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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9. 9. 26. 선고 2019노103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의 경위 가. 피고인은 1996. 10. 중순, 1996. 11. 초순, 1997. 3. 초순, 1997. 6. 초순 각 간통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제1심법원이 1999. 7. 8.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피고인이 항소,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헌법재판소는 2008. 10. 30. 구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1조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가(이하 ‘종전 합헌결정’이라 한다), 2015. 2. 26. 구 형법 제241조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위헌결정’이라 한다). 다. 피고인은 이 사건 위헌결정이 있은 후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에서 정한 재심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하였다. 제1심은 재심개시결정을 한 후 심급에 따라 다시 심리하여, 이 사건 범행일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였던 구 형법 제241조가 이 사건 위헌결정에 따라 종전 합헌결정일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정한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하였다. 라. 원심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자 피고인은 구 형법 제241조에 대한 이 사건 위헌결정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미쳐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정한 면소판결을 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구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항 단서는 위헌으로 결정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정하면서 소급효를 제한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개정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는 형벌에 관한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정하여 소급효를 제한하고 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를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경우로 정한다. 따라서 종전 합헌결정일 이전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었는데 그 범죄행위에 적용될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위헌결정으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에 의하여 종전 합헌결정일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다면 범죄행위 당시 유효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그 이후 폐지된 경우와 마찬가지이므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나.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이 종전 합헌결정일 이전이고, 구 형법 제241조가 이 사건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종전 합헌결정일의 다음 날인 2008. 10. 31.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심판하는 제1심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라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면소판결을 선고한 제1심 및 이를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 타당하다(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구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1조(현행 삭제), 구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항(현행 제47조 제2항, 제3항 참조),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제4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26조 제4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양지 담당변호사 황성주 외 1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15. 6. 12. 선고 2014노113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 1은 종합문화재수리업자로 등록된 원심공동피고인 3 주식회사(이하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피고인 2는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 소속 문화재수리기술자이다. 그런데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수리기술자 4명 중 일부, 문화재수리기능자 6명은 자격증을 대여한 것일 뿐 상시 근무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 1은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를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문화재수리업자로 등록을 하고 문화재수리업을 영위한 것이다. 또한 피고인 1은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가 문화재수리공사를 낙찰받는 경우 피고인 2로 하여금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 명의로 문화재수리공사를 시행하게 할 계획이어서 실제로는 문화재수리를 직접 수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1은 2012. 8. 17. 피해자 충주시와 ‘○○○○○ 주변 정비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마치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가 문화재수리기술자 4명 등을 상시 보유하고 있는 종합문화재수리업자이고,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에서 위 공사를 직접 시행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에게 ‘문화재기술자보유현황’, ‘문화재기술자 자격증 사본’, ‘문화재기술자 및 기능자에 대한 급여지급 및 원천징수 내역’ 등을 제출한 것을 비롯하여 2013. 10. 25.경까지 13회에 걸쳐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계약(이하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 충주시 등으로부터 합계 1,475,368,000원을 공사대금으로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첫째, 공사도급계약에서 당사자 사이에 특약이 있거나 일의 성질상 수급인 자신이 하지 않으면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이 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드시 수급인 자신이 직접 일을 완성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행보조자 또는 이행대행자를 사용하더라도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대로 공사를 이행하는 한 계약을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문화재수리업계의 오래된 고질적 관행인 명의대여나 현장전도금의 지급, 사실상 하도급 등의 행위를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원심공동피고인 3 회사가 피고인 2를 통하여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정한 내용과 기한에 맞추어 그 공사를 제대로 이행하는 한, 이를 계약을 불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를 사기죄의 성립요건인 기망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이하 ‘문화재수리법’이라고 한다)에서 종합문화재수리업자의 자격요건을 정하고 문화재수리계약을 체결할 때 ‘문화재기술자보유현황’ 등을 제출받는 것은 실제 문화재수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간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하여 계약절차를 명확하게 하고 입찰절차의 공정성 등을 준수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공익적 목적을 입법 취지로 하는 단속법규가 규정하고 있는 절차이자 방식이다. 이러한 단속법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상 제재나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기죄의 규율 대상이나 단속법규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모든 경우에 공사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발주자를 기망하여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을 편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 셋째, 이 사건 각 계약 당시까지 확인되는 여러 공사실적에 의하여 문화재수리공사를 수행할 능력이 인정되는 문화재수리기술자인 피고인 2가 공사를 시행할 예정이었고, 실제로도 그가 시행한 이 사건 문화재수리공사가 모두 완료되었으며 별다른 하자나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은 이 사건에서, 달리 피고인들에게 문화재수리공사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들이 없다. 3.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사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그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9802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므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이 침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공사도급계약 당시 관련 영업 또는 업무를 규제하는 행정법규나 입찰 참가자격, 계약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러한 사정만으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그 위반으로 말미암아 계약 내용대로 이행되더라도 공사의 완성이 불가능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그 위법이 공사의 내용에 본질적인 것인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4.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살펴본다. 원심은 피고인 1이 부정한 방법으로 문화재수리업 등록을 한 행위, 자격증을 대여받아 사용한 행위 등은 문화재수리법 위반죄에, 계약담당 공무원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지만, 사기죄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에게 공사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죄는 모두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고 이러한 행위가 곧바로 사기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님은 분명하다. 또한 이 사건 각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공사대금이 지급되는 것도 아니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정한 내용과 기한에 맞추어 공사를 진행하여 이를 모두 완료하였고 그 완성된 공사에 별다른 하자나 문제점 등이 발견되지도 않은 이상 그 공사대금을 지급한 행위가 사기죄에서의 재물의 편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
[1] 형법 제347조 / [2] 형법 제347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전 담당변호사 전병관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9. 9. 27. 선고 2018노38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직권판단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은 2017. 7. 12. 강제경매를 통하여 아들인 공소외 1의 명의로 이 사건 건물 501호를 매수한 사람으로, 2017. 9. 5. 06:00경 위 건물 501호에서 열쇠수리공을 불러 잠금장치를 변경하여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위 건물 501호에 대한 점유를 침탈함으로써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유치권 행사를 방해하였다는 요지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아들인 공소외 1 명의로 강제경매를 통하여 이 사건 건물 501호를 매수하였다는 것인데,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명의신탁약정 아래 그 사람의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자신의 부담으로 매수대금을 완납한 때에는 경매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의 부담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7310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위 건물 501호에 대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점유를 침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물건에 대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위 건물 501호에 대한 점유를 침탈한 행위가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자기의 물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파기의 범위 한편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1] 형법 제323조 / [2] 형법 제323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8. 28. 선고 (춘천)2019노11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135조, 제62조 제1항, 제2항은 같은 법의 규정에 의하여 수당·실비 기타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당·실비 기타 자원봉사에 대한 보상 등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 또는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지시·권유·알선·요구 또는 수령하는 행위를 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2항에 따르면 선거사무관계자에 대하여 수당과 실비를 지급할 수 있는 경우에도 그 종류와 금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규정들을 둔 이유는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이익제공행위를 허용하면 과도한 선거운동으로 금권선거를 방지하기 힘들고, 선거운동원 등에게 이익이 제공되면 선거운동원들도 이익을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게 되어 과열선거운동이 행하여지고 종국적으로는 공명선거를 행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7511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공직선거법의 규정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공직선거법에서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수당 또는 실비를 보상할 수 있는 경우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선거의 공정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한 종류와 금액이 적용되어야 하고, 입법 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른 최저임금법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59조 제1항 제3호, 제5호가 모법인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2항의 위임의 범위를 일탈하고,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며,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과 피고인 1에게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었다는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이유 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원심의 판단에 법률유보원칙, 공직선거법과 최저임금법의 관계, 평등원칙,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법 제16조는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만 자신의 특수한 사정에 비추어 법령에 따라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러한 인식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이때 ‘정당한 이유’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도1277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2가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위법을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 2의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형법 제16조에서 정한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공직선거법 제62조 제1항, 제2항, 제135조, 제230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7. 3. 선고 (춘천)2019노7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국민참여재판에서 심리에 관여한 배심원의 유·무죄의 평결과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 아니한다(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5항). 따라서 원심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제1심에서 배심원이 만장일치의 의견으로 내린 유죄의 평결을 받아들여 제1심이 유죄를 선고한 부분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호별방문 제한 위반 부분과 허위사실공표 부분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호별방문 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또는 선거기간 중 입당의 권유를 위하여 호별로 방문할 수 없다(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관혼상제의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와 도로·시장·점포·다방·대합실 기타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공직선거법 제106조 제2항).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제106조의 규정 형식 및 선거운동을 위하여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선거권자를 만날 경우 생길 수 있는 투표매수 등 불법·부정선거 조장 위험 등을 방지하고자 하는 호별방문죄의 입법 취지와 보호법익에 비추어 보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거택은 물론이고 널리 주거나 업무 등을 위한 장소 혹은 그에 부속하는 장소라면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의 ‘호’에 해당하나, 다만 ‘호’에 해당하더라도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여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라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선거운동 등을 위하여 방문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그리고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도록 공개된 장소인지 여부는 그 장소의 구조, 사용관계와 공개성 및 접근성 여부, 그에 대한 선거권자의 구체적인 지배·관리형태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8. 선고 2009도14558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도17290 판결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3 기재 장소가 그 용도와 구조 및 접근성 등에 비추어 일반적·통상적으로 주민이나 민원인을 위하여 개방된 장소나 공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장소인 주민센터 회의장은 처음부터 일반 주민들을 위하여 설치된 장소이다. 나)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3 기재 장소인 주민센터 또는 시청의 업무공간은 민원대 내부 공간에 민원업무를 위한 직원용 공간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사무실 전체의 주된 용도는 민원인 응대를 위한 것이고, 구조상 민원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에서 정한 ‘호’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신분·직업·경력 등·재산·인격·행위·소속단체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공직선거법 제6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법으로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여기에서 ‘경력 등’이라 함은 후보자의 ‘경력·학력·학위·상벌’을 말하고(공직선거법 제64조 제5항),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그중 ‘경력’은 후보자의 행동이나 사적(事跡) 등과 같이 후보자의 실적과 능력으로 인식되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도16942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수사는 진행 중인 절차와 활동으로서 확정적인 사실이나 상태가 아니고 어느 시점부터 어느 시점까지가 수사에 해당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경찰이 피고인을 수사 중인 사실’은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경력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인이 자신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었는데도, ○○시장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대하여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한 일부 발언은 구체성을 가진 것으로 사실의 공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그 당시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경력 등’의 개념 및 허위사실공표죄에서의 사실의 공표와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유죄 부분에 관한 판단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호별방문 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상대방 및 공소사실 불특정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이 호별방문의 상대방을 특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사실 특정 및 호별방문 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상대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호별방문 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와 선거운동기간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관계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호별로 방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주체를 ‘후보자’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은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는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4조 제2항에서 정한 ‘이 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과 달리 공직선거법의 다른 규정에 의하여 허용되는 경우를 제외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 공직선거법의 다른 처벌규정이 있는 경우 그 처벌규정이 우선 적용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위하여 호별방문을 하고 선거운동을 한 경우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에서 정한 선거운동기간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고, 선거운동기간 위반죄와 호별방문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모두 성립한다. 3)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선거운동기간 전에 호별방문을 하여 선거운동을 한 경우와 선거운동을 하지 않은 경우 사이에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후보자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호별방문한 경우에만 호별방문 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의 해석 및 호별방문 제한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와 선거운동기간 위반죄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 내지 14 기재 장소 관련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 내지 14 기재 장소가 일반적·통상적으로 민원인을 위하여 개방된 장소나 공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살펴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에서 정한 ‘선거운동을 위하여’ 및 ‘호’의 개념과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7호, 제106조 제1항 위헌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후보자가 아닌 자’가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위하여 호별방문하거나 호별방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경우에도 호별방문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해석하거나, 관공서 사무실을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에서 정한 ‘호’에 해당한다고 해석한다면 선거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그러나 이는 앞서 살펴본 법리와 달리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을 해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호별방문을 금지하는 것이 지나친 제한이라고 할 수 없고, 선거의 공정과 사생활의 평온이라는 공익보다 선거운동의 자유 등 제한되는 사익이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호별방문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항이라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1]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 제2항, 제255조 제1항 제17호 / [2] 공직선거법 제64조 제1항, 제5항, 제250조 제1항 / [3] 공직선거법 제64조 제5항, 제25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 [4]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4조 제2항,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 제254조 제2항, 제255조 제1항 제17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하영석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6. 9. 28. 선고 2016노58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쟁점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 1이 대표자 사내이사로서 경영하고 있는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는 건강기능식품 수입업신고를 마친 회사로서 인도에서 차전자피(질경이 씨앗의 껍질로서 식품에 해당한다)를 수입한 다음 건강기능식품전문제조업 허가를 받은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그 분쇄를 위탁하였다. 2) 공소외 회사는 2014. 6. 12.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차전자피 분말을 원료성 제품으로 하여 건강기능식품 품목제조신고를 하였다. 공소외 회사는 2014. 7.경부터 2015. 5.경까지 피고인 회사가 수입한 차전자피를 분쇄하는 방법으로 차전자피 분말을 만들어 이를 20kg 단위로 포장하였다. 피고인 회사는 공소외 회사가 제조한 차전자피 분말을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제약회사, 도매업체에 판매하였고, 공소외 회사는 피고인 회사의 납품 지시에 따라 차전자피 분말을 배송하였다. 3) 공소외 회사가 제조한 차전자피 분말은 구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2016. 4. 20.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6-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기준·규격고시’라고 한다)이 정하고 있는 차전자피 식이섬유를 원료로 하는 원료성 제품 및 최종제품으로서의 규격과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소비자는 제조된 차전자피 분말 자체를 일정량 이상 섭취함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과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4) 공소외 회사는 차전자피 분말의 포장지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와 건강기능식품임을 나타내는 도안(마크)을 표시하였고, 아울러 차전자피 분말이 원료성 제품이고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사용된다는 취지를 기재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은 1) 피고인 회사가 공소외 회사에 위탁하여 제조한 차전자피 분말이 건강기능식품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2) 피고인 회사가 차전자피 분말을 원료성 제품으로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등에 판매하는 영업을 하기 위해서도 구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2015. 2. 3. 법률 제13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건강기능식품법’이라고 한다)이 정한 영업신고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이다. 2. 관련 법령 및 고시의 내용 가. 건강기능식품 관련 영업에 대한 규율 건강기능식품법은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 확보 및 품질 향상과 건전한 유통·판매를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건강 증진과 소비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질 좋은 건강기능식품과 이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건강기능식품을 제조·가공·수입·판매하는 자(이하 ‘영업자’라고 한다)를 지도·관리하여야 한다(제2조 제1항).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업, 수입업, 판매업에 해당하는 영업을 하려는 자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제4조 제1항).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업을 하려는 자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소별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허가를 받고(제5조 제1항),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려는 경우 그 품목의 제조방법 설명서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제7조 제1항). 건강기능식품의 수입업과 판매업을 하려는 자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소별로 제4조에 따른 시설을 갖추고 영업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신고하여야 한다(제6조 제1항, 제2항).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업, 수입업, 판매업의 세부 종류와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4조 제2항). 구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1. 22. 대통령령 제26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는 건강기능식품판매업의 세부종류를 ‘가. 건강기능식품일반판매업(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영업으로서 건강기능식품유통전문판매업을 제외한다)’과 ‘나. 건강기능식품유통전문판매업[건강기능식품전문제조업자(건강기능식품법 제22조 제2항에 따라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적용업소로 지정받은 자에 한정한다)에게 의뢰하여 제조한 건강기능식품을 자신의 상표로 유통·판매하는 영업이다]’으로 구분하고 있다. 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규율 1) 제조기준 건강기능식품법은 건강기능식품을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가공을 포함한다)한 식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제3조 제1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사용 및 보존 등에 관한 기준과 규격’, ‘건강기능식품의 원료 또는 성분’을 정하여 고시한다(제14조 제1항, 제15조 제1항). 그 위임에 따른 ‘기준·규격고시’는 ① 건강기능식품의 공통기준 및 규격, ② 건강기능식품의 원료가 될 수 있는 영양성분 및 기능성 원료의 개별기준 및 규격, ③ 건강기능식품의 시험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기준·규격고시는 ‘공통제조기준’에서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보건 목적의 유용한 효과를 얻기 위한 기능성 원료 또는 성분의 섭취를 주된 목적으로, 정제·캡슐·환·과립·액상·분말·편상·페이스트상·시럽·겔·젤리·바·필름의 형태로 1회 섭취가 용이하게 제조·가공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개별기준 및 규격’에 제시된 각 기준성분의 규격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지 아니하는 ‘원료성 제품’과 이를 사용하여 제조·가공하는 ‘최종제품’으로 구분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준·규격고시는 개별기준 및 규격에서 차전자피 식이섬유를 기능성 원료의 하나로 규정하면서 그 규격과 최종제품의 요건을 정하고 있다. 차전자피 식이섬유의 규격 중 성상과 대장균군 검출 여부는 원료성 제품과 최종제품이 동일하고 식이섬유의 함량만 달리 정하고 있다. 2) 용기·포장 및 표시 기준·규격고시는 건강기능식품의 용기·포장에 관한 규격은 식품위생법 제9조 제1항의 위임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이하 ‘용기·포장고시’라고 한다)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용기·포장고시는 식품의 기구 및 용기·포장의 제조·가공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규격과 기구 및 용기·포장의 시험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이하 ‘식품표시광고법’이라고 한다)은 건강기능식품에는 ‘제품명, 내용량 및 원료명’ 등을 표시하여야 하고, 다만 총리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 일부만을 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제4조 제1항 제3호), 그 위임에 따른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제2호는 건강기능식품제조업에 사용될 목적으로 공급되는 원료용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섭취량, 섭취방법 및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의 표시를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영업자에 대한 규율 건강기능식품법 제10조 제1항은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 확보 및 품질관리와 유통질서 유지 및 국민 보건의 증진을 위하여 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사항으로 ‘제조시설과 제품(원재료를 포함한다)을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고 안전성이 확보되도록 관리할 것’(제1호),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진열·보관하거나 건강기능식품 제조에 사용하지 말 것’(제2호), ‘부패·변질되거나 폐기된 제품 또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교환하여 줄 것’(제3호), ‘판매 사례품이나 경품을 제공하는 등 사행심을 조장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제4호), ‘그 밖에 제1호부터 제4호까지에 준하는 사항으로서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 확보 및 품질관리와 국민 보건위생의 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제5호)을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2조 [별표 4]는 그 밖에 영업자가 지켜야 하는 준수사항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법 제10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한 영업자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 시정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고(제29조), 그중 제2호, 제3호, 제4호를 위반한 경우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영업허가취소 또는 영업소 폐쇄(제32조 제1항 제1호) 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제44조 제3호, 제45조 제2호), 제1호, 제5호를 위반한 경우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될 수 있다(제47조 제1항 제4호). 또한 영업자는 건강기능식품법 제14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기준과 규격이 정하여진 건강기능식품을 그 기준에 따라 제조·사용·보존하여야 하며, 그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아니하는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사용·저장·운반·보존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 된다(제24조 제1항). 영업자가 제24조 제1항을 위반한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관계 공무원으로 하여금 그 건강기능식품을 압류 또는 폐기하게 하거나, 영업자에게 식품위생상의 위해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을 명할 수 있고(제30조 제1항),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영업허가취소 또는 영업소 폐쇄를 명할 수 있으며(제32조 제1항 제7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44조 제7호). 3.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차전자피 분말이 건강기능식품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와 같은 건강기능식품과 그 영업에 관한 관계 법령과 고시의 규정 내용을 체계적·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 회사가 아람에 위탁하여 제조한 차전자피 분말은 그 자체로 건강기능식품법 제3조 제1호의 건강기능식품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 회사가 이를 건강기능식품의 원료(원료성 제품)로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등에 판매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차전자피 분말은 기능성 원료인 차전자피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고 소비자가 섭취할 수 있는 식품에 해당하며, 적어도 기준·규격고시가 정하는 원료성 제품의 규격과 요건을 갖추었으므로, 건강기능식품법 제3조 제1호가 정의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의 개념에 포섭된다. 2) 건강기능식품법 제3조 제1호는 건강기능식품의 포장 방법이나 형태를 건강기능식품의 개념 요소로 규정하지 않고, 기준·규격고시와 용기·포장고시 모두 건강기능식품을 1회 섭취량 단위로 소량 포장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기준·규격고시의 공통제조기준은 ‘건강기능식품이 정제·캡슐·환·과립·액상·분말·편상·페이스트상·시럽·겔·젤리·바·필름의 형태로 1회 섭취가 용이하게 제조·가공되어야 한다’는 취지일 뿐이고, ‘건강기능식품이 되기 위해서는 개별기준 및 규격에 따른 1회 섭취량 단위로 소량 포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3) 식품표시광고법 제4조 제1항 제3호 및 그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원료용 건강기능식품도 건강기능식품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표시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다만 건강기능식품 표시사항 중 ‘섭취량, 섭취방법 및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의 표시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차전자피 분말을 판매하는 영업을 하려는 경우에도 영업신고가 필요한지 여부 앞서 본 관계 법령과 고시의 규정 내용을 건강기능식품법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료성 제품인 차전자피 분말을 판매하는 영업을 하려는 경우에도 건강기능식품법 제6조 제2항에 따른 건강기능식품판매업 영업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그 품질을 향상한다는 건강기능식품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의 제조부터 최종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하여 행정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고, 따라서 최종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원료성 제품에 대하여도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 2) 건강기능식품법 제10조 제1항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 확보 및 품질관리와 유통질서 유지 및 국민 보건의 증진을 위하여 영업자에게 부과하는 준수사항인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고 안전성이 확보되도록 관리할 의무’(제1호), ‘유통기간이 지난 경우 건강기능식품 제조에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의무’(제2호) 등의 대상이 되는 건강기능식품에 최종제품만을 포함시키고 원료성 제품을 제외할 근거가 없다. 3) 건강기능식품제조업 허가를 받은 자가 원료성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품목제조신고를 하여야 한다. 행정청이 제조업 허가와 품목제조신고를 통하여 원료성 제품의 제조 단계에서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이상, 그 이후 원료성 제품의 유통 및 판매 단계에서도 관리·감독을 할 수 있다고 새기는 것이 타당하다. 4) 원료성 제품을 식품으로만 취급하여 식품위생법에 따라 규제할 수도 있으나, 식품위생법이 식품판매업자에게 부과하는 규제의 내용과 정도는 건강기능식품법이 건강기능식품판매업자에게 부과하는 규제에 비하여 약하다. 원료성 제품의 판매자에 대하여도 건강기능식품법상의 영업자 준수사항(제10조 제1항)과 기준·규격 위반 건강기능식품의 판매 등의 금지의무(제24조 참조) 등을 부과함으로써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다. 원심은 피고인 회사가 공소외 회사에 위탁하여 제조한 차전자피 분말이 건강기능식품법 제3조 제1호의 건강기능식품에 해당하고, 이를 판매한 행위는 건강기능식품법 제4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건강기능식품판매업’의 영업 범위에 속하므로, 건강기능식품법 제6조 제2항에 따른 영업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판매업’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1] 구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2015. 2. 3. 법률 제13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호,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3호,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 [2] 구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2015. 2. 3. 법률 제13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3조 제1호, 제6조 제2항, 제7조 제1항, 제10조 제1항, 제24조, 제44조 제1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재훈 외 9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9. 7. 18. 선고 2019노4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이하 ‘직권남용죄’라 한다)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라 함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도11884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328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 담당자에게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 및 공무원의 직권남용행위로 인하여 실무 담당자가 한 일이 그러한 기준이나 절차를 위반하여 한 것으로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는 관련 법령 등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피고인이 검사인사담당 검사 공소외 1에게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에서 부치지청인 ○○지방검찰청△△지청(이하 ‘△△지청’이라 한다)에서 근무하고 있던 경력검사인 공소외 2를 다시 부치지청인 □□지방검찰청◇◇지청(이하 ‘◇◇지청’이라 한다)에 배치하는 인사안(이하 ‘이 사건 인사안’이라 한다)을 작성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이 사건 인사안은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를 실질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검사인사원칙집에서 정한 각 인사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사배치를 함에 있어 각 원칙을 상황에 따라 상호 보완적 혹은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지만, 각 원칙에 명백히 어긋나는 인사배치까지 용인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위 법리와 관련 법령 및 기록 등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피고인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공소외 1로 하여금 그가 지켜야 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1)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검찰청법 제34조 제1항). 한편 정부조직법 제2조에 의하면 중앙행정기관의 보조기관은 동법과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차관·차장·실장·국장 및 과장으로 하고, 중앙행정기관에는 그 기관의 장, 차관·차장·실장·국장 밑에 그를 보좌하는 보좌기관을 둘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령인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라 검찰국장은 검찰행정사항(인사·조직 등)을 분장하면서 법무부장관의 검사 인사제청권한을 보조하고, 검사인사담당 검사는 검찰국장의 일반검사 인사업무를 보좌한다. 검사에 대한 전보인사는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법령에서 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고, 검사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직무능력, 인격을 갖출 것이 요구되므로 인사권자는 법령의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전보인사의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이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인사권자의 지시 또는 위임에 따라 검사인사에 관한 직무집행을 보조 내지 보좌하는 실무 담당자도 그 범위에서 일정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재량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2) 법무부장관은 검사에 대한 근무성적과 자질을 평정하기 위하여 공정한 평정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위 자질 평정기준에는 성실성, 청렴성 및 친절성 등이 포함되어야 하며, 법무부장관은 위 평정기준에 따라 검사에 대한 평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직, 전보 등의 인사관리에 반영한다(검찰청법 제35조의2). 검사의 임용, 전보, 그 밖의 인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법무부에 검찰인사위원회를 두고, 검찰인사위원회는 검사의 임용·전보의 원칙과 기준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여 의결한다(검찰청법 제35조). 법무부 검찰국에서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축적된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검사인사원칙집’이라는 자료집 형태로 정리해 왔고, 법무부 검찰국장, 검찰과장과 검사인사담당 검사 등을 비롯한 검사인사담당자들은 위와 같은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여 전보인사안을 작성해 왔다. 검사인사원칙집에는 검사의 전보인사에 관한 인사기준으로 전보 근속기간, 인사시기, 평검사 인사배치, 경력검사 배치원칙, 여성검사 배치, 장기 해외연수 검사 배치 등에 관한 기준을 두고 있고, 기타 인사 시 고려사항으로 근무실적 우수자 등 희망지 우선반영, 감찰사항 지적자·근무실적 부진자·각종 물의 야기자 등은 상응하는 인사조치 단행, 올해의 검사·모범검사 등의 근무희망지 우선 배려, 기관장 복무평가·검사장 인사의견 최대한 반영 등을 정하고 있다. 그중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가장 최근인 2005. 7. 26. 검찰인사위원회 심의사항에 의할 때, ‘부치지청 경력검사 인사 희망 우선 배려, 부치지청 경력검사는 교체가 원칙이되 인사 희망이나 향후 인사운영구도 등에 따라 일부 유임도 고려, 전입검사는 차기 인사 시 희망지를 우선 배려할 수 있도록 근무성적이나 자질이 탁월한 검사를 엄선하여 배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이 사건 2015년 하반기 검사인사와 관련한 2015. 8. 17. 검찰인사위원회에서는 관련 심의·의결이 없었다. 이와 같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 경력검사를 배치하고 경력검사가 부치지청에서 근무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강도로 근무한 것을 고려하여 차기 전보인사에서 해당 경력검사의 인사희망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인사안 작성 당시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가 인사기준 내지 고려사항의 하나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또한 관련 법령 등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관련 법령이나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사항 등을 전제로 한 여러 인사기준 또는 다양한 고려사항들 중 하나로서, 검사인사담당 검사가 검사의 전보인사안을 작성함에 있어 지켜야 할 일의적·절대적 기준이라고 볼 수 없고, 다른 인사기준 내지 다양한 고려사항들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찾기 어렵다. 3) 이와 같이 검사의 전보인사에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고, 인사기준 역시 다양한 기준과 고려사항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검사의 전보인사는 다수 인사대상자들의 보직과 근무지를 일괄적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상호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인사권자의 지시나 위임에 따라 인사안을 작성하는 실무 담당자는 인사대상자 전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여러 기준 또는 고려사항을 종합하여 인사안을 작성할 재량이 있고, 그 과정에 각 기준 또는 고려사항을 모두 충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량의 범위 내에서 우열을 판단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안이 부치지청인 △△지청에 근무하고 있던 경력검사인 공소외 2를 부치지청인 ◇◇지청으로 다시 전보시키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의 본질에 반한다거나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에 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인사대상자가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인사안이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에 반한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과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공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법령에서 정한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하여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이 공소외 1로 하여금 직권남용죄에서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직권남용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1] 형법 제123조 / [2] 형법 제123조, 검찰청법 제34조 제1항, 제35조, 제35조의2, 정부조직법 제2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신동선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9. 10. 11. 선고 2019노433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정식재판청구 사건에서의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2.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18. 6. 11. 피고인에게 절도죄, 각 사기죄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죄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하였고,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 나. 제1심법원은 위 사건(2018고정850)을 2018고단2752 점유이탈물횡령 등 사건에 병합하였고, 이후 7건의 사건을 추가로 병합하였다. 다. 제1심은 2019. 7. 12. 판시 각 죄에 대하여 모두 징역형을 선택한 다음 이를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하였고, 이에 피고인과 검사는 각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다. 라. 원심은 2019. 10. 11.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판결 중 2018고정850 사건 부분은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인데도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하여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여기에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에서 정한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형법 제37조, 제38조 제1항 제2호, 제329조, 제330조, 제347조 제1항, 제347조의2, 제352조, 제360조 제1항, 여신전문금융업법 제70조 제1항 제3호,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향법 담당변호사 심재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 19. 선고 2015노44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의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단체의구성등)의 점에 관한 판단 1) 증거능력 원심은 다음과 같이 압수된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서에 관한 증거능력을 판단하였다. (1)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전문법칙이 적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의 약속 결의의 존재, △△대오의 실체 및 존재, △△대오 중 교육 부문 대오의 실체 및 존재, 그와 같은 교육 부문 대오로서 ‘6·15실천단’, ‘6·15실천단 전국교육사업단’, ‘6·15자주통일전국교사회’를 거쳐 변혁의 새시대를 열어가는 교육운동 전국준비위원회(이하 ‘변혁의 새시대 교육운동 준비위’라고 한다)가 결성되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하여 검사가 제출한 문서들은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요증사실을 증명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2) 위 각 문서들은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2호에서 규정하는 ‘상업장부, 항해일지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나 같은 조 제3호에서 규정하는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제315조 제2호, 제3호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변혁의 새시대 교육운동 준비위의 이적성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에 규정된 이른바 ‘이적단체’는 국가보안법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의 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여 특정 다수인에 의하여 결성된 계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를 가리킨다. 이러한 이적단체를 인정할 때에는 국가보안법 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 법의 목적과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정신에 비추어 그 구성요건을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또한 그와 같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 찬양·고무·선전·동조와 국가 변란 선전·선동 목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강령, 노선, 토론, 주장과 그 활동들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동기, 행위 태양, 외부 관련 사상, 당시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3도816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변혁의 새시대 교육운동 준비위가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단체의구성등)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적단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의 이적동조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관한 판단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에 규정된, 이른바 ‘반국가단체 등 활동동조죄’에서 말하는 ‘동조’행위는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하거나 이에 합치되는 행위를 하여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해석원리는 반국가단체 등 활동동조죄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동조행위는 같은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것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자신이 반국가단체 등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같은 조항에서 정한 동조죄를 범하였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의 이적동조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적동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들의 이적표현물 소지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관한 판단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이적표현물 소지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의 점 중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부분과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표현물의 이적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라. 원심 유죄 부분에 관한 판단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의 이적표현물 소지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관한 판단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죄는 제1항, 제3항, 제4항에 규정된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목적범임이 명백하다.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므로, 행위자가 표현물의 이적성을 인식하고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그 구성요건은 충족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아니 된다. 이 경우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앞에서 본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의 경력과 지위, 피고인이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위 대법원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이적표현물 소지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의 점 중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 부분(다만,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2 기재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전문법칙, 표현물의 소지와 이적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2, 피고인 4의 일반교통방해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 피고인 4의 일반교통방해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일반교통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3항 /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3]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 / [4]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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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유지연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바움 담당변호사 노희준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공소외인(여, 18세)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되어 당일 처음 만난 사이이다. 피고인은 2018. 12. 18. 10:00경부터 같은 날 12:00경까지 사이에 용인시 (주소 생략) ‘○○○○’ 테마파크에서 피해자와 함께 다니던 중 수회에 걸쳐 피해자의 손을 갑자기 잡고, 피해자의 옆구리를 갑자기 쿡쿡 찌르며, 피해자의 볼을 갑자기 만지고, 계속하여 피해자를 팔을 벌려 껴안으려고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신체접촉을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강제추행죄에서 규정하는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배심원 평결 무죄: 7명(만장일치) 4.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662 판결,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767 판결 등 참조). 한편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기존 관계, 문제 된 신체접촉의 경위나 그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앞서 살펴본 법리에 따른 ‘추행’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주철(재판장) 최성보 임미경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형법 제298조,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2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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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제주로펌 담당변호사 성정훈 외 2인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7. 7. 20. 선고 2017노11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어린이집 장애전담교사로서 발달장애증세를 앓고 있는 5살 피해아동이 놀이도구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바닥에 드러누웠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의 팔을 세게 잡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아동 훈육의 기준을 판단함에 있어서 구체적 상황, 아동의 특성 및 나이, 발달 정도 등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는데다가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에 대한 훈육은 돌발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또래와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반면 장애가 있다고 하여 현상유지적 교육에 의존할 경우 발달이 더욱 더디게 되는 문제가 있는 등의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한 달 반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피해아동을 돌보아 온 시점에서 똑같은 문제행동이 발생한 사건 당일에 보다 단호한 지도방법을 택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고, 이는 오히려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것인바, 피고인의 행위를 두고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폭력’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신체적 학대행위의 의미와 판단 기준 1) 법령의 개정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 제3호는 처벌대상인 신체적 학대행위를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라고 규정하였다. 구 아동복지법하에서 판례는,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는 아동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상해’의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정도로 신체에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도6781 판결 참조)고 보았다. 개정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17조 제3호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라고 규정함으로써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가 구성요건에 추가되었다. 2) 판단 기준 개정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라나도록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아동복지법의 목적(제1조)에 비추어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에 이른 동기와 경위, 행위의 정도와 태양, 아동의 반응 등 구체적인 행위 전후의 사정과 더불어 아동의 연령 및 건강 상태, 행위자의 평소 성향이나 유사 행위의 반복성 여부 및 기간까지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피고인은 장애아동 복지지원법령에 따라 장애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인 이 사건 어린이집의 특수교사로서 발달장애 등을 갖고 있는 피해아동을 포함하여 장애아동 3명의 지도를 전담해 왔다. 피고인은 한 달 반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피해아동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하여 반복적으로 말로 지시하거나 무관심한 척하거나 일부만을 수행하도록 하고 나머지를 교사가 해주는 식으로 여러 가지 교육적 지도를 시도해 왔다. 나) 이 사건 당시에도 피해아동이 놀이 후 정리하기를 거부하고 드러눕는 등 고집을 부리는 문제 상황이 발생하여 훈육의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보다 단호한 지도방법으로서 피해아동의 팔을 잡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된 것으로 일련의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많다. 또한 피고인의 사건 당일 위 행위 전후를 포함한 일련의 행위가 피해아동의 지도에 관한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고, 그 일련의 행위 중에 피해아동을 손으로 때린다거나 발로 차는 등 적극적인 가해의사가 추인될 만한 행동은 없다. 다) 이 사건 이후 피해아동은 피고인의 지도에 잘 따르고, 피고인은 수업시간에 피해자 옆에 앉아 피해자의 팔을 주물러 주고 머리를 쓰다듬는 등의 행위로 피해아동을 정상적으로 지도하였다. 원심은 피고인이 합리적 범위 안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지도방법을 택하였고 이는 계속적인 훈육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여 신체적 학대행위를 부정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상처를 입게 된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일련의 행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당시 상해나 폭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채증법칙 위반이나 판단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1]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3호, 아동복지법 제1조, 제17조 제3호 / [2] 구 아동복지법(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2호,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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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9. 9. 5. 선고 2018노28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45조 공연음란죄에서의 ‘음란한 행위’라 함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그 행위가 반드시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인 의도를 표출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126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가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한 행위가 있었을 경우 그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 노출 방법·정도, 노출 동기·경위 등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에 해당할 뿐이지만, 그와 같은 정도가 아니라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것이라면 형법 제245조의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도6514 판결 참조). 한편 ‘음란’이라는 개념 자체는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이고도 유동적인 것이고, 그 시대에 있어서 사회의 풍속, 윤리, 종교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추상적인 것이므로, 결국 음란성을 구체적으로 판단함에 있어서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전체적인 내용을 관찰하여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도2266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도1658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7. 10. 9. 20:26경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참전비 앞길에서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성기와 엉덩이를 노출한 채 위 참전비를 바라보고 서 있었고 참전비의 한쪽 끝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돌아서서 걷기도 하는 등 위와 같이 노출한 상태에서 참전비 앞에 서 있거나 그 주위를 서성거렸다. 나. 위 참전비에는 알몸이거나 유방을 노출한 채로 앉은 자세, 서 있는 자세 등 다양한 자세의 여인들이, 역시 알몸이거나 성기 부위만 가린 남성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부조한 조각상이 있는데, 정면에서 바라볼 때 가로 길이가 꽤 긴 직사각형 형태의 조각상이어서 조각된 여인들과 남성들이 20명 안팎의 다수이고 그 여인들의 유방, 허벅지, 엉덩이 부위 등이 상당히 입체감 있고 도드라지게 표현되어 있다. 다. 이 사건 당시는 야간이었으나 주위의 조명 등으로 위 참전비 앞길은 어둡지 않았고, 다수의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었다. 라. 공소외인은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중 피고인이 위와 같이 성기와 엉덩이를 노출한 모습을 목격한 후 이를 분명하게 확인하였고, 다른 여성 4인과 아이들이 그곳을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자,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하였다. 마. 피고인은 공소외인의 신고에 따라 경찰관들이 그곳 현장에 도착할 무렵까지 성기와 엉덩이를 계속 노출한 채로 있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성기와 엉덩이를 노출한 행위는 그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 노출 방법·정도·시간, 노출 경위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볼 때, 비록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인 의도를 표출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여성들과 아이들을 포함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근처에서 통행하고 있었고 그 주위가 어둡지 않았기 때문에 통행인들은 피고인의 행위와 옷차림, 모습 등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피고인도 자신의 주변에 다수의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나.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시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성기와 엉덩이를 노골적으로 노출하였으며, 그 노출 상태에서 성기와 엉덩이를 가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고, 상당한 시간 동안 그 노출 행위를 지속하였다. 다. 피고인이 그 노출 상태로 바라보거나 주위를 서성거렸던 참전비에는 알몸 등을 묘사한 여인들의 여러 모습이 부조되어 있었다. 라. 그때 그곳을 통행하던 다른 여성 4인과 아이들을 포함한 다수의 통행인은, 피고인이 성기와 엉덩이를 드러내놓은 채 나신의 여인 조각상이 있는 참전비를 바라보거나 그 주위를 서성거리는 등의 모습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 피고인이 위 여인 조각상을 배경으로 그와 같이 성기와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지속적으로 노출한 행위는 충분히 선정적이고 일반 보통인의 성적 상상 내지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마. 결국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전체적인 내용을 관찰하여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해 보면, 이는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4. 그런데도 원심은, 공연음란죄에서의 ‘음란한 행위’는 성행위만을 의미한다거나 피고인의 행위가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함으로써 정상인의 성적 부끄러움을 가하는 정도가 아니라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연음란죄에서 ‘음란한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
[1] 형법 제245조 / [2] 형법 제245조,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 / [3] 형법 제24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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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신헌섭 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오광표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9. 7. 24. 선고 2019고단148, 28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판시 제2의 나. 내지 라.의 각 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판시 제2의 나. 및 다.죄에 대하여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심 공동피고인 5의 신체 손상에 관한 병역법 위반의 점은 무죄. 검사의 항소 및 피고인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1심 공동피고인 5의 신체 손상에 관한 병역법 위반의 점) 1심 공동피고인 5가 자전거 경음기 등을 귀에 울린 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청각 기관이 다치지는 않았으므로 ‘신체를 손상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원심 판시 제1죄 및 제2의 가.죄: 징역 1년, 원심 판시 제2의 나. 내지 라.의 각 죄: 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1심 공동피고인 5의 신체 손상에 관한 병역법 위반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1심 공동피고인 5는 2012. 11. 29. ○○○○지방병무청에서 실시한 징병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입영대상자 판정을 받은 자이다. 피고인은 2017. 5. 초순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1심 공동피고인 5에게 “내가 병역을 면제받는 방법을 알고 있다. 1,800만 원을 주면 병역면제 방법을 알려주겠다.”라고 제의하였으나, 1심 공동피고인 5가 “1,300만 원밖에 없다.”라고 하자, 피고인은 병역면탈 수법을 1,300만 원에 1심 공동피고인 5에게 알려주기로 하였다. 이에 1심 공동피고인 5는 2017. 5. 13.경 광주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 인근 주차장에서 병역면탈 수법 구매 명목으로 피고인에게 1,300만 원을 교부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1심 공동피고인 5에게 「이비인후과 병원에서 청성뇌간유발검사(ABR)를 실시하기 직전 자전거 경음기 소리를 귓가에 계속 울리는 방법으로 청각 기능을 일시적으로 저하시킨 다음 위 청성뇌간유발검사를 받아 청각장애가 있는 것처럼 가장한 후, 위 검사결과 진단서를 근거로 관할 관청에 허위의 청각장애인 등록판정을 받고 최종적으로는 위 장애인등록을 근거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자전거 경음기를 들고 직접 시범을 보였다. 1심 공동피고인 5는 피고인 등과의 공모에 따라 위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구입한 병역면탈 수법을 이용하여 2017. 5. 15.경 광주시 (주소 2 생략)에 있는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기 직전에 자전거 경음기를 귀에 대고 10회 정도 지속적으로 울린 것을 비롯하여, 2017. 6. 14.경 광주시 (주소 3 생략)에 있는 ◇◇◇이비인후과 진료, 2017. 7. 8.경 광주시 (주소 4 생략)에 있는 ☆☆이비인후과 진료, 2017. 8. 9.경 광주시 (주소 5 생략)에 있는 ▽이비인후과 진료, 2017. 8. 14.경 광주시 (주소 6 생략)에 있는 ◎◎이비인후과 진료, 2017. 8. 29.경 광주시 (주소 7 생략)에 있는 ◁◁◁◁병원 진료를 각각 받기 직전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자전거 경음기를 귀에 울려 청각 기관을 손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1심 공동피고인 5 등과 공모하여 1심 공동피고인 5의 병역의무 감면을 목적으로 1심 공동피고인 5의 청각 기관을 다치게 하여 신체를 손상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증거들에 의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신체 손상’은 신체의 완전성을 해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상해’의 개념과 일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병역의무의 기피 또는 감면사유에 해당되도록 신체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도8247 판결 참조). 다만 해당 조항의 문언, 같은 조항에서 처벌하는 ‘속임수를 쓴 행위’에 관하여 다른 행위 태양인 도망·잠적 또는 신체 손상에 상응할 정도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면탈하고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인 위험이 있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에 비로소 사위행위의 실행을 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점(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011 판결 등 참조)과의 균형 등을 고려하면, ‘신체 손상’으로 인한 병역법 제86조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병역의무의 기피 또는 감면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신체의 변화가 인위적으로 조작되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고, 신체를 손상하려 하였으나 위와 같은 정도에까지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법관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 유죄로 인정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767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1심 공동피고인 5의 청각 기관이 손상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① 병역법 제12조 제1항에 따르면, 신체검사를 한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 등은 다음 각호와 같이 신체등급을 판정한다. 1. 신체 및 심리상태가 건강하여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를 할 수 있는 사람: 신체 및 심리상태의 정도에 따라 1급·2급·3급 또는 4급 2.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를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역 복무를 할 수 있는 사람: 5급 3.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병역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 6급 4.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판정이 어려운 사람: 7급 같은 조 제4항은 위 신체등급의 판정기준을 국방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국방부령인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별표 3]에 의하면, 청력장애 여부는 1주 이상 간격으로 3회 이상 실시한 순음청력검사 결과(6분법으로 판정)와 1회 이상 실시한 뇌간유발반응검사 결과가 일관성이 있는 경우 그 결과를 아래 [표]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질병·심신장애의 정도평가기준(단위: 급)병역전역전시가. 양쪽???1) 양쪽 모두 26dB 미만1112) 양쪽 모두 26dB 이상 41dB 미만2213) 양쪽 모두 41dB 이상 56dB 미만4434) 양쪽 모두 56dB 이상 71dB 미만5555) 양쪽 모두 71dB 이상6656) 한쪽 27dB 이상 41dB 미만, 다른 쪽 41dB 이상4437) 한쪽 41dB 이상 56dB 미만, 다른 쪽 56dB 이상5548) 한쪽 56dB 이상 71dB 미만, 다른 쪽 71dB 이상665나. 한쪽???1) 한쪽 정상, 다른 쪽 26dB 이상 41dB 미만2212) 한쪽 정상, 다른 쪽 41dB 이상4433) 삭제 〈2015. 10. 19.〉???다. 일시적 청력장애777라. 이명증[(가)목부터 (다)목까지에 따라 판정한다]???마. 구개간대성 근경련증443 ② 1심 공동피고인 5가 2017. 6. 14. ◇◇◇이비인후과에서 최초로 시행한 순음청력검사 결과에 따르면 1심 공동피고인 5의 오른쪽 귀 평균은 25dB, 왼쪽 귀 평균은 18dB이었고, 2017. 8. 29.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시행한 순음청력검사 결과에 따르면 1심 공동피고인 5의 오른쪽 귀 평균은 31dB, 왼쪽 귀 평균은 26dB이었다(증거기록 제2책 제2권 1128쪽, 1141쪽, 이 법원의 ◇◇◇이비인후과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 이는 위 [표] 기준으로 신체등급 1급 또는 2급에 해당하는 수치로서 ‘신체가 건강하여 현역복무를 할 수 있는 정도’에 해당한다. ③ 의사 공소외인은 2017. 8. 29. 1심 공동피고인 5의 청력상태를 ‘시력으로 따지면 1.0’에 해당한다고 평가하였다(증거기록 제2책 제2권 1130쪽, 이 법원의 ◁◁◁◁병원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 ④ 1심 공동피고인 5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알려준 방법으로 일시적인 청각장애를 유발하려고 시도하였으나 귀만 아프고 청력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더 이상 시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265쪽), 결국 병역의무의 감면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청각장애 진단을 받지 못하여 관할 병무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원심 판시 제1죄 및 제2의 가.죄에 대하여)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 수법 등에 비추어 죄질이 나쁜 점,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상표법 위반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판시 제1죄 및 제2의 가.죄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고, 1심 공동피고인 5의 신체 손상에 관한 병역법 위반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원심은 이 부분과 원심 판시 제2의 다. 및 라.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판시 제2의 나. 내지 라.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범죄사실 중 제2의 ‘나.항’을 삭제하고, ‘다.항’을 ‘나.항’으로, ‘라.항’을 ‘다.항’으로 각 고치며, 증거의 요지 중 ‘1심 공동피고인 5의 법정진술’ 부분을 삭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병역법 제86조, 형법 제30조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집행유예 기간 중에 저지른 범죄이고 죄질 또한 나쁜 점,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 1)항 기재와 같은바, 제2의 가. 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규철(재판장) 임세준 노지환
형법 제30조, 병역법 제12조 제1항, 제4항, 제86조,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제11조 [별표 3] 제324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송석은 【제1심판결】 부산지법 2019. 8. 14. 선고 2019고단67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제1심의 판단 이 사건 제1심법원은, 피고인의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이하 ‘필로폰’이라고 한다) 소지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당시 수사기관에 체포된 상태인 공소외인이 자신의 피의사실 수사에 관하여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피고인과의 개인적인 친밀관계를 이용하여 필로폰을 주문하는 전화를 걸어 피고인으로 하여금 필로폰 매매 알선의 범의를 일으키게 한 것으로서, 범죄를 예방하고 그 진행을 방지하여야 할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 시도를 막지 않고 오히려 방조한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되어 이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를 적용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위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자, 원심은, 피고인이 필로폰을 구해달라는 공소외인의 부탁을 받고 필로폰을 소지한 행위는 수사기관의 사술이나 계략 등에 의해 범의가 유발된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인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부분의 공소를 기각한 제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위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필로폰 투약으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함께 변론을 거쳐 피고인에게 징역 1년 및 10만 원의 추징을 명하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사람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하게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다.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서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유인에 따른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및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있는 유인자가 피유인자와의 개인적인 친밀관계를 이용하여 피유인자의 동정심이나 감정에 호소하거나, 금전적·심리적 압박이나 위협 등을 가하거나,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하거나, 또는 범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범행에 사용될 금전까지 제공하는 등으로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피유인자로 하여금 범의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유인자가 수사기관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피유인자를 상대로 단순히 수차례 반복적으로 범행을 부탁하였을 뿐,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설령 그로 인하여 피유인자의 범의가 유발되었다 하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233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필로폰을 소지한 행위는 수사기관의 사술이나 계략 등에 의해 범의가 유발된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볼 수 없고 제1심이 이 부분에 대하여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66조는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이 법률에 위반됨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때에는 판결로써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이 제1심의 공소기각 판결이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이상 본안에 들어가 심리할 것이 아니라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1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5. 8. 선고 98도6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이 제1심의 공소기각 판결이 잘못이라고 하여 파기하면서도 사건을 제1심법원에 환송하지 아니하고 본안에 들어가 심리한 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366조를 위반한 것이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의 필로폰 소지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을 파기할 것인바, 원심은 이 부분이 필로폰 투약으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나아가 이 사건을 대법원이 자판하기로 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제1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조희대 민유숙 이동원(주심)
[1] 형법 제13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 [2]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36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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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새빌 담당변호사 박형일 외 1인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6. 12. 15. 선고 2015노98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반드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동시에 인식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이 없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도5622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도7497 판결 등 참조). 전파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발언 당시의 상황, 행위자의 의도와 발언 당시의 태도, 발언을 들은 상대방의 태도, 행위자·피해자·상대방 상호 간의 관계, 발언의 내용, 상대방의 평소 성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구체적인 사안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공연성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므로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전파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그 전파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8도420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게 허위사실을 적시하였고, 공소외 1, 공소외 2는 피고인이나 피해자 공소외 3, 공소외 4와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으며, 비밀엄수의무가 있는 직무를 담당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전파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여,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해자 공소외 3은 망 공소외 5(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처이고, 피해자 공소외 4는 망인의 아들이다. 피고인은 망인의 여동생 공소외 6의 남편이다. 공소외 7은 공소외 1, 공소외 2에 대한 대여금 채권자였는데, 망인은 생전에 공소외 7의 채권을 추심하는 등 재산을 관리해 주었고, 망인의 사망 후에는 피고인이 그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망인이 사망하자 망인이 관리하던 재산의 정당한 권리자가 공소외 7인지 아니면 망인의 상속인인 피해자들인지 다툼이 발생하였다. (2) 피고인은 공소외 1, 공소외 2에게 각각 단둘이 만나거나 통화하는 도중에 피해자들이 아니라 공소외 7이 정당한 권리자라는 취지를 설명하면서 망인과 공소외 7의 관계와 관련해서 공소외 3과 공소외 4가 다투었다거나 공소외 3과 공소외 4가 망인을 돌보지 않았다는 취지의 공소사실과 같은 발언을 하였다. (3) 공소외 1, 공소외 2는 피해자들 이외에는 피고인의 발언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 바가 없다. 피해자들은 공소외 1, 공소외 2와 통화하면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발언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 위 인정 사실 및 다음과 같은 피고인이 발언한 경위와 내용, 발언 당시의 상황, 피고인과 공소외 1, 공소외 2 또는 피해자와 공소외 1, 공소외 2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발언이 전파가능성이 있었다거나 피고인에게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그 위험을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고인은 공소외 1, 공소외 2와 단둘이 있는 가운데 발언하였고, 그 내용도 피해자들과 망인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매우 사적인 내용이다. 공소외 1, 공소외 2는 피고인이나 피해자들과 알지 못하던 사이였고, 다만 망인이 사망하자 망인이 관리하던 공소외 1, 공소외 2에 대한 채권의 채권자가 공소외 7인지 아니면 망인을 상속한 피해자들인지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여 그 과정에서 서로를 알게 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소외 1, 공소외 2가 위와 같이 알게 된 피고인의 발언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 (2) 공소외 7이 공소외 2와 피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공소외 2가 피고인의 발언내용이 기재된 답변서를 제출하였으나, 공소외 7은 자신이 망인과 동거하여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들과 채권의 귀속 주체를 다투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발언을 알게 되었다고 하여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명예훼손의 공연성을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명예훼손죄에서의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형법 제30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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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7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5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9. 7. 24. 선고 2019노5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위반(관세) 부분에 관하여 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이하 ‘피고인 1 등’이라고 한다)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피고인 1, 피고인 8의 변호인 법무법인 덕수의 상고이유 제1점, 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1점 및 법무법인 한누리의 상고이유 제1점 중 이 부분 주장을 함께 판단한다) 1) 관세법은 ‘반송’이란 ‘국내에 도착한 외국물품이 수입통관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시 외국으로 반출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면서(제2조 제3호), ‘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착한 물품으로서 제241조 제1항에 따른 수입의 신고가 수리되기 전의 것’은 ‘외국물품’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4호 (가)목]. 또한 관세법은 물품을 ‘반송’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과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세관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면서(제241조 제1항), 위 규정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반송’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69조 제3항 제1호). 다만 관세법 제241조 제2항은 ‘휴대품·탁송품 또는 별송품 등에 해당하는 물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생략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신고의무의 예외를 두고 있다. 한편 관세법 제2조 제13호는 “통관이란 이 법에 따른 절차를 이행하여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조 제14호는 “환적이란 동일한 세관의 관할구역에서 입국 또는 입항하는 운송수단에서 출국 또는 출항하는 운송수단으로 물품을 옮겨 싣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관세법은 통관을 화물의 이동경로에 따라 크게 수입통관, 수출통관 및 반송통관 등 세 가지로만 분류하는 전제에서 통관제도에 대하여 규율하고 있는데, 관세법 제241조 제1항이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고자 할 때 세관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통관절차에서 관세법과 기타 수출입 관련 법령에 규정된 조건의 구비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데 있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도1133 판결 취지 참조). 한편 관세법 제269조에서 무신고 수출입 및 ‘반송’ 행위를 처벌하는 주된 취지는 수출입 및 반송 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절차의 이행을 확보하는 데에 있는 것이고, 관세수입의 확보는 그 부수적인 목적에 불과하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6484 판결 취지 참조).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문언, 체계와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외국으로부터 국내에 도착한 외국물품이 수입통관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시 외국으로 반출되는 경우에는 관세법 제241조 제2항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송신고의 대상이 되므로, 이러한 신고 없이 해당 물품을 ‘반송’하는 행위는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우리나라가 가입하여 2006. 2. 3.부터 국내에서 발효된 「세관절차의 간소화 및 조화에 관한 국제협약 개정 의정서」(이하 ‘개정 교토협약’이라고 한다)의 특별부속서 E(운송) 제2장(환적)의 이행지침에서는, 환적물품에 대하여 통관절차가 면제되는 취지로 규정하면서, 환적의 필수적인 특성으로 해당 물품은 오직 해당 관세영역으로부터 반출을 위하여 다른 운송수단으로 옮겨 실을 목적으로만 그 관세영역에 도착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출국지를 우리나라로 변경할 목적으로 국내에 도착한 외국물품은 개정 교토협약에 따라 반송신고 등 통관절차가 면제되는 환적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홍콩으로부터 우리나라 국제공항의 환승구역에 반입되었다가 본래의 출발지와 점유자가 변경되어 다시 일본으로 반출된 이 사건 금괴들은 단순히 환적신고에 그칠 것이 아니라 반송신고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반송의 개념 및 반송신고 대상 물품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반송신고 대상 물품의 범위에 관한 심리미진, 판단유탈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 등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2점 및 법무법인 한누리의 상고이유 제1점 중 이 부분 주장,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제1점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금괴들이 관세법에 따른 장치 장소로서의 세관검사장에 해당하는 환승구역에 반입된 이상 이로써 관세법 제243조 제3항의 ‘이 법에 따른 장치 장소에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금괴를 예치하는 등 장치 장소에 장치하여 반송신고를 하여야 되는 것이지 반송신고 대상이 아닌 것으로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반송신고 요건인 ‘관세법에 따른 장치 장소에 있는 경우’의 의미 및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 1 등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3점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김해공항세관장은 2002. 9. 19. 무렵에, 인천공항세관장은 늦어도 2014. 10. 18. 무렵에는 각 환승구역을 세관검사장으로 지정하는 행위에 관한 행정의사를 각 공항시설관리 법인에 통지함으로써 그 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었으므로, 각 그 무렵에 세관검사장 지정행위가 외부적으로도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고,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반드시 세관검사장 지정행위의 성립이 고시나 공고를 통하여야 한다거나, 고시나 공고가 없었다고 하여 세관검사장 지정행위가 행정행위로서 존재하지 않는다고까지 볼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세관검사장 지정행위의 성립 및 효력발생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미진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라. 피고인 1 등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4점 및 법무법인 한누리의 상고이유 제2점,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제2점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게 범행 당시 범의가 없었다거나 자신들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반송신고를 기대할 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범의, 위법성 인식, 기대가능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 피고인 8의 조세범 처벌법 위반 및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 부분에 관하여 가. 피고인 1 등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1점,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제4점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은 수입지출 증빙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아니하고 고의로 영수증을 은닉하는 등의 방법으로 장부상 성실기재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위 피고인들의 진술 외에는 포탈세액을 추정계산할 수 없고, 위 진술에 신빙성이 있으므로 그에 기초하여 포탈세액을 산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채증법칙 위반,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득금액 추계방법 및 포탈세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 등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피고인 1, 피고인 8의 변호인 법무법인 덕수의 상고이유 제2점 중 이 부분 주장, 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3점 및 법무법인 한누리의 상고이유 제4점, 피고인 3의 상고이유 제3점을 함께 판단한다) 1)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조세포탈죄에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하는 데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과세대상의 미신고나 과소신고와 아울러 수입이나 매출 등을 고의로 장부에 기재하지 않는 행위 등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진 경우에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도9906 판결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의 행위는 소득세의 미신고와 아울러 장부 미기재, 사업자등록 미비, 수입의 현금 보관(피고인 2) 등 적극적 은닉의도가 덧붙여진 경우로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조세포탈죄에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 1 등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7점에 대하여(피고인 1, 피고인 8의 변호인 법무법인 덕수의 상고이유 제2점 중 이 부분 주장, 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2점 및 법무법인 한누리의 상고이유 제3점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일본에 있는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위 피고인들에 대한 관계에서 종속적이지 않으므로, 위 피고인들이 공소외 1과 공소외 2 등을 종속대리인으로 하여 일본에 고정사업장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한일조세협약상 종속대리인을 통한 간주고정사업장 및 과세권 배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라. 피고인 1 등의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상고이유 제8점에 대하여(피고인 2의 변호인 법무법인 해마루의 상고이유 제4점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에게 조세포탈의 범의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조세포탈에서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1] 관세법 제2조 제3호, 제4호 (가)목, 제13호, 제14호, 제241조 제1항, 제2항, 제269조 제3항 제1호 / [2] 관세법 제2조 제3호, 제4호 (가)목, 제13호, 제14호, 제241조 제1항, 제2항, 제269조 제3항 제1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한규옥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8. 8. 24. 선고 2017노49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온라인몰 시계판매업체인 (상호 생략)(영문 상호 생략)의 실질적 대표자이다. 피고인은 2012. 9.경부터 2016. 4. 8.까지 상표권자인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가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에 피해자 회사와 합의된 매장에서 판매하는 경우에는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통상사용권을 부여한 ‘M’자 문양의 ○○○○○ 브랜드가 부착된 시계를 위 약정에 위반하여 공소외 2 회사로부터 납품받아 피해자 회사와 합의되지 않은 온라인몰이나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 2. 상표권의 소진에 관한 판단 가. 상표권자 또는 그의 동의를 얻은 자가 국내에서 등록상표가 표시된 상품을 양도한 경우에는 해당 상품에 대한 상표권은 그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서 소진되고, 그로써 상표권의 효력은 해당 상품을 사용, 양도 또는 대여한 행위 등에는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참조). 한편 지정상품, 존속기간, 지역 등 통상사용권의 범위는 통상사용권계약에 따라 부여되는 것이므로 이를 넘는 통상사용권자의 상표 사용행위는 상표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통상사용권자가 계약상 부수적인 조건을 위반하여 상품을 양도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상표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양도행위로서 권리소진의 원칙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고,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상표의 주된 기능인 상표의 상품출처표시 및 품질보증 기능의 훼손 여부, 상표권자가 상품 판매로 보상을 받았음에도 추가적인 유통을 금지할 이익과 상품을 구입한 수요자 보호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상표권의 소진 여부 및 상표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해자 회사는 ‘’ 상표(상표등록번호 생략) 등의 상표권자로서 ‘○○○○○(△△△△△△△△△)’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 피해자 회사는 2010. 7. 1. 상표사용료를 받는 조건으로 공소외 2 회사에 위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팔목시계 등 상품을 개발, 판매할 권한을 2015. 6. 30.까지 수여하는 내용의 상표권사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서에는 “공소외 2 회사는 피해자 회사와 합의된 고품격의 전문점과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여야 하며 할인매장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피해자 회사의 사전 동의를 득하여야 하며, 재래시장에서는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라는 판매장소 제한 약정이 기재되어 있다. 3) 위 계약 종료를 앞둔 2015. 6. 30. 피해자 회사는 공소외 2 회사와 협의서를 작성하면서 공소외 2 회사가 2015. 12. 31.