오인·착각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 행위자가 그 진술 등을 한 후 취한 행동과 주가의 동향, 그 행위 전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도4444 판결,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8도633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2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허위 공시, 허위 내용의 보도자료, 언론 인터뷰, 홈페이지 공지사항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등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거나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의 중요사항에 대한 거짓의 표시를 하거나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5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5 회사’라 한다), 피고인 6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6 회사’라 한다)에 대한 사기적 부정거래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원심에서 이유무죄로 판단된 부분 제외)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구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9호,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2항, 제448조를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대량보유 보고의무,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공판중심주의, 직접심리주의,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나.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① 앞서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5 회사, 피고인 6 회사의 사기적 부정거래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7 등이 사기적 부정거래를 통해 약 9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구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2항 제1호의 적용을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 이유무죄로 판단하고, ② 외교통상부 명의의 1, 2차 보도자료 배포와 관련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보도자료의 허위성이나 피고인 1의 허위에 대한 인식, 그리고 피고인 1이 피고인 7과 공모하여 외교통상부 명의로 허위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 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외교통상부 명의의 1, 2차 보도자료 배포로 인한 피고인 7과 그의 사용자인 피고인 5 회사, 피고인 6 회사에 대한 사기적 부정거래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유무죄로 판단하고, 피고인 1에 대한 사기적 부정거래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의 점 및 원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부분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2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7, 피고인 1의 각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1, 피고인 7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여 한 진술들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판시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1의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1이 고의로 외교통상부 명의의 1, 2차 보도자료를 허위로 작성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피고인 1이 2차 보도자료 배포와 관련하여 직권을 남용하여 공소외 2, 공소외 3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거나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판시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 3의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3이 주요사항보고서에 첨부된 평가의견서를 거짓 기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피고인 3, 피고인 4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3, 피고인 4가 2011년 피고인 5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6. 피고인 7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① 피고인 7이 피고인 5 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4 등과 공모하여,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 5 회사의 유상증자대금 중 30억 원을 피고인 6 회사에 영업보증금 명목으로 지급하여 피고인 6 회사에 30억 원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고 피고인 5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② 피고인 7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131회에 걸쳐 피고인 5 회사의 자금 합계 6,930,710,400원을 피고인 6 회사에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하여 피고인 5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피고인 6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7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 6 회사에 대한 영업보증금 및 선급금 지급으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처분문서의 해석, 배임죄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공판중심주의,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7. 피고인 7, 피고인 6 회사의 중요사항 보고의무 위반으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7이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공소외 1 등 7인이 피고인 6 회사에 처분을 위임한 보유주식 364,000주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한 것은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판시 관련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8. 피고인 7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7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추징을 선고하지 아니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판시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9.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보영 권순일(주심)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6. 12. 1. 선고 2016노1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와 식당을 동업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2013. 10. 16. 18:20경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면서 찍은 피해자의 나체 사진 2장(이하 ‘이 사건 사진’이라 한다)을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전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자기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그림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내세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전송한 이 사건 사진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거나 피고인에게 자신 또는 피해자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이 자신을 협박하기 위하여 이 사건 사진을 전송하였다거나 이 사건 사진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사진의 영상을 직접 전송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는 드롭박스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링크하였을 뿐이다.
다.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 동안 피해자와 성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 사건 사진을 포함하여 피해자에 대한 촬영물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라.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인이 이 사건 사진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마. 피고인이 이 사건 사진을 전송한 것은 피해자의 동의 아래에 촬영된 이 사건 사진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었을 뿐 이를 넘어 이 사건 사진 내용이 제3자에게 공개되거나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보인다.
바.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부터 며칠 전 피해자가 자신에게 영상통화를 하여 나체를 보여주어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서 이 사건 사진을 전송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 이전에 상반신을 벗고 있는 피해자의 남편 사진을 피고인에게 전송하기도 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이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이라 한다)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서 정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접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성적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인격권의 보호,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 확립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은 피해자에게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의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서 사회 평균인의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의 유발 여부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함이 타당하고, 특히 성적 수치심의 경우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그 유발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6헌바15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라는 것은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직접 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실제로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행위자의 의사와 그 내용, 웹페이지의 성격과 사용된 링크기술의 구체적인 방식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이 담겨 있는 웹페이지 등에 대한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를 보내는 행위를 통해 그와 같은 그림 등이 상대방에 의하여 인식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고 실질에 있어서 이를 직접 전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되고, 이에 따라 상대방이 이러한 링크를 이용하여 별다른 제한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다면, 그러한 행위는 전체로 보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08조가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한 것은 그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거판단에 관한 전권을 가지고 있는 사실심 법원은 사실인정을 하면서 공판절차에서 인식한 내용과 조사한 증거를 남김없이 고려하여야 한다.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 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이어야 하나 합리성이 없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이 의심하여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범죄사실의 증명은 반드시 직접증거만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되는 한 간접증거로도 할 수 있으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 아래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8. 11. 13. 선고 96도1783 판결 등 참조).
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피해자와 식당을 동업하면서 알게 되어 2012. 4.경부터 내연의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2013. 8.경부터 채무 문제 등으로 사이가 좋지 않게 되었다.
(2) 피고인은 2013. 10. 16. 17:44경부터 18:00경 사이에 피해자에게 ‘너 인생은 이미????.’, ‘죽어 죽으면 @@@@@’, ‘놀년이 없어서 김씨하고 이씨하고 노냐?????’ 등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3) 피고인은 같은 날 18:17경 피해자에게 휴대폰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이 사건 사진 중 1장이 저장되어 있는 드롭박스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 링크(인터넷 주소 링크 1 생략)를, 이어 18:18경 ‘ㅋㅋㅋ’라는 메시지를, 18:20경 다시 이 사건 사진 중 다른 1장이 저장되어 있는 드롭박스 인터넷 주소 링크(인터넷 주소 링크 2 생략)(이하 위 두 개의 드롭박스 인터넷 주소 링크를 합하여 ‘이 사건 인터넷 링크’라 한다)를, 18:24경 ‘뭐해 잘 보란 말이야’라는 메시지를, 18:30경 ‘♥♥♥♥♥’ 메시지를 보냈다.
(4) 피해자는 같은 날 21:47경 피고인에게 휴대폰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좋은 것 잘 받았어~ 내가 잘 간직할게. 쓸 때가 생겼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 21:55경까지 ‘집’, ‘남편하고 있어’, ‘술 마시고 얘기 다하고 있어’, ‘난 후련해 다 털어놓고 나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5)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이 사건 사진은 피해자를 협박하려고 보낸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성적 만족을 위해서 보낸 것이 맞고, 그 전에 성관계를 했던 추억들을 사진으로 다시 되새기게 하려고 보낸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6)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남편과 저녁을 먹으면서 가계 빚에 대하여 다 이야기한다고 말을 하였는데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남편과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계속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왔고,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보낸 것을 확인하는 순간 놀라고 수치스러워 휴대폰을 닫았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제1심법정에서도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라.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자기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그림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사진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면서 찍은 피해자의 나체 사진으로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성적 도의관념에 비추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그림이나 영상에 해당한다.
(2)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진을 받을 당시 남편에게 피고인과의 관계 등에 관해 솔직하게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이 사건 사진을 확인한 직후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이 사건 사진을 추후 증거로 사용할 뜻을 나타낸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사진을 보는 순간 놀라고 수치심을 느꼈다고 한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제1심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3)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진을 보낼 당시 같이 보낸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단순히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진을 보여주려는 목적만을 가지고 있었다기보다는 사이가 나빠진 피해자에게 둘이 성관계를 한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피해자에게 자신과 내연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거나 피해자에게 보복이나 고통을 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도 이에 부합하고, 이 사건 전에 피고인과 피해자의 사이가 좋았을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진과 같은 종류의 사진을 보낸 적이 없다.
(4)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휴대전화로 이 사건 사진이 저장된 이 사건 인터넷 링크를 피해자에게 보낸 것은, 이를 통해 피해자가 이 사건 사진을 바로 접하여 인식할 수 있는 상태가 조성되었고 실질적으로 이 사건 사진을 직접 전달하는 것과 같으므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
(5) 이 사건 사진이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촬영된 것인지 여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진 내용이 제3자에게 공개되거나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구성요건이 아니다. 설령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촬영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진을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할 당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
(6) 피해자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부터 며칠 전 피고인에게 영상통화를 통하여 나체를 보여주었는지 여부나 피해자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 이전에 상반신을 벗고 있는 피해자의 남편 사진을 피고인에게 전송하였는지 여부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성립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마.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증거의 증명력 판단과 평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강석민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6. 9. 9. 선고 2016노5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제1심의 재판에 대하여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피고인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후에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귀책사유 없이 제1심과 항소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하였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1054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제1심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양형부당으로 항소하자, 원심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되었다.
나.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고, 법원은 피고인이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한 것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상고권회복결정을 하였다.
3. 이러한 사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제1심 재판이 진행되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원심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채 재판을 진행하여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
4.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형사소송법 제345조, 제346조 제3항, 제365조, 제383조 제3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5. 7. 29. 선고 2015노1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식당을 운영하면서 메뉴판에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 및 생선의 원산지를 사실과 다르게 국내산이라고 기재함으로써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여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고, 위와 같이 수입산 식재료를 사용하고 중국산 부세를 조리하여 제공하면서도 마치 국내산 식재료와 국내산 굴비인 것처럼 손님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손님들로부터 음식대금을 편취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이 옳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서 굴비처럼 가공한 중국산 부세를 20,000원짜리 점심 식사나 25,000원 내지 55,000원짜리 저녁 코스요리에 굴비 대용품으로 사용한 사실, 이 사건 식당에서 사용되는 중국산 부세의 크기는 25~30㎝로서 1마리당 5,000원 내지 7,000원 정도인데 같은 크기의 국내산 굴비는 1마리에 200,000원 내외의 고가인 사실, 피고인이 국내산이라고 표시한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 생선은 이 사건 식당에서 제공되는 여러 요리와 반찬들 중 일부의 식재료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피고인이 손님들로부터 ‘이렇게 값이 싼데 영광굴비가 맞느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 중국산 부세를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서 가공한 것이라고 대답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을 더하여 보면, 손님들이 메뉴판에 기재된 국내산이라는 원산지 표시에 속아 이 사건 식당을 이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손님들의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기죄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사기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위 부분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재형 | 형법 제347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조영주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4. 29. 인터넷 유튜브 사이트(인터넷주소 생략)에 고소인 공소외 주식회사의 상표인 ‘정관장’에 관하여 “정관장은 1940년 조선총독부에서 세금수탈을 위하여 만든 홍삼상표, 1940년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세금수탈을 목적으로 정관장 상표를 만들었습니다.”라는 내용의 영상물을 게재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피고인 주장의 요지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영상물(이하 ‘이 사건 영상물’이라 한다)을 게재한 것은 맞지만, 이는 허위사실이 아니고 고소인 회사를 비방할 목적도 없었으며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다.
나. 판단
1)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형법 제310조에 따라서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기 위해서는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데, 여기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 함은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 자체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사실을 적시한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부수적으로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6342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이 게재한 영상물에는 ‘1940년 조선총독부가 만든 정관장’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고소인 회사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홍삼 제품 ‘정관장’을 연상할 수 있는 부가적인 표현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영상물의 내용이 고소인 회사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홍삼 제품 ‘정관장’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정관장’이라는 상표의 유래에 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② 그런데 ‘정관장’이라는 용어는 1940년대 초 사제홍삼 및 위조 고려삼이 범람하자 조선총독부 전매국이 진품 관제홍삼을 사제홍삼 및 위조 고려삼과 구별하기 위하여 만든 것인데, 그 순수한 단어의 의미는 ‘정부가 관할하는 공장에서 제조, 포장된 진짜 관제품’이라는 의미로 보인다(증거기록 제109, 111쪽). ③ 한편 조선총독부가 ‘정관장’이라는 용어를 통하여 관제홍삼을 사제홍삼 등과 구별하려 한 궁극적인 목적은 관제홍삼의 판매를 통한 세수확보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내용은 언론사에 의하여 기사화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113쪽). ④ 고소인 회사가 사용하는 상표 ‘정관장’은 1986. 10. 13. 등록된 상표이므로, 조선총독부가 만든 용어인 ‘정관장’과는 구분되는 것이나, 피고인은 고소인 회사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정관장’이라는 용어의 유래와 ‘정관장’ 상표에 대한 인터넷 자료를 통하여 ‘정관장’이라는 상표가 조선총독부가 1940년경 만든 것을 이어받아 계속하여 사용하여 왔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⑤ 그런데 조선총독부가 만든 용어와 동일한 단어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특산품의 상표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의 문제는 일본식민통치의 잔재청산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고소인 회사와 그 전신인 ○○○○○○공사 및 △△청은 ‘정관장’이라는 상표가 조선총독부가 만든 용어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관장’ 상표를 등록하고 계속 사용하여 왔던 것으로도 보인다. ⑥ 이에 피고인은 ‘정관장’ 상표의 유래에 대해 알리기를 원하였고, 이 사건 영상물의 내용 등을 보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을 일응 수긍할 수 있다. ⑦ 나아가 고소인 회사는 피고인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한 후 수사가 계속되던 중 자사 홈페이지에서 ‘정관장의 유래’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198쪽). ⑧ 피고인은 같은 내용을 인쇄물로 제작하여 전북지역 동아일보의 신문지에 넣어 유포한 행위로 명예훼손죄로 이 법원에 기소되었으나 2016. 2. 4. 이러한 행위가 형법 제310조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검사가 불복하여 항소,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그 판결은 2017. 5. 11.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도3787).
이러한 점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된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배근 | 형법 제307조 제1항, 제310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상승 담당변호사 어수용 외 3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6. 4. 1. 선고 2015노10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변조와 변조공문서행사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청주시 소속 공무원으로서 2008. 9.경부터 2012. 7.경까지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과에 근무하면서 ‘청주시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에 관한 설계·시공 등의 감독업무를 담당하였다.
위 사업의 주요기자재인 슬러지수집기의 구매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내부 검토를 거쳐 2012. 4. 15. “슬러지수집기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에 의해 공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보고자 의견이 제시된 ‘청주시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토목 및 기계 분야) 주요 기자재 구매 검토 보고서’(이하 ‘이 사건 검토보고서’라고 한다)를 기안한 다음, ○○과 공무담당 계장 공소외 2, ○○과장공소외 3, □□과 회계담당 공소외 4의 중간결재를 받아 최종결재권자인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의 결재를 받았다. 공소외 1 회사는 슬러지수집기 특허기술을 보유한 업체이다.
그런데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위 검토보고서의 내용과 달리 ‘공소외 6 주식회사’를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하였고, 조달청은 위 상수도사업본부의 구매의뢰에 따라 2012. 5. 30.경 공소외 6 주식회사와 슬러지수집기를 구매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청주시 흥덕구청 △△과에 소속되어 근무하던 중인 2013. 3. 8. 09:00경 감사원의 ‘충청지역 기반시설 건설관리실태’에 관한 감사 과정에서 감사관으로부터 공소외 6 주식회사와 슬러지수집기 수의계약을 체결한 경위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받았다. 피고인은 같은 날 11:00에서 12:00경 상수도사업본부 ○○과 사무실에 가서 이 사건 검토보고서를 찾은 후 보고자 의견이 제시된 보고서 3쪽을 뜯어내어 찢었다. 그 후 피고인은 전에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된 위 검토보고서의 파일을 불러와 ‘보고자 의견’ 부분을 “공소외 1 회사나 동등 이상의 기술이 확보된 업체(지역 업체 포함)에 의해 공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됨”으로 변경해 인쇄한 다음, 찢어낸 쪽에 끼워 넣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권한 없이 ○○과 공무담당 계장 공소외 2, ○○과장공소외 3, □□과 회계담당 공소외 4,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 명의의 공문서인 이 사건 검토보고서를 변조하고, 이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공문서인 것처럼 그 정을 모르는 감사원 감사관에게 제출하여 행사하였다.
2. 원심의 판단과 상고이유의 요지
원심은 (1) 이 사건 검토보고서의 작성권자이자 작성명의인은 최종결재권자인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이므로 피고인이 문서의 작성권자가 아닌 중간결재자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명의의 문서를 변조하였다고 할 수 없고, (2) 피고인이 이 사건 검토보고서를 수정하고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에게 결재를 요청하였다면 공소외 5가 이를 결재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공소외 5 명의의 검토보고서를 변조하려는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검사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위 (2)항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다투어 피고인에게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 명의의 검토보고서를 변조하려는 범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공문서변조죄는 권한 없는 자가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이 이미 작성한 문서내용에 대하여 동일성을 침해하지 않을 정도로 변경을 가하여 새로운 증명력을 만들어 냄으로써 공공적 신용을 해칠 위험성이 있을 때 성립한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도7339 판결 등 참조). 최종 결재권자를 보조하여 문서의 기안업무를 담당한 공무원이 이미 결재를 받아 완성된 공문서에 대하여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그 내용을 변경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문서변조죄가 성립한다.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건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도329 판결,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검토보고서는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슬러지수집기의 공급업체를 선정하기 위하여 작성한 내부문서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과 소속이던 피고인이 위 문서를 기안하여 2012. 4. 15.경 ○○과 공무담당 계장 등의 중간결재를 거쳐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의 최종결재를 받았다. 피고인은 검토보고서의 ‘보고자 의견’란에 슬러지수집기를 ‘공소외 1 회사로부터 공급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기재하였다.
(2) 상수도사업본부는 위 기안과 결재 전에 정수장사업의 설계용역을 맡은 회사인 공소외 7 주식회사로부터 ‘특허기술을 가진 공소외 1 회사나 그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로부터 슬러지수집기를 공급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검토의견을 제출받았고, 이를 기초로 감리단의 검토와 사업본부 내부의 검토과정을 거쳤다.
(3) 그러나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는 최종결재 후에도 위와 같이 특정업체인 공소외 1 회사를 수의계약 상대방으로 선정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관하여 고심하였고, 공소외 6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공소외 8로부터 특허가 없는 지역업체에도 기회를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후 공소외 5는 피고인에게 특허가 없는 지역업체를 납품업체로 선정하는 데 법적, 기술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지역업체의 선정이 가능하다는 구두 보고를 받았다.
(4) 상수도사업본부는 2012. 5. 공소외 1 회사가 아닌 공소외 6 주식회사를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하였고, 조달청은 상수도사업본부의 구매의뢰에 따라 2012. 5. 30.경 공소외 6 주식회사로부터 슬러지수집기를 20억 9,800만 원에 구매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다.
(5) 피고인은 2013. 3.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공소외 6 주식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경위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받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검토보고서의 3면을 교체하여 ‘보고자 의견’란에 기재된 ‘공소외 1 회사’를 ‘공소외 1 회사나 동등 이상의 기술이 확보된 업체(지역업체 포함)’로 변경하였고, 위 문서를 진정하게 성립한 공문서인 것처럼 감사원의 감사관에게 제출하였다.
(6) 한편 문서를 수정할 당시 피고인은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과가 아닌 청주시 흥덕구청 △△과에 소속되어 있었고, 공소외 5는 상수도사업본부장직에서 퇴직한 상태였다. 피고인은 신임 상수도사업본부장에게 위와 같은 문서 수정행위를 보고하지 않았다.
다.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검토보고서를 공소사실과 같은 방식으로 수정할 권한이 없었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권한이 없음을 인식하면서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변조행위를 하였고 이를 행사할 목적도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검토보고서는 최종결재일인 2012. 4. 15.로부터 약 11개월 후에 수정되었다. 수정 당시 피고인은 소속부서가 변경되어 정수장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않았고, 공소외 5도 퇴직하여 상수도사업본부장직에 있지 않았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이 이 사건 검토보고서를 수정할 권한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② 피고인은 위 최종결재일 이후에 공소외 5의 지시를 받아 지역업체의 선정 여부를 검토하였고 그 보고도 구두로 하였는데, 이 사건 검토보고서를 수정함으로써 그전부터 지역업체의 선정 여부를 검토한 다음 이 사건 검토보고서로 결재를 받은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었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검토보고서를 수정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검토보고서의 원본을 훼손하고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추가하였으며, 이러한 사실을 신임 상수도사업본부장에게 보고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사건 검토보고서의 중간결재자였던 공소외 2, 공소외 3이 피고인으로부터 검토보고서를 수정하겠다는 말을 듣고 이의를 하지 않았다거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퇴직한 공소외 5의 내심의 의사에 부합한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변조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원심이 피고인이 상수도사업본부장 공소외 5 명의의 문서를 변조하려는 범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한 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문서변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고, 원심판결 중 공문서변조와 변조공문서행사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법 제225조 / [2] 형법 제13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시정기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7. 3. 29. 선고 2016노36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으로 인한 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에 양형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향정신성의약품 각 투약 부분
1)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 또한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고, 자백과 보강증거가 서로 어울려서 전체로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면 유죄의 증거가 된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3041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도7883 판결 등 참조).
2)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3. 3. 29. 대전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 등을 선고받아 ○○구치소에서 2014. 6. 8.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외에 동종범죄경력이 5회 더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하면 더 불리한 처벌을 받으리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자수하였다.
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5. 12. 28. 공소외인을 통하여 메트암페타민 0.7g을 수령하여 그중 일부는 공소외인에게 무상으로 교부하였고 남은 것은 당일 △△△모텔에서 투약하고 그 다음 날 이어서 투약하였다고 자백하면서 그 투약방법과 동기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한 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그 진술을 유지하여 그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다) 원심이 증거로 채택한 공소외인의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사본과 검찰 진술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인은 피고인의 최초 메트암페타민 투약행위가 있었던 2015. 12. 28. 당일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통하여 운송된 메트암페타민이 담긴 쇼핑백을 받아 피고인에게 이를 전달하고 그 즉시 메트암페타민의 일부를 무상으로 교부받았는데 피고인과 함께 △△△모텔에 갔다가 바로 집으로 돌아왔고 피고인은 위 모텔에 그대로 남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소외인의 진술은 피고인이 위 모텔에서 2015. 12. 28.과 그 다음 날 2회에 걸쳐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는 자백의 진실성을 담보하기에 충분하다.
3)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소외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사본과 진술조서는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도1794 판결과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3813 판결은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보강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나. 2015. 8. 7.자 향정신성의약품 매매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5. 8. 7.자 향정신성의약품 매매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부분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유죄 부분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으로 인한 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부분이 파기되어야 하고, 피고인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가 이유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죄와 무죄로 판단한 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위 파기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으로 인한 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재형 | 형사소송법 제31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6. 9. 22. 선고 2015노36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도로교통법(2014. 12. 30. 법률 제129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도로교통법’이라 한다) 제44조 제2항에 의하여 경찰공무원이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실시하는 측정은 호흡을 채취하여 그로부터 주취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환산하는 측정 방법, 즉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으로 이해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도5377 판결,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8도217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경찰공무원이 음주 여부나 주취 정도를 측정하는 경우 합리적으로 필요한 한도 내에서 그 측정 방법이나 측정 횟수에 관하여 어느 정도 재량을 갖는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2도220 판결 참조). 따라서 경찰공무원은 운전자의 음주 여부나 주취 정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운전자에게 음주측정기를 면전에 제시하면서 호흡을 불어넣을 것을 요구하는 것 이외에도 그 사전절차로서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검사 방법인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도 요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란 전체적인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를 의미한다. 운전자의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는지는 음주측정을 요구받을 당시의 운전자의 언행이나 태도 등을 비롯하여 경찰공무원이 음주측정을 요구하게 된 경위, 그 측정 요구의 방법과 정도,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등 측정불응에 따른 관련 서류의 작성 여부,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거부한 사유와 태양 및 거부시간 등 전체적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 판결 참조).
그리고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에게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의 전 단계에 실시되는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을 요구하는 경우 그 시험 결과에 따라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이 예정되어 있고, 운전자가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였음에도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에 불응함으로써 음주측정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을 거부한 행위도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2. 원심이,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의 면전에서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을 요구하였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경찰공무원의 측정 요구에 불응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부분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서 정한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경찰공무원이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을 요구하였을 당시 피고인은 이미 운전을 종료한 지 약 2시간이 경과하였던 점, 피고인은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여 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 이후 일행들과 40분 이상 편의점 앞 탁자에 앉아 있었고 그 위에는 술병들이 놓여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운전을 마친 이후 이 사건 현장에서 비로소 술을 마셨을 가능성도 없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기에 부족하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결론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서 정한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과 현행범 체포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재형 | 구 도로교통법(2014. 12. 30. 법률 제129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2항,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이건표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종필
【원심판결】
춘천지법 원주지원 2016. 7. 21. 선고 2016고정18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의 댓글 내용 중 ‘ㄱ’이 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표현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추상적인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다소 저속하고 무례한 표현을 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 모욕죄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럼에도 ‘ㄱ’이 개를 의미한다고 보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1. 6. 18:25경 원주시 (주소 생략)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인터넷 포탈 다음 “[○○○○] 소외인 ‘곧 △△△당 입당해 □□에 출마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닉네임 ‘ps7122’로 접속하여 “참 국민을 열받게 만드는 ㄱ같은 녀석... 국민을 우습게 보는게 대통령과 비슷하구나.”라고 댓글을 작성하여 고소인 소외인(45세, 남)을 공연히 모욕하였다.
나.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오랫동안 언론사에 종사하다가 퇴직한 이후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촉망받는 정치인이자 방송인이던 피해자를 마음속으로 응원해 왔었는데, 피해자가 과오를 저지르고도 그에 대해 거짓으로 해명하였다고 생각하였고, 또한 그 일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였음에도 다시 △△△당에 입당하고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여 국민의 대표가 되려 한다는 기사를 보고 의견을 표시하고 싶은 욕구를 느껴 댓글을 쓰게 된 것이지 피해자를 모욕하려고 댓글을 쓴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어떤 글이 이러한 모욕적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글을 게시하게 된 동기나 경위 및 배경, 글의 전체적인 취지, 구체적인 표현방법, 전제된 사실의 논리적·객관적 타당성, 그 모욕적 표현이 그 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그 글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그 사실관계나 이를 둘러싼 문제에 관한 자신의 판단과 피해자가 취한 태도 등이 합당한가 하는 데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3972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941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가) 당시 피고인이 댓글을 단 기사에는 피해자가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려고 한다는 내용과 함께, 과거 피해자가 여성 아나운서 관련 발언으로 ◇◇◇당을 탈당한 내용, 그 후 의원직을 사퇴하였다는 내용 및 최근 불륜 의혹에 휩싸여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는 내용 등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나) 피고인은 위와 같이 기사에 기재된 내용을 비롯하여 언론 등을 통해서 알게 된 피해자의 과거 행적 등에 기초하여 피해자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국회의원이 되려는 것이 부적절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의견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공소사실과 같은 댓글을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그 표현행위의 주된 의도는 단순히 피해자를 비방하려는 것이 아닌,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피해자의 행위에 대한 의견 내지는 판단을 개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이 기재한 내용 중 ‘ㄱ’의 의미가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개’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① 이는 초성에 불과하여 그 의미가 다양할 수 있다.
② 통상 글을 작성하면서 초성을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표현을 다소 모호하게 만들어, 해당 표현이 가지는 의미 등을 불분명하게 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의미를 불분명하게 만든 ‘ㄱ’을 ‘개’라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ㄱ’을 ‘개’라고 볼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보이는바, 기록을 모두 살펴보아도 이를 ‘개’로 해석하여야 할 근거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피해자가 제출한 서면에도 ‘ㄱ’의 의미를 ‘개’로 인식하였다는 취지의 기재도 없어, 피해자가 ‘ㄱ’을 ‘개’라고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③ 당시 피해자가 고소의 대상으로 삼은 댓글목록에 ‘개같은’이라는 표현이 있는 글도 있으므로, 피고인이 해당 사이트 댓글 작성 시스템의 제한 등에 의해 ‘개같은’이라는 표현이 제한되자 ‘ㄱ같은’이라는 글을 쓴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라) 앞서 본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표현에 피해자를 비하하는 의미가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 그 표현의 정도 및 국회의원 후보에 출마하려는 피해자의 지위, 기록을 통해 드러난 피해자의 과거 행적에 비추어 볼 때 그것이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 피해자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공인으로, 이러한 공인의 활동에 대하여 다소 비하적인 표현으로 비판을 가하였다는 이유로 광범위하게 형사처벌을 가할 경우 활발한 비판과 토론을 통한 여론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위험성이 크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 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2. 다.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정우용 정아영 | 형법 제20조, 제311조, 제31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비상상고인】
검찰총장
【변 호 인】
변호사 김혜리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5. 7. 16. 선고 (청주)2015노19 판결
【주 문】
이 사건 비상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형사소송법 제441조는 “검찰총장은 판결이 확정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에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비상상고 제도는 법령 적용의 오류를 시정함으로써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도모하려는 데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이라고 함은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을 변경하지 아니하고 이를 전제로 한 실체법의 적용에 관한 위법 또는 그 사건에 있어서의 절차법상의 위배가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62. 9. 27. 선고 62오1 판결 참조). 따라서 단순히 그 법령 적용의 전제사실을 오인함에 따라 법령위반의 결과를 초래한 것과 같은 경우는 법령의 해석·적용을 통일한다는 목적에 유용하지 않으므로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4오2 판결 참조).
이 사건 비상상고는, 원판결의 범죄사실 중 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15조에 의하여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인데 원판결 법원이 위 사건을 비친고죄로 심리·판결하였고, 같은 법 제18조에 의하면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1년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하는데 위 사건 피해자가 피고인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문자메시지(이하 ‘음란메시지’라고 한다)를 전송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1년이 도과한 2013. 12. 13.에야 비로소 고소를 제기하였음에도 위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하지 않은 것은 법령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법원이 위 사건을 비친고죄로 심리·판단하였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피해자가 피고인이 음란메시지를 전송했다는 사실을 고소 제기일인 2013. 12. 13.을 기준으로 1년 이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어떠한 자료도 찾아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위 법원은 위 피해자가 고소기간 내에 고소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친고죄인 위 사건에 대하여 유죄의 실체 판단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보일 뿐이다. 결국 이 사건 비상상고는 아무런 근거 없이 원판결이 소송조건을 간과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이거나 전제된 사실에 관한 원판결의 오인을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441조가 비상상고의 이유로 정한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사건 비상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창석(주심) 박상옥 | 형사소송법 제44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 변 호 인】
변호사 류인규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2. 9. 선고 2016노369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 전시’,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1) 아동복지법 제1조는 “이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조는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하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한다(제2항).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제3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3조 제7호에서는 아동학대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제17조 제2호에서 “누구든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하고 있다.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는 아동복지법 제정 당시부터 금지행위의 유형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성적 학대행위’는 2000. 1. 12. 법률 제6151호로 아동복지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처음으로 금지행위의 유형에 포함되었고, 그 문언도 처음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성폭행 등의 학대행위”였다가 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 개정 시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력 등의 학대행위”로, 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 시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로 각 변경됨으로써 현재는 성적 학대행위의 예로 ‘성폭행’이나 ‘성폭력’은 삭제되고 ‘성희롱’만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성적 학대행위’가 위와 같이 금지행위의 유형에 포함된 이후부터 아동복지법이 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까지 아동복지법은 ‘아동에게 음행을 시키는 행위’와 ‘성적 학대행위’를 각각 다른 호에서 금지행위로 규정하면서 전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후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등 그 법정형을 달리하였으나, 아동복지법이 2014. 1. 28. 개정되면서 같은 호에서 같은 법정형(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게 되었다(제17조 제2호, 제71조 제1항 제1의2호 참조).
이러한 아동복지법의 입법목적과 기본이념,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와 ‘성적 학대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의 개정 경과 등을 종합하면,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성적 학대행위’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행위로서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의미하고, 이는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와는 별개의 행위로서, 성폭행의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성적 행위도 그것이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나고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면 이에 포함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불고불리의 원칙상 검사의 공소제기가 없으면 법원이 심판할 수 없는 것이고, 법원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사건에 한하여 심판을 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도5304 판결 등 참조), 검사는 공소장의 공소사실과 적용법조 등을 명백히 함으로써 공소제기의 취지를 명확히 하여야 하는데, 검사가 어떠한 행위를 기소한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공소장의 기재 자체를 기준으로 하되, 심리의 경과 및 검사의 주장내용 등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공소제기의 취지가 명료할 경우 법원이 이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할 필요는 없으나, 공소제기의 취지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라면 법원은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의하여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468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4도2727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아동복지법(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 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2015. 10. 31. 09:45경 수원시 영통구 소재 K모텔 불상의 호실에서, 14세의 아동인 피해자에게 옷을 벗으라고 시킨 후 미리 준비해온 철제 개목걸이를 피해자의 목에 채운 뒤 피해자를 동물인 개처럼 취급하며 복종시키고,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수회 때리고 손가락을 피해자의 음부에 집어넣는 등 유사성교행위를 하여, 아동인 피해자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등으로 성적으로 학대하는 등 그때부터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9회에 걸쳐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하였다.’는 취지로 기소한 사실, 피고인은 사실관계 자체는 다투지 않으면서도 피고인의 행위가 법리적으로 ‘음행을 시키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 사실, 제1심 제5회 공판기일에 재판장은 검사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를 들어 변호인이 법리적인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공소장을 검토할 것을 명한 사실, 제1심 제6회 공판기일에 검사는 종전 공소장 내용대로 판단해 달라고 진술하였고 변론종결 후 ‘피해자의 동의는 사리분별력이 충분한 아동·청소년이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해자의 성적 가치관과 정서, 건강에 커다란 해악을 끼친 것이 분명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 제1심은 “공소사실의 사실관계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 후단의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의 항목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살펴볼 여지가 있으나, 위 후단 항목이 같은 호에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킨 것’과는 행위의 태양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예비적 또는 택일적으로 공소제기가 되지 않은 이상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라고 설시한 사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의 행위가 ①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②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매개하거나, ③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행위를 모두 포섭하여 기소하였음에도 제1심이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 부분만을 기소한 것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사실, 한편 원심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도 기소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검사에게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제1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사실을 알 수 있다.
3) 위와 같은 공소장의 문언 및 심리의 경과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는 이 부분 피고인의 행위를 ‘아동에게 음행을 시키는 행위’뿐만 아니라 ‘성적 학대행위’로도 기소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할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원심으로서는 의견서 및 항소이유서에서 검사가 한 주장을 감안하여 검사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인지 및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와의 관계 등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는 등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한 다음 그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검사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로만 기소한 것이고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로는 기소하지 않았다고 단정한 나머지 필요한 석명을 다하지 아니한 채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에 대하여만 심리·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석명권 행사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위반 부분과는 일죄의 관계에 있고,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1] 구 아동복지법(2000. 1. 12. 법률 제615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5호(현행 제17조 제2호 참조), 제34조 제1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호의2 참조),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2호(현행 제17조 제2호 참조), 제6호(현행 제17조 제2호 참조), 제40조 제1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호의2 참조), 제2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호의2 참조),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호, 제4호(현행 제17조 제2호 참조), 제71조 제1항 제1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호의2 참조), 제2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호의2 참조), 아동복지법 제1조, 제2조 제2항, 제3항, 제3조 제7호, 제17조 제2호, 제71조 제1항 제1호의2 / [2] 형사소송법 제246조, 제254조,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늘푸른 담당변호사 손경식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6. 6. 3. 선고 2016노171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도7725 판결 등 참조).
구 외국환거래법(2016. 3. 2. 법률 제14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국환거래법’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은 “자본거래를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경미하거나 정형화된 자본거래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본거래는 사후에 보고하거나 신고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9조 제1항 제6호는 제18조에 따른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5억 원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의규정인 구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8호는 거주자가 외국법령에 따라 설립된 법인(설립 중인 법인을 포함한다)이 발행한 증권을 취득하거나 그 법인에 대한 금전의 대여 등을 통하여 그 법인과 지속적인 경제관계를 맺기 위하여 하는 거래 또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가)목]과 외국에서 영업소를 설치·확장·운영하거나 해외사업 활동을 하기 위하여 자금을 지급하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나)목)]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거래·행위 또는 지급을 ‘해외직접투자’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항 제19호는 증권의 발행·모집, 증권 또는 이에 관한 권리의 취득[(나)목)], 그 밖에 (가)목부터 (마)목까지의 규정과 유사한 형태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거래 또는 행위[(바)목)] 등을 ‘자본거래’로 규정한다.
그리고 구 외국환거래법 시행령(2012. 12. 12. 대통령령 제242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은 “법 제18조 제1항에 따라 자본거래의 신고를 하려는 자는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신고 서류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신고의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은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8호에서 외국법령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취득’만을 해외직접투자로 정의하고 있을 뿐 취득한 증권의 ‘처분’을 해외직접투자의 개념에 포함하지 않고 있고, 같은 항 제19호 (나)목도 증권 또는 이에 관한 권리의 ‘취득’만을 자본거래로 정의하고 있을 뿐 취득한 증권 또는 이에 관한 권리의 ‘처분’을 자본거래의 개념에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그 밖에 자본거래의 개념에 관한 구 외국환거래법의 규정 또는 그 위임에 따른 동법 시행령의 규정을 보더라도 증권의 ‘취득행위’가 아닌 취득한 증권의 ‘처분행위’가 해외직접투자 또는 자본거래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이미 취득한 증권을 처분하는 행위도 그 실질이 자본에 관한 거래에 해당하고 그것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증권의 취득행위와 다를 바 없어 이에 대하여도 신고의무를 부과할 현실적인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나아가 구 외국환거래법과 동법 시행령에서 위임한 사항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외국환거래규정(2012. 4. 16. 개정 기획재정부 고시 제2012-5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제9-5조 제1항은 “거주자가 해외직접투자(증액투자 포함)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1에서 정하는 외국환은행의 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거주자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신고한 내용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당해 신고기관의 장에게 변경신고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임법령인 구 외국환거래법과 동법 시행령의 해석상 자본거래 또는 해외직접투자가 아닌 행위에 대하여 행정기관 고시로 신고의무를 새로이 부과하여 그 위반행위를 형사처벌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고시 제9-5조 제2항이 신고에 따라 외국법인의 증권 등을 취득한 이후 증권을 처분하는 경우에까지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 없다.
2. 원심은, 죄형법정주의 관점에서 “증권의 취득”과 “취득한 증권의 처분”은 완전히 다른 행위이므로 양자를 동일하게 볼 수 없는 점, 구 외국환거래법 및 동법 시행령이 “처분 등을 포함한 변경”을 그와 전혀 별개인 “취득”에 포함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유죄 부분 제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외국환거래법(2016. 3. 2. 법률 제14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8호, 제19호, 제18조 제1항, 제29조 제1항 제6호, 구 외국환거래법 시행령(2012. 12. 12. 대통령령 제242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 / [2]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외국환거래법(2016. 3. 2. 법률 제14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8호, 제19호, 제18조 제1항, 제29조 제1항 제6호, 구 외국환거래법 시행령(2012. 12. 12. 대통령령 제242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 외국환거래규정(2012. 4. 16. 기획재정부 고시 제2012-5호) 제9-5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7. 1. 19. 선고 2016노507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 제81조 제1항은 “추진위원회위원장 또는 사업시행자(조합의 경우 조합임원,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토지등소유자가 단독으로 시행하는 경우 그 대표자를 말한다)는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서류 및 관련 자료가 작성되거나 변경된 후 15일 이내에 이를 조합원, 토지등소유자 또는 세입자가 알 수 있도록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하여 공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 내지 제9호에서 공개하여야 할 서류를 열거하고 있고, 구 도시정비법 제86조 제6호는 ‘제81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비사업시행과 관련한 서류 및 자료를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하여 공개하지 아니하거나 제81조 제6항을 위반하여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열람·등사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는 추진위원회위원장 또는 조합임원(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토지등소유자가 단독으로 시행하는 경우 그 대표자)’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 도시정비법이 정비사업시행과 관련한 서류 및 자료를 공개하게 하고 이를 위반한 추진위원회위원장 또는 조합임원 등에 대한 처벌규정까지 둔 취지는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원 등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0976 판결, 헌법재판소 2016. 6. 30. 선고 2015헌바329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구 도시정비법 제21조 제1항은 조합장 1인과 이사, 감사를 조합의 임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제27조는 조합에 관하여는 위 법에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52조의2가 준용되어 법원은 가처분명령에 의하여 조합임원의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수 있다. 그런데 민법 제60조의2 제1항은 “제52조의2의 직무대행자는 가처분명령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 외에는 법인의 통상사무에 속하지 아니한 행위를 하지 못한다. 다만, 법원의 허가를 얻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원의 가처분명령에 의하여 선임된 조합임원 직무대행자는 조합을 종전과 같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관리하는 것과 같은 조합의 통상사무에 속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에 의하여 선임된 조합임원 직무대행자도 조합의 통상사무를 처리하는 범위 내에서는 원칙적으로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 선임된 조합임원과 동일한 권한을 가진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원 등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정비사업시행과 관련한 서류 및 자료를 공개하지 아니한 조합임원 등을 처벌하는 규정을 둔 구 도시정비법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법원에 의하여 선임된 조합임원 직무대행자도 구 도시정비법 제86조 제6호, 제81조 제1항 위반죄의 범행주체인 조합임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3.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원시 팔달구 (주소 생략)○○○-○○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합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사건에서 법원에 의하여 선임된 조합장 직무대행자로서 그 통상사무의 일환으로 2015. 2. 6. 건축사무소와 총회보조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총회보조용역계약서는 구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제2호에서 조합임원 등으로 하여금 공개하도록 정한 용역업체의 선정계약서에 속하는 서류인데도 피고인은 위 계약서 작성일부터 15일 이내에 이를 공개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구 도시정비법 제86조 제6호, 제81조 제1항 위반죄에 해당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죄형법정주의나 구 도시정비법 제86조 제6호, 제81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창석(주심) 박상옥 |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1항, 제86조 제6호 /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27조, 제81조 제1항, 제86조 제6호, 민법 제52조의2, 제60조의2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최민령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6. 5. 20. 선고 2015노9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1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고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을 가리킨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3912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범행전력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플래카드를 공공장소에 게시하여 그곳을 지나가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는 전파가능성이 매우 크고 실제로도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상당한 정도로 저하된 점, 피고인들이 외친 구호의 내용과 표현방식, 피고인들이 구호를 외치게 된 동기와 목적, 위 구호에 의하여 피해자가 받게 될 불이익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개인의 사적인 신상은 그 사회적 활동의 성질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 등에 따라 사회적 활동에 대한 비판과 평가의 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피해자는 재단법인 ○○○○○ 향교재단(이하 ‘○○향교재단’이라고만 한다)의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전임 이사장이 재임기간 중 재단법인의 재산을 횡령하였다고 고소하였다가 무고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므로, 이는 ○○향교재단 이사장으로서의 활동에 대한 비판과 평가의 자료가 된다.
나. ○○향교재단은 향교재산법을 근거로 ○○○○○에 있는 향교재산의 관리와 운영을 위하여 설립된 재단법인으로서, ○○○○○에 있는 문묘의 유지, 교육이나 그 밖의 교화사업의 실시, 유교의 진흥, 문화발전에 대한 기여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향교가 조선시대와는 그 역할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유교 성현들에 대한 향사를 봉행하고 유교이념을 유지·보급하는 장소로 기능하고 있고, 향교재단은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이라는 헌법의 이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공익적 성격이 일반적인 재단법인보다 크다. ○○향교재단의 대표자가 직무 수행에 적합한지 여부는 재단법인의 운영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에 관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한 공동체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범행전력을 적시함으로써 그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이기는 하지만, 적시한 주된 사실은 피해자가 대법원에서 무고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취지로서 진실에 부합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범행전력을 적시한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임이 인정된다면, 거기에 피고인들이 속한 집단이나 피고인들 자신들을 위한 것이라는 목적이나 동기가 다소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라.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범행전력을 적시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드러내는 표현을 다소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집회와 시위 과정에서 피해자가 이사장에서 퇴임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못 볼 바 아니다. 피고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만한 것인지와 무관하게 표현 방법이 지나치게 악의적인 것이라는 등 언론의 자유,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내재된 한계를 넘어 상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기본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4. 앞서 본 법리와 위에서 인정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하여 사실을 적시한 행위는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런데도 ○○향교재단의 법적 성격 등에 관하여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310조 / [2] 형법 제307조 제1항, 제310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우성 담당변호사 문상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7. 3. 23. 선고 2016노13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6. 6. 11. 05:45경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인으로 체포되어 ○○○지구대로 인치된 후 위와 같이 체포된 경위, 피고인의 혈색이 붉고 말이 어눌한 상태인 점, 피고인에 대한 음주감지기 시험에서 음주반응이 나타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경찰관 공소외 1로부터 음주측정 요구를 받고도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겠다.”라고 주장하며 이를 거부하는 등 약 30분 동안 3회에 걸쳐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의해 경찰공무원이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하여 실시하는 측정은 호흡을 채취하여 그로부터 주취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환산하는 측정방법, 즉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으로 이해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여기에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은 음주측정을 하기 위한 요건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점을 더하여 보면, 당시 피고인이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을 요구받고도 이에 응하지 않은 사실이 없는 이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는 성립하지 않고, 나아가 호흡측정의 사전 단계로써 단순히 음주 여부를 감지하는 음주감지기를 호흡측정기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 요구를 거부하였더라도 위 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의하여 경찰공무원이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실시하는 측정은 호흡을 채취하여 그로부터 주취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환산하는 측정방법 즉,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으로 이해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도5377 판결,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8도2170 판결 등 참조). 다만 경찰공무원은 음주 여부나 주취 정도를 측정함에 있어 필요한 한도 내에서 그 측정방법이나 측정횟수에 관하여 어느 정도 재량을 갖는 것이므로(대법원 1992. 4. 28. 선고 92도220 판결 참조), 운전자의 음주 여부나 주취 정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운전자에게 음주측정기를 면전에 제시하면서 호흡을 불어넣을 것을 요구하는 것 이외에도 그 사전절차로서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검사방법인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도 요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란 전체적인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를 의미한다. 경찰공무원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에게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의 사전 단계로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을 요구하는 경우, 그 시험 결과에 따라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이 예정되어 있고 운전자가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였음에도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에 명시적으로 불응함으로써 음주측정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면,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을 거부한 행위도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2)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목격자인 공소외 2는 2016. 6. 11. 05:10경 차종과 차량번호를 특정하여 피고인이 차량에서 비틀거리며 내린 후 다시 탑승하여 운전하는 것을 목격하고 112로 음주운전을 신고하였다.
② 경찰관 공소외 1은 신고내용을 접수하고 곧바로 근무하고 있던 ○○○지구대 밖으로 나갔고, 때마침 신호대기 중이던 피고인의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석 쪽으로 다가가 유리창을 두드리거나 호각을 불면서 창문을 내릴 것과 차량을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이동시킬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조작하거나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뒤따라온 동료경찰관 공소외 3도 운전석 쪽으로 다가가 창문을 내릴 것과 차량을 우측으로 이동시킬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이에 불응한 채 차량을 10~15m 정도 2~3회에 걸쳐 조금씩 진행하다 멈추는 것을 반복하였고, 공소외 3이 운전석의 손잡이를 잡아당기면서 하차할 것을 요구하는 순간, 갑자기 차량을 급히 출발시키면서 5m 정도 진행하여 도주를 시도하던 중 때마침 좌측 대각선 방면에서 진행해 오던 순찰차량에 의해 진로가 막히자 도로 우측에 정차하게 되었다.
③ 피고인의 차량을 뒤쫓아 달려온 공소외 1과 공소외 3 등 경찰관들이 피고인 차량의 운전석 앞 유리창을 삼단봉으로 깨뜨리자 피고인과 공소외 4는 차량에서 내렸는데, 피고인에게서는 술 냄새가 나고 얼굴이 붉었고 보행상태도 다소 비틀거렸으며 공소외 4는 완전히 만취된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하였다.
④ 경찰관 공소외 5는 같은 날 05:45경 차량에서 내린 피고인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한다고 고지한 후 공소외 1, 공소외 3과 함께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다음 인근의 ○○○지구대로 연행하였다. 그 직후부터 같은 날 06:30경까지 공소외 1이 위 지구대에서 피고인에게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에 응할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체포나 수사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인적사항을 밝히기를 거부한 채 위와 같은 요구에 전혀 응하지 않았고, ○○○지구대에서 경찰관들의 발이나 엉덩이를 걷어차거나 욕설하면서 계속 소란을 피웠다.
⑤ 피고인은 위 지구대에서 △△경찰서로 이송된 후 이루어진 경찰조사에서 당시 자신과 공소외 4가 부당하게 체포되거나 자신의 차량이 손괴된 것으로 인하여 너무 화가 나 도저히 음주측정에 응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⑥ 한편 피고인이 체포된 때로부터 약 4시간 뒤 △△경찰서에서 이루어진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에서 반응하는 적색불이 감지되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에 대한 현행범 체포 경위,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요구 당시 피고인의 상태 및 시험요구를 받은 후에 보인 피고인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이로 인하여 경찰관 공소외 1이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의 사전단계로 음주감지기에 의한 시험을 요구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명시적으로 거부함으로써 결국 피고인은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 요구에도 응할 의사가 없음을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표시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고,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공소외 1이 당시 피고인에게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4)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의 점을 무죄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의 구성요건 및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이 정한 경찰공무원의 측정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불복사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손지열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4. 3. 선고 2014노449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3053 판결 등 참조).
구 외국환거래법(2016. 3. 2. 법률 제14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외국환거래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 제6호는 “제16조 또는 제18조에 따른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5억 원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제18조 제1항은 “자본거래를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의 정의 규정에 의하면 제18호의 ‘해외직접투자’는 제19호의 ‘자본거래’에 해당하므로, 해외직접투자를 하려는 사람은 제18조 제1항에 의하여 신고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8호는 “‘해외직접투자’란 거주자가 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거래·행위 또는 지급을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가)목은 “외국법령에 따라 설립된 법인(설립 중인 법인을 포함한다)이 발행한 증권을 취득하거나 그 법인에 대한 금전의 대여 등을 통하여 그 법인과 지속적인 경제관계를 맺기 위하여 하는 거래 또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나)목은 “외국에서 영업소를 설치·확장·운영하거나 해외사업 활동을 하기 위하여 자금을 지급하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또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8호 (가)목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에 대하여, “외국 법령에 따라 설립된 법인(설립 중인 법인을 포함한다. 이하 ‘외국법인’이라 한다)의 경영에 참가하기 위하여 취득한 주식 또는 출자지분이 해당 외국법인의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공동으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그 주식 또는 출자지분 전체의 비율을 말한다. 이하 이 항에서 ‘투자비율’이라 한다)이 100분의 10 이상인 투자”(제1호), “투자비율이 100분의 10 미만인 경우로서 해당 외국법인과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관계를 수립하는 것”(제2호), “제1호 또는 제2호에 따라 이미 투자한 외국법인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것”(제3호),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따라 외국법인에 투자한 거주자가 해당 외국법인에 대하여 상환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여 금전을 대여하는 것”(제4호)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의 내용과 문언적 해석, 죄형법정주의 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제1항에 의하여 신고의 대상이 되는 ‘해외직접투자’는 거주자가 직접 외국법인이 발행한 증권을 취득하거나 그 외국법인에 대한 금전의 대여 등을 통하여 그 외국법인과 지속적인 경제관계를 맺기 위하여 하는 거래 또는 행위를 의미하며, 그 외국법인이 외국에서 다른 외국법인이 발행한 증권을 취득하여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1) 비거주자인 해외 현지법인 ‘공소외 1 현지법인’이 외국법인 ‘공소외 2 외국법인’의 주식을 취득하여 자회사를 설립한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제1항에서 신고의무의 대상으로 정한 ‘거주자의 해외직접투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만 실질적으로 거주자인 피고인 2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외국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그에 대한 신고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있는데, ‘공소외 1 현지법인’이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형해화 된 법인이라거나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외국환거래법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공소외 1 현지법인’을 통하여 ‘공소외 2 외국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2) 한편 구 외국환거래규정(2009. 9. 30. 기획재정부고시 제2009-18호) 제9-5조 제2항(이하 ‘이 사건 고시 규정’이라 한다)은 거주자가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이 해외에서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에 거주자로 하여금 이를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제1항 본문, 시행령 제32조 제1항은 그 신고의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 규정은 위 위임을 벗어나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제1항에서 정한 신고의무의 대상을 확장하는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
(3) 결국 피고인 2 주식회사에는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제1항에 의한 신고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의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이 사건 고시 규정이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므로 그에 따른 신고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서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외국환거래법의 해석 및 위임 입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외국환거래법(2016. 3. 2. 법률 제14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8호, 제19호, 제18조 제1항, 제29조 제1항 제6호,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홍현준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용준
【원심판결】
창원지법 통영지원 2016. 12. 22. 선고 2016고단10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법리오해
경찰이 형집행장 없이 피고인 1에게 수갑을 채운 것은 정당한 구인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 같은 경찰의 부당한 공무집행에 저항하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1: 징역 9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1년, 사회봉사 100시간, 피고인 2: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60시간, 피고인 3: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6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피고인 2 및 피고인 3에 대한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1
피고인은 2016. 7. 14. 01:10경 거제시 (주소 생략) 6층 ○○○○○○에서 술을 마시고 업주와 술값 시비 문제로 현장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인적사항을 확인받는 과정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벌금수배(400만 원)된 사실이 확인되어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은 후 △△△지구대로 동행할 것을 요구받았는데, 임의동행을 거부하여 출동 경찰관인 △△△지구대 소속 순경 공소외 1, 순경 공소외 2로부터 재차 수배사실과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고 수갑이 채워지게 되자, 갑자기 순경 공소외 1의 오른쪽 옆구리 부위를 치아로 깨물어 폭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수배자 체포에 관한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2) 피고인 2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지구대 소속 경위 공소외 3, 순경 공소외 1, 순경 공소외 2에 의하여 벌금수배자인 피고인 1이 체포되려 하자 흥분하여 “왜 우리 형이 지구대로 가야 하냐. 씨발놈들아. 나도 벌금을 내지 않았으니 나도 잡아가라.”라고 욕설을 하면서 팔꿈치로 순경 공소외 1의 턱을 1회 때리고, 어깨로 순경 공소외 2의 가슴을 1회 때리고, 계속해서 체포된 피고인 1을 태운 순찰차의 뒤를 막아서 후진하지 못하게 하여 약 10분간 경찰관들의 벌금수배자 호송을 방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수배자 체포에 관한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3) 피고인 3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지구대 소속 경위 공소외 3, 순경 공소외 1, 순경 공소외 2에 의하여 벌금수배자인 피고인 1이 체포되려 하자 흥분하여 어깨로 순경 공소외 1, 순경 공소외 2의 가슴을 수회 밀치고, 피고인 1을 순찰차에 태우고 지구대로 출발하려 하자 순찰차 뒤에 누워 “못 간다. 경찰새끼들아.”라고 소리쳤다. 이에 위 경찰관들로부터 팔과 다리를 잡히자 피고인의 다리를 잡은 순경 공소외 2의 왼쪽 팔꿈치를 발로 1회 차 폭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수배자 체포에 관한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나. 관련 규정과 법리
형법 제136조가 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으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 이때 ‘적법한 공무집행’이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7도7514 판결 참조).
벌금형에 따르는 노역장유치는 실질적으로 자유형과 동일한 것으로서 그 집행에 대하여는 자유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형사소송법 제492조). 구금되지 아니한 당사자에 대하여 형의 집행기관인 검사는 그 형의 집행을 위하여 당사자를 소환할 수 있고, 당사자가 소환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형집행장을 발부하여 구인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473조). 형사소송법 제475조는 이 경우의 형집행장의 집행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1편 제9장에서 정하는 피고인의 구속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피고인의 구속에 관한 규정’은 ‘피고인의 구속영장의 집행에 관한 규정’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형집행장의 집행에 관하여는 구속의 사유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70조나 구속이유의 고지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72조가 준용되지 아니한다. 한편 사법경찰관리가 벌금형을 받은 사람을 그에 따르는 노역장유치의 집행을 위하여 구인하려면 검사로부터 발부받은 형집행장을 그 상대방에게 제시하여야 하지만(형사소송법 제85조 제1항 참조), 형집행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형집행 사유와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85조 제3항 참조). 그리고 형집행장의 제시 없이 구인할 수 있는 ‘급속을 요하는 때’라고 함은 애초 사법경찰관리가 적법하게 발부된 형집행장을 소지할 여유가 없이 형집행의 상대방을 조우한 경우 등을 가리키는 것이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도2349 판결 참조).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근거로 수배자 체포에 관한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라.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순경 공소외 1이 피고인들의 술값 시비 문제로 현장에 출동하여 인적사항을 확인하던 중 피고인 1이 벌급미납으로 지명수배된 것을 확인하게 된 사실, 이에 순경 공소외 1이 피고인 1에게 벌금미납 사실을 고지하고 경찰서로 임의동행하려고 한 사실, 피고인 1이 임의동행을 거부하자 순경 공소외 1, 공소외 2가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후 체포하려고 하면서 수갑을 채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경우는 형집행장의 제시 없이 구인할 수 있는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해당하더라도, 사법경찰관리는 그 상대방에게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는데(형사소송법 제85조 제3항), ① 증인 공소외 1, 공소외 2의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면, 증인들은 피고인 1에게 벌금미납으로 인한 벌금수배 사실 및 미란다 원칙만을 고지하였을 뿐, 형집행장 발부 사실에 관하여는 고지하지 않은 점, ② 벌금미납자에 대한 지명수배가 통상 형집행장이 발부된 후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형집행장의 발부와 지명수배의 목적, 요건, 근거법령 등이 다르고, 경찰 현장 매뉴얼의 관련 내용에도 영장 발부 사실(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이상, 지명수배되었다고 고지하는 것을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③ 증인들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였다고 하더라도 미란다 원칙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를 체포·구인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이미 형이 확정된 벌금미납자에 대한 구인과는 목적, 요건, 근거법령 등이 다른 점, ④ 피고인 1이 체포된 이후에도 별도로 형집행장이 제시된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증인들이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지 않고 위 피고인을 구인하려고 한 것은 위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제2의 라.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김도영 이지훈 | 형법 제136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85조 제1항, 제3항, 제325조, 제473조, 제475조, 제49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미진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3. 2. 선고 2016노266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고, 원심이 직권으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항을 심판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 중 2015. 6. 25. 5,000만 원의 뇌물공여 부분에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뇌물공여죄의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1) 관련 법리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은 제49조(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서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71조 제11호에서 ‘제49조를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에 규정된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 누설’이란 타인의 비밀에 관한 일체의 누설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의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한 사람이나, 그 비밀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취득된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이를 알려주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해석이 형벌법규의 해석 법리, 정보통신망법의 입법 목적과 규정 체제, 이 사건 조항의 입법 취지, 비밀 누설행위에 대한 형사법의 전반적 규율 체계와의 균형과 개인정보 누설행위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제28조의2 제1항과의 관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조항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근접한 체계적·합리적 해석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76 판결 등 참조).
한편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대향범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만을 처벌하고 있을 뿐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자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도544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364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이 사건 조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피고인들의 공동 범행에 관한 공소사실 부분
원심은, 피고인 1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과세정보자료를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이 취득한 과세정보자료를 유출하더라도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로 ① 세무공무원인 피고인 1이나 부하직원 공소외 1이 이 사건 과세정보자료를 취득하기 위하여 정보통신망인 국세청의 홈텍스시스템이나 자료상연계분석시스템 등에 접속할 당시 접근권한이 있었고, 관리자의 승낙 없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이 아니며 관리자가 접근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 적이 없는 점과 ② 피고인이 취득한 과세정보자료는 이 사건 조항의 입법 목적인 정보통신망의 안정성과 정보의 신뢰성 확보와 무관한 점 등을 들고 있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과세정보자료를 제공받은 피고인 2의 경우, 그 전제가 되는 피고인 1의 이 사건 과세정보자료의 취득과 누설 행위가 이 사건 조항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세무공무원인 피고인 1이 과세정보자료를 누설한 행위와 피고인 2가 그로부터 그 비밀을 누설받은 행위는 대향범 관계에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 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11호, 제49조에서 정한 비밀누설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2와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의 공동 범행에 관한 공소사실 부분
원심은 다음의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 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협회 직원인 공소외 2가 자신의 접속권한에 기하여 정보통신망인 종합관리시스템에 접속한 후 2개의 공사업체의 전기공사실적내역자료을 조회·출력한 것은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공소외 3을 거쳐 피고인 2에게 유출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2에게 이 사건 조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공소외 2가 공소외 6의 사원번호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종합관리시스템에 접속하여 25개 공사업체의 전기공사실적내역자료를 조회·출력한 다음 공소외 3을 거쳐 피고인 2에게 유출한 행위는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는 경우에 해당하나, 공소외 2가 25개 업체의 전기공사실적내역자료를 누설한 행위와 피고인 2가 공소외 3을 거쳐 그 비밀을 누설받은 행위는 대향범 관계에 있다.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11호, 제49조에서 정한 비밀누설죄와 대향범의 공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위반(영업비밀누설등) 부분
원심은, 공사업체들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상 과세정보와 공사실적 내역(이하 ‘이 사건 정보’라 한다)의 내용, 이 사건 정보 제출의 법령상 근거와 정보 제출 목적, 이 사건 정보 생성·취득을 위한 비용이나 노력의 정도, 이 사건 정보의 사용으로 얻는 영업활동에 유용한 경쟁상 이익 여부, 이 사건 정보의 사용처와 사용결과, 이 사건 정보에 대한 피해회사들의 유지·관리 여부, 피해회사들의 사용처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보는 영업비밀로서 구비하여야 하는 독립된 경제적 가치와 비밀관리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영업비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 2와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8조의2 제1항, 제49조, 제71조 제11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1호 참조) / [2] 형법 제30조, 제31조, 제32조, 제127조,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71조 제11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1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2. 12. 21. 선고 2012노106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20,000,000원의 대여금 채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명의의 차용증을 허위로 작성하고, 피해자 소유의 원심 판시 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고 한다)에 관하여 피고인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다음, 그에 기하여 이 사건 빌라에 관한 부동산임의경매를 신청하여 배당금 10,880,885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사실과 같이 원인무효인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기한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어 피고인이 배당절차에서 배당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매절차는 원인무효로서 피해자는 이 사건 빌라의 소유권을 상실하지 않고 매수인은 그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며, 피고인이 지급받은 배당금은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매수인이 피고인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법원의 임의경매절차가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기소된 공소사실의 재산상 피해자와 공소장에 기재된 피해자가 다른 것이 판명된 경우에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지 않는 한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 기재의 피해자와 다른 실제의 피해자를 적시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도2168 판결,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도687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 이상 그 피해자가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외인이 아니라고 하여 곧바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피해자를 가려내어 그 피해자에 대한 사기죄로 처벌하여야 할 것이다.
2. 이러한 관점에서 이 사건의 경우 진정한 사기 피해자가 누구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저당권자가 집행법원을 기망하여 원인무효이거나 피담보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근저당권에 기해 채무자 또는 물상보증인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함으로써 경매절차가 진행된 결과 그 부동산이 매각되었다 하더라도 그 경매절차는 무효로서 채무자나 물상보증인은 부동산의 소유권을 잃지 않고, 매수인은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대법원 1975. 12. 9. 선고 75다1994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6다7280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경우에 허위의 근저당권자가 매각대금에 대한 배당절차에서 배당금을 지급받기에 이르렀다면 집행법원의 배당표 작성과 이에 따른 배당금 교부행위는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 그의 재산을 처분하여 직접 재산상 손해를 야기하는 행위로서 매수인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을 가진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따른 실제 피해자는 이 사건 빌라의 매수인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진정한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가려내지 않은 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처분행위, 공소사실의 동일성과 심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재형 | [1] 형법 제347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 [2] 형법 제347조, 민법 제186조, 제187조 / [3] 형법 제34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5. 11. 20. 선고 2015노32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
가.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권한 없이 그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므로, 보관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소유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를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82. 3. 9. 선고 81도300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불법영득의 의사는 내심의 의사에 속하여 피고인이 이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도5899 판결 등 참조).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사실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98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인천 계양구 ○○동에 있는 △△△△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및 부녀회장 등과 공모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아파트 잡수입 중 합계 64,476,510원을 부녀회 활동비 명목으로 사용함으로써 용도가 정하여진 잡수입을 관리규약에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고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관리규약 등에 따라 잡수입을 예비비로 처분하고 남은 잔액은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함에도 정하여진 용도 외에 관리규약에 정해진 절차를 위반하여 부녀회 활동비 명목으로 사용하는 데 협조한 행위는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라.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잡수입을 위와 같은 용도로 지출하는 데 협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당시 시행되던 구 주택법(2013. 12. 24. 법률 제12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7항 제2호, 제3호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운영 및 의결사항과 관리주체의 업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당시 시행되던 구 주택법 시행령(2013. 1. 9. 대통령령 제243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 제1항 제2호, 제2의4호, 제8의2호는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예산 및 결산의 승인에 관한 사항과, 공동체 생활의 활성화 및 질서유지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같은 시행령(2014. 4. 24. 대통령령 제25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 제2항은 ‘관리주체는 월별로 관리비 등과 잡수입(금융기관의 예금이자, 연체료 수입, 부대시설·복리시설의 사용료 등 공동주택의 관리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입)의 징수·사용·보관 및 예치 등에 관한 장부를 작성하여 이를 그 증빙자료와 함께 회계연도 종료 후 5년간 보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2) 이 사건 아파트의 2010. 11. 6.자 개정 관리규약(이하 ‘이 사건 관리규약’이라고 한다) 제59조 제2항은 ‘위 시행령 제55조 제2항에 따른 잡수입으로 인하여 발생한 당기순이익은 부족한 관리비의 지출에 충당하기 위하여 해당 연도의 관리비 예산총액의 100분의 2 범위에서 예비비로 처분하고, 남은 잔액은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적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는데, ‘단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에 따라 이 사건 관리규약 제3조 제7호에 의한 자생단체의 사업 등에 대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으며, 이를 이 사건 아파트의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게시판에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같은 조 제3항은 ‘관리주체가 예비비를 집행하고자 할 때에는 관리비의 지출비목·지출사유·금액 등을 작성하여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3)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는 매년 연초 또는 연말에 부녀회(이하 위 입주자대표회의를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라고 하고, 위 부녀회를 ‘이 사건 부녀회’라고 한다)의 활성화를 위하여 이 사건 부녀회에 일일장터의 운영, 재활용품의 판매 및 광고 수수료 등을 통하여 얻는 수입(이하 ‘이 사건 잡수입’이라고 한다)의 관리와 그 지출에 관한 사항을 모두 이 사건 부녀회에 일임한다는 취지의 예산안을 의결하였고, 매년 말 그 결산안을 심의·의결하였다.
4)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사건 잡수입의 관리를 위한 입주자대표회의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고 거래인감으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부녀회장의 각 직인을 사용하였으며, 관리사무소의 경리직원에게 통장을 맡겨 보관하였다. 이 사건 부녀회는 위 경리직원을 통해서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여 부녀회장의 중간결재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최종결재를 받은 다음 이 사건 잡수입을 인출하였다. 피고인은 위 결재선에서 배제되어 있었으며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 없이 잡수입이 집행되었다.
5) 이 사건 부녀회는 이 사건 잡수입을 고정지출(경비원 재활용 수거비, 노인정 지원 등), 기타 지출(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 및 부녀회·노인회·통반장·경비원 등에 대한 명절 선물 구입비, 아파트에 소속된 단체들을 위한 송년회, 정월대보름 및 어버이날 노인정 식사 대접, 경비원 및 미화원 휴가비 등) 및 예비비(아파트 바자회, 회원 등에 대한 경조사비 등)의 항목으로 구분하여 집행하였다.
6) 피고인은 2010. 7. 6. 개정된 구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예비비의 집행 주체는 부녀회가 아니라 관리주체인 피고인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 사건 잡수입 관리 통장의 거래인감 중 부녀회장의 직인을 관리소장의 직인으로 변경하여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였다. 이 사건 잡수입 관리 통장의 거래인감 중 부녀회장의 직인은 2013. 1.경 관리소장의 직인으로 변경되었다.
7) 이 사건 잡수입을 예비비로 처리하고 남은 잔액은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적립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하여 자생단체의 사업을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던 점, 이 사건 부녀회는 이 사건 관리규약에 정해진 자생단체로 보이고 이 사건 관리규약이 허용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잡수입의 상당 부분을 부녀회의 사업 범위에 속하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지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나아가 이 사건 부녀회는 이 사건 잡수입의 지출에 앞서 연말·연초에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그 지출을 포괄적으로 승인하는 결의를 얻었고 매년 말 그 결산을 승인받았으며 잡수입을 집행한 뒤에는 매월 말 그 내역을 공개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입주자대표회의 결의의 유효성을 믿고 이 사건 잡수입을 집행하는 데 협조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부녀회의 자금 집행에 협력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
마.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염두에 두고 이 사건 잡수입이 그 용도에 반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 용도 외로 사용되었다면 그 액수의 범위와 피고인의 불법영득의 의사 유무를 심리하여 보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잡수입을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업무상횡령죄의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아울러 이 사건 부녀회가 이 사건 관리규약에 정해진 자생단체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잡수입의 사용처가 이 사건 부녀회의 사업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관리규약 전부와 이 사건 부녀회 회칙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여 둔다).
3. 파기의 범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는데, 이는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재형 | [1] 형법 제35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형법 제35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4. 5. 선고 (춘천)2016노19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에 양형심리와 양형의 판단방법에 관한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상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주장이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피고인 1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양형부당만 주장하였고, 원심이 직권으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항을 심판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뇌물죄에서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관여하는 직무행위도 포함된다. 구체적인 행위가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지는 그것이 공무의 일환으로 행하여졌는지라는 형식적인 측면과 함께 공무원이 수행하여야 할 직무와의 관계에서 합리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인지라는 실질적인 측면을 아울러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공무원이 얻는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공무원의 직무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의 관계, 쌍방 간에 특수한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주고받은 경위와 시기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도177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사회상규에 비추어 의례상의 대가라고 볼 수 있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도6721 판결,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에 따르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국립 ○○○○대학교(이하 ‘○○○○대학교’라 한다)에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산학협력법’이라 한다)에 따라 산학연협력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조직으로 ‘○○○○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있고, ○○○○대학교 산학협력단 산하에 ‘△△사업단’이 있다.
(2) ○○○○대학교□□□□□□학부 교수인 피고인은 △△사업단의 창업지원팀장으로서 피고인 1이 운영하는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회사’라 한다) 등 6개 업체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는 지도교수이다.
(3) 피고인은 공소외 회사가 2012년경 맡게 된 중소기업청 발주 과제의 과제기획지원 사업계획서 검토위원으로 위촉됨에 따라 피고인 1과 처음 알게 되었고, 그전에는 개인적 친분이 없었으며, 그동안 별다른 금전거래도 없었다.
(4) 피고인은 2015. 2. 13. 위암으로 수술을 받고 보험금으로 5,400만 원을 받았는데, 2015. 3. 13. 보이스피싱을 당해 위 돈을 잃어버렸으나 위암수술로 인해 든 병원비는 1,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고,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지 않았다.
(5) 그런데도 피고인은 2015. 3. 13. 피고인 1에게 먼저 전화를 해서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하고, 피고인 1을 만나 하소연을 하다가 피고인 1로부터 과제 수행에 많은 도움을 받은 데 대하여 이번 기회에 3,000∼4,000만 원 정도는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순순히 승낙하였다.
(6) 피고인 1은 개인 재산이 아닌 공소외 회사 자금에서 돈을 마련해서 주었는데, 당시 공소외 회사의 잔고가 100여만 원 정도밖에 없어서 지급을 미루다가 2015. 3. 말경 납품대금이 들어오자 피고인에게 4,000만 원을 송금하였다.
(7) 피고인은 위와 같이 송금받은 돈과 자신이 가진 돈을 합해서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데 사용하였고, 돈을 받은 후 실제로 공소외 회사에 정부용역과제 수급과 그 진행과정에서 도움을 주고 편의를 봐주었다.
(8) 피고인 1은 피고인과 논의를 거쳐 피고인에게 송금한 4,000만 원을 기술자문료로 지급한 것처럼 가장하였다.
다. 2011. 7. 21. 법률 제10866호로 개정된 이후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은 교원의 임무에 산학협력법에 따른 산학연협력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여 규정하고 있고, 산학협력법 제12조의2는 대학의 총장에게 산업교원이 산학연협력에 참여한 실적과 그 성과가 그 산업교원의 평가·승진·보수 등에 적정하게 평가·반영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산업교원에 해당하는 피고인이 산학협력법상의 사업체인 공소외 회사에 정부용역과제의 수급을 도와주는 것은 ○○○○대학교 교원으로서의 직무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위 인정 사실에서 나타난 피고인과 피고인 1의 관계, 금품의 규모, 금품을 주고받은 경위와 시기, 제공받은 돈의 사용처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고인 1로부터 지급받은 4,000만 원은 피고인이 그동안 공소외 회사가 정부용역과제를 수급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 과제 진행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해 준 것에 대한 사례와 앞으로도 정부용역과제를 수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과제 진행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은 뇌물에 해당한다.
라.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뇌물죄에서 직무관련성이나 대가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129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7. 3. 17. 선고 2016노15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래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행위를 하면 아니 됨에도, (1) 2013. 1. 31.경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 사무실에서 사실은 ○○○○○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공급가액 260,454,545원 상당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고, (2) 2013. 2. 28.경 같은 장소에서 사실은 ○○○○○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공급가액 357,072,727원 상당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다.
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실물거래가 있다면 단순히 실물거래에 따른 공급가액을 부풀려 허위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경우에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다음, 그 인정 사실을 토대로 2013년 1월과 2월에 △△으로부터 ○○○○○에 식재료가 공급되었고, ○○○○○는 공소외 1 회사에 위 식재료를 공급하였으며, 다만 ○○○○○가 공소외 1 회사에 발행한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은 실제 공급된 것보다 큰 금액으로 발행되었을 뿐이라고 보아, ○○○○○와 공소외 1 회사 사이에 실물거래가 존재하는 이상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함이 없이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것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바, 여기에는 재화나 용역을 아예 공급받음이 없이 세금계산서만을 교부받는 행위뿐만 아니라,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은 자가 그 재화나 용역을 실제로 공급한 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작성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3도10554 판결 참조).
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 설립되기 전까지는 주식회사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이라 한다) □□영업부◇◇지점(이하 ‘공소외 2 회사◇◇지점’이라 한다)의 대리점을 통하여 물품을 공급받았다.
(2) 공소외 2 회사◇◇지점장인 공소외 3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외 1 회사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곧바로 공급하여 줄 것을 요청받았지만, 공소외 1 회사가 소재하는 ☆☆시에는 공소외 2 회사의 다른 지점이 있어 공소외 2 회사◇◇지점의 관할구역이 아닐 뿐만 아니라 공소외 2 회사◇◇지점은 대리점을 통하여 물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피고인의 위 요청을 수용할 수 없었다. 이에 피고인은 공소외 2 회사의 대리점으로 등록할 업체를 설립하기로 하여 2012. 8.경 사무실, 물품창고 등 실질적인 물적 시설이나 인적 구성을 갖춘 바 없이 소재지를 ◇◇시로 하는 ○○○○○를 공소외 1 회사 직원인 공소외 4 명의로 사업자등록함과 아울러 공소외 2 회사의 대리점으로 등록하였다.
(3)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가 설립되어 공소외 2 회사의 대리점으로 등록된 이후에는,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가 거래처에 물품을 공급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그 필요한 물품을 ○○○○○ 명의로 공소외 2 회사◇◇지점에 공급 요청하였는데, 이때 그 거래시기, 거래량, 단가, 공급장소 등 전반적인 거래조건은 피고인이 결정하였고, ○○○○○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으며, ○○○○○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공소외 4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였을 뿐이다.
(4) 피고인이 공급 요청한 물품은 공소외 2 회사◇◇지점이 공소외 1 회사 거래처에 직접 현실 인도하였다. 따라서 ○○○○○가 물품을 인도받거나 인도함에 있어 간접적으로나마 관여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5) 위와 같은 거래구조상 ○○○○○는 재고나 가치하락에 따른 손실위험을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6) ○○○○○와 공소외 1 회사 사이의 거래에 관해서는 세금계산서만이 있을 뿐이고, 피고인은 계약서 등 거래내역이나 대금지급에 관한 자금거래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7)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면 피고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곧바로 공소외 2 회사에 물품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취지이다.
(8) 피고인은 법정에서 ‘○○○○○는 실제 피고인이 운영하는 업체로서 공소외 2 회사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기 위한 통로로 설립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공소외 2 회사이 ○○○○○에 물품을 공급하고, ○○○○○는 다시 그 물품을 공소외 1 회사에 공급하였다’는 것은 명목에 불과할 뿐이고, 공소외 1 회사에 실제로 물품을 공급하는 거래행위를 한 자는 공소외 2 회사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물품을 실제로 공급하는 자가 아닌 ○○○○○로부터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행위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고, 공소외 2 회사이 ○○○○○에 관하여 ‘월별 거래선 매출 및 미수현황’을 작성하였다거나 ○○○○○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라. 그럼에도 원심이 위와 같은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김소영 이기택(주심) |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5. 7. 15. 선고 2015노9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도로교통법 제32조 제4호(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 한다)는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임을 표시하는 기둥이나 표지판 또는 선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10m 이내인 곳’에는 차를 정차하거나 주차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56조는 제32조를 위반한 자를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하고 있다.
이 사건 금지조항은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의 정류지 근처에 다른 차량이 주차나 정차를 함으로써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이나 위험을 방지하고 이를 통하여 버스가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그 입법목적이 있으므로, 유상으로 운행되는 버스여객자동차와 무상으로 운행되는 버스여객자동차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고, 그 문언상으로도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라고만 표현하고 있을 뿐 이를 ‘유상으로 운행되는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로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금지조항의 입법 취지나 문언 등을 종합하여 보면,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임을 표시하는 기둥이나 표지판 또는 선이 당해 도로를 관리하는 관리주체의 의사에 반하여 설치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상으로 운행되는 버스여객자동차뿐만 아니라 무상으로 운행되는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임을 표시하는 기둥이나 표지판 또는 선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10m 이내인 곳에 차를 정차하거나 주차하는 경우에도 이 사건 금지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차량등록번호 생략) 카니발 콜밴 차량을 정차하였다는 인천국제공항여객터미널 13번 순환버스정류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행하는 무료순환버스의 정류장인 사실, 인천국제공항구역 내 도로를 관리하는 관리주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금지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금지조항에서 말하는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버스를 위하여 설치된 정류지에 한정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피고인이 위 콜밴 차량을 정차하였다는 정류장이 이 사건 금지조항에서 말하는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로교통법상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도로교통법 제32조 제4호, 제15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윤정대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7. 2. 3. 선고 2016노38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강간치상 및 강제추행치상의 점에 대하여
가.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 즉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의 생리적 기능에는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된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도3936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도792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수면제와 같은 약물을 투약하여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경우에도 약물로 인하여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면 자연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거나 외부적으로 드러난 상처가 없더라도 이는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한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이러한 상해가 발생하였는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인 상태, 약물의 종류와 용량, 투약방법, 음주 여부 등 약물의 작용에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기초로 하여 약물 투약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발생한 의식장애나 기억장애 등 신체, 정신상의 변화와 내용 및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졸피뎀(Zolpidem)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깊은 단계의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로서 환각, 우울증 악화, 자살충동, 기억상실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2) 피해자(여, 40세)는 평소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사람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가 섞인 커피를 받아 마신 다음 곧바로 정신을 잃고 깊이 잠들었다가 약 4시간 뒤에 깨어났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투약한 수면제는 성인 권장용량의 1.5배 내지 2배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3) 피해자는 그때마다 잠이 든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였고, 가끔 정신이 희미하게 든 경우도 있었으나 자신의 의지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못한 채 곧바로 기절하다시피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4) 피고인은 13회에 걸쳐 이처럼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린 후 피해자를 강간하거나 강제로 추행하였다.
(5)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한 다음 그때마다 특별한 치료를 받지는 않았으나, 결국 피고인의 반복된 약물 투약과 그에 따른 강간 또는 강제추행 범행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입은 것으로 보인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약물 투약으로 정보나 경험을 기억하는 피해자의 생리적 기능에는 일시적으로 장애가 발생하였고, 여기에 피해자의 신체·정신상의 구체적 상태, 사용된 수면제의 종류와 용량, 투약방법, 피해자에게 발생한 의식장애나 기억상실의 정도 등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는 약물 투약으로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진 데에서 더 나아가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한다. 이는 피해자가 당시 자연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거나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라.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강간치상 및 강제추행치상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형법 제297조, 제298조, 제30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장재덕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1. 19. 선고 2016노8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08조가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한 것은 그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적합하기 때문이므로, 사실심 법관은 사실인정을 하면서 공판절차에서 획득된 인식과 조사된 증거를 남김없이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증거의 증명력에 대한 법관의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 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지만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므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등 참조).
2. (1) 피고인이 순도 99.9%의 돌반지를 제작하여 공급할 것처럼 행세하여 피해자로부터 2014. 1. 17. 금목걸이 10돈 및 2014. 1. 25. 178만 원을 받은 후 순도가 92.0% 또는 95%에 불과한 1돈짜리 돌반지 각 10개(이하 ‘이 사건 돌반지’라 한다)를 제작·공급함으로써 그 제작에 실제로 사용한 순금과의 차액에 상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2)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돌반지에 육각형 모양의 표시나 24K 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순금 돌반지를 만들어 주기로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순금 돌반지를 만들어 주기로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등의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런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제작·공급한 이 사건 돌반지의 순도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92% 또는 95%에 불과한 사실은 분명하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위 순도와 달리 순도 99.9%의 돌반지를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돌반지에 24K 표시를 하였고 육각형 모양의 표시를 하였다. 그런데 당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제정한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에 관한 국가표준에 의하면 순금 제품은 24K 제품과 땜 가공품이 있는데, 24K 제품의 순도는 99.9% 이상으로서 그 표시는 ‘24K’ 또는 ‘999’로 표시하고, 땜 가공제품의 순도는 99.5% 이상이며 그 표시는 ‘995’로 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귀금속감정원은 ‘육각형 내 태극모양’의 형상을 공인 순금 검인 마크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돌반지에 24K 및 육각형 모양을 표시한 것은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순도 99.9% 이상의 순금으로 제작되었음을 표시한 것이라 봄이 경험칙상 옳다.
피고인은 이와 달리 단지 관행이라거나 금인데 18K가 아니라서 24K라고 표시하였고 육각형은 금이 나쁘다는 표시로 찍은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이는 피고인 스스로 국가표준 및 사단법인 한국귀금속감정원 공인 순금 검인 마크의 통상적인 사용에 배치되는 표시를 하였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의 주장 취지와는 달리 일반 수요자의 혼동을 초래하게 되어 그 진술 자체가 모순되므로, 피고인의 위 변소는 믿을 수 없다.
다. (1) 그리고 피해자는 2014. 1. 17. 피고인에게 순도 99.3%의 금목걸이를 교부하였다고 하면서 그 증거로 위 금목걸이의 순도에 관한 감정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금목걸이가 감정을 받은 금목걸이가 아니라거나 그 순도가 다르다고 다투면서도, 정작 피해자로부터 받은 금목걸이의 순도에 관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못하며,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제작한 이 사건 돌반지에는 위와 같이 순금 제품임을 전제로 한 24K 등의 표시를 하였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위 금목걸이의 순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을 쉽게 배척할 수 없다.
(2) 또한 피해자가 2014. 1. 25. 피고인에게 준 178만 원은 당시의 순금 시세 1돈당 178,000원을 그대로 반영하여 1돈 분량의 돌반지 10개에 해당하는 금액으로서, 비록 피고인이 그 돈으로 순금을 사지 아니하고 고금을 사서 돌반지를 제작하는 것을 피해자가 허용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는 처음부터 순금 돌반지의 제작을 의뢰하였다고 보인다.
고금 제품이라도 순도가 99.9%라면 이를 이용하여 제작한 돌반지의 순도가 낮아질 이유가 없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땜 가공제품을 구입함으로 인하여 순도 99.9%의 돌반지를 만들기 위하여 순금이 더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 비용 상당을 피해자에게 추가로 청구하면 될 뿐 아니라, 땜 가공제품이라도 순금의 순도는 99.5%이므로 이를 이용한 제품의 순도가 이보다 훨씬 낮아질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아도, 순금 시세에 해당하는 돈을 준 피해자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순도 92% 또는 95%에 불과한 이 사건 돌반지의 제작을 의뢰하였다거나 이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원심은, 순도가 낮은 고금을 맡기고 순금 금제품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에는 금 또는 현금을 분석료 명목으로 지급하는데, 피해자가 과거 피고인에게 돌반지 제작을 의뢰하면서 제공한 고금의 순도를 추정할 만한 자료가 없어 분석료를 산정하기 어렵고 분석료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것을 이 사건에서 순금 돌반지의 제작을 의뢰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과거의 사실관계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뿐 아니라,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고금을 맡기고 순금 금제품 제작을 의뢰할 경우에 피고인이 요구하는 금 또는 현금을 추가로 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고금을 이용하여 순금 금제품을 제작하는 경우에 관한 통상적인 거래에 부합하므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이 위에서 본 것처럼 자신이 제작한 금반지에 순금 제품임을 나타내는 24K 등의 표시를 하여 피해자에게 공급하여 온 거래 형태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그 표시에 상응하는 제품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을 피해자로부터 받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에 반하며,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을 이유로 그 비용을 지급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4.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4K 상당의 순금 돌반지를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그 순도가 훨씬 떨어지는 이 사건 돌반지가 마치 24K 상당의 순금 돌반지인 것처럼 제작·공급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객관적인 사정들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판단하지 아니하고, 이에 어긋나는 판시 사정들을 이유로 들어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배척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속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2. 9. 선고 2016노43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출입국관리법은 제94조 제9호에서 “제18조 제3항을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제18조 제3항에서 누구든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이 제94조 제9호의 “고용한 사람”은 외국인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모두 포함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출입국관리법 제99조의3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행위의 이익귀속주체인 사업주를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지만, 주식회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아니라 회사가 위 규정의 적용대상인 점,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형벌법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점, 출입국관리법의 입법 취지와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게 된 입법경위 등을 종합하면, 주식회사의 종업원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행위와 관련하여, 그 대표이사가 종업원의 그와 같은 행위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에서 정한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원심은, ①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가 이 사건 다세대주택 신축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인력’으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아 왔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에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적이 있는 점, ② 공소외 1 회사는 ‘○○인력’으로부터 근로자들의 주민등록번호 또는 외국인등록번호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았으므로 그 근로자들이 외국인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이전에 이미 ‘○○인력’으로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소개받아 고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들이 단순 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단순 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공소외 2를 고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공소외 2를 고용한 사람이 피고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을 전반적으로 관리·감독하기는 하였으나 일용직 근로자의 수급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공소외 1 회사의 부사장 공소외 3 또는 그를 대리하여 현장소장으로 일했던 직원이 일용직 근로자들을 모집하여 일을 시켰으며, 피고인은 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할 때 비로소 그 인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였음을 알 수 있다.
4.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외국인인 공소외 2가 단순 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아니한 채 공소외 1 회사의 다세대주택 신축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에서 정한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으로서는 공소외 2가 공소외 1 회사의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게 된 경위와 피고인이 이에 관여한 구체적인 내용을 심리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2를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출입국관리법 제1조, 제18조 제3항, 제94조 제9호, 제99조의3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김유정 외 2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4. 5. 23. 선고 2014노23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와 제4호 (라)목 본문에서 말하는 근로자에는,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거나 구직 중인 경우를 비롯하여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도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 대법원 2015. 6. 25. 선고 2007두499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해고된 사람이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근로자로 해석하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는, 일정한 사용자와의 종속관계가 전제되지 아니하는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이 아니라,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해고되어 그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두2824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① 기업별 노동조합이 아닌 초기업적 노동조합으로 설립신고를 마친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그 규약에서 해고된 사람 또는 실업 상태인 사람의 조합원 가입을 허용하고 있더라도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어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 및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따른 법외노조 통보의 사유가 될 수 없으며,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인천지역을 초월하여 다른 지역 근로자까지 조직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정 역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 정한 법외노조 통보의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③ 그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고, 따라서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을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다음, (2)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를 받고도 노동조합 명칭을 계속 사용하였다’는 내용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하고 검사의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근로자,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1호, 제4호 (라)목 /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라)목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평안 담당변호사 안대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2. 15. 선고 2016노316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인들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이 사건 14번 파일에 관한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하여
(1) 업무상배임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회사직원이 재직 중에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유출 또는 반출한 것이어서 유출 또는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 또한 회사직원이 영업비밀 등을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 역시 퇴사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직원이 퇴사한 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퇴사한 회사직원은 더 이상 업무상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이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한 영업비밀 등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업무상배임 행위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유출 내지 이용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따로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할 여지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퇴사한 회사직원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제3자가 위와 같은 유출 내지 이용행위에 공모·가담하였다 하더라도 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업무상배임죄의 공범 역시 성립할 수 없다.
(2)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 2가 2011. 8.경 피해자 회사에서 퇴사할 당시 이 사건 각 파일을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았고, 이후 피고인 1이 설립한 경쟁회사에 입사하여 경쟁회사를 위한 소스코드를 만드는 데 이 사건 각 파일을 이용한 사실, 한편 피고인 1은 피고인 2가 2012. 8. 24.경 이 사건 14번 파일을 사용하는 데 있어 공모·가담한 사실 등을 인정한 후 피고인 1에 대하여 이 사건 14번 파일 사용에 관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인 2가 퇴사하면서 이 사건 각 파일을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아 이미 업무상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후 14번 파일을 사용한 것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나, 그와 같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공모·가담한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이 사건 14번 파일에 관한 업무상배임죄가 별도로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가 이 사건 14번 파일을 사용할 당시에는 이미 피해자 회사를 퇴사하고 1년 정도 지난 후여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2의 이 사건 14번 파일 이용행위는 업무상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 1이 이러한 피고인 2의 행위에 공모·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 외에 따로 배임죄 등이 성립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원심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불가벌적 사후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이 사건 14번 파일에 관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14번 파일에 관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엄격해석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에서의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 영업비밀, 사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14번 파일에 관한 업무상배임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는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이 포괄일죄 및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엄격해석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에서의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 영업비밀, 사용, 업무상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임무위배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유죄 부분 제외)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유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고영한 김창석(주심) 조희대 | 형법 제30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새봄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7. 4. 13. 선고 2017노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법원이 그 사건에 대하여 다시 심판을 한 후 재심의 판결을 선고하고 그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종전의 확정판결은 당연히 효력을 상실한다(대법원 2005. 9. 28.자 2004모453 결정 등 참조).
2. 기록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4. 1. 9. 대구고등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절도)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어 2016. 8. 21. 그 형의 집행을 마쳤다(이하 위 판결을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 한다).
나. (1) 제1심은, 이 사건 확정판결을 비롯한 상습절도 실형 전력들이 있는 피고인이 2016. 9. 2.부터 2016. 10. 19.까지 상습적으로 절도죄 및 그 미수죄를 범하였다는 판시 범행이 이 사건 확정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이 끝난 후 3년 내에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6항에서 정한 ‘상습적으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이하 ‘절도죄 등’이라 한다)로 두 번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난 후 3년 이내에 다시 상습적으로 절도죄 등을 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2)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다. 그런데 대구고등법원(2017재노2)은 2017. 3. 7. 이 사건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을 한 후 다시 심판하여 2017. 5. 2.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였고(이하 ‘이 사건 재심판결’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결은 2017. 5. 11. 확정되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확정판결은 제1심 판시 범행 후 이 사건 재심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됨으로써 당연히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더 이상 제1심 판시 범행이 이 사건 확정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이 끝난 후 3년 이내에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제1심 판시 범행이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6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 및 이와 같은 결론의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4.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6. 10. 27. 선고 2016노24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합의부에 이송한다.
【이 유】
1. 직권으로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상습특수상해죄 등을 저질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단독판사가 제1심으로 심판하였으며, 그 항소사건을 원심인 광주지방법원 합의부가 실체에 들어가 심판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형법 제264조, 제258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상습특수상해죄는 법정형의 단기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이고,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본문에 의하면 단기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한 제1심 관할법원은 지방법원과 그 지원의 합의부이다.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별표 3] 고등법원·지방법원과 그 지원의 관할구역에 의하면 이 사건의 경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합의부가 제1심의 심판권을 가지고, 그 항소사건은 광주고등법원에서 심판권을 가진다.
그런데도 관할권이 없음을 간과한 채 이 사건에 관한 실체 심리를 거쳐 심판한 제1심판결과 원심판결에는 소송절차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덧붙여 원심이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선고형을 정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형법은 제264조에서 상습으로 제258조의2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고, 제258조의2 제1항에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죄를 범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형법 각 규정의 문언, 형의 장기만을 가중하는 형법 규정에서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를 가중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형법 제264조에서 상습범을 가중처벌하는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형법 제264조는 상습특수상해죄를 범한 때에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서 정한 법정형의 단기와 장기를 모두 가중하여 1년 6개월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의미로 새겨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다음, 상습특수상해죄의 법정형이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서 정한 법정형의 장기만을 가중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임을 전제로 하여, 상습특수상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하고 작량감경을 하여 피고인에 대한 선고형을 징역 8개월로 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상습특수상해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하여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그 처단형이 징역 9개월 미만이 될 수 없는데도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그 처단형의 범위를 벗어나 선고형을 정한 잘못이 있음을 아울러 지적해 둔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관할권이 있는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합의부에 이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1]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제264조,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 [2]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제264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인의 담당변호사 박경준 외 4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1. 26. 선고 2016노429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정한 ‘목욕장업’과 그 제외시설에 관한 법리오해(상고이유 제1점)
가. 이 사건 목욕 관련 시설 운영이 공중위생관리법상 목욕장업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공중위생관리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공중이 이용하는 영업과 시설의 위생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위생수준을 향상시켜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제1조). 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공중위생영업’을 ‘다수인을 대상으로 위생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으로서 숙박업·목욕장업·이용업·미용업·세탁업·위생관리용역업’이라고 규정하고, 제2조 제1항 제3호는 ‘목욕장업’을 ‘물로 목욕을 할 수 있는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가)목](이하 ‘목욕서비스’라 한다) 또는 ‘맥반석·황토·옥 등을 직접 또는 간접 가열하여 발생되는 열기 또는 원적외선 등을 이용하여 땀을 낼 수 있는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나)목](이하 ‘발한서비스’라 한다)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손님에게 제공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공중위생영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공중위생영업의 종류별로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시설 및 설비를 갖추고 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에 한한다)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법 제3조 제1항). 목욕장업의 경우 욕실·욕조 및 샤워기를 갖춘 목욕실과 탈의실, 발한실을 각각 설치하도록 하되, 목욕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영업을 하는 경우에는 발한실을 설치하지 않을 수 있고, 발한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영업을 하는 경우에는 목욕실을 설치하지 않을 수 있다(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공중위생영업자가 이러한 신고의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다(법 제20조 제1항 제1호).
공중위생영업자는 그 이용자에게 건강상 위해 요인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영업관련 시설 및 설비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여야 한다(법 제4조 제1항). 목욕장업을 하는 자가 목욕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목욕장의 수질기준 및 수질검사방법 등 수질관리에 관한 사항을, 발한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위생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지켜야 한다(제2항).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은 구체적인 목욕장 욕수의 수질기준과 수질검사방법, 목욕장업자가 준수해야 하는 위생관리기준 등을 정하고 있다(제4조 [별표 2], 제7조 [별표 4]).
(2) 위와 같은 공중위생관리법규의 문언, 체계와 목적 등에 비추어, 체육시설업자가 체육시설에 딸린 장소에서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목욕·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에서 정한 신고의무를 지는 ‘목욕장업’에 해당하는지는, 목욕·발한 시설의 내용과 규모, 전체 체육시설에서 목욕·발한 시설이 차지하는 비중, 영업자의 광고·홍보 내역, 해당 서비스를 계속·반복적으로 제공하고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공중이 이용하는 영업의 위생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위생수준을 향상시켜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중위생관리법의 입법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설기준, 위생관리기준 등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원심판결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02. 3. 2.부터 2016. 2. 3.까지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 지하 2층에서 ‘○○○○○○○'라는 상호로 체력단련장업(면적: 351㎡)을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인이 체력단련장 내에 설치한 이 사건 목욕 관련 시설은 전체 면적이 220㎡로서 ① 남성용의 경우, 150㎡의 면적에 욕탕 3개, 발한실 2개를 갖추고 있고, ② 여성용의 경우, 70㎡의 면적에 욕탕 2개, 발한실 2개를 갖추고 있다.
(다) 피고인은 ‘호텔식 사우나’, ‘냉·온탕, 습·건식 사우나’와 같은 문구를 내세워 옥외 광고를 하면서 체력단련장을 이용하는 유료 회원들에게 이 사건 목욕 관련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였다.
(4) 위에서 본 이 사건 목욕 관련 시설의 내용과 규모, 전체 체육시설에서 목욕·발한 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고객유치를 위해서 이 사건 목욕 관련 시설을 적극적으로 광고·홍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체력단련장을 이용하는 유료 회원들에게 이 사건 목욕 관련 시설을 이용하게 한 행위는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정한 신고의무를 지는 ‘목욕장업’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목욕장업 신고를 하지 않고 위와 같이 행위를 한 것은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정한 ‘목욕장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이 사건 목욕 관련 시설이 공중위생관리법상 목욕장업 제외 시설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법 제2조 제1항 제3호 단서는 숙박업 영업소에 부설된 욕실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목욕장업’에서 제외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라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은 목욕장업에서 제외되는 시설로 숙박업 영업소에 부설된 욕실(제1호),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체육시설법’이라 한다)」에 의한 종합체육시설업의 체온 관리실(제2호),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민박사업용 시설에 부속된 욕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연휴양림 안에 설치된 시설에 부속된 욕실, 청소년활동진흥법 제10조 제1호에 의한 청소년 수련시설에 부속된 욕실, 관광진흥법 제4조에 따라 등록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용 시설에 부설된 욕실(제3호)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정에서 말하는 ‘종합체육시설업의 체온 관리실’이 아니라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이 목욕 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법 제2조 제1항 제3호 단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각호의 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목욕장업에서 제외되는 시설인 ‘숙박업 영업소에 부설된 욕실’, ‘종합체육시설업의 체온 관리실’ 등은 숙박업과 종합체육시설업 관련 규정 자체에서 영업자가 준수해야 하는 시설과 수질 등 위생관리기준을 구체적으로 두고 있다. ① 숙박업자의 경우 공중위생관리법 제4조 제7항,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Ⅱ. 개별기준 중 제1호 (나)목은 ‘객실별로 욕실 또는 샤워실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7조 [별표 4] 제1호 (나)목은 ‘욕조수는 [별표 2]의 Ⅰ. 수질기준 중 제2호의 규정에 의한 기준(목욕장 욕조수의 수질기준)에 적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② 체육시설법 제10조 제1항 제2호, 제2항, 체육시설법 시행령 제6조 [별표 2]에 따르면 ‘종합체육시설업’은 체육시설법 제10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신고 체육시설업의 시설 중 실내수영장을 포함한 두 종류 이상의 체육시설을 같은 사람이 한 장소에서 하나의 단위 체육시설로 경영하는 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종합체육시설업자는 수영조 바닥면적과 체력단련장 및 에어로빅장의 운동전용면적을 합한 면적의 15% 이하의 규모로 체온관리실[온수조·냉수조·발한실(땀 내는 방)]을 설치할 수 있는데(체육시설법 제11조 제1항, 체육시설법 시행규칙 제8조 [별표 4]), 체육시설법 제24조, 체육시설법 시행규칙 제23조 [별표 6]에서는 종합체육시설업을 구성하고 있는 해당 체육시설업의 안전·위생기준을 따르도록 하고 있어, 필수시설인 수영장업에 따른 안전·위생관리의무를 부담한다. ③ 나머지 목욕장업 제외 시설들도 관계 법령에서 준수해야 할 위생시설의 설치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목욕장업에서 제외되는 시설을 정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은 단순히 주된 시설의 이용에 당연히 목욕시설의 이용이 수반된다는 이유만으로 목욕장업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관계 법령에 의해서 규율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고려한 것이다.
(나) 반면, 체육시설법 제11조 제1항, 체육시설법 시행규칙 제8조 [별표 4] 제1호 (나)목 (1)에서는 체육시설법상의 종합체육시설업이 아닌 신고 체육시설업에 대해서는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편의시설의 하나로 ‘목욕시설’을 규정하면서도 ‘관계 법령에 따라’ 설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설치기준이나 위생관리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는 국민 건강위생상 위해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서 공중위생관리법 등에 의한 위생관리기준에 따른 규율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피고인은, ‘목욕장업’에서 제외되는 시설을 정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은 해당 시설의 이용에 몸을 씻는 행위가 수반되어 이를 목욕장업에서 제외한 것이므로 이를 예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하고, 피고인 운영의 체력단련장을 이용할 때에도 몸을 씻는 행위가 수반되므로 이 사건 목욕·발한 관련 시설 역시 목욕장업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체력단련장은 위에서 보았듯이 체육시설법에서 정한 ‘종합체육시설업’에 해당하지 않음은 분명하고, 이 사건 목욕·발한 관련 시설이 ‘목욕장업’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도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정한 ‘목욕장업 제외 시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와 채증법칙 위반 주장(상고이유 제2점)
형법 제16조는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만 자신의 특수한 사정에 비추어 법령에 따라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러한 인식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이때 정당한 이유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관할관청에 대한 질의 등을 통해서 위법을 회피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있는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그릇된 인식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상고이유 제3점)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4.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구 공중위생관리법(2016. 2. 3. 법률 제139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1항 제1호,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2항, 제20조 제1항 제1호,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제4조 [별표 2], 제7조 [별표 4] / [2]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3조 제1항, 제4조 제7항, 제20조 제1항 제1호,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제7조 [별표 4],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11조 제1항, 제24조,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 [별표 2],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8조 [별표 4], 제23조 [별표 6]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세 담당변호사 한상혁 외 2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3. 6. 13. 선고 2010노64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3조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제1항),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제2항).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 제43조를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으므로, 사용자가 어느 임금의 지급기일에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위 각 규정을 위반한 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432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으로 기소된 것임을 전제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가능한 임금에 대해서만 적용될 수 있는데, 연차휴가는 연중 어느 시기에나 사용이 가능하여 그 미사용에 따른 수당을 월별로 산정하기란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은 매월 일정한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앞서 본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이 매월 일정한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은 아니어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이 곧바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그 전액을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로써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위반죄는 성립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959 판결 참조).