까지 잔여 재고를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대신 그 기간의 상표사용료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는데, 기존의 판매장소 외에 피해자 회사가 지정한 아울렛 매장, 인터넷 쇼핑몰 중 피해자 회사의 직영몰과 백화점 쇼핑몰 6곳에서의 판매도 허용하되, 그 외의 곳에서 판매하는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고 손해배상을 하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4) 피고인은 (상호 생략)(영문 상호 생략)의 운영자로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2 회사로부터 납품받은 시계를 온라인으로 판매해 왔다. 다. 위 인정 사실 및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피고인이 판매한 시계는 상표권자인 피해자 회사의 허락을 받아 공소외 2 회사가 적법하게 상표를 부착하여 생산한 소위 진정상품으로서, 판매장소 제한 약정을 위반하여 피고인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유통시킨 것만으로는 상표의 출처표시 기능이나 품질보증 기능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또한 상표권사용계약상 공소외 2 회사에 시계 상품에 대한 제조·판매 권한이 부여되어 있고, 판매를 전면 금지한 재래시장과는 달리 할인매장과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판매는 상표권자의 동의하에 가능하여 유통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지도 않았으며, 실제로 재고품 처리를 위한 협약서에는 피해자 회사의 직영몰, 백화점 쇼핑몰 등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판매가 허용되기도 하였다. 3)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인터넷 쇼핑몰이 판매가 허용된 다른 인터넷 쇼핑몰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된다는 것만으로 바로 피해자 회사 상표의 명성이나 그동안 피해자 회사가 구축한 상표권에 대한 이미지가 손상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피해자 회사는 상표권사용계약에 따라 공소외 2 회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받기로 하였고, 공소외 2 회사는 피고인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상품을 공급한 것이므로, 상품이 판매됨으로써 상표권자에게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상표권자가 추가적인 유통을 금지할 이익이 크다고 보기는 어려운 반면, 거래를 통해 상품을 구입한 수요자 보호의 필요성은 인정된다. 5) 결국 공소외 2 회사가 피고인에게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해당 상품에 대한 상표권은 그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서 소진되고, 그로써 상표권의 효력은 해당 상품을 사용, 양도 또는 대여한 행위 등에는 미치지 않는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공소외 2 회사가 상표권자와의 판매장소 제한 약정을 위반하여 시계를 피고인에게 판매한 행위는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상표권 소진 이론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표권의 소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피고인의 고의에 관한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의 증명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상표권 침해죄의 죄책을 묻기 위해서는 피해자 회사와 공소외 2 회사 사이의 계약조건에 위반되어 상품이 공급된 것을 피고인이 인식하였어야 하는데,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였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피고인은 일관하여 상표권 침해 사실을 부인하면서 판매장소 제한 약정을 알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여 왔고, 공소외 2 회사 또는 피해자 회사가 사전에 피고인에게 판매장소 제한 약정을 알려주었다는 증거가 없다. 2) 피해자 회사의 고소장에는 2012. 9. 11.경 피고인에게 경고문을 발송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은 이를 받지 못했다고 다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 경고문에는 판매장소 제한 약정을 위반했다는 내용도 나타나지 않는다. 3) 오히려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공소외 2 회사는 2015. 1. 5. ‘○○○○○ 손목시계 정품 확인서’ 및 2016. 3. 2. ‘○○○○○ 손목시계 생산 확인서’를 피고인에게 작성해 주었는데, 여기에는 “피고인에게 납품한 제품은, 공소외 2 회사가 정식 라이선스를 받아 제조한 정품으로서 정식유통이 가능하고, 위조상품 및 상표위반 상품인 경우 손해배상을 하겠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의 시계판매업 경력, 상표권에 대한 경험과 지식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이 사건 상표권 침해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상표법 위반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1]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현행 제97조 참조), 제93조(현행 제230조 참조) / [2]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현행 제97조 참조), 제66조 제1항 제2호(현행 제108조 제1항 제2호 참조), 제93조(현행 제230조 참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6인 【상 고 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7 및 특별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강남 외 1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1. 23. 선고 2017노2425, 24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7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의 나머지 부분에 관한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에 제출된 서면들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특별검사의 수사 및 공소제기 권한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별검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5호에서 정한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별검사법에서 정한 특별검사의 권한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증거능력과 증명력 1) 원심에서 제출된 청와대 문건 원심은, 특별검사가 검찰을 통하여 또는 직접 청와대로부터 넘겨받아 원심에 제출한 청와대 문건(증거순번 제1352~1406호, 이하 ‘청와대 문건’이라 한다)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대통령기록물법’이라 한다)을 위반하거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여 수집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므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결 이유에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대통령기록물법에서 말하는 대통령기록물, 직무수행 관련성, 유출, 내용의 누설, 공무상비밀누설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국가정보원 정보보고 문건 원심은, 위 증거가 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라 한다) 장관 공소외 1이 보관하고 있다가 특별검사에게 임의로 제출한 것으로서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하 ‘교문수석’이라 한다)이던 공소외 2가 피고인 1로부터 받아 문체부에 팩스로 전송한 문건이므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와 공소외 3의 원심 법정진술 형사소송법은 피고사건에 대한 실체심리가 공개된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 양 당사자의 공격·방어활동에 의하여 행해져야 한다는 당사자주의와 공판중심주의 원칙, 공소사실의 인정은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직접심리주의와 증거재판주의 원칙을 기본 원칙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소가 제기된 후에는 그 사건에 관한 형사절차의 모든 권한이 사건을 주재하는 수소법원에 속하게 되며, 수사의 대상이던 피의자는 검사와 대등한 당사자인 피고인의 지위에서 방어권을 행사하게 된다(대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도743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041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칙에 따라 살펴보면, 제1심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되어 검사가 항소한 후, 수사기관이 항소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신청하여 신문할 수 있는 사람을 특별한 사정 없이 미리 수사기관에 소환하여 작성한 진술조서나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증거로 삼는 데 동의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이 없다. 참고인 등이 나중에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진술조서 등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피고인 측에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된다 하더라도 위 진술조서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참고인 등이 법정에서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는 진술조서 등과 같은 취지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진술을 한 경우, 그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하여 유죄의 증거로 삼을 것인지는 증인신문 전 수사기관에서 진술조서 등이 작성된 경위와 그것이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3도6825 판결 등 참조). 특별검사가 원심에서 증거로 제출한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는 이 사건 제1심판결이 선고된 후 특별검사가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부분을 다투는 취지로 항소하여 원심 재판이 계속 중인 상태에서 검사가 다른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공소외 3을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소환하여 작성한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 1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인 1이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삼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에서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 따라서 원심이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것에는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원심은 판결 이유에서 공소외 3의 원심 법정진술을 증거로 삼았을 뿐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는 유죄 인정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 공소외 3의 원심 법정진술의 내용과 진술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3의 원심 법정진술에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한 원심의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능력과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직권을 ‘남용’하였는지 가) 법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을 행사하는 모습으로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남용에 해당하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본래 법령에서 그 직권을 부여한 목적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직무행위가 행해진 상황에서 볼 때 필요성·상당성이 있는 행위인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도3339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도1188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 1은 대통령비서실장(이하 ‘비서실장’이라 한다)으로서 ‘문화예술계가 좌편향 되어 있어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전 대통령’이라 한다)의 뜻에 따라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이하 ‘정무수석’이라 한다)실과 교문수석실 등 수석비서관실과 문체부에 문화예술진흥기금(이하 ‘문예기금’이라 한다) 등 정부의 지원을 신청한 개인·단체의 이념적 성향이나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영화진흥위원회·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각각 ‘예술위’, ‘영진위’, ‘출판진흥원’이라 한다)이 수행한 각종 사업에서 좌파 등에 대한 지원배제, 예술위 책임심의위원 선정과정 개입을 지시하였다. 또한 정부를 비판하거나 정부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영화를 상영한 영화제나 영화관에 대한 지원의 배제를 지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배제 지시가 청와대에서 문체부 공무원을 통하여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에 하달되어 구체적인 지원배제 조치가 실행되었다.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지시는 헌법에서 정한 문화국가원리, 표현의 자유, 평등의 원칙, 문화기본법의 기본이념인 문화의 다양성·자율성·창조성 등에 반하므로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 문화예술진흥법, 문화예술진흥기금사업 지원심의 운영규정,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화비디오법’이라 한다), 영화진흥사업 심사관리규정,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등에서 정부가 문화예술에 관한 지원을 직접 하지 않고 관련 법령에서 별도로 설치된 예술위, 영진위로 하여금 직무상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지원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도록 하였으며, 출판진흥원으로 하여금 양서출판 의욕 고취 및 국민의 독서문화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우수도서의 선정·보급을 위한 세종도서 사업을 위탁하여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는 위와 같은 헌법상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지시는 예술위, 영진위의 지원 여부 결정 과정, 예술위 책임심의위원 선정과정에 개입하는 것으로서 예술위, 영진위 위원의 직무상 독립성 등을 침해하여 위법하고, 출판진흥원에 대한 문체부 장관의 정당한 지휘·감독권의 범위에 속하는 사항도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 1은 전 대통령, 정무수석, 교문수석, 문체부 공무원 등과 공모하여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교문수석, 문체부 장관 등의 직권을 남용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요건인 직권의 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는지 가) 법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단순히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직권을 남용하여 현실적으로 다른 사람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거나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고, 그 결과의 발생은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도3453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도12754 판결 등 참조).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과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은 형법 제123조가 규정하고 있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결과’로서 둘 중 어느 하나가 충족되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이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와 구별되는 별개의 범죄성립요건이다. 따라서 공무원이 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러한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한 일이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는 직권을 남용하였는지와 별도로 상대방이 그러한 일을 할 법령상 의무가 있는지를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직권을 남용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곧바로 그에 따른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이 된다고 인정하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라는 범죄성립요건의 독자성을 부정하는 결과가 되고,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의 경우와 비교하여 형평에도 어긋나게 된다. 직권남용 행위의 상대방이 일반 사인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권에 대응하여 따라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그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게 하였다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공무원이거나 법령에 따라 일정한 공적 임무를 부여받고 있는 공공기관 등의 임직원인 경우에는 법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가 직권에 대응하여 어떠한 일을 한 것이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는 관계 법령 등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행정조직은 날로 복잡·다양화·전문화되고 있는 현대 행정에 대응하는 한편, 민주주의의 요청을 실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행정조직은 통일된 계통구조를 갖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긴밀한 협동과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그로 인하여 행정기관의 의사결정과 집행은 다양한 준비과정과 검토 및 다른 공무원, 부서 또는 유관기관 등과의 협조를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러한 협조 또는 의견교환 등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하고, 동등한 지위 사이뿐만 아니라 상하기관 사이,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 사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관계에서 일방이 상대방의 요청을 청취하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거나 협조하는 등 요청에 응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결국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한 때에 상대방이 공무원 또는 유관기관의 임직원인 경우에는 그가 한 일이 형식과 내용 등에 있어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하여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에 대한 판단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등과 공모한 문체부 공무원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로 하여금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이하 ‘범죄일람표’라 한다) 1, 2, 3, 4의 각 ‘산하기관 담당자 의무 없는 행위’란에 기재된 각 행위(이하 ‘이 사건 각 행위’라 한다)를 하게 한 것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 제3조, 제51조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책임경영 체제와 자율적 운영이 보장되어야 하고, 주무기관의 장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자율적 운영이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법령에서 그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경우에만 감독할 수 있다. 문화예술진흥법 제20조는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예술위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0조에서 예술위의 직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예술위는 문화예술에 관하여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하고 덕망이 있는 자 중에서 문체부 장관이 위촉하는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제23조). 위원은 임기 중 직무상 외부의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으며,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균형적 발전을 위하여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제29조). 예술위의 사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사무처를 둔다(제33조). 직원들은 사무처에 소속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법률규정에 비추어 보면, 예술위의 직원들은 위와 같이 법률이 정한 예술위의 목적과 직무, 위원들의 직무수행을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 영화비디오법 제4조는 영화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한국영화 및 영화산업의 진흥을 위하여 영진위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4조에서 영진위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영진위는 영화예술 및 영화산업 등에 관하여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문체부 장관이 임명하되 성과 연령, 전문성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구성한 9인의 위원으로 구성한다(제8조). 위원은 임기 중 직무상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제13조). 영진위의 사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사무국을 둔다(제20조).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16조는 출판문화산업의 진흥·발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출판진흥원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6조의4에서 출판진흥원의 직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과 관련된 법령들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은 위 각 법인의 위원들의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고 각 법인이 자율적으로 사업목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할 법령상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법령에서 정한 직무범위를 벗어나거나 법령에서 정한 의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게 하였다면 형법 제123조에서 정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 앞에서 본 법리와 관련 규정들의 내용을 원심판결의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문체부 공무원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로 하여금 하게 한 이 사건 각 행위 중 예술위원장, 예술위원에게 배제 지시를 전달하는 행위, 지원배제 방침이 관철될 때까지 사업진행 절차를 중단하는 행위, 지원배제 대상자에게 불리한 사정을 부각시켜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는 행위, 지원배제 방침을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면서 지원배제 대상자의 탈락을 종용하는 행위, 지원배제 업무에 용이하도록 심의위원을 구성하는 행위, 배제대상자를 안건에서 제외하여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는 행위, 위원회 전체회의 심사를 보류하는 행위, 지원배제를 위한 명분을 발굴하는 행위, 지원배제를 위해 새로운 기준을 발굴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하여 사업을 재공고하는 행위, 심의위원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행위, 지시에 따라 지원금 삭감 의안을 상정하는 행위, 상영불가 통보 행위 등을 하게 한 것은 모두 위원들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자율적인 절차진행과 운영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위에서 본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이 준수해야 하는 법령상 의무에 위배되므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심의 판결 이유에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위 각 행위들을 의무 없는 일로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의무 없는 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그러나 이 사건 각 행위 중 각종 명단을 송부하게 한 행위, 공모사업 진행 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게 한 행위 부분에 관하여는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은 문체부 공무원에게 범죄일람표 1, 2, 3, 4 ‘산하기관 담당자 의무 없는 행위’란 각 해당 기재와 같이 책임심의위원 후보자 명단, 공모사업 신청자 및 각 단계별 심의 통과자 명단을 송부하였으며, 공모사업 진행 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였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등과 공모한 문체부 공무원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로 하여금 위 각 행위를 하게 한 것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이 문체부에 위와 같은 명단을 송부하고 공모사업 진행 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직접적인 법령상의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 1 등과 공모한 문체부 공무원의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에 대한 위와 같은 행위가 위 각 법인의 사업에 대한 정당한 감독권 행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성향이나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을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특정 대상자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이상 위헌·위법한 행위이다. 공무원이나 유관기관의 직원들은 위법한 직무상 명령에 따를 의무가 없으므로 유관기관 직원들에게 위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한 것은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이 위와 같은 명단을 문체부에 보내주어야 하는 직접적인 법령상의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피고인 1 등과 공모한 문체부 공무원의 지시가 위법하다고 하여 곧바로 그에 따른 위 직원들의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앞에서 본 것처럼 피고인 1 등이 공모하여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에게 지시한 행위는 직권을 남용한 것이다. 그런데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이 그 지시에 따라서 한 일이 의무 없는 일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직원들에게 그 일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인지를 독자적으로 따져야 한다. 원심도 인정한 것처럼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은 사업의 적정한 수행에 관하여 문체부의 감독을 받으므로 일반적으로 지원사업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등 문체부의 지시에 협조할 의무가 있고, 예술위 직원 공소외 4, 공소외 5 등은 원심에서 2014년 이전에도 문체부의 지시에 따라 공모사업 신청자 명단을 송부해 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의 이 부분 행위는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이 종전에도 문체부에 업무협조나 의견교환 등의 차원에서 명단을 송부하고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하였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의무 없는 일로 특정한 각 명단 송부 행위와 심의 진행 상황 보고 행위가 종전에 한 행위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등을 살피는 방법으로 법령 등의 위반 여부를 심리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위와 같은 사항들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지 않은 채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의무 없는 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죄수와 공범의 죄책 가)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 또는 연속된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범행방법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각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5도4051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범죄사실의 2항 중 바.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사. 4) 2015년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배제, 아. 도서 관련 지원배제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인정하고 그 전제에서 위 전부에 관하여 피고인 1에게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부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은 모두 피고인 1의 지시로 마련된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과 ‘건전 문화예술 생태계 진흥 및 지원방안’, ‘건전 문화예술 생태계 진흥 세부 실행계획’에 따라 이루어졌으므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고, 각 지원배제 지시는 공모사업 신청자 명단 등을 송부받아 지원배제대상자 명단을 하달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사업별 시간적 간격이 크지 않고, 보호법익이 동일하므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 피고인 1이 2015. 2.경 비서실장에서 퇴임하였으나 공범에 의하여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나머지 범행이 이루어졌으므로 그 부분에 대하여도 공범으로서 죄책을 부담한다. 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위 부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이 피고인 1의 지시로 마련된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과 ‘건전 문화예술 생태계 진흥 및 지원방안’, ‘건전 문화예술 생태계 진흥 세부 실행계획’에 따라 이루어졌으나,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이라는 서로 다른 공공기관을 통하여 각 기관이 주관하는 사업별로 별도로 실행되었다. 위 각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사업은 사업수행자, 근거 법령, 기금의 조성 목적, 회계 관리와 운용, 사업계획의 수립 및 수행과정, 사업의 신청·심사·선정절차와 선정기준이 다르며, 각 사업수행자별로 매년 다음 연도의 기금 운용계획 또는 예산을 수립하여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해당 연도의 사업을 수행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각 사업수행자별 사업 사이 및 각 연도별 사업 사이에서는 범의의 단일성과 방법의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볼 수는 없다. 또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에게 직권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범죄이고, 직권은 국가의 권력 작용에 의해 부여되거나 박탈되는 것이므로, 공무원이 국가의 명에 따라 공직에서 퇴임하면 해당 직무에서 벗어나고 대외적으로도 공표된다. 피고인 1이 2015. 2.경 비서실장에서 퇴임한 이후에는 위와 같은 직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퇴임 후에도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으로 퇴임 전 공모한 범행에 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계속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임 후의 범행에 관하여는 공범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피고인 1의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미치는 범위를 확정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에서 본 사정만을 이유로 위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1에게 위 전부에 대하여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포괄일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문체부 1급 공무원 사직 요구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1급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제68조 단서에 따라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강임 또는 면직을 당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으나, 임용권자가 1급 공무원을 직권면직할 때에도 자의는 허용되지 않고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어야 한다. 1급 공무원을 직권면직함에 있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었는지 여부는 직무의 내용과 성격, 직권면직에 이르게 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17. 선고 2001두8902 판결,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5두1659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문체부 1급 공무원인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이하 ‘공소외 6 등’이라 한다)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실질적으로 그들의 의사에 반하여 면직을 당한 것이다. 피고인 1이 전 대통령, 피고인 5 등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공소외 6 등이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위법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의 집행에 소극적인 공소외 1 문체부 장관의 측근이고 그들 역시 위 지원배제명단의 집행에 소극적이었다는 사정 등을 이유로 하였을 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 없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 피고인 1 등이 직권을 남용하여 공소외 6 등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1급 공무원의 신분과 면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직권의 남용, 의무 없는 일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마.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국회증언감정법’이라 한다) 위반 1) 국회증언감정법 제14조 제1항 본문에서 정한 위증죄는 같은 법 제15조의 고발을 소추요건으로 한다. 국회는 본회의 의결로 특별위원회를 둘 수 있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는 그 활동기간을 정하여야 하며, 본회의 의결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특별위원회는 활동기한의 종료 시까지 존속하고, 활동기한의 종료 시까지 국회법 제86조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에 체계·자구 심사를 의뢰하였거나 제66조에 따라 심사보고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해당 안건이 본회의에서 의결될 때까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국회법 제44조 제1항, 제2항, 제3항). 특별위원회가 증인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것도 특별위원회의 활동에 속한다. 따라서 국회증언감정법 제15조에 따라 증인에 대한 위증 고발도 위원회가 존속하는(‘존속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동안에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1474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라 한다)가 2017. 1. 12. 국회의장에게 보고한 서면을 국회법 제66조에 따른 심사보고서로 볼 수 있어 국조특위의 활동기한인 2017. 1. 15.이 경과하였더라도 위 심사보고서에 포함된 안건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2017. 1. 20.까지는 국조특위는 존속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 1에 대한 고발이 2017. 1. 17. 이루어졌으므로 위 고발은 적법하다. 3)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회증언감정법상 고발 등과 관련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한편 위증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은 피고인 1이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한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대법원 2019. 3. 21. 선고 2017도16593-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2가 피고인 1 등 다른 공범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행에 공모·가담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 2가 2014. 6.경 정무수석으로 취임할 무렵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에서 문화예술계 등에서 좌파 등에 대한 지원배제를 위한 계획과 방안이 마련되어 있었고, 향후 좌파 등에 대한 지원배제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정무수석의 업무였으며, 그 후 정무수석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무수석실에서 교문수석실의 요청에 따라 지원배제 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한 명단 검토가 이루어지는 사실을 인식하고 용인함으로써, 피고인 1 등 다른 공범과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범행에 관하여 공모하였을 뿐 아니라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에 공모·가담하였다고 볼 수 있다. (2) 피고인 2는 ○○○○○△△△△ 상영요청 거부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 1 등 공범들과 ‘예술영화전용관을 포함한 일반 상영관에서의 △△△△ 상영 저지’ 계획을 상호 인식·공유함으로써 의사가 합치되었고, 위 △△△△ 상영 저지를 위한 정무수석실과 교문수석실의 공동 대응을 통하여 공범 상호 간의 결의를 강화하는 등 기능적 행위지배도 인정된다. 그리고 피고인 2는 □□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 삭감, ◇◇◇◇◇◇와 ☆☆☆☆☆☆☆에 대한 지원배제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 1 등과 함께 범행의 실행계획을 상호 인식·공유하여 의사의 결합을 이루었고, 정무수석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공범과의 관계, △△△△ 상영 저지를 위한 활동 등을 고려하면 기능적 행위지배도 인정할 수 있다. 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에서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 등과 관련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증거능력과 증명력 가) 원심에서 제출된 청와대 문건 원심은, 특별검사가 검찰을 통하여 또는 직접 청와대로부터 넘겨받아 원심에 제출한 청와대 문건이 대통령기록물법을 위반하였거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여 수집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므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 1. 나. 1)에서 본 것처럼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대통령기록물법, 공무상비밀누설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2015. 3. 25.자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이하 ‘실수비’라 한다) 회의결과 중 수기로 ‘진행 中’으로 기재된 부분 원심은 2015. 3. 25.자 실수비 회의결과(증거순번 제1385호) 중 수기로 ‘진행 中’이라고 기재된 부분은 그와 같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자체를 증명하는 증거물인 서면으로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원심이 이 부분 기재를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하거나 기재 내용의 진실성을 증명하는 데 사용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2015. 3. 9.자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案)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서 2015. 3. 9.자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案)(증거순번 제1383호)을 증거로 삼는 데 동의하였고, 원심은 같은 기일에서 위 문건을 증거로 채택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라)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와 공소외 3의 원심 법정진술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는 위 1. 나. 3)에서 본 것과 같은 경위로 작성되었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 2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피고인 2가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삼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에서 증거능력이 없다. 그러나 원심은 판결 이유에서 공소외 3의 원심 법정진술을 증거로 삼았을 뿐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는 유죄 인정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 공소외 3의 원심 법정진술에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의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심의 위 각 증거들에 대한 조치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능력, 증명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직권의 남용 원심은, 피고인 2가 전 대통령, 피고인 1 등과 공모하여 예술위 등 공모사업에 관하여 특정 개인과 단체를 배제하는 행위에 가담한 것은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교문수석, 문체부 장관 등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행한 실질적 위법행위로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일반적 직무권한의 주체와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죄수와 공범의 죄책 원심은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2015년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배제, 도서 관련 지원배제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인정하여 그 전제에서 위 전부에 관하여 피고인 2에게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1. 다. 3)에서 본 것처럼 위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인 2가 2015. 5.경 정무수석에서 퇴임한 이후에는 퇴임 전 공모한 범행에 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계속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임 이후의 범행에 관하여 공범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피고인 2의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미치는 범위를 확정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위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2에게 위 전부에 대하여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포괄일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인 2가 2016. 10. 13.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등에 대한 2016년도 국정감사에서 ‘블랙리스트에 관하여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받았다.’,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하거나 본 적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2016. 11. 30. 국조특위 제1차 청문회에서 ‘정무수석으로 일하면서 전혀 소관 업무도 아니고, 전혀 관여한 바도 없고, 그런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로 위증에 해당한다. 2016. 9. 27. 국정감사에서의 피고인 2의 선서는 2016. 10. 13. 국정감사에도 그 효력을 미친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허위의 진술, 선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공소외 9에 대한 사직 요구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인 3이 문체부 업무와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으로서 전 대통령의 공소외 9에 대한 사표제출 지시를 직접 문체부 장관에게 전달하였고, 문체부 장관과 소속 공무원들에게 그 이행 여부와 공소외 9가 보임될 산하기관에 관하여 직접 확인하고 의견을 전달하기까지 하였으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피고인 3의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된다. 전 대통령의 위와 같은 사직서 제출 요구 지시, 피고인 3의 문체부 장관에 대한 위 대통령 지시의 하달, 그에 따른 문체부 장관의 공소외 9에 대한 사직서 제출 요구는 각각 대통령, 교문수석과 문체부 장관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피고인 3은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대통령 및 교문수석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을 남용하여 공소외 9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공모공동정범과 기능적 행위지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직권의 남용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인 3이 교문수석으로서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 삭감, ◇◇◇◇◇◇와 ☆☆☆☆☆☆☆에 대한 지원배제, 2015년 도서 관련 지원배제 범행에 관한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된다. 피고인 3의 행위는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공모하여 대통령, 비서실장 및 교문수석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직권, 공동정범과 기능적 행위지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 위 1. 다. 2) 나)에서 본 것처럼 원심이 피고인 3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의무 없는 일 행위 중 각종 명단을 송부하게 한 행위, 공모사업 진행 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게 한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들을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의무 없는 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처럼 각종 명단을 송부하게 한 행위, 공모사업 진행 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게 한 행위를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의무 없는 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문체부 1급 공무원 사직 요구 원심은, 피고인 5가 피고인 1 등과 공모하여 문체부 1급 공무원들에 대하여 사직을 요구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1. 라.에서 본 것처럼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1급 공무원의 신분과 면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직권의 남용, 의무 없는 일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도서 관련 지원배제 원심은, 지원배제 지시는 문체부 장관의 출판진흥원에 대한 정당한 지휘·감독권의 범위에 속하지 아니하는 위법·부당한 조치라는 등의 이유로 공소외 10, 공소외 11로 하여금 지원배제 대상자에 대한 불리한 사정을 부각시켜 심의위원에게 전달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직권, 의무 없는 일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원심은, 피고인 5가 2016. 12. 15.경 국조특위 제4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블랙리스트 사실 여부를 모른다.’, ‘누구로부터도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 ‘블랙리스트에 관하여 따로 보고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로 위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증,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피고인 6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 1)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인 6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이하 ‘소통비서관’이라 한다)으로서 예술위 책임심의위원 후보자 명단을 받아 배제대상자를 검토하였다. 민간단체보조금 태스크포스팀의 실행 및 그 결과물인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 문건의 작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문화체육비서관(이하 ‘문체비서관’이라 한다)인 피고인 4로 하여금 후임 소통비서관인 피고인 7에게 문예기금 등 사업에 따른 지원배제 명단의 검토·선별을 요청하도록 하였다. 문체부 차관에게 좌파 성향의 인사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6은 피고인 1이 마련한 좌파 등에 대한 지원배제 계획을 인식·용인하고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공모·가담하였다고 볼 수 있다. 2)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에서의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죄수와 공범의 죄책 위 1. 다. 3)에서 본 것처럼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2015년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배제, 도서 관련 지원배제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 6이 소통비서관에서 정무비서관으로 보직 변경된 사정과 보직 변경 전후 각 범행 가담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 6의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미치는 범위를 심리하여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위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포괄일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6. 피고인 7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원심은, 피고인 7이 피고인 6으로부터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을 전달받으면서 그 내용을 설명 듣고 정무수석실 산하 소통비서관으로서 문예기금 공모사업에서 소통비서관실 행정관 공소외 12를 통하여 지원배제자를 선별하는 등 피고인 7이 피고인 1, 피고인 2 등 공범들과 함께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범행을 공모하였고 피고인 7에게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 상영요청 거부, □□국제영화제 지원금 삭감, ◇◇◇◇◇◇와 ☆☆☆☆☆☆☆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정무수석실과 교문수석실이 함께 □□국제영화제에서뿐만 아니라 일반 상영관에서의 △△△△ 상영 저지를 위하여 공동으로 대응하였다. △△△△ 상영 저지를 위한 대응 과정에서 정무수석인 피고인 2는 소통비서관인 피고인 7에게 문체비서관과 협의를 해서 △△△△ 상영관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하였다. 피고인 7은 문체비서관인 피고인 4와 △△△△ 상영 문제에 관하여 협의하였고, 교문수석실로 보고되는 문체부 보고서를 공유하였는데, 당시 보고서에는 상영 후 조치로서 △△△△을 상영한 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 7은 피고인 2에게 △△△△ 진행 상황을 종합하여 정리한 보고를 하였다. 피고인 7은 피고인 1, 피고인 2 등 공범들과 함께 △△△△의 상영 저지 계획과 지원배제의 실행 계획을 상호 인식·공유하고 그에 관한 의사의 합치를 이루었다. 피고인 7은 △△△△ 상영 저지를 위한 정무수석실과 교문수석실의 공동 대응을 통하여 공범 상호 간의 결의를 강화하는 등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7은 ○○○○○△△△△ 상영요청 거부, □□국제영화제 지원금 삭감, ◇◇◇◇◇◇와 ☆☆☆☆☆☆☆에 대한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의 죄책을 진다. 2)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모공동정범과 기능적 행위지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죄수와 공범의 죄책 위 1. 다. 3)에서 본 것처럼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2015년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배제, 도서 관련 지원배제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이 위 부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7에게 위 전부에 대하여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포괄일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7. 특별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강요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다. 여기에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하여 상대방에게 어떠한 요구를 하였을 때 그 요구 행위가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지위뿐만 아니라 그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불응하면 어떠한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행위자와 상대방이 행위자의 지위에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해악을 인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제1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강요 부분에 관하여 사직 요구 또는 지원배제 지시를 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요구 경위 및 발언의 내용, 요구자와 상대방의 직위·경력, 사직 또는 지원배제에 이르게 된 경위, 일부 사업에서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가 지원배제 지시에도 불구하고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였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인정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강요죄의 협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1) 피고인 6에 대한 예술위 책임심의위원 선정 부당개입 원심은, 피고인 6이 피고인 4로부터 예술위 책임심의위원 후보자 명단을 건네받기 이전에 청와대에서 책임심의위원 후보자 중 정치적 성향 등에 따라 특정인을 선정에서 배제하도록 문체부에 지시하여 문체부에서 예술위 담당자들에게 책임심의위원 후보자 명단을 송부하도록 하였음을 알고 있었거나 이에 관여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들에 대한 일부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가)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에 관한 공소사실 중 ① 원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의 범죄일람표 2 중 공소외 13이 담당한 순번 19부터 23, 189, 190, 196부터 215까지의 사업, 공소외 5가 담당한 순번 26, 28부터 39, 48부터 52, 54부터 58, 86부터 98, 156부터 161까지의 사업, 공소외 14가 담당한 순번 60부터 85까지, 99의 사업, 공소외 15가 담당한 순번 100, 101 사업, 공소외 16이 담당한 순번 24, 25, 27, 40부터 45, 47, 59, 106부터 114, 116부터 134, 191부터 195까지의 사업, 공소외 4가 담당한 순번 216부터 218, 253부터 261까지의 사업, 공소외 17이 담당한 순번 223부터 231, 239부터 243까지의 사업, 공소외 18이 담당한 순번 173부터 188, 232부터 237까지의 사업, 공소외 19가 담당한 순번 238, 266부터 297, 299부터 325까지의 사업, 공소외 20이 담당한 순번 105, 244부터 252까지의 사업, 공소외 21이 담당한 순번 152부터 155까지의 사업, 공소외 22가 담당한 순번 262부터 265까지의 사업, 공소외 23이 담당한 순번 162부터 172, 219부터 222까지의 사업, 공소외 24가 담당한 순번 135부터 150까지의 사업에서 위 예술위 직원들이 공모사업 진행 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였다는 부분, ② 같은 범죄일람표 2 중 공소외 5가 담당한 순번 26, 28부터 39, 48, 88부터 91까지의 사업, 공소외 16이 담당한 순번 24, 25, 27, 40부터 45, 47, 59, 191부터 195까지의 사업, 공소외 21이 담당한 순번 152부터 155까지의 사업, 공소외 24가 담당한 순번 135부터 150까지의 사업에서 공소외 5, 공소외 16, 공소외 21, 공소외 24가 지원배제 방침이 관철될 때까지 공모사업 진행절차를 중단하였다는 부분, ③ 같은 범죄일람표 2 중 공소외 5가 담당한 순번 1부터 18, 26, 48, 88부터 91까지의 사업, 공소외 13이 담당한 순번 196부터 215까지의 사업, 공소외 18이 담당한 순번 173부터 188까지의 사업, 공소외 23이 담당한 순번 162부터 172, 219부터 222까지의 사업, 공소외 24가 담당한 순번 135부터 150까지의 사업에서 공소외 5, 공소외 13, 공소외 18, 공소외 23, 공소외 24가 심의위원에게 지원배제 대상자에게 불리한 사정을 부각시켜 전달하였다는 부분, ④ 같은 범죄일람표 2의 순번 26, 28부터 39, 48, 88부터 91까지의 사업에서 공소외 5가 지원배제 방침을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면서 지원배제 대상자의 탈락을 종용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위 각 예술위 직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에 관한 공소사실 중 같은 범죄일람표 2의 순번 24, 25, 27, 40부터 45, 47, 59, 106부터 114, 116부터 134, 191부터 195까지의 사업에서 공소외 16이 심의위원에게 지원배제 대상자에게 불리한 사정을 부각시켜 전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 지원배제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영진위가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 심의를 보류한 것은 피고인 2가 정무수석으로 부임하거나 피고인 5가 문체부 장관으로 취임하기 전인 2014. 4. 24.이고, 영진위가 새로운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이를 토대로 2014. 8. 25. ▽▽▽▽▽을 포함한 5개 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이 계획을 지시·승인하거나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가담하였다는 증명이 부족하며,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은 유죄로 판단하는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과 포괄일죄의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일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피고인 6에 대한 ○○○○○△△△△ 상영요청 거부, □□국제영화제 지원금 삭감, ◇◇◇◇◇◇와 ☆☆☆☆☆☆☆ 지원배제 원심은, 정무비서관이었던 피고인 6이 ○○○○○에서의 △△△△ 상영 거절과 △△△△ 상영에 대한 제재조치로 □□국제영화제 지원금을 삭감하거나 ◇◇◇◇◇◇ 등 영화관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다는 데에 공모·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은 유죄로 판단하는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과 포괄일죄의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일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원심은 피고인 5가 2016. 12. 15.경 국조특위 제4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공소외 25 위원의 ‘공소외 26 본부장의 해임 관련해서 공소외 26 위원장의 말을 보면, 증인이 대통령께서 전화를 해서 내려 보내라 했다고 말씀하셨다는데, 그게 맞지요?’라는 질의에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증언한 것은 위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라. 나머지 부분 특별검사는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8.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피고인 1, 피고인 3에 대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관련 각종 명단을 송부하게 한 행위, 공모사업 진행 중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게 한 행위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6, 피고인 7에 대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중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2015년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배제, 도서 관련 지원배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위 각 부분의 파기 이유는 상고이유로 주장하지 않거나 상고를 제기하지 않은 나머지 공동피고인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공통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2조에 따라 그들에 대한 원심판결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 파기 부분과 포괄일죄 또는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는 부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7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9.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7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의 나머지 부분에 관한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증거능력에 관한 대법관 조희대의 별개의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과 강요죄에 관한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김상환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김상환의 보충의견과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노정희의 보충의견이 있다. 10. 증거능력에 관한 대법관 조희대의 별개의견 가. 원심은 특별검사가 원심에 제출한 청와대 문건을 증거로 채택하고 청와대 문건에 나타난 내용을 토대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이하 ‘대수비’라 한다), 실수비에서 전 대통령이나 피고인 1 등이 그 판시와 같은 지시와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인들에 대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청와대 문건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고, 그에 기초하여 획득한 진술증거들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여 피고인들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인정하였고, 이러한 원심의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청와대 문건이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다수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나. 관련 법리 1)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위법수집증거의 배제’라는 제목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위법한 압수·수색을 비롯한 수사과정의 위법행위를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고자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을 명시한 것이다. 그리고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위법행위를 기초로 하여 증거가 수집된 경우에는 당해 증거뿐 아니라 그에 기초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도 부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 참조). 2) 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직무상 공정성 등의 보장 형사소송법 제195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196조는 제1항에서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라고 규정하고, 제3항 전문에서 “사법경찰관리는 검사의 지휘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같은 법 제246조는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라고 규정한다. 검찰청법은 검찰청의 직제와 검사의 수사절차에 관한 권한과 의무에 관하여 자세하게 규정하면서, 제4조에서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 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등의 직무와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고, 제8조에서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12조 제3항은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국회법 제65조의2 제2항 제1호는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하여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는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을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으로 규정하고, 제6조는 “특별검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제7조, 제8조, 제9조에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검사의 권한과 의무에 관한 규정을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에 준용하고 있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특별검사법 제1조는 ‘최서원 등의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하여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는 특별검사의 임명과 직무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5조는 “특별검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며,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제6조, 제7조, 제8조는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의 검사의 권한과 의무에 관한 규정을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에 준용하고 있다. 위와 같이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 대한민국의 법체계는 검사에게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수행 업무에 관하여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검사에게 부여된 막중한 권한이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하기 위하여 검사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 권한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 특히 검찰청이 소속된 법무부의 장관으로부터도 최대한 간섭받지 않고 행사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직무의 공정성은 특별검사나 특별검사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위에서 본 것처럼 특별검사에게는 그 직무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다. 3) 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직무상 공정성 등을 침해하여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 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수사권은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행사되어야 하고,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바대로 검사 또는 특별검사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통해 얻은 증거 등을 기초로 피의자와 참고인을 소환하여 조사한 후 기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사절차의 모습이다. 그런데 수사권이 없는 대통령이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관인 대통령비서실 또는 수사권과 무관한 행정부처의 누군가가 특정인으로 하여금 수사, 기소 및 유죄의 판결을 받게 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증거를 수집하여 검사 또는 특별검사에게 제출하는 것은 일반적인 수사절차의 모습이 아니고 특정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해 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수사절차에 개입하는 것이다. 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통상적인 수사절차와는 무관하게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이 적극적으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특정 사건에서 특정 피고인으로 하여금 유죄판결을 받게 하기 위해 유죄의 증거를 수집하여 검사 또는 특별검사에게 제공하고 그 증거가 법원에 증거로 제출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하게 행사되어야 할 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수사권과 공소의 제기 및 유지 권한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뿐 아니라 특별검사의 직무상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증거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로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이러한 대통령이나 대통령비서실 또는 행정부의 행위를 허용하게 되면,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 및 그들의 지시를 받는 행정부의 막강한 행정력을 이용하여 정치적 보복을 위해 특정 인사들이나 고위 공직자들을 처벌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행사되어야 할 검사의 직무와 공정성 및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해야 할 특별검사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에서 본 법률에 정면으로 위반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다. 판단 1) 전 대통령은 2017. 3. 10.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파면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7. 5. 10. 제19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 과제의 첫 번째 과제로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을 내세우면서 ‘부처별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국정농단 실태를 분석하고 기소된 사건의 공소유지를 철저히 할 것’을 정하였다. 국가정보원은 2017. 6. 19.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를 만들고 그 산하에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 등을 조사할 적폐청산 태스크포스팀을 두어 이전 정부에서 이루어진 과거사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사기관에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였다.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공소외 27은 2017. 7. 20. 법무부를 제외한 16개 부처와 국가보훈처 등 19개 정부 기관에 적폐 청산을 위한 부처별 태스크포스 구성 현황과 향후 운용 계획을 회신하라고 요구하였고, 문체부 등 다수의 행정부처가 적폐 청산과 관련된 위원회를 만들었다. 2) 원심은 아래와 같은 증거들을 채택하고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실의 회의자료 등 파일들(증거순번 제1352~1379호, 제1402~1406호) 2017. 8. 10.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 컴퓨터의 공용폴더에서 발견한 전자파일 형태의 실수비 회의결과 및 회의자료와 대수비 회의자료 파일들은 전 대통령 당시의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실에서 기획비서관으로부터 송부받아 컴퓨터의 공유폴더에 저장되어 있었다. 현 대통령비서실은 검찰에 그 이미징 파일을 제공하였고, 검찰은 특별검사에게 파일 출력물 중 일부 사본을 제공하여, 특별검사가 원심에 이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나) 정무수석실의 실수비 회의결과 문건들(증거순번 제1381호, 제1382호, 제1384~1401호)과 2015. 3. 9.자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案)(증거순번 제1383호) 2017. 7. 14. 정무수석 산하 정무기획비서관실 캐비닛에서 종이문서 형태로 발견한 문건들은 전 대통령 당시의 기획비서관이 실수비가 끝난 후 회의결과를 정리하여 전자파일로 작성한 후 당시 정무수석실에 송부한 전자파일들을 출력한 것이다. 현 대통령비서실은 특별검사에게 위 문건들의 사본을 제공한 후 발견된 문건들 자체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였다. 특별검사는 원심에 그중 일부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다) 민정수석비서관실의 실수비 회의자료 문건(증거순번 제1380호) 전 대통령 당시의 기획비서관은 실수비 회의를 위해 각 수석비서관들로부터 송부받은 회의자료 전자파일을 합본한 후 출력하여 실수비에서 각 수석비서관들에게 제공하였다. 당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이하 ‘민정수석’이라 한다)은 기획비서관이 실수비 회의에서 배포한 위 회의자료를 받아 보관하고 있었다. 2017. 7. 3. 현 대통령비서실은 민정수석 산하 민정비서관실 캐비닛에서 문건들을 발견하여 위 문건의 사본을 특별검사에게 제공하였고 문건 자체는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였다. 특별검사는 원심에 문건의 사본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라)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 법정진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대통령비서실이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공소외 28로 하여금 보수 시민단체에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의 혐의사실에 대하여 조사를 하면서,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과 전 대통령비서실장 공소외 29, 전 교문수석 공소외 30과 공소외 2,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 공소외 31 등에 대하여 진술조서 또는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다. 특별검사는 원심에 위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리고 원심에서는 청와대 문건을 내용으로 하여 증인신문이 이루어졌다. 3) 청와대 문건과 그에 기초하여 작성된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 법정진술의 증거능력 가) 현 대통령비서실은 대통령비서실 내의 제2부속비서관실, 정무수석실, 민정수석실 내에서 발견한 청와대 문건들을 대통령비서실이 직접 검사나 특별검사에 제공하였고, 특별검사가 이를 원심에 제출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청와대 문건이 증거능력이 있음을 전제로 청와대 문건과 그와 관련된 피고인들 또는 참고인들의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하고 법정에서 증인들에게 청와대 문건의 내용을 신문하였고, 이를 기초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탄핵된 후 이미 항소심 진행 중인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에서 전 대통령의 대통령비서실에서 이루어진 대수비와 실수비에서의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등의 진술 내용이 기재된 청와대 문건이 유죄의 증거로 사용되었다. 전 대통령의 탄핵 후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현 대통령비서실 직원들이 청와대 문건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를 유지하고 있던 특별검사에 제공하고 특별검사가 원심에 증거로 제출한 것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독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특별검사의 수사 및 공소유지권에 개입하여 특별검사의 직무상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이미 특별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고 제1심법원이 많은 부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이후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전 대통령비서실의 소속이거나 문체부 장관이었던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의 판단을 위해 특별검사에게 대수비와 실수비 자료를 유죄의 증거로 제공하는 것은 공정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며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해야 할 특별검사의 수사 및 공소유지권에 의도적으로 개입하여 그 직무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나) 따라서 청와대 문건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인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고, 이를 기초로 작성된 피고인들과 참고인들의 피의자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법정진술도 2차적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청와대 문건과 그에 기초하여 작성된 위 증거들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였고, 이러한 증거들로 인하여 제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많은 공소사실이 원심에서 유죄로 바뀌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결론 이러한 취지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그리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부분은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7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여야 하고, 특별검사의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그 파기 이유는 다르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둔다. 11.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 가. 다수의견은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특정한 개인이나 단체가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이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거나,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입장을 표현하였다는 이유 또는 정부를 반대하는 정파에 속한 것으로 평가되는 정치인을 지지하였다거나 그들과 정치적·이념적 성향을 같이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령에서 정한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고 법률에서 규정한 문예기금 등 정부의 지원을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문화국가의 원리, 정치적 표현의 자유,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위와 같은 헌법상 원리를 구체화한 문화기본법 등 개별 법령에도 위반되므로, 피고인들이 좌파 문화예술인·단체에 대하여 지원을 배제하도록 지시하고 승인한 것은 직권남용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피고인들의 직권남용 행위로 인하여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이 일부 의무 없는 일을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의 논거와 결론은 죄형법정주의는 물론 범죄체계와 구성요건해당성에 관한 형사법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동의할 수 없다. 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범죄구성요건 형법 제123조에 규정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한 사실 및 그로 인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사실이 모두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직권’, ‘남용’, ‘의무’와 같이 광범위한 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는 불확정개념을 그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석·적용할 때에는 헌법 제13조에서 천명하고 있는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엄격해석의 원칙 및 최소침해의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이를 전제로 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다. 헌법상 의무 위반과 형사책임의 성부 1) 정책 집행과 직권의 남용 직권의 남용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수의견은 권한의 위법·부당한 행사, 즉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본래 법령에서 직권을 부여한 목적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직무행위가 행해진 상황에서 볼 때 필요성·상당성이 있는 행위인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한 지시가 헌법에서 정한 문화국가의 원리, 표현의 자유,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위헌이고, 문화기본법의 기본이념인 문화의 다양성·자율성·창조성 등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들이 남용하였다는 직권이 법령상 정해진 구체적인 직무뿐만 아니라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권한이라고 보더라도, 이의 행사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령상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특정하지 아니한 채 막연히 헌법상 기본이념이나 특정 법률의 입법 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직무행위이므로 권한의 위법·부당한 행사에 해당한다는 다수의견의 논리는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고, 특히 일반적 직무권한의 범위가 넓은 고위공무원의 경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적용 범위가 자의적으로 확장될 우려가 있다. 원심이 인정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범죄사실은 피고인들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지시하여 특정 문화예술인·단체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하였다는 것인데, 문화예술진흥법, 영화비디오법,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은 예산 배정에 따라 한정된 재원인 문예기금이나 영화발전기금 등의 배분 대상과 범위 등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관련 법령상 개인이나 단체는 국가에 대하여 기금 수령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없으므로 관련 행정부처 등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기금의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고, 관련 위원회도 기금의 수령대상자를 결정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이러한 재량에 따라 문예기금 등을 분배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지원배제 대상자들을 선별한 행위를 사후적으로 평가하여 직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헌법상 의무 위반의 존부 설령 지원을 배제하는 정책의 시행이 부적절한 행위로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라는 범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피고인들이 해당 정책의 시행에 관한 직무상 의무가 있는 사람, 이 사건의 경우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위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였음이 모두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헌적이라는 원심의 판단을 전제로 피고인들의 행위와 지원배제 사이의 인과관계, 행위 상대방의 권한 유무 등에 관한 구체적 논증을 생략한 채 이러한 행위가 직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공무원의 행위가 위헌적으로 평가된다는 이유만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직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한다면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 우리 헌법은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헌법 제13조 제1항). 공무원의 어떠한 행위가 위헌적이라고 평가될 경우 탄핵대상 공무원은 탄핵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밖의 공무원은 행정적, 도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구체적인 금지규범을 특정하지 않은 채 추상적인 헌법원리에 위배된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면, 헌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어 죄형법정주의가 전면적으로 형해화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물론 헌법은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헌법정신은 국가공무원법 제65조 및 지방공무원법 제57조의 정치운동의 금지, 국가정보원법 제9조의 정치관여 금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3조의 정치운동의 금지, 법원조직법 제49조의 법관의 정치운동 관여 금지, 감사원법 제10조의 정치운동의 금지 등의 개별 법률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공무원의 행위는 징계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국가정보원법 제18조의 정치관여죄, 군형법 제94조의 정치관여죄를 제외하고는 이를 처벌하는 개별 법률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헌적이라는 이유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형사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하게 범죄구성요건을 확장해석하는 것이어서 이 또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 이에 더하여 원심이 들고 있는 위헌의 논거를 보더라도 과연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헌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헌법상 문화국가의 원리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헌법 제9조 및 헌법 제69조에 따른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 할 대통령의 의무’를 통하여 구현되고 있는데, 국가가 합리적 기준에 따라 계획·선별하고 중점과 우선순위를 정하여 문화정책을 수립·추진하더라도 이러한 문화적 지원과정이 국가의 문화적 중립성에 대한 요청과 양립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모든 문화적 활동을 기계적으로 균등하게 지원해야 할 국가의 의무나 이에 대응하는 개인의 권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대법원 역시 정부의 가치 판단에 따른 기금의 선별적 지원이 수정 헌법 제1조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Rust v. Sullivan, 500 U.S. 173(1991)]. 따라서 차별적 지원배제 자체가 헌법이 국가에 부여한 문화국가 원리에 곧바로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들이 이러한 정책을 수립·시행한 것이 위헌적인 직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더군다나 지원이 배제된 단체나 개인은 국가가 조성한 기금을 지원받지 못할 뿐이지, 그들의 문화·예술행위 자체를 국가가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 볼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국가정책에 따른 한정된 재원의 분배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급부행정에서 평등의 원칙 위반이 있다고 보려면 동질의 비교집단 사이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취급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기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람이 취소소송 등을 통하여 수급자격을 다투는 과정에서 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가 확인되어야 규범적으로 불평등한 행위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불가쟁력이 발생한 특정 단체나 개인에 대한 지원배제 및 지원결정을 두고 사후적으로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었다는 이유로 이러한 정책의 시행에 관여한 공무원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형사처벌한다면, 본질적으로 차별적 집행일 수밖에 없는 급부행정 정책에 관여하는 공무원들은 언제든지 형사처벌을 받게 될 위험에 놓이게 되고 이는 공무원의 신분보장을 규정한 헌법 제7조 제2항에 오히려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 형사법의 해석 원리 피고인들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다수의견은 형사법에서 범죄의 성립 여부를 심사하는 체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행정소송을 통해 지원배제라는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한다면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각종 위헌·위법·부당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지원배제가 위헌·위법·부당하여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이유로 법원은 이를 취소하거나 무효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이 사건과 같은 형사법 영역에서 어느 행위가 특정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살피고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성과 책임이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다수의견과 같이 문화국가의 원리 및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취지에 반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지원 여부에 차등을 두어 평등의 원칙에 반하므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헌이라는 전제에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면, ‘직권’을 ‘남용’한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의 위법성 판단으로 구성요건해당성 판단을 갈음하는 것이다. 이러한 다수의견의 논리는 범죄체계와 구성요건해당성에 관한 본질은 물론 죄형법정주의에도 반하는 것이다. 4) 소결 피고인들의 행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행위로 평가되거나 그에 따른 법령상 책임을 지는 것을 넘어 정책목적이 헌법에 부합하지 아니하거나 부당하다는 이유만으로 형법 제123조에서 말하는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아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형사법의 기본 원리에 배치된다. 특히 직무권한의 범위가 넓은 고위공무원의 경우 정치적 지형의 변화에 따라 추상적인 기준인 헌법 위반을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어 명확성 원칙 등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될 우려가 있다. 헌법원리는 이를 위반할 때 형사처벌이 예정되는 구체적인 행위규범으로서는 기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헌적이라는 이유로 이를 직권의 남용이라고 본 다수의견의 결론에 찬동하기 어렵다. 라.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는지 1) 기금의 관리·운영에 관한 심의 절차 설령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헌적이고 부당하다는 이유로 직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평가하더라도, 피고인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직권을 남용하여 현실적으로 다른 사람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거나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권리행사가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고 그 결과의 발생은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도12754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이 부분 범죄사실의 요지는,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과 관련된 법령들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은 위 각 법인의 위원들의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고 각 법인이 자율적으로 사업목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할 법령상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인들이 이러한 직원들에게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기금 분배대상에서 배제하도록 위원들을 종용하게 하는 등 지원심의에 부당하게 개입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지지하는 다수의견은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기금배분은 각 법인의 심의를 거쳐 이루어진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문화예술진흥법 등은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자율성이 보장되는 독립된 기관인 각 법인에서 문예기금 등의 배분을 심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특히 예술위와 영진위가 배분하는 기금은 국가재정법 제5조 제1항 [별표 2]에 따라 설치된 것으로서 운용계획의 수립, 변경, 지출 등에 있어 국가재정법의 규정에 따라 집행되어야 한다. 비록 피고인들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기금의 배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위원회에 전달하도록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권한의 행사로 말미암아 각 법인의 심의 과정이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국가재정법에 반하는 지출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수사단계에서부터 각 법인이 문예기금 등의 배분에 관하여 어떠한 기준과 그에 따른 논의과정을 거쳐 심의하였고 이를 관련 법률에 따라 집행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이를 판단할 증거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지원배제 정책을 지시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평가만으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고 판단하는 것은 국가재정법과 문화예술진흥법, 영화비디오법 등에 규정된 기금운용 절차에 따라 기금 배분이 적법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아예 도외시하고 성급하게 피고인들을 유죄로 인정한 결과가 된다. 2)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본질과 보호법익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이 공직 수행을 위해 부여된 직권을 부당하게 사용하여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국가기능 행사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와 개인의 자유 및 권리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형법에 규정된 범죄이다. 다수의견은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에게는 각 법인의 위원들의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고 각 법인이 자율적으로 사업목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할 법령상 의무가 있다고 전제한 다음,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이 문체부 공무원으로부터 지원배제 지시를 받아 한 행위 중 일부는 위원들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자율적인 절차진행과 운영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어서 ‘의무 없는 일을 한 때’에 해당하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고, 일부 행위는 ‘의무 없는 일을 한 때’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다시 심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의무 없는 일을 한 때’의 판단 기준을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였는지 여부’로 보고 있으면서도 각 법인의 직원들에게 부여된 법령상 의무의 근거에 관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논증하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진흥법에는 예술위의 사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사무처를 둔다는 규정만이 있고(제33조), 영화비디오법에는 영진위의 사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사무국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제20조),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는 출판진흥원의 직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직원들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위 각 법인의 직원들의 법령상 의무는 각 법인 사무를 보조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각 법인의 심의를 거쳐 이루어지는 지원 또는 지원배제 결정에서 위 각 법인의 직원들에게 법령상 부과된 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다수의견의 결론에 따른다면 각 법인의 의사결정은 실질적으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들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법령상 권한과 의무를 부여받은 위원들은 직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명목상 존재로서 거수기에 불과하게 된다. 이는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독립성, 자율성, 전문성에 반하는 해석이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의무 없는 일을 한 때’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권능에 대한 사회적 신뢰 저해를 방지한다는 보호법익을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기업인들에게 특정 재단에 재산을 출연하도록 하거나 검사에게 내사중지를 하도록 하거나 승진명부작성 책임자에게 순위를 조작하도록 하는 행위와 이 사건과 같이 위원회 심의에 관한 아무런 권한이 없고 단지 위원회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직원들에게 특정 행위를 하도록 한 것을 동일시하기 어렵다. 또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일람표에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이 피고인들의 지시에 따라 행하였다고 나열된 일련의 행위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구성요건해당성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핵심적인 사항인 각각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그로 인하여 각 법인의 지원배제 심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하여는 각 행위들이 준별되지 아니한 채 망라되어 있을 뿐이다. 각 법인의 직원들에게 부여된 법령상 의무가 심의 절차 및 기준과 관련하여 어떤 것인지 실체를 알 수 없으므로, 범죄일람표에 열거된 행위 중 어떠한 것이 과연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인지 판별할 수 없고 다수의견도 판단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3) 이 사건 구성요건의 실체 굳이 피고인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의율하려면, 공소사실과 같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하여 각 법인의 기금 배분을 위한 공모사업 신청자들에 대한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보는 것이 실체적 진실에는 보다 더 부합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특별검사는 피고인들이 각 법인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하여 각 법인 직원들에게 배제대상자를 전달하여 그 직원들로 하여금 지원배제 지시가 관철되기 위한 행위들을 하게 하였다는 것을 공소사실로 구성하였고, 그렇게 구성된 공소사실만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각 법인 직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는 점은 지원배제라는 피고인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 불과하다. 목적 달성 과정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행위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로 포섭한다면 앞서 본 직권남용의 부당한 확장해석과 더해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처벌 범위가 무한하게 확대될 수 있다. 4) 소결 이 사건에서 이루어진 지원배제는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각 법인의 심의에 따른 것이지만 각 법인에서 위원들의 역할, 심의과정 등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마치 각 법인의 직원들이 수행한 의무 없는 일을 통해서 지원배제 행위가 이루어진 것처럼 구성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나아가 다수의견과 같이 피고인들의 지시가 위헌·위법하여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본다면 의무 없는 일을 하였다는 각 법인 직원들의 행위가 피고인들의 위헌·위법한 행위에 대한 공모 내지 방조에 해당하는지, 관련 위원회의 위원들도 그들의 직권을 남용하여 기금 대상자 결정을 하였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도 수사와 소추 여부 결정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단지 각 법인의 직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만 수사와 공소가 이루어짐으로써 사건의 실체가 왜곡될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피고인들의 지원배제 지시로 인하여 각 법인의 직원들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다수의견이 전제하는 각 법인 직원들의 법령상 의무의 근거가 없고, 각 위원들의 지원배제 심의·결정에 관한 증거자료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두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마. 결론 이러한 이유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7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여야 하고, 특별검사의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이하지만 그 파기 이유가 다르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둔다. 12. 강요죄에 관한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김상환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공소외 9에게 직접 사직을 요구한 문체부의 공소외 32, 문체부 1급 공무원들에게 직접 사직을 요구한 문체부 차관 공소외 33,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직접 지원배제를 지시한 문체부의 공소외 34, 공소외 35, 공소외 36 등 문체부 공무원들이 각 상대방에게 말한 구체적인 내용과 경위, 상대방의 경력, 지원배제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문체부 공무원들이 각 상대방에게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요의 점이 모두 무죄라는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강요죄의 협박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의 논거와 결론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동의하기 어렵다. 나.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 즉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어떠한 해악을 끼칠 것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면 충분하고,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다.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초한 위세를 이용하여 불법적으로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이 불응하면 부당한 불이익을 입을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4도1565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등 참조). 협박받는 사람이 공포심 또는 위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였는지는 행위 당사자 쌍방의 직무, 사회적 지위, 강요된 권리·의무에 관련된 상호관계 등 관련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7064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도1739 판결,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특히 묵시적 해악의 고지가 있었는지 판단할 때 그 기준은 특정한 정치적, 사회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평균적인 사회인의 관점에서 형성된 경험법칙이 되어야 한다. 다. 공소외 9, 문체부 1급 공무원들에 대한 사직 요구 부분 1) 공소외 9에 대한 사직 요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으로 보아야 한다. 가) 사직을 요구받기 전에 이미 공소외 9는 문책성 인사조치를 당하여 요직인 문체부 체육국장에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되는 경험을 하였다. 공소외 9가 공소외 32로부터 사직 요구를 받기 직전에 국립중앙박물관장이었던 공소외 37이 경질되었다. 공소외 32는 사직 요구가 장관 윗선, 즉 사실상 청와대의 지시임을 암시하면서 사표제출을 요구하였고, 공소외 9는 이러한 불이익한 인사조치가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공소외 9는 인사조치를 당하는 과정에서 공직감찰을 받기도 하였다. 공소외 9는 사직 요구를 거절할 경우 자신이나 자신의 부하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신분상의 불이익을 잘 알고 있었고, 객관적으로도 이는 쉽게 예상이 가능하였다. 나) 문체부 공무원이었던 공소외 9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고 중앙행정기관 장의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문체부 장관과의 관계에서 복종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있었다. 대통령이나 교문수석인 피고인 3, 문체부 장관인 피고인 5가 공소외 32를 통하여 그 지위를 이용하여 법률에서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인 공소외 9에게 사직을 요구한 행위는, 객관적으로 그에 응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여 공소외 9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므로 묵시적인 해악의 고지이다. 다)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면 보면,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균적인 사회인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직 요구를 받은 공소외 9가 공포심을 느꼈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 3, 피고인 5가 공소외 9에 대하여 사직을 요구한 행위는 강요죄에서 말하는 해악의 고지, 즉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2) 문체부 1급 공무원들인 공소외 6 등에 대한 사직 요구도 같은 이유에서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으로 보아야 한다. 공소외 6 등은 그들에 대한 사직 요구가 문체부 장관이 아닌 청와대의 지시사항이었다는 것과 사직을 요구받기 이전부터 공소외 9가 공직감찰을 받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되는 과정을 잘 알고 있었고, 민정수석실에서 문체부 고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일명 ‘성분조사’를 하여 공소외 1과 뜻을 같이한 자신들을 ‘성분불량자’로 분류하였다는 소문도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소외 6 등은 자신들이 사직 요구를 거절할 경우 자신이나 자신의 부하직원들이 신분상의 불이익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균적인 사회인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직 요구를 받은 공소외 6 등이 공포심을 느꼈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 1, 피고인 5가 공소외 6 등에 대하여 사직을 요구한 행위는 강요죄에서 말하는 해악의 고지, 즉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라. 