또한 기록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공소장 기재 적용법조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그 공소사실의 내용은 ‘피고인이 2006년 발생분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정기지급일인 2008. 2. 7.경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임이 명백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는 ‘피고인이 위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전액을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공소장에 기재된 적용법조 중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의 오기이거나 법률적용의 착오라고 할 것이고, 피고인이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였던 사실과 심리의 전 과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적용하는 것으로 적용법조를 바로잡는다고 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된다고 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해당하는 임금 전액의 미지급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먼저 심리·판단한 다음, 만약 임금 미지급 사실이 인정된다면 임금의 전액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그 지급기일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피고인에게 있었는지 여부 등을 가려 유·무죄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임금 미지급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연장근로시간 초과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연장근로시간 제한 규정 적용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 및 제4점에 대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46조가 규정한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교섭태도 및 교섭과정, 근로자의 쟁의행위의 목적과 방법 및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받는 타격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만 사용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두1097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쟁의행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직장폐쇄의 개시 자체는 정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어느 시점 이후에 근로자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진정으로 업무에 복귀할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하면서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 등을 갖는 공격적 직장폐쇄의 성격으로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이후의 직장폐쇄는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2다8533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①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회사’라 한다)가 ○○○○노동조합△△지부공소외 회사 지회(이하 ‘공소외 회사 지회’라 한다)의 태업에 대항하여 2007. 9. 21.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실, ② 2007. 11. 29. 이후에도 피켓시위나 구호연호 등은 있었으나, 공소외 회사 지회에 의한 불법적인 쟁의행위는 일어나지 않은 사실, ③ 공소외 회사는 2007. 11. 말경부터 사무직 근로자들을 생산라인에 투입하여 대체생산을 한 사실, ④ 공소외 회사 지회는 2007. 12. 28. ‘현장으로 복귀하여 근무하겠다.’는 내용인 조합원 56명의 자필 ‘근로의사표명서’를 첨부하여 공소외 회사에 발송한 것을 비롯하여 2007. 12. 31.부터 2008. 3. 17.까지 약 44여 회에 걸쳐 위와 같은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데, 공소외 회사는 ‘직장폐쇄 철회를 원한다면 공식적 입장을 통해 불법파업을 인정하고 향후 매각반대 등 목적을 위하여 폭력과 파괴를 동반한 불법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라.’는 입장만을 여러 차례 밝힌 사실, ⑤ 대전지방노동청 □□지청은 2008. 1. 21. 공소외 회사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조업복귀의사를 명확히 한 경우 직장폐쇄를 해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하고 그 직장폐쇄 해제 지시에 따르지 않음을 이유로 2008. 2. 25.부터 3일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사실, ⑥ 공소외 회사 지회의 수석지부장이 2008. 3. 6. 피고인과의 대질조사에서 ‘업무복귀의 의미가 쟁의행위 이전과 같이 근무하겠다는 의사’임을 분명히 하였음에도 공소외 회사는 2008. 4. 7.에 이르러서야 직장폐쇄를 철회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직장폐쇄 기간 중 조합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점, 조합원들이 제출한 자필 ‘근로의사표명서’의 진정성을 의심할 근거가 없고 피고인은 그 진의 확인을 위한 면담 등의 절차를 진행한 적도 없는 점, 공소외 회사가 직장폐쇄 철회를 거부한 이유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2007. 12. 28. 이후의 직장폐쇄는 공소외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공격적 직장폐쇄로서 방어수단을 넘어선 것이고, 피고인이 조합원들의 개별적 근로의사표명이 시작된 2007. 12. 28. 이후에도 계속하여 직장폐쇄를 유지한 것은 노동조합의 운영에 지배·개입할 의사에 기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그로 인한 노동조합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장폐쇄의 정당성, 죄형법정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 다른 경우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라.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주도한 쟁의행위 자체의 정당성과 이를 구성하거나 여기에 부수되는 개개 행위의 정당성은 구별하여야 하므로, 일부 소수의 근로자가 폭력행위 등의 위법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체로서의 쟁의행위마저 당연히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두890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소외 회사 지회가 주도한 쟁의행위는 그 목적·절차·방법이 적법하고 회의방해나 기물파손 등 일부 위법적인 행위가 적법하게 개시된 전체로서의 쟁의행위를 위법하게 변질시킨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2007. 7. 20.부터 개시된 공소외 회사 지회의 쟁의행위 기간과 2007. 9. 21.부터 개시된 공소외 회사의 적법한 직장폐쇄 기간은 연차휴가일수 산정을 위한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이 2007년 연간 소정근로일수의 90% 이상을 출근한 조합원들에게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은 노동조합법 위반의 공소사실 및 2008년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결근으로 처리하여 해당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근로기준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마.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조합원들에 대한 2008년 하기휴가비와 2008년 추석상여금은 출근율에 비례하여 일부만 지급한 반면, 직장폐쇄가 철회된 이후 신규로 채용된 근로자들에게는 근무기간이 채 4개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그 휴가비나 상여금 전액을 지급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그로 인한 노동조합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 [1]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09조 제1항 / [2]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09조 제1항 / [3]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09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제298조 / [4] 형법 제20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 제4조, 제46조 / [5] 형법 제20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 제4조, 제3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7. 1. 11. 선고 2016노4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무등록 건설업으로 인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로부터 하도급받은 ‘○○치안센터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전부를 공소외 2에게 다시 하도급하고, 공소외 2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하게 하여 무등록 건설업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로부터 하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 전부를 그대로 공소외 2에게 다시 하도급한 것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가 정하는 ‘건설공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원심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건설산업기본법은 “이 법은 건설공사의 조사,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기술관리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과 건설업의 등록 및 건설공사의 도급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면서(제1조), “건설산업”은 건설공사를 하는 업인 “건설업”과 건설공사에 관한 조사, 설계, 감리, 사업관리, 유지관리 등 건설공사와 관련된 용역을 하는 업인 “건설용역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호 내지 제3호). 위와 같은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목적과 건설산업 및 건설업과 건설용역업에 관한 정의 규정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건설업을 한다’는 것은 ‘건설공사의 시공분야를 수행하는 것을 업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 본문은 “건설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별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등록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96조 제1호에 “제9조 제1항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아니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을 하고 건설업을 한 자”에 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바,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목적과 무등록업자에 의한 부실시공을 예방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하는 건설업 등록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시공'이라 함은 ‘직접 또는 도급에 의하여 설계에 따라 건설공사를 완성하기 위하여 시행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도1332 판결 참조).
따라서 ‘건설업을 한다’는 것은 ‘직접 또는 도급에 의하여 설계에 따라 건설공사를 완성하기 위하여 시행되는 일체의 행위를 수행하는 것을 업으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도급받은 건설공사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직접 시공하여 완성한 경우뿐만 아니라 하도급의 방식으로 시공하여 완성한 경우에도 건설업을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배우자 공소외 3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토건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실, ② 공소외 1 회사와 피고인은 2013. 6.경 공소외 1 회사가 대한민국으로부터 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 전부에 관하여 계약금액을 195,000,000원으로 하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③ 피고인과 공소외 2는 2013. 6.경 이 사건 공사 전부에 관하여 계약금액 180,000,000원으로 하는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④ 공소외 2는 2013. 11. 19.경까지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한 사실, ⑤ 피고인은 상주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현장관리인 역할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할 의사로 공소외 1 회사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소외 2에게 재하도급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였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1호에서 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무등록 건설업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그런데도 이와 달리 피고인이 건설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2호의 ‘건설업’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므로(다만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서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위 파기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는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김소영 이기택(주심) | 건설산업기본법 제1조, 제2조 제1호, 제2호, 제3호, 제4호, 제9조 제1항, 건설산업기본법(2017. 3. 21. 법률 제147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승휘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7. 4. 26. 선고 2017노4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형법 제37조 후단에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판시 각 약식명령이 확정된 절도죄, 사기죄와 위 각 약식명령의 확정일 이전에 범한 판시 각 죄가 각각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여, 위 각 약식명령의 확정일 이전에 범한 판시 각 죄와 위 각 약식명령 확정일 이후에 범한 판시 각 죄별로 따로 형을 정하여, 피고인에게 3개의 형을 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위 각 약식명령의 확정 전후에 범한 판시 각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될 수 없고 모두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그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므로,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형법 제3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5. 8. 20. 선고 2015노73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 오피스텔 관리단의 대표로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동산관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공시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011. 1. 1.부터 2011. 12. 31.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최저임금 시급 4,320원을,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의 기간에는 최저임금 시급 4,580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11. 1.부터 2012. 10. 31.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공소외 1의 2011. 11.부터 2011. 12.까지 임금을 지급하면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시간급 1,842원을, 2012. 1.부터 2012. 10.까지 임금을 지급하면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시간급 1,915원을 지급하였다.
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퇴직근로자 공소외 1의 2011. 11.부터 2012. 10.분의 임금을 최저임금액에 미달하게 지급함으로써 발생한 최저임금 미달액 합계 19,211,52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이 지나도록 지급하지 않았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단 대표인 피고인이 주차장 관리원인 공소외 1에게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임금으로 지급했다는 부분에 관하여 그 증명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고의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공소외 1이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공소외 1이 받은 임금 전부를 비교대상 임금으로 보아 시간급을 산정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본급을 비롯한 각종 수당 내역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단이 작성한 급여·상여 명세서에도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나누어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계약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나. 검사는 공소외 1의 근무시간이 격일제 하루 24시간 근무인 것으로 계산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24시간 중 근로시간은 15시간이고, 휴게시간이 9시간, 특히 새벽에 4시간이 휴게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다. 휴게시간으로 정해져 있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이라면 이를 근로시간에 포함시켜야 하나, 이 사건에서 주차관리원이 새벽까지도 관리단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무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어 이를 근무시간에 산입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단이 2009. 11. 1.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와 오피스텔 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공소외 2 회사에 주차장을 포함한 오피스텔 관리를 맡겼다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2011. 11. 1. 관리용역계약에서 위·수탁관리계약으로 그 계약내용을 변경한 경위, 각 계약의 내용, 공소외 1은 공소외 2 회사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단과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외 1을 비롯한 이 사건 주차관리원들의 사용자가 여전히 공소외 2 회사이었다고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려면 근로자의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그러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으면 유효하다.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않고, 단체협약 등에 일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있다거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정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바로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계약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소외 1이 새벽까지도 관리단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무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어 휴게시간을 근무시간에 산입해야 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에게 최저임금의 미지급과 금품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제15조, 제17조, 제36조, 제93조, 제96조, 제109조 제1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 제33조, 최저임금법 제5조, 제6조, 제28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인우 담당변호사 강호정 외 2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도1177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급법원 재판에서 한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하며(법원조직법 제8조),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이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대하여 심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아니하는 한 그 판단에 기속된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도3976 판결,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0572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병원 물리치료사인 피고인이 2011. 12. 10. 13:00경부터 30분 동안 위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피해자(여, 30세)를 상대로 수기(手技)치료를 하던 중 피해자의 가슴을 수회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1) 제1심판결은 유죄로 인정하였고, (2) 환송 전 원심은, ① 범행장소인 물리치료실이 넓지 않고 비교적 개방된 공간이기 때문에 그 공간 안에 병원 직원이나 환자 등 여러 명이 함께 있었다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을 범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며, 또한 피고인의 직장 동료인 제1심 증인 공소외 1, 공소외 2는 물론 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환자인 원심 증인 공소외 3까지 이 사건 당시 위 물리치료실 안에 여러 명의 직원과 환자들이 함께 있었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이 없었거나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당시 현장 상황을 진술하고 있어, 피해자가 수사기관 및 제1심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사정들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② 피해자가 제1심에 이어 원심 법정에서 증인으로 진술한 내용이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진술할 수 있는 내용으로 상당히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전후 상황에 대한 진술과도 부합하고 진술 태도가 자연스러우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을 떨쳐버리기에 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사실오인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고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그러나 환송판결은 아래와 같은 취지의 이유를 들어, 환송 전 원심판결에는 강제추행죄의 성립과 공소사실의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인정하여 환송 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
(1) 피해자는 여러 명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다수인이 수시로 출입하는 개방된 공간인 물리치료실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수기치료를 받고 있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치에 즉각 항의하거나 이를 거부하는 데에 지장을 줄 만한 객관적 장애가 전혀 없었음이 분명함을 알 수 있고, 공소사실 자체로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추행을 위하여 어떤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마음만 먹으면 그저 분명히 말을 하거나 처치를 거부하고 자리를 뜨는 등의 지극히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피고인의 추행을 그만두게 하거나 추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약 30분에 이르는 수기치료 시간 내내 피고인으로부터 치료와 관계없음이 분명하다고 보이는 피해자 주장과 같은 추행을 당하였다고 하면서도, 단지 예민하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싫고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끝까지 피고인의 처치에 순응하였고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싫다는 의사조차 뚜렷하게 표시하지 아니하였으며, 병원에도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다가 이틀 후에야 비로소 고소를 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통상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30세의 여성이 취할 만한 태도로는 보이지 않고, 과연 피해자 진술과 같은 피고인의 추행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하여 강한 의심을 갖게 만든다.
(2) 더욱이 환송 전 원심의 인정과 같이, 피고인의 동료인 공소외 1, 공소외 2 외에 심지어 당시 치료를 받은 환자인 공소외 3까지 모두 일치하여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통상적인 수기치료를 실시하는 것을 목격하였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아니하였으며, 그럴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그와 같은 여럿의 일치된 진술이 피해자의 진술과 배치된다는 것 외에 허위라고 의심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드러나지 아니한다. 또한 위와 같이 목격한 내용 자체의 진위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위 물리치료실 안에 피고인과 피해자 외에 직원들과 환자가 번갈아 또는 함께 있었음이 인정된다.
(3) 무죄추정의 원칙은 헌법적 차원의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그 진술 내용에서 뚜렷한 모순점이나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아니하는 점을 찾기 어렵고 또한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제3자의 진술과 정황이 있다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해자의 성향이 다소 소심하거나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오직 원심이 든 것과 같이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전후 모순이 없으며 진술 태도가 자연스럽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진술에 반대되는 피고인의 진술과 객관적인 여러 사정을 모두 배척하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그런데 환송 후 원심은 환송판결의 위 파기이유에 기초하여 다시 심리하면서, 검사의 신청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하여 제출명령을 실시하고, 피해자에 대하여 다시 증인신문 등을 실시한 다음, 아래와 같은 취지의 이유를 들어 환송판결의 위 파기이유에 따르지 아니하고 환송 전 원심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1) 피해자는 증인으로 채택되어 제1심에서 1회, 원심에서 2회 등 총 3회에 걸쳐 증언하였는데, 그 내용이 사건 초기부터 줄곧 일관되고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원심 법정진술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이 그 태도가 자연스럽다.
(2) 한편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 부분 일관되지 아니하고 상식에 부합하지 아니하며 당시 같은 물리치료실 내에 있었던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에 부합하지 아니하고 피해자가 정신과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유를 들어 위 증언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피고인 측의 주장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3)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
3. 그런데 환송 후 원심이 환송판결의 위 파기이유와 달리 판단한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판단된다.
가. 환송 후 원심에서의 피해자의 증언 내용을 살펴보면, 환송 전까지의 진술 내용과 거의 같은 취지로서 피해자의 종전 진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환송 후 원심이 들고 있는 것과 같이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사건 초기부터 줄곧 일관되고 매우 구체적이며 그 태도가 자연스럽다는 사정은 이미 환송판결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된 것으로서, 이러한 사정을 유죄 판단의 직접적인 논거로 삼는 것은 환송판결의 판단에 배치된다.
나. 그리고 환송판결은,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그 진술 내용에서 뚜렷한 모순점이나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아니하는 점을 찾기 어려우며 또한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제3자의 진술과 정황이 있다는 사정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무죄추정의 논거로 삼고 있으므로, 환송 후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환송 전 원심과는 달리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제3자의 진술 및 정황이 사실과 다르다고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들이 새로 밝혀져야 한다.
그런데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 부분 일관되지 아니하고 상식에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환송 후 원심 판단 부분의 이유를 살펴보면, 이는 환송판결에서 배척된 환송 전 원심의 판단 이유와 실질적으로 같은 취지로서 기록상 환송 후 원심에서 이에 관하여 새로 제출·채택된 증거들은 보이지 아니한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이 이 사건 당시 같은 물리치료실 내에 있었던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에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환송 후 원심 판단 부분의 이유를 살펴보면, 이 역시 공소외 3의 진술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새로 제출·채택된 증거 없이 환송판결에서 배척된 환송 전 원심의 판단 이유와 실질적으로 같은 취지의 판단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소외 3의 진술과 관련하여서는, 환송 후 원심에서 검사의 신청에 따라 제출명령 등의 증거조사를 거쳤으나, 환송 후 원심은 이를 유죄 인정의 근거로 삼지 아니하였으므로 새로운 유죄 증거가 제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환송 후 원심은 공소외 3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면서 그 논거의 하나로 간호기록지(증 제6호증)의 기재 내용을 들고 있으나, 이는 변호인이 무죄 증명을 위하여 제출한 자료로서 이를 바로 유죄의 증거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일 뿐 아니라, 또한 공소외 3이 2011. 12. 10. ○○○○병원에서 수기치료를 받았음이 인정되는 이 사건에서 그날 13:00경 ○○○○병원에서 퇴원명령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공소외 3이 그 무렵 위 병원의 물리치료실에 없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공소외 3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만을 가지고 공소외 3을 비롯한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환송판결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겼다고 할 수 없다.
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환송판결의 파기이유와 달리 판단한 환송 후 원심판결에는 파기환송 판결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위반하여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양형부당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 법원조직법 제8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84조,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서명수 외 3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6. 8. 29. 선고 2015노467, 58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한 상고이유서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소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1)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한다(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미수범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에 처벌받게 되므로(형법 제25조 제1항), 미수범의 범죄행위는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여 더 이상 범죄가 진행될 수 없는 때에 종료하고, 그때부터 미수범의 공소시효가 진행한다.
2) 이 부분 업무상 배임미수의 공소사실 요지는, 피고인 1이 피해자 ○○○○○ 분양대책위원회(이하 ‘피해자 대책위원회’라고 한다)의 공동대표로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2006. 3. 3. ○○○○○ 주상복합아파트(이하 ‘○○○○○’이라고 한다) 2층 오피스텔 28세대에 관한 분양계약서를 받아 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고 하였으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여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의 시행자, 시공사인 공소외 1 주식회사,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 등’이라고 한다)를 대표한 피고인 2는 피고인 1에게 2006. 1. 23. ○○○○○ 2층 아파트 14세대에 관한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2006. 3. 3. ○○○○○ 2층 오피스텔 28호에 관한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 한편 피고인 1은 2007. 1. 23. 공소외 1 회사 등과 ‘○○○○○ 2층 오피스텔 28세대를 매수하였으나 공소외 1 회사 등으로부터 40억 원을 받기로 하고 이를 반환한다’는 취지의 약정을 한 사실(이하 ‘이 사건 금전지급약정’이라고 한다), 피고인 1은 2007. 2. 8. 위 약정에 따라 공소외 1 회사 등에게 ○○○○○ 2층 오피스텔 28호에 관한 분양계약서를 반환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공소는 2013. 2. 27. 제기되었다.
3)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이 부분 업무상 배임미수 범행은, 피고인 1이 피해자 대책위원회에 대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 2층 오피스텔 28세대에 관한 분양계약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다가 이 사건 금전지급약정에 따라 2007. 2. 8. 공소외 1 회사 등에게 분양계약서를 반환하여 더 이상 ○○○○○ 2층 28세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됨으로써 미수에 그친 경우에 해당한다.
나) 이 부분 업무상 배임미수죄에 있어 범죄행위의 종료시기는 위와 같이 이 사건 금전지급약정 및 분양계약서 반환으로 더 이상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된 때이다.
다) 이 사건 공소는 업무상 배임미수죄의 범행 종료일부터 7년이 경과하기 전에 제기되었음이 명백하다.
4)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나, 공소제기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 중 업무상 배임미수 부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인 2는 형사소송법 제379조 제1항이 정한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피고인 2가 제출한 상고이유서는 기간 경과 후인 2017. 5. 23. 접수되었다), 상고장에도 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재형 | 형법 제2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상승 담당변호사 어수용 외 3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5. 2. 12. 선고 (청주)2014노19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강간치상죄에서 상해는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리적 기능이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포함된다. 이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4606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도7928 판결 등 참조).
수면제 등 약물을 투약하여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경우에 약물로 인하여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면 이는 상해에 해당한다. 피해자가 자연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거나 후유증이나 외부적으로 드러난 상처가 없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때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였는지는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인 상태, 약물의 종류·용량·효과 등 약물의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에 기초하여 약물 투약으로 피해자에게 발생한 의식장애나 기억장애 등 신체·정신상 변화의 내용이나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졸피뎀(Zolpidem)과 트리아졸람(Triazolam)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로서 환각, 우울증 악화, 기억상실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나. 피해자(여, 26세)는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성매매를 하려고 만난 피고인으로부터 졸피뎀과 트리아졸람이 섞인 커피를 받아 마신 후 정신을 잃고 깊이 잠들었다가 약 3시간 뒤에 깨어났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린 후 강간하려고 시도하였으나 피고인의 성기가 발기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라. 피해자는 커피를 마신 다음에 샤워를 하고 피고인과 잠깐 대화를 나눈 것 외에는 자신이 잠들기 전까지 무슨 행동을 하였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내역에는 피해자가 어머니와 약 30초간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는데, 피해자는 통화사실이나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
마. 피해자는 의식을 회복한 다음에는 일상생활에 특별한 지장이 없었고 치료를 받지 않았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따르면, 피해자는 당시에 약물 투약으로 정보나 경험을 기억하는 신체의 기능에 일시적으로 장애가 생긴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의식이 저하된 정도나 수면시간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의 상태를 살펴보면, 약물의 투약으로 피해자의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진 데에서 나아가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강간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한다.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한 후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거나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간치상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강간치상죄의 상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297조, 제30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기문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7. 4. 28. 선고 2016노46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7도864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인천 남동구 (주소 생략)에서 ‘○○○○○○상사’라는 상호로 농산물 도소매업을 하면서 2016. 2. 3.경부터 2016. 3. 31.경까지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내 도매법인 공소외 1 주식회사를 통해 구입한 중국산과 일본산 양파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하여 판매하고 보관하여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3.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피고인은 2016. 3. 17. 인천지방법원 2016고약4344호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는데, 그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2015. 10.말경부터 2016. 2. 3. 09:00까지 ○○○○○○상사 비닐하우스에서 중국산 양파를 국내산 양파로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였다’는 것이다.
나. 피고인은 2016. 2. 3. 09:00 중국산 깐양파를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여 보관하다가 경찰에 단속되었다.
다. 피고인은 2016. 2. 3. 공소외 2로부터 중국산 양파를 공급받은 후, 다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상사 작업장에서 양파 껍질을 제거하고 ‘국내산’으로 표시하였다.
4.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범죄사실과 약식명령이 발령되기 전에 범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2. 3.경부터 위 약식명령이 발령된 2016. 3. 17.까지의 부분은 피고인이 단속 전후 중단 없이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계속하여 반복적으로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것으로서 포괄일죄에 해당하고, 단속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범의가 갱신되었다고 볼 수 없다(기록상 위 단속 당시 범행도구나 장비가 압수되었다는 등 위와 같은 행위가 실질적으로 중단되었다는 사정도 찾기 어렵다).
그런데도 영업 자체는 적법하고 영업 방법만 위법한 행위를 하는 영업범의 경우에는 단속되었다가 곧바로 범행을 계속하였다고 하더라도 단속됨으로써 범의가 일시 중단되었다가 갱신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단속 전후의 행위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2016. 2. 3.부터 2016. 3. 17.까지의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여야 하는데, 이 부분은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한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 형법 제3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강창원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7. 2. 16. 선고 2016노37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5조의4 제6항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 죄를 범한 범인이 그 범행의 수단으로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 주거침입행위는 상습절도 등 죄에 흡수되어 위 조문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 죄의 1죄만이 성립하고 별개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으며, 또 위 상습절도 등 죄를 범한 범인이 그 범행 외에 상습적인 절도의 목적으로 주거침입을 하였다가 절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주거침입에 그친 경우에도 그것이 절도상습성의 발현이라고 보이는 이상 주거침입행위는 다른 상습절도 등 죄에 흡수되어 위 조문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 죄의 1죄만을 구성하고 상습절도 등 죄와 별개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주간에 주거에 침입하여 상습으로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거나 재물이 없어 절취하지 못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6항 위반죄 외에 주거침입죄가 별도로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주거침입죄 부분을 이유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6항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한편 원심은 주거침입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주거침입죄 공소사실 부분뿐만 아니라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 형법 제37조, 제319조 제1항, 제329조, 제342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6항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안준석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평강 담당변호사 김은애 외 1인
【주 문】
피고인 1을 징역 1년에, 피고인 2를 벌금 3,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2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2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피고인 1
가. 업무상과실치상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출장소의 소장으로서,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선 발생장치의 이동·사용에 관한 허가를 받고 방사능 비파괴 검사업무에 종사하는 원자력관계사업자이다.
피고인은 2015. 12. 3. 13:00경 공소외 1 회사○○출장소가 비파괴 검사를 의뢰받은 안성시 (주소 생략)에 있는 △△△△△△△ 공장에서, 위 출장소 직원인 피해자 공소외 2(25세)로 하여금 방사성 물질인 이리듐을 사용하는 비파괴 검사기기를 이용하여 금속의 용접 부위에 관한 비파괴 검사를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직원인 피해자에게 선량계(작업자가 방사능에 노출되는 양을 누적하여 기록하는 기기) 및 알람도시메터(작업공간에 유출되어 있는 방사능의 양을 측정하여 경고를 알려주는 기기)를 제공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정해진 양을 초과하는 방사능에 노출되는 경우 즉시 대피 등 안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위 비파괴 검사기기에 방사능 누출 등의 결함이 있는지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여야 하며, 피해자에게 작업을 시키기 전 작업방법 및 유의사항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하여야 하고, 검사 현장에 방사성 물질에 관한 취급면허를 받은 안전관리자를 배치하여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하며, 방사능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검사실 내에서 비파괴 검사를 하게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현장에 안전관리자를 배치하지 아니하고 위 비파괴 검사기기를 사전에 충분히 검사하지 아니하여 비파괴 검사기기의 케이블이 완전히 결합되지 아니한 결함으로 인하여 방사성 물질인 이리듐이 검사기기에서 유출되었고, 피해자에게 작업을 지시하면서 선량계 및 알람도시메터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피해자가 위와 같이 방사선이 유출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약 3시간 30분가량 계속 작업을 하여 연간 등가 선량한도(0.5 Sv)를 훨씬 초과하는 방사선량(약 30.2 Sv)에 피폭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약 6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방사선 화상 및 국소 방사선 손상으로 인한 피부 및 피하조직의 장애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원자력안전법 위반
1) 원자력관계사업자는 원자력안전법에 의하여 비정상적인 방사선피폭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안전조치를 취하고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가.항과 같은 공소외 2에 대한 방사선 피폭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피해자로 하여금 원자력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위 사고발생 사실을 즉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2) 원자력안전법 제98조에 의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관계사업자 등에게 그 업무에 관한 보고 또는 서류의 제출 등을 명할 수 있는바, 위 명령에 관하여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7조 및 [별표 5]는 원자력관계사업자에게 방사선원이 차폐용기에서 나온 상태에서 고착이 되는 경우 8시간 내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가.항과 같은 방사능 유출사고가 발생하여 2015. 12. 7.경 방사선원이 정상적으로 회수될 때까지 약 4일간 방사선원이 차폐용기인 검사기기에서 나와 고착된 상태가 되었음에도 이를 즉시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3) 원자력안전법 제98조에 의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관계사업자 등에게 그 업무에 관한 보고 또는 서류의 제출 등을 명할 수 있는바, 위 명령에 관하여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7조 및 [별표 5]는 원자력관계사업자에게 직독식 개인선량계에 의한 방사선작업 종사자의 피폭방사선량을 매 작업 종료 시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11. 16.경부터 같은 해 12. 3.경까지 위 △△△△△△△ 공장에서 방사능 비파괴 검사를 수행한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의 피폭방사선량을 매 작업 종료 시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2
방사성동위원소 등의 취급에 관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면허를 받은 사람은 이를 다른 사람에게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9. 21.경부터 2016. 1. 4.경까지 피고인의 위 면허를 피고인 1에게 월 약 7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대여해 주어 피고인 1로 하여금 피고인을 위 △△△△△△△ 공장의 비파괴 검사 현장의 안전관리자로 등재하도록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 1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4, 공소외 3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관리규정 위반내용), 수사보고(피고인 1 최초보고서, 첨부서류 포함), 수사보고(피폭방사선량 평가위원회 의사록 사본 등, 첨부서류 포함)
1. 고발장(첨부서류 포함)
1. 진단서(증거기록 순번 제63번), 각 사진(증거목록 순번 제35, 74번)
1. 피고인 2 면허 사본 및 면허정지 행정처분 문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상의 점, 금고형 선택), 원자력안전법 제117조 제7호, 제92조 제1항, 제98조 제1항(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미보고의 점, 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2: 원자력안전법 제118조 제2호, 제88조 제2항
1. 경합범가중
피고인 1: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
1. 노역장유치
피고인 2: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피고인 2: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피고인 1)】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2017. 6. 27. 피해자를 위하여 500만 원을 공탁한 점, 피해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의하여 최소한의 금전적 보상은 받았거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제대로 된 안전 교육 및 실무 교육을 받지 않은 피해자를 입사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최소한의 안전 장비도 없이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비파괴 검사 현장에 투입한 점, 피고인은 오로지 자신의 영업 이익을 위하여 피해자를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과다한 작업량을 지시하였고, 이로써 신입사원인 피해자로 하여금 혼자서 위와 같은 비파괴 검사를 할 수밖에 없도록 사실상 강제한 점,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의의무를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가혹하다거나 현장과 괴리된 것이라 볼 수 없고,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작업의 특성상 이 사건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는 다른 유형의 업무상과실치상 범행보다 더욱 무거운 것으로 평가해야 하는 점,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할 때 피고인의 안전 불감증은 지금껏 이 사건 사고 외에 별다른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 의아스러울 정도로 심각했던 점,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하여 피해자가 방사선 피폭사고를 당한 사실 등을 보고하지 않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도 적극적으로 막은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연간 허용기준치의 60배가 넘는 양의 방사선에 피폭되었는바, 비록 이 법원의 판결 전 조사 등에 의할 때 피해자가 현재 큰 무리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며 제출한 2017. 7. 7.자 진정서의 기재에 의하면 그것조차 의심된다)되었다고는 하나, 피폭된 방사선량을 고려하면 단지 현재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그 피해를 한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용서받기 위하여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와 그로 인한 결과가 중대하고, 범행 후의 정황도 극히 불량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는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함이 상당하다. 그 형기를 정함에 있어서는 위 각 사정에다가 피고인의 범죄 전력,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반성태도 등을 비롯한 제반 양형 조건 및 판결 전 조사 결과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판사 박상인 | 형법 제37조, 제268조, 원자력안전법 제92조 제1항, 제98조 제1항, 제117조 제7호, 원자력안전법 시행규칙 제127조 [별표 5]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김종욱 외 2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부산 담당변호사 정재성
【주 문】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주소 생략)에 있는 ○○대학교의 총장으로 상시 근로자 300여 명을 사용하여 교육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1980. 10. 2.부터 2016. 2. 29.까지 위 학교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공소외 1의 퇴직금 중 50,084,67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2에 대한 특별사법경찰 진술조서
1. 경력증명서
1. 공소외 1 진상조사에 대한 답변서
1. 평균임금 및 퇴직금산정서
1. ‘퇴직금 청구의 소’ 소장 등 사본
1. 각 사실조회회보서
1.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8, 24번)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1. 공화국의 의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대한민국헌법 제1조 제1항). 공화국이란 구성원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정치공동체, 즉 구성원들 중 어느 누구도 특정인의 자의적 의지에 예속되지 않고 공공선에 기반을 둔 법에 의해 구성원들의 행동과 삶이 규율되는 정치공동체를 말한다.
2. 공화주의와 근로관계
공화국의 원리, 즉 공화주의가 실현되려면 공법관계와 사법관계를 불문하고 자의적인 권력이 적극 통제되어야 하는바, 사법관계 중 특히 근로관계의 경우 노동자가 사용자의 자의적 권력에 예속되기 쉬우므로 노동자의 권리와 지위의 외연을 확장하여 근로관계에서 노동자에게 진정한 자유를 보장하여 주려면, 노동자가 사용자의 자의적 권력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자의적 권력을 행사함으로써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범행을 저지른 경우 그 사용자로 하여금 노사공동체에서 노동자를 상생협력을 위한 동등한 구성원으로 대우하도록 하는 도덕적 의무감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
3. 구체적 양형사유
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은 자의적인 권력을 행사하여 이 사건 근로자의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미지급 퇴직금 액수도 적지 아니하여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① 피고인이 소속되었던 공소외 3 학교법인은 이 사건 근로자의 사무조수 근무기간 중 일부 근무기간만을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대상기간으로 처리하였다.
② 또한 공소외 3 학교법인은 이 사건 근로자가 정관에서 인정된 사무직원으로 임용될 무렵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대상기간에서 제외된 나머지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하여 퇴직금 정산처리를 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근로자에게 그 나머지 사무조수 근무기간과 정관에서 인정된 사무직원 근무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주고서도 이제 와서 그 신뢰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가 퇴직할 당시 공소외 3 학교법인 소속 대학교 총장으로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였을 것임에도 이 사건 근로자와 사실상 동등한 근무경력을 가진 다른 근로자에게는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근로자에게는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대상기간에서 제외된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나. 다만 피고인은 1989. 10.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외에는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가. 이 사건 근로자는 사립학교 사무직원으로서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이하 ‘사학연금법’이라 한다)의 적용대상이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지급의무가 없다 할 것이어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근로자가 사무조수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지급청구권은 시효소멸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적용대상인지에 관하여 논란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으므로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적용대상 여부
가. 관련 법리
사학연금법 제2조 제1항 제1호, 사립학교법 제70조의2의 규정내용을 종합하면, 사립학교교직원 연금의 수급권자가 될 수 있는 사립학교 사무직원은 학교법인 정관에서 인정한 사무직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학교법인 정관에서 인정하지 않은 사무직원은 민법상 고용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서 그 근로관계에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적용된다.
나.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사무조수는 ○○대학교가 소속된 공소외 3 학교법인의 정관에서 인정한 사무직원이 아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가 사무조수로 근무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관하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무조수 근무기간 중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된 이후의 근무기간은 별론으로 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첫번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범의 유무
가. 관련 법리
1)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참조).
2)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참조).
나. 판단
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근로자는 2016. 10. 12.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되기 전(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의 사무조수 근무기간 중 일부 근무기간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대상기간에 산입되었다)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지급청구의 소(부산지방법원 2016가단346843호)를 제기하였다.
② ○○대학교가 소속된 공소외 3 학교법인은 1977. 4. 1.부터 ○○대학교 출판사에서 임시직원으로 근무하다가 1981. 9. 22. 사립학교법에 의한 정직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 2005. 2. 28. 퇴직한 자를 상대로 임시직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지급채무부존재확인청구의 소(부산지방법원 2005가합13311호)를 제기하였는데, 그 직원은 정직원 임용 전일인 1981. 9. 21. 임시직에서 퇴직하여 그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1981. 10. 6. 임시직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지급청구권이 발생하였고, 그 발생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05. 7. 25.에야 위 직원이 위 소에 적극 응함으로써 위 퇴직금지급청구권이 시효소멸하였음을 이유로 2005. 12. 9. 인용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그러나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근로자는 사무조수로 근무하다가 부서기로 임용되면서 아무런 공백 없이 계속 근무하였고, 그 담당업무도 사실상 동일하였으며, 그 후 순환보직의 원칙에 따라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6. 2. 29. 명예퇴직하였다.
② 공소외 3 학교법인은 이 사건 근로자를 부서기로 임용하면서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시킬 때 이 사건 근로자의 사무조수 근무기간(1980. 10. 2.부터 1988. 2. 29.까지) 중 1987. 6. 1.부터 1988. 2. 29.까지의 근무기간만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대상기간으로 소급산입하였다.
③ 공소외 3 학교법인은 이 사건 근로자를 부서기로 임용하면서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되기 전까지의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정산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④ 이 사건 근로자와 같은 날 사무조수로 임용되고 같은 날 부서기로 임용되었으며 피고인 재직기간 중 명예퇴직한 공소외 4는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3) 위 인정 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사무조수로 근무하다가 부서기로 임용된 기간 사이에 아무런 휴직기간이 없었던 점, ② 월급 형태의 임금지급방식, ③ 사무조수로 근무하다가 부서기로 임용된 후 업무의 성질에서 본질적 차이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의 사무조수 근로관계와 부서기로 임용된 이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되기 전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명예퇴직 다음 날인 2016. 3. 1.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퇴직금지급청구의 소가 3년의 소멸시효기간 내인 2016. 10. 12. 제기되었으므로, 위 퇴직금지급청구권은 시효소멸하지 않았다.
4) 설령 이 사건 근로자가 사무조수로 근무하다가 부서기로 임용되면서 근무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보더라도,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되기 전 사무조수 근무기간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적용대상인지에 관해 논란이 있었다거나 위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① 공소외 3 학교법인은 이 사건 근로자의 사무조수 기간 중 일부 근무기간만을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대상기간에 산입함으로써 그 수급대상기간에 산입되지 않은 이 사건 근로자의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고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이 사건 근로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다.
② 이와 같은 신뢰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자는 최종적으로 퇴직한 이후에야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되기 전 사무조수 근무기간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③ 앞서 본 부산지방법원 2005가합13311호 확정판결에서 문제 된 근로자는 ○○대학교 출판사 임시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정직원으로 임용된 경우로서 사무조수로 근무하다가 정관에서 인정된 사무직원으로 임용된 이 사건 근로자와는 경우를 달리한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위 확정판결의 결론과 법리가 이 사건 근로자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만연히 믿고 업무를 처리하여서는 아니 되었다.
5) 결국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두번째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이승훈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10조, 제44조 제1호,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제2조 제1항 제1호,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민법 제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혜리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7. 4. 14. 선고 2016노1356, 2017노16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피고인이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과 함께 다른 항소이유를 내세워 항소하였다 하더라도 그 후 원심판결 선고 전에 양형부당 이외의 항소이유를 철회한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127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판결들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거나(청주지방법원 2014고단1966 판결에 대하여)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을 주장하다가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법리오해 주장을 철회하였음(청주지방법원 2016고단2656 판결에 대하여)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점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상 ‘범죄수익’이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위 법 제2조 제2호 (가)목]’ 등을 말하고, ‘중대범죄’란 ‘재산상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범한 죄로서 [별표]에 규정된 죄(위 법 제2조 제1호)’를 말하며, [별표]에는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가 중대범죄로 규정되어 있는데, 형법 제332조는 절도의 습벽이 있는 자가 상습으로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2의 죄를 범한 때에 가중처벌한다는 규정에 불과하고, 상습성이 없는 단순 절도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됨에도 절도의 습벽이 있는 자가 상습으로 범한 절도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한 점에 비추어 보면, 설령 위 [별표]에 형법 제332조가 중대범죄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를 상습으로 범한 형법 제332조의 상습절도죄는 [별표] 소정의 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상습절도 범행으로 절취한 도금액 등을 처분하고 그 대가로 받은 현금을 타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행위는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행위에 해당하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정한 ‘범죄수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 역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고영한(주심) 김창석 박상옥 | 형법 제329조, 제330조, 제331조, 제332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별표], 제2호 (가)목, 제3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상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6. 27. 선고 2014노33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2011. 6. 27. 필로폰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부분
가. 헌법은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압수·수색을 받지 아니하며”(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라고 정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는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를 구체화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제215조 제1항).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없이 영장을 받아야 한다(제216조 제3항). 그리고 형사소송법은 강제처분 법정주의를 채택하여 범인을 발견·확보하고 증거를 수집·보전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에 필요한 강제처분은 형사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제199조 제1항).
수사기관에 의한 압수·수색의 경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원칙은 법률에 따라 허용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관철되어야 한다. 세관공무원이 수출입물품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마약류가 감추어져 있다고 밝혀지거나 그러한 의심이 드는 경우, 검사는 그 마약류의 분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충분한 감시체제를 확보하고 있어 수사를 위하여 이를 외국으로 반출하거나 대한민국으로 반입할 필요가 있다는 요청을 세관장에게 할 수 있고, 세관장은 그 요청에 응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수사기관에 의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영장주의 원칙이 적용된다.
물론 수출입물품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물품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서 이를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세관공무원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이러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세관공무원이 통관검사를 위하여 직무상 소지하거나 보관하는 물품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한 경우에는 비록 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강제로 점유를 취득하지 않은 이상 해당 물품을 압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참조). 그러나 위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특정한 수출입물품을 개봉하여 검사하고 그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한 행위는 위에서 본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경우와는 달리,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해당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검사는 피고인이 멕시코에서 미국을 경유하는 항공특송화물 편으로 필로폰을 수입하려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미국 수사당국과 인천공항세관의 협조를 받아 위 특송화물을 감시하에 국내로 반입하여 배달하고[이를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이라 한다], 피고인이 이를 수령하면 범인으로 검거하려고 하였다.
(2) 인천공항세관 마약조사과 소속 세관공무원은 인천공항에 도달한 특송화물을 통상적인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자신의 사무실로 가져왔다.
(3) 검찰수사관은 위 특송화물 속에서 필로폰이 발견되자 세관공무원으로부터 필로폰이 든 특송화물을 임의로 제출받는 형식으로 영장 없이 압수한 다음 대체 화물로 통제배달을 하였다.
(4) 검찰수사관은, 위 화물이 운송장에 기재된 주소지에서 수취인불명으로 배달되지 않자, 운송업자들의 협조를 받아 화물을 보관하는 곳에서 수령자를 기다렸는데 수령자가 나타나지 않아서 배달에 실패하였다.
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① 위와 같은 활동은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구체적인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수집을 목적으로 한 압수·수색인데도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으므로 영장주의를 위반하였다. ② 위법한 압수·수색으로 취득한 증거인 압수물, 압수조서와 압수물에 대한 감정서 등은 모두 증거능력이 없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 이유 중에는 세관공무원의 역할에 관하여 불충분하게 판단한 부분이 있지만,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압수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나머지 필로폰 수입, 필로폰 매매와 수수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부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3.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제215조 제1항, 제216조 제3항, 제218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6. 3. 17. 선고 2015노181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투자자문업자 등이 추천하는 증권을 자신이 선행매수하여 보유하고 있고 추천 후에 이를 매도할 수도 있다는 그 증권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오해를 초래하지 않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인 개인적인 이해관계의 표시를 누락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인 동기에서 그 증권을 추천한다는 인상을 주어 거래를 유인하려는 행위로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에서 정한 ‘위계의 사용’에도 해당한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4도691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등과 공모하여 공소외 1이 추천한 주식을 미리 매수하고, 매수한 주식을 원심공동피고인 2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주식인 것처럼 매수를 추천하여 주가가 상승하면 해당 주식들을 상승된 주가에 매도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주식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및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주식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공소외 2 주식회사 주식 거래의 경우도 달리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김소영 이기택(주심)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9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구도일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3. 1. 25. 선고 2009노48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원심판결 이유 중 5∼6쪽, 26∼27쪽의 각 [표]를 별지 [표]로 각 경정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와 참고자료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쟁점
이 사건은 이른바 ‘화가 이중섭, 박수근의 그림 위작(僞作) 사건’이다.
검사는 피고인이 이중섭, 박수근의 위작 그림 총 2,834점을 보관하던 중 그중 일부를 경매에 출품하여 낙찰대금을 편취하고, 방송사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를 기망하여 공소외 1 회사와 공동 주관으로 위작 그림이 진품임을 전제로 한 전시회 개최를 추진하면서 공소외 1 회사로부터 계약금 명목의 돈을 편취하려 하였으며, 피고인이 보유한 위 그림을 위작이라고 평가한 감정위원 등을 허위로 고소하였다는 등의 혐의로 피고인을 기소하였다. 원심은, 피고인이 보유한 이중섭, 박수근의 그림에 대한 안목감정, 과학감정, 자료감정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보유한 이중섭, 박수근 그림을 위작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기초로 피고인에 대한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 그림이 위작이 아니고 위작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원심의 판단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등의 이유로 상고하였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상고이유를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에 관한 부분과 범죄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한 부분으로 나누어 판단한다.
2.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제10회 피의자신문조서(이하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라 한다)의 진정성립을 부인하였고, 그 내용이 피고인이 검사 앞에서 실제로 한 진술의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 등 객관적인 방법으로 증명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에 따른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
또한 원심이 유지한 제1심에서 채택된 증거 중 ‘필적감정의뢰회보-감정서’(증거목록 순번 323), 수사보고(원심공동피고인 2 서울옥션 경매의뢰 확인보고)에 첨부된 경매의뢰서(증거목록 순번 153)는 이를 증거로 하는 데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았고,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감정인 또는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
따라서 원심이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는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를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하면서 ‘필적감정의뢰회보-감정서’나 수사보고(원심공동피고인 2 서울옥션 경매의뢰 확인보고)에 첨부된 경매의뢰서의 각 기재 내용을 그 근거의 하나로 든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아래 3.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로도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이상,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범죄의 성립 여부 등
가. 위작 여부와 피고인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
원심은, (1) 안목감정, 과학감정과 자료감정에서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보유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 기재 그림들(이하 ‘이 사건 그림’이라 한다)은 이중섭, 박수근이 아닌 제3자가 그린 위작으로 봄이 타당하고, (2) 피고인은 이 사건 그림이 위작이라거나, 적어도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위에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이 사건 피의자신문조서와 증거목록 순번 153, 323번 증거는 제외)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유 모순, 판단 누락, 석명권의 불행사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공소외 2에게 이중섭의 위작 그림을 매도한 행위와 관련한 위조사서명행사죄와 사기죄(공소사실 제1항)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2에게 위조된 사서명이 있는 이중섭의 위작 그림을 진품인 것처럼 제시하고 공소외 2로부터 매매대금 명목으로 50만 엔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공소외 3과 공모하여 경매 등을 통해 이중섭 위작 그림을 제시·판매한 행위와 관련한 위조사서명행사죄와 사기죄(공소사실 제2항)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3과 공모하여 경매 등을 통해 피해자 공소외 4, 공소외 5 등에게 위조된 사서명이 있는 이중섭의 위작 그림을 진품인 것처럼 제시·판매하여 그 대금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와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위작 그림 전시회 개최 추진과 관련한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사기미수죄(공소사실 제3의 가.항)
원심은, 피고인이 위작인 그림이 진품임을 전제로 하는 전시회 개최를 추진하며 공소외 1 회사로부터 그 대가로 계약금을 지급받아 편취하려고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마. 감정위원 공소외 6 등에 대한 소송사기와 무고죄(공소사실 제3의 나.항, 제5항)
원심은, 피고인이 자신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손해배상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허위의 주장으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고,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소송사기, 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바. 이중섭, 박수근의 유족에게 위작 그림을 제시함에 따른 위조사서명행사죄(공소사실 제4항)
(1)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그림을 진품인 것처럼 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는 원심에 이르러 공소사실 중 공소장 별지 1 내지 4 기재 각 범죄일람표의 일부를 별지 [표]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원심은 이를 허가하였다. 그런데 원심은 그 범죄사실을 기재하면서 공소장변경허가신청 내용을 별지 [표] 기재 내용과 달리 기재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검사의 공소장변경으로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다시 판결한 것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범죄사실 기재는 단순한 오기로 볼 수 있다. 원심이 검사의 신청 내용과 다르게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였다거나 일부 공소장변경허가신청에 대해서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공소장변경과 불고불리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되, 원심판결 이유에 주문과 같은 오기가 있음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이를 경정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표]: 생략]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형법 제156조, 제239조 제2항, 제347조 제1항, 제352조 | 형사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영규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5. 8. 11. 선고 2014노324, 2014전노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가. 조서 작성의 절차와 방식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이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한다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피고인 아닌 사람의 진술에 대한 조서 작성 과정에서 지켜야 한다고 정한 여러 절차를 준수하고 조서의 작성 방식에도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757 판결,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도335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스리랑카인 공소외 1에 대한 제2회 검찰 진술조서 중 스리랑카인 공소외 2의 진술 부분이 형사소송법 제244조의4 제3항에서 정하고 있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이 아니고, 이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전문진술 부분
(1) 전문진술이나 전문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에 따라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다. 다만 전문진술은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에 따라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있다. 그리고 전문진술이 기재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또는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함은 물론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에 따른 요건을 갖추어야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있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도14680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에서 말하는 ‘그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란 진술 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도9561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12조 또는 제313조는 참고인이 진술하거나 작성한 진술조서나 진술서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참고인 소재불명 등의 경우에 직접심리주의 등 기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에 대하여 다시 중대한 예외를 인정하여 원진술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조차 없이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참고인의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에 대한 증명’은 단지 그러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4. 2. 21. 선고 2013도1265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이러한 법리는 원진술자의 소재불명 등을 전제로 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2도72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소외 1, 스리랑카인 공소외 3, 스리랑카인 ‘홍길동’(수사기관과 법정에 참고인이나 증인으로 출석하여 가명으로 진술하였다. 이하 ‘홍길동’이라고 한다)이 공소외 2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에 관한 각 진술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 내용에 허위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고,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에 대해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① 공소외 3이 공소외 2 등으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에 관한 진술은 원진술자가 특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스리랑카인 공소외 4, 공소외 2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등)죄’(이하 ‘이 사건 범행’이라고 한다)를 저지른 경위에 관한 내용과 홍길동이 비슷한 시기에 공소외 2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 ② 공소외 1이 공소외 2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에 관한 진술은 수사기관과 제1심 법정 등 각각의 진술이 이루어진 시점에 따라 그 내용에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홍길동이 공소외 2로부터 들었다는 내용과도 들어맞지 않는다. 그리고 원진술자인 공소외 2는 공소외 1의 진술 내용은 물론 공소외 1에게 진술한 사실까지도 부인하고 있다. ③ 홍길동이 공소외 2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에 관한 진술은 홍길동과 공소외 2 사이의 불분명한 친분 관계, 공소외 2로부터 진술을 청취할 당시의 분위기와 경위가 이 사건 범행 내용의 엄중함이나 심각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점, 홍길동이 진술을 청취한 시점으로부터 약 16년이 지났는데도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재현되어 있는 진술의 내용,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의 의복 착용 상태 등 중요한 사실에 관한 진술 내용의 비일관성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2가 홍길동에게 실제로 그러한 내용의 진술을 하였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그 진술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피고인, 공소외 2,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범행을 당하던 상황에서 그들로부터 도피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사망하였다는 것인데, 도피 당시 추정되는 피해자의 의복 착용 상태, 가방 등의 소지 여부는 그 후 발견된 피해자의 시신이나 교통사고 현장의 주변 상황과 모순된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실의 인정, 증거의 취사선택과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졌다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위 각 진술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이로써 피고인이 공소외 4, 공소외 2와 함께 피해자를 강간하고, 그 강간의 기회에 피해자의 책, 현금, 학생증을 강취하였다는 원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② 피고인의 증거 동의가 있는 홍길동의 제1회 검찰 진술을 녹취한 녹취록은 교통사고 당시 현장의 객관적 상황과 모순되는 점이 많아 그 진술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③ 피해자의 속옷에서 발견된 정액에 대한 감정서의 기재를 비롯한 나머지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공소외 4, 공소외 2와 합동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거나 그 강간행위의 종료 전에 피해자의 소지품을 강취하였다는 사실까지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등)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 [2]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제312조, 제314조, 제316조 제2항 / [3]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12조, 제313조, 제314조, 제316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대안 담당변호사 장석대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6. 2. 5. 선고 2015노97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의 근로3권인 단결권,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헌법상 보장된 기본적 권리로 명시하고, 같은 조 제3항에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의 근로3권에 관하여 기본권 최대보장의 원칙을 선언함과 동시에,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 주요방위산업체 근로자의 단체행동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단체행동권을 법률로써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도록 유보해 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41조 제2항은 “방위사업법에 의하여 지정된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전력, 용수 및 주로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으며, 주로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노동조합법은 헌법이 정한 범위에서 주요방위사업체에 종사하는 일정한 근로자에 대하여 단체행동권의 핵심인 쟁의권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되, 쟁의행위가 금지되는 근로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다. 나아가 노동조합법 제88조는 이를 위반한 쟁의행위를 노동조합법의 벌칙규정 가운데 가장 무거운 법정형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주요방위산업체의 원활한 가동이 국가의 안전보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에서 법률로써 주요방위산업체 종사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한 면은 있으나,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입법에 관한 최소침해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형벌법규 엄격해석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노동조합법 제41조 제2항에 의하여 쟁의행위가 금지됨으로써 기본권이 중대하게 제한되는 근로자의 범위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방위사업법 등 관계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산업자원부장관이 주요방위산업체를 개별적으로 지정하도록 되어 있고, 노동조합법 제41조 제2항은 주요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가운데에서도 전력, 용수 및 대통령령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한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 그 적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위에서 본 법해석 원칙에 기초하여 위 법규정의 문언, 내용, 체계와 목적을 종합해 보면, 주요방위산업체로 지정된 회사가 그 사업의 일부를 사내하도급 방식으로 다른 업체에 맡겨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경우에 그 하수급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는 노동조합법 제41조 제2항이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주요방위산업체로 지정된 하도급업체의 사업장과 동일한 장소에 근무하면서 주요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노무를 제공한다는 사정만으로 주요방위산업체로 지정되지 않은 독립된 사업자인 하수급업체에 소속된 근로자가 하도급업체인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한다고 보는 것은 형벌규정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주요방위산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특수선 사업부에 소속된 사내협력업체인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 2013. 7. 12.부터 2015. 3. 20.까지 방산물자인 특수선의 도장업무에 종사한 근로자로서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데도, 2014. 11. 6. 08:00경부터 09:00경까지 공장에서 파업을 한 것을 비롯하여 2015. 1. 23.까지 총 32회에 걸쳐 파업을 하였다는 것이다.
3. 원심은, 피고인이 주요방위산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하수급업체 근로자이므로 피고인의 쟁의행위에 대하여는 노동조합법 제41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법 제41조 제2항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3항, 제37조 제2항, 형법 제1조 제1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2항, 제88조 /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2항, 제88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20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서치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1. 10. 선고 2013노328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359조는 그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형법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할 것과 그러한 행위로 인해 행위자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로, 즉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나 의사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개시한 때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기수에 이르는 것이다.
종래 대법원은 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재산적 가치의 감소를 뜻하는 것으로서 이는 재산적 실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고,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명백하게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일관되게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1973. 11. 13. 선고 72도1366 판결, 대법원 1980. 9. 9. 선고 79도2637 판결, 대법원 1987. 7. 21. 선고 87도546 판결,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702 판결, 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도531 판결 등 참조). 또한 재산상 손해의 유무는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택하여,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된다고 보았다. 다만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경제적 관점에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것과 사실상 같다고 평가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을 만큼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경우를 의미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므로, 배임행위가 법률상 무효이기 때문에 본인의 재산 상태가 사실상으로도 악화된 바가 없다면 현실적인 손해가 없음은 물론이고 실해가 발생할 위험도 없는 것이므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도993 판결,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도2963 판결,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도1375 판결, 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도142 판결, 대법원 2008. 6. 19. 선고 2006도487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2. 3. 선고 2011도16763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대법원판례에도 불구하고, 배임죄로 기소된 형사사건의 재판실무에서 배임죄의 기수시기를 심리·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형식적으로는 본인을 위한 법률행위를 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그러한 행위가 실질적으로는 배임죄에서의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이러한 행위는 민사재판에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민법 제103조 참조) 등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이러한 행위에 대한 민사법상의 평가가 경제적 관점에서 피해자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또는 배임죄의 보호법익인 피해자의 재산상 이익의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위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그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그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된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8059 판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표이사로서는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함으로써 실행에 착수한 것이므로 배임죄의 미수범이 된다.
그리고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약속어음 발행을 한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도 원칙적으로 위에서 살펴본 의무부담행위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다만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 어음법상 발행인은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므로(어음법 제17조, 제77조), 어음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구체적·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범이 된다. 그러나 약속어음 발행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그 어음이 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는 어음발행의 상대방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범이 아니라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대표이사의 회사 명의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도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도10822 판결,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도10302 판결 등은 배임죄의 기수 시점에 관하여 이 판결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그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자신이 별도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다른 회사의 ○○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상호저축은행에 피해회사 명의로 액면금 29억 9,000만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줌으로써 ○○상호저축은행에 29억 9,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대표권남용에 해당하여 피해회사에 대하여 무효라 하더라도 발행 당시 이 사건 약속어음이 유통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 당시 피해회사에 대하여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대표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였고 당시 상대방인 ○○상호저축은행이 그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발행행위가 피해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면, 그로 인해 피해회사가 실제로 약속어음금을 지급하였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담하거나 그 약속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약속어음 발행행위로 인해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대한 심리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위반(배임)죄를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 및 기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 대법관 박상옥의 보충의견이 있으며,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은 배임죄가 위험범임을 전제로, 대표이사의 회사 명의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대표권남용 등으로 무효인 경우 그로 인해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거나 그 약속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이러한 사정에 대한 심리 없이 이 사건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될 가능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은 파기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별개의견 또한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수의견과 결론을 같이한다. 그러나 배임죄는 위험범이 아니라 침해범으로 보아야 하고, 의무부담행위로 인해 채무가 발생하거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더라도 이는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다수의견과는 다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이하에서 그 이유를 살펴본다.
나. 배임죄는 위험범이 아니라 침해범으로 보아야 한다.
(1) 대법원은 그동안 일관되게 배임죄를 “재산상 권리의 실행을 불가능하게 할 염려 있는 상태 또는 손해 발생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 성립하는 위태범”이라고 하면서(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도1247 판결,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도334 판결 등 참조), 배임죄에서 말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라고 보아 왔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7도541 판결, 대법원 2014. 2. 3. 선고 2011도1676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와 같이 배임죄를 위험범으로 파악하는 것은 형법규정의 문언에 부합하지 않는 해석이다. 즉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그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종래의 판례는 배임죄의 ‘손해를 가한 때’에 현실적인 손해 외에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으로써 배임죄의 기수 성립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해 발생의 위험을 가한 때는 손해를 가한 때와 전혀 같지 않은데도 이 둘을 똑같이 취급하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형벌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
(2) 또한 형법은 다른 재산범죄와 달리 배임죄의 경우에는 재산상 손해를 가할 것을 객관적 구성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하더라도 본인에게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를 가하지 않으면 배임죄의 기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로 이해된다. 따라서 재산상 손해가 구성요건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사기죄나 횡령죄 등 다른 재산범죄의 재산상 이익이나 손해에 관한 해석론을 같이하여야 할 필요가 없다. 배임죄의 경우에는 그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임무에 위배한 행위가 본인에게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경우에만 재산상 손해 요건이 충족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3) 다수의견이 배임죄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는 실해 발생의 위험은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 발생의 앞선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대법원이 배임죄에서의 손해는 현실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판시해 왔으나, 구체적인 사안에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와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한 경우를 엄격하게 구분하여 판단해 온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위험을 수반하는 임무위배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본인에게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또는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의 결과가 본인에게 귀속될 여지조차 없는 경우라면 배임죄의 임무위배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실해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즉 실해 발생의 위험은 피고인이 본인에게 재산상 현실적인 손해를 가져올 만한 임무위배행위를 하였고 그로 인한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구체화되었음을 의미할 뿐이다. 실해 발생의 위험은 그 자체로서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형법이 배임죄의 구성요건으로 명시한 현실적인 손해 발생에 이르는 중간과정에 불과하다. 피고인이 임무에 위배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일련의 과정 중 실해 발생의 위험 단계에서 이미 손해를 가한 것으로 파악하여야 할 법률상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4) 종래 판례는 배임죄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고 보아 왔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4640 판결 등 참조). 이는 배임죄의 본질에 관한 이른바 배신설의 입장에 따른 것이다. 배신설에 대하여는 배임죄가 성립하는 신임관계의 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위험이 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한다면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가 배임죄에서 제외되는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남게 되며, 결국 어떠한 신임관계를 배신하는 것이 배임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게 된다는 등의 비판이 있다. 이러한 비판은 차치하고라도 배임죄의 임무위배행위를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라고 보면서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까지 현실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사실상 임무에 위배한 어떠한 행위를 하더라도 손해 발생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그 즉시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결과를 초래하여 배임죄의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 그동안 배임죄에 대하여는 배임죄를 구성하는 임무위배행위와 단순한 민사적 채무불이행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사적자치의 영역에 형사법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거나 민사사건의 형사사건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의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그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배임죄의 구성요건은 가능한 한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배임죄를 위험범으로 보는 종래의 판례는 근본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
(5) 물론 그동안 대법원은 배임죄를 위험범으로 보면서도 배임죄의 손해 요건에 해당하는 실해 발생의 위험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으로 한정하는 등(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등 참조) 그 위험의 범위를 제한하고자 노력하여 왔다. 그러나 배임죄의 손해 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현실적 위험과 그에 미치지 않는 위험을 구분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무상으로는 임무에 위배한 행위가 본인의 재산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기만 하면 대부분 배임죄의 기수로 처벌되고 있는 실정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법률의 문언에 따라 손해와 손해 발생의 위험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대신, 손해 발생의 위험을 그 정도에 따라 구분하여 배임죄의 지나친 확장을 차단하고자 한 대법원의 노력이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배임죄에 관한 형법규정은 국민들에 대한 행위규범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6) 우리 형법은 배임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그 보호법익인 재산권에 대한 현실적인 침해에 이르지 아니하고 재산권 침해의 위험만 발생한 경우 배임죄의 기수가 아니라 배임죄의 미수로 처벌하겠다는 입법적 결단이다. 이러한 우리 형법의 태도는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 원칙의 기본적인 요청에 부합한다. 배임죄에서의 손해에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는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는 독일과 같은 국가의 법제에서 재산상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 일정한 행위를 배임죄로 처벌하기 위하여 고안해낸 개념을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는 우리 형법의 해석에 무리하게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실무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 형법은 미수범을 원칙적으로 형의 임의적 감경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배임죄의 기수와 미수의 처벌 정도에 결정적인 차이가 없다.
(7)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구성하게 되면 임무위배행위로 인해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만 초래된 경우에는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하지 않아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배임죄를 위험범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볼 수 없는 근거의 하나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는 배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 즉 이득액을 단순히 양적인 기준으로만 측정하여 법정형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인 손해 외에 실해 발생의 위험까지 포함하여 이득액을 산정하게 되면 행위의 가벌성에 비해 과중한 법정형이 적용되어 죄형균형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될 우려가 있고, 사안에 따라서는 구체적 타당성 없는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다. 특히 임무위배행위로 인한 실해 발생의 위험만으로 상대방이 그 손해에 상응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간주하여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나 정서상으로나 쉽게 수용하기 힘들다. 최근 대법원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의 이득액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산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만 초래된 경우에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를 적용하기 위해 형법상 배임죄를 위험범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그보다는 배임죄를 형법규정의 문언에 충실하게 침해범으로 구성한 다음 실해 발생의 위험만 초래된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 의무부담행위에 따라 채무가 발생하거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더라도 이는 손해 발생의 위험일 뿐 현실적인 손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1) 종래 판례는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고 보아 왔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5890 판결, 대법원 2014. 2. 3. 선고 2011도16763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경제적 관점’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인지에 관하여는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법률적 관점에서의 판단 결과에 기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배임죄에서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는 배임죄의 구성요건적 결과를 의미하므로 배임죄의 보호법익과의 관계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배임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고, 배임죄는 침해범으로 보아야 하므로, 배임죄에서 말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란 결국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본인의 재산권이 현실적으로 침해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2) 대표이사가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의무부담행위를 하였는데 그 행위가 법률상 유효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 채무가 발생하여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에도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법률적 의무를 부담하는 상태에 놓일 뿐 회사의 재산에 현실적인 변동이 초래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이것을 현실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법률적으로 강제되는 채무의 이행의무 자체를 현실적 손해로 보는 것이다. 즉 손해를 법률적·회계적 관점에서 파악한 것이지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한 것이 아니다.
(3)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임죄는 재산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므로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보는 한 재산권에 대한 현실적인 침해가 있는 때에 배임죄의 기수가 된다. 그런데 재산권에 대한 침해라는 측면에서 보면 채무가 발생하여 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은 재산권에 대한 현실적인 침해가 아니라 재산권이 침해될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는 어떠한 채무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그 채무가 언제나 이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즉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가 발생하더라도 채무의 기한이나 조건, 채무자의 자력과 변제 의사, 채권자의 청구와 수령, 소멸시효 등 여러 사정에 따라 그 채무는 실제로 이행될 수도 있고 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채무가 발생하여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배임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현실적으로 침해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익 침해의 위험에 불과한 것을 현실적인 법익의 침해로 사실상 의제하는 것이어서 보호법익의 보호 정도에 따라 침해범과 위험범을 구별하고 있는 형법의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채무의 발생을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로 본다면 의무부담행위로 인해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에도 그 채무의 구체적인 내용과 무관하게 언제나 연대보증채무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아가 그 연대보증채무액 상당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의 이득액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해석한다면, 과연 이러한 해석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의 이득액에 관한 현재의 판례의 입장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라.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배임죄는 침해범으로 보아야 하고,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의 발생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부담은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전제로 이 사건을 살펴본다.
(1) 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의무부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유효하면 그에 따른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무효인 경우에도 그로 인해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의 발생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부담은 그 자체로는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에 불과하므로, 배임죄는 회사가 그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실제로 이행한 때에 기수가 된다. 따라서 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경우에도 그 발행행위의 법률상 효력 유무나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었는지 또는 유통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관계없이 회사가 그 어음채무나 그로 인해 부담하게 된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실제로 이행한 때에 배임죄는 기수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대표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지만 피해회사가 그 어음채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실제로 이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행위로 인해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될 가능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아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를 적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의 보호 정도와 재산상 손해 요건, 기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와 같이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관하여는 다수의견과 의견을 같이하지만 그 이유는 다르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둔다.
5.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별개의견은 배임죄가 침해범임을 전제로, 대표이사의 임무를 위반한 의무부담행위로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더라도,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까지는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것에 불과하므로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다수의견의 입장에서 이에 관한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나. 종래 판례는 배임죄에서 말하는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하면서도, 실해 발생의 위험은 단순한 손해 발생의 위험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경우만 의미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139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등 참조). 다시 말해 종래의 판례도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 본인의 재산권이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언제나 배임죄의 손해 요건이 충족된다고 본 것은 아니고, 그로 인해 본인의 재산이 현실적으로 침해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 즉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경우에만 배임죄의 기수에 이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종래 판례에서 말하는 실해 발생의 위험이 위험범에서 말하는 위험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즉, 재산권에 대한 현실적인 침해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초래된 경우에는 그 자체로 보호법익에 대한 현실적인 침해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판례가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에 관하여 현실적인 손해와 실해 발생의 위험을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임무에 위배된 행위로 본인의 채무가 발생하는 등으로 본인의 재산에 대하여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야기된 때에는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이고,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보는지 위험범으로 보는지에 따라 기수 시점을 달리 볼 논리적인 근거는 없다.
다. 형법은 제355조 제1항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횡령죄와 배임죄는 타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범죄라는 점에서는 그 성질이 같지만, 횡령죄는 재물을, 배임죄는 재산상 이익을 그 객체로 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형법은 배임죄의 객체를 재산상 이익으로 한정하면서 행위자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에 상응하여 발생하는 본인의 재산상 손해를 배임죄의 구성요건요소로 정하고 있으므로 그 재산상 손해의 의미는 재산상 이익과의 관계에서 파악하여야 한다.
재물이란 물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체물을 의미하므로 권리는 그것이 재산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재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재산상 이익은 모든 재산적 가치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반드시 유체물의 물리적 증감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재산에 관한 권리는 배임죄에서 말하는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권리를 취득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초래되는 재산상 의무의 부담 또한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논리상 타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이 배임죄를 순수한 이득죄로 규정하고 있는 형법의 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그런데도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까지는 형법 제355조 제2항에서 말하는 재산상 손해가 아예 없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형법의 체계에 비추어 보아 타당하지 않다.
라. 배임죄는 재산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그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체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 또한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 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7053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4268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재산은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으로 구분하고 채무는 소극재산에 속한다. 채무의 발생은 곧 소극재산의 증가로서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전체로서의 재산가치가 감소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유무는 개별적인 재물의 변동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재산가치 증감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채무의 발생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해석이다. 다만 판례는 배임죄의 처벌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배임죄에서 말하는 손해의 의미를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초래된 경우로 한정해 왔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임무에 위배한 의무부담행위로 회사의 채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채무의 발생과 그에 따른 소극재산의 증가는 재산상의 불이익 또는 재산가치의 감소로 평가되고 있다. 법인의 경우에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때에도 파산선고를 할 수 있으므로(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6조 제1항), 채무의 발생은 채무의 현실적 이행과 관계없이 법인에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채무초과를 파산원인으로 규정한 것은 경제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소극재산의 증가는 단순히 회사의 재무제표의 부채 항목에 계상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신용도나 재무건전성에 직접 영향을 주고, 경우에 따라 회사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채무의 발생과 그로 인한 소극재산의 증가는 사회·경제적으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형법상 배임죄의 해석에서만 그 자체로는 아예 재산상 손해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마. 별개의견은 채무가 발생하더라도 그 채무가 언제나 이행되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의 발생만으로는 재산권이 현실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률적으로 유효한 채무가 발생한 경우 그 채무의 부담이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그 채무가 법질서 내에서 정상적으로 이행되는 것을 전제로 그러한 채무의 이행이 법률적으로 강제되는 상태가 경제적 관점에서 손해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채무자의 무자력이나 변제 의사 등에 따라 채무가 이행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를 상정한 다음 이를 근거로 채무의 발생이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바. 배임행위로 얻은 재산상 이익의 가액에 따라 법정형을 가중하고 있는 특정경제범죄법의 경우 별개의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가중한 법정형 적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는 비단 배임죄뿐만 아니라 사기죄나 횡령죄로 인해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발생하므로, 이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의 ‘이득액’을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해결할 문제이다.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배임죄에서 별개의견과 같이 현실적인 재산의 이동이 수반되는 경우에만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이 충족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배임죄의 기수로 처벌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현재 배임죄의 기수로 인정되고 있는 많은 사안이 배임미수죄로 처벌될 수 있을 뿐이어서 재산범죄로서의 배임죄의 규범력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6.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상옥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별개의견은 배임죄에 관한 형법 제355조 제2항이 다른 재산범죄와 달리 ‘손해를 가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고, 독일 형법과 달리 미수범 처벌규정을 따로 두고 있으므로, 그 문언에 따라 배임죄는 침해범으로 보고, 손해도 ‘현실적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와 달리 현실적 손해의 앞선 단계에 해당하는 ‘실해 발생의 위험’을 포함하게 되면 배임죄의 처벌범위를 너무 넓히게 되어 죄형법정주의와 책임주의에 반하고, 위 법조항이 국민들에 대한 행위규범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별개의견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별개의견은 독일 형법의 해석론을 말하지만, 우리 형법과 같이 배임죄에 관해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일본 형법의 해석에서, 일본의 최고재판소도 배임죄는 위험범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나라들이 형법 규정의 구조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손해와 실해 발생의 위험에 대해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경제적 관점에서 손해를 파악하는 이상 양자를 동등하게 인식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배임죄는 재산범죄로서 재산상 거래행위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와 이익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재산상 거래에는 돈을 미리 주면서 반대급부를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계약의 청약이자 급부의 이행이 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돈을 나중에 주기로 하고 반대급부를 먼저 받는 경우도 있으며, 돈과 반대급부를 동시에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 거래관계가 실제 법률적으로는 무효임에도 이를 알지 못한 채 외형에 따라 급부를 이행하기도 하고, 거래관계가 유효임에도 적당한 빌미를 찾아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행을 거절하기도 한다. 재산상 거래관계에서 이익과 손해는 이렇게 다종다양한 상황 속에서 파악되는 것이기 때문에, 돈을 오늘 주고받는 것은 손해와 이익이라고 하면서 내일 주고받은 것은 손해와 이익이 아니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어느 범위에서 현실적인 손해와 실해 발생의 위험을 동등하게 볼 것인가는 죄형법정주의를 근간으로 한 형법규범의 해석 문제이고, 이러한 관점에서 대법원은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 함은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와 같은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야기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지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참조).
별개의견도 배임죄의 손해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지는 않은데, 결국 배임죄의 손해를 거래계의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이상 현실적인 손해와 실해 발생의 위험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형법규범의 합목적적 해석에 따른 것이고, 이는 일반 거래계에서도 쉽게 수용되는 관념이다. 따라서 미수범 처벌규정의 유무로써 배임죄를 침해범 또는 위험범으로 달리 보는 것은 배임죄의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에도 합치되지 않는 해석이다.
(2) 별개의견은, 배임죄를 침해범이 아닌 위험범이라고 보는 다수의견의 주요한 논거가 실해 발생의 위험만 초래된 경우에도 배임죄의 기수를 인정함으로써 그 이득액에 따라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하여 가중처벌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법은 1983. 12. 31. 제정되었고, 우리 대법원이 배임죄를 위험범이라고 판시한 것은 그보다 훨씬 이전이기 때문에 별개의견의 위와 같은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즉 대법원은 1973. 11. 13. 선고 72도1366 판결에서, “업무상 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재산적 가치의 감소를 뜻하는 것으로서 이는 재산적 실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케 한 경우도 포함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고, 1975. 4. 22. 선고 75도123 판결에서는 배임죄는 침해범이 아니고 위험범임을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도 있으며,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특정경제범죄법의 제정과 상관없이 현재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배임죄를 위험범으로 보는 것과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하는 것 사이에 법리적, 논리적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3) 만약 별개의견과 같이 현실적 손해만을 손해라고 하게 된다면, 이 사건과 같이 대표권을 남용한 배임행위의 경우 배임행위자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는 기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자신에 대한 형사책임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채무의 이행을 늦추거나 거절하려 할 것이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의 대주주라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통해 이행지연 등의 방법으로 기수 책임을 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등 대주주의 의사에 따라 기수 책임, 미수 책임이 다르게 성립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배임행위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회사의 채무이행 여부나 채무이행의사의 유무, 채무이행의 시기 등에 따라 기수 책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면, 별개의견에 의할 때 초래되는 위와 같은 결과가 책임주의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고, 형평성에도 반하게 될 우려가 있다.
(4) 별개의견에 따르면, 배임행위자가 기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채무의 이행을 늦추려 할 때, 거래의 상대방이 직접 채권의 강제적 실현을 시도하는 경우, 언제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게 되는 것인지도 문제될 수 있다. 배임죄는 이익의 취득과 손해의 발생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에 기해 회사 소유 부동산에 대해 강제경매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매각대금이 완납되어 회사가 소유권을 상실할 때 기수로 되는 것인지, 상대방이 배당금을 수령할 때 기수로 되는 것인지, 상대방이 개인적 사정으로 배당금을 곧바로 수령하지 않고 1년 후에 수령한다면 그때에 기수가 되는 것인지 등 해석 여하에 따라 기수의 시점이 불명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별개의견에 따를 때 위와 같은 불명확성으로 인하여 배임죄의 형벌제재조항이 국민들에 대한 행위규범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다. 다수의견이 실해 발생의 위험을 현실적인 손해와 동등하게 평가하는 것은 형사처벌의 범위를 넓히고자 함이 아니라 손해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데 따른 규범적 해석으로 죄형법정주의나 책임주의에 부합하는 것이다. 오히려 별개의견과 같이 채무의 이행만을 손해로 보면 형사사법의 불안정성이나 형평성의 문제를 가져오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7.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은 의무부담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는 실행의 착수는 인정하지만 그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본다. 반면에 의무부담행위가 유효인 경우에는 채무가 발생하고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러한 이분법적 해석론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 문제를 갖는다.
가. 임무위배행위가 유효인 경우 그 실행의 착수와 동시에 배임죄의 기수가 된다고 보는 것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행위 요건과 결과 요건으로 구분하고 배임미수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형법 규정의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범죄의 미수와 기수는 하나의 행위가 범죄로 실현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행의 착수(미수)의 인정이나 기수의 인정은 같은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서로 다른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수의견은 실행의 착수가 있는지 여부는 의무부담행위의 유효, 무효라는 민사상의 관점에 관계없이 형법의 관점에서 판단한다. 반면에 기수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의무부담행위가 유효인 경우에는 민사상의 관점에 따라 법률상 채무가 발생한 이상 실제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를 더 이상 고려하지 아니한 채 기수로 판단하고, 무효인 경우에는 실제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느냐는 형법의 관점에 따라 판단한다. 이는 손해의 실현가능성이 의무부담행위가 민사상 유효인 경우에는 크고, 무효인 경우에는 크지 않다는 관점을 근거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모호한 기준을 근거로 기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해석으로 타당하지 않다. 궁극적으로 의무부담행위가 유효임에도 그 의무가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무효임에도 그 의무가 이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대보증행위나 지급보증행위가 유효임에도 주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함으로써 손해가 실현되지 않을 수 있고, 제3자를 위하여 담보로 약속어음을 유효하게 발행하였으나 그 제3자가 원인채무를 이행함으로써 손해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다수의견의 관점은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는 법률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온 종래의 일관된 판례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이 점에 관한 분명한 정리가 없음도 지적하여 둔다.
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의무부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유효인지 무효인지의 구분이 명백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민사재판 등을 통해 법률적 평가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그 행위의 법률적 효력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다수의견에 의하면 의무부담행위의 효력에 관한 민사재판이 확정되어 있지 않는 한 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형사법원은 해당 의무부담행위의 사법적 효력에 관하여 먼저 판단한 다음 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해당 의무부담행위의 사법적 효력을 좌우하는 민사적 요건사실, 즉 상대방의 인식 여부나 과실 유무 등에 관하여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의무부담행위의 법률적 효력에 대한 최종 평가는 결국 민사재판의 확정을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당사자의 처분권주의와 변론주의가 지배하는 민사재판과 실체적 진실발견을 우선시하는 형사재판은 그 절차는 물론 추구하는 이념 또한 같지 않으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 충족 여부를 의무부담행위의 법률적 효력 유무에 따라 곧바로 판단하게 되면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문제, 즉 무효인 의무부담행위가 민사재판에서 유효인 것으로 확정되는 경우와 같이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의 결과가 다른 경우 등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
결국 다수의견과 같이 임무에 위배한 의무부담행위의 법률적 효력 유무와 배임죄의 기수 여부를 직접 연동하여 판단하게 되면, 범죄의 성립이나 가벌성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형법의 보장적 기능이 심대하게 훼손된다.
다. 다수의견에 의하면 대표이사의 대표권남용에 의한 의무부담행위 당시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행위는 무효이므로 원칙적으로 배임죄의 기수에 이를 수 없고,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과실 없이 몰랐다면 그 행위는 유효이므로 곧바로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다고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상대방의 인식이나 과실 유무에 따라 배임죄의 기수 여부가 달라지는데, 사기죄와 같이 행위의 상대방이 기망행위에 속아 처분행위를 하는 것이 구성요건으로 규정되어 있는 범죄가 아님에도 상대방의 주관적인 인식이 있었는지에 따라 기수에 이르렀는지가 좌우된다고 보는 것은 형법의 해석론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의무부담행위를 한 경우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등 그 행위의 불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이 클 가능성이 많다. 결국 다수의견에 의하면 의무부담행위의 불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이 크면 클수록 그 행위가 무효로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어 오히려 배임죄의 기수로 처벌될 가능성은 낮아지는 결과가 된다. 이와 같은 결론은 정의 관념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법이 추구하는 책임주의 원칙이나 죄형균형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라. 배임죄에서 구성요건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행위의 주체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그 행위가 임무에 위배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그 행위로 인해 행위자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이지 그 행위가 법률적으로 유효인지 무효인지가 아니다.
임무에 위배한 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재산상 손해 발생의 가능성이 없으면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지 않아 미수도 성립할 수 없고, 재산상 손해 발생의 가능성이 있어야 비로소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어 미수가 성립하며, 나아가 재산상 손해 발생의 가능성이 현실화되어야 구성요건적 결과가 실현되어 기수에 이르는 것이다. 배임행위로서의 의무부담행위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형법적 관점에서는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일 뿐이므로 기수 요건으로서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는 채무의 발생이 아니라 채무의 이행에서 비롯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채무가 발생한 경우에는 채무가 이행될 위험이 있거나 그 자체로 재산가치가 감소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로써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보아 배임죄의 기수로 처벌하자는 것은 결국 형벌규정을 그 문언이나 체계에 어긋나게 완화해서 해석하자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마. 다수의견은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는데 그 발행행위가 무효인 경우 회사가 어음채무를 실제로 이행하지 않더라도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어 회사의 어음채무가 발생하면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다고 본다. 그런데 이 경우 약속어음의 제3자 유통은 수취인에 의한 별도의 어음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약속어음의 제3자 유통 시점을 배임죄의 기수시기로 보게 되면 배임행위자가 아니라 그 상대방의 행위에 의해 기수 시점이 결정되게 되어 형벌규정의 해석으로는 매우 어색한 결과가 된다.
그런데 별개의견과 같이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구성하면 약속어음 발행 사안에서도 회사가 어음채무 등을 실제로 이행한 시점에 기수가 된다고 보게 되므로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부합하는 명확한 기준에 따라 미수와 기수를 구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연대보증이나 지급보증 등의 의무부담행위를 한 사안 또한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구성하면, 채무를 이행하게 될 가능성으로서의 위험과 채무의 현실적 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구분하여 배임죄의 미수 또는 기수를 판단하게 된다. 다른 의무부담행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위험은 현실화될 수도 있고 잠재되어 있다가 소멸할 수도 있다. 잠재된 위험은 미수에 해당하고 현실화된 위험은 법익에 대한 침해로서 기수가 된다. 이에 따라 기수가 성립한 경우의 현실적 손해액만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의 이득액으로 보게 되므로 그 적용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문제가 간명하게 해결된다.
바. 임무위배행위로 인한 위험이 현실화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다수의견과 별개의견 사이에 이견이 없다. 임무위배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잠재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미수도 성립할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도 이견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의견의 차이가 존재하는 지점은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의 잠재적 위험의 상태에 있는 경우이다.
다수의견은 임무위배행위가 유효인 경우에는 행위자에게 불리하게 기수로 평가하고 무효인 경우에는 행위자에게 유리하게 미수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별개의견은 임무위배행위의 유효 또는 무효에 따라 잠재적 위험의 상태를 달리 평가할 실질적이고도 근본적인 이유가 없기 때문에 어느 경우이든 행위자에게 유리하게 미수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미수와 기수로 구분하여 규정한 배임죄의 구성요건은 물론 형법 해석의 원칙에 합치된다.
이상과 같이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신(주심) 김소영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 [1] 형법 제25조, 제355조 제2항, 제359조 / [2]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5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제359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민법 제103조, 어음법 제17조, 제77조 / [3]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제359조,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황은영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이광범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남양주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피해자 ○○농협의 상임이사로서 여신업무를 총괄하고 대출 가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8. 9. 초순경 위 ○○농협 사무실에서 전직 ○○농협 조합장이었던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1이 소유한 남양주시 (주소 2 생략), (주소 3 생략), (주소 4 생략), (주소 5 생략) 및 (주소 6 생략) 등 5필지(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고 한다)를 담보로 3,500,000,000원 상당을 대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직원들에게 대출가능금액 산정을 지시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따라 실시된 부동산 감정과 여신업무 기준에 의거 대출가능금액이 2,468,074,000원이고 3,500,000,000원의 대출이 불가하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직원들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써 주고 대출을 강행하는 등 대출 과정에서 엄수해야 하는 여신업무 기준(보전산지에 대한 담보가치 평가 제외 기준)을 위배하여, 2008. 10. 15.경 위 ○○농협 사무실에서 이 사건 각 토지를 담보로 하여 공소외 1에게 3,500,000,000원을 대출(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고 한다)해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공소외 1로 하여금 1,031,926,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농협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가.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 당시 담보물에 보전산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했고, 외부 감정을 통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담보가치 평가액이 대출액을 훨씬 상회한다는 점을 확인한 후 이 사건 대출을 실행하였으므로,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
나. 이 사건 대출은 기존의 대출 원리금을 변제받기 위하여 실행된 이른바 ‘대환대출’로서, 실제로 이 사건 대출금의 99.81%가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의 충당에 사용되었고 나머지는 근저당권 설정 비용 등으로 사용되었으므로, 이 사건 대출로 인하여 ○○농협에 새로운 손해나 손해 발생의 위험이 생긴 것은 아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위배행위라 함은 형식적으로 법령이나 내부규정을 위반한 모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 된 구체적인 행위유형 또는 거래유형 및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제적·실질적 관점에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부실대출에 의한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는 대출 당시 대출채무자의 재무상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기타 채무를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거래상황, 사업현황 및 전망과 대출금의 용도, 소요기간 등에 비추어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가 부실해서 대출채권의 회수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판단되는 경우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8. 6. 19. 선고 2006도487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대출 여부에 대한 판단과 관련하여 은행의 대출 담당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 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은행의 대출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그 담당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은행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은행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이러한 이유로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은행 대출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은행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지 않는 경우 산업활동에 위축을 가져오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다. 따라서 대출과 관련하여 은행 대출 담당자에게 배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문제 된 대출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대출의 내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한다)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지역농업협동조합의 임직원이 대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어떠한 행위가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사무의 성질·내용, 사무집행자의 구체적인 역할과 지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행위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통상의 업무집행 범위를 일탈하였는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이상, 경영자의 경영 판단에 관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체적 상황과 자신의 역할·지위에서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행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그에 관한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참조).
2) 한편 금융기관이 거래처의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에 충당하기 위하여 거래처에 신규대출을 함에 있어 형식상 신규대출을 하는 것처럼 서류상 정리를 하였을 뿐 실제로 거래처에 대출금을 새로 교부한 것이 아니라면 그로 인하여 금융기관에 어떤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따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나, 금융기관이 실제로 거래처에 대출금을 새로 교부한 경우에는 거래처가 그 대출금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거나 그 밖에 어떠한 이유로든 그 대출금이 기존 대출금의 원리금으로 상환될 수밖에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록 새로운 대출금이 기존 대출금의 원리금으로 상환되도록 약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출과 동시에 이미 손해발생의 위험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516 판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도8241 판결,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380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되는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대출 채무자인 공소외 1은 1972년경부터 1984년경까지 ○○농협의 초대 조합장을 역임한 사람이자 ○○농협의 조합원으로, 이 사건 대출 당시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토지 수 필지를 공소외 2로부터 매수한 후 이를 개발하여 매각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2. 9. 17.경부터 ○○농협에 위 각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 오고 있었다.
② 위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공소외 1은 ○○농협에 수차례 추가대출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농협은 이 사건 대출이 있기 전까지 공소외 1에 대하여 수차례 사업자금을 추가로 대출해 주었다.공소외 1은 위 각 대출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공소외 2 소유였던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사업대상 토지에 채권자를 ○○농협으로 하는 공동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③ 공소외 1은 위 개발사업에 필요한 추가 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2008. 9.경 피고인을 찾아와 다시 증액 대출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여신업무 담당자들에게 대출가능 여부의 검토를 지시하였다.
④ 한편 ○○농협의 임직원이 대출업무를 수행할 때 표준적인 기준으로 적용되는 ‘여신업무방법(예)’에는 다음과 같이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의 담보취득을 제한하는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을 두고 있었다.
제2편 제2장 제2절 담보취득 제한 부동산제1조(담보취득 제한 부동산) 다음 각호의 부동산은 예외 취급사유가 없는 한 담보로 취득할 수 없다.12.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와 그 지상에 있는 입목. 다만 전용허가를 받아 전용사용되고 있는 보전산지로서 환가성이 높은 것은 예외.
⑤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될 당시 이 사건 각 토지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보전산지로 지정되어 있었고, 그중 (주소 2 생략) 임야 7,457㎡와 (주소 3 생략) 임야 29,580㎡ 중 일부(6,900㎡)는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상태였으나,(주소 3 생략) 임야 중 나머지 일부(23,580㎡), (주소 4 생략) 임야 29,043㎡, (주소 5 생략) 임야 22,923㎡ 및 (주소 6 생략) 임야 21,303㎡는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⑥ ○○농협은 이 사건 대출의 실행에 앞서 이 사건 각 토지의 담보가치를 평가하기 위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감정평가를 의뢰하였는데, 위 감정평가법인은 이 사건 각 토지 중 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의 감정평가액(1,609,975,000원)까지 포함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총감정평가액을 5,135,795,000원으로 산정한 감정평가서를 작성하여 ○○농협에 제출하였다.
⑦ 2008. 10. 6. 이 사건 대출을 심사하기 위한 대출심사위원회가 개최되어 위 대출심사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5명 중 4명 찬성, 1명 반대로 이 사건 대출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졌고, 2008. 10. 15. 위 감정평가서에 기재된 총감정평가액에 조합원에게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 70%를 곱하여 산출되는 대출가능금액의 범위 내에서 대출금을 3,500,000,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대출이 이루어졌다.
⑧ 이 사건 대출과 함께 공소외 4에 대한 대출이 실행되면서 그 대출금으로 공소외 1에 대한 기존의 대출 원리금 및 지연이자 합계 약 5,100,000,000원이 변제되어 이 사건 각 토지에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모두 말소되었고, 이 사건 각 토지에는 이 사건 대출 원리금 채무를 담보할 목적으로 채권최고액 4,900,000,000원, 근저당권자를 ○○농협으로 하는 1순위 공동근저당권이 새롭게 설정되었다.
⑨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된 후 공소외 1이 이자지급을 연체함에 따라 2013. 1. 22.경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는데, 유찰을 거듭하다가 2014. 2. 27. 제4회 매각기일에서 이 사건 각 토지 일체가 2,856,000,000원에 매각되었고, ○○농협이 매각대금 전부를 배당받아 경매비용, 이 사건 대출 원리금 등에 충당한 결과 대출원금 666,215,082원은 미회수로 처리되었다.
다.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법리와 위 각 인정 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대출가능금액 산정 방식이 대출 관련 내부규정에 명백히 반한다거나 이 사건 대출이 충분한 담보 제공 없이 이루어진 부실 대출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또한 결과적으로 대출금 전부를 회수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대출 당시 이러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였다거나 인식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장에 적시된 바와 같이 이 사건 대출과 관련하여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각 토지에 포함된 보전산지 부분의 평가가액을 제외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임무를 위배하였다거나 배임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가) 대출가능금액 산정 시 보전산지 부분의 평가가액이 제외되어야 하는지 여부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에서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에 대한 담보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의 경우 공법상의 제약 등에 의하여 실제 사용가치나 환가성이 떨어져 담보로서의 가치가 높지 않다는 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이 사건 규정은 전용허가를 받은 보전산지로서 환가성이 높은 임야는 담보취득이 허용된다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한 필지의 토지에 담보취득이 허용되는 부분과 허용되지 않는 부분이 혼재하는 경우 또는 수 필지의 토지를 일체로서 담보로 취득할 때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토지와 담보취득이 허용되는 토지가 혼재하는 경우에,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토지 부분까지 일체로 담보물로 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특별히 정하고 있지 않다. 위와 같은 경우에 일체로서의 담보물 전체의 환가성이 충분하다면 구태여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토지 부분만을 담보물에서 제외하여야 할 필요는 없어 보이고, 앞서 본 이 사건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이러한 경우에까지 그 전부를 담보로 취득하는 것이 제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된다.
(2) 특히 이 사건 각 토지의 경우,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부분만을 담보로 취득한다면 나머지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은 맹지로서 사용가치와 환가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이고, 이 경우 사용가치와 환가성이 높은 부분만을 담보로 취득하는 방안과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부분까지 모두 담보로 취득하는 방안 중 어느 것이 환가성 내지 채권회수 가능성 측면에서 더 유리할지는, 담보취득자의 입장에서 각 토지의 위치, 지목, 이용현황, 분리가능성, 담보권 설정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을 비롯하여 ○○농협의 대출 담당 임직원이 위 2가지 방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였다고 하여 현 시점에서 이를 사후적으로 평가해 그러한 선택이 명백히 부당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또한 대출업무에 여신업무방법(예)을 적용하고 있는 다른 지역농업협동조합에서도, 이 사건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를 단독으로 또는 다른 부동산과 일체로 담보물로 취득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변호인 제출 증 제4호증의 1 내지 9), 지역농업협동조합이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를 담보로 취득한 경우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그 적정성을 평가하여 사후 승인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변호인 제출 증 제5호증). 마찬가지로 ○○농협에서도 이 사건 대출을 전후하여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를 유일한 담보물로 또는 다른 토지와 함께 담보물로 취득하여 대출을 실행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여, 이 사건 대출이 지역농업협동조합의 대출 실무에 있어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4) 나아가, 여신업무방법(예)에서 정하고 있는 담보대출가능금액 산정방식에 따르면 담보대출에 대한 대출가능금액은 총감정평가액에 소정의 방식으로 산정되는 담보인정비율을 곱하여 산출되는데, 이 사건 규정으로 말미암아 여기서의 총감정평가액에서 담보취득 제한 부동산에 대한 평가액 부분이 획일적·기계적으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한 필지의 일부 또는 수 필지의 토지 중 일부 필지가 담보취득 제한 부동산에 해당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일체로서의 담보물 전체에 대한 환가성이 인정되어 담보물 취득이 허용되는 경우라면,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한 감정평가액을 총감정평가액에 산입한다고 하여 반드시 이 사건 규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여신업무방법(예)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출가능금액의 산정방식에 관하여 따로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5) 한편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된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실시한 ○○농협에 대한 2차례 감사에서도 이 사건 대출과 관련하여 경매신청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지적을 받았을 뿐,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가 담보물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나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할 때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 부분의 담보가치 평가액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대출이 부실하게 이루어졌다는 지적은 받지 않았다(수사기록 289 내지 318면).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각 토지에 포함된 보전산지의 평가가액을 제외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내부규정에 위반된 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 있어 배임죄의 성부는 담보가치 평가의 적정성 및 이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여부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의 적정성 여부
(1) 공소외 3 주식회사에서 작성하여 ○○농협에 제출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감정평가서를 보면, 비교표준지로 선정된 토지의 지목, 이용상황, 공시지가 등에 비추어 비교표준지 선정에 특별한 하자가 있어 보이지 아니하고, 평가선례의 고려, 기타요인에 의한 보정치 결정 등에 있어서도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기 위한 어떤 의도적인 왜곡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
(2) 또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가 진행될 당시 법원에서 의뢰하여 실시된 감정평가에서도 이 사건 각 토지의 교환가치가 약 4,920,000,000원 또는 4,571,000,000원 정도로 평가되었고,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될 당시 채권관리팀에서 부실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던 공소외 6의 진술에 따르면, 2011. 5.경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사업대상 토지 전부를 약 18,000,000,000원에 매수하겠다는 자가 나타났으나 공소외 1이 더 높은 매매대금을 원하여 매매가 성사되지 못한 사실이 있다는 것인바, 사업대상 토지 중 이 사건 각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주소 7 생략) 공장용지 17,180㎡]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4,877,400,000원이었고 임의경매절차에서 위 토지의 최종 매각가격이 4,433,300,0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당초의 감정평가액이 부풀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3) 한편 이 사건 대출의 실무 담당자였던 공소외 7은 수사기관에서 ‘당시 경사면이 있는 토지도 감정평가금액에 들어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으나 결론적으로 안 빼도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출을 진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감정평가와 관련하여 경사면 부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경사면 부분의 감정평가액을 전부 제외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적은 없다. 경사면 부분에 관하여 논의를 하였지만 일단은 외부 감정평가기관에서 평가한 사항이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액 전부가 과대평가되었다고 섣불리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감정평가액에서 제외되어야 할 부분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를 확정할 수도 없다.
(4) 그 밖에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대출 당시에 감정평가결과의 적정성이나 이 사건 각 토지의 환가성에 관하여 의심을 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상과 같이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가 허위라거나 감정평가액이 과다 산정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면, 위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한 대출가능금액의 산정이 부당하였다거나 대출금액에 비하여 담보가치가 부족한 담보물을 취득하였다고 쉽사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2)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된 2008. 10. 15. 16:29경 이 사건 대출금 3,500,000,000원 전부가 이 사건 대출계좌에서 공소외 1 명의의 ○○농협 일반입출금계좌로 입금된 후 그로부터 약 30분 안에 입금된 대출금 중 3,493,509,214원이 공소외 1, 공소외 2 또는 공소외 4 명의의 각 기존 대출계좌로 모두 이체됨으로써 각 기존 대출의 원리금 및 지연이자의 변제에 사용된 사실이 인정된다(수사기록 181면, 변호인 제출 증 제2호증의 1 내지 8, 증 제6호증의 1 내지 14).
위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출은 형식상 신규대출을 하는 것처럼 서류상 정리를 하였을 뿐 실제로는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및 지연이자에 충당하기 위한 이른바 ‘대환대출’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고, 대출금이 공소외 1 명의의 일반입출금계좌로 입금되었다고 하여 ○○농협이 공소외 1에게 대출금을 실제로 교부함으로써 대출금의 사용처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거나 공소외 1이 임의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대출로 인하여 ○○농협에 어떤 새로운 현실적 손해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충정(재판장) 성기석 박기범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재항고인】
【변 호 인】
경남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동구 외 1인
【원심결정】
창원지법 2017. 5. 12.자 2017로47 결정
【주 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452조에서 약식명령의 고지는 검사와 피고인에 대한 재판서의 송달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약식명령은 그 재판서를 피고인에게 송달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고, 변호인이 있는 경우라도 반드시 변호인에게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식재판 청구기간은 피고인에 대한 약식명령 고지일을 기준으로 하여 기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2.자 2016모2711 결정 참조).
변호인이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믿고 피고인이 스스로 적법한 정식재판의 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하였더라도 그것이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정식재판의 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못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1. 12.자 2006모658 결정 참조).
원심은, 이 사건 약식명령 등본이 2017. 2. 3. 재항고인 1에게, 같은 달 22. 재항고인 2에게 각 송달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재항고인들의 변호인이 재항고인들에 대한 약식명령 고지일부터 7일이 지난 후인 2017. 3. 22. 정식재판회복청구와 아울러 정식재판청구를 하였으나,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재항고인들이 적법한 정식재판의 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못한 것이 재항고인들 또는 대리인의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기각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재항고이유 주장과 같이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창석 김재형 | [1] 형사소송법 제452조, 제453조 / [2] 형사소송법 제345조, 제453조, 제458조 | 형사 |
【재항고인】
【원심결정】
수원지법 2017. 4. 27.자 2017로117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에서 변호인의 선임은 심급마다 변호인과 연명날인한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변호인선임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변호인이 변호인 명의로 재항고장을 제출한 경우, 그 재항고장은 적법·유효한 재항고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5. 1. 20.자 2003모429 결정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제1심에서만 변호인선임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원심과 재항고심에는 별도의 변호인선임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 재항고인의 제1심 변호인인 공소외 법무법인이 그 명의로 2017. 5. 4. 이 사건 재항고장을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법정기간 내에 변호인선임신고서의 제출 없이 변호인 명의로 제출된 재항고장은 재항고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항고는 법률상의 방식에 위배되었다고 할 것이다.
덧붙여, 이 사건 재항고는 위와 같은 이유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지만, 원심은 재항고인이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므로 원심 결정서 등본을 수원구치소장에게 송달하여야 함에도 재항고인의 종전 주거지로 위 등본을 송달한 잘못이 있어 그 송달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5. 6. 14.자 95모14 결정, 대법원 2009. 8. 20.자 2008모630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원심 결정서 등본이 수원구치소장에게 다시 송달된 때 비로소 그 송달의 효력이 발생하므로, 재항고인이 그로부터 3일의 즉시항고기간 내에 재항고를 다시 제기하는 데 법률적 장애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여 둔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81조, 제376조 제1항에 따라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창석 김재형 | [1]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 제406조, 제415조 / [2]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 제406조, 제415조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 사】
이주현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혜영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7. 4. 20. 선고 2016고단4566 판결
【주 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피고인이 아동인 피해자에 대하여 공소사실에 기재된 각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동학대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행위를 한 것은 아니고, 피고인의 행위는 적정한 징계권의 행사로서 형법 제20조의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에 해당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 선고유예)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 아동의 신체조건 및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로 피해 아동의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7조 제3호에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금지행위로서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형법상 학대죄는 단순히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반인륜적 침해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유기에 준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해석되고 있으나, 형법상 학대죄는 생명, 신체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여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자를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음에 반하여,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아동복지법 제1조), 18세 미만인 사람만을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으며(아동복지법 제3조 제1호), 아동의 경우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하여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필요성에 있어 성인에 비하여 보호가치가 크다고 할 것이므로, 아동복지법상 학대의 개념은 형법상 학대의 개념보다 넓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아동복지법의 입법 목적, 일반적인 아동의 지적 수준과 신체발달 정도, 신체적 학대행위가 있었던 경우 그로 인하여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이 저해되었는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에서 규정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에는 현실적으로 아동의 신체건강과 그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죄의 범의는 반드시 아동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아동의 신체건강 및 발달의 저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는 행위 자체를 인식하거나 예견하고 이를 용인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나) 한편 영유아보육법 관련 법령에 의하면, 보육은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제공되어야 하고, 영유아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그 이념으로 삼고 있는 점(영유아보육법 제3조), 보육교직원은 영유아를 보육함에 있어 영유아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고성·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되고(영유아보육법 제18조의2), 교직원은 유아를 교육하거나 사무를 담당할 때에는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하여 유아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유아교육법 제21조의2)고 규정하고 있는 점, 초·중등교육법에서 정한 아동청소년에 대한 교육과 달리 영유아의 경우 그 보육방법으로 징계 관련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보육교사는 원칙적으로 영유아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징계가 허용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경우에 따라 부득이하게 신체적 제재를 통한 보육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영유아의 경우 초·중등학생에 비하여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숙한 반면에 완전하고 조화로운 신체 및 인격 발달을 위하여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필요성이 더욱 크므로, 위와 같은 보육방법의 허용 범위는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2) 판단
가) 살피건대, 이 사건 어린이집 ○○○반에 설치된 CCTV 영상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원심판결의 범죄사실에 기재된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2016. 8. 10. 10:24경 영상에 의하면, ㉠ 피고인이 피해자를 포함한 4명의 아동들을 좌식테이블에 앉혀놓고 수업을 하던 중 갑자기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팔을 잡아서 들어올리고,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쳐다보면서 왼쪽 팔을 만지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2번 파일 00:38), ㉡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피해자의 양팔을 잡고 강하게 흔들어 자세를 바로잡고, 이에 피해자가 양손으로 머리를 두드리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2번 파일 00:50)이 각 확인된다.
(2) 2016. 8. 29. 15:26경 영상에 의하면, ㉠ 피고인이 구석에 서 있는 피해자의 왼팔을 잡고 몸이 다소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끌고 와 약 3m 떨어진 다른 아동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데리고 오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7번 파일 00:37), ㉡ 잠시 후 그곳에 서 있는 피해자의 오른쪽 팔을 강하게 잡아 당겨서 자리에 앉히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7번 파일 00:48), ㉢ 그 후 피해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 앞으로 끌어당긴 후 그 상태로 약 15초간 3회 정도 피해자의 몸을 흔드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8번 파일 00:49), ㉣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와 다른 아동들을 상대로 수업을 하다가 갑자기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어깨를 잡아 앞으로 당기고, 좌우로 몇 차례 흔드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8번 파일 01:11)이 각 확인된다.
(3) 2016. 9. 2. 10:12경부터 10:37경 사이의 영상에 의하면, ㉠ 피고인이 앉아서 놀고 있는 피해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피해자의 왼팔을 잡고 흔드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9번 파일 00:49), ㉡ 이어서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왼쪽 팔을 찌르다가 다시 왼팔을 잡고 3회 흔들고 피해자가 가지고 노는 요플레 용기를 빼앗아 엎어버리자, 피해자가 왼팔을 만지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9번 파일 00:55), ㉢ 이후 다시 서 있는 피해자의 왼팔을 잡아 의자에 앉힌 후 피해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피해자의 양팔을 잡고 약 5초간 3회 정도 흔드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10번 파일 00:46), ㉣ 피해자를 포함한 아동들을 상대로 율동을 하다가 피해자가 다른 곳을 쳐다보자 피해자의 왼쪽 귀를 2초 정도 잡으면서 피해자와 눈을 맞추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11번 파일 00:48), ㉤ 계속해서 수업을 하다가 갑자기 피해자의 이마에 딱밤을 1회 때리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12번 파일 00:50)이 각 확인된다.
(4) 2016. 9. 9. 10:31경부터 10:55경 사이의 영상에 의하면, ㉠ 피고인이 피해자를 포함한 아동들을 좌식테이블에 앉혀놓고 교재를 가지고 수업을 하던 중 피해자가 교재에 흥미를 보이지 않자 갑자기 손에 쥐고 있던 색연필의 뒷부분으로 피해자의 왼쪽 볼을 찔러 피해자의 머리가 뒤로 튕겨지듯이 밀리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15번 파일 00:49), ㉡ 이후 피해자가 쥐고 있던 색연필을 빼앗고,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팔을 잡아 5초 정도 밀 듯이 흔드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16번 파일 00:49), ㉢ 피해자가 계속 피고인이 시키는 대로 교재에 그림을 그리지 않고 색연필을 바닥에 떨어뜨리자 피고인이 갑자기 약 3초 정도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볼을 잡고 앞으로 당겼다가 뒤로 튕기듯이 밀어내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17번 파일 00:49)이 각 확인된다.