문예기금의 지원심의, 영화와 도서 관련 지원배제 부분 1) 문체부의 공소외 34는 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사업 관련 지원배제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예술위 공소외 5에게 ‘배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면 차라리 사업을 접으면 어떻겠는가’라는 말을 하였다. 또한 2015년 연극창작산실 시범공연지원사업과 관련하여, 배제대상에 포함되어 있던 극단 ◎◎◎이 최종 심의에서 통과되자 ‘차라리 사업을 안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문체부의 공소외 38은 2014. 12.경 예술위 문화복지부장 공소외 14에게 소외계층문화순회사업 신청자 중 배제대상 단체를 불러주면서 ‘배제대상으로 불러준 단체를 지원하게 되면 사업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는 말을 하였다. 문체부의 공소외 35는 영진위에서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 심사가 진행되기 10분 전에 영진위 공소외 39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에서 ▽▽▽▽▽을 지원에서 배제하라고 했으니 조치를 취해야 한다’, ‘통과되면 감당이 되지 않을 것이니 보류하라’고 지시하면서 ‘이것을 안 하면 다 큰일 난다’고 말하였다. 공소외 35는 △△△△이 □□국제영화제 및 일반 상영관에서 상영될 무렵 공소외 39와 거의 매일 통화를 하면서 ‘청와대에서 △△△△을 크게 신경 쓰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공소외 39로부터 ‘○○○○○에서 △△△△을 상영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하였다. 문체부의 공소외 36은 출판진흥원 공소외 11에게 배제대상 목록을 불러주고 인터넷 매체 ◁◁◁◁이 우수도서 선정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를 보도한 이후의 문체부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이런 도서가 배제되지 않을 경우 진흥원도 이념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완강하다’고 말하였고, 출판진흥원 공소외 10에게는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상당히 어려운 일이 닥칠 것이다’, ‘모두가 어려울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이 공모사업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직접적으로는 공모신청을 한 문화예술인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뿐만 아니라,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존립 근거마저 위태롭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당시의 상황 맥락을 고려하면, 문체부의 공소외 34, 공소외 38, 공소외 35, 공소외 36 등이 공소외 5, 공소외 14, 공소외 39, 공소외 11, 공소외 10 등에게 한 위와 같은 말은 객관적으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므로 명시적인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있다. 2) 문체부 공무원들이 당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에 소속된 직원들에게 한 특정 문화예술인·단체들에 대한 지원배제 지시는 강압적이었다.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 중 일부는 문체부 공무원의 요구가 문체부를 넘어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라는 영화가 상영될 수 있도록 ◇◇◇◇◇◇의 신청에 따라 위 작품에 대한 면제추천을 해 준 사실을 문체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체부 영상콘텐츠과장 공소외 40이 영진위 위원장 등 영진위 관계자를 심하게 질책하였고 영진위 위원장은 문체부에 시말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후 공소외 39는 영진위 국내진흥부장에서 부서원으로 2단계 강등되기까지 하였다. 인터넷 매체인 ◁◁◁◁의 문제제기 후 공소외 1의 지시로 문체부에서 출판진흥원장에게 사표제출을 요구하였는데, 공소외 10과 공소외 11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3) 문체부 장관은 문화예술 진흥에 관한 시책과 시행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사실상 예술위의 정책집행을 좌우하고, 예술위 위원과 위원장을 위촉하며, 예술위에서 운용·관리하는 문예기금의 문화예술 창작·보급 사업 등에 대한 지원성과를 측정·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예술위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문체부 장관은 영상문화의 창달과 영상산업의 진흥을 위한 영화진흥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사실상 영진위의 정책집행을 좌우하고, 영진위 위원장 및 위원에 대한 임명권을 갖는다. 영진위는 매년도 예산편성의 기본방향과 그 규모에 관하여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문체부 장관은 영진위의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문체부 장관은 영진위에서 관리·운용하는 영화발전기금의 영화 창작·제작 진흥 관련 지원사업 등에 대한 기금 사용의 성과를 측정·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영진위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문체부 장관은 출판문화산업의 진흥에 필요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함으로써 사실상 출판진흥원의 정책집행을 좌우하고, 출판진흥원장의 임면권을 갖는다. 또한 출판진흥원의 각종 사업예산은 문체부의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이고, 문체부 장관은 출판진흥원의 업무·회계 및 재산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게 하거나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은 인사와 예산, 정책집행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대통령과 그 비서실 직원들 및 문체부 공무원들과의 관계에서 복종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4) 공소외 34 등 문체부 공무원들이 위와 같이 지원배제를 지시하는 과정과 경위, 그들이 말한 구체적인 내용, 문체부와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관계 등을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균적 사회인의 경험에 비추어 평가하면, 특정 문화예술인·단체들에 대한 지원배제 지시를 받은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이 당시 느꼈을 심리적 위축의 정도는 자유로운 의사의 결정 및 실행을 방해받을 정도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공소외 34 등 문체부 공무원들이 공소외 5 등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한 말들은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 즉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고, 적어도 묵시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이 사건에서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강요죄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특정한 정치적, 사회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평균적 사회인의 인식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서 설득력과 현실성이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5) 따라서 공소외 34 등 문체부 공무원들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지원배제를 지시한 것은 협박이 된다. 문체부 공무원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일부 직원들에게 협박을 한 것만으로도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나머지 직원들에 대한 의사의 결정 및 실행을 방해하였다고 볼 수 있고,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순차로 문체부 공무원에게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에 지원배제 조치를 하도록 한 이상 문체부 공무원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의 직원들에게 협박을 한 것에 대하여도 피고인들에게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 6) 결국 피고인들에 대한 강요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경험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고 강요죄에서의 협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마. 소결 강요죄를 무죄로 평가한 원심의 판단은 위법하므로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강요 부분에 관하여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13.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김상환의 보충의견 가.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에 대한 원심의 헌법적 평가는 정당하다. 원심은, 상세한 이유를 제시하며,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이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거나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는 이유 또는 정부를 반대하는 정파에 속한 것으로 평가되는 정치인을 지지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상당한 범위의 문화예술인을 법률에서 정한 국가보조금 등의 대상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하도록 지시한 피고인들의 행위(이하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라고만 한다)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이로써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라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 중 하나를 충족하였다고 보았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에 대한 원심의 평가가 정당하다고 인정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 고려하여야 할 헌법 규정과 가치 및 문화 영역을 규율하는 여러 법률 규정의 의미를 정밀하게 해석하고 종합하여 내린 결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원심의 위와 같은 헌법적 평가가 정당함을 강조하기 위하여 아래에서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하면서 다수의견을 보충하고자 한다. 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규범을 일탈한 자의적 차별의 문제 1) 헌법 제7조를 생각한다. 헌법 제7조 제1항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공무원에게 자신의 공적 역할 및 기능을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로 귀결시켜야 할 헌법적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한편 헌법 제7조 제2항이 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공무원이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모든 국민의 이익인 공익을 실현할 헌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다. 따라서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공직자는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나 세력 등에 대한 중립성과 등거리를 유지하여야 하고, 주관성(主觀性)과 자의(恣意)의 금지를 요구받는다. 개인적인 정치적 신념 등 주관성은 공직 수행의 헌법 및 법률 구속이라는 객관성(客觀性)에 후퇴되어야 한다. 특히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자 최고 규범인 헌법의 의미를 항상 탐구하고 이를 엄격히 준수하여야 한다. 이처럼 헌법 제7조가 의미하는 바는 법률에 의한 구체화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분명하다. 따라서 만일 특정 정치적 견해나 성향 등이 우리 헌법질서에서 자유롭게 공존할 수 있는 것임에도 국가권력이 그와 반대의 입장에서 오직 특정 정치적 성향이나 입장 등을 부정 또는 배제하려는 의도로 자신의 공적 권한을 행사한다면, 이는 헌법 제7조에서 명시한 공직자의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 및 정치적 중립성 규범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것이 국민에게 인식되는 순간 국가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상실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2) 문화예술의 고유한 헌법가치를 깊이 생각해 본다. 가)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매개로 정신적 영감과 만족을 얻기도 하고 혹은 자신과 다른 처지에 놓인 타인과 그들로 구성된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하게 된다. 이렇듯 문화예술은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에 도움을 주고 사회에는 집단적 정체성, 발전과 통합의 기초를 제공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문화예술의 진흥과 보호, 육성을 위하여 보조금의 지원 등 여러 가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문화예술의 이러한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주목한 결과이고, 다른 한편 이처럼 공공재의 성격을 갖게 된 문화예술의 공급을 오로지 자유시장의 영역에 맡길 경우 개별성·고유성·다양성을 본질로 하는 문화예술의 공급이 사회적 수요에 대응할 수 없게 되는 사정을 진지하게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예술가와 그의 예술 활동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자칫 문화예술의 자율성에 대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국가는 지원대상인 예술의 내용이나 방향에 개입하는 방식을 통하여 구성원의 정신적 일상을 일정 정도 지배하거나 유도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영국예술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케인즈는 이러한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지원은 하되 예술의 내용에 대한 간섭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이른바 ‘팔길이 원칙’을 제시하였다. 위 원칙은 말 그대로 국가나 행정기관이 예술 창작과 관련하여 예술가를 지원할 때 팔 길이만큼 거리를 둔다는 의미인데, 예술지원의 원칙이기도 하지만 독립적으로 구성된 예술지원기관이 관료주의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하여야 한다는 원칙이기도 하다. 위 원칙은 현재 예술지원의 보편적 철칙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 문화예술 그리고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갖는 위와 같은 사회적 의미나 기능, 그 영향 등을 고려하면서, 문화국가의 원리를 천명한 우리 헌법 제9조, 모든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제21조에 더하여 특별히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고 예술가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22조의 규정 취지를 종합하여 이해하면, 공직자가 문화에 대한 지원자로서 국가의 헌법적 과제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때에는 앞서 언급한 헌법 제7조의 실천적 함의(공무원의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 및 정치적 중립성 규범)를 더욱 엄격하게 준수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 정당 등의 부분이익이나 특수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국민전체의 출연(세금)을 기반으로 문화예술에 접근할 국민전체의 기회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조건 없는 재정적 지원’, ‘정치 지도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지원’, ‘경제적 지원에만 머물고 창작행위와 내용에 간섭하지 않는 지원’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의 부당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문화예술의 자율성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다. 3) 결국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헌법 제7조가 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규범을 일탈한 자의적 차별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가) 우선 국가의사를 결정하는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뒷받침할 뚜렷한 법률적 근거도 없이 문화예술계 인사를 중심으로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명단을 작성하고 보유·관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나) 지원배제사유를 구체적으로 보아도, 국가안전보장 등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 사유를 구성할 사정의 존부 등에 관한 그 어떠한 고려도 없이, 단지 특정인이 정부와 반대의 정치적 입장이나 성향을 갖고 있다거나 야당의 정치지도자를 지지하였다거나 사회적으로 문제 되었던 사안에 대하여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는 것 등을 지원배제사유로 삼고 있을 뿐이어서, 이를 두고 지원배제를 정당화할 합리적 사유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모든 국민이 정부의 정책과 정당성 등에 관하여 의심을 품고 정치적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데, 만일 위와 같은 사유가 곧바로 정당한 지원배제사유가 될 수 있다면, 우리 헌법질서에서 마땅히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는 국민의 정치적 입장과 견해가 문화예술의 보조금 행정 영역에서는 돌연 있어서는 아니 되고 오로지 배격 내지 시정되어야 할 대상으로 취급되는 것이 허용되는 셈이 된다. 그것이 우리 헌법의 근본이념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다. 관련 문화예술인의 기본적 인권에 대한 위축 및 왜곡, 침해의 문제 아래에서 볼 사정은 앞서의 판단을 더욱 뒷받침한다. 1)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수단으로 삼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정부가 지향하는 노선과 배치되는 정치적 견해를 가지면 이러한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정부의 정책에 억지로라도 찬성하도록, 그리고 정부가 지향하는 정치적 노선과 일치되는 정치적 견해를 가지거나 적어도 그와 배치되는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지 않도록 조정하고 유도한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예술가로 하여금 표현의 자유와 정부의 지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문화예술인들의 예술적 상상력과 이를 표현하려는 의지를 위축 또는 왜곡시킬 수 있다. 2)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헌법의 ‘표현에 대한 사전검열 금지 규정’의 취지에도 반한다.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작품의 내용’뿐 아니라 ‘창작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활동’과 같은 작품 외적 요소를 이유로 하였고, ‘창작물의 표현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배제’하는 점에서 헌법에서 금지하는 전형적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렇지만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정부비판적인 창작물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원칙 내지 정책을 밝힌 것과 같고, 그로 인해 예술가들이 지원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검열하여 정부의 의도에 맞는 예술만을 생성하게 될 우려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는 예술활동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의 판단에 의해 선택된 예술, 정부에게 우호적인 내용의 문화만을 향유하게 할 위험이 생긴다는 점에서 표현에 대한 사전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규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나아가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특정 창작물’에 국한된 개별·구체적인 검열이 아니라, ‘정권에 반대한다고 간주되는 문화예술인들의 모든 창작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사전검열이 갖는 위험성보다 오히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더 큰 위축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라. 적법·정당한 국가의사의 결정으로 보기 어려운 절차적 문제점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법률상 독립된 공적 심의 시스템’의 배제를 당초부터 의도하였다. 여기에는 적법·정당한 국가의사의 결정으로 보기 어려운 다음과 같은 절차적 문제점이 있다. 1)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헌법 제82조 제1문).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은 국무회의에서 심의하여야 한다(헌법 제88조 제1항, 제89조 제1호, 제13호). 피고인들의 주장 취지처럼 일부 문화예술인에 대한 블랙리스트 명단 작성 및 지원배제가 행정부 차원에서 중요한 정책사항에 해당한다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였어야 한다. 과연 그러했는가? 그렇지 않았다. 의미 있게 추진하여야 할 정책이라는 명분에 부합하는 공식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밟았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폭넓은 재량이 부여되어 있고 일반 국민과 법원으로부터 존중받아야 하는 ‘정책’이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형성된 것만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며, 대통령비서실 소속 몇몇 공무원이 밀실에서 비공식적으로 논의한 것에 불과한 사항은 행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다. 2) 행정절차에 관한 일반법인 행정절차법에 의하면,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제20조 제1항 제1문). 이처럼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할 의무를 부과한 취지는 당해 처분이 가능한 한 미리 공표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해 처분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하여 행정의 공정성·투명성·신뢰성을 확보하며 행정청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 일부 문화예술인을 정치적·이념적 성향을 이유로 법률에 의한 지원대상에서 배제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처분기준을 행정절차법에 따라 사전에 공표하여 일반 국민에게 처분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제공하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일부 문화예술인을 선별하여 지원대상에서 배제하기로 공모하여 실행하였음에도 미리 국무회의에서 심의하거나 사전에 처분기준이 공표되도록 하지 않았다. 이는 피고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조치가 대외적으로 공개하기에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였거나 또는 지원대상에서 배제된 일부 문화예술인들이 진정한 처분사유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불복 여부 결정이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마. 맺는말 1)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는 피고인들이 헌법 제7조에서 규정한 공직자의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 및 정치적 중립성 규범을 무시한 채 정치적 중립의 자리에서 멀리 일탈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일부 문화예술인들을 자의적으로 차별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피고인들 및 그들이 속한 정치집단과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가를 기준으로 둘로 나누어 정치적 표적 집단에 속하는 쪽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해당 예술가들의 예술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적 인권을 무시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 행위의 실질은, 그들이 내세운 동기와 명분과는 전혀 달리,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행위로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 중 하나인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부분을 충족한다. 2) 원심판단의 핵심 요지가 잘 드러난 판결 이유를 그대로 원용하며, 이 사건 지원배제지시에 관한 원심판단의 정당성을 지지하는 보충의견을 맺고자 한다.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그 근본 가치로 삼고 있다(헌법 전문, 제4조). 즉 헌법은 전체주의적 국가를 지양하고, 자유·평등의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국민의 자치에 의한 국가 형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사상의 다원성을 그 뿌리로 하고, 사상의 다원성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와 같은 정신적 기본권의 보장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는 자율성과 다원주의를 추구하는 헌법상 문화국가원리와도 맞닿는다. 이러한 헌법상 원리들을 배경으로 볼 때 정부가 자신의 이념적, 정치적 지향에 따라 문화·예술에 대한 심판자로 나서서 그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지 않는 한 문화에 옳고 그름이란 있을 수 없다. 정부가 자신과 다른 견해를 표현하는 문화를 억압하거나 그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하는 순간 자유민주주의의 길은 폐색되고 전체주의 국가로의 문이 열린다.” 14.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노정희의 보충의견 가. 청와대 문건의 증거능력 대법관 조희대의 별개의견은 청와대 문건에 대하여 대통령비서실이 특별검사의 수사 및 공소유지 권한에 의도적으로 개입하였다는 전제에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사실과 다른 전제에 있으므로 동의하기 어렵다. 기록에 따르면, 위 ‘청와대 문건’ 중 일부는 2017. 7. 3.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던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우연히 발견되었고, 청와대 대변인이 그와 같은 발견 경위를 공표한 후 정무수석실에 방치되어 있던 캐비닛에서도 일부 문건이 발견되었으며, 컴퓨터 문서 파일은 그 후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실 행정관이 사무 처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특별검사는 2017. 7. 17. 대통령비서실에 공문을 보내 특별검사의 공소유지 활동에 필요한 자료들이라는 이유로 특별검사법 제6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위와 같이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에서 발견된 문건들을 제공하여 달라고 요청하였고 대통령비서실은 위 문건들을 사본하여 특별검사에게 제공하였다. 그리고 특별검사는 2017. 9. 11.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특별검사법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특별검사의 공소유지 활동에 필요한 자료들이라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대통령비서실로부터 제공받은 위 문서 파일을 제공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문서 파일들을 제공받았다.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보면, 특별검사는 법률에 정한 직무범위에서 공소유지를 위하여 대통령비서실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료의 제공을 요청하였고, 두 기관으로부터 요청한 자료를 제공받았다. 또한 누구나 범죄에 대한 고발권이 있고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되는 때에는 고발할 의무까지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234조) 대통령비서실에서 직무를 행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문건, 문서 파일을 그 기재 내용에 관한 수사와 공소유지의 직무권한이 있는 특별검사 또는 검사에게 제공한 것을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특별검사가 법률에 따라 대통령비서실 또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요청하여 각 기관의 협조를 받아 증거를 수집한 것일 뿐, 대통령비서실이 특별검사의 권한에 개입하였다거나 직무의 공정성 등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 관련 공소사실의 구조 1)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존재 의의는 국민전체의 봉사자인 공무원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직무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하여 개인(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처벌함으로써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보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다. 이 죄는 본래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하는 범죄로 설계된 것이고,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국가에 대한 범죄’라기보다는 ‘국가(기관)에 의한 범죄’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다만, 이 죄에서 직권행사의 상대방인 ‘사람’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다른 공무원이나 관련기관의 임직원 등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상대방이 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일반 사인의 경우와 달리 보아야 한다는 점은 다수의견에서 밝힌 바와 같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 관련 부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예술위 등 직원들에게 이른바 좌파 문화예술인 등에 대한 지원배제 지시를 하고, 이에 따라 그 직원들로 하여금 각종 명단을 송부하는 행위, 각종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행위, 지원배제 방침 등을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는 행위 등을 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문예기금 등은 국가의 예산으로 편성된 한정된 재원이므로 정의와 형평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하여야 하며, 특히 문예기금 등의 지원은 문화예술이 민주사회를 고양시키는 요체라는 점에서 단순히 금전지원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창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상이나 이념에 따라 특정 계층을 문예기금 등의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문예기금 등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게 하는 행위는 비난가능성이 크고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전제사실에서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가 이루어졌다고 적시하면서도, 그 지원을 신청한 문화예술인 등에 대하여 지원배제를 하거나 하게 한 최종행위를 구성요건 사실로 한 것이 아니라 그 지원배제 과정에서 예술위 등 관련기관 직원들에 대하여 명단 송부 등을 하게 한 행위를 구성요건 사실로 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문화예술인 등이 부당하게 문예기금 등의 지원에서 배제된 사실에 있으므로, 이들에 대하여 지원배제를 함으로써 이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행위 또는 이들에 대하여 지원배제의 처분이나 의결을 하게 한 행위를 소추하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은,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문화예술인 등에 대한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라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를 소추하지 않고 관련기관의 직원들에 대한 명단 송부 등 지원배제 과정에서 이루어진 행위를 소추하였다. 다만, 이들 각 행위는 범죄 성립에 있어 택일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후자만 기소한 것은 문제가 되지만, 법원으로서는 기소된 행위에 대한 판단을 하면 되고, 전자를 기소하지 않았다고 하여 후자에 대한 판단을 달리할 것은 아니다. 다. 직권남용 과정의 행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한 때에는 형사법이 작동되어 법익침해에 대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가장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킨 위법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와 함께 그러한 결과를 초래하게 한 과정의 위법행위도 그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라는 ‘최종행위’가 아니라 그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행해진 명단 송부, 진행 상황 보고, 지원배제 방침 전달 등과 같은 ‘과정의 행위’를 기소하였다. 이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원심은 피고인들의 좌파 문화예술인 등에 대한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여 이와 관련한 일련의 지시는 위법하고, 위법한 지시에는 따를 의무가 없으므로 그 지시에 따르게 한 것은 곧바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것은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 관련 행위가 전체적으로 직권남용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러한 직권남용의 큰 우산 아래서 행하여진 모든 지시 행위는 단계, 정도, 내용 등을 가리지 않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렇게 보는 경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처벌 대상이 무한정 늘어나게 되고, 현실적으로 기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검사의 자의적인 선택을 허용하는 것이 되어 문제가 된다. 특히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그 상대방에 따라 각각의 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 과정의 행위를 한 사람은 최종행위에 대해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이 될 수 있고 과정의 행위와 관련해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관련기관 직원들은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의 결과인 최종행위에 대해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이 될 수 있지만, 자신들이 행한 문서 송부 등 과정의 행위에 대해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 수사기관이 수사협조 여부에 따라 자의적으로 관여자를 공범 또는 상대방으로 정하여 기소할 수 있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2) 직권남용의 과정에서 행한 행위라 하더라도 별개의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별개의 죄가 성립할 수 있다.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라는 직권남용이 가능하게 된 유해한 환경을 점검하고, 그 지원배제의 절차진행 과정에서 바로잡아야 할 위법 요소가 있으면 이를 교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과정의 행위라 하더라도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게 한 때에는 별개의 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최종행위가 기소되었다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었음에도 과정의 행위만을 기소하여 그 행위가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처벌할 수 없게 된 경우, 일반인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직권남용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함에 따른 사법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과정의 행위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그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만 묻는다면 직권남용의 최종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서 미흡하게 되고, 반면에 과정의 행위만으로 최종행위의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묻게 된다면 행위를 초과하는 책임을 묻게 되어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최종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기본이어야 하고, 과정의 행위도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가벌성이 있는 경우에는 함께 소추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최종행위를 기소하지 아니한 채 과정의 행위만을 기소하여 직권남용의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지도록 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라. 행정실무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1) 형법은 국민에게 범죄로 규정한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여 법익을 보호하는 한편 범죄로 규정한 행위가 아니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한다. 형벌로써 법익을 보호함과 동시에 국가형벌권의 한계를 명백히 하여 자의적인 형벌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킨다. 공무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명시하고 있는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한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이 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명확성을 확립함으로써 공무원의 행동의 자유를 보장하여 능동적이고 합리적인 공무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해석은 이러한 형법의 기능에 부합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고, 국가형벌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는 것을 방지하며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의 부과가 가능해진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직권남용의 의사나 동기만으로 성립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형법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미수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공무원이 직권남용 행위를 한 경우에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처벌되지 아니한다. 예비·음모와 미수를 구별하고 미수와 기수의 차이를 정한 것은 범행을 계획하거나 착수하고도 범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리고 행정기관은 어떤 일을 하는 경우 사전에 자료의 수집과 분석, 정책의 기획이나 계획의 입안, 연구조사, 의견청취, 토론 등을 거쳐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의사결정은 1안, 2안, 3안 등 여러 안을 두고 검토하여 이루어지고 특정 안이 결정된 경우에도 여론이나 관련기관의 의견에 따라 철회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 이 경우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특정 안을 검토하게 하거나 그 집행을 위한 준비를 하게 한 것만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예비나 미수를 처벌하지 않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입법 취지에 맞지 않게 된다. 2) 행정은 능동적·미래지향적인 형성작용이고, 개별적인 사안의 규율과 특정한 계획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는 작용이라는 점에서 입법·사법과 차이가 있다. 행정은 다양한 행정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인적 요소, 물적 자원, 설비를 갖춘 행정기구를 필요로 하고, 이러한 행정기구들은 체계적인 계통을 이루어 행정조직을 형성한다. 오늘날 복잡화, 전문화되고 있는 행정이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이나 구성원 상호 간의 긴밀한 협동과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행정을 통한 국가기능은 직접 국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공기관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수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행정의 영역 내부에서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의 임직원 등 행정조직의 구성원은 일반 사인과 달리 일정한 범위에서 직무를 수행할 법령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그러한 법령상 의무의 범위 내에서 어떠한 일을 한 것이라면 설령 그 행위를 지시하거나 요구한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였다 하더라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또 다른 성립요건인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경우까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에서 본 행정의 본질과 행정조직의 구성원리에 반하며, 형법의 기능에도 배치된다. 공무원이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와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능동적인 직무수행을 하지 못하고 소극적·수동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나아가 행정조직의 계통 구조, 협동·조정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다. 일반 사인과 달리 공무원에게는 높은 도덕성까지 요구되는 것에 비추어 보면, 설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된 후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수사의 대상이 되거나 공소제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도 위와 같은 현상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인 공무원 또는 관련 공공기관의 임직원 등이 법령에서 정한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하여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하게 한 경우에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행정의 영역 내부에서도 법치주의 원리는 실현되어야 하므로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을 위반하게 한 경우까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위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설령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에는 지시 또는 요구자의 성실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를 하거나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에 그쳐야 한다. 3) 공무원은 상대방에게 위와 같은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닌 한 자유롭고 적극적·능동적으로 직권을 행사하여 행정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직무에 전념하면 된다. 국가형벌권은 위와 같은 명확한 기준에 따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와 결과 발생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발동되어야 한다. 이러한 해석이 형법의 기능, 형법의 보충성 원칙,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행정의 본질과 행정조직의 구성원리에 부합한다. 이 사건의 경우,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실행 과정에서 있었던 상대방에 대한 모든 행위를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인정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반면에 그 과정의 행위라 하더라도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을 위반하여 하게 한 경우에는 최종행위와 별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마. 마무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성과와 효율이 중시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권한남용적 행위가 일상화되었던 것은 아닌지, 이러한 권한남용에 둔감하거나 이를 미화하는 사례는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공직사회도 과거 권위주의적 시대의 영향으로 잘못된 직권남용적 관행이 묵인되어온 것은 아닌지, 이성적 성찰 없이 잘못된 명령과 관행을 만연히 따랐던 사례는 없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과잉 적용될 경우에는 직권남용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하여 창의적·개혁적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위축시키게 되어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성립의 기준을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인지 여부로 설정하여 공직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충실히 따른 행위에 대해서는 그로 인한 책임을 지지 아니하는 공직사회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혀 둔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박정화 안철상(주심)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김상환
[1] 형법 제30조, 제123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의2 / [2] 헌법 제13조, 형법 제123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형법 제30조, 제123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 [4] 형법 제324조 제1항 / [5] 형법 제30조, 제32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주식회사 외 1인 【검 사】 최종필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구본원 외 1인 【주 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2 피고인은 2017. 8. 29.경부터 서울 (주소 생략)○○○○○○○○○△△△호에서 정보통신망인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 (사이트명 1 생략)(사이트 주소 1 생략), (사이트명 2 생략)(사이트 주소 2 생략), (사이트명 3 생략)(사이트 주소 3 생략)를 운영하는 피고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은 2015. 12. 12.경부터 2018. 10. 2.경까지 사이에 위 (사이트명 1 생략), (사이트명 2 생략), (사이트명 3 생략) 사이트에서 가입 회원 수를 늘리고, 회원들로 하여금 유료 다운로드를 많이 하게 하여 회사의 수익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회원들이 업로드한 자료를 다른 회원이 다운로드하는 경우 다운로드 용량에 따라 업로드한 회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여 그 포인트로 다른 자료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위 사이트들을 통해 남녀 간의 성기가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노골적인 성행위가 이루어지는 방대한 양의 음란 동영상이 배포되는 사실을 알면서도 음란 동영상이 배포되지 못하도록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여 방지 작업을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위 사이트들의 회원인 성명불상 등이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은 음란 동영상 84개 및 2019. 4. 30.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에 첨부된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은 206,246개를 게시하여 불특정 다수의 회원들로 하여금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배포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고, 2018. 10. 3.경부터 2019. 5. 3.경까지 위 사이트들의 회원인 성명불상 등이 2019. 10. 18.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에 첨부된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은 음란 동영상 380,168개를 게시하여 불특정 다수의 회원들로 하여금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배포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나. 피고인 1 주식회사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인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 (사이트명 1 생략)(사이트 주소 1 생략), (사이트명 2 생략)(사이트 주소 2 생략), (사이트명 3 생략)(사이트 주소 3 생략)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피고인은 대표이사인 피고인 2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가.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위 가.항과 같이 적절한 유통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회원들로 하여금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영상을 배포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하는 것을 도와주어 이를 방조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 등을 감안하면,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단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인다. 가. 공통된 사정 1) 온라인서비스에서의 음란물 유통의 완전한 차단은 현재의 기술적 수준에 비추어 그 가능성이 거의 없고, 또한 그러한 차단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과 부담들을 고려할 때 극히 비효율적이므로,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에 대하여 인터넷서비스제공자 스스로 이를 검색하고 음란물 여부를 판단한 후에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접근을 완벽히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기술적 또는 현실적 한계 등으로 말미암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하여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음란물의 유포를 무조건·전면적으로 차단하도록 할 작위의무를 부과하기 어렵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기술적 또는 현실적 한계 등의 한도 내에서 음란물의 유포를 차단할 적절하고 상당한 조치를 취하여 왔다면 온라인서비스제공 과정에서 음란물의 유포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피고인 2가 기술적 또는 현실적 한계 등의 한도 내에서 위 공소사실 기재 각 사이트(이하 ‘이 사건 각 사이트’라 한다)에서 이 사건 음란물의 유포를 차단할 적절하고 상당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검사가 입증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3)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하여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음란물의 유포를 무조건·전면적으로 차단하도록 할 작위의무를 부과하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각 사이트에 이 사건 음란물이 업로드되었다는 사정 그 자체만으로는 피고인 2가 이 사건 각 사이트의 운영 과정에서 음란물의 유포방지에 관한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이 사건에서 검사는 피고인 2가 이 사건 음란물의 유포를 차단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점에 관한 구체적인 태양으로서 피고인 2가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여 방지 작업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1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의 모니터링 전담요원의 인력배치가 충분하지 아니하여 규범적으로 이 사건 음란물의 유포를 용이하게 하는 방조행위를 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때문이다. ㉠ 이 사건 각 사이트에 업로드되는 모든 게시물을 아무런 예외 없이 100% 확인하여 삭제할 만한 정도의 인원을 모니터링 전담요원으로 배치하는 것은 피고인 회사의 현실에 비추어 사실상 불가능한 것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동종 업계에서 그러한 규모의 모니터링 전담요원을 배치한다고 볼 만한 사례도 찾기 어려운 점. ㉡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를 감안하여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별표 3]에는 ‘24시간 불법정보·유해정보·불법저작물의 유통을 모니터링하고 이용자 보호를 전담하는 직원을 2명 이상 두고, 일평균 업로드 또는 공유 계정 수 4,000건당 1명의 전담직원을 추가로 확보할 것’을 이 사건과 같은 웹하드 업체의 등록요건으로 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사이트는 일시적으로 업로드 건수가 폭등한 몇 개월을 제외하고는 평소 위 요건을 충족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 제16호증). ㉢ 모니터링 전담요원의 배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음란물의 유포를 차단하기 위한 적절하고 상당한 조치 중의 하나에 불과하고 다른 여러 가지 다양한 수단을 종합하여 음란물의 유포를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는 점(이에 따라 피고인 회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음란물의 유포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 2가 모니터링 전담요원을 위 등록요건의 기준을 넘어서서 어느 정도 추가로 고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음란물의 업로드 및 유포를 사전에 100% 방지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5) 피고인 회사는 평소 공소외 1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각 사이트에 대한 필터링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연간 수십만 내지 수백만 건의 업로드 차단이 이루어졌으며, 그 외에도 모니터링 전담요원의 배치를 포함하여 검색어 기반 필터링, 해시 기반 필터링, 헤비 업로더에 대한 제재조치 등의 기술적 조치에 의하여 수천만 건의 음란물을 삭제하거나 차단하였던 점(증 제12, 15, 16호증)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 회사는 평소 음란물의 유포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나.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동영상에 관한 특별한 사정 1)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일람표 1에 기재된 동영상 84개는 그 검색일시가 2017. 9. 5., 2017. 9. 6., 2017. 10. 11.로 기재되어 있는데, 각 동영상의 등록일자는 2017. 1. 11.부터 2017. 9. 28.까지로 보인다(변호인의 2019. 5. 9.자 의견서에 나타나는 위 순번 84번의 동영상의 실제 등록일은 2017. 9. 15.로 보인다). 공소외 2는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 84개가 이 사건 각 사이트에 업로드된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을 상대로 고소를 하였다. 2) 그런데 위 각 동영상의 다운로드 숫자를 확인할 명확한 자료를 찾을 수 없고, 위 업로더의 상당수가 포인트 전환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포인트 전환을 한 일부 업로더가 있으나 그 대부분 역시 피고인 2의 대표이사 취임일 전에 포인트 전환을 마쳤던 것으로 보이므로 해당 포인트 전환과 피고인 2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여지가 있다(해당 수사기록 501~502면). 3) 위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동영상은 대부분 2017. 9. 5. 내지는 2017. 9. 6. 삭제되었고, 나머지는 2017. 10. 2.까지 삭제되었다 그런데 피고인 2는 2017. 8. 29.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인 2의 대표이사 취임 후에 등록된 동영상은 84개 중 37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그 37개에서 약 29개가 위 취임날로부터 얼마 경과되지 아니한 2017. 9. 6. 피고인 회사의 제재조치로 인하여 삭제되었고, 나머지 7개만이 2017. 9. 14.부터 2017. 10. 2.에 걸쳐서 순차로 삭제되었다(해당 수사기록 1710면, 증 제4호증). 특히 일부 동영상들은 업로드가 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아니하여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 회사는 위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동영상의 유포를 방지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다. 범죄일람표 2 기재 각 동영상에 관한 특별한 사정 1) 2019. 4. 30.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에 의하여 추가된 범죄일람표 2에 기재된 동영상 206,246개는 그 범행기간이 2015. 12. 12.경부터 2018. 10. 2.경까지로 되어 있다. 공소외 2는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이 웹하드 사이트 등의 여러 사이트에 유포된 것과 관련하여 고소를 하게 되었고, 수사기관은 이 사건 각 사이트에 위 성관계 동영상이 6회 업로드된 것을 확인하였고, 별도의 내사 과정을 통하여 헤비 업로더 16명을 특정하고는 그들이 업로드한 게시물 206,245개를 불법 음란물로 판단하였다(수사기록 232면). 위 헤비 업로더 16명은 사후에 대부분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해당 수사기록 417면). 2) 그런데 수사기관은 위 각 동영상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해당 업로더들이 업로드한 게시물 내역만으로 위 각 동영상을 특정한 것인바, 해당 동영상이 실제 음란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또는 국내 제휴 성인물로서 합법적인 저속물에 불과한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오히려 일부 동영상의 제목은 그 자체로 국내 제휴 성인물로 보인다). 3) 또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해당 동영상의 다운로드 숫자 및 피고인 회사의 제재조치 시점 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가 위 각 동영상의 상당수에 대하여 업로드된 때로부터 단기간 내에 제재조치를 취하였을 여지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범죄일람표 2의 기재에 의하면 일부 동영상만 판매횟수가 기재되어 있을 뿐, 대부분 동영상의 판매횟수가 미기재되어 있고, 나아가 판매횟수가 기재된 동영상들(특히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부분)에는 판매횟수가 0건으로 기재된 경우도 적지 않다. 피고인 회사는 공소외 2의 성관계 동영상 6개는 사이버성폭력지원센터의 삭제요청을 받고 즉시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해당 수사기록 65면). 나아가 피고인 2는 2017. 8. 29.에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범죄일람표 2의 일부 동영상(공소외 3 부분 2개, 공소외 5 부분 2,687개)의 등록시점은 2017. 8. 29. 전으로서 만일 해당 동영상이 피고인 2의 취임 전에 삭제되었다면 해당 동영상과 관련된 범행은 피고인 2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여지가 있다. 라. 범죄일람표 3 기재 각 동영상에 관한 특별한 사정 1) 2019. 10. 18.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에 의하여 추가된 범죄일람표 3에 기재된 동영상 380,168개는 그 채증일자가 2018. 10. 3.부터 2019. 5. 3.까지로 되어 있다. 경찰은 웹하드카르텔(웹하드와 유착된 헤비 업로더 등) 집중 단속계획에 의하여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동영상 1,651개(채증기간 2018. 12. 31.부터 2019. 1. 31.까지)를 기초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내사를 진행하였다(해당 수사기록 2, 20면). 경찰은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하여 헤비 업로더 36명을 특정하고는 그들이 80개 아이디를 이용하여 업로드한 동영상 컨텐츠 390,769개(채증기간 2015. 8. 5.부터 2019. 5. 3.까지)를 불법 음란물 콘텐츠로 특정하였다(해당 수사기록 633면). 검찰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동영상 1,651개를 포함하여 2018. 10. 3.부터 채증된 동영상 380,168개만을 2019. 10. 18.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추가하였다(해당 수사기록 853면). 2)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위 동영상 1,651개에 관하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각 동영상에 관한 스캔사진과 그 업로더에 관한 자료만이 확인될 뿐이고(해당 수사기록 21~78면), 별도로 위 각 동영상의 다운로드 숫자, 그에 따라 업로더가 받은 수익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들이 제출한 증거(증 제17호증)에 의하면 위 각 동영상 중 판매건수가 0건에 불과한 동영상이 적지 아니하고, 또한 상당수의 동영상이 등록일로부터 단기간 내에 제재조치된 것으로 보인다. 3) 2019. 10. 18.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에 의하여 추가된 범죄일람표 3에 기재된 동영상 380,168개 중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위 동영상 1,651개를 제외한 나머지 동영상에 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각 동영상의 제목 및 업로더(수사기록 454면)만이 확인될 뿐이고, 별도로 해당 동영상이 실제로 음란물에 해당하는지, 해당 동영상의 다운로드 숫자 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수사기관은 위 각 동영상을 그 제목만으로 불법 음란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일부 동영상들은 그 제목만으로 불법 음란물인지 또는 국내 제휴 성인물로서 합법적인 저속물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 해당 동영상이 그 제목대로 업로드되어 있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아니하며(용량의 기재가 없는 동영상도 상당하다), 또한 위 각 동영상의 목록은 위 업로더가 업로드한 내역에 불과한 것으로서 실제로 위 각 동영상에 대한 차단조치들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는지 여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오히려 공소외 6 명의로 가입된 아이디를 통하여 게재된 상당수의 동영상들이 판매건수가 0건(해당 수사기록 353~362면)으로 확인되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강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1호, 제74조 제1항 제2호, 제75조, 형법 제32조,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29조 제9항 [별표 3],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이안나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성창호 【주 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주소 생략)에 있는 건물 소유주로서 복권사업자와 온라인복권의 판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고, 공소외 1은 위 건물 1층에서 ○○ 편의점△△△△△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복권사업자와 온라인복권의 판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사람은 영리 목적으로 온라인복권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5.경부터 2018. 11. 14.경까지 울산 (주소 생략)에 있는 위 ○○ 편의점에서, 공소외 1이 온라인복권을 판매하는 대신 공소외 1에게 온라인복권 판매금액의 10%를 주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고, 공소외 1은 온라인복권의 판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영리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에게 온라인복권을 판매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복권사업자와 온라인복권의 판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영리 목적으로 온라인복권을 판매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1의 법정진술 1. 고발장 1. 복권판매점 점검확인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복권 및 복권기금법 제34조 제3항 제2호, 제6조 제1항,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피고인이 범행을 통해 수수료 상당을 배분받는 등 직접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지는 않은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 참작) 유죄 판단의 근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온라인복권 판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영리 목적으로 온라인복권을 판매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건물의 소유주로서 2006년경부터 편의점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위 건물을 편의점으로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복권사업자인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온라인복권 판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후 위 건물에 온라인복권 판매시설을 설치하였다. ② 공소외 1은 2017. 5.경 공소외 2 회사와 사이에 위 건물을 점포로 사용하는 편의점 가맹계약을 체결한 후 그 무렵부터 점주로서 위 편의점을 운영하였다. ③ 공소외 1은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 점원들로 하여금 위 편의점에서 복권을 판매하도록 하였고, 점원들이 근무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직접 손님들에게 복권을 판매하기도 하였다. ④ 위 편의점에서 복권판매영업을 통해 얻은 수익은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되었는데, 그 판매금액 중 약 10% 상당의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이 복권사업자인 공소외 3 회사에 입금되었다. 공소외 1은 위 계좌에 연결된 피고인의 통장과 도장을 전 점주로부터 인계받아 전적으로 관리하였고, 이에 따라 위 수수료 상당을 복권판매영업에 따른 수익금으로 취득하였다. ⑤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위 점포를 운영하기 전부터 다른 점주들에게 피고인의 통장과 도장을 위탁하여 복권판매영업에 따른 수익금 관리를 맡겨 왔다. 피고인은 공소외 1이 2017. 5.경부터 새롭게 점주로 위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복권사업자와 별도의 온라인복권 판매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위와 같이 복권 판매시설을 편의점에 그대로 둔 채 그 판매영업과 수익금 관리 및 배분의 문제를 전적으로 공소외 1에게 맡겼다. ⑥ 한편 피고인의 계좌에서 위 편의점 점원들에게 매월 15만 원씩 지급된 내역이 발견되고, 점원들은 위 돈이 근로대가 중에서 복권판매에 따른 수당의 성격을 갖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피고인이 직접 위 점원들을 고용한 후 그들에게 복권판매를 위탁하면서 지급한 대가는 아니었고, 단지 공소외 1이 일방적으로 점원들을 고용한 후 임금의 일환으로 그가 관리하는 피고인 명의의 복권판매 수익금 관리계좌에서 지급한 돈에 불과할 뿐이다. ⑦ 앞서 본 복권판매영업의 방식과 그 수익금 배분의 형태 등에 비추어 공소외 1은 피고인과는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복권을 판매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공소외 1이 피고인과의 고용계약 등을 기초로 피고인의 사용인의 지위에서 또는 피고인을 대신하여 복권을 판매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⑧ 위와 같은 복권판매에 따른 수익은 편의점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편의점 영업에 있어서 상당한 재산적 가치를 가진다. 이러한 재산적 가치는 건물 임대인인 피고인에게 있어서도 월차임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피고인은 수년 동안 점주에게 복권판매영업을 전적으로 맡기고, 이를 통해 위와 같은 무형적인 경제적 이득을 지속적으로 향유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⑨ 더욱이 피고인은 단순히 공소외 1 또는 공소외 1이 고용한 점원들에 의한 복권판매행위를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것을 넘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계산으로 구비한 복권 판매시설을 편의점에 설치하고, 복권판매 수익금 계좌의 관리를 전적으로 공소외 1에게 맡겼으며, 수시로 편의점을 방문하여 복권판매영업 상황을 점검하기까지 하였다. 판사 송명철
형법 제30조, 복권 및 복권기금법 제2조 제1항 (마)목, 제6조 제1항, 제34조 제3항 제2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신대희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5. 5. 21. 선고 (청주)2014노24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의 점 및 사기의 점에 관하여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제1심은 이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고, 원심은 이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피고인 1은 종합문화재수리업자로 등록된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2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1심 공동피고인 2는 문화재수리기술자이다. 그런데 종합문화재수리업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상시 근무하는 문화재수리기술자 4명 등을 보유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2 회사는 문화재수리기술자·문화재수리기능자의 자격증을 대여받아 종합문화재수리업 등록을 한 회사로 실질적으로 문화재수리업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 2 회사가 낙찰받은 문화재수리공사는 1심 공동피고인 2가 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으므로 피고인 2 회사는 문화재수리공사를 직접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1은 2009. 6. 18.경 피해자 ○○군과 ‘(사업명 생략)’ 도급계약과 관련하여, 마치 피고인 2 회사가 문화재수리기술자 4명 등을 상시 보유하고 있는 종합문화재수리업자이고, 위 공사를 직접 시행할 것처럼 그곳 담당 직원에게 ‘문화재기술자보유현황’, ‘문화재기술자 자격증 사본’, ‘문화재기술자 및 기능자에 대한 급여지급 및 원천징수 내역’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기망하여 위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하여 2013. 11. 11.경까지 제1심 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64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식으로 피해자 ○○군 등과 문화재수리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은 1심 공동피고인 2, 1심 공동피고인 1과 공모하여 피해자 ○○군 등으로부터 합계 5,823,534,940원을 공사대금으로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사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그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9802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므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이 침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공사도급계약 당시 관련 영업 또는 업무를 규제하는 행정법규나 입찰 참가자격, 계약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그 위반으로 말미암아 계약 내용대로 이행되더라도 공사의 완성이 불가능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그 위법이 공사의 내용에 본질적인 것인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살펴본다. 제1심은 피고인 1과 1심 공동피고인 2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이 문화재수리기술자 등의 자격증을 대여받아 사용한 행위, 피고인 1이 1심 공동피고인 2에게 피고인 2 회사가 도급받은 문화재수리공사를 시행하게 한 행위 등과 관련하여 각기 구 문화재보호법(2010. 2. 4. 법률 제100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문화재보호법’이라고 한다) 위반죄 또는 구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2015. 3. 27. 법률 제132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문화재수리법’이라고 한다)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들 죄는 문화재수리의 품질향상과 문화재수리업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므로, 이러한 범죄가 행해졌다 하여 언제나 사기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들 죄와는 별도로 사기죄가 성립되었다고 하려면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이 사건 문화재수리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의 내용과 그 체결 경위,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까지 종합하여 살펴볼 때 과연 위 피고인들이 공사도급계약을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도급을 가장하여 공사대금을 편취하려 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제1심과 원심이 피고인 1과 1심 공동피고인 2에 대하여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근거를 살펴보면, 첫째는 위와 같이 구 문화재보호법 등을 위반하였다는 것이고, 둘째는 실제로는 1심 공동피고인 2로 하여금 피고인 2 회사가 도급받는 문화재수리공사를 시행하도록 되어 있었는데도 피고인 2 회사가 문화재수리공사를 직접 시행할 것처럼 속여서 공사를 도급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1심 공동피고인 2는 피고인 2 회사에 소속된 문화재수리기술자라는 것이므로, 이를 피고인 2 회사의 공사로 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문화재수리기술자 등의 자격증을 대여받아 사용한 행위가 곧바로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음은 이미 살펴본 바와 같다. 한편 위에서 본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문화재수리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그 공사대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고, 그 공사를 발주한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사가 그 계약 내용에 따라 이행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공사대금을 지급한다는 것인데, 이 사건 문화재수리공사가 계약에서 정한 내용과 기한에 맞추어 진행되지 않았다거나 그 완성된 공사에 별다른 하자나 문제점 등이 발견되었다는 등의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 1이 공사대금을 편취할 의사로 이 사건 각 문화재수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고인들에 대한 명의대여로 인한 각 구 문화재보호법 위반의 점 및 구 문화재수리법 위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이 1심 공동피고인 2에게 피고인 2 회사의 상호를 사용하여 문화재수리를 시행하게 하였다는 내용의 구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구 문화재수리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피고인들에 대한 자격증 대여사용으로 인한 각 구 문화재보호법 위반의 점, 구 문화재수리법 위반의 점, 피고인 1에 대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도 상고가 제기되었으나, 이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4.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기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5. 그러므로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2 회사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
[1] 형법 제347조 / [2] 형법 제34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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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피고인 1에 대하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5. 18. 선고 2017노355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강요 부분 1)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다. 여기에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하여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하였을 때 그 요구 행위가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지위뿐만 아니라 그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불응하면 어떠한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행위자와 상대방이 행위자의 지위에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해악을 인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공무원인 행위자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한 경우 위와 같은 해악의 고지로 인정될 수 없다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나 뇌물 요구 등이 될 수는 있어도 협박을 요건으로 하는 강요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전 대통령(이하 ‘전 대통령’이라 한다)과 순차로 공모하여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 한다) 회장 공소외 5 등에게 공소외 6의 채용 및 그 보직 변경과 공소외 7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7 회사’라 한다)의 광고대행사 선정을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요구를 강요죄의 성립 요건인 협박, 즉 해악의 고지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대통령과 경제수석비서관이 직무상 또는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 등에 대하여 그 지위에 기초하여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그 요구를 해악의 고지라고 평가할 수는 없고, 위에서 살펴본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 요구 당시 상대방에게 그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관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 즉 피고인이 공소외 1과 전 대통령의 관계 및 공소외 1의 영향력에 대하여 인식하였고, 공소외 6에 대한 인사가 이례적이며, 공소외 2가 공소외 5를 재촉하였고 공소외 2가 공소외 5에게 대통령의 관심사항, 지시사항이라고 이야기하여 공소외 5가 부담감을 느꼈다거나 대통령이나 경제수석비서관이 각종 인허가, 세무조사 등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 요구를 해악의 고지로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부분 요구가 해악의 고지라고 전제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강요죄의 협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위반(알선수재) 부분 원심은, 피고인 1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라 한다) 주관 ‘2014년 (행사명 생략)’의 총괄감독으로서 문체부 공무원들에게 공소외 8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8 회사’라 한다)를 위 행사용역의 대행업체로 추천하여 선정되도록 하고, 그 대가로 공소외 8 회사가 피고인 1의 요구에 따라 위 행사의 영상물제작 용역을 피고인 1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공소외 9 주식회사로 하여금 수주하게 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알선수재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 위반 부분 원심은, 이 부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공소사실은 횡령금을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할 목적으로 은닉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횡령의 범행에 당연히 수반되거나 예상되는 행위라고 볼 수 없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는 횡령죄와 그 구성요건이나 보호법익을 달리하므로, 이 부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는 피고인 1에 대한 횡령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아닌 별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범죄수익의 은닉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범죄수익의 은닉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전뇌물수수 및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부분 원심은, 피고인 2가 △△△△△△△△장으로서 담당할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받고 공소외 10 주식회사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후 원장에 취임하였고, 취임 이후 △△△△△△△△의 업무를 총괄하면서도 그 직무에 관하여 위 회사로부터 뇌물을 수수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죄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나. 강요미수 부분 원심은, 피고인 2가 피고인 1, 1심 공동피고인 3, 1심 공동피고인 5 및 공소외 1, 공소외 2와 순차적, 암묵적으로 이 부분 강요미수 범행을 공모하였고, 피고인 2에게 위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요의 고의, 증명책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나머지 주장 부분 피고인 2는 상고이유서에서 항소이유서 기재 항소이유 등을 상고이유로 원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고이유서에는 소송기록과 원심법원의 증거조사에 표현된 사실을 인용하여 그 이유를 명시하여야 하므로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 등을 그대로 원용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도271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 2의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부적법하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 공소외 2, 전 대통령과 순차로 공모하여 공소외 4 회사 회장 공소외 5 등에게 공소외 6의 채용 및 그 보직 변경과 공소외 7 회사의 광고대행사 선정을 요구한 것은 대통령과 경제수석비서관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이므로 어떠한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원심은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요구행위에 대하여 위 1의 가.항과 같이 강요죄만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이 부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강요 부분은 위 1의 가.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고, 위 파기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부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형법 제123조, 제129조 제1항, 제324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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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전용우 외 1인 【원심판결】 춘천지법 강릉지원 2019. 2. 14. 선고 2018노43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1호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 경우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도445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8. 5. 13. 09:40경 (차량번호 1 생략) 25t 덤프트럭을 운전하여 삼척시 (주소 생략)○○아파트 앞 편도 3차로 도로를 정라진 쪽에서 삼척온천 쪽으로 1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게 되었다. 2) 피고인은 위와 같이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위 덤프트럭의 우측 앞바퀴 부분으로 당시 2차로로 주행하던 피해자 공소외 1이 운전하는 (차량번호 2 생략) 그랜저 승용차의 좌측 뒤 펜더 부분을 충격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3)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1의 목이 심하게 꺾이고 몸이 양옆으로 흔들리는 등 피해자 공소외 1과 그의 동승자인 피해자 공소외 2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고, 수초 동안 떨리면서 밀려난 위 승용차는 뒤 펜더 부분이 찌그러지는 등 수리비가 3,816,439원이 들 정도로 파손되었다. 4) 피해자 공소외 1은 이 사건 사고 직후 3차로와 갓길 사이에 승용차를 정차시켰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를 인식하고도 정차하지도 않고 그대로 운전하여 도주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고 충격의 정도, 피해차량 운전자의 사고 직후 상태, 피해차량이 정차된 위치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차량 운전자가 실제로 피고인의 차량을 추격하지 않았다거나 그 추격 과정에서 교통상의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고로 인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이고 피고인으로서는 그러한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에게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판결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해자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칙을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1]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1호 / [2] 구 도로교통법(2018. 3. 27. 법률 제155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1항 제1호, 도로교통법 제148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허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6. 1. 선고 2017노380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피고인 1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공무원이 아닌 비신분자인 피고인 1이 같은 비신분자인 공소외 1을 통해 신분자인 공소외 2 전 대통령(이하 ‘전 대통령’이라 한다)과 순차적으로 공모하였더라도 피고인 1에게 ○○그룹의 공소외 3 사단법인(이하 ‘공소외 3 센터’라 한다) 지원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분과 공범,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리고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 한다)의 공소외 3 센터 지원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에 신분과 공범,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피고인 1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대법원 2019. 3. 21. 선고 2017도16593-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 2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원심은 피고인 2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공무상비밀누설, 공소외 4 회사의 공소외 3 센터 지원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대법원 2019. 3. 21. 선고 2017도16593-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원심의 양형판단에 죄형균형 또는 책임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실질적으로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2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1) 피고인 1에 대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부분 원심은, 피고인 1이 이 사건 각 보조금 지원신청 당시부터 사업계획서에 기재된 대로 자부담금을 집행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마치 그 기재대로 정상 집행할 것처럼 가장하여 이 사건 각 보조금을 편취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 1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라 한다) 담당 공무원을 기망하여 이 사건 각 보조금을 편취하였다거나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보조금을 교부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기망행위와 보조금 교부 사이의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에 대한 ○○그룹의 공소외 3 센터 지원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부분 원심은,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공소외 1, 전 대통령과 이 부분 각 범행을 공모하였다거나 역할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관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다. 여기에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하여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하였을 때 그 요구 행위가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지위뿐만 아니라 그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불응하면 어떠한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행위자와 상대방이 행위자의 지위에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해악을 인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공무원인 행위자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한 경우 위와 같은 해악의 고지로 인정될 수 없다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나 뇌물 요구 등이 될 수는 있어도 협박을 요건으로 하는 강요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① 피고인 1이 공소외 1, 전 대통령과 순차로 공모하여 ○○그룹 부회장 공소외 5 등에게 공소외 3 센터 지원을 요구한 행위와 ② 피고인들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4 회사 대표이사 공소외 6 등에게 공소외 3 센터 지원을 요구한 행위 및 ③ 피고인 2가 공소외 1, 공소외 7, 전 대통령과 순차로 공모하여 위 공소외 6 등에게 스포츠단을 창단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하라고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 강요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각 요구가 강요죄의 성립 요건인 협박, 즉 해악의 고지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대통령과 문체부 제2차관이 직무상 또는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 등에 대하여 그 지위에 기초하여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그 요구를 해악의 고지라고 평가할 수는 없고, 위에서 살펴본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 각 요구 당시 상대방에게 그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관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제1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 즉 문체부 제2차관이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감독 업무를 총괄하고 공소외 4 회사 사회공헌재단 역시 문체부 제2차관 산하 관광정책실의 감독을 받으며, 위 사회공헌재단 이사장 공소외 8이 공소외 4 회사 대표이사 공소외 6이 수사기관과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 2의 요구에 부담감을 가졌다거나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등의 주관적인 내용을 진술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 요구를 해악의 고지로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부족한 사정만으로 위 각 요구가 해악의 고지라고 전제하여 이 부분 강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강요죄의 협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강요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외 4 회사 등 관련 강요 부분은 위 2.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고, 위 파기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부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형법 제123조, 제129조 제1항, 제324조 제1항
형사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금성 담당변호사 오동운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9. 27. 선고 2019노320, 2019전노2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판시 유죄 부분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간죄에서의 폭행, 간음유인죄에서의 실행의 착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공판절차에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침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다음으로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본다. 1)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하였을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압수·수색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된 범죄의 경우에는 그 압수·수색의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범죄라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3489 판결,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 한다)의 휴대전화는 피고인이 긴급체포되는 현장에서 적법하게 압수되었고,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에 의해 발부된 법원의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이라고 한다)에 기하여 이러한 압수 상태는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 또한 수사기관이 위 휴대전화에서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을 확보할 당시 피고인에게 참여권이 보장되었으나 피고인은 스스로 그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나)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는 범죄사실란에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간음유인미수 및 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만이 명시되었으나, 법원은 위 영장에서 계속 압수·수색·검증이 필요한 사유로서 영장 범죄사실에 관한 혐의의 상당성 외에도 추가 여죄수사의 필요성을 포함시켰다. 다)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은 미성년자인 공소외 1에 대하여 간음행위를 하기 위한 중간 과정 내지 그 수단으로 평가되는 행위에 관한 것이고 나아가 피고인은 형법 제305조의2 등에 따라 상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아니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추가 자료들로 밝혀지게 된 공소외 2, 공소외 3(가명), 공소외 4에 대한 범행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17. 12.경부터 2018. 4.경까지 사이에 저질러진 위 추가 범행들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일시인 2018. 5. 7.과 시간적으로 근접한 것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하여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일련의 성범죄로서 범행 동기, 범행 대상,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공통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라)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 중 간음유인죄의 ‘간음할 목적’이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로도 사용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은 피고인이 위 영장 범죄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수법 및 준비과정, 계획 등에 관한 정황증거에 해당할 뿐 아니라, 영장 범죄사실 자체에 대하여 피고인이 하는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었다. 3) 앞서 본 법리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추가 자료들로 인하여 밝혀진 피고인의 공소외 2, 공소외 3(가명), 공소외 4에 대한 범행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인 것을 넘어서서, 이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객관적·인적 관련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뿐 아니라 위 추가 범행들에 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위법수집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부착명령 청구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고사건에 관하여 상고를 제기한 이상 부착명령 청구사건에 관하여도 상고를 제기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조희대 민유숙 이동원(주심)
[1]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 제307조, 제308조의2 / [2] 형법 제288조 제1항, 제294조, 제297조, 제305조, 제305조의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1항, 제13조,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 제217조 제2항, 제307조, 제308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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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6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특별검사(피고인 5, 피고인 7에 대하여) 【변 호 인】 변호사 윤평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8. 14. 선고 2019노55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들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의 상고이유 주장 (1) 형법 제314조 제2항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의 입력’이란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정보를 입력하거나 정보처리장치를 운영하는 본래의 목적과 상이한 명령을 입력하는 것이고, ‘기타 방법’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하는 가해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한편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가해행위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 하나,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고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더라도 위 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도1460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순위 조작 작업이 허위의 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여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들의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허위의 정보와 부정한 명령, 정보처리의 장애, 이들 사이의 인과관계, 업무의 개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거나 피고인들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들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대법원 2019. 3. 21. 선고 2017도16593-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특별검사의 피고인 5에 대한 상고이유 주장 원심은 피고인 5가 피고인 1 등의 ○○○ 프로그램 개발 사실과 실제 이를 이용하여 기계적인 방법으로 인터넷 뉴스 기사의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을 하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거나 피고인 5의 행위가 피고인 1 등의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 5에 대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과 예비적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정치자금법 위반 가.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 원심은 공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이 작성한 유서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피고인 1이 망인에게 정치자금 5,0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5의 상고이유 주장과 특별검사의 피고인 5에 대한 상고이유 주장 원심은 피고인 5가 피고인 1과 사이에 망인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 범행을 공모하였다거나 피고인 1의 정치자금법 위반 범행에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피고인 5의 행위는 피고인 1의 망인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축소사실인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피고인 5와 특별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고의, 공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위계 공무집행방해 수사기관이 범죄사건을 수사할 때 피의자 등의 진술 여하에 불구하고 피의자를 확정하고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모든 증거를 수집·조사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 피의자는 진술거부권, 자기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권리와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권리를 가질 뿐이고, 수사기관에 대하여 진실만을 진술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 등이 수사기관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진술하거나 피의사실 인정에 필요한 증거를 감추고 허위의 증거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않은 채 이와 같은 허위의 진술과 증거만으로 증거의 수집·조사를 마쳤다면, 이는 수사기관의 불충분한 수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피의자 등의 위계로 수사가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어 위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피의자 등이 적극적으로 허위의 증거를 조작하여 제출하고 그 증거 조작의 결과 수사기관이 그 진위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실한 수사를 하더라도 제출된 증거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면, 이는 위계로 수사기관의 수사행위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것으로서 위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도1864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피고인 5, 피고인 7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 1이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사실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것은 수사기관이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 1, 피고인 5, 피고인 7이 원심공동피고인 8과 공모하여 적극적으로 허위의 증거자료를 만들고 수사기관에서 그에 맞추어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당시 수사기관에서 그 진위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실한 수사를 하더라도 제출된 증거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위계로 수사를 방해하였기 때문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계 공무집행방해죄,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위조증거 사용 원심은 피고인 7이 피고인 1의 2016. 3. 17.자 정치자금법 위반 범행을 방조하여 피고인 1과 공범관계에 있다고 인정되고, 피고인 7의 위조증거 사용은 자신과 피고인 1, 피고인 5가 공범관계에 있는 정치자금법 위반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위조증거를 사용한 것이므로, 오로지 타인의 형사사건에 위조증거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위조증거 사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 7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특별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조증거 사용죄, 공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그 밖의 상고이유 주장 가. 피고인 1,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7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 정치자금법 위반죄, 위계 공무집행방해죄, 뇌물공여죄가 특별검사의 수사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상고이유 주장은 위 피고인들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대법원 2019. 3. 21. 선고 2017도16593-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특별검사의 피고인 5에 대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 원심은 특별검사의 피고인 5에 대한 긴급체포는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이러한 상태에서 작성된 제5회 피의자신문조서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긴급체포와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6. 결론 피고인들과 특별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1] 형법 제314조 제2항 / [2] 형법 제137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재천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9. 9. 4. 선고 2019노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조 제3항 제1호에 따르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제8조의2는 영리를 목적으로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의 죄를 범한 사람은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 등을 합산하여 그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며,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중처벌 규정을 둔 이유는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부가가치세법은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를 ‘사업자’로 정하고, 사업자는 사업장마다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하며, 납부세액의 계산에 관하여는 이른바 전단계세액공제법을 채택하고 있으므로(제3조, 제8조 제1항, 제37조) 세금계산서는 이를 발급하는 사업자와 발급받는 사업자 모두에게 부가가치세 과세자료가 된다. 이러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의 문언과 입법 취지, 부가가치세법 규정의 내용,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람과 발급받은 사람을 모두 처벌하고 있는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로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한편 다른 별개의 사업자로서 실제로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지 않으면서 위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각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할 때에는 발급하는 사업자로서의 공급가액과 발급받는 사업자로서의 공급가액을 합산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회사들(원심공동피고인 2 주식회사, 원심공동피고인 3 주식회사) 사이에서 실물거래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으므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각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할 때에는 동일한 1개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놓고 이를 발급하는 쪽의 공급가액과 발급받는 쪽의 공급가액을 합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회사들 사이에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부분에 대응되는 수취 부분(공급가액 합계액 5,754,637,983원)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부분만을 유죄로 판단하는 한편, 피고인에게 병과되는 벌금의 처단형 범위도 위 수취 부분이 제외된 공급가액만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각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할 때에는 피고인이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허위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이 그대로 합산되어야 하고, 동일한 1개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부분에 대응하는 수취 부분이라 하여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에서 제외시킬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에 대한 해석 및 그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이 부분과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된 나머지 부분은 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조희대 민유숙 이동원(주심)