(5) 2016. 9. 9. 12:35경부터 12:44경 사이의 영상에 의하면, ㉠ 피해자가 벽에 걸려있는 책을 만지다가 그 아래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 여동생의 머리 위로 책이 떨어져 여동생이 깨어나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가가 피해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피해자의 양팔을 잡고 흔든 뒤 그대로 피해자를 베개가 있는 자리에 던지듯이 눕히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20번 파일 00:16부터 00:24), ㉡ 피고인이 피해자의 여동생을 안고 달래던 중 옆에 누워 있던 피해자가 일어나 앉자 피해자를 쳐다보면서 왼손으로 피해자의 이마를 베개 위로 밀어서 다시 눕히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20번 파일 00:50), ㉢ 이후 피해자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날 낌새를 보이자, 피고인이 갑자기 왼손으로 피해자의 오른팔, 왼팔을 잡아 일으키려고 하다가 피해자의 뒤통수를 잡아 일으키고, 이어서 일어서 있는 피해자의 왼팔을 잡고 갑자기 아래로 잡아당겨 주저앉히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21번 파일 00:47), ㉣ 잠시 후 피해자를 안은 채 기저귀를 갈아준 후 바지를 입히다가 그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4회 때리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22번 파일 00:48), ㉤ 이어서 피고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 피해자의 이마를 베개 위로 밀어 다시 피해자를 눕힌 후 자신의 왼쪽 다리를 피해자의 복부와 하체 사이에 올려놓고 약 45초간 있었고, 피해자가 몸부림치면서 다리에서 빠져나오는 장면(증거목록 순번 21번 CD에 첨부된 23번 파일 00:45)이 각 확인된다.
나) 위 인정 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대부분 수업 중에 잠시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피고인이 진행하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채 다른 행위를 하는 정도의 행위를 하였을 뿐, 보육교사의 강한 훈육이나 신체적 유형력을 통한 지도가 필요할 정도로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아니하였고, 범죄일람표 순번 5의 경우에도 피해자가 일부러 벽에 걸린 책을 여동생의 머리 위로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벽에 느슨하게 걸려있는 책을 만지던 중 책이 떨어지면서 공교롭게 그 아래에 누워있던 여동생의 머리에 부딪힌 것이어서 피해자의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훈육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의 몸을 세게 잡고 흔들거나 피해자를 자리에 던지듯이 눕히거나 피해자의 엉덩이를 때리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인 점, ㉡ 피해자는 사건 당시 피고인이 움켜쥐었던 팔을 만지거나 머리를 두드리는 등의 행동을 하였는데, CCTV 영상 상으로 피해자가 위와 같은 행동을 평소에 습관적으로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유독 피고인의 유형력의 행사가 있은 직후에만 위와 같은 행동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아프다거나 싫다는 등의 의사표현으로서 위와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범죄일람표 순번 5의 경우 피해자는 자신의 몸 위에 피고인이 올려놓은 다리에서 빠져나오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등으로 피고인의 행위를 거부하기도 한 점, ㉢ CCTV 영상에 따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어린이집 ○○○반의 다른 아동들에게도 팔을 잡아 끌거나 양팔을 잡고 흔들거나 딱밤을 때리는 등 피해자에 대한 유형력과 비슷한 정도의 유형력을 일부 행사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되나, 반면 다른 아동들에게는 엉덩이를 때리거나 볼을 세게 잡아당기거나 색연필로 볼을 찌르는 등 피해자에게 행했던 더욱 강도 높은 유형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다른 아동들도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잠을 자지 않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다른 아동들에게는 별다른 훈육행위나 유형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는 등 그 유형력의 정도, 유형력의 빈도수, 유형력 행사의 경위 등에 있어서 피해자의 경우와 비교하여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 ㉣ 피고인과 피해자의 연령, 신장, 체중의 차이 및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발달 정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팔을 잡고 흔들거나, 다리로 피해자의 몸을 누르거나, 피해자의 머리, 얼굴, 팔, 엉덩이를 때리는 등의 행위는 피해자가 쉽사리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유형력 행사인 것으로 보일뿐더러, 또한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다치거나 복부 압박으로 인한 호흡곤란, 저림, 마비 등의 신체적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범죄일람표 순번 5의 경우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왼쪽 팔에 손톱에 긁힌 상처가 발생하기도 한 점, ㉤ 피고인과 이 사건 어린이집 원장인 공소외인은 수사기관에서 범죄일람표 순번 4, 5번 행위는 훈육행위의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하고, 나머지 행위 역시 잘못된 훈육행위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아동인 피해자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단순히 피해자를 훈육하기 위한 가벼운 신체적 접촉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나아가 앞서 본 피고인의 지위, 신체적 학대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학대행위의 정도,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이 움켜쥔 팔을 만지거나 머리를 두드리거나 피고인이 몸 위에 올려놓은 다리에서 빠져나오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등 나름대로 아프다거나 싫다는 등의 의사를 표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신체적 학대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라)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대부분 수업 중에 잠시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피고인이 진행하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채 다른 행위를 하는 정도에 불과하였을 뿐이고, 범죄일람표 순번 5의 경우에도 피해자가 일부러 벽에 걸린 책을 여동생의 머리 위로 떨어뜨린 것이 아니므로, 당시 피해자에게 강한 훈육이나 신체적 유형력을 통한 지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의 주장대로 당시 피해자가 다른 원아들을 괴롭히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등의 잘못된 행위를 하여 적정한 훈육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피고인의 지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신체적 학대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학대행위의 정도 등 이 사건 전후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당시 피해자의 잘못된 행동이 너무 심각하여 대화, 비신체적인 제제 등 다른 교육적 수단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아동들이 없는 곳에서 개별적으로 훈계, 훈육의 방법으로 지도·교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의 지시를 좀처럼 따르지 않은 채 말썽을 부리는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공개적으로 피해자의 신체에 유형력을 가하여 아동의 신체 건강 및 발달의 저해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여 정당한 보육 내지 훈육행위로서의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관계 법령 등에 의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마)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이 사건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로서 수차례에 걸쳐 보육대상 아동인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그 죄질과 범정이 가볍지 아니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충격과 상처가 적지 아니하며, 향후 신체적·정신적 건강, 인격형성, 사회적응 등에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있는 점, 피해자의 부모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학대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중한 상해를 입는 등의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피고인은 초범이고, 지인과 가족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고, 그 밖에 피고인의 가족관계, 나이,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식(재판장) 김승현 백규재 | [1] 아동복지법 제1조, 제3조 제1호, 제7호, 제17조 제3호, 형법 제273조 / [2] 영유아보육법 제3조, 구 영유아보육법(2017. 3. 14. 법률 제145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유아교육법 제21조의2 / [3]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호, 제7조,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 제17조 제3호, 제71조 제1항 제2호, 영유아보육법 제3조, 구 영유아보육법(2017. 3. 14. 법률 제145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유아교육법 제21조의2, 형법 제2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유중원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4. 27. 선고 2016노81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영리목적의 환자 유인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
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과 공모하여 2013. 9.경부터 2014. 3.경까지 원심판결 별지 ‘유죄로 인정하는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34회에 걸쳐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한 의료법 위반 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이 ○○○병원장으로서 서울역, 영등포역 등에서 노숙인들을 데려오기 위해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을 고용하고 월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이들이 사용할 신용카드도 지급하였다.
(2) 원심공동피고인 2가 피고인에게 위 직원들이 서울역, 영등포역 등에서 노숙인들을 유인하여 데려온다고 말하였고, 피고인도 이들이 매일 위 역 등에 나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
(3) 원심공동피고인 2가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에게 서울역, 영등포역 등에서 노숙인들을 데려올 것을 지시하고 ○○○병원 픽업팀을 관리하였다.
(4)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등이 담배, 생필품 등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거나 그가 운행하는 자동차로 노숙인을 실어 ○○○병원으로 데려와 노숙인과 ○○○병원이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
나.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7조 제3항 본문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현행법도 표현만 다를 뿐 동일하게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영리의 목적’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영리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사람이 반드시 그 경제적인 이익의 귀속자나 경영의 주체와 일치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불특정’은 행위 시에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방이 특수한 관계로 한정된 범위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이 공모하여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의료법 제88조, 제27조 제3항에서 정한 영리목적 환자 유인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퇴원신청 불응으로 인한 정신보건법 위반과 감금
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공소외 2의 퇴원신청 불응으로 인한 정신보건법 위반과 감금 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1) 공소외 2가 2013. 12. 27.경 피고인에게 퇴원신청을 하였는데도 피고인은 공소외 2를 퇴원시키지 않고 계속 폐쇄병동에 입실시켰다.
(2) 공소외 2는 여러 차례 퇴원요청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4. 3. 19.경 경찰에 전화를 하여 자신이 벌금 수배자임을 밝히고 잡아가라는 신고를 하였고, 이에 따라 출동한 경찰과 함께 ○○○병원에서 나오게 되었다.
나.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3조 제2항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자의(自意)로 입원 등을 한 환자로부터 퇴원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퇴원을 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2016. 5. 29. 법률 제14224호로 전부 개정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2항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자의입원 등을 한 사람이 퇴원 등을 신청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퇴원 등을 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환자로부터 퇴원 요구가 있는데도 구 정신보건법에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방치한 경우에는 위법한 감금행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정신보건법 제55조 제2호, 제23조 제2항에서 정한 퇴원신청 불응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위반죄와 형법상 감금죄의 성립과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공판중심주의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검사가 공판정에서 구두변론을 통해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피고인도 그에 대한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검사의 항소이유가 실질적으로 구두변론을 거쳐 심리되지 않았다고 평가될 경우, 항소심 법원이 이러한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제1심판결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1169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검사가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항소이유서를 진술하면서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다고 항소이유의 요지를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검사가 공판정에서 구두변론을 통해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다거나 피고인이 그에 대한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검사의 항소이유가 실질적으로 구두변론을 거쳐 심리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심판결에 공판중심주의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1]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3항, 제88조(현행 제88조 제1호 참조) / [2] 형법 제276조,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2항(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2항 참조), 제55조 제2호(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84조 제2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7. 5. 31. 선고 2017노24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33조는 제1항에서 변호인을 반드시 선임해야 하는 사유를 정하고 있고, 제3항은 “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3항에 따른 국선변호인 선임은 법원이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고, 모든 형사사건에 변호인을 선임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각호의 어느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해 줄 필요는 없다고 보아 국선변호인 선정 없이 공판심리를 진행한 원심의 판단과 조치는 정당하다. 원심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 주지 않은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양형부당과 함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주장하였다가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항소이유를 철회하였고, 원심이 직권으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항을 심판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1] 형사소송법 제33조는 제1항, 제3항 / [2] 형법 제366조,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3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마준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7. 4. 13. 선고 2016노337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를 처벌함으로써 강제집행이 임박한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는 채무자의 재산 중에서 채권자가 민사집행법상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도8721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4129 판결 등 참조).
한편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경우에는 그 예금채권에 대하여 더 이상 압류금지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그 예금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지만(대법원 1999. 10. 6.자 99마4857 결정,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3다25552 판결 등 참조),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입금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므로,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을 수령하는 데 사용하던 기존 예금계좌가 채권자에 의해 압류된 채무자가 압류되지 않은 다른 예금계좌를 통하여 그 목적물을 수령하더라도 강제집행이 임박한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원심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2조의 휴업급여를 받을 권리는 같은 법 제88조 제2항에 의하여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으로서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장차 지급될 휴업급여 수령계좌를 기존의 압류된 예금계좌에서 압류가 되지 않은 다른 예금계좌로 변경하여 휴업급여를 수령한 행위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제집행면탈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보영 김창석(주심) 이기택 | 형법 제327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홍성훈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6. 5. 25. 선고 2015노417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접근매체 대여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가. 전자금융거래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전자금융거래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함’을 그 목적으로 한 것으로(제1조),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제6조 제3항 제2호), 이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제49조 제4항 제2호).
여기에서 ‘접근매체’라 함은 전자금융거래에서 거래지시를 하거나 이용자 및 거래내용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전자식 카드 및 이에 준하는 전자적 정보[(가)목], 「전자서명법」 제2조 제4호의 전자서명생성정보 및 같은 조 제7호의 인증서[(나)목],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에 등록된 이용자번호[(다)목], 이용자의 생체정보[(라)목], (가)목 또는 (나)목의 수단이나 정보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비밀번호[(마)목]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수단 또는 정보를 말한다(법 제2조 제10호). ‘이용자’라 함은 전자금융거래를 위하여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와 체결한 계약(이하 ‘전자금융거래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전자금융거래를 이용하는 자를 말하며(같은 조 제7호), ‘거래지시’라 함은 이용자가 전자금융거래계약에 따라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에게 전자금융거래의 처리를 지시하는 것을 말한다(같은 조 제17호).
이러한 규정의 문언과 내용에 따르면, 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는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전자금융거래 기능이 포함된 예금통장에서 접근매체로서 기능을 하는 것은 그 통장에 부착된 마그네틱 띠이므로, 이용자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제3자에게 예금통장에 부착된 마그네틱 띠에 포함된 전자정보를 이용하여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예금통장을 빌려주었다면 이는 접근매체의 대여에 해당한다. 그러나 예금통장에 기재된 계좌번호가 포함된 면을 촬영하도록 허락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는 접근매체를 용도대로 사용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므로, 접근매체의 대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5. 3. 18.경 ‘월 300만 원까지 가능한 아르바이트, 자세한 내용은 070-…문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그 번호로 전화하여 자신을 공소외 주식회사의 김 팀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공소외 주식회사는 대기업에서 감세를 하려고 하는데, 그 작업을 대신해 주는 회사다.’, ‘피고인 명의 통장에 들어온 돈을 다시 인출해 주는 일을 해 주면 소정의 수수료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2) 피고인은 2015. 3. 19. 12:00경 자신을 공소외 주식회사의 직원 ‘한 대리’라고 밝힌 성명불상자를 만나 ‘통장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건네받는 것은 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통장을 받을 수 없다.’, ‘피고인 명의 통장에 입금된 돈을 직접 인출해 주면 인출금의 3%를 수수료로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 명의의 ○○은행 통장, △△ 통장과 피고인의 신분증을 촬영하도록 허락하였다.
(3) 성명불상자는 피고인에게 비밀번호,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등과 같은 접근매체들을 추가로 요구하지 않고, 피고인으로부터 예금통장과 신분증을 건네받아 예금통장의 계좌번호 표시 부분과 신분증을 휴대전화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다음 곧바로 피고인에게 되돌려 주었다.
(4) 성명불상자는 보이스피싱 범행의 피해자들에게 위 2개의 예금통장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하였는데, 위와 같이 입금된 돈은 피고인만이 인출할 수 있었다.
(5) 그 후 피고인은 같은 날 12:19경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에 있는 ○○은행□□□지점 창구에서 피고인 명의 ○○은행 계좌에 이체된 2,150만 원 중 2,100만 원을 인출하여 성명불상자에게 교부하고, 같은 날 13:29경 서울 강남구 □□□ 부근에 있는 △△ 창구에서 피고인 명의 △△ 계좌에 이체된 2,790만 원 중 2,700만 원을 인출하여 성명불상자에게 교부하였다.
다. 위 인정 사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에게 피고인 명의의 예금통장 2개의 계좌번호 표시 부분을 촬영하도록 허락한 행위는 성명불상자에게 예금통장에 부착된 마그네틱 띠에 포함된 전자정보를 이용하여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로서의 예금통장을 빌려준 것이 아니므로, 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이, 접근매체의 대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접근매체를 대여받은 사람이 대여 시점 이후 이를 배타적·독점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한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에게 피고인 명의의 예금통장에 대한 촬영만을 허락한 행위가 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에 관한 사실오인 등 주장
원심은, 피고인의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인정을 잘못 하거나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전자금융거래법 제1조, 제2조 제7호, 제10호, 제17호, 제6조 제3항 제2호, 제49조 제4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위드유 담당변호사 조영주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5. 1. 9. 선고 2014노1071, 162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인들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에 의해 2009. 7. 23.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프로그램보호법’이라 하고, 컴퓨터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이라고만 한다)은 제29조 제1항에서 ‘누구든지 정당한 권원 없이 다른 사람의 프로그램저작권을 복제·개작·번역·배포·발행 및 전송의 방법으로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함과 아울러, 제29조 제4항 제2호에서는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자가 이를 업무상 사용하는 행위’를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면서 제29조 제1항 위반행위 및 제29조 제4항 제2호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구 프로그램보호법 제29조 제4항 제2호는, 프로그램의 사용행위 자체는 본래 프로그램저작권에 대한 침해행위 태양에 포함되지 않지만, 침해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져 유통되는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취득하여 업무상 사용하는 것을 침해행위로 간주함으로써 프로그램저작권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다.
이러한 구 프로그램보호법 제29조 제4항 제2호의 입법 취지와 규정의 문언에 비추어 보면, 복제·개작 등에 의하여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위 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침해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취득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그에 대하여는 구 프로그램보호법 제29조 제1항 위반으로 처벌하면 족하고 제29조 제4항 제2호 위반으로 처벌할 것은 아니다.
나. 원심은 피고인들이 원심 판시 이 사건 프로그램을 개작한 사람들로서 구 프로그램보호법 제29조 제4항 제2호가 규정하는,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프로그램보호법 제29조 제4항 제2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업무상배임과 관련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1 주식회사 등에 납품하면서 보유하게 된 이 사건 프로그램과 사용자매뉴얼은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의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고,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 및 영업자료 일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보안서약서를 작성하는 등 피해자 회사 퇴사 시에 이 사건 프로그램과 사용자매뉴얼을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를 퇴사한 후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만 한다)에 입사하여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은 행위는 배임행위에 해당하며,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프로그램보호법위반과 관련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저작권자는 피해자 회사이고, 피고인들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상당부분을 이용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이 사건 프로그램을 개작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프로그램 개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보영 김창석(주심) 이기택 |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9조 제1항(현행 저작권법 제10조 참조), 제4항 제2호(현행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3호 참조), 제46조 제1항 제1호(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2호(현행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4호 참조)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이상길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신유리 외 1인
【주 문】
피고인 1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2는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 1은 (차량등록번호 1 생략) K5 택시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7. 1. 14. 22:30경 광주 서구 치평동 센트럴호텔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한 피해자 공소외 1(남, 27세)을 승객으로 승차시켜 목적지인 광주 광산구 (주소 생략)를 가기 위하여 자동차전용도로인 빛고을대로를 진행하게 되었다.
당시 술에 취한 피해자를 손님으로 태운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태워 줄 계약상 주의의무가 있고, 그곳은 자동차전용도로로 자동차만이 통행하는 곳으로 사람의 통행이 불가능하며 도로구조상 걸어서는 쉽게 그 밖으로 나갈 수 없음을 인식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는 심야시간대이어서 시야가 매우 불량한 관계로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으며, 위와 같은 장소와 상황에 승객을 하차시킬 경우 진행하는 다른 자동차에 의하여 사고를 당하거나 여타 다른 위해요소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과 특히 술에 취한 승객의 경우 사고와 행동이 정상적이지 못하여 보호자의 부조가 필요한 상황임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같은 날 22:37경 피해자가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면서 욕설을 한다는 이유로 광주 북구 코오롱 하늘채아파트 공사현장 부근 빛고을대로에 하차시키고, 하차한 피해자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치함으로써, 같은 날 23:05경 피해자가 약 28분간 방향감을 잃고 입구를 찾아 헤매다가 피고인 2 운전의 (차량등록번호 2 생략) 인피니티 승용차에 들이받혀 즉시 그곳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허리 절단에 의한 과다출혈의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 1의 법정진술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6의 진술서
1. 교통사고초동조치, 실황조사서
1. 사고현장사진
1. 시체검안서
1.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제7, 8, 12, 20, 34, 40, 44, 47, 58번, 각 첨부된 서류 포함)
1. 차적조회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75조 제1항 후문, 제271조 제1항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을 거듭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15년
2. 양형기준의 적용
[유형의 결정] 체포·감금·유기·학대 〉 유기·학대 〉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 제1유형(유기·학대치사)
[특별양형인자]
- 감경요소: 사망의 결과가 피고인의 직접적인 행위로 인하지 않은 경우,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권고영역의 결정] 특별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9월~3년
3.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택시기사로서 승객인 피해자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태워 줄 계약상 의무가 있는 피고인이 술에 취한 피해자를 야간에 자동차전용도로에 유기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술에 취한 피해자가 먼저 요구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하차시키게 되었던바, 그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 및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하여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2는 (차량등록번호 2 생략) 인피니티 승용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7. 1. 14. 23:05경 광주 북구 코오롱 하늘채아파트 공사현장 옆 빛고을대로 편도 3차로 도로 중 3차로를 따라 상무지구 방면에서 첨단2지구 방면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당시는 야간이므로 시야가 좋지 아니하였으므로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피고인에게는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펴 도로에 사람이나 사고차량, 비산물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한 채 규정속도보다 약 24~55㎞ 과속한 과실로, 마침 술에 취하여 3차로를 걷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1(남, 27세)을 피고인의 차 앞 범퍼 부분으로 충격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즉시 그곳에서 피해자를 허리 절단에 의한 과다출혈의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피고인 2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공소장 기재와 같이 과속하여 운행한 사실이 없고, 사고 장소인 자동차전용도로에 보행자가 지나다닐 것을 예견하지도 못하였으므로 피해자의 사망에 피고인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자동차전용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로서는 일반적인 경우에 자동차전용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을 것까지 예견하여 보행자와의 충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급정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 운전할 주의의무가 없고, 다만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충격하여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라도 운전자가 상당한 거리에서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미리 예상할 수 있는 사정이 있었고, 그에 따라 즉시 감속하거나 급제동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면 보행자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자동차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0. 9. 5. 선고 2000도2671 판결,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다2624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자가 제한속도를 초과하여 과속으로 진행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잘못과 교통사고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먼저 피고인의 과속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공소장 기재와 같은 과속 정도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으나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사고 지점 후방 약 92.1m에 있던 무인단속카메라 지점에서는 이 사건 도로 제한속도인 시속 80km 정도로 진행하다가 그곳을 지나고 나서부터 이 사건 사고 지점에 이르기까지는 차량의 속도를 가속하였다고 인정하고 있는 점, ②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서는 이 사건 사고의 최초혈흔 지점으로부터 최종정지 지점까지의 거리를 100.1m, 최초충돌 추정지점은 최초혈흔 지점으로부터 후방으로 약 16.3m~25.1m 지점, 최초정지 지점과 최종정지 지점의 차이는 5m로 전제한 후 제동거리를 111.4m(= 100.1m + 16.3m - 5m)~120.2m(= 100.1m + 25.1m - 5m)로 추산하고 다만 이 사건 사고의 경우 스키드마크가 발생하지 않아 정확한 제동거리를 측정할 수 없어 앞서 추산한 제동거리에 공주거리가 포함되어 있을 여지를 고려하여 마찰계수를 통상적인 교통사고의 경우에 적용되는 0.8이 아닌 0.4 내지 0.6에서 사고 지점이 내리막길이었던 점을 감안하여 0.01 내지 0.015를 차감한 0.385 내지 0.59를 적용하여 속도추정방정식에 따라 사고 당시의 속도를 시속 내지 로 추정한 점, ③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최초충돌 지점(최초혈흔 지점)으로부터 최종정지 지점까지의 거리가 90m, 피고인이 피해자를 최초로 발견한 지점은 최초충돌 지점 후방 약 5m, 공주거리가 약 25m, 최초정지 지점과 최종정지 지점의 차이가 12m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의 제동거리는 약 58m(= 90m + 5m - 25m - 12m)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바, 위 주장에 따라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하도록 최초충돌 추정지점 역시 최초혈흔 지점과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이를 속도추정방정식에 따라 계산하더라도 사고 당시의 속도는 시속 약 로 추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제한속도인 80km를 상당한 정도 초과하여 과속한 사실은 인정된다.
(주3)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자동차전용도로 운전자로서의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사고 당시 피해자를 약 5m 전방에서 발견하였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 제동을 걸었으나 결국 충돌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사고 당시 피고인 차량의 조수석에 동승하고 있던 증인 공소외 7 역시 이 법정에서 피해자를 처음 발견하였을 때 차량과의 거리가 약 10m 내지 15m 정도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이 사건 사고가 심야시간에 발생하였으며 피해자가 사고 당시 상·하의 모두 어두운 계통의 옷을 입고 있어 원거리에서 이를 미리 발견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인다.
② 이 사건 사고 발생 도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80km로 진행하는 차량의 경우 공주거리와 제동거리를 더한 정지거리는 약 54.2m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약 5m 내지 15m 전방에서 발견한 이상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준수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외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
③ 이 사건 사고 발생 도로는 왕복 6차선의 자동차전용도로이고 시속 80km가 제한속도인 구간인바, 피고인에게 위 도로에서 술에 취하여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을 것까지 예견하여 충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비하면서 운전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무단횡단을 미리 예상할 수 있어서 그에 따라 즉시 감속하거나 급제동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면 보행자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④ 앞서 본 사고 당시의 도로 사정 및 정황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충돌 직전에 발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사고 당시 전방 및 좌우주시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 등도 보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손화정 오한승 | 형법 제268조, 제271조 제1항, 제275조 제1항,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5. 9. 24. 선고 2015노33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5항 제2호는 당내경선과 관련하여 ‘경선운동 또는 교통을 방해하거나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위계·사술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는 경선운동 또는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에 준하는 것, 즉 경선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 그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를 말하고, ‘당내경선의 자유’는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경선에서의 ‘투표의 자유’와 경선 입후보의 자유를 포함한 ‘경선운동의 자유’를 말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737 판결 참조). 한편 당내경선의 자유 중 ‘투표의 자유’는 선거인이 그의 의사에 따라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거나 하지 아니할 자유를 말한다. 따라서 당내경선과 관련하여 선거권이 없어 선거인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을 상대로 그의 투표에 관한 행위를 방해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거인에 대하여 투표의 자유가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는 없으므로, 위 규정에서 정한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제1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1 명의를 도용하여 ○○○○당 일반비례대표 온라인경선에서 비례대표 후보인 공소외 2에게 투표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은 선거권이 없는 사람이고, 자신의 명의로 투표를 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당내경선의 자유를 방해할 추상적인 위험을 초래한 정도에 불과하고, 이를 공소외 1의 투표하지 않을 자유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는 선거권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로 공소외 1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가 방해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고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5항 제2호에서 정한 선거의 자유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 |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5항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4. 7. 선고 2016노4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경위
가. 피고인과 고소인 공소외인은 1997. 6. 25. 혼인신고를 한 부부로서,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고소인은 2012. 10. 2. 서울수서경찰서에 피고인을 가정폭력 혐의로 고소하였다(이하 ‘제1차 고소’라고 한다). 고소의 내용은 피고인이 ① 1997년 혼수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고소인을 폭행하였고, ② 1999년 발로 고소인의 허리 등을 차서 폭행하였고, ③ 미국에서 거주할 당시인 2001년과 2002년 9월에 각 폭행을 하였고, ④ 2008년 7월 어깨에 상해를 입을 정도로 폭행을 하였고, 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거주할 당시 여러 차례 폭행하였고, ⑥ 2012. 10. 2.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아파트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피고인이 고소인을 밀쳐 넘어뜨리고 고소인의 머리를 눌러 마룻바닥에 이마를 부딪치게 하여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두피부 등의 다발성 좌상을 가하였다는 것이다.
검사는 2012. 11. 13. 위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하여 서울가정법원에 송치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12버584호). 서울가정법원은 2013. 2. 21. 심리기일에서 피고인이 가정폭력을 인정하고 고소인이 ‘가정을 회복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진술하자 심리를 종결하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 제37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해당함을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처분을 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이하 ‘불처분결정’이라고만 한다)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와 고소인이 항고하지 않아 위 불처분결정은 확정되었다(이하 ‘종전 가정보호사건’이라고 한다).
나. 고소인은 2014. 7. 16. 피고인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의 소(서울가정법원 2014드합4316호)를 제기한 데 이어, 2015. 6. 16. 피고인을 상대로 형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죄로 경찰에 고소하였다(이하 ‘제2차 고소’라고 한다). 고소의 내용은 이 사건 제1차 고소의 ③, ④, ⑥항 및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휴대폰으로 욕설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고소인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2012년 10월 중순경 고소인의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을 가하였다’는 사실을 추가로 진술하였다.
검사는 2015. 7. 16. 검찰주사를 통하여 고소인으로부터 ‘피고인이 종전 가정보호사건 이후에도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였으나 증거를 수집하지 못하여 고소장에 이를 기재하지 못하였는데, 이혼소송에서 자녀 양육비를 보장받기 위하여 부득이 재차 고소를 하게 되었고, 다시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진술을 청취한 데 이어, 같은 해 7. 21. 종전 가정보호사건의 기록을 검토하여 제1차 고소 당시 고소인은 피고인에 대하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지는 않은 사실 등을 확인하였으며, 같은 해 10. 15.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을 한 후, 같은 해 10. 16. 위 ⑥항 기재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범죄사실’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5. 11. 16.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의 청구를 하였다. 피고인은 제1심에서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에 대한 공소제기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제1심은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한편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혼 등의 소송은 2015. 11. 13. 조정이 성립되어 종결되었다.
2. 상고이유의 요지
가. 상고이유 제1점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해서 이미 가정폭력처벌법 제37조 제1항에 따른 불처분결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다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은 헌법 제13조 제1항에 규정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나. 상고이유 제2점
가정폭력처벌법 제37조 제1항에 따른 불처분결정에 기판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제2차 고소는 이혼소송에서 통상의 재산분할 비율을 훨씬 뛰어넘는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피고인을 압박할 의도로 재차 고소한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행하여진 공소의 제기 및 원심의 유죄판결은 사법판단의 기저가 되는 정의의 관점에서 보아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3.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본다.
헌법은 제13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내지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는 한번 판결이 확정되면 그 후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말한다. 여기에서 ‘처벌’이라고 함은 원칙적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이 모두 여기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도253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가정폭력처벌법에 규정된 가정보호사건의 조사·심리는 검사의 관여 없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진행하는 형사처벌의 특례에 따른 절차로서, 검사는 친고죄에서의 고소 등 공소제기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도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고(가정폭력처벌법 제9조), 법원은 보호처분을 받은 가정폭력행위자가 보호처분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집행에 따르지 아니하면 직권으로 또는 청구에 의하여 그 보호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등(가정폭력처벌법 제46조) 당사자주의와 대심적 구조를 전제로 하는 형사소송절차와는 그 내용과 성질을 달리하여 형사소송절차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보호처분의 결정 또는 불처분결정에 확정된 형사판결에 준하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보호처분의 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가정폭력행위자에 대하여 같은 범죄사실로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나(가정폭력처벌법 제16조), 그 보호처분은 확정판결이 아니고 따라서 기판력도 없으므로, 보호처분을 받은 사건과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다시 공소제기가 되었다면 이에 대해서는 면소판결을 할 것이 아니라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배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 경우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1985. 5. 28. 선고 85도21 판결 참조). 그러나 가정폭력처벌법은 불처분결정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에 관하여 불처분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그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가정폭력처벌법 제17조 제1항), 가정폭력처벌법은 불처분결정이 확정된 가정폭력범죄라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 공소가 제기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가정폭력처벌법 제37조 제1항 제1호의 불처분결정이 확정된 후에 검사가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다시 공소를 제기하였다거나 법원이 이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내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본다.
검사는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여 형사적 제재를 함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또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형사소송법 제246조, 제247조). 위와 같은 검사의 소추재량은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로 하여금 객관적 입장에서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 형사소추의 적정성 및 합리성을 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므로 그 스스로 내재적인 한계를 가지는 것이고, 따라서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소추재량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그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대법원 1996. 2. 13. 선고 94도2658 판결,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종전 가정보호사건의 확정된 불처분결정의 효력을 뒤집을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제기가 단지 고소인의 개인적 감정에 영합하거나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게 할 의도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러한 조치는 공소권의 남용으로서 위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공소제기에 이르게 된 경위, 이 사건 범죄사실의 내용 및 피고인과 고소인의 관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는 검사가 이 사건 제2차 고소의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와 종전 가정보호사건의 기록 검토 결과 등에 근거하여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하여 국가 형벌권의 실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제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의 제기 및 원심의 판단이 사법판단의 기저가 되는 정의의 관점에서 보아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 | [1] 헌법 제13조 제1항,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 제16조, 제17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1호, 제46조,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제327조 제2호 / [2] 형사소송법 제246조, 제247조, 제327조 제2호, 형법 제51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7. 10. 선고 2014노51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회의 청년학생위원장, 피고인 2는 그 운영위원, 피고인 3은 그 대외협력팀장이다. ○○○○○○회의 등 50여 개 단체는 ‘이명박 정권 퇴진과 용산사건 희생자 추모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주장하기 위하여 2009. 5. 2. ‘촛불 1주년 촛불행동의 날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1은 2009. 4. 21. 서울남대문경찰서장에게 ‘2009. 5. 2. 16:00경부터 18:30경까지 ○○○○○○회의 청년학생위원회 주최의 촛불 1주년 기념문화제 집회를 개최한다’는 집회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2009. 4. 23. 남대문경찰서장으로부터 금지통고를 받고 다음 날인 4. 24. 그 금지통고서를 수령하였다. 그럼에도 ○○○○○○회의 등 50여 개 단체는 2009. 5. 2. 16:55~17:45경 서울역 대합실 앞에서 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1주년 촛불행동의 날 범국민대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인 1은 위 행사장에서 스피커를 비치하고, 피고인 2, 피고인 3 등도 구호를 외치는 등 행사진행을 보조함으로써 공모하여 금지통고된 옥외집회(이하 ‘이 사건 집회’라고 한다)를 주최하였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은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이 사건 집회와 그 이후 계속된 폭력적인 시위에 참가하였다는 이른바 질서위협 집회 및 시위 참가로 인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 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도15436 판결, 이하 ‘선행 확정판결’이라고 한다).
나. 원심은 선행 확정판결의 공소사실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에 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것인데 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금지통고된 집회를 주최한 것으로서, 행위의 태양이나 피해법익도 다르고 죄질에도 현저한 차이가 있으므로 두 공소사실은 비록 하나의 집회에 관한 것이지만 동일한 사실이라 할 수 없고, 피고인 3에 대한 이 사건 공소가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하여 다시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면서 규범적 요소 또한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9도478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과 선행 확정판결의 공소사실은 집회의 ‘주최’와 ‘참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나, 같은 일시, 장소에서 있었던 이 사건 집회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범행일시와 장소가 동일하다. 또한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자기 이름으로 자기 책임 아래 집회나 시위를 여는 사람이나 단체’를 말하므로(집시법 제2조 제3호), 이와 같은 집회나 시위에 뜻을 같이하여 단순히 참가하였음에 불과한 참가자는 주최자와는 구별되고,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가 동일한 집회 또는 시위의 참가자도 되는 경우란 개념적으로 상정하기 어렵다. 즉 동일한 집회를 주최하고 참가하는 행위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금지통고된 집회 주최로 인한 집시법 위반죄(이 사건 공소사실)와 질서위협 집회 참가로 인한 집시법 위반죄(선행 확정판결의 공소사실)는 모두 공공의 안녕질서 등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점에서 각 행위에 따른 피해법익 역시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와 함께 위와 같은 규범적 요소를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과 선행 확정판결의 공소사실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선행 확정판결의 공소사실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별도로 유죄를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대한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집회신고서를 적법하게 제출하였음에도 경찰이 자의적으로 금지통고를 하였고, 자신들은 이 사건 집회 현장을 구경하였을 뿐인데도 원심이 채증법칙에 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르쳤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 그에 기초한 사실의 인정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경찰의 금지통고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고영한 권순일 조재연(주심)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제5조 제1항 제2호, 제8조 제1항 제1호, 제22조 제2항, 제4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아모스 담당변호사 황승규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4. 21. 선고 2016노367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형사판결은 국가주권의 일부분인 형벌권 행사에 기초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외국에서 형사처벌을 과하는 확정판결을 받았더라도 그 외국 판결은 우리나라 법원을 기속할 수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기판력도 없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2366 판결 참조), 피고인이 동일한 행위에 관하여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따라 다시 처벌받는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이란 그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외국 법원의 유죄판결에 의하여 자유형이나 벌금형 등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실제로 집행된 사람’을 말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형사사건으로 외국 법원에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설령 그가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상당 기간 미결구금되었더라도 이를 유죄판결에 의하여 형이 실제로 집행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미결구금 기간은 형법 제7조에 의한 산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나. 미결구금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강제처분이어서 형의 집행은 아니지만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점이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606 판결 참조), 형법 제57조 제1항은 인권 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되기까지의 미결구금은, 국내에서의 형벌권 행사가 외국에서의 형사절차와는 별개의 것인 만큼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따른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수불가결하게 이루어진 강제처분으로 볼 수 없고, 유죄판결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어서 해당 국가의 형사보상제도에 따라 그 구금 기간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받음으로써 구제받을 성질의 것에 불과하다. 또한 형사절차에서 미결구금이 이루어지는 목적, 미결구금의 집행 방법 및 피구금자에 대한 처우, 미결구금에 대한 법률적 취급 등이 국가별로 다양하여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으로 인해 피고인이 받는 신체적 자유 박탈에 따른 불이익의 양상과 정도를 국내에서의 미결구금이나 형의 집행과 그 효과 면에서 서로 같거나 유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이 외국에서 이루어진 미결구금을 형법 제57조 제1항에서 규정한 ‘본형에 당연히 산입되는 미결구금’과 같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미결구금이 자유 박탈이라는 효과 면에서 형의 집행과 일부 유사하다는 점만을 근거로, 외국에서 형이 집행된 것이 아니라 단지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의 미결구금일수를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그가 국내에서 같은 행위로 인하여 선고받는 형에 산입하여야 한다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
다. 한편 양형의 조건에 관하여 규정한 형법 제51조의 사항은 널리 형의 양정에 관한 법원의 재량사항에 속하고(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1816 판결 참조), 이는 열거적인 것이 아니라 예시적인 것이다. 피고인이 외국에서 기소되어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 다시 그 행위로 국내에서 처벌받는 경우, 공판 과정에서 외국에서의 미결구금 사실이 밝혀진다면, 양형에 관한 여러 사정들과 함께 그 미결구금의 원인이 된 사실과 공소사실의 동일성의 정도, 미결구금 기간, 해당 국가에서 이루어진 미결구금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 등을 적용하고, 나아가 이를 양형의 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참작하여 최종의 선고형을 정함으로써 적정한 양형을 통해 피고인의 미결구금에 따른 불이익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여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을 확정된 형의 집행 단계에서 전부 또는 일부 산입한다면 이는 위 미결구금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형을 정함을 전제로 하므로, 오히려 위와 같이 미결구금을 양형 단계에서 반영하여 그에 상응한 적절한 형으로 선고하는 것에 비하여 피고인에게 더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라.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필리핀에서 살인죄를 범하였다가 무죄 취지의 재판을 받고 석방된 피고인이 현지에서 미결 상태로 구금된 5년여의 기간에 대하여도 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산입 규정인 형법 제7조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법 제7조의 적용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0년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한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의 요지는, 형법 제7조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외국에서 미결구금되었을 뿐 형이 집행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하여는 형법 제7조를 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 없고, 이러한 사유를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 중 하나로 보아 형의 양정에 반영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형법 제7조의 문언상 외국에서 유죄판결에 의하여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이 아니라 단순히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하여 위 법조를 직접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은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지만, 유추적용을 통하여 그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내에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헌법 제1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적법절차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형벌권의 실현 절차 전반을 규율하는 기본 원리인 적법절차의 원칙에 의하면, 형사소송절차에서 신체의 자유의 제한과 관련해서는 법률에 따른 형벌권의 행사라 하더라도 신체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그 적정성과 합헌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2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외국에서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후 다시 국내에서 같은 행위로 기소되어 재판받아 형이 선고될 처지에 놓인 피고인에게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여 외국에서 이루어진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내에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할 것인지 여부는 결국 외국에서 미결구금되었던 피고인을 국내에서 처벌하는 경우 적정한 형벌권의 행사 범위를 정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형벌권의 행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라 신체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정당한 한도 내로 제한되어야 한다. 피고인이 외국에서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다시 국내에서 같은 행위로 기소되어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의하여 처벌받을 때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여 그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내에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함으로써 형벌권의 행사를 정당한 한도 내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이렇게 보는 것이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
또한 앞서 보았듯이 형법 제7조의 입법 취지는 국내외에서의 실질적 이중처벌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을 완화함으로써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에서 유죄판결에 의하여 형의 집행을 받은 피고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에 대하여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즉, 외국에서 형이 집행된 피고인에 대하여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동일한 범행으로 인하여 국내에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해 주는 주된 이유는 피고인이 외국에서 받은 유죄판결에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아 국내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은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에서 미결구금의 상태로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 역시 그 무죄판결에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아 국내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고, 실제 동일한 행위로 국내에서 형을 선고받게 되었다면 외국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피고인과 동등하게 대우해 주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부합하며, 외국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는지 무죄판결을 받았는지에 따라 피고인 사이에 차별을 둘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도 형법 제7조의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되었을 때는 그 입법 취지를 최대한 반영하여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이 외국에서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도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을 긍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계에 속한 독일형법이 제51조 제3항에서 외국에서 당한 형의 집행은 물론, 일체의 자유 박탈적 미결구금에 대하여는 유·무죄 여부를 불문하고 그 전부를 형에 직접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음도 참고할 만하다.
(2) 다수의견이 설시하는 바와 같이, 미결구금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강제처분이어서 형의 집행은 아니지만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점에서 형의 집행과 유사하다. 나아가 미결구금 상태에서 겪게 되는 긴장이나 불안을 감안하면 미결구금이 유죄판결에 기한 형의 집행보다 완화된 구금이라 보기도 어렵다. 결국 미결구금과 형의 집행은 판결선고 전과 후라는 차이가 있을 뿐 신체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국내 재판에서 형을 선고받는 피고인이 동일한 범행으로 인하여 이미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 역시 같은 이유로 외국에서의 형 집행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따라서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을 위한 전제로서 외국에서의 미결구금과 외국에서의 형 집행 사이의 유사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형법 제57조 제1항에 의하여서는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되기까지의 미결구금일수를 국내에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할 수 없으므로, 위 조항과 형법 제7조에 공통적으로 담긴 인권 보호의 정신을 살려 외국에서 유죄판결에 의하여 형이 집행된 피고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에 대하여도 다시 같은 행위로 국내에서 형을 선고할 경우에는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다만 형법 제57조 제1항에 의하여 본형에 산입되는 국내에서의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는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강제처분기간에 한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이므로(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606 판결,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82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해석과의 균형을 위하여,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으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할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은 외국에서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에 한정하여야 할 것이다.
(3) 다수의견은 피고인이 외국에서 기소되어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 다시 그 행위로 국내에서 처벌받는 경우, 법원으로서는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할 필요 없이 이러한 사정을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유리한 양형인자로 참작하거나 작량감경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구 형법(2014. 12. 30. 법률 제128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이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형의 내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형의 집행에 관한 것이라 보았고(대법원 1999. 4. 15. 선고 99도35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결선고 후 확정 전 구금일수의 본형 산입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82조는 ‘재판의 집행’ 편에 규정되어 있어 형의 집행에 관한 것임이 명백하다. 또한 형법 제7조도 동일한 범죄로 외국에서 이미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경우 종래 이를 국내에서 선고될 형의 임의적 감면사유로 규정하여 양형 사유로서만 참작해 주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되는 형에 산입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형의 집행에 관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현행 법 체계에 비추어 보면, 판결확정 전의 구금은 형의 내용을 정할 때, 즉 양형 단계에서가 아니라 형의 집행 단계에서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라는 것이 입법자의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외국에서의 미결구금 역시 판결확정 전의 구금에 해당하고, 나아가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이 외국에서의 형 집행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외국에서 미결구금된 경우 이를 양형 사유로 참작하는 것보다는 형의 집행 문제로 해결할 수 있도록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는 것이 현행 법 체계에 부합하고 일관된다.
또한 다수의견과 같이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을 양형 단계에서 반영한다면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에 대한 반영 여부와 범위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피고인의 인권 보호에 미흡할 수 있다. 반면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을 허용한다면 선고형이 결정된 후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일수 중 형기에 산입될 부분을 판결의 주문에 명확히 특정하여 기재하게 되므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거의 없다. 결국 국내외에서의 이중 처벌에 따른 피고인의 불이익을 완화시킨다는 형법 제7조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달성하기 위하여는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을 양형인자의 하나로 보아 법관의 양형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에 의한 방식이 더 타당하다.
(4) 다수의견은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되기까지의 미결구금은 해당 국가의 형사보상제도에 따라 그 구금 기간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받음으로써 구제받을 성질의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에 서 있다.
형사절차에서 무죄판결을 받기까지의 구금에 대한 권리구제는 개별 법률에서 정한 형사보상제도에 의하도록 함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보편적인 입법 태도이기는 하다. 그러나 유죄판결에 수반된 구금에 대해 선고될 형에의 직접 산입을 인정하면서도 무죄판결에 수반된 구금에 대해 형사보상제도에 의하여 구금일수에 비례한 금전 보상만을 허용하는 것은, 무죄판결이 선고될 경우에는 애초부터 산입의 대상이 될 형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형에 직접 산입하는 방법으로 권리구제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지, 무죄판결에 수반된 구금을 유죄판결에 수반된 구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하거나 양자에 대하여 본질적으로 달리 취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은 아니다. 따라서 형사보상제도의 존재 자체를 무죄판결에 수반한 구금에 대해 피고인에게 보다 유리한 다른 대안적 구제수단을 모색하는 것에 대한 장애사유로 볼 것은 아니다.
특히 무죄판결에 수반된 구금에 대한 형사보상은 오로지 해당 국가 내에서의 형벌권 행사에 대해 적용되는 것으로서 국가별 입법 태도나 재정 여력 등에 따라 그 절차, 요건, 기준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금전적 보상 결과에서 국가간 작지 아니한 격차가 존재함이 현실이다. 그에 따라 외국에서 보상받은 내역이 국내의 기준과 비교해 보더라도 정당한 보상에는 현저히 미달한 것이어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것일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외국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형이 집행된 경우에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직접 산입해 줌으로써 형기를 단축시켜 주는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취급해 주는 반면에, 외국에서 무죄판결로 사건이 종결되었을 경우에는 외국에서 형사보상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거나 형사보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애초부터 그 무죄판결 이전의 미결구금을 형법 제7조에 의한 형 산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원심판결 및 그 채택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5. 10. 5. 살인 혐의로 필리핀 경찰에 체포·수감된 후 현지 법원에 살인죄로 기소되어 5년 넘게 미결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증거불충분 등의 사유로 무죄 취지의 재판을 받고 석방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앞서의 법리에 따라, 비록 피고인이 필리핀에서 유죄판결에 기하여 형의 집행을 받지는 않았지만 필리핀에서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았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여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형법 제7조가 외국에서 형이 집행된 경우에만 적용되고 외국에서 미결구금된 경우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필리핀에서 구금되었던 기간을 이 사건으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하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형법 제7조의 적용 요건이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한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취지를 밝힌다.
5.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의 보충의견
피고인이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은 양형의 단계에서 반영하여 선고형을 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다수의견이고,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형에 산입하여야 한다는 것이 반대의견이다.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선고형에 산입하도록 하고 있는 우리나라 형사법 체계는 물론, 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형에 산입하도록 하고 있는 형법 제7조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다수의견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가. 2016. 12. 20 법률 제14415호로 개정되기 전의 형법 제7조는 “범죄에 의하여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하여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규정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헌법재판소 2015. 5. 28. 선고 2013헌바129 전원재판부 결정).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을 단지 법정형의 임의적 감면사유로만 정하고 있어,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의한 처벌 시 법관의 재량에 따라 그러한 사정이 전혀 반영되지 아니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입법형식은 형을 필요적으로 감면하거나 형의 집행단계에서 필요적으로 산입하여 주는 방법 등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고, 형의 감면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개별적인 사건에 따라서는 신체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일선 법원에서 개정 전 형법 제7조를 적절히 적용하여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의한 처벌 시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외국에서의 형 집행 사실이 필요적으로 반영되는 것과 구체적인 사건의 판결 선고 시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은 피고인의 입장에서 큰 차이가 있다. 설령 구체적인 사건에서 양형 요소로 참작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이 실제로 감안된 것인지, 감안되었다면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다.
나.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을 양형 단계에서의 참작사유로만 규정한 개정 전 형법 제7조가 위헌적이라는 이와 같은 지적에 따라,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그러므로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을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과 달리 볼 수 없다면, 이와 같이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을 단지 양형의 참작사유로 삼는 것이 위헌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을 단지 양형의 참작사유로 삼는 것 또한 위헌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 그런데 2014. 12. 30. 법률 제12898호로 개정되기 전의 형법 제57조 제1항은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유기징역, 유기금고,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또는 구류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규정 중 미결구금일수의 일부만을 산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므로 그 전부가 산입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고(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25 전원재판부 결정), 이러한 지적에 따라 형법 제57조 제1항은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를 유기징역, 유기금고,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또는 구류에 산입한다.”라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이는 사실상 미결구금은 형의 집행과 마찬가지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 미결구금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불구속수사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데, 개정 전 형법 제57조 제1항 중 “또는 일부 부분”은 그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만을 본형에 산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그 예외에 대하여 사실상 다시 특례를 설정함으로써, 기본권 중에서도 가장 본질적인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가중하고 있다.
(2) 미결구금은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여 고통을 주는 효과 면에서는 실질적으로 자유형의 집행과 유사하고, 미결구금 상태에서의 정신적 긴장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고려할 때 미결구금이 확정된 형의 집행보다 완화된 형태의 구금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른바 기결수에 비하여 미결수가 교도소 내의 면회횟수의 제한, 이감, 노역 등의 처우에 있어 유리하다는 반론이 있으나, 미결수에 대한 이러한 처우는 무죄추정의 원칙상 인정되는 당연한 것이고, 기결수와의 위와 같은 차이는 기결수에 대한 교도소 내의 처우를 미결수에 맞추어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이지, 미결수의 구금을 기결수의 형 집행에 비하여 차등 평가하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3) 구속 피고인의 책임으로 부당하게 재판이 지연된 경우에는 재판의 효율성을 위하여 미결구금일수 중 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형기에 산입하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으나, 형사소송절차상의 사유에 의해 좌우되는 구금기간의 장단을 피고인의 귀책사유에 정확하게 대응시키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설사 구속 피고인이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거나 부당한 소송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를 형기에 산입하지 않는 것은 처벌되지 않는 소송상의 태도에 대하여 형벌적 요소를 도입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서 적법절차의 원칙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
(4) 미결구금은 무죄추정원칙의 예외적 상태로서 신체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구속 피고인은 구속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불구속 피고인보다 불이익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인데, 나아가 유죄판결 확정 시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만이 산입된다면 사실상 구금기간이 늘어나게 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자유형을 집행받는 피고인에 비하여 다시 한번 불리한 차별을 받는 결과를 초래한다.
라. 이처럼 미결구금을 형의 집행과 달리 취급할 수 없다면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 역시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과 달리 취급하여서는 안 된다. 결국 피고인이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에 관하여는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인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의 경우에도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의 경우에도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달리 다수의견과 같이 외국에서 당한 미결구금은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과 달리 취급할 수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둘 사이에 어떤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지가 먼저 논증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주심) 김창석 김신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조재연 박정화 |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7조 제2항, 구 형법(2016. 12. 20. 법률 제144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구 형법(2014. 12. 30. 법률 제128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 형법 제7조, 제51조, 제53조, 제5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482조 / [2] 형법 제7조, 제51조, 제250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유빈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7. 4. 28. 선고 2016노77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예금은 은행 등 법률이 정하는 금융기관을 수치인으로 하는 금전의 소비임치계약으로서, 그 예금계좌에 입금된 금전의 소유권은 금융기관에 이전되고, 예금주는 그 예금계좌를 통한 예금반환채권을 취득하므로, 금융기관의 임직원은 예금주로부터 예금계좌를 통한 적법한 예금반환 청구가 있으면 이에 응할 의무가 있을 뿐 예금주와의 사이에서 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8도1408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4. 2. 3.경부터 2015. 6. 23.경까지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은행’이라 한다)에서 여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직접 고객을 방문하여 은행 업무를 처리해주는 외부영업제도(Business Development Consultant)에 따라, 피고인은 원심판시 9명의 피해자들을 직장이나 거주지 주변에서 직접 만나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신청을 받고 신용대출거래약정서 등 대출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아 공소외 은행에 피해자들 명의로 대출신청을 하였다.
다. 그런데 피고인은 대출금을 입금받을 용도로 피해자들이 새로 개설을 의뢰한 예금계좌의 통장을 발급하고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지 않거나 이미 개설되어 있는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피해자들의 허락 없이 새로 발급하여 소지하고 있으면서 이를 이용하여 위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방법으로 2014. 5. 21.경부터 2015. 5. 12.경까지 사이에 38회에 걸쳐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 합계 516,764,315원을 임의로 소비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은 공소외 은행의 소유이고, 그 직원인 피고인이 위 대출금을 관리하고 또한 공소외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계좌의 통장을 예금주에게 교부하는 것은 공소외 은행의 업무에 속하며 예금주인 피해자들의 사무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사이에서 피해자들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그뿐 아니라, 공소외 은행 직원인 피고인이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권한 없이 인출한 이상 피해자들의 예금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며 피해자들은 여전히 공소외 은행에 대하여 그 반환을 구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61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대출금 인출로 인하여 피해자들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은행의 직원으로서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신청을 받았으므로 고객인 피해자들이 대출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지 아니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등의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잘못 인정하고, 그 전제에서 원심에서 선택적으로 추가된 업무상배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에서 정한 타인의 사무 및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민법 제70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7. 5. 16. 선고 2016노178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2.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그러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의 허락을 받아 2014. 7. 3.부터 2015. 5. 21.까지 제1심판결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해자 명의로 대출받거나 피해자의 연대보증 아래 대출받음으로써 합계 37,080,520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1) 피고인이 피해자와 주점 양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정한 대금이 3,000만 원이 아닌 6,000만 원으로서 나머지 대금 3,000만 원이 남아있다고 볼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2)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는 위 주점 대금 잔액의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빌리거나 피해자 명의의 카드를 사용한 대금은 먼저 갚아주기로 하는 취지의 약정이 있었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위 주점 대금 잔액을 받기 이전이라도 피해자에게 빌린 돈과 카드대금을 갚아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받아야 할 위 주점 대금 잔액은 피고인의 변제 능력이나 의사에 대한 판단에 고려될 수 없다는 등의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3. 그런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4. 4.경 자신이 운영하던 이 사건 주점을 피해자에게 매도하기로 약정하였고, 그 대금은 원심이 인정한 것처럼 6,000만 원(이하 ‘이 사건 대금’이라 한다)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 (1) 피해자는 그 후 피고인에게 이 사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이 사건 주점을 인도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의 제안에 따라 2014. 7. 3.부터 2015. 1. 15.까지 위 범죄일람표 순번 1, 2, 4 내지 10 기재와 같이 피해자가 자신 명의로 대출받거나 순번 3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대출받을 때에 연대보증을 해 주는 방법으로 그 대출금 합계 28,016,544원을 피고인이 사용하게 하였다.
(2) 피해자는 2015. 3. 4. ○○은행에서 1,000만 원을 대출받고, 2015. 3. 23. 공소외 합자회사에서 피고인의 연대보증 아래 2,000만 원을 대출받아 합계 3,000만 원을 이 사건 대금의 일부로 피고인에게 지급하였으며, 피고인은 그 무렵 피해자에게 이 사건 주점을 인도하였다.
(3) 피해자는 그 후에도 위 범죄일람표 순번 11 내지 14 기재와 같이 합계 9,063,976원을 피해자 명의로 대출받아 피고인에게 지급하였다.
다.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제1심에서 이 사건 대금의 액수가 3,000만 원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이 자신을 속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 이 사건 대금 중 미지급된 3,000만 원(이하 ‘이 사건 대금 잔액’이라 한다)의 채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인은 위 대출금에 관한 변제의무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그 변제의무가 이 사건 대금 잔액 채권을 변제받기 이전에 그와 무관하게 먼저 이행하여야만 하는 것이라거나 위 범죄일람표 순번 1, 2, 4 내지 14 기재 대출원리금 상당액을 피해자에게 변제할 의무 또는 피해자가 연대보증인으로서 순번 3 대출금을 변제하는 경우에 부담하게 될 피해자에 대한 구상금 지급의무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부담하는 이 사건 대금 잔액 지급 채무와 서로 상계할 수 없는 것이라는 취지라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그 밖에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대금 잔액을 지급받기 이전에 위 대출금 사용액을 모두 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거나 앞에서 본 것과 같은 방법으로 상계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충분하지 아니하다.
4.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판단된다.
가. 피고인은 위 28,016,544원의 대출금을 지급받을 당시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대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9,063,976원의 대출금을 지급받을 때에도 이 사건 대금 잔액 3,000만 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위 대출금을 지급한 것은 실질적으로 이 사건 대금 지급에 상당하는 이익을 피고인에게 제공하여 이 사건 주점을 인도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졌다 할 수 있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대금 중 3,000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피해자의 공소외 합자회사에 대한 2,000만 원의 대출금 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위 연대보증채무를 소멸시켜줄 의무도 있었다.
나. 따라서 피고인이 위 대출금을 지급받으면서 피해자에게 위 대출금을 자신이 변제하겠다고 말하였다 하더라도, 위 대출금의 변제가 이 사건 대금 채권에 대한 지급 내지 정산과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대금을 지급받아 그 돈으로 위 대출금 관련 채무를 변제하거나 위 대출금 관련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와 이 사건 대금 채권을 상계하는 방법으로 위 대출금 채무 내지는 그에 관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 상당 부분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위 대출금을 지급받을 당시 이를 변제하거나 이에 관한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채권을 소멸시킬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5.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어긋나는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위 대출금에 관하여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기죄의 편취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변제 의사 및 능력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 | [1] 형법 제13조, 제347조 / [2]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겨레 담당변호사 최재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5. 7. 10. 선고 2015노62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에서 공무원에 대하여 금지하는 행위 중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란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반드시 구체적인 선거운동을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을 할 목적으로 그에 대한 기획에 참여하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4069 판결 등 참조). 다만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선거운동방안 제시 등으로 후보자의 선거운동 계획 수립에 직접적·간접적으로 관여하였음이 증명되어야 하고, 단지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도12244 판결 참조).
2. 원심은, (1) 피고인이 서울특별시교육감 후보자인 공소외 1의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어떠한 방법으로든 공소외 1 측과 연락하여 해당 선거운동의 기획에 관하여 협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2) 판시와 같은 이유로, 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로부터 서울○○초등학교와 서울△△초등학교에 공소외 1이 방문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인이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 공소외 2 외의 공소외 1 측 관련자와 사이에 공소외 1의 초등학교 방문행사의 기획에 관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며, ②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공소외 1 후보자의 초등학교 방문에 대해 알아봐 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위와 같은 행사의 기획 등에 관하여 공소외 1 측과 연락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어떠한 방법으로든 공소외 1 측과 연락하여 선거운동의 기획 등에 관하여 협의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3) 나아가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소외 2의 부탁을 받아 각 초등학교의 교장이나 교감에게 이를 전달하였을 뿐이라거나, 피고인의 행위는 공소외 1의 초등학교 방문 당일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해주거나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것에 불과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으로서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업무의 연장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들이 사실관계에 부합할 가능성을 배척하기 어려우므로, (4) 결국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보자 측과 연락하여 협의한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전제하여, 이러한 사실이 증명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아 공소외 3 등에게 공소외 1의 초등학교 방문 준비를 지시한 사실이나 그 밖에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초등학교 방문행사의 기획 등에 관하여 공소외 1 측과 연락한 사실에 관한 증명이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사정과 아울러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공소외 1의 각 초등학교 방문 무렵의 피고인의 행적, 피고인과 공소외 2 등 관련자들 사이의 연락 경위 및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보인 일련의 행위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초등학교 방문행사의 기획에 참여하였다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박상옥(주심) 박정화 | [1]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제255조 제1항 제10호 / [2]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제255조 제1항 제10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이상 담당변호사 이상화 외 2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6. 12. 7. 선고 2016노44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각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업무상 배임의 점에 대하여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한다. 따라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하더라도 그로 인해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배임죄의 기수에 이를 수 없다. 여기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 인해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본인의 재산에 대한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야기되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인과의 원단 납품계약으로 인한 업무상 배임의 점의 요지는, 피해자 회사의 전무인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명의로 계약을 체결할 대표권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공소외인에게 원단을 주문하여 원단 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같은 금액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의 원단 주문행위가 피해자 회사에 효력이 없더라도 그로 인해 피해자 회사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가 원래 사용하던 발주서가 아니라 개인 이메일을 통해 공소외인에게 원단을 주문한 사실, 공소외인 또한 이 사건 원단 납품과 관련하여 피해자 회사가 아니라 제3자를 공급받는 자로 기재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 공소외인이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대표하여 원단 납품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공소외인도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를 대표하여 원단 납품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었음을 알았거나 이를 모르는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는 이유로 피해자 회사가 위 계약에 관하여 표현대표이사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의정부지방법원 2014. 6. 26. 선고 2013가합9656 판결)이 확정된 사실(공소외인은 위 민사소송에서 피해자 회사의 사용자책임에 관한 주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원단 주문 당시 공소외인이 피고인의 원단 주문행위가 피해자 회사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거나 몰랐다고 하더라도 모르는 데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여, 이 사건 원단 주문행위로 인해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인에게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원단 주문행위로 인해 피해자 회사의 재산에 대한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야기되었음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해자 회사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할 위험성이 있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원심판결 중 공소외인과의 원단 납품계약으로 인한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한 부분을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되,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각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한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각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한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한다.
2. 모욕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각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한 부분과 따로 형을 정한 모욕죄에 관한 부분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 판결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관한 불복 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각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박상옥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인의 담당변호사 정재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6. 10. 27. 선고 2016노116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2014. 8. 19.자 강제추행 부분
원심은, 피해자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일관되고 신빙성 있는 진술,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전후에 있었던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동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자신과의 애정행위를 원하지 않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는 등의 추행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무죄추정의 원칙과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나. 피해자 공소외 1 산학협력단과 공소외 2 학교법인에 대한 사기 부분
(1)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연구용역의 인건비는 연구원 본인에게 실제로 지급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회수되어야 하는데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을 인건비를 연구원들에게 지급할 의사가 없었는데도 연구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개별적으로 지급할 것처럼 외관을 만들어 위 피해자들에게 인건비 지급을 신청한 것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만일 피고인이 이러한 사정을 위 피해자들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였다면 위 피해자들은 연구원들에 대한 인건비 부분을 당연히 승인하여 지급하였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연구원들이 위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은 인건비를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과 연구원들의 관계에 비추어 그들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따라 연구원들이 피고인에게 인건비에 대한 관리·처분권을 맡겼다고 보기 어렵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피해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2014. 8. 23.자 강제추행 부분
원심은, 피해자의 주장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확인되는 피고인의 행적을 종합할 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 피고인이 자신의 연구실에서 피해자와 단둘이 있으면서 피해자에게 코딩작업을 지시하였을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나. 공소외 3 사단법인(이하 ‘공소외 3 법인’이라고 한다)에 대한 사기 부분
원심은,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 당시 공소외 3 법인의 대표자 이사로 취임하여 등재된 사실을 인정한 후 기망자와 피기망자가 동일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피고인이 대표권을 행사하는 공소외 3 법인이 인건비의 귀속과 사용방법에 관한 착오에 빠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려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기망행위의 상대방 또는 피기망자는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처분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 사기죄의 피해자가 법인이나 단체인 경우에 기망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는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 등 최종 의사결정권자 또는 내부적인 권한 위임 등에 따라 실질적으로 법인의 의사를 결정하고 처분을 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도1080 판결 등 참조). 피해자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자 또는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최종결재권자 등 기망의 상대방이 기망행위자와 동일인이거나 기망행위자와 공모하는 등 기망행위를 알고 있었던 경우에는 기망의 상대방에게 기망행위로 인한 착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기망의 상대방이 재물을 교부하는 등의 처분을 했다고 하더라도 기망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업무상횡령죄 또는 업무상배임죄 등이 성립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형법 제347조, 제355조,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권오성 외 3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5. 1. 16. 선고 2014노19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의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공소장의 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고,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변경신청을 기각하여야 하는바(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도14097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 중 탐방행사경비 과다 책정 관련 사기의 점에 관하여, 2013. 7. 12. ‘피고인 2는 피고인 1, 원심공동피고인 3과 공모하여 국립○○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서 매년 실시하는 국내외 탐방행사와 관련하여 여행경비를 부풀려 책정한 다음 참여 학생의 학부모들로부터 과다 지급받아 정상적인 여행경비와의 차액 상당의 이익을 얻기로 하고,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1) 사기(주위적 공소사실)란 기재와 같이 2008. 6. 20.경부터 2011. 9. 23.경까지 총 13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위 탐방행사 참여 학생의 학부모들을 기망하여 합계 6,55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여 제1심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가, 2014. 9. 19. 원심 제3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2는 2007. 9. 1.경부터 2011. 12. 23.경까지 국립○○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서 교육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교육원에서 주관하는 탐방행사 등 교육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인바, 2009. 10. 9.경 부산 (주소 생략)국립○○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서 위 교육원 주관으로 실시 예정인 광양제철소 등 탐방행사를 원심공동피고인 3이 운영하는 여행사가 진행할 수 있도록 행사를 맡겨준 것에 대한 사례금 명목으로 원심공동피고인 3으로부터 50만 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2008. 10. 21.경부터 2011. 9. 23.경까지 원심판시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합계 1,300만 원을 교부받는 등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에 원심은 같은 기일에 이를 허가한 다음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당초의 공소사실(사기)과 예비적 공소사실(뇌물수수)은 그 시기(時期)와 수단·방법 등의 범죄사실의 내용이나 행위 태양 및 피해법익이 다르고 죄질에도 현저한 차이가 있어 그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은 공소사실의 동일성 범위 내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이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후 공소장변경으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공소사실의 동일성 내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라.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뇌물수수)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것도 없이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피해자 △△△△△△재단, 국립○○대학교에 대한 사기의 점 부분도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예비적 공소사실(뇌물수수)이 파기되는 이상 이와 동일체의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김창석 이기택(주심) 김재형 |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형법 제129조 제1항, 제34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향법 담당변호사 심재환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5. 6. 25. 선고 2014노238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및 이유 무죄 부분 제외)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전문법칙, 국가기밀의 개념, 이적단체 구성 음모, 이적표현물 소지·반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판결이유에서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전문법칙과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부분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
(1)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법관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영장에는 피의자의 성명,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신체·물건과 압수수색의 사유 등이 특정되어야 하며(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19조, 제114조 제1항, 형사소송규칙 제58조), 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되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 압수물을 압수한 경우에는 목록을 작성하여 소유자, 소지자 등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219조, 제129조). 이러한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의 절차 조항은 헌법에서 선언하고 있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등에서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수사기관이 2010. 1. 11.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발송한 이메일(증거목록 순번 314-1, 3, 5)을 압수한 후 이를 증거로 제출하였으나, 수사기관은 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당시 공소외 1 주식회사에 팩스로 영장 사본을 송신한 사실은 있으나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았고 또한 압수조서와 압수물 목록을 작성하여 이를 피압수·수색 당사자에게 교부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전제한 다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압수된 위 각 이메일은 헌법과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 제129조가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한 위법수집증거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이러한 절차 위반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적법절차 원칙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압수 절차나 압수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서 이에 관한 불복이유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 |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1항, 제118조, 제129조, 제215조, 제219조, 형사소송규칙 제58조 /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1항, 제118조, 제129조, 제215조, 제219조, 형사소송규칙 제5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5. 13. 선고 2016노18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직업안정법 제2조의2 제6호에 의하면, “모집”이란 근로자를 고용하려는 자가 취업하려는 사람에게 피고용인이 되도록 권유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권유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있고,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모집의 의미, 직업안정법의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업안정법 제34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거짓 구인광고 등의 행위자로 되어 처벌될 수 있는 ‘근로자 모집을 하는 자나 이에 종사하는 사람'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가 모집하는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지고 대가를 얻는 자여야만 할 것이고, 이때의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와 그 의미가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도599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구인광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모집하는 내용을 표시하고 있고, 그 표시된 내용이 진실과 부합하지 아니한 거짓 구인광고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직업안정법 위반죄의 죄책을 지는 ‘근로자 모집을 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위에서 본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모집할 생각이 아니라 유료교육을 받는 수강생이 될 것을 조건으로 자신이 추진 중인 사업을 함께할 사람을 구하고 있을 뿐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직업안정법 제34조 제1항 소정의 근로자 모집을 하는 자나 이에 종사하는 사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직업안정법 제34조 제1항의 거짓 구인광고 등 행위자로 처벌될 수 있는 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박상옥(주심) 박정화 | [1] 직업안정법 제2조의2 제6호, 제34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 [2] 직업안정법 제2조의2 제6호, 제34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검 사】
황정임 외 2인
【주 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은 무죄.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죄사실】
[전과관계]
피고인은 2014. 10. 1. 울산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0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같은 해 10. 9.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2016고단754]
피고인은 2012. 11. 6.경 울산 남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1 운영의 ○○○○○○○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울산 남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 7차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는데, 모든 아파트 욕실문, 방문, 현관중문 등을 공사해 달라. 만약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이전에 지급하지 못한 공사대금까지 합쳐서 위 아파트 □□□호를 분양해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를 믿은 피해자로 하여금 1억 2,000만 원 상당의 위 공사를 진행하게 하였다.
그런데 사실 피고인은 당시 사업자금이 부족한 상태여서 피해자가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2012. 6.경 위 □□□호에 대하여 이미 분양대금을 모두 납부한 공소외 2에게 분양을 하여 이를 분양해 줄 수 있는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를 속여 공사대금 1억 2,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016고단2200 - 사기]
피고인은 2013. 11. 하순경 울산 이하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공소외 3에게 전화를 걸어 “울산 남구 (주소 3 생략) 소재 △△△△◇◇◇호 잔금 4,000만 원은 안 주어도 되니까, ☆☆☆금고에서 대출받은 대출금을 대신 변제하여 주면 각서도 작성해 주고 공정증서도 작성해 주겠다.”라고 말하고, 2013. 11. 28.경 울산 남구 (주소 4 생략)에 있는 ‘▽▽’ 공증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금고 대출금을 대신 변제해 주면 2014. 3. 20.까지 5,000만 원을 변제하고, 나머지 6,000만 원은 2015. 1. 20.까지 변제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아무런 재산이 없었던 반면, 빌라 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업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공사대금 채무만 10억 원이 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 하여금 은행 대출금을 대신 변제하게 하더라도 약정한 기일에 피해자에게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3. 12. 4.경 피고인이 ☆☆☆☆☆☆금고에서 받은 대출금 1억 1,000만 원을 대신 변제하게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전과] 2016고단754 증거기록 범죄경력조회, 수사보고서(순번 8), 처분미상전과 확인결과 보고(순번 11)
[2016고단754]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3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 7차 아파트 분양계약서(순번 2)
[2016고단2200]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순번 12번 공소외 4 진술 부분 포함)
1. △△△△ 6차 아파트 분양계약서, 등기부등본, 공정증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347조 제1항(징역형 선택)
1.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이유】
편취의 규모, 피해회복의 정도나 2016고단2200 사건 피해자의 처벌희망의사 등을 종합하되,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인 점, 2016고단754 사건의 피해자와 합의한 점, 그 밖에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범행경위, 반성태도, 피해회복노력 등 여러 정상을 아울러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함
【무죄 부분】
1. 해당 공소사실 요지[2016고단2200 중 배임의 점]
피고인은 2012. 9. 14.경 울산 남구 (주소 3 생략)에 있는 피고인이 건축주인 ‘△△△△’ 신축빌라의 공사현장 분양사무실에서 위 빌라 ◇◇◇호에 대한 분양계약을 피해자 공소외 3과 체결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계약 당일 계약금 2,300만 원, 2012. 9. 24. 1차 중도금 5,000만 원, 2012. 10. 26. 2차 중도금 5,000만 원, 2012. 12. 4. 3차 중도금 5,000만 원, 준공 후 잔금 4,000만 원을 지급하고, 위 빌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완료하는 즉시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교부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은 위 약정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1억 7,300만 원을 피고인의 처 공소외 5 명의의 ◎◎ 예금계좌(계좌번호 생략)로 건네받았으므로, 잔금기일에 피해자로부터 잔금을 수령함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위 빌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주어야 할 임무가 발생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2013. 3. 29.경 피고인의 처 공소외 5 명의로 위 빌라 ◇◇◇호에 대한 소유권보전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날 ☆☆☆☆☆☆금고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위 빌라에 채권최고액 1억 8,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2. 판단
가.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피고인처럼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취급하여 온 기존 대법원판례의 논리를 분석하여 보면, 결국 대법원은 “중도금까지 받은 부동산 매도인은 더 이상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중도금 수령에 의하여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할 의무가 생기게 되는 것인바, 이 등기협력의무는 자기의 거래를 완성하기 위한 자기의 사무인 동시에 상대방의 재산보전에 협력할 의무로서의 성격이 있고, 이러한 재산보전 협력 의무는 ‘타인의 사무’의 개념인 ‘신임관계에 기초를 둔 타인 재산의 보호 내지 관리의무’에 포섭되므로, 결국 중도금을 수령한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라는 것이다(대법원 1983. 2. 8. 선고 81도3137 판결,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4도6890 판결,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379 판결 등 참조).
나. 그러나 아래 네 가지 관점에서 볼 때, 위와 같은 기존 대법원판결의 법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자타사무(自他事務)라는 관점
(가) 위 판시에서도 알 수 있지만, 기존 대법원판례 법리의 핵심은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의 사무가 이른바 ‘자타사무(自他事務 - 자신의 사무이기도 하면서 타인의 사무라는 개념)’로서 ‘타인의 사무’라는 것이다.
(나) 그런데 이러한 자타사무의 경우 ‘자신의 사무성(事務性)이 있음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배임죄에서 문제 되는 어떤 사무가 위 판례가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자타사무의 성격이 있다면, ‘타인의 사무성’을 인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성을 배제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최대한 ‘자신의 사무’로만 취급하는 것이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法諺)에 보다 부합한다.
(2) ‘타인의 사무’와 ‘타인을 위한 사무’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관점
(가) 위 판례의 법리대로 중도금까지 받은 부동산 매도인의 등기협력의무가 재산보전 협력 의무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때의 ‘등기협력의무’는 그 법적 성질상으로는 어디까지나 “민법(民法)상 의무로서 매도인이 부동산매매계약의 효과에 의하여 부담하는 매도인 자신의 채권적 의무”라는 사실에 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나) 이때 기존 대법원판례의 법리처럼 이러한 매도인의 채권적 의무를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매수인)의 사무’로까지 확대 취급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위 의무를 ‘매수인을 위한 의무(사무)’로 취급하는 것까지는 가능할 수 있겠으나, 이를 넘어 위 의무를 ‘매수인(타인)의 사무’라고까지 취급함은 ‘위한(목적)’과 ‘의(주체)’가 우리나라 말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상·용법상의 엄연한 차이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유추해석금지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할 여지도 충분하다.
(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것은 ‘타인이 해당 사무의 주체로서 그 사무를 처리함이 원칙적 모습이나, 이를 대신 처리하는 자’라는 관계가 성립하여야 하는 것이고, ‘타인이 해당 사무의 주체가 될 수도 없고 그 사무를 처리할 수도 없는 경우’에는 자신의 사무 처리일 뿐 타인의 사무 처리는 아닌 것이다.
(라) 이를 보다 간결하게 정리하자면, ‘타인도 할 수 있으나, 자신이 대신하는 일’이라면 타인의 사무이나,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나, 그 일을 자신만이 할 수 있고, 타인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면 타인을 위한 자신의 사무이지 타인의 사무는 아닌 것이다.
(마)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수임인의 경우 ‘위임인이 위임한 그 일을 위임인 스스로도 할 수 있으나, 그 일을 대신 수임인에게 시킨 것’이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지만,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이 부담하는 등기협력의무의 경우 ‘부동산 매수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기는 하나, 부동산 매도인만이 할 수 있을 뿐 부동산 매수인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타인을 위한 자신의 사무일 뿐 타인의 사무는 아닌 것이다.
(3) 최근에 나온 대법원판결들과의 충돌이라는 관점
(가) 대법원은 2011년도에 동산 이중매매에서의 매도인의 경우 ‘자신의 사무’라는 이유로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였는바(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그와 같이 동산 이중매매는 배임죄가 아니라고 보면서 부동산 이중매매나 이 사건과 같은 ‘중도금까지 받은 부동산 매도인의 제3자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에 대해서는 배임죄로 보는 것은, 물권변동의 방법만이 다를 뿐 사실상 동일한 구조의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사실상 180도 다른 법적 접근을 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나) 대법원은 2014년도에 부동산 대물변제예약에 따라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가 생긴 채무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이 대법원판결의 기본 출발점은 ‘대물변제예약에서 약정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라는 것으로서, 이러한 법 논리가 이 사건에서는 배척되어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4) 부동산 매도인 지위의 가변성(可變性)이라는 관점
(가) 기존 판례 법리는 부동산 매도인의 지위가 어느 정도까지 돈을 받았는가에 따라 달라짐을 전제하고 있다. 즉 계약금까지 받은 상태에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나, 중도금까지 받으면 비로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된다는 것이다.
(나) 그런데 이는 형법 구성요건이 지향하여야 할 명확성의 원칙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측면이 존재한다.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사무성’은 그 원인이 된 법률행위, 사무관리, 조리 등에서 확정적, 원시적으로 부여되는 것이어야 하지, 일단 원인이 발생하고 난 후 그 원인에 따른 효과 발생의 단계에 따라 비로소 가변적, 후발적으로 부여되어서는 아니 됨이 바람직하고, 그런 성격의 사무까지 ‘타인의 사무’로 취급하는 것은 구성요건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할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다) 즉 타인 사무 처리자로서의 지위는 그 원인이 성립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때부터 바로 부여되어야 함이 바람직하고, 만일 원인 성립 후 돈을 얼마나 냈는지 등 후발적인 진행 상황 등에 따라 그 지위 여부가 달라지게 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훨씬 더 많은 물음표가 제기될 수밖에 없게 되어 명확성 원칙이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내지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라) 이는 다름 아닌 이 사건과 같은 부동산 매매사건에서 매우 쉽게 제기될 수 있는 문제인바, 예를 들어 기존 판례 법리와 같이 중도금 수령 시점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보게 되면, ‘타인의 사무성’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로서 실제로 중도금을 받았는가에 관해 법적·사실적 다툼이 생기게 되거나, 실제로는 중도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을 매도한 사람이 그렇게 주장하는 매수인에 의하여 악의적으로 고소될 여지 또한 생기는 등 형벌 법규의 해석이나 집행에 있어 보다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3. 결론
위와 같은 이유에서 기존 대법원판례의 법리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결국 이 사건과 같은 중도금을 받은 부동산 매도인은 매수인(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부분 무죄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신우정 | 형법 제355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7. 6. 14. 선고 2016노38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 이후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소정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이에 대한 범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직권판단
가.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의하여 처벌되는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위반죄는 사람의 사상, 물건의 손괴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있을 것을 필요로 하는 고의범으로서, 과실범인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와는 그 보호법익, 주체, 행위 등 구성요건이 전혀 다른 별개의 범죄이다. 그러므로 차의 운전자가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에 의하여 재물을 손괴하고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소정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 이외에 도로교통법 제148조의 죄가 성립하고 이는 실체적 경합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 죄로 공소제기 되었으나 운전자 등에게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이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로도 공소제기 된 것으로 보아 이에 대하여까지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도6955 판결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이 자동차를 운전하다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도로 우측에 주차된 차량 3대를 손괴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고도 즉시 정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사고 후 미조치의 점에 관하여는 그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죄로 처벌할 수 없고, 단지 재물손괴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죄만이 성립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이는 도로교통법 제151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제1항 본문, 제3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차량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은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한 다음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죄와 과실재물손괴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원심으로 환송하지 아니하고, 형사소송법 제396조에 따라 직접 판결하기로 한다.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와 그에 대한 판단은 원심의 그것과 같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박상옥(주심) 박정화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부천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양원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6. 14. 선고 2016노384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동일한 거래에 대한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행위와 허위의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제출 행위는 서로 구별되는 별개의 행위로서 각 행위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공급가액’ 역시 별도로 산정하여야 하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에 따라 가중처벌을 하기 위한 기준인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위와 같이 별도로 산정된 각 ‘공급가액’을 합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335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허위 세금계산서와 허위의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을 모두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를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소정의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고영한(주심) 조희대 조재연 |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한별 담당변호사 노유진 외 3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7. 5. 25. 선고 2016노20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중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이 사건 피해자들 중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라 한다) 제36조 제3항에 따른 조정이 성립하거나 의료분쟁조정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피해자들의 경우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그들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보면서도, 피고인 1과 위 일부 피해자들 사이의 각 조정결정 및 조정조서에 기재된 “신청인(피해자)은 피신청인(피고인 1)이 위 가.항의 의무(금원지급 의무)를 임의 이행하면 피신청인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은 위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참조).
원심판단은 이러한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거기에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심은 피고인 1과 피해자 공소외 1, 피해자 공소외 2 사이에 각각 의료분쟁조정법 제36조 제3항에 따라 조정이 성립하였으므로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위 피해자들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 1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위 피해자들이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였는지와 관련하여서는, 피고인 1이 위 피해자들과 ‘위 각 피해자는 피고인 1에게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으며 이미 제기된 고소·고발 또는 민사소송이 있는 경우 모두 즉시 취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각각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 피해자들이 피고인 1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준 것만으로는 위 피해자들과 피고인 1 사이에 고소 취소 또는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약정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될 뿐, 위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이나 제1심법원에 확정적으로 피고인 1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까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반의사불벌죄의 피해자는 피의자나 피고인 및 그들의 변호인에게 자신을 대리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자신의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할 수 있다(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1도4283 판결,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1133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의 변호인이 위 각 합의서를 2016. 5. 19. 검찰에, 2016. 9. 12. 제1심법원에 각각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위 피해자들이 피고인 1에게 위 각 합의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피고인 1이나 그 변호인에게 자신들을 대리하여 처벌불원의사를 수사기관이나 제1심법원에 표시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 권한 수여 여부에 관하여 추가로 심리한 후 위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의사표시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이나 제1심법원에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위 피해자들 부분에 파기사유가 있는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공소사실 중 위 피해자들 부분과 나머지 피해자들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위 피해자들 부분뿐만 아니라 나머지 피해자들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3) 한편, 피고인 1은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 2와 이 사건 피해자들 사이에 의료분쟁조정법 제36조 제3항에 따른 조정이 성립하거나 의료분쟁조정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사실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 제1항 본문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피해자들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하는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관련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피고인 2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중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고영한 조희대(주심) 권순일 | [1]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51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 [2]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51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7. 6. 15. 선고 2016노201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민법 제209조 제2항 전단은 ‘점유물이 침탈되었을 경우에 부동산일 때에는 점유자는 침탈 후 직시(直時) 가해자를 배제하여 이를 탈환할 수 있다’고 하여 자력구제권 중 부동산에 관한 자력탈환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직시(直時)’란 ‘객관적으로 가능한 한 신속히’ 또는 ‘사회관념상 가해자를 배제하여 점유를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되도록 속히’라는 뜻으로(대법원 1993. 3. 26. 선고 91다14116 판결 참조), 자력탈환권의 행사가 ‘직시’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물리적 시간의 장단은 물론 침탈자가 확립된 점유를 취득하여 자력탈환권의 행사를 허용하는 것이 오히려 법적 안정 내지 평화를 해하거나 자력탈환권의 남용에 이르는 것은 아닌지 함께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아파트에 들어갈 당시에는 이미 집행채권자가 집행관으로부터 아파트를 인도받은 후 출입문의 잠금 장치를 교체하는 등으로 그 점유가 확립된 상태여서 점유권 침해의 현장성 내지 추적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점유를 실력에 의하여 탈환한 피고인의 행위가 민법상 자력구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민법상 자력구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고영한 권순일 조재연(주심) | [1] 민법 제209조 제2항 / [2] 형법 제319조 제1항, 제366조, 민법 제209조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6. 9. 21. 선고 2016노1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이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가 있으면 되므로, 전파가능성에 관한 인식이 있는 때는 물론 나아가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는 때에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 나아가 그 행위자가 전파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그 전파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3도646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당시 피고인이 전파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가지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① ○○대학교 사무처장인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인터넷신문 △△△△△ 기자인 공소외 1을 만나 점심을 먹으면서 총장의 여교수 성추행 사건 등으로 복잡한 학교 측 입장을 이야기하였다. 당시 피해자 공소외 2 교수 등은 ○○대학교 총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었다.
② 그런 상황에서 피고인은 기자인 공소외 1에게 ‘○○대학교 교수인 피해자들이 이상한 남녀관계인데, 치정 행각을 가리기 위해 개명을 하였고, 나아가 이를 확인해 보면 알 것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시 공소외 1이 이에 관한 기사를 작성하도록 의도하였거나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③ 실제로 공소외 1은 피해자 등에 대한 사실확인을 거쳐 피고인이 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취지의 발언이 기재된 기사를 작성·게재하였다.
④ 피고인은 당시 비보도를 전제로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피고인의 발언이 기사화되어 보도될 것을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소외 1은 제1심법정에서 당시 피고인이 “절대 보도하지 말아 달라”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적이 없고, 오히려 “취재하라”라고 했다고 진술하였다. 설령 피고인이 당시 공소외 1에게 보도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기자인 공소외 1이 피고인의 발언을 기사화하여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의 전파가능성에 관한 인식 및 용인의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명예훼손죄에서의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박상옥(주심) 박정화 | [1] 형법 제307조 / [2] 형법 제307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6. 29. 선고 (춘천)2015노16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유무죄 부분 제외)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 형사재판에서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구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2016. 1. 28. 법률 제139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보조금법’이라 한다) 제2조는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급부금인 보조금 등의 교부 대상이 되는 사무 또는 사업을 ‘보조사업’으로, 보조사업을 수행하는 자를 ‘보조사업자’로 정의하는 한편, 국가 외의 자가 보조금을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그 보조금의 교부 목적에 따라 다시 교부하는 급부금인 간접보조금의 교부대상이 되는 사무 또는 사업을 ‘간접보조사업’으로, 간접보조사업을 수행하는 자를 ‘간접보조사업자’로 정의함으로써, ‘보조사업·보조사업자’와 ‘간접보조사업·간접보조사업자’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보조금법 제22조는 제1항에서 ‘보조사업자’가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제2항에서 ‘간접보조사업자’가 간접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보조금법 제41조는 제22조를 위반하여 ‘보조금’이나 ‘간접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조금법 제23조 본문은 ‘보조사업자’가 사정의 변경으로 ‘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보조사업’에 드는 경비의 배분을 변경하려면 중앙관서의 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여 오로지 ‘보조사업자’에 대하여만 ‘보조사업’의 내용변경에 관한 승인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보조금법 제42조는 제23조를 위반하여 중앙관서의 장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한 자를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보조금법령의 내용, 체계,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보조금법은 보조사업자와 간접보조사업자에게 각각 보조금과 간접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 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보조사업자와 간접보조사업자를 각각 보조금법 제41조 위반죄로 처벌하는 데 반하여, 사업내용 변경에 관하여는 ‘보조사업자’에게만 중앙관서의 장의 승인을 받을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간접보조사업’이 아닌 ‘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하는 행위만을 보조금법 제42조 위반죄의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삼척시장은 2013. 2. 28. 강원도에 오십천지구에 대한 하천재해예방사업(이하 ‘이 사건 대상사업’이라 한다)을 포함한 ‘2013년도 오십천 외 12하천 재해예방사업’에 대한 국·도비 보조금 교부신청을 한 사실, 강원도지사는 국토해양부장관으로부터 지방하천정비사업의 보조금 교부 및 관리 등에 관한 사무를 위임받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에게 이 사건 대상사업을 포함한 2013년도 지방하천정비사업에 대한 국고보조금 교부신청을 한 사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강원도지사를 보조사업자로 하여 지방하천정비사업 국고보조금 교부결정을 한 사실, 강원도지사는 2013. 4. 30. 이 사건 대상사업에 위 국고보조금과 도비를 재원으로 하여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국비 30억 원과 도비 4억 원의 보조금 교부결정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관련 법령 및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국가로부터 이 사건 대상사업이 포함된 2013년 지방하천정비사업에 관한 국고보조금을 교부받은 강원도지사는 이 사건 대상사업의 ‘보조사업자’이고, 강원도지사로부터 다시 위 국고보조금과 도비를 재원으로 한 보조금을 교부받은 삼척시장은 국비 30억 원을 교부받은 부분에 관하여는 이 사건 대상사업의 ‘간접보조사업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보조사업자가 아닌 삼척시의 공무원들인 피고인들이 국토해양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이 사건 대상사업 중 위 국비 30억 원의 교부대상이 되는 ‘간접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보조금법 제42조 위반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4) 그럼에도 원심이 강원도지사가 아닌 삼척시장을 보조금법상 보조사업자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보조금법 제42조 위반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거기에 보조사업의 내용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고영한 조희대(주심) 권순일 | 구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2016. 1. 28. 법률 제139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2조 제1항, 제2항, 제23조, 제41조(현행 제41조 제1호 참조), 제42조 제1호(현행 제42조 제1항 참조) | 형사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 2 및 검사(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검 사】
권순기(기소), 신기창(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민후 담당변호사 김경환 외 1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17. 1. 13. 선고 2014고단18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2
(1)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71조 제9호, 제48조 제2항에서 정하는 악성프로그램은 ① 당해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작동하는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사용자 의사에 반하여 설치되어 당해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작동하는 정보통신시스템 등 자체를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운용을 방해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하고, 그중 운용방해란 당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및 프로그램의 기능사용을 방해하는 것을 의미하며, ②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한다 함은 이를 대상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투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런데 피고인들이 판매한 프로그램들은 ① 당해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사용자들의 의사에 의하여 설치되어 사용자의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자체를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하지 아니하며, 가사 위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서버에 다소간의 트래픽을 증가시켰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네이버 등 정보통신시스템의 기능사용을 방해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법률 조항에서 정하는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② 이를 판매하는 행위는 위 법률 조항에서 정하는 ‘전달 또는 유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벌금 2,000만 원 및 몰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원심의 형량(피고인 1: 벌금 800만 원 및 몰수, 피고인 2: 벌금 2,000만 원 및 몰수)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하 ‘악성프로그램’이라고 함)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가. 피고인 2의 단독범행
피고인은 ○○○○○○(인터넷주소 1 생략)라는 광고용 자동프로그램 판매 인터넷 중개 사이트에 가입한 후 자신이 개발한 자동프로그램을 위 ○○○○○○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0. 8. 25.경부터 2013. 10. 1.경까지 사이에 경기 부천시 (주소 생략)△△△△△△ 1010-1호에서 그곳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하여 위 ○○○○○○ 사이트에 접속하여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 1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블로그/지식서비스/티스토리 블로그의 글과 이미지를 네이버 블로그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2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블로그/지식서비스/티스토리 블로그의 글과 이미지를 다음 블로그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3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블로그/지식서비스/티스토리 블로그의 글과 이미지를 티스토리 블로그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4 생략)(네이버 미투데이 사용자 검색 후 자동 친구추가, 메시지, 댓글 작성 및 쪽지 발송 프로그램), (프로그램 5 생략)(네이버 카페 게시판 자동 댓글 작성 프로그램, 무한 반복 가능), (프로그램 6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블로그/지식서비스/티스토리 블로그의 글과 이미지를 네이버 카페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7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블로그/지식서비스/티스토리 블로그의 글과 이미지를 특정 사이트 게시판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8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블로그/지식서비스/티스토리 블로그의 글과 이미지 이글루 블로그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9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 게시글, 이미지를 네이버 카페 게시판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프로그램 10 생략)(네이버 지식인 질문 자동 복사 및 Q&A 서비스 자동 모니터링 후 자동 답변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11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블로그/지식서비스/티스토리 블로그의 글과 이미지를 네이버 블로그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IP차단 시 우회 등록), (프로그램 12 생략)(네이버 뉴스/블로그/지식 서비스의 문서, 이미지를 자동 복사 후 다음 블로그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프로그램 13 생략)(네이버 블로그에 이미지, 동영상, 첨부파일을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프로그램 14 생략)(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게시글을 자동으로 대량 등록해주고 게시글 모니터링 후 글 삭제 및 재작성해주는 프로그램), (프로그램 15 생략)(네이버, 다음 카페 게시글, 이미지를 네이버 카페 게시판에 자동 등록해주는 프로그램) 등 15개 프로그램을 판매금액, 사용설명서 등과 함께 게시한 후, 이를 보고 구입 의사를 밝힌 다수의 회원들에게 2010. 8. 31.경부터 2013. 10. 1.경까지 위 프로그램 합계 4,840개를 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으로 합계 140,761,751원을 송금받았다.
한편 위와 같은 자동프로그램 구매자들은 각 프로그램의 다양한 기능(카페, 블로그, 지식인 자동 방문/글 작성 등)을 이용하여 타인에게 쪽지를 대량 발송하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의 글을 대량 등록(카페, 블로그, 지식인 등)하는데, 이는 네이버, 다음 등과 같은 포털사이트의 정보통신시스템(서버 등)에 비정상적으로 접근하여 짧은 시간에 특정 작업을 하기 위한 반복적인 요청(블로그 검색 및 접근 요청, 글쓰기 요청, 특정 카페 접속 요청, URL조합을 이용한 요청) 등을 통해 대량의 패킷을 전송하게 되고 정보통신시스템(서버 등) 측에서는 이러한 요청에 응답을 하기 위한 서버리소스를 소요하게 되고, 위와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추가적으로 작업(댓글/질문/답변 자동 작성, 페이지 요청 등)을 계속하게 되는바, 이러한 행위는 DDOS공격(여러 대의 공격자를 분산 배치하여 동시에 동작하게 함으로써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해킹 방식)과 같은 효과를 발생하고 프록시 설정(일부 프로그램은 프록시 기능이 포함되어 있음)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IP를 통한 차단이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포털사이트 등의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등의 운용을 방해하게 된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였다.
나.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피고인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마케팅용 자동프로그램을 판매하여 그 수익금을 나누어 가지기로 협의를 한 후, 피고인 2는 프로그램을 개발(제작 및 업데이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피고인 1은 인터넷 사이트 운영 및 프로그램 판매를 담당하기로 하였다.
피고인들은 2012. 6. 중순경부터 2013. 10. 2.경까지 사이에 경기 부천시 (주소 생략)△△△△△△ 1010-1호에서 광고용 자동프로그램 판매를 위한 □□□□(인터넷주소 2 생략) 사이트를 개설한 후 그곳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하여 피고인 2가 개발한 블로그 ◇◇◇ 프로그램(유료, 무료), 네이버 블로그 이웃추가☆☆☆☆☆☆☆☆☆☆☆ 프로그램(블로그 상호 간 자동 방문/이웃신청/덧글 작성 등), n카페 ◇◇◇ 프로그램(프로그램 사용자 상호 간 네이버 카페 자동 회원가입), n블로그 ▽▽▽▽▽▽ 프로그램(블로그 및 키워드 무작위 검색을 통한 블로그 자동 방문/이웃신청/덧글 작성 등), 블로그 ◎◎◎◎ 프로그램(키워드 검색 후 블로그 자동 방문/덧글 작성, IP차단 시 우회 등록, 무한 반복), 네이버 카페 ◁◁◁◁ 프로그램(네이버 카페 게시글 자동 검색/삭제), 블로그 ▷▷▷▷ 프로그램(웹사이트 자동 방문, IP차단 시 우회 등록, 무한 반복), 카페 ♤♤ ♤♤♤ 프로그램(네이버 쪽지 대량 발송), n카페 ♡♡♡♡ ♡♡ 프로그램(네이버 카페 회원ID 자동 추출), ●●● ●●●● ●● 프로그램(특정 블로그 실시간 자동 검색 순위 확인), ▲▲▲ ▲▲▲▲(네이버, 다음, 네이트 키워드 검색 후 이미지 자동 다운로드), ■■ ■■■■ ■■■ ■■■(키워드 검색을 통해 카페 자동 방문/카페운영자 아이디 자동 추출), n카페 ◆◆/◆◆◆ ◆◆◆(네이버 카페 자동 대량가입), ★★★ ★★★ ★★ ★★★(네이버 지식인 키워드 검색 후 게시글 자동 및 반복 작성), n카페 ▼▼▼ ▼▼ 프로그램(네이버 특정 카페 게시판 게시글 자동 복사 후 또 다른 특정 카페 게시글 자동 복사 후 또 다른 특정 카페 게시글 자동 작성〈=붙여넣기〉), 지식in ◀◀◀◀ ◀◀ 프로그램(사용자가 작성한 네이버 지식인 질문, 답변에 대한 실시간 자동 검색), n카페 ▶▶ ▶▶▶▶ 프로그램(네이버 카페 다수 아이디 로그인/로그아웃 자동 반복), 네이버♠♠ ♠♠♠(네이버 다수 계정 접속 여부 자동 체크), 다음 카페 ♥♥♥♥♥ ♥♥♥♥(다음 카페 게시판 자동 게시글 작성/삭제 무한 반복), 지식in ♣♣♣ ♣ ♣♣♣♣ ♣♣ 프로그램(네이버 지식인 실시간 질문 리스트 키워드 검색 후 자동 답변 작성), 트위터 ♧♧ ♧♧♧ 프로그램(트위터계정 팔로워들에게 자동 친구신청/친구신청 수락/팔로잉 해제), 카페 ◐◐◐ ◐◐◐(네이버 카페 대량 초대장 발송), ∈∈∈ ∈∈ 프로그램(대량 프록시IP로 네이버 접속 가능 여부 체크), 네이버 카페 ▨▨▨▨▨ ▨ ▨▨▨ 프로그램(네이버 카페 게시판 자동 게시글 작성/삭제 무한 반복) 등 24개 프로그램을 판매금액, 사용설명서 등과 함께 게시한 후, 이를 보고 구입 의사를 밝힌 다수의 회원들에게 2012. 12. 6.부터 2013. 10. 2.까지 위 프로그램 합계 6,934개를 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으로 합계 160,545,000원을 송금받았다.
한편 위와 같은 자동프로그램 구매자들은 각 프로그램의 다양한 기능(카페 ID 자동 추출, 쪽지/초대장 자동 발송, 블로그 자동 방문/글 작성, 지식인 자동 글 작성, 카페 자동 가입/글 작성 등)을 이용하여 타인의 ID를 대량 수집하여 쪽지, 초대장을 대량 발송하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의 글을 대량 등록(카페, 블로그, 지식인 등)하는데, 이는 네이버, 다음 등과 같은 포털사이트의 정보통신시스템(서버 등)에 비정상적으로 접근하여 짧은 시간에 특정 작업을 하기 위한 반복적인 요청(블로그 검색 및 접근 요청, 글쓰기 요청, ID 추출을 위한 페이지 요청, 특정 카페 접속 요청, URL조합을 이용한 요청, 계정 체크를 위한 접속 요청) 등을 통해 대량의 패킷을 전송하게 되고 정보통신시스템(서버 등) 측에서는 이러한 요청에 응답을 하기 위한 서버리소스를 소요하게 되고, 위와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추가적으로 작업(댓글/질문/답변 자동 작성, 쪽지/초대장 발송, 다중 접속유지, 페이지 요청 등)을 계속하게 되는바, 이러한 행위는 DDOS공격(여러 대의 공격자를 분산 배치하여 동시에 동작하게 함으로써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해킹 방식)과 같은 효과를 발생하고 프록시 설정(일부 프로그램은 프록시 기능이 포함되어 있음)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IP를 통한 차단이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포털사이트 등의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등의 운용을 방해하게 된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들이 유포한 프로그램들(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라 한다)은 통상의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방식이 아닌 단시간 내에 대량으로 정보통신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으로 통상의 이용보다 필요 이상의 부하를 일으킨다는 점, ② 위 프로그램들을 원격제어로 구동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로부터 위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를 사용할 경우 네트워크에 상당한 부하를 일으켜 정상적 이용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점, ③ ♤♤ 발송 프로그램을 포함한 위 프로그램들은 광고성 메시지의 다량 발생으로 필터링으로 인한 부하를 야기할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인정 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프로그램들은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의 카페, 블로그 등의 글과 이미지를 자동 등록하거나, 네이버 카페 회원의 아이디를 추출하거나, 네이버 사용자를 검색하여 자동으로 메시지나 댓글을 작성하고 쪽지를 발송하는 등의 기능을 가진 사실, 이 사건 프로그램들을 구매한 구매자들은 이를 자신들의 컴퓨터에 설치하여 대량으로 타인에게 쪽지를 발송하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의 글을 대량으로 등록하는 데에 사용하는 사실, 그 과정에서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서버에 짧은 시간에 특정 작업을 하기 위한 반복적인 요청을 통해 대량의 패킷을 전송하고 해당 서버는 이러한 요청에 응답하기 위한 서버리소스를 소요하게 되는데, 같은 작업을 사람이 정상적으로 하는 경우보다 적게는 5배, 많게는 500배 이상의 부하(트래픽)가 발생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피고인 2의 사실오인 주장 및 피고인 1에 대한 직권판단
⑴ 운용방해의 대상 및 전달 또는 유포의 의미
①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7호는 ‘침해사고’에 대해서 “해킹, 컴퓨터바이러스, 논리폭탄, 메일폭탄, 서비스 거부 또는 고출력 전자기파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 또는 이와 관련된 정보시스템을 공격하는 행위를 하여 발생한 사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해킹’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 ‘컴퓨터바이러스, 논리폭탄, 메일폭탄’은 제48조 제2항에, ‘서비스 거부 또는 고출력 전자기파’는 제48조 제3항에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정보통신망법 제48조에 대응되는 법률 규정으로서 전자금융거래법 제21조의4 제2호, 정보통신기반 보호법 제12조 제2호,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3호의 경우 모두 컴퓨터바이러스 등의 프로그램을 보호대상이 되는 해당 전자금융기반시설,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능형전력망에 ‘투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은 악성프로그램을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의하고 있을 뿐 해당 악성프로그램이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대상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하는 방법을 반드시 해당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투입되어 작동하는 경우에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오히려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7호와 제48조 제2항의 규정상 악성프로그램임이 명백한 메일폭탄은 대용량의 메일을 발송해 대상 서버 등 정보통신서비스에 장애를 야기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점에서 이 사건 프로그램들과 작동방식이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자금융거래법 제21조의4 제2호, 정보통신기반 보호법 제12조 제2호,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3호는 모두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컴퓨터바이러스 등을 해당 보호시설 내지 망에 투입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것이고,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은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것으로서 위 법률들과 규제의 대상이나 형식이 다르다.
②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제 정보통신망에 침입하거나 정보통신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키는 행위가 폐해가 크고 이를 발견하여 예방하는 것은 기술적인 한계가 있으므로, 그러한 행위에 이용되는 악성프로그램의 유통을 금지할 필요성이 크다. 전달과 유포의 대상을 해당 정보통신시스템에 한정하지 않음으로써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은 악성프로그램을 정보통신시스템에 투입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이를 유통하는 행위까지 포함할 수 있다.
피고인 2의 변호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4호에서 유통을 금지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하는 내용의 정보”에 포함된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정보유통에 대하여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2항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로 하여금 그 처리를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고 위 명령에 위반하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제73조에 따라 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을 처벌할 수 있는데, 이와 별도로 해당 정보를 유통한 행위자를 처벌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정보’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행위를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9호, 제48조 제2항으로 의율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 3항에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정보통신망에 침입하거나 장애를 발생하게 하는 데 사용되는 프로그램은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하는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할 수 있는데, 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은 제2항 위반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70조의2)에, 제1, 3항 위반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71조 제1항 제9, 10호)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제2항에서 금지하는 행위에는 제1, 3항의 행위에 사용되는 악성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컴퓨터바이러스 등의 유포행위도 포함되어 있고, 유포행위는 대량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악성프로그램의 판매행위를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으로 규율한다고 하여 변호인 주장과 같이 형벌체계의 균형상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③ 따라서 피고인 2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여부
①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프로그램들은 네이버 등이 운용하는 서버 등 정보통신시스템이 예정하고 있는 기능을 벗어난 요청을 하지 않고, 사람이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요청을 대체하여 그보다 빠른 속도로 자동적으로 댓글 작성, 쪽지 발송 등의 행위를 반복 수행할 뿐이며, 그 과정에서 해당 정보통신시스템에 통상적인 경우보다 큰 부하를 유발하기는 하나,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3항에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는 행위를 별도로 규율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지 통상적인 경우보다 큰 부하를 유발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정보통신시스템의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그로 인하여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에서 정하는 다른 행위유형, 즉 당해 정보통신시스템의 훼손·멸실·변경·위조에 준할 정도로 정보통신시스템이 물리적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그 기능 수행을 저해할 위험을 야기하는 경우에는 ‘운용 방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②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네이버 등의 정보통신시스템에 위와 같은 의미의 운용 방해의 위험을 야기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어떤 프로그램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개별 프로그램 자체의 작동 방식과 원리, 기능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이 사건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는 경우 사람이 통상적으로 같은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 비하여 5배 내지는 500배에 이르는 부하를 발생시키기는 하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1일 접속자 수(네이버의 경우 1,000만 명 이상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 하나가 야기하는 그와 같은 부하증가만으로는 해당 포털사이트의 서버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사건 프로그램 구매자들은 이를 상당 정도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하였으리라 보이는데, 그로 인하여 네이버 등의 서버가 다운되는 등의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공소외 1, 공소외 2의 원심 법정진술 등).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 프로그램들을 매수하여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에 포털사이트의 서버 운용에 상당한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사용해야 장애가 발생할 것인지 알 수 없고, 극단적 가정 아래에서 장애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보게 된다면 이는 형벌 규정의 구성요건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한다.