구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 제1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부가가치세법 제3조, 제8조 제1항, 제37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중원 담당변호사 윤삼수 외 1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9. 8. 21. 선고 2019노2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피고인의 상고를 본다. 피고인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상고장에도 상고이유 기재가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구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조 제3항 제1호에 따르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제8조의2는 영리를 목적으로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의 죄를 범한 사람은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 등을 합산하여 그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며,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중처벌 규정이 특정범죄가중법에 별도로 마련된 이유는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부가가치세법은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를 ‘사업자’로 정하고, 사업자는 사업장마다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하며, 납부세액의 계산에 관하여는 이른바 전단계세액공제법을 채택하고 있으므로(제3조, 제8조 제1항, 제37조), 세금계산서는 이를 발급하는 사업자와 발급받는 사업자 모두에게 부가가치세 과세자료가 된다. 이러한 부가가치세법 규정의 내용,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의 문언과 입법 취지,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람과 발급받은 사람을 모두 처벌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로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한편, 다른 별개의 사업자로서 실제로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지 않으면서 위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각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할 때에는 발급하는 사업자로서의 공급가액과 발급받는 사업자로서의 공급가액을 합산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점에 포함되어 있는 ‘피고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2017. 1. 31.경 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공급가액 135,100,000원의 허위 전자세금계산서 1장을 발급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7. 12. 31.경까지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1) 중 순번 10, 12, 13, 15, 19, 20, 범죄일람표(2) 중 순번 3, 8 내지 10, 14, 19, 범죄일람표(5) 중 순번 8 내지 10 기재와 같이 공급가액 합계 6,755,236,000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 15장을 발급받았다’는 부분에 대하여, 이 부분은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회사들 사이에 실물거래 없이 동일한 1개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부분에 대응하는 수취 부분으로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의 적용기준이 되는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하면서는 중첩적인 발급·수취의 경우 이를 이중으로 합산하여서는 안 된다고 보아, 그중 수취 부분인 위 공급가액 합계 6,755,236,000원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그에 대응하는 발급 부분이 포함된 나머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부분만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는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의 해석이나 그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점에 관한 이유무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유죄가 인정된 나머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고, 유죄가 인정된 위 부분은 각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이를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결국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구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 제1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부가가치세법 제3조, 제8조 제1항, 제37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여는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7. 9. 22. 선고 2016노854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업무방해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업무방해의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해자를 잘못 특정하거나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1)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이하 ‘피고인’이라 한다)은 2015. 5. 11.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전 노조지회장 망 공소외 2(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자살과 관련하여,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2015. 5. 11. 성명불상의 기자에게, 사실은 망인은 피해자에게 공소외 1 회사 근로자들에 대한 2015. 3. 31.자 정리해고 및 2015. 5. 1.자 설비근무자들의 무단결근에 따른 업무방해 등의 해결을 위해 희망퇴직 등 해결책을 제안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2015. 5. 4.자 피해자와 피고인의 만남을 주선하였으며, 위 만남에서 피해자가 결정권 없는 일반 노조원에 불과한 망인에게 업무방해나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고 압박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15. 5. 11.부터 2015. 5. 15.까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출판물인 ‘○○○ ○○’ 등에 게재하게 함으로써(이하 ‘이 사건 각 기사’라 한다)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원심판단의 요지 망인은 공소외 1 회사 노조와 회사 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하여 2015. 5. 4.자 회담(이하 ‘이 사건 회담’이라 한다)을 마련하였고, 노조 입장을 대변하는 피고인과 달리, 망인은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희망퇴직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으므로,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해자가 그 당시 고소나 손해배상청구를 언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이 망인이라고 보기 어려워 그로 인하여 망인이 심적 압박을 느껴 자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피고인은 망인의 자살 이유에 대하여 주관적 추측에 기하여 ‘망인이 2015. 5. 4. 피해자 공소외 3으로부터 남은 근로자들에게서 희망퇴직을 받지 않으면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다’는 취지로 단정적으로 제보하였으므로, 피고인은 고의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고, 이를 진실한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므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이 적시되었다는 점, 그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허위일 뿐만 아니라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이 인식하고서 이를 적시하였다는 점은 모두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증명책임을 다하였는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어느 사실이 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은 물론, 그 사실의 부존재의 증명이라도 특정 기간과 특정 장소에서의 특정행위의 부존재에 관한 것이라면 적극적 당사자인 검사가 이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2132 판결 등 참조). 2) 먼저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 ○○’을 비롯한 총 7개의 언론매체에 이 사건 각 기사의 토대가 된 진술을 하였고 나아가 이 사건 각 기사가 피고인의 진술 내용 및 취지와 맥락 등을 제대로 반영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일관되게 망인의 죽음 이후 ‘○○○ ○○’ 소속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근로자들이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근로자들의 무단결근 등에 대하여 엄격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여 망인도 이에 압박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하는 한편 ‘자신 말고 노조의 다른 간부 등도 다른 신문기자의 취재에 응하면서 기사 내용을 제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공소외 1 회사의 노사 갈등과 망인의 죽음에 관한 당시 언론의 관심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 진술을 가볍게 배척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그럼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의 취재에 모두 응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대로 이 사건 각 기사가 작성되었다는 점에 관한 검사의 입증은 이 사건 각 기사의 제시 등에 불과하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의 기본 전제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근로자들이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근로자들의 무단결근 등에 대하여 엄격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여 망인도 이에 압박을 받은 것 같다는 취지)이 허위이고, 나아가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고, 피고인에게 자신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미필적이라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가 어떤 연유로 그에 이르렀는지를 객관적으로 규명한다는 것은 어렵거나 사실상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피고인이 기자에게 망인의 죽음 이전의 상황을 설명하고 망인의 심정을 짐작 내지 추측하여 진술한 것에는 나름 그렇게 말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인다. 먼저 공소외 1 회사의 노사 갈등 과정에서 피해자를 비롯한 공소외 1 회사 경영진이 보인 일관된 정책 결정 내지 의사 등에 주목하면 피고인의 진술 취지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1) 공소외 1 회사는 2015. 3. 31. 근로자 377명 중 266명의 희망퇴직을 받았고, 79명을 정리해고하였는데, 망인은 시설관리부분 근로자였기 때문에 위 정리해고의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위 정리해고에 대하여 공소외 1 회사의 노조와 경영진 사이에 극심한 대립이 있던 중 2015. 5. 1. 망인을 비롯한 시설관리부분 근로자 18명이 무단결근하여(이하 ‘이 사건 무단결근’이라 한다) 공소외 1 회사 공장 내 시설의 가동이 중단되었고, 이에 입주회사들이 공소외 1 회사에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2) 피해자는 2015. 5. 2. 이 사건 무단결근 근로자들에 대하여 무단결근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문자를 보내고, 사내 게시판에 이를 공지하였다. 공소외 1 회사의 상무 공소외 4는 2015. 5. 4. 무단결근한 근로자들과 개별 면담을 진행하면서 ‘무단결근으로 수십억 원의 손해가 예상되고, 그로 인해 근로자들이 파산할 것이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3) 한편 망인은 카카오톡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노조의 동향을 말해 주거나 정리해고 등을 해결하기 위한 조언 등을 해왔고, 이 사건 회담 전날인 2015. 5. 3. 피해자에게 이 사건 무단결근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시설관리부분에 대한 아웃소싱에 동의하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여 보냈으며, 회담 당일에는 피고인과 잘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4) 2015. 5. 4. 이 사건 회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희망퇴직 등과 이 사건 무단결근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등 문제에 관하여 각자의 강경한 입장이 반복되자 회담을 함께했던 망인은 ‘자신이 사라져 줄 테니 다른 사람은 건드리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5) 공소외 1 회사는 2015. 5. 6. 이 사건 무단결근과 관련하여 피고인을 포함한 시설관리부분 근로자 등 9명을 업무방해로 수사기관에 고소하였다. 망인은 같은 날부터 연락이 두절되었다. 망인은 2015. 5. 11. 숨진 채 발견되었다. 나) 다음으로 망인의 공소외 1 회사 노조 내에서의 역할과 활동, 동료들과의 관계, 특히 망인이 남긴 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인의 진술 취지를 뒷받침한다. (1) 망인은 장기간 공소외 1 회사 노조의 지회장이었다. 희망퇴직과 관련하여 공소외 1 회사 대주주에 대한 항의를 위하여 대만으로 가 시위를 하거나 쟁의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등 조합원들의 이익과 분쟁해결을 위해 노력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지회장이 아니면서도 이 사건 회담을 주선할 정도로 노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2) 망인도 2015. 5. 1.자 무단결근에 가담하였으므로 공소외 1 회사로부터 민·형사상 소송을 당할 위치에 있었고, 망인이 경영진의 희망퇴직 정책에 호응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에 대해서만큼은 소송을 제기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정은 없었다. (3) 결국 망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희망퇴직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입장이었더라도, 이 사건 회담에서 피해자와 피고인이 각자의 강경한 입장을 유지함으로써 자신의 희망과 달리 노사의 입장이 전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면 망인이 열패감과 협상 결렬로 인하여 향후 전개될 사태에 대한 우려로 매우 고통스러운 심리적 상태였을 것으로 짐작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망인이 노조에서 한 역할과 활동, 동료들과의 관계 그리고 회담장에서 했다는 망인의 발언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도 망인이 남긴 유서에 담긴 망인의 상황인식과 동료들에 대한 심정이 이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다) 망인이 피해자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희망퇴직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입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기사가 보도된 이후 피해자와 망인 사이의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비로소 그러한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피고인이 발언할 당시 기초로 삼았을 것으로 보이는 앞서의 사정들을 감안하면 망인과 피해자의 위와 같은 관계가 피고인 발언의 허위성 및 허위성 인식 판단에 영향을 줄 정도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4) 원심이 위와 달리 이 사건 각 기사의 내용이 허위의 사실에 해당하고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이 인식하였다고 본 것은 명예훼손의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위에서 본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부분과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업무방해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업무방해 부분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과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0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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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8인 【상 고 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 및 검사(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9에 대하여) 【변 호 인】 법무법인 선정 외 1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4. 12. 선고 2018노285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에 대한 부분(피고인 3, 피고인 9는 이유무죄 부분 포함), 피고인 4의 유죄 부분과 피고인 1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2017. 11. 24. 위증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피고인 5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 피고인 5의 나머지 상고, 검사의 피고인 6, 피고인 4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1, 피고인 5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들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위반(뇌물) 부분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피고인들이 직무와 관련하여 돈을 수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5의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 5의 행위가 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경선운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피고인 6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6이 이 부분 국고 등 손실 범행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국고 등 손실 범행의 기수시기,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라.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9의 위증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피고인 1의 2017. 6. 12. 판시 증언과 2017. 11. 24. ○○○○ 영화 관람석 매입 관련 증언은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피고인 3의 보조금 TF 문건 생산 관련 증언은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가 이후 증인신문이 끝나기 전에 허위 진술을 철회하고 바로잡았고, 위 문건 보고 관련 증언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며, 설령 그렇더라도 증인신문이 끝나기 전에 허위 진술을 철회하고 바로잡았다. (3) 피고인 9의 △△△△△△ 집회 지시 관련 증언은 기억에 반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언의 취지와 허위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8, 피고인 9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8, 피고인 9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 1)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 및 공동정범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을 행사하는 모습으로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다. 법령상 근거는 반드시 명문의 규정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법령과 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살펴보아 그것이 해당 공무원의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해석되고, 이것이 남용된 경우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실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포함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도1739 판결,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남용에 해당하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본래 법령에서 그 직권을 부여한 목적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직무행위가 행해진 상황에서 볼 때 필요성·상당성이 있는 행위인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도3339 판결,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도22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이 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러한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한 일이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는 직권을 남용하였는지와 별도로 상대방이 그러한 일을 할 법령상 의무가 있는지를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직권남용 행위의 상대방이 일반 사인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권에 대응하여 따라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그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게 하였다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도22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8, 피고인 9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라 한다)에 특정 정치성향 시민단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구한 행위는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수석비서관실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직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고, (2) 공소외 1은 위 직권남용 행위로 인하여 전경련의 해당 보수 시민단체에 대한 자금지원 결정이라는 의무 없는 일을 하였으며, (3) 위 피고인들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실현하려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고, (4) 위 직권남용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를 비롯한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 범위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에게 직권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범죄이고, 직권은 국가의 권력 작용에 의해 부여되거나 박탈되는 것이므로, 공무원이 공직에서 퇴임하면 해당 직무에서 벗어나고 그 퇴임이 대외적으로도 공표된다. 공무원인 피고인이 퇴임한 이후에는 위와 같은 직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퇴임 후에도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으로 퇴임 전 공모한 범행에 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계속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임 후의 범행에 관하여는 공범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도22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 또는 연속된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범행방법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각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5도4051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각 연도별로 해당 피고인들에 대한 공동정범의 성립 범위가 특정된 이 사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전체가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다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범위 내에서 범죄의 성부 및 죄책을 판단하여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하여 각각 퇴임 전후의 범행을 포함한 2014년도 범행 전체와 2015년도 범행 전체에 대하여 공동정범을 인정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은 각 연도별로 그 범위 내에서만 포괄일죄가 인정되고, 피고인 3, 피고인 4는 각각 2014년도 부분과 2015년도 부분의 퇴임 전 공모한 범행에 관하여 퇴임 후에도 기능적 행위지배가 계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 (1) 이 사건 특정 정치성향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 계기는 피고인 2가 보수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여 이를 국정 운영의 지지단체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은 것에서 시작되었으나, 공소사실 기재 및 원심판결이 일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인정한 범죄사실 기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구체적인 범행 결의와 방법, 내용은 매년 각 연도별로 공동정범 사이에서 별도로 정하여 그에 따라 각각 이루어졌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각 연도별 자금지원 요구 행위들 사이에서는 범의의 단일성과 방법의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각 연도 내에서 행하여진 자금지원 요구와 그에 따라 이루어진 여러 보수단체들에 대한 수차례의 자금지원 행위들이 포괄일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2) 2014년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은 피고인 3이 피고인 2 등과 순차 공모하여 공소외 1로 하여금 총 21개 특정 보수단체에 합계 2,389,935,000원을 지원하게 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피고인 3은 2013. 8. 6.부터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다가 2014. 6. 13. 퇴임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3이 공범들과 순차 공모하여 전경련에 특정 보수단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구한 것, 즉 직권남용 행위를 한 것은 2014. 1.경이고, 그 내용은 총 15개 단체에 단체별 지원금 합계 30억 원을 지원해달라는 취지였다. 전경련의 자금지원은 2014. 2.경부터 시작되었는데, 피고인 3은 그 후인 2014. 3. 18. 공소외 1에게 직접 자금지원을 재차 요구하기도 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소외 1로부터 당초 자금지원을 요구한 단체들 중 일부 단체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받아 전경련이 일부 단체에 대한 지원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피고인 3이 퇴임하기 전인 2014. 5.경 피고인 1은 전경련 주무관 공소외 2에게 전경련으로부터 지원대상 제외를 요청받은 특정 보수단체 중 3개 단체를 대신하여 위 3개 단체에 대한 당초 요구금액으로 다른 10개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지시하였다. 최종적으로 2014년도 자금지원은 당초 요구한 지원금 합계 30억 원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은 당초 요구한 15개 단체뿐 아니라 그중 3개 단체 대신 추가된 10개 단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포함한 2014년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 전체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와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3) 2015년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은 피고인 4가 피고인 8 등과 순차 공모하여 공소외 1로 하여금 총 31개 특정 보수단체에 합계 3,509,611,050원을 지원하게 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피고인 4는 2014. 6. 14.부터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다가 2015. 5. 20. 퇴임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4가 공범들과 순차 공모하여 전경련에 특정 보수단체에 자금지원을 요구한 것, 즉 직권남용 행위를 한 것은 2014. 12.경이고, 그 내용은 총 31개 단체에 단체별 지원금 합계 40억 원을 지원해달라는 취지였으며, 그에 따른 전경련의 자금지원은 2015. 1.경부터 시작되었다. 최종적으로 2015년도 자금지원은 당초 요구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4는 퇴임 전후 걸쳐 이루어진 2015년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 전체에 대하여 공동가동의 의사와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따라서 원심이 3년간에 걸친 이 사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전부를 포괄일죄로 판단한 것은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나, 피고인 3에 대하여 2014년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소사실 전체에 대하여, 피고인 4에 대하여 2015년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소사실 전체에 대하여 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한 것에 피고인 3, 피고인 4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일죄, 공동정범의 책임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8, 피고인 9의 강요 부분 1)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다. 여기에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하여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하였을 때 그 요구 행위가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지위뿐만 아니라 그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불응하면 어떠한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행위자와 상대방이 행위자의 지위에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해악을 인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공무원인 행위자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한 경우 위와 같은 해악의 고지로 인정될 수 없다면 직권남용이나 뇌물 요구 등이 될 수는 있어도 협박을 요건으로 하는 강요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검사는 위 2의 가.항과 같이 위 피고인들이 전경련에 특정 정치성향 시민단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구한 행위를 직권남용으로 기소하면서 동일한 행위에 관하여 동일한 상대방에 대한 강요로도 공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위 요구가 강요죄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 강요 범행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한 사정만으로는 위 요구를 강요죄의 요건인 협박, 즉 해악의 고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심은 위 요구가 강요죄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 그 주된 근거로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면서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대통령과 행정각부, 국회, 기업 사이의 의사소통의 통로가 되는 등 기업 활동에 대하여 직무상 또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비서실의 권한과 지위를 이용하여 요구하였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이 그 지위에 기초하여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그 요구를 해악의 고지라고 평가할 수는 없고, 위에서 살펴본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이러한 요구 당시 상대방에게 그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관한 사정이 나타나 있지 않다. 전경련 관계자들이 대통령비서실의 요구를 받고도 그에 따르지 않으면 정책 건의 무산, 전경련 회원사에 대한 인허가 지연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고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제시되지 않았다. 원심은 위 피고인들이 전경련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면서 윗선을 언급하거나 감액 요청을 거절하거나 자금집행을 독촉하고 관련된 보수 시민단체의 불만 및 민원사항을 전달하며 정기적으로 자금지원 현황을 확인하였으며, 피고인 5가 부임인사차 면담을 요청하는 공소외 1을 만나주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들고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전경련 관계자들의 진술은 그 내용이 주관적이거나 대통령비서실의 요구가 지원 대상 단체와 단체별 금액을 특정한 구체적인 요구라서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꼈다는 것에 불과하다. 요컨대, 위 요구를 강요죄의 성립 요건인 협박, 즉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부분 요구가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이 부분 강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강요죄의 협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가 있다. 다. 피고인 5의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 원심은, 피고인 5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정당 지지도 조사 등 다수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당 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및 공천에 관여하는 등 일련의 행위를 함으로써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고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선거운동, 당내경선운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한편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은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을 상고심에서 새로이 주장하는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라. 피고인 5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피고인 5가 피고인 7로부터 국가정보원에 여론조사비용 지원을 요청하겠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한 후 구체적인 진행 경과를 보고받았으며, 이 부분 국고 등 손실 범행에 관한 공모관계와 기능적 행위지배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5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공동정범, 횡령죄의 기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마. 피고인 1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피고인 1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반대하는 시위운동을 기획·원조하고,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1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선거운동, 공무원의 지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바.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9의 위증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피고인 1의 ○○○○ 영화에 관한 ◇◇◇◇◇◇◇◇ 성명 및 동영상 관련 증언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에 해당한다. (2) 피고인 3의 보조금 TF 구성 지시 관련 증언과 보조금 TF 인수인계 관련 증언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에 해당한다. (3) 피고인 9의 ○○○○ 영화 대응에 관한 지시 관련 증언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에 해당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증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8, 피고인 9에 대한 강요 부분은 위 2의 나.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위 파기이유는 공동피고인인 피고인 7에 대한 강요 부분에 관하여도 공통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2조의 규정에 따라 피고인 7의 이 부분 원심판결도 아울러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 파기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부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에 대한 부분(피고인 3, 피고인 9는 이유무죄 부분 포함), 피고인 4의 유죄 부분과 피고인 1의 공직선거법 위반, 국가공무원법 위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피고인 5의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유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에 대한 부분(피고인 3, 피고인 9는 이유무죄 부분 포함), 피고인 4의 유죄 부분과 피고인 1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2017. 11. 24. 위증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피고인 5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1, 피고인 5의 나머지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6, 피고인 4에 대한 상고 및 피고인 1, 피고인 5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민유숙(주심)
[1] 형법 제123조 / [2] 형법 제123조 / [3] 형법 제30조, 제123조 / [4] 형법 제30조, 제123조, 제129조 제1항, 제324조 제1항 / [5] 형법 제30조, 제123조, 제324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랑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9. 9. 27. 선고 2019노192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수사기관 등의 추적을 피하고자 2019. 1. 말경 성명불상자로부터 공소외인 명의로 개설된 휴대폰 유심(USIM)칩 1개를 구입하고, 구입한 유심칩을 자신이 소지 중인 휴대폰에 부착하여 이를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휴대전화 유심칩은 전기통신사업법 제95조의2 제2호, 제32조의4 제1항 제1호(이하 ‘적용법조’라고 한다)에 규정된 이동통신단말장치(이하 ‘단말장치’라고만 한다)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이 사건 적용법조가 금지하는 단말장치 부정이용은,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다른 사람 명의로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단말장치를 개통하여 그 단말장치에 제공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단말장치 부정이용에는 다른 사람 명의로 직접 단말장치를 개통한 후 이를 이용하는 행위뿐 아니라 다른 사람 명의로 개통된 단말장치를 넘겨받아 이를 이용하는 행위도 포함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도2475 판결 참조). 2) ‘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의 약자인 유심(USIM)은 무선통신 회선 가입자들의 신원, 전화번호, 요금제 등의 식별정보를 담고 있는 저장장치로서 개념상 단말장치와는 구별된다. 3) 휴대폰, 태블릿 등 단말장치를 통하여 전기통신역무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통신회사와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여 전화번호를 부여받고 요금제를 선택한 후 전기통신역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와 권한의 내용이 저장된 유심을 취득하는 유심의 개통과 단말장치에 유심이 장착되어 단말장치가 전기통신역무를 제공할 수 있는 상태로 활성화되는 단말장치의 개통이 모두 필요하다. 이러한 유심의 개통과 단말장치의 개통은 순차적으로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우에 따라 향후 단말장치를 따로 개통할 것을 전제로 유심만 먼저 개통하거나 반대로 이미 개통된 유심을 공기계 단말장치에 삽입하고 단말장치만을 활성화시켜 개통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심을 사용하는 현재 보편적인 이동통신 시스템 아래에서는 유심의 개통 없이 단말장치만 개통할 수는 없고, 반대로 단말장치의 개통 없이 유심의 개통만으로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할 수도 없으므로, 적용법조에서 말하는 단말장치의 개통은 유심의 개통을 당연히 포함하거나 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4) 타인 명의로 개통된 유심을 공기계 단말장치에 장착하여 그 단말장치가 이통통신역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활성화되는 경우 그 단말장치는 장착된 유심의 명의자인 타인 명의로 개통된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타인이 자신 명의로 유심과 단말장치를 함께 개통한 후 그 유심이 장착된 단말장치를 피고인이 넘겨받아 사용하는 행위, 피고인이 그 단말장치에서 분리된 유심만을 넘겨받아 이를 직접 다른 공기계 단말장치에 장착하고 타인 명의로 단말장치를 개통하여 사용하는 행위, 또는 타인이 유심만을 개통한 후 피고인이 그 유심을 넘겨받아 이를 직접 공기계 단말장치에 장착하고 타인 명의로 단말장치를 개통하여 사용하는 행위는 모두 타인 명의로 개통된 단말장치를 넘겨받거나 타인 명의로 단말장치를 개통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모두 처벌대상에 포함된다. 5) 그렇다면 피고인이 공소외인 명의로 개통된 유심을 구입한 후 이를 자신이 소지하던 공기계 휴대폰에 장착하고 전기통신역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휴대폰을 공소외인 명의로 활성화시켜 사용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적용법조가 금지하는 단말장치 부정이용에 해당한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단말장치 부정이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 제95조의2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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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검 사】 김태훈 외 3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촌 외 2인 【주 문】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 1은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베이스 검색·개발 및 판매, 콘텐츠 제작 및 개발 등을 목적으로 피고인 4(○○○○)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4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 피고인 2는 자동차렌트업, 카쉐어링 및 관련 중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피고인 3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3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 2는 피고인 3 회사의 지분 중 약 35%를 보유하고 있고, 피고인 3 회사는 2018. 5.경 피고인 4 회사의 지분 100%를 인수하였으며, 피고인 4 회사는 2018. 10.경 ‘타다’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라 한다)을 통해 피고인 3 회사 소유의 11인승 카니발 승합차의 임차와 운전자 알선을 결합하여 승객에게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개시하였다.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는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타다 드라이버’ 전용 앱을 통해 인력공급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운전자들의 출퇴근 시간 및 휴식시간, 운전자가 운행하여야 할 차량, 승객을 기다리는 ‘대기지역’ 등을 관리·감독하면서, 운전자들로 하여금 지정된 근무시간에 피고인 3 회사 소유의 11인승 카니발 승합차의 차고지로 출근하도록 한 다음, 운전자들에게 특정 카니발 승합차를 배정하고, 운전자들로 하여금 전철역 인근 등 승객의 수요가 예상되는 ‘대기지역’으로 이동하여 대기하도록 한 후, 불특정 다수의 승객이 ‘타다’ 앱을 실행시키면 해당 승객과 가까운 곳에 있는 운전자에게 승객의 위치정보를 발송하여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시켜 주고, 운전자가 승객의 위치로 찾아가 승객을 목적지까지 운송하면 승객이 ‘타다’ 앱에 미리 저장해 둔 신용카드를 통해 요금이 결제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은 2018. 12. 20.경 서울 (주소 1 생략)에서 성명불상의 승객이 ‘타다’ 앱을 통해 차량을 요청하자 피고인 3 회사 소유의 사업용자동차인 (차량번호 생략) 11인승 카니발 승합차를 이용하여 위 곳에서부터 서울 (주소 2 생략)까지 위 승객을 운송하여 준 다음 ‘타다’ 앱에 미리 저장된 신용카드로 요금 8,200원을 결제하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2018. 10. 8.경부터 2019. 7. 22.경까지 사이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고인 3 회사 소유의 11인승 카니발 승합차 약 1,500대를 이용하여 매출 합계 약 268억 원 상당의 여객을 운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함과 동시에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였다. 2. 관련 법령 및 법리 가. 법령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정의) 1. “자동차”란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승용자동차와 승합자동차를 말한다. 3.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有償)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을 말한다. 4. “자동차대여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유상으로 자동차를 대여(貸與)하는 사업을 말한다. 제4조(면허 등) 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이하 “시·도지사”라 한다)의 면허를 받거나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제34조(유상운송의 금지 등) ①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자동차를 임차한 자는 그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다시 남에게 대여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 ③ 자동차대여사업자는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90조(벌칙)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4조 제1항에 따른 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한 자 또는 제2조에서 정한 자동차 이외의 자동차(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화물자동차·특수자동차·이륜자동차를 말한다)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 형태의 행위를 한 자 6의3. 제34조 제2항을 위반하여 운전자를 알선한 자 7. 제34조 제3항을 위반하여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거나 이를 알선한 자 제93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90조부터 제92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 법 제34조 제2항 단서에서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호의 경우를 말한다. 1. 자동차대여사업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 가. 외국인 나.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라 등록된 장애인 다. 65세 이상인 사람 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마. 자동차를 6개월 이상 장기간 임차하는 법인 바.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사. 본인의 결혼식 및 그 부대행사에 이용하는 경우로서 본인이 직접 승차할 목적으로 배기량 3,000시시 이상인 승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나. 법리 1) 죄형법정주의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며(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해석의 원리는 그 형벌법규의 적용대상이 행정법규가 규정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경우에 그 행정법규의 규정을 해석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도312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서도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당해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 방법은 그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부합하고(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62 판결 참조),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도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도6525 판결 등 참조). 다만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서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가능한 것이나, 문리를 넘어서는 이러한 해석은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하면 그 결과가 현저히 형평과 정의에 반하거나 심각한 불합리가 초래되는 경우에 한하여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아니하는 한 입법자가 그 나름대로의 근거와 합리성을 가지고 입법한 경우에는 입법자의 재량을 존중하여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도4049 판결 참조). 2)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사용된 문언에만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어떤지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비전형의 혼합계약의 해석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인데, 비전형의 혼합계약에서는 다수의 전형계약의 요소들이 양립하면서 각자 그에 상응하는 법적 효력이 부여될 수 있으므로,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있는 그대로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9다67313 판결 참조). 3. 기초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종래 허용되던 기사포함 렌터카 사업이 유사 택시영업으로 변질되어 분쟁이 발생하자 2000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에 제34조 제2항이 신설되어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을 금지하되, 같은 항 단서 및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의 예외사유[(가)목~(마)목]가 인정되었다. 나. 2007년 자동차대여사업자의 택시영업 등 렌터카 이용 불법 유상 여객운송행위의 근절을 제안이유로 하여 자동차대여사업자에 대하여 일반적인 유상운송 금지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는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3항 및 벌칙 조항이 신설되었다. 다. 피고인 3 회사는 피고인 2가 자동차대여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로서 2011. 8.경부터 차량이용방식을 혁신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고, 피고인 4 회사는 피고인 1이 2011년 창업한 데이터 기반으로 사람을 연결해 주는 모바일 플랫폼 개발사업자이다. 라. 2014년 자동차 임차인의 편의 증진을 도모한다는 개정이유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에 (바)목 및 (사)목이 신설되는 내용으로 개정됨으로써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마. 피고인 3 회사는 2018. 10.경 피고인 4 회사를 인수하여 자동차대여사업 일부를 대행하도록 위임하거나 기사포함 승합자동차 대여서비스 예약중개를 위탁하였다. 바. 이에 따라 피고인들은 2018. 10. 8.부터 모바일 운영체계를 통하여 피고인 4 회사가 개발하여 운영하는 앱(이하 ‘타다 앱’이라 한다)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결제 신용카드를 등록·가입한 회원(이하 ‘타다 이용자’라 한다)에게 피고인 3 회사 소유의 공소외 1 주식회사 제조, 승차인원 11인승 제원의 카니발 승합차(이하 ‘타다 승합차’라 한다)를 호출과 동시에 매칭된 공소외 2 주식회사, 공소외 3 주식회사, 공소외 4 주식회사 등의 용역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 기사(이하 ‘타다 드라이버’라 한다)로 하여금 타다 이용자의 위치정보와 예약 목적지에 따라 타다 승합차를 운전하도록 하는 이른바 ‘타다 서비스’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제공하고 있다. 4. 판단 가. 타다 서비스가 여객자동차법에서 금지된 유상 여객운송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피고인 3 회사와 타다 이용자 사이의 법률관계 = 초단기 승합차 임대차(렌트)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및 기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타다 이용자가 타다 앱을 통해 기사알선포함 승합자동차 대여서비스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예약사항을 입력, 확인하는 절차를 거침으로써 피고인 3 회사와의 기사포함 렌터카 서비스 이용계약이 체결되고, 피고인 4 회사는 피고인 3 회사가 알선한 타다 드라이버와 타다 이용자 간의 운전용역계약의 체결을 대행한다(기사알선포함 승합자동차 대여서비스 이용약관 제2조 제1항, 제4조 제1항, 타다 서비스 이용약관 제9조). ② 피고인 3 회사는 임차인 알선 및 운전용역제공 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로부터 제공받은 타다 드라이버를 타다 이용자에게 연결하고, 이동한 거리와 시간을 결합한 요금체계에 따라 타다 승합차 대여료와 운전용역대금(기사 사용료) 및 중개 수수료 등을 정산한다. ③ 피고인 3 회사가 타다 드라이버 운전의 타다 승합차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수요도가 높게 추정되는 대기지역(△△△△△ Zone) 등에 배차시키면 타다 이용자가 타다 앱으로 목적지와 10분 단위로 시간을 예약하고 호출한 장소에서 인수한 타다 승합차에 승차한 후 목적지에서 하차함으로써 사용을 마친다. ④ 피고인 3 회사는 렌터카인 타다 승합차에 관하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른 책임보험과 자동차종합보험(대인배상, 대물배상, 자기신체사고) 및 자동차‘상해’보험에 가입함으로써 타다 이용자로 하여금 자동차대여표준약관 및 사회통념상 피보험자동차에 대한 지배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승낙피보험자’가 되도록 하고 보험사고 발생의 경우 대인배상Ⅱ 면책을 대비하여 자동차상해특별약관으로 보호(커버)되도록 하였다. 나) 위 인정 사실 및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타다 서비스는 타다 이용자의 직접 운전 없이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분(分) 단위 예약 호출로써 피고인 3 회사가 알선하여 타다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타다 승합차를 타다 이용자가 필요한 시간에 주문형(on-demand)으로 “임차(렌트)”하는 일련의 계약관계가 피고인 4 회사의 모빌리티 플랫폼(Mobility Platform)에서 연결되어 구현되는 모바일 앱 기반 렌터카 서비스이고, 타다 이용자와 피고인 3 회사 사이에 전자적으로 초단기 승합차 임대차(렌트)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타다 이용자의 목적지(행선지) 지정 등 타다 승합차 실제 이용관계 및 피고인들의 타다 드라이버에 대한 지휘·감독관계에 비추어 타다 이용자가 타다 승합차를 임차인으로서 지배하지 못하거나 임차인이라는 인식마저 결여되어 있는 피고인 3 회사와 타다 이용자 사이의 거래구조가 승합차 렌터카 임대차의 형식을 빌린 가장행위에 지나지 않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타다 앱을 이용한 호출로써 즉각 체결되는 타다 승합차 임대차계약을 타다 이용자가 잘 인식하지 못한다거나 타다 서비스 종료 후 영수증 등을 통해서 비로소 임차인이 표시되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전자적으로 체결된 계약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초단기 렌트 타다 승합차 임차인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 타다 앱의 호출에 의해 위치정보로 특정되는 장소가 전통적인 렌터카 영업소를 치환하게 되고, 10분 단위 예약으로 1회성에 그치는 초단기 렌트의 특성상 호출 시 목적지 입력이 필요한 반면 검찰이 들고 있는 경유지 제한, 이용시간이 아닌 이동거리를 주된 기준으로 한 요금체계, 차량의 유지 및 보수 관리책임의 소재 등은 기술혁신으로 이동수단을 최적화하여 운휴차량 감소를 추구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에서는 자동차대여사업의 본질적 징표로 보기 어려운 점, 타다 이용자의 타다 승합차 운행 시 사고로 인하여 보상받을 수 있는 타다 이용자의 손해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의 승객과 달리 차량 탑승경위, 운행 목적, 운행지배권의 이전 정도 등에 따라 감경될 수 있는 점, 타다 승합차의 정비·점검, 보험가입·사고처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인 3 회사는 타다 서비스의 품질관리를 위한 타다 드라이버의 운전면허 보유 등의 최소 기본정보와 스마트키 전달 및 대금정산을 위한 용도로 시스템상 데이터 처리하고, 평판 있는 용역업체들과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여 타다 승합차 운행 여부, 요일, 시간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타다 드라이버들에게 □□ 존(△△△△△ Zone) 정보를 전달하는 점, 피고인 3 회사, 피고인 4 회사는 용역업체들에 고객 불만사항을, 타다 드라이버용 앱을 통해 고객 평점 및 팁을 각 제공하는 정도에 그치고 타다 드라이버에 대한 교육, 근무평정, 프리랜서 계약 해지 등은 용역업체들이 수급인으로서 해당 타다 드라이버에게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모바일 앱의 호출을 시작으로 타다 드라이버와 매칭시킨 타다 승합차를 타다 이용자에게 대여하고 그가 호출한 장소 및 지정한 목적지로 타다 드라이버가 대신 운전하여 이동하는 내용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설계하였는바, 타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전자적으로 이루어진 피고인 3 회사와 타다 이용자의 거래형태는 계약자유의 원칙상 유효할 뿐만 아니라 타다 승합차 임대차계약의 성립 자체를 부정할 수 없고, 그 거래의 객관적 의미는 초단기 승합차 렌트로 확정할 수 있으므로, 그에 따른 법률효과가 부여되는 것이 타당하다. 2) 타다 이용자가 타다 승합차를 사용하여 이동하는 행위 ≠ 여객운송 가) 여객자동차법상 여객운송의 해석 여객운송(旅客運送)의 사전적 의미, 즉 문언의 가능한 의미는 ‘여행하는 사람을 태워 보냄’인데, 여객자동차법에서 별도의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문언의 가능한 의미 범위 내에서 여객자동차법 제90조 제1호, 제7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의 의미와 적용 범위를 확정하여야 한다. 여객자동차법 제34조가 각각 금지하고 있는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유상 여객운송과 자동차대여사업자로부터 사업용자동차를 임차한 자의 유상 운송을 위 규정과 같은 법 제2조 제3호, 제4호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벌조항은 자동차대여사업자가 등록받은 업종의 범위를 벗어난 무허가 유상 여객운송행위를 대상으로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와 유상성(有償性) 말고는 그 법률관계에 있어 뚜렷이 구별되는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자동차 대여행위는 유상운송금지위반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자동차대여사업자인 피고인 3 회사가 타다 앱을 통하여 타다 드라이버가 매칭된 타다 승합차를 호출장소 및 목적지로의 이동에 제공하는 것은 타다 승합차 임대차계약의 이행과 이에 부수하여 타다 이용자의 편익을 위한 운전자 알선일 뿐 자동차운송계약 관계에서 여객의 요구에 응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타다 이용자는 호출로써 피고인 3 회사와의 승합차 임대차계약에 따라 초단기 렌트한 타다 승합차의 인도를 요구하는 지위에 있을 뿐 자동차운송계약에 따라 운송되는 여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한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유상 여객운송’에 면허 없는 다인승 콜택시 영업뿐만 아니라 타다 서비스와 같이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범위의 승합차 임대차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서 형벌법규를 지나치게 확장 또는 유추해석하여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 고전적인 이동수단의 오프라인에서의 사용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처벌조항의 의미와 적용 범위 등을 해석하고 획정하는 것은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관한 앞서의 법리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 나아가 피고인들이 렌터카 이용의 외관을 통해 타다 이용자의 요구에 응하여 타다 승합차로 타다 이용자를 운송함으로써 그 실질이 허가 없이 유상 여객운송을 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상세히 본 바와 같이, ① 여객자동차법에서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금지의 입법 당시의 주요한 목적이 주로 유사 택시영업의 위험성이 높은 행위에 대한 규제였다가 차량공유 활성화 관련 규제 완화 차원에서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가능 대상이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등으로 확대된 점, ② 여객자동차법령의 입법연혁을 살펴보면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벗어난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자동차 임대차에 대하여 따로 처벌규정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었던 점, ③ 실시간 호출로써 타다 승합차의 초단기 렌트와 타다 드라이버의 알선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승합차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플랫폼을 통한 타다 서비스의 거래구조를 부인하고 타다 서비스로 인하여 여객을 유상 운송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나. 피고인 2, 피고인 1의 고의 설령 법리상 타다 서비스가 이 사건 처벌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살펴본 사실과 사정들 및 이에 더하여 알 수 있는 ① 이용요금을 이동거리와 상대적으로 짧은 이동시간의 측정에 따라 택시보다 비싸게 책정한 점, ② 타다 승합차의 이용자 수를 승용차 정원을 주된 타깃으로 마케팅하거나 탑승을 유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 점, ③ 피고인들은 타다 서비스 출시 전에 로펌으로부터 적법성 등에 관한 법률 검토를 거친 것으로 보이고, 2018. 9. 1부터 2019. 9. 20.까지 국토교통부 신교통서비스과 국·과장, 사무관, 주무관 등 담당공무원들과 수시로 회의, 전화, 이메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을 통하여 타다 서비스 출시, 운영, 현황 등에 관하여 협의하는 과정에서 타다 서비스의 위법성에 대하여는 부정적인 논의나 행정지도 등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국토교통부는 타다 서비스 전 유사한 서비스 구조를 가진 렌터카 공동이용 중개서비스 ‘◇◇’에 대한 질의회신에는 “차량 대여서비스임을 명확히 하여 공동임차인에 대한 대여와 운전자 알선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2017. 11. 9. 시행 신교통개발과-4431), 타다 서비스 후 제3자의 타다 서비스 합법성 관련 민원회신에서는 “렌터카 계약상 운전자를 알선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이라면 적법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2018. 12. 27. 답변 2AA-1811-530334), “대여영업 종료 후 차고지로 회귀하는 중 새로운 대여계약을 체결하는 행위, 대여차량이 차고지로 회귀하지 않고 일정지역에 대기하는 행위, 대여계약 요금을 사후적, 비정기적으로 정하는 행위 등에 대하여 여객자동차법령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2019. 1. 29. 답변 2AA-1812-528885)는 취지로 각각 답변한 바 있고, 타다 서비스에 대한 어떠한 행정처분을 한 바가 없으며, 서울특별시도 타다 서비스 관련 민원에 대하여 국토교통부의 불법성 판단이 있기 전에는 단속, 행정처분 등의 제재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2019. 1. 7. 시행 택시물류과-577)한 점, ⑤ 타다 서비스 출시 후인 2019년도 택시요금 인상(약 18.6%)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서울 개인 및 법인 택시의 운행건수가 11.3% 감소한 반면 매출은 약 3.5% 증가한 점(서울특별시 택시물류과 통계), ⑥ 출시 후 1년여가 넘은 현재까지 피고인 4 회사의 타다 서비스 부문 영업손익이 적자인 점, ⑦ 대중교통수단 소비자들 중 택시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더라도 혼자라도 호출하는 타다 이용자의 증가는 시장의 선택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승차공유가 자본주의, 공산·사회주의 등 경제체제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진통을 겪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수용되고 있으나, 우버(Uber) 사건 등을 거치며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대한민국에서 피고인들이 모빌리티 사업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여객자동차법령을 검토, 분석하여 그 허용 범위를 테스트하며 혁신적인 차량 공유경제보다는 낮은 단계 또는 수준으로 플랫폼에 설계한 타다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한 사정만으로는 자동차대여사업가인 피고인 2가 이 사건 처벌조항을 회피하거나 잠탈하기 위하여 실체가 유상 여객운송에 다름 아닌 승합차 임대차를 플랫폼 사업가인 피고인 1과 공모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박상구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30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 제1호, 제3호, 제4호, 제4조 제1항, 제34조, 제90조 제1호, 제6호의3, 제7호, 제93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지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9. 6. 20. 선고 2018노268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배임의 점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7. 4. 28. 선고 86도2490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11722 판결,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5도1301 판결 등 참조),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나.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 내지 담보물을 타에 처분하거나 멸실, 훼손하는 등으로 담보권 실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이를 들어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진정신분범이다. 따라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타인의 신뢰를 위반한 것인지, 그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당사자 관계의 본질을 살펴 그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계약을 위반하여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등 채권자의 기대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한 채권자의 재산상 피해가 적지 않아 비난가능성이 높다거나, 채권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하여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 2) 금전채권채무 관계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의 급부이행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금전을 대여하고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채권의 만족이라는 이익을 얻게 된다 하더라도,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신임을 기초로 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임무를 부여하였다고 할 수 없고, 금전채무의 이행은 어디까지나 채무자가 자신의 급부의무의 이행으로서 행하는 것이므로 이를 두고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를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3247 판결 등 참조).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하거나 양도담보로 제공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채무자가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의무, 즉 동산을 담보로 제공할 의무,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하거나 담보물을 손상, 감소 또는 멸실시키지 않을 소극적 의무, 담보권 실행 시 채권자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담보물을 현실로 인도할 의무와 같이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에 협조할 의무 등은 모두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이다. 또한 양도담보설정계약은 피담보채권의 발생을 위한 계약에 종된 계약으로, 피담보채무가 소멸하면 양도담보설정계약상의 권리의무도 소멸하게 된다.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담보목적의 달성, 즉 채무불이행 시 담보권 실행을 통한 채권의 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담보설정계약의 체결이나 담보권설정 전후를 불문하고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있다. 따라서 채무자가 위와 같은 급부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채무자 자신의 사무에 해당할 뿐이고,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를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3) 채무자가 그 소유의 동산을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하는 경우 채무자는 그의 직접점유를 통하여 양도담보권자에게 간접점유를 취득하게 하는 것이므로, 채무자가 담보목적물을 점유하는 행위에는 ‘보관자’로서 담보목적물을 점유한다는 측면이 있고, 채무자는 그 과정에서 담보물을 처분하거나 멸실·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의무는 점유매개관계가 설정되는 법률관계에서 직접점유자에게 공통적으로 인정되는 소극적 의무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극적 의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직접점유자에게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간접점유자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관리할 의무가 있고 그러한 보호·관리의무가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점유매개관계를 설정한 직접점유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점유매개관계의 기초가 되는 계약관계 등의 내용을 살펴보아야 하고, 점유매개관계의 기초가 되는 계약관계 등의 내용상 직접점유자의 주된 급부의무 내지 전형적·본질적 급부의무가 타인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것이어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양도담보설정계약에서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인 내용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 처분정산의 방식이든 귀속정산의 방식이든 담보권 실행을 통한 금전채권의 실현에 있다. 채무자 등이 채무담보목적으로 그 소유의 물건을 양도한 경우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그 물건의 사용수익권은 양도담보설정자에게 있다(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25463 판결,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40213 판결 등 참조). 동산을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담보에 제공한 채무자는 양도담보 설정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자신의 권리에 기하여,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의 비용 부담하에 담보목적물을 계속하여 점유·사용하는 것이지,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로부터 재산관리에 관한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에서도 채무자가 양도담보권자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사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가 동산에 관하여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여 이를 채권자에게 양도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에도 적용되고, 주식에 관하여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한 채무자가 제3자에게 해당 주식을 처분한 사안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라. 이와 달리 채무담보를 위하여 동산이나 주식을 채권자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하거나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채무자가 담보목적물을 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한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1829 판결, 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도2526 판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6도3912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13187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11293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도7923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마.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배임 부분에 대한 원심의 판단을 살펴본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2 은행으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위 대출금을 완납할 때까지 골재생산기기인 ‘크라샤4230’(이하 ‘이 사건 크러셔’라 한다)을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으므로, 피해자 공소외 2 은행이 담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위 크러셔를 성실히 보관·관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그러한 임무에 위배하여 위 크러셔를 다른 사람에게 매각함으로써 피해자 공소외 2 은행에 대출금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 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공소외 1 회사 소유의 이 사건 크러셔에 관하여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담보를 설정하고, 공소외 1 회사의 채무불이행 시 양도담보권의 실행, 즉 이 사건 크러셔를 처분하여 그 매각대금으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거나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공소외 2 은행이 담보목적물을 취득하기로 하는 내용의 전형적인 양도담보계약임을 알 수 있다. 3) 한편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 제2조, 제4조 등에는 ‘담보목적물은 설정자가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한다’, ‘설정자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점유·사용·보전·관리하여야 한다’ 등과 같이 담보설정자(공소외 1 회사)의 담보목적물(이 사건 크러셔)의 보전·관리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계약서의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이 전형적인 양도담보계약이 아니라거나 양도담보계약과 별도로 공소외 2 은행이 공소외 1 회사에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크러셔의 보관·관리에 관한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는 내용의 특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상 ‘담보목적물은 설정자가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한다’는 기재는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양도담보를 설정한다는 것, 즉 담보설정자는 점유매개관계를 설정하여 채권자에게 간접점유를 취득시키고 스스로 점유매개자로서 점유를 계속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는 담보설정자가 담보물의 보전·관리 등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면서 담보물을 영업범위 내에서 사용하도록 정하는 한편(제2조, 제12조), 담보물이 멸실·훼손되거나 그럴 염려가 있는 경우 채권자의 청구에 따라 담보설정자가 상당액의 물건을 보충하여 채권자에게 양도하여야 한다고 정하여(제4조 제1항, 제5조) 멸실·훼손에 따른 위험을 담보설정자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으며, 나아가 물상대위에 관하여도 정하고 있다(제10조). 이러한 계약 내용은 양도담보설정계약의 전형적인 내용이다. 나) 담보설정자는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에 따라 담보목적물을 현실로 인도할 때까지 담보물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할 의무를 부담하지만(민법 제374조), 이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는 거래상 일반적으로 평균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 정도를 의미할 뿐이고, 담보설정자가 담보목적물을 ‘보존할 의무’는 담보권 실행 시 채권자나 채권자가 지정하는 자에게 ‘인도할 의무’에 부수하는 의무이자, 채무불이행 시 담보권 실행 및 이를 통한 채권의 만족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당연히 수반되는 의무에 불과하다. 4) 결국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에서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은행 간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대출금 채무의 변제와 이를 위한 담보에 있고, 공소외 1 회사를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공소외 2 은행과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공소외 2 은행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공소외 1 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을 공소외 2 은행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각 사기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를 본다. 가.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이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5도20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판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피해자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4 명의로 이전받음으로써 편취한 이득액을 산정하면서 판시 부동산의 가액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3에게 지급한 계약금을 공제하지 않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사기죄의 편취액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한편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각 사기의 점에 관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과 함께 사실오인 주장을 하였다가 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 양형부당과 편취액에 관한 사실오인을 제외한 나머지 항소이유를 철회하였고, 원심도 위와 같이 철회된 부분을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따라서 각 사기의 점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는 부적법하다. 3.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배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이하나 그 이유를 달리하는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김선수의 별개의견과 대법관 민유숙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김상환의 보충의견이 있다. 5.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김선수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은 채무자가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동산을 채권자에게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하되 현실적으로 점유하여 보관하던 중 채권자의 허락 없이 제3자에게 처분한 행위에 대한 형사법적 평가가 문제 되는 사안이다.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채무자가 동산을 담보목적으로 채권자에게 양도하였다. 동산의 인도에 관한 여러 방법 가운데 점유개정의 방식을 채택하여 채무자가 현실적 점유를 하고 있다. 채무자는 동산을 처분할 권한이 없는데도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 제3자가 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여 채권자는 더 이상 동산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채무자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배임죄가 성립하는가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양도담보에 제공된 동산에 대한 채권자의 정당한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형사적 제재의 필요성이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범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인지라는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채무자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점유개정 방식으로 채권자에게 동산을 양도하고 이를 보관하던 중 임의로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1)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 성립한다.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는 민법, 상법 그 밖의 실체법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1373 판결 등 참조). 법적 개념은 가급적 일관성 있게 해석하여 법질서의 통일성을 확보하여야 하고, 형사법 영역에서 특별한 수정을 가하여 민사법과 다른 소유권 개념을 창조해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 양도담보는 소유권 등 권리 이전 형태의 비전형담보이다.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물건의 소유권 또는 그 밖의 재산권을 채권자에게 이전하고, 채무가 이행되면 채권자는 목적물을 설정자에게 반환하여야 하지만 채무가 이행되지 않으면 목적물로부터 채권의 우선적인 만족을 얻는 담보방법이다. 동산 양도담보는 동산소유권을 이전하는 형태의 양도담보이다. 그 법적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현재까지 일관된 판례에 따라 신탁적 양도, 즉 채권담보를 목적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동산 양도담보에 대해서는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등기담보법’이라 한다)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 구체적 근거와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가) 일반적으로 동산 양도담보약정에는 채무자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채권자에게 자기 소유의 동산을 양도하되 채권자는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동산을 인도받고 그 동산에 대한 현실적 점유는 채무자가 계속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민법 제189조는 점유개정에 관하여 “동산에 관한 물권을 양도하는 경우에 당사자의 계약으로 양도인이 그 동산의 점유를 계속하는 때에는 양수인이 인도받은 것으로 본다.”라고 정함으로써, 점유개정을 동산소유권 이전에 필요한 ‘인도’의 한 종류로 명시하고 있다. 동산 양도담보약정에 따라 동산의 소유권은 채권자에게 완전히 이전한다. 양도담보약정에 따른 점유매개관계를 통해서 채권자는 동산에 대한 간접점유를 취득하고 채무자는 직접점유를 계속 유지하게 되지만, 채무자의 점유는 채권자의 소유권을 전제로 한 점유로 전환된다. 채권자는 채권담보의 목적 범위에서만 양도받은 목적물의 소유권을 행사하여야 할 채권적 의무를 부담한다. 다시 말하면 채권자는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하지 않을 때 해당 동산을 처분해서 우선변제를 받기 위한 목적 범위에서 소유권을 가지므로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하면 채무자에게 해당 동산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본래 의미의 ‘신탁적 양도설’의 내용이다. 동산 양도담보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는 독일, 스위스, 일본 등에서 판례와 통설이 취하고 있는 태도이고, 현재 우리나라 판례와 다르지 않다. 나)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물권법의 강행법규성에 따라 법률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64165 판결 등 참조). 동산 양도담보에서 대외적으로만 담보목적물의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이전하고 대내적으로는 채무자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 이른바 ‘소유권의 관계적 귀속’을 인정하는 것은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소유권을 창설하는 것으로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이것은 목적물의 소유권을 양도한다는 양도담보계약 당사자의 물권적 합의 또는 처분의사에 반한다. 소유권의 관계적 귀속은 하나의 물건에 대해 두 사람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하나의 물건에는 하나의 물권만이 성립할 수 있다는 일물일권주의에도 배치된다. 민법 제정 당시 물권변동에 관하여 의사주의에서 형식주의로 전환하였다. 민법 제186조는 부동산물권변동의 효력에 관하여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정하고, 제188조 제1항은 동산물권양도의 효력에 관하여 “동산에 관한 물권의 양도는 그 동산을 인도하여야 효력이 생긴다.”라고 정하고 있다. 물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의사표시만으로는 물권변동의 효력이 생기지 않고 그 공시방법인 등기 또는 인도를 하여야만 물권변동의 효력이 생긴다. 물권변동의 의사표시와 공시방법을 갖추면, 당사자 사이에서든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든 물권이 변동되기 때문에, 물권의 귀속이 대내적·대외적으로 분열되는 것은 민법에서 예정하고 있지 않다. 동산물권을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양도하여 양도인이 현실적 점유를 계속하는 경우에 소유권이 대외적으로는 양수인에게 귀속되고 대내적으로는 양도인에게 유보된다는 것은 물권변동에 관한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다) 동산 양도담보의 법적 성격을 신탁적 양도로 보는 종래 판례·통설의 입장은 가등기담보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가등기담보법은 부동산 양도담보에 관하여 그 적용범위(제1조)에 속하는 한도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청산기간이 지난 후에 청산금을 지급한 때에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하고 있다(제3조 제1항, 제4조 제2항). 그러한 청산절차를 마치기 전까지는 부동산의 소유권은 소유권이전등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무자에게 있고 채권자는 가등기담보법에서 정한 일종의 담보물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강행법규의 성질을 가지는 가등기담보법의 규정, 특히 제3조 제1항, 제4조 제2항을 적용한 결과일 뿐이다. 가등기담보법은 민법 제607조, 제608조를 기초로 하는 법률로서 등기·등록과 같은 공시방법이 마련되어 있는 물건에 한하여 그에 관한 권리이전형 담보에만 적용되고, 그마저도 피담보채무가 소비대차와 준소비대차로 인한 차용물반환의무인 경우만을 규율하는 등 적용범위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가등기담보법 제1조, 제18조 등). 그러한 가등기담보법을 양도담보 일반에 적용할 수는 없다.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는 동산 양도담보를 포함하여 양도담보 일반에 대해서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되는 경우와 같이 이론 구성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라) 동산 양도담보에 관하여 대법원은 가등기담보법 시행 전후를 불문하고 일관되게 ‘신탁적 양도설’의 입장에서 동산의 소유권은 채권자에게 신탁적으로 이전되고, 채무자는 동산의 소유권을 이미 상실한 채 점유·사용권만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은 그와 같은 입장에서 채무자가 양도담보에 제공한 목적물을 제3자에게 다시 양도담보로 제공하는 등으로 처분하더라도 그 제3자는 무권리자로부터 양수한 것이므로 선의취득의 방법 외에는 목적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할 수 없고(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다30463 판결,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다37430 판결 등 참조), 채권자는 그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제3자에게 목적물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1986. 8. 19. 선고 86다카315 판결 등 참조). 또한 채무자의 일반채권자가 신청한 목적물에 관한 강제집행절차에서 채권자는 제3자이의의 소로써 강제집행의 배제를 구할 수 있고(대법원 1994. 8. 26. 선고 93다44739 판결 등 참조), 그러한 강제집행절차가 계속 진행되어 양도담보에 제공된 목적물이 매각되어 매수인이 선의취득한 경우 채권자는 그 매각대금을 배당받은 일반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51332 판결 참조). 마) 대법원 민사 판결 중에는 마치 소유권이 대내적으로는 채무자에게 남아 있고, 대외적으로만 이전된다는 취지로 판단한 듯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판결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다30463 판결, 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다45943 판결,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다37430 판결 등 참조)이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표현만을 근거로 대법원이 동산 양도담보에서 위에서 본 ‘신탁적 양도설’과 달리 소유권의 관계적 귀속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은 ‘대내적으로 채무자가 갖는 소유권’의 의미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대법원판결들은 양도담보 목적물의 소유자가 누구인지가 쟁점이 되었던 사안에서 채권자가 정당한 소유자이고, 채무자는 무권리자이므로, 채무자로부터 양도담보 목적물을 양수한 자는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 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한 판결들로서, 대내적 관계에서 채무자가 여전히 소유자인지 여부가 법적 쟁점이 아니었다. 따라서 동산 양도담보에 관한 대법원판결 중 대내적 관계에서는 채무자가 소유자라고 한 부분은 방론에 해당할 뿐 ‘판례’, 즉 ‘대법원에서 판시한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대법원은 부동산 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신탁자가 이른바 내부적 소유권을 가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약정을 무효라고 판단하였고(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다30483 판결 등 참조), 자동차 지입계약 관계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입차량의 소유권은 지입회사에 있고 지입차주가 차량을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0도5767 판결, 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5도194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소유권을 대내적·대외적으로 분열시키는 것은 법리에 맞지 않는다. 또한 일반적으로 동산 양도담보약정에는 위와 같이 소유권을 분열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3) 동산 양도담보를 신탁적 양도로 보는 이상, 그 기능이나 경제적 목적이 채권담보이고, 그에 따라 채권자가 채권담보의 목적 범위에서만 소유권을 행사할 채권적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담보목적물의 소유권은 당사자 사이에 소유권을 양도한다는 합의와 점유개정에 의한 인도에 따라 완전히 채권자에게 이전한다. 따라서 점유개정에 따라 양도담보 목적물을 직접 점유하는 채무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그가 채권자의 허락 없이 제3자에게 담보목적물을 양도하는 등 처분한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4)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동산 양도담보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그 법적 구성을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신탁적으로 양도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소유권이 대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 채권자에게 양도되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형법에서는 채무자가 점유개정에 따라 현실적으로 동산을 점유하는 것을 타인의 동산을 위탁받아 점유하는 것으로 보아 채무자가 양도담보로 제공된 동산을 처분하는 행위를 횡령죄(독일 형법 제246조)로 처벌하고 있다. 5) 이와 달리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한 내부적인 관계에서 소유자임을 전제로 채무자는 자기의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셈이 되어 횡령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판결(대법원 1980. 11. 11. 선고 80도2097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10971 판결 등) 등은 변경되어야 한다. 다. 채권자는 양도담보계약을 통해서 담보목적으로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면서도 채무자의 처분행위로 권리를 상실할 위험을 감수하고 채무자의 편의를 위하여 채무자로 하여금 목적물을 계속하여 사용하도록 맡겨 둔 것이다. 이것은 채무자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유지하리라는 특별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신뢰는 보호되어야 하고,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고 양도담보 목적물을 처분하는 것은 위법하게 채권자의 양도담보 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사적 자치의 영역에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형사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채무자가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다음 임의로 이를 처분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독일의 통설·판례는 채무자가 위탁받아 점유·소지하는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한 것으로 보아 횡령죄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 일본의 판례는 양도담보의 경우 원칙적으로 소유권은 대내외 구분 없이 채권자에게 이전된다는 입장이고, 다수설은 이러한 형태의 양도담보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배임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자가 당초 약정에 위반하여 담보물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사기죄(fraud)나 횡령죄(embezzlement) 등으로 처벌하는 주가 대부분이다. 종래 대법원이 양도담보로 제공된 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행위를 배임죄로 처벌해 온 것은 부동산에 관한 담보설정자의 임의 처분행위를 배임죄로 처벌한 것(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도4215 판결 등 참조)과 맥락을 같이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이 배임죄의 주체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행위를 배임죄의 규율범위에 포함시켰다고 볼 수 있다. 배임죄의 규율범위를 좁히기 위한 새로운 이론 구성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동산 양도담보의 경우 배임죄의 규율범위에서 제외하는 데서 나아가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채무자가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하고 이를 계속 점유하는 경우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는 횡령죄의 구성요건을 쉽게 충족하므로, 채무자가 양도담보로 제공한 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것을 횡령죄로 규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한편 동산을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담보에 제공한 자가 계속하여 점유하더라도 이는 자기의 재물이 아닌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것이므로, 채무자가 그 동산을 처분하더라도 ‘자기의 재물’을 그 객체로 하는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성립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다수의견과 같이 위와 같은 행위를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러한 행위를 범죄로 처벌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도 횡령죄 성립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해결방안에 아무런 법적 장애가 없다. 라. 다수의견의 문제점에 관하여 본다. 1) 다수의견은 채무자의 금전채무 이행이 자신의 급부의무 이행이고, 채무자가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의무가 자신의 의무임을 강조하면서 담보권설정 전후 또는 양도담보 목적물의 양도 전후를 불문하고 채무자가 양도담보 목적물의 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가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채무자가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자기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할 의무는 ‘자기의 사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가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하면 채권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므로 그때부터 채무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고 채권자를 위해서 양도담보 목적물의 유지·관리의무를 지게 된다. 동산 양도담보에서는 위에서 보았듯이 동산의 양도 시점을 전후로 채무자의 법적 지위가 본질적으로 달라진다. 점유개정으로 채무자가 계속 동산을 점유하는 경우에는 그 점유가 채권자의 소유권을 전제로 하는 점유로 전환된다. 이처럼 양도담보 목적물을 채권자에게 양도하기 전 단계에서 채무자가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의무는 채권자 앞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에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와는 그 성격이 명확하게 구분되는데도, 다수의견은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아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2) 다수의견은 동산 양도담보에 관하여 대법원이 채택하고 있는 ‘신탁적 양도설’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수의견은 양도담보설정계약에서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인 내용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 처분정산의 방식이든 귀속정산의 방식이든 담보권 실행을 통한 금전채권의 실현에 있고, 채무자가 양도담보 설정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자신의 권리에 기초하여 목적물을 계속 점유·관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형사범죄의 성립 여부에 중대한 의미가 있는 ‘물건의 양도로 인한 소유권 이전의 효과’에 관해서는 침묵하면서 ‘담보권’이라는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동산 양도담보에 따라 채권자가 취득하는 권리를 일종의 담보권으로 파악하고 채무자에게 소유권이 남아 있거나, 이른바 소유권의 관계적 분열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내부적 소유권은 채무자에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다수의견은 동산 양도담보의 경우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그 물건의 사용수익권은 양도담보설정자에게 있다’고 하면서 2개의 대법원판결을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다수의견이 인용한 대법원 96다25463 판결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채무자가 양도담보 목적물을 무상으로 사용·수익하기로 약정한 사안에 관하여 사용수익권이 채무자에게 귀속된다고 판단한 것이고, 대법원 2001다40213 판결은 부동산 양도담보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목적 부동산에 대한 사용수익권은 채무자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판결들이 동산 양도담보에 관한 신탁적 양도설과 배치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동산 양도담보에서 채무자가 그 소유의 물건을 채권자에게 양도하면 채권자 앞으로 소유권 이전의 효과가 생기므로, 그 이후에 ‘채무자에게 남아 있는 권리’를 소유권으로 볼 수 없다. 동산 양도담보에서 ‘점유개정’ 방식으로 물건을 인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점유개정 방식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당사자는 약정으로 얼마든지 ‘현실인도’를 하는 것으로 정할 수 있다. 동산 양도담보에서 채무자가 점유개정을 통해서 인도하든 현실인도를 통해서 인도하든 채권자에 대한 소유권 이전 효과는 같아야 한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실제로 양도담보 목적물을 인도한 경우 채권자는 양도담보 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다. 채권자가 위와 같이 소유권을 취득한 다음 채무자에게 해당 목적물을 맡겨 보관하도록 하면서 그 사용을 허락한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 소유의 물건에 대한 재산관리의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한 자’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3) 다수의견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 의무가 타인의 재산상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내세우고 있다. 다수의견은 이러한 논리를 점유매개관계의 기초가 되는 계약관계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즉 다수의견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를 위임 등과 같은 경우로 한정하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고 이를 물건에 대한 보관관계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물건에 대하여는 배임죄가 성립할 여지가 전혀 없게 된다. 다수의견이 이러한 의도로 위와 같은 논리를 전개한 것일 수 있으나, 이는 부동산 이중매매에 대하여 배임죄를 인정한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과 배치된다. 다수의견이 점유매개관계를 설정한 직접점유자가 배임죄의 성립요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할 수 있는 경우를 위임 등으로 한정한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왜냐하면 타인 소유의 물건에 대한 점유가 위임 관계에 기초한 것이라면 수임인이 임무에 위배하여 물건을 처분하는 행위는 결국 횡령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즉 다수의견은 이미 횡령죄가 성립하고 배임죄는 논할 필요가 없는 경우를 상정하여 그러한 경우만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고 다른 경우는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는 모순이고 순환논리이다. 다수의견이 상정하는 위와 같은 사안은 처음부터 횡령죄가 성립하는지만 따지면 된다.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여기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따라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임치 등의 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에 한정되지 않는다(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44 판결,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2077 판결 등 참조). 사용대차의 차주, 임대차의 임차인이나 임치의 수치인은 위탁관계에 따라 대주, 임대인이나 임치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전형적인 예이다. 임차인이 자전거를 빌린 사안을 들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동산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빌린 자전거를 점유·사용하던 중 임대인의 허락 없이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인 소유의 자전거를 점유·사용한다. 이때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이라는 위탁관계를 통해서 동시에 임대인 소유의 자전거를 보관하는 자로서,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 즉 직접점유자인 임차인은 간접점유자인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에 따른 신뢰관계(위탁관계)에 기초하여 임대인 소유의 자전거를 보관할 의무가 있다. 임차인이 자신이 보관 중인 임대인 소유의 자전거를 임의로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도20007 판결,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도6060 판결은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임차목적물을 무단 처분한 임차인이 배임죄로 처벌되지 않는 것은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통해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어서 횡령죄로 처벌되기 때문이다. 임차인의 임차목적물에 대한 보관의무가 임차목적물 반환의무에 부수하는 소극적 의무에 불과하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판례가 임차인의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차목적물 보관의무와 수치인의 임치계약에 따른 목적물 보관의무를 위반한 사안에 대하여 모두 횡령죄 성립의 요건인 ‘위탁관계에 따른 보관’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두 사안에서 목적물 보관의무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횡령죄가 성립하기 때문에 배임죄를 논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기 때문에 배임죄가 부정되는 것이 아니다. 횡령죄와 배임죄는 타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침해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그 본질이 같고 횡령죄가 재물을 객체로 함에 대하여 배임죄는 재산상의 이익을 객체로 하는 점에서 구별된다. 대법원도 횡령죄와 배임죄는 모두 신임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같은 죄질의 재산범죄라는 등의 이유로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 없이도 횡령죄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2651 판결,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6982 판결 등 참조). 타인 소유의 물건을 위탁관계에 기초하여 보관하는 사람이 그 물건을 보관하는 것은 신임관계에 기초한 타인의 사무라고 볼 수 있다. 그 보관이 보관자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는 없다. 이러한 보관임무에 위배하여 물건을 처분한 경우에는 횡령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배임죄를 논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4) 다수의견은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 제2조, 제4조만으로 공소외 2 은행이 공소외 1 회사에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크러셔의 보관·관리에 관한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는 특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 제2조 ‘담보목적물은 설정자가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한다’ 부분은 동산 양도담보에 따라 채권자 앞으로 소유권이 이전되었음을 당사자가 상호 확인하고, 채무자(설정자)가 채권자 소유의 물건을 점유·사용·보전·관리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계약관계를 통해서 공소외 2 은행이 공소외 1 회사에 이 사건 크러셔에 대한 보관·관리를 위탁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아가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 제4조 제1항과 제5조가 담보물이 멸실·훼손되는 경우 채무자(설정자)는 상당액의 물건을 보충하여 채권자에게 ‘양도’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것 역시 채권자 앞으로 양도담보 목적물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마.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도9481 판결 참조). 횡령죄와 배임죄는 다 같이 신임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재산범죄로서 그에 대한 법정형이 같고,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단지 법률적용만을 달리하는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면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 없이도 횡령죄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횡령죄와 배임죄는 그 범죄주체와 실행행위의 내용 등 구성요건표지를 달리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기본적 범죄사실의 동일성은 인정되지만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내용이 다른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공소장변경 없이 기소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바.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공소외 1 회사는 피해자 공소외 2 은행에 이 사건 크러셔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고 이를 직접 점유·보관하는 주체이므로 그 실질적 대표자인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2 은행에 대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크러셔를 제3자에게 처분한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법리적으로 문제 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피고인이 방어할 기회를 충분히 가졌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파기 후 환송심 법원은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방어의 기회를 부여한 다음 공소사실에 관해서 판단함이 바람직하다.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법적 평가를 달리하는 것일 뿐이므로, 판례에 따르면 대법원이 곧바로 횡령죄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원심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법원이 종래 이 사건과 같은 사안에서 일관되게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던 것에 비추어 보면 대법원이 곧바로 횡령죄를 유죄로 판단하여 확정시키는 것보다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환송 후 원심에서 피고인이 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부합한다. 이러한 조치는 불고불리의 원칙이나 대법원의 심판범위 등에 관한 기존 법리에 배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의 일반 원칙에 부합한다. 이러한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기로 하는 다수의견과 결론이 같지만 그 이유가 다르다. 6. 대법관 민유숙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반대의견 요지 1)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의 쟁점은 담보설정자가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후’ 대상 동산을 처분한 행위가 배임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이다(대상 재산이 동산으로, 처분 시기가 양도담보권을 설정한 이후로 한정된다). 2) 다수의견은, 위 단계에서 채무자가 양도담보권자인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담보물 보관의무 및 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담보물을 처분하여 담보가치를 감소·상실시키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3) 그러나 채무자가 동산에 관하여 점유개정 등으로 양도담보권을 설정함으로써 채권자가 양도담보권을 취득한 이후 채무자의 담보물 보관의무 및 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 나. 대법원 판례 및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와의 정합성 1) 다수의견은 배임죄에 관한 전체적인 대법원 판례의 흐름, 특히 최근 10여 년 동안 선고된 3개의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와 충돌된다. 2)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제1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제2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과 더불어 최근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제3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까지 대법원은 ‘신임관계에 기초한 타인 재산의 보호·관리’와 ‘계약에서의 이익대립’을 구별함으로써 다양한 국면에서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3) 제1전원합의체 판결은 동산양도약정을 체결한 피고인이 그 동산을 이중 양도한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함으로써 계약 이행을 완료하고 별도로 매수인 재산의 보호·관리에 협력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리고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위 법리가 동산의 ‘양도’에 한정됨을 명백히 하면서 구분 기준을 제시하였다. 동산 이중매매는 동산에 대한 권리가 상대방에게 이전되기 전 단계에서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한 사안인 반면, 권리가 상대방에게 이전·귀속된 이후에는 이미 상대방에게 귀속된 재산권을 보호·관리할 의무로서 타인의 사무가 되므로 사안의 본질적인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다. 동산을 점유개정 등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하여 담보권자에게 이미 담보권이 귀속되면 담보권자는 대외적으로 담보물의 소유권을 갖고 담보설정자는 이를 담보권자의 재산으로서 보호·관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지위에 있어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고 명시하였다. 4) 제1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후 동산담보에 관한 재판실무는, 담보권이 설정되기 전 단계에서 담보권을 설정해 줄 계약상 의무인지, 담보권이 설정되어 상대방에게 귀속된 이후 담보물을 보호·관리할 의무인지에 따라 ‘타인의 사무’ 여부를 판단하였다. 최근 3년여 전까지 대법원 역시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 즉 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5도2999 판결,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도3188 판결, 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6도7946 판결은 피고인이 상대방에게 점유개정방식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하되 계속 점유하던 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사안에서, 제1전원합의체 판결의 기준을 명시하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배임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며 이를 수긍하였다. 위 3개의 대법원판결은 다수의견의 변경대상 판결 중 사건번호가 특정되지 않은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들’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5) 다수의견은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대신 맡아 처리하는 것이어야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립된 대법원 판례는, 문제 된 사무 처리가 오로지 타인의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만을 내용으로 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성질을 아울러 가진다고 하더라도 타인을 위한 사무로서의 성질이 부수적·주변적인 의미를 넘어서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유지하여 왔다. 비교적 최근 선고된 제3전원합의체 판결 역시 부동산 이중매매를 배임죄로 인정하는 종전 판례를 유지하면서 위 법리를 재확인한 다음,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중도금 지급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부터 매도인은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다고 판시하였다. 6) 제3전원합의체 판결 후 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8도15584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도13730 판결은 채무담보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설정하기로 약정하였다가 제3자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배임죄의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상대방의 채권확보를 위한 부수적인 내용에 불과하여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이 배척되었다. 7) 이와 같이 다수의견의 견해는 ‘타인의 사무’ 관련 많은 대법원판결들과 나아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표명된 법리와 부합되지 않는다. 게다가 양도담보권이 설정된 후 담보설정자가 대상 동산을 처분한 행위의 배신성은 제3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안보다 더 크다. 향후 담보권을 설정한 동산 이외의 재산(주식, 채권, 면허권 등)의 처분에 배임죄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판결들의 유지 여부가 거론될 때마다 다수의견의 판례부정합성이 계속 문제 될 우려가 있고, 특정재산에 한정되지 않고 널리 위임 등으로 상대방에 대하여 부담하는 의무를 ‘약정의 본질적 내용’으로 보아 타인의 사무로 인정한 선례들의 유지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8) 이 사건 쟁점은 추상적으로 규정된 처벌법규 해석의 영역이고 대상 재산, 범행 시기, 행위 태양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다. 죄형법정주의 대원칙으로부터 곧바로 어느 쪽의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 제3전원합의체 판결이 부동산 이중매매에 대하여 배임죄 성립을 긍정한다는 이유로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는 판결이라고 비판한다면 그 지적이 타당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9) 다수의견의 변경대상 판결 중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13187 판결은 채무자가 주식에 양도담보를 설정하기로 약정하고 아직 이행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처분한 사안으로 본 전원합의체 판결과는 쟁점을 달리하고, 나머지 변경대상 판결들은 모두 ‘담보권설정 후’ 담보목적물을 처분한 경우로서 ‘담보권설정 약정 불이행’과 무관하다는 점을 덧붙인다. 다. 담보설정에서 실행까지 단계별 법률효과와의 관련 1) 다수의견은 채무자가 목적물을 담보로 제공할 의무, 담보설정 후 담보를 유지·보전할 의무, 담보권 실행 시 담보물을 인도하고 상대방의 담보실행에 협조할 의무를 동일하게 취급하면서 이를 모두 채무자 자신의 사무라고 한다. 2) 다수의견은 담보설정에서 실행까지 단계별로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이 변화하고 이에 대응하여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 역시 변화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일뿐더러, 그 단계별로 부담하는 의무의 법률적 평가에 관한 대법원 판례와 부합하지 않는다. 3) 채무자가 담보를 설정할 의무를 자신의 사무로 파악하는 데에는 이의가 없으며, 이 사건의 쟁점도 아니다. 그러나 일단 점유개정 등의 방법으로 담보를 설정한 후 담보를 유지·보전할 의무 및 그 이후 담보권 실행에 협조할 의무는 계약 당시와는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최초단계의 약정이행의무가 채무자 자신의 사무라 하여 그 이후의 사무까지 같은 내용으로 포섭할 수는 없다. 부동산 매매에서 계약 시부터 계약금 지급 단계까지는 매도인 본인의 사무로 취급하고, 중도금 지급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로서 ‘타인의 사무’로 인정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4)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하여 채권자가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인도를 받았다면, 정산절차를 마치기 전이라도 양도담보권자인 채권자는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담보목적물의 소유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8. 26. 선고 93다44739 판결 참조). 양도담보권자인 채권자가 제3자에게 담보목적물을 매각한 경우, 제3자는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정산절차 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양도담보 목적물을 인도받음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도4263 판결 참조). 담보권 실행 단계에 이르는 경우, 채권자는 담보목적물인 동산을 사적으로 타에 처분하거나 스스로 취득한 후 정산할 수 있고(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6다37106 판결 참조), 환가로 인한 매득금에서 환가비용을 공제한 잔액 전부를 양도담보권자의 채권변제에 우선 충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다65066 판결 참조). 5) 양도담보권이 설정된 후 채권자가 취득한 담보권의 내용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강력한 권리를 포함하므로 채권자가 담보권과 관련하여 행사하는 권리의 내용은 ‘채권자의 사무’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 논리적 귀결로서 담보설정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채권자를 위한 사무로서의 성질이 부수적·주변적인 의미를 넘어서 중요한 내용을 이루게 되고,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게 된다. 6) 이러한 점에서 동산담보설정 후의 법률관계는, 일반적으로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일방의 의무와 이에 대립하는 상대방의 권리로 구성되는 계약(예컨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계약종료 시 이를 반환받는 관계)과는 달리 취급되어야 하는 것이다. 라. 담보권의 목적과 의무내용의 구분 1) 다수의견은, 양도담보설정계약은 피담보채권의 발생을 위한 계약에 종된 계약이고, 양도담보설정 이후에도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의무는 피담보채무의 변제라고 한다. 채무자가 담보권설정 후 부담하는 각종 의무는 금전채무에 부수되고 종된 의무라고 보는 듯하다(다수의견은 이 사건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담보설정자가 담보목적물을 보존할 의무는 채권의 만족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당연히 수반되는 의무에 불과하다.”라고 한다). 2) 동산을 금전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경우 채무자는 변제의무와 담보유지의무를 각기 부담하고 변제를 완료하면 담보유지의무가 소멸한다. 이러한 관계는 법률에서 담보권의 부종성을 인정하기 때문이고 그 내용은 담보권이 채권에 부종한다는 취지이다. 담보권이 소멸하면 그에 따라 채무자의 담보유지의무가 소멸한다. 그러나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른 채무자의 의무와 담보설정계약에 따른 담보설정자의 의무는 각각 서로 다른 계약에 기초하여 발생한 의무이므로 이 두 의무를 놓고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판단하는 기준인 전형적·본질적 의무와 부수적·종된 의무로 구분 지을 수는 없다. 제2전원합의체 판결이 채무자가 대물변제예약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부수적 내용’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물변제예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대상으로 칭한 것이다. 제2전원합의체 판결은 변경대상판결을 ‘담보를 위한 대물변제예약 사안’으로 특정하여 그러한 판결만을 폐기하였다. 이미 부동산에 관하여 민법 제369조가 저당권의 부종성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대법원이 채무자의 근저당권설정등기의무를 ‘타인의 사무’로 인정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법상 금전채무와 담보권의 관계를 형법상 배임죄 성립요건으로서 ‘타인의 사무’ 여부를 가리는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3) 금전소비대차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채무 변제’이다. 그러나 담보권설정에 있어서 채권실현은 담보권 실행의 목적이지 의무의 내용이 아니다. 담보권설정 후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채권실현(채무 변제)이 아니라 담보권 실행과 이를 위한 협조로서 담보물의 보관·유지가 된다. 4) 그 밖에 다수의견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 중, 양도담보설정자가 담보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은 본건 쟁점과 논리적인 관련이 없고, 점유매개관계의 기초가 되는 계약관계 등의 내용 등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는 내용은 이 사건에서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양도담보를 설정한 사실관계가 다투어진 바 없다는 점에서 무관하다고 보여진다. 5) 결론적으로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근거들은 모두 이미 담보권을 취득한 상대방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부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어서 판례변경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마. 이 사건의 검토 1)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경위를 구체적으로 보아도 배임죄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2015. 12. 피해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이 사건 크러셔를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는데 불과 3개월여 후인 2016. 3. 이를 매도하였다. 피고인은 위 담보물 처분 3개월여 후부터 저지른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범행으로도 경합범으로 기소되어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되었고 그 범죄사실에 따르면 당시 피고인에게 영업손실이 14억 원에 이르러 변제능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2) 이는 동산 양도담보설정자의 처분이 문제 되는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정이기도 하다. 담보설정자의 무자력으로 채무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유일한 채권실현 수단인 담보물이 처분되었는데, ‘채무를 변제하면 양도담보권 또한 소멸한다’는 일반론은 공허하게 들린다. 대법원 판례와 해석론이 일치하여 배임죄의 본질에 관한 ‘배신설’의 입장을 취해 온 점도 고려할 수 있다. 3) 다수의견도 인정하는 것처럼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 제2조 등에서 ‘담보목적물은 설정자가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하며 그 비용을 부담한다.’는 등의 기재가 있다. 이에 따라 채무자가 양도담보권 설정 후 담보물을 보관하고 담보가치를 유지할 의무는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갖는 의무이므로 전형적인 ‘타인의 사무’이다. 다수의견은 ‘전형적인 양도담보계약’이라거나 ‘피해은행이 별도로 담보목적물 보관사무를 위탁한 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처분문서의 문언과 다르게 해석하여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고 한다. 다수의견이 계약관계 등의 내용을 제대로 살펴보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양도담보설정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았고 원심까지 계약서의 문언과 달리 해석되어야 할 사정이 주장되거나 심리된 바도 없다. 바. 결론 채무자가 동산에 관하여 점유개정 등으로 양도담보권을 설정한 이후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담보물의 보관의무 및 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 그 해석이 다수의견이 변경대상으로 지적하는 몇 개의 대법원판결을 넘어서 최근까지 이루어진 많은 대법원판결들 및 전원합의체 판결의 흐름에 부합하고, 범행 실체에 따른 처벌 필요성에 부응한다. 배임죄의 성부를 가르는 기준은 담보권설정 약정의 불이행인지, 담보권설정 후 유지관리임무를 위배한 처분인지에 달려 있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동산담보권이 설정되었는지 여부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사실심 재판과정에서 심리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의 견해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7.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김상환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이다. 대법원은 배임죄의 본질을 신임관계에 기한 타인의 신뢰를 저해하는 임무위배행위로써 타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는 데에 있다고 파악하고, 이러한 ‘임무위배행위’에는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4640 판결,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위와 같은 배임죄의 본질 및 임무위배행위에 관한 규범적 해석에도 불구하고 그 개념의 추상성으로 인하여 배임죄의 성립이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으므로 배임죄의 행위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범위를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사무의 본질에 입각하여 제한해석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 즉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임무위배행위를 처벌하는 형벌법규이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이전에 과연 그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하여야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에서 신임관계의 유형과 정도를 살펴 그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에서 대법원은 동산 매매계약의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매도인이 목적물을 매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고 타에 처분하였다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고(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채무자가 담보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한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후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임의로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대물변제예약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는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은 이러한 판례의 취지에 충실히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부동산 이중매매의 경우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종래의 견해를 유지하였다. 위 판결은 부동산이 국민의 경제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부동산 매매대금은 통상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뉘어 지급되는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상당부분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하더라도 매도인의 이중매매를 방지할 충분한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거래의 현실을 고려하여 부동산 이중매매의 경우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종래의 판례가 여전히 타당하다는 이유에서 종래의 견해를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판결을 이유로 다수의견이 대법원판결의 흐름에 반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한편 대법원은 ‘사무의 처리가 오로지 타인의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만을 내용으로 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성질도 아울러 가진다고 하더라도 타인을 위한 사무로서의 성질이 부수적·주변적인 의미를 넘어서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도 여기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3532 판결,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도2181 판결 등). 반대의견은 위와 같은 판시를 들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해석에 관한 다수의견이 선례와 배치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판시는 위임 등 계약에 기하여 위임인 등으로부터 맡겨진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약정된 보수 등을 얻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사무를 처리하는 자는 상대방과의 신임관계에서 그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는 취지로서 종전의 판례, 즉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는 판단 기준을 변경하거나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반대의견의 비판은 위와 같은 판시의 의미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동의하기 어렵다. 나. 배임죄는 계약의 전형적·본질적 급부의 내용이 타인의 재산상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데에 있는 경우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타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한다. 반면 행위자가 점유하고 있는 어떤 물건이나 권리가 타인에게 귀속되었는지 여부는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지를 판가름할 요소가 아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는 것은 이사가 회사와의 계약관계상 부담하는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수임인으로서 회사의 재산상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사에게 회사 재산을 관리하는 사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사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가 되는 것은 그가 위탁받은 사무 또는 위임인과의 신임관계의 유형이나 내용으로 인한 것이지 재산이 회사 소유이기 때문이 아니다. 특정 재산이나 권리를 양도하는 계약과 같은 대향적 계약관계에서 계약의 이행 단계에 따라 계약 목적인 물건이나 권리가 계약상대방에게 귀속되었다 하여 그 계약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계약상대방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데에 있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도 채무자가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설정계약 또는 전세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그 설정등기를 마쳐준 이후 등기관계 서류를 위조하여 그 등기를 말소한 사안에서 해당 등기를 임의로 말소하여서는 안 되는 것은 물권의 대세적 효력의 당연한 귀결로서 채무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부담하는 의무이고 채무자가 담보제공약정에 따라 채권자의 재산의 관리보호를 위하여 특별히 부담하는 의무는 아니라는 이유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1987. 8. 18. 선고 87도201 판결,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7도3408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5738 판결 등 참조). 다. 대법원은 종래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를 설정하되 그 담보물을 계속 점유하는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가 담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이를 보관할 의무를 지게 되어 채권자에 대하여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게 된다고 판시하여 왔다. 종전 대법원판결들이 설시한 담보물 보관의무의 의미와 내용이 반드시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채권자의 담보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부담하는 채무자의 담보물 유지·보전의무나 담보물을 처분하거나 멸실·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라면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를 들어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채무자가 점유매개관계를 설정한 직접점유자로서 담보물을 점유하는 과정에서 이를 보관한다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임대차의 경우를 본다.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그 목적물이 임차인에게 인도되면 점유매개관계가 설정된다. 임차인은 임차목적물의 직접점유자, 임대인은 간접점유자의 지위에 서게 되고,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대목적물을 반환할 때까지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거나 멸실·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임대차계약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차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하고, 임차인은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하는 것이다(민법 제618조).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직접 점유하며 사용, 수익하는 것은 임대차계약에 기한 자신의 권리에 기한 것이지 임대인을 위하여 임차목적물을 보관·관리하는 사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점유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지 않을 의무 등은 임대차계약 종료 시의 임차목적물 반환의무에 부수되는 소극적인 의무에 해당할 뿐이다. 이러한 의무를 근거로 임차인이 임대인과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임대인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할 임무를 부여받았다거나 임대인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임대차계약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을 이룬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임차인을 임대인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요컨대 점유매개관계를 설정한 직접점유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점유매개관계의 기초가 되는 계약관계 등의 내용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살펴보지 아니한 채 점유매개관계에서 직접점유자에게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보관자 지위를 근거로 혹은 채무의 이행이 타인의 이익을 위하여 중요하다는 이유로 만연히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타인의 재산 내지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데에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배임죄의 구성요건 요소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것이어서 타당하지 않다. 라. 계약은 지켜져야 하고, 계약관계에서 발생하는 당사자 간의 신뢰는 보호되어야 한다. 특히 반대의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채무자가 양도담보에 제공된 동산을 타에 처분하는 행위를 할 때에는 이 사건과 같이 이미 채무자가 변제능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에 이른 경우가 많고, 따라서 채무자의 그러한 행위로 채권자는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는 재산상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점을 주목하여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그와 같은 행위를 예방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헌법 제12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확성의 원칙에 부합하여야 하며,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계약 위반 내지 계약상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형벌법규에 의한 제재를 하기 위하여는 구성요건에의 해당 여부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계약관계에서 상대방의 이익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였고, 그 행위가 비난가능성이 높다거나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마. 별개의견은 ‘신탁적 양도설’의 입장에서 점유개정에 따라 담보목적물을 직접 점유하는 채무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그가 채권자의 허락 없이 제3자에게 담보목적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하므로 배임죄는 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공소가 제기되지도, 원심에서 심판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던 범죄사실인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동산 양도담보의 법적 구성에 관한 별개의견의 견해에 경청할 만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러한 별개의견은 양도담보로 제공한 동산을 점유하는 채무자는 자기의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셈이 되어 횡령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현재 대법원 판례에 반하고, 배임죄와 횡령죄는 구성요건이 다른 별개의 범죄라는 점을 간과한 주장이며, 무엇보다 이러한 별개의견의 태도는 불고불리의 원칙이나 대법원의 심판범위 등에 관한 형사소송절차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동의하기 어렵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의 논거를 보충한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주심) 김상환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355조, 민법 제185조, 제188조 제1항, 제189조 / [2] 형법 제355조 제2항, 민법 제189조, 제374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재항고인】 피고인 【원심결정】 서울동부지법 2015. 6. 25.자 2015재노8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 이유를 판단한다. 1. 어느 법률조항의 개정이 자구만 형식적으로 변경된 데 불과하여 그 개정 전후 법률조항들 자체의 의미내용에 아무런 변동이 없고, 개정 법률조항이 해당 법률의 다른 조항이나 관련 다른 법률과의 체계적 해석에서도 개정 전 법률조항과 다른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없어 양자의 동일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는 ‘개정 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은 그 주문에 개정 법률조항이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개정 법률조항’에 대하여도 미친다(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4도5433 판결 참조). 그러나 이와 달리 ‘개정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록 그 법률조항의 개정이 자구만 형식적으로 변경된 것에 불과하여 개정 전후 법률조항들 사이에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개정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이 ‘개정 전 법률조항’에까지 그대로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동일한 내용의 형벌법규라 하더라도 그 법률조항이 규율하는 시간적 범위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있는 경우에는 시대적·사회적 상황의 변화와 사회 일반의 법의식의 변천에 따라 그 위헌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특정 시점에 위헌으로 선언한 형벌조항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원래부터 위헌적이었다고 단언할 수 없으며, 헌법재판소가 과거 어느 시점에 당대의 법 감정과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합헌결정을 한 사실이 있는 법률조항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개정 전후 법률조항들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하여 ‘개정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이 ‘개정 전 법률조항’에까지 그대로 미친다고 본다면, 오랜 기간 그 법률조항에 의하여 형성된 합헌적 법집행을 모두 뒤집게 되어 사회구성원들의 신뢰와 법적 안정성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일률적으로 부정하여 과거에 형성된 위헌적 법률관계를 구제의 범위 밖에 두게 되면 구체적 정의와 형평에 반할 수 있는 반면,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 없이 인정하면 과거에 형성된 법률관계가 전복되는 결과를 가져와 법적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은 본문에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은 위헌결정으로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면서도, 단서에서 ‘해당 법률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형벌조항에 대한 합헌결정이 있는 경우 그 합헌결정에 대하여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합헌결정이 있는 날까지 쌓아온 규범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보호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둘러싼 위와 같이 대립되는 법률적 이념에 대한 고려와 형량의 결과로 심판대상을 확장 또는 제한하게 된다.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합헌결정이 갖는 규범적 의미, 위헌결정의 소급적 확장 여부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상 확정의 의의 및 법원과 헌법재판소 사이의 헌법상 권한분장의 취지를 고려할 때,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한 바 있는 ‘개정 전 법률조항’에 대하여 법원이 이와 다른 판단을 할 수는 없으며, 이는 헌법재판소가 ‘개정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이유에서 ‘개정 전 법률조항’에 대하여 한 종전 합헌결정의 견해를 변경한다는 취지를 밝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재항고인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5조의4 제1항 중 형법 제329조 등이 적용되어 재항고인에 대한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 그 후 헌법재판소가 2015. 2. 26. 선고 2014헌가16, 19, 23(병합) 사건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5조의4 제1항 중 형법 제329조에 관한 부분, 같은 항 중 형법 제329조의 미수죄에 관한 부분 등은 헌법에 위반된다.”라는 결정(이하 ‘이 사건 위헌결정’이라 한다)을 선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위헌결정의 효력은 재항고인에게 적용된 구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에 대하여는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이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해당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의 재심사유가 존재한다는 재항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한편 헌법재판소는 1995. 3. 23. 재항고인에게 적용된 구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1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가 있고(93헌바59 결정), 이 사건 위헌결정의 이유에서 구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1항에 대하여 한 위 93헌바59 결정 중 이 사건 위헌결정의 견해와 저촉되는 부분은 그 범위 안에서 변경한다는 취지를 밝혔으나, 이 사건 위헌결정에서 구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1항을 심판대상으로 확장하지는 아니하였다. 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재항고인에게 행위시법인 구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개정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에 대한 이 사건 위헌결정의 효력은 구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에 대하여 미치지 아니하므로 재심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헌결정의 효력과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의 재심사유 존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제4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유병연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9. 12. 6. 선고 2019노19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83조 제3항은 ‘제283조 제1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항).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소극적 소송조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에 해당하므로 당사자가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원심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도3172 판결, 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2도158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제1심판결 선고 전인 2019. 9. 19. 제1심법원에 ‘피해자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한다. 피해자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기재되고 피해자 명의로 서명날인이 된 합의서를 제출하였다. 위 합의서에는 피해자의 자동차운전면허증 사본이 첨부되었다. 나. 제1심법원은 양형이유의 하나로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들고 있다. 원심법원은 제1심의 양형이유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3.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피해자 명의 합의서가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제1심법원에 제출되었고, 제1심법원 및 원심법원 모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인정한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인 협박의 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지 아니하고 제1심의 유죄판결을 유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원심판결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원심판결 중 협박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조희대 민유숙 이동원(주심)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항, 제327조 제6호, 제364조 제2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9. 6. 14. 선고 2019노17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와 쟁점 가. 공소사실 요지 공소사실 중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와 불실기재 공전자기록 등 행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과 공범들(이하 ‘피고인 등’이라 한다)은 공모하여, 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회사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여 이른바 대포통장을 유통시킬 목적이었을 뿐, 자본금을 납입한 사실이 없고 주식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없는데도, 2016. 6.부터 2017. 1.까지 10회에 걸쳐 상호, 본점, 1주의 금액, 발행주식의 총수, 자본금의 액, 목적, 임원 등이 기재된 허위의 회사설립등기 신청서를 법원 등기관에게 제출하고,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등기관으로 하여금 상업등기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의 법인등기부에 위 신청서의 기재 내용을 입력하고 이를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는 방법으로, 공무원인 등기관에게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과 동일한 전자기록인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하였다. 나. 원심판단 원심은 공소사실 중에서 피고인 등이 주식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없는데도 설립등기를 마쳐 회사설립등기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부분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 등이 회사를 정관에 정한 목적대로 운영할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회사를 설립하여 회사 명의로 계좌를 개설할 의사는 있었고, 회사설립등기가 실제로 이루어져 회사 명의의 계좌까지 개설된 이상 회사가 부존재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회사설립이 판결로써 무효로 확정되기 전에 회사설립사실을 등기관에게 신고하여 상업등기부 전산시스템에 기록되도록 하였다고 하여 그 행위가 등기관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한 것이라거나 그 기록이 불실기재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 등이 회사설립사실에 대하여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하였다고 할 수 없다. 다. 상고이유 주장과 쟁점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위 무죄 부분에 한하여 상고하면서 그 이유로 피고인 등이 범죄의 목적으로 회사설립을 위한 절차 없이 설립등기신청을 하여 법인등기부에 그 내용을 입력하게 한 것은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검사와 피고인 모두 원심판결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상고하지 않았다. 이 사건 쟁점은 검사가 상고한 위 무죄 부분에 관한 것으로, 피고인 등이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설립등기를 한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가 회사로서의 실체가 없다거나 상법상 부존재한다는 이유로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고 이를 행사하게 한 것이 되어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와 그 행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이다. 2. 회사설립과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 가. 형법 제228조 제1항에서 정한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죄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이하 위 두 죄를 합쳐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라 한다)는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장하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공무원에게 진실에 반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그 증명하는 사항에 관해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거나 기록하게 한 때 성립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도5414 판결,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도2415 판결 등 참조). 불실의 사실이란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 진실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도12363 판결 등 참조). 나. 주식회사의 발기인 등이 상법 등 법령에 정한 회사설립의 요건과 절차에 따라 회사설립등기를 함으로써 회사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회사설립등기와 그 기재 내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발기인 등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회사를 실제로 운영할 의사 없이 회사를 이용한 범죄 의도나 목적이 있었다거나,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실의 사실을 법인등기부에 기록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상법상 회사는 상행위나 그 밖의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을 말한다(제169조). 주식회사는 상법 제170조에 정해진 회사로서, 상법 규정에 따라 설립되고 상법에 근거하여 법인격이 인정된다. 상법은 회사의 설립에 관해 이른바 준칙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즉, 상법 규정에 따른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여 이에 따라 회사를 설립한 경우에 회사의 성립을 인정한다. 등기관은 원칙적으로 회사설립에 관한 등기신청에 대하여 실체법상 권리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일일이 심사할 권한은 없고 오직 신청서, 그 첨부서류와 등기부에 의하여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 정해진 절차와 내용에 따라 등기요건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밖에 없다. 등기관이 상업등기법 제26조 제10호에 따라 등기할 사항에 무효 또는 취소의 원인이 있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심사방법으로는 등기부, 신청서와 법령에서 그 등기의 신청에 관하여 요구하는 각종 첨부서류만으로 그 가운데 나타난 사실관계를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밖에 다른 서면의 제출을 받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사실관계의 진부를 조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2. 15.자 2007마1154 결정 등 참조). 발기인 등이 상법 등에 정해진 회사설립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설립등기를 신청하면 등기관은 설립등기를 하여야 하고, 회사설립의 실제 의도나 목적을 심사할 권한이나 방법이 없다. 상법에 따르면 회사는 본점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제172조). 상법 제3편 제4장 제1절에서 주식회사의 설립절차를, 제317조 제2항에서 주식회사 설립등기의 필수적 등기사항을 정하고 있다. 상업등기규칙 제129조는 설립등기를 신청하는 경우 회사 본점 소재지의 관할등기소에 제공하여야 하는 정보에 대해 정하고 있다. 회사의 설립등기는 다른 상업등기와 달리 창설적 효력이 있고 그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7두26629 판결 등 참조). 발기인 등이 상법에서 정한 회사설립절차에 따라 주식회사를 설립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 정한 회사설립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설립등기를 신청하고 등기관이 심사하여 설립등기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72조에 따라 설립등기의 기재사항을 구체적인 내용으로 하는 회사가 성립한다. 발기인 등 그 설립에 관여하는 사람이 가지는 회사설립의 의도나 목적 등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회사설립에 관해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서 정하는 요건과 절차가 갖추어졌는지 여부를 달리 평가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회사설립행위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본다거나 회사설립등기에 따른 회사 성립의 효력을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 회사설립등기가 발기인 등의 주관적 의도나 목적을 공시하는 것도 아니다. 상법에 정한 회사설립절차에 따르더라도 회사설립 시에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는 것까지 요구된다고 볼 근거도 없다. 회사설립등기를 한 다음에 비로소 회사로서의 실체를 형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이유가 없고, 회사설립 시에 정관에 기재된 목적에 따라 영업을 개시할 것도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 (2) 회사설립등기에 관해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의 성립이 문제 되는 경우 설립등기 당시를 기준으로 회사설립등기와 그 등기사항이 진실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원칙적으로 회사설립에 관한 발기인 등의 주관적 의도나 목적이 무엇인지 또는 회사로서의 실체를 갖추었는지에 따라 불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회사설립의 주관적 의도와 목적만을 이유로 그 설립등기가 불실기재가 된다고 본다면 형사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거나 범죄의 성립 여부가 불확실하게 될 수 있다. 회사의 해산명령에 관한 상법 제176조 제1항은 제1호에서 ‘회사의 설립목적이 불법한 것인 때’에 법원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회사의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설립목적이 불법한 회사라도 회사로서 성립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해산명령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회사의 법인격을 범죄에 악용하는 여러 유형 중에서 이 사안의 경우와 같이 이른바 ‘대포통장’ 유통의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그와 같은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가 부존재한다거나 그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불실기재를 인정할 근거도 없다. 3.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 등이 이 사건 회사를 정관에 정한 목적대로 운영할 의사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설립된 회사 명의로 금융기관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상법상 회사를 설립할 의사는 있었다. 피고인 등은 이 사건 회사의 설립에 필요한 정관을 작성하고, 주식 발행·인수 절차와 관련해 주금 납입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아 설립등기신청의 첨부정보로 제출하였으며, 회사 임원으로 등재될 사람들로부터 취임승낙을 증명하는 정보를 받아 첨부정보로 제출하였다. 이와 같은 요건과 절차가 단지 설립된 회사의 법인격을 범죄 등에 이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행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법상 회사설립절차를 이루는 회사 정관의 작성 자체가 없었다거나 주금 납입 사실 자체가 부존재한다거나 납입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회사설립등기에 임원으로 등재된 사람에게 임원 등재 의사가 인정되는 이상 실제로 그 직무를 행사할 의사까지는 없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회사의 임원이 아니라거나 회사에 임원이 부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등이 실제 회사를 설립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상법이 정하는 회사설립에 필요한 정관 작성, 주식 발행·인수, 임원 선임 등의 절차를 이행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는 상법상 주식회사로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회사의 설립행위에 일부 하자가 있었다거나 피고인 등이 이 사건 회사 설립 당시 정관에 기재된 목적 수행에 필요한 영업의 실질을 갖추거나 영업에 필요한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고 이 사건 회사가 부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사설립등기는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는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피고인 등이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없는데도 설립등기를 하여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본 원심판단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허위신고, 불실의 사실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1] 형법 제228조 제1항 / [2] 형법 제228조 제1항, 상법 제169조, 제170조, 제172조, 제176조 제1항 제1호, 상업등기법 제26조 제10호, 상업등기규칙 제129조 / [3] 형법 제228조 제1항, 제229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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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공화 담당변호사 이경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5. 27. 선고 2015노50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위반 여부 가.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1 공사(이하 ‘공사’라 한다)의 임원으로, 2014. 7. 중순 공소외 2로부터 ‘자신이 잘 아는 특정 교수가 공사의 IT센터 ○○이전 및 구축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기술능력평가위원장이 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위 교수를 평가위원장으로 하고 그 밖의 교수들을 평가위원 후보로 하는 교수그룹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10인)(이하 ‘이 사건 명단’이라 한다)을 작성한 후 2014. 8. 5.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명단을 열람하게 함으로써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인 이 사건 사업의 입찰정보를 누설하였다. 나. 원심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명단은 이 사건 사업의 기술능력평가위원 중 교수그룹 후보자의 성명과 추천인별 구분, 각 교수의 소속, 직위와 담당업무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누설된다고 하여 공사의 주택저당채권 등의 유동화, 주택금융 신용보증과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 업무에 관한 기능이 위협받는다고 보기 어렵고, 공사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실질적으로 위 명단을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대법원 판단 (1)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은 공사를 설립하여 주택저당채권 등의 유동화, 주택금융 신용보증과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주택금융 등의 장기적·안정적 공급을 촉진하여 국민의 복지증진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이 법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운영되는 공사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에 관하여 정하고 있고(제3조, 제22조), 공사의 임원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원을 형법상 뇌물죄 규정의 적용에서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있다(제69조). 또한 구 한국주택금융공사법(2018. 2. 21. 법률 제154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는 “공사의 임직원 및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제67조 제2항은 위 조항을 위반하여 비밀을 누설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의 입법 취지, 국가의 주거복지 정책 기능을 보조·담당하는 공사의 업무와 임직원 신분의 특성, 위 규정들의 문언·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들은 전현직 공사 임직원의 비밀 누설로 위협받는 국가 또는 공사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여기에서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은 공사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실이 누설됨으로써 공사의 목적 달성을 저해하거나 그 기능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비밀을 알게 된 직무 내용이 반드시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제22조 제1항 각호에서 열거하는 업무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 사업은 공사의 본사 이전 계획에 따라 기존 IT 기반 일체를 업무 중단 없이 새로운 본사로 이전하고 업무·재해복구·정보보안 등 각종 시스템과 전산장비를 도입·유지·보수하여 새로운 본사에서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IT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② 이 사건 사업을 수행할 사업자 선정은 입찰참여자로서 일정 요건을 갖춘 협상적격자 중 종합평가점수 고득점 순서대로 우선협상적격자와 협상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종합평가점수 배점에서 90%를 차지하는 기술능력평가점수는 기술능력평가위원회에서 9명의 평가위원들이 부여한 점수로 산정되므로 사업자 선정은 실질적으로 평가위원의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③ 이 사건 사업의 세부평가 실시안에서는 평가위원 후보자에 대한 평가위원 선정의 우선순위 통지는 보안을 위하여 기술능력평가 직전에 하도록 되어 있고,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은 공사 내부에서도 그 결재과정에 있는 담당 임직원만 알고 있는 사항이었다. ④ 피고인이 이 사건 명단을 누설한 사실이 드러나자 공사는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을 전면 교체하여 종전 후보자를 모두 배제하고 새로이 후보자를 확보하여 평가위원을 선정하고 입찰절차를 진행하였다. 이 사건 사업의 목적과 내용, 이 사건 사업을 수행할 사업자 선정에서 평가위원의 평가가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 평가위원 후보자와 위원선정 우선순위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려는 공사의 조치 등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은 그중 일부라도 누설될 경우 이 사건 사업의 입찰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하고 공사 업무 전반의 안정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명단은 공사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이를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직무상 알게 된 비밀’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이 누설되더라도 주택저당채권 등의 유동화, 주택금융 신용보증과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 관련 업무 등 국가 또는 공사의 기능이 위협받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구 한국주택금융공사법에서 말하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1] 구 한국주택금융공사법(2018. 2. 21. 법률 제154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67조 제2항,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제1조, 제3조, 제22조, 제69조 / [2] 구 한국주택금융공사법(2018. 2. 21. 법률 제154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67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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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권택수 외 5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6. 8. 30. 선고 2014노87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도7916 판결 등 참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지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도13791 판결 등 참조). 나.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경우에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아니하여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그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7. 7. 선고 2015도1762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각 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등)의 점, 피고인 1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점에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모두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영업비밀이나 업무상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제18조 제1항[현행 제18조 제1항 제1호 (가)목 참조], 제2항[현행 제18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2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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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현재 담당변호사 전상귀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9. 9. 6. 선고 2019노81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소극적 소송조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가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였더라도 항소심 법원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도3172 판결 등 참조). 형법 제260조 제3항은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제1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등 참조). 피해자가 나이 어린 미성년자인 경우 그 법정대리인이 피고인 등에 대하여 밝힌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에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는지는 대상 사건의 유형 및 내용, 피해자의 나이, 합의의 실질적인 주체 및 내용, 합의 전후의 정황, 법정대리인 및 피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5658 판결 등 참조). 2.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해당 피해아동의 법정대리인인 어머니들의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에는 해당 피해아동 본인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가. 검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6항에 따라 변호사 공소외인을 피해아동들의 국선변호사로 선정하였고, 피해아동들의 국선변호사는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제1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 3, 4, 6, 8, 9, 10, 11 각 피해아동의 법정대리인인 어머니들 명의로 작성된 각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다. 나. 비록 제1심법원에 제출된 위 각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는 그 형식이 해당 피해아동의 법정대리인인 어머니들이 작성명의인으로 되어 있으나 그 내용은 해당 피해아동 본인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다. 위 각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 제출 당시 피해아동들의 나이는 8세 내지 12세에 불과하였고 위 피해아동들은 해당 법정대리인인 어머니들의 보호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 위 피해아동들은 수사기관에서 해당 법정대리인인 어머니들의 보호하에 피해사실을 진술한 바도 있다. 3.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 각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에 해당 피해아동들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피해아동들에 대한 폭행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사유가 있는 부분과 상상적 경합 또는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어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조희대 민유숙 이동원(주심)
[1]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항, 제327조 제6호, 제364조 제2항 / [2]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항, 제327조 제6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손성락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9. 11. 28. 선고 2019노251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제5조의4 제5항의 규정 취지는 같은 항 각호에서 정한 죄 가운데 동일한 호에서 정한 죄를 3회 이상 반복 범행하고, 다시 그 반복 범행한 죄와 동일한 호에서 정한 죄를 범하여 누범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호에서 정한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0. 1. 23. 선고 89도2226, 89감도198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10도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 중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부분에서 ‘이들 죄’라 함은, 앞의 범행과 동일한 범죄일 필요는 없으나,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각호에 열거된 모든 죄가 아니라 앞의 범죄와 동종의 범죄, 즉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도1986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2009. 5. 27. 강도죄, 절도죄 등으로 징역 2년 6월, 2012. 3. 23. 절도죄 등으로 징역 6월, 2013. 4. 3. 특수강도죄 및 특수강도미수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2017. 11. 11. 그 최종형의 집행을 종료한 자로서 다시 2019. 6. 3. 및 2019. 6. 11. 이 사건 각 특수절도죄를 범하고 2019. 6. 7. 이 사건 특수절도미수죄를 범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 형법 제331조 제1항, 제330조 및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 형법 제342조, 제331조 제1항, 제330조를 적용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2013. 4. 3. 형을 선고받은 특수강도죄 및 특수강도미수죄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판시 자체만으로도 피고인을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같은 항 제1호에 규정된 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여 확인되는 피고인의 다른 전과를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이 그 외에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범하여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은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같은 항 제1호에 규정된 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 등을 적용하여 처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형법 제35조, 제329조, 제330조, 제331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재항고인】 검사 【원심결정】 인천지법 2019. 11. 18.자 2019초기2428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피고인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때에는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45조). 상소권회복의 청구는 사유가 종지한 날부터 상소의 제기기간에 상당한 기간 내에 서면으로 원심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46조 제1항).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2018. 1. 12. 상해죄로 벌금 250만 원을 받았고(인천지방법원 2017고정2658호), 이에 대하여 항소했다가 소재불명이 되었다. 항소심은 공시송달로 진행하여 2018. 11. 23. 항소기각 판결을 하였고(인천지방법원 2018노200호), 그 무렵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2019. 6. 14. 별건으로 구속되어 인천구치소에 수용되었는데, 검사는 판결 등본을 첨부하여 위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유치 집행을 지휘하였고, 피고인은 2019. 6. 18. 이를 통보받았다. 피고인은 2019. 9. 23. 위 항소심판결에 대한 상고권을 회복해 달라는 내용의 이 사건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고, 원심은 2019. 11. 18. 이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2019. 6. 18. 위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유치 집행 지휘를 통보받으면서 상소권회복청구의 대상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았고, 이로써 상소권회복청구의 사유가 종지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은 상소권회복청구의 사유가 종지한 날부터 상소의 제기기간에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 이 사건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원심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재항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그러므로 재항고는 이유 있어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형사소송법 제345조, 제346조 제1항, 제347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주식회사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전승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6. 3. 선고 2016노84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규정과 쟁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은 “사업자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하면서, 같은 항 제4호에서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이하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라 한다)를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67조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하면서, 같은 조 제2호에서 그 처벌대상자를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제7호는 제외한다)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라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금지규정인 제23조 제1항은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는 반면, 처벌규정인 제67조 제2호(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 한다)는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쟁점은 이 사건 처벌규정이 불공정거래행위인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직접 한 자만을 처벌하는지, 아니면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한 자도 처벌하는지이다. 나. 이 사건 처벌규정에서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에 포함되는 범위 공정거래법이 1980. 12. 31. 법률 제3320호로 제정될 때에는 제15조에서 “사업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하면서, 같은 조 제4호에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금지되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하나로 정하였고, 제56조 제2호에서 “제15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에 대해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규정을 두었다. 그 후 1986. 12. 31. 법률 제3875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자가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도 규제하기 위하여 제15조 제1항 후단에 현행의 위 제23조 제1항 후단과 같이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불공정거래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신설하였다. 이와 같이 공정거래법은 금지규정인 제15조에는 사업자가 금지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직접 하는 경우 외에 타인으로 하여금 그와 같은 행위를 하도록 교사하는 경우를 새로운 금지행위의 유형으로 추가하면서도, 그 위반에 따른 벌칙규정인 제56조 제2호에는 이와 관련된 개정을 하지 않고, 종전과 같이 ‘제15조 제1항의 금지규정을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만을 처벌대상으로 정하였다. 공정거래법이 몇 차례 개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규정 체제는 그대로 유지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반면 공정거래법은 1992. 12. 8. 법률 제4513호로 개정되면서 제24조의2 제1항에 불공정거래행위 금지규정 위반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위에서 본 벌칙규정과 유사한 문언으로 “제2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는 불공정거래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사업자”를 과징금 부과대상자로 정하였다. 그 후 2004. 12. 31. 법률 제7315호로 개정되면서 제24조의2 제1항에서 “불공정거래행위가 있는 경우”라는 한정적 의미의 문구를 삭제하고 단순히 “행위가 있을 때”라고 변경하였다. 종전 규정에 따를 경우 문언만으로는 제23조 제1항 위반의 주체로 되어 있는 사업자가 그 전단에 따라 불공정거래행위를 직접 행한 경우만이 과징금 부과대상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 위 제24조의2 제1항의 개정은 위와 같은 해석에 따라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의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제23조 제1항 후단에 따라 사업자 자신이 다른 사업자나 계열회사로 하여금 그러한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게 한 경우까지도 과징금 부과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입법적으로 명백히 하려는 취지이다. 이러한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67조 제2호와 관련 법률조항 문언의 해석, 입법 취지와 개정 경위,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는 것이 원칙인 점,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위반에 대한 벌칙규정인 제67조 제2호는 사업자를 위해 그 위반행위를 한 자연인만이 처벌대상이 되고 법인인 사업자는 이 사건에서처럼 양벌규정인 제70조에 따른 별도의 요건을 갖춘 때에만 처벌대상이 되는 등 과징금 부과에 관한 규정과는 규율의 대상자나 적용요건에서 구별되어 위 규정들의 해석이나 적용이 반드시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공정거래법 제67조 제2호에 관한 이 사건 쟁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사업자가 거래상대방에게 ‘직접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한 경우’가 아닌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한 경우’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으로서 과징금 부과 등 공정거래법이 정한 별도의 제재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이유로 같은 법 제67조 제2호에 따른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다. 원심판단의 당부 원심은 피고인이 계열회사들로 하여금 불공정거래행위의 일종인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하도록 하였다는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제67조 제2호에서 규정한 처벌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원심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위 규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이와 다른 전제에서 제1심의 판단이 위법함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판단하지 않는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로서 불이익제공행위의 성립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1986. 12. 31. 법률 제38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4호(현행 제23조 제1항 제4호 참조), 제56조 제2호(현행 제67조 제2호 참조),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1990. 1. 13. 법률 제419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4호(현행 제23조 제1항 제4호 참조), 제56조 제2호(현행 제67조 제2호 참조),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1996. 12. 30. 법률 제52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4호, 제24조의2 제1항, 제67조 제2호,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4. 12. 31. 법률 제7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4호, 제24조의2(현행 제24조의2 제1항 참조), 제67조 제2호,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8. 13. 법률 제12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4호, 제24조의2(현행 제24조의2 제1항 참조), 제67조 제2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제24조의2 제1항, 제67조 제2호, 제70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장영진 【원심판결】 전주지법 2019. 8. 21. 선고 2019노73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제1심 판시 2018고단468 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심판결 중 제1심 판시 2018고단296, 472 사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제1심 판시 2018고단468 사건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가. 원심은 제1심 판시 2018고단468 사건의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허위의 유한회사 설립등기신청을 하여 그 사실을 모르는 등기공무원으로 하여금 공정증서원본과 동일한 전자기록인 상업등기부 전산시스템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였다는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불실기재 공전자기록 등 행사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주식회사의 발기인 등이 상법 등 법령에서 정한 회사설립의 요건과 절차에 따라 회사설립등기를 함으로써 회사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회사설립등기와 그 기재 내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죄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발기인 등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회사를 실제로 운영할 의사 없이 회사를 이용한 범죄 의도나 목적이 있었다거나,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실의 사실을 법인등기부에 기록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9293 판결 등 참조). 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판시 유한회사들에 대해 상법 등 관련 법령에 정한 회사설립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에 따라 회사설립등기를 적법하게 마쳤다면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 및 그 행사죄가 성립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 및 그 행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제1심 판시 2018고단468 사건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 및 불실기재 공전자기록 등 행사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유죄로 인정한 상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각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2. 제1심 판시 2018고단296, 472 사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 판단 원심의 양형판단에 양형의 기초 사실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법령 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피고인이 이감되지 않도록 선고기일을 늦추어 달라는 취지의 주장 역시 형사소송법 제383조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제1심 판시 2018고단468 사건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제1심 판시 2018고단296, 472 사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형법 제228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정민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2018. 9. 19. 선고 2018노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으로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비방할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라는 방향에서 상반되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 여기에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란 적시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한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그 밖에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한다. 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공무원 등 공인인지 아니면 사인에 불과한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사회의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0864 판결,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392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도14678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공소외인은 2016. 12. 28. △△사이버대학교 법학과 학생들만 회원으로 하여 약 200명이 가입된 네이버밴드에 ‘총학생회장 출마의사를 밝히고 나니 여기저기 쓴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며 조언을 구한다는 글을 게시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인의 게시 글에 대한 댓글 형식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문장(이하 ‘이 사건 댓글’이라 한다)이 포함된 글을 게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다시 공소외인이 댓글로써 의견을 표명하면서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서로의 글에 댓글을 작성하는 방법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나. 피고인이 게시한 댓글들의 주요 내용은 자신의 법학과 학생회 활동 경험을 토대로 공소외인에게 총학생회장에 입후보하려는 법학과 학생이 갖추었으면 하는 후보자격과 지양해야 할 사항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의견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례로 이 사건 댓글에서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라는 학우가 학생회비도 내지 않고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려 했다가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고 이래저래 학과를 분열시키고 개인적인 감정을 표한 사례가 있다.’고 언급한 다음 ‘그러한 부분은 지양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라. 피해자는 2015. 10.경 2016년도 총학생회장 선거에 입후보하였다가 미납한 학생회비를 뒤늦게 일시에 납부한 것만으로 후보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에 따라 2015. 12.경 후보에서 사퇴하였고, 2016년도 법학과 부회장 겸 총무 역할을 담당하였다. 마. 공소외인은 피고인의 글들에 연이어 댓글을 달아 자신의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며 충고에 감사함을 표시하였고, 피고인은 게시한 댓글들에서 공소외인을 격려하는 말을 하면서 법학과 학생회에서 함께 일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시하였다. 바. 피고인 외에 여러 법학과 학생들도 공소외인의 게시 글에 대한 댓글로써 총학생회장 출마자격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글을 게시하였으나 그중 이 사건 댓글 내용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3. 위 사실관계로부터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 댓글은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총학생회장 입후보자가 갖추어야 할 자격 또는 지양하여야 할 사항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조언하려는 취지에서 작성된 일련의 댓글들 중 일부이다. ② 피고인은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사례로 이 사건 댓글을 통해 직전 연도에 피해자가 총학생회장에 입후보하였을 때의 사례를 언급하였고, 주요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③ 총학생회장 입후보자는 입후보 당시뿐 아니라 이후라도 후보 사퇴나 당락을 떠나 후보자로서 한 행동에 대하여 다른 학생들의 언급이나 의사 표명을 어느 정도 수인하여야 한다. ④ 피고인은 이 사건 댓글에서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를 ‘학우’라 칭하는 등 피해자에게 공격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피해자가 총학생회장에 출마하였을 때 있었던 사례를 언급한 피고인의 글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는 정도가 총학생회장의 출마자격에 관한 법학과 학생들의 관심 증진과 올바른 여론형성에 따른 이익에 비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인이 이 사건 댓글을 작성할 무렵 피해자와 개인적인 갈등이나 대립을 겪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이러한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 사건 댓글은 총학생회장 입후보와 관련한 △△사이버대학교 법학과 학생들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이다. 피고인은 공소외인을 비롯하여 총학생회장에 입후보하려는 법학과 학생들에게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제공하고자 이 사건 댓글을 작성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단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비방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김재형(주심) 이동원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 [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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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최선영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9. 11. 6. 선고 2019노465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특수절도방조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특수절도방조의 점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방조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의 점에 관하여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는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미수범을 포함한다)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전범(前犯)과 후범(後犯)이 모두 동종의 절도 고의범일 것이라는 실질적 관련성을 요구하고, 전범에 대하여 ‘3회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형이 아직 실효되지 아니하여야 하며, 후범을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여야 하는 등 상당히 엄격한 구성요건을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행위가 3차례에 걸친 전범에 대한 형벌의 경고기능을 무시하고 다시 누범기간 내에 동종의 절도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점에서 그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을 무겁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결국 이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려는 데 이 사건 조항의 목적이 있다[헌법재판소 2019. 7. 25. 선고 2018헌바209, 401(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위와 같은 이 사건 조항의 문언 내용 및 입법 취지, 형법 제37조 후단과 제39조 제1항의 규정은 법원이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하 ‘후단 경합범’이라고 한다)인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경우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형의 양정(형법 제51조)에 관한 추가적인 고려사항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형의 임의적 감면을 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일 뿐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형의 선고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에 대한 형의 선고를 하나의 형의 선고와 동일하게 취급하라는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조항 중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그 문언대로 형법 제329조 등의 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사람으로 해석하면 충분하고, 전범 중 일부가 나머지 전범과 사이에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하여 이를 이 사건 조항에 규정된 처벌받은 형의 수를 산정할 때 제외할 것은 아니다. 2)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6. 3. 31. 대전지방법원에서 절도죄 등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이하 ‘이 사건 [1]전과’라고 한다), 2017. 4. 20. 같은 법원에서 절도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후(이하 ‘이 사건 [2]전과’라고 한다), 2017. 8. 9. 같은 법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2월을 선고받아(이하 ‘이 사건 [3]전과’라고 한다) 2018. 6. 23.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사람으로서, 2018. 8. 29. 10:56경 시정되지 않은 피해자 ○○○ 소유 (차량번호 생략) 승용차의 운전석 문을 열고 들어간 다음 그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의 동전 등 시가 합계 6,000원 상당의 재물을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5. 8. 15. 및 2015. 8. 17. 범한 각 절도 범행으로 2016. 3. 31. 이 사건 [1]전과의 징역 10월의 형을 선고받았고, 2016. 11. 6. 범한 각 절도 범행으로 2017. 4. 20. 이 사건 [2]전과의 징역 1년의 형을 선고받아 2017. 4. 28.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며, 2017. 1. 24. 범한 절도 범행으로 2017. 8. 9. 이 사건 [3]전과의 징역 2월의 형을 선고받아 2018. 6. 23.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다음, 그로 인한 누범기간 중인 2018. 8. 29. 위 공소사실 기재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이 사건 [3]전과의 절도범죄가 이 사건 [2]전과의 절도범죄와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하여 이 사건 [3]전과가 ‘세 번 이상 징역형’의 횟수에서 제외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은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 기재 절도 범행은 이 사건 조항의 적용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제1심판결은 이 사건 [3]전과의 절도범죄가 이 사건 [2]전과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것이어서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3]전과를 이 사건 조항에서의 ‘세 번 이상 징역형’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 그에 따라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위와 같은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이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2.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된 공소사실은 일죄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전부(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 포함)를 파기하여야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형법 제35조, 제329조, 제330조, 제331조 /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형법 제35조, 제37조, 제39조 제1항, 제51조, 제329조, 제330조, 제33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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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용호 【환송판결】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9도193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불고불리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검사는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는 법원의 심판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의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도7166 판결 참조), 법원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범위 내에서만 심판하여야 한다. 그러나 관할위반, 소송요건의 존부 등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았거나 공소장변경이 없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한다. 환송 후 원심은 군형법 제60조의6에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등에서 군인을 폭행한 경우에는 폭행죄에서의 반의사불벌죄 규정인 형법 제260조 제3항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의 공소를 기각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환송 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2. 환송판결의 기속력 위반 주장에 대하여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라고 규정하고,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도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은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법률심을 원칙으로 하는 상고심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또는 제384조에 의하여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관하여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조리상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진다. 그러나 상고법원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아 심리하는 과정에서 상고법원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긴 때에는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법률적 판단의 기속력은 미치지 않는다. 환송심은, 피해자 공소외인이 제1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므로, 형법 제260조 제3항, 군사법원법 제382조 제6호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환송 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였다. 환송 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의 장소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제2조에 해당하는 곳이고 피해자가 그 당시 군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 군형법 제60조의6에 따라 형법 제260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의 본안판단으로 나아갔다. 결국 환송 후 원심에서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겼으므로, 환송 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환송 후 원심의 판단에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원심판결 중 폭행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환송 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환송 후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환송 후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언의 신빙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2] 법원조직법 제8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84조,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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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광일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8. 11. 29. 선고 2018노3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건축사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을 사용하여 건축사 업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자격증을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도 건축사인 피고인은 2015. 5.경 공소외 1, 공소외 2로부터 1,100만 원을 받고 그들이 피고인의 성명을 사용하여 인천 (주소 생략) 소재 공동주택 건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의 공사감리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소외 1에게 피고인의 성명을 사용하여 피고인의 감리업무를 수행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가. 공소외 1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건축사 명의를 사용하여 감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형사재판을 받으면서 범행을 자백하였고,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공소외 1은 ‘○○○’라는 건축행정시스템에서 감리보고서를 작성해 피고인에게 결재를 올렸는데, 이때 단순히 준공 관련 첨부서류만 올린 것이 아니라, 감리보고서에 감리자가 확인·체크하도록 되어 있는 각 사항란을 공소외 1 자신이 직접 체크하였고, 단지 감리보고서의 ‘종합의견’란만을 공란으로 비워 두었다. 그러나 위 감리보고서상의 확인·체크 행위는 감리자인 피고인이 공사현장에 나가 건축물이 설계도대로 시공되었는지, 공사자재나 재료가 적합한 것인지 등을 비교, 확인한 후에 직접 기입하여야 할 사항이고, 이 사건 공사의 설계사인 공소외 1이 사전에 체크해서는 안 될 사항이다. 다. 피고인은 공사감리일지(2015. 5. 26.~2016. 1. 13.)를 제출하였는데, 51회에 걸쳐 작성된 위 감리일지상 ‘특기사항’, ‘지적사항 및 처리결과’, ‘비고’란에는 아무런 기재가 없어, 위 공사감리일지를 근거로 피고인이 실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감리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위 감리일지의 ‘감리착안사항’ 및 ‘감리내용’의 기재사항을 보더라도, 이 사건 건물에 필수적인 방화유리가 시공되었는지, 피고인이 이를 실제로 감리하였는지 알 수 있는 기재가 전혀 없다. 이 사건 공사의 설계도면에는 ‘방화유리’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점이 크게 강조되어 기재되어 있는데도, 이 사건 건물에서 반드시 방화유리가 시공되어야 하는 위치에 모두 일반유리가 시공되는 등, 감리업무 시 가장 중요한 확인사항이라고 보이는 항목조차 감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건축사법 제10조가 금지하고 있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을 사용하여 건축사의 업무를 행하게 하는 행위”에는, 건축사가 타인으로 하여금 자기의 이름을 사용하여 건축사의 업무를 행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지시한 경우뿐만 아니라 타인이 자기의 이름을 사용하여 건축사의 업무를 하는 것을 양해 또는 허락하거나 이를 알고서 묵인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044 판결 참조). 그리고 건축사법 제10조에 따라 감리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외관상 건축사가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형식을 취하였는지 여부에 구애됨이 없이 실질적으로 타인이 건축사의 명의를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나.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이와 관련된 다른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그러나 당해 형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택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도3328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15653 판결 등 참조). 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외 1,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성명을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의 감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공소외 1, 공소외 2는 인천지방법원 2016고단7493호로 피고인의 성명을 사용하여 감리업무를 수행했다는 건축사법 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그 유죄판결의 범죄사실은 공소외 1, 공소외 2가 피고인을 포함한 7명의 건축사 성명을 사용하여 8회에 걸쳐 건축사 업무를 수행했다는 건축사법 위반 이외에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건축법 위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공소외 1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피고인 등으로부터 자격증을 대여받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진술하였을 뿐, 피고인 등의 감리업무를 실제 수행했는지 여부는 진술한 바 없다. 2) 공소외 1은 경찰수사 및 검찰수사 초기 다른 범죄사실 부분과 달리 이 사건 건축사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부인하였다가 수사검사로부터 자백 취지의 공소외 3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제시받은 후 재판에 이르기까지 이를 자백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그런데 공소외 1은 제1심에서 다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의 감리업무를 부족하나마 직접 수행하였다고 하면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도면, 보고서, 공사현장 사진, 자신의 명의로 작성된 확인서와 의견서 등을 제출하였다. 방화유리인지는 육안으로는 알 수 없다는 공소외 1의 검찰 진술 및 건축주 공소외 4의 제1심 법정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의 감리를 1회적으로 담당한 것이라면 건축주가 제출한 관련 자료와 현장 상황 점검만으로 방화유리 미설치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의 감리업무를 미흡하게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공소외 1로 하여금 감리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공소외 1이 실제로 감리업무를 수행하였음이 증명되어야 한다. 공소외 1은 검찰 및 1심 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의 설계자로서 확인사항을 예상하여 확인란에 표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공소외 1이 감리보고서 중 확인사항란에 표시한 것만으로는 감리업무를 직접 수행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5) 피고인이 원심에서 제출한 공사감리일지에 ‘특기사항’, ‘지적사항 및 처리결과’, ‘비고’란에 아무런 기재가 없다고 하더라도, ‘감리내용’에 구체적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일지의 기재가 미흡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의 감리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6) 이 사건 외에도 건축사인 공소외 5, 공소외 3,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이 공소외 1, 공소외 2에게 감리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도 모두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결국 공소외 1, 공소외 2에 대한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한데도 원심은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건축사법 제10조에서 정한 ‘명의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1] 구 건축사법(2019. 8. 20. 법률 제164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현행 제10조 제1항 참조), 제39조의2 제3호[현행 제39조의2 제1호 (가)목 참조] / [2]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3] 형사소송법 제30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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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6인 【재심청구인】 피고인 1 외 6인 【재항고인】 검사 【원심결정】 광주고법 2017. 2. 16.자 2014재노4 결정 【주 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는 “원판결, 전심판결 또는 그 판결의 기초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 공소의 제기 또는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를 재심사유로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422조는 “전 2조의 규정에 의하여 확정판결로써 범죄가 증명됨을 재심청구의 이유로 할 경우에 그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는 그 사실을 증명하여 재심의 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에서 정하는 ‘직무에 관한 죄’를 저질렀는데도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된 경우에는 유죄판결을 받을 수 없는 장애가 있는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422조에서 정한 ‘그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10. 29.자 2008재도11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2.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전라남도 경찰국 정보과(이하 ‘정보과’라 한다) 소속 경찰관은 1973. 3. 21. ‘불온전단 조작 산포자 검거 보고’를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1972. 12. 10. ○○대학교에서 불온전단이 산포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수사하던 중 피고인 1을 미행한 끝에 1973. 3. 21. 08:10 광주 △△△△교 앞길에서 피고인 1을 검거하여 조사하였고, 피고인 1은 피의사실을 자백하였다. (2) 피고인 1, 피고인 2의 신병을 확보하여 배후와 불순조직 유무를 수사 중이고, 진상이 판명되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수사하고자 한다. 나. 위 보고서에는 피고인 1, 피고인 2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수사기관에 동행되었거나 피고인 1, 피고인 2가 조사를 받은 다음 귀가하였다는 내용은 없다. 다. 피고인 1, 피고인 2는 1973. 3. 29.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1973. 3. 30. 집행되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피고인 1, 피고인 2는 정보과 소속 경찰관에게 검거된 1973. 3. 21.부터 구속영장이 집행된 1973. 3. 30.까지 불법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찰관의 행위는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사람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것으로 형법 제124조에서 정한 직권남용체포죄 또는 직권남용감금죄에 해당한다. 위 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서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 형사소송법 부칙(2007. 12. 21.) 제3조에 따라 공소시효는 5년인데,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 피고인 1, 피고인 2가 검거되면서 수사가 개시되었고, 이후 공범인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었으며, 피고인들은 공동피고인으로 기소되어 재심대상사건으로 재판받았으므로, 피고인 1, 피고인 2를 수사한 사법경찰관은 다른 피고인들의 수사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저질렀는데도 유죄판결을 받을 수 없는 장애가 있는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422조에서 정한 ‘그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 원심결정 이유에는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이 사건 재심청구를 인용한 결론은 정당하고, 원심판단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4. 재항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2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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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7. 4. 6. 선고 2016노165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아동복지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입법 목적을 밝히면서, 제2조 제3항에서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기본이념을 밝히고 있다. 한편 제3조 제7호에서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7조 제5호에서는 ‘누구든지 아동에게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아동복지법의 입법 목적, 기본이념 및 관련 조항들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참조),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피해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행위에 대한 피해아동의 반응 및 행위를 전후로 한 피해아동의 상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행위가 피해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보육교사인 피고인이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4세인 피해아동을 높이 78cm에 이르는 교구장 위에 약 40분 동안 앉혀놓았는데, 이는 그 자체로 위험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피해아동은 공포감 내지 소외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피해아동이 정신적 고통 등을 호소하며 일주일이 넘도록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한 점 등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하였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아동학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한편 원심판결에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인이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한 사항이 아니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1] 아동복지법 제1조, 제2조 제3항, 제3조 제7호, 제17조 제5호 / [2] 구 아동복지법(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2호,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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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율립 담당변호사 오민애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9. 10. 18. 선고 2019노9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건조물침입죄에서 건조물이라 함은 단순히 건조물 그 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위요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위요지란 건조물에 직접 부속한 토지로서 그 경계가 장벽 등에 의하여 물리적으로 명확하게 구획되어 있는 장소를 말한다(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3도6133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들이 (골프장 명칭 생략) 부지에 설치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기지 외곽 철조망을 미리 준비한 각목과 장갑을 이용하여 통과하여 300m 정도 진행하다가 내곽 철조망에 도착하자 미리 준비한 모포와 장갑을 이용하여 통과하여 사드기지 내부 1km 지점까지 진입함으로써 대한민국 육군과 주한미군이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들어간 사실은 인정되나, 골프코스와 클럽하우스, 식당(그늘집) 등의 관계는 코스 부지가 ‘주’이고, 클럽하우스와 식당(그늘집)은 일반적으로 골프코스의 이용을 보다 쾌적한 것으로 하기 위한 ‘부속시설’에 불과하므로 코스 부지를 부속시설인 클럽하우스와 식당(그늘집)의 위요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골프코스는 사드발사대 배치를 위한 주된 공간이고, 골프클럽하우스와 골프텔, 식당(그늘집)은 대한민국 육군과 주한미군이 사드 운용에 이용하는 건조물이라기보다 숙박을 위한 부속시설에 불과한 점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이 침입한 골프코스는 사드기지 내 건물의 위요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3.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사드기지는 더 이상 골프장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사드발사대 2대가 반입되어 이를 운용하기 위한 병력이 골프장으로 이용될 당시의 클럽하우스, 골프텔 등의 건축물에 주둔하고 있었고, 군 당국은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기 위하여 사드기지의 경계에 외곽 철조망과 내곽 철조망을 2중으로 설치하여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었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사드기지의 부지는 기지 내 건물의 위요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주거침입죄의 위요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