결국 앞서 살펴본 이 사건 프로그램들의 기능과 작동 방식, 포털사이트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네이버 등의 정보통신시스템에 대하여 훼손·멸실·변경·위조에 준하는 정도로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네이버 측은 서버 부하의 증가 외에도 이 사건 프로그램들을 이용하여 불법적인 내용의 광고메일 등이 대량 발송되어 그로 인한 문제가 많다고 하나, 이를 규율하는 법률 규정은 따로 있다(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6호, 제50조의8). 또한 피고인 2의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매크로 프로그램과 같은 자동화 프로그램의 제공 및 이용행위에 대해서는 새로운 처벌규정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③ 따라서 피고인 2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2의 항소는 이유 있고,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의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최성길(재판장) 남기용 최승현 |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7호, 제44조의7 제1항 제4호, 제2항, 제48조, 제50조의8, 제71조 제9호(현행 제70조의2 참조), 제10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10호 참조), 제72조 제1항 제1호(현행 제71조 제1항 제9호 참조), 제73조 제5호, 제74조 제1항 제6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70조의2, 제71조 제1항 제9호, 제10호, 전자금융거래법 제21조의4 제2호, 정보통신기반 보호법 제12조 제2호,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3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상종우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7. 6. 15. 선고 2016노175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가.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3조의2 제1항은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의 수수를 금지하고 있다(위 조항은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된 의료법에서 ‘의약품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이라는 내용으로 개정된 후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된 법에서 제23조의3 제1항으로 옮겨져 시행되고 있다). 위 조항에서 판매촉진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의사 이외에도 제공자와 수령자의 관계, 주고받은 경제적 가치의 크기와 종류, 금품 등을 주고받은 경위와 시기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실제로 대상 의약품이 채택되거나 처방이 증가될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피고인 1이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회사’라 한다)의 영업사원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후 공소외 회사 의약품을 새롭게 채택하지 않았고 처방된 공소외 회사 의약품의 양에 큰 변화가 없으므로 이는 거래유지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일 뿐 구 의료법 제23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라는 피고인 1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 구 의료법 제23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에 특정 의약품을 새롭게 채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종전부터 채택해 온 특정 의약품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되고, 위와 같이 2015. 12. 29. 개정된 의료법에서 ‘거래유지’라는 문언을 추가한 것은 ‘판매촉진’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2) 피고인 1이 공소외 회사의 영업사원으로부터 ‘공소외 회사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는 ○○ 등 전문의약품을 처방해 주면 현금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현금과 골프용품 등을 받은 것은 구 의료법 제23조의2 제1항에서 금지하는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위한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을 받은 것에 해당한다.
다. 앞에서 살펴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의료법 제23조의2 제1항 위반죄의 성립, 죄형법정주의, 공소사실의 특정, 공소장 변경과 직권조사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포괄일죄의 성립과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3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그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고, 원심이 직권으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항을 심판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의 위반과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4. 결론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1항(현행 제23조의3 제1항 참조), 제88조의2(현행 제88조 제2호 참조),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1항(현행 제23조의3 제1항 참조), 제88조의2(현행 제88조 제2호 참조), 의료법 제23조의3 제1항, 제88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외 2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4. 12. 18. 선고 2014노48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업무상배임 부분
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배임죄가 성립한다(형법 제355조 제2항). 배임죄나 업무상배임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가치를 감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업무상배임죄에서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입힌다는 점에 대하여 가지는 인식이나 의사를 말한다. 따라서 경영상 판단과 관련하여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 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 발생과 이익 획득의 개연성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입힌다는 점을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행위를 한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단순히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배임죄에서 말하는 임무위배행위는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맺은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경영자의 경영상 판단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경영자가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체적 상황과 자신의 역할·지위에서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그에 관한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인정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도75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이 ○○시농업협동조합(이하 ‘○○시농협’이라 한다)으로 하여금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공소외 1 회사에 용역대금을 지급하게 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 2는 ○○시농협의 조합장, 피고인 1은 ○○시농협의 교육지원상무, 피고인 3은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2) ○○시농협은 공소외 1 회사와 ① 2011. 6. 24.경 ○○시농협에서 진행하는 고정투자사업의 컨설팅업무에 관한 기본용역계약을, ② 2011. 7. 1.경 ○○시농협에서 건립 예정인 △△△마트의 부지로서 공소외 2 주식회사 소유의 토지를 임차하는 업무에 관한 임대대행 용역계약을, ③ 2011. 9. 5.경 ○○시농협□□동지점의 이전 예정부지로서 창원시 마산합포구 (주소 생략) 외 2필지를 매입하는 업무에 관한 중개용역계약을 각각 체결하고, 이에 따른 용역대금으로 3,910만 원, 2억 2,000만 원,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이하 위 순번으로 계약을 특정한다).
(3) 피고인 2, 피고인 1은 다음과 같이 ○○시농협과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하여 업무를 성실히 관리·집행할 의무를 위반하여 공소외 1 회사에 특혜를 제공하였고, 피고인 3은 여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
(가) 공소외 1 회사는 주로 문화재 수리업과 건축공사업 등을 하였고, 사업컨설팅이나 부동산임대대행, 부동산중개에 관한 사업실적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공소외 1 회사는 고정투자사업 컨설팅이나 △△△마트의 부지 임차대행과 관련하여 전문성을 갖추지 않았고 부동산중개업을 할 자격도 없다.
(나) ○○시농협은 2000년 대구 ◇◇대학교에 ‘본·지점 간 경영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5건의 컨설팅용역을 의뢰한 전례가 있으나, 이 사건처럼 고정자산 투자사업 전반이나 업무용 부지 임차나 매입에 관하여 따로 용역을 의뢰한 전례는 없다.
(다) 위 ①의 컨설팅 기본용역계약의 경우, ○○시농협에서 컨설팅 외부용역이 필요한지에 관하여 논의하기도 전에 피고인 3은 피고인 1과 접촉하였다. 피고인 1은 피고인 3으로부터 다른 업체 명의의 비교견적서를 미리 제출받아 2011. 6. 17. 이사회에 제시하였는데, 그 견적가는 공소외 1 회사의 것보다 월등히 높게 허위로 작성된 것이다. 위 이사회에서 ‘내부직원 TF팀을 우선 구성하자.’는 반대의견이 있었으나, 피고인 2, 피고인 1은 컨설팅 외부용역이 필요하고 공소외 1 회사가 전문성 있는 업체라고 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유도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2, 피고인 1은 공소외 1 회사의 자질이나 비교견적서의 내용은 물론 용역대금 3,910만 원의 산출근거 등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점검하지 않았다. 공소외 1 회사에 전문성이 있다고 본 근거나 선정 동기 역시 불투명하다. 나중에 공소외 1 회사가 2011. 8. 제출한 용역결과물도 기존에 제출된 제안서와 같은 내용이거나 농협 내부의 논의를 정리한 정도에 그쳤다. ○○시농협은 용역계약 체결 후 1주일 만인 2011. 7. 1. 공소외 1 회사와 위 ②의 △△△마트 부지 임대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는 용역결과물이 나오기 전이었다.
위 ②의 △△△마트 부지 임대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인 2, 피고인 1은 조합 내부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고정투자 기본계획 수립, 사업타당성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수의계약 대상이 아님에도 수의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수수료 3억 원의 산출근거, 임대차기간, 마트의 입점시기 등 계약의 내용을 점검하지 않았다. 그런데 위 부지는 항만보호구역과 준공업지역으로서 관련 법규와 조례상 바닥면적의 합계가 1,000㎡를 초과하는 시장이나 대형점을 건립할 수 없는 곳이었다. 피고인 2, 피고인 1은 사업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관제팀장, 총무차장, 사외이사 등의 의견을 듣지 않고, 피고인 3과 고등학교 동문 관계인 국회의원 보좌관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2 주식회사 부지에 △△△마트 신축을 추진할 경우 돕겠다’는 말에 막연한 기대를 갖고 계약체결을 강행하였다. 위 피고인들은 오히려 내부규정상 선금 지급기준(계약금액의 30%인 6,000만 원)을 초과한 2억 2,000만 원을 선금으로 지급하였다. 공소외 1 회사는 이러한 규제 제한을 없앨 만한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받은 용역대금도 급여지급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을 뿐 용역계약의 이행을 위해 구체적으로 활동한 내역이나 지출한 자금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되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후인 2012. 10.에야 ○○시농협은 공소외 1 회사에 계약관계 종료를 요청하여 그 무렵 피고인 3으로부터 1억 6,500만 원을, 피고인 2로부터 5,000만 원을 반환받았다.
위 ③의 지점 이전부지 중개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인들은 법정 중개수수료 6,939,000원을 초과하여 중개수수료를 5,500만 원으로 정하였다. ○○시농협은 부동산중개사무소가 아닌 컨설팅업체를 통해 토지를 매수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2, 피고인 1은 2011. 9. 5. 고정투자심의협의회에서는 부동산중개인을 통하여 매입하는 것처럼 설명하였다. 공소외 1 회사는 매매 성사과정에서 특별히 한 역할이 없고, 오히려 기존 임대차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여 ○○시농협은 2015. 6. 30.까지 건물과 토지를 인도받지 못하게 되어 2012년 안에 공사를 시작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다. 사실의 인정,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상고이유 주장 가운데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부분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피고인 2, 피고인 1은 임무에 위배하여 ○○시농협으로 하여금 피고인 3이 운영하는 공소외 1 회사에 특혜를 주는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게 하였고, 이로써 공소외 1 회사로 하여금 지급받은 용역대금 또는 법정 중개수수료 초과분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시농협에 그 금액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용역계약 체결과 대금지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용역계약의 내용, 손실 발생의 개연성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공소외 1 회사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시농협에 손해를 가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위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되므로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도 인정된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상배임죄에서 고의와 불법이득의사,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 피고인 1의 농업협동조합법 위반 부분
가. 원심은, ○○시농협의 임원인 위 피고인들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시농협□□동지점의 이전부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창원시 마산합포구 (주소 생략) 외 2필지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구 농업협동조합법(2014. 12. 31. 법률 제129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1조 제2호, 제43조 제3항 제7호에서 정한 ‘이사회의 의결을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하여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집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고의, 위법성의 인식, 농업협동조합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7. 6. 22. 선고 2017노2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59조 제1항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에는 그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단,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 대하여는 예외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선고유예가 주로 범정이 경미한 초범자에 대하여 형을 부과하지 않고 자발적인 개선과 사회복귀를 촉진시키고자 하는 제도인 점, 형법 제61조가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각된 경우 등을 선고유예의 실효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선고유예의 예외사유로 정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에는 형법 제37조 후단에 규정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에 의한 전과도 포함된다(대법원 2010. 7. 8. 선고 2010도931 판결 참조).
피고인이 제출한 2017. 2. 21.자 항소이유서와 기록을 보면, 피고인에게는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2017. 2. 7. 범인도피죄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같은 달 15일 그 판결이 확정된 전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이 위 전과 이전의 것으로서 동시에 판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위 전과가 선고유예를 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의 구체적인 전과 내용에 관해서 심리하지 않은 채 피고인이 초범이라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다.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검사의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형법 제37조, 제59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6. 7. 21. 선고 2015노55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2011. 2. 1.경, 2011. 3. 10.경, 2011. 4. 5.경, 2011. 6. 17.경, 2011. 8. 8.경 각 금전소비대차약정에 기한 각 이자제한법위반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2011. 2. 1.경, 2011. 3. 10.경, 2011. 4. 5.경, 2011. 6. 17.경, 2011. 8. 8.경 각 금전소비대차약정에 기한 각 이자제한법위반의 무죄 부분에 관하여
가. 2011. 7. 25. 법률 제10925호로 개정되어 2011. 10. 26. 시행된 구 이자제한법(2014. 1. 14. 법률 제122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제8조 제1항으로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여 이자를 받은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는 벌칙 규정이 신설되었다(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고 한다).
나.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에서 변경된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5, 6, 7, 9, 10 기재와 같이 2011. 2. 1.경 500만 원, 2011. 3. 10.경 2,000만 원, 2011. 4. 5.경 2,000만 원, 2011. 6. 17.경 500만 원, 2011. 8. 8.경 500만 원에서 각 선이자를 공제한 금액을 대여한 후, 이 사건 처벌규정이 시행된 이후에 공소외인으로부터 이자제한법상 제한이자율인 연 30%를 초과한 이자를 받았다.”라는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처벌규정은 그 시행 이후에 제한이자율을 초과하는 금전소비대차약정의 체결 및 그에 따른 이자를 받은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이 부분 금전소비대차약정일은 이 사건 처벌규정 시행 전임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구 이자제한법 제1조는 “이 법은 이자의 적정한 최고한도를 정함으로써 국민경제생활의 안정과 경제정의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조 제1항은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30%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의 최고이자율에 관한 규정(2014. 6. 11. 대통령령 제253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30%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처벌규정인 제8조 제1항은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여 이자를 받은 자’를 처벌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부칙은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제1항). 이 법 시행 전에 성립한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이자율에 관하여도 이 법 시행일 이후에는 이 법에 따라 이자율을 계산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이자제한법의 입법목적,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벌규정 시행 전에 금전소비대차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벌규정 시행 이후에 발생되는 이자에 관하여 구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제한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받았다면 이 사건 처벌규정에 따라 처벌된다고 보아야 한다.
(2)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처벌규정 시행 이후에 발생된 이자에 관하여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구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제한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받았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이 이자제한법위반죄를 구성하는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이자제한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2009년 말경, 2010. 7. 12.경, 2010. 7. 27.경, 2010. 11. 15.경, 2011. 5. 23.경 각 금전소비대차약정에 기한 각 이자제한법위반의 무죄 부분에 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이 부분에 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11. 2. 1.경, 2011. 3. 10.경, 2011. 4. 5.경, 2011. 6. 17.경, 2011. 8. 8.경 각 금전소비대차약정에 기한 각 이자제한법위반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보영 김창석(주심) 이기택 | 구 이자제한법(2014. 1. 14. 법률 제122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1항, 제8조 제1항, 부칙(2011. 7. 25.)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광녕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6. 22. 선고 2017노47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법칙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이처럼 범죄수사를 위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하려면 미리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이른바 사전영장주의가 원칙이지만, 형사소송법 제217조는 그 예외를 인정한다. 즉,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긴급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는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압수한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압수수색영장의 청구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이 공범이나 관련자들에게 알려짐으로써 관련자들이 증거를 파괴하거나 은닉하는 것을 방지하고, 범죄사실과 관련된 증거물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규정에 따른 압수·수색 또는 검증은 체포현장에서의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와 달리, 체포현장이 아닌 장소에서도 긴급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서울지방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2016. 10. 5. 20:00 경기 광주시 (주소 1 생략) 앞 도로에서 위장거래자와 만나서 마약류 거래를 하고 있는 피고인을 긴급체포한 뒤 현장에서 피고인이 위장거래자에게 건네준 메트암페타민 약 9.50g이 들어 있는 비닐팩 1개(증제1호)를 압수하였다.
(2) 위 경찰관들은 같은 날 20:24경 영장 없이 체포현장에서 약 2km 떨어진 경기 광주시 (주소 2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대한 수색을 실시해서 작은 방 서랍장 등에서 메트암페타민 약 4.82g이 들어 있는 비닐팩 1개(증제2호) 등을 추가로 찾아내어 이를 압수하였다.
(3) 이후 사법경찰관은 압수한 위 메트암페타민 약 4.82g이 들어 있는 비닐팩 1개(증제2호)에 대하여 감정의뢰 등 계속 압수의 필요성을 이유로 검사에게 사후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신청하였고, 검사의 청구로 서울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로부터 2016. 10. 7. 사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다. 위와 같은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 사유, 압수·수색의 시각과 경위, 사후 영장의 발부 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수사기관이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긴급 압수한 메트암페타민 4.82g은 긴급체포의 사유가 된 범죄사실 수사에 필요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217조에 따라 적법하게 압수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증제2호 등을 증거로 삼아 2016. 10. 5.자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데, 이는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
원심의 양형판단에 심리미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주장이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그 밖에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 역시 형사소송법 제383조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3.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제216조 제1항 제2호, 제217조 제1항, 제2항 | 형사 |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과 검사
【검 사】
김영현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종기 외 1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정읍지원 2017. 5. 26. 선고 2016고합78 판결
【주 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가) 공소시효의 완성 및 공소권남용의 점
이 사건 공소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2016. 4. 13.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6. 12. 15. 제기되었다. 원심은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6고합29(이하 ‘이전 사건’이라 한다)로 공소제기되어 공소시효가 정지되었다가 2016. 12. 7.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으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고 그 재판이 확정된 2016. 12. 15.부터 공소시효가 다시 진행된다고 보아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으나, 이전 사건의 공소제기는 공소장일본주의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판중심주의, 증거재판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등 그 위법이 중대하여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이 경우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는 공직선거법 제268조에서 정한 공소시효가 완성된 후 제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검사는 이전 사건 공소에 관하여 그 중대한 위법상태를 시정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를 취소하고 다시 공소를 제기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고 나서야 다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공소권남용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면소 내지 공소기각의 판결 대신 유죄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공소권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2016. 3. 13.자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
(1) 공소외 1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
피고인은 버스 안에서 ○○시장으로서 시정활동의 포부 등을 말하면서 당시 정국의 정세나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 △△△△△당을 탈당한 사람이 많아 현재 △△△△△당이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을 뿐 △△△△△당과 그 소속 공소외 2 후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지지 의견을 말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버스 안에서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인 공소외 1,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의 진술은 객관적 사실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관적인 견해를 밝힌 것에 불과하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른 참석자의 진술과도 모순된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없다.
(2)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피고인이 발언을 할 당시는 밤 10시를 넘었고 버스에 탄 사람들은 반 졸음상태였으며, 전체 참석자들 중 1/10 정도에 해당하는 38명이 피고인과 동승하고 있었던 점, 사회자가 갑작스럽게 인사말을 요구하는 바람에 피고인이 얼떨결에 ○○시장 겸 산악회의 일원으로서 발언하였고,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발언을 하지 않은 점, □□산악회는 공소외 2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려는 목적으로 급조한 단체가 아니고, 한라산 등반행사에 다수의 비회원이 참석하고 회원들의 정치적 성향도 다양하여 피고인이 산악회의 행사에서 공소외 2을 지지하거나 다른 후보인 공소외 7을 반대하는 언행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버스 안에서 피고인이 한 발언에는 특정 후보자 및 특정 정당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한 행위가 전혀 없었고, 위 발언에는 특정 후보자 및 특정 정당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만한 능동적, 계획적 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산악회의 행사를 위한 의례적인 인사이거나 당부의 말에 불과하여 특정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이라고 할 수 없다.
다) 2016. 3. 14.자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
(1) 녹음파일이 위법수집증거라는 주장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채택한 CD(증거순번 33번)에 담겨있는 녹음파일(녹음자인 공소외 8로부터 2016. 4. 15. 휴대폰을 제출받아 압수한 것, 이하 ‘이 사건 녹음파일’이라 한다)은 경찰이 2016. 3. 16. 성명불상의 남성으로부터 제출받은 녹음파일(이하 ‘1차 녹음파일’이라 한다)과 2016. 3. 24. 성명불상의 남성으로부터 제출받은 녹음파일(이하 ‘2차 녹음파일’이라 한다)을 기초로 하여 수집된 것인데, 위 1, 2차 녹음파일은 ① 녹음파일에 녹음된 제공자의 음성이 남성인 점, ② 최초 녹음자인 공소외 8이 2016. 4. 15. 이전에는 녹음파일을 경찰 등에 제출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녹음파일과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편집본일 뿐 아니라 생성의 경위와 과정을 전혀 알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녹음파일은 경찰이 1, 2차 녹음파일을 기초로 위법수사를 하던 중 해당 녹음파일들이 증거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다시 수집한 것이어서, 결국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파생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원심은 1, 2차 녹음파일이 위법하게 수집된 것이라 하더라도 1, 2차 녹음파일 수집의 절차적인 위법과 이 사건 녹음파일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희석되었거나 단절되었다고 판단하였으나, ① 수사기관이 1, 2차 녹음파일을 입수한 것은 너무도 계획적이고 은밀하게 이루어진 점, ② 수사기관은 그 위법상태를 시정하기 위해 공소외 8에 대하여 두 차례의 참고인 조사를 한 후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는 공소외 8로부터 끝내 휴대폰을 제출받음으로써 수사기관의 우월적인 지위에 의하여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등 기존의 잘못이 시정되지 않은 채 여전히 수사절차가 위법하게 진행된 점, ③ 1, 2차 녹음파일 이외에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이 이 사건 녹음파일 수집의 기초가 된 사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점, ④ 이와 같은 수사방식을 적법한 것으로 인정한다면 일단 어떠한 경로로든 증거물을 수집한 뒤 이를 근거로 어느 정도 수사를 진행하여 관련자들로부터 증거물을 임의 제출받는 형태의 불법수사를 허용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을 명문으로 규정한 형사소송법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게 되는 점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1, 2차 녹음파일의 수집과정에서의 절차적인 위법과 이 사건 녹음파일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는 희석되거나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위법수집증거배제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피고인은 당시의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였을 뿐 명시적으로 공소외 2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는 점, 당시 문제된 ‘◇◇◇ ◇◇◇◇ 모임’(이하 ‘이 사건 모임’이라 한다)은 ○○지역의 청년당원들로 구성된 △△△△△당 지지자 모임인 점, 피고인은 당시 식당에 모인 사람들에 대하여 △△당 청년당원들로 알고 있었고 공소외 2 후보가 위 장소에 먼저 참석하여 인사를 한 사실을 알지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당시 발언에는 특정 후보자와 특정 정당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한 행위가 전혀 없고, 발언이나 행동에는 특정 후보자 및 특정 정당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만한 능동적, 계획적 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 사건 모임이나 행사를 위한 의례적인 인사이거나 당부의 말에 불과하여 특정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이라고 할 수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시효 완성 및 공소권남용의 점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면,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2016. 4. 13. 실시된 사실, 피고인에 대하여 2016. 6. 17.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6고합29로 이 사건 범죄사실과 동일한 사실관계를 내용으로 한 공소(이하 ‘이전 사건 공소’라 한다)가 제기된 사실, 위 법원은 2016. 12. 7. 이전 사건 공소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어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6. 12. 15. 확정된 사실, 검사는 2016. 12. 15.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한 사실이 인정된다.
살피건대,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은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는 당해 선거일 후 6개월을 경과함으로써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형사소송법 제249조의 ‘공소시효 기간’에 관한 특칙에 해당할 뿐이고, 달리 공직선거법에서 ‘공소시효의 정지’에 관하여는 특칙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공소시효의 정지에 관하여는 일반규정인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1항은 시효는 공소의 제기로 진행이 정지되고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달리 공소기각의 사유에 따른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전 사건 공소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어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재판을 받았다 하더라도,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1항에 따라 이전 사건 공소가 제기된 2016. 6. 17.부터 정지되고 공소기각 재판이 확정된 2016. 12. 15.부터 다시 진행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이는 경우에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란 단순히 직무상의 과실에 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도577 판결 등 참조).
한편 공소기각의 재판은 형식적 소송조건이 결여된 경우에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공소를 부적법하다고 인정하여 실체심판 없이 소송을 종결시키는 형식적인 재판이므로 공소기각의 재판에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아 검사는 공소기각의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흠결된 소송조건 내지 하자를 보완하여 다시 기소할 수 있고, 공소사실의 기재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된다는 점을 이유로 한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경우 검사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는 하자를 없앤 후 다시 제기한 공소는 적법하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809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가 이전 사건 공소에 관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자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거나 검사에게 미필적이나마 어떠한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공소시효의 정지에 관하여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으로 인하여 공소제기가 무효인 경우를 다른 사유로 인하여 공소의 제기가 무효인 경우와 달리 취급하여야 할 법률상의 근거가 없는 점, 피고인이 이전 사건 공소제기에 대하여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즉시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지 않고 있다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그 재판이 확정된 날에서야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공소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는 점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2016. 3. 13.자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1) 공소외 1 등의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는 주장 부분
(가) 공소외 1의 진술 부분
피고인과 공소외 2이 탑승한 버스(이하 ‘이 사건 버스’라 한다)에 동승하였던 공소외 1은 검찰과 이전 사건의 제1심법정 및 이 법정에서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공소외 1의 이와 같은 진술은 대체로 일관되고 자세하며, 피고인이 이 사건 버스 안에서 직접 하였다는 발언(“△△△△△당이 어렵다. 탈당한 사람이 많다. 탈당을 하면 안 된다. △△△△△당을 탈당한 사람들같이 변절하면 안 된다.”)과 직접 하지 않았다는 발언(“△△△△△당을 지지해달라,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해달라.”)을 명확히 구별하고 있으므로 신빙성이 있다. 또한 피고인이 한 발언의 의도(△△△△△당과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해달라)에 대한 진술 부분은 피고인이 먼저 발언하고 공소외 2이 나중에 발언한 경위, 두 사람의 발언 시간과 발언 내용, 공소외 2이 선거운동복을 입고 있었던 상태, 공소외 7 등이 탈당한 상태 등 당시의 객관적 상황에 근거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있다.
◎ 검찰 진술“피고인이 ‘지금 △△△△△당이 어렵다. 탈당한 사람들이 많다. 정치를 하면서 탈당을 하면 안 된다. △△△△△당을 탈당한 사람들같이 변절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였다. 당시 공소외 7 의원이 △△△△△당을 탈당했는데, 이를 겨냥해서 말하는 것 같았다.”“결국 피고인이 △△△△△당을 지지해달라고 한 것이 아닌가요?”라는 물음에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당을 지지해달라고는 하지 않았으나, 연결시켜 생각해보면 △△△△△당을 지지해달라는 말이기는 하지요. 그래서 제가 속으로 ‘아따 저 양반이 교묘하게 말하네’라고 생각했다.”라고 답변하였다.“확실히 기억하는데, 피고인이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놓고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같은 당원인 피고인이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여지가 많았을 것이다.”“피고인이 발언한 다음 공소외 2가 그 뒤를 이어서 선거운동복을 입은 채로 발언을 한 것인가요?”라는 물음에 “네, 공소외 2가 ‘제가 ○○시민을 위해서 한 번 열심히 일해보고 싶다,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진술하였다.”라고 답하였다.“피고인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을 찍어달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당을 지지해달라고 홍보한 것은 맞다. 그러고 나서 공소외 2 후보가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 도와달라’고 말한 것도 맞다.”◎ 이전 사건의 제1심법정 진술“피고인이 버스 안에서 ‘△△△△△당이 어렵다. 탈당한 사람들이 많다’라고 발언했나요?”라는 물음에 “예.”라고 답하였고, “피고인이 ‘정치를 하면서 탈당을 하면 안 된다’는 말도 했었나요?”라는 물음에 “예.”라고 답하였다.“피고인의 발언이 끝난 다음에 뒤이어서 공소외 2 후보가 발언했고, 공소외 2는 ○○을 위해 한 번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피고인이 특별히 공소외 2나 △△△△△당을 직접적으로 지지해달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피고인의 발언을 듣고 나서 피고인이 공소외 2를 지지한다 생각을 했다.”◎ 이 법정에서의 진술“피고인은 ‘△△△△△당이 정통 야당인데, 같이 뭉쳐 있으면 좋을 텐데, 쉽게 말해서 탈당하니까 그 점에 대해서 아쉽다’고 말했다.”“증인은 검찰과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이 △△△△△당이 어렵다. 탈당한 사람이 많다. 탈당을 하면 안 된다. △△△△△당을 탈당한 사람들같이 변절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는데, 위 진술은 모두 사실인가요?”라는 물음에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하였다.
(나) 공소외 3의 진술 부분
이 사건 버스에 탑승하였던 공소외 3은 검찰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고, △△△△△당에 대한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며, 다만 피고인이 공소외 2 후보를 ‘소개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때 ☆☆비서관을 했고 그때는 일면식이 없었는데 △△△△△당이 만들어지면서 지금은 한배를 탔다고 말하였고, 피고인의 뒤를 이어 공소외 2이 발언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 3이 검찰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2 후보를 소개했다’는 취지로 한 진술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버스의 탑승객 관리 등을 책임지고 있던 사회자 공소외 9가 “발언을 마친 피고인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다음에 공소외 2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면서 인사하라고 기회를 주었다.”라고 진술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아니라 공소외 9가 공소외 2을 소개하였으므로 공소외 3의 위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공소외 3은 이전 사건 제1심법정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고, △△△△△당을 언급하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한편 검찰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2을 소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부분에 대하여, 공소외 3은 이전 사건 제1심법정 및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 이전 사건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피고인은 공소외 2가 ☆☆비서관을 한지도 몰랐다고 말한 것 같다. 이번에서야 알았다고 말한 것 같다. 피고인이 지금은 한배를 탔다는 말을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그 내용이 맞다.”“피고인이 공소외 2를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시켜 주었나요?”라는 물음에 “그런 사실 없죠. 혼자 말씀하면서 그런 말씀을 한 것이지 마이크를 주면서 공소외 2를 소개시킨 적은 없죠.”라고 답하였다.◎ 이 법정에서의 진술“‘피고인이 공소외 2 후보를 소개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때 ☆☆비서관을 했고 그때는 일면식이 없었는데 △△△△△당이 만들어지면서 지금은 한배를 탔다고 말하였다’는 검찰 조서 부분에 대해 그렇게 진술한 적이 있는가요?”라는 물음에 “검찰조서에 그렇게 되어 있으면, 그때 당시 기억에는 아마 맞을 것 같다. 피고인이 말한 후 마이크를 놓으니까 공소외 2가 마이크를 집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개한 것으로 인식을 해서 검사에게 그렇게 진술했다. 피고인이 마이크를 들고서 다음에 공소외 2 후보자 말씀하라고 얘기하거나 소개한 적은 없었다. 대놓고 공소외 2 후보자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공소외 3의 이러한 진술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3이 검찰에서 진술한 ‘피고인이 공소외 2을 소개했다’는 부분의 의미는 피고인이 버스 동승자들에게 공소외 2의 경력과 △△△△△당의 후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것이지, 피고인이 직접 공소외 2을 호명하거나 발언을 마치고 공소외 2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면서 탑승자에게 소개했다는 취지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공소외 3의 진술은 공소외 9의 진술과 모순되지 않는다. 또한 이와 같이 공소외 3의 진술은 피고인이 직접 한 발언과 하지 않은 발언을 명확히 구별하고 있고, 그 내용도 일관되어 있으므로, 공소외 3의 위 검찰 진술 부분을 신빙할 수 있다.
(다) 공소외 4의 진술 부분
이 사건 버스에 탑승하였던 공소외 4는 검찰에서 “피고인이 ‘선거를 앞두고 △△△△△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많아서 당이 어렵다. △△△△△당을 도와달라. 열심히 해보겠다’고 발언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반면 “피고인이 공소외 2 관련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으며, “피고인이 △△△△△당을 탈당해서 변절한 사람들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듣지 못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공소외 4는 그 밖에 피고인이 발언할 당시 공소외 2의 위치와 자세, 피고인의 발언 후 공소외 2이 일어나서 버스 내 사람들에게 다가가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인사를 한 점, 피고인이 버스 탑승 후 발언을 시작한 시기, 피고인의 발언 도중과 발언 후 사람들의 반응 등을 적극적으로 소상히 진술하였다. 또한 검사가 “공소외 2이 선거운동복을 입고 참여한 가운데 피고인이 △△△△△당을 지지해달라고 발언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소외 2의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라고 묻자 “피고인이 드러내놓고 공소외 2을 지지한 것은 아니었고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공소외 4는 진술조서에 ‘진술한 대로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가요’에 대한 답으로 자필로 ‘없습니다’라고 기재하고 무인을 날인하였다.
그런데 공소외 4는 검찰 진술조서에 적혀 있는 “피고인이 ‘선거를 앞두고 △△△△△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많아서 당이 어렵다. △△△△△당을 도와달라. 열심히 해보겠다’고 발언하였다.”라는 진술 부분에 대하여, 이전 사건 제1심법정 및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피고인이 버스 안에서 선거를 앞두고 △△△△△당을 탈당한 사람이 많아 당이 어렵다고 말하였지만 △△△△△당을 도와달라고 말한 사실이 없고, 검찰에서 피고인이 △△△△△당을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부분은 검사가 피고인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기에 소극적으로 긍정의 답변을 하였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 내용을 바꾸었다.
◎ 이전 사건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검찰 진술조서에 ‘피고인이 △△△△△당을 도와달라. 열심히 해보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기재된 것은 검사가 ‘피고인이 이런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자꾸 물어서 대답만 한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실제로는 피고인이 △△△△△당을 도와달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당과 갈라져서 안타깝다’는 말만 했다.”“피고인이 ‘선거를 앞두고 △△△△△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많아서 당이 어렵다. △△△△△당을 도와달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나요?”라는 물음에 “도와달라고는 안했다. 피고인이 공소외 2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거나 언급한 사실은 없다.”◎ 이 법정에서의 진술“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검사가 ‘피고인이 선거를 앞두고 △△△△△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많아서 당이 어렵다. △△△△△당을 도와달라.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하기에 엉겁결에 대답만 하였다. 하지만 피고인이 △△△△△당을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버스 안에서 △△△△△당을 지지해달라거나 △△△△△당의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말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공소외 4는 이전 사건 제1심법정에서 검찰 진술조서 전체의 진정성립을 인정하였고, 검찰에서 피고인이 직접 한 발언과 하지 않은 발언 및 자신이 듣지 못한 부분을 분명히 구별하여 진술하고 피고인이 △△△△△당을 도와달라고 말한 부분을 재차 확인하였던 점에 비추어, 이와 같이 바뀐 진술 내용을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검찰에서 “버스 안에서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하였다.”라고 진술한 부분과 상반되며, 그 밖의 진술 부분은 검찰과 이전 사건 제1심법정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어 있으므로, 공소외 4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
(라) 공소외 5의 진술 부분
이 사건 버스에 탑승하였던 공소외 5는 검찰에서 “피고인이 ‘선거를 앞두고 △△△△△당에 있던 사람들이 탈당하여 ▽▽▽당에 가버리는 바람에 당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 앞으로도 △△△△△당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공소외 5는 “공소외 2이 선거운동복을 입은 채 제주도 여행에 동참하였고, 그 행사에 ○○시장인 피고인이 참석하여 △△△△△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은 결국 공소외 2을 밀어달라는 말이 아닌가요?”라는 물음에 “○○시의 최고 수장인 시장이 많은 사람이 모인 행사에서 △△△△△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그 자리에 공소외 2 후보가 선거운동복을 입고서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렸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시장이 개인적인 소신을 밝힌 것이라기보다는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기 뭐 하지만, 피고인의 말을 듣고 공소외 2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는 취지로 답하였고, “피고인의 연설이 끝나마자마 곧바로 공소외 2이 일어나 인사말을 했다는 사실은, 그 발언의 목적은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뜻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떤가요?”라는 물음에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공소외 5는 진술조서에 ‘진술한 대로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가요’에 대한 답으로 자필로 ‘없습니다’라고 기재하고 무인을 날인하였다.
그런데 공소외 5는 검찰 진술 부분 중 “피고인이 ‘선거를 앞두고 △△△△△당에 있던 사람들이 탈당하여 ▽▽▽당에 가버리는 바람에 당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 앞으로도 △△△△△당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라는 부분에 대하여, 이전 사건 제1심법정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선거를 앞두고 △△△△△당에 있던 사람들이 탈당하여 ▽▽▽당에 가버리는 바람에 당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 △△△△△당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다. 그 말은 수사관이 끼워 넣은 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 내용을 바꾸었다.
그러나 공소외 5는 이전 사건 제1심법정에서 검찰 진술조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였고, 그 진술조서에 ‘진술한 대로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가요’에 대한 답으로 자필로 ‘없습니다’라고 기재하고 무인을 날인하였으며, 변호인이 “증인이 조서를 읽어보고 날인한 것은 맞지요?”라고 묻자 “예, 맞습니다.”라고 답변하였고, 바뀐 진술 내용을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검찰에서 “버스 안에서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하였다.”고 진술한 부분과 상반되고, 공소외 5가 검찰에서 한 진술 중 피고인의 발언의 의도에 대한 견해를 밝힌 부분도 합리적인 추론으로 보이므로, 공소외 5의 위와 같은 검찰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
(마) 공소외 6의 진술 부분
이 사건 버스에 탑승하였던 공소외 6은 검찰에서 “피고인이 △△△△△당을 지지해달라는 말은 분명히 했다. 지지해달라는 말이 머릿속에 확실히 기억난다. 탈당이라는 말을 하면서 △△△△△당을 지지해달라는 말을 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은 공소외 6의 이러한 진술이 당시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참석자인 공소외 9의 법정 진술(“피고인이 공소외 2을 지지해야 한다든가 공소외 7을 반대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과 명백히 모순된다고 주장하나, 공소외 6의 위 진술은 피고인이 △△△△△당을 지지해달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므로, 공소외 9의 위 진술과 모순되지 않는다. 또한 위 진술은 앞서 본 공소외 4, 공소외 5의 검찰 진술과도 일치하므로, 공소외 6의 위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
(바) 소결론
따라서 공소외 1 등의 진술에 근거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부분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피고인과 공소외 2이 2016. 3. 13. 21:00경 ‘□□산악회’의 제주도 한라산 등반행사를 마치고 목포항에서 ○○시로 돌아오는 이 사건 버스에 같이 탄 사실, 이 사건 버스 안에서 피고인이 먼저 발언을 한 후 공소외 2이 발언을 하였는데, 당시 공소외 2은 선거운동복을 입고 있었던 사실, 이 사건 버스에 탑승하였던 공소외 1, 공소외 6,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3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버스에서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사실, 피고인이 검찰에서 버스에 탑승하여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하였고 △△△△△당을 지지해달라는 얘기는 공소외 2 후보까지 포함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및 피고인이 위와 같이 발언을 한 시기가 지역구 국회의원 및 정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기 1개월 전이었고, △△△△△당에서 ○○·◎◎· 선거구의 △△△△△당 예비후보인 공소외 2에 대한 전략공천이 확정된 직후였던 점, 피고인은 공소외 2이 선거운동복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공소외 2과 같은 버스에 탑승하여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점,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뜻으로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점 등을 자세히 설시한 다음 피고인의 발언이 특정 정당 및 특정 후보자인 공소외 2의 득표 내지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책에 찬성·반대하는 특정 정당 또는 특정 후보자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를 지지·비판한 행위에는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대 또는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가 인정되는바(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9243 판결 참조),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인은 2016. 3. 12. 오전 ○○에서 공소외 2과 함께 목포항으로 출발하는 □□산악회 제주도 한라산 등반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320여 명을 배웅하였고, 오후 5시경 제주도에 도착한 후, 그 다음 날인 2016. 3. 13. 제주도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행사참가자들을 상대로 발언하였는데, 당시 공소외 2도 선거운동복을 입고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발언을 하였다. 피고인과 공소외 2은 2016. 3. 13. 제주발 목포행 여객선에 함께 승선한 이후 각자 객실을 돌아다니면서 행사참가자들에게 인사하였는데, 피고인은 객실에서 △△△△△당 파이팅을 외치고 △△△△△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으며, 공소외 2도 객실에서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선거운동을 하기도 하였다.
② 이 사건 버스 안에는 □□산악회 회원뿐만 아니라 비회원과 △△△△△당 당원이 아닌 사람들도 다수 있어서 피고인으로서는 △△△△△당 및 그 소속 국회의원 후보자 공소외 2을 지지하거나 타당 소속 후보자를 반대하는 발언을 할 이유나 동기가 충분하였다.
③ 피고인이 이 사건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당을 지지해달라고 한 것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특정 정당 소속 후보자의 당선뿐만 아니라 특정 정당의 득표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보인다.
다. 2016. 3. 14.자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1) 녹음파일이 위법수집증거라는 주장 부분
(가) 1, 2차 녹음파일의 위법수집증거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8은 2016. 3. 14. ◁◁◁◁◁ 식당에서 피고인의 발언을 자신의 휴대폰 녹음기능을 통해 녹음한 사실, 공소외 8은 자신이 피고인의 발언을 녹음하였다는 것을 알고 찾아온 성명불상자에게 위 녹음을 들려준 사실, 한편 공소외 8의 휴대폰에 녹음된 녹음파일을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하여 보관하고 있던 성명불상자는 그 녹음파일을 재생한 상태에서 ○○경찰서 첩보수집 담당경찰관의 휴대폰의 녹음기능을 활성화시켜 자신의 휴대폰 위에 올려놓은 상태로 녹음하게 한 사실, 첩보수집 담당경찰관은 2016. 3. 16. ○○경찰서 지능팀장 공소외 10에게 위와 같이 수집한 녹음파일(‘1차 녹음파일’)을 건네준 사실, 2016. 3. 23. ▷▷▷ 방송국에서 1차 녹음파일과 일부 다른 내용의 녹음파일이 방송되자, 첩보수집 담당경찰관은 2016. 3. 24.경 성명불상자로부터 다시 녹음파일(‘2차 녹음파일’)을 제공받아 공소외 10에게 건네준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공소외 8은 성명불상자에게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녹음파일을 복제하여 주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전 사건 제1심법정에서, “‘녹음파일을 다운받아간 사람을 말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안 됩니다. 그 사람까지 힘들게 할 수 없습니다’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느냐?”라는 질문에 “기억을 잘 못하겠다.”라고 진술하였고, 한편 “이 사건 녹음파일을 다운받아간 사람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다운은 안 받았고, 잠깐 들었다.”라고 진술하였으며, “그 사람한테 복사해 준 적 있나요?”라는 물음에 “복사는 모르겠어요, 듣기만 한 것 같은데요.”라고 답하고, “경찰관에게 휴대폰을 임의제출하기 전에 휴대폰을 주어 녹음파일을 가져가도 좋다고 동의해준 적 있나요?”라는 물음에 “아니요.”라고 답하였다.
위 인정 사실과 공소외 8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성명불상자가 공소외 8의 동의에 기하여 공소외 8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원본 녹음파일을 복제하여 1, 2차 녹음파일을 만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나) 이 사건 녹음파일의 위법수집증거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1, 2차 녹음파일이 공소외 8의 동의 없이 수집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1, 2차 녹음파일 수집과정상 녹음자의 동의 부재와 이 사건 녹음파일 수집행위의 중간에 녹음자가 원본 녹음파일의 복제에 동의하면서 임의제출한 사정이 개입됨으로써 위와 같은 동의 부재와 이 사건 녹음파일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희석되었거나 단절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공소외 8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1, 2차 녹음파일을 입수한 성명불상자의 행위는 공소외 8이 성명불상자에게 피고인의 발언이 녹음된 사실을 알려주어 성명불상자가 원본 녹음파일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 과정에서 공소외 8의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의사가 침해된 정도는 그다지 중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② 공소외 8은 2016. 4. 14. 20:35경 경찰관 공소외 10으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원본 녹음파일을 삭제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같은 날 23:31경 다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휴대폰을 임의로 제출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그 제출을 거부하였고, 공소외 10이 사본만이라도 제출해달라고 하자 공소외 10의 휴대폰에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하여 녹음파일을 전송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공소외 8은 다음 날인 2016. 4. 15. 20:58경 ○○시♤♤지구대 앞에서 공소외 10에게 휴대폰을 임의제출하면서 원본 녹음파일에 대한 복제를 동의하였고, 공소외 10은 압수조서를 작성한 다음 원본 녹음파일을 CD에 복제하여 이 사건 녹음파일을 취득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원심법정에서 공소외 8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원본 녹음파일과 증거목록 33번 CD에 복제된 이 사건 녹음파일의 동일성을 인정하였다.
③ 경찰관 공소외 10은 위와 같은 참고인 조사 과정이나 휴대폰을 임의로 제출받는 과정에서 공소외 8에게 협박이나 강요 등 위법한 강제적 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수사기관이 우월적 지위에서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으며, 오히려 공소외 8이 당초 휴대폰의 임의제출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를 존중하여 녹음파일을 압수하지 않은 채 참고인 조사를 마치기도 하였다.
④ 이 사건 녹음파일의 수집행위는 1차 녹음파일 수집일로부터 약 1개월의 시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다.
2)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부분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공소외 2이 이 사건 모임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자리를 떠난 직후 피고인이 이 사건 모임에 뒤늦게 참석한 사실, 피고인이 이 사건 모임에서 한 발언 내용(① 지금 우리 ○○의 상황이 3파전이에요.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공소외 7 의원, 그 다음에 우리 지역의 정통야당 △△△△△당공소외 2 후보, 그리고 ◎◎·의 3선 군수를 한 무소속 공소외 11 후보. ② 그렇기 때문에 ○○에서 표를 갈라먹을 사람은 지금 공소외 7 후보하고 공소외 2 후보. 그러니까 3파전이지만 잘못하다가는 ◎◎·한테 뺏길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런 시점에서는 우리 공소외 2 후보가. ③ 우리가 과감하게 한 번 힘을 모아서 이번 총선에서 좌우간 △△△△△당이 그래도 잘 되어야 정권교체의 희망이 있는 것이지. ④ 한때는 호남 쪽에서 ▽▽▽ 당이 40% 지지가 넘었어요. 그러니까 그쪽으로 따라가면 그냥 국회의원 한 번 더 할 생각 하고, 그냥 탈당하고 떠난 사람들이 지금 코빠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정치인들은 정치할 자격이 없어요. 이런 것은 우리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⑤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의 힘이요. 그리고 이것이 정권대창출하고. ⑥ 이제는 △△△△△당으로 이렇게 해서 균형을 잘 잡고 그러면서 균형발전 하고 또 남북관계도 새로운 길을 열고 이것이 지금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서 더 여러분한테 간곡히 호소합니다), 피고인도 검찰에서 “아무래도 내가 팔이 안으로 굽고, 내 소속이 △△△△△당이기 때문에 △△△△△당의 지지 발언이라고 봐야지요. 공소외 2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당을 지지해달라는 건 공소외 2이 후보로 등록되었으니까 공소외 2을 지지하는 것으로 봐야지요.”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및 피고인이 위와 같이 발언을 한 시기가 지역구 국회의원 및 정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기 1개월 전이었고, △△△△△당에서 ○○·◎◎· 선거구의 △△△△△당 예비후보인 공소외 2에 대한 전략공천이 확정된 직후였던 점, 그리고 피고인의 발언은 공소외 2이 이 사건 모임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자리를 떠난 직후에 이루어진 점, 이 사건 모임 직전에 피고인의 수행비서와 공소외 2의 선거캠프 상황실장이 서로 수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보아 피고인도 공소외 2이 이 사건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 선거구에서 ◎◎· 출신 후보자 공소외 11과 △△△△△당을 탈당한 후보자 공소외 7이 당선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이 사건 모임의 참석자들이 ○○·◎◎· 선거구의 유권자들이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곧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뜻으로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점 등을 자세히 설시한 다음 피고인의 발언이 특정 정당 및 특정 후보자의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당시 이 사건 식당에서 피고인의 발언을 들은 참석자 중에는 이 사건 모임의 회원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초대한 비회원과 △△△△△당 당원이 아닌 사람이 상당수 있었던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당을 지지해달라고 한 것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특정 정당 소속 후보자의 당선뿐만 아니라 특정 정당의 득표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의 발언이 △△△△△당 및 그 소속 후보자인 공소외 2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오늘날 대의민주주의하에서 선거는 국민이 통치기관을 결정·구성하는 방법이고 선출된 대표자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주권주의 원리를 실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선거에서의 공정성 요청은 매우 중요하고 필연적이다. 이러한 선거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공직선거법 제9조는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은 공무원 등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사람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이는 유권자의 자유롭고 공개적인 의사형성과정에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개입 여지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피고인은 ○○시장으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인 지방공무원으로서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에 해당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당해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고 그 사무를 통할하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과 상시 접촉하면서 지역 현안을 일선에서 책임지는 한편, 선거구민들과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소속 공무원들을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지위 내지 권한, 직무기능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에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선거운동을 한다면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정당인으로서 정치활동의 자유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부담하는 선거중립의무가 더 강조되고 우선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중립으로 인하여 얻게 될 선거의 공정성은 매우 크고 중요한 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에서 감수하여야 할 표현의 자유 제한은 상당히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직 ○○시장인 피고인은 △△△△△당 소속이 아닌 사람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산악회의 행사와 청년들의 모임에서 단순히 사적인 지위에서 정국의 상황과 정세 등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이라는 지위에서 적극적으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의 득표와 그 소속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하여 특정 정당의 선거승리와 그 소속 후보자의 당선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을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자신과 공소외 2이 □□산악회의 한라산 등반행사 후 제주발 목포행 여객선에 함께 승선한 다음 각자 객실을 돌아다니면서 행사참가자들에게 인사하면서 △△△△△당 파이팅을 외치고 △△△△△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으며, 국회의원 총선기간 동안 봉사단체 등의 여러 모임에서 △△△△△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위와 같은 행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이는 이 사건 범행은 우연한 기회에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 다분히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것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피고인은 2010년에 당선된 ○○시장 선거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지지를 부탁할 목적으로 식사를 대접하였던 두 사람에게 현금 30만 원을 제공하였다는 공직선거법위반죄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음에도 다시 공직선거법위반 범행에 이른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작지 않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공소외 2을 지지해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은 점, 이 사건 범행 현장에 참석한 사람 중 상당수가 피고인이 속한 정당의 당원이었던 점, 결과적으로 공소외 2이 낙선하여 이 사건 범행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진구(재판장) 송호철 안영화 |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 제254조 제2항, 제255조 제1항 제2호, 제268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53조 제1항, 제326조 제3호, 제327조 제2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근아
【원심판결】
춘천지법 강릉지원 2017. 2. 16. 선고 2016노5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법원이 그 사건에 대하여 다시 심판을 한 후 재심의 판결을 선고하고 그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종전의 확정판결은 당연히 효력을 상실한다(대법원 2005. 9. 28.자 2004모453 결정 등 참조).
2. 기록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5. 7. 16.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죄 등으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어 2015. 11. 6.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이하 위 판결을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고 한다).
나. 제1심은 이 사건 확정판결에 의한 전과가 있는 피고인이 2016. 8. 4.부터 2016. 9. 20.까지 상해죄 등을 범하였다는 판시 범행이 이 사건 확정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이 끝난 후 3년 내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형법 제35조에서 정한 누범 가중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누범으로 가중처벌하였고,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다. 피고인은 누범전과인 이 사건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6재노20호로 진행된 재심개시절차에서 2017. 2. 27. 재심대상판결 중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선고하여 효력을 상실한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4. 12. 30. 법률 제12896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66조를 적용한 부분에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의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재심대상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이루어졌고, 이후 재심심판절차에서 2017. 4. 20.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이 선고되었으며(이하 ‘이 사건 재심판결’이라고 한다), 이 사건 재심판결은 2017. 7. 11. 확정되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확정판결은 제1심 판시 범행 후 이 사건 재심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됨으로써 당연히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더 이상 제1심 판시 범행이 이 사건 확정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이 끝난 후 3년 내에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제1심 판시 범행이 형법 제35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 및 이와 같은 결론의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4.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 | [1] 형사소송법 제435조, 제438조 / [2] 형법 제35조, 제257조 제1항, 제366조,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호(현행 삭제), 제3조 제1항(현행 삭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435조, 제43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변호사 홍강국 외 1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7. 6. 13. 선고 2016노501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의견서 등 서면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인 3이 일명 ‘최실장’에게 통장을 건네주고 대가를 받은 행위는 해당 접근매체에 대한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한 것으로서 전자금융거래법이 처벌하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 3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2) 피고인 3이 ‘최실장’에게 제1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통장에서 원심 별지 무죄 부분 범죄일람표 기재 각 통장을 제외한 나머지 69개 통장을 양도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전자금융거래법의 접근매체 양도 및 공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3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1)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양수는 양도인의 의사에 기하여 접근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것을 의미하고, 단지 대여 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는 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도14913 판결, 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400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에서 양도·양수가 문제 된 접근매체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를 비롯한 명의대여자들이 공모하여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그 행사 범행을 통하여 만들어 낸 이른바 유령법인 명의의 접근매체이다.