[1] 형법 제319조 제1항 / [2] 형법 제319조 제1항,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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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안용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6. 11. 4. 선고 2016노10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공전자기록 등 위작죄 및 위작공전자기록 등 행사죄의 요지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와 원심공동피고인 1이 운영하는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는 공동수급체로서 건설폐기물 수집·운반·처리용역을 도급받은 다음 그중 공소외 1 회사가 수행하였어야 할 건설폐기물 처리용역 부분을 공소외 3 주식회사에 재위탁하여 처리하도록 하였음에도,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 1은 공모하여 환경부장관이 폐기물 수집·운반 또는 처리업자로 하여금 폐기물의 인계·인수에 관한 내용을 입력하도록 한국환경공단에 설치하여 운영하는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인 ‘올바로시스템’에 접속하여 마치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 회사로부터 폐기물을 인수하여 처리를 마친 것처럼 허위 정보를 입력하여 공무소의 전자기록을 위작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2. 제1심은, 올바로시스템은 공무소인 한국환경공단이 그 직무집행으로 작성한 전자기록이고, 피고인은 올바로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인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건설폐기물법’이라고 한다)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정보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에서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허위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한국환경공단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였으므로 이는 공전자기록 위작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원심 역시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3. 형법 제227조의2(공전자기록위작·변작)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공무원’이란 원칙적으로 법령에 의해 공무원의 지위를 가지는 자를 말하고, ‘공무소’란 공무원이 직무를 행하는 관청 또는 기관을 말하며,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은 공무원 또는 공무소가 그 직무상 작성할 권한을 가지는 전자기록을 말한다. 따라서 그 행위주체가 공무원과 공무소가 아닌 경우에는 형법 또는 특별법에 의하여 공무원 등으로 의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 등에 의하여 공무와 관련되는 업무를 일부 대행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공무원 또는 공무소가 될 수 없다.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인 공무원 또는 공무소를 법률의 규정도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도9133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9772 판결 등 참조). 건설폐기물법 제18조 제1항 본문은 “건설폐기물을 배출, 수집·운반 또는 처리를 하는 자는 건설폐기물을 배출, 수집·운반 또는 처리를 할 때마다 건설폐기물의 인계·인수에 관한 내용을 제19조 제1항에 따른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에 입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환경부장관은 건설폐기물의 인계·인수에 관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을 구축·운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폐기물관리법 제62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7조의2는 폐기물의 인계·인수 내용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전산처리기구의 설치·운영 업무 및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의 구축·운영 업무를 한국환경공단에 위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환경부고시인 「폐기물 전자정보처리 프로그램 운영 및 사용 등에 관한 고시」는 폐기물관리법 제45조 제1항에 정한 전산처리기구는 한국환경공단법에 의하여 설립된 한국환경공단을 말하고(제4조), 올바로시스템이란 폐기물관리법 제18조 제3항, 건설폐기물법 제18조 제1항 등에 따라 폐기물 인계·인수 내용 등의 전산처리를 위하여 전산처리기구에 구축·운영하는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을 말한다(제2조 제1호)라고 규정하여, 전산처리기구의 장으로 하여금 올바로시스템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제5조 제3호). 그런데 한국환경공단은 한국환경공단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으로서, 그 임직원은 공무원이 아니고 단지 같은 법 제11조, 건설폐기물법 제61조, 폐기물관리법 제62조의2 등에 의하여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의제될 뿐이며, 한국환경공단 임직원을 공전자기록 등 위작죄에서 공전자기록 작성권한자인 공무원으로 의제하거나 한국환경공단이 작성하는 전자기록을 공전자기록으로 의제하는 취지의 명문규정은 없다. 이러한 관련 법령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한국환경공단이 환경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건설폐기물 인계·인수에 관한 내용 등의 전산처리를 위한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인 올바로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환경공단 임직원을 공전자기록의 작성권한자인 공무원으로 보거나 한국환경공단을 공무소로 볼 수는 없다. 그리고 한국환경공단법 등이 한국환경공단 임직원을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한다고 하여 그들 또는 그들이 직무를 행하는 한국환경공단을 형법 제227조의2에 정한 공무원 또는 공무소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 이는 한국환경공단 또는 그 임직원이 환경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와 관련하여 직무상 작성한 문서를 공문서로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공전자기록을 위작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공전자기록 등 위작죄 및 위작공전자기록 등 행사죄에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공전자기록 등 위작죄 및 위작공전자기록 등 행사죄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27조의2 / [2]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129조, 제130조, 제131조, 제132조, 제227조의2,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제19조 제1항, 제61조, 폐기물관리법 제18조 제3항, 제45조 제1항, 제62조 제2항, 제62조의2,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37조의2, 한국환경공단법 제11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창신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9. 12. 2. 선고 2019노12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건조물침입 부분(이유 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건조물침입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동시에 기소된 수 개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일부 유죄, 일부 무죄를 선고하거나 수 개의 공소사실이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확정판결 전후의 것이어서 각기 따로 유·무죄를 선고하거나 형을 정하는 등으로 판결주문이 수 개일 때에는 그 1개의 주문에 포함된 부분을 다른 부분과 분리하여 일부상소를 할 수 있고 당사자 쌍방이 상소하지 않은 부분은 분리 확정된다. 따라서 경합범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는 유죄, 일부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한 경우,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유죄 부분은 항소기간이 지남으로써 확정되어 항소심에 계속된 사건은 무죄 부분에 대한 공소뿐이고, 그에 따라 항소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에는 그 부분만을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1098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① 제1심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부분에 대하여는 징역 1년 6월을, 건조물침입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한 사실, ②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은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만이 제1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한 사실, ③ 원심법원은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에 대하여 징역 1년 8월을 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고 검사가 제1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으므로, 제1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확정되었고 무죄 부분만 원심에 계속되게 되었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제1심판결 중 무죄 부분만을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미 확정된 부분까지 심리하여 다시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심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342조, 제364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강석훈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9. 7. 12. 선고 2018노41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홍콩 소재 공소외 1 법인(이하 ‘홍콩법인’이라고 한다)과 대만 소재 공소외 2 법인(이하 ‘대만법인’이라고 한다) 명의로서 피고인 회사가 실질적 소유자인 해외금융계좌의 2015년도 매월 말일 보유계좌잔액 중 최고금액인 6,897,494,000원(2015. 8. 31. 기준)인 해외금융계좌정보를 2016. 6. 30.까지 납세지를 관할하는 서초세무서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여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8. 12. 31. 법률 제160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조세조정법’이라고 한다) 제34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내국법인이 외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0분의 100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소유한 경우’ 그 내국법인을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4항의 ‘실질적 소유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한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5. 2. 3. 대통령령 제26078호로 개정되어 2019. 2. 12. 대통령령 제295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조세조정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50조 제4항 본문 중 괄호 부분(이하 ‘이 사건 괄호 규정’이라고 한다)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어서 무효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회사가 홍콩법인과 대만법인 명의 각 계좌의 ‘실질적 소유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이 사건 괄호 규정’이 구 국제조세조정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관련 법리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형사처벌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 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다. 그로 인하여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위임법률이 구성요건의 점에서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점에서는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전제로 위임입법이 허용되며, 이러한 위임입법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 위임명령은 법률이나 상위명령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개별적인 위임이 있을 때에 가능하다.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이나 상위명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이나 상위명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각 규제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2998 판결,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7도13426 판결 등 참조). 나. 구 국제조세조정법령의 규정 내용 1)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의2 제1항은 ‘제34조 제1항에 따른 해외금융계좌정보의 신고의무자로서 신고기한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금액이나 과소 신고한 금액이 5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신고의무 위반금액의 100분의 20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는 ‘해외금융회사에 개설된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거주자 및 내국법인 중에서 해당 연도의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의 보유계좌잔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자는 보유자의 성명·주소 등 신원에 관한 정보, 해외금융계좌 관련자에 관한 정보 등 해외금융계좌정보를 다음 연도 6월 1일부터 30일까지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제1항), ‘해외금융계좌 관련자(해외금융계좌 중 실지명의에 의하지 아니한 계좌 등 그 계좌의 명의자와 실질적 소유자가 다른 경우에는 명의자 및 실질적 소유자를, 공동명의 계좌인 경우에는 공동명의자 각각을 말한다)는 해당 계좌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본다’(제4항), ‘신고의무자 판정기준 등 해외금융계좌 신고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6항)고 규정하고 있다. 2) 그 위임에 따른 구 국제조세조정법 시행령 제50조 제4항은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4항에 따른 실질적 소유자는 해당 계좌의 명의와는 관계없이 해당 해외금융계좌와 관련한 거래에서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거나 이자·배당 등의 수익을 획득하거나 해당 계좌를 처분할 권한을 가지는 등 해당 계좌를 사실상 관리하는 자(내국법인이 외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0분의 100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소유한 경우 그 내국법인을 포함하되, 조세조약의 체결 여부 등을 고려하여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로 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실질적 소유자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해외금융계좌의 실질소유자 간주 범위에 대한 고시’(2016. 5. 20. 기획재정부고시 제2016-12호)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0조 제4항의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는 경우’란 ‘내국법인이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0분의 100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소유한 외국법인’이 우리나라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의 조세조약을 체결하고 시행하는 국가에 소재하는 경우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 ‘이 사건 괄호 규정’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여 무효인지 여부 위와 같은 구 국제조세조정법령의 규정 내용과 체계,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도입 취지, 완전모자회사의 특수성 등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6항의 위임에 따라 시행령에서 구체화될 ‘신고의무자 판정기준’에는 외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 100분의 100을 직접 또는 간접 소유한 내국법인(이하 ‘완전모회사’라고 하고, 완전모회사가 주식 100분의 100을 직접 또는 간접 소유한 외국법인을 ‘완전자회사’라고 한다)을 실질적 소유자로 판정하는 기준이 포함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완전모회사인 내국법인을 완전자회사인 외국법인 명의의 해외금융계좌의 실질적 소유자로 정한 ‘이 사건 괄호 규정’이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6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구 국제조세조정법은 국가 간 이중과세 및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원활한 조세협력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며(제1조),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거주자와 내국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금융계좌 관련 정보를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도록 함으로써 불법 재산해외반출 및 역외소득탈루를 사전에 억제하고 기왕의 재산 반출자를 정상 과세권 내로 유인함으로써 해외탈세 차단을 위한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고 세원기반 확대 및 세수증대를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이와 같이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과세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지, 실질과세원칙에 따른 납세의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납세의무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1항, 제4항에 의하여 해외금융계좌의 신고의무를 지는 ‘실질적 소유자’는 세법상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소득세 등의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4항에서 규정한 ‘실질적 소유’란 본래 경제현실에서 민법상 소유 개념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사실상의 지배·관리 현상을 포착하기 위한 법률용어이므로 탄력적으로 해석·적용할 필요가 있다. 신고의무자 중 실질적 소유자, 특히 해외금융계좌의 명의인이 아님에도 그 계좌정보의 신고의무자가 되는 자의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은 시대적·경제적 변화나 해외금융계좌 신고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해외금융계좌 신고의 운영실태, 역외 소득정보의 수집을 위한 방안들, 조세조약 체결에 따른 해외금융계좌 정보제공 절차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하므로 이를 일률적으로 법률에 자세히 정하기 어렵다. 3) 완전모회사와 완전자회사는 독립적인 법인격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나, 완전모회사는 그 내부 의사결정 등을 통해 완전자회사를 직접 지배·관리하게 되고, 실제로 다수의 해외법인 소유 해외금융계좌들이 완전모회사의 자금은닉 등을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완전자회사를 통해 해외금융계좌를 사실상 관리하는 완전모회사를 실질적 소유자로 보아 신고의무를 부담시킬 필요성이 인정된다. 4)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1항에 의하면,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는 국제거래에 종사하는 거주자 및 내국법인으로 제한되어 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입법 목적에다가 그 수범자 집단의 한정성·관련성·전문성을 더해 보면,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6항에 의하여 ‘신고의무자 판정기준’의 구체화를 위임받은 시행령 제정자가 완전모자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고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5) 2015. 2. 3. 대통령령 제260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0조 제4항은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4항에 따른 실질적 소유자는 해당 계좌의 명의와는 관계없이 해당 해외금융계좌와 관련한 거래에서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거나 이자·배당 등의 수익을 획득하거나 해당 계좌를 처분할 권한을 가지는 등 해당 계좌를 사실상 관리하는 자로 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실질적 소유자로 보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개정 전 시행령하에서 국제조세조정법령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해외 자회사가 국내 모회사로부터 출자받은 출자금으로 현지에서 독립된 경영활동을 수행하면서 보유하는 해외금융계좌에 대해서는 국내 모회사에 신고의무가 없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내국법인이 해외지점을 개설하여 현지에서 보유하는 해외금융계좌에 대해서는 내국법인이 신고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내국법인이 해외에서 의결권 있는 주식 100분의 100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소유하는 완전자회사를 설립하여 현지에서 보유하는 해외금융계좌에 대해서는 내국법인이 신고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되어 형평에 반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2015. 2. 3. 대통령령 제26078호 개정에서 시행령 제50조 제4항 본문에 이 사건 괄호 규정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괄호 규정의 신설 경위를 고려하면, 이 사건 괄호 규정은 그 신설 이전부터 시행령 제50조 제4항 본문에 규정되어 있던 ‘신고의무자 판정기준’에 병렬적으로 새로운 ‘신고의무자 판정기준’을 추가함으로써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자의 범위를 확장하려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내국법인이 이 사건 괄호 규정의 ‘신고의무자 판정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그 신설 이전부터 시행령 제50조 제4항 본문에 규정되어 있던 ‘신고의무자 판정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심리·판단할 필요 없이 그 내국법인은 완전자회사 명의의 해외금융계좌에 대해서 신고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괄호 규정이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6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피고인 회사가 홍콩법인, 대만법인 명의 해외금융계좌의 실질적 소유자인지 여부는 이 사건 괄호 규정으로 판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4항에서 정한 실질적 소유자 개념과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8. 12. 31. 법률 제160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1항 제2호, 제34조 제1항, 제4항, 제6항, 제34조의2 제1항(현행 삭제),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5. 2. 3. 대통령령 제260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4항(현행 제50조 제5항 참조),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4항(현행 제50조 제5항 참조)
형사
【준항고인】 준항고인 1 외 1인 【재항고인】 검사 【원심결정】 수원지법 2015. 7. 28.자 2015보6 결정 【주 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준항고인 1에 대한 재항고이유에 관하여 가.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형사소송법 제198조에 의하면,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 상태에서 함을 원칙으로 하고(제1항), 검사는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하여야 한다(제2항).「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수용자의 인권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제4조), 미결수용자는 무죄의 추정을 받으며 그에 합당한 처우를 받아야 하며(제79조), 교도관은 ‘이송·출정, 그 밖에 교정시설 밖의 장소로 수용자를 호송하는 때’, 수용자가 ‘도주·자살·자해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큰 때’, ‘위력으로 교도관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때’, ‘교정시설의 설비·기구 등을 손괴하거나 그 밖에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큰 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고(제97조 제1항), 그 경우에도 교도관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야 하며, 그 사유가 소멸하면 사용을 지체 없이 중단하여야 한다(제99조 제1항).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궁극의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이 제27조 제4항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선언하고, 제12조에서 신체의 자유와 적법절차의 보장을 강조하고 있음을 염두에 두고 앞서 본 규정들의 내용과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조사실에서 피의자를 신문할 때 피의자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피의자에게 보호장비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도주, 자해,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 등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11.자 2003모402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4헌마4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구금된 피의자는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보호장비 착용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검사는 조사실에서 피의자를 신문할 때 해당 피의자에게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교도관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할 의무가 있고, 교도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 2)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에 관한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보호장비 사용을 정당화할 위와 같은 예외적 사정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교도관의 보호장비 사용을 용인한 채 그 해제를 요청하지 않는 경우에, 검사 및 사법경찰관의 이러한 조치를 형사소송법 제417조에서 정한 ‘구금에 관한 처분’으로 보지 않는다면 구금된 피의자로서는 이에 대하여 불복하여 침해된 권리를 구제받을 방법이 없게 된다. 따라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구금된 피의자를 신문할 때 피의자 또는 변호인으로부터 보호장비를 해제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거부한 조치는 형사소송법 제417조에서 정한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11. 11.자 2003모402 결정 참조). 3)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준항고인 1의 변호인이 피의자신문 절차에 참여하여 검사에게 인정신문을 시작하기 전에 수갑을 해제하여 달라고 요구하였음에도, 검사가 교도관에게 수갑을 해제하여 달라고 요청하지 않은 조치(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는 준항고의 대상이 되는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없다. 나. 이 사건 거부처분의 위법 여부 1)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요구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준항고절차의 본안에서 심리·판단하여야 할 사항이다. 2) 원심결정의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는 피의자신문 절차에서 인정신문을 진행하기 전에 변호인으로부터 15분에 걸쳐 준항고인 1의 수갑을 해제하여 달라는 명시적이고 거듭된 요구를 받고도 교도관에게 수갑을 해제하여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으나, 당시 준항고인 1에게 도주, 자해,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 등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특히 검사가 인정신문을 마친 후 곧바로 교도관에게 수갑 해제를 요청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인정신문 전에 수갑을 착용하도록 강제할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3) 원심결정의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아 이를 취소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없다. 2. 준항고인 2에 대한 재항고이유에 관하여 가.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변호인 등이 신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을 피의자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정당한 사유’란 변호인이 피의자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할 염려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등을 말한다(대법원 2008. 9. 12.자 2008모793 결정 참조).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3항 단서는 피의자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중이라도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한 이의제기는 고성, 폭언 등 그 방식이 부적절하거나 또는 합리적 근거 없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변호인에게 인정된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며, 신문을 방해하는 행위로는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그러한 특별한 사정 없이, 단지 변호인이 피의자신문 중에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변호인을 조사실에서 퇴거시키는 조치는 정당한 사유 없이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나. 원심은, 준항고인 1의 변호인인 준항고인 2가 인정신문을 시작하기 전 검사에게 준항고인 1의 수갑을 해제하여 달라고 계속 요구하자, 검사가 수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준항고인 2를 퇴실시킨 것이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권을 침해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준항고인 2의 수갑 해제 요구가 정당하며, 이 요구를 거부한 검사의 조치가 위법하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따라서 검사가 준항고인 2의 수갑 해제 요구가 부당하다는 전제에서 피의자신문 방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준항고인 2를 퇴거시킨 조치도 마찬가지로 위법하다. 따라서 원심판단은 정당하며, 거기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1] 헌법 제10조, 제12조,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항, 제2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79조, 제97조 제1항, 제99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417조 / [3]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 제3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조경익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법승 담당변호사 안지성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11. 9. 23:02경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서울 (주소 생략) 앞 노상 약 3m 구간에서 (차량번호 생략) 포르테 승용차를 운전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의 음주운전은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가 되지 아니한다. 3. 판단 가.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이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를 말하고, 여기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에 해당하려면, 첫째 피난행위는 위난에 처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어야 하고, 둘째 피해자에게 가장 경미한 손해를 주는 방법을 택하여야 하며, 셋째 피난행위에 의하여 보전되는 이익은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보다 우월해야 하고, 넷째 피난행위는 그 자체가 사회윤리나 법질서 전체의 정신에 비추어 적합한 수단일 것을 요하는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도9396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에서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 혹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교통 방해와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1차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의 우측 가장자리로 약 3m가량 차를 이동시켰을 뿐 더 이상 차를 운전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 차량을 이동한 거리, 이 사건 도로의 형상 및 타 차량 통행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대하여 발생하는 위험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는 반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확보되는 법익이 위 침해되는 이익보다는 우월하였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운전한 행위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에 해당한다. 1) 피고인은 음주 상태에서 귀가하기 위하여 평소에 자주 이용하던 대리운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리운전기사를 호출하였는데, 위 대리운전기사는 이 사건 도로를 출발하여 잠시 운전하는 도중에 목적지까지의 경로에 대하여 피고인과 이견이 생기자, 갑자기 차를 정차한 후 그대로 하차·이탈하였다. 2) 위 정차 위치는 양방향 교차 통행을 할 수 없는 좁은 폭의 1차로이자 동작대로로 이어지는 길목이어서, 정차가 계속될 경우 피고인의 차량 뒤쪽에서 동작대로로 나아가려는 차량과 피고인의 차량 앞쪽으로 동작대로에서 들어오려는 차량 모두 진로가 막히게 되어, 결국 피고인의 차량은 앞뒤 양쪽에서 교통을 방해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3) 실제로 대리운전기사가 하차·이탈한 직후에 피고인의 차량 뒤쪽에서 동작대로로 나아가려는 승용차의 진로가 막히게 되자, 피고인은 조수석에서 하차하여 위 승용차 운전자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다른 대리운전 호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고, 얼마 후 피고인의 차량 앞쪽으로 동작대로에서 들어오려는 택시까지 나타나자 비로소 피고인은 진로 공간을 확보해 주기 위하여 운전을 하였다. 4) 피고인은 대리운전기사가 정차시킨 지점에서 우측 앞으로 약 3m 정도 운전하여 이 사건 도로의 가장자리 끝 지점에 차를 정차시킴으로써 차량 1대가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위 택시가 먼저 이 사건 도로로 들어갔고 이어서 위 승용차가 동작대로로 나아갈 수 있었다. 5) 피고인은 차를 정차시킨 후 곧바로 하차하여 위 택시와 위 승용차의 통행을 돕다가, 인근에서 몰래 피고인의 운전을 관찰하던 대리운전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하여 음주운전으로 단속되었다. 6) 당시 피고인에게는 운전을 부탁할 만한 지인이나 일행은 없었고, 위 승용차와 위 택시의 운전자 또는 주변 행인에게 운전을 부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다른 대리운전기사를 호출하여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당면한 교통 방해 및 사고 발생 위험이 급박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7) 한편 대리운전기사가 하차·이탈하거나 경찰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대리운전기사에게 공격적인 언행을 한 사정은 엿보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일건
형법 제22조 제1항,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 제148조의2 제3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정인호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홍의진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북 (주소 생략) 등 5필지의 토지와 공사 중인 원룸건물을 경락받았으나 피해자 공소외인(남, 47)이 전 소유자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여 플래카드와 CCTV를 설치하고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19. 2. 2. 10:00경 위 공사현장에서 피고인이 알고 있던 성명불상자에게 부탁하여 “본 건물은 유치권 행사 중입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플래카드 4장(약 14만 원)과 CCTV 1개(약 47만 원)를 제거하도록 하여 위 피해자 소유의 시가 약 61만 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이 법원 2018타경1242호 사건(이하 ‘경매사건’이라 한다)에 관하여 공소사실 기재 원룸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등에 대한 매각허가결정을 받고 2018. 12. 26.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 등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그 직후 이 사건 건물을 방문하였을 때에는 공소사실 기재 플래카드 4장과 CCTV 1개(이하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이라 한다)가 존재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을 발견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후인 2019. 2. 2.(공소사실 기재 일시)인바, 피고인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피고인의 소유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하여 적법하게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을 제거하였을 뿐이다. 한편 피해자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결국 피고인의 행위는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적어도 자구행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3.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에 성립한다(형법 제366조). 여기에서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는 물질적인 파괴행위로 물건 등을 본래의 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경우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물건 등의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효용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21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을 제거한 사실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분명하게 인정되고, 피고인 또한 이는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 감시’라는 CCTV의 일반적인 기능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해자의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의 설치 목적(피해자의 점유 및 그 공시의 수단이자 주변 감시), 설치 장소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의 제거행위는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을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일단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4.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정당행위 주장을 먼저 살펴본다. 가. 관련 법리 1)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6496 판결 등 참조). 2) 부동산의 소유자로서 이를 적법하게 인도받은 자가 그의 동의나 허락 없이 설치되어 부동산의 출입이나 임대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현수막과 공고문을 발견하고 이를 바로 제거하거나 손괴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부동산의 소유권 행사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에 지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현수막과 공고문의 부착행위에 대하여 민사소송이나 가처분 등을 제기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위 2015도1649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정이 인정된다. 이를 가.항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의 제거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① 피고인은 그 주장대로 경매사건에 관하여 이 사건 건물 등에 대한 매각허가결정을 받고 2018. 12. 26.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 등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경매사건에 관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 신고를 한 일이 없다. 전주지방법원 집행관은 2018. 2. 20. 이 사건 건물 등에 대하여 경매사건을 위한 현황조사를 하였는데, 당시 이 사건 건물을 촬영한 사진에는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이 존재하지 않고, 현황조사 결과에도 따로 이 사건 건물에 점유자가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피해자가 이 사건 직후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검사 제출 증거 순번 4)에도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의 설치 날짜에 관한 것이 없다(오히려 ‘기타 참고될 진술’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면, 설치 날짜는 진술할 때 무렵으로 추측된다). 이를 보면,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해자의 이 사건 플래카드 등 설치는 피고인의 소유권 취득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이 사건 건물 공사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피해자는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을 취득할 수 없다. 오히려 피해자의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의 설치가 위법한 행위일 뿐이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의 존재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유권 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은 경험칙과 사회통념상 합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③ 피고인이 이 사건 플래카드 등의 효용을 해한 구체적 방법은 이를 제거한 것에 불과하고, 파괴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 피해자는 이 사건 플래카드 등 모두를 충분히 회수할 수 있었음에도 CCTV 1개만을 회수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다만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임현준
형법 제20조, 제36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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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봉직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9. 12. 12. 선고 2019노2969, 32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정식재판청구 사건에서의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위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과 다른 사건이 병합·심리된 후 경합범으로 처단되는 경우에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도15700 판결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9. 9. 5. 피고인에 관한 위 법원 2019고단1760 사건(이하 ‘제1사건’이라고 한다)에서 각 사기죄, 상해죄,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2월을 선고하였다. 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8. 11. 26. 피고인에 대하여 폭행죄, 모욕죄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하였고 이후 피고인의 정식재판회복청구가 받아들여진 위 법원 2019고정1468 사건(이하 ‘제2사건’이라고 한다)에서 2019. 9. 26. 위 각 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되었다. 다. 원심은 2019. 12. 12. 제1사건의 항소사건과 제2사건의 항소사건이 병합되었음을 이유로 위 제1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 다음, 위 각 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을 각 선택한 후 누범가중과 경합범가중을 하여 그 처단형의 범위 안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하였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2사건은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므로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에 따라 그 각 죄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하지 못하고, 나아가 제2사건이 항소심에서 제1사건과 병합·심리되어 경합범으로 처단되더라도 제2사건에 대하여는 징역형을 선고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도 원심은 제2사건의 항소심에서 각 죄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한 다음 경합범가중 등을 거쳐 제1사건의 각 죄와 제2사건의 각 죄에 대하여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에서 정한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노태악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정선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9. 10. 24. 선고 2019노272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제기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피고인의 탄원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형법 제228조 제1항에서 정한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죄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이하 위 두 죄를 합쳐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라 한다)는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장하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공무원에게 진실에 반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그 증명하는 사항에 관해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거나 기록하게 한 때 성립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도5414 판결,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도2415 판결 등 참조). 불실의 사실이란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 진실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도12363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발기인 등이 상법 등 법령에 정한 회사설립의 요건과 절차에 따라 회사설립등기를 함으로써 회사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회사설립등기와 그 기재 내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발기인 등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회사를 실제로 운영할 의사 없이 회사를 이용한 범죄 의도나 목적이 있었다거나,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실의 사실을 법인등기부에 기록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929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와 그 행사에 관한 공소사실에 기재된 주식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없는데도 설립등기를 하여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허위신고나 불실의 사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고, 상고제기기간이 지난 2019. 11. 25.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라는 제목의 서면을 제출하였으나, 이를 상고장으로 보더라도 이에 따른 상고는 상고권이 소멸된 이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3. 결론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1] 형법 제228조 제1항 / [2] 형법 제228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9. 10. 17. 선고 2019노3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미용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공소외 2(여, 27세)는 위 회사의 가맹점인 ○○○○○△△△△△△점 및 □□□□□◇◇◇◇◇◇◇점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6. 2.~3. 사이 일자불상경 밀양시 (주소 생략)에 있는 ☆☆노래방에서 피해자를 비롯한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피해자를 강제추행할 마음을 먹고, 피해자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피해자에게 귓속말로 ‘일하는 것 어렵지 않냐. 힘든 것 있으면 말하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놀란 피해자가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괜찮다. 힘든 것 있으면 말해라. 무슨 일이든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갑자기 피해자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는 부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여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는 한편,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었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이러한 행위를 한 사실 자체는 인정되지만 다음의 이유로 이 역시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가. 우리 형사법의 체계에 비추어 볼 때,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인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에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폭행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의 행사가 있어야만 한다. 나. 그런데 피해자는 추행을 당한 경위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오른손으로 제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으면서 ‘괜찮다. 힘든 것 있으면 말해라. 무슨 일이든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진술하고 있고, 증인 공소외 3은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다리를 옷 위로 쓰다듬고 피해자 옆에 기대거나 피해자를 뒤에서 안는 등의 행위를 했으나 피해자는 가만히 있었다’, ‘단순히 친하다고만 생각했던 두 사람인데 피고인이 그런 모습을 보여서 놀랐다. 거기에 대해서 피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가만히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증인 공소외 4도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것을 보았는데 직후 피해자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이와 같은 증인들의 진술 내용이나 당시 이루어진 회식의 지속 시간, 진행 과정 및 분위기, 피고인의 부적절한 행동의 유형 및 반복성, 피해자의 반응, 다른 회식 참석자들의 상황 인식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만진 행위를 들어 폭행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3.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2860 판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52 판결),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나 여중생의 귀를 쓸어 만지는 행위(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2도8767 판결) 등에 대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이루어져 기습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나아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나.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피해자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서부터 제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제1심 증인 공소외 3, 공소외 4의 각 진술 역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장면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서 피해자의 위와 같은 진술에 부합한다. 특히 제1심 증인 공소외 3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평소 친하기는 하였어도 그와 같이 신체접촉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에 그 장면을 보고서 놀랐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여성인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인 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추행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다. 원심은 무죄의 근거로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당시 피해자가 즉시 피고인에게 항의하거나 반발하는 등의 거부의사를 밝히는 대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중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등 참조)에서 원심이 들고 있는 위 사정만으로는 강제추행죄의 성립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즉시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지만, 반대로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동의한 바도 없었음이 분명하고, 피고인의 신체접촉에 대해 피해자가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거나 그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근거 역시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아니한 이유에 관하여, 피해자는 경찰 조사 시 ‘수치스러웠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검찰 조사 시 ‘짜증이 나고 성적으로 수치심이 들었다. 피고인은 회사 대표이고 피해자는 그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라서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못했다’고 각 진술하였다. 이처럼 당시는 다른 직원들도 함께 회식을 하고 나서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던 분위기였기에 피해자가 즉시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인의 행위에 동의하였다거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였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원심도 이에 관하여 다른 판단을 하고 있지는 않다. 라.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은 기습추행으로 인한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부정적으로 볼 만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았으니,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기습추행 내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파기의 범위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원심판결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볼에 입을 맞춘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그러나 원심판결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로 인한 강제추행 부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원심이 무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노태악
[1] 형법 제298조 / [2] 형법 제298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강완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5. 5. 14. 선고 2015노4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에 대한 배임의 점에 관한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경우에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 즉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하거나 담보물을 손상, 감소 또는 멸실시키지 않을 소극적 의무, 담보권 실행 시 채권자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담보물을 현실로 인도할 의무와 같이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에 협조할 의무 등은 모두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게 된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이다. 또한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담보목적의 달성, 즉 채무불이행 시 담보권 실행을 통한 채권의 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담보설정계약의 체결이나 담보권 설정 전후를 불문하고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를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 등인 피고인들은 공소외 2 회사의 채권자이자 원심 판시 선착장 9개(이하 ‘이 사건 선착장’이라 한다)의 양도담보권자인 공소외 1 회사의 담보권을 침해하지 아니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2 회사의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 한다)에 대한 출자금반환채무의 대물변제 명목으로 시가 약 146억 원인 이 사건 선착장에 관하여 공소외 3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공소외 1 회사로 하여금 약 146억 원 상당의 담보권을 상실하게 하는 손해를 가하고 공소외 3 회사로 하여금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 회사의 채권자이자 이 사건 선착장의 양도담보권자이고(동산인 선착장은 이 사건 선착장에 대한 양도담보설정 당시에는 등기대상이 아니었으나 그 후 2009. 12. 29. 선박법 개정으로 등기대상이 되었다), 피고인들이 양도담보권자인 공소외 1 회사의 담보권을 침해하지 아니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피고인들을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채무자 소유의 동산에 관하여 양도담보가 설정되어 채무자가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 채권자가 담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이를 보관할 의무를 지게 되어 부당히 이를 처분하거나 멸실, 훼손 기타 담보가치를 감소케 하는 행위가 금지되므로 채무자인 양도담보설정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채권담보의 약정에 따른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는 전제에서, 위 공소사실의 축소사실인 배임죄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들의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해자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임무위배행위, 배임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에 관한 배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위 파기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과 업무상배임 부분에 관한 이유무죄 부분,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분과 상상적 경합범으로 공소가 제기된 피해자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분도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형법 제355조 제2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덕규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9. 5. 17. 선고 2018노791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회사설립과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 (1) 형법 제228조 제1항에서 정한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죄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이하 위 두 죄를 합쳐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라 한다)는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장하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공무원에게 진실에 반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그 증명하는 사항에 관해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거나 기록하게 한 때 성립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도5414 판결,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도2415 판결 등 참조). 불실의 사실이란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 진실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도12363 판결 등 참조). (2) 유한회사의 사원이 상법 등 법령에 정한 회사설립의 요건과 절차에 따라 회사설립등기를 함으로써 회사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회사설립등기와 그 기재 내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유한회사의 사원 등 회사설립에 관여하는 사람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회사를 실제로 운영할 의사 없이 회사를 이용한 범죄 의도나 목적이 있었다거나,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실의 사실을 법인등기부에 기록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주식회사에 관한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9293 판결 참조). (가) 상법상 회사는 상행위나 그 밖의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을 말한다(제169조). 유한회사는 상법 제170조에 정해진 회사로서, 상법 규정에 따라 설립되고 상법에 근거하여 법인격이 인정된다. 상법은 회사의 설립에 관해 이른바 준칙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즉 상법 규정에 따른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여 이에 따라 회사를 설립한 경우에 회사의 성립을 인정한다. 등기관은 원칙적으로 회사설립에 관한 등기신청에 대하여 실체법상 권리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일일이 심사할 권한은 없고 오직 신청서, 그 첨부서류와 등기부에 의하여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 정해진 절차와 내용에 따라 등기요건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밖에 없다. 등기관이 상업등기법 제26조 제10호에 따라 등기할 사항에 무효 또는 취소의 원인이 있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심사방법으로는 등기부, 신청서와 법령에서 그 등기의 신청에 관하여 요구하는 각종 첨부서류만으로 그 가운데 나타난 사실관계를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밖에 다른 서면의 제출을 받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사실관계의 진부를 조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2. 15.자 2007마1154 결정 등 참조). 유한회사의 사원이 상법 등에 정해진 유한회사 설립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설립등기를 신청하면 등기관은 설립등기를 하여야 하고, 회사설립의 실제 의도나 목적을 심사할 권한이나 방법이 없다. 상법에 따르면 회사는 본점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제172조). 상법 제3편 제5장 제1절에서 유한회사의 설립절차를, 제549조 제2항에서 유한회사 설립등기의 필수적 등기사항을 정하고 있다. 상업등기규칙 제156조는 유한회사 설립등기를 신청하는 경우 회사 본점 소재지의 관할등기소에 제공하여야 하는 정보에 대해 정하고 있다. 회사설립등기는 다른 상업등기와 달리 창설적 효력이 있고 그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7두26629 판결 등 참조). 유한회사의 사원이 상법에서 정한 회사설립절차에 따라 유한회사를 설립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 정한 회사설립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설립등기를 신청하고 등기관이 심사하여 설립등기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72조에 따라 설립등기의 기재사항을 구체적인 내용으로 하는 유한회사가 성립한다. 유한회사의 사원 등 그 설립에 관여하는 사람이 가지는 회사설립의 의도나 목적 등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회사설립에 관해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서 정하는 요건과 절차가 갖추어졌는지 여부를 달리 평가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회사설립행위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본다거나 회사설립등기에 따른 회사 성립의 효력을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 회사설립등기가 유한회사 사원의 주관적 의도나 목적을 공시하는 것도 아니다. 상법에 정한 회사설립절차에 따르더라도 회사설립 시에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는 것까지 요구된다고 볼 근거도 없다. 회사설립등기를 한 다음에 비로소 회사로서의 실체를 형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이유가 없고, 회사설립 시에 정관에 기재된 목적에 따라 영업을 개시할 것도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 (나) 회사설립등기에 관해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의 성립이 문제 되는 경우 설립등기 당시를 기준으로 회사설립등기와 그 등기사항이 진실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원칙적으로 유한회사의 사원 등 회사설립에 관여하는 사람의 주관적 의도나 목적이 무엇인지 또는 회사로서의 실체를 갖추었는지에 따라 불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회사설립의 주관적 의도와 목적만을 이유로 그 설립등기가 불실기재가 된다고 본다면 형사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거나 범죄의 성립 여부가 불확실하게 될 수 있다. 회사의 해산명령에 관한 상법 제176조 제1항은 제1호에서 ‘회사의 설립목적이 불법한 것인 때’에 법원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회사의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설립목적이 불법한 회사라도 회사로서 성립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해산명령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회사의 법인격을 범죄에 악용하는 여러 유형 중에서 이 사안의 경우와 같이 이른바 ‘대포통장’ 유통의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그와 같은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가 부존재한다거나 그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불실기재를 인정할 근거도 없다.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이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와 그 행사에 관한 공소사실에 기재된 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정관에 정한 목적대로 운영할 의사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설립된 회사 명의로 금융기관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상법상 회사를 설립할 의사는 있었다. 피고인은 회사설립에 필요한 정관을 작성하고, 출자 전액의 납입과 이사 등 임원의 취임승낙을 증명하는 정보 등을 첨부정보로 제출하였다.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추고 절차를 밟은 행위가 단지 설립된 회사의 법인격을 범죄 등에 이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행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법상 회사설립절차를 이루는 회사 정관의 작성 자체가 없었다거나 출자의 납입 사실 자체가 부존재한다거나 납입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회사설립등기에 임원으로 등재된 사람에게 임원 등재 의사가 인정되는 이상 실제로 그 직무를 행사할 의사까지는 없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회사의 임원이 아니라거나 회사에 임원이 부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실제 유한회사를 설립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상법이 정하는 유한회사 설립에 필요한 정관 작성, 출자 이행, 임원 선임 등의 절차를 이행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는 상법상 유한회사로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회사설립행위에 일부 하자가 있었다거나 피고인이 회사설립 당시 정관에 기재된 목적 수행에 필요한 영업의 실질을 갖추거나 영업에 필요한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회사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고 회사가 부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설립등기는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는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없는데도 설립등기를 하여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본 원심판단에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허위신고나 불실의 사실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변호인이 상고제기기간이 지난 2019. 7. 3.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라는 제목의 서면을 제출하였으나 이를 상고장으로 보더라도 이에 따른 상고는 상고권이 소멸된 이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3. 결론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1] 형법 제228조 제1항, 상법 제169조, 제170조, 제172조, 제176조 제1항 제1호, 제549조 제2항, 상업등기법 제26조 제10호, 상업등기규칙 제156조 / [2] 형법 제228조 제1항, 제229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4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김상은 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7. 11. 15. 선고 2017노164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피고인 3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에 대한 특수재물손괴 부분에 관한 판단 가.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 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고,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7도10474 판결 등 참조). 특히 도로 바닥에 낙서를 하는 행위 등이 그 도로의 효용을 해하는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도로의 용도와 기능, 그 행위가 도로의 안전표지인 노면표시 기능 및 이용자들의 통행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 그 행위가 도로의 미관을 해치는 정도, 도로의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쾌감이나 저항감, 원상회복의 난이도와 거기에 드는 비용, 그 행위의 목적과 시간적 계속성, 행위 당시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유색 페인트와 래커 스프레이를 이용하여 피해자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 소유의 이 사건 도로 바닥에 직접 문구를 기재하거나 도로 위에 놓인 현수막 천에 문구를 기재하여 그 페인트가 바닥으로 배어 나와 도로에 배게 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도로 바닥에 여러 문구를 써놓은 행위는, 이 사건 도로의 효용을 해하는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도로는 피해 회사의 임원과 근로자들 및 거래처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피해 회사 소유의 도로로 산업 현장에 위치한 위 도로의 주된 용도와 기능은 사람과 자동차 등이 통행하는 데 있고, 미관은 그다지 중요한 작용을 하지는 않는 곳으로 보인다. 2) 피고인들이 이 사건 도로 바닥에 기재한 여러 문구들 때문에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자동차 등이 통행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지는 않았다. 3)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 회사의 정문 입구에 있는 과속방지턱 등을 포함하여 이 사건 도로 위에 상당한 크기로 기재된 위 문구의 글자들이 차량운전자 등의 통행과 안전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4) 이 사건 도로 바닥에 기재된 문구에는 피해 회사 임원들의 실명과 그에 대한 모욕적인 내용 등이 여럿 포함되어 있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도로의 이용자들이 이 부분 도로를 통행할 때 그 문구로 인하여 불쾌감, 저항감을 느껴 이를 그 본래의 사용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5) 이 사건 도로 바닥에 페인트와 래커 스프레이로 쓰여 있는 여러 문구는 아스팔트 접착용 도료로 덧칠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상회복되었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과 큰 비용이 들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이 사건 도로 바닥에 여러 문구를 써놓는 행위를 함에 따라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이 사건 도로를 그 본래의 사용 목적인 통행에 제공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수재물손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물손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22, 피고인 4, 피고인 7, 피고인 10, 피고인 14, 피고인 15, 피고인 18, 피고인 20, 피고인 24, 피고인 25에 대한 모욕 부분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22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인의 상소는 불이익한 원재판을 시정하여 이익된 재판을 청구함을 그 본질로 하는 것이어서 재판이 자기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면 이에 대한 상소권을 가질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판결인 무죄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부적법하다(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도1091 판결, 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4도858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22에 대한 모욕 부분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 22가 공소기각판결을 해줄 것을 구하기 위하여 제기한 상고는 적법한 상고라고 할 수 없다. 나. 피고인 4, 피고인 7, 피고인 10, 피고인 14, 피고인 15, 피고인 18, 피고인 20, 피고인 24, 피고인 2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4, 피고인 7, 피고인 10, 피고인 14, 피고인 15, 피고인 18, 피고인 20, 피고인 24, 피고인 25에 대한 모욕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친고죄의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위 특수재물손괴 부분은 앞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 파기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부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피고인 3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 포함)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피고인 3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1] 형법 제366조 / [2] 형법 제366조, 제369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0. 27. 선고 2015노244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체포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구속을 가하여 신체활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죄로서 그 실행의 착수 시기는 체포의 고의로 타인의 신체적 활동의 자유를 현실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를 개시한 때이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도21249 판결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이 공소외 1의 팔을 잡아당기거나 등을 미는 등의 방법으로 공소외 1을 끌고 가 그 신체적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개시함으로써 체포죄의 실행에 착수하였고, 피고인들에게 공소외 1을 체포하려는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체포미수죄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체포죄의 객관적·주관적 성립요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공소외 1이 피고인들의 체포행위에 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거나 피고인들이 공소외 1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오신하여 체포행위에 나아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해자의 양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공소외 1이 범죄를 범한 것이 명백하다거나 공소외 1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공소외 1을 체포하려 한 행위가 법령에 의한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2) 그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거나 긴급하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볼 수 없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3) 피고인들의 행위가 방위행위로서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어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원심 판시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법성 조각사유인 정당행위 및 정당방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결 이유에 모순이 있는 등의 잘못이 없다. 라.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이 잘못 인식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형법 제16조에서 정한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원심 판시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법 제16조에서 정한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의 2013. 7. 25. 공무집행방해 부분에 관하여 1)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기한 질서유지선으로서 적법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5호는 “질서유지선이란 관할 경찰서장이나 지방경찰청장이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보호하고 질서유지나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하여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나 행진 구간을 일정하게 구획하여 설정한 띠, 방책, 차선 등의 경계표지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집시법 제13조 제1항은 “관할 경찰관서장은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최소한의 범위를 정하여 질서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의 위임에 따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집시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13조 제1항은 그 각호에서 질서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한편 집시법 제24조 제3호는 집시법 제13조에 따라 설정된 질서유지선을 정당한 사유 없이 상당시간 침범하거나 손괴·은닉·이동 또는 제거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질서유지선의 설정에 관한 집시법 및 집시법 시행령의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집시법에서 정한 질서유지선은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집시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면 반드시 집회 또는 시위가 이루어지는 장소 외곽의 경계지역뿐만 아니라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 안에도 설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할 것이나, 이러한 경우에도 그 질서유지선은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최소한의 범위를 정하여 설정되어야 하고, 질서유지선이 위 범위를 벗어나 설정되었다면 이는 집시법 제13조 제1항에 위반되어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위와 같은 집시법상 질서유지선의 정의 및 질서유지선의 침범 등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질서유지선은 띠, 방책, 차선 등과 같이 경계표지로 기능할 수 있는 물건 또는 도로교통법상 안전표지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경찰관들이 집회 또는 시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외곽이나 그 장소 안에서 줄지어 서는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질서유지선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집시법에서 정한 질서유지선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한편 집시법 제19조 제1항은 “경찰관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에게 알리고 그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에 정복을 입고 출입할 수 있다. 다만 옥내집회 장소에 출입하는 것은 직무집행을 위하여 긴급한 경우에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집회나 시위의 주최자, 질서유지인 또는 장소관리자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찰관의 직무집행에 협조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에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관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집시법 제19조가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에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관 출입 요건으로 주최자에 대한 고지, 정복 착용만을 정하고 있지만, 집회의 자유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기능,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의 조화라는 집시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질서유지선 설정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에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관 출입 역시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범위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6도2131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① 집시법상의 질서유지선은 집회 장소의 일부를 점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반드시 집회 장소의 외곽에 설정되어야 하므로 2013. 7. 25.자 집회 장소 안에 설정된 이 사건 질서유지선은 적법하게 설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② 질서유지선 설치의 목적으로 경찰관들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유인 질서유지선을 형성하더라도 이를 집시법상의 질서유지선이라고 볼 수는 없어서 위 집회 당시에 경찰관들이 유인 질서유지선이라는 명목 아래 집회 장소에 나란히 도열하여 집회 장소의 일부를 점유하는 것은 집시법상 질서유지선의 설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결국 이 사건 질서유지선의 설정이나 경찰관들의 배치는 집시법에 위반되어 적법한 공무집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아울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집시법상 질서유지선이 반드시 집회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외곽에 설정되어야 함을 전제로 이 사건 질서유지선의 설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거나, 집회 장소에 배치된 경찰관들은 집시법상 질서유지선에 해당할 수 없다는 이유만을 들어 곧바로 경찰관들의 직무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질서유지선의 설정 경위와 설정 형태, 2013. 7. 25.자 집회 장소의 위치와 면적 및 이 사건 질서유지선이 집회 장소에서 차지하는 면적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질서유지선은 집회 또는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정하여 설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경찰관들이 미리 집회 장소에 진입하여 머물면서 그 일부를 점유한 것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집시법상 질서유지선의 설정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경찰관 배치는 집회 또는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질서유지선의 설정이나 유인 질서유지선이라는 명목으로 집회 장소의 일부를 계속 점유한 경찰관들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집시법에서 정한 질서유지선, 과잉금지의 원칙 및 공무집행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적법한 직무집행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즉시강제로서 질서유지선 설정이 적법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2013. 7. 25.자 집회 당시 집회 장소 안에 있던 화단에 침범하여 이를 훼손하려 하거나 집회주최자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행동을 하는 참가자는 없었고, 출동 경찰관들 및 집회참가자들의 규모에 비추어 경찰관들이 미리 집회 장소에 진입하여 점유하고 있어야 할 필요도 없었다는 등의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2013. 7. 25.자 집회 장소 안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급박한 경찰상의 장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집회 장소 안에 이 사건 질서유지선을 설치한 행위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 제1항, 제6조에 기한 행정상 즉시강제로서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판시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질서유지선의 설정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기한 행정상 즉시강제, 경찰권 행사의 재량, 공무집행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적법한 직무집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3의 2013. 8. 21. 공무집행방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서울남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2013. 8. 21. 집회 장소에서 질서유지업무를 수행한다는 명목으로 집회참가자들에게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공소외 2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한 행위는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볼 수 없어 이를 제지하려 한 피고인 3의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상고이유 중 원심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선택과 증거가치의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집시법에서 정한 질서유지선, 공무집행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적법한 직무집행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들의 체포치상 부분에 관하여 1) 체포죄의 기수에 이르렀다는 주장에 대하여 체포죄는 계속범으로서 체포의 행위에 확실히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구속한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 계속이 있어야 기수에 이르고, 신체의 자유에 대한 구속이 그와 같은 정도에 이르지 못하고 일시적인 것으로 그친 경우에는 체포죄의 미수범이 성립할 뿐이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공소외 1의 신체활동의 자유를 일시적·부분적으로 박탈한 데에 그친 것이므로 이를 들어 체포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체포죄의 기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체포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체포치상죄의 상해는 피해자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면,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체포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2313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193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체포행위로 인해 생활기능의 장애가 왔다거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어 상해를 입은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를 다투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상고이유 중 원심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선택과 증거가치의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체포치상죄의 상해, 상해진단서의 증명력, 체포와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1] 형법 제276조 제1항 / [2] 형법 제276조 제1항, 제280조 / [3] 형법 제276조 제1항, 제280조, 제281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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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배일형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9. 5. 선고 2018노68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이유무죄 포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 한다) 위반(배임)에 관하여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7. 4. 28. 선고 86도2490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11722 판결,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5도1301 판결 등 참조),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금전채권채무 관계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의 급부이행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금전을 대여하고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채권의 만족이라는 이익을 얻게 된다 하더라도,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신임을 기초로 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임무를 부여하였다고 할 수 없고, 금전채무의 이행은 어디까지나 채무자가 자신의 급부의무의 이행으로서 행하는 것이므로 이를 두고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를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하거나 양도담보로 제공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채무자가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의무, 즉 동산을 담보로 제공할 의무,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하거나 담보물을 손상, 감소 또는 멸실시키지 않을 소극적 의무, 담보권 실행 시 채권자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담보물을 현실로 인도할 의무와 같이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에 협조할 의무 등은 모두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이다. 또한 양도담보설정계약은 피담보채권의 발생을 위한 계약에 종된 계약으로, 피담보채무가 소멸하면 양도담보설정계약상의 권리의무도 소멸하게 된다.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담보목적의 달성, 즉 채무불이행 시 담보권 실행을 통한 채권의 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담보설정계약의 체결이나 담보권 설정 전후를 불문하고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있다. 따라서 채무자가 위와 같은 급부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채무자 자신의 사무에 해당할 뿐이고,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를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대출받으면서 미등록 수입 건설기계인 제1심판결 범죄일람표(1) 기재 건설기계 5대(이하 ‘이 사건 건설기계’라고 한다)의 소유권을 공소외 2 회사에 이전하고 대출금을 변제할 때까지 이를 보존·관리하면서 점유·사용하기로 하는 양도담보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으므로, 위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공소외 2 회사가 그 담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양도담보로 제공된 이 사건 건설기계를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여 보관하여야 할 임무가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위 임무에 위배하여 총 4회에 걸쳐 이 사건 건설기계를 처분함으로써 매각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공소외 1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은 공소외 2 회사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건설기계를 처분한 행위는 배임죄에 해당하여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 회사의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채무 담보를 목적으로 이 사건 건설기계에 관하여 점유개정 방식으로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공소외 1 회사나 피고인이 공소외 2 회사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공소외 2 회사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을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건설기계를 처분하였다 하여 그러한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사기죄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파기의 범위 위에서 본 이유로 원심판결 중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위 파기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어 원심이 이유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포함한다). 또한 원심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유지한 나머지 범죄사실인 사기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
형법 제355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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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하일수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원상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9. 12. 19. 선고 2019고단32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용자들에게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고 받은 게임아이템 판매대금 합계 226,483,000원은 승인받지 않은 게임물을 제공한 행위에 의하여 생긴 수익이 아니므로 추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1년 6개월, 추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이라 한다)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제44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을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하였고, 원심은 그 설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심판결 판시 범죄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에 대하여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를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단한 후, 피고인이 게임아이템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고 받은 게임아이템 판매대금 합계 226,483,000원을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수익으로 보아 게임산업법 제44조 제2항에 의하여 그 전부에 대한 추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 자체로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은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승인하지 아니한 리니지 게임을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로 수령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게임아이템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이를 판매한 대가로 수령한 것이므로, 이를 피고인의 미승인 게임물 제공으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행위에 의하여 생긴 수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이 만들어 낸 게임아이템은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8조의3 제3호 (가)목 소정의 ‘게임제작업자의 컴퓨터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해킹 등을 하여 생산·획득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 등의 데이터’에 해당하고,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에 정한 ‘환전’에는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게임결과물을 교부하고 돈을 수령하는 행위’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도11505 판결 참조), 피고인의 게임아이템 판매행위는 게임결과물 환전행위로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7호 위반의 죄책을 구성하고, 그에 따라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은 위 게임결과물 환전 범행에 의하여 생긴 수익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검사는 피고인의 미승인 게임물 제공으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만으로 공소를 제기하였음이 이 사건 공소장 기재 자체로 분명하고, 이 법원은 검사에게 공소장변경을 요구하였으나 검사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이상, 공소가 제기되지 아니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7호의 게임결과물 환전 범죄사실을 법원이 인정하여 그에 관하여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의 추징을 선고하는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700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4391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11732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원심이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을 이 사건 미승인 게임물 제공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수익이라고 보아 그 전부의 추징을 선고한 것은 게임산업법 제44조 제2항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누구든지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 또는 알선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7. 7.경 공소외 2로부터 불법 사설 리니지 게임 서버(○○, △△, □□, ◇◇, ☆☆, ▽▽, ◎◎◎)에 접속할 수 있는 접속기를 임차하여, 2017. 7. 10.부터 2018. 12. 26.까지 울산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거주지에서 위 접속기를 피고인이 개설한 홈페이지에 링크시키는 방법으로 이용자들이 접속기를 통해 위 사설 리니지 게임 서버에 접속한 후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승인하지 아니한 리니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승인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제공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으로 의율하여 공소를 제기하면서, 이 사건 공소장에 ‘피고인이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573회에 걸쳐 아이템 판매대금 합계 226,483,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 계좌와 ▷▷ 계좌로 송금받은 사실’을 적시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피고인의 게임아이템 환전행위를 기재한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게임아이템 환전행위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7호 위반의 별죄를 구성하는 사실로서, 이 사건 심판대상인 미승인 게임물 제공행위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 죄책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공소사실에서 이를 삭제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없으므로, 직권으로 이 부분을 삭제하여 범죄사실을 공소사실과 일부 다르게 인정한다.] 【증거의 요지】 위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범행으로서 죄질이 좋지 않은 점, 이 사건 범행이 1년을 넘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다시는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관구(재판장) 남관모 한윤영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7호, 제9호, 제44조 제1항 제2호, 제2항,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8조의3 제3호 (가)목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9. 10. 31. 선고 2018노360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3. 7. 18:09경 고양시 ○○○○에 있는 지하철 △호선 □□역에서 ◇◇역 사이 전동차 안에서 카메라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기(이하 ‘이 사건 휴대전화기’라 한다)로 앞에 앉아 있는 성명불상의 여성 피해자의 치마 속 부위를 몰래 촬영하였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2018. 3. 7.경부터 2018. 4. 18.경까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번 내지 4번 기재와 같이 7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경찰관이 피고인을 현행범 체포할 때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한 이 사건 휴대전화기(증 제1호) 및 여기에 기억된 저장정보를 탐색하여 복제·출력한 복원사진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1)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른 영장 없는 압수는 현행범 체포현장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2) 설령 현행범 체포현장에서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른 임의제출물 압수가 가능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휴대전화기에 대한 피고인의 임의적 제출의사 부재를 의심할 수 있으나, 이를 배제할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다. 2. 판단 가. 원심판단의 전제인 이 사건 휴대전화기에 대한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른 압수가 위법하다는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현행범 체포현장에서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른 압수 가부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의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2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등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으므로(제218조), 현행범 체포현장이나 범죄 현장에서도 소지자 등이 임의로 제출하는 물건을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의하여 영장 없이 압수하는 것이 허용되고, 이 경우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별도로 사후에 영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3726 판결,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9도13290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르면 현행범 체포현장에서는 임의로 제출하는 물건이라도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라 압수할 수 없고,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이 정한 사후영장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판단은 잘못되었다. 2) 이 사건 휴대전화기 제출의 임의성 여부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이 사건 공판 진행 경과를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장을 송달받고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양형사유에 관한 주장만을 하였으며,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같은 취지로 변론하였다. (2) 제1회 공판기일 이후 선임된 국선변호인도 제출한 변론요지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양형사유에 관한 주장만을 하면서 그 주장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하였다. (3) 위와 같이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휴대전화기 제출의 임의성 여부에 대하여 다투지 않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았다. (4) 검사가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원심은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휴대전화기 제출의 임의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하지 않은 채 변론을 종결한 후 선고한 판결에서 현행범 체포로 인한 심리적 위축,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절차와 그 효과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또는 경찰관의 고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직권으로 그 임의성을 부정하는 판단을 하였다. 나) 이 사건 공판 진행 경과 및 원심의 판단 근거가 위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전혀 쟁점이 되지 않았던 이 사건 휴대전화기 제출의 임의성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하기 전에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하거나 그와 같은 임의성에 대하여 증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검사에게 증명을 촉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더 심리하여 본 후 판단하였어야 한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휴대전화기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의 판단에 현행범 체포현장에서의 임의제출물 압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휴대전화기 제출의 임의성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형사소송법 제212조, 형사소송법 제218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조용하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9. 8. 29. 선고 2019노2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직권판단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배임의 점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경우에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 즉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하거나 담보물을 손상, 감소 또는 멸실시키지 않을 소극적 의무, 담보권 실행 시 채권자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담보물을 현실로 인도할 의무와 같이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에 협조할 의무 등은 모두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이다. 또한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담보목적의 달성, 즉 채무불이행 시 담보권 실행을 통한 채권의 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담보설정계약의 체결이나 담보권 설정 전후를 불문하고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인으로부터 3,400만 원을 빌리면서 피해자에게 마트 집기 등(이하 ‘이 사건 동산’이라 한다)을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해자가 담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위 동산을 성실히 관리하여야 하는 임무가 있었음에도, 그러한 임무에 위배하여 위 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함으로써 그 판매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그 소유의 이 사건 동산을 피해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피해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피해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배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유죄 부분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형법 제355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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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2, 피고인 3 및 검사(피고인 1에 대하여) 【변 호 인】 법무법인 상록 외 1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7. 6. 2. 선고 2016노3520, 3334, 3494, 2017노53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서 말하는 창작물이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을 말하고 그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므로,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라 저작자가 사상이나 감정 등을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방법에 따라 정리하여 기술하였다면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실용적 저작물의 경우, 그 내용 자체는 기존의 서적, 논문 등과 공통되거나 공지의 사실을 기초로 한 것이어서 독창적이지는 않더라도, 저작자가 이용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당 분야 학계에서 논의되는 이론, 학설과 그와 관련된 문제들을 잘 정리하여 저작자 나름대로의 표현방법에 따라 이론, 학설, 관련 용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 및 풀이방법 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서적을 저술하였다면, 이는 저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발현되어 있는 것이므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창작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다70520, 70537 판결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저작물의 창작성 및 공동저작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저작권법 위반 부분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는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타인의 저작물에 저작자로 표시된 저작자 아닌 자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자신의 저작물에 저작자 아닌 자가 저작자로 표시된 실제 저작자의 인격적 권리뿐만 아니라 저작자 명의에 관한 사회 일반의 신뢰도 보호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저작권법상 공표는 저작물을 공연, 공중송신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과 저작물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25호). 이러한 공표의 문언적 의미와 앞서 본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저작자를 허위로 표시하는 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이전에 공표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에 따른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6도16031 판결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저작권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공표’ 및 구성요건적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업무방해 부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위계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면 족하며,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도1721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477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1]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 [2] 저작권법 제2조 제25호, 제137조 제1항 제1호 / [3] 형법 제314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민후 담당변호사 김경환 외 1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8. 10. 5. 선고 2017노434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IP 변경 기능’, ‘보안문자 우회 기능’, ‘랜덤 딜레이 설정 기능’ 등을 통해 ○○○ 카페나 블로그, 밴드 등에 자동적으로 게시 글과 덧글, 안부글을 등록하고 ‘좋아요’를 입력하며 쪽지와 초대장을 발송하는 등의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고 한다)을 판매한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 제70조의2 및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 유포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이 사건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은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하 ‘악성프로그램’이라고 한다)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70조의2는 ‘제48조 제2항을 위반하여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2 및 제48조 제2항 위반죄는 악성프로그램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이하 ‘정보통신시스템 등’이라고 한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는 행위만으로 범죄 성립을 인정하고, 그로 인하여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훼손·멸실·변경·위조 또는 그 운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것을 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는 프로그램 자체를 기준으로 하되, 사용용도 및 기술적 구성, 작동 방식,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미치는 영향, 프로그램 설치에 대한 운용자의 동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7도16520 판결 참조). 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프로그램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업체나 상품 등을 광고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 카페나 블로그 등에 자동적으로 게시 글과 댓글을 등록하고 ‘좋아요’를 입력하며 쪽지와 초대장을 발송하는 작업을 반복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2) 이 사건 프로그램은 일반 사용자가 통상적으로 작업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작업하기 위하여 자동적으로 댓글의 등록이나 쪽지의 발송 등의 작업을 반복 수행할 뿐이고, 기본적으로 일반 사용자가 직접 작업하는 것과 동일한 경로와 방법으로 위와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3) 이 사건 프로그램 중 일부는 IP 변경 기능, 보안문자 우회 기능, 랜덤 딜레이 설정 기능 등을 사용하여 ○○○가 가동하고 있는 어뷰징 필터링 프로그램을 우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의 정보통신시스템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는 등 그 기능을 물리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어뷰징 필터링 프로그램의 작동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이 예정한 대로 작동하는 범위 내에서 차단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불과하다. 4) 이 사건 프로그램 사용으로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기능 수행이 방해된다거나 ○○○ 등의 서버가 다운되는 등의 장애가 발생한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 라.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2항, 제70조의2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6. 8. 25. 선고 2016노42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무죄 부분 및 피고인 3 주식회사,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의 전체적인 체계 등에 비추어 볼 때, 법 제24조 제1항의 ‘사업주’는 ‘사업장을 직접 지배·관리하면서 운영하는 사업주’, 즉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며, 작업환경과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 한한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3 회사’라고 한다), 피고인 4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4 회사’라고 하고, 피고인 3 회사, 피고인 4 회사를 통틀어 ‘피고인 회사들’이라고 한다)는 위와 같은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피고인 3 회사는 원심공동피고인 9 주식회사(이하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라고 한다)와의 계약관계에 따라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공장에 공급한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협력업체이고, 피고인 4 회사는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와 직접적인 계약관계는 없고 피고인 3 회사와의 계약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여 이를 피고인 3 회사에 납품하고 위 제품의 유지·보수를 위하여 피고인 3 회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피고인 3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위 ○○공장에 들어가 작업을 하는 업체였다. 나. 위 ○○공장에는 약 300개 이상의 협력업체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었는데, 피고인 1은 피고인 3 회사의 ○○△△△△팀장, 피고인 2는 피고인 4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피고인 회사들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다. 피고인 3 회사의 사무실은 위 ○○공장 중 □□ 공장 바깥에 위치하고 있는데, 피고인 3 회사 근로자들은 평소 위 사무실에 머무르다가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의 작업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위 □□ 공장 안으로 들어갔고, 피고인 4 회사는 위 ○○공장에 따로 사무실이 없었다. 라. 피고인 회사들의 직원들은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로부터 안전작업 허가요청서 등을 통하여 승인을 받은 작업을 하기 위해 승인된 인원에 한하여 위 □□ 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 경우 해당 작업자들은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가 교부하는 출입카드를 소지하여야만 위 □□ 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는 위 □□ 공장 내부에서는 휴대폰의 카메라, 블루투스 기능 등이 모두 정지되도록 하는 등 위 □□ 공장 내부를 자체 보안시설로서 관리·통제하고 있었다. 바. 위 작업자들은 위 □□ 공장 2층 출입구를 통하여 Clean Room 안으로 들어가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가 제공하는 방진복, 장갑, 마스크, 안전화를 착용하고 각자 작업을 할 라인으로 갔다. 사. 위 작업자들이 위 공장 9층에 도착하면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 생산팀에서 작업허가서에 기재된 인원과 실제 작업을 하러 온 인원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피고인 3 회사 등 협력업체 직원들은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에서 요구하는 보안서약서를 작성하였다. 아. 이후 위 작업자들은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의 장비반에서 작업의 내용을 확인한 후에 해당 작업장으로 가 작업을 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법 제2조 제3호는 이 법에서 사용되는 ‘사업주’를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라고 정의하고 있고, 법 제3조 제1항은 이 법이 모든 사업 및 사업장에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24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주가 사업을 할 때 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 제24조 제2항의 위임을 받은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7. 3. 3. 고용노동부령 제1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619조 내지 제626조는 사업주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취하여야 할 조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1264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작업자들 중, 공소외 1, 공소외 2는 피고인 3 회사의 소속 근로자이고, 공소외 3은 피고인 4 회사의 소속 근로자로서 위 작업자들과 피고인 회사들 사이의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되는 이상, 이들을 사용하여 사업을 행한 피고인 회사들은 법 제24조 제1항에서 정한 ‘사업주’에 해당한다. 나. 한편 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가 타인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그 작업장을 사업주가 직접 관리·통제하고 있지 아니한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주의 재해발생 방지의무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사업장 내 작업장이 밀폐공간이어서 재해발생의 위험이 있다면 사업주는 당해 근로관계가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 제2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법 제24조 제1항에 규정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타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보건조치가 취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위 규정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 제66조의2, 제24조 제1항의 위반죄가 성립한다.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작업자들은 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보건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음을 알 수 있고, 앞서 본 제1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들이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4번 체임버 내에서 유지·보수하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는데, 이때 소속 근로자들이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의 ○○공장 내에 진입한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그들의 작업에 직접적으로 관리·감독을 하는 등으로 관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사업주인 피고인 회사들이 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보건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적시된 산소농도 측정(규칙 제619조 제1호), 송기마스크 비치(규칙 제619조 제3호) 등의 조치는 피고인 회사들이 위 ○○공장 내 밀폐된 작업장을 직접 관리·통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와 관계없이 취할 수 있는 조치라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 1은 피고인 3 회사의 ○○△△△△팀장이고, 피고인 2는 피고인 4 회사의 대표이사이므로, 위 피고인들이 피고인 회사들의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원심공동피고인 9 회사의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보건조치가 취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법 제24조 제1항을 위반하여 법 제71조, 제66조의2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는지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사항을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피고인 회사들이 법 제24조 제1항에서 정한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법 제24조 제1항의 조치 의무가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법 제24조 제1항의 사업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무죄 부분 및 피고인 3 회사, 피고인 4 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1]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현행 제2조 제4호 참조), 제24조(현행 제39조 참조), 제66조의2(현행 제167조 제1항 참조) / [2]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현행 제2조 제4호 참조), 제3조 제1항(현행 제3조 참조), 제24조 제1항 제1호(현행 제39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2항(현행 제39조 제2항 참조), 제66조의2(현행 제167조 제1항 참조), 제71조(현행 제173조 제1호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7. 3. 3. 고용노동부령 제1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9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동철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13. 10. 17. 선고 2013노9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에 대한 배임의 점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주식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경우에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 즉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하거나 담보물을 손상, 감소 또는 멸실시키지 않을 소극적 의무, 담보권 실행 시 채권자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담보물을 현실로 인도할 의무와 같이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에 협조할 의무 등은 모두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이다. 또한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담보목적의 달성, 즉 채무불이행 시 담보권 실행을 통한 채권의 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담보설정계약의 체결이나 담보권 설정 전후를 불문하고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공소외 2 회사의 채권자이자 피고인이 보유하던 공소외 3 주식회사 주식 72,000주 중 20,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에 대한 양도담보권자인 공소외 1 회사의 권리 실행을 위하여 주식을 보전하고 그 교부절차에 협력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4 등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면서 위 72,000주를 담보로 모두 제공하고 주권을 교부함으로써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 시가 약 2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공소외 1 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 회사의 채권자이자 이 사건 주식의 양도담보권자이고,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양도담보권을 침해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한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피고인을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주식에 관하여 양도담보가 설정되어 채무자가 그 주권을 보유한 경우, 채권자가 담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이를 보전할 의무 등을 지게 되어 부당히 이를 처분하는 등 담보가치를 감소케 하는 행위가 금지되므로, 채무자인 양도담보설정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채권담보의 약정에 따라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주식의 시가를 1억 원으로 하는 위 공소사실의 축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주식의 시가를 2억 원으로 하는 배임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의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에 관한 배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위 파기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유무죄 부분도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형법 제355조 제2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이중제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혜영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공소외 1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로 울산 (주소 생략)에 있는 ○○○○○○ ○○(이하 ‘이 사건 빌라’)를 시공한 자이고, 공소외 3은 위 건물의 외부 벽 등의 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한 자이고, 피고인은 위 건물의 골조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한 자로 2017. 11. 19. 위 건물의 소유권이 건축주 공소외 4로부터 피해자 공소외 5로 이전되고 공사비 지급이 원활히 되지 않자 위 건물의 302호의 현관 도어락을 임의로 교체하고 들어가 유치권을 행사할 것을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공동하여, 2018. 5. 일자불상경 피해자 공소외 5 소유의 울산 (주소 생략) 이 사건 빌라 302호에서, 그곳 현관 도어락의 비밀번호가 바뀌어 열리지 않자 도어락을 떼어 내어 새로운 도어락으로 교체하고, 위 302호에 들어가 피해자 공소외 5 소유의 도어락 시가 미상을 손괴하고, 피해자 공소외 5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2. 인정 사실 이 사건 증거에 의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공소외 1은 이 사건 빌라를 시공하여 공사를 마쳤으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준공 직후인 2017. 10.경 이 사건 빌라 각 호실에 도어락을 설치하고 점유를 개시하였다. 나. 공소외 1은 2017. 12.경 이 사건 빌라의 실질적인 건축주이자 소유자인 공소외 5와 사이에 이 사건 빌라의 유치권은 공소외 1이 책임지기로 하고 각 호실을 팔아 매각대금을 나누기로 합의하였다. 공소외 1은 이 사건 빌라 각 호실의 매도를 위하여 비밀번호를 공소외 5와 공유하였고 2018. 3.경까지 도어락 문제로 인한 분쟁은 없었다. 다.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빌라의 습식공사 등을 하도급받아 시공하였으나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공소외 2 주식회사 부사장 공소외 6으로부터 이 사건 빌라 302호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라. 피고인이 이 사건 빌라 302호의 점유를 개시한 후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은 채 몇 번씩 방문만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피고인이 2018. 1. 22.부로 이 사건 빌라 302호 도시가스 사용신청을 하였다), 그 후 2018. 3. 중순경부터 2018. 3. 28. 사이에 이 사건 빌라 302호에 옷가지와 행거 등을 갖다 놓고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하였다. 마. 이 사건 빌라의 매수희망자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공소외 7은 이 사건 빌라 302호를 비어 있는 호실로 알고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전항과 같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해 놓은 탓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공소외 7은 2018. 4. 11. 무렵 공소외 1에게 새로운 비밀번호를 전해 듣고 들어가 피해자 공소외 5의 부탁으로 피고인이 가져다 놓은 행거와 옷가지를 내다 놓고 도어락을 교체하였다. 바. 피고인은 교체된 도어락으로 인하여 이 사건 빌라 302호에 들어가지 못하자 공소외 1의 동의를 얻어 공소외 2 주식회사 직원 입회 아래 도어락을 교체하고 들어갔다(이 사건 공소사실). 3. 판단 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618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증거 및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아래 사정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빌라 302호의 공동점유자인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빌라의 점유를 적법하게 이전받았다. ② 그 후 피고인은 2018. 1. 22.부로 이 사건 빌라 302호에 도시가스 사용신청을 하는 한편, 2018. 3. 중순경부터 2018. 3. 28. 사이에 옷가지와 행거 등을 갖다 놓고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하여 독점적인 점유를 개시하였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빌라 302호와 관련된 공사대금채권이 있으므로, 위와 같이 점유를 개시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2018. 4. 11. 무렵 이 사건 빌라 302호에 가져다 놓은 물건이 반출되고 도어락이 교체되었는바,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빌라 302호에 관한 정당한 점유를 침탈당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④ 피고인은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와 같이 이 사건 빌라 302호의 도어락이 교체된 것을 알고, 점유를 이전받은 공소외 1의 동의를 얻어 공소외 2 주식회사 직원 입회 아래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다시 도어락을 교체하였다. 당시 이 사건 빌라 302호는 위 ③항과 같이 도어락만 교체되었을 뿐 공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무렵 이 사건 빌라의 공실을 매도 또는 임대하기 위하여 각 호실의 비밀번호가 여러 명에게 공유되던 상황이어서 비밀번호를 잃어버린 경우 종종 도어락을 교체하기도 하였다(이 점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재물손괴나 건조물침입의 고의가 있는지 여부도 의심스럽다). 다. 결론적으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설치한 도어락을 손괴한 행위는 점유의 침탈이라는 부당한 침해를 배제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다. 공실이던 이 사건 빌라 302호의 도어락 손괴와 건조물침입은 침해된 피고인의 이익에 비추어 그 피해 정도가 무겁지 아니하다. 피해자는 이 사건 빌라의 공사업자에 의한 유치권 행사를 위한 점유를 알고 있었다(2. 나.항).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자신의 점유를 되찾기 위하여 피해자의 잠금장치를 손괴하고 이 사건 빌라 302호에 들어간 행위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로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정현수
형법 제20조, 제319조 제1항, 제36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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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항고인】 재항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윤건희 외 1인 【원심결정】 인천지법 부천지원 2019. 11. 14.자 2019보2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수사기관이 재항고인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이하 ‘이 사건 압수처분’이라 한다)할 당시 재항고인에게 영장을 제시하였는데 재항고인은 영장의 구체적인 확인을 요구하였던 점, 이후 재항고인의 변호인은 재항고인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면서 영장을 확인하였던 점을 인정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이 사건 압수처분을 함에 있어 재항고인에게 영장의 범죄사실 기재 부분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준항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헌법 제12조 제3항 본문,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4조 제1항 본문, 형사소송규칙 제58조는 압수·수색영장에 피의자의 성명, 죄명,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 신체, 물건, 발부연월일, 유효기간, 압수·수색의 사유 등이 기재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영장주의의 절차적 보장과 더불어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물건, 장소, 신체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하도록 하여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권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준항고 등 피압수자의 불복신청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과 영장 제시 제도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은 피압수자로 하여금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라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형사소송법이 압수·수색영장에 필요적으로 기재하도록 정한 사항이나 그와 일체를 이루는 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도1240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의 사실인정에 따르더라도 수사기관이 이 사건 압수처분 당시 재항고인으로부터 영장 내용의 구체적인 확인을 요구받았음에도 압수·수색영장의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위 법리에 비추어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에 따른 적법한 압수·수색영장의 제시를 인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압수처분 당시 수사기관이 위 요건을 갖추어 재항고인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앞서 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압수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관련 규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헌법 제12조 제3항,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1항, 제118조, 제219조, 제415조, 제417조, 형사소송규칙 제5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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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권오갑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9. 6. 19. 선고 2018노256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건축저작물인지 여부(상고이유 제1점)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여 창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창작성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창작성이 인정되려면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등 참조). 저작권법은 제4조 제1항 제5호에서 ‘건축물·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그 밖의 건축저작물’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다. 그런데 건축물과 같은 건축저작물은 이른바 기능적 저작물로서, 건축분야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편의성 등에 따라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축물이 그와 같은 일반적인 표현방법 등에 따라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라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해자 공소외인이 설계하여 강릉시 (주소 1 생략)에 시공한 카페 ‘○○○○’의 건축물(이하 ‘피해자 건축물’이라 한다)은, 외벽과 지붕슬래브가 이어져 1층, 2층 사이의 슬래브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형상, 슬래브의 돌출 정도와 마감 각도, 양쪽 외벽의 기울어진 형태와 정도 등 여러 특징이 함께 어우러져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다. 이처럼 피해자 건축물은 일반적인 표현방법에 따른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만이 아니라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피해자 건축물의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본 원심판단에 건축저작물의 창작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지 여부(상고이유 제2, 3점)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침해자의 저작물이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의거(依據)하여 그것을 이용하였어야 하고, 침해자의 저작물과 저작권자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5다35707 판결,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등 참조).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으로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므로, 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1도359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2013. 8. 초순부터 설계하여 사천시 (주소 2 생략)에 시공한 카페 ‘△△△’의 건축물과 피해자 건축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본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건축저작물의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1]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제4조 제1항 제5호 / [2]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제4조 제1항, 제136조 제1항 제1호 / [3]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제22호, 제4조 제1항 제5호, 제136조 제1항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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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일헌 담당변호사 제갈철 외 3인 【원심판결】 춘천지법 2017. 9. 27. 선고 2016노74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풍속영업규제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2호는 풍속영업을 하는 자에 대하여 ‘음란행위를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음란행위를 ‘알선’하였다고 함은 풍속영업을 하는 자가 음란행위를 하려는 당사자 사이에 서서 이를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음란행위의 ‘알선’이 되기 위하여 반드시 그 알선에 의하여 음란행위를 하려는 당사자가 실제로 음란행위를 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음란행위를 하려는 당사자들의 의사를 연결하여 더 이상 알선자의 개입이 없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음란행위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주선행위만 있으면 족하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4272 판결 등 참조). 한편 풍속영업규제법 제3조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음란행위’란 성욕을 자극하거나 흥분 또는 만족시키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풍속영업을 하는 자의 행위가 ‘음란행위의 알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풍속영업의 종류, 허가받은 영업의 형태, 이용자의 연령 제한이나 장소의 공개 여부, 신체노출 등의 경우 그 시간과 장소, 노출 부위와 방법 및 정도, 그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는 행위, 즉 ‘음란행위’를 앞서의 법리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알선’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도1017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3명의 남자 손님들은 2015. 10. 28. 22:20경 피고인들이 운영 및 관리하는 이 사건 유흥주점을 찾아 그곳 3번방으로 들어갔다. 약 10분 후에 3명의 여성종업원들이 이 사건 유흥주점의 대기실에서 원피스로 갈아입은 다음 위 3번방으로 들어가 각 남자 손님들의 파트너가 되었고, 여성종업원들은 자신들이 착용한 원피스와 비슷한 모양의 여성용 원피스를 남자 손님들에게 소위 ‘커플룩’이라고 제공하면서 위 원피스로 갈아입으라고 하였다. 나. 남자 손님들 중 2명은 속옷을 모두 벗은 채 여성종업원으로부터 건네받은 원피스만을 착용하였고, 나머지 1명은 속옷 위에 여성종업원으로부터 건네받은 원피스를 착용하였다. 다. 피고인들이 유흥주점에 비치해 두었다가 남자 손님들에게 제공하여 갈아입게 하였던 여성용 원피스는 재질이 얇고 미끄러운 소재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남성이 입는 경우에도 여유 공간이 남을 정도로 사이즈가 크고 헐렁한 형태이다. 라. 같은 날 23:15경 경찰관들이 이 사건 유흥주점을 단속할 당시 여성용 원피스만 입은 남자 손님 1명은 절반 정도 노출된 여성종업원 1명의 가슴을 손으로 만지고 있었고, 또 다른 여성종업원 1명은 여성용 원피스만 입은 다른 남자 손님 1명의 아래부위를 만지고 있었다. 나머지 남자 손님은 여성종업원을 뒤에서 안은 채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3. 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풍속영업을 하는 자가 준수하여야 할 금지규범을 어기고 이 사건 유흥주점의 남자 손님들과 여성종업원들 사이에 서서 음란행위를 알선하였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풍속영업에 해당하는 유흥주점영업은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인데, 이때 유흥종사자란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를 말한다(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22조). ② 피고인들의 영업방식, 즉 이 사건 유흥주점에 여성용 원피스를 비치하고 여성종업원으로 하여금 이를 남자 손님에게 제공하여 갈아입게 한 다음 그 상태에서 유흥을 돋우게 한 것 자체가 유흥주점의 일반적 영업방식으로는 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들이 적극적으로 도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특히 여성종업원들은 남자 손님들을 대면하자 곧 여성용 원피스로 갈아입게 하였는데 그 여성용 원피스의 재질과 형태라는 것도 앞서 본 바와 같거니와 남자 손님 3명 중 2명은 속옷을 모두 벗은 채 위 여성용 원피스를 입은 것을 보면, 이를 두고 단순히 노래와 춤으로 유흥을 즐기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남자 손님과 여성종업원이 함께 있었던 방이 폐쇄된 공간이라는 점까지 함께 고려하면,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무뎌지게 하고 성적 흥분을 의식적으로 유발하고자 한 방식으로 볼 여지가 크다. ④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다가 남자 손님들이 여성종업원들과 만난 지 채 1시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진 경찰관들의 단속 당시의 현장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여성종업원들에게 따르게 한 위와 같은 영업방식이나 행위는 결국 피고인들의 추가 개입이 없더라도 남자 손님들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함으로써 여성종업원들과 사이에 음란행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편의를 도모한 주선행위라고 평가함에는 부족함이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여성종업원의 접객행위가 음란행위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인들이 이를 알선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풍속영업규제법 제3조 제2호에서 정한 음란행위의 알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결국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1]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호, 제10조 제2항 / [2] 형법 제30조,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제3조 제2호, 제10조 제2항, 식품위생법 제36조 제1항 제3호, 제2항,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8호 (라)목, 제2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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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동성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7. 8. 10. 선고 2017노146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경범죄 처벌법은 제3장에서 ‘경범죄 처벌의 특례’로서 범칙행위에 대한 통고처분(제7조), 범칙금의 납부(제8조, 제8조의2)와 통고처분 불이행자 등의 처리(제9조)를 정하고 있다. 경찰서장으로부터 범칙금 통고처분을 받은 사람은 통고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범칙금을 납부하여야 하고, 위 기간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은 위 기간의 마지막 날의 다음 날부터 20일 이내에 통고받은 범칙금에 20/100을 더한 금액을 납부하여야 한다(제8조 제1항, 제2항). 경범죄 처벌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납부기간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하여 경찰서장은 지체 없이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하고(제9조 제1항 제2호), 즉결심판이 청구되더라도 그 선고 전까지 피고인이 통고받은 범칙금에 50/100을 더한 금액을 납부하고 그 증명서류를 제출하였을 경우에는 경찰서장은 즉결심판 청구를 취소하여야 한다(제9조 제2항). 이와 같이 통고받은 범칙금을 납부한 사람은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제8조 제3항, 제9조 제3항). 위와 같은 규정 내용과 통고처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경범죄 처벌법상 범칙금제도는 범칙행위에 대하여 형사절차에 앞서 경찰서장의 통고처분에 따라 범칙금을 납부할 경우 이를 납부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기소를 하지 않는 처벌의 특례를 마련해 둔 것으로 법원의 재판절차와는 제도적 취지와 법적 성질에서 차이가 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6612 판결 등 참조). 또한 범칙자가 통고처분을 불이행하였더라도 기소독점주의의 예외를 인정하여 경찰서장의 즉결심판 청구를 통하여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건을 간이하고 신속·적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소송경제를 도모하되, 즉결심판 선고 전까지 범칙금을 납부하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범칙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와 형사처벌을 면제받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경찰서장이 범칙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한 이상, 범칙자의 위와 같은 절차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통고처분에서 정한 범칙금 납부기간까지는 원칙적으로 경찰서장은 즉결심판을 청구할 수 없고, 검사도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인이 대금 지급의사나 능력 없이 음식을 제공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제1심 2017고단387호 사기 사건에 대하여 경찰서장이 위 공소사실과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하였고, 검사는 위 사기 사건에 대하여 범칙금 납부기간이 지나기 전에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인 때에 해당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경범죄 처벌법상 통고처분과 즉결심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경범죄 처벌법 제7조, 제8조, 제8조의2, 제9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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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9. 2. 13. 선고 2018노655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령의 규정 내용 가. 구 수질수생태계법에 의한 이원적(二元的) 폐수배출시설 설치허가 제도 1)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2017. 1. 17. 법률 제14532호 물환경보전법으로 법률 제명 변경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수질수생태계법’이라고 한다) 제33조 제1항 본문은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환경부장관의 허가를 받거나 환경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폐수배출시설에 관한 일반적인 허가·신고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 물환경보전법 시행령으로 대통령령 제명 변경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수질수생태계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31조 제1항 제1호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으로 배출되는 배출시설’을 설치허가를 받아야 하는 폐수배출시설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2) 구 수질수생태계법은 환경부장관이 상수원보호구역의 상류지역 등 수질오염물질로 인하여 환경기준을 유지하기 곤란하거나 주민의 건강·재산이나 동식물의 생육에 중대한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폐수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을 지정·고시하여 폐수배출시설의 설치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제33조 제5항, 제6항), 그 제한에도 불구하고 ‘구리 및 그 화합물 등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시설’의 경우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3조 제7항 및 그 위임에 따른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8. 1. 17. 환경부령 제745호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으로 환경부령 제명 변경되기 전의 것) 제39조]. 구 수질수생태계법에 의하면,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이란 ‘폐수배출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해당 사업장에서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이용하여 처리하거나 동일 폐수배출시설에 재이용하는 등 공공수역으로 배출하지 아니하는 폐수배출시설’을 말하고(제2조 제11호),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경우 제33조 제1항에 따른 폐수배출시설의 일반적인 허가·신고절차가 아니라 제33조 제7항 및 제34조에 따른 별도의 허가절차를 거쳐야 한다(제33조 제1항 단서). 폐수무방류배출시설 설치허가를 받으려고 하는 경우 폐수무방류배출시설 설치계획서 등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별도의 서류를 제출하여야 하며, 전문기관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제34조 제1항, 제2항). 3) 구 수질수생태계법 제44조 단서 및 제76조 제8호는 제33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허가·신고 없이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한 장소가 다른 법률에 따라 해당 배출시설의 설치가 금지된 장소인 경우에는 해당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하거나 사용하는 자에게 폐수배출시설의 폐쇄를 명하여야 하고, 이 폐쇄명령을 위반한 자에게는 형벌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국토계획법에 의한 계획관리지역에서의 건축 제한 제도 한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고 한다) 제76조 제1항은 용도지역에서의 건축물이나 그 밖의 시설의 용도·종류 및 규모 등의 제한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계획관리지역 안에서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을 정한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토계획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71조 제1항 제19호 [별표 20]의 제1호 (자)목 (1)은 ‘건축법 시행령 [별표 1] 제17호의 공장 중 [별표 19] 제2호 (자)목 (1)부터 (4)에 해당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고, [별표 19] 제2호 (자)목 (3)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호에 따른 특정수질유해물질이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기준 이상으로 배출되는 것. 다만, 동법 제34조에 따라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구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제19호 [별표 20] 제1호 (자)목 (1) 중 [별표 19] 제2호 (자)목 (3) 부분’을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고 한다). 2.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위헌·위법 여부 가. 1)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의하면, 계획관리지역에서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이 구 수질수생태계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기준 이상으로 배출되는 공장시설(이하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이라고 한다)의 건축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예외적으로 ‘구 수질수생태계법 제34조에 따라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경우’에는 건축이 허가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구 수질수생태계법 제33조 제5항, 제6항, 제7항에 의하면, 구 수질수생태계법 제33조 제1항 단서 및 제34조에 따른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는 구 수질수생태계법상 ‘폐수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에서만 가능하다. 즉 계획관리지역 중 ‘폐수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으로 지정·고시된 지역에서는 구 수질수생태계법상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를 받은 다음 국토계획법상 계획관리지역에서의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해당 건축물의 건축이 가능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하여 계획관리지역 중 ‘폐수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으로 지정·고시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구 수질수생태계법상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 제도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에 해당하면 ‘구 수질수생태계법상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 요건(시설기준)을 갖춘 다음 국토계획법상 계획관리지역에서의 개발행위허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차단되어 해당 건축물의 건축이 불가능하게 된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에 주로 주목하여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하여 국민의 직업(영업)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인 규정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모법이 위임한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1) 법규명령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는 직접적인 위임 법률조항의 형식과 내용뿐만 아니라 그 밖에 모법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 목적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 모법의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확정한 다음 그 법규명령의 내용과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그 법규명령의 내용이 위와 같이 확정된 모법의 위임 내용, 범위에 있다고 인정되거나 모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를 구체화, 명확화한 것으로 인정되면 그 법규명령은 무효로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도6931 판결 등 참조). 2) 먼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직접적인 입법 근거인 국토계획법 제76조 제1항을 비롯하여 국토계획법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 목적 등을 살펴 모법의 위임 범위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① 국토계획법은 국토의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한 계획의 수립 및 집행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공공복리를 증진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이에 따라 용도지역 제도는 토지의 이용실태 및 특성, 장래의 토지 이용 방향, 지역 간 균형발전 등을 고려하여 국토를 구분한 다음(제6조), 정해진 용도지역의 효율적인 이용 및 관리를 위하여 그 용도지역에 관한 개발·정비·보전에 관한 조치를 마련하고(제7조), 그 용도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개발행위를 규제함으로써(제58조 제1항 제1호) 국토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토지 이용의 합리화를 도모한다. ② 국토계획법은, 제76조 제1항에서 용도지역에서의 건축물이나 그 밖의 시설의 용도·종류 및 규모 등의 제한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면서도 제36조 제1항을 통하여 대통령령의 제정자가 준거하여야 할 각 용도지역의 기능과 특성, 그 의미를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계획관리지역에 대해서는 ‘도시지역으로의 편입이 예상되거나 자연환경을 고려하여 제한적인 이용·개발을 하려는 지역으로서 계획적·체계적인 개발·관리가 필요한 지역’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제36조 제1항 제2호 (다)목], 국토계획법 자체에서 이미 계획관리지역에서는 광범위한 건축 제한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다. 토지의 사회성·공공성을 고려하면 토지재산권에 대하여는 다른 재산권에 비하여 강한 제한과 의무가 부과될 수 있으므로 토지의 이용·개발과 보전에 관한 사항에 관해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부여되어 있는 점(헌법재판소 2017. 9. 28. 선고 2016헌마1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에 비추어 보면, 국토계획법의 위와 같은 입장, 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목표, 그 실행의 원칙적 기준 등을 법률에서 직접 제시하되 구체적인 수단이나 방법의 형성에 관해서는 대통령령의 입법자에게 비교적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부여한 것은 정당하다. 3) 따라서 구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제19호 [별표 20]에서 ‘계획관리지역 안에서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의 하나로서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것은 모법인 국토계획법이 위와 같이 예정하고 있는 바를 구체화, 명확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뿐, 모법의 위임 범위를 뛰어넘은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을 위헌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1)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계획관리지역에서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의 건축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것 자체는, 국토계획법이 부여한 입법형성의 재량 범위 내에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적으로 정당한 ‘국토계획법의 용도지역 제도의 취지 및 계획관리지역의 특성과 지정 목적 등’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정당한 입법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계획관리지역에 한정하여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의 건축을 금지하는 것일 뿐이므로,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을 건축하여 운영하려는 자는 계획관리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행정청의 허가를 받아 건축한 후 운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으로 인하여 국민이 입게 될 법익 침해의 정도가 앞서 본 입법 목적이 지향하는 공익에 비하여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 계획관리지역에서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의 건축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입법자의 의사가 앞서 본 것처럼 정당한 이상, 그러한 원칙적 금지에 대한 예외적 허용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폭넓은 입법재량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국토의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한 거시적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함에 있어서는 다양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할 필요도 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3두542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구 수질수생태계법 제34조에 따라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경우’만을 위 원칙적 금지에 대한 예외사유로 한정한 것을 두고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는 국토계획법 고유의 입법 목적에 근거해서는 계획관리지역에서 ‘특정수질유해물질 기준 이상 배출 공장시설’의 건축을 금지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타당하지만, 다른 행정주체(환경부장관)가 다른 관련 법령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미 허용한 것(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 정도라면 이를 소극적으로 수용하더라도 국토계획법 고유의 입법 목적이나 계획관리지역 지정의 본래 취지에 대한 훼손의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구 수질수생태계법상 폐수배출시설 허가 및 설치제한 제도와 국토계획법상 계획관리지역의 건축 규제 제도는 서로 규제의 목적과 방법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입법자의 판단은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달리 ‘폐수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이든 아니든 모든 계획관리지역에서 구 수질수생태계법의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설치허가 요건(시설기준)을 갖추어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위 원칙적 금지에 대한 예외사유로 입법하여야 할 의무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입법자에게 있다고 볼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3) 결국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을 가리켜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하여 국민의 직업(영업)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인 규정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4)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의하면 같은 계획관리지역이더라도 폐수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인지 여부에 따라 폐수무방류배출시설의 건축 가능성 유무가 정해지지만,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본질적으로 서로 상이한 법률(구 수질수생태계법상 폐수배출시설 허가 및 설치제한 제도와 국토계획법상 계획관리지역의 건축 규제 제도)의 입법 취지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차별적 취급을 두고 평등원칙에 위배된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위헌·위법으로 무효이고, 따라서 그에 기초한 이 사건 폐쇄명령은 위법하며, 이 사건 폐쇄명령 위반을 이유로 하는 물환경보전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국토계획법령의 계획관리지역에서의 건축 제한에 관한 입법재량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1] 헌법 제75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조, 제6조, 제7조, 제36조 제1항 제2호 (다)목, 제58조 제1항 제1호, 제76조 제1항,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19호 [별표 20],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 물환경보전법 시행령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제1호(현행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1호 참조) / [2] 헌법 제37조 제2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1항 제2호 (다)목, 제76조 제1항,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19호 [별표 20],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2017. 1. 17. 법률 제14532호 물환경보전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1호(현행 물환경보전법 제2조 제11호 참조), 제33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제33조 참조), 제34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제34조 참조), 제44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제44조 참조), 제76조 제8호(현행 물환경보전법 제76조 제8호 참조),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 물환경보전법 시행령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제1호(현행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1호 참조),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8. 1. 17. 환경부령 제745호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39조 참조) / [3] 헌법 제11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1항 제2호 (다)목, 제76조 제1항,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19호 [별표 20],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2017. 1. 17. 법률 제14532호 물환경보전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1호(현행 물환경보전법 제2조 제11호 참조), 제33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제33조 참조), 제34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제34조 참조), 제44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제44조 참조), 제76조 제8호(현행 물환경보전법 제76조 제8호 참조),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 16. 대통령령 제28583호 물환경보전법 시행령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제1호(현행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1호 참조),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8. 1. 17. 환경부령 제745호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현행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39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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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영임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7. 11. 선고 2014노83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피해자 공소외 1 새마을금고(이하 ‘피해자 금고’라 한다)로부터 서울 (주소 생략) 일원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지상에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는 데 필요한 공사자금 10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신탁회사’라 한다)를 수탁자, 피해자 금고를 우선수익자, 피고인 1을 위탁자 겸 수익자로 한 담보신탁계약 및 자금관리대리사무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의 주요내용은 신탁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피고인 1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고, 향후 이 사건 건물이 준공되면 이 사건 건물을 공소외 2 신탁회사 앞으로 신탁등기를 하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분양수익금 등을 공소외 2 신탁회사가 관리하면서 피해자 금고에 대한 대출금 등을 변제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피고인 1은 이 사건 건물을 준공한 다음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 공소외 2 신탁회사에 신탁등기를 하여 피해자 금고의 우선수익권을 보장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1은 피고인 2와 공모하여 위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 2 앞으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쳐줌으로써 10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금고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1이 피해자 금고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고, 피고인 2가 피고인 1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배임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5도1301 판결, 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및 원심이 원용한 제1심판결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인 1이 공소외 2 신탁회사, 피해자 금고와 사이에 체결한 담보신탁계약의 신탁 대상 부동산은 이 사건 토지이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해서는 위 계약에 따라 신탁등기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향후 건물이 준공되어 소유권보존등기까지 마친 후 공소외 2 신탁회사를 수탁자로, 피해자 금고를 우선수익자로 한 담보신탁계약 등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등기절차 등을 이행하기로 약정한 것에 불과하다. 2)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위와 같이 추가 담보신탁하기로 약정한 것은 피해자 금고가 피고인 1에 대한 대출금 채권의 변제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피해자 금고의 주된 관심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신탁등기 이행 여부가 아닌, 대출금 채권의 회수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피고인 1은 피해자 금고와의 관계에서 향후 이 사건 건물이 준공되면 공소외 2 신탁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담보신탁계약, 자금관리대리사무계약 등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신탁등기절차를 이행하고 피해자 금고에 우선수익권을 보장할 민사상 의무를 부담함에 불과하다. ‘피해자 금고의 우선수익권’은 계약당사자인 피고인 1, 피해자 금고, 공소외 2 신탁회사 등이 약정한 바에 따라 각자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면 그 결과로서 보장될 뿐이다. 4) 결국 피고인 1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피해자 금고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피해자 금고의 우선수익권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등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고인 1이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1] 형법 제355조 제2항 / [2] 형법 제355조 제2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새별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9. 12. 13. 선고 2019노321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구 의료법(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은 의료인을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로 규정하고,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며, 제87조 제1항 제2호는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법이 이와 같이 의료인이 되는 자격에 대한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면서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 독점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목적(의료법 제1조)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외국의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로서 국내에 체류하는 자’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 의료법은 외국의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에 대하여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의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또한 구 의료법 제33조는 제1항에서 ‘의료인은 이 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제2항 이하에서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는 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거나(제3항),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제4항) 규정하는 등 의료기관이 대한민국 영역 내에 소재하는 것을 전제로 개설의 절차 및 요건을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의료법의 목적,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면허를 받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 독점을 허용하는 입법 취지 및 관련 조항들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의료법상 의료제도는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를 규율하기 위하여 체계화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27조 제1항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의료행위를 하려는 사람에게까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을 의무를 부과하고 나아가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내국인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27조 제1항의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의료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보건범죄단속법’이라 한다) 위반(부정의료업자)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죄에서의 ‘영리의 목적’과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구 의료법(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87조 제1항 제2호(현행 제87조의2 제2항 제2호 참조), 의료법 제1조, 형법 제3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진세언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정인철 【주 문】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주소 생략) 일원을 사업지로 한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장이다. 위 ‘○○○○지역주택조합’은 공소외 1 주식회사를 264세대 아파트 신축 시공사로 선정하였으나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신용도가 낮은 이유로 금융회사로부터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해 사업 진행이 어렵게 되자,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불만을 품게 되었다.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1. 2018. 10. 중순경 울산 (주소 생략)공소외 1 주식회사 현장사무실 앞에서,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현장 책임자 공소외 2가 기르는 진도견의 목줄을 발로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주먹으로 3~4회 때리고, 발로 3~4회 걷어차고 목과 머리를 밟았다. 2. 2018. 10. 말경 제1항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진도견에 대해 목줄을 발로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발로 3~4회 걷어차고 목과 머리를 밟았다. 3. 2018. 11. 중순경 제1항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진도견에 대해 목줄을 발로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발로 3~4회 걷어차고 목과 머리를 밟았다. 4. 2018. 12. 초순경 제1항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진도견에 대해 목줄을 발로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발로 3~4회 걷어차고 목과 머리를 밟았다. 5. 2018. 12. 중순경 제1항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진도견에 대해 목줄을 발로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발로 3~4회 걷어차고 목과 머리를 밟았다. 6. 2019. 1. 15. 15:00경 제1항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진도견에 대해 각목으로 4~5회 때리고, 발로 7회 걷어차고, 목줄을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발로 머리와 목을 밟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 대하여 신체적 고통을 주어 학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3(목격자)의 진술서 1. 국민신문고 민원접수, 현장사진, 학대영상 캡처사진, 영상 및 사진저장 CD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구 동물보호법(2019. 8. 27. 법률 제165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2항 제1호, 제8조 제2항 제4호(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1. 이 사건 범행은 지역주택조합 조합장인 피고인이 시공사 대표에 대한 불만을 화풀이하고자 그 대표가 기르는 피해 동물(진도견)을 약 3개월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학대하였다는 것이다. 범행 경위와 동기가 견주에 대한 보복 또는 원한에서 비롯된 점, 범행 기간과 범행 횟수가 일회적이지 않으며, 피해 동물이 성견이 아닌 생후 약 4~5개월가량인 강아지인 점, 특히 피고인의 범행이 촬영된 CD 영상에서 확인된 피고인의 범행 방법과 태양이 상당히 폭력적이고 잔인해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가능성도 높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있지만 경찰 조사 단계에서 자신의 범행이 단지 장난에 불과하고 학대는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자신이 저지른 범행의 심각성이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에 해당한다. 2. 덧붙여 피고인이 범한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동물학대행위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피고인의 판시 동물학대행위에 대하여 더욱 엄정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설시한다. 가. 동물은 분명 생명체에 해당함에도 과거 동물에 대한 인식에는 단순히 동물을 식량, 의류를 위한 수단이나 자원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데 한정되었고, 이는 우리 민법상 동물이 권리의 객체인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1970년대부터 이러한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서 생명체로서의 동물을 보호해야 하고 더 나아가 동물을 하나의 권리 주체로서 인정해야 한다는 운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1978년 유네스코 세계동물권리선언으로 이어졌다. 유네스코 세계동물권리선언에서는 모든 동물이 생태계에서 존재할 평등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 그 권리의 평등은 개체와 종의 차이를 가리지 않으며, 모든 동물의 삶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동물은 부당하게 취급받거나 잔인하게 학대당하지 않아야 하며, 특히 인간에게 의존하고 있는 동물(반려동물)은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위와 같은 유네스코 세계동물권리선언의 내용은 획기적으로 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내용으로서 그로부터 동물에게도 생명체로서의 존엄을 인정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동물권’이라는 개념이 논의되어 확대되었고, 그 결과 독일, 스위스 등 몇몇 국가에서는 의미 있는 입법이 이루어졌다. 독일의 사례를 보면 1990년 민법 개정을 통해 동물이 물건이 아님을 선언하였고, 2002년 기본법 개정을 통해 국가는 자연적 생활기반과 동물을 보호한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하였다. 나. 비록 점진적인 속도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위와 같은 논의가 확장되면서 생명체로서의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화되었고, 이는 1991년 동물보호법의 제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제정 당시 동물보호법 제1조는 이 법이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 방지 등을 통해 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 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동물도 존엄한 생명체의 하나로서 보호받아야 함을 선언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은 그 이후 몇 차례 개정을 거쳐서 동물보호의 수준을 강화하여 오다가, 2017. 3. 21.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는 동물학대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였고(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2018. 3. 20.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는 제1조의 목적 조항에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도 목적으로 추가하였다. 위와 같은 전 세계 및 우리나라의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이를 반영한 입법 내용 및 동물보호법의 목적과 체계 등을 살펴볼 때, 이제는 동물의 생명 및 신체의 온전성도 보호법익으로서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가치에 해당하며, 이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동물의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거나 학대하는 행위의 위법성을 더 이상 간과하거나 경시하여서는 안 된다. 다. 또한 동물 역시 생명체로서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동물보호법 제2조 제1호에서 동물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이라고 정의 내리면서 이러한 점을 명시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동물에 대한 생명침해행위나 학대행위가 있을 경우 동물 역시 그러한 고통을 느끼면서 소리나 몸짓으로 이를 표현하며 고통을 호소하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여 학대행위를 한다는 것은 생명체에 대한 존중의식이 미약하거나 결여되어 있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동물학대행위를 단순히 권리의 객체인 물건의 손괴행위로 인식할 수는 없으며, 특히 가학적, 충동적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는 생명체에 대한 심각한 경시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더욱 엄격히 죄책을 물어야 함이 타당하다. 게다가 동물이라는 생명체에 대한 경시행위에 대하여 우리가 더욱 신경을 쓰고 이를 방지해야 하는 이유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 언젠가 그 학대나 폭력행위를 사람에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소외 4, 공소외 5 등 일부 연쇄살인범의 행동은 그들이 자신들의 개를 도살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생명체에 대한 존중의식이 미약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은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부지불식간에 그러한 인식을 드러내게 되는데, 이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 통제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생명 존중 미약이나 부존재 인식은 언제든 사람에게 향할 수 있는 것이다. 라. 더 나아가 동물학대행위를 방지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 가장 미약한 존재에 대한 폭력적이고 잔인한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우리 곁에 살고 있는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에 포함시킨다고 가정하면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지위가 낮은 위치에 있는 존재일 것이다. 동물학대행위는 사회에서 가장 지위가 낮은 존재에 대한 혐오 내지 차별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혐오 내지 차별적 행동을 용인하거나 그 위법성을 낮게 평가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 밖의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내지 차별적 행동, 폭력적 행동까지도 간과하거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동물에 대한 학대를 막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생명을 가지고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라는 관점과 연결되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단순히 동물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보호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물에 대한 보호와 학대 방지는 단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지위에서 가지고 있는 도덕적 의식과 의무감에서 필요한 것을 넘어서서 전체 사회구성원의 존중과 배려 및 보호라는 관점에서 인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점 때문에 마하트마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국가가 동물들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판단된다’는 말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 마. 위와 같이 언급한 내용들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생명체에 대한 존중의식이 미약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생명경시행위에 해당하므로, 여기에 대하여는 엄정한 죄책이 부과되어야 한다. 하지만 피고인에 대한 검사의 구형(벌금 200만 원)은 이 사건 범행의 죄질과 비난가능성에 비추어 과소하다고 판단되고, 이 사건 범행의 죄질과 비난가능성, 위에서 언급한 여러 사정들을 참작할 때 피고인에게는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피고인의 형사책임 정도에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3. 다만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해 동물을 관리하는 견주와 합의에 이르러 그 견주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점, 피고인에게 음주운전으로 1회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는 다른 처벌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정상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유정우