(나) 피고인 1이 피고인 2를 비롯한 명의대여자들로부터 유령법인 명의의 통장을 건네받은 행위는 피고인 1이 이미 그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가지고 있는 접근매체를 건네받은 것으로서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그 행사 범행의 공범 사이에서 이루어진 내부적인 전달행위에 불과하고, 양도인의 의사에 따라 해당 접근매체의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양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위 통장을 건네준 행위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로 접근매체의 ‘양도’로 보아 처벌할 수 없다.
(다) 한편 피고인 3은 피고인 1과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여 이를 판매하는 범행을 하기로 공모하고 피고인 1이 개설해 온 통장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을 뿐이고, 피고인 1로부터 통장을 매수한 후 이를 다시 매도하여 중간 차익을 얻는 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3이 피고인 1로부터 유령법인 명의의 통장을 건네받은 행위도 공범 사이에서 이루어진 내부적인 전달행위에 불과하고, 전자금융거래법의 ‘양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전자금융거래법의 접근매체 양도 및 양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에 의하면, 검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여기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에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면서 규범적 요소 또한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도639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고인 1, 피고인 3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가) 검사가 제1심에서 사기 방조 공소사실을 도박공간개설 방조 공소사실로 변경하였는데, 변경 전후의 공소사실 사이에 각 정범의 범죄를 구성하는 실행행위의 태양과 이에 대한 위 피고인들의 인식 내용이 전혀 달라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아니하므로, 변경 전의 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이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다고 볼 수 없어 위 공소장변경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다음, (나) 변경 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다)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변경 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 및 피고인 3에 대한 원심 별지 무죄 부분 범죄일람표 기재 각 통장의 양도로 인한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구체적인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 | [1]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 [2]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7. 4. 28. 선고 2016노137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가.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도7725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등 참조).
나. 종래에 헌법재판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일부 가중처벌 규정에 대하여 형법과 같은 기본법과 동일한 구성요건을 규정하면서도 법정형만 상향한 것은 형벌체계의 정당성과 균형을 잃어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되고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고, 2015. 9. 24.에도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형법상 폭행죄, 협박죄, 재물손괴죄를 범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는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06. 3. 24. 법률 제7891호로 개정되고, 2014. 12. 30. 법률 제128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중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 제283조 제1항(협박), 제366조(재물손괴등)의 죄를 범한 자”에 관한 부분과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4. 12. 30. 법률 제12896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중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 제283조 제1항(협박), 제366조(재물손괴등)의 죄를 범한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위헌이라고 결정하였다[헌법재판소 2015. 9. 24. 선고 2014헌바154, 398, 2015헌가3, 9, 14, 18, 20, 21, 25(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취지에 따라 위헌결정 대상조항 및 이와 유사한 가중처벌 규정을 둔 조항을 정비하기 위하여 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력행위처벌법’이라 한다)이 일부 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되었는데, 그 주요내용은 상습폭행 등 상습폭력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인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1항과, 흉기휴대폭행 등 특수폭력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인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제1항 및 제3항을 각 삭제하고, 이러한 삭제에 따라 공동폭력범죄의 가중처벌 규정과 누범 가중처벌 규정인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 제3항 및 제3조 제4항을 정비하는 것이었고, 이로써 기존의 집단 또는 상습 및 특수폭력범죄 등은 기본법인 형법의 각 해당 조항으로만 처벌될 뿐 더 이상 폭력행위처벌법에 따라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제공 또는 알선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은 집단 또는 상습 및 특수폭력범죄 등을 저지를 우려가 있는 사람을 처벌함으로써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법률 제정 시부터 현재까지 실질적인 내용의 변경 없이 그대로 유지되어 왔고, 이러한 폭력행위처벌법위반(우범자)죄는 대상범죄인 ‘이 법에 규정된 범죄’의 예비죄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 이러한 형벌규정 해석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와 폭력행위처벌법의 개정경위와 내용,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의 입법 취지와 문언의 체계, 폭력행위처벌법위반(우범자)죄의 성격과 성립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규정된 범죄’라고 함은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라. 한편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의 ‘휴대’라 함은 범죄현장에서 사용할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몸 또는 몸 가까이에 소지하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도381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를 휴대하고 있었다면 다른 구체적인 범죄행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휴대행위 자체에 의하여 폭력행위처벌법위반(우범자)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이지만(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3875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439 판결 등 참조),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83. 9. 13. 선고 83도1323 판결, 대법원 1998. 4. 14. 선고 98도286 판결 참조).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력행위처벌법위반(우범자)의 점(이하 ‘이 부분 공소사실’이라 한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16. 6. 14. 12:20경 공소외인이 사용하던 칼을 빼앗으려 하다가 여의치 않자 자신의 집으로 가 위험한 물건인 과도(칼날 길이 22cm)를 들고 와 정당한 이유 없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것이다.
3. 가.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에 해당함을 이유로 기소하였으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폭력행위처벌법 중 어떠한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과도를 휴대하였는지에 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다.
(2)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당시 과도를 소지한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구체적으로 폭력행위처벌법 중 어떠한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과도를 소지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았다.
(3) 피고인이 공소외인과 다툰 직후 자신의 집에서 과도를 가지고 와 이를 소지하게 되었으나, 더 나아가 당시 피고인에게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를 실제로 범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고, 피고인은 과거에 현행 폭력행위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전력도 없다.
나.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피고인이 당시 형법상의 폭력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과도를 소지하였더라도 이러한 범죄는 2016. 1. 6. 법률개정에 따라 더 이상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규정된 범죄’가 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을 폭력행위처벌법위반(우범자)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의 해석 및 폭력행위처벌법위반(우범자)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박상옥 박정화(주심) |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60조 제1항, 제283조 제1항, 제366조,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4. 12. 30. 법률 제128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현행 삭제),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현행 삭제), 제2항, 제3항, 제3조 제1항(현행 삭제), 제3항(현행 삭제), 제4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7조 / [2]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7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택승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7. 6. 21. 선고 2017노13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절도의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증거능력 및 증명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리고 원심의 양형판단에 죄형균형의 원칙 내지 책임주의 원칙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사법경찰관 등이 체포영장을 소지하고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해서는 체포영장을 피의자에게 제시하고(형사소송법 제200조의6, 제85조 제1항),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이와 같은 체포영장의 제시나 고지 등은 체포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가기 이전에 미리 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달아나는 피의자를 쫓아가 붙들거나 폭력으로 대항하는 피의자를 실력으로 제압하는 경우에는 붙들거나 제압하는 과정에서 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일단 붙들거나 제압한 후에 지체 없이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006 판결 등 참조).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한다. 이때 적법한 공무집행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킨다. 경찰관이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실력으로 피의자를 체포하려고 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경찰관의 체포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을 벗어나 불법하게 체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 피의자가 그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경찰관들과 마주하자마자 도망가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먼저 폭력을 행사하며 대항한 바 없는 등 경찰관들이 체포를 위한 실력행사에 나아가기 전에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할 여유가 있었음에도 애초부터 미란다 원칙을 체포 후에 고지할 생각으로 먼저 체포행위에 나선 경찰관들의 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무집행방해, 상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체포절차의 적법성, 정당방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고영한 권순일 조재연(주심) | [1] 형사소송법 제85조 제1항, 제200조의5, 제200조의6 / [2] 형법 제21조, 제136조, 제257조 / [3] 형법 제21조 제1항, 제136조 제1항, 제25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과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경호 외 3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5. 7. 27. 선고 2015노10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관련 규정 및 법리는 다음과 같다.
가) 대한민국헌법 제12조 제3항 본문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4조 제1항 본문, 형사소송규칙 제58조는 압수·수색영장에 피의자의 성명, 죄명,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 신체, 물건, 발부연월일, 유효기간과 그 기간을 경과하면 집행에 착수하지 못하며 영장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 및 압수·수색의 사유를 기재하고 영장을 발부하는 법관이 서명날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우에 피압수자에게 반드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방지하여 영장주의 원칙을 절차적으로 보장하고,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물건, 장소, 신체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하도록 하여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권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준항고 등 피압수자의 불복신청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과 영장 제시 제도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은 피압수자로 하여금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라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형사소송법이 압수·수색영장에 필요적으로 기재하도록 정한 사항이나 그와 일체를 이루는 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나아가 압수·수색영장은 현장에서 피압수자가 여러 명일 경우에는 그들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영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에 착수하면서 그 장소의 관리책임자에게 영장을 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를 압수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사람에게 따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나)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피압수자 또는 변호인은 그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어 전자정보가 담긴 저장매체 또는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이하 ‘복제본’이라고 한다)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복제·탐색·출력하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만약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피압수자 측이 참여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거나 절차 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과정의 성질과 내용 등에 비추어 피압수자 측에 절차 참여를 보장한 취지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고, 비록 수사기관이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을 복제·출력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9조는 ‘수사기관이 증거물 등을 압수한 경우에는 목록을 작성하여 피압수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다)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다만 수사기관의 증거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 사안이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하여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참조). 그리고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위반 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가) 청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청주지방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 2014. 5. 21. 영장담당판사로부터 피의자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관하여 ○○군청 내 사무실에 보관 중이거나 현존하는 자료나 전자정보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하 ‘이 사건 영장’이라고 한다)을 발부받았다.
나) 이 사건 영장 기재에 의하면,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 방법에 대해 ‘저장매체의 소재지에서 수색·검증 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을 문서로 출력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복사하는 방법으로 압수할 수 있고, 출력·복사에 의한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한하여 저장매체의 전부를 복제할 수 있으며, 집행현장에서의 복제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때에 한하여 피압수자 등의 참여하에 저장매체원본을 봉인하여 저장매체의 소재지 이외의 장소로 반출할 수 있다. 휴대전화는 10일 이내에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제한이 있다.
다)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사법경찰관은 2014. 5. 22. 10:20경부터 13:00경까지 충북 (주소 생략)에 있는 ○○군청 비서실에서 부군수 공소외 5, 비서실장 공소외 1, 공무원 공소외 4가 참여한 가운데 이 사건 영장을 집행하였고, ○○군청 행정과 사무실에서 행정과장, 공소외 6 등이 참여한 가운데 위 영장을 집행하여 위 각 사무실에 있는 공소외 1, 공소외 4, 공소외 3, 공소외 2, 공소외 6, 공소외 7의 컴퓨터 본체와 공소외 1, 공소외 4, 공소외 3, 공소외 2의 USB 저장매체 원본을 반출하는 방법으로 이를 압수하는 한편, 공소외 1, 공소외 4, 공소외 2의 휴대전화와 업무일지, 지역여론·동향보고 서류(증거목록 순번 120. 이하 ‘이 사건 동향보고 서류’라고 한다) 등을 압수하였다.
라) 위 영장 집행 과정에서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사법경찰관은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영장 기재 혐의사실의 주요 부분을 요약해서 고지하면서 위 영장 첫 페이지와 공소외 1에 관한 범죄사실이 기재된 부분을 보여 주었으나, 공소외 1이 위 영장의 나머지 부분을 넘겨서 확인하려고 하자 뒤로 넘기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공소외 1은 이 사건 영장의 내용 중 나머지 압수·수색·검증할 물건, 압수·수색·검증할 장소, 압수·수색·검증을 필요로 하는 사유, 압수 대상 및 방법의 제한 등이 기재된 부분을 확인하지 못하였다.
마)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사법경찰관은 압수한 공소외 1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통화내역, 문자메시지·SNS 송수신 내용, 사진 및 문서 파일 등(증거목록 순번 135. 이하 ‘이 사건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이라고 한다)을 출력하였다. 위와 같은 공소외 1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탐색·출력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이자 피압수자인 공소외 1에게 참여권을 보장해 주지 않았고, 압수된 전자정보의 목록을 작성·교부하지도 않았으며, 압수한 날부터 10일을 초과한 2014. 6. 9.경에야 휴대전화를 반환하였다.
바) 그 후 사법경찰관과 검사는 위와 같이 압수한 이 사건 동향보고 서류와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을 제시한 상태에서 공소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공소외 8에 대한 진술조서 등(증거목록 순번 45, 48, 57, 96. 이하 ‘이 사건 조서’라고 한다)을 작성하였다.
사) 원심은 이 사건 동향보고 서류,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 및 이 사건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이를 증거로 채택하고[다만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96) 중 원심이 증거능력을 부정한 ‘결혼식 정리문건’을 제시받고 진술한 부분의 증거능력은 부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하여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배부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위 동향보고 서류,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과 이 사건 조서의 일부(증거목록 순번 45, 96)를 유죄의 증거로 거시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가)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사법경찰관이 이 사건 영장의 피압수자인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영장을 제시하면서 표지에 해당하는 첫 페이지와 공소외 1의 혐의사실이 기재된 부분만을 보여 주고, 이 사건 영장의 내용 중 압수·수색·검증할 물건, 압수·수색·검증할 장소, 압수·수색·검증을 필요로 하는 사유, 압수 대상 및 방법의 제한 등 필요적 기재 사항 및 그와 일체를 이루는 부분을 확인하지 못하게 한 것은 이 사건 영장을 집행할 때 피압수자인 공소외 1이 그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사법경찰관의 공소외 1에 대한 이 사건 영장 제시는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에 따른 적법한 압수·수색영장의 제시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영장에 따라 압수된 이 사건 동향보고 서류, 공소외 1의 휴대전화 역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나) 한편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사법경찰관은 위와 같이 위법하게 압수한 공소외 1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 사건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을 출력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이자 피압수자인 공소외 1에게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고, 압수된 전자정보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여 교부하지도 않았으며, 휴대전화를 10일 내에 반환하라는 영장 기재 제한을 위반하였다.
이 사건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전자정보 저장매체로서 휴대전화의 압수가 적법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이라는 면에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동향보고 서류와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예외적으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위법수집증거의 2차적 증거인 이 사건 조서는 앞서 본 절차적 위법과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어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4) 그럼에도 공소외 1에 대한 이 사건 영장의 제시, 이 사건 동향보고 서류와 공소외 1 휴대전화의 압수, 공소외 1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탐색·출력행위가 모두 적법하다고 보아 이 사건 동향보고 서류, 공소외 1 휴대전화 출력물과 이 사건 조서 일부(증거 순번 45, 96)의 증거능력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압수·수색영장의 제시,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압수 절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피고인에 대한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배부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범죄사실(이유무죄 부분 제외)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결국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발송 초청장 4,996매 중 매수 불상의 도달되지 않은 초청장을 제외한 나머지 매수 불상의 초청장이 도달되었던 부분에 한하여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소정의 배부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 제4점에 대하여
1)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앞서 본 2008도114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무죄에 관한 자료로 제출한 서증 가운데 도리어 유죄임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다고 하여도, 법원은 상대방의 원용(동의)이 없는 한 그 서류의 진정성립 여부 등을 조사하고 아울러 그 서류에 대한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의견과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그 서증을 유죄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다. 그러나 해당 서류를 제출한 당사자는 그것을 증거로 함에 동의하고 있음이 명백한 것이므로 상대방인 검사의 원용이 있으면 그 서증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2155 판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① 피고인의 제1심과 원심에서의 법정진술 및 공소외 1의 원심 증언은 위법하게 수집된 압수물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 또는 희석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② 증거목록 순번 162 내지 169의 각 소명서는 이 사건 영장 집행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원심 법정에 제출하였는데 검사가 이를 원용하여 증거로 제출한 것이어서 인과관계가 단절 내지 희석되었다고 보아 위 각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에 대한 기부행위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법수집증거를 기초로 수집한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변호인이 제출한 참고자료에 관한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1항에 따라 신청한 청주지방검찰청 2014형제24494호와 2013형제28446호 사건기록에 대한 등사신청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2항에 근거하여 일부는 인용하고 일부는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2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9에 대한 기부행위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 진술에 대한 증거능력 있는 보강증거가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발송 초청장 4,996매 중 실제로 도달되었음을 확인할 수 없는 매수 불상의 초청장 배부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부분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배부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배부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직권 판단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은 항소심은 항소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제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어 피고인이 항소하였는데, 원심이 판결 이유에서는 이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이 항소이유를 모두 철회하였다고 판단하면서도 주문에서는 항소기각의 선고를 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4도643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에서 파기되어야 한다. 한편 소송기록과 원심법원과 제1심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이 부분 사건에 대하여 항소이유를 모두 철회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에 의하여 이 법원이 직접 판결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 중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박상옥 | [1] 헌법 제12조 제3항,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1항, 제118조, 제219조, 형사소송규칙 제58조 /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18조, 제121조, 제219조 / [3]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08조의2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율리 담당변호사 신하용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5. 19. 선고 2017노28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세법 제282조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몰수할 물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몰수할 수 없는 물품의 범칙 당시의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한 금액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국내도매가격’은 도매업자가 수입물품을 무역업자로부터 매수하여 국내도매시장에서 공정한 거래방법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가격으로서(관세법 시행령 제266조), 물품의 도착원가에 관세 등의 제세금과 통관절차비용, 기업의 적정이윤까지 포함한 국내 도매물가시세인 가격을 뜻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8401 판결 등 참조). 한편 시가역산율표에 의한 국내도매가격의 산정 방법은 수입항 도착가격 또는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관세 등의 제세금과 통관절차비용, 기업의 적정이윤까지 포함한 국내도매가격을 산정하는 것이나, 이러한 방식에 의하여 산정한 가격이 실제의 국내도매가격과 차이가 있다는 유력한 자료가 있다면 이러한 방식으로 국내도매가격을 산정하는 것은 위법하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6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몰수의 취지가 범죄에 의한 이득의 박탈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추징도 이러한 몰수의 취지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몰수하기 불능한 때에 추징하여야 할 가액은 범인이 그 물건을 보유하고 있다가 몰수의 선고를 받았더라면 잃게 될 이득상당액을 의미하므로(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352 판결 참조), 추징하여야 할 가액이 몰수의 선고를 받았더라면 잃게 될 이득상당액을 초과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제1심은 피고인이 취득한 밀수입 중국산 녹두 7,000kg(이하 ‘이 사건 밀수입 녹두’라 한다)에 대하여 국내도착가격 12,266,290원에 미추천 관세율 607.5%를 적용하여 시가역산율표의 방식에 의하여 국내도매가격을 90,861,400원으로 산정하였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러한 국내도매가격 산정이 위법하지 아니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런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1) 수입농산물 추천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유통공사’라 한다)의 추천을 받아 수입하는 녹두(이하 ‘추천 수입 녹두’라 한다)의 관세율은 30%이고, 그 추천을 받지 아니한 수입 녹두(이하 ‘미추천 수입 녹두’라 한다)의 관세율은 607.5%이다.
(2) 범칙물품 가격에 대한 조사 등 수사보고, 원심의 유통공사 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중국산 녹두를 취득한 2014. 7. 31. 당시 유통공사가 공시한 추천 수입 녹두의 국내도매가격은 1kg당 4,825원 내지 4,850원이고, 국내산 녹두 상품(上品) 등급의 국내도매가격은 1kg당 8,250원이다.
나. 제1심이 시가역산율표에 의한 방식으로 산정한 이 사건 밀수입 녹두의 국내도매가격은 1kg당 12,980원(이하 ‘이 사건 역추산 가격’이라 한다)으로 추천 수입 녹두의 국내도매가격은 물론 국내산 녹두 상품 등급의 국내도매가격보다도 현저하게 높다. 그러나 이 사건 밀수입 녹두와 추천 수입 녹두가 그 품질이나 거래되는 시장이 서로 다르다거나 그 밖에 공정한 거래방법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가격이 별도로 존재할 것이라고 볼 만한 증거는 없고, 오히려 일반 경험칙상 밀수입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추천 수입 녹두의 2배를 훨씬 넘는 이 사건 역추산 가격으로 이 사건 밀수입 녹두가 판매될 수는 없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역추산 가격을 이 사건 밀수입 녹두에 대한 실제의 국내도매가격으로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밀수입 녹두의 실제 국내도매가격은 추천 수입 녹두의 국내도매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 그리고 피고인이 이 사건 밀수입 녹두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수입 녹두로서 국내도매시장에서 판매하여 추천 수입 녹두와 같은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므로, 그 물건을 보유하고 있다가 몰수의 선고를 받았더라면 잃게 될 이익상당액 역시 추천 수입 녹두의 국내도매가격 상당액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4.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밀수입 녹두의 실제 국내도매가격은 추천 수입 녹두의 국내도매가격과 대등하다고 봄이 타당하고, 위 수사보고 및 사실조회 회신은 시가역산율표의 방식에 의하여 산정한 이 사건 역추산 가격이 실제의 국내도매가격과 차이가 있다는 유력한 자료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시가역산율표의 방식에 의하여 이 사건 밀수입 녹두의 국내도매가격을 산정하는 것은 위법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므로, 관세법이 정한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한 금액의 추징 및 그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 | 관세법 제241조 제1항, 제269조 제2항 제2호, 제274조 제1항 제1호, 제282조 제1항, 제2항, 제3항, 관세법 시행령 제26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과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지평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5. 17. 선고 2015노34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벌금 납부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 한다) 위반(횡령)의 점
원심은 ① 피고인 2가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 명의의 계좌에서 인출한 돈으로 피고인 1에게 부과된 벌금을 납부한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1 회사의 회계팀장이었던 공소외 2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는 점, ②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이사에게 대표이사 개인의 벌금을 납부하도록 지시하였다면 대표이사의 별다른 구체적 지시가 없는 한 회사 자금으로 벌금 문제를 해결하리라는 점에 대하여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묵인하였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상 타당한 점, ③ 반면 피고인 1은 피고인 2에게 자신의 차명계좌에 있는 자금으로 벌금을 납부하라고 지시하였고 그 지시대로 납부하였다는 피고인 2의 말을 믿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 1이 일부 차명계좌 이외에는 자신의 차명계좌를 직접 관리하였는데 굳이 피고인 2가 관리하는 차명계좌를 통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 자금을 마련하도록 피고인 2에게 지시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고, 피고인 2로부터 벌금 납부 보고를 받고도 어느 계좌에서 자금을 마련하였는지 그 인출내역을 확인하지 않은 채 그의 말만 믿었다는 것은 벌금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납득하기 어려워,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④ 또한 피고인 1은 피고인 2가 피고인 1의 차명계좌에서 벌금 상당액을 인출하여 유용한 후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으로 벌금을 납부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주장하나, 피고인 2가 피고인 1의 차명계좌 중 어느 계좌에서 벌금 납부 명목의 돈을 인출하여 유용하였다는 것인지 분명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어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사재판에서의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경험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각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에 관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위반의 점
구 자본시장법(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4조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미공개중요정보를 인식한 상태에서 특정증권 등의 매매나 그 밖의 거래를 한 경우에 그 거래가 전적으로 미공개중요정보 때문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공개중요정보가 거래를 하게 된 요인의 하나라고 인정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여 거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031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공소외 1 회사의 2009 사업연도 결산 결과 40여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그 다음 날부터 정보공개일 전날까지 차명계좌를 통해 보유하던 공소외 1 회사 주식을 매도한 점, 매도한 주식의 수량과 이로 인한 손실 회피 금액이 적지 않은 점, 피고인 1도 적자 공시가 발표되면 해당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던 점, 피고인 1과 공소외 3, 공소외 4의 친분관계, 피고인 1이 공소외 3, 공소외 4에게 공소외 1 회사의 적자 발생을 알려준 시기와 공소외 3, 공소외 4가 주식을 처분한 시점과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미공개중요정보를 거래에 이용하고 공소외 3, 공소외 4로 하여금 이용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본시장법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인과관계, 고의, 미공개정보제공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경험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원심의 양형 판단 부분에 관한 주장 제외)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점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영리의 목적’이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과세자료의 거래를 통하여 조세를 포탈함으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얻고자 하는 목적이나 부정한 이익을 얻으려는 범행의 수단으로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아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하려는 목적도 여기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도146 판결 등 참조)는 법리를 설시한 다음,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2가 허위 매출·매입세금계산서를 각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 2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주가 부양 등을 위하여 공소외 1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인위적으로 신장시키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는 것이어서 영리의 목적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법령을 위반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7번 관련 횡령의 점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단독범행인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의 점 중 원심에서 공소장변경으로 추가된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7번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나.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8번 관련 횡령의 점
1)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하고(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등 참조), 보관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여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재물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3도658 판결 등 참조).
2)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가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11. 10. 4. 공소외 1 회사 계좌에서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5 회사’라고 한다)에 대여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하도록 한 후 2011. 10. 7. 공소외 5 회사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아 이를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3) 원심은, 피고인 2가 자신이 단독으로 횡령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자금을 마련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증거에 의하여 ① 2011. 10. 4. 공소외 1 회사 계좌에서 공소외 5 회사의 계좌로 1억 원이 송금된 사실, ② 공소외 5 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6은 피고인 2의 요청을 받고 같은 날 위 공소외 5 회사의 계좌에서 공소외 6 명의의 계좌로 1억 원을 이체한 뒤, 2011. 10. 5. 공소외 6의 처 명의의 계좌로 5,000만 원을, 2011. 10. 6. 공소외 7의 아버지 명의의 계좌로 2,500만 원을 각 이체한 후, 2011. 10. 7. 공소외 6 명의 계좌에서 2,500만 원, 공소외 7 명의 계좌에서 5,000만 원, 공소외 8 명의 계좌에서 2,500만 원을 각 100만 원권 수표로 총 1억 원을 인출한 사실, ③ 피고인 2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1 회사의 직원 공소외 9가 2011. 10. 7. 공소외 7로부터 위 1억 원을 전달받은 사실, ④ 위 1억 원은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의 지인들이 대부분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4)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는 공소외 6에게 공소외 1 회사의 계좌에서 공소외 5 회사의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할 테니 이를 즉시 다른 계좌로 이체한 후 인출하여 반환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공소외 6으로부터 반환받은 1억 원은 공소외 1 회사가 아니라 공소외 1 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의 지인들이 대부분 사용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피고인 2의 행위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소유자인 공소외 1 회사의 이익에 반하여 재물을 처분하는 불법영득의사를 실현시키는 행위로서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5)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도, 위 1억 원은 피고인 1의 지인들이 대부분 사용하였던 점과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자금을 마련한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인 2의 변소내용만을 근거로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법리에 따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공소장변경신청 불허결정의 적법성 여부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에는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에 대하여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허가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제370조에 따라 항소심에서의 공판절차에도 위 규정이 준용되지만 공소장변경의 시기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4항에는 법원은 공소장변경이 피고인의 불이익을 증가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직권 또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청구에 의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필요한 방어의 준비를 하게 하기 위하여 결정으로 필요한 기간 공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변경된 공소사실이 변경 전의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다면 그것이 새로운 공소의 추가적 제기와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도 공소장변경을 할 수 있다(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도3297 판결 등 참조). 항소심에서 공소장변경을 하더라도 제1심에서 판단한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기 때문에 그 변경된 공소사실의 기초를 이루는 사실관계는 제1심에서 이미 심리되었으므로, 항소심에서의 공소장변경이 피고인의 심급의 이익을 박탈한다고 보기도 어렵다(헌법재판소 2012. 5. 31. 선고 2010헌바12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이 사건에서 검사는 원심 제8회 공판기일 전에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 중 단독범행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사실을 추가하겠다며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허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다가 제10회 공판기일에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항소심에서의 공소장변경이 무제한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위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은 시기적으로 볼 때 지나치게 늦고, 변경된 공소사실의 내용은 다수의 범행을 추가하고 전체 횡령 금액도 두 배 이상 늘리는 것이며 행위의 태양도 제각각이어서 단기간 내에 심리를 마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이를 허가할 경우 피고인의 심급의 이익과 방어의 기회를 현저하게 해칠 우려가 크고 심리부담의 증가와 심리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들어 위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불허하였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여 살펴보면, 항소심에서도 검사가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면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지에 대하여 먼저 심리한 후 그 동일성이 인정된다면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야 하는데도,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를 불허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단독범행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의 점에 관한 유죄부분과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8번 이유무죄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한다. 다만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7번 기재 공소사실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고, 원심은 위 유죄부분의 공소사실이 피고인 2에 대한 공동범행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 특정범죄가중법위반,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에 대한 각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의 양형 판단 부분에 관한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1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박상옥 |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4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 [3] 헌법 제2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제4항, 제370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7. 7. 6. 선고 2016노13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울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에 관하여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형법 제40조). 여기에서 1개의 행위라 함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73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상상적 경합 관계의 경우에는 그중 1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다른 죄에 대하여도 미친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도10233 판결 등 참조).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의 점은 “피고인 1이 2015. 4. 16. 13:10경부터 14:30경까지 울산 울주군 (주소 생략)에 있는 ○○○○ 사무실에서 직원 6명가량이 있는 가운데 직원들에게 ‘내가 자식만 없으면 피를 토하고 죽어야겠다, 내를 나가라 마라 하지마라, 나는 원푸드 사무실 못나간다, 경찰 오면 끌려 나가께, 그전에는 못나간다, 너그는 너그 일이나 봐라’는 등의 행패를 하면서 약 1시간 20분에 걸쳐 피해자 공소외 1의 ○○○○ 업무를 방해하였다.”라는 것이다(이하 ‘이 사건 업무방해의 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피고인 1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울산지방법원 2015. 11. 20. 선고 2015고정1165 판결(이하 ‘확정판결’이라고 한다)의 범죄사실 중에는 “피고인 1이 2015. 4. 16. 13:30경부터 15:00경 사이에 울산 울주군 (주소 생략)에 있는 ○○○○ 사무실에 찾아와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과 일반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피해자들에게 ‘배웠다는 놈들이 좃 같은데 와서, 니네 부모가 불쌍하다, 마음 같아서는 부모 욕이라도 하고 싶다’라고 욕설을 하는 등 큰소리를 지르고 돌아다니는 등 위력으로 피해자들의 회사 업무를 방해하였다.”라는 업무방해죄의 범죄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업무방해의 점과 확정판결 중 업무방해죄의 범죄사실은 그 범행일시와 장소가 동일하다. 범행시간에 근소한 차이가 있으나 같은 시간대에 있었던 일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각 범행내용 역시 이 사건 업무방해의 점은 ‘직원들을 상대로 행패를 부렸다’는 것이고, 확정판결의 범죄사실은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도 욕설을 하는 등 큰소리를 지르고 돌아다녔다’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결국 이 사건 업무방해의 점과 확정판결의 범죄사실은 동일한 기회에, 동일한 장소에서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행위로서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렇다면 양자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고,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업무방해의 점에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를 간과한 채 이 사건 업무방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상적 경합 관계, 확정판결의 기판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업무방해의 점을 파기하되, 이 부분은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한다.
2. 피고인 2의 상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방해죄, 정당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2에 대하여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고영한 권순일 조재연(주심) | [1] 형법 제40조,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 [2] 형법 제40조, 제31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6. 12. 22. 선고 2015노114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은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제3항은 “제2항에 따른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음주운전의 혐의가 있는 운전자에 대하여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따른 호흡측정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에 따라 과학적이고 중립적인 호흡측정 수치가 도출된 이상 다시 음주측정을 할 필요가 사라졌으므로 운전자의 불복이 없는 한 다시 음주측정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도16051 판결 참조). 또한 위와 같은 도로교통법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호흡측정 방식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경찰공무원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혈액채취의 방법을 통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다시 측정할 수 있다는 취지를 운전자에게 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위드마크 공식은 운전자가 음주한 상태에서 운전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한 경험법칙에 의한 증거수집 방법에 불과하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8387 판결 참조). 따라서 경찰공무원에게 위드마크 공식의 존재 및 나아가 호흡측정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운전 처벌기준 수치에 미달하였더라도 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역추산 방식에 의하여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출할 경우 그 결과가 음주운전 처벌기준 수치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를 운전자에게 미리 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은 2015. 6. 6. 20:30까지 소주 2병을 마셨고, 그 다음 날인 2015. 6. 7. 05:30경부터 덤프트럭을 운전하다가 같은 날 06:38경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②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후인 2015. 6. 7. 07:26경 피고인에 대하여 호흡측정에 의한 방법으로 음주측정을 한 결과,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47%로 측정되었다. 이에 경찰공무원은 별다른 조치 없이 피고인을 귀가하게 하였다.
③ 경찰공무원은 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역추산 방식을 이용하여 위 호흡측정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기초로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53%(= 0.047% + 0.008% × 48분/60분)로 산출하였다. 검사는 이를 토대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은 피고인이 호흡측정 결과에 불복하여 혈액채취 등의 방법에 의한 재측정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위 호흡측정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가 피고인의 실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도 없다. 따라서 경찰공무원이 호흡측정 이후 피고인에게 혈액채취의 방법을 통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다시 측정할 수 있다거나, 위드마크 공식의 존재 및 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역추산 방식에 의하여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출할 경우 그 결과가 음주운전 처벌기준 수치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를 운전자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한 호흡측정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0.047%)의 증명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호흡측정 방식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경찰공무원이 피고인에게 혈액채취의 방법을 통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다시 측정할 수 있다는 취지를 고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만약 피고인이 당시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역추산 방식에 의하여 음주운전으로 입건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다면 혈액채취를 요구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임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피고인을 귀가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은 혈액채취의 방법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기회를 박탈당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호흡측정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0.047%)는 그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 제3항 및 혈중알코올농도의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박상옥(주심) 박정화 | [1]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48조의2 제2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 [2]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48조의2 제2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비케이 담당변호사 박현섭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4. 7. 18. 선고 2014노96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피고인은 공소외 1과 2억 원씩 투자하여 타이어 매장을 동업하기로 약정하고 2011. 7. 14.경 피해자 회사를 설립하여 자신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인은 동업약정에 따른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부친인 공소외 2로부터 2011. 6. 15.경 1억 원, 2011. 7. 15. 3,000만 원, 2011. 9. 20. 7,000만 원 합계 2억 원을 차용하였는데, 2011. 7. 15.경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2로부터 3,000만 원을 차용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2011. 7. 27.경 같은 곳에서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2011. 9. 20.경 같은 곳에서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2로부터 7,000만 원을 차용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각 작성하여 주었고, 그 무렵 피해자 회사 명의로 위 차용금 총액에 해당하는 2억 원을 액면으로 하는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공증해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2억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고, 공소외 2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다.
2. 원심 판단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자신의 채권자인 공소외 2에게 개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피해자 회사 명의 차용증을 작성·교부하고 약속어음공정증서를 발행해 준 행위는 대표권을 남용한 행위에 해당하고, 공소사실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차용증과 약속어음공정증서상의 채권자이자 피고인의 부친인 공소외 2로서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영리 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하여 차용증 등을 작성해 준다는 것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피해자 회사 명의의 차용증 등을 작성해 준 것은 모두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사용자책임 또는 법인의 불법행위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여지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차용증 등 발행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할 수 없어 배임죄가 성립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1490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214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공소외 2가 무효인 약속어음공정증서 채권을 채무명의로 삼아 피해자 회사 소유의 재산에 채권압류 및 전부·추심명령을 받아 집행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8110 판결 참조). 결국 피고인은 무죄이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로, 즉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나 의사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개시한 때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배임죄는 기수가 된다(형법 제355조 제2항). 그런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임무위배행위는 민사재판에서 법질서에 위배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고, 그 결과 본인에게도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지거나 본인이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등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를 인정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또는 배임죄의 보호법익인 피해자의 재산상 이익의 침해 여부는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그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이,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가 대표이사의 대표권을 남용한 때에 해당하고 그 행위의 상대방으로서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영리 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하여 차용증 등을 작성해 준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이유로 그 행위가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원심이, 이 사건에서 임무위배행위의 상대방인 공소외 2가 피고인이 작성하여 준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채무명의로 삼아 피해자 회사의 재산에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고 나아가 실제로 채권을 변제받았다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2는 피고인이 작성하여 준 약속어음공정증서에 기하여 2012. 3. 30.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타채9977호로 피해자 회사의 공소외 3 재단법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중 2억 원에 이르기까지의 금액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사실, 위 압류 및 전부명령은 2012. 5. 10. 확정되었고, 공소외 2는 확정된 위 압류 및 전부명령에 기하여 공소외 3 재단법인으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중 1억 2,30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또는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배임죄의 기수를 인정하는 것이 옳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 전부명령이 확정된 후 그 집행권원인 집행증서의 기초가 된 법률행위 중 전부 또는 일부에 무효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집행채권자인 공소외 2가 집행채무자인 피해자 회사에 부당이득 상당액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하더라도(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70024 판결 참조), 이러한 사유를 들어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8110 판결 등은 모두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법률상 무효라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 및 기수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 | [1]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9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기성 외 2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4. 9. 3. 선고 2014노78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이 지난 후에 피고인이 제출한 보충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개발제한구역법’이라고 한다) 제30조 제1항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사람이 이를 위반한 경우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같은 법 제32조 제2호에서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정명령이 적법한 것이라야 한다. 따라서 그 시정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더라도 위법하다고 인정되는 한 같은 법 제32조 제2호의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고(대법원 1992. 8. 18. 선고 90도1709 판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도16109 판결 등 참조), 시정명령이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위법한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나. 제1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김해시장이 2013. 4. 10. 피고인에게 무단 벌채한 죽목을 2013. 4. 24.까지 원상복구하라는 취지의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이라고 한다)을 하면서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증거가 없어 이 사건 시정명령이 위법하므로, 피고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 제2호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시정명령은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그 하자가 치유될 여지도 없으므로 이 사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 제2호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고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 제2호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죽목을 벌채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법 제16조의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박상옥 박정화(주심) |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0조 제1항, 제32조 제2호,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6. 12. 15. 선고 2014노83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병역법(2014. 5. 9. 법률 제125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병역법’이라고 한다) 제88조 제1항 제2호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6조 제1항은 지방병무청장은 병역의무자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통지서를 우편 또는 교부의 방법이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송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병역법 시행령(2016. 6. 14. 대통령령 제27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병역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53조 제1항은 지방병무청장은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의 소집 통지서를 소집기일 30일 전까지 본인에게 송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사회복무요원 별도 소집 대상자에 대해서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의 송부기간 및 송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병역법 시행령 제129조 제1항, 제4항에 따르면, 질병으로 병역의무의 이행이 어려운 사람은 병역의무이행기일을 연기할 수 있고, 입영 등의 기일을 연기받으려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그 기일 5일 전까지 연기원서를 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다만 그 사유가 갑자기 발생하여 연기원서를 제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지방병무청장에게 전신·전화 등의 방법으로 신고한 후 3일 이내에 연기원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2.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2. 1. 30.경 공익근무요원(2013. 12. 4. 병역법 개정에 따라 사회복무요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교육소집에 응하여 입영하였다가 2012. 2. 17.경 허리통증으로 인한 교육시간 미달을 이유로 퇴영 조치된 사실, ② 피고인은 2012. 12.경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자 2013. 1. 4. 강원지방병무청에 병사용 진단서(병명 요추간판탈출증 의증)를 첨부하여 질병으로 인한 소집연기신청을 하여 소집기일이 연기된 사실, ③ 피고인은 사회복무요원 별도 소집 대상자로서, 2014. 1. 11. 원주시 (주소 생략)에 있는 제○○보병사단부대에 2014. 1. 13. 14:00경 입영하라는 강원지방병무청장 명의의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이하 ‘이 사건 소집 통지서’라고 한다)를 받은 사실, ④ 피고인은 평소 앓아 왔던 허리통증으로 인하여 질병을 이유로 소집기일 연기신청을 하려고 하였는데, 이 사건 소집 통지서를 송달받은 2014. 1. 11.은 토요일이고 소집일시는 2일 뒤인 2014. 1. 13. 14:00 월요일이어서 소집기일 연기신청에 필요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지 못한 사실, ⑤ 강원지방병무청 담당자는 피고인이 소집기일인 2014. 1. 13. 14:00경 입영하지 아니하자, 지연입영이 가능한 마지막 날을 2014. 1. 15. 13:00경으로 안내하면서 그때까지 입영하지 않을 경우 병역기피자로 고발될 수 있다고 고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이 소집기일인 2014. 1. 13.부터 3일이 경과하기 전인 2014. 1. 16.까지 입영하지 아니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은 소집기일 불과 2일 전에 이 사건 소집 통지서를 송달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말이 포함되어 있어서 소집기일 이전에 소집기일 연기신청에 필요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없었고, 강원지방병무청 담당자가 병무청의 일정에 따라 지연입영이 가능한 마지막 날을 2014. 1. 15. 13:00경으로 정하여 안내함으로써, 피고인이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2014. 1. 16.까지 지연입영이 가능함에도 입영을 포기하거나 소집기일 연기신청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소집에 응하지 못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병역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이 헌법에 위반되므로 위 조항에 기한 이 사건 소집 통지서 송달이 부적법함을 전제로 한 원심의 이유 설시가 부적절하기는 하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으므로, 결국 검사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박상옥 | 구 병역법(2014. 5. 9. 법률 제125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88조 제1항 제2호, 구 병역법 시행령(2016. 6. 14. 대통령령 제27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 제4항, 제129조 제1항, 제4항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평원 담당변호사 손태근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7. 4. 26. 선고 2016노900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제1심 판시 제1의 나.죄 부분 및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채증법칙위반을 주장하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피고인들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원심판결에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들의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인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개발제한구역법’이라 한다) 위반의 점에 관한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개발제한구역법 제30조 제1항에 의하여 행정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자가 이를 위반한 경우, 그로 인하여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 제2호에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하여는 시정명령이 적법한 것이라야 하고, 그 시정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더라도 위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 제2호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다.
한편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주어야 하되,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하여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하남시장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인한 개발제한구역법 위반의 점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인 1에게 고철 적치 행위 등에 대한 원상복구를 명하는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이라 한다)을 하면서 위 피고인에 대하여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의견제출 기회도 주지 아니하였고,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할 예외적인 사정도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행정청인 하남시장은 침해적 행정처분인 이 사건 시정명령을 하면서 피고인 1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에 따른 적법한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를 정당화할 사유도 없으므로, 이 사건 시정명령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고, 이 사건 시정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더라도 위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 1이 그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 1에 대하여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 제2호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 피고인 1에 대하여 위 개발제한구역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에 대하여도 피고인 1의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인한 개발제한구역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시정명령이 내려지기 이전에 피고인 1에게 행정절차법이 정한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의 부여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절차상 하자가 위 시정명령을 당연무효로 할 만큼 중대·명백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위 시정명령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사건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인한 개발제한구역법위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선결문제,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의 시정명령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러한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1의 폐기물관리법위반죄에 관한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에 양형조건이 되는 정상에 관한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파기의 범위
가. 피고인 1
피고인 1에게는 제1심 판시 폐기물관리법위반죄(제1의 가.죄)와 물건 적치로 인한 개발제한구역법위반죄[제1의 나.(1)죄] 중간에 제1심 판시 첫머리에 기재된 확정판결의 전과가 있으므로 위 폐기물관리법위반죄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나머지 부분이 파기된다 하더라도 그 부분의 죄는 별개로 심리·판단되고 또 분리되어 확정되는 관계에 있으므로(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293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의 위 폐기물관리법위반죄 부분에 대한 위 피고인의 상고는 기각되어야 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인한 개발제한구역법위반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개발제한구역법위반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다음 이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피고인 1의 위 각 죄에 대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제1심 판시 각 개발제한구역법위반죄 부분(제1의 나.죄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나. 피고인 회사
원심판결 중 피고인 회사에 대한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인한 개발제한구역법위반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을 포함하여 피고인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다음 이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회사에 대한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제1심 판시 제1의 나.죄 부분 및 피고인 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고영한(주심) 조희대 조재연 | [1]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0조 제1항, 제32조 제2호 / [2]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0조 제1항, 제32조 제2호, 제33조,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 |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상승 담당변호사 어수용 외 1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4. 11. 7. 선고 2014노47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제2점 및 제3점에 대하여
가.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5조 제6호, 제43조 제1항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의하여 정신질환자를 의료보호할 수 있는 시설 외의 장소에 정신질환자를 수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하 위 규정들을 ‘이 사건 조항들’이라 한다).
구 정신보건법은 정신질환의 예방과 정신질환자의 의료 및 사회복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정신건강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서(제1조), 모든 정신질환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최적의 치료와 보호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으며,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항상 자발적 입원이 권장되어야 하고, 입원 중인 정신질환자는 가능한 한 자유로운 환경이 보장되어야 함을 그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다(제2조 제2항, 제5항, 제6항). 구 정신보건법은 정신질환자를 위한 정신보건시설로서 정신의료기관·정신질환자사회복귀시설 및 정신요양시설을 규정하고(제3조 제2호), 나아가 정신의료기관은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 중 주로 정신질환자의 진료를 행할 목적으로 제12조 제1항의 시설기준 등에 적합하게 설치된 병원과 의원 등(이하 ‘정신병원 등’이라 한다)’을 말하고, 정신요양시설은 ‘구 정신보건법에 의하여 설치된 시설로서 정신의료기관에서 의뢰된 정신질환자와 만성정신질환자를 입소시켜 요양과 사회복귀촉진을 위한 훈련을 행하는 시설’을 말하며, 정신질환자사회복귀시설은 ‘구 정신보건법에 의하여 설치된 시설로서 정신질환자를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키거나 정신요양시설에 입소시키지 아니하고 사회복귀촉진을 위한 훈련을 행하는 시설’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정신보건법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들은 구 정신보건법에서 정한 정신보건시설, 즉 정신의료기관·정신요양시설·정신질환자사회복귀시설 및 다른 법령에서 정한 의료보호시설에 정신질환자를 입원 또는 입소하게 하여 정신질환에 적합한 의료보호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정신질환자에게 최적의 치료와 보호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여 정신질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려는 구 정신보건법의 목적과 기본이념을 실천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질환자의 치료나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 하더라도, 구 정신보건법 등에서 정한 적법한 의료보호시설이 아닌 시설에 정신질환자를 입원 또는 입소하게 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그 시설의 운영자나 종사자의 보호나 관리·통제 아래에 둠으로써 이 사건 조항들에서 정한 정신질환에 적합한 의료보호에 배치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들에 의하여 금지되는 정신질환자의 수용에 해당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반드시 그 입원 또는 입소가 피수용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거나 그 수용으로 인하여 피수용자의 신체적 자유가 박탈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한편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이에 관한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1) 구 정신보건법 제43조 제1항, 제55조 제6호의 문언 내용, 관련 규정과의 체계, ‘수용’이라는 개념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이 사건 조항들을 비롯한 관련 규정들의 판시 입법 목적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들에서 정한 수용의 의미와 내용이 불분명하여 처벌규정으로서의 명확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2) ① 피고인이 정신의료기관인 ○○○○병원 등으로부터 위 병원에 정신질환 치료 목적으로 수용되어 있던 정신질환자들(이하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이라 한다)의 급성기 질환에 대한 진료의뢰를 받아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3층에 설치된 격리병실에 입원시켰고, ② 위 격리병실의 입구에 잠금장치가 있는 철문이 설치되어 있으며 보호사라는 명칭의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의 출입을 상시 관리함에 따라 위 격리병실에 입원한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의 외부 출입이 허용되지 아니하였고, ③ 또한 이 사건 병원의 담당의사가 입원치료를 결정한 이후에는 담당의사가 더 이상 입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릴 때까지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이 퇴원을 할 수 없었고 진료를 의뢰한 종전의 정신의료기관으로 돌아갈 수도 없어 퇴원이 자유롭지 아니하였던 사정 등을 비롯한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제1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이 사건 병원에 수용한 사실이 인정된다.
(3) (가) 따라서 이 사건 병원이 구 정신보건법 또는 다른 법령에 의하여 정신질환자를 의료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닌 이상, 피고인이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이 사건 병원에 수용한 행위는 이 사건 조항들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나) 그리고 ① 이 사건 조항들의 입법 취지나 목적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를 정신질환 치료 외의 목적으로 수용하는 경우에도, 이 사건 조항들의 규제를 받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② 구 정신보건법은 정신의료기관 등에의 입원 절차와 요건, 입원기간, 퇴원 절차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 정신질환자에 대하여 급성기 질환을 치료한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제한 없이 일반병원에의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위와 같은 정신보건법 규정이 잠탈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③ 이 사건 병원에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이 입원할 무렵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가 종결되었다거나 그 치료의 필요성이 해소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데, 입원기간 동안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에 대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없어 정신질환 자체에 대한 치료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또한 그 결과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계속 수용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였다. ④ 피고인은 ○○○○병원 등 정신의료기관에서 입원기간이 만료된 일부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에 대하여 보호자 측에서 병원에의 계속 입원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급성기 질환의 치료가 필요하지 아니함에도 종합검진을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병원에 위 정신질환자들을 입원시킨 사실도 있다. ⑤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정신질환자에게 급성기 질환이 발생하여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타과 병·의원에 외래진료를 받아 치료한 뒤 그 처방받은 약을 정신의료기관 내에서 투약하며,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정신병동이 있는 종합병원으로 전원하여 정신병동에 입원하면서 급성기 질환의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들이 정신질환자를 정신질환 치료의 목적으로 입원 또는 입소시키는 경우에만 적용됨을 전제로 정신질환이 아닌 급성기 질환의 치료를 위하여 일반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에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기초가 되거나 그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에 대하여 일부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정신의료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에 정신질환자를 입원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입원이 정신질환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다른 중한 질환에 대한 치료를 위해 필요한 최선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러한 행위가 이 사건 조항들에서 금지하는 ‘수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와 달리 원심이 수용의 목적을 가리지 아니하고 정신의료기관이 아닌 병원에 정신질환자를 입원시켰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조항들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설시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보인다.
그렇지만 원심판결 이유에서 적절히 지적한 것과 같이, 이 사건 병원에 입원한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은 ○○○○병원 등 정신의료기관에 정신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던 도중에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가 종결되거나 의료보호의 필요성이 해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이 사건 병원 3층에 설치된 격리병실에 입원하게 되었으므로, 다른 급성기 질환의 치료만을 위하여 입원한 경우와는 달리 정신질환에 대한 최적의 치료와 보호가 계속 제공되어야 할 터인데, 이를 위한 적절한 시설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갖추지 못하여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는 전혀 제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원심 인정과 같이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의 자유로운 퇴원이 제한된 수용 상태가 계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과 아울러 이 사건 병원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관리 및 수용 상태 등에 관한 원심 판시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에는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정신질환의 진료 등 의료보호를 위하여 종전의 정신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진 수용 상태가 구 정신보건법에서 정한 정신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 사건 병원에서의 입원기간 중에도 여전히 계속되었다고 볼 수 있고,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이 사건 병원에 수용한 위 행위가 이 사건 조항들에서 금지하는 적법한 의료보호시설이 아닌 시설에서 이루어진 정신질환자의 수용에 해당하여 처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심의 결론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정신보건법의 입법 목적 및 취지, 구 정신보건법에서 정한 정신질환자의 수용 및 그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이 사건 조항들에서 정한 ‘수용’의 의미와 내용과 관련하여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2.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1)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경제적인 목적으로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이 사건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한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의 급성기 질환의 정도가 위중하다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이 사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만 했던 급박한 사정이나 필요성도 찾아볼 수 없다는 등의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이 사건 병원에 수용한 행위가 의료법 제15조 제1항에 의한 행위이거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2)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병원에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수용하게 된 경위 내지 동기를 비롯한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며 또한 피고인의 행위가 법률의 착오로 인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기초가 되거나 그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에 대하여 일부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원심 판시 관련 법리들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당행위, 법률의 착오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 | [1]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3조, 제43조 제1항, 제55조 제6호 / [2]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1항, 제55조 제6호 |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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