구 동물보호법(2007. 1. 26. 법률 제828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구 동물보호법(2011. 8. 4. 법률 제1099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구 동물보호법(2018. 3. 20. 법률 제155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구 동물보호법(2019. 8. 27. 법률 제165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1호, 제8조 제2항 제4호, 제46조 제2항 제1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성돈 【원심판결】 부산지법 2020. 1. 10. 선고 2019노341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과 원심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로서 이곳에서 성매매업소가 운영되어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면서도 2014. 6.경부터 2016. 4.경까지, 2018. 3.경부터 2018. 5. 13.경까지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이 사건 건물을 월 300만 원에 임대하는 등 성매매를 하도록 장소를 제공하여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이다. 나. 원심은 피고인이 ① ‘2017. 8. 31. 1심 공동피고인 3에게 이 사건 건물을 월 70만 원에 성매매장소로 제공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8. 4.경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 ② ‘2018. 6. 18. 공소외인에게 이 사건 건물을 월 100만 원에 성매매장소로 제공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9. 1.경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과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어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도 미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항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하였다. 2.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 일부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사실심 판결선고 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이루어진 범행에 대하여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쳐 면소의 판결을 선고하여야 할 것인데,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여러 개의 행위 혹은 연속된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하에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범행방법 및 장소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각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1도9549 판결 등 참조). 한편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제19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에서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영업으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는 제19조 제2항 제1호에서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성매매장소의 제공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둔 입법 취지는,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성매매 내지는 성매매알선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고, 결국 성매매의 강요·알선 등 행위로 인하여 얻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성매매행위의 공급자와 중간 매개체를 차단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성매매행위의 강요·알선 등 행위와 성매매행위를 근절하려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간접적인 성매매알선을 규제하기 위함이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594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은 영업이 아닌 단순 성매매장소 제공행위 범행으로 처벌된 것이고, 이 사건 역시 영업이 아닌 단순 성매매장소 제공행위 범행으로 기소된 것이어서 그 구성요건의 성질상 동종 행위의 반복이 예상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성매매장소 제공행위와 성매매알선행위의 경우 성매매알선행위가 장소제공행위의 필연적 결과라거나 반대로 장소제공행위가 성매매알선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 수단이라고 볼 수도 없다. 2)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의 장소제공행위는 2017. 8. 31. 하루 동안 1심 공동피고인 3에게 임료를 월 7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하였다는 것과 2018. 6. 18. 하루 동안 공소외인에게 임료를 월 10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장소제공행위는 그와 다른 시기에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임료를 월 30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하였다는 것으로, 별개의 법률관계인 각각의 임대차계약이 그 시기를 달리하여 존재하고, 임대차계약의 중요한 내용인 임차인과 임료 등이 모두 다르다. 3)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과 이 사건 범행의 장소제공행위는, 장소를 제공받은 성매매업소 운영주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로 단속되어 기소·처벌을 받는 과정에서 함께 처벌을 받게 된 것으로, 피고인은 그때마다 새로운 성매매업소 운영주와 사이에 다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4) 한편 위와 같이 피고인이 수사기관의 단속 등으로 인해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이상, 그와 같이 성매매장소를 제공한 수 개의 행위가 동일한 범죄사실이라고 쉽게 단정하여 포괄일죄로 인정을 하면, 자칫 범행 중 일부만 발각되어 그 부분만 공소가 제기되어 확정판결을 받게 된 후에는 나중에 발각된 부분을 처벌하지 못하여 그 행위에 합당한 기소와 양형이 불가능하게 될 수 있는 불합리가 나타나 이 사건 처벌규정을 둔 입법 취지가 훼손될 여지도 있다. 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염두에 두고 이 사건 공소사실과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에 있어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는지 등을 살펴본 다음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이 동일사건에 해당하여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지를 가려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미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른바 집창촌 내의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후 계속하여 성매매 알선업자에게 건물을 임대하여 왔다는 변소를 중시한 나머지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의 범죄사실과 본건 범죄사실이 동일사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보아 확정된 위 각 약식명령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미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성매매장소 제공에 의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알선등)죄에 있어서의 포괄일죄와 경합범의 구별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1]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 [2]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제19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1호 / [3] 형법 제37조,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제19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시율 담당변호사 장병우 외 1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19. 1. 9. 선고 2018노22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9항 제1호가 폐기물을 허가받은 사업장 내 보관시설 등 적정한 장소에 보관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폐기물처리업자로 하여금 반드시 ‘허가받은 사업장 내의 허가받은 특정 보관시설’이 아니라 ‘허가받은 사업장 내의 적정한 보관시설’에 폐기물을 보관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되고, 피고인이 허가받은 사업장 내의 적정한 보관시설이 아닌 곳에 폐기물을 보관하였다는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9항 제1호는 폐기물처리업자가 지켜야 할 준수사항으로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폐기물을 허가받은 사업장 내 보관시설이나 승인받은 임시보관시설 등 적정한 장소에 보관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위임에 따라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30조의2는 시행규칙 제9조 제4항에 따라 승인을 받거나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변경승인을 받은 임시보관장소, 시행규칙 제11조 제2항에 따라 승인을 받거나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변경승인을 받은 임시보관시설 및 시행규칙 제28조 제4항에 따라 허가를 받거나 제29조 제1항에 따라 변경허가를 받은 폐기물 보관시설을 폐기물처리업자의 폐기물 보관장소로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며, 그 밖에 폐기물을 보관할 ‘적정한 장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리고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7조 제1항 제6호는 “폐기물을 처분 또는 재활용하는 자가 폐기물을 보관하는 경우에는 그 폐기물 처분시설 또는 재활용시설과 같은 사업장에 있는 보관시설에 보관할 것”을 폐기물의 처리 기준 및 방법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28조 제4항은 폐기물처리업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폐기물처리업의 종류에 따라 시설 및 장비명세서와 보관시설의 용량 및 그 산출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을 관할 관청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위와 같은 법령의 문언, 폐기물 보관장소에 관한 법령의 체계 및 폐기물처리업허가 신청을 할 때 제출하여야 할 서류에 의하여 폐기물 보관시설의 위치 등이 특정될 수 있어 보이는 점, 폐기물처리업허가에 관한 법령은 폐기물처리업허가를 받기 위한 최소한도의 요건만을 규정하여 그 사업의 적정 여부에 대하여 재량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고 폐기물의 보관시설이 적정한지 여부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하는 점(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두961 판결 참조), 폐기물 관리에 관한 법령은 폐기물 관리의 효율을 위하여 폐기물처리업허가와 검사 등 폐기물처리업자에 대한 지도·감독 및 폐기물처리업자의 형사처벌이 유기적·체계적으로 통합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9항 제1호의 ‘적정한 보관장소’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의 규정에 의하여 승인이나 변경승인을 받은 임시보관시설과 임시보관장소, 그리고 보관 대상 폐기물을 처분 또는 재활용할 시설이 있는 사업장 내에 위치한 것으로서 폐기물처리업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받은 보관시설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럼에도 위와 같이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하고 있는 ‘허가받은 사업장 내 보관시설 등 적정한 장소’를 ‘허가받은 사업장 내의 적정한 보관시설’로 해석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의 보관장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9항 제1호, 제66조 제9호,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7조 제1항 제6호,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28조 제4항, 제30조의2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우일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8. 2. 1. 선고 2017노370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1항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취업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3항은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94조 제9호는 ‘제18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률 규정의 문언, 형벌법규의 해석 법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의 규율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의 ‘고용’의 의미도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파견사업주로부터 그에게 고용된 외국인을 파견받아 자신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이 금지하는 고용이라고 볼 수 없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출입국관리법은 ‘고용’에 관해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고용’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민법 제655조)을 의미한다. 나.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 파견법은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자를 사용사업주라고 정의하고(제2조 제4호),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중 일부 규정을 적용할 때에는 사용사업주를 사용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으나(제34조, 제35조), 출입국관리법 적용에 관해서는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에서, 인력파견업체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 공소외 3으로부터 적법하게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40명(이하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이라 한다)을 알선받아 이들을 고용하였다는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외 1 회사는 근로자파견업체인 공소외 2 회사와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소외 2 회사로부터 화장품 용기의 포장업무 등에 필요한 인력으로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받았을 뿐이어서 피고인이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은 공소외 1 회사와 사이에서 파견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는데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의 ‘고용한 사람’에 근로자를 파견받은 사용사업주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관련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출입국관리법상 고용,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인정,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1항, 제3항, 제94조 제9호,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제34조, 제35조, 민법 제655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화현 담당변호사 한용희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0. 2. 12. 선고 2019노4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침해하지 않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에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1438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검사는 당초 ‘피고인은 2018. 5. 11. 저녁 무렵 베트남 ○○○에 있는 해변에서 성명불상의 베트남 사람으로부터 필로폰 불상량(새끼손톱 절반 크기)을 미합중국 통화 20달러에 구입한 후, 위와 같이 구입한 필로폰을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2018. 5. 13. 07:00~08:00경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수입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나. 검사는 2020. 1. 8.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위 공소사실을 ‘① 피고인은 2018. 4. 16. 11:59경 공소외 1의 전처 공소외 2 명의 예금계좌로 70만 원을 송금한 후 같은 날 저녁 서울 (주소 생략)에 주차된 공소외 1의 벤츠 차량 내에서 1cc 일회용 주사기에 들어 있는 필로폰 불상량을 공소외 1로부터 건네받아 이를 매수하였다. ② 피고인은 2018. 5. 13. 14:52경 위 ①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2 명의 예금계좌로 70만 원을 송금한 후 같은 날 오후경 위 ①항 기재와 같은 장소에서 주차된 피고인의 카니발 차량 내에서 1cc 일회용 주사기에 들어 있는 필로폰 불상량을 공소외 1로부터 건네받아 이를 매수하였다.’라는 공소사실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다. 다. 원심은 같은 기일에 이를 허가한 다음 변경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당초의 공소사실인 필로폰 수입으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범죄사실과 검사의 공소장변경에 따라 변경된 범죄사실 중 2018. 4. 16.자 필로폰 매수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범죄사실(①항 부분)은 범행일시에 있어 현저한 차이가 있고 두 개의 범죄사실이 양립할 수 있어 그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은 공소사실의 동일성 범위 내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원심이 ①항 부분까지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후 이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나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따라서 원심판결 중 2018. 4. 16.자 필로폰 매수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부분은 파기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해야 한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1]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2]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1호, 제58조 제1항 제6호, 제60조 제1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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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9. 12. 12. 선고 2019노453, 205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투약으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 가.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임의동행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에 의한 것인데 같은 법 제3조 제6항을 위반하여 불법구금 상태에서 제출된 피고인의 소변과 모발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임의동행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에 따른 행정경찰 목적의 경찰활동으로 행하여지는 것 외에도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에 따라 범죄 수사를 위하여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도 가능하다(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경찰관은 당시 피고인의 정신 상태, 신체에 있는 주사바늘 자국, 알콜솜 휴대, 전과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마약류 투약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경찰서로 임의동행을 요구하였고, 동행장소인 경찰서에서 피고인에게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밝힐 수 있는 소변과 모발의 임의제출을 요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임의동행은 마약류 투약 혐의에 대한 수사를 위한 것이어서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에 따른 임의동행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사건 임의동행을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에 따른 것으로 속단하여 위와 같이 판단한 데에는 임의동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다만 원심은 수사기관이 위 소변과 모발을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른 임의제출물로 압수함에 있어 그 제출의 임의성도 부정하였고,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위 임의성의 존재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하는 데에 실패하였다고 볼 수 있어서 임의성을 부정한 판단 부분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임의제출물 압수의 임의성,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과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결국 피고인의 소변과 모발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앞서 본 원심의 임의동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 2. 소지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 가. 원심은 일부 약품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과거 처방받아 보관하였을 개연성이 있고, 나머지 약품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불면증 등 치료를 위해 처방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1]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 [2]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1호, 제60조 제1항 제2호,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제6항,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제218조, 제308조의2,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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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오동형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9. 11. 28. 선고 2019노255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부분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절도죄 등으로 3차례에 걸쳐 징역형을 선고받고 2018. 8. 14.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후, 2019. 5. 16.경 타인의 재물을 1회 절취하고, 2019. 5. 18.경부터 2019. 6. 17.까지 총 9회에 걸쳐 재물을 절취하거나 절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2016. 1. 6. 법률 제13717호로 개정·시행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제5조의4 제5항은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 제333조부터 제336조까지 및 제340조·제362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제1호(이하 ‘이 사건 법률 규정’이라고 한다)는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을 포함한다)를 범한 경우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 규정은 그 입법 취지가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절도 사범에 관한 법정형을 강화하기 위한 데 있고, 조문의 체계가 일정한 구성요건을 규정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적용요건이나 효과도 형법 제35조와 달리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이 사건 법률 규정의 입법 취지, 형식 및 형법 제35조와의 차이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 규정은 형법 제35조(누범) 규정과는 별개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 포함)를 범하여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그 누범 기간 중에 다시 해당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형법보다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 규정에 정한 형에 다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한 형기범위 내에서 처단형을 정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법률 규정이 누범가중에 관한 특별한 규정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절도) 부분에 대하여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법률 규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절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형법 제35조, 제329조, 제330조, 제331조, 제34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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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윤혜원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10. 30. 선고 2019노10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5. 9. 18.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 회사’라고 한다)에 피고인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52억 원에 양도하되 10억 원(계약금 4억 원, 중도금 2억 원, 잔금 4억 원)은 실제 지급하고, 나머지 42억 원은 이 사건 토지에 설정된 공소외 2 새마을금고 명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는 방법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매매계약 및 사업시행대행계약을 체결한 후 2016. 3.경까지 피해 회사로부터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 중 일부로 합계 825,225,110원을 교부받았으므로 피해 회사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어야 할 임무가 있었음에도, 2016. 3. 31.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고 2016. 4. 4. 공소외 3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52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2015. 10. 29. 피해 회사로부터 계약금 4억 원 중 약 3억 2,100만 원만 지급받은 상태에서 피해 회사 명의로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피고인의 이중매매에도 불구하고 피해 회사가 피고인의 아무런 협력 없이도 가등기의 순위보전 효력에 의해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준 이상,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신임관계가 양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설령 피해 회사가 이후 중도금까지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하여 배임죄에 있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본다. 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에 이른 때에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 내용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제3자 앞으로 그 처분에 따른 등기를 마쳐 준 행위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 또는 보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이다. 이는 매수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리고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순위보전의 효력이 있는 가등기를 마쳐 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향후 매수인에게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준 것일 뿐 그 자체로 물권변동의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매도인으로서는 소유권을 이전하여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가등기로 인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변경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 주었다고 하더라도 피해 회사로부터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 중 일부까지 지급받은 이상 매수인인 피해 회사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야 할 신임관계에 있고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
형법 제355조 제2항, 민법 제56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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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임미선 【원심판결】 춘천지법 2020. 2. 7. 선고 2018노10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확정판결의 기판력, 이중처벌금지 원칙 등 면소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확정판결의 기판력과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및 면소판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행정처분의 절차적 위법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소하천정비법 제14조 제5항, 제17조 제5호에 의하여 행정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람이 이를 위반한 경우, 그로 인하여 같은 법 제27조 제4호에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정명령이 적법해야 한다. 따라서 시정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더라도 위법하다고 인정되는 한 같은 법 제27조 제4호의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고, 시정명령이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위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4도12230 판결 등 참조). 한편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주어야 하되,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하여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인제군수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소하천구역에 대한 인공구조물(집수정) 설치 및 점용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은 피고인에게 해당 인공구조물의 철거 및 원상복구를 명하는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이라 한다)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록상 인제군수가 피고인에 대하여 사전통지를 하였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을 예외적인 사정이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 역시 찾아볼 수 없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행정청인 인제군수가 이 사건 시정명령을 하면서 피고인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에 따른 적법한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정당화할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시정명령은 위와 같은 절차적 하자로 위법하므로, 피고인이 그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하여 소하천정비법 제27조 제4호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선결문제, 소하천정비법 제27조 제4호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국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1] 소하천정비법 제14조 제5항, 제17조 제5호, 제27조 제4호,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 / [2]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하만영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 30. 선고 2019노630, 2019전노44, 2019보노1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유사성행위) 부분에 대하여 가.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자신을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친족으로부터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당하였다고 진술하는 경우에 그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피해자가 자신의 진술 이외에는 달리 물적 증거 또는 직접 목격자가 없음을 알면서도 보호자의 형사처벌을 무릅쓰고 스스로 수치스러운 피해 사실을 밝히고 있고, 허위로 그와 같은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진술 내용이 사실적·구체적이고, 주요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면,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6도3830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11943 판결 등 참조). 특히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를 당하였다는 미성년자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 가족들의 계속되는 회유와 압박 등으로 인하여 번복되거나 불분명해질 수 있는 특수성을 갖고 있으므로, 피해자가 법정에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는 경우,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 내용 자체의 신빙성 인정 여부와 함께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게 된 동기나 이유, 경위 등을 충분히 심리하여 어느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공소사실의 요지 및 제1심의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인은 2014년 여름 날짜불상 주말 낮 시간에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딸인 피해자(당시 9~10세)가 안방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피해자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고 음부를 만져 친족관계인 13세 미만의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7년 가을 날짜불상 평일 밤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안방에 누워 있는 피해자(당시 13세)에게 다가가 피해자가 덮고 있는 이불을 함께 덮은 후 피해자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과 음부를 만지고 손가락을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8. 3. 초순 낮 시간에 거실에서 방에 있는 피해자(당시 13세)에게 발로 피고인의 발을 밟는 방법으로 안마를 해 달라고 요구한 후, 피해자가 안마를 하고 방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이리 와. 어디 가냐.”라고 말하여 피해자를 가지 못하게 한 후 피해자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과 음부를 만지고 손가락을 음부에 삽입하였다. 2) 제1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피해자는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고, 2회에 걸쳐 법원에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거짓이고, 피고인이 너무 미워서 허위로 피해 사실을 꾸며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직접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나) 피해자의 어머니와 오빠도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자주 욕설을 하지만 피고인의 평소 성향이나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를 사람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다. 원심의 심리 및 판단 1) 원심은, 피해자가 제1심 법정에서 진술을 할 당시 입원해 있던 병원의 정신과 의사를 증인으로 신문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의 진술 번복 경위에 관하여 추가 심리를 하고,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 CD를 법정에서 재생하여 시청하는 방법으로 다시 한번 증거조사를 하였다. 2) 원심은, 위 심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가) 피해자는 2018. 4. 3. ○○○○○○○○에 출석하여 피해 내용 등에 관하여 진술을 하였는데, 피해자의 진술은 ① 범행 당시 있었던 피고인과의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고, ② 범행 당시 느꼈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③ 주변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고 있고, ④ 여분의 사정들도 포함하여 진술하였으며, ⑤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의 기억의 한계를 시인하거나 조사자의 유도성 질문을 극복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나) 피해자의 진술은 이와 같이 실제로 경험한 사실에 관하여 사실대로 진술할 때 나타나는 특징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과 아울러, 그 진술 내용 가운데 경험칙에 비추어 모순되거나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찾기 어려우며,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하기 위하여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피해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 내어 허위로 진술할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다) ○○○○○○○○의 의뢰를 받아 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을 분석한 아동·장애인 성폭력 진술분석전문가는 ‘피해자의 대략적인 진술 안에서 허위 진술에서 나타나기 어려운 독특하고 특징적인 진술들이 나타나는 등 피해자의 진술 성향과 피해자 진술에서 나타난 특징적 내용들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허위 진술의 가능성보다는 사건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라) 피해자에 대하여 5회에 걸쳐 심리 상담을 진행한 상담사는 제1심에서 ‘피해자는 성폭행의 경우에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 증세가 나타나는 부분이 많이 보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마) 피해자는 2018. 3. 중순경 친구에게 추행 피해 사실을 이야기한 후 2018. 3. 말경 상담 교사에게 이를 이야기하였고, 상담 교사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측에 전화로 피해 내용을 통보하였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사가 여성경찰관과 함께 학교에서 피해자를 만나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들은 다음, 피해자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해자를 보호시설에 입소시키고, 피고인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인에 대한 수사 개시의 경위와 과정이 이례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3) 한편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의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의 번복된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려우므로, 그 진술만으로 수사기관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가)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사는 제1심에서 ‘피해자가 2018. 11. 15. 제1심 법정에 출석해서 진술한 것은 거짓말이었다는 이야기를 피해자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이를 확인하기 2018. 12. 5. 및 12. 8. 두 차례 피해자를 대면 상담하면서 물어보았더니 피해자가 그렇다고 확인해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가 2018. 11. 6.경부터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병원의 정신과 의사는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 당한 일을 물어 보았을 때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한 적은 없다’, ‘피해자가 재판에 갔다 온 것에 대하여 어머니가 사실이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2018. 11. 22. 면담 당시 피해자가 가족들이 눈치를 많이 주었고, 할머니는 아버지 빨리 꺼내야 한다고 욕하고, 어머니는 경제적 사정이 어려우니 정말 성폭행한 것이 맞느냐며 재차 묻고, 못 믿겠으니 그런 일 없다고 하라고 했다고 말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진술은 증언 내용의 합리성과 증언 태도, 증인의 이해관계 내지 피고인과의 관계, 관련 증거와의 합치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신빙성이 있다. 다) 피해자는 2018. 10. 16. 피해자의 학교 친구에게 ‘내가 아빠한테 성폭력 당했거든’, ‘엄마가 아빠 교도소에서 꺼내려고 나한테 거짓말 치래’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만일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해를 당한 사실이 없었다면 굳이 위와 같은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낸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라) 피해자의 어머니이자 피고인의 처는 2018. 8. 2.부터 구속되어 있던 피고인을 접견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피해자에게 없던 일로 해 달라고 설득을 해 보겠다’, ‘피해자에게 울면서 부탁을 했더니 피해자가 그렇게 해 주겠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피해자가 어머니로부터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게 되었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라. 대법원의 판단 위와 같이 원심은, 친부로부터 성범죄를 당한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더라도, 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 자체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에 대한 평가 등에다가,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게 된 동기와 경위 등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의 번복된 법정 진술은 믿을 수 없고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취업제한명령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아동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2년간 취업제한을 명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취업제한명령에 피고인의 심급의 이익, 재판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형법 제298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2항, 제7조 제3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30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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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거산 담당변호사 신중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9. 6. 20. 선고 2018노145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서울 (주소 생략)○○○빌딩 2층에 있는 공소외 1 회사(영문 명칭 생략)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신입사원으로서 직장 상사인 피고인의 지시를 쉽게 거부하기 어려운 지위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2(여, 26세)에게 평소 컴퓨터로 음란물을 보여주거나 성적인 농담을 일삼아 왔다. 피고인은 2016. 10. 무렵부터 같은 해 11월 무렵까지 위 공소외 1 회사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볼이 발그레 발그레, 부끄한 게 이 화장 마음에 들어요. 오늘 왜 이렇게 촉촉해요?”라고 말하거나 검지와 중지 사이에 엄지를 넣은 상태로 피해자를 향해 팔을 뻗어 성행위를 암시하는 등의 행동을 하여 피해자가 거부감을 표시해 왔음에도 피해자에게 다가가 갑자기 “여기를 만져도 느낌이 오냐?”라고 말하며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비빈 것을 비롯하여 2회가량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2회가량 피해자의 뒤쪽에서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 이에 놀란 피해자가 피고인을 쳐다보면 혀로 입술을 핥거나 “앙, 앙”이라고 소리내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 관계로 인하여 피고인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력으로 추행하였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업무상 피해자의 상급자라 하더라도 업무상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에서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위력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고, 이때의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이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506 판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1280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30대 중반의 경력직 사원으로 공소외 1 회사의 △△△△△팀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공소외 1 회사에 막 입사한 20대 중반의 신입사원으로 △△△△팀에 소속되어 상사인 피고인의 바로 옆자리에서 근무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업무를 배우고 피고인의 지시·감독하에 업무를 처리해 왔다. (2) 피해자가 입사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피고인은 수시로 피해자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컴퓨터로 음란한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음란한 말을 하거나 성행위를 암시하는 몸짓을 하는 등의 성희롱적 언동을 해 왔고, 이에 피해자가 이를 참아 오다가 피고인에게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3)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는 모멸감, 성적 수치심 등을 느꼈고,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도 못하였으며, 결국에는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하였다. (4) 그런 와중에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다가가 갑자기 “여기를 만져도 느낌이 오냐?”라고 말하며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비비거나 피해자의 뒤쪽에서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 이에 놀란 피해자가 피고인을 쳐다보면 혀로 입술을 핥거나 “앙, 앙”이라고 소리내는 행위를 하였고, 피해자는 이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5) 한편 피해자가 피고인의 거듭되는 성희롱적 언동 등에 거부감을 보이고 반발하자, 피고인은 자신의 일을 피해자에게 떠넘기고 퇴근을 하거나 퇴근시간 직전에 피해자에게 일을 시켜 야근을 하게 하거나 회사일과 관련된 정보를 피해자에게 알려주지 않아 피해자가 일처리를 하는 데 애를 먹게 하기도 하였다. (6) 이러한 일들이 겹치자 피해자는 결국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고인의 계속된 성희롱적 언동을 평소 수치스럽게 생각하여 오던 피해자에 대하여 피고인이 그 의사에 명백히 반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20대 중반의 미혼 여성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행위라고 평가할 만하다. 나아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추행행위의 행태나 당시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력으로 추행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김재형 이동원 노태악(주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8. 10. 16. 법률 제157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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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정수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4. 7. 11. 선고 2013노11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의료법(2016. 5. 29. 법률 제14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직접’이란 ‘스스로’를 의미하므로 전화 통화 등을 이용하여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의사가 스스로 진찰을 하였다면 직접 진찰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88 판결 참조). 한편 ‘진찰’이란 환자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상 및 병명을 규명하고 판단하는 것으로서, 진단방법으로는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써서 검사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대법원 1993. 8. 27. 선고 93도153 판결 등). 이러한 진찰의 개념 및 진찰이 치료에 선행하는 행위인 점, 진단서와 처방전 등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이 사건 조항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현대 의학 측면에서 보아 신뢰할 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특정 진단이나 처방 등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진찰’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고, 그러한 행위가 전화 통화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최소한 그 이전에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고 진찰하여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 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는 사정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1. 2. 8.경 전화 통화만으로 공소외인에게 플루틴캡슐 등 전문의약품을 처방한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피고인은 위 전화 통화 이전에 공소외인을 대면하여 진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전화 통화 당시 공소외인의 특성 등에 대해 알고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신뢰할 만한 공소외인의 상태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공소외인에 대하여 진찰을 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인을 직접 진찰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직접 진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구 의료법(2016. 5. 29. 법률 제14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제89조(현행 제89조 제1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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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재항고인】 피고인 【원심결정】 인천지법 2020. 4. 20.자 2020노136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본다. 재항고인이 별건으로 기소된 상해 등 사건에서 2019. 8. 28. 제1심(인천지방법원 2019고단898 사건)에서 징역 10월 등의 형을 선고받고, 2019. 12. 6.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9노2891 사건)에서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된 데 이어, 2020. 2. 27. 상고심(대법원 2019도18994 사건)에서 상고기각결정이 내려져 위 제1심의 형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그런데도 원심은 재항고인이 2020. 1. 9. 제1심(인천지방법원 2019고단7391 사건)에서 사기 사건으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항소한 사건(인천지방법원 2020노136 사건)에 대하여 재항고인이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항소장에 항소이유가 기재되어 있지도 아니하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아무런 직권조사사유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의하여 2020. 4. 20. 이 사건 항소기각의 결정을 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기록에 의하여 이를 알 수 있다. 동일한 피고인에 대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먼저 공소가 제기되고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하여 별도로 공소가 제기됨으로써 이를 심리한 각 제1심법원이 공소제기된 사건별로 별개의 형을 선고하였는데, 이 중 어느 한 사건이 항소심법원에 계속되는 동안에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다른 사건의 판결이 별개의 절차에서 확정되었다면, 그 수 개의 범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게 되므로 항소심법원은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이 경우 형의 감경 또는 면제 여부까지 검토한 후에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해당 제1심판결에는 사후적으로 직권조사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피고인이 해당 사건에 대하여 적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항소심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에 관한 처벌례를 적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인에 대한 이 사건 제1심판결에는 위와 같이 직권조사사유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상기와 같은 이유만으로 항소기각의 결정을 한 원심의 조치에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를 위반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노태악
형법 제37조, 제39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제364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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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신 청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송평근 외 3인 【주 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이 유】 1. 이 사건 신청의 경위 가. 피고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합185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으로 기소되어 제1심 계속 중 위 법원 2018초보179호로 보석허가신청을 하여 2018. 7. 18. 보석허가결정을 받고 같은 날 석방되었다. 나. 피고인은 2018. 11. 13. 제1심에서 징역 2년과 징역 3년 및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으나 보석허가결정이 취소되지는 않았고,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다.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8노3341)은 2020. 1. 22.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 및 벌금 1억 원을 선고하면서 법정에서 직권으로 보석취소결정(이하 ‘이 사건 보석취소결정’이라 한다)을 고지하고 검사에게 그 결정문을 교부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보석취소결정에 의한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직무대리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의 집행지휘(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에 따라 같은 날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라. 피고인이 위 항소심판결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함에 따라 현재 피고사건은 상고심(대법원 2020도2094) 계속 중에 있으나, 이 사건 보석취소결정은 이에 대한 불복 없이 그대로 확정되었고, 피고인은 2020. 1. 22.부터 현재까지 계속 구금 상태에 있다. 마. 피고인의 위임을 받은 변호인은 2020. 3. 25. 이 사건 처분에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하였다. 2. 신청이유의 요지 형사소송법 제415조에 의하면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는데 위 재항고는 즉시항고이므로 제410조에 따라 즉시항고 제기기간 내와 그 제기가 있는 때에는 재판의 집행은 정지된다. 이 사건 보석취소결정은 고등법원의 결정이므로 즉시항고 제기기간(7일) 동안은 그 집행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사건 검사들은 이 사건 보석취소결정에 즉시항고 할 수 있다는 고지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집행정지 기간 중에 피고인에 대한 구금집행을 지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이 사건 처분에 기하여 피고인에 대한 불법 구금 상태가 계속 중에 있으므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이익도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처분에 대한 불복방법 형사소송법 제489조에 의하면 재판의 집행을 받은 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나 배우자는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이 부당함을 이유로 재판을 선고한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이의신청은 검사가 형사소송법 규정에 기하여 한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일체의 처분을 그 대상으로 한다(대법원 2001. 8. 23.자 2001모91 결정 참조). 피고인은, 이 사건 처분이 형사소송법 제417조에서 규정한 ‘검사의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하여 준항고 대상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102조 제2항, 형사소송규칙 제56조에 의하면 보석취소결정이 있는 때에는 검사는 그 취소결정의 등본에 의하여 피고인을 재구금하여야 하고,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이 보석취소결정이라는 보석에 관한 재판의 집행으로서 피고인에 대한 구금집행을 지휘한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489조에서 규정한 ‘재판의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신청은 보석취소결정에 의한 검사의 구금집행지휘가 위법함을 이유로 그 시정을 구하는 것이므로 신청서상 ‘준항고’라는 기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재판의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이 사건 처분을 형사소송법 제489조에 따른 이의신청의 대상으로 보고 그 당부를 판단한다(대법원 1993. 8. 6.자 93모55 결정 참조). 나. 이 사건 처분의 당부 1) 형사소송법 제415조는 ‘재항고’라는 제목 아래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410조는 ‘즉시항고와 집행정지의 효력’이라는 제목 아래 “즉시항고의 제기기간 내와 그 제기가 있는 때에는 재판의 집행은 정지된다.”라고 규정한다. 신청이유에 비추어 본 이 사건 처분의 당부에 관한 쟁점은, 보석취소결정이 고등법원의 결정[지방법원 합의부가 항소법원으로서 한 결정 포함(대법원 2002. 9. 27.자 2002모6 결정 등 참조). 이하 같다]으로서 행해진 경우 위 결정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415조에 따라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으므로 제410조에서 정한 집행정지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고등법원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는 즉시항고로서 형사소송법 제405조에서 정한 제기기간 내에 제기되어야 하지만, 제415조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해석상 위 즉시항고에 제410조에서 정한 집행정지의 효력까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보석취소결정의 집행력 발생시기를 항소심절차라고 하여 다른 심급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102조 제2항은, 피고인이 도망한 때(제1호), 도망하거나 죄증을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제2호), 소환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제3호), 피해자, 당해 사건의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 또는 그 친족의 생명·신체·재산에 해를 가하거나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제4호), 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한 때(제5호) 중 어느 하나의 사유라도 있는 경우에는 법원이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에 따라 결정으로 보석을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석은 판결 전의 소송절차이고 형사소송법상 보석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지만 그에 대한 불복이 있으면 형사소송법 제403조 제2항, 제402조에 의하여 보통항고를 할 수 있다. 이러한 보통항고는 보석에 관한 결정을 취소할 실익이 있는 한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404조),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은 없으며, 원심법원 또는 항고법원이 집행정지결정을 한 경우에 한하여 항고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있다(형사소송법 제409조). 형사소송법 제102조 제2항에 따른 보석취소결정이 있는 때에는 검사는 그 취소결정의 등본에 의하여 피고인을 재구금하여야 하고, 다만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는 재판장, 수명법관 또는 수탁판사가 재구금을 지휘할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56조 제1항). 대법원은 위와 같은 형사소송법 등의 규정 내용에 따라 보석취소결정은 그 확정 전이라도 결정에 따른 집행력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판례를 통해 확인해 왔다. 보석보증금몰수결정과 달리 보석취소결정은 그 성질상 신속을 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았고(대법원 2001. 5. 29.자 2000모22 전원합의체 결정), 제1심의 보석허가결정에 대하여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선고일에 직권으로 보석허가결정을 취소하여 그 결정등본이 피고인에게 송달(또는 고지)되기 전에 집행된 사안에서, 위 보석허가결정의 취소는 그 취소결정을 고지하거나 결정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 검사에게 결정서를 교부 또는 송달함으로써 즉시 집행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결정등본이 피고인에게 송달(또는 고지)되어야 집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 건 보석취소결정등본이 판결 선고 즉일 검사에게 교부되어 집행이 된 이상 거기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1983. 4. 21.자 83모19 결정). 형사소송법이 정한 보석취소의 사유는 소송절차의 심급을 불문하고 동일하므로 보석취소결정에 대하여 그 확정 전까지는 집행이 당연히 정지됨으로 인한 폐해의 우려 역시 심급별로 다르다고 볼 수 없다. 보석취소결정이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소송법 제410조가 적용된다고 본다면 유독 항소심절차에서 행해진 보석취소결정의 집행력 발생시기만을 다르게 보아 보석취소사유가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보석취소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용인하는 것이 된다. 이는 보석제도를 통해 피고인의 구속을 풀어줌으로써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헌법정신에 기한 형사소송에서의 적법절차를 실현하도록 하는 한편, 도망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보석을 취소하고 그 결정 확정 전이라도 집행력을 인정하여 석방되었던 피고인의 신병을 신속히 확보하려는 형사소송법 및 형사소송규칙의 규정 취지와 대법원 판례의 태도에 반한다. 나) 집행정지 효력의 배제는 형사소송법 제415조 규정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관련 규정의 체계적 해석을 통해 인정될 수 있다. 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형사소송법 제415조는 ‘재항고의 금지와 특별항고’라는 제목 아래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한 항고를 원칙적으로 전면 금지하였다. 다만 같은 조 각호에서 정한 결정에 대하여만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는데, 위 결정들은 대부분 구 형사소송법상 즉시항고로서 불복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1963. 12. 13.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415조는 ‘재항고’라는 제목 아래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 전부를 재항고의 대상으로 하되,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만 대법원에 즉시항고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입법 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개정 형사소송법이 보통항고로 불복할 수 있는 결정이라도 그것이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행해진 경우 그에 대한 불복방법을 즉시항고로 규정한 주된 취지는 재항고 제기기간을 제405조의 즉시항고 제기기간 내로 정하고 재항고사유를 한정함으로써 신속히 절차의 안정을 도모함과 아울러 재항고심의 심리부담을 경감하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고등법원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와 집행정지의 효력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410조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재항고에 관한 제415조 규정의 입법 취지에 반하여 용인될 수 없다거나 위 규정들 및 관련 규정의 체계적 해석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형사소송법 제415조의 문언상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예외 없이 제410조를 적용하여 집행정지의 효력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해석한다면 현행 형사소송체계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보석허가결정에 대하여 검사의 즉시항고를 허용하여 즉시항고에 대한 항고심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그 집행이 정지되도록 한 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형사소송법 제97조 제3항 중 “보석을 허가하는 결정” 부분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 및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1993. 12. 23. 선고 93헌가2 전원재판부 결정).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취지에 따라 개정 형사소송법 제97조 제3항은 위 해당 부분을 삭제하였다. 그런데도 고등법원의 보석허가결정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415조, 제410조에 따라 집행정지의 효력이 인정되는 것으로 본다면 개정 형사소송법 제97조 제3항의 취지에 반한다. 다) 집행정지 효력의 배제는 보석의 취소, 즉시항고와 집행정지의 효력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들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23조는 기피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도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함이 명백한 기피신청 등의 간이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에는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비추어 보면, 어떠한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에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할 것인지는 항고로 불복한 의미가 상실되지 않도록 그 결정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여야 할 필요와 집행정지로 인한 폐해의 우려를 고려하여 정할 입법정책의 문제이지, 즉시항고의 속성으로부터 논리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이라고 보기 어렵다. 보석취소결정이 즉시항고인 재항고로 불복할 수 있는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102조 제2항에서 보석취소의 사유로 정하여 배제하려는 결과인 피고인의 도망·증거인멸, 피해자 등에 대한 가해를 실현시킬 수 있어 위 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 고등법원의 보석취소결정이 있은 후 그 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집행을 정지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101조 제1항에 따른 구속의 집행정지를 통하여 피고인을 일시 석방할 수 있으므로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에 당연히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고등법원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에 집행정지의 효력이 배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즉시항고와 집행정지의 효력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들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집행정지 효력의 배제는 인신구속과 관련한 절차법 조항을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축소해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형사소송법은 보석허가결정과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불복방법을 달리하지 않고 모두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는 보통항고로 불복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보석취소결정이 보석허가결정에 따라 석방된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를 다시 제한하는 것이라도 그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일률적으로 집행이 정지되도록 하여야만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불구속재판·무죄추정의 원칙과 영장주의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그 집행을 정지하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님을 전제로 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이 전 심급을 통하여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보석취소의 사유에 기한 보석취소결정의 집행력 발생시기에 심급별 차이를 두지 않는 해석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정신에 반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축소해석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위와 같이 고등법원의 보석취소결정이라도 재항고 제기기간 내에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고 볼 수 없고, 검사가 보석취소결정에 의한 집행을 함에 있어 피고인에 대하여 보석취소결정에 즉시항고 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상 근거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결론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강영수(재판장) 정문경 이재찬
헌법 제12조, 구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5조, 구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7조 제3항(현행 제97조 제4항 참조), 형사소송법 제23조, 제101조 제1항, 제102조 제2항, 제402조, 제403조, 제404조, 제405조, 제409조, 제410조, 제415조, 제417조, 제489조, 형사소송규칙 제56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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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종보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5. 25. 선고 2017노2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무죄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2014. 5. 18.자, 2014. 6. 10.자 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어떠한 항소이유도 주장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2) 2014. 5. 3.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범죄사실에 “‘단 한명도 살리지 못한 정부, 대통령이 책임져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를 포함한 것은 부적절하나 그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5조가 신고의무를 배제한 관혼상제에 관한 집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2015. 9. 23.자 일반교통방해의 점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4. 6. 28.자, 2015. 4. 11.자, 2015. 4. 16.자, 2015. 4. 24.자, 2015. 5. 1.자, 2015. 11. 14.자 각 일반교통방해의 점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에 적법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14. 6. 10. 옥외집회 및 시위 금지장소인 국무총리 공관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 집회를 주최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호, 제11조를 적용하고, 금지장소에서 시위를 하였다는 사유로 해산명령을 받았음에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아니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집시법 제24조 제5호, 제20조 제2항, 제1항 제1호를 적용하여 이를 각 유죄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 선고 후 헌법재판소는 “집시법 제11조 제3호, 제23조 제1호 중 제11조 제3호에 관한 부분, 제24조 제5호 중 제20조 제2항 가운데 ‘제11조 제3호를 위반한 집회 또는 시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들은 2019.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한다.”라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고[헌법재판소 2018. 6. 28. 선고 2015헌가28, 2016헌가5(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이하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하고, 위 법률조항을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국회는 2019. 12. 31.까지 이 사건 법률조항을 개정하지 않았다. 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변형된 형태이지만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4도7111 판결, 헌법재판소 2004. 5. 27. 선고 2003헌가1, 2004헌가4(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집시법 제23조 제1호는 집시법 제11조를 위반할 것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고, 집시법 제24조 제5호는 집시법 제20조 제2항, 제1항과 결합하여 집시법 제11조를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다[헌법재판소 2018. 6. 28. 선고 2015헌가28, 2016헌가5(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결국 집시법 제11조 제3호는 집시법 제23조 제1호 또는 집시법 제24조 제5호와 결합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을 이루게 되므로,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본문에 따라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조항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므로, 법원은 해당 조항이 적용되어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에 의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선언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므로, 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4. 6. 10.자 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2014. 6. 10.자 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라. 원심은 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 중 유죄로 인정된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호, 제20조 제1항, 제2항, 제23조 제1호, 제24조 제5호,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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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0. 2. 6. 선고 2019노245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등 참조). 2.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17. 11. 20.경 공소외 1의 인천 (주소 생략)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있는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컨테이너 하우스 1동을 무단으로 설치하고 공사현장을 둘러싼 울타리에 빨간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당 현장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표시하며 베이지색 에쿠스 승용차를 출입구에 세워 두는 등 위력으로 공소외 1의 오피스텔 신축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은 2017. 12. 8. 09:30경부터 10:30경까지 위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 일행들과 함께 찾아가 공사현장 출입구에 그랜저 승용차를 주차하여 공사차량의 출입을 막고, 공소외 1과 인부들에게 “작업을 하지 마라.”라고 소리치고, 팔을 뻗어 인부들이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고, 철근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는 인부들에게 큰 소리로 “이 새끼들아 빨리 내려와라.”라고 소리치는 등 소란을 피워 위력으로 공소외 1의 오피스텔 신축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은 공소외 2가 유치권 행사를 위해서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정당한 권한의 행사로 볼 수 있고 피고인은 공소외 2의 유치권을 함께 행사하거나 공소외 2를 대신하여 유치권을 행사해 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인 공소외 1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공소외 1은 2015년경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있는 건물을 철거하고 위 토지 위에 오피스텔을 건축하기로 하였다. 2) 오피스텔 건축공사를 맡은 이 사건 회사는 2016. 3. 18.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 위의 건물을 철거하는 공사를 도급하였고, 공소외 2는 건물 철거공사를 중단하였으나 공소외 4가 건물 철거공사를 마쳤다. 3) 이 사건 회사와 공소외 1 사이에 공사 진행과 관련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이 사건 회사와 공소외 2, 피고인 등은 2017. 6.경부터 철거공사 관련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였다. 4) 이 사건 회사는 2017. 11. 15. 공소외 1에게 ‘공소외 1로부터 추가공사비 8,600만 원을 지급받고 유치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유치권 포기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그리고 이 사건 토지에서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가져다 놓았던 컨테이너를 2017. 11. 19. 철거하였다. 5) 그러나 공소외 2와 피고인 등은 그 다음 날인 2017. 11. 20. 다시 이 사건 토지에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공사현장 울타리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표시를 하는 등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공소외 2는 이 사건 회사와 건물철거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토지 위에 있던 건물을 철거한 뒤 그에 따른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한 자이다. 공소외 2가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내세우는 건물철거 공사대금채권은 이 사건 토지 자체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 결국 공소외 2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정당한 유치권자라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공소외 2의 유치권 행사가 정당하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과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1] 민법 제320조 제1항 / [2] 형법 제314조 제1항, 민법 제320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승형 【원심판결】 울산지법 2020. 1. 23. 선고 2019노9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울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등)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등)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등)죄의 성립,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추징에 대하여 가. 국민체육진흥법 제47조 제2호에 따라 처벌받는 자가 유사행위를 통하여 얻은 재물은 국민체육진흥법 제51조 제1항 및 제3항에 의하여 추징의 대상이 되고, 위 추징은 부정한 이익을 박탈하여 이를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목적이 있으므로, 수인이 공동으로 유사행위를 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분배받은 금원, 즉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금을 개별적으로 추징하여야 한다. 한편 범죄수익을 얻기 위해 범인이 지출한 비용은 그것이 범죄수익으로부터 지출되었더라도 범죄수익을 소비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으므로 추징할 범죄수익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312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35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등) 및 도박공간개설의 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공소외 1 등과 도박 사이트의 운영에 필요한 대포통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자로서, 소위 총책인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이 2017. 6.경부터 2018. 5.경까지 불법 스포츠 토토 도박 사이트인 일명 ‘○○○’와 ‘△△△’를 개설·운영함에 있어 위 도박 사이트의 운영에 이용될 대포통장을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사업자가 아님에도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하여 결과를 적중시킨 자에게 재물을 제공함과 동시에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공간을 개설하였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관해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이상, 제1심이 국민체육진흥법 제51조 제3항, 제1항에 의하여 공소외 1이 대포통장 사용료로 얻은 수익 14억 3,680만 원의 1/3인 4억 7,893만 원을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은 공소외 2의 요청에 따라 대포통장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그로부터 대포통장 1개당 월 150만 원씩 계산하여 2017. 6.경부터 2018. 6.경까지 월 150만 원에서 1,050만 원씩을 받아, 위 기간 합계 최대 8,690만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그에 반하여 총책인 공소외 2 등이 범행으로 취득한 순수익은 월 9,500만 원 가량으로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이 취득한 액수와는 큰 차이가 있다. 다) 한편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은 대포통장을 제공하는 대가로 합계 14억 3,68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얻었는데, 여기에는 앞서 가)항에서 본 공소외 2 등과 공모한 범행으로 인한 이익뿐만 아니라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다른 범행과 관련하여 대포통장을 제공하고 얻은 이익도 포함되어 있다. 라) 공소외 1은 수사기관에서 위 수익금에 대한 피고인의 분배비율은 1/3이라고 진술하였다가 20% 정도라고 진술을 번복한 바 있고, 피고인은 20% 정도를 분배받았다고 진술하였다가 합계 3,000만 원 정도를 분배받았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2) 위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14억 3,680만 원은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이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접근매체를 양도한 뒤 그 접근매체 수에 일정 금액을 곱한 비율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이 범행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자 피고인 등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 등이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과 공동으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등) 범행을 저지른 뒤 그 이익을 분배받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인으로부터 국민체육진흥법 제51조 제3항, 제1항에 따른 추징은 허용되지 않는다(나아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추징액을 산정함에 있어 공소외 2 등으로부터 실제 받은 금원을 초과한 14억 3,68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점과 피고인의 수익배분 비율을 1/3로 인정한 것도 잘못임을 지적해 둔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국민체육진흥법 제51조 제1항 및 제3항을 근거로 피고인으로부터 4억 7,893만 원을 추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국민체육진흥법 제51조 제1항 및 제3항에서 규정한 추징 및 추징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1]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 제47조 제2호, 제51조 제1항, 제3항 / [2]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 제47조 제2호, 제51조 제1항, 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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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가우 담당변호사 이경환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5. 5. 22. 선고 2015노12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세무사법 제22조 제1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고 한다)는 세무사 자격이 없는 자가 ‘세무대리’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세무대리’란 세무사가 납세자 등의 위임을 받아 세무사법 제2조 각호의 행위 또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세무대리’에는 조세에 관한 신고·신청·청구 등의 대리가 포함된다(세무사법 제2조 제1호). 이들 규정의 입법 취지는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세무사 등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세무질서를 확립하고 납세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며 세무대리행위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3다35788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이 사건 처벌규정과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 세무사법이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엄격히 제한한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벌규정이 적용되는 세무사 자격이 없으면서 조세에 관한 신고 등의 ‘세무대리’를 한 경우란 세무사 자격이 없는 자가 세무사 자격이 있는 자의 지휘·감독 없이 납세자를 대리하거나, 대리의 형식을 취하지 아니하더라도 납세자를 대신하거나 사실상 신고를 주도하면서 외부적인 형식만 납세자가 직접 하는 것처럼 하는 등으로 세무지식의 이용이 필요한 신고 등을 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납세자가 소속된 단체에서 세무대리를 할 자격이 없음에도 납세자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납세자의 과세자료를 수집하여 세무회계 프로그램을 통해 신고서를 작성한 후 대여받은 세무사 명의로 신고를 한 경우 그 세무사의 지휘·감독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관여한 자는 이 사건 처벌규정에 따라 처벌된다.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공소외 사단법인○○○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고 한다)의 지회장으로서 부가가치세 신고에 필요한 세무회계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설치 및 명의를 대여할 세무사들과의 고문계약 체결 여부를 최종 결정하였다. (2) 이 사건 지회 직원들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희망하는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서를 작성한 다음 대여받은 세무사들 명의로 국세정보통신망인 홈택스에 접속하여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서를 변환·전송함으로써 세무사들을 세무대리인으로 하여 매 과세기간에 약 1,000여 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본인을 대신하여 하였다. (3) 명의를 대여한 세무사들은 이 사건 지회 직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 업무를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지회 직원들에게 부가가치세 신고 업무와 관련하여 성실한 업무수행을 독려하는 한편, 직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 건수를 보고받고 결재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세무사 자격이 없음에도 이 사건 지회에서 소속 직원들과 공동하여 명의를 대여한 세무사들의 지휘·감독 없이 이 사건 프로그램을 통해 납세자인 그 소속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서를 작성한 후 그 세무사들의 명의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는 등 ‘세무대리’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벌규정에 따른 세무사법 위반죄의 직접정범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교사범 또는 간접정범임을 전제로 하는 적용법조의 누락이나, 종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 4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회원들의 편의를 목적으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회원들을 대신하여 하였다면 그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회원들에게 부가가치세 신고에 대한 안내·지도를 하는 방법으로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에 협조할 수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그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정당행위 관련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인이 부가가치세 신고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위법을 회피하기 위하여 진지한 노력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그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형법 제20조가 정한 정당행위, 형법 제16조가 정한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세무사법 제2조 제1호, 제22조 제1항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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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상 고 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5 주식회사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10. 12. 선고 2017노246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5 주식회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위반(횡령) 여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부분을 무죄 또는 면소로 판단하였다. 이 부분 공소사실 중 2006. 10. 19. 이후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피고인 5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5 회사’라 한다)의 부외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 밖에 2002. 1.경부터 2006. 10. 18.까지의 부분에 대해서는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난 다음인 2016. 10. 19. 공소가 제기되어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2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위반(조세) 여부와 조세범 처벌법 위반 여부 원심은 피고인 2가 피고인 5 회사의 법인세를 포탈하는 범행에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 2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과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 5 회사의 사용인 ‘피고인 2’ 관련 조세범 처벌법 위반 여부 검사는 원심이 ‘피고인 5 회사의 사용인 피고인 1, 피고인 2가 피고인 5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법인세를 포탈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사용인을 ‘피고인 1’이라고 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는데, 피고인 2를 사용인으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 5 회사가 양벌규정에 따른 형사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상고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범행일시·기간과 포탈세액 등이 동일한 하나의 조세포탈 양벌규정의 공소사실에서 사용인 피고인 1의 조세포탈행위를 인정하여 피고인 5 회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이상, 사용인 중 피고인 2를 추가해 달라는 불복은 재판의 주문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재판의 이유만을 다투기 위한 상소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8249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7도2057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부분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 2가 공소외인으로부터 교부받은 금품과 향응이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라고 보아 피고인 2의 배임수재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수재죄의 ‘부정한 청탁’, ‘대가성’과 수재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5 회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공소장변경 허가가 위법한지 여부 (1)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변경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허가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법인세는 사업연도를 과세기간으로 하는 것이므로 그 포탈범죄는 각 사업연도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고(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도84 판결 참조), 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의 일부에 대한 공소제기와 고발의 효력은 그 일죄의 전부에 대하여 미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2도5411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282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검사는 2016. 10. 19.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2007, 2008, 2009 사업연도 각 법인세 포탈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 2011, 2012, 2013 사업연도 각 법인세 포탈로 인한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과 피고인 5 회사의 2009, 2011, 2012, 2013 사업연도 각 법인세 포탈에 대한 양벌규정에 따른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각 그 범행의 모습을 ‘협력업체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공사금액을 부풀려 계약한 다음 그 차액을 반환받았는데도 마치 정상적인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계상하여 법인세 과세표준에 위 차액을 포함하여 신고하고 그 무렵 법인세 납부기한을 경과시키는 방법’이라고 특정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후 검사는 원심 계속 중인 2018. 4. 11. 공소사실에 있는 범죄일람표를 변경하지 않은 채 범행의 모습을 ‘협력업체와 하도급계약을 할 때 공사금액을 부풀려 계약한 다음 그 차액을 리베이트 명목 등으로 돌려받았는데도 이를 법인세 과세표준에 익금으로 산입하지 않고 그 무렵 법인세 납부기한을 경과시키는 방법’으로 변경해 달라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다. 원심은 2018. 4. 20. 제9회 공판기일에서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였다. (3)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변경 전 공소사실과 변경 후 공소사실의 내용을 비교하면, 검사는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피고인 5 회사가 협력업체로부터 공사대금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그 차액만큼 손금 과다 계상으로 인한 법인세 포탈로 그 범행의 모습을 특정하였다가, 같은 사업연도의 익금 산입 누락으로 인한 법인세 포탈로 법률적 평가만을 달리하여 범행의 모습을 변경하였을 뿐이므로, 변경 전후의 대상 사업연도와 포탈세액 등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위 공소장변경 전후의 공소사실 사이에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공소장변경을 허가하고 그 허가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조치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나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변경된 공소사실에 따른 피고인 5 회사의 법인세 납부의무가 성립하였는지 여부 (1) 조세범 처벌법 제3조와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에서 정한 조세포탈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세법이 정한 과세요건이 충족되어 조세채권이 성립해야 하므로, 과세요건을 갖추지 못해 조세채무가 성립하지 않으면 조세포탈죄도 성립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89. 9. 29. 선고 89도1356 판결,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3도5631 판결 등 참조).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은 그 사업연도에 속하거나 속하게 될 익금의 총액에서 그 사업연도에 속하거나 속하게 될 손금의 총액을 뺀 금액으로 하고,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는 그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한다(법인세법 제14조 제1항, 제40조 제1항). 이처럼 각 사업연도를 단위로 계산되는 법인의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법인세를 포탈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특정 사업연도에 귀속되는 익금 누락 또는 가공 손금 계상 등을 통하여 해당 사업연도에 과세소득이 감소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4도817 판결 참조). (2) 변경된 공소사실 중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5 회사가 협력업체에 부풀린 공사금액을 지급한 사업연도에 실제 공사대금보다 과다 계상한 공사금액을 손금불산입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심판단과 같이 피고인 5 회사가 협력업체로부터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에 그 차액을 익금에 산입할 수는 없으므로, 그 차액만큼 익금 누락을 통해서 과세소득이 감소되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 5 회사의 법인세 납부의무는 성립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이 부분 공소사실 내용 자체가 ‘피고인 5 회사가 협력업체와 실제 약정한 공사대금보다 부풀려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부풀린 금액을 지급한 다음 그 차액을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따라 살펴보면, 피고인 5 회사는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최저가로 입찰한 협력업체를 하수급업체로 선정하여 이들과 사이에 실제 공사대금은 입찰가로 하면서도 건설산업기본법이 정한 하도급 심사대상 기준으로서 원도급액 대비 하도급액 비율인 하도급률에 맞추는 방식 등으로 공사대금을 부풀려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도록 회계처리하기 위해 부풀린 공사금액을 실제 지급한 다음 나중에 그 차액을 현금으로 반환받기로 약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공사대금을 부풀린 하도급계약은 피고인 5 회사와 하수급업체의 가장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이를 무시하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거래의 실질에 따라 입찰가를 실제 공사대금으로 하는 하도급계약 거래관계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 따라서 실제 공사대금보다 부풀린 공사금액이 지출된 사업연도에 그 차액이 손금으로 과다 계상되어 피고인 5 회사의 법인세 과세소득이 감소되었으므로, 그 차액을 그 해당 사업연도에 손금불산입하여 누락된 소득에 대한 포탈세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나) 또한 공사대금을 부풀린 가장의 하도급계약에 따라 과다하게 지급된 공사금액 중 그 차액은 손금산입의 요건인 ‘그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으로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것’(법인세법 제19조 제2항)이라 볼 수 없어, 이를 공사금액이 지출된 사업연도의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 (다) 법인세법 제18조 제2호에서는 이미 과세된 소득은 이후 사업연도에 환입되더라도 익금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이처럼 부풀려 지급한 공사금액 중 차액은 그 지출 사업연도 과세표준에 포함되었어야 할 소득으로서, 나중에 그 차액을 돌려받더라도 반환받은 사업연도의 익금에 산입할 수 없다. (라) 한편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이 과다 지급된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의 법인세를 포탈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차액이 반환받은 사업연도에 익금으로 확정되어 귀속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공사대금을 부풀린 하도급계약의 효력은 차치하고, 피고인 5 회사는 협력업체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그 차액을 반환받기로 약정하였고 위 약정에 따라 그 차액을 돌려받은 것이어서, 피고인 5 회사가 부풀린 공사금액을 협력업체에 지급한 사업연도에 그 차액을 반환받을 권리가 실현가능성이 높은 정도로 성숙·확정되었으므로 위 차액에 해당하는 채권이 공사금액 지출 사업연도의 익금으로 귀속되어야 한다. 이후 피고인 5 회사가 위 차액을 실제 반환받았더라도 해당 사업연도에는 이미 익금으로 확정된 권리가 실현되어 위 채권이 소멸하고 그에 대응하는 현금이 들어온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 5 회사의 순자산에 아무런 변동이 없으므로, 그 차액은 반환받은 사업연도의 익금이 될 수 없다. (3)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 5 회사가 협력업체로부터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에 이를 익금으로 산입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법인세 납부의무 성립을 전제로 하는 조세포탈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5 회사의 나머지 상고이유를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과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 피고인 5 회사의 사용인 ‘피고인 1’ 관련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이유 면소 포함)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일 수 없고, 피고인 5 회사에 대한 위 파기 부분과 일죄 관계에 있는 사용인 ‘피고인 2’ 관련 조세범 처벌법 위반 부분도 파기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5 회사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 5. 결론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5 회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3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5 회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1] 조세범 처벌법 제3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 [2] 조세범 처벌법 제3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법인세법 제14조 제1항, 제40조 제1항 / [3]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구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법인세법 제14조 제1항, 제18조 제2호, 제19조 제2항, 제40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나라 담당변호사 박경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6. 1. 22. 선고 2015노47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사기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 각 사기의 공소사실 중 2008. 4. 8.경 ○○○동 △△△호, □□□호, ◇◇◇호에 대한 분양계약서 관련 사기의 점, 2008. 4. 14.경 사기의 점 및 2008. 8. 6.경 사기의 점에 관한 원심판결의 무죄 이유 설시에 적절하지 아니한 점이 있기는 하나 거기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포함되어 있는바,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위 공소사실을 포함하여 이 사건 각 사기의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다.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제1심판결에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1호의 ‘판결에 이유를 붙이지 아니하거나 이유에 모순이 있는 때’의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직권조사사유에 해당하므로 원심판결이 이를 간과하여 이러한 잘못이 있는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면 파기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73. 11. 6.자 73모70 결정,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도3782 판결 참조). 정범의 성립은 교사범, 방조범의 구성요건의 일부를 형성하고 교사범, 방조범이 성립함에는 먼저 정범의 범죄행위가 인정되는 것이 그 전제요건이 되는 것은 공범의 종속성에 연유하는 당연한 귀결이며, 따라서 교사범, 방조범의 사실 적시에 있어서도 정범의 범죄 구성요건이 되는 사실 전부를 적시하여야 하고, 이 기재가 없는 교사범, 방조범의 사실 적시는 죄가 되는 사실의 적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81. 11. 24. 선고 81도2422 판결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살펴본다. (1) 이 사건 각 사기의 공소사실 중 2008. 4. 8.경 ○○○동 △△△호, □□□호, ◇◇◇호에 대한 분양계약서 관련 사기의 점, 2008. 4. 14.경 사기의 점 및 2008. 8. 6.경 사기의 점은 피고인이 곧 아파트 준공허가가 날 것처럼 직접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각 금원을 편취한 단독정범으로 기소된 것이다. (2) 제1심은 판결이유에서 위 각 공소사실을 그대로 기재하고서도 피고인이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유무죄 판단을 하는 한편, 이를 전제로 직권으로 사기방조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다. (3) 제1심이 적시한 위 사기방조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지시로 피해자에게 분양계약서를 작성해 주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 이를 공소외인에게 전달하여 공소외인의 사기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한 것이다.’라는 것이나, 정범인 공소외인의 기망행위의 범죄사실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으며 방조범인 피고인의 범죄사실 역시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사기방조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여기에는 판결에 이유를 붙이지 아니하거나 이유에 모순이 있는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각 사기방조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위 파기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유무죄 부분도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김재형 이동원 노태악(주심)
[1]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제361조의5 제11호, 제364조 제2항 / [2] 형법 제31조, 제32조,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형사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9. 8. 23. 선고 2019노7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복지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에서 정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른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특정된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사실을 드러낸다는 것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는 사실을 드러낸다는 것을 뜻하는데, 그러한 요건이 충족되기 위해서 반드시 구체적인 사실이 직접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특정 표현에서 그러한 사실이 곧바로 유추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현이 누구를 지목하는가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도1256 판결, 대법원 2011. 8. 18. 선고 2011도6904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도11226 판결 등 참조). 한편 특정 표현이 사실인지 아니면 의견인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증명가능성, 문제 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해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의 딸 공소외인과 피해자는 2017년 당시 ○○초등학교 3학년 같은 반에 재학 중이었다. 피고인 측은 2017. 6. 30. 피해자가 공소외인을 따돌렸다고 주장하면서 ○○초등학교에 학교폭력 신고를 하였다. 교장은 2017. 7. 7.경 피해자에게 5일간의 출석정지를 명하는 사전조치를 하였다. ○○초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2017. 7. 12. 피해자의 공소외인에 대한 학교폭력이 있었음을 전제로, 피해자에 대하여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 보복행위의 금지(2017. 7. 13.부터 2017. 9. 30.까지), 학교에서의 봉사 3시간, 학생 특별교육 2시간, 보호자 특별교육 2시간’을 명하고, 교장의 사전조치를 추인하는 의결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의결’이라 한다). 교장은 2017. 7. 13. 피해자에게 이 사건 의결에 따른 조치를 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2017. 7. 중순경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 프로필 상태메시지에 “학교폭력범은 접촉금지!!!”라는 글과 주먹 모양의 그림말 세 개(이하 ‘이 사건 상태메시지’라 한다)를 게시하였다. 다. 위 사실관계로부터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범은 접촉금지!!!”라는 글과 주먹 모양의 그림말 세 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상태메시지에는 그 표현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가 드러나 있지 않다. ‘학교폭력범’이라는 단어는 ‘학교폭력’이라는 용어에 ‘죄지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인 ‘범(犯)’을 덧붙인 것으로서,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람’을 통칭하는 표현인데, 피고인은 ‘학교폭력범’ 자체를 표현의 대상으로 삼았을 뿐 특정인을 ‘학교폭력범’으로 지칭하지 않았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피고인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학교폭력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고 하여 실제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에 관해 언급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접촉금지’라는 어휘는 통상적으로 ‘접촉하지 말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되고, 이 사건 의결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피해학생(공소외인)에 대한 접촉의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는 사실이 피해자와 같은 반 학생들이나 그 부모들에게 알려졌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라. 이러한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상태메시지를 통해 피해자의 학교폭력 사건이나 그 사건으로 피해자가 받은 조치에 대해 기재함으로써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상태메시지를 게시함으로써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명예훼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결론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 [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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